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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새만금·옥정호… ‘분쟁 해결사’ 띄운 전북

    새만금·옥정호… ‘분쟁 해결사’ 띄운 전북

    전북도가 지역 내 잇단 갈등을 봉합하기 위해 ‘갈등관리심의위원회’를 가동하고 본격 중재에 나선다. 내년 전북특별자치도 출범을 앞두고 도내 내홍을 봉합해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11일 전북도에 따르면 도 갈등관리심의위원회가 이달부터 운영을 시작한다. 앞서 지난 5월 ‘전라북도 공공갈등 예방 및 조정·해결에 관한 조례’가 개정됨에 따라 도는 공공갈등 예방과 관련 사항 심의·자문을 위한 위원회를 구성했다. 현재 전북에는 새만금 관할권을 두고 첨예한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군산시와 김제시, 여전히 불씨가 남은 전주 항공대대 이전 주민 반대, 정읍시와 임실군의 ‘옥정호 개발’ 등 내부 갈등이 풀리지 않은 상황이다. 이중 새만금 사업을 둘러싼 갈등이 가장 첨예하다. 군산과 김제는 새만금방조제에 이어 동서도로와 신항만의 관할권을 두고 충돌을 이어오고 있다. 전북도가 추진한 지방의회 대상 설명회와 부서장 회의가 양측의 반대로 잇따라 무산됐다. 전주대대 이전 문제는 지역 주민들 반대로 수년째 답보상태에 놓여 있다. 이전 예정지 주민들은 ‘주민 협의 문제와 앞서 추진된 항공대 이전 시 전주시가 약속한 지역 상생 발전 방안 이행’을 요구하며 법원에 승인 취소 소송과 집행정지 가처분까지 신청했다. 최근 법원이 소를 기각하고, 전주시가 주민들을 위해 분산된 전주시 산하 공공청사를 통합 이전하는 등 보상책을 검토하고 있지만 여전히 갈등의 불씨는 남은 상태다. 전북 정읍시와 임실군의 ‘옥정호 개발’ 갈등도 신속히 봉합해야 할 과제다. 지난 2015년 옥정호 상수원보호구역이 해제된 이후 개발을 원하는 임실군과 식수원 보호를 외치는 정읍시의 뿌리 깊은 갈등이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다. 도는 갈등 해소와 예방을 위해 갈등관리심의위원회 첫 회의를 이달 내 개최할 예정이다. 위원장과 부위원장을 선출하고 갈등관리 종합계획 심의, 공공갈등사항 관리대상 지정 등을 추진할 방침이다. 물론 조정 결과에 따른 강제성은 없어 효용성에 대한 의문도 제기되지만, 공론화를 통해 엉킨 실타래가 조금씩 풀릴 거라는 기대가 크다. 도 관계자는 “이번달 열리는 첫 회의는 지역 내 대표적인 갈등 사례를 공유하고 앞으로 어떤 방식으로 운영할지 논의하는 자리”라면서 “안건에 올릴 갈등 사례는 결정되지 않았고, 구체적인 협의 방안도 회의를 통해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 무리한 초고속 주행도로 추진…예산 279억 낭비한 도로공사

    무리한 초고속 주행도로 추진…예산 279억 낭비한 도로공사

    한국도로공사가 세종~구리 고속도로 건설사업 일부 구간에서 무리하게 시속 140㎞ 초고속 주행도로를 추진하는 바람에 예산이 낭비됐다는 감사원 지적이 나왔다. 감사원은 주요 사회기반시설(SOC) 건설사업 관리 실태를 감사한 결과 도로공사가 국토교통부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안성~구리 구간 일부(34.1㎞) 설계 속도를 기존 시속 120㎞에서 시속 140㎞로 무리하게 상향 조정하는 바람에 공사비가 이전보다 279억원이나 늘어났다고 11일 밝혔다. 애초에 국토부는 초고속 주행이 국내 여건상 시기상조라고 판단하고 도로공사가 추진하던 도로구조규칙 개정 절차를 중단시켰다. 이때만 해도 해당 구간 공정은 0.3%밖에 되지 않아 큰 매몰 비용 없이 설계를 다시 시속 120㎞ 기준으로 바꿀 수 있었는데도 도로공사는 당초 설계 그대로 공사를 진행했다. 초고속 주행이 가능하게 하려면 도로를 직선화하고 폭은 넓히도록 도로구조규칙을 개정해야 하며, 사고 피해를 줄일 수 있도록 더 강화한 도로안전시설물을 설치해야 한다. 감사원은 해당 구간에서 시속 140㎞ 속도로 안전하게 주행이 가능한지 살펴본 결과 중앙분리대 등 도로안전시설이나 교량 바닥판이 안전하지 않은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감사원은 “279억원의 사업비를 투입해 초고속 주행구간을 설치했으나 추가 보완 공사 없이는 해당 속도로 운행할 수 없는 상황으로 사업비 집행 효과성이 저하됐다”며 국토부와 도로공사에 주의를 요구했다. 감사원은 터널에서 화재가 발생했을 때 연기 배출 통로(풍도)에 쓰는 내화재 설치 설계에서도 심각한 부실이 적발됐다며 도로공사 관련자 2명을 징계하고 2명에 대해서는 주의 조치하라고 요구했다. 안성~구리 구간에 있는 ‘방아다리 터널’의 풍도 설치 과정에서 시공업체가 슬래브(철근콘크리트 구조의 바닥)의 이음부에 내화재를 넣는 것을 누락한 채 설계 도면을 냈는데도 도로공사가 이를 그대로 승인했다는 것이다.
  • 김여정 “경제수역 美 정찰은 주권 침해”…EEZ 상공을 방공식별구역으로 여기나

    김여정 “경제수역 美 정찰은 주권 침해”…EEZ 상공을 방공식별구역으로 여기나

    “지난 10일 미 공군전략정찰기는… 우리 경제수역 상공을 무단 침범, 공중정탐 행위를 감행하였다.”(김여정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부부장) 북한이 11일 김여정 부부장 담화에서 미군 정찰기가 ‘경제수역’을 침범, 공군이 대응 출격했다고 발표해 눈길을 끈다. 국제법상 영해(12해리)가 아닌 배타적경제수역(EEZ)은 연안국의 안전과 질서를 해치지 않는 한 자유로이 항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 부부장은 전날 “적대국 정찰 자산이 200해리 경제수역을 침범하는 것은 주권과 안전에 대한 엄중한 침해”라고 주장했다. 북측이 EEZ를 방공식별구역(ADIZ)처럼 운용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김동엽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북한은 자국이 선포한 경제수역 상공을 방공식별구역으로 여기고 있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우리 군도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을 설정해 놓고 타국 항공기가 통보 없이 진입하면 대응 출격 후 경고 통신을 하고 있다. 하지만 방공식별구역은 주권이 미치는 영역은 아니기 때문에 위협 사격 등을 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그런데 북한은 미 정찰기가 경제수역에 진입하면 사실상 격추하겠다는 위협을 가한 것이다. 북한은 46년 전인 1977년 6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경제수역에 관한 정령’에서 영해 기산선으로부터 200해리를 경제수역으로 설정하고 외국 선박·항공기 등은 사전승인 없이 촬영, 조사, 측정, 탐사, 개발과 그 밖의 경제활동에 장애가 되는 행위 등을 할 수 없도록 했다. 역시 같은해 8월 ‘해상 군사경계선’을 동해에선 영해 기산선으로부터 50해리, 서해에선 경제수역의 경계선까지로 설정하고 “외국 군용 함선·항공기 활동을 금지한다”고 규정했다. 다만 북한이 일방적으로 설정했다는 점에서 국제법적 정당성을 인정받기는 어렵다. 게다가 북측에서 미 정찰기가 침범했다고 주장한 경북 울진 동남쪽 276㎞, 강원 고성 동쪽 400㎞ 등은 EEZ 안쪽으로 보기에도 무리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 머나 먼 ‘탈중국’…대만 폭스콘, 인도 공장 투자 돌연철회

    머나 먼 ‘탈중국’…대만 폭스콘, 인도 공장 투자 돌연철회

    인도를 중국에 대적하는 ‘세계의 공장’으로 키우려는 나렌드라 모디 총리의 야심 찬 계획에 적신호가 켜졌다. 애플 아이폰을 생산하는 대만 폭스콘이 인도에 우리 돈 25조원을 들여 지으려던 반도체 공장 합작투자 계획을 돌연 취소한 것이다. 해외 기업 제조 공장을 유치해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모디 총리의 ‘메이크 인 인디아’ 정책이 타격을 입었다. 11일 현지 매체 인디언익스프레스에 따르면 이날 폭스콘은 인도 에너지·철강 재벌 베단타와 공동 추진하던 195억 달러 규모의 반도체·디스플레이 합작 공장 사업에서 완전히 손을 뗀다고 발표했다. 폭스콘은 “위대한 반도체 구상을 실현하고자 베단타와 1년 이상 작업했지만 합작 벤처를 끝내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베단타도 “인도 최초의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 공장을 설립하기 위해 (폭스콘이 아닌) 다른 파트너를 섭외했다”며 결별을 공식화했다. 양사 모두 구체적인 철회 이유는 밝히지 않았다. 인디언익스프레스는 “지난해 9월 두 회사가 합작 공장을 구자라트주에 짓기로 발표했을 때부터 논란이 거셌다”고 전했다. 당초 폭스콘은 인도의 경제·금융 중심지인 마하라슈트라주에 공장을 지으려고 했다. 그러나 최종적으로 모디 총리의 고향인 구자라트가 낙점됐다. 인도 기업인 베단타가 모디 총리를 배려해 ‘정치적 선택’을 밀어붙였다는 분석이 나왔다. 게다가 두 회사는 모두 반도체를 설계하고 제조할 능력이 없었다. 이 때문에 인도 정부는 유럽 반도체 회사인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나 미국 글로벌파운드리의 지분 참여를 종용하면서 협상이 난항을 겪었다. 정경유착으로 성장한 베단타가 과연 반도체 시장에서 살아남을 경영 능력을 갖추고 있는가에 대한 폭스콘의 의구심도 상당했다. 이런 상황에서 인도 정부가 베단타·폭스콘을 믿지 못해 보조금 지급 승인을 차일피일 미루자 결국 폭스콘이 ‘전격 철수’라는 초강수를 꺼내 들었다. 모디 총리는 미국의 대중국 압박 기조 때문에 중국에서 떠나려는 기업들을 손쉽게 ‘이삭줍기’할 수 있을 것으로 낙관한 듯하다. 그러나 로이터통신은 10일(현지시간) “폭스콘의 투자 철회는 모디 총리가 인도 현지에서 반도체 생산을 위해 외국 투자자를 유치하려는 계획에 처음으로 가해진 타격”이라며 “세계 반도체 산업이 생각만큼 녹록지 않음을 잘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의 닐 샤 리서치 부사장도 로이터에 “반도체는 ‘메이크 인 인디아’의 가장 중요한 부분인데 이번 거래 무산으로 모디 총리의 야심이 좌절됐다”며 “(인도 정부의 안이한 태도가) 다른 기업들에게도 의구심을 불러 일으켰다”고 말했다.
  • 감사원 세종-구리고속도로에 “불가능한 초고속주행 무리 추진” 담당자 문책 요구

    한국도로공사가 세종-구리 고속도로 건설사업 일부 구간에서 무리하게 시속 140㎞ 초고속 주행도로를 추진하는 바람에 예산을 낭비하고 있다는 감사원 지적이 나왔다. 감사원은 주요 사회기반시설(SOC) 건설사업 관리 실태를 감사한 결과 도로공사가 국토교통부 반대에도 불구하고 안성-구리 구간 일부(34.1㎞) 설계 속도를 기존 시속 120㎞에서 시속 140㎞로 무리하게 상향 조정하는 바람에 공사비가 이전보다 279억원이나 늘어났다고 11일 밝혔다. 애초에 국토부는 초고속 주행이 국내 여건상 시기상조라고 판단하고 도로공사가 추진하던 도로구조규칙 개정 절차를 중단시켰다. 이 때만 해도 해당 구간 공정은 0.3%밖에 되지 않아 큰 매몰 비용 없이 설계를 다시 시속 120㎞ 기준으로 바꿀 수 있었는데도 도로공사는 당초 설계 그대로 공사를 진행했다. 초고속 주행이 가능하게 하려면 도로를 직선화하고 폭은 넓히도록 도로구조규칙을 개정해야 하며, 사고 피해를 줄일 수 있도록 더 강화한 도로안전 시설물을 설치해야 한다. 감사원은 해당 구간에서 시속 140㎞ 속도로 안전하게 주행이 가능한지 살펴본 결과 중앙분리대 등 도로안전시설이나 교량 바닥판이 안전하지 않은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감사원은 “279억원 사업비를 투입해 초고속 주행구간을 설치했으나 추가 보완 공사 없이는 해당 속도로 운영할 수 없는 상황으로 사업비 집행 효과성이 저하됐다”며 국토부와 도로공사에 주의를 요구했다. 감사원은 터널에서 화재가 발생했을 때 연기 배출 통로(풍도)에 쓰는 내화재 설치 설계에서도 심각한 부실이 적발됐다며 도로공사 관련자 2명은 징계하고 2명은 주의하라고 요구했다. 안성-구리 구간에 있는 ‘방아다리 터널’의 풍도 설치 과정에서 시공업체가 슬래브(철근콘크리트 구조의 바닥)의 이음부에 내화재를 넣는 것을 누락한 채 설계 도면을 냈는데도 도로공사가 이를 그대로 승인했다는 것이다.
  • ‘승부사’ 김승기 감독도 함께 간다…소노 초대 사령탑 내정

