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슬럼프
    2026-07-06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1,559
  • [프로야구] 장원삼 15승? 잊었군 ‘홍포’를

    [프로야구] 장원삼 15승? 잊었군 ‘홍포’를

    ‘계륵’으로 전락했던 홍성흔(롯데)이 통렬한 만루포로 부활했다. 롯데는 21일 대구에서 열린 프로야구 삼성과의 경기에서 홍성흔이 4회 솔로포와 8회 만루포 등 홈런 2방으로 혼자 5점을 뽑은 맹활약에 힘입어 5-3으로 이겼다. 이로써 3연승을 달린 2위 롯데는 선두 삼성에 4경기 차로 다가섰다. 홍성흔은 0-0이던 4회 1사 후 삼성 선발 장원삼을 상대로 오른쪽 펜스를 넘는 비거리 115m짜리 솔로 홈런을 터뜨렸다. 지난 5월 27일 잠실 두산전 이후 무려 86일 만에 느끼는 짜릿한 손맛이었다. 시즌 7호 홈런. 타선 전반이 슬럼프에 빠져 있던 롯데에 단비 같은 한방이기도 했다. 홍성흔은 1-0의 불안한 리드를 이어 가던 8회 ‘해결사’다운 면모를 과시했다. 8회 초 2사 만루 찬스에서 장원삼의 시속 133㎞짜리 초구를 받아쳐 왼쪽 담장을 훌쩍 넘는 쐐기 만루포를 폭발시켰다. 자신의 7호이며 올 시즌 16호이자 통산 600호 만루 홈런. 이날 경기는 사실 1위 삼성과 2위 롯데의 만남이자 장원삼(삼성)과 이용훈(롯데)의 선발 맞대결로 관심을 끌었다. 하지만 이용훈은 2회 최형우를 삼진아웃시킨 뒤 갑자기 왼쪽 등의 담 증세로 진명호에게 일찍 마운드를 넘겼다. 그러나 위기가 오히려 기회가 됐다. 이용훈의 마운드를 이어받은 진명호가 갑작스러운 등판에도 5이닝 동안 삼진 4개를 곁들이며 단 1안타 무실점으로 틀어막았다. 4회 상대 이승엽을 삼진으로 돌려세우고 최형우를 1루 땅볼로 잡은 그는 진갑용의 좌중간 안타로 위기를 맞았으나 신명철을 삼진으로 낚아 고비를 넘겼다. 이닝을 거듭하면서 안정을 찾은 진명호는 5회 조동찬을 삼진으로 김상수와 배영섭을 외야 뜬공으로 처리한 뒤 6회 마운드를 강영식에게 넘겼다. 진명호의 역투와 홍성흔의 펀치력이 찰떡 호흡을 맞춘 것. 반면 시즌 14승으로 다승 단독 선두인 장원삼은 데뷔 첫 15승 고지 등극에 나섰으나 아쉽게 불발됐다. 장원삼은 7과 3분2이닝 동안 4안타 4볼넷 5실점하며 패전의 멍에를 썼다. 장원삼은 8회 올 시즌 최다 투구 수 127개를 기록했다. 오치아이 에이지 코치가 마운드에 올랐다가 한번 더 기회를 줬으나 결국 홍성흔에게 만루포를 얻어맞고 말았다. 삼성은 9회 최형우의 2점포 등으로 추격했으나 역전에는 힘이 모자랐다. 광주에선 LG가 임정우의 호투와 박용택의 2점포 등 타선의 응집력으로 KIA를 8-2로 꺾었다. 선발 임정우는 5이닝 5안타 2실점으로 호투하며 데뷔 첫 승리의 기쁨을 누렸다. 하지만 KIA는 속절없이 7연패의 수렁에 빠졌다. 한편 한화-SK(문학), 넥센-두산(잠실) 경기는 각각 4회 초에 쏟아진 비로 모두 노게임이 선언됐다. 강동삼·임주형기자 kangtong@seoul.co.kr
  • 최강희 감독 행복한 고민

    최강희 감독 행복한 고민

    “런던에서 뛰었든, 안양에서 뛰었든 상관없다. 이들을 다 모으면 우린 더욱 강해질 수 있다.” 최강희(53) 월드컵축구 대표팀 감독이 행복한 고민에 빠졌다. 브라질월드컵 최종예선에 대한 자신감도 더 커졌다. 올림픽이 끝난 뒤 한층 두꺼워진 선수층 때문이다. 이젠, 누구를 골라 써야 할지 손가락을 꼽아야 할 정도다. 지난 15일 열린 잠비아와의 평가전에는 K리거들이 나섰다. 이근호(27·울산)를 비롯해 이동국(33·전북), 곽태휘(31·울산) 등 기존 선수뿐 아니라 김형범(28·대전), 정인환(26·인천), 김진규(27·서울) 등 새로 승선한 선수들의 활약이 눈에 띄었다. 김형범은 날카로운 킥과 크로스로 강한 인상을 남겼고 정인환은 중앙 수비로 뛰다 수비형 미드필더로도 뛰는 등 멀티 능력을 보였다. 김진규·고요한(24·서울)도 수비에서 무난한 활약을 펼쳤다. 최강희 감독은 “여러 조합, 선수 실험을 했는데 어려움 속에서도 잘해 줬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맨 먼저 이근호가 눈에 띈다. 사실, 그는 남아공월드컵 지역예선에서도 ‘허정무호의 황태자’로 명성을 떨쳤다. 당시 대표팀에 발탁됐지만 중용되지 못했던 이근호는 허정무호가 3차예선에서 해외파의 컨디션 난조 등으로 부진에 빠지자 뜻밖의 기회를 잡으며 세대교체의 선봉장으로 떠올랐다. 하지만 그게 다였다. 정작 본선을 앞두고는 극심한 슬럼프에 빠졌고 결국 배에서 내렸다. 한동안 절치부심의 세월을 보내야 했다. 그러나 올해 초, 한동안 잊힌 이근호를 부른 건 최강희 감독이었다. 이근호는 부름에 보답했다. 한국축구의 명운이 걸렸던 지난 2월 쿠웨이트전에서 쐐기골을 작렬시킨 뒤 6월 카타르와의 최종예선 1차전에서 2골, 레바논과의 2차전에서 1도움을 올렸다. 유난히 국내파를 아끼는 최 감독으로선 이근호 등 기존 K리거와 함께 올림픽팀 자원들도 최종 예선에 내보낼 공산이 크다. 측면 수비로 나섰던 김창수(27·부산)·윤석영(22·전남)·오재석(22·강원) 등에 기성용(23·셀틱)과 호흡을 맞췄던 박종우(23·부산)도 충분히 발탁될 수 있는 선수다. 홍명보(43) 전 올림픽대표팀 감독도 “올림픽팀 선수들의 경험이 A대표팀이 좋은 경기력을 발휘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대표팀의 풍부해진 스쿼드는 다양한 전술 운영을 가능케 한다. 주전, 비주전의 격차를 줄이는 효과도 있다. 무엇보다 K리거와 올림픽 대표뿐 아니라 기존 해외파나 주전급까지 예외 없이 주전 경쟁에 몰입하게 하고 결과적으로 월드컵 본선 출전과 성적에 절대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최 감독은 “대표팀의 저변이 확대되면 경쟁력이 더 높아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PGA챔피언십] 매킬로이 “미안해, 우즈”

    ‘차세대 골프황제’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가 통산 두 번째 메이저대회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매킬로이는 13일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의 키아와 아일랜드 오션코스(파72·7676야드)에서 끝난 미프로골프(PGA) 투어 시즌 마지막 메이저대회인 PGA챔피언십에서 4라운드까지 합계 13언더파 275타를 쳐 정상에 올랐다. 지난해 US오픈에 이어 생애 두 번째 메이저 우승이다. 2위 데이비드 린(잉글랜드·5언더파 283타)을 무려 8타 차로 따돌린 완승이었다. 이 타수는 지난 1980년 대회에서 잭 니클라우스(미국)의 7타차 우승을 넘어선 역대 PGA챔피언십 최대 타수차 우승 기록이다. 시즌 초 혼다클래식 우승 뒤 극심한 슬럼프를 겪은 매킬로이는 그러나 이날 우승으로 주위의 우려를 불식하며 새로운 골프황제 등극을 향해 한발짝 더 나아갔다. 현재 세계골프랭킹 3위인 매킬로이는 이날 발표된 랭킹에서 1위 자리를 되찾았다. 매킬로이는 전날 악천후로 경기가 중단되는 바람에 3라운드 10번홀부터 시작, 27홀을 돈 끝에 우승컵을 안았다. 3라운드 잔여 9개홀을 마친 뒤 성적은 3타차 선두. 4라운드 전반 3타를 더 줄여 추격자들과의 타수차를 벌린 매킬로이는 후반에도 버디 3개를 보탰다. 이미 우승을 확정한 상황에서 18번홀(파4) 그린에 오른 매킬로이는 6m가 넘는 거리의 버디를 떨군 뒤 퍼터를 하늘 높이 쳐들며 기뻐했다. 매킬로이는 “아주 좋은 경기를 펼쳐 할 말을 잊었다.”며 “오늘 내 퍼터는 정말 좋았다.”라고 우승 소감을 밝혔다. 통산 15번째 메이저 우승에 도전한 타이거 우즈(미국)는 타수를 줄이지 못해 공동 11위(2언더파 286타)로 대회를 마쳤다. 우즈는 “오늘 너무 느슨하게 경기를 했다.”면서 “매킬로이는 골프에서 가져야 할 모든 재능을 갖췄다.”고 높이 평가했다. 한국 선수 중에는 노승열(21·타이틀리스트)이 공동 21위(이븐파 288타)로 가장 좋은 성적을 냈다. 2009년 챔피언 양용은(40·KB금융그룹)은 공동 36위(3오버파 291타)로, 최경주(42·SK텔레콤)와 배상문(26·캘러웨이)은 나란히 공동 54위(6오버파 294타)로 대회를 마감했다. 김경태(26·신한금융그룹)는 61위(8오버파 296타), 재미교포 존 허(22)는 공동 68위(11오버파 299타)에 그쳤다.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펜싱 에페 12년만의 銅 정진선 “두분의 아버지께 이 메달 바칩니다”

    펜싱 에페 12년만의 銅 정진선 “두분의 아버지께 이 메달 바칩니다”

    정진선(28·화성시청)에겐 두 아버지가 있다. 친아버지와 처음 펜싱 칼을 쥐여 준 양달식(51) 화성시청 감독. 양 감독은 사비를 털어 그에게 마스크를 씌웠다. 집안 사정 때문에 대학 진학을 포기했던 정진선에게 소속팀 입단을 권유한 것도 양 감독이었다. 두 아버지를 실망시키기 싫었다. 독하게 해야 뭐라도 될 것 같았다. 대회 한달 전부터 불효자를 자청했다. 간경화로 입원 중인 친아버지의 안부 전화를 받지 않은 것이다. 다잡았던 마음이 약해질까 겁부터 났기 때문이었다. 불효막심한 그가 1일(현지시간) 엑셀 런던 사우스 아레나에서 열린 펜싱 남자 에페 동메달 결정전에서 세스 켈시(미국)를 연장 접전 끝에 12-11로 꺾었다. 185㎝의 키를 이용, 먼 거리에서 공격해 들어가는 스타일에 노련함이 더해졌다. 두 차례 동시 공격을 주고받은 정진선은 연장 종료 20초 전 주특기인 재빠른 발 찌르기로 결승 득점을 뽑았다. 동메달을 딴 뒤 정진선은 두 아버지 생각에 울음을 터뜨렸다. 그는 “누구보다 아버지께 죄송하다.”며 “이제 정말 자랑스럽게 전화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이어 “감독님이 집에도 못 가고 훈련을 함께하면서 많은 고생을 했다.”면서 “감독님 생각이 정말 많이 난다. 꼭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덧붙였다. 정진선은 2004년 태극마크를 단 이후 9년 동안 대표팀을 지켜 왔다. 2005년 국제그랑프리대회 3위에 오른 것을 시작으로 2008년까지 수시로 국제대회 시상대에 오르며 두각을 나타냈다. 2008년 세계 랭킹을 2위까지 끌어올리며 베이징올림픽의 유력한 메달 후보로 떠올랐지만 ‘복병’ 파브리스 장네(프랑스)에게 11-15로 지면서 8강에서 주저앉았다. 그 뒤 슬럼프가 찾아왔고 이듬해 랭킹은 96위까지 곤두박질쳤다. 그는 2일 코리아하우스 기자회견에서 “펜싱팀은 지난 1년 동안 거의 외박 없이 훈련에만 매달려 왔다.”고 했다. 그런 희생 위에 2000년 시드니올림픽에서 동메달을 획득한 이상기(46) 대표팀 코치에 이어 12년 만에 남자 에페 시상대에 오르는 감격을 누렸다. 명희진기자 mhj46@seoul.co.kr
  • 노장이 金 메쳤다

