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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용진의 역사를 보는 눈] 미국 텍사스주의 기원

    [홍용진의 역사를 보는 눈] 미국 텍사스주의 기원

    현재 미국 국토의 4분의1가량을 차지하는 남서부 지역, 즉 캘리포니아, 네바다, 유타, 애리조나, 콜로라도, 뉴멕시코, 텍사스 주는 19세기 초까지만 하더라도 에스파냐 식민지였다. 신생 미국은 미시시피강 언저리까지만 진출한 상황이었다. 그러다 1803년 제퍼슨 정부가 나폴레옹으로부터 프랑스 식민지인 루이지애나를 헐값에 매입해 미국은 에스파냐 식민지와 국경을 맞대게 됐다. 이후 1810년 중부 아메리카에서는 에스파냐의 식민지배에 대항한 봉기가 일어났고, 1821년 8월 멕시코가 건국되면서 이제는 미국과 멕시코가 국경을 맞대게 됐다. 1820년 에스파냐 식민정부는 미국 출신 이민자 300여 가구에 현재의 텍사스 지역에 대한 이민과 개척, 토지 증여를 허락한 바 있었다. 1821년 이들의 리더였던 스티븐 오스틴은 새로운 멕시코 정부와 이민 조건을 둘러싸고 다시 협상해야 했고, 갓 독립한 멕시코의 정치적 혼란 속에서 어렵사리 이민과 개척을 추진해 나갔다. 하지만 멕시코의 정치적 혼란은 진정될 기미가 안 보였고, 멕시코 정부의 이민자에 대한 통제와 억압은 가혹해져 갔다. 특히 가톨릭으로의 개종과 에스파냐어 사용을 강제하는 조치가 취해지면서 미국 출신 이민자들의 불만은 더욱 커져 갔다. 이러한 와중에 멕시코 정부가 허가하지 않은 이민자들이 멕시코의 정치적 혼란을 틈타 더욱 몰려들었다. 독일 지역 출신이 주류였던 유럽의 이민자들은 미국을 거쳐 새로운 텍사스 지역에서 광범위하게 정착해 나가기 시작했다. 애초에 허가받은 이들과 달리 이 새로운 이민자들은 멕시코 입장에서는 엄연한 불법 이민자들이었다. 멕시코 정부와 이민자들 간의 갈등은 더욱 커져만 갔고, 결국 1835년 미국의 입장에서는 ‘혁명’으로 지칭하는 이민자들의 반란이 일어나게 된 것이다. 치열한 접전이 벌어졌다. 텍사스군은 알라모 전투에서 치명타를 입기도 했지만 1836년 4월 산하신토 전투에서 멕시코 대통령을 포로로 잡으면서 승리를 거두었다. 텍사스는 독립 공화국이 됐지만, 내부에서 점차 미국으로 편입돼야 한다는 주장이 강하게 대두됐다. 미국에서도 이를 당연히 여겨 1845년 텍사스를 새로운 주로 편입했다. 이는 당연히 멕시코의 분노를 촉발했다. 멕시코는 텍사스의 독립을 인정하지도 않았고, 텍사스 봉기를 멕시코 땅을 빼앗기 위한 미국의 계략으로 해석했다. 결국 1846년 4월 양국 사이의 전쟁이 멕시코 북서부 지역 전역에서 치열하게 전개됐고, 1848년 미국의 대승으로 끝났다. 미국은 앞서 언급한 현재의 거대한 남서부 지역을 획득했고 이는 향후 미국에 큰 영향을 미쳤다. 1849년 캘리포니아에서는 사금이 발견돼 서부 개척이 시작됐고, 새로 획득한 여러 주는 노예제 문제와 관련해 남북전쟁으로 향하는 정치적 긴장을 고조시켰다. 그리고 멕시코의 국력은 크게 약화됐다. 최근 미국 대선의 중요한 이슈 중 하나가 텍사스로 밀려드는 ‘불법 이민자’ 문제라고 한다. 텍사스의 기원을 돌이켜볼 때 묘한 역설적 슬픔이 밀려온다. 홍용진 고려대 역사교육과 교수
  • “노르웨이 아버지 ‘욘’의 과시욕…한국 아버지들과 다르지 않아”

    “노르웨이 아버지 ‘욘’의 과시욕…한국 아버지들과 다르지 않아”

    ‘근대극의 아버지’로 불리는 노르웨이 극작가 헨리크 입센(1828~1906)이 만년에 쓴 작품 ‘욘’(포스터)이 오는 29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 무대에 오른다. 인간의 고독과 자유를 향한 갈망을 세대 간의 갈등을 빌려 그린다. ‘절규’로 유명한 에드바르 뭉크(1863~1944)가 연극 포스터와 무대를 디자인한 것으로 알려져 더 관심을 끈다. 어떻게 준비되고 있을까. 연출을 맡은 고선웅(56) 서울시극단장과 드라마투르그(공연고문) 김미혜(76) 한양대 연극영화학과 명예교수를 4일 세종문화회관 연습실에서 만났다.-어떤 작품인가. 김 교수 “입센은 강력한 인물을 작품의 제목으로 정한다. 욘 가브리엘 보르크만의 이야기다. ‘명제극의 창시자’로도 불리는 입센은 생각할 거리를 사회에 던지는 작가다. 성공에만 가치를 둔 욘이 몰락하는 모습을 통해 과연 그처럼 살 것인지 관객에게 묻는다. 전 세계 배우들이 이 작품을 쓴 입센에게 고마워하기도 한다. 연기하기에 너무 매력적이고 멋진 인물이라서 그렇다.” -어떻게 읽었나. 고 단장 “다 읽고서 울었다. 왜인지는 잘 모르겠다. 쌓였던 여러 감정이 터져 나온 것 같다. 구불구불한 길을 걸어가는 인물에게서 슬픔을 느꼈다. 어디론가 쓸쓸하게 퇴장하는 모습이었다. 연극에서나 인생에서나 등장과 퇴장이 중요하다. 퇴장은 영광스럽지만 만만치 않은 일이잖나.” 김 교수 “가난했던 입센은 ‘인형의 집’ 성공과 저작권 문제가 해결된 베른조약(1886) 전후로 엄청난 부자가 됐다. 잘살다가 말년에 몰락한 욘과는 정반대의 사정이다. 어쩌면 작품은 이미 성공한 입센 자신에게 던지는 질문인지도 모르겠다. 이런 호사, 누려도 되느냐고.” -작품의 매력은. 고 단장 “말이 많은 연극을 좋아한다. 무대에서 욘이 허장성세를 부리는데 왜인지 쓸쓸하고 짠하다. 우리도 직장에서, 동창회에서 누굴 만나면 내가 누구인지 과시하려고 하지 않나. 정치인들도 선거철이 되면 공허한 말을 쏟아 내곤 빠르게 망각한다. 그런 것들 옆에서 살아야 하는 사람들의 삶도 아울러 그린다. 욘은 노르웨이 작가가 창조한 인물인데 한국의 아버지들 같기도 하다.” -욘의 아들 ‘엘하르트’는 결국 자유를 찾아 떠난다. 김 교수 “입센이 원래 제목을 ‘엘하르트’로 지으려고 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입센은 항상 눈을 미래에 두고 있는 사람이니까. 엘하르트가 ‘대학생’이라는 점이 굉장히 중요하다. 엘하르트가 아무리 자유를 찾아 떠났다고 해도 엄청난 영웅일 것 같진 않다. 그저 보통의 사람일 뿐이다. 입센이야말로 서민을 본격적으로 작품의 인물로 만든 작가라고 생각한다.” -한 세기도 넘은 작가의 작품을 2024년 한국의 관객들이 봐야 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김 교수 “입센 작품의 가장 큰 미덕은 시의성을 잃지 않는다는 거다. 거창하지 않고 아주 일상적인 이야기들은 옛날이야기가 아니라 지금 이곳의 이야기처럼 느껴진다. 다양한 나이의 관객이 느낄 것이 있는 작품이다.” 고 단장 “한국에서뿐만 아니라 동시대 매일 저녁 내지는 휴일에 아버지가 회사에 가지 않았을 때 벌어질 법한 이야기, 명절에 고향 갔을 때 모여서 싸움 벌어진 것처럼 실감 나는 이야기다. 생애주기별로 공감하고 편들 수 있는 인물이 있을 것이다. 누구는 자식의 입장이, 누구는 부모의 입장이, 누구는 전 애인의 입장이 될 수도 있겠다.”
  • 마라도 전복어선 선장 수색 3일째… “마지막 실종자 찾을 때까지 조금만 더 힘써달라”

    마라도 전복어선 선장 수색 3일째… “마지막 실종자 찾을 때까지 조금만 더 힘써달라”

    제주 마라도 인근 해상에서 발생한 어선 전복사고로 실종된 60대 선장을 찾기 위해 민관군이 총동원돼 육해상 수색을 펼치고 있으나 실종자를 찾지 못하고 있다. 오영훈 제주특별자치도지사는 서귀포시 선적 근해연승어선 33톤급 A호에 대한 실종자 수색이 3일 차인 3일 오전 서귀포시 대정읍 해안에서 육상수색을 펼치는 해병대 9여단 장병들과 소방대원, 의용소방대원, 공직자들을 만나 격려하고 수색 상황을 점검했다. 오 지사는 “좋지 않은 기상 여건에도 실종자를 찾기 위해 헌신하는 근무자들의 노력이 실종자 가족과 도민 모두에게 큰 위로를 주고 있다”면서 “도민 단 한 분의 생명도 끝까지 보호하겠다는 의지로 실종자를 찾는 일에 최선을 다해주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어 “어선주 여러분들이 실종자와 가족들의 슬픔을 함께 위로해주시는 것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마지막 실종자 한 분을 찾을 때까지 조금만 더 노력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앞서 지난 2일 실종자 2명 중 1명이 낮 12시 30분쯤 민간어선에 의해 숨진 채 발견됐다. 서귀포의료원에서 신원을 확인한 결과 실종된 선원인 것으로 파악됐다. 도와 제주지방해양경찰청은 3일 현재 함선 총 31척(해경 10, 어업지도선 3척 민간어선 18척)과 헬기 6대 등을 투입해 사고해역에서 범위를 넓혀 정밀 수색을 펼치고 있다. 총 263명의 인원과 드론 5대를 투입해 서귀포시 대정읍에서 안덕면과 제주시 한경면 해안가까지 육상수색을 진행하고 있다. 한편 지난 1일 오전 7시 24분쯤 서귀포시 마라도 서쪽 약 20㎞ 인근 해상에서 전복된 A호에 탑승한 선원 10명 중 8명은 인근에서 조업하는 어선에 의해 구조됐다.
  • “나발니는 국가 위해 자신을, 푸틴은 본인 위해 국가를 희생시켰다” (영상)

    “나발니는 국가 위해 자신을, 푸틴은 본인 위해 국가를 희생시켰다” (영상)