    ‘승부사’ 김승기 감독도 함께 간다…소노 초대 사령탑 내정

    2022~23시즌 고양 데이원을 이끌었던 승부사 김승기 감독이 프로농구 10구단 후보 기업인 소노인터내셔널에서도 계속 지휘봉을 잡는다. 소노인터내셔널은 11일 “초대 감독에 김승기 감독을 내정하고 선수 육성 및 관리에 대한 전반적인 역할을 맡길 것”이라며 “감독 이하 코치진까지 모두 끌어안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김 감독과 손규완, 손창환 코치 모두 소노에서도 계속 선수단을 지휘하게 됐다. 리조트 산업 등 국내 레저 인프라 선도기업 대명소노그룹의 지주사 소노인터내셔널은 지난 7일 프로농구 10구단 후보 기업으로 선정됐다. 앞서 고양 오리온을 인수해 재창단, 2022~23시즌 4강 플레이오프까지 올랐던 데이원이 경영 부실로 인해 한 시즌 만에 제명된 뒤 KBL은 전 데이원 소속 선수 18명을 일괄 인수할 기업을 물색해 왔다. KBL은 오는 21일 총회를 열어 소노의 KBL 가입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이사회 구성원 대부분이 10개 구단 체제가 유지되는 것을 원하고 있기 때문에 돌발 사유가 없는 한 가입이 승인될 것으로 보인다. 소노 스포츠사업 이기완 상무는 “김승기 감독은 KBL 사상 선수, 코치, 감독으로 모두 우승한 최초의 농구인”이라며 “최고의 명장이고, 선수단의 전폭적 신뢰를 얻고 있다는 점에서 지휘봉을 맡기기로 했다”고 선임 배경을 설명했다. 용산고, 중앙대를 나온 김 감독은 실업 삼성전자 유니폼을 입고 실업 무대에 데뷔했으며 ‘터보 가드’로 농구 팬들의 큰 사랑을 받았다. KBL 출범 이후에는 나래, TG, 모비스를 거쳐 2006년 동부(현 DB)에서 은퇴했다. 동부 코치로 지도자 생활을 시작해 kt와 KGC에서 코치를 역임했으며 2015년 KGC 사령탑에 오른 뒤 챔피언결정전 우승 2회(통합 우승 1회 포함), 준우승 1회의 성적을 내며 명장으로 거듭났다. 김 감독은 소노를 통해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었던 선수들이 마음 편히 훈련할 수 있게 된 것으로도 좋았는데, 저를 믿고 다시 팀을 맡겨 주셔서 감사드린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러면서 “구단을 믿고, 선수들과 함께 농구에만 전념해 첫 시즌부터 성적을 내고, 팬들의 사랑도 받는 팀으로 만들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 ‘평택함’ 서해대교 하부 이전 완료…해양안전체험관 조성사업 본격 추진

    ‘평택함’ 서해대교 하부 이전 완료…해양안전체험관 조성사업 본격 추진

    평택시가 최근 평택항 신컨테이너터미널(PNCT)에 거치 중인 ‘평택함’을 서해대교 하부 친수공간으로 이전했다. 11일 평택시에 따르면 앞서 시는 평택함을 해군 홍보관 및 해양안전체험관을 조성하기 위해 2020년 2월 해군으로부터 인도받아 평택항 PNCT에 거치해 왔다. 그간 해군의 국내 최초 수영체험관 목적의 구조변경 승인 및 평택지방해양수산청의 부지 활용 비관리청 항만개발사업 인허가를 이행하여 서해대교 하부 현 부지의 토목공사를 완료하고 7월 9일에 이전했다. 이번 평택함 이전이 완료됨에 따라 시는 함 내 철거공사 및 인테리어공사, 수영장 조성 등 해양안전체험관 조성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해 내년 3월 개장할 계획이다. 시 관계자는 “평택함은 전장 86m, 선폭 18m 규모로, 해군의 선박구조와 예인 임무를 수행하다 2016년 12월 퇴역했으며, 주요 수행 임무는 태안 기름유출 방제작전, 천안함 인양작전, 세월호 인양작전 등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시는 지난 2021년 1월 평택함을 활용한 해양안전체험관 조성사업을 위해 사업시행자를 공모해 사단법인 한국해양안전협회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한 바 있다. 지난 2월에 평택함을 활용한 재난안전교육장, 국가자격증시험장(수영장), 해군홍보관, 4D항법 체험관 등 해양안전체험관 조성사업 추진을 위한 실시협약을 체결했다.
  • 경찰, ‘건축왕’ 특혜 의혹 동해안권경제자유개발청 압수수색

    경찰, ‘건축왕’ 특혜 의혹 동해안권경제자유개발청 압수수색

    경찰이 인천 미추홀구 전세사기 사건의 주범이자 ‘건축 사기꾼’(건축왕)으로 불리는 남모(62·구속)씨가 강원 동해 망상지구 사업자로 선정되는 과정에서 특혜를 제공받았다는 의혹에 대해 강제수사에 나섰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국수본) 중대범죄수사과는 11일 강원 동해안권경제자유구역청(동자청) 및 전 동자청 관계자들의 사무실과 주거지 등 4곳을 압수수색하고 있다. 경찰은 2017년 7월 망상1지구 사업자 선정을 위한 투자심사위원회 개최 과정에서 동자청 관계자들이 평가위원이 작성한 심사의견서를 사후에 다시 작성토록 하는 등 일부 직권남용 혐의가 있다고 보고 증거 확보에 나섰다. 경찰은 지난 5월 남씨가 2018년 망상1지구 사업자 선정 특혜를 받았다는 첩보를 넘겨받아 입건 전 조사(내사)를 벌여왔다. 남씨는 아파트 건설업 특수목적법인(SPC)인 동해이씨티를 설립한 이후 2018년 망상1지구 사업시행자로 선정됐다. 경찰은 직원 5명, 자본금 5억원에 그쳤던 이 회사가 6674억원이 투입된 대규모 사업의 사업자로 선정된 과정 전반을 조사하고 있다. 남씨는 사업자 지정을 위해 필요한 165만㎡를 추가 매입하지 못하고, 관련 공탁금도 예치하지 못했다. 이에 사업 능력을 제대로 검증하지 않은 채 남씨 회사가 사업자로 선정됐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특히 규모가 작은 회사였던 터라 남씨가 최 전 지사 등 정치인에게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도 제기된 상황이다. 강원도 감사위원회도 지난달 5일 감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사업 추진 당시 의사결정 라인에 있었던 최문순 전 강원지사, 전 동자청 고위 간부 등 3명을 경찰에 수사 의뢰하겠다고 밝혔다. 강원도 감사위원회는 “동자청이 산업통상자원부 경제자유구역위원회 자문회의에서 제기한 재검토 의견을 무시하고 동해이씨티가 제출한 개발계획안을 산자부에 신청해 2018년 10월 승인을 받아냈다”며 “동자청은 면밀한 검토를 소홀히 해 동해시 지역사회로부터 사업자 특혜 의혹을 초래했다”고 밝힌 바 있다. 감사위원회는 동해이씨티가 시행자로 선정되기 위해 동자청에 제출한 사업제안서에 대한 검토가 부실하게 이뤄진 점도 지적했다. 경찰이 강제 수사에 나서면서 특혜 의혹에 연루된 것으로 의심받는 최 전 지사를 포함해 야권 정치인으로 수사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국수본 중대범죄수사과는 권력형 비리수사와 대형 경제범죄를 수사하는 부서다.
  • 애태우던 튀르키예, 나토 정상회의 전날 ‘스웨덴 가입’ 빠른 진행 동의

    애태우던 튀르키예, 나토 정상회의 전날 ‘스웨덴 가입’ 빠른 진행 동의

    튀르키예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개막을 하루 앞둔 10일(현지시간) 스웨덴의 가입 동의 절차를 “가능한 한 빨리” 진행하는 데 전격 합의했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이 이날 오후 리투아니아 빌뉴스에서 튀르키예-스웨덴 정상 회동이 끝난 뒤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이 내용을 알렸다.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은 “스웨덴 가입 비준안을 (튀르키예) 의회에서 가능한 이른 시일 안에 진행시키는 데 합의했다고 발표하게 돼 기쁘다”면서 “오늘은 역사적인 날”이라고 말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이 미뤄왔던 의회 가결 절차를 추진하기로 합의했다는 뜻이다. 튀르키예, 스웨덴 양국 정상과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이 회동 뒤 발표한 공동성명에서도 “튀르키예는 스웨덴 가입 비준안을 의회에 전달하고, 의회와 긴밀히 협력해 비준을 보장할 것”이라고 명시했다. 다만 구체적인 의회 상정 시한은 언급하지 않았다.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은 관련 질의에 “구체적인 날짜를 제시하진 않겠지만 에르도안 대통령은 가능한 이른 시일 안에 이뤄지도록 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고 답했다. 스웨덴은 지난해 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하자 오랜 군사중립 정책을 폐기하고 핀란드와 함께 같은 해 5월 나토 가입 신청서를 냈다. 그 뒤 핀란드는 기존 30개 회원국의 만장일치 동의를 얻어 11개월 만인 지난 4월 31번째 회원국이 됐지만, 스웨덴은 튀르키예와 헝가리의 반대 및 유보에 막혔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스웨덴에 반(反)튀르키예 무장단체인 쿠르드노동자당(PKK) 대응 강화를 요구한 데 이어 최근에는 스웨덴에서 벌어진 이슬람 경전 쿠란 소각 등 돌발 상황을 문제 삼아 최종 동의를 미뤘다. 그는 이날 갑자기 답보 상태인 자국의 유럽연합(EU) 가입 절차가 재개되도록 EU에 속한 나토의 유럽 회원국들이 협조해준다면 스웨덴의 가입에 최종 동의하겠다는 추가 조건을 걸기도 했다. 그러나 나토 중재로 이뤄진 양국 정상의 회동에서 절충점을 찾은 것으로 보인다. 의회 가입 비준안 처리에 필요한 시간을 고려할 때 당초 계획대로 이번 정상회의에서 스웨덴을 32번째 회원국으로 맞이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지만, 나토 입장에서는 일단 큰 장벽을 넘었다고 판단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전격 합의 직후 백악관은 조 바이든 대통령과 에르도안 대통령이 11일 나토 정상회의가 열리는 리투아니아 빌뉴스에서 양자 회담을 한다고 확인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곧바로 별도 성명을 발표, “이번 결정을 환영한다”면서 “유럽과 대서양 방위 강화를 위해 에르도안 대통령 및 튀르키예와 함께할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그 동안 스웨덴의 조속한 나토 가입을 희망한다며 강력한 압박을 이어왔다. 튀르키예에 대해선 그들의 숙원 사업인 F16 전투기 판매를 지지하는 등 유인책을 제시하기도 했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바이든 대통령이 12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별도 양자회담을 추진 중이라고 보도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의 조속한 나토 가입을 요구하고 있지만, 미국을 비롯한 나토 회원국들은 난색을 표하는 상황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출국 직전에 녹화 방송된 CNN 인터뷰를 통해 “우크라이나가 나토에 가입할 준비가 됐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전쟁이 한창인 지금 나토 회원국으로 편입할지에 대해 나토 내 만장일치 의견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우크라이나 나토 가입) 투표를 요구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며 “우크라이나가 나토에 가입할 자격을 갖추기 위한 합리적인 길을 우리가 제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영상 메시지를 통해 “우리가 나토 가입을 신청했을 때 우리는 솔직하게 이야기했다”며 “사실상 우크라이나는 이미 나토의 일부이며, 우리의 무기는 나토의 무기이고 우리의 가치는 동맹의 가치와 같다”고 강조했다. 이어 나토의 우크라이나에 대한 추가 무기 지원도 촉구하면서 “나토 정상회담에서 이를 승인해야만 한다”고 덧붙였다.
  • [열린세상] 글로벌 공동 R&D센터 유치 시급하다/송경진 전 세계경제연구원장

