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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한양행 반세기 전문경영인 체제… 범LG家 형제들 일선서 용퇴

    롯데그룹의 경영권을 둘러싼 가족 내 갈등이 재계 문제로 부각되면서 이와 대비되는 모범적 경영 승계 사례들을 보인 기업들이 주목받고 있다. 국내 대표 제약업체인 유한양행은 창업주인 유일한 박사가 자식들에게 경영권을 물려주지 않고 1969년 전문경영인에게 경영권을 넘겼다. 유한양행은 이후 지금까지 약 50년 가까이 전문경영인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유한양행은 지난해 국내 제약업계 최초로 연매출 1조원을 넘기도 했다. 오너 체제임에도 안정적인 경영 승계를 이룬 기업으로는 범LG가(家)가 꼽힌다. 창업주인 구인회 회장의 타계 이후 LG는 구자경 명예회장에서 현재 구본무 회장으로 이어지면서 경영권을 둘러싼 갈등이나 분쟁이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유명하다. 승계 과정에서 당시 허준구 LG전선 회장, 구평회 LG상사 회장 등 형제들이 고문으로 물러나며 경영권 분쟁의 가능성을 없앴기 때문이다. 2003년 LS그룹과 GS그룹으로 분리된 이후에도 각 그룹 간 사업 영역을 침범하지 않는다는 원칙이 여전히 지켜지고 있다. 비(非)‘오너가’로서 그룹의 회장을 역임하며 전문경영인으로서의 모범 사례를 보인 경우도 있다. 국내 최초의 전문경영인으로 꼽히는 두산그룹의 고(故) 정수창 회장은 1991년부터 3년간 두산그룹 회장을 맡았다. 고 정 회장은 1980~1988년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SK그룹의 손길승 SK텔레콤 명예회장도 평사원 출신으로 1998~2004년 SK그룹 회장을 지냈고 2003년에는 28대 전국경제인연합회장도 맡았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 [오늘의 눈] 데자뷔, 롯데 형제의 난과 신한사태/오달란 산업부 기자

    [오늘의 눈] 데자뷔, 롯데 형제의 난과 신한사태/오달란 산업부 기자

    데자뷔. 분명 어디서 본 것 같은 장면이다. 경영권을 두고 형제와 아버지가 아귀다툼을 벌이는 롯데그룹 말이다. 머릿속 시계를 5년 전으로 되돌려 본다. 2010년 9월이었다. 국내 1등 금융회사인 신한금융지주에서 비슷한 일이 터졌다. 후계를 둘러싼 최고경영자(CEO) 3인방의 갈등으로 그룹 전체가 흔들렸다. 1인자와 3인자가 한편에 서서 2인자와 대립각을 세우는 구도마저 롯데와 같다. 이른바 ‘신한사태’는 1주일 넘게 신문 1면을 장식했다. 진흙탕 싸움, 측근들의 비방전. 기사 제목이 최근 일주일과 다를 바 없다.  신한 사태는 이백순 전 행장이 이끌던 신한은행이 전임 행장 출신 신상훈 전 신한금융지주 사장을 배임 및 횡령 혐의로 검찰에 고소하면서 시작됐다. 1991년부터 20년 가까이 집권한 라응찬 전 신한금융 회장이 관여했다는 얘기가 나오면서 3인방의 갈등은 깊어졌다. 표면상으로는 비자금 조성과 불법대출 등을 두고 벌인 공방전이었으나 ‘포스트 라응찬’ 자리를 두고 신상훈과 이백순 세력이 맞붙은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롯데와 신한은 뿌리가 재일동포라는 공통점이 있다. 신한은행은 1982년 7월 7일 재일동포 소액 주주 341명이 출자한 은행이다. 고 이희건 명예회장이 창립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자신 소유의 파친코를 팔았다는 일화가 유명하다. 지금도 재일교포 지분이 20% 안팎이다. 사외이사 10명 가운데 4명이 재일동포다. 롯데는 1948년 일본 도쿄 신주쿠에서 출발했다. 현해탄을 건넌 신격호 총괄회장은 10명의 직원을 데리고 사업을 시작했다. 껌과 과자로 돈을 모은 신 총괄회장은 1967년 롯데제과를 세워 국내에 진출했다.  일본은 두 기업의 내분에서 작지 않은 역할을 했다. 신한금융 3인방은 재일교포 주주들의 지지를 얻고자 일본으로 날아갔다. 공항부터 일본 현지까지, 그들이 움직이는 곳마다 언론의 시선이 쏠렸다. 롯데는 어떤가. 신동주·동빈 형제는 한·일 롯데그룹을 지배하는 롯데홀딩스의 주주들을 자기편으로 만드는 데 사활을 걸었다. 일본인 주주 마음을 얻는 자가 곧 그룹 경영권을 쥘 수 있다는 듯이 말이다.  이제 마무리다. 신한금융 CEO 3인방은 사태를 수습하는 과정에서 나란히 퇴진했다. 관련 소송이 아직 진행 중이고 인사철이 될 때마다 누구 라인이라느니 잡음이 나온다지만 비교적 매듭이 잘 지어졌다고 생각한다. 1년 뒤 신한금융은 후계 갈등이 다시 불거지지 않도록 CEO 승계 절차를 다듬어 공개했다. 대표이사 회장의 연령을 만 67세 미만으로 한정한 것이 인상적이었다. 황제경영이나 장기 집권을 스스로 막아 보겠다는 뜻일 것이다.  롯데가 신한으로부터 배울 점이다. 경영 분쟁이 예고된 다른 재벌기업도 참고할 만하다. 비 온 뒤 땅이 굳는다고 했다.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준비하는 게 현명하다. 압축성장을 하느라 1인 오너십에 익숙했던 우리 기업들도 이제 달라져야 한다. 이번 롯데 사태가 오너와 기업 스스로 투명한 승계 절차를 마련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dallan@seoul.co.kr
  • 여전히 뛰는 ‘8090 CEO’들…승계 플랜 통해 후계자 지정

    여전히 뛰는 ‘8090 CEO’들…승계 플랜 통해 후계자 지정

    최고경영자(CEO)의 임기는 무제한일까. 건강한 의사 판단이 가능할 때까지 일하고 이후 경영권을 후계에 물려주는 승계 절차(플랜)는 해외에서도 논란이 많다. 경영권을 움켜쥐고 기업 운영에 계속 관여하고자 하는 CEO가 많기 때문이다. 다만 이들은 적절한 승계 플랜을 통해 후계자를 선정함으로써 투자자의 불안을 해소하고자 노력한다. ●CBS 레드스톤 “후계는 이사회 결정” 4일 국제 기업컨설팅기구 콘퍼런스보드에 따르면 연령은 CEO의 강제 퇴임 정책(mandatory CEO retirement policy)에 영향을 주지 못하고 있다. 즉 나이가 많다고 CEO를 쫓아내는 기업은 많지 않다는 얘기다. 콘퍼런스보드가 국제신용평가회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에 속하는 기업들을 조사한 결과 제조업 기업 가운데 13%, 비금융서비스업 회사의 11%만이 CEO의 재임 연령을 제한하고 있다. 유명 해외 기업 CEO 가운데는 고령에도 활발한 경영 활동을 펼치는 이가 적지 않다. 섬너 레드스톤(92)은 미국 방송사 CBS와 연예·오락 콘텐츠기업인 바이어컴을 이끌고 있다. 바이어컴은 해당 분야에서 매출 기준으로 세계 5위의 대기업이다. 지난 5월 미국 언론은 레드스톤 회장이 건강 문제로 사임할 것이라고 보도했으나, 레드스톤은 즉각 반박자료를 냈다. 그는 “나는 죽을 때까지 모든 의사 결정을 할 것”이라며 “나를 이을 다음 회장은 어느 개인도 아닌 7인으로 구성된 이사회가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버핏·머독도 후계자 이미 선정 투자의 귀재로 불리는 워런 버핏(85)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은 지난 2월 취임 50주년을 맞아 투자자들에게 보낸 편지를 통해 후계 계획을 밝혔다. 그는 “내가 죽거나 물러나면 후임자가 즉시 CEO를 맡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버핏은 CEO 승계 플랜을 통해 50~60대 2명의 후계자를 경쟁시킨 끝에 한 명을 선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디어의 황제 루퍼트 머독(84)도 올해 안에 21세기 폭스사의 CEO직에서 물러날 것으로 전망된다. 월스트리트저널 등은 지난 6월 머독이 차남인 제임스(42)에게 21세기 폭스사 CEO를 물려줄 것이라고 보도했다. 큰아들 라클런(43)에게는 신문, 출판업 중심의 뉴스코프를 맡길 것으로 전해진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박상천 전 민주당 대표 별세, ‘5선+법무장관 역임’ 사인은? 알고보니

