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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녹색공간] “웰빙은 작은 것이여”/오한숙희 여성학자

    오년전만해도 서울에서 잘 나가는 사진작가였던 친구가 지리산 자락에서 차농사를 짓고 산다는 소문을 듣고 확인 겸,피서 겸 섬진강가를 다녀왔다.녹차와 매실,두 가지 녹색을 먹고사는 친구부부의 모습이 신선 같았다. “적게 먹을 생각하니까 많이 벌겠다고 서울에서 아등바등 살거 없겠더라구.벌면 또 버는 만큼 쓰게 되는 게 소비사회의 속성이잖아.” 가마솥 온도 240도에 아홉 번 덖어 녹차를 만드노라면 목장갑을 겹겹이 낀 손에 화상으로 물집이 잡힌다면서도 그들 내외는 행복해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갑자기 나주의 농사짓는 친구들이 생각났다.곧 추석이니 배농사로 바쁠 것 같아 먼저 전화를 걸었다. “과수원일로 바쁜 건 아니고 오늘 밤 마을회관에 모이는디.튀밥 장사할라고 봉지 작업하기로 헝께,노래연습도 히야고.” 밀고 들어갈 생각으로 궁합을 맞췄다. “봉지 작업이라면 일손 필요하겠네.내 일행들은 노동명상을 좋아하는 사람들이고 노래연습에는 관객이 있어야 제격일 테니 우리가 가는 게 딱이다,그치.” 그들은 광복절을 맞아 지역에서 벌어지는 통일 한마당에 여성 농민노래패를 구성하여 노래자랑에 나가는 한편 우리쌀 지키기 홍보의 일환으로 쌀튀밥을 팔 작정이었다.작업대열로 앉아 사먹어본 눈어림으로 봉지마다 1000원어치씩 담아내고 보니 백여든 두 봉지였다.작업이 끝났다고 허리를 펼 틈도 없이 총무를 맡은 이의 한숨이 새어나왔다. “인건비는 관두더라도 본전도 안 나온다.” 본전에 맞추자니 1500원은 받아야 할 터였다.외할머니 떡도 싸야 사먹는 법인데 아무리 우리쌀이라 해도 1500원이면 안 팔린다는 비관론이 우세했다. “이러니 가격경쟁력이 있으려면 수입쌀을 쓸 수밖에 없는 거야.” 우리쌀 지키기의 명분이 빛을 잃어가는 순간이었다.“그렇지만 싼 게 비지떡이란 말이 있잖아요.우리쌀이 우리 몸에 더 좋은 것이라면 경쟁력을 양만 가지고 따질 수는 없는 거 아닐까요.” 전환적인 이야기를 한 것은 나의 일행 중의 한 명이었다.그는 얼마후 가족을 따라 이민을 가는데 무엇을 생업으로 할까 고민하다가 애들이 흔히 하는 말로 체리농사에 ‘필이 꽂혀서’ 지리산 차농사꾼 구경을 따라나섰고 나주걸음도 그로 인해 연결된 것이었다.무농약농사를 꿈꾸는 그에게 가격경쟁문제는 심각한 화두일 수밖에 없었다. “별로 안 좋은 것을 많이 먹기 보다 좋은 것을 적게 먹는다는 개념으로 바꿔가면 되잖아요.무병장수의 비결 중에 ‘적게 먹고 많이 걸어라.’가 있던데요.” 그 다음부터 우리의 이야기는 ‘소식 간증’으로 흘러갔다.진짜 미식가는 양으로 승부하지 않는다,우리 어머니는 팔뚝만한 중국조기를 보시더니 같은 값에 조선조기 한 마리 먹지 중국 조기 세 마리 안 먹는다셨다,아흔에 등산하는 친구 할아버지가 저녁은 유기농 오곡가루 한 숟가락 드신다더라,일본의 니시건강법을 계승한 고다 박사는 상상할 수 없는 소식으로 불치병을 고치는 것으로 유명하다더라,그날 우리의 결론은 만장일치,‘웰빙은 작은 것이여’,튀밥값은 소신의 1500원. 가격과 양,숫자로만 따지는 공간에는 생명과 환경을 상징하는 녹색이 들어설 자리가 없다. 이제는 질이다.작더라도 생명이다. 오한숙희 여성학자
  • 노동운동가 출신 안재성 ‘경성 트로이카’

    노동운동가 출신 안재성 ‘경성 트로이카’

    그것은 불행이었다.숨가쁘게 근·현대사의 격랑을 헤쳐온 우리가 일제에 온몸으로 저항했던 사회주의 혁명가들,우리를 위해 싸웠던 그들의 투쟁을 기억할 자료는 물론 관용조차도 갖지 못한 채 살아왔다는 사실은 불행이었다. 그 불행한 역사를 복원한 노동운동가 출신 소설가 안재성의 ‘경성 트로이카’(사회평론 펴냄)는 이런 점에서 마치 깨어진 유리잔을 그럴듯하게 다시 맞춰낸 것 같은 작품이다.그는 우리 근대의 불행한 상실을 그렇게 복원해 냈다. 스스로를 ‘삼류 작가’라고 말하는 그는 우리 문단의 현실,너무 관념적이고,너무 추상적이어서 오히려 비열해 보이기까지 하는 현실을 대체할 작가적 역량이 어떻게 축적되고,발현되는가를 작품으로 말해주고 있다.일제의 광기가 노도를 이루던 1930년대의 공간을 치열한 투쟁으로 채우다 간 사회주의 혁명가들,이재유와 김삼룡,이현상 등 3인의 행적을 통해 국내에서 일제에 맞선 사회주의 운동가들의 섬광 같은 삶을 당대의 어투로 진지하게 재건해 내고 있다. 이재유.자신의 순수에 가해질 이념의 덫칠이 두려운 듯 사회주의 항일투쟁 외길에서 싸우다 광복 10개월을 남기고 홀연 죽음을 맞은 그의 삶은 오랫동안 잊혀졌던 탓에 후대에 더 많은 부채의식을 남긴 당대의 몇 안 되는 ‘조선의 희망’이었다.무학력자,무산자로 일본에서 사회주의 운동을 펴다가 3년 동안 무려 70회나 경찰에 연행당한 끝에 조선으로 강제 송환됐으며,악명 높은 서대문경찰서에서 2번이나 탈출한 그의 치열성은 “후일 그를 체포한 일경들이 너무 기쁜 나머지 그와 기념촬영을 할 정도였다.”는 증언에서도 확인된다. 그와 함께 트로이카를 이루는 김삼룡은 광복 후 남로당의 실질적인 리더로 활약했으며,지리산을 누빈 이현상은 지금까지도 ‘빨치산의 신화’로 남아 있다.또 이들에게 적잖은 힘이 됐던 박헌영의 모습도 소설이라는 허구 속에서나마 만나볼 수 있다. 작가 안재성은 그러나 이들의 삶을 마냥 허구로 분식하지 않는다.그런 점에서 그가 영웅담을 창조해 낸 것이 아니라 기왕의 영웅담,그러나 잊혀진 영웅담을 복원했다고 보는 편이 옳을지 모른다.그 자신 “일제시대에 자기희생적 삶을 살다 죽어간 혁명가들의 생애를 복구하는 일은 의미가 있다.”고 적고 있다. 비록 “사회주의자들의 긍정적인 모습만 부각시킴으로써 그 이념이 가진 근원적 문제를 가려 버리는,내 스스로 원치 않는 역할을 떠맡게 되는 게 아닐까.”라는 우려를 덧붙이고 있지만,그는 1930년대에서 광복에 이르는 암흑기에 이들이 민족의 가냘픈 희망이었음을 애써 부정하지 않는다. 작가는 이 작품을 ‘진혼곡’이라며 “광복 후 찬탁운동으로 남한에서 대중적 기반을 상실하고,북한에서도 숙청당하는 등 남북한 모두에 버림받은 조선의 국내파 운동가들을 위해서….”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80∼90년대를 ‘운동 현장’에서 보낸 작가의 치열한 삶이 이처럼 진지한 작품을 낳았다면,그가 새삼 “나는 사회주의자가 아니다.”고 부연하는 태도가 조금은 부자연스럽다.소설의 무게를 다는 작업에서 작가의 이념적 성향은 별로 고려되지 않기 때문이다.사람들은 ‘고요한 돈강’의 미하일 솔로호프를 ‘위대한 작가’로 기억할 뿐 ‘위대한 사회주의 작가’라고 말하지 않는다.1만 2000원.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한총련 홈피에 ‘김선일 패러디’

    한국대학총학생회연합 홈페이지에 고 김선일씨의 참수동영상을 패러디한 퍼포먼스 사진이 누군가에 의해 올려졌다가 6일 만에 삭제됐다. 한총련 홈페이지의 ‘패러디·만평’코너에는 ‘김선일 패러디’라는 제목으로 청년 6명이 참수 동영상을 흉내내는 사진 3장이 지난 5일 오전 게시됐다가 10일 새벽 홈페이지 관리자에 의해 지워졌다. 사진에서는 서울의 모 지하철역구내 지하상가에서 검은 복면에 장난감 총을 든 청년 2명이 오렌지색 셔츠를 입고 눈가리개를 한 채 무릎을 꿇은 청년을 겨누는 퍼포먼스를 펼치고 있다.또 악마 형상을 한 부시 대통령의 가면을 쓴 청년이 노무현 대통령의 가면을 쓴 청년의 어깨에 손을 올리고 있으며,이들은 모두 쇠사슬로 엮여 있다. 3장의 사진은 같은 장면을 서로 다른 각도에서 찍은 것이며,사진에는 일부 시민이 디지털카메라로 이 퍼포먼스를 촬영하거나 바라보는 모습도 담겨 있다.사진은 ‘고광석’이라는 필명의 네티즌이 올린 것으로 돼 있다. 일부 네티즌은 이 사진을 다른 사이트로 퍼 나르기도 했다.그러나 네티즌들이 자유게시판에서 잇따라 삭제와 사과를 요구하는 등 파문이 일자 홈페이지 관리자는 10일 ID확인 작업 절차를 거쳐 게시물을 삭제했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김영희 이혼클리닉] 빚내서 차 바꾸는 철없는 남편

    결혼 5년차 맞벌이 여성(25)입니다.남편(33)과 별문제가 없었는데 요즘 시댁 일로 자주 다투고 있습니다.보증금 200만원짜리 다세대에서 월세를 살다가 시아버지를 모시려고 집값의 90%를 대출받아 빌라로 이사를 했어요.3년 동안 이자만 매월 40만원씩 내야 됩니다.그런데 남편은 너무나 철이 없습니다.얼마전 밀린 자동차할부금 몇 백만원을 갚으려 카드 빚까지 썼는데,겨우 갚고나니 또다시 자동차를 사고 싶다고 합니다.자존심이 센 편이라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얘기를 하려 해도 결국 싸움으로 끝나고….생각 없는 남편과 살자니 속이 곪아터질 지경입니다.정말 더이상 못 살겠어요. -유미영- 미영씨,만나 보지 못했지만 당신은 마음이 무척 착하고,모습도 예쁜 여성일 것 같습니다.당신 나이가 25세로 남편과 여덟 살이나 차이가 나는데도,남편보다 더 어른스럽다는 생각이 드는군요.시아버지를 모시고 살려고 집값의 90%를 은행대출까지 받았다는데,세상 며느리들이 당신 같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홀로 살고 계시는 나이 많으신 어느 어머니는 아들과 며느리 앞에 자신의 재산을 내놓으며 외로워서 너희들과 같이 살고 싶다고 했더니 며느리가 ‘돈 필요 없어요.그 돈으로 일하는 사람을 고용해 사세요.’라고 했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돈 보다 홀시어머니 모시지 않고 홀가분하게 살고 싶다는 자식이 있는 세상인데,미영씨는 효성 깊은 며느리인 것 같아서 칭찬을 해 주고 싶습니다. 사람은 나이가 들면 피붙이에 대한 사랑이 더욱 절실해져 손자·손녀가 소중하고 흐뭇해서 곁에 두고 재롱을 보고 싶고,무릎에 앉혀놓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해주고 싶고,맛있는 음식을 손수 만들어 먹이고도 싶고….내 피를 이어받은 손자·손녀가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다고들 합니다.저도 자랄 때 할머니,할아버지 무릎을 베고 누워 콩쥐·팥쥐이야기며 무서운 귀신이야기를 듣다가 그 무릎이 너무도 포근해서 스르르 잠이 들곤 했던 기억이 납니다.지금도 가끔씩 나를 업어 주시던 할머니의 따뜻했던 등이 몹시 그리울 때가 있습니다.미영씨,당신 자녀들은 엄마가 할아버지께 드리는 효성과,할아버지의 따뜻한 사랑을 받으며 훌륭한 사람으로 자랄 것입니다. 미영씨,서른 살 넘은 남편을 생각없고,철없는 사람이라고 말할 수 없습니다.남편은 자존심이 강해서 남들 앞에서 자신의 잘못을 인정치 않는다고 했는데,자존심은 자신의 잘못을 인정치 않는다 해서 지켜지는 것이 아닙니다.자존심 있는 사람은 자신의 실수나 허물을 솔직하게 인정하고 고쳐가는 사람입니다.뻔히 잘못을 해놓고서도 오히려 큰소리치고 나오는 사람은 자존심은 커녕 양심마저도 없는 부끄러운 사람입니다.남편은 몇 백만원씩이나 밀린 자동차 할부금을 카드빚까지 얻어서 갚게 하더니,겨우 그 빚 다 갚고 나니 다시 자동차를 사고 싶다는데 지금 형편에 새로 차를 산다는 것은 ‘허세’이지요. 자신의 아버지를 모시기 위해 은행에서 빌린 집값의 90%나 되는 빚을 갚기 위해선 허리띠를 졸라매 저축을 해야 하는데도,나 몰라라 하고,집안일을 의논하려 해도 결국 싸움만 하게 되고….남편 때문에 속이 곪아터질 지경이라는데 그런 상태로 계속 살아갈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가정은 어느 한쪽의 희생으로 이끌어 갈 수 없으며 희생을 강요해서도 안되지요.가장으로서 지켜야 할 책임과 의무를 회피하려는 남편의 자존심은 어디에 있는지 묻고 싶네요. 미영씨,부부는 어려울 때 서로 격려하고 용기를 북돋우며 위기를 극복해 가야 하지만,당신 가정의 경우는 남편이 크게 달라지지 않은 한 해결될 수없을 것 같으니 마지막 시도로 집안 경제권 모두를 남편에게 넘겨주고 당신은 완전히 뒤로 물러나는 것이 한 방법일 수 있습니다.설령 밥을 굶게 된다 해도 남편만 바라봄으로써 가장으로서 책임을 지게 하는 것이지요.마지막으로 남편과 진지하게 대화해 보고 전혀 개선할 의지가 보이지 않으면 용단을 내려야겠지요. 서울가정법원 조정위원
  • 수능시험 D-100, EBS로 유형 점검

