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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룹 백퍼센트 측 “故 민우 사망, 4월 콘서트 일정 추후 재논의할 것”

    그룹 백퍼센트 측 “故 민우 사망, 4월 콘서트 일정 추후 재논의할 것”

    그룹 백퍼센트 멤버 민우가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난 가운데, 백퍼센트 측이 4월 일본 콘서트를 비롯한 추후 일정에 대해 입장을 전했다.26일 그룹 백퍼센트 소속사 티오피미디어 측은 “백퍼센트 멤버 민우 군이 25일 우리 곁을 떠났다. 고인은 서울 강남 자택에서 심정지 상태로 발견, 119 구급대가 출동했으나 사망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소속사 측에 따르면 故 민우(34·서민우) 군의 장례식은 유가족 뜻에 따라 조용히 치러진다. 이날 갑작스러운 비보가 전해지면서 추후 백퍼센트 일정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이와 관련 소속사 측은 “예정돼 있는 백퍼센트 스케줄은 추후 논의해 정리할 예정”이라며 “유가족과 멤버들이 큰 슬픔에 빠진 만큼 아직 경황도 없고 논의하기 이르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한편 백퍼센트는 당초 4월 일본에서 콘서트를 열 예정이었다. 4월 21일 도쿄 야마노 홀을 시작으로, 30일 오사카 오사카비즈니스파크홀 등에서 ‘백퍼센트 스프링 콘서트 2018-블러썸(100% SPRING CONCERT 2018 -Blossom)’을 개최하기로 했다. 콘서트가 한 달도 채 안 남은 상황. 멤버들의 충격이 큰만큼, 공연이 미뤄질 가능성에 힘이 실리고 있다. 한편 백퍼센트는 지난 2012년 데뷔, ‘나 같은 놈’, ‘나쁜놈’, ‘니가 예쁘다’, ‘너라서’ 등 곡으로 사랑을 받았다. 사진=티오피미디어 연예팀 seoulen@seoul.co.kr
  • 日 청춘 로맨스 ‘한낮의 유성’ 메인 예고편

    日 청춘 로맨스 ‘한낮의 유성’ 메인 예고편

    영화 ‘한낮의 유성’이 달달한 순정 로맨스가 담긴 예고편을 공개했다. ‘한낮의 유성’은 연애 경험이 없는 한 소녀가 선생님과 친구와의 삼각관계에 빠지며 벌어지는 일을 담은 청춘 로맨스다. 예고편에는 담임 ‘시시오’와 동급생 ‘마무라’를 두고 선택의 기로에 놓인 ‘스즈메’의 모습이 담겨 있다. 홀로 도쿄로 상경해 길을 잃고 헤매던 스즈메는 공원에서 한낮에 떨어지는 유성을 보고 정신을 잃는다. 아직 누군가를 좋아해 본 적 없는 그녀는 자상한 담임 선생님 시시오에게 처음으로 두근거림을 느끼게 된다. 그의 미소 한 번, 문자 하나에 설레어 어쩔 줄 몰라 하던 스즈메는 결국 용기를 내어 마음을 전한다. 하지만, 답변은 ‘좋아한 적 없다’는 단호한 거절뿐. 슬픔에 빠진 그녀를 동급생 마무라가 위로해주는가 싶더니, 이내 돌직구 고백을 한다. 친구의 고백에 스즈메의 마음은 묘한 파동을 일으키고 셋의 관계는 알쏭달쏭해지기 시작한다. 이후 누군가를 향해 ‘저와 사귀어 주세요’라고 말하는 스즈메와 흐릿한 남자의 뒷모습은 과연 그녀의 첫사랑이 누구일지 결말을 궁금케 한다. 영화는 누적 발행부수 250만 부를 기록한 동명 만화가 원작이다. 연출은 로맨스 영화의 거장 신조 타케히코 감독이, ‘실연 쇼콜라티에’, ‘코드블루 시즌 3’ 등 인기 드라마를 집필한 아다치 나오코가 각본을 맡았다. 원작 캐릭터와 닮은 비주얼 캐스팅도 눈길을 끈다. 일본 국민 여동생 나가노 메이가 청정 소녀 ‘스즈메’ 역을 맡았고, 스즈메에게 운명적 사랑으로 다가오는 선생님 ‘시시오’ 역은 미우라 쇼헤이가, 스즈메의 친구 ‘마무라’ 역은 그룹 에그자일 멤버 시라하마 아란이 맡았다. 영화 ‘한낮의 유성’은 4월 19일 롯데시네마에서 단독 개봉한다. 12세 관람가. 119분. 문성호 기자 sungho@seoul.co.kr
  • 백퍼센트 민우 사망, 자택서 숨진채 발견 “멤버-팬 사랑했다”[전문]

    백퍼센트 민우 사망, 자택서 숨진채 발견 “멤버-팬 사랑했다”[전문]

    그룹 백퍼센트 리더 민우가 33세의 나이로 사망했다.백퍼센트 소속사 티오피미디어는 “25일 소속 아티스트인 백퍼센트 멤버 서민우군이 우리 곁을 떠났다. 고인은 서울 강남 자택에서 심정지 상태로 발견 119 구급대가 출동했으나 사망 판정을 받았다”고 26일 밝혔다. 이어 “민우 군은 팀 맏형으로서 멤버들을 잘 이끌어 왔고 멤버와 팬을 진심으로 사랑하는 정이 많은 친구였다”며 “장례는 유가족 뜻에 따라 조용히 치를 예정”이라고 전했다. 서민우는 대구 얼짱 출신으로 지역에서 유명해져 KBS2 청소년 드라마 ‘반올림 시즌3’으로 연예계 활동을 시작했다. 이후 2012년 그룹 백퍼센트에 합류, 가수로 데뷔했다. 지난 2월 종영한 KBS2 ‘아이돌 리부팅 프로젝트 더 유닛’에도 출연했다. <이하 티오피미디어 공식입장 전문> 티오피미디어입니다. 너무나 갑작스럽고 가슴 아픈 소식을 말씀드리게 되어 죄송합니다. 3월 25일 소속 아티스트인 백퍼센트 멤버 서민우군이 우리 곁을 떠났습니다. 고인은 서울 강남 자택에서 심정지 상태로 발견 119구급대가 출동하였으나 사망판정을 받았습니다. 갑작스러운 비보에 유가족을 비롯한 백퍼센트 멤버, 티오피미디어 동료 연예인 및 전 직원 모두 고인을 비통한 심정으로 애도하고 있습니다. 민우 군은 팀의 맏형으로서 멤버들을 잘 이끌어 왔고 멤버와 팬을 진심으로 사랑하는 정이 많은 친구였습니다. 민우 군을 아는 모든 이들이 그의 다정함과 성실함을 알기에 더욱더 슬픔이 큽니다. 장례는 유가족의 뜻에 따라 조용히 치를 예정입니다. 고인의 마지막 길에 깊은 애도를 보냅니다. 연예팀 seoulen@seoul.co.kr
  • 백퍼센트 민우, 25일 심정지로 사망

    백퍼센트 민우, 25일 심정지로 사망

    백퍼센트의 리더 서민우(33)가 지난 25일 숨을 거뒀다.소속사 티오피미디어는 “3월 25일 소속 아티스트인 백퍼센트 멤버 서민우 군이 우리 곁을 떠났다”고 26일 밝혔다. 소속사는 “가슴 아픈 소식을 말씀드리게 돼 죄송하다”며 “고인은 서울 강남 자택에서 심정지 상태로 발견돼 119 구급대가 출동했으나 사망 판정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민우 군은 팀의 맏형으로서 멤버들을 잘 이끌었고 팬을 진심으로 사랑하는 정 많은 친구였다”며 “그의 다정함과 성실함을 알기에 더욱 슬픔이 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장례는 유가족의 뜻에 따라 조용히 치를 예정“이라며 ”고인의 마지막 길에 깊은 애도를 보낸다”고 덧붙였다. 서민우는 2012년 남성 아이돌 그룹 백퍼센트로 데뷔하기 앞서 2006년 KBS 2TV 드라마 ‘반올림3’ 공윤 역으로 캐스팅돼 활약했다. 이후 SBS ‘왕과 나’ 영화 ‘기다리다 미쳐’, KBS ‘평양까지 이만원’ 등에서 연기자로도 활동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김응교 교수-작가의 탄생] 한 명의 독자 위한 성찰의 편지… 고흐의 ‘뿌리 깊은 고뇌’ 담겼네

