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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요즘 배우가 뜨는 법…망가진 캐릭터 맡아라

    요즘 배우가 뜨는 법…망가진 캐릭터 맡아라

    ‘뜨고 싶다면 망가져라?’ 몇 년 전만 해도 ‘눈길 끌기용´ 불과했던 ‘체면불구 연기’ 가 드라마계의 ‘블루오션’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른바 ‘망가지는 캐릭터’나 ‘망가지는 설정’이 이제는 드라마에서 빼놓을 수 없는 요소로 자리잡게 된 것. 현재 방영중인 드라마들에서도 이같은 움직임은 뚜렷하다. 거침없는 주책 아줌마 역을 맡은 MBC ‘내 생애 마지막 스캔들´의 최진실과 바니걸스 복장에 ‘몸빼´ 스타일도 마다않는 MBC ‘천하일색 박정금’의 배종옥도 그 대표적인 예.90년대 청춘스타였던 이들이 이처럼 파격 변신에 나선 것은 우아한 인물형이란 고정 이미지에서 벗어나 연기 스펙트럼을 넓히기 위한 ‘의도된’ 몸짓으로 보인다. 물론 보다 젊은 연기자들이 치고 올라오는 현실에서 불가피하게 택할 수 밖에 없는 ‘생존전략 카드’라고 해석하는 견해도 있다.SBS 드라마 ‘온 에어’에서 다소 과장된 희극적 캐릭터를 연기하는 송윤아 역시 세련된 도시여성으로 고착화된 이미지를 성공적으로 극복하고 있는 케이스다. 한편 ‘망가짐’을 연기력을 쌓는 발판으로 삼는 경우도 있다. 성유리, 윤은혜, 윤계상, 유진 같은 가수 출신 연기자들이 이에 속한다. 특히 성유리는 얼마 전 종영한 KBS 2TV ‘쾌도 홍길동’에서 몸을 사리지않는 천방지축 연기로 그간의 ‘연기력 부족’이란 굴레를 사뿐히 벗어났다. 대중문화평론가 이영미씨는 “외모는 되나 연기력을 의심받는 가수 출신 연기자의 경우, 연기세계 진입을 위한 승부수로 진지한 역할에 앞서 코믹 연기를 시도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그러나 ‘망가지는’ 연기는 단박에 눈길을 끄는 만큼 쉽게 식상하게 되는 한계도 있다. 방송계에서는 연기자로서의 보폭을 넓히려면 끊임없는 자기변신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 ‘좌충우돌’ 영애씨 처절한 홀로서기

    30대 노처녀의 좌충우돌 삶을 사실적으로 그려 큰 반향을 일으킨 케이블채널 tvN의 다큐드라마 ‘막돼먹은 영애씨’ 시즌3(매주 금 오후 11시)이 시청자를 다시 찾아온다.7일부터 선보이는 세 번째 이야기는 시즌 1,2보다 소재의 스펙트럼이 넓어지고 현실적인 색채가 짙어졌다. 우선, 영애(김현숙)의 처절한 독립 분투기가 관심을 모은다. 부모의 눈칫밥, 동생 부부의 신혼 분위기에 치인 영애가 분연히 독립을 선언한다. 하지만 화려한 골드미스의 삶은 환상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깨달으며 자기만의 홀로서기에 나선다. 그 과정에서 운전면허 취득 과정이 묘사되는데, 배역을 맡은 김현숙의 실제 도전기가 여과없이 방송된다. 김현숙은 “작품도 찍고 면허도 따게 돼서 좋다. 이번 시즌부터는 영애가 좀더 진취적인 모습을 보이게 될 테니 많이 지켜봐 달라.”며 웃음지었다. 혁규(고세원)와 영채(정다혜)의 티격태격 신혼생활도 볼 만하다.‘속도위반’으로 결혼에 골인한 후, 혁규가 처가살이를 하면서 겪는 우여곡절, 연애시절의 콩깍지가 벗겨지면서 벌어지는 갈등 등이 적나라하게 펼쳐진다. `막돼먹은 영애씨´의 승승장구는 제작비 상승에서도 확인된다. 시즌1에서 3500만원이던 제작비는 2,3시즌으로 들어서며 3800만원,4400만원으로 꾸준히 증가했다. 연출을 맡은 정환석 PD의 얼굴은 밝았다. 그는 “20∼30대 여성들이 주인공 영애를 통해 카타르시스를 느끼고 공감할 수 있도록 한 것이 호응을 이끌어낸 것 같다.”면서 “시즌3에서는 영애가 세상에 대해 분노하는 부분보다는 자기자신을 사랑하고 스스로를 계발하는 모습에 중점을 둘 것”이라고 말했다. ‘막돼먹은 영애씨’는 지난 3일 ‘제2회 케이블TV 방송대상 시상식’에서 은상을 차지하기도 했다.tvN이 야심차게 내세우는 자체제작 드라마로서 새로운 가능성과 질적 경쟁력을 인정받은 셈. 한층 업그레이드된 시즌3이 높아진 기대를 충족시키며 순항할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 “오바마 당선되면 흑백갈등 장기화”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이 대권을 잡으면 오히려 미국내 흑백 인종간 격차를 장기화할 뿐이라는 주장이 영국 유명인사에게서 나왔다. 미국의 현실을 꼬집은 동시에 오바마를 깎아내리는 것이어서 적잖은 파문이 예상된다. 28일 인디펜던트에 따르면 트레버 필립스(55) 영국 평등인권위원회 위원장은 이같이 경고했다. 영국에서 흑인 인사들 가운데 가장 영향력 있는 그는 유력한 정치잡지 ‘프로스펙트’에 기고한 글에서 “(민주당 경선에서) 내리 11연승을 거둔 오바마의 기세에도 불구하고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에게 무릎을 꿇게 돼 매우 놀랄 것”이라며 힐러리의 승리를 점쳤다. 이어 “오바마 대통령의 탄생은 미국 흑인들에게 나쁜 뉴스”라면서 “오바마는 흑인의 권리를 위해 양보를 얻어내는 도전자가 아니라 자신을 겨눈 적대행위가 없는 한 인종차별을 이슈화하지 않는 협상가 스타일”이라고 공격했다. 또한 오바마는 (소수를 배려했던)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의 후계자이기보다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무자비한 냉소주의’에 가깝다고 필립스 위원장은 폄훼했다. 그는 따라서 “오바마가 백인들의 희망을 성취하면, 흑인들을 실망시켜야 하고, 흑인들의 희망을 성취하면 백인들을 실망시켜야 한다.”면서 “사실상 오바마는 흑백이 평등한 시대의 도래를 늦추기만 할 뿐”이라고 주장했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지혜를 어디서 찾을 것인가/해럴드 블룸 지음

    “신앙심이 있건 없건 간에 우리 모두는 어디에서나 가능한 한 지혜를 추구한다.” 영미문학 비평계의 거목 해럴드 블룸이 ‘지혜를 어디서 찾을 것인가’(하계훈 옮김, 루비박스 펴냄)의 서문에서 밝힌 명제이다. 책은 서구 문학, 철학, 종교를 아우르는 광범한 지적 스펙트럼을 압축해 보여 주는 블룸의 대표작. 인간은 지혜를 갈망하므로 독서하고 사색하며, 그런 과정을 통해 지혜를 구현할 수는 없어도 지혜를 ‘아는 방법’을 배울 수 있음을 귀띔한다. 독자들로서는 세계적 문학비평가의 친절한 안내를 받아 서구문학의 고전과 철학의 진수를 만끽할 수 있는 묵직한 읽을거리이다. 불룸이 주목한 주제어는 일관되게 ‘삶의 지혜’이다. 멀리 성경에서부터 가까이 20세기까지 인류 정신세계의 자양이 돼온 고전과 철학을 뒤져 그 속에서 삶의 지혜를 발견할 수 있는 열쇠를 찾는다. 인간의 의식체계를 형성해온 지혜의 형식이 얼마나 다양했는지 되짚어 보이는 과정은 서구 사상가들의 조명작업과 그대로 맥이 닿아 있다. 플라톤과 호메로스, 세르반테스와 셰익스피어, 몽테뉴와 프랜시스 베이컨, 프로이트와 프루스트 등을 도마에 올린 날카롭고도 균형잡힌 비교작업에서 끊임없이 지혜의 모티프를 건져 올린다. 책은 저자의 방대한 독서량을 초석삼아 쌓아 올려진 지식의 거대 탑이다. 때문에 일반독자들에겐 편히 책장을 넘기기엔 버거운 대목들이 많다. 다소의 인내력이 필요한 글임은 사실이나, 책은 지식 전달이 아닌 삶의 지혜를 보는 안목을 키워 주는 소임을 충실히 한다. 예컨대 플라톤과 호메로스의 세계를 정색하며 비교하던 끝에 이렇게 사심없는 결론을 던진다.“반세기 동안 시를 가르쳐 보니 나는 내가 가르친 우수한 학생들에게 위대한 시들을 외우라고 격려해야겠다고 믿게 되었다. 셰익스피어, 밀턴, 휘트먼의 시들을 마음에 간직하는 것은 우리에게 플라톤이 할 수 있는 것보다 더 폭넓게 생각하는 법을 가르쳐 줄 것이다.” 시적 논쟁이라 할 수 있는 호메로스의 작품을 우리가 읽어야 하는 당위가 이렇듯 절묘하게 은유된다. 이밖에 정신적인 충격, 중병으로부터의 심리적 회복,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슬픔을 극복하는 등의 삶의 지혜가 문학·철학사를 탐색한 지적 여정 곳곳에서 은연중 귀띔된다.1만 8000원.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이명박대통령 오늘 취임] 새정부 성패가를 MB핵심 50인