    수능시험 D-100, EBS로 유형 점검

    오는 11월17일 치러질 200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은 수험생들이 사교육의 필요성을 느끼지 않을 만큼 어렵지 않게 출제될 전망이다. 또 다음달 16일 시행되는 2차 수능 모의평가는 본 수능과 똑같은 유형과 난이도로 출제된다. 9일은 수능시험을 꼭 100일 남겨둔 날.수능시험의 출제 및 채점을 총괄하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8일 “너무 어려워 과외를 받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지 않도록 출제할 것”이라고 거듭 다짐했다.학교 교육을 충실히 받았다면 풀 수 있고,만약 부족하다면 교육방송이나 보충학습으로 보완할 수 있는 수준으로 출제하겠다는 것이다. ●모의 출제위원 일부 수능도 참여 ‘일관성 유지’ 변별력의 문제에는 “수능시험은 우수한 학생을 고르는 시험이 아닌 대학에서의 수학능력을 점검하는 시험인 만큼 성적분포를 정상적으로 만드는 데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또 기출문제라도 핵심적인 내용이라면,변형시켜 출제할 방침임을 거듭 강조했다. 평가원은 2차 수능 모의평가와 관련,“지난 6월의 1차 모의평가와는 달리 전 범위에서 출제되는 데다 재수생까지 대거 응시,예비 수능시험의 형태를 띨 것”이라면서 “본 수능시험의 출제 방향이나 연계 범위·비중이 반영된 평가”라고 설명했다. 2차 모의평가에 참여한 출제위원의 일부는 본 수능시험에도 들어가기 때문에 출제의 일관성이 유지된다고 보아도 좋다. 남명호 수능시험연구관리처장은 “모의평가는 본 수능시험과 똑같이 자신의 위치를 보여주는 표준점수로 처리되는 만큼 대충 봐서는 안된다.”면서 “선택과목도 빨리 확정,대학이 요구하는 방향에 맞춰야 한다.”고 당부했다. ●새달16일 모의수능 난이도 가늠쇠될듯 평가원은 또 교육방송(EBS)의 수능강의와 수능시험을 똑같이 출제하지는 않겠지만 교재나 강의의 기본 틀에서 크게 벗어나지도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교재에 대한 충분한 학습도 중요하지만 수험생들의 수준 및 시간을 고려,교재와 강의를 적절히 조절해 공부하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한편 외국어(영어) 영역은 제7차 교육과정의 시행에 따라 처음으로 공통영어 수준에서 벗어나 고 2·3년의 심화학습 수준으로 높아지기 때문에 다소 어려워질 가능성도 크다. 그러나 어려운 어휘에는 주석을 달아주기로 했다.평가원은 “긴 지문이 나오면 당황할 수 있는 만큼 긴 지문을 풀어보는 연습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박홍기기자 hkpark@seoul.co.kr
  • 이어도 해상과학기지 건설 주역 심재설 해양연구원 박사

    이어도 해상과학기지 건설 주역 심재설 해양연구원 박사

    ‘이엿사나 이여도사나 이엿사나 이여도사나(노 저을 때 내는 여음)/우리 배는 잘도 간다 솔솔 가는 건 솔남(소나무)의 배여/잘잘 가는 건 잡남(잣나무)의 배여 어서 가자 어서 어서/목적지에 들여 나가자(들어가자) 우리 인생 한번 죽어지면/다시 전생(환생) 못하나니라 원(관원)의 아들 원자랑 마라/신의 아들 신자랑 마라 한 베개에 한잠을 자난(혼자 잠자는)/원도 신도 저은(두려울) 데 없다 원수님은 외나무 다리….’ ●제주 아낙네들의 ‘환상의 섬’ 이어도 제주 해녀들이 ‘물질’할 때 즐겨 부르는 구전 민요다.반어법과 문답법을 적절하게 구사하면서 님과 이별없는 이상향을 그리워 하는 일종의 한많은 ‘노동요’인 셈이다. 옛날 제주 아낙네들은 전설의 섬 ‘이어도’에 남편을 영영 보낸 뒤 억세게 살아가자며 이 노래를 불렀다.지금도 40대 이상의 제주도민들은 이 노래를 얘기하면 잠시 어머니와 할머니를 떠올리며 술잔을 기울인다.아버지,할아버지와 이별한 뒤 억척스럽게 살아가기 위해 ‘인생의 덧없음’으로 애써 위안을 찾는 모습이 눈에 선하기 때문이다. 제주도민들에게 이어도는 살아서는 못가는 섬,그러나 한번 가면 못 돌아오는 환상과 애증이 사무친 곳이다.사실 이어도는 육지섬이 아니다.평균 수심은 50m,남북길이 1800m,동서 1400m인 11만 5000여평의 수중섬(水中島)이다.평소 정상봉은 해수면 아래 4.6m에 있다.섬 정상은 파도가 심한 날이면 수면 밖으로 잠시 모습을 드러내는 경우가 있다.때문에 ‘환상의 섬’이라고 한다.부산 앞바다의 ‘오륙도’ 노래에 나오는 ‘맑은 날 흐린 날 다섯 섬인지,여섯 섬인지 나도 몰라라.’하는 구절처럼. 지난 주말 경기도 안산시에 위치한 한국해양연구원을 찾았다.이 건물 2층 이어도해양과학기지 운영상황실.이어도 주변의 기상상황이 적도 3만 6000㎞ 상공에 떠 있는 무궁화2호 위성을 통해 실시간 수신되고 있었다.온도 28.38℃,습도 78.80%….연구원 바깥 온도 33℃와는 사뭇 딴판이었다.위도상 제주에서 215㎞ 남단에 위치해 있지만 해풍으로 오히려 온도는 더 내려가 있었다.이곳에서 보내온 기상상황은 곧장 기상청으로 생중계되고 있었다. 이어도는 최남단 마라도에서 서남쪽으로 149㎞ 떨어진 동중국해에 있다.중국령 퉁타오(童島)에서 245㎞,일본 나가사키현(長崎縣) 도리시마(鳥島)에서 276㎞ 거리에 위치해 있는 해상 생태계의 세계적 보고다.연평균 25만여척의 배가 이곳을 지난다. 한국해양연구원의 심재설(46) 박사는 국내 유일의 ‘이어도 박사’로 통한다.지금까지 이어도를 30여차례나 다녀왔다.‘살아서는 한번도 못가는 곳’을 연상하면 그야말로 신화적인 존재다.평균 3개월에 두 번꼴로 다닌 셈이다. ●400평 인공섬 위에 해상과학기지 세워 지난달에도 15일부터 6일간 망망대해의 이어도기지에서 낮과 밤을 지냈다.그러다보니 정이 ‘흠뻑’ 들었다.앉으나 서나 이어도기지 생각이다.특히 심 박사는 지난해 6월 부표만 둥실 떠 있던 이어도 해상에 세계 최대의 첨단 해양기지를 완공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다시 말해 400평 규모의 인공섬을 만들어냈던 것.그래서 이어도기지는 막내 아들처럼 누구보다 애정이 각별하다. 우선 이어도 바다 속이 궁금해졌다.그는 “고기들은 암초에 부딪치는 파도소리를 좋아하는 것 같다.”면서 “이어도 주변에는 볼락,돌돔,붉바리 등 고급어종의 산란 장소로 알려져 있다.”고 대답했다.여기에서 산란한 고기들은 남해안으로 기어올라와 풍부한 어장을 형성한단다.그래서인지 봄,가을에는 기지 주위에 중국 어선들로 불야성을 이룬다고 말했다. 이어도기지가 완성되기까지는 8년 세월이 걸렸다.계획과 설계 등 대부분 심 박사의 주도로 이루어졌다.공사는 현대중공업이 맡았다.암초에 깊이 60m의 기초파일을 8개 박고 수심 40m의 바다에 높이 76m,무게 3400t짜리 구조물을 해상크레인으로 설치하는 작업이었다.기지에는 해류,풍향,풍속,수심,강우량,수질염도 등을 측정하는 30여개의 관측장비와 헬기 이·착륙장이 있다.8명이 2주일 동안 외부의 지원없이 숙식할 수 있으며 인터넷도 할 수 있다.비상 발전기가 있지만 평소에는 태양열과 풍력을 이용한 발전 시스템이 24시간 가동된다. ●태풍경로 정확히 제공… 기상정보 선진화 “루사와 매미 등 한반도를 통과하는 태풍의 절반가량은 이어도 기지주변을 지나지요.흔히 태풍예보의 정확도와 시간성을 5%포인트만 올려도 피해액의 1%를 줄일 수 있습니다.예를 들어 태풍 매미 피해액이 2조원이라고 할 때 200억원을 줄였다고 할 수 있지요.” 따라서 기지건설 비용이 212억원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벌써 본전은 뽑았다는 계산이 나온다.태풍에 대한 정확한 정보와 이동경로를 시뮬레이션을 통해 기상청에 제공,피해를 줄이는 일등공신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심 박사는 “태풍의 강도가 높아지는 수온 때문에 위력도 더욱 높아지고 있다.”면서 태풍이 지나간 직후에는 15명의 연구원들이 현지에 투입돼 파손 여부를 정밀검사한다고 말했다.충남 당진 출신인 그는 어릴 적부터 바다를 좋아해 해양학자의 꿈을 키웠다.대전고와 연세대 토목공학과를 나온 그는 85년 해양연구원에 들어갔다.91년 이어도에 처음 가본 후 본격적으로 ‘이어도사업’에 참여했다.이같은 공로로 지난해에는 철탑산업훈장을 받았다. “이어도는 우리나라를 기상정보의 선진국으로 끌어올렸습니다.아울러 해상교통 안전에도 크게 기여하고,특히 제주 남단 수역에 대한 한·중·일 영유권 분쟁에서 우위를 차지하게 됐지요.” 김문기자 km@seoul.co.kr
  • [이집에 맛있대] 서초동 ‘거북곱창’

    [이집에 맛있대] 서초동 ‘거북곱창’

    곱창이 혐오식품으로 취급받던 시절이 있었다.비위 약한 사람은 먹지 못하고 저잣거리 선술집에서나 막노동꾼들의 술안주로 등장하던 음식 정도로 여겨졌던 것이다. 하지만 서울 서초동에 있는 곱창구이집 ‘거북곱창’을 찾으면 얘기가 완전히 달라진다.아이를 동반한 가족,직장인,근로자와 대학생,더욱이 멋과 맛을 따진다는 여대생들이 곱창을 먹는 모습도 쉽게 볼 수 있다.‘곱창의 대중화’란 말이 실감난다. 이집 곱창은 내일을 기약하지 않는다.‘내장은 신선도가 생명’이라는 신념을 갖고 있는 여주인 김완술(59)씨는 그날 쓸 만큼의 재료만을 구입해 날이 바뀌기 전에 승부(?)를 본다. 최고로 싱싱한 내장을 사기 위해 날마다 소를 잡는 가락동 축협을 찾으며,한우만을 고집한다. 뛰어난 맛에 비해 요리법은 의외로 간단하다.곱창의 기름을 제거하고 물로 씻어낸 뒤 감자·양파·대파를 곁들여 불판에 구워낸다.식용유조차 사용하지 않고 제거한 기름만을 불판에 바른다. 반찬도 양배추·고추·부추 겉절이가 전부다.다만 양(소의 위장)은 일일이 껍질을 벗겨야 하는 등 손이 많이 간다.양은 저지방·고단백의 스태미나식으로 사근사근 씹히는 맛이 그만이다. 이집의 또 다른 특색은 드럼통 테이블.60·70년대 대폿집 분위기를 물씬 풍기는 드럼통은 묘하게도 곱창과 소주와 잘 어울린다. 봄과 여름에는 테이블을 식당 밖에도 배치하는데 도심 속 거리에서 음식을 먹는 재미도 유별나다.손님이 엄청 몰리지만 음식값은 좀처럼 올리지 않는 주인 김씨의 ‘후덕함’도 빼놓을 수 없는 매력이다.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 [차이나 리포트 2004] (11)상하이 집중탐구①

