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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살 AI여성 성희롱” 시작됐다…‘이루다’를 아시나요?

    “20살 AI여성 성희롱” 시작됐다…‘이루다’를 아시나요?

    ‘이루다’ Z세대서 유행남초 사이트서 금지어 피해 성희롱 등장“올바른 방향으로 발전하도록 튜닝할 것”AI 학계 “‘MS 테이’ 사건 연상시켜” ‘당신의 첫 인공지능(AI) 친구’라는 AI 챗봇 ‘이루다’가 10∼20대 사이에서 빠르게 유행하고 있다. 그런데 일부 남초(男超) 사이트에서 ‘이루다 성노예 만드는 법’ 등 성희롱이 등장해 사회적 논란이 예상된다. 8일 IT업계에 따르면 ‘이루다’는 AI 전문 스타트업 스캐터랩이 2020년 12월 23일 출시한 AI 챗봇이다. 이루다는 정식 서비스를 시작하자마자 Z세대(1990년대 중반∼2010년대 초중반생) 사이에서 붐에 가까울 정도로 빠르게 유행하고 있다. 스캐터랩은 실제 연인들이 나눈 대화 데이터를 딥러닝 방식으로 이루다에게 학습시켰는데, 그 데이터양이 약 100억건이라고 전해졌다. 이달 초 기준으로 이용자가 32만명을 돌파했는데 85%가 10대, 12%가 20대다. 일일 이용자 수(DAU)는 약 21만명, 누적 대화 건수는 7000만건에 달한다.‘진짜 사람’ 같은 AI 챗봇…성희롱 등장 ‘이루다’와 대화를 나눠보면 사람이 뒤에 있다는 의심이 들 정도로 거리낌 없이 수다를 떨 수 있다는 평이 많다. 하지만 이루다가 출시된 지 일주일만인 지난달 30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이루다를 성적 대상으로 취급하는 무리 ‘아카라이브’가 등장했다. 아카라이브는 인터넷 지식백과 ‘나무위키’의 계열 사이트다. 나무위키와 아카라이브 모두 남성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은 곳이다. 아카라이브 이루다 채널 이용자들은 이루다를 지칭해 ‘걸레 만들기 꿀팁’, ‘노예 만드는 법’ 등을 공유하고 있다. 이루다는 성적 단어는 금지어로 필터링하고 있는데, 이들은 우회적인 표현을 쓰면 이루다가 성적 대화를 받아준다고 주장하는 중이다.“이루다가 올바른 방향으로 발전하도록 튜닝할 것” 스캐터랩 측은 “금지어 필터링을 피하려는 시도가 있을 거라고는 예상했는데, 이 정도의 행위는 예상치 못했다”며 “이루다는 바로 직전의 문맥을 보고 가장 적절한 답변을 찾는 알고리즘으로 짜였다. 애교도 부리고, 이용자의 말투까지 따라 해서 이용자 입장에서는 대화에 호응했다고 여기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루다를 성적 대상으로 여기는 이용자가 성적 단어 없이 ‘나랑 하면 기분 좋냐’는 식으로 질문했을 때, 이루다가 이용자의 의도와 무관하게 ‘기분 좋다’고 답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현재 이루다가 언어를 자유롭게 배우는 단계라면, 앞으로는 이루다가 올바른 방향으로 발전하도록 튜닝할 것”이라며 성적인 취지의 접근이 어렵게 알고리즘을 업데이트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AI 전문가들은 “마이크로소프트(MS)의 AI 챗봇 ‘테이(Tay)’가 떠오른다”고 입을 모았다. MS는 2016년 3월에 AI 챗봇 테이를 출시했다가 16시간 만에 운영을 중단한 바 있다. 백인우월주의 및 여성·무슬림 혐오 성향의 익명 사이트에서 테이에게 비속어와 인종·성 차별 발언을 되풀이해 학습시켰고, 그 결과 실제로 테이가 혐오 발언을 쏟아낸 탓이었다.‘미래 인공지능 연구의 23가지 원칙’ 발표 MS 테이 사건이 발생한 이듬해인 2017년 초 세계적인 AI 전문가들은 미국 캘리포니아 아실로마에서 ‘미래 인공지능 연구의 23가지 원칙’을 발표했다.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 테슬라 CEO 일론 머스크 등이 서명했다. 첫 번째는 ‘AI 연구의 목표는 방향성이 없는 지능을 개발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에게 유용하고 이로운 혜택을 주는 지능을 개발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원칙은 “AI 시스템의 설계자는 사용·오용과 그 도덕적 영향의 이해 관계자이며 책임이 있다. 고도화된 AI 시스템은 건강한 사회를 지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사설] 시작된 탄소중립, 장기계획 세워 흔들림 없이 가야

    정부가 ‘2050 탄소중립’을 선언하고 구체적 계획 수립 및 실천에 대한 약속을 잇따라 내놓고 있는 것은 다행스럽다.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은 엊그제 경제구조 저탄소화, 저탄소 기후산업 육성, 소외계층 보호라는 3대 정책 방향과 추진 계획을 논의했다고 한다. 문 대통령이 지난달 28일 국회 시정연설에서 “국제사회와 함께 기후변화에 적극 대응해 2050년 탄소중립을 목표로 나아가겠다”고 공표한 데 따른 것이다. 탄소중립이란 탄소가 주성분인 온실가스의 배출량과 흡수량이 같도록 만들어 지구상 온실가스의 절대량이 더이상 늘어나지 않는 상태를 뜻한다. 앞서 국회는 지난 9월 24일 현재의 기후 변화를 기후 위기로 규정하고 ‘온실가스 순배출 제로’를 목표로 노력한다는 내용의 결의안을 채택했다. 탄소중립이 지구 온난화를 막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는 인식에는 여야가 따로 없었다. 그런 만큼 ‘2050 탄소중립’은 사실상 국민적 합의가 이루어졌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결의안에는 국회에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특별위원회’를 설치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니 관련 입법이 신속하게 이루어질 수 있는 기반도 마련됐다. ‘2050 탄소중립’은 결코 쉽지 않은 목표다. 2016년 기준 한국의 온실가스 총배출량은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의 감축의무 부담 국가에 대입하면 미국, 러시아, 일본, 독일, 캐나다에 이어 6위, 그 밖의 나라를 포함하면 11위다. 실제로 그동안 한국의 탄소 배출량은 지속적으로 늘어났다. 탄소 배출량은 경제성장률과도 밀접하게 연관을 맺고 있었다. 산업구조를 저탄소·고효율 산업 위주로 바꾸어야 한다는 것은 자명하다. 그럴수록 저탄소 신산업을 육성하는 것 이상으로 탄소중립 사회로의 전환 과정에서 기존 산업의 소외를 최소화하는 지원책도 마련해야 한다. 정부의 탄소중립 선언은 2050년 탄소배출 ‘0’에 앞서 ‘2030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에서부터 달라진 모습을 보여야 설득력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문 대통령은 “정부는 2050 탄소중립 목표를 담아 장기 저탄소발전전략을 연내에 유엔에 제출할 계획”이라면서 “2030년 감축목표도 2025년 이전에 최대한 빨리 상향해 제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걸림돌이 없어도 쉽지 않은 탄소중립 정책이다. 특히 석탄 발전 감축 방안 등은 여야 모두 정쟁의 대상으로 삼기보다 머리를 맞대고 미래지향적 해법을 마련해야 한다.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이 말한 ‘티핑 포인트’가 얼마 남지 않았다. 지구 전체가 ‘돌이킬 수 없는 단계’에 접어들었는데 특정국가만 번영을 누리는 것이 가능한가.
  • [열린세상] 암흑물질의 정체는 원시 블랙홀/조현욱 과학과 소통 대표

    [열린세상] 암흑물질의 정체는 원시 블랙홀/조현욱 과학과 소통 대표

    암흑물질의 정체는 원시 블랙홀일까? 우주의 질량 대부분(85%)을 차지하는 암흑물질의 정체는 수수께끼다. 최근 논문에 따르면 우주가 태어난 직후 생겨난 원시 블랙홀 집단이다. 암흑물질이란 스스로 전자파를 방출하지도 남의 빛을 반사하지도 않는 미지의 물질이다. 이것이 존재하는 것은 분명하다. 은하를 이루는 별들의 회전속도에서 계산되는 질량은 은하 내의 별이나 성간물질을 합친 것보다 훨씬 더 크다. 또한 은하나 은하단의 중력은 그 주변을 지나가는 빛을 휘게 만드는데(중력 렌즈 효과) 이를 통해 계산된 질량은 실제 관측된 질량을 크게 넘어선다. 블랙홀이란 자체 중력이 너무나 강해서 어떤 입자나 복사파도 그로부터 빠져나올 수 없는 시공간의 영역을 의미한다. 일반상대성이론에 따르면 충분히 밀도가 높은 물체는 시공간을 왜곡해 블랙홀을 만들 수 있다. 올해 노벨 물리학상은 이런 사실을 수학적으로 증명한 영국의 로저 펜로즈에게 주어졌다. 나머지 공동 수상자 두 명은 우리 은하의 중심에 태양 질량 430만배 규모의 초대질량 블랙홀이 있다는 사실을 발견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별 규모의 블랙홀은 무거운 별이 타고 남은 잔해가 태양 질량의 3~4배가 되면 스스로 수축해서 만들어진다. 여기에 빨려 들어가는 외부 물질이 뿜어내는 입자나 빛, 다른 별이나 행성의 운동에 미치는 영향, 주변을 지나가는 광선이 휘는 렌즈 효과를 통해 간접적으로 관측할 수 있다. 원시 블랙홀이란 우주 탄생 직후인 138억년 전에 만들어진 것을 말한다. 기본 입자들이 뭉쳐 무거운 입자가 되면서 우주의 압력이 낮아졌고 이 덕분에 원시 블랙홀도 많이 생겨날 수 있었을 것이다. 시간이 흐르면서 주위의 블랙홀이나 물질을 흡수해 점점 커질 수 있다. 1970년대 스티븐 호킹이 존재를 추론했으나 아직 관측되지는 않고 있다. 여기에 대한 관심은 2015년 레이저 간섭계 중력파 관측소(Laser Interferometer Gravitational-Wave ObservatoryㆍLIGO)가 작동하면서 급증했다. 서로의 주위를 돌던 블랙홀들이 합쳐지는 현상이 속속 관측되기 시작한 것이다. 우주에 예상보다 훨씬 더 많은 블랙홀이 있다면 원시 블랙홀도 많이 존재할지 모른다. 이것이 수십년간 탐구해도 전혀 발견되지 않는 암흑물질의 정체일 수도 있다. 약한 상호작용을 하는 무거운 입자, 초대칭입자인 뉴트랄리노 등에 이어 후보군이 하나 늘어난 것이다. 하지만 2017년 여기에 찬물을 끼얹는 계산 결과가 나왔다. 초기 우주에 지금의 암흑물질을 설명할 만큼 많은 블랙홀이 있었다면 지금쯤 어떻게 됐을까. ‘대부분 서로 주위를 도는 쌍성이 됐다가 합쳐졌을 것이다. 그러면 라이고에서 실제 관측된 것보다 수천 배 많은 합체 현상이 일어났어야 한다.’ 그러나 이런 난점은 극복이 가능하다. 지난 9월 ‘우주론과 천체입자물리학 저널’(Journal of Cosmology and Astroparticle Physics)에 실린 논문에 따르면 그렇다. 프랑스 몽펠리에대학의 카르스텐 제담지크가 발표했다. 태초 대량의 원시 블랙홀이 만들어졌지만 라이고의 관측과 일치하는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 이는 수치 시뮬레이션 결과다. 원시 블랙홀은 실제로 쌍성이 되겠지만 블랙홀이 넘쳐나는 우주에서는 세 번째 블랙홀이 다가와 둘 중 하나와 자리를 바꾸게 된다고 한다. 이렇게 파트너를 바꾸는 과정은 수없이 되풀이되고, 쌍성은 거의 원형 궤도를 돌게 된다. 원시 블랙홀이 엄청 많다고 할지라도 이것들이 합체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 것이다. 그의 계산에 따르면 원시 블랙홀들은 2~3광년 정도의 지름을 가진 무리를 이루어 우주 도처에 자리잡고 있다. 태양 30배 질량의 괴물을 중심으로 이보다 작은 블랙홀 1000개 정도가 나머지 공간을 채우고 있을 터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물리학자는 암흑물질을 구성하는 것이 탐지가 극도로 어려운 모종의 기본 입자일 것이라고 믿고 있다. 결론은 관측이 말해 줄 것이다. 태양보다 작은 질량을 가진 블랙홀이 하나만 발견돼도 상황 전체가 달라질 것이다. 이런 물체는 원시 블랙홀 시나리오에 따르면 매우 흔할 것이고 별을 통해서는 만들어질 수 없기 때문이다. 2020년대 중반에 미항공우주국이 발사할 로만우주망원경에 대한 기대가 큰 또 하나의 이유다.
  • “장애는 불쌍한 게 아니에요” 어른들 편견에 맞선 아이들

