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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속사 死因 이의제기… 부검키로

    인기 드라마 ‘옥탑방 고양이’에서 당찬 신세대 여자 주인공으로 나와 인기를 끌었던 정다빈(27·본명 정혜선)씨가 지난 10일 숨진 채 발견됐다. 정씨가 유서를 남기지는 않았지만 경찰은 자살로 추정하고 있다. 연예인 자살은 올들어 유니(26)에 이어 두번째,1990년 가수 장덕에 이어 7번째다.●발인 연기,12∼13일쯤 부검키로 지난 10일 오전 7시50분쯤 서울 강남구 삼성동 L빌라 2층 이모(22·연기 지망생)씨의 원룸 화장실에서 탤런트 정씨가 목을 매 숨져 있는 것을 남자 친구인 이씨가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정씨는 9일 자정쯤 강남구 청담동의 한 주점에서 친구 2명과 함께 술을 마시다가 이씨에게 전화를 걸어 “술에 취해 못 일어나겠다. 데리러 와 달라.”고 부탁했다. 정씨는 자신을 데리러 온 이씨 등과 함께 소주 6병과 맥주 6병을 나눠 마신 뒤 술에 취한 상태에서 10일 오전 3시10분쯤 이씨 집에 도착했다. 정씨는 오전 7시50분쯤 화장실에서 문을 잠근 채 숨진 상태로 이씨에 의해 발견됐다. 경찰은 시신 상태로 미뤄 정씨가 이씨의 집에 도착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숨진 것으로 보이며 외상은 전혀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유족들의 요청에 따라 정씨 시신의 부검을 위한 압수수색영장을 신청해 정확한 사인을 분석하기로 했다. 경찰은 영장이 발부되면 12일 또는 13일 부검을 실시할 방침이어서 12일로 예정된 발인은 연기될 전망이다.●유서 남기지 않아 ‘사인’ 논란 정씨는 9일 오전 5시4분쯤 자신의 싸이월드 미니홈피에 올린 ‘마침’이란 글에서 “복잡해서 죽을 것 같았다. 이유없이 화가 나서 미칠 것 같았다. 머리가 너무 아파서 눈물이 났다.”며 복잡한 심경을 밝혔다. 정씨와 6개월가량 사귄 이씨는 “지난해 10월에도 자살을 시도했던 적이 있으며, 최근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왔다.”고 말했다. 경찰은 “정씨가 최근 1년 6개월 동안 드라마에 출연하지 못했고 소속사를 자주 옮기면서 계약 관련 소송이 많아 고민해 왔다. 부모가 이혼한 뒤 어머니와 남동생을 홀로 부양하면서 부담도 느꼈던 것으로 보인다.”면서 “왼쪽 손목에 자살을 시도했을 때 생겼던 주저흔도 확인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자살 동기가 명확하지 않아 일부에서는 사인에 대한 의혹이 제기됐다. 소속사인 세도나미디어 관계자는 “오는 4월부터 드라마 2편과 영화 1편을 찍을 예정이었고 전 소속사에 배상해야 하는 9000만원도 우리가 책임지기로 한 만큼 스스로 목숨을 끊을 이유가 없다.”고 주장했다. 정씨의 한 지인도 “정씨가 10일 새벽 술을 마시다 아주 밝은 목소리로 전화해 ‘다음주 월요일 피부과에 같이 가자.’고 얘기했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연예인의 잇단 자살이 사회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연세대 심리학과 황상민 교수는 “비율로 따지면 유명 연예인의 자살률이 일반인보다 높지 않다.”면서 “자살 이유는 여러 가지 복합적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한 가지로 몰아가면 자살이 문제 해결 방법이라는 인식을 심어줄 우려가 있는 만큼 교육을 통해 자살이 합리적인 문제 해결 방법이 아니라는 점을 인식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어둔 저 능선 너머 걸어라 내 젊음아

