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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씨줄날줄] ‘체육 특권생’/서동철 논설위원

    [씨줄날줄] ‘체육 특권생’/서동철 논설위원

    대학 시절 학기 초마다 있었던 일이다. 첫 강의 시간 교수님이 출석을 부르는데 가끔 스포츠 신문 1면을 장식하는 축구나 야구 같은 인기 종목 스타플레이어의 이름이 등장하는 것이었다. 그럴 때마다 교수님은 “아, 이 친구는 운동부 소속이지” 하면서 기억을 저장시키는 모습이었고, 다음 강의부터 이들의 이름은 아예 부르지도 않았다. 하지만 이들이 학점을 받지 못했다는 이야기는 들은 적이 없다. 며칠 전 사무실에 둘러앉아 잡담을 나누며 이 얘기를 꺼냈더니 “내가 다닌 대학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정색을 하는 동료가 있었다. 강의실에 지정 좌석이 있었고, 출석은 조교가 확인했으므로 체육 특기자에 ‘정실’이 작용하기는 구조적으로 어려웠다는 것이다. 당시에도 그렇게 앞서가는 학교가 있었다는 것은 지금 생각해도 조금은 놀라운 일이다. ‘어두운 기억’은 더 있다. 프로야구가 출범하기 이전 고교야구가 붐을 이룰 때다. 모교 역시 재학 시절에는 제법 야구로 이름을 날렸다. 이름을 알 만한 전 프로야구 감독은 한 해 선배이고, 투수로 명성을 날리다 은퇴한 선수 가운데 같은 학년 친구도 있다. 그런데 같은 학교, 심지어 같은 학년이었지만 교실에서 이들은 마주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이들에게 학교는 숙소였을 뿐이다. 아침에 서울 근교 연습장에 가면 늦은 저녁에야 돌아왔다. 인기 있는 단체 종목의 스타들은 입시에서도 특별한 대접을 받았다. 각 대학은 ‘거물급 신입생’을 받으려 치열하게 경쟁했는데, ‘선수 끼워 팔기’는 그 부작용이었다. ‘초고교급’을 스카우트하려면 다른 선수까지 받아야 했는데, 2~3의 무명 선수가 덩달아 같은 대학에 진학하는 일도 드물지 않았다. ‘동반 진학’ 대상을 고르는 과정에 잡음이 일지 않는다면 이상한 일이다. ‘호랑이 담배 먹던 시절’ 이야기에 그쳐야 정상이지만, 지금도 비슷한 뉴스가 끊이지 않고 있으니 안타깝다. 벌써부터 학원 스포츠가 ‘공부하는 운동선수’라는 본질에서 멀어진 것은 물론 프로 스포츠와 다름없이 돈에 좌우되는 ‘시장원리’에 휘둘린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하지만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씨가 승마선수로 이화여대에 진학하고, 이후 학점을 이수하는 과정을 보면 체육 특기생에 얽힌 과거사는 ‘비리’도 못 되는 ‘애교’에 불과하다는 생각을 버릴 수 없다. 체육 특기생 제도는 정치 권력, 특히 기생(寄生) 권력이 눈독을 들이면서 ‘체육 특권생’ 제도가 되고 말았다. 그런 점에서 정씨는 체육 특기생이 아니라 체육 특권생이다. 교육 당국은 정씨의 중고교 출결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출석 일수가 부족하면 졸업을 취소하고, 대학 입학도 무효화할 것이라고 한다. 정씨에게 적용한 기준은 혹 있을지 모르는 다른 체육 특권생은 물론 일반 체육 특기생에게도 똑같이 적용하면 좋을 것이다. 이번 기회에 학원 스포츠의 분위기를 확 바꿔 보자. 서동철 논설위원 dcsuh@seoul.co.kr
  • [오늘의 눈] ‘참 나쁜 사람’ 공무원을 믿어야/윤창수 사회2부 기자

    [오늘의 눈] ‘참 나쁜 사람’ 공무원을 믿어야/윤창수 사회2부 기자

    “얼마 전 국정감사를 준비하느라 부하 직원을 서울에 보냈는데 아, 글쎄, 국회가 어디 있는지를 몰라 헤매더라니까요.” 세종시에서 일하는 한 중앙부처 공무원의 한탄이다. 세종시가 출범한 지 4년차에 세종시로 부임해 세종시에서만 근무한 공무원 숫자가 상당해졌다. 중앙부처 공무원이지만, 서울 여의도 국회나 광화문 정부중앙청사가 어딘지 모르는 ‘시골 샌님’이 됐다는 이야기다. 정부세종청사에서 청와대에 올리는 보고서의 질이 떨어진다는 이야기가 나온 지도 한참 됐다. 청와대에 올리는 공무원 인사 자료조차 오탈자가 난무한단다. 전화해서 뭐라 하면 ‘죄송하지만, 수정 바랍니다’라고 친절하게 붙임쪽지를 붙여 되돌려 보낸단다. 공문으로 말하고 공문으로 일한다는 공무원들의 보고서에 오탈자가 나오는 것은 ‘빨간펜’을 들고 꼼꼼하게 지도해 줄 과장과 국장들이 국회 출석이나 서울에서 열리는 회의에 참석하느라 세종시를 비우는 ‘무두절’(無頭節)이 많기 때문이다. “보고서의 오탈자는 서울 중심 시각으로 일했던 공무원이 전국으로 정책 영역을 확대하는 과정일 뿐”이란 항변도 한다. 하지만 정부세종청사 시대는 중앙 공무원에게 이중고라는 점은 부인할 수 없다. 그런데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로 삼중고·사중고를 받고 있다. ‘최순실 국정 농단’을 시인한 대통령 담화로 국민이 큰 실망과 상처를 받았지만, 공무원이 입은 상처와는 비교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 100권의 책을 10번씩 읽어 시험에 합격한 공무원들이 정성을 담아 밤새워 쓴 청와대 보고서를 ‘강남 아줌마’가 빨간펜으로 수정했다는 대목에서 “내가 이러려고 공무원을 했나 하는 큰 자괴감”을 낳았다. 공무원들은 정권 말기면 ‘인공위성’을 두려워하고 ‘남행열차’를 외친다. ‘인공위성’은 청와대 파견 공무원이 전 정권 사람이란 인식 탓에 원대복귀하지 못하고 떠도는 것을 가리킨다. ‘남다른 행동과 열정으로 차기정권에서 살아남자’란 뜻의 ‘남행열차’는 정권 말기 건배사다. 이 두 단어가 여느 때보다 빨리 찾아오는 듯하다. 그러나 지금 ‘인공위성’이니 ‘남행열차’를 말할 때가 아니다. ‘중앙정부가 대한민국의 지붕이라면, 지방정부는 이불이다’라고 한 기초자치단체장은 말했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는 지붕이 흔들리고 무너져 내린 것이다. 부실한 지붕 밑에서 국민은 이불이라도 덮고 엄동설한을 견뎌야 한다. 그러면서 이 지붕을 수리할지 아니면 완전히 새 지붕으로 갈아 끼워야 할지 고민하고 있다. 최순실 사태에서 그나마 소신을 지킨 공무원은 문화체육관광부 공무원 2명이다. 대통령에게 최씨 딸이 참여한 승마대회 판정 시비에 관해 중립적 견해의 보고서를 올렸다가 대통령의 ‘참 나쁜 사람’이란 비난에 헌법이 보장한 공무원 신분에서 쫓겨났다. 막스 베버의 “관료는 영혼이 없다”는 말로 공무원을 비난하지만, 결국 국민이 믿을 곳은 정치 중립적으로 소신을 지키는 공무원이다. 중앙정부라는 지붕이 무너지는 지금 지방정부의 이불이라도 믿고 의지할 수밖에 없다. geo@seoul.co.kr
  • 삼성의 정유라 특혜지원 의혹 풀릴까?검찰, 승마협회 임원 소환

