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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이트클럽 지붕 붕괴 사망자, 최소 113명…“잔해 속 소리 들려” 충격 빠진 도미니카

    나이트클럽 지붕 붕괴 사망자, 최소 113명…“잔해 속 소리 들려” 충격 빠진 도미니카

    카리브해 섬나라인 도미니카공화국에서 발생한 나이트클럽 지붕 붕괴로 인한 사망자가 최소 113명으로 늘어났다. AP통신, BBC 등에 따르면 현지 당국은 8일(현지시간) 새벽 도미니카공화국 수도 산토도밍고에 있는 제트세트(JetSet) 클럽에서 지붕이 갑자기 무너지면서 발생한 사고로 최소 113명이 사망하고 155명이 다쳤다고 집계했다. 사고 당시 현장에는 메렝게(도미니카 공화국에서 유래한 음악의 종류) 가수 루비 페레스의 공연이 진행 중이었으며, 500∼1000명가량이 내부에 있었던 것으로 당국은 추산했다. 많은 사람이 삽시간에 쏟아져 내린 구조물을 제때 피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장에 투입된 구조대원들은 부서진 콘크리트 블록을 제거하고 무거운 잔해를 들어 올리며 매몰된 실종자 구출 작업을 계속 진행하고 있다. 도미니카공화국 사고대책본부(COE)의 후안 마누엘 멘데스 본부장은 “우리는 계속 잔해를 치우며 사람들을 찾고 있다”며 “구조 작업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멘데스는 구조대원들이 클럽의 3구역을 집중 수색하고 있다며 “우리는 몇 가지 소리를 듣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사고로 인한 사망자 중에는 몬테크리스티주(州) 행정 책임자인 넬시 크루스 주지사도 포함된 것으로 파악됐다. 크루스 주지사는 도미니카공화국 야구 전설이자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서 김하성·이대호·최지만과 한때 한솥밥을 먹기도 했던 넬슨 크루스의 여동생으로 알려졌다. 넬슨 크루스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가족의 추모 글을 남겼다. 메이저리그에서 15년간 13개 팀에서 활동한 투수 옥타비오 도텔도 중상을 입고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으나 결국 사망했다. 일본 프로야구(NPB)에서 맹타를 휘두른 타자 토니 블랑코 역시 사망자 명단에 포함됐다. 지붕이 무너질 당시 공연 중이던 페레스도 숨진 상태로 발견됐다. 메이저리그에서 17시즌을 활약한 투수 페드로 마르티네스는 인스타그램을 통해 “잔해 아래에 가족이 있다. 그들에게 무슨 일이 생긴 건지 아직 알지 못한다”고 슬픔을 호소했다. 사고가 발생한 건물은 1973년 준공 뒤 몇 차례 리모델링을 거쳤다고 현지 일간 리스틴디아리오는 전했다. 2023년엔 낙뢰를 맞은 적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나이트클럽 지붕이 붕괴된 이유는 밝혀지지 않았으며, 건물에 대한 마지막 점검이 언제 있었는지도 알려지지 않았다. 이곳에서는 거의 매주 월요일마다 국내외 아티스트와 유명 인사가 모이는 ‘춤추기 좋은 월요일’(lunes bailable) 파티가 열리는 등 ‘엔터테인먼트 성지’로 현지에 알려져 있다. 클럽 측은 성명을 통해 “이번 사고는 모두에게 충격을 주고 있다”며 사고 수습과 관련해 당국과 협조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사고로 주도미니카공화국 한국대사관에 접수된 한국 교민이나 관광객 피해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상열 대사 명의로 애도·연대 성명을 낸 주도미니카공화국 한국대사관은 상황을 지속해서 모니터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 구준엽은 슬픔에 7kg 빠졌는데…“故서희원 전 남편, 호화 결혼식 올린다”

    구준엽은 슬픔에 7kg 빠졌는데…“故서희원 전 남편, 호화 결혼식 올린다”

    그룹 클론 출신 가수 구준엽의 아내이자 대만의 인기배우로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난 고(故) 서희원(쉬시위안)의 전 남편인 왕소비(왕샤오페이)가 전처 사망 3개월 만에 18세 연하의 인플루언서 마소매(마샤오메이)와 결혼식을 올릴 것으로 알려졌다. 9일 중국 QQ뉴스 등 외신에 따르면 왕소비는 다음달 17일 중국 베이징의 한 호텔에서 가까운 친척과 지인들만 초대해 호화 결혼식을 올릴 예정이다. 두 사람은 지난해 혼인신고만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결혼식 장소는 전통 중국식 안뜰에 현대 미술 작품을 접목한 호텔로, 커플 이름이 적힌 초콜릿이 맞춤 제작된다고 한다. 이날 마소매는 999개 다이아몬드로 장식된 웨딩드레스를 착용할 것으로 전해졌다. 현지 언론은 왕소비의 결혼식에 전처인 서희원과의 사이에서 낳았던 14살 딸과 11살 아들이 나타날지가 대중의 관심사라고 전했다. 현재까지 서희원 가족들은 왕소비의 결혼과 관련해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반면 지난 2월 서희원이 세상을 떠날 당시 남편이었던 구준엽은 아내를 잃은 슬픔에 체중이 7㎏ 넘게 빠지며 수척해진 모습이 언론에 포착된 바 있다. 서희원은 2011년 중국인 사업가 왕소비와 결혼했지만 왕소비의 폭력과 음주 추태, 시어머니의 폭언 등으로 고통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2021년 이혼 후에도 법정 공방을 벌이며 수년간 활동을 하지 못했다. 이후 20여년 전 연인이었던 구준엽과 재회해 2022년 재혼했다. 구준엽은 결혼 후 대만으로 건너가 왕성하게 활동하며 ‘국민 오빠’로 불리면서 사랑받았다. 그러나 구준엽을 비롯해 가족이 함께한 일본 여행 도중 폐렴을 동반한 독감으로 건강이 급격히 나빠져 결국 2월 일본에서 사망했다. 유족은 일본에서 고인의 화장 절차를 마친 뒤 유해를 대만으로 운구했다. 서희원의 비보에 왕소비도 대만으로 급히 귀국했다. 그는 전처가 사망하자 자신의 소셜미디어(SNS) 프로필 사진을 검은색으로 바꿨고, 대만 공항에서 빨갛게 충혈된 눈으로 취재진에게 두 손을 모으며 “서희원에 대해 좋은 말을 많이 써달라”고 당부했다. 하지만 왕소비는 앞서 서희원에 대해 마약설, 불륜설 등 루머를 퍼뜨려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를 당하고, 두 자녀의 양육비를 제대로 지급하지 않아 민사 강제 집행 신청을 당하기도 해 이러한 모습이 위선적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서희원의 장례식은 지난달 15일 대만 진바오산에서 엄수됐다. 장례식에는 구준엽을 비롯해 서희원 가족만 참석했으며 왕소비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대만 언론은 그가 “초대받지 못했다”고 전했다.
  • “헤어진 연인처럼 붙잡았다” 지예은, 김아영 하차 소식에 눈물 흘린 사연

    “헤어진 연인처럼 붙잡았다” 지예은, 김아영 하차 소식에 눈물 흘린 사연

    배우 겸 방송인 지예은이 쿠팡플레이 코미디 쇼 ‘SNL 코리아’에서 배우 김아영이 하차한다는 소식을 듣고 눈물 흘렸던 사연을 전했다. 지난 8일 유튜브 채널 ‘M드로메다’에는 ‘맑눈광 VS 대가리꽃밭 광기의 술자리 지멋대로 식탁’이라는 제목의 영상이 올라왔다. 이날 영상에서 식사를 함께 준비하던 지예은과 김아영은 ‘SNL 코리아’ 초창기 시절을 떠올렸다. 김아영은 “SNL 초반에 대기실에서 같이 많이 울지 않았냐. 힘들기도 하고 각자 마음고생이 있다 보니까”라고 털어놨다. 지예은은 “댓글 보면서 힐링과 슬픔을 같이 얻은 것 같다. 댓글들을 보면서 힘을 얻었다. 너무 감사했다”라면서도 “그러다가 가끔 욕 나오면 속으로 ‘나에 대해서 뭘 아는데 그래’하면서 분노가 막 솟아올랐다”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후 지예은은 김아영이 ‘SNL 코리아’에서 하차한 사실을 언급했다. 지예은은 “김아영이 이제 SNL에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니까 뭔가 이상하다”고 말했다. 김아영은 “SNL 그만한다고 예은이한테 전화하지 않았느냐. 그거 말하고 나서도 며칠 울고 그랬다”라고 고백했다. 지예은은 “그때 ‘다시 한번 생각해 줄 수 없는 거야’라며 울면서 그랬던 것 같다”면서 “마음을 되돌리기 위해서 마치 헤어진 연인 붙잡는 것처럼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SNL 하면 적어도 일주일에 두 번은 보니까 그게 나한테는 행복이었다. 그걸 못한다고 생각하니까 상황이 너무 안 믿겼다”며 아쉬워했다. 지예은과 함께 ‘SNL 코리아’에 출연하던 김아영은 지난달 14일 자신의 SNS를 통해 프로그램 하차 소식을 전했다. 지난 2022년 ‘SNL 코리아’ 시즌3부터 고정 출연한 김아영은 MZ세대 직장인 역할을 맡아 ‘맑눈광(맑은 눈의 광인)’이라는 수식어를 얻으며 큰 사랑을 받았다.
  • [김민정의 일러두기] 2025년 우리들의 봄은 이렇게 있었다