    옥중 사망한 러시아 반정부 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가 1일(현지시간) 지지자 수천 명의 추모 속에 영면에 들었다. 러시아 전역에서 모인 지지자들은 나발니의 장례식에서 “전쟁 반대”와 “살인자 푸틴” 구호를 연신 외치며 분노를 표출했다. 나발니의 장례식은 그가 생전 살았던 모스크바 남동부 마리노의 우톨리 모야 페찰리(내 슬픔을 위로하소서) 교회에서 엄수됐다. 삼엄한 경찰의 감시 속에서도 추모객들은 질서 정연하게 나발니의 장례식을 기다렸다. 애초 장례식이 지연될 것이라는 보도도 있었지만, 나발니의 관은 예정 시간인 오후 2시쯤 검은색 영구차에 실려 교회 입구에 도착했다. 영구차가 들어서자 지지자들은 “나발니! 나발니!”를 연호했다. 텔레그램 등 소셜미디어(SNS)에는 교회 안에서 진행된 추도식 영상과 사진들이 공개됐다. 검은 정장을 입고 눈을 감은 채 관 속에 누운 나발니는 창백하지만 편안한 표정이었다. 위에는 붉은색과 흰색 꽃이 덮였다. 나발니의 어머니인 류드밀라 나발나야는 정교회 목사의 안내에 따라 아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했다.약 20분간의 교회 장례식이 끝난 뒤 나발니의 관은 다시 영구차에 실려 도보 30분 거리에 있는 보리솝스코예 공동묘지로 향했다. 다시 관이 등장하자 사람들은 “나발니”를 외치며 함께 붉은 꽃을 들고 묘지 쪽으로 이동했다. 그 과정에서 경찰이 쳐 놓은 철제 울타리가 무너지는 일도 있었다. 나발니가 땅에 묻히기 전 아버지와 어머니가 몸을 굽혀 아들의 이마에 키스했으며, 나발니의 관은 프랭크 시나트라의 노래 ‘마이 웨이’ 음악을 배경으로 땅속으로 들어갔다. 또 나발니가 가장 좋아한 영화였던 터미네이터2의 마지막 장면에서 아널드 슈워제네거가 용광로 속으로 사라지며 엄지를 치켜들고 “다시 돌아오겠다(I will be back)”고 말할 때 나온 음악도 흘렀다. 추모객은 묘지에서 나발니에게 직접 작별 인사를 전할 수도 있었다. 해가 진 이후에도 긴 줄 탓에 묘지에 들어가지 못한 시민들은 나발니 사진과 꽃 등으로 자체 기념비를 만들어 애도를 표했다. 유튜브 등 온라인에서도 25만명 이상이 장례식 현장 중계 영상을 시청했다.전날부터 근처에서 묵거나 휴가를 내고 찾아온 추모객 행렬은 이날 교회 전체를 둘러싸고 수㎞ 이어졌다. 외신들은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특별군사작전’ 이후 저항의 뜻을 보여주는 최대 규모 인원이 모인 것으로 추정했다. 추모객들은 교회 주변이나 묘지로 향하는 길에서 “푸틴이 죽였다”, “살인자 푸틴”, “러시아는 자유로워질 것”, “푸틴 없는 러시아”, “전쟁 반대”, “우리 아들들(군인)을 집으로” 등 각종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 한 여성 추모객은 러시아 독립언론 소타(SOTA)과의 인터뷰에서 “나발니는 나라를 구하기 위해 자신을 희생했고, 다른 사람은 자신을 구하기 위해 나라를 희생했다”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저격했다. 이어 “우리는 나발니의 유지를 받들 것이다. 그의 이름은 역사에 기록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오늘 여기에 오는 게 두렵지 않았느냐’는 질문에는 “더이상 두렵지 않다. 이미 여러 고통과 분노가 있었다. 무슨 일이 벌어질까 두려워하며 앉아 있을 수만은 없다. 우리가 함께 모여 올바른 선택을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다른 남성 추모객은 연합뉴스에 “한국을 비롯해 싱가포르 등 여러 아시아 국가에서 일한 적이 있는데 그 나라들과 러시아는 다르다”며 “러시아를 바꾸고 싶어 한 나발니의 의견을 존중한다”고 말했다. 추모객과 경찰 사이 대규모 충돌은 없었으나, 인권단체 OVD-인포는 장례식이 열린 모스크바에서 6명을 포함해 러시아 전역에서 최소 67명이 이날 체포돼 구금 중이라고 밝혔다.나발니는 지난달 16일 시베리아 최북단 야말로네네츠 자치구의 제3 교도소에서 47세 나이로 갑작스레 사망했다. 그의 어머니는 다음날인 17일 교도소 인근 마을로 가서 아들의 시신을 달라고 호소한 끝에 8일 만인 지난달 24일 시신을 인계받았다. 러시아 당국은 나발니가 혈전으로 인해 자연사했다고 결론냈으나, 유족 측은 푸틴 대통령에 암살당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일각에선 나발니의 사인이 과거 소련 국가보안위원회(KGB) 요원 수법과 유사하다며, 강추위에 내몬 뒤 가슴팍 심장부를 주먹으로 가격해 암살했을 것이라는 의혹도 제기했다. 나발니의 장례식날 크렘린궁은 나발니에 대한 평가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나발니 장례식을 계기로 시위가 벌어질 가능성을 경계하면서 “허가되지 않은 모든 집회는 위법”이라고 경고했다. 또 세계 주요 언론은 나발니 장례식을 헤드라인으로 다뤘지만, 러시아 관영 리아 노보스티 통신은 이 소식을 짧게 전하면서 나발니가 극단주의, 사기 등 여러 혐의로 징역형을 받았다고 소개했다.한편 나발니의 뜻을 계승하겠다고 공식 선언한 부인 율리아 나발나야는 푸틴 대통령을 공개 비판하며 러시아 야권의 새로운 구심점으로 떠올랐다. 며칠 전에는 유럽의회에 참석, EU 등 국제사회의 지지를 호소했다. 체포 우려로 국외에 체류 중인 율리아와 미국에서 유학 중인 딸 다리아 등 자녀는 장례식에 참석하지 못했지만, SNS를 통해 추모를 이어갔다. 나발나야는 “당신 없이 어떻게 살아야 할지 모르겠지만 하늘에 있는 당신이 날 자랑스러워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게요. 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노력할게요”라는 글을 올렸다.
  • [K이슈 플랫폼] “의료조력사 입법 필요하지만, 임종돌봄 서비스 확충이 우선”

    [K이슈 플랫폼] “의료조력사 입법 필요하지만, 임종돌봄 서비스 확충이 우선”

    K이슈플랫폼은 사단법인 싱크탱크인 K정책플랫폼(이사장 전광우, 공동원장 정태용·박진)이 개최하는 월례 토론회입니다. 다툼만 있고 해결이 없는 우리 사회에 합의를 통한 정책 방향을 제시하고자 합니다.의제: 의료조력사 입법 필요한가 찬성: 이윤성 헌법재판소 행정사무관 반대: 고윤석 서울아산병원 호흡기내과 교수 사회: 김재련 법무법인 온세상 대표변호사·K정책플랫폼 젠더위원장 원고: 박진 K정책플랫폼 공동원장(KDI대학원 교수)1. 문제 제기 김모 할머니는 2008년 2월 식물인간이 됐다. 자녀들은 김 할머니의 인공호흡기 등 연명치료 중단을 요구했으나 주치의가 거부하자 소송을 제기해 2009년 5월 대법원에서 승소했다. 김 할머니는 6월 인공호흡기를 뗀 뒤에도 튜브로 영양을 공급 받으며 생존하다 2010년 1월 사망했다. 그 이후 연명의료결정법이 제정돼 죽음이 임박한 회복불능 환자가 의사를 표한 경우 의사는 연명의료 중단을 결정할 수 있게 됐다. 김 할머니처럼 식물 상태의 환자에 대해서는 가족과 의사의 동의가 있어야 한다. 이때 연명의료는 심폐소생술, 혈액 투석, 항암제 투여, 인공호흡기 착용 등을 말하며 통증 관리와 영양 공급은 중단할 수 없다. 지난해 이명식(61)씨는 존엄사를 입법하지 않고 있는 현재 상태는 위헌이라는 헌법소원을 제기했다. 그는 2019년 말 가슴 아래 하반신이 전부 마비됐다. 두 다리, 흉부, 복부에 심한 통증이 있으나 2022년 9월부터는 마약성 진통제에도 내성이 생겨 통증을 이겨 내지 못하고 있다. 이씨와 같이 죽음에 임박해 있지 않더라도 현대의학으로는 회복불능 상태에서 큰 고통을 겪고 있다면 이를 끝낼 수 있도록 의료의 도움을 받은 생명단축을 허용해야 할까?2. 찬반 토론 [사회] 안락사, 존엄사, 의사조력자살 등 다양한 명칭이 있는데 이에 대한 정리를 먼저 했으면 합니다. [반대] 죽음에 대해 존엄사 혹은 안락사라는 가치 판단을 하는 것은 죽음을 미화할 우려가 있습니다. 담담하게 행위 중심으로 의료조력사라고 하는 게 어떨까 합니다. [찬성] 좋습니다. [사회] 그럼 의료조력사와 현행 연명의료 중단이 어떤 차이가 있는지를 표와 같이 정리하고자 합니다. 의료조력사는 사망이 임박하지 않았더라도 극심한 고통을 겪는 환자에게 의료진이 약물 처방 등으로 사망 과정을 조력하는 제도로 정의하겠습니다. 자기결정권 행사를 전제로 하므로 의식불명 환자는 대상이 될 수 없다고 해야겠지요? (모두) 동의합니다. [사회] 그럼 의료조력사에 대한 찬성론부터 듣겠습니다.[찬성] 기대수명은 늘었지만 회복될 희망도 없이 고통을 느끼며 죽음을 기다리는 이들이 적지 않습니다. 이들은 대체로 가족의 오랜 간병을 받거나 외롭게 요양원에서 생존을 이어 가지요. 이들은 육체적 고통은 물론 자존감 하락, 가족에 대한 미안함, 외로움 등으로 많은 심적 고통을 느끼고 있습니다. 이처럼 회복 희망이 없고 완화치료에도 불구하고 큰 고통을 겪는 사람에게 의료조력사를 선택할 수 있게 해야 합니다. 본인도 고통, 무력감, 미안함에서 해방될 수 있지만 가족도 환자의 고통을 보는 슬픔에서 벗어나고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지요. 우리가 이를 허용하지 않자 스위스의 디그니타스를 찾는 한국인도 있는 실정입니다.[반대] 일반적으로 의료조력사는 죽음의 자기결정권을 위한 것으로 알려져 있지요. 그러나 임종 돌봄 관련 공공보조 수준이 낮은 상황에서 이 제도가 도입되면 말기환자는 가족을 위해 의료조력사를 요청해야 한다는 압박을 느낄 수 있습니다. 그리 되면 오히려 환자의 자기결정권이 침해되는 것이지요. 따라서 의료조력사를 고려하기 전에 고통에 대처하는 의료수단의 개선이 우선이지요. 현재 호스피스 완화의료를 위한 의료진과 시설이 크게 부족합니다. 또한 대상 질환도 현재 암, 후천성면역결핍증, 만성폐쇄성호흡기질환, 만성간경화로 국한돼 있어 이를 확대할 필요가 있습니다. [찬성] 말씀하신 대안에도 불구하고 회복 불가능한 큰 고통이 있을 경우로 의료조력사를 제한하면 합의가 될 것 같습니다. [사회] 좋습니다. 다른 반대 이유도 말씀해 주시지요. [반대] 의료조력사가 허용되면 의사는 환자의 요청을 수용할 것인지, 그 환자의 신체 상태와 의사 결정 능력은 어떤지, 그 이행을 어느 의료기관에서 어떤 방법으로 할 것인지 등을 결정해야 합니다. 우리 의료계는 이를 위한 절차나 의료윤리에 대한 훈련이 돼 있지 않습니다. 또한 조력하는 의사에 대한 법의 보호도 필요하지요.[찬성] 당연히 의사에게 거부할 권리를 부여해야 하겠지요. 의료조력사를 이행한 후 스트레스 장애를 겪는 의사도 있을 수 있겠습니다. 말씀하신 의학교육 강화에 찬성합니다. 그래도 서울신문과 KBS의 설문조사를 보면 의사의 찬성률은 2008년 6%, 2016년 27%, 2023년 50%로 최근 15년간 급격히 상승하고 있습니다. 국민의 찬성률은 81%, 국회의원의 찬성률은 85%에 달했습니다.3. 합의 단계<br> [사회] 반대론은 호스피스 등에서의 완화치료에도 불구하고 심한 고통을 겪는 회복불능 환자에게 어떤 해결책을 제시하시겠습니까. [반대] 기존 연명의료결정법상 임종 돌봄 자기결정권을 단계적으로 확대해야 합니다. 현행법에서는 환자가 뜻을 밝혀도 의사 2인이 ‘임종 과정’ 진입을 인정해야 환자의 뜻이 이행될 수 있습니다. ‘임종 과정’에 이르기 전인 ‘말기’ 상태부터 연명의료 중단이 허용돼야 합니다. 그리고 연명의료의 범위도 좀 넓힐 필요가 있습니다. [찬성] 찬성입니다. 말기란 회복 가능성이 없고 수개월 이내에 사망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태이니 그렇게 개정되면 지금보다는 허용 범위가 넓어지겠습니다. [사회] 연명의료결정법 확대에는 서로 공감하셨네요. 반대론을 들어 보니 죽음에 대한 자기결정권의 확대에는 공감하지만 의료조력사의 부작용을 우려하시는 것으로 생각됩니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의료조력사 입법에 동의하면서 그 이전에 필요한 전제 조치로서 정부의 호스피스 등 임종 돌봄 서비스 확충, 관련 의료 부문의 교육과 인적·물적 자원 강화에 합의하면 어떨지요. [반대] 국민의 공감대 형성과 오남용 감시 조치도 포함시켰으면 합니다. 국가생명윤리정책원 내 국립연명의료관리기관의 기능과 인력 확대가 그 예입니다. [찬성] 좋습니다. 입법 과정에서 이러한 논의가 활발히 이뤄졌으면 합니다. 다만 그 과정은 오래 걸릴 것으로 생각됩니다. 그런 점에서 당장 시행을 목표로 하지는 않되 입법 자체는 지금부터 추진하는 것으로 합의했으면 합니다. [반대] 입법은 추진하되 시행은 상기한 전제가 상당 부분 충족되고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된 시점으로 미루는 것으로 한다면 합의할 수 있습니다. [찬성] 좋습니다. [사회] 합리적인 토론을 보여 주신 두 분께 감사드립니다.
  • ‘롤리폴리’ 티아라 소연, 故신사동호랭이 죽음에 남긴 말

