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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광식의 문화유랑기] ‘보물선’ 돈스코이의 기구한 항로와 두 남자 이야기

    [이광식의 문화유랑기] ‘보물선’ 돈스코이의 기구한 항로와 두 남자 이야기

    30분 만에 결정난 해전 150조 원의 금궤를 실었다는 보물선 돈스코이호가 울릉도 앞바다에서 발견되었다는 소식으로 복더위에 열기를 더하고 있다. 실려 있는 금궤의 추정량은 200톤에서 0.5톤까지 다양하다. 그러나 진실은 가라앉아 있는 돈스코이만 알고 있을 뿐이다. 1904년 10월 15일, 러일전쟁 중 발틱 함대의 일원으로 발트 해의 리바우 항을 출발, 아프리카를 에둘러 극동에 이르는, 장장 2만 9000km라는 사상 최장의 원정길에 올라, 7달의 항해 끝에 이듬해 5월 동해에 도착했지만, 일본 연합함대의 집중포화를 받고 울릉도 앞바다에 가라앉은 돈스코이의 침몰 뒤에는 두 사내의 그림자가 어른거리고 있다. 바로 발틱함대의 제독 지노비 로제스트벤스키와 일본연합함대 사령관 도고 헤이하치로(東鄕平太郞)가 그 당사자들이다. 역사의 현장에서 맞부딪친 이 57살 동갑내기 두 남자의 이야기를 간략히 풀어보기로 하자. 로제스트벤스키는 당시 세계 2위의 전력을 자랑하는 러시아 발틱 함대의 제독이었고, 그의 맞수인 도고는 러-일전쟁 때 “나라의 운명이 이 일전에 달렸다”면서 출전하여, 당시 막강을 자랑하던 러시아의 발틱 함대를 깨부순 일본 연합함대의 제독이다. 일본에서는 구국의 영웅이자 전신(戰神) 같은 존재다. 50척에 이르는 대선단을 거느린 발틱 함대와 상대적으로 열세인 일본함대가 맞닥뜨린 것은 1905년 5월 27일 02시45분, 쓰시마 해협에서였다. 당시 세계 최강인 영국해군과 프랑스 해군은 3 대 1의 전력 우위에 있는 발틱 함대의 승리를 믿어 의심치 않고 있었다. 일본 조야도 망국의 불안감에 짓눌려, 신사를 찾아 승전을 기원하는 인파가 끊이질 않았다. 발틱 함대는 한 척의 순양함을 앞세우고 2열 종대로 항진해오고 있었다. 모두 50척에 이르는 대선단이었다. 발틱 함대는 애초 여순항을 목적지로 삼았지만, 여순항이 일본군에게 함락되는 바람에 침로를 블라디보스톡으로 돌렸다. 오랜 항해로 피폐해진 전력을 가다듬어 일본함대와 결전한다는 계획이었다. 그러나 그 길목을 일본연합함대가 막아서 있었다. 연합함대의 도고는 3배나 우세한 발틱 함대를 맞아 유명한 정(丁)자 전술을 구사해 교전한 끝에 놀랍게도 압승을 거두었다. 이 전술은 2열종대로 오는 적함들을 일자형으로 가로막고 맨 선두 함에다 포화를 집중시킨다는 개념이었다. 적함은 종대로 오기 때문에 함포 사격에 크게 제한받을 수밖에 없다. 한 일본 군사학자에 의하면, 이 정자 전법이 이순신의 학익진에서 따온 것이라 한다. 포격전의 승패는 30분 만에 갈렸다. 함대의 기동과 병사의 훈련도, 포 명중률과 발사빈도에서 발틱 함대는 연합함대의 적수가 되지 못했다. 노쇠하고 부패한 러시아 제국의 축소판이었다. 3대 1의 전력차라는 것은 허수에 지나지 않았다. 그 동안 포술에 매진했던 일본해군의 포 명중률은 거의 10%에 달했다. 열 발을 쏘면 한 발은 적함을 충격했던 것이다. 그에 비해 발틱 함대의 명중률은 연합함대의 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고급 지휘관들은 부패했으며, 병사들은 오합지졸이었던 것이다. 게다가 로제스트벤스키는 작전명령의 번복을 거듭하며 오락가락했다. 어쨌든 이 해전에서 발틱 함대의 45척 함정 중 일본군의 함포를 피해 목적지인 블라디보스톡으로 간신히 돌아간 것은 구축함 2척, 경순양함 1척이 고작이었다. 주요 전함 12척 중 8척은 격침, 나머지는 포로, 순양함 5척, 구축함 7척 침몰, 전사 4,800명, 포로 6천 명. 그야말로 발틱 함대의 궤멸로, 세계가 경악한 완패였다. 러시아 최강의 대함대가 한순간에 소멸해버린 것이다. 두 남자의 이야기 그러나 러시아 해군에게는 이보다 더한 치욕이 기다리고 있었다. 중상을 입고 기함에서 어뢰정으로 옮겨져 탈출하던 발틱 함대 사령관 로제스트벤스키가 포로로 잡히고 만 것이다. 포세이돈의 저주가 없으면 일어날 수 없는 세계 해전사상 초유의 일이었다. 해전의 경우 패배한 쪽의 제독은 대개 끝까지 항전하다가 자침을 선택하는 것이 종래의 전통이었던 것이다. 군의관인 아버지 덕으로 일찍이 출세가 보장된 해군사관학교에 어렵지 않게 입학했던 지노비 로제스트벤스키. 총명함과 강한 의지, 청렴한 성품으로 임관 후에도 승승장구, 쉬 장군의 반열에 올랐고, 마침내 발틱 함대의 사령관 자리까지 올라갔다. 그러나 그는 진정한 무인은 못되었다. 불 같은 성격이었으나, 훤칠한 키와 잘생긴 외모로 주위의 호감을 모았다. 자연 여자들에게도 인기가 많아 엽색행각도 보통을 넘었던 모양으로, 자기 상관의 부인과도 염문을 뿌리고 다녔다. 하지만 막상 전투에 임해서는 소심해졌고, 냉철함을 잃고 허둥댔다. 그는 결코 겁 많은 사내는 아니었다. 오히려 강철의 의지와 위엄을 갖춘 몇 안되는 러시아 제독 중 한 사람이었지만, 자신의 부하와 배를 믿을 수 없었고, 자신감을 상실했던 것이다. 그 결과 함대를 패전의 구렁텅이에 빠뜨렸으며, 부하들을 죽음의 나락으로 내몰았다. 도고가 117명의 전사자를 낸 데 비해 그는 무려 그 40배가 넘는 4,830명의 부하를 잃었다. 반면, 도고 헤이하치로는 궁벽한 시골의 하급 무사 집안 출신이었다. 생업 꾸리기에도 급급하던 집안이었지만, 애국심만은 남달라 16살에 벌써 영국 함대와의 전투에 참전했다. 그 경험으로 오직 강한 해군만이 나라를 지킬 수 있다는 신념을 품게 되어 지방해군에 투신했고, 메이지 유신 때는 막부 해군과 싸웠다. 나중에 영국해군사관학교에 8년 동안 유학하며 해전과 넬슨을 공부했다. 도고는 작달막한 키에다 외모도 별 볼 것이 없었고, 그런 데는 관심도 갖지 않았다. 평소에도 그의 머리속에는 ‘해군’만이 가득 차 있었다. 그 결과, 그는 나라의 흥망이 걸린 건곤일척의 결전에서 승리하여 조국을 지켜냈으며, 부하들을 죽음의 구렁텅이에서 구해냈던 것이다. 더불어, 그 동안 3류 국가로 취급받던 일본을 단번에 서구 열강과 같은 반열에 올려놓았다. 쓰시마 해전은 이 같은 두 남자의 전 생애가 맞부딪쳐 승부가 결판난 현장이라 할 수 있다. 돈스코이의 영웅적인 저항 지금 뜨거운 화제가 되고 있는 발틱 함대의 순양함 돈스코이는 개전 이튿날인 5월 28일 오후 일본 군함의 추격을 받으며 북으로 도주하고 있었다. 돈스코이 함장 레베데프 대령은 적의 끈질긴 항복 권유를 뿌리치고 혼자서 11척의 일본 순양함, 어뢰정들과 맞서 영웅적으로 항전했으나 역부족이었고, 결국 함장 자신도 큰 부상을 입고 패주하는 신세가 되었다. 마지막에는 울릉도 저동 앞바다에 도착, 한밤중에 승조원들을 하선시킨 돈스코이는 5월 29일 이른 아침 저동 앞바다에서 자침하게 되고 승조원들은 보트로 탈출했다. 돈스코이의 영웅적인 항전은 오늘까지도 러시아 해군의 귀감이 되고 있다. 오늘날에도 쓰시마 해협, 곧 대한해협을 지나는 러시아 해군과 여객들은 113년 전, 쓰시마 해협에서 울릉도 해역에 이르는 바다 아래로 가라앉은 4,830명 승무원들의 넋을 기리기 위해 의식을 올리고 푸른 파도 위로 꽃다발을 던진다고 한다. 여담이지만, 구국의 영웅이 된 도고가 쓰시마 해전이 끝난 후 세계 각국 기자들과 인터뷰하는 자리에서, “세계 해전사상에서 누가 가장 위대한 제독이라고 생각하는가?”라는 한 영국 기자의 질문을 받았다. 물론 ‘넬슨 제독’이라는 답을 염두에 둔 질문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도고의 대답은 뜻밖이었다. “영국의 넬슨 제독은 내가 감히 견줄 수 있겠지만, 조선의 이순신 장군은 내가 그 신들메를 맬 자격도 없소이다.” 넬슨은 스페인의 무적함대와 25대 30의 열세에서 싸워 이겼고, 도고는 3 대 1의 열세에서 승리했으나, 이순신은 10대 1, 20대 1 열세의 전투에서도 23전 23승 전승을 거두었던 것이다. 도고 함대가 출전을 앞두고 함상에서 이순신 장군에게 승리를 기원하는 의식을 가졌다는 사실에서도 이 말이 과장이 아님을 알 수 있다. 도고는 또 “충무공이야말로 군신이다. 나를 충무공에 비교하지 말라. 군신에 대한 모독이다”는 말을 남기기도 했다. 메이지 때부터 일본 해군은 이순신학을 배워 전통으로 삼았으며, 그후 정기적으로 통영 충렬사를 방문해 이순신 장군 진혼제를 올렸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일본의 한 군사학자는 이순신을 두고 이렇게 한마디로 표현했다. “세계의 전사에서 그 존재 자체가 불가사의한 분이다.” 이광식 칼럼니스트 joand999@naver.com 
  • 토마스 우승한 투르드 프랑스 12구간 알프 뒤에즈 어떻길래