    어둔 저 능선 너머 걸어라 내 젊음아

    취재 글 : 강성봉 기자 | 사진 : 한영희 ...행군 준비 끝! “지금쯤 아버지는 회사에서 일하고 계시고, 어머니는 학교에서 아이들 가르치고 계실 거예요. 여동생은 학교에서 공부하고, 친구들은 동아리활동을 하거나 데이트하고 있겠죠.” 같은 시간, 57사단 220연대 소속 전상훈 병장은 경기도 불암산 유격훈련장에서 전술복귀행군을 준비하고 있었다. 반합, 수통, 야삽, 판초우의, 활동복, 천막… 20kg이 넘는 군장을 꾸리고 전투화를 손질했다. 발에 물집이 안 잡히게 하기 위해 전투화에 깔창을 깔고 발바닥에 반창고를 붙였다. 오후 3시가 되자 병사들은 군장을 매고 계곡 아래에 모였다. “연대본부 행군 인원 보고, 총원 이십육, 열외 무, 현재원 이십육, 행군 준비 끝!” 오전부터 간간이 흩뿌리던 비는 멈췄고 계곡을 타고 선선한 바람이 불어왔다. 병사들 말마따나 행군하기 딱 좋은 날씨였다. ...힘찬 걸음 내딛고 “불암산 차렷!” 우렁찬 구호와 함께 행군이 시작되었다. 흰색 탄띠를 둘러맨 첨병이 선두에 서고 각 중대의 기수들이 파란 깃발을 펄럭이며 뒤를 따랐다. 유격훈련장 입구에서는 운전병들이 이온 음료수와 껌과 사탕 등을 나눠주었다. 앞으로 열댓 개의 껌과 사탕으로 심심한 입을 달래며 40km를 걸어가야 한다. 훈련 후 복귀행군이라 발걸음은 가벼워 보였다. 오랜만에 하는 바깥구경이라 병사들은 설렌다고 했다. “이게 무슨 꽃이야?” “아까 말해줬잖아!” “목련화?” “아니, 내가 아까 뭐라 그랬나… 음… 연산홍, 연산홍!” 선연하게 붉은 연산홍 꽃잎 아래를 지날 때 병사들은 지그시 눈을 감았다. 논두렁을 지나 들꽃이 흐드러지게 핀 강둑을 걸었고, 강물은 병사들의 발걸음을 따라 유유히 흘러갔다. 마을 어귀를 지날 때면 개와 닭이 짖어대느라 온 동네가 시끌벅적했다. “행군은 제 자신과의 싸움이에요. 체력적으로 얼마나 튼튼한지, 정신적으로 얼마나 강인한지 한번 테스트 해보는 거죠.” 멀리 떨어진 도로에 수학여행 버스가 줄줄이 지나갔다. 여고생들이 창밖으로 손을 흔들자 병사들은 침묵에 잠겼다. ...잠시 멈추어 서서 퇴뫼를 지나 병사들은 군장을 벗고 들길에 주저앉았다. 10분간 휴식 시간. 병사들은 담배를 꺼내 물고 군화를 벗고 땀에 젖은 양말을 말렸다. 수통을 돌려 물을 마셨고 어디선가 건빵도 나왔다. 힘들어서 퍼진 이도 있고 아직 쌩쌩한 듯 장난을 거는 이도 있다. 이번이 아홉 번째 행군이라는 강덕윤 상병은 그다지 힘들지 않은 눈치였다. “시간도 잘 가고 재밌어요. 제가 촌에서 살아서 그런지 발이 워낙 튼튼하거든요.” 행군 출발 준비 신호가 들렸다. 병사들의 움직임이 부산스러워졌다. “가스마개 점검!” “수통!” “하이바!” 장구류 점검을 복창하며 병사들은 군장을 매고 일어섰다. 어느새 사위는 어둑해졌다. 저 멀리 험난한 비륵고개가 나타났다. 산으로 올라가니 어둠이 먼저 찾아오고 발소리가 뒤따랐다. 군화에 툭툭 차이는 나무뿌리와 돌덩이. 산새 소리, 나뭇잎 바스락거리는 소리, 총 철걱거리는 소리. 군장 삐걱거리는 소리. 그림자도 보이지 않는 캄캄한 산길엔 거친 숨소리만 들려왔고 조심스러운 걸음마다 부모님 생각, 친구 생각, 헤어진 애인 생각, 갖가지 상념들이 펼쳐졌다. “후반기교육 때부터 여자 친구한테 편지가 안 오는 거예요. 전화하니까 목소리도 예전 같지 않아서 친한 형한테 물어봤더니 다른 남자가 생겼더라고요. 한 달 정도 힘들었지만 그렇다고 제가 맡은 일을 놓을 순 없었어요.” “대학 동기 여자애들은 4학년이 되어 진로 걱정할 때인데 난 나가서 뭐해야 하나 걱정이 많아요. 일, 이등병 때는 그런 생각을 할 시간도 없었는데 이젠 제대가 백 일 정도밖에 안 남다 보니 슬슬 압박감이 들어요. 군대 오기 전에 시간을 헛되이 쓴 게 후회되기도 하고요.” 산마루에 오르니 발밑으로 도시의 불빛이 깔렸다. 흔들리는 불빛에 상념은 멈췄다. 병사들의 입에선 짤막한 탄성이 터졌다. ...낙오는 없다 비륵고개에서 갓바위로 내려와 한 병사가 비틀거렸다. 다른 병사가 재빨리 달려와 부축했지만 둘은 대열의 맨 뒤로 쳐졌다. 체력이 고갈된 병사는 ‘앰비카(앰뷸런스)’에 실려 갔고 그를 부축하던 동료는 흘긋 뒤돌아보더니 바지를 추스르며 대열에 합류했다. 똑같은 군장을 매도 각각의 체력이 다르기 때문에 낙오하는 병사가 생긴다. 이럴 때 병사들은 전우애를 발휘하여 군장을 들어주고 서로를 부축한다. 이 사람이 저런 면이 있었구나. 평소에 무섭기만 하던 선임이 사뭇 달라 보이는 계기가 된다. 부대가 가까워질수록 발걸음은 빨라졌지만, 길은 끝이 없었다. 병사들은 앞사람의 뒤꿈치만 보며 걸었다. 군장은 점점 무거워지는 것 같고 어깨는 마비될 듯 저렸다. 땀으로 가득 찬 군화는 찌걱거리고 발바닥은 뜨거웠다. “지금 제가 느끼는 피곤함과 갈증, 어깨에 둘러 맨 군장보다 훨씬 무거운 짐을 부모님은 짊어지고 걸어오신 것 같아요. 말썽만 부리던 못난 아들 남부럽지 않게 해주기 위해 직장에서는 상사에게 온갖 스트레스 받으면서도 제 앞에서는 힘든 내색 한 번 하지 않으셨어요. 고작 행군하면서 힘들다고 요령 피우려는 지금 제 모습이 부끄럽기만 합니다.” 즐거운 표정을 짓자고 말하는 전상훈 병장, 힘들 때면 노래 가사를 중얼거린다는 김일 일병, 거리의 네온사인을 보며 나는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가, 자신에게 되물었던 이윤직 이병도 마지막 힘을 다해 순화궁고개를 넘었다. 고개를 넘어가는 자동차들이 경적을 울려 병사들의 힘을 북돋아주었다. 곧이어 부대에 도착한 병사들이 외치는 “파이팅! 파이팅!” 소리가 행군의 선두에서 후미로 이어졌다. 가족들과 친구들의 박수와 환호는 없었지만 뿌듯한 성취감이 그 자리를 대신했다. “다 왔어요. 다 왔어. 낙오하지 않고 행군을 무사히 마쳐서 기뻐요. 우리 분대원들도 낙오하지 않고 무사히 마쳐줘서 고맙고요. 안전하게 통제해주신 대대장님께도 감사드립니다.” 머릿속으로 무수히 집을 짓고 다시 부수곤 하지만 지금의 집은 바로 이곳. 뜨거운 젊은 시절, 먼 길을 돌아 이제야 집으로 돌아왔다. 고된 행군 중에도 취재와 사진촬영에 협조해주신 57사단 장병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월간<샘터> 2006.07
  • [주말탐방] PB마케팅의 세계

