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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성 4代의 신산한 삶과 벅찬 사랑

    올림포스의 주신(主神) 제우스가 태어난 섬이자 그리스 문명의 발상지, 크로노스 미궁(迷宮)과 괴물 미노타우로스 설화가 내려오는, 그리스 크레타 섬은 신비감이 가득하다. 지중해에서 손꼽히는 풍광을 자랑하는 곳이라 아름다운 로맨스에 대한 설렘에 휩싸이기도 한다. 영국 여성작가 빅토리아 히슬롭 역시 이 섬에서 소설의 영감을 얻었다. 하지만 시선을 살짝 틀어 크레타 섬의 북쪽, 여행책자에 점으로 찍혀 있을 정도로 작은 섬 스피나롱가에서 상상력을 증폭시켰다. 이 섬에 4대에 걸친 여인들의 신산한 삶과 벅찬 사랑 이야기를 담아, 소설 ‘섬’(노만수 옮김, 문학세계사 펴냄)을 탄생시켰다. 이야기의 시작은 간단하다. 사랑 탓에 혼란스러운 25살 알렉시스는, 먼저 이 나이를 경험했을 엄마라면 어떻게 했을까 하는 질문을 던진다. 답을 얻기 위해 ‘엄마가 항상 입을 다물었던 과거’를 찾아 떠난 크레타 섬에서 외할머니의 친구 포티니를 만난다. 소설은 193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외증조할머니 엘레나가 나병환자 수용소가 있는 스피나롱가 섬으로 떠나는 모습이다. 이 시점부터 이야기는 쉴새없이 전개된다. 나병환자인 외증조할머니와 묵묵히 사랑을 이어가는 외증조할아버지, 엄마처럼 나병에 걸린 마리아의 잔혹한 운명과 그를 위로해 주는 의사 마놀리의 헌신, 부끄러운 가족을 외면한 언니 안나의 방탕한 삶, 그의 딸 소피아를 거둔 마리아의 희생까지, 외증조할머니에서 외할머니로, 이모할머니에서 엄마로 이어지는 여성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너의 엄마 이야기는 바로 외할머니의 이야기이고, 또 외증조할머니의 이야기이기도 하고, 역시나 이모할머니의 이야기이기도 하지. …뜻밖의 일이란 청천벽력처럼 느닷없이 터져 우리들 삶의 궤적을 뒤바꾸지만, 우리들의 일생을 결정하는 것은 지금 우리 주위에 있는 사람들과, 우리보다 앞서 살았던 사람들의 행동일 거야.”(59~60쪽) 알렉시스에게 이야기를 꺼내기 전, 포티니가 한 말 속에서 작가의 의도가 엿보인다. 다소 어둡고 처연한 분위기에 음울하고 먹먹한 감정으로 떨어질 때쯤 작가는 섬의 아름다운 풍광을 안기며 기분을 상승시킨다. 밝은 색의 카페와 상점, 집 창문마다 늘어진 제라늄과 장미 등 작가의 섬세한 묘사는 독자가 눈앞에 섬을 그려 내기에 충분하다. 작가는 소설을 쓰기 위해 수십 차례 섬을 방문하고, 당시 역사와 나병을 연구했다고 전한다. 이야기 속에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군의 크레타 섬 점령과 레지스탕스 운동 등 역사적 사실과 서정적 상상력을 풍부하게 녹여 낼 수 있었던 이유이다. 2005년 영국에서 출간된 책은 당시 ‘더 선데이 타임스’ 페이퍼백 차트에서 8주 연속 1위에 올랐다. 이듬해 ‘해리 포터’, ‘다빈치 코드’ 등을 누르고 영국 아마존, 일간지 ‘가디언’ 등에서 베스트셀러 1위를 차지했다. 이 책으로 히슬롭은 브리티시 북 어워드에서 신인상을 수상했다.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양용은 선수만을 위한 단 한병 ‘발렌타인 37년 위스키’ 헌정

    양용은 선수만을 위한 단 한병 ‘발렌타인 37년 위스키’ 헌정

