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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견제없는 ‘1인 경영’이 화근

    현대차그룹은 무척 빠르다.2001년 공식 출범 당시 자산 31조원으로 재계 5위였지만 5년 만에 자산이 62조원으로 불어났고 순위는 2위로 껑충 뛰었다. 사업 추진력도 남다르다. 중국공장 설립 ‘작전’은 정몽구 회장과 현대차의 ‘스피드 경영’을 잘 보여준다. 폴크스바겐,GM 등 경쟁업체에 비해 중국 진출이 늦어 현지 공장이 시급하다고 판단한 정 회장은 2002년 2월 베이징기차와 합작법인 설립 양해각서(MOU)를 교환하고 12월 생산을 목표로 내걸었다. 중국 정부의 허가도 나지 않은 상황이었다.9월 초부터 공장 설립에 들어갔으니 12월 양산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해 보였다. 하지만 중국 고위층과의 ‘관시(關係)’와 뚝심으로 무장한 정 회장은 그해 10월 중국정부의 비준을 받았고 실제 12월23일 EF쏘나타를 생산하는 데 성공했다. 지난 18일 열린 중국제2공장 기공식에서 왕치산 베이징시장은 “지난 3년간 베이징현대가 보여준 비약적인 성장과 놀라운 성과는 중국인민들의 귀감이 됐으며 베이징현대가 만든 ‘현대속도’는 중국 공상계(工商界)에 신선한 충격을 던졌다.”고 말했다. 중국공장 완공 직후인 2003년 현대차의 중국내 판매순위는 13위에 불과했지만 지난해는 23만 4000대를 팔아 4위로 수직 상승했다. 올해는 30만대로 3위를 노리고 있다. 정 회장은 2002년 중국,2003년 미국 앨라배마,2004년 슬로바키아공장 등 매년 10억달러가 넘는 해외투자를 숨가쁘게 결정해왔다. 검찰수사로 차질을 빚긴 했지만 올해도 중국2공장, 조지아주공장, 체코공장 등 3건의 해외투자가 진행될 예정이었다. 현대차 관계자는 “전 세계 자동차메이커 가운데 이렇게 짧은 기간에 이렇게 많은 투자를 한꺼번에 진행하는 회사는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처럼 화려한 정 회장의 성공신화에는 늘 ‘황제경영’,‘1인경영’이라는 꼬리표가 따라다녔다. 현대차그룹 스스로도 정 회장의 절대적인 영향력을 부인하지 않는다. 너무 잦은 인사로 계열사 경영진이 ‘책임경영’을 못한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현대차그룹의 유일한 최고경영자는 정 회장이다. 나머지 사장들은 ‘참모’일 뿐”이라는 반박이 나올 정도다. ‘황제경영’은 탁월한 경영 성과를 냈지만 문제점도 드러냈다. 무엇보다 보좌하는 측근들이 충성심을 인정받기 위해 노력했을 뿐 ‘고언’을 하지 못하는 구조가 문제로 지적됐다. 이사회가 제기능을 못한 것도 ‘황제경영’의 그늘이다. 수시로 단행되는 계열사 대표이사 교체는 이사회 결의 사항임에도 ‘본인 의사에 의한 사임’이라는 이유로 생략됐다. 아들, 딸, 부인, 사위, 조카 등 오너일가의 지나친 경영참여와 오너 지분이 들어간 계열사에 대한 ‘밀어주기’도 견제받지 않았다. 김선웅 변호사는 “지난 2002년 본텍과 현대모비스의 합병시도가 시장과 여론의 반대로 실패했을 때 주변에서 무리한 경영승계를 지적해줬어야 했다.”면서 “만일 이때 진심어린 충고가 있었고 정 회장이 이를 받아들였다면 글로비스 문제 등이 불거지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모든 임직원이 정 회장만 쳐다보다 보니 회장이 조금만 흔들려도 조직 전체가 우왕좌왕하는 것도 문제다. 다른 그룹 같으면 회장이 자리를 비웠다고 해서 예정된 해외공장 착공을 ‘무기한’ 연기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지난달 26일 검찰의 압수수색 이후 정 회장이 회사에 출근하지 않자 현대차 수뇌부들은 아무런 결정도 하지 못한 채 사태가 악화되는 것을 지켜볼 뿐이었다. 수사 도중 강행해 여론을 악화시킨 미국 출장도 앞뒤 가리지 않고 회장을 보호해야 한다는 목적만 앞선 탓이라는 지적이다. 상생협력을 강조하는 분위기에서 터져나온 협력업체 납품단가 인하도 회장에게 충성심을 과시하기 위한 측근 출신의 무리한 선택이었다는 반성이 뒤늦게 일고 있다. 정 회장의 절대적 비중을 너무 강조하다 “정 회장이 모든 일을 알아서 하는 체제라면 비자금 조성 같은 중요한 일을 몰랐을 리가 없다.”는 검찰의 ‘반격’에 허를 찔리기도 했다.류길상기자 ukelvin@seoul.co.kr
  • [사설] 정 회장 영장 재계 교훈 삼아야

    검찰이 현대차 경영권 편법승계를 둘러싼 각종 비리의 책임을 물어 정몽구 회장에 대해 배임과 횡령혐의 등으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그동안 정 회장의 신병처리와 관련,‘경제위기론’과 ‘경제정의론’이 팽팽히 맞섰으나 검찰은 고심을 거듭한 끝에 법과 원칙을 선택한 것이다.1조원 규모의 사회공헌프로그램 발표, 재계와 현대차 협력업체, 근로자 등의 잇단 탄원, 대외신인도 추락 및 경영 위축 가능성 등 숱한 고려요인에도 불구하고 온갖 편법과 불법적인 수단을 동원해 세금없는 경영권 승계를 기도하려는 재벌의 고질적인 관행에 경종을 울리기로 결론내린 것으로 볼 수 있다. 우리는 지금까지 경제위기론에 떠밀려 검찰의 사법 잣대가 휘어지는 모습을 자주 목격해왔다.‘유전무죄 무전유죄’라는 냉소주의 풍조가 가시지 않는 이유이기도 했다. 따라서 정 회장에 대한 영장 청구는 그릇된 사법문화와 전근대적인 경영 풍토를 일신하는 전기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특히 재계는 기업 투명성을 높이고 지배구조를 개선하겠다는 약속을 행동으로 옮겨야 한다. 현대차 사건에서도 드러났듯이 말 따로, 행동 따로인 경영은 결국 화를 자초하게 돼 있다. 현대차로서는 단기적으로 글로벌 경영전략에 차질이 빚어지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이번 사태가 기업 체질과 대외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믿는다. 검찰은 정 회장에 대해서는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정의선 기아차 사장을 불구속하는 등 현대차 경영과 국가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적절한 판단이다. 현대차 경영진은 정 회장 1인 경영체제의 공백을 최단기간에 극복하고 실추된 대외 이미지를 바로 세우는 데 진력해야 할 것이다. 사회공헌프로그램에서 약속한 중소기업과의 상생협력 노력도 차질없이 이행해야 한다. 현대차가 환율 강세, 고유가, 회장 사법처리라는 대내외적인 악재와 시련을 딛고 ‘2010 글로벌 톱5’라는 목표를 실현하기를 기대한다.
  • 정회장 구속여부 28일 결정

