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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로 2012] 대담한 칩킥, 그래서 피를로다

    11m 룰렛의 공포 앞에서 그렇게 침착할 수 있을까. 이탈리아의 안드레아 피를로(34·유벤투스)가 25일 우크라이나 키예프의 올림픽스타디움에서 열린 잉글랜드와의 유럽축구선수권(유로) 2012 8강전 승부차기에서 놀라울 만큼 대담한 칩킥을 성공시켜 팀을 4강에 올려놓았다. 둘의 오랜 앙숙 관계를 아는 축구 팬이라면 쉽게 승부차기로 희비가 갈릴 거라는 걸 예측할 수 있었을 것이다. 연장까지 0-0으로 비겨 돌입한 승부차기의 첫 키커는 이탈리아의 마리오 발로텔리와 잉글랜드의 주장 스티븐 제라드. 둘은 약속이나 한 듯 골문 왼쪽을 겨냥해 열었다. 그러나 이탈리아의 두 번째 키커 리카르도 몬톨리보의 슈팅이 골대를 벗어난 데 반해 웨인 루니는 가볍게 성공시켜 잉글랜드가 2-1로 앞서기 시작했다. 이때만 해도 잉글랜드가 승부차기 악령을 뿌리치는가 싶었다. 유독 승부차기와 인연이 없었다. 1990년 이탈리아월드컵 당시 옛 서독과의 준결승에서 3-4로 지며 악몽이 시작됐다. 유로 1996 8강전에서 스페인을 4-2로 꺾었지만 4강에서는 독일에, 1998년 프랑스월드컵 16강전에서는 아르헨티나에, 유로 2004 8강전과 2006년 독일월드컵 8강에서는 포르투갈에 무릎을 꿇었다. 승부차기 승리의 열쇠는 피를로가 쥐고 있었다. 크로아티아전에서 전매특허인 프리킥 필살기로 선제골을 넣으며 회춘했다는 평판을 들은 그는 이날도 120분 내내 누구보다 빛났다. 새까만 후배 발로텔리와 상대 공격수 루니가 오버헤드킥으로 묘기를 선보일 때에도 중원의 지휘자(레지스타)로 흔들리지 않는 패싱 축구를 조율했다. 맞대결로 관심 모은 제라드가 수비에 치중하다 발에 쥐가 나 주저앉았을 때도 그는 힘이 남아돌 만큼 끊임없는 움직임으로 공격 물꼬를 텄다. 승부차기 세 번째 키커로 나선 그의 노련함은 단연 빛났다. 킥보다 먼저 오른쪽으로 몸을 날린 조 하트 골키퍼의 허를 찌르며 정면으로 툭 찍어 찬 칩킥이었다. 절체절명의 승부에서 상상하기 어려운 킥이었다. 옛 체코슬로바키아의 안토닌 파넨카가 1976년 유로 대회 옛 서독과의 결승에서 찍어 찬 슛과 닮았다. 이 대담한 한방에 기가 질린 잉글랜드 선수들의 낯이 잿빛이 된 것은 당연했다. 다음 키커 애슐리 영이 강슛으로 크로스바를 때리고 애슐리 콜마저 잔루이지 부폰 골키퍼에게 잡히는 힘 없는 슛으로 잉글랜드는 결국 메이저대회 승부차기 1승 6패의 악운을 연장했다. 오죽했으면 로이 호지슨 잉글랜드 감독이 “피를로의 칩킥은 연습한다고 나오는 것이 아니다.”라고 경의를 표했을까. 강동삼기자 kangtong@seoul.co.kr
  • 태양빛이 소행성 경로 바꿨다…“딥임펙트 빨라지나?”

    태양광선이 지구를 위협하는 소행성의 경로 바꿨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영화 ‘딥임펙트’처럼 운석이 지구에 충돌하는 시기가 빨라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1일(현지시각) 스페이스닷컴 등 과학매체에 따르면 미항공우주국(NASA)의 과학자들이 지난달 19일 일본 이가타현에서 열린 ‘소행성, 혜성, 유성 2012(ACM 2012)’ 회의에서 지구위협 소행성으로 잘 알려진 ‘1999 RQ36’의 궤도에 대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나사 산하 제트추진연구소(JPL) 연구진은 이 소행성이 지난 12년간 ‘야코프스키 효과’로 인해 태양 주변에 도달했을 때의 경로가 100마일(약 160km) 정도 변화했다고 밝혔다. 야코프스키 효과는 19세기 러시아 과학자의 이름을 따서 명명된 이론으로, 소행성 같은 우주 암석이 태양광선을 흡수한 뒤 다시 열로 방출할 때 궤도가 미소하게 변화하는 것을 말한다. 이번 연구는 무려 지름이 560m나 되는 소행성 1999 RQ36 마저 야코프스키 효과에 영향을 받는다는 결론에 도달했기 때문에 학계는 충격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연구진은 이번 결과를 얻기 위해 지난 1999년부터 2005년까지 아레시보와 골드스톤에 있는 전파관측소에서 측정한 자료를 토대로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에 참여한 스티븐 체슬리박사는 “소행성 1999 RQ36가 태양에 가장 가까울 때 미치는 야코프스키 힘은 0.5온스(약 14g) 정도”라면서 “반면에 그 소행성의 질량은 약 6800만톤으로 추정된다. 매우 정밀한 측정을 위해서는 아주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연구진은 지난 1654년부터 오는 2135년까지 지구를 지나갔거나 지나 갈 소행성의 궤도를 보여주기 위해 새로운 측정법을 사용했다. 특히 오는 2135년에는 소행성이 지구에서 22만마일(약 35만km) 정도 떨어진 지점을 지날 것으로 계산됐는데, 이는 지구에서 달까지 거리인 24만마일보다 가까운 지점이라고 한다. 이에 대해 연구진은 소행성 충돌에 대해 회의적인 입장을 보였다. 체슬리 박사는 “2135년에 소행성이 지구에 충돌할 확률은 여전히 몇 천분의 일인 것으로 계산된다.”고 말했다. 한편 나사는 소행성 1999 RQ36의 샘플을 수집하기 위해 오는 2016년 ‘오시리스-렉스’ 탐사선을 발사할 계획이다. 윤태희기자 th20022@seoul.co.kr
  • 백인천 이후 프로야구 4할타자, 왜 더 안나올까

    “프로야구에서는 왜 4할 타자가 더 이상 안 나올까.” 지난해 12월 18일. 정재승 한국과학기술원(KAIST) 바이오 및 뇌공학과 교수가 트위터에 이런 질문을 올렸다. 야구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타율 4할이 얼마나 어려운 기록인지 잘 안다. 메이저리그에서는 테드 윌리엄스가 1941년에 마지막으로 기록했고, 일본 프로야구에서는 한번도 없었다. 국내에서는 1982년 백인천 당시 MBC청룡팀 감독 겸 선수가 기록한 4할1푼2리가 유일하다. 야구계에서는 ‘타자의 기량 약화’ ‘투수의 전문화와 기량 향상’ ‘타자에게 불리한 룰과 심리적 압박감’ 등 다양한 해석을 내놨다. 정 교수는 질문을 던지는 데 그치지 않고 과학적인 원인을 찾아보자고 제안했다. 건축가·호텔매니저·회사원·검사·의사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 58명이 모였다. ‘백인천 프로젝트’로 명명된 집단지성 프로젝트의 시작이었다. 연구팀은 12일 서울 신촌의 한 카페에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날을 발표일로 잡은 것은 백인천의 타율 ‘0.412’를 기리기 위해서다. 정 교수는 “지속적인 투저타고 현상과 타자의 기량 향상 추세가 확인됐다.”면서 “따라서 4할 타자가 사라진 것은 타자의 기량 문제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연구팀은 한국야구위원회(KBO)의 기록 등을 토대로 최근 30년 동안의 국내 프로야구의 투타 기록 28만건을 통계화했다. 이를 통해 30년간 타자의 기량을 나타내는 평균 타율·출류율·장타율 등의 지표는 지속적으로 향상된 데 비해 투수 쪽의 평균자책점·이닝당 출루 허용률·9이닝당 삼진 수 등의 지표는 꾸준히 하락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특히 타자들은 기록이 좋은 선수와 나쁜 선수 간의 기량 차이가 꾸준히 좁혀져 타율의 경우 타자들의 성적 표준편차가 통계적으로 의미를 갖는 수준까지 줄어들었다. 연구팀은 이를 근거로 과학계에서 인정받는 ‘굴드 가설’이 한국 야구에도 적용된다는 결론을 내렸다. 굴드 가설은 진화생물학자인 스티븐 제이 굴드가 1986년 주장한 이론으로, “4할 타자가 사라진 것은 최고 타율의 선수와 최저 타율 선수 간의 차이가 줄어들면서 튀는 선수가 사라졌기 때문”이라고 진단하고 있다. 이는 자신의 대표적 진화이론인 ‘외부의 유입이 없는 닫힌 계에서는 진화가 일정 수준에 이르면 돌연변이 확률이 떨어진다.’는 내용을 야구에 적용한 것으로, 메이저리그에서는 정설로 받아들이고 있다. 연구논문을 작성한 김효임 서울대 지구환경공학부 박사과정생은 “한국 프로야구는 30년간 전반적인 시스템이 발전해 닫힌 계가 되면서 타율 4할의 ‘튀는 타자’가 나타날 가능성이 희박해진 것”이라며 “백인천 선수는 출범 첫해 시스템이 안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등장한 외부 유입이었던 셈”이라고 설명했다. 정 교수는 “이 프로젝트는 개방과 참여, 공유로 대표되는 집단지성이 기존 학문 영역에서는 주목받지 못하는 결과물을 이끌어 냈다는 데 의미가 있다.”면서 “검증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제2, 제3의 주제를 새롭게 연구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여성은 남성다운 얼굴보다 피부 미남에 끌린다”

    “여성은 남성다운 얼굴보다 피부 미남에 끌린다”

