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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화마가 남긴 병마, 직접 증명하라”… 국가는 책임을 외면했다

    “화마가 남긴 병마, 직접 증명하라”… 국가는 책임을 외면했다

    “공상은 내가 몸을 사리지 않고 열심히 일했다는 사실을 인정받는 것입니다. 최선을 다해 일한 결과가 이 병이라는 걸 증명하고 싶어요.” 25년차 최지일(51·가명) 소방위는 지난해 10월 희귀 혈액암인 골수형성이상증후군을 진단받았다. 경북 지역의 소방서에서 일하는 그는 매달 한 차례 서울에서 항암치료를 받고 있다. 화재 현장에서 마신 유독가스가 의심됐지만 입증이 막막했다. 일선 화재·구급현장의 소방관들이 각종 질병을 앓아도 공무상 요양(공상)을 인정받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국내 공상 처리 절차는 질병과의 업무상 연관성에 대한 입증 책임을 당사자 개인에게 지우고 있어서다. 최 소방관의 경우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근무와 치료를 병행하면서 직접 업무 연관성을 입증할 각종 기록들을 일일이 찾아 모았다. 그는 “업무 자체가 유독물질에 노출될 위험이 큰데 막상 발병했을 때 혼자 연관성을 증명하려니 어려웠다”며 “최소한 참고할 수 있는 신청 매뉴얼이라도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어렵게 신청해도 공무원연금공단과 인사혁신처에서 기각되면 지난한 행정소송을 거쳐야 한다. 하지만 현행법상 소방공무원의 공상 휴직 기간은 3년, 일반 휴직은 최장 2년까지다. 소송이 길어지면 생계 부담도 커질 수밖에 없다. 27년차 백철웅(48·가명) 소방위도 2015년 백혈병 진단을 받고 신청한 공상이 재심까지 불승인되자 소송을 제기했다. 2년 가까이 이어진 소송으로 지칠 때쯤 공단은 공상 인정을 해 주는 대신 소송 취하를 제안했고, 치료가 급했던 그는 조정을 받아들였다. 하지만 지난 2월에 백혈병 후유증으로 골수형성이상증후군까지 발병했다. 백씨는 “기존 공상에 더해 추가 상병 승인을 요청했지만 소식이 없다”고 한숨지었다. 법조계는 공단이 우월적 지위를 남용하는 격이라고 비판한다. 행정소송에서 패소해 판례가 남으면 비슷한 공상 신청도 승인해 줘야 하다 보니 소송 취하를 종용하며 개별 사건으로 축소한다는 지적이다. 법무법인 히포크라테스 이정민 변호사는 “소송이 길어지면 2년을 넘기는 일은 허다하다”며 “국민 세금으로 소송에 대응하는 공단과 달리 소방관들은 사비로 하는데 패소라도 하면 소송 비용까지 다 떠안아야 하는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22일 서울신문이 김도읍 국민의힘 의원실을 통해 입수한 공무원연금공단과 인사혁신처 자료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소방공무원의 공상 승인율은 2017년 92.3%로 정점을 찍은 뒤 매년 감소해 지난해 87.5%로 떨어졌다. 하지만 이 중 불승인된 사건들도 소송에서는 결과가 바뀌다 보니 소방관들의 업무 현실과 동떨어진 심의라는 비판이 적지 않다. 소방관의 순직·공상 불승인 사건 중 48.2%(2011~2020년 연평균)가 행정소송에서 정부 패소로 뒤집어졌다. 이는 세계 각국이 도입한 ‘공상추정법’이 국내에는 없기 때문이다. 공상추정법은 공무원이 병에 걸리면 기본적으로 공상으로 인정하되 국가가 업무상 인과관계를 입증하도록 한 제도다. 국내 입법 시도는 수년 전부터 줄곧 좌절됐다. 2017년 20대 국회에서 표창원 당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이른바 ‘김범석법´(공무원연금법 일부개정법률)을 발의했지만 철회돼 폐기됐다. 혈관육종암을 앓다 2014년 숨진 김범석 소방관은 생전에 공상이 거부됐다가 소송에서 승소한 사후에 인정됐다. 지난해 4월 정부가 소방직을 국가직으로 전환한 이후에도 소방관들의 공상 인정 현실은 크게 달라진 게 없다. 정세균 전 국무총리가 당시 “국가직 전환은 소방공무원의 처우와 복지 개선을 위한 시작”이라고 공언했지만 소방관들이 절실하게 요구해 온 공상추정법의 전망은 밝지 않다. 오영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해 11월 재발의한 ‘공무원 재해보상법 일부개정법률안’도 올 2월 상임위 상정 후 다른 공무원 직군과의 형평성 문제를 제기해 온 정부 반대에 부딪혀 답보 상태다. 안연순 원주세브란스병원 예방의학교실 교수는 “국제암연구소(IARC)는 전립선암, 고환암, 림프종, 다발성골수종 등을 소방관에게 발병률이 높은 암으로 인정한다”며 “정부가 반대만 할 게 아니라 소방업무와의 인과관계가 명확하게 입증된 질병부터라도 공상추정법 도입을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 [속보] 킨텍스 인접 고양시 땅 헐값 매입 의혹 건설사, 반격 나서 … 市 “적반하장”

    [속보] 킨텍스 인접 고양시 땅 헐값 매입 의혹 건설사, 반격 나서 … 市 “적반하장”

    킨텍스 인접 고양시 땅을 헐값 매입한 의혹을 받는 건설업체가 의혹을 제기한 현직 고양시의원과 고양시를 상대로 법적 대응에 나선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21일 경기 고양시에 따르면 킨텍스 지원시설 용도였던 고양시 대화동 C2부지(4만2718㎡)를 매입해 주상복합아파트와 주거용 오피스텔을 지은 퍼스트이개발㈜이 고양시 감사관과 김서현 고양시의원을 형사고발해 최근 피고소인들에 대한 경찰조사가 진행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고양시 감사관은 3년에 가까운 감사 끝에 지난 달 중순 헐값매각이 사실이라며 관련 공무원 3명을 경찰에 수사의뢰 했으며, 김 의원은 3년 전 부터 의회 안에서 꾸준히 헐값매각 의혹을 제기해왔다. 퍼스트이개발이 두 사람에게 제기한 혐의는 ‘허위공문서작성’과 ‘공무상비밀누설’ 등으로 알려졌다. 고발내용에는 ‘고양시가 경제적 손실을 입은 것처럼 감사보고서를 작성하기로 마음먹고…’라는 내용과 ‘감사관이 부지 매각단가 결정에 어떠한 문제가 없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는 주장 등이 담겨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고양시 측은 “퍼스트이개발 주장에는 구체적 물증이 없고 사실관계도 나열돼 있지 않다”며 “억지에 불과하다”고 일축했다. 앞서 퍼스트이개발은 “땅에서 폐기물 5만톤이 나와 생각지도 못한 처리비용과 금융비용이 들어갔다”며 이재준 현 시장 취임 직후인 2018년 7월 40억원의 배상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해 올해 초 1심에서 승소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법원은 올해 초 1심에서 “고양시가 퍼스트이개발에 10억원을 배상해야 한다”며 피고(고양시) 일부패소 판결을 내렸다. 고양시는 판결에 불복해 지난 2월 항소, 현재 2심이 진행 중이다. 2심에서 마저 패소하면, 고양시는 최성 전 시장 재임시절 고양시민의 재산을 건설업체에 헐값에 넘겼을 뿐 아니라, 혈세로 거액의 배상금으로 물어주게 됐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게 된다. 이에 대해 고양시는 농지를 킨텍스 지원용지로 성토할 당시인 2003년쯤에는 폐기물 매립 사실을 알지 못했다는 입장이다. 고양시 관계자는 “퍼스트이개발은 최성 전 시장 재임 당시 폐기물을 최초 발견하고 3년 뒤 이재준 현 시장 취임후에야 이 사실을 우리에게 알렸다”면서 “민사상 하자보수 기간을 한참 넘긴데다, 폐기물이 발생한 원인이 불분명해 고양시의 배상 책임도 확실치 않다”고 밝혔다.
  • 이인규 전 중수부장 ‘논두렁 시계’ 정정보도 1심 패소→2심 승소

