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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임 중독=질병’ 옳은 결정일까… “인식 개선” vs “과잉규제”

    ‘게임 중독=질병’ 옳은 결정일까… “인식 개선” vs “과잉규제”

    아리랑TV가 외신기자들의 뉴스 토론 프로그램 ‘포린 코레스폰던츠’(Foreign Correspondents)에서 최근 세계보건기구(WHO)가 ‘게임 중독’을 질병으로 분류한 것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다고 10일 예고했다. 지난 5월 25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WHO 총회에서 ‘게임 이용 장애’가 포함된 제11차 국제질병표준분류기준안이 만장일치로 통과됐다. WHO 회원국인 한국도 2026년부터 게임 중독을 질병으로 공식 관리할 것으로 전망된다. WHO의 결정에 여론은 물론 게임업계와 의료계, 정부 부처들까지 찬반 논쟁에 휩싸였다. 외신 기자들의 의견도 엇갈렸다. 일본 NNA의 사카베 테츠오 기자는 “게임 중독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개선시키는 측면에서 WHO의 결정에 동의한다”는 생각을 밝히면서 “일본에서는 93만명의 중고등학교 학생들이 자가진단을 통해 게임중독자인 사실이 드러났다. 5년 전과 비교하면 2배에 달하는 수”라고 일본의 현황을 설명했다. 반면 독일 도이치벨레의 파비안 크레츠머 기자는 “과잉규제의 대표적인 사례”라고 지적했다. 그는 “WHO의 국제질병표준분류기준에는 무려 5만 4000여 가지 질병이 등록되어 있다”며 “미래에는 SNS 중독도 포함될 것으로 전망되는데 이런 ‘생활습관질병’을 질병으로 분류하는 것은 불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미국 블룸버그BNA 의 켈리 카슬리스 기자는 WHO의 결정에 찬성하는 뜻을 보이면서도 “걱정이 되는 건 이번 결정이 부모님 세대의 여론에 과잉반응을 불러일으키는 것이다. 극소수에 해당되는 질환에 대한 걱정 때문에 자녀들의 게임기를 빼앗아가는 상황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게임 중독은 질병인가’를 주제로 한 외신기자들의 토론을 담은 ‘포린 코레스폰던츠’는 오는 11일 오전 7시 35분에 방송된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전공의 7명 상습 폭행·모욕’ 한양대병원 교수 집행유예 확정

    ‘전공의 7명 상습 폭행·모욕’ 한양대병원 교수 집행유예 확정

    전공의들을 상습적으로 폭행하고 모욕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한양대병원 교수에게 징역형의 집행유예가 확정됐다. 10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3부(주심 민유숙)는 폭행 및 모욕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모(57) 교수의 상고심에서 김 교수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김씨는 2015~2017년 전공의 7명에게 수술 보조를 잘 하지 못하거나 회진 보고를 제대로 못했다는 등의 이유로 뺨이나 머리, 정강이 등을 수차례 때리는 등 상습 폭행하고 욕설을 해 모욕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수술 중 전공의가 보조를 제대로 못했다며 주사기에 든 생리식염수를 얼굴에 뿌리고 주먹으로 전공의의 가슴 부위를 여러 차례 때리거나 수술환자의 상태를 즉시 보고하지 않았다며 손바닥으로 뺨을 때린 것으로 알려졌다. 또 수술방에서 보조가 미흡하다는 이유로 “병신 XX, X같은 XX” 등의 욕설을 한 것으로도 전해졌다. 1심은 “피해자가 7명에 이르고 범행횟수도 많은 점, 피고인으로부터 지도·감독을 받는 입장에 있던 피해자들로서는 피고인의 가해행위에 대해 심리적으로 위축돼 저항하거나 반발할 수 없었고 피해를 입은 이후 상당한 정신적 충격에 시달린 것으로 보여 죄책이 무겁다”면서도 “피고인의 전공분야가 치료 과정에서 의료사고의 위험성이 높은 편이고 범행이 대부분 사고 가능성이 있는 수술 등 환자의 치료와 관련해 발생했고 상당 부분이 피해자들의 업무상 실수에 대해 질책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것으로 범행 경위에 참작할 만한 사정이 있다”며 벌금 500만원을 선고했다. 그러나 2심은 “의과대학 교수인 피고인이 교육을 받는 전공의인 피해자들을 오랜 기간에 걸쳐 습관적으로 폭행, 모욕한 것으로 죄질이 중하다”면서 “피해자들의 머리나 뺨 등 중요 신체부위를 가격했고 폭행 시 도구를 사용하는 등 폭행의 정도도 약하다고 할 수 없고 피해자들과 소속 병원장을 비롯한 병원 관계자들이 피고인에 대한 엄벌을 탄원하고 있다”며 1심의 형이 너무 가볍다고 판단해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김씨는 “형이 너무 무겁다”며 상고했지만 대법원은 2심 판결이 옳다고 판단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유재환, 16kg 감량한 근황 공개 “70kg가 최종 목표”

    유재환, 16kg 감량한 근황 공개 “70kg가 최종 목표”

    가수 겸 작곡가 유재환이 무려 16kg을 감량했다. 유재환은 과거 방송을 통해 극심한 통풍과 허리 디스크, 공황장애, 역류성 식도염, 과민성 대장 증후군, 우울증, 고혈압, 고지혈증, 두통 등 다양한 질병을 앓고 체중이 104kg까지 불어난 모습을 보였다. 그런 그가 체중 관리를 하지 않으면 목숨까지 위험할 수 있는 상황에 이르러 다이어트를 결심했고, 104kg에서 88kg으로 무려 16kg을 감량하는데 성공했다. 유재환이 선택한 다이어트는 하루 세끼 식사를 챙겨 먹으며 무리하게 운동을 하지 않는 건강하고 쉬운 방법의 다이어트였다. 전문 다이어트 컨설턴트의 도움을 받으며 하루 세끼 규칙적인 식사를 통해 내 몸에 필요한 영양소를 골고루 섭취하는 건강한 다이어트 방법으로 알려졌다. 다이어트를 시작하면서 유재환이 가장 먼저 실천한 것은 과거 엄청난 폭식을 일삼던 습관을 버리고 하루 세끼 일정한 시간에 일정한 양의 식사를 챙겨 먹은 것. 유재환은 “매번 변화되는 수치와 데이터를 보면서 내 몸이 달라 지고 있다는 걸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는 게 너무 재미있었고 다이어트를 하면서 단순히 체중만 감량되는 것이 아니라 건강까지 챙길 수 있다는 게 놀라웠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예전에는 다이어트를 하면 너무 힘들고 괴로워서 금방 포기했었는데 지금 하는 다이어트는 내가 힘들이지 않아도 쉽게 다이어트를 할 수 있다 보니 즐겁게 다이어트를 하게 되는 것 같다. 특히 무리하게 운동을 하지 않고 편안하게 누워서 받는 기기 관리로 운동 효과 뿐 아니라 혈액순환 및 대사를 증진시키는 관리로 인해 몸이 건강해 지고 있는 게 느껴져 나같이 통풍과 허리디스크로 인해 운동을 하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너무 편안하고 좋은 방법”이라고 전했다 최종 목표가 70kg이라고 밝힌 유재환은 목표 체중까지 건강하게 감량하고 팬들 앞에서 멋지게 노래를 부르는 가수의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전했다. 사진=제이에스컴퍼니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홍선영 건강검진, 충격적인 결과 “60대 환자인 줄” [종합]

    홍선영 건강검진, 충격적인 결과 “60대 환자인 줄” [종합]

    홍진영 언니 홍선영의 충격적인 건강검진 결과가 공개됐다. 지난 9일 방송된 SBS 예능프로그램 ‘미운우리새끼’에서는 홍진영 언니 홍선영이 건강검진을 받는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의사선생님은 홍선영의 결과를 말하기에 앞서 심각한 표정을 지었다. 의사선생님은 “현재 상태로 그냥 두면 당뇨 때문에 응급실에 올 확률이 한 달 안에 100%이다. 뇌혈관이나 심장 혈관 때문에도 응급실에 올 확률이 10년 안에 100%”라고 말해 충격을 안겼다. 이어 “제 건강검진 경력이 25~30년 정도 된다. 검진 결과만 봐도 어떤 환자가 들어올지 짐작이 된다. 검진 결과로는 60대 환자가 들어올 줄 알았는데 (홍선영씨가 들어와서) 깜짝 놀랐다. 마흔이 안 된 사람이 갖고 있을 결과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의사선생님은 구체적으로 “복부 주변 체지방 CT 촬영 결과, 내장지방과 피하지방이 굉장히 많다. 그래서 내장이 잘 보이지 않는다. 내장지방이 많게 되면 고혈압, 고콜레스테롤을 불러오게 된다. 간 초음파 사진에서도 간이 너무 하얗다. 지방간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이는 중등도지방간이라고, 간에 지방이 많이 침착돼 있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또한 “이 정도면 술을 매일 먹는 남자의 간과 똑같다”며 “술을 안 먹는데 지방간이 심하다는 것은 곡류를 많이 먹는 식습관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의사선생님은 “이렇게 강하게 말씀드리는 이유가 있다. 38세인 홍선영 씨 혈관 나이가 65세로 나왔기 때문”이라며 건강을 챙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진=SBS ‘미운우리새끼’ 방송 캡처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日연구팀 “맥주보다 와인 마시는 고령자가 인지기능 더 우수”

    日연구팀 “맥주보다 와인 마시는 고령자가 인지기능 더 우수”