    [김응교 교수-작가의 탄생] 한 명의 독자 위한 성찰의 편지… 고흐의 ‘뿌리 깊은 고뇌’ 담겼네

    알다 이전에 ‘본다’가 있다. 쓰다 이전에 ‘본다’가 있다. 세상을 바로 보는 시선은 너무도 중요하다. 김수영은 “이제 나는 바로 보마”(공자의 생활난)라며 ‘보다’라는 행동을 강조했다. 작가란 대상의 본질을 보는 사람이다. 보는 시선에 따라 표현하는 방식도 달라진다. ‘본다’라는 동사를 글과 그림으로 표현해 낸 작가를 떠올리면 단연 화가 빈센트 반 고흐를 떠올릴 수 있다.인물화나 풍경화에서 내가 표현하고 싶은 것은, 감상적이거나 우울한 것이 아니라 뿌리 깊은 고뇌야. 사람들이 내 그림에 대해, 화가가 깊이 날카롭게 느끼고 있다고 말할 정도의 경지에 이르고 싶어. (1882년 7월 21일 / 반 고흐, 신성림 옮김, ‘반 고흐, 영혼의 편지’, 예담, 2005) 고흐는 자신이 본 풍경을 ‘뿌리 깊은 고뇌’로 새롭게 표현하고 싶어 했다. 그의 고뇌는 동생 테오에게 보내는 편지에 써 있다. 그의 편지에는 자연과 종교를 대하는 태도, 안부를 묻는 내용이 가득하다. 에밀 졸라, 도스토옙스키 등 소설가에 대한 평과 렘브란트, 밀레 등 화가에 대한 간단한 인상주의 비평문도 들어 있다. 그는 화가이지만 ‘편지문학 작가’로서도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일기는 자기만 읽는 글이지만, 편지는 한 명의 독자를 대상으로 하는 독특한 문학 장르다. 한 명을 독자로 삼는 편지는 일기 못지않게 속내를 드러내는 솔직한 글이다. “그래, 내 그림들, 그것을 위해 난 내 생명을 걸었다. 그로 인해 내 이성은 반쯤 망가져버렸지. 그런 건 좋다.”(1890년 7월) 당찬 다짐이 들어 있는 편지글은 그림 속에 숨어 있는 열정을 느끼게 한다. 그림에 “생명을 걸었다”는 속내는 일기처럼 편지글에서도 드러난다. 정리되지 않은 감정을 맘대로 써도 되는 일기와 달리, 편지는 한 명의 독자를 위해 성찰하며 이야기를 정리해 보내야 한다. 괴테의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1774)이나 도스토옙스키의 장편소설 ‘가난한 사람들’(1946) 등은 편지문학의 대표작이랄 수 있겠다. 편지작가인 고흐가 전하고 싶었던 것은 ‘뿌리 깊은 고뇌’였다. 영어로는 6권, 일본어로는 3권짜리 고흐 서간문 전집이 있지만, 안타깝게도 우리말로 고흐 편지 전체가 번역된 적은 없다.●고흐가 본 시엔 한 통계를 보면 미술관에 걸린 누드화의 85%가 여성 누드라고 한다. 누드를 주문하는 자도 남자요, 그림을 그리고 만든 이도 남자였다. 천사처럼 성스러운 존재만을 누드로 그렸던 미술사를 에두아르 마네가 ‘풀밭 위의 점심식사’(1863)를 그려 흔들어 놓았다. 벌거벗은 여성 곁에서 넥타이에 정장을 갖춘 두 사내가 편안히 정담을 나누는 상황은 황당하다.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누드의 여성은 그림 밖의 관람자를 태연하게 응시한다. 마네의 ‘올랭피아’(1865)는 더 도발적이다. 흑인 여성을 배경으로 하는 백인 여성의 흰 살은 조금은 외설적이다. 슬리퍼, 보석, 머리의 꽃 장식을 보자. 흑인 하녀가 든 향기로운 꽃다발은 누가 선물로 보냈을까. 고흐도 누드를 그렸다. 다만 고민 없이 혹은 그림을 팔려는 의도에서 그린 누드와 다르다. 고흐는 여성의 성적인 육체보다는 여성이 견딘 ‘뿌리 깊은 고뇌’를 그리려 했다. 고흐의 편지를 읽으면, 여성을 대하는 그를 화가로서뿐만 아니라 작가로서도 충분히 평가할 수밖에 없다. “지난겨울, 임신한 여인을 알게 되었어. 남자에게 버림받은 데다 그 남자의 아이를 배고 있었지. 겨울에 길을 헤매는 임신한 여자가 빵을 얻으려면 어떻게 했을지 너는 알겠지. 나는 그녀를 모델로 삼아 겨울 내내 그녀와 함께 일했어. 나는 그녀에게 모델료를 충분히 주지 못했지만 그래도 방세는 내 주었어. 그리고 다행히도 빵을 그녀에게 나누어 주어 그녀와 아기를 굶주림과 추위로부터 지켜주었어. … 그녀와 결혼하는 것보다 좋은 일이 있을까? 결혼은 그녀를 구제하는 유일한 길이기 때문이야. 그렇지 않으면 그녀는 다시 가난해지고, 과거의 구렁텅이로 내몰리는 생활로 돌아가야 해.”(1882년 5월 3~12일)매독에 걸린 채 임신해 있고, 딸까지 데리고 있는 세 살 연상 매춘부 시엔과 고흐는 1년 넘게 함께 살았다. 그녀 때문에 목사인 아버지는 고흐에게 다시는 오지 말라고 야단쳤다. 친척이자 존경하던 스승이었던 안톤 모베도 인연을 끊었다. 시엔을 모델로 그린 ‘슬픔’(1882)에서 고흐의 ‘뿌리 깊은 고뇌’를 만날 수 있다. 우키요에(일본 에도시대 화풍)의 영향을 받았으나 외설적이거나 에로틱한 면이 없다. 오히려 힘없이 헝클어진 머리카락, 볼품없이 나온 뱃살이 지저분하고 추한 느낌마저 든다. 앞서 본 마네의 여인들은 팽팽한 곡선, 탐스러운 머리칼, 풍요한 젖가슴을 갖고 있지만, ‘슬픔’에 앉아 있는 시엔은 전혀 반대다. 모든 것을 잃었다는 박탈감을 온몸으로 표현하고 있다. 고흐는 37년을 살면서 많은 그림을 그렸지만 ‘슬픔’은 고흐 개인사를 넘어 여성의 누드를 ‘슬픔’으로 보는 전복적인 작품이었다. “내가 지금까지 그린 것 중 최고”라고 고흐는 동생 테오에게 말했다. “나 같은 사람은 정말이지 아파서는 안 된다. … 사람들을 감동시키는 그림을 그리고 싶으니까. ‘슬픔’은 그 작은 시작이다.”(1882년 7월 21일) 그가 편지에서 “사람들을 감동시키는 그림을 그리고 싶”은 바람을 뚜렷하게 나타낸다. 시엔은 60여점의 데생과 수채화를 위한 모델에 지나지 않았을지 모르나, 시엔을 그린 ‘슬픔’은 여성을 보는 전혀 다른 세계를 제시했다.●감자 먹는 사람들… 빈자의 성찬식 솔직히 이 작품을 처음 봤을 때 어두컴컴하고 지저분한 느낌 외에 달리 감흥은 없었다. 이상하게도 보면 볼수록 그 분위기에 점점 빠져들어 갔다. 집안은 온통 어둡고 감자가 놓인 테이블에만 빛이 모여 있다. 초라한 식탁에 등만 보이는 소녀 앞에 찐 감자의 김이 금빛으로 오르고 있다. 당시 유럽에서 감자는 가난한 사람들의 주식이었다. 왼편에 그려진 광대뼈가 나온 사내는 거칠게 살아온 황소를 닮았다. 고흐는 왼쪽 사내의 손을 가장 공들여 그렸다고 편지에 썼다. “나는 램프 불빛 아래에서 감자를 먹고 있는 사람들이 접시로 내밀고 있는 손, 자신을 닮은 바로 그 손으로 땅을 팠다는 점을 분명히 보여 주려고 했다. 그 손은, 손으로 하는 노동과 정직하게 노력해서 얻은 식사를 암시하고 있다. … 언젠가는 ‘감자 먹는 사람들’이 진정한 농촌 그림이라는 평가를 받을 것이다.”(1885년 4월 30일 편지) 이 작품을 위해 고흐는 고향 누에넨에서 겨울을 보내며 농부들의 초상화 40여점을 그렸다. 고흐는 이 작품을 오랜 친구인 반 라파르트에게도 석판화로 보냈다. 걸작을 제작했다는 확신 때문에 고흐는 라파르트의 부정적인 반응을 받아들이지 못했다. 라파르트는 ‘감자 먹는 사람들’이 예술의 규범을 모두 훼손했다고 생각했다. 굴하지 않고 고흐는 이 작품을 자신이 그린 그림 중에 가장 독창적이고 뛰어난 작품이라고 테오에게 편지를 보냈다. “나는 ‘감자 먹는 사람들’이 아주 좋은 작품이 되리라 믿는다. … 너도 이 그림이 독창적이라는 걸 확실하게 알게 될 것이다.”(1885년 4월 30일) 인도 콜카타에서 태어난 가야트리 스피박 교수는 돈도 없고 배운 것이 없어 자신들의 아픔을 표현할 줄 모르는 이들을 하위주체, 즉 서벌턴(Subaltern)이라고 명명했다. 이들은 왜 말을 할 수 없는 상황에 놓였을까. 스피박 교수는 구조적 문제에 주목하라고 요구한다. 고흐의 그림은 스피박의 서벌턴 이론에 호응한다. 고흐의 ‘슬픔’에 나오는 창녀 시엔이나 ‘감자 먹는 사람들’에 나오는 가난한 가족은 누구에게도 주목받지 못하는 서벌턴들이다. 탄광 지역 보리나주에서 썼던 그의 편지를 읽으면 빈자에 대한 심려가 명확하게 드러난다. “예수 그리스도는 괴로운 생활을 보내는 노동자에게 힘을 주고 위로하며 계몽할 수 있는 주님이기 때문이라고. 왜냐하면 그 자신이야말로 우리의 병을 안 위대한 슬픔의 사람이고, 그가 신의 아들이기는 하지만 목수의 아들로 불린 존재이며, 병든 영혼을 치료하는 주님이기 때문이라고.”(1878년 12월 26일) 고흐의 편지를 읽는 독자나 그림을 보는 관객은 잠시라도 그가 제시한 슬픔과 가난을 만드는 메커니즘을 생각할 수밖에 없다. 그의 편지와 그림이 따스한 이유는 낮고 천하고 볼품없고 쓸데없는 것들을 ‘보는’ 그의 시선이 우리를 따뜻하게 하기 때문일 것이다. 쓸쓸하고 낮은 것과 같이하려는 시선에서 ‘편지작가’ 고흐는 탄생했다. 시인·숙명여대 교수
  • [재개봉작] 소중하지 않은 인생은 없다… ‘개 같은 내 인생’ 예고편

    [재개봉작] 소중하지 않은 인생은 없다… ‘개 같은 내 인생’ 예고편

    영화 ‘개 같은 내 인생’(1985 作)이 재개봉을 앞둔 가운데 예고편이 공개됐다. ‘개 같은 내 인생’은 사랑하는 엄마, 그리고 강아지와 헤어져 스웨덴 시골 마을에 가게 된 소년 잉마르가 그곳에서 따뜻한 위로를 얻는 과정을 그렸다. 스웨덴 출신의 거장 라세 할스트롬 감독 최고의 작품으로 손꼽히는 걸작이다. 공개된 예고편은 미국 작가 커트 보네거트가 “인생을, 그리고 사람을 더 좋아하게 만들어준 영화”라 평한 것을 시작으로, 순수하고 솔직한 소년의 어린 시절이 이어진다. 어린 잉마르가 기찻길 아래에서 여자 친구와 결혼을 약속하는 장면에 이어 수업 중 짝사랑하는 친구에게 선생님 몰래 쪽지를 보내는 장면, 사고를 친 뒤 혼날 것이 두려워 강아지와 함께 공터에 숨어 있는 장면 등 잉마르의 일상을 볼 수 있다. 소년을 통해 추억과 향수, 사랑과 우정을 떠올리게 하는 다양한 상황은 보는 이로 하여금 기쁨과 행복에 젖어들게 하는 한편, 사랑하는 엄마, 그리고 강아지와 헤어져 외삼촌 가족과 만나는 그의 새로운 여정은 그 자체로 슬픔을 자아낸다. 하지만 따뜻하고 푸근한 정으로 잉마르를 맞아주는 스웨덴의 순박한 시골 마을 사람들의 태도를 통해 상처받은 소년을 안아주는 특별한 방식이 울림을 예고한다. 유년 시절 결핍과 상실을 위로해주는 영화 ‘개 같은 내 인생’은 오는 4월 재개봉한다. 문성호 기자 sungho@seoul.co.kr
  • 도둑이 훔쳐간 노트북 되돌려준 놀라운 이유

