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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윤택과 이승윤이 생각하는 ‘가장 가슴 아팠던 자연인’의 공통점은?

    윤택과 이승윤이 생각하는 ‘가장 가슴 아팠던 자연인’의 공통점은?

    “자연인께서 해주신 음식 먹고 배탈 난 적은 단 한 번도 없어요. 근데 도시에서 회식하면서 고기 먹고 술 먹고 배탈 난 적은 많아요. 참 희한하죠.”, “그 분들의 손이 더러운 게 아니라 오히려 돈 만지고 신용카드 만진 제 손이 더 더러운 거란 걸 느꼈어요.” 윤택과 함께 ‘나는 자연인이다’를 10년 째 진행하고 있는 개그맨 이승윤(44)씨. KBS 개그콘서트에서 살 빼는 코너인 헬스보이를 진행하면서 이름을 알린 그가 ‘나는 자연인이다’란 프로그램을 통해 이름 석 자를 제대로 ‘떡상’시켰다. 40~50대 시청자들에게 이승윤 팬덤까지 형성될 정도. “프로그램을 보고 힐링 하시는 분들이 제가 생각했던 거보다 훨씬 많아요. 그 분들을 위해서라도 열심히 해야겠다, 란 생각이 들죠. 오래 하다보니깐 나름의 노하우도 생기고 지금은 딱히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인생 공부라고 생각하고 저 자신도 즐기면서 일하고 있어요.” 다음의 그와의 일문일답.  (Q) KBS 2TV ‘개승자’ 탈락후보1위오랫동안 산에 있다 보니 (개그)감을 잃었을까봐 많은 분들이 그렇게 예측을 한 거 같다. 처음에 모였을 때 1라운드 탈락 1순위로 뽑혔는데 오히려 그게 자극이 됐다. 도시에만 있지 않고 산에도 있고 해서 생각하는 폭이 넓어졌다. 그게 저한테는 오히려 유리하게 작용한 거 같다. ‘도시의 맛을 보여주자’란 마음에 더 이를 악물고 한 거 같다. (Q) 연말연시 많이 바쁘실 텐데요즘 거의 집에 못 들어간다. 2박 3일 산에 가고 야외촬영도 많은 편이다. 어제(7일)도 5일 만에 집에 들어갔고 내일 나가면 또 5일 만에 들어가게 된다. 개승자 회의 있어 많이 바쁜 편이다. (Q) 나에게 BTS란삶의 원동력이다. 그냥 제가 좋아서 ‘덕질’하고 있다. 다른 ‘아미’ 분들이 알아봐주시고 좋아해주신다. 하루 빨리 콘서트 장에서 만나 뵐 수 있기를 간절히 희망하고 있다. 한 번도 실제로 본 적 없지만 언젠가 한 번쯤 만나는 날이 있을 거라 생각하고, 그날을 꿈꾸며 살고 있다. 성덕이 되고 싶다. (Q) 두 달 훈련하고 종합격투기 프로 데뷔전버킷리스트 중 하나였다. 훈련 기간은 짧았지만 내 모든 걸 쏟아 부었다. 후회 없고 스스로에게 만족하고 있다. 당시 코뼈 골절 됐는데 응급처치하고 놔뒀다. 근데 코가 더 높아졌다. 상대방 선수에게 한 대 맞았을 때 정말 무지하게 아팠다. 선수들이 링에 올라가면 아드레날린이 분비되면서 아픈 거 모른다고 했다. 근데 한 대 맞았는데 너무 아파서 그렇게 말한 사람한테 욕하고 싶었다.(Q)  섭외는 어떻게 됐는지딱히 한다고 한 사람이 없었던 게 아니었을까. 그냥 진행을 하면 된다. ‘단독 엠씨다’,라는 말에 혹해서 이 기회는 무조건 잡아야 할 거 같아 덥석 물었다. (Q) 윤택씨와 공동 진행, 아쉽지 않은지전혀 그렇지 않다. 제가 오히려 3회 때까지 하고 못하겠고 했다. 1회 때 생선대가리 카레, 2회 때 고라니 간을 먹으라고 하니깐 3회 끝나고 더 이상 하고 싶지 않았다. 프로그램의 흐름이 맞는 건지도 모르겠고, 프로그램이 말하고자 하는 게 도대체 무엇인지, 내가 엠씨 맞는 건지, 혼란스러웠기 때문이었다. 육체적, 정신적으로도 많이 힘들었고 그만 두려면 지금 그만두는 게 났겠다, 라고 생각했다. 근데 1회 방송 시청률이 너무 잘 나왔다. 갈등하고 있던 차에 4회 때부터 윤택 형이 합류하게 되면서 번갈아 진행하게 됐다. 서로 격주로 진행하다 보니 보는 맛이 달랐고 그래서 장수하게 된 거 같다.(Q) 팬들의 인기를 실감하는지중장년층에 가서는 그 어느 분 부럽지 않다. 윤택 형의 서글서글함을 좋아하는 분도 있고, 저는 귀엽게 봐주시는 거 같다. 특히 할머니들께서 저를 진짜 예뻐하신다. 윤택 형은 귀여운 맛보다는 특유의 친화력이 장점이다. 서로의 매력 포인트가 다른 거 같다. (Q) 옷을 벗는 경우가 많은데자꾸 피디가 시키는 거다. 예전 몸이 좋았을 때는 벗는 거에 대한 거부감 없었다. 어느 순간 몸이 망가져서 벗기 싫은데 독사PD가 ‘형의 벗은 몸을 시청자들이 좋아할 거라고’ 자꾸 몰아붙여서 억지로 벗은 적이 몇 번 있다. 요즘엔 잘 안 벗는다. 지게 짐도 카메라가 꺼져도 끝까지 들고 자연인 집까지 간다. 으레 제작진들이 그런 줄 안다. 어차피 제가 안 지으면 누군가 지어야하기 때문에 끝까지 든다.(Q) 처음 보는 분과의 ‘첫날 밤’자연인 입장에선 처음 보는 낯선 사람이 옆에 누워 있는 셈이다. 저 또한 도시에 살다가 모르는 분이랑 같이 눕는 상황이다. 같이 누워 있으면 자연인의 눈이 ‘떴다, 감았다’ 하는 게 느껴진다. 저는 잠자리가 바뀌면 잘 못 자는 편인데 지금은 그런 게 없어졌다. 육체적으로 힘들면 어느 곳에서나 잠이 오는 법인 거 같다. 그래서 일부러 촬영 현장에서 일부러 일을 많이 하려고 한다. (Q) 장수말벌에 쏘여 죽을 뻔 한 사연병원 가는 도중에 의식 잃고 쓰러졌다. 의식을 잃어가면서 ‘아, 사람이 이렇게 죽는 건 너무 허무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깨어나 보니 병원이었고 호스가 코에 꽂혀 있었다. 어깨에 쏘였는데 점점 얼굴로 마비가 와서 기도가 막히고 호흡까지 힘들게 되는 매우 위험한 상황이었다. 부모님, 아내, 아들, 동료들 생각이 많이 났다. 다행히 깨어났는데 독사PD가 ‘형, 괜찮아?’ 물어서, ‘괜찮다’고 하니까 ‘형, 그럼 내일 촬영 가능해?’ 하기에, ‘이거 미친놈이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독사라는 별명이 괜히 생긴 게 아니란 생각도 들었다. 물론 진심은 아니었을 거다. (Q) 독사PD의 장단점어떤 열악한 상황에서도 다 해낸다. 단점은 그 해내는 과정이 짜증난다. 주변 사람들이 피곤하다. 처음엔 입수하니 안 하니 등으로 티격태격도 많이 했다. 근데 중요한 건 억지로 들어가라고 하지 않는다. 자연인께서 진짜 냉수마찰 하시는 분이면 그때 같이 하라고 한다. 또 다른 단점은 매우 어려운 상황을 쉽게 얘기한다는 점이다. 영하 20도인데 빨리 물에 들어가라는 식이다. 너무 쉽게 얘기하니깐 제가 늘 말려드는 거 같다. 물론 너무 밋밋하고 특정한 얘기 없이 잔잔히 흘러가는 상황에선 어떻게든 제가 뭔가를 하려고 노력하는 편이다.(Q) ‘생선대가리 카레’ 그리고 ‘고라니 간’생선대가리 앞에 수식어가 붙는다. ‘썩은’ 방송을 다시 보시면 아시겠지만 생선 눈이 희미해 보인다. 초점이 없다. 안 먹을 수 없어서 최대한 안쪽으로 생선대가리 먹었는데 맛이 아래로 내려왔다. 냄비 바닥 쪽은 괜찮겠지 하고 먹었는데 바닥까지 썩은 생선대가리 맛이 내려왔다. 중력 때문에 밥알 하나하나에 코팅이 됐다. 먹긴 했는데 ‘정말 이건 못 먹겠다’란 눈빛이 당시 나온 거 같다. 그 눈빛은 제 인생에 단 한 번 뿐인 거 같다. 여러 곳에서 그 눈빛을 표현해 달라고 요청이 왔다. 거울보고 구도도 맞춰보고 별 걸 다해봤는데 당시 오리지널 표정은 안 나온다. ‘이 프로그램을 계속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복합적인 생각이 얼굴로 표현된 거 같다. 이후 생선대가리 카레로 이미 끝판 왕을 만났기 때문에 다음에 뭐가 나와도 견딜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2회 때 죽은 고라니 간을 먹었다. 다행히 썩진 않았다. 물컹물컹 했던 기억이 난다.(Q) 가장 맛있었던 음식콩을 넣어서 짜장면을 만들어 주셨는데 밖에서 사 먹는 것보다 훨씬 맛있었다. 산에서 쉽게 먹을 수 있는 음식도 아니었고 당시 너무 배고팠던 차에 가장 기억에 남는다. 스태프들도 다 함께 먹었는데 난리가 났었다. (Q) 자연인을 만나면서 느낀 게 있다면‘늘 내 생각이 늘 맞다’고 생각했는데 그분들을 만나고 나서 내 안의 어떤 틀에 갇혀 있었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누가 맞고 틀리다의 문제가 아니라 그냥 생활방식이 다른 것일 뿐이다. 그게 틀렸다고 말할 수 없는 거다. 서로를 존중하는 마음을 많이 깨닫게 됐다. (Q) 가장 가슴 아팠던 자연인자식을 잃고 산에 들어온 자연인과 얘기를 나누다 보면 저도 자식을 키우는 입장에서 많은 눈물을 흘렸다. 또한 산에서 그런 엄청난 아픔을 극복하고 열심히 살아가시는 모습을 보면서 그분들의 슬픔에 많은 공감을 하고 응원도 하게 됐다. (Q) 나이 들어 산속으로?저는 다른 분들에 비해서 산에 자주 간다. 오히려 그렇게 산에 가는 걸 즐기는 거 같다. 도시에만 계속 있으신 분들은 자연으로 놀러 가고 싶지만 저는 자주 가니깐 그런 생각은 안 하게 되는 거 같다. 도시는 도시대로의 매력이 있고, 자연은 자연대로의 매력이 있는 거 같다.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는 생각은 아직까지 없는 거 같다.(Q) 개그맨으로 복귀한 소감뭔가 어떤 곳에 다시 열정을 쏟을 수 있기 때문에 제가 좀 살아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개승자’가 경연프로그램이다 보니깐 뭔가 기분 좋은 긴장감이 있다. 정말 아이러니 한 게 자연은 경쟁이 없는 평안한 곳이다. 반대로 도시는 매우 치열한 곳이다. 저는 경쟁이 없는 곳에 잠깐 가서 쉬었다 와서 다시 도시 속의 경쟁에 임할 수가 있다. 그래서 다른 개그맨들보다 유리하다고 생각한다. 그게 저의 가장 큰 장점이기 때문에 남은 경연도 자신 있다.
  • [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귓속말/오늘

