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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5 재계 인맥·혼맥 대탐구] SK家 ①-창업 최종건·종현씨

    [2005 재계 인맥·혼맥 대탐구] SK家 ①-창업 최종건·종현씨

    “윤원아, 신원아, 월요일자 신문 꼭 봐라. 우리 회사가 크게 나온다.”(고 최종건 SK 창업주) “아버지, 뭔데요. 말씀해 보세요.”(최신원 SKC 회장) “그때 보면 알 수 있어, 이놈들아.”(고 최종건 창업주) 최신원 SKC 회장이 공개한 워커힐호텔 인수 직전 부자간에 오갔던 대화다.1973년 1월 선경(현 SK)은 정부로부터 서울 워커힐(현 쉐라톤 워커힐)호텔을 26억 3200만원에 인수하며, 당당히 재벌 반열에 들어선다. 선경이 국민과 재계에 던진 ‘무명의 반란’이었다. 최종건 선경(현 SK) 창업주가 맨손으로 선경직물을 일으킨 지 20년만의 일이다. 그러나 최 창업주는 같은 해 11월 폐암으로 별세,‘섬유에서 석유까지’라는 원대한 꿈을 동생인 고 최종현 SK(당시 선경직물 부사장) 회장에게 맡긴 채 ‘짧고 굵은’ 인생을 살다갔다. 그의 나이 48세였다. 최 창업주가 20년간 SK의 섬유를 책임졌다면 25년간 SK를 이끈 고 최종현 회장은 ‘석유’를 개척하고,‘이동통신’의 길을 터놓았다. 고 최종현 회장의 50년 지기(知己)인 언론인 홍사중씨가 본 형제는 이렇다.“형(최종건)은 좋은 의미의 ‘보스형’이었다. 의논할 상대가 없었던 탓도 있었지만 그는 모든 일에 혼자 결정을 내렸다. 동생(최종현)은 ‘리더형’이었다. 형제는 그렇게 서로의 장단점을 보완하는 좋은 짝이었다.” 소리없이 일을 꾸미는 사람은 동생이요, 밖에서 뛰는 사람은 형이었다. 그래서 회사 돌아가는 내용을 잘 아는 사람들은 형을 가리켜 ‘용장’이라 했고, 아우를 가리켜서 ‘지장’이라 했다. 형제는 그야말로 ‘격동의 세월’을 거치며,SK를 자산규모 재계 4위의 대그룹으로 일궈냈다. ●‘원조 불도저’ 최종건 창업주 최근 재계 CEO(최고경영자) 가운데 강한 추진력과 남다른 승부 근성 때문에 ‘불도저’라 불리는 이가 적지 않다. 그러나 실상 불도저라는 애칭은 최 창업주가 ‘원조’라고 할 수 있다. ‘의리파, 불같은 추진력, 강한 뚝심’은 최 창업주의 트레이드 마크다. 그렇다고 무턱대고 밀어붙이기만 하는 것은 아니었다. 그는 ‘장비’ 같은 성격에 ‘조조’의 꾀도 많았다. 이런 점을 잘 드러낸 에피소드 하나.1966년 선경직물은 차관 도입 문제로 일본 정부와 팽팽한 줄다리기를 하고 있었다. 일본 정부는 중소기업에 불과한 선경직물의 상환 능력을 의심하며 차관 제공을 차일피일 미루고 있었다. ‘더 이상 안 되겠다.’싶었던 최 창업주는 일본 대사관 관계자들을 단골 술집으로 초청했다. 그는 약속시간보다 먼저 나가 술집 마담에게 거짓말을 해줄 것을 요청했다. 술자리가 무르익을 무렵 엄지손가락을 들어 보이며 전화가 왔다고 하라는 것. 술집 마담은 때가 되자 그에게 엄지손가락을 들어보이며, 전화가 왔다고 말을 건넸다. 최 창업주는 일본 관계자 앞에서 “급한 일이 있으니 잠깐 나가겠다.”고 밝힌 뒤 2시간 가량 단잠을 자고 돌아왔다. 그러면서 그는 “이거, 죄송합니다. 저 위에 좀 다녀 오느라 늦었습니다.”고 설명했다. 일본 관계자들은 최 창업주가 정부 최고위층의 부름을 받고 나간 것으로 모두 오해했다. 그는 한마디 말도 하지 않고 ‘선경직물이 정부로부터 대단한 신임을 받고 있구나.’를 암시하며, 차관 도입 문제를 깨끗하게 처리했다. 그의 장비 같은 성격은 또 이렇다. 최 회장의 지인들은 그가 다혈질인 데다 성미가 급하고, 감정을 폭발하는 일이 많았다고 한다. 화가 나면 앞뒤 생각없이 퍼부었다. 그러나 뒤끝은 없었다. 이 때문에 그가 화난 얼굴로 “누구 불러오라.”고 불호령을 내리면 서울에 있으면서도 일본으로 출장갔다고 곧잘 거짓말을 했다고 회고한다. 최 창업주는 1926년 수원에서 최학배 공과 이동대 여사의 4남4녀(양분, 양순, 종건, 종현, 종분, 종관, 종순, 종욱) 가운데 장남으로 태어났다.1944년 경성직업학교 기계과를 졸업하고 당시 일본인이 운영하던 선경직물에 견습기사로 취직, 사회 첫 발을 내디뎠다.24세 때인 1949년에는 교하노씨인 노순애(77) 여사와 결혼했다. 그는 결혼과 동시에 다니던 선경직물을 그만두고, 자기 사업을 시작했다. ●상반된 스타일의 ‘안주인’ 노순애 여사가 넉넉한 시골 인심을 느끼게 한다면, 최종현 회장의 부인인 고 박계희 여사는 세련된 도시 여성의 이미지를 풍긴다. 노 여사는 시동생과 시누이 등을 거느린 대가족의 맏며느리로 시집살이를 만만치 않게 했다. 차남 최신원 SKC 회장의 얘기다.“100마지기 농사 일에 집안 대소사를 다 챙기셨으니 고생이야 말할 수 없는 것 아닙니까. 게다가 부친은 사업 때문에 공장에서 먹고 자며, 한달 가까이 집에 들어오시지 않은 적도 있었으니…. 전형적인 한국 여인이었습니다.” 노 여사의 조용하고, 얌전한 태도에 반한 최 창업주의 누나 최양분(83) 여사는 그를 맏며느리감으로 적극 추천했다고 한다. 고 박 여사는 박경식 전 해운공사 이사장의 넷째딸로 1953년 경기여고를 졸업한 뒤, 미국 뉴욕 베네트칼리지를 거쳐, 칼라마주대학을 졸업했다. 최종현 회장과 만났을 때는 시카고 미술대학에서 응용미술을 공부하던 중이었다. 그는 내성적이고, 자기 의사를 좀처럼 드러내 보이지 않았지만 강단있는 여성이었다. 그리고 이태원에 가서 1만∼1만 5000원짜리 옷을 사 입을 정도로 검소하고, 깍쟁이였다. 고 박 여사가 모일간지 인터뷰에서 밝힌 내용이다.“내가 ‘이태원표’ 옷을 입고 있으면 모두들 몇십만원짜리로 아는데, 그래서 더욱 그런데 가서 사 입어도 불편한 게 없어요.” 최 회장도 부인을 깍쟁이라고 언급한 적이 있다. 병마와 씨름하던 그는 먼저 간 박 여사를 두고 “자기 성격 따라 깍쟁이처럼 죽었다.”고. 박 여사는 1997년 6월18일 최 회장의 폐암 수술 경과가 좋다는 소식을 듣고, 그날 밤 조용히 숨을 거두었다. 두 ‘안주인’은 상반된 스타일에도 불구하고, 공통점도 적지 않았다. 말수가 적고, 나서는 것을 무척 꺼려했다. 특히 가정 일에는 소홀함이 없었다. 박 여사가 미술관에서 일하면서도 최 회장이 일찍 퇴근하면 아무리 중요한 미술관 행사를 주재하는 중이라도 남편 뒷바라지를 위해 집으로 돌아오곤 했다. 최재원(42) SK엔론 부회장은 “모친은 외출도 좋아하시지 않고, 조용한 성격”이라며 “두 분께서 같이 하시는 것 중에 하나가 골프였다.”고 말했다. ●최종현 회장의 연애론과 혼맥 고 최종현 회장의 연애론은 이렇다. 그가 죽음을 몇 달 앞두고 마지막으로 손질을 한 책 ‘마음을 다스리고 몸을 움직여라’에서 “나는 미국에서 학교를 다닌 적이 있다. 그 때 지켜본 바에 따라 나는 남녀간의 연애과정을 이렇게 정리해 본다. 연애는 ‘date→steady date→I love you’, 이렇게 세 단계로 진행된다. 처음에 호감을 가지고 ‘데이트’를 하다가 다른 사람과는 데이트를 하지 않는 ‘스테디 데이트’를 하게 되고, 그것이 발전되면 ‘아이 러브 유’가 되어 결혼을 하거나, 그렇지 않으면 헤어진다. 여기서 한 단계 더 들어가면 ‘너 없이는 못살아.’가 되는데 이것은 병이다.” 최 회장 본인의 경험 때문일까. 최씨가의 2세들은 정략이나 중매 결혼이 손에 꼽을 정도로 드물다. 특히 최종건 전 회장이 일찍 별세한 이후 최종현 전 회장이 사실상 10남매의 가장 역할을 자임했던 만큼 ‘큰집’ 조카들도 이같은 영향을 많이 받았다. 최신원 SKC 회장은 “숙부는 자식들 결혼과 관련해서 복잡한 것을 굉장히 싫어하셨다.”면서 “예물 등도 가능한 한 안 주거나 받지 않는 주의였다.”고 설명했다. 장남인 최태원(45) SK㈜ 회장은 노태우 전 대통령의 딸인 노소영(44) 아트센터 나비 관장과 결혼했다. 부친과 똑같이 미국 시카고대학에서 노 관장을 만나 연애했다. 차남인 최재원(42) SK엔론 부회장의 부인은 영어교사였던 채희경씨의 맏딸 채서영(41) 서강대 영문과 교수다. 막내딸 최기원(41)씨는 당시 ㈜선경정보시스템 차장으로 근무하던 김준일(46)씨와 만나 결혼에 골인했다. ‘큰집’인 고 최종건 회장의 일가 혼맥도 학계부터 권력층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스펙트럼을 형성하지만 정략적인 냄새는 없어 보인다. 장남인 고 최윤원 전 SK케미칼 회장은 김이건 전 조달청장의 딸인 채헌(51)씨와 결혼했다. 장녀 정원(50)씨의 남편은 고학래 전 사상계 고문의 아들인 고광천(54)씨며, 차녀 혜원(48)씨는 박주의 전 금융인 아들인 박장석(50) SKC 사장과 결혼했다. 막내 아들 최창원(41) SK케미칼 부사장은 변호사 집안인 최유경(38)씨와 결혼했다. 4녀 예정(43)씨의 남편인 이동욱(43)씨가 최종건가(家)에서는 눈에 띈다. 현재 개인사업을 하고 있는 이씨의 부친이 이후락 전 중앙정보부장이다. 최 창업주와 이후락 전 중정 부장은 서로 호형호제를 할 정도로 막역했던 사이였다. 양가가 둘의 결혼을 일찍이 약속을 했고, 결혼은 최 창업주 사후에 이뤄졌다. 고 최종건 회장이 각별하게 지냈던 재계 인물로는 김용산 전 극동건설 회장이었으며, 언론계에서는 고 방일영 조선일보 고문과 ‘형님 동생’하는 사이였다. 방계로 넘어가면 장녀 최양분 여사는 한때 종건·종현 형제의 가정교사였던 고 표현구 전 서울대 농대 학장과 결혼했다. 표문수(52) 전 SK텔레콤 사장이 그의 아들이다.3녀 최종분(73) 여사는 고 이한용 신아포장 대표와 혼인했으며, 막내 사위인 정재현(46)씨는 현재 SK C&C 전무로 일하고 있다. 차녀 최양순(82) 여사는 고 여운창 경기개발 대표와 결혼했으며,4녀 최종순(69) 여사는 해군 중령 출신인 고 조제동씨에게 시집갔다. 3남 최종관(71) 전 SKC 고문은 장명순(71) 여사와의 사이에 1남 6녀를 두었다. 이 가운데 3녀 경원(42)씨가 김연준 전 한양대 이사장 아들인 김종량(55) 한양대 총장에게 시집갔다. 또 4녀 은성(40)씨는 나웅배 전 부총리 아들인 나진호(42)씨와 짝을 이뤘다. 장녀 순원(47)씨는 존 캐리 퍼크너(47)씨와 국제 결혼했다. 장남인 최철원(36) 마이트엔메인 대표이사는 한숙진(34)씨와 인연을 맺었다. 4남 최종욱(66) 전 SKM 회장은 조효원 전 서울대 교수 딸인 조동옥(59)씨와 결혼했다. 조씨의 남동생이 조동성 서울대 교수다. 미혼인 장남 준원(30)씨는 현재 SK C&C에서 근무하고 있으며, 차녀 윤선(29)씨도 통신·방송장비 전문업체인 SK텔레시스에서 일하고 있다. ●섬유에서 석유…정보통신 SK그룹의 모기업인 선경직물(현 SK네트웍스)은 1930년대 일본인이 조선에서 만주 일대를 대상으로 직물을 수출하던 선만주단(鮮滿綢緞)과 일본의 교토(경도)직물(京都織物)이 합작해 설립한 회사였다. 교토직물은 현물출자하고, 선만주단은 공장 부지를 비롯한 건물 공사비 등을 투자했다. 상호도 선만주단의 ‘선’자와 교토직물의 ‘경’자를 따서 ‘선경(鮮京)’이라고 지은 것이다. 고 최종건 회장은 6·25 전쟁으로 폐허가 된 선경직물을 재건하기 위해 1953년 부친 몰래 빼낸 땅문서로 공장을 불하받는다. 이후 선경직물은 나일론 생산을 계기로 본격적인 섬유기업으로 탈바꿈한다. SK의 성장사는 하드웨어 측면에서 보면 3단계로 나눠진다.1단계는 아세테이트 원사공장과 폴리에스터 원사공장(현 SK케미칼) 건설.2단계는 유공(현 SK㈜) 인수,3단계는 한국이동통신(현 SK텔레콤) 인수다. 소프트웨어로 볼 때 최종현 회장의 경영 참여와 이순석과 손길승, 김항덕 등 1세대 전문경영인의 합류 등이다. 1980년은 유공 인수로 선경의 숙원 사업을 달성한 해이다. 고 최종건 회장이 울산을 오가며 국내 유일의 정유사였던 유공을 넘본 지 10년 만이다.‘섬유에서 석유까지’라는 사업의 수직계열화를 위해 매진한 결과, 돌아온 보상이었지만 당시 재계에서는 “새우가 고래를 먹었다.”는 말이 공공연히 나돌 정도였다. 선경은 유공을 손에 넣자 정보통신사업 진출을 구체화하기 시작했다. 사실 선경이 정보통신사업 진출을 구상한 것은 80년대 초반까지 올라간다. 당시 국내 어느 기업도 정보통신사업에 대해 꿈도 꾸지 않을 때, 고 최종현 회장은 미국 방문길에서 통신사업에 진출할 것을 결심하고, 미국 현지에 경영기획팀을 만든다. 이것이 훗날 한국이동통신 인수와 CDMA(코드분할다중접속) 방식을 세계 최초로 상용화하는 데 성공하는 밑거름이 됐다. golders@seoul.co.kr ■ 풍수지리 거부한 최씨 형제 “집터보다 내 기가 더 세니까 염려들 말어.” 국내 재벌가(家)가 최근 서울 한남동과 이태원동에 둥지를 트는 까닭은 풍수지리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이곳은 남산을 베개삼아 한강으로 다리를 곧게 쭉 뻗어 복록과 자손복이 대대로 넘치는 ‘배산임수(背山臨水)’의 터로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요즘엔 아예 재벌가 ‘집성촌’으로 불린다. 이처럼 집터의 풍수지리를 꼼꼼히 따지는 재벌가에서 유독 이에 무관심한 집안이 있다.SK그룹 최씨가이다. 고 최종건 회장이 1968년 서울 삼청동에 새 집을 마련했을 때의 일이다. 일본 데이진 오야 사장의 부인이 풍수지리를 잘 안다면서 여러 각도에서 찍은 삼청동 자택의 지형 사진을 보내달라고 연락해왔다. 당시 최 회장과 오야 사장은 비즈니스를 떠나 개인적으로 매우 절친한 사이였다. 오야 사장은 당시 일본 정·재계의 거물로 최 회장의 호탕한 성격을 매우 좋아했다고 한다. 오야 사장 부인은 매우 까다로운 성격 탓에 한국을 방문할 때마다 잠옷만 두 박스를 가지고 왔으며, 매일 밤 우유로 목욕을 하는 습관이 있었다. 최 회장은 이들이 한국에 머물 때 불편함이 없도록 배려를 아끼지 않았다. 사진을 본 오야 사장 부인은 “지형이 사나워 좋지 않다.”며 “다른 집으로 이사할 것”을 권했다. 그러나 최 회장은 이를 무시하고 예정대로 이사했다. 그런데 공교롭게 삼청동 자택은 화재로 가정부가 화상을 입어 숨진 데 이어 여름 장마철에 큰 물난리를 겪었다. 이 때문에 주변에서는 집터의 기가 세서 그런 것이니 이사가는 게 좋다고 자주 권했다. 그래도 최 회장은 “내 기가 집터보다 더 세니 염려말라.”고 했다고 한다. 고 최종현 회장도 집터와 관련된 고집은 ‘그 형에 그 동생’이었다. 암 수술을 마치고 돌아온 1997년 11월. 풍수지리 학자인 최창조 전 서울대 교수가 최 회장이 사는 서울 워커힐 호텔 내 빌라가 남한강과 북한강이 만나 광나루 쪽을 찌를 듯 달려드는 곳인 탓에 풍수학적으로 좋지 않다며 이사를 권했다. 그는 “그런 곳은 일시 머물며 휴식을 취하기에는 적합하지만 장기간 머물며 살기에는 문제가 많은 곳”이라고 설명했다. 두 사람의 인연은 최 전 회장이 풍수지리 연구를 위해 교수직을 내던진 최 전 교수의 소식을 듣고, 아무런 조건 없이 연구비를 지원하면서 맺어졌다. 최 회장은 그러나 “집이란 어차피 일시 머물다 떠나는 곳”이라며 “나는 이곳이 좋기 때문에 그런 이유로 집을 옮길 수 없다.”고 완강히 거부했다. 최 회장은 훗날 “형님처럼 기가 세다는 이유로 거부한 것은 아니었다.”면서 “여기서 산 지가 15년이 넘었는데 그동안 행복하게 잘 살았으면 됐지, 뭘 더 바라겠느냐.”며 껄껄 웃었다고 한다. golders@seoul.co.kr ■ 1세대 전문경영인 3인방 ‘그룹부흥 한몫’ “손길승 실장은 단순히 내가 부려먹는 사원이 아니라 나의 비즈니스 파트너, 동업자입니다.” 고 최종현 회장은 1995년 노태우 전 대통령의 비자금 문제로 검찰에서 조사 받을 때 일개 그룹 기획실장이 거액의 정치헌금을 다룰 수 있느냐는 검사의 추궁에 이렇게 대답했다. 그가 손 회장을 경영 참모가 아닌 동반자로서 얼마나 믿고, 의지했던지를 잘 보여주는 대목이다. 당시 정태수 한보 회장의 ‘머슴론’과 비교되면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SK그룹이 오늘날 재계 서열 4위의 위상을 갖출 수 있었던 것은 뒤에서 궂은 일을 마다하지 않았던 이순석 전 ㈜선경(현 SK네트웍스) 부회장과 손길승 전 SK 회장, 김항덕 고문 등 1세대 전문경영인 3인방의 역할이 컸다는 평가다. 이들의 역할은 이 전 부회장이 ㈜선경, 김 고문은 유공(현 SK㈜), 손 전 회장은 경영기획실로 나눠진다. 특히 손 전 회장은 20년간 기획실에서만 근무해 직업이 ‘기조실장’이라고 불릴 정도였다. 이들은 공교롭게도 59학번 서울대 상대 동기 출신으로 때로는 ‘맞수’로 경쟁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이 전 부회장이 1995년 가장 먼저 SK를 떠났으며, 한때 ‘좌(左)길승, 우(右)항덕’으로 불렸던 전문경영인 체제도 결국 손 전 회장의 단독 체제로 마침표를 찍게 된다. 김 고문은 손 전 회장이 당시 그룹 회장에 오를 수밖에 없었던 배경을 이렇게 설명했다.“최종현 회장이 돌아가시고 난 뒤 그룹 회장을 누가 맡을 것인가에 대해 격론을 벌인 결과, 그룹 전반을 꿰찬 사람은 손길승 전 회장 밖에 없다는 것이었어요. 명분이나 이치에도 맞았고요. 그리고 나는 사심없이 회사를 도울 준비가 돼 있다고 했습니다.” 손 전 회장은 1998년 그룹 회장에 취임한 뒤, 야인으로 물러났던 김 고문을 회장대우 상임 고문으로 영입했다. 그는 회장 집무실 옆에 자신의 방과 똑같은 크기의 공간을 김 고문에게 제공했고, 경영 현안이 있을 때마다 그와 상의했다. 그러나 3인방 가운데 ‘SK호’에 가장 먼저 탑승한 사람은 이 전 부회장이다. 그는 1965년 4월 고 최종건 회장의 설득에 못이겨 선경직물에 입사했다. 수원 출신으로 최종욱 전 SKM 회장과는 초등학교 동기다. 김 고문은 일본 이토추상사에서 근무하다가 69년 선경으로 말을 갈아탔다. 그는 39세 때 대한석유공사의 수석 부사장에 올라 재계를 놀라게 했다. 이 전 부회장의 강력한 권유로 65년 12월에 입사한 손 전 회장은 지난 40년간 고 최종현 회장의 평생 동지이자, 경영 전도사였으며, 일을 통해 스트레스를 풀 정도로 ‘지독한 일벌레’였다. 그는 대졸 신입사원으로 입사해 그룹 회장에 오른 최초의 전문경영인인 동시에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도 역임했었다. golders@seoul.co.kr ●특별취재반 산업부 홍성추 부장 (부국장급·반장) 박건승·정기홍·류찬희·김성곤차장 안미현·주현진·류길상·김경두기자
  • “여성 오르가슴 차이 유전자가 결정”