    [김민정의 일러두기] 2025년 우리들의 봄은 이렇게 있었다

    해가 뜨고 있었다. 고양이가 물을 핥고 있었다. 열린 창문으로 바람이 얼굴을 들이밀고 있었다. 창가에 놓인 화분에서 천리향 가지가 가볍게 흔들리고 있었다. 허공에 곡선을 그리는 식물의 움직임이 있었다. 소리는 없었고 침묵은 있었다. 전원 버튼이 눌리지 않은 세탁기의 고요함이 있었다. 전원 버튼이 눌린 냉장고에선 문을 열어야만 들리는 최선의 숨소리가 나고 있었다. 전원이 켜진 텔레비전의 시끄러움이 있었다. 뉴스 채널마다 화면 너머 사람들이 있었다. 서 있기도 했고 앉아 있기도 했고 홀로이기도 했고 무리를 짓기도 했는데 서로 마주한 채 대화랍시고, 두루 둘러앉아 토론이랍시고 상대를 앞에 두고도 독백과 같은 우격다짐을 하고 있었다. 어제까지는 진실이라더니 오늘은 아니라는 거짓말이 있었다. 사과하는 사람은 없었고 발뺌하는 사람은 있었다. 믿음은 없었고 그렇게 불신은 있었다. 해가 지고 있었다. 축구 경기가 시작됐고 둥글둥글 축구공이 굴러다녔고 생중계였고 경기장 관중석을 가득 메운 사람들이 있었고 한국 대 팔레스타인도 한국 대 오만도 1대 1, 승부는 분명했고 승복하는 선수들의 당연함이 있었다. 말의 쓸모없음이 있었다. 몸의 쓸모 있음이 있었다. 땀의 정직함이 있었다. 땀의 숭고함은 산불을 좇는 산불진화대원들과 소방 헬기 조종사들에게 있었다. 땀의 존엄함은 모두가 뛰쳐나오기 급급한 불구덩이 속으로 앞다투어 뛰어들기 바쁜 소방관들에게 있었다. 불은 제가 불인 것에 충실했을 뿐, 애초에 그 불에 눈뜨게 한 것은 사람인지라 불의 성실함을 두고 원망을 품기보다 등이 새까만 산등성이 앞에 절로 드는 무력감과 죄책감이 우리에게 있었다. 밤이라서 잠을 불러와야 하는 우리를 대신해 밤이라서 잠을 쫓아내야 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산불의 위기를 앞서 경고한 사람들이 있었고 산불의 위험을 애써 무시한 사람들이 있었다. 비 소식을 전한 일기예보가 있었고 맞지 않는 강수량이 있었다. 자연이 있었고 그렇게 자연은 있었다. 자고 일어나니 불은 꺼져 있었다. 자고 일어나니 하루아침에 집을 잃고 가족을 잃고 반려동물을 잃고 생계를 잃고 희망을 잃었다는 이들의 처절한 사연이 있었다. 자고 일어나니 그들을 돕는 사람들이 있었다. 자고 일어나니 도움을 행하는 온정의 속도에 가속이 붙고 있었다. 자고 일어나니 자발적이어서 아름다운 연대가 더더욱 크게 부풀고 있었다. 자고 일어나니 사랑이란 전구에 불이 탁 켜지는 소리가 있었다. 자고 일어나니 서울의 꺼진 대형 싱크홀 속으로 빨려든 오토바이 운전자의 어이없는 죽음도 있었다. 자고 일어나니 경악이 있었고 불안이 있었고 분노가 있었다. 자고 일어나니 슬픔이 있었고 눈물이 있었고 애도가 있었다. 자고 일어나니 2025년 4월 4일 11시 22분이 와 있었다. 자고 일어나니 포털사이트 인물 정보에 윤석열 이름 석 자 아래로 ‘전 대통령’이라는 부연이 프로필에 박혀 있었다. 자고 일어나니 그렇게 대한국민 우리가 정정당당하게 ‘있었다’. 김민정 시인·난다출판사 대표
  • 이틀 새 女대생 2명 피살 ‘발칵’…“페미사이드” 분노한 이유

    이틀 새 女대생 2명 피살 ‘발칵’…“페미사이드” 분노한 이유

    이탈리아에서 이틀 간격으로 여대생 2명이 남성에게 살해되는 충격적인 사건이 발생한 가운데, “모든 것은 가부장적 제도의 결과”라면서 ‘페미사이드’(femicide)와 관련한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6일(현지시간) 일간지 코리에레델라세라에 따르면 첫 번째 사건은 지난달 31일 시칠리아섬 메시나 시내 한복판에서 벌어졌다. 메시나대에 다니는 여대생 사라 캄파넬라(22)는 같은 대학 남학생 스테파노 아르젠티노(27)와 말다툼 중 흉기에 찔려 그 자리에서 숨졌다. 범행 직후 도주한 아르젠티노는 경찰의 휴대전화 위치 추적으로 이틀 만에 체포됐다. 캄파넬라는 생전 친구들에게 아르젠티노의 스토킹에 대한 고민을 털어놨고, 심지어 그와 한 대화를 몰래 녹음해 들려주기도 한 것으로 알려줬다. 이 사건은 대낮에 수많은 시민이 지켜보는 앞에서 벌어져 사회적 분노를 더욱 키웠다. 녹음된 대화에서 캄파넬라는 아르젠티노에게 “너랑 아무 사이도 아냐. 제발 나 좀 그만 따라다녀”라고 호소했다. 하지만 아르젠티노는 이를 무시하고 캄파넬라를 집요하게 괴롭혔고 결국 살해로 이어졌다. 불과 48시간 뒤인 지난 2일에는 로마 외곽 숲에서 또 다른 여대생의 시신이 발견됐다. 피해자는 로마 라 사피엔차대에서 통계학을 전공하던 알바니아계 여대생 일라리아 술라(22)로, 지난달 23일부터 실종 상태였다. 경찰은 전 남자친구인 필리핀계 마크 샘슨(23)을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하고 살인 및 시체 유기 혐의로 조사 중이다. 범행 후 샘슨은 며칠간 술라의 휴대전화로 술라의 가족과 친구들에게 문자 메시지를 보내며 여전히 살아 있는 것처럼 위장한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평소와 다른 말투에 이상함을 느낀 가족과 친구들이 경찰에 실종 신고를 하면서 사건이 수면 위로 드러났다. 범행 장소는 샘슨의 집이었으며 그의 부모도 당시 집에 있었던 것으로 확인돼 충격을 더했다. 경찰은 샘슨의 부모가 비명이나 이상한 낌새를 눈치채지 못했는지, 혹은 알고도 모른 척한 것인지도 수사 중이다. 이처럼 여성을 겨냥한 잔혹한 범죄가 잇따르자 로마, 메시나, 볼로냐 등 이탈리아 주요 도시에서는 여성에 대한 폭력 중단을 촉구하는 시위가 열렸다. 로마에서 열린 시위에서 한 학생은 확성기를 들고 “일라리라를 죽인 것은 순간적인 분노나 광기가 아니라 여성에 대한 남성의 우월감”이라며 “이 모든 것은 가부장 제도의 결과”라고 비판했다. 안토니아 폴리메니 라 사피엔차대 총장은 “잔혹하고 참담한 여성 살해 사건 앞에 할 말을 잃었고 깊은 슬픔에 빠졌다”며 “더는 여성 살해 사건을 방관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앞서 이탈리아에서는 지난 2023년 11월 대학생이던 줄리아 체케틴이 전 남자친구에게 잔인하게 살해돼 공분을 샀다. 이 사건은 그해 ‘올해의 단어’로 페미사이드(femicide)가 선정될 만큼 여성 살해, 가부장적 전통, 성폭력에 대한 국가적 성찰의 계기가 됐다. 페미사이드는 ‘여성’(female)과 ‘살해’(homicide)를 합한 말로 수 세기에 걸친 남성우월주의와 가부장적 문화의 영향으로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고의적 또는 우발적으로 살해당하는 현상을 의미한다. 그러나 1년 반이 지난 지금도 유사한 사건이 반복되자 뿌리 깊은 가부장적 문화를 근본적으로 해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다시 높아지고 있다.
  • 슬픔은 여행이 될 수 있을까, 아픔을 찾아나서는 ‘다크투어’ [세책길]

