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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퇴직공직자가 승인 안 받고 취업하면 어떻게 될까

    퇴직공직자가 승인 안 받고 취업하면 어떻게 될까

    과태료 처분에 해임요구, 검찰고발까지 이어져통과율 80% 웃돌아, 예외조항 없애야 주장도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가 지난달 실시한 퇴직자 취업 심사결과를 5일 발표했다. 전체 68건 가운데 66건이 ‘취업가능’ 결정을 받았다. 불승인은 단 두 건에 불과했다. 통과율이 무려 97%에 달한다. 대체로 통과율이 85%는 넘는다는 게 관련부처의 얘기이다. 이를 두고 공직자윤리위윈회가 아니라 ‘공직자 취업심사 통과 위원회’라고 혹평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하위직에는 엄격한데 예외조항이 많아서 간부들은 잘 빠져나간다”는 불만도 쏟아진다. 인사혁신처는 심사결과를 발표하면서 심사를 거치지 않고 취업을 한 21명에 대해서는 해당 법원에 과태료 처분을 하겠다고 밝혔다. “심사를 받지 않고 취업을 했는데 과태료 처분이라고, 너무 약하지 않을까”하는 의문이 드는 것은 당연하다. 이래저래 퇴직공직자 취업 심사에 궁금한 것이 한둘이 아니다. 왜 그럴까. 에외조항에 하위직들 볼멘소리  퇴직 공직자는 퇴직 전 5년 동안 소속했던 부서와 기관의 업무와 취업예정업체 간에 밀접한 관련성이 확인된 경우 취업을 제한하고 있다. 그러나 예외조항이 있다. 공직자윤리법 시행령 제34조 제3항의 규정이 그것이다. ‘국가의 대외경쟁력 강화와 공공의 이익, 경영개선, 임용 전 종사 분야, 전문성이 증명되는 경우로서 취업 후 영향력 행사 가능성이 적은 경우 등’은 취업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일각에서 이른바 ‘고무줄 기준’이라고 비난받는 조항이다. 이번에 심사대상이 된 퇴직공직자는 바로 이 예외조항에 적용되느냐를 따지는 심사였다고 한다. 그러니 통과율이 높을 수밖에 없다는 게 관련 부처의 얘기이다. 인사혁신처 관계자는 “취업 심사 통과율이 80%를 넘는 것은 심사신청 전에 자기진단을 거친 후 통과가 예상될 경우에 신청하니 통과율이 높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어떤 이들은 이 예외조항을 없애야 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안보와 관련이 있거나 특정 기술의 보급이나 개발 등과 관련이 있는 경우는 그런대로 설득력이 있기는 하다. 이런 이유로 아직까지 존치되고 있지만, 보다 엄격해야 한다는 주장은 일리가 있어보인다. 해당사항 없어도 심사는 받아야 한다 공직자 윤리위원회 발표 자료 맨 아래에 ‘윤리위의 사전 취업심사를 거치지 않고 임의 취업한 21건에 대해서는 과태료 부과를 결정하고 과태료 재판 관할 법원에 해당자를 통보하였다’는 내용이 들어 있다. 이건 무엇일까. 심사를 안 받고 취업을 해도 과태료 처분만 받으면 된다는 얘기인가. 해당 과장에게 물었다. “이분들은 과태료 처분에 그칩니까.” 인사처 관계자는 “이 사람들은 업무 관련성이 없지만, 심사를 받아야 하는데 안 받아서 과태료 처분을 의뢰한 것”이라고 답했다. 그렇다면 업무 관련성이 없더라도 3년이 안 됐으면 심사를 받아야 한다는 얘기 아닌가. 이 경우 위반 사실이 해당 부처와 당사자에게 통보된다. 해당 기업에는 취업을 했을 경우 경고문을 보내게 된다. 업무 관련성 불구 취업 시 고발에 해임요구 처분까지 내친김에 만약에 업무 관련성이 있는 사람이 심사를 안 거치고 취업을 했다면 어떻게 될까 궁금했다. 결론은 과태료와 함께 해임요구 처분을 받게 되고, 해임에 불응할 경우에는 당사자는 검찰에 고발되고, 해당 업체 역시 과태료를 문다고 한다. 공직자윤리위원회에서는 반기에 한번씩 조사를 해서 이런 사례가 발견되면 해임요구를 한다고 한다. 한편 공직자윤리위원회 심사에서 취업불승인을 받은 2건을 보면 대구시 지방 3급으로 올해 6월 퇴직한 전직 공무원은 대구성서산업단지관리공단 전무로 재취업하려다 취업불승인 결정을 받았다. 또 지난해 6월 퇴직한 해양수산부 4급 전직 공무원은 한국수산무역협회 전무로 가려고 했지만 취업불승인이 나왔다. 김성곤 선임기자 gsgs@public25.com
  • 금융사, AI·빅데이터 기업에도 투자할 수 있다

    금융회사들이 출자할 수 있는 핀테크(금융+기술) 회사의 범위가 대폭 늘어난다. 현재는 일부 업종으로 한정하는 ‘포지티브’ 규제인데 앞으로는 금융 당국이 금융산업과 소비자에게 기여할 것이라고 인정하는 모든 업종에 출자가 가능한 ‘네거티브’ 규제로 바뀐다. 핀테크 투자 활성화를 위해 금융사 임직원이 핀테크 기업에 투자했다가 실패해도 고의나 중과실이 없다면 금융 당국이 제재를 감경 또는 면제해 주기로 했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4일 이런 내용의 ‘금융사의 핀테크 투자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오는 24일까지 가이드라인에 대한 의견 수렴을 거쳐 다음달부터 2년 동안 한시 운영할 계획이다. 금융 당국은 금융사에 대한 핀테크 기업 출자 규제를 네거티브 방식으로 바꾸기로 했다. 현재는 전자금융업과 전자금융보조업, 금융전산업 등 금융사 고유 업무와 밀접한 업종에만 출자를 허용한다. 앞으로는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사물인터넷(IoT) 등 신산업 기업에도 출자할 수 있다. 금융위는 출자 승인 심사가 신속하게 이뤄지도록 현행 ‘금융산업의 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금산법)과 개별 금융업법에서 30일에서 2개월까지 차이가 나는 출자 승인 기간을 30일 이내로 통일하기로 했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30분 빨라진다… 부산 만덕~센텀 고속화도로 23일 착공

    30분 빨라진다… 부산 만덕~센텀 고속화도로 23일 착공

    부산 만덕~센텀 도시고속화도로가 오는 23일 첫 삽을 뜬다. 4일 부산시에 따르면 북구 만덕에서 해운대 센텀시티를 연결하는 만덕∼센텀 도시고속화도로는 동·서부산권을 연결하는 대심도로이며 길이 9.62㎞, 왕복 4차로의 양 방향 터널(지하 40m)이다. 민간투자 5885억원 등 7832억원을 들여 2024년 10월 완공 예정이다. 만덕~센텀 간 현재 40분인 차량 운행 시간이 10분으로 크게 단축될 것으로 보인다. 이 사업은 2013년 GS건설 컨소시엄이 민간투자사업을 제안한 이후 민자사업 적격성 조사와 시의회 동의, 실무협상 등의 절차를 거쳤다. 지난해 1월 실시협약을 하고 올해 6월 사업자가 실시계획 승인을 신청했다. 부산시는 시행사인 동서고속화도로주식회사가 지역 업체와 자재, 장비 등을 우선 사용하는 조건으로 실시계획을 승인했다. 부산 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30분 생활권 된다… 광주도시철도 2호선 오늘 첫 삽

    30분 생활권 된다… 광주도시철도 2호선 오늘 첫 삽

    광주도시철도 2호선이 2002년 기본계획 승인 이후 17년 만에 착공한다. 광주시는 5일 오후 3시 시청 야외 광장에서 도시철도 2호선 기공식을 갖는다고 4일 밝혔다. 2025년까지 2조 1761억원을 들여 총연장 41.8㎞의 도심 순환형 2호선을 완공하는 사업이다. 1~3단계로 나눠 공사가 진행되며 단계별로 부분 개통한다. 2호선 정거장은 모두 44곳이며 한 대(2량)의 정원은 153명이다. 운행 간격은 4분이다. 기존 1호선과 대중교통이 보태지면 시내 어디든 30~40분이면 도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첫 공사가 진행되는 1단계 구간은 시청~상무역~금호지구~월드컵경기장~백운광장~남광주역~조선대~광주역 등을 거친다. 노선 길이는 17.06㎞로 정거장 20곳과 차량기지 1곳이 설치되며 2023년 개통된다. 2단계는 광주역~전남대~일곡지구~본촌~첨단지구~수완지구~운남지구~시청 등을 거친다. 길이는 20㎞로 정거장 18곳이 설치되며 2024년 개통 예정이다. 마지막 구간은 백운광장에서 진월~효천역 구간 아래로 뻗어나온 4.84㎞다. 2호선은 부산 4호선, 서울 우이~신설선처럼 ‘무인운전시스템’(완전자동운전 관제시스템)이 적용되지만 운행 초기에는 승무원을 배치할 예정이다. 광주시 관계자는 “2호선이 개통하면 5개 자치구의 주요 지점별 역세권 개발은 물론 구도심과 신도심 간의 균형적인 발전을 견인하는 효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車 배출가스 리콜 계획서 제출 지연·부실 땐 과태료