    여성마다 오르가슴을 느끼는 데 차이가 있는 것은 상당부분 유전적 요인에 따른 것이란 연구 결과가 나왔다. 런던 세인트토머스병원 팀 스펙터 교수 연구진이 19∼83세 쌍둥이 자매 1397쌍을 조사한 결과, 개인별로 오르가슴을 느끼거나 못 느끼는 차이는 34∼45%가 유전자 차이에 의한 것이었다고 영국 언론들이 8일 보도했다. 양육 환경이나 종교·문화 등의 정신·사회적 변수나 남성 파트너의 ‘침실 테크닉’으로 개인별 오르가슴 차이를 설명하는 기존 연구와는 다른 분석이다. 연구 결과는 이날 발간된 학술지 ‘생물학 레터스’에 실렸다. 이번 조사는 동일한 디옥시리보핵산(DNA)을 갖고 있는 일란성 쌍둥이 683쌍과 50%의 DNA만을 공유하는 이란성 쌍둥이 714쌍을 대상으로 이뤄졌다.DNA 분석과 성생활 문진 결과 대상자의 14%가 성관계 도중 항상 오르가슴을 느낀 것으로 나타난 반면 32%는 거의 또는 전혀 느끼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간 더 타임스에 따르면, 두 쌍둥이 그룹을 비교한 결과 성관계에서 개인별 오르가슴 차이는 34%가 유전자 차이에 따른 것이었다. 즉 일란성 쌍둥이 그룹의 오르가슴에 대한 반응이 이란성 쌍둥이 그룹보다 훨씬 유사하게 나타났다는 설명이다. 성관계와 자위행위에서 모두 일란성 쌍둥이의 오르가슴 도달 빈도가 이란성에 비해 높았다. 유전자를 분석해 오르가슴을 느끼게 도와주는 약도 개발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지만, 여성 성기능 장애 전문가 마거릿 리즈 박사는 “여성의 성기능 장애에는 여러 요인들이 얽혀 있기 때문에 단일 약품이 효력이 있을 것 같지 않다.”라고 말했다고 BBC방송 인터넷판은 전했다. 황장석기자 surono@seoul.co.kr
  • [씨줄날줄] 유주얼 서스펙트/이용원 논설위원