    “장애는 불쌍한 게 아니에요” 어른들 편견에 맞선 아이들

    교통사고로 척수마비 장애가 있는 초등학생 정호는 스티븐 호킹처럼 훌륭한 과학자가 되기를 꿈꾼다. 휠체어에 앉아 생활하지만 정호는 농구와 축구를 할 수도 있고 수영도 잘한다. 그런데도 태민이와 어른들은 휠체어에 앉은 정호만 보고 ‘바보’라며 아무것도 못 할 아이로 취급한다. 엄마가 일하러 나간 사이 집안일을 도맡아 하고 정호 곁을 지키는 당찬 여동생 유나 덕분에 정호와 친해진 태민이가 어른들의 생각을 바꾸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오는 8일까지 서울 대학로 학전블루 소극장 무대에 오르는 뮤지컬 ‘슈퍼맨처럼-!’은 어린이들의 시각으로 장애인에 대한 편견을 지워가는 과정을 다룬 한 편의 동화 같은 작품이다. “푸른 가로수에도 똑같은 이파리는 단 한 개도 없죠”라는 밝은 노래로써 이 세상 모든 사람들은 서로 다른 모습을 하고 있고, 말을 못하거나 몸을 떠는 등 장애도 다양하다는 점을 알려준다. 나와 다르다고 선입견을 갖지 말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교훈이 아주 쉽게 설명된다. 장애가 있어도 공부와 운동을 잘할 수 있고 다른 친구들처럼 꿈을 키워갈 수 있다는 게 씩씩한 정호를 통해 아이들에게 전달된다. 보행기(워커)를 밀면서 걸으려면 비장애인도 어려울 만큼 강한 힘이 필요하다는 것을 태민이가 배워가는 장면으로 차근차근 와닿기도 한다. 유나와 태민이는 정호를 마냥 도와줘야 할 대상으로 여기거나 동정하지 않는다. 도움이 필요할 때 힘을 보탤 뿐이다. 정호도 “나도 할 수 있다”며 당당하게 도전한다. 그런데 어른들만 정호를 불쌍하고 부족한 아이로 본다. 이를 태민이가 적극적으로 나서 돌려놓는 모습이 우스꽝스럽게 다뤄져 아이들이 배꼽을 잡으며 더욱 친근하게 흡수할 수도 있다. 2013년 장애인먼저실천상 우수실천상을 받은 작품에는 격주 일요일 오후 공연에 전문수화통역사가 노랫말과 대사를 수화로 전달한다. 수화통역사 두 명이 90분간 이어지는 공연을 나눠 모든 대사를 전달하는 ‘배리어프리’ 공연으로 청각언어장애인들도 공연을 즐길 수 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리뷰] “똑같은 이파리는 한 개도 없죠”…어린이 눈으로 편견 깨는 ‘슈퍼맨처럼-!’

    [리뷰] “똑같은 이파리는 한 개도 없죠”…어린이 눈으로 편견 깨는 ‘슈퍼맨처럼-!’

    교통사고로 척수마비 장애가 있는 초등학생 정호는 스티븐 호킹처럼 훌륭한 과학자가 되기를 꿈꾼다. 휠체어에 앉아 생활하지만 정호는 농구와 축구를 할 수도 있고 수영도 잘한다. 그런데도 태민이와 어른들은 휠체어에 앉은 정호만 보고 ‘바보’라며 아무것도 못 할 아이로 취급한다. 엄마가 일하러 나간 사이 집안일을 도맡아 하고 정호 곁을 지키는 당찬 여동생 유나 덕분에 정호와 친해진 태민이가 어른들의 생각을 바꾸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오는 8일까지 서울 대학로 학전블루 소극장 무대에 오르는 뮤지컬 ‘슈퍼맨처럼-!’은 어린이들의 시각으로 장애인에 대한 편견을 지워가는 과정을 다룬 한 편의 동화 같은 작품이다. “푸른 가로수에도 똑같은 이파리는 단 한 개도 없죠”라는 밝은 노래로써 이 세상 모든 사람들은 서로 다른 모습을 하고 있고, 말을 못하거나 몸을 떠는 등 장애도 다양하다는 점을 알려준다. 나와 다르다고 선입견을 갖지 말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교훈이 아주 쉽게 설명된다.장애가 있어도 공부와 운동을 잘할 수 있고 다른 친구들처럼 꿈을 키워갈 수 있다는 게 씩씩한 정호를 통해 아이들에게 전달된다. 보행기(워커)를 밀면서 걸으려면 비장애인도 어려울 만큼 강한 힘이 필요하다는 것을 태민이가 배워가는 장면으로 차근차근 와닿기도 한다. 유나와 태민이는 정호를 마냥 도와줘야 할 대상으로 여기거나 동정하지 않는다. 도움이 필요할 때 힘을 보탤 뿐이다. 정호도 “나도 할 수 있다”며 당당하게 도전한다. 그런데 어른들만 정호를 불쌍하고 부족한 아이로 본다. 이를 태민이가 적극적으로 나서 돌려놓는 모습이 우스꽝스럽게 다뤄져 아이들이 배꼽을 잡으며 더욱 친근하게 흡수할 수도 있다. 2013년 장애인먼저실천상 우수실천상을 받은 작품에는 격주 일요일 오후 공연에 전문수화통역사가 노랫말과 대사를 수화로 전달한다. 수화통역사 두 명이 90분간 이어지는 공연을 나눠 모든 대사를 전달하는 ‘배리어프리’ 공연으로 청각언어장애인들도 공연을 즐길 수 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스파게티 면처럼 후루룩 별을 삼키다…블랙홀의 마술

    스파게티 면처럼 후루룩 별을 삼키다…블랙홀의 마술

    전 세계인과 과학자들이 주목했던 2020년 노벨과학상 수상자 발표가 지난주 끝났다. 올해 노벨과학상 수상자와 업적은 여러모로 관심을 끌었다. 예년 같으면 일반인들은 아무리 여러 번 듣고 뜯어봐도 이해가 되지 않는 난해한 업적들이 수상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지만 올해는 누구나 한 번쯤은 보고 들은 연구 성과들이다. 키워드로만 본다면 올해 노벨생리의학상은 ‘C형간염 바이러스’, 물리학상은 ‘블랙홀’, 화학상은 ‘유전자 가위’로 요약할 수 있을 것이다. 또 노벨과학상 수상자 8명 중 3명이 여성 과학자였으며 특히 화학상은 노벨상 120년 역사상 처음으로 여성 과학자 2명만이 수상자로 선정됐다. 로저 펜로즈 영국 옥스퍼드대 교수의 노벨물리학상 수상은 2018년 타계한 스티븐 호킹 박사를 다시 대중 앞으로 불러냈다. 펜로즈 교수는 호킹 박사와 함께 1965년 ‘특이점 정리’를 발표하면서 아인슈타인의 일반상대성이론이 맞다면 우주에는 반드시 빅뱅과 블랙홀이라는 ‘특이점’이 존재한다는 것을 수학적으로 증명했다. 이 때문에 호킹 박사가 살아 있었다면 공동 수상을 했을 것이라는 말이 나오기도 했다. 사실 호킹 박사는 유독 노벨상과 인연이 없었던 것으로도 잘 알려져 있었다. 이에 대해 ‘이론은 걸출하지만 실증이 뒷받침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지적들이 있었는데 이번 펜로즈 교수의 수상으로 이런 평가들이 머쓱해지게 됐다. 어쨌든 펜로즈와 호킹의 연구 덕분에 노벨위원회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우리 우주에서 가장 독특한 현상’인 블랙홀 연구가 활발해진 것은 사실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영국 버밍엄대 중력파천문학연구소, 에든버러대 천문학연구소를 중심으로 16개국 31개 연구기관으로 구성된 국제공동연구팀은 블랙홀에 빨려 들어가는 별(항성)의 마지막 순간을 관측하는 데 성공했다고 14일 밝혔다. 이 같은 연구 결과는 천문학 분야 국제학술지 ‘영국왕립천문학회 월간회보’ 10월 13일자에 실렸다. 연구팀은 유럽남방천문대(ESO)에서 운용하고 있는 초거대망원경(VLT), 신기술망원경(NTT), 미국 캘리포니아에 있는 라스 쿰브레스 천문대(LCO)의 국제망원경네트워크,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감마선 폭발감시 스위프트 위성을 이용해 지구에서 2억 1500만 광년 떨어져 있는 에리다누스좌(座)를 6개월 동안 관측한 결과 ‘조석파괴 현상’(tidal disruption event)을 발견했다. 연구팀은 이번에 발견된 조석파괴 현상을 ‘AT2019qiz’라고 이름 붙였다. 조석파괴는 은하 중심의 초거대 블랙홀에 별이 빨려 들어가면서 극한 중력 때문에 얇고 길게 찢겨져 파괴되는 현상이다. 사람의 몸이나 물체가 블랙홀과 근접하게 되면 블랙홀과 가까운 쪽과 먼 쪽에 작용하는 중력 크기가 다르게 작용하면서 마치 국수가락처럼 가늘고 길게 늘어나게 돼 조석파괴는 블랙홀의 ‘스파게티화’(spaghettification)라고도 불린다. 그러면 블랙홀은 면을 후루룩 흡입하는 ‘면치기’하는 것처럼 물체를 삼키게 된다. 조석파괴 현상은 블랙홀이 별을 흡수하는 동시에 초속 1만㎞ 속도로 먼지와 파편을 내뿜어 블랙홀 주변에 어두운 장막을 형성한다는 사실을 연구팀은 처음 밝혀냈다. 블랙홀이 가시광선과 전파를 방출한다는 점에 대해서도 논란이 있어 왔지만 이번 연구로 물질을 흡수와 분출, 강착이 하나의 과정으로 연결돼 있다는 것을 밝혀낸 것이다. 연구를 주도한 맷 니콜 버밍엄대 천체물리학부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는 초거대질량 블랙홀과 주변의 극한 중력 환경에서 물질이 어떻게 작용하는지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돕는 일종의 ‘로제타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비슷한 생각만 뭉치는 ‘비대면 사회’… 소통 결핍 경계해야