    이인규 전 중수부장 ‘논두렁 시계’ 정정보도 1심 패소→2심 승소

    이인규(63·사법연수원 14기) 전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장이 과거 국가정보원의 기획에 따라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논두렁 시계’ 의혹을 언론에 흘렸다는 보도는 사실과 다르다며 낸 정정보도 및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일부 승소 판결을 받았다.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민사8부(부장 장석조)는 이 전 부장이 노컷뉴스 운영사 CBS와 A 논설위원, B 기자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한 원심을 깨고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노컷뉴스에게 “정정보도를 게재하고, 향후 기사 데이터베이스에 보관해 검색되도록 하라”고 했으며 “CBS와 A 위원이 공동으로 3000만원, CBS와 B 기자가 공동으로 1000만원을 원고에게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해당 언론사는 2018년 6월 ‘이인규 미국 주거지 확인됐다. 소환 불가피’라는 기사와 ‘이인규는 돌아와 진실을 밝혀야 한다’는 논평에서 이 전 부장 관련 의혹을 다룬 바 있다. 당시 논평은 ‘노 전 대통령이 고가의 명품시계를 논두렁에 버렸다’는 내용을 언론에 흘린 것이 검찰이었다고 언급하며, ‘이인규 전 중수부장은 노 전 대통령에게 타격을 주기 위한 국정원의 기획이었다며 사실을 시인했다’고 보도했다. 이 전 부장은 그러나 같은해 9월 “시계 수수 의혹을 언론에 흘리지 않았고, 국정원이 흘리는 데 개입하지 않았다”며 민사 소송을 제기했다. 1심 재판부는 언론 보도가 허위라고 보기 어렵다고 보고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원고가 2009년 4월 21일 국정원 간부를 만났고, 국정원 간부는 ‘시계 수수 의혹을 공개해 (노 전 대통령에게) 도덕적 타격을 주는 것이 좋다’는 취지로 말했다”면서 “원고를 사건 관여자로 표현한 보도가 허위라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항소심의 판단은 달랐다. 재판부는 “피고들은 시계 수수 의혹과 관련해 여러 차례 수사와 조사가 이뤄졌으나 여전히 진상이 명확히 규명되지 않은 상태임을 인정하면서, 원고가 시계 수수 의혹 보도에 관여했는지 여부를 알 수 없다고 주장한다”면서 “원고가 국정원 간부로부터 시계 수수 의혹을 언론에 흘리는 방식으로 활용하면 좋겠다는 요청을 받은 사실이 인정될 뿐 실제 원고가 언론에 정보를 흘리는 데 관여했음을 인정할만한 충분한 증거가 없다”고 설명했다.
  • 20년 지난 성폭행 사건도 배상받는 길 열렸다

    20년 지난 성폭행 사건도 배상받는 길 열렸다

    대법원이 성폭력 범죄 피해자의 손해배상 청구권 소멸시효 산정 기준은 ‘범행이 있었던 날’이 아닌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 등 장애 진단을 받은 날로 봐야 한다는 판단을 내놨다. 이에 따라 ‘체육계 미투 1호’인 전 테니스 선수 김은희(30)씨가 20년 전에 당했던 성폭력 피해에 대해 손해배상을 받게 됐다. 법조계에서는 성범죄 피해에 대한 구제 범위를 넓힌 판결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대법원 3부(주심 노정희 대법관)는 19일 김씨가 가해자인 테니스 코치 A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 상고심에서 김씨에게 1억원을 배상하라고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A씨는 김씨가 초등학생 때인 2001년 7월부터 2002년 8월까지 제자인 김씨를 네 차례 성폭행했다. 이후 성인이 된 김씨는 2016년 5월 한 테니스 대회에서 우연히 A씨와 마주친 뒤 과거의 끔찍했던 기억이 떠오르면서 단기 기억상실과 수면장애 등에 시달리게 됐다. 그해 6월 병원에서 PTSD 진단을 받은 김씨는 A씨를 형사 고소했고, A씨는 이듬해 10월 징역 10년이 확정됐다. 이어 김씨는 2018년 6월 A씨로 인해 PTSD 진단을 받았다며 1억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1심은 김씨가 승소했다. 그러자 A씨는 항소심에서 “마지막 범행일인 2002년으로부터 10년이 넘어 손해배상 청구권이 소멸했다”고 맞섰다. 민법상 손해배상 청구권 소멸시효는 ‘손해 및 가해자를 안 날’부터 3년 또는 ‘불법 행위를 한 날’부터 10년이다. 그러나 항소심은 “손해배상 청구 소멸시효 기산일은 손해 발생이 현실적인 것이 됐을 때를 의미한다”며 “피고의 불법 행위에 따른 원고의 손해는 원고가 처음 진단받은 2016년 6월에 현실화했다”고 판단했다. 대법원 역시 “성범죄 당시를 일률적으로 손해가 현실화한 시점으로 보면 장래 손해가 발생한 때에는 소멸시효가 완성되는 부당한 결과가 초래될 수 있다”며 원심을 유지·확정했다. 김씨 측 변호인이자 젠더 법률전문가인 김재희 변호사는 “성폭력 범죄 피해 양상의 특성을 고려한 판결”이라면서 “아동 성폭력뿐만 아니라 다양한 연령과 형태의 성폭력 사건에서 피해자 구제 권리가 확대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 단죄 못한 ‘故권대희 유령수술’… 유족 “유서 쓰고 수술받을 판”

    단죄 못한 ‘故권대희 유령수술’… 유족 “유서 쓰고 수술받을 판”

    재판부 “공장처럼 돌리느라 수시간 방치”집도의 병원장 장씨 징역 3년 법정구속동의 없이 수술한 신씨는 과실치사 무죄 아들 죽음 밝혀낸 모친, 낮은 형량에 오열“애초 상해치사·살인죄 기소 않은 것 문제”“권대희(사망 당시 25세) 사건은 그 자체로도 엽기적이지만 이번 판결도 그에 못지않습니다. 대한민국 사람들은 유서를 써 놓고 수술실에 들어가야 할 것입니다.” 5년 전 의료사고로 아들 권씨를 잃은 이나금씨는 19일 오후 당시 수술에 참여했던 의료진의 1심 선고 직후 오열하며 이렇게 말했다. 일부 혐의들이 무죄 판결을 받은 데다 유족들의 예상보다 낮은 형이 선고돼서다. 수사기관 대신 직접 수술실 폐쇄회로(CC)TV 영상을 뒤져 보며 의료진의 불법 행위를 파헤친 어머니는 “대한민국 법이 국민들의 생명권을 보호하지 못하고 있다. 죽은 사람만 억울하게 됐다”며 연신 아들의 이름을 목 놓아 불렀다. 서울중앙지법 형사8단독 최창훈 부장판사는 이날 업무상 과실치사와 의료법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된 성형외과 원장이자 집도의인 장모(52)씨에게 징역 3년과 벌금 500만원을 선고하고 장씨를 법정 구속했다. 함께 기소된 마취과 의사인 이모씨는 금고 2년에 집행유예 3년, 벌금 500만원을 선고받았다. 앞서 검찰이 장씨에게 징역 7년 6개월, 이씨에게 징역 6년을 구형한 것과 비교하면 형량이 낮아졌다. 장씨 등은 2016년 9월 권씨를 수술하는 과정에서 경과 관찰과 후속 조치를 제대로 하지 않아 과다출혈로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그러나 이날 선고가 있기까지 가족들은 지난한 싸움을 벌여야 했다. 검찰은 유족이 병원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승소한 뒤인 2019년이 돼서야 장씨와 이씨를 업무상과실치사와 의료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유족들은 무면허 의료로 인한 의료법 위반 혐의 등이 빠져 있다며 법원에 재정신청을 냈다. 이듬해 법원이 이를 인용하고 나서야 검찰은 장씨와 이씨를 추가 기소했고, 신씨와 간호조무사 전모씨를 재판에 넘겼다. 재판부는 이날 “혈액이 비치돼 있지 않은 시설에서 피해자에게 다량의 출혈이 발생하고 저혈압 등 징후가 극히 비정상이었음에도 공장식 수술 라인을 돌리느라 수시간 동안 조치를 하지 않았고 골든 타임을 놓쳤다”며 피고인들을 질타했다. 이들의 무면허 의료 혐의에 대해서도 “(당시 상황의) 긴급성과 위험성을 보면 전씨가 압박 지혈한 행위는 의료행위로 평가해야 한다”며 유죄로 판단했다. 그러면서 “피해자의 어머니는 수술실 CCTV를 수집하고 그를 바탕으로 수술 관계자의 행적을 초단위까지 세밀하게 확인해 사망한 아들의 사인에 관한 진실을 밝히려 했다”면서 “지난 수년간 처절한 행적을 보인 어머니가 피고인에 대한 처벌 의사를 강력히 밝히고 있다”고도 덧붙였다. 이날 장씨는 이씨의 마취기록지 거짓 작성에 관여한 혐의 외에 모든 혐의에서 유죄 판단을 받았다. 다만 유족들이 환자의 동의 없이 수술을 한 ‘유령 의사’라고 지적한 신씨는 업무상과실치사 혐의에서 무죄 판단을 받았다. 재판부는 “결과 발생을 예견하지 못했거나 회피하지 못한 과실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어머니인 이씨는 “법원이 유령 의사의 존재를 인정하지 않았다”면서 “앞으로 수술실에서 누군지 모르는 의사가 수술을 하는 일이 공공연하게 벌어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애초에 상해치사죄나 살인죄로 기소하지 않은 것 자체가 문제”라고 강조했다.
  • ‘미쓰비시 압류’에… 日 “국제법 위반” 반발