    [주말탐방] PB마케팅의 세계

    “나이도 있으신 만큼, 안정적인 재테크가 중요합니다.15억원 가운데 10억원은 정기예금 쪽으로 돌리고, 펀드 등은 5억원만 투자하시죠.” 지난 9일 오전 우리은행 PB(Private Banking) 센터인 서울 서초동 강남교보타워 ‘투체어스’에 들어선 이모(58)씨 부부. 입구에서 기다리고 있던 이곳 김인응 팀장이 이들을 상담실로 안내한다. 부부 중 남편은 중견 기업 최고경영자(CEO). 경기도 지역의 땅 보상금 5억원과 평소 갖고 있던 10억원을 합해 모두 15억원을 김 팀장에게 맡기기 위해 이곳을 찾았다.5평 남짓한 상담실 안은 모두 따뜻한 갈색 톤의 카펫과 가구 등 고급 인테리어로 꾸며져 있었다.CD 플레이어에서 흘러나오는 바이올린 선율도 은은한 분위기를 더한다. 이씨는 “처음 왔지만 마치 절친한 친구 집에 온 기분”이라면서 “오늘 상담을 통해 상속, 증여, 자녀 장래 상담 등까지 함께 상의할 수 있는 좋은 동반자를 얻었다.”고 흐뭇해했다. ●PB고객 서비스는 연중 무휴 시중 은행들의 PB마케팅이 진화하고 있다. 단순한 금융 자산 관리에서 벗어나 고객의 재산 전반에 대한 ‘토털케어’를 제공하고 있다. 음악회, 미술 전시회, 와인 품평회 등은 기본. 자녀 맞선 프로그램은 물론 풍수지리 등 다양한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연중 24시간 무휴는 PB 서비스의 기본이다. 시중은행 PB(Private Banker)들의 일상은 극소수 ‘VVIP’ 고객들을 위해 채워져 있다. 김 팀장의 하루의 시작은 오전 6시. 이때부터 한 시간은 오롯이 독서에 할애한다. 경제학, 심리학, 문학 등 거의 전 분야를 망라한다. 미팅을 위한 일종의 ‘기초 작업’이다. 출근 시간은 7시40분쯤. 각종 경제 기사와 주가 동향, 금융 지표 등 국내외 시장에 대한 분석에 들어간다. 오전 9시에는 주요 고객들에게 그날의 중요 정보를 이메일로 발송한다. 오전 10시까지는 우수 상품이나 자산 운용방안 등 그날의 미팅을 위한 자료를 정리한다. 일과 시간에는 본격적인 고객과의 미팅이 시작된다. 김 팀장이 하루에 만나는 고객 수는 평균 5명. 그가 관리하는 10억원 이상 금융 자산고객 70여명은 한 달에 한 번은 그를 찾는다. 고객의 대다수는 기업 총수나 변호사, 의사 등 몸이 두 개는 필요한 직업을 갖고 있다. 직접 사무실로 찾아가 프레젠테이션을 하는 경우도 많다. 상담을 마치고 나면 오후 9시를 넘기기 일쑤. 다시 사무실로 돌아와 일본과 중국, 베트남 등 해외 주식 시장과 글로벌섹터 등의 정보를 체크한 뒤 오후 10시에야 퇴근한다. 김 팀장은 주말에는 기업체 등 외부 강연에 주로 시간을 쏟는다. 신규 고객을 유치할 수 있는 훌륭한 기회다. 얼마 전 강연에서도 의사 5명을 새 고객으로 맞았다. 그렇지만 그의 휴대전화는 여전히 ‘On’ 상태다. 주말에도 상담은 계속되기 때문이다. 김 팀장은 “PB는 성실성과 정직성, 전문성을 모두 갖춰야 고객의 신뢰를 얻을 수 있다.”면서 “10년 가까이 관계를 유지하는 고객만 5명이 넘는다.”고 했다. ●골프와 와인, 미술 등은 필수 골프와 와인은 PB들의 필수 취미. 고객의 신뢰를 얻는 것을 넘어 호흡을 같이하기 위해서는 취향도 비슷해야 하기 때문이다. 하나은행 강남WM센터 이만수 부장은 PB계에 처음 와인 마케팅을 도입했다. 지난 2003년 처음 PB들을 대상으로 한 와인동호회를 만든 뒤, 이를 영업에 적용했다.PB들의 상당수는 포도주를 관리·추천하는 소믈리에 교육 코스를 밟는다. 미술, 음악 등 다른 예술 분야 역시 해당 분야 전문가들과의 세미나를 통해 평균 이상의 ‘내공’을 쌓고 있다. 이 부장은 50여명의 고객 자산 2100억여원을 관리하고 있다. 이 부장은 “2000년대 들어 부모로부터 재산을 물려받은 신흥 부자들은 대부분 외국 경험을 하면서 와인이나 미술 등에 관심이 많다는 점에 착안해 시작하게 됐다.”면서 “이들에게 상류 사회에 정착할 수 있는 에티켓과 창의적인 투자를 도울 수 있는 기초를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한은행은 최근 레슨 프로골퍼 출신인 박경호씨를 골프 컨설턴트로 영입했다. 박씨는 PB 고객들을 대상으로 주 2차례 필드 레슨을 갖고, 고객 자녀 등을 대상으로 한 골프 교실도 진행할 예정이다. 하나은행은 지난해 10월 LPGA 투어인 ‘코오롱 하나은행 챔피언십’에 최우수 고객 120여명을 초청, 프로 골퍼들과 라운딩을 주선하기도 했다. 음악회, 미술 전시회 등도 빼놓을 수 없다. 하나은행은 지난 2004년부터 경기도 신갈의 하나은행 연수원 내 야외공연장에서 PB 고객들을 대상으로 연간 10회 정도 서양 고전음악 중심의 ‘하나빌 숲속음악회’를 개최하고 있다. 2004년 갤러리 뱅크를 처음 선보인 국민은행은 기존의 전시 일변도에서 벗어나 올해에는 미술 동호회 구성과 아트 투어를 유도,PB 고객과의 ‘스킨십’을 높일 계획이다. 이밖에 기업은행은 풍수지리 서비스도 PB 고객에게 제공하고 있다. ●VVIP 혼사까지 PB 몫 PB마케팅은 사적인 영역에도 침투하고 있다. 고객의 자녀 혼사는 빼놓을 수 없는 서비스. 하나은행은 정기적으로 VVIP 고객 미혼 자녀들의 맞선 행사를 열고, 고객 자녀들의 커뮤니티 모임도 주선하고 있다. 상류계층 형성을 유도하면서 현재 고객들에게 만족감을 주는 것은 물론, 미래의 고객까지 창출하는 일석 이조의 효과를 노리고 있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5월 결혼정보회사 출신인 김희경 커플매니저를 PB고객부 커플매니징 팀장으로 영입했다. 김 팀장이 지금까지 주선한 고객 자녀는 모두 10쌍. 한 쌍이 결혼을 앞두고 있다. 고객자녀 초청 미팅파티도 일년에 두번씩 열고 있다. 김 팀장은 “한번 소개하면 99%가 만나겠다고 할 정도로 만족도가 높은 편”이라면서 “결혼은 자산관리 못지않게 중요한 문제인 만큼, 커플매칭 프로그램이 고객 유치에 상당한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PB고객 어떤 대우받나 세계적인 투자기관 메릴린치는 지난해 우리나라의 백만장자 증가율이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2005년 말 기준 국내 은행권의 5억원 이상 고액 예금계좌는 약 8만여개. 총액은 260조원이 넘는다. 그해 기준으로 은행권 전체 예금의 32%에 해당한다. 은행권이 PB 마케팅에 매달릴 수밖에 없는 이유다. PB 마케팅이 처음 선보인 것은 1990년대 초반. 그러나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은 10년이 채 안 됐다. 우리은행 투체어스 강남교보타워 김인응 팀장은 “97년 외환위기 이후 다양한 실적배당 상품이 도입되고 해외시장 분석이 시작되면서 PB 마케팅이 시작됐다.”고 말했다. 이전에도 VIP 마케팅은 있었다. 그러나 명절 때 선물을 돌리며 예금을 유치하는 수준이었다. 그러나 PB 마케팅은 종합적으로 자산을 관리한다는 점에서 질적으로 다르다. 시중은행들은 PB 센터를 일반 영업점과 따로 두고 전문 회원제로 운영하고 있다.‘일반인과 다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는 이미지를 심어주기 위해서다. 대부분 고급 빌딩의 고층에 자리잡고 있다는 것도 특징. 상당수가 전용 엘리베이터를 갖추고 있다. 프라이버시를 중시하는 고객들의 특성을 감안한 것이다.PB 센터에서 북적대는 은행 지점을 떠올리면 오산이다. 발소리도 들릴 만큼 한적하다. 고객들의 상담 시간이나 횟수는 무제한이다. 고액의 투자나 세금, 이민 문제 등이 걸려 있으면 하루가 멀다 하고 전담 PB와 얼굴을 맞대고 상담할 수 있다. 출장 상담은 기본. 신한은행과 기업은행 등은 상속·증여, 세무 문제 등의 다양한 전문가들이 본점 차원에서 직접 고객을 찾아 자문을 해주기도 한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PB들이 본 한국 부자 유형 시중은행 PB들이 꼽는 한국의 부자는 상속부유층과 자수성가형, 그리고 벼락부자형 등 세 부류다. 상속부유층은 대대에 걸쳐 상당한 부를 유지한 케이스라 부에 대한 관리능력이 탁월하다. 그러면서도 일정 정도 이상의 교육을 받은 경우가 많다. 상당수가 특정 예술 분야에 고급 취미를 갖고 있다. 소위 ‘돈 있는 티’도 잘 내지 않는 편. 표시 안 나는 명품을 선호한다. 다만 자식 교육에는 거금을 아끼지 않는다. 안정적인 자산 운용을 선호한다. 자수성가형은 벤처사업가들이 많다. 연령도 50대로 상대적으로 젊은 편. 그러다 보니 돈 쓰는 행태도 공격적이다. 억대의 외제 고가 승용차나 명품을 ‘가볍게’ 구입한다. 그런 만큼 공격적인 투자를 좋아한다. 벼락부자형은 보상받은 땅값으로 ‘인생’이 달라진 유형이다. 그러다 보니 돈을 제때 쓸 줄 모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PB들은 이들에 대해서는 현금, 카드 등 각종 지출까지도 관리해주곤 한다. 조언을 잘 따르면 ‘업그레이드’되고, 과소비의 욕망에 굴복하면 부가 오래가지 못한다. 주위의 질시를 못 이겨 이민을 가는 경우도 상당수다.PB들이 기피하는 케이스다. 부자들의 직업별 특성도 다양하다. 먼저 기업가는 머릿속이 온통 ‘사업’으로 가득 차 있다. 와인 이야기를 하다가도 ‘와인 도매 쪽에 투자하면 어떨까.’라는 식으로 대화가 흘러간다.‘이성’에 대한 관심도가 높은 것도 특징. 한 시중은행 PB는 “항상 치열한 경쟁 속에서 살아가다 보니 이성을 통해 위안을 받고 싶어하는 경향이 강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의사 등 의료인 출신 부자의 관심은 ‘돈’이 90% 이상이다. 이들은 혼자 자영업 형태로 병원을 꾸려가는 게 대부분이다. 그러다 보니 ‘책임질 사람은 나밖에 없다.’는 강박관념에 시달린다. 독주를 많이 마시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투자를 고민할 시간이 없다 보니 부동산을 많이 사들이면서 의외로 땅부자들이 많다. 한국전쟁 이전 부자 세대들이 자식들에게 재산을 물려주면서 요즘은 젊은 임대사업자 부자도 많다. 이들은 평소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게 특징. 비교적 한가하다 보니 아이디어나 시장에 대한 관심은 많지만 ‘제뜻’을 펼치는 경우는 많지 않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메디컬 라운지]