    [차이나 리포트 2004] (11)상하이 집중탐구①

    2004년 3월 말 현재 상하이시에는 세계에서 내로라 하는 다국적기업들의 아시아지역 본부가 61개 있다.이들의 핵심조직인 연구개발(R&D)센터는 111개나 된다.중국인들은 “중국의 과거를 알려면 시안으로 가고,현재를 보려면 베이징에 머물고,미래를 알고 싶으면 상하이를 보라.”고 말하고 있다.신(新)중국의 미래 발전모델로 평가받고 있는 상하이를 2회에 걸쳐 집중 탐구한다. 상하이시 푸둥개발구는 양쯔강의 지류인 황푸강을 사이에 두고 구 시가지와 마주 보고 있다.10여년 전만 해도 이 곳은 황무지나 다름 없었다.한적한 농촌마을이었던 푸둥개발구는 이후 매년 17%의 GDP성장률을 기록하며 눈부신 발전을 지속하고 있다.현재는 세계 초일류의 다국적 기업들과,그들이 지닌 자본과 기술을 무섭게 빨아들이는 ‘경제 블랙홀’로 바뀌었다. 푸둥개발구의 성공 요인은 정부의 과감한 투자와 정책적 지원에서 찾을 수 있다.상하이시의 푸둥개발 정책은 한마디로 파격 그 자체이다.처음부터 파격적인 절차와 목표를 가지고 진행됐다. 1991∼95년의 1단계 개발에서는 250억 위안(약 3조 7000억원)을 투자해 황무지에다 교통,통신,에너지 등의 인프라를 깔았다.1996년 푸둥국제신공항 착공을 시작으로 2000년까지의 2단계에는 1단계 투자액의 4배인 1000억 위안(약 15조원)이 투자됐으며 공항,항만,지하철 등 사회간접시설을 구축했다. ●IT분야 GDP의 10% 차지 2000년 이후부터는 정보통신 등에 집중적으로 투자해 도시 정보화 산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내년까지 선진국 수준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상하이시 정보화위원회 저우워이둥(周衛東) 비서장은 “정보통신 분야가 이미 상하이시 GDP의 10%를 차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제2의 푸둥 건설에 박차 상하이시는 푸둥개발구에 이어 또 하나의 야심찬 계획을 밀어붙이고 있다.푸둥에 인접한 293㎢의 황무지를 개발해 ‘린강(臨港)종합경제개발구’를 만들어 산업단지 중심의 신도시로 건설하겠다는 것이다.모두 2000억 위안(약 30조원)이 투입될 예정이다.총 개발면적은 푸둥개발구의 3배,총 투자액도 1.6배나 된다. 이 지역은 지난해 11월에 착공됐으며,오는 2020년에 완공할 계획이다.이 계획이 마무리되면 상하이는 금융·무역 중심의 푸둥지역과,물류·산업 중심의 린강지역 두 경제개발구가 축이 되어 떠받치는 거대도시로 부상한다. 2010년 상하이 황푸강 양안에서 개최될 세계박람회도 상하이가 내건 또 하나의 승부수다.상하이시는 세계박람회를 위해 약 3000억위안(약 45조원)을 투자할 계획을 갖고 있으며,남포대교와 로포대교 사이의 5.28㎢를 박람회 개최를 위해 새로 건설하고 있다.상하이는 중앙정부가 처음부터 치밀한 계획을 가지고 건설한 경제수도이며,정치수도인 베이징과 조화를 이루어 경제발전의 시너지 효과를 가져오고 있다.2008년 열릴 예정인 베이징 올림픽과 2010년에 개최될 상하이 박람회가 상승작용을 일으키며 경제에 추진력을 불어넣고 있다.상하이박람회 사무협조국의 저우한민(周漢民) 부국장은 “베이징 올림픽의 경험은 상하이 박람회의 성공에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상하이시는 국유기업 개혁정책을 적극 추진하는 한편으로 외국인투자 유치를 위한 노력도 지속적으로 펼치고 있다.지난 2002년 말부터는 7개 업종에 대해 외자유치 및 기업합병을 추가로 허용하는 등 다국적기업 유치에 적극 나서고 있다. 상하이시는 이밖에도 보세구역에 진출한 외자계 기업 100개사에 대해 무역권을 부여하고 있다.중국은 외자계 기업이 제품이나 원자재를 수출입하는 권리를 엄격히 제한해왔다.기업의 무역권은 중국 중앙정부 소관이지만 상하이시의 외자계 기업에 대한 무역권 개방은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에 따른 규제완화 조치의 하나이다.무역권을 얻은 외자계 기업은 수출입시 중국의 무역회사에 지불하는 수수료 등 비용을 줄일 수 있게 된다. 이같은 노력의 결과로 지난 한 해에만 한국의 2배에 달하는 110억 달러의 외국인투자가 상하이로 몰려 들었다.중국에서 투자환경이 가장 좋은 지역으로 평가돼 다국적 기업의 투자가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상하이 김창도 포스코경영연구소 연구위원 jincd@posri.re.kr ■ 상하이 어제와 오늘 상하이는 중국의 미래뿐만 아니라 과거와 현재의 모습도 잘 보여주는 도시이다.중국 역사에서 상하이라는 지명이 처음 나타난 것은 송왕조 초기에 상하이집시(上海集市)를 설립하면서부터다.이후 청나라는 1685년에 외국과의 무역을 위해 상하이에 강남관(江南關)을 설립한다. 1842년 중국이 영국의 함포에 굴복하여 난징조약을 체결한 후 서구열강들의 침략을 받는다.하지만 이때 자본주의도 함께 들어와 상하이와 상하이인들의 국제화가 이뤄지기 시작했다.이러한 국제화의 경험이 이후 상하이가 국제도시로 발전하는데 원동력이 된다.1930년대에 상하이는 이미 아시아에서 자본주의가 가장 발달한 경제와 금융 중심도시였다.그러나 그 후 상하이는 사회주의 개조를 거치면서 점차 아시아 최고의 도시라는 명성을 잃어버렸다. 중국 개혁·개방 초반에 상하이는 큰 주목을 받지 못하였다.그러나 90년대 푸둥(浦東)지역 개발을 계기로 상하이는 중국의 경제발전을 대변하는 도시로 우뚝 섰으며,상하이 모델은 미래 중국의 발전모델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이 과정에서 과거의 국제화 경험이 있는 상하이는 외자기업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었으며,현재 중국 최고의 국제도시로 도약하고 있다. 역사적으로 상하이가 국제도시로 발전하게 된 것은 지리적 위치와도 많은 연관이 있다.예전부터 상하이는 바다를 마주하고 있어 항구가 발전해 물류중심 지역으로 이름을 날렸다.2002년에 상하이항은 20피트 짜리 컨테이너 860만개를 처리해 부산에 이어 세계 4위의 물동량을 기록했다.이듬 해 부산을 따돌리고 세계 3위로 올라선데 이어 올 들어서는 격차가 갈수록 벌어지고 있다. 오는 2011년에는 상하이의 선석수는 현재의 18개에서 74개로 늘어나 세계 최대의 항구로 발돋움하게 된다.상하이시 관계자들은 “상하이항을 오는 2020년까지 지금의 부산항의 두 배에 달하는 항만시설을 갖춘 세계 최대 물류센터로 육성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중국은 과거 수천 년의 역사에서 한ㆍ당ㆍ명ㆍ청의 통일왕조 때 이미 전세계 소득의 20%를 넘게 차지했던 것으로 추정된다.1820년에는 세계 소득의 3분의1까지 올라갔다는 기록도 있다.그러나 청나라 말에 서구 열강의 침략을 받아 기울기 시작해 대약진과 문화대혁명의 혼돈 속에서 세계경제 총소득의 4%로 떨어졌다. 하지만 이제는 13억 인구에 걸맞게 세계 25%의 경제력을 찾으려고 노력한다.취재중에 만난 많은 중국인들은 “중국이 ‘떠오른다.’는 표현보다는 ‘되돌아온다.’는 표현이 적합할 것”이라고 말했다.과거의 영광을 되찾는 최전선에 상하이가 포진해 있다. 지난 해 상하이의 인구는 1711만 명에 1인당 국내총생산은 약 5800달러를 기록했다.이를 구매력으로 환산하면 이미 2만 달러를 훌쩍 넘은 것으로 추산된다. 2004년 5월 현재 외자기업이 상하이에 투자 한 건수는 4만 5000개가 넘는다.세계의 500대 기업들 가운데 이미 200여 개가 이곳에 진출해 있다.최근에는 다국적기업들이 홍콩에 있던 아시아 지역본부를 상하이로 옮기는 작업이 한창 진행되고 있다.상하이는 바야흐로 다국적 기업들의 경연장이 돼가고 있는 것이다. 상하이 김창도 포스코경영연구소 연구위원 jincd@posri.re.kr
  • [메디컬 라운지]

    ●천식환자 여름나기 권고사항 발표 한국천식알레르기협회는 최근 ‘천식 환자의 건강한 여름나기를 위한 권고사항’을 발표했다.협회가 발표한 권고 사항은 ▲냉방기구 및 차가운 음식의 과용 자제와 적정 실내온도(실내·외 기온이 5도 이상 차이가 나지 않을 것)유지 ▲오존경보 발령시 외출 금지 ▲운동 전후에 증상 악화 조심 ▲흡입용 스테로이드의 꾸준한 투약,기도염증 치료 등 꾸준한 질환 관리 ▲습도를 50% 이하로 낮추는 등 깨끗한 주거환경 확보 ▲휴가 등 여행시 응급용 기관제확장제 준비 등이다. 김유영(서울대 교수) 협회장은 “평소 관리가 소홀한 상태에서 에어컨 바람을 오래 쐬거나 갑자기 운동을 할 경우 증상이 악화될 수 있다.”며 “휴가철이라도 천식 환자들은 증상 관리에 힘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13~14일 척수기형환자 가족캠프 대한이분척추증학회는 오는 13∼14일 용인 민속촌 유스호스텔에서 이분척추증(척수기형) 환자와 전문의가 함께 하는 가족캠프를 연다.이분척추증은 척추뼈가 제대로 형성되지 못해 척수가 노출되는 선천성 장애.이번 캠프에서는 의료진과의 상담은 물론 가족과 함께하는 놀이,환자들끼리의 모임을 통해 투병 의지를 격려하고 정보를 교환하는 기회도 마련한다.(02)361-6320. ●파킨슨증 치료제 ‘미라펙스’ 시판 한국베링거인겔하임은 난치성 질환인 특발성 파킨슨증 치료제 ‘미라펙스’를 이달부터 국내 시판한다.미라펙스는 도파민 수용체에만 선택적으로 결합하는 제제로,팔다리가 떨리는 진전현상과 운동불안정현상을 현저하게 개선시키며,간대사율을 최소화해 다른 약물과의 상호작용이 적고 식사와 무관하게 투약할 수 있다고 회사측은 설명했다.파킨슨병은 진행성 운동장애로,우리나라에서는 치매 다음으로 발병 빈도가 높은 퇴행성 뇌질환이다. ●다중단층촬영장치 도입 포천중문의대 분당차병원은 다중단층촬영장치인 ‘MD 16 SliceCT’를 도입했다.이 기기는 일반 CT(컴퓨터단층촬영장치)에 비해 해상도가 10배 이상 뛰어나고 촬영시간이 10분의1 정도로 짧아 심장과 대장·항문질환,폐암 조기진단에 효과적이며,촬영시간이 3∼5분으로 짧고 X-레이 피폭양도 기존의 4분의1 수준으로 줄인 것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031)780-5486. ●소아·청소년 스트레스클리닉 개설 을지병원은 소아 및 청소년의 정신질환을 집중 치료하기 위해 ‘소아·청소년 스트레스클리닉’을 개설했다.클리닉은 학업 스트레스를 비롯,시험 불안,대인관계 문제,가정 불화로 인한 소아와 청소년의 정서불안과 인터넷 중독,주의력 및 학습장애,야뇨증 등 소아 정신질환을 전문적으로 진료한다.
  • 10년만의 무더위…주말 피서행렬 절정에