    ‘미쓰비시 압류’에… 日 “국제법 위반” 반발

    한국 법원이 강제징용 배상 판결 관련 미쓰비시중공업의 채권을 압류하는 결정을 내리면서 일본이 강력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사법부 내에서도 재판부마다 다른 결론을 내놓으면서 좀처럼 돌파구를 찾기 어려운 대일 외교의 공간도 더 좁아지고 있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가토 가쓰노부 관방장관은 19일 정례 기자회견에서 강제징용 배상 소송의 피고인 미쓰비시중공업 측의 한국 내 채권 압류 결정이 내려진 데 대해 “명백한 국제법 위반”이라고 반발했다. 가토 장관은 “만약 현금화에 이르게 되면 한일관계에 심각한 상황을 초래하므로 피해야 한다는 것을 한국 측에 반복해서 전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수원지법 안양지원은 지난 12일 미쓰비시중공업이 국내 기업인 LS엠트론 주식회사에 대해 갖는 8억 5000만원 상당의 물품대금 채권에 대해 압류 및 추심 명령을 내렸다. 원고 측은 미쓰비시중공업이 2018년 대법원의 확정 판결에도 배상 이행을 하지 않자 이 기업의 한국 내 채권을 찾아내 이달 초 법원에 압류를 신청했는데, 법원이 이를 받아들인 것이다.소송에서 승소한 피해자들은 배상 절차를 밟아 가고 있지만, 하급심 판결에선 소멸시효 기준과 청구권 협정에 대한 판단이 엇갈리면서 혼란스러운 상황이다. 지난 11일 서울중앙지법 민사25단독 박성인 부장판사는 징용 피해자 유족들이 미쓰비시 매터리얼(전 미쓰비시광업)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재판 관할권이 우리 법원에 있다면서도 소송 시효가 2015년에 지났다고 판단했다. 반면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34부(부장 김양호)는 지난 6월 7일 또 다른 소송에서 “한일 청구권 협정을 근거로 소송을 통한 권리 행사는 제한된다”며 각하 판결을 내렸다. 일본 정부의 강한 반발에 청와대와 외교부는 “관련 동향을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정부는 피해자 권리 실현 및 한일 양국 관계 등을 고려하면서 다양한 합리적 해결 방안을 찾기 위해 각계각층의 다양한 의견을 청취하고, 일본 측과 긴밀히 협의 중에 있다”고 설명했다.
  • “술 너무 많이 팔았다”…식당 상대로 소송한 美남성 64억원 승소

    “술 너무 많이 팔았다”…식당 상대로 소송한 美남성 64억원 승소

    과음한 뒤 음주 폭행 사건에 휘말린 남성이 당시 술을 마셨던 레스토랑을 상대로 건 소송에서 승소했다. 뉴스위크 등 미국 현지 언론의 17일 보도에 따르면 텍사스에 거주하는 다니엘 롤스는 2019년 5월 현지의 한 식당에서 식사와 함께 음주를 즐겼다. 이후 술에 취한 롤스는 식당 주차장에서 역시 술에 취한 다른 손님과 시비가 붙었고 결국 몸싸움까지 번졌다. 롤스는 이 과정에서 머리를 부딪치는 부상을 입었고, 이후 그는 손님이 과음하고 있는데도 이를 말리지 않고 술을 계속 판 탓에 싸움과 부상으로 이어졌다며 당시 방문했던 레스토랑을 고소했다. 그는 “레스토랑은 바텐더에게 고객이 어느 정도 술에 취했는지 알아챌 수 있을 만큼의 교육을 하지 않았다”면서 “술에 취해 싸움이 벌어진 뒤 부상을 입었을 때에도 곧바로 구급차를 부르지 않는 등 태만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만취한 고객이 넘어지거나, 넘어졌을 때 위험이 있을 수 있는 물건을 주차장에 방치한 것도 잘못”이라며 “레스토랑 탓에 머리에 심각한 부상을 입고 현재까지 후유증을 앓고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 5월부터 열린 재판에서 레스토랑의 소유주는 소송에 응하지 않거나 법원에 출두하지 않는 등의 태도를 이어갔으며, 이에 현지 재판부는 소송을 제기한 롤스에게 유리한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레스토랑 측이 롤스에게 총 550만 달러(한화 약 64억 3000만 원)의 손해배상금을 지급하라고 명령했다. 다만 롤스의 모든 주장이 사실인지 여부는 판단하지 않은 채 소송에 응하지 않고 심리에도 참석하지 않은 레스토랑 소유주의 행동에 기인한 판결로 알려졌다. 한편 현지 언론은 소송을 제기한 롤스에게 음주 관련 사건 전과가 있으며, 텍사스주 현지법에 따라 레스토랑 측이 항소를 원할 경우 30일 내에 의사를 밝혀야 한다고 전했다.
  • ‘자사고 지정 취소 소송’ 숭문고, 소송 포기하고 일반고 전환

    ‘자사고 지정 취소 소송’ 숭문고, 소송 포기하고 일반고 전환

    서울의 광역단위 자율형 사립고(자사고)인 숭문고등학교가 자사고 간판을 떼고 내년 일반고로 자진 전환한다. 2019년 자사고 지정 취소 처분을 받아 교육당국과 소송 중인 10개교 중 소송에서 이탈하는 첫 사례로, 향후 자사고와 교육당국 간 소송전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17일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숭문고는 서울시교육청에 일반고 전환을 신청했다. 숭문고는 이날 학교 홈페이지에 올린 입장문을 통해 “학령인구의 급감과 자사고 폐지 정책, 새로운 대입 정책 등으로 자사고는 학생 충원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우리 학교는 존립마저 위협받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숭문고는 신입생 일반전형에서 2017학년도부터 5년 연속 미달을 기록했다. 모집 충원율은 매년 하락해 2021학년도에는 59%로 일반전형 정원의 절반을 가까스로 채웠다. 그러면서도 “고교학점제가 전면 시행되면 굳이 자사고의 틀을 유지하지 않아도 학교가 추구하는 교육과정과 교육 활동을 구현할 수 있게 된다”고 강조했다. 숭문고에 따르면 1·2학년 학부모를 대상으로 의견을 수렴한 결과 응답자의 80.4%가 일반고 전환에 긍정적으로 응답했다. 숭문고는 2019년 서울시교육청으로부터 자사고 지정 취소 처분을 받은 8개 학교 중 한 곳으로, 지난 3월 서울시교육청을 상대로 한 행정소송 1심에서 승소 판결을 받았다. 서울 8개교 외에 경기 안산동산고와 부산 해운대고 등 총 10개교가 관할 교육청을 상대로 소송을 진행중인 가운데 숭문고는 소송 대열에서 이탈한 첫 사례다. 숭문고를 시작으로 이후 소송을 포기하고 일반고로 자진 전환하는 학교가 추가로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올해 들어 동성고와 한가람고, 숭문고까지 서울에서만 3개 자사고가 일반고로 자진 전환하게 됐다. 서울시교육청은 “학교와 법인, 학부모, 교육청이 참여하는 일반고 전환 협의체를 구성해 안정적인 일반고 전환을 지원하고, 교육과정 운영과 행정·재정 지원을 세심하게 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 “자녀가 중환자실 가려면 다른 아이가 죽어야” 댈러스 판사의 경고

