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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6세에 고문 당해 정신질환까지… 45년만에 풀린 연좌제 족쇄

    ‘베트남전 국군포로 1호’ 안학수 하사의 동생 용수씨가 45년만에 법정에서 억울함을 풀었다 1964년 베트남에 파병된 안 하사는 66년 사이공(현 호찌민)으로 외출했다가 실종됐다. 이듬해 정부는 ‘자진 월북했다’는 북한 평양방송 보도만을 근거로 안 하사가 탈영해 월북했다고 단정하고 안 하사 가족들의 동향을 살피기 시작했다. 보안사 요원들은 당시 16세 불과했던 용수씨에게 감당하기 힘든 폭력을 휘둘렀다. 보안사 사무실로 끌려가 머리에 양동이를 덮어 쓴 채 발길질을 당하기 일쑤였다. 고교에 진학 뒤에도 어김없이 보안사 요원들이 찾아왔다. 요원들은 용수씨의 머리채를 잡아 고춧가루를 탄 물에 집어넣거나 야전삽으로 구타했다. 집에 쌀이 늘어난 사실을 말하면서 접선하는 간첩이 누구냐며 윽박지르기도 했다. 대학에 진학하고 요원들이 찾아오지 않으면서 고통은 사라지는 듯했다. 하지만 연좌제의 덫에 걸린 상처는 그대로 남았다. 초등학교 교장이었던 아버지는 강제로 사직당했고, 용수씨는 서울교대를 졸업해 교사 자격증을 따고서도 교단에 설 수 없었다.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와 반복성 우울장애 등 정신질환과 함께 고문 후유증도 앓았다. 용수씨는 형이 실종된 지 33년만인 2009년 월북자가 아닌 ‘베트남전 국군포로 1호’로 인정받자, 그동안 보안사로부터 받은 고문에 따른 정신질환을 이유로 납북피해자 보상 및 지원 심의위원회에 보상금 지급을 신청했지만 객관적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거절당했다. 용수씨의 정신질환은 1993년 발병해 보안사 요원들의 폭행과 인과관계를 밝히기가 쉽지 않았음은 물론 당시 수사기록 등 직접적인 근거도 없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2부(부장 윤인성)는 30일 안씨가 심의위원회를 상대로 “납북피해자 불인정 처분을 취소하라”며 낸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안씨가 보안사로 수시로 호출됐고 정신을 잃은 적도 있다는 당시 교사와 급우들의 사실확인과 증언, 3년 동안 조퇴 3번·결석 72번 한 것으로 기록된 생활기록부 등만으로도 가혹행위를 당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곽노현 특채교사 3명 임용취소 될 듯

    곽노현 전 서울시교육감이 특별채용했던 교사 3명의 임용이 법적 다툼 끝에 최종적으로 취소될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는 곽 전 교육감이 지난해 2월 특별임용한 교사 3명의 임용을 취소하라는 공문을 지난 25일 시교육청에 보냈다. 3명 가운데 이모씨는 2009년 근무 학교가 자율형 사립고로 전환하는 것에 반대했다가, 조모씨는 2006년 사립학교 재단 비리를 제보했다가 해임됐다. 박모씨는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집행유예를 선고받아 해임됐다. 3명 모두 곽 전 교육감 선거캠프나 비서실에서 일했다가 곽 전 교육감 취임 이후 특별채용 형태로 교사에 임용돼 당시 특혜 논란을 빚었다. 서울행정법원은 지난 4일 이들이 교과부(현 교육부)를 상대로 낸 임용취소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했다. 그러나 해임 절차에 문제가 있었을 뿐 임용취소 자체는 적법했다고 판결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법원이 임용 취소의 내용이 아니라 형식을 문제 삼았고, 채용 당시 시교육청 내부 법률 검토에서도 채용에 문제가 있다는 판단이 있었던 만큼 절차에 따라 다시 임용을 취소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건형 기자 kitsch@seoul.co.kr
  • “역사교과서 강제 수정은 저작인격권 침해 아니다”

    대법원 1부(주심 고영한 대법관)는 26일 김한종 한국교원대 교수 등 금성출판사가 발행하는 한국 근·현대사 교과서 저자 5명이 금성출판사와 사단법인 한국검정교과서를 상대로 낸 저작인격권 침해 정지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김씨 등이 교육과학부의 수정명령에 따르지 않을 경우 교과서 검정합격이 취소되거나 발행이 무산될 수 있었다”며 “이를 고려하면 김씨 등은 출판사와 계약을 체결할 때 교과부의 수정지시를 따르는 범위 내에서 교과서 변경에 동의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교과부의 수정지시가 무효라고 할 만한 사유를 찾아볼 수 없는 만큼 이 지시를 따르기 위해 교과서를 수정한 출판사의 행위는 저작권자의 동일성유지권을 침해했다고 볼 수 없다”고 덧붙였다. 동일성유지권이란 출판업자 등이 저작자의 동의 없이 저작물의 내용이나 형식에 대한 본질적인 변경을 할 수 없도록 한 권리를 의미한다. 교과부는 2008년 11월 ‘분단 책임을 미국이나 남한 정부 수립으로 돌리는 등 내용이 편향됐다’는 등의 보수단체 의견을 바탕으로 금성출판사에 교과서 일부 내용을 고치라고 권고했고, 출판사는 저자들의 동의 없이 내용을 수정해 배포했다. 그러자 김 교수 등은 소송을 제기했고 1심 재판부는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했지만, 2심 재판부는 “교과부의 지시를 받고 수정한 것은 정당하다”며 원고 패소 판결했다. 앞서 대법원은 지난 2월 김 교수 등이 교과부 장관을 상대로 낸 수정명령 취소 청구소송 상고심은 “교과부가 적법한 심의절차 없이 수정 명령을 했다면 위법한 처분으로 볼 수 있다”며 “절차상 하자가 있었는지 여부를 다시 심리하라”고 원고 패소 판결한 원심을 파기환송했다. 전국역사교사모임 측은 이날 판결에 대해 “대법원이 지난 2월과 전혀 상반된 판결을 내려 황당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역사교사모임 관계자는 “교육부는 올 초 장관의 교과서 수정 권한을 명시한 초중등교육법 개정안 입법예고를 스스로 철회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윤샘이나 기자 sam@seoul.co.kr
  • 교직원공제회 사이트로 사칭 月 3만원씩 회비 48억 빼돌려