    [열린세상] 글로벌 공동 R&D센터 유치 시급하다/송경진 전 세계경제연구원장

    지난주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의 방중 사흘 전 핵심 공급망 다변화의 중요성을 부각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지난 3일 중국 상무부와 관세총국은 중국이 전 세계 공급의 94%와 90%를 각각 차지하는 갈륨과 게르마늄 및 관련 화합물 수출 시 새달 1일부터 당국의 사전 승인이 필요하다고 발표했다. 이는 미국, 일본, 네덜란드의 대중 반도체 장비 수출 통제에 대한 중국의 대응 조치다. 미중 경쟁이 본격화된 이후 2020년 제정된 중국 ‘수출통제법’의 첫 적용 사례다. 수출 통제 조치가 장기화되면 갈륨과 게르마늄의 글로벌 가격 상승과 첨단기술 상용화에 어려움을 초래할 수 있다. 갈륨은 차세대 반도체, 전자기기, 태양광 패널, 전기차 등에 주로 쓰인다. 게르마늄은 광섬유통신, 야간투시경, 인공위성용 태양전지 등에 활용되는 핵심 광물이다. 향후 지정·지경학적 환경 변화에 따라 핵심 광물과 희토류 공급망을 장악한 국가들의 수출 제한 조치, 국유화 등 자원의 무기화 사례가 늘어날 가능성이 농후하다. 더욱이 핵심 광물과 희토류는 4차 산업혁명 가속화와 기후변화 대응 에너지 전환에 절대적이다. 경제성장과 국가경쟁력에 직결되는 문제다. 따라서 특정국에 대한 과도한 의존 감소 노력의 구체화·다각화가 시급해졌다. 안정적이고 탄력성 있는 공급망 확보에는 핵심 광물 부국들과의 협력이 우선이다. 한국은 지난해 6월 미국이 주도하는 핵심광물안보파트너십(MSP)에 참여했다. 지난달 희토류 매장량 세계 2위 베트남을 국빈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은 한ㆍ베트남 ‘핵심 광물 공급망 센터’ 설립에 관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지난달 27일 울란바토르에서 한국, 미국, 몽골이 민간 부문도 일부 참여한 핵심 광물 대화를 처음 갖고 더 많은 관련 정보 교환 및 협력을 약속했다. 인도네시아, 호주 등 핵심 광물 부국들과의 협력도 강화하고 있다. 그러나 당장은 희토류와 핵심 광물 공급에서 중국의 독점적 지위를 대체할 국가가 없다. 핵심 광물 자원의 개발, 생산까지 현재의 기술로는 15~16년이 걸린다. 얼마 전 스웨덴에서 발견된 리튬 광산이 배터리 생산까지 이어지려면 15~16년이 걸린다는 얘기다. 미중의 지정학적 갈등으로 인한 핵심 광물 공급망 변동과 취약성, 에너지 전환, 기후변화로 그렇게 기다릴 여유가 없다. 광산 개발, 정련, 제련을 앞당기는 신기술과 대체기술의 개발이 더욱 절실한 이유다. 전 세계에 널리 분포된 소듐을 활용한 소듐 배터리가 리튬이온 배터리 대체재로 개발됐으나 내구성, 대량생산 및 상용화에 여전히 기술적 한계가 있다. 또한 핵심 광물 생산은 오염물질을 다수 배출하는 환경 파괴적 산업이므로 친환경 기술의 개발도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 신기술, 대체기술, 친환경기술 개발을 위한 연구개발(R&D)에는 막대한 장기 투자가 필요하다. 생각이 비슷한 국가들이 모여 집단 리더십과 협력을 발휘해야 한다. 신기술, 대체기술, 친환경기술 개발을 위한 ‘글로벌 R&D센터’ 설립을 제안한다. MSP 13개 회원국 혹은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 14개 회원국이 창립회원국으로 참여할 수 있다. 센터의 목적과 추진 방향에 관한 특정국의 지배적 위치 방지를 위해 참여국의 동일 지분·출자 원칙이 바람직하다. 참여국은 자국 정부뿐 아니라 관련 민간기업도 함께 참여토록 해 진정한 국제 민관 협력을 이끌 수 있다. 핵심 광물의 95%를 수입하는 우리나라는 ‘글로벌 R&D센터’ 유치에 적합한 나라다. 게다가 한국은 누구에게도 위협을 가하지 않는다. 안전하고 깨끗하며, 물가도 감당할 만한 수준이다. 잘 갖춰진 인프라에 인적 자원도 풍부하고 기술 수준도 높다. 우리가 나서지 않을 이유가 없는 것이다. 전 세계에 유익한 일에 우리가 솔선수범하는 것은 글로벌 중추국가로 인정받는 길이다.
  • [단독] 그는 왜 스위스서 죽음을 준비하나 [금기된 죽음, 안락사②]

    [단독] 그는 왜 스위스서 죽음을 준비하나 [금기된 죽음, 안락사②]

    <2> 그린라이트를 기다리는 사람들 ‘죽음의 선택권’이 주는 희망 “나답게 살고 싶어 스위스로 간다” 10명. 2016년부터 최근까지 스위스에서 조력사망한 한국인의 숫자다. 그리고 300명에 달하는 한국인이 조력사망을 신청하기 위해 스위스 조력사망 지원 단체에 가입했다. 그들은 왜 8770㎞를 날아 그 먼 곳으로 죽기 위해 떠나려는 걸까.서울신문은 지난해 10월부터 8개월간 스위스 조력자살 지원 단체 가운데 하나인 디그니타스에 가입한 한국인 회원 20명을 심층 인터뷰했다. 이들 중에는 암, 신부전, 뇌종양, 복합부위통증증후군(CRPS) 등의 질환을 앓는 사람도 있었고, 신체적으로 건강한 사람도 있었다. 이들은 여러 가지 이유로 스위스 조력사망 단체에 가입했지만 공통적으로 한국 사회가 존엄한 죽음을 받아들이고 준비하는 데 여전히 소극적이라는 점을 지적했다.“저는 간호사였어요. 내과 병동에서 일할 때 마약성 진통제로도 통증을 조절하지 못해 고통스러워하는 말기암 환자들을 자주 봤어요. 그랬던 제가 환자가 되고 보니 한국에서 죽는 게 두렵더라고요.” 이소연(41·가명)씨는 13년째 만성골수성백혈병과 싸우고 있다. 2021년 11월 갑작스레 암 수치가 증가했을 때 디그니타스 가입을 결심했다. 치료제가 듣지 않는 급성기나 말기가 되면 스위스로 가 조력사망하기 위해서다. 한때 간호사였던 이씨가 마지막 순간에 병원 대신 안락사를 택하겠다고 마음먹은 건 “병원이 환자의 고통을 덜어 주지 못한다는 것을 잘 알기 때문”이다. 요양병원에서 의사로 일하는 이씨 남편 역시 이런 사정을 누구보다 잘 이해한다고 말했다. “환자가 빨리 죽여 달라고 할 만큼 고통을 호소해도 병원에서는 환자의 의식이 떨어질까 봐 진통제를 쓰는 데 한계가 있어요. 아무리 통증 조절을 해 줘도 환자가 아픔을 감당할 수 있을 정도는 아니에요.” 지난 2월 경북 왜관의 자택에서 만난 이씨는 “의료계에 있어 본 사람치고 ‘왜 그런 선택을 했냐’고 할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라며 단호하게 말했다. 그 스스로 백혈병 진단을 받고 10여년을 투병하며 그런 고통을 때때로 경험했기 때문이다.2010년 겨울 이씨는 회사 복도에서 미끄러져 엉덩방아를 찧었다. 살짝 넘어졌다고 생각했는데 시커먼 멍이 사라지지 않았다. 병원에서 피검사를 했더니 백혈구 수치가 이상하다고 했다. 서울에 있는 큰 병원 두 곳을 찾아 검사한 결과 백혈병이었다. 다행히 2000년대 들어 ‘글리벡’이라는 혁신적인 표적 항암제가 개발된 덕에 관리만 잘하면 장기 생존이 가능하다고 했다. 그러나 생존율이 높아졌다고 해서 고통과 두려움이 옅어지진 않았다. 약 부작용은 일상생활을 하기 힘들 만큼 독했고, 때때로 죽음과 맞바꾸고 싶을 만큼 심한 통증과 맞닥뜨려야 했다. 평소엔 온종일 누워 있어야 할 정도로 피로감에 시달렸다. 이씨는 “활발하고 외향적인 성격이라 밖에서 사람들을 만나고 노는 것을 좋아했지만 지금은 몸 상태를 예측할 수 없어 약속을 잡거나 장시간 외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날도 이틀 전부터 배가 아파 잠을 제대로 못 잔 상태라고 했다. 백혈병 진단을 받고 처음 사용한 약이 글리벡이었다. 이 약은 숱한 백혈병 환자를 살린 기적의 치료제로 불렸지만 피부와 장기가 얇아지는 부작용이 있었다. 조그만 자극에도 쉽게 근육이 파열되고 인대가 늘어났다. 배란이 출혈로 이어져 두 번의 난소낭종 파열 수술을 받고 나선 평생 피임약을 복용해야 했다. 이씨는 “어딘가에 살짝 부딪히기만 해도 유리처럼 부서지는 영화 ‘글래스’의 주인공이 된 것 같았다”고 말했다. 일이 덜 고될 듯해 초등학교 보건 강사로 자리를 옮겼지만 2016년 무렵엔 아예 그만둘 수밖에 없었다. 하루 대여섯 번씩 찾아오는 설사는 외출을 어렵게 만들었다. 새로운 일을 해 보려고 직업전문학원에 다니던 어느 날, 학원에 도착해 강사에게 인사하려는 순간 느닷없이 설사가 터진 일도 있었다.#통증항암치료와 부작용 반복에 죽음과 맞바꾸고 싶은 고통“후회 없을 만큼 다 해봤어요” “신호도 없이 나오는 바람에 저도 모르게 소리를 질렀어요. 다행히 패드를 하고 있어서 참사는 막을 수 있었지만 스스로 조절할 수 없는 상태가 된 것에 너무 놀랐어요. 그 무렵 터널을 지나면 뱅글뱅글 돌며 어지럽더라고요. 공황장애가 생긴 거예요.” 글리벡의 부작용이 한계에 이르면서 이씨는 2019년 두 번째 항암제인 ‘타시그나’로 약을 바꿨다. 이번에는 콜레스테롤 수치가 증가하면서 담석이 생겼다. 결국 지난해 3월 담낭절제술을 받았다. 세 번째 수술이었다. 그는 “수술 후 깨는 순간 죽고 싶다는 생각이 들 만큼 아팠다. 통증이 10점 만점에 10점이라고 얘기하는데도 경증환자 대하듯 참으라고만 하던 주치의를 생각하면 아직도 화가 난다”고 말했다. 새로운 부작용이 나타날 때마다 대항하고 적응하며 십 년 넘게 암과 싸워 왔는데, 2021년 가을 정기 추적검사에서 암 수치가 올라갔다는 결과가 나왔다. 항암제가 듣지 않는다는 얘기였다. 약에 내성이 생기거나 부작용이 심해지면 세 번째 약으로 바꿔야 하는데, 이때부터는 골수이식도 염두에 둬야 한다. 다행히 검사 결과에 오류가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지만 이씨는 오래전부터 생각한 디그니타스 가입을 결심했다. 더 늦기 전에 언제 닥칠지 모르는 죽음을 준비해야 한다고 본 것이다. 애초에 골수이식은 하지 않기로 마음먹었다. 더는 부작용을 감당할 자신이 없어서다. “골수이식을 하고 나면 자기 몸에서 하나 정도는 잃어버려요. 실명하는 분들도 있고, 숙주 반응으로 폐나 장이 망가지기도 하고요. 제가 아는 분은 골수이식을 하고도 재발해 세 번이나 이식했어요. 몸이 건강한 상태이고 처음이라면 시도해 보겠지만 이제는 어떤 고통을 겪게 될지 빤히 알거든요.” 마지막 단계에 이르면 골수이식 대신 안락사를 택하겠다는 뜻을 남편과 언니에게도 전했다. 이씨의 ‘버킷리스트’(죽기 전 꼭 하고 싶은 일)는 ‘잘 죽는 것’이라고 했다. “처음 진단을 받고 나서 후회하지 않을 만큼 할 수 있는 건 다 했어요. 이제는 예측된 죽음을 준비하고 싶어요. 갑자기 코로나나 폐렴에 걸려서 죽지 말고, 마지막에 스위스까지 무난히 갈 수 있는 체력이 남아 있기를 바라요.”#일상15개월 ‘시한부 선고’ 받았지만항암치료 대신 ‘남은 일상’ 선택“말기 환자에게 선택지 너무 부족” “항암치료를 꾸준히 했을 때 15개월 정도 예상됩니다.” 2020년 1월 시한부 선고를 내리는 의사의 말에 최수진(52·가명)씨는 별로 동요하지 않았다. 그의 머릿속은 온통 병원 중환자실에 의식 없이 누워 있는 어머니 생각뿐이었다. 갑자기 쓰러진 어머니는 평소 절대로 하지 말라던 의료 장치들을 두 달째 주렁주렁 달고 있었다. ‘이거 다 치워라.’ 어머니가 말이라도 할 수 있다면 좋을 텐데. 다시 깨어나기 힘들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그와 형제들은 어머니를 보내 드리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최씨는 일 년에 한두 번 받던 산부인과 정기 검진에서 우측 신장 옆에 종양들이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수술과 조직검사 결과는 육종암이었다. 이름조차 낯선 육종은 악성 종양 중에서도 1% 정도밖에 안 되는 희소 암이었다. 이미 대장과 대정맥, 복막 등 장기 주변에 퍼진 4기였다. 의사는 항암치료가 잘 듣지 않는 병이라고 말하면서도 수술로 육종을 완전히 제거하긴 어려우니 항암치료를 해야 한다고 했다. 서울에 있는 더 큰 병원을 찾았지만 결과는 크게 다르지 않았다. “항암을 하면 나을 수 있나요?” 최씨의 질문에 의사는 ‘고식적 항암’이라는 어려운 말로 답했다. 치료 단계는 이미 지났으니 암의 진행 속도를 늦춰 생존 기간을 늘리자는 뜻이었다. “그럼 항암을 하면서 직장 생활을 할 수 있을까요?” 항암치료를 받다가 체력 소진과 부작용으로 몸이 더 안 좋아지는 사례를 더러 봤기 때문이다. 최씨는 평소와 다름없이 생활한다면 괜찮겠지만 회사까지 그만둬야 한다면 진짜 시한부 환자가 될 것 같다고 생각했다. 주변에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듣는 게 싫어 병가도 내지 않고 수술한 뒤 직장에 복귀한 터였다. 의사는 “항암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하며, 주의를 주듯 “이 상황에서 항암을 안 하는 사람은 없다”고 덧붙였다. 집으로 돌아온 최씨는 다음 진료일을 앞두고 주치의 앞으로 편지를 썼다. 마음은 이미 항암을 하지 않겠다는 쪽으로 기울었다. 1년 반이라는 길지 않은 시간을 ‘나답게’ 보내고 싶었기 때문이다. 다만 의사에게 항암을 하지 않겠다고 말하는 게 몹시 부담스러웠다. 병원은 계속 다니면서 건강 상태를 점검하고 관리해 나가고 싶은데, 항암을 하지 않겠다고 하면 의사 말을 듣지 않고 진료를 포기하는 것처럼 비칠 듯했다. 게다가 3분도 안 되는 진료 시간은 이런 뜻을 충분히 전달하기에 너무 짧았다. 그는 A4 용지 한 장짜리 편지를 써서 진료일 전에 도착하도록 했다. ‘저는 항암치료를 하고 싶지 않습니다. 얼마 남지 않은 제 삶을 일상생활도 제대로 영위하지 못한 채 사는 것은 제가 원하는 바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생존 기간이 1년 미만으로 단축될 수 있고, 수개월 안에 위중한 상태에 접어들 가능성도 있다지만 이제부터 의미 있는 일정으로 채워 나가며 헛되이 보내지 않도록 계획을 세우려고 합니다….’ 최씨에게 한 가지 고민은 마지막 순간이 왔을 때 병원 말고 다른 선택지가 없다는 것이었다. 그는 문득 친구들과 먼 훗날쯤으로 생각하고 얘기했던 ‘안락사’를 떠올렸다. 어렵사리 스위스 조력자살 단체를 찾아 가입하고, 필요한 절차와 서류를 준비했다. 지난 1월 경기도에서 최씨를 만났다. 1년 반도 안 남았다는 시한부 진단을 받은 지 3년이 지난 시점이었다. 어머니는 최씨가 진단을 받은 지 얼마 안 돼 돌아가셨다. 그는 당시를 회상하며 “마음의 준비가 안 된 상태에서 어머니를 보낸 게 너무 힘들었는데 적어도 난 준비할 시간이 있어 다행이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최씨는 병원의 예측과 달리 항암치료 없이도 직장과 일상생활 모두 그대로 이어 가고 있었다. 암세포가 요관을 누르고 있어 이를 확장하는 스텐트 시술을 한 것 외엔 별다른 통증 없이 건강도 유지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항암을 선택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병을 낫게 하는 치료가 아니라 제가 걱정하는 안 좋은 기간을 늘릴 뿐이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항암이 잘 듣지 않는다고 하면서 항암을 권하는 것도 이해가 안 되더라”라며 말기 환자에게 주어진 선택지가 부족한 데 대해 아쉬움을 드러냈다. 최씨에겐 일상의 삶을 가능한 한 오래 유지하는 것이 중요했다. 무엇보다 자신의 의지대로 할 수 없는 상태가 되는 것만은 피하고 싶다고 했다. 이러한 생각은 마지막 3개월을 중환자실에서 보내고 임종한 어머니를 보면서 더욱 확고해졌다. 최씨는 스위스행을 준비하게 되면 그 여정을 빠짐없이 기록할 거라고 말했다. “복잡하고 어려운 절차를 거쳐 먼 나라까지 가 생의 마지막을 준비해야 하는 상황에서 조력사를 합법화한 나라의 국민이 얼마나 부러운지 모르겠어요. 성공하든 실패하든 제가 남길 기록이 저와 같은 어려움을 겪게 될 국내 다른 환자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됐으면 합니다.”#생존고문 같은 통증… 진통제만 24알조력사망 승인받고 삶 달라져“오늘 하루도 더 최선 다하게 돼” “주변에서 (같은 병에 걸린 사람들이) 자살했다는 얘기가 30명 넘게 들렸어요. 어느 순간 트라우마보다는 이 사람들을 살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김경태(43)씨는 11년째 복합부위통증증후군(CRPS)을 앓고 있다. CRPS는 특정 부위를 다친 후 극심한 신경성 통증이 계속되는 만성질환으로, 겉으로는 건강해 보여도 환자는 정신을 잃을 정도의 통증을 느끼는 희소질환이다. 원인이 뚜렷하지 않아 진단과 치료도 쉽지 않다. 김씨의 통증은 2013년 5월 자전거 사고로 왼쪽 팔을 다친 뒤 시작됐다. 갑자기 찾아온 고통은 “가스레인지 불에 손을 올려놓은 듯” 뜨거웠다. 이후로도 수시로 몰려드는 통증에 정신을 잃고 쓰러졌다. 나중에는 통증을 참느라 손톱과 발톱을 남김없이 뜯었다. 김씨가 통증을 완화하기 위해 하루에 먹는 약만 24알이다. 모르핀, 옥시코돈과 같은 마약성 진통제와 신경 안정제, 근육 이완제 등이 포함돼 있다. 그는 “하루하루 사는 게 고문을 받는 것 같다”고 표현했다. 김씨가 디그니타스의 문을 두드리게 된 것도 그런 이유에서였다. 그는 2019년 방송 예능프로그램에 나와 안락사를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고, 이후 방송과 유튜브 등에서 공개적으로 조력사망을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는 국가인권위원회에도 ‘임종 직전이 아니지만 극심한 고통을 느끼는 사람들은 어떻게 해야 하느냐’고 진정을 넣었지만 현행법상 불가능하다는 답변만 받았다. “아무리 생각해도 통증에서 탈출할 방법이 없으니까요. 다른 대안이 없을 땐 안락사라는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우리나라는 웰다잉이라고 하면서 실제로는 모두 회피하고 있어요.” 김씨는 2021년 12월 디그니타스에 조력사망을 신청해 ‘그린라이트’(승인)를 받았다. 그리고 지난해 2월 스위스행을 계획하던 중 ‘신약이 개발되고 있으니 3년만 더 참아 보자’는 의사의 권유로 조력사망을 보류한 상태라고 했다. 그는 마지막 선택권이 주어지자 역설적으로 삶에 최선을 다하게 됐다고 한다. 이는 디그니타스 회원들이 공통으로 이야기하는 대목이기도 하다. 김씨는 공인중개사 자격증을 따고 사업을 시작했다. 체력을 기르려고 무에타이도 꾸준히 배우고 있다. “어떻게 죽을 것인가에 대한 계획을 스스로 설계하고 나면 오늘 하루도 더 알차게, 최선을 다할 수 있어요. 저는 그걸 보여 주려는 거예요.” 서울신문의 ‘금기된 죽음, 안락사’ 기획기사는 [인터랙티브형 기사]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QR 코드를 찍거나 아래 링크를 복사한 후 인터넷 주소창에 붙이는 방법으로 콘텐츠를 보실 수 있습니다. https://www.seoul.co.kr/SpecialEdition/euthanasia/■기획취재부 유영규 부장, 신융아·이주원 기자
  • 옳고 그름을 떠나…모두에게 ‘어떻게 살아낼 건가’ 묻고 있었다 [금기된 죽음, 안락사②]