    노장이 金 메쳤다

    먼 길을 돌아왔다. 투기 종목인 유도에서 환갑이나 다름없는 서른셋에 처음 올림픽 무대에 섰다. 마지막일 거란 걸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의지의 사나이’ 송대남(33·남양주시청)은 마침내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실력은 늘 세계 정상권. 하지만 한 끗이 부족했다. 2004년 아테네 올림픽 때는 권영우에게 밀렸고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선발전에선 ‘굴러온 돌’ 김재범에게 밀렸다. 당시 김재범은 올림픽을 10개월 남기고 왕기춘(포항시청), 이원희(용인대 교수) 등 강자들이 득실거리던 73㎏급에서 체급을 올려 세계 1위 송대남을 누르고 올림픽 티켓을 거머쥐었다. 상실감이 너무 컸던 탓에 2008년 5월 대표선발전이 끝난 뒤 도복을 벗기도 했다. 그러길 반 년. 정훈 남자대표팀 감독의 설득으로 그해 말 다시 도복을 고쳐 입었다. 이듬해 1월 파리 그랜드슬램에서 우승하며 ‘짧고 굵은’ 슬럼프에서 벗어났다. 하지만 불운은 끝이 아니었다.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을 코앞에 두고 무릎 부상으로 양쪽에 인공 인대를 이식했다. 정 감독은 “무릎 수술을 받고 일주일 만에 걷더니 한 달도 안 돼 재활에 들어갔다. 그리고 50일 만에 본 운동을 시작했다. 의지의 사나이”라며 혀를 내둘렀다. 지난해 3월 송대남은 마지막 승부수를 던졌다. 김재범과 피말리는 경쟁을 펼치던 81㎏급을 버리고 올림픽 꿈을 이루고자 도박을 감행한 것. 남들은 은퇴를 고민할 나이에 그는 낯선 90㎏급으로 옮겼다. 그리고 ‘신예’ 이규원(용인대)을 제치고 극적으로 런던행 티켓을 쥐었다. 경기가 끝난 직후 뜨거운 눈빛 교환에서 눈치를 챘을지도 모르겠다. 송대남과 정 감독은 동서지간이다. 정 감독 부부 집에 인사 온 송대남이 처제를 보고 한눈에 반했다. 성실하고 듬직한 송대남을 예뻐하던 정 감독은 이미 여러 차례 여자를 소개했지만 그때마다 퇴짜(?)를 맞았다고. 하지만 우연히 만난 송대남과 처제는 불꽃처럼 타올랐고 번갯불에 콩 구워 먹듯 결혼식을 올렸다. 올림픽 직전 아들도 낳았다. 역경에 부딪힐 때마다 자신을 다잡아줬던 은인이자 손위 형님의 못 이룬 꿈(정 감독은 1992년 바르셀로나 대회 동메달리스트다)을 동서는 금메달로 보답했다. 런던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런던올림픽] 맏언니 최현주 10·10 … 10·10 ‘신들린 슈팅’

    [런던올림픽] 맏언니 최현주 10·10 … 10·10 ‘신들린 슈팅’

    올림픽 7연패의 위업을 달성한 한국 여자궁사 최현주(28·창원시청), 기보배(24·광주시청), 이성진(27·전북도청) 가운데 가장 돋보인 이는 ‘맏언니’이면서도 ‘새내기’ 양궁 대표 최현주였다. 그는 중국과의 결승 2엔드부터 4엔드 첫발까지 4발을 과녁 한가운데에 꽂아 넣어 49점을 몰아 올렸다. 동생들의 실수로 흐름이 깨질 위기가 올 때마다 어김없이 ‘해결사’ 노릇을 한 것. 한국 대표팀이 기록한 210점 가운데 최현주가 가장 많은 74점을 올렸고, 기보배와 이성진은 각각 70점과 66점을 쐈다. 사실 최현주의 최근 컨디션은 좋지 않았다. 어깨 부상에서 완전히 회복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또 일부 외신은 ‘중고 신인’ 최현주를 단체전의 약점으로 꼽으며 “한국 여자양궁의 독주가 끝날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최현주로서는 몸과 마음 모두 힘든 시간을 보내야 했다. 하지만, 맏언니의 무서운 정신력은 가장 중요한 순간, 가장 무섭게 타올랐다. 한국이 기록한 6발의 골드(10점) 중 4발이 그의 손끝에서 나왔다. 7연패 달성 후 최현주는 “어깨 부상 때문에 최근 주사를 맞아 감을 잃고 헤맸다.”면서 “동료에게 너무 미안해 끝까지 포기하지 말자는 생각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최현주가 ‘늦깎이 신궁’이라면 이성진은 ‘돌아온 신궁’이다. 이성진은 2004년 아테네올림픽에서 윤미진, 박성현과 함께 단체전 금메달을 딴 데 이어 개인전에서도 박성현에 이어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하지만, 그 뒤로는 국제 무대에서 그의 이름이 보이지 않았다. 올림픽 금메달 따는 것보다 어렵다는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번번이 미끄러졌고, 2007년 오른쪽 어깨까지 다치며 깊은 슬럼프에 빠졌다. 수술과 긴 재활의 시간이 이어졌다. 그리고 2012년 7월, 다시 세계 최정상에 올랐다. 은퇴의 기로에서 재도약한 이성진은 대표팀에서도 든든한 버팀목이 되고 있다.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을 통해 얼굴을 알린 기보배는 4엔드 마지막 궁수로 나와 승리를 결정지었다. 중국은 209점을 기록하며 먼저 경기를 마쳤고, 한국은 기보배의 마지막 한 발을 남겨 둔 상황에서 201점을 기록하고 있었다. 기보배가 무조건 9점 이상을 쏴야 올림픽 7연패가 달성되는 상황. 차분하게 활 시위를 당긴 기보배는 망설임 없이 화살을 날렸고, 점수판에는 9점이 표시됐다. 평소 “욕심을 부리면 될 것도 안 된다.”는 기보배를 억누른 것은 다름 아닌 6연패의 선배들이었다. 그는 경기 뒤 “선배들의 업적 때문에 부담스러웠다.”면서 “금메달을 따고 나서야 영광이라는 생각이 들고 선배들이 고마워지기도 한다.”고 말했다. 박성국기자 psk@seoul.co.kr
  • “짝수해엔 운 좋아” 박태환 21일 런던 입성

    “짝수해엔 운 좋아” 박태환 21일 런던 입성

    마침내 런던이다. 프랑스 몽펠리에에서 현지 적응훈련을 하던 박태환(23·SK텔레콤)이 21일 결전지 런던에 입성한다. 전담팀을 운영하는 SK텔레콤 스포츠단은 20일 “박태환이 훈련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21일 오후 런던 히드로 공항에 도착한다.”고 밝혔다. 마이클 볼(호주) 코치의 지도 아래 호주 브리즈번에서 훈련하던 박태환은 지난 2일 몽펠리에로 자리를 옮겨 막판 담금질을 계속해 왔다. 런던 도착 후 올림픽선수촌에 여장을 풀게 될 박태환은 도착 다음 날인 22일부터 경기가 열릴 올림픽파크 내 아쿠아틱스센터에서 실전 훈련에 들어간다. 박태환의 컨디션은 최상인 것으로 전해졌다. 박태환은 호주에서 촬영한 SBS스페셜(22일 방송)을 통해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 2008년 베이징올림픽,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까지 짝수 해에는 항상 최고로 좋았다.”면서 “금메달도 욕심나지만 세계적인 선수들과 함께 물을 타는 것 자체가 흥분되는 일”이라고 말했다. 런던올림픽에서 호주대표팀 코치로 참가하는 볼 코치는 몽펠리에에서 박태환을 지도하다 지난 17일 대표팀과 함께 호주팀 캠프가 차려진 영국 맨체스터로 떠났다. 대신 볼 코치의 수영클럽에 속해 있는 토드 던컨 코치가 지난 14일부터 박태환의 올림픽 준비를 돕고 있다. 훈련 프로그램은 매일 볼 코치로부터 받는다. 전담팀 관계자는 “큰 대회가 가까워지면 중압감 때문에 일시적인 슬럼프에 빠질 수 있다. 볼 코치는 ‘안정적으로 잘 훈련하고 있다’고 박태환을 격려하면서 정신적 안정감을 느끼게 하는 데 주력했다.”고 전했다. 박태환은 런던에서 남자 자유형 200·400·1500m 세 종목에 출전한다. 4년 전 베이징에서는 자유형 400m 금메달, 200m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 [브리티시오픈] 11년만에 바뀐 코스… 우즈의 새무덤? 독무대?

    ‘클라레 저그’의 주인은 누가 될까. 가장 오래된 골프 메이저대회 브리티시오픈(디 오픈)이 19일 오후(이하 한국시간) 영국 랭커셔 로열 리덤 앤드 세인트 앤스 링크스 골프장(파70·7086야드·이하 리덤골프장)에서 막을 올린다. 올해로 141회째다. 총상금 800만 달러(약 91억 5000만원)가 걸려 있는 이 대회에는 디펜딩 챔피언 대런 클라크(북아일랜드)와 대회 네 번째, 메이저 15번째 우승을 노리는 타이거 우즈(미국)를 비롯해 내로라하는 골퍼 156명이 출전한다. 이들이 랭커셔로 모여든 이유는 두 말할 것도 없이 우승의 상징인 은빛 주전자 ‘클라레 저그’를 가져가기 위해서다. 올해 리덤골프장은 1926년 처음으로 브리티시오픈을 유치한 이후 올해까지 11번째 대회를 치른다. 가장 최근인 2001년 이후 11년 만에 리덤으로 돌아온 것이다. 당시에는 우즈와 세계 1위를 다투던 ‘비운의 챔피언’ 데이비드 듀발(미국)이 10언더파 274타로 우승, 마지막 챔피언으로 이름을 올렸다. 11년 만에 돌아온 이 코스는 어떻게 변했을까. 늘 그랬듯이 브리티시오픈은 자연과의 싸움이다. 거센 바람이 부는 해변에 똬리를 튼 이 코스는 올해도 깊은 러프와 무려 216개의 벙커들로 단단히 무장했다. 한 홀당 11.4개꼴이다. 개미허리처럼 좁다란 페어웨이와 까다로운 그린도 여전하다. 따라서 올해 우승 타수는 2001년 듀발의 10언더파를 한참 옷돌 가능성이 많다. 17일 코스를 둘러본 클라크는 “러프의 잔디가 상당히 거칠고 촘촘하다. 공이 러프에 들어가면 차라리 집에 가는 편이 낫겠다.”고 고개를 내저었다. 우즈는 지금까지 14차례 메이저 대회 정상에 올라 잭 니클라우스(미국)의 최다승 기록(18승)을 4승차로 추격하고 있다. 이 대회에서 세 차례 우승한 우즈가 이번에 클라레 저그를 들어올리면 세계 1위로 복귀할 수 있다. 또 ‘차세대 황제’로 거론되다 최근 슬럼프에 빠진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가 얼마나 몸을 추스르냐도 관건이다. US오픈을 우승하고서도 이 대회에만 참가하면 컷 탈락하곤 했다. 한국(계) 선수는 지난해 8명에서 6명으로 줄었다. 존 허(22·한국인삼공사)와 배상문(26·캘러웨이) 등으로 젊어졌다. 2007년 공동 8위, 2008년 공동 16위에 오르는 등 디 오픈에서 비교적 좋았던 최경주(42·SK텔레콤)와 지난해 공동 16위 양용은(40·KB금융그룹)은 경험과 노련미를 갖췄다. 최경주는 2009년 마스터스 챔피언 앙헬 카브레라(아르헨티나)와 밤 9시 32분에, 양용은(40·KB금융그룹)은 오후 4시 20분 티오프한다. 우즈는 세르히오 가르시아(스페인), 저스틴 로즈(잉글랜드)와 함께 오후 5시 42분 1라운드를 시작한다.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일본통신] 日홈런왕 나카무라 복귀…이대호에 빨간불?

    [일본통신] 日홈런왕 나카무라 복귀…이대호에 빨간불?