    앞으로 자동차 배출가스 결함시정(리콜) 명령을 받은 자동차 제작·수입사가 계획서를 늦추거나 부실하게 제출하면 과태료가 부과된다. 환경부는 결함 차종에 대해 교체·환불·재매입 명령도 내릴 수 있게 된다. 환경부는 4일 자동차 리콜 부실 차단을 위해 제재 규정을 담은 ‘대기환경보전법’ 일부 개정안을 5일부터 40일간 입법예고한다고 밝혔다. 빠르면 2021년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이번 개정은 자동차사의 신속하고 적극적인 리콜을 유도한다는 취지로 추진됐다. 현재 차량 결함으로 리콜 명령을 받은 업체가 리콜 계획서를 기한(명령일로부터 45일) 내 제출하지 않거나 원인 분석 및 시정방안 근거자료를 부실하게 제출해도 제재 수단이 없었다. 이로 인해 환경부의 리콜 승인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 지난해 4월 배출가스 조작이 적발돼 리콜 명령이 내려진 아우디 차량에 대한 리콜 계획서 검증이 지금까지 마무리되지 않고 있다. 개정안은 리콜 명령을 받고 기한을 넘기거나 내용이 부실해 환경부가 리콜 계획을 승인할 수 없을 때 최대 5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하고 리콜 불가를 판단할 수 있도록 했다. 리콜을 할 수 없는 결함 차종에는 교체·환불·재매입 명령을 내릴 수 있는 근거를 마련했다. 정상 차량으로 바꿔 주거나, 최초 등록일로부터 1년이 지나지 않은 차량은 소유자가 교체를 원하지 않으면 기준금액을 돌려줘야 한다. 재매입은 차량 운행기간을 반영해 업체가 차량을 구매하는 방식이다. 교체·환불·재매입은 과징금보다 부담이 클 수 있어 자동차사는 계획수립부터 충실하게 대처할 수밖에 없기에 ‘고의 지연’ 논란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세종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살인적 근무 신고했더니 “내년에 처리”… 노동자 패싱한 노동청

    살인적 근무 신고했더니 “내년에 처리”… 노동자 패싱한 노동청

    48주간 연장근로 한도 초과 시달린 동생 “야근 관행 없애야” 남기고 극단적 선택 과로사 추정 뇌심질환 산재 4년 새 2배 “유가족에게 산재 절차 등 안내해 줬으면” “과로사 땐 즉시 근로감독해야” 지적도“제 동생 이름은 장민순입니다. 유명 인터넷 강의업체에서 웹디자이너로 일하다가 지난해 1월 갑자기 세상을 떠났어요.” 장향미씨는 4일 “동생이 죽기 한 달 전 제 앞에서 펑펑 울면서 업무가 너무 과중하고 직장 상사 때문에 많이 힘들다고 처음 털어놨다”고 담담하게 이야기를 꺼냈다. 과로사·과로자살로 가족과 동료를 잃고 회사 및 정부와 싸워 온 사람들이 서울 중구 프란치스코회관에 모여 서로의 경험을 나눴다. 다음달 28~29일 서울대에서 열리는 아시아 직업 및 환경피해자권리네트워크(ANROEV) 대회를 앞두고 마련된 자리였다. 장씨는 화가 나서 고용노동부 서울강남지청에 동생이 다니는 회사를 신고했다고 한다. 일주일 뒤 “올해 근로감독 일정이 끝났으니 내년 2월 이후 다른 업체 신고가 들어오면 같이 하겠다”는 답이 돌아왔다. 동생은 포괄임금제에서 극심한 노동 강도에 시달렸다고 한다. 장씨는 “동생이 일한 129주 중 1년에 가까운 48주를 연장근로 제한 한도를 초과해 근무했다”면서 “입사 초기 극심했던 야근은 조금씩 줄어들다가 동생이 죽기 한 달 전 입사 초와 같은 강도로 급증했다”고 말했다. 크리스마스이브를 하루 앞두고 가족 식사 자리에서 동생은 “신입들이 야근 때문에 너무 힘들어하는 게 마음 아프다. 야근 관행을 없애고 싶어 (시민단체에) 신고를 하겠다”고 말했다고 한다. 열흘 뒤 동생은 장씨에게 이메일로 출퇴근 기록을 증명할 수 있는 교통카드 기록을 전달했다. 장씨는 “그게 동생의 마지막 이메일이었다”고 했다. 이튿날 동생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근로복지공단 통계에 따르면 과로사와 과로자살의 원인으로 추정되는 뇌심질환과 정신질환을 사유로 산업재해 승인을 받은 건수는 2014년 각각 471건(승인율 22.6%), 45건(33.3%)에서 지난해 925건(41.3%), 166건(73.5%)으로 급증했다. 과로사가 연이어 발생해 지난 7월 총파업 직전까지 갔던 전국집배노조 허소연 교육선전국장, 간호사 박선옥·서지윤 사망사건 대책위원회에 참여한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 이민화 활동가 등은 이런 수치를 증명하는 현장의 이야기를 전했다. 2017년 6월 희망퇴직 압박과 직무 스트레스로 인한 형부의 과로자살 이후 한국과로사과로자살유가족모임에 참석하고 있는 배고은씨는 “유가족들이 처음 만나는 경찰관들이 감수성을 갖춘 질문을 하고, 산재 절차에 대한 대략적인 설명만 해 줄 수 있어도 도움이 될 것 같다”고 토로했다. 배씨는 또 산재 신청을 준비하는 유가족들이 고인의 직장 동료에게 증언을 받기도 쉽지 않다고 했다. 이미 회사 측의 압력이 가해진 상황이기 때문이다. 근로감독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과로사 아웃’ 공동대책위원회 한인임 정책팀장은 “일본은 과로사가 발생하면 바로 근로감독에 돌입하는데 이 시기는 산재 신청이 접수된 시점”이라면서 “다른 노동자도 과로 대상이 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과로사 예방법 제정을 위한 근로기준법 개정 로드맵을 만들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 살인적 근무 신고했더니 “내년에 처리”… 노동자 패싱한 노동청

    “제 동생 이름은 장민순입니다. 유명 인터넷 강의업체에서 웹디자이너로 일하다가 지난해 1월 갑자기 세상을 떠났어요.” 장향미씨는 4일 “동생이 죽기 한 달 전 제 앞에서 펑펑 울면서 업무가 너무 과중하고 직장 상사 때문에 많이 힘들다고 처음 털어놨다”고 담담하게 이야기를 꺼냈다. 과로사·과로자살로 가족과 동료를 잃고 회사 및 정부와 싸워 온 사람들이 서울 중구 프란치스코회관에 모여 서로의 경험을 나눴다. 다음달 28~29일 서울대에서 열리는 아시아 직업 및 환경피해자권리네트워크(ANROEV) 대회를 앞두고 마련된 자리였다. 장씨는 화가 나서 고용노동부 서울강남지청에 동생이 다니는 회사를 신고했다고 한다. 일주일 뒤 “올해 근로감독 일정이 끝났으니 내년 2월 이후 다른 업체 신고가 들어오면 같이 하겠다”는 답이 돌아왔다. 동생은 포괄임금제에서 극심한 노동 강도에 시달렸다고 한다. 장씨는 “동생이 일한 129주 중 1년에 가까운 48주를 연장근로 제한 한도를 초과해 근무했다”면서 “입사 초기 극심했던 야근은 조금씩 줄어들다가 동생이 죽기 한 달 전 입사 초와 같은 강도로 급증했다”고 말했다. 크리스마스이브를 하루 앞두고 가족 식사 자리에서 동생은 “신입들이 야근 때문에 너무 힘들어하는 게 마음 아프다. 야근 관행을 없애고 싶어 (시민단체에) 신고를 하겠다”고 말했다고 한다. 열흘 뒤 동생은 장씨에게 이메일로 출퇴근 기록을 증명할 수 있는 교통카드 기록을 전달했다. 장씨는 “그게 동생의 마지막 이메일이었다”고 했다. 이튿날 동생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근로복지공단 통계에 따르면 과로사와 과로자살의 원인으로 추정되는 뇌심질환과 정신질환을 사유로 산업재해 승인을 받은 건수는 2014년 각각 471건(승인율 22.6%), 45건(33.3%)에서 지난해 925건(41.3%), 166건(73.5%)으로 급증했다. 과로사가 연이어 발생해 지난 7월 총파업 직전까지 갔던 전국집배노조 허소연 교육선전국장, 간호사 박선옥·서지윤 사망사건 대책위원회에 참여한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 이민화 활동가 등은 이런 수치를 증명하는 현장의 이야기를 전했다. 2017년 6월 희망퇴직 압박과 직무 스트레스로 인한 형부의 과로자살 이후 한국과로사과로자살유가족모임에 참석하고 있는 배고은씨는 “유가족들이 처음 만나는 경찰관들이 감수성을 갖춘 질문을 하고, 산재 절차에 대한 대략적인 설명만 해 줄 수 있어도 도움이 될 것 같다”고 토로했다. 배씨는 또 산재 신청을 준비하는 유가족들이 고인의 직장 동료에게 증언을 받기도 쉽지 않다고 했다. 이미 회사 측의 압력이 가해진 상황이기 때문이다. 근로감독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과로사 아웃’ 공동대책위원회 한인임 정책팀장은 “일본은 과로사가 발생하면 바로 근로감독에 돌입하는데 이 시기는 산재 신청이 접수된 시점”이라면서 “다른 노동자도 과로 대상이 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과로사 예방법 제정을 위한 근로기준법 개정 로드맵을 만들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 노딜 공포, 공천 탈락보다 컸다… 與 21명 반란표에 존슨 제동