    [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귓속말/오늘

    귓속말/오늘 기부식은 언제 해요? 나는요 소나타 10번을 칠 수 있어요 피아노 페달을 밟으면 발을 올려놓고 춤추는 것 같아요 아, 방금 컵이 낸 소리는 C#이에요 한 모금 마셨기 때문이죠 슬픔을 파는 상점에 다녀온 날은 하루 종일 소리들과 음계 맞추는 놀이를 해요 뒷담에 앉은 고양이의 수화는 높은 레, 강아지는 운동화를 물고 낮은 미에서 높은 도로 갑자기 달려가요 내 친구 연준이는 노래를 잘하고 민하는 무용을 해요 연준이는 화가가 되고 싶다고 했는데 연준이 그림을 본 적이 없어서 모르겠어요 이따가 베토벤 로망스 2번을 칠 건데 어려운 곡일수록 더 많은 기부를 받을 수 있대요 옷이 작아서 부끄럽지만 지팡이를 짚을 때 몸을 숙이면 모를 거예요 근데요 피아노는 어떻게 생겼나요? 아름다운 시를 읽으면 춤을 추고 싶어요. 바람이 포플러나무 이파리를 흔드는 것 같고 새들이 신비한 노래를 부르는 것 같아요. 옥천 샛강의 물고기들이 겨울의 춤을 추는 것도 보기 좋아요. 절제된 율동으로 군무를 추죠. 강이 얼기 직전의 마지막 축제인 셈이죠. 강이 얼면 징검다리에 앉아 귀를 기울여요. 얼음 아래 겨울의 시들은 또 얼마나 침착하고 부드러운지요. 오늘 시인의 시를 읽으며 춤을 추고 싶었지요. 세상의 모든 풍경들은 사랑의 음계를 지니고 있지요. 기부라는 말 따뜻해요. 인간의 냄새가 나지요. 군고구마 냄새도 나고 갓 볶은 커피 향도 나요. 모차르트의 작은 별 바리에이션을 듣는 것 같아요. 하늘에서 별이 쏟아지네요. 오늘 우리 기부하러 갈까요? 곽재구 시인
  • [그 책속 이미지] 가족의 웃음, 최고의 행복

    [그 책속 이미지] 가족의 웃음, 최고의 행복

    북유럽 디자인의 창시자로 잘 알려진 칼 라르손의 가족에 대한 사랑은 특별했다. 그는 사랑을 가득 담아 가족의 일상을 그림으로 그렸는데 한 화상이 자녀들을 그린 칼의 그림에 주목하면서 작업 의뢰가 줄을 이었다. 그림은 1894년 칼이 딸 리즈베스를 그린 작품이다. 리즈베스는 빨강 스타킹에, 빨강 원피스, 빨강 앞치마 차림에 빨강 인형을 들고 환하게 웃고 있다. 칼은 “‘개구쟁이’ 리즈베스가 있는 곳에는 항상 웃음이 따르고 슬픔은 종적을 감춘다. 우리 악동 녀석이 햇빛을 받아 온통 빛난다”면서 애정을 드러냈다. 칼이 세상을 떠난 지 100여년이 지났지만 그가 평생을 통해 실천했던 삶, 물질보다는 자연과 전통을 지키고 화목한 가정을 추구하는 행복하고 창의적인 삶은 그의 그림으로 고스란히 남아 우리에게 다정하게 말을 건넨다.
  • 지난해 극단을 택한 인도 주부 2만 2372명, 25분마다 한 명 꼴 왜?

    지난해 극단을 택한 인도 주부 2만 2372명, 25분마다 한 명 꼴 왜?

    지난해 인도에서 극단을 선택한 가정주부 숫자가 2만 2372명에 이른다고 영국 BBC가 16일 전했다. 최근 발표된 전국 범죄기록청(NCRB) 데이터에 따르면 매일 61명이 스스로 삶을 내려놓아 25분마다 한 명은 극단을 택하는 셈이다. 지난해 인도에서 스스로 삶을 접은 이는 모두 15만 3052명이었다. 주부의 자살 비중은 14.6%로 여성 전체 자살 사망자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지난해만 예외적으로 주부 자살이 많았던 것은 아니다. NCRB이 자살 직업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1997년 이후 매년 2만명 이상이 스스로 극단을 택했다. 2009년에는 2만 5092명에 이르렀다. 역시나 주부들에게 심각한 정신적 타격을 입히고 극단을 선택하게 내모는 것은 가정폭력이었다. 모든 여성의 30% 정도는 배우자 폭력을 경험했다고 털어놓았다. 여기에다 호된 시댁 살이와 결혼제도란 굴레는 주부들이 숨도 제대로 쉬지 못하게 한다. 북부 바라나시에서 정신과 상담을 하는 우샤 베르마 스리바스타바는 “여성들은 정말 참을 만큼 참는데 인내에도 한계가 있기 마련”이라면서 “대다수 소녀는 이르면 18세에 결혼하는데 법적으로 문제가 없는 나이다. 아내이자 며느리가 되는데 그때부터 일평생 요리하고 빨래하고 온갖 허드렛일을 해야 한다. 모든 종류의 제한이 따라붙는다. 개인적 자유는 조금도 없고, 그들만의 비상금도 챙길 수 없다. 교육과 꿈은 멀어지고 절망과 낙담이 대신 자리를 차지한다. 존재 자체가 고문이 된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더 나이가 있는 여성들은 조금 이유가 다르다. 아이들이 장성해 출가한 뒤 ‘ 텅 빈 둥지’ 증후군을 겪거나 폐경 이후 심리적 공허감을 채우지 못해 극단을 선택하곤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는 자살은 쉽게 예방할 수 있다고 말한다. 반면 수미트라 파타레 같은 상담의는 많은 인도인 자살자는 아주 충동적으로 극단을 택한다. “남자가 집에 왔다. 아내를 때린다. 그러면 여자는 목숨을 끊는다.” 그는 스스로 생을 저버리는 인도 여성 셋 중의 한 명은 가정폭력에 시달린 전력을 갖고 있다는 별도의 연구가 있다고 했다. 방갈로르에서 정신건강을 살피는 어플리케이션 와이사(Wysa)를 개발한 정신과 의사 카이탈리 신하는 자살을 기도했다가 목숨을 건진 이들을 카운셀링했더니 채소를 팔러가면서 함께 열차를 탄 이웃들과 속내를 트고 대화를 나눠 삶의 의지를 다시 불태운 것을 발견하게 됐다. 흉허물을 털어놓을 친구가 단 한 명이라도 있었으면 극단을 택하려 하지 않았을 것이란 얘기를 많이 들었다. 아울러 코로나19 팬데믹과 봉쇄(록다운) 대책이 여성들의 상황을 한층 나쁘게 만들었음은 물론이다. 가정폭력에 시달리는 여성들에게는 배우자가 집을 비우는 시간이 많아질수록 나은데 그렇지 않으니 자연 그들의 분노와 슬픔은 갈수록 쌓이게 마련이며 자살이 유일한 안식처가 되곤 한다는 것이다. 인도는 많은 인구 만큼이나 높은 자살 비율로 악명을 떨치고 있다. 인도 남성의 자살은 전 세계 남성 자살의 4분의 1을 차지한다. 반면 인도 여성은 15~39세 연령대 전 세계 자살 사망의 36%를 차지한다. 하지만 유족들은 가족의 자살을 수치스러워 하며 감추려고만 든다. 인도 시골에서는 부검을 요구하지 않는다. 돈이 있는 집안이면 어떻게든 사고사로 꾸며 넘어가려 한다. 어떤 경우에는 경찰관이 입회하지도 않는다. 인도 정부도 문제를 깨닫고 대책을 논의하지만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우선 통계부터 정확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 ‘마포 오피스텔 살인’ 40대男, 1심서 징역 40년

    ‘마포 오피스텔 살인’ 40대男, 1심서 징역 40년

    옛 직장 동료를 살해한 뒤 그의 시신을 유기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40대 남성이 1심에서 중형을 선고받았다.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1부(부장 문병찬)는 15일 강도살인, 사체유기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된 서모(41)씨에게 징역 40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강도살인죄는 경제적 이익을 목적으로 대체 불가능한 사람의 생명을 그 수단으로 삼는 반인륜적 범죄로서 어떤 이유로도 용납할 수 없다”고 밝혔다. 서씨는 증권사 입사 동기였던 피해자가 퇴사 후 일하고 있던 서울 마포구의 한 오피스텔 사무실에 지난 7월 13일 침입해 미리 준비한 흉기로 피해자를 살해하고 시신을 경북 지역의 한 창고 정화조에 유기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범행 당시 4억원이 넘는 빚을 지고 있던 서씨는 피해자가 주식 투자로 큰 이익을 얻었다는 소식을 듣고 피해자에게 돈을 빌리려다가 거절당하자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서씨는 재판에서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하며 “엄벌에 처해 달라”고 했다. 검찰도 지난달 결심공판에서 서씨에게 사형을 구형했다. 재판부는 “한창 젊은 나이의 피해자를 잃게 된 유가족의 고통과 슬픔, 이 사건 범행을 이해하지도 못하는 어린 자녀가 성장 과정에서 받을 충격과 상처는 쉽게 짐작조차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다만 엄벌에 처해 달라는 서씨의 진술이 단순히 처벌 수위를 낮추기 위해 지어낸 말로 보이지 않고, 범행을 통해 실질적으로 취득한 이익이 미미한 점 등을 언급하며 “피고인의 생명을 박탈하는 것이 정당화될 수 있는 특별한 사정이 있다고 누구라도 인정할 만한 객관적인 사정이 존재한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 무작정 상경한 두 처녀, 탈농촌·도시화의 상처 껴안은 건 용서와 화해