    경북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23일 교직원공제회를 사칭해 교직원 등 1만 7000여명으로부터 수십억원대의 회비를 받아 가로챈 김모(40·대구 수성구 황금동)씨 등 2명을 사기 혐의로 구속하고, 이모(35·대구 서구 비산동)씨 등 7명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 등은 2009년 5월 한국교직원공제회 명칭을 사칭한 ‘대한교직원공제회’ 사이트를 개설한 뒤 포털 광고와 이메일 등을 이용해 전국의 교직원들에게 가입을 유도, 1만 7000여명으로부터 월 3만원씩 모두 48억원 상당의 회비를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가입자들은 적게는 10여만원에서 많게는 400여만원의 회비를 낸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회원 가입 과정에서 계좌 정보를 입력하도록 한 뒤 자금관리서비스(CMS) 자동이체 제도를 통해 회비를 빼갔다. 특히 8300여명으로부터는 본인 동의 없이 3억 5000여만원의 회비를 빼내 간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또 2011년부터 대한교직원공제회 명의의 상조업체도 만들어 교직원과 일반인 등 5800여명으로부터 모두 20억원 상당의 상조회비를 불법 수금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가입자 중 일부는 뒤늦게 이상하다는 점을 알고 해약해 돈을 돌려받았으며, 현재 7000여명은 53억원의 회비를 납입한 상태인 것으로 파악됐다”면서 “이들은 업체 잔고가 얼마 없어 당장 해약을 해도 업체로부터 회비를 제대로 돌려받기는 힘들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교직원공제회는 유사 상호를 쓰지 말라며 법원에 소송을 제기해 2010년 이겼음에도 사기 예방에 적극 대응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피해자인 한 중학교 교사는 “공제회가 짝퉁 업체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해 승소해 놓고도 그 뒤로 관심을 가지지 않았다”면서 “공제회가 전국의 교직원들을 상대로 유사 업체의 폐해를 알려줬더라면 이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구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청주시와 3번째 결투

    충북 청주시가 또다시 대형마트와 법정 다툼을 벌이게 됐다. 15일 청주지법에 따르면 홈플러스㈜ 등 7개 대형 유통업체가 지난달 27일 청주시를 상대로 ‘영업 시간 제한 등 처분 취소’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시가 지난 1월 15일 통보한 ‘0시부터 오전 8시까지 문을 닫고 매월 둘째·넷째 일요일에 의무 휴업하라’는 행정명령이 적법한지 법원이 판단해 달라는 게 이번 소송의 취지다. 이와 유사한 소송은 부산과 인천에서도 진행 중이다. 대형마트를 회원사로 두고 있는 한국체인스토어협회 관계자는 “대형마트들이 의무휴업에 대한 여러 법원의 판단을 듣기 위해 수도권, 충청권, 경남권 지자체를 대상으로 소송을 제기한 것”이라면서 “의무휴업 행정명령을 내리는 과정에서 절차상의 문제는 없었는지, 또한 중소상인 보호 취지에 맞는지를 법원을 통해 확인하고자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대형마트와 세 번째 소송을 하게 된 시는 승소를 자신하고 있다. 대형마트들의 의견을 수렴하지 않았거나 의견 수렴 기간이 너무 짧았다는 절차상의 문제로 잇따라 패소한 소송을 교훈 삼아 지난 1월 행정명령 통보에서는 절차를 완벽하게 갖췄다고 판단하고 있어서다. 시 차종범 시장유통담당은 “이번에는 조례 개정 후 전통시장 상인과 대형마트 관계자들로 구성된 상생발전협의회를 개최했고 10일 동안 대형마트의 의견을 수렴한 뒤 행정명령을 통보했다”면서 “의무휴업일을 평일로 해 달라는 마트 측의 의견을 반영하지는 않았지만 충분한 기간 동안 의견 수렴을 했기 때문에 이번 소송에서는 패소할 이유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의견 수렴을 충분히 했다는 사실을 알고도 대형마트들이 소송을 제기한 이유를 모르겠다”면서 “마트들의 계속된 소송으로 행정력이 낭비되고 있다”고 걱정했다. 한편 시는 유통산업발전법에 따라 지난해 4월 대형마트 영업 제한 조례를 공포한 뒤 당일 행정명령을 내렸다가 의견 수렴을 거치지 않았다는 이유 등으로 패소했다. 그러자 시는 석달 뒤 다시 조례를 만들어 3일간 의견 수렴을 한 뒤 행정명령을 내렸지만 법원은 같은 이유로 또다시 유통업체 손을 들어줬다. 행정절차법에는 ‘조례 공포 후 상당한 기간 당사자의 의견을 수렴한 뒤 행정명령 등 행정 처분을 내려야 한다’고 돼 있을 뿐 구체적인 기간은 명시돼 있지 않다. 청주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 인간 유전자, 기업 소유 될 수 있나