    도둑이 훔쳐간 노트북 되돌려준 놀라운 이유

    미국 미시간주(州)에 사는 왈리 크리스토프는 차 안에 놔뒀던 노트북을 누군가에게 도둑맞고 말았다. 그런데 거기에는 정말 소중한 것이 들어 있었다. 그것은 바로 10개월 전쯤 세상을 떠난 아내가 딸에게 남긴 영상 메시지이다. 왈리의 아내 던은 췌장암 투병 끝에 세상을 떠났다. 생전 삶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깨달은 그녀는 4살 된 딸 엘리에게 몇 시간에 달하는 영상 메시지를 노트북에 남겨놨던 것이었다. 하지만 딸 엘리가 영상 메시지를 전부 보기도 전에 그 소중한 것이 들어 있던 노트북을 누군가가 훔쳐가 버리고 말았다. 슬픔에 잠겨있던 왈리는 어떻게든 노트북을 되찾기 위해 노력했다. 집 앞에는 노트북을 훔쳐간 사람에게 장문의 글로 애원하는 팻말까지도 세워놨다. 거기에는 “내 트럭에서 노트북을 훔쳐간 사람에게. 9달 전 세상을 떠난 아내가 4살 된 딸을 위해 찍어둔 영상이 들어 있다. 단지 거기 들어 있는 메시지가 필요할 뿐이다. 부탁이다. 노트북을 현관문 옆에 두고가 달라”고 적혀 있었다. 그로부터 1개월 뒤 월리에게 수상한 전화 한 통이 걸려왔다. 그 전화로 왈리는 도둑맞은 노트북을 놔둔 장소로 갈 수 있었다. 그리고 그가 되찾은 노트북에는 아내 던이 딸에게 남긴 영상 메시지가 고스란히 남아 있던 것이다. 왈리는 눈에 눈물을 글썽이며 “아마 하늘에 있는 아내가 도와준 것 같다. 훔쳐간 사람에게 노트북을 돌려주고 싶은 마음이 들도록 한 것이다. 그녀에게는 그럴 힘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사실 노트북을 되찾을 때까지는 100% 포기한 상태였다”고 덧붙였다. 덕분에 딸 엘리는 어머니의 목소리를 다시 들을 수 있었다. 던이 세상을 떠나기 전 들려주고 싶었던 메시지가 사랑하는 딸에게 고스란히 전해진 것이다. 한편 이 사연은 지난해 중순 처음 보도됐지만, 최근 SNS를 기반으로 한 온라인 미디어 러브왓매터스에 소개되면서 널리 알려졌다. 사진=유튜브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라이브’ 정유미, 한정오에 닥친 시련의 연속 ‘예측불가 엔딩’

    ‘라이브’ 정유미, 한정오에 닥친 시련의 연속 ‘예측불가 엔딩’

    ‘라이브’ 정유미가 깊이 있는 연기로 안방극장에 진한 슬픔을 선사했다.지난 24일 방송된 tvN 주말드라마 ‘라이브’에서는 다사다난한 지구대 생활에 심적으로 지쳐가던 한정오(정유미 분)가 진정한 경찰로 거듭나는 모습이 그려졌다. 정유미의 공감을 자아내는 현실 연기가 시선을 사로잡은 한 회였다. 떠올리는 것조차 괴로운 사건이건만 주변의 그 누구도 정오를 진심으로 위로해주는 이 하나 없었다. 친구이자 라이벌인 송혜리(이주영 분)는 정오의 상황을 성과를 올리기 위한 욕심으로 폄하했고, 유일한 내편이라 생각했던 엄마는 얼마나 번다고 유세냐며 오히려 그녀를 몰아 붙였다. 정유미는 거칠게 내던지는 장갑과 흩뿌려지는 문화상품권, 날카롭게 쏘아 붙이는 말들로 힘들고 지친 정오가 느꼈을 서운한 마음을 표현해내 애잔함을 자아냈다. 모든 걸 내려놓고 싶을 것 같은 순간에도 정유미는 포기하지 않고 상황을 헤쳐나가는 근성으로 똘똘 뭉친 한정오 그 자체였다. 연이어 발생한 강력사건에 대한 트라우마로 경찰 일이 무섭다며 흔들리는 속마음을 조심스레 내비친 정오는 지구대 대장 기한솔(성동일 분)에게 처음으로 진정한 위로를 얻게 됐다. 피할 것인지, 들여다 볼 것인지는 너의 선택이라는 그의 말에 “아직은 들여다 보고 싶네요.”라며 옅은 미소를 띄운 정오의 표정은 한층 더 성장한 경찰로 거듭날 그녀의 모습을 기대하게 했다. 한정오에게는 유독 가혹하고 파란만장한 나날의 연속이다. 겨우 마음을 다잡고 열심히 해보겠다 결심했지만 이번에는 시보 생활 중 가장 독한 사건이 닥쳐왔다. 주취 폭행사건 현장에 지원을 나갔던 정오의 눈앞에서 몸싸움이 벌어졌고, 유리병으로 또 다른 상해가 발생할뻔한 위급한 순간에 그녀는 테이저건을 발사해 상황을 저지했지만 하필이면 상대가 임산부였다. 눈 앞의 사건을 막으려던 정오의 순간적 판단이 더 큰 위기를 불러 온 가운데 그녀가 이 난관을 어떻게 헤쳐나갈지 다음 이야기에 대한 궁금증을 불러모으고 있다. 한편, tvN 드라마 ‘라이브’는 매주 토, 일 오후 9시에 방송된다. 사진=tvN ‘라이브’ 방송 캡처 연예팀 seoulen@seoul.co.kr
  • [여기는 중국] ‘백혈병 투병’ 딸 위해 삭발한 부부의 감동 사연

    [여기는 중국] ‘백혈병 투병’ 딸 위해 삭발한 부부의 감동 사연

    백혈병 치료를 받느라 머리카락을 잃은 10살 딸에게 용기를 주기 위해 삭발을 감행한 부부의 사랑이 큰 감동을 주고 있다. 해외망의 보도에 따르면, 중국 허난성 뤄양시에 사는 리우창예(柳常悦,10)는 지난해 급성 골수성 백혈병 진단을 받았다. 리우 양은 반복되는 발열과 식도출혈, 쇼크 등으로 신체적 고통이 커갔지만, 굳건히 병마와의 싸움을 버텨 나갔다. 하지만 이처럼 강인한 리우 양도 매일 한 움큼씩 빠져나가는 머리카락을 바라볼 때면 큰 슬픔이 마음을 덮쳤다. 그럴 때면 그녀는 스케치북에 아름다운 긴 머리카락을 지닌 인어공주 그림을 그렸다. 그리고 “나중에 나도 이렇게 아름다운 머리카락을 길러야지”라며 자신을 위로했다. 민머리 어린 딸의 안타까운 모습에 부모의 마음은 미어졌다. 결국 부부는 어린 딸을 위로하기 위해 삭발을 선택했다. 부부는 이발기로 상대방의 머리카락을 서로 밀어주었다. 빡빡머리가 된 엄마, 아빠의 모습을 본 리우 양은 “엄마 예전만큼 안 이쁘고, 아빠도 예전만큼 안 멋있어”라고 말했다. 엄마는 웃으며 “엄마, 아빠는 너랑 똑같은 헤어 스타일을 한 거야. 건강해지면 우리 다 같이 머리카락을 기르자”라고 답했다. 사실상 리우 양의 엄마, 아빠도 한때 병마와의 싸움을 겪었다. 엄마는 3년 전 자궁근종 수술을 받았고, 같은 해 6월에는 아빠가 뇌출혈로 응급 수술을 받았다. 그리고 이제 어린 딸이 백혈병으로 병원 신세를 지게 되었다. 비록 가족 모두가 힘겨운 시간을 보내고 있지만, 서로에 대한 사랑으로 아픔을 이겨내고 있다. 현재 중국 사회에서는 이들 세 가족을 위한 모금 운동을 진행 중이다. 사진=시각중국 이종실 상하이(중국)통신원 jongsil74@naver.com
  • 상처받은 청춘, 희망을 찾다