    기상청이 일찌감치 ‘10년만의 무더위’를 예고한 올 여름,피서 행렬이 주말인 31일부터 절정에 이를 전망이다. 속초를 비롯한 강원도 해수욕장과 부산,제주를 찾은 인파가 이미 작년에 비해 20% 이상씩 늘어난 데 이어 한국을 빠져나가기 위한 해외 여행객의 발걸음도 영종도로 몰리고 있다.그러나 오는 1일 오후부터 제10호 태풍 ‘남테우른’의 영향권에 들어 피서계획에 일부 차질도 예상된다. ●해외로,해외로,작년보다 20% 늘어 인천공항공사는 성수기인 8월1일부터 15일까지 외국으로 나가는 사람은 하루 평균 8만 2000명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17%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올해 피크로 예상하고 있는 1일과 15일에는 사상최고인 9만 1000명이 해외로 나갈 것으로 공사는 예상했다. 이에 따라 대한항공의 기내식 생산량도 사상 최고치를 갱신하고 있다.지난 해의 최고기록이었던 4만 4181명분(8월 1일)을 이미 지난 17일 단숨에 뛰어넘어 31일에는 5만명분을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 피서지도 피서객으로 북적 해외 뿐 아니다.국내의 주요 피서지에도 인파가 몰려 7월들어 지난 29일까지 강원도 주요 해수욕장을 찾은 피서객은 작년보다 100만명 늘어난 530여만명으로 집계됐다고 강원도 환동해출장소는 밝혔다. 부산 해운대 해수욕장 인근의 주요 호텔과 콘도미니엄 등 대형 숙박시설의 성수기 예약률도 90%를 넘어서 곳에 따라서는 지난 해보다 5∼10%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해운대구 중동 파라다이스비치호텔(객실 521실)은 8월 한달 예약률이 작년보다 5%포인트 늘어난 90%에 달했다. 파라다이스비치 호텔의 여은주 홍보계장은 “장마가 일찍 끝난데다 도심에서 휴가를 보내는 사람들이 늘었으며,고속철 개통도 부산지역 피서객 증가에 도움을 준 것 같다.”고 분석했다. 30일 오후 10시 현재 평소보다 11만대 많은 32만대의 차량이 서울을 빠져나간 데 이어 31일 하루동안 32만 7000대의 차량이 ‘탈(脫)서울’할 것이라고 한국도로공사는 밝혔다. ●피서지의 엇갈리는 명암들 피서객이 작년보다 늘어나고 있으나 피서지마다 명암이 엇갈리는 새로운 모습도 속출하고 있다. 한화 등 설악권 콘도미니엄들은 성수기인 8월1일부터 14일 사이의 예약률이 작년과 같은 100%를 기록하고 있으나 15일부터 28일까지의 기간에는 작년보다 예약률이 떨어져 고개를 갸우뚱거리고 있다. 한화콘도의 경우 작년 100%였던 8월 셋째주가 올해에는 85%로 떨어졌는가 하면 넷째주에도 70%에서 50%로 줄었다.한화콘도의 이병화씨는 “초여름부터 불볕더위가 기승을 부리며 휴가를 7월 초로 앞당긴 것이 8월 중순 이후 예약률을 떨어뜨린 것 같다.”고 분석했다.속초지역상공회의소 관계자는 “고속도로 등 주변도로 여건이 좋아지면서 새벽에 출발했다가 저녁에 귀가하는 ‘무박여행족’이 늘어난 것도 한 이유일 것”으로 풀이했다. 영종도 안동환·속초 조한종· 부산 김정한기자 sunstory@seoul.co.kr
  • [마니아] 아이스하키 동아리 한·중 국제경기 현장에 가다

    [마니아] 아이스하키 동아리 한·중 국제경기 현장에 가다

    ‘딱,딱,쓱삭,쓱삭,꽈다당,꽈다당,빙글빙글,빙글빙글….’ 언뜻 북극곰 만큼이나 둔해 보일 정도로 두꺼운 장비를 몸에 걸친 선수들이 야물게 생긴 두께 1인치(2.54㎝),지름 3인치짜리 퍽을 놓고 쉴 새 없이 링크를 돌아 다녔다. 아이들의 빠른 몸짓은 럭비공처럼 어디로 튈 지 모르는 퍽을 거칠고도 모질게 따라붙었다.‘노룩’(No look)패스와 같은 묘기도 속출해 관중들의 눈을 휘둥그레하게 했다. 퍽의 움직임에 따라 급브레이크를 걸거나 빙그르 몇 바퀴를 돌고,넘어져서도 스틱을 길게 뻗쳐 어느 새 퍽을 가로챘다. 슈팅 땐 쇠막대같던 스틱이 부러져나가는 모습도 더러 보였다.중장비를 한 골키퍼가 버티고 있는 것만으로도 철통같던 높이 1.22m,너비 1.83m짜리 골문은 스틱 한 방으로 눈 깜짝할 사이에 뚫리고는 했다.목동링크 한·중 친선경기 이튿날인 27일 오후 9시 서울 성북구 안암동 고려대 녹지캠퍼스 아이스링크에서는 한·중 챔피언전이 열렸다. ●국제교류 뜨거운 얼음판 중국 길림성에서 온 빙구 구락부(氷球 具樂部·아이스하키 동아리) 푸아오(富奧)와 2003∼2004 한국아마추어연합 클럽리그 우승 팀인 안양 바이킹스가 맞붙었다.푸아오는 전날 우리나라 고교의 강자인 광성고에 0-2로 무릎을 꿇었지만,이는 ‘준프로’라 할 수 있는 정규 팀과 싸운 결과여서 이날 경기에서는 사뭇 다르리라는 분석은 꼭 들어맞았다.한국으로서는 3-9의 대패였으나 잘 싸운 것이라고 연합회 관계자들은 입을 모았다.비록 나이는 30∼40대이지만 푸아오엔 왕년의 국가대표가 4명이나 끼었기 때문이다.반면 바이킹스는 연합회 규정에 따라 선수경력이 전혀 없고,단지 스케이팅이나 인라인스케이팅을 하다 아이스하키의 매력에 빠져든 순수 아마추어로만 이뤄졌다. 중국 대표단을 인솔하고 온 김형기(63) 재중 대한체육회 자문위원은 “인구 13억에 이르는 데도 동아리는 40여개에 불과하다.”면서 “중국이 방한 경기를 먼저 제의했다는 것은 한국의 기량이 뛰어나다는 방증”이라고 말했다.재중 김찬중(45) 운영국장도 “지난 4월부터 한국과 교류하자는 뜻을 전해와 주선하게 됐다.”면서 “여기에다 일본과 홍콩·대만을 묶어 아시아 5개국 대회를 내년 4월에 창설할 예정”이라고 귀띔했다. ●“계절이 따로 없어요” 현재 연합회 동아리는 전국을 통틀어 45개에 700여명이 활약하고 있다.정규시즌은 해마다 9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 반년에 걸쳐 이어진다. 왜 아이스하키가 좋으냐는 물음에 연합회 박응규(37) 총무는 “멋있지 않느냐.또 어느 스포츠 보다도 안전하고 기술적인 재미까지 곁들여졌다.”고 말했다.안전 장비가 완벽하다는 얘기다.자신도 인라인스케이팅을 즐겼는데 날씨를 많이 타는 종목인 데다,다치기도 쉬워 물색한 끝에 97년 전향(?)했다고 한다.선수들은 스틱,퍽 등으로 인한 부상을 막기 위해 반드시 숄더패드(어깨와 가슴 보호대)와 레그가드 또는 쉰패드(정강이 앞뒤 보호),머리에는 헬멧,손엔 두꺼운 장갑을 착용한다.둔해 보이는 것도 이 때문이지만 초경량 특수수재로 만들어 생각 보다는 훨씬 가볍다. 돈이 많이 들어 아무나 못하는 운동으로 비쳐진다는 의문에는 “어느 레포츠나 마찬가지지만 이 역시 값비싼 것으로 치면 한이 없다.”면서 “스케이트 한 개에 10만원짜리부터 75만원짜리까지 있다.”고 말했다.그는 보통 장비를 갖추는 데 80만원 정도면 충분하다고 덧붙였다. 아이스하키를 즐기는 이들은 “비린 듯,아닌 듯한 얼음 냄새가 좋다.”고 말한다.자신들이야말로 진짜 마니아라는 자부심은 링크를 대관했다고 하면 시간을 가리지 않고 달려온다는 점에서도 엿보인다.국제규격 링크는 광운대를 비롯해 서울에 3곳,경기도 의정부와 안양 등에 각 1곳씩 있다.보통 한 차례에 2시간 빌리는데, 밤 12시를 넘기기 일쑤다.그러나 피로가 쌓이는 게 아니라 재충전에 최고란다.스케이트를 처음 타는 왕초보라도 6개월쯤 연습하면 경기에 나설 수 있어 새로운 세계에 도전해볼 만하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마니아] 아이스하키 동아리 한·중 국제경기 현장에 가다

    ‘딱,딱,쓱삭,쓱삭,꽈다당,꽈다당,빙글빙글,빙글빙글….’ 언뜻 북극곰 만큼이나 둔해 보일 정도로 두꺼운 장비를 몸에 걸친 선수들이 야물게 생긴 두께 1인치(2.54㎝),지름 3인치짜리 퍽을 놓고 쉴 새 없이 링크를 돌아 다녔다. 아이들의 빠른 몸짓은 럭비공처럼 어디로 튈 지 모르는 퍽을 거칠고도 모질게 따라붙었다.‘노룩’(No look)패스와 같은 묘기도 속출해 관중들의 눈을 휘둥그레하게 했다. 퍽의 움직임에 따라 급브레이크를 걸거나 빙그르 몇 바퀴를 돌고,넘어져서도 스틱을 길게 뻗쳐 어느 새 퍽을 가로챘다. 슈팅 땐 쇠막대같던 스틱이 부러져나가는 모습도 더러 보였다.중장비를 한 골키퍼가 버티고 있는 것만으로도 철통같던 높이 1.22m,너비 1.83m짜리 골문은 스틱 한 방으로 눈 깜짝할 사이에 뚫리고는 했다.목동링크 한·중 친선경기 이튿날인 27일 오후 9시 서울 성북구 안암동 고려대 녹지캠퍼스 아이스링크에서는 한·중 챔피언전이 열렸다. ●국제교류 뜨거운 얼음판 중국 길림성에서 온 빙구 구락부(氷球 具樂部·아이스하키 동아리) 푸아오(富奧)와 2003∼2004 한국아마추어연합 클럽리그 우승 팀인 안양 바이킹스가 맞붙었다.푸아오는 전날 우리나라 고교의 강자인 광성고에 0-2로 무릎을 꿇었지만,이는 ‘준프로’라 할 수 있는 정규 팀과 싸운 결과여서 이날 경기에서는 사뭇 다르리라는 분석은 꼭 들어맞았다.한국으로서는 3-9의 대패였으나 잘 싸운 것이라고 연합회 관계자들은 입을 모았다.비록 나이는 30∼40대이지만 푸아오엔 왕년의 국가대표가 4명이나 끼었기 때문이다.반면 바이킹스는 연합회 규정에 따라 선수경력이 전혀 없고,단지 스케이팅이나 인라인스케이팅을 하다 아이스하키의 매력에 빠져든 순수 아마추어로만 이뤄졌다. 중국 대표단을 인솔하고 온 김형기(63) 재중 대한체육회 자문위원은 “인구 13억에 이르는 데도 동아리는 40여개에 불과하다.”면서 “중국이 방한 경기를 먼저 제의했다는 것은 한국의 기량이 뛰어나다는 방증”이라고 말했다.재중 김찬중(45) 운영국장도 “지난 4월부터 한국과 교류하자는 뜻을 전해와 주선하게 됐다.”면서 “여기에다 일본과 홍콩·대만을 묶어 아시아 5개국 대회를 내년 4월에 창설할 예정”이라고 귀띔했다. ●“계절이 따로 없어요” 현재 연합회 동아리는 전국을 통틀어 45개에 700여명이 활약하고 있다.정규시즌은 해마다 9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 반년에 걸쳐 이어진다. 왜 아이스하키가 좋으냐는 물음에 연합회 박응규(37) 총무는 “멋있지 않느냐.또 어느 스포츠 보다도 안전하고 기술적인 재미까지 곁들여졌다.”고 말했다.안전 장비가 완벽하다는 얘기다.자신도 인라인스케이팅을 즐겼는데 날씨를 많이 타는 종목인 데다,다치기도 쉬워 물색한 끝에 97년 전향(?)했다고 한다.선수들은 스틱,퍽 등으로 인한 부상을 막기 위해 반드시 숄더패드(어깨와 가슴 보호대)와 레그가드 또는 쉰패드(정강이 앞뒤 보호),머리에는 헬멧,손엔 두꺼운 장갑을 착용한다.둔해 보이는 것도 이 때문이지만 초경량 특수수재로 만들어 생각 보다는 훨씬 가볍다. 돈이 많이 들어 아무나 못하는 운동으로 비쳐진다는 의문에는 “어느 레포츠나 마찬가지지만 이 역시 값비싼 것으로 치면 한이 없다.”면서 “스케이트 한 개에 10만원짜리부터 75만원짜리까지 있다.”고 말했다.그는 보통 장비를 갖추는 데 80만원 정도면 충분하다고 덧붙였다. 아이스하키를 즐기는 이들은 “비린 듯,아닌 듯한 얼음 냄새가 좋다.”고 말한다.자신들이야말로 진짜 마니아라는 자부심은 링크를 대관했다고 하면 시간을 가리지 않고 달려온다는 점에서도 엿보인다.국제규격 링크는 광운대를 비롯해 서울에 3곳,경기도 의정부와 안양 등에 각 1곳씩 있다.보통 한 차례에 2시간 빌리는데, 밤 12시를 넘기기 일쑤다.그러나 피로가 쌓이는 게 아니라 재충전에 최고란다.스케이트를 처음 타는 왕초보라도 6개월쯤 연습하면 경기에 나설 수 있어 새로운 세계에 도전해볼 만하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새달5일 개봉 ‘분신사바’ 극장판 ‘전설의 고향’

    ‘가위’‘폰’으로 큰 성공을 거두며 국내에 공포영화 붐을 일으켰던 안병기 감독의 세번째 작품 ‘분신사바’(제작 토일렛 픽쳐스·새달 5일 개봉).하지만 이번 영화는 새로운 트렌드를 이끌어왔던 감독의 전작에 한참 못 미친다.“정통 공포영화의 작법에 충실하고 싶었다.”는 의도는 좋아보이지만,지나치게 고전적인 분위기가 요즘 관객의 감성과 어긋나 있다. 공포를 통해 인간의 위선을 슬쩍슬쩍 들춰내는 감독의 주특기는 여전하다. 초반부의 무대는 미술교사 은주(김규리)가 새로 부임한 한 시골 여고.서울에서 왔다는 이유로 ‘왕따’를 당하는 유진(이세은)은 분신사바 주문으로 저주를 내리고,그를 괴롭혔던 친구들이 차례로 머리에 불을 지르며 죽는다.살인을 불러왔다는 이유로 유진을 더더욱 고립시키는 학생들.흰 교복에 경직된 표정으로 교실에 앉아 있는 그들을 비추는 카메라에 묻어난 섬짓한 공포는,획일화된 교육현실을 우회적으로 비판하기에 충분하다. 하지만 바로 샛길로 빠진다.유진에게 씌워진 귀신은 30년전 ‘왕따’를 당하다 죽은 인숙(이유리).당시 함께 죽은 인숙의 엄마 귀신까지 등장하면서,영화는 ‘한 마을에 맺힌 두 모녀의 원한과 복수’로 무게 중심을 옮긴다. 학교 대신 마을 공동체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가면서,영화는 현실과 연결된 끈을 놓아버린다.두 모녀를 몰아내는 30년전 마을 사람들의 모습은 KKK단이나 중세의 마녀사냥과 닮아 생뚱맞고,한을 품은 여인들의 복수는 ‘전설의 고향’의 다른 버전을 보는 느낌이다. 불이 나는 장면 등 스펙터클한 화면을 살리느라 비밀을 캐가는 과정을 밀도있게 편집하지 못한 것도 문제.갑자기 사라진 유진,뭔가 비밀을 밝힐 것 같던 최면술사의 죽음 등 명쾌하지 못한 장면이 너무 많다. 긴 머리를 앞으로 늘어뜨리고 눈을 치켜뜬 ‘한국형’귀신의 모습도 처음엔 무섭지만,너무 자주 등장해 후반부에 가서는 ‘또,나왔어?’라는 식상함과 함께 공포감을 반감시킨다. 김소연기자 purple@seoul.co.kr
  • 성남 舊시가 재개발 가속도?