    인간 유전자의 특허권을 둘러싼 역사적 소송이 미국에서 최종 심판대에 선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 대법원은 미국시민자유연합(ACLU)과 공공특허재단이 생명공학 회사인 미리어드 제네틱스를 상대로 낸 인간 유전자 특허 취소 소송에 대해 15일(현지시간) 구두변론을 들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2009년 시작된 이번 소송은 미리어드사가 특허권을 보유한 2종의 여성 유전자가 지적재산으로 인정되는지가 핵심 쟁점이다. 1심은 ACLU 측의 손을 들어줬고, 2심에서는 미리어드가 승소해 대법원의 판결만을 남겨 두고 있다. BRCA1과 BRCA2로 불리는 2종의 유전자는 유전성 유방암과 난소암 발병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리어드사는 여성 인체에서 추출한 이 유전자로 유방암 및 난소암 발병 가능성을 진단하는 상품을 만들어 회당 3340달러(약 374만원)에 독점 판매하고 있다. ACLU와 공공특허재단은 인간 유전자가 자연의 산물이라 현행 특허법을 적용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반면 미리어드사는 특정 유전자를 분리하는 행위에 창의성이 필요해 특허권이 인정돼야 하며 개별 유전자가 자연 상태로는 인간의 몸 안팎에서 존재할 수 없어 인위적 산물에 속한다고 반박하고 있다. 미국의학협회와 미국인간유전체학회 등 의학·생명과학 단체들은 유전자가 특허권으로 묶이면 유전자 샘플 공유 등 연구활동이 위축돼 공익에 어긋난다며 미리어드의 특허권을 취소해야 한다는 서면의견서를 법원에 제출했다. DNA 구조를 처음으로 규명해 노벨상을 받은 제임스 왓슨도 동참했다. 이순녀 기자 coral@seoul.co.kr
  • 여직원에게 가슴크기 공개 강요한 회사 결국…

    여직원에게 가슴크기 공개 강요한 회사 결국…

    직장에서 가슴 크기를 공개해야 했던 여자가 회사를 상대로 법정투쟁에서 승소했다. 법원은 “여종업원의 존엄성을 무시한 점이 인정된다.”며 문제의 회사에 벌금형을 선고했다. 최근 스웨덴에서 벌어진 일이다. 덴마크 속옷 브랜드 ‘체인지’의 스웨덴 매장에서 일하던 한 여종업원이 성차별 혐의로 회사를 고발했다. 2010-2011년 스웨덴 최대 규모라는 순수발 매장에서 근무한 이 여종업원은 “이름과 함께 가슴 둘레와 컵 사이즈가 표기된 명찰을 달고 근무해야 했다.”며 회사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 여종업원의 심한 거부감을 보였지만 회사가 요구하는 바람에 가슴사이즈가 표시된 명찰을 사용해야 했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논란이 일자 회사는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가슴사이즈가 표시된 명찰을 사용한 것” “직원들에게 가스둘레와 컵 사이즈의 노출을 강요한 적은 없다.”는 등 변명을 늘어놨지만 법원은 여종업원의 손을 들어줬다. 회사는 “다양한 사이즈의 브래지어를 구비하고 있고, 고객에게 정확한 사이즈의 제품을 권해드리길 원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한 고육지책이었다.”며 선처(?)를 호소했지만 법원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법원은 “가슴사이즈를 공개하도록 한 건 명백한 성차별이자 여자의 존엄성을 침해한 것”이라며 벌금 5만 크로나(약 900만원)를 선고했다. 한편 종업원노동조합 관계자는 법원의 결정에 대해 “법원이 매우 기쁜 결정을 내렸다.”며 “모든 종업원이 승리한 것 같다.”고 말했다. 사진=프라이스키 손영식 해외통신원 voniss@naver.com
  • “카페관리자, 동의없이 글 삭제땐 위자료 줘야”

    인터넷 카페 관리자가 회원의 게시물을 일부러 삭제했다면 위자료 지급 대상이 된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청주지법 제1민사부(부장 이영욱)는 14일 인터넷 카페 회원 A모(37)씨가 카페 관리자 B모(49)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 항소심에서 원고 일부승소 판결하고 B씨가 A에게 위자료 50만원을 지급하라고 명령했다. B씨는 2011년 12월 자신이 운영하는 인터넷 애견 카페에 A씨가 “새끼 강아지를 분양한다”는 글을 올리자 “다른 카페의 개를 홍보하는 글”이라며 삭제한 뒤 서로를 비난하는 글을 올리면서 다툼이 계속되자 관리자의 권한을 이용해 A씨의 카페 활동을 중지시키고 그가 이전까지 올렸던 게시판의 모든 글을 삭제했다. A씨는 이에 격분해 B씨가 카페 게시판에서 모욕적인 글을 수차례 올려 자신의 명예를 훼손했고, 승낙 없이 게시 글을 불법 삭제했다며 1800만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해 1심에서도 50만원의 위자료 지급 명령을 받아냈었다. 재판부는 “게시자 동의 없이 상업적 목적이 명백하지 않은 카페 글을 삭제한 것은 관리자의 권한을 넘어 사회 상규에 어긋나는 위법 행위”라며 “근거 없이 카페에 글을 올려 A씨의 사회적 평가와 인격권을 침해한 점도 일부 인정된다”고 밝혔다. 청주 남인우기자 niw7263@seoul.co.kr
  • 엄삼탁씨 유족 ‘600억 빌딩’ 반환訴 승소 확정