    여성들은 남성다운 얼굴 보다 피부가 좋은 남성에 더 끌린다는 재미있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영국 노팅험 대학 말레이시아 캠퍼스 심리학 연구팀은 최근 “여성들은 남자답게 생긴 얼굴보다는 피부가 건강한 남성들에게 더 매력을 느낀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연구는 34명의 백인과 41명의 흑인 얼굴 사진을 가지고 그들의 피부색깔 밝기 등을 조정한 후 여성들이 부여한 점수를 측정해 평가했다. 연구를 이끈 이안 스티븐 박사는 “여성들은 피부색이 황금색에 가까운 남자들에게 더 매력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면서 “이러한 피부를 가진 남자가 건강하다고 느끼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곧 진화론적 관점에서 여성들은 건강한 남성이 종족 보존이나 건강한 아이 출산에 유리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는 것. 스티븐 박사는 “피부로 드러나는 건강한 외모가 이성에게 최고의 매력” 이라며 “피부색을 좋게 만드는 가장 좋은 방법은 선탠이 아닌 과일이나 야채를 많이 먹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울신문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뭘 볼까? 공연 마니아 행복한 고민

    뭘 볼까? 공연 마니아 행복한 고민

    공연족에게 올해는 ‘선물의 해’다. 유명 대작 뮤지컬 등 다양한 작품이 쏟아지기 때문이다. 지난해 24% 성장한 뮤지컬 시장은 올해도 활황세를 이어갈 조짐이다. 라이선스 대작 초연부터 인기 창작뮤지컬 재공연, 오리지널팀 내한공연까지, 공략 키워드도 다양하다. 올해는 해외 유명 오리지널 공연팀의 내한공연이 잇따라 국내 무대에 오른다. 오는 19일부터 2월 26일까지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공연하는 프랑스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 오리지널팀이 포문을 연다. 6년 만에 내한하는 ‘노트르담 드 파리’ 오리지널팀은 2005년 첫 투어와 2006년 앙코르 공연 당시 세종문화회관 최단 기간 최다 관람객 기록을 연이어 경신한 바 있다. 브로드웨이 최고 히트작으로 손꼽히는 ‘위키드’ 오리지널팀도 5월 24일부터 10월 7일까지 서울 용산구 한남동 뮤지컬 전용극장 블루스퀘어 삼성전자홀 무대에 오른다. ‘오즈의 마법사’를 뒤집은 뮤지컬로, 원작에 등장하는 두 마녀의 숨겨진 이야기를 소재로 했다. 거대한 용과 톱니바퀴 등 무대 장치가 특히 돋보인다. 이외에도 2005년 한국을 찾았던 ‘오페라의 유령’ 오리지널팀이 12월 한국을 찾아 대미를 장식할 예정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동명 영화를 원작으로 한 뮤지컬인 이른바 ‘무비컬’과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뮤지컬의 흥행 행진은 계속될 예정이다. 브로드웨이 최신 흥행작이자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과 리어나도 디캐프리오, 톰 행크스가 호흡을 맞춰 흥행한 동명의 영화를 뮤지컬로 만든 무비컬 ‘캐치미이프유캔’은 3월 28일 국내 초연된다. 6월 10일까지 한남동 블루스퀘어 삼성카드홀에서 공연되는 ‘캐치미이프유캔’은 세계 곳곳이 배경인 영화를 원작으로 삼은 만큼 쉴 새 없이 전환되는 무대 장치가 일품이다. 높은 시청률을 기록한 동명 드라마를 원작으로 한 창작 뮤지컬 ‘파리의 연인’도 4월 서울 구로구 신도림동 디큐브아트센터에서 공연될 예정이다. 원작의 기본 틀은 유지하되 결말과 등장인물에 약간의 변화를 시도할 계획이다. 대작 소설을 원작으로 한 작품도 눈에 띈다. 프랑스 대문호 빅토르 위고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뮤지컬 ‘레미제라블’의 한국어 버전은 오는 11월, 27년 만에 국내 무대에 초연된다. 또 러시아 소설가 보리스 파스테르나크가 1957년 발표한 동명 장편소설이 원작인 ‘닥터 지바고’도 오는 27일부터 6월 3일까지 서울 잠실 샤롯데시어터 무대에 오른다. 250억원 이상의 제작비를 들인 대작으로 배우 주지훈과 홍광호가 투톱으로 발탁됐다. 미국 뉴욕 브로드웨이에서 ‘저지 보이스’ 등을 만든 데스 맥아너프가 연출을 맡아 눈길을 끈다. 역사 속 실존 인물을 그린 작품도 올 한 해 기대작으로 손꼽힌다. 김준수, 옥주현, 송창의, 류정한, 박은태 등 유명 배우를 대거 캐스팅해 티켓파워를 과시한 ‘엘리자벳’은 오스트리아 합스부르크가의 마지막 황후 엘리자베스의 일대기를 그렸다. 2월 9일부터 한남동 블루스퀘어 삼성전자홀 무대에 오른다. 천재음악가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의 치열한 사랑과 라이벌 안토니오 살리에리 간의 대결 등을 그린 프랑스 뮤지컬 ‘모차르트, 오페라 락’은 3월 30일부터 4월 29일까지 경기 성남시 성남아트센터 오페라하우스에서 공연된다.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영화프리뷰] ‘밀레니엄: 여자를 증오한 남자들’

    [영화프리뷰] ‘밀레니엄: 여자를 증오한 남자들’

    부패 재벌 베네르스트룀을 폭로하는 기사를 썼지만, 증거가 없는 탓에 명예훼손 소송을 당한 시사잡지 ‘밀레니엄’의 기자 미카엘 블롬크비스트. 재판에서 패하던 날, 전화가 걸려온다. 스웨덴 재벌 방예르 그룹의 큰 어른 헨리크가 40년 전 고립된 섬에서 흔적 없이 사라진 (형의) 손녀 하리에트의 사건을 조사해 달라고 요청한 것. 40년간 풀리지 않은 사건을 맡게 된 미카엘은 보안전문업체 밀턴시큐리티의 유능한 조사원 리스베트 살란데르와 함께 방예르 집안의 추악한 비밀을 파헤친다. 평생을 일상의 폭력에 대해 투쟁해온 스웨덴 기자 스티그 라르손이 쓴 ‘밀레니엄’ 시리즈(그는 10부작을 구상했지만 3부까지 탈고한 뒤 숨졌다)는 2005년 출간 후 46개국에서 6500만부가 팔린 초대형 베스트셀러다. 미국 할리우드 스튜디오들이 침 흘린 매력적인 원작은 ‘세븐’(1995) ‘파이트클럽’(1999)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2008) ‘소셜네트워크’(2010)로 흥행과 평단의 열광적인 지지를 끌어낸 데이빗 핀처 감독의 손에 떨어진다. 그는 “20여년 동안 영화를 하면서 어른들을 위한 해리 포터, 성인용 프랜차이즈를 꿈꿔왔다.”라고 밝혔다. 게다가 ‘쉰들러 리스트’(1993) ‘갱스 오브 뉴욕’(2002) ‘아메리칸 갱스터’(2007) ‘머니볼’(2011)의 스티븐 자일리언이 각본을 맡았다. 새달 12일 개봉하는 ‘밀레니엄: 여자를 증오한 남자들’은 3부작의 첫 편인지라 캐릭터를 소개하는 데 오랜 시간을 할애했다. 미카엘과 리스베트는 홈즈와 왓슨처럼 환상의 짝꿍이다. 아슬아슬한 연애 감정까지 가진 새 유형의 콤비인 만큼 관객이 납득할 만한 설명이 필요한 건 당연해 보인다. 핀처는 두 인물을 수평적으로 끌어가는 대신, 무게 중심을 리스베트에 뒀다. ‘007 시리즈’의 다니엘 크레이그가 연기하는 정의감 넘치는 기자(미카엘)는 이미 많은 영화에서 ‘우려먹은’ 전형적인 인물형. 반면 거식증 환자처럼 마른 몸매에 정신병력 탓으로 법적 후견인의 감시를 받는 연약한 존재이지만, 어느 순간 모터사이클을 타고 질주하는 펑크 여전사로 변모하는 입체적인 인물형인 리스베트를 공들여 세공한 건 영리한 선택이었다. 스칼렛 요한슨과 내털리 포트먼, 엠마 왓슨, 크리스틴 스튜어트 등을 제치고 리스베트 역을 따낸 루니 마라는 중성적인 매력을 발휘하면서 단박에 할리우드의 블루칩으로 올랐다. 최근 발표된 제69회 골든글로브에서 여우주연상 후보에 올랐다. 2시간 30분이 훌쩍 넘었다는 사실을 깨달은 건 자막이 올라가는 순간. 촘촘한 서사와 긴장감 있는 편집, 캐릭터의 매력이 쏠쏠하다. 단, 크레이그에게 제임스 본드의 육탄 액션을 기대하면 실망할 터. 지난 21일 먼저 뚜껑을 연 북미에서 호의적인 평을 받았다. 비평가들의 평을 계량화하는 영화전문사이트 로튼토마트닷컴은 신선도 지수 85%(좋은 평을 던진 평론가 비율), 평점 7.6(10점 만점)을 주었다. 겨울 영화 중 ‘미션임파서블: 고스트 프로토콜’(신선도 지수 93%, 평점 7.6)과 더불어 가장 높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270억 대작 강제규 감독의 ‘마이 웨이’ UP&DOWN