    박상천 전 민주당 대표 별세, ‘5선+법무장관 역임’ 사인은? 알고보니

    박상천 전 민주당 대표 별세 민주당 대표를 지낸 박상천 새정치민주연합 상임고문이 4일 오전 지병으로 별세했다. 향년 77세. 박 전 대표는 그간 지병으로 인해 서울대병원 중환자실에 입원해 있다 이날 오전 11시 끝내 숨을 거뒀다. 전남 고흥 출신인 박 전 대표는 서울법대 재학중 고등고시 사법과에 합격, 20년간 판검사 생활을 지냈다. 그러다 지난 13대 총선에서 김대중(DJ) 전 대통령과 인연을 맺어 정계에 입문했다. 서경원 전 의원 밀입북 사건 때 당시 야당 총재였던 김 전 대통령의 변호인을 맡아 활약했다. 정계에 입문한 뒤 야당 대변인을 거쳐 여야 원내총무 3차례, 국민의정부 초대 법무장관, 새천년민주당 및 민주당 대표, 통합민주당 공동대표 등 주요 직책을 두루 거치며 야권에서 굵직한 족적을 남겼다. 박 전 대표는 13대~16대까지 내리 4선에 당선되며 정치적 절정기를 달렸다. 박 전 대표는 의원 재임 시절 지방자치법, 통합선거법, 안기부법 개정 등 굵직굵직한 입법을 주도해 ‘법안 제조기’라는 별명으로 불리기도 했다. 2003년 9월 새천년민주당 분당 사태 때 ‘정통모임’을 만들어 사수파 수장으로서 역할을 했고, 분당 후엔 대표직을 승계해 어지러운 당 상황을 수습하는데 공을 들였다. 유족은 부인 김금자(65)씨와 1남2녀. 빈소는 서울 서울성모병원 장례식장 12호실. 발인은 6일이며 장지는 경기도 광주 시안 가족추모공원이다. (02)2258-5940 박상천 전 민주당 대표 별세, 박상천 전 민주당 대표 별세, 박상천 전 민주당 대표 별세, 박상천 전 민주당 대표 별세, 박상천 전 민주당 대표 별세 사진 = 서울신문DB (박상천 전 민주당 대표 별세) 뉴스팀 seoulen@seoul.co.kr
  • ‘오너 경영’의 한계… CEO 승계 플랜이 필요하다

    롯데그룹 일가의 경영권 분쟁을 계기로 기업 최고경영자(CEO)가 후계를 결정하는 과정, 즉 CEO 승계 절차(succession plan)의 필요성이 커졌다. 작은 과자회사였던 롯데를 재계 5위 기업으로 키워 낸 신격호 총괄회장은 50년 가까이 경영권을 손에 쥐고 있으면서 후계자를 정하지 않았다. 최근 말이 어눌해지고 자신의 언행을 번복하는 등 판단력이 흐려졌다는 얘기가 나오지만 여전히 계열사 보고를 일일이 챙기고 있다. CEO의 건강 이상은 그룹의 중요한 의사 결정에 치명적일 수 있다. 와병 중인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경우처럼 경영 공백의 위험도 있다. 이 때문에 일정 나이가 되면 CEO 자리에서 물러나는 승계 플랜을 미리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오너 스스로 물러나야 할 때가 언제인지를 분명히 알고 퇴진할 수 있어야 한다는 얘기다. 4일 금융권과 재계에 따르면 은행 등 금융회사는 CEO의 자격 요건 등 승계 플랜이 비교적 잘 정착돼 있다. 신한금융지주는 2011년 8월 CEO 연령 제한을 내규로 신설했다. 대표이사 회장으로 새로 선임되는 이는 만 67세 미만이어야 하고, 만 67세 이상인 대표이사 회장이 연임할 경우 재임 기한이 만 70세를 넘지 못한다는 내용이다. 같은 해 하나금융지주는 회장을 포함한 이사의 재임 연령을 70세로 제한하는 기업 지배구조 규준을 신설했다. 이사는 최근 1년 이내 종합건강검진 자료를 통해 질병 없는 양호한 건강 상태를 입증해야 한다는 내용도 포함시켰다. KB금융지주도 비슷한 수준에서 CEO의 연령을 제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금융위원회는 지난해 말 금융회사 지배구조 모범규준을 통해 승계 플랜의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이에 따라 국내 금융사들은 경영 승계 절차 개시 이유 및 시기, CEO 후보군을 선발하고 검증하는 방법, 유사시 대행자를 선정하거나 신임 CEO를 선임하는 비상 승계 계획 등을 매년 보고서를 통해 공시하고 있다. 금융권의 승계 플랜을 사기업에 그대로 적용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이지수 변호사는 “승계 플랜을 법으로 강제할 수는 없다”며 “다만 CEO 승계 계획이 투명하지 않으면 기업 가치를 떨어뜨릴 수 있으므로 미국처럼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시장의 요구에 부응해 승계 절차를 밟도록 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신석훈 전국경제인연합회 기업정책팀장은 “CEO의 나이를 제한해도 국내 재벌 기업의 특성상 경영권을 행사할 수 있는 다른 방법이 있기 때문에 보완책이 필요하다”며 “오너 3세의 경영 수업을 체계화하고 차등의결권 제도를 도입해 지배권과 배당권을 분리함으로써 주주들에게 경영을 평가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 고려아연 오너家 미성년 8명 68억대 주식부자

    고려아연 오너家 미성년 8명 68억대 주식부자

    롯데그룹의 ‘족벌경영’이 우리 재계의 문제로 지적받는 가운데 국내 비철금속 업계 최강자인 고려아연에 어린이 주식 부자들이 대거 등장해 관심을 끌고 있다. 주식 증여는 취득세 등을 내고 이뤄지는 적법한 활동이지만 주식 취득 직후 기업 가치가 높아진다면 그 차익을 고스란히 누릴 수 있어 편법 증여라는 비판도 받는다. 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시스템에 따르면 고려아연 대주주 및 특수관계인 보유지분 현황에 올 들어 지난달 31일까지 8명의 미성년자가 새롭게 이름을 올렸다. 이들은 고 최기호 고려아연 창업주의 5남 가운데 장남과 차남인 최창걸(74) 고려아연 명예회장과 최창영(71) 코리아니켈 회장의 손주들로 창업주의 4대손들이다. 최창걸 명예회장은 슬하에 2남 1녀를 두고 있는데 고려아연을 승계받을 것으로 알려진 차남 최윤범(40) SMC(고려아연 호주법인) 사장의 자녀인 승민(6)군과 수연(5)양이 각각 1736주와 1596주를 취득했다. 최창영 코리아니켈 회장도 슬하에 2남 1녀를 두고 있는데 장녀인 최은아(42)씨의 아들 이승원(10)군이 5451주로 이 집안 미성년자 가운데 가장 많은 주식을 받았다. 고려아연의 4일 종가로 환산할 경우 가치평가액이 20억원을 웃돈다. 승원군의 동생 세림(6)양도 1047주를 보유하고 있다. 최 회장의 장남인 최내현(45) 알란텀 사장의 두 아들 진하(11)군과 윤하(9)군은 각각 1027주를, 유학 중인 차남 최정일(36)씨의 자녀인 윤지(5)양과 재윤(2)군은 각각 1240주와 1021주를 받았다. 이들 8명의 어린이가 보유한 주식을 4일 종가(48만 3000원)로 환산할 경우 가치평가액이 약 68억 3000만원에 달한다. 고려아연은 공시에서 이 어린이들이 모두 ‘장내매수’를 통해 지분을 취득했다고 밝혔다. 소득이 없는 어린이들이 주식시장에서 주식을 사고팔기 어려운 만큼 재벌가 어린이들의 주식 장내 매수는 우회적인 상속 방편으로 간주된다. 고려아연은 연초 증권가에서 올해 주가가 많이 오를 것으로 점쳐진 유망주로 꼽혔었다. 고 최기호 창업주는 1949년 고 장병희 창업주와 함께 영풍그룹을 일궜으며, 최씨 쪽이 고려아연 쪽을, 장씨 쪽이 ㈜영풍과 전자부품 계열 사업을 맡고 있다. 주현진 기자 jhj@seoul.co.kr
  • 박상천 전 민주당 대표 별세, ‘5선+법무장관 역임’ 사인은? 알고보니