    노태우 정권의 실세였던 고 엄삼탁 전 국가안전기획부 기획조정실장의 유가족이 엄씨의 측근 박모(74)씨를 상대로 낸 600억원 상당의 부동산 소유권 소송에서 최종 승소했다. 대법원 2부(주심 신영철 대법관)는 엄씨의 부인 정모씨와 자녀 등 3명이 “서울 강남구 역삼동 18층 건물의 소유권 이전등기를 이행하라”며 박씨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14일 밝혔다. 재판부는 “원심은 박씨가 해당 토지와 건물의 명의신탁을 인정하는 각서와 확약서 등을 엄씨에게 교부한 점 등을 이유로 명의신탁 약정이 성립한다고 보고 엄씨 부인과 자녀에게 소유권 이전등기 절차를 이행할 의무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판시했다. 2000년 권모씨에게서 토지 및 신축 중인 건물을 매수하기로 한 엄씨는 고교 선배인 박씨를 매수인으로 하는 매매 계약서를 작성했다. 엄씨가 2008년 사망한 뒤 유족은 “역삼동 건물은 고인이 2000년 권씨에게서 매수해 편의상 박씨에게 명의신탁한 것”이라며 반환을 요청했으나 박씨는 “토지와 미완성 건물을 엄씨에게서 재차 매수해 노력과 비용을 들여 완성했다”며 거부했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인터넷 글, 멋대로 삭제하면 위자료 줘야

    인터넷 카페 관리자가 회원의 게시물을 일부러 삭제했다면 위자료 지급 대상이 된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청주지법 제1민사부(부장 이영욱)는 14일 인터넷 카페 회원 A모(37)씨가 카페 관리자 B모(49)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 항소심에서 원고 일부승소 판결하고 B씨가 A에게 위자료 50만원을 지급하라고 명령했다.  B씨는 2011년 12월 자신이 운영하는 인터넷 애견 카페에 A씨가 “새끼 강아지를 분양한다”는 글을 올리자 “다른 카페의 개를 홍보하는 글”이라며 삭제한 뒤 서로를 비난하는 글을 올리면서 다툼이 계속되자 관리자의 권한을 이용해 A씨의 카페 활동을 중지시키고 그가 이전까지 올렸던 게시판의 모든 글을 삭제했다.  A씨는 이에 격분해 B씨가 카페 게시판에서 모욕적인 글을 수차례 올려 자신의 명예를 훼손했고, 승낙 없이 게시 글을 불법 삭제했다며 1800만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해 1심에서도 50만원의 위자료 지급 명령을 받아냈었다. 재판부는 “게시자 동의 없이 상업적 목적이 명백하지 않은 카페 글을 삭제한 것은 관리자의 권한을 넘어 사회 상규에 어긋나는 위법 행위”라며 “근거 없이 카페에 글을 올려 A씨의 사회적 평가와 인격권을 침해한 점도 일부 인정된다”고 밝혔다.  청주 남인우기자 niw7263@seoul.co.kr
  • SK-LG 2차전지 특허訴 2라운드서도 SK측 승소

    리튬 2차 전지 분리막 특허를 둘러싸고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 사이에 벌어진 법적 분쟁 2라운드에서도 SK이노베이션이 승소했다. 특허법원 제5부는 11일 LG화학이 SK이노베이션을 상대로 낸 등록무효심결 취소소송에서 LG화학의 청구를 기각했다. LG화학은 2011년 12월 SK이노베이션이 자사의 분리막 특허기술을 도용했다며 서울중앙지법에 특허침해금지 및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냈고, 이에 맞서 SK이노베이션도 특허심판원에 LG화학의 분리막 특허에 대한 등록무효 심판을 청구했다. 지난해 1심에서 SK이노베이션은 무효 결정을 이끌어냈다. 항소심 성격의 이번 소송을 맡은 재판부도 “LG화학의 분리막 특허는 선행기술과 기술분야가 공통되고 그 구성이나 효과도 동일해 선행기술과 대비할 때 신규성이 없다”고 판시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펀드출자 관여, 인출은 안했다” 말 바꾼 최태원

    “펀드출자 관여, 인출은 안했다” 말 바꾼 최태원

    횡령, 배임 등의 혐의로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된 최태원(53) SK그룹 회장의 항소심 재판이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이전의 진술을 번복하고 다른 논리를 제시했기 때문이다. 서울고법 형사4부(부장 문용선) 심리로 8일 열린 최 회장 형제 등 4명에 대한 항소심 첫 공판에서 최 회장은 “앞선 재판에서 펀드 출자에 관여한 바 없다고 잘못 말씀드린 점 사죄드린다.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다”며 고개를 숙였다. 동생 최재원(50) SK그룹 수석부회장도 “법적 책임이 약할 것으로 판단해 제가 ‘방어막’이 되기로 하고 수사기관과 재판에서 거짓말을 했다”고 밝혔다. 최 회장 측 변호인은 “최 회장이 펀드 출자금 조성에 관여한 사실은 있지만 인출 및 송금과는 무관하다”면서 “이 사건 범행은 김원홍(52) 전 SK해운 고문이나 김준홍(48) 베넥스인베스트먼트 대표가 기획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자신은 펀드 출자 조성에 관여한 바가 전혀 없다며 동생 최 부회장을 탓했던 1심과 완전히 달라진 주장이다. 하지만 항소심 승소를 위해 말을 바꾸며 또다시 ‘책임 떠넘기기’만 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검찰은 1심에서 무죄로 판단된 최 회장의 비자금 조성 혐의와 최 부회장의 범행 가담 사실에 대해 유죄가 인정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최 회장은 횡령, 비자금 조성, 감옥에 대신 갈 바지사장 고용 등 비리 백화점의 행태를 보이고도 여전히 범행을 부인하고 황당한 진술 변경을 하고 있다”면서 “재벌이란 점을 이용해 약자인 양 검찰이 표적수사를 하고 있다고 강변하지만 온 국민이 그 진위를 알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늘색 수의를 입고 법정에 출석한 최 회장은 담담한 표정으로 앉아 검찰의 항소 요지를 들었다. 오히려 1심에서 무죄 선고를 받은 최 부회장은 초조한 얼굴로 변호인과 함께 서류를 검토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날 공판에는 최 회장의 부인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과 김창근 SK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을 비롯한 SK그룹 주요 계열사 사장들도 참관해 재판 과정을 지켜봤다.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 “일제 강제징용 103만 2684명”