    270억 대작 강제규 감독의 ‘마이 웨이’ UP&DOWN

    순제작비 270억원. 광고 등 마케팅 비용을 포함하면 310억원으로 추정된다. 한국영화로는 역대 최대 규모의 제작비가 투입된 영화 ‘마이 웨이’(My Way)를 두고 하는 얘기다. 지난해 한국 영화의 평균 총제작비가 21억 6000만원이란 점을 감안하면, 영화의 규모를 짐작할 만하다. ‘흥행 마법사’ 강제규 감독이 ‘태극기 휘날리며’(2004) 이후 7년 만에 내놓은 신작이란 점에서도 일찌감치 관심을 모았다. 더군다나 한국의 장동건, 일본의 오다기리 조, 중국의 판빙빙 등 동아시아를 대표하는 배우들이 총출동했다. CJ엔터테인먼트와 SK플래닛이 동일 지분을 투자했다는 점도 흥미롭다. 영화의 성패가 향후 충무로의 자금 흐름에 영향을 줄 수도 있다는 얘기다. 오는 22일 개봉하는 ‘마이 웨이’의 장단점을 짚어 봤다. 임일영·이은주기자 argus@seoul.co.kr [UP] 길을 찾다…할리우드 뺨치는 전투신 역사학자 스티븐 엠브로스의 저서 ‘디데이’에 실린 불안한 눈빛의 독일 병사 사진이 영화의 모태가 됐다. 노르망디 상륙작전 당시 연합군에게 체포된 독일 병사는 놀랍게도 조선인. 그가 어떻게 머나먼 노르망디까지 가게 되었을까란 궁금증에서 영화는 비롯됐다. 인력거꾼 김준식(장동건)은 어린 시절부터 하세가와 다쓰오(오다기리 조)와 라이벌 관계를 형성한 육상 유망주. 올림픽대표 선발전에서의 난투극으로 김준식은 일본군에 징집된다. 몽골 노몬한 전선으로 끌려간 김준식은 일본군 대좌가 된 하세가와와 만난다.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 러시아군으로, 독일군으로 군복을 갈아입는 두 사내의 이야기가 2시간 18분 동안 펼쳐진다. 영화의 최대 강점은 2차대전을 다룬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라이언 일병 구하기’(1998), 미국 HBO의 인기 드라마 ‘밴드 오브 브러더스’(2001)를 필적할 만한 전투장면의 구현에 있다. 일본군 자살특공대와 러시아군 탱크부대가 격돌하는 노몬한 전투나 연합군의 노르망디 상륙작전 등을 세공한 영상의 ‘때깔’은 한국 영화의 수준을 넘어섰다. 눈보라가 몰아치는 포로수용소 풍경이나 독일군과 소련군의 전투로 폐허가 된 전장 등 미장센도 빼어나다. ‘태극기 휘날리며’로 전쟁영화를 득도한 강우석 감독을 비롯해 이모개 촬영감독, 조근현 프로덕션 디자이너, 정도안 특수효과 감독 등 충무로 A급 스태프가 다른 영화의 4배에 이르는 14개월의 프리프로덕션 기간에 머리를 맞댄 결과물이다. 외양만큼은 품을 들인 대로다. 연기로 눈을 돌리면 김준식의 친구 이종대로 나오는 김인권이 가장 돋보인다. ‘주인공의 친구’ 캐릭터는 감초 역할에 그치는 게 보통. 하지만 김인권은 전쟁으로 이성을 잃으면서도 단짝 친구 준식에게는 순박함을 놓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쓰는 캐릭터를 실감나게 소화했다. 전쟁영화의 또 다른 매력은 무의미한 전쟁터에서 산화하는 인물들의 비장미에 있을 터. 강 감독은 주요 등장인물의 상당수를 흐름이 늘어질 타이밍에 죽음의 구렁텅이로 내몬다. [DOWN] 길을 잃다…2% 부족한 스토리라인 공식엔 잘 들어맞는다. 하지만 보고 나면 허전하다. ‘마이웨이’는 너무나 정석적인 영화다. 6·25에 한정됐던 국내 전쟁 영화의 스케일을 2차 세계대전까지 넓혔고, 한·중·일 아시아 3개국의 국경을 뛰어넘는 인간애를 그리는 등 외연을 넓히고자 노력한 흔적은 역력하다. 하지만 너무 많은 것을 담으려고 했던 탓일까. 영화는 쓸 만한 ‘구슬’을 가지고도 이를 제대로 꿰지 못한 인상을 남긴다. 때문에 2시간 20분이라는 긴 러닝타임 동안 포탄 소리는 요란하지만, 영화의 깊이 있는 여운까지 남기지는 못했다. 여기에는 다소 작위적인 구성이 한몫했다. 준식과 다쓰오의 갈등과 화해는 이 영화의 핵심이다. 그런데 라이벌이었던 두 사람이 둘도 없는 친구가 되는 과정이 설득력 있게 표현되지 못했다. 둘의 연결 고리도 약하고 개연성까지 부족해지면서 영화의 스토리라인이 중심을 잃고 말았다. ‘달리기’가 두 사람을 이어 주는 끈이지만, 다소 억지스러운 점이 적지 않다. 출연 분량이 상당히 적은 판빙빙의 비중을 늘려서라도 주인공들의 드라마를 좀더 촘촘하게 그렸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리얼리티가 떨어지는 부분도 적지 않다. 전쟁 포로로 잡혀간 준석이 홀로 연병장을 달리는 장면이 나온다. 어느 누구의 제지도 없이 말이다. 마라토너로서의 올곧은 의지를 표현하기 위한 장면이지만, 전쟁의 치열함 속에서 느껴지는 여유는 왠지 어울리지 않아 보인다. 오히려 두 주인공 대신 전쟁의 한복판에서 선과 악을 오가는 이종대 역의 김인권이 더 뇌리에 깊숙한 인상을 남긴다. ‘태극기 휘날리며’(2004) 등으로 한국형 블록버스터의 새 장을 열었던 강제규 감독이다. 이번 영화를 통해 압도적인 영상미라는 측면에서 확실히 진일보한 면모를 보여 줬다. 하지만 지난 7년 전과 비교해 한국 영화의 수준도, 관객들의 감각도 훨씬 높아졌다. 변화된 시장 상황을 좀더 예민하고 치밀하게 계산했어야 했다. 단선적인 캐릭터 탓일 수도 있지만, ‘모범생’ 같은 밋밋한 장동건의 연기도 아쉬움을 남긴다.
  • [WHO&WHAT] 시간여행·생각읽기… 인간들 ‘신의 영역’을 넘보다