    와인을 마시는 고령자들이 음주를 전혀 하지 않거나 다른 종류의 술을 마시는 사람들보다다 기억력, 주의력 등 인지기능이 더 높게 유지되고 있을 가능성을 시사하는 연구 결과가 일본에서 나왔다. 오사카대 지역간호학 연구팀은 지난 6일 센다이시에서 개막된 일본노년의학회 학술대회에서 고령자의 음주습관과 인지기능의 상관관계에 대해 연구한 결과를 발표했다. 음주습관 조사는 2016~2017년 도쿄도와 효고현에 살고 있는 70~80대 노인 1217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조사대상 중 와인을 마신다고 답한 67명의 경우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기억력·주의력을 기초로 한 인지기능 평가에서 더 우수한 결과가 나타났다. 맥주, 청주 등 다른 술을 마신다고 답한 집단에서는 인지기능 측면에서 유의미한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와인을 마시면 폴리페놀 등에 의한 항산화 작용으로 인지기능 저하가 완화된다는 연구결과는 있었지만, 이번에는 실제 고령자들을 대상으로 실증적으로 확인을 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또 음주를 하는 고령자의 경우 ‘평균 주 1일 미만’이건 ‘주 1~6일’이건 빈도나 술의 종류에 상관없이 ‘전혀 마시지 않는다’고 답한 응답자들에 비해 인지기능이 더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이기철의 노답 인터뷰] “한국산사가 간직한 고귀한 단청빛…이젠, 그 아름다움 드러낼 방안 고민할 때”

    [이기철의 노답 인터뷰] “한국산사가 간직한 고귀한 단청빛…이젠, 그 아름다움 드러낼 방안 고민할 때”