    현대차그룹의 비리 의혹을 수사중인 대검 중수부(부장 박영수)는 27일 정몽구(68) 현대차 회장에 대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의 횡령·배임 등의 혐의로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정 회장의 구속 여부는 28일 오전으로 예정된 법원의 영장실질심사를 거쳐 이날 오후 늦게 결정된다. 검찰은 정 회장의 아들인 정의선(36) 기아차 사장은 불구속 수사하기로 했다. 검찰은 비자금 조성 등에 관여한 정 회장 이외 임원들의 사법처리 여부는 다음에 결정하되 수위와 범위는 최소화할 방침이라고 밝혀 임직원 가운데 몇 사람을 사법처리하더라도 대부분 불구속 기소하는 선에서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 회장은 2002년부터 올해 초까지 현대차와 기아차, 글로비스, 현대오토넷, 모비스 등 그룹계열사 6개를 통해 1000억원대의 비자금을 조성하고 경영권 승계과정 등에서 회사에 3000억원대의 손해를 끼친 혐의를 받고 있다.또 공적자금이 투입된 기아차의 옛 계열사인 아주금속㈜과 ㈜위아의 부채 550억원을 탕감받는 과정에서 41억원의 금품을 로비자금으로 쓴 혐의도 영장에 포함됐다. 채동욱 대검 수사기획관은 이날 “기업에 불법적으로 손해를 가한 주된 책임자를 법과 원칙에 따라 엄단하는 것이 필요했고 피해액 등을 고려할 때 사안이 매우 중하며 임직원들의 진술 번복 등 증거인멸 우려가 매우 높을 것으로 판단했다. 정 사장은 부자 구속에 따른 부담, 현대차측 경영상 애로 등을 고려해 불구속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한편 정 회장측은 서울중앙지법에 영장실질심사를 연기해 달라고 요청했으나 법원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검찰은 정 회장의 영장이 청구된 만큼 현대차 비자금 조성 및 경영권 편법승계 등 기업관련 비리 수사를 조속히 마무리하고 정·관계 등을 상대로 한 각종 로비 의혹을 본격적으로 수사하기로 했다.김효섭 박경호기자 kh4right@seoul.co.kr
  • [정몽구회장 사전영장] 임원 사법처리 최소화될듯

    [정몽구회장 사전영장] 임원 사법처리 최소화될듯

    정몽구 현대차 회장에 대해 사전구속영장이 청구됨에 따라 관련 임원들의 사법처리는 최소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최고 책임자인 정 회장이 사법처리가 된 마당에 정 회장의 지시를 실행한 임원들에게도 책임을 지우는 것은 부당하다는 결론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 또 정 회장의 공백으로 올 수 있는 현대차의 경영차질을 막기 위해서도 무더기 임직원들의 사법처리는 검찰로서도 피할 것으로 보인다. 검찰 관계자가 “임원 등에 대한 사법처리는 회장 유고로 인해 기업경영에 최대한 차질이 없도록 신중하게 결정하겠다.”고 밝힌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새달중순 MK기소前 결정 방침 검찰은 임원들에 대한 사법처리는 다음달 중순 정 회장을 기소하기 전에 결정할 방침이다. 검찰이 사법처리 최소화 방침을 밝혔지만 이미 이주은 글로비스 사장이 71억여원의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로 구속이 된 상황이기 때문에 비자금 조성과 경영권 편법승계에 직접적으로 관여한 임원의 사법처리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검찰 관계자도 “임원 중 추가 구속자가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때문에 검찰 주변에서는 비자금 조성과 경영권 편법 승계 과정에서 주도적 역할을 한 기업총괄본부가 사법처리 대상이 아니냐는 예상이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채양기 사장과 정순원 로템 부회장 등 전현직 기획총괄본부장이 사법처리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다. 하지만 정 회장의 기소가 될 시점에서는 이미 수사가 마무리될 것이기 때문에 구속수사의 필요성이 떨어지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때문에 정 회장의 구속영장 청구와 함께 다른 임원들에 대한 사전구속영장 청구를 하지 않는다는 것은 결국 검찰이 다른 임원은 모두 불구속 기소할 것이라는 예상도 가능하다. ●새달부터 비자금용처 수사 집중 검찰은 정 회장의 구속영장 청구로 현대차의 비자금 조성과 경영권 편법 승계에 대한 수사를 마무리하고 다음달부터는 이미 구속된 김재록 인베스투스글로벌 전 회장과 김동훈 안건회계법인 전 대표 등의 로비 수사 등 비자금 용처 수사에 집중할 계획이다. 때문에 로비 등에 관여한 임원들의 사법처리가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글로벌 사업 시동 꺼질라

    글로벌 사업 시동 꺼질라

    1조원이라는 천문학적인 액수의 ‘기부금’도 소용없었다. 다소 ‘파격적인’ 상생협력 방안도 대세를 바꾸지는 못했다. 검찰이 27일 고심 끝에 정몽구 회장에 대해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하자 현대차그룹은 말 그대로 온통 충격에 휩싸였다. 그동안은 검찰의 ‘눈치’를 보느라 가급적 입을 다물었지만 “어쩌자는 것이냐?”,“정말 이럴 수가 있느냐?” 등 격앙된 반응이 쏟아졌다. 검찰이 영장을 청구했지만 현대차그룹은 영장실질심사에 마지막 기대를 걸고 있다.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큰 데다 국제축구연맹(FIFA)까지 나서 ‘원만한 처리’를 호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 두산 등 다른 재벌 수사와의 형평성에 대한 불만도 터져나왔다. ●주요사업 일단 정지… 他재벌과 형평성 불만 정 회장 구속으로 현대차그룹의 주요 경영은 당분간 ‘올스톱’될 전망이다. 우선 이미 두 차례나 착공식이 연기된 기아차 미국 조지아주 공장과 다음달 17일에서 착공이 연기된 현대차 체코공장은 당분간 착공이 어렵게 돼 ‘투자 타이밍’을 놓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이영섭 현대·기아차협력회 회장은 “현대·기아차의 해외공장 착공이 계속 지연되면 동반진출을 추진하던 수많은 협력업체도 ‘직격탄’을 맞게 된다.”고 말했다. 현대·기아차의 해외투자 규모는 건당 10억∼20억달러에 이르러 실패시 회사의 존망이 걸려 있는 만큼 책임있는 의사결정이 필수적이다. 그동안은 정몽구 회장의 리더십에 전적으로 의존해 왔다. 정 회장은 주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미국 시장 10년 10만마일 무상보증´ 미 앨라배마공장 등을 뚝심있게 밀어붙인 바 있다. ●1조 환원·선처탄원 등 허사로 현대차 관계자는 “검찰 수사가 아니어도 이미 충분히 비상상황이었다.”고 말했다. 환율, 유가 등 외부환경은 최악이다. 현대차의 내수판매는 4월 들어 25일 현재 3만 1831대로 3월 대비 5% 줄었다. 유럽, 미국, 중국 등도 감소세로 돌아섰다. 원화절상으로 가격경쟁력이 약해진 데다 엔화약세에 힘입은 일본업체들의 공세 등이 원인이지만 현지 딜러망이 동요하고 있는 것도 작용했다. 실제 현대차 인도 딜러들은 “현대차 수사로 딜러와 소비자들이 혼란스러운 상황에서는 30만대 생산과 시장점유율 20%라는 올해 목표 달성이 힘들다.”고 호소했다. 미국 현대차딜러협회도 판매감소를 우려하고 있다. 현대차 예병태 마케팅담당 상무는 “해외공장 착공이 지연되고 현지 딜러들이 판매활동에 집중하지 못하는 등 상당한 경영차질이 우려된다.”면서 “정 회장 말고도 다른 경영진이 있지만 정 회장에 대한 전 세계 경제인, 정치인, 투자자들의 신뢰는 단기간에 해결할 수 없는 문제”라고 말했다. ●전문경영인 체제속 승계작업 빨라질수도 현대차그룹은 지난 19일 계열사별 독립경영 강화를 천명했지만 정 회장이 구속되면 구심점이 필요하기 때문에 외아들인 정의선 기아차 사장 중심으로 재편될 전망이다. 정 사장은 그룹 지배권 확보의 ‘종자돈’인 글로비스 지분을 포기함에 따라 지분승계에는 제동이 걸렸지만 아버지의 부재가 그룹 경영을 장악하는 데는 가속도를 내게 할 것으로 보인다. 정 사장이 구속은 면했지만 검찰 수사로 여론이 나쁜 데다 출국금지 상태여서 당분간은 전문경영인이 그룹 경영을 챙기되 정 회장이 ‘옥중(獄中) 경영’을 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 김동진·이전갑 현대차 부회장의 역할이 커질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지난해 일선에서 물러난 박정인 현대모비스 고문의 ‘컴백’ 가능성도 점쳐진다. 김동진·이전갑 부회장, 조남홍 기아차 사장, 한규환 현대모비스 부회장, 이용도 현대제철 부회장 등 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자들이 당분간 공동으로 그룹을 경영하는 방안도 예상된다. 류길상기자 ukelvin@seoul.co.kr
  • [정몽구회장 사전영장] 경영승계 무리하게 추진하다 최악상황