    박상천 전 민주당 대표 별세, ‘5선+법무장관 역임’ 사인은? 알고보니

    박상천 전 민주당 대표 별세 민주당 대표를 지낸 박상천 새정치민주연합 상임고문이 4일 오전 지병으로 별세했다. 향년 77세. 박 전 대표는 그간 지병으로 인해 서울대병원 중환자실에 입원해 있다 이날 오전 11시 끝내 숨을 거뒀다. 전남 고흥 출신인 박 전 대표는 서울법대 재학중 고등고시 사법과에 합격, 20년간 판검사 생활을 지냈다. 그러다 지난 13대 총선에서 김대중(DJ) 전 대통령과 인연을 맺어 정계에 입문했다. 서경원 전 의원 밀입북 사건 때 당시 야당 총재였던 김 전 대통령의 변호인을 맡아 활약했다. 정계에 입문한 뒤 야당 대변인을 거쳐 여야 원내총무 3차례, 국민의정부 초대 법무장관, 새천년민주당 및 민주당 대표, 통합민주당 공동대표 등 주요 직책을 두루 거치며 야권에서 굵직한 족적을 남겼다. 박 전 대표는 13대~16대까지 내리 4선에 당선되며 정치적 절정기를 달렸다. 박 전 대표는 의원 재임 시절 지방자치법, 통합선거법, 안기부법 개정 등 굵직굵직한 입법을 주도해 ‘법안 제조기’라는 별명으로 불리기도 했다. 2003년 9월 새천년민주당 분당 사태 때 ‘정통모임’을 만들어 사수파 수장으로서 역할을 했고, 분당 후엔 대표직을 승계해 어지러운 당 상황을 수습하는데 공을 들였다. 유족은 부인 김금자(65)씨와 1남2녀. 빈소는 서울 서울성모병원 장례식장 12호실. 발인은 6일이며 장지는 경기도 광주 시안 가족추모공원이다. (02)2258-5940 박상천 전 민주당 대표 별세, 박상천 전 민주당 대표 별세, 박상천 전 민주당 대표 별세, 박상천 전 민주당 대표 별세, 박상천 전 민주당 대표 별세 사진 = 서울신문DB (박상천 전 민주당 대표 별세) 뉴스팀 seoulen@seoul.co.kr
  • [롯데 형제의 난] 어머니 중재 역할 무게…힘 받는 형제 ‘그룹 계열 분리’

    [롯데 형제의 난] 어머니 중재 역할 무게…힘 받는 형제 ‘그룹 계열 분리’

    롯데가 형제간 경영권 분쟁을 마무리 짓기 위한 시나리오로 그룹의 계열 분리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현대, 두산, 금호 등 국내 그룹 경영권 다툼의 전례에서 익히 보았듯 이번 사태도 결국 신동주·신동빈 양측 간 지분 정리를 통한 계열 분리로 정리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3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그룹 경영권 분쟁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으로 두 형제가 한국 롯데와 일본 롯데를 분리해 나눠 갖거나 사업 형태에 따라 계열사들을 쪼개 경영권을 나누는 방안이 거론된다. 한국 롯데 측은 지난달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일본 롯데홀딩스 대표이사로 선임된 만큼 신 회장을 중심으로 하는 현 체제를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신동주·신동빈의 친모인 시게미쓰 하쓰코가 중재 역할을 할 것이란 분석이 설득력을 얻으면서 계열 분리 가능성에 힘이 실리고 있다. 우선 신동빈 회장과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한국과 일본 롯데를 나눠 갖는 방안의 경우 지금의 신동빈 1인 체제가 있기 전까지 십수년간 이어져 온 분리 경영 구도여서 주목된다. 신동주 전 부회장이 해임되고 신동빈 회장이 일본 롯데홀딩스 대표로 취임하기 전까지만 하더라도 그룹 승계에서 신 전 부회장은 일본 롯데를, 신 회장은 한국 롯데를 각각 물려받을 것으로 인식돼 왔다. 다만 한국 롯데의 실질적인 지배회사도 일본 롯데홀딩스이기 때문에 이 방안은 신동빈 회장 측에서 수용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신격호→광윤사→일본 롯데홀딩스→한국 호텔롯데→롯데쇼핑 등 계열사’로 이어지는 롯데그룹 지배구조하에서 일본 롯데와 한국 롯데 간 고리를 끊기가 쉽지 않다. 롯데의 모태인 롯데제과를 비롯해 호텔롯데, 롯데칠성 등을 형인 신동주 전 부회장에게 떼어 주는 방안도 거론된다. 이를 위해서는 호텔롯데와 롯데쇼핑의 합병이 필요하다. 두 회사를 합친 후 다시 3개 군으로 쪼개는 것이다. 롯데홀딩스 아래 롯데쇼핑을 중심으로 유통·상사 계열을, ㈜롯데 밑에 롯데호텔·롯데제과·롯데칠성을 중심으로 한 음식료·호텔 계열을, 롯데금융지주 아래 롯데손해보험·롯데캐피탈·롯데카드 등을 모으는 식이다. 업계에서는 이처럼 신동빈 회장이 롯데제과와 롯데칠성음료 등을 형에게 내주는 시나리오를 유력하게 보고 있다. 신동주 전 부회장은 지난해 롯데제과 지분을 사들이며 동생과 지분 경쟁을 벌이는 등 롯데그룹 모태인 롯데제과에 큰 애착을 보였다. 롯데제과는 일본 내 사업과도 연관성이 크다. 다만 그동안 신동빈 회장이 한국 롯데를 키워 온 만큼 이 같은 결단을 내리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롯데는 무려 416개의 순환출자 고리의 복잡한 지배구조를 가진 기업”이라며 “이번 분쟁을 마무리 짓고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려면 그룹 지배구조에 큰 변화가 일어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주현진 기자 jhj@seoul.co.kr
  • [재벌 승계 구도 열쇠… 지배구조 개편주 관심] 외국인 쓸어담기… 현대차·모비스 상승

    삼성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으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이 성사된 이후 현대자동차그룹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현대차와 현대모비스는 각각 지난 7월 외국인 순매수 규모 1위와 2위를 기록했다. 외국인들은 7월 한 달 동안에만 현대차 2820억원어치, 현대모비스 2277억원어치를 사들였다. 같은 기간 현대차 주가는 9.56%, 현대모비스 주가는 0.71% 올랐다. 특히 현대모비스는 지난 2분기 전년 대비 영업이익이 7.6%가 감소했음에도 외국인들이 주식을 매수한 것은 삼성그룹에 이어 현대차그룹도 지배구조 개편이 얼마 남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에서는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여전히 활발한 경영활동을 하고 있는 만큼 경영승계는 아직 이르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삼성그룹이 엘리엇 사태로 어려움을 겪은 만큼 예정보다 이른 승계 절차에 돌입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현대차 지분 20.78%를 보유하고 있는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정점에 있는 회사다. 정 회장은 현대모비스 지분의 6.96%를 보유하고 있지만 정의선 부회장은 현대모비스의 보유 지분이 없어 경영 승계를 위해서는 현대모비스 지분 확보가 필수적이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 [단독] 시게미쓰 “동주·동빈, 둘 다 사랑하는 아들”

    [단독] 시게미쓰 “동주·동빈, 둘 다 사랑하는 아들”