    ●서울대병원은 8일 보건복지부의 ‘혁신형 연구중심병원 사업’에 따른 ‘혁신형 세포치료 연구중심병원 사업단’ 개소식을 갖고 연구활동을 시작한다. 혁신형 연구중심병원 사업은 병원 중심으로 생명과학분야 연구를 주도하는 사업으로, 정부가 2011년까지 4년 동안 연간 40억원씩 총 200억원을 지원한다. ●서울아산병원 치매클리닉 김성윤(정신과)·이재홍(신경과) 교수는 15일 오후 2시 이 병원 6층 대강당에서 ‘치매의 진단과 치료’를 주제로 건강강좌를 연다. 강좌에서는 치매에 대한 정확한 진단방법과 상실된 뇌기능을 회복하기 위한 다양한 치료법에 대한 강의에 이어 참석자들과 질의응답 시간도 가질 예정이다. 문의(02)3010-3053∼5. ●스트레스를 관리하는 전문가 과정이 새 학기부터 연세대 사회교육원에 개설된다.‘4840포럼(회장 연세대의대 김동구 교수)’이 주관해 개설되는 이 과정은 3월5일부터 6월18일까지 16주간 강의와 실습으로 진행되며, 수료생에게는 스트레스관리 심화과정 및 자격시험 등을 거쳐 우리나라 최초의 스트레스관리사 자격증을 교부할 예정이다. 접수 및 등록 기간은 오는 23일까지이다. 수강 희망자는 교학과(2123-3581∼3) 방문 또는 인터넷홈페이지(http:///www.extention.yonesi.ac.kr)를 통해 접수하면 된다. ●경희의료원 한방병원 6내과에서는 건강기능식품이 초기 당뇨병 환자의 혈당조절에 미치는 효과를 평가하기 위한 임상연구 참가자를 모집한다. 대상은 18∼70세의 성인으로 당뇨병 및 내당능장애 위험군이거나 당뇨병 초기 환자 중 현재 약물치료없이 식사 또는 운동요법을 하는 사람으로, 모집 인원은 선착순 50명이다. 문의(02)958-9151. ●한국BMS제약의 성인 만성 골수성백혈병 치료제인 스프라이셀(Sprycelo)이 최근 식약청의 승인을 받아 국내에 보급된다. 경구용 다중 타이로신 키나제 억제제인 스프라이셀은 글리벡 등 이전 치료에 저항성 또는 불내약성(약제를 견뎌내지 못함)을 보인 성인 만성골수성백혈병 치료제로, 필라델피아 염색체 양성의 급성 골수성백혈병 환자에게도 적용된다.
  • [현장 행정] 성북복지관 공개 노인 성교육