    야구에서는 남의 불행이 자신에겐 곧 행운이 되는 경우가 많다. 경쟁 선수가 부상으로 이탈하게 되면 자신이 주전으로 나설 확률이 높아지고 특히 타이틀 경쟁을 하는 타팀 선수가 부상이라도 당한다면 손대지 않고 코를 푸는 것과 같기 때문이다. 오릭스 버팔로스의 영웅으로 떠오르고 있는 이대호(30)가 홈런왕과 타점왕을 향해 가는데 있어 경쟁자가 다시 등장했다. 세이부 라이온스 구단은 10일 3루수 나카무라 타케야(29. 세이부)를 1군에 등록시켰다. 나카무라는 양 리그 교류전이 한참이었던 6월 14일 한신 타이거즈와의 경기에서 수비 도중 왼 어깨 견갑골 부상으로 경기 도중 교체돼 지금까지 부상 치료와 짧은 재활 기간을 거쳤다. 당시 나카무라의 부상은 생각보다 심각했던 걸로 알려졌다. 구단 지정 병원의 검진 결과 재활까지 3개월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왔을 정도다. 이렇게 되면 빨라야 9월초에 1군에 복귀할 것이 유력했다. 하지만 나카무라는 모두의 예상을 깨고 26일만에 부상을 털고 일어났다. 지난해 메이저리그 알버트 푸홀스(당시 세인트루이스)가 손목 골절로 인해 시즌이 끝났다 라는 평가에도 단 16일만에 부상에서 회복해 복귀한 것과 같은 놀라운 일이 벌어진 것이다. 나카무라의 1군 복귀는 이대호 입장에선 강력한 경쟁자가 또 다시 생긴 셈이다. 현재까지 이대호는 타율 .303 홈런14개, 53타점으로 홈런과 타점 부문에서 퍼시픽리그 1위를 달리고 있다. 당초 올 시즌 강력한 홈런왕 후보는 단연 나카무라였다. 이미 세 시즌 40홈런 이상과 세번의 홈런왕(2008,2009,2011), 두번의 타점왕(2009, 2011)까지 거머쥔 나카무라의 활약은 일본 토종 선수의 자존심이었다. 아무리 메이저리그 물을 먹고 온 외국인 타자라 할지라도 나카무라가 뽑아내는 홈런 생산 능력은 결코 비교대상이 아닐 정도로 슬러거로서의 위용이 남달랐던 선수다. 올 시즌 초 나카무라가 극심한 타격부진에 빠져 헤어나오지 못할때, 와타나베 히사노부 감독이 나카무라를 엔트리에서 제외시키지 않고 꾸준히 경기에 내보낸 것도 한번 터지면 걷잡을수 없을만큼 폭발하는 그의 홈런 생산 능력을 믿었기 때문이다. 한때 홈런 1개와 1할대 타율에 머물렀던 나카무라는 교류전이 시작되면서 슬럼프에서 벗어났고 터지기 시작한 홈런으로 인해 단숨에 퍼시픽리그 홈런과 타점 부문에서 선두로 뛰어 올랐던 것도 이러한 나카무라의 능력을 잘 대변해 주는 대목이다. 나카무라의 별명은 오카와리 군(한 그릇 더 군)이다. 밥을 먹더라도 한 그릇 더를 외칠만큼 하나로는 양에 차지 않을 뿐더러 한 경기에서 유달리 멀티홈런이 많아 자연스럽게 생겨난 별명이다. 실제로 일본의 언론들도 나카무라를 칭할때 이름 대신 오카와리 군으로 부른다. 마쓰이 히데키(전 요미우리)가 메이저리그로 떠난 후 일본 프로야구는 토종 홈런타자의 부재로 고민이 많았다. ‘호타준족’ 을 갖춘 선수는 많았지만 홈런에 국한된 진정한 슬러거가 사라졌기에 마쓰이의 대안 찾기에 골몰했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고교야구의 ‘홈런머신’으로 불렸던 나카무라가 프로에 입단하면서 그 갈증을 해소해 줬다. 나카무라는 야구 명문인 오사카 토인고 시절 83개의 홈런(역대 3위)을 터뜨리며 주목을 받으며 프로에 입단했지만 기대만큼 활약하지 못했다. 나카무라가 홈런에 다시 눈을 뜬 것은 이토 쓰토무(현 두산 코치)가 세이부 감독으로 있던 2005년이었다. 그해 나카무라는 교류전에서만 12개의 홈런을 기록하는 등 22홈런을 쳐내며 홈런에 눈을 떴다. 이후 적응기를 거치며 2008년 홈런왕(46개)에 오르며 거포가 제자리를 잡기까지 누구보다 고생을 했던 선수 중 한명이다. 그때 이후 한번 손맛을 본 홈런감각은 걷잡을수 없을 정도로 이어지며 현재 일본 최고의 홈런타자로 공히 인정받고 있다. 일본 진출 첫해인 이대호가 지금은 홈런을 비롯해 각종 공격부문에서 상위권을 형성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벌써부터 ‘트리플 크라운’ 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압도적인 성적을 올리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부상때문에 보이지 않았던 나카무라가 다시 복귀 한 지금엔 사정이 다르다. 물론 나카무라가 원래의 타격감을 되찾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 그도 인간이기 때문에 한달 가까이 떨어진 1군 감각을 되찾기가 쉽지는 않을듯 보이기 때문이다. 그렇더라도 나카무라의 복귀는 이대호 입장에선 빨간불임엔 틀림이 없다. 한번 홈런이 터지기 시작하면 무섭도록 몰아치는 나카무라의 타격성향 상 이대호가 독주하는 걸 그냥 지켜만 볼 선수가 아니기 때문이다. 세이부 입장에서 봤을때 나카무라가 부상으로 이탈한 가운데 추락하지 않고 4위로 팀 순위가 올랐다는 것도 호재다. 비빌 언덕 중에 가장 확실한 나카무라가 복귀했으니 앞으로 A클래스 진출(3위)에 있어 그만큼 더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대호가 개인 타이틀에 신경쓰는 선수가 아닌만큼 스스로의 타격에 있어 별다른 문제점은 없을 것이다. 오히려 강력한 경쟁자가 나타난 만큼 선의의 경쟁을 통해 시너지 효과 역시 기대할수 있다. 이대호는 그냥 지금처럼만 하면 된다. 하지만 나카무라의 존재가 워낙 커 보이기에 지켜보는 팬들의 마음이 불안한 것은 어쩔수 없다. 갈수록 치열해질 타이틀 싸움에 있어 나카무라의 1군 복귀가 이대호에겐 어떻게 작용될지 관심이 모아진다. 일본야구통신원 윤석구 http://hitting.kr/
  • 박진영 “결국은 진짜 광대가 꿈”

    박진영 “결국은 진짜 광대가 꿈”

    ‘신인’ 배우 박진영(40) JYP엔터테인먼트 대표는 솔직하고 당당했다. 그는 마치 ‘K팝 스타’의 심사위원처럼 던지는 질문마다 거침없이 자신의 생각을 표현했다. 달변이다. “보통 감정이 있고 말과 행동이 뒤따르지만, 저는 나오는 대로 필터를 거치지 않고 바로 말을 하기 때문”이라면서 웃었다. 영화 ‘500만불의 사나이’(19일 개봉)로 스크린 데뷔를 앞둔 그를 지난 3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욕심이 많은 것 같다. 배우까지 도전하다니. -배우를 하고 싶었다기보다 내게 잘 맞는 옷일 거라는 기대가 가장 컸다. 2009년 연말 우연히 내 콘서트를 본 천성일 작가가 내가 무대에서 노래하는 것을 보고 마치 연기를 하는 것 같았다고 하더라. 천 작가가 나를 모델로 시나리오를 썼다는 것이 가장 힘이 됐다. 두 번째는 공옥진 여사의 ‘심청전’을 보면서 동질감을 많이 느꼈다. 혼자 연기를 하다 노래를 하는 그분의 모습에서 연기와 노래가 같다는 것을 깨달았다. 멜로디를 붙이면 노래고, 빼면 연기였다. 연기와 마임도 하면서 노래도 기가 막히게 하는 고(故) 백남봉과 남보원, 윤문식 같은 분들이 진짜 광대라고 생각한다. 나도 진짜 광대가 되고 싶다. →연기 경험은 드라마 ‘드림하이’가 전부인데, 첫 영화부터 주연이라니 엄청난 행운이자 부담 아닌가. -가수로 데뷔할 때보다 더 떨린다. 우리 회사 돈을 날리면 다시 벌면 되지만 남의 돈 몇십 억원이 들어가 있고 30~40명의 운명이 달렸으니 걱정된다. 할리우드 대작 ‘다크나이트 라이즈’와 같은 날 개봉하는 것이 좋은 변명이 되겠지만. 최소 손익 분기점은 넘겨 다음 영화를 꼭 찍고 싶다(웃음). →이번 영화에서 자신을 죽이고 돈을 빼돌리려는 상무의 음모를 알게 된 뒤 도망자 신세가 된 회사원 역을 맡았다. 코믹한 캐릭터로 눈길을 끄는데. -일부를 제외하고 나머지는 정극이다. 영화는 월급쟁이의 처절한 몸부림을 그리고 있다. 대기업 말단 직원부터 시작해 임원이 되신 아버님의 모습을 평생 지켜봤고, 이젠 대기업 부장이 된 친구들의 신세 한탄을 들어 주다 보니 회사원의 심정을 누구보다 잘 안다. →신인 배우로서 가장 어려웠던 점은. -‘K팝 스타’에서 참가자들에게 ‘공기 반 소리 반’이라는 지적을 자주 했는데, 내가 긴장해서 숨을 참고 공기를 섞지 않은 채 발성을 하고 있더라. 제 유일한 기술은 3분 동안 몰입해서 그 사람이 되는데, 배우는 감독이 생각하는 것과 다르면 기술로 연기를 해야 된다. 그것이 가장 힘들었다. →18년차 가수 박진영을 생각해 보면 파격과 도전의 연속이었다. 앞으로도 댄스가수로서 은퇴는 없나. -아무리 힘들어도 무대에 불이 탁 켜지고 5000명이 함성을 지르면 그 소리가 귀를 타고 척추까지 흘러간다. 마약을 한다고 그런 효과가 나올까. 내 1차 목표는 나이 60이 돼서도 은발의 댄스를 추는 것이다. →작곡가로서 수많은 히트곡을 냈는데 아직도 끊임없이 영감이 떠오르나. 슬럼프는 없었나. -아직도 머릿속에 네다섯 곡이 밀려 있다. 그동안 주간 1위를 한 곡이 46개다. 사실 작곡가 생활 10년이면 수명이 다하기 마련인데 50곡 가까이 히트곡을 냈다는 것은 운이 따른 것이다. 데뷔곡 ‘날 떠나지마’가 내 마지막 히트곡이라고 여겼고 두 번째는 기적이라고 생각했다. 지금도 원더걸스의 ‘라이크 디스’가 마지막일 것으로 생각한다. →예전엔 다소 독선적이라고 느껴질 정도로 강한 스타일이었는데 삶의 태도가 바뀐 계기가 있나. -5년 전에 내가 듣고 자랐던 미국 유명 가수들의 앨범에 프로듀서로 참여하게 된 것이 계기였다. 겸손한 말이 아니라 정말 운이 좋아서라는 생각이 들었고 어떤 절대자에게 감사하며 납작 엎드리게 됐다. →최근 한 방송에서 절대자의 존재를 이야기한 것도 그런 이유에서인가. -2년 전부터 주중에 하루는 온종일 성경, 불경, 코란 등을 연구하고 빅뱅이론이나 양자 역학 등도 공부한다. 그것 역시 내가 찾을 수는 없다. 반대쪽에서 절대자의 깨우침이 오는 것을 기다리고 꿈꾼다. →삶의 목표는 무엇인가. -행복해지는 것이다. 행복은 돈이나 명예로 해결이 안 된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일 중에 자선이 행복에 가장 가깝다. 그 진실을 빨리 알게 돼 너무 다행이다. 행복은 자유이고, 자유는 두려운 것이 없다. 두려움 중 가장 큰 것은 죽어서 어디로 가는지 모르는 것이다. 그런 깨달음을 얻고 100% 순도의 행복을 찾고 싶은 것이다. 이제 인생의 하프타임을 넘었는데 돈과 명예, 자선 사업으로 끝까지 갈 수는 없지 않나. →JYP엔터테인먼트가 설립된 지 올해로 15주년이 됐다. 어떤 회사로 키우고 싶은가. -가슴이 뛰고 좋고, 싫음이 명확한 취향(taste)이 있는 회사로 키우고 싶다. 매출 이야기가 오가는 회사가 되고 싶지는 않다. 하지만 취향이 있다고 교만하거나 다른 사람의 취향을 업신여기는 것은 싫다. 회사의 목표는 세상을 즐겁게 하는 멋진 콘텐츠를 만드는 일이다. 종적으로는 시간이 지나도 촌스럽지 않고 횡적으로는 아이부터 어른까지 나이에 구애받지 않고 모두가 좋아하는 콘텐츠를 만들겠다. →회사 대표로서 요즘 가장 신경 쓰는 부분은. -다음 주에 출시되는 원더걸스의 첫 미국 싱글 앨범이다. 3년 동안 미국 활동을 한 결실이다. 무엇보다 음악과 뮤직비디오가 자신 있다. ‘노바디’가 아시아에서 히트했다면 이번에는 미국 취향에 맞췄고, 멜로디 의존도보다는 몸으로 먼저 느끼는 리듬이 강조됐다. 인기 절정의 시기에 원더걸스를 미국에 진출시킨 것을 패착이라고 보는 시각에는 동의할 수 없다. 젊은 날에 새로운 도전을 해서 인격적으로 성숙하고 지혜를 배운 것을 실패라고 할 수 있을까. 어차피 대중가수의 인기는 떨어지기 마련이고 긴 인생에서 1~2년 더 활동해서 돈을 버는 것이 의미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배우로 출사표를 던졌다. 어떤 배우가 되고 싶나. -여러 가지 면이 공존하는 복잡한 배우가 되고 싶다. 물론 재기 발랄한 신인 감독의 독립 영화에 출연할 의향도 있다. 주저 없이 연락을 달라(웃음).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잊혀지지 않는 아티스트 되는 게 꿈…후배들의 국내파 롤모델 되었으면”

    “잊혀지지 않는 아티스트 되는 게 꿈…후배들의 국내파 롤모델 되었으면”