    [이명박대통령 오늘 취임] 새정부 성패가를 MB핵심 50인

    이명박 정부가 임기 5년의 출발선에 섰다. 이 대통령을 도와 새 정부를 이끌 ‘이명박 사람들’의 윤곽도 이미 짜여졌다. 청와대·정부·한나라당과 외곽 측근 등 이 대통령의 핵심인사 50인의 손에 대한민국의 향후 5년이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고소영 S라인(고려대·소망교회·영남·서울시 출신)’에 ‘강부자(강남 부자)’라는 비판에도 불구하고 새 정부의 주축이 된 그들이 국가를 위해 얼마나 희생하고 열성을 다해 일하느냐가 이명박 정부의 성패를 좌우할 열쇠가 될 것으로 보인다. ■ 靑 - 류우익 실장 국정 ‘컨트롤 타워’ 곽승준 기획등 경제살리기 중책 국무총리의 권한을 축소시킨 이명박 정부에서 청와대는 국정을 사실상 총지휘하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게 된다. 그 중심에는 류우익 대통령실장이 있다. 이명박 대통령의 절대적인 신임에다, 노무현 정부 시절 분산됐던 정책실장 기능을 아우르고 경호처까지 관장하게 됨으로써 류 실장은 명실상부한 ‘원톱 포워드’의 역할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수석 중에는 국회원직을 포기하고 대통령 보좌에 나선 박재완 정무수석과 이주호 교육과학문화 수석의 활약이 관심이다. 새 정부의 정무 기능이 취약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가운데 박 수석이 얼마나 능력을 발휘할지 주목된다. 이 수석은 영어 공교육과 대학입시 자율화 등 민감한 사안을 떠맡고 있다. 대선 전부터 이명박 캠프의 정책을 챙긴 곽승준 국정기획수석, 이명박 정부의 경제노선을 책임진 김중수 경제수석 등이 ‘경제 살리기’ 과제를 어떻게 현실화시킬지도 관심이다. 한·미관계 복원과 대북 상호주의 추진이라는 무거운 짐을 한 몸에 진 김병국 외교안보수석의 행보에도 국가의 명운이 걸려 있다. 언론친화 노선을 표방한 이동관 대변인의 활약도 기대를 모은다. 비서관 중에서는 이 대통령의 오랜 측근인 김백준 총무비서관이 청와대 살림살이를 맡는다. 특히 이 당선인이 각별히 신임하는 박영준 기획조정비서관의 역할에 관심이 쏠린다. 기획조정비서관이라는 자리는 이전 정부 국정상황실장에 해당하는 요직으로 대통령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하게 된다. ‘대운하 전도사’인 추부길 홍보기획비서관의 역할도 관심이다. 그의 ‘드라이브’에 따라 한반도 대운하의 명운이 좌우될 전망이다. 교수 출신인 김태효 대외전략비서관이 얼마나 창의적인 대외전략 구상을 내놓을지도 관심이다. MBC기자 출신의 김은혜 1부대변인과 이명박 정부의 언론친화 노선에 따라 총선 출마라는 영광의 길을 접고 궂은 일을 도맡게 된 배용수 2부대변인(춘추관장)의 활약도 기대를 모은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政 - 한승수 총리 후보자 ‘내각 지휘’ 강만수 재정등 막강 ‘경제라인’ 새 정부를 일선에서 이끌어 나갈 국무총리와 초대 각료는 공직과 민간에서 일가를 이룬 것으로 평가받는 인사들로 대부분 포진돼 있다. 특히 초대 각료 후보자들은 과거 정부 장·차관부터 전국경제인연합 부회장, 시민단체 대표 등 스펙트럼도 다양하다. ‘내각 지휘자’인 한승수 국무총리 후보자는 각 부처를 조율·조정하는 역할뿐 아니라 ‘자원외교’ 등 국익 우선의 글로벌 외교의 전면에 나서야 한다. 특히 ‘자원외교’는 이 대통령이 국가의 미래와 직결된 핵심 프로젝트라고 믿고 있다. 한 후보자가 초대 총리로 낙점된 것도 외교부장관·주미대사·유엔 총회 의장·유엔 기후변화 특사 등을 거친 글로벌 외교 역량을 인정받았기 때문인 것으로 관측된다. 초대 내각의 ‘경제라인’은 강만수 기획재정·이윤호 지식경제·정운천 농수산식품·정종환 국토해양 장관 후보자 등으로 구성됐다. 강 기획재정 및 정 국토해양 장관 후보자는 공직에서 잔뼈가 굵은 관료 출신이고, 이 지식경제장관 후보자는 민간경제연구원 출신으로 전경련 상근부회장을 지낸 인사다. 정운천 농수산식품장관 후보자는 최고경영자 출신이다. 경제라인이 공직 출신 2인과 민간 출신 2인으로 구성된 셈이다. 이는 시장 중심의 경제정책을 추진하겠다는 이 대통령의 의중을 담고 있는 것이다. 외교·안보 라인은 유명환 외교·남주홍 통일·이상희 국방 장관 후보자 등으로 구성됐다. 유·이 후보자는 각각 외교부와 군에서 잔뼈가 굵은 인사들이다. 외교·안보라인은 ‘안정’을 우선시했다는 평가다. 남 후보자는 학자 출신으로 지난 10년간 햇볕정책을 일관되게 비판해 온 대표적 보수논객이었다는 점에서 ‘보수 편향의 대북정책’과 ‘남북관계 경색’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행정안전부와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에 각각 내정된 원세훈 전 서울시 행정부시장과 유인촌 전 서울문화재단 대표이사는 이 당선인의 서울시장 재임시절에 신임을 얻은 인사들이다. 특히 유 대표는 지난 대선 기간 거리유세 사회자로 전국을 누비며 ‘이명박 전도사’로 나선 바 있다. 교육·사회 라인은 김도연 교육과학기술·김경한 법무·이영희 노동·김성이 보건복지가족·박은경 환경 장관 후보자로 구성됐다. 전광삼기자 hisam@seoul.co.kr ■ 黨 - 이상득부의장·박희태의원 ‘좌장’ 이방호 사무총장 총선 총괄지휘 한나라당은 10년간의 ‘불임 정당’에서 명실상부한 집권 여당으로 위상이 격상된다. 여당으로서 당정협의회를 주도적으로 이끌며 각종 정책을 생산, 조율하게 된다. 이번 정부조직법 협상에서 보여주듯 아직은 미숙한 여당의 모습을 벗고 야당과 함께 대화와 타협의 정치를 보여주는 것이 급선무다. 우선 당에서는 이상득 국회부의장과 박희태 의원이 좌장으로 자리잡고 있다. 두 사람은 경선 과정부터 막후 협상과 조정에 탁월한 능력을 보이며 당과 이 대통령의 위기의 순간 진가를 발휘했다. 특히 친형인 이 부의장은 동생 이 대통령을 위해 보이지 않은 곳에서 궂은 일을 마다하지 않고 도왔다.‘이명박 시대’에도 이 부의장의 ‘정중동’(靜中動)의 행보를 보이며 동생을 도울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당 분란을 책임지고 최고위원직을 사퇴한 최측근 이재오 의원은 7월 전당대회에서 당권을 노리며 활발한 움직임을 보일 것이다. 우선 4·9총선에서 과반 의석 확보를 목표로 하는 한나라당의 총선을 총괄지휘할 이방호 사무총장의 어깨도 무겁다. 이 총장은 공천심사부터 총선에 이르기까지 실무적으로 뒷받침하며 한나라당이 원내 제1당의 위치를 확보해야 하는 막중한 책임을 안았다. 소장파 핵심 그룹을 형성하고 있는 정두언·임태희·주호영·박형준·정종복 의원의 활약도 눈여겨봐야 할 대목이다. 이들은 핵심 실무를 도맡으며 대선 승리에 기여했다. 이명박 정부에서도 이들은 ‘이명박 직계그룹’을 형성할 것으로 보인다. 김지훈기자 kjh@seoul.co.kr ■ 外 - 최시중·이경숙·윤진식·천신일 등 아직 타이틀 없지만 든든한 지원군 이명박 정부에서 아직 타이틀을 얻지는 못했지만 주목해야 할 인사들이 있다. 최시중 전 한국갤럽 회장, 천신일 고대 교우회장, 윤진식 전 산업자원부 장관, 이경숙 대통령직 인수위원장이 그들이다. 최 전 회장은 이명박 대통령과의 오랜 인연을 바탕으로 한나라당 경선 때부터 핵심원로 모임인 ‘6인회의’에 참여한 측근이다. 이명박 정부에서도 중요한 직책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최 전 회장은 국가정보원장에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이 밖에 새 정부에서 신설될 대통령 직속의 방송통신위원장 기용설도 꾸준히 나오고 있다. 이 대통령의 모교인 고려대 교우회장을 맡고 있는 천 회장은 최 전 회장과 이상득 국회부의장, 박희태 전 국회부의장 등과 원로그룹을 형성하며 이 대통령에게 조언과 자문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이 인수위원장은 한때 초대 국무총리로 검토될 정도로 이 대통령이 비중있게 생각하는 카드다. 김지훈기자 kjh@seoul.co.kr
  • 밤의로의 여행/연진희·채세진 옮김

