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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방송단신/ ‘월드컵에 묻힌 지방선거’조명 등

    ●MBC ‘미디어비평’은 14일 밤 12시 ‘월드컵에 묻힌 지방선거’를 주제로 언론의 선거보도 태도를 짚어본다. 선거보도감시연대회의 최민희 모니터국장과 인제대 김창룡 교수를 초청,언론의 지방선거 보도태도를 정리하고 앞으로 치러질 대선에서 언론보도의 바람직한 방향에 대해 논의한다. ●탤런트 하희라가 오는 7월1일 첫 방송되는 KBS 일일연속극 ‘당신 옆이 좋아’(월∼금 오후 8시30분)로 안방극장 팬들을 찾아간다. ‘당신 옆이 좋아’는 70∼80년대를 배경으로 서로 다른 결혼관과 인생관을 가진 네 자매의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하희라는 자신의 첫사랑이 동생과 결혼하는 슬픔을 겪은 뒤 광장시장 포목상가 한 귀퉁이에 한 평짜리 맞춤 옷가게를 내고 갖은 고생을 겪으면서 자신의 브랜드를 키워나가는 생활력 강한 여성 문희를 연기한다.문희의 첫사랑이자 방직회사 회장의 둘째 아들인 민성 역은 이재룡이 맡았다.
  • 월드컵/ F조 스웨덴-아르헨티나, ‘바티골’ 파티는 끝났다

    혼신의 힘을 다한 막판 공세에도 불구하고 아르헨티나가 끝내 승리를 엮어내는데 실패하자 수천명의 응원단은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망연자실한 표정으로 미야기월드컵경기장을 뜨거운 눈물로 적셨다. 이번 대회가 사실상 마지막 월드컵 무대인 골잡이 가브리엘 바티스투타 등 선수들도 울음을 참아내지는 못했다.역대 최강의 전력이라는 평가를 받았기에 슬픔은 더욱 컸다. 축구가 서민들의 고단한 삶을 달래주는 유일한 것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나라,극심한 경제난 속에서도 ‘쌈짓돈’을 털어 동방의 먼 나라까지 원정온 응원단을 비탄에 빠뜨린 스웨덴의 선제골은 후반 15분에 터졌다.안데르스 스벤손이 아크 정면 미드필드에서 프리킥을 직접 슛으로 연결시켜 골문을 가른 것.스벤손은 아르헨티나 수비 5명의 머리 위로 강력한 오른발 감아차기를 시도,골문 왼쪽 구석을 정확히 찔렀다. 당황한 아르헨티나는 이후 총력전을 펼쳤지만 힘과 기동력에서 밀려 득점기회를 놓쳤고 43분 아리엘 오르테가가 페널티킥을 실축하자 에르난 크레스포가 달려 들며 다시 차넣어 동점골을 뽑았다.그러나 역전골까지 만들어 내기에는 남은 시간이 너무 짧았고 스웨덴의 밀집수비가 너무 두터웠다. ●라르스 라거배크 스웨덴 공동감독= 결정적인 찬스를 많이 놓쳐 아쉽지만 아르헨티나가 공격에만 치중한 게 행운이었다.이런 게 축구다.수비진들이 잘 막아준 것도 승리의 원동력이 됐다. ●마르셀로 비엘사 아르헨티나 감독= 슬프고 낙심천만이다.내 생애 최악의 날이다.꿈이 산산조각 났다는 말을 하고 싶지만 그 말 만으로는 너무 부족한 것 같다.경기후 라커룸에서 실망한 선수들을 보고 이같은 느낌을 받았다.오늘 결과가 참담하지만 선수들은 열심히 뛰었다.프랑스와 마찬가지로 우리는 최선을 다해 승점을 올렸지만 그것만으로는 충분치 않았다.나의 계약기간은 이달 말까지로 되어 있는데 그때 가서 거취를 결정하겠다. 미야기(일본) 황성기특파원 marry01@
  • 토요 영화

    ▲환영특공(MBS 밤 12시)= 잠재의식을 이용해 전사를 만드는 프로젝트의 완성을 앞둔 CIA의 과학자 덕고,혜람,송서.송서의 결혼식 날 테러분자들이 신부를 죽이고 혜람을 납치한다.혜람을 구하고자 슈퍼전사의 길을 택하는 덕고와 송서.하지만 프로그램의 부작용으로 폭력성을 제어할 수 없게 되는데…. 동양적 감수성인가.악한에 맞서 싸우다 결국 승리하는 뻔한 할리우드식 줄거리지만 거기엔 가슴 아픈 사연이 있고,결국 그것은 미결로 남아 살아 남은 자의 슬픔으로 각인된다.뮤직비디오의 한 장면처럼 아스라한 아름다움으로 카메라는 그 내면의 아픔을 잡아낸다.인간을 위해 만들었으나 결국 인간을 죽이는 통제할 수 없는 테크놀로지의 파괴성,두 얼굴을 내면에 감추고 살아가는 인간의 잠재된 폭력성에도 문제를 제기했다. ‘유리의 성’에서 비극적 사랑을 몽환적이면서도 감성적인 이미지로 채색한 촬영감독 마초성이 연출을 맡았다. ▲야바(EBS 오후 10시)= 서아프리카 출신 이드리사 케드라오고 감독이,고향의 광활한 초원을 배경으로 마을 사람들이 마녀라고 믿는 할머니와 소년의 우정을 다룬 작품.89년 칸영화제 비평가상 수상작. ▲춘향뎐(KBS2 오후 11시40분)= 임권택 감독의 99년작.한국의 대표적인 러브스토리‘춘향가’에 담긴 한국적 미학을 총체화한 작품이다.조상현의 소리에 담긴 운율과 흥을 고스란히 영상으로 형상화한 점이 돋보인다.‘서편제’가 영상에 판소리의 맛을 가미했다면 ‘춘향뎐’은 소리가 영상을 앞서는 형식.뿐만 아니라 고전에 담긴 해학미와 짙은 애정 장면까지 잡아냈다.한국영화 사상 최초로 칸영화제 경쟁부문에 오른 바 있다. 김소연기자 purple@
  • 새 비디오