    무작정 상경한 두 처녀, 탈농촌·도시화의 상처 껴안은 건 용서와 화해

    1950년대 농촌서 서울로 도망간 두 여성일확천금 꿈꿨지만 현실은 뒷골목 여인신부 찾아온 두 남자 ‘화해의 손’ 내밀어무작정 상경 경계·분열된 국민감정 통합 김정애 KBS 노래자랑서 눈에 띄어 데뷔경쾌한 노래로 슬픔에도 새 힘 생성시켜젊은이들이 떠나고 아기 울음소리마저 끊긴 농촌의 현실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박재홍의 ‘물방아 도는 내력’(1953), 배호의 ‘두메산골’(1963), 나훈아의 ‘강촌에 살고 싶네’(1971), 홍세민의 ‘흙에 살리라’(1973), 그리고 배일호의 ‘신토불이’(1993)까지 농촌을 지키려는 의식이 깃든 노래가 끊임없이 나오는 것은 농촌 공동화에 따른 부작용을 염려하는 산물이라고 볼 수 있다. ‘나 같은 시골 총각은 남자도 아닌가/ 여자 여자 없소 여자 여자 없소/ 나 좀 장가들게 해 줘’. 필자가 작곡한 이용주의 ‘여자 없소’(2020)도 마찬가지다. 농촌 인구의 대대적인 도시 이동을 예견했던 노래가 있으니 바로 김정애의 ‘앵두나무 처녀’(1956)다. 중장년층이라면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유명한 이 노래는 신세계를 동경하는 당대 사람들의 심리와 돌이킬 수 없는 잘못을 저지른 사람을 따뜻하게 포용하는 휴먼 드라마가 담겨 있어 더욱 사랑받는 곡이기도 하다.‘농자천하지대본’(農者天下之大本)이라는 농업 본위의 산업 구조를 채 벗어나지 못했던 1950년대. 농촌에서는 일손 하나가 아쉽던 시절이지만, 농업에 기반한 생활은 육체 노동에서 벗어날 수 없어 늘 고달프기만 했다. 더구나 여성들은 살림과 출산, 육아 및 노동으로 잠시도 쉴 틈이 없었다. 새벽같이 일어나 아침밥을 지어 식구들을 먹이고, 설거지를 마치면 일꾼들의 새참을 준비해 논밭으로 가야 했다. 일꾼들이 새참을 먹을 동안 여성들은 쉬지도 못하고 잡초나 피를 뽑거나 밭고랑의 김을 맸다. 점심을 나르고 또 새참을 나르고 저녁밥을 지어 올리고 난 후 온 식구들이 잠들어도 일거리는 산적해 있었다. 인두와 다리미로 옷과 동정에 풀을 먹여 다렸고, 물레로 실을 잣고 베틀을 놓아 실을 뽑고 옷감을 짜야 했다. 여성들의 삶은 지금으로서는 상상하기도 힘든 강행군의 연속이었고, 이러한 고된 생활에 진력이 날 수밖에 없다. 이런 농촌 생활에 염증을 느끼고 한 마을의 두 처녀가 서울로 도망을 가면서부터 동네가 발칵 뒤집히는 상황을 그리면서 ‘앵두나무 처녀’는 시작된다. ‘앵두나무 우물가에 동네 처녀 바람났네/ 물동이 호미자루 나도 몰라 내던지고/ 말만 들은 서울로 누굴 찾아서/ 이쁜이도 금순이도 단봇짐을 쌌다네’. 우물가는 빨래터와 함께 동네 아낙네들의 정보교환장이다. 아낙네들은 우물에서 양동이에 물을 긷는 그 짧은 순간에 간밤에 동네에서 일어난 긴급 뉴스를 죄다 공유한다. 앵두나무가 둘러선 우물가에서 듣자 하니 ‘서울은 온 거리마다 자동차가 쌩쌩 달리고 전기가 들어와 네온불이 현란하게 돌아가며 빌딩이 하늘 끝 간 데까지 맞닿은 별천지’라는 것이다. 농사일에 이골이 나 있던 이쁜이와 금순이는 그 말을 듣고 이내 단봇짐을 꾸려 서울로 내뺐다. 노랫말 중에 나오는 ‘물동이’는 살림을, ‘호미자루’는 농사일을 대표하는 환유법으로 그것들을 내던졌다는 것은 살림과 농사일을 내팽개쳤다는 뜻이다.탈농촌화는 이때부터 서서히 시작돼 1960년대 이후 도시화의 물결이 대대적으로 이뤄진다. 서울에 가면 일확천금과 벼락출세를 할 수 있을 것이란 믿음을 안고 가난했던 농촌 사람들은 도시로 도시로 몰려들었다. 그러나 이쁜이와 금순이를 환영할 도시는 없었으니 이게 문제였다. 도망간 신붓감을 찾으러 서울로 올라간 복돌이와 삼용이는 뒷골목에서 웃음을 파는 ‘에레나’(주점에서 일하는 여성이 사용한 가명)가 된 이쁜이와 금순이를 발견한다. 자신의 신붓감이 뒷골목 여인이 돼 있는 것을 목격한다면 우리는 선뜻 용서해 줄 아량이 있을까. 더구나 이 당시는 여성들에게 정조를 강요하는 인식이 널리 퍼져 있었던 때다. 그런데 복돌이는 ‘헛고생을 말고서 고향에 가자’며 이쁜이를 달랜다. 자신을 너그럽게 용서하고 화해의 손길을 내밀어 준 복돌이의 마음에 이쁜이는 눈물을 쏟는다. 용서를 통해 이쁜이에게 새로운 삶의 길을 열어 준 복돌이의 마음에는 6·25전쟁은 물론 멀리 일제강점기 시절부터 반목하고 분열된 국민 감정을 통합하고자 하는 시대 정신이 은근하게 녹아 있다. ‘앵두나무 처녀’는 1956년 도미도레코드에서 발표됐다. 작사가 천봉이 가사를, 작곡가 한복남이 곡을 썼다. 경쾌한 스윙 리듬에 실린 김정애의 노래는 봄볕처럼 따뜻하고 해맑다. 김정애의 가수 데뷔는 시작이 사뭇 특이했다. KBS에서 처음으로 노래자랑이 시작돼 엄청난 인기를 모으자 전국 각지에서 공개방송 유치를 위해 치열한 경쟁이 벌어졌다. 그때 대구에 주둔하던 공군에서 비행기를 제공하며 방송을 유치했고 대구 군부대에서 전화 교환 업무를 담당하던 김정애는 노래자랑에 나가게 된다. 김정애는 백설희의 ‘아메리카 차이나타운’을 불렀고 방송 관계자의 눈에 띄어 KBS 전속가수가 된다. 이후 ‘앵두나무 처녀’와 ‘닐니리 맘보’ 등을 발표하면서 스타 반열에 오른다. 30여년간 가수 활동에 전념한 그는 1987년 간경화로 세상을 뜨기 한 달 전까지 무대에 올랐다. 민요에서도 나타나듯이 우리 민족은 시름겨운 일상이나 한을 노래할 때 오히려 경쾌한 리듬에 노래한다. 슬픔을 슬픔으로 끝나게 하지 않고 새로운 힘을 생성시키는 지혜를 가지고 있다. ‘앵두나무 처녀’도 무작정 상경에 경종을 울리는 골계미, 에레나가 된 두 처녀의 비극미, 그리고 용서와 화해로 막을 내리는 우아미까지 다양한 미의식의 전환을 경쾌한 스윙 리듬을 통해 들려준다. 이 노래는 탈농촌과 도시화 물결이 시작되는 시점에서 그 시대의 단면도로서 유행가의 본령을 보여 준다. 또한 상처를 용서와 화해로 통합한다는 점에서 오늘날의 우리에게도 교훈을 던진다. 작곡가·문학박사
  • [오늘마음읽기]남의 말 한마디에 상처, 억울하지 않나요?

    [오늘마음읽기]남의 말 한마디에 상처, 억울하지 않나요?

    <내 마음 들여다보기 17회 : 나로서 존재할 수 있는 힘, 자존감> 자존감은 내 모습을 그대로 받아들인다는 뜻타인의 마음보다 내 마음에 무게를 둬야과거 삶으로 스스로 규정짓지 말아야인생 속 희로애락 관조하려는 노력 필요#편집자 주 당신의 마음은 안녕하신가요? ‘오늘하루 마음읽기’에서는 날씨처럼 시시각각 변하는 우리 마음 속 이야기를 젊은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4명이 친절하게 읽어드립니다. 첫 회는 타인의 판단에 속박되지 않고, 자존감을 지키며 살아가기 위해 어떤 자세가 필요한지 신재현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가 설명 드립니다. 우리는 참 많은 이유로 스스로 미워하고, 자신을 사랑하지 못합니다. 그런 탓에 아주 사소한 일에도 마음이 출렁이게 돼요. 이런 상태를 “자존감이 낮다”고 흔히 표현합니다. “나는 자존감이 바닥이야”, “넌 자존감이 높구나” 하는 식으로 마음의 어떤 부분을 이야기하곤 합니다. 자존감은 영어로 ‘Self-esteem’, 한자로는 스스로 자(自), 높을 존(尊), 느낄 감(感)을 사용합니다. 말 그대로 자기 자신에 대해 갖는 느낌, 좀 더 정확하게 말하면 자신을 존중하는 감각을 말합니다. 어느샌가 자존감이라는 단어는 우리 정체성에서 꽤 많은 영역을 차지하게 됐습니다. 물질 추구 위주의 경쟁적 사회를 지나, 우리가 개인의 정신 건강에 많은 관심을 두게 됐기 때문입니다. 어떻게 보면 다행스런 일이죠. ●삶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 ‘자존감 지키기’의 시작 자존감을 높이기 위한 노력을 하기 전에, 중요한 준비 과정이 있습니다. 자존감이라는 말을 조금만 비틀어서 볼까요? 자존감이 가리키는 또 하나의 갈래는, 자기 자신으로 온전히, 이 순간과 공간에 존재하는 느낌입니다. 말장난 같지만, 자기 존중(尊)보다 자기 존재(存)에 더 방점을 찍는 겁니다. 나로서 존재한다는 말은, 지금의 내 삶과 내 모습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또 그 순간에 온전히 접촉한다는 말과 같습니다. 현재의 나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겁니다. 낮은 자존감에 대해서 이야기하다 보면, 자신의 삶에 과도한 의미를 붙여 설명하려 들거나, 과거의 고통을 끌어들여 이해하려는 사람들이 많아요. 내가 아닌 너무 많은 것들을 붙잡고, 놓아주지 못하는 까닭입니다. 지금 여기서 두 발을 딛고 서 있는 자신을 바라보지 못하는 것이지요. 나를 사랑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해서는, 먼저 현재의 내가 어떤 모습인지 바라볼 수 있는 눈을 기르는 게 더욱 중요합니다. 이 순간에 온전히 스스로 존재하는 나를요. 온전한 나로서 존재하기 위해서 자신을 받아들이고, 또 있는 그대로 존재하기 위해서는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요? 나로서 존재하기 위해서 중요한 시도 중 하나는, 자신의 마음에 가장 큰 무게를 싣는 일입니다. 낮은 자존감에 시달리는 이들은 습관적으로 타인의 마음에 너무 많은 의미를 둡니다. 눈치를 보는 거죠. “널 대체 어디 써먹겠니”라고 이야기하는 직장 상사의 말에, 자존감이 낮은 이들의 마음은 자동적으로 반응합니다. 직장 상사가 자신을 얼마나 부족하다 생각할지 두려워집니다. 이어 참담한 기분이 들고, 과거에 경험한 실패와 좌절이 떠오르며, 미래에 대한 두려움이 나를 이 순간에 존재할 수 없게 만듭니다. 물론 타인의 비난에 불쾌한 기분이 드는 건 당연합니다. 하지만 이 당연한 사건을 다르게 살펴볼 필요도 있습니다. 다른 시각으로 보는 시도는 새로운 관점을 경험할 수 있게 하니까요. 타인의 평가에 마음이 흔들린다는 건, 내 삶의 칼자루가 타인에게 있다는 말과 같아요. 이거 참 억울한 일 아닌가요. 심지어 내가 별로 좋아하지도 않는 사람이 내 삶을 쥐고 흔든다니요. 타인의 생각, 마음이 아닌 내 생각과 내 마음이 먼저가 돼야 합니다. 더 나아가, 우리는 자신에 대해 다양한 각도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습니다. 점수를 매기기 보다, 다양한 영역에서 자신을 살피는 겁니다. 직업적 영역, 대인관계 영역, 취미와 개인적 즐거움, 종교와 영성 등에서 자신의 생각과 요소들을 두루 살피는 작업입니다. 또, 이는 입체적이며 한편으로 비판단적이어야 합니다. 자신을 과거의 이야기들로 설명하려 하지 않는 게 중요합니다. 물론 내가 겪어온 역사의 맥락을 아는 건 중요합니다. 내 삶의 바탕이 되는 분위기가 나의 선택에 영향을 미치는 경우도 참 많으니까요. 하지만 “나는 이런 삶을 살았고, 이런 부모님 밑에서 자라났기 때문에, 자존감이 바닥이야!”라는 말은 너무 무책임합니다. 현재 내 삶의 순간에는 과거의 맥락과 함께, 다양하고 광범위한 환경의 맥락이 함께 존재하니까요. 현재의 나를 설명할 때, 과거의 여러 요소들을 끌어들여 마치 수학 공식처럼 인과관계를 이야기한다면, 나는 과거의 나에서 결코 벗어날 수 없습니다. 낮은 자존감은 과거의 원인에 집착할수록 더 많이 굳어집니다. 예전의 나를 어느정도 알고 나면, 과거는 놓아줄 수 있는 용기도 필요합니다. 자존감은 딱딱하게 굳은 바위가 아니라, 유연하게 출렁이는 파도에 가까울지도 모릅니다. ●마음챙김… 나로서 존재하기 위해 꼭 필요한 태도 내 삶에 오가는 기쁜 일과 힘든 일 모두 관조하려는 노력도 필요합니다. 마음챙김(mindfulness)의 태도가 도움이 됩니다. 길가에 앉아서 분주히 오가는 자동차를 바라본다 생각해볼까요? 그저 가만히 바라보는 일이 생각보다 힘들다는 걸 금세 알게 됩니다. 우리의 주의는 빨간 스포츠카를 좇아가거나, 혹은 내일 해야 할 일을 떠올리는 등 분주하게 움직이니까요. 때로는 눈앞의 풍경과는 전혀 상관 없는 고민에 몰두하며 괴로워합니다. 우리는 너무 많은 것들에 의미를 부여하려 하고, 또 거기에 시간과 에너지를 쏟으며, 관조하려는 시도를 어느새 잊어버립니다. 삶에서 일어나는 많은 일들을 붙잡으려 하는 순간, 우리는 거기 의미를 부여하고, 또 끌려갑니다. 우리 자신으로서 존재할 수 없어요. 오가는 자동차들을 관찰하면서도 내가 앉아 있는 편안한 벤치의 질감, 피부에 닿는 초여름의 느낌에 초점을 맞출 수 있다면 어떨까요? 삶에서 발견한 기쁨과 슬픔 모두 그 존재를 인정하되, 나는 내 삶에 집중할 수 있다면 어떤 느낌일까요? 나 자신으로 존재하기 위해서는 지금 나를 둘러싼 것들, 그리고 눈 앞에 마주하고 있는 것들을 관찰하며 온전히 접촉을 해 나가야 합니다. 때로는 불쾌한 기분이 나를 과거의 기억으로 끌고 가고, 현재와의 접촉을 끊게 만들기도 합니다. 자존감을 짓밟았던 예전의 그 고통을 기억하게 만들고, 늪으로 빠트립니다. 빠져드는 늪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현재의 감각, 감정, 생각을 있는 그대로 온전히 느끼고, 또 머물러야 합니다.현재와 온전하게 접촉케 돕는 현대의 명상 방식이 바로 마음챙김 명상입니다. 마음챙김의 태도를 기르기 위해 가부좌를 틀고 몇 시간 씩 수련하지는 않아도 됩니다. 어떤 느낌인지 경험하기 위해서 유튜브나 넷플릭스 등의 매체에서 제공하는 명상과 관련된 프로그램을 접해보기를 권유드립니다. 최근 몇 년간 여러 매체를 통해 자존감에 관한 참 많은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안타깝게도, 원래 있어야 할 것이 없다는 식의 결핍감을 느끼게 하거나, 어떠한 이유로 자존감이 떨어졌으니 반드시 끌어 올려야 한다는 압박감으로 내모는 경우가 많습니다. 자존감에 대한 이야기가, 자신을 존중하고 사랑하지 못했던 이들에게 외려 더 큰 부담을 갖게 만들었을지도 모릅니다.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인식하는 것이 자존감을 높이려는 노력의 선행조건입니다. 나의 역사와 자존감의 역학 관계에 집중하기보다, 나 자신, 눈앞에 펼쳐지는 내 삶에 에너지를 온전히 집중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필자인 신재현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는 현재 강남푸른정신건강의학과 대표원장을 맡고 있다. 현직 의사들이 운영하는 정신의학신문 운영진으로 활동하며 중증 질환은 물론 평범한 이들이 일상에서 겪는 정신적 어려움에 대해 쉽게 설명해준다. 저서로는 ‘나를 살피는 기술’이 있다.
  • 인육·구타치료… 일제강점기 ‘믿음’들