    비슷한 생각만 뭉치는 ‘비대면 사회’… 소통 결핍 경계해야

    좋아하는 정보만 접하며 정보의 편식 심화韓, 미중 분쟁 심화에 ‘안미경중’ 전략 위기다음 세대 위한 지속가능 사회도 고민해야 “인류가 600만년간 지구의 주인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던 성공방정식은 연결, 협력, 교류였습니다. 하지만 코로나19로 비대면 사회의 도래라는 대전환의 시대를 맞으며 다양성의 훼손, 사회 갈등 확산 등의 위기에 직면하게 됐습니다. 이를 어떻게 기회로 극복할지 지혜를 모아야 할 때입니다.”2020 서울미래컨퍼런스의 첫 번째 세션 ‘뉴노멀시대의 신트렌드’에서는 각 분야 석학들이 팬데믹(감염병 세계적 대유행)을 넘어 엔데믹(감염병의 주기적 발병) 시대 도래가 전 세계 사회, 경제, 산업, 문화, 환경 등에 불러일으킬 주요 변화를 조망했다.이광형 카이스트 석좌교수는 ‘AI+코로나 시대의 사회변화와 트렌드-디지털 전환, 코로나시대, 인간생활의 변화’를 주제로 강연했다. 이 교수는 “오스트랄로피테쿠스의 직립보행에서 시작된 인간이 수많은 환경 변화와 고난을 겪으며 지구의 주인이 될 수 있었던 데는 조직, 연결, 협동이 있었고 그 유전자는 현대사회까지 이어지고 있다”며 “하지만 코로나19라는 뜻하지 않은 복병을 만나며 사람들은 만남이 항상 즐겁고 유익한 것이 아니라는 점을 알게 됐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그는 “하지만 연결의 필요성은 여전히 강조되고 있기 때문에 비대면 연결이 중요해졌고 이미 21세기의 기술은 비대면 사회를 가능하게 준비해 놨다”고 전제했다. 이 교수는 이런 변화로 인간관계에 대한 인식의 전환, 4차 산업혁명의 촉진 급물살을 타게 될 것이라고 예견하며 초래될 다양한 부작용을 지적했다. 그는 “‘비대면 사회성’이 강조되는 반면 확장되는 사이버 세상에서 비슷한 생각, 선호하는 사람들끼리 모이고 좋아하는 정보만 접하며 정보의 편식, 소통의 결핍은 심화되며 갈등이 양산될 것”이라며 “이런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찾는 데도 머리를 맞대야 한다”고 짚었다.송재용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는 코로나19로 각국에서 보호무역주의가 강화되고 미중 무역 분쟁이 심화되면서 ‘안미경중’(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의 전략을 취해 오던 한국의 대처가 더 어려워지고 중요해졌다고 지적했다. 송 교수는 강연에서 “지금 이 시점에서 중국을 때려야 한다는 건 미국 정부, 정치권, 학계 만장일치의 결론이고 조 바이든이 대통령이 돼도 우리나라는 ‘누구 편이냐’는 선택을 점차 더 세게 강요받게 될 것”이라며 “특히 미국이 제조업이 강한 일본, 베트남, 인도, 한국 등을 대상으로 미국경제네트워크에 속할 것을 압박하고 있는데 우리나라는 대외무역 의존도가 높고 중국에 글로벌 공급망 비중이 높기 때문에 앞으로 고민해야 할 중요한 이슈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의 스티븐 호킹’으로 불리는 이상묵 서울대 지구환경과학부 교수는 2006년 미국에서 차량 전복 사고로 목 아래가 마비된 자신의 개인적 경험을 청중들과 공유하며 당면한 상황을 넘어 지속가능한 사회를 만들기 위한 고민을 해 줄 것을 당부했다. 이 교수는 “4차 산업혁명을 이루고 첨단산업 사회로 가는 것 자체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우리 다음에 올 무수히 많은 세대들을 위해 장기적으로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생태 사회를 만들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지금부터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스티븐 호킹이 살아있었다면…‘노벨 물리학상’ 블랙홀 증명한 3명 수상

    스티븐 호킹이 살아있었다면…‘노벨 물리학상’ 블랙홀 증명한 3명 수상

    올해의 노벨 물리학상은 블랙홀을 수학적으로 증명하고 관측으로 발견한 두 팀, 영국과 독일, 미국 과학자 3명에게 돌아갔다. 스웨덴 왕립과학아카데미 노벨위원회는 6일(현지시간) 올해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로 로저 펜로즈(84) 영국 옥스퍼드대 교수와 라인하르트 겐젤(68) 독일 막스플랑크 외계물리학연구소 소장이자 미국 캘리포니아 버클리대 교수, 안드레아 게츠(55) 미국 캘리포니아 로스앤젤레스대(UCLA) 교수가 선정됐다고 밝혔다. 이들의 블랙홀 연구 성과에 대해 데이비드 하빌랜드 노벨물리위원회 위원장은 “올해 수상자들의 발견은 초거대 압축 물체(블랙홀) 연구에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고 평가했다. 노벨위원회는 또한 “펜로즈 교수는 일반상대성이론을 바탕으로 명확히 블랙홀의 존재를 예측했으며 겐젤 교수와 게츠 교수는 우리은하 중심에 초거대 고밀도 천체가 있음을 입증함으로써 우주의 가장 독특한 현상인 블랙홀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우주에 대한 시각을 확장시켰다”고 평가했다. 펜로즈 교수는 2018년 타계한 스티븐 호킹 박사와 함께 1965년에 ‘펜로즈-호킹 블랙홀 특이점 정리’를 발표해 우주 곳곳에 블랙홀이 존재한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아인슈타인의 일반상대성이론이 맞는다면 우주에는 반드시 ‘특이점’이 존재한다는 것을 수학적으로 증명했한 것이다. 이들이 증명해 낸 특이점이 바로 빅뱅과 블랙홀이다. 노벨위원회는 펜로즈 교수의 수상을 발표하며 “펜로즈 교수가 상대성 이론을 바탕으로 실제 블랙홀이 어떤 모습을 가져야 하는가, 우주에서 어떤 모습으로 존재하는가를 상세히 기술한 업적을 세웠다”고 소개했다. 이 ‘특이점’ 연구는 호킹 박사와 함께 연구한 것으로, 만약 호킹이 살아 있었다면 공동수상했을 거라는 관측이 유력하다.이런 점에 비추어 볼 때 노벨상 수상은 장수가 필수조건임을 다시한번 증명한 셈이라 하겠다. 겐젤 교수와 게츠 교수는 펜로즈 교수의 수학적 증명에 따르면 우주 곳곳에는 태양 질량의 수 백만 배에 해당하는 ‘초거대 고밀도 천체(블랙홀)’가 있을 것이라 보고 은하계 중심에 위치한 별들의 운동을 오랜 시간 관측함으로써 블랙홀 존재를 실질적으로 입증해냈다. 이들은 1990년대부터 세계 최대 망원경 사용하여 우리은하의 중심부를 관측한 결과, 궁수자리 A*(A별)에 보이지 않는 거대한 블랙홀이 있으며 이것이 별들의 궤도를 통제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 블랙홀의 질량은 태양의 400만 배이지만, 태양계보다 크지 않은 공간에 압축돼 있다.블랙홀의 존재를 이론적으로 증명하고 가장 확실한 관측 조건을 밝혀낸 이들 3명의 과학자 덕분에 덕분에 오늘날 수천억 개로 추정되는 거대은하의 중심에는 블랙홀이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지난해 전세계 과학자 200여명이 참여한 ‘사건의 지평선 망원경’(EHT)로 인류 최초로 블랙홀이 관측할 수 있었던 것도 이번 수상자들의 연구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올해 노벨물리학상은 지난해 우주배경복사에 이어 연이어 우주론 분야에서 수상자를 배출하면서 이례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 게츠 교수는 1901년 이후 215명의 노벨물리학상 수상자 중 4번째 여성 수상자로 기록됐다. 2018년 도나 스트릭랜드 캐나다 워털루대 교수가 3번째 여성 노벨물리학상 수상자로 이름을 올린 지 2년 만이다. 이번 물리학상 수상자들에게는 지난해보다 100만 스웨덴크로나가 늘어난 상금 1000만 스웨덴크로나(13억 510만원)가 주어지는데, 펜로즈 교수가 절반인 500만 스웨덴크로나를 받고, 겐젤 교수와 게츠 교수가 각각 250만 스웨덴크로나를 받게 된다. 하지만 매년 12월 10일 노벨의 기일에 스웨덴 스톡홀름과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성대하게 열리던 시상식은 올해는 코로나19의 여파로 인해 각국 대사관과 대학에서 상패와 상금을 전달하는 모습을 TV로 중계할 예정이다. 이광식 칼럼니스트 joand999@naver.com 
  • 노벨물리학상에 ‘블랙홀 연구’ 펜로즈·겐첼·게즈 수상