    ●마르티나= ‘하몽하몽’‘달과 꼭지’의 비가스 루나 감독 최신작.삼각관계에 빠진 세 남녀의 비극을 다뤘다.시골 처녀 마르티나는 고등학교 문학선생인 우리시즈와 불타는 사랑에 빠진다.두 사람은 결혼해 아이까지 낳지만 우리시즈가 바다에 빠져 행방불명이 된다.슬픔으로 하루하루를 보내던 마르티나는 옆에서 자신을 지켜준 시에라와 결혼한다.7년이 지난 어느날 우리시즈가 마르티나 앞에 나타난다.18세 이상. ●그 남자는 거기 없었다= ‘바톤 핑크’‘파고’의 코엔 형제의 신작으로 지난해 칸영화제에서 감독상을 받았다.북캘리포니아의 작은 마을에 사는 에드 크레인은 이발사다.무료한 나날을 보내던 그는 어느날 인생의 전환점을 맞는다.아내의 정부에게서 돈을 뜯어낼 궁리를 세운것.그러나 에드가 계획을 추진하기도 전에 사건은 전혀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가는데….18세 이상.
  • 재미화가 문범강 귀국전

    “혀에 속아 넘어가면 안됩니다.그건 함정이에요.” 미국 뉴욕과 워싱턴에서 활동하는 재미 중견작가 문범강(48·B.G.MUN·사진)워싱턴 조지타운대 교수는 자신의 작품을 읽을 때 주의할 사항을 몇가지 이야기했다.인간과 개가 혀를 맞대고 있는 작품이나,붉고 긴 혀를 표현한 조각 앞에서 에로틱한느낌을 받는다면 그가 설치한 함정에 푹 빠진 것이 된다. 그의 혀는 관능적,물적 대상이 아니라 생물체간 의식소통의 ‘정신적’도구이기 때문이다. 국내에서 두번째,5년만에 개인전 ‘I LOVE YOU’를 여는 문교수.‘당신을 사랑해’라고 말하면서 엽기적인 그림과 조각을 선보인다. 박스에 갇힌 인간이 개와 교류하거나,자신의 머리를 떼어 두손에 들고 슬픔에 가득차 들여다 본다든지,절반이 너절하게 떨어져 나간 물고기 조각의 창자 속으로 숱한 인형의 두상들이 쏟아져 나온다든지…. “사랑의 근원은 절실한 슬픔에 가득찬 것이 아닐까요.물고기는 생명의 근원으로공전하는 시간을 표현한 것이죠.” 국내 작가들에게서 보기 힘든 작품취향으로 오브제를 이용한 조각 11점,회화와 드로잉 30점 등 40여점을 전시한다. 서강대에서 신문방송학을 전공한 후 80년 미국으로 건너가 미술을 공부해 비로소화가의 길로 들어선 이력도 특이하다. 한국화가 천경자씨의 둘째 사위이다.8일부터 8월11일까지 일민미술관(02-2020-2055),월드컵 기간에는 밤 9시까지 개관한다.입장료 1000원. 문소영기자
  • 책/ 블루, 색의 역사

    파란시간(the blue hour):남자들이 퇴근길에 술집에 들려 스트레스를 푸는 시간. 파랑새(oiseau blue):희귀하고 도달할 수 없는 이상적 존재. 파란이야기(contes bleus):요정과 같은 공상적인 이야기나 속담.이밖에도 블루칩(blue chip·우량주) 블루스(blues·미국의 아프리카풍 음악) 파란꽃(독일 낭만주의 시인노발리스의 시집)등. 유럽 아니 서양 인구의 50% 이상이 열광적으로 파란색을좋아하는 까닭은 어디서 비롯됐는가.미국 월가의 펀드매니저들이 파란 줄무늬 셔츠를 입는 것을 비롯해 성공한 사람들은 왜 프러시안 블루(감청색)양복을 즐기는지,유럽에는파랑·빨강·흰색의 삼색기를 국기로 삼은 나라가 왜 많은지,서양인이 한국의 월드컵 응원단인 ‘붉은 악마’에 대해 왜 거부감을 갖는지에 대한 궁금증을 한번에 풀게 생겼다.파리 사회과학고등연구학교의 미셀 파스투로 객원교수가 펴낸 ‘블루,색의 역사’(한길아트 펴냄)덕분이다.그는 색의 이미자가 결코 저절로 생겨나는 것이 아니라 문화·종교·사회적 코드로서 대립·조화하면서 존재해 왔다고말한다. 파란색이 서양 문화에 주류로 처음 등장한 것은 12세기부터였다.중세 초기 성화에서 아들의 죽음을 슬퍼하는 성모마리아가 청색 옷을 입고 나타나면서,청색이 비탄과 애도를 상징하는 색으로 부상한 것이다. 마리아에 대한 숭배로 왕들이 먼저 청색 옷을 입었다.그뒤로 왕자와 제후,모든 계층 사람들이 유행에 몸을 실었다.중세 문학도 적(赤)기사는 악의에 찬 기사로,청(靑)기사는 용감하고 충성스런 인물로 흔히 묘사했다.당시 빨강은 사형집행인과 매춘부,노랑은 거짓 맹세한 자와 이단자·유대인,초록은 악사·곡예사·광대·미치광이의 색이었다. 12세기 이전에 청색은 미개한 색깔이었다.초기 유럽을 지배한 로마인들은 파란눈을 가진 사람을 추한 사람으로 보았다.여자는 정숙하지 못하고 남자는 나약하고 교양 없거나 우스꽝스럽게 여겨졌다.로마인들이 사랑한 색깔은 붉은 색이어서 악마를 오히려 파랑으로 그렸다. 파랑이 결정적으로 승리한 때는 혁명과 낭만의 시기인 18세기였다.프랑스 혁명기에는 진보,빛,꿈,자유의 색으로 인식됐고,당시 유럽을 지배하던 낭만주의가 이같은 인식에기름을 부었다.괴테의 작품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에서 주인공 베르테르가 입고 등장하는 청색 연미복은 최첨단패션이었다.20세기에 블루진은 서구 유럽뿐 아니라 아시아,동유럽,전 공산국가로 퍼지면서 파랑을 자유·개방·반체제적인 색깔로 확산시켰다. 그렇다면 이같은 색에 대한 연구가 현대사회에서 왜 유용한가.다른 문화,다른 민족을 이해하려면 먼저 그들 고유의 인식체계를 알아야 하는 것이 당연하다.아울러 색에 대한 국가·민족별 취향의 차이를 정확히 알지 않고는 기업이상품을 팔아먹을 수 없기 때문이기도 하다.겹치는 부문이적지 않아 중언부언하는 듯 보이지만 물흐르듯 읽을 수 있다.2만2000원. 문소영기자 symun@
  • [분필과 칠판] 아이들의 마음에 더 가까이 다가가는 교사 되리라 다짐