    인육·구타치료… 일제강점기 ‘믿음’들

    일제강점기에 일목삼신어(一目三身魚·삼신일목어라고도 불린다) 부적이 있었다. 물고기 세 마리가 하나의 눈을 공유한 채 120도 각도로 붙어 있는 모습을 하고 있다(‘미신의 연대기’ 표지 참조). 당시 사람들은 눈병이 나면 동틀 무렵에 동쪽 벽이나 천장에 일목삼신어 부적을 붙인 뒤 가운데 눈알에 바늘이나 못을 박았다. 부적엔 “네가 내 눈의 바늘을 뽑지 않으면 나도 네 눈의 바늘을 뽑지 않을 ”이란 협박의 글귀를 적었다. 세 물고기에게 하나뿐인 눈알은 너무나 소중한 존재였을 것이다. 당대 사람들은 이처럼 물고기를 협박해서라도 눈병을 고칠 수 있는 주술적인 힘을 얻고자 했던 거다. ‘미신의 연대기’는 일제강점기에 형성됐던 다양한 미신들을 살핀 책이다. 일제강점기를 탐구의 대상으로 특정한 건 미신이라 불리는 믿음이 특히 자연스럽게 유통되고 소통됐기 때문이다. 수치스럽고 비통한 시기였다는 것 외에도, 일제강점기엔 우리가 모르는 괴기스러운 면이 있었던 듯하다. 당시 나병, 정신지체 등 치료제가 없는 병에 걸린 이들은 남녀의 생식기를 특효약으로 여겼다고 한다. 생명과 생식력의 상징이기 때문이다. 나이가 어리고, 산 사람의 것일수록, 그리고 음양교합의 관점에서 성별을 교차해 먹을수록 효험이 있다고 믿었다. 환자들이 산 사람을 공격하기도 했지만 이는 매우 드문 경우였고, 대개는 시체를 노렸다. 섬뜩하게 여겨지겠지만 책엔 더 심한 내용들이 가득하다. 저자가 말하고 싶은 건 무엇이 미신인가가 아니라 어떤 현상이 왜 미신이라고 불렸는지다. 일제강점기엔 인육포식, 풍장, 구타 치료 같은 특정 현상이 유난히 자주 미신이라 비난받았다. 하지만 각각의 현상들이 지닌 속내는 눈에 보이는 것보다 훨씬 복잡했다. 저자는 “각종 미신 자료에서 도덕과 상식, 과학과 이성 같은 평균적 가치를 침묵시키는 당대 사람들의 공포와 절망과 슬픔을 만나야 했다”며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가 얼마나 많은 믿음을 지우고, 얼마나 많은 사람을 희생시키며 탄생한 세계인지 감각해 줄 것”을 주문했다.
  • 가족이 돼 주겠다는 거짓말… 푸들 19마리 죽인 40대 공기업 직원 [김유민의 노견일기]

    가족이 돼 주겠다는 거짓말… 푸들 19마리 죽인 40대 공기업 직원 [김유민의 노견일기]

    “가족이 되어주세요.” 지난 3월부터 10월까지 푸들 19마리는 공기업에 재직 중인 41살 남성 A씨에게 차례로 입양됐다. A씨는 올해 초부터 서울·경기 등 전국에서 푸들만 입양한 뒤 상습적으로 학대했다. ‘강아지 잘 있느냐’는 질문에는 “목줄을 풀고 사라졌다”는 식으로 둘러댔다. 공공기관에 재직 중인 사실을 이용해 신뢰를 얻었다. A씨는 자신의 신분증과 애견 용품이 있는 사택 사진을 보여주며 견주들을 안심시켰다. 강아지의 행방을 물을 때면 “열심히 찾고 있다”고 연기하며 답장을 보내기도 했다. A씨는 강아지를 물에 담가 숨을 못 쉬게 하거나, 불에 닿게하는 식으로 고문을 했다. 그리고는 아파트 화단에 고문해 죽인 강아지 사체를 묻었다. 발견된 사체만 8구. 두개골과 하악골 골절, 몸 곳곳에서 화상이 관찰됐다. 동물단체는 추가 범행이 우려된다며 엄벌을 촉구하고 있다. 차은영 군산길고양이돌보미 대표는 “오랜 회유 끝에 A씨로부터 그동안 입양한 푸들을 모두 죽였다는 자백을 받았다”고 했다. 지난달 30일 사건을 접수한 경찰은 A씨가 지난 2일 아파트 화단 곳곳을 파헤치는 등 증거를 인멸하려하자 긴급체포했다. 경찰은 이 남성에 대해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나, 법원에서 기각됐다. 경찰은 사안이 심각하다고 보고 영장 재신청을 검토하고 있다.심신미약 주장하는 A씨…동물보호법 강화해야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A씨의 수사를 촉구하는 한편 동물보호법을 강화해야 한다는 글이 올라왔다. 9일 현재 9만 645명이 넘는 시민들의 동의를 받았다. 청원인은 사건 경과와 함께 여섯 가지 특이점을 지적했다. 청원인은 피해견들이 모두 푸들이라는 점, A씨가 사회에서는 정상적인 가정을 이루고 직장 또한 공공기관 재직자로 우수하다는 점, 범죄 대상이 은폐 및 관리가 소홀한 유기견이 아닌 입양하는 방식을 선택했고, 학대를 일삼으면서도 입양을 보낸 견주에게 본인이 아주 잘 보살펴주고 있다는 거짓말을 했다는 점을 언급했다. 무엇보다 A씨가 사체를 대범하게도 거주하는 아파트에 매립하고, 학대한 후 치료, 또다시 학대 등 반복되는 가학적인 성향을 보였다고 말했다. 그렇기 때문에 A씨가 현재 심신미약과 정신질환을 주장하고 있지만 학대 수법이 이제까지의 동물학대와는 다른 정교함과 치밀함, 대범함 등 복합적인 성향을 보이는 만큼 이제까지의 동물 학대와는 다른 양상을 띠고 있으며 발각되지 않았다면 계속해서 같은 범행을 저지르고 있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청원인은 “이 사건을 계기로 동물 보호법이 강화되는 시발점이 될 수 있길 간절히 바라며, 그저 가족이 되고 싶었던 불쌍한 동물들을 위해 힘을 모아달라”고 청원을 독려했다.한국에서는 해마다 10만 마리의 유기동물이 생겨납니다. “한 국가의 위대함과 도덕적 진보는 그 나라의 동물들이 받는 대우로 짐작할 수 있다”는 간디의 말이 틀리지 않다고 믿습니다. 그것은 법과 제도, 시민의식과 양심 어느 하나 빠짐없이 절실하게 필요한 일이기 때문입니다.어떠한 생명이, 그것이 비록 나약하고 말 못하는 동물이라 할지라도 주어진 삶을 온전히 살다 갈 수 있는 사회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노견일기를 씁니다. 반려동물의 죽음은 슬픔을 표현하는 것조차 어렵고, 그래서 외로울 때가 많습니다. 세상의 모든 슬픔을 유난이라고는 말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여러분에게 반려동물과 함께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가요? 반려인들의 사진과 사연, 그리고 도움이 필요한 동물의 이야기들은 y_mint@naver.com 로 보내주세요. 진심을 다해 쓰겠습니다.
  • ‘대학원생에게 설거지까지 시켰다’…대학원생 ‘잔혹사’ 연구실서 과로사