    프로골퍼 양용은 선수만을 위한 단 한 병의 최고급 위스키가 나왔다. 위스키 제조업체 페르노리카코리아는 ‘발렌타인 37년 스페셜 에디션’을 제작, 아시아인 최초로 PGA 메이저 대회를 제패한 양 선수에게 헌정한다고 27일 밝혔다. 180년 역사를 지닌 발렌타인이 특정인에게 바칠 목적으로 특별 제조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양 선수만을 위해 오직 한 병만 만들어진 이 위스키는 발렌타인의 마스터 블렌더 샌디 히슬롭이 37년간 숙성시킨 위스키 원액을 써서 만들었다. 양 선수의 인상깊은 플레이에 영감을 받은 히슬롭이 스코틀랜드 전역의 증류소에서 양 선수가 태어난 해인 1972년산 위스키 원액을 특별히 엄선해 블렌딩했다고 한다. 고급스러운 갈색 병에 양 선수의 승리를 축하하는 히슬롭의 특별 메시지와 사인이 금빛 음각으로 새겨져 있다. 프랭크 라페르 페르노리카코리아 사장은 “끊임없이 도전해 꿈을 현실로 이룬 양 선수의 플레이는 발렌타인이 추구하는 ‘깊은 인상을 남기다(Leave an Impression)’라는 캐치프레이즈와 일맥상통한다.”면서 “발렌타인 37년 스페셜 에디션 헌정은 그 가치를 따질 수 없는 최고의 찬사”라고 말했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한국의 미래-위기를 희망으로] ‘석유 제로 현장’ 스웨덴 벡셰를 가다

    [한국의 미래-위기를 희망으로] ‘석유 제로 현장’ 스웨덴 벡셰를 가다

    |벡셰(스웨덴) 류지영특파원|“스웨덴에 석유를 거의 쓰지 않고 운영되는 도시가 있다고요? 그것도 제가 사는 바로 옆 마을이라니…허허허. 여기서만 20년 넘게 택시 운전을 한 저로서도 금시초문이군요. 어떻게 그럴 수 있을까요?” 스웨덴 최남단 도시 말뫼에서 기차로 30분을 올라가 도착한 소도시 에슬롭에서 만난 택시기사는 오히려 ‘유럽에서 가장 환경친화적인 도시(the greenest city in Europe)’가 자기가 살고 있는 바로 옆 마을이라는 사실이 믿어지지 않는다는 표정이었다. 그만큼 ‘석유 제로도시’로 세계적 명성을 얻고 있는 벡셰(vxj)는 오히려 스웨덴에서는 조용하고 일상적인 모습의 마을이었다. |벡셰(스웨덴) 류지영특파원|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고 하지 않던가. 유럽에서 가장 환경친화적인 도시를 보면서도 그저 부러워하는데 그친다면 한국의 에너지·자원의 미래는 암울할 수밖에 없다. 서울을 비롯한 우리 도시들도 벡셰처럼 화석연료 의존도를 줄인 청정도시로 탈바꿈할 수는 없을까? “인구 8만명, 면적 1925㎢의 소도시 노하우를 인구 1000만명, 면적 605㎢의 거대도시 서울에 그대로 적용할 수는 없겠죠. 이미 에너지 다소비 구조가 정착된 전세계 여러 도시 담당자들이 고민하는 문제입니다.” “서울도 석유 제로도시가 될 수 있냐.”는 기자의 질문에 벡셰시(市) 환경 프로젝트 담당자인 헨리크 요한손은 세계 여러 도시 관계자들과 논의했던 각종 해법들을 소개했다. “석유 제로도시의 핵심은 친환경 냉·난방과 전력 생산을 위한 바이오매스 발전소를 얼마나 많이 확보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서울과 같은 큰 도시라면 적어도 20∼30개는 필요하죠.” “하지만 서울에는 그 정도 건물을 지을 만한 부지가 남아 있지 않습니다.”라는 기자의 반론에 요한손은 “시간을 충분히 갖고 도심 발전소 건설을 준비하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우선 천연가스나 석유를 사용하는 기존 지역난방시설을 바이오매스 발전시설로 개·보수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할 수 있습니다. 벡셰도 그런 방식으로 바이오매스 발전을 해나갔습니다. 다음 단계로는 부지 마련이 가능한 외곽 지역에서부터 신규 발전소를 지어 나가고, 장기적으로 도심지역 재개발 계획에 바이오매스 발전시설 건립을 포함시키는 겁니다. 