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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벨 물리학상 페르·그륀베르크 성과는

    알베르 페르와 페터 그륀베르크의 올해 노벨 물리학상 수상은 현재 과학계의 주류로 떠오른 나노 기술 분야에서 탄생한 첫 번째 수상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특히 전날 발표된 생리·의학상 역시 생명과학 분야에서 급부상하고 있는 ‘줄기세포 연구’가 가져간 것을 감안하면, 고전 과학의 패러다임이 급속도로 바뀌고 있다는 점을 증명한 사례로 평가된다. 실제 물리학상을 선정한 스웨덴 왕립과학원은 “거대자기저항(GMR)은 전도가 유망한 나노기술 분야에서 최초의 ‘진정한’ 응용으로 여겨질 수 있다.”고 밝혔다. 페르와 그륀베르크는 지난 1988년 불과 수나노미터 수준인 각기 다른 성질의 박막 세 개를 붙이면 자성에 따른 저항을 극대화시킬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당시 물리학계에서는 자성이 흐르면 물체의 저항이 달라진다는 점을 알면서도, 일반 물질에서는 저항차가 크지 않아 뚜렷한 연구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었다. 겹쳐진 박막 구조를 통해 저항이 극대화되면, 전류를 흘렸을 때 박막 내에 위치한 각기 다른 방향으로 도는 두 가지 전자(스핀-업, 스핀-다운)를 쉽게 구분할 수 있어, 스핀-업과 스핀-다운 전자가 각기 의미하는 디지털 코드(1과 0)를 명확하게 읽을 수 있다. 고등과학원 박권 연구원은 “저항을 극대화시키면서 좁은 공간에 저장된 정보를 뚜렷하게 식별하는 것이 가능해졌다.”면서 “워낙 획기적인 발견이었기 때문에 물리학 연구성과로는 드물게 바로 공학과 산업 분야로 이어져 97년쯤 상용화 제품이 등장했다.”고 말했다. 박 연구원은 “저장장치인 하드디스크의 크기가 본격적으로 작아지면서,PC는 물론 노트북 컴퓨터,MP3플레이어 등 IT산업이 급속도로 발달하는 계기를 제공했다.”고 설명했다. 두 사람의 발견은 80년대 말부터 90년대 초에 걸쳐 고체물질물리(응집물질물리) 분야에 일대 파란을 일으켰다.IBM을 비롯한 IT업체들이 이들의 발견을 이용한 제품 개발에 속속 뛰어들었고,PC산업의 비약적 발전으로 이어졌다. 초창기 3장만 겹쳐졌던 박막은 나노 기술의 발달로 점차 겹쳐지는 양이 늘어났다. 담을 수 있는 양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 반면 크기는 계속 얇아져 MP3플레이어와 PMP(휴대형멀티미디어플레이어) 등으로 영역을 확대해 왔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서울 北村에 꽃핀 현대미술