    퀸 엘리자베스 국제 콩쿠르(벨기에 브뤼셀)는 누군가에겐 꿈의 무대다. 75년 전통의 이 대회는 바이올린·피아노·작곡·성악 등 부문별로 엇갈려 3년에 한 번 열린다. 나이 제한은 없지만 25살 안팎이 마지노선이다. 두 번의 도전 기회를 얻기란 쉽지 않다. 바이올리니스트 신현수(25)도 오랜 세월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만 보고 달려왔다. 그가 처음 활을 잡은 건 4살이 채 안 됐을 때였다. 언니 신아라(29·서울시향 부악장)의 연주를 엄마 뱃속에서부터 들으며 자랐고, 걸음마도 떼기 전부터 언니를 곁눈질한 덕분이다. 초등학교 2학년 때 첫 출전한 호남예술제란 지역 콩쿠르(그는 전주 출신이다)에서 우승을 한 뒤론 해마다 콩쿠르에 나가는 게 일상이 됐다. “지겨울 틈도 없고, 나태해지고 싶지도 않았다. 콩쿠르에서 우승하면 곧바로 다음에 출전할 대회를 새로운 목표로 내걸었다.”는 게 신현수의 설명이다. ●“한 단계 더 뛰어넘으려 콩쿠르 도전”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언니의 스승이던 한국예술종합학교 김남윤 교수를 사사했다. 웬만큼 재능이 있다 싶으면 유학을 저울질하는 게 보통. 하지만 그녀는 생각이 달랐다. “해마다 콩쿠르를 준비하다 보니 유학을 생각할 겨를이 없었어요. 한국에서도 충분히 할 수 있을 것도 같았고, 외국에 가면 적응하는 데 시간을 허비할 거라고 생각했죠. 무엇보다 다른 이들이 밟는 길을 똑같이 걷고 싶지도 않았어요. 유학 가고 콩쿠르에 입상한 뒤 한국에 돌아와 교수를 하는 패턴보다는 새로운 길을 개척하고 싶었죠.” 2000년 금호영재콘서트를 통해 데뷔한 신현수는 2001년부터는 해외 콩쿠르를 공략했다. 그해 영국 예후딘 메뉴인 국제 콩쿠르 주니어 2위를 시작으로 이탈리아 파가니니 콩쿠르 3위(2004), 스위스 티보 바가 콩쿠르 3위(2005), 시벨리우스 바이올린 콩쿠르 3위(2005), 차이콥스키 콩쿠르 5위(2007), 롱티보 콩쿠르 1위(2008)까지 내달렸다. 남은 건 퀸 엘리자베스뿐. 물론 그녀에게도 고비는 있었다. 쌓여가는 트로피만 보면 승승장구하는 것만 같았지만, 그녀의 가슴 속 한편에는 조금씩 고민도 쌓였다. 욕심에 비해 더딘 음악적 성취에 따른 스트레스에서 비롯됐다. 왜 이렇게까지 치열하게 음악을 해야 하는지, 이런 게 행복한 삶인지 등 성찰적 질문으로 옮겨갔다. “최고조에 이른 게 지난해 말과 올 초였어요. 끙끙 앓고 정신병이 올 정도로 잠도 못 잤죠. 만약 이번에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에) 실패한다면 3년 동안 이 목표를 더 끌고 가야 하는 게 끔찍했고요. 정경화 선생님 같은 주위 분들한테 상의도 하고, 악기를 끌어안고 울고불고….” 아팠던 순간이 떠오른 것인지 신현수의 눈은 충혈됐고, 이내 눈물을 흘렸다. 답은 멀리 있지 않았다. “콩쿠르 입상이 목적이 아니라 나 자신을 한 단계 뛰어넘으려고 콩쿠르에 도전한다는 걸 새삼 깨달았죠. 음악가라면 한 번쯤 슬럼프가 오는데 어쩌면 빨리 온 게, 너무 오래 끌지 않은 게 다행이었죠.” 마음을 추스른 신현수는 퀸 엘리자베스 주최 측의 까다로운 DVD 심사를 통과한 85명과 함께 지난 4월 브뤼셀에 모였다. 10㎏에 이르는 악보 뭉치와 경연에서 입을 드레스 5벌을 낑낑대며 챙겨 갔다(정작 드레스는 세관에 묶여 1~2차 경선까지 옷을 사입어야 했다). 살 떨리는 1~2차 경연을 통과한 파이널리스트 12명은 브뤼셀 근교의 고성(古城)에서 1주일 동안 격리됐다. 결선에서는 자유곡 2곡과 함께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작곡 부문 우승자의 곡을 현지 오케스트라와 협연해야 했다. 한 번도 연주해 본 적이 없는 ‘최신곡’을 해석하는 과정에서 외부 도움을 받지 못하도록 합숙은 물론, 휴대전화와 인터넷 등 외부와의 소통을 일체 차단한 게다. 전세계 어떤 콩쿠르에도 없는 퀸 엘리자베스만의 엄격함이다. 참아티스트를 추려내겠다는 의도인 셈. ●古城서 외부와 격리된 채 피말리는 결선 결선 연주가 끝나고 오케스트라 지휘자가 보듬어 준 순간, 신현수는 울컥했다. 짧게는 한달여 동안 이어진 5번의 피말리는 무대가 끝났고, 길게는 지난 20여년을 기다려 온 시험을 끝낸 시원섭섭함 때문일 터. 그리고 며칠이 흘렀다. 지난 5월 27일 시상식에서 신현수는 3등상에 해당하는 ‘쿤 드 로누아’(Count De Launoit)를 거머쥐었고, 약 1만 7000유로(약 2600만원)의 상금을 받았다. “솔직히 조금 아쉽긴 한데 후회 없이 최선을 다했어요. 심사위원들이 어릴 때부터 콩쿠르에서 봤던 분들이거든요. ‘정말 실력이 향상된 게 보인다’고 하시더라고요. 무엇보다 감사하죠. 퀸 엘리자베스에 집착한 것도 결국 음악적으로 한 단계 뛰어넘고 싶었기 때문이니까요. 이젠 콩쿠르는 그만 나가야죠. 하하.” 콩쿠르와는 작별이지만 본격적인 커리어는 이제 시작이다. “음악이 없다면 심장도 뛰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는 그녀가 꿈꾸는 미래는 어떤 모습일까. “대가가 되고 싶어요. 잊혀지지 않는 아티스트는 정말 드물잖아요. 후배들이 (국내파인 나를 보고) 희망을 갖고 따라오면 좋겠어요. 내가 그들의 롤모델이 되고 싶습니다.”(웃음)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2012 런던올림픽 D-30] 당신의 마음을 훔칠 런던의 10대 빅매치