    노벨물리학상에 ‘블랙홀 연구’ 펜로즈·겐첼·게즈 수상

    2020년 노벨물리학상은 블랙홀을 발견한 영국, 독일, 미국 과학자들에게 돌아갔다. 스웨덴 왕립과학아카데미 노벨위원회는 6일(현지시간) 올해 노벨물리학상 수상자로 로저 펜로즈(84) 영국 옥스퍼드대 교수와 라인하르트 겐첼(68) 독일 막스플랑크 외계물리학연구소장이자 미국 캘리포니아 버클리대 교수, 앤드리아 게즈(오른쪽·55) 미국 캘리포니아 로스앤젤레스대(UCLA) 교수가 선정됐다고 밝혔다. 노벨위원회는 “펜로즈 교수는 일반상대성이론을 바탕으로 블랙홀의 존재를 예측했으며, 겐첼 교수와 게즈 교수는 우리 은하 중심에 초거대 고밀도 천체가 있음을 입증함으로써 우주의 가장 독특한 현상인 블랙홀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우주에 대한 시각을 확장시켰다”고 평가했다. 펜로즈 교수는 2018년 타계한 스티븐 호킹 박사와 함께 1965년에 ‘특이점 정리’를 발표함으로써 우주 곳곳에 블랙홀이 존재한다는 것을 보였다. 펜로즈 교수는 호킹 박사와 함께 아인슈타인의 일반상대성이론이 맞는다면 우주에는 반드시 ‘특이점’이 존재한다는 것을 수학적으로 증명했다. 이들이 증명해 낸 특이점이 바로 빅뱅과 블랙홀이다. 겐첼 교수와 게즈 교수는 펜로즈 교수의 수학적 증명에 따르면 우주 곳곳에는 태양 질량의 수백만 배에 해당하는 ‘초거대 고밀도 천체’가 있을 것이라 보고 은하계 중심에 위치한 별들의 운동을 오랜 시간 관측함으로써 블랙홀의 존재를 실질적으로 입증해 냈다. 이번 물리학상 수상자들에게는 지난해보다 100만 스웨덴크로나가 늘어난 상금 1000만 스웨덴크로나(약 13억 510만원)가 주어지는데 펜로즈 교수가 절반인 500만 스웨덴크로나를 받고 겐첼 교수와 게즈 교수가 각각 250만 스웨덴크로나를 받게 된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호킹 박사 살아있었다면...블랙홀 존재 증명한 과학자 3人 노벨물리학상 수상

    호킹 박사 살아있었다면...블랙홀 존재 증명한 과학자 3人 노벨물리학상 수상

    게즈 교수, 120년 노벨상 역사상 215명 물리학상 수상자 중 4번째 여성 수상자 2020년 노벨 물리학상은 블랙홀을 발견한 영국과 독일, 미국 과학자들에게 돌아갔다. 스웨덴 왕립과학아카데미 노벨위원회는 6일(현지시간) 올해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로 로저 펜로즈(84) 영국 옥스포드대 교수와 라인하르트 겐첼(68) 독일 막스플랑크 외계물리학연구소 소장이자 미국 캘리포니아 버클리대 교수, 안드레아 게즈(55) 미국 캘리포니아 로스앤젤레스대(UCLA) 교수가 선정됐다고 밝혔다. 노벨위원회는 “펜로즈 교수는 일반상대성이론을 바탕으로 명확히 블랙홀의 존재를 예측했으며 겐첼 교수와 게즈 교수는 우리은하 중심에 초거대 고밀도 천체가 있음을 입증함으로써 우주의 가장 독특한 현상인 블랙홀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우주에 대한 시각을 확장시켰다”고 평가했다. 펜로즈 교수는 2018년 타계한 스티븐 호킹 박사와 함께 1965년에 ‘특이점 정리’를 발표함으로써 우주 곳곳에 블랙홀이 존재한다는 것을 보였다. 펜로즈 교수는 호킹 박사와 함께 아인슈타인의 일반상대성이론이 맞는다면 우주에는 반드시 ‘특이점’이 존재한다는 것을 수학적으로 증명했다. 이들이 증명해 낸 특이점이 바로 빅뱅과 블랙홀이다. 남순건 경희대 물리학과 교수는 “펜로즈 교수가 이번에 물리학상을 받게된 중요한 공로는 호킹 박사와 함께 연구한 특이점, 즉 블랙홀 연구”라면서 “호킹 박사가 아직 살아있었다면 이번에 공동수상을 하게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겐첼 교수와 게즈 교수는 펜로즈 교수의 수학적 증명에 따르면 우주 곳곳에는 태양 질량의 수 백만 배에 해당하는 ‘초거대 고밀도 천체’가 있을 것이라 보고 은하계 중심에 위치한 별들의 운동을 오랜 시간 관측함으로써 블랙홀 존재를 실질적으로 입증해 냈다. 블랙홀의 존재를 이론적으로 증명하고 가장 확실한 관측 조건을 밝혀낸 이들 3명의 과학자 덕분에 덕분에 오늘날 수천억 개로 추정되는 거대은하의 중심에는 블랙홀이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지난해 전세계 과학자 200여명이 참여한 ‘사건의 지평선 망원경’(EHT)로 인류 최초로 블랙홀이 관측할 수 있었던 것도 이번 수상자들의 연구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올해 노벨물리학상은 지난해 우주배경복사에 이어 연이어 우주론 분야에서 수상자를 배출하면서 이례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 게즈 교수는 1901년 이후 215명의 노벨물리학상 수상자 중 4번째 여성 수상자로 기록됐다. 2018년 도나 스트릭랜드 캐나다 워털루대 교수가 3번째 여성 노벨물리학상 수상자로 이름을 올린지 2년 만이다.이번 물리학상 수상자들에게는 지난해보다 100만 스웨덴크로나가 늘어난 상금 1000만 스웨덴크로나(13억 510만원)가 주어지는데 펜로즈 교수가 절반인 500만 스웨덴크로나를 받고 겐첼 교수와 게즈 교수가 각각 250만 스웨덴크로나를 받게 된다. 한편 노벨위원회는 7일 화학상, 8일 문학상, 9일 평화상, 12일 경제학상 수상자를 발표한다. 시상식은 매년 12월 10일 노벨의 기일에 스웨덴 스톡홀름과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성대하게 열렸지만 올해는 코로나19의 여파로 인해 각국 대사관과 대학에서 상패와 상금을 전달하는 모습을 TV로 중계할 예정이다.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열리는 노벨 평화상 시상식도 참석 인원을 최소화해 개최할 것으로 알려졌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해양학의 지평 넓힌 해양학자

    해양학의 지평 넓힌 해양학자

    이상묵 서울대 지구환경과학부 교수는 한국 해양학의 지평을 넓힌 해양학자이다. 2006년 미국 야외지질조사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과정에서 차량전복사고로 전신마비가 되었지만 재활을 거쳐 2008년부터 강의를 재개했다. 전동휠체어를 탄 채 학문연구를 계속하는 열정으로 많은 이들을 감동시키면서 ‘한국의 스티븐 호킹’이란 별명을 얻었다. 장애인의 재활과 독립을 돕는 여러 사업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영국 더럼대 연구원, 한국해양연구원 책임연구원, 국립재활원 홍보대사 등을 역임했다. 장애를 극복하는 과정을 담은 ‘0.1그램의 희망’과 ‘나는 멋지고 아름답다’ 등을 공저했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아하! 우주] 태양계 9번째 행성이 사실은 ‘초미니 블랙홀’ 일까?

    [아하! 우주] 태양계 9번째 행성이 사실은 ‘초미니 블랙홀’ 일까?

    태양계 9번째 행성은 지난 몇 년간 과학자들 사이에서 격렬한 논쟁을 불러일으킨 주제였다. 본래 태양계 9번째 행성으로 지목된 명왕성은 처음에는 지구 크기의 행성으로 생각되었으나 이후 관측에서 행성이라고 부르기에는 상당히 작은 천체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결정적으로 태양계 가장자리에 비슷한 크기의 왜소 행성이 생각보다 많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명왕성은 9번째 행성의 지위를 상실했다. 결국 태양계의 행성은 8개뿐이었다. 하지만 이것은 논쟁의 시작에 불과했다. 이후 천문학자들은 태양계 가장자리 천체의 궤도가 특이하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혹시 지금까지 발견하지 못한 9번째 행성이 중력을 행사한 결과가 아닌지 의심했다. 반면 다른 과학자들은 굳이 9번째 행성의 존재 없이도 얼마든지 궤도를 설명할 수 있다고 맞섰다. 논쟁을 끝낼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9번째 행성을 망원경으로 관측하는 것이지만, 현재까지 누구도 이를 발견하지 못했다. 그런데 일부 과학자들은 9번째 행성을 발견하지 못하는 다른 이유가 있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9번째 행성이 사실은 행성이 아니라 빅뱅 초기에 만들어진 행성 질량의 초미니 블랙홀인 원시 블랙홀(Primordial black holes)이라는 가설이다. 원시 블랙홀은 블랙홀 연구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스티븐 호킹 박사의 주요 이론적 예측 중 하나로 만약 존재한다면 행성 질량이라도 크기는 볼링공 하나 수준에 불과해 사실상 관측이 불가능하다. 미국 하버드 대학의 과학자들은 관측이 불가능해 보이는 초미니 블랙홀이라도 관측할 방법이 있다는 연구 결과를 천체물리학 저널 회보(Astrophysical Journal Letters)에 발표했다. 연구팀이 주목한 기회는 태양계 외곽에 존재하는 얼음 천체의 모임인 오르트 구름(Oort cloud)이다. 오르트 구름은 장주기 혜성의 고향으로 알려져 있는데, 연구팀은 이 얼음 천체가 블랙홀의 중력에 잡혀 흡수되는 시나리오를 가정했다. 만약 이런 일이 일어난다면 블랙홀 주변에 강착원반과 제트가 형성되면서 갑자기 에너지가 방출되는 플레어 현상이 일어난다. 연구팀은 현재 건설 중인 차세대 망원경인 LSST(Legacy Survey of Space and Time)의 성능이면 이 플레어를 검출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LSST는 8.4m 지름 주경을 지닌 망원경에 32억 화소의 고성능 이미지 센서를 결합한 천체 관측 장비로 하늘 전체를 상세히 관측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그런 만큼 원시 블랙홀의 플레어 현상이 일어난다면 가장 먼저 알아낼 가능성이 크다. 물론 운이 없다면 우연히 오르트 구름 천체가 블랙홀 주변을 지나는 일이 100년간 일어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에 실제로 원시 블랙홀이 있다고 해도 LSST로 알아낼 기회가 없을 수도 있다. 그러나 만약 9번째 행성이 실제로 원시 블랙홀이라는 증거를 발견한다면 이는 단순히 새로운 행성을 추가하는 게 아니라 엄청난 과학적 성과로 남게 될 것이다. 따라서 미리 그 가능성을 인지하고 연구할 필요가 있다. 9번째 행성의 실체가 무엇이든 간에 이를 밝혀낸 과학자는 전 세계의 주목을 받게 될 것이다. 과연 그 영예를 누가 차지하게 될지 궁금하다. 고든 정 칼럼니스트 jjy0501@naver.com
  • ‘불통과 공포’ 사립학교법… 美처럼 품위있는 사학 지원法 만들자

