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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희망 곶’에서 만난 ‘천상의 정원’

    ‘희망 곶’에서 만난 ‘천상의 정원’

    우리나라 여행자들이 가장 가보고 싶어 하는 ‘땅’은 아마 검은 미지의 대륙, 아프리카가 아닐까. 사자와 기린, 얼룩말 등이 초원을 누비는 환상적 모습이 떠올려진다. 또한 영화 ‘뿌리’의 주인공 쿤타킨테 같은 흑인이 순진한 눈동자를 껌벅이며 하얀 이를 드러내고 웃는 모습도 인상적이다. 지난달부터 타이항공이 인천에서 요하네스버그까지 직항 노선을 띄워 한층 가까워진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케이프타운에 다녀왔다. 테이블마운틴, 희망곶, 물개섬 등 천연의 아름다움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었다. 글 사진 케이프타운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우리나라와 지구의 반대편에 있는 아프리카. 그만큼 멀고 위험하다는 생각에 선뜻 갈 수 없는 곳 또한 아프리카다. 말라리아 등 예방접종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 날씨는 어떤지, 가면 무엇을 볼 수 있는지, 가슴 가득 설렘과 궁금증을 안고 비행기에 올랐다. # 멀고 먼 아프리카 남아프리카의 요하네스버그까지 비행시간만 약 20시간. 인천에서 방콕까지 6시간, 방콕에서 요하네스버그로 가는 비행기를 갈아타고 12시간이 걸려야 도착한다. 요하네스버그의 OR 탐보 국제공항에 도착했지만 공항밖의 광경은 보지 못했다. 치안이 불안하기 때문이다. 안내원이 “남아공에서 다른 곳은 몰라도 요하네스버그는 정말 치안이 불안합니다. 대낮에도 강도를 쉽게 만날 수 있는 곳이라 아무도 책임질 수 없습니다.”라고 했다. 사실 1990년대부터 주변 다른 국가의 흑인들까지 상업의 중심지인 요하네스버그로 몰려들면서 치안이 극도로 불안해졌다. 그래서 은행, 무역회사 등은 요하네스버그 중심지를 떠나 외곽에 새로운 타운을 형성해 점점 슬럼화되고 있다고 한다. 여기서 우리의 첫번째 목적지인 케이프타운까지는 비행기로 2시간이다. 왕복 12만원선. 주의할 점은 대부분의 아프리카 국내선에서 기내 서비스는 없다. 혹시 스튜어디스가 콜라나 빵을 권하기도 하지만 거절하는 게 좋다. 비록 우리 돈으로 2000∼4000원이지만 ‘공짜’가 아니기 때문. # 동화 속 나라, 케이프타운 케이프타운 시내를 달리는 버스 창밖으로 펼쳐지는 풍경에 입을 다물지 못했다. 습관적으로 카메라를 꺼내 창밖의 풍경을 담기에 여념이 없었다. 아름다운 쪽빛 바다를 따라 그림 같은 집들이 이어지고 파란 잉크가 묻어나올 듯한 하늘 아래 자리잡은 예쁜 산들의 모습은 그야말로 유럽의 작은 도시에 온 듯한 착각에 빠진다. 사진기를 잠시 내려놓고 가이드의 설명에 귀를 기울였다.‘머더 시티’(어머니의 도시)라고 불리는 케이프타운은 아프리카의 발전이 시작된 곳으로 ‘아프리카의 작은 유럽’이다. 남아공 인구의 백인 비율이 15%밖에 되지 않지만 여기만큼은 유일하게 백인들이 더욱 많은 곳이다. 온화한 지중해성 기후와 다양한 식물군, 아름다운 쪽빛 바다, 깨끗한 공기로 영국, 프랑스인 등 유럽인들이 정착하면서 만들어진 도시다. 아프리카의 최남단,1만 4000여종에 달하는 식물들의 보고,1년 내내 서핑을 즐길 수 있는 바다, 기묘한 모양의 테이블 마운틴, 물개섬 등 다양한 볼거리와 수십 개의 특급 호텔로 아프리카 관광의 1번지이다. 그래서 영국의 BBC에서는 ‘죽기 전에 가봐야 할 곳 50선’에서 5번째로 캐이프타운을 올려놓았다. # 신선이 노니는 아프리카의 비경, 테이블마운틴 케이프타운에서는 탁자 모양의 산이 있다. 우리나라에선 좀처럼 보기 힘든 형태로 약 5억년 전 바다에서 솟아오른 산이란다. 높이가 1032m. 302m 지점에서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간다. 걸어서도 올라갈 수 있지만 3시간가량이 걸린다. 케이블카 탑승장에서 내려다보는 케이프타운은 바다와 어우러져 정말 아름답다. 벤치에 앉아 부서지는 햇살을 맞으며 밀어를 속삭이는 젊은이들의 모습은 달력 속의 그림이다. 테이블마운틴 한 편에서 구름이 쏟아진다. 마치 하얀 테이블보가 바닥으로 떨어지듯 수직으로 깎아지른 절벽을 타고 흐르는 구름의 모습은 정말 장관이다. 케이블카는 수시로 운행한다. 다만 바람이 심하게 부는 날은 운행하지 않으니 미리 알아보는 것이 좋다. 케이블카에서 사진을 찍기에 여념이 없는데 이상하게 바닥이 움직인다. 관광객의 편의를 생각해 정상에 오르는 4분여 동안 케이블카의 바닥이 한 바퀴 돌아 사방을 둘러볼 수 있도록 했다. 정상에 오르자 아름다운 항구도시 케이프타운과 대서양의 푸른 물결에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또한 대서양의 내음을 가득 머금은 거센 바람에 장시간 비행에 지친 몸의 피로가 사라진다. 케이블카 탑승장에서 보았던 것은 그야말로 ‘밑밥’이었다. 이곳은 전혀 다른 세상이다. 평평한 정상에는 동서 3㎞, 남북으로 10㎞가량의 펼쳐진 드넓은 모습에 숨이 멎는 듯하다. 구름이 저만치 발아래에 하얀 강물이 흐르듯 지나가고 형형색색의 꽃과 풀이 가득한 이곳은 ‘천상의 정원’이다. 정상의 산책로 따라 걸었다. 남아공의 국화인 킹 프로테아를 비롯해 핀보스, 에리카, 콘부시, 핀쿠션 등 예쁜 꽃들도 눈에 띈다. 무엇보다 재미난 것은 아주 위험한 절벽에도 철조망이나 ‘위험’이라는 표지판이 없다. 테이블마운틴 옆으로 예수의 12제자를 본떠 이름지은 ‘12사도 봉우리’가 줄줄이 이어진다. 또 케이프타운 남쪽 앞바다에는 외롭게 떠있는 조그만 섬이 눈에 들어온다. 바로 넬슨 만델라 남아공 대통령이 아파르트헤이트(인종차별 정책)에 항거하다 18년 동안 정치범으로 수감된 곳으로 알려진 전설적인 감옥 로빈섬이다. 지금은 국립박물관으로 탈바꿈했다.1999년 유네스코의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이 섬에는 만델라의 수감 번호가 적힌 감방과 그의 체취가 묻은 담요와 식기가 보존돼 있다. 테이블마운틴을 오를 예정이라면 오후 5시를 넘어 오르는 것을 권하고 싶다. 아마 해가 진다면 하얀 구름의 바다가 붉은색으로 변하는 또 다른 장관이 기다리기 때문이다. # 아픔이 묻어 있는 바람의 땅, 희망곶 희망곶으로 향했다. 우리에게 익히 ‘희망봉’으로 알려진 이곳의 원래 명칭은 ‘케이프 오브 굿 호프’(Cape of Good Hope)이다. 케이프타운 도심에서 자동차로 40 여분. 해안을 따라 달리는 내내 에메랄드빛 바다가 주는 푸근함에 가슴이 넉넉해진다. 짧은 반바지 차림에 귀에 이어폰을 꽂고 달리기를 하는 사람들이 눈에 띈다. 보석같은 은빛 모래가 쪽빛 바다의 물결과 어우러지는 캠스비치에서 일광욕을 즐기는 가족들이 모습에서 ‘왠지 늙어서는 이런 곳에서 살고 싶다.’는 생각이 떠오를 정도였다. 쪽빛 바다의 물결이 점점 거세지자 윈드서핑을 즐기는 젊은이들이 나타난다. 파도가 거세지자 드디어 희망곶이 가까이 왔음을 알리는 증거란다. 아프리카의 가장 끝머리로 알려진 이곳은 1488년 인도로 가는 항로를 찾던 포르투갈인 바르톨로메우 디아스가 우연히 인도인 줄 알고 상륙했다가 파도와 바람이 거세다고 해서 ‘폭풍의 곶’이라 불렀고,1498년 바스쿠 다 가마가 인도로 가는 항로를 개척한 것을 기념해 ‘희망의 곶’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버스에서 내리자 몸을 가누기도 힘들 정도의 바람을 헤치며 해안 절벽으로 올라섰다. 탐험가의 마음으로 계단을 오르자 대서양과 인도양이 만나는 곳이 눈에 들어온다. 온도가 낮은 대서양의 바다빛은 검푸르고 온도가 높은 인도양은 에메랄드빛이다. 정말 유럽인들이 아프리카의 이곳에 ‘희망’을 가져다 주었을까. 수 세기 동안 아프리카인들이 흘린 피와 눈물이 거센 바람을 타고 밀려오는 듯했다. 그들의 절절한 사연을 말하려는 듯 ‘웅웅’거리는 바람만 휘몰아쳤다. ■ 사람이 만든 작은 천국,선시티 요하네스버그의 OR 탐보 공항에 도착한 여행객들의 대부분은 바로 인근의 남아공 행정수도인 프리토리아나 리조트 도시인 선시티 등을 찾아나선다. 요하네스버그는 치안이 불안하기 때문이다. 그중에서 북서쪽으로 187㎞ 떨어진 선시티는 남아공의 대기업 선그룹이 만든 대규모 리조트 도시다.4개의 특급 호텔과 두 개의 골프코스 그리고 강원도 속초의 워터피아 규모의 파도풀, 패러세일링, 제트스키 등 각종 레포츠를 즐길 수 있는 시설뿐 아니라 카지노까지 한곳에서 즐길 수 있는 휴양지이다. 게다가 리조트가 필레네스버그 국립공원내에 있어 간단한 사파리의 맛(?)을 볼 수 있는 장점도 있다. 필레네스버그 국립공원은 전체 면적이 500㎢로 소위 ‘빅5’로 불리는 사자와 코뿔소, 코끼리, 표범, 물소를 비롯한 364종의 동물 1만 2000여마리가 서식하고 있다.260란드(약 3만 4000원)만 내면 공원 안으로 두 시간짜리 짧은 사파리 투어를 할 수 있다. 오전 11시와 오후 4시 등 두 번 출발을 하는데 아무래도 오후에 타는 것이 동물들을 볼 확률이 높다. 트럭을 개조한 사파리차를 타고 출발해 가장 먼저 만난 것은 영양의 일종인 스프링복스. 육중한 몸집의 코뿔소, 호수에서 진흙 목욕을 하는 10여 마리의 코끼리떼와 얼룩말도 보인다. 특이한 것은 자신의 승용차로 직접 사파리를 즐길 수 있는 재미난 곳이다. 해가 산 너머로 자취를 감출 무렵 암사자 10여 마리가 모여 있는 곳에 트럭이 멈춘다. 운전자 겸 가이드가 “지금 암사자들이 숲 안쪽에 있는 얼룩말을 사냥하려 하고 있다.”며 조용히 지켜보란다. 정말 누워서 자던 암사자들이 하나 둘씩 기지개를 펴고 일어나더니 숲 이쪽저쪽으로 사라진다. 일순 사자들뿐 아니라 사파리를 즐기는 사람들 사이에도 긴장감이 감돈다. 자동차를 매일 봐서인지 사자들이 승용차 사이를 아무렇지 않게 지나간다. 참 신기한 일이다. 얼룩말을 포위하기 위해 여기저기로 사라진 뒤 어둠이 완전히 내려앉자 숲속에서 ‘후다닥’,‘우∼흥’하는 소리가 긴박하게 들려온다.“조용히 하고 잘 들어보세요.”라는 가이드의 말에 귀를 쫑긋 세웠다. ‘으∼응’하며 얼룩말이 마지막 저항을 하다 이내 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그러고는 무엇인가 뜯겨져 나가는 소리가 들린다. 사자들이 얼룩말을 먹는 소리란다. 비록 숲속 안쪽이라 보지는 못했지만 듣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야생’을 느낄 수 있었다. 이밖에 수천마리 물개떼가 햇볕을 쬐며 한가롭게 휴식을 즐기는 하우트 베이의 물개섬도 볼 만하다. 케이프타운 해안에서 유람선을 타고 15분 정도 바다로 나가면 커다란 바위섬에 한가로이 잠을 자고 장난을 치는 물개들의 모습을 볼 수 있다. 또한 볼더스 비치에 가면 아프리카 펭귄 2000여 마리가 눈앞에서 재롱을 부린다. 모래가 날릴 만큼 강한 바람이 부는 볼더스 비치에서 서식하는 아프리카 펭귄들이 바위 위에서 꾸벅꾸벅 조는 모습은 정말 귀엽다. 또 요하네스버그의 레세디 민속촌은 아프리카 원주민들의 생활을 느낄 수 있는 민속촌이다. 줄루, 소토, 코사, 페디 등 남아공을 대표하는 4개 종족의 주거 생활양식과 그들의 전통 공연을 볼 수 있다. # 가고 싶어요, 아프리카 ▲가는 길:아프리카 가는 길이 편해졌다. 한국에서 남아공까지는 비행기 탑승 시간만 20시간 정도 생각하면 된다. 지난 10월31일부터 방콕∼남아공 요하네스버그 구간의 취항을 시작한 타이항공을 이용하는 것이 가격도 저렴하고 여러모로 편리하다. 이 노선에는 최신형인 에어버스 340-600기종이 투입됐다. 인천에서 방콕을 거쳐 바로 요하네스버그로 간다. 혹시 일정이 허락한다면 돌아오는 길에 하루나 이틀 정도 방콕에서 쉬었다 올 수 있기 때문이다. 항공권 가격은 조건에 따라 90만원부터 152만원까지. 홍콩에서 남아공항공을 이용하는 방법도 있다. 비행시간이 길고 갈아타므로 짐은 되도록 간단하게 꾸려 기내에 들고 타는 것이 좋다. ▲패키지 여행상품:대부분의 대형여행사들이 아프리카 상품을 팔고 있지만 전문 여행사를 이용하는 편이 아프리카의 진면목을 볼 수 있는 장점이 있다.클럽아프리카(www.aat.co.kr)는 개조한 트럭을 타고 수영장, 샤워장 등이 갖추어진 캠프 사이트와 도시를 돌아보는 ‘아프리카 트레킹’상품은 220만원이다. 세계 각국의 젊은이들과 함께 여행하므로 인기다. 또 남부 아프리카 쪽인 남아공, 짐바브웨, 보츠와나, 잠비아 등을 엮은 4개국 8일 상품이 319만원이며 빅토리아폭포와 선시티, 케이프타운을 엮은 8일 상품은 349만원. 아프리카의 3∼4국을 돌며 사파리를 즐기는 8∼9일짜리 상품은 300만원 등이다.(02)772-906. ▲알아두기:남아공의 화폐단위는 란드(R)로 1란드가 원화로 약 130원 안팎. 국내에서 달러로 환전한 뒤 현지 공항이나 은행에서 재환전해야 한다. 시차는 한국보다 7시간이 늦다. 현지시간이 자정이면 한국시간은 오전 7시이다. 남반구에 위치한 남아공은 북반구의 한국과는 계절이 반대. 남아공은 지금 여름의 초입으로 한낮엔 더운 편이지만 테이블마운틴 등은 바람이 심하므로 점퍼와 자외선 차단제인 선블록과 선글라스 등은 필수. 또 크루거 국립공원 등 북부 일부지역을 제외하고는 말라리아 예방접종이 필요없다.
  • 도심 재창조 ‘싱크탱크’로

