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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제 알지 못해도 쉬워요] ‘파운드리’가 뭐길래

    [경제 알지 못해도 쉬워요] ‘파운드리’가 뭐길래

    4차산업 핵심 반도체 몸값 뛰는 ‘위탁 생산’ 몸집 키운 삼성·SK 애플 ‘아이폰’을 만드는 곳은 대만 폭스콘입니다. 아이폰에 들어가는 핵심 칩인 모바일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도 대만 TSMC에서 만듭니다.●아이폰 핵심칩 만드는 대만 TSMC 아이폰이란 역작이 탄생한 것은 위탁 생산을 해 주는 회사들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얘기인데요. 앞으로 4차 산업혁명 시대가 되면 위탁 생산은 더 활발해질 거라 합니다. 특히 반도체 위탁 생산 주문이 밀려들 거라고 하는데요. 이는 자율주행차,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 등 핵심 기술을 구현하려면 반도체가 꼭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반도체는 D램,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 반도체만 있는 게 아닙니다. 스마트폰의 ‘두뇌’로 불리는 모바일 AP부터 ‘눈’에 해당되는 CMOS 이미지 센서, 통신용 모뎀칩까지 수많은 반도체가 있습니다. 메모리 반도체에 치여 ‘비(非)메모리 반도체’로 분류되는 것뿐이죠. ●삼성은 부서 승격·SK는 자회사로 반도체 회사 중에서 위탁 생산만 하는 곳을 파운드리 업체라고 합니다. 애플과 밀월 관계인 TSMC(50.6%)가 대표적이죠. 반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설계부터 생산까지 모든 공정을 다 해 왔습니다. 물론 위탁 생산을 아예 안 한 건 아닙니다. 삼성전자는 파운드리 시장에서 2위(글로벌파운드리, 9.6%)와 큰 차이 없는 4위(7.9%)입니다. SK하이닉스도 규모(전체 매출의 0.4%)가 크진 않지만 파운드리 사업부가 있습니다. 그런데 최근 파운드리 시장이 커지자 두 회사 모두 파운드리 부서에 힘을 실어 줍니다. 삼성은 파운드리팀을 사업부로 승격시켰고, SK하이닉스는 파운드리 자회사를 만듭니다. ●‘고효율·저전력’ 4차 산업 승부처 이제 두 회사는 원하든 원치 않든 고객사 유치를 위해 치열한 경쟁을 펼칠 것입니다. 삼성이 먼저 지난 24일(현지시간) 미국에서 열린 ‘삼성 파운드리 포럼’에서 “2020년까지 4나노 공정에 도전한다”고 했습니다. 2019년 5나노 기술을 선보이겠다는 TSMC로서는 긴장할 만한 소식이죠. 나노수가 줄면 단위 면적당 트랜지스터를 더 많이 넣게 돼 성능은 올라가고 전력 소모량은 줄어듭니다. 그런데 5나노와 4나노는 큰 차이가 있습니다. 5나노까지는 지느러미 구조(FinFET)의 3차원(D) 공정이 가능하지만 4나노에는 다른 기술이 필요합니다. 삼성은 원형 구조를 택했죠. 새로운 기술로 고효율·저전력이 핵심인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주도하겠다는 전략입니다. SK는 어떤 큰 그림을 보여 줄까요. 메모리 반도체에 이어 파운드리 시장에서도 국내 업체가 1, 2위를 다투는 날이 얼른 오기를 기대합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통상 업무 외교부 이관…해경·소방청 분리 독립

    국정 안정 고려해 범위 최소화…국정원 개편·공수처 별도 논의 문재인 정부의 인수위원회 역할을 하는 국정기획자문위원회가 초기 정부조직 개편을 최소한의 범위에서 시행하기로 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장기간 국정 공백 사태가 이어져 온 상황에서 큰 폭의 조직 개편보다는 국정 안정이 우선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박광온 국정기획위 대변인은 24일 “6월 임시국회에 최소한의 정부조직 개편안을 제출할 것”이라면서 “여기에는 중소기업청의 중소기업벤처부 승격, 통상 기능의 외교부 이관, 소방청과 해양경찰청의 분리 독립 등 세 가지 사안만 담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조직 개편안은 우선적으로 문재인 대통령이 후보 시절 밝힌 공약 수준에서 이뤄진다. 중소기업청을 중소벤처기업부로 승격시켜 각 부처에 흩어져 있는 소상공인·자영업자·중소기업 관련 기능을 일원화하기로 했다. 또 전 정부에서 외교통상부의 ‘통상’ 업무가 산업통상자원부로 옮겨가 우리나라의 통상외교 부문이 약화했다고 판단해 이를 다시 외교부로 되돌려 놓는다. 세월호 참사 이후 국민안전처로 흡수 통합됐던 소방청과 해양경찰청을 독립시키고, 대통령이 국가 재난 컨트롤타워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청와대 위기관리센터를 강화할 계획이다. 안전처의 나머지 기능은 행정자치부에 재흡수돼 과거의 안전행정부와 유사한 조직을 만드는 방안이 거론된다. 박 대변인은 국가정보원 개편이나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설치 등에 대해서는 “이는 별도로 국정원 개혁과 검찰 개혁 측면에서 논의할 것”이라며 “정부조직 개편의 논의 범위에는 들어가지 않는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번 개편의 폭은 최소한에 그쳤더라도 조직이 안정되면 조만간 추가적인 조직 개편이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김진표 국정기획위원장은 전날 “각 부처 업무를 평가하고 분석하면서 5개년 계획으로 바꾸는 과정에서 예산의 중복을 없애고 효율성을 높이려면 어떤 조직 개편이 필요하다는 것을 검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낙연 국무총리 후보자 역시 최근 “(정부조직 개편을) 두 단계로 나눠서 할 수도 있지 않으냐”며 “심각한 문제가 있는 것은 뒤로 넘기고, 기능 재편에 불과한 것은 빨리 할 수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공공일자리 81만개 새달 로드맵 나온다

    문재인 정부의 핵심 공약인 ‘공공부문 일자리 81만개 창출’을 위한 구체적인 실천 방안이 다음달 말 발표된다. 재원조달계획 등을 담은 세부 실행계획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인 올 하반기 공무원 1만 2000명 신규 채용도 예정대로 진행된다. 정부가 대선 때부터 강조해 온 추가경정예산은 약 10조원 규모로 편성돼 다음달 국회에 상정된다. 또 중소기업청의 중소기업벤처부 승격, 통상 기능의 외교부 이관, 소방청과 해양경찰청의 분리 독립 등도 추진된다. 사실상의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인 국정기획자문위원회가 24일 기획재정부를 비롯한 7개 부처의 업무보고를 시작으로 공식 활동에 들어갔다. 박광온 국정기획위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을 갖고 “공공부문 일자리 현황 조사 및 관계 부처 협의 등을 거쳐 오는 6월 말까지 공공부문 일자리 충원 로드맵을 마련해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 대변인은 상반기 추경의 규모에 대해 “확정된 것은 없지만 문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 언급한 규모가 있지 않으냐”고 말해 사실상 10조원 안팎에서 규모가 정해질 것임을 시사했다. 그는 “공공일자리 관련 예산은 일자리 추경과 연계된다”며 “공약에는 올해 4조 2000억원 정도로 돼 있지만, 좀더 정밀하게 검토하기로 했기 때문에 예산이 늘어날지 줄어들지는 아직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이날 김진표 국정기획위원장은 예산을 관장하는 기재부에 “최대한 빨리, 6월 임시국회 안에 추경안을 제출할 수 있도록 하라”고 당부했다. 박 대변인은 “국정과제 추진에 필요한 재원 소요를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이를 뒷받침할 재원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재정계획 수립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정부는 문 대통령의 대선 공약에 따라 오는 10월 국가직·지방직 등 공무원 1만 2000명을 추가 선발하기 위한 공개경쟁채용시험 실시계획도 보고했다.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문재인 정부, 국민인수위 ‘광화문 1번가’ 오픈

    문재인 정부, 국민인수위 ‘광화문 1번가’ 오픈

    문재인 정부가 국민인수위원회인 ‘광화문 1번가’를 24일 오픈했다.광화문 1번가는 국민 모두가 인수위원이 되는 것으로 국민들로부터 정책 제안을 받는다. 국민인수위 광화문 1번가는 24일 홈페이지(www.gwanghwamoon1st.go.kr)를 열었다. 25일에는 서울 광화문 광장에 위치한 ‘세종로 공원’에 오프라인 공간도 설치돼 국민의 정책 제안을 직접 받는다. 문재인 대통령은 대선 기간에 온라인 정책쇼핑몰을 표방한 정책홍보사이트 ‘문재인 1번가’를 오픈해 공약을 알리고 정책 제안을 받았다. 당선 이후에 문재인 1번가가 광화문 1번가로 승격된 셈이다. 국민인수위는 문재인 정부에서 인수위 역할을 하는 대통령 직속 기구 국정자문기획위원회 산하에 설치됐다. 국민인수위는 오는 7월 12일까지 50일 동안 운영된다. 세종로 공원에서는 50일 동안 화요일과 목요일 ‘국민의 정책을 삽니다-열린포럼’, 매주 토요일 저녁에는 ‘국민의 생각을 듣습니다-국민마이크’ 프로그램도 운영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퍼블릭 IN 블로그] ‘대전청사 사무실難’ 외청들… 중기청 승격설에 동상이몽