    ‘불통과 공포’ 사립학교법… 美처럼 품위있는 사학 지원法 만들자

    코로나19가 세계를 강타하고 있다. 현재 50여개 국가에서 감염자가 발생했다. 스티븐 호킹이 예언했던 인류 멸망의 두 번째 시나리오인 바이러스의 창궐이 예감되는 형국이다. 유럽에서 마녀사냥을 유발했던 페스트가 역사에서 걸어 나오는 광경을 실감하면서 인류가 핵과 전쟁이 아닌 방식으로도 참혹한 위기에 빠질 수 있다는 사실을 절감하고 있다. 미리 말하지만 코로나19는 자연재해가 아니다. 그간 중국이 코로나19에 대처하는 상황을 지켜보다가 2월 하순 들어 우리 발등에 떨어진 불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모든 정부기관과 언론이 코로나19 사태에 집중하고 질병관리본부장과 보건복지부 장차관은 물론 대통령과 국무총리, 관계 부처 장관과 모든 자치단체장들이 방역의 최일선에 나섰다. 총력 방역을 위한 국가의 총력 대응 양상이다. 마땅히 해야 할 일이고 시간이 걸리겠지만, 조만간 안정 국면에 접어들 것으로 기대한다. 그런 연후에 필요한 교훈을 얻어야 할 것이다.코로나19 국면에서 두 가지 생각을 한다. 첫째, 코로나19에 대한 정부와 국민 간 협력이 사태 해결을 위한 최선의 방책이라는 생각이다. 당연히 정치권과 언론도 협력해야 할 것이다. 둘째, 눈에 보이는 현상에서 공포심을 걷어 내야 진실이 보인다는 생각이다. 코로나19에 대한 공포심이 진실을 가로막고 있다. 특히 중국인 입국 차단 논란은 공포심에서 비롯된 주장이다. 중국의 상황은 심각하지만, 중국인에 의한 국내 감염은 그다지 심각하지 않고 지금은 오히려 신천지교를 매개로 한 확산이 문제다. ● 사립학교법 “자주·공공성 앙양” 표현 사문화 코로나19 국면에서 사립학교법을 다시 생각한다. 사립학교법은 1963년에 제정됐다. 제1조에 목적이 나오는데 “사립학교의 특수성에 비추어 그 자주성을 확보하고 공공성을 앙양함으로써 사립학교의 건전한 발전을 도모”하는 데 목적이 있다. 사립학교이므로 “자주성을 확보”해야 하고 교육기관이므로 “공공성을 앙양”해야 한다. 자유와 평등, 성장과 분배, 국방과 건설 등의 표현과 다르지 않은 말이다. 자주성도 확보하고 공공성도 앙양했더라면 말이다. 그런데 말처럼 쉽지 않은 모양이다. 1963년 이후 대한민국의 사립학교 현실에서 “자주성을 확보하고 공공성을 앙양”한다는 표현은 사문화된 표현이거나 거짓말이었다. 사립학교의 주요 이해관계자는 정부, 사학재단, 교육주체들인데 이들 사이에서 자주성과 공공성의 개념이 제대로 정의된 적이 없고 그 확보 방안이 진지하게 모색된 바가 없다. 사학재단은 오로지 자주성만 레코드판처럼 반복했고 정부는 공공성을 확보하기 위한 방안을 제시하지 않았다. 사립학교는 그냥 사립학교법과 무관하게 작동했다. 1960년대 이후 사립학교의 역사는 드러나지 않았지만, 사학비리의 흑역사였고 1990년대 이후에는 사립학교법 개정을 둘러싼 무한투쟁의 역사가 됐다. 사립학교법 개정 연혁을 보면 얼마나 많은 개정이 있었는지 알 수 있다. 당연히 그 배경에는 사학비리가 있다. 사학비리는 코로나19처럼 차고 넘치고 창궐했다. 그러나 유감스럽지만 사학비리는 과거완료형이 아니라 여전히 현재진행형의 현실이다. 다시 말하지만 사학비리는 자연재해가 아니다. 사학비리가 현재진행형인 이유는 수많은 사립학교법 개정에도 불구하고 핵심을 건드리지 못했기 때문이다. 15년 전에 핵심의 일부를 건드렸지만 즉시 되돌려졌다. 2005년의 사립학교법 개정과 2007년의 반동적 재개정을 말하는 것이다. 그 후 국회에서는 사립학교법 핵심의 일점일획도 건드리지 못했다. 2008년과 2013년에는 이명박 정부와 박근혜 정부가 들어섰으니 이해가 되지만 그렇다고 문재인 정부에서 개정이 추진된 것도 아니다. ● ‘사학 발달’ 美, 개방·투명성 바탕 공공성 강조 왜 지금도 사립학교법이 개정되지 않을까? 정부와 정치권과 이해관계자들이 뜻을 모아 협력하지 않기 때문이다. 사학재단과 사립학교 구성원의 입장이 다르고 각 정당의 입장이 다르다. 사학재단은 사학의 자주성을 강조하고 정부와 교육 관계자들은 교육의 공공성을 강조한다. 사학재단은 정부의 간섭에 불만이지만 교육계에서는 정부의 철저한 관리감독을 요구한다. 이 모든 논의의 핵심은 사학비리다. 사학비리는 공공성에 반할 뿐만 아니라 자주성을 해치는 요인이다. 사학비리가 창궐하는데 어떻게 사학의 자주성이 가능하며 어떻게 정부가 간섭하지 않겠는가? 사학의 자주성과 공공성은 대립하는 가치가 아니라 상호보완적인 가치다. 사학의 자주성은 사학비리 면허증이 아닌 만큼 교육의 공공성에 기반해야 한다. 가장 공익적인 것이야말로 가장 자주적인 것이다. 자주성은 책임성에 기반하기 때문이다. 교육의 공공성은 사학 자주성의 전제조건이며 공공성을 위배한 사학의 자주성은 존재할 수 없는 것이다. 이 단순한 1차 함수가 그렇게도 어려운가. 사립학교법 개정이 지체되는 또 다른 이유는 공포감이다. 코로나19에 대한 공포감처럼 사립학교법 개정에 대해서도 공포감이 존재한다. 사학재단은 사립학교법 개정을 사유재산의 박탈이나 학교 박탈로 과장하는 경향이 있다. 이것이야말로 근거 없는 공포다. 반대로 정부와 여당에서는 사립학교법 개정을 부담스러워한다. 과거 사립학교법 개정의 트라우마가 남아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어떤 공포감이든 사실이 아니다. 사립학교법이 개정된다고 학교가 박탈될 일도 없고 정권이 넘어갈 일도 없다. 유럽과 달리 미국에서는 사립학교가 발달했다. 그러나 국공립과 사립을 막론하고 철저하게 공공성이 강조된다. 이사회는 개방성과 투명성을 기본으로 하고 족벌체제나 사학비리는 언감생심 꿈도 못 꾼다. 미국의 사립학교는 “뜻있는 개인이 설립하고 뜻있는 수많은 사람들이 공적으로 운영하는 학교”라고 말할 수 있다. 개인이 설립했다고 개인이 마음대로 할 수 없다. 교육이라는 공공재를 담당하는 학교는 기본적으로 공적인 성격을 가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 法 제정 60년… 제대로 된 사학 만들 때 됐다 여기서 공영사학이라는 개념이 도출된다. 사학에 공영을 붙이는 것은 ‘역전앞’이라는 말과 같이 동어반복이다. 사학 자체가 공영인데 굳이 공영이라는 접두어를 붙이는 이유는 그만큼 사립학교가 공영적이지 못하다는 반증이지만, 이렇게 해서라도 사학의 공공성을 높여야겠다는 의지의 표현이기도 하다. 사립학교법이 사학의 족벌성과 비민주성을 규율하지 못하는 데다 사립학교법 개정이 요원하니 사립학교법 바깥에서 사학의 공공성을 실현해 보자는 뜻이다. 외국 대학을 보면 우리와 달리 정문이나 담벼락이 거의 없다. 이 차이는 질적인 차이를 반영한다. 대학이 소유권으로 간주되지 않고 사회에 대해서 폐쇄적이지 않다는 뜻이다. 대학은 구성원의 소중한 공간인 동시에 지역의 중요한 자산이다. 이런 이유 때문에 정부는 사립대학에 막대한 재정을 지원하고 시민들은 기꺼이 발전기금을 납부한다. 대학이 개인의 사유재산이 아니라 우리 모두의 것이라는 생각 때문이다. 이것이 바로 공영사학의 모습이다. 공영사학은 사립학교의 소유권을 변경하는 것이 아니라 소유권과 무관하게 사립학교를 품위 있고 훌륭한 학교로 만들자는 것이다. 사립학교법이 제정된 지 60년이 됐다. 세월이 많이 흘러 사립학교를 둘러싼 환경도 많이 바뀌었으므로 이제는 제대로 된 사립학교를 만들 정도가 됐다. 그런데도 찢어지게 가난한 후진국처럼 족벌체제를 구축해 사학비리나 저지르면서 지탄받는 학교를 고집한다면 더이상 학교로 유지되기 어려울 것이다. 그러므로 이제는 제대로 된 사립학교법을 만들어 학교다운 학교를 만들고 존중받는 교육을 해 보자. 한두 개의 전시행정용 공영사학이 아니라 사립학교 모두가 공영사학이 되는 그러한 사학체제를 만들고 그것을 지원하는 공영사립학교법을 만들어 보자. 이렇게 하면 정부의 간섭이 완전히 없어지고 재정 지원은 대폭 늘어날 것이다. 이 길이 위기에 처한 사립학교가 살아나갈 길이다. 상지대 총장
  • 엘턴 존, 英왕실 최고 ‘명예 훈작’ 수상