    ‘롤리폴리’ 티아라 소연, 故신사동호랭이 죽음에 남긴 말

    작곡가 겸 프로듀서 신사동호랭이(본명 이호양·41)가 23일 사망한 가운데 추모가 이어지고 있다. 그룹 ‘티아라’ 출신 소연은 이날 소셜미디어(SNS)에 “해외에서 비보를 듣게 됐다. 덕분에 수많은 추억을 얻을 수 있었다”고 애도했다. 이어 “정말 감사했다. 몸도 마음도 모두 평온할 그곳에서 내내 평안하시길 기도하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서울 강남경찰서는 “신사동호랭이가 숨진 채 발견됐다”고 전했다. 구체적인 사망 시간과 장소 등은 공개하지 않았으나, 범죄 혐의점은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가요계에 따르면 신사동호랭이의 지인이 서울 강남구 작업실에서 쓰러져 있는 그를 발견해 119에 신고했지만 숨졌다. 신사동호랭이는 포미닛의 ‘핫 이슈’(Hot Issue), 티아라의 ‘롤리폴리’, 에이핑크의 ‘노노노’(No No No)·‘러브’(LUV), EXID의 ‘위아래’·‘아 예’(AH YEAH), 모모랜드의 ‘뿜뿜’ 등 많은 히트곡을 쏟아내며 가요계 대표 ‘히트곡 메이커’로 불렸다. 2000년대 후반과 2010년대 초·중반 K팝 가요계를 일컫는 ‘2세대 아이돌 시대’를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경북 포항 출신인 그는 아버지 직장을 따라 초등학교 시절 전남 광양으로 이사했고, 중학교 시절 음악의 꿈을 키웠다. 그는 처음에는 가수의 꿈을 가지고 2000년부터 약 4년 동안 오디션을 보고 다니며 어려운 생활을 했다. 그러다 우연히 언더그라운드 힙합 레이블에서 프로듀싱 기회를 잡은 그는 2004년 당시 김건모, 왁스, 자두 등이 소속된 제이엔터컴을 찾아가 작곡가 최준영 밑에서 ‘막내’ 생활을 시작하며 작곡가로 진로를 틀었다.신사동호랭이는 이후 비스트, 포미닛, 티아라 등 당대 인기 아이돌 그룹의 대표곡을 만들며 저작권료만 연간 수억원대에 이르는 정상급 작곡가로 거듭났다. 또 자신의 작곡 필명을 하나의 ‘브랜드’로 끌어올리며 각종 TV·라디오 프로그램과 광고에까지 등장했다. 신사동호랭이는 2011년에는 작곡가에서 한발 더 나아가 음반 제작자로 변신해 AB엔터테인먼트를 설립, 이듬해인 2012년 걸그룹 EXID를 선보였다. 신사동호랭이는 그러나 2017년 “사업 지인으로부터 비롯된 채무가 발생했고, 또 다른 업체에 빌려준 자금까지 회수하지 못했다”며 법원에 회생 신청을 냈고, 이듬해 빚 중 70%를 10년에 걸쳐 갚는 것으로 회생 계획안이 받아들여지는 등 경제적 어려움도 겪었다. 그는 근래에는 티알엔터테인먼트의 총괄 프로듀서를 맡아 2021년 걸그룹 트라이비를 선보였다. 트라이비는 지난 20일 그가 프로듀싱을 한 네 번째 싱글 ‘다이아몬드’(Diamond)를 발표했고, 이날 KBS 2TV ‘뮤직뱅크’에 출연했다. 티알엔터테인먼트는 “신사동호랭이가 애정을 갖고 지금까지 달려온 트라이비 멤버들도 큰 충격과 슬픔에 빠져 있는 상태”라며 “하지만 신사동호랭이가 생전 트라이비와 마지막으로 준비해서 발매한 앨범인 만큼, 그의 유지를 받들어 ‘다이아몬드’의 방송 활동을 그대로 진행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신사동호랭이는 사망 2일 전인 지난 21일에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트라이비의 신곡 안무 시안을 공개하거나 양양에 다녀온 사실을 알리며 외부와 소통해왔다. 또 최근까지 생각엔터테인먼트 소속 보이그룹 TAN의 곡 작업을 해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가요 관계자들은 갑작스러운 그의 사망 소식에 애도의 뜻을 표했다. 빈소는 서울성모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장례는 유가족 뜻에 따라 가족 친지와 동료만 참석한 가운데 비공개로 치러진다. 발인은 25일.
  • [훔치고 싶은 문장]

    [훔치고 싶은 문장]

    투명 고양이 또또(소휘 지음/김수빈 그림/책읽는곰) 우주는 차라리 또또가 진짜 투명 고양이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투명 고양이는 자동차든 차가운 바람이든 뭐든 뚫고 지나갈 수 있을 테니까요. 그러면 무지개다리를 건널 일도 없을 테고요. 제1회 책읽는곰 어린이책 공모전 장편 동화 부문 대상 수상작. 분명히 있는데 보이지 않는 고양이 또또를 찾는 아이들은 다른 존재를 배려하는 법, 슬픔을 느끼는 법을 배우며 견고하게 자라난다. “어린이들의 목소리에 온전히 집중하고 있다”(김지은 평론가)는 평을 받았다. 108쪽. 1만 3000원.각본 없음(아비 모건 지음/이유림 옮김/현암사) 너를 알아주는 사람을 만나, 나는 아이들에게 이렇게 말해주고 싶다. 그 무엇보다 바라는 것이 있다면, 뭐가 됐든 아이들이 사랑과 우정을 나눌 수 있는 존재를 만나는 것이다. 남자든, 여자든, 물고기든. ‘철의 여인’, ‘셰임’, ‘디 아워’ 등의 영화와 TV시리즈 각본을 쓰며 에미상을 수상한 영국 극작가 아비 모건의 에세이. 남편이 하루아침에 자신을 기억하지 못하는 비극에도 모든 순간을 충만하게 견뎌 나가는 ‘각본 없는’ 생의 의지가 인상적이다. 372쪽. 1만 8500원.
  • [이소영의 도시식물 탐색] 복수초에 관한 의외의 사실들

    [이소영의 도시식물 탐색] 복수초에 관한 의외의 사실들

    일본 도쿄대 고이시카와 식물원에 갔을 때의 일이다. 동백 정원에서 꽃을 관찰하던 중 한 일본인 할아버지가 멀리서 나를 부르더니 와 보라는 손짓을 했다. 가까이 다가가자 그는 웃는 낯으로 땅을 가리키며 말했다. “여기 꽃이 피었어요.” 그가 가리킨 곳에는 복수초 꽃봉오리가 있었다. 노지에 풀꽃이 핀 모습을 너무 오랜만에 본 나는 반갑다 감탄하며 사진을 찍었다. 그러자 어느새 식물원에 있던 관람객이 모두 복수초 곁으로 모여들었다. 아직 작은 꽃봉오리 상태인 데다 특산식물이나 멸종 위기종과 같은 특정 식물도 아니고, 꽃이 귀한 식물도 아닌데 사람들은 복수초만 보면 이토록 반가워한다. 수목원에서 일하던 시절에도 원내에 복수초가 피면 직원들 사이에 금세 소문이 돌았다. 그 얘기를 듣고 점심시간에 산책하러 나가면 온 직원이 복수초가 피었다는 곳에 모여 사진을 찍고 있었다. 사람들이 복수초를 이토록 반기는 이유는 춥고 긴 겨울에 지친 우리에게 가장 처음 봄소식을 알리는 존재이기 때문일 것이다. 실제로 복수초가 이른 봄에 꽃을 피우는 것은 나름대로 큰 도전이다. 초봄에는 다른 계절보다 영양분과 개화를 위한 에너지, 수분을 도울 곤충이 적기 때문이다. 이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복수초는 오목한 꽃잎으로 열을 모아 주변의 눈과 얼음을 녹이면서 꽃을 피운다. 이 열은 매개곤충의 체온을 높여 수분을 잘할 수 있도록 도우며, 암술을 따뜻하게 만들어 종자를 잘 맺게도 한다. 복수초는 종명인 동시에 복수초속(아도니스속) 식물을 총칭한다. 우리나라에는 복수초와 개복수초 그리고 세복수초가 분포한다. 복수초의 개화는 신문과 뉴스에도 자주 보도되며, 이들의 이름은 우리에게 너무나 익숙하다. 하지만 복수초에는 우리가 알지 못하는 의외의 면모도 있다.복수초는 초봄 겨우내 얼었던 땅에서 가장 빨리 잎과 꽃을 피우는 식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모든 복수초가 봄에 꽃을 피우는 것은 아니다. 여름에 꽃피우는 여름꿩복수초도 있다. 이들 학명의 종소명 ‘애스티발리스’ 또한 라틴어로 ‘여름의’란 뜻이다. 게다가 이들 꽃잎은 빨간색이다. 우리나라에 분포하는 복수초는 모두 꽃잎이 노란색이다. 하지만 복수초속 식물 중에는 빨간 꽃을 피우는 종들이 있다. 북아프리카부터 유럽에 분포하는 플라메아복수초의 꽃잎 또한 다홍색이다. 나는 영국 런던의 한 정원에서 이 종을 처음 보았다. 그때는 미처 이들이 복수초속 식물이라 생각하지 못했다. 형태가 복수초와 똑 닮았음에도 복수초속보다는 아네모네속에 가깝다고 생각했다. 그간 노란 꽃잎의 복수초만 보았던 경험의 한계로 나도 모르게 편견을 가졌다. 식물 색의 영향력은 무척 크다고 생각했다. 복수초는 일본어명으로 복과 장수를 가져다주는 풀을 뜻한다. 일본에서는 행운의 식물로 널리 유통되고 심어지며, 한국에서도 새해가 되면 복을 기원하며 복수초 사진을 주고받기도 한다. 하지만 복수초는 의외로 유럽에서 오랫동안 슬픔, 아픔을 의미하는 식물로 통용됐다. 1960년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출간된 꽃말 책인 ‘꽃 마음’에도 복수초의 꽃말은 ‘슬픈 회상’이라 쓰여 있다. 꽃말은 그리스신화에서 유래했다. 아프로디테가 사랑하던 아도니스가 사냥을 나가 멧돼지에게 공격당해 죽었는데 그의 상처에서 흐른 피가 복수초꽃이 됐다고 한다. 아프로디테의 슬픈 사랑 이야기로부터 복수초는 슬픔, 아픔을 뜻하는 식물이 됐다. 꽃말을 활발히 쓰던 빅토리아 시대의 문헌에도 아도니스는 슬픔, 아픔으로 기록돼 있다. 그런 복수초가 동양에서는 복, 장수, 행운의 식물로 통한다니, 식물의 의미라는 건 인간의 시선과 해석에 따라 천차만별로 바뀌는 것이구나 싶어 참 부질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처럼 동서양을 가리지 않고 오랜 시간 인류에게 관심을 받아 온 복수초이지만 실상 우리가 복수초란 식물에 대해 얼마나 관심이 있는지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복수초는 꽃이 지는 순간부터 사람들의 관심에서 멀어진다. 이들 꽃이 다 질 즈음에는 다른 수많은 봄꽃이 피어나고, 시간이 지나 복수초꽃에 익숙해진 우리는 더이상 이들을 반가워하지 않는다. 우리가 좋아하는 건 실상 복수초꽃이 피는 초기 단계일 뿐이다. 복수초의 삶은 꽃이 핀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노란 꽃잎이 흰색으로 바래고, 바랜 꽃잎이 떨어지고, 꽃이 진 자리에 연두색 열매가 열리고 씨앗은 번식한다. 복수초꽃을 보았던 그 자리에 다시 찾아가 보길 바란다. 꽃이 그랬듯, 잎과 열매와 씨앗이 우리에게 또 어떤 행운을 가져다줄지 모를 일이다. 식물세밀화가
  • 이종배 서울시의원 “유산·사산율 급증, 지원책 절실”