    도심 재창조 ‘싱크탱크’로

    핵심 지역 현안만을 전담하는 ‘특화 부서’를 주목하라.27일 서울 자치구에 따르면 급변하는 구정 여건 속에서 뉴타운 사업과 재건축 사업, 문화·교육 도시 건설 등을 전담하는 기획단·추진단 구성이 잇따르고 있다. 특화 부서는 구청장이 특화된 구정을 펼칠 수 있도록 구 발전 로드맵(청사진)과 마스터플랜(종합계획)을 내놓는 등 활발한 활동을 펴고 있다. ●새내기 구청장들의 싱크탱크 민선 4기 출범 이후 ‘수장’이 바뀐 자치구 특화부서들은 새내기 구청장의 ‘싱크탱크’(두뇌집단)로 자리잡아 구청장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으며 다양한 정책들을 쏟아내고 있다. 중구(구청장 정동일)의 조직경영추진단과 강한 중구 연구추진단, 시설건립기획추진단 등 3개의 태스크포스(TF)팀은 낙후된 ‘도심 재창조’라는 야심찬 계획을 추진 중이다. 이들은 구청장 공약 사항인 150층짜리 금융·관광센터 건립과 남산 꿈의 동산 건립, 소나무 거리 조성 등에 힘을 쏟고 있다. 노원구(구청장 이노근)의 정책사업기획단은 도심 부적격 시설인 지하철 4호선 창동차량기지 이전과 도봉운전면허시험장 이전, 성북·석계역 민자역사 개발, 경춘선 폐부지 내 문화·체육공간 조성 등에 주력하고 있다. 양천구(구청장 권한대행 안승일)의 신양천창조기획단은 초일류 양천 건설을 위한 10개년 로드맵인 ‘희망 양천 2016’을 만들어 추진하고 있다. 이들은 각계 전문가로 구성된 자문단의 검증을 거쳐 목동-비목동 지역간의 불균형 해소와 복지도시 건설, 교육 일등구 완성, 환경도시 건설 등에 대한 207개의 액션플랜을 제시했다. ●지역의 특화된 정책 봇물 성북구(구청장 서찬교) 으뜸교육도시추진단은 교육 특구 건설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교육부 평생학습도시 선정을 계기로 자립형 사립고 유치와 평생학습도시 조성, 영어교육 활성화, 성북 사이버 외국어강좌 운영 등 교육 특구를 만든다는 전략이다. 또 성북균형발전추진단은 길음·정릉 뉴타운 및 장위·미아 뉴타운과 미아·월곡 균형발전촉진지구 사업을 전담하고 있다. 마포구(구청장 신영섭) 양화진복원팀은 그동안 개발 논리에 밀려 방치돼 온 양화진 역사공원 조성에 주력한다. 한강 주요 나루였던 양화진과 절두산 천주교 성지, 구한말 개화에 공헌한 외국인들의 묘지 등을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진 문화공간으로 복원한다는 생각이다. 중랑구(구청장 문병권) 정책사업기획단은 구의 핵심 현안인 청량리∼신내동 경전철 사업과 망우묘지 이전사업, 망우복합역사 건립 등을 맡고 있으며, 균형발전추진단은 망우재정비촉진지구 촉진계획과 정비를 전담해 추진 중이다. 강동구(구청장 신동우) 균형발전추진반과 선사문화사업소는 각각 천호 뉴타운 사업 추진 등과 암사동 선사주거지 종합정비 및 녹지 관리에 대한 업무를 맡고 있다. 이밖에 구로구(구청장 양대웅)의 서남권 중심지 도약을 위한 4대 권역별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구로발전기획단과 서대문구 북아현동과 가좌동 뉴타운사업 추진 등을 맡은 서대문구(구청장 현동훈) 균형발전사업단 등의 활약도 돋보인다.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황우석 사태’ 1년] “언론도 여성·난자 보호문제 지속 관심을”

    지난 1년전 벌어진 ‘황우석 파문’은 과학계뿐 아니라 언론계도 뒤흔들었다. MBC PD수첩의 첫 보도와 이에 따른 강압취재 파문, 때를 만난 듯 MBC와 PD에게 ‘좌파’라는 꼬리표 붙이기에 나섰던 보수 언론들, 인터넷 매체 프레시안의 잇따른 폭로, 마침내 불거진 YTN의 청부취재 등…. 가장 과학적이어야 할 과학기사에 정작 비과학적인 언론의 보도행태가 고스란히 노출됐다. 결국 황우석 파동 뒤에는 언론사들의 사과가 줄을 이었다. 그러나 편차는 있었다. 경향신문이 사설로 사과하는 정공법을 썼다면, 다른 신문들은 외부 필자의 칼럼을 이용하는 등의 방식으로 은근슬쩍 넘어가기도 했다. 몇몇 언론은 아예 과학자들의 용기부족을 탓하는 책임전가에 치중하는 모습도 보였다.“공식적인 사과는 아니더라도 그간의 취재 및 기사게재 경위를 밝히는 게 독자들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라는 비판이 주를 이루었다. 이 때문에 여전히 여성과 난자를 연구재료 쯤으로 취급하는 시각에 언론이 얽매어 있다는 우려가 가라앉지 않고 있다. 박은정 서울대 법대 교수는 “황우석 파문에서 가장 근본적인 문제는 연구윤리보다 여성과 난자의 보호 문제”라면서 “보호정책이 제도적으로 어떻게 마련되고, 또 실제 어떻게 적용되는지에 대해 언론이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구의회 주민 속으로 파고 들다

    구의회가 달라지고 있다. 주민 속으로 파고들기 위해서다. 무보수 명예직이었던 지방의원이 유급화되면서 과거와는 차별화돼야 한다는 인식이 자리잡고 있다. 우선 구민들과의 접촉 기회를 늘리기 위한 프로그램이 늘었다. 봉사모임을 만들어 현장에서 직접 뛰는 모습도 눈에 띈다. 연구 모임을 만들어 전문화를 꾀하는 의회도 적지 않다.   ●의회 체험 프로그램 인기 구의회에서 운영하는 대표적인 체험 프로그램 가운데 하나가 ‘어린이 의회’다. 어린이들에게 모의의회를 체험하게 해 의회의 역할을 체득하게 하는 이 프로그램은 높은 교육 효과로 학부모와 학생들로부터 호평을 받는다. 구로구의회는 지난 21일 어린이 모의의회를 열었다. 이날 모의의회에는 오류남초등학교 학생 100여명이 참석해 직접 모의의회를 진행했다. 학생들이 의장, 의원, 구청장, 부구청장 등의 역할을 맡아 의회의 주요 기능인 조례안 제정을 처리했다. 학생들이 안건에 붙인 조례안은 ‘존댓말 쓰는 날 지정 운영에 관한 조례안’ 등으로 존댓말 쓰는 날을 지정할 것인지에 대한 찬반 토론을 벌였다. 강북구의회는 지난달 27일 관내 초등학생 26명을 초청해 모의의회를 진행했다. 역시 학생들이 직접 의원과 구청 담당자가 돼 구정 질의답변을 하는 모습을 연출했다. 의원이 된 어린이들은 ‘담배를 피우는 사람을 줄이기 위한 대책’,‘등하굣길 안전 사고를 대비한 대책’,‘초등학생을 위한 문화행사 마련 방안’ 등 평소 궁금하던 질문을 쏟아냈다. 구청장 등 구청 관계자역을 맡은 어린이들은 구청의 도움을 받아 구청측에 서서 답변을 해냈다. 이에 대한 관내 주민들의 호응은 기대 이상으로 높다. 강북구에 거주하는 학부모 조성용씨는 “모의의회가 아이들에게 산 교육의 장이 되고 있다.”며 “이런 좋은 기회가 많은 학생들에게 돌아가길 바란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구로구의회를 견학했던 한 어린이도 “구의회를 가면서 가슴이 두근거렸다.”며 “기대만큼 재미있었고 대단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구의회에서도 참여대상과 프로그램을 확대할 계획이다. 강북구의회 관계자는 “지금까지는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모의의회를 진행했지만 내년부터는 중학생까지 참여대상을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구로구의회도 정기 모의의회뿐만 아니라 구의회 견학 프로그램을 만들어 상시적으로 운영한다.●연구, 봉사활동도 열심 공부하는 의회의 모습도 주목할 만하다. 도봉구의회는 의원 직무 교육에 주력한다. 의정지식이 부족하다는 의원들의 요청에 따른 것이다. 이곳 의원들은 지난 9월 서울시 구의회 가운데 유일하게 국회사무처에서 실시하는 의원 직무교육을 이수했다. 또 최근엔 지방의회 운영분야 권위자를 초청해 강의를 듣는 등 공부에 열을 올리고 있다. 송파구의회도 연구활동을 열심히 하고 있다. 전문성을 강화하기 위해 ‘의정 연구단’과 ‘지방자치 연구단’까지 만들어 관내 이슈가 되는 현안을 연구한다. 공약을 실천하는 매니페스토 운동도 확산되고 있다. 영등포구의회는 ‘공약 공동 실천’ 운동을 시작했다. 구의원들이 선거철에 쏟아 낸 공약을 한 데 모아 진척 사항을 일일이 체크한다. 이밖에 성동구의회는 최근 의원들은 물론 의회 직원 전체가 농촌을 방문해 일손 돕기에 나서는 등 봉사활동도 활발히 벌였다.강혜승기자 1fineday@seoul.co.kr
  • 아트월 인테리어