    [현장 행정] 성북복지관 공개 노인 성교육

    #1. 할아버지의 고민 할아버지:저기,‘거시기’얘기해요. 상담자:네, 행복한 노후 성(性)상담센터입니다. 할아버지:고민이 있어서…. 할머니가 잠자리를 자꾸 피해. 젊어서 돈 벌어올 때는 금실이 좋았는데요, 요즘에는 곁에 오지도 못하게 하고. 상담자:많이 속상하시겠네요. 할아버지:살맛이 안 난다니까요. 인생이 다 됐구나 싶고…. 내가 쓸모없는 인간이 된 것 같다니까. #2. 할머니의 고민 할머니:물어볼 것이 있어서 전화했는데. 상담자:말씀하세요. 할머니:할아버지랑 잠자리를 할 때 너무 아파서. 젊었을 때는 안 그랬는데…. 병이 있는가…. 무서워요. 상담자:월경이 없어진 이후로 그렇지 않나요. 할머니:음…. 그런 것 같아. 폐경 이후부터 힘들어졌어요. 아프니까 잠자리를 피하게 되고. 할아버지한테 시원하게 말할 수는 없고…. 답답해요. 성북노인종합복지관의 부설기관 ‘행복한 노후 성상담센터’에는 60∼90대 할아버지, 할머니의 성고민이 쏟아진다.2002년 노후 성상담을 시작한 이후 꾸준히 늘고 있다. 지난해 방문·전화 상담은 414건에 이른다. ●10대보다 성을 모른다 할아버지, 할머니의 고민은 깊다. 성지식이 부족한 탓이다. 상담센터 정희원 사회복지사는 “어르신은 인터넷 세대인 10대보다 성에 대해 훨씬 모른다.”고 말했다. 어려서도, 자라서도 성교육을 받을 기회가 없었기 때문이다. 노후에 잠자리가 소원해져 스트레스를 받는 것도 신체적 변화를 모르기 때문이다. 여자의 경우 생리가 없어지면 잠자리에서 통증을 느낀다. 잠자리를 멀리하는 것은 당연한 일. 그러나 은퇴한 남자는 아내가 잠자리를 거부하면 스스로를 무능하게 여긴다. 잠자리 이야기를 금기시하는 문화 탓에 노년부부의 속병은 깊어간다. ●상담원은 할아버지, 할머니 동년배 상담원이 ‘해결사’로 나선다.60∼70대 할아버지 3명과 할머니 4명이 친구처럼 고민을 들어주고 해결책을 알려준다. “잠자리가 힘든 이유를 상대방에게 솔직하게 얘기하라고 충고하죠. 서로 문제를 알아야 해결방법도 찾으니까요. 충분히 대화를 나누고 윤활액을 활용해보라고 말해줍니다.” 김소향(74)상담원의 조언이다. 그러나 대부분 남우세스러워서 윤활액을 구입할 수 없다고 손사래친다. 그러면 김 상담원는 “부부 금실이 좋은 게 주책이 아니다. 당당해지라.”고 용기를 북돋워준다. 성지식 부족은 때로 질병으로 이어진다. 발기부전 치료제를 남용하거나 성병을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기 때문이다. 정 복지사는 “저렴하다며 암시장에서 비아그라를 마구 구입하거나 성병이 저절로 나을 것이라 믿는 어르신이 많다.”고 전했다. 문제파악 즉시 어르신을 보건소로 안내한다. ●공개강좌·미팅 등 다양하게 센터는 성교육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공개강좌를 진행한다.‘행복한 부부 즐거운 독신:아는 것만큼 보인다’라는 주제로 성북노인종합복지관을 시작으로 도봉·마포·송파 등 복지관 15곳에서 매주 순회강좌를 펼친다. 강좌를 진행하는 성경원 한국성교육연구소 대표는 “노인의 성을 부정적으로 여기는 선입견을 깨는 것이 목적”이라고 말했다. 노후의 성관계는 키스·포옹 등 포괄적 애정표현이며 성관계는 행복한 노후의 필수요건이라고 설명했다. 그래서 홀로 사는 어르신에게는 이성 친구를 사귀라고 권한다. 정 복지사는 “수명이 날로 늘어나는데 노후의 성은 제자리걸음”이라면서 “노후를 즐겁게 보내도록 함께 노력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한국체육 뿌리를 다지자] (5)인천시