    “자녀가 중환자실 가려면 다른 아이가 죽어야” 댈러스 판사의 경고

    “댈러스에서는요, 아이들을 수용할 중환자실 병상이 하나도 없어요. 이 말은 여러분의 아이들이 자동차 사고나 심장질환 때문에 중환자실에 입원하려 해도, 심지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중환자실에 입원해야 하더라도 병상이 하나도 없다는 얘기예요. 여러분 자녀는 누군가의 아이가 죽을 때까지 기다려야 해요.”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 카운티법원의 클레이 젠킨스(57·사진) 판사가 지난 13일(이하 현지시간)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밝힌 뒤 다음날 트위터에 올린 내용이라고 허프포스트가 전했다. 젠킨스 판사는 지난달 그렉 애보트 텍사스주 지사가 지방정부 차원에서는 마스크 의무화를 실행할 수 없다는 내용의 행정명령에 서명한 것과 관련해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그는 지난 12일 1심에서 승소해 댈러스 카운티의 학교들과 일부 업체에서 마스크를 쓰도록 하는 자신의 긴급 행정명령이 발동하게 했다. 이에 애보트 지사는 댈러스 제5 순회 항소법원에 항소했는데 해당 법원은 그의 승소 판결을 유지했다. 이에 따라 애보트 지사는 곧바로 상고 결정을 했고, 텍사스주 최고법원은 15일 일단 젠킨스의 행정명령을 중단시킨 뒤 보건관리들이 제기해 함께 소송이 진행되고 있는 샌안토니오는 오는 23일에, 댈러스는 다음날 공개변론을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그런데 앞서 젠킨스 판사는 텍사스주의 의료 붕괴가 얼마나 심각한지 전해 자신의 법정 다툼이 정당하다는 것을 보여주려 한 것이다. “여러분 자녀는 인공호흡기를 달 수도 없을 것이며 병상을 찾아 다른 어디로든 후송될 것이다. 하지만 (댈러스) 여기에선 하나가 비지 않으면 병상을 구하기 어려울 것이다.” 성인이라 해서 상황이 나아지지 않는다고 했다. 카운티 안에서 성인에게 돌아갈 중환자실 병상은 17개 밖에 남아있지 않다고 트윗을 통해 알렸다. 텍사스주의 코로나19 환자는 1만 1200여명으로 일년 전보다 훨씬 나쁜 상황에 몰려 있는데 중환자실 병상은 323개만 남아 있다. 델타 변이 확산과 돌파 감염이 잇따르는데도 백신 접종을 기피하는 사람들 때문에 더 이상 접종률이 올라가지 않고 정체되는 데 따라 미접종자의 확진 비율이 올라가고 있어서다.
  • ‘성희롱 보복징계’ 르노삼성 유죄 확정에도… 피해자 “두렵다”

    ‘성희롱 보복징계’ 르노삼성 유죄 확정에도… 피해자 “두렵다”

    사내 성희롱 피해자에게 불리한 처우를 한 혐의로 기소된 르노삼성자동차와 임직원들에 대한 유죄 판결이 확정됐다. 2013년 피해자가 처음 문제를 제기한 지 8년 만의 일이다. 3년 전 민사 소송에서 일부 승소 판결을 받아 낸 피해자는 형사소송에서 유죄 판결이 확정된 후에도 “회사로부터 피해를 입을까 두렵다”는 말을 남겼다. 대법원 2부(주심 조재연 대법관)는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지원에 관한 법률(남녀고용평등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르노삼성차의 상고심에서 벌금 20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15일 밝혔다. 보복성 징계를 주도한 혐의로 기소된 회사 임직원 2명은 각각 벌금 400만원과 800만원이 확정됐다. 해당 법에 따르면 직장 내 성희롱 피해자에게 불리한 처우를 할 경우 징역 3년 이하의 징역이나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8년 차 직장인이던 A씨는 2012년 3월 새로 부임해 온 팀장으로부터 그해 4월부터 11개월간 성희롱 피해를 지속적으로 당했다. A씨는 2013년 4월 인사팀에 정식으로 피해를 신고하고 회사 등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그러나 사내에선 “A가 먼저 남자를 꼬셨다”는 등의 허위 소문이 돌았고, A씨는 이에 소문 유포자 한 명을 찾아 진술서를 받아 냈다. 그러나 유포자는 되레 ‘협박을 당했다’며 회사에 신고했고 사측은 A씨를 견책 처분했다. 지방노동위원회는 이러한 징계가 부당하다고 판단해 A씨의 구제 신청을 인용했다. 이런 가운데 A씨를 조력하던 다른 직원 B씨는 근태불량을 이유로 정직 처분을 받았다. 지방노동위가 B씨의 구제 신청을 인용하자 회사는 B씨가 회사 서류를 무단반출하려 했고, A씨가 이에 조력했다며 두 사람에게 직무정지 및 대기발령을 통보했다. 하급심에 이어 대법원은 “A씨가 성희롱 피해를 신고하고 민사소송을 제기하자 A씨의 사소한 잘못을 빌미로 징계에까지 나아간 것으로 성희롱 피해와 (징계 간) 관련성이 인정된다”면서 “A씨에 대한 징계 처분은 가혹하다”고 판단했다. 피해자의 고통은 아직 ‘현재 진행형’이다. A씨는 소송 종료 뒤 민주노총을 통해 밝힌 소감문에서 오히려 “두려움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회사를 상대로 한 소송이 그간 회사의 괴롭힘으로부터 A씨를 보호해 준 ‘방패막이’가 돼 줬기 때문이다. A씨는 “좋은 판례만 있으면 사내 성희롱을 신고한 이후에도 다시 일상으로 돌아올 수 있는 세상을 만들 수 있을 줄 알았다”면서 “입법부와 행정부, 사법부가 피해자의 현실을 이해하지 않고서는 (변화가) 불가능하다”고 덧붙였다.
  • ‘호날두 노쇼’ 관중들 또 승소…법원 “입장료 60% 돌려줘야”

    2019년 K리그와 유벤투스와의 친선전에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6)가 출전하지 않아 관중들이 행사 주최사를 상대로 낸 대규모 민사소송에서 법원이 “입장료의 60%를 배상하라”며 관중들의 손을 다시 들어 줬다. 15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21부(부장 강민성)는 A씨 등 4700여명이 ㈜더페스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했다. 재판부는 “피고는 원고들에게 입장권 구입 금액의 60%인 총 8억 6987만 5200원을 지급하라”고 판시했다. A씨 등은 2019년 7월 2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 올스타 ‘팀 K리그’와 유벤투스의 친선전에 호날두가 출전하지 않자 행사 주최사인 더페스타를 상대로 15억 3000만원 상당의 입장료를 돌려 달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피고(더페스타)는 호날두 출전 내용을 광고했고 원고들은 이 내용을 전제로 입장권을 구매했다”면서 “호날두를 출전시킬 계약상의 의무가 있다”고 판시했다.
  • 성희롱 피해자 징계한 르노삼성 벌금형 확정, 피해자 고통 ‘현재진행형’