    영화팬들에게 막판에 가장 극적인 반전을 하는 작품을 꼽으라면 9년 전에 국내 개봉한 스릴러 ‘유주얼 서스펙트’(The Usual Suspects)에 한표를 던지는 이들이 아직도 적지 않다. 제목은 경찰 용어로, 사건이 터지면 우선 소환되는 1차 용의자를 뜻한다. 영화에서 희대의 범죄를 저지르는 5명은 한 사건의 1차 용의자로서 각각 경찰에 소환된다. 이들은 범인 지목을 위해 경찰이 세워놓는 용의자의 줄(라인업)에 함께 섰다가 이를 인연으로 범행을 공모하게 된다. 영화는, 범행 현장에서 홀로 살아남은 용의자가 형사에게 신문당하면서, 그들이 어떻게 범죄 계획을 세워 실행했으며 성공 직전에 9100만달러를 제3의 인물에게 빼앗기고 오히려 대부분 살해됐는지를 설명하는 방식으로 전개된다. 신문을 마친 형사는 그 생존자의 가담 정도가 낮고 그도 결국은 피해자라고 판단해 석방한다. 그러나 심리전에 속았음을 깨닫고 곧바로 생존자를 뒤쫓지만 그는 이미 사라졌다는 결말이다. 경찰을 멋대로 농락하고 완전범죄를 이루는 범인의 천재성이 관객에게 신선한 충격을 준 영화였다. ‘유주얼 서스펙트’를 굳이 들먹이지 않더라도 구미 선진국에서는 경찰이 피해자에게 범인을 지목하게 하는 절차가 대단히 까다롭다. 피해자가 범인을 제대로 식별하지 못하거나 잘못 지목하게 되면 나중에 법정에서 범행을 입증하는 데 큰 부담이 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우리 경찰은 ‘범인 지목’을 너무 쉽게 생각해온 모양이다. 대법원이 어제 성폭행 사건에 대한 상고심에서 피고인 박모씨에게 무죄를 선고한 2심 판결을 확정했다. 아울러 라인업의 신빙성을 높이려면 범인의 인상착의에 관한 목격자 진술을 상세히 기록하라든지, 라인업에 인상착의가 비슷한 사람들을 함께 세워야 한다든지 여러 기준을 제시했다. 거꾸로 말하면 경찰이 그동안 그정도 기본 원칙도 안 지켰다는 의미이다. 이제 우리의 법원도 더이상 검찰·경찰에서의 피의자 진술을 적극 수용하지 않는다. 따라서 경찰도 자백 위주로 수사를 진행하는 관행에서 조속히 벗어나야 한다. 경찰이 라인업을 허술히 해, 진범을 잡고서도 법원에서 유죄 판결을 받아내지 못한다면 피해자의 한을 어찌 보상하겠는가. 이용원 논설위원 ywyi@seoul.co.kr
  •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대한축구협회 이회택 기술위원장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대한축구협회 이회택 기술위원장

    ‘축구, 그분이 오셨다.’ 우선 2006독일월드컵 본선진출 여부가 곧 판가름난다. 네덜란드 세계청소년선수권대회도 이달에 열린다.3년전 한반도를 뒤흔든 ‘6월의 함성’이 다시 들려온다. 축구는 가장 스펙터클한 스포츠다. 감동과 환희, 좌절과 한숨…. 남녀노소를 동시에 한곳으로 집중시키는 거대한 응집력은 차라리 신화요, 전설이다. 누가 태극전사의 내달림을 보면서 웃고 울고, 마음 졸이지 않을 수 있으랴. ●축구인생 50년 ‘그라운드 풍운아’ 추억의 방송멘트가 있다.“고국에 계신 동포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여기는 메르데카배 축구대회가 열리는 말레이시아의 수도 쿠알라룸푸르입니다.” 1970년대초였다. 농촌의 여름밤,TV는 물론 라디오조차 귀했기에 저녁밥 일찍 먹고 서둘러 라디오가 있는 이웃집으로 속속 모인다. 이어 중계방송이 시작되고 아나운서의 “슛, 아깝습니다. 슈∼웃, 골인!”하는 목소리에 탄식과 환호가 교차한다. 상상속에서 슛동작을 흉내내는 모습은 저마다의 흥분이요, 잊지 못할 추억거리였다. 맞다. 그때의 우상이었다. 아시아의 표범, 그라운드의 풍운아로 표현된다. 네살 때 아버지가 월북해 ‘고아’나 다름없이 어린 시절을 보냈다. 버려진 깡통과 길가의 돌멩이들을 속절없이 걷어차기 일쑤였다. 파란과 곡절의 축구인생 50년은 그렇게 시작됐다. 이회택(60)씨.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장을 맡아 대표팀의 뒷바라지에 여념이 없다. 그를 만났다. 키 173㎝, 짧은 머리에 어깨가 딱 벌어져 다부진 체격, 왕년의 스트라이커를 연상하는 데 어렵지 않았다. 특유의 무뚝뚝한 표정 역시 그대로였다. 독일월드컵 본선진출을 장담한 그는 먼저 한국축구에 대해 “월드컵 4강에 오른 팀이다. 다만 월드컵 4강 당시 수비수 3명, 즉 홍명보 최진철 김태영 가운데 한 명이라도 남아 있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해 아쉽다.”고 말했다. ●박주영 골결정력·패싱·순발력 3박자 겸비 공격라인에 대해서는 “박지성 차두리는 힘과 스피드가 좋아졌고, 안정환도 부상에서 회복됐다. 최근에는 박주영까지 가세했다. 경쟁이 아주 치열해졌다.”고 분석했다. 특히 박지성의 경우 공수에 걸쳐 지칠 줄 모르는 체력과 패싱기술이 뛰어난 선수라고 평가했다. 아울러 박주영을 가리켜 골 결정력, 패싱력, 순발력 등 3박자를 모두 갖춘 선수라고 치켜세웠다. 여기에 이천수와 설기현이 들어오면 경쟁은 정말 가열된다고 부연했다. 송종국 선수를 거론하면서 “(송 선수가)사경을 헤매는 것처럼 슬럼프에 빠져 있어 정말 아쉽다. 빨리 회복해 이들과 경쟁대열에 합류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본프레레 감독의 전술과 리더십을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다.“히딩크 감독도 처음에는 욕을 먹었다. 결국 월드컵 4강에 올려놨다. 선수들도 죽어라 뛰었다. 하지만 지금은 시기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다. 선수들은 자만심에 차 있고, 상대국가들은 우리나라를 반드시 꺾으려고 한다. 수비수를 더욱 보강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는 현실속에서 대표팀을 이끌고 있다. 그러나 승부세계에서는 이기는 방법밖에 없다. 응집력과 투지가 관건이다.” 화제를 돌렸다. 현역시절인 70년대와 지금의 축구를 비교해달라고 했다.“당시에는 태클을 잘 하는 선수, 개인돌파가 좋은 선수 등 개인기술이 특징이었지만 지금은 체력과 체격이 아주 좋아졌다.”면서 “그때만 해도 잔디구장에서 축구하는 것이 소원이었는데 지금은 운동장 사정도 매우 좋아졌다.”고 말했다. 게다가 요즘에는 4-4-2,3-4-3 등 포메이션이 다양하고 국제정보에도 밝지만 그때는 전술과 정보가 보잘 것 없었다고 회고했다. ●67년 중앙정보부서 징발 ‘양지팀’ 창단 #에피소드 1.67년 2월. 이회택은 연세대 입학을 일주일을 앞두고 축구부원들과 동계훈련 중이었다. 검은 지프 한 대가 훈련장에 도착했다. 한 사내가 내리더니 “이회택이 이리 나와.”라고 했다. 사내는 중앙정보부 감찰실의 임경옥씨. 당시 ‘중정’은 누구도 거역 못할 만큼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둘렀다. 이회택이 사내와 함께 도착한 곳은 이문동 중정 본부. 사연은 이러했다. 북한이 66년 잉글랜드월드컵에서 강호 이탈리아를 꺾고 8강에 오르자 박정희 대통령이 크게 충격받았다. 김형욱 중정부장이 팔을 걷어붙였다. 축구깨나 한다는 사람들을 모두 징발했다. 감독 최정민, 골기퍼 이세연, 이회택 김호 김정남 김삼락 등 이른바 ‘양지팀’이 곧바로 조직됐다. 김 부장은 팀 창단식 때 이들을 불러모아 “모든 것을 지원해 줄 테니 빛을 보도록 만전을 기해달라.”고 훈시했다. 아울러 팀에서 뛰는 동안 군복무를 인정해주고 매달 2만원씩(쌀 한 가마니 4000원) 월급을 약속받았다. 잔디구장과 기숙사도 제공됐다. 갑작스러운 호강이 오히려 술과 도박을 가깝게 했다. 전적도 보잘것없었다.68년 5월 바그다드에서 열린 세계군인선수권대회에서 3전3패의 수모를 당했다. 이씨는 당시를 회고하면서 “그전까지만 해도 축구가 인생의 전부였으나 어린 나이에 너무 많은 것을 알게 되면서 양지팀 시절은 인생의 전환점이나 마찬가지였다.”고 회고했다. ●메르데카배 내기건 교민 비기기 작전 주문 #에피소드 2.68년 여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린 메르데카배 축구대회에 참가했다. 양지멤버가 주축인 대표팀은 패전을 거듭해 5,6위전으로 밀려났다. 상대는 인도. 당시만 해도 교포들이 거의 없어 외교관 부인들이 김치를 들고 와 응원할 정도였다. 그런데 말레이시아 교포라는 사람이 찾아와 고참선배를 만나고 갔다. 잠시 후 고참선배는 이회택 등 공격수들만 불러 비기는 작전을 주문했다. 교포가 비기는 쪽으로 상당액의 돈을 걸었으며 그럴 경우 배당액의 절반을 주겠다고 약속했다는 것. 이회택은 말이 되느냐며 출전했다. 하지만 경기내내 그 말이 떠올라 혼란스러웠다. 영문을 모르는 수비수들은 몸을 날리며 열심히 뛰었다. 그날따라 이세연 골기퍼는 인도선수들의 슛을 잘도 막아냈다. 경기 종료 직전. 이회택은 상대의 공을 뺏어 김기복 선수한테 슬쩍 패스를 했더니 그냥 골문 안으로 들어갔다. 결과는 1대0으로 이겼다. 이씨는 국민가수 조용필씨와도 각별한 인연이 있다.72년 어느날 저녁. 서울 퇴계로의 라이온스 나이트클럽에서 기타 연주를 하는 조용필(보컬그룹 25시 멤버)과 처음 만났다. 이씨는 밴드를 무척 좋아했다. 이후 이씨는 조용필의 매니저 역할까지 했다. 잘 아는 킹레코드사의 박성배 사장에게 레코드 취입까지 부탁했다.‘돌아와요 부산항에’‘너무 짧아요’ 등을 이때 취입했다. 또 방송국 PD 등에게 연락해 조용필의 노래를 자주 내보내 줄 것을 부탁했다.‘조용필과 위대한 탄생’의 뒤에는 바로 이씨가 있었다. 이와 관련, 이씨는 “2년여전 조용필씨의 부인 장례식 때 만난 이후로 서로 바빠서 잘 안 만나게 된다.”면서 “언젠가 골프 라운드도 한번 했다.”고 말했다. 이씨의 골프실력은 이븐파를 기록할 정도. ●한때 국민가수 조용필 매니저 역할도 축구인 이회택. 비록 키는 작았지만 빠른 몸놀림과 날카로운 슈팅과 드리블, 그리고 대담성을 가진 천부적인 골잡이였다. 김포가 고향인 그는 어릴 적 돼지 오줌보와 깡통 등으로 축구놀이를 즐겼다. 초등학생때는 동네 형의 손을 잡고 조기축구회에 나가기도 했다. 중3 때 축구를 좋아하는 학생끼리 축구부를 조직, 대회에 출전했다. 고등학교 진학은 축구부가 있는 한양공고에 먼저 원서를 냈다. 퇴짜맞았다. 빠르지만 기술이 없다는 이유에서. 마음을 돌려 얼른 영등포공고에 진학했다. 고교 2년 때였다. 서울 동대문운동장에서 열린 전국고교 선수권대회에 참가했다. 첫시합은 부산상고였고 두번째는 광주상고. 연거푸 2골씩 넣어 이겼다. 축구신동의 탄생을 알리는 순간이었다. 이어 동북고로 스카우트됐다.65년 청소년대표에 이어 이듬해 국가대표에 뽑혔다.75년까지 10년 동안 한국 대표팀의 주전 공격수로 활약했다. 이후 86년 프로리그의 포항 아톰스의 감독을 맡아 두 차례 우승을 이끌었다.90년 대표팀 감독으로 이탈리아월드컵 본선에 참가해 선수로서, 감독으로서 최고의 명예를 얻었다. 74년 결혼한 그는 결혼한 딸(사위는 농구선수)이 얼마전 손자를 낳아 할아버지가 됐다. 아들은 한양대 1학년에 다니다 해군복무 중이다. 부인은 현재 방이동에서 일식집을 운영하고 있다. 북한에 살던 부친은 2년전 사망한 것으로 전해졌다. km@seoul.co.kr ■ 그가 걸어온 길 ▲ 1946년 경기 김포 출생 ▲ 65년 서울 동북고 졸업 ▲ 65년 청소년 국가대표팀 선수 ▲ 66∼76년 국가대표팀 선수 ▲ 69년 한양대 졸업 ▲ 83∼85년 한양대 감독 ▲ 86∼92년 포항제철 감독 ▲ 90년 이탈리아월드컵 대표팀 감독 ▲ 93∼2003년 대한축협회 이사 ▲ 2003년 전남드래곤즈 상임고문 ▲ 2004년∼현재 대한축구협회 부회장, 기술위원장
  • 伊 네오 리얼리즘 거장 페데리코 펠리니 회고전 3일부터