그러면 20∼30년 뒤 도시 전역에서 무공해 친환경 발전소를 볼 수 있게 됩니다.” “도시 전체에 전기와 열을 공급할 엄청난 양의 바이오연료는 어디서 충당하나요?” “먼저 쓰레기, 낙엽, 나뭇가지, 음식물 쓰레기 등 도시 안에서 구할 수 있는 연료는 모두 찾아야 합니다. 나머지는 인근 농촌 지역에서 볏짚, 분뇨, 우드칩(나무껍질 등 산지 부산물을 압축해 만든 땔감) 등을 공급받으면 되고요. 벡셰도 모자란 연료를 주변지역에서 충당하고 있는데,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도움을 줍니다. 그래도 부족하면 태양광이나 풍력, 석유 등 에너지원을 고려해야죠. 당연히 패시브 하우스 등 에너지절약형 주택 보급도 병행해야하고요.” “서울은 벡셰처럼 자전거로 출·퇴근하기에는 규모가 너무 크고 복잡합니다. 도로체계가 엉망이어서 사고의 위험도 높고요.” “석유 제로도시의 또 다른 핵심인 자전거 출·퇴근이 어렵다면 일단 자전거와 대중교통수단 간에 연계망만이라도 편리하고 안전하게 구축해야 합니다. 집에서 자전거로 불편없이 전철역이나 기차역, 버스 정류장까지 이동한 뒤 이를 안전하게 보관할 수 있어야 하죠. 이를 위해서는 스웨덴 스톡홀름(인구 170만명), 덴마크 코펜하겐(인구 140만명)과 같은 주요 자전거 도시들의 노하우를 배워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막대한 재원 마련은 어떻게 할 수 있죠?” “벡셰의 경우 발전소, 배관, 자전거 도로체계 등 인프라를 갖추는 데 7000만 유로(약 1100억원)가 들었습니다. 비용은 대부분 정부 보증을 통해 은행 대출로 충당했고요. 서울은 벡셰보다 인구밀도가 높아 단위 면적당 건설비용은 적겠지만 그래도 최소 20억∼30억 유로(약 3조 2000억∼4조 8000억원)는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물론 큰 돈이지만 장기적으로 화석연료 절감으로 충분히 상쇄할 수 있는 비용입니다. 정치권의 합의가 관건이죠.” superryu@seoul.co.kr ●“유럽에서 가장 환경친화적인 도시” “이곳은 인구 8만명의 소도시지만 환경 분야에서만큼은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자부합니다. 지난해 유럽연합(EU)으로부터 ‘지속 가능한 에너지상’을, 발틱해 도시연합으로부터 ‘최고의 환경 실천상’을 각각 받았습니다. 해마다 이곳의 도시 노하우를 배우기 위해 전세계 도시 설계자, 언론인, 정치인 등 100여개 그룹이 찾고 있죠.” 역에서 10분 정도 걸어서 도착한 벡셰 시청사에서 만난 보 프랑크 시장은 기자를 반갑게 맞으며 마을 자랑을 빼놓지 않았다. 이 도시가 ‘석유 제로’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1992년 브라질의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린 ‘환경과 개발에 대한 유엔회의’에서부터였다. 당시 소개된 ‘지속가능한 개발’(미래 세대가 그들의 필요를 충족시킬 능력을 저해하지 않으면서 현재 세대의 필요를 충족시키는 발전)이라는 개념에 공감한 벡셰는 지역 환경단체와 손잡고 ‘화석 연료 없는 도시’를 선언했다. “2005년 현재 벡셰의 총 에너지 소비량은 2만 4794GWh(기가와트시,1GWh는 10억Wh)로, 이 중 바이오매스(분뇨나 나무껍질 등 동식물의 부산물로 만든 연료) 등 신재생에너지가 차지하는 비율이 52%에 달합니다. 스웨덴 내에서도 최고 수준이지만 석유 사용량을 ‘0’로 만들기 위해서는 더 노력해야 합니다.” 