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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데뷔 4개월 만에… 걸그룹 멤버 쇼크로 ‘사망’

    데뷔 4개월 만에… 걸그룹 멤버 쇼크로 ‘사망’

    일본 아이돌 그룹 ‘프린스 츄’ 멤버 히메리 나노(17)가 사망했다. 소속사는 공식 SNS 계정에 “히메리 나노가 지난달 18일 아나필락시스 쇼크로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났다”며 “우리를 응원해 준 팬들에게 이 사실을 알려드리게 돼 매우 유감”이라고 밝혔다. 이어 “너무 갑작스러운 상황이라 여전히 현실을 받아들이기 어렵고 믿을 수 없다. 유가족과 멤버들, 스태프들은 아직도 슬픔 속에 있다”며 고인을 추모했다. 그러면서 당분간 그룹 활동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소속사가 고인의 사망 소식을 바로 알리지 않은 건 유가족들의 요청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프린스 츄’는 지난 1월 데뷔한 5인조 걸그룹이다. 히메리 나노는 지난 3월 정식 멤버로 합류했다. 아나필락시스는 알레르기 때문에 생긴 급성 전신 반응을 뜻한다. 알레르기 원인 물질에 노출되면 염증 반응이 일어나면서 화학 물질이 분비되고 이로 인해 두드러기, 호흡곤란 등 증상이 나타난다. 증상이 심하면 혈압이 떨어져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 미드 ‘유포리아’ 마약상 연기 앵거스 클라우드 25세에 [메멘토 모리]

    미드 ‘유포리아’ 마약상 연기 앵거스 클라우드 25세에 [메멘토 모리]

    미국 HBO 드라마 ‘유포리아’(Euphoria)에서 고교생 마약상 ‘페스코’(페즈) 연기로 얼굴을 널리 알린 배우 앵거스 클라우드가 31일(현지시간) 갑작스레 25세 짧은 삶을 접었다. 가족은 이날 성명을 통해 “오늘 우리는 가장 무거운 마음으로 믿을 수 없는 사람에게 작별을 고해야 한다”며 클라우드가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 자택에서 숨진 채로 발견됐다고 밝혔다. 이어 “아티스트로서, 친구로서, 형제로서 그리고 아들로서 앵거스는 우리 모두에게 많은 면에서 각별했다”고 말했다. 가족들은 앵거스의 사망에 대해 구체적인 언급은 하지 않으면서도 “지난주 그는 아버지를 묻었고 이로 인해 극심하게 힘들어 했다”고 설명한 것을 볼 때 아직 사인이 정확히 드러나지 않았지만 극단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유일하게 위안이 되는 것은 앵거스가 이제 가장 친한 친구였던 아버지와 함께 있을 것이란 사실을 우리가 안다는 것이다. 바라건대 그의 죽음이 다른 이들에게 혼자가 아니란 사실을 떠올리게 만들고 침묵 속에서 혼자 싸우게 놔두어선 안됨을 일깨웠으면 한다.” 2주 전 클라우드는 인스타그램에 아버지 사진을 올린 뒤 “miss u breh”라고 적었다. 그의 가족과 가까운 소식통은 엔터테인먼트 투나잇(ET)에 아버지 유해를 아일랜드에 안장하고 돌아온 뒤 “극심한 자살 충동과 싸우고 있다”는 글을 남겼다고 털어놓았다. ET는 가족과 함께 지내며 “그가 슬픔을 이겨내기 위해 일에 몰두하려 한다”고 전했다.‘유포리아’는 마약 중독과 성적 욕망, 폭력, 불안한 정신세계 등 10대들의 이야기를 자극적으로 다룬 드라마로 2019년 시즌1에 이어 지난해 시즌2 모두 HBO에서 방영됐으며, HBO 역사상 두 번째로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다. 고인은 시즌2에서도 활약했다. 영화 ‘North Hollywood’와 ‘The Line’ 두 편에서 짧은 배역으로 출연했고, 베키 G, 캐롤 G 앤드 주스 WRLD와 같은 뮤지션들의 뮤직비디오에도 얼굴을 내비쳤다. 2019년 남성 잡지 GQ 인터뷰를 통해 스타는 물론 배우가 되겠다는 꿈조차 가져본 적이 없었다고 털어놓았다. 치킨과 와플을 파는 곳에서 일하곤 했는데 어느날 캐스팅 업체의 한 에이전트가 우연히 그를 보고 캐스팅 제안을 했다는 것이다. “헷갈렸다. 나는 전화번호를 그에게 건네고 싶지 않았다. 사기다 싶었다.” 이 드라마는 최근 10년 동안 트위터에 가장 많이 언급됐을 정도로 대단한 관심을 끌었다. 주인공은 젠다야가 맡았는데 약물남용에 시달리는 17세 소녀 역을 했다. 펜타닐을 죽을 만큼 먹어대고 툭하면 모르핀 주사를 맡는 연기를 했다. 지난해 고인은 TMZ 닷컴 인터뷰를 통해 약물 사용을 멋있어 보이게 포장한다는 지적에 발끈, 옹호하기도 했다.
  • 아내 목 졸라 살해한 영국 남성 키프로스에서 19개월 만에 석방

    아내 목 졸라 살해한 영국 남성 키프로스에서 19개월 만에 석방

    1일 아침 6시 13분쯤 제목을 손질하고 피의자가 종신형이 선고될 것을 우려했다는 내용 등 세세하게 손질합니다. 지중해 키프로스에서 은퇴 후를 함께 보내던 부인이 중병에 걸려 제발 세상을 떠나게 도와달라고 하자 조력 살해한 영국인 남편이 31일(현지시간) 풀려났다. 그는 어떤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고 영국 BBC가 전했다. 노섬벌런드에서 광부로 일했던 데이비드 헌터(76)는 2021년 파포스 섬의 자택에서 아내 재니스(당시 74)를 살해한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고 징역 2년형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19개월 재판 전 구금 상태로 지낸 것으로 충분하다며 석방을 명했다. 그는 처음에 과실 치사 혐의로 재판을 받아왔다. 검찰과 피고인 측은 지난해 11월 형량 거래까지 합의했다. 하지만 막판 뒤집혔다. 검찰이 살해 혐의로 공소장을 변경해 재판을 이어왔고, 이날 선고 공판이 열렸는데 우려했던 종신형이 아니라 2년형인 데다 구금된 기간을 게산해도 아직 다 채우지 않았는데도 석방했다. 조력 자살이라 할 만한 정도로 남편의 정상을 참작한 것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굉장히 예외적인 법원 결정이라 할 수 있다 파포스 지방법원 앞에서 그는 응원해 준 ‘막장(colliery, 갱도)’ 식구들에게 감사하다고 말했다. “그들이 없었더라면 나는 어떻게 됐을지 모르겠다. 갱도에서 일하면 모두 가족이 된다.” <기자는 화순광업소의 폐업 2주 전 모습을 그린 한 방송사 프로그램을 시청하며 ‘막장’이란 표현이 막연하게 일반인들이 생각하는 만큼 부정적인 의미만이 아니라 상당히 긍정적이고 따듯한 요소를 지닐 수 있음을 알게 됐다.> 감회를 묻자 그는 “설명할 수가 없다. 미안하다. 할 수 있으면 좋겠는데, 표현할 단어를 찾으면 좋겠는데 할 수가 없다. 2년 동안 늘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르니 상당한 압박을 느꼈다. 재판 내내 그는 혈액암을 앓던 아내가 목숨을 끊게 해달라고 “울며 간청했다”고 털어놓았다. 그의 변호인단은 집행유예를 선고해달라고 간청했다. 그들은 8월 18일쯤 석방될 것으로 내다봤는데 교도소는 이날 곧바로 석방했다. 지난주 석방 심사 도중 그의 변호사 릿사 페크리는 그의 동기가 “건강 문제 때문에 그녀가 헤쳐나가야 할 모든 어려움으로부터 그녀를 해방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변론했다. 그는 최후변론을 통해 다시 한 번 “아내가 간청하지 않았더라면 52년을 함께 산 그녀를 백만년을 간호하더라도 질식사 시키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법정에서 손으로 어떻게 아내의 입과 코를 막았는지 보여줬고, 아내가 히스테리를 부려 그녀의 희망을 들어주겠다고 결심했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아내의 죽음을 확인한 뒤 약을 많이 먹어 극단을 선택했는데 응급요원들이 제때 도착하는 바람에 목숨을 구했다.미칼리스 드로우시오티스 재판장은 “전형적인 사건은 아니다”면서 “인간의 목숨을 해치는 것은 범죄다. 아무리 높은 미덕을 갖추고 있더라도 말이다. 목숨을 해치는 것은 범죄다. 우리가 지금 보는 것은 사랑의 감정에 기초하고, 질병 때문에 고통스러워하는 사람을 구해내려는 목적으로 인간의 목숨을 해친 독특한 사건”이라고 말했다. 노퍼크에 사는 두 사람의 딸 레슬리 코손은 지난 19개월이 가족에게 “살아 있는 악몽이었다”고 돌아봤다. 이어 “사랑하는 우리 아빠가 풀려나 기분 좋고 다행이다. 오늘은 우리 가족의 삶이 다시 재건되는 날”이라면서 “이제야 제대로 엄마를 추모할 수 있게 됐다. 모든 사람이 우리 가족의 프라이버시를 존중해 우리 가족이 어머니의 상실로 인한 슬픔을 다독일 시간을 주셨으면 좋겠다. 도와주신 모든 분들께 깊은 감사를 드린다”고 덧붙였다. 당분간 부녀는 키프로스에 머물며 아내이자 어머니의 묘를 찾아가 적절한 작별의 예를 갖출 것이라고 했다. 전에 살던 집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재니스의 무덤이 있다고 했다. 남편도 한 번도 찾아가보지 못했다. 어떤 먹먹함으로 데이비드가 재니스의 무덤을 찾아가고 적절한 작별을 하게 될지 상상조차 쉽지 않다.
  • 10년 키운 반려견 하루 맡겼는데 ‘사망’…악몽이 된 호텔링 [김유민의 노견일기]

    10년 키운 반려견 하루 맡겼는데 ‘사망’…악몽이 된 호텔링 [김유민의 노견일기]