    경영권 다툼 중인 롯데가의 형제가 서로에 대한 비방 강도를 높이는 가운데 두 사람의 모친인 시게미쓰 하쓰코(88)가 분쟁 해결의 열쇠로 떠올랐다. 3일 귀국이 유력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부친 신격호 총괄회장을 찾아 화해를 모색할 예정이다. 평행선을 달리고 있는 신동주·동빈 형제의 경영권 분쟁이 주주총회 표 대결을 거쳐 법적 소송전으로 비화할 가능성이 큰 가운데 형제의 친어머니 시게미쓰가 1일 일본 도쿄 하네다 공항에서 서울신문과 단독 인터뷰를 가졌다. 그는 두 아들 중 누구의 손을 들어줄 것이냐는 물음에 “둘 모두 아들이다. 사랑하는 아들들이다”라고 밝혔다. 시게미쓰가 형제 간 갈등이 더 커지지 않도록 적극적으로 화해를 중재할 것으로 전망되는 대목이다. 시게미쓰는 시아버지 신진수씨의 제사에 참석하는 대신 이틀 동안 신격호 총괄회장과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을 만나 신 회장의 입장을 설명하고 중재안을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1일 일본으로 건너간 뒤 차남인 신 회장을 만나 아버지, 형과의 화해를 권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에 있던 신 회장은 3일 귀국해 가족 분쟁으로 사회적 물의를 빚은 것에 대해 대국민 사과를 할 예정이다. 신 회장은 곧바로 아버지 신 총괄회장을 찾아가 용서를 빌고 화해를 청할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신 총괄회장은 이날 일부 방송사를 통해 공개한 영상에서 “롯데그룹과 관련해 안타까운 모습을 보여 국민께 진심으로 사과한다”면서도 “둘째 아들 신동빈을 한국 롯데 회장과 롯데홀딩스 대표로 임명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신 회장에게는 어떠한 권한이나 명분도 없다”며 “70년간 롯데그룹을 키워 온 아버지인 자신을 배제하려는 점을 도저히 이해할 수 없고 용서도 할 수 없다”고 밝혔다. 신 회장 측은 신 총괄회장과의 화해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에 대비해 경영권 승계의 정당성을 법리적 절차를 통해 확보하겠다고 나섰다. 신 회장 측근인 핵심 임원은 이날 “법리적으로는 우리가 유리하다. 완승할 수 있으니 걱정하지 않는다”고 확신했다. 도쿄 황성기 특파원 marry04@soeul.co.kr 서울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재벌 승계 구도 열쇠… 지배구조 개편주 관심] 삼성전자 합병 기대감… 삼성SDS 강세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SDS는 지난 7월 한 달간 외국인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 중 주가 상승률(12.91%) 1위를 차지했다. 2분기 실적 악화에도 주가가 강세를 보이는 것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그룹 승계를 위한 지배구조 개편주로 주목받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 지배구조 개편의 핵심은 이 부회장이 그룹의 핵심인 삼성전자의 지분을 안정적인 수준으로 확보하는 것이다. 이 부회장은 지난달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합병안이 주총을 통과해 삼성전자에 대한 지배력을 강화했으나 통합 삼성물산을 통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은 4.1% 수준이다. 삼성SDS가 삼성전자와 합병할 경우 이 부회장은 통합 삼성물산을 통해 삼성전자에 대한 지배력을 강화할 수 있는 구도다. 통합 삼성물산의 삼성SDS 보유 지분은 17.08%, 이 부회장의 삼성SDS 지분은 19.06%에 달한다. 양형모 이베스트증권 애널리스트는 “오너 일가의 지분이 집중돼 있는 삼성SDS는 (삼성의 지배구조 개편에서) 중요한 도구”라고 지적했다. 삼성SDS의 지난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4.9%와 5.3% 줄었다. 주현진 기자 jhj@seoul.co.kr
  • [열린세상] 경영권 방어 수단에 대한 재논의/고동수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열린세상] 경영권 방어 수단에 대한 재논의/고동수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이 상당한 이슈를 불러일으켰다. 사실상 두 회사 간의 합병은 민생 문제와는 거리가 멀었지만 삼성그룹 계열사 간의 합병이라서 그런 것인지, 아니면 엘리엇이라는 낯선 이름의 외국 헤지펀드의 등장 때문인지 많은 사람들은 영문도 모른 채 사건을 지켜보아야 했다. 막판에는 삼성 측의 적극적인 홍보뿐 아니라 애국심을 불러일으키는 듯한 분위기 덕분에 별 분쟁 없이 조용히 끝났지만 말이다. 지금까지는 주주 자본주의에 따른 외국계 헤지펀드들의 행동이 일회성으로 그쳤다. 하지만 앞으로는 종종 사건화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이에 대비해 검토해야 할 분야가 여럿 있겠지만 그중에서도 경영권 방어와 기업 지배구조 개선 문제가 핵심이 될 것이다. 경영권 방어수단이란 적대적 인수·합병(M&A) 가능성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기업이 대응할 수 있는 수단을 말한다. M&A가 우호적인지 적대적인지는 인수 대상 기업 이사회의 태도에 따라 구별된다. 1990년대 이후 기업 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업종 내의 주요 기업을 적대적 M&A를 통해 단기간에 경쟁력 있는 거대 기업으로 키우려는 전략이 시도되고 있다. 특히 경제의 글로벌화에 따라 국가 간 자본 이동이 자유로워 국제적인 적대적 M&A도 나타나기 시작했다. 이는 자본시장에서의 외부 규율 기능을 통해 지배구조를 확립하고 기업의 경제적 효율성을 높이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적대적 M&A를 통한 과도한 외부 규율은 경영진들한테 기업의 장기 이익과 배치되는 의사결정을 강요하는 결과를 초래하는 등의 단점도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외국 펀드(소버린)에 의해 적대적 M&A가 시도된 적이 있다. 2003년 SK글로벌(현 SK네트웍스)의 회계 부정이 드러나 SK그룹의 계열사 주가가 하락했는데 당시 SK그룹의 지주회사 격이던 SK㈜의 주가도 1만 3000~1만 5000원에서 5000원대로 곤두박질쳤다. 이즈음 소버린은 SK㈜의 주식을 매집하기 시작했으며 당시 증권거래법의 ‘5% 룰’에 따라 공시할 때는 9%가량 사들인 상태였다. SK그룹이 경영권 방어를 위해 SK 계열사를 통해 SK㈜의 주식을 매집하려 했으나 출자총액제한제도(현재는 폐지됐음)에 묶여 더 살 수 없었다. 이후 경영권 방어수단을 도입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으나 경영권 방어수단이 재벌의 소유 구조를 더욱 공고히 할 것이라는 반대로 제도화되지 못했다. 또 2009년에는 법무부가 한국형 ‘포이즌필’(신주인수선택권)을 골자로 한 상법 개정안을 입법 예고하고 국무회의까지 통과시켰는데 야당과 시민단체의 반대로 무산됐다. 당시 법무부는 신주인수선택권은 적대적 M&A로부터 기업과 주주를 보호하고 기업이 경영권 위협에서 벗어나 투자 및 생산 활동에 전념케 하기 위한 것이라고 추진했지만, 지배 주주의 사익추구에 악용될 수 있다는 반대에 좌절됐다. 시장경제 체제에서 시장의 변화 등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해 효율성이 떨어지는 기업이 구조조정 대상이 되거나 적대적 M&A 대상이 되는 것은 어쩔 수 없지만 경영권 방어 제도의 미비로 정상적인 기업이 기업 사냥꾼 등에게 희생되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따라서 경영권 방어수단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 현시점에서 자본시장에서의 시장규율 메커니즘에 따라 이뤄지는 적대적 M&A의 순기능을 인정할 필요가 있고 선진국에서처럼 공격과 방어가 공평하게 이뤄질 수 있는 제도를 구축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본다. 이런 제도가 완비되면 소위 기업가 정신이 위축되지 않으면서 기업경영권시장도 건전하게 성장할 것이다. 다만 작금의 경영권 방어수단 관련 논의를 지켜보며 우려되는 것은 지난 엘리엇 사태의 본질은 경영권 방어수단의 미비 때문이라기보다는 우리나라 재벌그룹의 기업 지배구조가 취약하기 때문에 발생했다는 사실을 간과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경영권 방어수단은 적대적 M&A 가능성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기업이 대응할 수 있는 수단을 마련해 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지 2세, 3세로의 승계를 위해 활용되는 도구가 돼서는 안 될 것이다.
  • 한눈에 꿰뚫어 보는 한국 대기업 성장사

    한눈에 꿰뚫어 보는 한국 대기업 성장사

    재계 파워그룹 58/서울신문 산업부 지음/나남/1권 556쪽·2권 582쪽/각 3만 8000원 대기업이 경제의 근간을 이루는 우리나라에서 대기업의 성장사는 곧 한국 경제의 성장사다. 가족 경영과 인맥 경영에 의존하는 우리나라에서는 대기업의 가계도와 혼맥, 인맥을 예의 주시해야 한다. ‘재계 파워그룹 58’은 한국을 이끄는 58개 기업의 성장 과정과 그 안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파헤친다. 각 기업의 성공 비결과 이념, 흥망성쇠를 통해 한국 경제의 성장사를 그려 본다. 또한 오너 일가와 전문 경영인 개개인의 성공 스토리와 경영 철학, 이들의 혼맥과 인맥을 분석한다. 서울신문 산업부가 지난해 9월 30일부터 10개월간 총 73회 연재했던 ‘재계 인맥 대해부’를 엮은 책이다. 2005~2006년 연재해 책으로도 출간됐던 ‘재계 인맥 혼맥 대탐구’ 시리즈를 10년 만에 새로 썼다. 책은 지난 10년 사이 펼쳐진 한국 재계의 변화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다. 네이버, 엔씨소프트, 다음카카오, 넥슨 등 벤처기업으로 출발한 신흥기업들이 새롭게 포함돼 정보통신 기업의 성장세가 보인다. 또 CJ E&M을 설립해 문화산업의 ‘큰손’이 된 CJ그룹처럼 기존 대기업들도 ‘굴뚝산업’을 넘어서 다방면으로 영역을 확장해 가고 있다. 재벌 3~4세로 경영권이 대물림되는 흐름도 엿보인다. 3세 경영이 본격화된 삼성그룹과 최근 ‘땅콩회항’으로 여론의 지탄을 받았던 한진그룹의 3세에 그치지 않는다. 신흥 기업들도 기존 재벌의 가족 경영을 답습하며 자녀에게 경영권을 승계하기 위한 밑바탕을 다지고 있는 게 서울신문의 취재를 통해 드러난 대한민국 재계의 현주소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시론] ‘머나먼 다리’ 건너 있는 한국의 지배구조/최중성 한국기업지배구조원 부원장