    [2012 런던올림픽 D-30] 당신의 마음을 훔칠 런던의 10대 빅매치

    [양궁] 임동현 “男 개인전 품어보련다” 양궁은 올림픽 메달의 텃밭. 하지만 남자 개인전에선 아직 금메달이 없다. 런던올림픽에서 ‘G20프로젝트’, 역대 통산 20번째 금메달을 따겠다고 목표를 세운 양궁 대표팀에 남자 개인전은 반드시 넘어야 할 산이다. 지금까지 올림픽에서 금메달 16개를 딴 양궁 대표팀은 이번에 남녀 개인·단체전을 모두 석권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G20 프로젝트’의 성공이 걸려 있는 빅매치가 8월 3일(이하 현지시간) 열릴 남자 개인전 임동현(26·청주시청)과 브래디 앨리슨(24·미국)의 대결이다. 각각 세계랭킹 2위와 1위인 둘의 맞대결은 번번이 앨리슨의 승리로 귀결됐다. 지난해 10월 영국 런던 로즈크리켓 그라운드에서 열린 올림픽 테스트이벤트 개인전 결승에서도 앨리슨이 임동현을 6-2로 눌렀다. 앨리슨은 1980년대 한국 대표팀을 이끌었던 이기식 감독이 만든 작품. 1990년대에 이어 2006년부터 미국 대표팀을 지도한 이 감독은 앨리슨을 한국의 ‘천적’으로 키워냈다. 지난해 2월 오른쪽 광대뼈에 퍼진 종양을 제거하는 시련을 겪은 임동현은 앨리슨을 반드시 꺾어야 생애 첫 개인전 금메달을 딸 수 있다. 충북체고 2학년 때인 2002년부터 10년간 국가대표 자리를 한 번도 놓친 적이 없는 임동현은 올림픽과 아시안게임에서 수확한 금메달은 5개지만 개인전 금메달과는 인연이 없었다. [복싱] 축구대표 출신 테일러, 복싱퀸 될까 런던올림픽에서 처음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여자 복싱. 사상 첫 올림픽 금메달의 역사적인 주인공이 누가 될지 복싱계 안팎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가장 유력한 주인공은 케이티 테일러(26·아일랜드)다. 국제아마추어복싱연맹(AIBA)이 주최하는 세계여자복싱선수권대회 60㎏급에서 4회 연속 챔피언벨트를 거머쥔 독보적인 선수다. 오는 8월 9일 치러지는 이 체급 결승전에서 금메달을 따고 테일러가 아일랜드 국민들의 우상으로 떠오를 수 있을지가 이번 올림픽의 관전포인트 가운데 하나. 테일러는 아마추어 복서였던 아버지의 영향을 받아 12살이던 1998년부터 복싱을 시작했다. 170㎝, 60㎏이라는 단단한 신체조건은 아버지에게서 물려받은 것이다. 테일러가 두각을 나타낸 것은 2005년 노르웨이 퇸스베르그에서 열린 유럽아마추어선수권대회 60㎏급에서 금메달을 따면서부터다. 그해 말 러시아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에선 준결승까지 진출했다. 이듬해 인도 뉴델리 세계선수권에서 아일랜드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세계 챔피언에 등극한 뒤 2008년, 2010년, 2012년 연속으로 정상의 자리에 올랐다. 특이한 것은 테일러가 아일랜드 여자축구대표팀에서 뛴 적이 있는 축구선수이기도 하다는 점이다. U-17(17세 이하)과 U-19 대표팀에서 활약한 적이 있는 테일러는 2009년 유럽축구연맹(UEFA) 여자챔피언스리그 예선전에서 헝가리를 상대로 골을 기록하기도 했다. 테일러는 “아일랜드를 대표하는 것도, 축구를 하는 것도 좋지만 결국엔 나의 최고 스포츠는 복싱이다. 복싱을 하고 싶어 견딜 수가 없다.”고 밝히고 있다. [허들] 황색탄환 류샹 ‘나쁜손’ 보란듯 웃나 중국의 ‘황색 탄환’ 류샹(오른쪽·29)은 런던올림픽에서 다이론 로블레스(왼쪽·26·쿠바)와 풀어야 하는 숙제가 하나 있다. 지난해 8월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 허들 남자 110m에서 로블레스의 진로 방해로 아쉽게 은메달에 그친 것을 멋있게 되갚아 줘야 한다. “모든 것을 바꿀 수는 없다. 재경기는 다른 선수들에게 공평하지 않다. 이번 대회는 한 대회일 뿐”이라면서 깨끗이 결과에 승복했던 류샹은 런던올림픽에서 4년 전 베이징의 악몽을 씻어낼 준비를 하고 있다. 2004년 아테네올림픽에서 세계 타이기록(12초 91)으로 금메달을 딴 뒤 조국 중국에서 화려한 2연패를 노렸던 류샹은 2008년 아킬레스건 부상 탓으로 예선 첫 경기에서 기권하며 내리막길로 치달았다. 올림픽 직후 수술대에 오른 류샹은 13개월간 이를 악물고 재활에 매진했다. 2009년부터 국제대회에 모습을 나타내긴 했지만 줄곧 13초대에 머무르며 예전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13초 09를 찍고 금메달을 목에 걸며 재기의 발판을 마련했고, 지난해 대구에서 화려한 부활을 꿈꿨지만 로블레스의 ‘나쁜 손’ 때문에 은메달에 머물러야 했다. 류샹의 컨디션은 상승세를 타고 있다. 지난 5월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국제육상연맹(IAAF) 다이아몬드 리그에서는 12초 97로 결승선을 통과하며 세계 랭킹 1위로 올라섰다. 4년 만에 처음으로 12초대에 재진입한 것. 올림픽 전초전 격이었던 지난 3일 IAAF 다이아몬드 리그 프리폰테인 클래식에선 12초 87의 비공인 세계 타이기록으로 정상에 올랐다. 현재는 올림픽 준결선과 결선이 함께 열리는 8월 8일에 초점을 맞추고 몸 상태를 끌어올리고 있다. 이날 110m 허들 결승선에서 과연 류샹은 활짝 웃을 수 있을까. [장대높이뛰기] 이신바예바 ‘올림픽 3연패’ 금자탑? ‘육상 사상 최초로 올림픽 3연패를 이루고 멋진 은퇴를 한다.’ ‘미녀새’ 옐레나 이신바예바(30·러시아)의 야심찬 청사진은 실현될 수 있을까. 8월 6일 열리는 여자 장대높이뛰기 결승전에서 결과를 확인할 수 있다. 이신바예바는 장대높이뛰기 종목에서 여자 선수로는 처음 5m 벽을 넘어선 세계기록 보유자다. 2003년 4m82로 처음 세계기록을 세운 이신바예바는 2004년 아테네올림픽(4m91)에 이어 2008년 베이징올림픽(5m05)에서도 세계기록을 갈아치우며 올림픽 2연패에 성공했다. 승승장구하던 이신바예바는 2009년 런던 그랑프리와 베를린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잇따라 쓴잔을 들며 슬럼프에 빠졌다. 하지만 그해 8월 스위스 취리히에서 열린 벨트클라세 골든리그에서 5m06을 뛰어넘어 또다시 실외 세계기록을 작성하며 자신의 존재가치를 입증해 보였다. 더 이상의 목표를 찾지 못하고 슬럼프에 빠진 이신바예바는 2010년 4월 활동 중단을 선언하기도 했다. 지난해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는 6위에 그쳐 예전의 명성을 무색하게 했다. 그러나 올림픽은 차원이 다르다. 더욱이 내년에 은퇴를 생각하고 있는 이신바예바로서는 마지막 올림픽에서 유종의 미를 거두는 것이 지상과제로 떠오르게 됐다. 이신바예바는 부활의 신호탄을 쏘고 있다. 지난 2월 24일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린 실내육상선수권대회에서 5m01에 걸린 바를 넘어 실내 세계기록을 새로 썼다. 이 기세를 몰아 전무후무한 올림픽 3연패를 이뤄낼 수 있을지 세계의 이목이 런던으로 쏠린다. [펜싱] 남현희 “베이징 은메달 금빛으로 바꾸고 엄마될래요” 7월 28일은 한국 펜싱의 대들보 남현희(31·성남시청)에게 매우 중요한 날이다. 4년을 기다려온 설욕전에 성공해 베이징에서 딴 은메달 색깔을 금빛으로 바꾸게 될 날이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반드시 넘어서야 할 선수가 숙적 발렌티나 베잘리(38·이탈리아)다. 베이징올림픽 여자 플뢰레 개인전 결승에서 남현희는 베잘리에게 1점 차로 분패해 아쉽게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당시 1회전에서 0-3까지 뒤지던 남현희는 2회전에서 3-3 동점을 만든 데 이어 3회전에선 41초를 남기고 5-4로 역전에 성공했다. 금메달은 손에 잡히는 듯했다. 그러나 5-5 동점 이후 경기 종료 4초를 남기고 베잘리에게 통한의 공격을 허용한 남현희는 5-6으로 무릎을 꿇었다. 패배를 깨끗하게 인정한 남현희는 4년 동안 절치부심하며 수많은 국제대회에서 기량을 갈고 다듬었다. 이제 남현희는 ‘여우 같은 펜싱’으로 정상에 서겠다고 다짐한다. “베이징에선 너무 어려서 정직하게 펜싱을 했다. 심리적으로 상대 선수를 도발하거나 심판에게 강하게 어필할 땐 하면서 승부의 주도권을 쥐겠다.”고 남현희는 런던올림픽 각오를 밝혔다. 지난해 11월 5살 연하의 사이클 국가대표 출신 공효석(26·금산군청)과 결혼하면서 심리적 안정을 찾은 것도 남현희에게는 플러스 요소다.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고 아기를 갖고 싶다.”는 분명한 목표가 있는 만큼 이번 올림픽은 남현희에게 남다른 의미가 될 듯하다.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축구] 종주국 英? 월드컵 단골 브라질? 축구 종주국 영국은 1960년 로마대회 이후 올림픽에서 자취를 감췄다. 잉글랜드·스코틀랜드·웨일스·북아일랜드로 나눠진 4개의 축구협회가 단일팀 구성에 어려움을 겪었기 때문. 그러나 안방에서 열리는 런던올림픽에선 41년 만에 ‘영국단일팀’(Team GB)을 구성했다. A조 톱시드를 받은 영국은 세네갈·아랍에미리트연합·우루과이를 상대한다. 가레스 베일(토트넘)·에런 램지·잭 윌셔(이상 아스널) 등의 영파워가 앞장서고, 와일드카드(연령제한 없이 뽑는 선수 3명)가 유력한 데이비드 베컴(LA갤럭시)이 중심을 잡는다. 브라질을 빼면 섭섭하다. 이집트·벨라루스·뉴질랜드와 C조에 속한 브라질의 목표는 당연히 ‘골드’다. 월드컵 최다우승국(5회)이면서도 아직 올림픽 금메달이 없다. 최고 성적은 은메달(1984 로스앤젤레스올림픽·1988 서울올림픽). 호나우두가 나선 1996년 애틀랜타올림픽, 호나우지뉴가 출전한 2008년 베이징올림픽 모두 동메달에 그쳤다. 리오넬 메시(아르헨티나)와 비교되는 ‘신성’ 네이마르 다 실바(산투스FC)는 물론, 알렉산더 파투(AC밀란)·하파엘 다 실바(맨유) 등 빛나는 멤버가 출동할 예정이다. 호기롭게도 영국 단일팀과 브라질은 올림픽 개막 전인 7월 20일 미들즈브러의 리버사이드스타디움에서 평가전을 치르기로 했다. 지난해 유럽축구연맹(UEFA) 21세 이하 선수권대회 챔피언 스페인은 티아고 알칸타라(FC바르셀로나)·이케르 무니아인(아틀레틱 빌바오) 등을 앞세워 메달 사냥에 나선다.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기성용(셀틱)·박주영(아스널) 등의 출전이 유력한 한국 홍명보호도 ‘다크호스’로 손색이 없다. 런던에는 올림픽 2연패를 이룬 아르헨티나를 비롯, 이탈리아·독일·프랑스 등 축구강국이 본선행에 실패해 우리로선 기회가 좋다. [테니스] 페더러 이번엔 ‘금메달 恨’ 풀까 ‘테니스 황제’ 로저 페더러(세계 3위·스위스)에겐 올림픽 단식 금메달이 없다. 2000년 시드니올림픽 때 4위, 2004 아테네올림픽 땐 2회전에서 탈락했다. 4년 전 베이징올림픽 때도 8강에서 탈락한 뒤 스타니슬라스 바브린카(스위스)와 나선 남자복식에서 금메달를 딴 것으로 위안을 삼았다. 메이저대회 최다 우승 타이기록(16회)을 갖고 있는 페더러의 유일한 약점이 올림픽 금메달인 셈. ‘라이벌’ 라파엘 나달(2위·스페인)이 베이징대회 금메달을 걸고 일찌감치 ‘커리어 골든슬램’(커리어 그랜드슬램+올림픽 금메달)을 달성한 걸 감안하면 한참 늦은 감이 있다. 만 31살인 페더러의 나이를 봐도 런던은 ‘골드’를 걸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일 가능성이 크다. 금메달을 다툴 선수는 ‘신황제’ 노박 조코비치(1위·세르비아). 최근 프랑스오픈을 놓치는 바람에 한 해에 4대 메이저대회와 올림픽 단식 금메달을 싹쓸이하는 ‘골든슬램’의 꿈은 좌절됐지만 잔디코트에서 최강자의 면모를 되찾을 기세다. 올림픽과 같은 장소에서 열리는 윔블던에서 지난해 우승한 것도 이런 전망에 힘을 싣는다. 전쟁 속에 어린 시절을 보낸 조코비치는 ‘조국에 선사하는 금메달’에 대한 열의도 남다르다. ‘디펜딩챔피언’ 나달과 홈 코트의 이점을 안은 앤디 머리(4위·영국)도 늘 그렇듯 우승 후보다. 여자부는 이달 프랑스오픈 우승으로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완성한 마리야 샤라포바(1위·러시아)가 유력한 금메달 후보다. 4년 전 베이징올림픽 때는 오른쪽 어깨 부상으로 금메달 꿈을 접었지만, 런던에서는 러시아 기수까지 맡으며 승부욕을 불태우고 있있다. [핸드볼] ‘우생순’ 덴마크에 복수혈전 8년 전 아테네올림픽 때 여자핸드볼은 순도 100%의 ‘감동 드라마’를 썼다. 결승에서 덴마크와 만나 19번의 동점과 두 번의 연장전을 치렀고, 결국 마지막 승부던지기까지 128분을 꽉 채우는 명승부를 펼쳤다. 아쉽게 은메달에 그쳤지만 선수단은 챔피언 못지않은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이 경기는 영화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우생순)으로도 제작돼 핸드볼 인기에 한몫을 톡톡히 했다. 이후 여자팀은 올림픽과 세계선수권을 통틀어 덴마크와 딱 한 번 만났다. 2009년 세계선수권대회 5·6위 순위결정전. 하지만 한국은 그때도 두 점차(31-33)로 졌다. 세대교체가 한창이라 짜임새가 갖춰지지 않았고 체격·경험에서 덴마크가 우위였다. 얄궂게도 이번 런던올림픽에서 한국은 덴마크와 같은 B조에 속했다. 7월 30일 조별리그 2차전에서 상대한다. 세계랭킹 6위 덴마크는 지난해 세계선수권 준우승을 차지할 만큼 여전히 정상급 기량을 뽐내고 있다. 녹록지 않은 상대인 것은 분명하지만 단판전이 아닌 조별리그에서 만나는 만큼 홀가분하게 ‘아테네 한풀이’에 나설 절호의 기회다. 당시 ‘달콤 쌉싸름한’ 기억이 아직 생생한 우선희(삼척시청)·최임정(대구시청)·김차연(오므론)·문경하(경남개발공사)가 이번에도 태극마크를 달고 뛴다. 김온아·유은희(이상 인천시체육회)·이은비(부산BISCO) 등 겁 없는 ‘젊은 피’도 힘을 보탠다. 1984년 LA올림픽 은메달을 시작으로 7차례의 올림픽에서 금메달 2·은메달 3·동메달 1개를 따낸 ‘효자’ 여자핸드볼이 복수에 성공할지 지켜보는 것도 관전포인트다. [농구] 美드림팀 ‘유종의 미’ 거둔다 미국은 1992년 바르셀로나올림픽 때 마이클 조던·매직 존슨·스카티 피펜·찰스 버클리 등 프로농구(NBA) 호화 라인업을 내보내 전승으로 금메달을 땄다. 그때를 시작으로 미국은 1996애틀랜타, 2000시드니올림픽까지 올림픽 농구를 3연패했다. 그러나 2004아테네올림픽 준결승에서 아르헨티나에 져 동메달에 그쳤다. 전열을 가다듬은 ‘드림팀’은 4년 전 베이징올림픽에서 압도적인 기량으로 금메달을 되찾았고, 2010년 세계선수권을 잇달아 제패하며 최강의 면모를 과시했다. 최근 미국 대표팀은 20명의 예비엔트리를 발표했다. 코비 브라이언트(LA레이커스)·카멜로 앤서니(뉴욕 닉스)·레이 앨런(보스턴 셀틱스)·드웨인 웨이드(마이애미 히트) 등 최고의 NBA 리거들이 모두 이름을 올렸다. ‘구슬은 서 말’인데 이달 말 끝나는 NBA플레이오프 일정으로 손발을 맞출 시간은 고작 보름 남짓이다. 6월 확정하려던 최종엔트리(12명)도 새달 8일쯤 발표할 예정이라고. 2006년부터 대표팀을 이끌어온 마이크 슈셉스키 듀크대 감독이 변함없이 지휘봉을 잡는다. 어쩌면 이런 드림팀도 마지막일지 모른다. NBA사무국은 지난달 “올림픽 농구를 23세 이하 출전대회로 변경하는 것을 검토 중”이라고 했다. 올림픽은 축구처럼 연령 제한을 두고, 최고의 농구축제는 4년에 한 번 열리는 국제농구연맹(FIBA) 월드컵으로 한정하겠다는 얘기다. 올림픽 출전을 꺼리는 구단들의 이해관계 때문이다. NBA의 계획이 실행된다면 런던올림픽은 ‘드림팀’을 볼 수 있는 마지막 기회다. ‘아름다운 퇴장’을 견제할 파우 가솔(스페인)·토니 파커(프랑스)·더크 노비츠키(독일) 등의 활약도 관심을 끈다. [리듬체조] ‘국민 요정’ 손연재 개인종합 결선 진출할까 기계체조에서는 여홍철·이주형·양태영 등이 올림픽 메달을 땄지만, 우리나라의 리듬체조는 불모지나 마찬가지였다. 1988년 서울올림픽 때 홍성희·김인화가 출전했지만 하위권에 머물렀고, 4년 뒤 바르셀로나올림픽의 김유경·윤병희 역시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더구나 이후엔 올림픽 본선행조차 맥이 끊겼다. 2008베이징올림픽 때 신수지(세종대)가 16년 만에 올림픽 무대를 밟았지만 10위까지 주어지는 개인결선 진출에는 실패했다. 그리고 그 기대와 부담은 손연재(세종고)가 오롯이 이어받았다. 수줍은 소녀였던 손연재는 지난해 국제체조연맹(FIG) 세계리듬체조선수권 11위로 올림픽 티켓을 따내더니 올 시즌 월드컵시리즈에서도 심심찮게 메달을 획득하며 리듬체조 강국을 긴장시키고 있다. 올해 나선 네 차례 월드컵시리즈에서 손연재는 개인종합 11위(페사로), 4위(펜자), 7위(소피아), 5위(타슈켄트)를 꿰찼다. 펜자월드컵 후프와 소피아월드컵 리본에서 연속 동메달을 따내기도 했다. 마지막 타슈켄트 월드컵에선 후프-볼-리본-곤봉 등 전 종목에서 ‘꿈의 28점’을 기록했다. 올림픽에 걸린 메달은 개인종합(8월 11일)-단체전(12일), 단 두 개. 종목별로 시상하는 월드컵시리즈와 달리 네 종목을 합산해 랭킹을 매기는 만큼 모든 종목에서 실수 없이 안정적인 연기를 펼치는 게 포인트다. 손연재는 소박하게 상위 10등까지 주어지는 ‘개인종합 결선’을 목표로 잡았다. 손연재는 “결선에 오르면 다시 처음부터 경쟁이 시작된다. ‘톱10’에 든 뒤 실수 없이 최고의 성적을 올리겠다.”고 다짐했다.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메이저 우승컵 11개 흑진주 세리나가 졌다