    밤의로의 여행/연진희·채세진 옮김

    우리의 일부다. 어떤 이에게는 불안과 고독의 시간이다. 또 어떤 이에게는 노동에서 해방된 자유의 시간이자 관능적 쾌락과 여흥의 시간이다. 하루의 걱정을 밀쳐둘 수 있는 시간이며, 보이지 않는 위험이 도사리는 미개척지인지도 모른다. 이건 ‘밤’이다. 캐나다의 시인이자 에세이 작가인 크리스토프 듀드니의 밤에 관한 단상이다. 그가 쓴 ‘밤으로의 여행’(연진희·채세진 옮김, 예원미디어 펴냄)은 드물게 만나는 ‘밤의 인류문화사’이다. 인류역사를 통해 문학으로, 그림으로 끝없이 노래됐으면서도 밤 그 자체에 의미를 둔 시도는 찾아보기 힘들었다. 낮의 그림자, 낮과 낮 사이에 끼인 어둠의 시간. 하루 24시간의 중심축을 떠받치며 엄존함에도 밤은 개념적 적자(嫡子)로 대접받지 못했다. ●밤의 기원에 대한 신화·과학적 정의도 밤의 모든 것을 파악한 백과전서를 선언한 책은, 그 언어적 유래로 운을 떼는 치밀함을 보인다. 숱한 단어들이 변천의 역사를 겪어왔어도 영어의 ‘night’만큼은 모양을 바꾼 적 없는 은근한 세를 부려왔다. 밤을 여성으로 인격화하며 찬미한 수많은 시인들의 작품을 소개하기도 한다. 밤의 기원에 대한 신화·과학적 정의가 빠지지 않음은 물론이다. 낮을 준비하는 관념적 인식의 대상이던 밤이, 신비함으로 무장한 상상과 창조의 시간으로 실체적 가치를 얻어가는 과정에는 정보가 풍성하다. 밤의 시간변화에 따라 시시각각 다양한 주제의 지적 퍼레이드가 펼쳐진다. 일몰에서부터 다음날 일출까지 밤의 12시간을 한 시간 단위로 쪼개 모두 12개의 주제가 다른 장(章)으로 책을 꾸몄다. 예컨대 고즈넉이 아름다운 ‘밤의 자연’을 짚는 3장에서는 19세기 미국의 박물학자이자 작가인 헨리 데이비드 소로를 전면에 등장시킨다. 저 유명한 월든 호숫가 오두막에 홀로 지내며 소로가 밤낚시를 즐겼던 여름밤 풍경은 그대로 밤의 찬사이다. 소로가 저서 ‘월든’에 쓴 그림같은 기록의 일부가 인용됐다. ●순서없이 펼쳐 읽어도 무리없어 낭만적 고찰에만 그치지 않는다. 밤을 “광학적 사막”(빛이 사하라의 물만큼이나 희소한 공간)이라 규정하고, 밤 사냥에서 최고의 입지를 얻는 야행성 동물들에게는 어둠이 오히려 빛이 되는 역설을 일깨운다. 야간투시경을 가진 연쇄살인범이 활약하는 영화 ‘양들의 침묵’, 안구가 유난히 발달해 먹이를 보려면 머리를 돌려야 하는 안경원숭이 등 분야를 가리지 않는 지식정보들이 종횡무진 지면을 활강한다. 순서없이 마음 가는 대로 펼쳐 읽어도 무리없는 건 그 덕분이다. 천문학·일몰·북극광·오로라 등 자연현상, 생물학, 생리학, 병리학, 의학, 예술, 과학기술, 신화, 어원학 등 다방면에서 밤의 지표들을 뒤져냈다. 우주가 캄캄한 이유에서부터 부엉이와 박쥐가 어둠 속에서 먹이의 움직임을 포착하는 기술, 저녁 노을의 녹색섬광과 청색섬광의 정체, 도시의 야광이 암에 영향을 미칠지의 여부, 심지어는 코르티잔 나이트클럽 풍속에까지 관심의 촉수가 닿았다. ●잠과 꿈, 해몽과 불면증 이야기도 밤과 필연적 관계를 나눈 잠과 꿈, 해몽과 불면증 이야기는 특히 흥미롭다. 마을 주민이 통째로 불면증을 앓는 마르케스의 소설 ‘백년간의 고독’, 프로이트와 융의 학설을 인용하거나 때로는 저자가 수면연구소를 직접 찾아가 현장성을 부각시켰다. 고질적 불면증 환자였던 화가 빈센트 반 고흐를 비롯해 마르셀 프루스트, 샬롯 브론테, 버지니아 울프, 마크 트웨인 등 자신들의 복잡한 내면을 작품에 투영시킨 ‘올빼미 작가족’은 그 자체로 흥미로운 글감이다. 저자의 광범한 지적 스펙트럼에 힘입어 밤은 복권돼 간다.500쪽이나 되는 긴 ‘탐구서’를 쉼없이 채워낸 작가의 오지랖과 재담이 무엇보다 놀랍다. 뒤집어, 방대한 지식정보들을 백화점 식으로 나열한 글쓰기에서 깊이읽기의 아쉬움을 느낄 독자도 있을 듯하다.1만 8000원.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부고]

    ●황호영(가향농원 대표)씨 부친상 최대규(사업)김해종(종일무역 대표)이희수(재정경제부 국세심판원장)오갑선(에덴산부인과 원장)백승엽(동양종합금융증권 상무)씨 빙부상 31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2일 오전 10시 (02)3410-6917●전영석(대전시교육청 사학담당)씨 부친상 31일 충남 논산 놀뫼장례식장, 발인 2일 오전 8시 (041)735-1747●김태완(아스펙 대표)태정(태시스템 〃)태선(아스펙 직원)윤선(카페디 대표)씨 모친상 박종범(다사건설 이사)씨 빙모상 이해옥(단주 대표)씨 시모상 30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2일 오전 7시20분 (02)3010-2294●한재식(농협전남본부 조합경영검사부 부본부장)재경(전남도청 계장)재희(강진도암중 교사)씨 부친상 이중섭(포스렉 직원)신희장(금아건설 부사장)씨 빙부상 류현자(한국화가)안애희(전남대병원 간호부)씨 시부상 30일 광주 금호장례식장, 발인 1일 오전 9시 (062)227-4381●최명헌(대우증권 인천지점 부장)씨 부친상 30일 인천 적십자병원, 발인 1일 오전 7시 (032)815-4220●오준문(동신산업 회장)준달(사업)씨 모친상 오승구(동신산업 사장)천구(현대자동차 직원)씨 조모상 30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2일 오전 7시 (02)3010-2230●박영성(서울아산병원 영상의학팀 전임II)씨 모친상 현은진(서울아산병원 영상의학팀 전임II)씨 시모상 30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1일 오전 8시 (02)3010-2265●이병옥(싱가포르 거주)병채(원광대 직원)병욱(전 광주 북부경찰서장)병남(공인회계사)씨 모친상 문경희(전남 화순도곡중앙초등학교 교감)씨 시모상 30일 광주 무등장례식장, 발인 2일 오전 9시 (062)515-4488●허동녕(백산실업 대표)씨 별세 이금재(경원대 생활과학대학 간호학과 교수)씨 상부 31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2일 오전 7시 (02)3010-2231●이종배(크레신그룹 회장)종우(우전 대표)씨 모친상 한정남(사업)박승평(전 한국일보 수석논설위원)김동권(전 프라마스 부사장)씨 빙모상 31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2일 오전 7시 (02)3410-6902●송성호(MBC 정보시스템팀 부장)씨 빙모상 31일 분당 서울대병원, 발인 2일 오전 8시 (031)787-1506●조남용(평택화력발전처)씨 모친상 강희봉(사업)나양주(공정거래위원회 정책홍보팀 서기관)씨 빙모상 31일 평택 궁전장례식장, 발인 2일 오전 8시 (031)682-4432●주대연(명주레저산업 대표)춘연(대원관광 직원)하연(음악춘추사 〃)씨 모친상 주현웅(BTC커뮤니케이션즈 PD)씨 조모상 31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2일 오전 10시 (02)3010-2293●김명수(대한민국재향경우회 사무국장)용한(송파구청 전문위원)장한(삼익가구 마석점 대표)양한(딕스 대표)씨 모친상 김동일(영테크 직원)령의(제이피모간 대리)동대(KCC종합건설 직원)씨 조모상 권영순(자영업)유현치(〃)이국정(극동엔지니어링 부사장)씨 빙모상 31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3일 오전 3시 (02)3010-2295
  • 여배우 캐릭터 끝없는 변신

    여배우 캐릭터 끝없는 변신

    여배우들의 변신의 끝은 어디인가. 최근 각종 드라마와 영화 속 여성 캐릭터들이 진화하고 있다. 특히 요즘 작품의 성패는 줄거리보다 인물 캐릭터에 달려 있는 만큼 보다 색다른 이미지와 공감가는 연기를 위한 여배우들의 ‘의미있는 모험’이 계속되고 있다. ‘신데렐라 스토리’가 TV 미니시리즈의 성공 공식으로 여겨지던 80~90년대는 ‘외로워도 슬퍼도 울지 않는’ 이른바 ‘캔디형’ 여주인공이 대세를 이뤘다. 착하고 순종적인 성격에 온갖 역경을 이겨낸 뒤 찾아오는 ‘결실’은 능력남과의 사랑이다. 때문에 보호본능을 자극하는 청순한 이미지의 여배우들이 인기를 끌었다.‘사랑을 그대 품안에´의 신애라, ‘별은 내가슴에´의 최진실이 대표적이다. ●80·90년대 보호본능 자극하는 청순 이미지가 인기 2000년대 초부터는 ‘자아’를 강조한 여성 캐릭터들이 붐을 이뤘다. 영화 ‘싱글즈’(2003)와 드라마 ‘내 이름은 김삼순’(2005)등을 필두로 ‘사랑이냐 일이냐’를 놓고 고민하는 여성 캐릭터들이 늘었다. 이 때문에‘결혼’이라는 현실을 앞에 두고 있는 30대 전후의 싱글 여성 캐릭터가 자주 등장했다.‘생얼’과 망가지는 캐릭터가 인기를 끈 것도 이때부터다. 하지만 최근 대중문화 속 여성 캐릭터들은 한층 다양하고 더욱더 주체적으로 변하고 있다. 싱글맘으로서 당당히 세상에 맞서거나, 이혼 뒤에도 주눅 들지 않고 자신의 삶을 개척한다. 심지어 지난해 SBS ‘내 남자의 여자’는 단골 악역이었던 ‘불륜녀’를 내세우고도 큰 성공을 거뒀다. 올해도 나이와 상황을 불문한 싱글맘, 이혼녀 캐릭터의 약진은 계속될 전망이다.●김삼순 “사랑이냐 일이냐” 고민 현재 SBS에서 방영되는 드라마 ‘불한당’의 이다해는 웬만한 일에는 기죽지 않는 스물여섯의 싱글맘 진달래 역으로 열연중이고, 새달 2일 첫방송하는 MBC 새 주말연속극 ‘천하일색 박정금’의 타이틀롤을 맡은 배종옥도 이혼한 뒤 때론 수다스럽고 뻔뻔한 형사 역을 맡아 연기를 펼친다. 지난 17일 개봉한 영화 ‘뜨거운 것이 좋아’의 이미숙은 자기 일은 물론 연하남과의 사랑에도 적극적인 40대 싱글맘 역을 연기했다. 한편 새달 크랭크인에 들어가는 영화 ‘아내가 결혼했다’의 손예진도 남편을 두고도 또 다른 결혼을 주장하는 발칙한 캐릭터 인아역으로 출연한다. 주로 20대 미혼 여성에 한정되던 드라마나 영화속 여주인공들이 이처럼 다양하게 진화한 것은 그만큼 우리사회가 변화했음을 의미한다. 이혼율이 증가하고 아이를 혼자 키우는 ‘비혼모(非婚母)’가 증가하는 현 세태를 반영한 것이다. 게다가 이들 여성 캐릭터들은 더이상 우울하거나 과거에 연연하는 여성으로 나오지 않는다. 대신 주어진 상황을 개척하고, 일과 사랑에 당당한 모습으로 그려진다. ●세상과 당당히 맞서 자신의 삶 개척 이같은 변화는 색다른 캐릭터로 연기 변신을 꾀하고자 하는 여배우들의 욕구와 맞아떨어졌다. 예전 같으면 주위의 시선 때문에 출연을 꺼렸을 법한 20대 여배우들이 이혼녀와 싱글맘 연기에 적극적인 것도 이같은 이유다. 오히려 다양한 인생 스펙트럼을 가진 인물 캐릭터를 통해 사실성을 부각시켜 연기의 진정성을 강조할 수도 있다. 늘 연기력으로 도마에 오른 김태희가 자신의 두 번째 영화 ‘싸움’에서 과격한 이혼녀 진아 역으로 연기변신에 도전하거나 지난해 드라마 ‘고맙습니다’의 공효진이 ‘봄이 엄마’ 미혼모 영신 역으로 대중적 인기와 연기적 평가를 동시에 얻은 것이 대표적인 예다. 김태희, 문근영, 김민정, 김지수 등이 소속된 나무액터스의 권성열 실장은 “시나리오에 반영된 시대적인 흐름도 많이 변했고, 대중도 예전과 달리 작품속 역할과 배우를 동일시하지 않을 정도로 의식이 많이 달라졌다.”면서 “여배우들도 자신이 경험해 보지 않은 연기에 대해 부담감을 느끼면서도 새로운 경험과 감정을 연기하는 데 희열을 느끼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진가신 감독의 ‘명장’ 리뷰