    가수 장필순의 반려견이 호텔링 업체의 관리 소홀로 위탁 10시간 만에 숨졌다. 제주도에 정착한 장필순은 최근 10년째 함께한 반려견 ‘까뮈’를 반려견 전용 호텔에 맡겼다가 위탁 10여시간 만에 열사병으로 숨을 거뒀다는 소식을 들었다. 해당 업체는 전문 훈련사가 24시간 상주하고 CCTV로 반려견의 모습을 실시간 시청할 수 있다며 홍보했지만 반려견을 외부로 데려가 에어컨을 켜둔 채 차량에 방치했고, 까뮈는 찜통 더위에 이불 덮인 켄넬 속에서 고통스러워하다 숨을 거뒀다. 까뮈는 제주시 애월항 인근에서 유기된 강아지였고, 장필순은 2014년 까뮈를 구조해 함께 했다. 장씨는 “반려견은 누구에겐 자식이고 혈육”이라며 해당 업체를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 등으로 고발하기로 했다. 업체는 사과의 뜻과 함께 영업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공연으로 ‘스페셜케어’ 위탁해“지켜주지 못해 미안해” 슬픔 장필순은 29일 인스타그램에 “버려짐의 아픔이 있는 까뮈는 더 없이 해맑고 똑똑했지만 늘 분리불안을 안고있는 아픈 손가락이었다”며 말문을 열었다. 장필순은 “최소한의 일정을 해오던 저였지만, 지난해부터는 공연이 있을 때면 믿고 호텔링 맡길곳을 알아보던 중에 결정을 하고, 집에서 한시간여의 거리였지만 까뮈, 몽이를, 최근에는 새로 입양한 멜로디까지 호텔링을 맡기곤 했다”고 말했다. 장필순은 “제가 없으면 불안해 보이던 까뮈는 특히 원장과 사택 침대에서 함께 데리고 자는 시스템인 스페셜케어를 선택하곤 했고, 지난 7월 23일 오후(24일 부산일정으로 전날 맡기곤 합니다) 입실한 까뮈는 다음날 아침 그곳에서 심한 탈수로 인한 열사병과 같은 증세로 무지개다리를 건넜다”고 설명했다.소식을 들은 장필순은 곧바로 다시 제주행 비행기를 타고 병원으로 향했다. 장필순은 “병원에 도착했을때 까뮈는 이미 차갑게 굳어 있었다”며 “호텔링 업주 측의 늦은 연락으로, 저는 저의 아픈손가락 같았던 까뮈의 마지막조차 함께 해주지 못했다. 답답한 차안에서 수시간 동안 캔넬에 넣어진 채로 물 한모금 마시지 못하고 두꺼운 솜이불에 사면이 덮인 채 그 어두운 곳에서 목이 타고, 숨이 차고, 불안해하며, 고통스럽게, 그 엄청난 공포속에서 애타게 애타게 저를 찾고, 또 찾았을 우리 까뮈를 생각한다”라며 슬픔을 드러냈다. 장필순은 “한생명의 보호자로. 그아이를 지켜주지 못한 미안함에, 시도때도 없이 울컥울컥 심장이 떨리고, 눈물이 쏟아진다”면서 “너무 보고싶다. 만지고, 쓰다듬고 싶다. 너무나 너무나 까뮈가 보고 싶다. 소중한 저의 까뮈가 겪은 고통 속에서의 죽음, 더는 다른 생명들이 당하지 않기를 바라는 간절함으로, 생명을 가벼이 여기는 이들에겐 함부로 자격이 주어지지 않기를. 인간의 욕심에 순수한 생명들이 희생되어지지 않기를”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생명을 다루는 일 제발 소중히 여기길. 우리가 만드는 변화. 실수라고 하기에는 받아드릴 수 없다. 이제 까뮈는 없다”라고 말했다.한국에서는 해마다 10만 마리의 유기동물이 생겨납니다. “한 국가의 위대함과 도덕적 진보는 그 나라의 동물들이 받는 대우로 짐작할 수 있다”는 간디의 말이 틀리지 않다고 믿습니다. 그것은 법과 제도, 시민의식과 양심 어느 하나 빠짐없이 절실하게 필요한 일이기 때문입니다.어떠한 생명이, 그것이 비록 나약하고 말 못하는 동물이라 할지라도 주어진 삶을 온전히 살다 갈 수 있는 사회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노견일기를 씁니다. 반려동물의 죽음은 슬픔을 표현하는 것조차 어렵고, 그래서 외로울 때가 많습니다. 세상의 모든 슬픔을 유난이라고는 말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 ‘27차례 업어치기’ 7세 소년 숨지게 한 대만 유도코치 징역 9년 확정

    ‘27차례 업어치기’ 7세 소년 숨지게 한 대만 유도코치 징역 9년 확정

    7세 소년에 업어치기 기술을 27차례나 구사하는 바람에 숨지게 만든 60대 무자격 유도 코치가 대만 최고법원에서 징역 9년형을 확정받았다. 28일 자유시보와 타이베이 타임스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대만 최고법원은 전날 허모 씨에게 매우 부당한 훈련 방식으로 사망에 이르게 한 책임을 엄중하게 물어야 한다면서 이같이 판결했다. 피해자인 황모 군은 유도를 배우기 시작한 14일째인 2021년 4월 21일 대만 중부 타이중 펑위안 지역 유도관에서 허 씨의 지시로 11세 랴오모 군과 유도 대련을 하면서 랴오 군과 허 씨로부터 여러 차례 업어치기를 당했다. 황 군은 구토를 하고 “머리가 아프다”면서 그만해달라고 여러 차례 애원했지만, 허 씨는 엄살을 부린다며 들어주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코치 등의 반복된 업어치기로 인해 뇌출혈과 다발성장기손상이 발생한 황 군은 사고 발생 70일 만인 같은 해 6월 29일 병원에서 숨을 거뒀다. 허 씨는 검찰 조사에서 자신은 7차례만 업어치기를 했고 황 군이 스스로 유도관의 벽과 거울에 부딪혀 발생한 것이라며 혐의를 부인했다. 그는 유족에게 사과하지도 않았다. 1심 법원인 타이중 지방법원 합의부는 지난해 6월 “피고인이 무자격 유도코치로서 훈련 당시 황 군의 자유로운 의사 표현권과 체벌·비인도적 징벌을 피할 권리를 무시하고 원생의 개별적 신체 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매우 부당한 훈련 행위로 사망에 이르게 했다”면서 징역 9년을 선고했다. 2심 법원인 타이중 고등법원도 지난 2월 무자격 유도코치인 허 씨의 20차례 업어치기로 인해 발생한 뇌출혈 등으로 황 군이 사망했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원심의 형이 적정하고,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났다고 인정할 수 없다면서 1심 판결을 유지했다. 허 씨 측과 검찰 모두 재차 항고했으나, 최고 법원은 ‘고의적 상해치사죄’를 적용한 원심의 판단이 정당하다면서 허씨 측과 검사의 상고를 나란히 기각했다. 소년의 아버지는 전날 “어떤 판결로도 내 아이가 돌아올 수 없다”면서 형량이 9년에 그친 데 대해 의구심을 드러냈다. 이어 “할 수만 있다면 내 애끊는 심정을 (그도) 느끼게 하고 싶다”고 토로했다. 어머니 역시 형량이 가볍다며 “법원 결정을 받아들일 수 없다. 나는 평생 동안 아들 잃은 슬픔을 겪어야 한다”고 분을 삭이지 못했다.
  • 서울시인재개발원, 5급 승진 리더 과정 교육생 수해복구 기부 동참…726만원 기탁 ‘훈훈’

    서울시인재개발원, 5급 승진 리더 과정 교육생 수해복구 기부 동참…726만원 기탁 ‘훈훈’

    서울시인재개발원은 서울시와 자치구 소속 사무관 승진자 286명이 최근 집중호우로 인해 피해를 입은 수재민들의 빠른 일상회복을 지원하기 위해 726만원의 성금을 모아 지난 26일 희망브리지 전국재해구호협회에 기탁했다고 27일 밝혔다. 이번 성금 전달에 참여한 교육생들은 지난달 말 5급 사무관으로 승진의결된 서울시 및 자치구 소속 공무원들로, 승진의결자는 서울시인재개발원의 5급 승진 리더 과정을 이수하고 정식 사무관으로 임용될 예정이다. 교육과정은 신임사무관으로서 공직관을 새롭게 재정립하고 조직의 변화와 성과를 이끌어 내기 위해 핵심가치, 리더십, 인문소양, 직무공통, 글로벌 등 사무관 리더십 역량을 개발하는 프로그램으로 편성 운영하고 있다. 교육생 자치회 대표인 차규현 사무관이 지난 24일, 교육생 전체 단톡방에 ‘수재민들의 아픔을 위로하고 피해 지역의 신속한 복구를 바라는 마음에서 우리 교육생들이 수해 성금을 모아 지원하자’는 내용의 글을 올리면서 전체 교육생들의 깊은 공감과 자발적인 동참을 이끌어 냈다.실제 좋은 뜻에 동참하겠다는 찬성과 응원이 쏟아졌고, 교육생 자치회 임원(대표 차규현, 부대표 송현미, 김두환)이 중심이 돼 구호단체 선정 및 성금 모금에 참여했다. 서울시인재개발원 직원들도 작은 정성을 함께 보탰다. 이회승 서울시 인재개발원장은 “호우피해로 슬픔에 잠긴 분들에게 이웃 사랑의 선한 영향력을 발휘해준 신임 사무관 교육생들에게 특히 감사하다”며 “디지털 대전환 시대의 미래 환경 변화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문제 해결력과 조직 변화를 이끄는 역량을 갖춘 리더로 성장해 갈 수 있도록 인재개발원 5급 승진 리더 과정을 명품 콘텐츠로 키워나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 17일 시작된 5급 승진 리더 교육 과정은 다음 달 18일까지 5주 과정으로 교육이 진행된다. 서울시인개개발원의 5급 승진리더 과정 프로그램은 ‘동행․매력 특별시 서울’ 구현에 앞장 설 변화와 혁신을 선도하는 역량있는 핵심인재 육성에 중점을 두고 있다.
  • 국내 어디서나 만날 수 있는 이순신 장군…영정·동상 모습이 약간씩 다른 이유 [한ZOOM]  

    국내 어디서나 만날 수 있는 이순신 장군…영정·동상 모습이 약간씩 다른 이유 [한ZOOM]  