    문재인 정부에서 부(部) 승격이 유력한 중소기업청이 정부대전청사에서 화제의 중심으로 부상했다. 정부 외청에서 부로 승격하는 것에 대한 부러움은 차치하고, 부가 되면 어디에 위치할 것인가를 놓고 설왕설래가 한창이다. 대전청사 1동 11~14층에 350여명이 근무하는 중기청이 빠질 경우 그동안 대안 부재로 ‘속앓이’했던 다른 외청들은 사무공간을 늘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맞게 된다. 대전청사에서는 2009년 9월 코레일이 대전역 철도사옥으로 이전하면서 입주기관 조정에 따른 대규모 이사가 진행된 적이 있다. 특허청 특허심판원이 입주한 데 이어 3동에 있던 병무청이 2동으로 이전했으며 1동에 있는 관세청 등도 사무실을 추가 배정받기도 했다. 외청들은 대전청사가 세종청사와 비교해 사무 및 회의공간이 턱없이 부족하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시간선택제 공무원 증원과 맞물려 사무공간 확보에 비상이 걸렸던 특허청으로서는 중기청 이전 가능성을 ‘단비’로 받아들이고 있다. 특허청 관계자는 “최소 52명에 대한 공간이 필요한데 내부적으로 해결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불편이 불가피하지만 청사에 입주해 있는 보안 관련 산하기관을 내보내는 방안까지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방위사업청과 업무 이관 논의가 예정된 조달청도 사무실 확보에 숨통이 트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중기청과 같은 1동에 위치한 관세청은 2동에 나가 있는 FTA국과의 ‘해후’를 고대하고 있다. 인원·조직 확대와 장비 등 필요시설이 늘고 있는 산림청은 최소 1개 국이 활동할 수 있는 추가 공간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대전청사관리소는 “대기 수요가 넘친다”고 전했다. 타 기관만큼 중기청 공무원들도 이전 여부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 중앙·과천·세종·대전 등 4개 정부청사 입주 기준이 없기에 예측이 불가능하지만 중기부가 신설되더라도 과천·세종·대전청사에 입주할 수 있다는 해석이다. 공무원 편의를 고려하면 대전청사, 우리나라 중소기업의 48%·벤처기업의 58%가 수도권에 집중돼 있는 상징성을 감안하면 과천청사, 행복도시 조성 취지와 기능을 따지면 세종청사로의 이전 당위성이 거론된다. 유력하게 거론되는 세종으로의 이전은 고시만 이뤄지면 가능하기에 절차상 불편은 없지만 문제는 공간이다. 신청사를 지어 입주할 경우 빨라야 2020년에야 가능할 전망이다. 중기청 관계자는 “대전청사 잔류나 세종청사 이전까지는 고려하지만 과천으로 간다는 생각은 해 보지 않았다”면서 “중소·벤처기업이 집중돼 있다면 집행부처가 관리하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말했다. 정부청사 기관 배치 업무를 담당하는 정부청사관리소는 신중한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큰집인 행정자치부가 이전 대상에 포함되면서 부담을 느끼고 있다. 한 관계자는 “정부조직법이 개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어떠한 검토나 결정도 이뤄지지 않았다”며 “팩트는 세종청사에 공간이 없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청사관리소는 조직과 인력 등 공간 접근만 따지지, 기능이나 정책적 측면은 고려 대상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대전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하남시 2020년 36만 ‘자족도시’로 발돋음…덕풍역 인근 ‘하남 스타포레’ 공급 예정

    하남시 2020년 36만 ‘자족도시’로 발돋음…덕풍역 인근 ‘하남 스타포레’ 공급 예정

    경기도 하남시 인구가 지난해 10월 기준 20만명을 넘어서며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하남시는 1989년 시(市) 승격 이래 관내 면적 대부분이 전국 최고 수준의 개발제한구역으로 묶여 수도권에서도 개발이 뒤쳐져 오랫동안 소규모 도시 수준에 머물러 있다가 27년 만에 20만 도시로 성장했다. 하남시 인구 20만 달성에는 미사강변도시와 위례신도시 등 신도시 택지개발이 큰 몫을 했다. 더불어 지역현안 1,2지구, 뉴스테이(기업형 임대주택), 지하철 5호선 및 9호선 연장 등 대형 사업이 줄줄이 진행되고 있고 입주예정 물량이 많아 앞으로도 인구 유입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하남시는 인구 36만의 자족도시를 대비한 ‘2020 도시기본계획’에 따라 스타필드 하남 개발사업, 지하철 연장사업, 공공주택지구 개발 등 대규모 도시개발사업 등을 통해 안정적인 주택공급과 시민을 위한 문화,복지시설 구축을 추진해 오고 있다. 하남시청 관계자는 "인구증가 만큼 양적인 성장에 발 맞춰 교통,복지,여가,문화생활 등 시민 삶의 질을 높이는 것 또한 중요한 과제인 만큼 균형적인 발전을 꾀해 나가겠다.”며, “하남시는 그 동안 신도시 개발에 따른 교통 수요 충족을 위해 대중교통망 개선 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왔다.” 고 말했다. 이에 따라 시는 대중교통 개선을 위해 외곽순환도로를 이용하는 성남 분당행 광역노선 신설을 추진하고 있다. 스타필드와 풍산지구, 미사강변도시를 거쳐 천호대로를 이용해 수서고속철도역을 경유하는 시내버스도 올해 상반기 운행을 목표로 운송사업자와 협의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하남시 덕풍동 369-1번지 일원에 두산건설이 시공예정인 ‘하남 스타포레’ 1차가 지하 3층~지상 29층, 10개동에 전용면적 ▲52㎡와 ▲59㎡는 564세대 ▲74㎡ 224세대 ▲84㎡ 211세대 등 총 999세대로 들어설 예정이다. 그리고 덕풍동 375번지 2차에는 지하 5층~지상 29층, 9개동에 전용면적 ▲52㎡ 222세대 ▲59㎡는 358세대 ▲74㎡ 143세대 ▲84㎡ 176세대 등 총 899세대로 구성될 계획이다. 하남 스타포레는 쾌적한 환경 및 서울 출퇴근 교통의 편리함과 메가급 쇼핑센터인 하남스타필드와의 접근성이 뛰어나다. 아울러 서울 강동구, 송파구와 인접하고 하남IC(8분), 상일IC(10분) 등을 통해 강남생활권에 근접해 있다. 2020년 개통 예정인 지하철 5호선 덕풍역(예정)에서 도보 10분 거리에 있는 지역주택조합 아파트로, 일반 분양 아파트보다 10~20% 가량 저렴하게 공급되며 주택청약통장 없이 동,호수를 선택할 수 있어 장점이다. 조합설립인가 신청일 현재 서울시, 인천시, 경기도에 6개월 이상 거주한 무주택자이거나 소형주택(전용면적 85㎡이하 1채) 소유자면 조합원 가입이 가능하다. 하남 스타포레 홍보관은 서울시 강동구 길동 425번지에 있으며, 방문 전 사전예약을 하면 1:1 빠른 상담을 지원한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가톨릭관동대학교, 지역 발전·성장 견인… 강원의 ‘기적’ 일구다