    노딜 공포, 공천 탈락보다 컸다… 與 21명 반란표에 존슨 제동

    하원, 노딜 방지법안 표결… 9일이 시한 “공천 안 해” 위협에도 처칠 손자 등 이탈 존슨 “조기총선” 맞불… 실현은 미지수오는 10월 31일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를 위해 ‘합의 없는’(노딜) 브렉시트도 불사한다는 보리스 존슨 총리 정부와 ‘노딜’을 막으려는 의회의 수싸움이 절정을 맞고 있다. 3일(현지시간) 가디언, BBC 등 보도에 따르면 영국 하원은 내각의 의사일정 주도권을 4일 하루 동안 가져오는 결의안을 찬성 328표, 반대 301표로 가결시켰다. 앞서 존슨 총리 측이 이르면 오는 9일부터 의회를 5주나 정회되게 만들어 의원들이 노딜 브렉시트를 막기 위한 토론과 입법을 할 수 있는 시간을 대폭 줄여 놓은 가운데 하원이 ‘노딜 방지법안’을 처리하기 위해 강수를 둔 것이다. 앞서 1석 차로 간신히 지키던 과반을 필립 리 의원의 탈당으로 잃은 보수당 내에서도 무려 21명의 이른바 ‘반란파’가 찬성표를 던졌다. 여기엔 대표적 노딜 반대파인 필립 해먼드 전 재무장관, 데이비드 고크 전 법무부 장관, 윈스턴 처칠의 외손자 니컬러스 솜스 경 등도 들어 있다. 존슨 총리는 표결에 앞서 자신의 편에 서지 않으면 공천을 받을 수 없을 것이라고 이들을 위협했다. 하원은 4일 노딜 방지법을 표결한다. 법안은 EU 정상회의 다음날인 오는 10월 19일까지 정부가 EU와 브렉시트 합의를 이루거나 노딜 브렉시트의 경우 의회 승인을 얻도록 하는 내용이 골자다. 법안에 따르면 두 조건을 충족하지 못할 경우 존슨 총리는 브렉시트 시한을 2020년 1월 31일까지 3개월 연기해 달라는 서한을 EU에 보내야 한다. 영국 언론은 3일 표결을 사실상 노딜 방지법에 관한 하원의 의사로 보고 존슨 총리가 궁지에 몰린 것으로 분석했다. 존슨 총리는 의회의 조치에 조기 총선으로 맞서고 있다. 총선 25일 전에 해야 하는 의회 해산을 노려 판을 갈아엎어서라도 현재 예정된 10월 31일에 브렉시트를 하겠다는 의도다. 전날 표결 전 선거를 원치 않는다고 말했던 그는 표결 뒤 “브렉시트의 무의미한 지연을 또다시 강요한다면 이 문제를 해결할 방법은 선거뿐”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조기 총선을 위해선 의석 3분의2가 필요하며, 임시법안을 통한다 해도 과반이 필요하다. 의회의 한 수에 일격을 맞은 존슨 총리에겐 ‘시간’이 무기다. 조기 총선이 이뤄질 경우 날짜는 정회 기간이 끝나는 여왕 연설일인 10월 14일이 유력하다. 그럼 의회 해산은 근무일 기준 25일 전인 오는 9일이다. 이날은 노동당과 보수당 내 반란파가 노딜 방지법을 처리해야 하는 사실상의 시한이다. 영국 언론 대부분의 예측대로 4일 하원에서 법안이 처리되면 법안은 9일 전까지 상원을 통과해야 형식적인 여왕의 재가를 거쳐 효력을 얻는다. 상원에서 브렉시트 찬성론자들이 의사진행 발언 등으로 지연작전을 쓸 수 있고, 여왕 재가를 얻는 과정에서 정부의 고의 지연이 있을 수 있지만 실현 가능성은 높지 않다. BBC는 이미 조기 총선을 고려하는 존슨 총리가 보수당을 앞세워 불신임 투표를 먼저 요구하는 ‘하이 리스크’ 전략도 거론했다. 불신임 투표가 가결되면 야당은 새 내각을 구성해야 하는데 내각을 꾸리지 못하면 결국 조기 총선으로 가게 된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지구방위 본격화? 소행성 궤도변경 임무 위해 과학자들 모인다

    지구방위 본격화? 소행성 궤도변경 임무 위해 과학자들 모인다

    지구로 날아올 소행성의 궤도를 바꾸기 위해 우주선을 발사해 맞추겠다는 미국과 유럽의 급진적인 공동 임무가 마침내 본격화된다. 2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항공우주국(NASA)과 유럽우주국(ESA)의 관계자들은 오는 11일부터 13일까지 이탈리아 로마 천체투영관에서 만나 이같은 시스템의 개발에 관한 진행 상황을 논의한다. 이른바 ‘아이다’(AIDA·Asteroid Impact Deflection Assessment)로 불리는 이 공동 임무는 실제로 소행성의 궤도를 바꾸는 것이 가능한지를 예측 가능한 방법으로 시험하는 것이다. 이는 우선 우주선 한 대가 표적이 되는 소행성에 충돌하고 나면 또 다른 우주선이 충돌 영향을 평가한다. 만일 이 시험에 성공하면 소행성 궤도 변경에 관한 기술은 언젠가 지구를 지키는 데 쓰겠다는 것이다. ‘국제 소행성 충돌 궤도변경 평가 워크숍’(International Asteroid Impact Deflection Assessment Workshop)이라는 이름으로 열리는 이번 회의에서 두 우주기관의 참석자들은 쌍성계 소행성 ‘디디모스’의 궤도를 바꾸기 위한 공동 임무에 대해 논의한다. 디디모스는 지금까지 확인된 모든 소행성 중 약 15%를 차지하는 한 쌍으로 된 소행성으로, 지름 780m의 디디모스A와 지름 160m의 디디모스B로 구분된다. 이 중 디디모스B가 디디모스A를 공전하고 있어 디디문이라는 애칭으로도 불린다. 이들 전문가가 이런 소행성에 충돌 시험을 하기로 한 이유는 시험을 해도 지구에 위협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되기 때문이다.우선 NASA가 운영할 우주선 ‘다트’(DART·Double Asteroid Redirection Test)가 초속 약 6.6㎞의 속도로 날아가 디디모스B의 예정된 부분에 정확히 충돌한다. 그러면 ESA가 운영하는 또다른 우주선 ‘헤라’(Hera)가 다시 디디모스B 근처까지 날아가 충돌 지점을 조사해 소행성 궤도에 미친 영향에 관한 자료를 수집한다. 이같은 자료는 실제로 지구를 위협하는 소행성의 궤도를 바꾸기 위한 기술을 더욱 정밀하게 하는 데 쓰일 수 있다. 이에 대해 ESA의 담당자 이언 카넬리는 “유럽은 지난 2003년 ESA의 연구를 통해 개발된 혁신적 임무인 아이다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하는 게 중요하다. 국제적인 노력은 앞으로 나가는 적절한 방법이며 행성 방위는 모든 사람에게 이익이 된다”고 말했다. NASA는 이미 2021년 여름 다트 우주선을 발사해 이듬해 9월 표적인 디디모스B의 목표 지점에 도달하기 위한 계획을 세웠다. 다트에는 초소형 위성 리시아큐브(LICIACube)를 탑재해 모선이 소행성에 충돌하기 전부터 충돌하는 순간을 기록하겠다는 것이다.그러면 ESA의 헤라가 투입되는 데 충돌로 생기게 될 흔적 즉 크레이터(충돌구)의 형태와 소행성의 질량 변화를 평가한다. 헤라 역시 초소형 위성 큐브샛 2기를 배치해 디디모스B에 관한 정밀 조사를 시행하는 데 여기에는 소행성을 대상으로 한 최초의 레이더 탐사가 포함된다. ESA에 따르면, 현재 헤라 우주선은 설계 최종 단계에 있다. 따라서 ESA의 고위 관계자들은 오는 11월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리는 ‘스페이스19+’ 각료회의에서 헤라의 건조 허가 여부를 확정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승인이 떨어지면 헤라는 ESA가 제안한 새로운 우주 보안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된다. 발사 예정은 오는 2024년 10월로, 디디모스까지 가는 데는 약 2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이번 회의에서는 소행성 궤도변경 임무에 관한 헤라 우주선의 진행 상황뿐만 아니라 디디모스 소행성에 관한 천문 관측에서 나온 결과도 논의될 예정이다. 사진=ESA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부산 만덕~센텀 도시고속화도로 23일 첫삽...민간투자사업 실시계획 승인