    1592년 임진왜란(壬辰倭亂) 당시 조선을 침략한 왜장 ‘도요토미 히데요시’에게 세 가지 변수가 등장한다. 첫째는 선조 임금의 피난이었다. 전국시대 일본의 전쟁은 상대방 다이묘(영주)를 붙잡아 처형하면 승리하는 방식이었다. 그래서 왜군은 조선을 침략하자마자 선조를 붙잡기 위해 파죽지세(破竹之勢)로 한양을 향해 진격한다. 그러나 왜군이 한양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선조가 궁궐을 버리고 피난을 가버리고 난 후였다. 둘째는 의병이었다. 왜군 병사인 사무라이들은 원래 농민이었다. 사무라이들은 농번기에 농사를 지어야 했기 때문에 다이묘(영주)들은 농한기에만 전쟁을 했다. 그래서 ‘오다 노부나가’는 농번기에도 전쟁을 할 수 있는 직업 군인을 만들어 군인과 농민을 분리시켰다.이 병농분리(兵農分利) 덕분에 ‘오다 노부나가’와 그의 뒤를 이은 ‘도요토미 히데요시’는 강력한 군대를 만들어 전국을 통일할 수 있었다. 그러나, 조선은 농번기에는 농사를 짓고 농한기에는 군역을 지는 병농일치(兵農一致) 사회였다. 왜군은 군인이 아닌 농민이 의병이 되어 싸울 거라고 생각하지 못했다. 심지어 살생을 금지하는 승려들까지 승병을 조직하여 왜군과 싸웠다. 실제 임진왜란의 승리는 의병의 활약 덕분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셋째로 가장 큰 변수는 이순신 장군이었다. 체계적으로 훈련된 수군, 완벽에 가까운 전략 그리고 1592년 5월 사천해전부터 등장한 거북선의 활약으로, 왜군은 후방보급이 막힌 것은 물론 이순신과의 모든 전투에서 대패하면서 그 이름만으로도 두려움에 떨었다고 한다.이름만으로도 왜군을 떨게 했던 이순신 장군의 존재 이순신 장군과 의병의 활약 그리고 명나라의 참전으로 전황은 역전되기 시작한다. 명나라와 일본이 종전협상에 들어가지만 조선의 절반을 달라는 등의 무리한 요구조건을 제시한 일본 때문에 결국 협상은 결렬된다. 그 동안 군대를 재정비 한 일본은 다시 조선을 침략하는 정유재란(丁酉再亂)을 일으킨다. 그런데 일본에게는 걱정거리가 있었다. 바로 이순신 장군과 조선 수군이었다. 그래서 일본은 이순신 장군을 처리할 계략을 짠다. ‘고니시 유키나가’의 부하 ‘요시라’가 조정에 ‘1597년 1월 11일 가토 기요마사의 부대가 부산을 통해 들어올 것이다’라는 거짓정보를 흘린다. 이 정보를 믿은 선조는 이순신 장군에게 출정명령을 내린다. 그러나 이순신 장군은 거짓정보임을 이미 알고 있었다. 이순신 장군은 고민에 빠진다. 이대로 출정하면 분명 수군이 피해를 입을 것이었다. 그러나 출정을 하지 않으면 자신은 왕명을 어긴 대역죄인이 될 것이었다. 결국 이순신 장군은 수군을 지키기 위해 출정하지 않는다. 분노한 선조는 왕명을 어긴 이순신 장군을 한양으로 압송해 모진 고문을 한 후 삼도수군통제사에서 해임하고 도원수 권율 장군의 부대에서 백의종군하라는 명을 내린다. 지금으로 따지면 해군참모총장을 이등병으로 강등하고 군복도 없이 부대를 따라다니며 잡일을 하게 한 것이었다. 그 동안 수많은 전장에서 왜군을 격퇴해 나라를 지킨 이순신 장군 입장에서는 치욕적인 일이었다. 수군 피해를 막기 위해 택한 ‘백의종군’ 1597년 4월 1일 백의종군 명을 받은 이순신 장군은 모진 고문으로 지친 몸을 이끌고 도원수 권율 장군이 있는 경상남도 합천으로 향한다. 그런데 겨우 마음을 다스리던 그에게 비보가 전달된다. 어머니가 돌아가셨다는 소식이었다. 어머니의 장례를 위해 고향 충청남도 아산에서 약 보름을 머문 이순신 장군은 다시 합천으로 먼 길을 떠난다. 얼마 후 이순신 장군이 없는 조선 수군은 같은 해 7월 경상남도 거제 칠천량 해전에서 왜군에게 궤멸된다. 전장에서 수없이 많이 죽음을 느끼면서, 매순간 암살의 위협을 느끼면서, 자신을 따르는 병사들과 백성들에 대한 책임감을 느끼면서, 병사들을 지키기 위해 목숨을 걸고 임금의 명을 어기는 결정을 하면서, 이순신 장군은 수많은 고뇌와 함께했을 것이다. 그리고 자신이 지킨 임금과 조정으로부터 느낀 배신감, 억울한 누명으로 계급까지 강탈당한 모멸감, 어머니 죽음 앞에서 느낀 슬픔까지, 백의종군 길을 걸으며 이순신 장군이 가졌을 수없이 많은 감정은 감히 생각할 수조차 없다. 아마도 이순신 장군의 얼굴은 이렇게 많은 고뇌와 고통 속에서 점점 변해갔을 것이다. 일제 강점기 훼손·도난 당한 이순신 장군 영정 ‘이순신 장군’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충남 아산 현충사에 있는 표준 영정이다. 이 표준영정은 장우성 화백의 1953년 작품으로, 1973년 표준영정으로 지정되었다. 장우성 화백 친일 논란으로 표준영정 해제 논의 중에 있다고 한다. 표준영정 외에도 이순신 장군 초상화가 전해내려 왔다는 이야기는 있지만 대부분 일제강점기 때 훼손되었거나 도난 되었다고 한다. 한편, 경상남도 통영에 있는 충렬사와 한산도 제승당에는 또 다른 영정이 있다. 이 영정은 ‘왜군과 치열한 전쟁이 있었던 역사적인 곳인 만큼 표준영정보다는 군인에 가까운 모습의 영정이 필요하다’라는 박정희 전 대통령 지시에 따라 1977년 정형모 화백이 그린 작품이다. 두 화백 모두 이순신 장군의 실제 모습을 표현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지만 이순신 장군의 모습을 설명하는 사료가 너무 부족해 상상력에 많이 의존할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임진왜란 초기에 이순신 장군의 모습은 나라와 백성을 위한 따뜻한 마음과 정갈하고 온화함이 느껴지는 이 영정들의 모습과 다르지 않았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그러나 전쟁이 계속되면서 이순신 장군의 얼굴을 많이 달라졌을 것이다. 수많은 전쟁을 거치면서 이순신 장군이 느낀 고뇌가 주름으로 그려지지 않았을까 생각된다. 더구나, 모진 고문, 백의종군의 억울함, 어머니의 죽음으로 인한 슬픔까지 한꺼번에 겹치면서 고뇌와 슬픔이 이순신 장군의 얼굴을 뒤덮었을 것이다. 사람은 시련을 겪으면 외모가 바뀐다고 한다. 이순신 장군이 백의종군을 명 받았을 당시 그의 나이는 52세였다. 당시 평균수명이 35~45세라는 일부 연구결과에 비춰본다면 고령인 이순신 장군의 외적변화는 더욱 크지 않았을까 생각된다.  영화 ‘한산’과 ‘명량’에서 보여준 이순신 장군의 모습 김한빈 감독 영화 ‘한산:용의 출현’(2022)과 ‘명량’(2014)’은 전쟁 초반 학익진(鶴翼陣)이 등장하는 ‘한산대첩’ 그리고 전쟁 후반 삼도수군통제사로 복직된 후 남아있는 12척의 배로 전쟁의 판세를 다시 뒤집은 ‘명량해전’을 그린 작품이다. ‘한산’에서는 박해일 배우가, ‘명량’에서는 최민식 배우가 이순신 장군 역할을 맡았다. 박해일 배우가 진지하고 과묵하며 정갈한 모습의 전쟁 초기 이순신 장군을 보여준다면, 최민식 배우는 모진 고문과 백의종군의 고난을 거치면서 겪은 고뇌가 얼굴에 드러나는 전쟁 후기 이순신 장군을 보여준다.  국내 어디서나 만날 수 있는 이순신 장군의 흔적 부산에서 시작해 서해방향으로 가면 통영, 남해, 여수 등 남해안 대부분의 도시에서 이순신 장군의 흔적을 만나볼 수 있다. 다시 목포, 군산, 인천까지 이르는 서해안 도시에서도 이순신 장군의 흔적을 만나볼 수 있다. 해안도시뿐만 아니라 이순신 장군이 백의종군을 위해 걸었던 서울에서 경상남도 합천에 이르는 수많은 내륙 도시들에서도 이순신 장군의 흔적이 남아있다.  이 도시들을 여행하면 늘 만감이 교차한다. ‘이순신 장군을 관광상품으로 너무 우려먹는 것은 아닌가?’라는 생각이 잠깐 들면서도, 그 만큼 그 분의 행적과 업적이 이 땅 구석구석 남아 우리를 지켜주고 있다는 사실에 잠시 동안이지만 그런 생각을 한 나 자신이 부끄러워진다.
  • 아일랜드 가수 시네이드 오코너 사망 “난 저항하는 가수” [메멘토 모리]

    아일랜드 가수 시네이드 오코너 사망 “난 저항하는 가수” [메멘토 모리]

    주검 발견 상황 및 경찰 수사 현황 등을 28일 새벽 5시쯤 손질했습니다. 아일랜드 여성 싱어송라이터 시네이드 오코너가 26일(현지시간) 세상을 떠났다. 56세 한창 나이였다. 아일랜드 공영방송 RTE와 영국 BBC 방송 등에 따르면 오코너의 가족들은 성명을 내 “사랑하는 시네이드의 죽음을 알리게 돼 매우 슬프다”면서 “어려운 시기 사생활을 존중해달라”고 밝혔다. 경찰은 고인의 죽음에 의심스러운 정황은 없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그의 주검은 런던 남부 헤르네 힐에 있는 자택에서 당일 오전 11시 18분쯤 발견됐다. 경찰이 현장에 도착했을 때 고인은 “반응이 없었고 즉각 사망 선고가 내려졌다”고 했다. 검시관실은 의학적인 사망 원인을 아직 결론내리지 못해 부검을 실시할 것이라며 몇주 정도 걸려야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밝혔다. 오코너는 1990년에 팝스타 프린스의 곡 ‘낫씽 컴페어즈 투 유’를 불러 빌보드 차트 1위에 오르고 세계적으로 큰 명성을 얻었다. 그는 1987년 ’사자와 코브라‘(The Lion and the Cobra)로 데뷔해서 영국과 미국의 음반 순위 40위 안에 들었으며, 2014년까지 스튜디오 앨범을 10장 발매했다. 머리를 삭발하고 늘 고통스러운 표정을 짓는 것으로 유명했던 그는 1990년대 초 음악계에서 여성의 이미지를 바꿨다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그는 종교, 성, 페미니즘, 전쟁 등에 관한 견해를 뚜렷이 밝히고 순응하지 않는 태도로 음악 외적으로도 눈길을 끄는 인물이었다. 미국 예능 프로그램 ’새터데이 나이트 라이브‘ 출연 중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사진을 찢는 퍼포먼스도 했다.밥 말리의 ‘War’에 아카펠라로 출연한 그는 카메라를 똑바로 쳐다보며 “진짜 적과 싸우라”고 말했는데 나중에 가톨릭 교회의 성폭력을 반대한 시위였다고 설명했다. 조국 아일랜드가 가톨릭 국가인데도 이런 용기를 부렸다. 미국 NBC는 출연 금지령을 내렸고, 뉴욕의 타임스퀘어에서는 그의 레코드에 불을 붙이는 시위가 열렸다. 그는 2021년 일간 뉴욕타임스(NYT) 인터뷰를 통해 “내가 한 짓이 미안하지 않다. 똑똑했다”고 돌아봤다. 같은 해 발표한 회고록 ‘리멤버링’에서 그는 “난 저항하는 가수”라며 “유명해지고 싶은 열망은 없다”고 말했다. 더블린 근처 글레나기어리에서 시네이드 마리 버나드테 오코너로 태어난 그는 불후한 어린 시절을 보낸 것으로 유명하다. 더블린의 안 그리아난 훈련센터에서 지냈는데 갈데 없는 소녀들을 호되게 다룬 것으로 악명 높은 막달레인 세탁 프로그램을 하던 곳이었다. 한 수녀가 그에게 기타를 사주며 음악 교사 역할을 해 음악의 길로 인도했다. 오코너는 2018년 이슬람으로 개종하고 이름을 슈하다 사다캇으로 바꿨지만 활동명은 그대로 유지했다.지난해 1월 17세 아들 셰인을 먼저 저하늘로 보냈다. 이틀 전 실종 신고됐는데 끝내 극단을 선택하고 말았던 것으로 보인다. 그는 소셜미디어에 “누구도 그를 따라 해선 안된다”고 적었다. 지난해 예정됐던 모든 공연 일정을 취소하며 그 이유를 아들을 잃은 슬픔 때문이라고 해 모두를 먹먹하게 만들었다. 고인의 마지막 트윗 중 하나는 셰인을 “내 인생의 사랑, 내 영혼의 등불, 우리는 두 개의 반쪽을 지닌 하나의 영혼이었다”고 되뇌었다. 그래도 세 자녀를 남겼다. 벨파스트의 영화감독 캐스린 퍼거슨은 고인과 마지막으로 얘기를 나눈 몇 안되는 사람 중의 한 명이었는데 고인과 다큐멘터리 영화 ‘낫씽 컴페어’를 만들고 있었다. 오는 29일 공개할 예정이었던 터라 사망 소식에 황망함을 느꼈다고 했다. 퍼거슨은 “내게 우리 영화는 시네이드에 보내는 사랑의 편지였다. 오래 오래 만들어왔다. 그는 아일랜드에서 자란 나같은 어린 소녀에게 엄청난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레오 바라드카 아일랜드 총리는 추모 메시지에서 “오코너의 음악은 세계에서 사랑받았고 그의 재능은 비할 데가 없다”고 기렸다. 그 외 많은 음악계와 유명인들의 추모가 이어지고 있다.
  • “학폭·교권침해, 해법은 인성교육… 사고력 중심 입시제도 검토해야”[이동구의 커피타임]

    “학폭·교권침해, 해법은 인성교육… 사고력 중심 입시제도 검토해야”[이동구의 커피타임]