    일본 정부가 일제강점기 강제 징용자 규모를 103만명으로 파악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 같은 내용은 ‘한일회담 문서 전면공개를 요구하는 모임’이 8일 오후 일본 도쿄 변호사회관에서 공개한 한일회담 관련 외무성 외교문서에 기록돼 있다. 지난해 법원 판결에 따라 이번에 공개된 1965년 한일회담 당시의 외무성 외교문서에는 강제 징용자 숫자가 생존자 93만 81명, 사망자 7만 7603명, 부상자 2만 5000명 등 모두 103만 2684명이라고 적혀 있다. 모임의 사무국 차장을 맡고 있는 재일 한국인 이양수씨는 “강제 징용자 숫자는 외무성이 후생성 원호국이 산출한 자료를 토대로 파악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일본 정부는 1965년 청구권 금액을 계산하면서 한국인 강제 동원에 대한 사죄나 배상은 고려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이후 징용 배상 문제가 외교 문제로 비화될 가능성에 대비해 징용자 숫자를 파악하고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일본 정부는 한국에 배상할 청구권 금액을 계산하면서 우편저금과 유가증권, 미지급 임금, 은급(恩給·연금) 등 식민지 지배 때의 법률관계를 전제로 한 돈은 계산에 넣었지만 강제 동원에 대한 사죄나 배상은 포함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에 공개된 문서에는 “한·일 청구권 문제, 특히 미지급 임금이나 군인, 군속(군무원)들의 은급은 일본 정부가 직접 지불하겠다”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어 강제 징용자에 대한 청구권은 여전히 살아 있다는 실마리를 찾았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1965년 한·일회담 당시의 외무성 외교 문서가 공개된 것은 교수와 변호사 등이 중심이 된 일본 시민단체와 한국 측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등이 3차례에 걸쳐 비공개처분을 취소하라는 행정소송을 제기한 끝에 지난해 승소한 데 따른 것이다. 도쿄 이종락 특파원 jrlee@seoul.co.kr
  • 현대·기아차 “자발적 리콜·정치분쟁 없어 토요타와 달라”

    현대·기아차 “자발적 리콜·정치분쟁 없어 토요타와 달라”

    현대·기아차가 사상 최대의 리콜 위기를 정면돌파한다. 이는 글로벌 무대에서 급성장하고 있는 현대·기아차가 겪을 수밖에 없는 성장통이란 지적이 나오고 있다. 토요타와 달리 쉽게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토요타와 달리 자발적 리콜인 데다가 인명피해가 없고, 한·미 관계도 당시의 미·일 관계와 달리 정치적 분쟁 등이 없기 때문이다. 4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현대·기아차는 사실상 차량 결함을 인정하고 이른 시간에 리콜 사태를 수습하기로 했다. 미국 190만대와 국내 16만대에 유럽 판매 물량까지 합치면 그 숫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브레이크의 스위치를 교체하면 부품 가격은 3000원밖에 되지 않아 비용은 많이 들지 않는다. 현대차는 700여억원, 기아차는 400여억원 정도의 비용이 예상된다. 미국뿐 아니라 유럽 등에서 브랜드 신뢰도 하락이 더 큰 손해라는 게 업계의 지적이다. 이미 미국에서는 지난해 11월 연비 과장 사태 이후 현대·기아차 판매 등이 꾸준히 감소하고 있었다. 토요타 리콜사태의 주원인도 생산 공장을 전 세계로 확장하면서 현지 부품 협력업체들의 품질 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한 데에 원인이 있었다. 이번 현대·기아차의 리콜사태도 브라질과 중국 3공장 등 해외 생산이 늘면서 생긴 부품 품질 관리의 허점 때문이다. 토요타도 당시 문제가 됐던 브레이크 페달 제조업체인 미국 부품업체와 책임론 공방을 벌인 바 있다. 하지만 이번 리콜 사태가 단기적으로 마무리될 것이란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2010년 일본 토요타의 대규모 리콜 사태는 인명피해 등을 포함, 수백 건의 법정소송에 휘말리면서 고전을 면치 못했다. 재판과정에서 승소하긴 했지만 토요타의 브랜드 가치 하락은 컸다. 반면 현대·기아차의 이번 브레이크 스위치 문제는 크루즈컨트롤과 연결돼 잘못 되면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었으나 인명 피해는 없었다. 짧은 기간에 극복이 가능하다는 분석의 근거가 되고 있다. 또 토요타 사태 때는 미국과 일본 정치권이 오키나와 공군기지 이전문제로 갈등까지 겹치면서 그 여파가 더욱 커졌다. 하지만 한·미 관계는 우호적이라 현대·기아차 사태도 더 커지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자발적 리콜이라는 부분도 중요하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토요타가 대규모 리콜할 당시에는 자발적이라기보다는 초기에 회피한 측면이 있었다”면서 “현대·기아차는 지난해 연비 사태와 같이 자발적 리콜을 강조하면서도 한·미 간 특별한 정치 갈등이 없어서 토요타 리콜과 비교하기는 무리”라고 말했다. 한준규 기자 hihi@seoul.co.kr
  • 택시 ‘불법 사납금’ 피눈물 “안 낸다 버티면 해고당해”