    ‘사찰 사진 30년’ 노재학 작가가 말하는 단청의 세계사찰 사진만 30년 가까이 찍어온 노재학(56) 작가의 ‘한국산사의 단청세계, 고귀한 빛’이란 주제의 사진전이 11일까지 서울 인사동 경인미술관에서 열린다기에 6일 그를 만났다. 지난 2월 부산에서 첫 전시를 한 이후 세 번째로 전국 순회 전시를 하고 있다. 전시회는 문화유산회복재단(이사장 이상근)이 주최했다. 지난해 한국 산사 7곳이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것을 기념해 마련된 전시회다. 전시회는 문화유산으로 등재될 때 제대로 표현하지 못했던 한국미술과 불교 미술의 아름다움을 보여주고자 마련됐다. 노 작가는 “사찰은 건립 당시 최고의 건축과 회화, 문양, 조형이 결집된 미술관이자 고구려 고분벽화, 고려불화, 조선민화의 전통이 면면히 흐르는 보물창고”라고 강조했다. - 절집 사진, 얼마나 많이 찍었나. “글쎄요, 약 30년간 사진을 찍었으니 대충 1억 컷이 넘을 될 것입니다. 그런데 제가 보는 기준의 작품 사진은 3000컷에 하나 정도이니 작품 사진은 아마 3000장 남짓 보유하고 있습니다. 1년에 집에 있는 날이 50~60일 정도입니다. 보통은 한 절에서 2박3일 정도 머물며 사진을 찍습니다만, ‘내일이면 빛이 좋겠다’ 싶으면 하루 더 머물기도 합니다. 2박3일 머물며 찍어도 작품을 한 장도 못 건질 때가 더 많습니다. 1년에 자동차로 5만km 이상 달립니다. 지구 한 바퀴와 반지름 거리가 더 되지요.”  “절집 사진 대충 1억컷…작품 사진 3000장 정도1991년 제주교도소 출소 이후 자유찾아 돌아다녀1년에 300일가량 나가…자동차 5만km 거리 주행절집 방문횟수 몰라…부처님만 내발걸음 아실 것사진찍을 때 정장차림에 구두光…등산복 안입어”- 그러면, 절집을 얼마나 많이 갔나. “절집을 몇 번이나 갔을까 하고 생각해보면 저도 사실은 모릅니다. 그렇지만, 부처님은 제 발걸음 소리를 기억하실 겁니다. 제가 새벽에 가면, 다른 사람은 알 수가 없잖아요. 집에서 비교적 가까운 경남 양산에 있는 통도사에는 어림잡아 1000번 이상 갔을 겁니다. 방방곡곡의 개들이 최소한 한 번쯤은 저를 보고 짖었을 겁니다.”  - 사진을 찍을 때 정장 차림이라고 들었다. 불편하지 않나. “천정의 저 세계가 숭고하다고 느꼈습니다. 그래서 몸가짐을 함부로 해서는 안 되겠다 싶어서 등산복이나 청바지 차림으로 가지 않습니다. 최대한 예경을 갖춰야겠다고 싶어서 촬영을 나갈 때마다 집에서 가장 깨끗한 정장차림에 신발도 구두에 광을 내서 신고 갑니다. 절에서 만나는 일반 사람들은 제가 사진 찍는 줄도 모릅니다. 법당에서 기도하거나 예불 드리는 사람이 있으면 사진 쵤영 작업을 멈춥니다. 예불이 끝날 때까지 다른 데로 가지 않고 그 절에서 기다립니다. 그리고 아침, 점심, 저녁때 빛의 방향과 길이를 관찰하고 확인합니다.”   노 작가는 인터뷰 내내 ‘천장(天障)’이라는 말 대신 ‘천정(天井)’이라는 단어를 고집했다. 국립국어원은 천장을 표준어를 취하고, 천정을 북한어라면서 버린다고 밝혀두고 있다. 그러나 그는 천장은 낮고 좁은 건물의 내부공간 위를 평평하게 막은 개념이라면 천정은 궁궐이나 사찰 건축물 등과 같이 넓고 높은 내부공간을 우물 정(井)자 격자 칸을 짜서 층급으로 위엄있게 꾸민 형태라고 차이를 설명했다. 사찰의 천정은 하늘을 막는(障) 단절의 개념이 아니라 하늘의 세계를 구현하기에 천정으로 써야 한다고 주장했다. 인터뷰에서 그의 표현대로 천정으로 표기한다.  - 절 사진, 언제부터 찍었나. “이런 이야기를 해야 하는지 망설여집니다만 1991년 제주교도소에서 출소하고 나서부터입니다. 한라산 자락 해발 300m 위치에 있던 제주교도소 시설이 매우 열악했습니다. 4중창으로 공기가 소통되지 않아 메케한 냄새가 지독했습니다. 제가 있던 감방이 0.75평이었는데 구더기가 일렬로 구석을 따라 기어가는 것이 다반사였습니다. 미쳐버리기 직전이었죠. 그런데 저녁 무렵이면 한라산 자락에서 소와 말 울음소리가 창살 너머로 들려왔습니다. 내가 나가면 푸른 하늘을 무한정 보며 들판을 끝없이 걸어보고 싶었습니다. 이런 자유의 소중함을 만끽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출소하자마자 들판을 쏘다녔습니다. 그게 결국 사찰로, 단청으로 이어졌습니다. 29년째인가요.”- 교도소, 왜 갔나. “아내는 알지만, 아이들은 아빠가 뭘 했는지 모릅니다. 그래서 이런 말을 해야 하는지도 사실 머뭇거려집니다만 제가 부산대 82학번입니다. 당시, 많은 학생이 정권을 향해 돌을 던지고 할 때였으니, 저도 시국사건에 연루된 것입니다. 안양교도소 있다가 제주교도소로 이감되었습니다. 80년대 말이었습니다. 그때 제주교도소장이 ‘내가 알기로 뭍에서 제주도로 귀양온 사람은 네가 세 번째’라고 하더군요. 그러면서 처음은 추사 김정희 선생이고, 다음은 서울대 학생, 그다음은 저라고 농담 같은 말을 했습니다.”  - 들판을 쏘다닌 것이 어떻게 단청과 연결되나. “자유를 만끽하고, 마음을 다스리려 들판을 쏘다닐 때 처음엔 빈 절터만 찾아다녔습니다. 버려진 절터에는 역사가 무너져 있고, 바람이 있고, 푸르름이 있었습니다. 역사의 잔해가 깊은 감동을 주더군요. 덧없고, 자연만 푸르구나 이런 마음이 들었습니다. 그때부터 필름에 담기 시작했습니다. 전국의 절터를 5년간 기행했습니다. 그러다 절터의 석탑이 보여서 석탑만 찾아서 사진을 찍다가, 그다음엔 마애불을 촬영하러 온 산을 오르내렸습니다. 제 성격이 한 곳에 필이 꽂히면 그것에 집중하거든요. 석등만 보이다가 어느 날 절집의 노거수, 고목만을 보려 다녔습니다. 그러다가 절집의 창호, 문짝의 꽃살무늬를 보게 됐어요. 점점 법당으로 가까이 가게 된 것입니다.”  - 그래서 법당문을 열었나. “꽃살문을 여는데, 법당 안의 천정 세계가 완벽한 좌우대칭으로 되어 있는 거예요. 같은 패턴이 반복되면서…. 제가 수학을 전공했는데, 수학의 본질이 자연이나 현상에서 패턴의 통일성이나 규칙성을 찾는 것인데, 그것을 법당 천정에서 발견한 겁니다. 수학에선 같은 패턴을 반복하고, 대칭으로 남는 순간을 무한으로 해석합니다. 경북 안동 봉정사와 전북 부안의 내소사에서 이런 미학적 인식을 하게 됐습니다. 절집 천정의 단청이 이런 형식으로 무한을 의미하는 것을 보고 정말 놀랐습니다.”  “처음엔 빈 절터 찾다가 마침내 법당안 천정 봐좌우대칭에 패턴 반복…전공인 수학 본질 느껴법당 천정 컴컴…촬영시 플래시, 사다리 안 돼필름 10통 찍어도 작품 못건져…디지털로 바꿔”- 이번엔 절집 천정에 빠졌겠다. “부처님을 모신 대웅전의 천정에 이런 패턴의 단청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궁금했습니다만 자료나 책이 없었어요. 그래서 사진을 찍어서 데이터를 구축해야겠다고 마음먹었습니다. 전국의 사찰을 돌아다니는 것은 습관처럼 해왔기에 한 2~3년이면 작업이 끝날 줄 알았습니다. 그때가 2003년이었습니다. 소임 스님으로부터 사진 촬영 허가 조건이 플래시를 터트리지 말고, 법당이니까 삼각대를 쓰지 말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절집 천정은 등에 가려 있고 어두워서 필름 10통을 써도 작품 사진 한 장을 건지지 못했습니다. 비용이 만만찮아서 디지털로 바꿨습니다. 천정 사진부터 디지털로 쵤영했습니다.”  - 스님들 반응은. “사진은 빛의 예술입니다. 스님들도 평소 육안으로 천정을 올려다보면 어두컴컴하지 않겠습니까. 그런데 제가 찍은 사진을 보면 ‘어떻게, 이렇게 밝게 나왔느냐’고 감탄합니다. 햇빛이 법당 바닥에 들어와 반사되어 천정이 밝게 보이는 그 순간을 포착한 것이지요. 한 절에 2~3일씩 머무는 것도 법당 마룻바닥에 비친 자연빛이 언제 가장 길고, 어디 쪽으로 가는지 관찰합니다. 그리곤 그 빛의 시간에 가서 찍었기 때문에 화사하게 나오는 것입니다. 그 빛이 피사체에 머무는 시간도 길어야 5분 정도, 보통은 2~3분 만에 슬그머니 사라집니다. 그리고 저는 기계적 메카니즘이 저의 몸에 맞아 니콘카메라를 쓰는데, 아주 낡고 허름합니다. 이걸 한 스님이 보더니 ‘이런 낡은 구닥다리 카메라에서 이렇게 좋은 사진이 나오다니’ 하고 놀라더군요. 그래서 ‘빛이 언제, 어느 벽화에 들어오는지 그 순간을 잡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해줬습니다.” 노 작가는 조계종 소속 전통사찰 1000여곳 가운데 100년 이상 된 전통문양과 벽화를 가진 사찰은 140곳이고, 법당은 200여 곳이라고 단정했다. “어디 나온 통계는 아니고, 제가 30년 가까이 발품을 팔면서 샅샅이 조사한 결과입니다. 대다수 사찰은 고전의 빛을 간직한 법당이 한 곳인데, 통도사는 대웅전 영산전 용화전 등 11곳이나 있습니다. 마곡사처럼 서너곳인 경우도 있지요. 정말 놀라운 것은 사찰마다 법당 벽화 표현이 다 다릅니다. 하나도 같은 게 없습니다.” “법당천장 촬영 노하우?…마룻바닥 반사빛 관찰사찰 가면 2박3일 머물러…기도 하면 촬영 안해산사 유네스코 등재, 단청·벽화 아름다움 빠져단청작가 이름 없는 이유?… 無我 사상과 연결”- 사찰 단청과 벽화, 유네스코가 인정하지 않았나. “작년 6월에 한국의 산사 7곳이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된 것은 정말 자랑스러운 일입니다만, 그것은 가람의 배치, 법당의 역사 등 기록 위주로 되어 있습니다. 산사, 그 내부 세계 소개는 대단히 제한적이었습니다. 2011년부터 유네스코 등재를 준비했는데 불경스러운 이야기이겠지만 사찰에 있는 벽화와 문양 등에 대해 이야기는 하는 분이 없었습니다. 실제로 한 사찰에서 등재심사 실사를 나온 이코모스 조사단을 우연히 마주친 적이 있습니다. 그분들이 사찰을 둘러보기는 했지만, 법당 안으로 들어가 내부를 세밀히 살피는 것은 보지 못했습니다. 사찰 내부 장엄을 뺀 것은 시스티나 성당에서 미켈란젤로의 천지창조와 같은 천정벽화를 제외한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산사의 진정한 아름다움, 법당 내부에 있는 아름다움이 알려줬으면 합니다.”  - 작가 이름도 전하지 않는데, 그렇게 가치가 있나. “작가 이름이 전하지 않는다고 그 가치가 떨어지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조선시대 사찰 중건 과정에선 거의 모든 것을 사찰 스스로의 역량으로 해결했습니다. 그러니 단청도 당연히 스님 장인인 승장(僧匠)이 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단청에 불교와 불교 철학이 깊이 투영된 것이지요. 단청을 한 사람이 이름 전하는 것은 전남 해남군 미황사의 대웅보전에 ‘무등산인단확야(無等山人丹艧也·무등산 사람이 단청을 했다)’는 기록이 유일합니다만 불교 철학이 무아(無我) 즉 자신을 드러내지 않고, 자신을 주장하지 말라는 가르침인데, 스님이 그 이름을 드러내겠습니까. 개인이 아니라 조직인 사찰의 힘으로 한 것이니 이름을 드러내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노 작가는 일 년 중 거의 300일을 길 위에서 보낸다. 사찰뿐만 아니라 고택, 궁궐도 그의 피사체다. 불교 매체인 현대불교에 ‘사찰천정 화엄의 빛’, ‘한국산사의 단청문양 세계’, ‘그 절집의 빛’을 연재했다. 저서로는 ‘한국산사의 단청세계, 불교건축에 펼쳐진 화엄의 빛’을 내기도 했다. 그는 주지 스님의 성격이 다소 괴팍해 촬영허가를 해주지 않은 사찰에도 어떤 전통의 빛이 있는지를 살펴보고 카메라에 담고자 하고있다. “한국불교 習合사상… 태극·신선·민화 등장 이유한국 사찰 단청·벽화 지역적으로 미세한 차이 감지영남사찰 고전주의적 정형성…안동은 유교 요소도서남해안 사찰 낭만주의·자유분방… 20세 탈종교적통도사 ‘봉황 탄 문수보살’…고구려 고분벽화 원리”- 단청에 불교가 아닌 태극 등의 문양도 보인다. “한국 불교의 수용성을 보여준다고 생각합니다. 유교의 태극, 도교의 신선, 사군자, 약리도, 화조도, 책가도 등이 들어와 있습니다. 그리고 해학적인 그림들, 민화적 요소들도 들어와 있지요. 시대 상황에 따라 여러 문화요소가 관습처럼 합쳐지는 습합(習合)이 큰 특징입니다. 지역적 차이점도 보입니다. 조선시대 유교의 본향 같은 안동에서는 태극을 비롯한 성리학적 요소들이 많이 들어와 있습니다. 봉정사 봉황도의 경우 사찰이 아니라 궁궐에 있을 법한 벽화도 보입니다. 범어사나 통도사의 조형미술은 고전주의적 정형성이 엄격합니다. 반면에 내소사, 미황사, 대흥사와 같은 서남해안 산사 단청은 대단히 세련되고 낭만주의적 경향으로 자유분방하고 정겹습니다. 20세기 들어서면서 사찰 공사도 거의 민간이 맡아서 하게 됩니다. 벽화도 종교적인 것에서 많이 벗어나지요. 해남 대흥사 대웅보전의 불단에 보이는 뫼비우스 띠와 같은 청룡, 황룡 조형이 그런 산물일 것입니다.”  - 가장 감동이 있는 단청 사진은. “유네스코 한국위원회에서 2013년 통도사 대웅전을 보존처리 할 때였습니다. 비계를 설치하고, 위에서 뭔가 떨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천막을 쳐둔 상태입니다. 천정 쪽에 뭔가 있다는 것을 직감하고, 허락을 얻어 높이 10m의 비계에 올라갔습니다. 너무 어두워서 휴대폰 조명을 켜보니 ‘와~’ 하고 탄성이 절로 나왔습니다. 너무 감격스럽고 놀라서 비계에서 떨어질 뻔했습니다. 고구려 고분벽화의 미술조형 원리가 드러난 작품으로, 봉황을 탄 문수보살이었습니다. 휴대폰 조명을 이용해 사진을 찍었습니다. 통도사의 적멸보궁은 1640년대에 중수한 것입니다. 300여년 전의 빛이 그대로 남아 있었습니다. 깊은 어둠 속에서 한줄기 빛을 보는 그런 느낌이었습니다. 아마 유일한 사진일 겁니다.”  - 애지중지하는 사진을 든다면. “역시 양산 신흥사 대광전 후불벽 뒷면에 있는 관음삼존도 벽화입니다. 옷 의습에 베푼 문양을 보면 고려불화의 전통이 그대로 남아있습니다. 다른 후불벽화가 백의 수월관음도인데 여기는 특이하게도 검은 먹 바탕에 백묘로 그린 관음삼존도입니다. 수월관음과 함께 어람관음을 배치한 대단히 독창적인 벽화입니다. 어람관음은 중생구제를 위해 한 손에 물고기 바구니를 들고 맨발로 저잣거리에 나투신 보살니다. 어둠에서 빛이 나오듯 정말 숭고합니다. 양산 신흥사는 효종 8년(1657년)에 건립됐습니다. 어람 관음보살은 경주 불국사 대웅전 후불벽에서도 적외선 촬영결과 존재했다는 사실이 발견됐지만, 현재는 신흥사가 유일합니다.” “아름다운 벽화·단청, 등·불전함에 가려져 안타까워연등·불전함 재배치해 아름다움 공유, 고민할 시기” - 이런 벽화나 단청의 아름다움, 사람들이 잘 모른다. “산사 벽화와 천정의 세계가 말 그대로 부처님의 세계를 드러낸 것인데, 연등이나 불전함 등으로 가려져 있습니다. 보통 사람들은 볼 수 없으니 참 안타깝습니다. 그 아름다움을 세계인들이 다 공유할 수 있게 연등이나 불전함 배치문제를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한국산사가 세계유산으로 등재된만큼 종단차원에서 지혜를 모아야 할 것입니다. 이젠 불교미술의 정수인 벽화와 단청, 천정의 세계를 드러내야 하지 않을까요.” 글·사진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증권업계, 다른 금융권보다 핀테크 수용도 낮아”