    토마스 우승한 투르드 프랑스 12구간 알프 뒤에즈 어떻길래

    게레인트 토마스(영국)가 175.5㎞를 달려와 마지막 200m를 남기고 4명과 치열한 경쟁을 이겨내고 투르드 프랑스 12구간 우승을 차지했다. 종합 선두를 의미하는 옐로 저지를 걸친 토마스는 19일(현지시간) 부르생모리스에서 저유명한 알프 뒤에즈에 이르는 12구간 가운데 대회 최고의 난코스로 꼽히는 알프 뒤에즈의 험난한 오르막에서 승부를 결정지으며 종합 선수를 질주했다. 구간 레이스 내내 선두는 스티븐 크뤼지스위크(네덜란드) 차지였다. 팔로톤 그룹보다 3분 내지 5분 앞섰지만 결국 표고차 1124m의 오르막을 시종일관 치받아 올라야 하는 알프 뒤에즈 13.8㎞에서 추월당하고 말았다. 결승선 3.5㎞를 남기고 먼저 ‘어택’에 나선 건 네 차례 대회 챔피언을 지낸 팀 스카이 동료 크리스 프룸이었다. 프룸은 알프 뒤에즈에 들어서자 크뤼지스위크를 바짝 추격하던 로맹 바르뎃(프랑스)을 추월하고 한때 선두로 올라섰으나 300m를 남기고 토마스에게 추월당했다. 팀 스카이 동료인 두물랭을 비롯해 5명이 200m를 남기고 숨가뿐 경쟁을 펼쳤으나 결국 토마스가 영국인 최초로 알프 뒤에즈를 오른 뒤에도 옐로저지를 걸친 최초의 영국 선수로 이름을 올렸다. 토마스는 농담으로 “이제 그냥 파리까지 가면 되나”라고 말했다. 대회 우승의 힘든 고비를 넘겼다는 뜻이었다. 백투백 구간 우승을 차지하며 프룸에 1분 39초 앞선 종합 선두를 내달렸다. 두물랭은 프룸보다 11초 더 처졌다. 한편 알프 뒤에즈 오르막은 지난 2015년 영국 BBC 5 라디오의 사이클 해설위원인 O J 보리가 달려본 뒤 ‘사이클링의 웸블리’라고 표현한 곳이다. 말발굽(U) 모양 고개만 무려 21곳이 나온다. 평균 경사 8.1도이며 가장 급한 곳은 13도가 된다. 트루드 프랑스의 코스로 처음 채택된 것은 1952년 대회였는데 당시는 6㎞만 이용했다. 파우스토 코피가 팀 동료인 장 로빅을 막판에 역전한 것으로 유명한데 이때 처음 텔레비전 생중계가 돼 더 화제가 됐다. 중간에 더치 코너란 곳이 나오는데 2014년 이곳을 돌아본 글로벌 사이클링 네트워크(GCN)의 톰과 매트는 이곳에서 오렌지 바다를 바라볼 수 있다고 말했다. 1986년 이놀트와 레이몬드가 거의 동시에 골인한 것으로 유명한데 이 오르막을 오르는 데 48분 걸렸다. 1997년 마르코 판타니가 37분 35초 만에 이 엄청난 오르막을 통과했다. 그리고 톰과 매트는 1시간 5분 3초가 걸렸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엘선생, 한 수 배우겠습니다”

    “엘선생, 한 수 배우겠습니다”

    요즘엔 바둑 기사들이 모였다 하면 꼭 ‘엘선생’(엘프고+선생님)이 화제로 오른다. 바둑 인공지능(AI) 프로그램인 엘프고, 릴라제로 등을 통해 연구한 내용을 공유하고 있는 것이다. 모인 김에 함께 노트북을 펴고 다같이 AI에게 한 수 지도를 받기도 한다. AI를 조금이라도 빠르게 구동시키기 위해 고가 컴퓨터 구매도 서슴지 않는다. 2016년 3월 이세돌 9단과 알파고의 ‘세기의 바둑 대결’ 때는 AI의 능력에 충격을 받았다면, 2년이 흐른 지금은 이를 바둑 연구에 적극 활용하는 ‘제2의 AI 열풍’이 불고 있다.AI 바둑 프로그램이 한국 기사들 사이에 퍼지기 시작한 것은 올 초부터다. 당초에는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오픈소스’가 아니었다. 지난해 말 벨기에의 개발자 지안 카를로 파스쿠토가 릴라제로를 대중에 공개했다. 구글 딥마인드 연구자들이 지난해 10월 과학 학술지 ‘네이처’에 공개한 논문을 바탕으로 제작된 릴라제로는 초반에는 기력이 약하단 평가를 받았으나 계속 개선돼 올 초쯤에는 수준급으로 올라왔다. 뒤이어 지난 5월에는 미국 페이스북에서 개발한 엘프고가 공개되면서 프로 기사들도 이러한 AI를 이용한 학습에 눈길을 돌리기 시작했다. 국산 제품인 돌바람과 바둑이는 아직 오픈소스로 공개되지 않았다. AI 프로그램에서 바둑 기사가 화면에 돌을 놓으면 AI는 재빨리 최선의 수를 계산해 준다. 특정 지점에 착점을 할 때마다 해당 대국에서 승리할 수 있는 확률이 실시간으로 화면에 표시된다. 바둑 기사들은 연습을 하다 막히는 지점이 생길 때마다 컴퓨터를 켜고 이리저리 착점을 해 보며 AI에게 조언을 받을 수 있다. 프로 기사들이 삼삼오오 모여 공부하는 연구회에서 하던 일을 AI를 통해 처리가 가능해진 것이다. AI는 기존에 정석으로 취급받지 못했던 착수도 과감히 권하기 때문에 수읽기의 지평이 넓어지는 것 같다는 평가도 있다. 심지어 한국기원 4층에 위치한 바둑 국가대표실의 컴퓨터 3대에도 AI 프로그램이 깔려 있다. 박정상(9단) 한국 바둑 국가대표팀 코치는 “국가대표실의 컴퓨터가 본래는 인터넷 바둑을 두기 위한 것이었는데 용도가 바뀌었다”면서 “요즘은 AI를 많이 쓰기 때문에 기사들 대국의 초반 포석은 (AI가 찍어 줬던 대로) 외워서 두는 경우가 많다. 최상위 기사나 신예 기사나 초반 운영에는 서로 큰 차이가 없을 정도”라고 말했다. 손근기(5단) 한국프로바둑기사회장은 “이전에는 안 되는 것이라고 규정지었던 수를 AI가 사용하기도 한다. 좀더 다양한 방향으로 바둑을 생각해 볼 여지가 생겼다”며 “AI가 중심이 되고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기계라도 모든 것이 맞지는 않으니 삼삼오오 모여 (AI가 가르쳐 준 수에 대해) 의논하곤 한다”고 설명했다. AI 때문에 프로 기사들 사이에 고가 컴퓨터 구매 열풍도 불고 있다. 높은 사양의 컴퓨터일수록 다양한 경우의 수를 빨리 계산해 결과 값을 내놓을 수 있어서다. 프로 기사들에게는 민감한 문제다. 한국기원 관계자는 “정상급 기사들 중 AI를 안 쓰는 사람이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고 전했다. 결국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지만 56개월 연속 한국 바둑랭킹 1위를 달리고 있는 박정환(25) 9단은 최근에 1000만원짜리 컴퓨터를 구매했다는 소문까지 나돌았다. 현역 최연소 ‘입신’이자 한국 바둑의 차세대 에이스로 꼽히는 신진서(18) 9단도 하루에 수시간씩 AI 프로그램을 이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요가 늘다 보니 최근엔 전문 업체까지 등장했다. AI를 구동하기에 적합한 컴퓨터를 판매하면서 엘프고, 릴라제로도 함께 깔아 준다. 제품은 성능에 따라 초급형~기업용까지 6단계로 나뉘어 있다. 가격대는 99만원~1250만원. 연산 작용에 영향을 미치는 그래픽카드(1080Ti)가 기업용에는 4개가 달려 있다. 프로 기사들은 그래픽카드가 1~2개 달린 데스크톱 컴퓨터(300만~500만원대)를 주로 구입한다. 중국에서 대국이 많은 기사는 해외에서도 쓸 수 있도록 노트북을 구비해 둔다. 기존 보유 중인 컴퓨터에 AI 프로그램만 설치하겠다면 5만~9만원으로도 가능하다. 비전문가들은 프로그램을 설치하기가 쉽지 않다. 새로운 기계에 약한 40~50대 프로 기사들은 어려움을 겪는다. 젊은 기사들은 바둑 블로그나 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라온 설치법을 숙지해 스스로 프로그램을 내려받기도 한다. 강현우(36) 트루와이드 정보통신 팀장은 “이름을 밝힐 수는 없지만 바둑 랭킹 톱10권의 프로 기사 두 명이 컴퓨터를 구매해 갔다”며 “입단 준비 중인 연구생들이 ‘프로 기사가 많이 사용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구매 문의를 종종 해 오고 있다”고 말했다. AI는 한국기원 규정에도 영향을 미쳤다. 지난 3월에 열렸던 제23차 운영위원회를 통해 대국 중 휴대폰을 소지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몇몇 프로 기사가 대국 중 화장실에 빈번하게 드나들자 AI가 찍어 준 착수를 누군가에게 휴대폰으로 전달받는 것 아니냐는 문제 제기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요즘에는 대국에 앞서 휴대폰을 제출해야만 한다. 만약 휴대폰을 가지고 있는 것이 적발되면 경고가 주어지거나 반칙패를 당하게 된다. 일각에서는 인간의 바둑이 위기에 빠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AI가 프로 기사들을 확연히 앞지르고 있기 때문이다. AI 프로그램끼리 겨루는 대회도 있는 마당에 더 기력이 약한 인간의 바둑을 대중이 봐야 할 이유가 있겠느냐는 우려가 나온다. 그러나 바둑교실을 운영하고 있는 김만수(41) 8단은 “AI의 등장으로 바둑의 위기를 이야기하는 사람도 있지만 오히려 ‘이세돌-알파고 대결’ 이후 바둑교실의 수강생들이 20~30% 늘었다. 저변이 넓어진 것이다”라며 “예전에는 몇 달만 배우고 충분하다며 그만두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제는 학부모들도 바둑이 상당히 복잡하고 경우의 수가 많다는 것을 인식했다. 예전에 비해 학생들이 오랫동안 등록해 수강하는 경향이 생겼다”고 설명했다. 박정상 코치는 “AI의 바둑에서는 승리에서 오는 환희, 승부의 괴로움을 느낄 수 없다”며 “알파고가 이세돌 9단과 뒀을 때 나왔던 수가 당시에는 굉장히 센세이셔널했었는데 지금 보면 다소 평범하다. 마치 원래 인간들이 두던 감각같다. AI는 완벽한 것이 아니고 인간도 계속 그걸 마스터해 가고 있다”고 말했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동계올림픽도 女風당당… 메달 밭 커진다