    메이저 테니스 코트에서 11번이나 정상에 섰던 ‘흑진주’ 세리나 윌리엄스(31·미국)가 프랑스오픈 1회전에서 탈락했다. 세계랭킹 5위인 세리나는 30일 파리 롤랑가로에서 열린 대회 여자 단식 1회전에서 111위인 버지니 라자노(29·프랑스)에게 1-2로 역전패했다. 1세트를 6-4로 따낸 뒤 2세트에서 5-1로 승리를 눈앞에 뒀지만 승부는 거짓말처럼 뒤집혔다. 연속된 범실 탓에 타이브레이크까지 내몰린 세리나는 결국 6-7(5-7)로 세트를 내준 뒤 3세트마저 3-6으로 내줬다. 최근 극심한 슬럼프에 빠졌던 세리나는 지난달 찰스턴 오픈에서 우승하고 지난 12일 마드리드오픈 결승에서 세계 1위 빅토리아 아자렌카(벨라루스)를 꺾는 등 부활의 조짐을 보였지만 종지부를 찍게 됐다. 세리나가 메이저대회 1회전에서 탈락한 건 처음이다. 지난 1998년 호주오픈을 시작으로 15년 동안 4개 메이저대회에 나선 것은 모두 47회. 이 가운데 가장 일찍 짐을 꾸린 것도 호주오픈이었다. 이날까지 전적은 211승34패. 남자 테니스의 ‘빅4’는 순항을 시작했다. 대회 최다 우승(7번)을 노리는 디펜딩 챔피언 라파엘 나달은 시몬 볼레리(27·이탈리아)를 3-0(6-2, 6-2, 6-1)으로 완파했고 영국의 희망 앤디 머리도 일본 대표 출신 이토 다쓰마를 3-0(6-1, 7-5, 6-0)으로 일축했다. 노박 조코비치(세르비아)와 로저 페더러(스위스) 역시 각각 포티토 스타라체(31·이탈리아), 토비아스 캄케(26·독일)를 3-0으로 제쳤다. 페더러는 지미 코너스(60·미국)의 메이저대회 최다승(233승)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일본통신] 이대호 최근 홈런 행진의 두가지 의미

    [일본통신] 이대호 최근 홈런 행진의 두가지 의미

    이제 일본 프로야구에 완전히 적응된 것일까. 그리고 8호 홈런은 어떠한 의미를 지닌 한방 일까. 오릭스 버팔로스의 이대호(30)가 3일 연속 투런 홈런을 쏘아 올리며 어느덧 시즌 8호 홈런을 기록했다. 이대호는 22일 오사카 교세라 돔에서 열린 한신 타이거즈와의 교류전에서 1루수 겸 4번타자로 선발 출전, 7회말 승부에 쐐기를 박는 투런 홈런을 터뜨렸다. 올 시즌 첫 3경기 연속 홈런이자 한신의 추격 의지를 꺾는 귀중한 한방이었다. 이대호는 팀이 4-0으로 앞선 7회말 2사 2루에서 한신의 구원투수 츠루 나오토(25)의 2구째 슬라이더(122km)를 통타해 중월 투런포를 터뜨렸다. 이대호는 제구가 되지 않는 다소 밋밋한 슬라이더가 가운데 약간 높은쪽으로 형성되자 지체없이 방망이를 돌렸고 이 공은 가운데 펜스를 훌쩍 넘겼다. 이전 6회말 공격에서 오릭스는 카와바타 타카요시(27)가 자신의 프로 첫 홈런을 만루포로 장식하며 4-0으로 리드하고 있었다. 퍼시픽리그에서 루키 시즌에 첫 홈런을 만루홈런으로 장식한 선수는 2006년 스미타니 긴지로(세이부) 이래 9번째에 해당 하는 기록이다. 이날 경기에서 이대호는 홈런 뿐만 아니라 2회 볼넷, 4회 중전안타, 6호 볼넷을 얻어내며 100% 출루를 기록하며 절정의 컨디션을 자랑했다. 이로써 이대호는 타율 .264(148타수 39안타) 홈런8개(2위) 23타점(5위) 출루율 .359(12위) 장타율 .459(5위)으로 각종 개인 부문 순위에도 상위권에 랭크되며 일본야구에 완전히 녹아든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오릭스 답지 않게 홈런으로만 이날 경기 점수를 모두 뽑아낸 오릭스는 6-0으로 승리하며 이날 요미우리에게 패한 세이부 라이온즈를 꼴지로 밀어내며 5위(16승 2무 23패, 승률 .410)로 올라섰다. 오카다 아키노부 감독이 교류전을 앞두고 목표로 내건 꼴찌 탈출에 일단 성공한 것이다. 이대호의 최근 홈런포는 크게 두가지 부분에서 그 의미를 찾을수 있다. 첫째, 실투를 놓치지 않는 타격으로 부담감을 줄였다는게 가장 큰 소득이다. 이대호는 시즌 초반만 하더라도 타석에서 여유가 없었다. 팀의 주포이다 보니 뭔가를 보여줘야 한다는 압박감에서 자유롭지 못했는데 스윙시 타격하는 모습에서도 그 이유를 찾을수 있다. 이대호는 타격시 체중을 뒤로 적재하는 포지션이 긴 편에 속하는 타자다. 배트를 뒤로 이동하는 과정 즉, 로드 포지션(Load Position)을 길게 끌고 가 리듬을 잃지 않고 그대로 배트를 발사를 해야 이대호의 원래 스윙이 나오는데 처음엔 그렇지 못했다. 이렇게 되면 스윙의 각이 적어 전체적으로 큰 스윙을 하기가 힘든데 그렇다 보니 시즌 초반엔 장타보다는 단타 그리고 삼진 역시 많았다. 하지만 최근 경기를 보면 한국시절의 타격 모습을 재현 하고 있다는 생각마저 들 정도로 거의 완벽해 졌다. 이뿐만 아니라 투수의 실투를 놓치지 않고 장타로 연결하고 있는 것도 고무적이다. 최근 3경기 연속 홈런을 쏘아 올린 이대호의 타구는 모두 실투라 해도 과언이 아닌 높은 코스의 공을 코스에 따라 홈런으로 연결하고 있다. 19일 경기에서 9회 홈런(상대투수 토니 바넷)은 몸쪽 높은 공을 잡아 당겨 좌월 홈런, 20일 경기 9회에 터진 홈런(상대투수 오시모토)역시 바깥쪽 높은 공을 결대로 밀어쳐 우월 홈런을, 그리고 이날 9호 홈런 역시 가운데 약간 높은 실투를 놓치지 않고 중월 홈런으로 연결했다. ‘좋은 타자는 상대 투수의 실투를 놓치지 않는다’ 라는 기준에서 보면 최근 이대호의 타격감각이 얼만큼 좋은지를 알수가 있는 부분이다. 둘째, 최근 이대호의 활약은 동료들과의 신뢰 회복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오릭스가 이대호를 영입할 당시 지나치게 높은 이대호의 연봉에 대해 불만을 제기하는 선수들이 많았다. 이대호는 오릭스와 2년간 7억 6천만엔(한화 약 100억원)의 거액을 받기로 하고 오릭스 유니폼을 입었다. 하지만 이대호의 연봉은 지난해 오릭스의 주전 선수들이 올 시즌 받을 연봉 상승폭과 비교하면 큰 금액이다. 이대호를 영입함으로써 기존 선수들이 연봉 협상에서 불이익을 받았다는게 대부분 선수들의 생각이었던 것은 당연했다. “아직 보여준 것도 없는 선수에게 지나치게 연봉을 쏟아 부었다.”는 카네코 치히로의 불만이 그냥 나온 말이 아니다. 그도 그럴것이 카네코의 경우 지난해 부상으로 초반 전력에서 이탈했음에도 결국 규정이닝을 채우며 10승(4패, 평균자책점 2.43)을 기록 했지만 연봉 인상은 1500만엔에 불과했다. 심지어는 “그 돈이면(이대호 연봉) 미국에서 좋은 선수를 데려올 수 있다.” 라는 말도 있었을 정도다. 하지만 이젠 이대호에게 이러한 생각을 가진 동료가 있을지 의문시 된다. 시즌 초반과 다르게 연일 맹타를 휘두르고 있는 이대호는 팀에선 없어서는 안 될 선수가 됐고 특히 빈약한 오릭스 타선에서 이대호만큼 활약하고 있는 선수가 없기 때문이다. 이날 선발로 나온 카네코는 올 시즌 들어 가장 좋은 피칭(무사사구 완봉, 11탈삼진)으로 시즌 2승째를 기록하며 오랜만에 에이스 역할을 다 했다. 그리고 이대호는 약속이나 한듯 에이스가 출격한 날에 홈런으로 보답했다. 최근 이대호의 활약은 개인 뿐만 아니라 팀 성적 그리고 이젠 이대호를 바라보는 팀 동료들의 시선 역시 시즌 초반과는 전혀 다르다. 물론 타격은 사이클이 있기에 언제 이대호가 슬럼프에 빠질지는 모른다. 하지만 최근 보여주고 있는 모습을 보면 당분간 이 페이스가 지속 될 가능성은 크다고 볼수 있다. 23일 한신과의 교류전 두번째 경기에서 이대호가 맞붙을 상대 투수는 좌완 이와타 미노루(29)다. 이대호가 투심 패스트볼을 주종으로 뿌리며 땅볼 타구를 생산해 내는 이와타(2승 5패, 평균자책점 3.61)를 상대로 지금의 상승세를 이어갈지 주목된다. 오릭스는 나카야마 신야(1승 2패, 평균자책점 3.95)를 내세워 교류전 4연승에 도전한다. 일본야구통신원 윤석구 http://hitting.kr/
  • 최민호, 런던행 뒤집기는 없었다

    최민호, 런던행 뒤집기는 없었다

    ‘한판승의 사나이’ 최민호(32·KRA)의 올림픽 2연패 도전이 끝내 무산됐다. 대한유도회는 15일 선수강화위원회를 열고 만장일치로 2012런던올림픽 66㎏급 대표로 조준호(24·KRA)를 낙점했다. 2010년 9월 이후 국제대회 성적, 세 차례 국내선발전 결과, 국제유도연맹(IJF) 세계랭킹 등을 합친 종합점수에서 조준호가 앞섰다. IJF랭킹 8위인 조준호가 올림픽에서 최민호(28위)보다 유리한 시드를 배정받을 수 있어 메달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조준호는 지난해 세계선수권 동메달, 아부다비그랑프리 은메달, 코리아월드컵 금메달 등 꾸준히 좋은 성적을 내왔다. 올해도 파리그랜드슬램 2위, 오스트리아월드컵 3위 등 상승세다. 최민호와는 수없이 깃을 잡아온 훈련 파트너. 소속팀 KRA와 대표팀에서 한솥밥을 먹는 사이다. 2008베이징올림픽이 끝난 뒤부터 최민호가 8살 어린 조준호에게 기술을 전수하며 가까워졌다. 최민호는 “다른 사람들 뒷담화도 하고 슬럼프 땐 위로하고 기술도 묻는 사이”라고 설명했다. 최민호가 체급을 한 단계 올리면서 피할 수 없는 승부가 이어졌다. 지난 14일 최종선발전(체급별 대회) 때도 66㎏급 결승에서 만나 치열한 승부를 펼쳤다. 둘은 하이파이브를 하듯 악수하며 경기를 시작했고 ‘계급장을 뗀’ 불꽃승부를 펼쳤다. 조준호가 실수로 최민호의 머리를 발로 차고는 고개 숙여 인사하기도 했다. 올림픽을 향한 집념과 선후배의 애정이 공존하는 ‘슬프도록 잔인한 대결’이었다. 결국 최민호가 한판승을 거두고 우승했다. 그러나 이런 위력 시위에도 올림픽은 조준호 차지였다. 최민호는 “어차피 운명은 하늘에 맡기고 있었다. 올림픽까지 준호에게 내 기술을 더 많이 알려주고 싶다.”고 담담하게 받아들였다. 한편 치열한 대결을 펼쳐 온 남자 90㎏급에서는 송대남(33·남양주시청)이 이규원(23·용인대)을 밀어내고 태극마크를 달았다. 73㎏급 왕기춘(24·포항시청), 81㎏급 김재범(27·KRA)도 무난히 올림픽 티켓이 확정됐다.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그녀, 일본서 네 번 날았다

    박인비(24)가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투어 훈도킨 레이디스(총상금 8000만엔)에서 올시즌 첫 우승을 거머쥐었다. 박인비는 13일 후쿠오카현 후쿠오카CC(파72·6384야드)에서 열린 대회 3라운드에서 버디 5개와 보기 1개를 묶어 4언더파 68타를 쳤다. 최종합계 9언더파 207타를 기록한 박인비는 2라운드를 공동 선두로 출발한 펑샨샨(중국)을 2타 차로 제치고 우승 트로피의 주인공이 됐다. 우승 상금은 1440만엔(약 2억원). 2008년 스무 살에 사상 최연소로 미여자프로골프(LPGA)투어 US여자오픈 챔피언에 등극한 박인비는 그 뒤 극심한 부진으로 우승 소식을 전하지 못하며 슬럼프를 겪기도 했다. 2010년부터 LPGA 투어와 함께 JLPGA 투어에서 활약하며 부활의 기지개를 켰다. 일본 투어 데뷔 첫해 2승을 올렸고 지난해 3월에는 개막전인 다이킨 오키드 레이디스 골프 토너먼트에서 우승하며 일본투어 통산 3승째를 올렸다. 그로부터 1년 2개월 만에 개인통산 4승째를 기록한 것. 지난주 안선주(25·투어스테이지)의 살롱파스컵 월드레이디스대회 제패에 이어 한국 선수가 2주 연속 우승을 한 것이어서 기쁨은 곱절이 됐다. 한국 선수들은 올 시즌 열린 JLPGA투어 10개 대회 중 4승째를 합작하며 거센 한류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 [일본통신] 미-일 야구, 괴물타자의 몰락