    [한국체육 뿌리를 다지자] (5)인천시

    인천지역 초·중·고교에 대한 체육행정과 지원을 총괄하는 인천시교육청 평생교육체육과 장학사들 사이에는 요즘 팽팽한 긴장감이 감돈다. 지난해 열린 제87회 전국체전 고등부에서 인천이 7위를 차지해 전년도 5위에 비해 다소 떨어진 데다, 소년체전에서도 12위로 전년도(11위)에 비해 약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그동안 대체로 중위권 성적을 유지해왔기에 자존심에 상처를 입었다. 특히 기대를 걸었던 소년체전에서의 부진은 아쉬움을 더하게 했다. 원인 분석에 들어간 시교육청측은 기초종목인 육상·수영·체조의 성적부진 탓으로 결론을 내렸다. ■ 육상·수영·체조 꿈나무 98명 집중육성 소년체전에 걸린 금메달 수는 육상 47개, 수영 82개, 체조 30개 등 159개로 30개 전종목 금메달 418개의 38%를 차지한다. 그러나 지난해 인천이 획득한 메달 81개(금 19개, 은 24개, 동 38개) 가운데 육상 5개, 수영 8개 등 13개(16%)에 불과했다. 이에 따라 초·중·고교의 육상·수영·체조 우수선수들을 대상으로 운영 중인 ‘꿈나무 상비군제’를 강화하고 있다. 상비군 규모는 초등학생 47명, 중학생 43명, 고등학생 8명 등 모두 98명이며 이 가운데 육상이 31명, 수영 35명, 체조 32명이다. 이들에게 예산을 지원해 육상·수영 선수들은 지난달 제주도와 충남 아산으로 각각 동계 전지훈련을 다녀왔다. 체조 선수들은 경기도 수원에서 훈련을 실시했다. 지난해 소년체전 수영 종목 2관왕인 김민규(동인천중)와 진동환(동인천중), 육상 세단뛰기에서 금메달을 딴 박희주(인천남중),5000m 경보에서 금메달을 딴 한기쁨(인천여중) 등은 모두 상비군에 속해 있다. ‘순회코치제도’도 강화하기로 했다. 지난해에는 186명의 순회코치를 고용해 각급 학교에서 30개 종목을 가르치도록 했으나 올해는 16명을 늘려 202명을 신학기 전에 고용할 방침이다. 여기에 32억원의 예산이 투입된다. 순회코치는 1년 단위 계약직으로 고용하지만 특별한 하자가 없는 한 계속 계약하는 것이 일반적이어서 교육의 연속성을 기할 수 있다. 육상·수영 우수선수를 발굴하기 위해 5개 산하 교육청별로 ‘교육장기 육상경기대회’를 개최하고 있다. 선수 저변확대를 위해 등록선수뿐 아니라 일반학생을 대상으로 참가 문호를 넓혔다. 때문에 지난해 육상의 경우 4451명이, 수영은 1103명이 참가했다. 다른 지자체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대회 규모다. 여기서 우수한 성적을 거둔 일반학생에게는 정식선수로 활동할 것을 권유하고 있으며, 메달 획득자에게는 체육특기자 진학이 가능토록 했다. 육상·수영에 비해 상대적으로 약세인 체조 육성을 위해서는 다각적인 정책을 펴고 있다.34회 소년체전까지는 체조에서 메달이 나왔지만 지난해에는 단 한개의 메달도 획득하지 못했다. 체조팀이 있는 학교는 남자의 경우 초등학교 2개, 중학교 1개, 여자는 초등학교 2개, 중학교 1개 등 모두 6개교다. 그러나 학교별로 체조 전용 체육관이 없어 남자 선수들은 청천중 체육관을, 여자는 서림초교 체육관을 공동사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시교육청은 체조 전용 체육관을 늘리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체조는 신체가 작고 순발력·유연성·균형성 등이 요구되기 때문에 초등학교 1∼3학년 시절에 기초를 다지지 못하면 대성하기 어렵다. 그러나 요즘 학부모들은 체조는 위험하다며 꺼리는 경향이 있어 선수 발굴이 어렵다. 교육청은 3년 전부터 체조 꿈나무 발굴을 위해 ‘초등학교 체조대회’를 운영하고 있다. 초등학교 2∼3학년을 대상으로 한 이 대회는 육상·수영과 마찬가지로 일반학생들도 참가시켜 지난해 남자 226명, 여자 161명 등 408명이 참가했다. 이러한 노력들이 결실을 거두면 체조가 메달 획득의 효자종목이 되는 날이 머지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시교육청이 학생 기초체력 강화를 위해 ‘히든 카드’로 도입한 것이 줄넘기다. 줄넘기 5분이 1500m를 달리는 효과와 같은 데다 신체 전부분을 골고루 발달시켜 요즘 나약해진 학생들의 체력을 강화시키는 데 이 만한 운동이 없다는 판단 때문이다. 이로 인해 인천지역 초·중·고에서는 체육시간에 몸풀기로 달리기 대신 줄넘기를 하고 있으며, 평가항목에도 반영한다. 또한 줄넘기 급수제(1∼3급)와 줄넘기의 날(주1회)을 운영하고 줄넘기 동아리의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인천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 핸드볼 명문 효성중 지난해 핸드볼 4개 전국대회 가운데 3개 대회를 휩쓴 인천 효성중 핸드볼팀은 ‘성적을 낼 수밖에 없는’ 팀이다. 선수 14명 가운데 2명을 제외한 전원이 인천 부평남초등학교 출신이어서 4∼6년간 같이 뒹군 ‘한솥밥 팀워크’때문이다. 김용구(35) 감독과 오민식(32)코치도 부평초교와 효성중에서 핸드볼 선수 생활을 했다. 선수들을 포함해 감독·코치가 모두 동문인 셈이다. ‘한솥밥’이라는 말이 이들처럼 잘 어울리는 경우도 드물 것이다. 더구나 김 감독과 오 코치는 고등학교와 대학교 동문에다 핸드볼 국가대표를 나란히 거쳤다. 사정이 이러니 팀워크를 얘기한다는 것 자체가 ‘사족’이 될 수 있고, 대회에 참가만 하면 메달은 ‘당연한’ 수확처럼 거둬들여졌다. 그러나 뛰어난 성적의 뒤안을 들여다 보면 전용 연습장이 없어 이곳저곳을 전전하는 안타까운 현실이 있다. 전국 핸드볼팀 가운데 체육관이 없는 유일한 사례인 데다 합숙소·휴게시설마저 없다. 선수들은 매일 시내버스로 30∼40분 거리에 있는 산곡중 체육관을 찾아 연습을 한다. 하지만 이곳은 3개 학교 운동팀이 공동사용해 불편한 점이 한두가지가 아니다. 선수들은 타지에서 전지훈련을 할 때가 오히려 덜 불편하다고 한다. 김 감독은 “연간 팀 운영 예산이 2300만원에 불과한 데다 후원회조차 없어 전지훈련을 자주 가기도 어려운 실정”이라고 말했다. 이달 말 정년퇴임을 앞둔 차승남 교장은 체육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그동안 부단히 애를 썼다. 하지만 대상부지로 거론되는 본관건물 뒤 빈터가 보전녹지라는 이유로 난관을 겪고 있어 숙원인 체육관 건립을 보지 못하고 학교를 떠나야 할 처지다. 인천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 인천 줄넘기 붐 이끈 김정순회장 “줄넘기는 스트레스 해소·인성교육에도 효과” 요즘 인천지역 아파트 단지에서는 학생들이 밤중에도 줄넘기 연습을 하는 광경을 흔히 볼 수 있다. 줄넘기가 체육 과목 평가항목으로 지정돼 좀더 나은 점수를 받기 위해서다. 이처럼 인천에 줄넘기 붐이 일게 된 데에는 사단법인 ‘21세기 줄넘기협회’ 김정순(53) 회장의 노력이 숨어 있다. 그녀는 미대를 졸업한 뒤 미술학원을 운영하다 우연히 ‘인천줄세상’이라는 줄넘기 동아리에 참가한 뒤 줄넘기에 매료됐다.2m60㎝짜리 줄 하나면 남녀노소가 어디서나 손쉽게 할 수 있고 짧은 시간에 운동효과가 뛰어난 데다, 학생들의 성장에 큰 도움이 된다는 것이 입증됐기 때문이다. 줄넘기를 보급하기로 작정한 김 회장은 2002년 ‘21세기 줄넘기협회’를 만든 뒤 2004년 시교육청과 연계해 초·중·고교 교사를 대상으로 줄넘기 연수과정을 마련했다.1주일간 펼쳐지는 연수에는 매년 인천지역 300여명의 교사들이 참가하고 있다. 이들은 음악줄넘기, 단체줄넘기, 민속놀이줄넘기, 게임줄넘기 등 다양한 기술을 배운 뒤 학생들에게 전파하고 있다. “줄넘기는 오락 기능도 갖춰 스트레스 해소에 효과적일 뿐 아니라 단체줄넘기의 경우 협동심이 길러지기 때문에 인성교육에도 도움이 됩니다.” 김 회장은 “줄 하나로 온 국민이 건강해지는 날까지 줄넘기에 대한 홍보와 줄넘기 프로그램 개발을 계속하겠다.”고 강조했다. 인천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 [비하인드 뉴스] 윤 금감위원장 교체? 연임?

    [비하인드 뉴스] 윤 금감위원장 교체? 연임?