    엘턴 존, 英왕실 최고 ‘명예 훈작’ 수상

    세계적 팝아티스트 엘턴 존(72)이 신년을 맞아 영국 왕실의 서훈 체계 가운데 가장 영예로운 ‘명예 훈작’을 받았다.28일(현지시간) BBC 방송 등에 따르면 엘턴 존은 3억장 이상의 음반을 판매하는 등 50년간 음악에 매진한 데다 에이즈 파운데이션 등 23개 자선단체에서 활발히 활동한 공로를 인정받아 명예 훈작을 받았다. 명예 훈작은 예술과 과학, 의학, 정부 분야에서 공로가 큰 인사에게 서훈되는데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을 제외하고 64명으로 제한된다. 명예 훈작 수여자는 소설 해리 포터의 작가 J K 롤링과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2018년 사망) 등이 대표적이다. 영국에서는 신년과 여왕의 생일(6월 둘째 토요일) 등 1년에 두 차례 서훈자 명단이 발표된다. 엘턴 존은 트위터에 “명예 훈작을 받아 매우 존경받는 이들에 합류하게 돼 영광이다”라며 “2019년은 나에게 매우 멋진 한 해로 축복받았다는 느낌을 받는다”고 밝혔다. 엘턴 존은 1998년 기사 작위도 받은 바 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데스크 시각] 빅뱅이론으로 보는 조국 사태/김상연 정치부장

    [데스크 시각] 빅뱅이론으로 보는 조국 사태/김상연 정치부장

    왕정인 조선에서 가장 특이한 관직은 이조전랑(정 5~6품)이었다. 직급은 이조의 중간 관료(현재의 중앙부처 국장급)에 불과하지만, 전체 관리에 대한 인사 추천권과 함께 핵심 권력기관인 3사(홍문관, 사헌부, 사간원) 관리의 임명권까지 가진 막강한 자리였다. 정승이나 판서 같은 고위관료들에게 권력이 집중되는 것을 막기 위해 이조전랑에게 넘치는 권력을 준 것이 결과적으로 그 자리를 막후 실세로 만들었다. 개명한 나라에서의 권력은 곧 인사권이라고 한다면, 이조전랑의 권력이 얼마나 셌는지를 짐작할 수 있다. 민주공화정인 대한민국에서 이조전랑과 비슷한 직위를 찾으라면 청와대 민정수석을 꼽고 싶다. 직급은 국무총리나 장관보다 낮지만 그 권력의 크기는 1인지하(人之下) 모든 공직자의 오금을 저리게 할 만큼 서슬 퍼렇다. 대통령의 인사를 검증하거나 추천하고, 대통령 가족과 측근 등의 부정을 감시하는 한편 국가정보원 등 각 정보·사정기관에서 올라오는 고급 정보를 취합하고, 검찰 등 사정기관에 대해 인사권을 행사하는 식으로 간접 지휘(문재인 정부 등 역대 정권은 이 부분을 공식적으로 부인한다)하는 자리가 청와대 민정수석이다. 그런데 이 막강한 민정수석 권력 중에서도 가장 핵심적인 권력, 즉 역대 정권이 모두 부인해 온 그 권력이 지난 7월 16일부로 검찰총장에게 넘어간다. 문재인 대통령의 신임이 두터웠던 윤석열 서울지검장이 일약 검찰총장에 임명된 날이다. 윤 총장이 임명된 이후 단행된 기수 파괴적인 검찰 인사로 70여명의 검사가 줄줄이 옷을 벗었는데, 이것은 사실상 ‘윤석열의 인사’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조선시대로 치면 사헌부 수장(대사헌) 내지 의금부 수장(판사)이 이조전랑의 권력까지 꿰찬 셈이다. 그리고 이후 검찰 개혁론자인 조국 전 민정수석이 검찰총장의 상전인 법무부 장관에 지명되면서 과거 대한민국 역사에선 볼 수 없었던 ‘사상 초유’ 시리즈가 시작된다. 인사권자인 대통령이 지명한 장관 후보자에 대해 국민의 대표기관인 국회가 인사청문회를 하기도 전에 검찰이 기습적인 압수수색을 단행하고, 국민의 대표기관인 국회가 인사청문회를 하는 도중에 장관 후보자 부인을 검찰이 전격 기소한 일 등은 모두 사상 초유다. 윤 총장이 살아 있는 권력에 칼을 들이댄 이유를 분석하는 정치학적, 사회과학적, 윤리학적 언설은 이미 차고 넘친다. 그런데 각도를 틀어 순전히 물리학적인 관점에서 분석한다면, 스스로도 주체할 수 없을 만큼 너무 큰 권력을 갖게 된 검찰총장의 힘이 외부로 급속히 팽창, 폭발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검찰 권력 내부의 밀도와 온도가 급상승하면서 국가 권력 전체에 빅뱅(대폭발)을 몰고 왔다는 얘기다. 조선시대 3사는 임금을 쥐고 흔들 정도로 권력이 강했다(사실 정도전이 설계한 조선은 왕권보다 신권이 강한 나라였다). 그런 3사의 핵심인 사헌부와 의금부에다 이조전랑 권력까지 합체가 돼서 왕에게 칼을 겨눌 때 임금은 ‘도대체 누가 이 나라의 임금인가’라는 생각이 들 것이고, 결국 사생결단의 대결로 갈 수밖에 없을 것이다. 권력은 나눌 수 없고 대등할 수 없다. 대등해지면 다시 대등해지지 않을 때까지 싸운다. 영화 ‘관상’에서 수양대군(이정재)은 김종서(백윤식)에 대해 적의를 드러내면서 천재 관상가 내경(송강호)에게 이렇게 절규한다. “이 나라가 이씨의 나라인가, 김씨의 나라인가. 태조께서 피 흘려 세운 종묘사직을 가지고 노는 것들! 네가 손잡은 늙은 호랑이가 내일 당장 어린 왕을 밀어내고 권력을 잡을 수도 있어.” 여기까지 쓰고 보니 왠지 스티븐 호킹 박사에게 미안한 마음이 든다. carlos@seoul.co.kr
  • [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톡] 양자도약 사전 예측 시스템 개발… ‘슈뢰딩거의 고양이 역설’ 뒤집다

    [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톡] 양자도약 사전 예측 시스템 개발… ‘슈뢰딩거의 고양이 역설’ 뒤집다

    귀여운 고양이 한 마리가 밖에서는 절대 볼 수 없는 완전히 밀폐된 상자 속에 갇혀 있습니다. 상자 안에는 치명적인 독약인 청산가리가 담긴 병이 있습니다. 독극물 병 위에는 망치가 있고 망치는 방사능을 측정하는 가이거 계수기와 연결돼 있습니다. 방사능이 감지되는 순간 망치가 떨어져 병은 깨지고 청산가리 가스가 흘러나와 고양이는 죽게 됩니다. 상자 안에는 시간당 50%의 확률로 핵붕괴하는 우라늄도 들어 있습니다. 한 시간 뒤 우라늄이 붕괴되면서 방사능을 내뿜어 가이거 계수기를 작동시킬 확률이 50%라는 말입니다. 한 시간 뒤 상자 속 고양이는 어떻게 됐을까요. 정답은 ‘상자를 열기 직전까지는 살아 있거나 죽어 있는 상태가 섞여 있으며 상자를 여는 순간 양자 상태가 무작위로 바뀌어 죽거나 살아 있게 된다’입니다. 상식적으로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이 설정이 바로 물리학과, 화학과 학생들을 멘붕에 빠뜨려 양자역학을 포기하게 만든다는 ‘슈뢰딩거의 고양이 역설’입니다. 지난해 세상을 떠난 영국의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마저도 ‘누군가 슈뢰딩거의 고양이 이야기를 꺼낸다면 난 조용히 총을 빼들 것’이라고 말했을 정도입니다. 독일 물리학자 베르너 하이젠베르크가 만든 불확정성 원리는 간단히 말하면 원자나 분자 같은 미시세계에서는 입자의 위치와 운동량을 둘 다 정확하게 측정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하나를 측정하는 동안 다른 하나가 변해 버리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고전물리학에서와 달리 입자의 물리적 상태를 확률적으로만 설명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지요. 오스트리아 물리학자 에르빈 슈뢰딩거는 파동방정식을 만들어 양자역학을 완성했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양자역학의 확률론적 해석을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양자역학의 확률론을 논박하기 위해 만들어 낸 사고 실험이 바로 ‘슈뢰딩거의 고양이 역설’이었습니다. 그런데 미국 예일대 응용물리학과, 예일양자연구소, IBM 왓슨연구센터, 뉴질랜드 오클랜드대 광자·양자기술센터, 프랑스 컴퓨터과학연구소(INRIA) 공동연구팀이 큐비트로 알려진 양자 정보를 포함한 인공원자를 이용해 양자도약을 사전 예측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 냈습니다. 오랫동안 양자역학을 지탱해 온 양자중첩과 예측불가능성이라는 개념을 뒤집었다고 평가를 받는 이번 연구 결과는 세계적인 과학저널 ‘네이처’ 6월 4일자에 실렸습니다. 양자도약은 원자 내부에서 전자가 불연속적으로 궤도를 움직이는 현상입니다. 전자가 어느 위치에 있을지는 확률적으로 알 수밖에 없기 때문에 언제 어떻게 양자도약이 일어나는지를 예측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었습니다. 연구팀은 알루미늄 상자에 둘러싸여 있는 초전도 인공원자에 마이크로파를 쪼인 뒤 ‘이중 간접 모니터링 방식’으로 인공원자를 관찰하는 동시에 양자도약을 예측해 내는 데 성공한 것입니다. 이번 기술은 양자컴퓨터를 개발할 때 정보를 포함하는 큐비트를 손쉽게 제어할 수 있게 해 양자 데이터를 안정적으로 관리할 수 있게 해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습니다. 이번 연구에서도 볼 수 있듯이 과학에서는 깨지지 않을 것 같은 이론도 끊임없는 연구를 통해 새로운 사실이 밝혀져 뒤집힐 수 있습니다. 20세기 초 물리학사에서만 보더라도 과학자들이 상대편과 끊임없는 사고 실험과 논쟁을 통해 현대물리학을 만들었습니다. ‘우리는 맞고 너희는 틀리다’는 언행을 보이면서 ‘과학적, 합리적 태도와 사고방식’을 입에 올리는 것은 정말 웃기는 일입니다. edmondy@seoul.co.kr
  • [아하! 우주] ‘햇빛’ 만으로 추진되는 ‘무한동력’ 우주선 뜬다

