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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새해부터 日대중문화 4차개방 가요계 ‘J - Pop’ 특수무드

    새해 1월1일로 예정된 일본대중문화 4차 개방을 앞두고 국내 음반시장이 들썩거리기 시작했다.내로라하는 음반사들과 발빠른 기획사들이 초반 특수를 선점하기 위해 치열한 물밑경쟁에 들어간 것이다. ●직배음반사 기선잡기 치열 직배 음반사들은 너나없이 일본 인기가수들의 히트음반을 10여장씩 일찌감치 확보해 놓고 때만 기다려 왔다.새달 2일부터 영상물등급위원회가 공식심의에 들어가면 중순쯤 일본음반들은 줄줄이 매장으로 쏟아져 나올 전망이다. 일본에 본사를 둔 직배음반사인 포니캐년은 인기정상의 10대 그룹 윈즈(w-inds)를 비롯해 록밴드 오리지널 러브,R&B 스타인 가라사와 미호,힙합그룹 지브라,솔 스크림 등의 음반을 잇따라 풀어 기선을 제압하겠다는 태세다.워너뮤직은 아예 일본힙합(J-Hop)전문 음반사로 이미지 차별화를 노린다.4인조 힙합 대표그룹인 킥 더 캔 크루,립 슬라임의 신보 등을 들여와 심의만 기다리고 있다.소니뮤직도 이미 마니아층을 두껍게 확보한 록밴드 X재팬의 베스트 음반과 튜브,안전지대의 음반도 발빠르게 발매할 예정이다.EMI는 혼성그룹인 드림스 컴 트루와 신세대 여가수 우타다 히카루의 정규음반을 확보해 놓았다.BMG는 대중들의 귀를 가장 쉽게 유혹할 드라마 주제곡 모음(키스-드라마틱 러브스토리)으로 승부수를 띄운다.R&B 가수 미샤의 음반도 BMG에서 나온다.지난 2000년 내한공연해 화제가 된 남성듀오 차게&아스카의 베스트 앨범은 유니버설이 낸다. 직배사만 관심을 갖는 게 아니다.국내 음반사인 SM엔터테인먼트도 움직인다.지난 23일 일본 메이저 음반사 AVEX와 계약을 맺고 음악사이트 ‘아이라이크팝’(www.iLikepop.com)에서 합법적인 J-팝(일본가요) 2만여곡의 스트리밍 서비스에 들어갔다. ●내일 0시 日가수 콘서트 일본어로 노래하는 원정콘서트도 줄을 이을 전망이다.국내 최초로 일본어 공연을 펼칠 주인공은 4인조 록밴드 튜브.31일 밤 11시30분부터 어린이대공원 돔아트홀에서 막올려 30분 동안 국내가수가 분위기를 띄우다 자정이 되는 순간 이들이 마이크를 넘겨받을 계획이다. 3인조 그룹 딘은 새해 1월17·18일 이틀동안 연세대 백주년기념관에 선다.6인조 록밴드 제이워크는 국내 음반발매를 앞둔 새달 말 내한해 홍보활동을 벌인다. 이렇듯 한동안 가요계는 ‘J-Pop’ 특수무드를 탈 것 같다.포니캐년의 홍보담당자는 “새달 9일 발매될 음반홍보차 지난 17일 주한 일본대사관에서 윈즈의 영상이벤트를 마련했는데,오후 6시에 시작될 이벤트를 보려고 중·고교 팬들이 수업도 거른 채 새벽부터 줄을 섰다.”고 말했다. 그러나 국내 가요계의 지각변동은 없을 것이라는 게 관계자들의 대체적인 분석이다.워너뮤직의 한 관계자는 “일본가요가 마니아팬층을 넘어 대중속으로 파고들려면 라디오를 포함한 지상파 방송에서도 일본어 뮤직비디오를 틀 수 있어야 한다.”면서 “그러나 30일 발표된 추가개방안에서도 여전히 케이블·위성방송이 아닌 지상파의 경우는 그 규제가 풀리지 않아 적극적인 마케팅은 어려운 형편”이라고 말했다. 황수정기자 sjh@
  • 배구 V-투어/삼성 ‘잇몸’으로 결승행

    ‘무적함대’ 삼성화재와 ‘돌풍의 핵’ 대한항공이 시즌 첫 정상을 겨루게 됐다. 삼성과 대한항공은 24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벌어진 배구 V-투어 1차대회 준결승전에서 상무와 LG화재를 각각 3-0으로 완파,나란히 25일 열리는 결승전에 뛰어 올랐다. 삼성은 신진과 노장의 완벽한 조화를 이끌어내 ‘월드스타’ 김세진의 노쇠화와 ‘갈색폭격기’ 신진식의 부상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최강의 전력임을 증명했다. 대한항공도 신인 장광균(16점) 김웅진(8점) 쌍포를 앞세워 V-투어(기존 슈퍼리그) 4년10개월 만에 LG를 잡는 기쁨을 맛봤다.특히 주포 윤관열(13점)은 3세트 막판 22-21로 앞선 상황에서 오픈 강타를 3개나 터뜨려 이번 대회 최고의 공격수로 떠올랐다.대한항공은 창단 이후 처음으로 대회 3연승을 기록하며 무서운 상승세를 과시,결승전 대접전을 예고했다. 반면 LG는 2차대회에서나 투입할 것으로 예상된 이경수(6점)를 내세워 승부수를 던졌지만 고비에서 수비가 흔들려 자멸했다.대한항공은 이경수에게 집중적으로 서브를 넣어 이경수로 이어지는공격 루트를 사전에 차단했다. 삼성-상무전에서 빛을 발한 선수는 삼성의 2년차 이형두(13점).지난해 신진식의 스파이크를 벤치에 앉아 구경했던 이형두는 경기가 거듭될수록 파워가 배가되고 수비까지 좋아져 신진식의 뒤를 이을 확실한 기둥으로 자리매김했다. 이형두는 6-6으로 맞선 1세트 초반 스파이크 서브로 에이스를 잡아 균형을 깬 데 이어 어려운 수비를 잇따라 성공시켜 경기 흐름을 틀었다.상무의 ‘군인정신’에 눌려 4-9로 뒤진 3세트 초반에서도 이형두가 해결사로 나섰다.세터 최태웅에게 토스를 뿌려달라고 자신있게 요구해 연속 3개의 강타를 터뜨리며 역전의 단초를 마련한 것. 한편 여자부에서는 호화군단 현대건설이 구민정(15점) 장소연(15점) 정대영(9점) 3각편대의 맹공으로 흥국생명을 3-0으로 누르고 4전 전승으로 1차 대회 우승을 차지했다. 현대는 초반 2연승 돌풍을 일으킨 흥국생명에 한 세트도 내주지 않고 이겨 이번 대회 무실세트 승리를 이어갔으며,종합 5연패 전망도 밝게 했다. 최고의 세터 강혜미는 칼날같은 토스로 화력을극대화시켰으며,위기 때마다 적절한 페인트 공격까지 성공시켜 승리를 이끌었다. 이창구기자 window2@
  • [열린세상] ‘수신료’ 엉뚱한 해법

    KBS의 수신료 분리 징수안을 놓고 갈등과 힘 겨루기 양상이 전개되고 있다.이와 관련해 엉뚱한 해법을 하나 제시하고자 한다.현행 체제대로 운영하되 ‘수신료’라는 말 대신 ‘공익방송 부담금’이라고 부르자는 것이다.겨우 그까짓 이름 하나 바꾸는 거냐고 핀잔을 주기 전에 다음 얘기부터 들어보기 바란다.조지 오웰의 정치소설 ‘1984년’에 등장하는 가공할 통제사회는 단어를 없앰으로써 주민들의 사고의 폭을 줄이고자 한다.표현할 말이 없으면 생각 자체가 불가능해지고,어휘가 줄어들면 결국 의식의 한계도 좁아진다는 것이다.언어가 곧 생각이라는 작가적 상상력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그런데 언어결정론을 주장한 워프(Whorf)와 사피어(Sapir)의 가설에 의하면 실제 우리가 인식하는 세계는 언어의 한계를 벗어날 수 없다.인간의 사고방식을 결정하는 것은 언어체계와 언어구조이며 언어는 한 사람의 현실인식과 환경인식,사고과정과 사고방식,나아가 세계관을 결정짓는다. 이런 의미에서 현행 ‘수신료’를 ‘공익방송 부담금’이라고 부르는 일은 KBS로 하여금 늘 공영방송으로서의 본분을 명심해 우리 사회 공익을 가장 먼저 생각하는 방송을 만들어야 한다는 책임감을 무겁게 느끼게 하고,국민들에겐 이를 감시하고 심판할 권리와 의무를 동시에 부여하는 묘책의 출발점이 된다.명분도 뚜렷하다.상업화와 저질화가 범람하는 오늘날 방송 현실이 매우 걱정되기 때문에 공익방송을 위한 부담금을 내서라도 방송환경을 정화할 필요가 있다.이에 반해 ‘수신료’는 아무리 좋게 해석하려 해도 ‘TV 시청행위 대가로 지불하는 요금’ 정도로 인식되기 때문에 이를 혼자서 꼬박꼬박 챙기게 해달라는 KBS의 대 국민 호소는 얄미운 투정처럼 여겨질 수 있다.물론 공정성 훼손에 따른 문제제기로 야기된 작금의 갈등 본질을 덮기에도 역부족이다. 아직도 이름 하나 바꾸는 것만으로는 성에 차지 않는 사람들을 위해 작명의 위력을 실감할 수 있는 사례들을 소개한다.통상 대규모 군사작전에는 그 성격을 규정하는 이름,즉 작전명이 붙는다.재미있는 것은 전쟁을 둘러싼 여론이나 오래 기억되는 정도가 작전의 성패가 아니라이름 자체와 관련이 깊다는 점이다.대표적인 성공사례로 꼽히는 것이 1991년 걸프전을 일컫는 ‘사막의 폭풍’인데,이에 대해선 사막에서의 전쟁 성격이 잘 부각된 이름 덕을 톡톡히 본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정치적 담론이 생산·소비되는 과정을 보면 이런 현상을 좀 더 이해하기 쉽다.예컨대 정치 지도자들은 자신에게 유리한 신념을 유포하기 위해 종종 정치적 언어를 조작한다.언어사용이 정치적 신념 형성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미국이 레이건 대통령 시절 그라나다를 침략하면서 ‘구출임무 수행(rescue mission)’이라는 표현을 의도적으로 사용한 것은 자국민은 물론 세계인들로 하여금 미국에 유리한 현실인식을 유도하기 위한,계산된 조작이었던 것이다. 사정이 이러하니 미디어가 최종적으로 선택해 전달하는 용어들이 왜 중요한지 굳이 설명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최근 노무현 대통령과 관련한 몇 가지 예를 들어보자.노 대통령은 ‘탈당’한 것일까,‘당적 이탈’한 것일까? 재신임 발언은 ‘승부수’인가,‘고뇌에 찬 결단’인가? 10분의1 발언은 ‘정치도박’인가,‘자신감의 표현’인가? 정 반대의 시각이랄 수 있는 이 두 가지 용어가 미디어를 통해 어떻게 유통되었으며,우리의 생각은 어떻게 규정지어졌는가를 살펴보는 일은 매우 흥미로운 과제임에 틀림없다.물론 이 때 용어사용이 모든 인식을 좌우한다고 맹신하는 것은 금물이다.‘핵쓰레기장’이라고 불리던 것을 언론이 일사불란하게 ‘방사성폐기물 처분장’이나 ‘원전센터’라고 명기하고 있건만 국민들의 인식은 여전히 요지부동인 것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본질적인 문제 해결이 우선되어야 한다.바로 이 같은 맥락에서 KBS는 진정한 공영방송으로 거듭 태어나길 촉구한다.누구나 ‘공익방송 부담금’을 기꺼이 내겠다고 할 만큼 공익적이 되어달라. 오 미 영 경원대교수 신문방송학
  • 코끝 찡한 ‘생각있는’ 코미디/정준호·공형진 콤비… 31일 개봉 동해물과 백두산이