    아트월 인테리어

    소비자들의 생활 수준이 높아지면서 실내 공간을 개성 있게 꾸미고자 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이들에게 최근 인기를 모으고 있는 방법중 하나가 아트월(Art Wall) 인테리어다. ‘콘크리트 벽면에 벽지’라는 틀에서 벗어나 다양한 형태의 벽면을 꾸미는 방식. 처음엔 거실 벽면에 주로 적용되었지만 요즘은 현관 입구나 복도 사이, 침대 머리 뒤, 콘솔 뒷면, 주방 벽면, 천장 등 다양한 공간에 포인트를 주는 것이 유행이다. 아트월에 사용되는 자재도 다양하다. 가격이 저렴하고 직접 시공이 가능한 포인트 벽지에서부터 패브릭, 인테리어 필름, 타일, 컬러유리, 도예타일, 대리석 등등. 어떤 자재를 선택하느냐에 따라 변화무쌍한 인테리어가 연출된다.LG화학의 인테리어 자재 브랜드 Z:IN(지:인)의 송현희 디자이너와 함께 다양한 아트월 인테리어법을 알아본다.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황토도예 타일-고풍&모던 ‘황토 도예타일’은 분청사기 제작 공법을 적용해 100% 황토로 빚어 구워낸 타일이다. 황토의 천연색과 질감이 일반 세라믹 타일들과 차별화된 분위기를 낸다. 전통 가옥 및 민화에서 볼 수 있는 문양들로 장식되어 있어 아트월 활용 시 중후하고 고풍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한다. 천연 황토를 재료로 제작되어 유해물질 방출이 전혀 없는 친환경 자재라는 점도 큰 강점. 황토는 또 습도 조절 기능이 있어 여름엔 습도를 줄여주고, 건조한 겨울엔 습도를 높여주는 역할도 한다. 한국의 전통 문양에서부터 작가에게 작품을 주문하는 방식 등 다양한 선택이 가능하다. 황토타일은 조명을 통해 운치와 중후한 멋을 살리기에도 좋다. 빛이 은은히 투과하는 한지로 씌운 조명을 설치하고 주위에 카펫이나 러그를 깔면 한결 따뜻하고 훈훈한 실내공간을 연출할 수 있다. 가격은 295x295㎜ 사이즈 기준 1㎡ 당 15만원 선(표준형). ●천연대리석-고급&세련 가전제품이 슬림화되면서 거실에는 벽걸이TV와 음향 시스템 정도로 간소하게 장식하는 것이 요즘 추세다. 때문에 넓고 허전해진 벽면을 어떻게 꾸밀지 고민할 때가 많다. 슬림하고 심플한 느낌을 일관되게 유지하면서 세련된 스타일로 연출하고 싶다면 대리석이 좋다. 인조대리석은 평당 9만∼12만원, 천연대리석은 20만원선. 가공비와 시공비까지 하면 비싼 것이 흠이다. 하지만 종류마다 다양한 색상과 마블이 고급스러운 실내를 연출한다. 대리석이 비용 때문에 부담이 된다면, 컬러유리에 눈을 돌려보자. 컬러유리는 접합유리, 아트유리라고도 불리는데, 유리 뒷면에 시트지를 붙여 제작된다. 벽지처럼 다양한 패턴을 표현할 수 있고, 유리의 깔끔한 효과를 동시에 얻을 수 있는 인테리어 자재다. ●파벽(破壁)돌-감성&자연 꾸민 듯, 꾸미지 않은 자연스러운 인테리어가 인기를 끌면서 파벽돌도 주목받고 있다.‘파벽(破壁)돌’은 건물을 철거할 때 나온 옛 벽돌을 다시 다듬어 사용하던 것에서 유래된 것으로, 최근에는 낡고 오래된 듯한 효과를 내주는 인테리어 자재로 만들어 생산 판매되고 있다. 종류도 다양해 낡은 느낌의 벽돌부터, 고대 유럽 성의 분위기를 표현한 벽돌까지 취향에 따라 선택할 수 있다. 파벽돌은 색상과 줄눈(벽돌과 벽돌 사이 경계선)의 유무에 따라 분위기가 많이 달라진다. 자연스러운 느낌을 강조하고 싶다면 갈색 계열의 파벽돌을 줄눈이 뚜렷하게 시공하고, 깔끔한 느낌을 강조하고 싶다면 옅은 크림색 파벽돌을 선택해 줄눈 없이 붙여 시공한다. 다른 색상의 파벽돌을 9:1 정도의 비율로 선택해 군데군데 섞어 시공하면 역동적이고 자연스러운 분위기를 만들 수 있다. 을지로 2가에서 4가 사이 또는 논현동 자재거리에 가면 파벽돌을 쉽게 구입할 수 있다. 가격은 1㎡ 당 2만∼4만원 선으로 디자인과 종류에 따라 가격 차이가 있다. ●포인트 벽지-낭만&화려 커다란 무늬와 반복되는 패턴, 화려한 색감 등이 특징인 포인트 벽지도 꾸준히 이용되고 있다. 포인트 벽지는 다른 자재들에 비해 쉽게 접할 수 있고, 직접 시공도 가능하기 때문에 아트월을 장식하는 데 가장 많이 사용된다.TV 주변이나 콘솔 위, 식탁 옆, 소파 뒤, 침실 벽면까지 적용 범위도 넓다. 요즘 같은 초겨울엔 화려하고도 따뜻한 느낌을 주는 붉은색과 금색 계열이 잘 어울린다. 벽지의 무늬만으로도 충분한 장식효과가 있지만, 장식이 화려한 액자 몰딩을 구입한 뒤 벽면 크기를 고려해 3∼4개 정도를 덧대면 로맨틱한 느낌을 더 살릴 수 있다.(사진제공 Z:IN(지:인).
  • [OUR STORY] 실속파는 연말이 즐겁다