    [WHO&WHAT] 시간여행·생각읽기… 인간들 ‘신의 영역’을 넘보다

    인류가 ‘만들어낸’ 최고의 기계를 꼽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누군가는 자동차를, 누군가는 컴퓨터를 얘기할 수도 있고, 어떤 주부는 전자레인지나 진공청소기를 먼저 꺼낼 수도 있다. 하지만 인류가 ‘생각해 낸’ 최고의 기계를 꼽는다면 후보는 좁혀진다. 이미 현실화된 기계는 당연히 제외된다. 만들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아니면 불가능하다고 여겨지기 때문에 더 많은 기대가 걸려 있다. 여기 실제로 만들어진다면 ‘신의 영역’에 이르렀다고 선언할 수 있을 만한 두 개의 기계가 있다. 미래의 일을 먼저 볼 수 있거나 과거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를 정확하게 알 수 있는 타임머신. 그리고 남의 생각이나 꿈을 읽을 수 있는 드림머신(혹은 드림스캐너)이다. 유사 이래 상상 속에서만 존재해 온 이 기계들이 2011년 올해, 그것도 한 달도 안 되는 사이에 화제로 떠올랐다. 너무나 당연하게 여겨지던 과학의 상식이 깨지고 있기 때문이다. ‘상식을 깨는 것’에서 어느 새 ‘가설과 상식을 확인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현실에 안주해 온 과학계가 뿌리째 흔들릴 만한 일이다. ■ 과학상식 위협하는 ‘타임머신’ ‘과거나 미래로의 여행’이라는 누구나 한번쯤 상상했을 법한 호기심이 구체적인 모습으로 등장한 것은 ‘공상과학(SF)의 아버지’로 불리는 허버트 조지 웰스가 1895년 소설 ‘타임머신’을 출간하면서부터다. 웰스는 소설에서 빛보다 빠른 회전운동을 일으키는 ‘타임머신’을 4차원 공간의 시간축 방향으로 밀어 미래로 움직일 수 있다는 아이디어를 제시했다. 이후 ‘터미네이터’ ‘12몽키즈’ ‘백 투 더 퓨처’ 등 수많은 영화와 소설, 만화에서 타임머신이 등장해 이야기의 중심을 이뤘다. 하지만 그 후 100년이 훌쩍 넘은 지금껏 타임머신은 상상 속에 갇혀 있다. 실제 타임머신을 만들려는 시도도, 결과물도 알려진 바 없다. 우선 논리적인 문제가 있다. 과거로 가는 타임머신은 시간을 거스르는 순간, 곧바로 기계가 존재하지 않는 상태가 된다. 또 과거에 자신의 조상을 만나거나, 인과관계가 있는 물건에 손을 대면 그 후의 모든 일이 바뀌어 현재에 타임머신을 만드는 상황이 재현되지 않는다. 미래 역시 마찬가지다. 미래에 생길 일을 알아 과거에 전달하면 그 미래는 재현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결과와 원인이 뒤엉키는 상황은 철학이나 논리의 영역에서조차 설명하기가 불가능에 가깝다. 만화 ‘드래곤볼’에서 ‘수많은 미래와 과거와 존재하고 서로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라는, 필요에 따라 변화무쌍하게 변하는 논리가 등장하는 것도 이 같은 모순을 피하기 위한 장치다. 현존하는 최고의 물리학자로 꼽히는 스티븐 호킹 영국 케임브리지대 명예교수 역시 이 같은 논리를 내세워 시간여행이 불가능하다는 점을 밝히기도 했다. “타임머신의 발명이 가능하다면 언젠가 만들어질 것이고, 그 타임머신을 타고 나타난 시간 여행객들이 주위에 있어야 한다. 그러나 아직까지 나타나지 않았다는 점은 타임머신이 불가능하다는 증거”라는 것이 호킹의 논리다. 과학의 영역에서는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이 타임머신에 대한 과학적 상상이 불가능하도록 족쇄를 채워 놓았다. 아인슈타인은 특수상대성이론을 통해 시간에 변화를 주기 위해서는 빛의 속도 또는 그 이상으로 움직일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을 증명했다. 기본적인 전제는 지구상에 존재하는 물질이나 장치 중 어떤 것도 빛의 속도를 따라잡는 것이 불가능하고, 결국 시간여행은 불가능하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를 뒤집어 보면 빛의 속도에 가깝거나 이보다 빠른 물질이 존재한다면 미래로 가는 타임머신을 만들 수 있는 여지가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를 구체화하면 초속 29만 9900㎞로 날아가는 우주선의 시간이 흐르는 속도는 지구상의 50분의1에 불과하고, 1년을 우주에서 여행하면 50년 후의 지구로 돌아오게 된다. 영화 ‘혹성탈출’에서 주인공 일행이 우주선을 타고 여행한 후 원숭이들이 지배하는 미래의 지구로 돌아오는 것과 같은 원리다. ‘현대 물리학의 진리’로 불리는 아인슈타인의 이론과 그 위에 서 있는 타임머신이 역사상 가장 큰 도전을 받고 있다. 지난 22일(현지시간) 유럽입자물리연구소(CERN)가 “빛보다 빠른 중성미자(뉴트리노)를 발견했다.”고 밝히면서부터다. 간단한 발표를 놓고 물리학계에는 흥분과 패닉이 공존하고 있다. 아직까지 성격이 정확히 규명되지 않은 중성미자에 대한 연구가 진행되면 타임머신을 만들 수 있다는 성급한 기대도 나온다. 하지만 대부분의 학자들은 이번 사태가 ‘실험 오류’로 밝혀지기를 바라는 눈치다. 100년 넘는 시간 동안 수십만명의 물리학자들이 아인슈타인의 이론 위에서 하나씩 벗겨 온 우주와 자연의 신비가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것은 어떤 이들에겐 ‘추구해 온 삶의 의미’를 부인하는 일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타인의 생각 읽는 ‘드림머신’ 시간여행을 하는 영화 백 투 더 퓨처의 주인공 마티 맥플라이(마이클 J 폭스 분)에 비해 남의 꿈을 훔치는 영화 ‘인셉션’의 주인공 돔 코브(리어나도 디캐프리오 분)는 훨씬 더 현실에 가까이 다가왔다. 의학학술지 ‘커런트 바이올로지’ 최근호에 게재된 잭 갤런트 캘리포니아 버클리대(UC버클리) 교수팀의 연구 결과는 기계를 통해 다른 사람이 보는 것을 그대로 화면에 나타낼 수 있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직접 그 사람의 두뇌를 들여다본다는 점에서, 심장의 움직임이나 맥박 등을 통해 사람의 진실을 측정하는 ‘거짓말탐지기’와는 차원이 다른 실험이 성공한 셈이다. 당초 갤런트 박사가 연구를 시작한 목적은 뇌졸중이나 언어장애 등 의사소통에 문제가 있는 사람들의 생각과 의사를 보여줄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한 것이었다. 갤런트 박사는 여러 명의 피실험자들이 영화를 보는 동안 기능성자기공명영상(fMRI) 기계를 통해 꾸준히 그들의 두뇌를 스캔했다. 장시간 움직이지 않고 누워 있는 상태에서 화면에 집중해야 하는 한계가 있기는 했지만 실제 영화에서 나타난 인물이나 동물 등의 장면이 2시간 후 피실험자들의 두뇌를 스캔한 화면에 나타났다. 이렇게 재구성된 영상은 조잡한 모습으로 형태와 움직임을 흐릿하게 흉내내는 것에 지나지 않았지만 영화와 비교하면 어느 장면을 피실험자들이 보고 있는지, 또는 생각하고 있는지를 분명하게 식별할 수 있는 수준이었다. 재구성한 영상만으로 영화 주인공이 ‘스티브 마틴’이라는 점을 알 수는 없지만, 어떤 영화인지를 알면 장면을 찾아내는 것은 가능했다. 연구팀은 fMRI의 기능을 개선하면 사람들의 실제 생각을 그대로 읽어 내거나 저장하는 일도 가능하고 꿈 속의 내용을 그대로 재현하는 일도 불가능하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실험은 갤런트 박사를 비롯한 연구진의 두뇌활동을 분석한 fMRI 자료를 기반으로 진행됐다. 어떤 장면이나 자극에 두뇌의 어떤 부분이 활성화되는지를 알고 있으면 결국 그 사람의 두뇌 움직임을 통해 장면이나 자극을 거꾸로 추측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결국 아직까지 극히 일부만이 알려져 있는 두뇌 활동에 대한 정보가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더 정확한 영상을 만들어 낼 수 있다는 얘기다. ‘왜 이 사람이 이런 행동을 했을까.’ ‘행동의 동기가 무엇일까.’라는 질문에 대답할 수 있는 정신분석학자와 심리학자의 역할을 과학이 대신할 날이 머지않았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서울신문은 매주 1회 독특한 포맷의 가상 인터뷰 [WHO&WHAT(후 앤드 왓)]을 1개면에 걸쳐 연재하고 있습니다. 일반 신문기사로는 다루기 힘든 동서고금의 지식과 역사의 정수들을 만남 또는 대담의 형식을 통해 알기 쉽고 재미있게 소개하는 지면입니다. 청소년, 어른 모두에게 즐겁고 색다른 지식의 장이 될 것으로 자부합니다. 특히 입시를 준비하는 학생들에게는 훌륭한 논술교재로도 활용할 수 있을 것입니다. [WHO&WHAT] “퀴즈쇼서 인간에 완승한 슈퍼컴 왓슨(Watson)을 만나다” [WHO&WHAT] 무덤에서 불러낸 독재자 4인의 가상만찬 ‘재스민 혁명’을 논하다 [WHO&WHAT] 천재소년 송유근, ‘우주비행 성공 50주년’ 맞아 유리 가가린을 만나다 [WHO&WHAT] ‘슈퍼히어로’ 스파이더맨, 정신과 전문의 김상준 원장과 상담하다 [WHO&WHAT] 지구수비대 지원한 인간형 로봇 ‘마루’ “아톰·태권V처럼 지구 지켜서…” [WHO&WHAT] ‘최악’ 통념 B형 男기자, 혈액형의 아버지 ‘란트슈타이너’에 따지다 [WHO&WHAT] ‘전 세계 여성의 로망’ 버킨백을 만나다 [WHO&WHAT] 선택 따라 전혀 다른 결과…”이렇게 검색하면 진리가 밝혀질까?” [WHO&WHAT] “남느냐, 떠나느냐” 희곡으로 본 어느 서재 도서들의 열띤 논쟁 [WHO&WHAT] ‘위대한 유산’ 남긴 간송미술관의 전형필, 그리고 우피치미술관의 메디치 [WHO&WHAT] 위대한 예술가 미켈란젤로, 그는 왜 라파엘로를 죽이고 싶었을까 [WHO&WHAT] ‘美우주왕복선은 초대형 폭탄이나 마찬가지’ 물리학자 파인먼의 폭로 [WHO&WHAT] 외규장각 도서 귀환으로 본 약탈문화재의 ‘수구초심(首丘初心)’ [WHO&WHAT] “재능만 주고 사랑은 주지 않던 나쁜 부모들” 유명 인사들의 회상기 [WHO&WHAT] 인류역사를 바꾼 ‘억세게 운 좋은 사내들’ 서바이벌 현장…과연 승자는? [WHO&WHAT] 소설 속 영국인 주인공 폴 웨스트 “파리서 1년 살아보니” [WHO&WHAT] 인류 첫 셀레브러티 ‘클레오파트라’… 베일 속의 그녀의 얘기 들어보니 [WHO&WHAT] 유전학의 창시자 수도사 멘델의 고백… “저, 유전학의 아버지 아니에요” [WHO&WHAT] 인간은 이기적 동물? 이타적 동물?…러시아 식물학자 니콜라이 바빌로프가 밝힌 유전자의 비밀 [WHO&WHAT] 아쉽게 놓친 노벨상’가상 수기’ 공모해보니[WHO&WHAT] 시간여행·생각읽기…인간들, ‘신의 영역’을 넘보다
  • “킥에 암바까지”…어린이 격투경기 英서 논란

    “킥에 암바까지”…어린이 격투경기 英서 논란

    소년들이 서로 뒤엉켜 힘을 겨루는 비공식 격투경기가 영국에서 암암리에 열리고 있어 경찰이 조사에 나섰다. 어린 선수들이 니킥과 암바 등 전문 격투기술까지 동원하는 등 성인 못지않은 격렬한 경기를 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영국 랭커셔 프레스턴에 있는 한 클럽에서 최근 8세와 9세 소년들이 출전한 격투경기가 열렸다. 당시 촬영된 영상을 확인한 결과 소년들은 헤드기어나 패드 등 기본적인 보호장구도 갖추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고 영국 대중지 데일리메일이 전했다. 당초 이 경기는 서로를 가격하지 않는다는 규칙이 있었지만 소년들이 발차기나 펀치 심지어 암바와 니킥 등 전문 격투기술이 여러차례 동원됐다. 중간에 얻어맞은 한 아이가 결국 울음을 터뜨리기도 했지만 경기는 속개됐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기를 치루는 사이 등장한 비키니 차림의 라운드 걸도 문제가 됐다. 또 성인관객들이 철조망 안 경기장에서 펼쳐지는 아이들의 격투경기를 지켜보며 응원을 하는 장면 역시 어린이 교육과 보호상 문제가 많다는 지적이 나왔다. 특히 영국의료협회(BMA) 측은 이 경기가 매우 위험하다고 우려를 드러냈다. 이 단체는 아무리 의료진이 대기한다고 해도 보호 장구 없이 어린이들이 격렬한 격투경기를 펼치다 보면 뇌손상이나 골절상 등의 심각한 위험에 놓이게 된다고 경고했다. 아동보호 시민단체들은 교육적으로 어린이 격투기경기가 매우 부적절하다고 강하게 반대했다. ‘세이프 칠드런 재단’(Safechild children’s charity)의 로지 카터 회장은 이 경기를 “미친 짓”이라고 강하게 비난하면서 “어린이들에게는 절대 허락될 수 없는 위험한 스포츠”라고 반발했다. 놀랍게도 문제가 된 경기는 선수들의 아버지들이 모두 지켜보는 가운데 열린 것으로 전해졌다. 출전한 9세 키안 매키슨의 아버지인 닉 하틀리(33)는 “아들이 5살 때부터 격투기술을 배웠기 때문에 전혀 위험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 경기를 연 격투클럽의 스티븐 나이팅게 대표 역시 “아동 격투기는 매우 안전하며 앞으로 인기도 점점 더 많아질 것”이라고 내다보기도 했다. 그는 “아이들의 경쟁은 본능적이다. 길바닥에서 싸움질 하는 게 훨씬 더 위험한 것”이라고 의견을 피력했다. 강경윤기자 newsluv@seoul.co.kr  
  • “화성에 한 때 물 흘렀다?”…희귀바위 찾았다