    상처받은 청춘, 희망을 찾다

    “나는 선이 악보다 흥미롭다고 생각한다. 악은 단순하다. 사람을 살해할 수 있는 방법은 여러 가지지만 그런 일들은 다섯 살만 먹어도 할 수 있다. 그러나 의식적으로, 의도적으로 선을 행하기 위해서는 어른이 돼야 한다. 그래서 선은 복잡하다.”(토니 모리슨)선과 악이 뒤엉킨 세상에서 완벽한 선을 꿈꾸는 것은 순진한 일일까. 노벨문학상과 퓰리처상을 수상한 작가 토니 모리슨(87)의 최신작 ‘하느님 이 아이를 도우소서’(문학동네)를 읽고 난다면 그 답을 찾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전작 ‘술라’, ‘빌러비드’, ‘자비’ 등에서 미국 인종주의와 흑인 여성들이 겪은 차별과 억압의 역사를 다뤄 온 작가는 이번 작품에서는 세상과 어른들의 편견과 폭력에 의해 희생당하는 젊은이들의 상처를 그린다. 주인공인 스물셋의 룰라 앤은 태어날 때 피부가 너무 새카맣다는 이유로 아버지에게 버림받는다. 흑인인 어머니조차 딸이 “한밤 중 같은 검은색”이라는 이유로 냉대하며 ‘엄마’가 아닌 ‘스위트니스’라고 부르게 한다. 어른이 된 룰라 앤은 자신의 어린 시절을 부정하듯 이름을 ‘브라이드’로 바꾼다. 그리곤 화장품 회사에서 성공적인 경력을 쌓고 뭇 남성들의 관심도 한몸에 받는다. 하지만 그녀는 자기가 유일하게 사랑하는 남자인 부커로부터 아무 이유 없이 버림받는다. 괴로움의 늪에 허우적거리다가 결국 부커와 재회한 브라이드는 그 역시 자신처럼 어린 시절에 부모님으로부터 지울 수 없는 상처를 입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서로의 내밀한 상처를 들여다 본 두 사람은 그제야 마음을 열고 관계를 회복한다. 새 생명을 잉태한 두 사람은 어쩌면 자신들을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르는 밝은 미래를 꿈꾸기 시작한다. 작가가 지금까지 발표한 11편의 장편소설 중 유일하게 21세기 현대를 배경으로 한 작품이다. 특히 브라이드와 그녀의 어머니, 부커, 브라이드의 친구 브루클린 등 각 인물의 이야기가 일인칭시점으로 빠르게 진행된다. 무엇보다 이 작품의 묘미는 상처와 슬픔으로 얼룩진 이야기의 끝에서 마주하게 되는 한 줌의 온기다. 작가는 선한 세상을 열 수 있는 열쇠를 기성세대가 아닌 젊은이들에게 쥐어준다. 세상의 온갖 억압에 대처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젊은이들을 구원하는 것은 어른도 하느님도 아닌 그들 자신이다.“둘은 앞 유리 너머를 내다보며, 각자 틀림없다고 자신하는 미래의 모습을 상상하기 시작했다. (중략) 아이. 새로운 삶. 악이나 병에 면역이 된, 납치, 구타, 강간, 인종차별, 모욕, 상처, 자기혐오, 방기로부터 보호받는. 오류가 없는. 오직 선(善)뿐인. 노여움은 빠진. 그렇게 그들은 믿는다.”(237쪽)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아파트서 떨어진 사과맞은 아기 혼수상태…범인은 11세 소녀

    중국에서 난데없는 ‘사과 벼락’을 머리에 맞은 갓난아기가 혼수상태에 빠지는 안타까운 일이 발생한 가운데, 현지 경찰이 증거물에 남은 DNA를 분석해 범인을 찾았다. 중신망 등 현지 언론의 22일 보도에 따르면 현지시간으로 지난 9일 광둥성 둥관시의 아파트 단지를 산책 중이던 생후 3개월의 아기가 한 아파트에서 떨어진 사과에 머리를 맞아 곧장 병원으로 후송됐지만 혼수상태에 빠졌다. 당시 피해 아동은 할머니가 끌던 유모차에 탄 상태였고, 날벼락처럼 떨어진 사과에 머리를 맞은 후 두개골 골절과 두개골 혈관 파열 등 심각한 뇌 손상을 입었다. 신고를 받은 경찰은 곧장 하늘에서 떨어졌다는 사과에 남아있는 지문 및 DNA 분석에 나섰다. 그 결과 문제의 사과는 당시 피해 아동이 지나던 아파트 24층에 거주하는 11세 소녀로 밝혀졌다. 당초 경찰이 11세 소녀에게 해당 사실 여부를 확인했을 당시, 소녀는 자신에게 씌워진 의혹을 전면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DNA와 지문 분석결과 등을 토대로 추궁하자 결국 자신의 행동을 인정했다. 소녀의 아버지는 “딸이 반려견에게 사과를 던져주려다가 실수로 창밖으로 사과를 떨어뜨렸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11세 소녀의 가족은 사과의 뜻을 전하며 피해 아동의 부모에게 사실상의 사죄금으로 3만 위안(약 510만원)을 전달했다. 하지만 현지 언론에 따르면 사고가 발생한 지 열흘 여가 지난 현재까지 피해 아동의 치료비는 13만 위안(약 2210만원)에 달하며, 앞으로도 상당한 치료비가 들 것으로 예상된다. 피해 아동의 가족은 아이를 건강했던 때로 되돌려 달라며 슬픔과 절망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한혜진 ‘손 꼭 잡고, 지는 석양을 바라보자’ 격 다른 눈물 스펙트럼

    한혜진 ‘손 꼭 잡고, 지는 석양을 바라보자’ 격 다른 눈물 스펙트럼

    ‘손 꼭 잡고 지는 석양을 바라보자’ 한혜진이 시한부를 선고 받기 전과 후, 전혀 다른 느낌의 눈물 연기를 각기 다른 결로 소화해내며 사랑에 빠질 수 밖에 없는 여성의 매력을 완벽히 보여줬다.지난 21일 방송된 MBC 수목드라마 ‘손꼭 잡고 지는 석양을 바라보자’ (극본 정하연/연출 정지인 김성용/제작 ㈜넘버쓰리픽쳐스 세이온미디어/이하 ‘손 꼭 잡고’) 1,2회에서는 남현주(한혜진 분)가 뇌종양이라는 사실을 알고 충격에 휩싸이는 가운데, 남편 김도영(윤상현 분)의 옛 사랑 신다혜(유인영 분)가 10년 만에 다시 나타나며 현주가 불안하고 혼란스러운 마음에 빠지는 과정에서 감동부터 안도, 분노까지 다채로운 색깔의 눈물을 흘려 보는 이들에게 뭉클한 감동을 안겼다. 현주는 극의 시작에서 병원에서 나와 자전거를 타고 집으로 향하며 “감사합니다 하나님”이라고 눈물을 글썽이며 감동을 나타낸다. 병원을 나오다 춤을 추며 넘어졌지만 아랑곳하지 않고, “괜찮아요. 건강해요”라며 한껏 즐거워했다. 마트에서 비싼 한우와 프리미엄 와인을 사서 집에서 요리를 잔뜩 하고, 남편과의 오붓한 데이트를 기대하며 이보다 완벽할 수 없는 하루로 시작을 한다. 현주는 그렇게 별이 보이는 마당에서 둘 만의 결혼기념 식사를 하며 진한 감동의 눈물을 흘린다. 고생 끝에 새로운 계약을 한 도영이 다이아몬드 귀걸이를 선물하며 “미안해. 당신 반지. 똑같은 거로 살려고 했는데 작전상 이번엔 귀걸이로 후퇴. 계약금 받으면”이라고 말하자 폭풍 같은 눈물을 쏟아냈다. 이어 “나 괜찮대”라고 안도하며 오열한다. 감동의 눈물인 동시에, 안도의 눈물이기도 했다. 감동의 눈물을 흘리며 모닥불 앞에서 떠나기 싫다고 남편의 어깨에 기대 있었다. 하지만 현주는 분노의 눈물도 쏟아낸다. 계약을 하러 출근을 하는 도영을 배웅하고 온 뒤, 안부를 묻는 친정아버지에게 “아버지가 늘 그런 눈으로 날 쳐다보니까요. 아무 일 없다구요. 아무 일도 없는데 아버지가 자꾸”라며 분노의 눈물을 쏟아낸다. 10년 만에 나타나 “김도영씨 뺏으러 왔어”라는 다혜와 만났기 때문인지, 건강하다던 병원에서 전화가 와 한 번 더 나오라고 한 때문인지 스스로도 알 수 없었다. 기운이 빠져 주방에 주저앉아 현주는 “엄마 나 왜 이러는 거야. 아무 일도 아닌 일에 악쓰고 있잖아. 내가 싫은 거야. 엄마. 내가 행복해지는 게..”라며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한혜진은 이같은 현주의 다양한 상황과 감정을 잘 이해하며 각기 다른 눈물 장면을 밀도 높게 소화해냈다. 정원에서 남편과 오붓한 바비큐 파티를 할 때에는 얼굴이 빨개질 정도로 눈물샘을 쏟아내는가 하면, 장석준(김태훈 분)이 현주를 염려하며 “살고 싶습니까 죽고 싶습니까” 질문에 “살고 싶어요”라고 눈물을 글썽일 때에는 절제된 눈물 연기로 시선을 모았다. 현주는 시한부를 알기 전의 긴장과, 알고 난 뒤의 분노뿐 아니라 시청자들에게 순수한 매력으로 어필했다. 현주는 자신이 시한부가 아니라는 사실을 확인한 장면에서 홀로 춤을 빙그르르 돌며 천진하게 환희에 차 있는 매력을 엿보였다. 친구와 대화를 나누거나, 아이를 대하는 모습 등 평소의 모습에서 부드럽고 선한 면모가 잘 드러났다. 그런가 하면 현주는 단호하고 도전적인 면을 지닌 강인한 모습도 품고 있었다. 별안간 자신을 찾아온 다혜에게 오히려 남편의 연락처를 알려주겠다고 큰 소리를 치는가 하면, 석준이 현주의 병을 알려주려 하자 다른 병원을 찾아가겠다며 도전적인 눈빛으로 쏘아본다. 도영과 캠프파이어를 하며, 자신이 만약 시한부라면 죽기 전에 멋진 사랑을 해 보겠다며 “미안해서 아니 남편하곤 너무 슬퍼서”라고 단호하게 말한다. 한혜진은 이처럼 감동과 슬픔 분노를 내재한 눈물의 감정을 실감나게 연기하는 것은 물론, 시한부라는 것을 알기 전의 밝고 사랑스러운 모습과, 시한부라는 사실을 예감하면서부터 변하는 감정을 깊은 내공으로 소화해냈다. 부드러운 눈빛과 목소리뿐 아니라, 내추럴한 매력을 살리기 위해 자전거와 에코백 등 소품과 환경 또한 현주의 감정을 살리는데 일조했다. MBC 수목드라마 ‘손 꼭 잡고, 지는 석양을 바라보자’는 삶의 끝자락에서 예기치 않게 찾아온 사랑, 설레고 찬란한 생의 마지막 멜로 드라마. 오늘(22일) 밤 MBC를 통해 3-4회가 방송된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영상] 아기 고양이 100마리 돌보는 핏불… ‘비결은 인내심’

    [영상] 아기 고양이 100마리 돌보는 핏불… ‘비결은 인내심’