    초등학교 1학년 담임을 맡고 있던 한 20대 교사가 교실에서 극단 선택을 하는 충격적인 일이 벌어졌다. 초등학생이 선생님을 폭행하는 일도 이어지고 있다. 일선 교사들은 “학생 인권만 있고 교사 인권은 없느냐”며 울분을 토하고 있다. 반면 서울의 유명 사설학원 강사들은 ‘1타강사’니 ‘족집게’니 하며 연간 100억~200억원의 수입을 올린다. 공교육 현장과 사교육 시장의 엄청난 괴리 앞에서 이를 지켜보는 국민들은 깊은 한숨을 내쉴 수밖에 없다. 대학입시에서 ‘킬러문항’을 매개로 한 사교육 카르텔 의혹이 사실로 드러나고 있다. 지방대들은 생존을 걱정하며 통폐합을 서두르고 있고, 상당수 대학은 열악한 재정으로 인해 수준 높은 교육과 학문 탐구라는 대학 본연의 역할을 반납해야 할 위기에 놓여 있다. 교육 현장에 대한 대대적인 수술과 제도 개혁을 서둘러야 할 시점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달 초 ‘청년정책점검회의’를 주재하며 “내년부터 교육개혁을 비롯한 3대 개혁이 본격적으로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의 교육은 어디로 가고 있나. 길을 잃은 것은 아닌가. 현 정부의 교육개혁과 교육의 백년대계 찾기에 앞장선 이배용 국가교육위원회 위원장을 만나 진행 상황과 구체적인 방안들을 물었다.-교권침해 논란으로 교육 현장이 술렁이고 있습니다. “최근 발생한 초등 교사의 극단 선택은 너무나 안타까운 소식입니다. 깊은 슬픔과 애도를 표합니다. 어려운 여건 속에서 묵묵히 자신의 역할을 다하는 모든 선생님께도 위로의 말씀을 드립니다. 다시는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아야 할 것입니다.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면서 학교폭력뿐 아니라 교권침해 양상이 더 다양해지고 있어 우려스럽습니다. 2017년 3만여건이던 학교폭력 발생 건수가 2022년에는 6만 2000여건으로 급증했습니다. 교사의 99%가 학부모, 학생들의 폭언 등 교권침해를 경험했다는 설문조사 결과도 있어 충격적입니다. 군사부일체라 했건만 스승을 존경하는 사회 양식이 사라질 위기에 놓인 게 사실입니다. 쉽지 않은 일이지만 결국 문제 해결의 출발점은 ‘인성교육’에 있다고 확신합니다. 학생들이 가정과 학교에서 인정받고 존중받는 문화가 되도록 사회적 노력이 필요하고 가고 싶은 학교, 따뜻하고 사랑이 넘치는 학교를 만드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국교위에 전인교육 특별위원회가 있는데, 실천 가능한 다양한 교육적 방안을 논의하고 있습니다.” -현재 추진 중인 교육개혁 방안들이 있다면. “얼마 전 관심사가 됐던 수능 킬러문항을 비롯한 대학입시제도 개선, 사교육비 문제와 공교육 강화 방안, 대학 경쟁력 강화 방안, 학제 개편 등이 심도 있게 논의되고 있습니다. 국교위는 급변하는 환경 변화에 따라 미래사회가 당면한 이런 교육과제를 도출하고 해법을 찾아내기 위해 현장 토론회를 이어 가고 있습니다. 지난 5월에는 인문학, 사회과학, 과학 등 다양한 학문적 관점에서 우리의 미래교육을 진단하고 해법을 모색하는 제1차 미래교육 대토론회를 가졌습니다. 지난 17일에는 인공지능(AI) 시대의 구체적인 미래사회상과 이에 따른 도전과제를 살펴보는 ‘AI 시대 교육과 대한민국 전략’을 주제로 한 제2차 국민 토론회가 있었습니다. 지방대의 활성화와 지역균형발전을 모색하기 위한 현장 소통 간담회도 매월 한 차례씩 광역단체별로 이어 가고 있습니다. 제도의 타당성과 사회적 공감대 형성이 전제가 돼야 할 사안들인 만큼 심도 있게 논의되고 신중하게 결정해야 할 것입니다.” 尹정부 교육개혁의 방향은공교육 강화 시작은 ‘따뜻한 학교’시험 아닌 사회 구성원 양성에 초점킬러 문항·학제 개편 등 깊게 논의 2028년 입시 어떻게 달라지나수능 30년, 평가 방식도 달라져야디지털 시대 ‘인성 회복’ 중요해져논술·서술형 美SAT 등 형식 검토 -대학입시는 어떻게 달라집니까. “대학입시는 초중등교육 전반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국민적 관심이 집중될 수밖에 없습니다. 대학수학능력시험 도입 이후 30년이 지난 만큼 우리 사회가 추구하는 인재상도 변화하고 있습니다. 교육을 통해 학생의 성장과 발달을 추구하는 평가의 본질적 기능을 고려할 때 오지선다형 방식을 보완할 수 있는 논술, 서술형 시험을 도입하거나 변별력 위주의 평가가 아닌 새로운 방법을 찾아볼 것입니다. 현재는 국민 의견 수렴 단계로 가장 역점을 두는 부문은 역시 인성교육입니다. 학교폭력을 비롯한 교육 현장의 전반적인 문제가 입시 위주의 교육제도에서 나온다고 보고 이를 개선하려 합니다. 디지털세대, AI 시대에 더욱더 중요해지는 부분이 바로 인성, 인간성 회복입니다. 사고력과 분석력을 평가하는 입시제도가 될 것입니다. 미국의 SAT나 자격고사 형식을 도입하거나 프랑스 등 유럽 선진국의 입시를 비교 분석해 우리 현실과 미래에 최적화된 입시제도를 찾아내도록 하겠습니다.” -공교육 강화가 절실합니다. “과도한 사교육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서는 교실이 살아나는 공교육 정상화가 선행돼야 합니다. 입시 중심의 지식 전달 교육이 아니라 학생 스스로 재능과 소질을 발견하고 성장하면서 행복을 찾는 터전이 돼야 한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먼저 학교가 따뜻하고 안전한 곳이라는 인식이 학생뿐 아니라 교사, 학부모 모두에게 절실합니다. 무엇보다 사회 구성원으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는 인재를 양성하는 데 교육개혁의 초점이 맞춰질 것입니다. 스승을 존경하고 인간관계를 중시하고 덕성을 함양하는 교육 프로그램 개발도 고민 중입니다. 자연과 역사, 문화유산에 대한 교육이 강화돼야 한다고 봅니다.” -위원장님이 바라는 21세기 인재상은. “겸손하고 따뜻한 가슴을 가지고 배움에 대한 열정을 품을 수 있어야 합니다. 옛날 선비들은 다섯 단계에 걸쳐 공부를 했습니다. 첫 번째 단계로 독서를 통해 많은 지식을 습득하는 박학(博學), 둘째 높은 수준의 질문을 할 수 있는 심문(審問), 셋째 신중히 생각할 수 있는 힘을 기르는 신사(愼思), 넷째 명석한 논리를 펼칠 수 있는 명변(明辯), 다섯째 배우고 깨달았으면 독실히 실천하는 독행(獨行)이 그것입니다. 이와 같이 법고창신(法古創新)의 정신으로 교육을 통해 학생들이 사려 깊고 고상한 인격을 가진 반듯한 인재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합니다.” -학부모의 자세와 역할도 어느 때보다 강조되는 현실입니다만. “훌륭한 인물 뒤에는 반드시 훌륭한 어머니가 있습니다. 내 자식만 중요하게 여길 게 아니라 이웃을 위해 착하고 따뜻한 마음을 갖도록 학부모님들이 솔선수범해야 합니다. 세종대왕의 위대함은 국민을 사랑하는 따뜻한 가슴에 있습니다. 자녀들이 나라 사랑, 자연과 문화유산에 대한 관심도 가질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시험만 잘 치는 문제풀이 전문가는 21세기 사회 변화에 적응하기 어렵습니다. 사람, 즉 인간성이 교육과 삶의 가장 큰 가치라는 것을 명심해 주시길 당부드립니다.” ●국가교육위원회는 대통령 소속 행정위원회로 ‘국가교육위원회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에 따라 지난해 9월 출범했다. 교육의 백년지대계를 위해 교육정책이 사회적 합의에 기반해 안정적이고 일관되게 추진될 수 있도록 하고 교육의 자주성, 전문성, 정치적 중립성을 확보해 교육 발전에 이바지하는 게 주된 역할이다. 대통령과 국회 등으로부터 추천받은 교육 전문가와 각계각층의 전문위원 21명으로 구성됐다. 국가교육 발전계획 수립, 국가교육과정의 기준과 내용의 고시, 교육정책에 대한 국민 의견 수렴과 조정 등을 주로 맡고 있다. 이 가운데서도 대학입시정책, 학제와 교원정책, 학급당 학생수 등 10년 단위의 국가교육 발전계획을 수립하는 게 핵심이다. ●이배용 위원장은 이화여대 총장, 한국대학교육협의회 회장, 한국학중앙연구원장, 국가브랜드위원장 등을 역임한 역사학자다. 한국의 사찰과 서원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시킨 여성계의 대표 리더로 꼽힌다. 저서로 ‘역사에서 길을 찾다’(2022년), ‘브랜드 코리아’(2011년), ‘한국 역사 속의 여성들’(2005년) 등이 있다.
  • “영웅이라더니”…전사자 유족에 ‘8000만원 청구서’ 내민 美 국방부

    “영웅이라더니”…전사자 유족에 ‘8000만원 청구서’ 내민 美 국방부

    미국 국방부가 아프가니스탄에서 전사한 미 해병대 병장의 유가족에게 거액의 ‘자비 부담’을 요구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폭스뉴스 등 현지 언론의 25일(이하 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미 해병대 소속 니콜 지(사망 당시 23세) 병장은 2021년 8월 26일 새벽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 공항에서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가 벌인 자살폭탄테러로 현지에서 사망했다.  니콜 병장은 당시 테러로 사망한 미군 13명 중 한 명이었다. 전사자의 시신은 고향인 캘리포니아주(州) 로즈빌로 송환됐다. 이후 유가족은 군 당국으로부터 전사자를 알링턴국립묘지에 안치할 수 있으나, 캘리포니아에서 알링턴국립묘지가 있는 버지니아주(州)까지는 사비로 시신을 이송해야 한다는 통보를 받았다.  결국 유가족은 전사한 미군 가족을 지원하는 비영리단체(Honoring Our Fallen)의 지원을 받아 일반 비행기로 시신을 이송해야 했다. 당시 든 비용은 6만 달러, 한화로 약 7700만원에 달했다.  플로리다주 공화당 하원의원이자 전직 육군인 코리 밀스는 폭스뉴스에 “국방부가 전사한 해병대원의 유가족에게 무거운 재정적 부담을 안겼다”고 지적했다.  밀스 의원에 따르면, 미 국방부는 국방수권법 개정을 통해 전사자의 시신 이송 비용 지불 여부를 ‘선택’을 할 수 있다. 해당 개정 법안은 미 국방장관이 ‘전투 작전 구역 내에서 사망한 군인의 유해 운송을 위한 상업적 항공사용 제한’을 선택할 수 있다는 내용을 명시한다. 밀스 의원은 “국방부는 조국을 위해 목숨을 바친 사람들의 시신 이송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면서 “일반적으로 전사한 우리의 영웅들은 ‘엄숙한 장례’를 위해 고향으로 먼저 간 뒤, 최고의 존경과 명예를 인정받는 알링턴국립묘지에서 마지막 안식을 취한다”고 말했다.  이어 “슬픔에 빠진 유가족이 사랑하는 이를 기리는 것에 있어서 재정적 부담을 주는 것은 부당하다”면서 전사자의 시신을 국립묘지로 이송할 때에도 군 당국이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 국방부는 이와 관련한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 "전사자들은 영웅들" 한편, 2021년 8월 26일 미군은 아프가니스탄 카불 공항에서 탈레반을 피해 해외로 탈출하려는 아프간 민간인을 돕는 작전을 수행 중이었다. 탈레반 측이 대피 시한을 8월 31일까지로 규정한 탓에 하루라도 빨리 아프간을 탈출하려는 이들로 공항이 북새통을 이뤘다.  이때 이슬람국가의 한 분파가 카불공항 주변에서 자살폭탄테러를 저질렀고, 이 과정에서 민간인을 보호하고 질서를 유지하는데 투입됐던 미군 장병 13명이 전사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카불 폭탄테러 1주년인 지난해 8월, 희생된 미군 장병 13명의 이름을 일일이 거론하며 유가족을 위로했다.  당시 바이든 대통령은 전사자 유족과 생존자들을 돌보는 것을 국가의 “신성한 의무”(sacred obligation)로 규정하며 보훈에 한 치의 소홀함도 없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이어 이들을 “미국 역사상 가장 규모가 큰 공수 및 대피 작전의 일환으로 생명을 구하고자 애쓴 영웅들”이라고 규정했다.
  • 아득한 골목에도 있다네, 기적 같은 날들