    옳고 그름을 떠나…모두에게 ‘어떻게 살아낼 건가’ 묻고 있었다 [금기된 죽음, 안락사②]

    <2> 그린라이트를 기다리는 사람들 심리부검 전문가가 읽은 다그니타스 회원의 심리 서울신문은 심리부검 전문가인 박지영 상지대 교수에게 디그니타스 한국인 회원 20명의 인터뷰(진술)에 대한 질적 분석을 의뢰했다. 조력사망을 선택했거나 선택하려는 사람들에게서 왜 그런 선택을 해야만 했는지를 기자가 아닌 전문가의 눈을 통해 보다 깊게 분석하고 읽어 내기 위해서다. 심리사회적 경험 분석은 익명화 과정을 거쳤다. 최종 분석 내용은 최대한 박 교수의 분석문 내용을 그대로 옮겼다.20인의 이야기 속에는 누구든 한 번은 고민할 수밖에 없는 삶과 죽음의 문제들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우리 사회가 이들의 경험과 이야기에 귀 기울여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현대인의 평균 수명은 늘어났지만 늘어난 시간 대부분을 노인으로 살아야 한다. 나날이 발전하는 의과학에도 질병으로 인한 삶의 질 저하, 존재 의미에 대한 갈등은 의료적 시스템이 해결해 줄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20인의 사연을 읽으며 비록 조력사망에 동의하지 않더라도 이들의 선택을 이해하고 공감할 수밖에 없었다. 이들의 이야기는 바로 나 그리고 우리들의 이야기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인터뷰에 응한 디그니타스 회원 20명은 20대에서 80대까지 다양한 연령대였다. 이들 중 조력사망까지 신청한 사람은 7명이었다. 신청 결과 2명은 승인, 1명은 거절됐으며 다른 4명은 신청 과정에서 서류 작성의 어려움, 공증 등 절차상 어려움으로 인해 일시 중단한 상태였다. #투병하루 사는 만큼 더해지는 고통 “병든 상태로 나이는 들어가고 몸은 점점 아픈데 약은 안 듣고 처방도 안 되고 돈도 없어지는데 일은 할 수가 없고….” (회원 5) 살기 위한 노력은 꽤 오랜 기간 치열했다. 짧게는 2년, 길게는 30년이 넘도록 이들은 평생 복용해야 하는 약물의 부작용을 견디며 일상이 된 투석을 버티고 ‘받지 않으면 죽을 수밖에’ 없는 치료를 받으며 투병의 나날을 보냈다. 하지만 살기 위해 선택한 치료는 시간을 거듭해도 병과 증상으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는, ‘살아갈 만한’ 일상을 만들어 내지 못했다. 오랜 약물 복용은 또 다른 부작용을 초래했고 마약류 진통제에도 내성이 생겨 고문 같은 통증을 혼자서 참아 내야 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이러한 상황이 반복되자 더는 약물과 증상을 견뎌 낼 체력과 의지도 남아 있지 않았다. “하반신 통증은 마약 패치도 효과가 거의 없어 못 견디겠고 병원에서는 진통제 용량을 늘리면 내성이 생길 수 있다고 참으라고 합니다. 상반신도 복부 압박이 심해 호흡이 불편하고 위를 눌러 식욕도 없어요. 소변줄을 차고 있으나 소변이 안 나와서 응급실에 가 소변줄을 갈고 나오는 생활을 반복하고 있어요.”(회원 9) “유방암 항암제 부작용이 심해 자율신경계가 완전히 망가진 것 같아요. 현재는 뇌종양 수술 후유증으로 심각한 이명, 청각과민증, 청력소실로 동네 마트 외출도 힘든 상태가 됐어요.”(회원 10) 평생을 환자로 살아야 하는 삶에는 그동안 열심히 살아 온 ‘나’란 존재가 사라진다. 목숨을 이어 가는 ‘연명’만이 있을 뿐이었다. 병은 평범한 일상을 중단시켰을 뿐 아니라 먹고 자고 배설하는 생리적 욕구조차 고통스럽게 만들었다. 언제 시작될지 모르는 통증에 대비해야 하는 시간은 두렵고 치료 과정에서 생긴 공황, 설사, 탈모, 발진 등은 자신이 최소한 지키고 싶었던 ‘인간다운 삶’과 멀어지게 했다. 의료와 복지서비스가 다양해지고 돌봄시스템이 확장되고 있다지만 이들이 체감하기엔 턱없이 부족했다. 환자의 증상보다는 질병 유형만을 기준으로 약물이나 치료비 수준이 결정된다. 이 때문인지 젊은 암 환자나 혈액투석 환자들은 사회가 자신을 후순위 환자로 여긴다고 말한다. “호스피스도 알아 봤지만 혈액투석은 포함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죽을 단계가 아니면 투석 환자에게 호스피스를 연결해 주진 않더라고요.”(회원 12)#희망일그러진 일상, 대안의 탐색 “간병 문제나 경제적으로 어려워 안락사를 고려한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말기 암 환자나 식물인간처럼 사는 사람은 경제적 문제로 인한 게 아닙니다. 이렇게 사는 것이 인간다운 삶이 아니기 때문에 하루라도 가족에게 부담을 덜 주고 질 좋게 죽는 것을 바랄 거예요.”(회원 11) 처음부터 죽음을 생각한 것은 아니다. 이들이 가졌던 희망은 병전(病前) 생활로의 복귀였다. 완치가 어렵고 평생 약을 먹더라도 최소한 자신의 역할을 유지할 수 있다면 견뎌 낼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러나 한두 달도 아닌 수년, 수십 년 동안 치료와 일상 두 가지를 병행하는 것은 신체적으로나 심리적으로 무리였다. 점점 약해지는 체력 때문에 직장에서 일을 하거나 사람을 만나는 것이 어려워졌다. 쉬어야 할 시간에 투석을 하고 웃을 일에도 통증으로 일그러진 표정을 짓는 경우가 계속되다 보면 어느 순간 직장에도, 주변 사람에게도 미안해졌다. “열여덟 살부터 (서른여섯 살인) 지금까지 혈액투석을 하고 있어요. 4시간씩 소요되는 투석을 직장에 다니며 하루 걸러 진행하는데, 체력적으로 너무 힘들어요.”(회원 12) “새 직장 출근 5개월 만에 공황과 우울, 갑상선기능저하증이 생기면서 체중이 늘어나고 그러면서 대인 기피증까지 왔어요. 잠깐 쉬려 했던 게 2년째 쉬게 됐고 이제 완치에 대한 희망을 접었어요.”(회원 13) 이들은 시간이 지날수록 자신의 고통이 가족과 주변 사람에게까지 확대되는 것 같아 죄책감을 느끼기도 한다. 때문에 아프고 힘든 이야기를 꺼내는 일도 점점 어려워졌다. 상황을 끝낼 방법은 자살뿐이라는 생각이 커졌다. 이들은 자신의 마지막을 존중하고 가족에게도 충격과 상처가 덜할 수 있는 마지막 대안을 탐색하기 시작했다. “남의 도움 없이 살기 어려운 상태에서 연명하고 싶지는 않아요. 그건 내가 사는 게 아니거든요. 안락사의 기회가 없다면 저는 자살할 것 같아요.”(회원 2) #선택나를 위한 마지막 권리 이들이 조력사망을 선택하는 데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원칙은 ‘내 의지’였다. 그래서 의식이 명료하고 기력이 남아 있는 지금 다른 사람이 아닌 자신의 의지로 조력사망 신청 절차를 진행하고자 했다. 이는 자신을 위한 마지막 권리이자 언젠가 자신의 죽음을 결정해야 할 가족에게 부담을 주지 않는 방법이라 여겼다. “통증으로부터 탈출할 수도, 견딜 수도 없어 최후의 수단으로 디그니타스 문을 두드렸어요.”(회원 3) “평소 웰리빙보다 웰다잉이 중요하다고 생각해 왔어요. 조력사망은 그런 점에서 준비된 죽음이에요. 내가 의식이 없으면 안락사하게 해 달라고 평소 자녀들한테도 말해 뒀어요.”(회원 6) 조력사망의 결정은 역설적으로 삶을 버티는 새로운 동기가 됐다. 환자로서 어쩔 수 없이 견뎌야 하는 치료와 고통에 압도되지 않고, 언제든 고통을 멈출 수 있는 조력사망을 선택할 수 있다는 여지가 현 상황을 버티며 살아내고자 하는 원동력이 됐다. “저는 투병을 포기한 것이 아닙니다. 제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해 치료에 전념할 것입니다. 다만 조력사망 승인은 앞으로의 투병 여정에 꼭 필요한 마음의 큰 위안이자 안전장치입니다.”(회원 8)이제 우리 사회도 죽음의 질을 이야기할 때다. 이는 제3자로서 조력사망을 옹호할 것인가, 반대할 것인가의 문제가 아니다. 인터뷰에 응한 디그니타스 회원들의 경험을 빌려 누구나 죽음 앞에서 맞닥뜨릴 질병과 고통의 시기에 사회는 무엇을 해야 하고 개개인은 어떻게 살아낼 것인가에 관한 문제를 작은 틈으로나마 드러내 보자는 것이다. 여기 스무 명의 이야기가 그런 의미 있는 시발점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박지영 상지대 교수 서울신문의 ‘금기된 죽음, 안락사’ 기획기사는 [인터랙티브형 기사]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QR 코드를 찍거나 아래 링크를 복사한 후 인터넷 주소창에 붙이는 방법으로 콘텐츠를 보실 수 있습니다. https://www.seoul.co.kr/SpecialEdition/euthanasia/
  • [단독]“안락사 희망 20인의 사연…결국 우리 이야기였다”[금기된 죽음, 안락사]