    증권업계가 은행, 보험 등 다른 금융권에 비해 핀테크(금융+기술) 수용도가 낮다는 분석이 나왔다. 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 금융사들은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분석 등 신기술을 통해 고객 수요 분석과 핵심기능 강화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 우선 은행권은 비대면 채널 영업력 확대를 위해 핀테크를 적극 수용하고 있다고 금감원은 분석했다. 특히 간편 결제, 신용평가와 고객 분석 역량 강화를 위한 AI·빅데이터 플랫폼 구축 분야에서 핀테크 수용도가 높았다. 아울러 태블릿 브랜치와 스마트 현금자동입출금기(ATM) 등을 통한 영업도 적극 추진 중이다. 바이오인증과 모바일 OTP 등 새 인증수단 도입 또한 활발한 편이다. 보험 업계는 이용자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보험료 차등화, 보험금 청구 간소화 등 소비자 편익을 높이기 위한 인슈어테크(보험+기술) 활용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생명보험 업계는 가입정보 조회와 보장 분석, 지급심사 자동화 등 서비스 분야에서 인슈어테크를 적극 적용했다. 삼성생명과 교보생명은 핀테크 기업 ‘디레몬’과 제휴해 스크래핑 기술을 활용한 보험 가입내역 조회 등 보장분석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한화생명도 카카오페이 API연결을 통한 전자청약 시스템을 구축했다. 손해보험 업계는 운전습관 연계보험(UBI), 보험료 간편 결제 등을 통해 소비자 편의성 향상을 추진 중이다. 삼성화재 ‘애니핏’ 서비스는 측정된 걸음수가 목표치에 도달하면 포인트를 제공한다. KB손해보험 등은 SK텔레콤 네비게이션 ‘티맵’의 운전습관 정보를 연동해 보험료를 할인해 주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다만 증권업계는 주식종목 추천, 자산관리 등 로보어드바이저 분야에서 제한적으로 핀테크를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로보어드바이저는 투자자가 입력한 투자 성향을 토대로 알고리즘을 활용해 자산을 관리해 주는 서비스다. 일부 증권사들은 고객별 거래 성향과 종목 선호도를 분석해 맞춤형 투자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금감원은 “증권업계는 다른 업권에 비해 핀테크 수용도가 다소 낮은 상황”이라면서 “향후 핀테크 업체와의 협력 관계 구축 등을 통해 핀테크 도입을 시도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사이언스 브런치] 취침·기상 시간 불규칙하면 대사질환 ‘빨간불’

    [사이언스 브런치] 취침·기상 시간 불규칙하면 대사질환 ‘빨간불’

    푹 자고 일어난 것 같은데도 온몸이 찌뿌둥하고 하루 종일 하품을 참을 수 없다. 지난해 7월 주 52시간 근무제도가 도입되면서 직장인들이 야근에서 벗어나기는 했지만 현대인들은 여전히 수면 장애에 시달리고 있다. 미국 보스턴 브리검여성병원 네트워크의학부 연구진은 잠 들고 깨는 시간과 수면 지속 시간이 불규칙한 경우 비만, 고지혈증, 고혈압, 당뇨와 같은 대사질환이 발생할 가능성이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27% 높다고 6일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의학 분야 국제학술지 ‘당뇨 케어’ 5일자에 실렸다. 연구팀은 미국에 거주하는 45~84세 사이 다양한 인종의 남녀 2003명을 대상으로 2010~2017년 수면 상태와 대사질환 여부를 포함한 건강지표를 장기 추적 조사했다. 조사 대상자들에게는 수면 시간과 수면의 질을 정밀하게 측정할 수 있는 손목시계형 신체활동측정기 ‘액티그래프’를 착용하도록 했다. 이와 함께 매일 수면 일기를 쓰도록 하는 한편 2~3개월 간격으로 수면 습관과 건강 관련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분석 결과 수면 지속 시간과 취침, 기상 시간이 불규칙적으로 변하면 1년 이내에 ‘좋은 콜레스테롤’으로 알려진 HDL 수치는 낮아지고 총중성지방 수치, 혈압, 허리둘레는 늘어나는 등 각종 대사기능 장애가 나타난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또 수면 시간과 수면 패턴이 가장 불규칙한 이들은 비정규직 흑인남녀로 다른 실험 대상보다 우울증을 앓는 비율과 수면 무호흡 지수가 높게 나타났다. 미국의 대표적인 싱크탱크인 랜드연구소 행동심리학자들도 캘리포니아 남부에 거주하는 다양한 인종의 청소년 1850명을 대상으로 수면 시간과 행동 양식을 2013년부터 4년간 추적 조사했다. 연구팀은 청소년의 권장 수면 시간인 8~10시간의 수면을 취하지 못하는 경우 의사결정 능력이 떨어지고 충동성에 영향을 미쳐 약물 과용이나 안전하지 못한 성적 행위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는 연구 결과를 미국심리학회에서 발행하는 실험심리학 분야 국제학술지 ‘보건심리학’ 3일자에 발표하기도 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매일 매일 운동하십니까… 몸짱 되려다 늙습니다