    [정몽구회장 사전영장] 경영승계 무리하게 추진하다 최악상황

    2005년 3월 참여연대는 ‘현대자동차그룹의 친족경영 강화에 대한 우려’라는 성명서를 통해 정몽구 회장의 외아들인 정의선씨와 셋째 사위 신성재씨, 조카 정일선씨가 나란히 기아차, 현대하이스코,BNG스틸의 대표이사 사장으로 선임된 것을 비판했다. 정 사장이 지분을 갖고 있던 이에이치디닷컴, 본텍과 현대차그룹간 거래가 세간의 의혹을 받은 바 있다고 덧붙였다. 2002년 8월 공정거래위원회는 코리아정공에 200억원의 불법 채무보증을 제공한 현대차그룹 계열사 한국DTS(현 현대다이모스)와 위아에 시중금리보다 저금리로 345억원을 제공한 현대차에 각각 6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한국DTS는 그해 10월 코리아정공을 흡수 합병했다. 본텍이 본텍전자 지분 99%를 취득하고도 계열사에 편입하지 않은 사실도 적발했다. 이 건은 현대차의 ‘위장계열사’로 의심받은 건설사 에이치랜드 문제와 함께 그해 국정감사에서도 지적됐지만 공정위는 에이치랜드를 위장계열사로 볼 수 없다고 판정했다. 하지만 에이치랜드(이후 웰비스로 사명 변경)는 2002년 11월 건설사업부문을 분할해 에이랜드라는 자회사를 설립했고,2004년 3월 에이랜드 지분 전량(20억원)을 현대차그룹의 건설계열사이자 정의선 사장이 최대 주주인 엠코에 매각했다. 에이랜드를 인수한 엠코의 놀라운 성장속도는 익히 알려진 바다. 1000억원대의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 등으로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에 대해 사전 구속영장이 27일 청구되자 현대차그룹 임직원들은 “어쩌다 일이 이 지경까지….”라며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하지만 ‘이 지경’까지 오기 전에 파국을 막을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는 지적이다. 현대차그룹은 2001년 4월 독립 당시 계열사가 10여개에 불과했지만 40개로 불어났다. 이 과정에서 위아, 아주금속 등 옛 기아차 계열사를 ‘헐값’으로 인수한 것이 탈이 났다. 현대차그룹은 또 글로비스, 엠코, 이노션, 본텍 등 비상장계열사 ‘몰아주기’를 통해 정의선 사장 지분승계를 서두르고 있다는 의혹을 숱하게 받아왔다.35세에 기아차 대표이사 사장이 된 정 사장의 초고속 승진도 비판 대상이었다. 언론과 시민단체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현대차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하지만 ‘개선’을 요구하는 세상의 목소리는 서울 양재동 현대차 사옥 21층에 있는 회장 집무실까지는 들리지 않았던 것 같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올초 글로비스가 상장하면서 정몽구 회장 부자의 상장차익이 한때 2조원을 넘었다. 글로비스의 성장에 의혹의 눈초리가 쏠리고 있는 상황이어서 어떻게든 ‘무마’를 했어야 했는데 아무도 건의하지 못했고 결국 글로비스 지분 전량을 사회에 헌납해야 했다.”며 안타까워했다. 여론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터져나온 협력업체 납품단가 인하도 현대차그룹이 얼마나 세상과 동떨어져 있었는지 짐작케 한다. 범 정부 차원에서 상생협력을 외치고 있는 와중에 현대차가 협력업체를 ‘쥐어짜는’ 것처럼 비춰진 것이 마이너스 요인이었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1년에 10차례가 넘게 단행됐던 인사도 너무 심하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지만 현대차그룹은 능력과 실적에 따른 ‘수시인사’라며 인정하지 않았다. 현대차그룹의 잦은 인사가 ‘내부제보’의 원인 가운데 하나였다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다. 이 때문에 현대차그룹이 숱하게 울려온 ‘경고음’에 좀더 일찍 귀를 열었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 김선웅 변호사는 “순환출자와 정의선 사장의 경영권 승계를 위해 비상장사를 지원, 성장시키는 등 지배구조 문제점이 계속 드러났지만 현대차그룹은 변화를 거부했고 결국 정 회장 부자가 형사처벌을 받는 불행을 초래했다.”고 밝혔다. 류길상기자 ukelvin@seoul.co.kr
  • [정몽구회장 사전영장] “경제정의 실현이 장기적 득”

    [정몽구회장 사전영장] “경제정의 실현이 장기적 득”

    검찰은 법과 원칙을 선택했다. 단기적으로는 현대차는 물론 국가적으로도 경제적 어려움이 있을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기업경영의 투명성과 신뢰성 확보가 경제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정몽구 현대차 그룹 회장의 사전영장 청구는 검찰이 앞으로도 재벌 수사에 있어 법과 원칙을 고수하겠다는 ‘신호탄’으로 풀이돼 앞으로의 파장이 주목되고 있다. 검찰이 고심 끝에 정 회장에 대한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한 것은 결국 정 회장이 글로비스와 현대모비스 등 6개 계열사를 통해 1000여억원의 비자금을 조성하고 경영권 편법 승계 과정에서 3000여억원의 회사의 손해를 입힌 혐의의 가장 큰 책임자라는 것을 의미한다. 현대차가 사실상 정 회장 1인에 의해 움직였던 기업임을 감안하면 정 회장에게 책임을 묻는 것은 당연하다는 뜻이다. 때문에 수사팀도 정 회장의 구속을 수사 초기부터 강력히 주장했던 것으로 해석된다. 검찰의 부담이 된 것은 역시나 경제에 미칠 영향. 하지만 검찰은 기업의 신뢰성과 투명성 확보를 택했다. 검찰 관계자는 “이번 결정을 계기로 한국기업의 지배구조의 투명성이 더욱 증대되고 국제적 기준의 경영문화 정착을 통한 대외신인도 제고로 우리기업이 세계 수준으로 발전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검찰은 정 회장 구속영장 청구로 결정됐지만 이는 원래부터 정해졌던 결론이라는 시각도 있다. 수사가 강도높게 진행되다 보니까 검찰은 정 회장 구속 외에는 선택의 여지가 거의 없었다는 측면도 있다. 수사는 강도높게 진행하고 막상 사법처리에서 약하게 한다면 또다시 재벌 봐주기라는 비난이 검찰에 쏟아질 것이기 때문이다. 검찰이 정 회장의 구속영장 청구 결정은 이미 내려져 있었지만 고심을 했던 것은 여론의 동향 등을 살펴본 것이라는 해석도 있다. 아울러 두산비자금 사건 이후로 천정배 법무부 장관과 이용훈 대법원장 등이 계속해서 “화이트칼러 범죄를 엄단해야 한다.”는 주장을 하는 등 검찰 주변의 분위기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앞으로도 기업수사에 있어 법과 원칙을 강조할 것임을 밝혔다. 때문에 당장 삼성그룹의 에버랜드 전환사채를 이용한 경영권 승계 수사 등에 대한 검찰의 대응이 주목되고 있다. 검찰은 재벌 앞에만 서면 약해진다는 오명을 떨쳐낼 수 있을 것인가.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정회장 영장청구할 듯

