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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녹색공간] 논을 그만 메워라

    추수가 끝나고 텅 빈 논들로 기러기들이 내려앉을 때다.가끔 교외로 나가 논들을 거니노라면 오늘날의 환경문제가 농업의 포기에서 비롯된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들 때가 있다.곰곰 되돌아보니,환경문제가 우리 시대의 화두로 떠오르기 시작한 시기가 우리의 농사가 내리막길에 들어서기 시작한 때와 거의 비슷한 무렵이었던 것 같다.귀농운동도 환경문제가 가장 심각하게 대두되던 시기와 때를 같이하고 있다.특히 논농사는 우리의 자연환경 문제와 직결되어 있다. 학자들은 여주지역에서 나온 탄화볍씨를 근거로 우리의 벼농사 역사를 약 2500년으로 잡고 있다.논에 물을 담아 짓는 무삶이 역사는 그보다 약간 늦은 2000년 정도이다.아직까지 그 농법에는 큰 변화가 없다.앞으로도 논에 물을 담아 농사를 짓는 무삶이 농법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이다.그것은 무삶이 농법이 우리의 자연환경과 잘 맞아떨어지기 때문이다. 육지 생태계는 크게 자연·농경·도시생태계로 나누어진다.농경생태계는 자연생태계와 도시생태계를 이어주는 고리이며 완충지역이다.갯벌이 바다와 육지를 이어주는 해양습지라면,논은 자연생태계와 도시생태계를 이어주는 인공습지이다.따라서 논은 도시를 자연생태계에 가깝게 해준다. 논에는 수생식물,들풀과 꽃,곤충,양서류들이 어우러져 산다.물고기와 물벌레(수서곤충)며 연체동물도 논에서 부화하여 살아간다.또,그들을 노리는 조류들도 논 생태계 안에서 산다.논 생태계는 맨땅보다 종다양성이 높으며,위기에 처한 도시의 동식물들이 고향처럼 되돌아가서 숨을 고를 수 있게 해준다.또,생태계 복원의 공간적 기회를 제공해준다. 논의 1차 소비자는 물 속의 수생식물을 비롯하여 물속이끼류,곡식과 채소,다양한 들풀들이다.2차 소비자는 이들을 먹고 사는 물벌레,곤충,조류,물고기 등이다.3차 소비자는 동물성 먹이를 취하는 양서류,물벌레,곤충,조류,어류,파충류 등이다.본래 습지였던 논일수록 생물이 다양하다.논이 없어지면 논에 기대어 살던 모든 동식물이 사라진다. 논이 사라지면 도시생태계는 자연과의 고리를 잃어 숨통이 막힌다.‘식물-곤충-양서류-조류’의 피라미드 구조가 무너져,물이 맑아도 고기들이 노닐지 않고,풀꽃들이 무성해도 곤충들이 보이지 않고,숲이 우거져도 새들이 날아들지 않는다. 그밖에도 논이 도시환경에 주는 혜택은 이루 말할 수 없다.논은 수몰지구가 없는 댐으로,수자원의 낭비를 막아준다.전국의 논이 담고 있는 수량은 춘천댐 24개의 수량과 맞먹는다.논은 도시환경의 습도를 조절해준다.논은 고유하고 아름다운 경관과 학술연구와 자연학습에 중요한 공간을 제공해준다.그리고 논은 도시인들의 정서를 순화시켜줄 뿐만 아니라 그 자체가 갖고 있는 문화적 가치도 무량하다. 최근 들어 서울과 같은 대도시 주변의 시골 논들이 아파트단지로 엄청 사라져가고 있다.특히 한강 하구의 김포와 파주지역으로 나가보면 중장비들이 밤낮도 없이 논을 메우고 있다.이제 경기 서북부 개발계획에 따라 앞으로 이 지역의 논들은 몇 년 사이에 아주 사라지고 말 것이다. 개발주의자들은 인구가 늘어나서 어쩔 수 없다고 하지만,그보다 엄연한 것은 땅은 그 사이에 조금도 늘어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그런데,어째서 논을 메우고 도시만 자꾸 크게 늘리는가.집의 규모에 욕심만 부리지 않는다면 조상으로부터 물려받은 논을 메우지 않아도 될 것을…. 김 재 일 두레 생태기행 대표
  • 한나라 비리폭로 안에서도 파열음

    노무현 대통령과 노 대통령의 측근들에 대한 한나라당의 폭로전이 갈수록 ‘지지부진’해지는 양상이다.목표점과 공세 강도를 놓고도 내부에서조차 손발을 맞추지 못하는 모습도 보인다. ●메아리 없는 ‘나를 따르라’ 이재오 총장은 20일 “그간 대통령의 측근비리에 대한 제보를 공개했으나 이제부터는 대통령에 대한 비리 제보를 공개하겠다.”고 밝혔다.아울러 이번 주말부터 중앙당과 16개 시도지부 중심으로 특별당보를 가두배포하는 등 특검에 대한 대국민 홍보전에 돌입키로 했다. 그러나 예결위에서는 이를 뒷받침할 새로운 의혹은 나오지 않았다.이병석 의원이 창신섬유 강금원 회장에 대해 제기된 기존의 의혹을 종합한 정도였다.그간 이주영·이성헌 의원만이 측근들에 대한 의혹의 일부를 제기했을 뿐 김황식,윤경식 의원 등은 지도부의 바람에 부응하지 않았다.한 초선의원은 “당초 나도 저격수로 선정됐으나,당에서 건네받은 자료에 확실한 증거가 뒷받침되지 않아 거절했다.”고도 전했다. 이런 분위기를 반영하듯,비대위의 홍준표 전략기획위원장은 “예결위가 정치공세의 장으로 변질됐다는 일부 언론의 지적을 일단 수용한다. 검찰 수사 태도를 봐가며 추가공개 여부를 최종 결정하겠다.”면서 폭로에 대한 속도조절 의사를 내비쳤다.수집된 제보도 특검이 출범한 뒤 제출할 계획이었다.그러나 이 발언으로 홍 위원장은 이재오 총장으로부터 강한 질책을 받았으며,당은 강경 기조로 다시 회귀하기로 했다는 후문이다. ●대변인실 차원의 의혹 제기 이날의 공세 분위기는 대변인실이 힘겹게 이어갔다.박진 대변인은 “강금원씨가 연일 막말을 내뱉고 있는데도 대통령은 지난 5월 용인땅 특혜거래 의혹이 불거졌을 때 ‘호의적 거래를 한 지인’이라는 말만 했을 뿐 단 한차례도 강씨에 대해 언급하지 않은 사실이 이해할 수 없다.”면서 “측근비리가 떠들썩한 와중에도 강씨와 부부동반으로 골프회동까지 한 이유는 무엇인지 노 대통령이 해명하라.”고 촉구했다. 한나라당은 또한 “대선때 대구지역 총책임자를 맡았던 권기홍 현 노동부 장관이 선관위에 제출한 보고서에 따르면 노 대통령의 대구지역 대선자금은 모두 4000만원이지만,당시 민주당 중앙당이 공식적으로 지원한 금액만도 4000만원이며 후원회를 통해 1500∼2000여개 업체에 후원요청을 했다는 점에 비춰,전체 대선자금이 4000만원이라는 선관위 보고내용은 믿을 수 없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이지운기자 jj@
  • [길섶에서] 능동적 행복

    친구 부부와 가끔 토요일 저녁에 만난다.그저 세상 살아가는 일을 이야기하는 것만으로도 나쁘지 않아 만남이 즐겁다.지난 토요일에는 딸이 함께 왔다.서너살 때 봤던 딸이 중3이 됐다.예쁘고 귀엽게 자랐다.재잘거리는 모습도 귀여웠다.이런저런 말을 하다 결혼 이야기가 나왔다.아직 어리다고 생각되는데 결혼관은 뜻밖이었다.“내가 좋아하는 남자와 결혼할 거예요.”라고 말했다.얼마전에 들은 다른 친구의 말이 생각났다.대학생인 딸은 “결혼할 때 내가 사랑하는 남자를 선택하겠다.”고 말한다는 것이었다. 그들의 말에서 세상이 바뀌었음을 느낀다.과거의 부모들은 딸에게 “너를 아끼고 사랑하는 남자에게 시집가야 행복하다.”고 말했다.여성의 행복은 남편에 의해 만들어진다는 생각이었다.‘수동적 행복관’이 일반화돼 있었다.그러나 지금은 여자가 선택하는 세상이 되고 있다.남자에게 시집가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사랑하는 남자를 선택하겠다는 여성들이 늘어나고 있다.여성이 스스로 행복을 만들겠다는 ‘능동적 행복관’이 확산되고 있다.어느 결혼이 더 행복할까. 이창순 논설위원
  • 패장 코엘류 감독/“부임후 가장 흡족 운이 나빴을 뿐”