    슬픔은 여행이 될 수 있을까, 아픔을 찾아나서는 ‘다크투어’ [세책길]

    대학 졸업여행을 제주도로 갔다. 제주도는 처음이었다. 여러 곳을 둘러보고 구경했는데, 지금도 가장 많이 기억나는 건 제주도 남서쪽 대정읍에 있는 알뜨르 비행장이었다. 사실 알뜨르 비행장에는 별로 볼만한 게 없다고 느낄 수도 있다. 크게 틀린 말도 아니다. 주민들이 무심하게 밭일을 하는 너른 평지가 이어지고 그 너머 남해바다가 보이는 다소 심심한 풍경 뿐이기 때문이다. 딱 한가지, 콘크리트로 뭉뚝하게 지은, 건물인지 창고인지 알 수 없는 게 띄엄띄엄 보일 뿐이다. 알뜨르 비행장은 제2차세계대전 당시 일본군이 미군에 맞서기 위해 건설한 공군비행장이고, 정체모를 콘크리트는 전투기 격납고였다. 우리가 서 있었던 평지는 사실 활주로였다. 근처 바닷가에 있는 송악산에 있는 포진지와 지하동굴까지 함께 연결시키면 뭔가 서늘한 생각이 든다. 일본을 향해 전진하던 미군은 오키나와에서 일본군과 몇 달에 걸친 격렬한 전투를 치렀는데, 생각해보면 오키나와가 겪은 비극이 제주도 몫이 될 수도 있었다. 사실 그게 일본군이 원하는 시나리오가 아니었을까 싶다. 알뜨르 비행장을 둘러본 다음에 제주4·3평화공원과 기념관에 가보면 제주도가 겪었던 비극이 어떤 연속선 속에 존재했다는 걸 느끼게 된다. 가장 마음이 아팠던 건 평화공원에 길게 늘어선 희생자 추모비를 봤을 때였다. 셀 수도 없이 많은 희생자들의 이름과 사망날짜가 이어지는데, 어느 순간 똑같은 이름이 연달아 나오는 게 눈에 띄어서 유심히 살펴봤다. “김계생의 자 1, 4세 남, 1948년 11월 13일 사망” “김계생의 자 2, 3세 남, 1948년 11월 13일 사망” “김계생의 자 3, 3세 남, 1948년 11월 13일 사망” “김계생의 자 4. 1세 남. 1948년 11월 13일 사망” 내게 4·3이란, 이름조차 남기지 못한 채 죽어야 했던 아이들, 그리고 같은 날 세상을 떠난 네 아들의 어머니로 남았다. 여행이란 즐거운 것이다. 혹은 즐거움을 위해 여행가방을 챙긴다. 어떤 이들은 슬픔을 위해 여행을 떠난다. 슬픔을 되새기고 그 슬픔 속에서 삶의 희망을 되짚는 여행을 찾아 나선다. 이름하여 ‘다크 투어’다. 이름도 없이 같은 날 죽어야 했던 아기 4형제얄궂은 노릇이다. 제주는 여행하기에 정말 좋은 곳이다. 좋은 경치와 맛있는 먹거리도 많지만 다크 투어를 위한 재료도 차고 넘친다. 알뜨르비행장이나 제주4·3평화공원을 비롯해 마을 곳곳에 양민학살 흔적이 자리잡고 있다. 작심하고 다크 투어를 시민들과 함께 하는 시민단체까지 있을 정도니 할 말 다했다. ‘제주 다크투어’라는 곳이다. 어쩌다 보니 아는 사람이 얼마전에 이 단체 대표가 됐다. 김잔디 대표는 참여연대에서 처음 만났다.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에서 일하는 활동가였는데 사회복지사 출신이라고 했다. 보건복지 관련 현안이 있을 때마다 여러 차례 의견을 물어보고 사회복지관 시절 경험담을 들었다. 몇 해 뒤에는 국회의원 보좌관으로 변신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 실력 발휘를 했다. 그렇게 몇 년이 지난 뒤 이번엔 제주도다. 서울 토박이가 어쩌다 제주도까지 가게 된 걸까. 참여연대에서 함께 일했던 사람이 4·3을 알리기 위해 이 단체를 처음 만들었는데 처음 얼마간 후원회원을 했단다. 그러다가 “사람을 뽑는다는 얘기에 새로운 일에 도전해보고 싶어서 자원했다”고 했다. 그렇게 일하다보니 어느덧 4년차 제주도민이 되었고, 올해 초에는 아예 새 대표로 승진(?)까지 했다. 김 대표는 “여행이라는 활동을 통해서, 되풀이하지 않아야 할 역사를 기억하고 현재를 고민하자는 게 단체의 설립 취지”라고 말했다. 이어 “역사적 사실만을 전달하기보다는, 현재 우리 삶과 어떻게 연결돼 있는지,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뭔지 함께 고민하고 대화하는 프로그램을 함께 구성한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주로 4.3과 관련한 여행프로그램을 운영하는데, 대만이나 오키나와처럼 제주도와 유사한 역사를 공유하는 곳까지도 찾아가고, 그 곳에서도 제주도를 찾게 하는 다양한 국제프로그램을 만들고 싶다”고 강조했다. 슬픔을 찾아 뚜벅뚜벅 걷는다는 것다크 투어를 한마디로 표현한다면 “슬픔의 지도를 따라 걷는 여행”이라고 대답해주고 싶다. 물론 처음 다크투어를 알게 해준 <다크 투어: 슬픔의 지도를 따라 걷다>라는 책에 나오는 표현이다. 인권운동단체인 인권연대에선 해마다 ‘올해의 인권책’을 선정하는데 2021년에 선정위원으로 참여하게 됐다. <다크 투어>는 당시 후보작이었다. 저자는 시민단체 활동가로 일하다 이 책을 쓸 당시엔 서울 용산구에서 카페를 운영했다. 카페에서 일하며 알게 된 동네 할머니들의 한국전쟁 기억을 다룬 <그해 여름>으로 2020년 제8회 제주4·3평화문학상 논픽션 부문을 수상했다. 이 책 <다크 투어>로 2020년 제28회 전태일문학상 르포 부문도 수상했다. 목포형무소에 수감됐다 행방불명돼 버린 오빠를 평생 그리워했던 할머니가 세상을 떠난 뒤, 저자는 그 오빠의 흔적을 찾아 목포에서 장흥까지 걷는다. 그 길을 따라가며 숱한 양민학살과 전쟁의 아픔을 정면으로 마주칠 수밖에 없었다. 흔적도 없이 사라진 비극을 직시하기로 결심하면서 저자의 ‘다크 투어’가 시작된다. “할머니의 오빠를 찾기 위해서 걷는 길은 할머니가 나에게 내민 삶의 초대장이었다… 여행의 종착지가 정해지지 않았지만, 할머니의 오빠처럼 국가 권력에 의해서 억울하게 희생된 사람들의 이야기를 더 듣고 싶었다(47쪽).” 그렇게 저자는 1965년 대학살이 벌어졌던 인도네시아, 1948년 바탕칼리 학살의 현장인 말레이시아, 1947년 2.28 사건이 휩쓸었던 타이완을 찾아가 살아남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죽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기록한다. 그렇게 돌고 돌아 저자가 마지막으로 찾은 곳은 다시, 제주도다. 토벌대에 아버지를 잃고 열두살에 가장이 돼 버렸다는 김평담 할아버지가 길벗이다. “그는 가매기 모른식게(까마귀도 모를 정도로 비밀리에 지내는 제사) 드리던 시절, 귤 따는 것도 내팽개치고 매일 성산의 마을들을 돌면서 4.3사건의 유족들을 만났다. 그는 매일 밤 피해자의 이름과 학살 장소를 기록하면서 억울하게 학살당한 조부와 아버지를 떠올렸다. 그는 성산4·3유족회를 만들고 진실규명을 위해 나서기도 했다. 돈을 모아 위령비를 세우고, 성산에서 학살된 사람들을 잊지 않기 위해 돌비석에 이름을 깊이 새겨 넣었다(161~162쪽).” 그러고 보면, 2018년 세상을 떠났다는 김평담 할아버지는 저자와 함께 ‘다크 투어’를 했던 것이리라. 잊지 않기 위해서, 아픈 역사를 잊어버리는 순간 비극은 언제라도 되풀이될 수 있기 때문이 아닐까. 그런 마음으로 나도 되뇌어 본다. “김계생의 첫째 아들 4세, 김계생의 둘째 아들 3세, 김계생의 셋째 아들 3세, 김계생의 넷째 아들 1세. 삼가 고인들의 명복을 빕니다.”
  • 서희원 떠나보낸 구준엽 근황… “하루하루 눈물…7kg 빠져”

    서희원 떠나보낸 구준엽 근황… “하루하루 눈물…7kg 빠져”