    스크린 속에서 부쩍부쩍 커가는 배우의 모습을 지켜보는 것도 영화보기의 한 즐거움이다.오는 31일 개봉하는 코미디 ‘동해물과 백두산이’(제작 주머니필름·영화사 샘)가 그런 관람포인트를 가진 영화다. ‘두사부일체’‘가문의 영광’ 등 꾸준히 코믹영화를 흥행시켜온 정준호와,최근 ‘별’‘위대한 유산’ 등에서 주인공을 밀어낼 만큼 인상적인 연기를 선보인 공형진이 콤비플레이를 이룬 작품.감정이나 제스처의 과잉없이 자연스럽게 사실적인 코미디를 구사하는 공형진의 캐릭터가 씹으면 씹을수록 진한 맛을 우려낸다. 국산 코믹멜로라면 이제 더 볼 게 없을 만큼 많이 봤다고 생각한다면 영화는 설정부터 새롭게 느껴질 것이다.북한 군 장교와 병사가 실수로 남쪽으로 흘러내려와 오도가도 못하고 온갖 해프닝을 겪는다는 이야기 얼개다.북한 매봉산 기지에 근무하던 엘리트 인민군 장교 최백두(정준호)와 제대 말년의 병사 림동해(공형진)는 바다낚시를 나갔다가 잠이 드는 바람에 그만 동해안 남한구역으로 표류해온다.구사일생의 기쁨도 잠시.한여름피서철을 맞아 온통 비키니 천국이 돼있는 해수욕장에서 둘은 갑작스러운 ‘문화적 충격’에 어쩔 줄을 몰라 허둥댄다. 철저히 코미디 정서에 기댔으면서도 영화는 관객들의 공감을 손쉽게 이끌어낼 수 있는 정치·사회적 이슈들을 요리조리 드라마에 끼워맞췄다.크게는 남북 대치상황을,작게는 청소년 문제를 끌어들여 작품의 공감대를 넓히려 한 흔적이 뚜렷하다.동해로 떠내려온 백두와 동해는,경찰 고위간부의 딸이자 가출 여고생인 한나라(류현경)를 만나 비밀리에 도움을 받으며 생각지도 못했던 우정을 쌓아간다. 영화는 두 남자가 다시 북으로 향하기까지의 좌충우돌 해프닝에 큰 비중을 둔 듯하다.여자친구들과 함께 가출해 방황하는 나라와 우정을 쌓는 대목 말고는 진지한 화면을 찾아볼 수 없다.나라를 찾아다니다 백두와 동해 대신 엉뚱하게 간첩으로 몰려 허둥대는 두 형사(박철,박상욱)의 캐릭터도 코미디의 재미를 높이는 요소다. 흥행은 못했으나 데뷔작 ‘오버 더 레인보우’(2002년)로 감식안을 인정받은 안진우 감독 연출.남북분단을 소재로 그흔한 멜로 요소 없이 영화를 다듬어낸 데서 신인감독의 배짱이 충분히 읽힌다.남한사회에 적응하지 못하는 ‘공화국 혁명전사들’을 별난 국외자로 묘사했지만,그를 통해 남북의 문화적 간극을 코끝 찡하게 돌아보게 한 배려가 돋보인다.요즘 흔한 코미디물처럼 질척한 성적 농담이나 사랑타령으로 승부수를 띄우는 ‘생각없는’ 작품은 아닌 것 같다. 하지만 설명이 부족한 몇몇 설정 탓에 드라마에 사심없이 빠져들기가 어렵다.백두와 동해가 탈없이 남한을 빠져나가는 데 결정적인 도움을 주는 나라가 무엇때문에 반항과 갈등을 거듭하는지 등은 관객의 짐작에 맡겨질 뿐이다.윤곽이 뭉개진 두루뭉술한 메시지들이 주제의식을 다잡아 부각시키는 데는 실패한 듯하다. 황수정기자 sjh@
  • [임영숙 칼럼] 대통령도 조사 받겠다지만

    비장한 장면이 요즘 연일 연출되고 있다.노무현 대통령은 16일 청와대에서 특별기자회견을 갖고 불법 대선자금 문제와 관련,‘나도 수사를 받겠다.’는 의사를 표명했다.성역 없는 수사를 강조하며 “검찰에서 수사상 필요하다고 판단해서 조사하겠다고 하면 (청와대로)와서 조사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한 것이다.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의 검찰 출두 모습을 지켜보면서 “제 모습이 거기에 겹쳐져서 착잡하고 고통스러웠다.”고도 밝혔다. 이보다 하루 전 역시 기자회견을 갖고 검찰에 자진출두한 한나라당의 이 전 총재는 “모든 짐을 짊어지고 감옥에 가겠다.”고 말했다.“한나라당의 불법 대선자금은 대선 후보였던 제가 시켜서 한 일이며 전적으로 저의 책임으로,제가 처벌 받는 것이 마땅하다.”는 것이 이 전 총재의 말이었다.한나라당의 최병렬 대표까지 17일 비장한 표정으로 기자회견을 열었다. 내란·외환의 죄를 저지르지 않는 한 재직 기간동안 형사상 소추를 받지 않게 돼 있는 현직 대통령이 검찰 수사를 자청한 것은 헌정사상 유례 없는 놀라운 일이다.“대리인들만 처벌 받고 최종책임자는 뒤에 숨는 어두운 풍토에서는 대선자금의 어두운 과거가 청산될 수 없다.”며 감옥에 갈 각오를 밝힌 이 전 총재의 자세는 책임정치의 구현처럼 비친다. 그런데 많은 국민들은 이런 모습에 놀라지도,감동하지도 않는다.오히려 심드렁하거나 지겹다는 표정이다.아무리 비장한 모습이 연출돼도 그 말과 행동의 진정성을 믿지 않는 까닭이다.지난 대선의 맞수였던 두 사람의 잇단 기자회견이 ‘기싸움’이니 ‘리턴 매치’니 하는 말로 표현되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 불법 대선자금 문제는 이제 법과 원칙과 상식으로 풀어 나가야 할 시점이다.노 대통령이나 이 전 총재나 모두 법조인 출신으로 이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 것이다.그런데도 지나치게 정치적으로 접근해서 문제를 더욱 헝클어지게 하고 있지 않나 하는 불신의 눈초리를 받게 된 것이다.불법대선자금이 한나라당의 10분의1이 넘으면 정계를 은퇴하겠다는 대통령의 발언이나 느닷없는 이 전 총재의 검찰 출두나 똑같은 정치적 승부수로 보일 뿐이다.한나라당의 한 국회의원은 이 전 총재의 검찰 출두를 “우리의 총선 시작이다.”라고까지 말하고 있다. 어느때보다 정치개혁을 위한 노력이 필요한 이 때 정치개혁 논의는 거의 실종된 상태다.노 대통령의 재신임 발언이후 각 당이 정국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 앞다투어 내놓았던 정치개혁안은 답보상태에 있거나 당리당략에 따라 오히려 후퇴하고 있다.지난 12일 국회정치개혁위원회는 참석대상의원 6명 가운데 3명만 참석해 간담회로 끝나기도 했다. 정대철 전 민주당 대표의 굿모닝 시티 자금 수수 의혹이 대선자금 논란으로 비화됐던 지난 여름 검찰의 압박을 받던 정 대표 측에서는 “검사가 물정도 모른다.”는 말이 흘러 나왔다.이에 대해 한 검사는 “물정을 모른다는 것이 무엇을 뜻하는가.정치인이라면 그 정도 돈은 받아도 된다는 얘기인가.”라고 되물었다. 아마도 정치인들은 지금 차떼기 수법을 동원해 수백억원을 긁어모았거나 누가 더 받고 덜 받았는가를 갖고 비교우위론을 펴는 자신들에 대해 분노하고 어이없어 하는 국민이 물정을 모른다고 속으로 답답해 할지도 모른다.불법 정치자금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현실 정치 구조에 대한 이해를 촉구하고 싶을지도 모른다.그러나 ‘물정’을 모르는 검찰이 어느 누구의 통제도 받지 않는 막강한 권력으로 정치권에 성역 없는 수사의 칼끝을 들이대고 있고 그 검찰에 ‘물정’ 모르는 국민이 박수를 보내고 있다는 사실을 정치권은 기억해야 한다. 이번 기회를 놓치면 우리는 새로운 정치에 대한 희망을 이야기할 수 없다.여·야 모두 치열한 성찰과 반성 없이 정치적 승부수로 상황을 돌파하려 하지 말고 검찰 수사에 적극 협조해 실체적인 진실을 밝히고 제도개혁도 서둘러야 한다. 주필ysi@
  • 盧대통령 회견/일문일답