    “사납금제 거부한다고 해고당했습니다. 사장이 왕인데 사납금제 안 하면서 버틸 기사가 누가 있겠습니까.” 택시기사 윤대현(61·가명)씨와 심성수(63·가명)씨는 28일 분통을 터뜨렸다. 이들의 지난한 싸움이 시작된 것은 2009년 4월 1일. 새로 온 사장은 전액관리제(월급제)를 적용하던 회사에 그해 10월 1일부터 사납금제를 도입하겠다고 했다. 법이 사납금제를 금지하고 있었지만 사장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노조와의 새로운 교섭 체결 없이는 임금 체계를 바꿀 수 없다는 주장은 묵살했다. 기사들에게는 개별 근로 계약을 강요했다. 매일 10만원 이상의 일정액을 회사에 납부해야 하는 사납금제는 택시 기사들에게는 고역이다. 사업주 입장에서는 매일 고정적인 수입이 보장되는 돈줄이다. 현행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은 택시기사가 이용자에게 받은 요금 전액을 사용자에게 납부하고 사업자는 이를 바탕으로 월급 형태로 급여를 주도록 규정하고 있다. 처음에는 20여명이 버텼다. 회사는 “좋은 차를 주겠다”거나 “배차를 하지 않겠다”며 회유와 협박을 시작했다. 회사 건물에 있던 노조 사무실을 컨테이너로 옮기더니 용역을 불러 집기를 부쉈다. 급기야 지게차로 컨테이너 전체를 바깥으로 옮겼다. 윤씨 등이 고소해 이후 법원에서 노동조합법 위반으로 유죄 판결을 받았지만 그 사이 사납금제를 거부하는 기사는 일곱 명으로 줄었다. 회사는 기껏해야 벌금 수십만원을 냈을 뿐이다. 마지막에는 윤씨 등 네 명만 남았다. 남은 사람들에 대한 보복은 더 심했다. 경기도에 사는 심씨가 2시간여 대중교통을 타고 서울에 있는 회사에 도착하면 “2분이 늦었다”며 배차를 하지 않았다. 윤씨의 차를 매각하고 윤씨를 예비기사로 돌려 배차를 줄였다. 못해도 150만원이 넘던 월급이 어떤 달에는 50만원대로 떨어졌다. 참지 못한 한 명은 퇴사했다. 다른 사람은 승무 정지 처분을 받았다. 심씨는 교통사고를 많이 낸다는 이유로 해고됐다. 윤씨는 근로계약 체결 거부와 폭행, 폭언, 업무방해, 정리해고 등 일곱 가지 사유로 2011년 4월 해고됐다. 노동청과 법원은 윤씨의 해고 사유 중 여섯 가지는 근거가 없거나 회사 측의 억지라고 판단했다. 한 가지 잘못을 인정했지만 그마저도 해고의 이유로 삼기에는 과중하다고 봤다. 남은 네 명은 공익인권법재단 공감의 윤지영 변호사와 함께 2011년 5월 서울남부지법에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해 지난 2월 승소했다. 재판부는 회사가 이들에게 각각 1150만~1530만원을 배상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끝났을까. 윤 변호사는 “1심만 1년 8개월이 걸렸는데 상대방이 항소했다. 대법원까지 가면 지금보다 몇 년은 더 걸릴 텐데 확정 판결 전에는 배상액을 받을 수도 없다”고 말했다. 윤씨와 심씨는 마땅한 직장도 없다. “사납금제가 불법이고 전액관리제가 합법 아닙니까? 법 지키겠다는 사람은 해고당하고, 불법 업주는 봐주는 게 택시업계의 현실입니다.” 지친 윤씨가 긴 한숨을 내쉬었다. 배경헌 기자 baenim@seoul.co.kr
  • “한국에 오래 살았지만 어려운 法, 쉽게 알게 돼”

    “한국에 오래 살았지만 어려운 法, 쉽게 알게 돼”

    “혼인 신고부터 전세 계약까지 등록해야 하는 것도 많고 결정해야 하는 것도 많아요. 어려운 법을 쉽게 배울 기회라고 생각해서 왔어요.” 다문화가정 이주여성들이 27일 서울동부지법(광진구 아차산로)에 떴다. 바람직한 재판에 대한 각계각층의 의견을 듣는 동부지법의 ‘지혜나눔’ 프로그램에 참석했다. 중국, 일본, 베트남 등에서 온 30명의 이주여성은 법원 구석구석을 누비며 생활 속 법률을 익혔다. 가족관계 등록 관계법령을 배울 때는 모두 귀를 쫑긋 세웠다. 출생신고, 국적취득(귀화), 혼인신고 등은 다문화 여성이라면 꼭 거쳤거나 거쳐야 하는 법적인 관문. 조금 어려운 단어와 법률 용어가 나왔지만 그때마다 입으로 읊조리며 수첩에 꾹꾹 눌러썼다. 법정에서 실제 재판도 봤다. 만취해 딸 같은 직장 동료를 성폭행하려다 미수에 그친 남성에 대한 심문을 숨죽여 지켜봤다. 몇몇은 수의를 입고 퇴장하는 피고인을 매서운 눈으로 끝까지 째려봤다. 인솔한 사무관에게 “그럼 저 사람은 교도소에서 5년을 사는 거냐”, “국민참여재판은 어떻게 하는 거냐”고 묻기도 했다. 자녀 4명을 키운다는 일본인 스기타니 나오미(42)는 “다문화 가정에서도 잘나가는 인물이 나올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다”면서 “엄마가 똑똑해야 그런 자식을 키울 수 있지 않겠느냐”고 했다. 중국에서 온 하미선(38)씨도 “한국에서 16년을 살았는데 여전히 편견을 느낄 때가 많다”면서 “혹시 우리 애도 다문화 자녀로 눈총받지 않을까 싶어 직접 배워서 가르치려고 왔다”고 말했다. 곧이어 열린 현직 여성판사와의 간담회. 참석자들은 ‘아줌마’란 공통점을 바탕으로 본격적인 수다를 시작했다. 대체 공부를 얼마나 잘해야 판사가 되는 거냐고 묻는 열혈 학부모부터 재판은 한달에 몇번을 하느냐, 변호사 선임료는 얼마나 되느냐 등 화기애애한 질문이 이어졌다. 한 중국 출신 여성(40)은 “밀린 월급 못 받은 외국인 직원들이 민사소송에서 승소했는데 사장이 돈 없다고 드러누웠다”면서 “처음부터 그럴 작정으로 외국인들만 고용했던 것 같다”고 푸념했다. 원정숙 판사는 “이미 승소판결을 받은 채권도 10년마다 다시 재판을 받아야 나중에 임금을 청구할 수 있다”고 조언하고서 법률구조공단, 소송구조제도, 가압류 절차 등 관련기관·제도를 쉽게 설명했다. 정슬기 광진구 다문화가족지원센터 담당자는 “한국문화에 익숙한 분들인데도 법이라면 어려워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면서 “가족관계 등록, 국적취득 등 실생활에 꼭 필요한 부분을 배워서 호응이 좋았다”고 말했다. 조은지 기자 zone4@seoul.co.kr
  • “성남시, 분당 납골당 허가 취소 적법”