벡셰에서 여러 환경 관련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헨리크 요한손은 기자에게 벡셰의 석유 제로 프로젝트의 핵심사업인 시영발전소 ‘벡셰에너지’(VEAB)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기 시작했다. “1970년 설립된 벡셰에너지는 오일쇼크를 계기로 1980년부터 바이오 연료를 이용한 전력생산과 난방을 시작했습니다.2002년부터는 바이오연료 사용량이 97% 이상을 차지하고 있죠. 덕분에 2006년 1인당 이산화탄소(CO3/8)발생량(3.2t)을 1993년(4.6t)에 비해 30%나 줄일 수 있었죠.2025년까지는 70%까지 절감할 계획입니다.” 요한손은 또 벡셰에너지가 자리잡은 트루멘 호수 주변에 짓고 있는 5층짜리 ‘패시브 하우스’ 아파트 단지도 소개했다. 패시브 하우스란 단열 효과를 극대화해 기존 주택보다 90% 이상 냉·난방비를 절감할 수 있는 에너지절약형 주택. 현재 벡셰는 기존 주택들을 패시브 하우스로 교체하면서 에너지 소비량을 최소화하고 있다. 요한손은 “최근 벡셰의 쾌적한 환경이 많이 알려지면서 스웨덴 전역에서 이주해 오는 이들이 크게 늘고 있다.”면서 “특히 중국과 일본의 도시 관계자들이 시의 노하우를 배우기 위해 많이 찾는다.”고 전했다. ●“교통수단이 가장 어려운 개혁대상” “벡셰라고 해서 골칫거리가 없는 것은 아니에요. 자전거 출·퇴근을 위한 여러 시스템을 갖춰 놓았지만 그래도 자가용 사용을 줄이기 위한 묘수는 아직 찾지 못했습니다. 교통수단이야말로 가장 어려운 개혁 대상이죠. 화석연료 사용량이 전체 에너지의 40%에 육박하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벡셰가 석유 제로도시로 이행하는 데 가장 큰 어려움으로 보 프랑크 시장은 곧바로 교통수단을 지목했다. 편한 것을 추구하는 개인의 욕망을 바꾸는 게 에너지 위기 극복의 가장 큰 걸림돌이라는 솔직한 토로였다. “자동차 사용을 억제하지 못한다면 차량용 바이오연료 보급이라도 활발하게 이뤄져야 하는데, 현재 벡셰의 바이오연료 보급률은 석유 사용량의 3%에도 미치치 못합니다. 아직 갈 길이 멀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럼에도 우리는 이미 세계 여러 도시들에 ‘지금 가진 기술만으로도 충분히 에너지·기후변화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는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했다고 자부합니다. 세계가 석유 사용량을 줄이기 위해 각종 첨단기술 개발에 몰두하고 있지만 우리는 오히려 기존 기술을 통해 사람들의 인식을 바꾸는 데 주력했습니다. 그 결과 우리는 세계에서 가장 빠른 에너지·온실가스 절감효과를 낼 수 있었고요.” superryu@seoul.co.kr
  • [태안피해 보상 제대로 받자]마지막 희망은 법원

    유조선이 부서졌다. 검은 기름이 푸른 바다를 뒤덮고 해안가까지 밀려온다. 기름을 닦아내려고 수십만명이 몰려든다. 삶의 터전을 잃은 주민들은 완전 보상을 요구한다. 피해 보상을 맡은 국제기구나 유조선 보험사는 손사래친다. 합의는 실패하고, 주민들에게는 법원이 ‘마지막 희망’으로 남는다. 그러나 우리나라 법원은 때로는 가해자보다도 모질었다. 1995년 유조선 씨프린스호가 전남 여수시 소리도 앞바다에서 좌초됐다. 조업이 전면 중단돼 여수 수협의 수산물 위탁판매도 확 줄었다. 판매액의 3.5%를 수수료로 받던 여수 수협은 14억 2500만원을 손해봤다. 어업 피해를 조사하기 위해 감정인을 선임하고, 장비를 빌리는 데도 꽤 많은 비용을 썼다. 기름유출 사고 피해 보상을 전담하는 국제기구인 국제유류오염보상기금(IOPC)에 16억여원을 청구했다.IOPC는 1억원만 인정했다. 여수 수협은 IOPC를 상대로 광주지법 순천지원에 소송을 냈다. 