    이종배 서울시의원 “유산·사산율 급증, 지원책 절실”

    서울특별시의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이종배 의원(국민의힘, 비례대표)이 지난 5일 유산·사산을 겪은 부부들의 심리상담 지원과 예방을 위한 교육·정보 제공을 지원하는 내용을 담은 「서울특별시 난임극복 지원에 관한 조례 전부개정조례안」을 대표 발의했다. 현행 「서울특별시 난임극복 지원에 관한 조례」는 2021년 12월 제정되어 서울시가 난임 예방을 위한 교육·정보제공 지원사업과 난임부부에 대한 심리상담 지원사업을 비롯하여 다양한 지원 정책을 추진해왔다. 그러나 2010년대 초반부터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었던 난임 문제에 비해 상대적으로 관심도가 낮았던 유산·사산에 따른 지원제도는 부족한 실정이었고, 이로 인해 정작 아이를 잃고 상실감을 겪은 유산·사산 당사자들이 제대로 된 지원을 받지 못하는 문제가 발생해 왔다는 것이 조례안을 발의한 이 의원의 설명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최근 10년간 월별 유산 및 사산 현황」 자료에 따르면 2013년부터 2022년까지 10년간 유산된 태아는 총 146만 4636명에 달했고, 사산아 수는 모두 4510명으로 나타났다. 또, 계절에 따라 유산율과 사산율이 차이를 보였다. 유산율은 여름철인 7월과 8월에 가장 높았으며, 사산율은 한겨울인 1월에 가장 높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 의원은 “최근 10년간 유산된 태아는 총 146만 4636명으로 매년 태어나는 신생아 수만큼 태아가 생명을 잃고 있고, 유산율이 7~8월에 가장 높았다”라며, “유산이나 사산율이 급증하고 있고, 계절에 따라 유산율이 달라지는 만큼, 산모에게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예방 교육이 필요하다”라고 개정 취지를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의원은 “아이를 잃은 슬픔을 겪은 유산·사산 부부들을 지원하는 정책이 부족해 유산이나 사산율이 치솟는 것은 있어서는 안 될 일”이라며, “이번 조례 개정을 통해 유산·사산을 겪은 부부들을 실질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제도적 근거가 마련된 만큼 서울시가 이들의 아픔을 어루만지고 폭넓게 지원할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한다”라고 밝혔다.
  • [김동완의 오늘의 운세] 2024년 2월 20일

    [김동완의 오늘의 운세] 2024년 2월 20일

    쥐 48년생 : 과욕은 화를 부른다. 60년생 : 새로운 일에는 어려움이 따른다. 72년생 : 작은 것이 큰 것이 된다. 84년생 : 웃을 일이 많은 날이다. 96년생 : 결정을 확실히 하라. 소 49년생 : 자기 것을 철저히 지켜라. 61년생 : 기회가 오면 잡아라. 73년생 : 건강 관리에 힘써라. 85년생 : 손재수가 있으니 주의. 97년생 : 희망을 가져보는 것도 좋다. 호랑이 50년생 : 슬픔이 기쁨으로 바뀐다. 62년생 : 뜻대로 일이 풀리지 않는구나. 74년생 : 새로운 사람을 만난다. 86년생 : 건강 상태 잘 체크하라. 98년생 : 운기가 서서히 호전되어 풀린다. 토끼 51년생 : 금전보다 마음이 가난한 날. 63년생 : 매사 단숨에 해결하려들지 마라. 75년생 : 다툼수 있으니 매사 주의하라. 87년생 : 서서히 운이 풀린다. 99년생 : 혼자서 애태우고 있구나. 용 52년생 : 뜻밖의 행운을 만나겠다. 64년생 : 모든 일이 상승하는 분위기. 76년생 : 현상 유지에 신경 써라. 88년생 : 너무 앞장서지 마라. 00년생 : 관용을 베풀어라. 뱀 53년생 : 이동을 삼가라. 65년생 : 소신대로 행동하라. 77년생 : 일의 매듭을 확실히 지어야 한다. 89년생 : 시비에 휘말리지 마라. 01년생 : 움직이면 해답이 있겠다. 말 54년생 : 장거리 여행은 미루어라. 66년생 : 언행을 조심해야겠다. 78년생 : 커다란 성과 있겠다. 90년생 : 망설이지 말고 밀고 나가라. 02년생 : 무리하면 망신수 있다. 양 43년생 : 이동하면 길하다. 55년생 : 재물 욕심을 버려라. 67년생 : 남의 말에 신경 쓰지 마라. 79년생 : 오해 살 일이 생긴다. 91년생 : 불길하니 안정을 취하라. 원숭이 44년생 : 남의 재물에 탐내지 마라. 56년생 : 대책은 빠를수록 좋다. 68년생 : 일이 유난히 많아 바쁘다. 80년생 : 위기를 지혜롭게 피하라. 92년생 : 기쁜 일이 많다. 닭 45년생 : 재운이 다가온다. 57년생 : 허영심을 버려야 한다. 69년생 : 느긋한 마음이 필요하다. 81년생 : 주변 사람의 도움으로 이익이 많다. 93년생 : 행운의 날이다. 개 46년생 : 귀인이 나타난다. 58년생 : 인덕이 많아 도움이 크다. 70년생 : 너무 자신만만하지 마라. 82년생 : 건강에 유의하라. 94년생 : 사람으로 인한 손해 주의. 돼지 47년생 : 작은 일로 다투지 마라. 59년생 : 고통은 서서히 물러간다. 71년생 : 대인관계가 원만하다. 83년생 : 남의 시샘을 잊지 마라. 95년생 : 금전 욕심을 버려라.
  • 생전 한국산 도시락면 좋아했던 나발니 “감옥서 라면먹을 시간도 없어”

    생전 한국산 도시락면 좋아했던 나발니 “감옥서 라면먹을 시간도 없어”

    ‘푸틴의 정적’ 러시아 반정부 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의 의문사를 둘러싼 파장이 세계적으로 확산하고 있다. 하지만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그의 죽음에 대해 나흘째 침묵을 이어가고 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 대변인은 19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나발니의 사인을 밝히는 조사가 진행되고 있다며 “러시아 법에 따라 모든 필요한 조치가 시행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러시아 고위 관료들의 부정부패를 폭로하고 정부 정책을 공개적으로 비판해오던 나발니는 지난 16일 시베리아 교도소에서 급작스럽게 사망했다. 러시아 교정 당국은 나발니가 산책 후 의식을 잃고 쓰러져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나발니 아내를 비롯한 가족과 서방은 살해 의혹을 제기하며 푸틴 대통령과 러시아 정부에 책임을 묻고 있다. 3년간의 수감생활 동안 영양결핍 및 고문이나 독살 가능성 등이 제기된다.유럽연합(EU)은 이날 외교장관 회의를 열고 나발니 급사와 관련한 대응 논의에 착수했다. 호세프 보렐 EU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회의 전 기자들과 만나 “회원국들이 (러시아에 대한) 새로운 제재를 제안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는 또 나발니의 사망을 기리기 위해 EU의 인권침해 제재 프로그램의 공식 명칭을 ‘나발니 인권침해 제재’로 바꿀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회의에는 나발니의 아내 율리아 나발나야도 직접 참석할 예정이다. 나발나야는 이날 만든 엑스(X·옛 트위터) 계정에 올린 동영상에서 “알렉세이는 푸틴에 의해 살해됐다”며 “푸틴은 알렉세이라는 사람 그 자체만 죽이려 한 게 아니라 그와 함께 자유와 미래에 대한 우리의 희망도 함께 없애고 싶었던 것”이라고 주장했다.뉴욕타임스(NYT)는 “한 사람의 죽음 이후 이렇게 많은 슬픔과 분노, 정의에 대한 요구가 쏟아진 적은 거의 없었다”라고 나발니를 조명했다. NYT에 따르면 아무리 잔인하고 억압적인 정부라도 일반적으로 반체제 인사를 제거하진 않는다. 야당 지도자를 살해하면 그를 순교자로 만들어 더 큰 반향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나발니는 2020년 독극물 테러 이후 3년 반 만에 사망하면서 남아프리카공화국 넬슨 만델라와 미국 마틴 루서 킹 주니어 목사와 비교된다. 그는 당시 독극물 테러에서 살아남은 뒤 살해 위협에도 러시아로 돌아온 이유에 대해 “조국과 나의 신념을 배신할 수 없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한편 나발니는 감옥에서 한국의 도시락면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아침 시간은 10분, 저녁 시간은 15분으로 시간제한이 있어 도시락면을 빨리 끓는 물로 익혀 먹느라 혀가 델 지경이라고 털어놓았다. 1991년부터 러시아에 수출된 팔도의 도시락면은 사각용기가 특징으로 국민 라면이라 불릴 정도로 인기를 얻고 있다.
  • 기숙사 동고동락… 외로움 꺼내 놓자 이해가 시작됐다[영화 리뷰]

    기숙사 동고동락… 외로움 꺼내 놓자 이해가 시작됐다[영화 리뷰]