    동계올림픽도 女風당당… 메달 밭 커진다

    2022 베이징, 女선수 비율 3.5% 늘어 IOC 혼성스키점프 등 7종목 추가 결정 쇼트트랙도 혼성 추가 메달 9개로 ‘+1’ 평소 남녀 훈련 병행해온 한국에 유리올림픽에도 ‘여풍’(女風)이 강하게 불고 있다.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에는 기존 대회보다 여성 선수들의 비율이 3.5%가량 늘어난다. 참가 종목을 늘려달라는 여성 스포츠인들의 요구에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부응한 것이다. 종목이 다양해져 대회 흥행에도 긍정적 영향을 끼칠 것이란 계산도 깔려 있다. IOC는 앞으로 여성 선수의 비율을 전체의 50%까지 늘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IOC는 18일(현지시간) 스위스 로잔에서 집행위원회를 열고 베이징 동계올림픽에 신설할 7개 종목을 확정 지었다. 쇼트트랙 혼성 계주, 여자 모노봅, 남녀 빅에어 프리스타일스키, 스키 점프 혼성 단체전, 스노보드 크로스 혼성 단체전, 스키 에어리얼 혼성 단체전이 4년 뒤 추가된다. 동계올림픽 세부 종목 금메달 수도 109개(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102개)로 증가됐다. 종목은 늘었지만 경제성 있는 대회 운영을 위해 출전 선수는 평창 대회 때보다 41명 감소한 2892명으로 확정했다. 신설된 종목은 모두 기존 경기장에서 진행이 가능한 것들이라 추가 건설 비용이 들지 않는다. 이번 결정의 특징은 여성들이 출전할 수 있는 종목이 늘어났다는 것이다. 남자 빅에어 프리스타일만 빼고 나머지 6개 종목은 여성들이 출전 가능한 경기다. 평창 동계올림픽에서는 전체의 41.9%(1211명)에 그쳤던 여성 선수가 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서는 45.44%(1314명)까지 늘어나게 됐다. 여성이 참가 가능한 종목도 평창 대회 때는 전체의 46.81%(44종목)에 머물렀으나 베이징 대회에서는 47.42%(46종목)까지 증가된다. 키트 맥코넬 IOC 스포츠 디렉터는 “베이징 동계올림픽에 새로운 종목들이 추가된 것은 올림픽을 더욱 젊고, 성비 균형이 맞게끔 만들려는 노력이 반영된 결과다”라며 “여성 참가 종목이 늘어가게 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쇼트트랙 강국인 한국은 혼성계주 종목이 신설되면서 메달밭이 확장되는 효과를 누리게 됐다. 평창동계올림픽 때는 쇼트트랙 남녀 각 4종목씩 총 8개의 금메달이 걸려 있었다. 베이징 대회에서는 총 9개의 금메달을 놓고 경쟁을 벌이게 됐다. 한국 쇼트트랙 대표팀은 남녀 모두 세계 정상급 실력을 유지하고 있는 데다가 평소 함께 하는 훈련이 많아 팀워크도 좋은 편이다. 혼성계주를 할 때에는 주자의 순번 배치와 바통 터치의 중요성이 승부의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IOC는 이날 2020년 도쿄 하계올림픽과 관련해 2011년 동일본 대지진으로 피해를 입었던 지역에서도 대회를 진행하겠다고 결정했다. 후쿠시마현, 이바라키현, 미야기현에서도 도쿄 올림픽 일부 종목이 열리게 된 것이다. 후쿠시마현에는 2011년 당시 규모 9.0의 지진으로 쓰나미가 원자력 발전소를 덮쳐 방사능 물질이 누출됐었다. 일본 정부는 도쿄 올림픽을 통해 동일본 대지진의 충격에서 벗어나고 해당 지역이 재건되길 바라고 있다. 대회조직위원회는 지난 12일 회의를 열어 도쿄 올림픽 성화 봉송을 후쿠시마현에서 시작하기로 결정을 내리기도 했다. 해당 지역 원자력 유출에 대한 불안감이 여전해 논란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이시영, 출산 6개월 만에 ‘사생결단 로맨스’로 복귀 ‘강철체력 인정’

    이시영, 출산 6개월 만에 ‘사생결단 로맨스’로 복귀 ‘강철체력 인정’

    ‘사생결단 로맨스’ 배우 이시영이 드라마 복귀 소감을 밝혔다. 19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 MBC에서 열린 새 드라마 ‘사생결단 로맨스’ 제작발표회에는 배우 이시영, 지현우, 김진엽, 윤주희, 선우선, 배슬기 등이 참석했다. 이시영은 지난해 7월 종영한 MBC 드라마 ‘파수꾼’ 이후 약 1년 만에 새 드라마로 시청자를 만나게 됐다. 출산 이후 복귀작으로 ‘사생결단 로맨스’를 택한 배우 이시영은 “어떤 여건, 이유를 막론하고 연기하는 분들은 드라마를 들어가면서 걱정을 많이 한다. 저는 결혼, 출산으로 많은 고민을 했다”고 소감을 전했다.이어 “감독님, 지현우 씨와 많은 이야기를 했다. ‘어떻게 될까’ 고민보다는 그 시간에 ‘밝게 좋게 해보자’는 말들을 나눴다”고 덧붙였다. 이시영은 출산 후 달라진 점을 언급 “예전에는 집으로 퇴근하는 느낌이었다면 지금은 집으로 출근하는 것 같다”며 “찍어놓은 분량이 많아서 연기와 육아를 병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가족들도 열심히 연기하라고 응원해주고 도와준다. 감사한 마음으로 연기에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이시영은 지난해 9월 결혼해 올 1월 아들 정윤 군을 출산했다. 출산 2개월 만에 방송에 복귀하면서 많은 이의 놀라움을 자아냈다. 이어 출산 6개월도 채 안 돼 새 작품을 준비한 그의 연기 열정에 많은 팬이 박수를 보내고 있다. 팬들은 “출산 후에도 예쁘네요”, “벌써 드라마 복귀라니!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지현우-이시영 케미 기대되네요”, “이시영 진짜 ‘강철 체력’ 인정”, “대단해요. 더위 조심하고 드라마로 만나요”라며 응원의 메시지를 전했다. 한편 이시영 복귀작 ‘사생결단 로맨스’는 호르몬에 미친 ‘호르몬 집착녀’ 내분비내과 의사 주인아(이시영 분)가 호르몬에 다친 ‘미스터리 승부욕의 화신’ 신경외과 의사 한승주(지현우 분)를 연구 대상으로 찜 하면서 벌어지는 호르몬 집중 탐구 로맨스물이다. 오는 23일 오후 10시 첫 방송 한다. 사진=뉴스1 연예팀 seoulen@seoul.co.kr
  • 이시영 “지현우와 8년 만 재회, 변한 게 없었다” 소감

    이시영 “지현우와 8년 만 재회, 변한 게 없었다” 소감

    이시영과 지현우가 8년 만에 다시 만난 소감을 밝혔다. 19일 서울 마포구 상암MBC 골든마우스홀에서는 MBC 새 월화드라마 ‘사생결단 로맨스’ 제작발표회가 진행됐다. 이날 현장에는 배우 이시영, 지현우, 김진엽, 윤주희, 서우선, 배슬기가 자리했다. 이시영은 과거 지현우와 함께 작품에 출연한 바 있다. 이시영은 “지현우와 8년 만에 다시 만났다. 그 전에는 나는 굉장히 신인이었고 현우 씨는 경력이 있었다. 연기할 때 빼고는 눈도 못 마주치고 어려워서 잘 만나지 못했다. 리딩할 때 보니 변한 게 없었다”고 재회한 소감을 전했다. 이시영은 이어 “그때와 달리 지금은 개인적인 얘기도 하다보니 생각지 못하게 진지한 부분이 많은 것 같다. 연기를 하면서 그냥 지나칠 수 있는 부분도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됐다. 반갑고 배울 점이 많다. 촬영 전 너무 리딩하자고 나를 쫓아다녀서 내가 자는 척 하거나 도망갔을 때도 있을 정도로 열정이 많다”고 덧붙였다. 지현우는 “개인적으로 이시영의 연기를 좋아한다. 창의적이다. 대본을 봤을 때 상상했던 연기가 아닌 다른 연기를 한다. 새로운 걸 자꾸 주니까 나도 새로운 게 나와서 재미있게 촬영하고 있다”고 함께 호흡을 맞추는 소감을 전했다. 한편, MBC 새 월화드라마 ‘사생결단 로맨스’는 호르몬 집착녀 내분비내과 의사 주인아(이시영 분)가 호르몬에 다친 미스터리 승부욕의 화신 신경외과 의사 한승주(지현우 분)를 연구대상으로 찜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 호르몬 집중 타구 로맨스 드라마다. 23일 오후 10시 첫 방송. 사진=뉴스1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 경기 하강기 사실상 인정…3%대 성장 복원 위해 곳간 연다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 경기 하강기 사실상 인정…3%대 성장 복원 위해 곳간 연다