    [OUR STORY] 실속파는 연말이 즐겁다

    연말이 다가온다. 가족, 친구, 지인들과 함께하는 연말 모임에 대한 생각도 많아진다. 비싼 카페를 찾거나 화려한 파티를 계획하지 않더라도 충분히 고급스럽고 즐겁게 모임을 만들 수 있는 아이템을 찾아보자면, 당장 와인이 떠오를 것이다. 이전보다는 일상에 가깝고 친숙해졌지만, 여전히 수준을 한 단계 높이는 듯한 고급스러움을 가지고 있는 와인. 가격은 1만∼3만원선으로 생각보다 비싸지도 않은 데다 건강에도 좋다고 알려져 있으니, 이만한 아이템을 찾을 수 있을까. 친구들이 들어가 앉을 수 있는 자그마한 공간 하나, 와인과 어울리는 음식 조금, 분위기를 높일 수 있는 와인 몇 병…. 모임을 위한 몇가지 요소가 갖춰졌다면 이제 소박하고 조촐하게, 하지만 와인 향처럼 풍성한 와인 모임을 시작해보자. 글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사진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와인과 요리의 궁합 보통은 와인과 잘 어울리는 요리로 치즈를 꼽는다. 물론 맛있고 다양한 치즈를 놓고 와인의 풍미를 느끼며 시간을 보내도 좋다. 하지만 열량 생각에 부담이 되고, 좀 더 풍성한 요리와 와인을 즐기고 싶다면 와인과 어울리는 요리를 만들어 내보자. 정성스럽게 마련한 요리로 분위기도 한층 높아지지 않을까. 요리:한지혜 푸드스타일리스트·Silver Spoon(02-549-5470) # 베트남식 야채쌈 야채는 와인뿐 아니라 다른 술안주에도 잘 어울린다. 그냥 내지 말고 여러가지 종류를 라이스페이퍼(쌀전병)에 넣어 쌈을 싼다. 먹기에도 편하고 여러 야채가 어우러져 다양한 맛을 즐길 수 있다. 기호에 따라 햄이나 볶은 고기를 넣어도 좋다. 재료:오이 1/2개, 피망 1개, 파프리카 붉은색·주황색·노랑색 각각 1/2개, 라이스페이퍼 10개, 미나리줄기 10개, 기름 1작은술, 소금 약간,칠리소스(토마토 캐첩 1/4컵, 설탕·다진 양파·고추기름 각각 1큰술, 소금 약간) 만드는 법:(1)오이는 깨끗이 씻어 채 썰고 피망과 파프리카는 씨를 털어낸 후 오이와 같은 굵기로 채 썬다.(2)피망과 파프리카를 기름을 두른 팬에 넣고 소금으로 간을 한 뒤 볶아 풋내를 제거한다.(3)라이스페이퍼를 따뜻한 물에 담가 부드러워지면 (2)와 오이를 넣고 적당한 크기로 쌈을 싼다.(4)데친 미나리줄기로 중간을 감아 장식하고, 칠리소스를 곁들여 낸다. # 방울토마토 마리네이드와 쿠스쿠스 샐러드 쿠스쿠스는 파스타의 재료가 되는 밀가루를 원료로 만든 알갱이로 전채나 샐러드용으로 좋다. 올리브오일에 재워둔 방울토마토와 함께 내면 두 재료가 잘 어울려 가벼운 와인 안주로 좋다. 재료:방울토마토 20개, 칵테일새우 10개, 쿠스쿠스 1컵, 말린 새우 우린 물 11/2컵, 올리브 오일 1큰술, 소금·후추 약간,드레싱(올리브오일 3큰술, 와인식초·설탕·다진 양파 각각 1큰술, 레몬즙 1작은술, 후추 약간) 만드는 법:(1)방울토마토는 꼭지를 떼고 끓는 물에 데친 다음 얼음물에 식혀 껍질을 벗긴다.(2)드레싱을 만들어 방울토마토와 잘 섞어서 1시간 정도 재운다.(3)새우 우린 물을 따뜻하게 데워서 쿠스쿠스를 넣고 랩으로 씌운 뒤 30분 정도 둔다.(4) (3)에 올리브 오일을 넣고 소금, 후추로 간한 뒤 데친 칵테일 새우를 작게 썰어 넣는다.(5)쿠스쿠스 샐러드를 그릇에 담고 (2)의 토마토와 함께 낸다. # 또띠아 토마토소스 스파게티도 와인과 잘 어울리지만 토마토소스를 이용한 색다른 요리를 원할 때는 또띠아를 이용해 한 입 크기의 핑거푸드(finger food)로 만든다. 간단하고 빠르게 좋은 안주를 만들 수 있다. 재료:또띠아(10인치) 4장, 닭가슴살 2개, 소금·후추 약간, 정종 1작은 술, 새송이버섯 3개, 양파 1/2개, 스파게티용 토마토소스 7큰술, 파마산 치즈가루 2큰술, 파슬리 1작은술, 밀가루풀(밀가루:물=1:1) 만드는 법:(1)닭고기는 소금, 후추, 정종으로 밑간하고 노릇하게 구운 후 작게 썬다.(2)얇게 자른 양파와 채 썬 새송이버섯을 팬에 넣고 숨이 꺼질 때까지 볶다가 (1)과 토마토소스, 치즈가루, 파슬리를 넣고 잘 섞는다.(3)또띠아에 (2)를 넣고 잘 말아준 다음 끝을 밀가루풀로 마무리한 다음 한 입크기로 썰어낸다. # 생크림소스를 곁들인 로스트치킨 화이트와인과 생크림을 섞어 만든 소스를 곁들인 닭요리도 와인과 잘 어울린다. 생크림소스의 부드러움과 오븐에서 구워낸 닭의 풍미가 어울려 훌륭한 메인요리가 된다. 재료:닭고기 8조각, 소금·후추 약간, 베이컨 4장, 양파 1개, 양송이버섯 6개, 화이트와인 1컵 반, 생크림 5∼6큰술, 통후추 1작은술, 버터 1작은술, 브로콜리 1/2컵 만드는 법:(1)닭고기는 소금, 후추에 밑간해 놓고 화이트 와인을 1큰술 넣어 재워 놓는다.(2)팬에 버터와 베이컨을 넣고 볶다가 양파를 채 썰어 넣고 다시 볶는다.(3)양파의 숨이 꺼지면 양송이를 넣고 한번 더 볶는다.(4)닭은 센 불에서 겉면이 노릇해지도록 구운 다음 와인과 통후추를 넣는다.(5) (4)에 (3)을 얹어서 180℃에서 30분정도 오븐에서 익힌다.(6)닭을 꺼내 접시에 담고 남은 국물에 생크림을 섞어서 살짝 끓인 뒤 위에 얹는다.(7)데친 브로콜리를 곁들여 낸다. # 삶은 감자와 곁들인 연어 연어는 와인과 잘 어울리는 생선 중 하나. 삶은 감자에 치즈를 넣어 연어와 곁들이면 감자의 단백함과 치즈의 고소함, 훈제된 연어의 향과 맛이 어우러져 좋은 와인안주가 된다. 재료:슬라이스 훈제연어 150g, 감자 2개, 크림치즈 2큰술, 설탕 1작은술, 후추 약간, 블랙올리브 3개,드레싱(올리브오일 1큰술, 설탕·레몬즙 각각 1큰술씩, 씨머스터드 1작은 술, 소금·후추 약간) 만드는 법:(1)감자는 삶아서 부드럽게 으깬 다음 크림치즈, 설탕, 후추를 넣고 섞는다.(2) (1)의 감자를 동그란 한 입 크기로 만든 다음 연어로 감싼다.(3)블랙올리브를 얇게 잘라 올린 다음 드레싱을 뿌려낸다. # 오이에 담은 연어전채 다진 연어에 양파, 케이퍼를 넣으면 독특한 향으로 인해 생선 특유의 비린내가 줄어든다. 오이를 컵 모양으로 만들어 넣으면 담음새도 좋고 오이의 아삭거림과 잘 어울린다. 재료:오이 1개, 슬라이스 훈제연어 100g, 다진 양파 1큰술, 다진 케이퍼 1작은술, 후추·영양부추 약간 만드는 법:(1)오이는 깨끗이 씻어 2㎝ 길이로 자른 다음 소금을 약간 뿌려 수분을 제거한다.(2)연어는 잘게 다진 후 양파와 케이퍼를 넣고 섞는다.(3) (1)의 오이 속을 파내고 (2)를 담아 영양부추로 장식한다. ■ 온도·빛·냄새에 민감 10~18℃ 보관해야 와인은 온도, 습도, 빛, 냄새에 민감하다. 제대로 된 환경을 맞춰주지 않으면 와인은 금세 ‘나이’를 먹게 되고, 변질되기도 한다. 보통은 12∼15℃에서 보관한다.±2~3℃의 범위에서는 1년 이내 보관이 가능하다.10℃ 이하로 내려가면 산소를 흡수하기 쉬운 상태가 돼 산화가 진행된다. 온도 변화가 심하고, 밝은 곳에서는 변질될 수 있으므로 일정 환경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와인 소비가 많아지면서 와인셀러(와인냉장고)의 가격도 많이 떨어졌다.10∼30병의 와인을 최적의 상태에서 보관할 수 있는 와인셀러는 100만원 미만. 하지만 와인애호가가 아닌 경우라면 공간만 차지하기 쉽다. 최근에는 와인 저장 기능을 겸한 김치냉장고를 많이 이용하는 추세. 위니아만도의 ‘딤채 와인 미니’에는 와인 보관 공간이 별도로 나누어져 있다.121ℓ 용량 중 93ℓ가 김치와 신선식품 저장공간,28ℓ가 와인 공간이다. 총 6병의 와인을 넣고, 와인 액세서리를 보관할 수 있다. 대우일렉트로닉스 클라쎄 김치냉장고에는 와인 전용 랙을 갖추고 있다. 와인 보관이 필요할 때는 랙을 이용하고 평상시에는 김치 저장공간으로 쓸 수 있다. ■ 와인 카페 여기가 좋아요 ●베라짜노 1,2층의 실내, 소규모 연회가 가능한 야외 정원으로 구성돼 있다. 테이블마다 널찍한 거리를 유지하고 있어 비즈니스를 위한 공간으로도 좋다. 운치있는 정원을 내려다 볼 수 있는 창가 자리는 예약 필수.8만∼15만원대 와인이 주류. 최근 메뉴를 새단장했다. 서울 청담동,(02)517-3274. ●와인사랑 캐주얼한 와인펍(pub). 다양한 와인은 기본, 맛있는 음식으로도 인기가 있다. 와인을 주문하면 다양한 종류의 빵과 올리브 다이스가 자연스럽게 따라나온다. 추가를 하면 3000원. 단체 파티를 위해 공간을 빌릴 수도 있다. 서울 압구정동,(02)3442-6311. ●크로스비 5개 테이블과 작은 바가 있는 아기자기하고 편안한 카페. 양재천 주변의 자연환경을 그대로 느낄 수 있다. 다양한 주류와 음료를 갖추고 있다. 투박한 느낌의 LP판으로 원하는 음악을 들을 수도 있다.9시 이후는 예약을 하는 게 좋다. 서울 양재동,(02)576-7754. ●와인과 친구들 지난 여름 오픈한 ‘싱싱한’ 와인바. 와인에 따라 요리를 추천해준다. 특히 양고기 스테이크가 맛있다는 평. 홀과 룸에 LCD를 설치해놓고, 와인 관련 영상물을 틀어준다. 룸에서는 소그룹 회의도 가능하다. 서울 청담동,(02)547-7966. ●민가다헌 유명한 퓨전 한식 레스토랑. 각 방마다 고풍스럽고 조용한 분위기를 만들어 고즈넉하게 와인을 즐기기에 좋다. 최근 정원을 멋스럽게 개·보수했다. 서울 인사동,(02)733-2966. ■ 국내 와인시장과 소비트렌드 포도주 계절이다. 지난 16일 프랑스의 햇포도주 보졸레누보가 세계적으로 동시에 출시됐다. 대형 항공사들은 전세기를 띄워 보졸레 누보를 공수해 왔다. 이후 유통업체들도 포도주 판촉행사를 다양하게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올해 보졸레 누보 분위기가 예년만은 못했다. 다소 가라앉은 분위기다. 지난 7월 프랑스의 주요 포도주 제조업자 조르주 뒤파프가 서로 다른 와인을 불법으로 섞어 판 혐의로 벌금형을 선고받은 사실이 알려졌다. 이에 따라 신뢰도가 떨어지면서 보졸레 누보의 인기에 찬물을 끼얹었다. 또 숙성기간이 짧은 햇포도주는 맛이 가볍고, 맛에 비해 가격이 비싸다는 동호인들의 평가도 보졸레 누보의 인기 상승세를 한풀 꺾었다. 이런 가운데에도 세계적 포도주 거물들의 방한 발걸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프랑스 최고의 포도주 등급 보유자이자 ‘와인의 여왕’으로 불리는 샤토 마고의 소유주 코린 멘젤로폴로스와 세계 최고의 포도주 제조업자이자 컨설턴트인 미셀 롤랑이 지난달 각각 한국을 찾았다. 또 샤토 무통 로칠드 150주년 기념으로 바롱 필립 드 로칠드 사장, 프랑스 보르도 크랑크뤼연맹(UGCB) 소속 와이너리 소유주와 경영자 60여명의 방문도 예정돼 있다. 이는 국내 포도주 시장의 신장세가 세계에서 가장 가파르기 때문이다. 국제포도주협회(OIV)는 한국의 연평균 성장세가 25%에 이르는 것으로 보고있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포도주 수입액은 2001년 2100만달러에서 지난해 6600만달러로 4년만에 두 배나 증가했다. 국내 포도주 소비 성향도 변화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수년 전에는 포도주 전문점에서 구입했으나 최근 대형마트 등으로 유통 채널이 바뀌고 있다. 신근중 신세계 이마트 포도주 바이어는 “소비자들이 1만∼2만원대의 ‘데일리 와인’(매일 마시는 와인)을 많이 찾고 있다.”며 “할인점이나 백화점에선 남성보다 여성고객들이 포도주를 더 많이 찾는다.”고 말했다. 때문에 여성을 위해 달콤하면서 저알코올의 포도주를 많이 구비해 두고 있다. 국내에서 소비되는 포도주 생산지는 프랑스에서 신대륙으로 바뀌고 있다. 삼성테스코 홈플러스 오미경 바이어는 “칠레·호주·아르헨티나 등 신대륙 포도주는 값은 싸면서 우수하다는 평을 받아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2004년 칠레와의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이후 칠레산 포도주 신장세가 껑충 뛰고 있다.2002년 4.4%였던 칠레산의 국내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19.8%로 수직 상승했다. 반면 프랑스산 점유율은 2002년 55.4%에서 지난해에는 36.9%로 떨어졌다. 짧은 가을이 아쉽다면 짙은 단풍 빛의 포도주 한 잔으로 가을과의 이별을 달래 보는 것은 어떨까? 이기철기자 chuli@seoul.co.kr ■ 유통업계 와인 할인행사 봇물 현대백화점 압구정본점 포도주 전문점 까브드뱅은 프랑스 보르도 생테밀리옹 지역에서 생산된 2001년산 프랑스 포도주 ‘샤토 고도’(6만 4000원)를 추천했다. 또 2003년산 호주의 ‘토머스 하이랜드 시라즈’(4만 9000원)는 숙성이 잘됐으며 진한 오크향을 느낄 수 있다.2004년산 칠레의 ‘마르케스 카베르네 쇼비뇽’(4만 1000원)은 안데스 산맥의 서늘한 지역에서 재배된 포도를 사용해 맛이 고르다. 갤러리아백화점의 와인숍 에노테카와 비노494는 26일까지 미국 캘리포니아산과 칠레산 포도주 할인행사를 연다.‘댄싱 불 진판델 2003’,‘댄싱 불 쇼비뇽 블랑 2004’,‘산타 이자벨 카베르네 쇼비뇽 2003’,‘산타 이자벨 멜롯 2002’를 33∼44% 할인한 1만 6600∼1만 9600원에 판다. 에노테카의 김진섭 소믈리에는 “맛이 자극적이지 않고 부드러운 프랑스산 적포도주 ‘베스키에 테라세스’(1만 9800원)가 초보자에게 알맞다.”고 추천했다. 칠레산 적포도주 ‘알마비마’(9만 9000원)는 칠레의 콘차이 토로와 프랑스 보르도의 로칠드가 함께 만들었다. 칠레 포도와 프랑스 기술이 만난 포도주로 유명하다. 칠레의 고급 포도주 가운데 하나로 명성만큼 맛이 좋다는 게 김 소믈리에의 설명이다. 신세계 이마트는 29일까지 올해의 햇포도주 ‘보졸레 누보 vs 신세계 누보 와인’이라는 판촉행사를 갖는다. 프랑스산 보졸레 누보(750㎖)의 경우 통제원산지 명칭(AOC) 등급은 1만 9900원, 프랑스라는 이름 말고는 아무런 표시가 없는 등급은 9900원이다. 반면 칠레산 산페드로(500㎖)는 1만 5000원이다. 이마트는 프랑스산 보졸레 누보를 사면 경품행사를 통해 컵, 포도주 등을 준다. 칠레산 누보 1병을 사면 1병을 선물로 주는 행사도 준비했다. 삼성테스코 홈플러스는 2006 보졸레 누보로 ‘장폴’과 ‘마르트노’(이상 1만 9900원)을 내놓고 있다. 포도주 직수입을 강화한 홈플러스는 포도주 1병을 사면 한 병을 더 주는 ‘1+1’ 행사를 매주 하고 있다. 홈플러스는 프랑스산의 지네스테, 무통카데, 칠레의 산타리타, 호주의 옐로 테일 등의 포도주를 권하고 있다. 이런 포도주들은 저렴한 가격대부터 4만원대까지 고루 갖추고 있어 선물 하기에도 좋다. 국내 최대의 포도주 수입업체 금양인터내셔널은 부드러운 비단같은 느낌으로 목 넘김이 부드러운 프랑스산 ‘마스카롱 퓌스앵 생테밀리옹’(3만 9000원), 단풍 로고가 예쁜 미국산 ‘터닝리프 카베르네 쇼비뇽’(1만 5000원), 전형적인 보르도 풍미의 ‘지네스테 보르도 레드’(1만 8000원) 등을 추천한다. 칠레 포도주로 ‘1865 카르미네르’나 ‘가스티요 데 몰리나 카베르네 쇼비뇽’, 이탈리아 ‘일듀칼레’도 가을 정취에 알맞은 포도주로 추천했다. 이기철기자 chuli@seoul.co.kr
  • 소매치기도 하나의 예술

    『소매치기를 당하지않는 최선의 방법은 스스로 소매치기가 되는것 밖에 없다』 세계적인 요술사요, 옛날엔 자신이 소매치기였던 미국의「카사기」가 내린 처방이다. 그는 이어서『속 호주머니는 비워두고 값진 것은 모두 바깥 호주머니에 지녀라』고 당부하고 있는데 이유는 팔과 다리를 계속 움직이므로 손을 대기가 힘들기 때문에 오히려 안전하다고. 그의 소매치기 솜씨는 어려서「튜니지어」의「튜니스」거리에서 소매치기 대가「엘·바브」의 지도를 받으며 익힌 것. 그의 스승은「피아니스트」이상의 예민한 손가락의 감각이 발달되어야 한다고 늘 강조했으며 학과가 끝나면 조금만 건드려도 소리가 나는 작은 종을 수백개나 단 인형을 놓고 실습까지 시켰다고. 「프랑스」기자「힐레」와의「인터뷰」에서 자기 손의 적응을 위해 뜨거운 물과 찬 물에 번갈아 넣는 연습도 시켰다고 발하면서 소매치기도 고도화되면 하나의 예술이라고 기염을 토했다고. [선데이서울 70년 3월 29일호 제3권 13호 통권 제 78호]
  • 겨울이 있는 열대