    伊 네오 리얼리즘 거장 페데리코 펠리니 회고전 3일부터

    “나는 삶에 대해서 고정된 생각을 갖고 싶지 않다.”는 본인의 말처럼, 페데리코 펠리니 감독을 한 마디 표현으로 규정하기는 매우 어려운 일이다. 예술영화 감독의 대명사로 자리잡은 그는 영화를 통해 여러 가지 스펙트럼, 패러다임의 흔적을 남겼다. 처음엔 네오 리얼리즘에서 시작했지만, 끊임없이 새로운 영상 언어의 길을 탐색했다. 이 때문에 ‘가장 논쟁적인 요소가 많은’‘예술영화 감독으로서는 대중에 보다 가까운’‘신기의 영상 언어의 마술사’란 수식어가 붙는 감독이다. 이탈리아 네오 리얼리즘의 거장 페데리코 펠리니(1920∼1993) 회고전이 서울 낙원동 필름포럼(구 허리우드 극장)에서 3일부터 12일까지 열린다. 영화 ‘길’ ‘달콤한 인생’ 등으로 국내에서도 잘 알려진 그는 1942년 영화와 인연을 맺은 뒤 로셀리니 밑에서 조감독을 하며 ‘무방비도시’(1945) ‘파이잔’(1946)의 각본을 썼다. 2차 대전이 끝난 1950년에는 ‘백인 추장’으로 감독 데뷔를 했다.1954년에는 출세작인 ‘길’을 발표하면서 전 세계적인 명성을 얻기 시작했다. 이번 회고전에서는 그의 24편의 장편 가운데 11편, 다큐멘터리 1편 등 12편이 선보인다. 가장 눈에 띄는 작품은 대표작이자 미국 아카데미 최우수외국어영화상 수상작인 ‘길(La Strada·1954)’과 ‘8과 1/2(Eight and a Half·1963)’, 그리고 대중적으로 잘 알려진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작 ‘달콤한 인생(La Dolce Vita·1959)’. 이밖에 데뷔작인 ‘백인 추장(The White Sheik·1950)’,‘비텔로니(I Vitelloni·1953)’,‘영혼의 줄리에타(Juliet of the Spirit·1965)’,‘사티리콘(Satyricon·1969)’,‘광대들(Clowns·1970)’,‘로마(Roma·1972)’ 등과 자신의 생애를 다룬 다큐멘터리 ‘펠리니:나는 허풍쟁이’(Federico Fellini:I’m a Big Liar·2002)도 볼 수 있다. 낮 12시30분부터 하루 네 차례 상영. 관람료 7000원(회원 5000원).(02)764-6236.http://filmforum.co.kr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黨政협의 팽팽한 ‘기싸움’

    黨政협의 팽팽한 ‘기싸움’

    정부와 열린우리당이 2일 국회에서 ‘미묘한’ 긴장 속에서 고위 당정협의를 열었다.6월 임시국회 대책을 논의하는 자리는 초반부터 ‘당정 관계’가 최대 화두가 됐다. 문희상 의장은 이해찬 국무총리의 ‘노타이’ 차림을 가리켜 “무장해제한 것 같은데, 저희는 단단히 무장하고 나왔다.”며 ‘의미심장한’ 농담부터 건넸다. 이어 “양적으로는 부족함이 없지만, 문제는 당정협의의 내용”이라며 포문을 열었다. 그는 최근 정부가 내놓은 자영업자·재래시장 대책 등을 가리켜 “유감”이라고 말했다. 재래시장 ‘퇴출’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상인들의 ‘아픔’을 사려깊게 배려하지 못했다.”는 설명을 덧붙였다. 또 “앞으로는 국민생활에 부담이 되거나 중산층과 서민의 삶에 직결되는 정책은 당이 사전에 검증해야 한다.”고까지 했다. 정세균 원내대표도 “여당이 제 역할을 하려면 정부의 협력과 정보가 필요하다.”면서 “정책을 발표하기 전에 충분히 협의하고, 결정한 내용은 잘 지키는 게 중요하다.”고 가세했다. 그러나 건너편에 앉은 이 총리도 쉽게 물러서진 않았다. 그는 “참여정부의 당정협의는 예전 정부와 비교해 3배 가까이 되며, 내용도 충실해졌다.”고 전제,“의원들의 150명 스펙트럼이 워낙 다양하고, 의원들끼리 의견도 달라서 (부처가)협의 기준을 잡기 어렵다는 얘기가 있다.”고 맞섰다. 그러면서 “국민연금법·공수처법·학술진흥법처럼 중요한 법이 (당정간)다 합의가 됐는데도 4월 국회에서 처리하지 못했다.”며 도리어 여당을 압박했다. 한편 이목희 제5정조위원장은 이날 “복지부는 응급의료체계를 강화하기로 여당과 협의해놓고도, 정부 혁신지방분권위 관계부처 장관회의에선 이를 폐지하는 데 동의했다.”며 성토했다. 지병문 제6정조위원장도 “교육부가 당정협의도 거치지 않고 교원평가제를 추진해 당이 문제제기 했다.”고 항의했다. 선병렬 의원은 개인성명을 통해 “경제 장관들만 모여서 여당과는 협의조차 하지 않고, 정책의 기조를 정해 여당의 위상에 치명타를 가했다.”고 비판했다. 박지연기자 anne02@seoul.co.kr
  • [여야 원내대표 인터뷰] ①정세균 열린우리당 대표

    [여야 원내대표 인터뷰] ①정세균 열린우리당 대표

    6월 임시국회가 여야간 상임위 정수 조정 문제로 샅바 싸움을 벌이는 등 진통 끝에 2일 개회됐다. 서울신문은 열린우리당 정세균, 한나라당 강재섭 원내대표와의 연쇄 단독 회견으로 이번 임시국회 현안 타결 전망과 향후 정국 기상도를 미리 짚어본다. “언론에서 (정부 여당이) 도덕적으로 문제가 있는 것처럼 얘기 하지만, 잘 하려다가 과했다든지, 경계 선상에서 넘어선 정도지, 이권을 가지고 청탁을 하고 비리를 했다든지 하는 것은 아니다.” 정세균(55) 열린우리당 원내대표는 2일 서울신문과의 단독 인터뷰에서 여권을 곤혹스럽게 하고 있는 ‘유전개발 의혹’과 ‘행담도개발 의혹’ 등에 대해 이렇게 반박했다. 그러나 야3당의 ‘유전의혹 특검’ 주장에는 “야당과 빠른 시일 내 협상을 시작해 이달 말 국회 본회의에서 특검법을 처리할 것”이라고 말해 빠르면 7월부터 특검이 실시될 것임을 시사했다. 그는 일부에서 제기된 ‘월말 개각설’에 대해서는 “인적 쇄신은 위기에 써먹는 카드지만, 유전의혹 특검도 있고 행담도의혹도 정리되지 않은 상황에서 장관 몇 명 바꾼다고 쇄신 분위기가 나올지 모르겠다.”고 비켜갔다. 이해찬 국무총리가 이날 고위당정에서 ‘여당의 스펙트럼이 다양해 당정 협의가 어렵다.’고 지적한 데 대해 정 원내대표는 “총리도 150명짜리 당은 처음하는 것 아니냐.”면서 “150명 정당이 스펙트럼이 넓지 않을 수가 없고, 여당은 스펙트럼이 넓은 것이 좋은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요즘 초선들 개성이 강해서 아주 힘들다.”고 토로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최근 긴밀한 당정관계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과거에는)여당의 경우 의원들이 총재인 대통령이 시키는 대로 했다. 이제 그런 것이 전혀 없으니까 정책중심의 당정협의가 훨씬 긴밀해져야 한다. 의원 개개인의 개성, 주장, 정책이 쉽게 포기되거나 제압되지 않는다. 외국의 경우는 각 부처에 국회담당 국이 별도로 있다고 한다. 정책이 중요해진 만큼 장관의 정책보좌관 2명 중 1명이 국회를 담당하게 하는 문제를 검토해보자고 했다. 더이상 ‘마당발’이나 스킨십 가지고 해결이 안된다. 한전 이전 문제는 어떻게 되나. -‘한전+2’로 결정된 후 지자체에서 입질을 하지 않는다. 정부가 당과 협의하지 않고 ‘자영업자 지원법’을 내놓았다. -정부에서 일방적으로 제출한 것을 지적했다. 공급 과잉·과당 경쟁은 나쁘지만, 정부가 다 할 수 있다는 것은 착각이다. 시장에 맡기는 것이 더 현명한 경우가 많다. 정책을 만들 때, 정책의 수요자들과 협의하고 당과 협력해야 한다. 관료들이 이론으로 잘 알고 있지만, 현실에서는 정치인들이 더 앞선다. 참여정부 3년차다.‘3년차 증후군’ 극복방안이 있나. -이런 저런 의혹이 있어서 불편하다. 이광재 의원의 경우도 검찰이 의원회관이나 집을 압수수색했는데 기소 건수가 없다는 것이다. 봐줘서 그런 것 같지는 않다. 다만 우리가 과반수 넘는 의석을 가지고, 오만하고 과신했던 적이 없는지를 살펴서 겸손하고 진지하게 이 어려움을 견디면 국민들에게 다시 신뢰를 얻어낼 수 있을 것이다. 상임위 정수 조정은 10월 재·보궐 선거 뒤에도 하나. -10월에는 우리가 조정을 요구하게 될 지도 모른다(웃음). 국회법상 조정을 안 하는 것이 원칙이다. 한나라당 강재섭 원내대표에 대한 평가와 한나라당에 대한 바람은. -강 원내대표를 신뢰한다. 신뢰관계가 없으면 협상이 안 된다. 훌륭한 카운터 파트다. 한나라당에는, 마냥 (법안)붙잡고 있지 마라, 처리해가면서 나가자는 얘기를 하고 싶다. 사립학교법이 지난해 12월에 상정됐는데 야당 위원장이 반년을 붙잡고 있다. 정치개혁 어느 정도 진행됐나. -내년 지방선거 관련한 부분은 6월 국회에 처리하려고 한다. 정치자금법도 개정하나. -정치자금법을 고치자는 것은 바보 같은 일이라고 생각한다. 국민들에게 욕먹고 되지도 않는다. 돈 조달하는 방법을 만들지 말고 돈 안 드는 정치를 하는 풍조를 만들어야 한다. 문소영 박지연기자 symun@seoul.co.kr 사진 최해국기자 seaworld@seoul.co.kr
  • 찬성하는 美의원 난치병 가족 때문?