    정회장 영장청구할 듯

    현대차 비리의혹 사건을 수사 중인 대검 중앙수사부가 정몽구 현대차 그룹 회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최종 단계에서 정 회장을 불구속 기소하는 쪽으로 결론이 날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되지 않고 있다. 구속영장 청구가 최종 확정되면 검찰은 정 회장에 대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의 배임 및 횡령 혐의를 적용해 27일 중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하게 된다. 검찰은 이같은 최종 사법처리 방향을 27일 오후 2시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검찰은 이 자리에서 정 회장의 장남인 정의선 기아자동차 사장과 그동안 조사를 받았던 다른 임원들의 사법처리 방향도 발표한다. 정 회장에 대해 구속영장이 청구되면 정 사장은 불구속 기소될 것으로 예상되며 다른 임원들도 대부분 불구속기소되거나 선처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이 정 회장에 대해 영장을 청구키로 방향을 잡은 것은 현대차와 경제에 위기를 부를 수 있다는 판단보다는 일시적인 악영향이 있더라도 장기적으로 볼 때는 국가 경제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판단한 때문으로 보인다. 정상명 검찰총장은 이에 앞서 26일 오후 수사팀의 수사결과 보고를 받은 뒤 이같은 현대차 비리 관련자들의 사법처리 방침을 정했다. 수사팀은 현대차그룹이 계열사를 통해 1000억원의 비자금을 조성하고 경영권 편법 승계 등에 사용하는 과정에 정 회장이 주도적인 역할을 한 만큼 본인이 법적 책임을 져야 한다는 의견 등 여러가지 사법처리 방안을 정 총장에게 보고했다. 채동욱 대검 수사기획관은 “정 총장이 수사팀의 보고를 받고 내부적으로 현대차 비자금 조성과 기업관련 비리사건의 처리 방침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채 기획관은 “정 총장이 보고를 받으며 수사팀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했고 오랜 고심 끝에 적합한 결론을 내렸다. 수사팀과 갈등은 없었다.”고 말했다. 정 회장은 글로비스와 현대오토넷, 현대모비스, 기아차, 위아 등 계열사를 통해 1000여억원의 비자금을 조성하고 3000여억원의 손실을 끼친 혐의를 받고 있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신연숙칼럼] 돈을 버는 이유

    [신연숙칼럼] 돈을 버는 이유

    열심히 노력하여 돈을 모으는 친구가 있다. 단칸 셋방에 장롱만 동그마니 커 부부가 꼭 껴안고 자야만 하는 형편으로 신혼생활을 시작했지만 지금은 비슷하게 출발한 그룹과 2배 이상 차이나는 재력을 쌓았다. 재산을 불리느라 아직 한번도 자기 명의의 집에 살아본 적이 없다는 그에게 답답한 느낌이 들 때도 있었지만 그의 노후계획을 듣고 나선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그의 꿈은 각 도에 하나씩 장애자나 불우노인을 돕는 사회복지기관을 세우는 것이다. 자신은 은퇴후 각 도의 기관들을 순회하며 사업 관리를 할 것이라 한다. 공익재단을 세우는 것인 만큼 자신의 사후에는 당연히 국가에 귀속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보람되고 활기차게 한 인생 살다가 간다면 그야말로 잘 사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돈을 버는 선한 이유와 분명한 실천력을 가진 이런 이야기를 듣고 나면 하루하루를 별 생각없이 살아가는 보통사람들은 반성을 하게 될 터이다. 정말 돈많은 사람들에게는 또 한번 짜증스러운 일이 될지도 모르겠다. 홀로 된 할머니가 떡볶이 장사하여 평생 모은 전재산을 사회에 기부했다는 종류의 뉴스에 가장 짜증내는 사람들이 재벌이라고 하니 말이다. 아마도 돈을 벌고 자식에게 물려줘 천년왕국을 세울 생각에 골몰할 뿐, 어떻게 물려주거나 주위의 많은 사람들이 어떻게 살고 있는지에 조금도 개의치 않아온 그들의 태도가 이런 우스갯소리가 나온 배경이 아닌가 한다. 우리나라 재벌들의 이런 태도를 입증하는 여러 사실들이 있다. 지난달 전경련은 우리나라 학생들이 자본주의와 시장경제를 부정하는 잘못된 경제교육을 받고 있다는 증거로 한·중 대학생 설문조사 결과를 내놓았다.‘기업의 목적이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기업의 이익을 늘리는 것’이라고 답한 학생이 중국은 47.2%로 한국의 39.2%보다 많았고, 반면 ‘사회에 기여하는 것’이라고 본 학생은 한국이 38.5%로 중국의 28.1%보다 많았다며 큰 문제라는 시각이었다.‘기업의 이익’과 ‘사회의 기여’를 택일사항으로 나열한 것 자체부터 동의하기 어렵다. 나아가 ‘기업의 이익’을 넘어 ‘재벌 총수’의 이익 늘리기에 급급한 우리 기업들의 행태는 과연 시장경제 이념에 충실하다고 큰소리 칠 수 있는가. 편법으로 세금을 회피하여 재산을 상속한 삼성과, 삼성의 사례가 불거진 이후에도 버젓이 불법 탈법 승계작업을 벌인 현대자동차 일가의 행태는 재벌의 인식을 입증하는 구체적 사례다. 어떤 질타의 말에도 아랑곳않던 이들이 촘촘히 조여오는 법망 앞에서 8000억,1조원씩 ‘짜증나는’ 헌납금으로 사회의 환심을 사보려 하고 있다.‘사회의 기여’보다 ‘기업의 이익’이 우선이라고 강조하던 이들이 이제 국가경제 기여와 고용창출 등 ‘사회의 기여’를 감안해 총수를 선처해야 한다고 호소하는 모습은 모순이 아닐 수 없다. 보통 사람들이 돈을 버는 이유는 어느 정도의 안락한 생활과 가족의 부양을 위해서다. 사회참여를 통한 자아실현 욕구의 충족이 이에 더해질 것이다. 앞의 친구처럼 그 결과 쌓여진 부로 사회기여를 할 수 있다면 더욱 행복한 삶이다. 그 규모가 글로벌 대기업 수준이라면 사회기여와 행복의 크기도 더할 수 없이 커야 하지 않겠는가. 부의 축적과 운영이 투명하여 온 국민이 자랑스럽게 여겨야 하지 않겠는가. 억울할 수도 있겠지만 삼성에 이은 현대자동차의 위기는 우리 사회가 반드시 겪고 지나가야 할 정신적 성장통이라고 생각한다. 제3, 제4의 삼성·현대가 없도록 매듭이 지어지길 기대한다. 논설실장 yshin@seoul.co.kr
  • [검찰 현대車 사법처리] “경제논리보다 원칙”