    성희롱 피해자 징계한 르노삼성 벌금형 확정, 피해자 고통 ‘현재진행형’

    사내 성희롱 피해자에게 불리한 처우를 한 혐의로 기소된 르노삼성자동차와 임직원들에 대한 유죄 판결이 확정됐다. 2013년 피해자가 처음 문제를 제기한 지 8년만의 일이다. 3년 전 민사 소송에서 일부 승소 판결을 받아낸 피해자는 형사 소송에서 유죄 판결이 확정된 후에도 “회사로부터 피해를 입을까 두렵다”는 말을 남겼다. 대법원 2부(주심 조재연 대법관)는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지원에 관한 법률(남녀고용평등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르노삼성차의 상고심에서 벌금 20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15일 밝혔다. 보복성 징계를 주도한 혐의로 기소된 회사 임직원 2명은 각각 벌금 400만원과 800만원이 확정됐다. 해당 법에 따르면 직장 내 성희롱 피해자에게 불리한 처우를 할 경우 징역 3년 이하의 징역이나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8년차 직장인이던 A씨는 2012년 3월 새로 부임해 온 팀장으로부터 그해 4월부터 11개월간 성희롱 피해를 지속적으로 당했다. A씨는 2013년 4월 인사팀에 정식으로 피해를 신고하고 회사 등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그러나 사내에선 “A가 먼저 남자를 꼬셨다”는 등의 허위 소문이 돌았고, A씨는 이에 소문 유포자 한 명을 찾아 진술서를 받아냈다. 그러나 유포자는 되레 ‘협박을 당했다’며 회사에 신고했고, 사측은 A씨를 견책 처분했다. 지방노동위원회는 이러한 징계가 부당하다고 판단해 A씨의 구제 신청을 인용했다. 이런 가운데 A씨를 조력하던 다른 직원 B씨는 근태불량을 이유로 정직 처분을 받았다. 지방노동위가 B씨의 구제신청을 인용하자 회사는 B씨가 회사 서류를 무단반출하려 했고, A씨가 이에 조력했다며 두 사람에게 직무정지 및 대기발령을 통보했다. 하급심에 이어 대법원은 “A씨가 성희롱 피해를 신고하고, 민사소송을 제기하자 A씨의 사소한 잘못을 빌미로 징계에까지 나아간 것으로 성희롱 피해와 (징계 간) 관련성이 인정된다”면서 “A씨에 대한 징계 처분은 가혹하다”고 판단했다. 피해자의 고통은 아직 ‘현재진행형’이다. A씨는 소송 종료 뒤 민주노총을 통해 밝힌 소감문에서 오히려 “두려움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회사를 상대로 한 소송이 그간 회사의 괴롭힘으로부터 A씨를 보호해 준 ‘방패막’이 돼 주었기 때문이다. A씨는 “좋은 판례만 있으면 사내 성희롱을 신고한 이후에도 다시 일상으로 돌아올 수 있는 세상을 만들 수 있을 줄 알았다”면서 “입법부와 행정부, 사법부가 피해자의 현실을 이해하지 않고서는 (변화가) 불가능하다”고 덧붙였다.
  • ‘文정부 비판‘ 前문체부 국장, 파면취소 소송 승소

    ‘文정부 비판‘ 前문체부 국장, 파면취소 소송 승소

    문재인 정부 정책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비판했다가 파면된 한민호(59) 전 문화체육관광부 국장이 정부를 상대로 낸 파면 취소 소송에서 승소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부(부장 안종화)는 11일 한 전 국장이 문체부를 상대로 낸 파면 처분 취소 청구 소송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한 전 국장은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 사무처장으로 근무하던 2017년 SNS에 정부의 대북정책을 비롯해 대미·대일외교,원전 폐기 등을 원색적으로 비판했다. 당시 그는 ‘지금은 친일하는 게 애국이다’, ‘일본이 조선인을 참정권이 없는 2등 국민으로 취급했는데 이해가 간다’는 글 등을 올려 논란을 부르기도 했다. 문체부는 2019년 10월 한 전 국장이 국가공무원법상 성실·품위유지 의무를 위반했다는 이유로 파면했다. 징계 이유서에는 ‘개전의 정(뉘우치는 마음)이 없다’는 표현도 썼다. 한 전 국장은 징계에 불복해 지난해 3월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고 1년 반 만에 승소 판결을 받았다. 그는 서울대 역사교육과를 나와 교사로 일하다가 1993년 행정고시에 합격했다. 문체부 문화정책과장, 미디어정책관, 체육정책관 등을 지냈다. 파면 후 지난해 4·15 총선을 앞두고 우리공화당에 ‘1호 인재’로 영입됐다. 현재 우리공화당 유튜브 채널에서 ‘한민호 초대석’을 진행하고 있다.
  • ‘구급차 고의사고‘ 택시기사 3000만원 배상 판결

    ‘구급차 고의사고‘ 택시기사 3000만원 배상 판결

    ‘구급차 고의 사고’의 피해자 유족이 가해자인 택시 운전기사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받았다. 수원지법 성남지원 민사3단독 신정민 판사는 11일 이 사건 유족 김모 씨 등 3명이 택시 운전기사 최모(32) 씨에게 5000만원을 배상하라며 제기한 소송에서 “피고는 원고에게 300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유족 측 법률대리인은 “이송 지연 행위와 망인의 사망 사이 인과관계가 있다는 점이 인정되지는 않았으나, 택시 기사가 사고를 내 고의로 이송을 지연해서 유족에게 정신적 고통을 가한 데 대한 위자료가 인정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유족의 고통이 3000만원으로 위로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상대의 항소 여부를 보고 대응계획을 세우겠다”고 덧붙였다. 최씨는 지난해 6월 8일 오후 서울시 강동구 고덕역 인근 도로에서 사설 구급차와 일부러 접촉사고를 내고 “사고 처리부터 해라.(환자가) 죽으면 내가 책임진다”며 10여 분간 앞을 막아섰다. 유족들은 최씨의 방해로 구급차에 타고 있던 79세의 폐암 4기 환자가 음압격리병실에 입원할 기회를 놓쳐 사고 당일 사망했다고 주장했다. 이 사건은 피해자의 아들이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사연을 올리면서 국민적 공분을 샀다.
  • 구청 주차장 난간에 앉아있다가 추락사…“2억 배상하라”

    구청 주차장 난간에 앉아있다가 추락사…“2억 배상하라”

    유족, 손해배상 소송 제기…일부 승소인천 서구, 유족 3명에 2억여원 지급 인천 한 구청의 주차장에서 추락사고로 숨진 30대의 유족이 지방자치단체로부터 일부 손해배상을 받았다. 인천시 서구는 지난해 구청 청사 내 주차장에서 추락 사고로 숨진 30대 남성 A씨의 유족 3명에게 손해배상금과 이자를 합쳐 총 2억 1900여만원을 지급했다고 11일 밝혔다. A씨는 지난해 6월 13일 오전 1시 15분쯤 인천시 서구 심곡동 서구청 부설 지상 주차장 난간에 앉아있다가 3m 아래 주차장 출입구 앞 공간으로 떨어졌다. 시민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119구급대에 의해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으나 A씨는 같은달 23일 끝내 숨졌다. A씨 유족은 지자체가 주차장에 안전시설을 제대로 설치하지 않는 등 추락 사고에 책임이 있다고 주장하며 지난해 10월 소송을 제기했다. 최근 서울중앙지법은 A씨의 유족 3명이 인천시 서구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일부 승소 판결을 했다. 재판부는 서구가 사회 통념상 일반적으로 요구되는 정도의 방호조치 의무를 다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A씨의 유족 3명에게 각각 5600여만~8700여만원을 이자와 함께 지급하라고 서구에 명령했다. 서구는 해당 판결에 항소하지 않고 A씨 유족에게 법원이 명령한 손해배상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 휴게시간 지휘·감독 받으면 근무 인정…대법, 前경비원들 임금 청구 승소 확정