    조지 부시 대통령의 반대에도 불구, 집권 공화당의 적잖은 의원들이 줄기세포 연구 확대에 앞장 서고 있는 것은 동병상련의 경험 때문이란 주장이 제기됐다. 칼럼니스트 제프리 번바움은 30일자 워싱턴포스트에 ‘개인적인 상실이 일을 변화시킨다’는 제목의 칼럼에서 알렌 스펙터(펜실베이니아)·고든 스미스(오리건)·로버트 돌(캔자스) 상원의원의 예를 들면서 이들은 난치병으로 가족을 잃거나 평생 불구로 지낸 주위사람들을 갖고 있다고 지적했다. 항암 치료를 받느라 머리털이 다 빠진 스펙터 의원은 “최선의 의학 치료를 받지 못하게 하는 것 자체가 잔혹 행위”라며 줄기세포 연구를 지지해왔다.2차 세계대전 중 부상을 당해 평생 오른손을 쓰지 못했던 돌 의원도 새로운 의학적 돌파를 고대해 왔다. 정신병을 앓던 아들의 자살에 충격을 받은 스미스 의원도 연구의 위험보다 혜택을 강조해왔다. 이석우기자 jun88@seoul.co.kr
  • 필라델피아 선율에 젖어 볼까

    필라델피아 선율에 젖어 볼까

    농염한 꽃냄새가 흐드러지는 초여름 저녁,100년 전통의 필라델피아 사운드에 젖어보자. 미국을 대표하는 ‘빅 5’중 하나인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가 6월6∼7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내한 공연을 펼친다. 한국을 찾는 것은 9년만이다. 첫날 6일은 드보르자크의 ‘카니발 서곡’, 차이코프스키의 ‘피아노 협주곡 제1번’, 바르톡의 ‘오케스트라를 위한 협주곡’을, 둘째날인 7일은 차이코프스키의 ‘바이올린 협주곡’, 말러의 ‘교항곡 제1번 거인’이 연주된다. 지난 2003년 볼프강 자발리쉬의 뒤를 이어 오케스트라를 이끌고 있는 크리스토프 에센바흐의 지휘로 현악기 파트에서 세계적 명성을 지닌 사운드를 감상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바르톡의 협주곡은 오케스트라의 기교를 실험하는 작품으로 정평이 나있고 , 스펙터클한 음향 효과와 헝가리의 이국적이고 원시적인 선율이 일품이다. 말러의 교향곡은 신비스러운 분위기와 자연스러운 리듬, 가슴 터질 듯한 환희가 어우러져 오케스트라의 웅장한 맛을 음미할 수 있는 곡으로 선정됐다. 흔히 ‘필라델피아 사운드’로 지칭되는 이 오케스트라의 독보적인 음향은 벨벳처럼 부드러운 촉감에다 부드럽고 매끄러운 윤기, 곡조에 따라 빛깔을 바꾸어가며 휘몰아치는 음향으로 이름이 높다. 특히 악단과 함께 호흡을 맞출 올해 22살의 피아니스트 랑랑은 건반위에 중국 바람을 일으킨 주인공. 뛰어난 음악적 재능과 광범위한 레퍼토리를 자랑하는 그녀는 베를린 필하모닉, 빈 필하모닉을 비롯한 세계 정상급 오케스트라와 협연한 최초의 중국인 피아니스트이기도 하다. 바이올린 협연을 맡은 한국계 데이비드 김도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 역사상 최초의 동양인 악장을 맡아 화제가 된 인물로 독자적인 음악세계를 펼쳐보인다. 악장으로서의 그의 특권은 시즌마다 어떤 지휘자와 협연자를 초청할지, 어떤 레퍼토리를 연주할지 결정하는데 영향력을 발휘하는,100명이 넘는 단원의 대표다. 문의(02)580-1300. 최광숙기자 bori@seoul.co.kr
  • [28일 TV 하이라이트]

    ●KBS스페셜(KBS1 오후 8시) 지방자치제가 부활된지 올해로 10년. 그러나 지방시대가 개막되기를 고대했던 지역민들의 바람과는 달리 10년을 맞이한 우리의 지방자치는 단체장들의 비리로 얼룩져 있다. 경남 밀양과 합천 지역 단체장들의 비리를 파헤쳐 보고, 이를 통해 우리 지방자치의 현주소를 짚어본다. ●솔로몬의 선택(SBS 오후 7시) 유료주차장에서 물건을 도난당하면 손해배상을 받을 수 있는지 알아본다. 미술대회에서 아이 대신에 엄마가 그림을 그려줄 경우, 또 영화관에서 방귀를 뀌어 관객이 환불을 요구하는 경우, 드라마 촬영을 방해하는 술꾼의 행동 중에서 업무방해죄에 해당하는 경우는 어떤 것인지 알아본다. ●라이프n조이(YTN 오전 8시20분) 성큼 다가온 여름을 느끼기에 안성맞춤인 곳 강원도 인제. 이곳에 가면 시원한 물살을 헤치며 짜릿한 스릴을 즐길 수 있는 래프팅과 ATV, 전통레저 뗏목체험 등 다양한 레저를 접할 수 있다. 짜릿한 스릴과 모험의 세계가 펼쳐지는 곳으로 건강한 여행을 떠나본다. ●코리아!코리아!(EBS 오후 5시30분) 오늘의 영화는 텔레비전극 ‘우리 요리사‘이다. 쌀음식으로 학사 학위를 준비하는 식료기사 3급의 아내와, 감자요리로 전국 요리경연을 준비하는 요리사 남편 장수 부부는 과연 꿈을 이룰 수 있을까? 북쪽의 멋진 요리사와 맛있는 음식을 만나볼 수 있는 영화 ‘우리 요리사’를 본다. ●토요일(MBC 오후 6시5분) 세계적인 경제 중심도시 상하이. 전통과 현대가 공존하는 국제적인 상업도시에서 상하이인의 가정과 결혼문화를 직접 체험한다. 수많은 도전 속에서 지난주 눈물겨운 1승을 거둔 무한도전팀. 이번주 스펙터클 대결 상대는 탈수기. 기계 탈수기냐, 인간 탈수기냐 세기의 빨래짜기 대결이 시작된다. ●부모님 전상서(KBS2 오후 7시55분) 묵은 감정을 털어버리자며 화해의 손길을 내민 창수 엄마는 옥화가 그다지 반색을 하지 않자 마음이 상한다. 성미는 휴가를 얻어 집으로 가던 중에 형표의 전화를 받고, 바람처럼 달려온 형표는 성미를 데리고 무작정 차를 달린다. 한편, 훈섭은 준이에게 자전거 타는 법을 가르치고….
  • ‘현대車-도요타’ 러市場 쟁탈전

    ‘현대車-도요타’ 러市場 쟁탈전

    시베리아 시장을 놓고 한국차와 일본차가 맞붙었다. 내수시장이 급팽창하고 있는데다 러시아정부가 자동자 부품 관세마저 인하하자 일본차 업체들이 적극적으로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는 것. 시장을 선점하고 있는 한국차 업체들은 바짝 긴장하며 수성에 나섰다. ●러시아시장 왜 눈독 들이나 27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우선 수요가 폭발하고 있다. 러시아 승용차 내수시장은 2003년 107만대(판매대수 기준) 규모에서 지난해 129만대로 20.5%나 급성장했다. 여기에 세금 부담마저 줄었다.15∼20%였던 부품 관세율이 올 4월 중순부터 부품에 따라 무관세 또는 3%로 대폭 인하됐다. 러시아정부가 해외 자동차업체들의 현지 생산을 유인하기 위해 내린 조치다. 이에 따라 해외업체들의 러시아 진출이 잇따르고 있다. 전체 승용차 시장에서 수입차가 차지하는 비중은 2003년 23.8%에서 2004년 33.7%로 크게 늘었다. ●일본차 “1등을 탈환하라” 일본차 업체로는 도요타가 처음으로 러시아 현지생산을 선언했다.2007년 12월부터 이 회사의 베스트셀러 ‘캠리’를 러시아 제2도시인 상트 페테르부르크에서 만들기로 한 것. 연산 10만대 규모로 출발한다. 2001년 러시아에 판매법인을 세운 이래 1위를 달리던 도요타는 현대차에 1등을 빼앗긴 뒤 시장 탈환에 절치부심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러시아 시장에 관심이 덜하던 닛산·마쓰다도 현지 생산 검토에 착수했다. 이미 현지 생산을 시작한 해외업체와의 제휴를 고려중이다. 닛산은 르노, 마쓰다는 포드와의 합작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 “1등을 지켜라” 현대차는 지난해 러시아에서 5만 686대의 승용차를 팔았다. 수입차 시장의 14.3%다.4만 7426대(13.4%)를 판 도요타를 제치고 1위에 올라섰다. 폴란드에 뒀던 동유럽지역본부를 지난해 5월 러시아로 옮기며 총력전을 펼친 결과다. 물론 폴란드가 유럽연합(EU)에 가입하면서 서유럽권에 편입된 탓도 있지만 그만큼 시장의 잠재가능성을 높게 판단한 때문이다. 현대차는 ‘수성’을 위해 반제품 현지 조립생산(CKD) 차량을 소형트럭까지 확대했다. 타가즈사에서 베르나(현지명 엑센트)와 쏘나타를 조립 생산중이며, 아브토토르사에서 1t 소형트럭을 조립 생산하고 있다. 기아차는 이즈오토사와의 제휴를 통해 올 하반기부터 스펙트라를 부품수출 현지 조립판매(KD) 형태로 수출할 계획이다. 기아는 지난해 러시아에서 완성차 1만 4000대,KD 3000대 등 1만 7000대를 팔았다. 올해는두배 이상 많은 4만대(완성차 2만 5000대,KD 1만 5000대)를 팔 계획이다. 기아차 관계자는 “내년부터 스펙트라의 대량 생산이 가능해져 러시아 수출이 크게 늘 것”이라고 내다봤다. 쌍용차는 세버스탈오토(SSA)사에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뉴렉스턴을 2010년까지 3만대 가까이 현지 조립생산할 방침이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미국엔 백만장자가 750만 가구

    |뉴욕 연합|‘백만장자’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선망의 대상이었지만 이제 미국에서 100만달러의 재산가는 명함을 내밀기도 쑥스럽게 됐다. 시카고의 경제분석업체인 스펙트렘 그룹은 지난해 미국의 100만달러 이상 재산 보유 가구는 모두 750만가구로 전년도에 비해 21%나 증가한 것으로 추산된다고 25일 발표했다. 스펙트렘 그룹에 따르면 이와 같은 ‘백만장자’ 가구 수는 사상 최고이며 지난해의 증가율은 ‘닷컴 버블’로 ‘벼락부자’가 속출했던 1998년 이후 가장 큰 폭이다. 미국 전역의 450가구에 대한 조사를 바탕으로 이와 같은 추산에 도달한 스펙트렘은 ‘살고 있는 집 한 채를 제외한 다른 부동산를 포함한 순자산이 100만달러 이상’인 가구라고 ‘백만장자’ 가구의 정의를 내렸다.
  • 스타워즈 에피소드3 우주보다 더 장대한 ‘SF성찬’