    삼성의 정유라 특혜지원 의혹 풀릴까?검찰, 승마협회 임원 소환

    ‘비선 실세’ 최순실(60·최서원으로 개명)씨 의혹을 수사중인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가 4일 승마계에서 최씨의 딸 정유라(20)씨 지원을 도맡은 의혹을 받는 박모 전 대한승마협회 전무를 소환 조사했다. 검찰은 박 전 전무를 상대로 정씨가 승마 국가대표로 발탁되고 대기업의 후원을 받은 과정을 집중추궁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전무는 정씨 등 승마 선수의 전지훈련 계획을 삼성 측에 제안하고 코레스포츠를 컨설팅 회사로 계약을 맺도록 하는데 주도적 역할을 한 것으로 지목됐다. 삼성은 지난해 9∼10월 최씨가 딸 정씨와 함께 독일에 설립한 코레스포츠로 280만 유로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돈은 정 씨의 말 구매와 전지훈련 등에 사용된 것으로 전해졌다. 2008년까지 승마협회 전무를 맡은 그는 현재 협회에 공식 직함이 없는데도 승마계 유력 인사로 행세하고 있다. 애초 그는 최 씨의 전 남편이자 박근혜 대통령의 국회의원 시절 비서실장이었던 정윤회(61)씨의 측근으로도 알려졌다. 협회에서 물러난 지 8년이 넘은 박 전 전무가 지금까지 힘을 발휘할 수 있는 이유도 최씨를 등에 업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2년 전 정유라 감쌌던 강은희 여가부 장관, 울먹이며 “죄송하다”

    2년 전 정유라 감쌌던 강은희 여가부 장관, 울먹이며 “죄송하다”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씨의 특혜 의혹에 대해 정씨를 감쌌던 강은희 여성가족부 장관이 4일 “대단히 죄송하다”라고 사과했다.   강 장관은 이날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국민에게 심려를 끼친 부분에 대해서 돌이켜 생각하면 정말 가슴이 아프고 잠이 오지 않는 부분이 있다”라면서 “국무위원의 한 사람으로서 국민 여러분께 대단히 죄송하게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강 장관은 “일방적으로 최순실씨와 관련된 모든 것을 비호하려던 의지는 전혀 없었다”면서 “돌이켜보면 그 때 자료를 보고 판단했는데, 조금 더 면밀히 앞뒤 정황을 구체적으로 살펴볼 생각을 미처 하지 못한 것은 저의 불찰”이라고 말했다. 이어 “제게 주어진 시간까지는 최선을 다하겠다”고 울먹이면서 “자리에 연연하지 않고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앞서 더불어민주당 안민석 의원은 2014년 4월 11일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속기록을 공개하면서 강 장관을 포함한 당시 교문위 여당 의원들이 조직적으로 정씨의 승마 특혜 의혹을 감싼 정황이 있다고 지적했다. 당시 의원이던 강 장관은 “정유라씨에 대한 사실들은 허위사실이라는 것이 어느 정도 밝혀졌다고 보는데, 장관은 어떻게 생각하나”라고 물었고, 유진룡 당시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지나치게 과장돼 있고 허위가 많이 있다”고 답변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김희정 전 장관 ‘정유라 비호 논란’ 해명…“혼자 나와 1등한 줄 몰랐다”

    김희정 전 장관 ‘정유라 비호 논란’ 해명…“혼자 나와 1등한 줄 몰랐다”

    박근혜 정부의 ‘비선 실세’ 최순실(60) 씨의 딸 정유라를 비호했다는 논란에 휩싸였던 김희정 전 여성가족부 장관이 “국민들께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김 전 장관은 지난 3일 JTBC ‘뉴스현장’에 나와 “정부나 승마협회 자료만 보는 게 아니라 다른 자료까지 면밀히 살펴보지 못한 점은 저희의 실책인 것 같다”고 해명했다. 김 전 장관은 새누리당 의원이었던 2014년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정유라는) 2007년부터 2014년 3월까지 거의 모든 경기에서 1,2위를 휩쓸다시피한 선수”라며 “정치권에서 불건전한 세력들과 결탁해서 유망주를 죽이는 일을 하고 있지 않나 걱정이 든다”고 말했다. 최근 최순실 씨의 국정 개입 의혹이 커지면서 김 전 장관의 과거 발언에 대한 비난이 이어졌다. 김 전 장관은 “당시 안민석 의원이 대통령이 관여한 것으로 계속 거론해 정치 공세로 판단했다. 지방선거가 두 달도 안 남은 상황이라 여당에서 근거있게 반박하려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김 전 장관은 이날 방송에서 당시 여당 의원 7명이 정유라를 감씬 이유를 묻자 “당시 제가 받은 자료로는 정유라가 1,2위였다고 돼있지만 (대회에) 혼자 나왔다는 건 저도 처음 듣는 얘기”라고 답했다. 한편 김 전 장관은 ‘정유라 옹호 3개월 뒤 여성가족부 장관에 임명됐다는 시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는 질문에는 “박 대통령의 대선 후보 시절부터 4대악 근절 등에 관한 정책을 입안했다”며 정유라 비호 발언과의 연관성을 부인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제주도 임대수익차 전국 최고... 중문 등 관광지 수익형 부동산 관심↑

    제주도 임대수익차 전국 최고... 중문 등 관광지 수익형 부동산 관심↑

    제주도는 매년 인구가 크게 늘면서 수요가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이에 비해 주택의 공급이 부족하다 보니 임대수익률이 전국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15년 제주도로 유입된 순 이동인구는 1만4,257명으로, 이는 경기도(9만4,768명)와 세종시(5만3,044명)를 제외하고 가장 높은 수치다. 이처럼 제주도 인구수는 해마다 증가하고 있는 상태로 이러한 인구증가는 제주도 부동산 시장의 호황으로 이어졌다. 실제로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해 제주도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과 평균전세가격은 각각 8.75%, 9.47%가 올랐으며, 땅값도 평균 7.5%가 올랐다. 제주도 중에서도 가장 높은 인구 유입률과 개발가능성을 갖추고 있는 서귀포시 일대가 분양 호황기를 맞고 있는 가운데, 서귀포시 중문에 수익형 스마트룸 ‘중문 오션 클라우드’가 들어설 계획이다. 오션 클라우드는 총 366실 규모로, 중문 앞바다를 해발 83m의 높이에서 바라볼 수 있는 압도적 오션뷰 조망권을 자랑한다. 뿐만 아니라 제주 8대 주요 계획이 서귀포에 집중돼 있다는 점, 바로 앞에 국내 최대 규모의 부영 호텔&복합리조트가 조성될 계획이라는 점 등 탁월한 입지 조건을 갖췄다. 이 부영복합리조트 건설 계획지에는 부영리조트 및 호텔 4동이 들어설 예정으로, 면세점, 워터파크, 승마장, 카지노 등도 건설될 예정이다. 중문 오션 클라우드는 ‘스마트룸’이라는 수식어에 걸맞는 혁신적이고 스마트한 구성을 선보인다. 호텔형 풀 퍼시니드 브랜드 빌트인, 24시간 첨단 보안, 인버터 냉난방 시스템 등은 입주자들의 스마트한 삶을 완성시켜 줄 요소들이다. 또한 디지털 도어락과 무인택배함, 보안감지시스템, CCTV 등으로 생활의 안전성을 높였고, FMS 중앙냉난방 시스템과 무소음 냉난방, 공기청정 시스템으로 쾌적한 환경을 제공해 줄 예정이다. 분양 관계자는 4일 “설계 단계부터 입주민의 생활환경과 건강, 효율성까지 고려하여 삶의 질이 높아지는 것은 물론 해당 시설 내에서 피트니스센터, 편의점, 카페, 골프연습장 등의 부대시설을 편리하게 누릴 수 있을 것”이라며 “제주도는 향후 3년 간 지속적으로 관광면에서 성장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중문 오션 클라우드는 투자처로서도 적합하다”고 전했다. 오션 클라우드는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중문동 필지에 조성될 예정이며, 분양 홍보관은 서울과 제주 2곳에 마련되어 있다. 서울홍보관은 강남구 삼성동, 제주홍보관은 제주시 노형동에 위치해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데스크 시각] 4류 정치로는 2류 기업 유지도 어렵다/김성수 산업부장