    부산 만덕~센텀 도시고속화도로 23일 첫삽...민간투자사업 실시계획 승인

    부산 만덕~센텀 도시고속화도로가 23일 첫삽을 뜬다. 부산시는 만덕∼센텀 도시고속화도로 민간투자사업 실시계획 승인을 고시하고 사업시행자와 관련 기관에 통보한다고 4일 밝혔다. 북구 만덕에서 해운대 센텀시티를 연결하는 만덕∼센텀 도시고속화도로는 동 서부산권을 연결하는 대심도지하터널이다.지하 40m에 도로(터널)를 만든다 . 동래구 사직동 부전교회 근처 중앙대로에 램프도 1개 생긴다.부산에서 첫 추진된다. 전체길이 9.62km, 넓이는어왕복 4차로의 양방향터널이다. 민간투자비 5885억 원을 포함해 모두 7832억원을 투입해 2024년 10월 완공 예정이다. 만덕대로,충렬대로,중앙대로 등의 평균 차량 통행속도가 시간당 5∼10㎞ 개선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기공식은 오는 23일 열리며 본 공사는 상수관로 등 지하지장물 이설 작업이 마무리되는 11월부터 시작한다. 이 사업은 2013년 GS건설 컨소시엄이 민간투자사업을 제안한 이후 이듬해 민자사업 적격성 조사와 시의회 동의,실무협상 등 절차를 거쳤다. 지난해 1월 실시협약을 하고 올해 6월 사업자가 실시계획 승인을 신청했다. 부산시는 사업 시행자인 동서고속화도로주식회사가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지역 업체와 자재,장비를 우선 사용하는 조건으로 실시계획을 승인했다. 이병동 부산시 도로계획과장은 “만덕∼센텀 구간 하루 교통량은 5만4000대로 부산의 대표적인 차량 정체 구간”이라며 “고속화도로가 건설되면 현재 40분인 통행 시간은 10분으로 크게 단축된다”고 말했다. 요금은 교통량이 많은 시간대에는 2100원,평상시에는 1350원, 심야는 900원으로 잠정 결정된것으로 알려졌다. 부산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통일경제시대의 힘… 고성군 ‘홍콩형 남북합작도시’ 만든다

    통일경제시대의 힘… 고성군 ‘홍콩형 남북합작도시’ 만든다

    사람·상품·자본의 이동과 기업활동 보장 교역절차 간소화 등 경협위한 특례 부여 국가재정법·토지 보상법 등 개정안 발의 특별법 제정 땐 투자 확대·일자리 창출도 남북·유엔 합의·수천억대 국비 확보 ‘관건’강원도가 한반도 통일시대를 대비해 남북교류 기반 조성에 앞장서고 있다. 유일하게 남북으로 분단된 강원도는 국가 차원의 남북 평화(접경)지역 주요 현안을 앞장서 이끌어 나가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분단 자치단체의 명분으로 통일시대를 열고, 열악한 강원도의 어려움을 평화경제 중심지로 부각시켜 극복하겠다는 생각이다. 우선 강원도는 평화특별자치도를 원한다. 강원도가 통일시범지대로 특별한 지위와 자치 권한을 갖고 북한과의 교류사업을 이끌게 해 달라는 것이다. 분단 군(郡)인 고성군은 일국양제(一國兩制) 모델의 홍콩처럼 남북합작도시로 조성해 통일경제특구로 만드는 방안도 구상 중이다. 이는 특별법 제정과 정부·국회의 협의, 남북의 협의가 이뤄져야 가능하겠지만 강원도는 실질적 남북경제협력이 이뤄지는 시범 고장으로 앞장서 기꺼이 통일의 밑거름이 되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스스로 ‘평화 감자’를 자처하는 최문순 강원도지사는 올 초 “남북으로 갈라진 강원도는 세계 유일의 분단된 광역자치단체로 평화가 곧 경제인 지역이다. 강원도에 평화특별자치도가 설치되면 남북평화통일의 길잡이 역할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최 지사는 2018 평창동계올림픽 성공으로 얻은 자신감으로 통일시대에도 앞장서겠다는 포부를 밝힌 것이다. 통일시대 길목에서 강원도가 앞장서 통일을 이끌며 강원도를 일약 반석 위에 올려놓겠다는 취지이기도 하다. 평화특별자치도로 지정되면 분단된 강원도의 지리적 접근성과 비무장지대(DMZ) 등 자원 활용, 자치단체 차원의 남북교류 확대가 어느 곳보다 쉬울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강원평화특별자치도는 정부 직할로 법적 지위, 관할 구역 및 조직·운영 등에 관한 특례를 규정하고 남북한 경제협력공간인 ‘평화통일특별지구’를 설치해 남북 간의 안정된 평화와 지역개발 및 균형발전을 이끌게 된다. 평화특별자치도의 발전 및 평화통일특별지구의 지정·개발 등에 관한 사항을 심의·의결하기 위해 국무총리 소속으로 강원특별자치도 지원위원회를 두도록 했다. 국가는 평화특별자치도의 지역발전 및 주민지원사업에 필요한 재원 확보를 위해 ‘강원평화특별자치도 발전기금’을 설치하고 기금은 군사기지 및 군사시설 보호법, 백두대간 보호에 관한 법률에 따른 주민지원사업과 지역발전을 위해 필요한 사항에 쓰도록 했다.각종 특례도 부여했다. 남북경제협력이 가능하도록 제도적 기반도 갖추게 했다. 자치사무 위탁을 비롯해 행정기구 설치와 지방공무원 정원 등의 조직을 관장하고 주민이 도지사에게 조례의 제정·개정 또는 폐지 청구, 국가균형발전특별회계에 별도 계정 설치·지원 등을 특례 조항으로 뒀다. 특히 남북한의 경제협력공간인 ‘평화통일특별지구’는 사람·상품·자본의 남북한 이동과 기업 활동의 편의가 최대한 보장되도록 했다. 특별자치도의 자연환경·역사·문화 자원을 평화적으로 이용, 교류·관광산업을 활성화하자는 취지다. 통일부 장관이 평화통일특별지구의 체계적 발전을 위해 5년마다 평화통일특별지구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강원평화특별자치도의 관할구역 내에 평화통일특별지구를 지정할 수 있도록 했다. 국가가 평화통일특별지구의 개발 및 운영 지원을 위해 ‘평화통일특별지구지원재단’을 설립하도록 하는 내용도 담았다. 평화통일특별지구 입주기업 임직원의 왕래와 교역 절차를 간소화하는 특례도 뒀다. 평화통일특별지구에 북한주민이 출입 또는 체류할 경우 편의를 제공하는 내용과 평화통일특별지구를 출입·체류하는 우리 국민과 근로에 종사하는 북한주민 및 외국인에 대한 신변안전 조치 등도 명시했다. 특별법이 제정되면 강원도는 평화와 경제가 선순환하는 통일의 시범지대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지방분권과 규제 완화를 통한 투자가 확대돼 일자리 창출도 상당할 전망이다. 강원도는 “특별법 주요 내용과 연계한 국가재정법 개정안, 공익사업을 위한 토지 등의 취득 및 보상에 관한 법 개정안 등 4건의 개정안도 국회에 함께 발의했지만 아직 만족할 만한 결과는 얻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남북 평화의 거점인 고성군을 ‘동북아의 홍콩’으로 만들기 위한 프로젝트도 추진된다. 지난 4월, 4·27 남북 정상회담 1주년을 맞아 최 지사가 문재인 대통령을 만난 자리에서 “앞으로 고성군이 홍콩과 같은 도시가 될 것”이라며 남북합작도시 추진 계획을 설명하며 구체화되고 있다. 국비와 강원도비, 민간자본 등 2000억원으로 고성군 현내면에 66만㎡ 규모의 북방문화교류센터를 조성할 계획이다. 센터에 공연장과 식당, 쇼핑시설을 갖추고 남북공동시장을 개설해 고성지역에 한해 무비자 왕래를 통한 관광 등 경제활동의 자유를 보장한다는 구상이다. 장기적으로는 남북 및 유엔과의 합의를 통해 남북공동자치구 성격의 평화특구를 통해 일정 수준의 자치권을 인정받고 차후에는 남북 금융, 관광, 식품산업, 카지노 등을 토대로 홍콩과 같은 준국가적 기능까지 부여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남북이 하나의 제도를 운영하는 남북일제(南北一制) 형태의 통일 쇼케이스가 되는 것이다. 남북관계에 따라 성사 가능성은 유동적이지만 분단 도(道), 분단 군(郡)에서 시범적 평화특구를 조성하는 계획은 상당한 상징성과 명분을 얻을 것으로 기대된다. 문제는 남북과 유엔의 승인, 수천억원대의 국비 확보가 관건이다. 임성원 홍보팀장은 “답보 상태인 남북관계로 아직은 시기상조로 받아들이지만 평화특별자치도가 지정되고 다시 화해분위기로 돌아서면 충분히 현실화가 가능한 계획이다”고 말했다. 지역 국회의원으로 ‘강원평화특별자치도 설치와 평화통일특별지구 지정 등에 관한 특별법안’을 대표발의한 더불어민주당 심기준 의원은 3일 “분단 이후 군사, 산림 분야 등 각종 규제로 타 지역보다 상대적으로 낙후된 분단도인 강원도를 강원평화특별자치지역으로 법적 지위를 부여, 남북협력사업의 교두보로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겠다”면서 “특별법이 법제화되면 전 세계 유일 분단도인 강원도는 평화·경제가 선순환되는 통일 시범지대, 남북 평화통일의 전초기지가 되고 강원도만의 이익이 아닌 국가 전체 경제 발전과 이익 증대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원도는 이 밖에 설악산과 고성지역, 금강산의 삼각지대를 중심에 두고 강릉~원산 간 남북 동해안지역을 국제관광 지유지대로 조성하는 ‘신금강산구상’, 국제유소년축구대회 등 스포츠를 통한 교류 확대 등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최 지사는 “북강원도 안변군 연어부화장, 금강산 일대 솔잎혹파리 방제, 결핵 퇴치 지원 등 강원도가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남북사업도 많다”며 “남북평화시대에는 강원도가 중심이 돼 다양한 시범사업들을 추진하며 분단된 강원도가 새로운 시대의 중심이 되도록 힘쓰겠다”고 말했다. 춘천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 강릉, 635만㎡ 북방물류단지 시동