    [단독]“안락사 희망 20인의 사연…결국 우리 이야기였다”[금기된 죽음, 안락사]

    서울신문은 심리부검 전문가인 박지영 상지대 교수에게 스위스 존엄사 단체 ‘디그니타스’ 한국인 회원 20명의 인터뷰(진술)에 대한 질적 분석을 의뢰했다. 조력사망을 선택했거나 선택하려는 사람들에게서 왜 그런 선택을 해야만 했는지를 기자가 아닌 전문가의 눈을 통해 보다 깊게 분석하고 읽어 내기 위해서다. 심리사회적 경험 분석은 익명화 과정을 거쳤다. 최종 분석 내용은 최대한 박 교수의 분석문 내용을 그대로 옮겼다.20인의 이야기 속에는 누구든 한 번은 고민할 수밖에 없는 삶과 죽음의 문제들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우리 사회가 이들의 경험과 이야기에 귀 기울여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현대인의 평균 수명은 늘어났지만 늘어난 시간 대부분을 노인으로 살아야 한다. 나날이 발전하는 의과학에도 질병으로 인한 삶의 질 저하, 존재 의미에 대한 갈등은 의료적 시스템이 해결해 줄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20인의 사연을 읽으며 비록 조력사망에 동의하지 않더라도 이들의 선택을 이해하고 공감할 수밖에 없었다. 이들의 이야기는 바로 나 그리고 우리들의 이야기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인터뷰에 응한 디그니타스 회원 20명은 20대에서 80대까지 다양한 연령대였다. 이들 중 조력사망까지 신청한 사람은 7명이었다. 신청 결과 2명은 승인, 1명은 거절됐으며 다른 4명은 신청 과정에서 서류 작성의 어려움, 공증 등 절차상 어려움으로 인해 일시 중단한 상태였다.①투병, 하루 사는 만큼 더해지는 고통 “병든 상태로 나이는 들어가고 몸은 점점 아픈데 약은 안 듣고 처방도 안 되고 돈도 없어지는데 일은 할 수가 없고…” (회원 5) 살기 위한 노력은 꽤 오랜 기간 치열했다. 짧게는 2년, 길게는 30년이 넘도록 이들은 평생 복용해야 하는 약물의 부작용을 견디며 일상이 된 투석을 버티고 ‘받지 않으면 죽을 수밖에’ 없는 치료를 받으며 투병의 나날을 보냈다. 하지만 살기 위해 선택한 치료는 시간을 거듭해도 병과 증상으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는, ‘살아갈 만한’ 일상을 만들어 내지 못했다. 오랜 약물 복용은 또 다른 부작용을 초래했고 마약류 진통제에도 내성이 생겨 고문 같은 통증을 혼자서 참아내야 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이러한 상황이 반복되자 더는 약물과 증상을 견뎌 낼 체력과 의지도 남아 있지 않았다. “하반신 통증은 마약 패치도 효과가 거의 없어 못 견디겠고 병원에서는 진통제 용량을 늘리면 내성이 생길 수 있다고 참으라고 합니다. 상반신도 복부 압박이 심해 호흡이 불편하고 위를 눌러 식욕도 없어요. 소변줄을 차고 있으나 소변이 안 나와서 응급실에 가 소변줄을 갈고 나오는 생활을 반복하고 있어요.” (회원 9) “유방암 항암제 부작용이 심해 자율신경계가 완전히 망가진 것 같아요. 현재는 뇌종양 수술 후유증으로 심각한 이명, 청각과민증, 청력소실로 동네 마트 외출도 힘든 상태가 됐어요.” (회원 10) 평생을 환자로 살아야 하는 삶에는 그동안 열심히 살아 온 ‘나’란 존재가 사라진다. 목숨을 이어 가는 ‘연명’만이 있을 뿐이었다. 병은 평범한 일상을 중단시켰을 뿐 아니라 먹고 자고 배설하는 생리적 욕구조차 고통스럽게 만들었다. 언제 시작될지 모르는 통증에 대비해야 하는 시간은 두렵고 치료 과정에서 생긴 공황, 설사, 탈모, 발진 등은 자신이 최소한 지키고 싶었던 ‘인간다운 삶’과 멀어지게 했다. 의료와 복지서비스가 다양해지고 돌봄시스템이 확장되고 있다지만 이들이 체감하기엔 턱없이 부족했다. 환자의 증상보다는 질병 유형만을 기준으로 약물이나 치료비 수준이 결정된다. 이 때문인지 젊은 암 환자나 혈액투석 환자들은 사회가 자신을 후순위 환자로 여긴다고 말한다. “호스피스도 알아 봤지만 혈액투석은 포함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죽을 단계가 아니면 투석 환자에게 호스피스를 연결해 주진 않더라고요.” (회원 12)②‘보통의 삶’에 대한 희망…그리고 죽음을 고민하다 “간병 문제나 경제적으로 어려워 안락사를 고려한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말기 암 환자나 식물인간처럼 사는 사람은 경제적 문제가 아닙니다. 이렇게 사는 것이 인간다운 삶이 아니기 때문에 하루라도 가족에게 부담을 덜 주고 질 좋게 죽는 것을 바랄 거예요.” (회원 11) 처음부터 죽음을 생각한 것은 아니다. 이들이 가졌던 희망은 병전(病前) 생활로의 복귀였다. 완치가 어렵고 평생 약을 먹더라도 최소한 자신의 역할을 유지할 수 있다면 견뎌 낼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러나 한두 달도 아닌 수년, 수십 년 동안 치료와 일상 두 가지를 병행하는 것은 신체적으로나 심리적으로 무리였다. 점점 약해지는 체력 때문에 직장에서 일을 하거나 사람을 만나는 것이 어려워졌다. 쉬어야 할 시간에 투석을 하고 웃을 일에도 통증으로 일그러진 표정을 짓는 경우가 계속되다 보면 어느 순간 직장에도, 주변 사람에게도 미안해졌다. “18살부터 (36살인) 지금까지 혈액투석을 하고 있어요. 4시간씩 소요되는 투석을 직장에 다니며 하루 걸러 진행하는데, 체력적으로 너무 힘들어요.” (회원 12) “새 직장 출근 5개월 만에 공황과 우울, 갑상선기능저하증이 생기면서 체중이 늘어나고 그러면서 대인 기피증까지 왔어요. 잠깐 쉬려 했던 게 2년째 쉬게 됐고 이제 완치에 대한 희망을 접었어요.” (회원 13) 이들은 시간이 지날수록 자신의 고통이 가족과 주변 사람에게까지 확대되는 것 같아 죄책감을 느끼기도 한다. 때문에 아프고 힘든 이야기를 꺼내는 일도 점점 어려워졌다. 상황을 끝낼 방법은 자살뿐이라는 생각이 커졌다. 이들은 자신의 마지막을 존중하고 가족에게도 충격과 상처가 덜할 수 있는 마지막 대안을 탐색하기 시작했다. “남의 도움 없이 살기 어려운 상태에서 연명하고 싶지는 않아요. 그건 내가 사는 게 아니거든요. 안락사의 기회가 없다면 저는 자살할 것 같아요.” (회원 2)③나를 위한 마지막 선택 이들이 조력사망을 선택하는 데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원칙은 ‘내 의지’였다. 그래서 의식이 명료하고 기력이 남아 있는 지금 다른 사람이 아닌 자신의 의지로 조력사망 신청 절차를 진행하고자 했다. 이는 자신을 위한 마지막 권리이자 언젠가 자신의 죽음을 결정해야 할 가족에게 부담을 주지 않는 방법이라 여겼다. “통증으로부터 탈출할 수도, 견딜 수도 없어 최후의 수단으로 디그니타스 문을 두드렸어요.” (회원 3) “평소 웰리빙보다 웰다잉이 중요하다고 생각해 왔어요. 조력사망은 그런 점에서 준비된 죽음이에요. 내가 의식이 없으면 안락사하게 해 달라고 평소 자녀들한테도 말해 뒀어요.” (회원 6) 조력사망의 결정은 역설적으로 삶을 버티는 새로운 동기가 됐다. 환자로서 어쩔 수 없이 견뎌야 하는 치료와 고통에 압도되지 않고, 언제든 고통을 멈출 수 있는 조력사망을 선택할 수 있다는 여지가 현 상황을 버티며 살아내고자 하는 원동력이 됐다. “저는 투병을 포기한 것이 아닙니다. 제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해 치료에 전념할 것입니다. 다만 조력사망 승인은 앞으로의 투병 여정에 꼭 필요한 마음의 큰 위안이자 안전장치입니다.” (회원 8) 이제 우리 사회도 죽음의 질을 이야기할 때다. 이는 제3자로서 조력사망을 옹호할 것인가, 반대할 것인가의 문제가 아니다. 인터뷰에 응한 디그니타스 회원들의 경험을 빌려 누구나 죽음 앞에서 맞닥뜨릴 질병과 고통의 시기에 사회는 무엇을 해야 하고 개개인은 어떻게 살아낼 것인가에 관한 문제를 작은 틈으로나마 드러내 보자는 것이다. 여기 스무 명의 이야기가 그런 의미 있는 시발점이 될 수 있을 것이다.서울신문의 ‘금기된 죽음, 안락사’ 기획기사는 [인터랙티브형 기사]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QR 코드를 찍거나 아래 링크를 복사한 후 인터넷 주소창에 붙이는 방법으로 콘텐츠를 보실 수 있습니다. https://www.seoul.co.kr/SpecialEdition/euthanasia/
  • 기후위기·챗GPT, 우리 삶 어떻게 바꿀까