    [일본통신] 미-일 야구, 괴물타자의 몰락

    ’3할의 예술’(The Art Of Hitting .300)의 저자인 찰리 라우(전 화이트삭스 타격코치)는 “타격의 상승세가 지속되면 곧 다가올 슬럼프를 대비하라.”라는 명언을 남긴 바 있다. 타격은 내리막길이 있으면 반드시 오르막길이 있기 마련이고 내리막길에 비해 오르막길을 얼만큼 짧게 끝내느냐가 3할 타격의 기본이다. 하지만 이 명언은 시즌 중 일어나는 타자의 타격 사이클에 대한 것이다. 해마다 맹타를 휘둘렀던 타자는 언제나 그렇듯 별 의심없이 올해도 변함 없는 모습을 보여줄 것이란 막연한 기대가 있기 때문이다. 그 타자들이 바로 알버트 푸홀스(32. 에인절스)와 나카무라 타케야(29. 세이부)다. ‘야구의 아이콘’으로 불리며 2000년대 최고 타자로 우뚝섰던 푸홀스의 올 시즌 부진이 예사롭지 않다. 7일(한국시간) 토론토와의 경기에서 개막 후 28경기 111타수만에 첫 홈런을 기록했지만 이후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하며 어느새 타율은 1할대(.190)까지 떨어져 있다. 예전 같으면 푸홀스의 홈런 소식은 특별한 일이 아니었지만 4월 한달동안 무홈런에 그치자 그에 대한 우려의 시선은 자연스럽게 생겼고 첫 홈런 이후 반등할 것이란 예상은 현재까지 빗나가고 있다. 지난해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획득해 LA 에인절스와 10년간 총액 2억 6000만달러(약 2950억원)의 대박을 터뜨렸던 푸홀스이기에 현재의 부진은 본인 뿐만 아니라 팀(AL 서부지구 꼴찌) 성적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푸홀스는 타율도 타율이지만 9타점, 특히 볼넷(6개)보다 삼진(16개)이 훨씬 더 많아 선구안의 문제가 더 심각하다. 현재까지 나타난 푸홀스의 부진 원인 가운데 가장 큰 부분은 타석에서 여유가 없다 라는 점이다. 7일 경기에서 상대 투수 드류 허친슨의 84마일(135km)짜리 슬라이더를 잡아 당겨 홈런을 기록했지만 평소와는 다른 모습이었다. 예전 같으면 공을 충분히 자신의 존까지 끌여 들였다가 스윙을 했을법 한데 상체가 앞으로 나가면서 스윙이 이뤄져 비록 홈런은 됐지만 이 한방으로 슬럼프에서 벗어났다는 예상을 하기엔 이른 평가다. 물론 과거 푸홀스의 타격성향을 감안하면 첫 홈런과 같은 동작에서 스윙을 해 홈런을 기록한 적이 있긴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왜냐하면 평소와 같은 타격감각을 가지고 있는 상태에서 쳐낸 홈런이 아니기 때문이다. 떨어지는 공에 자꾸 헛방망이를 돌리는 것도 선구안이 문제라기 보다는 심리적으로 쫓긴 다는 인상이 짙다. 초구, 이구에서 정직한 한가운데 공을 자꾸 놓치는 것도 타자가 안좋을때 나타나는 전형적인 모습인데 스스로 볼카운트를 불리하게 이끌어 가고 있는 것도 볼넷 대비 삼진이 많아지게 된 원인이다. 하지만 푸홀스의 현재 부진은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무엇보다 배트 스피드가 여전하며, 일부에선 노쇠화가 왔다는 의견도 있지만 시범경기에서 개인 최다인 7개의 홈런을 터뜨렸듯 성적 추락의 직접적인 원인이 노쇠화에 초점을 맞출 시기가 아니기 때문이다. 그렇다 하더라도 푸홀스의 지금 부진은 그동안 보여줬던 그의 이력을 감안하면 납득하기가 어렵다. 현재 푸홀스는 타율 .190 2루타 8개, 홈런1개, 9타점 장타율 .281에 그치고 있다. 메이저리그에선 푸홀스의 침묵이 의외라면 일본프로야구는 지난해 퍼시픽리그 홈런왕인 나카무라 타케야의 빈타가 놀랍다. 푸홀스가 그러하듯 나카무라의 부진은 곧 팀 성적과 직결(세이부 리그 꼴찌)돼 있기에 그 역시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하기 때문이다. 현재 나카무라는 타율 .184 홈런1개 11타점을 기록중이다. 원래 나카무라는 정교한 타자가 아니다. 아직까지 한 시즌 3할 타율을 기록한 적이 없고 타격성향을 보더라도 교타자보다는 홈런 타자 쪽에 더 가깝다. 하지만 나카무라는 여타의 일본인 선수에게 갖고 있지 못한 한방 능력만큼은 최고 수준을 뽐내고 있는 선수다. 최근 4년간 세번의 40홈런(2008-46개, 2009-48개, 2011-48개)시즌과 더불어 모두 홈런왕을 차지했고 2010년엔 부상으로 85경기에 출전한게 전부였지만 25홈런을 쏘아올릴 정도로 무시무시한 슬러거다. 걸리면 넘어가는 파워와 유달리 한경기 멀티 홈런이 많아 ‘오카와리 군(한 그릇 더)’으로 불리고 있는 나카무라는 올 시즌 첫 홈런(4월 1일 니혼햄 전)이 나온 이후 한달이 넘도록 홈런을 추가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극심한 투고타저 바람속에서도 48개의 홈런포를 쏘아올렸던 걸 감안하면 나카무라의 부진을 공인구로 돌리는 것도 뭔가 이치에 맞지 않다. 공인구가 교체됐더라도 홈런을 치는데 있어 아무런 장애가 없었기 때문이다. 나카무라의 홈런 침묵은 리그 특성상 팀 성적 하락을 부채질 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 심각성은 크다고 볼수 있다. 연속안타를 통해 점수를 뽑기가 힘든 리그 특성상 큰 것 한방의 소중함이 그 어느때보다 크다. 즉, 나카무라의 홈런 침묵은 곧 팀 득점력 저하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데 현재(9일 기준) 세이부가 양 리그 통틀어 팀 득점 꼴찌(76점)에 머물고 있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나카무라를 제외하고 나카지마 히로유키(타율 .318 홈런2) 정도만 홈런을 기대할수 있는 타자라는 점에서 세이부의 장타력은 처참할 정도다. 나카무라의 유일한 홈런은 당시 경기(4월 1일)에서 팀이 1-0으로 승리했던 결승 홈런이었다. 나카무라는 규정타석을 채운 타자들 가운데 타율 리그 꼴찌, 그리고 .272에 불과한 장타율 역시 꼴찌다. 부진을 거듭하고 있는 나카무라지만 그를 대신해서 4번 타순을 맡을 타자가 없다는 점, 그리고 그동안 보여줬던 나카무라의 홈런 생산 능력을 감안하면 선발 라인업에서 뺄수도 없는 노릇이다. 현재까지 드러난 나카무라의 홈런 실종은 곧 팀 성적 몰락과 정비례하고 있는 셈이다. 이처럼 미국과 일본의 대표적인 괴물 타자들인 푸홀스와 나카무라는 약속이나 한듯 동반 부진에 빠져있다. 그리고 팀 성적도 이들의 부진과 맞물려 동반 추락하고 있다. 야구에서 흔히 ‘클래스는 영원하다’라는 말이 있다. 이들이 지금의 부진에서 벗어나 원래 가지고 있던 클래스를 보여줄수 있을지 남은 시즌 동안 양 리그 최대의 관심사가 될 가능성이 크다. 푸홀스나 나카무라 모두 힘든 오르막길이 너무나 오랫동안 지속되고 있기에 그들의 행보가 더욱 숨막히게 느껴지는건 어쩌면 당연할지 모른다. 일본야구통신원 윤석구 http://hitting.kr/
  • 배두나 “몰랑몰랑한 나, 갑옷으로 감춰 삭이고 참는 절제연기 딱이죠”

    배두나 “몰랑몰랑한 나, 갑옷으로 감춰 삭이고 참는 절제연기 딱이죠”

    ‘강철 여인’ 배두나(33)는 요즘 부쩍 눈물이 많아졌다. 영화 ‘코리아’(3일 개봉)의 언론 시사회에서 눈물을 쏟은 그녀는 자신을 가르쳐 준 탁구 선수들과 함께한 특별 시사회에서도 눈물을 비쳤다. 촬영 6개월이 지났건만, 여전히 그녀에게 영화 ‘코리아’는 각별하게 새겨져 있는 듯하다. 봄비가 내리는 지난 25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그녀를 만났다. →눈물을 자주 보였는데 특별한 이유가 있었나. -원래 남 앞에서 우는 것을 안 좋아하는데, 탁구 선수들이 많이 오셔서 그런지 괜스레 눈물이 났다. 시사회 때도 중반까지는 영화를 객관적으로 보다가 후반 20분에서 눈물을 참을 수가 없었다. 6개월 전에 (영화에 대한 감정을) 다 묻었다고 생각했는데, 그때 너무 감정을 참았던 것 같다. →이야기한 대로 무뚝뚝한 북한의 탁구 영웅 리분희 역을 맡아 열연했다. 무표정 연기를 표현하기 어려웠을 것 같은데. -평소 일상에서 살아 보지 못한 사람을 좋아하고, 그런 캐릭터에 도전하는 것이 좋다. 영화 ‘플란더스의 개’의 현남을 비롯해 했던 역할의 대부분이 제가 동경하는 인물들이다. 이번에 분희도 마찬가지다. 스물세 살의 국가 탁구 영웅으로서는 전형적이지 않은 외모는 뽀얗고 타고난 귀여움이 좋았다. →리분희는 실존 인물이자 현정화의 라이벌 정도로만 알려져 있다. 인물을 어떻게 분석하고 연기했나. -실화 영화도, 실존 인물도 처음이었다. 단 한 장의 사진과 경기 실황을 가지고 리분희를 분석했다. 처음에 시나리오를 볼 때부터 리분희가 남한의 현정화를 싫어하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었다. 수많은 중계 카메라와 북한 선수들이 있어서 티를 내지 못했을 뿐, 차가워 보이는 겉모습과 달리 마음은 따뜻한 인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현정화 대한탁구협회 전무에게 리분희에 대한 힌트를 좀 얻었나. -현 전무님은 총감독이라고 불릴 만큼 영화의 시나리오부터 배우들 탁구 연습까지 적극적으로 지원했다. 리분희가 백핸드와 스카이 서브를 정말 잘했고 도도한 선수라고 말해 줬다. 스코어를 내고 기분이 좋아도 특별한 감정 표현도 하지 않고 기합도 넣지 않을 정도로 모든 상황을 당연하게 여겼다고 했다. ‘고요하고, 차분하게’라는 말이 굉장한 힌트가 됐다. →겉으로는 절제됐지만, 안으로 꽉 찬 연기가 돋보였다. -영화 ‘공기인형’도 그렇고 평소 감정을 표출한다기보다는 삭이고 참는 절제의 연기를 좋아한다. 마음이 텅 빈 것이 아니라 꽉 채우고 그것을 표현하지 않는 그런 연기를 추구한다. 처음 시나리오를 읽었을 때 리분희 역이 내 연기 스타일과 잘 맞는다고 생각했다. →본인의 실제 성격과 연기 패턴이 관련 있나. -나 자신이 너무 몰랑몰랑하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오히려 딱딱한 갑옷으로 감추는 편이다. 좋아하는 사람에게 오히려 차갑게 대하고 무뚝뚝하다. 제 성격은 소심하지만, 공식 석상에서는 강한 여배우의 모습만 보여 주고 싶다. →하지만 일본에서 여우주연상을 휩쓴 영화 ‘공기인형’에서는 파격적인 전라 연기를 선보이기도 했는데. -연기할 때는 내가 생각해도 용감하다. 집에 와서 힘들어 머리를 싸매더라도 연기할 때는 과감하다. ‘공기인형’을 찍을 때도 촬영 현장에서 내가 벗었다고 해서 감독과 스태프들이 불편하고 쩔쩔매는 상황이 싫었다. 내가 먼저 촬영에 적극적으로 임하고 최선을 다하니까 분위기도 풀어지고 촬영도 빨리 마칠 수 있었다. →다시 ‘코리아’의 이야기로 돌아가면 영화는 1991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사상 최초로 결성된 남북 탁구 단일팀의 실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21년 전 역사적인 경기 장면을 재현한 소감이 어땠나. -영광이고 한편으로는 안타깝기도 했다. 분단 상황에서 잠시나마 한 팀을 만들었다가 다시 떨어뜨려 놓는다는 것이 무척 힘들었을 것 같다. 현 감독이 그런 일을 실제로 겪었고, 내가 그것을 연기하는 당사자가 됐다는 사실이 영광이었다. 하지만 ‘코리아’ 촬영을 마친 뒤 다른 영화를 찍기 위해 독일 베를린으로 바로 떠났는데, 허물어진 베를린 장벽을 봤다. 서독과 동독의 통일 현장에서 부럽기도 하고, 우리의 현실이 떠올라 안타까웠다. →현정화 역의 하지원과 투톱인 만큼 연기 면에서 라이벌 의식은 없었나. -대결 구도가 절대 아니었다. 라이벌 구도를 의식했다면 서로 다른 사람이 찍을 때 보이지 않는 방향에서 연기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울어 주지 못했을 것이다. 나는 이 영화가 여자들의 우정에 관한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우리의 역할은 (지원) 언니가 수비수, 내가 공격수로 나뉘어 있었다. 언니가 앞으로 치고 나가면, 나는 수비수로서 역할을 충분히 하는 데 집중했다. →분단 영화이자 스포츠 영화로서 감정 과잉을 우려 하지 않을 수 없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에는 분명한 감동 코드가 있다. 물론 하려는 이야기와 의도가 보일 수도 있지만, 감동을 느낄 수 있는 것은 한국인의 정서가 적재적소에 배어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언젠가부터 한 핏줄, 한 나라였다는 것을 잊고 따로 떨어져 사는 것을 당연시하게 된 것 같다. 뭉치면 강한 나라인데…. 탁구 영화라기보다는 빠른 템포의 재미있는 요소가 들어 있는 영화다. 가볍게 보시고 감동도 느꼈으면 좋겠다. →영화 ‘클라우드 아틀라스’로 할리우드 진출을 앞두고 있다. 세계적인 배우, 감독들과 함께 연기한 소감은. -휴 그랜트, 수전 서랜든 등 대배우들은 초조하거나 조급해하지 않는 대인배적인 기질이 있었다. ‘클라우드 아틀라스’는 기획 자체가 기발한 영화다. 워쇼스키 형제 감독은 천재 같았고, 마치 한 사람처럼 호흡이 잘 맞았다. 앤디 워쇼스키가 나무 줄기라면, 래리 워쇼스키는 화려한 잎사귀 같았다. 대한민국 배우들은 강하게 단련돼서 그런지 현장에서도 성실한 것으로 정평이 나 있었다. 배우로서 여러 문화를 경험해 보는 것이 좋다. 10년 전에 이미 예쁘게 보이는 것은 포기했다는 배두나. 이제는 개성파 연기자라는 수식어보다는 연기 잘하는 배우가 되고 싶다는 그는 ‘코리아’를 연기 인생의 터닝 포인트로 꼽았다. 한동안 슬럼프를 겪었지만 들뜨지도, 가라앉지도 않은 현재 상태를 유지하고 싶다는 배두나의 연기 드라이브를 기대해 본다. 글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사진 류재림기자 jawoolim@seoul.co.kr
  • 황예슬 아시아 찍고 런던金!