    휴게시간에 경비 초소에서 근무복을 입은 상태로 대기하고 사용자의 지휘·감독을 받았다면 근로시간으로 봐야 한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2부(주심 이동원 대법관)는 서울 압구정 현대아파트 전직 경비원들이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를 상대로 낸 임금 청구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의 손을 들어준 원심을 확정했다고 10일 밝혔다. 다만 미지급 임금에 연 20%의 지연이자율을 적용해야 한다는 원심의 판단에 대해서는 항소심 판결 날까지는 연 5%, 그 이후로는 연 20%를 적용해야 한다고 고쳐 파기자판했다. 파기자판은 상고심 재판부가 원심 판결을 파기하면서 사건을 원심 법원으로 돌려보내지 않고 직접 판결하는 것을 말한다. A씨 등 경비원 46명은 2018년 2월 “휴게시간으로 규정된 시간에 제대로 쉬지 못하고 일을 했다”며 휴게시간과 매달 2시간씩 받는 산업안전보건교육을 근무로 간주해 임금을 지급하라는 소송을 냈다. 1심 재판부는 경비원들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하지만 항소심은 A씨 등이 휴게시간에도 1평 남짓의 좁은 경비초소에 근무복을 입은 채 머무르면서 입주민들의 돌발성 민원에 대응해야 했다며 원심을 깨고 미지급한 임금 7억 3700여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대법원도 항소심과 같은 판단을 내렸다.
  • 전광훈 측 광복절 1인 걷기대회…경찰 “70m 간격 둬도 불법집회”

    전광훈 측 광복절 1인 걷기대회…경찰 “70m 간격 둬도 불법집회”

    국민혁명당, 14일부터 서울역~광화문 걷기대회서울경찰청 “변형 1인 시위는 불법…엄정 대응”41개 단체 316건 집회 신고 모두 금지 통고 처분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담임목사가 대표로 있는 보수단체가 광복절인 15일 전후 사흘간 서울 도심에서 1인 걷기대회를 열겠다고 선언했다. 주최 측은 2m 간격을 유지하는 행사여서 신고가 필요 없는 1인 시위라고 주장하지만, 경찰은 대규모 불법 집회로 간주하고 인파 결집부터 철저히 막는다는 입장이어서 물리적 충돌이 우려된다. 국민혁명당은 10일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의 ‘사기 방역 계엄령’에 저항해 14일부터 16일까지 1000만 국민 1인 걷기 운동을 개최한다”며 “(경찰의) 불법적인 차벽에 맞서 그 주위를 걷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14일 오전 6시부터 서울 종로구 동화면세점과 덕수궁, 시청 앞, 남대문을 거쳐 서울역을 돌아 다시 제자리로 돌아오는 코스를 지정했다. 행사에 참여하는 개인이 2m 간격을 지키면서 약 4.5㎞를 이동하는 형식이다. 더운 날씨를 고려해 100m 간격으로 안전 부스를 설치하고 음료와 의료진, 안전요원을 배치한다는 게 주최 측 계획이다.경찰은 국민혁명당의 행사를 불법이라고 보고 있다. 서울경찰청은 “법원은 다수인이 집결해서 수십m 이상 충분한 거리를 두지 않는 변형 1인 시위를 일관되게 명백한 불법시위로 판결하고 있다”며 “공공의 안녕과 질서에 직접적인 위험을 초래할 것이 명백한 집회와 행사는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과 감염병예방법을 어긴 불법행위”라고 강조했다. 실제 판례를 보면 2011년 대법원은 한 명만 피켓을 들고 2~4명이 주변에 서 있는 행위는 다수인이 공동목적을 가지고 위력을 보인 것이라며 구호 제창이나 전단을 배포하지 않더라도 1인 시위로 볼 수 없다고 판결했다. 2009년 울산지법은 30~70m 간격으로 떨어져 1인 시위를 했더라도 공동의 목적을 가진 복수의 시위 참가자로 보인다면 미신고 불법집회라고 판단했다. 참가자 간 거리가 10~30m여도 시위자들의 유대관계가 있으면 1인 시위가 아니라는 2014년 대법원 판례도 있다.지난해 광복절에도 전 목사 등이 주도한 보수집회가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강행되면서 500명이 넘는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했었다. 전국 각지에서 버스를 대절해 상경한 참가자들이 집회에서 집단감염되고 다시 지역사회에 이를 퍼뜨리면서 전국적 유행의 발단이 됐다. 경찰은 예정된 집회 장소 인근에 임시 검문소를 두고 인원 집결을 차단할 방침이다. 방송, 무대차량 등 시위물품의 반입도 원천 봉쇄된다. 경찰 관계자는 “불법 집회가 강행된다면 해산 절차를 밟고 경찰 폭행 등 불법 행위를 하면 현행범으로 체포하는 등 강력 대처하겠다”며 “사후 집회를 주도한 집행부는 끝까지 엄정 사법처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국민혁명당 외에도 자유연대, 일파만파애국자총연합회 등 41개 단체가 14일부터 사흘간 316건의 집회를 열겠다고 신고했지만 경찰은 금지 통고 처분했다. 단체 2곳은 경찰 조치에 반발해 서울행정법원에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 이들의 승소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 지난달 법원은 한 보수단체의 가처분 신청을 “최근 열흘간 코로나19 일일 확진자가 연이어 1000명 넘게 발생하는 미증유의 사태이고 어느 때보다 공공복리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기각한 바 있다. 한편 올해 5~7월 서울 도심에서 여러 차례 불법 시위를 주도한 혐의를 받는 양경수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위원장은 11일 서울중앙지법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받는다.
  • “고 변희수 하사 명예 복직” 광고 위해 900만원 모금

    “고 변희수 하사 명예 복직” 광고 위해 900만원 모금

    고 변희수 하사 복직 소송 위한 광고 모금나흘 만에 시민 모금 900만원 넘어“변 하사의 복직 결정 바라는 마음 모아”고 변희수 하사의 명예로운 복직을 위한 재판 승소를 기원하는 지하철 광고비 모금에 시민 300여명이 900만원이 넘는 후원금을 모아 뜻을 더했다. ‘변희수 하사의 복직과 명예회복을 위한 공동대책위원회’(공대위)가 지난 5일부터 8일까지 지하철 광고비 모금 캠페인을 진행한 결과 나흘 만에 907만 8460원이 모였다. 공대위는 8월 중순부터 9월 말까지 변 하사에 대한 법원의 강제 전역 처분 취소 결정을 촉구하는 지하철 광고를 게시할 계획이다. 공대위 측은 “서울 시청역과 그 외 추가 지하철역에 광고 게시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며 “9월 말쯤 행정소송 1심 판결이 나올 것으로 예상하고 해당 일정에 맞춰 광고 게시 기간을 설정했다”고 설명했다. 변 하사는 군 복무 중 성전환 수술을 받았다는 이유로 지난해 1월 강제 전역 당했다. 변 하사는 같은 해 8월 육군본부를 상대로 대전지방법원에 강제 전역을 취소해 달라는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변 하사는 지난 3월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이에 유족과 공대위는 법원에 소송을 이어가겠다는 소송수계 신청을 했고, 현재 유족이 원고 자격을 이어받아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변 하사가 세상을 떠난 뒤로 3차례 공판이 열렸고, 그 사이 시민 4212명이 법원에 변 하사의 명예 복직을 위한 탄원서를 제출했다. 공대위 측은 “(이번 소송은) 변희수 하사의 명예로운 복직을 넘어 누구나 차별 없이 평등하게 살아갈 수 있는 대한민국을 그리는 의미를 갖는다”면서 “육군의 시대착오적이고 반인권적 변론을 넘어 더 많은 시민의 공감대를 만들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김형남 군인권센터 사무국장은 “변 하사의 소송이 계속 진행 중인 걸 모르는 시민이 많이 계셔서 환기하는 차원에서 지하철 광고를 기획했다”며 “법원에서 변 하사의 복직 결정을 인용하길 바라는 시민들의 한데 모인 마음을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
  • “아들 구타 사망 숨기기 급급한 軍, 국가에 책임 없다는 법원에 절망”