    수업시간에 아이들이 쓴 글을 읽으면 참으로 여러 가지 생각이 떠오른다. 모두 다 솔직하게 자신의 마음을 쓰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아이들의 마음을 엿볼 수 있는 글들이 많다. 지난주에는 아버지에 대한 글을 써보게 했다.특히 중학교 남자아이들에게는 아버지의 영향력이 가장 큰 때다. 학교생활에 부적응을 보이거나 말썽을 피워 교사들의 입에 자주 오르내리는 녀석들은 대부분 아빠와의 관계가 소원하다. 연구결과는 아니지만 그동안의 경험으로 틀린 적이 거의 없었다. 아이들의 글에 나타난 아버지의 모습은 상당 부분 술과 담배에 찌들어 있는,대화가 안 되는 기성세대로 묘사된다. 술에 취해 늦게 집에 들어오시는 아버지를 보면 정말 싫다.나는 내 방문을 쾅! 닫아버리고 나오지 않는다. 어렸을 때는 아버지와 자주 놀러가고 아버지가 좋았다.그런데 내가 점점 커가면서 아버지와 놀러 다니지도 않고 대화도 잘 안한다. 하지만 매일같이 일을 하시고 힘드신 모습을 보면 나도 모르게 눈에 눈물이 맺힌다. 그러나 아이들은 풀뿌리처럼 질기게성장한다.정신없이,아무 생각없이 사는 것 같아 보여도 아이들은 아버지와 가족에 대해 샘솟는 애정을 보여준다.어느덧 아버지를 이해할 수 있는 나이가 된 것이다. 아버지는 할머니가 돌아가신 후 무척 슬퍼하셨다.할머니는 돌아가신 지 1년 정도 된 거 같다.할머니가 세상을 떠나신 이후 아버지는 슬픔과 고통 속에서 생활하셔야 했다. 무슨 일을 하시다가도 할머니 생각을 하시며 우는 모습을 보는 나는 차마 어떻게 행동해야할지 망설이면서도 내 자신이 답답하기만 했다. 지금의 아버지 모습은 옛날과는 많이 달라지셨다.옛날에언제나 자주 웃으시고 인상 좋은 얼굴이었으나 지금은 어딘가에 한 모퉁이가 뚫려 있는 외로워 보이는 얼굴이다. 수업시간에 간단하게 쓴 글이라도 그 아이에게는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고 막혀 있던 것을 뚫어버리는 시간이 된다. 수업시간에 장난을 많이 치는 녀석의 아래 글을 보면서아이들의 마음에 더 가까이 다가가는 교사가 되리라고 결심한다. 언제나 국어시간은 날 아프게 한다.내 마음속에 있는 마음을 다 빼앗아가기 때문이다. 이래서 국어시간을 더 좋아하고 이 시간을 통해 옛 생각을 하고 참 좋다. ▲조장희 서울 신일중 교사
  • [2002 길섶에서] 뱀과 고독

    화가 천경자는 십 수년전 어느 글에서 뱀을 좋아한다고 했다.구상(具象)적으론 징그럽지만,비구상적으론 아름답단다.초기 화가 시절 고독을 느낄 땐 뱀을 자주 그렸다고 했다.한꺼번에 닥친 생활고와 혈육의 죽음,이혼 그리고 사랑의 실패를 뱀으로 형상화했다.화집에서 만난 그의 그림은 오히려 구상에 가까웠다. 파스텔톤의 뱀 군상은 묘한 슬픔을 전했다.“뱀에서 고독을음미한다.”는 독백은 아울러 다소 괴팍스러운 그만의 이미지를 각인케 했다. 잊어버렸던 그의 고독을 며칠 전 서울 서소문 옛 대법원 건물에 들어선 서울시립미술관에서 만났다. 미술관 개관기념으로 기획된 천경자전의 맨 머리에 걸린 뱀그림이었다.화제(畵題)는 ‘생태’(life form)였다.순간 “아”하는 울림이 전해졌다.삶의 무게가 더해진 데 따른 공감이었는지 모르겠다. 문득 삶이 고독하고 공허할 때,그것을 빛깔로 표현하고 싶은 욕망을 갖는 건 화가만이 아닐 듯싶다.모두의 가슴엔 자신만의 감성으로 준비한 물감이 있으므로. 최태환 논설위원
  • 책/ 佛 에슈노즈 장편 ‘나는 떠난다’

    도박하듯 삶을 뒤바꿀 수 있을까.현대 프랑스 소설의 거장 장 에슈노즈의 장편소설 ‘나는 떠난다’(용경식 옮김,문학동네)는 탈주를 꿈꾸는 현대인의 욕망을 뒤쫓는 흥미진진한 내용을 담고 있다. 파리에서 화랑을 경영하는 주인공 페레는 어느날 갑자기북극으로 떠난다.북극의 끔찍하고 새하얀 슬픔,그 안에서배회하는 고독한 존재의 권태가 파리에서 전개되는 미스터리한 연애행각과 맞물려 있다.그는 과연 떠났는가.그의 환상이 아니었을까.추리소설을 읽듯 주인공을 따라가다 보면 우리 내부에서 들끓던 일탈에의 욕망과 만나게 된다. 35장으로 구성된 이 소설은 기하학적으로 구성된 퍼즐과같다.1∼16장에서 홀수장은 페레의 파리 생활과 바움가르트너라는 인물의 등장,짝수장은 페레의 북극 탐험으로 구분된다.시간은 6개월 정도 차이가 난다.17장부터는 북극에서 돌아온 페레의 파리 생활과 정체불명의 인물 바움가르트너의 떠돌이 생활이 번갈아가며 나온다. 1999년 콩쿠르작 수상작.8000원.
  • 어린이 책 세상