    기후위기·챗GPT, 우리 삶 어떻게 바꿀까

    의사 과학자 양성이 꼭 필요할까? 10년 뒤 기후 위기 되돌릴 수 없는 티핑포인트가 온다는데 어떻게 해야 할까? 챗GPT를 시작으로 인간을 뛰어넘는 인공지능이 나오지 않을까. 많은 사람이 궁금해하는 과학적 이슈와 현안에 대해 과학 언론인과 전문가들이 머리를 맞대는 자리가 열린다. 한국과학기자협회(회장 유용하·서울신문 과학기자)는 11일 오후 1시부터 서울 강남구 한국과학기술회관 국제회의실에서 ‘2023 과학기자대회’를 연다. 과학기자대회는 2018년에 시작해 올해로 6회를 맞는 행사다. 과학·의학계와 언론계,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 주제를 공모하고 선정해 과학적 해결 방안과 정책적 대안을 논의하는 자리로 올해도 총 244개의 아이디어가 접수됐다. 이 중 79건이 접수된 챗GPT, 53건이 접수된 기후 위기, 그리고 의료 인력 수급 불균형과 의대 증원 문제와 맞물려 의학계의 뜨거운 감자가 된 의사 과학자 양성을 주제로 한 3개 세션이 진행된다. ‘의사 과학자, 왜 얼마나 필요한가?’라는 주제로 열리는 세션1에서는 전문의 출신의 조동찬 SBS 의학 전문기자가 사회를 맡고, 신찬수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 이사장, 의대 출신의 의사 과학자 김한상 연세대 의대 종양내과 교수, 이공계 출신의 의사 과학자 이근화 한양대 미생물학교실 교수, 의사 출신으로 보건복지부, 세계보건기구(WHO) 등에서 공중보건정책을 담당해 온 정통령 질병관리청 위기대응총괄과장과 정구희 SBS 기자가 의사 과학자를 어떻게 육성해야 하는지 열띤 토론을 벌인다. 두 번째 세션에서는 기상재난 및 과학 전문기자인 김진두 YTN 부국장과 이정호 경향신문 과학 담당 기자가 ‘기후 위기 골든타임 10년, 과학적 해법은’을 화두로 기후 기상환경 전문가들과 토론을 진행한다. 태풍 전문가인 강남영 경북대 기후과학연구실 교수가 기후 구조 자체의 변화로 인한 글로벌 기상재난의 심각성에 관해 설명한다. 오채운 국가녹색기술연구소 책임연구원은 올해 3월 승인된 ‘IPCC 제6차 평가보고서’를 바탕으로 ‘감축 측면에서 한국의 정책적 대응 방향성’로 주제 발표한다. 이어 김병식 강원대 방재전문대학원 교수가 극한 기상에 대한 자연 회복력의 한계와 체계적인 재난관리의 필요성을, 나성준 국립산림과학원 임업 연구사가 ‘꿀벌은 왜 감소하는가?’라는 질문에서 시작해 자연 생태계의 건강성을 유지하기 위한 대책 방안 등을 제언할 예정이다. 지난해 말부터 이슈가 되고 있는 ‘챗GPT’를 주제로 한 세션 3에서는 민옥기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초지능창의연구소장이 생성형 AI의 등장과 초거대 AI의 한계, 인공지능 기술의 발전 미래에 관해 설명한다. 과학철학자인 천현득 서울대 과학학과 교수·AI연구원 인공지능 ELSI센터장이 인공지능 기술의 발전에 따른 윤리적이고 책임감 있는 활용 방안을 이야기한다. 김민수 동아사이언스 부장이 좌장을 맡아 인공지능을 활용해 초대형 데이터를 분석해 사회문제 해결에 적용하는 연구를 진행하는 기초과학연구원(IBS) 데이터사이언스그룹의 차미영 연구책임자(CI)·카이스트 전산학부 교수와 유현재 서강대 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 김승준 뉴스1 기자가 챗GPT를 포함해 최근 인공지능과 관련해 불거진 다양한 이슈에 대해 논의한다. 한국과학창의재단, 한국언론진흥재단이 후원하는 이번 대회는 오후 1시부터 과학기자협회 유튜브 채널(https://www.youtube.com/watch?v=hLJKJourCgs)을 통해 생중계된다.
  • [단독]“한국에서 죽는 게 두렵다…” 안락사 원하는 사람들[금기된 죽음, 안락사]

    [단독]“한국에서 죽는 게 두렵다…” 안락사 원하는 사람들[금기된 죽음, 안락사]

    10명. 2016년부터 최근까지 스위스에서 조력사망한 한국인의 숫자다. 그리고 300명에 달하는 한국인이 조력사망을 신청하기 위해 스위스 조력사망 지원 단체에 가입했다. 그들은 왜 8770㎞를 날아 그 먼 곳으로 죽기 위해 떠나려는 걸까.서울신문은 지난해 10월부터 8개월간 스위스 조력자살 지원 단체 가운데 하나인 디그니타스에 가입한 한국인 회원 20명을 심층 인터뷰했다. 이들 중에는 암, 신부전, 뇌종양, 복합부위통증증후군(CRPS) 등의 질환을 앓는 사람도 있었고, 신체적으로 건강한 사람도 있었다. 이들은 여러 가지 이유로 스위스 조력사망 단체에 가입했지만 공통적으로 한국 사회가 존엄한 죽음을 받아들이고 준비하는 데 여전히 소극적이라는 점을 지적했다.#통증 “저는 간호사였어요. 내과 병동에서 일할 때 마약성 진통제로도 통증을 조절하지 못해 고통스러워하는 말기암 환자들을 자주 봤어요. 그랬던 제가 환자가 되고 보니 한국에서 죽는 게 두렵더라고요.”이소연(41·가명)씨는 13년째 만성골수성백혈병과 싸우고 있다. 2021년 11월 갑작스레 암 수치가 증가했을 때 디그니타스 가입을 결심했다. 치료제가 듣지 않는 급성기나 말기가 되면 스위스로 가 조력사망하기 위해서다. 한때 간호사였던 이씨가 마지막 순간에 병원 대신 안락사를 택하겠다고 마음먹은 건 “병원이 환자의 고통을 덜어 주지 못한다는 것을 잘 알기 때문”이라고 했다. 요양병원에서 의사로 일하는 이씨 남편 역시 이런 사정을 누구보다 잘 이해한다고 말했다. “환자가 빨리 죽여 달라고 할 만큼 고통을 호소해도 병원에서는 환자의 의식이 떨어질까 봐 진통제를 쓰는 데 한계가 있어요. 아무리 통증 조절을 해 줘도 환자가 아픔을 감당할 수 있을 정도는 아니에요.” 지난 2월 경북 왜관의 자택에서 만난 이씨는 “의료계에 있어 본 사람치고 ‘왜 그런 선택을 했냐’고 할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라며 단호하게 말했다. 그 스스로가 백혈병 진단을 받고 10여년을 투병하며 그런 고통을 때때로 경험했기 때문이다. 2010년 겨울 이씨는 회사 복도에서 미끄러져 엉덩방아를 찧었다. 살짝 부딪혔다고 생각했는데 시커먼 멍이 사라지지 않았다. 병원에서 피검사를 했더니 백혈구 수치가 이상하다고 했다. 서울에 있는 큰 병원 두 곳을 찾아 검사한 결과 백혈병이었다. 다행히 2000년대 들어 ‘글리벡’이라는 혁신적인 표적 항암제가 개발된 덕에 관리만 잘하면 장기 생존이 가능하다고 했다. 그러나 생존율이 높아졌다고 해서 고통과 두려움이 옅어지진 않았다. 약 부작용은 일상생활을 하기 힘들 만큼 독했고, 때때로 죽음과 맞바꾸고 싶을 만큼 심한 통증과 맞닥뜨려야 했다. 평소엔 온종일 누워 있어야 할 정도로 피로감에 시달렸다. 이씨는 “활발하고 외향적인 성격이라 밖에서 사람들을 만나고 노는 것을 좋아했지만 지금은 몸 상태를 예측할 수 없어 약속을 잡거나 장시간 외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날도 이틀 전부터 배가 아파 잠을 제대로 못 잔 상태라고 했다. 백혈병 진단을 받고 처음 사용한 약이 글리벡이었다. 이 약은 숱한 백혈병 환자를 살린 기적의 치료제로 불렸지만 장기와 피부가 얇아지는 부작용이 있었다. 조그만 자극에도 쉽게 근육이 파열되고 인대가 늘어났다. 배란이 출혈로 이어져 두 번의 난소낭종 파열 수술을 받고 나선 평생 피임약을 복용해야 했다. 이씨는 “어딘가에 살짝 부딪히기만 해도 유리처럼 부서지는 영화 ‘글래스’의 주인공이 된 것 같았다”고 말했다. 일이 덜 고될 듯해 초등학교 보건 강사로 자리를 옮겼지만 2016년 무렵엔 아예 그만둘 수밖에 없었다. 하루 대여섯 번씩 찾아오는 설사는 외출을 어렵게 만들었다. 새로운 일을 해 보려고 직업전문학원에 다니던 어느 날, 학원에 도착해 강사에게 인사하려는 순간 느닷없이 설사가 터진 일도 있었다. “신호도 없이 나오는 바람에 저도 모르게 소리를 질렀어요. 다행히 패드를 하고 있어서 참사는 막을 수 있었지만 스스로 조절할 수 없는 상태가 된 것에 너무 놀랐어요. 그 무렵 터널을 지나면 뱅글뱅글 돌며 어지럽더라고요. 공황장애가 생긴 거예요.” 글리벡의 부작용이 한계에 이르면서 이씨는 2019년 두 번째 항암제인 ‘타시그나’로 약을 바꿨다. 이번에는 콜레스테롤 수치가 증가하면서 담석이 생겼다. 결국 지난해 3월 담낭절제술을 받았다. 세 번째 수술이었다. 그는 “수술 후 깨는 순간 죽고 싶다는 생각이 들 만큼 아팠다. 통증이 10점 만점에 10점이라고 얘기하는데도 경증환자 대하듯 참으라고만 하던 주치의를 생각하면 아직도 화가 난다”고 말했다. 새로운 부작용이 나타날 때마다 대항하고 적응하며 십 년 넘게 암과 싸워 왔는데, 2021년 가을 정기 추적검사에서 암 수치가 올라갔다는 결과가 나왔다. 항암제가 듣지 않는다는 얘기였다. 약에 내성이 생기거나 부작용이 심해지면 세 번째 약으로 바꿔야 하는데, 이때부터는 골수이식도 염두에 둬야 한다. 다행히 검사 결과에 오류가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지만 이씨는 오래전부터 생각한 디그니타스 가입을 결심했다. 더 늦기 전에 언제 닥칠지 모르는 죽음을 준비해야 한다고 본 것이다. 애초에 골수이식은 하지 않기로 마음먹었다. 더는 부작용을 감당할 자신이 없어서다.“골수이식을 하고 나면 자기 몸에서 하나 정도는 잃어버려요. 실명하는 분들도 있고, 숙주 반응으로 폐나 장이 망가지기도 하고요. 제가 아는 분은 골수이식을 하고도 재발해 세 번이나 이식했어요. 몸이 건강한 상태이고 처음이라면 시도해 보겠지만 이제는 어떤 고통을 겪게 될지 빤히 알거든요.” 마지막 단계에 이르면 골수이식 대신 안락사를 택하겠다는 뜻을 남편과 언니에게도 전했다. 이씨의 ‘버킷리스트’(죽기 전 꼭 하고 싶은 일)는 ‘잘 죽는 것’이라고 했다. “처음 진단을 받고 나서 후회하지 않을 만큼 할 수 있는 건 다 했어요. 이제는 예측된 죽음을 준비하고 싶어요. 갑자기 코로나나 폐렴에 걸려서 죽지 말고, 마지막에 스위스까지 무난히 갈 수 있는 체력이 남아 있기를 바라요.” #자기 결정 “항암치료를 꾸준히 했을 때 15개월 정도 예상됩니다.” 2020년 1월 시한부 선고를 내리는 의사의 말에 최수진(52·가명)씨는 별로 동요하지 않았다. 그의 머릿속은 온통 병원 중환자실에 의식 없이 누워 있는 어머니 생각뿐이었다. 갑자기 쓰러진 어머니는 평소 절대로 하지 말라던 의료 장치들을 두 달째 주렁주렁 달고 있었다. ‘이거 다 치워라.’ 어머니가 말이라도 할 수 있다면 좋을 텐데. 다시 깨어나기 힘들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그와 형제들은 어머니를 보내 드리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최씨는 일 년에 한두 번 받던 산부인과 정기 검진에서 우측 신장 옆에 종양들이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수술과 조직검사 결과는 육종암이었다. 이름조차 낯선 육종은 악성 종양 중에서도 1% 정도밖에 안 되는 희소 암이었다. 이미 대장과 대정맥, 복막 등 장기 주변에 퍼진 4기였다. 의사는 항암치료가 잘 듣지 않는 병이라고 말하면서도 수술로 육종을 완전히 제거하긴 어려우니 항암치료를 해야 한다고 했다. 서울에 있는 더 큰 병원을 찾았지만 결과는 크게 다르지 않았다. “항암을 하면 나을 수 있나요?” 최씨의 질문에 의사는 ‘고식적 항암’이라는 어려운 말로 답했다. 치료 단계는 이미 지났으니 암의 진행 속도를 늦춰 생존 기간을 늘리자는 뜻이었다. “그러면 항암을 하면서 직장 생활을 할 수 있을까요?” 항암치료를 받다가 체력 소진과 부작용으로 몸이 더 안 좋아지는 사례를 더러 봤기 때문이다. 최씨는 평소와 다름없이 생활한다면 괜찮겠지만 회사까지 그만둬야 한다면 진짜 시한부 환자가 될 것 같다고 생각했다. 주변에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듣는 게 싫어 병가도 내지 않고 수술한 뒤 직장에 복귀한 터였다. 의사는 “항암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하며, 주의를 주듯 “이 상황에서 항암을 안 하는 사람은 없다”고 덧붙였다. 집으로 돌아온 최씨는 다음 진료일을 앞두고 주치의 앞으로 편지를 썼다. 마음은 이미 항암을 하지 않겠다는 쪽으로 기울었다. 1년 반이라는 길지 않은 시간을 ‘나답게’ 보내고 싶었기 때문이다. 다만 의사에게 항암을 하지 않겠다고 말하는 게 몹시 부담스러웠다. 병원은 계속 다니면서 건강 상태를 점검하고 관리해 나가고 싶은데, 항암을 하지 않겠다고 하면 의사 말을 듣지 않고 진료를 포기하는 것처럼 비칠 듯했다. 게다가 3분도 안 되는 진료 시간은 이러한 뜻을 충분히 전달하기에 너무 짧았다. 그는 A4 용지 한 장짜리 편지를 써서 진료일 전에 도착하도록 했다. ‘저는 항암치료를 하고 싶지 않습니다. 얼마 남지 않은 제 삶을 일상생활도 제대로 영위하지 못한 채 사는 것은 제가 원하는 바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생존 기간이 1년 미만으로 단축될 수 있고, 수개월 안에 위중한 상태에 접어들 가능성도 있다지만 이제부터 의미 있는 일정으로 채워 나가며 헛되이 보내지 않도록 계획을 세우려고 합니다….’ 최씨에게 한 가지 고민은 마지막 순간이 왔을 때 병원 말고 다른 선택지가 없다는 것이었다. 그는 문득 친구들과 먼 훗날쯤으로 생각하고 얘기했던 ‘안락사’를 떠올렸다. 어렵사리 스위스 조력자살 단체를 찾아 가입하고, 필요한 절차와 서류를 준비했다.지난 1월 경기도에서 최씨를 만났다. 1년 반도 안 남았다는 시한부 진단을 받은 지 3년이 지난 시점이었다. 어머니는 최씨가 진단을 받은 지 얼마 안 돼 돌아가셨다. 그는 당시를 회상하며 “마음의 준비가 안 된 상태에서 어머니를 보낸 게 너무 힘들었는데 적어도 난 준비할 시간이 있어 다행이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최씨는 병원의 예측과 달리 항암치료 없이도 직장과 일상생활 모두 그대로 이어 가고 있었다. 암세포가 요관을 누르고 있어 이를 확장하는 스텐트 시술을 한 것 외엔 별다른 통증 없이 건강도 유지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항암을 선택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병을 낫게 하는 치료가 아니라 제가 걱정하는 안 좋은 기간을 늘릴 뿐이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항암이 잘 듣지 않는다고 하면서 항암을 권하는 것도 이해가 안 되더라”라며 말기 환자에게 주어진 선택지가 부족한 데 대해 아쉬움을 드러냈다. 최씨에겐 일상의 삶을 가능한 한 오래 유지하는 것이 중요했다. 무엇보다 자신의 의지대로 할 수 없는 상태가 되는 것만은 피하고 싶다고 했다. 이러한 생각은 마지막 3개월을 중환자실에서 보내고 임종한 어머니를 보면서 더욱 확고해졌다. 최씨는 스위스행을 준비하게 되면 그 여정을 빠짐없이 기록할 거라고 말했다. “복잡하고 어려운 절차를 거쳐 먼 나라까지 가 생의 마지막을 준비해야 하는 상황에서 조력사를 합법화한 나라의 국민이 얼마나 부러운지 모르겠어요. 성공하든 실패하든 제가 남길 기록이 저와 같은 어려움을 겪게 될 국내 다른 환자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됐으면 합니다.”#생존 “주변에서 (같은 병에 걸린 사람들이) 자살했다는 얘기가 30명 넘게 들렸어요. 어느 순간 트라우마보다는 이 사람들을 살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김경태(43)씨는 11년째 복합부위통증증후군(CRPS)을 앓고 있다. CRPS는 특정 부위를 다친 후 극심한 신경성 통증이 계속되는 만성질환으로, 겉으로는 건강해 보여도 환자는 정신을 잃을 정도의 통증을 느끼는 희귀질환이다. 원인이 뚜렷하지 않아 진단과 치료도 쉽지 않다. 김씨의 통증은 2013년 5월 자전거 사고로 왼쪽 팔을 다친 뒤 시작됐다. 갑자기 찾아온 고통은 “가스레인지 불에 손을 올려놓은 듯” 뜨거웠다. 이후로도 수시로 몰려드는 통증에 정신을 잃고 쓰러졌다. 나중에는 통증을 참느라 손톱과 발톱을 남김없이 뜯었다. 김씨가 통증을 완화하기 위해 하루에 먹는 약만 24알이다. 모르핀, 옥시코돈과 같은 마약성 진통제와 신경 안정제, 근육 이완제 등이 포함돼 있다. 그는 “하루하루 사는 게 고문을 받는 것 같다”고 표현했다. 김씨가 디그니타스의 문을 두드리게 된 것도 그런 이유에서였다. 그는 2019년 방송 예능프로그램에 나와 안락사를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고, 이후 방송과 유튜브 등에서 공개적으로 조력사망을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는 국가인권위원회에도 ‘임종 직전이 아니지만 극심한 고통을 느끼는 사람들은 어떻게 해야 하느냐’고 진정을 넣었지만 현행법상 불가능하다는 답변만 받았다. “아무리 생각해도 통증에서 탈출할 방법이 없으니까요. 다른 대안이 없을 땐 안락사라는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우리나라는 웰다잉이라고 하면서 실제로는 모두 회피하고 있어요.” 김씨는 2021년 12월 디그니타스에 조력사망을 신청해 ‘그린라이트’(승인)를 받았다. 그리고 지난해 2월 스위스행을 계획하던 중 ‘신약이 개발되고 있으니 3년만 더 참아 보자’는 의사의 권유로 조력사망을 보류한 상태라고 했다. 그는 마지막 선택권이 주어지자 역설적으로 삶에 최선을 다하게 됐다고 한다. 이는 디그니타스 회원들이 공통으로 이야기하는 대목이기도 하다. 김씨는 공인중개사 자격증을 따고 사업을 시작했다. 체력을 기르려고 무에타이도 꾸준히 배우고 있다. “어떻게 죽을 것인가에 대한 계획을 스스로 설계하고 나면 오늘 하루도 더 알차게, 최선을 다할 수 있어요. 저는 그걸 보여 주려는 거예요.” 서울신문의 ‘금기된 죽음, 안락사’ 기획기사는 [인터랙티브형 기사]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QR 코드를 찍거나 아래 링크를 복사한 후 인터넷 주소창에 붙이는 방법으로 콘텐츠를 보실 수 있습니다. https://www.seoul.co.kr/SpecialEdition/euthanasia/
  • 용인시, 공동주택 전기차 충전기 의무 설치 기준 강화