    아득한 골목에도 있다네, 기적 같은 날들

    천서봉(52) 시인이 12년 만에 펴낸 두 번째 시집 ‘수요일은 어리고 금요일은 너무 늙어’(문학동네)에는 ‘닫히지 않는 골목’이 거듭 등장한다. 그곳에는 “살아 있는 죽음이나 죽어 있는 삶들” 같은 “당연히 없는 것들이 없어서 있지 말아야 할 것들로 가득”하다. 이렇듯 시인은 ‘부재의 중심’이 된 골목 안쪽의 슬픔, 비명, 위태를 오래도록 들여다보고 기억하는 것으로 훼손된 존재들, 낙오한 이들을 위무한다. 첫 시집 ‘서봉氏의 가방’에서 펼쳐 낸 건축학적 세계관과 상상력은 이번 시집에서도 16편의 ‘닫히지 않는 골목’ 연작시를 통해 더 깊은 시선으로 뻗어 나갔다. 2005년 ‘작가세계’로 등단한 시인은 건축설계사로의 업을 이어 가고 있다. 때문에 시와 건축이 경계면 없이 맞물리는 특유의 탐구는 자연스러워 보인다. 이철주 문학평론가는 “시인은 이형의 존재들이 출몰하는 골목의 형이상학적 설계와 배치를 통해 미학적 실험과 모험을 이어 가고 있다”며 “시인은 현실과의 유일한 끈이었던 ‘발목’마저 잃고 미로 같은 골목의 아득한 가장자리를 헤매고 있을 당신을 위해, 단 하나의 출구가 표시된 관념의 지도를 정성 들여 그려 낸다”고 짚었다. ‘악한 짐승과 조우하거나 열등했고 당황했던 순간이 모두 문이었음을 안다// 이렇게 늙은 밤에, 모든 문에는 神이 살고 있다는 말을 가까스로 생각한다’(‘문을 위한 에스키스’) 결핍과 불안, 회한과 슬픔을 통과하면서도 시인은 모든 문에는 신이 살고 있다는 믿음을 놓지 않는다. 그리고 생의 한가운데에서 ‘우리가 살아남은 기적’과 ‘살아갈 기적’을 긍정한다. 시집 제목이 된 시구로 눈길을 끄는 ‘목요일 혹은 고등어’에서다. ‘수요일은 어리고 금요일은 우리가 너무 늙어 있을 터이니, 그러니 목요일쯤 만납시다(중략)// 수요일까지 우리가 살아남은 기적에 대해, 그건 거의 마법에 가까운 일이었다고 의뭉떨게// 그렇게 우리 목요일쯤 만납시다 사랑이 아니었거나 혹은 사람이 아니었거나 그러나// 사랑이거나 사람이어도 괜찮을 목요일에, 마치 월요일인 것처럼, 아니 일요일의 얼굴로’ 시인은 “절대적인 시간성 속에서 결국 우리의 선택에 의해 시간의 상대성이 발현된다고 본다”며 “아름다운 날을 기다려 만나기보다는 우리가 만나서 아름다운 날을 만들어 갈 수 있길 바라는 마음”이라고 했다.
  • ‘교사 극단선택’에 모교 교수들 “18일은 韓 교육 사망일”

    ‘교사 극단선택’에 모교 교수들 “18일은 韓 교육 사망일”

    서울 서초구 초등학교에서 2년 차 신규 교사가 극단적 선택을 한 사건과 관련해 고인의 모교인 서울교대 교수들이 진상 규명과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25일 교육계에 따르면 고인이 졸업한 서울교육대학교 교수 30여명은 ‘교사 생존권 보장을 지지하는 서울교대 교수모임’ 명의의 성명을 내 이같이 밝혔다. 교수들은 “고인의 명복을 빌며 이 순간 누구보다 고통스러울 유가족, 함께 근무했던 동료 교사들께 못난 스승들로서 위로의 말씀과 함께 진심으로 사죄드린다. 지켜드리지 못해 미안하다”고 전했다. 이들은 “우리의 교육가족이 세상을 떠났다. 7월 18일은 한 초등교사 사망일이 아닌 대한민국 교육의 사망일로 기억될 것”이라며 “교권의 붕괴는 교육의 붕괴를 의미하며 이는 국가의 미래가 망국의 길로 접어들었음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가해자를 찾아내 희생양을 삼고 끝내는 일회적인 진상규명이 아니라 우리가 목도하고 있는 교육 참상의 원인을 찾아내 근본적으로 해결해야 한다”며 “학생에게는 학습권을, 학부모에게는 참여권을, 교사에게는 생존권을 보장할 수 있는 명확한 원칙의 제도화를 요구한다”고 강조했다. 교수들은 교사 생존권 보장과 교육 정상화를 위한 협의체 구성을 제안하면서 전국 교원양성대학과 사범대학이 참여해달라고 덧붙였다. 임채성 서울교대 총장도 최근 학교 홈페이지에 ‘살아남은 자의 책무’라는 제목의 입장문을 내고 “(제자의 죽음을 전해 듣고) 무어라 할 말을 잃었고 마음 깊은 곳에서부터 슬픔과 비통함이 밀려 들어왔다”며 “이 충격적 사건이 살아있는 우리에게 엄중한 질책과 책무를 던지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임 총장은 “이번 사건은 우리의 교육과 공동체가 지니는 병폐와 위험의 단면을 여실하게 폭로하고 있다”며 “더 성숙한 교육 문화와 공동체를 만들어가는 일은 살아있는 우리에게 지워진 책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당국에 철저한 수사와 교권 보호, 생활지도에 대한 법적·제도적 여건 마련 등을 촉구했다.
  • ‘오펜하이머’ 성관계 중 힌두 경전 낭송하는 장면 논란에도 인도 흥행

    ‘오펜하이머’ 성관계 중 힌두 경전 낭송하는 장면 논란에도 인도 흥행

    인류 최초의 핵폭발 실험을 이틀 앞두고 ‘원자폭탄의 아버지’가 인도의 힌두 경전을 낭송하는 모습은 뜻밖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겠다. 미국과 마찬가지로 인도에서 지난 21일 개봉한 크리스토퍼 놀런 감독의 영화 ‘오펜하이머’에는 1945년 7월 16일 미국 뉴멕시코주 사막에서 원자폭탄 실험을 앞둔 줄리어스 로버트 오펜하이머(1904~1967) 박사가 연인과 사랑을 나누는 장면이 나온다. 인류를 구하기 위해 인류를 파괴하기로 결심한 인물이 고대 인도의 산스크리트어로 쓰여진 힌두 경전 ‘바가바드 기타(거룩한 자의 노래)’를 몸소 영어로 옮겨 읊는다. 성관계를 하던 연인이 서가로 향해 경전을 꺼내 읽어달라고 하자 한 구절을 낭송한다. In battle, in forest, at the precipice of the mountains  On the dark great sea, in the midst of javelins and arrows,  In sleep, in confusion, in the depths of shame,  The good deeds a man has done before defend him 잠시 뒤 둘은 다시 침대로 향한다. 당연히 정통파 힌두교도를 자부한 이들은 발끈했다. 신성 모독이라며 해당 장면을 삭제해 공개할 것을 요구했다. 하지만 놀런 감독은 언어를 익히는 데 천재적이었던 오펜하이머가 산스크리트어와 경전의 신비에 깊이 탐닉했으며, 일생일대의 실험을 앞둔 초조함을 달래는 장치로 이 장면을 삭제할 수 없었다. 인도의 영화 검열 당국도 마찬가지였다. 해당 장면은 삭제되지 않고 개봉했으며 인도에서는 마고 로비 주연의 ‘바비’를 누르고 올해 할리우드 작품 가운데 최고의 흥행 성적을 거뒀다고 영국 BBC가 25일 전했다. 그는 고대 인도 언어인 산스크리트어를 번역할 수 있을 정도의 실력을 갖추고 있었다. 캘리포니아 버클리 캠퍼스에서 공부하면서도 자신이 기타(스승)로 불리길 바랐다. 2000년 된 바가바드 기타는 힌두교의 가장 위대한 신화 중 하나인 마하바라타의 일부인데 700편의 시가 실려 세계에서 가장 긴 시로도 꼽힌다. 그런데 인류 최초의 원자폭탄 실험으로 역사를 바꾼 이론물리학자는 긴장과 초조함, 옳은 길인지 확신할 수 없는 마음의 혼란을 다스리기 위해 성관계, 힌두교 경전 구절에 의지하는 것이다.카이 버드와 마틴 J 셔윈이 2005년 펴낸 전기 ‘American Prometheus: The Triumph and Tragedy of J Robert Oppenheimer’에 따르면 오펜하이머에게 산스크리트어를 가르친 사람은 아서 W 라이더였다. 오펜하이머가 이 대학 부교수로 부임했을 때는 스물다섯 살이었다. 그 뒤 수십년 동안 그는 미국의 이론물리학 학파를 만들어 이끌었다. 공화당원이었고 “혀끝이 날카로운 성상 파괴자(관습 파괴자, iconoclast)는 오펜하이머를 단번에 사로잡았다. 오펜하이머는 라이더를 “정수(精髓)의 지성인”으로 “스토아주의자처럼 느끼고 생각하고 말한다”고 묘사했다. 오펜하이머의 부친은 섬유 수입업자였는데 라이더가 “가장 따듯한 영혼을 엿볼줄 아는 금욕주의를 지니고 있었다”고 말했다. 라이더는 오펜하이머를 “삶을 비관하지만 구원과 저주를 가르는 것은 결국 인간의 행동이란 점을 믿는 드문 인물”이라고 봤다. 목요일 저녁마다 산스크리트어 개인 강습을 했다. 형제에게 편지를 써 “다시 배우는 기쁨을 만끽하고 있다”고 했고, 친구들은 그가 고대 인도어에 집착한다고 느꼈다. 그를 학문의 길로 인도한 해롤드 F 처니스는 오펜하이머가 “신화와 암호 취향을 갖고 있었기 때문에 완전 말이 된다”고 생각했다. 오펜하이머가 철학, 프랑스 문학, 영어, 역사 등 다양한 분야의 책을 섭렵했다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한때 건축을 공부하기도 했다. 고전 연구가, 시인, 화가로도 활동했다. “슬픔과 외로움을 주제로” 시를 썼고, TS 엘리엇의 “sparse existentialism”을 자신의 시 세계와 일치하는 것으로 여겼다.처니스는 “오펜하이머는 어려운 것들을 좋아했다. 그에게는 거의 모든 것이 쉬웠기 때문에 진짜 관심을 끄는 것들은 정말 어려운 것들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언어를 익히는 데 천재적이었다. 그리스, 라틴, 프랑스, 독일 말을 익혔고 네덜란드어를 6주 만에 뗐다. ‘바가바드 기타’를 읽는 데도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고 했다. 그는 이 경전이 “매우 쉽고도 아주 대단하다”며 친구들에게 “알려진 언어 가운데 가장 아름다운 철학적인 노래”라고 말하곤 했다. 그의 서가에는 라이더가 선물한 핑크빛 표지의 그 책이 꽂혀 있었고, 오펜하이머는 복사해 친구들에게 선물했다. 1933년 부친이 그에게 크라이슬러 자동차를 선물했는데 오펜하이머는 가루다란 힌두 신화에 등장하는 커다란 새 신의 이름을 붙였다.왜 이렇게 오펜하이머는 기타와 카르마(운명과 지상의 소명) 언급에 집착했을까? 전기작가들은 20대 초반 윤리문화 재단과의 관계를 언급하며 그가 “젊을적 배운 것에 대한 반항으로 자극 받은 것”이라고 짐작했다. 유대인의 후손으로서 합리주의와 휴머니즘 같은 진보적인 브랜드를 따랐던 복잡한 내면을 지닌 인물이기도 했다. 오펜하이머만 힌두 텍스트를 존중했던 것은 아니었다. 헨리 데이비드 소로도 “우리 현대 세계, 왜소하고 사소해 보이는 우리 문학과 비교했을 때 바가바드 기타의 놀랄 만하고 코스모적인 철학”에 탄복한다고 적었다. 심지어 나치 이론가인 하인리히 히믈러도, 마하트마 간디도 이 경전에 빠져들었다. 오펜하이머가 존경했던 WB 예이츠와 엘리엇 두 시인도 마하바라타를 읽었다.첫 핵폭탄 실험 후 하늘에 오렌지색 버섯구름이 만들어지자 오펜하이머는 다시 기타를 떠올렸다. 그로부터 한달 뒤 일본 히로시마와 나카사키에 두 폭탄이 낙하돼 수만명을 끔찍한 죽음으로 몰아넣었다. 그는 1965년 NBC 다큐멘터리 제작진에게 “세상이 예전같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우리는 알고 있었다. 몇몇은 웃었고, 몇몇은 울었다. 대부분은 입을 다물었다”면서 “나는 힌두 경전 바가바드 기타의 한 구절을 떠올렸다. 비슈누는 왕자에게 의무를 다해야 한다고 설득하고 있다. 그래서 여러 팔을 이용해 왕자를 다독이며 ‘이제 나는 죽음이요, 세상의 파괴자가 됐네’라고 말한다. 이런 식이든 저런 식이든 그렇게 됐다고 본다”고 말했다. 널리 알려진 대로 오펜하이머는 나중에 핵폭탄 실험장을 찾아 폭탄 파편의 겉면에 쌓인 먼지 위에 그 구절을 적었다. 이 낙서는 애리조나주 투손에 있는 피마 항공우주박물관에 소장돼 있다. 한 친구는 오펜하미어가 이렇게 말하는 것을 듣고 “성직자 같은 과장”을 한다고 느꼈다고 했다. 하지만 이 수수께끼 같은 과학자는 분명 경전에 막대한 영향을 받고 있었다. 크리스천 센튜리 편집자들이 자신의 철학에 가장 심오한 영향을 미친 책들을 공유해달라고 요청하자 오펜하이머는 보들레르의 ‘악의 꽃’을 첫째로 꼽고, 둘째로 ‘바가바드 기타’를 들었다.
  • 시인이 본 슬픔의 골목 안쪽...그럼에도 긍정하는 ‘우리가 살아남은 기적’