    진가신 감독의 ‘명장’ 리뷰

    ‘명장’(원제:投名狀)의 색조는 어둡고 거칠다. 흑바람 이는 대륙의 살육전,15만명의 엑스트라가 동원된 대군의 육중한 발자국 소리는 우리가 전쟁영화에서 기대하는 그대로다. 그러나 영화는 전쟁의 스펙터클이 아닌, 세 남자의 운명과 회한을 그린다. 이 영화가 ‘첨밀밀’(1996)의 진가신 감독 작품이라는 걸 알면, 기존 중국 블록버스터의 관습을 따라가지 않은 이유를 짐작할 수 있다. 19세기 중반, 태평천국의 난으로 중국은 14년간의 긴 내전에 돌입한다.7000만명의 사람이 전쟁과 굶주림으로 죽고만다. 청나라 장군 방청운(이연걸)은 싸움에 대패하고 혼자 시체더미에서 기어나온다. 그는 도적단의 우두머리 조이호(류덕화), 칼잡이 강오양(금성무)을 만나 오양의 목숨을 살려준 것을 계기로 이들의 마을에 머물게 된다. 가난해도 피붙이가 있는 마을은 군량을 압수하러 온 괴군의 습격을 받고, 방청운은 이호와 오양에게 정부 군에 입대할 것을 권한다. 이들은 믿음을 담보하기 위해 피로써 의형제를 맺는다. 셋은 서성과 쑤저우, 난징을 탈환하는 세번의 전투로 부와 명예를 얻게 된다. 그러나 애초부터 무게중심은 각자 다르다. 방청운은 권력과 명예에, 조이호는 가족과 형제애, 강오양은 신의에 방점을 찍는다. 방청운과 조이호의 극명한 대비는 감독이 중시하는 가치를 우회적으로 보여준다. 방청운이 무고한 여자를 강간한 부하들의 목을 치려 하자, 조이호는 내 형제를 건드리지 말라고 맞선다. 쑤저우 탈환을 이룬 조이호는 적장에게 병사들을 사면해주겠다고 약속하고 이를 지키려 하지만, 방청운은 몰살을 명한다. 오양마저 방청운의 뜻을 따르며 셋의 관계는 돌이킬 수 없는 균열로 접어든다. 고향으로 돌아가려는 이호에게 방청운은 “난징 탈환을 끝으로 평화만이 있을 것”이라고 약속한다. 극 초반, 방청운이 꿈꾸는 세상은 이상적인 곳이다. 가난하다는 이유만으로 군인이 민간인을 폭행하고, 당사자가 그 폭행을 당연시 여기지 않는 곳. 남자든 여자든 자유롭게 하는 것. 그게 그가 전쟁을 하는 이유였다. 그러나 대의를 위해 사의를 희생시켰던 방청운은 결과적으로 개인의 사랑과 야욕을 위해 맹세도 어기는 역설을 보여준다. 영화 속에는 셋의 영웅담을 다룬 경극이 등장한다. 이를 보다 웃음이 울음으로 번지는 조이호의 얼굴에는 한낱 과장된 경극으로 남고 만 관계와 인간에 대한 통한이 서려 있다. 영화는 전투 장면과 황량한 인간 내면을 사실적인 질감으로 그렸다. 그러나 극 중 하괴와 조이호의 부인 연생의 역할이 셋의 와해에 어떻게 치명적인 단초가 됐는지, 응집력 있는 이야기 전개와 설명력은 부족하다.31일 개봉.18세 이상 관람가.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티베트 천장, 하늘로 가는 길/ 심혁주 지음

    어느 국가, 민족이든 고유한 문화의 스펙트럼을 갖게 마련이다. 하지만 달라이 라마로 상징되는 ‘불교문화’의 원형지 정도로 인식되기엔 티베트 문화에는 각별한 대목이 있다. 그것이 기물이나 기술 위주의 표층문화가 아니라 철저히 의식형태에 가치기반을 둔 고도의 심층문화라는 점이다. 세상이 티베트를 주목한 것은 어제오늘의 얘기는 아니다. 그러나 중국정부가 허용하는 공식적이고 제한된 관광경로로만 표피적으로 그려졌을 뿐이다. 학문적 깊이와 고민으로 티베트를 전면 재인식할 수 있도록 배려한 책이 ‘티베트 천장, 하늘로 가는 길’(심혁주 지음, 책세상 펴냄)이다. 지은이는 타이완국립정치대학교의 민족연구소에서 티베트 불교사를 정식으로 공부했다. 논문을 쓰려 작정하고 티베트로 장기답사를 다녀온 저자의 시각은 깊고 날카롭다. 책은 티베트의 정신세계를 대변하는 문화가 곧 ‘천장’(天葬)이라고 보았다. 해발 4000m가 넘는 고원의 고립되고 척박한 장소성이 독특한 장례법을 낳았다. 화장(火葬)은 일부 지배계층과 부유층의 전유물이었다. 선택의 여지없이 민중은 시체를 산과 들에 방치하는 원시 천장의 풍습을 따를 수밖에 없었다. 시신을 ‘천국의 사자’ 독수리가 뜯어먹게 하는 천장의 방식은 불교문화에 용융돼 1000여년이 넘게 이어져 왔다. 티베트의 토착종교인 본교( 敎)의식으로 시체를 분리하는 장례풍습이 시작돼 8세기쯤 전래된 불교 세계관에 힘입어 오늘의 형태에 이르렀다는 주장이다. 시체의 뼈를 잘게 조각내는 것은 천장사의 몫이다. 정성껏 발라낸 인육을 독수리에게 ‘보시’하고, 들판에 놓아둔 뼈는 곱게 자연풍화한다. 독수리를 통해 죽은이의 영혼이 자연스럽게 다른 육체로 인도된다는 인식이 투영됐다. 천장사의 해부현장을 옆에서 지켜보며 지은이는 “숨이 막혔다.”고 서문에 썼다. 정신문화의 원형을 잇는 의식에만 책의 시선은 머물지 않고, 중국 정부의 티베트 현대화 작업으로 인한 변화와 문제점까지 두루 담았다.1만 2000원.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증권사 지수 ‘展望’ 믿다 ‘全亡’?

    증권사 지수 ‘展望’ 믿다 ‘全亡’?

    지난 연말, 올 증시 호황을 장담하던 증권사들이 지수 전망을 속속 내리고 있다. 지수 전망이 아니라 매일매일 지수를 따라가는 형국이다. 지난해 증권사들이 제시한 올해 코스피 최고치는 2500 수준. 하지만 올해 안에 여기에 도달할 것이라고 보는 증권사는 최근 들어 거의 없다. 23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현대증권은 당초 연간 코스피지수 전망치인 1870∼2460을 6개월 전망치로 1600∼1980으로 대체했다. 대우증권도 세계 경제 환경 변화로 상장사들의 이익 추정치가 낮아지고 있다면서 주가이익배율(PER) 기준 지수 전망을 1800∼2400에서 1700∼2300으로 낮췄다. 굿모닝신한증권은 1760∼2370에서 1640∼2370으로 내렸다. 한화증권은 1·4분기 전망으로 1650∼1980선을 제시했다. 증권사들의 지수 전망은 대개 PER에 기초한다. 주가는 기업이익을 반영하기 때문이다. 여기다 경제성장률이나 물가 등 거시경제 지표가 참고자료로 쓰인다. 자금흐름이나 세계 금융 환경 등이 더해져 변동성이 계산되고 주가 변동폭이 계산된다. 문제는 기업이익을 어떻게 계산하느냐는 것이다. 기업이익은 일정 시점이 지난 뒤에 확정·발표되기 때문에 특정 순간의 기업이익은 추정치다. 증권사마다 우리나라 증시의 PER가 다른 것은 이같은 까닭에서다. 또 우리나라 증시에 적당한 PER가 얼마냐는 판단의 문제가 남는다. 증권사마다 적정 수준으로 보는 PER가 다르다.10∼14배 수준으로 스펙트럼이 넓은 편이다. 최근 들어서는 각종 변수가 많아 증권사의 주가 전망을 더 어렵게 하고 있다. 주가지수 2000포인트를 넘으면서 그동안 다뤄보지 않던 시장이 열리고 있고, 글로벌 증시 동조화로 고려해야 할 변수도 많아졌다. 한 애널리스트는 “많은 시간을 분석에 투자하지만 갈수록 변수가 많아져 자신감이 줄어든다.”고 밝혔다. 증권사 속성도 분석의 정확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증권사는 주식을 파는 곳이다. 그러다 보니 긍정적 시각에서 보는 경향이 강하다. 한 증권사의 리서치센터장은 “증권사 전망은 이렇게 돼야 한다는 희망을 정당화하는 과정”이라고 지적했다. 이 과정에서 리스크(위험)는 최대한 완곡하게 표현된다. 투자의견이 ‘중립’이라면 사실상 ‘매도’의견과 같은 셈이다. 증시 전반이 아닌 종목 분석은 증권사 입장이 반영되는 경우가 강하다. 한 애널리스트는 “애널리스트는 보고서 쓰는 것이 업무의 30%, 세일즈가 70%”라고 털어놨다. 종목에 대한 분석보고서가 우수하면 펀드매니저들이 그 종목 보고서를 낸 증권사에 주문을 내는 경향이 강하다. 애널리스트들의 실적으로 잡힌다. 증권사들이 애널리스트들에게 주가 맞히기를 요구하는 관행도 지수 전망에 부담스러운 대목이다. 중견급 애널리스트는 “주가의 저점이나 고점을 정확하게 맞히는 것이 아니라 시장이 변할 때 그 신호를 잡아내는 것이 더 중요한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다른 증권사 리서치센터장은 “매달 지수 전망치를 요구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다소 지나치다고 생각한다.”고 털어놨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미소짓는 昌