    노무현 대통령은 16일 특별기자회견에서 불법대선자금과 측근비리 문제에 대해 국민들에게 사과하면서 그에 대한 심경을 밝혔다.다음은 일문일답. 한나라당의 불법대선자금의 10분의1을 넘으면 정계은퇴할 용의가 있다고 했는데,진의가 뭔가. -국민들한테 폭탄선언을 한다든지 또는 승부수를 던진다든지 하는 목적은 아니었다.지난 14일 4당대표 회동에서 한나라당 최병렬 대표가 ‘소위 대통령 쪽의 불법자금은 정말 그렇게 적으냐.’며 의혹을 제기해,반드시 조기에 차단하지 않으면 안 되겠다고 생각했다.괜히 근거없는 의혹을 제기하지 말도록 확신을 심어주기 위해,그냥 말하면 잘 믿어주지 않으니까 내 직을 걸고 맹세를 해야 믿어줄 것 아니겠나.결과가 다 밝혀지고 나면 전에 말해 왔던 대로 국민들에게 재신임을 묻는 방법을 찾겠다.양심의 부담이 있어서 재신임을 꼭 묻도록 하겠다. 이회창 전 총재가 기자회견을 했고,이어서 검찰에 출두해 조사받았다.지난 SBS와의 좌담에서 검찰의 방문조사에 응하겠다고 했는데 유효하냐. -이 후보의 검찰출두 사실을 TV로 지켜보면서 참으로 착잡했다.선거하는 동안에도,또 선거가 끝난 뒤에도 가까운 사람들이 이회창 후보에 대해서 비난을 할 적이면 제가 항상 반론을 했다.이회창 후보가 보통 사람이 아니고 각별히 잘 수련된 사람이다,대한민국 사법부에서 가장은 아니지만 아주 자질이 우수하고 자세가 바른 법관이라고 알려져 있고 그것은 사실인 것 같다.그러나 정치운동장이라는 데가 잔디구장이 아니고 진 펄밭 구장이라서 여기 들어오면 사람이 변할 수밖에 없는가 보다.그래서 그렇게 말하는 당신인들 난들 그렇게 큰소리를 할 수 있는 처지가 아니다,이런 얘기를 자주하곤 했다.스포츠에 비기면 대선 구장은 펄밭 구장이다.그전에는 규칙도 거의 없고 마구 울퉁불퉁한 자갈밭 같은 데서 게임을 했으며 한쪽으로 기울어 있는 비탈구장에서 한쪽은 위에서 내려차고 한쪽은 위로 올려 차는 그런 축구장이었다.이제는 그렇지는 않지만,그러나 아직도 잘 다듬어진 잔디구장은 아니다.책임이 크고 작고 하는 문제를 떠나서 저와 대통령 자리를 놓고 겨루었던 사람이 그리고 상대적으로 가장 그래도 덜 오염됐을 것이라고 우리 국민들이 믿었던 분이 그렇게 검찰로 출두하는 모습을 보고 참으로 착잡한 마음을 금할 길이 없다.제 스스로도 다르면 얼마나 다르겠나.50보 100보 아니겠나.저는 그분의 출두 모습을 보면서 제 모습이 거기에 겹쳐져서 자꾸만 느껴지는 그런 느낌을 받았다.착잡하고 고통스럽다. 지난 7월 면책규정을 언급했는데,그 방향으로 갈 가능성은. -이미 늦어버린 것 같다.7월달에 제가 드린 말씀은 우리가 모두 선거자금을 공개하고 검찰의 검증을 받고 그 다음에 국민들께 용서를 구하자는 것이었다.그러나 그때 제 제안마저도 조금은 비현실적이었던 것으로 생각한다.왜냐하면 불법자금이 숨겨져 있는 것이 이렇게 많은데 그 단서가 어딘가 포함돼 있을 그 정당장부를 감히 어떻게 내놓을 수 있겠나.그런 것이 어려웠던 것 같다.다만 그당시 우리 선대위는 장부를 제출했다.고해성사는 현실성이 없었던 것 아닌가 싶다.그래서 어떻든 수사가 이렇게 갈 수밖에 없다. 이번에 수사만 제대로 되고 정리가 제대로 되면 총선 이후에라도 이 상처를 씻을 수 있는 어떤 대화합 조치 같은 것은 있을 수 있지 않을까 희망하고 있다. 안희정·이광재씨의 불법대선자금 수수 여부와 그 자금의 일부가 장수천 빚 탕감에 사용된 내역을 알고 있었나. -모든 문제에 관해서 속시원히 말하면 당장 그 이후부터 마음이라도 좀 편할 것 같다.그러나 그렇게 하기가 어렵다.나는 다 안다고 말했는데 미처 알지 못했던 또 새로운 사실이 나오면 거짓말한 꼴밖에 안 되고,조금 전에 말씀드린 대로 ‘10분의1’을 이야기하면 검찰에 대한 수사 가이드라인으로 오해될 소지도 있고 해서 수사가 끝나면 제 양심껏 국민들께 보고하겠다. 연말개각 구상은. -가급적 문책인사는 하지 않으려고 한다.정치수요에 의해서 스스로 털고 일어서는 분,스스로 그동안에 업무처리과정에서 좀 신뢰를 잃어서 감당하기 어렵다고 생각하는 분들에 대한 일부 개각이 있을 것이다. 대한민국 대통령직에 대한 관점은. -국민들과 호흡을 함께하며 평범한 시민의 정서를 함께 가진 낮은 대통령,선거 후보 때도 낮은 대통령·겸손한 대통령이렇게 얘기했다.그것이 조금 지나치기도 했다.이번에 정계은퇴 얘기는 강조법으로 받아들이기 바란다.제 잘못에 기인한다 할지라도,이렇게 흔들리는 대통령이 오래가면 좋지 않다고 생각한다.국민들에게 다시 신뢰받고 일할 수 있는 신임을 받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문소영기자 symun@
  • 대선자금 수사/대선자금 ‘기싸움’

    시계바늘이 1년 전으로 돌아간 듯하다.노무현(왼쪽얼굴) 대통령과 이회창(오른쪽) 전 한나라당 총재를 축으로 한 극한대치 정국이 형성되고 있다.‘불법대선자금에 대한 사법적 대응’이라는 상황규정은 적어도 정치판에서는 허구이자 포장일 뿐이다.대선자금이라는 줄을 쥐고 당기는 힘겨루기만이 존재하는 형국이다. 15일 이 전 총재에 이어 16일 노 대통령이 기자회견을 갖고 대선자금을 말했다.공교롭게도 두 사람은 대선을 사흘 앞둔 1년 전 같은 날(16일)에도 각각 기자회견을 했다.이 후보는 “DJ정권 부패게이트의 진상규명이 불가능해진다.”고,노 후보는 “전쟁과 평화의 대결”이라며 필사의 설전을 펼쳤다.1년이 지난 지금 두 사람이 벌이는 ‘리턴매치’의 양상은 언뜻 대선 당시와는 달라 보인다.측근들의 잇따른 구속으로 궁지에 몰린 이 전 총재는 전날 검찰에 자진출두,사법처리를 자청했다.그러면서 그는 ‘대리인만 처벌받고 책임자는 뒤에 숨는 풍토’를 지적하며 노 대통령에게 일격을 가했다.이에 노 대통령은 이날 필요하면 자신도 수사받을용의가 있다고 ‘멍군’을 했다.이 전 총재가 수세에서 몸을 던지는 승부수를 띄운 것이라면,노 대통령이 적극 방어막을 치고 나선 것이다. 두 사람의 공방은 단순한 검찰수사에 따른 대응 차원을 벗어나 여론의 향배를 겨냥하고 있다.이 점에서 대선 당시와 크게 다르지 않다.밀리면 죽을 듯한 기싸움의 기류도 그때와 유사하다. 더욱이 대선자금 공방은 두 사람만의 문제를 벗어난 듯한 모습이다.이 전 총재의 검찰 출두와 노 대통령의 회견을 놓고 인터넷 상에는 네티즌들의 극렬한 토론공방이 펼쳐지고 있다.이 전 총재의 직접 해명을 요구하던 측에서는 그가 검찰에 출두하자 “정치쇼를 하고 있다.”(청와대 게시판,ID:seung1234)고 비난한다.반대로 노 대통령을 반대하는 네티즌들은 회견에 대해 “위법이 드러나면 대통령이라도 구속해야 한다.”(한나라당 게시판,ID:leehkk)고 목청을 높였다. 다른 포털사이트나 인터넷신문 게시판도 별반 사정이 다르지 않다. 16대 대선을 특징 지은 인터넷 사이버전이 1년 뒤 대선자금 수사를 놓고 뜨겁게 재연되고 있는것이다.주목되는 점은 양측 지지세력의 공고화다.“대선자금에 관한 한 지지대상을 바꿨다.”는 말은 찾아보기 어렵다. 이는 검찰에 대한 경고음이기도 하다.어떤 수사결과를 내놓아도 공정하다는 평가를 받기 어려운 여건이 이미 형성돼 있다.이는 여야 불법대선자금의 실체가 무엇이든 수사결과에 따라 내년 총선의 향배가 갈린다는 정치적 계산이 비단 정치권뿐 아니라 사회 저변에 깔려 있다는 방증으로 해석된다.지난 대선이 그랬듯 얼마 되지 않는 ‘부동표’를 놓고 노 대통령을 앞세운 열린우리당과 이 전 총재의 뒤에 선 한나라당이 불법자금의 수렁에서 이전투구를 하고 있는 모양새다. 진경호기자 jade@
  • 김정길·김두관 ‘영남 맹주’ 각축

    열린우리당의 부산·경남(PK)지역 맹주자리를 놓고 김정길 전 의원과 김두관 전 행정자치부 장관간 신경전이 한창이다.내년 1월 11일 전당대회에서 치러지는 당의장 선거에 나갈 영남권 단일후보 논의가 둘의 이견으로 사실상 무산된 터라 자존심 대결은 갈수록 치열해질 전망이다. 당의장 출마를 기정사실화한 김두관 전 장관이 선수를 치고 나왔다.그는 지난 8일 당 정체성 혼란을 이유로 당 지도부와 당직자 전원사퇴를 촉구했다.자신도 상임중앙위원직을 사퇴한다는 보도자료를 돌렸다.중앙당에 대한 일종의 ‘항명’이었다. 김 전 장관은 ‘우군’에 대한 개념도 분명히 했다.“우리당은 민주당을 탈당한 분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지만 국민의 힘과 노사모 등 실질적으로 많은 세력이 함께 했기 때문에 분권형 리더십에 기초해 운영돼야 한다.”고 강조,김원기 상임의장을 비롯한 기성 정치세력의 지분을 인정하지 않았다.그는 9일 열린 중앙상임위원회의에는 참석하지 않은 대신 10일 중앙위원회의에 참석,다시 일전(一戰)을 벼른다는 계획이다. 당 안팎에서는김 전 장관의 공세를 당의장 출마를 위한 정지작업으로 이해하고 있다.그가 비록 남해군수를 거쳐 행자부 장관을 지냈어도 중앙무대에선 정치 신인으로 분류되는 만큼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승부수’를 띄운 것으로 보인다. 김 전 장관이 이처럼 치고 나오자 행자부 장관 선배격인 김정길 전 의원도 행동반경을 넓히고 있다. 청와대 정무수석도 지낸 김 전 의원은 전날 저녁 기자들과 만나 “어려울수록 위기타개를 위해 서로 노력해야 하는데 튀는 발언으로 개인 인기에만 집착하는 것 아니냐.자신은 창당대회에서 뽑은 지도부를 무시하고 비상대책기구 구성을 주장하면서 당헌은 한 자도 고칠 수 없다는 이중성이 말이 되느냐.”고 김 전 장관의 당 수습책을 비판했다. 김 전 의원은 당의장 선거출마와 관련,“고민중”이라면서 “김원기·정대철 의원은 나오지 않을 것이고 이부영 의원은 나올까.영남 대통령에 호남 당의장이면 총선에서 영남표가 나올까.”라고 반문해 유력한 당의장 후보로 거론되는 정동영 의원에 대한 견제심리도 드러냈다. 김 전 장관과 김 전 의원은 당의장 선거에 대비,벌써부터 대의원들과의 접촉을 강화하고 있다는 귀띔이다.그러나 두 사람이 동시에 당의장 선거에 나올 경우,영남권 표가 분산될 가능성이 커 최종 조율여부가 주목된다. 박현갑기자 eagleduo@
  • 전문가 정국 진단/ 盧 ‘뺄셈정치’ 기로에