법원은 “기름유출 사고와 인과관계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여수 수협의 청구를 기각했다. 그러나 IOPC 보상청구 매뉴얼에는 수협의 수수료 감소나 전문가 조사 비용이 원칙적으로 보상 가능한 손해라고 적혀 있다. 해상법 전문가인 문광명 변호사는 “씨프린스호 사건은 우리나라가 IOPC에 가입한 직후에 일어난 대형 기름유출 사고”라면서 “법원이 IOPC 보상기준에 생소했던 상황이라 잘못 판단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해외에서는 피해자보다 사려 깊은 법원 판결을 찾을 수 있다. 2000년 7월 그리스 피레우스 항구에서 슬롭호가 폭발했다. 슬롭호는 94년 석유를 운반하는 배로 제조됐지만, 이듬해부터는 항구에서 기름찌꺼기를 저장하는 용도로 쓰이게 됐다. 폭발 사고가 일어날 때도 슬롭호는 항구에 닻을 내리고 있었다. 폭발로 산산조각난 슬롭호에서 흘러내린 기름은 항구를 뒤덮었다. 방제회사가 153만여유로(약 24억원)를 들여 기름을 치웠다. 그러나 IOPC는 방제비 지급을 거부했다.IOPC는 배의 기름유출 피해를 보상하는 국제기구인데 슬롭호를 ‘배’로 볼 수 없다는 이유에서였다. 방제회사는 IOPC를 상대로 그리스 지방법원에 소송을 냈다. 1심에서는 방제회사가, 항소심에서는 IOPC가 이겼다. 대법원은 다수의견(17대5)으로 슬롭호를 ‘배’라고 판단,IOPC에 방제비를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기름을 실을 수 있다면 운항하지 못한다 해도 ‘배’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IOPC는 “피해보상과 관련해 각국 법원의 판결은 무조건 수용하는 게 원칙”이라고 밝혔다. 각국 법원의 판단이 IOPC 결정보다 우위라는 얘기다. 프랑스에서도 ‘보상혁명’이 일어났다.99년 12월 프랑스 남부 브르타뉴 해안에서 발생한 에리카호 사고와 관련해 파리 형사법원은 지난 1월 기름유출로 인한 환경손해를 인정하는 첫 판결을 내놓았다. 환경손해란 해양생물이 멸종 위기에 처하거나 자연경관이 회복 불가능할 만큼 훼손된 것을 말한다.‘피해자’는 폐사한 수만 마리의 새가 된다. 새를 대신해 지자체가 파리법원에 소송을 냈다. 지자체는 환경세의 일종인 ‘자연보호지구 지방세’를 징수하기 때문에 환경손해 배상금을 받을 자격이 있다며 손해배상액으로 피해 지역의 2년간 지방세 101만유로(약 16억원)를 청구했다. 법원은 환경손해를 인정, 에리카호를 빌려 사용한 토탈 등에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지자체를 대리한 코린 르파주 변호사는 “IOPC가 보상하지 않은 환경손해를 유류오염 책임자에게 물어 배상받은 것”이라면서 “법원이 환경손해의 심각성과 손해배상의 필요성을 인정해 만족한다.”고 말했다. 태안 기름유출 사고와 관련해서는 현재 대전지법 서산지원과 홍성지원에서 형사·민사 재판이 진행되고 있다. 형사재판은 사고 당시 유조선과 삼성중공업이 잘못을 저질렀는지를, 민사재판에서는 피해 규모와 보상 여부를 판단한다. 우리나라 법원이 어떤 결론을 내릴지 주목된다. <특별취재반> 파리·도쿄·런던·마드리드 정은주 오이석특파원 ejung@seoul.co.kr
  • 인터뷰/ 부산영화제 심사위원장 자누시 감독