    고용쇼크·무역장벽· 수출악화 3중고 민간 기관 잇단 하향 조정도 부담 내년 재정 지출 증가율 5.7→7.7%로 일각선 “반쪽짜리 재정 확대” 지적도 사실상 단기 해결책…체질 개선 의문정부가 올해와 내년의 경제성장률 전망을 하향 조정한 것은 경기가 하강 국면에 진입했다는 사실을 인정한 것으로 평가된다. ‘일자리 정부’를 내세웠지만 ‘고용 없는 성장’이 가속화되고 있는 데다 미·중 무역전쟁의 파고가 거세지면서 그나마 선방하던 수출 전선에도 먹구름이 드리워졌다. 재정 확대 카드를 뒤늦게 꺼내들었지만 사실상 대증요법에 불과해 한국 경제의 체질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의문도 제기된다.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8일 경제관계장관회의 후 열린 브리핑에서 “미·중 통상마찰, 글로벌 통화정책 정상화 등으로 불안이 확산되고 시장과 기업의 경제 마인드가 살아나지 않으면 경제 상황이 더 어려워질 가능성도 있다”면서 “성장세가 둔화할 수 있고, 고용이나 소득분배 부진도 단기간에 나아지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정부가 성장률 전망을 낮춘 이유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실제 올해 들어 우리 경제에는 소득분배 악화, 고용 절벽 등 악재가 속출했다. 정부가 지난해 예상했던 올해 취업자 증가 폭은 32만명이다. 그러나 지난 상반기 실제 취업자 증가 폭은 14만 2000명에 불과했다. 정부는 지난 4월 3조 9000억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하는 승부수를 띄웠지만 ‘백약이 무효’처럼 비쳐졌다. 그런데도 정부는 “인구 감소가 취업자 수 감소의 가장 큰 요인”이라고 해명해 상황 판단이 안이하다는 비판도 쏟아졌다.소득주도성장을 통한 양극화 해소를 목표로 한 정부로서는 상반기 소득분배지표가 악화된 것도 뼈아픈 대목이다. 지난 1분기 소득 하위 20%(1분위) 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8% 감소한 반면 상위 20%(5분위)의 소득은 9.3% 증가한 것이다. 소득주도성장의 상징이 된 최저임금 인상과 관련해 ‘속도 조절론’이 제기되는 원인으로도 작용했다. 그나마 우리 경제를 받쳐 주는 것은 수출이었다. 하지만 반도체 호황에 따른 ‘착시 효과’라는 지적도 잇따랐다. 지난 1~6월 수출은 1년 전보다 6.6% 증가했지만 반도체를 제외하면 제자리걸음에 그쳤다. 이런 상황에서 미·중 무역전쟁 등으로 수출에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역시 가계부채 증가세에 위험 신호를 보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경기 논쟁’마저 불거졌다. 민간기관들은 최근 우리 경제가 침체 국면에 들어섰다며 잇따라 성장률 전망치를 낮췄다. 반면 정부는 이달 발표한 ‘최근 경제동향’(그린북)에서 8개월 연속 회복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며 긍정적인 판단을 이어 갔다. 하지만 이번 ‘하반기 이후 경제 여건 및 정책 방향’에서 결국 3% 성장률 목표가 ‘장밋빛 전망’이었음을 스스로 자인한 꼴이 됐다. 이에 따라 정부는 경기 하강에 대응하기 위해 올해 하반기에만 재정 지출을 3조 8000억원 이상 늘리고, 내년 재정 지출 증가율도 당초 계획했던 5.7%에서 2% 포인트 정도 끌어올리기로 했다. 김 부총리는 “사회 안전망 확충과 동시에 고용 창출력과 인구·산업구조 변화 재점검 등을 토대로 실효성 있는 일자리 창출 방안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재정을 확 풀어 체감경기부터 되살리겠다는 의도로 보이지만 ‘반쪽짜리 재정 확대’라는 지적도 나온다. 정부가 올해 이미 소득세와 법인세를 인상한 데 이어 내년부터는 부동산 보유세도 올릴 예정이어서 조세 정책과 엇박자가 나기 때문이다. 세금 부담이 느는 데다 대출 금리마저 오를 조짐을 보이는 상황에서 국민들이 꽉 닫힌 지갑을 열기는 쉽지 않다는 것이다. 또 정부의 재정 확대 방안은 경제의 체질 개선을 위한 구조 개혁과는 거리가 멀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민간에 돈을 푼다는 것은 임시방편은 될 수 있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은 될 수 없기 때문이다. 정부 역시 소득주도성장과 함께 혁신성장, 공정경제를 세 바퀴 축으로 동시에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김 부총리는 “입지·공유경제 등 핵심 규제 개선을 추진하겠다”며 “기업 프로젝트는 투자가 이뤄지도록 밀착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혁신성장에 대한 구체적인 방향과 내용은 이번 대책에서 눈에 띄지 않는다. 세종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K리그 1 19골 폭죽, 데얀-염기훈-제리치-이근호 두 골씩

    K리그 1 19골 폭죽, 데얀-염기훈-제리치-이근호 두 골씩

    데얀과 염기훈 30대 중후반 두 고참이 두 골씩 뽑아낸 프로축구 수원이 인천을 5-2로 격파했다. 득점 선두 제리치(강원)와 이근호(울산)도 두 골을 뽑는 등 이날 여섯 경기에서 19골 폭죽이 터졌다. 서정원 감독이 이끄는 수원은 18일 수원월드컵경기장으로 불러 들인 인천과의 K리그 1 18라운드를 5-2 완승으로 장식했다. 후반기 첫 승을 신고한 수원은 9승4무5패(승점 31)로 3위를 지키며 앞서 제주를 1-0으로 따돌리며 선두를 질주한 전북(14승2무2패, 승점 44)과의 격차를 조금 좁혔다. 유주안이 전반 11분 선제골로 1년 만에 골맛을 본 뒤 염기훈이 후반 2분과 32분, 데얀이 38분과 추가시간 1분 골망을 갈라 후반 11분 김동민과 22분 무고사가 두 골로 따라붙은 인천을 따돌렸다. 강원과 울산이 맞붙은 춘천 송암경기장에서는 3-3으로 비겼는데 6골 모두 후반 38분 이후 터져나와 관중들을 짜릿하게 만들었다. 후반 38분 제리치가 첫 골을 기록하자 이근호가 3분 뒤 맞불을 놓았고, 43분 제리치가 두 번째 골을 넣자 이영재가 그림같은 감아차기 슛으로 동점을 만들었다. 1분 뒤 이근호가 두 번째 골을 넣어 3-2로 전세를 뒤집었다. 황일수(울산)가 골을 집어넣었으나 비디오판독(VAR)를 통해 무효가 선언됐고 강원은 VAR 끝에 페널티킥이 주어졌다. 추가시간 8분 디에고의 킥을 김용대 골키퍼가 막아내자 문창진이 득달같이 달려들어 기어이 무승부를 일궜다. 제리치는 시즌 14골로 공동 선두였던 말컹(경남 12골)을 제치고 단독 선두로 튀어나갔다. 전북은 후반 교체 투입된 김신욱과 이재성의 합작으로 결승골을 뽑아 3연승을 내달렸다. 두 팀 합쳐 30개의 슈팅을 쏠 정도로 난타전이 이어졌지만 전북 골키퍼 송범근과 제주 센터백 오반석의 수비가 빛을 발하며 골이 좀처럼 터지지 않았다. 그러나 전북이 후반 29분 결승골을 뽑았다. 김신욱이 골문 정면에서 수비수와 골키퍼를 앞에 두고 오른발로 공을 컨트롤한 다음 오른쪽에서 문전 쪽으로 쇄도하는 이재성에게 가볍게 밀어준 것을 이재성이 침착하게 밀어넣었다. 2위 다툼에 갈 길이 바쁜 제주(8승4무6패, 승점 28)는 대구전 홈 경기에 이어 2연패에 빠졌다. 러시아월드컵 직전 다리를 다쳐 출전 엔트리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던 전북 수비수 김민재는 3-5-2로 나선 선발진의 미드필더진으로 출전해 전반전만 뛰며 부활을 알렸다. 경남은 상주를 1-0으로 따돌리고 9승5무4패(승점 32)로 2위를 지켰다. 서울은 전남을 2-1로 제쳤고 포항은 대구를 1-0으로 눌렀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넷마블, ‘BTS월드’ 앞세워 글로벌 게임사 도약