    ‘노무현식 실험정치는 결국 실패한 것인가.’ 4일 국회의 대통령 측근비리 특검법 재의결 표결 결과 야 3당의 압도적 공조가 확인되면서,노 대통령의 ‘뺄셈식 정치’가 생사의 갈림길에 섰다.노 대통령은 100석이 넘는 집권당을 굳이 깨뜨리고 자신과 코드가 맞는 소수여당(47석)을 기반으로 다당제 정국운영을 시도해 왔다.헌정사상 초유의 정치실험이었다. 그러나 집권 1년도 안돼 국회는 서로 물고 뜯는 난장(亂場)으로 변모하고 말았다.지금 노 대통령은 자신의 실험을 중단할지를 놓고 중대 기로에 선 형국이다. ●“첫 단추를 잘못 꿰었다.” 대다수 정치전문가들은 이번 야권공조 확인으로 노 대통령의 ‘코드(code)정치’가 “실패했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경희대 송병록 교수는 “지금의 위기는 전적으로 민주당을 분당시켜 스스로 지지기반을 축소시킨 대통령 자신에게 있다.”고 잘라말했다.국민대 김형준 교수도 “정교한 프로그램도 없이 직관적 판단과 근거없는 낙관주의로 일관한 노 대통령의 실험은 실패했다.”고 단정했다. 동국대 백경남교수는 “열린우리당이 차별화된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니,신당을 왜 만들었는지 모르겠다는 소리가 나온다.”고 비판했다.여론조사 전문가인 여의도리서치 송덕주 이사는 “한번에 판을 엎어 버리겠다는 노 대통령의 정치실험은 아마추어리즘을 넘어 도박에 가까운 것”이라고 말했다. ●“확 변해야 한다.” 노 대통령이 특유의 ‘승부수 정치’를 벗어 던지고 정도(正道)를 가야 한다는 주문이 대세다.명지대 신율 교수는 “대통령이 특검 결과를 민감하게 대응하며 또다시 ‘재신임’과 같은 승부수를 띄운다면 회복할 수 없는 나락으로 떨어질 것”이라고 충고했다.여론조사전문가인 TNS 박동현 부장은 “지금 민심은 모든 비리를 낱낱이 밝혀 털고가자는 것인 만큼,대통령이 야당에 맞서 폭로정치를 시도하다가는 여론으로부터 완전히 버림받을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송덕주 이사는 “대통령이 스타일 자체를 획기적으로 바꾸지 않으면 내년 총선에서 참패할 우려가 있는데,또다시 재신임 같은 깜짝쇼를 궁리할까 걱정”이라고 말했다.폴앤폴 조용휴 사장도 “이번 기회에 마인드 자체를 바꿔야 한다.”고 밝혔다.송병록 교수는 “우리 국민은 특검에서 치명적 비리가 나오더라도 대통령을 탄핵으로까지 몰고가지는 않을 것이므로 진심으로 반성하고 국민의 이해를 구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김형준 교수는 “대통령이 야당과 대결하는 구도에서 속히 벗어나 초연하게 국정을 운영해야 한다.”면서 “노 대통령이 열린우리당에 입당한다면 정쟁의 한 가운데로 뛰어드는 셈”이라고 분석했다.명지대 정진민 교수는 “야당과 권력을 분점한다는 생각으로 국회를 설득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김상연기자 carlos@
  • 제14회 세계청소년(20세 이하)축구선수권대회 /양날개 빠른 침투로 내일 ‘16강 확정’ 승부수

    ‘경우의 수는 없다.’ 첫 관문인 ‘전차군단’ 독일의 높은 벽을 훌쩍 뛰어넘은 한국 청소년대표팀이 내친김에 3일 새벽 1시30분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아부다비에서 계속되는 제14회 세계청소년(20세 이하)축구선수권대회 F조 조별리그 2차전에서 남미의 강호 파라과이를 제물로 일찌감치 16강행을 확정짓겠다며 투지를 불사르고 있다. 한국은 굵직한 대회때마다 거의 매번 ‘경우의 수’를 따지며 골머리를 앓은 것이 사실.4강 신화를 일궈낸 지난 1983년 멕시코대회에서도 첫판을 내준 뒤 천신만고 끝에 2라운드에 진출했다.그러나 예상을 깨고 쾌조의 스타트를 끊음에 따라 박성화 감독(그림)은 “더이상 경우의 수를 따질 필요가 없다.”며 파라과이를 꺾고 승점 6점을 확보,남은 미국전(6일) 결과에 관계없이 16강에 진출한다는 각오다.79년 일본 고베대회 조별리그 1차전에서 파라과이에 0-3으로 패한 한국이 이기면 24년만의 설욕이 된다. 박 감독은 “파라과이는 처음부터 노린 상대로 철저히 준비했다.”면서 “1패를 안은 파라과이가 강하게 밀어붙일것”이라며 “소극적으로 나갈 여유가 없다.”고 밝혔다. 최전방 투톱으로는 독일전과 마찬가지로 정조국(안양)-김동현(오이타)이 출격한다.첫 경기에서 득점포를 터뜨리지 못한 정-김 투톱은 과감한 몸싸움과 쉴새없는 침투로 짜릿한 골을 직접 맛보겠다는 욕심이다.이들의 플레이가 살아나지 않으면 독일전에서 벤치를 지킨 ‘조커’ 최성국(울산)이 즉각 투입된다. 중원은 ‘왼발의 마술사’ 권집(수원)이 진두지휘하고 장신(189㎝) 여효진(고려대)이 상대 공격수들에 대한 1차 저지선을 구축하게 된다. 왼쪽 무릎 인대 부상으로 2차전 출전이 힘든 왼쪽 미드필더 이호진(성균관대)의 공백은 조원희(광주) 또는 남궁웅(수원)이 메운다.오른쪽 날개에는 독일전 쐐기골의 주인공 이종민(수원)이 나서 다시한번 무서운 돌파력을 과시하게 된다.박주성(수원)이 부상으로 빠진 포백 수비라인에는 김치우(중앙대)가 투입된다. 이에 맞서는 파라과이는 플레이메이커이자 전문키커인 에드가 바레토(19·세로 포텐도)를 축으로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뛰는 넬손 발데스 아에도(베르더 브레멘),남미 ‘청소년 베스트 11’ 에르윈 아발로소(세로 포텐도)가 ‘삼각 공세’를 펼칠 것으로 전망된다.특히 178㎝·78㎏의 당당한 체격을 지닌 바레토는 경기의 흐름을 읽는 눈이 날카롭고,세트플레이와 코너킥 찬스에서 도맡아 차는 킥이 위협적이다. 여기에 미국전에서 선제골을 뽑은 훌리오 도스 산토스(세로 포텐도)와 활동 반경이 넓은 단테 로페스(마카비 하이파)가 측면에서 역습을 노릴 전망이다. 김민수기자 kimms@ ●한국 박성화 감독 1승을 거뒀지만 소극적으로 임할 여유는 없다.파라과이는 결코 약한 팀이 아니다.미국에 졌지만 실제 전력은 오히려 앞선다고 본다.미드필더 3명은 매우 뛰어나다.반면 수비는 약간 느슨한 편이다.공수 간격이 벌어지는 틈을 이용해 역습을 펼치겠다.부상 선수가 있긴 하지만 전체적인 컨디션은 좋다.반드시 승리를 따내겠다.특별한 전략의 변화는 없을 것이다.청소년 경기는 흐름이 끊어지면 수습할 수 없을 정도로 무너지는 경향이 있다.수비를 두껍게 하는 기본 전략을 운영하면서 찬스를 살려 나가도록 하겠다. ●파라과이 롤란도 칠라베르트 감독 한국은 매우 빠르고 잘 훈련된 팀이다.매우 힘겨운 싸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독일과의 경기를 지켜보고 나서 정신력과 조직력이 인상적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한국 선수 중에는 18번을 달고 뛰는 키 큰 스트라이커(김동현)가 강인한 플레이를 보여줬다.미국과의 1차전에서는 우리 선수들의 집중력이 떨어져 패했지만 이번 경기에 승부를 걸겠다.선수들의 컨디션은 좋고 부상자는 없다. 아부다비(아랍에미리트연합) 오광춘 특파원 ock27@sportsseoul.com
  • 우당탕탕… 사극코미디/ 윤제균 감독의 ‘낭만자객’

    ‘두사부일체’‘색즉시공’을 잇따라 흥행 성공시켜 ‘코미디의 귀재’란 꼬리표를 단 윤제균 감독이 이번엔 사극 코미디를 선보인다.새달 5일 개봉하는 ‘낭만자객’(제작 두사부필름).사극이란 외피 속에 현대감각의 온갖 코미디 장치들을 버무린 퓨전스타일이다. 영화의 독특한 외형만으로도 감독은 충분히 자신있었던 걸까.요란한 스타 캐스팅 대신 참신한 아이디어로 승부수를 띄운 개성이 눈에 띈다. 때는 조선시대.청나라 대사의 몸종인 어린 여동생과 오순도순 사는 게 꿈인 요이(김민종)는 돈을 벌려고 예랑(최성국)이 두목으로 있는 낭만자객단에 들어간다.영화는 정색 한번 하지 않고,작정한 듯 코미디만 느물느물 늘어놓는다.무엇 하나 제대로 하는 게 없는 ‘얼빵한’ 요이,폼만 잡을 뿐 실수만 연발하는 예랑을 번갈아 조명하며 코미디의 강도를 높여간다.의뢰를 받고 불륜남녀를 잡아가다 흉가에 들른 자객단은 처녀귀신들을 만난다.그러나 귀신들에게 큰 실수를 저지른 대가로 그들의 원수인 청나라 고수를 대신 처치하는 위험한 임무를 떠안는다.무술 겨루기 같은 심각하고 절도있는 장면은 없다.처녀귀신들과 푼수 자객단이 엮는 해프닝에서 재미를 길어올리는 데 전력을 쏟을 뿐이다.곱상한 외모와는 달리 입만 떼면 거친 욕설에다 와이어 장치로 공중을 붕붕 날아다니는 처녀귀신들,그들에게 꼼짝못하고 휘둘리는 실수투성이 자객단이 빚어내는 화면은 재치있는 볼거리로 손색없다.‘색즉시공’으로 활동을 재개한 진재영,코미디 조연으로 한창 뜨고 있는 신인배우 신이가 경상도 사투리를 실감나게 구사하는 터프한 처녀귀신으로 열연했다. 그러나 영화는 시간이 갈수록 소재의 참신성을 갉아먹는 단점들을 드러낸다.요이와 예랑이 얼떨결에 나누는 적나라한 키스,대소변을 등장시킨 화장실 엽기유머 대목들은 외면해버리고 싶을 만큼 부담스럽다.어떻게든 웃겨야 한다는 강박감이 자충수가 돼 버린 건 아닌지…. 황수정기자
  • 특검법 거부 차단 ‘배수진’