    막바지로 치닫고 있는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누구보다 바쁜 일정을 보내는 해외 게스트는 크지시토프 자누시 감독(61)이다.크지시토프 키에슬롭스키와 함께 폴란드를 대표하는 감독으로 국내에 두터운 팬층을 확보하고 있는그는 뉴커런츠 부문 심사위원장을 맡았다.개막 이틀째 인터뷰에서 “좋은 영화란 단순히 감성만으로도 직감할 수 있는것”이라고 작품관을 밝힌 그가 행사기간동안 ‘의무적’으로 챙겨봐야할 작품은 최소 12편.4명의 심사위원들과 함께 작품들을 심사하느라 숙소인 서라벌 호텔과 심사전용 비디오룸을 왔다갔다 하며 하루해를 보낸다는 게 영화제 사무국측의 귀띔이다. 자누시 감독이 한국팬들을 위해 준비한 ‘깜짝 이벤트’는 폐막식날또 하나 더 있다.14일 오후 2시 부산경성대 콘서트홀에서 네오영화아카데미 주최로 열리는 초청강연에 참석해 ‘현대영화의 세계성과 지역성’을 주제로 특강할 예정. 연출뿐만 아니라 시나리오 작가로도 활동해온 자누시 감독은 이번영화제에서 올해 모스크바영화제 대상을 받은 ‘성적으로 치명적인 전염병같은 삶’을 선보였다. 황수정기자
  • 우리 창작발레 「삼손과 데릴라」/러·중 최고 춤꾼이 주연 맡는다

    ◎스베틀라나 최·후앙 치청 29·30일 “몸짓 향연”/조승미발레단 창단 18주년맞아 야심찬 기획 외국의 유명 무용수들이 국내 춤꾼들과 어울려 한국의 순수 창작발레를 춤추는 무대가 오는 29일과 30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강당에서 마련된다. 조승미발레단이 올해 창단 18주년과 프로발레단 전환 1주년을 기념,새롭게 선보이는 「삼손과 데릴라」.우리 민간발레단이 세계 최초로 만든 대형 창작발레라는 점에서 지난 92년 초연때부터 많은 화제를 낳았던 이 발레단의 대표작이다.초연에 이어 앙코르와 미국 초청공연 등 그동안 모두 9차례 무대에 오르면서 성서적 소재에서 우러나오는 웅장함과 엄숙함이 돋보인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이 작품은 성서속 삼손과 데릴라의 얘기가 현실과 과거를 오고가는 형식으로 전개되는 총 2막8장의 대작.엑스트라까지 합하면 출연자만 50여명에 이른다.발레단은 10회째를 맞는 이번 공연에서 작품의 완성도를 최대한 높이기 위해 중국과 러시아의 스타무용수 두 사람을 초청했다.이들은 한 무대에서 발레단의 간판급 단원들과동일배역으로 호흡을 맞추게 돼 자연스럽게 국내외 무용수들간 기량비교의 자리가 될 전망이다. 중국의 국가일급무용수 후앙 치청이 현실의 삼손역으로 회상의 삼손역인 발레단의 간판무용수 김형민과 짝을 이루고 러시아의 국제적 발레리나 스베틀라나 최는 회상의 데릴라를 맡아 현실의 데릴라역인 발레단 주역무용수 신애숙과 보이지 않는 경쟁을 벌인다.한인3세로 스타니슬롭스키발레단(옛 레닌그라드발레단) 수석무용수로 활동중인 스베틀라나 최는 이미 3년전 국립발레단 초청으로 방한한 적이 있어 국내 발레팬들에게도 낯설지 않은 인물.그동안 외국의 초청무용수가 국내무대에서 클래식 발레를 공연한 적은 많았으나 국내무용수들과 함께 우리의 창작발레를 춤추기로는 그가 처음이다. 발레단에서는 또한 블레셋여인역의 이혜석과 대사제를 맡은 김길용 등이 이들과 앙상블을 이룬다. 원래 성서의 「삼손과 데릴라」는 사랑과 물욕에 눈이 어두워진 삼손이 머리카락의 비밀을 데릴라에게 털어놓으면서 비극적 죽음으로 치닫게 되지만 발레에서의 삼손은하나님의 용서로 목숨을 건지는 것으로 돼있어 관객들에게 색다른 감동도 안겨준다.발레단은 기둥에 묶인 삼손이 울부짖으면서 신전 전체가 무너져내리는 마지막 장면이 이 작품의 압권이라고 설명한다.발레단을 이끌고 있는 조승미씨(한양대 교수)의 안무작.29,30일 하오 7시30분.292­7385.
  • 케이블TV Q채널 16∼20일 동숭아트센터서