    경기 소감은. -선수들이 충분히 호흡을 맞출 시간이 부족했다.그러나 부임후 지금까지 가진 경기 가운데 가장 흡족했다.패스도 좋았고,공격도 훌륭했지만 득점에 실패해 아쉽다.마무리에 행운이 따르지 않았다.선수들 모두 최선을 다했다. 스리백 수비진이 조화를 이루지 못한 것 아닌가. -세 선수는 한번도 같이 뛴 적이 없다.조화가 잘 안된 것은 사실이지만 전체 시스템상으로는 잘 먹혔다고 생각한다.불가리아의 기습도 대체적으로 잘 막았다고 말하고 싶다. 스피드가 떨어지는 이상헌을 수비에 기용한 이유는. -느린 것은 인정하지만 유상철이 충분히 백업을 해줬다.이상헌은 대인마크에 뛰어나다.그것이 뽑은 이유다.다만 너무 뒤에 처져 있어 앞쪽 공간을 허용한 것은 아쉬운 부분이다. 해외파 공격수들을 총동원하고도 불가리아 수비를 못 뚫었다. -불가리아는 체격면에서 한국을 훨씬 앞섰다.후반 투톱을 모두 교체한 것은 그들이 못해서가 아니다.해외파들을 많이 시험하고 평가하기 위한 기회라고 생각했다. 팬들의 실망이 클 텐데. -우리의 최종목표는 내년 아시안컵이다.지금은 제대로 팀을 만들어 나가는 과정일 뿐이다.솔직한 심정은 열심히 뛰고도 골이 안나와 실망이 크다.그러나 국내파의 경우 K-리그가 끝난 지 48시간도 안돼 다시 그라운드에 나섰다.시간 부족은 최대의 선결과제다. 박지성에 대한 평가는. -공간활용이 뛰어난 선수다.세번째 공격수로서 인상적인 경기를 펼쳤다.연습 때 투톱이 상대 수비를 교란하고 뒤에서 박지성이 골을 만들어내는 연습을 많이 했다. 3-4-1-2 포메이션은 계속 유지하나. -일단 만족한다.하지만 더 두고 봐야 할 일이다. 최병규기자
  • 유쾌한 죽음/연극 ‘울할아버지‘ ‘웃어라 무덤아’

    삶의 소중한 가치들은 정작 살아있을 땐 손안의 물처럼 빠져나가기 쉽다.죽음이란 통과의례를 통해 생의 의미를 잔잔히 되짚게 하는 두 편의 연극이 문예진흥원예술극장 대극장과 소극장 무대에 나란히 오른다.자칫 엄숙주의에 빠지기 쉬운 소재를 유쾌하면서도,감동적으로 풀어내고 있다는 점에서 닮은 꼴이다. 20일부터 대극장에서 공연하는 극단 성시어터라인의 ‘울할아버지 꽃상여’(김성제 작·연출)는 열살 소녀 ‘연’의 시선으로 바라본 죽음이다.엄마와 함께 시골 할아버지댁에 온 연이는 할아버지를 따라 이웃 상가에 간다.난생 처음 보는 상가 풍경은 잔칫집처럼 떠들썩하고,연의 눈에만 보이는 저승사자들의 모습도 동네 친구처럼 우스꽝스럽고 천진난만하다. 죽은 자에 대한 산 자들의 태도가 여유롭고,애틋한 반면 살아있는 사람들끼리는 끊임없이 상처를 준다.엄마는 연이를 상가에 데려간 일로 할아버지와 다투고,치매에 걸린 할머니가 사라진 것에 대한 책임을 서로에게 묻는다.마침내 저승사자들이 할아버지를 데려갈 시간이 다가오자 할아버지는아픈 할머니를 부탁하며 엄마에게 화해를 청한다. 삶과 죽음,사랑과 미움이라는 철학적 주제가 아이의 눈높이에서 따뜻하고 유쾌하게 그려진 점이 돋보인다.이제는 거의 사라진 전통 꽃상여와 상여소리를 공들여 재현한 무대도 볼 만하다.30일까지.(02)875-8225. 지난 14일 소극장에서 막올린 극단 청우의 ‘웃어라 무덤아(사진)’는 ‘인류 최초의 키스’로 환상적인 콤비를 보여준 고연옥 작가와 김광보 연출가가 2년만에 내놓은 야심작이다. 달동네 이웃주민들과 한가족처럼 지내던 할머니가 어느날 처참하게 살해된다.할머니가 생전에 허리춤 전대에 간직하고 보는 사람마다 ‘저승 노잣돈’이라며 꺼내보였던 100만원도 함께 사라졌다.할머니가 아들처럼 밥상을 차려줬던 전과자,친딸처럼 여기던 구멍가게 주인,손주처럼 챙기던 가출소녀 등 이웃주민들이 용의선상에 오른다. 한때는 가족같던 이들이 서로에게 의심의 칼날을 겨누는 과정은 무거움과 진지함 대신 웃음의 코드로 포장돼 전달된다.누가 범인인지 궁금증을 불러일으키는 극을 따라가다보면 어느새 물질적 탐욕앞에 무방비로 내던져진 현대인의 자화상에 섬뜩함을 느끼게 된다.할머니역의 문경희를 비롯해 강승민,오재균 등 배우들의 능청스러운 연기가 압권이다.30일까지.(02)765-7890. 이순녀기자
  • “받은사랑 갚을줄 아는 아이로 키울 것”첫나들이 나선 사랑·지혜 자매

    엉덩이가 붙은 채 태어나 분리수술을 받았던 샴쌍둥이 민사랑·지혜 자매가족(사진)이 17일 서울 신정동 한국어린이보호재단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자매는 지난 7월 싱가포르 래플즈 병원에서 수술을 마친 뒤 지난 13일 귀국,첫 나들이에 나섰다.자매는 7시간 넘게 걸린 수술흔적도 없이 밝고 건강했다. 어린이보호재단 직원의 박수를 받으며 등장한 자매는 취재진의 카메라를 쳐다보며 밝게 웃는 등 남다른 ‘끼’를 보였다.그러나 생후 8개월짜리 신생아답게 엄마 품에 안겨 새록새록 잠이 들고 우유병에 든 보리차를 쪽쪽 빨아마시는 등 ‘천진난만한’ 모습도 보여주었다. ‘특별한’ 자매를 낳아 힘든 것이 없었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어머니 장윤경(32)씨는“너무 예쁘고 천사 같은 아이들이라 특별히 속을 썩였다는 느낌은 안 든다.”면서 “사랑이,지혜라서가 아니라 모든 아이를 키우는 것 자체가 힘들고,부모님께 늘 감사드려야 할 일이라는 것을 깨닫게 됐다.”고 밝혔다.아버지 민승준(34)씨는 “척추·재활치료 등 꾸준히 치료받아야 하지만 힘들때마다 도움주신 많은 분들께 감사드리며 잘 키우겠다.”고 말했다. 박지연기자 anne02@
  • [스포츠 라운지]전자랜드 돌풍의 핵 앨버트 화이트