    ■한나라 “거부땐 전면투쟁” 안팎 한나라당 최병렬 대표가 배수진을 쳤다.“노무현 대통령이 국회를 거부하면 국회도 노 대통령을 거부할 것”이라며 대통령 측근비리 특검법 거부에 따른 파국을 경고했다.특검정국을 정면 돌파할 ‘승부수’일 수도,자신의 정치생명에 치명상을 안길 ‘자충수’가 될 수도 있다. 최 대표는 23일 자청한 기자회견에서 “노 대통령이 특검법을 거부하면 재의(再議)하지 않겠다.”고 못박았다.노 대통령이 특검법 수용 여부를 결정할 25일 국무회의를 앞두고 퇴로를 없앤 셈이다.정국 파행을 경고함으로써 노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지 못하도록 하자는데 무게를 둔 발언이다.그러나 노 대통령이 그동안의 논리,즉 검찰 수사가 진행되고 있음을 들어 끝내 재의를 요구한다면 최 대표는 막다른 길로 접어들게 된다.왜 최 대표는 극한 상황을 자청했을까? 당 주변에선 ‘재의결 불가능론’을 배경으로 꼽는다.대통령이 거부한 특검법을 재의결하려면 본회에서 무기명 비밀투표로 재적 과반수 이상 출석에 3분의 2이상의 찬성을 얻어야 한다.그런데 이것이 어려울 수도 있다는 얘기다.국회 행정수도특위 구성안이 지난 21일 한나라당 의원들의 이탈로 부결되면서 자민련이 돌아섰고,민주당 의원들의 지원도 확신할 수 없다는 생각에 재의를 ‘포기’했다는 분석이다. 민주당의 협력을 기대할 수 없는 근거로 일부에선 ‘청와대 공작설’이 나돈다.청와대가 민주당 모 중진의 비리혐의를 잡고 있고,때문에 그 인사의 계파의원들이 일제히 반대할 것이라는 소문이다. 그러나 최 대표 측근은 “더이상 노 대통령의 정국 운영에 끌려가선 안 된다는 게 최 대표의 판단”이라며 이런 소문들을 일축했다. 노 대통령이 끝내 특검법을 거부할 경우 대응방안으로 당내에선 두가지가 거론된다.첫째 또다른 특검법,즉 측근비리로 돼 있는 수사대상을 노 대통령 내외로 좁힌 특검법을 다시 국회에 내는 방안이다.그러나 이는 대통령에게 거부 당한(?) 처지로서 택하기엔 옹색하다는 지적이 없지 않다. 진경호기자 jade@ ■청와대 반응 한나라당 최병렬 대표가 23일 ‘특검 거부권 행사때 장외투쟁’을 선언하자,청와대는 이례적으로 윤태영 청와대 대변인을 통해 ‘집단적 생떼’라고 역공을 폈다. 청와대측은 일단 한나라당이 ‘수읽기’에 몰린 나머지 적법한 절차 대신 극한투쟁을 선언하는 등 ‘무리수’를 두고 있다고 판단한 듯하다.하지만 여론조사 결과 특검을 받아야 한다는 의견이 60%에 이르는 만큼,여론의 추이에도 신경을 쓰고 있는 눈치다.유인태 정무수석은 23일 “수용 여부의 판단(준거)은 검찰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그는 “특검 수용 여부에 대한 최종 판단을 하기 전에 검찰의 입장이 법무부를 통해 대통령에게 전달되지 않겠느냐.”면서 “검찰이 수사할 만큼 했으니 특검으로 넘겨도 좋다고 하면 수용하는 쪽으로,더 캘 게 있으므로 시간을 달라고 하면 재의요구(거부권 행사)를 하는 쪽으로 갈 수 있지 않겠느냐.”고 전망했다. 청와대 관계자들은 ‘이번 특검법안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할 것인가.’라는 기자들의 질문에 “언제 거부권을 행사하겠다고 밝힌 적이 있느냐.”고 펄쩍 뛴다.이어 “아직도 시간이 많이 남아 있다.”면서 “25일 국무회의에서 국무위원들의 의견을 듣고 결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청와대 내부적으로는 거부권을 행사해야 한다는 의견이 다소 우세한 것 같다.특히 노무현 대통령이 지난 16일 기자간담회를 자청,이번 특검법은 권력분립의 원칙에 어긋나며 보충적 성격이 결여됐다는 점을 들어 문제제기를 한만큼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는 주장이다.일각에선 노 대통령이 지난번 김두관 전 행자부장관 해임건의안 처리 때처럼 “받기는 받되 호락호락 받지 않겠다.”는 수순을 보일 가능성도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청와대는 노 대통령이 국회에 ‘시간조절용 재의신청’을 할 경우 지난번처럼 재적의원 3분의 2인 182표 이상을 획득하기 어려울 것으로 자신하고 있다. 청와대측은 ‘한·민 공조’ 파기를 노리고 있다.여권의 한 관계자는 “민주당이 한나라당과의 공조 이후 호남지역 여론이 악화돼 곤란을 겪고 있다.”고 주장했다. 문소영기자 symun@
  • 원로 3인 승부수?

    정치권에 세대교체 바람이 불면서 원로 정치인들도 ‘생존 전략’을 짜느라 골몰하고 있다. 자민련 김종필(사진 오른쪽) 총재,열린우리당 김원기(왼쪽) 상임공동의장·정대철(가운데) 상임고문 등은 이같은 변화물결에 대해 몸을 움츠리는 형국이다.그러면서도 정치개혁과 총선승리의 주역이 되기 위해 몸부림치고 있다.우리당 김원기 공동의장은 19일 갑자기 휴가를 떠났다.이재정 총무위원장은 “김 의장이 대선 이후 거의 하루도 쉬지 못해 오늘부터 사흘간 휴가계를 내고 아침회의에 빠졌다.”면서 “휴가 중 건강을 살피고 신당 진로도 구상한 뒤 더욱 열정적인 모습으로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당 일각에서는 그의 휴가를 ‘소장파 스트레스 증후군’ 때문에 나온 것으로 해석하는 기류가 적지 않다.자신이 선호하는 간선제 당의장 선출방식이 소장파들에 의해 직선제로 뒤집힌 데다가 이들이 전당대회 조기개최도 요구,마음이 편치 않다는 것이다.특히 전날 열린 회의에서 이호웅·김희선 의원 등이 대선자금 문제를 거론하며 이상수 의원에게 지구당 창당 심의위원장 자리에서 물러날 것을 요구한 것에 대해서도 큰 충격을 받았다는 후문이다. 그가 직선제 당 의장 선출이 당헌으로 정해졌음에도 불구하고 ‘간선제론’을 거듭 피력하는 것은 당내 개혁논의가 정략적 차원에서 지펴지고 있어 바람직스럽지 않다는 점을 소장파들에게 경고하기 위해서라는 분석이다. 입당 일성으로 ‘백의종군’을 얘기했던 정 고문은 실추된 명예회복에 정신이 없다.굿모닝시티 자금수수설로 곤욕을 치른 바 있는 그는 SK비자금 200억원을 수수했다는 또다른 의혹을 제기한 한나라당 심규철 의원의 대정부질문 발언과 관련,“심 의원과 홍사덕 의원은 국회에서 사과하지 않으면 민·형사상 책임을 묻겠다.”면서 명예회복에 강한 집념을 보였다. 그러나 정 고문의 의지와는 달리 검찰수사 등 상황이 나쁘게 돌아가 명예회복은 쉽지 않을 듯하다. 김종필(JP) 총재는 여전히 노익장을 과시하고 있다.지난 18일 정당 가운데 가장 먼저 ‘17대 총선대책특별위원회’ 출범식을 갖고 총선승리를 다짐하고 있다. JP는 “공천에 관여하지 않고 지원유세 등 측면지원을 할 것”이라고 강조,이인제 총재권한대행 등으로부터 제기되는 ‘2선 후퇴론’을 비켜갔다.“비례대표로 10선 배지를 달고 싶다.”는 그의 승부수에 ‘표심’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주목된다. 정치권에서는 이들 3인의 행보와 관련,“서산에 지는 해가 될 것”이라며 ‘2선 후퇴’를 기정사실화하는 분석과 “각 정당간 이해조정은 물론 당내 이견을 아우를 큰 정치인으로 여전히 뛸 것”이라는 ‘역할론’이 엇갈리고 있다. 박현갑기자 eagleduo@
  • 4강 주역 그들마저…/코엘류호, 불가리아에 0-1 무릎

    ‘백약이 무효인가.’ 경기 종료 직전 골키퍼 이운재의 롱킥을 상대 진영 미드필드 중앙에서 받던 이천수(레알 소시에다드)가 수비수와의 몸싸움 끝에 공을 빼앗았다.순간 휘슬을 분 주심은 상대편의 공임을 선언했다.이천수의 얼굴이 일그러지며 공을 그라운드에 내리쳤다.주심에 대한 항의의 표시였지만 그의 얼굴엔 ‘패배’의 어두운 그림자가 스쳐 지나갔다. 움베르투 코엘류 감독이 이끄는 한국축구대표팀이 2002한·일월드컵 4강을 이끈 주역들을 불러들여 최정예 진용을 갖추고도 끝내 승리를 거두지 못했다. 한국은 18일 상암동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동구강호’ 불가리아와의 친선경기에서 골결정력 부재와 허술한 수비망을 또다시 드러내며 전반 20분 블라디미르 만체프에게 결승골을 내줘 0-1로 주저앉았다. 이로써 한국은 불가리아와의 역대전적 1무1패를 기록,‘코엘류사단’ 출범 이후의 초라한 성적표에 1패를 더해 5승1무6패를 기록했다. 또 이날 경기를 통해 2004아시안컵 최종예선 2차라운드에서 베트남·오만에 연패한 ‘오만쇼크’에서 탈출하려던 코엘류 감독은 다시 한번 ‘경질 위기’에 처했다.그러나 다음달 4일부터 일본·중국·홍콩 등이 참가한 가운데 열리는 동아시아축구대회 출전이 예정돼 있어 이 대회 결과에 따라 운명이 갈릴 것으로 전망된다. 초반은 한국의 우세.송종국(페예노르트)과 박지성(PSV에인트호벤)의 측면돌파가 효과를 보이며 주도권을 장악했다. 그러나 불가리아는 곧 안정을 되찾았다.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39위로 한국(22위)보다 17계단이나 낮았지만 최근 유럽선수권대회 예선을 조 1위로 통과한 팀답게 탄탄한 전력을 선보였다. 철통 같은 수비망을 바탕으로 빠른 역습을 펼쳐 순식간에 한국 수비망을 무너뜨리며 선제골을 뽑았다.전반 20분 미드필드 중앙에서 벨리자 디미트로프가 찔러준 공을 블라디미르 만체프가 박지성과 똑같은 상황에서 수비수 2명을 제치고 왼발 슛을 성공시킨 것. 전반 29분 김도훈(성남)의 왼발 터닝 슛이 골포스트를 빗나가 아쉬움을 토한 한국은 이후 좀체 반격의 기회를 잡지 못한 채 후반에 들어섰고,끝내 활로를 찾지 못했다.오히려 후반 6분 역습에 밀려 두 차례나 결정적인 슛을 허용하는 등 위기가 더 많았다. 한국은 후반 10분 김도훈을 최용수(이치하라),13분 김남일(전남)을 이천수로 교체하는 승부수를 띄웠지만 26분 안정환(시미즈)이 문전 혼전중 흘러나온 공을 지나치게 끌면서 골키퍼마저 빈 골문 안으로 강하게 차 넣으려다 크로스바를 맞혀 허탈감만 더했다. 후반 29분엔 안정환 대신 차두리(프랑크푸르트)까지 투입하며 혼신의 힘을 기울였지만 견고한 불가리아의 수비망을 뚫지는 못했다. 곽영완 최병규기자 kwyoung@
  • [젊은이 광장] 학생회 선거에 무관심