    “아들 구타 사망 숨기기 급급한 軍, 국가에 책임 없다는 법원에 절망”

    입대 120일만에 모진 구타로 사망軍 “만두 먹다가 질식사” 은폐 시도군 인권단체 의료기록 입수해 폭로 군사법원 1심서 ‘상해치사’만 유죄2심서 ‘살인죄’ 적용 대법원서 확정법원 4년만에 주범 배상책임만 인정“승주 죽음 헛되지 않게 계속 싸울 것”“피고 대한민국에 대한 각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 중 원고와 피고 대한민국 사이에 생긴 부분은 원고가 부담한다.” 2013년 12월 9일 밝게 웃으며 군대에 간 스무살 막내아들 승주가 4개월 만인 이듬해 4월 6일 부모님과 다시 마주했다. 군 병원을 떠돌다 민간병원 병상에 누운 승주의 몸은 이미 뻣뻣하게 굳고 차갑게 식어 있었다. 군은 ‘윤승주 일병이 만두를 먹다 기도가 막혀 질식사했다’고 했다. 가족들은 군의 말을 믿었다. 선임병들의 잔혹한 구타가 있었다는 언론의 보도가 나오기 전 3개월 동안 그저 ‘황망한 죽음’이라고만 생각했다. 그렇게 7년이라는 긴 시간이 지나는 사이 ‘윤 일병 사건’으로 분노했던 국민들은 기억 속에서 승주를 잊어 갔고, 사법부는 군 당국의 조직적인 은폐 시도가 있었음에도 지난 7월 22일 한 청년의 죽음에 국가의 책임이 없다고 판결했다. 재판 직후 “사법부는 죽었습니다. 그 나물에 그 밥입니다”라며 울먹였던 고(故) 윤승주 일병의 어머니 안미자(66)씨를 지난 2일 서울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첫 면회 오지 말라더니 이틀 뒤 주검으로 7년이라는 세월에 가슴이 제법 단단해졌는지 안씨는 질문을 조심스러워하는 기자에게 생각보다 담담하게 아들의 참혹했던 사건을 설명했다. 하지만 ‘윤승주 일병이 아닌 막내아들 승주는 어떤 아들이었나’라는 질문에 안씨의 말문이 막혔다. 깊은 한숨과 함께 애써 의연한 모습을 보이려 노력하던 안씨의 두 눈이 순식간에 붉게 충혈됐다. 어머니의 기억을 함께 더듬고자 나란히 앉은 둘째 딸이자 윤 일병의 누나 주영(31)씨의 마스크도 하염없이 흐르는 눈물에 흥건히 젖어 있었다. “옆에 승주 누나도 있지만, 집안의 막내면서도 어쩌면 가장 어른스러운 아이였어요. 간혹 제가 딸들과 싸우고 서운해하거나 힘들어하면 늘 승주가 중간에서 양쪽을 다독여 주며 풀어 줬죠. 대학에서는 기숙사에서 같이 지내던 친구들과 함께 자취를 하고 과대표를 할 정도로 교우관계도 좋았던 그런 아이였어요.” 다정했던 아들이 선임병들의 모진 구타와 가혹행위로 의식을 잃고 세상과의 희미한 마지막 끈을 쥐고 있을 때, 그를 편하게 보내 준 이들도 가족과 친구들이었다. 2014년 4월 6일 밤 병원 후송 당시 이미 심장이 제대로 뛰지 않던 승주는 누나가 휴대전화로 들려주는 친구들의 목소리를 듣자 마지막으로 짧고 미세한 심장 박동을 보인 뒤 세상을 떠났다. 그렇게 승주는 입대 120일 만에 고인이 됐다. “4월 6일 그날, 남편한테 전화가 왔어요. 승주가 의식을 잃어서 병원으로 가고 있다고… 그런데 저는 그때도 심각한 일이라고 생각은 안 했어요. 원래 그 전날, 5일에 승주 입대 후 첫 면회가 예정됐다가 취소됐는데 그래서 저는 이렇게 병원에서라도 볼 수 있게 해 주려나 보다 그렇게만 생각했었죠. 그게 마지막이 될 줄 누가 알았겠어요.” 어머니 안씨는 시간을 돌릴 수만 있다면 승주가 선임병들에게 끌려다니며 지옥 같은 시간을 보내기 전인 2014년 4월 5일로 되돌리고 싶다. 식목일이자 토요일이었던 그날은 원래 윤 일병과 가족들의 첫 면회가 예정돼 있었다. 윤 일병은 첫 면회를 앞두고 ‘밖에서 먹던 과자가 먹고 싶다’며 들뜬 채로 가족을 기다렸다. 아들과의 통화에서 함께 생활하는 내무반 선임들의 수까지 확인한 안씨 역시 아들은 물론 선임들과 함께 먹을 음식과 과자까지 모두 마련하고 부대로 출발하는 날만을 손꼽았다. 그런데 면회 일은 다가오는데 아들에게 도통 연락이 오지 않았다. 면회 하루 전날까지도 아무런 연락이 없자 안씨는 부대에서 안내받은 비상연락망으로 전화했다. 전화는 부대 간부의 방으로 연결됐고, 어찌 된 영문인지 윤 일병이 그 간부와 함께 있어 바로 전화를 넘겨받았다. “엄마 왜 여기로 전화했어. 여기로 전화하면 안 돼. 안 돼 엄마… 내일은 안 돼. 내일 훈련이 잡혀서 산으로 가서 여기 없어. 4월은 안 돼. 오지 마.” 윤 일병은 자세한 설명 없이 그저 ‘훈련’이라는 말만 반복하며 서둘러 전화를 끊었다. 그렇게 첫 면회가 무산되고 다음날, 이번에는 부대에서 윤 일병의 아버지에게 연락이 왔다. 윤 일병이 만두를 먹다 의식을 잃고 쓰러져 군 병원으로 후송 중이라는 내용이었다. 안씨는 당장 차를 몰아 부대에서 알려 준 연천의료원으로 향했다. 그러나 부대는 ‘윤 일병이 국군양주병원으로 이송 중이니 양주병원으로 오라’더니 이어 ‘의정부 성모병원으로 이송 중이다’라고 이송 상황을 알려 왔다. “우리가 병원에 도착했을 때 승주는 이미 의식도 없고, 숨도 쉬지 않고 차갑게 굳어 있었어요. 이미 죽은 상태로 도착한 거죠. ”●몸 곳곳에 피멍에도 군은 ‘딴소리’ 병원에 함께 온 윤 일병의 두 누나는 동생의 몸 곳곳에 선명한 피멍과 긁힌 상처 등을 보며 “구타가 있었던 것 아니냐”고 따져 물었지만, 사복 차림의 헌병대 관계자는 별 대꾸 없이 윤 일병의 사진만 찍어 갔다. 육군은 윤 일병의 사망이 선고된 7일 오후 배포한 보도자료를 통해 “(사인은) 음식물이 기도를 막아 발생한 뇌손상으로 추정된다”고 발표했다. 이는 당시 국방부 장관에게도 그대로 보고됐으나 정작 윤 일병 부검은 군의 공식 발표 이후인 8일 오후에 진행됐다. 윤 일병 사건은 당시 군의 발표 이후 잊혀져 갔다. 하지만 약 3개월 뒤 비영리 민간단체 ‘군인권센터’가 윤 일병의 의료기록과 군 내 사고 처리 기록 등을 입수하면서 군이 은폐하려 했던 내용이 폭로되기 시작했다. 언론의 취재가 다시 집중되자 군도 그제야 진상 파악에 나섰다. 그 결과 ‘기도폐쇄성 질식사’라던 윤 일병의 사인은 ‘과다 출혈에 의한 속발성 쇼크사’로 뒤집혔다. 자대 배치 직후부터 지속된 선임병들의 집단 구타로 사망에 이르게 됐다는 것이다. 윤 일병의 사인이 명확함에도 군검찰은 애초 선임병들에게 살인죄가 아닌 처벌 수위가 훨씬 가벼운 상해치사 혐의를 적용해 이들을 군사재판에 넘겼다가 여론의 비난이 빗발치자 재판 중 살인 혐의로 공소장을 변경했다. 그러나 1심을 맡은 육군 3군사령부 보통군사법원은 “선임병들에게 살인의 고의가 인정되지 않는다”며 상해치사 혐의만 유죄로 인정했다. 그나마 2심인 고등군사법원은 선임병들의 살인의 고의를 인정해 살인죄를 적용했고, 이후 대법원은 2016년 8월 주범에게 징역 40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가해자 처벌에만 3년, 국가 소송 4년 가해자 처벌에 3년이라는 시간이 걸렸지만, 윤 일병 가족들의 싸움은 그 순간부터 다시 시작됐다. 가족은 건강히 군에 보낸 아들이 싸늘한 주검으로 돌아온 책임은 물론 사건 초기 군의 은폐와 부실 대응의 책임을 물으려고 국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그렇게 또 4년, 자식을 잃은 가족들의 국가를 상대로 한 지난한 법정싸움이 이어졌다. 안씨는 “어차피 군이라는 조직은 군사경찰도 군검찰도, 군사재판부도 ‘한통속’이라 민간 법원에 한 가닥 희망을 걸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서울중앙지법 민사33부(부장 정철민)는 지난달 주범의 손해배상 책임만을 인정하는 ‘유족 일부승소’ 판결을 내렸다. 안씨는 이를 두고 ‘사실상 전부 패소한 판결’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군의 잘못과 책임을 전혀 인정하지 않은 군사재판의 부당함을 민간 재판에 호소한 것인데 ‘군사재판부가 아니라고 판단했으니 국가의 책임은 없다’는 게 민간 법원의 판결”이라고 비판했다. “제 인생은 이미 2014년 4월에 끝났어요. 삶의 끈을 놓아버리고 싶기도 했지만, 너무 아프고 무섭게 떠난 승주를 위해… 나중에 승주를 다시 만났을 때 ‘너의 죽음이 헛되지 않았다’고 말해 주기 위해 끝까지 싸울 겁니다.” 아들의 사건이 있기 전 이른바 진보적 시민단체에 대해 부정적 인식을 하고 있었다던 안씨는 현재 군인권센터의 운영위원으로 활동하며 비슷한 처지의 다른 유가족들을 돕고 있다.
  • [임창용 칼럼] 차라리 ‘언론징벌법’으로 바꾸든가