    흑인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운동은 역시 농구다.흑인 선수 못지 않게 농구를 잘 하는 선수도 많지만 웬지 뻣뻣해 보이는 것은 어쩔 수 없다. 100㎏이 넘는 거구들이 가볍게 날아 슬램덩크슛을 터뜨리거나,190㎝ 이상의 장대들이 현란한 드리블을 하는 것을 보면 농구는 흑인을 위해 만든 운동이라는 생각마저 든다. 03∼04프로농구에는 검은 ‘화이트’ 열풍이 불고 있다.지난달 시즌 시작과 함께 한국에 첫 발을 내디딘 전자랜드의 앨버트 화이트는 ‘흑인 농구’의 진수를 잘 보여주는 선수로 꼽힌다.다소 튀는 모습도 있지만 패스 등 팀 플레이에 소홀함이 없다. ●“코리안 드림 꼭 이룰것” 미국프로농구(NBA) 하위 리그인 CBA와 USBL,이탈리아 잉글랜드 프랑스 리그에서 뛴 그는 한국이라는 나라는 들어봤지만 한국에도 프로농구가 있는 줄은 몰랐다.그는 “지난 7월 시카고에서 열린 한국농구연맹(KBL)의 트라이아웃에서 한국 사람들도 농구를 좋아한다는 것을 어렴풋이 느꼈다.”고 말했다. 한국 농구에 대한 그의 첫 느낌은 작지만 강하다는 것.특히 림으로 쏙쏙 빨려들어가는 키작은 슈터들의 3점포에 깜짝 놀라곤 한다.그러나 기계적인 플레이는 빨리 고쳐야 한다고 강조했다.감독의 작전에 따라 선수들이 도식적으로 움직이는 경우가 많아 창조적인 농구의 묘미가 죽는다는 설명이다. 그는 아직 한국 음식을 먹지 못한다.“이렇게 매운 음식을 먹는 나라는 한국밖에 없다.”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 그는 햄버거와 피자만 먹고 코트를 휘젓는다. 그렇다고 향수병에 시달리는 것은 아니다.지방 원정을 떠날 때마다 차창 밖으로 보이는 아기자기한 풍경에 흠뻑 매료됐다.구단에서 구해준 널찍한 아파트는 TV조차 없던 미국 숙소에 견주면 ‘화이트 하우스’급 이라며 만족해 한다. 그는 ‘신기한’ 한국을 보여주기 위해 7년째 사귀고 있는 여자친구 키샤 햄비(25)를 최근 초대했다.햄비는 독거노인과 장애인들을 돌보는 간호사다.이번 시즌 ‘코리안 드림’을 일군 뒤 햄비와 결혼할 계획이다. ●한국은 나를 인정해준 나라 정규리그 6라운드 가운데 1라운드가 끝난 14일 현재 그는 득점 단독선두(평균 28.33점)를굳게 지키고 있다.파워를 바탕으로 한 골밑슛은 기본이고 외곽슛도 다른 용병들보다 한 수 위다.그러나 그의 진가는 득점이 아닌 어시스트 능력에서 나온다.어시스트는 그동안 득점과 리바운드 싸움에서 용병에게 밀린 토종선수들의 전유물이었다.그러나 그는 한경기 평균 5.67개를 기록해 4위를 달리고 있다.대다수 용병들이 큰 키와 덩치를 이용해 득점과 리바운드만 신경쓰는 것과는 확연히 다르다.변변한 포인트가드가 없어 늘 중·하위권을 맴돈 전자랜드가 ‘돌풍의 팀’으로 주목받는 것도 그의 날카로운 패싱 능력 때문이다. “팀이 경기에서 지면 개인성적은 무의미하다.”면서 “최고의 선수가 되는 것보다 팀의 승리가 먼저”라고 말했다.심판의 판정에 불같이 화를 내는 버릇을 고쳐야 하는데 뜻대로 되지 않는다고 한다. 모든 농구 선수들이 그렇듯 그의 꿈도 NBA 무대에 서는 것이다.특히 NBA에서 ‘트리플 더블러’로 명성을 날리는 케빈 가넷(미네소타 팀버울브스)과는 죽마고우여서 그의 집념은 남다르다.그는 가넷과 함께 미주리주 고교리그에서‘베스트 5’에 뽑힐 정도로 유망주였고,전미대학선수권(NCAA)에서도 빠지지 않는 선수였지만 끝내 NBA의 부름을 받지 못했다. 그는 “NBA에서 뛰는 날이 오더라도 내 능력을 존중해준 한국을 잊지 못할 것”이라면서 “한국에 있는 동안 기량과 추억을 차곡차곡 쌓겠다.”고 말했다. 이창구기자 window2@ ■프로농구 역대 최고의 용병은 지난 1997년 2월 출범한 프로농구에서 그동안 활약한 외국인선수는 모두 132명. 이 가운데 ‘용병의 힘’을 가장 먼저 전한 선수는 원년 ‘나래 돌풍’을 이끈 제이슨 윌리포드.빼어난 개인기와 두뇌 플레이를 뽐내며 신생팀 나래를 단숨에 챔피언결정전으로 끌어 올려 말로만 듣던 ‘용병 파워’를 실감케 했다.전문가들은 아직도 가장 뛰어난 용병으로 윌리포드를 꼽는데 주저하지 않는다. 7시즌째 뛰는 조니 맥도웰(모비스)은 용병 역사의 산증인이다.올해에는 체력의 한계를 노출하고 있지만 초창기 맥도웰은 승리의 ‘보증수표’였다.KCC의 전신인 현대는 맥도웰을 앞세워 두차례(97∼98·98∼99시즌)나 챔피언에 올랐다. 최고의 테크니션으로는 동양의 마르커스 힉스가 꼽힌다.시즌 직전 허리 부상으로 미국으로 돌아간 힉스는 01∼02시즌 정규리그 및 챔피언결정전 우승,02∼03시즌 정규리그 우승을 이끌었다.득점과 슛블록에서 부동의 1위를 지키며 NBA급 기술로 팬들을 사로잡았다. 성실성을 바탕으로 나산 골드뱅크 LG 코리아텐더 등에서 활약한 에릭 이버츠,현대와 SK를 우승으로 이끈 재키 존스 등도 기억에 남는 용병이다. 이창구기자 ·1977년 6월 13일 생 ·197㎝,100㎏ ·1999년 미국 미주리대학 졸업,전미대학선수권(NCAA) 평균 16.4득점 8.7리바운드 ·1999년 미국 CBA리그 ·2001∼2002이탈리아 잉글랜드 프랑스 리그 ·CBA 02∼03시즌 평균 22득점 7.5리바운드 ·2003CBA리그 올스타 ·2003년 KBL 트라이아웃 전체 2순위
  • 다시 태어난 경복궁 민족의 정기 세우다

    조선왕조의 임금이 직무를 보던 정전(正殿)이자 경복궁의 상징인 근정전(勤政殿·국보 제233호)이 3년 10개월간의 긴 보수 끝에 새로운 모습으로 다시 태어났다. 문화재청(청장 노태섭)은 14일 오후 고건 국무총리와 이창동 문화관광부 장관 등 정부 및 문화예술계 인사들, 시민등 3만 80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2000년 1월부터 총 72억원을 들여 보수공사를 진행해온 근정전의 준공식을 개최했다. 경복궁 근정전은 국가의식을 거행하거나 외국 사신을 영접하기 위해 1395년(태조 4년) 세워졌으나 임진왜란 때 불타 없어진 것을 1867년(고종4년) 흥선대원군이 다시 지은 조선 후기의 대표적인 궁궐 건축물.대원군이 중건한 이후 130여년간 개·보수 없이 유지돼오다 지난 90년부터 민족정기 회복 차원에서 추진 중인 경복궁 복원사업의 하나로 보수를 해 이날 온전한 모습을 드러냈다.복원된 근정전은 기존 건축물의 원형을 최대한 살려낸다는 원칙에 따라 원래 사용됐던 목재 그대로 국내 육송을 썼고 단청도 기존 문양을 모사해 원형을 그대로 재현했으며,시멘트로덮여 있던 바닥의 시멘트를 모두 제거하고 옛날 바닥재인 전돌을 다시 깔았다.그러나 건물을 지탱하는 4개의 기둥인 고주(高柱)만 국내에서 높이 11.5m,지름 67㎝의 육송을 구하지 못해 미국산을 사용했다. 문화재청은 당초 이 근정전의 보수공사를 2002년 한·일월드컵축구대회 공동개최에 맞춰 마무리할 예정이었으나 훼손과 부식상태가 심해 준공일자를 늦췄다.새로 단장한 근정전에서는 당시 왕의 집무 모습이 재현되며 조선 후기 정조 때 창덕궁 인정전(仁政殿)에서 열렸던 대조회 의식을 그림으로 기록한 ‘정아조회지도(正衙朝會之圖)’의 모습도 재현돼 상시전시될 예정이다. 한편 문화재청이 오는 2009년까지 총 1789억원을 투입해 20년 계획으로 진행하고 있는 경복궁 복원사업은 이날 근정전 복원 완료로 50%의 공정을 마쳤다.현재 어진 봉안과 제사를 지내던 태원전 권역의 4단계 공사에 들어가 있으며 마지막 단계인 광화문과 기타 권역공사를 남겨놓고 있다. 글 서동철기자 dcsuh@ 사진 손원천·안주영기자 angler@
  • 논술 준비 이렇게/ 하루 한편 써보며 시간안배 연습