    ◆사막이란 무엇일까(김정흠 글,김현주 그림) 모래가 끝없이 펼쳐진 사막.이제 막 사물을 배우기 시작한 아이들에게는 무척 궁금한 곳이다.주인공인 아기 돼지 초롱이는 친구 토끼와 사막으로 여행을 떠난다.가도 가도 그늘은 없고뜨거운 햇볕과 모래뿐인 덥고 건조한 사막에서 초롱이와친구는 무엇을 배웠을까? 다섯수레 7500원. ◆길 위에서 듣는 그리스 로마 신화(이윤기 지음) 우리시대 ‘지금-여기’의 문화현상들에서 신화의 흔적을 찾아내그 의미를 거슬러 올라가는 ‘신화,거꾸로 읽기’를 시도하고 있다.중학생 이상 성인까지.한국은 물론 유럽 여행중경험한 수많은 에피소드와 자료 사진들을 총동원해 신화를새롭게 선보인다.작가정신 1만 2000원. ◆꼬마 과학자 ‘재재’(한원청 글,김형태 그림) 이공계기피 현상이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는 가운데 이공계 대학의 필요성과 과학기술의 중요성을 역설한 과학만화.미래산업의 핵심이랄 수 있는 ‘나노’를 주제로 초·중·고생은 물론 일반인까지 쉽게 읽을 수 있도록 한 것이 장점.산학연종합센터8000원. ◆누리야 누리야(양귀자 글,조광현 그림) 힘들고 슬픈 일이 많았기에 더욱 열심히 살았던 나누리라는 한 소녀의 이야기를 다룬 소설가의 장편 동화.아홉 살에 갑자기 아빠가 돌아가시고 그 충격으로 엄마마저 집을 나가 혼자가 된누리.누리는 엄마를 찾아 길을 떠난다.길 위에서 마음 착한 소박한 사람들도,욕심많은 무서운 사람들도 만난다.잇따른 불행과 슬픔을 겪지만 어려움은 결국 누리를 의젓하게 성장하게 한다.문공사 7500원.
  • 9·11 테러, 베이비붐 불렀다?

    [워싱턴 백문일특파원] 지난해 9·11 테러사건을 계기로뉴욕 일원에 거주하는 많은 여성들이 아기를 갖게 됐으며앞으로 3개월 내에 그 아기들이 태어나게 될 것이라고 뉴욕 데일리 뉴스가 12일 보도했다. 뉴욕 일원의 산부인과 의사들은 이번 여름에 과거에 비해2배가 넘는 산모들의 아기 출산을 돕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인구학자들은 9·11 테러를 계기로 많은 사람들이 삶의 의미에 대해 더욱 진지하게 생각하게 되고 출산을 통해 그 의미를 되새기려는 경향이 강해졌다고 말하고 있다.어느날 배우자가 예상치 못한 일로 사망했을 때 자식을 통해 그 상실감을 보상받겠다는 심리가 강해졌다는 것이다. 가족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새로워졌으며 테러의 충격에서 헤어 나오는 과정에서 배우자의 위로와 격려가 큰 힘이됐고 그 과정에서 부부애를 통해 아기가 생기게 됐다는 것도 한 이유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메리 도슨이라는 여성과 남편 찰스는 몇명의 소방요원 친구를 테러사건으로 잃은 후 상실감과 슬픔을 극복하기 위해 아기를 갖기로 했다고말했다.도슨의 산부인과 의사인 파예즈 귀어귀스는 보통 한 달에 14∼18명의 출산을 도왔는데 오는 8월에는 30명,9월에는 27명의 출산을 돕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 한국의 명인 명연주회

    첼리스트 정명화,바이올리니스트 김남윤,피아니스트 강충모.개개 악기의 독주자들로 국내외에서 탄탄한 명성을 쌓고 있는 이들이 듀오,혹은 트리오로 호흡을 맞추는 이색적인 무대가 마련된다.한국여성문화예술인총연합(회장 오현주)이 2002 월드컵축구대회 개최를 기념하기 위해 기획한‘한국의 명인 명연주회’. 정명화는 정경화·정명훈과 함께 정트리오를 결성해 실내악 연주경력도 화려하다.김남윤은 정명화와,강충모는 두선배와 한 무대에 서는 것이 각각 처음이라며 긴장과 흥분의 감정을 숨기지 않고 있다. 케 데르블루아 첼로와 피아노를 위한 모음곡 ‘슬픔’,라흐마니노프 첼로와 피아노를 위한 소나타,코다이 바이올린과 첼로를 위한 이중주,드보르자크 피아노3중주 등을 연주한다.(02)747-0195. 신연숙기자
  • [사라지는 것을 찾아] 멍석