    미소짓는 昌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과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 진영의 ‘공천 갈등’이 최고조에 이르면서 최대 수혜주로 떠오르는 ‘이회창 신당’이 미소를 짓고 있다. 미국특사보다 격이 떨어지는 것으로 평가되는 중국특사 자리를 수용한 박 전 대표에 대한 측근들의 불만이 높아지는 가운데 일부 공천 탈락 대상자들 사이에서 ‘이회창 신당’에 대한 관심이 증폭되고 있는 것이다. 더욱이 치열한 공천 경쟁이 예상되는 한나라당과 달리 ‘이회창 신당’은 아직 인재 영입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공천 전쟁에 취약할 수밖에 없는 정치 신인들의 구미를 당기고 있다. 이회창 신당측 한 관계자도 “정치 수요는 넘쳐나는데 한나라당으로는 그 수요를 모두 감당할 수 없다.”며 한나라당의 내홍과 이에 따른 후폭풍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대통합민주신당 또한 ‘이회창 신당’의 출현이 반갑지 않다. 측근들과 실무진들을 중심으로 이 전 총재 지역구(예산·홍성) 출마를 강하게 권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충청권 의원을 중심으로 이회창 바람에 동요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강삼재 창당준비단장도 서울신문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신당에는 너무 넓은 이념적 스펙트럼으로 자신의 노선과 차이가 심해 고민하고 있는 분들이 많은 것으로 안다.”면서 “이러한 분들을 중심으로 여러분이 저와 향후 진로에 대해 얘기한 적이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회창 신당’의 틈새 전략에도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한나라당과 인재풀이 겹치는 상황에서 경쟁력 있는 참신한 보수인사들의 희망 1순위는 여전히 한나라당 공천이기 때문이다. 구동회기자 kugija@seoul.co.kr
  • 모하비가 보레고! 수출 국산차 改名 퍼즐 맞춰볼까

    모하비가 보레고! 수출 국산차 改名 퍼즐 맞춰볼까

    지난 3일 출시된 기아차의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모하비’는 미국시장에 ‘보레고’라는 이름으로 수출된다. 미국 서부지역의 사막이름에서 따오기는 모하비나 보레고나 매한가지이다. 하지만 미국사람들 사이에서는 보레고가 모하비보다 더 유명하다. 중국시장에서는 ‘바뤼’(覇銳)라는 브랜드가 붙는다. 여타지역 수출명인 보레고와 발음이 비슷하면서 ‘강인함·패왕·1인자’ 등의 뜻이 있기 때문이다. 8일 시판되는 현대차 ‘제네시스’는 대부분의 국가에 같은 이름으로 수출되지만 중국에는 ‘로헨스(Rohens)’로 나간다. 영어 ‘royal(왕족·고귀)’에 ‘enhance(높이다)’를 조합시켰다. 해외에 나가면 국내에서 팔리는 것과 똑같은 차인데 전혀 다른 이름을 가진 국산차들을 만나게 된다. 자동차 회사들이 외국인들의 언어습관과 의미, 발음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수출전략형으로 차 이름을 붙이기 때문이다. 해외 딜러들의 의견도 중요한 고려요소다. 현지 기존 브랜드와의 충돌을 피하기 위해 이름을 바꾸는 경우도 있다. 현대차에서 국내 모델명과 완전히 일치하는 차는 ‘쏘나타’(기악곡의 한 장르) ‘싼타페’(미국 뉴멕시코주의 주도) ‘투싼’(미국 애리조나주의 도시) 정도다.‘아반떼’(전진·발전)와 ‘베르나’(봄·열정)는 과거 해외에서 좋은 반응을 얻었던 ‘엘란트라’(열정)와 ‘액센트’(활력)로 각각 수출된다. 새 이름을 알리는 데 드는 마케팅 비용을 줄이고 인기의 여세를 몰아가기 위해서다.‘그랜저’(웅장·위대)는 북미지역에 ‘아제라’로 팔린다. 시장조사 결과 현지인들이 ‘아제라’란 이름을 좋아하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기아차는 ‘프라이드’(자부심) ‘쎄라토’(뿔·성공) ‘로체’(히말라야의 세계 5대 고봉)의 북미·유럽 수출차량에 각각 ‘리오’(즐거움·역동) ‘스펙트라’(스펙트럼) ‘옵티마’(최적)를 붙인다. 과거 인기 차종의 이름을 그대로 쓰는 전략이다. 미니밴 ‘카니발’(축제)은 북미에서는 미국 애리조나의 휴양도시 이름인 ‘세도나’로 팔린다. GM대우는 대부분 ‘시보레’ ‘폰티악’ ‘홀덴’ 등 미국 제너럴모터스(GM) 계열 브랜드로 수출하기 때문에 같은 차에 여러 이름이 붙는다.‘젠트라’를 시보레 브랜드로 수출할 때에는 ‘아베오’라는 모델명을 붙이지만 폰티악 브랜드로는 ‘웨이브’와 ‘G3’, 홀덴 브랜드로는 ‘바리나’, 대우 브랜드로는 ‘젠트라’로 불린다. 뉴마티즈 역시 ‘마티즈’ ‘스파크’ ‘G2’ ‘익스클루시브’ 등 4가지로 이름이 나뉜다. 쌍용차는 대부분 한국 모델과 같은 이름으로 수출하지만 중국으로 가는 차량에 대해서는 한자 이름을 붙인다. 음(音)을 빌려 ‘렉스턴’은 ‘레이스터(雷斯特)’, 액티언은 ‘아이텅(愛騰)’으로 짓는 식이다.‘체어맨’은 뜻을 그대로 살려 ‘주시(主席)’로 수출한다.‘카이런’은 ‘샹위(享御)’다. 마음이 여유로워 천하를 지배한다는 뜻의 ‘심향어천하(心享御天下)’란 말에서 따왔다.‘액티언’은 유사상표 문제로 남미 에콰도르에서만큼은 ‘코란도’로 판다. 일본 닛산자동차의 ‘블루버드 실피’와 플랫폼을 공유하는 르노삼성의 ‘SM3´는 해외에서 ‘닛산’ 브랜드로 팔린다. 미국에서는 ‘센트라’, 중동에서는 ‘서니’, 러시아에서는 ‘알메라 클래식’, 그 외 지역에서는 ‘알메라’란 이름을 단다. 업계 관계자는 “해외에서 국내업체간에 불필요한 경쟁을 하는 것을 막기 위해 사전에 경쟁사끼리 수출차량의 이름에 대해 협의를 하기도 한다.”고 전했다. 김태균기자 windsea@seoul.co.kr
  • 스펙터클한 무대 VS 생기발랄한 연주

    스펙터클한 무대 VS 생기발랄한 연주

    프랑스와 미국의 오리지널 뮤지컬 두 편이 서울에서 맞붙었다.2006년 내한해 극찬을 받았던 프랑스 뮤지컬 ‘레딕스-십계’가 크리스마스 시즌부터 앙코르 무대를 차리고 서서히 관객 몰이 중이다. 이런 가운데 국내 배우들에 의해 숱하게 무대에 올려져 대중적 인지도 측면에서 ‘먹고 들어가는’ 뮤지컬 ‘42번가’의 첫 오리지널 무대도 5일 막을 올렸다. ●레딕스-십계… 한층 밀도있는 무대 구약 성서의 모세 이야기를 그린 이 작품의 매력은 주옥 같은 노래, 난이도 높은 춤, 스펙터클한 무대다. 초연 때와 달라진 점이라면 무대 사이즈. 코엑스 대양홀 2개관을 터서 만든 무대는 압축적으로 다가와 집중도를 높였다. 그러나 60명의 배우들이 한꺼번에 나오기에는 다소 작은 느낌을 주기도 한다. ‘사랑해’나 ‘사랑하고 싶어’ 등 일부 노랫말을 한국어로 바꿔 부르니 환호와 갈채가 나올 수밖에. 무용수들이 장기자랑을 펼치는 뜨겁고 긴 커튼콜도 여전하다. 다만 고대했던 2막의 하이라이트, 홍해가 갈라지는 장면은 드라이아이스의 분사 방식이 바뀌어서 그런지 다소 싱거운 느낌이다.19일까지 삼성동 코엑스 대서양홀.4만∼14만원.1588-4558. ●42번가… 화려한 명성 그대로 심장을 두드리는 것 같은 경쾌한 탭댄스, 번쩍번쩍 휘황찬란한 의상,25인조 오케스트라의 생동감 넘치는 연주. 여기에 무명의 뮤지컬 배우가 일약 스타가 되는 아메리칸 드림까지. 배경은 1930년 대공황기. 시골 출신의 코러스걸 페기 소여의 브로드웨이 성공기를 그린 이 작품은 뮤지컬 안에 또 한편의 뮤지컬 ‘프리티 레이디’가 올려지는 과정이 나오는 만큼 쉴새없이 쏟아지는 춤과 노래가 배가 되어 지루할 틈이 없다. 이번 내한 공연은 2001년 새롭게 ‘버전 업’된 것. 대형 거울과 회전하는 턴 테이블로 밋밋했던 무대를 입체적으로 살렸다.2월28일까지 국립극장 해오름극장.4만∼13만원.(02)742-9005.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경제 과잉의 시대 정치야 돌아와라”