    가톨릭관동대학교, 지역 발전·성장 견인… 강원의 ‘기적’ 일구다

    “강원도의 기적을 아십니까?” 대관령 너머 푸른 동해와 인접한 강원도 강릉의 가톨릭관동대학교(총장 천명훈)가 내건 산학협력의 기치는 ‘기적(Miracle)’이다. 대학이 ‘기적’을 주장하는 데에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다. 지리적 환경과 산업여건이 매우 열악한 강원도에 지속가능한 성장 동력을 제공하려는 대학의 강력한 의지를 표출한 것이었다. 그래서일까? 이미 가톨릭관동대와 동행하며 산학협력의 성과를 내고 있는 기업과 지역사회가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기적의 씨앗이 지역사회에 널리 뿌려지고 있는 것이다. 대학이 앞장서서 지역의 성장 동력이 될 수 있는 결실을 위해 묵묵한 발걸음을 옮기고 있는 것, 바로 ‘기적’을 일구어낸 것이었다.●LINC+ 신규 선정… 가톨릭학교법인 변경 이후 ‘확’ 달라진 대학체질 가톨릭관동대는 올해로 창학 62주년. 2014년 인천가톨릭학원으로 법인이 바뀐 이후 대학의 면모가 더욱 빠르게 변하고 있다. 지난해에만 교육부의 인문역량강화사업(CORE)과 지방대학특성화사업(CK-1), 중소기업청의 창업선도대학육성사업 등 굵직한 정부 재정지원 사업에 속속 선정됐다. 올해 교육부 최대의 재정지원사업인 사회맞춤형 산학협력 선도대학 육성사업(LINC+)에 우수한 성적으로 선정된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었다. 지난 2000년 창업보육센터 설립을 시작으로 대학 내에 산학협력의 첫 뿌리를 내린 이후 산학협력단 신설, 산학연구처 승격, 1000여개의 가족회사 유치, 기업종합지원센터·공동장비활용지원센터 등의 기구와 인력의 확충이 지속됐다. 2012년부터는 산업체의 전문가들을 대학교육과 연계할 수 있도록 산학협력중점교수로 초빙해온 것은 산학협력의 중요성을 다른 대학들보다 먼저 인식한 결과였다. 특히 대학의 연구역량을 지역산업에 기여하기 위해 지역혁신센터(RIC), 지역연고센터(RIS) 사업을 유치하는 등 대학의 체질이 산학협력형으로 꾸준하게 개선됐다.이 같은 변화가 가능했던 것은 대학본부의 의지와 함께 학교법인의 전폭적인 지원이 있었기 때문이다. 가톨릭관동대는 지난 2015년 ‘미래가치를 디자인하는 창의실용교육 중심대학’을 대학 비전으로 천명하는 ‘비전 2025’를 구축한 데 이어 산학협력중장기발전계획 수립 등 대학발전을 위한 로드맵을 촘촘하게 구성하고 세밀하게 실행하고 있다. 250억여원을 들여 지난해 말 준공한 지하 1~10층 규모의 랜드마크 창조관은 산학협력의 집적기지로 자리매김했다. 가톨릭관동대가 말한 ‘MIRACLE’은 사실 ‘준비된 기적’이었다. 천명훈 총장은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 학생들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산업패러다임에 적응할 수 있도록 역량을 키우는 일이 대학의 역할”이라며 “산학협력 친화형, 특히 사회맞춤형 인재를 배출하고, 기업은 물론 지역사회와의 협력을 통해 지역발전에 공헌하는 것은 융합의 시대에 대학이 먼저 나서야 할 사명”이라고 강조했다. ●‘MIRACLE+’는 4차 산업혁명을 준비하는 대표 브랜드 대학의 산학협력 브랜드인 ‘MIRACLE’은 지난 2013년 산학협력 선도모델로 출발했다. 지난해까지 ‘MIRACLE 3.0’을 시행한 데 이어 올해는 ‘산학협력 고도화를 통한 기업협력 상생시스템 창출’이라는 비전을 설정한 ‘MIRACLE+’로 진화했다. MIRACLE은 ‘동기부여·혁신·지역협력·도전정신·창의융합·리더십·실무역량강화(체험)’이라는 영어 이니셜의 조합이다.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할 수 있는 MIRACLE형 인재양성을 위한 선진 산학협력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목표다. 이를 위해 ▲산학협력 중심의 대학체제 혁신 ▲사회맞춤교육 체제 구축 ▲쌍방형 고도화 기업연계시스템 구축 등 추진전략 아래 124개의 ‘Action Plan’을 시행할 계획이다. 눈에 띄는 것은 산학협력 마스터플랜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LINC+ 사업단장의 위상을 부총장급으로 격상하고, 교무처와 산학연구처가 상호 연계 통합된 ‘산학·교육 융합추진본부’를 신설하는 파격적인 대학시스템을 도입한다는 것이다. 특히 이 본부 산하에는 산학협력진흥원, 사회맞춤인재교육원, CKU교육혁신원, 창업지원단 등의 대학 내의 분야별 기구와 조직을 통합 관리하는 체계를 갖췄다. ●개방형 산학협력 플랫폼, MeC, CooBee 등 특화 전략 다양… 의과대학도 포함 가톨릭관동대는 지역여건과 학생역량 등을 감안해 ‘MeC’으로 일컬어지는 ▲의료융합(Medical Convergence) ▲Eco Safety(해양·바이오·방재·에너지 등) ▲지역문화관광콘텐츠(Contents with Regional Culture & Tourism) 등 3개 분야를 특화분야로 설정, 관련 기업이 직접 교육과정을 함께 개설하고 교육에 참여하는 쌍방향 프로그램으로 운영한다. 특히 3D프린팅 관련 교육은 지난해 10월 글로벌 3D프린터 제조기업인 Stratasys, 3D Systems와 교육협약을 맺고 세계 최초로 대학 내 3D 프린팅 교육과정을 진행하고 있다. ‘CooBee(Cooperation & Business)’는 벌처럼 부지런한 협업으로 성과(꿀)를 모은다는 의미로 기업과 함께하는 국내·외 현장실습의 독특한 브랜드다. 1024개의 가족회사의 협력은 물론 국외 거점센터 구축을 확대해 학생들의 취·창업역량을 끌어올린다는 것이다. 특화 교육과 함께 창업에 대한 대학의 역량은 별도의 창업펀드 조성 등을 통해 학생과 교원의 우수한 아이디어 발굴을 지원토록 재원을 확대하고 있으며, 관련 규정과 조직도 곧 구축할 계획이다. 의료융합 분야의 특화된 성과를 창출하기 위해 이미 바이오융합연구원을 개설해 운영 중이며 이번 LINC+ 사업에서도 의과대학을 포함, 대학 전체가 혼연일체가 된 융합·혁신형 산학협력을 추진하는 것은 다른 대학과 차별화된 부분이다. 김규한 LINC+사업단장은 “지역산업의 기술적 어려움을 대학의 연구역량을 지원하여 해결하는 것이 초기 단계의 산학협력이었다면, 이제는 산업계와 지역이 대학과 함께 교육·협력·성과창출에 동행하는 고도화된 산학협력 시스템으로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동취재팀
  • [씨줄날줄] 임을 위한 행진곡/최용규 논설위원

    [씨줄날줄] 임을 위한 행진곡/최용규 논설위원

    1980년대에 대학을 다닌 사람이라면 최루탄이 난무하는 교정 안팎에서 수없이 불렀거나 들었던 노래가 있다. 생면부지인 사람과 거리낌 없이 어깨를 걸게 했고, 강의실이나 도서관에 앉아 있으면 마음 편치 않게 했던 그 노래. ‘사랑도 명예도 이름도 남김없이/한평생 나가자던 뜨거운 맹세/동지는 간데없고 깃발만 나부껴/새날이 올 때까지 흔들리지 말자?/앞서서 나가니 산자여 따르라.’ 젊은이들이 목청껏 불렀던 1분짜리 ‘임을 위한 행진곡’이다.이처럼 임을 위한 행진곡은 당시 군부독재정권의 탄압과 억압에 저항하는 운동가요의 상징이었으나 출발은 슬픈 진혼곡이었다. 1982년 2월 20일 광주 옛 망월동 5·18 묘역에서는 신랑과 신부가 죽고 없는 영혼 결혼식이 열린다. 신부는 1978년 광주에 들불야학을 창립하고 낮엔 노동자로, 밤엔 야학교사로 활동하다가 그해 12월 연탄가스에 짧은 생을 마감한 박기순(당시 23세)씨. 신랑은 박씨의 권유로 들불야학 교사로 참여했다가 1980년 5월 계엄군의 광주 유린 때 시민투쟁위원회 대변인으로 활동하다가 5월 17일 새벽 전남도청에서 계엄군의 총에 맞아 숨진 윤상원(당시 30세)씨. 박씨의 황망한 죽음을 접한 윤씨는 안타까운 심정을 절절한 시 한 편에 담아 일기장에 고이 간직했다. “불꽃처럼 살다간 누이여/왜 말없이 눈을 감고만 있는가/훨훨 타는 그 불꽃 속에 기순이의 넋은 한 송이 꽃이 되어/늘 서럽도록 아름다웠지” 1981년 윤상원과 박기순의 영혼 결혼식 소문이 돌자 그해 4월 소설가 황석영씨 집에 광주 지역 문화운동패 10여명이 모여 이 둘의 넋을 풀어 줄 노래를 만든다.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장이 1980년 말 서대문형무소 투옥 당시 썼던 ‘묏미나리’를 차용해 황석영씨가 가사를 썼고, 당시 전남대 학생이던 김종률씨가 곡을 붙였다. 임을 위한 행진곡은 30분짜리 노래극 ‘넋풀이-빛의 결혼식’에 마지막으로 삽입된 합창곡이다. 이후 이 노래는 민주화운동 진영에 빠르게 전파됐고, 1997년 5·18이 국가기념일로 승격되면서 5·18 넋풀이 노래로 채택돼 제창됐다. 좌파의 대표곡쯤 되고 우파가 싫어하는 이 노래를 둘러싸고 갈등도 심했다. 2009년 국가보훈처는 5?18 기념식에서 제창을 금하고 합창만 허가했다. 합창은 합창단만 부르면 되지만 제창은 참석자들이 다 불러야 한다. 오늘 역대 최대 규모의 5·18 기념식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지시로 이 노래가 제창된다. 제창을 통해 보수가 진보에 손을 내밀고 진보가 보수를 껴안는 대통합의 모습을 보고 싶다. 최용규 논설위원
  • [명예기자가 간다] 실학자 지석영의 상소… 1600명 최정예 ‘글로벌 특허청’ 시작이었다