    고양이 친구를 잃고 100마리 넘는 새끼고양이의 위탁모가 돼서 슬픔을 이겨낸 핏불 테리어가 있다고 미국 피플지(誌)가 지난 18일(현지시간) 소개했다. 미국 오리건 주(州) 포틀랜드 시(市)에 사는 론다 레인(47세)은 5년 전 핏불 반려견 ‘주카’ 때문에 걱정이 많았다. 7년간 붙어 지낸 친구 고양이 ‘스타우트’가 지난 2013년 신장병으로 세상을 떠난 후, 주카는 낙담한 듯 평소보다 더 많이 잤다. 그러던 어느 날 레인이 집 근처 동물보호소에서 새끼고양이 ‘멍키’를 데려왔다. 자원봉사로 멍키의 위탁모가 된 것. 주카는 멍키를 보자마자 귀를 쫑긋 세우더니, 조심스럽게 멍키 곁으로 다가왔다. 그리고 둘은 바로 어울리기 시작했다. 레인은 “주카와 멍키는 보자마자 친한 친구처럼 함께 어울렸다”며 “주카는 50파운드(약 22.6㎏) 나가지만 멍키 주변에서 매우 주의 깊게 있고, 항상 인내심 있고, 순하다”고 전했다. 레인은 멍키에 이어 새끼고양이들 형제까지 맡게 됐다. 새끼고양이들이 중성화 수술을 받을 만큼 충분히 클 때까지 돌봐야 했다. 수술을 받은 고양이들은 입양 준비를 마치고 새로운 주인을 만났다. 몇 달이 될 수도 있고, 몇 년이 될 수도 있었다. 위탁모 일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졌고, 주카는 큰 힘이 됐다. 그리고 주카도 슬픔을 털고 기운을 차리기 시작했다. 그래서 레인은 주카의 인스타그램 페이지를 만들고, 새끼고양이들을 돌보는 일상을 공유하기 시작했다. 지난 4년간 주카는 100마리 넘는 새끼고양이들을 돌봤다. 레인은 “주카는 새끼고양이들이 바랄 수 있는 최고의 위탁모”라며 “주카는 본능적으로 새끼고양이들이 필요한 것을 정확히 아는 것처럼 보인다”고 설명했다. 주카는 위탁모 재능을 타고난 것 같았다. 새끼고양이들이 우유나 밥을 먹고 흘리면 주카가 깨끗하게 씻겨줬다. ☞ 아기 고양이 100마리 돌보는 핏불 동영상 보러가기 주카는 휴메인 소사이어티 동물보호소 우리에서 6개월간 지내면서 고아가 된 새끼고양이들을 많이 접한 덕분에 이런 재능을 더 키운 것으로 보인다. 레인은 지난 2006년 보호소에서 주카를 처음 봤을 때, 다른 개들과 다른 인상을 받았다고 한다. 다른 개들은 뛰고 짖었지만, 주카는 조용히 앉아서 꼬리만 흔들 뿐이었다. 당시 고양이 2마리를 키우던 레인은 주카가 고양이들을 보고 어떻게 행동하는지 알고 싶었다. 그래서 주카를 고양이 우리에 데려다 놓았다. 레인은 “주카는 고양이들에게 다가가서 꼬리를 흔들었다”며 “바로 그때 주카를 입양할 결심을 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주카는 고양이 2마리 중 스타우트와 친한 친구가 됐다. 그리고 주카는 스타우트가 17세로 무지개다리를 건넜을 때까지 그 곁을 지켰다. 이제 레인이 매일이다시피 데려오는 새끼고양이들 덕분에 주카는 슬플 시간도 없다. 12살 된 주카는 인공 관절을 한 노령견이 됐지만, 새끼고양이들이 기어오르고 할퀴어도 여전히 잘 참아준다고 한다. 노트펫(notepet.co.kr)
  • 불임치료 극복하고 엄마된 여성, 자신의 냉동배아 기부

    불임치료 극복하고 엄마된 여성, 자신의 냉동배아 기부

    여성의 적은 여성이라는 말이 있지만, 같은 여성으로서 겪는 어려움을 이해하고 돕는 동지 또한 여성임이 틀림없다. 13일(현지시간) 미국 FOX8뉴스는 불임 시술 클리닉에 자신의 냉동 배아를 기부한 여성 니키 섀퍼(37)의 사연을 공개했다. 사연에 따르면, 니키는 2008년 불임 치료를 시작했다. 여러 차례 인공 수정(IUI) 실패를 경험하고 두 번째 체외 수정(IVF) 시도 만에 첫 아들 노아(8)를 낳았다. 그리고 배아 이식으로 딸 레인(6)까지 출산해 두 아이의 엄마가 됐다. 이후 부부에게는 4개의 냉동 배아가 남았었는데, 이를 어찌해야 좋을지 몰라 연회비 400달러(약 42만원)을 지불하며 지금껏 병원에 보관해왔다. 그러다 니키는 한 대학 병원 인공 수정 클리닉의 냉동기가 오작동돼 2000개의 냉동 난자와 배아가 생존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소식을 들었고, 남편 브라이언과 자신이 해야할 일이 무엇인지 알게됐다. 그리고 보관중인 냉동 배아를 기부하기로 결심했다. 니키는 “엄마가 되는 길은 슬픔과 실망감으로 가득했고, 불임치료는 평생 경험했던 일 중 가장 극복하기 힘들었다”면서 “내 딸 역시 태어나기 전엔 냉동 배아상태였다. 나처럼 엄마가 될 수 있는 기회를 잃은 사람들을 생각하니 내 일처럼 가슴 아팠다”고 말했다. 이어 “난자 동결은 난소 제거나 화학치료를 거쳐서 다시 시도 할 수 없기에 어렵게 구한 기회를 잃는 것이다. 다른 선택지가 남아있지 않은 가족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었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그녀는 냉동 배아의 이전 작업이 이뤄지는 동안 “다른 여성들 또한 자신들의 냉동 난자와 배아를 기부하길 바란다”는 글을 페이스 북에 올렸다. 해당 글은 수 백건의 지지 댓글을 받았다. 사진=페이스북 안정은 기자 netineri@seoul.co.kr
  • 영국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 76세 나이로 타계(속보)

    영국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 76세 나이로 타계(속보)

    영국의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 교수가 76세의 나이로 타계했다고 24일(현지시간) AFP가 보도했다. 스티븐 호킹의 가족 대변인은 이날 “우리는 사랑하는 아버지가 오늘 세상을 떠난 데 깊은 슬픔에 빠졌다”면서 “그는 위대한 과학자였고, 그의 연구 성과와 유산은 오랜 세월 동안 계속될 것”이라고 스티븐 호킹 교수의 자녀 루시, 로버트, 팀의 이름으로 메시지를 전했다. 1942년생인 그는 우주론과 양자 중력 연구에 기여했으며 뉴턴과 아인슈타인의 계보를 잇는 물리학자로 불린다. 21세때 전신 근육이 서서히 마비되는 근위축성측삭경화증(ALS), 이른바 ‘루게릭병’ 진단을 받았으나 연구에 몰두하며 학문적 성과를 꽃피웠다. 그는 1965년 케임브리지대 대학원에 진학해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뛰어난 연구성과로 연구원과 교수 등을 거쳐 1979년부터 2009년까지 케임브리지대 수학 석좌교수를 역임했다. 1988년 발간한 대중 과학서 ‘시간의 역사’는 세계적인 베스트셀러로 등극해 세계적으로 1000만 권 이상 팔린 것으로 알려졌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태극전사 스토리] “메달 목에 걸고 미뤘던 신혼여행 가고 싶어”

    [태극전사 스토리] “메달 목에 걸고 미뤘던 신혼여행 가고 싶어”

    이, 장갑차 사고로 두 다리 절단 얼음판 지치며 우울증 이겨내 황씨에게 조정 배우면서 반해 작년 10월 주변 편견 딛고 결혼 “믿지 않을지 몰라도 첫눈에 반했어요.”장애인 아이스하키 국가대표 이지훈(29)의 부인 황선혜(31)씨는 또렷한 목소리로 이렇게 운을 뗐다. 둘은 2016년 10월 처음 만났다. 장애인 선수들은 두 가지 운동을 병행하곤 하는데 아이스하키 선수로 뛰던 이지훈이 동료들과 함께 상체 근력을 키우는 데 좋은 조정을 배우려고 코치로 일하는 황씨를 찾아온 것이다. 일주일 합숙 훈련을 하면서 둘은 묘한 연애감정에 휩싸였다고 한다. 황씨는 “처음엔 웃고 있어도 얼굴에 슬픔을 간직한 게 보였다. 회식 때 술을 한 잔 마시니 솔직하고 당당한 모습에 끌렸다”고 말했다. 또 “먹고살려고 억지로 운동하기도 하는 비장애인 선수들에 견줘, 장애인 선수들은 ‘이것 아니면 안 된다’는 마음가짐으로 훈련하는 게 인상적이었다”고 덧붙였다. 애틋한 사랑을 키우던 이지훈은 훈련 막바지에 고백했다. “나 같은 입장에 어떻게 코치님과 좋다고 만나자고 할 수 있겠어요. 하지만 한번 생각해 준다면 얼마든지 기다릴 것입니다.” 좋은 감정을 가졌던 게 사실이지만 막상 닥치자 황씨는 덜컥 겁부터 났다고 한다. 만약 사귀다가 헤어지면 비장애인인 자신보다 이지훈에게 더 깊은 상처를 더 안길 수도 있어서다. 황씨는 “일단 하루쯤 생각해 보자고 했다. 싫어서가 아니라 널 위해서라고 했다. 그러다 좋은데 고민할 게 있나 싶었다. 그래서 합숙훈련을 마친 다음날 먼저 연락해 데이트를 하게 됐다”며 웃었다. 2010년 11월 16일 이지훈에겐 지울 수 없는 일이 일어났다. 군대 장갑차 조종수로 복무하던 이지훈은 제대를 두 달여 남기고 동료의 운전 미숙으로 장갑차에 깔리는 사고를 당했다. 급히 병원으로 옮겼지만 두 다리 절단을 피할 수 없었다. 요리사를 꿈꾼 스물한 살 청년에게 너무 가혹한 일이었다. 이지훈은 방황하기 시작했다. 우울증 치료를 꾸준히 받았지만 심할 땐 이따금 자살 충동마저 느꼈다. 장애인에겐 너무 많은 제약에 요리사도 포기했다. 꽃꽂이, DJ에도 덤볐지만 삶을 재설계하는 덴 모두 시원찮았다. 그러던 터에 지인의 추천으로 2014년 장애인 아이스하키에 발을 들여놓았다. 물론 처음은 쉽지 않았다. 썰매 위에서 중심을 잡기가 엄청 어려웠다. 한쪽에는 퍽을 때리는 블레이드(blade)가 달렸고 반대쪽엔 빙판을 지칠 때 사용하는 픽(pick)이 있는 스틱에 익숙해지는 데 오래 걸렸다. 황씨는 이번에도 포기하면 앞으론 아무것도 못할 듯해서 오기를 부렸다고 한다. 힘들었지만 살펴보니 자기와 비슷한 처지에도 빙판 위에선 굉장히 적극적으로 움직이는 동료들의 모습을 보면서 인생을 대하는 태도를 확 바꿨다고 귀띔했다. 두 사람은 세상의 편견을 딛고 지난해 10월 결혼에 골인했다. “다른 남자처럼 업어 줄 순 없지만 하는 일마다 뒤에서 밀어 주겠다”는 말에 황씨는 결혼을 결심했다. 한 음악 콘텐츠 업체 이벤트에 사연이 당첨돼 결혼식 축가엔 가수 포맨을 초대하는 기쁨을 누렸다. 완벽한 웨딩마치였지만 평창동계패럴림픽을 앞두고 한창 훈련이라 신혼여행을 걸렀다. 황씨는 “오죽 힘들면 잘 때 땀을 뻘뻘 흘리는 남편을 보면 티를 안 내려는 게 너무 가슴 아팠다. 땀을 흘린 만큼 이왕이면 메달을 목에 걸고 다음달 초 하와이로 떠나고 싶다”며 또 활짝 웃었다. 강릉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안민석 “박수현, 미투에 희생당해, 그를 믿는 이유는…”