    [데스크 시각] 4류 정치로는 2류 기업 유지도 어렵다/김성수 산업부장

    어제 아침 출근길, 운전을 하던 아내가 불쑥 묻는다. “최순실은 재산이 수백억원이나 된다면서 왜 자기 딸 승마하는 데 드는 돈을 삼성한테 받은 거야?” “글쎄. 돈 많은 사람들도 어디 자기 돈 쓰려고 하나. 더구나 공짜로 지원받을 길이 뻔히 있는데….” 일단 대답은 했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비정상적인 일이다. 진짜 왜 그랬을까. 최순실 이름 석 자가 알려지면서 처음 보는 요상한 일들이 잇따라 일어나고 있다. 이 정부가 ‘비정상의 정상화’를 외치고는 있지만 거꾸로 ‘비정상의 보편화’로 가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마저 든다. 그렇지 않고서야 상식으로 이해가 안 되는 전대미문의 사건이 잇따라 일어날 리가 없다. ‘대통령 퇴진’은 야권이나 진보 시민단체의 단골 구호로만 여겼다. 보통 국민들은 어지간한 잘못을 하지 않았다면 대통령이 임기도 못 채우고 중간에 쫓겨나야 한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런데 요즘엔 국민의 절반(48.2%)이 대통령이 물러나야(하야 또는 탄핵)한다고 생각한다. 극우 성향인 신문의 여론조사 결과가 이 정도다. 임기가 1년 4개월이나 남은 대통령을 지지하는 국민이 10명 중 1명에 불과하다는 것도 정상은 아니다. 청와대 수석이 물러나자마자 출국금지 조치를 당하고 사흘 만에 긴급 체포되는 모습도 낯설다. 개인 비리가 아니라 대통령의 지시를 받아서 한 사건인 만큼 검찰이 대통령을 직접 조사해야 할 상황까지 몰린 것도 처음 보는 일이다. 최순실 게이트에 등장하는 기업들의 행태도 정상과는 거리가 있다. 최순실이 개입한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한테서 774억원이나 뜯기고도 제대로 항변조차 안 했다. “기업이 봉이냐”고 따질 만도 한데 오히려 자진해서 낸 것이라고 해명하기에 급급했다. 호스트바 출신이라고 알려진 최순실의 최측근 인사가 “기업인들이 날 보면 굽신굽신하더라. 기업인들 별것 아니더라”라고 떠들고 다녔다는 말까지 들린다. 기업들은 억울하겠지만 망신은 자초한 측면이 크다. 정권에 바라는 게 있으니 앞다퉈 ‘보험’을 드는 심정으로 돈을 냈다. 총수 사면이 절실하니 1조 4000억원씩 통 큰 투자를 했고, 지배구조 개편과 관련해 기대하는 바가 있으니 지원할 승마 선수라고는 정유라 한 명뿐인데도 수십억원을 직접 갖다 줬다. 권력의 요청을 거부하면 ‘보복’이 뒷따르기 때문에 섣불리 노(No)라고 말하지 못하는 사정이 이해는 된다. 실제로 스포츠재단에 추가로 돈 내기를 거부했던 재벌 총수는 동계올림픽 조직위원장 자리에서 곧바로 쫓겨났다. 구조조정을 하면서 사람을 자르고 있는 기업까지 울며 겨자 먹기로 지갑을 열었다. 미르재단 등에 돈을 낸 60여개 대기업들은 이제 검찰 수사까지 받아야 할 처지에 몰렸다. 그렇다고 기업을 일방적인 피해자로 볼 수는 없다. 1970년대 개발독재 시대부터 지속돼 온 정경유착의 검은 커넥션이 여전히 상존하는 것은 기업의 암묵적인 동의가 있었기 때문이다. 주머니를 털리고도 일정한 혜택을 받았기에 입을 다물었던 것으로 볼 수 있다. 최순실 게이트로 대한민국의 국가 브랜드는 물론 기업 브랜드 역시 끝없는 나락으로 추락했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은 1995년 베이징에서 “정치는 4류, 행정관료는 3류, 기업은 2류”라고 말했다. 발언 이후 엄청난 후폭풍을 겪었지만, 여전히 옳은 지적이다. 4류 정치가 사라져야 그나마 2류 기업이라도 유지할 수 있다. sskim@seoul.co.kr
  • [In&Out] 시스템 정비로 인치가 아닌 법치국가 만들어야/강신업 대한변호사협회 공보이사

    [In&Out] 시스템 정비로 인치가 아닌 법치국가 만들어야/강신업 대한변호사협회 공보이사

    ‘최순실표’ 국정농단의 정도가 가히 괴담 수준이다. 한 나라의 경제수석이 최씨를 위해 기업을 협박해서 800억원이란 돈을 뜯어내고, 국내 최대 그룹은 최씨와 그 딸에게 35억원이란 돈을 갖다 바치고, 국내 굴지의 여자 사립대학은 최씨의 딸을 학사규정까지 바꿔 가며 부정입학시키고, 공직과는 아무 관계도 없는 광고감독이 최씨의 측근이란 이유로 장·차관 인사를 주무르고, 최씨와 그 측근들은 수천억원 규모의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기념품 및 시설 관리, 시공권 등 이권을 노려 각종 유령회사를 세우고, 최씨가 드나들던 호텔 헬스클럽 담당자는 갑자기 청와대 3급 행정관이 되고…. 대한민국의 현재 상황을 전혀 모르는 사람은 여기까지 읽고 최씨는 아마도 왕조국가의 최고 권력자이거나 적어도 최고 권력자보다 위에 있는 누군가라고 해석할 것이다. 게다가 경호원이 최씨를 몰라보고 출입을 막았다는 이유로 청와대 경호책임자가 좌천성 인사를 당했다. 최씨의 딸이 승마대회에서 준우승에 그치자 청와대가 이례적으로 문화체육관광부에 승마협회에 대한 특별감사를 지시하고, 감사 담당자가 최씨 딸에게도 문제가 있다는 보고를 하자 대통령은 체육국장과 체육정책과장을 ‘나쁜 사람’이라는 말 한마디로 좌천시켰다. 나중에 다시 ‘이 사람들이 아직도 근무하고 있나요’라는 말로 끝내 공직에서 쫓아냈다는 얘기에 이르면, 이 글을 읽은 사람들은 사건의 무대가 최고통치자의 말 한마디에 좌지우지되는 왕조국가라고 여길 것이다. 지금 국민들은 전대미문의 국기문란 사태에 극심한 혼란을 겪고 있다. 민주국가, 법치국가에 살고 있다는 그간의 믿음이 환상에 불과했다는 것을 깨닫고 좌절에 빠져들고 있다. 대한민국은 ‘세월호 사태’ 등을 겪으며 ‘관피아’를 척결하고 법치가 이뤄지는 국가를 만들어야 한다는 일념으로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이라는 세계 유일의 반부패법까지 만들었다. 그러나 대통령과 최씨는 자기들만은 법 위에 있는 양 몇 십억, 몇 백억원을 아무렇지도 않게 받아 챙기고 부정 청탁과 부정 인사를 일삼았다. 도대체 국민을 개, 돼지로 생각하지 않고서야 어찌 이럴 수 있는가. 대통령은 더 늦기 전에 국민 앞에 나서 최씨와의 관계를 소상히 밝히고 잘못을 진솔하게 사과해야 한다. 그리고 스스로 ‘나부터 조사해 달라’고 검찰에 요청해야 한다. 최씨 등 국정을 농단한 일당들을 법에 따라 엄벌하겠다는 선언도 해야 한다. 대통령이 헌법과 법률이 정한 적법 절차를 무시하고 권한을 남용한 흔적이 드러나고 있는 만큼, 지금이라도 법치의 회복을 위해 결단해야 한다. 법치(法治)가 아닌 인치(人治)가 지금의 사태를 유발했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서는 먼저 부당하게 쫓겨난 공무원들을 복직시켜야 한다. 그리고 기업으로부터 뺏은 돈은 되돌려 주어야 한다. 자발적 모금이 아닌 강압적 ‘헌금’의 정황이 드러나고 있기 때문이다. 권력을 이용해 불법과 불의로 돈을 번 최씨와 주변 인물들의 범죄 수익을 박탈해 국고로 귀속시킬 것을 천명해야 한다. 국가의 정책이나 각종 결정의 목적이 아무리 선해도 법적 절차를 지키지 않는다면 용납될 수 없다. 결과적 정의가 절차적 정의까지 담보하지 않는다는 게 민주주의의 기본 원칙이기 때문이다. 법치주의와 민주주의의 회복 조치는 간단하고도 명료하다. 헌법과 법률이 정한대로 하면 된다. 제왕적 대통령제가 지닌 취약점을 보완할 방법도 찾아야 한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법치가 더욱 굳건히 확립돼 대한민국의 민주주의가 더욱 공고해지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 崔, 삼성·부영 등 대기업 상대 노골적 ‘돈 뜯기’ 정황