    겨울이 있는 열대

    글 황두진 건축가 유난히 덥고 비가 많이 왔던 여름이 막 지났다. 우리나라 가을 특유의 파란 하늘을 볼 수 있고 아침저녁으로는 제법 쌀쌀하기조차 하다. 그러고 보니 마지막으로 비가 온 지도 한참 되어 오히려 농부들은 가을 가뭄을 걱정해야 할 듯하다. 비 피해가 심했던 강원도, 전라도 등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는 언제 그런 일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사람들은 날씨에 대해서 다시 심드렁해졌다. 그러나 과연 그럴까. 건축가가 고민해야 하는 수많은 것들 중에 기후는 아주 기본적인 것에 해당한다. 열대 지방의 건축과 한대 지방의 건축이 다른 것은 문화적인 배경 이전에 기후의 차이 때문이다. 그러나 요즘은 시대가 좀 달라졌다. 기후의 문제를 심각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은 그리 많지 않다. 그것은 아직도 우리 사회의 화석연료 의존도가 높고, 또 무엇보다 그것을 당연시하기 때문이다. 더우면 에어컨 돌리고 추우면 보일러 켜는 것이 너무 당연한 그런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다. 그 결과 어떻게 하면 건물을 기후에 맞게 현명하게 지을 것인가라는 문제는 그다지 큰 관심을 끌지 못한다. 그러나 우리가 언제까지 그럴 수 있을까. 그야말로 석유 한 방울 나지 않는 나라에서 겨울에도 실내에서 반팔, 반바지를 입고 사는 것을 당연히 여기는 그런 태도가 과연 얼마나 오래갈 수 있을까. 이것은 단순히 에너지의 소비에 국한된 문제만은 아니다. 점차로 비와 관련된 문제가 심각해져 가고 있다. 간단히 말하자면 한반도에 비가 한꺼번에 너무 많이 오고 있다. 처음 몇 년간은 그저 예년에 비해 비가 좀 더 오나보다 했다. 그러나 한 해, 두 해 지나면서 이것이 절대 일시적인 현상이 아닌 것이 점차 명확해진다. 그러면서 여름은 정말 견디기 어려울 정도로 덥고 습하다. 게다가 점차로 봄과 가을이 짧아지니 결국 우리에게는 여름과 겨울만 남는 셈이다. 그래서 이렇게 변화는 한반도의 기후를 한마디로 이야기하면 결국 ‘겨울이 있는 열대(tropical with winters)’가 되는 셈이다. 매우 극단적인 기후 조건이 형성되고 있는 것이다. 건축가들, 특히 기후 문제에 대해 조금이라도 민감한 건축들에게 이것은 큰 도전이다. 이제 우리나라의 건물들은 다양한 종류의 기후 조건과 이전보다 더 치열하게 싸울 수밖에 없다. 더위와 추위는 기본이고 이제 비가 전혀 새로운 차원에서 심각한 문제로 등장하고 있다. 믿기 어려운 이야기지만 우리나라 여름의 강우량, 특히 순간 강우량은 동남아시아 열대 지방에 비해서도 오히려 더 높다. 그래서 어떻게 하면 이전에 비해 빗물을 효과적으로 흘려보낼 것인가에 대해 생각해야 한다. 배수를 위한 파이프의 직경을 키우고 건물에서 방출된 물이 어떻게 배수될 것인가에 대해서도 고민해야 한다. 습도는 또 다른 적이다. 기온만으로 보면 우리나라보다 더운 나라들은 많다. 남부 유럽은 여름에 종종 40도가 넘는다. 그러나 막상 가보면 그런대로 견딜 만한데 그 이유는 습도가 낮기 때문이다. 이와 반대로 우리나라의 여름은 갈수록 견디기 어려워진다. 물론 일본이나 홍콩, 대만 등에 비하면 나은 편이지만 한여름, 특히 장마 중에는 정말 모든 것이 불편하고, 심지어 불쾌하기조차 하다. 그래서 저마다 에어컨을 돌리고 그러면 실외 기온에서 나오는 열이 도시의 건물들 사이에 갇혀 이른바 열섬 현상을 일으킨다. 그래서 밤이 와도 기온이 떨어지지 않는 열대야가 갈수록 늘어난다. 기후적 악순환이 계속되는 셈이다. 그런데 이렇게 기후 문제에 대해 생각하다보면 의외로 가까운 곳에 해답, 적어도 훌륭한 참고자료가 있음을 알게 된다. 그것은 바로 한옥이다. 한옥은 오랜 시간 동안 한반도의 수많은 사람들에 의해 형성되어 온 집단창작물이다. 그만큼 우리나라의 자연적, 인문적 환경에 잘 적응해온 결과물이다. 비록 여러 가지 단점이 있고 오늘날 보편적 주거로서의 명맥이 매우 빈약하기는 하지만, 여전히 배울 것이 많고 가치가 있는 건축이다. 특히 장마가 지루하게 계속되는 한여름, 깊게 뻗은 처마가 비를 막아주고 열어젖힌 분합문을 통해 그나마 약간의 바람이 살랑거리는 것을 느낄 때면 도대체 이 시대에 무엇이 과연 첨단 건축인가 자문하지 않을 수 없다. 처마가 전혀 없어 비가 오면 창을 열 수 없고, 그러다 보니 실내 습도가 더욱 올라가 결국 에어컨을 돌릴 수밖에 없는 현대식 건물에서 지내다 보면 그런 생각이 더욱 들게 된다. 어쩌면 이런 생각을 갖게 되는 것조차도 변해 가는 한반도의 기후 덕인지 모른다.     월간 <삶과꿈> 2006.11 구독문의:02-319-3791
  • [토요일 아침에] 집권 민주화세력의 책임과 최후양심/현고 스님 조계종 전 총무원장대행

    대학 수학능력시험이 막 끝났다. 지난 일주일, 부모들은 아이의 보호막이 되어 긴장을 줄이고 안정을 유지시키고자 혼신의 노력을 다했다. 수능은 10대 인생의 최종평가이고 20대 학업과 한 인생의 향방마저 결정하는 현실문제이다. 1년 후에는 노무현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대한 최종 성적표가 나온다. 수험생에게 마지막 일주일이 중요하듯이 대통령의 국정운영도 마지막 1년이 중요하다. 집권여당과 각료들은 부모가 수험생 자녀를 살피듯, 안정을 유지한 가운데 혼연일체가 되어 최후의 노력을 다해야 한다. 1년후 평가는 여느 때와는 다르다. 민주화세력에 의한 국정운영 10년의 국민적 평가가 내려지는 정치사적 의미를 가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마지막 1년이 순탄할 것 같지 않다. 정권의 울타리인 여당이 흔들리고 공정한 평가를 어지럽게 하는 사회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열린우리당의 재창당 논의가 그렇고, 부쩍 성해가는 ‘뉴 라이트’ 운동과 냉전시대적 사회풍토가 되살아난 것이 그렇다. 물론 상당수 언론은 임기가 끝나기 전에 평가를 마치고 자신들의 부정적 평가를 국민적 평가로 인식시키기 위해 진력하는 모습도 그렇다. 우려 수준을 넘어선 징후가 불교계에도 있다. 부산 불교계를 중심으로 하는 뉴라이트 운동이 그것이다. 그것도 신중하고 중립적이어야 할 종단 내 핵심세력이 주도하고 특정정당 지지를 천명하는 수준이다. 이는 승단을 ‘초국가적 존재’로 인식하고 ‘국가에 속하지 않는다.’‘국가를 벗어나 있어야 한다.’라고, 부처님이 승단의 수행 가풍 유지를 위해 세운 정신과 전통에 위배된다. 또 500년 배불과 40년 독재 치하에서도 회피적 침묵을 정당화하는 데 써왔던 논리다. 그런데 지금 와서 양심의 구각을 벗는 자기혁신도 없이 왜 정치현장에 뛰어들었는지 알 수 없다.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보수와 우익 그리고 친미적 관계를 재평가하고 조정하겠다는 건가. 부처님은 신권과 신분계급으로부터 자유로운 인간을 선언한 인류사적 개혁가이시다. 그렇지만 강권과 술수를 써서 사회를 개혁하려는 정치도, 백성을 선동하여 수행하는 혁명도 하지 않았다. 정신적·도덕적 감화를 통해 일반사회를 개혁하고 중도적 수용과 평화를 실천하려 했다. 이렇게 명쾌한 가르침과, 증일아함경의 ‘통치자가 몸에 지녀야 할 열가지 덕목’같은 지도자 평가 지표를 두고도, 성직자가 의도된 여론에 휘말려 뉴 라이트라는 이데올로기적 색깔을 입힌 깃발을 꽂음으로써, 종도와 국민이 분파를 지어 갈팡질팡하게 하고 마음의 문을 닫아 편견에 빠지게 하는 것은 승려적 양심을 버린 종교적 폭력이다. 지금 대통령과 집권당 앞에는 평가 시험지가 다가오고 있다. 낮은 지지도와 부정적 평가가 예상되는 상황에서는 피하고도 싶을 것이다. 그러나 7일간의 정리가 3년의 성적을 좌우하듯이 1년이나 남은 기간동안 정국운영을 잘한다면 4년의 성적을 반전시킬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지고 최후의 일각까지 최선을 다하는 것이 국민에 대한 진정한 책임이다. 돌이켜보면 한국 정치사의 왜곡과 불행은 실패를 수용하기 거부하는 집권세력에 의해 발생했다. 잘못된 그들을 단죄한 공덕으로 집권한 민주화세력은 국민이 내린 죽음의 심판을 기다릴지언정, 이를 모면할 목적인 듯이 보일 어떠한 행동도 자제하는 것이 최후의 양심이다. 책임을 다하고 양심을 지킬 것이라는 국민적 신뢰가 주어질 때 탈 불교적 분파 분쟁에 앞장선 스님을 중도적 수용과 평화의 길로 되돌아가게 할 것이며 100년의 정당사를 쓸 수 있을 것이다. 현고 스님 조계종 전 총무원장대행
  • 가습도 가습 나름… 천연 가습법 알아둬요