    안민석 “박수현, 미투에 희생당해, 그를 믿는 이유는…”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최근 여성당직자 특혜공천 및 불륜 의혹에 휩싸인 박수현 충남지사 예비후보를 두둔하는 글을 올렸다.안 의원은 1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박수현을 위한 변명’이라는 장문의 글을 올려 “미투 쓰나미에 희생당하고 있는 박 전 대변인을 위해 용기를 내야겠다. 저는 박수현 전 대변인의 말을 믿는다”고 말했다. 그는 “대한민국을 거듭나게 하는 제2의 민주화 운동, 미투를 지지한다”고 단서를 단 뒤 “긴 시간동안 각자의 지나온 삶에 대한 얘기를 주고받았고 그의 가슴 시린 가정사를 듣게 됐다. 장애를 안고 태어난 어린 아들은 두 살 때 하늘로 떠났고, 십년 전 가난한 정치인을 떠난 아내에 대한 그리움을 잊기 위해 아내의 짐과 옷을 불태웠고, 지금은 아내를 용서한다는 말을 하더라”면서 “그의 맑은 영혼을 느낄 수 있는, 표현하기 어려운 슬픔의 눈물을 흘리더라. 그 눈물이 거짓이었을까?”라고 적었다. 이어 “지난 6월 문 대통령 방미 당시 전용기에서 박수현 옆자리에 앉게 되었고, 그가 전처 얘기를 하며 흘리는 눈물 속에 그의 지나온 인생의 궤적을 읽게 된 것은 어쩌면 우연으로 포장된 필연일지도 모르겠다”며 “그래서 오늘 진실의 편에 서야 한다고 결심하고 박수현을 위한 글을 올리게 됐다”고 설명했다. 안 의원은 “벼랑 끝에 몰린 박수현을 위한 변명이 박수현의 진실이 승리하는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 진실과 거짓의 싸움에서 진실의 편에서 서는 것이 정의라고 믿는다. 저의 믿음이 많은 분들에게 울림이 되길 바란다”면서 “비행기에서 흘린 그의 눈물은 가슴속 깊이 우러나온 인생의 표현이었기에 박수현의 진심을 믿는다. 박수현을 위한 변명이 박수현을 위한 진실을 대변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글을 마쳤다. 앞서 박수현 후보는 자신에게 제기된 의혹이 허위사실이며 정치공작이라고 거듭 밝혔다. 그는 “미투 운동과 개인사를 가공한 흑색선전은 다르다. 네거티브 정치공작에 굴복하지 않겠다”며 완주 의지를 보였다. 박 후보는 “시의원에 좋은 감정을 갖고 있는 것은 맞다”며 “(별거로 인해) 정상적인 가정생활이 이뤄지고 있지 않은 상황에서 다른 이성과 교제하는 것은 불륜이 아니라는 대법원 판례가 있다”고 반박했다. 이어 “지난 19·20대 총선에서는 의혹을 제기하지 않다가 도지사 후보로 당선이 유력해 보이는 이 시점에 제기하는 이유가 무엇이냐”며 정치공작 가능성을 제기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사랑은 치유이더라, 너에게도 나에게도

    사랑은 치유이더라, 너에게도 나에게도

    여름의 푸릇함과 습기가 만져질 듯 느껴지는 시골 간이역. 장마 소식이 찾아들자마자 오랫동안 그리워해 온 사람이 거짓말처럼 나타난다. 1년 전 죽은 아내 수아(손예진)가 남편 우진(소지섭)과 아들 지호(김지환) 앞에 기억을 잃은 채 등장한 것. 수아가 기억 속에 없는 남편과 아들에게 조금씩 마음을 열고 감정이 깊어지듯 현실에선 가능하지 않은 이 판타지는 한 편의 서정적인 동화처럼 서서히 관객들의 마음 안쪽을 파스텔톤으로 물들인다. 일본의 동명 소설과 영화를 원작으로 만든 영화 ‘지금 만나러 갑니다’(14일 개봉)에서다.소지섭 “내 마지막 멜로라 생각… 아빠役 어색하지 않았으면” 소지섭(41)이 ‘아이 아빠’라니, 상상이 안 갈 관객들이 많을 테다. 지금까지 한 번도 아빠 역할을 해 본 적이 없다는 그 역시 “머릿속에 그려지지가 않는다”며 제안을 고사했다. 영화 ‘지금 만나러 갑니다’에서 아이 아빠이자 아내와 사별한 남편 우진 역할 제의가 들어왔을 때다. ●“‘센 작품’서 벗어나 치유받고 싶어” 하지만 이내 마음을 고쳐먹었다. 시나리오가 품고 있는 ‘힐링 효과’ 때문이었다. “제가 자신이 없으면 작품을 할 수가 없어서 처음엔 거절했어요. 하지만 계속 ‘센 작품’들만 하다가 자극적인 요소가 배제된 시나리오를 읽으며 제 스스로 촬영하면서 치유받을 것 같아 ‘해 보자’ 싶었죠. ‘아이 아빠로 나오는 소지섭이 어색하진 않네’ 하는 얘기를 들었으면 좋겠어요(웃음).” 최근 그의 필모그래피는 ‘군함도’(2017), ‘사도’(2015), ‘회사원’(2012) 등 강렬한 서사를 지닌 작품들로 채워져 있다. 드라마와 달리 영화에서는 장르물을 주로 선택하던 그가 왜 다시 정통 멜로로 돌아왔을까. “전 세계적으로 인류가 멸망하지 않는 이상 죽을 때까지 나올 수 있는 서사가 사랑 이야기인 것 같아요.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장르도 로맨틱 코미디인데 요즘 영화시장에서는 흥행 때문에 멜로가 잘 안 만들어지잖아요. 때문에 저한테 멜로 작품이 오기도 힘들고요. 그래서 제안이 오면 더욱 고민하게 되죠. ‘내가 할 수 있는 마지막 멜로 작품이겠구나’ 싶어서요.” 작품에서 그는 줄곧 다른 배우들을 돋보이게 해 주려 한 발 뒤로 물러선 느낌이다. 아들과 집안 살림을 챙길 땐 서투름으로 실수를 연발하고, 죽은 지 1년 만에 돌아온 아내 앞에서는 조심스러움에 차분히 배려하는 모습을 보여 준다. 감정을 터뜨리는 대신 지그시 누르는 그의 차분한 연기는 자연스럽게 극와 어우러든다. 하지만 고창석(홍구 역)과의 ‘어울리지 않을 듯 어울리는’ 친구 호흡, 과거 회상 장면에서 ‘뽕’으로 어깨에 잔뜩 힘을 준 진핑크 재킷으로 태연자약하게 등장하는 장면, 수아 앞에서 번번이 기선을 제압당하는(?) 모습 등은 무거워질 수 있는 극에 생기를 불어넣는다. “아무래도 일본 원작이 너무 유명하고 원작을 아끼는 분들이 많잖아요. 때문에 비슷하게 가면 ‘복제’밖에 안 될 것 같았어요. 신파보다는 유쾌하고 즐거운 부분을 부각시켜 ‘가슴은 따뜻하고 얼굴은 웃고 있지만 살짝 눈물이 흐르는 영화’를 만들자고 감독님과 의견을 모았죠.” ●“계산 없이 감정에 충실한 연기하고파” 소지섭과 손예진의 커플 연기는 자연스럽다. 두 배우는 이미 17년 전 드라마 ‘맛있는 청혼’에서 호흡을 맞췄다. 반항기 가득한 남자를 주로 연기했던 20대를 넘어 어느새 성숙한 40대 가장의 사랑을 보여 주는 인물이 된 그는 “그때 저는 ‘발연기’하느라 정신없었고 예진씨도 데뷔작이라 기억이 안 날 것”이라고 웃으면서도 이내 진지한 눈빛을 머금었다. “저도 벌써 20여년간 오래 연기를 해 왔잖아요. 때문에 어떤 식으로 연기하면 카메라에 어떻게 비칠지 익숙하게 감이 와요. 하지만 그렇게 계산하면서 연기하고 싶진 않아요. 이젠 예전보다 나이가 많은 역할, 주연 아닌 조연 역할 등이 다양하게 들어와요. 배역에 상관없이 최대한 그때그때의 감정에 충실한 연기를 보여 드리고 싶습니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손예진 “못해본 역할에 갈증… 라라랜드 같은 작품 하고 싶어” 배우 손예진(36)은 멜로에 더없이 어울리는 표정과 감성을 지니고 있다. 사랑의 설렘이 찾아왔을 땐 특유의 말간 얼굴로 관객들을 감정이입하게 한다. 사랑하는 이와 품에 넣어도 애달픈 아이와 헤어져야 하는 운명 앞에서는 붉게 물든 눈가와 콧망울만으로도 슬픔과 절망의 깊이를 보여 준다. ●“사랑의 본질 담긴 작품에 매력 느껴” ‘지금 만나러 갑니다’에서 그는 더욱 섬세해진 감정 연기와 절제된 표현으로 환상 같은 이야기에 입체감과 현실감을 입혔다. ‘클래식’, ‘내 머릿속의 지우개’ 등 멜로 영화를 대표작으로 지니고 있으면서도 줄곧 정통 멜로 작품을 기다려 왔다는 이유가 영화에서 짐작된다. “현실엔 없을 법하지만 누구나 상상할 수 있고, 지금의 우리를 돌아보게 만드는 영화예요. 우리 모두 겪어 온 첫사랑의 풋풋함, 그리고 그 사랑이 발전돼 맺어지고 운명적으로 이별하는 등 사랑의 본질에 대한 모든 것이 담긴 이야기라 단숨에 시나리오가 읽혔어요. 사랑과 모성 등 다채로운 이야기로 보는 이를 치유해 주는 작품이라 ‘이건 내가 해야겠다’ 싶었죠.” 작품에서 그는 고교 시절부터 초등학교 1학년생 아이를 둔 엄마까지 폭넓은 나이대를 자연스럽게 소화한다. 일본 원작에서는 신비스러운 캐릭터지만 그는 무뚝뚝하고 털털하면서도 승부욕 많은 의외의 면모들을 캐릭터에 심으며 자칫 ‘신파’로 흐를 수 있는 이야기에 웃음을 주유한다. 현재의 나이와 배역의 나이를 비교하며 자학도 서슴지 않았다. “옛날에는 전화로 ‘연인에게 ‘누구니?’ ‘우진이니?’ 물으면 한껏 설는데 지금은 ‘우진이니?’ 하고 물으니 ‘엄마 집에 없니? 엄마 집에 계시면 바꿔줘’ 하고 친구 아들에게 묻는 것 같더라구요(웃음). 20대 때의 그 느낌을 모르겠다고 자꾸 자학을 하면서 찍었죠. 이별에 대한 이픔을 이야기하는 작품이지만 사랑하는 시간 동안 행복한 이들의 모습을 보여 줬으면 해서 자꾸 개그 욕심도 내고요(웃음).” ●털털한 캐릭터로 신파보다 웃음 더해 20대 초반에 이미 드라마 ‘연애시대’로 이혼녀와 아이 잃은 엄마를 실감나게 그려 낸 그는 어느덧 30대 중반을 넘겼다. 나이가 들수록 여배우에게 다양한 역할이 주어지지 않는 현실을 줄곧 주연만 맡아 온 그도 체감하고 있을까. “저는 운이 좋게도 다양한 장르의 작품에서 꾸준히 활동을 해 와서 아직은 체감하진 못해요. 하지만 남성을 주인공으로 한 영화가 더 많이 만들어지는 우리 현실에선 상대적으로 남자 배우보단 배역의 폭이나 양이 적겠죠. 한 배우가 여러 작품에 겹치며 나오는 모습을 보며 ‘남자 배우들은 활동이 왕성하구나’ 느끼기도 하고요. 때문에 제가 하지 않은 역할에 대한 갈증은 늘 있어요. ‘라라랜드’나 ‘물랑루즈’처럼 춤추는 뮤지컬 영화지만 전혀 어색하지 않고 아름다운 작품을 해 보고 싶기도 하구요.” “쉬지 못해도 촬영 현장이 즐거워 에너지가 줄지 않는다”는 손예진은 올해 안방극장과 스크린에서 연이어 관객들과 만난다. 이달 말 안판석 감독의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로 5년 만에 드라마로 복귀한다. 하반기 개봉 예정인 범죄 스릴러 영화 ‘협상’에서는 경찰 소속 협상가 하채윤 역으로 인질범 역을 맡은 현빈과 맞선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김응교 교수 작가의 탄생] 피로 쓴 투명한 詩… 노동자의 고단함을 노래한 ‘일곱 번째 인간’