    성남 舊시가 재개발 가속도?

    지난 1968년 서울의 청계천 일대 철거민 12만여명이 첫 이주를 시작해 보금자리를 튼 경기도 성남시.인구 100만을 바라보며 광역시승격을 탐내고 있는 시가 대 수술을 앞두고 있다. 분당 신시가지 조성당시 성남 구시가지로부터 독립시켜 달라는 아파트입주민들의 요구가 끊이지 않았을 정도로 도시기반시설의 낙후성을 면치 못했던 수정·중원 일대 구시가지가 전면 재개발을 앞두고 있는 것이다. 철거민들이라는 불명예를 씻고 올해로 시승격 31주년을 맞았고,모습도 과거와 확연히 달라졌지만 구시가지는 여전히 분당에 비해 생활환경이 열악하다. 성남시는 이에 따라 지난 2000년부터 구시가지 재개발 청사진을 마련해 추진에 나섰다.그러나 개발기간 동안의 한시적 인구 이전문제와 뿌리깊은 저소득층의 생활기반 등에 부딪혀 갖가지 어려움에 봉착해 있다. 또 구시가지에 대한 외과적 수술계획이 지나치게 장기적이며 실현불가능한 계획들로 포진돼 당시 민선 자치단체장의 선거용으로 계획됐다는 지적도 일었다.계획입안 당시에는 구시가지 일대 부동산 투기바람이 부는 등 심각한 후유증을 낳기도 했다. ●철거재개발이냐,수복재개발이냐 2016년을 목표로 작성된 성남시 도시재개발기본계획은 구도심을 중심으로 도시환경 악화지역 또는 악화가 진행되는 지역에 대한 장기적인 정비·개선방향을 제시하고,도시 전체의 균형적인 발전과 기능의 조화를 도모하는 지침적 성격의 종합계획이다. 재개발 대상은 수정·중원구 구시가지 주거면적 273만여평 가운데 73만여평(공공·공익시설 포함). 최근에는 247만평으로 확대할 계획으로 알려져 사실상 전 지역이 빠짐없이 대상에 포함될 전망이다. 개발방식은 철거재개발과 수복재개발 두가지 방식으로 압축됐다. 철거재개발(공동주택 건설방식)은 주거환경이 열악한 대상지역의 기존 건축물을 제거한 뒤 새로운 주거공간과 공공용지를 확보하려는 적극적 주거환경 정비방식.특정지역 전체를 뜯어내고 한꺼번에 새로운 도시계획을 세우는 것을 말한다. 수복재개발(현지 개발방식)은 주거기능과 생활환경이 점차 악화되고 있는 지역에서 건축물을 신축보다는 수리·개조하고 구역내 필요한 공공시설에 대하여 공공지원을 통해 점차 주거환경개선을 유도하는 방식. 주민합의 하에 지역별 공원과 주차장,아파트 등을 개발하게 된다. 재개발구역별 기본계획의 골격은 구시가지 전체를 20개 구역으로 나눠 이 가운데 14곳은 수복재개발,나머지 6곳이 철거재개발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수정구는 11개 구역 중 10개 지역이 수복재개발 대상이고 1개지역만이 철거대상이다.반면 중원구는 수복 4,철거 5곳으로 철거대상이 50%를 넘는다. 면적으로는 수복재개발이 76%(55만 7000여평)로 압도적이다.주민의사를 최대한 반영해 재개발을 유도하겠다는 의도다. 이 가운데 구역별 면적이 가장 큰 수정구 수진1동(수복재개발)의 경우 대상면적이 모두 22.6㏊로 공동주택이 1525가구에 이른다.지금은 열악한 도시기반시설에 주민들의 불편이 만성화됐지만 어린이공원과 놀이터,소공원 등 2만 2000여평에 이르는 공공시설이 마련돼 주민만족도를 높이게 된다. ●용적률 높여야 대부분이 용적률 200%에 건폐율은 60%선(제2종 일반주거지역 기준).그러나 최근에는 시민단체가 주축이 돼 구시가지의 열악한 환경과 철거민들의 마구잡이 이주라는 정부의 책임 등을 들어 특별법을 제정,용적률을 높여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시민단체들은 성남 구시가지의 경우 당시 서울의 도시문제 해결만을 위해 대책없이 급조된 위성도시로 대부분 구릉지이거나 고지대이며 20평 이내의 좁은 대지위에 3∼4가구가 기거하는 인구 고밀도 지역이라는 점을 부각시키고 있다. 이 때문에 주정차공간마저 최악의 상황을 보이고 있고,협소한 도로율로 일부의 경우 가뜩이나 좁은 도로변에 개구리주차까지 허용하는 열악한 환경을 연출하고 있다. 구시가지의 이같은 문제해결을 위해 지난해 말 발족된 ‘성남시재개발 및 서울공항 범시민대책위원회’(범대위)는 “구시가지 거주민의 70%가 중산층 이하 근로자 계층으로 자족기반이 취약하고 높은 실업률까지 보이고 있다.”며 정부의 재정적,행정적,정책적 측면의 총체적 지원을 요구하고 있다. 한마디로 성남구시가지의 기형적 발전형태를 정부의 책임으로 돌리고 있는 것이다. 시민단체들은 성남구시가지의 옛모습을 담은 사진전까지 개최하면서 주민들의 동참을 호소하고 있다. ●순환재개발방식돼야 최근에는 성남시의 재개발방식 변경 등을 앞두고 반발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재개발대상을 기존 73만여평에서 247만여평으로 대폭 늘리면서 개발방식을 철거위주로 변경하려는 시의 움직임에 따른 것. 범대위는 “자치단체가 주도해 단계적으로 이주대책을 마련하고 기반시설을 조성하는 순환방식 재개발을 추진하지 않을 경우 상당수 지역은 재개발이 불가능하거나 재개발되더라도 한탕주의 식 난개발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들이 주장하는 순환재개발방식은 이주 및 임대단지 조성이 골자로,행정기관이 주도적으로 사업을 벌여 체계적 개발을 유도하는 방식. 그러나 성남시는 전면적인 순환재개발에 나설 경우 사업비 과다 등을 이유로 시의 부담이 커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한편으로는 구시가지 특성상 사글세 등 소규모 임대료 등으로 생계를 유지하던 저소득층이 많아 이들에 대한 대책도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이 때문에 전면 재개발의 기치 아래 시작된 성남구도심 개발사업은 갈수록 이해관계가 얽혀 좀처럼 진척을 보지 못하고 있다.시가 목표연도를 2020년으로 늘리려는 시도도 같은 맥락이다. 성남 윤상돈기자 yoonsang@seoul.co.kr ■8대 토박이 남성현 중원구청장 성남에서 8대째 살아온 남성현 성남시 중원구청장은 공무원들 사이에 ‘성남시의 산 증인’으로 불린다.이곳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이후 35년간의 공직생활 동안 단 한순간도 성남시를 떠나지 않았다. 남 청장이 들려주는 성남의 역사는 9급공무원 시절 이주민들에게 밀가루를 나누어주면서 시작된다. “군 제대를 하고 집에 돌아와 보니 서울에서 청소차에 실려온 사람들이 하루에도 수백명씩 이주해 오는 모습을 지켜보며 살았습니다.대부분 극빈층으로 먹을것조차 부족해 배급에만 의존했지요.” 서울의 철거민들이 이주를 시작한 것은 지난 1968년.원주민들은 정부의 광주대단지 택지개발계획발표와 수용정책에 대부분 저항없이 땅을 내놓았다고 한다. 당시 보상가격은 임야의 경우 평당 20원,금싸라기 논 정도는 돼야 평당 340원 가량 했다고 한다. 계란 한개가 1∼2원 이었다고 하니 지금 가격으로 대충 계산해도 비싼 땅 한평의 보상가격은 기껏해야 5만원선.사실상 강제수용된 격이다.최근 성남 판교택지개발로 수십억에서 수백억원대 보상비를 받아간 것과는 대조적이다. 보상과 함께 광주대단지시절 마련된 것이 가수용지.일종의 거주민촌으로 주로 2인용 천막으로 조성됐다.현 성남시 중앙시장과 수정구청,중동 3곳에 마련된 천막촌은 당시 이주민들의 어려웠던 사정을 짐작케 한다. 이후 이주민 가구당 20평 규모의 공짜 택지 분양딱지가 배급됐다.딱지는 지금의 것과 차이가 없었고 나중에 분양대금을 지불해야 명의가 넘어왔다.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당시 성남에는 부동산투기꾼들이 몰려와 이 딱지들을 매입해 되파는 사례가 많았다고 한다. “어떤 사람은 성남으로 3번이상 청소차 신세를 지며 이주해오는 웃지 못할 경우도 있었지요.이들은 오자마자 딱지를 5000원 정도에 팔아넘긴 뒤 다시 이전대상인 서울 판자촌에 숨어들어가 강제이주,다시 딱지를 받는 수법을 동원했지만 달리 단속할 방법은 없었습니다.” 이주민 대부분이 광주대단지시설 광주군 성남출장소(옛 인하병원자리)로부터 밀가루 등을 배급받아 연명했다. 남 청장은 첫 근무지로 사회과에 소속돼 하루종일 밀가루포대(22㎏)를 나누어준 것 밖에는 한 일이 없을 정도라고 전한다. 20평씩 배분된 땅에는 시멘트와 벽돌로 지은 집들이 들어서기 시작했지만 겨우 비바람 정도만 피할 수 있는 조잡한 형태였다. 그것도 초기에는 상·하수도 공급이 전혀 안 됐다고 한다.기존 광주군 원주민들이 사용했던 소규모 우물에 수천여명이 의존해 난장판을 연출했고,세탁 등 생활하수는 도로와 주택지 구분을 위해 새끼줄로 쳐놓은 2m 도로에 마구 뿜어나왔다. 재래식화장실이 넘쳐나 온 동네가 오물냄새로 가득찼고,서울 등 타지에서는 사람몸에 이상한 냄새가 나면 “성남에서 왔느냐?”고 물을 정도였다고 한다. 성남주민들이 8·10사태라고 부르는 주민집단항거는 1971년도에 발생했다. 정부가 딱지로 준 땅을 불하하면서 책정한 대금이 지나치게 비싸다며 주민들이 당시 출장소를 불지르고 시영버스를 탈취해 서울시청으로 몰려갔던 것.많은 주민들이 구속됐고 불탄 청사는 새로 건설됐다. 광주군 소속의 출장소는 사태이후 경기도 산하 성남출장소로 승격돼 기구가 확대됐고 이어 73년 시승격의 감격을 맞았다. 성남 윤상돈기자 yoonsang@seoul.co.kr ■사업추진 주역 이대엽 시장 “성남 구도심재개발계획은 도심의 재건설과 어렵던 과거의 청산이라는 두가지 목적을 가지고 있습니다.” 취임 2주년을 맞은 이대엽(李大燁) 성남시장은 구시가지의 재개발이라는 건설적 측면 못지않게 그 의미에도 무게를 두고 있다. 지난 70년대 초 성남시 승격 당시 지역에서 국회의원을 지낸 주인공으로 어려웠던 지역의 사정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이 시장은 성남이 서울 도심의 불량주택 철거를 위한 희생양으로 지역주민에 대한 배려보다는 주로 서울의 도시미관과 연관된 이주사업이 배경이 돼 현재까지도 기형적인 도시구조형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시의 단순 재개발 차원에서 벗어나 중앙정부의 책임있는 지원을 요구하고 있다. 20평 크기의 소규모 주택이 시 전역을 덮고 있는 상태에서 전면 재개발 발표가 타지역과는 달리 생계를 걱정하는 일부 주민들에게 오히려 걱정거리로 다가온 것도 같은 맥락이라며 철거민들의 이주촌이라는 아픈 상처를 치유하는 데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특히 구시가지 재개발은 분당신시가지와의 생활여건 차이에서 발생하고 있는 주민갈등의 해소에도 한 몫을 할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 “분당신시가지 조성 초기에는 분당주민들이 성남시 이미지에 대한 선입견으로 독립시 요구를 하기도 했다.”며 “구시가지의 재개발로 번듯한 시가지 모습으로 거듭날 경우 이질감도 크게 해소될 것”이라고 말했다. 시가 재개발방식을 기존의 수복재개발 위주에서 철거재개발로 변경하고 재개발대상도 사실상 시 전역으로 확대하려는 것도 이같은 이 시장의 의견이 반영된 것. 이 시장은 전직 성남시장들과는 다른 다양한 시책을 추진해오면서도 구시가지 재개발은 취임 전 계획을 승계해 오히려 그 강도를 높이고 있다. “일부에서 시작된 아파트재개발사업은 벌써부터 시가지 모습을 크게 바꾸어놓고 있다.”며 “주택과는 별도로 녹지와 도로율도 크게 높여 오히려 분당보다 나은 도시로 탈바꿈시켜 놓을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성남 윤상돈기자 yoonsang@seoul.co.kr
  • 성남 舊시가 재개발 가속도?