    넷마블, ‘BTS월드’ 앞세워 글로벌 게임사 도약

    넷마블은 올 하반기 글로벌 메이저 게임회사로 도약에 나선다. 넷마블 대표 대작 게임인 ‘리니지2 레볼루션’과 세계적인 아이돌 그룹이 된 ‘방탄소년단’(BTS)을 활용한 실사형 시네마틱 게임 ‘BTS월드’가 그 첨병이다. 넷마블은 BTS월드를 통해 글로벌 시장 공략에 나설 계획이다. BTS가 보유한 강력한 팬덤을 집중 공략해 넷마블의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겠다는 복안이다. BTS 월드는 기존 육성 시뮬레이션과 달리 단순 컴퓨터그래픽 캐릭터뿐만 아니라 실제 BTS 멤버들이 영상·화보로 등장한다. 게임엔 방탄소년단 독점화보 1만장 이상과 스토리 영상 100개 이상이 제공된다. 게임과 케이팝 콘텐츠의 결합으로 공개 전부터 화제를 모으고 있다. 특히 BTS월드는 ‘팬텀게이트’ ‘원탁의기사’ 등 신작과 함께 북미 시장 쪽에서 점유율을 높여 갈 계획이다. 넷마블은 하반기 ‘더킹오브파이터즈’ ‘요괴워치’ 등 일본에서 유명한 지식재산권(IP) 게임들을 필두로 한때 ‘난공불락’으로 여겨졌던 일본 게임시장에서 승부수를 던진다. 특히 넷마블의 대작 스테디셀러 게임인 ‘세븐나이츠’의 IP를 이용,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으로 재탄생하는 ‘세븐나이츠2’도 일본 시장에서 선전이 기대된다. 백영훈 일본사업담당 부사장은 “올해 출시되는 작품들은 제작단계부터 일본 시장을 염두에 두고 만들었다”면서 “이번 신작들은 전작들이 구축해 둔 일본 시장에서의 입지를 강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32개국의 33일 반전 드라마 ‘네버 엔딩 스토리’

    32개국의 33일 반전 드라마 ‘네버 엔딩 스토리’

    러시아월드컵은 여러 이유 탓에 가장 기대를 모은 대회는 아니었지만 잘 치러진 대회 중 하나로 꼽힐 것 같다. 영국 BBC는 16일(현지시간) 기억에 남을 월드컵으로 만든 다섯 가지 이유를 통계로 들었다.●90분 넘겨 결승·동점골 13개… 짜릿한 승부 이번 대회 최고의 명승부로 꼽는 스페인과 포르투갈의 3-3 무승부 등 조별리그 내내 짜릿한 승부가 이어졌다. 토너먼트 들어서도 결승까지 흥분을 안겨 줬다. 정규 시간 90분을 넘겨 9개의 결승골, 4개의 동점골이 나왔다. 어떤 다른 대회보다 많았고 1998년 프랑스부터 4년 전 브라질까지 다섯 대회에서 나온 것들을 합친 것보다 한 골 적었다. ●독일·스페인·아르헨 등 조기 탈락 이변 2002년 한·일월드컵처럼 너무 많은 강팀들이 조기 탈락하면 대회 수준이 낮아질 수 있지만 축구팬들은 이들의 순탄한 행보를 보고 싶어 하지는 않는다. 조별리그에서 독일이 탈락하고 스페인과 아르헨티나(16강), 브라질(8강)이 짐을 싸는 것이 딱 그랬다. 특히 독일은 간절함도 없어 보였고 운도 좋지 않았다. 72개의 슈팅을 조별리그에서 퍼부었는데 그보다 많았던 팀은 다섯 팀뿐이었다. 그중 네 팀이 모두 4강에 들었다. ●‘포스트 펠레’ 음바페 최연소 결승 득점 크리스티아누 호날두(포르투갈)와 리오넬 메시(아르헨티나)는 모두 토너먼트에서 침묵했다. 뒤를 네이마르(브라질)가 잇나 싶었지만 최다 슈팅(26개), 기회 창출 2위(23회), 파울 유발 2위(5경기 26회)에도 불구하고 엄살꾼 이미지만 덧칠됐다. 이 틈을 킬리안 음바페(프랑스)가 메웠다. 아르헨티나와의 16강전 두 골로 펠레의 뒤를 이어 월드컵 한 경기 멀티 득점을 기록한 10대 선수로 이름을 올린 데 이어 월드컵 결승에서 득점한 최연소 선수로 이름을 올리며 ‘차세대 펠레’로 인증받았다. ●세트피스골 43%… 1966년 이후 최다 직전 대회가 골라인 판독이었다면 올해는 비디오 판독(VAR)이었다. 페널티킥 판정이 늘어났다. 사흘째 다섯 차례 페널티킥 판정이 내려져 세 골이 들어가는 등 22개의 페널티킥 골로 단일 대회 최다 기록을 경신했다. 무득점 승부는 프랑스-덴마크 한 경기뿐이었다. 세트피스 골은 전체의 43%로 1966년 이후 가장 많았다. 앞으로는 짧은 소집에 쫓기는 대표팀들이 세트피스 전술을 더욱 갈고닦는 데 열중하게 생겼다. ●종주국 잉글랜드의 복귀 잉글랜드의 체면 회복은 52년 동안 상상으로만 가능했다. 원정 대회 최고의 성적(4위)을 거뒀다. 해리 매과이어는 상대 페널티지역에서 23차례 볼터치로 다른 수비수들의 곱절을 넘겼다. 키런 트리피어는 24차례 득점 기회를 만들어 네이마르 등보다 많았다. 골든부트를 수상한 해리 케인의 6골 가운데 절반이 페널티킥이었다고 논란이 되고 있지만 1966년 득점왕 에우제비우(포르투갈)는 9골 가운데 4골이 페널티킥이었다. 그런데도 시비가 되지는 않았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탐구’로 점수 딸 기회… 학원보다 ‘혼공’ 제격

    ‘탐구’로 점수 딸 기회… 학원보다 ‘혼공’ 제격

    전국 고등학교가 오는 20일 전후 여름방학에 들어간다. 대학수학능력시험(11월 15일)을 약 120일 앞두고서다. 고3 학생들과 재수·3수생 등 수험생들에게는 여름방학이 부족한 부분을 채워 ‘마지막 승부수’를 던져볼 기회다. 유웨이중앙교육 등 입시전문업체들의 조언을 토대로 수험생이 여름방학을 성공적으로 보낼 수 있는 전략을 들어봤다.#나 자신을 알자 여름방학 계획을 세우기에 앞서 해야 할 건 스스로의 위치를 정확히 인지하는 것이다. 가장 최근 본 6월 수능 모의평가 성적과 고교 3년간 학교생활기록부 등을 잘 분석해 강·약점을 파악한 뒤 취약한 교과 영역 등을 집중적으로 공부해야 한다. 또 대학별로 어떤 영역 반영 비율이 높은지 등을 고려해 내 성적 분포에 잘 맞는 대학을 목표로 설정해야 한다. #EBS 연계교재를 완벽 마무리하자 EBS 교재의 수능 연계 출제율이 70%에 달하기 때문에 상위권이든, 중하위권이든 EBS 교재를 끝까지 잘 정리해야 한다. 중요한 건 문제 유형별로 오답을 쓴 이유 등을 분석해 익혀야 한다는 점이다. 특히 탐구 과목의 개념 정리를 꼼꼼히 해 점수를 끌어올릴 계획을 세워 보자. 지난해부터 수능에서 영어영역이 절대평가로 치러져 변별력이 떨어진 가운데 대입에서 탐구영역 비중이 상대적으로 커졌다. #학원이나 온라인 강의에 너무 의존 말자 마음이 급하다고 학원이나 온라인 강의에 전적으로 기대려는 전략은 효율적이지 않다. 스스로 정리하는 것이 중요하며 취약 과목만 골라 학원이나 온라인 강의를 통해 집중 보완하는 게 낫다. 또 혼자 공부하며 정리하는 시간을 가지는 게 효과적일 수 있다. #학종 준비에 필요 이상으로 집중 말자 학종을 준비하는 수험생은 준비해야 할 서류가 많다. 특히 여름방학에 자기소개서를 쓰는 데 지나치게 많은 시간을 들이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 방학 내 고민하기보다 짧은 시간 집중적으로 준비하는 게 좋다. 또 마음이 급하더라도 하루 중 7~8시간 이상 자율학습 시간을 확보하되, 쉬어야 할 시간도 적절히 배분하는 등 균형 잡힌 학습 계획을 세워야 한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차바위가 알을 깨야” 유도훈 감독 다음 시즌 구상의 핵심