    지난해 대통령 선거가 가져다 준 가장 큰 희망이자 결실은 바로 참여의 힘이었다. 젊은이로 대표되는 네티즌의 땀 어린 참여는 선거 문화를 바꾸었고 나아가 참여정부의 출범을 가능하게 했다.젊은 유권자는 소중한 투표권을 행사하기 위해 다양한 운동을 스스로 전개해 나갔고 이 같은 ‘아래로부터의 혁명’은 자신의 참여가 정치를 변화시킬 수 있다는 사실을 직접 경험하게 해주었다. 정치에 대한 무작정적인 냉소주의로 인해 정치의 울타리 밖에 머물렀던 젊은이는 이제 조금씩 사회 문제에 제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고 이것이 외침이 되어 사회는 조금씩 변해 가고 있는 중이다.낙선·낙천 운동에서 붉은 악마를 거쳐 촛불 시위까지 그 당시 사회문화적인 전반을 지배하던 가장 중요한 코드는 바로 ‘참여’였고 이러한 흐름은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바야흐로 대학에도 선거철이 다가오고 있다.벌써 단과대학별로 학생회 선거가 치러진 곳도 있으며,한 대학을 대표하는 총학생회 선거의 후보들이 서서히 윤곽을 드러내며 선거 운동이 시작되는 분위기다.하지만 대학 밖에서 보여줬던 젊은이의 참여 열기를 정작 대학 선거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것 같다.여전히 투표율은 저조하고 학생은 무관심하다.매번 학교 곳곳에서 율동과 노래로 운동원이 벌이는 선전은 ‘그들만의 축제’ 같다는 느낌마저 들게 한다. 1990년대 말부터 학생회의 선거문화는 분명 변하기 시작했다.무엇보다 다양해진 학생의 관심사에 부합하기 위해 학생회 후보는 과거 운동권의 방식에서 벗어나 다른 방식을 필요로 했다.이에 그들은 다른 학생의 감성을 자극하는,톡톡 튀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학생의 문화와 복지 정책을 주요 공약으로 내세웠다.이로 인해 사회 변혁을 외친 운동권보다 학생의 복지를 내세운 비운동권의 약진이 두드러졌다.이는 학생회와 학생 모두 예전보다 달라졌다는 방증이기도 했다. 이러한 흐름이 최근에 더욱 두드러져 후보들은 다른 학생의 관심을 조금이라도 더 모으고자 흥미를 끄는 방식 아니면 사탕발림만 가득한 공약으로 승부수를 띄우려고 한다.대학이 변하고 학생이 변했다면 선거의 방식 또한 변해야겠지만 그들이 내세우는 공약과 선전 속에 과연 자신의 철학이 얼마나 녹아있는지 의문이다.학생의 이익을 대변하는 공약과 눈을 즐겁게 하는 선거가 일시적인 관심을 끌 수 있을지는 몰라도 헛된 공약(空約)과 껍데기만 남은 선거판은 결국 학생에게 정치적인 냉소만 갖게 할 뿐이다. 하지만 더욱 아쉬운 점은 이러한 대학내 선거 문화를 학생들이 바꾸려 하지 않는다는 점이다.예전에 학내 언론사 주최로 총학생회 후보들을 모아 그들이 내세운 공약을 검증하는 공청회를 마련한 적이 있다.그러나 후보와 운동원 말고 자리를 메운 학생은 손에 꼽을 정도였다.결국 후보끼리 벌이는 싸움을 지켜보며 씁쓸하게 느꼈던 기억이 있다. 왜 대학인은 지난 대선과 서울 시청앞에서 보여줬던 젊은이의 광장을 정작 생활무대인 대학에서 만들어 내지 못하는 것일까? 앞으로 남은 불과 3주일의 선거 기간 동안 낙선운동이든 공개적인 팬클럽이든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통해 이제껏 보여주지 못했던 참여의 힘을 볼 수 있기 바란다.대학을 변화시키는 힘은 바로 대학인에게 있다. 염희 진 성균관대 신문사 前편집장
  • 프로농구 /“난 아직 녹슬지 않았다”노장 정인교, 고비마다 쏙쏙… 3점슛 성공률 38%

    ‘마지막 불꽃을 태운다.’ ‘사랑의 3점슈터’ 정인교(사진·34·삼성)가 노장 투혼을 불사르고 있다.프로농구 원년인 97시즌부터 뛰었으니 올해로 벌써 8시즌째다.이제는 노장이라는 말이 전혀 낯설지 않다. 지난 8월 삼성 유니폼을 입은 정인교는 어쩌면 이번 시즌이 농구인생의 마지막 무대가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그래서 출전기회가 주어지면 미친 듯이 코트를 누빈다.예상대로 주희정(27) 강혁(27) 등 후배들에게 밀려 출장시간은 많이 주어지지 않는다.팀이 치른 9경기 가운데 4경기에만 나섰다.그것도 평균 8분여밖에 뛰지 못했다.평균 득점도 3.2점에 머물렀다.그러나 코트에 나설 수 있다는 것만으로 행복하다.불러만 준다면 ‘이 한몸 다 바치겠다.’는 각오다.그리고 아직까지 3점슛은 녹슬지 않았다.올 시즌에 8개를 던져 3개를 성공(38%)시켰다. 비록 정인교가 후보선수지만 위기관리 능력에선 단연 최고다.우승을 노리는 삼성도 이를 고려 경험많은 정인교를 영입하는 승부수를 던졌다. 시즌 초반이긴 하지만 삼성은 정인교를 긴요하게 써먹은 덕분에 선두를 질주중이다.지난 6일 열린 오리온스전에서 정인교의 노련미가 빛났다.이날 정인교는 3점슛 2개를 포함해 알토란같은 8점을 올려 역전분위기를 잠재워 2점차의 승리를 이끌었다. 정인교만큼 농구인생의 굴곡을 심하게 겪은 선수도 드물다.최고의 자리에서 말단의 자리까지 경험했다.8시즌 동안 5개팀을 옮겨 다닌 것에서 파란만장한 농구인생을 엿볼 수 있다.97시즌에는 91개의 3점슛을 성공시키면서 3점슛왕에 올라 최고의 인기를 얻었다.당시 올린 한 경기 평균 4.33개의 3점슛 기록은 아직까지 깨지지 않고 있다. 승승장구하던 정인교는 점차 후배들의 도전에 부담을 느끼면서 기울어졌다.98년 나래에서 기아로 팀을 옮긴 뒤 다시 2000년엔 코리아텐더로 갔다.00∼01시즌이 끝나고 자유계약선수가 됐지만 재계약에 실패하면서 01∼02시즌에는 연봉 1800만원의 수련선수로 전락했다. 한때 1억 3000만원(97∼98시즌)의 연봉을 받던 정인교로서는 ‘사형선고’나 다름없었다.은퇴까지 생각했지만 이를 악물었다.하늘이 도왔는지 지난해 모비스가 그를 불렀고 올핸 다섯번째 팀인 삼성으로 옮겼다. 삼성이 자신의 농구인생에 마지막 팀이 되기를 바라는 정인교는 마지막 남은 땀 한 방울까지 쏟아낼 참이다.“몇 분을 뛰더라도 이를 악물겠다.”는 그의 말이 헛말은 아닌 듯하다. 박준석기자 pjs@
  • 21일 개봉 타란티노 감독 ‘킬 빌’/핏빛 미학 가득 ‘액션 선물세트’

    엉뚱하고 ‘발칙’한 이미지가 이제는 이름속으로까지 스며든 듯한 감독 쿠엔틴 타란티노.그의 새 영화 ‘킬 빌’(Kill Bill:Vol 1·21일 개봉)은 쿵후·사무라이 액션에 홍콩 누아르 등 온갖 역동적인 재료가 뒤섞인 작품이다. 큰 돈을 들이지 않고 반짝이는 아이디어로 승부수를 띄워온 타란티노의 작업방식이 이번엔 달라졌다.할리우드의 대자본을 업고 액션물에는 이질적인 애니메이션 장치까지 끌어들여,비장미·유머·영상미 넘치는 화면으로 규모있게 조합해냈다.끔찍하고 처절한 장면들로 채워지는 누아르 액션인데도 한판의 스포츠 경기처럼 ‘쿨’(Cool)한 느낌을 주는 건 감독만의 별난 재주일 것이다. ‘더 브라이드’(우마 서먼)는 자신이 몸담은 청부살인조직으로부터 총탄세례를 받았다.식물인간으로 살다 5년 만에 기적처럼 깨어난 그는 뱃속의 아이까지 죽은 걸 알고 복수심에 불탄다.고난도 무술로 완벽하게 단련된 여성킬러가 처절하고 외로운 복수극을 펼치는 과정이 영화의 줄거리다. ‘스타일’을 중시하는 감독의 취향이 유감없이 화면에 투영됐다.눈살이 찌푸려질 만큼 잔인한 장면들이 나열되는데도 부담을 주지 않는 것 또한 영화의 장점이다.세련된 영상기법과 익살스런 대사로 감독은 관객에게 감쪽같이 최면을 걸었다. 동서양 문화코드를 충돌시켜 양쪽 관객 모두에게 시선을 끌 수 있게 계산한 듯하다.‘와호장룡’ 이후 감질나게 맛봐온 아시아산 액션들을 ‘종합선물세트’처럼 담아낸 화면만으로도 서양관객들은 매혹될 만하다.쿵후,사무라이 권법에 심드렁한 아시아권 관객들을 움직일 요소도 갖췄다.팔등신의 우마 서먼이,전설의 액션스타 이소룡이 입었던 노란색 트레이닝복 차림으로 사무라이 검을 휘두르는 모습은 그 자체가 신선한 볼거리다. 일본에서 활약중인 조직의 핵심요원 오렌 이시(루시 리우)를 찾아간 브라이드가 그와 벌이는 마지막 결투가 압권.눈쌓인 일본식 정원에서 흰 기모노를 입은 루시 리우와의 검술대결 대목에서는 탐미주의 영상 덕분에 피튀는 폭력이 몽환적으로 포장됐다. 복수극을 보여주는 한편으로 여주인공의 기억을 빌려 시간과 공간을 분해했다 정렬하기를반복하며 영화는 이야기의 아귀를 맞춰나간다.브라이드가 왜 살해될 뻔했는지의 사연은 2편(내년 개봉)에서 설명될 예정이다. 엽기적인 일본액션의 정서가 짙다.사지를 자르고 피가 솟구치는 장면들로 제한상영 등급을 받았다가 최종적으로 18세 등급을 받았다.재심의 과정에서 원본 가운데 12초 분량이 잘렸다.무술감독은 ‘와호장룡’‘매트릭스’의 액션을 연출한 원화평. 황수정기자
  • 도약 꿈꾸는 中 동북 3省/(하)개발 선봉역 맡은 한국기업들