    [김응교 교수 작가의 탄생] 피로 쓴 투명한 詩… 노동자의 고단함을 노래한 ‘일곱 번째 인간’

    지난달 주헝가리 한국문화원이 주최한 ‘윤동주-요제프 아틸라 시인 심포지엄’을 위해 부다페스트를 찾았다. 다뉴브강을 그윽하게 품고 있는 도시의 야경은 황홀 그 자체였다. 바로크, 아르누보, 네오클래식의 아름다운 건물에 매혹되었지만 부다페스트의 역사가 담긴 영화 한 편이 떠오르면서 감탄사는 이내 한숨으로 바뀌었다. 우울한 일요일이라는 뜻의 ‘글루미 선데이’. 2차 대전 당시 부다페스트에서 일어났던 유대인 학살의 비극을 배경으로 한 영화의 제목은 원래 피아노 연주곡에서 따온 것이다. 1933년 헝가리 피아니스트가 만든 동명의 연주곡은 라디오 전파를 탄 지 두 달 만에 헝가리에서만 180명이 넘게 자살하는 초유의 사태를 초래했다.“13세기에 건축된 왕궁은 몽골군의 습격으로 파괴됩니다. 몽골군이 들어올 때 속수무책이었다고 합니다. 15세기에 르네상스 양식으로 왕궁을 다시 짓는데 오스만튀르크에 의해 다시 부서져 버리지요. 그 후 헝가리는 좋은 시기를 맞이해요. ‘헝가리 제국’이라고 할 수 있는 시대죠. 1860년부터 1910년까지 가장 화려했던 시기였을 거예요. 그런데 전쟁에 패하면서 영토의 60%쯤을 빼앗겨요. 2차 대전 무렵 히틀러와 힘을 합치면 영토를 회복할 수 있다는 꿈에 러시아 사회주의에 반대하며 히틀러 나치에 붙지요. 당시 의사, 언론인, 변호사 등 사회 지도층의 반 이상을 차지하던 유대인을 학살하기 시작합니다. 헝가리 나치정당, 화살십자당이 주도했지요. 1944년 3월부터 불과 몇 달 사이에 집중해서 학살한 겁니다. 이 시기에 아우슈비츠에서 학살된 110만명 중에 44만명이 헝가리 유대인이라고도 하지요.”주헝가리 한국문화원 김재환 원장의 열정적인 설명을 들으며 왜 이곳에서 집단 자살을 일으킨 전설의 금지곡이 나왔는지 알 수 있었다. 겉으로는 화려한 헝가리 제국의 역사에는 감출 수 없는 슬픔이 많았다. 부다페스트를 찾은 목적 중 하나는 헝가리가 낳은 시인 요제프 아틸라(1905~1937)의 발자취를 밟는 것이었다. 시집 ‘일곱 번째 사람’을 읽고 그가 어떤 사람인지 궁금한 마음을 숨길 수 없었다. 우리에게는 낯설지만 유네스코가 2005년을 ‘요제프 아틸라의 해’로 정할 정도로 세계문학이 기억하는 역사적 인물이다. 행사를 위해 만난 헝가리 시인 커러피아트 오르쇼아는 “아틸라는 헝가리가 가장 사랑하는 시인”이라고 말했다. 윤동주와 아틸라는 야만의 시대를 노래한 시인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심포지엄에서 만난 헝가리 청중들은 윤동주의 시에서 아틸라를 만나고 싶어 하는 듯했다. 행사에서 심보선 시인이 아틸라의 대표 시 ‘일곱 번째의 인간’에 영향을 받아 쌍용차 해직자들의 자살 행렬을 추모한 시 ‘스물세 번째 인간’을 썼다는 말을 들었을 때 마음이 무척 쓰렸다. 다뉴브 강가에 요제프 아틸라의 동상이 있는데 다 떨어진 셔츠만 입고 오래 굶어 삐쩍 마른 몸을 재현하고 있다. 그가 얼마나 굶주렸는지 그의 시에 자주 나온다.“작은 빵조각이라도/ 아무거라도/ 적선을 구한다.”(개) “친구여, 나는 한 주 내내 아무것도 먹지 못했다.”(칠일 동안) “나는 사흘째 아무것도/ 빵 한 조각도 먹지 못했다.”(온 마음을 다하여) “나는 하루걸러 한 끼 먹는데/ 위궤양은 매일같이 나를 좀먹는다.”(마지막 전투) “나는 어제도 굶었지만/ 악마는 내 대신 배를 채웠다.”(메달) 비참한 표현들인데 이상하게 시큰하기는커녕 담담하다. 아홉 살 때 배급소에서 “저녁 7시부터 다음날 아침 7시 반까지 밤새 줄을 섰어도 내 차례가 되기 바로 전에 보급품이 떨어졌다는 소리를” 듣고서도 우직하게 배고픔을 견딘다. 빈궁했지만 그는 “나는 곤궁 가운데서도 오만했다!”(소네트)고 할 만큼 자긍심이 있었다. 헐벗은 동상 앞에서 비행기 타고 여기까지 올 수 있는 살 만한 처지인 나는 괜히 미안하다. 굶어 죽을 처지였지만 그는 작가로서 명랑함과 팽팽한 긴장을 놓치지 않았다. “국제적 자질을 지닌 최초의 프롤레타리아 서정시인”이라고 게오르그 루카치가 썼듯이. 아틸라 시집 ‘일곱 번째 사람’을 몇 번이나 곰삭여 읽었는데, 다시 읽고 싶을 정도로 매혹 자체였다. 시집을 읽는 내내 오랜만에 눈시울이 뜨거웠다. 남녀노소 빈부를 가리지 않고 헝가리인이 모두 사랑하는 아틸라의 시는 나에게 큰 의미를 주었다. 그중에 ‘유리 제조공’은 특히 시를 쓰는 자세뿐만 아니라 삶을 대하는 곡진한 태도를 생각하게 했다. 불을 일으키고도가니 속에투명한 용액을 끓여피와 땀을 섞어 넣는유리 제조공.남은 힘으로용액을 붓고는매끈한 판유리를 만든다. 해가 뜨면도시로,작디작은 시골 마을 오두막으로빛을 가져간다. 노동자로 불리기도 하고시인으로 불리기도 하는 그들 -노동자나 시인이나 매일반이긴 하지만.조금씩 피를 써 버리다투명해진다. 그리고미래로 향하는 큼지막한 크리스털 유리창이우리에게 끼워진다. -‘유리 제조공’제목 때문에 이 시는 노동자의 삶을 그린 시로 보인다. 1연은 유리 만드는 공정을 상세히 재현하고 있다. 아침이 되면, 도시와 시골 오두막까지 “빛을 가져간다”는 표현은 따스하다. 그의 삶은 지지리도 고통스러운 가난에 시달리던 노동자의 삶이었다. 비누공장 노동자인 아버지와 세탁부로 일했던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그는 ‘자기소개서’에 이렇게 썼다. “나는 1905년 부다페스트에서 태어났다. 종교는 그리스정교, 아버지는 요제프 아론, 아버지는 내가 세 살 때 헝가리를 떠났다.” 나는 마침내 이해한다메아리치는 대양 건너아메리카로 간 아버지를 이해한다. 고국에서의 기회는 점점 줄어들고희망은 쓴맛을 보았다.아버지는 비누 제조에 신물이 났다. -‘나는 마침내 아버지를 이해한다’에서 그의 아버지는 아메리카로 돈을 벌러 갔고 아틸라는 아동보호국의 주선으로 양부모에게 입양됐지만 아틸라는 얼굴도 모르는 아버지를 미워하지 않았다. 어릴 적부터 돼지치기를 했다. 이후 할머니가 데려가 부다페스트에서 학교를 다녔다. “3학년이 독본에서 훈족 왕 ‘아틸라’에 관한 이야기를 읽고 독서에 몰입하기 시작했다. 내 이름이 아틸라여서 더 흥미로웠다. 기독교인 이름에는 아틸라라는 이름이 없다고 들었기 때문에 아틸라 왕 이야기가 놀라웠다. 나는 이를 계기로 나라는 존재에 대한 의문을 품기 시작했다.” 아틸라가 1937년 입사지원서로 쓴 ‘자기소개서’에는 작가의 탄생을 알리는 시점이 보인다. 이름에 얽힌 의문은 “나라는 존재에 대한 의문”으로 발전하고, 그 의문을 쓰기 시작했을 때 돼지치기 소년 아틸라는 시인 아틸라로 변하기 시작했을 것이다. ‘나는 누구인가’라고 묻는 지점에서 뇌와 가슴은 성찰과 기록의 엔진을 돌리기 시작한다. 