    지난 1968년 서울의 청계천 일대 철거민 12만여명이 첫 이주를 시작해 보금자리를 튼 경기도 성남시.인구 100만을 바라보며 광역시승격을 탐내고 있는 시가 대 수술을 앞두고 있다. 분당 신시가지 조성당시 성남 구시가지로부터 독립시켜 달라는 아파트입주민들의 요구가 끊이지 않았을 정도로 도시기반시설의 낙후성을 면치 못했던 수정·중원 일대 구시가지가 전면 재개발을 앞두고 있는 것이다. 철거민들이라는 불명예를 씻고 올해로 시승격 31주년을 맞았고,모습도 과거와 확연히 달라졌지만 구시가지는 여전히 분당에 비해 생활환경이 열악하다. 성남시는 이에 따라 지난 2000년부터 구시가지 재개발 청사진을 마련해 추진에 나섰다.그러나 개발기간 동안의 한시적 인구 이전문제와 뿌리깊은 저소득층의 생활기반 등에 부딪혀 갖가지 어려움에 봉착해 있다. 또 구시가지에 대한 외과적 수술계획이 지나치게 장기적이며 실현불가능한 계획들로 포진돼 당시 민선 자치단체장의 선거용으로 계획됐다는 지적도 일었다.계획입안 당시에는 구시가지 일대 부동산 투기바람이 부는 등 심각한 후유증을 낳기도 했다. ●철거재개발이냐,수복재개발이냐 2016년을 목표로 작성된 성남시 도시재개발기본계획은 구도심을 중심으로 도시환경 악화지역 또는 악화가 진행되는 지역에 대한 장기적인 정비·개선방향을 제시하고,도시 전체의 균형적인 발전과 기능의 조화를 도모하는 지침적 성격의 종합계획이다. 재개발 대상은 수정·중원구 구시가지 주거면적 273만여평 가운데 73만여평(공공·공익시설 포함). 최근에는 247만평으로 확대할 계획으로 알려져 사실상 전 지역이 빠짐없이 대상에 포함될 전망이다. 개발방식은 철거재개발과 수복재개발 두가지 방식으로 압축됐다. 철거재개발(공동주택 건설방식)은 주거환경이 열악한 대상지역의 기존 건축물을 제거한 뒤 새로운 주거공간과 공공용지를 확보하려는 적극적 주거환경 정비방식.특정지역 전체를 뜯어내고 한꺼번에 새로운 도시계획을 세우는 것을 말한다. 수복재개발(현지 개발방식)은 주거기능과 생활환경이 점차 악화되고 있는 지역에서 건축물을 신축보다는 수리·개조하고 구역내 필요한 공공시설에 대하여 공공지원을 통해 점차 주거환경개선을 유도하는 방식. 주민합의 하에 지역별 공원과 주차장,아파트 등을 개발하게 된다. 재개발구역별 기본계획의 골격은 구시가지 전체를 20개 구역으로 나눠 이 가운데 14곳은 수복재개발,나머지 6곳이 철거재개발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수정구는 11개 구역 중 10개 지역이 수복재개발 대상이고 1개지역만이 철거대상이다.반면 중원구는 수복 4,철거 5곳으로 철거대상이 50%를 넘는다. 면적으로는 수복재개발이 76%(55만 7000여평)로 압도적이다.주민의사를 최대한 반영해 재개발을 유도하겠다는 의도다. 이 가운데 구역별 면적이 가장 큰 수정구 수진1동(수복재개발)의 경우 대상면적이 모두 22.6㏊로 공동주택이 1525가구에 이른다.지금은 열악한 도시기반시설에 주민들의 불편이 만성화됐지만 어린이공원과 놀이터,소공원 등 2만 2000여평에 이르는 공공시설이 마련돼 주민만족도를 높이게 된다. ●용적률 높여야 대부분이 용적률 200%에 건폐율은 60%선(제2종 일반주거지역 기준).그러나 최근에는 시민단체가 주축이 돼 구시가지의 열악한 환경과 철거민들의 마구잡이 이주라는 정부의 책임 등을 들어 특별법을 제정,용적률을 높여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시민단체들은 성남 구시가지의 경우 당시 서울의 도시문제 해결만을 위해 대책없이 급조된 위성도시로 대부분 구릉지이거나 고지대이며 20평 이내의 좁은 대지위에 3∼4가구가 기거하는 인구 고밀도 지역이라는 점을 부각시키고 있다. 이 때문에 주정차공간마저 최악의 상황을 보이고 있고,협소한 도로율로 일부의 경우 가뜩이나 좁은 도로변에 개구리주차까지 허용하는 열악한 환경을 연출하고 있다. 구시가지의 이같은 문제해결을 위해 지난해 말 발족된 ‘성남시재개발 및 서울공항 범시민대책위원회’(범대위)는 “구시가지 거주민의 70%가 중산층 이하 근로자 계층으로 자족기반이 취약하고 높은 실업률까지 보이고 있다.”며 정부의 재정적,행정적,정책적 측면의 총체적 지원을 요구하고 있다. 한마디로 성남구시가지의 기형적 발전형태를 정부의 책임으로 돌리고 있는 것이다. 시민단체들은 성남구시가지의 옛모습을 담은 사진전까지 개최하면서 주민들의 동참을 호소하고 있다. ●순환재개발방식돼야 최근에는 성남시의 재개발방식 변경 등을 앞두고 반발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재개발대상을 기존 73만여평에서 247만여평으로 대폭 늘리면서 개발방식을 철거위주로 변경하려는 시의 움직임에 따른 것. 범대위는 “자치단체가 주도해 단계적으로 이주대책을 마련하고 기반시설을 조성하는 순환방식 재개발을 추진하지 않을 경우 상당수 지역은 재개발이 불가능하거나 재개발되더라도 한탕주의 식 난개발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들이 주장하는 순환재개발방식은 이주 및 임대단지 조성이 골자로,행정기관이 주도적으로 사업을 벌여 체계적 개발을 유도하는 방식. 그러나 성남시는 전면적인 순환재개발에 나설 경우 사업비 과다 등을 이유로 시의 부담이 커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한편으로는 구시가지 특성상 사글세 등 소규모 임대료 등으로 생계를 유지하던 저소득층이 많아 이들에 대한 대책도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이 때문에 전면 재개발의 기치 아래 시작된 성남구도심 개발사업은 갈수록 이해관계가 얽혀 좀처럼 진척을 보지 못하고 있다.시가 목표연도를 2020년으로 늘리려는 시도도 같은 맥락이다. 성남 윤상돈기자 yoonsang@seoul.co.kr ■8대 토박이 남성현 중원구청장 성남에서 8대째 살아온 남성현 성남시 중원구청장은 공무원들 사이에 ‘성남시의 산 증인’으로 불린다.이곳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이후 35년간의 공직생활 동안 단 한순간도 성남시를 떠나지 않았다. 남 청장이 들려주는 성남의 역사는 9급공무원 시절 이주민들에게 밀가루를 나누어주면서 시작된다. “군 제대를 하고 집에 돌아와 보니 서울에서 청소차에 실려온 사람들이 하루에도 수백명씩 이주해 오는 모습을 지켜보며 살았습니다.대부분 극빈층으로 먹을것조차 부족해 배급에만 의존했지요.” 서울의 철거민들이 이주를 시작한 것은 지난 1968년.원주민들은 정부의 광주대단지 택지개발계획발표와 수용정책에 대부분 저항없이 땅을 내놓았다고 한다. 당시 보상가격은 임야의 경우 평당 20원,금싸라기 논 정도는 돼야 평당 340원 가량 했다고 한다. 계란 한개가 1∼2원 이었다고 하니 지금 가격으로 대충 계산해도 비싼 땅 한평의 보상가격은 기껏해야 5만원선.사실상 강제수용된 격이다.최근 성남 판교택지개발로 수십억에서 수백억원대 보상비를 받아간 것과는 대조적이다. 보상과 함께 광주대단지시절 마련된 것이 가수용지.일종의 거주민촌으로 주로 2인용 천막으로 조성됐다.현 성남시 중앙시장과 수정구청,중동 3곳에 마련된 천막촌은 당시 이주민들의 어려웠던 사정을 짐작케 한다. 이후 이주민 가구당 20평 규모의 공짜 택지 분양딱지가 배급됐다.딱지는 지금의 것과 차이가 없었고 나중에 분양대금을 지불해야 명의가 넘어왔다.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당시 성남에는 부동산투기꾼들이 몰려와 이 딱지들을 매입해 되파는 사례가 많았다고 한다. “어떤 사람은 성남으로 3번이상 청소차 신세를 지며 이주해오는 웃지 못할 경우도 있었지요.이들은 오자마자 딱지를 5000원 정도에 팔아넘긴 뒤 다시 이전대상인 서울 판자촌에 숨어들어가 강제이주,다시 딱지를 받는 수법을 동원했지만 달리 단속할 방법은 없었습니다.” 이주민 대부분이 광주대단지시설 광주군 성남출장소(옛 인하병원자리)로부터 밀가루 등을 배급받아 연명했다. 남 청장은 첫 근무지로 사회과에 소속돼 하루종일 밀가루포대(22㎏)를 나누어준 것 밖에는 한 일이 없을 정도라고 전한다. 20평씩 배분된 땅에는 시멘트와 벽돌로 지은 집들이 들어서기 시작했지만 겨우 비바람 정도만 피할 수 있는 조잡한 형태였다. 그것도 초기에는 상·하수도 공급이 전혀 안 됐다고 한다.기존 광주군 원주민들이 사용했던 소규모 우물에 수천여명이 의존해 난장판을 연출했고,세탁 등 생활하수는 도로와 주택지 구분을 위해 새끼줄로 쳐놓은 2m 도로에 마구 뿜어나왔다. 재래식화장실이 넘쳐나 온 동네가 오물냄새로 가득찼고,서울 등 타지에서는 사람몸에 이상한 냄새가 나면 “성남에서 왔느냐?”고 물을 정도였다고 한다. 성남주민들이 8·10사태라고 부르는 주민집단항거는 1971년도에 발생했다. 정부가 딱지로 준 땅을 불하하면서 책정한 대금이 지나치게 비싸다며 주민들이 당시 출장소를 불지르고 시영버스를 탈취해 서울시청으로 몰려갔던 것.많은 주민들이 구속됐고 불탄 청사는 새로 건설됐다. 광주군 소속의 출장소는 사태이후 경기도 산하 성남출장소로 승격돼 기구가 확대됐고 이어 73년 시승격의 감격을 맞았다. 성남 윤상돈기자 yoonsang@seoul.co.kr ■사업추진 주역 이대엽 시장 “성남 구도심재개발계획은 도심의 재건설과 어렵던 과거의 청산이라는 두가지 목적을 가지고 있습니다.” 취임 2주년을 맞은 이대엽(李大燁) 성남시장은 구시가지의 재개발이라는 건설적 측면 못지않게 그 의미에도 무게를 두고 있다. 지난 70년대 초 성남시 승격 당시 지역에서 국회의원을 지낸 주인공으로 어려웠던 지역의 사정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이 시장은 성남이 서울 도심의 불량주택 철거를 위한 희생양으로 지역주민에 대한 배려보다는 주로 서울의 도시미관과 연관된 이주사업이 배경이 돼 현재까지도 기형적인 도시구조형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시의 단순 재개발 차원에서 벗어나 중앙정부의 책임있는 지원을 요구하고 있다. 20평 크기의 소규모 주택이 시 전역을 덮고 있는 상태에서 전면 재개발 발표가 타지역과는 달리 생계를 걱정하는 일부 주민들에게 오히려 걱정거리로 다가온 것도 같은 맥락이라며 철거민들의 이주촌이라는 아픈 상처를 치유하는 데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특히 구시가지 재개발은 분당신시가지와의 생활여건 차이에서 발생하고 있는 주민갈등의 해소에도 한 몫을 할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 “분당신시가지 조성 초기에는 분당주민들이 성남시 이미지에 대한 선입견으로 독립시 요구를 하기도 했다.”며 “구시가지의 재개발로 번듯한 시가지 모습으로 거듭날 경우 이질감도 크게 해소될 것”이라고 말했다. 시가 재개발방식을 기존의 수복재개발 위주에서 철거재개발로 변경하고 재개발대상도 사실상 시 전역으로 확대하려는 것도 이같은 이 시장의 의견이 반영된 것. 이 시장은 전직 성남시장들과는 다른 다양한 시책을 추진해오면서도 구시가지 재개발은 취임 전 계획을 승계해 오히려 그 강도를 높이고 있다. “일부에서 시작된 아파트재개발사업은 벌써부터 시가지 모습을 크게 바꾸어놓고 있다.”며 “주택과는 별도로 녹지와 도로율도 크게 높여 오히려 분당보다 나은 도시로 탈바꿈시켜 놓을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성남 윤상돈기자 yoonsang@seoul.co.kr
  • [42.195km 무한질주] “마라토나스 평원서 월계관 쓰고 쓰러지겠다”