    매일 매일 운동하십니까… 몸짱 되려다 늙습니다

    주간 ‘근력 2회·유산소성 3~5회’ 권장 무리한 움직임은 활성산소 생성 촉진 신체 산화로 노화·근골격계 질환 낳아 정부, 7일 3회·하루 30분 ‘7330 캠페인’ 주1회 운동이 아예 안 하는 것보다 나아‘운동은 과연 다다익선(多多益善)일까.’ 생활 체육 및 의학 전문가들은 이 같은 질문에 단호하게 고개를 가로젓는다. 자신의 신체 상태에 맞춰 적정량 운동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프로 선수라면 매일 운동을 해도 몸이 버틸 수 있다. 그러나 어깨가 안 좋은 보통 사람이 매일 수영을 하면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도대체 어느 정도의 빈도와 강도로 운동하는 것이 적당한 것인지에 대한 의문이 생길 수 있다. 이와 관련해서는 가장 권위 있는 저서 중 하나인 ‘미국대학스포츠의학회 운동 검사 및 처방 가이드라인 제10판’을 참고하면 유용하다. 이 책에선 질병이 없는 건강한 성인(18~65세)이라고 하면 근력 운동은 일주일에 최소 2일 이상 하는 것을 권유하고 있다. 유산소성 운동은 중강도로 한다면 한 번당 30~60분씩 일주일에 5일, 고강도로 한다면 20~60분씩 일주일에 3회 하는 것을 권하고 있다. 중강도로는 일주일에 총 150분, 고강도로는 일주일에 총 75분가량 운동하는 것이 이상적이다. 프레데릭 데라비에와 마이클 건딜이 공저한 ‘근육운동가이드-프리웨이트’에서도 적당한 근력 운동의 빈도를 제시하고 있다. ‘기본적으로 근육 운동은 최소 주 2회는 실시하는 것이 좋다’고 하면서도 ‘주의할 점은 (일반인은) 일주일에 최대 4회를 넘기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라고 명시하고 있다. 지나친 운동은 오히려 악영향을 미친다는 이유에서다.처음 1~2개월 동안 주 2회로 운동을 시작한 다음, 준비가 됐다고 느낄 때 운동 횟수를 주 3회로 늘리는 것을 권하고 있다. 3~6개월간 꾸준히 운동한 이후에는 4일 기준의 운동 방식을 고려할 수 있다고도 한다. 너무 무리한 운동을 계속하게 되면 체내 활성산소의 생성을 촉진해 인체에 해로운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활성산소는 세포에 손상을 입히는 모든 종류의 산소를 이야기한다. 활성산소는 몸속 병원체를 공격하는 소독약 역할을 하지만 동시에 우리 몸이 필요로 하는 분자들까지 공격한다는 점이 문제다. 그래서 평상시에는 활성산소가 체내 분자들을 공격하기에 앞서 인체에 있는 항산화물질이 선제적으로 반응을 해 큰 피해가 없도록 방어하고 있다. 하지만 활성산소는 과도한 운동, 스트레스, 음주, 흡연 등을 할 때 더욱 늘어나게 된다. 결국 운동을 무리하게 하면 항산화물질의 방어체계가 무너지면서 인체 조직의 산화적 손상이 발생할 수 있다. DNA 손상, 단백질 체계의 변성 등을 일으켜 노화, 근골격계 질환 등이 발현하게 되는 것이다. 이진석 한국스포츠정책과학원 연구위원(운동생리학 전공)은 “활성산소는 에너지원을 쓰고 난 부산물로 지나치게 운동을 하면 많이 발생한다. 마치 기름으로 움직이는 자동차에서 발생하는 배기가스와 같다고 이해할 수 있다”며 “활성산소로 인한 손상은 잠재적이기 때문에 단기간에 겉으로 바로 드러나지 않게 된다. 내재되어 몸에 손상을 일으킨다. 음식을 많이 먹어도 활성산소가 생기기 때문에 소식에 적당한 운동을 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땀 흘릴 정도의 운동을 하루도 빼놓지 않고 하는 것은 질병 예방 측면에서는 효과적이지 않을 수 있다는 내용의 연구 결과도 있다. 연세대 보건대 연구팀이 지난 2002년부터 13년간 건강검진을 받은 국내 25만 7854명을 추적한 결과 일주일에 3~4차례 땀 흘려 운동한 사람은 한 번도 운동하지 않은 사람보다 당뇨병 예방 효과가 13%, 고혈압 예방 효과는 14%, 뇌졸중은 17%, 심근경색은 21% 더 높았다. 반면 매일 땀 흘려 운동한 사람은 아예 안 한 것에 비해 해당 질병의 예방 효과가 3~6% 더 높은 것에 그쳤다. 매일 운동하면 신체가 회복할 시간 없이 오히려 피로가 쌓인 탓이다. 김광준 세브란스병원 노년내과 교수는 “운동을 하면 그에 따른 득과 실이 있다. 이번 연구 대상군에서는 매일 운동할 때 그 득과 실이 비슷한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주 3~4회 운동하는 게 좋았던 사람이 대다수였다”며 “다만 매일 운동하는 게 몸에 해롭다는 것은 아니다. 나이가 젊고, 영양 상태가 좋고, 몸이 힘들지 않으면 매일 운동을 해도 된다. 사람마다 다르기 때문에 개별화해서 해석하는 것이 가장 정확하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서 문화체육관광부와 대한체육회는 2005년 10월부터 ‘스포츠 7330’ 캠페인을 이어오고 있다. 각자 체력이 다르겠지만 일반적으로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선 최소한 일주일(7)에 3번 이상, 하루 30분 운동을 하는 것이 좋다는 내용의 캠페인이다. 한번 운동을 하면 우리 몸에 그 영향이 지속되는 기간이 48시간 정도이기 때문에 일주일에 세 번쯤은 생활 체육을 즐겨야 운동 효과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또한 개인 차가 있지만 일반적으로 운동 후 30분이 지나면서 서서히 지방이 분해·소모된다는 것 또한 고려해 ‘7330’이라는 숫자를 만들어 14년째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만약 그래도 매일 운동을 하겠다면 유연성 운동 위주가 좋다. 요가나 스트레칭은 유산소성 운동·근력 운동을 과도하게 할 때 발생하는 부작용이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다. 아니면 일주일에 3~4번은 유산소성·근력 운동을 하고 나머지 날은 유연성 운동 위주로 섞어 하는 방법을 택할 수도 있다. 그렇지만 무엇보다 가장 건강에 해로운 것은 아예 운동을 안 하는 습관이다. 지난 2월 문체부가 발표한 ‘2018 국민생활체육참여실태조사’(10세 이상 국민 9000명 대상 조사)를 살펴보면 지난 1년간 규칙적으로 운동(주 1회 이상)을 했다고 응답한 사람은 전체의 62.2%에 달했지만 전혀 운동을 하지 않았다는 사람도 28.0%를 차지하고 있다. 이와 관련한 따끔한 충고 하나를 소개한다. ‘일주일에 몇 번을 운동할지는 개인의 일정에 따라 좌우될 수밖에 없고, 그 사정에 맞추다 보면 최적의 운동량을 수행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한 주에 한 번이라도 운동하는 것이 아예 안 하는 것보다 훨씬 낫다는 사실이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씨줄날줄] 보양식/이동구 논설위원

    [씨줄날줄] 보양식/이동구 논설위원

    잘 알려진 대로 세기의 바람꾼 카사노바는 하루에 50개의 생굴을 먹었다고 한다. 이탈리아 사람들이나 유럽인들은 웬만해서는 해산물을 날로 먹지 않지만, 유독 굴은 날것으로 즐긴다. 정력에 좋다면 식습관도 바꿀 만큼 탐닉하게 되는가 보다. 카이사르가 유럽 정복에 나선 것도 영국에서 맛본 ‘그놈의 굴’ 때문이었다는 주장도 있다. 음식으로 기력을 돋운다는 생각은 동서양인이 마찬가지다. 약해진 몸을 추슬러 여름이나 겨울 등 힘겨운 계절을 견뎌 냈던 것이다. 일본인들은 우리처럼 7월 복날(도요노우시노히)에 우나기(장어) 덮밥을 먹는다고 한다. 독일인들 또한 보양식으로 알주페(장어찜)를 즐겼고, 태국인들은 새우와 채소, 향신료가 잘 어우러진 ‘?양꿈’을 보양식으로 먹었다. 중국인들은 상어 지느러미, 전복, 해삼 등 귀한 재료가 30여 가지나 들어간 ‘불도장’을 으뜸 보양식으로 간주한다. 스페인 사람들은 ‘가스파초’(갖가지 양념이 된 젖은 빵)를, 프랑스인들은 우리의 설렁탕과 유사한 ‘포토푀’라는 음식을 보양식으로 즐긴다고 한다. 호주 사람들은 ‘캥거루스테이크’를 보양식으로 선호한다니 이채롭다. 한반도의 여름철 보양식으로는 으레 보신탕과 삼계탕이 으뜸으로 꼽혔다. ‘동국세시기’나 ‘음식디미방’과 같은 고서에도 소개된 전통의 보양식이다. 그러나 이제 보신탕은 찾아보기 어렵다. 개고기 거래 자체가 위축되고 음성화돼 보신탕을 취급하는 식당도 사라지고 있다. 자연히 보신탕을 먹는다는 사람을 찾기도 어렵다. 보신탕을 이야기했다가는 자칫 왕따되기 십상이다. 오히려 개들이 여름철 보양식을 즐긴다. “닭을 익혀서 줘야 하나, 생고기로 먹이는 게 맞다”는 논쟁이 벌어질 정도다. 애완견에게 철마다 보양식을 먹인다고 자랑하는 사람들을 만나기는 어렵지 않다. 그도 그럴 것이 ‘반려견·반려묘 1000만 시대’로 개는 가족 이상으로 사랑받는 존재다. 인정하긴 싫지만 애견문화가 하나의 가풍(家風)으로 자리매김한 것이다. 오죽했으면 ‘개통령’(개들의 대통령)이란 애칭(?)도 생겨났을까. 그제 영호남엔 폭염주의보가 내려지는 등 무더위가 성급히 찾아왔다. 6월 초임에도 한여름 날씨를 보이니, 보양식을 찾는 발걸음도 빨라질 수밖에. 삼계탕집은 물론 도가니탕·꼬리곰탕·오리백숙집 등이 성수기를 맞고 있다. 보양식 음식점들이 삼복더위 대목을 1~2개월이나 앞당겨 짭짤하게 재미 보는 셈이다. 백화점들은 올여름 보양식으로 민어를 상품화했다. 조선시대 임금과 양반들이 즐기던 고급 보양식이다. 비싼 게 흠이다. 민어 대신 추어탕을 먹어도 효과는 마찬가지 아닐까. yidonggu@seoul.co.kr
  • [길섶에서] 시급한 일과 중요한 일/문소영 논설실장

    독서가 나를 키웠다는 사람들이 많다. 나도 크게 다르지는 않지만, 엄밀하게 정의하면 사실 약간 다르다. 어린 시절 문자중독증이었다. 우리의 청소년기는 지금과 달리 게임도 없고, 동영상 스트리밍서비스 넷플릭스도 없었다. 그래서 유일한 즐거움은 읽는 것이었다. 여기서 즐거움이 독서가 아니고 ‘읽는다는 행위’라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당연히 체계적인 독서가 아니다. 초등학교 6학년이 대여섯 살 많은 언니 오빠의 중고교 교과서나 참고서 등을 다락방 먼지를 털어내고 읽어댔다. 닥치는 대로 마구잡이로 읽는 습관이다. 지금도 책을 솎아내 버리려고 책장 앞에 서면 책 정리는 못하고 쭈그리고 앉아서 책을 읽곤 한다. 습관은 고치기 어렵다. 남독의 대상에 만화도 있다. 만화는 나의 1980년대판 넷플릭스다. 남들은 오락으로 보는 만화에서 나는 큰 교훈을 얻고, 삶의 방향도 전환한다. 2013년에 만화가 홍연식의 작품 ‘불편하고 행복하게 1·2’를 즐겁게 읽다가 “눈앞의 시급한 일을 하지 말고, 중요한 일을 해야 할 때”라는 대목에서 벼락을 맞은 듯했다. 자극을 받아 일이 바쁘다며 뒤로 미뤄뒀던 책 쓰기를 그해 여름에 끝냈다. 중요한 일과 시급한 일을 구별하고 중요한 일에도 시간을 쪼개야만 나를 지킬 수 있다. symun@seoul.co.kr
  • ‘200호’… ‘기록남’ 추추 대역사 쏘다