    강릉, 635만㎡ 북방물류단지 시동

    도시 확산 기대감… 부동산도 ‘들썩’강원 강릉시가 북방물류단지 조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강릉시는 3일 도심을 구정면 일대로 확산하는 기본계획을 마련하고 구정면 금광·어단·덕현리, 박월·운산·담산동 일원 635만 4200㎡에 물류단지를 조성한다고 밝혔다. 정부의 도시계획 변경 승인이 나면 개발 방향이 결정될 예정이다. 강릉시는 이와 함께 주거단지도 조성할 계획이다. KTX 남강릉역을 설치, 환승역으로 운영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현재 KTX 강릉선은 구정면을 거쳐 도심 강릉역에 정차하나 현재 도심은 오래된 도시인 데다 복잡해 역세권 확대 개발에 어려움이 따른다. 또 강릉시는 옥계항을 수출항으로 만드는 방안도 추진한다. 안인면에는 에코파워 중심의 발전단지가 조성된다. 강릉 일대 동해안에는 해수워터파크 등 문화·관광시설을 확충한다. 동해선이 남북으로 연결되고, 남북 관계가 호전되면 물류량은 물론 유동인구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물류단지 조성이 윤곽을 드러내면서 부동산 거래도 활기를 띠고 있다. 전반적인 부동산 침체에도 지난 7월 한 달간 구정면 일대 토지 거래량이 43필지 3만 4600㎡를 기록한 데 이어 지난달과 이달에도 증가 추세다. 가격도 올랐다. 연초에 3.3㎡당 10만~15만원에 거래되던 농업진흥지역 땅값은 20만원을 부른다. 관리지역 땅값은 3.3㎡에 50만~60만원을 호가한다. 물류단지 조성 외곽 계획관리지역은 3.3㎡에 60만~70만원 부른다. 평창동계올림픽 개최로 많이 올랐지만 물류단지 개발 등 도시 확산 기대로 추가 상승 압력을 받고 있다. 구체적인 개발 계획이 마련되고 고속철도 등 교통망 확충 계획이 결정되면 땅값은 더 오를 것으로 보인다. 춘천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 줄줄 새는 문화관광 보조금… 목적 외 사용 24억 환수조치

    하수처리장 증설·전선 지중화에 17억 써 잔액 반납 않고 객토·용수개발에도 6억 정부가 문화관광사업 활성화를 위해 지방자치단체에 지원하는 보조금 가운데 24억원 이상이 생필품 구매에 사용되는 등 줄줄 새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무조정실 정부합동 부패예방감시단은 문화체육관광부, 한국관광공사와 함께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4월까지 약 5개월간 실시한 ‘문화관광 보조금 지원사업 운영실태’ 점검 결과를 3일 발표했다. 점검 결과 시정명령 52건, 기관주의 27건 등 총 79건이 적발됐다. 정부는 사업 목적과 다른 용도로 사용된 보조금 24억 7041만원을 모두 환수 조치하기로 했다. 이번 점검 대상은 강변문화, 3대 문화권, 전통한옥 체험숙박시설, 문화관광해설사 육성, 통합문화이용권 사업 등 문화관광사업 5개 분야의 36개 사업(사업비 4361억원)에 대해 보조금을 받은 20개 지자체다. 사업별 주요 적발 사례를 보면 강변문화·3대 문화권 사업의 경우 사업 내용에 없는 하수처리장 증설공사, 전선 지중화 사업 등에 보조금을 집행한 경우가 9건(17억 7468만원)이나 됐다. 사업 집행 잔액을 반납하지 않고 경작지 객토·용수 개발 등에 쓴 경우는 4건(5억 9321만원)이었다. 전통한옥 체험숙박시설 사업에서는 사업 완료 후 단기간에 체험시설을 매각하거나 체험시설로 활용하지 않은 사례 등 13건이 적발됐다. 문화관광해설사 육성 사업의 경우 배치심사위원회 없이 해설사를 배치하거나 해설사의 복무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는 등 운영관리·감독이 소홀한 사례 7건이 적발됐다. 통합문화이용권 사업에선 소외계층에게 지원되는 문화누리카드를 복지시설 관리자의 인솔비용에 사용(6건·268만원)하거나 식료품·생필품 등 구입에 사용(40건·9982만원)했다가 적발됐다. 정부는 향후 재발 방지 차원에서 이번 점검에서 제외된 사업장을 대상으로 지자체와 합동으로 전수조사를 할 계획이다. 또 문화관광 지원사업 보조금이 사업 취지에 맞게 집행되도록 관련 지침을 개정하고 사후 관리를 강화하기로 했다. 우선 관광자원 개발사업의 정산 및 관리·감독을 강화할 계획이다. 기초자치단체가 사업계획을 변경·정산 요청하면 광역자치단체의 검토 의무를 명확히 하는 내용으로 보조금 관리지침을 개정해 사업자가 임의로 사업계획을 변경하거나 보조금을 목적 외로 사용하는 것을 막을 방침이다. 아울러 전통한옥 체험숙박시설 사업에서 선정심사위원회를 구성해 사업자 선정 절차를 투명하게 할 예정이다. 사업자에게는 체험업 최소 의무기간을 설정하고 의무기간 내 매각·폐업을 할 경우 자치단체장 사전 승인을 의무화하는 내용으로 관련 사업지침을 제정하기로 했다. 이 밖에 문화관광해설사 모바일 근태관리 등록 시스템을 구축하고 문화누리카드의 실시간 이용 내역 확인 시스템 구축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 정부는 “이번에 마련된 개선 방안 이행 상황을 분기별로 점검하고 관리·감독을 철저히 해 문화관광 지원사업 보조금이 보다 효율적으로 집행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최광숙 선임기자 bori@seoul.co.kr
  • 18년 만에 평화협정 합의… 미군 5000여명 아프간 철수