    크리스마스 연휴를 맞아 모두가 집으로 떠난 학교에 세 사람만 덩그러니 남겨진다. 고집불통 역사 교사 폴, 문제아 털리 그리고 주방장 메리. 이들은 원치 않는 2주간의 동고동락을 시작한다. 오는 21일 개봉하는 영화 ‘바튼 아카데미’는 1970년 한 사립 기숙 고교에 남겨진 이들이 아웅다웅하는 모습을 유머러스하게 그려 낸다. 초점이 맞지 않는 부리부리한 눈 때문에 ‘왕눈이’라는 별명으로 불리는 교사 폴은 학교 최대 기부자인 상원의원 아들에게 거침없이 낙제점을 날리고, 방학식 날조차 시험을 보자고 하는 꽉 막힌 교사다. 털리는 친구들에게 시비를 거는 싸움닭 같은 학생이다. 교사인 폴에게 “몸에서 냄새가 난다”는 말도 서슴지 않는다. 메리는 무뚝뚝해 말 한마디 걸기가 쉽지 않다. 상황은 우울하지만 학교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코믹한 사건들 그리고 이들이 티격태격하면서 던지는 재치 있는 대사들이 그저 즐겁다. 영화는 이런 상황에서 이들의 아픈 과거를 슬그머니 들춘다. 하버드대 출신으로 연구자 대신 고교 교사가 된 폴의 사연, 부모의 이혼 탓에 남모르게 고민하는 털리의 가정사, 대학에 진학하기 위해 베트남전에 참전했다가 전사한 아들을 가슴에 품고 사는 메리의 슬픔까지. 각자의 외로움을 꺼내 놓은 이들은 차츰 서로를 이해하기 시작한다. 배우들의 무게감 있는 열연이 감동의 온도를 높인다. 골든글로브, 아카데미 시상식을 휩쓴 ‘사이드웨이’(2005)를 연출한 알렉산더 페인 감독이 20년 만에 폴 지어마티와 다시 만났다. 페인 감독은 “각본 작업 때부터 폴 역으로 그를 염두에 뒀다”고 했다. 메리는 베트남전으로 아들을 잃은 엄마의 감정을 진득하게 그려 낸다. 반항아 털리를 맡은 신인 도미닉 세사의 연기 역시 첫 영화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다. 이들의 연기 앙상블을 보고 있으면 올해 골든글로브, 크리틱스 초이스 등 수상 이력에 고개가 끄덕여진다. 1970년대 느낌을 내는 화면 비율과 각종 소품, 음악 등도 따뜻하게 느껴진다. 세상 밖을 꺼리던 이들이 서로를 알아 가고 보듬는 과정이 한겨울 눈을 녹일 만큼 포근하다. 자신의 이상을 펼치지 못했던 폴이 위기의 순간 자존감을 지켜 내는 마지막 모습은 그야말로 강렬하다. 133분. 15세 관람가.
  • 가장 고귀한 시인 단테여, 모자이크 도시에서 영원한 안식을…[정여울의 힐링 스페이스]

    가장 고귀한 시인 단테여, 모자이크 도시에서 영원한 안식을…[정여울의 힐링 스페이스]

    머나먼 곳으로 여행을 떠날 때 꼭 가져가던 책 한 권이 있다. 바로 단테의 ‘신곡’이다. 단테의 문장을 읽고 있으면 세상에서 가장 용감한 호위무사가 나를 지켜 주는 듯한 든든함이 느껴진다. 아주 멀리 떠날수록 나의 둔감한 영혼을 죽비처럼 후려치는 시원한 문장을 읽고 싶어진다. 위대한 작가 단테에게 혼쭐이 나는 듯한 순간이 많은데, 그마저도 이상하게 상쾌하다. 나를 혼낼 자격이 있는 훌륭한 어른에게 애정 어린 충고를 받는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하늘 높이 날기 위해 태어난 인간아, 어찌하여 작은 바람에도 그렇게 추락하는가?” 단테의 ‘신곡’ 중 한 대목이다.정말 그렇지 않은가. 우리는 창공을 가로질러 힘차게 날아오르는 삶을 꿈꾸지만, 아주 작은 역경에도 흔들리고, 곁눈질하고, 절망한다. 이런 단테의 글을 읽고 있으면 인간의 나약함과 인간의 위대함을 동시에 속속들이 알고 있는 듯한 작가의 혜안에 감탄하게 된다. 이런 문장은 어떤가. “지옥에서 가장 뜨거운 곳은 도덕적 위기가 닥쳤을 때 중립을 지키는 사람들을 위해 마련되었다.” 이런 문장을 읽고 있으면 그야말로 ‘앗, 뜨거워’ 하는 생각에 부끄러워진다. 내가 바로 그런 중립을 지키고 있었던 것은 아닌지. 하필이면 위기가 닥쳤을 때 더더욱 두려움에 빠져 용감하게 약자의 편을 들지 못한 것이 아닌지 돌아보게 된다. 분노를 참고 침묵하면서 상황을 바꾸는 용기를 내지 못했던 모든 순간들에 대한 부끄러움으로 얼굴이 붉어진다. 단테의 문장 하나하나가 심장을 꿰뚫는 화살처럼 날카롭게 가슴을 후벼판다. 1318년 피렌체서 추방당한 단테라벤나 왕자의 초대로 잠시 망명여러 차례 유해 강탈 막아 내기도실제 시신 묻힌 무덤 방문객 많아 가장 위대한 작가들 중 한 사람인 단테를 생각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도시는 단연 피렌체였는데, 알고 보니 단테의 생가가 있는 피렌체 말고도 단테 마니아들이 꼭 가봐야 할 곳이 있다. 그곳은 모자이크의 도시로 더 많이 알려진 라벤나다.라벤나에는 단테의 무덤이 있고, 피렌체와 다른 또 하나의 단테 박물관이 있으며, 단테의 시신을 두고 서로 권력 다툼을 벌였던 이들의 수많은 후일담이 남아 있는 곳이기도 하다. 본래는 단테와 아무런 연고가 없었으나 단테의 무덤과 박물관이 라벤나에 생기기까지는 수많은 우여곡절이 있었다. 1318년 라벤나의 왕자 귀도 2세의 공이 가장 큰 것으로 보인다. 그는 당시 피렌체에서 추방당해 온갖 고초를 겪고 있던 단테를 라벤나에 초대했던 것이다. 고향 피렌체에서 정치적인 권력 다툼에 밀려 추방당하고 사형선고까지 받았던 단테가 실제로 라벤나에서 살았던 기간은 길지 않다. 단테는 안타깝게도 1321년 베네치아공화국의 외교사절단에서 라벤나로 돌아오는 길에 말라리아에 걸려 사망했다. 그는 라베나의 산 피에르 마조레 교회(지금은 산 프란체스코 대성당)에 묻혔고, 나중에 그의 시신을 향한 피비린 암투가 벌어진다. “천국으로 가는 길은 지옥에서 시작된다”는 단테의 문장처럼 그는 살아 있을 때는 물론 죽어서도 온갖 지옥을 겪어 냈고, 이제는 천국으로 가는 길의 위대한 수문장이 돼 라벤나를 지켜 주고 있는 것 같다. 오랜 망명 생활과 온갖 고초를 겪으면서도 인간에 대한 믿음과 고결한 성품을 잃지 않았던 그의 삶은 무덤이 어디 있든, 동상이 어디 있든 상관없이 우리 독자들의 가슴속에서 빛난다.1329년 교황 요한 22세의 추기경이자 조카인 베르트랑 뒤 푸제는 단테의 ‘군주론’을 이단으로 규정하고 그의 뼈를 화형에 처하려 했다. 하지만 라벤나 사람들은 단테의 유골이 파괴되는 것을 막아 냈다. 피렌체의 권력자들은 결국 단테를 추방한 것을 후회하게 된다. 피렌체시는 그의 유해를 돌려 달라고 거듭 요청했다. 피렌체는 1829년 산타크로체 대성당에 단테의 무덤을 만들었다. 단테의 시신은 여전히 라벤나에 남아 있고, 피렌체의 단테 묘는 자리만 있을 뿐 시신이 없다. 피렌체에 있는 그의 무덤 자리 앞면에는 “가장 고귀한 시인을 기리다”라는 문장이 쓰여 있다. 그런데 이것이 ‘단테의 시신을 둘러싼 피비린 전쟁’의 끝이 아니었다. 1945년 이탈리아의 파시스트 정부가 연합군에 맞서 최후의 항전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단테의 유해를 발텔리나 보루로 옮겨 와 ‘이탈리아다움의 가장 위대한 상징’으로 써먹으려는 시도가 있었다고 한다. 다행히 그런 파시스트들의 사악한 소원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지금까지 라벤나는 단테의 시신을 무사히 잘 지켜내고 있다. 단테의 무덤을 둘러보고 난 뒤에는 단테 박물관에 들어갔다. 단테의 생애와 그가 영향을 준 수많은 사람들의 이야기가 전시물 속에서 빛을 발하고 있었다. 단테의 문장들은 마치 거대한 모자이크의 흩어진 조각들처럼 곳곳에서 반짝이고 있었다.“나는 비애의 도시로 가는 길이다. 나는 버림받은 사람들에게로 가는 길이다. 나는 영원한 슬픔으로 들어가는 길이다.” ‘신곡’의 한 대목처럼 그는 인생의 정점에서 나락으로 추락했다. 뛰어난 리더십과 문장력으로 일찍이 정치 무대에서 성공했지만 결국 피렌체 정계와 로마 교황 사이의 권력 다툼에서 밀려나 쓸쓸한 망명객이 된다. 그런데 바로 그 괴롭고 쓸쓸한 시절에 ‘신곡’의 집필이 시작된다. 그가 만약 정치가로서 승승장구했다면 인류는 단테의 ‘신곡’이라는 명작을 갖지 못했을지 모른다. “이곳에 들어오는 자들은 모든 희망을 버려라.” 이런 절망적인 문장을 쓸 수 있었던 힘은 어쩌면 그가 감내해야 했던 고통의 시간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는 마침내 지옥의 늪을 건너 끝끝내 천국에 다다르는 희망에 관해 썼다. ‘희망’이 없으면 우리는 끝내 ‘욕망’만을 추구하며 살아갈 수밖에 없음을 알았기 때문이다. ‘신곡’에는 절망에 빠진 인간의 어깨를 툭 치며 ‘이봐, 정신 차려’라고 외치는 듯한 가벼운 유머도 있다. “여기 남아서 죽어 버리든가, 아니면 그 못생긴 엉덩이를 이끌고 저 문으로 돌아가든가. 다 네게 달렸어, 친구.” 나는 이 문장을 읽으며 나도 모르게 미소 지었다. 늘 심각하고 진중하기 이를 데 없는 단테의 책 속에서 뜻밖의 유머를 발견했기 때문이다. “나는 죽지 않았지만, 삶의 숨결을 잃었다”며 절망했던 단테가 마침내 붙잡은 희망의 나무는 바로 ‘아름다움’과 ‘사랑’이었다. 멀리서 바라보기만 했던 아련한 사랑이었지만 평생 그의 마음속에서 사랑의 이상형으로 남아 있던 베아트리체를 향한 그리움, 그것은 ‘아름다움을 향한 갈망’과 ‘사랑을 향한 갈망’이 합쳐진 마지막 안식처였다. 그는 “아름다움은 영혼을 일깨워 행동하게 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라벤나에서 ‘신곡’을 다시 펼쳤을 때 나 또한 인생의 가장 어두운 터널을 건너고 있었다. 현실에서는 아무도 나를 힘들게 하는 사람이 없었는데, 나 혼자 나를 하루하루 고문하고 있는 시간이었다. 마치 나를 둘러싼 보이지 않는 벽이 사방에서 하루에 1밀리씩 좁아지는 느낌이었다. 원고 집필이나 강연 같은 공식적인 약속은 간신히 지키고 있었지만, ‘나 자신과의 약속들’은 하나도 지키지 못했다는 생각에 내가 나를 괴롭히고 있었다. 하루하루 나이 들어감이 두려웠고, 나 혼자만 알고 있는 인생의 목표를 달성하지 못해서 화가 났고, 적어도 겉으로는 아주 괜찮게 지내고 있다는 생각에 더더욱 진저리가 났다. 패배감과 분노와 질투로 가득 찬 진짜 내 속마음을 보여 주면 모두가 나에게서 뒷걸음질치며 도망갈 것만 같았다. 사회적인 약속은 부지런히 이행하면서 나 자신과의 약속은 차일피일 미루며 지내는 중이었다. ‘정말 내가 원하는 꿈을 향해 도전했을 때 실패하면 어쩌지’ 하는 두려움이 나를 가로막고 있었던 것이다. 그렇게 자신을 향한 혐오를 부지런히 키워 가고 있을 때 단테의 ‘신곡’ 속 다음 문장을 다시 만났다. “나는 행함으로써 패배한 것이 아니라, 행하지 않음으로써 패배했다.” 너무도 뼈아픈 자기진단이었다. 뭔가를 해 보고 후회하는 것이 아니라 해 보지도 않고 후회하는 습관은 여전히 내 마음을 지배하고 있었다.나는 라벤나의 위대한 문화유산들뿐만 아니라 골목골목에서 어디서나 볼 수 있는 모자이크가 내 고민의 해답임을 깨달았다. 부서지고 이지러지고 찌그러진 채로도 모자이크는 훌륭한 한 조각이 될 수 있지 않은가. 모자이크를 완성하는 것은 단지 하나하나의 깨진 조각들이 아니라 내 머릿속의 큰 그림을 결코 포기하지 않는 하루하루의 끈기다. 단테는 또 내 안에서 속삭인다. “그럼 뭐야? 왜 망설이는 거야? 왜 겁쟁이처럼 사는 것을 좋아하는가? 왜 대담하고 예리하게 시작하지 못하는가?” 오늘도 아무것도 시작하지 못한 채 하루를 끝낼 수는 없었다. 바로 이 순간, 내가 가장 싫어지는 이 순간, 그 순간이 내가 인생이라는 큰 그림을 향해 다시 한 걸음 내디뎌야 하는 순간이었던 것이다. 나는 ‘신곡’의 문장 하나하나가 내 마음속의 모자이크 조각이 돼 인생이라는 큰 그림을 그려 가고 있음을 깨달았다. 골목골목마다 모자이크로 장식가까이서 보면 그저 깨진 조각들멀리 떨어져서 봐야 큰 그림 보여오늘도 내 인생의 소중한 한 조각 삶의 불완전성을 온전히 끌어안는다는 점에서는 모자이크의 작업 원리와 단테의 ‘신곡’이 비슷하다. 인생의 부스러진 부분, 이지러진 부분, 깨어진 부분, 도저히 예뻐 보이지 않는 부분들. 그 모든 것을 우리는 부정하고 싶지만 실은 그 결점들이 하나하나 서로의 요철을 맞추어 가며 모자이크는 이루어진다. 게다가 모자이크를 제대로 바라보기 위해서는 미적인 거리가 필요하다. 모자이크를 가까이서 바라보면 그렇게 아름답진 않다. 어느 정도 거리에서 바라보면 모자이크가 딱 아름다워 보이는 그 자리를 찾는 것이 균형감각이다. 적정 거리에서 모자이크를 바라보면 비로소 그림의 전체성이 보인다. 그러니까 오늘 하루가 좀 엉망진창이고 결핍투성이일지라도 오늘 하루를 어떻게든 포기하지 않고 내 삶이라는 큰 그림에 이어 붙이면 그 깨진 모서리들이 언젠가는 아름다운 윤곽선이 돼 광대한 삶과 사랑이라는 모자이크를 완성할 수 있지 않을까. 그러니 힘들고 지치고 쓸쓸한 그대여, 일단은 오늘을 버틸 일이다. 오늘을 버틸 힘만 있다면 우리에겐 희망이 있으니까. 오늘을 버틸 수 있는 힘만 있다면 우리는 삶이라는 광대한 모자이크를 마침내 아름답게 완성할 수 있을 것이다. 분노와 절망으로 고꾸라져 있는 내 마음 깊은 곳의 나를 일으켜 세우며 이렇게 속삭여 본다. 오늘이 인생이라는 모자이크의 가장 소중한 한 조각임을 잊지 말자고. 깨어진 모자이크도 그 자체로 충분히 아름다움을 잊지 말자고. 문학평론가·작가
  • 독일 고전주의 문학을 완성한 두 작가 괴테와 실러의 ‘브로맨스’ [한ZOOM]