    구준엽이 아내 서희원과의 사별 후 체중이 7㎏이나 줄 정도로 슬픔에 빠져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4일 소후닷컴 등 중화권 매체는 구준엽이 12근(약 7.2㎏) 정도 살이 빠졌으며 여전히 깊은 슬픔에 잠겨 있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구준엽은 서희원의 유골 안치 이후 하루하루를 눈물로 지새우고 있다. 모든 활동을 중단했으며 외출도 거의 하지 않고 있다. 일각에서 구준엽이 가족이 있는 한국으로 돌아갈 것이란 추측도 나왔지만, 그는 서희원을 위한 조각상이 완성될 때까지 대만을 떠나지 않을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서희원의 동생인 서희제 등 유족들은 매주 함께 식사하며 구준엽을 위로하고 있으며, 가까운 친구도 해외에서 대만으로 건너와 그의 곁을 지키고 있다는 전언이다. 서희원은 지난 2월 2일 일본 여행 중 독감으로 인한 폐렴으로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났다. 지난 3월 15일 대만 금보산 장미원에 안치됐다. 서희원은 2011년 중국 사업가 왕소비와 결혼해 1남 1녀를 두었으나 2021년 이혼했다. 이후 20년 전 연인이었던 구준엽과 재회해 재혼하며 큰 화제를 모았다.
  • 동백 동맹… 동백 동행… 슬픔의 꽃에서 희망의 꽃으로

    동백 동맹… 동백 동행… 슬픔의 꽃에서 희망의 꽃으로

    “유족 DNA 검사를 통한 행방불명인 신원 확인, 4·3기록물의 세계기록유산 등재, 4·3특별법 개정 등 핵심 과제 해결에 총력을 기울이겠다.” 오영훈 제주도지사가 3일 4·3생존희생자 및 유족들과 오찬간담회를 열고 “추념식에서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과 우원식 국회의장의 발언을 통해 4·3 해결을 향한 정부와 국회의 의지를 확인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오 지사는 이날 4·3의 완전한 해결 의지를 재확인하며 4·3생존희생자 및 유족들과 함께 이를 이뤄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간담회는 4·3생존희생자들의 무사안녕과 건강을 기원하고, 4·3의 정의로운 해결을 위한 제주도정의 의지를 4·3생존희생자들과 유족들에게 전하기 위해 마련됐다. 간담회에는 오 지사를 비롯, 김동연 경기도지사, 강기정 광주시장, 김창범 4·3유족회장, 오인권 후유장애인협회장을 비롯한 4·3생존희생자 및 유족 등 30여 명이 참석했다. 오 지사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참석해 유족들에게 큰 위로를 전해준 김동연 경기도지사와 강기정 광주시장에게 깊이 감사드린다”며 “제주도와 경기도, 광주시가 긴밀한 협력으로 공동 발전의 길을 열어가길 바란다”고 전했다. 김 지사는 “경기도는 재작년 4·3 유가족들의 비무장지대(DMZ) 초청에 이어 현재까지 경기도 북부청과 남부청에서 4·3전시회를 진행하며 제주4·3의 아픔을 함께 나누고 있다”면서 “1420만 경기도민들과 함께 제주4·3의 뜻을 기리겠다”고 말했다. 강 시장은 “제주4·3에 대한 진상 규명과 보상, 기록물의 유네스코 기록유산 등재가 이뤄지면 제주4·3의 백비에도 5·18민주화운동과 같은 이름이 새겨질 것”이라며 “앞으로도 광주의 5·18과 제주의 4·3이 함께 손잡고 나아가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4·3평화공원에 있는 행방불명인 표석 4064기 중 147명의 신원이 DNA 검사를 통해 확인돼 가족의 품으로 돌아갔으나, 아직도 3917기의 표석이 주인을 찾지 못하고 있다. 추념식 현장에서는 DNA 채혈 부스가 2개 동으로 확대 운영됐다. 한편 이날 제주도와 서울시교육청이 제주4·3의 가치와 정신을 전국적으로 확산하고 평화·상생의 교육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공동 협력을 다짐하며 4·3평화공원에서 기념식수 행사를 마련했다. 4·3평화재단 이사를 지낸 정근식 서울시교육감의 제안으로 제주4·3을 상징하는 동백나무를 심었다. 동백꽃은 4·3희생자들이 붉은 동백꽃처럼 차가운 땅으로 소리없이 스러져간 아픔을 담은 상징물로, 제주 역사의 상처를 기억하는 매개체다. 정근식 교육감은 “70여년 동안 제주4·3의 슬픔을 상징해온 동백꽃이 미래세대에게는 희망의 꽃으로 피어나길 바라는 마음으로 동백나무를 선택했다”면서 “이 자리가 서울시교육청과 제주도 간 영혼적 교감을 새롭게 다지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 한덕수 대통령권한대행 “용서하고 화해하며 다시 일어선 4·3의 숨결로 대한민국 미래로 나아가길”

    한덕수 대통령권한대행 “용서하고 화해하며 다시 일어선 4·3의 숨결로 대한민국 미래로 나아가길”

    #제77주년 제주4·3희생자 추념식… ‘평화의 종’ 첫 타종으로 시작 2만여몀 참석 “제주 4·3 정신은 지금 우리에게 무엇보다 중요한 화합과 상생의 가르침을 주고 있다. 서로 용서하고 화해하며 다시 일어선 4·3의 숨결로 대한민국을 하나로 모으고 미래로 힘차게 나아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은 3일 오전 10시 제주4·3평화공원 위령제단·추념광장에서 열린 제77주년 제주4·3희생자 추념식에 “이념과 세대, 지역과 계층 간의 갈등을 넘어서지 못하면 지금의 위기를 극복하기 어려우며 대한민국의 지속가능한 성장도 불가능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행정안전부가 주최하고 제주도가 주관한 ‘4·3의 숨결은 역사로, 평화의 물결은 세계로!’를 주제로 열린 추모식에는 4·3생존희생자와 유족 등 약 2만명이 참석한 가운데 거행됐다. 한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 우원식 국회의장, 강도형 해양수산부 장관, 고기동 행정안전부 차관 등 정부 주요 인사들이 참석했다. 또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최형두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 위원, 김선민 조국혁신당 대표 권한대행,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 한창민 사회민주당 대표, 용혜인 기본소득당 대표 등 정치권 인사들도 추모의 뜻을 함께했다. 특히 4·3기록물의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를 앞둔 시점에서 제주4·3의 보편적 가치를 국제사회와 공유하는 의미 있는행사로 진행됐다. 추념식은 오전 10시 제주 전역에 울린 묵념 사이렌과 함께 추념광장의 ‘평화의 종’ 타종으로 시작됐다. 4·3의 아픈 기억을 간직한 유족들을 위로하고 화해와 상생의 의미를 담은 이번 타종은, 세계평화의 섬 선포 20주년을 맞아 4·3의 평화 메시지를 세계로 확산하는 뜻깊은 순간이 됐다. 4·3기간 7년과 77주년을 상징하는 7번의 타종은 오영훈 도지사, 이상봉 도의회의장, 김광수 교육감, 김창범 유족회장, 정영남 재향경우회장, 유족 문혜형 씨, 유족 김해나 양이 함께했다. 이들의 타종 장면은 인공지능(AI) 기술로 제작된 영상으로 상영됐다. #우원식 국회의장 “오늘 가슴에 달린 동백꽃 배지… 제주 아픔 기억하겠다는 다짐”이어 이어진 우원식 국회의장의 추도사는 2만여명의 가슴을 울렸다. 우 의장은 “한날한시 숨 죽여 흐느낀 제삿날이 수십년, 없는 죄가 대물림되며 삶을 옥죈 날이 또 수십년, ‘살민 살아진다’며 서로 의지해 버틴 날이 수십년, 그 긴 통곡의 세월을 견뎌 마침내 진실의 시간, 정의와 평화의 역사를 열어온 4·3생존희생자와 유가족, 제주도민에게 깊은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바친다”고 운을 뗀 뒤 “아직 해결되지 않은 과제가 적지 않다. 실종자 확인, 유해발굴, 재심재판, 합당한 보상 등 불행한 역사가 남긴 상흔을 온전히 치유하려면 해야 할 일들”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원통한 마음이 모두 풀리는 해원의 날까지 제주와 함께 그 길을 지키겠다”면서 “오늘 가슴에 달린 동백꽃 배지가 그 약속이며 4·3영령들의 상징인 배지를 다는 것은 제주의 아픔을 기억하겠다는 다짐이고 피맺힌 한을 함께 풀겠다는 각오”라고 말했다. # 오영훈 지사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 정리 기본법 개정… 진실화해위원회 반드시 출범해야”오영훈 제주도지사는 인사말을 통해 1948년 4월 대한민국 현대사의 큰 비극이 바로 이 땅 제주를 뒤덮었다”며 “그날 이후, 일흔일곱 번 해가 바뀌는 동안 우리는 침묵의 무게를 견디고 서로의 상처를 치유하며 평화와 상생을 향해 걸어왔다”고 말했다. 이어 “국가폭력의 실체를 바로잡기 위한 진실 규명과 광풍에 휩쓸린 억울한 이들의 명예 회복 두 개의 줄기로 시작된 제주4·3의 극복 과정은 과거사 해결의 글로벌 스탠다드를 제시했고, 오늘날 전 세계를 선도하는 평화와 인권 모델로 자리 잡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유해 발굴과 신원 확인의 중요성을 역설하며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 정리 기본법 개정으로 3기 진실화해위원회가 반드시 출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오 지사는 “육지에서 희생된 제주도민들의 유해를 찾는 노력이 중단되면 김천 돌고개, 전주 황방산 등지에서 희생된 분들을 찾아내는 컨트롤타워가 사라진다”며 유해 발굴과 유전자 대조 과정의 지속을 강력히 촉구했다. 마지막으로 오 지사는 “헌법 위에 군림하려는 권력은 언제나 역사의 심판을 받았다”며 “4·3이 그랬던 것처럼, 우리는 헌법의 가치 위에 흔들리지 않는 정의와 꺼지지 않는 평화의 불빛을 밝힐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창범 4·3희생자 유족회장은 “그동안 유족들은 가족이 학살당한 슬픔을 하소연할 곳도 없이 엄혹한 시절을 보냈으나, 유족과 도민의 노력으로 희생자 보상금 지급과 명예회복의 길이 열렸다”며 4·3기록물의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 성원과 유해 발굴을 위한 법적 토대 마련을 요청했다. 이어 “잘못된 역사를 반성하고 해결하지 않으면 반복된다”면서 “대한민국이 국민의 아픔을 보듬는 정의와 양심의 공동체로, 평화와 인권을 존중하는 진정한 민주국가로 나아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추념식에서는 데옥시리보핵산(DNA) 검사로 75년 만에 신원이 확인된 고(故) 김희숙 희생자 가족의 사연이 소개됐다. 손자 김경현 씨는 지난해 여름 아버지를 위해 직접 나서 유가족 채혈을 했고, 그 결과 섯알오름이 아닌 제주공항에 묻혀 있던 할아버지의 유해를 찾을 수 있었다. 증손녀 김해나 양은 “한강 작가님은 ‘작별하지 않는다’에서 작별할 수 없는 아픔을 얘기했는데, 우리 가족은 이제 오랫동안의 아픔과 작별하고 이제는 증조할아버지를 잘 보내드릴 수 있게 되었다”고 전했다.
  • 이들의 탱고는 폭발하는 그리움