    경기 성남시가 분당 남서울묘지공원 내 납골당 허가를 취소한 것은 적법하다는 항소심 판결이 나왔다. 서울고법 행정3부(부장 이태종)는 15일 재단법인 송파공원이 성남시장을 상대로 낸 도시계획시설(납골당) 사업시행자 지정 및 실시계획 인가취소처분 취소청구 소송 항소심에서 1심을 깨고 원고 패소판결했다고 밝혔다. 송파공원은 분당메모리얼파크(남서울묘지공원) 안에 183억원을 들여 4만 7700기 규모의 납골당과 8097㎡의 부대시설을 조성하기로 하고 2009년 12월 9일 실시계획 인가를 받았다. 그러나 성남시는 현 이재명 시장 취임 직후인 2010년 8월 31일 실시계획 인가를 전격 취소했다. 송파공원이 사업시행자로 지정될 당시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 시행령 96조 2항이 요구하는 사업자 지정 요건(사업대상 토지의 3분의2 이상 소유, 토지주 2분의1 이상 동의)을 갖추지 못했기 때문이다. 또 당시 인근 야탑동 주민들은 교통난이 우려된다며 시에 탄원서를 내는 등 강력히 반발했다. 송파공원은 곧바로 행정심판을 청구했으나 2010년 12월 기각 결정을 받자 2011년 3월 다시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이때 수원지법 행정1부는 “사업 허가 취소가 부당하다”고 판결해 1심에서 송파공원이 승소했다. 재판부는 “사업자의 기득권을 침해하고 중대한 공익상 필요가 인정되지 않는다”며 “인가 취소는 재량권을 남용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그러나 이번 서울고법 항소심에서는 사업요건을 갖추지 않았다는 성남시 주장이 받아들여져 판결이 뒤집혔다. 송파공원 측이 항소심 판결에 불복해 대법원에 상고할 것으로 보여 법원의 최종 판단이 주목된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SKC, 중기 거래처 빼앗고 이면계약 체결 상도 벗어난 대기업 횡포… 2억 배상하라”

    SK그룹 계열사인 SKC㈜가 중소기업의 거래처를 빼앗았다가 거액의 손해배상 책임을 지게 됐다. SKC는 계약서 위조를 주장했으나 법원은 이를 일축하고 상도의를 벗어난 대기업의 행태를 지적했다. 서울고법 민사5부(부장 권택수)는 조모(49)씨가 SKC 등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원심을 깨고 “조씨에게 2억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승소 판결했다고 15일 밝혔다. 중소기업을 차리고 1999년부터 SKC에서 열에 반응하는 의료기기용 특수필름(감열지)을 공급받아 국내에 판매하던 조씨는 2001년 영국의 유명 화학회사 ICI를 납품 거래처로 확보했다. 그러나 SKC는 이듬해 ICI가 감열지 주문량을 6배 가까이 늘리자 조씨의 명의로 ICI 측에 공급자가 바뀌었다고 통보하고 직거래를 시작했다. SKC는 반발하는 조씨에게 2년 동안 직거래 판매 대금의 1.7%를 수수료로 주기로 하는 한편 영국 이외 지역의 감열지 독점 판매권을 주겠다는 내용의 이면계약서에 도장을 찍었다. 하지만 SKC는 이를 지키지 않았고 오히려 조씨가 이면계약서를 위조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2004년부터는 조씨와의 협상을 중단하고 계약 내용을 무시했다. 재판부는 “이면계약서가 SKC 측 의사에 반해 혹은 의사와 상관없이 체결된 것으로 볼 만한 충분한 증거가 없다”며 조씨의 손을 들어줬다. 이어 “대기업 입장에서 중소기업 거래처를 탈취한 것은 비난받을 여지가 있으며, SKC가 영어를 모르는 조씨를 상대로 ICI와의 약정서를 영문으로 작성한 점 등도 고려했다”고 밝혔다. SKC 측은 “1심은 대기업이 독점 판매에 관한 이면계약을 맺었다는 점을 믿기 어렵다며 원고 패소판결한 만큼 대법원에 상고해 다시 한번 판단을 구하겠다”고 밝혔다.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 한만수 공정위원장 후보자 23년 로펌 경력 논란 될 듯