    [시론] ‘머나먼 다리’ 건너 있는 한국의 지배구조/최중성 한국기업지배구조원 부원장

    자본시장의 역사와 함께했지만 투자자의 관심을 그다지 끌지 못했던 기업의 지배구조 문제가 최근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을 계기로 세간의 핫이슈로 떠올랐다. 외국 투자자에게 우리나라에 투자할 때 고려하는 위험 요인에 대해 물으면 대부분 경영의 불투명성과 부실한 이사회 등 지배구조의 후진성을 지적한다. 일반적인 예상과 달리 ‘기술력 부족’이나 ‘남북 대치’라는 특수한 상황이 아닌, 기업 지배구조 문제를 먼저 지적하는 것이다. 기업 지배구조 전문평가기관인 아시아기업지배구조협회(ACGA)의 평가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아시아 11개국 중 8위로 태국과 인도보다도 후진적 지배구조를 갖추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 선진국에 뒤지지 않는 훌륭한 제도를 갖추고 있음에도 제도가 원래의 목적대로 운영되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해 발생한 KB 사태, 현대차 본사 부지 매입 건, 대한항공 땅콩회항 사건 모두 전형적인 지배구조의 낙후성에 기인해 발생한 사례다.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은 이 사례들과 차원이 다른 중·장기적 파급 효과가 예상되는 만큼 국내적인 시각이 아니라 국제시장의 기준에 맞춰 객관적으로 시사점을 분석해 볼 필요가 있다. 합병 목적, 합병 비율, 이사회의 견제 기능, 엘리엇의 합병반대 의사 표명 이후 삼성의 대응 등 국제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한 채 진행된 아쉬운 점이 적지 않았다는 얘기다. 기업 지배구조 측면에서 봤을 때에도 많은 교훈을 제공한다. 우선 삼성은 합병의 목적을 양 사의 합병을 통한 시너지 효과의 극대화라고 주장하나 실질적으로는 자연스러운 경영권 승계가 주된 목적임을 부인할 수 없다. 본질이 이런데도 삼성 측은 현실화를 담보하기 어려운 미래 가치를 부각시키고, 지배주주 일가에 큰 혜택이 되는 경영권 승계 시 문제점과 비판적 시각을 피하려고만 하고 있다. 또한 이번 합병 건에서 가장 논란이 된 합병 비율의 경우도 법적인 문제는 아니지만 외국인 지분이 33%를 넘은 상태로 이미 글로벌 기업의 범주에 속해 있으면서도 외국인 주주의 관점에서 이 문제를 바라보지 못하는 실수를 범했다. 예를 들면 외국에서는 합병 시 양사의 주가뿐만 아니라 자산가치도 고려하는데 이에 대한 배려가 부족했다. 국내법에서도 시가에 의한 합병 방식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계열사 간 합병의 경우 10% 범위에서 합병가액을 조절할 수 있는 근거를 두고 있다. 지배구조 모범 규준에 제시된 이사회의 역할 측면에서도 문제가 있다.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이 합병을 본격적으로 논의한 시간이 짧아 삼성물산 이사들이 합병의 실익을 제대로 검토할 시간적 여유가 없었던 것도 이사회의 경영 견제 기능이 제대로 발휘되지 못한 흠결로 지적될 수 있다. 주가가 지속적으로 하락 추세를 보이는 가운데 경영진이 주가 안정을 위한 노력을 다했다고 보기 어려운 점 등도 삼성물산 경영진이 주주들의 이익 보호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하지 않았다고 여겨지는 이유다. 특히 엘리엇의 합병 반대 의사 표명 이후 삼성의 대응 과정 역시 아쉬운 점이 많았다. 이 기업이 국내 굴지의 대기업인 삼성이 맞나 싶을 정도로 의심스러운 수준을 벗어나지 못했다. 상호 간 협의를 통해 엘리엇의 의도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적절한 대응책을 마련할 시간적 여유를 가졌어야 했다는 얘기다. 또 법이 보장한 주주권을 행사하는 주요 주주를 초반부터 ‘국제 투기꾼’이나 ‘먹튀 기업’으로 몰아 가면서 전면전을 선포함으로써 엘리엇의 퇴로를 차단한 것도 지적할 만하다. 이 점은 두고두고 추후 글로벌 기업 삼성의 발목을 잡을 것으로 우려되는 대목이다. 또 합병에서 야기되는 문제를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고 헤지펀드 개입을 예측할 수 있었음에도 대비책이 부족했었다는 점은 비록 합병이 성사됐다 하더라도 꼭 한번 짚고 넘어가야 할 사안이다. 앞으로 삼성물산 출범을 위한 움직임이 분주히 진행될 것이다. 이번 기회를 통해 개인투자자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개별 접촉을 통해 한 표 한 표 모았을 때의 절박함을 새겨 국제사회에 모범이 되는 주주 친화 정책을 향후 시행하길 바란다.
  • [사설] 경영권 다툼 벌이는 재벌들, GE나 포드를 보라

    롯데그룹 ‘형제의 난’이 점입가경이다. 장남이지만 후계 구도에서 밀려난 신동주 일본 롯데홀딩스 전 부회장이 지난 27일 부친인 신격호 그룹 총괄회장을 앞세워 그룹 지주회사 격인 일본 롯데홀딩스 이사 6명 가운데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을 비롯한 5명을 전격 해임하자 신 회장이 긴급 이사회를 통해 이사 해임 무효를 선언한 뒤 거꾸로 신 총괄회장을 해임했다. 일단 신 회장이 기선을 잡았으나 신 전 부회장이 어제 “일본 롯데홀딩스 주주총회에서 이사진 교체를 건의할 계획”이라고 밝혀 경영권 다툼은 장기화할 것 같다. 지켜보는 것도 민망하다. 우리나라에서 경영권 승계 다툼은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다. 그동안 삼성·현대·한진·한화·두산·금호아시아나·효성 등 내로라하는 재벌 그룹에서 총수 일가와 형제들이 재산·경영권 다툼을 벌여 왔다. 이는 국내 재벌들이 아직도 기업을 오너 일가의 소유물로 여기는 전근대적인 의식과 재벌의 후진적 승계 방식이 가져다준 업보다. 재벌의 과거이자 현주소다. 물론 오너 일가가 기업을 승계하지 말라는 법은 없다.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에도 가족기업이 많다. 미국의 포드, 일본 도요타, 스웨덴 발렌베리 등 굴지의 대기업들은 창업주 후손들이 경영하고 실제로 성공한 기업으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미국은 전체 노동자의 60%가 가족기업에 고용돼 있다. 문제는 지배구조와 승계 구도 방식이다. ‘세계에서 가장 존경받는 기업’으로 꼽히는 미국 제너럴일렉트릭(GE)을 보자. 잭 웰치 전 회장은 재임 때 7년 동안 내부 임직원 15명을 경쟁시켜 3명으로 압축한 뒤 꾸준히 검증한 끝에 이멜트 회장을 2001년 후계자로 낙점했다. 미국 자동차 업체 포드의 빌 포드 이사회 의장은 포드 설립자 헨리 포드의 증손자로 2001년 이사회의 요청으로 의장직과 회사 최고경영자(CEO)를 겸직했지만 2006년 실적이 부진하자 CEO 자리를 내놓았다. 글로벌 자동차 기업인 일본의 도요타도 오너 일가가 사업을 승계하고 있지만 경영은 맡지 않고 있다. 소유와 경영, 리더십 승계의 모범 사례들이다. 우리 대기업은 물론 중소기업들마저도 날만 새면 글로벌 기업, 글로벌 경쟁력을 외친다. 정말 그럴 뜻이 있다면 롯데그룹의 경영권 분쟁을 남의 일처럼 구경만 할 게 아니라 스스로 되돌아보아야 한다. 선진국 사례를 꼼꼼히 연구해 바람직한 지배구조와 승계 구도를 고민해야 한다. 기업이 특정인의 소유물이 아니라 국민을 먹여 살리고 나라를 키우는 첨병의 역할이라고 자처한다면 더욱 그렇다.
  • 신동주 침묵의 귀국… 롯데 “신동빈 우호 지분 72% 확보”

    신동주 침묵의 귀국… 롯데 “신동빈 우호 지분 72% 확보”

    친형과 경영권 승계 다툼을 벌이고 있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일본 롯데그룹을 지배하는 핵심 지분의 절반 이상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 오너가의 장남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의 반격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롯데그룹은 29일 신 회장이 일본 롯데 지주사인 롯데홀딩스의 과반 지분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그룹 측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신동주-동빈 형제가 롯데그룹의 ‘왕좌’를 두고 이사회에서 표 대결을 벌일 경우 차남인 신동빈 회장의 승리가 확실시된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신 회장을 밀어주는 우호 지분이 최대 72%에 이른다”고 말했다. 롯데홀딩스는 법적으로 지분 구도를 공개할 의무가 없는 비상장 법인이어서 정확한 지분율은 알 수 없다. 다만 롯데 창업주 신격호 총괄회장과 그의 장·차남인 신동주-동빈 형제가 지배하는 광윤사 지분이 27.65%이고, 우리사주의 지분이 12% 정도로 알려졌다. 나머지 50%는 롯데홀딩스 이사회를 구성하는 7명의 이사 가운데 신 총괄회장과 신동빈 회장을 제외한 5명의 등기임원이 나눠 갖고 있다는 게 롯데그룹의 설명이다. 이런 지분 구도를 볼 때 신동주 전 부회장이 아버지인 신 총괄회장과 뜻을 같이하더라도 이미 신동빈 회장 편에 선 이사들의 지분(50%)을 넘어서기 힘들다. 이사들은 지난 28일 긴급 이사회를 열어 신 총괄회장을 앞세워 롯데홀딩스를 장악하려 한 장남 신 전 부회장의 쿠데타를 ‘불법’으로 규정하고 신 총괄회장도 강제 퇴진시켰다. 이는 이사들이 신 회장을 전적으로 지지하고 있음을 보여 준다. 롯데그룹은 우리사주 지분 12% 역시 신동빈 회장 편으로 보고 최대 72%가 신 회장의 우호 지분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신 총괄회장이 지난 27일 일본 롯데홀딩스 이사진 해임 결정을 통해 ‘고령으로 인한 판단력 약화’ 논란을 불러일으킨 만큼 그가 이사진에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해 판세를 뒤바꾸는 것도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게 롯데그룹의 분석이다. 당시 이사진이 창업주인 신 총괄회장을 대표이사에서 전격 해임한 것도 이 같은 판단에 따른 것이라는 얘기다. 재계는 일단 롯데그룹의 분석처럼 이번 ‘왕자의 난’에서 신 회장이 상당히 유리한 고지를 차지했고, 신 전 부회장이 이를 뒤집을 가능성은 희박한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신 총괄회장이 여전히 이번 사태의 향방을 가를 변수로 남아 있다고 보는 시각도 존재한다. 신 총괄회장의 건강 상태가 호전돼 그가 신 전 부회장의 편을 들어 적극적이고 논리적으로 이사진 설득에 나설 경우 우리사주와 롯데홀딩스 이사들이 태도를 바꿀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여기에 신영자 롯데장학·복지재단 이사장 등 다른 친족들까지 신 전 부회장 편에 가세해 ‘신동빈 대 롯데 오너 일가’의 구도가 되면 신 회장은 더욱 어려운 처지에 놓일 수 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롯데판 ‘왕자의 난’