    ■ ‘봉달이’ 이봉주 마지막 승부 “그리스 병사 필리피데스처럼 마라토나스 평원에서 쓰러지겠다.” ‘국민 마라토너’ 이봉주(34·삼성전자)가 아테네올림픽에서 마지막 승부수를 띄운다.기원전 490년 페르시아와의 전쟁에서 승전 소식을 전하기 위해 40여㎞를 단숨에 달려온 뒤 “이겼다.”는 한마디를 남기고 죽은 필리피데스.그 옛날 전설이 서린 클래식코스에서 치러지는 이번 올림픽에서 이봉주는 머릿속에 항상 필리피데스의 모습을 간직할 참이다. 우리나라 나이로 35세.다른 종목보다 선수생명이 긴 마라톤이지만 그래도 이번이 마지막 기회다.적어도 올림픽은 그렇다.때문에 더 절실하다.이번이 32번째 완주 도전이다.산전수전 다 겪은 베테랑답게 전혀 동요하지 않는다.‘진인사대천명’의 자세로 묵묵히 훈련에 임할 뿐이다. 이봉주의 금메달 작전은 지난 4월7일부터 시작됐다.대전에서 짧은 국내훈련을 소화한 뒤 5월1일부터 24일까지 중국 쿤밍 고지대훈련으로 2단계훈련을 마무리했다.이어 6월3일부터 40일간 강원도 횡계에서 막바지 지옥훈련을 했다.지난 15일 출국,이탈리아 브레시아를 거쳐 지금은 스위스 생모리츠에서 적응훈련중이다. 8월초 그리스로 입성해 아테네 북쪽 100㎞ 떨어진 시바에서 베이스캠프를 차리고 최종점검에 들어갈 예정이다.레이스 3일전 선수촌에 들어간 뒤 29일 오후 6시(현지시간) 스타트라인에 선다. 이번 레이스 최대의 관건은 체력.따라서 웨이트트레이닝과 함께 고갯길을 오르내리는 반복훈련으로 체력과 지구력을 극대화시켰다.오인환 감독은 오르막이 끝나는 32㎞지점까지의 승부가 중요하다고 본다.18㎞지점부터 시작되는 오르막은 무더위와 함께 선수들의 체력을 철저히 고갈시킬 것으로 예상된다.따라서 32㎞지점까지 뒤처지지 않고 선두그룹을 유지하는 게 우선 과제다. 이봉주로서도 마지막이라는 마음이다.“마라톤 인생 전부를 걸었다.”는 말로 비장한 각오를 내비쳤다.“나이가 많아 체력적인 부담도 있지만,반대로 경험이 많다는 것이 이번 레이스에서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특히 오는 12월엔 둘째가 태어날 예정이어서 ‘큰 선물’을 주고 싶은 욕심도 있다.이봉주는 현재 동갑내기 부인 김미순씨와 아들 우석(2)이가 있다.“2002부산아시안게임 우승때도 아내가 우석이를 임신하고 있었는데 이번엔 둘째를 임신하고 있어 느낌이 좋다.”고 말했다.물론 공인으로서의 역할도 잊지 않았다.“마라톤 우승이 국민들의 염원이라는 걸 잘 알고 있다.”면서 “물론 부담감은 있지만 모든 것을 던지겠다.”고 덧붙였다. 96애틀랜타올림픽 준우승,2001보스턴마라톤 우승,아시안게임 2연패(98방콕·2002부산) 등으로 국민들에게 감동을 선사한 이봉주.그러나 마지막 남은 한가지 꿈인 올림픽에서의 금메달을 위해 인생 전부를 걸었다.2000시드니올림픽에선 옆선수의 발에 걸려 넘어지는 불운으로 24위에 그쳤다.그래서 절치부심 다시 4년을 기다렸다.그리스 병사 필리피데스처럼 결승지점에서 쓰러지는 한이 있어도 꼭 월계관을 쓰겠다며 결전의 날을 기다리고 있다. 소속사인 삼성전자는 우승 포상금으로 2억원을 내걸었다.목표를 달성한다면,육상경기연맹에서 약속한 1억 5000만원을 포함해 최소 3억 5000만원을 움켜쥐게 된다. 박준석기자 pjs@seoul.co.kr ■ 마라톤 코스 어떤가 기원전 490년 벌어진 페르시아와의 전쟁(마라톤전쟁)에서 승전보를 전하기 위해 그리스의 병사 필리피데스가 마라톤평원에서 아테네까지 달려온 바로 그 전설의 코스.마라톤은 원래 그리스 마을 이름으로 마라토나스(Marathonas)라고 불리는데,아테네 북동쪽으로 40여㎞ 떨어져 있다.1896년 제1회 근대올림픽 마라톤도 바로 이 코스에서 펼쳐졌다.여기서 매년 마라톤대회가 열리지만 코스가 어렵고 상금이 적어 규모는 크지 않다. 역사적으로 큰 의미가 있지만 그만큼 어려운 코스다.전문가들은 모두 올림픽사상 최고의 난코스로 꼽는다.일부에선 ‘완주가 곧 우승’이라는 말까지 나돈다.표고차가 무려 250여m.32㎞까지 계속되는 오르막,그리고 섭씨 35도를 웃도는 기온,마지막으로 70% 이상의 습도.완주가 가능할지 의문을 품게 하기에 충분하다. 마라톤 평원의 마라토나스 경기장 출발 이후 5㎞ 지점부터 시작되는 오르막 경사는 20∼25㎞ 구간에서 심해진다.25∼30㎞ 구간은 중간에 약간의 평지로 위안을 주지만 30∼32㎞ 구간에서는 오르막이 최고도에 달한다.여기서 마지막 승부가 예상된다.이후는 내리막으로,제1회 근대올림픽이 열린 파나티나이코 스타디움에서 월계관의 주인공이 결정된다. 1997년 아테네세계육상선수권대회 마라톤에 참가,올림픽코스를 직접 달려본 삼성전자 백승도 코치도 혀를 내둘렀다.오르막 코스를 좋아하는 백 코치는 당시 20㎞까지는 비교적 편안하게 달렸지만 30㎞를 넘어서 탈진으로 26위(2시간22분40초)에 머물렀다.올림픽코스 최고기록은 남자는 2시간11분7초,여자는 2시간29분48초.현재 남자최고기록(2시간4분55초·폴 터갓),여자최고기록(2시간15분25초·폴라 래드클리프)과 엄청난 차이가 난다. 마라톤이 그리스인들에게는 역사적인 의미가 담긴 자랑거리지만 반대로 당시 그리스에 패한 페르시아의 후예인 이란은 치욕스러운 일.그래서 이란은 마라톤을 금지하는 유일한 나라.1974년에 열린 테헤란 아시안게임에서도 마라톤이 제외됐다. 박준석기자 pjs@seoul.co.kr ■ 남자마라톤 금메달은 누가 난코스인 만큼 기록보다는 치열한 순위경쟁이 예상된다.따라서 스피드보단 지구력이 좋은 선수에게 유리하다.우승 가능 시간대가 2시간12∼13분 정도로 예측될 만큼 기록은 큰 의미가 없다.따라서 머리싸움이 어느 대회보다 뜨거울 전망이다. 상대를 견제하면서 앞으로 치고 나갈 시기를 호시탐탐 노리는 눈치싸움이 코스 내내 전개될 듯하다. 이번 대회도 역시 아프리카의 강세속에 아시아의 추격 양상으로 전개될 공산이 크다. 이봉주도 우승후보에 이름을 올렸다.지구력이 좋고 더위에 강하기 때문에 어느 때보다 좋은 기회다.세계기록(2시간4분55초) 보유자인 폴 터갓(35·케냐)이 최근 아테네올림픽의 가장 강력한 경쟁자로 이봉주를 꼽았을 정도. 그러나 함께 출전하는 지영준(23·코오롱) 이명승(25·삼성전자)은 아직 세계 철각들과 맞대결을 펼치기에는 부족한 감이 있다. 이봉주와 우승을 다툴 선수로는 역시 터갓이 꼽힌다.지난해 9월 베를린마라톤에서 마의 5분벽을 돌파하면서 마라톤의 스피드화를 절정에 올려놓았다.그러나 지구력을 요하는 아테네코스에서 얼마나 힘을 발휘할지는 미지수다. 또 케냐는 세계기록 랭킹 2위 새미 코릴(33·2시간4분56초)도 출전시켰다.문제는 ‘올림픽징크스’ 극복여부.케냐는 항상 우승후보 0순위 선수를 갖고 있었지만 지난 대회까지 단 한번도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지 못했다. 예상을 깨고 모로코의 가립 아오우드(32)가 우승후보로 이름을 올렸다.최근 상승세는 따라올 선수가 없을 정도.지난해 파리세계육상선수권에서 깜짝 우승을 차지한 뒤 올 3월 하프마라톤에서 59분56초의 호기록을 냈다.한달 뒤 열린 런던마라톤에선 레이스도중 넘어졌음에도 2시간7분2초로 3위를 차지했다. 일본도 아시아기록(2시간6분16초) 보유자인 타카오카 도시나리를 제외시킬 정도로 냉정한 선발과정을 거쳤다.아부라야 시게루(27)가 경계대상이다.일본내 선발전에 출전하지 않았지만 2001·2003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연이어 5위에 오른 점이 인정됐다.전통강호 에티오피아도 금메달 후보임엔 틀림없다.시드니올림픽 금메달리스트 게자헹 아베라(26)는 아킬레스건 부상으로 출전여부가 불투명하다.국내 마라톤팀 삼성전자 소속 용병 존 나다사야(26)도 탄자니아 대표로 올림픽에 나선다. 박준석기자 pjs@seoul.co.kr ■ 여자마라톤 금메달은 누가 여자 마라톤은 세계 1·2위인 영국의 폴라 래드클리프(31)와 케냐의 캐서린 은데레바(32)의 싸움으로 압축된다.여기에 일본의 거센 도전이 예상된다. 여자 세계기록(2시간15분25초) 보유자 래드클리프가 마라톤과 1만m를 놓고 저울질하다 결국 두 종목 모두 출전키로 마음을 굳혔다.래드클리프는 ‘도로레이스 기록제조기’로 불릴 정도로 지난 시즌 5㎞,10㎞,하프마라톤,마라톤 등 4개 부문에서 세계기록을 세웠다.아테네코스가 스피드보다는 지구력을 필요로 함에도 불구하고 래드클리프를 우승후보 0순위에 올려놓는 것은 크로스컨트리 실력 때문.산길을 달리는 크로스컨트리에서도 빼어난 실력을 자랑한다.지난해 12월 스코틀랜드 홀리루드파크에서 열린 유럽선수권대회 6.595㎞ 레이스에서 22분4초로 우승했다.또 크로스컨트리 2001세계선수권대회에서도 정상에 오르는 등 스피드와 지구력을 모두 지녀 마라톤계에서는 ‘문무’를 겸비했다는 찬사를 받는다. 래드클리프의 경쟁자는 은데레바.2시간18분47초(2001년 시카고마라톤)의 개인최고기록으로 래드클리프에 이어 역대 2위.지난해 파리세계선수권에서 우승했고,올 보스턴마라톤에서도 정상을 차지했다.특히 대회 때마다 코치인 남편과 세 살난 딸이 함께해 심리적으로 안정감이 있다. 역시 케냐의 마가레트 오카요(28)도 지난 4월 런던마라톤에서 우승하며 올 시즌 최고기록을 세우는 등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다. 일본도 금메달에 도전한다.2000시드니올림픽 금메달리스트 다카하시 나오코를 탈락시키는 아픔을 겪으면서 선발한 만큼 각오가 남다르다.특히 일본은 아테네올림픽 코스에서 열린 97아테네세계선수권 여자마라톤에서 스즈키 히로미가 우승해 자신감도 있다. 선봉에 지난해 파리세계선수권에서 2위에 오른 노구치 미즈키(26)를 내세웠다.함께 출전하는 도사 레이코(28)와 사카모토 나오코(24)도 다크호스.파리선수권 3위 지바 마사코(28)를 후보에 올린 것에서 출전선수의 실력이 만만치 않음을 느낄 수 있다. 2002부산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 북한의 함봉실(30)도 복병이다.지난 3월 중국에서 열린 한 대회에서 2시간28분32초로 3위에 입상,녹슬지 않은 기량을 과시했다.세계기록과 다소 차이는 있지만 아테네 코스가 지구력을 요하는 만큼 함봉실에게는 유리하다.2002부산아시안게임에서 보여준 이봉주와의 동반 우승으로 ‘봉봉남매’의 위력을 또 한번 보여줄 가능성도 있다.그러나 아시아 최고기록(2시간19분39초) 보유자 중국 쑨인제(25)는 마라톤을 포기,1만m 출전을 결정했다. 이에 견주면 한국의 전력은 한참 뒤떨어진다.이은정 최경희 정윤희 등 3명이 출전한다.이은정이 올 서울국제마라톤에서 2시간26분17초를 기록해 1순위로 선발됐지만 경험이 적어 세계 철녀들과의 맞대결에서 얼마나 선전할지가 관심거리다. 박준석기자 pjs@seoul.co.kr
  • [씨줄날줄] 전역/ 우득정 논설위원