    “얘들아,비 온다 멍석 말아라.” 굵은 빗줄기가 후드득 떨어지기 시작하면 텃밭에서 일하던 농부들은 급한 마음에 애들부터 부른다.곧이어 한걸음에 마당 앞까지 줄달음친다.다 마른 곡식이 물에 젖을라사색이 된 얼굴이다.재빠른 손놀림으로 마당과 고샅에 깔린 멍석을 대청마루 안으로 옮긴다.아이들은 비가 오는지바람이 부는지 딴청이다.그저 놀기에 바쁘다.부모님으로부터 ‘꿀밤’ 한대씩을 얻어 맞고 나서야 급박함을 알아차린다. 농경사회에서 멍석의 쓰임새는 다양했다.곡식을 거둬들여 건조시키는 유일한 도구였다.때문에 멍석 숫자로 가세(家勢)를 가늠하던 시절도 있었다.요즘처럼 곡식을 말리는 데 유용한 비닐류 제품은 찾아볼 수 없었다.땡볕에 금방 열을 받아 곡식을 단시간에 말려주는 아스팔트가 깔린 것도아니었다.멍석 위에서 검붉게 말라가는 고추가 한가한 시골 마을을 뒤덮을 쯤이면 가을이 성큼 다가온다. 곡식 건조용뿐만 아니다.시대를 더 거슬러 올라가면 사람을 멍석에 둘둘 말아 몽둥이로 때리는 ‘멍석말이’에도요긴하게 이용됐다.세도가에서 하인이나 상민에게 가하던사형(私刑)의 하나다.마을에서 ‘망나니 짓’을 하거나 죄를 지을 경우 촌장의 이름으로 멍석말이가 진행되기도 했다.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도구였기 때문이리라. 잔칫집이나 상가에서도 마당과 골목 어귀에 멍석이 깔린다.전통 혼례 때도 멍석 위에서 신랑 신부가 맞절하는 의식이 치러졌다.상주와 슬픔을 나누기 위해 밤을 지새우는문상객들도 멍석 위에서 술판을 벌였다.명절이나 농한기면 마을앞 광장이나 여염집 마당에서 윷판용으로도 애용됐다.누더기가 된 멍석 위에 쑥 등 풀잎으로 ‘말금’을 그려넣고 종지에 넣은 윷가락을 하늘높이 치켜 올린다.막걸리잔에 해가 넘어가는 줄도 모르는 어른들의 ‘놀이용’으로도 그만이었다. 이처럼 생활 곳곳에서 ‘판’을 벌일 때 꼭 등장하는 것이 멍석이었다.그래서인지 멍석은 요즘도 먹고 마시는 업종의 상호에 수없이 나온다.‘멍석골 보신탕집’‘멍석촌음식점’‘멍석마당’‘멍석마루’등 넉넉함과 정겨움을풍기는 이름들이다. 그뿐이랴.속담에도 멍석이 자주 등장한다.‘하던 지랄도멍석 펴 놓으면 안한다.’는 하던 일도 더욱 잘하라고 떠받들어 주면 안 한다는 뜻이다.또 ‘강아지 메주 멍석 맡긴 것 같다.’는 믿을 수 없는 사람에게 중요한 일을 맡겨 불안하다는 의미다.멍석은 우리 생활과 뗄 수 없는 중요한 도구임을 말해 주는 것들이다. 짚이나 새끼를 촘촘히 엮어서 만드는 멍석은 긴 공정상‘사랑방 문화’를 만들어 낸 매개체 구실도 했다.시골집골방에서 어른들이 삼삼오오 모여앉아 멍석을 삼으며 기나긴 겨울밤을 지새웠다.개똥이네 집 숟가락이 몇개인지,아무개네 집안 사정이 어떤지도 이곳에서 퍼져 나간다.비밀이란 게 있을 수 없는 공동체의 산실이었다. 70년대 후반쯤부터 멍석·짚가마니 등 짚으로 만든 도구들이 자취를 감추기 시작했다.산업기술의 발달로 만드는데 품과 시간이 많이 드는 물품을 대신해 플라스틱류 등의 화학제품이 홍수를 이루고 있다.멍석은 요즘 민속박물관에서나 볼 수 있는 정도다.잔칫집이나 술판에 으레 깔리던 멍석은 추억 속으로 사라져간다.속도와 경쟁하듯 살아가는 우리네 마음의 여유를 되돌아 보게 하는 물건들이다. 최치봉기자 cbchoi@
  • [씨줄날줄] 박근혜와 김정일

    박근혜(朴槿惠) 의원이 11일부터 14일까지 북한을 방문한다.드러난 방북 목적은 지극히 사무적이다.재단법인 주한(駐韓)유럽연합상공회의소·코리아재단 이사 자격으로 북한의 민족화해협의회 관계자와 만나 남북간 상호협력 및 교류 문제를 협의한다고 했다.지난해 5월 유럽 24개국 주한 외교관과 상공인 등 600여명으로 구성된 재단법인이 북한 어린이에게 축구공 3만개를 보내는 등 민간 차원의 지원 활동이 인연이 됐다고 한다. 그러나 박 의원의 북한 방문은 예사롭지 않다.사흘이나 북한에 머물다 보면 십중팔구 김정일 국방위원장도 만날 것이다.두 사람의 하고픈 얘기로 말하면 밤을 새워도 모자랄 것이다.말머리는 아버지 시대로 올라 갈 것이다.박정희(朴正熙) 전 대통령이 집권하면서 남북은 본격적인 대결 시대를맞는다.1917년생 박 대통령이나 1912년생의 김일성이 모두50세 전후로 나름대로 지도력을 발휘하던 시절이었다.박 대통령은 강인한 의지로 ‘한강의 기적’을 이뤄내며 부국강병 경쟁에서 김일성 주석을 압도했다. 세상 일이 선의의경쟁에서 지면 폭력을 쓰게 되나 보다.박 의원이 22살이던 1974년 광복절 기념식장에서 어머니를잃는 쓰라림을 맞는다.북한의 사주를 받은 조총련계 문세광이 육영수(陸英修) 여사를 저격하는 테러를 자행했다.박 대통령에 대한 정치적 비판에도 불구하고 국민적 사랑을 받았던 육 여사였고 보면 박 의원의 슬픔은 원한으로 응어리질만도 했을 것이다.박 대통령의 장녀였던 박 의원은 많지 않은 나이에 어머니의 빈 자리를 대신해야 했다.자신을 돌볼겨를이 없었다. 세월이 흘러 박 의원은 독자적으로 정당을 하나 창당할 만큼 무게있는 정치인이 되었다.두 사람은 아버지들이 치열한 부국강병 경쟁을 벌이던 그 나이가 되었다.박 의원의 정치적 영향력을 조금 부풀린다면 두 사람의 역할도 엇비슷한처지다.박 의원은 어머니가 끔찍한 불행만 당하지 않았더라면 지금쯤 평범한 가정 주부가 되었을지도 모를 일이다.두사람이 마주할 첫 장면이 궁금해진다.그리고 두 사람의 과거사를 어떻게 정리하고 무슨 말을 이어갔는지 나중에도 알았으면 좋겠다.꼬박꼬박 계산서를 주고 받을 수만도 없는민족 분단사의 축소판 같다는 생각이 든다.박 의원 다짐대로 두 사람의 만남이 한반도 평화 정착에 구름판이 되기를기대해 본다. [정인학 논설위원 chung@
  • 연쇄살인 피해유족 안타까운 사연