    [명예기자가 간다] 실학자 지석영의 상소… 1600명 최정예 ‘글로벌 특허청’ 시작이었다

    ‘어떤 유혹에도 넘어가지 않는다’는 ‘불혹’(不惑·40세). 특허청이 올해로 불혹의 나이인 개청 40년을 맞았다. 1977년 개청 당시만 해도 2만 5000여건에 불과했던 산업재산권 출원규모가 지난해 46만여건으로 증가하며 세계 4위를 기록했다. 이는 직원 네 명 중 한 명이 박사학위 소지자로 우수 심사인력으로 경쟁력을 높였기 때문이다.# 1977년 특허국을 청으로 승격시켜 우리나라의 특허제도가 1882년 실학자인 지석영 선생에서 비롯됐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지석영 선생은 고종에게 올린 상소문에서 산업발전을 위해 특허권과 저작권 제도 도입을 주장했다. 이후 일본이 1908년 한국특허령 칙령을 공포 시행하면서 특허제도가 처음 실시됐다. 1910년 경술국치 후에는 일본 특허제도가 운영됐다. 1945년 해방 후 미 군정 시절에는 특허원이 창설돼 미국 특허제도가 도입됐다. 1948년 정부조직법이 제정돼 특허원의 특허행정은 상공부 특허국으로, 저작권은 공보처로 이관됐다. 1970년대 산업재산권의 중요성이 대두된다. 특허출원과 심판청구가 급증했다. 전문화, 국제화된 특허행정에 대응하기 위해 1977년 3월 특허국을 특허청으로 확대, 승격했다. 이후 1979년 세계지식재산기구 설립 협약, 1980년 파리협약, 1984년 특허협력조약, 2003년 상표법 조약 등 국제조약에 가입하며 특허행정의 세계화를 본격 추진하게 된다. 특허청은 1998년 정부대전청사로 입주하며 제2의 부흥기를 맞는다. 1999년 세계 최초로 인터넷 기반의 전자출원시스템인 특허넷을 개통했다. 전국 어디서나 온라인에서 출원과 등록, 열람서비스가 가능해졌고 선진 특허행정으로 도약하는 계기를 맞았다. 2006년 정부 부처 중 유일하게 책임운영기관으로 지정돼 조직운영에 자율성을 확보했다. 개청당시 5억원이던 예산은 올해 5500억원에 달한다.특허청은 세계 지식재산 5대 강국으로 미국·유럽·일본 등 지식재산 강국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지난해 지재권 출원은 개청 당시보다 18배 증가한 46만여건으로 집계됐다. 출원규모로는 중국·미국·일본에 이어 4위다. 미국 내 특허출원도 일본에 이어 2번째로 많다. 인구 100만명당 특허출원 건수는 세계 1위다. 특허심사처리기간도 세계 최고 수준으로 1990년대 39개월이던 심사 처리기간이 평균 10개월로 단축됐다. 특허넷 시스템이 아랍에미리트와 아프리카 등 해외에 수출되는 등 우수성을 인정받고 있다. # 직원 4명중 1명이 박사학위 고급 인력들 미·일·유럽이 주도하던 국제 지식재산권 체제가 한·중이 포함된 5자 간 체제(IP5)로 전환하며 명실상부한 지재권 강국으로 자리매김했다. 개청 당시 277명에 불과했던 인력이 현재 1600여명으로 5배 이상 증가하는 등 성장했다. 전체 직원 중 72%가 5급 이상이고 박사 학위자가 435명으로 중앙행정기관 중 고학력을 자랑한다. 우수한 인력 확보는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는 밑거름이 됐다. 조성수 명예기자(특허청 대변인실 주무관)
  • 삼성전자 비메모리 사업 강화… 반도체 3원화

    삼성전자가 DS(부품) 사업부문 중 시스템LSI(비메모리) 사업부를 팹리스 사업부와 파운드리 사업부로 분리한다고 12일 밝혔다. 메모리 사업부와 시스템LSI 사업부로 양분됐던 이 회사 반도체 조직은 비메모리 사업부가 2개 사업부로 승격, 분리됨에 따라 3원화된다. 팹리스는 설계에, 파운드리는 설계도를 받아 위탁 생산하는 데 특화된 사업 형태다. PC와 스마트폰에서 각각 두뇌 역할을 하는 중앙처리장치(CPU),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등이 대표적인 비메모리 제품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0㎚(나노미터·10억분의 1m) 공정 세계 최초 양산에 성공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퀄컴과 대형 파운드리 계약을 이어 가고 있다. 과거 삼성전자의 주 고객 중 한 곳이었던 애플은 올 하반기 출시될 아이폰8 AP 위탁생산 물량을 전부 대만 TSMC에 맡긴 바 있다. 모바일 기기뿐 아니라 사물인터넷(IoT), 웨어러블 기기가 늘면서 비메모리 반도체가 장기 호황기를 맞이할 것이란 전망이 많다. 삼성전자는 비메모리 사업부 강화를 통해 퀄컴·애플과 같은 대형 고객사뿐 아니라 중소규모 고객 수요에도 유연하게 대처할 태세를 갖추게 됐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문재인 대통령 시대] “사랑도 명예도~” 9년 만에 다시 ‘떼창’한다

    백기완 시에 황석영 가사 ‘대표 민중가요’…2009년 제청서 빠졌다가 이번에 ‘재복권’ ‘사랑도 명예도 이름도 남김없이/ 한평생 나가자던 뜨거운 맹세/ 동지는 간데없고 깃발만 나부껴/ 새날이 올 때까지 흔들리지 말자/ 세월은 흘러가도 산천은 안다/ 깨어나서 외치는 뜨거운 함성/ 앞서서 나가니 산 자여 따르라/ 앞서서 나가니 산 자여 따르라.’ 교정에서건 거리에서건 누가 먼저랄 것 없이 ‘사랑도~’를 선창하면 이내 모든 이들이 떼창(제창)으로 화답하며 어깨를 걸던 시절이 있었다. 노래의 기원은 애절하다 못해 슬프다. ‘임을 위한 행진곡’은 1980년 5월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시민군 대변인으로 활동하다 전남도청에서 계엄군에 사살된 고 윤상원씨와 광주의 노동 현장에서 ‘들불야학’을 운영하다 사망한 노동운동가 고 박기순씨의 영혼결혼식에 헌정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백기완씨의 옥중 장편시 ‘묏비나리’의 일부를 차용해 소설가 황석영씨가 가사를 완성했고, 전남대 학생이던 음악인 김종률씨가 곡을 붙여 1981년 노래극 ‘넋풀이-빛의 결혼식’에 삽입됐다. 일반에는 1982년 2월 윤씨와 박씨의 유해를 광주 망월동 공동묘지(현 국립5·18민주묘지)에 합장하면서 영혼결혼식을 거행할 때 처음 공개됐다. 이후 대표적인 민중가요, 운동가요로 자리잡았다. 매년 5·18 추모행사에서 유족과 시민들은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했다. 1차 ‘복권’은 5·18이 국가기념일로 승격돼 정부 주관으로 첫 기념식이 열린 1997년 이뤄졌다. 이때부터 2008년까지 정부 주관 기념식에서 공식 식순에 포함돼 제창됐다. 하지만 이명박 정부 시절인 2009년 기념식부터 제창 식순이 빠졌다. 반발이 이어지자 2011년 기념식부터는 합창단이 부르고 원하는 참석자가 따라부르는 합창 방식으로 바뀌었다. 2013년 박승춘 당시 국가보훈처장은 별도의 기념곡 제정을 추진한다고 밝혀 거센 반발을 자초하기도 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2호 업무지시로 ‘임을 위한 행진곡’을 9년 만에 이번 5·18 기념식부터 또다시 모든 이들이 제창할 수 있게 됐다. 박홍환 전문기자 stinger@seoul.co.kr
  • 마라도나, UAE 2부 리그 감독으로

    아르헨티나의 축구 영웅으로 화려한 나날을 보내다 2012년 7월 이후 축구와 관련해 변변한 일자리조차 없는 신세로 전락했던 디에고 마라도나(57)가 아랍에미리트(UAE) 프로축구 2부 리그 푸자이라 FC의 지휘봉을 잡았다. 푸자이라 FC는 8일 구단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에 등번호 10번 유니폼을 든 마라도나의 사진을 올리며 새 감독으로 모셨다고 공표했다. 마라도나도 자신의 SNS을 통해 같은 소식을 전했다. 계약 기간은 1년이고 오는 9월부터 팀을 이끌게 됐다. 푸자이라 FC는 2016~17시즌 UAE 프로축구 디비전1(2부 리그) 12개 팀 가운데 4위에 머물러 1부 리그 승격에 실패했다. 1990년 아르헨티나를 멕시코월드컵 우승으로 이끌었던 마라도나는 2010년 남아공월드컵에선 대표팀을 지휘해 8강행으로 이끄는 데 만족해야 했다. 이듬해 6월 UAE 1부 리그 알와슬의 지휘봉을 잡았지만 성적 부진으로 채 1년을 못 넘기고 경질됐다. 지난 3월에는 국내 5개 도시에서 개최되는 2017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 조추첨과 홍보 활동을 위해 내한해 팬들과 만났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커버스토리] D-DAY… 그 후… 대통령님, 어찌 할까요