    독일 고전주의 문학을 완성한 두 작가 괴테와 실러의 ‘브로맨스’ [한ZOOM]

    오스트리아 수도 빈(Vienna)의 중심에 있는 호프부르크 왕궁과 오페라 극장 사이에는 대문호(大文豪) 요한 볼프강 폰 괴테(Johann Wolfgang von Goethe·1749~1832) 동상이 세워져 있다. 괴테 동상이 바라보는 방향으로 도로를 건너면 빈 미술 아카데미(Academy of Fine Arts Vienna)가 나온다. 화가를 꿈꾸던 히틀러가 두 번이나 입학시험에 떨어진 것으로 유명한 이 학교 앞 작은 공원에는 대문호 요한 크리스토프 프리드리히 폰 실러(Johann Christoph Friedrich von Schiller·1759~1805)의 동상이 세워져 있다. 18세기 독일 고전주의 문학을 완성한 두 위대한 작가 괴테와 실러가 도로 하나를 사이에 두고 서로 마주보고 있는 모습이다. 1749년생 괴테와 1759년생 실러는 10살의 나이차이에도 불구하고 세상을 떠나는 순간까지 ‘브로맨스’(Bromance)를 이어갔다. 강연회에서 처음 우연히 만났던 두 사람은 1794년 실러가 발간한 고전주의 문학 잡지 ‘호렌’(Horen)에 괴테가 함께하면서 본격적인 협력 관계를 가지게 되었다. 학계에서는 두 사람이 함께한 10년을 독일 고전주의 문학이 꽃피운 시간으로 평가하고 있다.‘젊은 베르테르의 슬픔’과 ‘파우스트’ 그리고 괴테 삶의 의미를 잃어버린 파우스트 앞에 악마가 나타난다. “당신이 원하는 쾌락을 주겠소. 만약 그 쾌락에 만족한다면 ‘시간아 멈추어라! 너는 진정 아름다우니!’를 외치시오. 그때 당신의 영혼을 가져가겠소.” 악마의 제안을 받아들여 청년이 된 파우스트는 그레트헨과 사랑에 빠진다. 하지만 악마의 음모에 빠져 파우스트는 그레트헨의 오빠를 죽이게 되고, 그레트헨은 파우스트 사이에서 가진 아이를 죽인 죄로 감옥에 갇힌다. 파우스트는 그녀를 탈출시키려 하지만 그녀는 거부하고 법의 심판을 받아들인다. 파우스트는 악마의 도움으로 트로이 전쟁 시대로 넘어가 당대 최고의 미녀 헬레네와 결혼한다. 하지만 아들의 죽음으로 헬레네는 사라지고 파우스트는 다시 현재로 되돌아온다. 황제를 도와준 대가로 땅을 받아 간척사업에 몰두하지만 악마가 끊임없이 방해를 한다. 시간이 흘러 경험을 통해 진정한 삶의 의미를 깨달은 파우스트는 ‘시간아 멈추어라! 너는 진정 아름다우니!’를 외친 후 쓰러진다. 악마는 약속대로 파우스트의 영혼을 가져가려 하지만 악마 앞에 천사들이 나타나 파우스트의 영혼을 구한다. 괴테는 실러와 함께 독일 문학의 황금시대를 열었던 작가였다. 그는 20대 초반 자신의 경험을 모티브로 쓴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1772)을 발표했다. 이 작품의 인기와 영향은 엄청났다. 주인공 베르테르의 패션이 유럽 전역에서 유행하고, 실연당한 사람들이 베르테르처럼 권총으로 자살하는 ‘모방자살’(베르테르 효과·Werther Effect)이 사회적 문제가 될 정도였다. 이 작품으로 괴테는 엄청난 명성을 얻었지만, 정작 그는 해적판 때문에 돈을 벌지는 못했다. 게다가 괴테는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의 작가로 기억되는 것이 싫어 다른 작품을 계속 냈지만 ‘파우스트’ 마저도 그 인기를 뛰어넘지는 못했다. 세계 문학사의 위대한 걸작으로 손꼽히는 ‘파우스트’(Faust)는 괴테가 평생을 바쳐 완성한 작품이다. 수많은 작가, 음악가, 화가들이 이 작품에서 영감을 얻어 갔으며, 200년이 훨씬 지난 지금까지도 뮤지컬과 연극 무대를 통한 공연이 끊임없이 계속되고 있다.‘빌헬름 텔’과 ‘환희의 송가’ 그리고 실러 스위스를 지배하던 오스트리아는 스위스 각 주(州)에 태수를 보내 스위스인들의 저항의지를 꺾었다. 스위스에서 가장 저항이 강한 곳은 우리(Uri) 주에 있는 ‘알트도르프란’ 마을이었다. 이 마을의 태수는 포악하기로 유명한 ‘헤르만 게슬러’였다. 이 마을에는 ‘빌헬름 텔(William Tell)’이라는 사냥꾼이 살고 있었다. 평소처럼 사냥한 고기를 팔기 위해 아들과 함께 시장에 간 텔 앞에 병사들이 나타나 창을 겨누었다. 그리고 병사들 사이로 나타난 태수가 소리쳤다. “너희들은 왜 나의 모자 앞에서 예의를 갖추지 않은 것이냐!” 얼마 전 태수는 마을 광장에 모자를 걸어 놓고 지나는 사람들마다 모자를 향해 인사하라고 지시했다. 하지만 텔은 산 속에 살고 있어 이 사실을 몰랐다. 태수는 텔에게 말했다. “자네가 명사수라고 들었다. 만약 자네가 자네 아들의 머리 위에 놓인 사과를 석궁으로 맞춘다면 특별히 살려주겠다.” 텔은 아들의 머리 위에 놓인 사과를 맞추었다. 사람들이 기뻐하는 와중에 텔은 가슴 속에 숨겨두었던 화살을 들키고 말았다. 만약 사과를 맞추지 못한다면 그 자리에서 태수를 죽이기 위해 숨겨두었던 화살이었다. 텔은 밧줄에 묶여 끌려갔다. 텔을 태운 배가 호수에서 폭풍을 만났다. 태수는 어쩔 수 없이 배를 다루는데 능숙한 텔의 밧줄을 풀어주었다. 텔은 배를 운전하다가 배가 바위에 부딪히기 직전 탈출했다. 그리고 항구 주변에 숨어있다가 배에서 내린 태수를 쏘아 죽였다. 이 사건으로 스위스 독립혁명에 불이 붙기 시작했다. 실러는 작품의 배경이 되는 스위스에 가 본 적이 없어 어려움을 겪고 있었는데, 스위스 여행 경험이 있는 소울메이트(Soulmate) 괴테가 도와주어 이 작품을 완성할 수 있었다고 한다. 반대로 괴테 역시 포기했던 ‘파우스트’를 실러의 격려 덕분에 계속 이어갈 수 있었다고 전해진다. 실러는 괴테와 함께 독일 고전주의 문학을 완성한 작가였다. 그의 작품들은 ‘빌헬름 텔’처럼 인간의 자유와 자유를 위한 투쟁을 바탕으로 했다. 악성 베토벤도 실러의 작품을 좋아했다. 그래서 1824년 발표한 교향곡 9번 ‘합창’에 실러의 시 ‘환희의 송가’ 일부를 가사로 사용했다.영원한 소울메이트 독일 프랑크푸르트(Frankfurt) 출신 괴테와 뷔르템베르크(Wurttemberg) 출신 실러 두 사람은 모두 바이마르(Weimar)에서 유명을 달리했다. 두 사람으로 인해 바이마르는 독일 문학의 중심지로 성장했고 도시 곳곳에 괴테와 실러의 흔적이 남아 있다. 바이마르는 1919년 독일 바이마르 헌법을 제정한 도시로도 유명한 곳이다. 바이마르 국립극장 앞에는 괴테와 실러가 나란히 서있는 동상이 세워져 있다. 흥미로운 사실은 190㎝ 대의 실러와 160㎝ 대의 괴테를 같은 크기로 만들었다는 점이다. 이 작품 앞에 서면 위대한 작품을 남겨준 두 사람에 대한 감사함과 존경심, 그리고 두 사람의 브로맨스가 천국에서도 계속 이어지기를 바라는 조각가 ‘에른스트 리첼’(Ernst Rietschel)의 마음이 느껴진다. 한정구 칼럼니스트 deeppocket@naver.com
  • 침묵 깬 김건희 여사…故유재국 경위 유가족에 위로 편지