    황예슬 아시아 찍고 런던金!

    런던올림픽에서는 ‘잊고 있던’ 여자유도를 눈여겨봐야할 것 같다. ‘여자유도의 희망’ 황예슬(25·안산시청)이 아시아 정상에 올랐다. 황예슬은 28일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에서 막을 내린 2012아시아선수권대회 여자 70㎏급에서 우에노 도모에(일본)에게 유효승을 거두고 금메달을 땄다. “두고 봐라. 예슬이가 큰 사고를 칠 거다.”던 서정복 국가대표 감독의 장담이 현실이 되고 있다. 1996년 이후 끊겼던 여자유도 올림픽 금메달의 기대도 부풀고 있다. 황예슬은 2010년 수원마스터스에서 금메달을 따며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당시 세계 랭킹 14위였던 황예슬은 내로라하는 선수들을 물리치고 깜짝 우승을 차지했다. ‘신데렐라’가 된 건 당연했다. 사실 여자 유도의 침체기는 꽤 오래됐다. 황예슬이 우승하기 전까지 지난 14년동안 세계 주요대회에서 단 한 차례도 결승에 못 올랐다. 1992년 김미정(72㎏급)의 바르셀로나올림픽 금메달, 1996년 조민선(66㎏급)의 애틀랜타올림픽 금메달은 어느덧 아련한 추억이 됐다. 그런데 황예슬이 툭 튀어나왔다. 살을 빼겠다는 생각으로 유도에 입문했는데 재능이 워낙 뛰어났다. 고등학교 시절부터 전국대회를 휩쓸었던 ‘될성부른 떡잎’이었다. 고등학교 3학년 때 왼쪽 어깨를 다친 뒤 기나긴 슬럼프에 빠졌지만 잠재력은 감출 수 없었다. 2009년 하계유니버시아드 동메달, 몽골월드컵 금메달을 시작으로 이름을 떨치더니 이듬해 수원마스터스 금메달로 확실한 ‘에이스’가 됐다. 그해 광저우아시안게임에서도 금메달을 따내며 어느덧 톱랭커들의 경계대상 1호로 주목받고 있다. 176㎝의 키에 70㎏의 체중에서 뿜어나오는 힘과 잡기가 일품. 장기는 허벅다리 후리기 기술이다. 올림픽 전 마지막 랭킹대회에서 신바람을 낸 황예슬은 런던의 영광을 위해 태릉선수촌에서 마지막 담금질에 들어간다. 남자부도 화려한 성적표를 썼다. 73㎏급 왕기춘(포항시청)은 오노 쇼헤이(일본)을 누르기 한판으로 제압했고, 81㎏급 김재범(KRA)은 나가시마 게이타(일본)에 절반승을 따내며 사이좋게 우승했다. 둘은 나란히 세계랭킹 1위를 되찾았다. 60㎏급 최광현(상무)도 금메달로 런던 전망을 밝혔다. 66㎏급 최민호(KRA)는 은메달로 랭킹포인트 108점을 추가, 올림픽 출전기준을 충족시켰다. 새달 조준호(KRA)와 최종선발전을 통해 3회 연속 올림픽 진출을 노리게 됐다.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박해일 “내 나이 70 되면 꼭 다시 보고싶은 영화…적금 하나 든 기분”

    박해일 “내 나이 70 되면 꼭 다시 보고싶은 영화…적금 하나 든 기분”

    “오랜 시간 풍파를 잘 견뎌낸 고목 같다. 그런데 은교란 존재를 만나 심각한 진동을 느끼게 된다. 은교는 한마디로 표현할 수 없는 존재다. 이적요가 물리적으로 느끼는 노쇠함을 더 안타깝게 만드는 매개체일 수도 있고, 단잠을 자면서 만난 존재일 수도 있다. 여자일 수도 있고, 젊음 그 자체일 수도 있다. 이미 겪었지만, 돌이킬 수는 없는 부러움의 대상 말이다.” 배우에게 캐릭터 분석을 요구했을 때 이런 답이 돌아온 적은 드물었다. 손에 쥔 담배를 한참 만지작거리면서 골똘히 생각한 뒤였다. 같은 영화로 이미 수십번 인터뷰를 했다. 판에 박힌 질문일 수도 있는데 반사적으로 답이 나오지 않았다. 단어 하나를 선택하는 것도 조심스럽고 신중했다. 한 어절마다 꼭꼭 씹어서 내놓았고, 문장에는 강약이 있었다. 깐깐하게 언어를 조탁(彫琢)하는 시인의 모습이 중첩되는 것도 무리는 아니었다. 영화 ‘은교’(25일 개봉)에서 70세 노시인 이적요를 연기한 박해일(35)의 얘기다. ‘은교’는 박범신의 동명 소설을 ‘해피엔드’ ‘사랑니’의 정지우 감독이 영화로 옮겼다. ‘이십대 때 사회주의운동에 투신, 폭풍 같은 혁명 전사가 되길 꿈꾸었고, 삼십대 십년은 감옥에 있었으며, 사십대에서 죽을 때까지 시인의 이름으로 살았던’(소설 ‘은교’) 노시인의 건조한 삶에 52살 어린 여고생이 뛰어든다. 서서히 멈춰가던 시인의 생물학적 시계는 힘차게 고동친다. 하지만 아둔했으되 헌신적이었던 제자는 소녀가 탐탁지 않다. ‘어린 새가 쫑, 쫑, 쫑 걷듯 날렵한’ 은교의 존재는 가질 수 없는 것을 갈망했던 스승과 제자의 뇌관을 건드렸고, 둘의 애증은 비등점을 향해 치닫는다. ‘은교’의 판권을 확보한 정지우 감독은 처음부터 노시인 역할에 ‘모던보이’에서 호흡을 맞췄던 박해일을 떠올렸다. 시나리오가 나오기 전 소설부터 읽어보라고 했다. “지금껏 내가 맡은 캐릭터 중 가장 난해했다. 처음에는 ‘왜 나여야 하는가’ ‘이걸 내가 해야 하나’란 의문이 들었다. 하지만 감독을 믿었다. 30대 중반인 내가 특수분장을 통해 노시인을 소화할 수만 있다면 마음은 청춘인데 껍데기가 늙어가는 나이 듦의 감성을 명확하게 표현할 수 있을 것이라는 설명에 동의했다.” 송종희 분장감독 등 스태프 4명이 달라붙어 피부 질감과 비슷한 실리콘 재질을 얼굴에 접착제로 붙이는 데만 8시간, 분장을 해체하는 데만 2시간씩 걸리는 고역을 60여 차례 반복했다. 그는 “수시로 자세를 바꿔야 하기 때문에 졸 수는 있어도 잠들지는 못한다. 긴 시간을 분장하다 보면 엄청난 피로감이 생긴다. 그 피로감이 외려 내 나이의 팔팔함을 죽이고, 노인의 느낌을 가져가는 데 도움이 된다고 여겼다.”고 말했다. ‘그 정도면 고문 아니냐.’고 물었다. “그렇게 생각하면 할 수 없는 역할이다. 쉽지 않은 연기를 도와주는 고마운 과정이었다.”고 대답했다. 사실, 촬영 전부터 고통을 짐작했다. 강우석 감독의 ‘이끼’(2010)에서 정재영이 특수분장을 통해 70대 노인으로 거듭나는 지난한 과정을 목격했기 때문. 연기파 정재영도 피해가지 못한 ‘캐스팅 논란’이 자신에게 반복될 거란 사실도 예상했다. “목소리 톤이 어색하다는 얘기를 들었다. 실제 70대 배우가 했어야 했다는 말씀도 하더라. 영화가 시작되면 관객들이 박해일이 아닌 이적요에 적응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나도 인정한다. 왜냐면 영화를 찍을 때 나도 캐릭터에 들어가는 시간이 필요했으니까. (역할에 빠져들기 전) ‘공회전’ 시간이 길게 필요한 나에게는 더 그랬다. 하지만 끝까지 지켜보신다면 연출자가 왜 30대 배우를 캐스팅했는지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내가 아닌 다른 어떤 배우가 했더라면 굉장히 부러워했을 것 같다. 배우로서, 자연인으로서 좋은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은교’를 통해 박해일은 분명 배우로서 한 뼘쯤 성장했다. 그렇다면, 자연인으로 그가 얻은 건 무얼까. 그는 “시각이 넓어졌다면 자만일 테고, 70대 노인의 감정과 생각으로 석 달을 산 덕분에 이전에 갖지 못한 시선이 하나쯤은 생긴 듯하다. 정력적으로 활동할 시기에 생각이 많아진 게 장점일지, 단점일지는 모르겠다. 원한다고 털어버릴 문제도 아니고, 풍선에 바람이 서서히 빠지듯, 내가 안고 갈 문제”라고 말했다. 시사회에서 처음 스크린 속 자신의 모습을 보고 “황홀했다.”고 했다. 준비과정과 촬영 때의 험난한 과정이 떠올랐을 테고, 미래를 얼핏 엿보고 온 기분도 들었을 것이다. 박해일은 “내가 70살까지 살아 있다면 꼭 다시 보고 싶다. 30대의 내가 한 노시인의 연기를 보고 일흔 살의 내가 공감을 할지, 자괴감을 느낄지는 모르겠다. 다만, 그날만을 손꼽아 기다리는 적금을 하나 들어놓은 기분”이라며 슬며시 웃었다. 연극관객으로 왔던 임순례 감독과의 인연으로 2001년 ‘와이키키 브라더스’로 충무로에 발을 디딘 이후 상업 장편영화만 15편을 찍었다. 1000만 관객의 ‘괴물’과 700만 관객의 ‘최종병기 활’에서 흥행을 맛봤고, 트로피도 남부럽지 않게 받았다. 그에게도 슬럼프가 있었을까. 그는 “이렇게 얘기하면 ‘뻥 치고 있네’라고 생각하실 텐데 처음 연기를 시작한 순간부터 ‘은교’가 개봉하는 지금까지 줄곧 고비였다.”고 털어놓았다. 한 음절, 한 음절을 힘주어 말하는 그의 진정성에 ‘뻥’이란 생각은 들지 않았다. 문득 70세가 됐을 때 어떤 모습일지 궁금했다. 그는 “(감당)할 수 있는 배역을 맡아서 연기하고 지금처럼 인터뷰할 수 있다면 더 바랄 게 없겠다.”면서 “한마디로 오래 해먹고 싶단 얘기”라며 활짝 웃었다. 청춘을 갈망하는 노시인의 깊은 눈빛은 사라지고 어느새 능청스러운 개구쟁이가 앉아 있었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