    이들의 탱고는 폭발하는 그리움

    탱고는 ‘그리움’이다. 고향을 떠난 이의 음악이라서다. 19세기 말 아르헨티나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로 몰려든 이민자들로부터 탱고는 시작됐다. 세계 각국의 다채로운 리듬과 음색에 이민자의 슬픔과 상처가 더해졌다. 아름답고 우울한, 탱고만의 음색은 거기서 비롯된다. ●세계 누비는 탱고 아티스트 그룹 오는 22일 서울 마포구 마포아트센터 아트홀맥에서 첫 내한 공연을 앞둔 세계적 탱고 아티스트 그룹 ‘GD탱고’는 탱고를 조금 다르게 정의한다. 그들은 “탱고는 그리움인 동시에 ‘연결’”이라고 했다. 탱고에는 유독 껴안는 동작이 많이 나온다. 그리움을 달래려는 강렬한 몸부림일까. GD탱고는 댄서 6명으로 구성된 팀이다. 주역인 기예르모 데 파지오(42)와 지오반나 단(31) 듀오를 2일 서면으로 만났다. “이주민의 심리적 상처에 탱고의 아름다움이 있다. 관객은 탱고의 기원에서 비롯된 감정에 이끌린다. 탱고는 진지하고 열정적이다. 하지만 그게 끝이 아니다. 탱고의 다양한 면모를 보여 주는 게 우리의 임무다. 코미디, 로맨스 그리고 행복도 함께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이주민 상처서 기원한 열정의 춤” GD탱고는 세계 무대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그룹이다.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유년 시절을 보낸 파지오와 단의 음악적 원천은 가족이다. 파지오는 클래식 피아니스트의 아들로 태어났다. 단 역시 아버지는 음악가이고 어머니는 탱고 댄서였다. “우리의 일상은 언제나 음악과 춤으로 빠짐없이 채워져 있었다”고 자부하는 이들은 탱고의 매력을 세계에 알리는 데 주력한다. 미국과 남미, 유럽, 아시아, 중동 등 세계 전역에서 다채로운 프로젝트를 선보이고 있다. “탱고에 익숙하지 않아도 공연은 즐거울 것이다. 음악, 의상, 춤은 탱고의 진화를 보여 준다. 유머러스한 패러디도 준비했다. 공연 초반부에는 ‘라 과르디아 비에하’라고 불리는 스타일의 탱고를 볼 수 있다. 초창기 탱고가 어떤 모습이었는지 알게 될 것이다.” ●탱고는 ‘연결’… 짝이 있어야 춘다 다채로운 프로그램 가운데 눈길을 끄는 아르헨티나 거인들의 이름이 있다. 프랑스 태생 가수 카를로스 가르델(1890~1935)과 탱고 작곡가이자 반도네온 연주자 아스토르 피아졸라(1921~1992)다. 탱고를 몰라도 두 사람의 이름은 알 것이다. 이들이 ‘탱고의 역사’ 그 자체라서다. 파지오와 단은 “가르델은 시이고, 피아졸라는 이야기”라고 했다. “가르델은 탱고를 대표하는 목소리인 동시에 가장 로맨틱하고 시적인 순간을 보여 주는 인물인 반면 피아졸라는 탱고의 잠재력을 가장 높은 수준으로 끌어올린 작곡가”라는 게 이들의 평가다. 전 세계 거의 모든 도시에 탱고 커뮤니티가 있다. 도시의 삶은 외롭고 인간은 언제나 누군가와 연결되기를 희망하기 때문일 것이다. 탱고에서 가장 특별하고도 격렬한 몸짓은 포옹이다. 그래서 이들은 탱고를 ‘연결’로 정의한다. “상대방과의 포옹 속에서 우리는 그가 어디서 온 누구인지, 어떤 언어를 쓰는지 잊어버리고 춤을 춘다. 탱고는 파트너와 음악 그리고 심지어 우리 과거와의 연결이다. 탱고는 이끄는 이와 따라가는 이의 ‘밀폐된 포옹’ 안에서 표현된다. 춤이 존재하기 위해 두 사람은 오로지 서로에게 그리고 그 순간에 몰입해야 한다. ‘탱고는 둘이 하는 것’이다.”
  • 경북도의회 기획경제위원회 “산불 재해 입은 주민에게 실질적 혜택과 도움 절실”

    경북도의회 기획경제위원회 “산불 재해 입은 주민에게 실질적 혜택과 도움 절실”

    경북도의회 기획경제위원회(위원장 이선희)는 지난 3월 31일 산불 피해에 대한 복구와 지역경제 회복을 위한 긴급 임시회인 제354회 임시회 상임위원회 회의를 열어 기획조정실 소관 2025년도 제1회 추가경정예산안을 심의·의결했다. 기획조정실 소관 추가경정예산안은 2024회계연도 총세입·총세출 마감 결과 확정된 결산상 잉여금을 애초 1000억원에서 2238억원으로 총 1238억원을 증액해 편성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잉여금을 활용한 세입예산 증액에 대한 심의뿐만 아니라 집행부를 상대로 긴급생활지원 대상과 지원금 책정 기준 및 지급 방법 등에 대한 구체성이 없다는 질타가 이어졌으며, 추경예산안을 의결하면서 “기획조정실 소관 세입예산 중 산불 피해 5개 시군 전체 주민 27만여명에게 1명당 30만원씩 총 820억원의 긴급생활지원금을 세출예산에 편성한 것인데, 실제로 재해를 입은 주민에게 실질적 혜택과 도움이 될 수 있게 집중적으로 지원해주는 방안이 필요해 보인다”라는 부대의견을 포함해 조건부로 원안 가결했다. 이선희 위원장(청도)은 “이번 산불로 유명을 달리하신 고인들의 명복을 빌며 큰 슬픔에 잠긴 유가족 여러분께 깊은 애도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하면서 “도민의 생명과 안전이 심각하게 위협받고 있는 엄중한 상황에 의회와 집행부의 협력을 통해 적극적이고 신속한 대응이 절실하다”고 밝혔다.
  • 父장제원 비보 후 노엘에 쏟아진 위로… ‘자필 편지’에 “힘내라 용준아”

    父장제원 비보 후 노엘에 쏟아진 위로… ‘자필 편지’에 “힘내라 용준아”