    “우리 딸이 어떤 딸인데….더 이상 살아갈 희망이 없습니다.” 지난달 발생한 경기 용인 연쇄살인 사건의 피해자들이 생계를 책임지고 성실하게 살아가던 여성 가장들이었던 것으로 알려져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효녀이자 가장을 잃어버린 유가족은 하소연할 곳도 없이 절망과 슬픔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달 28일 밤 회사 야유회를 다녀 오다 택시로 위장한범인들의 차량에 오른 이모(21·수원시 권선구 매탄동)씨는 딸만 아홉을 둔 가난한 집안의 넷째딸이었다.방 2칸의1000만원짜리 전셋집과 몇몇 낡은 가재도구가 재산의 전부다. 10여년 전부터 잇따른 사업 실패와 병마 등으로 아버지(53)와 어머니(46)가 생활비를 벌지 못했고,큰언니와 둘째언니마저 출가해 생계는 이씨와 셋째언니가 책임질 수밖에없었다.7살 짜리 막내를 포함,동생 5명의 학비와 용돈도 고스란히 이씨의 몫이었다. 숨진 이씨는 수원 D여상을 우등생으로 졸업할 만큼 학업성적이 뛰어났지만 집안 형편 때문에 대학 진학을 포기하고 지난해 10월 수원 모 은행에취직했다.살해되기 한달전에는 그동안 모은 돈으로 집 근처에 보증금 500만원짜리 분식집을 차려 부모님에게 ‘선사’할 정도로 효심이 깊었다.딸의 사망 소식을 듣고 혼절했던 어머니는 “딸이 생전에 속이라도 썩였다면 이렇게 억울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지난달 29일 새벽 범인들에게 납치,살해된 안모(21·수원시 권선구 오목천동)씨는 어머니(46)를 혼자 모시고 사는‘소녀가장’이나 다름없었다.어머니는 3년전 이혼한 뒤파출부 생활로 생계를 잇던 중 질병을 얻어 몸져 누웠다.안씨가 수원 모 상가 의류매장에서 일하며 받은 월급 100만원 안팎이 유일한 수입이었다. 이창구 이영표기자 window2@
  • 책/ 아담을 기다리며

    장애아를 가진 부모는 다 불행할까. 사람들의 따가운 시선,친구도 없이 따돌림 당하는 아이,그리고 끝도 없이 계속되는 뒤치다꺼리 때문에 골머리를 앓는게 보통인 그들이 어떤 이유론가 행복하다면,일반 사람들은 믿어줄까. ‘아담을 기다리며’(마사 베크 지음,녹색평론사)는 다운증후군 아이를 기르는 부부의 수기.존과 마사 부부는 부족한 것이 없는 엘리트들이다.양가의 아버지들은 유타주의대학교수로 부유하지는 못했지만 존경받는 삶을 살았다.부부 형제들의 평균 아이큐는 150이 넘었으며 서로의 자웅을 겨루면서 성장했다.이런 환경탓에 17살에 하버드에 입학한 마사는 아이를 낳을 때는 “잠깐 실례하겠어요.”라고말한 뒤 잠시 자리를 비웠다가 다시 수업에 돌아와야 한다고 믿는,자신감에 찬 여자였다.그런 마사에게 신은 다운증후군의 아이를 내려 줬다. 학식있고 교양있는 담당교수,의사,친구들은 한결같이 아이를 지우라고 ‘담담하게’ 종용한다.부부도 견해차이로싸우고 흔들리며 아이를 낳는다.그러나 그것이 가져오는슬픔은 자존심으로 똘똘 뭉친 지은이의 심장을 톱니로 짓이기는 듯한 고통이었다.아내 앞에서조차 한번도 운 적이없었던 남편 존은 “왜 내 얼굴에 물이 있지.”라고 말하며 울음을 터트린다. 그러나 온 식구들을 고통 속에서 울게 만들었던 아들 아담은 아플 때조차 짜증을 부리지 않는 착한 아이며 나무의향기를 즐기는 천진한 풍류가이다. ‘의사소통이 잘 되지 않으면 상대방 머리에 모래를 쏟아붓고 하면서….’라고 서술하는 지은이에게서 강인하고 행복한 엄마의 내음이 난다.1만원. 이송하기자 songha@
  • 獨 총기난사 사건/ 한 교사의 용기, 수백명 구했다

    “목숨을 내건 한 교사의 용기있는 행동이 수백명의 목숨을 구했다.” 17명의 목숨을 앗아간 독일 에어푸르트에서의 총기난사 사고로 독일 전체가 슬픔에 잠긴 가운데서도 독일 TV들은 한교사가 자칫했으면 수백명이 더 숨질 수도 있었을 참사를막아냈다는 소식을 계속 내보내고 있다. 주인공은 참사가 발생한 학교에서 역사를 가르치고 있는교사 라이너 하이제.그는 사고가 난 26일 여러 발의 총성이울리는 것을 듣고 학생들을 대피시키다가 털모자로 얼굴을가린 범인과 마주쳤다.이미 16명이 숨진 뒤였다. 털모자를 벗겨 범인이 퇴학생인 로베르토 슈타인호이저임을 알게 된 하이제는 부드러운 목소리로 학살은 더이상 안된다고 범인을 설득했다.그는 총을 휘두르는 슈타인호이저에게 “쏠테면 나를 쏴라.대신 내 얼굴을 똑바로 쳐다보며쏴라.”면서 가슴을 내밀었다.이같은 하이제의 행동에 범인은 “오늘은 여기까지만 하죠.”며 총을 내렸다.하이제는범인에게 미술실로 들어가도록 권했고 범인이 그의 말에 따라 미술실에 들어간 뒤 밖에서 문을걸어닫았다.범인은 잠시 후 미술실에서 자신의 머리에 총을 쏴 자살했다. 에어푸르트 경찰들은 범인이 자살할 당시에도 500발의 실탄을 소지하고 있었기 때문에 그가 학살을 계속했더라면 얼마나 많은 희생자가 더 발생했을지 모른다고 말했다. 이같은 하이제의 얘기가 알려지면서 독일 언론들은 그를영웅으로 부르고 있다.그러나 하이제의 용감한 행동이 독일국민들의 슬픔을 잠시 가라앉히는 데 도움이 될 수는 있겠지만 독일의 소홀한 총기관리에 대한 분노까지 잠재울 수는없을 것같다. 유세진기자
  • 中 여객기 참사/ 이모저모