    ‘대학원생에게 설거지까지 시켰다’…대학원생 ‘잔혹사’ 연구실서 과로사

    중국에서 대학원생이 학내에서 과로로 사망해 논란이 일고 있다. 숨진 학생은 평소 담당 교수 사무실 청소, 물 끓이기, 설거지 등 학업과 무관한 업무까지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랴오닝성 랴오닝공정기술대학에서 박사과정 중이었던 시에펑 (34세)씨는 지난달 23일 오전 10시 교내 연구실에서 사망한 채 발견됐다. 동료들은 곧장 그를 인근 병원으로 이송했지만, 이미 숨을 거둔 상태였다. 사망 원인은 심장마비였다. 평범한 사망 사건인 줄만 알았던 시에 씨 사건은 남은 유가족들이 폭로 이후 사회적 논란이 되고 있다. 유가족은 담당 교수가 평소 개인을 위한 부당한 업무 지시 등을 이어 갔고 이 과정에 시에씨가 과로사한 것이라는 입장이다. 2018년 석사 학위 과정에 입학했던 시에 씨는 지난 5월 학위 논문을 제때 제출하지 못해 졸업이 연기된 상태였다. 숨지기 전 시에 씨는 동료들에게 지도 교수로부터 과도한 업무 지시를 받은 탓에 연구 논문을 작성할 마땅한 시간이 없다는 고충을 토로해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급기야 지난 5월 초에는 인근 병원에서 정신과 상담을 받는 등 심적 압박감에 시달렸던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엔 부정맥 진단까지 받아 일과 치료를 병행한 상황이었다.하지만 시에 씨의 병가 요청에 대해 지도 교수 측은 단 한 차례도 병가를 허가하지 않는 등 비인간적인 행태의 대학원 생활을 강요했다고 유가족들을 주장했다. 부당한 야간 추가 근무 및 휴일 근무 등이 강요됐지만 금전적 보상 등은 없었다. 유가족은 “가족들은 학위 논문이 통과되지 못한 것이 펑의 실력 부족이라고만 막연하게 알고 있었는데 사실이 아니었다”면서 “담당 교수로부터 학업과 무관한 업무를 시달받은 탓에 연구 활동을 할 시간이 없었다. 실제로 다수의 대학원생들이 나눈 채팅 대화 기록에도 이 같은 고충을 토로한 내용이 다수 포함돼 있는 것을 확인했다. 과도한 업무로 지난 5월부터 부정맥 치료를 받고 있었고, 사망 직전에도 새벽 2시가 넘도록 연구실을 떠나지 못하던 중 변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조사 결과, 시에 씨가 사망한 당일 새벽 2시 50분까지 그가 노트북을 사용한 흔적이 발견됐다.반면 유가족들이 이번 사건 추가 조사를 위해 지도 교수와 면담을 신청했지만, 관련 교수는 일체의 면담을 거부하고 있는 상황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유가족들이 이 사건 내역을 온라인에 게재, 대학원생에 대한 대학 내 부당한 처분을 공론화하자 학교 측은 공식 사과문을 공고하는 등 후속 대책을 강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대학 측은 사건이 발생한 지 2주가 지난 8일 ‘대학원생들이 연구를 수행하는 동안 적절한 휴식과 충분한 수면 시간을 보장할 것’이라면서 ‘시에 퍼 씨의 사망에 깊은 슬픔과 안타까움을 전한다’는 공식 입장을 공개한 상태다.
  • “코로나19 심각 단계, 내년 안에 끝날 것” 빌 게이츠의 낙관

    “코로나19 심각 단계, 내년 안에 끝날 것” 빌 게이츠의 낙관

    코로나19 새로운 변이인 오미크론의 출현에도 코로나19의 심각한 단계가 내년에는 끝날 것으로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 빌 게이츠가 7일(현지시간) 전망했다. 게이츠는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힘들었던 한해 이후 낙관을 품는 이유들’란 제목의 글에서 델타 변이의 출현과 백신 접종의 지연으로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이 예상보다 길어졌다고 밝혔다. 게이츠는 “나는 사람들에게 백신을 맞도록 하고 계속 마스크를 쓰게 하는 일이 이토록 힘들 것이란 점을 과소평가했다”고 인정했다. 그럼에도 그는 “팬데믹의 급성 국면이 2022년 안에 막을 내릴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낙관했다. 게이츠는 오미크론 변이가 출현한 시점에서도 왜 희망 섞인 낙관을 기대하고 있을까. 그는 “오미크론 변이가 우려스럽다는 점에는 의문이 없다”면서도 “그러나 세계는 잠재적 변이에 대처할 준비가 어느 때보다 더 잘 돼 있다”고 평가했다. 게이츠는 유전자 염기서열 분석 능력에 많은 투자를 한 덕분에 남아프리카공화국 과학자들이 오미크론 변이 탐지를 빠르게 해낼 수 있었다는 점, 또 필요한 경우 업데이트 된 백신을 만들 수 있는 위치에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새로운 변이가 출현할 때마다 골칫거리가 되고 있지만 “내년 어느 시점에는 코로나19가 대부분의 지역에서 풍토병 수준이 될 것으로 여전히 희망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코로나19가 독감보다 약 10배 치명적이지만 백신과 항바이러스 치료제가 이 수치를 50% 낮출 수 있을 것이라고 추산했다. 게이츠는 “종종 지역 사회에서 전염병이 발생하더라도 대부분의 경우 새로운 치료제가 나올 것이며, 그 외의 경우에도 병원에서 치료가 가능할 것”이라며 “개인이 겪을 위험은 충분히 낮아져서 사무실 출근 여부나 축구 경기 및 영화 관람 등을 하는 데 있어 새로운 발병을 고려할 필요가 없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는 지난 2년간 무엇이 옳고 그른지 많은 시간을 보냈다면서 “코로나19에 맞선 전 세계적 대응 과정에서 차후 겪게 될 전염병에 대한 중요한 교훈을 배울 수 있었다”고 돌아봤다. 이와 관련해 게이츠는 mRNA(메신저 리보핵산) 계열 백신이 향후 팬데믹 대응에 있어 가장 중요한 돌파구가 될 것이라고 평가하며 “mRNA 백신 플랫폼이 잘 확립되었으니 차후에도 안전하고 효과적인 백신을 빠르게 개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또한 감염병 대응에 있어 비약물적 개입, 즉 마스크 착용, 검역 절차, 여행 제한 등에 대해 배울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차후에 발생할 전염병 사태 때에 마스크처럼 값싸고 손쉬운 도구를 훨씬 더 빨리 배치할 준비를 마련하게 됐으며, 각국 정부는 이동제한과 같은 부담스러운 전략을 어느 시점에 어떤 방식으로 펼쳐야 하는지 잘 이해할 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 게이츠는 2종의 경구용 치료제가 개발된 데 대해 환영하면서도 지난 2년간 각국에 백신이 보급되는 과정에서 불평등이 발생한 데 대해서는 크게 실망했다고 밝혔다. 자산 1350억 달러(약 159조원)로 세계 4위 부자인 게이츠는 거짓 정보가 백신 접종을 막는 것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러면서 잘못된 정보 전파에 큰 역할을 하는 소셜미디어를 규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이혼에 대해서도 슬픔을 표시했다. 게이츠는 “나에겐 개인적 슬픔이 컸던 한해라는 사실을 부인할 수 없다”면서 “변화에 적응하는 것은 그것이 어떤 것이든 절대 쉽지 않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 특히 아이들이 이 어려운 시기에 잘 이겨내 줬다”고 말했다. 게이츠는 코로나19 팬데믹과 같은 대규모 전염병 창궐을 수년 전부터 예견하고 경고한 선각자로 주목을 받았다. 그는 2015년 테드(TED) 강연에서 “만일 향후 몇십년 내 1000만명 이상을 사망에 이르게 하는 것이 있다면 그것은 전쟁보다는 전염성이 높은 바이러스일 가능성이 가장 크다”고 말했다. 이후 코로나19 퇴치 노력에 10억 7000만 달러(약 1조 2000억원) 이상을 기부했고 세계적 백신 공동구매 프로젝트인 코백스 퍼실리티도 지원해왔다.
  • 어른 돼도 산만하고 실수투성이… 우울·불안 키우는 ADHD

    어른 돼도 산만하고 실수투성이… 우울·불안 키우는 ADHD

    ‘실행·판단 기능’ 전전두엽 발달 느려초기 아동기 발병해 성인기까지 남아2030 여성 환자도 4년 새 7배나 늘어충동성 방치 땐 중독·도벽 증상까지약물치료 우선…행동치료도 병행해야지난 6월 출간된 정지음 작가의 에세이 ‘젊은 ADHD의 슬픔’은 신인 작가로서는 이례적으로 6개월 새 1만 2000부라는 판매고를 올렸다. 깜빡 잊어버리고 뭐든 잃어버리는 실수투성이 삶이 사실은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 탓이었다는 사실을 깨닫는 25세 여성의 이야기는 또래 여성들의 공감을 자아냈다. 더불어민주당 신현영 의원실에 따르면 20~30대 여성 가운데 ADHD로 병원을 찾은 사람은 2016년 1777명에서 2020년 1만 2524명으로 4년 새 7배나 늘었다. 이정한 연세세브란스 소아정신과 교수는 “주의력이 부족하고 산만한 행동을 보이는 것이 특징인 ADHD는 그동안 아동·청소년에게만 해당하는 병으로 알려져 왔다”며 “성인이 돼서도 ADHD 증상을 보이는 경우도 적지 않은데, 이는 성인이 된 뒤 발병한 게 아니라 아동기의 ADHD 증상들이 성인이 돼서도 남아 있는 경우”라고 말한다. ●“후천적 양육보다 생물학적 원인서 비롯” ADHD는 생활에 규범이 생기는 초등학교 입학 때부터 증상이 두드러진다. 학령기 아동의 약 4~12%가 ADHD에 해당되며, 남자아이들이 여자아이들보다 3~4배 많다. ADHD로 진단받은 아동의 70% 이상이 청소년기까지, 50~65%는 성인기까지 증상이 지속된다. 원인은 우리 대뇌피질 중 전두엽의 앞부분인 전전두엽의 발달이 또래에 비해 지연됐기 때문이다. 연구에 따르면 ADHD 환자들의 뇌는 보통의 아동들에 비해서 3년 정도 발달 속도가 느리다. 전전두엽은 실행, 기억, 판단, 계획, 반응 조절 등의 기능을 담당하는 곳이다. ADHD 환자의 경우 전전두엽의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 노르에프네프린의 기능 저하가 나타난다. 전전두엽의 발달이 느리면 산만하고 집중력이 부족해 주의 집중이 필요한 과제를 수행하기 어렵게 된다. 김효원 서울아산병원 소아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ADHD의 원인에 대해서는 의학적으로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으나 후천적 양육에 의한 것이라기보다는 생물학적 원인에서 비롯되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TV 육아 프로그램에 자주 등장하는 ADHD를 겪는 ‘악동’들에서 보듯, ADHD의 증상은 산만함과 충동, 과잉행동으로 요약된다. 어려서는 조심성이 없어 쉽게 다치거나 실수를 하기도 하고, 한 가지 놀이를 오래 이어 가지 못한다. 청력이나 이해력에 문제가 없지만 부모나 선생님의 말을 귀 기울여 듣지 않는다. 외부 자극에 예민하게 반응하며 잠드는 게 어렵고, 작은 소리에도 잘 깨는 증상도 보인다. 과잉행동과 충동 과다로 인해 나타나는 대표적 증상은 가만히 있지 못하고 몸을 계속 움직이는 현상이다. 아무 데서나 뛰고 높은 곳에 오르는 것을 좋아한다. 말이 지나치게 많고 질문을 많이 하기도 한다. 이 외에도 말을 끝내기 전에 급하게 대답을 하거나 또래 아이들의 장난감을 뺏고, 순서를 기다리지 못하는 등의 행동도 발견된다. ●건망증·주의력 결핍에 업무 수행 걸림돌 성인이 돼서는 책임 범위가 커지기 때문에 더욱 심각한 상황이 된다. 과잉행동 증상은 호전되는 경우가 많지만 주의력 결핍과 충동성은 오래가는 까닭이다. 직장인이라면 해야 할 업무나 중요 일정을 잊는 건망증 증세로 업무에 지장을 받을 수 있다. 충동적인 성향이 적극 발현돼 술이나 게임 등에 쉽게 중독되기도 하고, 도벽 등의 증세를 보이기도 한다. 주위로부터 ‘게으르다’, ‘말을 잘 안 듣는다’는 등의 부정적 피드백을 받다 보니 자존감도 낮고, 2차적으로 우울과 불안이 동반되는 경우도 흔하다. 반건호 경희의료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ADHD는 아동기 초기부터 발병하므로 제대로 진단받고 치료받지 못한 채 청소년기와 성인기로 이어질 경우 우울증, 성격장애 등을 포함한 정신장애가 합병증으로 나타날 수 있다”고 밝혔다. ADHD는 아동의 경우 부모 면담을 통해 증상과 가정환경, 학교 생활 적응, 학습능력, 또래 아이와의 관계 등을 파악한다. 아이와 면담하며 아이의 사회성과 불안·우울 경향 등 정서적 문제들도 함께 살핀다. 객관적 검사 도구로는 컴퓨터를 이용한 집중력검사, 종합심리검사를 통해 환자의 지능, 성격, 심리갈등, 인지수행능력을 평가하며, 뇌에 이상이 의심될 경우 뇌 영상 촬영, 뇌파 검사 등을 추가로 실시한다. ●약물치료로 우선 집중도 높여야 효과적 ADHD 진단을 받았다면 전문의를 통한 치료를 진행해야 한다. ADHD는 신경 발달 장애의 일종이기에 약물 치료와 함께 행동 치료도 병행하는 것이 좋다. 약물 치료에 거부감을 갖는 경우가 많은데, 약물 치료는 현재까지 ADHD 치료에 가장 효과적인 치료법으로 알려져 있다. 먼저 중추신경자극제를 2주 정도 투여해 효과를 살핀다. 한덕현 중앙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일단 약물로 증상을 경감시켜야 환자가 부모나 주변인들의 말에 귀를 기울이게 되므로 가장 시급한 처치”라며 “대개 70~80% 정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약물 치료를 환자의 자존감 회복, 주변인들과의 관계 호전, 학습증진 효과가 나타나기까지 약 1~2년가량 지속해야 한다고 말한다. ●‘계획적 삶’ 훈련 통해 자존감 높여야 이와 더불어 환자가 일상에서 겪는 어려움에 직접적인 도움을 주는 인지행동치료도 해 볼 수 있다. 구체적으로 하루 계획을 세우고, 촘촘하게 시간을 관리하는 일 등이다. 주변 자극에 휩쓸리지 않도록 방을 깨끗이 치우고, 지나친 장식도 지양해야 한다. 집중력이 부족하므로 공부나 업무 시간도 짧게 나누고, 중간중간 쉬는 것이 효과적이다. 이러한 행동 통제로 쌓인 스트레스에 대한 보상으로 에너지 소모가 큰 운동을 배우거나 타악기 연주 등을 익히는 것도 도움이 된다. 환자 스스로 ADHD를 나약함이 아닌 질환으로 이해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스스로에 대한 자책이 자존감 추락으로 이어져 상황을 더욱 악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아동의 경우 부모의 칭찬과 긍정적인 보상이 큰 힘이 된다. 한 교수는 “ADHD를 겪는 아동들은 별로 칭찬을 받아 본 경험이 없기 때문에 사소한 칭찬도 의외로 큰 효과가 있다”며 “치료 후 아이의 조그만 변화에도 관심과 칭찬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 조동연 모교 은사 “모범적인 아이였다” 썼다 지운 이유(종합)