    [커버스토리] D-DAY… 그 후… 대통령님, 어찌 할까요

    사상 초유의 5월 대선은 공무원들에게는 또 다른 의미의 ‘깜깜이 선거’다. “이렇게 모든 것이 불확실한 대통령 선거는 지금까지 없었다”는 정서가 관가를 지배한다. 주된 요인은 2개월간의 대통령직인수위원회를 거쳐 2월 말에 시작했던 이전 정부와 달리 5월 중순에 급하게 출발하는 데서 오는 크고 작은 혼선이다. 특히 구체적인 것은 없고 추측만 무성한 인수위 구성이나 장차관 교체 여부가 관가의 설왕설래를 증폭시키고 있다. 대선을 목전에 둔 공직 사회의 표정을 살펴보고 그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들어봤다.# “이제는 마무리할 것도 없어요.” “사표 써 놔야 할까요?” 조기 대선을 닷새 앞둔 지난 4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마주친 실장급(1급) 간부 A씨에게 “요즘 어떻게 지내시냐”고 묻자 이런 질문이 되돌아왔다. 10일 당선자가 확정되자마자 곧바로 새 정부가 출범하게 되는데 국가공무원법상 1급 미만 공무원들만 정년이 보장되기 때문이다. 1급들은 새 정부가 출범할 때마다 관례적으로 일괄 사표를 제출해왔다. 사표를 제출하지 않아도 ‘전 정권 인사’로 낙인찍혀 한직으로 밀려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그런데 이번엔 이런 관례가 그대로 적용될지 불투명하다. 장차관이 언제, 누가, 어떻게 올 지에 대한 전망 자체가 오리무중인 탓이다. A씨가 사표 작성 여부를 고민하는 이유다. 그는 “여태까지 모셔 온 장관이 자리에 그대로 앉아 있는 상태에서 (나만) 사표를 내는 건 너무 이상하지 않겠느냐”고 했다. 특히 어떤 후보가 당선돼도 국회는 여소야대(與小野大)가 불가피하다. 총리와 장관 임명 과정이 순탄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관가에서는 장관들에 앞서 차관들이 먼저 임명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이에 따른 ‘박근혜 정부 임명 장관’과 ‘새 정부 임명 차관’의 어색한 동거 기간이 그리 짧지 않을 수 있다는 관측도 흘러 나온다. A씨는 “장관들의 취임이 금방 이뤄지기 어려운 상황에서 새 대통령이 차관도 임명하지 않으면 무슨 수로 행정부를 장악하겠느냐”고 반문했다. 얼마 전 한 경제부처에서는 차관 주재로 실·국장급 간부들이 참석한 ‘쫑파티’가 열렸다. 작별 인사와 덕담이 오가는 가운데 참석자 모두가 취했다. 그 자리에서는 다들 호기 있게 대선 전 징검다리 연휴에 휴가를 내고 가족여행을 가거나 미뤄뒀던 개인 용무를 처리할 계획이라고 했다. 그러나 한 참석자는 “휴가를 내도 마음 편하게 쉴 사람은 없을 것”이라면서 “일단 집에 가지만 다시 불러주기만을 기다리지 않겠나”고 털어놨다. 과장 이하 실무자들도 어수선하기는 마찬가지다. 점심, 저녁식사 자리나 커피 타임 등 2명만 마주 앉아도 어김없이 여론조사 결과와 간밤의 대선 후보자 토론을 두고 이야기를 나눈다. 각 후보 캠프에서 자기 부처 장관으로 임명될 법한 인사들을 하나하나 거론하며 사람들에 대한 평가도 빠지지 않는다. “예전에 그 분 모셔본 적 있는데, 후배들이 답답하다고 생각되면 자기가 직접 나서는 스타일이지”, “완벽주의자이긴 해도 무작정 아래 직원들을 쪼아대지는 않으니까 지금보다 아마 편할 거야” 등과 같은 ‘분석’들이다. 공직사회의 관심은 무엇보다 대선 이후 인사에 집중돼 있다. 일부 부처 직원들은 ‘뭐라도 하는 척’하면서 하루하루를 보낸다. 세종청사 사회부처에서 교육 업무를 담당하는 B과장은 “솔직히 지지율 1위 후보가 당선될 것에 대비해서 업무보고라도 업그레이드해야 할 것 같은데, 위에서 ‘오해받을 짓 하지 말라’고 해서 하루 종일 눈치만 보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지난해 12월 국회의 대통령 탄핵 가결 직후 ‘박근혜 정부의 국정과제 가운데 남은 것들을 잘 마무리하라’는 지시가 위에서 내려왔는데 그게 벌써 다섯 달 전”이라면서 “거의 반년 가까이 마무리 작업을 해오다 보니 이제는 진짜로 마무리할 것도 없다”고 했다. B과장은 “어차피 새 정부 출범하면 정신없이 바쁠 테니 푹 쉬고 오라”며 직원들에게 ‘마지막 휴가’를 주고 있다. # 지지율 1위 후보라 해서 거기에 맞추는 건… 과거 새 정부가 출범 전 인수위 2개월여는 차기 내각 구성원에 대한 인사 검증도 하고, 공약을 정책으로 만들기 위해 필요한 것들을 두루 챙기는 기간이었다. 이번엔 이게 없으니 모든 부처가 어정쩡한 상황이 돼 버렸다. 경제부처 과장 C씨는 “겉으로는 평온해 보여도 모든 직원들이 깜깜이 대선 결과에 주목하고 있다”며 최근 분위기를 이렇게 전했다. “‘지지율 1위 후보가 될 것 같으니 거기 맞춰서 준비하자’고 누가 이야기할 수 있겠습니까. 모두들 각자 알아서 몰래 공약집 보면서 어떤 일이 떨어질까 시나리오를 그려보고 있죠. 겉으로는 평온해 보이지만, 물 밑에선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국무총리실에 근무하는 D씨는 “새 대통령이 당선증을 받으면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이 사임 의사를 전달할 가능성이 크다”면서 “하지만 헌법상 장관 제청권을 가진 총리가 공석이면 내각 구성이 지연될 수 있기 때문에 새 총리가 청문회를 통과할 때까지 황 총리가 업무를 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직원들 사이에 총리 사퇴 시점부터 차기 총리 등 여러 가지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면서 “누가 당선돼도 우리 부는 당분간 고난의 길을 걷는 것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월 국회 5당 원내대표의 합의가 있었기 때문에 새 정부 출범 이후 1개월 정도 인수위가 운영될 가능성도 있다. 새 대통령의 정식 취임 뒤 인수위가 가동되는 것 역시 전례 없는 일이다. 미래창조과학부 실장 E씨는 “청와대와 인수위가 동시에 운영될 경우에 둘이 어떻게 역할을 나눌지, 또 우리는 누구에게 보고를 해야 하는 것인지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고 전했다. 각 부처 내부에서는 다음 정부에서 ‘잘나갈 것’으로 예상되는 간부들에게 은근한 줄서기도 벌어지고 있다. 특정 지역 출신이나 과거 청와대 파견 근무를 했던 이들이 그 대상이다. 경제부처 국장 F씨는 “몇몇 실·국장들은 한 달 전부터 새 정권에서 부를까 봐 10일 이후 약속을 안 잡거나 취소하고 있다”면서 “청문회나 인사 검증을 준비하는 분들도 있다는 소문이 돈다”고 말했다. # “살아남나, 사라지나” 관가에서는 자신이 몸담고 있는 조직의 존폐에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히 박근혜 정부가 만들었던 부처들을 중심으로 기대와 우려가 끊이지 않는다. 부처의 운명이 새 대통령의 손에 달렸기 때문이다. 국민안전처 직원 G씨는 “안전처가 세월호 참사 이후 출범한 만큼 누가 대통령이 되더라도 ‘국민안전부’로 승격해 위상이 강화될 것이라는 기대가 크다”면서 “재난을 지휘해야 할 안전처장이 국무회의에서 늘 말석에 앉아야 하는 현실이 안타까웠다”고 말했다. G씨는 “일각에서 ‘안전자치부’(행정자치부와 안전처 통합한 새 부처) 모델이 거론되고 있는데 실현 가능성이 크지 않을 것”이라면서 “이미 이명박 정부 시절 ‘안전행정부’라는 이름으로 도입했다 실패한데다, 행자부와 안전처 통합을 원치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교육부는 ‘자포자기’ 정서가 강하다. 교육부 서기관 H씨는 “여론조사 1, 2위 후보가 우리 부를 해체하고, 위원회로 전환하겠다고 하는데, 내부적으로는 ‘솟아날 구멍이 없다’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라면서 “매년 반복된 어린이집 누리과정 갈등과 대학수학능력시험 출제 오류, 국정교과서 파문 등 때문에 국민들의 지지를 기대하기도 어려운 것 같다”고 털어놨다. 행자부 직원 I씨는 “대선 후보 모두 세종시 기능 강화를 주장하고 있어 이전이 직원들 모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면서 “세종에 청사를 추가로 지으려면 2년 이상은 걸리지 않겠냐는 말이 돌았지만, 최근에는 이전 시기가 당겨질 것에 대비해 대책을 세우는 공무원이 늘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장차관이 줄줄이 구속되는 등 ‘최순실 국정 농단’의 직격탄을 맞은 문화체육관광부에서는 오히려 내부에서 “대대적인 조직개편과 개혁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흘러 나오기도 한다. 직원 J씨는 “최순실 사태 초기에는 조직 해체에 대한 위기감과 ‘이제 더이상 추락할 곳조차 없다’는 자조의 목소리가 많았지만 지금은 오히려 새 정부에서 새롭게 출발하자는 목소리가 높다”고 말했다. 일자리, 보육 등 대선 후보들의 주요 공약이 집중된 고용노동부와 보건복지부 공무원들은 후보들의 공약들을 꼼꼼히 점검하며 불면의 밤을 보내고 있다. 고용부 과장 K씨는 “누가 당선돼도 일자리와 복지 예산이 늘어나고 조직이 커질 수 밖에 없어 기대도 크지만 그만큼 부담감도 적지 않다”면서 “당선자의 공약을 보며 준비를 하고 있는데 (준비한 정책들이) 기대만큼 효과가 없으면 거센 역풍에 시달릴 가능성도 크다”고 걱정했다. ‘고용복지부’, ‘보건청’ 등 조직 개편 가능성에 대해 불안감을 내비치면서도 대부분은 “정책 성격이 확연히 달라 실현 가능성이 높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세종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서울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 [대선후보 공약 대해부] 심, 노동복지부·사회보장청 ‘차별화’