    ‘200호’… ‘기록남’ 추추 대역사 쏘다

    첫 아치 이후 약 12년 만에 달성추신수(37·텍사스)는 팀 내 최고참 선수다. 미국프로야구(MLB) 전체로도 추신수보다 나이가 많은 현역 선수는 10명이 조금 넘을 뿐이다. 나이로 볼 때 기량이 하향세에 접어들만도 하지만 ‘추추트레인’의 질주는 여전히 뜨겁다. 팀 내에서 타율로는 3위(0.302), 홈런은 공동 2위(11개), OPS(출루율+장타율) 3위(0.938) 등을 기록 중이다. 추신수를 이번 시즌 개막전에서 제외하며 그를 저평가했던 크리스 우드워드(43) 텍사스 감독도 “우리 타자들이 추신수만 닮으면 최강의 공격팀이 될 것”이라며 자신의 실수를 인정했다. 추신수는 5일 또 다른 이정표를 세웠다. 미국 텍사스주 알링턴 글로브 라이프파크에서 열린 2019 MLB 볼티모어와의 홈 경기에 1번 타자 좌익수로 선발 출전해 첫 타석에 아시아 선수로서는 사상 처음으로 통산 200호 홈런을 작성했다. 0-4로 밀린 1회말 상대 선발투수 딜런 번디의 2구째 시속 91.5마일(약 147㎞) 포심패스트볼을 공략해 솔로 아치를 그렸다.2006년 7월 29일 시애틀과의 경기에서 데뷔 첫 아치를 쏘아 올린 뒤 약 12년 10개월 만에 달성한 대기록이다. 현지 중계진은 “여전히 장타력이 건재하다. 나이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며 감탄했다. 그는 ‘기록의 사나이’다. 이미 아시아 선수 최다 홈런 기록 보유자였다. 지난해 5월 캔자스시티와의 홈 경기에서 통산 176호 홈런을 기록해 마쓰이 히데키(일본·175홈런)를 넘어섰다. 아시아 선수 중 100개 이상 홈런을 때린 선수는 추신수, 마쓰이, 스즈키 이치로(일본·117개)뿐이다. 현역 아시아 선수 중에는 강정호가 40홈런으로 뒤따르고 있다. 2015년 7월에는 콜로라도 로키스와의 원정경기에서 아시아 출신 최초의 사이클링 히트를 기록했고, 지난해엔 52경기 연속 출루에 성공해 아시아 선수 최다 연속 경기 출루 신기록, 현역 메이저리거 최다 연속 출루 신기록을 동시에 썼다. 2008년 9월과 2015년 9월, 두 차례나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이달의 선수(타자)상을 받았고, 지난해엔 올스타전 출전의 꿈을 이뤘다. 모두 타자로 한국 선수 최초의 기록이다. 추신수는 아시아 선수 최초로 몸값 1억 달러 시대도 열었다. 2013년 12월 텍사스와 7년간 1억 3000만 달러(약 1534억원)에 자유계약(FA)을 맺었다. 추신수가 지금껏 정상급 기량을 유지하고 있는 것은 노력 덕이다. 보통 MLB 스프링캠프의 공식 팀 훈련은 오전 9시에 시작하지만 추신수는 새벽 5시에 출근 도장을 찍어 왔다. 미국 진출 이후 매년 빼놓지 않고 지켜 온 추신수의 습관이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SSEN리뷰]‘바람이 분다’ 사랑해서 멀어지는 감우성X김하늘

    [SSEN리뷰]‘바람이 분다’ 사랑해서 멀어지는 감우성X김하늘

    ‘바람이 분다’ 김하늘의 비밀을 알게 된 감우성의 애달픈 선택이 가슴을 울렸다. 4일 방송된 JTBC 월화드라마 ‘바람이 분다’(연출 정정화·김보경, 극본 황주하, 제작 드라마하우스·소금빛미디어) 4회에서 수진(김하늘 분)은 도훈(감우성 분)의 진심을 확인했지만, 사랑하기에 떠나보내려는 도훈의 거짓말로 두 사람은 다시 한번 엇갈렸다. 깊어지는 감정선에 공감까지 덧입히며 진가를 발휘한 감우성과 김하늘의 시너지가 깊은 여운을 남겼다. 이날 방송에서 브라이언(김성철 분)의 탁월한 수정 시나리오대로 카센터에서 도훈과 수진은 다시 만났다. 수리비로 실랑이를 하다 ‘치맥’을 함께 하게 된 두 사람. 시나리오 속 주인공의 취미가 낚시라는 수진의 미끼에 도훈도 점차 마음을 열었고, 취재 요청에 낚시를 가르쳐 주며 가까워졌다. 급기야 바다낚시 팀에 수진을 끼워주기로 한다. 도훈은 팔 흉터가 신경 쓰여 다정하게 배려했고, 수진은 작전이 계획대로 진행되는데도 유정을 향한 도훈의 다정함에 내심 속상하기만 했다. 브라이언의 작전으로 항서(이준혁 분)가 바다낚시 팀에서 빠지면서 도훈과 수진, 둘만의 여행이 시작됐다. 수진과의 사소한 추억까지 소중하게 간직하고 있던 도훈은 유정 앞에서야 수진에 대한 진심을 털어놓았다. “딱딱하게 굳은 내 심장을 녹여서 뛰게 했고, 사랑이 뭔지 모르던 나를 사랑에 빠지게 했다”는 도훈의 진심에 오랜만에 마음이 설렌 수진은 “아직 아내를 사랑하냐”고 물었다. 도훈은 한 치 망설임도 없이 “너무 사랑해서 문제”라고 대답했다. 수진 앞에서는 말할 수 없는 고백을 담담히 이야기하는 도훈의 진심이 가슴을 먹먹하게 만들었다. 도훈의 진심을 확인한 수진은 진실을 밝히고 다시 시작하려 결심했다. 하지만 도훈은 유정의 사소한 행동에서 아내 수진을 떠올렸다. 안전벨트 푸는 법부터 포옹을 할 때 등을 두드리는 습관도 수진의 것이었다. 그제야 유정이 수진 임을 알았고, 그의 계획을 눈치 챈 도훈은 “유정 씨는 사랑스럽고 매력적이다. 사랑한다”고 고백했다. 수진은 유정을 향한 고백이라 오해하고 눈물을 흘렸다. 다정하게 전화 통화를 하고, 데이트하는 시간이 도훈에게는 꿈같고 수진에게는 지옥 같았다. 하지만 수진도 멈출 수 없었다. 방송 말미 도훈과 수진이 함께 호텔로 들어가는 가슴 아픈 엔딩은 궁금증과 함께 뭉클함을 자아냈다. 도훈의 진심을 알게 된 수진이 모든 것을 밝히고 다시 시작하려던 그때 수진의 계획을 깨달은 도훈. 다시 엇갈린 도훈과 수진의 절절한 사랑이 시청자를 울렸다. 수진의 오해를 받으면서도 그녀의 계획대로 움직여주는 도훈의 사랑은 헤아릴 수 없는 깊이로 울림을 전했다. “사랑한다”는 고백을 받았지만, 자신이 아닌 유정을 향한 것으로 오해하고 상처 입은 수진의 배신감은 공감으로 진폭을 더했다. 실타래처럼 뒤엉키기만 하는 인연의 끈이 다시 이어질 수 있을지, 도훈의 진심은 그래서 더 아프고 애틋했다. “아무것도 기억 못 하는 고통보다 지금 죽는 게 낫다”는 절망 속에서도 수진과의 기억을 추억하며 행복해했다. 유정이 수진 임을 알고 참담해 했지만, 마음껏 수진에게 진심을 전했다. 낯선 여자로 다가온 수진과의 시간이 조용히 떠나기로 결심한 도훈에게는 더없이 소중했기에 기꺼이 오해를 감수했다. 감우성과 김하늘의 진가는 도훈과 수진의 감정선이 깊어질수록 빛났다. 속내를 숨긴 도훈과 수진의 서로 다른 사랑은 감우성과 김하늘의 세밀한 터치로 시청자들의 마음에 닿았다. 평범할 수 없는 도훈과 수진의 감정을 미묘한 변화까지 포착해 세밀하게 그려가는 감우성과 김하늘의 힘이 감성적인 몰입을 이끌고 있다. ‘바람이 분다’는 매주 월, 화요일 밤 9시 30분 JTBC에서 방송된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삼성전자 “소비자 맞춤 가전시대 연다”

    삼성전자 “소비자 맞춤 가전시대 연다”

    이사하더라도 도어 패널만 교체하면 무광·색상 등 2만여 가지 모형 창출삼성전자가 생활가전 사업의 새로운 비전 ‘프로젝트 프리즘’을 공개하고 첫 신제품 ‘비스포크’ 냉장고를 출시했다. 삼성전자는 4일 서울 강남구 삼성디지털프라자에서 ‘맞춤형 가전’ 시대를 만들어 가겠다는 계획을 밝히고 신제품 설명회를 열었다. 김현석 사장은 “다양한 빛을 꺾어 주는 프리즘처럼 가전이 소비자가 자신에게 맞는 다양한 일과 경험을 선택하는 매개체가 되도록 공급자 중심이 아니라 소비자 중심의 가전 시대를 열겠다”고 밝혔다. 프로젝트의 첫 번째 신제품인 비스포크 냉장고는 제품의 색상, 소재, 구성, 용량 등을 소비자가 직접 선택할 수 있는 맞춤형 냉장고다. 비스포크는 ‘맞춤형 양복, 주문 제작’을 뜻하는 말로 소비자 취향에 맞춰 제품을 제공한다는 의미다. 나만의 취향과 경험을 중시하는 밀레니얼 세대는 물론 30%에 육박하는 1인 가구를 주요 타깃으로 침체된 냉장고 시장에서 새로운 수요를 창출한다는 계획이다. 이 제품은 1∼4도어(문) 총 8개 모델로 구성돼 있어 가족 구성원 수, 식습관, 주방 형태 등에 따라 필요한 모델을 조합할 수 있다. 이 중 4도어 프리스탠딩을 제외한 나머지 모델은 주방가구에 맞춘 사이즈 ‘키친핏’을 적용해 높이를 1853㎜로 통일했다. 냉장고 도어 소재는 코타 메탈, 새틴 글래스(무광), 글램 글래스(유광) 세 가지가 있으며 색상은 화이트, 그레이, 차콜, 네이비, 민트, 핑크, 코럴, 옐로 등이 있다. 김 사장은 “조합 가능한 수가 2만 2000여개에 이르며 레고처럼 쌓을 수 있는 모듈형 제품으로 고객이 원하는 패턴이나 색깔을 적용할 수 있다”면서 “이사해서 공간이 바뀌어도 기존 냉장고의 도어 패널만 바꾸면 새로운 인테리어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비스포크 냉장고 출고 기준 가격은 104만 9000∼484만원이며 국내 유명 디자인 스튜디오인 슈퍼픽션과 협업한 제품도 선보인다. 삼성전자는 올해 냉장고 이외에도 2~3개의 프로젝트 프리즘 가전을 추가로 선보일 계획이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법인의 활발발] ‘본다’에서 ‘보인다’로