    서울 北村에 꽃핀 현대미술

    10월에는 북촌으로! 경복궁과 창덕궁 사이 소격동, 삼청동, 사간동 일대에 오밀조밀 자리잡은 20여개 화랑과 미술관이 현대미술축제 ‘플랫폼, 서울’을 열고 있다. 새달 4일까지 계속될 이번 축제에서 특히 주목할 만한 전시는 아트선재센터와 금호미술관에서 열리는 ‘투모로우’전. 아트선재센터 건물 유리창에 ‘경고:지각은 참여를 요구한다’는 문구를 크게 붙인 안토니오 문타나스를 비롯해 모두 14개국에서 32명의 쟁쟁한 작가들이 참여했다. 일본의 시마부쿠는 아트선재센터 옥상에서 번쩍이는 은갈치의 반사광으로 미지의 존재와 소통을 시도하는 비디오를 제작했다. 일상과 예술의 경계를 허무는 퍼포먼스다. 서도호는 과거의 행동이 다음 생을 결정한다는 동양의 업(業)사상을 표현한 조각작품을, 이불은 실패한 유토피아를 형상화한 설치작품을 내놓았다. 금호아트센터에는 장영혜중공업의 비디오 작업과 오인환의 향으로 만든 글자를 태우는 설치작품이 전시돼 있다. 지난 4일에는 중국의 국제적 미술조직인 ‘대장정 계획’이 남북정상회담에 맞춰 남북 문화전문가들이 회담을 갖는 퍼포먼스 작업을 보여주기도 했다. 그동안 적잖은 해외작가들을 국내에 소개해 주목받아온 국제갤러리는 북촌 일대의 미술제에 맞춰 화랑 개관 25주년 전시를 마련했다. 움직이는 조각 ‘모빌’의 창시자인 알렉산더 칼더의 대형 작품이 화랑앞 보도에 설치됐다. 시가 350억원에 달하는 칼더의 1969년 작품으로 칼더재단으로부터 대여해 온 작품이다. 백남준의 제자로 현재 최고의 비디오 작가로 꼽히는 빌 비올라의 2004년 작 ‘연인들’도 소개된다. 거대한 물살 앞에서 버티는 연인들의 모습이 감동을 주는 작품이다. ‘현대미술의 아이콘’ 데미안 허스트는 캔버스를 턴테이블과 같은 장치 위에 올려놓고 돌리며 그 위에 물감을 뿌려 만든 스핀 페인팅(Spin Painting) 작품을 내놓아 시선을 끈다. 이밖에 도널드 저드, 게르하르트 리히터, 윌렘 드 쿠닝, 조안 미첼, 안젤름 키퍼, 아니시 카푸어, 루이스 부르주아 등 그동안 국제갤러리를 통해 소개된 해외 유명 작가들의 작품이 총망라됐다. 갤러리 현대는 비디오 아트의 선구자인 백남준의 전시 이후 처음으로 비디오 작품전 ‘채널1’을 연다. 박준범, 신기운, 류호열, 이진준, 수지 제이 리, 박소윤 등 모두 30대 초반의 젊은 작가 6명의 작품을 한자리에 모았다. 올해 스페인에서 열린 아르코 아트페어에서 관심을 모았던 박준범의 ‘하이퍼마켓’은 작가의 손이 직접 화면에 나타나 대형 마트를 만들어가는 독특한 형식의 작품이다. 신기운은 작가가 직접 만든 그라인더로 아이팟, 플레이스테이션, 동전, 시계, 아톰인형 등이 분쇄되는 장면을 촬영했다. 현대문명을 대변하는 아이콘들이 그라인더에서 무참히 갈리는 영상은 모든 사물이 흙에서 태어나 흙으로 돌아간다는 메시지를 전해준다. 북촌예술제가 열리는 동안 작가와의 대화, 필름 상영회 등이 함께 진행되며, 목∼토요일에는 밤 9시까지 전시장이 연장 개관된다. 야트막한 한옥 지붕 사이 골목골목을 누비며 최첨단 현대미술을 감상하는 재미가 쏠쏠하다.(02)739-7098.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연아! 도쿄를 녹이다

    |도쿄 최병규특파원|‘피겨 여왕’ 김연아(17·군포 수리고)가 피겨 쇼트프로그램 사상 최고 점수로 금메달을 예약했다. 김연아는 23일 일본 도쿄 시부야 도쿄체육관에서 열린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피겨세계선수권대회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규정종목)에서 기술 41.49점, 프로그램 구성 30.46점으로 종합 71.95점을 받아 1위를 차지했다. 이는 2003년 사샤 코헨(미국)이 세운 71.12점을 0.83점이나 경신한 세계 최고 기록.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혔던 김연아의 동갑내기 맞수 아사다 마오(일본)는 연속 3회전 지정기술을 한 차례만 소화하는 실수를 저질러 종합점수 61.32로 5위로 처졌다. 안도 미키(일본)가 종합점수 67.98점으로 2위, 유럽선수권자인 카롤리나 코스트너(이탈리아)와 디펜딩 챔프 키미 마이스너(미국)는 각각 3위와 4위로 밀렸다. 김연아는 경기 뒤 실시된 24일 프리스케이팅(자유종목) 연기순서 추첨에서도 24명 중 21번째로 출전(오후 8시47분), 바로 뒤의 아사다는 물론 마이스너와 안도 등보다 먼저 연기하게 돼 마음 편하게 경기에 임할 수 있는 행운까지 누렸다. 큰 실수만 하지 않으면 생애 첫 출전한 세계선수권대회 우승을 일굴 가능성이 높아졌다. 지난해 그랑프리파이널 우승 이후 허리 부상과 최근 꼬리뼈 통증으로 우려를 자아냈던 김연아는 이날 허리에 테이핑을 한 채 36번째로 출전, 영화 ‘물랭루즈’ 삽입곡인 ‘록산느의 탱고’에 맞춰 트리플-트리플(공중 연속 3회전-3회전) 점프 콤비네이션을 깔끔하게 성공시킨 뒤 스핀과 점프, 더블 악셀, 비엘만 스핀(다리를 등 뒤로 들어올려 팔로 붙잡는 기술) 등 8개의 지정기술을 완벽하게 소화,6500여 관중의 기립박수를 이끌어냈다. 김연아의 선전에 부담을 안은 아사다는 30분 뒤 긴장된 표정으로 링크에 나와 실수 끝에 기술점수 31.20, 프로그램 구성 30.12점을 받아 종합점수 61.32로 김연아에 무려 10점 이상 처졌다. 아사다는 24일 프리에서도 커다란 부담을 안게 됐다. 김연아의 이날 점수는 06∼07 ISU 피겨스케이팅 그랑프리 4차 대회에서 받았던 자신의 최고 점수 65.22점을 무려 6.73점이나 경신한 것. 좋지 않은 컨디션에 홈팬의 열광적인 응원을 등에 업은 아사다와의 경쟁, 유럽 언론 등이 자신을 아사다보다 한 수 아래라고 보도하는 등의 심리적 압박을 당당히 물리친 통쾌한 서전이었다. cbk91065@seoul.co.kr
  • 온라인게임 잘하고 싶다고? 그럼 나화로 배워봐