    롯데판 ‘왕자의 난’

    롯데그룹 일가의 장·차남이 경영권 승계를 두고 다툰 ‘왕자의 난’이 일어났다. 그룹의 창업주인 신격호(93) 롯데 총괄회장은 일본 롯데그룹의 지주회사인 롯데홀딩스 대표이사 회장직에서 해임되면서 사실상 경영 일선에서 불명예 퇴진했다. 이로써 한·일 양국 롯데그룹 경영은 신 총괄회장의 차남인 신동빈(60) 롯데그룹 회장의 독주 체제가 됐다. 28일 롯데그룹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신 총괄회장의 장남 신동주(61)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은 아버지인 신 총괄회장을 앞세워 동생을 밀어내고 후계 자리를 되찾으려 했다. 신 전 부회장은 전날인 지난 27일 아버지를 포함한 친족들과 함께 롯데홀딩스에 나타났다. 신 총괄회장은 이 자리에서 7명의 이사진 가운데 자신을 제외하고 신동빈 회장, 쓰쿠다 다카유키 대표이사 사장 등 6명을 해임했다. 이 사실을 알게 된 신동빈 회장은 신 총괄회장의 이사 해임 결정이 정식 이사회를 거치지 않은 불법 결정이라고 규정했다. 신 회장은 이날 오전 롯데홀딩스 긴급 이사회를 열어 신 총괄회장을 일본 롯데홀딩스 대표이사 회장에서 해임했다. 워낙 고령인 신 총괄회장의 판단력이 흐릿한 점을 이용해 경영권을 흔드는 세력을 막겠다는 취지다. 신 총괄회장은 법적 지위가 없는 일본 롯데홀딩스의 명예회장으로 추대됐다. 아버지가 아들을 해임하고, 아들이 다시 아버지를 해임시킨 이번 사태를 시작으로 롯데그룹의 경영권 분쟁이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롯데홀딩스는 지난 16일 신 회장을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이후 신 회장은 한·일 롯데그룹을 동시에 경영하고 있다. 그러나 후계에 대한 신 총괄회장의 정확한 뜻을 알 수 없는 데다 롯데그룹 오너가의 계열사 지분 정리도 마무리되지 않은 상태여서 신 회장이 한·일 롯데그룹을 완벽하게 장악하려면 앞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가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열린세상] 이제, 기업이 답할 차례이다/허만형 중앙대 행정대학원장

    [열린세상] 이제, 기업이 답할 차례이다/허만형 중앙대 행정대학원장

    정부, 기업, 시민사회는 나라를 움직이는 세 축이다. 살기 좋은 나라는 세 축이 상호 존중하고, 살기 어려운 나라는 서로 반목한다. 기업은 산업을 일으켜 일자리를 만들고 시민사회가 부를 축적하게 하며, 정부는 기업과 시민사회의 건전한 질서 유지를 담당한다. 세 축의 중심에는 시민사회가 있어서 정부와 기업이 바른길을 가도록 길잡이 역할을 한다. 정부와 기업이 시민사회를 경시해 선동이 난무하면 나라의 균형은 깨진다. 믿을 수 없는 정부, 배신의 기업이 판을 치는 사회로 변질된다. 최근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과정을 보면서 기업과 시민사회의 협력이 얼마나 중요한지 새삼 느낄 수 있었다. 한국의 대표적 기업 중 하나인 삼성이 양 사의 합병을 시도했으나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가 제동을 걸었다. 삼성의 입장에서는 우호 지분이 충분하지 못하면 통합이 무산될 수 있는 위기 상황이었다. 모두 동의하지는 않겠지만 삼성이 메르스 사태로 많은 신망을 잃었음에도 위기의 삼성을 구한 우군은 우리 시민사회였다. 삼성그룹의 양 사 통합 성공의 결정적 우호 지분은 국민연금 11.21%였다. 가정이기는 하지만 시민사회 여론이 통합 반대였다면 국민연금은 삼성의 손을 들어 주지 못했을 것이다. 국민연금의 주인은 시민이고, 주인의 뜻에 반하는 일을 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베팅에 실패하면 손해를 볼 수 있는데도 미국계 자본이 한국의 대표적 기업을 흔든다는 한국인 특유의 ‘애국심’이 국민연금의 통합 찬성 결론을 이끄는 동력이 되지 않았을까. 양 사의 통합으로 국민연금이 얻은 혜택은 없었다. 오히려 삼성물산의 주가 하락으로 국민연금은 손해만 입었다. 수혜자는 삼성그룹의 사실상 후계자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었다. 제일모직과 통합한 새로운 삼성물산이 출범하면 이 부회장의 지배력이 강화되기 때문이다. 합병으로 삼성이 새로운 성장 동력을 얻고, 성장이 고용 창출로 이어져 더 많은 사람이 일자리를 얻게 되면 시민사회도 수혜자가 되겠지만 이것은 먼 훗날의 이야기다. 외국계 회사의 기업 사냥 시도는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 금융시장이 발달한 미국에서는 기업의 주인이 바뀌는 일이 자연스런 현상이지만 한국은 다르다. ‘나’보다 ‘우리’를 강조하는 습속 때문에 한국인은 대표적 기업을 ‘우리’ 기업으로 여긴다. 이런 문화권에서 기업이 신망을 잃으면 시민은 언제든 기업의 적으로 변할 수 있다. 기업도 그들의 힘만으로는 공격적 인수합병의 방어가 어렵다. 시민사회라는 우군과 힘을 합쳐야 자신을 지킬 수 있다. 삼성을 포함한 우리 기업은 국민의 과분한 성원을 입고 성장했다. 기업은 그 보답으로 대한민국 경제 성장의 첨병 역할을 했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 기업의 일가친척은 혈연이라는 이유로 막대한 부를 물려받았지만 산업 현장에서 평생을 바친 근로자의 자녀들은 청년 실업의 유산을 물려받을 수밖에 없는 현실이 우리의 현주소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 6월 기준 청년실업률은 10.2%로 외환위기 직후인 1999년 이후 최고 수준이다. 이 결과를 놓고 보면 기업은 이득을 챙겼고, 시민사회는 손해를 보았다는 뜻이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정규직과 비정규직 사이의 임금 격차도 크게 벌어졌다. 고임금을 받는 상위 10%의 임금과 저임금을 받는 하위 10%의 임금 배율은 4.7배다. 하위 10%의 임금이 100만원이면, 상위 10%의 임금은 470만원이라는 뜻이다. 이 임금불평등 배율은 남유럽 국가 스페인의 3.1배, 이탈리아의 2.3배보다 높다. 겨우 구직은 했으나 정규직이 아니라 비정규직이어서 결혼해 가정을 일굴 꿈조차 꾸지 못하는 청년들이 즐비한 것이 오늘의 한국이다. 편법 승계라는 말로 기업을 질타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 기업을 향해 사회적 책임을 다하라고 압박하고 싶지도 않다. 다만 기업도 도움을 받았으면 보답을 해야 한다는 도리를 말하고 싶다. 기업 자신을 위해서라도 일자리 창출, 비정규직 문제 해결, 임금불평등 해소 등 산적한 노동시장 문제 해결에 앞장서야 하고, 시민사회와의 신뢰 회복에 나서야 한다. 이제 기업이 답할 차례다.
  • ‘통합 삼성물산’ 이재용 승계 어디까지 왔나