    [법인의 활발발] ‘본다’에서 ‘보인다’로

    암자의 일상이 시들하고 무료해지면 나는 이웃 마을로 나들이를 간다. 아무리 좋은 곳도 오래 살다 보면 시들할 때가 있다. 이럴 때는 건너편 풍경으로 몸과 시선을 이동해야 한다. 고산 윤선도의 녹우당과 김남주 시인의 생가를 가끔 찾는다. 김남주 시인이 살았던 집의 마루에 앉아 질박한 촉감을 느끼고 시인의 시를 읽으면서 상념에 젖는다. 또 고정희 시인의 서재에서 묵은 책들의 묵향을 맡기도 한다. 세 곳은 내가 살고 있는 대흥사와 10여분 거리에 있다. 터를 바꾸니 마음도 새롭다. 무엇보다도 사람의 말소리에서 벗어나 한적한 기운을 온전히 느낄 수 있어 좋다.근자에는 강진 월출산 아래의 백운동 원림을 찾는다. 자연친화적인 정원이 있는 별서를 원림이라고 한다. 백운동 원림은 최근 명승지로 지정됐다. 벽에 새겨진 불화가 많은 무위사와 수려한 산 아래 펼쳐진 차밭이 원림과 닿아 있다. 이 원림은 조선 후기 문인 이담로(1627~1701)가 월출산 옥판봉 아래 조성한 곳이다. 세월이 흐르면서 은둔의 원림은 1812년 월출산 소풍을 마치고 이곳에서 하룻밤 머문 다산 정약용 선생에 의해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다산은 연하의 선승이자 한국 차의 중흥조인 일지암 초의 선사에게 주변 풍경을 그리게 했다. 그리고 백운동 12경에 대한 시를 남겼다. 이 원림은 정선대라고 이름 지은 정자에서 바라본 옥판봉과 밖에서 물을 끌어들여 만든 유상곡수가 일품이다. 검박하지만 누추하지 않고 아름다우나 사치스럽지 않은 이 별서정원은 은근하고 깊은 맛이 우러나오는 기품이 있다. 답사하는 사람들도 이런 풍경과 분위기에 끌린다고 소감을 말한다. 모란이 활짝 핀 날 원림이 명승으로 지정된 기념식을 마치고 여러 사람과 차담을 나누었다. 모두들 원림의 풍경에 감탄하고 칭송하면서 이후 몇 가지 걱정과 바람을 말했다. 혹여 관광의 바람에 휩쓸려 원림을 만든 본래 의미가 퇴색하고 탈색되지는 않을까 하는 염려를 내비쳤다. 한 해 이곳을 방문하는 숫자에 집착하지 말고, 자칫 서비스 차원에서 주변에 여러 건물을 짓지 않았으면 한다고 전했다. 옆의 사람들도 그렇게 신신당부했다. 선비정신이 깃든 처소의 아름다움은 생략과 절제에 있다. 오래 가는 아름다움은 노골적이지 않고 숨기는 멋과 맛에 있다. 여유와 소요의 가풍이 깃든 곳일수록 최소한의 모습만을 드러내야 한다. 다행히 염려를 하지 않아도 될 것 같은 소식을 들었다. 백운동 원림을 지키고 있는 후손 이승현 선생은 생각이 깊으신 분인데, 본인 스스로 원림의 정신과 기품을 잘 간직하겠다고 말했다. 마침 그분과 통화할 일이 생겨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다가 점차 유명해지고 있는 원림에 대한 생각을 물었다. “저는 여느 관광지처럼 훌쩍 점찍고 가는 곳으로 만들지 않을 생각입니다. 이곳에 오는 사람들이 넉넉한 시간 속에서 원림의 정취를 충분히 느끼고 갔으면 합니다.” 넉넉한 시간 동안 머물렀으면 한다는 생각에 믿음이 듬뿍 갔다. 내가 사는 일지암도 초의 선사와 차의 향기를 느끼고자 하는 사람들이 찾는다. 일지암을 방문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문의를 하면 나는 몇 가지 규칙을 말한다. 먼저 최소 30분 이상 머물고, 오자마자 촬영부터 하지 않으며, 스마트폰 검색을 하지 않고, 빠르게 감탄하지 마시라. 그리고 눈과 귀를 무심의 경지에서 고요히 열어 놓으시라. 그리하면 늘 보던 하늘과 나무와 물소리가 새삼스럽게 보이고 들릴 것이다. 최근에 둘레길이 유행하고 문화 답사가 흥행하는 일은 매우 좋은 조짐이다. 그러나 먼저 번잡한 세속의 습관을 내려놓고, 쫓기는 발걸음을 멈출 때 비로소 보고 들었던 것들이 새삼스러워질 것이다. 나태주 시인의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는 시 한 구절이 문화 답사의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짧은 시간 허둥지둥 스치듯 사진을 찍으며, 그저 ‘보는’ 풍경은 누구나에게 똑같은 피사체일 뿐이다. “사랑하면 알게 되고 알면 보이나니 그때 보이는 것은 전과 같지 않으리라”는 조선 시대 어느 문인의 말뜻을 새긴다면 풍경은 마침내 ‘보일 것’이다. ‘보는’ 풍경은 그저 똑같은 사진으로 남을 것이고, ‘보이는’ 풍경은 저마다 가슴 깊은 곳에서 다를 것이다.
  • [길섶에서] 못 말리는 건망증/김균미 대기자

    집에 휴대전화나 지갑을 두고 나온 경험이 한두 번이 아니다. 집 근처라면 건망증을 탓하며 돌아가 가져 나오면 그만이지만, 버스나 지하철을 타고 가다 뒤늦게 발견했을 때의 낭패감이란…. 중간에 버스에서 내려 집에 갔다 오기에도 시간이 애매하고, 하루 정도 휴대전화 없이 지내는 불편함을 감수한다. 휴대전화를 까먹고 나오면 불편하지만 이게 가물가물하면 불안하다. 가스레인지이다. 전기로 작동하는 인덕션을 쓰는 집이 늘고 있지만, 위험하기는 매한가지다. 가스레인지 불을 켜놓고 나온 건 아닌지, 가스 밸브를 제대로 잠그고 나온건지, 갑자기 생각이 나면 확인할 때까지 불안은 눈덩이처럼 커진다. 대부분 걱정할 상황은 벌어지지 않지만, 집에 있으면서도 까맣게 잊고 있다 냄비를 태워 먹은 경험이 주위에 한둘이 아니니까. 인사한 사람 이름이 생각나지 않는 건 다반사다. 방금 한 약속도 기억나지 않을 때가 있다. 지인들을 만나면 누가 건망증이 더 심한지 경쟁이나 하듯 푸념하기 바쁘다. 왜 이리 정신이 없는 걸까. 생각이 많아져서 그런가. 집중력이 떨어져서 그런가. 쫓기듯 바쁘게만 살아서 그런가. 떨어진 기억력, 건망증과 함께 사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메모하는 습관이 시작이다. kmkim@seoul.co.kr
  • [인사] 문화체육관광부, KR투자증권, 서울파이낸스, 안동대

    ■ 문화체육관광부 ◇ 고위공무원 임용 △ 차관보 김성재 ■ KR투자증권 ◇ 신규 선임 △ 채권본부 채권팀 이사 김혜련 △ 전략영업팀 부장 이규상 ■ 서울파이낸스 △ 산업부장 노진우 △ 증권부장 김호성 ■ 안동대 △ 대학원장 김정희 △ 교무처장 박경봉 △ 학생처장 겸 장애학생지원센터장 겸 대학일자리센터장 겸 인권센터장 겸 사회봉사지원센터장 송준협 △ 기획처장 김현기 △ 입학본부장 박기석 △ 기초융합교육원장 겸 교양교육부장 겸 교수·학습개발센터장 겸 미래교육본부장 최웅환 △ 취업창업진로본부장 겸 고시원장 겸 대학일자리센터 부센터장 태지호 △ 전략평가본부장 신기홍 △ 대외협력본부장 김병규 △ 도서관장 겸 정보통신원장 김성득 △ 박물관장 겸 역동서원원감 김종복 △ 생활관장 전용호 △ 공동실험실습관장 김영훈 △ 평생교육원장 겸 안동영어마을원장 이장창 △ 사범대학부속교직부장 겸 교육성과관리센터장 권대훈
  • [특파원 생생리포트]日서 전대미문의 소송...“연호는 헌법 위반” 결과는?