    시인이 본 슬픔의 골목 안쪽...그럼에도 긍정하는 ‘우리가 살아남은 기적’

    천서봉(52) 시인이 12년 만에 펴낸 두 번째 시집 ‘수요일은 어리고 금요일은 너무 늙어’(사진·문학동네)에는 ‘닫히지 않는 골목’이 거듭 등장한다. 그 곳에는 “살아 있는 죽음이나 죽어 있는 삶들” 같은 “당연히 없는 것들이 없어서 있지 말아야 할 것들로 가득”하다. 이렇듯 시인은 ‘부재의 중심’이 된 골목 안쪽의 슬픔, 비명, 위태를 오래도록 들여다보고 기억하는 것으로 훼손된 존재들, 낙오한 이들을 위무한다. 첫 시집 ‘서봉氏의 가방’에서 펼쳐낸 건축학적 세계관과 상상력은 이번 시집에서도 16편의 ‘닫히지 않는 골목’ 연작시를 통해 더 깊은 시선으로 뻗어나갔다. 2005년 ‘작가세계’로 등단한 시인은 건축설계사로의 업을 이어가고 있다. 때문에 시와 건축이 경계면 없이 맞물리는 특유의 탐구는 자연스러워 보인다. 이철주 문학평론가는 “시인은 이형의 존재들이 출몰하는 골목의 형이상학적 설계와 배치를 통해 미학적 실험과 모험을 이어가고 있다”며 “시인은 현실과의 유일한 끈이었던 ‘발목’마저 잃고 미로 같은 골목의 아득한 가장자리를 헤매고 있을 당신을 위해, 단 하나의 출구가 표시된 관념의 지도를 정성 들여 그려낸다”고 짚었다. ‘악한 짐승과 조우하거나 열등했고 당황했던 순간이 모두 문이었음을 안다//이렇게 늙은 밤에, 모든 문에는 神이 살고 있다는 말을 가까스로 생각한다’(문을 위한 에스키스) 결핍과 불안, 회한과 슬픔을 통과하면서도 시인은 모든 문에는 신이 살고 있다는 믿음을 놓지 않는다. 그리고 생의 한가운데에서 ‘우리가 살아남은 기적’과 ‘살아갈 기적’을 긍정한다. 시집 제목이 된 시구로 눈길을 끄는 ‘목요일 혹은 고등어’에서다. ‘수요일은 어리고 금요일은 우리가 너무 늙어 있을 터이니, 그러니 목요일쯤 만납시다(중략)//수요일까지 우리가 살아남은 기적에 대해, 그건 거의 마법에 가까운 일이었다고 의뭉떨게//그렇게 우리 목요일쯤 만납시다 사랑이 아니었거나 혹은 사람이 아니었거나 그러나//사랑이거나 사람이어도 괜찮을 목요일에, 마치 월요일인 것처럼, 아니 일요일의 얼굴로’ 시인은 “절대적인 시간성 속에서 결국 우리의 선택에 의해 시간의 상대성이 발현된다고 본다”며 “아름다운 날을 기다려 만나기보다는 우리가 만나서 아름다운 날을 만들어갈 수 있길 바라는 마음”이라고 했다.
  • [단독] “행복추구권 침해” “축복 속 죽음을”… 조력사망 합법화 투쟁 나선 사람들 [금기된 죽음, 안락사⑤]

    [단독] “행복추구권 침해” “축복 속 죽음을”… 조력사망 합법화 투쟁 나선 사람들 [금기된 죽음, 안락사⑤]