    [검찰 현대車 사법처리] “경제논리보다 원칙”

    구속이냐, 아니냐를 놓고 검찰이 고심을 거듭했던 정몽구 현대차 그룹 회장의 신병처리는 결국 구속영장 청구 쪽으로 방향이 잡힌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26일 현대차 본사 등의 압수수색으로 시작된 현대차 비리의혹 수사가 시작한 지 꼭 한달 만이다. 그러나 검찰이 최종 발표를 할 27일 오후 2시까지 이같은 방향이 급선회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정 회장을 불구속하고 아들인 정의선 기아자동차 사장을 구속하는 방안이다. ●26일 오후 긴박했던 대검청사 정상명 검찰 총장은 26일 오후 5시 박영수 대검 중앙수사부장 등 수사팀으로부터 이번 수사 결과를 보고받았다. 수사팀은 그동안 수사를 통해 밝혀낸 혐의와 증거관계와 몇가지 사법처리 방안들을 총장에게 전달했다. 총장은 10여분의 수사팀 보고를 받은 뒤 중수부장 등과 논의한 뒤 1시30분이 지난 오후 6시30분쯤 이번 사건의 관련자들의 신병 처리 방향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총장은 이날 “수사팀과의 이견이나 갈등은 없었다.”고 말했다. 채동욱 대검 수사기획관도 “총장님이 이번 사건에 가장 적합한 결론을 냈다. 수사팀과 전혀 갈등은 없었다.”고 강조했다. 정 총장이 방침을 정하는 데는 표면상으로는 1시간여의 짧은 시간이었지만 실질적으로는 이번 사건 처음부터 정 총장의 고민은 시작됐다. 수사팀은 지난달 현대차 본사 등에 대한 전격 압수수색에 앞서 총장에게 재계 서열 2위의 현대차를 압수수색해야 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수사팀은 이미 구속한 김재록 인베스투스 전 회장이 현대차 양재동 사옥과 관련된 로비를 벌인 혐의는 물론 글로비스 비자금에 대한 내부 제보, 공적자금 수사에서 나온 현대차의 계열사의 부채탕감 로비 혐의까지도 이미 상당 부분 밝혀낸 상황이었다. ●엄정한 수사가 장기적으로는 경제에 도움 27일 발표에서 정 회장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라는 결과가 나온다면 검찰은 결국 정 회장의 책임이 가장 크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정 회장은 1000여억원에 이르는 그룹 차원의 비자금을 조성한 횡령 혐의와 회사에 3000여억원의 손해를 입힌 배임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정 회장의 장남 정의선 기아차 사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방안도 검토했다. 정 사장이 비록 경영권 편법 승계의 ‘수혜자’라는 상징성이 있기는 하지만 그룹 차원의 비리에 관여한 정도가 약해 정 사장에게 책임을 묻는 게 합당한지 고민해 왔다. 남은 문제는 경제적 파장. 현대차 그룹은 정 회장에게 의존하는 정도가 다른 기업보다 높아 정 회장의 구속이 자칫 그룹 전체가 흔들리는 상황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검찰은 그러나 정 회장이 구속된다고 하더라도 현대차의 브랜드 이미지에 손해가 오고 와 경영권이 흔들릴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기업 투명성 확대, 경영권 지배구조개선이라는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정 총장이 지난 14일 전국검사장 간담회에서 “이번 수사를 계기로 기업 투명성이 증대되고 국제적 기준의 경영문화가 정착돼 우리 기업이 세계 최고수준으로 발전하고 우리나라가 선진국 진입에 한층 다가갈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한 것도 같은 의미로 풀이된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MK부자 사법처리’ 막판 고심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부자의 사법처리 여부가 검찰총장의 고심만 남겨놓았다. 현대차그룹 비리 의혹을 수사 중인 대검 중수부(부장 박영수)는 25일 박영수 중수부장 주재로 수사팀 회의를 갖고 정 회장 부자 등 관련자들의 사법처리 여부 등을 논의했다.수사팀은 논의 결과를 26일 정상명 검찰총장에게 보고한 뒤 이르면 이날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다. 당초 이날 수사팀 회의에서 정 회장 부자를 비롯한 현대차 임직원의 구속기소 여부 등 신병처리 범위가 확정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막상 회의를 열어 그동안 수사 진행상황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일부 세세한 부분에서 보완이 필요해 신병처리 범위 등은 조금 미뤄졌다. 이를 두고 검찰 주변에서는 “신병처리가 정 사장쪽으로 기울었다.”는 소문이 돌기도 했다.검찰 관계자는 “정 회장의 소환 조사를 끝으로 각자 맡은 부분을 정리했는데 조사자가 많아 시간을 갖고 증거관계 기록을 정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검찰 안팎에서는 정 회장 부자의 사법 처리를 놓고 막판까지 고심을 하고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검찰로서는 최소 600억원이 넘는 그룹 차원의 비자금과 계열사 편법 승계 등을 통한 경영권 편법 승계 등 이미 밝혀낸 혐의들을 놓고 법의 잣대로만 판단한다면 정 회장을 구속기소할 수밖에 없다. 수사팀도 정 회장의 사법처리 의견을 강하게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정 회장에게 의존도가 높은 현대차의 특성과 재계 서열 2위 기업의 총수를 구속한 뒤 생길 수 있는 경제적 파장도 감안하지 않을 수 없다. 정 사장을 구속할 경우 검찰은 경영권 편법 승계의 대상을 구속했다는 성과를 얻을 수 있지만 비리 관여 정도가 정 회장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다는 점이 검찰로서는 부담이다.그렇다고 둘 다 불구속한다면 두산그룹 사건에 이어 검찰이 또다시 ‘재벌 봐주기’라는 역풍에 휩싸일 수 있어 이래저래 검찰의 고민은 깊을 수밖에 없다. 검찰로서는 사실상 선택의 폭이 그리 많지 않은 상황이다. 그렇지만 검찰의 ‘고민의 시간’은 그리 길지 않을 전망이다. 검찰 관계자도 이번주 안에 관련자들의 사법처리를 결정한다는 방침은 변함이 없음을 강조했다.검찰 관계자는 “수사팀이 총장에게 보고하는 시점과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시점의 차이가 그리 오래 걸리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 회장을 비롯, 관련자 대부분이 이미 검찰 조사를 받았기 때문에 검찰은 영장 청구 방침이 결정되면 26일 관련자들에 대한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할 것으로 보인다.김효섭 박경호기자newworld@seoul.co.kr
  • 은행 最古지점 보면 역사 보인다