    용인시, 공동주택 전기차 충전기 의무 설치 기준 강화

    경기 용인시에서 30세대 이상 공동주택을 지을 때는 의무적으로 전기차 충전시설을 설치해야 한다. 용인시는 전기차 충전시설 설치 기준을 강화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용인시 공동주택 계획 및 심의 검토 기준 개정안’을 고시했다고 10일 밝혔다. 현행 기준은 ‘환경친화적 자동차의 개발 및 보급 촉진에 관한 법률’에 따라 전기차 충전 인프라 의무 설치 기준은 ‘100세대 이상’ 공동주택이었다. 시는 전기차 충전 인프라 확대를 위해 이 기준을 ‘30세대 이상’ 공동주택으로 강화했다. 시는 또 전기차 충전 구역도 총 주차대수의 7%로 확대하고, 이 중 20% 이상은 급속 충전시설로 설치하도록 했다. 현행 기준은 경기도 조례에 따라 전기차 충전 구역 설치 대수는 총 주차대수의 ‘5% 이상’으로 한정돼 있고, 민간 공동주택은 급속 충전시설 설치 의무화 대상에서 제외돼 있다. 아울러 시는 지하 주차장 화재 예방을 위해 전기차 전용 주차 공간 경계에는 ‘내화성능 1시간 이상의 벽체’를 사용하도록 했다. 강화된 기준은 향후 공동주택 사업계획 승인 신청을 하는 사업 구역부터에 적용된다. 시 관계자는 “앞으로 용인에서 새로 지어지는 아파트는 전기차 충전시설을 다른 지역보다 더 많이 설치해야 한다”며 “이번 조치가 친환경 사회시스템 조성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 ‘투명 영아’ 사체 수색중인 경찰 “사체확보 어려워”…혐의 입증 가능할까

    ‘투명 영아’ 사체 수색중인 경찰 “사체확보 어려워”…혐의 입증 가능할까

    출산은 했지만 출생신고를 하지 않은 ‘투명 영아’ 사건을 수사중인 경찰이 혐의 입증의 결정적인 증거가 될 수 있는 영아 사체수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체구가 작은 영아 특성상 빠르게 부패하고, 유기 추정장소가 사람의 손길이 잘 닿지 않는 야산 등지이기 때문인데, 향후 법원에서 혐의 입증이 가능할지 의문이 제기된다. 경기남부경찰청은 10일 기자간담회에서 영아 수색 작업에 돌입했던 용인·과천·대전 등 사례에 대한 수사 진행 과정에 대해 밝혔다. 먼저 2015년 3월쯤 다운증후군이 있다는 이유로 영아를 살해하고 용인 소재 야산에 유기한 친부 A씨와 외조모 B씨가 지난 8일 구속된 사건과 관련, 경찰은 이들 외 친모 C씨도 조사 대상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지난 1차 조사에서 “출산 당시 사산을 한 줄 알았다”는 친모 C씨의 진술을 받아 C씨는 입건되지 않았다. 그러나 이후 수사 과정에서 C씨가 아기를 살아있는 상태로 출산한 사실을 알고 있었다는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병원 기록을 보면, 친모가 출산 전 제왕절개 수술을 하기 위해 사인을 했던 것으로 확인됐다”며 “다만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한 것은 아니고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하기 위해 일정을 조율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나 구체적인 혐의 입증을 위한 아기 시신 수색작업은 난관에 봉착했다. 앞서 경찰은 2차례에 걸쳐 진행했으나 시신을 찾기 어렵다고 판단, 수색을 종료했다. 경찰은 “사체 탐지견도 동원하고 중장비도 동원햇는데 아직까지 영아 사체를 못 찾았고 더이상 찾는 게 의미가 없다고 판단했다”며 “일정한 관리가 되는 텃밭의 경우 사체를 찾을 수가 있는데, 야산 같은 곳은 여러 자연 상황이나 야생동물 훼손 등으로 인해 찾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공소시효가 이미 지나 처벌이 불가능한 혐의를 적용해 피의자를 긴급체포했다가 검찰의 불승인 결정에 의해 석방을 한 ‘과천 영아 사체유기’ 사건의 경찰 수사도 이어지고 있다. 다만 영아 사체를 찾기 위한 1차 수색작업에 실패했고 2차 수색을 진행 중이나 유기 추정장소가 나무가 많은 야산에 있어 수색작업을 위해 나무소유주 등과 협의과정이 필요한 상황에 직면했다. 경찰은 협의가 이뤄지는대로 2차 수색에 들어갈 것이란 방침이다. 과천 영아 유기사건은 2015년 9월 친모 D씨가 다운증후군이던 남자아기를 출산해 키우다 며칠 후 아기가 숨지자 시신을 유기한 것으로 의심되는 사례다. 경찰은 친모와 함께 친부 E씨도 아동학대치사혐의로 형사 입건해 조사중이다. 4년 전 아기를 출산한 후 수일간 방치해 숨지게 한 것으로 알려졌던 ‘대전 영아 사망’ 사건의 피의자가 “아기를 살해했다”고 진술을 바꾸면서 경찰이 기존 아동학대치사 혐의를 살인 혐의로 변경해 검찰에 송치한 사건 역시 현재까지 사체를 찾지 못한 점은 동일하다. 경찰은 사건을 송치할 때까지 피해자의 시신을 찾지 못했는데, ‘시신 없는 살인’ 사건이 되면서 향후 재판 과정에서 유죄 판결을 끌어내기가 쉽지 않으리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경찰은 “사체 수색을 최대한 하되 안 되면 사체 확보 없이 송치하는 것으로 처리를 하고 있다”면서도 “(대전 영아 사망과 관련해)다만 출산 기록은 있는데 출생 신고를 안 했고, 본인(피의자)이 범죄행위에 대해 진술한 부분들이 있기 때문에 충분히 입증이 됐다고 판단했다. 법원에서 어떤 판단을 할지는 두고봐야하지만, 검찰과 상의해 보강할 증거가 필요하다면 수사는 송치이후에도 할 수 있다”고 전했다.
  • ‘잔액부족’ 뜨자…스무살 옷 안에 손 넣은 택시기사 ‘공분’

    ‘잔액부족’ 뜨자…스무살 옷 안에 손 넣은 택시기사 ‘공분’