    침묵 깬 김건희 여사…故유재국 경위 유가족에 위로 편지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가 순직 경찰 가족에게 편지와 선물을 보내 위로했다. 16일 대통령실 등에 따르면 김 여사는 고(故) 유재국 경위 순직 4주기를 맞아 유 경위의 배우자 이꽃님씨와 아들 이현군에게 추모 편지와 과일 바구니를 선물했다. 김 여사는 편지에서 “어떠한 마음으로 기일을 준비했을지 짐작조차 하기 힘들 오늘이네요. 벌써 4년이 흘렀습니다. 경위님에 대한 그리움이 얼마나 클지, 가슴이 먹먹하기만 합니다”라고 했다. 이어 “항상 꿋꿋하고 밝은 모습으로 사람들을 대하던 꽃님씨의 모습, 그리고 제 품에 안겨 웃던 이현군의 얼굴도 기억나네요”라며 “함께 유재국 경위님을 추억하며 슬픔을 나누고 싶었습니다”라고 위로했다. 그러면서 “유재국 경위님을 기억하며, 가슴 깊이 위로의 마음을 전합니다”라며 “가족 모두 늘 건강하고 행복하시기를 소망합니다”라고 했다. 유 경위는 지난 2020년 한강 투신 실종자 잠수 수색 작업 중 순직했다. 당시 이씨는 남편의 순직에 충격받아 조산했고, 이현군은 뇌성마비를 앓고 있다. 김 여사와 유 경위 가족의 인연은 지난해로 거슬러올라 간다. 김 여사는 지난해 4월 유 경위의 자택을 방문, 배우자 이씨와 아들 이현군을 만난 바 있다. 한편 오랜만에 전해진 김 여사의 공적 활동 소식에 일각에선 김 여사의 활동 재개를 점친다. 김 여사가 직접 모습을 드러낸 외부 활동은 아니지만, 오랜 침묵을 깨고 다시 전면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기대다. 김 여사는 지난해 12월 15일 윤 대통령의 네덜란드 국빈 방문 이후 서울공항에서 열린 환영행사 이후 이날까지 63일 간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으며 침묵을 이어갔다. 설 명절을 맞아 윤 대통령이 대통령실 합창단인 ‘따뜻한 손’과 함께 합창하는 모습을 담은 영상에서도 김 여사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윤 대통령 취임 후 명절마다 대통령 부부가 함께 한복을 입고 국민께 설 인사를 전했던 것을 감안하면 명품가방 수수 의혹에 휩싸인 것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풀이됐다.
  • “안녕, 토리”…한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 사랑을 주고 떠났다[김유민의 노견일기]

    “안녕, 토리”…한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 사랑을 주고 떠났다[김유민의 노견일기]

    조금 특별했던 검은 개 ‘토리’가 12살이 된 해 겨울, 사랑하는 주인 곁에서 눈을 감았다. 토리는 2015년 경기도 양주의 한 폐가에 방치, 짧은 끈에 묶여 지내며 학대로 인해 마음의 상처가 깊었다. 식용견으로 도살되기 직전 구조됐지만 검은 털의 혼종견으로 번번이 입양에 실패하면서 당시 2년 넘게 입양센터에서 가족을 기다렸다. 보호소 직원들은 ‘밤톨’처럼 귀엽고 깜찍하다는 뜻에서 ‘토리’라는 이름을 지어줬다. 학대로 인한 아픈 경험 때문에 남성에 대한 경계심이 강한 편이었지만 지난 2017년 문재인 전 대통령 에게 입양됐고, 사랑을 받으면서 남성에 대한 공격성도 줄고 눈에 띄게 부드러워졌다. 왼쪽 뒷다리 관절이 좋지 않은데도 신나게 뛰어다니고 쓰다듬어 주면 황홀해 하며 배를 드러내고 드러눕곤 했다.그렇게 세월이 흘러 청와대를 떠나 양산에서 가족과 함께하던 토리는 노견이 돼 두 달 전부터 좋아하는 새벽 산책을 함께 못 다니고, 병원에 다니면서 좋아졌다 나빠졌다 하다가 끝내 마지막 숨을 쉬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15일 ‘안녕 토리.’라는 글과 함께 토리와 함께했던 사진들을 공개했다. 문 전 대통령은 “우리 가족에게 많은 사랑을 주었고, 많은 사랑을 받았다. 다행히 우리 가족 모두가 지켜보는 가운데 편안한 모습으로 떠났다”라고 적었다. 그는 “토리는 화장해서 우리집 밭 옆 나무들 사이에 묻혔다. 토리가 평소 놀던 곳이고, 먼저 떠난 마루가 묻힌 옆자리”라며 “토리를 사랑하며 아껴준 많은 분들께 감사와 함께 대신 작별 인사를 드린다”고 했다. 토리가 묻힌 자리에는 토리와 문 전 대통령이 함께 찍힌 사진이 담긴 액자와 국화 한 송이가 놓여있었다.양산 매곡 골짜기에서 살기 시작할 때부터 16년이라는 긴 세월을 함께한 풍산개 ‘마루’ 역시 2022년 가족의 곁에서 눈을 감았다. 문 전 대통령은 마루는 더없이 고마운 친구이자, 가족의 든든한 반려였다고. 마지막 산책을 함께 하고, 숨을 거둘 때 쓰다듬어 줄 수 있어서 다행이었다고 했다. 뒷산 다락을 마음껏 뛰어다녔던 마루는 느릿해진 발걸음으로 마지막 산책길, 여느 때처럼 떨어진 홍시감을 먹었다. 그리고 산책 중에 스르르 주저 앉아 마지막 숨을 쉬었다. 문 전 대통령은 마지막 숨을 쉬는 마루를 쓰다듬고, 화장하여 마당 나무 사이에 수목장으로 묻었다. 그리고 고맙고, 또 고맙다고, 다음 생이 있다면 좋은 인연으로 꼭 다시 만나자고 마지막 인사를 건넸다.반려동물과의 이별 준비 ●노견·노묘의 기준 - 보통 소형견을 기준으로 8살 이상이 되면 노견으로 분류한다. 최근에는 노화 시기가 늦춰져 10살 이상을 노견으로 본다. 고양이는 평균 12살이 넘으면 노묘로 간주된다. 고양이는 본능적으로 자신의 몸 상태가 나빠졌다는 것을 숨기려는 경향이 있다. 보다 세밀한 관심을 가지고 이상 증상을 보이면 수의사를 찾아 확인해봐야 한다. 전문가들은 반려견이 노령이 되는 10살이 넘으면 이별 준비를 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실제로 반려동물과의 이별 뒤 심한 무기력함, 우울증 등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많다. 아직도 문을 열면 항상 있던 그 자리에 있을 것만 같고, 실수했을 때 마지못해 혼냈던 기억이 생각나 후회가 밀려온다. 미안하고, 고맙고, 그래서 더 슬퍼진다. ‘인간과 개, 고양이의 관계 심리학’의 저자 세르주 치코티는 “반려동물이 죽었을 때 남자들은 가까운 친구를 잃었을 때와 같은, 여자들은 자녀를 잃었을 때와 같은 고통을 느낀다”라고 분석했다. 가족으로 함께한 반려동물이었기에 느끼는 슬픔이다.한국에서는 해마다 10만 마리의 유기동물이 생겨납니다. “한 국가의 위대함과 도덕적 진보는 그 나라의 동물들이 받는 대우로 짐작할 수 있다”는 간디의 말이 틀리지 않다고 믿습니다. 그것은 법과 제도, 시민의식과 양심 어느 하나 빠짐없이 절실하게 필요한 일이기 때문입니다.어떠한 생명이, 그것이 비록 나약하고 말 못하는 동물이라 할지라도 주어진 삶을 온전히 살다 갈 수 있는 사회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노견일기를 씁니다. 반려동물의 죽음은 슬픔을 표현하는 것조차 어렵고, 그래서 외로울 때가 많습니다. 세상의 모든 슬픔을 유난이라고는 말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 켄자스시티 슈퍼볼 승리 퍼레이드서 총격…하루 두 건꼴 총격사건 미국 규제는

    켄자스시티 슈퍼볼 승리 퍼레이드서 총격…하루 두 건꼴 총격사건 미국 규제는

    14일(현지시간) 미국 미주리주 캔자스시티에서 미국프로풋볼(NFL) 슈퍼볼 우승팀 캔자스시티 치프스의 우승 퍼레이드가 총격으로 아수라장이 됐다. 이날 조지아주의 한 고등학교에서는 괴한이 총을 쏴대는 일이 발생했다. 미국 각지에서 총격 사건이 벌어지는데도 상당수 미국인은 수정헌법 제2조에 명시된 모든 국민의 총기 소지의 권리를 지지하며 총기 규제를 반대하고 있다. 이날 캔자스시티의 명소인 유니온센터에서 발생한 총격사건으로 1명이 사망하고 어린이 9명을 포함한 21명이 총상을 입었다. 이곳에는 이날 하루 100만여명이 모여 치프스의 2연패의 기쁨은 만끽하고 있었다. 뉴욕타임스(NYT)와 CNN 등은 현장에 ‘불꽃놀이’ 같은 총성이 울려퍼지자 수십만 인파가 몰려 있던 현장은 순식간에 아비규환으로 변했다고 보도했다. 캔자스시티 치프스를 상징하는 빨간색 티셔츠를 팔던 애드리안 로빈슨은 NYT에 “폭죽 소리가 난 뒤 사람들은 정확히 반대 방향으로 뛰어왔다”며 “그들은 거칠게 숨을 몰아쉬며 울고 있었다”고 말했다. 메인 행사 무대 근처에서 핫도그를 팔던 이안 존슨은 “총소리가 처음엔 폭죽 소리처럼 들렸다”면서 “사람들이 자신의 가판대 밑으로 들어온 뒤에야 총기 난사 사실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지역 방송국에서 15년간 프로그램을 진행했던 리사 로페즈 갈반은 이날 총격을 입고 병원으로 옮겨져 수술 중 사망했다. 15명은 중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 연방수사국(FBI)은 이날 오후 웹사이트를 개설하고 총기 난사 사건 정밀 감식을 위해 시민들에게 목격 내용이나 영상을 제보해줄 것을 요청했다. 스테이시 그레이브스 캔자스시티 경찰서장은 “현장에서 체포된 피의자 3명은 구금 중이며 이중 최소 2명은 무장 상태였다”며 “구체적인 범행 동기를 수사중”이라고 설명했다. 당시 현장에는 FBI를 비롯해 연방 주류·담배·화기 및 폭발물 단속국(ATF) 요원 800여명이 배치돼 있었지만 사고를 막지 못했다. NYT에 따르면 조지아주 애틀랜타시에 있는 벤저민 메이스 고등학교 주차장에서도 학생들에게 총탄이 쏟아져 학생 4명이 다쳤다. 현지 경찰은 총격범이 차에서 총을 난사한 직후 도주했고, 신원이나 범행 동기 등을 확인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지난 12일에도 뉴욕의 한 지하철역에서 10대들이 총기를 난사해 1명이 숨지고 5명이 다쳤다. 전날에는 텍사스의 한 교회에서 30대 여성이 총격을 벌여 2명이 부상한 일이 있었다. 미국에서는 하루에 두 번꼴로 총기 사건이 일어나고 있다. 미국 비영리단체 총기폭력아카이브(GVA)는 지난해 한 번에 사상자가 4명 이상 나온 총기 난사 사건이 650건이었고, 4만 2151명이 사망했다고 집계했다. 질병관리청(CDC) 통계에 따르면 1990년부터 2021년까지 매년 약 4만명 이상이 총기 사고로 숨지고 있다. 연일 터지는 총격 사망 사건에 미국에서는 총기 규제 목소리가 높지만 최대 이익단체인 전미총기협회(NRA)가 정치인들에게 막대한 자금을 쏟아부으며 로비를 벌이면서 입법에는 번번이 실패하고 있다. 그나마도 일부 주에서 새로운 총기 규제법을 적용하는 경우는 있다. 올해에는 캘리포니아주에서 대부분의 공공장소에서 총기 휴대를 금지하도록 했고, 일리노이주에서는 특정 브랜드나 특정 유형의 소총과 권총을 소지할 수 없도록 했다. 미국인 여론은 대체로 총기 소유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지난해 1월 정치매체 폴리티코가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미국 등록 유권자의 43%는 미국인의 총기 소유권을 보호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반면, 총기 소유를 제한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응답한 비율은 23%에 그쳤다. 그러나 복수의 연구를 보면 강력한 총기 안전법을 시행하는 주일수록 총기 사고가 덜 발생한다. 매사추세츠주는 인구 10만 명당 총기 폭력 발생률 3.4%에 불과하지만 가정용 총기 소지율이 가장 높은 미시시피주는 33.9%나 됐다. 이번에 사건이 발생한 미주리주(23.2%)는 총기 규제가 가장 허술한 주로 꼽힌다. 미주리주는 기본적인 총기 폭력 예방법이 없을 뿐만 아니라 2007년에는 80년 된 총기 구매 허가제를 폐지하여 미주리주의 총기 살인율이 최대 27%까지 증가했다. 캔자스시티에서도 대량 총기 사고는 빈번해지고 있다. 이곳은 지난해 182건의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해 종전 최다 기록인 2020년의 179건의 수치를 갱신했다. 총기 규제는 이번 대선에서도 중요한 이슈로 떠올랐다. 미 공화당 유력 대선주자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10일 전미총기협회(NRA) 행사에 참여해 ‘스스로 방어할 권리는 여러분이 문 밖으로 나갔을 때 끝나는 것이 아니다“라며 “새 (대통령) 임기 첫날 합법적인 총기 소유자에 대한 조 바이든의 전쟁을 끝내겠다”고 말했다. 총기 폭력 사태가 일어날 때마다 공격용 소총 등을 금지하는 입법을 요구하는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 19일 백악관 행사에서 “우리는 수정헌법 2조를 통과시켰지만, 대포를 소지할 수 있도록 허용하지는 않았다”라면서 “소유할 수 있는 것(총기)에는 일정한 제한이 있으며 이는 수정헌법 2조 위배가 아니다”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한편 켄자스시티 선수단은 소셜미디어(SNS)에 슬픔과 애도의 뜻을 표했다. 지난 5년간 슈퍼볼 MVP를 3번 차지한 쿼터백 패트릭 마홈스는 “캔자스시티를 위해 기도하고 있다”고 썼다. 타이트 엔드 트래비스 켈스는 “가슴이 아프다”며 “KC는 내게 전부를 뜻한다”고 밝혔다. 가족과 함께 현장을 빠져 나온 퀸턴 루카스 캔자스시티 시장은 “총기 소지가 자유로운 미국 사회에 총기 폭력이 만연하기에 수백명의 사법 경찰관이 현장에 있었음에도 사고를 막지 못했다”고 말했다.
  • 출근하던 사회 초년생 숨지게 한 음주뺑소니 운전자 항소심서 4개월 감형