    2004학년도 대입 정시모집 전형요강이 확정,발표됨에 따라 이제 대학별로 치르는 논술과 구술면접에 보다 철저히 대비해야 할 때이다.정시모집에서는 수능의 비중이 크지만 논술·면접을 소홀히 여겼다가는 낭패를 볼 수 있다.수능 성적이 비슷한 수험생들 끼리의 경쟁인 점을 감안하면 새롭게 변별력을 측정할 수 있는 전형 요소이기 때문이다. 논술이라고 하면 수험생들은 한숨부터 내쉰다.수능과는 달리 평소 충분한 준비를 하지 못했기 탓이다.그러나 시간은 충분하다.다음달 중순부터 시작하는 시험까지는 한 달 이상 남아있다. ●기본부터 익히자 급한 마음에 인터넷에 떠도는 이른바 ‘모범 답안’ 익히기에 시간을 보내서는 안된다.논술의 기본 원칙과 형식부터 익히는 것이 중요하다.글쓰기 전에 문제와 출제 의도부터 정확히 이해해야 한다. 서론없이 본론으로 시작하거나 물음표나 느낌표 등을 남발하는 감정적 표현은 삼가야 한다.문체가 간결해야 함은 물론이다.추상적·주관적이거나 근거없는 주장은 설득력이 없다. ●기출문제부터 공략을 지원 대학을 정했다면 최근 몇 년 동안의 기출문제를 분석,출제경향을 파악한다.각 대학 홈페이지에 소개된 기출문제와 해설,출제경향,유의사항,모의고사 문제 등을 참고하면 좋다.특히 채점기준과 예시답안에 주목해야 한다.지난 수시 1학기의 해당 대학 논술고사 경향을 파악하는 것도 중요하다.같은 해에 출제된 논술고사의 출제경향이 비교적 그대로 이어진다. ●영어 지문에 대비하자. 영어지문은 지난 2001년 처음 등장한 뒤 대학들이 앞다퉈 도입하고 있다.논술 실력 외에 영어 독해능력까지 평가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이다.지원 학부의 전공과 관련된 영어 지문을 주제별로 모아 매일 한두개씩 읽고 요지를 빨리 이해하는 독해력 연습이 필요하다. ●연습은 실전처럼 성공적인 논술의 비결은 많이 써 보는 것이다.논술의 기본을 익힌 뒤에는 지원하려는 대학의 시험시간에 맞춰 주제를 바꿔 매일 글을 쓰는 것이 좋다.실전같은 연습은 시간 배분 연습도 되고 실수와 단점을 쉽게 파악할 수 있다.연습은 매일 최소 한 편씩 쓴다는 계획을 세워 꾸준하게 해야 한다.쓴 글은 교사나 선배 등 다른 사람에게 보여줘 받드시 평가받아야 한다.친구들끼리 모여 같은 주제로 글을 쓴 뒤 이를 돌려읽고 토론하면 논술은 물론 면접에도 도움이 된다. ●1점이라도 더 받으려면 논술 시험시간은 보통 100∼150분.분량은 1600자가 보통이다.학교마다 차이가 있지만 아무리 내용이 좋아도 지정된 분량의 10%를 넘겨 쓰거나 다 채우지 못하면 감점된다. 대학별 유의사항도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문제에만 신경쓰다 보면 필기 도구의 제한이나 반드시 반영해야 하는 조건 등 사소한 것을 놓치기 쉽다.잘못된 문장이나 맞춤법,표현 등을 고칠 수 있도록 마지막 5∼10분은 여유있게 남겨두는 것이 좋다. 김재천기자 patrick@
  • 부자마케팅-시티은행에서 배운다 / (상)PB 성공비결

    외환위기 이후 외국자본의 국내 금융기관 인수가 활발해지고 있는 가운데 국내 은행들이 부자고객을 상대로 치열한 ‘프라이빗 뱅킹’(PB) 경쟁을 벌이고 있다.현재 금융계에는 씨티은행을 얼마나 제대로 베끼느냐가 영업 성공의 관건이라는 ‘신드롬’이 일고 있다.씨티형 조직문화 구축,씨티형 상품 구성,씨티 출신 인력 스카우트가 한창이다.이 땅에 상륙한 외국자본의 선두를 달리고 있는 씨티은행의 파워와 비결을 PB 영업을 중심으로 2회에 걸쳐 집중 해부한다. ‘씨티은행이 금융자산종합소득 신고 대상자들의 예금 중 절반 이상을 갖고 있다.’ 씨티은행은 부인하지만 일부 금융 관계자들이나 정부 당국자들은 이 소문을 아직도 믿고 있다.걸핏하면 사정당국이 은행계좌를 뒤지던 과거 국내 부자들은 당국 관할 밖에 있는 ‘씨티은행’으로 튀었다는 것이다. 씨티은행의 위력은 지점당 수신고가 잘 말해준다.올 6월 말 기준 씨티은행 전국 12개 지점의 지점당 평균 수신고는 5709억원.국내 주요 은행지점 실적의 3배를 넘는다.PB마케팅을 통한 수신고와 여기서 얻는 수입은 미국 본사에만 보고하게 돼 있는 극비사항이지만 이 은행에서 10년 가량 근무했던 A(현 시중은행 PB팀장)씨는 “서울 강남지역 부자 2명 중 1명이 씨티은행에 계좌를 갖고 있다는 말이 있다.”고 전했다. ●10%의 고객이 90%를 벌어준다 씨티은행이 ‘씨티골드’라는 이름의 PB 영업을 시작한 것은 1991년.국내 은행들이 지난해에야 겨우 PB 간판을 내건 것보다 10년 정도 앞섰다.씨티은행 200년 역사(본점 창립 1812년)의 영업 노하우를 밑천으로 부자들을 먼저 공략한 것이다.시중은행 부행장 K씨는 “국내 은행들은 씨티은행을 배우면서 동시에 극복해야 하는 이중의 과제를 안고 있다.”면서 “우리가 씨티은행 벤치마킹에 사활을 거는 이유”라고 말했다. 지금은 씨티골드 가입 자격이 2억원 이상이지만 당시에는 1억원 이상이었다.주 타깃이 부자라는 것은 지점들이 서울 압구정동·대치동·방배동·역삼동·방이동,경기도 분당 등 부촌에 집중돼 있는 사실에서 알 수 있다.조만간 대전,대구,광주 등지에서도 알짜배기 지역만 골라 추가로 지점을 낼 계획이다.씨티은행 지점의 특색은 모두 2개 층이란 점이다.아래층은 ‘일반고객’용이고 위층은 ‘부자고객’용이다.위층 고객에게는 아래층 사람들이 누릴 수 없는 특권이 주어진다. 씨티은행은 자산규모에 따라 고객을 ▲일반 ▲씨티베이직 ▲씨티원 ▲씨티골드 등 4개 등급으로 분류한다.영업의 중심은 당연히 씨티골드다.현재 씨티골드 회원은 1만 6000명선.전체 고객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0%에 불과하지만 은행에 안겨주는 수익은 90%를 차지한다.은행에서는 이를 ‘10-90 원칙’이라고 부른다. 그래서 부자들에 대한 대우가 남다르다.1000만원 이하의 돈을 다른 은행에 송금할 때 일반 고객은 수수료로 9000원을 내야 하지만 씨티골드 고객은 한 푼도 내지 않는다. 씨티골드 회원에게는 전담관리자(CE)가 1대1 자산관리 서비스를 해준다.한 CE는 미국에 여행간 고객의 애완견에게 밥을 주러 아침마다 그 집으로 출근하기도 했다. ●고가 경품의 구전 마케팅과 인생관리 고객을 새로 유치하는 주요 수단은 입소문에 의존한 ‘구전(口傳) 마케팅’.이를 위해 다양한 경품이 동원된다.기존 회원들이 주위의 부자들을 고객으로 추천하게 하는 ‘MGM’(Members Get Members) 캠페인이 대표적이다.기존 고객이 새 고객을 한 명씩 추천할 때마다 보너스 포인트(마일리지)를 1점씩 받는다.보너스 포인트 1점이면 호텔 숙박권·골프채·가전제품·고급 화장품을 받을 수 있다.10명을 추천해 10포인트를 쌓으면 300여만원짜리 노트북PC나 해외여행 티켓이 제공된다.씨티은행 관계자는 “고객 자신이 씨티은행의 서비스에 만족하기 때문에 자발적으로 소개하는 경우가 많다.”고 했지만 경품의 위력은 대단하다.아무리 부자라도 공짜는 좋아하기 때문이다. 부자들의 사생활에 파고드는 것은 기본이다.“처음에는 ‘프로덕트 릴레이션십’(상품을 사고 파는 관계)에서 시작하지만 시간을 두고 ‘파트너 릴레이션십’(동반자 관계)으로 발전시키고,궁극적으로는 ‘라이프 케어’(인생 관리)로 심화시키라는 게 씨티은행의 기본 마케팅 전략이다.”(씨티은행 출신 C씨·시중은행 근무)그래서 씨티은행의 책임자급 PB 담당자들에게는 국내 은행과 달리 10년 이상 된 고객이 많다.부모에서 자녀로 이어지는 2대째 자산 관리도 드물지 않다.씨티은행 관계자는 “고객이 PB 담당자를 믿지 못한다면 자신의 재무상태나 가족관계·사업상 고민을 솔직하게 털어놓을 수 없고,이래서는 로열티(충성도) 높은 고객이 될 수 없다.”면서 “씨티은행은 고객정보를 데이터베이스(DB)화 해 담당자가 자리를 비우더라도 해당 고객이 서비스를 받는 데 전혀 불편이 없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대개 3년은 지나야 고객과의 진정한 신뢰관계가 형성된다고 보기 때문에 CE를 다른 곳으로 전근시키는 일은 원칙적으로 삼간다.퇴사 등 부득이한 사정으로 담당자가 자리를 옮기면 반드시 자기 후임자에게 고객과 관련된 모든 사항을 알려준다.”(씨티은행 출신 P씨) ●‘변심한 애인’ 징후에 예민하라 “고객을 새로 유치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이 기존 고객의 ‘변심’을 막는 일이다.이 대목에서 씨티은행을 따라올 곳은 없다.”(현직 씨티은행 PB담당자) 씨티은행은 고객의 이탈 징후를 사전에 알려주는 ‘적색경보’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예를 들어 ▲최근 3개월간 잔액이 줄었다거나 ▲순간적으로 많은 돈이 인출됐으면 자동적으로 해당 고객과 관련, ‘요(要)주의’ 경보가 발령된다. 현재 시중은행 PB팀에서 근무하는 Y씨는 이럴 때에는 반드시 고객을 직접 찾아갔다고 한다.그는 “고객의 불만이 금리수준에 있는지,금융서비스의 질에 있는지 우선 파악한 뒤 금리 문제라면 지점장 재량으로 특별 우대금리를 주고,서비스의 질이 문제라면 지점장과 함께 찾아가 반드시 식사접대를 했고,꽃이나 공연 초청장 등을 보내기도 했다.”고 말했다.그랬는데도 고객이 끝내 이탈하면 반드시 보고서를 작성해 본부에 제출해야 한다.“보고서는 이탈방지 자료로 DB화되는 동시에 지점 및 개인의 평가자료로 활용되기 때문에 다들 필사적인 노력을 기울인다.”(씨티은행 출신 L씨) 오페라·연극·뮤지컬·콘서트 등 공연협찬을 하면서 고객을 여기에 초청하는 은행권 ‘문화 마케팅’의 효시는 씨티은행이다.뮤지컬 ‘명성황후’에 골드회원 3000여명을 초청한 게 최초였다.와인맛 보는 방법,스카프 고르는 비결,고급 서양식당에서의 테이블 매너 등 상류층 사람들을 위한 다양한 강습도 씨티은행이 1990년대 말 이후 줄줄이 도입했다. 그러나 씨티은행도 현재 국내외 은행들의 거센 도전에 직면해 있다.“이제 씨티은행의 ‘노블(귀족)시대’는 갔다.저금리 속에 은행간 경쟁이 치열해졌고,씨티은행 우수인력이 이탈하는 등 안팎에서 시련이 시작됐다.내년에는 국내외 은행들이 PB 영업을 놓고 진검승부에 들어갈 것이다.”(씨티은행 출신 시중은행 PB팀장 K씨) 과연 씨티은행의 아성이 흔들릴지 두고볼 일이다. 김태균 김유영기자 windsea@ ■ 프리미엄 마케팅 결정판 CPB “재산이 50억원 이상인 분들만 모십니다.” 올 1월 미국 씨티그룹이 한국에 별도 법인으로 설립한 ‘씨티그룹 프라이빗뱅크’(CPB)의 고객 차별화전략이다. CPB는 씨티은행과는 완전히 다른 회사로 부자중의 부자들인 최상위 고객만 상대하기 위해 씨티그룹이 야심작으로 만든 것이다.CPB의 타깃 고객은 금융·실물(부동산 등)을 합한 전체 자산이 50억원 이상이면서 이 가운데 금융자산만 10억원이 넘는 알부자들이다.금융자산 2억원 이상인 씨티은행의 부자 프로그램인 ‘씨티골드’의 고객에서 더 추려내겠다는 것이다. 이미 30개 이상 나라에서 120여개 CPB를 운영하고 있던 씨티그룹이 올초 한국에 CPB를 만든 것은 일종의 위기감 때문이었다. CPB 관계자는 “한국내 은행들이 지난해부터 프라이빗뱅킹을 본격화함에 따라 씨티은행의 기존 ‘씨티골드’로는 부족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CPB 고객이 되는 절차도 간단치 않아 검증과정만 1주일 이상 걸린다.재무상태와 자산 건전성 등을 파악하는 ‘고객알기 프로그램’(Know your client)을 통해 까다롭게 심사한다. 서비스의 핵심은 ‘종합 재무관리’다.고객의 자산상태를 분석해 적정한 부채 규모와 상환시기 및 상환액에 대해 조언해 고객이 최적의 재무상태를 유지할 수 있게 도와준다. 하지만 여기에 더해 고객이 ‘왕족’이 된 듯한 느낌을 가질 수 있도록 유도하는 프로그램이 다양하게 제공된다고 씨티은행 출신들은 전했다.예를 들어 CPB는 전세계 고객들의자녀 가운데 25명만 선별해 미국 뉴욕의 씨티그룹 본사에서 진행하는 ‘차세대 리더 프로그램’(일명 ‘제왕학 코스’)에 참여시킨다. 올 여름에는 한국에서도 2명이 초청됐다고 한다.거액자산가 가족의 일원이라는 자부심을 불어넣고 세계 백만장자들과의 인맥을 쌓도록 돕겠다는 것이다.여기에 참가한 고객은 “자산 수익률을 10% 더 받는 것보다 자녀에게 훨씬 값진 경험이었다.”고 평했다. 또 CPB는 부유층 자산가들이 국경을 넘나 드는 점을 감안,직원들을 해외출장이나 해외여행에도 동행시켜 비즈니스나 쇼핑을 도와주고 심지어 여가를 함께 보내 주기도 한다. CPB 직원 1인당 관리하는 고객 수를 50명으로 제한하고 고객을 한 달에 한 번꼴로 방문함으로써 고객의 만족도를 높이고 있다고 CPB 관계자는 설명했다. 그래서 국내 부자들이 고급서비스에 무심했던 국내 은행에서 돈을 빼내 외국은행으로 갔는지 모른다. 김유영기자 carilips@
  • 재계 “올것이 왔다”검찰수사 협조 시사