    시리즈를 시작한 지 무려 28년만에 대장정의 막을 내리는 ‘별들의 전쟁’은 토를 달지 못하게 화려하다. 26일 개봉하는 조지 루카스 감독의 ‘스타워즈 에피소드 3-시스의 복수’(Star Wars : Episode Ⅲ-Revenge of the Sith)는 SF물로서의 위용이 ‘할리우드 기술의 결정체’라 할 만큼 정교한 스펙터클을 자랑한다. 네번째 에피소드 ‘새로운 희망’(1977년)에서 출발한 시리즈는 알려진 대로 모두 6편. 개봉 순서가 뒤죽박죽이었던 것은, 우주전쟁을 ‘완벽한 그림’으로 다듬어 내겠다는 감독의 고집 때문이었다. 고난이도의 기술이 필요한 이야기 부분은 뒤로 미뤄왔으니, 이번이 컴퓨터 그래픽과 특수효과의 향연장이란 사실은 미루어 짐작할 수 있는 셈이다. ●스타워즈 28년만의 결정체 그동안 연대기적 순서를 밟지 않은 전작들에는 암시와 복선만으로 인물들의 관계, 탄생 배경 등을 넘겨짚게 만든 부분이 많았다. 그런 점에서 3편은 그 결정적인 비밀들을 하나 둘 풀어주는 ‘해설의 장’이기도 하다. 3편이 초점을 맞춘 것은 제다이 기사 아나킨(헤이든 크리스턴슨)이 악의 화신 ‘다스 베이더’가 되는 과정이다. 검은 투구와 망토 차림에 붉은 광선검을 휘두르는 시리즈의 상징물 다스 베이더가 스승 오비완(이언 맥그리거)과 어찌해서 원수지간이 됐는지를 복기한다. 이미 시리즈의 마니아가 돼있는 관객들에겐 큼지막한 ‘보너스’라 할 만하다. 이번 이야기의 시점은 2편 ‘클론의 습격’으로부터 3년이 지난 뒤. 팰퍼타인 황제(이언 맥디아디드)와 제다이 기사들과의 갈등이 극에 달한 가운데 제다이가 되길 고대하던 청년 아나킨은 제다이 자격을 주지 않겠다는 의회의 결정에 절망한다. 자신의 아이를 임신한 파드메(나탈리 포트만)까지 의원자격을 박탈당할 위기에 내몰리자 아나킨은 절대권력을 주겠다는 팰퍼타인의 검은 유혹에 넘어가고 만다. 루크와 레아 쌍둥이 남매가 파드메에게서 태어나 타투인, 얼데란 행성으로 갈라져 살게 되는 사연 등도 순차적으로 공개된다.100% 디지털 작업으로 구현된 사이보그 그리버스 장군은 3편에서 유일하게 새로 선보이는 캐릭터. ●할리우드가 할 수 있는 모든 것 담아 전 편의 인물 및 서사구도를 기억하지 못하더라도 크게 문제될 건 없다. 어려운 극중 행성들 이름만큼이나 이야기는 복잡하게 굴러가지만, 이번 역시 감상의 핵심은 ‘보는 즐거움’이다. 완벽한 우주전쟁을 보여주겠다고 별렀던 감독의 의지는 곳곳에서 빛을 발했다. 아나킨과 오비완이 용암이 녹아내리는 화산행성 무스타파에서 결투하는 장면, 팰퍼타인과 요다의 광선검 승부 등은 ‘할리우드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보여준다 싶은 SF 성찬이다. 우주선과 비행정 밖으로 내내 노출되는 우주도시의 화려한 디테일에도 감독의 완벽주의 감각이 묻어 있다. 아나킨이 악의 화신이 되는 동기가 빈약한 점 등이 거슬림에도, 태깔나는 영상이 작은 허점들을 가려버렸다. ●미국의 팽창주의 이분법에 화살 영화는 올해 칸 국제영화제 비경쟁부문에 초청됐다. 의도적으로 투영된 감독의 정치적 신념은 칸을 온통 ‘부시 성토장’으로 들쑤셔놓을 만도 했다. 의회에서 팰퍼타인이 의원들에게 일방적인 전쟁을 부추기자 “이제 자유는 끝”이라고 되뇌는 파드메, 스승에게 칼을 겨누며 “동지가 아니면 적일 뿐”이라는 아나킨의 대사 등이 미국의 이분법적 팽창주의에 화살을 꽂는다.SF애니메이션을 좋아하는 아이들을 데려가도 된다.3편은 전체관람 등급을 얻은 덕분에 ‘가족용 영화’가 됐다. 상영시간 2시간19분.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무슨 영화 볼까]

    ●코치 카터 장르/예매율 드라마/0.64%(15세) 감독/배우는 토머스 카터/새뮤얼 L잭슨 어떤 줄거리 오합지졸 고교 농구팀의 감동 성공기. 이래서 좋아 응원석에 앉은 듯 운동감이 전해오는 스포츠 영화. 이래서 별로 역경 끝에 인간승리하는 빤한 줄거리. 홈피 반응은 “음악이 정말 신나고 재밌다.” ●혈의 누 장르/예매율 스릴러/13%(18세) 감독/배우는 김대승/차승원·박용우 어떤 줄거리 19세기 조선시대 외딴 섬에서 벌어진 연쇄살인. 이래서 좋아 한국 사극스릴러의 새 장을 열다? 이래서 별로 잔인한 장면이 많으므로 임산부와 노약자는 ‘요 주의’. 홈피 반응은 “반전보다는 인간의 추악한 내면에 방점” ●남극 일기(19일 개봉) 장르/예매율 스릴러/52.57%(15세) 감독/배우는 임필성/송강호·유지태·강혜정 어떤 줄거리 남극 도달불능점 정복에 나선 여섯 대원들의 미스터리 탐험기. 이래서 좋아 이런 스케일의 영화를 우리도 만들 수 있다니! 이래서 별로 주인공을 미치게 만든 실체는 도대체 뭐야? 홈피 반응은 “입김까지 표현하다니…디테일 끝내준다.” ●댄서의 순정 장르/예매율 코믹드라마/8.2%(15세) 감독/배우는 박영훈/문근영·박건형 어떤 줄거리 첫사랑에 눈뜬 스무살 옌볜 소녀의 라틴댄스 정복기. 이래서 좋아 깜찍한 문근영, 춤도 잘 추네∼ 이래서 별로 문근영만 도드라지는 신파 멜로. 홈피 반응은 “상상 이상의 춤솜씨” ●킹덤 오브 헤븐 장르/예매율 서사액션/6.01%(15세) 감독/배우는 리들리 스콧/올랜도 블룸·에바 그린·리암 니슨 어떤 줄거리 12세기 십자군 전쟁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스펙터클 영웅담. 이래서 좋아 ‘글래디에이터’못지않은 사실적 전투장면. 이래서 별로 액션의 규모에 눌려 녹아버린 드라마. 홈피 반응은 “좀 지루하네요…” ●하우스 오브 왁스(20일 개봉) 장르/예매율 공포/4.56%(18세) 감독/배우는 자움 세라/엘리샤 커스버트·채드 마이클 어떤 줄거리 시체로 밀랍인형을 만드는 미치광이와 젊은이들의 사투. 이래서 좋아 영화가 전개될수록 강도가 높아가는 잔혹성. 이래서 별로 충분히 무섭지만, 이야기의 재미는 부족. 홈피 반응은 “공포영화가 줄 수 있는 모든 것” ●우리, 사랑일까요?(20일 개봉) 장르/예매율 로맨틱 코미디/5.66%(15세) 감독/배우는 나이젤 콜/애시튼 커처·아만다 피트 어떤 줄거리 티격태격,7년이 흘러서야 사랑을 확인하는 남녀 이야기. 이래서 좋아 콩닥콩닥 가슴 뛰게 하는 ‘사랑과 우정 사이’. 이래서 별로 문득문득 환상을 깨는 부조화한 남녀 캐릭터. 홈피 반응은 “재기발랄해요.” ●연애술사(20일 개봉) 장르/예매율 로맨틱 코미디/8.9%(15세) 감독/배우는 천세환/연정훈·박진희 어떤 줄거리 ‘몰카’를 소재로 헤어진 남녀가 사랑을 회복하는 이야기. 이래서 좋아 섹시한 매력으로 돌아온 박진희의 내숭연기. 이래서 별로 밋밋한 스토리에 뻔한 결말. 홈피 반응은 “10분에 한번씩 웃다가 마지막에 크게 웃는다.”
  • 송강호·유지태 주연 ‘남극일기’

    뉴질랜드 원정촬영으로 제작기간 내내 얘깃거리였던 ‘남극일기’(제작 싸이더스픽쳐스·19일 개봉)는 일단 ‘크기’부터 언급해야 할 영화다.90억원의 매머드급 제작비도 그렇거니와 내셔널 지오그래픽에서나 봤음 직한 남극의 스펙터클이 시종 화면을 압도한다. 송강호·유지태의 호화 캐스팅 조합마저 그 시각적 위용에 기가 눌릴 정도다. ●제작비 90억 들인 블록버스터 영화는 남극탐험길에 오른 6명의 남자 이야기다. 하얀 캔버스에 여섯 개의 점을 떨어뜨려 놓은 듯한 스크린은 영화의 범상찮은 스케일을 미뤄 짐작케 한다. 그러나 선입견으로 함부로 넘겨짚기 힘든 부분은 장르이다. 예측불가능한 기후상황이나 돌발사고, 그에 맞서는 대원들의 집념을 그린 이전의 산악물들과는 내러티브의 질감이 사뭇 다르다. 탐험대의 적(敵)이 자연이 아닌, 실체를 드러내지 않는 초자연적 힘이란 점에서 영화는 흔치 않은 미스터리 드라마가 됐다. 탐험대원들의 목표는 무보급 횡단으로 남극의 도달 불능점을 밟는 것. 그곳은 1950년대 구 소련 탐험대가 단 한번 정복했을 뿐 더 이상의 접근이 허용되지 않은 죽음의 선이다. 노련한 탐험대장 도형(송강호)을 비롯한 팀원들을 하나하나 소개하는 도입부에서 영화는 이들의 목표물이 얼마나 위협적인 것인지를 경고한다. 낮과 밤이 6개월씩 내리 이어지는 영하 80도의 혹한. 남극이 밤으로 변해버리기까지 남은 시간은 60일. ●남극 탐험길 오른 6명의 남자이야기 이들의 발길을 따라 한동안 침묵하던 화면에 긴장의 균열이 일어나는 건 탐험 22일째부터다. 낡은 깃발 아래 묻혀 있던 80년 전 영국탐험대의 ‘남극일기’를 우연히 손에 넣게 되면서 알 수 없는 기운에 휘둘린다. 일기를 입수한 뒤로 대원들이 갑작스러운 사고로 하나둘 죽어가고, 대장은 까닭모를 광기에 사로잡혀 조금씩 딴사람이 돼 간다. 감독은 단편영화로 두각을 나타내다 장편데뷔하는 임필성. 송강호, 유지태의 빅카드는 단단히 제몫을 한다. 막내대원 민재 역의 유지태는 어떤 상황에서도 대장을 믿고 따르는 캐릭터로 균형을 맞춘다. 남극을 무대로 빌렸을 뿐, 영화는 미스터리 드라마로서의 기질을 드러내는 데 주력했다.80년 전 일기 속의 영국 탐험대는 섬뜩할 만큼 도형의 팀원들과 닮은꼴이다.6명의 대원 수, 목표물에 미친 듯 집착하는 대장의 이미지 등도 그렇다. 바이러스가 없는 남극에서 감기증상으로 죽어가는 대원, 크레바스에 빠진 대원을 외면하는 대장 등 드라마는 미스터리의 징후들을 나열하면서 관객의 신경줄을 조여나간다. 덕분에 영화는 중반을 넘어서면서 심리 스릴러의 결을 드러내기도 한다. ‘반지의 제왕’을 맡았던 뉴질랜드 현지팀의 기술을 동원해 실감나는 스케일을 구현했다. 기술의 미비로 감상의 맥이 끊기는 일이 없다는 건 영화의 큰 장점이다. ●실감나는 스케일, 덜 다듬어진 드라마 안타까운 것은, 그 기술만큼 아귀를 맞춰 다듬어지지 못한 드라마다. 시선을 따로 분산시킬 여지가 없는 산악 배경의 미스터리라면 논리로 허를 찌르는 예리한 드라마가 관건일 터. 그 점에서는 영화의 손을 들어주기가 어렵다. 대원 모두를 죽음으로 내몰기까지 목표에 집착하는 도형의 광기가 단지 어린 아들의 죽음에서 연유했다는 설정은 아무래도 설명부족이다. 80년전 영국탐험대와 도형일행의 기묘한 관계에 끝까지 연결고리를 끼워주지 못하는 것도 요령부득이다. 대원으로 나온 나머지 연기자들은 모두 연극배우 출신이다. 박희순 김경익 윤제문 최덕문 등이 출연했다.15세 이상 관람가.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무슨영화 볼까]