    [아하! 우주] ‘햇빛’ 만으로 추진되는 ‘무한동력’ 우주선 뜬다

    햇빛으로 추진되는 우주선이 지구 둘레를 돌게 될 것이라고 미국의 비영리 과학단체 행성협회가 3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오는 22일 플로리다 케네디 우주센터에서 스페이스X 팰컨 헤비 로켓에 실려 우주로 발사될 이 햇빛돛(LightSail) 2호는 크기가 식빵 한 덩어리만한 것으로, 지구 궤도에 올라가면 접혀 있던 햇빛돛을 펼쳐 돛에 비치는 햇빛(광자)의 광압으로 추진력을 얻어 지구를 공전하게 된다. 햇빛은 태양계 어디서든 무제한으로 확보할 수 있는 만큼 햇빛돛 2호는 사실상 ‘무한동력’ 우주선인 셈이다. 대략 권투 경기장만 한 돛의 소재는 녹음 테이프나 포장지 등에 주로 이용되는 필름인 마일러(Mylar)이며, 무게는 5㎏에 불과하다. 햇빛돛 우주선이 실제 비행에 나서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2015년 발사된 햇빛돛 1호는 우주에서 돛을 펴는 실험만 진행했다. 행성협회 대표들은 “성공하면 햇빛돛 2호는 햇빛을 사용하여 지구궤도를 도는 최초의 우주선이 될 것”이라면서 “빛은 질량이 없지만 다른 물체로 옮길 수 있는 운동량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한다. 햇빛돛은 태양으로부터 나오는 광자의 운동량을 추진력으로 사용해 비행하는 것이다.햇빛돛 2호의 주요 목적은 저비용의 큐브샛을 이용해 햇빛을 추진력으로 한 우주비행 시대를 열어 정부나 민간기구들로 하여금 보다 쉽고 저렴하게 우주탐사를 가능하게 하는 데 있다. 이 역사적인 햇빛돛 2호의 발사는 단독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미 국방부의 우주시험 프로그램-2의 일환으로 실시되는데, 이 프로그램은 24개의 우주선을 각기 다른 3개의 궤도로 진입시키는 것이다. 햇빛돛 2호는 지구궤도에서 다른 우주선과 근접 작업을 수행하는 방법을 보여주기 위해 설계된 조지아 공대의 우주선 프록스(Prox)-1에 실려 우주로 올라간다. 프록스-1은 우주에서 일주일을 보낸 뒤 지상에서 햇빛돛 2호를 궤도에 배치한다. 모든 것이 예상대로 진행된다면, 프록스 2에서 분리된 며칠 후 햇빛돛 2호는 태양 전지판을 펼친 다음 4개의 삼각형 마일러 햇빛돛을 전개한다. 광압이 누적될수록 우주선 고도는 점점 더 높아져 한 달 후면 지구 상공에서 720km 높이까지 치솟게 되는데, 이는 국제우주정거장(ISS) 고도의 두 배가 되는 고도이다. 720㎞의 높은 하늘은 공기 저항을 받지 않아 속력을 높이기 적합한 환경으로, 한번 가속되면 속도가 줄지 않고 연료를 보충할 필요도 없는 햇빛돛 2호는 우주 너머까지 여행할 수 있는 셈이다. 햇빛돛은 이미 우주탐사에 사용된 적이 있다. 2010년 일본우주항공기구(JAXA)는 최초의 우주 범선 이카로스를 발사하여, 지구에서 어느 정도 떨어진 곳에서 햇빛돛을 성공적으로 시연한 최초의 기관이 되었다. 미 항공우주국(NASA)은 2020년이나 2021년쯤 메가 우주발사 시스템 로켓이 탑재물들과 함께 달로 날아갈 때 심우주 햇빛돛 시험비행을 계획하고 있으며, NEA 스카우트 우주선은 햇빛돛을 사용하여 지구 근접 소행성을 탐사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고인이 된 영국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 박사도 초소형 우주 돛단배 1000대를 태양계 밖으로 보낸다는 야심찬 우주탐사 프로젝트를 추진한 바 있다. 이광식 칼럼니스트 joand999@naver.com 
  • ‘사랑에 대한 모든 것’ 루게릭병 스티븐 호킹, 기적같은 사랑 [종합]

    ‘사랑에 대한 모든 것’ 루게릭병 스티븐 호킹, 기적같은 사랑 [종합]

    영화 ‘사랑에 대한 모든 것’이 전파를 타며 스티븐 호킹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28일 오후 1시5분부터 EBS에서는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의 인생이야기를 다룬 영화 ‘사랑에 대한 모든 것’을 방영했다. 2014년 12월 개봉한 이 영화는 제임스 마쉬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고 에디 레드메인(스티븐 호킹), 펠리시티 존스(제인 호킹), 해리 로이드, 데이빗 듈리스, 찰리 콕스, 에밀리 왓슨 등이 출연했다. 이 영화는 세상을 바꾼 천재 과학자 ‘스티븐 호킹’과 그에게 기적과도 같은 사랑을 선사한 여인 ‘제인 호킹’의 이야기를 담았다. 천재 과학자 스티븐 호킹은 우연히 신년파티에서 매력적인 여인 제인 와일드를 처음 마주한다. 두 사람은 첫 만남에서 서로에게 빠져들고 사랑을 키워나간다. 하지만 스티븐 호킹이 루게릭 병이라는 시한부 선고를 받게 되고, 그는 모든 것을 포기하려 하지만 여인 제인 와일드는 그의 삶을 지킨다. 두 사람은 운명 같은 사랑과 예기치 않게 찾아온 절망의 순간에도 서로에 대한 사랑과 희망으로 다시 일어선다. 한편 1942년생인 호킹은 루게릭병을 앓으면서도 블랙홀과 관련한 우주론과 양자 중력연구에 기여했으며, 뉴턴과 아인슈타인의 계보를 잇는 물리학자로 불린다. 1959년 17살의 나이로 옥스퍼드대에 입학한 그는 21살에 전신 근육이 서서히 마비되는 근위축성측삭경화증(ALS),이른바 ‘루게릭병’ 진단을 받았다. 의사들은 그가 불과 몇 년밖에 살지 못할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호킹은 휠체어에 의지한 채 컴퓨터 음성 재생 장치 등의 도움을 받아 연구활동을 이어왔다. 루게릭병은 운동신경세포만 선택적으로 사멸하는 질환이며 사지근력약화, 근육위축 구음장애, 연하장애, 호흡장애 등의 증상을 보인다. 루게릭병은 손, 팔 등에 힘이 없어지는 것을 시작으로 나중에는 몸의 어떤 근육도 움직일 수 없고, 결국 호흡까지 할 수 없게 되어 사망하게 되며, 아직까지 정확한 원인을 찾을 수 없어 그 치료 또한 불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임상 증상이 나타나기 전에는 조기 진단, 예방법도 없다. 실제로 국내 환자가 증상 발생 후 병원을 방문하기까지 걸리는 기간은 평균 8.1개월이었으며, 확진까지 걸리는 기간은 평균 14.7개월인 것으로 나타났다. 스티븐 호킹 박사는 대학재학 시절에 만난 첫 부인 제인 사이에 3자녀가 있으며 1990년 제인과 이혼하고 자신을 돌보는 간호사였던 일레인과 재혼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이 장치 일찍 나왔다면… 호킹 박사의 영국식 억양도 들었을 텐데

    이 장치 일찍 나왔다면… 호킹 박사의 영국식 억양도 들었을 텐데

    뇌에 전극 이식해 단어·문자로 재구성 억양 변화 못 시키는 기존 장치와 달리 발성기관 움직임 관련 뇌 신호까지 추출 언어의 리듬·성별·정체성까지 조절 가능지난해 3월 타계한 세계적인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은 1985년 급성 폐렴으로 사경을 헤매다가 기관지 절개수술을 받고 겨우 살아났다. 대신 웃음소리를 제외한 자신의 목소리를 잃고 컴퓨터 음성합성기를 통한 목소리를 갖게 됐다. 호킹 박사처럼 루게릭병이나 뇌졸중, 외상성 뇌손상, 파킨슨병, 다발성 경화증 같은 퇴행성 신경질환을 앓는 사람들은 말을 할 수 없게 되는 경우가 많아 언어전환 장치를 사용하곤 한다. 이 장치는 눈이나 미세한 몸짓으로 컴퓨터 커서를 작동시키거나 화면의 글자를 선택해 말을 하거나 글을 쓸 수 있게 해 준다. 일반인이 분당 100~150단어를 말하는 것에 비해 분당 10단어 정도밖에 표현할 수 없어서 대화에 빠르게 끼어들지도 못하고 언어의 톤이나 억양을 변화시킬 수도 없다.그러나 최근 뇌과학의 발달로 뇌신경 손상으로 인해 말을 하거나 글을 쓸 수 없는 환자들이 머릿속에서 말하고자 하는 내용을 밖으로 끄집어낼 수 있는 방법들이 속속 연구되고 있다. 지난 1월 미국 컬럼비아대, 호프스트라 노스웰 의대 공동연구팀은 뇌 속에 전극을 이식해 얻은 신호를 신경망 컴퓨터를 이용해 단어와 문자로 재구성하는 데 성공하고 생물학 분야 출판 전 논문공개 사이트인 ‘바이오아카이브’(bioRxi)에 발표하기도 했다. 이번에는 미국 캘리포니아 샌프란시스코대(UCSF) 신경외과, 웨일신경과학연구소, 캘리포니아 버클리대(UC버클리)·UCSF 조인트생명공학프로그램 공동연구팀이 뇌·컴퓨터 인터페이스(BCI) 기술을 활용해 머릿속에서 생각하는 것을 언어로 변환시킬 수 있는 해독기술을 개발하고 세계적인 과학저널 ‘네이처’ 25일자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뇌 부위에 칩을 심어 언어 관련 뇌파만 추출해 언어로 전환하는 기존 방식을 넘어 턱과 후두, 입술, 혀 등 발성기관들의 움직임과 관련된 뇌 신호까지 더해 음성이나 글로 전환시키는 방법을 찾아낸 것이다. 연구팀은 우선 신경외과 수술을 받아 뇌에 전극을 이식했지만 말하는 데 문제가 없는 20~40대 성인남녀 5명에게 ‘잠자는 숲속의 공주’, ‘개구리왕자’, ‘이상한나라의 앨리스’ 같은 책에 나오는 문장들 450~750개씩을 또박또박 읽도록 하면서 발성 기관과 언어 관련 부위 뇌파를 측정했다. 그다음 이들에게 문장을 말할 때 소리를 내지 않고 입만 뻥긋거리면서 읽도록 하거나 눈으로 읽도록 한 뒤 발생하는 뇌파도 측정했다. 이렇게 얻은 데이터를 신경망 기계학습 알고리즘으로 분석해 프로그래밍한 다음 실험 참가자들에게 단어나 짧은 문장을 생각하도록 해 컴퓨터나 인공음성 장치로 출력된 것과의 일치도를 살펴봤다. 그 결과 쉬운 단어나 문장의 경우는 69%를 정확하게 인식하고 기록하거나 표현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복잡한 단어나 문장에 대한 표현 정확도는 47%로 떨어졌지만 언어의 리듬과 억양, 말하는 사람의 성별과 정체성까지 조절이 가능했다. 연구를 이끈 에드워드 창 UCSF대 신경외과 교수는 “BMI 기술을 이용해 팔과 다리의 운동능력을 상실한 사람을 대상으로 생각대로 사지를 움직일 수 있는 방법들이 많이 연구됐다”며 “실제 임상 적용을 위해서 추가 연구가 필요하겠지만 신경과학과 언어학, 기계학습의 전문지식을 활용한 BCI 기술을 통해 후천적으로 언어를 잃었거나 선천적으로 언어장애를 가진 사람들 모두 인공 성대를 사용해 자신의 생각을 자유롭게 말하고 표현할 수 있는 날이 곧 찾아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강남순의 낮꿈꾸기] 장애를 지닌, 그 한 사람의 권리를 기억하라