    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적폐 청산은 물론 새로운 시대에 맞는 정부조직 개편을 위해 대폭적인 물갈이는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기준과 원칙은 국민의 생명과 삶을 어루만지는 노동, 복지, 건강, 성평등 등 부처의 강화다. 심 후보는 노동과 복지를 아우르는 노동복지부 신설을 내세웠다. 정의당은 “복지, 고용, 주거 영역은 중앙정부부터 지방자치단체까지 각기 다른 전달 체계를 가지고 있다는 점이 문제”라면서 “이는 복지서비스의 낭비를 초래할 뿐 아니라 사각지대도 발생하게 한다”고 밝혔다. 심 후보는 노동복지부를 신설하고 해당 부처를 부총리급으로 격상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산하에 주거복지 기능을 전담하는 주택청과 사회보장을 담당하는 사회보장청을 신설할 계획이다. 또 국민건강부를 신설, 부처별로 흩어져 있는 건강정책을 통합할 계획이다. 또 중소기업청을 중소기업상공인부로 승격하는 한편 여성가족부를 성평등부로 개편할 계획이다. 또 국민안전처는 국민안전부로, 현행 중앙소방본부와 해양경비본부도 각각 독립된 청으로 승격시키겠다는 방침이다. 이 밖에 재외동포청을 신설해 720만명이 넘는 재외동포들에 대한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지원 정책이 추진할 계획이다. 한편 국무총리 소속 ‘원자력안전위’는 대통령 직속 ‘원자력규제위’로 개편해 원자력의 위상을 달리하겠다는 입장이다.
  • [대선후보 공약 대해부] 유 “기재부 비대해져 금융 분리 필요”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는 국가행정 능력을 극대화하기 위해 외교통상, 금융, 산업 부분에서 중폭의 개편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비대해진 기획재정부를 기획예산부와 금융부로 분리하는 한편 금융부가 현 금융위원회를 흡수한다는 그림을 그리고 있다. 새 금융부엔 국내와 국제금융 전반의 정책을 맡길 계획이다. 또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과 보호무역주의 강화에 대비할 수 있도록 통상업무는 외교부로 이관할 방침이다. 4차 산업혁명 관련 정책을 담당할 혁신부총리를 신설하고, 미래창조과학부와 산업부의 업무를 조정해 디지털혁신부를 신설할 계획도 세웠다. 방송통신위원회는 통신 업무는 디지털혁신부로 이관하는 대신 신문 업무는 반대로 이관받아 방송언론위원회로 위상을 바꾼다는 생각이다. 이 밖에 미래교육위원회를 설치해 교육기획 기능을 담당하게 할 예정이다. 기존 교육부는 교육복지 분야를 중심으로 개편할 방침이다. 신설되는 기관도 적지 않다. 여가부를 폐지하는 대신 대통령 직속 국가양성평등위원회를 신설하고, 장애인 정책을 총괄하는 장애인특별위원회도 만들 계획이다. 국민안전처 중앙소방본부를 119소방청으로 독립시키고 해양경찰청은 부활시킨다는 계획이다. 또 중소기업청과 질병관리본부는 각각 부와 처로 승격시킬 방침이다. 유 후보 측는 “4차 산업혁명의 지능적 대응을 위해 정부부처부터 개혁해야 한다”고 밝혔다.
  • [대선후보 공약 대해부] 홍 “미래부 개편… 과기부총리 필요”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는 기본적으로 “도배만 하겠다”는 입장이다. 단 미래창조과학부와 방송통신위원회는 조직 개편이 필요하다는 견해다. 미래부는 출범 초부터 역할에 대한 논란이 있었고 과학기술, 정보통신, 방송통신미디어 분야의 기능도 제대로 정리되지 못했다고 보고 있다. 미래부는 정보과학기술부로 전환하되 부총리로 격상할 방침이다. 현재 기재부 장관, 교육부 장관 외 과기부총리도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방통위 역시 미디어 기능을 강화하고 방송통신 관련 규제기능을 통합해 관리·감독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 있다. 기업 정책은 중소기업 중심으로 전환하기 위해 중기청은 ‘장관급 부처’로 승격시킬 계획이다. 단 전체적인 기조는 정책의 안정성과 정부의 조기 출범을 위해 부처 개편을 최소화한다는 방침이다. 홍 후보 측은 “전 정권의 색깔이 짙다고 해서 멀쩡한 조직을 폐지하거나 바꾸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면서 “부처 인사 및 운영 자율성도 장관에게 주는 것이 옳다”고 말했다. 또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하지만 유능하고 검증된 장관은 국정철학 등을 고려해 재임용할 수도 있다”면서 “새 장관 임명 전까진 기존 장관이 제 업무를 수행해 줘야 한다”고 밝혔다.
  • [대선후보 공약 대해부] 중소기업부 신설 한목소리… 文·安 “소방·해양경찰청 독립”

    [대선후보 공약 대해부] 중소기업부 신설 한목소리… 文·安 “소방·해양경찰청 독립”