    검찰이 7일 ‘대선자금 수사에 협조하지 않는 기업에 대해서는 기업 비자금 수사에 전면 착수하겠다.’고 밝히자 재계는 “마침내 올 것이 오고야 말았다.”며 긴장하는 표정이다.수사의 강도가 예상보다 거센 것으로 드러남에 따라 일부 대기업들은 대책을 숙의하는 모습도 보였다. 한 재계 인사는 “검찰이 이렇게까지 강한 의지를 갖고 있는데 협조 안 할 기업이 있겠느냐.”고 반문했다.또 다른 재계 인사는 “기업 경영이 정치적 문제로 영향받는 곳은 우리나라밖에 없을 것”이라면서 “제발 기업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달라.”고 호소했다. 삼성은 일단 ‘협조’ 의사를 명확히 했다.구조조정본부 고위 관계자는 “특별히 현행법을 위반한 게 없기 때문에 협조 안할 이유가 없고,있는 대로 얘기할 방침을 정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수사가 빨리 마무리돼 기업들이 본연의 업무인 경영에 전념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도 덧붙였다. LG도 “법정한도 내에서 정당후원금을 기부했기 때문에 전혀 문제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SK는 검찰 수사 과정에서 비자금 및 정치자금 제공 부분에 대해 모든 것이 드러난 상태여서 더 이상 곤혹스러운 처지에 빠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관계자는 “수사를 받고 있는 입장에서 뭐라 할 말이 없다.”며 말을 아꼈다. 현대자동차는 다른 기업과의 보조를 강조했다.한 관계자는 “법적으로 문제가 없는 것이 확실하기 때문에 다른 기업이 하는 것을 봐가면서 검찰 수사에 대응하겠다.”면서 “내부적으로 검찰수사 대비책을 논의한 적도 없다.”고 말했다. 롯데는 “법적으로 문제될 것이 전혀 없기 때문에 검찰 수사에 적극 협력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두산도 법정한도 내에서 기부하고,영수증 처리했으므로 문제될 게 없다는 입장이다. 산업부stinger@
  • 가을·겨울 보송보송한 피부만들기