    은행 最古지점 보면 역사 보인다

    ‘본 은행 지점을 본월 10일 인천항 탁포(坼浦)에 창설하였음을 알려드리오니 여러분께서는 부환(付換·입금)과 출환(出換·출금)에 관한 일이 있으시면 오셔서 문의하기 바랍니다.’구한말인 1899년 5월10일 대한천일은행(현 우리은행)장이 황성신문에 낸 인천지점 개점 광고다.1899년 1월에 설립된 천일은행은 4개월 뒤에 은행 역사상 처음으로 인천지점을 개설했다. 이 지점이 바로 인천시 중구 인현동에 있는 현재 우리은행 인천지점이다. 우리은행은 인천에만 여러개의 지점을 갖고 있지만 최고(最古) 지점이라는 점 때문에 이름을 ‘인천지점’으로 유지하고 있다. ●지점 역사가 은행의 정통성을 말한다? 규모의 경쟁을 벌이고 있는 시중은행들이 앞다퉈 지점을 내고 있다. 목 좋은 건물을 놓고 하룻밤 새 계약 은행이 바뀌는 진풍경도 벌어진다. 금융연구원은 최근 지점 늘리기 경쟁이 은행의 영업건전성을 훼손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렇다면 은행들의 최초 지점은 어떤 모습이었을까. 국내은행 가운데 가장 역사가 깊은 곳은 조흥은행을 인수한 신한은행이다. 신한은 1982년에 창립돼 은행사에 ‘명함’도 내놓지 못했지만 109년 역사를 자랑하던 조흥을 인수해 일약 최고(最古)의 반열에 올랐다. 그런데 조흥은행의 전신인 한성은행은 천일은행(우리은행)보다 2년 앞선 1897년에 설립됐지만 1906년 8월에야 수원지점을 내는 바람에 지점 역사에서는 7년이 뒤진다.7년 동안 한성은행은 광통교 본점에서만 영업을 했다. 우리은행은 “개화기 당시 인천항은 조선, 청나라, 일본 상인들의 각축장이었다.”면서 “인천지점은 조선상인의 상권을 보호하는 게 주요 임무였다.”고 설명했다. 인천지점은 일본제일은행, 일본58은행,HSBC 등 외국은행들과의 환전업무도 수행했다. 지금도 국내에서 법인화가 안돼 지점 형태로만 운영되는 HSBC가 당시에 벌써 지점을 냈다는 사실이 이채롭다. 한성은행은 곡류, 포목, 어류, 생우(生牛) 등의 총집결지였던 수원에서 영업력을 확대하기 위해 수원지점을 먼저 낸 것으로 풀이된다. 신한은행은 오는 10월 수원지점 100주년 기념식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해 출범한 SC제일은행도 1929년에 생긴 제일은행(조선저축은행) 덕택에 유서깊은 은행이 됐다. 조선저축은행은 산업은행의 전신인 일제의 조선식산은행의 저축예금업무를 승계해 국내 최초의 저축예금 전담 특수은행이 됐다. 조선저축은행은 1931년 10월 처음으로 부산지점을 냈다. ●후발은행들은 처음부터 마당발? 외환은행을 인수해 ‘글로벌 뱅크’로 거듭나려는 국민은행은 근로자·서민의 금융을 돕는다는 취지로 만들어진 ‘국민은행법(현재 폐지)’에 따라 1963년 2월 설립과 동시에 전국에 50개의 지점을 개설했다. 시작부터 ‘마당발’의 면모를 보인 셈이다. 국책은행인 산업은행과 기업은행도 각각 1954년,1961년 창립과 함께 전국 주요 공업도시에 10개,28개의 지점을 냈다.1967년 1월 한국은행에서 분리된 외환은행은 창립일에 곧바로 부산지점을 설립했다. 당시 경제성장전략의 핵심인 수출을 지원하기 위해 부산에 우선 지점을 낸 것이다. 하나은행에서 가장 오래된 지점은 옛 서울은행의 을지로 4가지점으로,1960년 개설 당시 을지로에는 인쇄소, 미싱제조, 건축자재, 철공소 등이 밀집돼 있어 요즘의 ‘테헤란 밸리’나 다름 없었다. 하나은행이 최근 영세자영업자(소호) 대출에 주력하는 것도 지점 역사와 무관하지 않다. 한국씨티은행은 특이하게도 인수은행의 역사가 더 깊다. 인수자였던 씨티은행 서울지점은 1967년 광화문에 설립됐고, 피인수자였던 한미은행은 1983년 금융의 중심지였던 여의도에 처음으로 지점을 개설했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롯데, 이르면 이번주 까르푸 인수

    이르면 이번 주 롯데쇼핑이 한국까르푸 인수 계약을 할 전망이다. 2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쇼핑이 지난 21일부터 한국까르푸 월드컵점을 시작으로 매장 실사를 진행하고 있다. 까르푸 본사는 한국법인에 (우선)협상대상자인 롯데쇼핑과 삼성테스코홈플러스의 점포별 매장실사에 협조할 것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삼성테스코는 매장 실사에 나서지 않고 있다. 신세계, 이랜드는 실사 통보를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롯데와 까르푸측이 이번주에 만나기로 약속된 것으로 알려졌다.”며 “두 회사는 이르면 이번주에 본 계약을 체결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롯데쇼핑이 실사 과정에서 부실 채무나 인수가 할인 요인을 발견하면 가격 협상 등으로 인수 계약이 늦춰질 가능성도 있다. 양측은 고용 승계, 임대 매장, 매장 정리 등에서는 이견을 보이고 있다. 또 까르푸측은 결제금액으로 유로화를 주장한 반면 롯데쇼핑은 원화를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이기철기자 chuli@seoul.co.kr
  • 정몽구회장 24일 소환

    정몽구회장 24일 소환

    현대차 그룹의 비리 의혹 사건을 수사 중인 대검 중앙수사부는 정몽구 회장을 오는 24일 오전 10시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한다고 밝혔다. 검찰은 정 회장을 상대로 현대차, 글로비스 등을 통한 수백억원대의 비자금 조성과 경영권 편법승계, 부채 탕감 로비 혐의 등에 정 회장이 관여했는지 조사할 방침이다. 채동욱 대검 수사기획관은 “정 회장을 조사한 뒤 사법처리 대상 등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또 21일 새벽까지 18시간 넘게 강도 높은 조사를 받은 정의선 사장을 다시 소환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채 기획관은 “정 사장에 대한 조사가 비교적 잘 됐지만 조금 더 물어볼 부분이 있어 다시 부를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정 사장은 계열사 부채탕감 과정 등과 관련해 일부 보고를 받은 사실을 시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정 회장 소환을 마친 후 정 회장 부자와 현대차그룹 임직원을 일괄 사법처리할 방침이다. 또 다음달부터 본격화되는 현대차그룹의 정·관계 로비 등 비자금 용처 수사는 늦어도 6∼7월 이전에는 마무리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검찰은 금품을 받고 현대차그룹 계열사의 부채탕감 과정에 개입한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가 기각된 박상배(61) 산업은행 전 부총재 등에 대한 구속영장을 조만간 재청구할 예정이다. 검찰은 이를 위해 압수수색 등을 통해 관련 증거를 추가로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효섭 박경호기자 newworld@seoul.co.kr
  • 檢 “정의선사장 일부 혐의 시인”