    선거를 앞두고 각 당이 그리는 정부조직 개편안은 새 정부의 정책 방향을 보여주는 예비 설계도다. 대통령마다 국정 철학과 비전, 이념이 다르다 보니 정책을 구현할 설계도가 천차만별인 건 당연하다. 하지만 차기 정부는 상황이 좀 다르다. 인수위 없이 곧장 출범해야 하는 한계가 있는 탓에 불필요한 공회전 시간을 최소한으로 줄이고 짧은 시간 내에 조직 개편을 마무리해야 한다. 이런 배경에서인지 정의당을 제외한 주요 후보들은 저마다 “가급적 국정은 연속성을 가지는 게 바람직하다”고 입을 모은다. 대부분 대규모 정부조직 개편은 하지 않겠다고 말한다. 하지만 후보별로 정부조직을 뜯어고치겠다는 범위와 규모, 방향은 다르다. 도배만 새로 하겠다는 후보가 있지만 필요하다면 가능하면 벽을 부수는 대공사도 감수하겠다는 의지도 엿보인다. 새 정부를 그리는 각 주요 후보들의 설계도를 들여다봤다.●문, 기존 권력 기관 개혁에 방점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정부부처 조직 개편은 최소화하겠다는 방침이다. 문 후보는 지난달 10일 중소기업단체협의회 초청 강연에서 “중소벤처기업부 신설을 반드시 해내겠다”고 약속했지만 “정부 행정부처들을 마구 바꾸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홍종학 정책본부장은 “인수위가 없는 현실을 감안할 때 자칫 조직개편 논쟁에 지나치게 묻혔다가는 중요한 시간을 허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민주당의 공약집에는 정부조직 개편에 큰 그림보다는 ‘기존 권력기관을 개혁하겠다’는 내용이 주류를 이룬다. 우선 고위공직자 비리행위에 대한 수사와 기소를 전담하는 ‘고위공직자비리 수사처’를 설치할 방침이다. 또 각각 경찰과 검찰이 수사권과 기소권을 나눠 갖도록 해 검찰의 권력 집중화를 막기로 했다. 국가경찰은 전국적인 치안 수요 대응에, 자치경찰은 지역주민의 생활밀착형 치안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집중할 계획이다. ▲해양경찰청과 소방방재청 독립 ▲교육부 초·중등 교육기능 일반 교육청 이관 ▲국가정보원의 해외안보정보원 개편 ▲감사원의 독립성 강화 등도 약속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집권 후 일부 재논의가 불가피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민주당 한 관계자는 “여야가 동의해 정치적 마찰이 없다는 전제라면 기획재정부나 산업통상자원부, 외교부 등의 조직개편 등도 논의해 볼 만한 과제”라면서 “복수의 안이 마련돼 있는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홍 “미래부 개편… 과기부총리 필요”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는 기본적으로 “도배만 하겠다”는 입장이다. 단 미래창조과학부와 방송통신위원회는 조직 개편이 필요하다는 견해다. 미래부는 출범 초부터 역할에 대한 논란이 있었고 과학기술, 정보통신, 방송통신미디어 분야의 기능도 제대로 정리되지 못했다고 보고 있다. 미래부는 정보과학기술부로 전환하되 부총리로 격상할 방침이다. 현재 기재부 장관, 교육부 장관 외 과기부총리도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방통위 역시 미디어 기능을 강화하고 방송통신 관련 규제기능을 통합해 관리·감독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 있다. 기업 정책은 중소기업 중심으로 전환하기 위해 중기청은 ‘장관급 부처’로 승격시킬 계획이다. 단 전체적인 기조는 정책의 안정성과 정부의 조기 출범을 위해 부처 개편을 최소화한다는 방침이다. 홍 후보 측은 “전 정권의 색깔이 짙다고 해서 멀쩡한 조직을 폐지하거나 바꾸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면서 “부처 인사 및 운영 자율성도 장관에게 주는 것이 옳다”고 말했다. 또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하지만 유능하고 검증된 장관은 국정철학 등을 고려해 재임용할 수도 있다”면서 “새 장관 임명 전까진 기존 장관이 제 업무를 수행해 줘야 한다”고 밝혔다. ●안 “靑에 북핵대응·청년 수석실 신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교육부 폐지와 창업중소기업부 신설을 핵심 공약으로 내걸었다. 4차 산업혁명에 맞는 창의적 인재를 육성하는 데 현 교육부 체계로는 불가능하다는 판단에서다. 교육정책은 교원, 학부모, 관련단체 등이 참여하는 대통령 직속 국가교육위원회가 심의와 의결해 향후 10년 교육정책의 일관성을 유지한다는 계획이다. 창업중소기업부를 신설할 계획이다. 중소기업과 창업·벤처기업 지원의 일원화 체계를 갖춰 창업부터 재도전까지 체계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다. 여성가족부는 성평등인권부로 확대 개편한다. 청와대 국가안전보장회의(NSC)에는 북핵대응센터를, 합동참모본부에는 전략사령부를 창설해 안보 이슈 등에 빠르게 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또 고용절벽 등 청년문제 해결을 위해 청와대 내 청년수석실도 신설한다. 세월호 참사 이후 사라진 소방방재청과 해양경찰청은 각각 국민안전처에서의 독립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단 외교부과 국방부 등 외교 안보 부처는 변화무쌍한 대외적 상황 등을 고려해 현재의 모습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기획재정부와 산업통상자원부, 금융위원회 등 경제 부처 등에 대해서도 종합적인 검토가 필요하다는 의견이지만 구체안을 밝히지 않았다. ●유 “기재부 비대해져 금융 분리 필요”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는 국가행정 능력을 극대화하기 위해 외교통상, 금융, 산업 부분에서 중폭의 개편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비대해진 기획재정부를 기획예산부와 금융부로 분리하는 한편 금융부가 현 금융위원회를 흡수한다는 그림을 그리고 있다. 새 금융부엔 국내와 국제금융 전반의 정책을 맡길 계획이다. 또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과 보호무역주의 강화에 대비할 수 있도록 통상업무는 외교부로 이관할 방침이다. 4차 산업혁명 관련 정책을 담당할 혁신부총리를 신설하고, 미래창조과학부와 산업부의 업무를 조정해 디지털혁신부를 신설할 계획도 세웠다. 방송통신위원회는 통신 업무는 디지털혁신부로 이관하는 대신 신문 업무는 반대로 이관받아 방송언론위원회로 위상을 바꾼다는 생각이다. 이 밖에 미래교육위원회를 설치해 교육기획 기능을 담당하게 할 예정이다. 기존 교육부는 교육복지 분야를 중심으로 개편할 방침이다. 신설되는 기관도 적지 않다. 여가부를 폐지하는 대신 대통령 직속 국가양성평등위원회를 신설하고, 장애인 정책을 총괄하는 장애인특별위원회도 만들 계획이다. 국민안전처 중앙소방본부를 119소방청으로 독립시키고 해양경찰청은 부활시킨다는 계획이다. 또 중소기업청과 질병관리본부는 각각 부와 처로 승격시킬 방침이다. 유 후보 측는 “4차 산업혁명의 지능적 대응을 위해 정부부처부터 개혁해야 한다”고 밝혔다. ●심, 노동복지부·사회보장청 ‘차별화’ 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적폐 청산은 물론 새로운 시대에 맞는 정부조직 개편을 위해 대폭적인 물갈이는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기준과 원칙은 국민의 생명과 삶을 어루만지는 노동, 복지, 건강, 성평등 등 부처의 강화다. 심 후보는 노동과 복지를 아우르는 노동복지부 신설을 내세웠다. 정의당은 “복지, 고용, 주거 영역은 중앙정부부터 지방자치단체까지 각기 다른 전달 체계를 가지고 있다는 점이 문제”라면서 “이는 복지서비스의 낭비를 초래할 뿐 아니라 사각지대도 발생하게 한다”고 밝혔다. 심 후보는 노동복지부를 신설하고 해당 부처를 부총리급으로 격상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산하에 주거복지 기능을 전담하는 주택청과 사회보장을 담당하는 사회보장청을 신설할 계획이다. 또 국민건강부를 신설, 부처별로 흩어져 있는 건강정책을 통합할 계획이다. 또 중소기업청을 중소기업상공인부로 승격하는 한편 여성가족부를 성평등부로 개편할 계획이다. 또 국민안전처는 국민안전부로, 현행 중앙소방본부와 해양경비본부도 각각 독립된 청으로 승격시키겠다는 방침이다. 이 밖에 재외동포청을 신설해 720만명이 넘는 재외동포들에 대한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지원 정책이 추진할 계획이다. 한편 국무총리 소속 ‘원자력안전위’는 대통령 직속 ‘원자력규제위’로 개편해 원자력의 위상을 달리하겠다는 입장이다. 유영규 기자 whoami@seoul.co.kr
  • [대선 D-1] 산불 대응 5인5색

    文, 유세 긴급 취소… 강릉 주민대피소 찾아 洪, 김진태 등 지원팀 파견… 洪부인 자원봉사 安 “靑이 재난컨트롤센터 돼야” 이재민 위로 劉 “특별재난지역 선포해야” 沈 “안전처를 안전부로 승격” 지난 6일 강원 강릉에서 일어난 대형산불 피해가 커지자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등은 7일 유세일정을 바꿔 재난 현장을 찾았다. 현장을 찾지 않은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는 긴급지원팀을 보내고, 부인 이순삼씨가 현장 봉사활동에 나섰다. 애초 강릉 유세가 잡혀 있던 문 후보는 7일 유세를 취소하고 주민대피소가 마련된 강릉 성산초등학교를 찾았다. 문 후보는 “이 정도 산불이 발생하면 위험지역 주민들에게 신속히 사실을 알리고 대피 조치가 필요한데 미흡했던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어 “소방과 해경은 독립시키고, 육상 재난은 소방이 현장책임을 지도록 대응체계를 일원화하겠다”면서 “또 청와대가 국가재난에 대한 강력한 컨트롤타워가 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홍 후보는 전날 강원 전 지역의 선거운동을 중단하고, 김진태 강원도당위원장 등으로 구성된 ‘강릉 산불 진압 지원 및 재해지역 특별지원대책 마련을 위한 긴급 지원팀’을 파견했다. 후보 중 유일하게 현장을 방문하지 않았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가장 신속하게 대처했다”면서 “의례적 현장 방문만이 진정성을 보이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서울에서 ‘뚜벅이 유세’를 계획했던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강릉 종합노인복지관과 성산초등학교를 찾아 이재민들을 위로했다. 안 후보는 “국민안전처가 사고 때마다 미흡함을 노출하고 있다”면서 “청와대가 재난컨트롤센터가 돼야 한다. 다음 정부에서는 선진국 수준의 재난대응이 될 수 있도록 체계를 바로잡아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도 당사 기자회견과 대전 유세를 취소하고 강릉 성산초등학교를 찾아 “너무 걱정하지 마시라”며 주민들을 위로했다. 또 강릉·삼척·상주 등 산불 발생지역에 대해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할 것을 정부에 촉구했다. 심상정 정의당 후보도 부산 유세 일정을 취소하고 변경, 강릉 산불 이재민 대피소를 찾았다. 심 후보는 “국가안전처를 대통령 직속 국민안전부로 승격시킬 것”이라고 약속했다. 강릉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서울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사유하고 들어라… 맹목적 음악 향유는 ‘청각적 마약’

    사유하고 들어라… 맹목적 음악 향유는 ‘청각적 마약’