    “화성에 한 때 물 흘렀다?”…희귀바위 찾았다

    화성에도 한 때 물이 존재했을 수 있다는 증거를 보여주는 화성의 바위가 최근 발견됐다. 미국항공우주국(NASA) 연구진은 “2004년 3월 화성에 착륙한 탐사선 오퍼튜니티(Opportunity)가 인데버(Endevour)크레이터에서 과거 이곳에 물이 존재했을 수 있다는 가설을 가능케 하는 1m 희귀 암석을 찾아냈다.”고 19일 발표했다. 이목을 집중시킨 암석은 ‘체스터 레이크’(Chester Lake)라고 명명됐다. 암석이 발견된 인데버는 직경 22.5km의 대형 크레이터로, 그간 진행된 탐사작업에서 화성 초기 생성과정을 추측할 수 있는 몇가지 실마리들이 발견된 바 있었다. 체스터 레이크 암석은 오퍼튜니티 호가 지난달 8월부터 본격적으로 ‘케이프 요크’(Cape York)를 조사한 이래 연구대상으로 수집된 두 번째 암석이었다. 첫 번째 암석은 ‘티스테일’이며, 이는 체스터 레이크가 원래의 명칭 대신 ‘티스테일 2’로 자주 불리는 이유기도 하다. 연구에 참여한 코넬 대학의 스티븐 스쿼레스 교수에 따르면 체스터 레이크는 현무암으로 다른 화산암과 크게 다르지 않은 구조를 가졌다. 특이한 점은 화학분석에서 아연이 다량 검출됐다는 것. 지구에 있는 암석들 가운데 아연을 다량함유하는 특질은 전형적으로 온천과 같은 열수작용에 영향을 받은 것인 경우가 많았다. 따라서 연구진은 이 암석이 화성에 초기에 있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열수현상과 관련 깊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스쿼레스 교수는 “이 암석이 형성됐을 당시 물이 어디서 스며들었고 어디로 인정했는지를 찾아낼 계획”이라면서 “당시의 ‘물’은 수증기 일 수 있고 액체형태일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강경윤기자 newsluv@seoul.co.kr
  • [공연리뷰] 브로드웨이서 직접 본 화제작 ‘워 호스’

    [공연리뷰] 브로드웨이서 직접 본 화제작 ‘워 호스’

    요즘 미국 브로드웨이에선 웬만한 배우들도 말(馬) 앞에서 고개를 숙인다. 말과 인간의 우정을 그린 영국 연극 ‘워 호스’(War Horse·군마) 때문이다. ‘워 호스’는 2007년 영국에서 초연돼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여세를 몰아 올 4월 브로드웨이에 상륙했다. 공연 두 달 만에 작품상 등 올해 토니상 5개 부문을 석권했다. 명성에 걸맞게 표 구하는 일이 녹록지 않았다. 두세 달 전에 예매하지 않으면 최소 40달러 이상의 웃돈을 얹어줘야 한다고 했다. 운 좋게 표를 손에 넣을 수 있었다. ●말과 인간의 우정 감동적으로… 영국서 초연 ‘워 호스’는 제1차 세계대전을 배경으로 소년 앨버트와 그의 애마인 조이에 관한 이야기다. 앨버트의 아버지는 대출받은 돈으로 술김에 좋은 망아지 한 마리를 사온다. 앨버트는 말에게 ‘조이’라는 이름을 지어주고 정성껏 보살핀다. 하지만 갑자기 찾아온 전쟁으로 모든 것이 변하고 만다. 조이가 군마로 기병대에 팔려간 것. 조이는 전쟁의 공포 속에서도 고향에 있는 앨버트를 그리워하며 다시 만날 수 있다는 희망을 버리지 않는다. 17살의 앨버트 또한 조이를 찾기 위해 나이를 속여가며 군대에 지원한다. 그 사이 조이는 프랑스군과 독일군 양쪽 진영에서 사선을 넘나들며 참혹함을 경험한다. 마침내 둘은 천신만고 끝에 재회하게 되는데…. ‘워 호스’의 성공 요인은 소문대로 ▲감동적인 스토리 ▲말이 무대 위에 있는 듯한 사실주의적 말 모형 ▲배우들의 뛰어난 연기에 있었다. 극 중 조이에게 생명력을 불어넣는 것은 세 명의 배우들이다. 이들은 뼈대 골격과 최소한의 피부로 이뤄진 ‘모형말’의 머리, 가슴과 앞발, 뒷발에 들어가 일일이 뼈대와 관절을 움직인다. 특히 가죽으로 만들어진 조이의 귀가 배우들에 의해 움찔할 때마다 관객들은 조이가 실제 말일지도 모른다는 착각에 휩싸인다. 한 마리의 말이 무대 위에 완벽하게 탄생한 셈. ●국내 수입 추진중… 스필버그가 영화로도 제작 배우들의 이러한 ‘아날로그적’ 노력은 관객으로 하여금 말이 느끼는 기쁨과 고통, 조이와 앨버트의 눈물 나는 우정을 ‘실제 현실’로 받아들이게 한다. 커튼콜 때 앨버트보다 조이의 모형 배우 세 명에게 더 뜨거운 박수갈채가 쏟아진 것은 그래서다. 안타깝게도 국내에는 이 작품이 아직 소개되지 않았다. CJ엔터테인먼트가 수입을 추진 중이라고 하니 기대를 걸어볼 만도 하다. 공연이 무산되더라도 세계적인 영화감독 스티븐 스필버그가 ‘워 호스’를 본 뒤 감동을 받아 영화 제작을 진행 중이니 너무 낙담할 일은 아니다. 뉴욕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경찰 ‘희망버스’ 서울 집회에 물대포

    경찰 ‘희망버스’ 서울 집회에 물대포

    경찰이 28일 한진중공업 정리해고 철회를 촉구하는 제4차 ‘희망버스’ 행사에서 시위대를 향해 물대포를 쐈다. 물대포 사용은 2008년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촛불집회 이후 3년 만이다. 해군기지 건설을 둘러싼 제주도 ‘강정마을 사태’와 관련, 불법 집회·시위에 대해서는 현장 체포, 구속 수사라는 엄정 대응 방침을 내놓은 지 이틀 만에 이뤄진 조치다. 경찰은 낮 12시 17분쯤부터 서울 용산구 갈월동 한진중공업 본사 앞에 모인 제4차 ‘희망버스’ 집회 참가자 800여명(경찰 추산)을 해산시키기 위해 살수차 2대를 동원, 10여분 동안 4차례에 걸쳐 물대포를 발사했다. 경찰은 병력 700여명을 투입해 남영역에서 한진중공업 사옥 방면 4개 차선 70m를 점거한 시위대를 세 방향에서 에워쌌다. 이어 폴리스라인을 설치하고 시위대와 대치하다 12시 10분까지 자진해산하지 않으면 물대포를 사용하겠다고 경고했다. 처음엔 살수차 1대로 하늘을 향해 경고성으로 2차례 물대포를 쐈다. 12시 30분부터 경찰은 살수차 2대를 모두 이용해 집회 참가자는 물론 스피커 차량 등을 겨냥해 물대포를 쏘며 대응 수위를 높였다. 시위대는 우산과 비옷, 팻말 등으로 물줄기를 막으면서 행사를 이어갔다. 이후 경찰은 “(해산하지 않으면) 최루액을 살포하겠다.”고 경고 방송을 했으나 실제 사용하지는 않았다. 시위대는 ‘비정규직’ 등을 적은 스티로폼 팻말을 부수는 퍼포먼스를 펼친 뒤 오후 1시를 넘겨 자진해산했다. 경찰의 연행이나 보수단체와의 큰 충돌은 없었다. 행사 참가자들은 “집회를 합법적으로 신고한 데다 평화적으로 진행했는 데도 경찰이 ‘과잉 대응’을 했다.”고 반발했다. 경찰은 이날 집회에서 도로를 점거하는 등 불법 행위에 가담한 참가자들에 대해 검거 전담반을 편성해 추적하는 한편 신원이 확인된 주최자 등 11명에게 출석을 요구했다. 또 집회 현장을 취재하던 기자를 폭행한 시위대 김모씨 등 4명도 조사하고 있다. 경찰은 무단 점거, 공무집행 방해를 비롯한 집단 불법행위에 대해서는 지속적으로 엄정하게 사법조치하기로 했다. 지난 26일 공안대책회의에서 밝힌 “불법 집회·시위에 대해 엄정 대응하겠다.”는 후속 조치인 셈이다. 실제 경찰은 강정마을 사태와 스티븐슨 주한 미 대사 차량의 물병 투척 등으로 공권력이 큰 도전을 받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는 형국이다. 희망버스 참가자 10여명은 오전 7시 40분쯤 청와대가 내려다보이는 인왕산과 인근 안산 정상에 올라 ‘비정규직 철폐’ 등이 적힌 현수막을 펼치는 ‘산상 집회’를 열었다. 앞서 지난 27일 오후 6시부터 희망버스 참가자 5000여명(집회 측 추산 9000여명)은 서울 청계광장에 모여 전야제를 연 뒤 밤늦게 도심 행진을 시도하다 경찰과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신진호기자 sayho@seoul.co.kr
  • NASA “지구온난화, 외계인 침략 부른다”