    군에 갔다온 사람이면 누구나 ‘개구리복’(예비군복)을 입던 순간을 평생의 추억으로 간직하고 있다.사병 출신은 아마도 가장 기쁜 순간으로,직업군인 출신들은 영광과 아쉬움이 교차하는 순간으로 뇌리에 남아 있을 것이다.그래서 퇴임식이나 이임식보다 전역식이 더 진한 감동으로 와닿는지도 모르겠다. 지난해 1월에는 눈보라를 뚫고 36년의 군생활을 36㎞ 마라톤으로 마감한 장군이 나왔다.1994년에는 43년만에 사지에서 귀환한 첫 국군포로 조창호 중위의 전역식이 열렸다.그는 “나는 죽어도 항복하지 않는다.나는 포로가 되더라도 전력을 다해 탈출하겠다.”는 군인 수칙을 상기시키는 것으로 전역사를 대신했다.올 1월에는 국군포로 전용일씨가 53년만에 전역 신고를 했다.얼마 전에는 두 차례 탈영 끝에 16년만에 제대한 한 전투경찰의 전역식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그러나 우리는 역사의 수레바퀴를 되돌린 전역식 몇 장면도 기억의 저편에 간직하고 있다.41년 전 “다시는 나와 같은 불행한 군인이 생겨나지 않기를 바란다.”면서 비통한 심정을 토로했던 그는 곧바로 철권통치로 장기집권의 길로 접어들었다.1980년에는 1년만에 별 두개를 더 보탠 2명의 육군 대장이 전역과 동시에 권력을 차례로 움켜쥐던 모습도 지켜봤다.그리고 아직도 그 망령은 여전히 살아남아 위세를 떨치고 있다. ‘NLL 사태’와 관련,남북 함정간 교신내용과 북의 전화통지문 내용을 언론에 유출한 혐의로 조사를 받았던 박승춘 합참 정보본부장이 자진전역 신청을 했다고 한다.33년에 걸친 군 생활의 마감이다.말이 ‘자진전역’이지 사실은 불명예 제대다.군 통수권자에 대한 항명성 반발이었다는 점에서 징계 수위가 약한 게 아니냐는 논란도 있다고 한다. 하지만 목청을 높이기에 앞서 미국 맥아더 장군의 사례를 참조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맥아더 장군은 한국전쟁 확전 여부로 트루먼 대통령과 맞선 끝에 강제 전역조치됐지만 미국 귀환시 전쟁 영웅으로서 카 퍼레이드와 상·하원 합동 연설이라는 최상의 예우를 받았다.그래서 ‘노병은 죽지 않는다.다만 사라질 뿐이다.’라는 명 연설도 남길 수 있었다.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도 군에 대한 이러한 예우가 아닐까. 우득정 논설위원 djwootk@seoul.co.kr
  • 아리랑TV, NGO특별다큐

    동강과 새만금을 환경파괴의 위기에서 구해낸 힘은 시민으로부터 나왔다.월드컵 축제 물결과 촛불집회가 난장판으로 변질되지 않은 것도 부쩍 자란 시민의 힘이다.이제 한국 사회를 변화시키는 힘은 국가나 권력에서 NGO로 옮겨가고 있다. 1987년 민주화운동을 계기로 싹 틔우기 시작한 한국 NGO들을 조명해보는 프로그램이 마련됐다.아리랑 TV가 31일(낮 12시20분) 방영하는 특별기획 다큐멘터리 ‘시민의 힘,NGO(Power of the people, NGO)’가 그 것. ‘시민의 힘‘에서는 제3의 세력으로 부상한 경실련,환경운동연합,참여연대 등 다양한 분야의 NGO의 태동과 활동,그 사상적 기반을 되짚어 본다.특히 한국의 대표적인 NGO라고 할 수 있는 환경운동연합의 활약상을 자세히 소개한다.새만금 간척사업 반대 운동에서부터 현재 치중하고 있는 저어새 보호운동까지 이 단체가 지난 10년간 기울여온 다양한 환경문제와 그 성과를 살펴본다. 이라크 반전 시위 참여 등 ‘우물안 개구리’를 탈피,세계 속으로 뻗어가는 NGO들의 현재 모습도 조명한다.지난 2002년 남아공에서 열렸던 국제회의에서 44개 단체가 벌였던 각종 활동을 카메라에 담았다.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할리우드 SF화제작-스티븐 소머즈 감독 ‘반 헬싱’

    포스트모던 시대의 징후일까.더 이상 새로운 것을 찾기 힘들어진 할리우드는 기존의 것을 요리조리 섞는 작업에 들어갔다.지난해 톰 소여·지킬박사와 하이드 등을 섞은 정체 불명의 영화 ‘젠틀맨 리그’가 나오더니,올해도 드라큘라·늑대인간·프랑켄슈타인을 마구 뒤섞은 ‘반 헬싱’이 여름시즌을 노리고 개봉을 앞두고 있다. 그런데 이번엔 좀 다르다.‘미이라’시리즈로 한몫 챙긴 스티븐 소머즈 감독의 후속작답게,재미와 스펙터클만큼은 확실하다.서양 문화에서 익숙한 캐릭터들을 마구잡이로 끌어오긴 했지만,반 헬싱과 드라큘라의 대결이라는 큰 뼈대를 중심으로 전개하기 때문에 이야기 구조도 탄탄하다. 반 헬싱은 브람 스토커의 소설 ‘드라큘라’를 시작으로 이미 여러 영화에서 소개된 캐릭터.연구실에 틀어박혀 드라큘라 사냥에 몰두했던 그는 이번 영화에서 바티칸 교황청의 비밀요원으로 탈바꿈했다.거대한 괴물 하이드를 날렵하게 때려잡는 영화 초반부터 그는 현대식 액션 영웅이나 다름없다. 시대를 감 잡을 수 없는 팬터지는 화면과 소품에도 고스란히 묻어난다.표현주의 영화 같은 고딕풍의 음침한 배경에서 갑자기 컴퓨터그래픽을 이용한 뱀파이어가 하늘을 뚫고 나오는 모습,모양은 중세풍이지만 성능은 최첨단인 각종 신무기 등 영화는 캐릭터의 혼합뿐만 아니라 고전과 현대적 요소도 뒤섞었다. 400년만의 부활이라는 음모를 꾸미고 있는 드라큘라 백작이 프랑켄슈타인 박사의 비밀연구를 가로채는 것이 영화의 서두.반 헬싱은 교황청의 명령을 받고 드라큘라에 맞서려 트란실베니아로 떠난다.어둠의 땅에 도착한 반 헬싱은 그곳에서 안나 발레리우스 공주를 만난다.안나는 400년에 걸쳐 드라큘라와 전쟁을 벌여온 발레리우스가의 마지막 후손.하나뿐인 오빠는 늑대에게 물려 늑대인간으로 변했다. 그 다음부터 줄거리야 뻔하지만 영화는 잠시도 한눈팔 틈을 주지 않고 몰아친다.케이블캠을 이용해 시속 80㎞로 카메라를 이동시키는 고공촬영 덕에 마을을 공격하는 뱀파이어의 시점숏은 함께 비행하는 느낌을 줄 정도로 아찔하다.다양한 모습으로 변신하는 캐릭터의 모습도 입이 떡 벌어지게 신기하고,화려한 가면무도회와 마을을 통째로 세운 정교한 세트 등 볼거리도 가득하다. 화면은 어두운 편이지만 모험과 스릴과 액션이 있다는 점에서 ‘미이라’와 거의 비슷한 느낌을 주는 영화.아무 생각없이 즐기기에 안성맞춤인 완벽한 오락영화다.반 헬싱에는 ‘엑스맨’에서 울버린 역으로 강한 카리스마를 보여줬던 휴 잭맨이,안나는 ‘언더월드’로 액션스타 대열에 오른 케이트 베킨세일이 연기했다. 김소연기자 purple@seoul.co.kr
  • 참숯제품은 ‘건강 지킴이’

    참숯 정장,패드와 차렵,화장품,굴비,간장,전자레인지,언더웨어(속옷),베개,양말,쌀통….참숯 제품이 ‘화두’로 등장했다.물질의 부패를 막아주고 불쾌한 냄새를 없애주며,음이온을 다량 함유하고 있어 피로회복과 신경안정에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진 덕택이다. 이 때문에 백화점·할인점·인터넷 쇼핑몰에는 참숯 관련 제품들이 가득 메우고 있다.참숯 상품은 다양한 용도로 활용돼 생활용품·식품·가전제품·화장품·의류 등의 부문에서 90여개 품목이 선보이고 있다. 이한구 현대백화점 상품본부 가정용품 과장은 “숯은 항균,악취 제거기능이 탁월해 탈취제 및 제습제,방향제 등 다양한 제품에 활용되고 있다.”며 “여름 장마철 끝에는 눅눅해진 집안 환경을 뽀송뽀송하고 깨끗하게 하기 위해 참숯 상품을 찾는 소비자들이 평소보다 30∼40% 늘어나고 있다.”고 말한다. 참숯 정장은 정장의 어깨 패드와 바지 사이에 참숯을 넣어 땀냄새 등을 없애주고 혈액순환이 잘 되도록 했다.참숯을 갈아 솜에 섞어 만든 차렵·패드는 습도 조절 기능이 있어 먼지가 나지 않고 쾌적한 느낌을 준다.살균력이 있어 진드기 및 세균방지 기능이 있으며,원적외선이 나와 숙면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화장품은 피부를 촉촉하게 하고,피부 노폐물을 없애준다고. 참숯 굴비는 참숯을 넣어 염장을 하고 포장할 때도 숯을 깔아 비린내를 없애주고,숯으로 걸러낸 간장은 간장내 잡균의 번식을 막아줘 잡스런 맛이 없고 깔금한 맛이 난다. 참숯 전자레인지는 레인지 안에 참숯으로 코팅해 항균·탈취·살균·소독작용 기능을 첨가했다.참숯 언더웨어는 혈액순환을 촉진시키고 피부질환에 좋다. 참숯을 잘게 부수어 만든 베개는 머리를 맑게 해주고 숙면을 도와준다.양말은 무좀이나 땀냄새를 없애준다.쌀통은 참숯이 냄새를 없애고 습기조절 기능이 있는 만큼 쌀벌레 퇴치효과가 있다.참숯팩은 피부의 노폐물을 없애주고 습진 치료에 효과적이다. 강미라 CJ몰 생활용품 바이어는 “참숯을 어항속에 넣어두면 물때가 끼지 않고 물도 쉽게 더러워지지 않는다.”며 “특히 새집증후군이 염려되는 새로 지은 집 곳곳에 놓아두면 좋은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롯데백화점은 참숯 나무자리 10만∼80만원,양말 4500원,굴비(10마리) 30만∼50만원,세안제를 4900원에 선보였다.신세계백화점은 참숯 미백화장품 2만 6000원,패드 2만 9000원,참숯을 먹여 키운 흑돼지 2400원,냄새제거제 2600원,양조간장을 7300원에 판매한다. 현대백화점 천호·미아·목동점은 천연 염색 참숯 리플패드 15만원,리플차렵 22만∼25만원,탈취제 3100∼4400원,제습제를 1400원에 내놓았다. 갤러리아백화점은 참숯 양조간장 4200원,탈취제를 4280∼4700에 판다.애경백화점 구로점은 참숯 전자레인지 10만∼30만원,참숯 베개를 2만 5000원에 출시했다. 삼성플라자는 참숯 정장 59만 5000원,패드 및 차렵 2만 9000∼7만 9000원,베개를 3만 5000원에 선보였다. 신세계 이마트는 참숯 브래지어 2만 7000원,위생 팬티 6500원선, 일반 팬티 7000원선,양말 2980∼3980원,참숯 맥반석 메모리폼 베개를 1만 9900원에 판매한다.삼성테스코 홈플러스는 녹차와 숯 3300원,탈취제 2580∼3850원,참숯 크린싱 크림 8800원,폼클렌징 7800원,참숯 팩 7800원,참숯 양조간장을 3900원에 내놓았다. 농협 하나로클럽은 참숯 쌀 2만 5500∼4만 9000원,냉장고·화장실·거실·공부방·쌀통·장롱에 넣어두면 습기제거 및 탈취의 효과가 있는 건강 참숯 2520원,숯분재를 3만 8300∼5만 2600원에 출시했다. CJ몰은 참숯 바구니·벽걸이·상자 등을 1만 9900∼2만 9900원에 내놓았다.인터파크는 참숯 메모리폼 베개세트 6만 4900원,쌀통 16만 6000원,참숯 아로마향 탈취세트 9900원,지압 깔창 9000원,팬티를 3만원에 판다. 김규환기자 khkim@seoul.co.kr ■눈길 끄는 참숯전문 사이버 쇼핑몰 참숯 제품을 전문으로 판매하는 인터넷 쇼핑몰도 여럿 있다.대표적인 사이트가 참나라·참숯사랑·실버카트·에브웰·숯천사 등.참나라는 참숯 상품과 인테리어 제품뿐 아니라 대나무숯 제품도 판매한다. 참숯사랑은 참숯 패드·이불·미용용품·참숯 인테리어 소품 판매에 주력하고 있고 실버카트는 생활 참숯과 식용 숯가루,아토피용 숯비누 등을 주로 판다.에브웰은 숯불용 참숯과 공기정화용·장식용 참숯 제품을,숯천사는 숯가루와 베개,방석 등을 전문 판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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