    18년 만에 평화협정 합의… 미군 5000여명 아프간 철수

    美, 탈레반과 초안 합의 “135일 내 철군” 5개 기지도 폐쇄… 트럼프 승인만 남아탈레반과의 평화협정을 진행해온 아프가니스탄 주재 미국특사가 2일(현지시간) 아프간에서 135일 이내 병력 5000여명을 철수하고 5개 기지를 폐쇄하는 협정 초안을 내놨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주장해온 아프간 철군이 현실화될지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로이터통신 등은 탈레반과의 9차 평화협상을 마친 잘메이 할릴자드 미국특사가 이날 아프간 현지 톨로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 같은 협상 내용을 공개했다고 전했다. 이번 협정 초안이 트럼프 대통령의 승인을 받으면 미군이 단계적 철수를 시작하는 등 18년간 계속된 아프간 전쟁이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게 된다. 아슈라프 가니 아프간 대통령은 협정 초안에 관해 설명을 들었으며 검토한 뒤 의견을 제시하겠다고 대변인을 통해 전했다. 로이터는 이번 협상에서 탈레반이 알카에다나 이슬람국가(IS) 등이 미국과 그 동맹에 대한 공격을 모의하는 데 아프간이 이용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고 보도했다. 미국과 탈레반은 아프간 내 국제테러조직을 불허하는 조건 등으로 현지 외국 주둔군을 모두 철수하는 내용을 협상 중이었다. 올해 초 평화협정의 대략적인 방향에 합의한 후 그동안 세부사항을 두고 협상을 벌였다. 평화협정 초안이 나왔지만 향후 전망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할릴자드 특사는 현재 1만 4000명 규모인 미군 가운데 5000여명이 철수한 후 나머지 병력의 철수 등 다음 단계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미국은 철군 뒤에도 정보 담당 인력을 남기길 원하고 있어 모든 미군 인력이 예외 없이 철수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탈레반과 이견을 좁힐 수 있을지 의문이 제기된다. 뉴욕타임스는 이번 협상에 대해 “미국은 많은 것을 포기해야 하지만 탈레반은 잃을 게 없다”고도 지적했다. 이 같은 협정 소식이 알려진 뒤 몇 시간 만에 수도 카불에서는 대형 폭탄테러가 발생해 최소 16명의 사망자와 119명의 부상자가 발생하는 등 아프간 내 혼돈은 계속됐다. 탈레반은 “자살폭탄과 총격을 합친 공격이 이뤄졌다”며 자신들이 테러의 배후라고 주장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존슨, 조기총선 카드로 브렉시트 배수진

    존슨, 조기총선 카드로 브렉시트 배수진

    노동당·반란파 ‘3개월 연장’ 법안 추진에 총리실 “의회 통과되면 새달 14일 선거” WP “당내 브렉시트 반대파 숙청 노림수”영국 의회가 합의 없는(노 딜)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를 봉쇄하는 법안을 추진하자, 보리스 존슨 총리는 10월 31일 브렉시트를 관철하기 위해 사실상 조기 총선으로 ‘배수진’을 쳤다. 3일(현지시간) 일간 텔레그래프 등에 따르면 이날 공개된 브렉시트 법안은 EU 정상회의 다음날인 오는 10월 19일까지 정부가 EU와 브렉시트 합의에 도달하거나, 노 딜 브렉시트에 대한 의회 승인을 얻도록 하고 있다. 만약 둘 다 실패할 경우 존슨 총리가 EU 집행위원회에 브렉시트를 2020년 1월 31일까지 3개월 추가 연기를 요청하는 서한을 보내도록 한다. EU 집행위가 3개월 연기를 받아들이면 존슨 총리는 이를 즉각 수용해야 한다. 또 만약 EU가 연기 기간과 관련해 3개월이 아닌 별도 제안을 내놓을 경우에도 하원이 이를 반대하지 않는 한 존슨 총리가 이틀 안에 이를 수용하도록 했다. 가디언, 워싱턴포스트(WP) 보도에 따르면 존슨 총리는 이날 법안이 통과되면 이튿날인 4일 조기 총선 관련 안건을 발의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원의원 3분의2가 해당 안건에 동의하면 영국은 내달 14일 조기 총선에 돌입한다. 테리사 메이 전 총리 내각에서 법무장관을 지낸 데이비드 고크 의원은 “솔직히 말해 그들(정부)의 전략은 이번 주에 (야당) 입법안에서 패배한 뒤 조기 총선을 추진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존슨 총리가 조기 총선을 고려하는 것은 제1야당인 노동당과 함께 법안을 추진하는 보수당 내 ‘반란파’와 관계가 깊다. WP는 반란파 때문에 실질적으로 의회에서 존슨 총리가 누리는 과반은 한 표에 불과하다고 보도했다. 20여명에 이르는 반란파 중 일부가 찬성표를 던지면 브렉시트 재연기 법안은 가결되는데 실제로 17명이 찬성 의견인 것으로 전해졌다. 조기 총선은 존슨 총리가 자신을 지지하지 않을 경우, 의원들을 보수당에서 쫓아내겠다는 전략이라는 게 WP의 분석이다. 총선에 반란파를 공천하지 않아 사실상 ‘숙청’을 하겠다는 얘기다. 노동당은 오히려 조기 총선을 반기는 분위기다. 제러미 코빈 대표는 이날 잉글랜드 북부 솔포드에서 “정부가 의회에서 과반을 확보하지 못했을 때 해결책은 민주주의를 약화시키는 것이 아니다. 국민이 선택하도록 총선을 요청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트럼프 대통령, 노동절에 한미 FTA 치적으로 또 자화자찬...중국에 압력?

    트럼프 대통령, 노동절에 한미 FTA 치적으로 또 자화자찬...중국에 압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일(현지시간) 미국의 노동절을 맞아 발표한 포고문에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자신의 성과로 또 꼽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일자리 창출 등 자신의 성과를 자화자찬하면서 한미 FTA를 ‘가장 중대한 무역합의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의 정부는 미 기업들과 노동자들에게 보다 공정한 조건을 확보하기 위해 일방적인 무역합의들을 재협상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 왔다”며 먼저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 체결 문제를 거론했다. 그는 이어 “USMCA 서명을 통해 우리는 시대에 뒤지고 불균형한 북미 자유무역협정(나프타)을 대체하기 위한 과감하고 필요한 조처를 했다”면서 “USMCA는 의회에서 승인되기만 한다면 모든 경제 분야에 걸쳐 미 기업들의 자유를 더욱 보장함으로써 미국 노동자들을 위한 고연봉 일자리들을 만들어낼 것”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한미 FTA 개정을 언급했다. 그는 “우리는 의미있게도, 가장 중대한 무역 합의들 중 하나인 한미 FTA를 개정했다”면서 “이를 통해 미 노동자들을 위해 진정한 이익을 얻게 됐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우리는 미 노동자들과 기업들을 그들을 해치는 불공정한 무역관행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확립된 미국의 무역법을 공격적으로 집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2016년) 대선 이래 미 경제는 600만 이상의 신규 일자리를 창출했으며 지난 17개월 동안 실업률은 거의 기록적으로 낮은 수준을 보였다”면서 “실업률이 떨어지면서 2017년 직장 내 상해 및 질병률 또한 하락했다”며 자화자찬도 잊지 않았다. 앞서 한미 정상은 지난해 9월 한미 FTA 개정 협정에 서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때 한미 FTA 폐기 카드까지 꺼내들 정도로 한미 FTA에 대해 미국민의 일자리를 빼앗고 무역적자를 키우는 ‘나쁜 합의’라고 비판하며 개정을 압박했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美-탈레반 협정 초안 합의, 미군 5400명 철수” 휴전은 아프간인끼리