    박근혜 대통령의 비선 실세로 지목된 최순실(60)씨가 삼성과 부영 등 대기업에서 노골적으로 거액을 받아내 왔다는 정황이 드러나고 있다. 검찰은 국내 주요 그룹 계열사 53곳이 총 774억원을 미르·K스포츠 재단에 출연한 데 대해 롯데와 SK, 삼성 관계자들을 소환 조사하고 다른 기업들에 대해서도 다음주 수사를 본격화할 계획이다.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는 3일 미르·K스포츠 재단 불법 모금과 관련해 삼성의 김모 전무를 참고인 자격으로 소환했다. 검찰은 김 전무를 상대로 기금 출연 과정과 안종범(57)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이 영향력을 행사했는지 여부 등을 조사하고 있다. 검찰은 최씨가 딸 정유라(20)씨와 독일에 설립한 비덱 스포츠에 280만 유로(당시 환율 기준 약 35억원)의 삼성 측 자금이 넘어간 흔적도 발견한 것으로 알려졌다. 컨설팅 비용 명목으로 흘러간 돈 가운데 10억원 이상이 정씨를 위해 그랑프리 대회 우승마를 사는 데 쓰였다는 의심도 받고 있다. 안 전 수석이 부영그룹의 이중근 회장과 직접 만나 세무조사 편의 대가로 K스포츠 재단 지원을 논의한 정황도 드러나기도 했다. 최근 공개된 K스포츠 재단 회의록에 따르면 안 전 수석은 지난 2월 K스포츠 재단 정현식(63) 전 사무총장과 함께 이 회장을 만났다. 정 전 사무총장은 “부영에서 (체육인재 육성 사업) 5대 거점 지역 중 우선 1개 거점 시설 건립에 지원해 주기를 부탁드린다”고 말했고, 이에 대해 이 회장은 “최선을 다해서 돕도록 하겠다”며 세무조사를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국세청 관계자는 “당시 세무조사를 통해 1000억원대 세금을 추징했고 지난 4월 부영주택과 이 회장을 조세포탈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며 이들의 논의가 세무조사에 아무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고 밝혔다. 한편 검찰은 이날 롯데 소진세 사장과 SK 대관 업무 담당 임원등을 불러 조사했다.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비선실세’ 최순실, 직권남용으로 구속…검찰, 다른 혐의 본격수사 착수(3보)

    ‘비선실세’ 최순실, 직권남용으로 구속…검찰, 다른 혐의 본격수사 착수(3보)

    박근혜 정부의 ‘비선 실세’로 지목돼 국정 농단과 횡령·탈세 등의 의혹을 받고 있는 최순실(60·최서원으로 개명) 씨가 결국 구속됐다. 지난달 30일 수사를 받겠다며 전격 입국하고 난 지 나흘 만이다. 이날 최씨가 구속됨에 따라 철저한 의혹 규명을 위해 박근혜 대통령이 특권을 내려놓고 검찰 조사를 받아야 한다는 여론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박 대통령은 오는 4일 대국민 담화를 발표하고 국민에게 추가 사과와 함께 필요하다면 검찰 조사를 받겠다는 의지를 밝힐 전망이다. 서울중앙지법 한정석 영장전담 판사는 3일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가 최씨에게 청구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한 판사는 “범죄사실이 소명되고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이 인정된다”고 발부 사유를 밝혔다. 앞서 검찰은 2일 긴급체포한 최씨에게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공범), 사기미수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 자금 유용, 외교·안보 기밀 등이 담긴 정부 문서 유출, 딸 정유라(20)씨의 부정 입학 등 여러 범죄 의혹이 제기됐지만 시간에 쫓긴 검찰은 신병 확보 가능성이 가장 큰 직권남용과 사기미수 혐의를 우선 적용했다. 최씨는 기금 모금 당시 기업들에 강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청와대 경제수석이던 안종범 전 정책조정수석을 움직여 자신이 막후에서 설립과 운영을 좌지우지한 미르·K스포츠재단에 53개 대기업이 774억원을 출연하도록 강요한 혐의를 받는다. 또 K스포츠재단이 ‘형제의 난’ 이후 검찰 내사설이 파다했던 롯데그룹을 상대로 추가 기부를 요구해 70억원을 받았다가 돌려주는 과정을 뒤에서 지시한 것으로 검찰은 파악했다. 이 밖에도 최씨는 외국인 카지노를 운영하는 공기업 그렌드코리아레저(GKL)가 장애인 펜싱팀을 만들 때 안 수석이 개입하도록 해 개인회사인 더블루케이와 대행 계약을 맺게 한 혐의도 받는다. 검찰은 최씨 본인은 직권남용죄가 적용되는 공직자 신분은 아니지만 경제 정책을 총괄하는 안 전 수석 등과 공모해 기업측에 압박을 가해 자기 사업을 돕게 한 것으로 보고 둘을 각각 범죄를 스스로 저지른 ‘공동정범’으로 판단했다. 법원은 이런 논리를 수용했다. 이날 영장심사에서 최씨 측은 안 수석과 모르는 사이라면서 공모 관계가 성립되지 않고 범행을 위한 상호 의사 연락도 없었다고 주장했다. 또 최씨 변호인은 피의자와 직접적 관계가 없는 안 전 수석의 일부 직권남용 행위를 최씨와 연관이 있는 것처럼 보고 공동정범으로 본 것은 법리 오해라는 취지로 항변했으나 법원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아울러 최씨는 고영태(40)씨 등 측근들을 전면에 등장시킨 더블루케이를 차려 놓고 K스포츠재단에서 용업·사업비 명목으로 자금을 빼가려 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스포츠 마케팅, 인재 육성 등 사업을 한다고 포장된 더블루케이가 실제 연구 용역을 수행할 능력이 없으면서도 K스포츠재단에서 각각 4억원과 3억원씩 용역을 제안한 것과 관련해 최씨에게 사기미수 혐의도 적용했다. 검찰은 앞으로 최장 20일간 최씨의 신병을 확보한 상태에서 주요 의혹을 추가 수사할 계획이다. 해당 의혹은 △ 미르·K스포츠재단 모금 및 자금 유용 △ 정부 문서 유출 등 국정 농단 △ 일부 대기업을 대상으로 한 갈취성 모금 △ 삼성·승마협회의 정유라씨 승마 훈련비 특혜 지원 △ 이대 부정 입학 의혹 등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더민주 “朴대통령 세월호 다음날 아이들 대신 최순실 딸 챙겨”