    장제원 전 국민의힘 의원의 사망 소식이 전해진 1일 아들인 래퍼 노엘(본명 장용준)의 소셜미디어(SNS)에 팬들의 위로가 쏟아지고 있다. 노엘이 이날 새벽 올린 인스타그램 게시물엔 “힘내라 용준아” 등 댓글 수천개가 달리고 있다. 해당 게시물은 장 전 의원 비보와는 관련 없는 글이지만, 가장 최근 글이기에 여기에 팬들이 응원의 말을 남기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팬들은 “용준아, 밥 잘 챙겨 먹어라”, “다 괜찮아질 거야”, “아버지의 소식에 힘든 시간을 겪고 있을 텐데 슬픔을 함께 나누고 싶다. 언제나 당신을 응원하고 지지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걸 잊지 말라” 등 댓글을 달았다. 한 네티즌은 “노엘아, 강해져야 한다. 너를 좋아하고 네가 행복해지길 원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 정치적인 이유만으로 네가 불행하길 원하는 사람들도 있을 거야. 그들을 실망시키는 멋있는 삶을 살아줘”라며 노엘이 정치인 아버지를 둔 이유로 불필요한 비난에 시달리기도 했다는 취지의 댓글을 남기기도 했다. 일부 네티즌들은 이 게시물 댓글에서도 장 전 의원의 죽음을 조롱하며 노엘을 싸잡아 욕하기도 했다. 이에 팬들은 “댓글을 막는 게 좋겠다”, “싹 다 고소해 버려라”, “댓글은 보지 말고 잘 보내드리고 와라”, “부모 돌아가신 자식한테까지 와서 이런 댓글 다는 사람들이랑 같은 나라에 산다는 게 개탄스럽다” 등 악플러 비판과 노엘에 대한 응원을 이어갔다. 노엘은 이날 게시물에서 자필로 적은 편지를 공개했다. 편지에서 그는 “작은 공연장에서부터 내가 꿈에 그리던 공연장까지 너무 많은 일들이 있었지만, 항상 내 노래와 활동으로 위로받았다고 얘기해줘서 고마워”라고 적었다. 이어 “난 너희를 위해서 더욱 큰 공연장에서 공연하고, 더 멋진 아티스트가 돼 너희를 부끄럽지 않게 하겠다”며 “날 떠난 친구들 또는 팬들 아니면 사랑이 조금은 식어서 멀리서나마 조용히 응원해 주는 녀석들 다 내 청춘을 함께 했었던 좋은 추억이고, 다시 돌아오면 언제든 다시 좋아해주렴”이라고 말했다. 노엘은 또 “사랑하고, 꿈을 이뤄줘서 고마워. 사랑해. 5월 31일에 보자”라고 덧붙이며 팬들을 향한 고마움을 전했다. 한편 장 전 의원은 전날 밤 11시 45분 서울 강동구 한 오피스텔에서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현장에서는 장 전 의원이 남긴 유서가 발견됐다. 경찰은 사인에 대해 “범죄 혐의점 없다”고 밝혔다. 성폭력 의혹 사건 고소인 측은 이날 오전 기자회견을 열어 고소 경위와 향후 계획을 밝힐 예정이었지만, 회견을 취소했다.
  • 경북도의회, 산불 피해 복구에 전방위적 지원 나서

    경북도의회, 산불 피해 복구에 전방위적 지원 나서

    경북도의회(의장 박성만)가 산불 피해 복구를 위해 전방위적 지원에 나섰다. 31일 원포인트 긴급 임시회를 개최해 산불 피해 지역에 대한 조속한 복구와 지역 경제 회복을 위해 총 2200여억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안을 처리했다. 긴급 임시회를 마친 후에는 오후 2시부터 6시까지 박성만 의장을 비롯한 의장단, 상임위원장들과 40여명의 의원은 舊.안동역 전정에 마련된 안동시 희생자 합동분향소, 청송군보건의료원에 마련된 청송군 희생자 합동분향소, 영양군청 전정에 마련된 영양군 희생자 합동분향소를 차례로 조문해 헌화와 분향을 하며 희생자들의 넋을 기리고 유가족들을 위로했다. 박성만 경북도의회 의장은 조문을 마친 뒤 “갑작스러운 산불로 큰 슬픔을 겪고 계신 희생자 가족들과 피해 주민들께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라며 “전대미문의 초대형 산불로 인해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도민들을 생각할 때, 산불 피해 복구에 경북도 집행부와 도의회가 따로 있을 수가 없다. 경북도의회는 신속한 피해 복구를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며, 앞으로 이러한 비극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재발 방지를 위한 제도적 지원에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 [사설] ‘괴물 산불’ 대응책 싹 바꾸고, 물렁한 처벌법 손봐야

    [사설] ‘괴물 산불’ 대응책 싹 바꾸고, 물렁한 처벌법 손봐야

    서울 면적 80%가 넘는 국토가 잿더미가 됐고 30명이 목숨을 잃었다. 삶의 터전을 잃은 이재민은 3만 7000여명에 이른다. 경북과 경남 지역 등을 휩쓴 산불이 남긴 사상 최악의 피해가 참담하기만 하다. 절망에 빠진 이재민들이 슬픔과 고통을 딛고 하루빨리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피해 복구를 서두르고 물심양면 지원을 아끼지 않아야 할 때다. 여야가 산불 추경을 두고도 정쟁을 벌이는 행태에는 기가 막힌다. 그래도 국가 재난 때마다 그래 왔듯 이번 역시 민간 각계각층에서 온정의 손길이 이어지고 있으니 불행 중 다행이다. 기후변화로 인한 산불의 일상화와 대형화 경고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정부도 대책 마련에 손을 놓고 있었던 것은 아니다. 산림청은 2023년 전국 11개 지역에서 동시에 일어난 대형 산불을 계기로 대응 개선책을 담은 백서를 펴냈다. 산불에 취약한 산림구조, 산불 진화 인력과 헬기 등 장비 부족, 임도 등 기반 시설 미비 등을 문제점으로 지적하고 개선책을 내놨다. 문제는 지난 2년간 달라진 것이 거의 없다는 사실이다. 담수량 5000ℓ 이상 대형 헬기로의 전환, 12개 산림항공권역당 최소 대형 헬기 2대 이상 확충, 산불재난 특수진화대 인력 2500명 규모로 확대 등 제안된 개선안들이 실행되지 않았다. 백서에 정답을 뻔히 써 놓고도 예산 한계 등을 이유로 방치된 것이다. 뼈아프게 각성해야 할 문제들이 한둘이 아니다. 산불 재난을 완벽하게 피할 수는 없더라도 피해 규모를 최소화할 방책을 마련하고 사전에 철저히 대비해야만 한다. 산불 실화자에 대한 처벌도 물렁하기 짝이 없다. 산림보호법상 과실로 산불을 내면 3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원 벌금이 고작이다. 이마저 집행유예 선고로 그친다. 당국 허가를 받지 않고 산림이나 산림인접지역에 불을 피워도 30만~50만원의 과태료 처분이 전부다. 이런 솜방망이 처벌로는 산불 예방의 경각심을 주기는 애초에 역부족이다.
  • [사설] ‘괴물 산불’ 대응책 싹 바꾸고, 물렁한 처벌법 손봐야

    [사설] ‘괴물 산불’ 대응책 싹 바꾸고, 물렁한 처벌법 손봐야

    서울 면적 80%가 넘는 국토가 잿더미가 됐고 30명이 목숨을 잃었다. 삶의 터전을 잃은 이재민은 3만 7000여명에 이른다. 경북과 경남 지역 등을 휩쓴 산불이 남긴 사상 최악의 피해가 참담하기만 하다. 절망에 빠진 이재민들이 슬픔과 고통을 딛고 하루빨리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피해 복구를 서두르고 물심양면 지원을 아끼지 않아야 할 때다. 여야가 산불 추경을 두고도 정쟁을 벌이는 행태에는 기가 막힌다. 그래도 국가 재난 때마다 그래 왔듯 이번 역시 민간 각계각층에서 온정의 손길이 이어지고 있으니 불행 중 다행이다. 기후변화로 인한 산불의 일상화와 대형화 경고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정부도 대책 마련에 손을 놓고 있었던 것은 아니다. 산림청은 2023년 전국 11개 지역에서 동시에 일어난 대형 산불을 계기로 대응 개선책을 담은 백서를 펴냈다. 산불에 취약한 산림구조, 산불 진화 인력과 헬기 등 장비 부족, 임도 등 기반 시설 미비 등을 문제점으로 지적하고 개선책을 내놨다. 문제는 지난 2년간 달라진 것이 거의 없다는 사실이다. 담수량 5000ℓ 이상 대형 헬기로의 전환, 12개 산림항공권역당 최소 대형 헬기 2대 이상 확충, 산불재난 특수진화대 인력 2500명 규모로 확대 등 제안된 개선안들이 실행되지 않았다. 백서에 정답을 뻔히 써 놓고도 예산 한계 등을 이유로 방치된 것이다. 뼈아프게 각성해야 할 문제들이 한둘이 아니다. 산불 재난을 완벽하게 피할 수는 없더라도 피해 규모를 최소화할 방책을 마련하고 사전에 철저히 대비해야만 한다. 산불 실화자에 대한 처벌도 물렁하기 짝이 없다. 산림보호법상 과실로 산불을 내면 3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원 벌금이 고작이다. 이마저 집행유예 선고로 그친다. 당국 허가를 받지 않고 산림이나 산림인접지역에 불을 피워도 30만~50만원의 과태료 처분이 전부다. 이런 솜방망이 처벌로는 산불 예방의 경각심을 주기는 애초에 역부족이다.
  • ‘1970년의 재단사’를 통해 불의한 시대를 환기하다