    동북 3성은 과거 만주 대륙으로 불렸던 지역이다.한민족의 모태인 고조선의 발원지이고 일제시대에는 독립열사들의 혼이 곳곳에 배어 있는 땅이다.1992년 수교 이후 한반도와 인접한 지리적 이점을 활용해 한국기업이 활발하게 진출해 있다.중국 정부가 승부수를 던진 동북 3성 대개발이 본궤도에 오를 경우 한국기업들에겐 새로운 기회로 작용할 것이다.숱한 좌절과 실패를 딛고 한국기업들은 이곳 만주 대륙에 서서히 뿌리를 내리며 21세기 새롭게 출범할 동북아시대를 준비하고 있다. |선양·창춘·무단장 오일만특파원|랴오닝(遼寧)성 성도 선양(瀋陽)시 고신기술(高新技術)산업개발구에 위치한 ‘삼보전뇌유한공사’는 동북 3성의 대표적인 IT기업으로 성장했다. 공장 앞 공터에는 ‘三寶電腦’가 큼지막하게 붙은 대형 트럭 10여대가 PC 완제품과 부품을 실은 컨테이너를 분주히 나르고 있다. 하루 수출 물량은 1만대로 선양에서 다롄(大連)이나 단둥항으로 옮겨져 부산을 거쳐 미국으로 수출된다.부품은 상하이나 광저우 등 컴퓨터 부품기지에서 올라오며핵심 부품들은 미국과 싱가포르 등 10여개 국가에서 수입된다.공장 내부는 1500여개의 핵심 부품이 자동조립되는 첨단 설비라인이 24시간 가동되는 자동화 시스템이다. 1999년 10월,2개 컴퓨터 조립라인으로 출발한 이 회사는 현재 8개 조립라인을 갖춰 월 35만대의 PC 생산체제를 갖췄다.매출액은 2001년 2억 2000만달러에서 올해 6억 8000만달러로 4배의 성장을 기록했다. 이윤식(李允植) 총경리(사장)는 “PC 1대당 가공비가 한국은 12달러선이나 중국은 3분의 1인 4달러에 불과하다.”며 “한국의 기술개발 능력과 중국의 제조 경쟁력이 결합해 힘을 발휘하는 것 같다.”고 성장 비결을 설명했다. 선양시 전체 연간 수출액(14억달러)의 50%를 차지하는 삼보컴퓨터는 선양시에서 분기별로 개최하는 수출대책회의의 주요 참석 멤버다.지난 5월 사스로 인해 삼보컴퓨터의 수출전선에 이상이 생기자 시 전체 수출이 비상이 걸릴 정도였다. ●후진타오주석 방문 관심 보여 후진타오(胡錦濤) 당총서기 겸 국가주석이 대권을 잡기 직전인 지난해 4월,정치국 상무위원자격으로 성공한 외자기업으로 알려진 삼보 컴퓨터를 방문하기도 했다.이 총경리는 “시종 겸손한 자세로 브리핑을 듣고 외자기업의 애로사항 등을 챙기던 후 주석의 나직한 목소리가 아직도 생생하다.”고 전했다. 삼보는 수출에만 만족하지 않고 올해부터 중국의 PC 시장에 도전장을 던졌다.올 3만대 달성이 무난한 가운데 내년엔 6만대,2005년에는 10만대가 목표다. 이 사장은 “동북 3성 최대의 PC 제조업체를 시작으로 2010년 이후에는 중국 전역으로 내수 시장을 확대할 것”이라며 “2005년 중국 증시에 상장시켜 중국에서 뿌리를 내릴 계획”이라고 청사진을 제시했다. 중국 최북단에 위치한 헤이룽장(黑龍江)성 제3도시인 무단장(牧丹江)에는 만주 대륙의 추위를 녹이며 성공신화를 창조한 한국기업이 있다. 대우인터내셔널이 출자한 대우제지 유한공사가 선진경영과 철저한 현지화를 통해 중국 제지시장(아트지 부문) 3위에 우뚝 솟은 것이다.종합상사인 대우인터내셔널이 현지 국영기업 제지회사인 헝펑(恒豊)집단과 손을 잡고 공장을 지은 것은 지난 2000년이다. 중국 정부로부터 사업 허가를 받은 직후 IMF 사태를 맞아 자본금 차입조차 어려웠다.제지공장 경험이 없는 대우의 중국 진출에 대해 국내 금융기관뿐 아니라 제지업계에서도 불가능하다고 입을 모았다. 하지만 보란듯이 공장 가동 1년 만인 2001년에 400만달러의 흑자를 기록했고 지난해에는 1100만달러의 이익을 실현한 알짜 기업이 됐다.대우인터내셔널이 전세계에 건설한 46개 해외법인 중 전체 경영 성과에서 1위를 차지했다.대우제지는 지난해 무단장 전체 기업 이익의 절반에 가까운 8940만위안(134억원)의 경상이익을 올리는 동시에 납세 1위로 시 정부로부터 ‘칙사 대접’을 받고 있다. 이 공장은 당초 연간 4만t 생산규모로 설계됐으나 지속적으로 설비를 개조해 올해는 10만t을 생산했다. 아트지의 무게를 늘리는 기술 개발로 생산량을 증대시킨 것이다.이 기술을 중국 정부가 고신(高新·첨단)기술로 지정해 50만위안(약 7500만원)의 장려금도 받았다. 김기석(金起奭) 총경리는 “우리가 갖고 있던 것은 선진 경영기법과 자금조달 능력밖에없었다.”며 “철저한 원가관리,투명경영,성공적인 판매 전략이 성공 비결이었던 것 같다.”고 활짝 웃는다. ●“준비 안된 진출은 백전백패” 대우제지는 무단장시의 전폭적인 지원 속에 2억 6000만달러가 투자되는 제2공장 신축에 나섰다.시 정부는 최근 화학공장과 주택들이 밀집된 25만㎡ 공장부지를 깨끗이 정리해 줬다.부지 매입비만 대고 철거보상비는 시 정부가 부담했다.김 총경리는 “시 정부의 지원규모는 새 공장에 제공하는 세제혜택까지 포함하면 10년간 4억 6000만위안(644억원)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한국기업들의 화려한 성공 이면에는 숱한 실패가 자리잡고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많은 한국기업들이 중국시장을 ‘우습게’ 보고 들어오지만 낭패를 본 기업이 한 둘이 아니다. 중·저급 기술은 중국 현지기업들이 즉시 모방하고 고급 기술은 개발 능력이 없어 샌드위치 신세로 전락한 한국기업들이 중국 시장에서 자연 퇴출될 가능성도 높다.특히 이중 장부를 만들어 부품 단가를 낮추거나 현지 관리들과 결탁해 절세도 가능한 중국기업들과의 경쟁은 어떻게 보면 불공정 게임일 수도 있다. 1997년부터 지린성 창춘시에서 에어컨 부품(캐패시터)을 생산하는 창춘동광대영전자 온종혜(溫悰惠) 사장은 “기술이나 브랜드,안정된 활로를 갖지 못하고 중국시장에 들어오면 백전백패”라고 강조한다.그는 “한국 대기업의 납품업체로 들어온 일부 중소기업들도 중국기업들에 경쟁력에서 밀려 문을 닫았다.”고 귀띔하며 무모한 ‘차이나 러시’를 경고했다. oilman@ ■김기석 대우제지 총경리 |무단장 오일만특파원|동북 3성의 최대 제지업체로 성장한 대우제지 유한공사의 성공 비결은 투명 경영과 과감한 인센티브다. 모든 재무자료를 공개하는 한편 국유기업 특유의 철밥통에 길들여진 직원들에게 ‘일한 만큼 돈을 번다.’는 확고한 신념을 심어준 것이다.김기석(48) 총경리는 “돈을 빼돌리지 않고 번 만큼 투자한다는 투명 경영으로 중국 사원들의 자발적인 협력 분위기를 조성했다.”며 “2006년까지 중국 증시에 상장해 중국 최고의 기업으로 성장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가장 어려웠던점은. -IMF사태 직전에 대우가 투자를 결정했지만 모그룹이 해체되면서 약속했던 자금지원이 모두 끊기면서 극심한 자금난을 겪었다.다행히 대우인터내셔널이 돈을 대고 시 정부의 도움으로 2000년 예정대로 출범할 수 있었다. 중국 3위 제지그룹으로 성장한 비결은. -과감한 인센티브제 도입과 투명경영이 밑거름이 됐다.회사 기밀사항이라도 중국인 직원들을 한가족이라고 생각해 사장의 출장비와 식사비용까지 모두 공개했다.직원들에게는 생산실적에 따른 보너스를 지급하고 있다. 엄격한 상벌 규정을 만들어 지정된 장소 외에서 담배를 피우다 걸리면 100위안(약 1만5000원),가래침을 뱉으면 50위안의 벌금을 내도록 했다. 점심시간에 포커를 금지시키는 엄격한 규율을 제정해 공장 분위기를 잡았다. 앞으로의 계획은. -내부에서도 상당한 논란이 있었지만 결국 중국 현지에서 성장한다는 전략을 세웠다.중국기업들도 충족하기 까다로운 중국 증시에 2006년까지 진입,대규모 투자자금을 모은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한국인·한국기업 현황 동북 3성에서활동하는 한국인은 대략 2만명으로 추산된다.92년 수교 초기 조선족 밀집지역인 지린성 옌볜지역으로 중소기업인들이 들어오기 시작했고 이후 경제개발이 심화되면서 점차 랴오닝성 선양·다롄시,지린성 창춘시 등으로 활동 범위가 넓어졌다. 동북 3성을 관할하는 선양총영사관에 등록된 장기체류 인구는 랴오닝 3400명,지린 2000명,헤이룽장 600명 등 모두 6000여명에 불과하지만 신고를 기피하는 유동인구까지 합치면 2만명에 달한다.유학생 4000∼5000여명이 랴오닝대학이나 둥베이대학, 지린대학 등 수십개 대학에 퍼져있다. 오병성 선양 총영사관은 “신고하지 않은 소규모 중소기업까지 합쳐 5000여개의 기업이 10억달러를 투자했고 고용인원은 10만명 이상으로 추산된다.”고 밝혔다.하지만 동북 3성 정부는 수교 초기 밀려드는 한국 기업인들을 민감한 조선족 문제를 이유로 전폭적인 지원을 하지 않아 다수가 칭다오등 산둥성 연해지역으로 생산기지를 이전하기도 했다. 오 총영사관은 “동북 3성 관료들은 당시 한국기업들을 잡지 못한 것을 상당히 후회하고 있다.”며 “지금은 동북 3성 개발과 맞물려 한국기업들의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는 상황”이라고 귀띔했다.지난해 동북 3성과 한국과의 총 무역액은 40억달러이고 교류 인구는 연 70만명에 달한다.한국은 랴오닝성 3위(미국과 일본 다음),지린·헤이룽장성은 2위(1위는 미국) 투자국이다.
  • 도약 꿈꾸는 中 종북 3省 / (중)깊은잠 깨어나는 국유기업들