    [특파원 생생리포트]日서 전대미문의 소송...“연호는 헌법 위반” 결과는?

    일본에서는 지난 1일 나루히토 국왕이 즉위하면서 ‘연호’가 ‘헤이세이’(平成)에서 ‘레이와’(令和)로 변경됐다. 이에 따라 서기 2019년인 올해는 레이와 원년(1년)이 됐다. 내년 2020년은 레이와 2년이 된다. 일본 국민들은 새 시대를 맞아 희망찬 내일을 꿈꾸며 저마다 환호했다. 이렇듯 일본에서 당연한 것으로 여겨지는 연호의 제정이 헌법에 위배된다며 무효를 요구하는 전대미문의 소송이 31일 도쿄지방재판소에서 구두변론을 시작으로 막을 올렸다. 도쿄신문에 따르면 이번 소송의 공동원고는 나가노현 마쓰모토시의 변호사 야마네 지로(82)와 전직 언론인 야자키 야스히사(86) 등 2명이다. 일왕의 대물림에 맞춰 이뤄지는 연호의 제정이 국민 개개인이 갖고 있는 시간에 대한 인식을 단절시키고, 헌법이 보장하는 인격권을 침해한다는 것이 두 사람이 소송을 낸 이유다. 이들은 나루히토 일왕의 즉위에 따른 연호를 변경하도록 한 법령을 무효로 해달라고 법원에 요청했다. 야마네 변호사는 1960년대 시즈오카에서 일어났던 재일조선인 김희로씨 사건과 도교대 야스다강당 투쟁으로 체포됐던 학생들의 변론을 맡았던 것으로 유명한 진보적 법조인이다. 그는 “나루히토 덴노(일왕)가 즉위한 5월 1일 0시는 카운트다운이 이뤄지는 축제와도 같았지만, 이를 통해 국민들은 군주에 지배되는 신민(臣民)으로 돌아가버렸다”고 도쿄신문에 말했다. 그는 200여년 만의 생전 대물림에 따라 이뤄진 이번 연호 교체는 히로히토 일왕의 사망에 따라 왕위 계승이 이뤄졌던 30년 전 ‘쇼와(昭和)→헤이세이’의 변경 때와는 전혀 다른 느낌이라고 했다. 야마네 변호사는 “연호는 국민주권을 원리로 하는 일본 헌법의 정신에 정면으로 반하는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그는 “연호의 제정은 헌법이 기본적 인권으로 보장하는 개인의 존엄과 인격권을 침해한다”면서 “‘나는 나’라는 자기동일성 의식은 연속되는 시간 의식을 통해서 가능하지만, 연호의 변경은 이를 단절시켜 버린다”고 했다. 그는 특히 “연호를 기반으로 살아간다는 것은 무의식속에 덴노의 존재를 느끼며 덴노의 치세를 살아간다는 의미가 되는 것”이라고도 말했다. 야마네 변호사는 “정부가 연호법을 제정할 때 이를 국민에게 의무화하지 않는다고 했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현재 일본에서 호적상 사망연도는 서기가 아닌 연호로 기재하고 있기 때문이다. 연호는 중국에서 황제가 시간을 지배한다는 사상에 기초해 기원전 140년 한나라 무제 때 시작된 ‘건원’(建元)에서 비롯됐다. 일본에서는 645년 ‘다이카’(大化) 이후 연호 변경이 247회 이어졌다. 에도 시대에는 왕위 계승 때만이 아니라 정치적 혼란이나 천재지변 등 다양한 이유에서도 연호 변경이 이뤄졌다. 왕의 재위시간과 일치하는 ‘일세일원’(一世一元)은 메이지 시대 왕실전범에 명기된 이후부터 적용됐다. 이때부터 왕이 즉위하면 새로운 연호를 제정하되 재위 중에는 바꾸지 않는 것으로 됐다. 그러나 연호제를 뒷받침하는 법적 근거는 전후 왕실전범이 폐지되면서 소멸했다. 당시 일본 정부는 연호법의 제정을 추진했으나 일본을 점령하고 있던 연합국총사령부(GHQ)가 반대해 이뤄지지 못했다. 이 때문에 법적근거를 잃고서 하나의 ‘습관’으로 격하됐던 연호는 1979년 연호법 제정을 통해 공식 부활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아침식사, 일주일에 1~2번만 해도 심혈관질환 발생 절반 뚝

    아침식사, 일주일에 1~2번만 해도 심혈관질환 발생 절반 뚝

    아침 식사를 1주일에 한 두번만 해도 아예 아침을 거르는 경우보다 심근경색이나 뇌졸중 등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이 절반 가량 줄어든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31일 연세대 보건대학원·의대 공동 연구팀(박은철, 이현지, 장지은, 이상이, 최동우)은 2014∼2016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참여한 40∼79세 7205명을 분석한 결과, 아침 식사 빈도와 심혈관질환 발생 사이에 높은 연관성이 관찰됐다고 밝혔다. 이 연구결과는 공중보건 관련 국제학술지(International Journal of Environmental Research and Public Health) 최근호에 발표됐다. 연구팀은 조사 대상자를 1주일간 아침 식사 횟수에 따라 4개 그룹(5∼7회, 3∼4회, 1∼2회, 0회)으로 나눈 뒤 10년 내 ‘죽상경화성 심혈관질환’이 발생할 위험도를 분석했다. 죽상경화성 심혈관질환은 혈관 내에 쌓인 혈전으로 혈액의 흐름이 막혀 발생하는 질환을 말한다. 이런 혈전은 오랜 시간에 걸쳐 만들어지는데, 콜레스테롤 같은 이물질이 심장동맥 벽에 쌓여 점차 두꺼워지고 딱딱해지는 게 일반적이다. 분석결과, 전체의 38.7%(2786명)가 10년 이내에 죽상경화성 심혈관질환이 발생할 수 있는 위험군에 속했다. 하지만 그 위험도는 아침 식사 빈도에 따라 큰 차이를 보였다. 1주일에 한 번도 아침을 먹지 않는 사람들은 1주일에 5∼7회 아침 식사를 하는 사람들에 견줘 죽상경화성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이 1.46배 높았다. 성별로는 같은 조건에서 여성(1.55배)의 위험도가 남성(1.47배)보다 높았다. 특히 심혈관질환 가족력이 있으면서 아침을 먹지 않은 사람의 심혈관질환 위험도는 2.1배에 달했다. 주목되는 건 1주일에 1∼2번만 아침을 먹은 사람들의 심혈관질환 위험도가 1주일에 5∼7회 아침 식사를 하는 사람들보다도 22%(0.78배)나 낮게 나온 점이다. 이를 아침을 아예 먹지 않은 사람들과 비교하면 심혈관질환 위험도가 68%나 낮은 것이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가 1주일에 한 번 이상의 아침 식사를 하는 것만으로도 심혈관질환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결과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박은철 연세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는 “심혈관질환은 다양한 생활습관과 관련이 있고 이 중 하나는 아침 식사”라면서 “아침을 먹는 간단한 변화만으로도 생활방식 전반을 향상해 심혈관질환을 예방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여기는 중국] “술담배 하는 여성 강간당하기 쉽다” 中 교육 자료 논란

    [여기는 중국] “술담배 하는 여성 강간당하기 쉽다” 中 교육 자료 논란

    중국의 한 학교가 “술 마시고 담배 피우는 여성이 강간당하기 쉽다‘는 내용이 담긴 교육 자료를 배포해 파문이 일고 있다. 펑파이뉴스 등 중국 매체는 28일(현지시간) 안후이성 퉁링시 제15중학교가 만든 성폭력 예방 자료에 이 같은 내용이 담긴 것으로 드러났다고 보도했다. 해당 자료는 성폭력의 정의와 종류, 성폭력의 원인 및 대응 조치 등을 담고 있다. 문제가 된 부분은 성폭력의 원인을 설명한 단락으로 ”술을 마시거나 담배를 피우는 여성은 강간당하기 쉽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일부 성폭력 피해자가 술과 담배 등 나쁜 기호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가해자에게 ’쉬워 보인 것‘이라는 설명까지 담겼다. 자료를 공개한 익명의 네티즌은 이 같은 내용이 성폭력의 원인을 여성에게 돌려 학생들에게 왜곡된 성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해당 자료가 교육용으로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일자 학교 측은 ”학생에게 배포한 자료는 아니“라고 해명했다. 이 학교 교장 석모 씨는 ”교육청이 보낸 가이드를 기준으로 자체적으로 인터넷에서 관련 자료를 찾아 만든 문서“라고 설명했다. 또 지난 27일 성폭력 예방 교육을 앞두고 각 교사에게 하달했을 뿐 학생들에게 직접 보급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석 교장은 ”표현이 잘못된 것은 사실이나 학생들이 너무 많은 유혹에 노출돼 있다“면서 학생들이 일찍이 나쁜 길로 빠지지 않도록 주의를 환기하기 위한 목적이었다고 덧붙였다. 현지 언론은 이번 사태가 중국 사회에 만연한 성차별적 시각을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라고 꼬집었다. 펑파이뉴스는 관련 칼럼에서 ”이쯤 되면 성폭력 예방 교육이 범죄를 막기 위함인지 소위 양가의 부녀자를 육성하기 위함인지 헷갈린다“고 비판했다. 이어 ”여성이 술을 마시고 담배를 피우는 것은 보편화 됐다. 이런 생활 습관을 성폭행의 원인으로 몰고 가는 것은 대단한 착각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편 해당 소식을 접한 퉁링시교육청 측은 관련 내용이 사실인지 파악하고 있으며 추후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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