    ‘1970년의 재단사’를 통해 불의한 시대를 환기하다

    전태일 분신한 때에 대한 고민 표현희망을 다시 새기는 것은 해야 할 일 이 땅의 문학인들에게 지난해 12월 비상계엄은 청천벽력 같은 충격이었던 듯하다. 지난 25일 나라 안의 내로라하는 문학인 400여명이 모여 비상계엄을 내린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 인용을 요구하는 집단 성명을 냈다. 그 자리에 있던 문학인 중 한 명이 새 책 ‘감자의 멜랑콜리’의 저자 이기성(59) 시인이다. 그가 낸 이번 시집은 그 결기와 맥이 닿아 있다. “아직은 손을 꼭 잡고 1970년의 겨울 속에 있”(‘흑백사진’)는 우리를 깊고 깊은 겨울의 심연에서 끄집어내려는 시들로 가득해 보이니 말이다. 1970년이 언제인가. 서울 청계천 평화시장에서 노동자 전태일이 분신한 해다. 시인은 오랜 기간 1970년에 대해 고민을 거듭하고 시어로 이를 표현해 왔다. 비록 오랜 과거에 속한 일이긴 해도 여전히 “하얀 실처럼 흐르고”, “잿빛 수의처럼 빛난다.” 문제는 우리가 “거미처럼 종일 실을 잣고 밤엔/그걸 다시 풀어내느라 알지 못”(이상 ‘재단사의 노래’)하고 있는 거다. 그러는 사이 ‘1970년의 재단사’는 우리 곁에 성큼 다가와 있었다. 시인이 시로 불러낸 ‘재단사’는 하나둘이 아니다. “커다란 접시를 들고 빵을 기다리는 사람들”(‘빵’), “빌딩 옥상 망루의 농성자”(‘싱크홀’), “맨발로 사라진 아이를 찾아서” 울면서 헤매는 “도청 앞 누더기를 입은 늙은 여인”(‘구두’) 등은 또 다른 전태일들이다. 우리가 그 죽음의 기억을 부정하며 “어떤 슬픔도 없이/조용히 먹는 일에 열중할”(‘식인의 세계’) 때 참혹은 진짜 참혹이 돼 있을 것이고, 우리에게 “무거운 눈꺼풀에 흩어지는 망각의 눈송이들”(‘구두’)이 돼 떨어질 터다. 시인이 “어떻게, 그럴 수 있습니까, 인간이?”(‘고기’)라고 울부짖는 이유다. 저자가 기억 너머의 옛일을 굳이 들춰내는 건 단지 기억의 환기를 위해서가 아니다. 세상에는 우리가 결코 잊을 수 없고 잊어서도 안 될 “이런 오래된 이야기가 있다는 걸/마지막 남은 손이 사라지기 전에/너에게 말해주”(‘편지’)어야 하기 때문이다. 가냘픈 희망을 다시 새기는 것은 시인이 가장 잘하는 일이고 또 해야 할 일이다. “오늘 밤 도시는 폐쇄될 것입니다. 사이렌이 울리고 자정은 영원히 계속되고 우리는 내일을 보지 못하겠지요. 시민 여러분, 우리를 잊지 말아요.”(‘구두’)
  • 산불 피해 복구에 금융권 힘 모은다… KB·하나·두나무 긴급 구호 성금 지원

    국내 금융권이 대형 산불 피해 복구를 지원하기 위해 긴급 자금 지원에 나섰다. 27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주요 금융그룹과 핀테크 기업 등은 최근 경상도 지역을 중심으로 확산한 산불 피해 복구 지원에 동참했다. KB금융그룹은 신속한 피해 복구를 위해 성금 10억원을 기부했다. 그룹이 사전에 구축했던 ‘재난재해 상시 대응 체계’를 통해 긴급 구호키트(모포·위생용품·의약품)와 급식차도 지원한다. 이재민을 위한 금융 지원 프로그램도 실시한다. KB국민은행은 개인에게 최대 2000만원, 기업에 최고 1% 우대금리의 운전자금 5억원과 소요자금 범위 내에서의 시설자금 등의 대출을 지원한다. KB손해보험과 KB국민카드도 보험료 납입 유예, 카드결제 대금 유예 등을 제공한다. 하나금융그룹도 10억원의 성금을 전달하고 의약품, 위생용품, 간편식을 포함한 행복상자 1111개를 지원했다. 하나은행은 개인 최대 5000만원, 중소·중견기업 및 개인사업자에게 최대 5억원의 긴급경영안정자금 등 신규 자금을 지원하고 기존 여신 만기 연장, 상환 유예 등 금융 부분에서도 지원한다. 하나카드와 하나생명, 하나손해보험도 카드 결제자금 유예, 카드대출 수수료 30% 할인, 보험료 납입 유예, 보험금 우선 지급 등을 지원한다. 두나무는 총 10억원 규모의 성금을 마련해 대한적십자사에 전달했다. 두나무는 이번 산불로 인한 사회적 고통과 슬픔에 공감하고 구호 활동 및 지역 사회 복구에 동참한다고 밝혔다. 두나무가 대한적십자사로 전달한 성금은 ▲산불 진화 작업 도중 순직한 소방관, 공무원들을 위한 위로금 및 유가족 심리 상담 지원 ▲재해로 심리적 충격을 받은 이재민들과 소방관, 공무원들에 대한 상담 지원 ▲생계·의료·주거 등 이재민 긴급 지원 등에 활용된다. 이 외에도 두나무는 지역 주민과 진화 작업에 참여한 소방관, 공무원들이 피해를 극복하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중증외상환자에 대한 의료비는 물론 육체적·정신적 회복을 위한 다양한 지원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향후 발생할 수 있는 재난·재해에 맞서 쉘터와 급식소, 구호물자, 방염 물품, 회복 차량 등 예방 및 대응을 위한 인프라 구축에도 힘을 보탤 계획이다.
  • 불 속에서 새끼 지킨 금순이…그리고 잊혀진 목줄들 [김유민의 노견일기]

    불 속에서 새끼 지킨 금순이…그리고 잊혀진 목줄들 [김유민의 노견일기]