    정의선 기아차 사장에 이어 아버지인 정몽구 현대차 그룹 회장이 24일 조사를 받을 예정이어서 현대차의 비리 수사가 마무리 국면에 접어들었다.20일 소환돼 밤샘조사와 다름없을 정도로 장시간 조사를 받았던 정 사장은 일부 혐의를 시인한 것으로 알려졌다.●정 회장 소환 조사 현대차 1차 수사의 사실상 마무리 현대차 비리의혹 수사에 단초를 제공한 김재록씨가 구속된 지 한 달이 되는 24일 정 회장이 검찰에 소환 조사를 받게 됐다. 정 회장의 소환 조사로 현대차에 대한 1차 수사는 사실상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정 회장은 현대차 비리의혹의 최종 책임자로 조사를 받게 된다. 검찰은 정 회장을 상대로 최소 수백억원대의 현대차, 글로비스, 현대오토넷의 비자금 조성을 지시했는지, 정 사장에게 경영권을 물려주기 위한 일련의 과정에 얼마나 개입했는지 확인할 방침이다. 정 회장이 비자금 조성 등에 관한 혐의를 시인한다면 특정경제가중처벌법의 횡령, 배임 혐의를 받게 된다. 또 경영권 승계를 위해 계열사를 편입시키는 과정에서 정 사장의 보유 주식을 높게 평가하는 등 일련의 과정에 개입했다면 업무방해와 배임 혐의도 적용될 수 있다. 이달 말 정 회장 부자를 포함해 관련자들을 사법처리할 검찰은 특히 정 회장 부자의 처벌 수위에 대한 언급을 극도로 삼가고 있다. 섣불리 구속 또는 불구속의 예단을 하지 말라는 주문이다.●정 사장 경영권 편법 승계 일부 시인? 검찰이 정 사장을 장시간 조사한 것은 본텍과 글로비스 주식을 매각하고 기아차 지분을 취득하게 된 상세한 경위와 이 과정에서 현대차 차원의 지원여부 등을 명확히 조사하기 위해서였다. 또 현대차가 정 사장의 경영권 승계를 위해 현대차 임직원들의 명의로 현대차, 기아차, 모비스 등 계열사의 주식을 사들인 부분도 정 사장이 미리 알고 있었는지 조사했다. 검찰은 정 사장이 현대차 임직원 등을 통해 보고를 받거나 직접 지시를 내린 사실이 있었는지에도 주목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정 사장이 자신이 알고 있는 범위 내에서 시인했다.”고 말했다.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정의선 사장 새벽귀가

    정의선 사장 새벽귀가

    ‘현대차그룹 비리의혹’을 수사 중인 대검 중수부(부장 박영수)는 20일 정의선(36) 기아차 사장을 소환, 조사한 뒤 밤늦게 돌려보냈다. 검찰은 정 사장을 상대로 현대차그룹의 비자금의 규모·용처, 경영권 편법승계, 부채탕감 로비 등 불법행위를 지시하거나 보고받았는지 추궁했다. 또 아버지인 정몽구(68) 현대차 회장도 비리에 연루됐는지 물었다. 검찰은 정 사장에 대한 1차 조사를 마친 뒤 다음주 초 정 회장을 불러 비자금 조성 등 관련 혐의를 조사할 방침이다. 채동욱 대검 수사기획관은 정몽구 회장 부자 모두 피의자 신분이라고 거듭 밝혀 이들을 기소할 방침임을 분명히 했다. 그는 또 정 회장 부자를 불구속 기소하는 방안은 검토한 바 없다며 정 회장 부자 중 적어도 한 사람은 구속영장을 청구할 뜻을 내비쳤다. 검찰은 19일 긴급체포한 김동진(56) 현대차 부회장을 이날 석방했다. 채 기획관은 김 부회장이 비자금 조성ㆍ집행에 대한 책임을 뒤집어 쓰려는 태도를 보였는지에 대해 “단연코 그렇지는 않다.”고 밝혀 정 회장 부자가 비자금과 연관됐다는 의미있는 진술을 확보했음을 시사했다. 김효섭 박경호기자 kh4right@seoul.co.kr
  • 세무조사 칼날에 선 재벌2세들

    국세청이 그동안 탈없이 넘어갔던 재벌 2세들의 경영권 승계 작업들을 세무조사를 통해 하나씩 되짚어 보고 있어 관심이 쏠린다. 상속·증여 과정에서 이뤄졌던 관행이나 새롭게 나타난 편법 행위들에 대해 실질과세라는 ‘철퇴’를 내릴지도 주목된다. 국세청의 시선이 우선 향한 곳은 2000년대 들어 2세들의 초고속 승진과 함께 지분 증여가 지속적으로 이뤄진 현대백화점그룹.국세청이 지난달 20일부터 그룹 계열사인 한무쇼핑을 세무조사하는 가운데 관심은 지난해 논란이 됐던 현대백화점의 ‘증여세 대신 납부’를 어떻게 해석하느냐 여부다. 하지만 현대백화점은 정기 세무조사인 만큼 상속과 증여 과정을 조사하는 것은 아니다고 주장했다. 내용은 이렇다. 정몽근 현대백화점 회장은 2004년 말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과 목동점을 운영하는 한무쇼핑의 지분을 장남인 정지선 부회장에에 증여했으며, 현대백화점은 이 주식을 정 부회장으로부터 총 713억원(32만주·주당 22만 3000원)에 매입했다. 한무쇼핑의 대주주는 현대백화점이고, 현대백화점의 대주주는 정 부회장이기 때문에 지분 매각에 따른 경영권에는 전혀 변화가 없었다. 다만 정 부회장은 현대백화점의 지분 매입 덕분에 증여세(300억원) 납부 자금 확보와 413억원의 여윳돈을 확보하게 됐다. 문제로 지적될 만한 것은 현대백화점이 한무쇼핑의 지분을 정 부회장으로부터 적정 가격에 매입했느냐와 한무쇼핑 지분 매입이 꼭 필요했느냐로 요약된다. 그러나 당시 증권가에서는 주당 22만 3000원은 터무니없이 높은 매입가라고 지적했다.김선웅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 소장은 “이사회의 경영 판단을 감안해야겠지만 현대백화점의 경우는 총수일가가 사적인 이해관계를 이용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대백화점측은 이에 대해 “당시 매입가는 회계법인 3곳에 자문을 구해 결정했던 만큼 비싸지 않다.”면서 “유통기업의 전문성 강화 차원에서 지분 매입이 이뤄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회장에 오른 전필립 파라다이스그룹 회장도 불안하다. 파라다이스가 지난해 정기 세무조사에 이어 최근엔 본사 뿐 아니라 계열사마저 특별 세무조사가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룹측은 “특별히 문제될 것이 없다.”고 밝혔지만 시중엔 갖가지 ‘설’들이 나돌고 있다. 증여 및 상속세가 예상보다 적어 탈세 혐의가 있다는 것부터 비상장사간 지분 이동에 따른 탈세 등이 입에 오르고 있다. 국세청은 신세계 2세들이 지분을 확보하는 과정에서 편법이 있었는지도 주시하고 있다.이명희 신세계 회장의 장남인 정용진 부사장은 광주신세계가, 장녀인 정유경 조선호텔 상무는 지난해 1월 조선호텔에서 분사한 조선호텔 베이커리가 논란이 되고 있다. 시민단체는 이들 기업을 별도법인으로 둠으로써 2세에게 편법적으로 부를 상속시켰다고 보고 있다.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정몽구父子 최소 1명 구속?