    더민주 “朴대통령 세월호 다음날 아이들 대신 최순실 딸 챙겨”

    박근혜 대통령이 세월호 참사 다음날, 문화체육관광부에 최순실 딸 정유라와 관련된 승마계 비리 논란을 거론하면서 체육개혁을 재촉했다는 YTN보도가 나왔다. 세월호 참사 당시는 304명의 아이들이 바닷 속에 갇혀있는 절박한 시점이었다. 지난달 30일 사표를 제출한 김종 문체부 제2차관은 차관 재직시절이던 지난 2014년 4월25일 YTN 기자와 만나 승마계 비리를 거론하면서 “대통령께서 세월호 난 그 다음 날, 체육개혁 확실히 하라고 오더 내려왔어요. 24시간 그 얘기(세월호)만 하나? 정책도 챙겨야지!”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더불어민주당 금태섭 대변인은 3일 브리핑을 통해 “박근혜 대통령이 2014년 4월 17일 체육개혁을 확실히 하라고 지시를 내린 사실이 밝혀졌다.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다음 날”이라며 “꽃 같은 아이들이 세월호 참사로 목숨을 잃어 온 국민이 슬퍼하던 시기였다. 아직 생사도 확실하지 않아서 생명 구조에 심혈을 기울여야 할 골든타임이기도 했다”고 질타했다. 금 대변인은 이어 “그런데 정작 대통령은 국민이 아닌 정유라를 택했다”라면서 “‘생존자가 남아있다면 1분 1초가 급한 마음’이라던 대통령은 세월호 생존자 구출보다 정유라를 위한 승마계 내부 일에 더 급급한 모습을 보였다. 대통령은 세월호 참사로 차가운 바다에 잠들었던 아이들 대신 최순실의 딸을 선택한 것이다. 대통령의 선택이 절망스럽다”고 분노했다. 세월호 유족 ‘유민아빠’ 김영오씨 또한 페이스북에 “세월호 참사 이튿날도 체육개혁에 집착했다니...”라며 “정말로 ‘박근혜 7시간’을 넘어 미치지 않고는 할 수 없는 짓이다. 울 애기는 죽어가고 있는 시간에...사이비 무당에 홀렸기에 가능한 일이었겠죠”라며 울분을 토했다. 그는 “온 국민을 사이비 신도로 만들려던 박근혜를 하야 시키지 못한다면 더 이상 희망도...대한민국에 살아야 할 가치도 없습니다”라며 “11월 12일 민중 총궐기에 10만 20만이 아닌 온 국민이 함께 하여 박근혜를 하야시킵시다”라고 글을 맺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최순실 조카 장시호 수사 본격 착수…검찰, 최씨 일가로 수사 확대(종합)

    최순실 조카 장시호 수사 본격 착수…검찰, 최씨 일가로 수사 확대(종합)

    검찰이 박근헤 정부의 ‘비선 실세’로 지목된 최순실(60) 씨의 조카 장시호(37·개명 전 장유진) 씨에 대한 수사에 본격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장 씨를 출국금지했다. 장씨는 승마선수 출신으로 최씨를 등이 업고 동계스포츠 분야에서 각종 이권을 챙겨왔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최씨에 대한 검찰 수사가 최씨 일가로 확대되는 분위기다. 사정당국에 따르면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가 법무부의 협조를 받아 장씨를 출국금지 조치하고 자료 수집에 나선 것으로 3일 알려졌다. 장씨가 운영하는 업체에 거액의 예산을 지원하는 등 특혜를 줬다는 의혹을 사는 문화체육관광부와 법인 등록지인 강원도로 부터 예산 집행 내역과 사업계약서 등을 받아 분석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2년새 장씨가 사업 형식을 빌어 스포츠 분야의 각종 이권에 개입한 흔적은 여러 곳에서 드러난다. 지난해 6월 설립된 비영리 법인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가 대표적이다. 장씨는 센터 설립에 막후 역할을 했고 문체부의 지원 아래 사무총장직을 맡아 인사·자금관리 등을 총괄하며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곳은 우수한 체육 영재를 조기선발·관리해 세계적인 기량을 가진 선수로 성장시키는 것을 사업 목적으로 내세웠는데 신생법인으로는 이례적으로 문체부로부터 6억 7000만원의 예산을 지원받았다. 삼성전자도 지난해 9월부터 올 2월까지 센터가 주관하는 빙상캠프 후원 등의 명목으로 5억원을 지원한 것으로 전해졌다. 장씨가 실소유주로 알려진 스포츠 매니지먼트사인 ‘더스포츠엠’이라는 회사도 의혹 선상에 올라 있다. 올 3월 설립된 이 업체는 불과 3개월 뒤 K스포츠재단이 주최하고 문체부가 후원한 국제행사 진행을맡았다. 자본금 1000만원에 이렇다 할 실적도 없는 신생업체가 이러한 계약을 따낸 것을 두고 업계에서는 뒷말이 무성했다. K스포츠재단을 배후에서 움직이는 최순실씨와 모의해 국가사업에 관여하며 사익을 취한 게 아닌지 의심이 드는 대목이다. 일각에서는 내후년 치러질 평창 동계올림픽의 기념품 제작·판매, 시설관리, 스포츠용품 납품 등 각종 이권을 노리고 기획 설립한 회사가 아니냐는 의혹도 일고 있다. 장씨가 김 종 전 문체부 2차관과 수시로 통화하며 사업상 도움을 받았다는 증언도 있다. 김 전 차관은 최씨에게 국정 현안을 보고하고 인사청탁까지 했다는 의혹을 받는 인물이다. 장씨는 재단 자금 유출 창구로 의심받는 최씨 개인회사 ‘비덱스포츠’ 설립에 관여하는 등 최씨의 뒤에 숨어 사실상 ‘비선실세의 실세’로 군림한 게 아니냐는 의혹도 뒤따른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최순실 딸 정유라, 朴대통령 딸 루머에 DNA검사”

    “최순실 딸 정유라, 朴대통령 딸 루머에 DNA검사”

    ‘국정 농단’ 의혹으로 검찰에 긴급 체포된 최순실(60) 씨의 딸 정유라(20) 씨가 루머 때문에 DNA 검사를 받았다는 보도가 나왔다. 정유라는 승마대회 입상 조작과 대학입시 특혜 의혹 등에 휩싸인 상태다. 3일 중앙일보에 따르면 최씨의 조카 A씨는 “박근혜 대통령 딸이라는 소문 때문에 유전자 검사까지 받았으니 어린 나이에 문제가 없을 수 있겠느냐”며 “불안정한 상태로 자라서 그렇게 (비리에 빠지기 쉽게) 됐을 수도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A씨는 박 대통령과 최씨가 ‘반찬을 나눠 먹는 사이’일 정도로 가깝다고 전했다. A씨는 “어렸을 때부터 박근혜 대통령과 이모님(최순실)이 서로 연락하고 잘 아는 사이라는 걸 가족들은 알고 있었다. 이모님이 가져간 반찬에 대해 (박 대통령이) 어떤 반찬이 맛있다고 말했다는 얘기도 들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내 기억에는 기 세고 떽떽거리는 강남 아줌마인데, 그런 사람이 나라를 좌지우지했다고 하니 믿기지 않는다”며 최씨의 국정 농단 사태가 의외라는 반응을 보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檢, ‘최순실 조카’ 장시호 출국금지…김종 차관과 수시로 통화하며 도움 받았다?