    ‘통합 삼성물산’ 이재용 승계 어디까지 왔나

    삼성그룹이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을 성공시켰지만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으로의 그룹 승계 작업은 갈 길이 멀다. 이번 합병으로 이 부회장은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 회사(이하 ‘통합 삼성물산’)를 통해 그룹의 주력인 삼성전자에 대한 직접적인 영향력을 강화했다. 하지만 이 부회장이 가진 삼성전자 지배력은 여전히 부족해 이를 해결하기 위한 삼성의 차기 행보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통합 삼성물산이 탄생함에 따라 이 부회장으로의 그룹 승계를 위한 지배구조 개편 작업은 절반가량 완성됐다는 평이다. 2013년 9월 삼성에버랜드(현 제일모직)가 제일모직 패션사업부문을 인수하기로 하면서 시작된 지배구조 개편은 제일모직(옛 삼성에버랜드)과 삼성SDS 상장으로 본격화됐다. 이 부회장은 최근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으로 삼성전자에 대한 직접적인 지배력(4.06%)을 일부 확보했다. 지배구조 개편의 관건이 이 부회장의 삼성전자 경영권 확보라는 의미에서 지배구조 개편을 1~4단계로 나눌 때 2단계가 마무리된 셈이다. 향후 지배구조 개편의 핵심 과제는 1대주주인 이 부회장 아래 삼성전자 지배력이 더욱 강화된 통합 삼성물산과 삼성생명을 양대 축으로 만드는 것이다.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으로 삼성그룹의 지배구조는 기존의 ‘오너→제일모직→삼성생명→삼성전자→삼성물산·삼성전기·삼성SDI→제일모직’에서 ‘오너→통합 삼성물산→삼성생명·삼성전자’로 단순화됐다. 이런 흐름에서 업계는 삼성이 삼성전자를 향후 인적 분할해 사업회사와 관련 계열사 지분을 가진 지주회사로 나눈 뒤 통합 삼성물산이 지주회사를 합병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이투자증권 이상헌 연구원은 “통합 삼성물산의 다음 수순은 삼성전자의 지분을 최대한 확보하는 것이지만 삼성전자 시가총액이 커 삼성전자 지분을 확대하는 데 한계가 있다”면서 “지배구조 개편 본게임의 시작은 삼성전자의 인적 분할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이럴 경우 삼성전자의 지주회사까지 합병한 통합 삼성물산은 그룹 지주회사로서 삼성전자 등 자회사 지분을 확보해 안정적인 지배력을 갖는다고 덧붙였다. 덩치가 커진 통합 삼성물산은 삼성생명이 보유한 전자 지분(7.55%) 가운데 5% 초과 부분을 사들여 금산분리 훼손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 한편 지난 17일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합병 이후 양사 주가가 연일 하락하면서 마지막 고비인 합병 반대 주주의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관문에 빨간불이 켜졌다. 삼성물산 주가는 17일 10% 이상 폭락한 데 이어 이날도 3.38% 빠진 6만원에 마감됐다. 주가가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가격(5만 7234원) 이상을 유지해야 주식매수청구 사태가 일어나지 않아 주가 추이는 합병의 마지막 관문으로 불린다. 앞서 통합 삼성물산은 합병 결의 때 “주식매수청구 규모가 1조 5000억원을 초과하면 합병을 취소할 수 있다”는 조항을 달았다. 삼성물산 합병 반대·기권 주식 중 40.83%(2621만주)만 청구권을 행사해도 합병이 불발될 수 있다. 주현진 기자 jhj@seoul.co.kr
  • 베일에 싸인 재벌 3~4세… 그들끼리의 이너서클 있었다