    검찰의 현대차 비리의혹 수사의 ‘피날레’라고 할 수 있는 정몽구 현대차 그룹 회장 부자에 대한 조사가 20일 장남 정의선 기아차 사장의 소환으로 시작됐다. 이제 관심은 총수 부자를 포함한 관련자들의 사법처리에 모아진다. 검찰이 가장 고심하고 있는 부분은 물론 정 회장 부자의 처벌 수위.19일 소환했던 김동진 부회장을 검찰이 긴급체포하면서 정 사장의 구속을 염두에 둔 포석이라는 해석이 나오기도 했다.하지만 검찰 관계자는 두가지는 전혀 상관이 없다고 말했고 김 부회장도 20일 귀가시켰다. 최종적 책임을 총수 부자가 져야 한다는데는 이견이 없어 보인다. 문제는 과연 누구를 구속시켜야 할 것이냐 하는 것이다. 둘다 구속기소를 하는 것은 두산 사건 등 전례와 형평성 시비가 있을 수 있고 둘다 불구속할 경우 재벌 봐주기라는 비판을 받을 수 있다. 천정배 법무부 장관도 이날 “공정한 시장경제의 룰을 어긴 기업을 감싸서는 안 된다.”고 주문하기도 했다. 검찰 내부에서는 초기에는 ‘부자(父子) 동시처벌’ 가능성까지 내비치는 등 ‘모두 구속’쪽의 의견이 강했지만 상황은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 검찰이 정 회장은 불구속 기소하고 정 사장을 구속기소할 경우 비자금 조성과 경영권 승계, 계열사의 부채탕감 로비 등의 범죄 형태를 볼 때 정 회장이 깊숙이 관여했을 가능성이 높아 비판이 일 수 있다. 그렇다고 정 회장만 구속기소하는 것은 현대차의 경우 정 회장의 의존도가 높다는 점이 부담이다. 때문에 최종 결정은 섣불리 예단하기 어렵다.또 검찰이 수사와 무관하다고는 했지만 현대차가 1조원을 사회에 헌납한 것이 수사 결과에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으리라고는 말하기 어렵다. 검찰은 정 회장의 소환 뒤 최종 결론을 내릴 방침이다. 71억여원의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로 구속된 이주은 글로비스 사장과 마찬기로 현대차 본사의 비자금 조성 혐의를 받고 있는 김승년 구매총괄본부 부사장, 이정대 재경본부 부사장, 현대오토넷의 이일장 전 사장과 주영섭 현 사장 등도 사법처리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비자금 조성에 직접 관여한 임직원만 선별 구속할 것으로 보인다. 기획총괄본부 채양기 사장과 전임 기획총괄본부장이었던 정순원 부회장도 관여 정도에 따라서는 사법처리를 피할 수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정의선 사장 새벽귀가…편법승계등 조사

    정의선 사장 새벽귀가…편법승계등 조사

    ‘현대차그룹 비리의혹’을 수사 중인 대검 중수부(부장 박영수)는 20일 정의선(36) 기아차 사장을 소환, 조사한 뒤 밤늦게 돌려보냈다. 검찰은 정 사장을 상대로 현대차그룹의 비자금의 규모·용처, 경영권 편법승계, 부채탕감 로비 등 불법행위를 지시하거나 보고받았는지 추궁했다. 또 아버지인 정몽구(68) 현대차 회장도 비리에 연루됐는지 물었다. 검찰은 정 사장에 대한 1차 조사를 마친 뒤 다음주 초 정 회장을 불러 비자금 조성 등 관련 혐의를 조사할 방침이다. 채동욱 대검 수사기획관은 정몽구 회장 부자 모두 피의자 신분이라고 거듭 밝혀 이들을 기소할 방침임을 분명히 했다. 그는 또 정 회장 부자를 불구속 기소하는 방안은 검토한 바 없다며 정 회장 부자 중 적어도 한 사람은 구속영장을 청구할 뜻을 내비쳤다. 검찰은 19일 긴급체포한 김동진(56) 현대차 부회장을 이날 석방했다. 채 기획관은 김 부회장이 비자금 조성ㆍ집행에 대한 책임을 뒤집어 쓰려는 태도를 보였는지에 대해 “단연코 그렇지는 않다.”고 밝혀 정 회장 부자가 비자금과 연관됐다는 의미있는 진술을 확보했음을 시사했다. 김효섭 박경호기자 kh4right@seoul.co.kr
  • 정사장 ‘비리 개입’ 정황·진술 확보

    정사장 ‘비리 개입’ 정황·진술 확보

    지난달 26일 서울 양재동 현대차 본사 등에 대한 전격 압수수색으로 시작된 현대차 비리 1차 수사가 정점에 이르렀다.20일 소환된 정의선 기아차 사장과 다음주 초 소환될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의 조사를 마치면 사실상 현대차의 비자금 수사는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비자금을 받은 정·관·경제계 인사 등에 대한 ‘2라운드’ 수사가 남아 있다. ●검찰, 정 사장 경영권 편법 승계과정 등 집중 추궁 검찰은 20일 소환된 정 사장이 현대차 비리에 상당 부분 개입한 정황과 관련자들의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현대차의 실무자급부터 부회장급까지 연이어 조사를 받았지만 최종적인 책임은 결국 정몽구 회장과 정 사장이 져야 할 것으로 검찰은 판단하고 있다. 검찰은 정 사장을 상대로 집중 추궁한 것은 경영권 편법 승계 부분. 검찰은 현대차 일가의 비리에 대해 ‘회사를 이용한 부의 축적과 이전’이라는 표현을 이미 쓴 바 있다. 그만큼 이번 수사는 비자금 불법 조성에서 촉발되긴 했지만, 처음 예상대로 경영권 문제로 물길이 모아지고 있다. 검찰이 정 사장을 상대로 최종 확인 수사하고 있는 부분은 2001년 3월 글로비스에 세워 계열사의 ‘물량 몰아주기’가 이뤄진 배경,2005년 11월 현대오토넷이 본텍을 인수합병하면서 본텍의 주식가치를 두 달 전 지멘스에 매각할 때의 두 배가 넘는 주당 23만여원으로 평가하게 된 경위 등이다. 또 위아, 카스코, 아주금속공업 등이 그룹에 편입하는 과정에서 거액의 채무를 탕감받기 위한 김동훈(57·구속) 안건회계법인 전 대표의 로비 과정도 캐물었다. 이 회사들의 계열사 편입과정은 경영권 승계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또 글로비스를 통해 조성된 비자금으로 기아차 주식 등 계열사 주식을 사들였는지도 집중 조사했다. 비자금 조성에 정 사장이 관여했는지도 검찰이 확인중이다. 정 사장은 비자금을 조성한 창구 역할을 한 글로비스와 현대오토넷 등의 대주주로 막대한 영향력을 갖고 있다. 두 회사에서 조성된 비자금은 최소 수백억원을 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개입 사실이 확인되면 정 사장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의 횡령, 배임 혐의를 적용받아 형사처벌은 불가피해 보인다. ●비자금 용처수사 등 금명간 현대차 수사 ‘2라운드’ 시작 제보로 받은 확실한 단서를 갖고 한 달 만에 총수 부자까지 소환하는 초스피드 수사를 통해 검찰 수사는 상당한 성과를 거두었다. 다음주 초 정 회장을 소환하고 관련자들의 사법처리를 마무리해 현대차 관련 수사를 마무리할 방침이다. 이번 수사의 남은 부분은 인베스투스글로벌 전 대표 김재록(46)씨 로비의혹 등 비자금 용처에 대한 수사다. 정 회장 부자에 대한 조사는 이미 알려진 비리 등에 대한 최종적인 책임 소재를 가리기 위한 것과 동시에 현대차 비자금의 용처 수사를 위한 새로운 출발점으로 볼 수 있다. 현재까지 일사천리식으로 해온 수사와는 달리 증거잡기가 쉽지 않은 정관계·금융권 인사 등에 대한 로비의혹 등 용처 수사는 훨씬 더 많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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