    ‘정치 왜소화, 경제 비대화´. 현 한국사회의 뚜렷한 정치현상이다.2007년 대통령선거만큼 각 후보의 정책적 차이가 ‘경제 살리기’란 단일 구호에 파묻혀 일원화된 적은 없었다. 최근 인문사회과학 전문 출판사 ‘후마니타스’가 정치를 주제로 잇따라 펴낸 세 권의 책은 곳곳에서 터져나오는 ‘정치실종’이란 우려와 맞닿아 있다. ‘어떤 민주주의인가(최장집 등 지음)’와 ‘정치적인 것의 귀환(샹탈 무페 지음)’,‘정치와 비전(셸던 월린 지음)’은 `여전히 문제는 정치´란 관점에서 기획된 책으로, 대선 전후 정치상황을 비판적으로 독해하는 데 유용한 시각을 제공한다. 최장집(정치외교학) 고려대 교수의 제자들이 운영하는 출판사답게 책 출간의 바탕엔 한국 정치현실을 비판해온 최 교수의 일관된 문제의식이 깔려 있다. 한·미FTA, 삼성비자금, 양극화 등 첨예한 사회 갈등을 대선에서조차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정당구조가 한국 민주주의를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어떤 민주주의인가’는 기획자들의 시각이 가장 직접적으로 표출된 책이다. 참여정부의 ‘정당 배제’ 정치가 국가관료제와 전문가 엘리트 정치의 강화를 낳았다며 각을 세운다.‘정치적인 것의 귀환’은 사회 갈등을 드러내기보다 은폐해온 자유주의 정치학을 비판하며,‘정치와 비전’은 당대 상황에 끊임없이 개입해온 저자 월린(미국 프리스턴대 명예교수)의 현실주의적 관점이 뚜렷이 부각된다. 세 권의 책이 한국사회에서 공통적으로 겨냥하는 타킷은 민주화 이후 지배적 시각처럼 굳어진 ‘정치과잉 담론’이다. 이는 권력자들의 `놀음판´이자 사회갈등만 유발하는 `투쟁장´인 정치를 축소해 국가발전에 기여하는 수준에서만 정당성을 부여하자는 논리로,`경제를 살리자.´란 구호 하나로 치러진 올 대선에서 극단적으로 현실화됐다. 박상훈 후마니타스 주간은 “세 책의 공통점은 사회 구성원의 욕구를 채우는 하위 체제인 경제가 사회 전체의 운영원리인 민주주의를 대체한 현실을 비판한 것”이라면서 “서로 다른 시각과 갈등을 표출하지 못하는 정치전선의 부재는 정치적 성숙이 아닌, 민주주의의 위기를 드러내는 징후란 점을 강조하고 싶었다.”고 기획의도를 밝혔다. 특히 경제가 사회의 유일무이한 규범으로 자리잡은 현실을 비판한 월린의 ‘전도된 전체주의’ 개념은 한국 정치상황에 비춰봐도 의미심장하게 읽힌다. 박 주간은 “이명박 정부 출범은 일자리를 만들어 모두가 잘 살면 그것으로 족하다는 ‘경제제일주의’를 국민이 선택한 것”이라면서 “그간 소외돼온 목소리는 ‘경제’를 외치는 확성기 뒤편으로 더욱 숨어들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최장집, 무페(영국 웨스트민스터대 교수), 월린의 메시지가 서로에게 말을 걸고 있다는 사실도 흥미롭다. 최장집은 지난해 불거진 노 대통령의 개헌론을 비판하며 월린을 거론했고, 무페가 책에서 인용한 이탈리아 정치사상가 노르베르토 보비오는 최장집의 책에도 자주 등장한다. 월린이 민주주의를 법이나 제도로 제한하는 것을 비판하며 체제 밖의 운동적 참여를 중시하는 반면, 최장집은 정당정치를 통한 제도적 실천을 강조한다. 무페는 제도정치와 운동의 중요성을 동시에 주목하며 월린과 최장집 사이를 잇는다. 대선에서 패배한 진보·개혁진영의 향후 ‘민주주의 위기’ 논쟁은 이 세 스펙트럼 안에서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이문영기자 2moon0@seoul.co.kr
  • [김미라 교수의 부모들을 위한 특강] (31) 같은 문제 또 안 틀리려면

    [김미라 교수의 부모들을 위한 특강] (31) 같은 문제 또 안 틀리려면

    한 번 틀린 문제를 또 틀리는 것은 왜일까요? 시험 보고 난 뒤 학생들이 하는 말 중에 ‘아는 문제인데 틀렸어요.’,‘전에 틀린 문제인데 또 틀렸어요.’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아마 학부모님들도 비슷한 경험이 있을 겁니다. 학창 시절 시험 공부를 하다 보면 항상 틀린 문제는 그 문제가 또 나와도, 혹은 그 비슷한 문제만 나와도 여지없이 틀렸던 적이 있지요. 이런 경험을 한 사람들이 묻습니다.‘틀린 문제를 또 틀리는 실수는 왜 하는 걸까요?’ 그러나 이렇게 틀린 경우는 실수라고 보기 어렵습니다. 실수는 조심하지 않아서 잘못한 경우를 말합니다. 문제를 잘못 읽거나 서두르다가 틀린 경우가 아니라, 분명 전에 풀어본 문제인 것이 기억나고 그때 틀려서 다시 풀어 답을 맞힌 것도 기억이 나는데 또 틀린 경우는 제대로 몰랐기 때문에 틀린 것입니다. 무지개는 몇 가지 색깔일까요? ‘빨주노초파남보’ 초등학생만 돼도 거의 반사적인 대답이 나옵니다. 진짜로 무지개는 빨주노초파남보의 일곱 가지 색깔로 되어 있을까요? 무지개를 실제로 보았던 기억의 흔적을 떠올려 보면 일곱 가지 색보다는 많았던 것 같지요. 또는 조금만 생각해 보아도 빨강과 주황 사이에 주홍색이 있는 것처럼 일곱 가지 색 중간 중간에 있는 색채를 모두 합치면 일곱보다는 더 많은 색이 들어가 있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망설임 없이 대답하는 일곱 빛깔 무지개라는 생각은 어디서 온 것일까요. 지구상의 사람들이 무지개를 보아온 긴 세월에 비하면 무지개가 일곱 빛깔로 결정된 것은 그리 오래 되지 않았습니다. ●무지개 색깔 수도 이해의 틀 따라 달라 1660년대에 와서야 아이작 뉴턴이 공식적으로 무지개를 일곱 가지 색으로 규정했답니다. 프리즘을 발명한 뉴턴은 백석광선을 프리즘에 통과시키자 나타난 무지개를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비 갠 후의 하늘에서나 볼 수 있었던 무지개가 실험실에서 만들어 진 것이지요. 이 신기한 사실을 학회에 보고해야 하는데, 학회에 보고하려면 글로 써야만 하지요. 글로 쓰기 위해서는 눈으로 보는 무지개를 언어적으로 규정해야만 합니다. 보이는 색채의 명칭을 무엇으로 할 것인지, 보이는 색채를 몇 가지로 나타낼 것인지를 결정해야 합니다. 뉴턴은 자신이 살던 세계와 시대의 영향을 받았답니다. 하늘의 언어인 음악 7음계, 행성의 개수 7행성, 시간의 틀인 7요일 등의 7이라는 숫자를 받아들여 무지개의 색채를 일곱 가지로 결정했습니다. 뉴턴이 살던 서양과는 달리 동양에서는 무지개를 몇 가지 색깔로 보았을까요. 옛 소설이나 전래동화에서는 어떤 무지개를 타고 선녀가 내려오나요.‘칠색 영롱’한 무지개가 아니라 ‘오색 영롱’한 무지개이지요. 우리의 음계는 ‘도레미파솔라시도’의 칠음계가 아니라 ‘중황무임태’의 오음계이지요. 국기인 태극기는 사괘와 가운데 태극 다섯 가지로 이루어져 있지요! 두 장의 사진은 무지개를 찍은 것으로 두 나라의 신문사에서 세계의 신문사로 보낸 것입니다. 제목을 보면 시베리아 툰드라 숲 위의 일곱 빛깔 무지개와 방콕의 하늘을 덮고 있는 오색 무지개입니다. 동일한 대상인데도 어떤 이해의 틀을 가지고 보냐에 따라 다르게 보이지요. 방콕의 오색 무지개를 제목과 함께 학생들에게 보여주고, 약간의 시간이 흐른 뒤 지나가듯이 무엇을 보았느냐고 물어보면 대부분의 학생들이 일곱 빛깔 무지개를 봤노라고 무심하게 대답합니다. ●어린시절 실험 등 통한 직접 경험이 도움 틀린 문제를 계속해서 틀리는 실수 아닌 실수’는 무지개를 보는 것과 같습니다. 무지개를 보는 이해의 틀이 일곱 가지 색으로 구성되어 있으면 어떤 무지개를 보아도 칠색 무지개로, 다섯 가지 색으로 구성되어 있으면 오색무지개로 보입니다. 무지개가 다양한 빛의 스펙트럼이어서 수많은 색으로 이루어진 것임을 배운 사람들도 이해의 틀이 바뀌지 않는 한 무지개를 볼 때마다 망설임 없이 일곱 가지 혹은 다섯 가지 색깔의 무지개를 이야기하고 받아들일 겁니다. 잘못된 이해의 틀을 바꾸어 주지 않는 한 틀린 문제는 계속해서 틀립니다. 잘못된 이해를 바로잡는 과정을 거쳐야만 다시는 똑같은 문제에서 틀리지 않을 겁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웬만해서는 이해의 틀을 바꾸려고 하지 않습니다. 오늘 아이와 함께 다음 실험을 해보시기 바랍니다. 물을 가득 담은 그릇과 거울, 흰 종이를 준비한 다음 (1)거울을 태양 쪽으로 놓은 다음 그릇의 가장자리에 걸쳐 놓습니다.(2)태양 빛이 정확히 반사하여 비추는 곳에 흰 종이를 놓은 다음 거울 방향과 종이 위치를 조절하여 보십시오. 종이에 무지개가 비칩니다.(3)아이에게 물어보십시오, 무엇이 보이냐고, 몇 가지 색채로 보이냐고! 어린 시절 이런 직접 경험들이 쌓이면 이해의 틀을 쉽게 변화시킬 수 있는 융통성이 발달합니다. 그렇게 되면 고정된 이해의 틀로 인해 문제를 틀리는 일은 거의 없게 될 것입니다.
  • 의학전문 드라마 진화는 계속된다