    스무살 승객이 낸 체크카드에 ‘잔액 부족’이 뜨자 유사강간을 한 택시기사가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10일 법조계에 따르면 광주지법 제11형사부(부장 고상영)는 최근 유사강간·강제추행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택시기사 A씨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 성폭력 치료강의 40시간 수강을 명령했다. A씨는 지난해 8월 오전 4시 광주 동구에서 B(20·여)씨를 택시에 태웠다. B씨는 목적지에 도착 후 결제를 위해 체크카드를 냈지만 잔액 부족으로 카드 승인이 거절됐다. A씨는 당황해하는 B씨에게 조수석으로 옮겨 앉을 것을 요구한 뒤, B씨의 팔과 다리, 주요 부위 등을 강제로 추행하고 “아저씨랑 데이트 가자”라며 주차장으로 이동했다. A씨는 택시 안에서 B씨의 옷 안으로 손을 밀어 넣고 유사강간을 했다. B씨가 거부 의사를 분명히 밝히면서 양팔로 A씨를 밀쳤지만 힘으로 제압한 뒤 유사강간 행위를 이어갔다. 법원은 A씨의 범행을 유죄로 판단했지만 신상공개와 취업제한 명령은 면제했다. 동종 범행으로 처벌받은 전력이 없고 성폭력 치료강의만으로 재범 방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이유라고 밝혔다.“내리는 거 도와줄게” 여고생 성추행 지난해에는 ‘택시에서 내리는 것을 도와주겠다’며 10대 소녀를 강제 추행한 50대 택시 기사가 실형을 선고받기도 했다. 강제추행 혐의로 징역 10개월을 선고받은 C(53)씨는 목적지에 도착하자 먼저 택시에서 내려 피해자인 D(18·여)양에게 “내리는 것을 도와주겠다”며 손을 잡고 골목으로 가 껴안는 등 강제로 추행한 혐의를 받는다. 재판부는 “노모와 가족을 부양해야 하는 점은 유리한 정상”이라며 “다만 밤늦은 시각에 인적이 없는 골목에서 낯선 택시 기사로부터 범행을 당한 피해자가 상당한 두려움과 수치심을 느꼈을 것이며 죄질이 나쁘다”고 판시했다.
  • 태화강 품은 울산, 생태도시 뛰어넘어 정원도시로 거듭난다

    태화강 품은 울산, 생태도시 뛰어넘어 정원도시로 거듭난다

    태화·삼호지구 83만㎡ 20개 정원조류생태원 대숲, 철새 도래지로일상생활 속에 녹아든 가든 문화도심형 쉼터 스마트가든 34곳에정원박람회, 삼산매립장 등 활용내년 기재부 승인 후 조직위 구성 산업도시 울산이 생태도시를 넘어 정원도시로 거듭나고 있다. 2019년 7월 태화강 국가정원 지정 이후 울산 곳곳이 각종 테마 정원으로 변모하고 있다. 울산시는 이를 기반으로 ‘2028년 국제정원박람회’ 유치에 나섰다고 9일 밝혔다.태화강 국가정원(83만 5452㎡)은 2019년 7월 12일 대한민국 제2호 국가정원으로 지정됐다. 태화강 국가정원은 48만 4998㎡ 규모의 태화지구와 35만 454㎡ 규모의 삼호지구로 나뉜다.국가정원은 6개 주제에 20개 정원으로 구성됐다. ‘생태정원’은 은행나무정원, 자연주의 정원, 숲속정원, 조류생태원, 보라정원 등 5개 정원으로 나뉜다. 특히 조류생태원은 대숲이 어우러진 전국 최대의 도심 속 철새 도래지다. 여름에는 8000여 마리의 백로가, 겨울에는 10만여 마리의 떼까마귀가 날아든다.‘대나무정원’은 십리대숲, 은하수길, 대나무생태원, 대나무 테마정원 등 4개의 정원으로 이뤄졌고, ‘계절정원’은 계절별 초화류로 구성됐다. ‘수생정원’은 동식물 등 생태자원을 관찰하는 체험공간이다. ‘무궁화정원’은 다양한 무궁화를 심어 무궁화의 생명력과 우리 민족의 역동성을 표현했다. 특히 세계 최고의 자연주의 정원 디자이너인 피트 아우돌프가 만든 ‘자연주의 정원’(1만 8000㎡)이 관심을 끈다. 가을부터 겨울, 봄, 여름을 거쳐 다시 가을을 맞는 ‘다섯 계절의 정원’을 주제로 설계됐다. 이 정원에는 우리나라 자생식물인 실새풀을 포함한 157종 7만 1289포기의 여러해살이뿌리 초화류가 심어졌다. ‘정원도시 울산’은 태화강 국가정원 지정을 시작으로 본격화됐다. 울산 곳곳에 정원 시설이 확충되고, 관련 행사가 이어지고 있다. 여기에다 정원을 배우고 가꾸는 시민 전문가들도 늘고 있다. ‘스마트 가든’과 ‘생활밀착형 숲’, ‘도심 테마 정원’이 일상생활에 녹아드는 대표적 정원이다. 스마트 가든은 산업단지나 병원, 도서관, 공공기관 등에 소규모로 조성돼 삭막한 도심의 녹색 휴식공간 역할을 한다. 스마트 가든은 실내에 적합한 식물을 심고 자동화 관리 기술을 도입해 치유·휴식·관상 효과를 극대화한 정원이다. 울산에서는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기업체 22곳과 공공시설 12곳 등 총 34곳에 조성됐다. 올해도 8곳을 만든다. 생활밀착형 숲은 미세먼지 취약계층이 많은 곳에 실외정원 형태로 조성되고 있다. 시는 연말까지 남구 태화강 둔치 2곳과 중구 혁신도시 인도 등 총 3곳에 생활밀착형 숲을 조성한다. 지난해에는 중구 태화연 야영장과 남구 삼산배수장 앞 둔치에 2곳을 만들었다.도심 테마 정원은 동네 자투리땅, 유휴 부지 등을 활용해 주제별로 조성하고 있다. 시는 2021년부터 어린이의 동심을 담은 아기자기한 골목 정원, 사계절 변화를 느낄 수 있는 자연형 정원 등 4곳을 조성했다. 올해는 북구 연암정원 인근과 중구 혁신휴공원 등 3곳에 자연주의 정원과 향기 정원을 설치한다. 시는 또 태화강 학성교 일원에 오는 10월까지 억새정원과 산책로를 추가로 조성한다. 태화강 하구에는 21만 5000여㎡ 규모의 물억새 군락이 형성돼 산책과 사진촬영 명소로 인기다. 정원스토리페어는 2017년부터 시민 주도로 열리는 정원문화 확산 행사다. 정원 설계 상담, 초화 나눠주기, 화분 만들기 체험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진행되고 있다. 정원에 대한 이해와 시민 참여를 넓히고 있다. 10월에는 울주군 간절곶공원에서 정원스토리페어가 열린다. 우수 정원작품 25점이 전시될 예정이다.민간·공동체 정원 사업도 정원문화 확산에 기여한다. 울산지역 민간 정원으로는 2018년 1월 제1호로 등록된 울주군 상북면 ‘온실리움’ 이후 총 7곳이 이름을 올렸다. 또 주민, 행정기관, 정원 작가 등이 참여해 만드는 공동체 정원은 2020년 6월 등록된 동구 서부동의 ‘현대예술정원’이 있다. 현대예술정원은 민간 정원이기도 하다. 시민 정원전문가 양성 프로그램도 눈길을 끈다. 시는 2016년부터 시민정원사 양성 교육을 시작해 지난해까지 총 189명을 배출했다. 올해도 30명의 시민정원사가 나올 예정이다. 남구와 중구 등 기초자치단체의 정원사업도 활발하다. 남구는 지난 7일 태화강 둔치에 생활밀착형 실외정원 ‘태화강 그라스 정원’(별빛혜윰정원)을 준공했다. 남구는 4300㎡ 정원에 화이트 뮬리, 버베나 등 그라스 류와 다년생 초화 등 19종 1만 237포기를 심었다. 중구도 지난달 9일 태화연캠핑장에 실외 정원을 개장했다. 3189㎡ 규모로 ‘연잎을 형상화한 맞이 마당’, ‘자연과 함께하는 큰어울마당’, ‘전통 담장이 있는 초화정원 꽃담원’, ‘숲자락 자생식물정원 풍류원’, ‘호안을 따라 즐기는 소요원’ 등 다섯 가지 주제 공간으로 구성됐다. 이와 함께 시는 울산정원지원센터 건립, ‘2028 울산국제정원박람회’ 유치, 가든마켓 건립 등 다양한 정원 관련 사업도 추진한다. 시는 2028년 울산국제정원박람회 유치를 추진하고 있다. 장소는 도심 속 버려진 쓰레기매립장인 삼산·여천매립장(22만 6000여㎡)을 활용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시는 지난해 ‘기본구상 연구용역’을 완료했다. 이 용역에서 개최 시기를 2028년으로 확정하고, 장소도 태화강 국가정원에 삼산·여천매립장을 추가했다. 내년에 기획재정부와 국제원예생산자협회 승인을 거쳐 2025년 조직위원회를 구성하고 박람회 종합운영계획을 수립할 방침이다. 2026년부터 2027년까지 권역별 시설 공사를 마친 뒤 시범 운영할 계획이다. 울산가든마켓은 총 120억원을 들여 2027년 준공할 예정이다. 가든마켓은 울산정원지원센터 인근에 정원전시장·팝업스토어·정원 휴식공간 등으로 조성된다. 김두겸 울산시장은 “울산은 대한민국 제2의 국가정원을 비롯해 도심 곳곳에 녹색 쉼터를 만들어 정원도시로서의 품격과 자격을 갖췄다”며 “2028년 국제정원박람회를 유치해 생태도시 울산의 아름다움을 전 세계에 알리고, 울산을 정원산업의 메카로 만들 계획”이라고 말했다.
  • 무차별 살상무기 ‘강철비’ 집속탄… 美, 지원 승인에 동맹국들도 반대

    무차별 살상무기 ‘강철비’ 집속탄… 美, 지원 승인에 동맹국들도 반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지난 8일(현지시간) 500일을 맞은 가운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결정한 집속탄 지원을 놓고 러시아는 물론 서방 동맹국들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강철비’로 불리는 집속탄은 무차별적 살상 위력이 엄청난 데다 불발탄이 광범위한 민간인 피해로 이어질 수 있어 서방 대부분 국가에서 사용을 중단한 무기다. 앞서 미 국방부는 7일 우크라이나에 집속탄을 포함해 총 8억 달러(약 1조 412억원) 규모의 신규 군사 지원을 한다고 발표했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집속탄의 불발탄 위험에 따른 민간인 살상 가능성에 대해 인지하고 있으며, 이 때문에 장기간 숙고를 이어 간 것”이라며 바이든 대통령의 집속탄 지원 승인을 확인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같은 날 CNN 인터뷰에서 “동맹국들, 의회와 논의해 내린 것”이라며 “매우 어려운 결정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해 군수품이 중요하다며 “우리는 탄약이 부족하다. (그래서) 국방부의 권고를 받아들여 우리가 155㎜ 곡사포용 포탄을 충분히 생산할 때까지 과도기에만 집속탄을 지원하기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집속탄은 한 폭탄 안에 여러 개의 소형 폭탄을 넣어 넓은 범위에 걸쳐 피해를 주는 무기다. 모(母)폭탄이 상공에서 터지면 자탄(子彈)이 지상으로 비처럼 쏟아져 강철비로도 불린다. 이런 살상력 때문에 120여개국이 사용·제조 등을 금지한 집속탄 금지 협약(CCM)에 참여하고 있다. 미국과 러시아, 우크라이나는 불참국이다. 서방국도 집속탄의 비인도적 살상력 때문에 미국의 지원에 우려를 표시하고 나섰다. 8일 BBC에 따르면 그간 우크라이나를 지원해 온 영국, 캐나다, 스페인 등은 일제히 미국의 방침에 반대했다. 리시 수낵 영국 총리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영국은 집속탄의 사용과 제조, 보유, 이전을 금지한 관련 협약에 서명한 국가”라며 부정적인 입장을 분명히 했다. 마르가리타 로블레스 스페인 국방장관도 “특정 무기와 폭탄을 우크라이나에 보낼 수 없다”는 점을 확고히 했고, 캐나다 정부도 성명을 통해 “집속탄이 민간, 특히 어린이에게 미치는 영향을 끊어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독일 정부는 집속탄을 우크라이나에 제공하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미국의 방침을 이해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미국 내부에서도 프라밀라 자야팔 의원 등 민주당 하원 진보 모임 소속 19명이 이번 결정에 반대하는 성명을 발표하는 등 반대 여론이 확산하고 있다. 8일 타스통신에 따르면 집속탄의 잠재적 투하국이 될 러시아는 당연히 반발하고 나섰다.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이날 성명에서 미국의 집속탄 제공 결정에 대해 “전쟁을 지연시키기 위한 공격적 정책의 한 예”라며 “미국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어린이를 포함한 사상자에 대해 전적인 책임을 공유하게 될 것”이라고 비난했다. 이에 올렉시 레즈니코우 우크라이나 국방부 장관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우리는 점령된 영토를 해방하고 국민의 생명을 구해야 한다”며 “우크라이나는 집속탄을 러시아 점령지 탈환에만 사용할 것이며 러시아 영토에서는 사용하지 않겠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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