    [임창용 칼럼] 차라리 ‘언론징벌법’으로 바꾸든가

    지난 2월 국정농단 은폐 관련 2심 재판부가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주요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허탈해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오랜 기간 의혹을 추적한 기자들도 허탈했다. 우 전 수석은 국정농단 은폐와 자신에 대한 감찰을 방해한 ‘이석수 감찰 훼방’ 혐의, 문체부에 대한 부당한 감찰 혐의에 대해 모두 무죄 판결을 받았다. 수감 생활까지 한 우 전 수석으로선 억울할 법도 하겠다. 갖가지 의혹을 쏟아낸 언론에 대한 원망도 컸을 게다. 그가 무죄 판결을 받았으니 기자들의 취재와 의혹 제기가 잘못된 것일까. 일부 과한 부분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대부분은 정당한 취재와 보도를 했다고 본다. 그는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국정농단 관련 각종 의혹에 대해 직간접적으로 연결될 위치에 있었고, 의심을 살 만한 정황이 적지 않았다. 우 전 수석은 기자들을 명예훼손으로 고발하고 언론사에는 손해배상도 청구했다. 일부 승소했다. 하지만 대부분 정정 보도나 소액 배상 등에 그쳤다. 법원에선 권력 감시와 비판이라는 언론의 본령과 국민의 알권리 차원에서 기자들이 제한된 정보를 다소 부풀리거나 일부 오류가 기사에 섞이더라도 책임을 묻는 데 상당히 신중하다. 뜬금없이 국정농단 얘기를 꺼낸 건 여당이 최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법안심사소위에서 강행 처리한 ‘언론중재법’ 개정안 때문이다. 개정안은 고의나 중대과실로 인한 허위·조작 보도에 대해 손해(인격권 침해나 정신적 고통도 포함)액의 5배까지 배상하도록 했다. 손해액을 산정하기 어려우면 언론사 매출액 1만분의1에서 1000분의1을 곱한 금액 등을 고려한다고 돼 있다. 이 배상액 하한선 규정은 위헌에 가깝다. 고의성이나 중대과실 입증을 미국과는 달리 언론에 전가한다. 만약 이 개정안이 박근혜 정부 때 시행됐다면 기자들이 우 전 수석 사건을 비롯한 국정농단 의혹들을 제대로 보도할 수 있었을까? 어려웠을 것이다. 권력이나 대기업의 비리 취재는 정확한 정보 접근이 어렵다. 취재가 부족할 경우 관련된 정황이나 개연성에 기대는 경우도 적지 않다. 그렇다 보니 의혹 제기가 수사로 이어져도 막상 재판에선 무죄로 이어지기 일쑤다. 실제로 국정농단 의혹에 대한 사건은 상당수가 무죄 판결로 이어졌다. 지난해 10월 대법원이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국정농단 사건 가운데 1심 판결이 나온 95건 중 15건이 무죄 판결을 받았다. 무죄율 약 15.8%로 일반 형사사건 1심 무죄율 3.14%의 5배를 넘는 수치다. 결국 언론이 제기했던 상당수 의혹 제기가 허위이거나 과장이었고, 검찰도 유죄를 입증할 만큼 수사를 충분히 하지 못했다는 의미다. 당시 국정농단 의혹에 연루된 인사들은 청와대와 국가정보원 등 권력 핵심에 있었다. 언론에 대한 징벌적 손배제가 있었다면 이들은 의혹을 취재하는 기자나 언론사에 대해 손해배상 소송을 무차별적으로 쏟아내 보도를 위축시켰을 것이다. 국정농단 수사의 단초가 된 JTBC의 ‘최순실의 태블릿’ 보도 등 국정농단 사건의 주요 의혹은 언론 보도로 시작해 수사로 이어졌다. 징벌적 손배 소송이 남발될 환경이었다면 상당수 의혹은 취재 과정에서 덮였을 것이다. 어느 기자가 자신과 소속 언론에 치명적 손해를 입힐지도 모르는 위험을 감수하고 의혹과 혐의 단계에서 기사를 쓸 수 있겠나. 법정에 서는 기자는 갈수록 늘고 있다. 언론중재위원회가 매년 발간하는 ‘언론관련 판결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매체별 민사소송 건수가 2008년 116건에서 2019년 334건으로 3배나 늘었다. 같은 기간 조정 사건은 954건에서 3544건으로 4배 가까이 증가했다. 현행 법체계에서도 언론은 적지 않은 소송 부담을 안고 있다. 여기에 징벌적 성격이 강한 이번 언론중재법 개정안이 통과되면 상황은 훨씬 악화할 것이다. 진실을 파헤치는 부담스런 취재는 기피될 것이다. 정권과 정치인, 재력가 등 힘있는 이들에 대한 언론의 감시망이 느슨해지면서 사회 전반의 부패를 부추길 것이다. 언론중재법 제1조를 보자. 언론 보도로 인하여 침해되는 명예나 권리에 다툼이 있는 경우 이를 조정하고 중재하는 구제 제도를 확립해 언론의 자유와 공적 책임을 조화함을 목적으로 한다고 돼 있다. 징벌적 손배제가 조정과 중재, 그리고 자유와 책임의 조화를 지향한다고 볼 수 있나. 개정안은 철회돼야 한다. 끝내 강행하겠다면 법 이름을 ‘언론징벌법’으로 바꾸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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