    한만수 공정위원장 후보자 23년 로펌 경력 논란 될 듯

    ‘친기업 성향’의 한만수(55) 이화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공정거래위원장 후보로 지명되자 14일 공정위 안팎이 술렁이고 있다. 한 후보자는 23년간 대기업 편에서 소송을 한 김앤장 법률사무소와 법무법인 율촌 등 대형 로펌에서 근무했다. 공정위의 한 고위 관계자는 “공직자윤리법을 강화해 퇴직 후 2년간 로펌이나 회계법인으로 못 가게 해놓고, 아예 그쪽 사람을 모셔 오는 것을 국민들이 이해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김앤장에 고용휴직 형태로 근무했던 국장들이 있다. 후보자와 관계가 뒤바뀌는 건데 껄끄럽지 않겠느냐”고 덧붙였다. 한 후보자는 1996년 현 대표인 우창록 변호사를 도와 율촌을 세운 주역이기도 하다. 당시 율촌은 조세 사건 전문을 표방했다. 조세 사건은 소송 주체가 대부분 대기업이고 소송가액이 수백억~수천억원이라 거액의 승소사례금을 받을 수 있는 분야라는 것이 법조계의 설명이다. 김기식 민주통합당 의원은 트위터를 통해 “(한 후보자는) 삼성 오너 일가의 편법 재산 승계과정에서 제기된 SDS 신주인수권부사채(BW) 사건 당시 삼성을 변호한 사람”이라고 지적했다. 공인회계사인 장남이 지난해 9월부터 김앤장에서 일하는 것도 도마에 올랐다. 한 법조계 인사는 “아버지는 한때 대기업 편에 섰고, 아들은 그 로펌에 근무하는데 (한 후보자가) 기업을 감시하고 벌주는 공정회를 잘 이끌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한 후보자의 강한 정치색도 부각됐다. 2000년 16대 총선을 앞두고 경북 구미갑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지구당위원장을 맡았다. 한 후보자의 출생지는 경남 진주지만 구미광평초교·구미중학교를 졸업했다. 예비후보로도 등록했으나 최종 공천을 받지는 못했다. 전문성에도 의문이 제기된다. 전공 분야는 세법이다. 공정거래 관련 연구실적은 거의 없다. 세종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檢, 상고심까지 완패… ‘정치검찰’ 꼬리표만

    2009년 12월 서울중앙지검이 전 정권의 국무총리였던 한명숙(69) 당시 노무현재단 이사장에 대한 수사에 착수하자 민주당 등 야당과 일부 시민단체는 이명박 정부의 전형적인 표적수사라며 반발했다. 검찰 수사 과정에서 곽영욱(73) 전 대한통운 사장은 한 전 총리에게 돈을 줬다고 진술하고, 한 전 총리는 돈 봉투의 존재를 전혀 알지 못한다고 맞서면서 “돈을 받은 의자를 기소해야 한다”는 말까지 나왔다. 검찰은 수사 초기부터 1·2심 법원 판결 때까지 유죄 입증을 자신했지만 결국 모두 완패해 ‘정치검찰’ 소리를 듣는 역풍을 맞았다. 재판의 쟁점은 곽 전 사장에 대한 강압 수사 여부와 진술의 진위에 집중됐다. 사건 수사에서 피의자의 자백을 결정적 근거로 삼는 검찰은 자신이 한 전 총장에게 돈을 줬다는 곽 전 사장의 자백을 근거로 한 전 총리의 유죄를 자신했다. 하지만 1심 재판부는 곽 전 사장이 검찰의 강압 수사 탓에 거짓 진술을 했을 가능성을 지적했다. 당시 1심 재판부는 곽 전 사장의 진술이 “자유스러운 상태에서 이뤄지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또 “검사는 곽 전 사장을 압박해 생사의 기로에 섰다는 느낌을 갖도록 했다”고도 지적했다. 뇌물 공여에 대한 진술을 번복해 온 곽 전 사장에 대한 검찰 수사가 뇌물 공여를 부인할 때에는 밤늦게까지 진행되고, 일시적으로 뇌물 공여를 인정한 날에는 조사가 일찍 끝난 점도 재판부는 강압수사의 근거로 들었다. 곽 전 사장 진술의 신빙성 부족은 한 전 총리의 승소에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 1심 재판부는 곽 전 사장의 진술에 대해 “한 전 총리에게 돈을 줬는지 여부와 액수에 관한 진술이 계속 바뀌고 일관되지 못해 신빙성이 의심스럽다”고 판시했다. 당시 김준규 검찰총장은 1심 판결 직후 대검찰청 간부회의를 소집해 “거짓과 가식으로 진실을 흔들 수는 있어도 진실을 없앨 수는 없다”고 반박했고, 검찰은 항소했지만 2심 재판부의 판단도 1심과 같았다. 검찰은 대법원 상고심에 마지막 자존심을 걸었지만 판결은 뒤집히지 않았다. 이날 대법원의 판결이 나오자 한 전 총리는 보도자료를 내고 “정치탄압으로 억울한 일을 당하는 사람이 더 없기를 바란다”면서 “검찰개혁은 반드시 이뤄져야 하며 새 정부에서는 국민 앞에 당당히 설 수 있고 신뢰받는 검찰이 되기를 국민과 함께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에 반해 검찰은 극도로 말을 아꼈다. 대검 관계자는 “당시 증거와 진술 등을 토대로 기소했지만 사법부에서 무죄 확정 판결을 내린 이상 결과를 겸허하게 받아들일 수밖에 없지 않으냐”면서 “현재 서울고법 형사6부에서 진행 중인 한 전 총리의 정치자금법 위반 사건이 어떻게 처리되느냐가 최대 관건”이라고 말했다. 한 전 총리는 한만호 전 한신건영 대표에게서 9억여원을 받은 혐의로 기소돼 2011년 10월 1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고 이에 검찰이 항소를 한 상태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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