가족을 부양하려고 진종일 무거운 세탁물을 나르며 지쳐 가던 어머니 몸속에는 암세포가 번지고 있었다. 그가 16세였던 1919년 어머니가 사망하자 아틸라는 신문팔이, 선박 급사, 옥수수밭 경비원, 시인, 번역가, 항만 하역부, 날품팔이 등 20개에 달하는 직업을 전전하며 하루하루를 살았다. 아니 살았다가 아니라, 버텼다. 이 시는 분명히 유리를 제조하는 노동자의 모습을 그리고 있지만, 거기서 끝나지 않는다. ‘유리 제조공’은 유리 만드는 사람의 이야기이면서, 시 쓰는 사람 이야기, 노동하며 살아가는 우리 모든 인간을 그린 이야기다. “노동자로 불리기도 하고/시인으로 불리기도 하는 그들”(3연)은 바로 우리 자신의 모습이다. 노동자 모습을 그대로 글 쓰는 사람, 시 쓰는 사람의 자세와 연결시킨다. 노동을 시 쓰듯이 한다면, 시를 노동하듯이 쓴다면, 성실하게 시 쓰는 노동자는 얼마나 행복할까. “조금씩 피를 쓰다/투명해지고”는 끔찍하면서도 아름다운 표현이다. 이 시에는 “투명”이라는 단어가 두 번 나온다. 얼마나 투명해야 제대로 시를 쓸 수 있을까. 얼마나 투명해야 솔직한 삶을 살 수 있을까. 시는 피로 쓰는 것이다. 시는 투명해질 때까지 쓰는 것이다. 유리처럼 투명해질 때까지 피로 써야 한다. 니체 말대로 피로 써야 한다. 그것은 시 쓰는 데만 한정된 이야기가 아니다. 삶 자체를 진정한 인간으로 살아야 할 것이다. 아틸라는 가장 유명한 시 ‘일곱 번째 사람’에서 그가 그리는 인간상을 이렇게 표현한다.할 수만 있다면 시인이 되어라 시인은 일곱 사람으로 이루어진다- 대리석 마을을 짓는 사람 꿈을 타고난 사람 하늘의 지도를 그릴 줄 아는 사람 언어의 선택을 받은 사람 자신의 영혼을 만들어 가는 사람 쥐를 산 채로 해부할 줄 아는 사람- 둘은 용감하고 넷은 슬기롭지만 너 자신이 일곱 번째라야 해.” - ‘일곱 번째 사람’에서 여기서 말하는 시인은 글 쓰는 시인이 맞다. 열일곱의 나이에 첫 시집 ‘아름다움의 구걸인’을 발표했던 아틸라는 노동자의 궁핍함과 희망을 시집에 담았다. 문단의 주목을 받았지만 지독한 가난에서 탈출할 수 없었다. 가난했지만 그의 시는 군색하지 않다. 그의 시에서 말하는 ‘시인’이란 직업으로서의 시인을 넘어선다. 그냥 시 쓰는 사람이 아니라, 하늘의 지도를 그리듯 미래를 보는 사람, 자신의 영혼을 만드는 긍지의 사람, 짐승을 산 채로 해부하듯 끔찍한 일도 감내할 수 있는 사람을 의미할 수 있겠다. 아틸라 문학관에도 가보았다. 오래 묵은 옛 건물 골목 골목을 에돌아 문학관에 닿았다. 자그마한 정원에 사방이 둘러싸인 3층 연립주택이었다. 이름이 같은 아틸라라는 직원은 66㎥(20평)쯤 될까 말까 한 작은 문학관을 상세하게 안내해 주며 멀리서 찾아온 나그네를 맞아 주었다. 2층에 아틸라가 쓰던 방이 있다고 하는데 들어가 보지 못했다. 작은 건물에서 아틸라가 그리워하던 어머니를 생각해 봤다. 자그마한 체구의 어머니,세탁부들이 대개 그렇듯 일찍 돌아가셨다.무거운 세탁 바구니를 옮길 때 떠는 다리,다리미질이 주는 두통, 그들에게는 빨래더미가 산이고다리미의 수증기는 구름이었으며 - ‘어머니’에서 암으로 일찍 죽은 어머니를 잊지 못하던 아틸라는 1930년 당시 불법이었던 공산당에 입당하여 가난을 극복해 보려 했지만 1933년 스탈린주의자들에 의해 공산당에서 쫓겨난다. 극도의 절망에 시달리던 그는 1937년 12월 서른두 살의 고단함 몸을 화물열차에 던져 마감했다. 짧은 생애라 하지만 극빈 노동자 집에서 태어나 자본주의의 밑바닥을 체험하며 32년을 견딘 것은 얼마나 처절한 견딤이었을까. 그나마 버틸 수 있었던 건 ‘시’가 있었기 때문 아닐까. 그에게 ‘시’는 생명 그 자체였다. 부다페스트에 윤동주를 전하러 갔던 나는 요제프 아틸라를 만나고 왔다. 윤동주 시처럼 아틸라 시도 쉽지만 검박한 일상어에는 심연이 있다. 윤동주가 말했던 “모든 죽어가는 것”(서시)을 아틸라는 감정적인 수작 없이 냉철하고 천천히 응시했다. 아틸라는 죽어가는 것 자체였다. 세상이 버거운 독자들은 아틸라가 견뎌온 힘겨운 삶을 읽으며 위안을 받는 모양이다. 그의 비극적 시는 독자들에게 세상 앞에서 담담하게 마음의 채비를 하라고 권한다. 아틸라의 처절한 시 앞에서는 어떤 불평도 싱겁다. 다른 대륙에서 살았던 두 시인은 죽어가는 것을 시로 쓰는 지점에서 불멸의 시인으로 탄생했다. 시인·숙명여대 교수
  • 조민기 “딸에게 미안” 전화통화…이후 숨진 채 발견

    조민기 “딸에게 미안” 전화통화…이후 숨진 채 발견

    고(故) 조민기가 극단적인 선택을 하기 전 기자와 나눈 통화내용이 공개됐다. 조민기는 가족, 특히 딸에 대한 미안함을 드러낸 것으로 전해졌다.지난 9일 채널A ‘뉴스 TOP10’에서 강일홍 기자는 “조민기와 종종 통화를 했다. 피해자에 사과하는 것이 우선이었기에 가족들에 대한 미안함을 드러내지 못했지만 이 통화에서는 딸에게 미안해 했다”고 말했다. 강일홍 기자가 공개한 파일에는 “원래는 6일날 오라고 했는데 딸 대학원 입학하는데 신경쓰이지 않게 하려고 날짜를 늦췄다”라고 말하는 조민기 목소리가 담겨 있었다. 강일홍 기자는 “저장 안된 번호로 전화가 와서 물어보니 ‘휴대전화를 압수 당했다’고 하더라”라고 덧붙였다. 조민기는 이날 오후 4시3분쯤 서울 광진구 구의동의 한 주상복합아파트 지하 1층 창고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은 채 발견됐다. 조민기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119 구급대에 의해 건국대학교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끝내 숨졌다. 이후 조민기의 빈소는 건국대학교 병원 장례식장 204호실에 마련됐다. 조민기의 유족 측은 다음 날인 10일에도 취재 비공개 입장을 고수했다. 현재 유족은 큰 슬픔 속에 빈소를 지키고 있는 상황으로 고인의 사망과 관련해 입장을 전할 수가 없는 상황이라 취재를 자제해줄 것을 재차 당부했다. 유족 측은 이날 취재진에 “유족이 장례식을 비공개로 치르길 원한다”면서 “발인식에는 유족들과 지인들만 참석할 것 같다”고 말을 아꼈다. 한편 서울 광진경찰서는 이날 조민기의 자필 유서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A4용지 크기의 종이 6장 분량의 유서는 창고에 보관하던 물건 위에서 발견됐다. 유서에는 “그동안 같이 공부했던 학생들과 가족들에게 미안하다”는 내용이 담겼다. 경찰은 조민기의 타살 혐의점이 발견되지 않아 부검하지 않는 것으로 검찰과 협의 중인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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