    ●은행장 인사·개각 변수등 맞물려 관심 증폭 오는 8월 임기가 끝나는 윤증현 금융감독위원장의 거취를 두고 관가와 금융계의 때 이른 관심이 쏟아지고 있다.3월 시중은행장 인사와 개각 등 변수에 따라 변동성이 크기 때문이다. 금감위 내부에서는 윤 위원장이 임기를 채운다면 내년 정권교체기까지 연임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8월 이전에 윤 위원장이 경제부총리로 옮길 가능성도 없지 않다. 윤 위원장은 마산 출신인데다 노무현 대통령의 신임도 얻고 있다는 중평이다. 만약 윤 위원장이 개각이나, 은행장 인사와 맞물려 8월 이전에 움직일 경우, 금감위 부위원장 출신인 유지창 은행연합회장, 금감원 부원장을 지낸 김창록 산업은행 총재, 오는 3월에 임기가 만료되는 강권석 기업은행장 등이 후임 금감위원장 물망에 오르내린다. ●‘알짜´ 금융연구원장 후임도 설왕설래 오는 7월 3년 임기가 끝나는 금융연구원 최홍식 원장 후임에 누가 될지를 놓고 설왕설래하고 있다. 올해 금융기관장 30여명의 임기가 만료되지만 금융연구원은 큰 관심을 받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알고 보면 ‘알짜’라는 평가다. 다른 금융기관처럼 영업에 시달리지 않고 직원이 많지 않으면서도 연봉은 웬만한 지방은행장 수준인 3억원대라고 한다. 때문에 워낙 경쟁이 치열해 벌써부터 정지작업에 들어간 사람이 있다는 소문이 나돌 정도. 그러나 금융연구원의 한 박사는 “재정경제부, 금융감독위원회, 금융감독원 등 ‘시어머니’가 특정 사안별로 이해관계가 다른 경우가 많아 이를 통합해야 하고, 나름대로 주관이 뚜렷한 박사급 직원들을 아울러야 하기 때문에 영업과 다른 스트레스가 심한 곳”이라고 말했다. ●우리투자증권 ‘회장·행장 분리´ 관심 우리금융지주의 회장과 우리은행장을 분리하기로 확정함에 따라 우리투자증권은 그룹 차원의 복합마케팅이 가능할 것이라며 관심을 보이고 있다. 그동안 은행 계열 지주회사 소속인 대한투자증권과 굿모닝신한증권은 각각 하나·신한은행과 통합마케팅에 치중, 금융그룹의 장점을 톡톡히 누려왔다. 그러나 우리투자증권은 다소 뒤처졌던 게 사실. 특히 대한투자증권이 지난달 1000억원, 굿모닝신한증권은 지난해 12월 5000억원을 증자하는 등 빠르게 몸집을 불려가고 있는 것도 우리투자증권이 부러워하는 대목이다. 자본시장통합법 시행에 맞춰 증권사의 역량을 강화해야 하는 시점에 회장과 행장이 분리돼 회장이 은행이 아닌 증권사에도 많은 관심을 가지게 됐다는 점에서 우리투자증권은 올해는 큰 변화가 있을 것이라 보고 있다. ●美 7차 FTA협상서도 ‘선물´ 압박? 오는 11일 미국에서 열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7차 협상을 앞두고 농업 분과 협상단측에서는 어떤 ‘선물’이 오갈지 궁금해하고 있다. 견해차가 현저한 농업 분야에서는 협상테이블 밖에서 선물을 내밀며 은근한 압박을 해오는 경우가 있다. 우리측 관계자는 “미 몬태나주에서 열린 5차 때는 미국측이 ‘한국에서는 비쌀 텐데’라며 유리로 만든 인형에 미국산 벌꿀을 담아 선물했고 우리의 대표적 민감 품목인 고추와 옥수수 등 모양의 미니어처를 이용해 농담섞인 은근한 압박을 해오기도 했다.”고 말했다. 앞서 6차 협상 때는 제주도가 귤과 전통 갈옷을 미국 협상단에 선물하며 우리 농업의 어려운 현실을 호소하기도 했다. ●‘역외펀드 비과세´ 아직은 뜬소문 외국 자산운용사가 해외에 설정, 국내에서 판매하는 역외펀드에 대해 정부가 비과세 여부를 다음주 결정하기로 했다. 반면 시장에서는 이미 역외펀드 비과세가 결정됐다는 소문이 나돌고 있어 정부의 결론이 주목된다. 정부 관계자는 2일 “지난달 19일 자산운용사 등 시장 관계자 의견을 들으면서 종합적으로 검토하겠다고 한 말이 와전된 것”이라면서 “현재로선 결정된 게 하나도 없다.”고 말했다. 특히 실무자 입장에선 여전히 안 된다는 의견이 강해, 최종 판단에 정책적 고려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시장 관계자들은 “정부가 비과세를 위한 자료제출 리스트의 작성만 남겨둔 상태”라면서 “당초 2월 임시국회에 제출하려던 조세감면특별법 개정안을 못 낸 것도 역외펀드 비과세를 포함시키기 위한 절차 때문”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재경부는 조특법 개정안을 의원입법 형식으로 발의하면 2월 국회에서 처리가 가능하다고 반박했다. 경제부
  • 탈북 ‘꽃제비’들 둥지 잃는가