    檢, ‘최순실 조카’ 장시호 출국금지…김종 차관과 수시로 통화하며 도움 받았다?

    검찰이 현 정부 ‘비선 실세’로 지목된 최순실(60)씨 조카 장시호(37·개명 전 장유진)씨를 출국금지하고 수사에 들어갔다. 승마선수 출신인 장씨는 최씨의 영향력을 등에 업고 스포츠 분야 각종 이권을 챙겼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3일 사정당국에 따르면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는 법무부의 협조를 받아 장씨를 출국금지 조치하고 장씨 의혹과 관련한 자료 수집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또한 장씨 운영 업체에 특혜를 줬다는 의혹을 사는 문화체육관광부와 법인 등록지인 강원도에도 예산 집행 내역과 사업계약서 등을 요청해 이에 대한 분석작업을 하고 있다. 장씨는 지난해 6월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를 설립, 작년 신생법인으로는 이례적으로 문체부로부터 6억 7000만원의 예산을 지원받았다. 삼성전자로부터 센터가 주관하는 빙상캠프 후원 등의 명목으로 5억원을 지원받기도 했다. 한국동계스포츠영태센터뿐 아니라 장씨가 실소유주로 알려진 스포츠 매니지먼트사인 ‘더스포츠엠’이라는 회사도 의혹선상에 올라 있다. 올 3월 설립된 이 업체는 불과 3개월 뒤 K스포츠재단이 주최하고 문체부가 후원한 국제행사 진행을 맡았다. 일각에서는 내후년 치러질 평창 동계올림픽의 기념품 제작·판매, 시설관리, 스포츠용품 납품 등 각종 이권을 노리고 기획 설립한 회사가 아니냐는 의혹도 일고 있다. 장씨가 김종 문체부 2차관과 수시로 통화하며 사업상 도움을 받았다는 증언도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승마 특기생 없애는 게 추세인데…느닷없이 도입한 이화여대, 정유라 때문?

    승마 특기생 없애는 게 추세인데…느닷없이 도입한 이화여대, 정유라 때문?

    이화여대가 2015학년도 체육특기생 종목에 승마를 추가한 것은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20)씨를 염두에 둔 조치였을 것이라는 의혹이 나오고 있다. 3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승마 선수를 체육특기생으로 뽑는 대학은 전국에 10곳 안팎으로 매우 적다. 비인기 종목이고 선수층이 얇아 승마 특기생 제도를 없애는 것이 최근 트렌드다. 그러나 이대는 이런 추세와 정반대로 움직여 정씨가 입학한 2015학년도에 승마를 체육특기생 종목으로 추가했다. 이대는 2년 전인 2013년 5월 체육과학부 교수회의에서 결정한 사안으로 정씨와 무관하다며 결백을 주장한다. 승마계에서는 종목 특성과 정씨의 입상 실적을 고려하면 석연치 않다는 견해가 많다. 2014년 대한승마협회에 등록된 선수는 251명이었다. 고교 3학년생인 여자 선수는 정씨가 유일했다. 이대는 원서접수 마감 전 3년간 입상 실적으로 서류평가를 했다. 정씨는 원서접수 마감 3년 전인 2011년 9월 16일부터 2014년 4월까지 국가대표 선발 포인트가 부여되는 국내대회에서 3위 안에 57차례 들었다. 이중 절반 이상은 1위였다. 선수층이 워낙 얇은 승마 종목에서 성적이 가장 우수했다. 정씨가 승마 특기생을 뽑는 어느 대학이라도 골라 갈 수 있다는 얘기다. 정씨가 대학에 진학하는 시점에 이대가 승마 특기생 제도를 도입한 데 의혹이 커지는 이유다. 여자 선수가 혼자인 데다 대회 성적이 우수해 합격은 기정사실인 상황이었다. 대한승마협회 임원인 A씨는 “정씨는 대회 성적이 초·중등부 때부터 동년배 가운데 독보적이어서 승마 전형이 있는 학교에는 어디나 쉽게 들어갈 수 있었다”라면서 “이대가 애초 정씨를 입학시키려고 고3일 때 승마를 추가한 게 아닌가 싶다”고 의심했다. 체육특기생 종목에 승마를 추가하는 과정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김경숙 교수는 올해부터 신산업융합대학장을 맡아 정씨가 입학한 지난해 3월부터 정부 지원 연구를 6개나 따내 의혹이 더욱 깊어지고 있다. 이대는 “교육부 특별감사를 통해 다 밝혀질 것”이라며 말을 아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최순실 딸 정유라, 승마대회 혼자 출전해 금메달”

    “최순실 딸 정유라, 승마대회 혼자 출전해 금메달”

    최순실 씨 딸 정유라 씨가 초등학교 6학년이던 2008년, 4개의 승마대회에 혼자만 출전해 금메달을 딴 것으로 확인됐다. 2일 동아일보는 대한승마협회로부터 입수한 ‘경기실적증명서’의 참가자 명단을 토대로 이같이 보도했다. 승마협회 관계자는 “마장마술은 선수가 없어 초등학생이 중등부와 같이 경기를 치르니 입상을 하지 못해 장려상을 주기도 했다”며 “마장마술 활성화 차원에서 1명만 참가해도 상을 준 때가 있었다”고 해명했다. 정유라는 당시 5개 대회의 ‘칠드런(제일 난도가 낮은 종목) 마장마술경기 초등부’에 출전해 모두 1위를 했다. 정 씨가 혼자 나가 1위를 한 건 승마협회의 공인 승마대회 규정이 바뀐 덕분이라고 동아일보는 전했다. 2003∼2006년 ‘마장마술은 3명 이상이 되어야만 부별 시상을 한다’고 돼 있던 규정은 2008년 ‘각 부 참가 선수가 1인 이상이면 독립적인 부로 인정하고 해당 종목을 개최한다’로 바뀌었다. 현재는 ‘2인 이상’으로 돼 있다. 이에 승마협회가 2008년경부터 정 씨를 지원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정 씨는 2006년 승마협회에 선수로 등록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문화마당] 말 가지고 말을 말하자면 말이죠/김민정 시인