    NASA “지구온난화, 외계인 침략 부른다”

    지구 온난화 문제는 인류에 닥친 중요한 숙제다. 인류를 위해 지구환경 보호는 당연히 이루어져야 하지만 반드시 그렇게 해야만 할 또 하나의 이유가 제기됐다. 다소 엉뚱하게 들릴 수도 있지만 지구온난화가 미래에 지구가 외계인 침략을 당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미국 과학자들이 주장했다.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행성과학과 펜실베이니아 주립대학 소속의 과학자들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보고서를 최근 발표했다. 이 보고서는 외계인과 접촉을 할 경우 일어날 수 있는 3가지 시나리오를 담고 있다. ▲이익적(beneficial) ▲중립적(neutral) ▲해악(harmful) 등으로 나눠진 시나리오에 대한 전제는 “지구 온난화가 진행되면 외계 문명자들이 지구를 잠재적 위험지역으로 분류, 지구를 침략하거나 혹은 접촉을 시도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것. 연구진은 “가장 좋은 시나리오는 외계인이 인류와 접촉해 지구가 당면한 가난, 기아, 질병을 극복하는 방법에 대한 정보를 공유해 지구 발전에 기여하는 것이지만 최악의 결말은 지구가 통째로 파괴되는 것”이라고 이 보고서는 설명했다. 이어 “외계인들과의 접촉에 대한 시나리오는 인류가 온실가스 방출 제한 등 지구 생태계를 보호하고 개발을 제한하는 등 환경보호 방안에 대한 고려를 보다 적극적으로 해야 한다는 동기를 준 셈”이라고 연구진은 풀이했다. 한편 지난해 세계적 우주물리학자 스티븐 호킹 박사는 이미 외계인이 존재한다고 주장하면서 이들이 지구인들과 접촉할 경우 큰 위협이 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사진=영화 ‘디스트릭트 9’ 강경윤기자 newsluv@seoul.co.kr
  • 머독 “내 인생의 가장 부끄러운 날”

    머독 “내 인생의 가장 부끄러운 날”

    브레이크 없는 ‘해킹 스캔들’로 영국 정가와 루퍼트 머독의 60년 미디어 제국이 뿌리째 뒤흔들리고 있다. 전화 불법 도청·해킹 사건 사실을 처음 제보한 기자가 숨지는 사건까지 터지자 스캔들 이후 줄곧 버텨 오던 머독은 뉴스코프 최고경영자(CEO) 자리에서 내려올 위기에 처했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의 낙마설까지 흘러나오며 영국 정가는 머독이라는 블랙홀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머독 퇴진설… 캐머런 낙마설 비즈니스와 정치 사이에서 위험한 줄타기를 벌이며 제국을 일군 머독. 지난 3월 80세 생일을 맞았을 때만 해도 그의 사전에 ‘은퇴’란 없어 보였다. 하지만 18일(현지시간) 해킹 사건의 진앙지인 뉴스오브더월드(NoW) 내부고발자 숀 호어 기자가 숨진 채 발견되고 블룸버그통신 등 미 언론들이 머독의 퇴진설을 제기, 새 후계자까지 지목하면서 사태는 걷잡을 수 없이 악화되고 있다. 뉴스코프의 시가 총액은 지난 4일 해킹 사건이 처음 불거진 이후 60억 달러 이상 급락했다. 정치권과 수사 당국, 여론의 압박이 가중되면서 이제 머독은 회사를 살릴지, 족벌 운영 체제를 고수할지 최후의 선택을 남겨 놓고 있다. 블룸버그는 뉴스코프 사외이사들이 머독이 물러나면 체이스 캐리 현 최고운영책임자(COO)를 CEO로 앉히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머독의 퇴진을 기정사실화했다. 캐리는 23년간 뉴스코프에 몸담아온 머독의 ‘오른팔’로 사외이사들은 주식시장, 투자자 반응까지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머독과 아들 제임스가 19일 출석한 영국 하원 청문회 결과가 운명을 결정지을 것이라고 전했다. 머독은 청문회 모두 발언에서 “오늘이 내 인생에서 가장 부끄러운 날”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한 이사회 멤버는 로이터를 통해 “사외이사들은 머독을 지지하기로 뜻을 모았다.”고 반대되는 주장을 내놨다. 현재로서는 머독이 물러나기로 결정한다면 아들 제임스 뉴스코프 부최고운영책임자에게 회사를 물려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 이럴 경우 머독 미디어 제국의 ‘영광’이 이어질지는 불투명하다. 해킹 사태는 영국 정치권, 경찰, 언론 간의 유착으로 비화되며 급기야 정부 최고위층까지 겨냥하고 있다. 폴 스티븐슨 런던 경찰청장이 닐 월리스 뉴스오브더월드 전 부편집장을 미디어 고문으로 기용한 데 대한 책임을 지고 물러난 데 이어 존 예이츠 치안감까지 옷을 벗자, 뉴스오브더월드 편집장 출신의 앤디 쿨슨을 대변인으로 기용했던 캐머런 총리도 물러나야 한다는 여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해킹 제보한 기자 숨진 채 발견 호어 전 뉴스오브더월드 기자의 사망은 이런 부담감에 따른 자살이라는 추정이 나온다. 18일 런던 북부 허트퍼드셔 왓퍼드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된 호어는 쿨슨이 뉴스오브더월드 편집장이던 시절 자신에게 직접 해킹을 지시했다고 폭로해 파문을 일으켰다. 경찰은 “(그의 죽음에) 의심스러운 점은 없다.”고 밝혔다. 연일 충격을 더하고 있는 머독 스캔들, 어떤 결말이 날지 주목된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북한도 언젠가 자유의 무지개 뜰 것”

    조지 W 부시 전 미국대통령이 28일 자서전 ‘결정의 순간’의 국내 출간에 맞춰 방한, 서울 장충동 반얀트리 클럽에서 출간기념회를 했다. 그는 “자유는 누구나 원하는 보편적인 가치”라면서 “시간이 걸리겠지만, 북한은 궁극적으로 자유를 찾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재임 중 루마니아의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가입을 기념해 연설할 때 연단 맞은편으로 무지개가 떴던 일화를 소개하며 “누구도 예상 못 했던 나라들이 하나 둘 자유를 찾고 있고, 북한에서도 언젠가 자유의 무지개가 뜰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명박 대통령을 비롯한 한국의 세 대통령과 모두 좋은 관계를 유지하며 협력했다.”면서 용산 미군기지 이전 결정을 한국 정상과 합의한 가장 중요한 결정 중 하나로 꼽았다. 한·미 정상회담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일화를 묻자 2005년 부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당시 노무현 전 대통령의 제의로 각국 정상들이 한복을 입었던 일을 소개하며 “그날 날씨가 매우 춥고 바람이 불어서 모두 풍선처럼 보였다.”고 설명했다. 출간 기념회에는 류진 풍산그룹 회장, 김장환 극동방송 이사장을 비롯해 캐슬린 스티븐스 주한 미국 대사, 이태식 전 주미대사, 이석채 KT 회장 등 각계 인사 200여 명이 참석했다. 연합뉴스
  • 아인슈타인보다 IQ높은 ‘천재소녀’ 등장

    천재 물리학자 알버트 아인슈타인(1879~1955)보다 지능지수(IQ)가 더 높은 것으로 보이는 ‘천재 소녀’가 영국에서 등장해 놀라움을 주고 있다. 영국 대중지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지능검사에서 놀라운 점수를 획득한 주인공은 영국 클래버리에 사는 초등학생 빅토리아 코위(11)다. 연극과 수영을 좋아하는 활발한 소녀 빅토리아는 최근 멘사(지능지수가 인구 2%에 드는 사람들의 친목단체)에서 실시한 지능지수 검사에서 무려 지능지수(IQ)162를 기록했다. 이는 아인슈타인 박사와 세계 물리학계의 거장 스티븐 호킹 박사를 근소하게 능가하고, 영국 인구 상위 1%에 해당하는 매우 높은 기록이다.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아인슈타인과 호킹 박사의 IQ는 160이었다. 장학금을 받게 된 빅토리아는 “평소 과학을 좋아하고 퍼즐을 푸는 걸 즐긴다.”면서 “기대 보다 높은 점수를 받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빅토리아의 부모는 모두 의사다. 어머니 앨리슨(44)은 “딸이 3세 때 유치원에서 월등히 글을 빨리 깨우치긴 알았지만 딸이 영재일 줄은 몰랐다.”고 기뻐했다. 높은 IQ로 화제를 모으며 ‘천재 소녀’로 불리곤 있지만 빅토리아는 월반 등 영재교육 절차를 밟을 계획은 아직 없다. 빅토리아는 “친구들과 함께 노는 게 즐겁다. 생물을 좋아해서 커서 수의사가 되고 싶다.”고 바람을 밝혔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강경윤기자 트위터(http://twitter.com/newsluv) 
  • 美, 대북화해 ‘마지막 초청장’… 3차 핵실험 등 차단 ‘당근’