    베일에 싸인 재벌 3~4세… 그들끼리의 이너서클 있었다

    재계에 뜨거운 화제를 불러일으켰던 서울신문의 대기획 ‘재계 인맥 대해부’가 21일 대단원의 막을 내린다. 서울신문 산업부는 지난해 9월 30일부터 10개월간 매주 두 번꼴로 기사를 게재해 모두 73회에 걸쳐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62개 그룹과 500여개 기업의 인맥을 집중 조명했다. 지면 사정상 미처 담지 못했던 재벌가의 뒷이야기와 취재 기자들의 지난했던 취재기를 공개한다. -이종락 산업부장(이하 이) 2005년과 2006년에도 서울신문이 재계 혼맥과 가맥에 대해 분석했지만 10년이 지나서는 대한민국 기업들도 많은 변화상을 겪은 것으로 취재 결과 나타났다. 우선 정보통신기술(ICT) 벤처기업들의 대약진이 눈에 띄었다. 시가총액에서 대기업을 압도하는 ‘공룡’으로 성장했다. 공기업이었던 포스코, KT, KT&G 등도 민영화 이후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했다. 기존 대기업들도 글로벌 비즈니스 환경에 대응해야 할 만큼 몸집이 커졌다. 무엇보다도 재계 인맥을 취재한 기자들의 소회가 남다를 텐데 미처 지면에 담지 못했던 얘기들을 이 자리를 빌려 기록으로 남겼으면 한다. -강주리 기자(이하 강) 최근 10년 사이 급성장해 처음으로 재계 인맥에 포함된 기업을 취재하는 부분은 정말 쉽지 않았다. A회사의 경우 회장의 젊은 시절과 가족사, 인맥들을 확인하기 위해 2박 3일간 지역에 머물며 학교 동문회와 문중까지 훑는 등 다방면으로 접촉하기 위해 무척 애를 썼다. 회장과 만나기 위해 수차례 연락을 취했으나 번번이 행사를 이유로 기피하는 등 오너와 관련된 모든 정보를 모르쇠로 일관했다. 결국 업체에 대한 기대를 접고 회장과 조금이라도 인연이 있을 법한 업체들을 만나 하나씩 하나씩 퍼즐을 맞췄다. 대학교와 고등학교 총동문회를 찾아가 동창들을 찾아내 협조를 구했으며 기자와 같은 종씨인 문중을 찾아가 내 가족사까지 소상하게 얘기해주며 오너 일가의 정보를 수집했다. -명희진 기자(이하 명) 구글 등 포털사이트를 비롯해 온라인을 샅샅이 뒤졌다. 연관인들에게 ‘전화 마와리’(전화 돌리기)는 물론, 직접 찾아가 정보를 묻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하림 등 기업 오너와 직접 인터뷰도 할 수 있었다. 취재를 하다 보면 가족사를 숨길 수밖에 없는 사연이 줄줄 터져 나왔다. 실제 기사를 쓰지 않은 정보가 더 많다. -유영규 기자(이하 유) 힘든 기억이 대부분이다. 특히 재벌 3~4세의 일상은 철저히 베일에 가려져 있다. 호사가들의 입방아에 오르는 것이 싫어 노출을 극도로 꺼리는 것도 있지만, 일반 서민들과 삶의 영역 자체가 다르기 때문이다. 출입 기자도 마찬가지다. 2~3년을 출입해도 정작 오너 일가와 제대로 말 한번 나눠볼 자리를 갖기 어렵다. 그들끼리는 하나의 이너서클을 유지하며 소통한다. 공통점도 많다. 소위 한국의 부촌이라고 불리는 동네에 몰려 살다 보니 학군이 겹쳐 학교 선후배 사이가 적지않다. 경복초, 경기초, 영훈초, 개성초교 등이 대표적이다. 중·고교도 청운중에 휘문고, 경기고 출신들이 부지 기수다. 물론 여기를 졸업하면 미국 아이비리그를 중심으로 해외 유학길에 오른다. -김진아 기자(이하 김) 재계 인맥은 기업의 사보를 만드는 기획이 아니다. 기업의 성장 배경과 성장사에 대해 알아야 우리나라 경제와 산업의 흐름을 알 수 있다. 예컨대 올해 해방둥이 기업으로 꼽히는 크라운·해태제과그룹과 SPC그룹 재계 인맥 편에서는 기업의 성장 배경이 곧 우리나라의 먹을거리 변천사를 돌아보는 것과 같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 기업 측에서는 단순 홍보용 기업 사회공헌활동 자료를 준다던가 며칠 전에 냈던 보도자료를 참고하라며 던져 준 적도 많았다. 덕분에 기자 본인의 취재능력을 시험하는 기회가 됐다. 취재할 수 있는 모든 루트를 동원해 2개 면을 채웠고 기사가 나가고 난 다음 그제야 기사를 수정해 달라는 요청을 많이 받기도 했다. 사실 관계가 틀려 고쳐달라는 요청보다는 아예 내용을 빼달라는 내용이 많았었다. -주현진 차장(이하 주) 서울신문의 재계 인맥 시리즈는 2006년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처음 취재 요청을 받은 기업의 경우 협조하지 않으려는 모습은 예전과 똑같다. 더욱이 과거보다 개인정보 보호가 엄격해져서 정보 접근이 쉽지 않았고 민감한 사생활은 사실이라 할지라도 공개하기가 더 어려워하는 분위기가 생긴 것 같다. 대신 온라인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에 공개는 되어 있으나 많이 알려지지 않은 내용들을 모아 분석해 보면 의미 있는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일부 젊은 오너들은 과거와 달리 스스럼없이 언론 취재에 응하거나 홍보팀을 통해 충실히 자료를 제공해 정확한 평가가 이뤄지도록 하라고 지시하는 등 자신감이 읽혔다. -박재홍 기자(이하 박) 뒤늦게 취재에 합류해 상대적으로 편하게 취재했다. 기존에 진행해 왔던 시리즈를 봐 온 기업들에서 시리즈의 중요성을 알고 상대적으로 자료를 잘 준비해 줬기 때문이다. 특히 D그룹의 경우 최근 강도 높은 구조조정으로 주요 계열사들이 모두 정리된 상황에서 보도하기 쉽지 않은 측면도 있었다. 그룹의 문제도 있지만 현재 어려움에 빠져 있는 기업에 대해 좋지 않은 이야기를 더 쓸 경우 해당 기업에 근무하고 있는 직원들 역시 사기가 저하될 수 있어 이 점을 감안했다. -이 오너가도 1~2세에서 3~4세로 경영권 승계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었다. 이 과정에서 ‘땅콩회항’ 등 후세들의 눈살 찌푸리는 일탈행위가 벌어져 세간의 지탄을 받았다. -유 대한항공 3남매처럼 튀는 일부를 제외하고 3세들의 사내의 평은 한결같이 좋다. 겸손하고 인사성 바르며 성실하고 부지런하며 소탈하다는 것이다. 업무 장악력이나 기획력도 뛰어나다는 평도 나온다. 어릴 때부터 엄한 재벌가에서 경영 수업을 받다 보니 인성도 자질도 뛰어난 인재가 된다는 해석도 나온다. 하지만 대부분 이 같은 평판은 회사 홍보팀 등 사내에서 인위적으로 만들어지고 과장된다는 점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철저한 통제사회인 북한의 영도자들처럼 자본주의에서도 우상화는 존재하기 때문이다. -명 한국사회에서 재벌가 후손들은 저마다 로열패밀리를 구축하고 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 개인적으로 ‘재벌가 가족=공인’이라는 등식은 없다. 단 가족들이 회사 지분을 나눠 가지고 등기에 오르는 순간 상황은 달라진다고 본다. 소리 소문 없이 돌잡이 아이에게 회사 지분을 넘겨주는 것이 일부 기업의 현실인 상황을 고려하면 언론이 이러한 지분 구조에 대해 낱낱이 들여다보고 감시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재벌가 역시 소유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하지 않을까. -김 처음에는 기자 본인도 비슷하게 생각했다. 회장의 부모가 누구고 또 그 회장은 누구와 결혼하고 자녀를 뒀는지 시시콜콜 밝혀야 할까라는 생각이었다. 하지만 취재를 하면 할수록 회장의 사생활이 결코 회사문제와 무관하지 않다는 점을 느꼈다. 이는 혼맥 등으로 이뤄진 기존의 대기업은 물론이고 신생 기업도 마찬가지였다. 회장의 친·인척이 해당 기업에서 일하지는 않더라도 비슷한 분야에서 일을 하고 있어 기업 활동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기업들도 많았다. 사생활이라 밝힐 수 없다던 회장의 부인과 자녀가 알고 보니 회장 다음으로 많은 지분을 가지고 있어 후계구도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기업들도 있었다. 이는 기업이 특정 1인의 소유이고 이를 대물림하는 구조 속에서 이뤄지는 일이었다. -강 맞다. 왜 오너 일가들을 취재하느냐고 묻는다. 취재한 기업 중에는 우리나라의 산업화 과정 속에 직간접적으로 비호를 받거나 혜택을 받아 성장한 기업들이 권세와 재물을 대물림하는 가업 구조가 많다. 기사에는 나가지 못했지만 내 자식과 그 자식에게 재물을 넘겨주기 위해 부정 비리를 저지르는 일들이 비일비재했다. 오너 일가의 횡령 배임 등은 회사의 건전성에 영향을 주고 평범하게 법질서를 준수하고 살아가는 일반 국민들에게 상대적 박탈감은 물론 우리 경제에도 직간접적인 피해를 끼친다. 오너 일가의 가족사를 아는 것은 특수한 우리나라의 재계 구조상 해당 기업의 장래성과 투명하게 경영하는 평가의 기초 자료가 될 수 있고 나아가 건전한 재계를 형성하는 데 타산지석이 될 수 있다고 본다. -유 미국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은 경영권 세습을 빗대 “2020년 올림픽 대표팀을 2000년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자식 중에서 선발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경고했다. 심지어 북한의 권력세습과 뭐가 다르냐는 비판까지 나온다. 제대로 된 검증 없이 자식들이 거대 기업을 승계하는 일에 대해서는 보수와 진보 할 것 없이 비판적이다. 미국은 재벌 3세의 경영권 세습이 실패한 모델이라는 사회적 인식이 굳어졌고, 일본은 재벌이라는 단어가 많이 희석화돼 있다. 하지만 한국에서만은 재벌 3세의 기업 승계가 현재진행형이다. 실제 한국의 30대 재벌 총수 중 희수 이상 고령인 사람은 11명에 달한다. -이 신흥 기업과 기존의 대기업의 취재 과정은 어떻게 달랐나. -주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네이버, 다음카카오, 엔씨소프트, 넥슨, 서울반도체, 휠라코리아, 골프존, 미래에셋 등 신생 기업들이 등장했다는 점이다. 새로운 기업이 생겨난다는 것은 한국 경제가 그만큼 발전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반면 주요 그룹 리스트는 10년 전과 비교할 때 별 차이가 없다. 이는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에 새로 진입한 곳이 별로 없다는 뜻이다. 새로운 기업이 많지 않다는 것이어서 우려스럽다. -강 신흥기업은 기존 대기업보다 오너 일가에 대한 접근이 훨씬 어려웠다. 오너를 중심으로 한 결속은 더욱 강하고 언론에 노출되는 것에 과민한 느낌이다. 경험해보지 않은 것에 대한 두려움의 일종으로 보이기도 하고 자신감 부족이거나 뒤가 구린 뭔가를 들키지 않으려는 방어 태세로 보인다. 신흥 기업이 한 단계 더 나아가려면 더이상 비밀·폐쇄경영으로는 안 된다. 일가 경영에 대한 비판이 있다면 수용할 건 과감히 수용하고 더 큰 그릇의 기업이 되기 위해 전문경영인 체제를 도입하거나 철저한 인재등용 시스템을 통해 기업의 성장동력을 만들어 가야 하지 않을까. -김 공통점도 적지 않았다. 한국에서 손꼽히는 기업이 되기까지 오너가 다른 이들보다 뛰어난 능력이 있었고 어려운 상황에서 굴하지 않고 도전해 기업을 지금의 모습으로 키워왔다는 점이 바로 그렇다. 미래에셋그룹의 박현주 회장도 자신의 투자 능력을 인정받아 높은 연봉의 임원 자리에 만족했더라면 지금의 미래에셋그룹은 없었을 것이다. 카리스마적인 1인의 도전정신에 따라 만들어진 기업이고 나름의 창업정신이 남아 있지만 우리나라의 기존 대기업의 장점이자 단점이라 볼 수 있는 가족기업의 형태로 가고 있는 점은 우려스러운 부분이다. 앞으로 한 단계 더 뛰어 굴지의 대기업이 될지, 또 다른 성장동력을 어디서 찾아야 할지 갈림길에 선 신생 기업들이 많다. 창업주 1인이 회사 지분을 완벽하게 독점하거나 어린 자녀까지 회사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기업들도 많이 볼 수 있었다. 과연 지금의 흐름이 맞는지는 계속 지켜봐야 할 일이다. -이 인상 깊었던 취재 경험들을 털어놓자면. -주 취재 과정에서 최고경영자(CEO)와 소통할 수 있는 자리가 주어진다. 그 회사의 투명성과 자신감을 직접 체험할 수 있다. 2006년 애경의 장영신 회장과 채동석 그룹 부회장을 만난 뒤에는 애경 제품만 쓰고 싶었다. 서울우유 송용헌 대표는 자신에 대한 이야기는 물론, 경영 소신과 회사의 비전을 자세히 설명해 줬다. ‘우유가 몸에 나쁘다는 말이 있다’는 껄끄러운 질문에도 “어떤 음식이든 많이 먹으면 해롭다”며 차분하게 설명하는 모습에서 제품에 대한 신뢰마저 느낄 수 있었다. -유 10년후 재계 인맥 시리즈를 다시 정리할 때는 한국 재벌을 이해하기 위해 오너 직계들의 가계도를 빼곡히 그리는 일이 사라졌으면 한다. 시대가 변했다. 이제 한국의 재벌기업은 주주 회사로 덩치가 워낙 커져 3세가 경영을 승계하더라도 1·2 세대와 같은 제왕적 힘을 발휘하지 못하는 일이 많다. 승계 과정에 보다 분명한 검증이 필요하다. 이를 통해 선진국 같은 전문 경영인 체계가 보다 넓고 빨리 정착되기를 바란다. 그것이 기업과 나라가 모두 상생하는 길이다. -김 재계 인맥 시리즈가 시작되기 두 달여 전인 지난해 7월부터 약 1년 동안 단 하루도 초조하지 않은 적이 없었다. 맡은 기업의 수가 많아 2~3개의 기업 취재를 동시에 했던 탓도 있었고 나오지 않은 내용을 취재하고 정확하게 다뤄야 했기 때문에 부담감이 컸다. 부담감에 비례해 좋은 기사가 나와 많은 독자가 공감해줘서 다행이었다. 무엇보다도 ‘내가 다니는 회사가 이렇게 성장했구나’ 하고 기업 관계자들 스스로 자부심을 느낄 수 있었으면 좋겠다. 정리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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