    내년엔 어떤 의학드라마들이 안방극장을 찾아갈까.MBC ‘뉴하트’가 본 궤도에 올라서고 내년에도 ‘제중원’‘종합병원2’ 등 의학드라마가 잇따라 선보일 예정이어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국내 첫 본격 의학드라마라면 어떤 것을 들 수 있을까. 많은 사람들은 1994년 종영한 MBC ‘종합병원’을 꼽는 데 주저하지 않는다. 이전에도 의사들이 등장한 드라마는 몇몇 있었지만, 본격적으로 병원을 배경으로 의사들의 일과 사랑을 사실적으로 다룬 것은 ‘종합병원’이 처음이다. 이후 1997년 ‘의가형제’,1998년 ‘해바라기’,2000년 ‘메디컬 센터’,2006년 ‘구름계단’등 의사를 소재로 한 드라마는 꾸준히 만들어졌다. 하지만 이들은 대부분 연애담 중심의 멜로드라마 틀에 함몰돼 의사들이 처한 현실을 잘 드러내지 못한다는 한계를 드러냈다. 그에 비해 2007년 방영된 ‘하얀거탑’과 ‘외과의사 봉달희’는 의료계의 검증을 거친 생생하고 완성도 높은 이야기로 본격적인 의학드라마의 등장을 선언했다. 의학드라마 바람은 내년에도 이어진다. 현재 MBC에서는 ‘종합병원’의 후속편 격인 ‘종합병원2’ 방영을 긍정적으로 검토 중이다. 외연도 넓어진다. 그동안 ‘허준’‘동의보감’‘태양인 이제마’ 등 고전드라마나 현대를 배경으로 한 의학드라마가 대부분이었다면,SBS는 최초의 근대 의학드라마인 36부작 ‘제중원’을 들고 나왔다.‘제중원’은 양의가 처음 들어온 근대 시기를 다루면서 기존의 의학드라마와는 분명한 차별화를 꾀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처럼 의학드라마가 꾸준히 인기를 끄는 것에 대해 대중문화평론가 이영미씨는 “소재에 대한 관심이 사랑·결혼·가족에서 출세·직업·성공 등 사회적 영역으로 옮겨가고 있는 증거”라면서 “미국 드라마의 영향으로 보다 스펙터클하고 비주얼한 측면이 강조되는 외과가 주를 이루는 것이 특징”이라고 말했다.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 [이명박 시대-17대 대선 평가와 전망] 한나라,‘중도실용’ 각인 성과

    [이명박 시대-17대 대선 평가와 전망] 한나라,‘중도실용’ 각인 성과

    제17대 대통령 선거가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의 압도적 승리로 막을 내렸다. 헌정 사상 두번째로 맞이한 수평적 정권교체이자 10년 만에 이뤄진 개혁·보수 진영 간의 권력이동이다. 서울신문의 대선 여론조사·분석을 전담했던 한국사회과학데이터센터(KSDC) 소장 이남영 세종대 교수, 김형준 명지대 교수, 김욱 배재대 교수의 좌담을 통해 이번 대선이 한국 사회에서 던진 의미를 성찰하고 이후의 정국 흐름을 전망해 본다. 황진선 서울신문 정치담당 부국장이 사회를 맡았다. ■ 이명박 당선의 정치적 의미 ●이남영 교수 역사적으로 볼 때 산업화 세력과 민주화 세력의 화해라는 의미가 있다. 이명박 당선자는 군부독재에 저항했던 민주화 세대로 사회 진출 후 산업화 현장을 누볐다. 역사적 부담이 되어 온 산업화 세력과 민주화 세력의 갈등이 완화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된 것이다. ●김형준 교수 두번째 정권교체가 이뤄졌다.87년 이후 5번의 선거를 통해 보수정권 10년, 진보정권 10년을 거쳐 다시 보수정권으로 회귀했다. 좌·우로의 ‘진자운동’은 정치 선진국에서 나타나는 보편적 현상이다. 이같은 교체주기는 앞으로 더 짧아질 수도 있다. ●김욱 교수 두번째 정권교체가 이뤄졌다는 것은 굉장한 일이다.‘정치의 일상화’가 이뤄졌다는 얘기다. 민주화에 대한 전통적 갈망이 표면화되지 않았다는 것은 정치가 개혁·평화와 같은 거대 슬로건보다 일자리 등 일상적인 것에 주목하기 시작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 이명박 당선의 핵심 요인 ●이남영 교수 실제 지표가 어떠했든 국민들은 경제·교육 등 국가 근간을 이루는 주요 정책들이 실패했다고 체감했다. 이같은 ‘체감의 벽’을 정동영 후보나 진보진영 후보들은 뚫고 들어가지 못했다. ●김형준 교수 우선 범여권의 안일함을 지적할 수 있다.2002년 후보단일화 같은 ‘한방 신화’에 젖어 있었다.BBK에 모든 걸 걸다 보니 국민에게 어필할 정책이 없었다. 다른 요인은 전통적으로 ‘도덕성’을 후보 선택의 주요 기준으로 삼아 왔던 유권자들이 이번엔 ‘업적’에 대한 평가와 기대치에 따라 투표했다는 점이다. ●김욱 교수 노무현 정부에 대한 국민의 실망 덕분에 한나라당은 고공비행을 할 수 있었다. 범여권이 네거티브에 매몰돼 실패했다고 하지만, 사실 그것 말고는 의지할 수단이 없는 선거구도였다. ●김형준 교수 덧붙이자면, 지난번 한나라당 경선은 영남출신 주류가 아닌 비주류가 승리한 경선이었다. 이것이 한나라당에 수구가 아닌 중도실용의 이미지를 심어줌으로써 중도와 보수를 결집시키는 효과를 발휘했다. ■ 이번 대선의 특징 ●이남영 교수 경선 과정에서 후보들의 도덕성에 대한 검증이 끝났어야 하는데 미진했다. 이 때문에 본선에 와서도 검증문제로 수개월을 끌었고 정책이나 이념이 선거구도의 변수가 되지 못했다. ●김형준 교수 역대 선거에서 힘을 발휘했던 세가지 프레임이 실종됐다. 첫째 노무현 대통령이 일찍 탈당해 여당이 없는 상태에서 선거가 치러지다 보니 ‘여야 프레임’이 사라지고 ‘이명박 대 반이명박’ 구도만 만들어졌다. 둘째 ‘진보·보수’ 프레임도 이회창 후보가 출마하면서 깨졌다. 셋째 ‘이슈 프레임’이 없었다. 경제살리기가 하나의 쟁점으로 합의된 상태에서 각자의 입장을 드러내는 대립쟁점이 형성되지 못했다. ●김욱 교수 더 큰 요인은 여야가 모두 분열되면서 선거가 다자구도로 짜여졌다는 점이다. 선거구도가 불안정하니 정책대결이 이뤄지기 어려웠다. ■ 이번 선거의 긍정적 측면 ●이남영 교수 지역주의가 완화되는 조짐을 보였다. 지역연고에 함몰돼 표를 던지던 유권자들이 제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 중도실용을 표방한 정권이 출현함으로써 통치스타일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김형준 교수 ‘돈선거’가 완화됐다는 점은 성과다. 지난 선거에서 한나라당이 465억원을 썼다는데 이번엔 300억원대밖에 안된다고 한다. 조직보다 홍보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나타난 긍정적 조짐이다. 또 지역·이념·세대가 아닌 실리에 따라 투표를 하게 됐다. ●김욱 교수 일상적인 정권교체의 기반이 마련됐다는 점을 꼽고 싶다. 또 문국현 후보 등 새로운 세력이 등장함으로써 한국의 정당정치가 다당제로 발전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된 점도 평가할 대목이다. ■ 대선 이후 정국전망 ●이남영 교수 범여권이 총선을 위해 이명박 특검을 집요하게 활용할 게 분명한 상황에서 한나라당은 특검의 영향력을 차단·완화시키기 위해 총력을 다할 것이다. 이회창 신당이 창당되는 데다, 한나라당 역시 박근혜 세력 포용이라는 난제를 안고 있다. 앞으로 2∼3개월이 이명박 정권 5년의 시험대가 될 수밖에 없다. ●김형준 교수 특검은 진보진영의 재편성도 가져올 것이다.520만표 차이로 패배했다는 것은 정동영 체제로는 총선을 치르기 어렵다는 것을 의미한다. 살아 남으려면 신당과 민주당, 창조한국당이 뭉치는 수밖에 없다. 연결고리는 특검이 될 것이다. 한나라당으로선 특검이 있고 내부의 박근혜 세력과 외부의 이회창 세력이 건재하는 한 전당대회가 있는 7월까지는 당내 갈등을 최소화하고 내부 결속을 다지기 위해 안전운행을 할 수밖에 없다. ●김욱 교수 이명박 특검은 정치적으로 마무리될 가능성도 있다. 이 당선자가 기자회견 등을 통해 과오를 솔직히 인정하고 범여권과 타협하면서 최악의 대결을 피해야 한다. ■ 박근혜·이회창의 진로 ●이남영 교수 총선을 앞두고 공천의 상당 부분을 박근혜 전 대표측에 할애해야 하는데 순조롭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고 새 대통령이 모든 세력을 끌어 안고 지분 나누기식으로 당을 재편하면 과연 국민의 지지를 얼마나 받게 될지도 의문이다. 이회창 후보가 15.1%를 얻었는데 상당한 규모다. 이 정도면 충남·대전권에선 영향력이 만만치 않을 것이다. ●김욱 교수 이회창 후보는 충남지역에서 의미 있는 득표를 했다. 충남을 연고로 둔 국민중심당과 연합해 지역에 기반을 둔 새 정치세력의 등장 가능성을 보여준 것이다. 지역주의를 부추기는 측면도 있지만 다른 한편으론 다양한 이념·지향을 가진 세력이 형성된다는 점에서 마냥 부정적인 것은 아니다. ■ 범여권은 어디로 갈 것인가 ●이남영 교수 대선 정국에서 가장 신선하게 다가온 세력은 문국현 진영이다. 갓 데뷔한 정치 신인이 10년 역사의 민노당을 제쳤다. 호남의 압도적 지지를 갖고도 26%의 득표율에 머문 정동영 후보로선 지역 기반도 없는 혈혈단신 후보가 5.8%를 얻은 사실을 곰곰히 새겨 봐야 한다. 총선 때 신당에 합류할 것이란 예상도 있지만 과연 새롭게 떠오른 세력이 낡은 배에 오르려 하겠는가. ●김형준 교수 만약 내년 전당대회에서 정동영 진영이 당권을 장악한다면 수도권의 개혁성향 후보들이 문국현 쪽과 결합할 가능성도 있다. 정동영 후보가 일선에서 퇴진한 상태에서 대통합을 이뤄내지 못한다면 지금과 같은 소선구제 아래서는 수도권을 한나라당에 내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김욱 교수 다당제는 대통령 중심제와는 잘 안 맞는다. 소선거구제와도 안맞다. 하지만 우리 사회의 이념적 스펙트럼이 다양화되고 있는 만큼 이를 반영하는 새 선거제도가 만들어질 필요가 있다. ■ 이명박 당선자의 과제 ●이남영 교수 싫더라도 참여정부와 많은 대화를 해야 한다. 정책도 상당 부분 인수받게 된다. 재평가하면서 수정할 부분은 고치면 된다. 다만 대북관계 등 몇가지 대립되는 지점이 있다. 이 역시 연속성과 일관성을 추구하는 가운데 수정·보완하는 쪽으로 가야 할 것이다. ●김형준 교수 노무현 정부의 상징적 정책들을 어떻게 할 것인지가 문제다. 취재지원 선진화 방안, 북핵과 평화체제,3불정책, 부동산정책 등이다. 만약 집권 초기부터 전임 정부의 정책을 청산하는데 매달리다 보면 경제살리기는 뒤로 밀리게 될 위험성이 있다. 전임 정부의 것이라도 정치적으로 공유할 수 있는 부분을 받아들여야 한다. ●김욱 교수 이명박 정부도 큰 틀에선 개혁세력이 지금까지 만들고 다져온 정책들을 흔들 수는 없을 것이다. 김대중·노무현 정부의 큰 성과가 복지확대인데, 성장을 중시한다고 이미 주어진 복지를 빼앗는 것은 국민저항에 부딪힐 수밖에 없다. ■ 차기정부 임기 초 최우선 과제 ●이남영 교수 업적·성과중심으로 치달아선 안 된다. 그러다 보면 허점이 생기고, 그걸 메우려다 보면 실책이 나오기 마련이다. 군사정권 시절처럼 ‘하면 된다.’식으로 밀어붙이면 국민은 지치고, 그것이 실패할 때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초래한다.‘청계천 신화’에 사로잡혀선 안 된다. 한반도 대운하도 조급하게 추진할 필요가 없다. ●김형준 교수 역대 대통령들이 실패한 가장 큰 요인은 집권 초기 너무 많은 에너지를 정치에 쏟았다는 것이다. 대통령이 정치 전면에 나서면 안 된다. 정치는 당과 국회에 맡겨야 한다. 다음으로 합리적·화합적 인사가 중요하다. 야당에 국가적 과제에 관한 중요 정보는 기꺼이 제공하고 동조를 얻는 것도 필요하다. ●김욱 교수 이 후보의 당선은 국민들이 보수화됐기 때문이 아니라 두터워진 중도층이 보수쪽으로 잠시 이동한 결과다. 중도층의 특성상 정부 능력이 기대에 못 미치거나 실정이 이어지면 언제든지 지지를 철회한다. 승리에 도취되지 말고 겸손함을 가져야 한다. 정리 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 “외환위기 뒤 심화된 불평등이 민주화 위협 사회·경제적 요인”