    “차바위가 알을 깨야” 유도훈 감독 다음 시즌 구상의 핵심

    “차바위(29)가 바위처럼 단단히만 있는게 아니라, 알을 깨고 나와야 한다.” 한국농구연맹(KBL)의 대표적인 ‘언더독’ 구단인 전자랜드의 유도훈(51) 감독이 다음 시즌 주목할 선수로 차바위를 지목했다. 전자랜드는 16일 중국 마카오에서 막을 올린 ‘서머 슈퍼 8’ 대회에 출전하는데 이날 마카오의 한 호텔에서 만난 유 감독은 “열심히만 하는 전자랜드가 아니라 잘하는 전자랜드가 되어야 한다. 세상이 바뀌어 그래야 밥을 먹고 살 수 있다”고 입을 열었다. 유 감독은 2010년 전자랜드의 정식 지휘봉을 잡아 여덟 시즌 가운데 일곱 시즌을 6강 플레이오프(PO)에 진출시켰다. 4강 PO에는 세 차례 나아갔다. 객관적 전력이 뒤지더라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농구로 열렬한 팬층도 갖고 있다. 하지만 유 감독은 “창단 15년차로 1등을 해봐야 하는데, 챔프전도 한 번 못 가봤다. 이건 말이 안되는 것”이라며 “팬들과 사원들에게 미안함이 많다. 나도 선수들도 간절함이 필요하다”며 입술을 깨물었다. 전자랜드는 최근 두 시즌 연속 6강 PO에서 2승3패로 아깝게 탈락했다. 유 감독은 “매년 나도 지겹다”고 허탈한 웃음을 흘린 뒤 “나부터 외국인선수 선발 등에 본분을 다해야 한다. 과거 양동근(현대모비스), 최근 김선형(SK)과 두경민(DB)처럼 승부처에 해결사가 있어야 한다. 우리 선수들도 알을 깨고 나와서 팀을 책임질 수 있는 선수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 감독은 특히 차바위에 대해 “2012년 한양대에서 센터로 뽑았을 땐 100㎏이 넘었다. 납조끼를 입고 훈련해 감량했다. 스몰포워드를 거쳐 이젠 슈팅가드로 변신했다. 신장(192㎝)과 스피드가 있다. 일대일 능력만 키우면 팀을 책임질 수 있다”고 믿음을 드러냈다.전자랜드는 외국인선수 복도 없었다. 지난 시즌 전체 1순위로 셀비를 뽑았지만 오히려 2순위 디온테 버튼(DB 재계약 거부)이 펄펄 날았다. 2015년엔 안드레 스미스가 초반 활약하다가 무릎 부상으로 귀국했다. 유 감독은 “셀비는 다른 리그에서 3점슛 성공률이 40% 가까이 됐는데 국내에선 20%대에 그쳤다. 내가 외국인선수 조합을 못 맞췄다. 내가 팀을 맡은 뒤로 외국인선수 MVP가 안 나와 책임을 통감하고 있다”고 되뇌었다. 유 감독은 새 외국인선수에 대해 “거의 정해졌다. 포인트 가드 박찬희와 국내 포워드 라인을 고려한 선수를 뽑아야 한다”며 “특히 186㎝ 이하 선수는 3점슛을 던질 수 있는 슈팅가드를 뽑을 생각이다. 우리 팀에는 강상재, 정효근이 있지만 오세근(KGC인삼공사), 김종규(LG), 이종현(현대모비스)처럼 정통 센터가 아니다. 그래서 단신 외국인선수가 3점슛뿐만 아니라 골밑 협력 수비도 해줄 수 있어야 한다. 빅맨도 지난 시즌 선수들보다 인사이드를 책임질 선수를 뽑겠다”고 말했다. 서머 슈퍼 8 대회에는 전자랜드와 삼성을 비롯해 중국 광저우 롱 라이언스, 일본 라이징 제퍼 후쿠오카, 필리핀 블랙워커 엘리트, 대만 포보사 드리머스 등 5개국 여덟 팀이 참가했다. 전자랜드는 박찬희와 강상재가 대표팀에 차출됐고, 차바위는 최근 상무와의 연습경기 도중 근육이 찢겨 빠졌다. 유 감독은 “차바위가 승부처에서 해줄 수 있는지 지켜보려 했는데 부상을 당했다”며 “대표팀을 다녀온 정효근과 공격형 포인트가드 김낙현이 있다. 최우현, 홍경기, 임준수 등도 좋은 기회를 잡아야 한다 ”고 덧붙였다. 이어 “주축선수가 빠졌다고 포기하면 안된다. 이기는 농구를 해야 습관이 된다”며 “마카오에 온 선수들은 오더에 들기 위해, 단 5분이라도 뛰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아니면 평생 주축선수가 못된다”고 잘라 말했다. 끝으로 유 감독은 “선수 시절 대표팀에 한번도 못 뽑혔다. 박찬희, 강상재처럼 우리 선수들이 성장해 태극마크를 다는 게 내 꿈”이라며 “차바위와 같은 우리 선수들이 승부처에서 해결해주는 꿈을 꾼다. 그런 생각을 하면 너무 재미있다”며 웃었다. 마카오 공동취재단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여기는 남미] “과일 5개나 훔쳤는데…” 도둑 잡고도 욕먹는 경찰

    [여기는 남미] “과일 5개나 훔쳤는데…” 도둑 잡고도 욕먹는 경찰

    도둑을 잡은 경찰이 칭찬은 커녕 비난을 한몸에 받고 있다. 엘온세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아르헨티나 엔트레리오스주 경찰은 최근 파라나라는 도시에서 미성년자 절도범 2명을 검거했다. 모두 15살인 도둑들은 파라나의 한 과일가게에 들어가 과일을 훔쳐 도주했다가 덜미를 잡혔다. "어린 도둑들이 과일을 훔쳐갔다"는 주인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주변을 수색하다가 인상착의를 확인하고 소년들을 검거했다. 소년 절도범들은 "배가 고파 과일을 몇 개 집어들었다"면서 선처를 호소했지만 경찰은 사건을 검찰로 넘겼다. 재판을 기다리고 있는 소년들은 전과자(?)가 될 공산이 크다. 하지만 사건이 언론에 보도되면서 엔트레리오스주에선 동정 여론이 크게 일었다. 소년들이 훔친 게 과일이고, 배가 고파서 저지른 일이라면 용서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여론이다. 훈방으로도 충분한 사건을 경찰이 확대(?)했다는 비난도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 입장이 난처해진 경찰은 승부수(?)를 던졌다. 소년들을 체포하면서 현장에서 압수했다는 장물 사진을 공개한 것. 사진엔 사과 3개, 귤 1개, 배 1개가 나란히 놓여 있다. 과일 뒤로는 '압수'라고 적힌 인쇄물까지 놓여 있다. 인쇄물엔 엔트레리오스주 경찰의 로고가 선명하다. 증거가 충분한 절도사건이라는 점을 부각시켜 위기를 돌파하려는 의도였겠지만 사진은 오히려 역효과만 냈다. "강도들이 설치는데 고작 잡는 게 사과도둑이냐?", "압수한 과일은 냉장고에 잘 보관하고 있나? 상하면 경찰이 책임져라", "과일들은 경찰들이 먹을 것 같다. 경찰이 도둑이다"라는 등 경찰에 대한 비난이 쇄도하고 있다. 익명을 원한 경찰 관계자는 "이미 사건을 검찰에 넘겨 경찰이 손을 쓸 수 없는 상황"이라면서 "나도 경찰이지만 이번 사건은 경찰이 약간은 과잉 대응한 것 같다"고 말했다. 사진=엔트레리오스주 경찰 남미통신원 임석훈 juanlimmx@naver.com
  • 2018 프랑스 혁명은 ‘스피드’였다

    2018 프랑스 혁명은 ‘스피드’였다

    음바페 평균 시속 38㎞ 역습·공수 전환 점유율 대신 효율 높여 상대 실수 유발 혼용 포메이션 구사해 스스로 문제 해결 157골 중 69골이 세트피스 상황 득점이변과 파란으로 점철된 러시아월드컵은 ‘점유율=승리’ 등식을 뒤안길로 보낸 대회로 기억될 것 같다. 우승국 프랑스의 대회 일곱 경기 평균 점유율은 49.6%로 본선 진출 32개 팀 가운데 중간 이하인 18위에 그쳤다. 16강전에서 탈락한 스페인이 69.2%로 가장 높았고 조별리그를 통과하지 못한 독일이 65.3%로 두 번째였다. 사상 첫 준우승의 영광을 차지한 크로아티아가 55.4%로 7위를 기록하며 4강 진출 팀 가운데 가장 높았다. 잉글랜드(53.5%), 벨기에(52.1%)가 각각 8위와 12위로 그 아래였다. 점유율은 그동안 승리의 필수조건인 것처럼 여겨졌다. 2010년 남아공대회에서 스페인, 4년 전 브라질대회에서 독일이 높은 점유율을 바탕으로 우승하며 부동의 공식처럼 여겨졌다.그러나 높은 패스 정확도를 앞세워 점유율을 높게 가져가면 스피드가 떨어지는 약점이 도드라진다. 스페인과 독일, 브라질의 조기 탈락이 방증한다. 반면 프랑스는 상황에 따라 점유율을 포기하고 빠른 역습과 공수 전환, 전방 압박으로 효율을 높였다. 16일 크로아티아와의 결승에서 프랑스는 점유율 39%-61%로 주도권을 내주는 것 같았지만 평균 시속 38㎞, 순간 최고 44㎞대를 자랑하는 킬리안 음바페의 속도 전개를 앞세워 4-2 대승을 거뒀다. 음바페뿐 아니라 프랑스 수비진은 공을 빼앗긴 뒤에도 득달같이 달려들어 되찾거나 숨막히게 압박해 상대 선수들의 실수를 유발했다. 크로아티아 선수들도 놀라운 순간 돌파력을 뽐냈다. 잉글랜드와의 4강전 동점골의 주인공인 이반 페리시치는 세 경기 연속 연장 승부로 체력이 바닥난 상태에서 오히려 전반 시속 27㎞, 후반 시속 29.48㎞, 연장 시속 30.17㎞로 속도를 높여 잉글랜드 수비진을 아연실색하게 했다. 동점골 장면에서는 수비수 등 뒤에서 한 박자 빨리 발을 들어올려 공에 맞히는 기민함을 과시했다. 여기에다 프랑스 선수들은 그라운드에서 자신들의 힘으로 문제를 해결하고 대처하는 유연성이 돋보였다. 크로아티아전 전반 상대의 거센 압박에 갇히자 응골로 캉테 등 미드필더진은 롱패스로 상대 빈 공간을 찾아내는 영민함을 선보였다. 한준희 KBS 해설위원은 “최근 유럽 명문 클럽에서 성행하는 4-2-3-1과 4-3-3을 혼용하는 하이브리드 포메이션을 프랑스 대표팀이 제대로 구사해 재미를 봤다”고 진단했다. 스피드와 함께 이번 대회 더욱 중요해진 것이 세트피스다. 대회 169골 가운데 자책골(12골, 1998년 프랑스대회 6골을 넘어 사상 최다)을 뺀 157골 가운데 69골이 세트피스 상황에서 나왔다. 잉글랜드는 12골 가운데 9골을 볼 스톱 상태에서 만들어 냈다. 오픈 플레이로는 유효슈팅 10개에 3골을 얻어 창의성과 파괴력은 부족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VAR 영향… PK 22골 최다·레드카드 4장뿐