    가습도 가습 나름… 천연 가습법 알아둬요

    집집마다 난방을 시작하면서 실내 공기가 바싹 건조해졌다. 건조한 실내공기는 비염이나 감기, 피부질환에 따른 가려움증 등을 유발하게 된다. 특히 아이들은 저항력이 떨어지게 되고 아파트에선 그 정도가 더욱 심하다. 요즘은 가습기에 의한 인위적 가습보다 자연 재료를 이용한 천연가습법이 주부들 사이에 인기다. 가습기는 내부가 청결하지 않을 경우 도리어 건강을 해칠 수 있고, 이를 막기 위한 관리가 상당히 번거롭기 때문. 숯, 웰빙식물, 수경식물 재배 등을 이용한 천연가습법은 가습 효과뿐만 아니라 미세먼지를 흡수하고 탈취나 원적외선 방출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아토피 같은 실내공기에 민감한 질환의 경우는 천연가습법이 더욱 효과적이다.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숯-만능 천연 가습기 숯의 표면적은 1g당 300㎡로 무수하게 많은 미세구멍을 가진다. 천연 대나무숯의 경우 일반 참숯에 비해 2∼4배 넓다. 고온에서 구워져 수분을 거의 함유하고 있지 않아 물을 깨끗하게 흡착하여 주위의 습도에 따라 방출하거나 흡수한다. 자연스럽게 습도가 조절되는 것. 가습용 숯으로는 대나무숯이나 참숯백탄을 사용한다. 겉모양만 숯처럼 만든 가짜 숯도 있으므로 잘 구별하여 구입한다. 사용법은 간단하다. 숯을 흐르는 물에 닦은 후 통풍이 잘 되는 그늘에서 하루 정도 말린다. 밑이 넓은 유리병이나 항아리를 준비하여 숯을 바로 세운 후 숯이 반쯤 잠기도록 위에서부터 물을 붓는다. 숯이 물을 흡수할 때 탁탁 소리를 내기도 한다. 물이 줄어들면 계속해서 부어주고 분무기로 숯에 바로 뿌려주어도 된다. 숯에 직접 식물을 키우는 방법도 있다. 수태라고 하는 이끼종류를 입혀 거기에 식물을 재배하는 방법. 숯의 미세구멍을 통해 일정하게 수분이 공급되어 식물이 자라게 된다. 숯의 밑부분이 물에 잠기게 담아 이끼와 함께 식물을 심으면 된다. 대나무숯은 정화용 통대숯 1㎏에 1만∼1만 2000원 한다. 대형 마트 등에서 구입할 수 있으나, 파손이 쉬우므로 전화 혹은 인터넷으로 주문하는 게 편리하다. 담양의 대나무 바이오텍(www.daesoot.co.kr), 진주의 보림산업(055-744-2133) 등이 전문업체로 알려져 있다. ●웰빙식물-가습·인테리어 1석2조 초록 식물은 호흡 작용을 통해 수분을 내뿜는 천연 가습기 역할을 하므로 건조한 계절에 습기를 보완해 주는 데 좋다. 실내에서 크고 작은 화분식물을 키우는 것을 테라리움이라고 하는데 ‘흙=terra’와 ‘작은용기=arium’의 합성어이다.5평 크기 거실의 경우 4∼5개 화분을 준비하면 된다. 가습 효과가 가장 좋은 식물은 아레카야자나무다. 하루에 최고 1ℓ의 수분을 방출한다고 한다. 또 담배연기와 휘발성 유기화합물을 흡수하는 기능도 있어 공기 정화에도 도움이 된다. 이밖에 가습효과가 좋다고 알려진 관엽식물로는 스파트필럼과 디펜바키아가 있다. 입이 넓고 예민하지 않아 키우기에 수월하다. 넝쿨식물인 아이비와 싱고니움은 잎이 아름답고 줄기가 길게 늘어져 인테리어 효과도 뛰어나다. 화산석으로 만든 수경화분도 있다. 화산석에는 구멍이 많아 수분을 빨아올려 식물에 영양을 공급한다. 물이 담긴 오목하고 넓은 그릇에 화산석 화분을 놓고 식물을 심으면 된다. 물이 마르지 않게 수시로 보충해준다. 화산석과 식물은 농원 등에서 구입할 수 있다. ●수경 재배-병충해 적어 좋아요 수경재배는 흙으로 재배하는 식물보다 병충해가 적고, 실내 습도도 높일 수 있어 좋다. 수경 재배가 가능한 식물로는 사랑초와 호야가 있으며 넝쿨식물인 아이비와 싱고니움, 대나무의 일종인 개운죽도 함께 두면 잘 자란다. 물만으로 키우는 수중식물도 실내 가습에 효과적이다. 부레옥잠, 물개구리밥, 물옥잠 등은 물 위에 떠서 생활하는 식물로 깨끗한 물만 있다면 흙 없이 키울 수 있다. 투명하고 넓은 수조나 화병에 물을 채우고 수중식물들을 띄우는 것만으로 쉽게 완성된다. 깨끗한 물로 자주 갈아줘야 하지만 대나무숯이나 참숯 조각을 함께 넣어두면 오랫동안 물을 깨끗하게 유지할 수 있다. ●미니 수족관 가습효과뿐만 아니라 자녀들의 교육용으로도 좋은 수족관은 아름다운 인테리어 소품이기도 하다. 최근에는 벽에 설치하는 액자형 수족관 등 다양한 디자인의 제품이 나와 있다. 대나무숯이나 참숯을 수초와 함께 넣어주면 오랫동안 물을 깨끗하게 유지할 수 있다. 수족관은 어둡고 조용한 곳에 설치하는 것이 좋은데 사람이 자주 드나드는 현관은 소음 때문에 물고기에게 스트레스를 주므로 되도록 피한다. ●모스 토피어리 모스 토피어리(Moss Topiary)는 물이끼를 와이어 형틀에 채워 토양원을 만들고 작은 식물이 그 위에서 자랄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말한다. 강아지나 곰돌이, 토끼, 백조 모양 등 자유롭게 형틀을 만들 수 있어 인테리어 소품으로 인기가 좋다. 가까운 대형마트나 백화점, 인터넷 등에서 구입이 가능하며, 장식용 캐릭터 모양의 모스토피어리의 경우 7000∼8000원이면 살 수 있다. ■ 도움말:국립산림과학원 박상범 연구원, 사진제공 해피트리
  • 반기문 장관 한국외교관 생활 ‘마지막 24시’

    반기문 장관 한국외교관 생활 ‘마지막 24시’

    “입추의 여지없이 와 주셔서 감사한데, 이렇게 자리들을 비우면 일을 누가 할지 걱정이 듭니다. 대신 제가 빨리 끝내겠습니다.” 제 8대 유엔사무총장직 수임을 위해 15일 뉴욕으로 떠나는 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의 한국 외교관으로서의 마지막 하루는 기쁨·섭섭함이 교차하는 날이었다.10일 오전 11시 세종로 외교통상부 청사에서 열린 이임식에서도 그는 촌음(寸陰)을 아끼며 일해온 37년 외교관 생활 이력을 입증하듯, 일을 소재로 한 우스갯소리로 고별사를 풀어나갔다. 반 장관은 앞서 오전 10시 국회가 마련해준 유엔사무총장 장도 축원 연설을 했다. 반 장관은 연설에서 “저의 선출은 분단국이고 북핵문제 당사국이며 미국과의 군사동맹이란 이유로 한국인은 유엔사무총장이 되기 어렵다는 우리 스스로의 고정관념을 깨뜨렸다.”며 “21세기 다양한 난관을 넘어서기 위해서는 우리 자신의 위치와 대상을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고찰해보는 창의적 태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국회 연설을 마치고 외교부 청사로 돌아온 반 장관을 직원들은 기립 박스로 맞았다.‘우리가슴에 영원한 장관님!’‘기문오라버니 홧팅’‘I♥ 반기문’‘얼짱 몸짱 유엔짱’등이 적힌 피켓이 눈에 띄기도 했다.“역대 장관들과 달리 나만은 기쁘게 떠날 거라고들 생각하지만 무인도에 내동댕이쳐진 듯 허탈감과 상실감을 느낀다.”는 소회도 피력한 반 장관은 유엔행의 영광을 고스란히 국민들에게 돌렸다. 그는 “척박한 환경에서 외교지평을 넓혀온 선배 외교관들, 세계무대에서 한국인에 대한 신뢰를 얻어온 경제인들, 우리의 성숙한 시민사회 등 국민들이 쌓아놓은 한국 브랜드 가치 위에 반기문이란 이름 석자를 올린 것 밖에 없다.”고 그 다운 모습을 보여줬다. 반 장관은 지난 2년 10개월 한국 외교를 진두 지휘하면서, 국내적 상황에 휘둘린 우리 외교의 현실과 갈 방향에 대한 고언도 솔직하게 피력했다. 민의를 떠난 외교는 있을 수 없지만 정부가 여론의 비판을 무릅쓰고 소신있게 정책을 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유권자의 다양한 의견 표출로 어려움이 있지만, 외교는 일부 유권자의 이해관계와는 구별돼야 하는 국가 대계로 정부는 국익에 부합하는 방향을 주도, 국민에 이해를 요청하는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여러가지 상황과 관련, 참고해야 하며 소신있게 추진한 뒤 역사의 비판을 받을 각오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북한과의 대치는 우리의 행동과 사고를 제약하지만 이를 극복하고 국익 창출에 노력해야 한다는 말도 덧붙였다. 북한 인권 문제와 관련, 그동안 우리 정부가 취해온 ‘어정쩡한’ 자세의 변화를 촉구하는 말로 들렸다. 이날 외교부 직원들은 반 장관의 ‘일사랑’을 칭송하며 아쉬움을 달랬다. 이규형 제2차관은 환송사에서 “장관님을 보낸 뒤에도 열정과 헌신, 따뜻함을 잊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진 간부 오찬에서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은 “여러번 출장을 함께 갔지만, 한번도 비행기에서 잠자거나, 심지어 쉬는 모습도 보지 못했다.”면서 “한번은 이어폰을 끼고 있어 쉬나보다 했더니 CNN을 보고 있더라.”는 건배사로 웃음을 자아냈다. 이날 오후 1시35분 한바탕 축제 분위기 속에 장관은 청사를 떠났다. 청사 현관앞 계단에선 환송나온 직원들의 사인 공세가 어어졌고, 반 장관의 마지막 퇴청 모습을 찍기 위해 대오를 갖춘 사진기자 수십명이 반 장관과 포즈를 취하며 사진찍는 진풍경이 벌어지기도 했다. 마지막 퇴근길 그의 승용차는 관용차량이 아닌 외국 정상들이 방한했을 때 제공하는 ‘외빈’차량으로 바뀌었다.1970년 3월1일 입부, 정든 37년 일터를 떠나면서도 내내 웃음을 잃지 않았던 반 장관의 눈가는 차창이 닫히는 순간, 촉촉히 젖어들었다.“다들 너무 고맙다.”는 말만 한 채 한동안 감회에 젖어 말을 잇지 못했다고 한다. 김수정기자 crystal@seoul.co.kr
  • 자동차 대리점도 ‘변신’ 바람

    자동차 대리점도 ‘변신’ 바람

    프랑스 파리에 가면 샹젤리제 거리에 이색 아틀리에가 있다. 자동차도 팔고 음식도 파는 전시장 겸 식당이다. 세계적인 자동차그룹 ‘르노’에서 운영하는 아틀리에다. 우리나라에서도 자동차 대리점 파괴 바람이 불고 있다. 대리점 하면 차만 진열해놓은 공간을 떠올리지만 이제는 골프연습장, 수면실, 인공암벽, 오토카페 등 ‘테마가 있는 공간’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심지어 패션쇼, 모델 선발대회도 열린다. 대리점에서 차만 파는 시대는 지난 것이다. 물론 근간은 고객들의 눈과 귀를 붙잡아 차를 한 대라도 더 팔려는 전략이다. ●골프 연습도 하고 잠도 자고 르노삼성차의 ‘오토 카페’가 대표적이다. 서울 성수·도봉, 인천, 대전 등 전국 9개 직영매장 2층에 골프 연습장을 갖춘 카페를 마련했다. 차를 둘러보는 동안이나, 수리를 맡겨 기다리는 동안 골프 스윙 연습을 할 수 있다. 또 하나 눈에 띄는 공간은 수면실이다. 쪽잠이 아쉬운 택시기사나 직장인에게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GM대우의 부평영업소도 카페 같은 분위기다. 투명 인테리어에 넓은 공간을 확보해 기존의 대리점 이미지를 없앴다.GM대우에서 나오는 전 차종을 갖다놓았음은 물론 그 차종에 어울리는 각종 액세서리도 ‘코디’해 놓았다. 포드의 서울 도산대로 전시장에는 높이 8.4m짜리 인공암벽이 있다. 암벽타기 강습도 무료로 해준다. ●차가 하늘에? 닛산 인피니티는 ‘진열’에서 파격을 시도한 예다. 통상 1층에 차를 전시하는 고정관념을 깨고 건물 꼭대기(5,6층)에 차를 올려다 놓았다. 지나가는 사람들이 쉽게 차를 구경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유명 화가들의 작품을 전시, 차와 그림이 함께 있는 갤러리 전시장으로도 유명하다. 도요타자동차의 렉서스 서울 서초동 전시장은 유리공예 아티스트 김정석씨의 작품을 전시해 놓았다.‘마크 레빈슨룸’에서는 세계적인 오디오 브랜드(마크 레빈슨)로 유명 아티스트의 공연 실황을 즐길 수 있다.BMW의 서울 성산서비스센터는 책이 있는 공간으로 유명하다.BMW가 펼치고 있는 ‘북 크로싱(책 돌려보기)’ 캠페인 덕분에 매달 새로 배치되는 인기도서를 볼 수 있다.2000만원짜리 체지방 측정기와 와인바가 있는 푸조의 청담동 전시장도 눈에 띈다. ●현대차등 국내업체도 ‘역발상´ 시동 상대적으로 ‘변신’에 소홀했던 현대·기아차는 최근 대리점 인테리어에 눈돌리기 시작했다. 수입차 전시장이 많은 서울 강남일대 대리점을 중심으로 값비싼 홈시어터 시스템을 들여놓았다. 르노삼성차 박수홍 영업본부장은 “업체간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져 단순히 차만 파는 개념으로 접근해서는 한계가 있다.”며 “아직은 수입차업체들이 더 적극적이지만 국내 업체들도 대리점에 각별한 공을 들이고 있다.”고 전했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女談餘談] 결혼과 집값/주현진 산업부 기자