    “美-탈레반 협정 초안 합의, 미군 5400명 철수” 휴전은 아프간인끼리

    잘메이 할릴자드 아프가니스탄 주재 미국 특사는 2일(현지시간) 미국이 아프간에서 135일 안에 5400명의 병력을 철수하고 다섯 곳의 기지를 폐쇄하는 내용이 포함된 평화협정 초안을 탈레반과 합의했다고 밝혔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9차 평화협상을 마친 할릴자드 특사는 아프간 현지 톨로뉴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탈레반과 합의에 도달했다며 서명하기 전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승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인터뷰가 방송되는 동안 몇㎞ 떨어진 수도 카불에서 대형 폭발로 수십명의 사상자가 발생하는 등 아프간의 평화까지 갈길이 멀기만 하다고 로이터통신은 평가했다. 탈레반은 대신 알카에다나 이슬람국가(IS) 같은 무장단체가 미국과 동맹에 대한 공격을 모의하는 데 아프간이 이용되지 않도록 약속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할릴자드 특사는 이 협정의 목표는 종전이 아니며, 공식적인 휴전 협정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휴전 협정은 아프간 정부와 탈레반 등 아프간인들끼리 협상에 달려 있다는 것이다. 할릴자드 특사는 현재 1만 4000명 규모인 미군이 1단계로 철수한 뒤 남은 병력이 얼마나 오래 머무를지에 대한 언급은 피했다. 탈레반은 모든 외국 군대가 떠나야 한다고 요구해 왔다. 아슈라프 가니 아프가니스탄 대통령은 협정 초안에 관해 브리핑을 받았으며, 상세한 내용을 살핀 뒤 의견을 제시할 것이라고 대변인을 통해 전했다. 할릴자드 특사는 노르웨이에서 열릴 가능성이 있는 아프간 내부 협상이 서방의 지원을 받는 아프간 정부와 탈레반의 더 광범위한 정치적 해결에 도달하고 전쟁을 끝내는 것을 목표로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협정 서명 전 공감대를 넓히기 위해 이번주 카불에서 다수의 아프간 지도자들과 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탈레반은 현 정부를 불법적인 꼭두각시 정권으로 간주하며 직접 협상하길 거부해 향후 협상의 세부적인 내용은 불명확하다고 로이터는 평가했다. 이런 가운데 할릴자드 특사가 카불을 찾아 가니 대통령에게 평화협정에 대한 브리핑을 하고 몇 시간 뒤 카불에서 대형 폭발로 인해 적어도 5명의 민간인이 사망하고 50명 정도가 다치는 사건이 발생했다. 자비훌라 무자히드 탈레반 대변인은 “자살폭탄과 총격을 합친 공격이 이뤄졌다”며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했다. 탈레반은 2001년 9·11 테러를 자행한 오사마 빈 라덴 등을 보호했다는 이유로 미국의 침공을 받아 정권을 잃었지만, 그 뒤 세력을 회복해 현재 아프간 전 국토의 절반 가량을 장악한 상태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미국이 가장 오래 끈 전쟁인 아프간전쟁을 종식하겠다고 공언해 왔고, 할릴자드 특사는 탈레반과 9차에 걸친 평화협정 협상을 진행해 왔다. 2001년 침공 이후 다국적군 병사 3500명 가까이가 희생됐는데 그 가운데 미군 병사 2300명이 목숨을 잃었다고 영국 BBC는 전했다. 아프간 민간인과 무장 전사, 정부군 병력의 피해 규모는 특정하기가 어렵다. 지난 2월 유엔 보고서에 따르면 3만 2000명이 넘는 민간인이 목숨을 잃었다. 미국 브라운 대학의 왓슨 연구소에 따르면 5만 8000명의 경비요원, 4만 2000명의 반군 전사들이 희생됐다. 이렇게 막대한 희생을 치르고도 탈레반 세력은 지난해 국토의 70%를 차지한 것으로 방송은 봤다. 9·11 테러 한 달 만에 아프간 침공을 시작한 미국은 2014년 다른 나라 군대는 모두 철수하고, 미군은 아프간 정부군을 훈련시키는 임무만 수행하는 등 골치 아픈 아프간에서 발을 빼는 협상에 주력해 왔다. 미군이 발을 빼는 사이 탈레반은 점점 더 세력을 키우며 정부군을 위협하고 있다. 그러면서 무자비한 인권 유린이 벌어질 가능성은 점점 커지고 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서울시 무연 수도계량기로 ‘납 수돗물’ 불안 끝낸다

    서울시 무연 수도계량기로 ‘납 수돗물’ 불안 끝낸다

    내년 3월 이후 발주 물량부터 교체 예정 수질 내 납 용출량 0.001㎎/ℓ까지만 허용 “혹시 모를 시민 불안 미리 방지하려 조치”서울시가 시내 모든 수도계량기를 납 성분 함량이 사실상 ‘0´에 가까운 무연 계량기로 전환한다. 2일 서울시 상수도사업본부에 따르면 시는 내년부터 수도계량기를 새롭게 구매할 때 계량기 내 납성분 함량 기준을 미국 안전식수법(SDWA) 수준으로 대폭 강화하기로 결정했다. 관련법에 따른 계량기 교체 주기가 8년인 것을 감안하면 늦어도 2028년에는 서울시내 전체 수도계량기가 납 함량 0.25% 이하인 무연 황동 계량기로 바뀌는 셈이다. 수도계량기는 가정·회사·건물 등 각 급수 장치에 달려 있는 설비로, 수요자가 사용한 물의 양을 측정한다. 국내 환경부 환경표지 인증 기준에 따르면 무연 황동 합금의 납 함량은 ‘매우 낮은 수준’인 0.5~3.0%로 규정돼 있다. 또 이 같은 재질의 장치를 사용했을 경우 수질 내 납 용출량이 1㎎/ℓ 이하여야 한다. 당초 서울시는 엄격한 수질 관리를 위해 계량기 재질에 이 같은 국내 규격보다 높은 기준인 납 함량 0.85%를 자체 적용해 왔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최근 수돗물 내 중금속 함량에 대한 시민들 관심이 높아지면서 혹시 모를 불안감을 해소하는 차원에서 SDWA 기준치인 0.25% 이하로 기준을 더욱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서울시는 우선 이달부터 준비 기간을 거쳐 2020년 3월 이후 발주되는 물량부터는 변경된 기준을 적용할 예정이다. 조달 업체들이 제조설비 마련 및 제품 등록과 형식승인, KC 인증, 환경표지 인증 등의 행정업무를 처리할 준비 시간을 주기 위해서다. 조달청에 등록된 계량기 관련 업체 46곳 중 변경된 기준에 부합하는 무연계량기 조달 등록업체가 3곳에 불과한 데다 이마저도 동일계열 업체인 까닭에 특정 업체에 대한 특혜를 방지하기 위해 다른 곳들이 추가로 제품을 생산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관련해 상수도사업본부는 지난달 28일 13개 업체가 참석한 가운데 간담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다만 시는 이번 조치가 기존 계량기를 사용한 수돗물의 중금속 오염 가능성 때문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현재 사용되고 있는 계량기 일부에서 기준치 이상의 납 성분이 검출됐다는 의혹과 관련해서도 수질과는 별개라는 입장이다. 상수도사업본부 관계자는 “서울시 자체 기준인 0.85%를 다소 초과한다 하더라도 법적인 기준치보다 현저히 낮은 수치인 데다 계량기 재질의 납 함량 여부가 이를 통과한 수돗물의 오염으로 직결되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실제로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관내 131곳의 수돗물 수질 검사를 임의로 실시한 결과 단 한 차례도 수돗물에서 납 성분이 검출되지 않았다. 선진 기준을 적용해 혹시 모를 시민들의 불안함을 미연에 방지하려는 조치”라고 말했다.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 총기 난사 당한 텍사스 총기 휴대 완화법 발효

    트럼프 “의회와 협력 대량 살상 막을 것 무기 소지 권리 ‘수정헌법 2조’는 보호” 잇따른 총기 난사 사고에도 총기 규제 법안 마련에 소극적인 태도로 일관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보수 여권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1일(현지시간) 전날 텍사스주 오데사와 미들랜드에서 발생한 총기 난사 사고로 범인을 포함해 7명이 사망하고 22명이 부상을 입었다고 전했다. 마이클 거키 오데사 경찰서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총격범이 AR 스타일의 총기를 범행에 사용했다”고 말했다. 이는 대량 살상을 노리는 총기 난사범들이 흔히 사용하는 무기로 알려져 있다. 미국에서 지난 8월 한 달간 무차별 총기 난사로 인한 사망자는 이번 사고를 포함해 50명을 넘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행정부는 대량 살상 공격의 위협을 막고자 의회와 오랫동안 협력하고 있다”며 자신했으나 여전히 총기 난사 사고의 원인을 개인의 일탈로 치부했다. 그는 “(대책에는) 정신적으로 정상이 아닌 사람들의 손에 무기가 들어가지 않게 하는 강력한 조치가 포함될 것”이라면서 “수정헌법 2조를 보호하길 원한다”고 강조했다. 개인의 무기 소지와 휴대 권리를 보호겠다는 의미다. 야권에서 도입하고자 하는 총기 소유자에 대한 광범위한 신원조회에 대해서도 “총기 난사를 막지 못할 것”이라며 부정적인 인식을 드러냈다. 이번 사고가 발생한 지 불과 몇 시간 만에 텍사스에서는 총기 규제를 완화하는 일련의 법안들이 발효됐다. 공화당 텃밭인 텍사스는 지난 6월 학교 캠퍼스와 주차장, 인근 통학로 등에서 합법적으로 승인받은 총기 소유자가 총기를 휴대할 수 있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위탁가정에서도 총기류·탄약류 소지를 허용했으며, 교회·유대교 회당(시너고그) 등지에서 총기 휴대를 원천 차단하는 조항도 상당 부분 완화했다. ‘착한’ 총기 소유자의 권리를 강화하고 외부의 위협에서 스스로를 보호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야권은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의 미온적인 태도를 비난했다. 내년 대선에 출사표를 던진 훌리안 카스트로 전 주택도시개발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신원조회와 관련해 무언가 하겠다고 말한 것은 그가 했던 가장 큰 거짓말 중 하나가 됐다”고 비판했다. 민주당의 에이미 클로버샤 미네소타 상원의원은 “총에 맞아 온몸에 피를 흘린 갓난아이의 모습도 논의를 바꾸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 대선 경선 주자이자 텍사스 전 하원의원 출신인 베토 오로크는 반자동 소총을 정부가 사들이는 정책을 제안했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이기철의 노답 인터뷰] “테트라포드 평양 대동강에서 전시하고파… 마음 통해 그런 날 온다고 확신”