    <5> 가족 그리고 죽음을 돕는 사람들 희소 질환인 척추협착증을 앓던 캐나다 국적의 캐서린 카터(당시 89세)는 2010년 스위스로 건너가 스스로 삶을 마감했다. 이듬해 그의 딸 리 카터는 국가를 상대로 조력사망을 허용해 달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어머니가 집에서 편하게 죽을 권리를 빼앗겼다는 이유였다. 긴 소송 끝에 2015년 캐나다 대법원은 자살 조력을 위법으로 규정한 현행법이 자유를 보장한 헌법 정신에 어긋난다고 판단했다. 캐나다 조력사망 합법화의 시발점이 된 ‘카터 판결’이다. 캐나다는 물론 스페인, 뉴질랜드 등 여러 국가가 비슷한 과정을 거쳐 조력사망을 합법화했다. 우리나라에서도 조력사망이 꼭 필요하다고 외치는 사람들이 다양한 방식으로 법적 투쟁에 나서고 있다. 24시간 극심한 통증을 호소하는 하반신 마비 환자 이명식(62)씨는 국가가 조력사망을 허용해야 한다는 내용의 헌법소원을 준비하고 있다.●“당사자들이 나서 법 바꿔 나가야” “언제까지 제가 이 고통을 견딜 수 있을지 모릅니다. 제겐 시간이 별로 없습니다.” 공무원이었던 이씨는 2019년 5월 은퇴 후 노년을 보내기 위해 제주도에 터를 잡았다. 집을 얻고 청소를 하던 중 허벅지에 알레르기가 생겼다. 인근 병원에 가서 주사를 맞았더니 금세 증상이 사라졌다. 하지만 얼마 뒤 다시 가려운 증상이 나타나 병원을 찾아 주사를 맞았다. 그게 불행의 시작점이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주사를 맞고 집에 돌아와 잠을 청했는데, 정신을 차린 건 40일이 지난 뒤였다. 본능적으로 ‘뭔가 잘못됐다’는 생각이 들었다. 몸을 일으키려고 했으나 두 다리가 꿈쩍도 하지 않았다. 그와 동시에 죽을 것 같은 아픔을 느꼈다. 병원에서는 원인 미상의 바이러스 감염으로 척수염이 생겼고 바이러스가 뇌와 척수로 번져 하반신에 마비가 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씨는 “마치 덤프트럭이 두 다리를 밟고 지나가는 듯한 통증이 계속된다”고 표현했다. “대부분의 하반신 마비는 다리가 물렁물렁한데 제 다리는 뻣뻣하게 굳어 있어요. 그 상태에서 마치 다리를 꽈배기처럼 비트는 고통이라고밖에 표현할 방법이 없어요.” 대소변을 해결하는 문제는 물론이고 숨 쉬는 것과 밥 먹는 것조차 점차 고통스러운 일이 됐다. 마약성 패치를 몸에 붙여도 통증은 쉽사리 가시질 않았다. 그가 호소하는 통증의 정도는 ‘10 가운데 9’. 이씨는 “세상에 그 어떤 고통도 내 고통과 비교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든다”며 “처음에는 회복될 수 있을 거라는 희망으로 이겨 냈지만 이제 한계에 다다랐다”고 말했다. 통증과 함께한 지 3년. 이씨는 지난해 스위스에 있는 조력사망 단체인 디그니타스와 페가소스, 라이프서클 등 4개 단체에 가입했다. 그러나 이씨가 ‘그린라이트’(조력사망 승인)를 받게 된다고 하더라도 국내 법상 그가 뜻하는 대로 스위스에서 조력사망하기는 쉽지 않다. 거동이 불편한 탓에 스위스로 가려면 누군가 함께해야 하지만, 동행자가 자칫 자살방조죄로 처벌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가 헌법소원을 내기로 마음먹은 이유다. 이씨는 자신의 고통을 국가가 낫게 해 주지도 못하면서 평화로운 죽음조차 가로막는 현행법이 개인의 행복추구권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조력사망을 허용한 나라들의 경우 존엄사의 한 방법으로 이뤄진 조력자살에 대해 동행자나 조력자를 처벌하는 조항을 폐지하는 것에서부터 출발한 사례가 적지 않다. 이씨는 “내가 필요해서 스위스로 가려는 것일 뿐”이라면서 “선택지가 하나밖에 없는 사람들의 가족과 지인에게 자살방조죄를 씌우는 건 선택권마저 빼앗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이씨는 우리나라에서 조력사망이 법제화되려면 이를 필요로 하는 당사자들이 직접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런 차원에서 그는 자신처럼 끝없는 통증에 시달리는 환자들에게 용기를 주기 위해 자신의 이야기를 공개하고 나섰다고 설명했다. “국민 80%가 찬성한다는데 정작 나서는 사람이 별로 없어요. 조력사망을 원하지만 주변 눈치를 보는 경우가 많아요. 숨어서 요구하면 무슨 소용 있나요. 저 같은 당사자들이 모여 법을 바꿔야지요.” 법조인들이 모인 한국존엄사협회가 이씨를 지원할 계획이다. 최다혜(법학 박사) 회장은 “우리의 임종은 어때야 하는가에 대해 전반적인 사회·의료 시스템을 다시 생각해 볼 시기가 됐다”며 “죽을 권리와 선택의 자유라는 측면에서 존엄사도 선택지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아버지의 비극, 남은 사람들은 안 돼” “우리나라에도 안락사가 있었다면 아버지를 좀더 편안하게 보내드릴 수 있었을 겁니다.” 직장인 이상혁(49)씨는 2017년부터 세 차례 헌법소원을 냈다. 불치병으로 죽을 때까지 고통받아야 하는 사람에겐 안락사를 받을 권리가 있다며 이를 막는 국민의 행복추구권을 침해하는 행위라는 취지였다. 이씨가 홀로 법적 투쟁에 나선 건 16년 전 아버지의 죽음을 겪으면서다. 아버지는 2007년 폐암 말기 진단을 받았다. 모든 걸 제쳐두고 치료에 전념했지만, 병세는 호전되지 않았다. 항암 치료도 소용없었다. 암세포가 몸집을 키우면서 아버지는 호흡 곤란을 호소했다. “숨이 막혀 죽을 것 같아….” 밭은 숨을 몰아쉬며 몸부림치는 아버지의 모습은 차마 눈을 뜨고 보기 힘들 정도였다. 뼛속 깊은 곳까지 전이된 암세포들은 고문하듯 환자를 괴롭혔다. 진통제도 소용없었다. 골통(骨痛)이 시작되면 이씨의 아버지는 “몸이 으스러지는 것 같다”는 말을 되뇌었다. 뼈가 약해지면서 체위를 바꾸는 일조차 쉽지 않아지자 욕창이 찾아왔다.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아버지는 침대를 세우고 일주일을 꼬박 앉아서 지냈다. 눕는 순간 숨이 멈춘다는 사실을 아는 듯했다. “차라리 죽는 게 더 편안할 정도의 고통으로 느껴졌어요. 폐암은 인간이 경험할 수 있는 가장 큰 고통 중 하나라는 말을 절감하게 만들었죠.” 더는 버티지 못하겠다고 생각했을까. 아버지는 힘에 부친 듯 “이제 침대를 내려 달라”고 말했다. 그러곤 밤새 숨을 헐떡이며 괴로워하다가 심장이 멈췄다. 숨을 거두는 순간까지 극도의 고통에 시달렸던 아버지를 보내며 그는 “남은 가족은 그렇게 보내지 않겠다”고 다짐했다고 했다. 아버지를 보낸 뒤 우연히 TV에서 조력사망 다큐멘터리를 보고 충격을 받았다. TV에 등장한 암환자는 가족의 축복을 받으며 죽음을 맞았다. 고통과 비극, 슬픔뿐이었던 아버지의 죽음과 완벽히 대비됐다. 이씨는 법을 바꿔 보기로 결심했다. 조력사망이 도입된 나라들은 국가가 법적으로 존엄사를 인정하는 것부터 출발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2015년 직접 안락사 법안 초안을 작성해 광화문광장에 가서 서명운동을 벌였다. 또 지역구 국회의원 사무실로 뛰어가 입법을 호소하기도 했다. 2017년부터 2018년까지 세 차례 헌법소원에 나섰다. 누구나 존엄한 죽음을 맞을 권리가 있지만 국가가 제도를 만들지 않아 헌법 제10조인 행복추구권이 침해된다고 주장했다. 헌재는 이를 각하했다. 국회가 안락사 절차를 마련할 입법 의무가 없고 안락사 문제는 법학에서부터 종교적, 윤리적, 철학적 문제까지 연결돼 있어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그렇게 세 번의 도전은 모두 실패로 끝났다. 그는 당시 헌재 결정문들을 보여 주며 ‘졸작’이라고 평가했다. 나라가 죽음의 문제를 깊이 고민하지 않은 것이 결정문에 고스란히 드러난다는 의미다. 하지만 이씨는 여전히 포기하지 않고 있다. 최근에는 조력사망을 합법화해 달라는 국민동의청원에 사람들의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5만명이 청원에 동의하면 관련 국회 상임위원회를 거쳐 본회의에 부칠 수 있다. 본회의에서 채택된 청원은 국회 또는 정부에서 필요한 조치를 해야 한다. 하지만 80%가 넘는 높은 찬성 여론에도 사람을 모으는 게 쉽지는 않다. 과거 세 번의 국민동의청원 모두 1000명을 넘기지 못했다. 조직 없이 혼자 법을 바꾼다는 것에 한계를 느끼지만 여전희 희망은 있다고 말한다. “우리나라에 비해 안락사 찬성률이 10% 포인트 이상 낮았던 덴마크(70%)도 올 들어 안락사 문제가 공론화되면서 순식간에 국민동의청원이 목표치를 넘어섰더군요. 꾸준히 알리다 보면 우리나라도 그렇게 될 수 있을 거라고 봅니다.” 서울신문의 ‘금기된 죽음, 안락사’ 기획기사는 ‘인터랙티브형 기사’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QR 코드를 찍거나 아래 링크를 복사한 후 인터넷 주소창에 붙이는 방법으로 콘텐츠를 보실 수 있습니다. https://www.seoul.co.kr/SpecialEdition/euthanasia/
  • “잘 가시게” 이순재, 아내와 사별…반려견과도 이별(산책)

    “잘 가시게” 이순재, 아내와 사별…반려견과도 이별(산책)

    ‘산책’이 아름다운 인사를 띄워 보냈다. 23일 방송된 tvN X TVING 드라마 공동 프로젝트 ‘O’PENing(오프닝) 2023’(이하 ‘오프닝 2023’)의 두 번째 작품인 ‘산책’에서는 아내 윤귀애(선우용여 분)와의 이별하고 있는 차순재(이순재)와 순둥이의 교감을 그리며 작별이 서툰 이들의 이야기를 펼쳐냈다. 차순재는 갑작스러운 윤귀애의 죽음 이후 많은 것을 스스로 감내해야 했다. 요즘 물정이 어떻게 돌아가는지부터 자카르타로 거처를 옮긴다는 아들 부부네 사정까지 모르는 것 투성이었다. 이따금 죽은 윤귀애의 형상이 나타나 옛일을 들추었지만 언제 그랬냐는 듯 홀로 맨밥을 삼키는 차순재의 모습은 보는 이들의 눈시울을 붉혔다. 하지만 윤귀애가 떠난 뒤에도 차순재 곁에 남은 것이 있었다. 살아생전 윤귀애가 집을 나가면서까지 키우겠다고 고집을 부렸던 순둥이는 차순재의 성미에도 꼬리를 흔들며 다가왔고 수의사 한유담(이연희 분)으로부터 그런 순둥이가 병을 앓고 있어 산책이 필요하다는 말을 듣게 됐다. 차순재는 윤귀애와 산책 한 번 안 가본 지난날이 떠올라 순둥이의 목줄을 쥘 수밖에 없었다. 한유담의 조언에 따라 순둥이와 발걸음을 맞추고 장난감을 가지고 놀아주는 등 마음을 열어간 차순재는 산책길에서 순둥이가 고집을 부리는 날엔 성질을 내기도 했지만 그럴 때마다 걸음이 느린 아내를 타박했던 일이 기억나 슬픔을 삼켰다. 그래도 순둥이와 교감하는 시간이 즐거웠고 순둥이는 존재만으로 삶의 이유가 되어줬다. 때문에 순둥이도 자카르타에 데려가겠다는 차순재의 말은 진심이었다. 그러나 아들 차민식(최대철 분)은 노견인 순둥이를 감당하기엔 어렵다고 설득, 차순재는 그들의 회유에 자신도 순둥이의 처지와 다를 것 없다며 씁쓸함을 토로했다. 순둥이에게서 아내의 얼굴뿐 아니라 스스로를 비추어 보고 있던 차순재의 심정이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이런 차순재의 사정을 알게 된 한유담은 순둥이를 맡겨달라며 그를 위로했다. 이어 갑작스럽게 떠나보낸 반려묘 마마의 죽음을 언급하며 숨겨뒀던 상처를 드러냈다. “늘 옆에 있을 줄 알았어요”라는 한유담의 말에 동감하는 차순재에게서 남겨진 이들의 치유되지 않은 아픔이 엿보였다. 순식간에 해가 져버리는 것처럼 순둥이의 상태도 점점 악화됐다. 어찌할 수 없는 상황에 순둥이의 안락사를 결정한 차순재는 순둥이를 바라보며 윤귀애에게 전하지 못했던 마지막 인사를 함께 건넸다. “잘 가시게”라는 담담한 인사말로 그간의 사랑과 후회를 모두 부친 차순재는 순둥이를 따듯하게 어루만지며 또 한 번의 이별을 맞이했다. 마지막까지 순둥이의 곁을 지켜준 차순재는 아들 부부와 자카르타로 가기보다 한국에 남는 것을 택했다. 차민식에게 새 구두를, 며느리 나지은(김지성 분)에게 윤귀애의 손맛이 담긴 김치를 쥐여주고 손자와 처음으로 산책길을 걸으며 추억을 쌓아갔다. 한유담 역시 마마의 빈자리를 마주하기 힘들어 오랫동안 비워뒀던 집의 대문을 열며 차근차근 작별의 시간을 견뎌냈다. ‘산책’은 진심을 보이기 힘든 가족과의 관계를 조명하며 뜻깊은 안녕을 보여줬다. 남겨진 이들이 두려워하던 진짜 이별의 순간은 섬세한 연출로 아름답게 승화된 한편, 인물들의 대사 하나하나가 가슴을 울려 수많은 공감의 장면을 탄생시킬 것이다.
  • [르포]빗속 서이초 교사 추모 발길… “참으니까 세상은 바뀌지 않고 끝내…”

    [르포]빗속 서이초 교사 추모 발길… “참으니까 세상은 바뀌지 않고 끝내…”