    귀여운 캐릭터들이 등장해 역시 귀여운 디자인의 몬스터들을 해치운다.그런데 어딘가 조금 이상하다.캐릭터들이 “전투는 이렇게 하는 편이 좋다.”라든지,“효율적인 레벨업 방법은 이런 것이다.”라고 조목조목 가르쳐준다. ●“만화로 ‘게임하는 법’ 공부해요” 현재 국내 온라인 게임의 ‘대세’는 역시 롤플레잉 게임.그러나 장르의 성격상 마법 기술 사용등 게임하는 법을 익히기 어렵고,제대로 된 공략법을 모르면 일정 레벨까지 다다르기 힘들다는 점이 신규 이용자들을 가로막곤 한다.특히 10∼20대 초반의 이용자들이 많은 국내 시장에서는,이들이 게임에 재미를 느낄 수 있을 때까지 붙잡아 놓을 수 있는 장치가 중요할 수밖에 없다. 넥슨과 함께 온라인게임 ‘테일즈위버’를 개발한 소프트맥스 관계자는 “예전엔 기존 이용자가 친구들을 불러모으는 ‘커뮤니티 효과’나 ‘구전 효과’에 주로 의존했지만,이제는 게임업체들이 도입단계의 지루함을 조금이라도 줄여줄 방법을 적극적으로 찾고 있다.”고 귀띔했다. 지난 4일 정식으로 서비스를 시작한 ‘테일즈위버’는 ‘탄탄한 스토리 라인’과 ‘귀여운 2D 캐릭터’라는 장점을 그대로 만화로 활용하고 있다.게임하는 법을 알려주는 만화 ‘만화로 배우는 테일즈위버’ 시리즈(왼쪽사진)를 올해 초부터 연재하고 있는 것. 6화까지 나온 ‘만화로…’는 전투,이동,레벨업 등 게임을 쉽게 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테일즈위버’측은 후속작격인 ‘드라마틱 이벤트 만화’의 예고편도 7일 공개했다.게임하는 법을 알려주는 것이 아니라 주요 캐릭터 중 하나인 막시민과 이스핀이 만나 서로 짝을 맺게 된다는 팬서비스 성격의 만화다. 지난해 말 연재를 시작한 온라인 게임 ‘프리스톤테일’(트라이글로우픽처스)의 ‘애국소녀 프테’도 마찬가지다.게임 화면을 따다 만든 만화에서 얻은 지식을 게임에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지난 1월 넥슨이 제우미디어와 공동으로 출간한 400페이지 분량의 온라인 게임 ‘크레이지 아케이드’ 만화 공략집은 게임 캐릭터를 이용해 게임 공략법과 팁 등을 설명했다.이외에도 온라인 게임 ‘위드’,‘드래곤라자’ 등도 만화로 된공략집을 앞다투어 내놓았다. 플래시 애니메이션도 만들어졌다.지난 4월 시범서비스를 재개한 온라인게임 ‘샤이닝로어’(엔씨소프트)는 홈페이지에 만화 ‘두근두근 샤로’,‘페펫츠’ 등 10여편의 만화를 연재하는 것 외에도 게임 내 캐릭터인 ‘팬더’‘슬라푸딩’ 등이 등장하는 플래시 애니메이션(위쪽사진) 4개를 공개했다. ●업체들,“자연스러운 방향” 이러한 추세는 2001년 말부터 2002년 초까지 게임잡지 ‘PC플레이어’ 등에 공략법 등을 첨가한 만화를 연재한 온라인 게임 ‘라그나로크’(그라비티)에서 시작됐다.‘라그나로크’는 지난해 상용화에 앞서 원작자인 만화가 이명진이 직접 그린 만화를 선보여 게이머들의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업체 관계자들은 “어차피 10∼20대가 주대상층인 온라인 롤플레잉 게임업체들이 해당 소비자들에게 친숙한 만화,애니메이션 등의 매체를 이용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방향”이라고 입을 모았다.이들은 “업체들이 게임 흥행뿐만 아니라 수익 다변화를 위한 원소스 멀티 유즈의 기틀을 마련하기 위해서도 이런시도를 점점 늘릴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보았다. 소프트맥스 관계자는 “이런 게임에는 대개 실사풍의 캐릭터 대신 ‘얼큰이(얼굴이 큰 사람)’로 불리는 이등신의 SD 캐릭터들이 등장한다.”면서 “만화로 그리기 쉬운 ‘얼큰이’들의 득세도 이런 경향에 한몫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채수범기자 lokavi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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