    북한의 연이은 대형 도발(천안함 사건, 연평도 포격 사건)과 추가 도발 협박(서울 불바다 발언)에도 불구하고, 버락 오바마 미국 행정부는 북한과의 타협에 여전히 기대를 걸고 있음이 확인됐다. 스티븐 보즈워스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 등이 1일(현지시간) 의회에서 쏟아낸 말들을 종합하면, 미국은 북한을 향한 대화의 문을 연평도 사건 직후에 비해 더 열어젖혔을 뿐 아니라 아예 손짓까지 보내는 분위기다. 물론 보즈워스 등의 언급은 그동안 미 정부 당국자들이 줄곧 해오던 발언의 틀에서 크게 벗어나지는 않는다. 그렇지만 북한이 좀처럼 개과천선의 기미를 보이지 않는 상황임을 감안하고 보면 의미가 없지 않다. 특히 식량 지원 가능성을 언급한 대목은 화해의 손짓으로 비치기까지 한다. 이런 제안은 천안함 사건이나 연평도 사건 직후라면 나오기 힘들었을 것이다. 연평도 사건 직후 한국 정부가 인도적 차원의 식량 지원까지 일절 끊은 사실을 상기하면, 한·미 정부의 대북 전략에 변화의 기류가 있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결국 위성락 외교통상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김태효 청와대 대외전략비서관이 최근 잇따라 미국을 방문한 주목적은 북한의 태도 변화 유도를 위한 식량 지원 재개 방안 논의였을 가능성이 높다. 한·미 입장에서 인도적 식량 지원은 대북 입장 변화의 명분으로서 부담이 적고, 북한으로서도 절박한 식량난을 해소할 수 있기 때문에 솔깃한 측면이 있다. 이날 북한을 향한 보즈워스의 손짓은 전방위적이었다. 그가 던진 “북한의 정권 교체는 미국의 정책 목표가 아니다.”라는 말은,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을 향한 최고의 ‘립 서비스’다. 지금이 북한의 잇단 도발로 한반도 정세가 험악한 상황인 데다 최근 중동에서 독재자들이 줄줄이 철퇴를 맞는 시점이라는 측면에서 이는 김정일의 귀에 크게 울릴 법하다. 미국 정부가 이처럼 북한을 적극적으로 유인하려는 것은 내년 대선 때문이다. 미국 선거에서 북한 문제가 결정적 변수는 아니지만, 북한이 3차 핵실험 등 추가 도발을 저지르기라도 한다면 공화당으로부터 외교정책 실패 공세를 받을 소지가 다분하다. 한국 정부 역시 내년에 잇달아 치러지는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안보 불안 심리를 해소할 필요가 있다. 이명박 대통령이 3·1절 기념사에서 적극적인 대화 의지를 천명한 것도 이런 배경을 깔고 있다. 한·미 정부의 손짓이 효력을 발휘한다면, 키 리졸브 훈련과 중국 양회(兩會) 일정이 마무리되고 비정부기구(NGO)들의 쌀 식량 평가 보고서가 나오는 3월 하순 또는 4월 초순에 북한이 ‘도발에 대한 사과’와 ‘핵개발 중단 약속’ 등으로 화답하면서 화해 무드가 조성될 가능성이 있다. 실제 북한 외무성 대변인이 1일 “우리는 대화에도 대결에도 다 준비돼 있다.”고 여지를 둔 것이 긍정적 해석을 낳기도 한다. 하지만 한·미 정부의 노력이 수포로 돌아갈 개연성도 작지 않다. 최근 북한의 도발은 외부적 요인이라기보다는 권력 승계 등 내부 요인에서 비롯된 측면이 강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천안함 사건도 물밑 대화 분위기가 무르익었을 때 터졌다. 시기적으로 봤을 때 한·미 정부의 이번 화해 신호는 김정일에게 건네는 ‘최후의 초청장’이라 할 만하다. 양국 정부 모두 임기 말로 접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아들 기다리며 캠퍼스에 있을 때 가장 행복했죠”

    “아들 기다리며 캠퍼스에 있을 때 가장 행복했죠”

    서울 개포동 집과 신촌동 학교까지 왕복 50㎞. 어머니가 20살이 넘은 아들과 9년 동안 함께 통학했던 길이다. 9년간의 왕복길은 어림잡아 보면 적어도 지구 두 바퀴에 해당하는 거리다. 뼈가 휘어지는 통증을 느끼는 아들이 당당히 졸업장을 받은 것만으로 기뻐 눈물을 참을 수 없는 어머니다. 이런 어머니가 아들과 함께 졸업장을 받게 됐다. 시험 공부를 한다고 하면 새벽 2시고 3시고 뜬 눈으로 아들을 보살폈고, 강의실에서 아들을 대신해 노트 필기를 했다. 혹여 쓰러지지는 않을까 말없이 복도에서 아들이 강의를 마칠 때까지 기다리며 아들과 함께 대학을 다녔다. ●연세대에 학적 두지 않은 사람으론 처음 연세대는 척추성근위축증을 앓고도 컴퓨터과학과를 졸업한 ‘연세대 호킹’ 신형진(28)씨를 뒷바라지한 공로로 어머니 이원옥(65)씨에게 28일 명예졸업장을 수여한다고 21일 밝혔다. 연세대에 학적을 두지 않은 사람에게 명예졸업장이 수여되기는 처음이다. 이재용 공과대학장은 “어머니가 9년간 함께 학교에 다녔고, 학내 장애인 시설이 많이 바뀌게 한 공로도 있다.”고 말했다. 척추성근위축증은 신씨가 생후 7개월 때 앓기 시작한 희귀병으로 온몸의 근육이 평생에 걸쳐 서서히 마비되는 병이다. 신씨는 목을 아래로 전혀 움직일 수 없어, ‘안구 마우스’ ‘화상 키보드’ 등 첨단 정보기술(IT) 기기의 도움을 받았다. 그는 ‘눈으로’ 리포트를 쓰면서 매 학기 2∼3과목의 수업을 직접 듣는 열정을 보였다. 안구 마우스는 눈동자의 움직임으로 컴퓨터를 작동하는 기구로 영국의 스티븐 호킹 박사도 이용하고 있다. 신씨는 2002년 연세대 정시 특별모집을 통해 입학했다. 2005년 미국에 갔다가 폐렴으로 쓰러져 병원에 입원하면서 2년 동안 휴학도 했지만, 어머니의 마르지 않는 관심과 보살핌으로 이달 무사히 대학을 졸업할 수 있었다. ●“3월 2일 되면 신발 신고 뛸지도 몰라” 당장 다음 달부터 아들을 데리고 아침마다 ‘통학 전쟁’을 치를 일이 없어진 이씨는 “지난해 2학기에 등록하면서 ‘이번 학기만 잘해 주면 졸업인데’라는 생각이 들면서도 ‘형진이가 졸업하면 더는 학교에 가지 못하겠구나’ 싶어 서운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또 “아들을 기다리면서 캠퍼스에 있으면 이 시간에 공부하고 있는 거니까 기뻤다.”면서 “3월 2일이 되면 강의도 없는데 습관적으로 시계를 보면서 신발 신고 뛸지 모르겠다.”고 말하며 밝게 웃었다. 김양진기자 ky0295@seoul.co.kr
  • [데스크 시각] ‘대북 확전론’ 과 그 이후/이기철 사회부 차장

    [데스크 시각] ‘대북 확전론’ 과 그 이후/이기철 사회부 차장

    지난해 우리나라에 가장 큰 충격을 줬던 사건은 천안함 폭침 및 연평도 피격사태다. 새해 벽두에 왜 지난 일을 끄집어 내느냐고? 이렇게 묻는다면 냄비근성으로 벌써 잊은 것은 아닌지, 좋지 않은 일을 덮어두려는 것인지 되묻고 싶다. 두 사건은 우리 사회에서 6·25전쟁 이후 가장 충격적이었고, 분열적인 사건이었다. 연평도 피격 때 확전론이 들끓었다. 용기와 겁쟁이, 분노와 자존심이란 말이 와글와글했다. 이를 선동하는 여론이 비등했다. 청와대도 여기에 말려 ‘확전 자제’ 발언을 주워담았다. #1. 2003년 3월 20일 미국의 이라크 침공이 시작됐다. 오래 전에 끝난 전쟁이지만 전쟁 발발과 관련해서는 되새겨볼 만하다. 당시 침공의 명분은 대량살상무기(WMD)를 사담 후세인이 감췄다는 것. 하지만 대량살상무기는 결국 나오지 않았다. 세계의 정보기관들이 이를 피드백한 결과 퇴역한 이탈리아 정보기관(SISMIS)의 정보브로커가 건네준 17쪽짜리 문서에서 비롯돼 전쟁 여론이 들끓었다. 결국 이라크 침공의 도화선이 됐다. 문서는 이라크가 서아프리카 니제르로부터 농축우라늄인 ‘옐로 케이크’를 반입했다는 첩보였다. 이라크를 이잡듯 뒤졌지만 대량살상무기는 나오지 않았다. 문서는 조작된 것이었다는 게 세계 정보기관들의 평가다. 조작된 문서가 여론을 선동해 전쟁으로 이어진 사례다. 우리도 곱씹어봐야 한다. #2. 1967년 6월 5일 오전 8시 1분. 이스라엘의 전투기들이 시나이반도를 건너 이집트의 공군기지를 기습, 초토화시켰다. 이집트의 나세르가 이스라엘을 공격할 낌새가 분명해지자 이스라엘이 한발 먼저 움직여 타격했다. ‘6일 전쟁’이다. 이스라엘이 승리한 요인 중 하나는 정확한 정보였다. 당시 이스라엘은 이집트 공군 및 군 최고사령부의 야간 근무 피로도 심화와 교대 근무자의 느슨해진 시간대를 찾아냈다. 최고의 취약시간대를 오전 8시 1분으로 결론내고, 기습으로 이집트 공군을 무력화시켰다. 정보전의 승리였다. 연평도 피격 당시 북한의 움직임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채 우왕좌왕한 우리군이 확전을 했으면 어땠을까? #3. 1973년 10월 5일 늦은 밤 이스라엘 정보기관 모사드는 몇 시간 내에 전쟁이 발발할 것임을 예고하는 정보를 최후통첩 격으로 국방부에 보냈다. 이집트 최고사령부가 적색 비상사태에 돌입했기 때문. 모사드는 이전에 수차례에 걸쳐 전쟁 발발을 경고했으나 허사였다. 다음 날 아침 모사드의 즈비 자미르 부장은 국방부를 방문했다. 국방부는 텅 비어 있었다. 유대인 최대 명절인 욤키푸르를 즐기기 위해서였다. 국가 비상을 알릴 라디오방송마저 휴무였다. 모사드의 설득에 국방부가 겨우 움직였다. 이스라엘 전역에 비상경보가 울리자 북쪽에서는 시리아가, 남쪽에서는 이집트가 협공을 시작했다. 서전에서 이스라엘은 크게 패하고 겨우 자국땅을 지켰다. 이스라엘이 지도상에서 사라질 뻔했던 ‘욤키푸르 전쟁’이다. 이후 나라를 위기에서 구한 모사드의 자미르 부장은 승진과 칭찬이 아니라 잘렸다. 적극적으로 전쟁 위험을 강조하지 않았다는 책임을 묻는 조치였다고 한다. #4. 1983년 3월 8일, 이라크 공군은 100ℓ의 생화학적 무기를 할라브자 지역에 살포했다. 5분 만에 5000명의 쿠르드인들이 즉사했다. 과거 소련 정보기관 KGB 제1총국 산하 12국은 생물학무기 연구의 본산이었다. 이 부서 과학자들은 에볼라, 탄저균 등 위험한 바이러스들의 무기화에 성공했다. 소련 붕괴 이후 이들 중 일부가 북한에 포섭됐다는 것이 정보기관의 분석이다. 우리는 전면전이 아니라 해도 확전에 얼마나 준비가 돼 있을까. 안보가 새해의 키워드로 부상했다. 올들어 남북한 대화국면이 조성될 기류가 다분하다. 북한의 연합성명, 스티븐 보즈워스 특사의 방한과 미·중 정상회담 등이 대표적인 시그널이다. 안보는 분노 섞인 용기나 요란한 훈련의 차원을 넘어 정밀한 분석과 정보에서 시작된다. 지난해 산화한 장병 유족들의 절규가 아직도 귓가에 쟁쟁하다. chuli@seoul.co.kr
  • 충무로·할리우드 물량공세 개봉박두