    ■중국 여객기 추락사고 조사반장으로 파견된 국내최고의항공기 사고 전문가인 최흥옥(52) 건설교통부 사고조사과장은 17일 오후 미국측 조사단과 첫 미팅을 가진 뒤 “다양한 부분을 조사해야 한다.”며 “사고조사 초기이기 때문에 뭐라고 단정지을 수 있는 부분이 없다.”고 밝혔다. 최 반장은 “다만 날씨가 나빴지만 비행기가 못 내릴 만큼 나쁘지는 않았다고 본다.”고 말하고 “그외 다른 부분은 계속 조사해야 하며 선입견을 가져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이날 오전 부산롯데호텔에서 한·중·미 합동조사단이첫 협의를 가진 가운데 미국 특별조사단 단장인 알프레드디킨슨(미 연방교통안전위원회) 단장은 “한국이 사고조사를 컨트롤한다.”고 밝혔다.디킨슨 단장은 “우리는 한국정부의 조사에 협조하기 위해 왔으며,그것이 우리의 임무다.”라며 “앞으로 사고조사와 관련한 모든 계획은 한국정부가 주도적으로 컨트롤하게 된다.”고 말했다. 한편 한·중·미 합동조사단은 오전 부산롯데호텔에서 사고현장조사팀과 사고기 기장조사팀 등2개팀으로 나눠 정밀조사활동에 착수했다. 이날 사고 사흘째를 맞아 부산롯데호텔 중국 사고조사단상황실은 비교적 차분한 가운데 기민한 움직임을 보이는‘정중동’의 모습.중국측은 한국언론의 인터뷰 요청을 거절하는 등 외부인과의 접촉을 일절 차단한 채 호텔 3층 상황실에 집결해 1시간 남짓 자체 회의를 가졌다. 그러나 중국측은 이번 사고가 조종사의 경험부족 또는 조종미숙에 초점이 모아지고 있는 한국언론의 보도와 관련,자료를 비밀리에 요청하는 등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시민들의 헌신적인 봉사활동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대한적십자사 부산 강서구·김해시 부녀봉사회,김해시 의용소방대·새마을부녀회 등 여러 봉사단체들은 이른 새벽부터현장 지휘통제본부 주위에서 사고현장을 오르내리는 구조대원들에게 식사와 음료를 제공하며 격려했다. ■타국에서 변을 당한 중국인과 조선족 동포 희생자 유족의 슬픔은 더욱 깊다.중국 국적을 가진 11명의 부상자들중 일부는 아직 가족과 연락조차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조선족 아내 리앙쳉위(27)와 어머니를 잃은 박종필(35)씨는“시신 확인을 위해서는 중국에 있는 아내의 친인척들이한국에 들어와야 하는데 비자가 발급되지 않고 있다.”며한국 유가족대책위와 당국이 중국인이나 조선족 피해자들에게도 관심을 가져줄 것을 요청했다. 사고로 부상한 조선족 박춘자(32)씨는 “병원에 누워 있어 부모님께 전화도 못했다”며 “어서 빨리 고향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울먹였다. ■중국 여객기 사고 희생자의 장례식이 이날 대구 경북대병원 장례식장에서 처음으로 치러졌다.지난 16일 대구로운구된 안선육(44·여·대구시 수성구 범물동)씨의 유족들은 오전에 발인,안씨의 시신을 경북 경산시 와촌면 가족묘지에 안장했다. ■김해시청 별관 5층 유족대기실의 게시판에는 각 병원에안치된 미확인 시신의 연고자를 찾기 위해 시신의 특징이나 유품을 소개하는 내용의 글들이 실렸다.이 글들은 30대한 유족이 글을 게재한 이후 유족들이 잇따라 게시판에 자신이 본 시신의 특징을 적은 것이다. ■합동 분향소 설치를 놓고 마찰을 빚었던 유가족과 사고대책본부는 오후 2시쯤 김해문화체육관에 분향소를 설치,운영하되 유가족대책위와 정부측 사고대책본부가 함께 문화체육관으로 옮기기로 합의했다. 유족들은 “전체 유족들에 대한 시신 확인작업이 이루어질 때까지 시청 밖에 설치된 분향소를 이용할 생각이 없다.”며 시청 별관 5층에 분향소 설치를 요구했다.이에 대해사고대책본부는 문화체육관의 불편한 교통·통신 문제를적극 해결해줄 것을 약속해 합의를 이끌어냈다.그러나 많은 유족들이 “시신 확인 없이는 분향소를 설치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는 등 갈등은 계속됐다. ■희생자 유가족 대부분이 사망자 신원을 확인하지 못해애를 태우고 있다.현재 수습된 사체 126구 가운데 불과 6구만 신원이 확인됐고,나머지 120구는 심하게 훼손돼 육안으로 개인식별을 할 수 없는 상태다. 특별취재반
  • 中여객기 참사/ 자원봉사자 원채준씨 “아픔 있으면 어디든…자원봉사는 내 천직”

    “큰 사고가 났을 때만 이웃을 돕는 게 아니라 언제나 서로 돕고 사는 따뜻한 사회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김해 항공기 추락사고 현장에서 희생자들의 시신과 유품을찾으려 애태우는 유족들을 늘 미소 띤 얼굴로 성심껏 돕고있는 청년이 있다.유족과 자원봉사단체 사이에서 ‘천직(天職)이 자원봉사’라는 말을 듣고 있는 원채준(27·서울 서대문구 충정로)씨다. 그는 지난 15일 사고 소식을 듣고 무작정 서울에서 김해로달려왔다.탑승자 중에 가족이 있어서가 아니다.대형 참사가발생하면 어디든지 혼자 찾아가 자원봉사를 하려는 따스한심성 때문이다. 원씨는 현장에 도착하자마자 구조대원과 함께 돗대산에 올라가 시신을 수습했다.밤에는 유가족들이 머물고 있는 김해시청을 찾아 슬픔을 나눈다.부녀회원들과 함께 음식도 만든다. 16일 낮 원씨와 함께 구조대원들에게 식사를 차려주던 김해시 부녀회원 박영화(54)씨는 “이렇게 심성이 착한 사람은처음”이라면서 “낯선 곳에 혼자 와서도 척척 일을 찾아다닌다.”고 말했다. 대형참사의 현장에는 언제나 원씨가 있었다.지난 94년 성수대교 붕괴 때에는 부상자 치료를 도왔고,이듬해 삼풍백화점붕괴 현장에서도 시신 수습에 보탬이 됐다.96년 대구 도시가스 폭발사고 당시에는 고아였던 중학생 희생자의 상주가 돼화장까지 해주었다. “열여덟살 때 커튼 가게를 하던 우리집에 불이 나 부모님이 빚을 7억원이나 지게 됐어요.아무도 우리를 도와주지 않았답니다.젊음을 자원봉사와 함께 보내리라고 결심했지요.” 대형참사가 없는 평상시에도 그의 자원봉사 활동은 끊이지않는다.주말이면 충북 음성의 꽃동네를 찾아 쓸쓸히 말년을보내는 노인들의 벗이 된다.지난해에는 말레이시아에서 빈민구제 활동도 벌였다.사고현장에서는 가끔 “자원봉사의 대가로 돈을 요구하는 게 아니냐.”는 오해를 받기도 한다.모 백화점의 직원인 그는 “여기저기 돌아다니다 보니 통장에 100만원밖에 남지 않았다.”면서 “장래가 걱정되기도 하지만젊었을 때 이런 일을 하지 않으면 언제 하겠느냐.”며 밝게웃었다. 고아원을 만들어 부모 없는 청소년들을 돕는 게 목표인 원씨는 “이번에도 많은 사람들이 며칠 동안만 유족들을 동정하다 다시 이기적인 삶으로 돌아갈까봐 걱정”이라며 바쁘게 일손을 놀렸다. 특별취재반
  • 中 여객기 참사/ 실종자 수색 이모저모-시신 사진·유품 확인하다 실신