    ●킹덤 오브 헤븐 장르/예매율 서사액션/27.99%(15세) 감독/배우는 리들리 스콧/올랜도 블룸·에바 그린·리암 니슨 어떤 줄거리 12세기 십자군 전쟁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스펙터클 영웅담. 이래서 좋아 ‘글래디에이터’못지 않은 사실적 전투장면. 이래서 별로 액션의 규모에 눌려 녹아버린 드라마 홈피 반응은 “좀 지루하네요…” ●혈의 누 장르/예매율 스릴러/45.95%(18세) 감독/배우는 김대승/차승원·박용우 어떤 줄거리 19세기 조선시대 외딴 섬에서 벌어진 연쇄살인. 이래서 좋아 한국 사극스릴러의 새 장을 열다? 이래서 별로 잔인한 장면이 많으므로 임산부와 노약자는 ‘요 주의’. 홈피 반응은 “반전보다는 인간의 추악한 내면에 방점” ●주먹이 운다 장르/예매율액션/0.26%(15세) 감독/배우는 류승완/최민식·류승범 어떤 줄거리 전직 복서와 소년원 출신 복서의 인생을 건 승부. 이래서 좋아 땀 냄새, 사람 냄새가 물씬물씬. 이래서 별로 어쩔 수 없는 신파의 분위기. 홈피 반응은 “카리스마와 연기력의 대결” ●트리플X2 장르/예매율 액션/0.88%(12세) 감독/배우는 리 타마호리/아이스 큐브·새뮤얼 잭슨·윌렘 데포 어떤 줄거리 감옥에서 ‘발탁’된 죄수, 미국 대통령 구하다. 이래서 좋아 콜러코스터처럼 아찔한 액션. 이래서 별로 ‘전편’을 뛰어넘지 못한 속편. 홈피 반응은 “화려한 액션, 속 시원합니다.” ●밀리언즈 장르/예매율 코미디/1.23%(전체) 감독/배우는 대니 보일/알렉스 에텔·루이스 맥거본 어떤 줄거리 하늘에서 돈벼락 맞은 꼬마형제의 기상천외한 돈쓰기. 이래서 좋아 아이의 시선으로 바라본 유쾌한 풍자. 이래서 별로 “…” 홈피 반응은 “어른을 위한 동화” ●킨제이 보고서(13일 개봉) 장르/예매율 드라마/1.85%(18세) 감독/배우는 빌 콘돈/리암 니슨·로라 리니 어떤 줄거리 성실태 보고서로 세상을 놀라게 했던 미국 동물학자 킨제이 일대기. 이래서 좋아 킨제이란 인물이 저랬다고? 몰랐네∼ 이래서 별로 요즘 세상엔 좀 따분한 1940년대 섹스 이야기. 홈피 반응은 “킨제이 삶보다 더 돋보인 주인공의 연기” ●댄서의 순정 장르/예매율 코믹드라마/19.81%(15세) 감독/배우는 박영훈/문근영·박건형 어떤 줄거리 첫사랑에 눈뜬 스무살 옌벤 소녀의 라틴댄스 정복기. 이래서 좋아 깜찍한 문근영, 춤도 잘 추네∼ 이래서 별로 문근영만 도드라지는 신파 멜로. 홈피 반응은 “상상 이상의 춤솜씨” ●코치 카터(13일 개봉) 장르/예매율 드라마/1.76%(15세) 감독/배우는 토머스 카터/새뮤얼 L 잭슨 어떤 줄거리 오합지졸 고교 농구팀의 감동 성공기. 이래서 좋아 응원석에 앉은 듯 운동감이 전해오는 스포츠 영화. 이래서 별로 역경 끝에 인간승리하는 빤한 줄거리. 홈피 반응은 “…”
  • 5월 가정의 달 맞아 관련서적 봇물

    사회가 메마르고 각박해질수록 그 소중함이 빛나는 건 가정이요 가족이다. 내가 실패를 해도, 사회로부터 따돌림을 당해도, 언제든 돌아갈 수 있는 곳, 그곳이 바로 가정이 아닐까. 자고 나면 생활고로 인한 자살, 부모·형제를 해하는 패륜범죄 소식이 마음을 얼어붙게 하지만, 그래도 지친 현대인의 마지막 피난처는 여전히 가정이다. 아버지, 어머니, 아내와 남편, 그리고 아이들. 무심코 지내다가도 이때쯤이 되면 한번쯤 자신을 둘러싼 가족을 돌아보게 된다. 가정의 달 5월을 맞아 가족, 가정의 소중함, 가족의 진정성을 주제로 한 책이 많이 나왔다. 먼저 사랑합니다, 내게 하나뿐인 당신(옹기장이 펴냄,1만800원)은 ‘미치도록 사무치고 그리운 아버지, 어머니에 대한 기억’을 담은 책이다. 기억의 주인들은 김수환 김점선 손숙 이윤택 이철수 이홍렬 장경수 정동영 주철환 최완수 최윤 한승원 홍신자 등 13인. 성직자에서 소설가, 화가, 방송인, 정치인까지 다양하다. 순종과 반항, 조화와 갈등이 점철된 기억의 스펙트럼 또한 모두 다르지만, 결국 이야기의 매듭은 ‘지금의 나를 키운 것은 어머니, 혹은 아버지’라는 것이다. 소설가 한승원의 아버지 기억은 폐부 깊숙이 찌르는 ‘통회(痛悔)’의 기억이다. 고교 졸업후 시골 아버지를 도와 농사와 바다일을 하던 그는 ‘머슴살이’하듯 살림살이를 이끌었다. 살림이 어려웠던 그때 아버지는 이발비도 주지 않고 직접 가위로 아들의 머리를 잘라 주었다. 거울에 비쳐본 모습이 얼마나 우스꽝스러웠던지, 그는 울분이 끓어올라 바리캉으로 머리를 밀어버렸다. 한데 후일 아버지 관 앞에 무릎을 꿇고 앉은 그를 통회케 한 것은, 호통 한마디 없이 민머리를 하고 있는 아들을 애써 외면하시던 모습이었다. 한승원은 ‘부부간에 생이별을 하게 되면 환장하게 좋은 일들만 새록새록 떠올라 목 놓아 슬피 울고, 부모 자식간에 생이별을 하게 되면 궂은 일들만 굽이굽이 떠올라 통회(痛悔)하면서 운다.’고 했다. 글 속의 저자들은 기억도 가물가물한 코흘리개 아이가 되기도 하고, 반항하는 사춘기 소년 소녀가 되기도 한다. 부모는 글만 겨우 깨우친 무학의 부모이기도 하고, 지식인 아버지, 손 귀한 집안의 외며느리 등 다양하지만,‘자식’이라는 나무에 거름을 주며 성장하도록 이끈, 빛나는 가르침을 준다. 열두 편의 가슴시린 편지(행복공작소 펴냄,9500원)는 가난한 시대를 치열하게 살았던 이들의 애틋한 기억을 모은 책이다. 작고한 동화작가 정채봉, 시인 도종환, 조류학자 원병오, 부총리를 지낸 한상완 등 12명이 ‘아들의 아버지’‘딸의 아버지’‘딸의 어머니’‘아들의 어머니’에 대한 가슴 시린 사연을 풀어놓았다. 고국의 자식을 버리고 일본에서 가정을 이루어 살다가 세상을 하직한 아버지 유해를 10년 만에 모셔오며 “아버지 가십시다…. 이제 바지게를 받쳐 두시고 어머니와 함께 손을 모아달라.”고 외치는 정채봉. 아들 시집 출판기념회에서 분단시대의 굴곡진 삶을 온몸으로 받아들이며 아들을 키워낸 이야기를 풀어냈던 농사꾼 아버지의 연설이 가슴을 쳤다는 시인 도종환. 각기 사람과 사연은 다르지만, 그 참혹한 가난의 강을 건너게 했던 힘이 어디에 있었는가를 알게 해주는 이야기들이다. 두 책이 과거의 기억을 통해 가족의 진정성 복원을 시도하고 있다면 모녀지정(김선미 지음, 북라인펴냄,9000원)은 이 시대의 어머니와 딸의 관계를 있는 그대로 조명한 책이다. 가정과 사회에서 여자의 목소리가 커지고, 예전처럼 어머니가 딸을 통해 자신의 인생을 보상받으려 하지도 않고, 딸도 어머니처럼 살지 않겠다고 애써 벼르지도 않는, 요즘의 모녀는 한결 부드럽고 편안한 관계다. 책에서 소개하는 20인의 어머니와 딸은 이같은 우리시대 모녀관계를 크로키하듯 발빠르게 그려나간다. 페미니스트 사회학자 조한혜정과 딸 전주원, 연극배우 박정자와 딸 이연수, 발레리나 강수진과 어머니 구근모 등. 처한 상황은 달라도 이들 어머니와 딸들의 모습은 우리의 일상속에 그대로 투영되고, 종종 잊고 살지만 문득문득 깨닫는 것이 바로 모녀지정임을 일깨워준다. ■ 가족의 소중함 일깨우는 기타 책들 가족의 비밀(세르주 티스롱 지음, 정재곤 옮김, 궁리 펴냄) 가족간에 존재하는 비밀이 어떤 것이며, 비밀이 어떻게 드러나는가, 어떤 문제를 일으키는지 정신분석학자의 분석을 통해 들여다본 책이다. 가족의 비밀은 아이에게 큰 좌절감을 안겨주며, 세대에 걸쳐 이어지면서 성장·대화·정신장애를 겪게 하기 때문에, 비밀이 생겨나지 않도록 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한다.9800원. 불량가족, 희망여행을 떠나다(대니얼 글릭 지음, 정명진 옮김, 세종서적 펴냄) 마흔다섯살에 상상치도 못한 이혼을 당하고 형이 암으로 사망하는 사건을 겪은 가장이 아이들과 함께 150일간 희망을 찾아 세계 생태여행을 떠난다. 아빠와 아이들은 지구 곳곳에서 위기에 처한 희귀동물들이 살아남기 위해 분투하는 모습을 지켜보며, 잃어버렸던 대화를 되찾고, 아내와 엄마를 이해한다. 그리고 아이들은 아빠의 따뜻한 시선 속에 아름다운 홀로서기를 시작한다.1만500원. 아버지 자리찾기(자녀사랑을 실천하는 아버지 모임 엮음, 뜨인돌 펴냄) 가정이라는 소중한 울타리를 지키기 위해 아버지들이 놓치고 있는 것들을 일깨워준다.‘아이를 안을 때는 왼쪽가슴으로 안자’‘한 달에 한 번씩 영화나 연극 등 문화생활을 함께 즐기자’‘서로 등을 밀어주자’ 등 약간의 의지만 있으면 실천할 수 있는 제안들을 담았다.8000원.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무슨영화 볼까]