    충무로·할리우드 물량공세 개봉박두

    지난해 국내 극장가는 사상 최고 호황을 누렸다. 2009년 1조 998억원으로 입장 매출 1조원을 처음 돌파한 데 이어 지난해 사상 최고치(11월 기준 1조 486억원)를 경신했다. 2010년 전체 매출은 1조 2000억원에 육박할 것으로 점쳐진다. 하지만 마냥 장밋빛은 아니다. 매출이 늘어난 것은 영화 관람료 인상 몫이 컸다. 전체 관람객은 줄어들었다. 한국 영화는 점유율과 매출액 모두 하락했다. ‘잭팟’도 드물었다. 국내 영화는 ‘아저씨’(622만명)와 ‘의형제’(546만명)가, 해외 영화는 2009년 말 개봉한 ‘아바타’를 빼면 ‘인셉션’(587만명)이 유일하게 500만명을 넘어섰다. 몇몇 적신호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영화계 관계자들은 올해 국내 영화 시장 규모가 더욱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 할리우드 프랜차이즈 대작들이 많이 밀고 들어오고 3차원(3D) 입체 영화 개봉도 꾸준히 늘고 있기 때문이다. 워낙 할리우드 강세라 일각에서는 한국 영화 약세를 점치기도 하지만 제작비 100억원대의 국산 대작들이 줄줄이 대기 중이어서 성급한 비관론이라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100억대 통큰 국산영화 출격 올해 가장 관심이 쏠리는 작품은 강제규 감독의 다국적 프로젝트 ‘마이웨이’다. 강 감독은 다시 한번 전쟁 스펙터클에 도전하며 2003년 ‘태극기 휘날리며’ 이후 8년 만에 영화계로 복귀한다. 장동건을 비롯해 일본의 오다기리 조, 중국의 범빙빙 등 아시아 대표 배우들이 총출동한다. 제2차 세계대전 중 일본군에 징집됐다가 독일 나치 병사가 된 남자의 이야기다.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이 갖고 있는 국내 최대 제작비(160억원) 기록을 갈아치울 것으로 예상되는 작품이다. 순제작비 300억원이 거론된다. 연말쯤 개봉 예정. 설 연휴를 앞두고 오는 27일 김석윤 감독의 ‘조선명탐정: 각시투구꽃의 비밀’과 코믹 사극 맞대결을 펼치는 이준익 감독의 ‘평양성’도 대작에 가깝다. 전쟁 장면이 많아 제작비가 80억원가량 투입됐다. 2003년 히트작 ‘황산벌’의 속편으로 백제 멸망 뒤 나당 연합군이 고구려 평양성을 공격하며 벌어지는 내용을 다룬다. 정진영, 이문식이 ‘황산벌’에 이어 또다시 출연한다. 여름에는 괴물을 소재로 한 공상과학(SF) 해양 스릴러 ‘7광구’가 주목된다. ‘화려한 휴가’로 광주 민주화운동을 생생하게 그렸던 김지훈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망망대해의 석유시추선에서 벌어지는 괴생명체와 인간의 대결을 그린다. 제작비 100억원 이상. 1000만명 관객 돌파 영화 ‘해운대’의 윤제균 감독이 제작을 맡았고, 하지원, 안성기 등이 출연한다. 3D라는 점에서 더욱 관심이 쏠리는 작품이다. 100억원대의 전쟁 스펙터클 ‘고지전’도 여름을 공략한다. ‘영화는 영화다’, ‘의형제’로 흥행 감독 입지를 굳힌 장훈 감독이 연출하고 드라마 ‘선덕여왕’의 박상연 작가가 시나리오를 써 관심이다. 고지 탈환을 위해 목숨을 건 공방을 벌이는 남북 병사들의 사연을 담았다. 신하균과 고수가 출연한다. 가을 즈음에는 새로운 오토바이 액션이 선보인다. ‘퀵’이다. ‘해운대’ 커플 이민기와 강예원이 주연을 맡았다. 오토바이 퀵 서비스 맨이 폭발물을 배달하게 되며 일어나는 사건을 다뤘다. ‘뚝방전설’의 조범구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연말에는 ‘범죄의 재구성’, ‘타짜’, ‘전우치’의 최동훈 감독이 범죄 스릴러 ‘도둑들’을 갖고 돌아올 예정이다. 강우석 감독 등 지난해 ‘이끼’ 멤버들이 그대로 뭉쳐 청각장애인 야구부의 전국대회 도전기를 그린 ‘글러브’(1월 개봉), ‘개구리 소년 실종 사건’을 스크린으로 옮긴 이규만 감독의 ‘아이들’(2월 개봉), 임권택 감독의 101번째 작품인 ‘달빛 길어올리기’(3월 개봉)도 블록버스터는 아니지만 주목되는 작품들이다. 美 대작 시리즈물 속편 상륙 할리우드는 프랜차이즈 시리즈물이 대세다. 신세대 공포 영화의 대명사 ‘스크림’이 11년 만에 찾아온다. 전편의 주인공들이 뭉치고 웨스 크레이븐이 메가폰을 잡은 4편이 4월 공개된다. 3D다. 조니 뎁 주연의 ‘캐리비안의 해적: 낯선 조류’는 5월에 찾아온다. 시리즈의 4번째 작품이다. 올랜도 블룸, 키이라 나이틀리가 하차한 대신 페넬로페 크루즈 등이 가세했다. ‘엑스맨’ 시리즈의 다섯 번째 작품인 ‘엑스맨 : 퍼스트클래스’는 6월 개봉 예정이다. 원래 시리즈보다 더 앞선 시절을 그리는 프리퀄인 이 작품에서 ‘원티드’의 제임스 맥어보이가 자비에 교수의 젊은 시절을 연기한다. 국내에서 1편과 2편을 합쳐 1500만명 관객을 사로잡았던 마이클 베이 감독의 ‘트랜스포머3’가 7월 여름 대목의 정점을 찍는다. 1969년 인류가 달에 첫발을 내디딘 날 외계 생명체 ‘트랜스포머’를 발견했다는 내용을 담아 호기심을 자극한다. 역시 3D로 로봇의 화려한 변신을 입체적으로 감상할 수 있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샤이아 라보프가 여전히 주연. 감독과의 불화로 하차한 메건 폭스 대신 영국 출신의 모델 로지 헌팅턴 휘틀리가 합류했다. 해리포터 시리즈의 완결판인 ‘해리포터와 죽음의 성물 2부’ 3D도 여름 시장을 겨낭한다. 어둠의 제왕 볼드모트와 죽음의 마법에서 살아남은 해리포터가 드디어 목숨을 건 마지막 대결을 펼친다. 여성팬들의 가슴을 설레게 했던 트와일라잇 시리즈 완결판의 첫 포문인 ‘브레이킹던 1부’는 11월 개봉을 준비하고 있다. ‘트와일라잇’, ‘뉴문’, ‘이클립스’로 이어지는 이 시리즈는 수많은 여심(女心)을 설레게 했던 로버트 패틴슨과 테일러 로트너의 매력이 흥행 요소. 2부는 2012년 개봉 예정이다. 연말은 톰 크루즈가 ‘미션 임파서블 4’를 통해 대미를 장식할 예정이다. 3D 여부는 아직 미정. 드림웍스가 5월 선보이는 ‘쿵푸 팬더2’와 디즈니가 6월 출격시키는 ‘카2’, 스티븐 스필버그와 피터 잭슨이 손을 잡고 연말에 선보일 예정인 디지털 3D ‘틴틴의 모험’ 등 할리우드 대작 애니메이션들도 관심거리다. 홍지민·이경원기자 icaru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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