    [이기철의 노답 인터뷰] “테트라포드 평양 대동강에서 전시하고파… 마음 통해 그런 날 온다고 확신”

    ‘한글 작가’ 금보성이 말하는 테트라포드와 한글“한글 시옷(ㅅ)을 입체화한 조형물인 테트라포드를 북한 평양의 대동강에서 전시하고 싶습니다. 한글을 같이 쓰는 데다 서로 지켜주고 보호한다는 의미가 담겨 있는 4각(四脚) 구조물인 테트라포드를 북한 사람들에게 보여주는 것이지요. 언젠가는 꼭 그런 날이 올 것이라 확신합니다. 테트라포드가 심장, 하트를 닮아 보이지 않나요. 남과 북이 서로 마음 통하는 날이 올 겁니다.” 세계 3대 미술관 뉴욕메트로폴리탄 미술관서 전시뉴욕 센터럴파크 전시 준비… 늦어도 다음달 예정‘한글 조형 작가’ 금보성(54)은 요즘 미국 뉴욕 센트럴파크에서의 야외 전시 준비로 바쁘다. 한글 자체를 작품화 하는 그를 한글날에 전후에 맞춰 인터뷰를 추진하려다 세계 3대 미술관의 하나로 꼽히는 미국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에서 성공적으로 전시했다기에 그의 서울 종로구 평창동에 있는 그의 작업공간인 ‘금보성 아트센터’를 부랴부랴 찾았다. 그는 지난달 14일부터 오는 8일까지 뉴욕 케이트오갤러러 전시 도중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에 테트라포드를 전시했다. 한국에 서양 미술이 도입된지 100년이 넘지만 한국 작가가 미국 최고의 미술관에서 설치미술로 전시하기는 처음으로 알려졌다. “제 작품 테트라포드 전시는 뜻밖에 이루어졌습니다. 제가 제안했다기보다 케이트오 갤러리 관장님의 기획이었습니다. 처음엔 이벤트의 하나이겠지 생각했지만 사람들이 정말 많이 왔습니다. 호응이 좋았습니다.” 언젠가 바닷가 방파제에 거대한 콘크리트 구조물인 테트라포드가 서로 얽혀 있는 것을 본 적이 있다. 하지만 그의 작업실에 버티고 서있는 노란 테트라포드 한 점을 한참 보니 균형이 멋지게 잡혀 심리적 안정감을 준다. 테트라포드 여러 점이 나란히 서 있는 사진을 보니 사람들이 서로 팔짱을 끼고 나서는 모습, 연대의 상징처럼 보이기도 한다. “해체시 공부 도중 문자 해체”...대학 1년때 첫 전시“신학 공부, 작품에 반영…작품 만드는 과정은 순례”그는 한글 작가로 활동하면서 북한에서 전시하고자 제안서를 유엔에 냈다. 북한에 바로 진출하는 것은 쉽지 않으니 유엔에서 전시를 성공적으로 하고 이를 통해 북한 전시를 추진한다는 우회로를 뚫는 것이 계획이다. “테트라포드는 태풍이나 쓰나미에서 우리 인간을 지켜주듯 전쟁, 분단 등에서 우리나라를 보호해준다는 평화와 희망의 메시지가 있는 것이지요.” 그가 테트라포드를 작품으로 선보인 것은 2015년이었다. 벌써 20회 이상 국내외 순회 전시를 했고, 빨강·파랑·노랑 등 색상도 10여가지다. 그러나 유엔보다 먼저 뉴욕시에서 답이 왔다. 지난 23일 뉴욕시에서 센트럴파크에서의 전시를 허용한다는 승인이 나왔다. 늦어도 다음달쯤 센트럴파크에서 하려고 그는 요즘 전시 준비로 작품구상과 설치 계획으로 한창 바쁘다. 금 작가가 작품 활동을 한 것은 35년째다. 한글을 모티브로 작품활동은 1984년부터 시작했다. 미국 독일 등 외국에서 15년동안 생활하다 한국에 들어와 작품활동을 꾸준히 하고 있다. 순수한 ‘한글 조형 작가’로는 그가 유일하다. 개인전도 58번 가졌다. “대학 1학년때 시를 쓰면서 독일의 해체시를 읽고 공부하다가 문자를 해체하고 색을 그려 넣었습니다. 문자와 글자가 새롭게, 전혀 다른 이미지로 다가왔습니다.” 그는 대학교 1학년 때인 1985년도에 서울 인사동에처 첫 전시회를 열었다. 그는 목사가 되고자 신학대에 진학했다. “신학은 철학에 바탕을 두고 있습니다. 제 작품이 관념적이랄까 철학적 냄새가 풍긴다면 그때 공부한 철학이 작품에 녹아들어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림에 대한 이미지의 천착보다는 한글의 내적 요소에 더 관심을 가졌지요. 작품을 만들어가는 과정은 정신에 대한 ‘순례’이라 여깁니다.” 어찌보면 평범한 소재같은 테트라포드를 금 작가는 어떻게 작품화하게 되었을까. “태어나 자란 곳이 전남 여수입니다. 어렸을 때 자연스럽게 접한 곳이 방파제이고, 테트라포드였습니다. 이게 한글 ‘ㅅ’과 한자 ‘人과 닮은 점이 한글 작업을 하던 제게 다가왔지요. 2015년 제7회 여수바다미술제에 참가하면서 다양한 색상과 크기의 조형물 테트라포드를 선보였습니다.” “한글 작품화 쉽지 않아...해체해도 문자 인식 경향한글 정신 표현이 작품 키워드… 한국 고유의 그림한글, 산수화와는 다른 우리 정체성…세계화 앞장”그는 한글이 과학적이고 조형적으로 아름답다고는 하지만 작품으로 하기는 쉽지 않다고 고백했다. “말 즉 언어는 산이나 풍경이 아닙니다. 아무리 글자를 해체하고 색칠을 해도 사람들은 문자로 인식합니다. 예컨대 ‘ㅅㅣ· ㄹㅏo’을 그리면 이것은 그림이 아니라 문자 ‘사랑’이라고 받아들이는 것이지요. 한글은 배우기 쉬운 만큼 누구나 작품화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겁니다. 이런 인식을 극복하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한글 정신이 무엇이냐, 한글 정신을 어떻게 표현하느냐가 그의 작품 키워드이다. 그가 생각한 문자 해체 방식은 이렇다. ‘당신을 사랑합니다’는 글자를 자음과 모음 그리고 점으로 해체해 나무 토막으로 만들어 윷놀이 하듯 하늘에 던집니다. 그렇게 해서 마구 뒤섞여 바닥에 놓인 것을 그림으로 입체적으로 그려내는 ‘한글 윷놀이’ 시리즈로 설명한다. 지난달 일본 도쿄 긴자에 있는 갤러리 k에서 일주일간 전시했다. “한국과 일본 정부 간의 냉전으로 관람객이 오기는 할까 하고 걱정했는데, 정말 많은 사람이 다녀갔습니다. 그때 후츄시미술관 학예원인 타케이 토시후미는 ‘한글 그림은 너희 나라 고유의 것이고, 이게 너희 나라의 그림이다’고 평가했어요. 한글을 정신적 기호로 받아들인 것이지요.” 그의 한글 그림이 산수와는 또다른 대한민국의 그림, 정체성이 담긴 그림으로 본 것이다. “더욱 천착해서 한글 조형의 세계화에 힘을 보태고 싶습니다”그는 작품의 산업화에도 관심이 많다. 일본을 대표하는 ‘예술의 섬’ 나오시마에 호박작가 쿠사마 야요이가 작품을 설치한 것처럼 금 작가는 자신의 작품을 전시할 공간을 찾고 있다. “아직 결정된 것은 아니지만 여러 지방자치단체와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성이 특이하다고 하자 본명은 ‘김보성’인데, “의리”하는 연예인 김보성과 동명이인을 피하기 위해 금보성으로 바꿨단다. 김과 금은 한문이 金으로 같다. “알고 보니 연예인 김보성의 본명은 허석이더군요.” 글·사진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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