    “가만히 있으니까 안 바뀐다. 교사는 법적으로 모든 걸 잃어서 그냥 있으면 안되는 것 같다. 과거에 저도 이런 일이 있었는데 교감이 ‘그러지마라. 시끄럽게 하지 말라’고 해 참았는데, 참으니까 하나도 안 바뀌는 거다. 이제 더 이상 참을 수 없다.” 장맛비가 계속되고 있는 23일 제주도교육청 앞마당 천막에 마련된 서울 한 초등학교 교사 분향소에 고인을 애도하는 도민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이날 몸이 안 좋아 휴양차 숲길을 걸으려고 왔다가 소식을 듣고 추모한다는 경기도 오산의 한 초등학교 교사 공모씨는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그는 말하는 내내 가슴이 목 메어 떨리는 목소리로 “과거에 저 또한 학부모 갑질에 정신과 치료까지 받았었다”면서 “세상은 달라진 게 없다. 참았더니 안 바뀐다. 참으면 안되는 거였다”고 후회했다. 이어 “교직에 있어 한 목소리를 내려고 하면 ‘쟤네들은 뭐야’ 이렇게 얘기한다”면서 “법적으로 신분이 보장 안되고 모든 것이 막혀있기 때문에 목소리를 낼 수 없다”면서 “교권을 보장하고 아이들을 제대로 가르칠 수 있는 권리를 줘야 한다. 순수한 목적 마저 막고 있다. (세상을 떠난) 선생님처럼 손 내밀 수 없는 상황에서 또 누군가가, 후배들이 고통을 다시 겪지 않기를 바란다”고 울먹였다. 사실 교사들에겐 정치 기본권도 없다. 투표만 하고 정당 가입도, 후원도 금지된다. 정치인들조차 투표권 없는 교사들에겐 관심이 없다. 노동3권도 보장이 안 되고 쟁의도 할 수 없다. 모든 권한은 박탈되고 ‘학폭(학교폭력)’같은 문제가 발생하면 책임만 지는 상황에서 교사들은 하나 둘 교단을 떠나고 있는 현실이다.이날 오전 10시부터 교사들과 학생들의 발길은 계속됐고 추모공간 한 켠에는 그를 추모하는 글(포스트잇)들이 가득 채워지면서 가슴을 먹먹하게 했다. “동료교사로서 계속 눈물이 납니다. 선생님의 힘든 마음을 어루만져주지 못해 죄송합니다. 저희가 더 나은 교육환경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그곳에서는 마음고생 하시지 마시고 행복하게 지내세요”(동료교사). “선배교사로서 교육현장의 이런 문제들을 관심 갖지 못해 어려움을 겪게 하여 너무 미안합니다. 하늘에서는 편히 쉬기 바랍니다”(선배교사) 포스트잇 메모에 적힌 글들에는 교권침해로 무너진 교육 현장의 아픔이 고스란히 비춰지고 있었다. 한 제주 동료교사는 “교사의 뜻을 품고 시작했으나 상처만 받고 힘드셨을 선생님, 지켜드리지 못해 죄송합니다. 그곳에서는 아이들과 행복하시길... 편히 쉴 수 있길 바랍니다”고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또 다른 교사는 “선생님, 마지막 순간 교실을 살피실 때 얼마나 마음 아팠을지 생각하면 눈물이 납니다. 동료로서 선배로서 아무것도 바꾸지 못했던 것이 정말 죄송합니다”라며 “선생님은 교직에서 열정으로 빛나던 분임을 기억하겠습니다”고 애도했다. 도내 각계 인사들의 발길도 이어졌다. 오영훈 제주도지사는 지난 21일 오후 분향소를 찾아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오 지사는 메모지에 ‘선생님! 지켜주지 못해서 미안합니다. 잊지 않겠습니다’고 적었다.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 간담회 등으로 인해 22일 오전 분향소를 찾은 김광수 교육감은 “모두가 행복한 교실, 학교를 위해 공부하고 노력하고 돕도록 하겠습니다”란 문구를 쓴 메모지를 추모 공간 한쪽에 붙이며 애도했다. 김경학 제주도의회의장도 분향소를 찾아 “다시는 안타까운 죽음이 일어나지 않도록 제주도의회는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는 추모의 글을 남겼다.이번 추모 공간은 제주교사노동조합,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제주지부, 제주실천교육교사모임 등 도내 3개 교원단체가 “교사의 존엄을 지키는 길에 함께하겠다”며 지난 21일 공동으로 설치해 3일간 애도하고 있다. 이들 단체들은 ‘들꽃 한송이 허공에 놓으며 나는 다시 울 수 밖에 없네 눈물만이 작게나마 기도가 되네’ 라며 이해인 시인의 싯구와 함께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난 선생을 추도했다. 분향소를 지키고 있던 한정우 제주교사노조 위원장은 “내가 원래 느꼈던, 학급에서 있었던 일이 떠올라 감정이입돼서 눈물을 흘리고 우는 교사들이 너무 많다”면서 “나도 그때 극단선택을 하고 싶고, 그만 두고 싶을 때가 많았는데 실제 돌아가시니까 가슴 아파하는 것”이라고 슬픔을 대신 전했다. 전국 교육청마다 3일동안 분향소를 지내고 있는 가운데 제주도교육청 분향소에는 이틀동안 300여명의 추모 발길에 이어졌으며 마지막날에도 추모의 행렬은 계속됐다. 수백명이 남긴 애도의 글들은 한 예비교사가 남긴 추모의 글과 크게 다르지 않다. “선생님의 아픔에 귀기울여 듣지 못해서 죄송합니다. 아이들을 예뻐하시던 선생님의 모습이 그립습니다. 저는 교사가 되어도 선생님을 잊지 않겠습니다. 부디 평안히 쉬세요.”
  • 전북교육청, 서이초 교사 추모공간 마련

    전북교육청, 서이초 교사 추모공간 마련

    전라북도교육청에 최근 세상을 떠난 젊은 서울지역 초등학교 교사 추모 공간이 마련됐다. 전북교육인권센터는 21일 전북교원단체총연합,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전북지부, 전북교사노조 등 3대 교원단체와 함께 전북교육청 1층 로비에 합동분향소를 설치했다고 밝혔다. 전국 교사들을 중심으로 서이초 앞에 추모 물결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교육인권센터는 전북에도 추모하는 공간이 필요하다고 보고 분향소를 만들었다. 전북교육청 합동분향소는 24일까지 운영될 예정이다. 서거석 교육감은 이날 오후 분향소를 찾아 고인을 추모했다. 서 교육감은 “교육자로서 바라는 꿈의 날개를 펼치지 못하고 생을 마감하신 선생님의 안타까운 소식에 깊은 슬픔과 애도를 표한다”면서 “교권이 존중되어 교육이 바로 서는 전북교육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 남루한 일상, 詩가 말을 건넸다…“툭툭 털고 일어나”

    남루한 일상, 詩가 말을 건넸다…“툭툭 털고 일어나”

    영문학자 정은귀 교수 산문집 두 권시 읽기의 재미·기쁨 교감할 수 있어‘환한 날’ 열어갈 용기를 내게 주더라 ‘이도 저도 마땅치 않은 저녁/ 철 이른 낙엽 하나 슬며시 곁에 내린다// 그냥 있어볼 길밖에 없는 내 곁에/ 저도 말없이 그냥 있는다// 고맙다/ 실은 이런 것이 고마운 일이다’(김사인 ‘조용한 일’)영문학자 정은귀 한국외대 영미문학·문화학과 교수에게는 이 시가 ‘가장 특별한 사랑의 시’로 읽힌다. 철 이른 낙엽이 유일한 친구가 되는 상황은 막막하지만 그 막막함 속 곁을 지켜 주는 존재의 소중함이 더 뭉클하게 다가온다. 그는 사랑을 앞세워 무례하게 굴거나 성내곤 했던 과거를 돌이키며 시의 통찰을 이렇게 일깨운다. “오래 참고 온유하며 자랑하지 않는 사랑의 방식을 남루한 어느 저녁 내 곁에 떨어진 낙엽이 가르쳐 주고 있습니다. (중략) 각자의 불완전함을 오롯이 받아들이는 사랑이며 각자의 난처함과 남루함을 있는 그대로 껴안는 정직한 사랑입니다.”(‘나를 기쁘게 하는 색깔’)영미 시를 우리말로 옮기고 우리 시를 영어로 번역해 알려 온 정 교수의 산문집 두 권이 최근 나란히 나왔다. 모두 한국천주교주교회의에서 발행하는 월간 ‘경향잡지’에 연재했던 글들로, ‘나를 기쁘게 하는 색깔’은 2019년 1월부터 2020년 12월까지 쓴 에세이들을 엮었다. ‘다시 시작하는 경이로운 순간들’은 2018년부터 2019년까지 게재한 글을 묶고 세 편을 새로 써 보탰다. 글편들은 그의 심중을 파고들었던 시와 시를 사유의 통로로 삼아 타인의 아픔을 보듬고 사회의 불합리를 짚어 내는 산문을 짝짓는 형식으로 이뤄져 있다. 저자의 말을 빌리면 ‘타성에 순응하지 않고 새로운 질문을 깨쳐 나가는 시 읽기의 재미와 기쁨’을 교감할 수 있는 이야기들이다. 시를 읽는 이도, 시를 읽으려는 마음도 희귀해진 요즘, 세상의 참혹을 일깨우면서도 ‘환한 날’을 열어 갈 용기를 주는 시들은 독자들로 하여금 낯선 시의 땅으로 한 발 내디뎌 보게 한다. 시를 읽어 가는 길은 곧 삶을 풍요롭게 감각하고 단단히 밟아 가는 여정임을 그는 이런 말로 들려준다. “그러고 보니 시는 매일 넘어지는 제게 툭툭 털고 일어나라고 새로 시작하는 어떤 힘을 주었네요. 어떤 당혹, 어떤 슬픔, 어떤 위태와 어떤 불안을 시를 읽으며 건넜네요. ··· 이 세상을 하루하루 건너는 일은 쉽지 않지만, 늘 어렵고 고되고, 답 없는 길 같아 혼자 입을 앙다물지만, 그 길에 시가 있어서 저는 다시 또 새로운 눈을 뜨고 크게 깊은 호흡 하고 끄덕끄덕, 다시 웃네요. 여러분에게도 시가 그랬으면 좋겠습니다.”(‘다시 시작하는 경이로운 순간들’)저자는 이생진, 이성복, 김승희, 나희덕, 김소연 등 국내 시인뿐 아니라 윌리엄 칼로스 윌리엄스, 로버트 하스, 앤 섹스턴, 예브게니 옙투셴코, 나짐 히크메트 등 세계 각국 시인들의 작품을 다양하게 아우른다. 그가 읽어 내는 시편들은 남루하게만 보였던 하루하루의 일상이 ‘선물’임에 새롭게 눈뜨게 한다. 번번이 우리를 주저앉히는 좌절과 고통이 다시 삶을 살아가게 하는 ‘희망의 재료’임을 일러 주기도 한다. 무더위가 무력하게 하는 여름의 한가운데, 혼자 눈뜬 새벽녘 한 편씩 꺼내 음미해 보길 권한다.
  • “결혼 10년만에 얻은 외아들인데”…영정 사진앞 엄마는 또 무너졌다

    “결혼 10년만에 얻은 외아들인데”…영정 사진앞 엄마는 또 무너졌다

    실종자 수색 중 순직한 해병대 소속 채수근 상병 영정 앞에서 그의 부모는 또다시 절규했다. 20일 오후 3시쯤 채 상병의 빈소가 마련된 경북 포항시 해병대 1사단 김대식관에서 채 상병의 어머니는 “우리 아들 이렇게 보낼 수 없어요”라며 울분을 토했다. 어머니는 아들의 영정이 있는 곳으로 다가가지 못한 채 한동안 김계환 해병대 사령관의 손을 잡은 채 눈물만 흘렸다. 그는 “충분히 예방할 수 있는데 왜 일 터지고 이렇게 뒷수습만 하냐고요. 왜 이렇게 우리 아들을 허무하게 가게 하셨어요”라고 오열했다. 김 사령관은 고개를 숙인 채 아무 대답도 하지 못했다. 채 상병 아버지의 표정엔 드러나진 않았지만 슬픔이 묻어나는 듯했다. 자신마저 무너지면 안 된다는 생각으로 북받쳐 오르는 고통을 참아내는 것 같았다. 그는 전북도 소방본부에서 27년을 몸담은 소방대원이다. 채 상병은 1990년대 중반에 임용된 아버지와 어머니의 결혼 생활 10년차에 어렵게 얻은 외아들이었다. 빈소에 도착한 채 상병의 친인척들도 영정사진을 어루만지며 이내 “아이고 아이고”라며 연신 통곡했다. 빈소에는 해병대가족모임, 해군참모총장, 국회의원을 비롯한 정치권 등에서 보낸 화환과 조기들이 줄을 지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 김정재 의원, 이철우 경북도지사 등 정치권도 빈소를 찾아 조문했다. 채 상병은 지난 19일 오전 9시 3분쯤 경북 예천군 내성천에서 수해 피해 실종자를 수색하던 중 급류에 휩쓸려 순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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