    ◎국내 첫 다큐 영상축제 열린다/국내공목작 17편 해외초청작 18편 영상/다큐 효율성 주제 심포지엄·스틸 사진전도 국내외 우수 다큐멘터리를 한자리에서 볼 수 있는 영상축제가 열린다. 케이블TV 다큐멘터리전문채널인 Q채널이 16일부터 20일까지 서울 대학로 동숭아트센터에서 개최하는 제1회 서울 다큐멘터리영상제가 그것.영상문화의 근간인 다큐멘터리의 저변확대를 위해 마련된 이 행사는 다큐멘터리전문영화제로서는 국내 처음으로 시도되는 것이어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번 영상제에는 공모전 본선진출 국내작 17편과 해외 우수 다큐멘터리 초청작 18편이 선보인다. 이 가운데 특히 주목할만한 작품은 「후프 드림스」(Hoop Dreams),「안네 프랑크를 기억하며」(Anne Frank Remembered),「키에슬롭스키 난 괜찮아요」(Kieslowski I’m So So)등 해외 초대작 3편. 「후프 드림스」는 미국 NBA 스타플레이어를 꿈꾸는 2명의 흑인소년을 5년동안 따라다니며 찍은 스포츠다큐멘터리로 95년 미국 전역에서 개봉돼 다큐멘터리로서는 이례적으로 흥행에 성공한 작품이다. 「안네…」는 나치치하 안네의 삶을 직접 목격한 사람들의 증언을 담은 최초의 기록영화로 올해 아카데미 다큐부문상을 수상한 작품. 또 「키에슬롭스키…」는 「블루」「레드」「화이트」등 3색 시리즈영화로 국내에도 잘 알려진 폴란드의 거장 키에슬롭스키감독의 작품세계를 그린 수작이다. 이밖에 89년 미국의 파나마 침공을 파나마인의 시각으로 그려 92년 아카데미상을 수상한 「파나마 사기극」(Panama Deception),아시아지역 최고의 다큐멘터리영화제로 자리잡고 있는 일본의 야마가타영화제 95년도 대상수상작인 「선택과 운명」(Choice And Destiny)도 관심을 끌만하다. 한편 영상제에 때맞춰 19일 하오 7시에는 「극영화 전성시대에 다큐멘터리의 효용성은 무엇인가」를 주제로 심포지엄이 열리며 지하 1,2층에서는 스틸사진전도 개최된다.〈김종면 기자〉
  • 한국영화 75년/영상에세이 제작

    ◎장선우 감독,내년 「세계 영화1백년」 출품 겨냥/격동의 근·현대사에 「오발탄」등 30여편 곁들여 한국영화 75년의 발자취를 영상에세이 형식으로 정리하는 이색다큐멘터리 영화「영화1세기­한국의 영화」가 장선우 감독에 의해 만들어지고 있다. 내년 2월말 완성될 이 영화는 세계영화탄생 1백주년을 맞아 영국 BFI(British Film Institute,영국영화원)가 기획한 「영화1백년」시리즈의 하나로 제작되는 것.내년 5월 영국 런던에서 열리는 「세계영화 1백년」영화제에 출품,한국영화의 과거 현재 미래를 세계시장에 알릴 계획이다.이 행사엔 한국의 장선우 감독을 포함 미국의 마틴 스코시즈,영국의 스티븐 프리어즈,프랑스의 장 뤽 고다르,이탈리아의 베르나르도 베르톨루치,폴란드의 크지쉬토프 키에슬롭스키,일본의 오시마 나기사 감독 등 세계 18개국의 거장들이 함께해 자국의 영화역사를 다룬 다큐멘터리 작품을 선보인다. 「영화1세기­한국의 영화」는 단순한 연대기적 사실을 나열하는데서 탈피,다양한 영화적 기법을 동원하는 등 실험성을 강조한 점이 특징.연출을 맡은 장선우 감독은 『이 영화가 비록 다큐멘터리 형식을 띠고 있지만 기록성에 비중을 두기 보다는 감독의 주관을 최대한 반영하는 한편의 「영상수필」로 꾸며질 것』이라며 『우리영화가 역사와 시대의 아픔을 얼마나 어루만져 왔는가를 씻김굿 형식을 통해 살펴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 영화는 52분짜리 소품이지만 우리영화의 태동기에서부터 일제치하와 한국전쟁,민족분단과 근대화과정,직배외화의 홍수속에 시달리는 오늘에 이르기까지 부침을 거듭해온 우리 영화사를 입체적으로 짚어낸다.동학농민운동,일제시대의 사회문화상,해방이후 비극적 공간의 상징이된 지리산과 광주 무등산의 모습 등을 주요내용으로 소개하며 분단의 상징인 휴전선 철조망 장면과 유명 감독들과의 인터뷰 등도 연내 촬영을 끝낼 예정이다.이밖에 60년대 대표적인 리얼리즘영화인 「오발탄」을 비롯,「바보들의 행진」「화엄경」「남부군」「그들도 우리처럼」「태백산맥」등 각 시대의 특성이 담긴 영화 30여편을 편집화면으로 곁들여 우리영화에 대한 이해를 높인다는 계획이다.