    조동연 모교 은사 “모범적인 아이였다” 썼다 지운 이유(종합)

    “작은 체구의 여학생은 어려운 가정 형편 속에서도 학교생활을 모범적으로, 능동적으로 했다. 인성, 학업, 교우관계, 무엇 하나 흠잡을 데 없는 아이였다.” 조동연 전 더불어민주당 공동상임선거대책위원장 모교 A 교사는 최근 자신의 페이스북에 ‘잠 못 이루게 하는 졸업생 J이야기’라는 제목으로 장문의 글을 올렸다. 조 전 위원장 측 법률대리인인 양태정 변호사는 “큰 감동과 울림을 주는 글”이라며 6일 페이스북에 공유했다. 그러나 하루가 지나 이 글은 쓴 교사는 ‘조 전 위원장이 재학시절이 아닌 졸업 후에 모교에 있었다’는 지적을 받고 원 게시물을 삭제했다. 다만, 지어낸 이야기가 아닌 동료 교사들로부터 들은 이야기이며 조 전 위원장과 강연을 계기로 알고 지냈다는 입장을 밝혔다. A 교사는 조 전 위원장을 회상하며 “모든 교사가 그를 아꼈고, 어려운 환경에 굴하지 않고 자신의 꿈을 이루어가길 응원했다. 그녀는 본래 서울의 명문대학에 진학하고 싶었지만, 은사의 조언으로 육군사관학교로 진로를 바꾸었다. 그녀의 가정 형편상 일반 대학을 다니는 건 현실적으로 어려운 일이었으니, 학비 문제도 해결되고 직업도 보장되는 사관학교에 진학할 것을 은사가 권유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누군가는 정치적 경력이 전무한 조동연을 영입한 특정 정당을 비판하고, 그 자리를 수락하여 난도질 당하는 신세가 된 조동연을 어리석다 말하지만, 나는 그녀가 왜 낯선 정치판에 발을 디디려 했는지, 그 순수한 선의를 100퍼센트 아니 200퍼센트 믿는다”라고 옹호했다. A 교사는 “나와 페친(페이스북 친구) 관계인 일부 지식인들이 전 남편과 강용석의 주장에 기대어 조동연을 함부로 재단하고 충고하는 것을 보며, 깊은 슬픔과 비애를 느꼈다”라고 토로한 뒤 “너는 조동연에 대해 그리 함부로 말해도 좋을만한 도덕적인 삶을 살았는가? 나는 그렇지 못하다. 나는 나 자신보다 조동연을 훨씬 더 믿는다. 우리는, 나는, 당신을 믿고 응원한다. 사생활이 들추어진 것으로 인해 그대에게 실망한 것 없으니 더 이상 ‘많은 분을 실망시켰다’며 사과하지 말라. 우리는 이전 어느 때보다 더 조동연을 좋아하고 지지하게 되었다”라고 응원했다.“관음증과 같은 폭력” 가세연 고발 혼외자 논란으로 직을 내려놓은 조동연 전 위원장은 “성폭행으로 인한 원치 않은 임신이었다”라며 “성폭행 가해자가 누군지 알고 있으며, 증거가 있고, 이 모든 것은 자녀의 동의를 받아 공개한 것”이라고 추가적으로 밝혔다. 양태정 변호사는 “한 개인의 가정사를 아무런 이해관계도 없고 당사자도 아닌 사람들이 들춰내겠다는 것은 관음증과 같은 폭력과 다를 바 없다”라고 비판했다. 민주당은 조동연 전 위원장이 사퇴한 날 가세연 법인과 운영자인 강용석 변호사 및 김세의 전 MBC 기자를 공직선거법상 후보자비방 및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가세연은 조동연 위원장에 대한 사생활 폭로 과정에서 어린 두 자녀와 함께 찍은 사진 등을 검은 선으로 눈만 가린 채 공개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자녀 사진까지 공개하는 것은 지나친 처사라는 비판에 대해 가세연의 강용석 변호사는 “아이 눈 부위를 검게 가렸기 때문에 엄마 외엔 아무도 알아볼 수 없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 조동연 모교 은사 “더는 사과하지 말라” 당부한 이유

    조동연 모교 은사 “더는 사과하지 말라” 당부한 이유

    “작은 체구의 여학생은 어려운 가정 형편 속에서도 학교생활을 모범적으로, 능동적으로 했다. 인성, 학업, 교우관계, 무엇 하나 흠잡을 데 없는 아이였다.” 조동연 전 더불어민주당 공동상임선거대책위원장 모교 A 교사는 최근 자신의 페이스북에 ‘잠 못 이루게 하는 졸업생 J이야기’라는 제목으로 장문의 글을 올렸다. 조 전 위원장 측 법률대리인인 양태정 변호사는 “큰 감동과 울림을 주는 글”이라며 6일 페이스북에 공유했다. 혼외자 논란으로 직을 내려놓은 조동연 전 위원장은 “성폭행으로 인한 원치 않은 임신이었다”라며 “성폭행 가해자가 누군지 알고 있으며, 증거가 있고, 이 모든 것은 자녀의 동의를 받아 공개한 것”이라고 추가적으로 밝혔다. A 교사는 조 전 위원장을 회상하며 “모든 교사가 그를 아꼈고, 어려운 환경에 굴하지 않고 자신의 꿈을 이루어가길 응원했다. 그녀는 본래 서울의 명문대학에 진학하고 싶었지만, 은사의 조언으로 육군사관학교로 진로를 바꾸었다. 그녀의 가정 형편상 일반 대학을 다니는 건 현실적으로 어려운 일이었으니, 학비 문제도 해결되고 직업도 보장되는 사관학교에 진학할 것을 은사가 권유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누군가는 정치적 경력이 전무한 조동연을 영입한 특정 정당을 비판하고, 그 자리를 수락하여 난도질 당하는 신세가 된 조동연을 어리석다 말하지만, 나는 그녀가 왜 낯선 정치판에 발을 디디려 했는지, 그 순수한 선의를 100퍼센트 아니 200퍼센트 믿는다”라고 옹호했다. A 교사는 “그녀는 중학교를 일곱 번이나 옮겨 다녀야 했던 자신 같은 청소년들을 위해 무언가 하고 싶었을 것이다. 따뜻한 은사들을 만난 덕분에 개인의 호의에 기대어 학업을 계속할 수 있었던 자신과 달리, 우리 국가가, 사회 시스템 자체가 미래 세대에게 더 나은 삶의 토대를 제공해 주도록 무언가 기여하고 싶었을 것”이라며 “나와 페친(페이스북 친구) 관계인 일부 지식인들이 전 남편과 강용석의 주장에 기대어 조동연을 함부로 재단하고 충고하는 것을 보며, 깊은 슬픔과 비애를 느꼈다”라고 토로했다. A 교사는 “너는 조동연에 대해 그리 함부로 말해도 좋을만한 도덕적인 삶을 살았는가? 나는 그렇지 못하다. 나는 나 자신보다 조동연을 훨씬 더 믿는다”라며 “우리는, 나는, 당신을 믿고 응원한다. 사생활이 들추어진 것으로 인해 그대에게 실망한 것 없으니 더 이상 ‘많은 분을 실망시켰다’며 사과하지 말라. 우리는 이전 어느 때보다 더 조동연을 좋아하고 지지하게 되었다”라고 응원했다.“관음증과 같은 폭력” 가세연 고발 양태정 변호사는 “한 개인의 가정사를 아무런 이해관계도 없고 당사자도 아닌 사람들이 들춰내겠다는 것은 관음증과 같은 폭력과 다를 바 없다”라고 비판했다. 민주당은 조동연 전 위원장이 사퇴한 날 가세연 법인과 운영자인 강용석 변호사 및 김세의 전 MBC 기자를 공직선거법상 후보자비방 및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가세연은 조동연 위원장에 대한 사생활 폭로 과정에서 어린 두 자녀와 함께 찍은 사진 등을 검은 선으로 눈만 가린 채 공개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자녀 사진까지 공개하는 것은 지나친 처사라는 비판에 대해 가세연의 강용석 변호사는 “아이 눈 부위를 검게 가렸기 때문에 엄마 외엔 아무도 알아볼 수 없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 “남편 랑랑과 함께 40곡 선율로 그린 ‘원더월드’”

    “남편 랑랑과 함께 40곡 선율로 그린 ‘원더월드’”