    [문화마당] 말 가지고 말을 말하자면 말이죠/김민정 시인

    사는 동안 말의 안장 위에 앉아 볼 일이 있을까. 글쎄 나는 아마 없을 성싶다. 애초에 말에 대한 호기심이 없는 데다 말의 눈을 아주 가까이서 들여다본 후로 결심한 바에 따르자면 말이다. 유원지를 크게 한 바퀴 돌고 와서 콧김을 거칠게 내뿜으며 헉헉거리던 늙은 말, 그 말과 어쩌다 눈이 마주쳐 그 기다란 속눈썹에 붙어 있던 모래 먼지들이 파르르 떨리던 걸 보고야 말았을 때 나는 온 마음을 다해 기도했던 것 같다. 어쩔 수 없이 다시 말로 태어난다 하더라도 이 땅의 말은 말고 머나먼 나라 그 풍요로운 초원의 말로 살다 가기를, 그렇게 자유롭게 자연으로 돌아가기를 진심으로 바랐던 것 같다. 그럼에도 텔레비전 앞에 작정하고 앉아 그 네모에 갇힌 말을 지켜볼 때가 있다. 올림픽 종목 가운데 하나인 마장마술 경기가 중계된다고 하면 어김없이 채널 고정을 해 온 게 나였던 것이다. 지금처럼 다시보기를 상상할 수도 없던 시절에 나는 비디오테이프에 녹화를 해서 세계적인 승마자와 세계적인 말의 합심을 무한 반복 시청한 적도 있다. 거기에서 내가 모르는, 나는 좀처럼 짐작할 수 없는 나름의 기교를 섞은 어떤 삶의 비밀 같은 것을 훔칠 수도 있겠구나 하는 판단에서였다. 가로 60m, 세로 20m의 마장에서 벌어지는 마장마술에서 가장 큰 평가 기준은 승마자와 말의 조화로움이다. 그러니까 사람과 말이 과연 얼마나 자발적으로 하나의 몸처럼 움직이는가 하는 건데 이 순간에 요구되는 단어가 아마도 초월이지 않을까 싶다. 주어진 시간과 공간이라는 한계를 훌쩍 넘어 무한히 한 방향을 향할 때의 그 에너지, 그때 그 합하여져 집중하는 힘은 얼마나 서로를 잘 알아야 하며 얼마나 서로를 배려해야 발휘될 수 있는 능력이란 말인가. 서로가 서로를 의심하고 서로가 서로를 이기려고만 들 때 그 작위적인 몸놀림은 사람이 말 위에서 군림하려 들고 말이 그 사람을 거부하게 하는 형국을 이루면서 결국 서로를 다치게 하는 비극이 되고 말 것이다. 그런데 왜 이 시국에 말타령이냐. 이 판국에 말이 사실 주된 소재거리이긴 하다만 나는 묘하게 말 위에 올라타 있는, 심지어 승마 선수이기도 하다는 최순실의 딸이라는 그 여성의 얼굴에서 말과 그녀의 부조화스러움을 엿보고 만 것이다. 말과 하나가 되려면 말과 친구가 돼야 하는데 그 친구란 존재가 사실은 가깝기 때문에 가장 어렵고 가장 비밀스러워야 할 텐데 그녀의 말은 안 보이고 그녀에게서 나는 메이크업 시연용 마네킹의 얼굴이나 보았던 것이다. 물론 세계 랭킹 561위라는 승마 선수로서의 등수를 폄하해 하는 말이 아니다. 듣자 하니 아시안게임에 나가 금메달도 땄다지 않는가. 본 적도 없고 관심도 없어 몰랐다만, 다만 나는 말이란 것이 얼마나 무서운 탈것인지 아는지 모르는지 그것부터 묻고 싶을 뿐이다. 그런 의미에서 어쩌면 그녀에게 가장 적합한 승마 코치는 그녀의 엄마 최순실이 아니었을까. 말마따나 그 말은 둘째치더라도 최순실의 말은 그랬으니까. 죽을 죄를 지었다고. 그럼 죽는 게 맞다. 최순실과 청와대라는 말의 궁합이 얼마나 잘 맞았는지 우리가 지금껏 아무런 의심 없이 이토록 오랜 기간 이 경기를 관람해 왔던 걸 증거로 알 수가 있지 않은가. 이 기가 막힌 말타기에 매일같이 놀라고 매순간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하며 놀람과 화남과 병남의 사이사이를 오가고 있는 우리를 보라. 바라건대 부디 그동안 해 온 것처럼 말을 지키시길, 그렇게 마침표를 찍으셔야 내 말도 말이 됨을 부디 살펴주시길.
  • [최영미와 함께 읽는 세계의 명시] 세상은 추하고 사람들은 슬프다

    [최영미와 함께 읽는 세계의 명시] 세상은 추하고 사람들은 슬프다

    바보 같은(Gubbinal) -월리스 스티븐스 저 이상한 꽃, 태양, 네가 말한 그대로이지. 네 맘대로 해. 세상은 추하고, 사람들은 슬프다. 저 밀림에 쌓인 깃털들, 저 동물의 눈, 네가 말한 그대로이지. 저 사나운 불꽃, 그 자손들, 네 맘대로 해. 세상은 추하고, 사람들은 슬프다. That strange flower, the sun, Is just what you say. Have it your way. The world is ugly, And the people are sad. That tuft of jungle feathers, That animal eye, Is just what you say. That savage of fire, That seed, Have it your way. The world is ugly, And the people are sad. ** 시를 생각해야 되는데, 돈과 권력의 얼굴이 어른거려 집중이 되지 않았다. 뉴스를 틀어놓고 멍하게 있다가 정신을 차려 보니 어느새 밤이 깊었다. 억, 억 소리를 들으며, 나는 작아졌다. 승마선수인 스무살짜리 여자애가 내게 가르쳐 준 “돈도 실력이다”가 귀에 걸려, 아팠다. 이 시국에 무슨 세계의 명시? 기운이 빠져 책상에 앉기도 싫었다. 지금 내 기분에 어울릴 시를 고민하다, 미국 시인 월리스 스티븐스(1879~1955)를 잡았다. 지지난 주에 미국 시인 마크 스트랜드의 자작시 낭송 동영상을 보는데, 그의 입에서 “The world is ugly, And the people are sad”가 튀어나왔다. 원래 스티븐스가 쓴 시의 한 구절을 인용하며 시작하는 스트랜드의 긴 시는 잊었지만 “세상은 추하고”는 듣자마자 내 머리에 달라붙어 떨어지지 않았다. 며칠 뒤 후배들을 만나 차를 마시며 제목도 기억나지 않는 영시의 한 구절을 주절주절 읊었다. 나를 쳐다보던 한 후배의 눈빛은 ‘언니- 왜 세상이 추해요?’라고 내게 묻는 듯했으나, 나는 길게 설명하지 않았다. 그걸 어떻게 말로 하나. 느껴야지. 그리고 일주일쯤 지나서, 최순실이란 이름이 자꾸 귀에 들어왔다. 최근에 바빠서 뉴스를 제대로 챙겨 보지 못해, 도대체 무슨 일인가 싶어 인터넷을 검색했다. 세상의 추악함을 안 게 이번이 처음은 아니나…추하다고 말해야 덜 슬프겠지. 다시 냉정을 되찾고, 스티븐스의 시시한 소리를 조용히 음미했다.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이것밖에 없으니. 시의 제목인 ‘Gubbinal’은 사전에 없는 말이다. ‘바보, 시시한 것’을 뜻하는 속어 ‘gubbin’에 ‘-al’을 붙여 시인이 자의적으로 만든 형용사이다. ‘바보 같은,’ ‘시시한’, ‘시시한 소리’로 번역할 수 있겠다. 스티븐스가 44세 되던 해에 발간한 첫 시집 ‘하모니움’(Harmonium)에 수록된 시인데, 극도로 절제된 언어와 이미지 때문에 좀 낯설게 느껴졌다. 세련의 극치인 그의 시를 이해하려면 먼저 그의 생애를 살펴봐야 한다. 부유한 변호사의 아들로 펜실베이니아에서 태어난 스티븐스는 하버드대를 거쳐 뉴욕법률학교를 나와 보험회사의 변호사로 일했다(나중에 그는 자신이 일하던 회사의 부사장이 되었다). 비즈니스 세계에서 생애의 대부분을 보내다 뒤늦게 시를 쓰기 시작해 시인으로선 아주 드물게 오십세 이후에 최고작품을 생산했다. 스티븐스는 클레와 현대 추상미술의 개척자인 세잔을 좋아한 모더니스트였다. 그의 눈에 보이는 세계를 원통, 원추, 뿔의 세 가지 기본적인 형태로 환원시킨 세잔을 흠모했던 스티븐스는, 시에서 일종의 추상화를 시도했다. ‘바보 같은’이라는 제목을 붙였지만 전혀 바보 같지 않은 시. 우리를 둘러싼 식물과 동물과 문명을 간결한 두어 개의 이미지로 보여주는 능력은 결코 시시하지 않다. 미니멀리즘 화가처럼 자잘한 수식을 생략하고 의미가 통하는 극한까지 밀어붙인 그의 시를 이해하려면, 머리를 비우고 명상에 명상을 거듭하든가 어린애로 돌아가야 한다. 태양을 ‘이상한 꽃’으로 보는 원초적인 상상력, 빠른 이미지의 전개, 마치 어린애의 그림처럼 (파울 클레의 그림처럼) 무얼 뜻하는지 애매한 수수께끼가 뒤섞인 스티븐스의 시어들은 당대 미국의 평론가들을 열광시켰을 게다. 유럽의 첨단 모더니즘에 주눅 들었던 아메리카의 지적, 문화적 자존심을 세워 주었으니까. 첫 행의 ‘태양’ 다음에 나오는 대문자 ‘I’로 시작하는 술어 “Is just what you say”를 우리말로 옮기기가 힘들었다. ‘네가 말한 그대로이지’ 혹은 ‘네가 말한 바로 그거지’가 적당할지. 그 밑에 세 번째 줄에, 위아래 맥락 없이 불쑥 삽입된 “Have it your way”는 미국의 패스트푸드 버거킹의 광고 문구였다. 당신이 원하는 대로 먹으세요, 네가 하고 싶은 대로 해, 당신의 방식대로 해, ‘당신이 보고 싶은 대로 봐’로도 해석이 가능할 텐데, 원문에 충실하려 ‘네 맘대로 해’로 옮겼다. 스티븐스의 시는 잘 보이지 않는다. 며칠 더듬어서 그의 작품을 조금 보이게 만들었다. 다시 음미해 보니 ‘이상한 꽃’과 ‘태양’은 반 고흐의 해바라기를 닮았다. 거 참. 희한하네. 세잔이 아니라 반 고흐인가. 스티븐스의 심오한 시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부분은 세 번째 연. 정글에 난무하는 깃털들로 세계의 ‘야만성’을 보여주는 눈. 부럽다. 나는 다만 그의 시시한 소리에서 건진 한 문장으로 충분하다. 세상은 추하고 사람들은 슬프다.
  • 삼성은 왜 崔씨에 35억 직접 줬나