    출근하던 사회 초년생 숨지게 한 음주뺑소니 운전자 항소심서 4개월 감형

    아침 출근길 횡단보도를 건너던 사회 초년생 여성을 차량으로 치어 숨지게 한 20대 음주 뺑소니 운전자가 항소심에서 감형을 받았다. 재판부는 피고인에 대해 실형 6개월을 감형하면서 법정 방청석에 있던 피해자 유가족을 향해 이례적으로 양해를 부탁하는 취지의 말을 남겼다. 울산지법 형사항소1-2부(부장 박원근)는 15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 위반(도주치사)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씨에게 징역 10년이던 원심을 깨고 징역 9년 6개월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해 4월 17일 오전 7시 29분쯤 울산 남구 삼산로 현대백화점 앞 사거리에서 횡단보도를 건너던 20대 여성 B씨를 차로 들이받은 뒤 그대로 도주했다. 당시 A씨는 새벽까지 술을 마신 뒤 친구들 만류에도 혈중알코올농도 0.152% 상태에서 차를 몰았다. A씨는 사고 직후 도주했다가 몇 분 뒤 돌아와 경찰관이 출동한 현장을 잠시 지켜본 뒤 다시 차를 몰고 떠났다. 사고 피해자 B씨는 중태에 빠져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24일 뒤 끝내 사망했다. B씨는 사고 발생 석 달 전 어린이집에 취직한 새내기 사회인이다. 1심 법원은 “유족뿐 아니라 많은 사람이 엄벌을 탄원하고 있다. A씨가 초범이지만, 중형이 불가피하다”며 징역 10년을 선고했다. 이에 A씨 측은 형량이 너무 무겁다며 항소했다. 항소심 재판부 역시 A씨가 음주운전 과정에서 신호 위반까지 해 범행했고, 곧바로 혐의를 인정하지 않는 등 태도가 불량하며 유가족 등이 계속 엄벌을 탄원하고 있는 점을 지적했다. 그러나 A씨가 1심에 이어 항소심에서도 공탁금을 낸 점, 다른 유사한 사건 선고 형량과 형평성 등을 고려해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9년 6개월을 선고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선고 직후 유가족을 향해 “재판 과정에서 피해자 아버지를 증인으로 불러 입장을 들어봤고, 슬픔이 극심한 것을 재판부가 이해하고 있다”며 말을 꺼냈다. 이어 재판부는 “다만, 피고인에게 어떤 중형을 선고해도 유족들에게 가족을 잃은 슬픔을 가시게 할 수 없다는 점, 재판부가 형을 정할 때는 피고인에 대한 양형 사유도 참작해야 한다는 점을 고려했다”고 덧붙였다. 또 “특별히 유사한 판결 양형을 모두 조사했다”며 “유가족 입장에선 만족 못 할 수도 있겠지만, 우리 재판부 입장에선 결코 가벼운 판결은 아니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유가족은 “6000∼7000명이 엄벌 탄원에 동참했었다”며 “감형을 이해할 수 없고 음주운전 처벌이 더 강화돼야 한다”고 말했다.
  • 교향악·소리꾼 불러낸 ‘봄’

    교향악·소리꾼 불러낸 ‘봄’

    오는 28일 서울 송파구 롯데콘서트홀 무대에 오르는 서울신문 창간 120주년 기념 ‘2024 봄날음악회’는 출발부터 힘차고 경쾌하다. 1부 막을 여는 드보르자크의 ‘카니발 서곡’은 축제를 대표하는 클래식 레퍼토리다. ‘카니발 서곡’에선 오케스트라의 모든 악기들이 절정을 향해 힘차게 달려 나가며 약동하는 봄의 기운을 전한다. 마치 축제의 한가운데 있는 듯 생동하는 음악의 향연을 즐길 수 있는 무대이다. 올해는 체코를 대표하는 작곡가 드보르자크(1841~1904)가 타계한 지 120주년이 되는 해다. 19세기 국민악파의 거두인 드보르자크가 숨진 1904년 서울신문은 양기탁과 배설의 항일 의지를 새긴 대한매일신보로 탄생했다.●최영선과 군포 프라임필, 1부 문 열어 1부에서는 소프라노 조수미의 전속 지휘자인 최영선(40)과 군포 프라임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호흡을 맞춘다. 프라임필은 국립오페라단, 유니버설발레단 등 국내외 공연 단체들과 협연하며 바그너 오페라 ‘니벨룽의 반지-라인의 황금’을 국내 초연한 전문 교향악단이다. 최 지휘자는 14일 서울신문에 “창간 120주년을 기념하는 음악회가 너무 무겁게 다가가기보다는 음악회에 온 관객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기를 바랐다”며 “드보르자크가 자연, 삶, 사랑을 주제로 작곡한 3부작 서곡 가운데 삶이 주제인 이번 곡이야말로 봄을 깨우기에 최고의 곡”이라고 선곡 이유를 밝혔다. ‘카니발 서곡’에 이어 러시아 태생의 피아니스트 일리야 라시콥스키(40)가 차이콥스키 ‘피아노 협주곡 제1번’을 협연한다. 이 곡은 차이콥스키가 쓴 피아노 협주곡 가운데 대중적으로 가장 유명한 동시에 피아니스트들이 애정하는 명곡이다.3악장 전곡이 연주되는 피아노 협주곡 1번은 강렬한 첫 도입부에 비해 이후 흐르는 선율에는 깊은 슬픔이 담겨 있다. 세련된 테크닉과 풍부한 감성 표현을 통해 ‘러시아 피아니즘’의 매력을 드러내는 일리야의 묵직한 타건이 기대되는 이유다. 최 지휘자도 이 곡을 일리야와 가장 잘 어울리면서 탁월하게 연주할 수 있는 곡으로 꼽았다. 차이콥스키·스크랴빈·쇼팽 등을 담은 다섯 장의 음반을 낸 그는 8세에 데뷔했다. 하마마쓰 국제 피아노 콩쿠르 1위, 롱티보 크레스팽 콩쿠르 2위, 아르투르 루빈스타인 국제 피아노 마스터 콩쿠르 3위,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4위 등 세계 유수 콩쿠르를 석권한 피아니스트다. 최 지휘자는 “올 한 해 힘찬 에너지를 전할 1악장에 이어 마치 봄꽃이 수줍게 수놓은 듯 현악 파트의 피치카토와 목관 악기군의 선율이 스케르초 풍의 춤곡으로 변주하는 2악장에서 일리야의 초절기교를 드러낼 수 있게 오케스트라를 이끌 것”이라고 말했다.●송소희·장사익의 소리 선물도 2부에서는 국악과 우리의 소리로 마음을 적시는 무대가 펼쳐진다. 경기민요 소리가로 단단한 음악적 활동을 이어 온 국악인 송소희(27)가 ‘뱃노래’와 ‘잦은 뱃노래’로 흥을 일으킨다. 송소희는 안예은이 작사·작곡한 ‘달무리’와 경쾌하고 아름다운 가사로 국가적 행사에서 연주되는 ‘아름다운 나라’를 선사한다.봄날음악회의 피날레는 소리꾼 장사익(76)이 장식한다. 올해 데뷔 30주년을 맞은 장사익은 대표곡 ‘찔레꽃’부터 ‘반달’, 불후의 명곡 ‘봄날은 간다’를 통해 봄의 선율과 감동을 전한다. 인생의 희로애락을 걸쭉하고 애잔한 소리로 토해 내는 장사익의 노래는 우리에게 인생의 따스함과 희망을 환기한다.
  • 머리에 ‘상주 리본’ 달고 열창…부친상에도 생방송 출연한 가수

    머리에 ‘상주 리본’ 달고 열창…부친상에도 생방송 출연한 가수

    가수 김양이 부친상을 당한 뒤 생방송 무대에 서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13일 방송된 MBN ‘현역가왕’에서는 결승 2차전이 펼쳐졌다. 생방송으로 진행된 이날 방송에서는 최종 7인이 선정됐다. 전날 부친상을 당한 김양은 슬픔 속 아버지를 그리워하는 마음을 담은 무대를 선보여 보는 이들을 먹먹하게 만들었다. 김양은 아버지를 그리워하며 “제게는 슈퍼맨이고 영웅인 분인데 작고 아파지셔서 너무 마음 아프고 힘들다”면서 아버지가 평소 즐겨 불렀다는 애창곡 ‘꿈에 본 내 고향’을 마지막 곡으로 선곡했다. 그는 이어 “엄마 아빠가 트로트를 많이 알려주시고 아빠가 직접 불러주시기도 했다”라며 “아빠가 지난해 암 수술을 했는데 전이가 돼서 많이 좋지 않다”라며 눈물을 보였다. 그러면서 “아빠가 ‘현역가왕’ 시간에는 눈을 부릅뜨고 보고 계신다”라며 “무대에 서는 모습을 많이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라고 덧붙였다.다만 김양은 안타깝게도 최종 7인에 들지는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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