    [강남순의 낮꿈꾸기] 장애를 지닌, 그 한 사람의 권리를 기억하라

    우리는 동일한 시간과 장소에 있어도 동일한 것을 보지 않는다. 내게는 보이는 것을 다른 사람은 보지 못하기도 하고, 다른 사람이 보는 것을 내가 보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함께 TV를 보아도, 남편이 부인에게 반말을, 부인은 남편에게 존대하는 드라마가 어떤 사람에게는 ‘들리지 않’지만, 다른 사람에게는 그것이 심한 문제로 들린다. 신년토론에 나온 대담자들이 100% ‘남성·비장애인·중년층·이성애자’ 인 것이 어떤 사람에게는 매우 ‘자연스러운’ 장면이지만, 다른 어떤 사람에게는 ‘부자연스러운’ 것이다. 한국사회의 중심부가 누구이며 어떤 사람들이 배제되어 있는가를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생략에 의한 차별’의 장면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우리는 사람마다 각기 다른 ‘인식의 사각지대’를 지니고 있다.비장애인인 나에게 인식의 사각지대가 있음을 구체적으로 경험하게 된 것은, 장애를 지닌 나의 친구가 한국을 방문했을 때였다. 그녀는 나의 미국 유학시절에 가장 친하게 지내던 친구였다. 그런데 그녀는 박사과정 공부를 하던 중, 알 수 없는 바이러스로 인해 한쪽 다리를 완전히 절단했어야 했다. 투병 생활을 하면서 그녀는 우여곡절 끝에 박사학위를 마치고, 캐나다의 한 대학에서 교수로 일하게 되었고, 어느 해 한국에서 열린 국제회의에 참석하고서 나와 함께 서울과 강원도 여행을 하게 되었다. 의족을 하기도 하고, 목발을 짚고서 이동해야 하는 그녀와 함께 여러 곳을 다니면서 그동안 나의 눈에 전혀 보이지 않았던 것들이 비로소 내게 보이기 시작했다. 가파른 계단들을 올라가야 들어갈 수 있는 경사진 곳의 카페나 레스토랑들은 아무리 좋아 보여도 들어가지 않았다. 이전에 보이지 않던 계단들, 경사진 곳들, 엘리베이터가 없는 2~3층 건물들이 곳곳에 많다는 사실도 보이기 시작했다. 그런데 무엇보다도 나를 불편하게 느끼게 한 것은 내 친구와 함께 가는 곳마다 만나게 되는 사람들의 ‘시선’이었다. 백인의 몸을 지닌 그녀가 한쪽 다리가 없는 장애를 지닌 사람이라는 것이 어떤 이들에게는 ‘신기한 존재’로 바라보는 그 시선들 속에서 나의 친구는 단지 호기심과 측은지심의 대상일 뿐이었다. 그녀를 구성하는 수많은 결들은 보이지 않고 오로지 그녀의 ‘육체적 장애’라는 ‘이슈’로만 규정되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장애를 가진 친구와 일주일을 함께하면서 나의 보기 방식에는 많은 변화가 생겼다. 삶의 다양한 정황들 속에서 장애를 지닌 사람이 경험하는 차별과 배제는 일일이 열거할 수 없다는 것, 동일한 자리에 있어도 장애를 지닌 사람과 아닌 사람이 경험하는 세계는 완전히 다르다는 것을 나는 이론만이 아니라 함께하는 삶을 통해서 배우게 되었다. ‘교차성’(intersectionality)이라는 개념은 장애를 지닌 사람의 문제가 얼마나 복잡한 것인가를 잘 보여준다. 예를 들어서 장애를 지닌 여성과 장애를 지닌 남성이 경험하는 세계는 겹치는 부분만이 아니라 전혀 상이한 부분들이 있다. 장애를 지닌 여성은 장애를 지닌 남성들이 경험하지 않는 경험을 하게 된다. 전통적인 가부장제적 사회에서 여성의 가치는 몸 그리고 그 몸의 기능과 연결되어 있다. 무엇보다도 남성중심적 사회에서는 육체적 미(성적 어필)가 여성에게 가장 중요한 것이라는 가치가 어릴 때부터 여자아이들에게 주입된다. 따라서 여성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창의력이 아니라, ‘육체적 외모와 그 성적 기능’이라는 여성에 대한 고정관념을 남성은 물론 여성 자신도 내면화한다. 이러한 사회에서, 장애를 지닌 여성은 그러한 두 역할, 즉 성적으로 어필하지 못하고, 더 나아가서 출산과 양육의 역할을 할 수 없다는 점에서 장애를 지닌 남성과 참으로 다른 경험을 하며 살게 된다. 이렇게 가사, 출산, 육아의 담당 능력 여부에 따라서 여성으로서의 ‘역할’을 다 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여전히 사회적으로 고정되어 있을 경우, 돌봄노동의 전담자로서의 역할과 출산능력에 대한 기대에 맞지 않는 경우일 때, 장애를 지닌 여성들은 장애를 지닌 남성들의 경험과 다른 이중 삼중의 다층적 차별과 배제를 경험한다. 장애를 지닌 남성과 결혼하는 비장애 여성은 많지만, 거꾸로 비장애 남성이 장애를 지닌 여성과 결혼하여 그 여성에게 돌봄노동의 전담자로 살아가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을 아는 사람들은 많다. 그런데 그가 지닌 질병을 넘어서는 학문적 업적을 이루는 것이 가능했던 것은 그의 곁에서 그를 전적으로 돌보는 역할을 했던 배우자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21세부터 루게릭병으로 휠체어에서 살아야 했던 중증의 장애를 지닌 스티븐 호킹 곁에는 30여년 동안 돌봄노동의 전담자로 함께 했던 비장애 여성이었던 그의 배우자 제인 호킹이 곁에 있었다. 그녀가 호킹이 필요한 모든 돌봄노동의 전담자 역할을 하였기에 호킹은 글을 쓰고 이론을 발전시키는 일에만 몰두할 수 있었다. 그런데 만약 호킹이 여성이었다면 어떠한 상황이 되었을까. 4월 20일은 장애인의 날이다. 이 세계에 정신적 또는 육체적 장애를 지닌 사람들은 세계 인구의 10%라고 한다. 장애인의 날, 여성의 날, 어린이날 등 이러한 ‘특별한 날’에 호명되는 존재들은 누구인가. 그들의 공통점이 있다면, 그들은 한 사회에서 ‘주변부적 존재’라는 점이다. ‘장애인의 날’은 그저 매년 한번 치르는 연례행사가 아니라, 여전히 그들이 인간으로서의 평등성이 제도화되지 못했다는 것을 자각하는 성찰과 연대의 날이 되어야 한다. 한국 사회에서 인식의 사각지대에 놓인 이들 중 장애를 지닌 사람들이 경험하는 차별과 배제는 제도적 차원만이 아니라, 개인적 차원에서도 심각하다. 장애를 지닌 사람들은 ‘장애인’이라는 표지만을 지닐 뿐, 한 ‘인간’임을 보지 않는 사실 자체가 심각한 문제이다. ‘장애인’은 ‘장애를 지닌 인간’일 뿐이다. 즉 개별인 ‘인간’으로서의 독특성과 유일성을 지닌 존재라는 것, 따라서 다른 사람들에게 적용하는 젠더, 나이, 성적 지향, 경제적 계층 등의 요소들이 어떻게 작동되고 교차하는가를 복합적으로 조명해야 한다.장애차별(ableism)이란 문자적으로 하면 육체적 또는 정신적 장애 여부에 따른 차별을 의미한다. 그 차별에는 눈에 보이는 제도적 차별도 있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그러나 강력한 영향을 미치는 차별도 있다. 장애가 있는 사람은 없는 사람보다 ‘열등한 존재’로 간주된다. 그들에 대한 부정적인 고정관념은 다양하게 그들을 ‘열등한 존재’로서 고착시키는 역할을 한다. 이러한 의미에서 장애 차별은 다층적 차별과 편견을 작동시키는 가치관과 제도를 말한다. 인류 역사에서 장애차별의 대표적인 경우는 나치 독일에서이다. 1939년에서 1941년까지 독일에서 약 7만명의 장애인 여성, 남성, 아동들이 학살되었으며, 1945년까지 20만명의 장애인이 더 학살되었다. 장애인에 대한 노골적 학살의 역사인 것이다. 나는 ‘장애인’ (a disabled person)이 아니라, ‘장애를 지닌 사람’(a person with disability)이라는 표현을 의도적으로 쓴다. ‘장애인’이라는 표현은 ‘장애’만이 그 사람을 규정하는 고착된 장치가 되어 버린다. 그러나 장애를 지녔다고 해서 모두 동일한 경험을 하는 것이 아니다. ‘장애’만이 아니라, 한 인간으로서 그 사람의 젠더, 계층, 나이, 인종, 종교, 학력, 개성 등 다양한 요소들이 그 사람의 삶을 구성하고 있기 때문이다. ‘장애인’이라는 표지로만 한 사람을 고착시킬 때, 문제는 모든 장애인들이 마치 젠더, 계층, 나이, 인종, 학력 등에 상관없이 ‘단일한 집합체’라고 간주하게 되며, 결국 하나의 ‘이슈’로만 보게 한다. ‘페미니즘은 여성도 인간이라는 급진적 주장’이라는 모토는 장애 문제에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장애인의 날’에 호명되는 장애인은 종종 하나의 ‘이슈’로만 간주된다. 그러나 갖가지 특별행사보다 가장 중요한 것이 있다. 그들 한 사람 한 사람이 개별성을 지닌 ‘인간’임을 인식하는 것, 그래서 인간으로서의 자유로운 이동권, 평등권, 직업권, 교육권, 거주권 등이 보장되어야 하는 것은 그들에 대한 ‘시혜’나 ‘특별대우’가 아니라 한 인간으로서의 당연한 ‘권리’라는 인식이다. 장애인은 ‘이슈’가 아니라, 인간이다. 분명히 기억하자. 이 명료한 진실을. 글 텍사스 크리스천대, 브라이트 신학대학원 교수 그림 김혜주 서양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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