  • 삼성 나이세스/영상산업 참여 박차/미·불사와 잇단 계약

    ◎“영상물 수입 차등” 우려/“수익성 높은 외화 유통부문에 관심”/우리영화 제작·투자엔 소홀 비판도 삼성그룹이 영상 산업 참여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가운데 한국 영화 제작 보다는 외국 영상물 확보를 통한 유통 부문의 수익성에만 관심을 기울이는 것이 아니냐는 의견이 조심스럽게 제시되고 있다. 삼성 나이세스는 최근 ▲다큐멘터리 한국영화 1백년 제작 ▲오페라 영화 나비 부인 한불 합작 합의 ▲미국 캐롤코사와 영상물 제작 및 보급 기본계약 체결 등 굵직 굵직한 사안을 발표했다.나이세스는 지난 8월초에도 오는 11월 5일부터 11일까지 동숭아트센터에서 「서울단편영화제」를 개최한다고 밝혔었다. 나이세스에 따르면 「한국 영화 1백년」 제작은 영국영화협회가 세계 12개국의 유명 감독들에게 자국의 영화사를 다큐멘터리로 만들어 출품해달라고 요청한데 따른 것이다. 이같은 요청은 영국영화협회가 오는 95년 영화 탄생 1백주년을 맞아 12개국의 작품을 모아 개최키로 한 「세계영화 1백년」 행사의 하나로,이 행사가 끝나면 참가 국가는 20년동안 각 국 작품의 국내 판권을 소유하게 된다. 자국 영화사를 제작할 감독은 미국 마틴 스콜세지,프랑스 장 뤽 고다르,이탈리아 베르나르도 베르톨루치,폴란드 크지쉬토프 키에슬롭스키,일본 나기사 오시마,중국 수 케이 등 유명 감독들이다.우리나라에서는 장선우감독이 선임돼 10월부터 촬영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이와함께 「나비부인」은 프랑스 영화사 에라토 필름 및 이데알 오디앙스와 영화화하기로 합의했다.나이세스측은 모두 5백만 달러가 소요될 이 영화의 제작에 80만 달러를 투자하기로 했다.이에따라 나이세스는 국내 극장 상영,비디오,음반,CATV,TV 등 모든 판권은 물론 홍콩 대만 중국 말레이시아 태국 등 아시아 6개국의 극장,TV,이벤트 판권을 보유하게 된다.9월부터 중국 상해 남부에서 촬영을 시작,내년 5월 제작을 마친다는 계획이다. 나이세스측은 또 미국의 캐롤코사와 영상 제작및 보급 협력을 위한 기본계약을 체결,양질의 영상물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캐롤코사는 「클리프 행어」 「원초적 본능」 「터미네이터2」 「람보 시리즈」 등을 제작한 메이저급 영화사다.따라서 구체적인 계약이 체결되면 캐롤코사의 영화를 국내 직접 배급할 수 있게 됨으로써 미국 직배영화사에 대응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그러나 이같은 움직임에 대해 긍정적인 시각도 있지만 비판적인 의견도 만만치 않다.비판론은 대체로 이들 모두가 한국영화 제작에 투자하는 것이 아니라 외국 영상물의 국내 판권을 확보하기 위한 조치라는 데에 모아지고 있다. 즉,우리 영상문화를 한단계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한국 영화 제작에 대한 투자가 시급한 실정임에도,기업의 속성상 수익성이 높은 외국 영상물의 국내 유통에만 관심을 기울이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이다.또 삼성물산이 명보 플라자의 2개관을 임대한 것도 그같은 움직임의 하나로 보기도 한다. 영화계의 한 관계자는 이와관련,『CATV의 영상물 공급업자로 선정된 삼성그룹이 영상물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도 잘 안다』면서 『그러나 국내 영화업계에 대기업의 자본이 유입되지 않으면 멀지 않아 국제 경쟁력을 상실,우리 영상문화는 사라지고 말 것』이라고 우려했다.
  • 베를린 영화제 10일 개막/「화엄경」 본선 진출

    ◎유럽세 강세… 21편 경쟁 칸,베니스영화제와 함께 유럽 3대영화제로 꼽히는 제44회 베를린영화제가 10일부터 21일까지 열린다. 이 영화제에는 장선우감독의 「화엄경」을 비롯,폴란드 크르지스토프 키에슬롭스키감독의 「삼색: 하양」,미국 피터 와이어감독과 조나단 데미감독의 「겁없는 사람들」과 「필라델피아」,프랑스 알랭 레네감독의 「흡연」과 「금연」 두작품,홍콩·중국 합작인 우지뉴감독의 「교활한 여우」등 21편의 작품이 경쟁을 벌인다.본선진출작은 프랑스는 4편,스페인 3편,영국 이탈리아 독일 미국 각2편,러시아 헝가리 폴란드 호주 인도 브라질 홍콩 중국 한국 1편으로 유럽세가 우세하다. 심사위원진은 「마지막 황제」를 제작한 영국의 제레미 토머스위원장을 비롯,일본의 제작자 하야오 시바타,미국 감독겸 배우 모건 프리먼,이탈리아감독 카를로리차니등 11명으로 구성됐다. 한국출품작 「화엄경」은 고은의 원작 소설을 영상에 옮긴 작품으로 순진무구한 어린이의 눈을 통해 증오와 사랑,부와 가난,성숙등의 인간사를 불교적 해법으로풀어낸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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