    ■ 킹덤 오브 헤븐 장르/예매율서사액션/32.93%(15세) 감독/배우는리들리 스콧/올랜도 블룸·에바 그린·리암 니슨 어떤 줄거리 12세기 십자군 전쟁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스펙터클 영웅담. 이래서 좋아 ‘글래디에이터’ 못지 않은 사실적 전투장면. 이래서 별로 액션의 규모에 눌려 녹아버린 드라마 홈피 반응은 “…” ■ 혈의 누 장르/예매율스릴러/34.38%(18세) 감독/배우는 김대승/차승원·박용우 어떤 줄거리 19세기 조선시대 외딴 섬에서 벌어진 연쇄살인. 이래서 좋아한국 사극스릴러의 새 장을 열다? 이래서 별로 잔인한 장면이 많으므로 임산부와 노약자는 ‘요 주의’. 홈피 반응은 “반전보다는 인간의 추악한 내면에 방점” ■ 착신아리2 장르/예매율 공포/0.21%(15세) 감독/배우는츠카모토 렌페이/미무라·요시자와 유·세토 아사카 어떤 줄거리 1년 뒤 또 찾아온 죽음의 휴대폰 메시지. 이래서 좋아 휴대폰의 업그레이드 속도를 반영. 이래서 별로 허무하고 긴장감 빠진 결말. 홈피 반응은 “1편보다 공포 강도는 약하네.” ■ 인터프리터 장르/예매율 스릴러/0.94%(15세) 감독/배우는시드니 폴락/니콜 키드먼·숀 펜 어떤 줄거리유엔 동시통역사와 암살범에 얽힌 정치스릴러. 이래서 좋아 두 명배우의 연기대결 이래서 별로 탄탄한 출발, 허약한 결말 홈피 반응은 “…” ■ 어바웃 러브 장르/예매율 로맨스/1.36%(15세) 감독/배우는 존 헤이/제니퍼 러브 휴잇·더그레이 스콧 어떤 줄거리한통의 러브레터로 밝혀지는 세 남녀의 사랑에 관한 진실 이래서 좋아한없이 사랑스런 제니퍼 러브 휴잇의 매력. 이래서 별로 ‘엽기적인 그녀’를 커닝한 라스트신. 홈피 반응은 “그녀의 매력을 느껴보세요” ■ 밀리언즈 장르/예매율 코미디/5.63%(전체) 감독/배우는 대니 보일/알렉스 에텔·루이스 맥거본 어떤 줄거리하늘에서 돈벼락 맞은 꼬마형제의 기상천외한 돈쓰기. 이래서 좋아 아이의 시선으로 바라본 유쾌한 풍자. 이래서 별로 “…” 홈피 반응은“어른을 위한 동화” ■ 댄서의 순정 장르/예매율코믹드라마/21.68%(15세) 감독/배우는 박영훈/문근영·박건형 어떤 줄거리 첫사랑에 눈뜬 스무살 옌벤 소녀의 라틴댄스 정복기 이래서 좋아 깜찍한 문근영, 춤도 잘 추네∼ 이래서 별로 문근영만 도드라지는 신파 멜로. 홈피 반응은 “상상 이상의 춤솜씨” ■ 트리플X2 장르/예매율 액션/2.63%(12세) 감독/배우는 리 타마호리/아이스 큐브·새뮤얼 잭슨·윌렘 데포 어떤 줄거리 감옥에서 ‘발탁’된 죄수, 미국 대통령 구하다. 이래서 좋아 콜러코스터처럼 아찔한 액션. 이래서 별로 ‘전편’을 뛰어넘지 못한 속편. 홈피 반응은 “…”
  • 역사물 스크린 점령할까

    새달 4일 동서양 역사물이 나란히 간판을 건다.100여년 전 조선시대가 배경인 국산 액션사극 ‘혈의 누’와,12세기 십자군 원정길로 카메라를 옮긴 리들리 스콧 감독의 서사액션 ‘킹덤 오브 헤븐’(Kingdom of Heaven). 미스터리 스릴러의 현대적 감각을 버무린 국산 퓨전사극, 장중한 사실액션이 화면을 압도하는 스콧 감독의 신작 사이에서 관객은 어느 쪽 손을 들어줄까. ●혈의 누 사극과 스릴러. 물과 기름처럼 겉도는 어감의 조합이다. 영화 ‘혈의 누’(감독 김대승, 제작 좋은영화)의 파격은 이뿐만이 아니다. 근대와 현대, 이성과 광기, 과학과 무속, 양반과 상민 등 격변의 시대를 배경삼아 다층적인 충돌구조가 일으키는 스파크가 기존 어느 영화보다 강렬하다. 여기에 작정하고 덤벼든 잔혹한 연쇄 살인장면 묘사는 고개를 돌리고 싶을 정도다. 조선 후기인 1808년, 제지업을 기반으로 성장한 외딴 섬 동화도. 조정에 바칠 제지를 실은 수송선이 원인 모를 화재로 불에 타는 사건이 발생하자 뭍에서 수사관 원규(차승원) 일행이 파견된다. 그런데 이들이 섬에 도착한 첫 날부터 참혹한 연쇄 살인사건이 일어나기 시작한다. 범상치 않은 살인 행각을 목도한 마을 주민들은 7년 전 ‘천주쟁이’로 몰려 온가족이 참형을 당한 강객주(천호진)의 원혼이 저주를 내린 것이라며 술렁거린다. 냉철한 이성과 과학수사를 표방하는 원규와 사사건건 대립하며 극적 긴장감을 고조시키는 인물은 제지소 주인의 아들 인권(박용우). 하지만 이는 표면적인 대립구도일뿐 극이 진행되면서 섬에 얽힌 비밀이 하나씩 베일을 벗을수록 원규는 눈에 보이지 않는 거대한 적을 직감하고, 무력감에 시달린다. 그건 강한 자에게 약하고, 약한 자에게 강하며, 자신의 이익을 위해선 남의 목숨까지 거침없이 해하는 인간의 탐욕에 대한 처절한 확인이다. 영화가 내포하는 상징이나 감독이 의도한 다층적인 의미구조를 염두에 두지 않는다면, 다시 말해 좀더 가벼운 마음으로 영화를 보려는 관객들에게 ‘혈의 누’는 논리적으로 쉽게 이해되거나 감성적으로 충분히 설득당할 만한 작품은 아니다. 중반 이후 극적 긴장감이 급격히 떨어지는 건 스릴러 장르로서의 이 영화가 지닌 치명적인 결함. 촘촘하게 덫을 놓아 관객의 두뇌게임을 부추기던 영화는 갑자기 클라이맥스에서 원규의 입을 빌려 범인을 드러내는 게으른 방법을 택했다. 중요한 건 누가 범인이냐가 아니라 스스로 지옥을 만들어낸 인간 본성에 대한 탐구라는 감독의 설명은 이 지점에서 구차한 변명처럼 들린다. 비주얼한 화면과 끊임없이 뇌를 자극하는 청각적인 효과는 기존에 보아온 여느 사극과 비교해 월등히 낫다. 흥행 코미디배우로 각인된 차승원은 주변의 우려를 불식시키려는 듯 기대 이상의 밀도있는 연기를 펼쳤다. 그러나 현실과 이상 사이에서 괴로워하는 ‘햄릿형 인간’ 원규를 100% 표현하기에는 아직 힘이 달려 보인다. 캐릭터를 충분히 체현하지 못하기는 두호역의 지성도 마찬가지. 다만 인권역의 박용우는 모처럼 제몸에 딱 맞는 옷을 입은 듯 카리스마 넘치는 모습을 보여줬다.18세 관람가.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킹덤 오브 헤븐 ‘글래디에이터’로 아카데미 5개 부문상을 휩쓸었던 리들리 스콧 감독이 역사에 스케일의 외피를 입히는 주특기를 또 한번 화면에 구현했다. ‘킹덤 오브 헤븐’의 시간적 배경은 십자군 원정대가 활약했던 12세기 초. 스펙터클 서사액션을 다시 보여주고 싶었던 감독은 성지 예루살렘을 놓고 기독교와 이슬람이 세력다툼하는 중세전쟁의 소용돌이 깊숙한 곳으로 앵글을 돌렸다. 결론부터 귀띔하자면,‘글래디에이터’‘트로이’류의 장중한 서사액션을 챙겨보는 관객에겐 기본적 흥미요건을 무리없이 갖춘 영화로 다가갈 듯하다. 예루살렘을 차지한 기독교도들이 급속히 세력을 키운 이슬람 군대에 압박당하자 영주 출신의 십자군 노장 기사 고프리(리암 니슨)가 젊은 대장장이 발리안(올랜도 블룸)을 찾아온다. 아내를 잃고 실의에 빠진 발리안 앞에 갑자기 나타난 고프리는 자신이 친아버지라는 사실을 밝히고, 함께 성지를 수호하러 떠나자고 제안한다. 이야기 아귀를 맞추려 느닷없이 돌출된 가족사의 비밀에 실소가 터진다. 하지만 이후 착실히 서사액션의 강도를 높여가는 영화의 공력에 그쯤은 눈감아 줄만하다. 고프리 영주에게서 기사 작위를 받은 발리안이 예루살렘 사수에 나서고, 일관되게 그 영웅담을 쫓아가는 것이 줄거리 얼개. 서사액션물에서 빠질 수 없는 멜로 요소도 물론 끼어있다. 예루살렘의 국왕 볼드윈 4세에게 충성을 맹세한 발리안은, 교회 기사단의 우두머리 루지앵과 정략결혼한 국왕의 여동생 시빌라(에바 그린) 공주와 금지된 사랑에 빠진다. 이 영화의 특기는 속도감이다. 시대물(상영시간 2시간17분)은 장황한 서사 때문에 빠른 진행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통념을 깨부순다. 사실적인 대규모 전투를 잇달아 펼쳐 놓으면서도 영화의 몸놀림은 대단히 재빠르다.‘글래디에이터’‘반지의 제왕’‘트로이’ 등 서사액션 블록버스터들의 스펙터클을 압축해 놓은 듯한 전투장면들은 그 자체가 톡톡한 감상포인트다. 할리우드의 많은 감독들이 엄두를 못 내고 밀쳐온 시나리오를 선뜻 스크린에 옮긴 감독의 용기는 높이 살 만하다. 그러나 전투의 엄청난 규모 말고 ‘리들리 스콧의 것’을 보여주는 데는 실패했다. 서구 기독교적 세계관을 벗어나지 못한 편향된 시각으로 십자군 전쟁을 묘사한 것도 실망스럽기는 마찬가지. 예컨대 당시 이슬람의 대영웅이었던 살라딘(살라흐 앗딘)의 존재는, 주인공 발리안을 영웅으로 띄워올리는 부속장치로 볼품없이 주저앉아 있다. ‘반지의 제왕’에서 요정 레골라스로 나와 여성팬들을 사로잡은 빅스타 올랜도 블룸의 또 다른 가능성을 읽을 수 있다는 점은 영화의 소득이다. 강인함과 비애를 함께 지닌 그의 캐릭터는 ‘트로이’의 브래드 피트와 견줄 만하다. 나병으로 죽어가는 가면 속의 볼드윈 국왕은 에드워드 노턴이 연기했다.15세 관람가.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본사 주최 ‘세계 거장 판화대전’ 지상갤러리] ⑤ ‘DIPTIC’

    [본사 주최 ‘세계 거장 판화대전’ 지상갤러리] ⑤ ‘DIPTIC’

    서울 태평로 서울갤러리 전관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 거장 판화대전’이 관람객들의 호응 속에 열기를 더하고 있다. 주말을 앞둔 22일에는 초·중등학교 학생들의 현장학습을 위한 단체 관람이나 가족단위 관람 예약이 폭주했다. 서울신문사와 갤러리 필립강컬렉션이 공동 주최한 이번 판화전에는 마르크 샤갈, 안토니 타피에스, 호안 미로, 파블로 피카소 등 근·현대 거장 21명의 대표작 60여점이 나와 있다. 교과서에서나 보던 대가들의 작품을 한 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는 기회다. 스페인 바르셀로나 태생의 화가 안토니 타피에스(82)를 이야기하면서 스페인 내전을 빼놓을 순 없다. 스페인 내전에 대한 기억은 그의 작품에 지속적인 영향을 끼쳤다. 타피에스는 “…잔인한 환상이 나를 둘러싼 벽에 새겨진 듯했다.”고 당시의 고통을 토로한 바 있다. 그의 작품에 등장하는 거리의 낙서와도 같은 선들은 이런 비극적인 전쟁에 대한 작가 나름의 슬픔과 항거의 표현으로 읽힌다. 타피에스는 흔히 서양화가로서 가장 동양적인 분위기를 지닌 화가로 꼽힌다. 특히 빠르고 유연한 붓놀림을 보여주는 후기작들은 동양의 서예를 떠올리게 한다. 글씨를 베낀 것 같은 서사(書寫)적 상징들이 신비로운 느낌을 준다. 이번 판화전에 출품된 ‘DIPTIC’ 또한 그런 기운이 강하다. 타피에스는 회화와 콜라주뿐 아니라 조각·판화·세라믹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스펙트럼의 작품을 보여준다. 그는 종이나 지푸라기, 실, 헝겊, 쓰레기 등 일상적인 재료를 사용하는, 이른바 아르테 포베라(Arte Povera, 가난한 미술) 양식을 시도하기도 했다. 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기 간 2005년 5월7일(토)까지 (전시기간 중 무휴) ●장 소 서울신문사 서울갤러리 전관(한국프레스센터 1층) ●입장료 성인 5000원, 초중고생 3000원 ●단체접수 및 문의 서울신문사 (02-2000-9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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