    우리 동요 ‘엄마야 누나야’ ‘반달’ 수록내년 부부 내한 프로젝트·연주회 계획“어린 시절부터 제가 의지해 왔던 음악이 많은 사람에게도 좋은 친구이자 동반자가 돼 주길 바랍니다.” 중국을 대표하는 피아니스트 랑랑(39)의 부인으로 잘 알려진 지나 앨리스(27)가 첫 앨범을 내고 연주자로서의 존재감을 드러낸다. 2019년 랑랑과의 결혼으로 주목받았던 그는 원래 네 살 때 피아노를 시작해 어린 시절부터 두각을 나타낸 한국계 독일 피아니스트다. 10세에 비스바덴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서 수상했고, 18세에 베를린 필하모닉오케스트라와 협연했다. 이어 중국에서도 활약하다 스스로 ‘우상’으로 꼽는 랑랑과 부부의 연을 맺었다. 지난 2일(현지시간)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열린 온라인 쇼케이스와 추가 서면 인터뷰에서 앨리스는 “새로운 친구와 사랑, 많은 것을 음악을 통해 얻었다”면서 “음악은 제 삶에서 없어선 안 될 큰 의미”라고 거듭 강조했다. 그런 마음을 나누기 위해 첫 앨범 ‘원더월드’에 기쁨과 슬픔, 사랑, 따뜻함 등 여러 감정을 느낄 수 있는 곡 40개를 담았다. 모든 사람들이 때로는 밝게, 때로는 편안하게 일상에서 음악을 통해 자신만의 ‘원더월드’를 누리며 따뜻한 마음이 이어졌으면 한다는 바람에서다. 슈만의 ‘어린이 정경’, 쇼팽 ‘야상곡’, 라흐마니노프 ‘전주곡’ 등을 비롯해 우리 동요 ‘엄마야 누나야’, ‘반달’도 담았다. 앨리스는 “어머니가 많이 불러 주셔서 한국 동요에 친숙하고 자주 한국에서 가족과 친구들을 만나기 때문에 깊은 유대감(커넥션)을 느낀다”면서 “특히 두 노래는 엄마가 안아 주는 느낌”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앨범에서 랑랑과는 브람스의 ‘헝가리 무곡’ 5번과 ‘왈츠’ 15번을 포핸즈(연탄곡)로 연주했다. 결혼식 때 바흐의 ‘양들은 한가로이 풀을 뜯고’를 포핸즈로 호흡을 맞추는 등 평소에도 라흐마니노프나 골드베르크 작품을 피아노 두 대로 경쟁하듯 즐긴다는 두 사람은 2023년 공개를 목표로 생상스의 ‘동물의 사육제’ 녹음도 준비 중이라고. 앨리스는 “녹음하는 14일간 매일 스튜디오에 와서 도와주고 응원해 준 랑랑이 앨범의 공동 프로듀서”라면서 “우상이 매일 저의 곁에 있다는 것부터 행복하고 저는 정말 복이 많은 사람”이라며 웃었다. 랑랑도 “가장 완벽한 사운드를 들려드리기 위해 수없이 많은 녹음을 거치며 정말 열심히 준비한 앨범”이라고 치켜세웠다. 두 사람은 내년 2월 함께 방한해 국내 관객과도 만날 예정이다. 앨리스는 “랑랑이 두 차례 콘서트를 갖고 저도 앨범 관련 프로젝트와 6~7월 중 상하이 심포니오케스트라와의 연주를 계획하고 있다”며 기대를 드러냈다.
  • 尹선대위 출범...“무능정권 심판” “패거리정치 퇴출” 文정부 직격

    尹선대위 출범...“무능정권 심판” “패거리정치 퇴출” 文정부 직격

    “공정이 상식이 되는 나라 만들 것”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6일 ”지긋지긋한 부패하고 무능한 정권을 반드시 심판해야 한다. 지겹도록 역겨운 위선 정권을 반드시 교체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 후보는 이날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 경기장 케이스포(KSPO)에서 열린 선대위 출범식에서 연설을 통해 ”이제는 백 가지 중 아흔아홉 가지가 달라도 정권교체의 뜻 하나만 같다면 모두 힘을 합쳐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만약 내년 대선에서 승리하지 못한다면 계속 있을 두 번의 선거도 뼈아픈 패배를 당할 가능성이 크다“며 우리는 이번 선거에서 반드시 이겨 향후 지방선거와 총선에서 승리할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 후보는 “지금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단합”이라며 “당 선대위 중심으로 선거를 치르겠다”고 밝혔다. 그는 “당 혁신으로 중도와 합리적 진보로 지지 기반을 확장해 이들을 대선 승리의 핵심 주역으로 만들어야 한다”며 “그동안 약해진 지역 당협을 재건하고 청년과 여성을 보강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또 “제가 꿈꾸는 대한민국은 기본이 탄탄한 나라”라며 “공정이 상식이 되는 나라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이어 “가장 낮은 곳부터 시작하는 윤석열표 공정으로 나라의 기본을 탄탄하게 하겠다”며 “무주택 가구, 비정규직, 빈곤층이 더욱 든든하게 보호받도록 사회안전망을 두툼하고 촘촘하게 마련하겠다”고 말했다.“정당과 정파 초월해 국민의 생계부터 챙겨야 할 때”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도 “실용적인 정부, 실력 있는 정부가 국민의 소망이다. 통합민주정부가 국민이 추구하는 방향”이라면서 “정의로운 대통령이 앞장서고 정당과 정파를 초월해 능력 있는 관료와 전문가가 함께 해 슬픔과 고통에 신음하는 국민의 생계부터 챙겨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문재인 정부의 실정을 규탄하는 데 연설 시간의 절반 이상을 할애했다. 그는 “지난 5년을 돌아보면 문재인 정부는 국가를 자신들의 어설픈 이념을 실현하는 연구실 정도로밖에 여기지 않았다”며 “소득을 인위적으로 올려 성장을 도모하겠다는 앞뒤가 뒤바뀐 정책으로 수많은 청년과 취약계층이 일자리를 잃었다”고 비판했다. 이어 “어리석은 부동산 정책으로 수도권 아파트 가격은 폭등했다”며 “지방에 있는 주민들은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고 수도권 주민들은 뛰어오르는 집값에 아우성”이라고 지적했다.그는 “가진 것이라고는 집 한 채밖에 없는 퇴직자들이 이제 집을 팔아 세금을 내야 하는 형편이 됐다”며 “내 집 마련의 꿈이 사라진 청년들의 좌절과 분노는 또 어떤가”라고 반문했다. “검찰총장 내쫓기 위해 온갖 해괴한 일을 벌여” 김 위원장은 또 “이 정부는 사법부를 행정부의 부속품인 양 다뤘고 입법부를 청와대의 친위대처럼 만들었다”며 헌법 질서가 무너졌다고 개탄했다. 특히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를 가리켜 “자신들의 부정부패가 세상에 드러나려고 하자 급기야 검찰 수사권마저 빼앗고 자신들의 충견 노릇을 할 이상한 수사기구를 설치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공수처가 지금까지 보여준 무능과 편파성에 대해 과연 이 정권이 어떤 말을 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고 덧붙였다. 김 위원장은 문재인 정부와 대척점에 섰던 윤석열 대선 후보가 정치에 나선 과정을 상기시키며 “검찰총장 한 명을 내쫓기 위해 정부 부처를 총동원해 온갖 해괴한 일을 벌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민은 양쪽으로 갈라져 극심한 정치적 대결을 겪어야 했다”며 “이에 대해 대통령은 아무런 사과나 반성의 말도 없이 오로지 자신의 측근에게만 마음의 빚이 있다고 말하고 있다”고 했다.
  • 단죄와 진상 규명 없는 역사는 치유할 수 없을까

    단죄와 진상 규명 없는 역사는 치유할 수 없을까

    최근 전두환 전 대통령이 5·18광주민주화운동 유혈 진압에 대한 사죄 없이 사망하면서 국가 폭력으로 점철된 한국 현대사의 비극이 다시 조명받게 됐다. 역사의 법정엔 공소시효가 없다지만, 1948년 제주 4·3을 시작으로 한 국가 폭력 희생자들의 고통은 영원히 치유할 수 없는 한(恨)으로 남길 수밖에 없을까. 제9회 제주 4·3평화문학상 수상작인 이성아 작가의 장편 소설 ‘밤이여 오라’는 이처럼 국가 폭력에 연루된 개인의 비극적 이야기와 폭력의 트라우마를 이겨 내려는 인물들의 분투를 그렸다. 2015년 독일어 번역가 변이숙은 자신이 번역한 작품의 저자 마르코의 초대로 크로아티아를 방문하던 도중 잊고 싶은 20여년 전의 추억을 떠올린다. 독일에서 짧은 유학생활을 했던 이숙은 대학 선배 현기표와 동거하게 됐고, 연락이 끊긴 기표를 찾으러 한국으로 돌아오자마자 공항에서 국가안전기획부에 끌려갔다. 이숙은 하루아침에 자신이 북한 공작원으로 분류된 기표의 애인으로 낙인찍힌 사실을 알게 된다. 소설은 이숙뿐 아니라 마르코의 입을 통해 1990년대 내전과 인종청소를 겪은 발칸반도와 한국의 상황을 교차하며 전개된다. 특히 제주 4·3 피해자의 후손이기도 한 이숙의 시선을 통해 김영삼 정부 시기까지도 이어진 간첩단 조작 사건 등 대한민국의 민낯을 여과 없이 펼쳐보인다. “용서니 화해니 하는 것들이 정치적인 제스처일 뿐이라는 걸 얼마나 더 지켜봐야 해? (중략) 죄의식은 늘 피해자들의 몫이야. 가해자들에게는 처음부터 그런 감수성이 없으니까”(188쪽)라는 마르코의 말은 확실한 단죄와 진상 규명 없이는 비극의 굴레를 끊을 수 없다는 점을 시사하는 듯하다. 하지만 작가는 분노와 탄식만 내보이지 않는다. 치유와 화해의 시각으로, 참극의 슬픔을 이해하는 연대가 필요할 때 우리는 그 폭력을 온전히 멈추게 될 것이라고 답한다. 우리가 등한시한 피해자들을 기억하고, 인정해야 좀더 큰 폭력을 예방할 수 있다고 목놓아 호소한다. 한 여인의 우수와 고독을 전하는 감수성 깊은 사유의 힘이 돋보인다.
  • [문화마당] 유종의 아름다움/김이설 소설가