    “요즘따라 피부가 당기고 푸석푸석하다.주름도 좀 늘어난 것 같네.평상시와 다름없이 꼼꼼하게 세안하고,화장품을 고르게 발라줬는데….”날씨가 추워지면 평상시에 15%를 유지하던 피부의 수분함량은 10% 이하로 떨어져 각질,가려움,때로는 따가움까지 느끼게 된다.난방으로 습도가 낮아진 실내에선 피부의 수분을 빼앗아 주름을 만들어 낸다.전문가들은 “가을부터 겨울까지 가렵고 각질이 많이 일어나며 따갑다든지 피부가 당기는 증상이 많이 나타난다.”며 “이러한 피부 건조는 목욕 후 3분 이내에 보습제를 발라줌으로써 어느 정도 관리할 수 있다.”고 조언한다.적절한 피부관리로 남들보다 촉촉하고 탄력있는 피부를 유지하자. ●수분이 필요해 수분 부족은 피부에 치명적이다.수분이 부족하면 각질이 생기고,탄력을 잃어 결국은 주름을 만들어 낸다.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세안,목욕,샤워하는 습관부터 점검해야 한다.뜨거운 물은 수분을 증발시키고 피지를 제거해 보호벽 기능을 없앨 수 있으므로 미지근한 물로 하는 것이 좋다.때를 미는 것보다 중성이나 약산성 비누로 닦고 깨끗이 헹구어 몸에 있는 더러움을 제거하고,수분을 유지시킬 수 있다. 보습제는 수분 보호·공급의 두가지 역할을 한다.샤워나 목욕 후 3분 안에 습기가 있는 욕실에서,평상시보다 1.5배 많은 양의 보습제를 충분히 발라주는 것이 좋다. ●맑고 깨끗한 피부 두터운 피부 각질층은 피부빛을 칙칙하게 만들고,수분과 영양분 공급을 방해한다.각질을 제거하기 위해서는 외출 후 메이크업을 깨끗이 지워내고,피부 타입에 알맞는 각질 제거제를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스크럽이나 마사지 타입의 딥클렌저는 피부를 금세 부드럽게 만들지만 민감하거나 염증이 있는 피부에는 자극을 주므로 주의한다.이러한 형태의 각질 제거는 주 1∼2회,지성피부는 2∼3회가 적당하다.가을볕에도 피부 색소형성 세포인 멜라닌이 급격히 증가된다.자외선 차단제를 꼼꼼히 바르고,미백 화장품을 꾸준히 사용해 깨끗하고 환한 피부를 유지한다. ●팩으로 영양 공급 짧은 시간에 많은 양의 보습 성분을 피부 깊숙이 공급할 때는 수분팩이나 마스크팩도 하나의 방법이다.각질 제거 후 피부 표면은 연약한 상태이므로 떼어내는 팩(필 오프)보다는 씻어 내는 타입의 팩이 적당하다.집에 마련된 수분팩이 없다면 냉장고에 있는 과일을 이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플레인 요구르트 1개와 바나나 반개를 섞은 바나나팩,사과를 강판에 갈아 바르는 사과팩,아몬드가루와 달걀 노른자,밀가루 등을 걸쭉하게 만든 아몬드팩 등은 훌륭한 자연보습제다.단 신선한 재료를 사용하고,팩을 손목 등에 발라 자신의 피부에 맞는지 확인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컨디션 관리하기 피부는 몸의 상태를 반영하는 거울이다.질병,피로,스트레스 등은 원활한 신진대사를 방해하기 때문에 피부도 건조하게 만든다.충분한 휴식을 갖도록 하고 심신을 편하게 한다.내적으로도 수분을 공급해주는 것이 중요하다.하루 1.5ℓ 정도의 물을 섭취하면 몸의 신진대사가 원활하게 이루어지고,피부의 저항력이 높아져 화장품의 효능도 상승시킬 수 있다. ■ 도움말 CNP차앤박 피부과 박연호 원장·코리아나 미용연구팀 김미애 팀장·애경산업 미용연구팀 박미옥 연구원·이지함화장품 김가영 주임 최여경기자 kid@
  • 세안·샤워후 피부관리 이렇게

    “요즘따라 피부가 당기고 푸석푸석하다.주름도 좀 늘어난 것 같네.평상시와 다름없이 꼼꼼하게 세안하고,화장품을 고르게 발라줬는데….”날씨가 추워지면 평상시에 15%를 유지하던 피부의 수분함량은 10% 이하로 떨어져 각질,가려움,때로는 따가움까지 느끼게 된다.난방으로 습도가 낮아진 실내에선 피부의 수분을 빼앗아 주름을 만들어 낸다.전문가들은 “가을부터 겨울까지 가렵고 각질이 많이 일어나며 따갑다든지 피부가 당기는 증상이 많이 나타난다.”며 “이러한 피부 건조는 목욕 후 3분 이내에 보습제를 발라줌으로써 어느 정도 관리할 수 있다.”고 조언한다.적절한 피부관리로 남들보다 촉촉하고 탄력있는 피부를 유지하자. ●세안 후 (1)기초 손질을 마친 후 특별히 건조를 느끼는 부분에만 보습 마스크를 해준다.적당한 크기의 화장솜에 보습 효과가 우수한 스킨이나 보습 에센스를 듬뿍 묻혀 건조가 심한 곳에 10∼15분 정도 붙인다. (2)눈가는 더욱 세심하게 관리한다.아이 크림을 눈가에 점점이 찍어두고 약지를 사용해 부드럽게 나선형으로 마사지하듯 발라준다.눈 전용 에센스를 화장솜에 적셔서 5분 정도 눈가에 얹어두는 아이 마스크팩도 좋다. (3)보습용 에센스를 입술에 가볍게 발라주면 촉촉한 입술을 만들 수 있다.입술이 심하게 건조한 경우에는 입술에 보습 에센스를 바르고 랩으로 입술을 덮어 10분 정도 에센스 성분을 흡수시킨다. (4)보습 에센스를 바른 뒤 얼굴에 스팀 타월을 해준다.타월의 뜨거운 열기가 모공을 열어주어 보습 성분의 흡수를 촉진시켜줄 뿐 아니라,두꺼워진 각질을 부드럽게 만드는 데도 효과적이다.1주일에 한 번,10분씩. ●샤워 후 (1)등은 손이 닿지 않아 씻기 어려운 데다 피지 분비가 활발해 트러블이 생기기 쉽다.손잡이가 긴 브러시를 사용해 항상 깨끗하게 씻는 게 중요하다.전용 보디 클렌저로 마사지를 해주는 것도 좋다. (2)딱딱하고 거친 팔꿈치는 관절이 접히는 곳이기 때문에 조금만 신경을 쓰지 않아도 푸석푸석해진다.목욕을 한 후에는 유분이 풍부한 로션이나 오일을 사용해 마사지를 해주도록 하자. (3)거칠고 갈라지는 무릎과 발뒤꿈치에는 보습 효과가 뛰어난 각질 제거제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유분이 풍부한 로션이나 오일로 마사지를 하거나 소금(죽염이나 미용 소금) 1 작은술에 클렌징 밀크를 섞어 부드럽게 문지르면 묵은 각질을 제거하는 데 도움이 된다. ■ 도움말 태평양 미용연구팀 남경애
  • [열린세상] 화재와 기상변화