    이 글은 불길 속에서 새끼를 지킨 어미 진돗개 ‘금순이’의 이야기를편지 형식으로 재구성한 것입니다.실제 구조 상황과 동물보호단체의 기록을 바탕으로 쓰였습니다. 나는 금순이. 불길 속에서도 새끼들을 지켜내려 버둥댄 이름 없는 백구였다. 쇠줄에 묶인 채, 불길이 내 몸을 핥고 지나가던 날에도 나는 움직이지 않았다. 아니, 움직일 수 없었다. 내 몸을 꽉 감고 있던 그 쇠줄은 이미 달궈져 있었고, 내 발은 타들어 가고 있었지만… 내 곁에는, 지켜야 할 아이들이 있었으니까. 불은 생각보다 빠르고, 뜨거웠다. 나는 목이 찢기고 피부가 벗겨질 때까지 몸을 비틀며 아이들 쪽으로 향하려 애썼다. 하지만 하나는 결국 잿더미가 되어 내 눈앞에서 숨이 멎었다. 나는 그 애에게 아무것도 해줄 수 없었다. 그래도 남은 아이들이 있었다. 그 애들은 지금, 나와 함께 병원에 있다. 나는 그게 기적이라고 믿고 싶다. 그날, 나만 그렇게 있었던 건 아니다. 다른 마을, 다른 우리 안에도 나처럼 목줄에 묶인 채 그 자리에 남겨진 아이들이 있었다. 사람들이 대피할 때, 너무 급해서 목줄을 풀어주는 걸 잊었을지도 모른다. ‘개니까’ 그랬을 수도 있다. 우리를 구하러 온 사람들이 있었다. 숨도 제대로 못 쉬는 연기 속을 뚫고, 불길 아래에서 뛰어올라왔다. 그들은 목줄이 묶인 채 창고와 고무통 속에 버려진 내 친구들을 품에 안고 내려왔다. “살아있어줘서 고마워.” 누군가가 내게 그렇게 말했다. 그 말을 듣는 순간, 아무것도 느낄 수 없던 내 발바닥에 다시 감각이 돌아오는 것 같았다. 우리의 생명은 ‘목줄을 풀어줄 시간’에 달려 있었다. 우리가 바라는 건 아주 작은 것이다. 불이 나면, 그저 문을 열어주는 것. 아무 데나 숨을 수 있게만 해주는 것. 그리고, 같이 도망칠 수 있도록 목줄을 풀어주는 것. 사람들은 내게 ‘금순이’라는 이름을 붙여주었다. 불 속에서 새끼들을 지킨 내가 앞으론 ‘금처럼 귀하게’ 살아가길 바란다며. 나에겐 아직 남겨진 시간들이 있다. 태어나 사랑받아본 적은 한 번도 없지만 지금은 믿고 싶다. 이름을 가진다는 게, 누군가의 마음 안에 살아 있다는 증거라는 것을. 경북 산불 피해 지역에서는 구조되지 못한 채 목줄에 묶여 남겨진 반려견들이 여럿 확인됐다. 동물보호단체 위액트는 “불길이 몰려오는 상황에서도 고무통, 창고, 전신주 옆에 남겨진 개들이 있었다”며 “연기를 헤치고 불에 달궈진 철조망을 지나 구조했다”고 밝혔다. 구조된 개들은 대부분 산소결핍, 화상 등으로 병원으로 이송됐으며, 현재 치료 중이다. 구조단체는 “산불이 발생하면 긴급 대피로 인해 반려동물이 방치되는 일이 잦다”며 “최소한 목줄을 풀고 문을 열어두는 것만으로도 생명을 살릴 수 있다”고 호소했다. 실제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2022년부터 반려동물과 함께 대피할 수 있는 ‘동반 대피소’ 마련을 추진했으나, 현재는 사실상 중단된 상태다. 관련 법안도 발의됐지만 개선된 제도는 없다. 동물단체들은 입을 모아 “이제는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라며 “반려동물도 가족이라면서 재난 속에 목줄에 묶인 채 마지막까지 기다리는 생명들이 더는 없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한국에서는 해마다 10만 마리의 유기동물이 생겨납니다. “한 국가의 위대함과 도덕적 진보는 그 나라의 동물들이 받는 대우로 짐작할 수 있다”는 간디의 말이 틀리지 않다고 믿습니다. 그것은 법과 제도, 시민의식과 양심 어느 하나 빠짐없이 절실하게 필요한 일이기 때문입니다.어떠한 생명이, 그것이 비록 나약하고 말 못하는 동물이라 할지라도 주어진 삶을 온전히 살다 갈 수 있는 사회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노견일기를 씁니다. 반려동물의 죽음은 슬픔을 표현하는 것조차 어렵고, 그래서 외로울 때가 많습니다. 세상의 모든 슬픔을 유난이라고는 말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 아들이 성범죄자라니… 모성과 이성의 소용돌이에 빠지다

    아들이 성범죄자라니… 모성과 이성의 소용돌이에 빠지다

    “엄마로, 인간으로 복잡한 감정들지금도 계속해서 답 찾으려 공부”英 플레이시 원작, 국내서 첫 무대 “게임이야. 이 사건은 게임이야. 그리고 네가 원하든, 원하지 않든 너는 이 게임의 핵심 참가자고.” 하룻밤에 세 여자를 강간한 17살 매튜 카포위츠. 그의 변호사 로버트 로젠버그는 자신의 친구이자 ‘그의 어머니’인 브렌다 카포위츠에게 이미 벌어진 게임판 안에서 벗어날 수 없음을 상기시킨다. 브렌다가 가진 수는 그리 많지 않아 보인다. 사실은 처음부터 가지고 있던 패가 아예 없었을지도. 국립극단이 다음달 2일부터 19일까지 선보이는 연극 ‘그의 어머니’는 제목에서 드러나듯 가해자의 어머니를 무대 중심에 세운다. 강간 혐의를 받는 아들의 형량을 줄이려고 애쓰며 감정적 억압과 폭발을 여러 차례 오가는 주인공 브렌다 역은 김선영(49)이 맡았다. 드라마 ‘응답하라 1988’에서 남편을 잃고 꿋꿋이 자식들을 키워 가는 엄마의 모습으로 대중에게 알려졌지만 1995년 연극 ‘연극이 끝난 후에’로 데뷔해 남편인 이승원 영화감독과 2014년 극단 ‘나베’를 설립하는 등 무대에 대한 애정이 깊은 배우다. 올해 데뷔 30주년을 맞은 그에게도 이번 역은 쉽지 않다. 최근 서울 종로구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에서 만난 김선영은 “하도 잠을 안 자 잇몸이 부어 임플란트를 해야 할 지경”에 이르렀다면서도 “아직도 사실 잘 모르겠다”고 고백했다. “이 여자 (역할을) 하려면 죽어나겠다고 생각했어요. 처음부터 끝까지 압도적인 분량은 물론 (대본 분석) 공부를 안 하려야 안 할 수가 없겠구나 했죠. 소위 ‘잘나가는’ 엄마였지만 이런 일을 당했을 때 여자가 겪는 갈등, 아들을 비난하는 마음과 연민, ‘내가 잘못 키웠나’ 하는 죄책감, 사건에 비밀이 있지 않을까 끈을 잡고 있는 마음, 세상을 향한 억울함 등 나열을 하면 몇 페이지의 감정과 생각이 있을 텐데…. 결국 연극은 문학이고 대본에 답이 있기 때문에 계속 대본을 보고 있어요. 이렇게 공부했으면 서울대를 갔을 텐데요(웃음).” 계속되는 압박은 ‘그의 어머니’라는 역할론적 외피에 균열을 낸다. 모성애는 과연 ‘맹목’이며 ‘본연한가’라는 질문이기도 하다. 극 후반부 브렌다는 아들에게 “손톱만큼의 감정이라도 있다면 그게 뭔지 알아? 증오. 너는 그것 빼고 모든 걸 나한테서 강간해서 빼앗아 갔어”라고 악다구니를 한다. 김선영은 이 장면이 특히 어렵다고 토로했다. “이미 한 달 반을 연습했음에도 불구하고 단순히 인간 대 인간의 증오가 아니라, 엄만데…. 말하는 순간 좌절, 슬픔, 비참함, 그럼에도 숨어 있는 애정이 있을 텐데 내가 증오의 끝을 보여 주고 있는 건 아닌가 싶었어요. 그래서 계속 찾는 중이에요.” 연출은 극단 산수유 대표이자 다양한 군상들의 내면에 대한 섬세한 연출로 주목받는 류주연이 맡았다. 김선영과는 1999년 한국문화예술진흥원 공연예술아카데미 동기로 만나 2007년 연극 ‘경남 창녕군 길곡면’을 함께했다. 희곡은 에반 플레이시가 썼다. 그는 데뷔작인 이 작품으로 캐나다 극작가상, 영국 킹스 크로스 어워드 등을 받았다. 2010년 영국 런던에서 처음 선보였으며 국내에서는 이번이 초연이다. 플레이시는 “연극은 타자를 더 잘 이해하고 나아가 우리 자신도 더욱 잘 이해하기 위한 감정이입이자 공감”이라며 “관람하기에 ‘쉬운’ 이야기는 아니지만 이 연극이 불러내는 복잡한 감정들에 스스로 빠져들길 바란다”고 전했다.
  • ‘건반 위의 구도자’ 모차르트와 마주하다…10월까지 전국 투어

    ‘건반 위의 구도자’ 모차르트와 마주하다…10월까지 전국 투어

    ‘건반 위의 구도자’ 백건우의 모차르트 프로젝트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이어간다. 지난 8일 전남 여수 GS칼텍스 예울마루를 시작으로 오는 27일에는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공연도 앞두고 있다. 지난해 5월 첫 번째 모차르트 앨범을 발매한 백건우는 17여곳 도시에서 ‘모차르트 – 프로그램1’을 성공적으로 마친 바 있다. 올해는 ‘모차르트 – 프로그램2’를 이어간다. 이번 프로젝트는 모차르트 앨범 발매와 함께 진행된다. 백건우는 지난해 5월 음악 인생에서 처음으로 모차르트 앨범을 낸 데 이어 11월 두 번째, 이달 초 세 번째 앨범을 발매한 바 있다. 백건우의 이번 모차르트 연주 프로그램으로는 ‘피아노 소나타 16번 다장조’(K.545), ‘론도 가장조’(K.511), ‘피아노 소타나 12번 바장조’(K.332), ‘글라스 하모니카를 위한 아다지오 다장조’(K.356/617a), ‘작은 장례식 행진곡 다단조’(K.453a), ‘피아노 소나타 10번 다장조’(K.330), ‘환상곡 다단조’(K.475) 등이다. 백건우의 매니지먼트사인 판테온은 “기쁨 속에 내재된 슬픔, 순수하고 맑은 화음 속에서도 시린 아픔을 그려낸 모차르트 특유의 감정선을 단조와 장조 작품이 잘 어우러진 이번 공연 프로그램을 통해 보다 가까이 들여다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공연은 예술의전당 외에도 경기 평택, 김포를 비롯해 전북 익산, 강원 강릉 등 다양한 지역에서 오는 10월까지 이어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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