    [문화마당] 유종의 아름다움/김이설 소설가

    겨울만 되면 코바늘뜨개를 한다. 뜨개질이라고 하면 주로 대바늘 두 개로 뜨는 걸 생각하는데 내가 하는 건 코바늘 하나로 단을 이어 가는 일이다. 코바늘뜨기로 처음에는 무늬와 색깔 변화를 주어 동그라미, 세모, 네모 모양의 모티프를 떴고, 다음에는 모티프를 이은 담요를 만들었다. 그다음은 케이프나 안경집, 쿠션, 가방까지 뜰 수 있게 됐다. 올해는 빨간색과 초록색, 흰색 실로 크리스마스 깔개를 만들어 친구들에게 선물하기도 했다. 뜨개질을 시작한 건 근래의 일이다. 몇 년 전, 준비하던 단편 소설의 주인공이 뜨개질을 하는 여자였다. 가족을 잃은 주인공이 뜨개질을 하며 슬픔을 억누르는데, 그 인물이 끝이 없는 담요를 뜬다. 그래서 나도 뜨개를 배우게 된 것이다. 그러나 그 소설은 완성하지 못했다. 일단 끝이 없이 긴 담요는 그 무게를 감당할 수 없을 것이라는 현실적인 문제를 경험으로 터득했고, 아무리 생각해도 가족을 잃은 인물의 슬픔을 뜨개질로 억누를 수 있겠는가 싶은, 개연성이 나조차도 납득이 되지 않았던 것이다. 단편 소설은 완성하지 못했지만 코바늘뜨기를 배운 건 남았다. 모든 뜨개질이 그렇듯이 그저 한 가닥의 실이 코를 만들어 내고 그 코에서 실을 걸어 떠 가며 단으로 이어지는 과정은 여간 신기한 게 아니다. 한마디로 바늘로 실을 걸어 엉켜 내는 과정인데 선이 면이 되고, 선이 형태를 지니거나 입체가 되는 일이기 때문이다. 지금 뜨고 있는 것은 네 가지 색을 사용한 기하학적인 무늬의 가방. 아직 3분의1도 뜨지 않았으니 올해 안에 완성이 될지 잘 모르겠다. 전문가가 아니니 작업량이 일정하지 않은 데다 기한도 정해 놓은 게 아니니 언제 완성될지 모르는 일이다. 하지만 언젠가는 마지막 코를 뜰 때가 온다. 그 마지막 코를 정리하는 순간 완성이다. 중도에 포기만 하지 않으면 결국에는 끝이 난다. 완성품을 얻는다. 유종(有終)이란 ‘시작한 일에 끝이 있음’을 말한다. 그러니 ‘유종의 미’의 사전적 의미는 ‘한번 시작한 일을 끝까지 잘하여 맺은 좋은 결과’가 될 것이다. ‘세상에 가장 공평한 게 있다면 시간’이라는 문장을 소설에 썼던 적이 있다. 남녀노소, 빈자든 부자든 어느 누구에게든 시간은 똑같이 주어지기 때문이다. 어리다고 시간이 조금만 부여되고, 부자라고 많이 주어지는 게 아니란 뜻이었다. 2021년 1월 1일 우리 모두에게 365일이라는 시간이 주어졌다. 그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일이 뜨개질의 한 코 한 코를 채워 가는 과정과 별반 다르지 않겠다는 생각이 든다. 뜨개질의 한 코 한 코를 떠 가는 일처럼 우리는 하루하루를 성실히 살아왔다. 코를 빼먹지 않고 떠야 제대로 된 완성품이 되듯이 우리는 하루하루 정직하게 살았다. 앞코와 뒤코의 연결이 자연스러운지 살피는 것처럼 우리는 하루하루 어제보다 나은 오늘이 되기 위해 노력했다. 그래서 내 뜨개질이 쓸모가 있을지 고민하듯이 우리는 내일의 희망을 잃지 않았다. 12월이 됐다. 이제 얼마 뒤면 당신이 떠 온 1년치의 시간이 완성될 것이다. 30일만 더 채우면 정말 올해의 끝이니까, 곧 2021년의 완성품을 손에 쥐게 될 것이다. 유종의 미를 이뤄야 할 때다. 그 결과가 멋있을지, 볼품없을지, 쓸모는 있을지, 무용한지는 당신만이 판단할 수 있다. 그러나 결과에 대한 의기소침은 금물. 아무려면 어떤가. 우리에게는 또 새해가 있다. 대신 내년의 하루하루 뜨기는 꼭 성공하시길! 그러니 여러분의 오늘 하루는 어떠했는지 묻고 싶다. 성실했습니까? 즐거웠습니까? 그럭저럭 괜찮은 하루였습니까? 아무튼 건강하시고 무탈하시길. 또한 굳건히 건재하시길 기원하는 마음을 담아, 마지막 인사를 남긴다.
  • 美 고교 총기 난사에 3명 사망… 학생들 “숨어서 가위 움켜 쥐었다”

    美 고교 총기 난사에 3명 사망… 학생들 “숨어서 가위 움켜 쥐었다”

    고교 2학년생, 총기 난사해 3명 사망 및 8명 부상15~20발 총격, 반자동 권총 압수, 동기 파악 안돼“두발 총성 뒤 교사가 문 잠그고 바리케이드” 증언2020년 총기 살인사건 비율 77%로 역대 최고치  “6개주, 공공장소 총기소지 때 허가 조건 올해 폐지”미국 미시간주 오클랜드에 위치한 옥스퍼드 고교에서 15세 학생이 난사한 총에 학생 3명이 사망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까지 나서 애도의 뜻을 표하고 촛불 추모집회가 열리는 등 미 전역에서 추모 물결이 일고 있다. 하지만 외려 총기 사용 조건을 완화하는 지역이 늘면서 우려가 커지고 있다. CNN은 11월 30일(현지시간) 오후 1시쯤 15세 학생(2학년)이 옥스퍼드 고교에서 총을 난사해 학생 3명이 숨지고, 8명이 다쳤다고 보도했다. 사망자는 14세·17세 여학생과 16세 남학생이었다. 부상자 8명 중에는 교사 1명도 포함됐으며, 2명은 수술을 받는 것으로 전해졌다. 범인은 현장에서 15∼20발의 총을 쏜 것으로 알려졌고,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현장에서 범인을 검거하고 반자동 권총 등을 압수했다. 신고부터 범인 검거까지 5분이 채 걸리지 않았다고 현지 보안관이 설명했다. 현장에는 60대의 구급차도 동원됐다.현지 언론은 범인의 부모가 곧바로 변호사를 선임해 경찰의 접근을 차단했기 때문에, 범행 동기가 아직 규명되지 못했다고 보도했다. 이 학교 3학년인 에이든 페이지는 이날 CNN에 “두 발의 총성을 들었고, 선생님이 문을 잠그고 바리케이드를 쳤다”며 “범인이 들어올 경우를 대비해 (친구들은) 계산기나 가위를 움켜쥐었고, 누군가는 울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미칠 것 같은 상황이었다고도 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상상할 수 없는 슬픔을 견디고 있는 가족들이 있다. (범인은) 커뮤니티 전체가 지금 충격에 빠졌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애도를 표하며 말했다. 그레천 휘트머 미시간 주지사는 “지금은 우리가 함께 모여 아이들이 학교에서 안전하다고 느낄 수 있도록 도와야 할 때다”라고 했다. 충격에 빠진 학생들은 이날 밤 고교에서 차량으로 10분 거리의 교회에 모여 촛불을 들고 3명의 친구를 추모했다.2007년 32명이 희생된 버지니아 공대 총기난사 사건, 2012년 커네티컷주 샌디 훅 초등학교 총격 사건(26명 사망), 2018년 2월 플로리다주 파크랜드 고교 사건(17명 사망), 같은해 5월 텍사스주 휴스턴 고교 사건(10명 사망) 등 미국에서 캠퍼스 내 총기 난사 사건은 끊이지 않고 있다. 하지만 ABC방송은 “총기 판매와 총기 범죄가 늘어나고 있지만 기포드 법률 센터에 따르면 올해에만 6개 주가 공공 장소에 총기 소지를 위해 허가를 받도록 했던 요건을 제거했다”고 전했다. 총기 규제 강화의 목소리는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지만, 미 의회에서는 이렇다 할 법안이 통과되지 못하는 상태다. 미 연방수사국(FBI)에 따르면 2020년 살인 사건 건수는 약 2만 1500건으로 2019년보다 30% 가까이 증가했고, 이중 총기를 이용한 살인사건 비율은 약 77%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 “한국서 위대한 여행…삶 되찾은 기분” “같은 역 10년째인데 데뷔 무대 같아”

    “한국서 위대한 여행…삶 되찾은 기분” “같은 역 10년째인데 데뷔 무대 같아”

    “저는 지금 아름답고 위대한 여행을 하고 있어요. 이 여행이 언제 끝날지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너무 안타깝고 슬퍼요.”노래를 하는 순간에도 이 무대가 끝이 나는 게 아쉽다며 배우는 고개를 저었다. 빅토르 위고의 동명 소설(1831)을 무대로 옮긴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 프렌치 오리지널 내한 공연에서 근위대장 페뷔스를 연기하는 잔 마르코 스키아레티(35) 얘기다. 극의 상징적 인물인 콰지모도 역의 안젤로 델 베키오(29)도 “10년간 같은 역할을 했어도 이제 막 시작한 느낌이 든다”며 거들었다. 형태는 각기 다르지만 영원하고 변하지 않길 바라는 사랑을 노래하는 극 중 인물처럼 두 배우는 작품을 향한 사랑을 아낌 없이 드러냈다. 지난달 17일부터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국내 관객과 만나고 있는 두 사람과 함께했다. 이탈리아에서 태어나 성악을 공부한 두 사람은 2006년 ‘줄리에타 에 로메오’에서 함께 호흡을 맞춘 인연이 있다. 이후 델 베키오는 2011년부터 ‘노트르담 드 파리’에서 쭉 콰지모도 역을 맡았고 스키아레티는 2019년부터 페뷔스로 무대에 서고 있다. 지난해 11월 내한했다가 코로나19로 조기 폐막하고 돌아갔던 터라 두 사람의 열의가 더욱 달궈져 있었다. “지난 한 해가 너무 끔찍한 시간이었기 때문에 이번에 다시 한국 공연 막이 올랐을 때 삶을 되찾고 드디어 숨을 쉬는 것 같은 마법 같은 경험을 했다.”(스키아레티), “처음 뮤지컬 배우로 데뷔한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델 베키오)1482년 프랑스 파리 노트르담 대성당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욕망과 사랑의 노래. ‘노트르담 드 파리’는 아름다운 집시 여인 에스메랄다를 두고 콰지모도의 순수하고 맹목적인 사랑과 페뷔스의 육체적 사랑, 그리고 프롤로 주교의 광기 어린 사랑이 서로 뒤얽힌다. ‘대성당의 시대’, ‘아름답다’, ‘춤을 춰요 에스메랄다’ 등 명곡들이 성스루로 이어지고 노래를 부르는 배우들과 안무가들이 구분된 프랑스 뮤지컬 특유의 역동적이고 강렬한 무대는 1998년 세계 초연(한국 초연은 2005년) 때부터 꾸준히 사랑받고 있다. 구부정한 자세와 슬픔 가득한 얼굴로 콰지모도를 연기하는 델 베키오는 “항상 운동을 꾸준히 하는 것은 여전하지만 이제는 어려웠던 자세가 익숙해져 감정을 더 잘 전달하기 위해 노력한다”고 말했다. 그는 프랑스어와 이탈리아어, 영어 등 3개 국어로 이 작품을 노래할 수 있는 유일한 배우로, 2014년 내한 공연을 위해 프랑스어로 작품을 익혔다. “10대부터 항상 이 노래를 프랑스어로 부르고 싶었다는 목표가 있었다”고 한다. “이탈리아에서 이 작품의 프렌치 버전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던 스키아레티는 아직도 “꿈만 같다”는 말을 거듭했다. “넘버들이 결코 쉽지 않아 매일 스스로 발전하고 노력하게 만드는 도전 정신을 일깨우는 어려운 작품”이기에 뮤지컬 배우로 활동하면서도 목표는 ‘인생작’인 노트르담에 있었다는 것이다. 관객에 대한 고마움도 빼놓지 않았다. 델 베키오는 “이 작품을 사랑하는 이유는 관객들 때문”이라면서 “남녀노소 누구나 작품을 즐기고, 20년 전 오셨던 분들이 자녀를 데리고 와서 함께 공연을 즐기기도 한다”고 했다. 스키아레티는 “특히 한국 관객들은 늘 웃음이 많고 공연을 아주 잘 즐겨 배우끼리도 한국에 올 때는 고향에 오는 것 같다고들 한다”며 “그런 관객들을 만날 수 있는 게 저희가 받을 수 있는 가장 큰 선물”이라고 보탰다. ‘노트르담 드 파리’는 서울 공연을 마친 뒤 대구 계명아트센터, 부산 소향씨어터 신한카드홀에서도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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