    VAR 영향… PK 22골 최다·레드카드 4장뿐

    프랑스가 20년 만에 왕좌를 탈환하며 막을 내린 러시아월드컵은 이변과 명승부 속에 다양한 기록을 남겼다.개막전부터 무려 37번째 경기까지 0-0 무승부가 없어 팬들의 눈을 즐겁게 했다. 이전까지 월드컵 연속 ‘득점 경기’ 기록은 1954년 스위스대회에서 작성된 26경기로, 이번에 11경기나 추가됐다. 다만 38번째 경기인 프랑스와 덴마크의 조별리그 C조 3차전에는 무려 7만 8011명이 몰렸지만 지루한 경기 끝에 골 없이 0-0으로 끝나면서 관중의 야유가 쏟아지기도 했다. 러시아월드컵은 처음으로 도입된 비디오판독 시스템(VAR)의 영향으로 페널티킥과 골이 가장 많이 나온 대회로도 이름을 올렸다. 총 29개의 페널티킥이 선언돼 1990년 이탈리아, 1998년 프랑스, 2002년 한·일 대회의 18개를 훌쩍 뛰어넘었다. 이 가운데 22개가 골망에 꽂혀 페널티킥 득점도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레드카드는 4장밖에 나오지 않았다. 경기당 0.06개꼴로, 월드컵 본선이 32개국 체제로 들어선 이후 한 자릿수 레드카드가 기록된 건 처음이다. 이는 VAR 도입으로 선수들의 거칠거나 비신사적인 행동이 줄어들고, 판정의 정확도가 높아진 덕으로 분석된다. 자책골이 쏟아진 것도 눈에 띄는 기록이다. 1998년 프랑스대회의 6골이 종전 최다 기록이었는데 이번 대회에선 총 12골이 나왔다. 이란과 모로코의 조별리그 B조 첫 경기는 모로코의 아지즈 부핫두즈가 후반 추가시간 남긴 자책골 하나가 승패를 가르기도 했다. 이처럼 자책골이 난무한 건 강한 압박 전술 때문이라는 의견과 공인구의 영향이라는 분석 등이 분분하다. 준우승에 그치긴 했지만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20위 크로아티아는 16강전, 8강전, 준결승전 등 세 경기 연달아 연장 혈투를 벌인 끝에 결승에 올라 ‘발칸 전사’의 진가를 제대로 보여 줬다. 세 경기 연속 연장전을 치른 팀은 1990년 이탈리아대회 때 잉글랜드가 있었지만, 결승전까지 오른 건 크로아티아가 처음이다. 크로아티아와 덴마크는 16강전에서 킥오프 3분 40초 만에 한 골씩 넣으면서 역대 월드컵 최단 시간에 한 골씩 주고받는 진기록을 남기기도 했다. 사상 처음으로 브라질, 아르헨티나, 독일 중 한 팀도 4강에 살아남지 못한 이번 대회에서 브라질은 8강전에서 벨기에에 져 탈락했지만 월드컵 통산 229득점을 쌓아 독일(226골)을 제치고 통산 득점 1위로 올라서는 성과를 남겼다. 최병규 전문기자 cbk91065@seoul.co.kr
  • ‘비행소녀’ 핫펠트 예은 집들이, 다듀 “우린 집 없다” 부러움 폭발

    ‘비행소녀’ 핫펠트 예은 집들이, 다듀 “우린 집 없다” 부러움 폭발

    핫펠트(HA:TFELT) 예은이 소속사 아메바컬쳐의 유일한 자가 소유자로 밝혀져 주위의 무한 부러움을 샀다. 16일(오늘) 방송되는 MBN ‘비혼이 행복한 소녀, 비행소녀’에서는 지난 주에 이어 핫펠트 예은의 힙한 집들이가 펼쳐진다. 이날 예은의 마포하우스 테라스에서는 본격적인 집들이 홈파티가 진행, 아메바컬쳐의 비주얼&힘 결정전부터 보물찾기까지 스웨그 넘치는 현장이 공개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가든파티를 즐기던 개코는 “이런 집들이는 참 오랜만”이라면서 “예전보다 많이 간소해진 집들이 문화 덕에 보통은 밖에서 먹고 안에서 커피 한잔 하고 끝난다”며 예은의 초대에 고마운 마음을 드러냈다. 이에 최자 역시 “멋지다”면서 “개코랑 나도 집은 없다. 예은이가 우리 회사 최초의 유일한 자가 소유자”라고 무한 부러움을 표했다. 이어 “서울에 자기 집이 있으면 부자인 것”이라면서 “자기 집이 있으면 동기 부여가 될 것 같다”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특히 다이나믹 듀오는 소속사 아메바컬쳐의 유일한 여성 아티스트인 ‘홍일점’ 예은이 힘들까 걱정돼 ‘최자의 맛집 리스트’를 따라 온 동네를 돌며 푸짐한 한상을 준비해왔고, 집들이 선물로 청소기까지 안겨주며 무한 애정을 나타냈다. 이를 본 스튜디오에서는 “예쁨 듬뿍 받는 막내 여동생 같다” “오빠들한테 엄청 예쁨 많이 받는다” “꼬막부터 닭발, 족발, 민어찜, 돼지갈비까지 최자코스다” “하나하나 온 동네 맛집을 돌며 다 사왔다” “진짜 정성이다” “폭풍 감동이다” “세상 행복” “다들 펜션 놀러 온 기분” “사 온 음식 브리핑까지 해준다” 등의 다양한 반응을 보이며 열렬한 환호를 쏟아냈다. 또 이날 방송에선 ‘홍일점’ 예은이 직접 뽑는 ‘소속사 비주얼 순위 결정전’도 그 모습을 드러낸다. 이에 최자는 “아마 방송 후에 ‘아메바 아티스트 중 제일 못생겨’라고 기사가 날 것”이라면서 “우리 회사 특징상 1등도 아니지만 꼴등도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박빙의 승부를 예고해 기대감을 자아냈다. 과연 예은이 뽑은 소속사 비주얼 꼴등은 누가될까. 다이나믹 듀오, 리듬파워, 플래닛쉬버, 얀키가 함께한 예은의 힙한 집들이 현장은 16일 월요일 밤 11시 MBN ‘비행소녀’에서 확인 가능하다. 한편 연예계 대표 비혼녀들의 싱글 라이프를 담아낸 관찰 리얼리티 MBN ‘비행소녀’는 16일 방송될 46회를 마지막으로 시즌1을 마무리하고 시즌2 제작 준비에 들어간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피타나 주심 PK 선언 “옳지 못해” “확신 없으면 판정 말았어야”

    피타나 주심 PK 선언 “옳지 못해” “확신 없으면 판정 말았어야”

    월드컵 결승에서 처음 실행된 비디오 판독(VAR)이 무성한 뒷말을 낳고 있다. 15일(현지시간) 모스크바 루즈니키 스타디움에서 열린 프랑스와 크로아티아의 러시아월드컵 결승전 전반 38분에 네스토르 피타나(아르헨티나) 주심은 이반 페리시치의 핸드볼 파울을 지적하는 프랑스 선수들의 손짓에 손사래를 쳤다. 하지만 비디오 부심과 한동안 헤드셋 대화를 나눈 그는 손가락으로 상자를 그려 VAR을 진행하겠다는 수신호를 했고 한참을 망설이고 주저하며 비디오를 들여다본 뒤 다시 그라운드로 걸어나오며 손가락으로 상자를 그린 다음 페널티킥을 손으로 찍어 표시했다. 크로아티아로선 통탄할 노릇이었다. 조별리그에서 맹위를 떨치다 단판 승부로 운명이 갈리는 토너먼트에 들어오자 갑자기 약속이나 한 듯 잠잠하더니 이날 결승에서 또다시 승부의 추를 한쪽으로 기울어지게 만든 것이다. 전반을 2-1을 앞선 프랑스는 결국 4-2 완승을 거두며 20년 만에 두 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많은 이들은 VAR에 비난의 화살을 날리고 있지만 페널티킥 판정을 내린 것은 주심이므로 주심의 결정이 잘못됐다고 말하는 것이 온당하다고 BBC는 지적했다. BBC One의 여러 해설위원 가운데 잉글랜드 대표팀 윙어 출신 크리스 와들만 빼고 모두 잘못된 판단이라고 입을 모았다. 앨런 시어러는 하프타임에 이미 “멍청한 결정”이라고 흥분한 뒤 “승부가 이런 방식으로 정해진다는 건 수치스러운 일이다. 고의성 없는 핸드볼이었으며 페널티킥이 주어져선 안됐다. 주심이 처음부터 (PK를) 선언하지도 않았고 VAR을 여러 번 본 뒤에도 자신이 실수했음을 확신하는 것 같지 않던가? 난 동의하지 못하겠다”고 말했다. 리오 퍼디난드는 “두 가지 잘못된 판단이 경기 양상을 바꿔놓았다. 페리시치가 손을 거두어들이기엔 너무 늦었다. 그는 결코 볼을 의도적으로 건드리려 한 것이 아니다. 주심은 판단하는 데 너무 오래 걸렸고 확신하지도 못했다. 확신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 거의 웃기는 상황이 됐다. 그는 명확히 할 수가 없었다”고 지적했다. 독일 공격수 출신인 위르겐 클린스만은 “확신하지 못하면 페널티킥을 선언하면 안된다. 잘못된 판단”이라고 동조했다. 그리즈만의 골은 이번 대회 22번째 페널티킥 골이었다. 1966년 기록 집계를 시작한 이래 한 대회 최다 기록이다. 29개의 페널티킥 판정이 내려져 이 가운데 7개는 실축이나 세이브에 막혔고 22개가 골로 연결됐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사이다킥’ 윤석영 6년 만의 복귀골