    지난 주말 미용실에 갔다. 드레스 차림의 어여쁜 신부가 머리 손질받는 내내 끊임없이 불만을 쏟아낸다. 사연을 본의 아니게 들어보니 결혼이 내키지 않는다는 내용이다. 그런데 옆에 있던 그 어머니 말이 가관이다. “일단 가…” 결혼해본 사람들은 다 알겠지만 결혼을 앞두고 마냥 행복하기만 한 사람은 없다. 잘한 결정인지 수천만 번도 갈등하는 게 사실이다. 그래도 딸에게 “일단 가”라는 충고는 의외다.“일단 사고 보자.”는 부동산 이상열기로 자연히 생각이 미쳤다. 결혼과 내집 장만은 닮은 점이 많다. 좋은 배우자를 고르기 위해 이것저것 조건을 따져야 하듯 좋은 집을 사기 위해 발품팔고 저울질하며 여러 사람들과 상담도 해야 한다. 필요에 따라 집을 늘리거나 다른 집으하면 갈아타야 하듯 부부의 모습도 세월따라 진화를 거듭한다. 잘못 선택은 백약이 무효랄 만큼 돌이킬 수 없는 것도 둘 다 마찬가지다. 특히 올 들어 쌍춘년을 호재로 결혼이 봇물을 이루는 것과 잇단 악재로 집값이 치솟는 점도 비슷하다. 대법원에 따르면 올 들어 9월까지 전국에 접수된 혼인신고 건수는 23만 2711건이다. 지난해 같은기간(22만 2638건)보다 4.5% 늘었다.2001년 이후 해마다 1만건씩 감소하는 추세를 감안하면 의미있는 증가다. 올 들어 가장 많이 접하는 마케팅 구호가 ‘쌍춘년’이고, 정부도 ‘쌍춘년’이 전세난을 불렀다고 말할 정도다. 올 들어 집값도 크게 오르고 있다. 매도자측의 위약 사례가 속출하는 가운데 그나마 있는 매물은 중개업자마저 혀를 내두를 만큼 값이 터무니없다. 폭탄 게임하듯 집값이 걷잡을 수 없이 오르다 보니 최근 집 산 사람은 상투잡은 게 아닐까 고민하게 되고, 못 산 사람은 영영 못 살까 속이 탄다. 쌍춘년을 계기로 결심을 굳혀 결혼한 사람도 괜히 서두른 게 아닌가 불안할 것 같다. 올해도 못한 사람은 영영 못가는 것은 아닌지 우울하긴 마찬가지 아닐까. 쌍춘년은 올해까지다. 해가 바뀌면 결혼 통계는 다시 하향 곡선을 그릴 전망이란다. 그러나 집값은 거품이 끼었다면서도 내릴 기미가 없다. 걱정이 아닐 수 없다. 주현진 산업부 기자 jhj@seoul.co.kr
  • 위상 높아진 한국 “올해는…”

    유엔이 다음주 말 총회에서 북한 인권결의안을 놓고 표결에 들어갈 것으로 10일 알려졌다. 우리 정부가 표결에서 어떤 선택을 할지 주목된다. 유엔 총회에서 북한 인권결의안을 표결에 부치는 것은 두번째다. 유엔 인권위원회는 2003년부터 3년 내리 북한인권 결의안을 채택했고, 우리 정부는 기권하거나 불참해 왔다. 하지만 올해는 사정이 달라졌다. 국제사회는 북한 인권에 침묵하기보다는 적극적인 입장표명을 하라는 무언의 압력을 우리 정부에 가하고 있다. 차기 유엔 사무총장을 배출했을 뿐더러 강경화 외교부 국제기구국장이 유엔 인권부고등판무관에 진출했다.게다가 우리나라는 지난 5월 유엔의 초대 인권이사국으로 선출됐다. 국제사회에서 위상이 높아진 만큼 책임도 커졌다는 얘기다. 차기 유엔 사무총장인 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은 이날 이임사에서 북한 인권문제와 관련해 “세계 속의 한국으로 발돋움하기 위해서는 우리가 유엔이 추구하는 원칙이나 인류의 보편적 가치에 맞춰 나가는 모습도 보여줘야 한다.”면서 “우리에게 숙명적으로 북한과의 대치관계라는 한계가 있어 행동과 사고를 제약하지만 이를 극복하고 국익창출에 노력하는 게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부의 고민과 선택 방향을 함축하는 발언이다.정부는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 관계부처 대책회의를 열어 논의를 했으나 결론을 내지 못한 것으로 전해진다. 정부는 다음주 초 다시 회의를 열어 정부 방침을 결정할 예정이다.박정현기자 jhpark@seoul.co.kr
  • 일류 교육도시 꿈꾸는 포천

    일류 교육도시 꿈꾸는 포천

    ”인재 유출을 막고 인재를 불러 오자.” 100억원 장학재단 설립, 교원엔 임대주택 지원까지…. 경기도 포천시(시장 박윤국)가 ‘교육도시 포천’을 향한 특수시책들을 잇따라 추진해 주목된다. 포천시의 미래교육을 위한 남다른 투자와 설계는 재선된 박 시장의 지방선거 공약이행 차원에서 실행되고 있다. 자치단체론 이례적으로 계 단위의 전담부서인 ‘교육담당’을 두고 있다. ●우수학생 관내 진학기여 교사 시상 포천시는 다음달 ‘포천시 인재장학재단’을 출범시킨다. 시가 올해부터 2010년까지 매년 10억원씩 출연하는 50억원과,2015년까지 매년 5억원씩 관내 기업체를 포함한 범시민 모금운동으로 모아질 민간기탁금 50억원으로 운영된다. 장학재단은 내년 40명의 초·중·고교·대학생에게 장학금 4600여만원 지급을 시작으로 수혜대상과 금액을 매년 늘린다.2015년부터는 연간 400여명에게 6억여원의 장학금을 지급할 예정이다. 성적우수자와 특기생, 성적은 좋으나 생활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에게 장학금이 주어진다. 또한 우수졸업생들의 관내 학교 진학률을 높이거나, 서울 등지 명문대 진학생 배출에 기여한 교사들에게도 시상금이 주어진다. 재단은 고교학력 경시대회와 대학입시 박람회, 교육현안 토론회 등도 열 계획이다. 현재 포천의 초·중·고교 교사 1300여명 중 43%는 관외에서 출·퇴근하고 있다. 앞으로 시가 임대아파트(20평형 기준)를 임차, 임차보증금을 대납해준다. 우선 12가구분 예산 2억 4000만원을 확보했다. ●‘책 읽는 마을 조성´ 사업 벌여 이밖에 특수시책으로 관내 30인 이상 고용 137개 업체와 52개 학교를 자매결연해주는 ‘학교사랑 우리사랑 운동’을 펴고, 도서관에 자원봉사자를 배치한다. 농촌마을에 도서를 순회 대여하는 ‘책읽는 마을 조성’사업도 편다. 내년 3월엔 ‘평생학습도시’ 선포식을 갖고 평생학습센터 건립에 착수,7월엔 교육인적자원부에 평생학습도시 지정을 신청할 예정이다. 국·도비의 지원과 시비를 합쳐 지어질 대형도서관인 소흘도서관과 중앙도서관도 내년과 2008년 잇따라 개관한다. ●초등생 선발 과학고 진학 지원 시는 향토영재 조기발굴과 지도를 위해 외지학생의 입학경쟁이 치열한 대진대 주말 운영 과학영재교육원(정원 135명)에 관내 초등학생을 위한 별도의 정원 18명을 배정받았다. 이들은 엘리트 교육을 거쳐 과학고에 지원할 예정이다. 박 시장은 “포천시에 4년제인 대진대와 중문의대가 있지만 인재 유출이 계속되고 있다.”며 “정주의식을 높이는 지역발전의 첫번째 과제로 교육환경 개선을 강력히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포천 한만교기자 mghann@seoul.co.kr
  • 영등포구 “평생학습도시로 선포합니다”

    영등포구(구청장 김형수)가 8일 평생학습도시 선포식을 갖고 어린이부터 어르신까지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기반을 조성하겠다고 선언했다. 우선 평생학습 종합정보센터를 구축한다. 주민자치센터·복지관·체육센터 등 평생학습기관 40여곳에서 운영중인 교육프로그램을 사이버 정보센터에 종합·정리할 계획이다. 또 사이버 학습동아리를 지원한다. 동아리가 정보센터를 통해 학습계획서를 제출하면 구가 이를 심사해 교재비 등을 지급한다.또 온라인 상담실을 개설해 학습에 관한 상담을 받고, 예산이 확보되면 외국어 사이버강좌 등을 개설할 계획이다. 이 정보센터는 내년 5월에 오픈된다. 내년 6월에 개관할 대림정보문화도서관에서는 행복아카데미(가칭)를 운영한다. 사회 저명인사를 초청, 대학 교양강좌 수준의 강의를 듣는다. 전남 장성군 장성아카데미를 모델로 삼았다. 학교시설도 적극 활용할 방침이다. 방과후에 학생과 학부모가 참여하는 평생학습 프로그램을 운영토록 독려한다. 이달까지 방과후 평생학습프로그램 운영방안을 초·중·고별로 공모, 우수학교를 선정한다.선정학교는 교재비·강사료 등으로 프로그램당 2000만원씩 지원받는다. 현재 양평중학교가 학부모·학생이 참여하는 생활중국어를 방과후 프로그램으로 시범운영하고 있다. 내년 4월에는 ‘제1회 영등포구 평생학습축제’가 개최된다. 동아리 발표회, 체험마당, 작품전시 등이 기획됐다. 김형수 구청장은 “평생학습도시로 향한 인프라 구축에 온 힘을 쏟고 있다.”면서 “다양한 욕구를 충족시킬 양질의 교육서비스를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영등포구는 교육인적자원부로부터 지난 7월 평생학습도시로 선정됐다.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산이 좋아 산으로] 경북 경주 남산

    [산이 좋아 산으로] 경북 경주 남산

    삼천리 방방곡곡 아름답지 않은 곳 어디 있을까마는 경주는 단연 돋보인다. 언제 찾더라도 식상하지 않은 여유와 부드러움, 알면 알수록 빠져드는 신라인의 체취와 함께 남산(南山)이 있다. 그리 높지도 험악해 보이지 않는 남산엔 수많은 불적들이 보석처럼 박혀 있다. 신라 법흥왕 14년(527년) 불교가 공인된 뒤로 남산은 부처가 머무는 영산으로 받들어져 수많은 절과 탑, 불상이 조성되었다.‘절들은 별처럼 벌여있고, 탑들은 기러기 날아가듯(寺寺星張 塔塔雁行)’했다고 ‘삼국유사’는 전한다. 세월은 아득히 흘렀지만 골골에선 여전히 그 흔적들을 쉽게 만날 수 있다. 포석정을 뒤로 하고 부흥골을 오른다. 구불텅하게 높이 뻗어있는 소나무 숲이 장관이다. 향수병에서 향기가 번져나듯 솔향기가 짙게 배어난다. 부흥사 이르기 전 만나게 되는 부엉골 마애여래좌상. 넓은 연꽃 위에 가부좌를 하고 앉은 모습이 평안하다. 부흥사 남쪽 늠비봉 넉넉한 봉우리 위엔 늠비봉 5층석탑이 태양빛을 받으며 서있다. 그 모습을 보며 당시 웅장했을 남산의 모습을 상상해본다. 늠비봉 위쪽 금오정에 오르면 외동평야부터 경주 시가지까지 옛 화려했던 서라벌이 한눈에 굽어보인다. 주능선을 따라 금오봉을 향한다. 임도로 이어진 능선길 덕에 남산의 심원한 맛이 퇴색한 것은 이미 오래 전 일. 삭막한 능선길이 사라진 신라의 허망함처럼 가슴을 두드린다. 오른편 멀리 보이는 상선암 마애대좌불. 거대한 자연 암반에 조각된 남산에서 두 번째로 큰 불상이란다. 불상을 만나려면 냉골로 내려서야 하는데, 지금까지 오른 것이 아깝다고 그냥 지나칠 일은 아니다. 상선암과 금오봉 사잇길은 조망하기에 좋다. 이쯤에서 바라보는 마애대좌불 바위절벽도 좋고, 너른 배리들판의 모습도 시원하다. 그 너머 망산이 있고 벽도산·단석산 그리고 주변 봉우리의 어울린 모습이 마치 다도해의 섬을 연상시킨다. 금오봉(468m)에 섰다. 높이로 치자면 남산 최고봉은 고위봉(494m)이지만, 주봉은 이곳 금오봉이다. 때문에 이곳 금오봉을 목표로 남산을 오르는 경우가 더 많다. 능선길을 따라 남쪽으로 향하다 오른쪽 용장골로 내려서는 길. 벼랑 끄트머리엔 산 전체를 기단 삼아 세워진 용장사지 3층석탑이 세상을 내려보며 서있다. 그리고 아래쪽 등성이에는 황남빵을 쌓아놓은 듯 삼륜대석불좌상이 있고, 옆쪽 바위벽엔 엄격하면서도 자비로운 모습의 마애여래좌상이 있다. 자연과의 조화를 생각한 신라인의 지혜로움이 느껴지는 모습이다. 이처럼 남산의 여러 유적들은 자연과 가깝다. 눈비를 맞게 하지 않기 위해 바위 처마 아래 불상을 조각했고, 놓여진 바위를 하층기단 삼아 그 웅장함을 표현했다. 그래서 누군가는 ‘이들은 박물관에 있으면 미완성이지만 이 봉우리 위에서는 완성품’이라 했던가. 용장사지에 섰다. 용장사는 매월당 김시습이 7년간 기거하며 (금오신화)를 쓴 곳으로도 유명하다. 당시 용장사는 남산 전역에서도 손꼽히는 대가람으로, 천년 긴 세월 동안 향연이 그치지 않던 곳이었다지만, 지금은 텅 빈 한쪽에 자리한 표지판만이 이곳이 절터였음을 알려줄 뿐이다. 부흥골을 거쳐 늠비봉∼금오정∼금오봉을 거쳐 용장골로 하산할 경우 산행시간은 6시간 정도 소요된다. 글 사진 김도훈(월간 MOUNTAIN 기자) www.emountain.co.kr
  • [씨줄날줄] 上王/ 이용원 수석논설위원