    ●사체 확인작업을 지휘하고 있는 부산지검은 16일 오후 김해시청 별관 3층에서 희생자와 유품 사진 100장을 유족들에게 공개했다. 사진을 확인한 500여명의 유족 대부분은 “3∼4구를 제외하고는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훼손됐다.”며 발을 동동 굴렀다. 일부 유족들은 사진을 확인하자마자 그 자리에 쓰러져 오열하기도 했다. 희생자 유족 이한영(53)씨는“두개골과 치아만 빼고 모두 타서 아내의 시신인지 확인할 수 없다.”며 울음을 터뜨렸다. 검찰은 시신 사진으로도 희생자의 신원을 확인할 수 없는 유가족들을 위해 유전자 감식 동의서를 받았다. ●돗대산 정상 부근에는 수색대원들이 모아둔 주인 잃은 승객 유류품들이 수북이 쌓여 있었다. 승객들이 사고 직전까지 차고 있던 손목시계 7∼8개 중 불에 심하게 탄 시계 하나는 사고 시각인 15일 오전 11시25분 직후 동체가 폭발하면서 멈춘 듯 바늘이 11시30분을 가리키고 있었다. 구조대원들은 오전 7시부터 재개된 수색작업에서 속옷까지 젖을 만큼 뿌려대는 비에도 불구,파손된 기체와 인근숲속 구석구석을 뒤졌다. 천둥을 동반한 장대비가 구조작업을 방해했지만 대원들은 오전 11시쯤 사체 2구를 추가로 발굴해내는 성과를 거뒀다. ●중국국제항공공사(CA) 왕카이위안(王開元) 총재가 이날밤 10시10분쯤 유가족들이 머물고 있는 김해시청 별관을 찾아 “한국민과 유가족에게 슬픔을 안겨줘 마음속 깊이사과한다.”고 말했다. 직원 5명과 함께 찾은 왕카이위안총재는 “중국 정부와 중국국제항공공사는 한국의 관계 당국과 협조해 사고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면서 “조사가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모든 자료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10분여 동안 유족들에게 다섯 번이나 허리를 깊숙이 숙이며 절을 한 그는 “희생자 유족들과 부상자 가족들을 일일이 찾아다니며 문제 해결에 나서겠다.”면서 “납득할 만한 보상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여러 기관과 협의중”이라고 강조했다. 유족들은 왕카이위안 총재의 사죄를 담담하게 받아들였다. 사고로 조카를 잃은 금석주(49)씨는 “고개를 숙이는 모습은 고맙지만 왜 초보 기장에게 비행을 맡겼는지 이해할 수 없다.”면서 “민감한 국제관계가 걸린 만큼 울분을 참고 인내할 뿐”이라고 말했다. ●오전 11시30분쯤 현장에 도착한 한국과 중국 사고조사반 30여명은 부서진 사고기의 동체와 현장의 지형을 육안으로 집중 관찰하는 등 첫 현장조사를 벌였다. 이들은 동체의 위치와 파손된 형태가 사고 정황을 분석하는 데 중요한 단서라며 동체 주변에 통제라인을 설치해 줄 것을 현장 구조대원들에게 요청했다. 중국민항총국(CAAC)과 중국국제항공공사,중국정부 당국자들로 구성된 중국 민·관합동 사고조사반은 이날 오후 숙소인 부산롯데호텔 3층에 상황실을 설치하는 등 본격적인 사고조사 활동에 들어갔다. ●추락 여객기 탑승자 가족 500여명은 ‘항공사고 피해자가족 대책위원회(대표 김규용)’를 구성했다. 대책위는 정부와 사고수습대책본부를 상대로 조속한 시신 확인과 국가 차원의 책임자와 대화 창구 마련,대책위 상황실 설치,사망자·실종자·생존자별 명단 작성,장례 절차 논의 등을 요구했다. ●추락사고 순간을 휴대폰으로 알렸던 경산대 동아시아학부 이강대(42) 교수가 사고 직후 부인과도 통화한 것으로 확인돼 ‘휴대폰 맨’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부인 전태주(40)씨는 “남편이 사고 직후 집으로 전화를 걸어 ‘비행기가 추락했다. 많이 다치지는 않았다.’고 전했다.”면서 “남편이 무사하다는 상황을 알려와 두 자녀를 집에 두고 침착하게 병원에 도착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희생자들의 사체가 안치된 김해시내 병원에는 30대 이미정(여)씨가 어머니와 조카를 애타게 찾아 헤매고 있어 주위의 눈시울을 적셨다. 이씨의 갖은 노력에도 어머니 조정봉(67)씨와 조카의 생사 여부를 알 수 없어 사고대책본부관계자들도 안타까워했다. ●사고 수습에는 김해시내 자원봉사단체들도 한몫을 톡톡히 했다. 김해시 새마을 봉사회와 자원봉사센터,119봉사대등 봉사단체소속 회원들은 ‘현장 지휘본부’가 설치된 김해시 지내동 빈터에 임시 천막을 치고, 구조·구급활동을벌이는 군·경 대원들에게 녹차와 커피,음료수 등과 식사를 제공하는 등 지친 몸을 달래줬다. ●남부지방에강풍을 동반한 집중호우가 내리면서 국내선항공기들의 결항사태가 이틀째 이어졌다. 16일 한국공항공사에 따르면 이날 오전 6시40분 부산행 대한항공 KE1101편을 시작으로 하루 동안 서울에서 김해,울산,여수,제주,광주,목포,양양,포항 등 전국 9개 공항에서 국내선 190여편이 결항됐다. 중국 항공기 추락사고가 난 김해공항은 도착 56편, 출발64편 등 모두 120편이 결항됐다. 특별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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