    우리의 생활에 만약 ‘불’이 없다면 어떻게 될까? 우리 인류가 지금으로부터 약 600만년 전 아프리카 사바나 지역에서 불을 발견한 이후,불은 우리 생활에 없어서는 안 될 필수적인 요소로 이용되어 왔다. 초겨울의 신호인 입동(立冬)이 다가오면 우리나라는 중국 북쪽에서 다가오는 차고 건조한 성질을 가진 대륙고기압의 영향을 주로 받는다.그래서 기온이 내려가고 공기가 건조해지며,비가 적은 갈수기가 된다.붉고 노랗게 물든 단풍도 낙엽으로 바뀌고,나무들의 성장이 억제되며 수분도 없어진다.이렇게 아침 기온이 영하권으로 내려가면 제일 먼저 생각나는 것이 바로 ‘불’이다.따뜻함이 그리운 계절,그러나 ‘불’은 우리를 따뜻하게 해주는 반면,그에 따른 화재 사고의 위험성도 함께 제공한다. 최근 5년간 화재 자료를 살펴보면,우리나라는 매년 약 3만건의 크고 작은 화재가 발생하고,500명 이상이 화재로 사망하고 있다.안타깝게도 이런 상황은 매년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지난해 화재의 월별 발생건수는 3월,2월,1월,11월,12월순이었으며,계절별 발생건수는 겨울철에 가장 많이 발생하였다. 산불 등 화재 발생의 원인은 삼림이 우거진 곳에서 강한 바람이 불 때 나무와 나무의 마찰이나 낙뢰로 인한 자연적인 원인과,등산객의 담뱃불·가스 취급시의 부주의로 인한 인위적 요인을 들 수 있다.또 오래된 건물의 전기 누전,난로의 과열,공사장 안전 관리 미흡 등도 화재 발생의 원인이 된다.그나마 우리나라에는 낙뢰 현상이 건조기보다는 우기철인 여름에 자주 발생하여,아직 낙뢰로 인한 산불로 큰 피해가 난 적이 없었음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산불 발생 추이를 보면 보통 9월부터 산불이 발생하기 시작하여 다음해 4월까지 이어진다.지난해 8월31일 영동지방에는 태풍과 지형적인 영향으로 우리나라에서 기상관측을 시작한 이후 하루 강수량으로는 가장 많은 870.5㎜가 내렸다.그런데 그 이전 고성·삼척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로 황폐해진 삼림은 이때의 산사태를 막아내지 못했다.산불로 인해 벌거벗은 산은 하늘에서 내린 빗물을 채 흡수하지 못하고 속수무책 그대로 계곡으로 흘려 보낸 것이다.이러한 급류에나뭇가지나 크고 작은 바윗돌이 함께 휩쓸려 내려오면서 강하천의 교각을 막는 등 물의 흐름을 바꾸어 더 큰 피해를 유발시켰다. 인도·말레이시아·중국 등지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과 아시아 지역의 목재나 가축 배설을 이용한 난방에 의해 형성된 거대한 구름층은 햇빛을 차단하여 대기의 공기 흐름을 불규칙하게 만든다.이는 다시 고온·가뭄·홍수 등과 같은 기상이변의 원인이 된다고 과학자들은 지적한다.베이징에서 나비가 펄럭이면 뉴욕에서 폭풍이 몰아친다는 카오스 이론의 ‘나비효과’와 같이 기상의 변화는 작은 변수에도 매우 민감한 것이다. 그동안 지구촌은 시대별로 끊임없이 기상변화를 거듭해 왔다.그러나 근래의 변화는 단순히 자연적인 원인에 의해서뿐만 아니라,인간의 모든 활동,즉 도시와 주변의 난(亂)개발,삼림 파괴 등에 의해 일어난다는 데에 그 심각성이 있다.또한 기상이 변하고 악기상의 규모가 대형화되듯,화재 발생 규모와 피해도 점차 커지고 있다.자연적인 원인으로 인한 것도 여러 모로 대비하여 그 발생을 줄여야 할 상황에,사람들의 과실과 같은 인위적인 원인으로 화재가 더 많이 발생한다는 것은 우리 모두 깊이 생각해 볼 일이다. 기상청은 대기가 건조할 경우에 목재의 건조도를 나타내는 실효습도가 50% 이하이고,일최소습도가 30% 이하이며,일최대순간풍속이 초속 7m 이상의 상태가 2일 이상 계속될 때에는 건조주의보를 발표한다.또한,산불 발생이 빈번한 11월부터 다음해 5월까지는 산불발생 확률예보 등 기상정보를 발표하고 있다. 건조주의보가 발표되었다면 그만큼 화재 발생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국민들은 이러한 정보를 충분히 활용하여 주의해야 할 필요가 있다.이루는 것 십 년에 잃는 것이 한순간이라면 허무하지 않은가.우리가 살고 있는 자연환경을 파괴하지 않고 그대로 보존하여 물려주는 것도 후손을 위해 마땅히 해야 할 우리의 몫이다. 안 명 환 기상청장
  • 홍사덕 총무 이재오 총장 “당신이 뭔데”/선거구제등 연일 엇박자 공조직·비대위 알력설

    요즘 한나라당의 아침 회의를 지켜보기가 여간 아슬아슬한 게 아니다.홍사덕 총무와 이재오 총장이 만들어내는 팽팽한 긴장감 때문이다.일단 두 사람은 현안을 놓고 ‘조율’의 흔적을 보이지 않고 있다.나아가 5일에는 상반된 발언으로 기싸움 양상까지 내보이며 문제점을 외부로 노출시켰다. 당 일각에서는 이를 ‘2인자 다툼’으로까지 여기고 있다.문제는 홍-이간의 대립이 단순히 둘만의 일로 그치지 않는다는 데 있다.그 양상이 비상대책위를 둘러싼 당의 기류를 반영하고 있기도 하다.향후 사안이 심각해질 수 있다는 얘기가 된다. ●일각에서는 “2인자 다툼” 홍-이의 관계는 비대위의 출범과 동시에 어색해졌다.한번은 비대위의 아침 회의가 길어지면서 당의 공식회의가 연쇄적으로 지연되자 홍 총무는 불편한 기색을 내보였다. 당내 서열을 보여주는 공식회의 발언 순서가 이 총장이 총무에 앞서는 모습도 연출됐다.대선자금 등에 대한 특검법 처리 문제를 놓고 총무단이 주도해야 하는 지, 비대위가 나서야 하는 지 입씨름을 벌이기도 했다. 이날은 급기야 선거구제 문제로 맞붙었다.이재오 총장은 “17대 총선과 관련해 바뀔 가능성이 전혀 없고 당 차원에서 재론될 가능성도 없다.”고 ‘소선거구제 당론’ 불변을 못박았다. 책임총리제 도입 및 분권형 대통령제 개헌론 역시 “(개인 차원에서) 백가쟁명식으로 논의는 할 수 있으나 17대 총선까지 당 차원의 개헌 논의는 없다.”고 잘라말했다.중·대선거구제 등에 대한 당내 논의의 필요성을 제기해온 홍 총무의 주장을 한마디로 일축한 것이다. 홍 총무는 그러나 이날도 “선거제도 문제에 대해선 그동안 당 정치발전특위에서 한다고 해 언로가 봉쇄돼 왔으나 이젠 언로를 열어줘야 한다.”면서 “당내에 중·대선거구제에 대한 지지 견해도 있으므로 선거제도를 당론으로 정하기 위해선 논의의 장을 마련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비대’해진 비대위” 당 일각에서는 홍-이간의 구도를 당의 공조직과 비대위간의 알력으로 확대 해석하기도 한다. 최병렬 대표가 비대위에 막강한 힘을 실어주며 대선정국을 돌파하는 과정에서 공조직의 소외 현상이 나타났다는 지적이다. 한 관계자는 “비대위에 권한이 지나치게 집중되면서 여의도연구소나 당 정치발전특위가 사실상 개점 휴업상태가 됐다.”면서 “비대위 외에 다른 공조직이 느끼는 소외감이 적지 않다.”고 불평했다. 실제로 당 구성원들의 불만과 소외감은 곳곳에서 쉽게 확인된다.박종희 의원은 “지구당 폐지 문제 등 정치개혁방안은 연찬회 등 폭넓은 의견수렴 과정을 거쳐 결정해야 한다.”면서 “그렇지 않으면 대표 이야기만 붕 떠서 당의 분란을 일으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김용학 의원은 “요즘 당론 결정과정을 보면 당이 아예 없는 것 같다.”고 지도부를 성토했다. 중진의원 사이에서는 최 대표가 소장파를 앞세워 자신들을 제거하려 한다는 불신감이 팽배해 있다.영남권의 한 중진의원은 “요즘 ‘최 대표가 뭔가에 쫓기는 것 같다.’거나 ‘대표가 욕심을 버려야 한다.’는 말들이 많다.”면서 “최 대표가 일부 측근들 얘기만 들으면 심각한 사태가 빚어질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한 의원은 “어려울 때 당을 화합하는 쪽으로 끌고가는 게 아니라 대립 양상으로 몰고가려는 최 대표의 리더십이 ‘노무현식’과 다르지 않다.”고 비판했다. 이지운기자 jj@
  • 이런 책 어때요 / 데이비드 베컴

    데이비드 베컴·톰 와트 지음 / 임정재 옮김 물푸레 펴냄 ‘작지만 결코 작지 않은 축구소년’.영국 이스트 런던 리튼스톤에서 태어난 데이비드 베컴은 또래보다 한 뼘이나 작은 키에 깡마른 체구에도 불구하고 피나는 노력을 통해 축구영웅이 됐다.이 책은 베컴 스스로 자신을 성찰한 내밀한 인생고백서다.어린시절 그를 축구의 세계로 이끈 아버지,유년시절부터 맺어온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알렉스 퍼거슨 감독과의 인연과 갈등,스파이스 걸스의 멤버였던 빅토리아 애덤스와의 연애와 결혼생활,스페인의 레알 마드리드로 이적한 사연 등이 진솔하게 펼쳐진다.모델이자 패션 리더로서의 베컴의 모습도 살폈다.1만 5000원.
  • 신도시 사는 당신, 행복하십니까/ 제1회 신도시展 ‘넌, 어디서, 사니?’