    삼성 “승마 유망주 육성차원 지원” 崔 측근 승마協 전무가 계약 종용 “(미르·K스포츠)재단을 안 거치고 최순실에게 직접 돈을 건넨 기업은 삼성뿐이다.” 최순실(60)씨 관련 의혹을 수사 중인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가 최씨 측과 삼성전자 간 거액의 자금 흐름을 포착하고 수사에 나섰다.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에 출자한 다른 60여개 기업과 다르게 삼성전자는 최씨와 딸 정유라씨가 공동 소유한 스포츠컨설팅 회사 코레스포츠에 280만 유로(약 35억원)를 지급하는 방식으로 최씨 측과 ‘직거래’를 했다. 최씨 모녀는 지난해 7월 코레스포츠 지분 분산된 전량을 인수한 뒤 같은 해 11월 비덱스포츠로 이름을 바꿨다. 삼성전자와 코레스포츠 간 돈거래는 검찰이 금융정보분석원(FIU) 자료를 검토하는 과정에서 포착됐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9~10월쯤 코레스포츠와 10개월짜리 컨설팅 계약을 맺고 독일 현지로 돈을 보냈다. 국내 은행이 서울 강남지점에서 독일 현지법인으로 돈을 전했고, 독일 현지법인이 다시 이 돈을 여러 독일 은행에 코레스포츠 계좌로 보내는 방식을 썼다. 이 돈 10억원이 그랑프리 우승마인 ‘비타나V’ 구입에 쓰였는데, 독일에서 이 말로 훈련한 승마선수는 정씨가 유일하다. 검찰이 삼성에 대한 수사 방침을 밝힌 가운데 삼성전자는 “승마협회 회장사로 유망주 육성 차원에서 지원하게 됐다”면서 “당초 2020년 도쿄올림픽을 목표로 6명의 해외 전지훈련 등을 지원하려고 했으나 지원을 받을 자격이 있는 선수가 정씨밖에 없었다”고 해명했다. 이어 “코레스포츠를 통해 지원한 이유는 이곳의 공동대표가 독일 지역 승마협회장이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코레스포츠와 삼성 간 컨설팅 계약을 맺을 때 전 승마협회 전무인 박모씨가 중재 역할을 맡은 것으로 알려졌다. 최씨의 측근으로 알려진 박씨는 ‘선수육성계획’ 등 자료를 삼성 측에 제시하며 “회장사가 됐으니 경기력 향상을 위한 역할을 해야 한다. 해외 전지훈련 등을 지원해야 한다”면서 코레스포츠와 삼성 간 컨설팅 계약을 종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는 최씨가 타던 이 말을 지난 8월 매각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삼성전자 측은 “다른 선수들의 (전지훈련) 선발이 지연되면서 선수가 하나(정유라)밖에 없다는 것이 정상이 아니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삼성이 정씨를 위해 독일 승마장을 구입했다는 의혹도 나온다. 삼성전자와 99억원대 프린터·사무기기 관리용역 계약을 맺었던 모나미가 지난 5월 독일 엠스데텐의 루돌프 자일링거 승마장을 사면서 제기된 의혹이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
  • 방송가도 강타한 최순실 패러디

    방송가도 강타한 최순실 패러디

    최순실 게이트가 정국을 강타한 가운데 방송가에도 각종 패러디와 풍자가 줄을 잇고 있다. 통상 TV 드라마나 예능 프로그램에서는 정치적 사건과 거리를 두는 경우가 많았으나 이번 파문이 워낙 국민적인 공분을 사고 있는 만큼 성난 민심을 프로그램에 적극적으로 반영해 공감과 지지를 얻고 있는 것. 31일 첫 방송한 tvN 드라마 ‘막돼먹은 영애씨 15’에서는 현 정권의 ‘비선 실세’로 지목된 최순실씨의 국정농단 파문을 패러디한 장면이 등장했다. 이날 방송 분에서 여주인공 영애(김현숙)는 사업차 내려간 제주도에서 사기를 당한 뒤 승마장에서 우연히 사기꾼을 발견하고는 말을 타고 추적한다. 이때 화면에 “말 타고 ‘이대’로 가면 안 돼요”, “말 좀 타셨나 봐요? 리포트 제출 안 해도 B학점 이상”이라는 자막이 등장했다. 이는 최씨의 딸 정유라(20)씨가 승마 특기생으로 이화여대에 부정 입학해 수업에 제대로 참여하지 않고도 학점을 받는 등 각종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을 풍자한 것이다. 앞서 지난달 30일 방송된 MBC 주말 드라마 ‘옥중화’에서도 최순실 게이트를 풍자한 대목이 화제를 모았다. 종금(이잎새)이 윤원형(정준호)의 아이를 갖고 정난정(박주미)을 제거하기 위해 집에 몰래 무당을 불러들인 대목에서 무당이 종금이에게 오방낭을 내미는 상황이 그려졌다. 무당은 “간절히 바라면 천지의 기운이 마님을 도울 것”이라고 설명했고 종금이는 벅찬 표정으로 이를 받아들인다. 박근혜 대통령이 2013년 취임식 당시 ‘희망이 열리는 나무’ 제막식에서 오방낭을 여는 행사를 했는데 이것이 최씨와 연관이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을 연상시킨다. 드라마 관계자는 “조선조 역사를 돌아볼 때 지금 현실하고 제일 맞는 것이 정난정이 국정을 농단했을 때“라며 최순실 게이트를 풍자한 것이 맞다고 밝혔다. 예능 프로그램에도 풍자는 계속되고 있다. 지난달 29일 방송된 MBC ´무한도전´에서는 박명수가 헬륨 가스가 든 풍선을 달고 무중력 실험을 하는 장면에서 ‘상공을 수놓는 오방색 풍선’이란 자막이 나왔고 박명수가 자신에게 불리한 이야기를 하자 못 들은 척하는 모습을 두고 ‘끝까지 모르쇠인 불통왕’, ‘독불장군의 최후’ 등의 표현을 썼다. 이에 대해 네티즌들은 최순실 게이트와 박 대통령의 소통 부재를 풍자한 것이 아니냐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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