    모차르트 호모 사피엔스/김진호 지음/갈무리/696쪽/3만원지난해 8월 국내에서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와 인공지능(AI) 간의 작곡 대결이 열렸다. 이세돌 9단과 알파고의 세기적 바둑 대결의 여운이 잔존하던 시점이었다. 경기필하모닉 오케스트라는 모차르트가 작곡한 교향곡 34번 1악장 알레그로 비바체와 에밀리 하웰이 모차르트를 벤치마킹해 작곡한 교향곡 1악장 알레그로를 교대로 연주했다. 에밀리 하웰은 미국 UC 샌타크루즈의 데이비드 코프 연구팀이 개발한 AI의 코드네임이다. 그날 관객들은 모차르트의 손을 들어 줬다. 인간은 AI보다 예술적으로 우월하다는 게 입증된 것일까. 김진호 안동대 음악과 교수는 신간 ‘모차르트 호모 사피엔스’를 통해 ‘음악적 지능’이라는 독보적 관점을 제시한다. 이 같은 관점에 비추어 보면 AI가 인간의 음악적 성취를 대체하기란 어려워 보인다. 김 교수는 영국의 인지고고학자 스티븐 미슨의 ‘통합적 마음’ 이론의 틈새를 파고들며 독자적 사유를 전개한다. 김 교수는 인류의 영역 특이적 지능으로 미슨이 규정한 자연사 지능, 기술 지능, 사회적 지능, 언어적 지능 외 제5의 지능으로 음악적 지능을 제시한다. 이 책은 음악의 이해를 넘어 인간에 대한 이해로 사유를 확장한다. 작곡과 사회학, 두 학문적 배경을 가진 김 교수는 진화심리학, 생물학, 인지과학, 중력이론, 엔트로피이론 등 자연과학 이론까지 동원하며 자신만의 음악학을 구축한다.인류 최초의 악기인 피리는 3만 5000년 전 등장했다. 독수리의 뼈에 4개의 구멍을 내고 입을 대고 불 수 있는 곳에 V자 형태의 홈 2개를 만들었다. 이 호모 사피엔스는 뼈를 피리로 다듬는 도구인 석기 조각도 남겼다. 김 교수는 그 혹은 그녀는 음악적 영감을 가진 존재이자 조각가이며, 초보적인 공학자였다고 말한다. 음악의 탄생을 호모 사피엔스의 여러 특이적 지능이 결합된 결과로 본다. 모차르트 등 고전·현대 음악도 인류의 ‘통합적 지성’이 진화된 산물인 것이다. 저자가 ‘음악에 대한 이해는 인간에 대한 이해와 같은 길’에 있으며, 고로 모차르트도 예외적인 천재 음악가가 아닌 호모 사피엔스 종의 지적 보편성에 초점을 맞추자고 주장하는 이유다. 이를 풀자면 인지와 지식, 과학, 사유와 같은 고도의 마음 체계가 작동한 음악은 작곡하는 행위나 감상하는 행위가 동일한 지적 능력의 선상에 있다. 기존의 해석에 매몰되지 말고 자신만의 음악적 사유를 전개해야 한다는 저자의 맥락이 여기에 뿌리를 둔다. 호모 사피엔스 진화론에서 출발한 책이 긴 이론의 터널을 거쳐 “사유 없는 맹목적 음악의 향유는 값싼 환상을 제공하는 ‘청각적 마약’이 된다”는 사회학적 사유로 환원되는 이유다. 저자는 대표적 사례로 바흐, 모차르트, 베토벤, 바그너 등 위대한 독일 음악가들의 작품을 홀로코스트(유대인 대량 학살)의 배경음악으로 이용한 나치를 꼽는다. 나치는 2차 세계대전 중 라디오로 독일 고전음악을 매일 20시간씩 송출했다. 아돌프 히틀러와 요제프 괴벨스 등 나치 지도부에게 음악은 민족주의를 몰입시키는 효과적 선동 도구였다. 현대라고 다를까. “우리는 음의 방탕 시대에 산다”(콘스턴트 램버트)는 지적을 무겁게 받아들이는 저자는 현대의 음악 체험을 “어떤 빈곤한 반복”이라며 비판대에 세운다. ‘음악에 대한 사유’가 등한시되고 있다며 포문을 여는 순간이다. 오페라를 애착한 절대왕정을 비판한 러시아 혁명 세력이 합창곡을 시민계급의 음악으로 승격시킨 사례 등을 제시하며 문화 조작의 가능성도 경고한다. 책은 인류가 음악을 사유하는 데 게을리하는 순간, 새로이 음악이 구성될 가능성이 줄어들며, 새로운 예술적 권위도 부여되지 않는다고 지적한다. 물론 저자의 과도한 우려 혹은 학자적 징후감일 수도 있다. 저자가 옹호하는 독자적(검증되지 않은) 관점과 논박, 음악사와 자연과학 이론들을 교직한 건 이 책의 미덕인 동시에 난독(難讀)의 가능성도 키운다. 전작 ‘매혹의 음색’에서 근대 서양음악을 ‘음색’과 ‘소음’이라는 비판적 키워드로 조망했던 그는 이 책을 통해 한층 도발 수위를 높인다. ‘인류는 (강력한 지적 존재인) 호모 사피엔스답게 음악을 경험해야 한다’는 엄숙한 선언문으로 느껴지는 이유다. 김 교수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12음계를 쓰는 굴뚝새 한 마리가 평생 수천 개의 노래를 부르지만 그 노래는 모두 ‘나는 젊은 수컷이야’라는 의미일 뿐”이라며 “지적 사유와 비판성으로 단련된 인식 능력을 수반하지 않는 음악 향유는 인간 종의 생존 능력마저 낮출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시론] 신산업 유감/이항구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시론] 신산업 유감/이항구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조선과 철강, 자동차, 전자 등 우리 경제의 주력 산업이 흔들리는 가운데 주요 대선 후보들은 4차 산업혁명에 대응한 신산업 육성론을 들고나왔다. 물론 신산업은 차세대 먹거리로 우리 경제의 매우 중요한 ‘씨앗’이 될 것이다. 문제는 새 씨앗에만 눈길이 쏠리고 서서히 썩어 가고 있는 ‘뿌리와 기둥, 줄기’(주력 산업)를 제대로 못 보고 있다는 점이다. 4차 산업혁명을 말하지 않으면 마치 제대로 된 경제정책 공약이 아니라고 생각하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집토끼’ 귀한지 모르면 ‘산토끼’를 잡을 때까지 졸졸 굶어야 한다는 것을 대선 후보들이 알았으면 좋겠다. 후보별 산업정책 공약을 살펴보면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산업혁명위원회 신설, 중소기업청의 중소벤처기업부 승격, 과학기술 정책의 컨트롤타워 구축을 내세웠다. 또 전기자동차와 자율주행차, 신재생에너지, 인공지능, 빅데이터, 산업로봇 등 핵심기술 분야를 육성하겠다고도 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창업 기업과 중소기업 연구개발(R&D) 지원을 확대하고, 국가연구개발 체제의 혁신을 약속했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는 정보과학기술부 신설과 대통령 직속 미래전략위원회의 설치, 창업 활성화와 벤처기업 육성을 위한 20조원의 창업·투자펀드 조성을 제시했다. 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대통령 직속의 4차산업위원회를 신설하는 등 국가 혁신 시스템을 재구성하고 신재생에너지 인프라 구축과 ‘생태경제 고속도로’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는 10년 임기 보장의 미래교육위원회를 신설하고 산업담당 부처를 통합하거나 기능을 조정하기로 했다. 또 벤처 창업 활성화 차원에서 혁신 안전망을 구축하겠다고 공약했다. 이러한 공약들을 보면 유력 대선 후보들이 국내 기업의 실태와 산업 생태계의 현황을 제대로 파악하고 있는지 좀 의심스럽다. 일각에서는 우리나라가 국내총생산(GDP) 대비 R&D 투자 비율이 세계 1위라고 자랑스럽게 말한다. 하지만 이를 제품화하는 데 뒤처지고 있다는 것도 주지의 사실이다. 그 원인으로는 기업 특유의 전속 거래 구조를 들 수 있다. 소위 ‘전차군단’의 R&D 투자를 분석하면 2015년 자동차업계 340개사가 약 7조 5000억원을 투자했다. 정부 통계에 비해 1조원이 더 많다. 그런데 같은 기간 독일 자동차업계는 50조원, 일본 39조원, 미국은 28조원을 투자했다. 특히 국내 자동차산업의 R&D 투자는 완성차를 비롯한 대기업이 주도하고 있다. 부품업계의 투자는 대기업을 중심으로 2조원에 그치고 있다. 전자산업(전자부품, 컴퓨터, 영상, 음향 및 통신장비 제조업)도 연간 25조원을 R&D에 투자하고 있지만 삼성전자와 LG전자를 비롯해 대기업 협력업체 210개사가 전체 투자의 98%를 차지하고 있다. 전속 거래 협력사 이외의 중소기업 R&D 투자는 미미한 수준이다. 착시 현상을 제거하면 일부 대기업만 경쟁력이 있다는 얘기다. 현장에서는 ‘이미 위기가 왔다’고 아우성인데 대선 주자들은 현실을 도외시한 채 4차 산업혁명과 연관된 신산업만 육성하겠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뿌리가 튼튼하지 않은 나무에서 나온 씨앗이 제대로 성장하기란 낙타가 바늘구멍을 통과하는 것만큼 어려운 일이다. 과연 우리나라는 4차 산업혁명에서 강조되는 분야의 전문 인력과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가. 미국은 지난 2년간 23억 달러를 인공지능(AI) 연구에 쏟아부었다. 우리나라는 ‘알파고’가 등장하기 전까지만 해도 AI에 관심을 두지 않았다. 4차 산업혁명을 대표하는 제품 중 하나가 자율주행차다. 미국은 지난해 말 전기차 관련 인력이 20만명에 달하고, 자율주행차에서만 지난 5년간 4만 5000여명을 신규 채용했다. 새로운 산업환경 변화에 적절하게 대응하기 위해서는 신산업을 논하기에 앞서 기존 주력 산업의 문제점을 찾고 융합화하는 데 중지를 모아야 한다. 글로벌 산업의 지각변동 시기가 얼마 남지 않았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우를 또다시 범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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