    1만여평의 벌거벗은 땅(裸垈地)에 30여개의 컨테이너가 여기저기 들어서 있다.우리가 지금 살고 있는 신도시의 모습도 이런 것이 아닐까. 그런데 이 차가운 금속구조물이 문화예술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보금자리가 되고,빈터는 문화 공간으로 탈바꿈한다.누구나 살고 싶어할 신도시의 모습이 꼭 그런 것은 아니겠지만,우리들이 꿈꿀 수 있는 여러 스펙트럼 가운데 하나를 보여준다. ●새달 16일까지 일산 MBC사옥부지서 제1회 신도시전(展) ‘넌,어디서,사니?’는 신도시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 “당신은 지금 어떻게 살고 있느냐.”고 묻는다.이 전시회는 ‘현재’와 같은 신도시를 만든 원인을 규명하거나,신도시의 ‘미래’를 보여주는 것을 목적으로 하지는 않는다.‘다양성’이 숨쉴 수 있는 공간으로 신도시를 만들어갈 수 있을지를 문화예술 종사자들의 상상력에 기대어 살펴보고,시민들도 함께 꿈꾸어보자는 취지에서 마련한 것이다. 일산신도시가 있는 경기도 고양시의 문화예술인들이 만든 ‘문화도시 고양을 생각하는 문화예술인모임(대변인 영화감독여균동·공연기획자 안태경)이 주최하는 ‘넌,어디서,사니?’전은 일산신도시 호수공원에서 가까운 장항동 MBC 사옥부지에서 새달 1일부터 16일까지 열린다. 신도시전에는 미술에서 박불똥 양주혜 홍현숙과 얼마전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난 구본주,영상에서 고승욱 김세진 박찬경,디자인에서 안상수와 홍동원,문학에서 김지하와 고형렬 박영근 하종오 유용주,퍼포먼스에서 박정희 등 일산신도시 안팎에 사는 40여명의 문화예술인들이 참여하고 있다. 양주혜가 설치작업을 할 16m 높이의 대형 철탑을 중심으로,넓지만 황량하기 그지없는 땅에 가져다놓은 컨테이너에는 작가 한 사람 혹은 두 사람이 ‘입주’하게 된다.홍현숙은 이 나대지 한복판에 보리를 심어 황폐한 ‘가상의 신도시’를 생명의 공간으로 탈바꿈시킨다.박이창식은 신도시를 분양하는 일종의 퍼포먼스를 벌이는데,아파트를 분양할 때면 어김없이 따라다니는 ‘떴다방’을 희화화하는 작업이다. 장르간 협업도 활발하게 이루어진다.김지하의 시를 안상수가 그래픽 디자인으로 형상화하는 작업도 그하나가 될 것이라고 한다. ●도시마다 문화적 주체성 찾는 길잡이로 주최측은 앞으로 신도시전을 해당 지역 문화예술인들이 참여한 가운데 분당 산본 평촌 부천 과천 중동 등 경기도 지역을 순회하며 열어,도시마다 문화적 주체성을 찾아가는 길잡이가 되기로 했다. 전시회 공동기획자의 한 사람인 임정희(미술미학) 연세대 겸임교수는 “신도시는 개발한 사람들이 들어가 사는 것이 아니라,이주한 사람들이 들어가 산다는 점에서 애초부터 친근감이 배제되어 있는 공간”이라면서 “신도시에 어떤 상상력을 부여할 수 있고,어떤 기대를 가질 수 있는지를 확인하고 싶었다.”고 밝혔다.‘넌,어디서,사니?’전의 관람료는 없다.(031)902-7377. 고양 서동철기자 dcsuh@
  • 송영진의원 “도박 죄송”

    열린우리당 송영진 의원은 27일 서울 이태원 미 8군 사령부내 카지노 출입과 관련,“경위야 어떻든 부적절한 시간·장소에 있었던 점을 송구스럽게 생각하며 머리 숙여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25일 저녁 9시부터 다음날 새벽 2시까지 한국인 출입제한 지역인 미 8군 카지노에서 도박을 해 물의를 빚은 바 있다. 송 의원은 “절친한 고향 후배와 미 8군을 방문하였다가 나오는 길에 (카지노에)들렀을 뿐,미 8군 카지노장에서 거액도박이나 상습도박을 한 사실이 없었음을 밝힌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우리당과 송 의원의 인터넷 홈페이지에는 송 의원의 징계 및 탈당을 요구하는 글들이 잇따라 당 차원의 징계여부가 주목된다.한 네티즌은 “우리당에 대한 이미지 손상이 이만저만 아니다.”면서 송 의원 징계를 촉구했다. 또 다른 네티즌도 발기인으로 참여하면서 낸 5000원을 염두에 둔 듯 “5000원 도로 내 놓으시오.일벌백계 하시오.”라고 비판했다. 박현갑기자 eagleduo@
  • ‘최돈웅 100억’ 파장/昌 ‘말문’ 열수밖에…

    이회창 한나라당 전 총재가 SK비자금과 관련한 입장을 표명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이 전 총재의 한 측근은 “지난 20일 이 전 총재가 입국할 때 ‘문제 생겼다면 책임질 것’이라고 한 만큼 계속 침묵하고 있을 수만은 없지 않겠느냐.”면서 “검찰의 수사추이 등을 지켜본 뒤 가부간에 결정이 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는 재출국 시점과도 맞물린 문제여서 이래저래 고민중이라는 후문이다.지난 25일 차남 수연씨의 결혼식에서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출국은 언제 당초 이 전 총재는 25일 차남 결혼식에 이어 오는 31일 선친 1주기 추도식에 참석한 뒤 다음달 초 출국할 예정이었다.그러나 비자금 수사가 본격화되는 시점에 훌쩍 떠날 경우 ‘불필요한 오해’를 살 우려가 있고,그렇다고 무작정 눌러앉아 있을 수만도 없다는 게 문제다.일찌감치 입장을 표명하는 방안도 검토했지만,“검찰의 수사가 진행중인 시점에서 입장을 발표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의견 때문에 주저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차남 결혼식 표정 이 전 총재는 하객들에게 “감사하다.”는 인사 말고는 거의 말을 하지 않았다.혼인미사를 끝낸 뒤 신랑·신부가족을 대표해 “아직 젊고 철없는 젊은이들이 앞으로 큰 실수 없이 정직하고 화목하게 가정을 이뤄 살아가면서 사회에 봉사하면서 살도록 잘 지켜봐달라.”고 원론적인 인사말을 했다. 식장에는 당 지도부와 서청원 전 대표,양정규·하순봉 등 중진의원,이흥주 전 특보 등 소속의원 30명을 비롯해 200여명의 하객이 찾았으나 현안에 대해선 일절 언급하지 않았고,이들과 별도로 만나지도 않았다.이어 ‘언제쯤 입장 발표를 할 것이냐.’,‘대국민 성명을 발표할 계획이 있느냐.’ 등 쏟아지는 기자들의 질문에 대꾸하지 않고 승용차에 올라 옥인동 자택으로 향했다.그러면서도 예상과는 달리 옥인동 자택을 개방,혼주로서의 자세를 다하려는 모습도 보였다. 이 전 총재는 오는 31일 혜화동 성당에서 선친 이홍규옹 1주기 추도미사에 참석한 뒤 예산 선영을 참배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지운기자
  • “동티모르에 ‘친구 코리아’ 심었죠”/4년 활동 마치고 귀국한 상록수부대 김사진 단장

    “파병지 주민들에게는 무엇보다 마음을 열고 다정한 모습으로 대하는 게 중요합니다.” 동티모르 오쿠시 지역에서 4년간의 평화유지활동을 성공리에 마치고 귀국한 상록수부대 8진 김사진(44·중령) 단장은 24일 성공적인 이라크 파병을 위해 이렇게 조언했다. 김 단장은 “군인으로서 위해 세력이 접근하지 못하도록 엄정한 모습도 보여야 하지만 주민들에게는 ‘저렇게 다정한 군인들도 있구나.’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친화력을 발휘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4월 파병된 8진 단장뿐 아니라 1999년 10월 1진 파병 때도 지원대장으로 현지에 나간 적이 있어 상록수부대 사정은 누구보다 잘 안다.99년 상록수부대가 주둔했던 로스 팔로스 지역은 전지역이 전투상황이라 방탄복 등 중무장을 했고,작전 회의 중에도 400∼500m 떨어진 곳에서 총격전이 벌어졌다. 김 단장은 “하지만 약탈행위를 일삼던 민병대도 우리 부대가 간 지 20일쯤 지나자 서티모르로 피하고 산으로 몸을 숨겼던 주민들도 두 달 만에 다시 내려와 안정화가 진행돼,주민들이우리가 지나가면 하던 일을 멈추고 집 밖으로 나와 ‘코리아’,‘안녕하세요.’를 연발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그는 상록수부대가 태국·호주 등 다른 나라 파병군과 달리 임무지역을 안정화시킬 수 있었던 것은 주민들이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파악하고 그들에게 직접적인 도움을 주면서 친해지려고 노력한 덕분이라고 진단했다. 김 단장은 “1주일에 한 번씩 마을을 찾아가 구호 물자를 나눠주고 어린이들에게 만화영화도 보여주고 이발과 진료는 물론 고아들에게 장학금도 지원하는 등 주민들과 가까워지려고 노력했다.”면서 “총부리도 항상 땅을 향하게 해 위협 요소를 없앤 것도 그들에게 다가갈 수 있었던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초기 두 달간 입맛에 맞지 않는 음식 때문에 곤란을 겪은 것을 빼면 특별한 어려움은 없었으며 집에도 1주일에 한 번 꼴로 전화를 했다.”면서 “장교와 부사관으로 구성된 특전사는 일사불란한 지휘체계와 프로정신 덕분에 파병성과가 좋은 것 아닌가 생각한다.”고 회고했다. 조승진기자 redtra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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