    노무현 대통령이 며칠 전 김대중 전 대통령 집을 방문, 점심을 함께한 뒤로 정치권에서 ‘상왕(上王)’논란이 한창이다. 상왕이란 어떤 존재이고, 그 역할은 무엇인가. 왕조시대에는 왕보다 지위가 높은 사람이 있을 수 없지만 예외는 있다. 바로 상왕과 태상왕(太上王)이다. 상왕은 살아 있으면서 왕위를 물려준 사람이고, 태상왕은 그에 앞서 상왕에게 자리를 넘긴, 말하자면 전전 임금이다. 우리 역사에서 상왕과 태상왕의 실체를 명확히 보여주는 시기는 조선조 3대 태종 때이다. 태종 이방원은 태조 이성계의 다섯째 아들로, 조선 개국에 결정적인 몫을 한다. 그러나 태조는 그를 후계자로 삼지 않고 그 이복동생 방석을 세자에 앉힌다. 이에 방원은 ‘왕자의 난’을 일으켜 방석 형제를 참살하고 실권을 장악한다. 태조는 왕위를 방원의 형인 방과에게 물려주고 상왕으로 물러앉으나 방과는 즉위 이듬해 방원에게 왕위를 넘긴다. 방과(정종)는 상왕이 되고, 태조는 태상왕이 된다. 방원은 즉위 후 강력한 통치를 하지만 그 자신도 막판에는 셋째아들에게 양위하고 상왕으로 물러난다. 그 아들이 성군으로 추앙받는 세종대왕이다. 태종이 양위하면서 남긴 말이 “18년동안 호랑이를 탔으니 그만하면 이미 충분하다.”라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상왕으로 있은 5년 동안 실권을 놓지 않는다. 세종이 어리다는 이유로 군 통수권을 계속 장악하는 한편 국사를 논의하는 의정부 회의에 직접 참석한다. 세종의 치적으로 꼽히는 대마도 정벌은 사실 태종의 결단으로 이루어졌다. 태종이 양위한 까닭은, 힘이 있을 때 왕위를 넘겨 개국 초기의 왕권을 확고하게 자리잡게끔 하기 위해서였다. 태종 시대의 예에서 보듯 상왕의 위상은 극단적으로 양분된다. 정종처럼 허수아비에 불과해 연명하기에 바쁠 수도 있고, 태종처럼 수렴청정의 수단으로도 이용한다. 어느 경우이건 상왕이라는 존재는 비정상적이다. 하물며 21세기 민주사회에서는 두말할 필요가 없다. 현직 대통령이 전직의 힘에 기대려는 모습도, 그를 기화로 전직 대통령이 세를 과시하려는 듯한 행태도 지금 세상에선 다만 소극(笑劇)일 뿐임을 명심해야 한다. 이용원 수석논설위원 ywyi@seoul.co.kr
  • 가수·모델에서 연기자 도전하는 신지·김수현

    가수·모델에서 연기자 도전하는 신지·김수현

    지상파 방송들이 가을개편과 함께 선보이는 드라마·예능프로그램에 이색 경력의 신인들이 눈에 띈다. 혼성그룹 ‘코요태’로 활동해온 가수 신지(왼쪽 25)가 방송 활동 9년만에 MBC 일일시트콤 ‘거침없이 하이킥’에 출연, 신인 배우로서 신고식을 치렀다. 지난해 한·중 슈퍼모델대회에서 1위로 뽑힌 김수현(오른쪽·21)은 18일부터 방송되는 SBS 주말드라마 ‘게임의 여왕’에 캐스팅돼 연기자로 데뷔한다. 가수와 모델 대신 연기를 택한 그들을 만나봤다. 화려한 경력의 가수가 아닌, 신인 연기자로 변신한 신지는 긴장한 모습이 역력했으나 특유의 쾌활함으로 연기에 대한 욕심을 보였다.“처음 하는 연기라 부담이 크지만 열심히 하면 악플도 사라질 거라고 믿어요.(웃음)” 첫 술에 배부를 수는 없지만, 오래 전부터 꿈꿔온 연기인 만큼 악바리 정신으로 도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평소 ‘욱하는’ 성격이 많이 반영되는 캐릭터라서 즐거운 마음으로 촬영하고 있다.”면서 “시트콤 초반에는 울기도 하고 고민도 하는 진지한 모습도 보여드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이킥’에서 그가 맡은 CM송 가수 ‘신지’는 대학 선배(최민용 분)와 결혼한 뒤 이혼하지만 전 남편과 계속 얽히면서 좌충우돌 에피소드를 만들어간다. 전 남편의 직장 동료(서민정 분)와 삼각관계에 빠지게 되는데, 서민정이 DJ를 맡은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하면서 두터운 친분을 쌓은 만큼 연기 호흡이 잘 맞는다고 했다. 가수가 연기자로 변신하는 데 곱지 않은 시각이 있다는 지적에 그는 “그런 반응이 많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더 늦으면 연기를 할 수 없을 것 같았다.”면서 “제 모습 그대로 꾸미지 않고 열심히 역할에 몰입하면 칭찬을 받을 날도 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코요태’ 멤버로서 앨범활동도 병행하고 있지만 촬영 스케줄이 많아 다른 멤버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든다고. 그는 “많이 격려해준 멤버들에게 고마울 뿐”이라면서 “앞으로 연기자로서 인정받아 다른 작품을 하게 되더라도 가수활동은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쉽게 사랑하고 쉽게 이혼하고 다시 사랑하는 요즘 젊은이들의 트렌드를 코믹하면서도 진지하게 연기하고자 최선을 다할게요.”라는 그의 마지막 말에서 신인 연기자로서의 각오가 느껴진다. 슈퍼모델 출신 김수현은 스스로 “복이 많다.”고 할 정도로 드라마 데뷔작에서 주연급으로 캐스팅되는 행운을 안았다. 그가 맡은 국제변호사 ‘박주원’은 남자주인공 ‘이신전’(주진모 분)의 오랜 친구이자 비즈니스 파트너로, 자신이 이신전의 유일한 여자라고 생각하는 당당한 캐릭터다. 이화여대 국제학부에 다니면서 국제변호사나 해외 앵커 등을 꿈꾼 적이 있어 캐스팅에 유리하게 작용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그동안 연기수업을 해왔지만 이렇게 빨리 기회가 올지 몰랐어요. 감독님과 연기자 선배님들께 많이 배우면서 역할을 소화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완벽에 가까운 역할인 만큼 연기하는 데 부담이 크다고. 그는 “직선적이고 거침없이 화를 내는 성격은 다르지만 일에 매진하는 모습이나 사랑을 잘 모르는 면 등은 실제 성격과 비슷하다.”면서 “사랑하는 남자에게 나타난 다른 여자를 질투하는 악역이지만 무조건 미워하는 것이 아니라 의리도 있고 쿨하게 보일 줄도 아는 인간적인 캐릭터라서 마음에 든다.”고 말했다. 첫 연기에서 30대 커리어우먼을 맡은 것에 대해 그는 “10년 정도 나이 차를 뛰어넘어 노련미와 여유로움을 갖춰야 하는 점이 가장 힘들다.”면서도 “다양한 연기를 하고 싶은 욕심이 있기 때문에 30대 역할을 맡게 된 것은 큰 행운”이라고 기뻐했다. 슈퍼모델로 뽑힌 뒤 해외쇼와 잡지활동 등을 하면서 모델보다는 연기가 잘 맞는다고 판단, 배우의 꿈을 키웠다는 그.“아직 어린 만큼 모델에서 연기자로 갑자기 길을 바꿨다기보다는, 평생 연기하는 배우로 성장하고 싶어요.” 조디 포스터를 존경한다는 스무살 새내기 연기자가 이번 드라마에서 진정한 연기와 사랑을 동시에 배우게 될지 주목된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전대 열면 한마디로 대분열”

    열린우리당 김근태 의장계의 몸통인 민주평화국민연대의 지난 2일 지도위 회의에서는 통합신당론의 주도권을 확보하고 난국 타개책을 찾기 위한 방안들이 집중 논의됐다.‘분당세력’,‘대분열’,‘집단탈당’,‘계파간 합의’ 등 참석 의원들의 발언에서 위기감과 고민이 여실히 드러난다. 다음은 서울신문이 입수한 회의록 요지.A의원 통합을 전제로 한다면 전당대회는 필요 없는 것 아닌가. 전대에서 재창당론이냐 통합신당이냐의 안건으로 승부를 보는 것은 있을 수 있다.B의원 승부를 본다고 해도 통합의 의미가 퇴색한다.C의원 조기 전대란 것은…최고위원 5명을 선출해야 한다.D의원 지도부가 누가 될 것인지 한번 붙어보자는 것이 된다.E의원 현재의 대립상황을 볼 때 전대를 한다면 우리당에 일정 사람들이 남아 있을 것을 각오해야 한다.F의원 한마디로 대분열이다.D의원 전대를 하자는 쪽의 노림수는 그들의 충성스러운 대의원이 30%가 있는 반면 이쪽은 마음 다 떠난 대의원뿐이고, 전대를 치르면 이기거나 2,3위 입성이 가능하다는 판단인 것이다. 이대로 끌려가면 우리는 분당세력으로 치부될 가능성이 농후하다.G의원 집단탈당을 할 것이 아니라면 전대를 해야 하는 것 아닌가. 주요 세력간 정치적 합의가 필요하다.D의원 GT·DY 양대 계파가 물밑으로 높은 수준의 정치적 합의를 이루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이것이 아니면 난국을 타개할 방법이 없다.H의원 각 정파의 목소리가 반영되는 특별기구의 구성은 어떤가.F의원 정파를 떠난 객관적인 목소리의 반영도 중요하다.A의원 비대위원들은 자신들이 현 정치적 상황을 쥐고 가고 싶어 한다.H의원 현 비대위 구성이 통합신당파가 훨씬 많은데 다른 것을 만들면 오히려 복잡해질 수 있다는 생각들도 있다.(친노세력인)참정연 등과 우리가 갈라서는 모습도 영 아니고, 어떤 식으로든 대화 창구를 가동해야 한다.D의원 비대위가 모든 것을 갖고 가면 참정연은 몇 남지 않는다. 그러나 전대로 가닥이 잡히면 이들은 절대 흩어지지 않는다. 비대위 주도로 모든 것을 결정하고, 전대는 형식적 추인이나 완성 수준으로 격하시켜야 한다.B의원 통합신당을 추진하더라도 그룹간 손발을 맞추는 조율이 필요하다. 밖의 세력과 빅뱅할 때 시기와 형식이 맞아야 한다. 선도탈당 그룹이 생기면 다수의 남은 세력과 분열이 생기게 되고, 아주 무서운 결과를 초래한다.A의원 VIP(노무현 대통령)를 포함해 완강한 반대세력이 현존하는데 임시전대를 안 할 수는 없을 것이다.I의원 정히 그러면 놔두고 가는 수밖에 없지 않나.H의원 ‘확 떨구고 가자.’는 주장에 무조건 동의만 할 수는 없다.F의원 각자 가자는 주장은 너무 나이브한 것이다. 끝까지 당내 단일안 마련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A의원 당을 깨고 나가는 것은 안 된다. 다 합쳐서 한나라당을 깨자는 것인데 40명 이상이 남을 당을 존재하게 할 수는 없다.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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