    ‘동북 3성 대개발’의 핵심은 국유기업 개혁이다.낙후된 설비와 비효율 경영의 대명사인 국유기업들이 전체 기업의 70%를 차지하는 상황을 바꾸지 못한다면 동북 3성의 경제개발을 기대하는 것은 ‘백년하청(百年河淸)’일 뿐이다. 이 때문에 동북 3성은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국유기업 개혁을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현안으로 인식,국유기업의 사영화와 성과급제도 도입 등 다양한 구조조정에 착수했다.장기전략으로 외자유치를 통해 국유기업 경영개선과 선진경영 습득이란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선양·창춘·하얼빈 오일만특파원|랴오닝(遼寧)성의 성도인 선양(瀋陽)시에서 자동차로 1시간 정도를 달리면 널찍한 아치형 정문을 갖춘 중처지투안(中車集團) 공장이 나온다.정문을 통과해 100m 남짓부터 공정별로 설계된 6개의 공장 내부에는 종업원들이 대형 공작기계를 다루며 작업에 한창이다. 1950년에 설립된 이 공장은 2001년까지 인민해방군 소속으로 자동차 부품을 납품했던 전형적인 국유기업이다.군에서 지시한 수량만 채우면 만사가 해결됐던 만큼 시장경쟁력과는 거리가 먼 공장이었다. 하지만 2001년 주인이 인민해방군에서 탄탄한 국유기업인 란싱(藍星)그룹으로 바뀌면서 상황은 달라지기 시작했다.1200명이던 직원을 2년 동안 500명으로 줄였고 철저한 성과급 제도를 도입,경영효율화에 나선 것이다.1000만위안(15억원)을 투자해 노후화된 공장 설비를 바꾸고 기술개발에 나섰다. ●성과급 도입이후 1인당 생산량 30% 증가 직공 월급은 생산량에 따라 최하 300위안(4만 5000원)에서 최고 1500위안까지 5배의 차이가 난다.군 소속 당시는 평등개념을 강조 모든 직공이 차별없이 300∼400위안의 월급을 받았다.쑨위칭(孫毓卿) 공장장은 군 소속 시절 1000위안에 불과했던 월급이 경영성과가 좋아진 지금은 성과급을 포함해 연봉이 10만위안에 달한다고 밝혔다.2001년 7000만위안이던 매출액은 올해 1억위안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는 등 2년 만에 50%나 늘었다.쑨 공장장은 “성과급 도입 직후에는 평등사상에 길들여진 직원들이 불만을 표하는 등 반발도 적지 않았지만 노력한 만큼 돈을 버는 시스템이 정착하면서 1인당 생산량이 30% 늘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공장도 동북 3성 국유기업들이 공유하고 있는 금융부채와 실업자 문제로 발목이 잡혀 있다.방만한 경영을 했던 군 소속 당시 받은 금융대출금의 이자도 만만치 않은데다 700명의 해고자 중 600명에게 매달 150위안의 실업수당을 제공하기 때문이다.쑨 공장장은 “중앙이나 시정부에서 국유기업들의 재정부담을 덜어주지 않는 한 사영기업들과의 정상적인 경쟁이 어려울 수밖에 없다.”고 호소했다. ●시정부가 국유기업 개혁 선도 헤이룽장성 제3의 도시 무단장(牧丹江)시에서 18㎞ 떨어진 하이린(海林)시는 국유기업의 민영화를 선도하는 대표적인 도시다.인구 43만명의 하이린은 전형적인 농공도시로 시가 소유한 120여개 국유기업을 99% 민영화시켰다. 조선족인 황련하(여·40)부시장은 “생산력 증대를 위해 2001년 시범적으로 5개의 국유기업을 민영화했고 성과가 좋아 올해 120개 가운데 부실한 3개만 남기고 모두 사영기업으로 전환시켰다.”고 밝혔다.하지만 민영화는 시작일 뿐 목표가 아니다.황 부시장은 “노후설비를 교체하고 선진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엄청난 재정이 필요하고 하이린시 자체로는 역부족”이라고 털어놓았다. 후춘리 국가발전개혁위원회 산업발전연구소 부소장은 “무조건 사영기업화로 전환하는 것이 아니고 선진기술과 자본을 갖춘 외자기업들과 접목시키는 것이 동북 3성 개발의 주요한 전략”이라고 지적했다.이 때문에 하이린시는 투자 안내 책자에 외국인 투자자를 황제로 모시겠다고 아예 못박을 정도로 외자유치에 사활을 걸고 있다.주요 타깃은 한국 기업이다. ●500만위안 이상 외국투자자 공장부지 무상제공 현재 개발중인 산업단지 명칭을 아예 ‘중·한 경제기술개발구’라고 했을 정도다.지난달 29일 울산·울진에서 온 한국의 중소기업인들을 상대로 투자설명회를 갖고 500만위안 이상 투자자에 대해 공장 부지 무상제공이란 파격적인 제안을 내놓았다. 하이린 이외에도 동북 3성의 주요 도시들은 외국 투자기업에 대해 싼값에 토지를 공급하고 최고 10년까지 세금감면 혜택이 주어지는경제개발구를 곳곳에 만들었다.다롄 경제개발구의 경우 494개 외국기업들이 들어와 있으며,이곳에서 일하는 근로자 수만도 11만명에 달한다. 동북 3성 국유기업 개혁의 주요 수단은 외자유치다.첨단기술을 습득하고 선진 경영기법까지 전수받겠다는 전략이다.외자유치를 통해 세계적 기업으로 성장한 국유기업이 바로 디이자동차(第一汽車) 그룹이다. 지린성 창춘시에 위치한 디이자동차그룹은 국유기업 설립 50년째인 올해 중국기업으로는 처음으로 글로벌 500대 기업(포천지 매출액 기준)에 진입했다.중국에서 가장 오래된 디이자동차의 글로벌기업 도약에는 합작 파트너인 독일 폴크스바겐의 선진경영과 생산기법이 결정적 도움을 줬다.디이자동차는 지난 91년 폴크스바겐과 합작 생산법인인 이치다중(一汽大衆)을 설립,창춘시를 선진 자동차 생산기지로 변모시켰다.이치다중은 설립 이후 매년 증설을 거듭해 올 생산량은 30만대,2007년 100만대 돌파가 목표다.모회사인 디이자동차는 이치다중의 모든 경영·생산 기법을 벤치마킹하며 경쟁력을 높여나갔다.장인푸(張銀福) 판공실 주임은 “디이자동차는 매년 20여명의 중간급 간부를 이치다중에 3개월간 연수보내 현장의 생산관리 시스템 등을 배운다.”고 밝혔다.중국 정부의 싱크탱크인 ‘국무원 발전연구센터’ 거시경제연구부 루중위안(盧中原) 부장은 “새 지도부의 경제개혁은 국유기업의 독점체제를 시장화로 전환시키고 도농간의 균형 개발을 이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oilman@ ■중처기업집단 왕장 부사장 |베이징 오일만특파원|중국의 대표적 국유기업인 중처(中車)기업집단은 과거 인민해방군 소속으로 ‘놀고 먹는’ 종업원들이 수두룩하고 시장에 둔감한 전형적인 국유기업이었다. 하지만 2001년 국유자산관리 위원회 소속의 란싱(藍星)그룹으로 넘어오면서 국유기업 개혁의 성공사례로 꼽히게 됐다. 중처집단의 왕장(王璋·40) 부총경리(부사장)는 “시장 수요에 적극적으로 반응하며 중국 20개 도시의 35개 공장마다 철저한 성과급을 도입해 경영 효율화를 꾀했다.”고 밝혔다. 그는 명문 칭화(淸華)대 자동차학과 석사 출신으로 10여년간 생산 현장에서일한 엔지니어다. 중처기업은 어떤 방식으로 국유기업 개혁을 진행하는가. -2001년 인민해방군으로부터 인수한 이후 2만명의 종업원 중 4000명(20?을 해고했다.중앙정부와 국유기업이 재정을 분담해 퇴직금을 마련했다.월급제도는 철저한 성과급으로 전환했고 간부들의 수도 절반 이상을 줄였다. 하지만 실업문제를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무조건 퇴직시키지?않는다.각공장마다 생산의 적정인원을 도출해 불필요한 인원들을 새로운 사업장으로 배분했다.예를들면 자동차 생산라인의 일부 직공들을 새로 신설한 정비업체로 이동시켰다.실업자를 최대한 줄이면서 효율을 높이는 방식을 택한 것이다. 어느 정도의 성과를 거뒀는가. -2001년 매출액이 4억위안(600억원)이었지만 2002년 6억위안,올해는 15억위안 달성이 가능하다.2년만에 매출액이 4배 가까이 늘어났다. 중앙정부가 구상하는 국유기업 개혁 방안은. -최근 공산당 16기 3중전대회에서 국유기업 개혁 지침이 나왔다.문어발식 경영을 막기위해 핵심사업 분야를 중점 육성하고 보조사업 영역을 서서히 줄이는 방식이다.하지만 중앙정부가 개별 국유기업에게 구체적인 경영 지침을 내리지는 않고 자체적으로 개혁에 임하고 있다. ■국유기업 실태 동북 3성의 국유기업은 전체 기업의 70%를 차지한다.중국 전체 평균(40.5%)의 두배에 육박하는 수치다.중국 지도부가 구상하는 동북 3성 대개발의 핵심이 계획경제의 잔재를 청산하는 것이고, 제1 목표가 국유기업의 사영 기업화다. 이 때문에 동북 3성은 앞으로 ‘철밥통’이자 부실의 대명사로 통하는 국유기업에 대해서 강도높은 개혁을 하는 한편 창의성이 뛰어난 전면적인 시장경제,즉 민간기업의 활성화에 승부수를 던질 것으로 예상된다.민간기업 활성화는 중국의 대표적 고민인 일자리 창출로 노동력을 흡수하는 한편 경제발전의 걸림돌인 국유기업에 대한 정부의 부담을 줄이는 효과를 한꺼번에 얻을 수 있다. 16기 3중전회의에서 중국 지도부는 국유기업이 전체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현재의 30% 수준에서 10%대로 낮춘다는 전략을 세운 것도 이런 맥락이다.국유자산감독위원회 리룽룽(李榮融)주임은 “시장경제체제 정착은 물론 중국 사회에 만연한 부패를 막기 위해서라도 국유기업은 향후 사영기업 체제로 경영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실업문제는 중국경제의 ‘아킬레스건’이다.중국 정부가 부실 국유기업들을 쉽게 파산시키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도 여기에 있다.베이징대 린이푸(林毅夫)(경제학)교수는 “인력이 많이 소요되는 운수업이나 요식업,도시 환경 정비업 등 서비스업을 발전시켜 실업자들을 흡수하면서 부실 국유기업을 정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매트릭스3’ 어떤 영화/ 철학적 대사 줄고 더 화려해진 액션

    “더 화려해지고,더 가벼워졌다.” ‘매트릭스’ 완결편을 뭉뚱그려 평가하자면 이쯤 될 것 같다.1,2편에 비해 액션의 규모와 동선이 훨씬 화려해졌고 그러다보니 철학적 메시지는 반동적으로 상당부분 희석된 느낌이다. 3편의 이야기는 2편의 연속선상에서 전개된다.인간말살을 목적으로 프로그래밍된 기계군단 센티넬을 물리친 네오(키애누 리브스)는 현실과 기계도시인 매트릭스의 중간세계에 갇혀 의식을 잃고 누워 있다.연인 트리니티(캐리 앤 모스)와 스승 모피어스(로렌스 피시번)의 도움으로 깨어난 그는 예언자 오라클(매리 앨리스)의 조언대로 트리니티와 함께 매트릭스의 심장부로 다시 향한다. 완결편에서 화면 위로 가장 또렷이 도드라지는 메시지는 사랑이다.네오와 트리니티의 캐릭터가 변함없이 무표정으로 일관하는데도 이전보다 더 큰 인간적 고뇌가 감지되는 건 그래서다.네오를 향한 헌신적인 사랑을 보여주는 트리니티가 종교·신화적 이미지로 가득한 영화에서 현실감을 일깨우는 거의 유일한 캐릭터다. 영화는 지나치리만큼 집요하게 양측의 전투장면을 보여주는 데 시간을 할애했다.구름떼처럼 뭉친 센티넬들(3D애니메이션 기법으로 탄생)이 시온의 기갑부대를 공격하는 장면은 컴퓨터그래픽과 대규모 화력공세로 승부수를 띄운 본격 SF액션물을 연상시킨다.“워쇼스키 형제 버전의 ‘스타워스’”란 비유가 절로 나올 정도다. 자기복제 능력을 무한대로 발휘하며 네오를 추적하는 스미스(휴고 위빙)의 활약상도 더욱 커졌다.그의 움직임이 역동적인 볼거리로 크게 한몫 했다.장대비 속에서 네오와 스미스가 대결하는 막판 결투 장면들은 단연 압권.스미스를 치는 네오의 주먹이 느린 화면으로 빗물을 가르는 등의 장면은 ‘매트릭스’의 철학적 무게를 까맣게 잊어버릴 만큼 현란하고 감상적이다. 황수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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