    ‘사이다킥’ 윤석영 6년 만의 복귀골

    6년 만에 K리그로 돌아온 윤석영(FC서울)이 복귀 세 경기 만에 골을 신고했다. 지난해 일본 프로축구 가시와 레이솔 유니폼을 입었지만 이렇다 할 출전 기회를 잡지 못하고 새 팀을 구하는 데 애를 먹다가 지난달 29일 서울로 임대된 윤석영은 15일 서울 상암동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울산과의 K리그 1 17라운드 0-1로 뒤진 전반 39분 소중한 골을 뽑아 1-1 무승부에 기여했다. 왼쪽 풀백으로 선발 출전한 윤석영은 고요한이 얻어낸 프리킥을 날카로운 왼발 킥으로 연결해 동료가 김용대 골키퍼의 시야를 방해하는 틈을 타 골문 안에 꽂았다. 지난 11일 포항전 도움에 이어 두 경기 연속 공격 포인트였다. 이을용 감독이 왼발 스페셜리스트 후계자로 꼽은 그답게 후반 24분에도 상대 페널티지역 오른쪽에서 얻은 프리킥 키커로 나서 오른쪽 골포스트를 살짝 벗어나는 슈팅으로 울산의 가슴을 철렁하게 만들었다. 울산은 전반 28분 한승규가 이영재와 2대2 패스를 페널티지역 중앙에서 받은 뒤 튀어나온 골키퍼 양한빈을 여유 있게 따돌리고 왼발로 선제골을 넣었지만 지켜내지 못했다. 두 팀은 후반 45분 내내 공방을 펼쳤지만 끝내 골을 추가하지 못했다. 서울은 지난 라운드 포항을 3-0으로 완파한 상승세를 잇지 못했고, 울산은 11경기 연속 무패(6승5무)가 중단된 분위기를 반전시키지 못했다. 수문장 조현우의 월드컵 활약으로 창단 이래 가장 큰 주목을 받고 있는 대구는 서귀포 원정에서 제주에 2-1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전반 17분 김현욱(제주)에게 프리킥 선제골을 얻어맞은 대구는 후반 5분 정우재가 페널티지역 오른쪽을 파고든 황순민이 정교하게 밀어준 땅볼 크로스를 왼쪽 골포스트 앞에서 발만 갖다대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계속 몰아붙인 대구는 후반 43분 홍정운의 결승골이 터져 최근 4경기 2승2무의 상승세를 탔다. 포항은 강원과 무득점 무승부를 거뒀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개성 대신 화합… 프랑스, 20년 만에 사커 왕좌 되찾다

    개성 대신 화합… 프랑스, 20년 만에 사커 왕좌 되찾다

    평균 26세… 4강 중 가장 젊지만 원숙미 넘치는 경기 운영 뽐내 스캔들 벤제마 과감하게 제외 데샹 감독 강단 있는 리더십 주목 크로아티아 동화는 준우승 그쳐젊음과 다문화를 앞세운 프랑스가 ‘바스티유 데이’ 다음날 러시아월드컵을 제패했다. 디디에 데샹 감독이 이끄는 프랑스 축구대표팀은 15일(현지시간) 모스크바 루즈니키 스타디움에서 열린 러시아월드컵 결승 전반 18분 상대 자책골과 38분 앙투안 그리에즈만, 후반 14분 폴 포그바, 20분 킬리안 음바페의 골을 엮어 전반 28분 이반 페리시치와 후반 24분 마리오 만주키치의 두 골로 따라붙은 크로아티아를 4-2로 따돌리고 1998년 자국 대회 우승 이후 두 번째 위업을 이뤘다. 12년 전 독일 대회 결승에서 지단의 박치기 끝에 이탈리아에 밀려 준우승에 그쳤던 설움도 풀어냈다. 마침 프랑스대혁명의 신호탄을 올린 바스티유 습격 기념일 다음날 에펠탑 앞에 모인 9만여명 군중은 환호작약했다. 특히 이번 우승은 데샹 감독의 지휘 아래 완벽한 세대교체를 이뤄내 이룩한 것이어서 뜻깊었다. 평균 연령 26.1세로 4강 진출 팀 가운데 가장 젊었지만 나이에 어울리지 않게 원숙한 경기 운영 능력을 뽐냈다. 또 유럽팀 가운데도 흑인과 북아프리카 이민자 2~3세대 출신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아 관용의 정신이 결실을 맺은 점은 주목할 만하다. 데샹 감독은 현역 시절 1998년 프랑스월드컵과 유럽축구선수권(유로) 2000 때 주장으로서 우승을 이끌었던 황금세대의 일원으로 개성 있는 선수들이 유독 많은 프랑스에서 특유의 강단을 발휘해 스캔들을 일으킨 공격수 카림 벤제마를 제외하는 소신을 굽히지 않았다. 역대 월드컵에서 선수와 감독으로 모두 우승한 이는 마리우 자갈루(브라질), 프란츠 베켄바워(독일)에 이어 데샹 감독이 세 번째가 됐다. 반면 1995년에 5년 내전을 끝낸 뒤 1998년 프랑스 대회에 처녀 출전해 3위에 올랐다가 이번에 우승을 겨냥했던 크로아티아는 “작은 나라, 커다란 꿈”이란 슬로건을 다음으로 미뤘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20위로 역대 결승 진출 국가 가운데 가장 낮아 7위 프랑스를 제물로 신기원을 이룩하려던 꿈도 무산됐다. 크로아티아는 세 경기 연속 연장 승부를 펼친 팀답지 않게 전반 초반부터 강하게 나왔다. 프랑스는 상대 위세에 눌려 움츠러들었다가 18분 그리에즈만이 얻어낸 프리킥을 직접 킥으로 연결했다. 수비에 가담한 잉글랜드와의 4강전 결승골을 뽑은 만주키치가 겅중 뛰어오르며 머리에 맞힌 것이 그대로 골문을 갈라 0-1로 내몰렸다. 역대 월드컵 결승 첫 자책골이었다. 하지만 크로아티아는 10분 만에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상대 문전 혼전에서 흘러나온 공을 잉글랜드전 동점골 주인공 페리시치가 오른발로 떨궈놓고 강력한 왼발슛으로 골키퍼 위고 요리스의 오른쪽을 뚫었다. 그러나 전반 38분 승리의 여신은 크로아티아를 다시 외면했다. 페리시치가 수비 가담 중 손을 갖다댔고 주심은 비디오판독(VAR)을 실행해 페널티킥을 선언했고, 그리에즈만이 다니옐 수바시치가 넘어지는 방향 반대로 굴려 앞서나갔다. 후반 크로아티아의 거센 공격이 시작됐다. 2분 레비치의 강력한 슈팅이 요리스의 펀칭에 막힌 것이 안타까웠다. 잠시 움츠러들던 프랑스는 포그바와 음바페가 헐거워진 수비를 뚫어냈다. 이런 상황에 만주키치가 상대 백패스 실수를 가로채 만회골을 뽑아냈다. 모든 것을 내려놓을 시점에도 포기하지 않는 강인함이 돋보였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월드컵 결승]프랑스 20년 만에 정상 탈환… 크로아티아에 4-2 완승

    [월드컵 결승]프랑스 20년 만에 정상 탈환… 크로아티아에 4-2 완승

    ‘아트 사커’ 프랑스가 16일(한국시간) 2018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 월드컵에서 ‘복병’ 크로아티아를 꺾고 20년 만에 정상에 올랐다. 프랑스는 이날 러시아 모스크바 루즈니키 스타디움에서 열린 대회 결승전에서 상대 자책골과 앙투안 그리에즈만, 폴 포그바, 킬리안 음바페의 연속골에 힘입어 두 골울 만회한 크로아티아를 4-2로 물리쳤다. 이로써 프랑스는 자국 대회였던 1998년 대회 우승 이후 20년 만에 정상을 탈환의 기쁨을 누렸다. 프랑스는 역대 최다인 5회 우승에 빛나는 브라질과 독일, 이탈리아(이상 4회), 아르헨티나, 우루과이(이상 2회)에 이어 역대 다섯 번째로 두 번 이상 우승한 나라가 됐다. 잉글랜드와 스페인은 한 차례씩 우승했다. 크로아티아는 역대 최고 성적을 냈던 프랑스 월드컵 4강전에서 1-2 역전패를 안겼던 프랑스를 상대로 설욕하지 못했고, 동유럽 국가 사상 첫 우승 꿈도 좌절됐다.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7위의 프랑스와 20위 크로아티아의 맞대결에서 공격 주도권을 크로아티아가 잡았지만 선제골은 프랑스의 몫이었다. 프랑스는 전반 18분 오른쪽 프리킥 기회에서 그리에즈만이 날카로운 크로스를 올렸고, 공이 크로아티아의 공격수 마리오 만주키치의 머리 뒷부분을 맞고 그대로 골문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잉글랜드와 4강전 결승골의 주인공인 만주키치는 결승전에서 자책골을 기록한 ‘비운의 사나이’가 됐다. 선제골을 내준 크로아티아가 거센 반격으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고, 이반 페리시치가 해결사로 나섰다.페리시치는 전반 28분 상대 수비지역에서 혼전 상황에서 도마고이 비다가 살짝 뒤쪽으로 빼주자 페널티 아크 왼쪽에서 오른발로 한 번 접은 뒤 감각적인 왼발 슈팅을 날렸다. 빨랫줄 같은 궤적을 그린 공은 그대로 오른쪽 골문 구석에 꽂혔다. 동점을 허용한 프랑스에 또 한 번의 행운이 찾아왔다. 프랑스는 전반 38분 오른쪽 코너킥 기회에서 크로이티아 페리시치의 핸드볼 파울로 페널티킥을 얻어냈다. 키커로 나선 그리에즈만이 왼발 인사이드 슈팅으로 왼쪽 골문을 꿰뚫어 2-1을 만들었다. 프랑스는 후반 14분 포그바가 한 골을 보탠 뒤 6분 후에는 킬리안 음바페가 쐐기골을 꽂아 4-1로 달아났다. 크로아티아는 자책골을 헌납했던 만주키치가 후반 24분 상대 골키퍼 위고 로리스의 실수를 놓치지 않고 한 골을 만회했지만 두 골 차의 승부를 뒤집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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