    “외환위기 뒤 심화된 불평등이 민주화 위협 사회·경제적 요인”

    불평등 문제만을 집중 연구하는 학회가 최근 탄생했다. 한국 학문사상 최초다. 이름부터 ‘불평등연구회’다. 한국 사회를 ‘불평등 사회’로 진단하고 학문적 전면 대응을 공표한 셈이다.‘선진사회’ ‘소득 2만달러 달성’ 같은 레토릭의 이면을 들추겠다는 ‘불편한’ 선언이다. 지난 7월 한국산업사회학회는 “신빈곤, 양극화, 소비자권리, 욕망의 구조 등 ‘반독재 스펙트럼’으로 포착되지 않는 의제들을 적극 끌어안자.”며 비판사회학회로 이름을 바꿨다. 비판사회학회는 이후 ‘비판의식의 재조직’을 위한 각종 소모임(사회운동 모임, 생태주의 모임, 생활세계와 문화모임, 전쟁과 평화모임, 현대복지국가 연구모임 등)을 준비해 왔고,24일 불평등연구회가 소모임 창립의 첫 테이프를 끊었다. 경제·사회·복지·의료·교육 등 각 분야 연구자 20여명이 참여했다. 불평등연구회 회장은 신광영(53·비판사회학회 부회장)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가 맡았다. 연구회 발족을 주도한 그는 ‘학문적 유행을 타지 않고’ 국내 계급 및 불평등 문제를 끊임없이 제기해온 몇 안 되는 학자 중 한 명이다. 신 교수는 26일 “외환위기 이후 심화된 불평등은 민주화를 위협하는 새로운 사회·경제적 요인이 되고 있다.”는 말로 현 시기 불평등 문제의 핵심을 요약했다. ●“새로운 불평등 태동 기점은 구제금융사태” 연구회가 주목하는 ‘새로운 불평등’의 태동 기점은 1997년 IMF 구제금융 사태다. 연구회 창립 및 기념 심포지엄 개최일(11월24일)을 구제금융 공식요청(1997년 11월21일) 10주년이 되는 주간으로 정한 것도 이런 시각의 상징적 표현이다. 97년 이후 불평등은 산업사회에서 경험하던 불평등과 양상을 달리한다.‘선진국-후진국’ ‘부자-빈자’의 단순 이분법을 벗어난 지도 오래다.“국내 산업·인구구조, 기술, 노동시장, 가족관계 등 여러 차원의 변화들과 세계화라는 초국가적인 변화가 맞물리면서 불평등 심화 현상은 매우 복합적이고 다차원적인 속성을 지니고 있다.”고 신 교수는 설명한다. 그가 산발적인 개별연구를 넘어 좀더 체계적이고 집단적인 불평등 연구를 도모하게 된 까닭이다. ●한국적 불평등 대안 체계화가 목표 연구회가 목표하는 것은 불평등의 ‘한국적 상황’을 설명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한국적 이론’의 체계화다. 신 교수는 “세계화가 불평등에 미치는 영향을 추상적이고 이론적으로는 많이 논의했지만 우리 상황을 우리의 언어로 풀어내는 데는 부족했다.”면서 “불평등 연구가 현실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판단에 기초해야 하는 만큼 통계분석 등을 적극 활용할 계획”이라 말했다. 24일 창립 심포지엄(‘민주화, 세계화와 불평등: 경제위기 이후 한국 사회의 불평등’)에서 발표된 논문들은 불평등에 접근하는 연구회의 문제의식를 잘 보여준다. 한국사회 불평등을 파헤치는 총 9편의 논문 발표방식은 세계화가 민주화(1주제: 민주화, 세계화와 불평등)와 한국사회의 구조변동(2주제: 불평등과 한국사회의 구조변동), 빈곤과 가족(3주제: 빈곤과 가족)에 미치는 영향 분석을 횡축으로 놓고, 교육과 계층이동(한준 연세대 교수 발표), 주택정책과 주거불평등(장세훈 동아대 교수), 여성노동과 소득불평등(김영미 중앙대 박사후 과정), 고용불안정과 복지악화(이성균 울산대 사회학과) 등을 종으로 배치하는 구도로 짜여 있다. 현 세계화가 민주화란 절대가치뿐 아니라 사회구조 틀거리에서부터 교육, 주거, 노동, 고용 등의 구체적 삶의 질까지 종횡으로 흔들며 불평등의 세부를 양산하고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신 교수는 “한국사회 불평등이 매우 다양한 영역에서 발생하는 만큼, 불평등에 대응하는 연구 또한 전방위적으로 조직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 했다. 이문영기자 2moon0@seoul.co.kr
  • ‘9·11 테러’ 비극 다시 그리다

    영화보다 더 비현실적인 광경을 연출했던 9·11.2001년 미국을 뒤흔들었던 테러를 현실감 있게 재현해낸 다큐멘터리가 방송된다. MBC에서 26,27일 양일에 걸쳐 창사특집으로 방송되는 ‘9·11’은 2부작 다큐멘터리로 재구성된 작품.2007년 제 59회 미 에미상 후보작이기도 한 이 다큐멘터리는 2006년 영국 BBC에서 제작된 것으로 실제 인물 인터뷰와 뉴스를 비롯해 당시 실제 촬영 자료와 특수 컴퓨터 그래픽, 재연 드라마까지 활용해 최대한 사실에 가깝게 그렸다. 촬영은 대부분 리투아니아 세트장에서 진행됐고 비행기가 사무실을 향해 날아오는 장면 등 스펙터클하고 생생한 장면은 특수 CG를 활용해서 만들어 영국, 미국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다큐멘터리는 2001년 당시 북쪽 건물에 비행기 충돌이 일어난 시간인 오전 8시45분부터 남쪽 건물에 충돌한 뒤 두 건물이 순서대로 무너지는 과정을 조명했다. 그 와중에 이 건물 안에서 일어나는 사건을 드라마로 재현하고 생존자 및 희생 가족 일부의 증언 인터뷰를 써 남겨진 가족과 떠나가야 하는 가족의 아픔을 실감나게 드러낸다. 사고가 발생하자, 여러 가지 모습으로 생존을 위한 싸움이 시작되었다. 그 중에서도 특히 피듀셔리 트러스트 은행에서 근무하던 엘레인 젠틀과 밖에 있는 남편 잭이 나누던 전화 통화 내용, 윈도즈 온 더 월드에서 당시 회의를 진행하고 있었던 크리스틴 올렌더 등이 외부와 통화한 내용 등이 생생한 드라마로 이어진다. 소방관 6팀 대장인 제이 조나스는 대원들과 함께 인명을 구조하기 위해서 올라갔는데, 사태가 심각한 것을 알고 다시 철수하던 중에 혼자 움직일 수 없는 조세핀을 구하게 된다. 조세핀 때문에 내려오는 속도는 떨어졌지만 결국 이 일행은 건물이 붕괴될 때 운 좋게 가운데 갇히면서 기적적으로 목숨을 구했다. 한편 메이 데이비스 소속 딜러인 해리 라모스는 우연히 만난 빅토를 돕게 된다. 여기 합류한 같은 회사 동료 홍슈와 셋이서 같이 내려오다가, 결국 홍슈는 먼저 내려와서 목숨을 구하고, 해리는 빅토와 함께 생명을 잃는 드라마틱한 스토리도 재현된다.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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