    탈북 ‘꽃제비’들 둥지 잃는가

    “봄이 오면 정든 집을 떠나 이사를 가야 한대요. 그러면 남쪽에서 사귄 같은 반 친구들도 못만날 수 있는데….” 2일 오전 9시 경기도 안산시 주택가에 자리잡은 새터민(북한이탈 주민) 청소년 쉼터인 ‘다리 공동체’가 아침부터 분주했다. 겨울 방학을 맞아 오전 10시까지 늦잠을 자던 형민(14·가명·초등 5년)이와 인선(13·가명·여·초등 4년)이가 1시간 일찍 일어나 졸린 눈을 비비며 청소에 나섰다. 마침 인권현장 방문에 나선 안경환 국가인권위원장 등 반가운 손님들이 쉼터를 찾아 오기 때문이다. 안 위원장 등은 다음달 전세 기간이 끝나 새 보금자리를 찾아야 하는 쉼터 가족들의 절박한 고민을 들어 줄 수 있는 사람들. 그동안 도움을 주던 개인 독지가의 사업이 어려워지면서 새 보금자리를 찾으려면 3억 5000만∼4억원 가량이 필요하다. 다리공동체는 1998년 중국 옌볜(延邊)에 설립된 ‘꽃지모(꽃제비를 지원하는 모임)’에서 출발,2001년 이 곳에 터를 잡았다.‘다리’는 남북을 잇는 교량이 되자는 의미로 이 곳에는 초등학생부터 대학생까지 16명이 생활하고 있다. 쉼터의 ‘마스코트’인 형민이가 이날 손님들에게 이곳 저곳을 안내하며 너스레를 떨어 귀여움을 독차지했다. “저는 전기 자동차를 만드는 과학자가 될래요. 나쁜 자동차에서 배기가스가 많이 나와 지구가 아프대요. 그러면 남쪽은 물론이고 북쪽에 남아 있는 친구들도 아프잖아요.” 형민이는 북에서도 고아원에서 자랐다.3년전 형민이를 친자식이라고 생각한 한 탈북자가 손을 써 중국에서 남쪽으로 데려왔지만 친아들이 아니라 이 곳에 맡겨졌다. 두 번째로 고아가 된 형민이는 다리공동체에 온 뒤에야 비로소 웃음을 되찾았다. 형민이는 영양 상태가 좋지 않아 키가 초등학교 2∼3학년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성장호르몬 주사도 맞고 남들보다 밥도 많이 먹지만 쉽게 크지 않았다. 하지만 운동과 노래를 잘하는 데다 얼굴도 잘 생기고 매너가 좋아 여자 친구들에게 인기가 많다. 이날도 손님들의 주머니에 밤을 한 움큼씩 넣어줄 만큼 애교도 만점이다. 다리공동체의 ‘막둥이’ 인선이도 손님들과의 대화에 끼어 들었다. “저는 꼭 선생님이 돼서 아이들을 돌보고 싶어요. 언젠가 북쪽에 있는 동생도 같이와서 살날이 올 거예요.” ‘함경도 어딘가(?)’에서 할머니, 동생과 살았던 인선이는 4년전 동네 주민들과 함께 두만강을 건넜다. 부모님은 그보다 훨씬 전에 ‘곧 돌아올 게. 동생 잘 돌보고 있어라.’는 말을 남기고 떠난 뒤 소식이 끊겼고 할머니는 돌아가셨다. 인선이는 너무 어려 어쩔 수 없이 떼어놓고 온 두 살 아래 동생이 지금도 꿈자리에 아른거린다며 잠시 눈시울을 적셨다. 인선이는 5학년이 되지만 겨우 한글을 받아쓰기 할 수 있을 정도다. 병원에서 ‘외상후 스트레스장애(PTSD)’ 진단을 받았다. 부모로부터 버림받고 탈북한 뒤 중국에 잠시 머물 때 돌봐주던 동포에게 맞는 등 충격을 받은 탓인지 아직도 혼자 잠을 자지 못한다. 살림살이를 맡고 있는 마석훈 사무국장은 “다음달 전세 기간이 끝나 새로운 보금자리를 찾아야 하기 때문에 식구들의 걱정이 크다.”면서 “아이들이 해맑게 클 수 있도록 주변의 도움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다리공동체 (031)408-6317. 글 사진 안산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사설] 불법 시위에 멍드는 대한민국

    2005년 전국에서 발생한 집회·시위 1만여건에 우리 사회가 지불한 사회경제적 비용은 적게 잡아도 7조원에 가깝고, 많게는 12조원을 넘어선다는 한국개발연구원(KDI)의 연구보고서 내용이 공개됐다. 참으로 충격적이다.12조원이라면 국내총생산 806조원의 1.53%에 해당하는 액수이다. 가뜩이나 국가경제가 성장 동력을 잃어가고, 서민들의 삶은 몇년째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는데 집회·시위 때문에 이 정도 사회적 부담을 져야 한다면 어느 세월에 경제 회생의 열매를 두루 나누게 될지 안타깝다. 아울러 우리는 이번 KDI 조사를 보고 국민의 ‘시위 스트레스’가 이제 한계점에 도달하지 않았나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이 조사에서는 일반시민들이 시위에서 받는 부담감을 처음으로 계량화해 포함시켰다. 그 결과 시민들은 합법 시위에는 40만원, 불법 시위에는 90만원의 피해 보상금을 받는 것이 적정하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불법 시위라도 지나치지만 않으면 된다.’라고 인정하는 시민은 4.6%에 불과해 과격·불법 시위에 대한 거부감이 어느 정도인지를 보여주었다. 시위를 무조건 억제하는 것이 능사는 아니다. 시위가 갖는 사회적 순기능이 엄연히 존재한다는 것 또한 분명한 사실이다. 그러나 KDI의 연구보고서에서 밝혀졌듯이 우리 사회는 현재 집회·시위에 과도한 비용을 지불하고 있다. 게다가 국민의 ‘시위 스트레스’도 극에 달했다. 불법·폭력 시위를 엄단해야 하는 것은 물론 합법 시위에서도 주위에 피해를 입히지 않으려는 노력이 뒤따라야 한다.
  • [종교플러스] 입시 스트레스 해소 명상법 지도

    ‘예비 수험생과 학부모를 위한 마가 스님 자비명상’ 프로그램이 현대불교신문 주최로 10∼11일,24∼25일 서울 강남구 대치3동 문화센터 대강당에서 진행된다. 수험생과 학부모가 함께 참가해 입시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명상법 등을 배울 수 있다. 자비명상을 지도할 마가 스님은 공주 마곡사 포교국장 등을 지냈다.(02)2004-8279.
  • [2007 자치구 핫이슈] (7) 용산구 건강한 직장만들기

    [2007 자치구 핫이슈] (7) 용산구 건강한 직장만들기

    용산구는 ‘건전한 직장 만들기’를 올해 역점사업으로 정했다. 고층빌딩을 세우고 공원을 조성하는 것보다 직원 1300명이 직장에서 행복을 찾는 게 중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신바람 나는 직장분위기가 형성되면 생산성이나 경쟁력이 나아져 결국 주민서비스 향상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확신한다. 글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사진 안주영기자 jya@seoul.co.kr ●작은 험담이 큰 고통으로 박장규 용산구청장은 지난해 곤욕을 치렀다.5·31 지방자치단체 선거를 앞둔 시점에서 박 구청장이 불법선거자금 2000만원을 건네다가 선거관리위원회에 걸렸다는 헛소문이 나돈 것이다. 헛소문을 퍼뜨린 사람을 추적해보니 구청 직원이었다. 박 구청장은 “직장 동료라면 흠이라도 덮어줘야 하는데 없는 소문을 만들다니….”한마디로 실망이 컸다. 그해 9월에는 경찰이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수수와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박 구청장을 불구속 입건했다. 사회복지법인 용산상희원을 통해 경로잔치, 선심성 관광을 하고 38개 사업자에게서 18억원을 모았다는 이유에서다. 박 구청장은 “소외계층을 돕는 사회복지사업을 적극적으로 펼쳤을 뿐 용산상희원과 개인적인 인연은 없다.”고 해명했지만 ‘소귀에 경 읽기’였다. 경찰과 검찰에 불려 다닌 지 8개월 만인 지난해 11월10일 검찰에서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그는 “비방과 험담이 얼마나 큰 상처를 주는지 경험하면서 ‘동료 칭찬하기’ 운동의 중요성을 절감했다.”고 말했다. ●아내 잔소리가 줄었다 아내를 변화시킨 ‘칭찬의 힘’을 강조했다. 박 구청장은 아내의 잔소리를 싫어했다. 남편을 걱정하는 마음이라는 것을 알지만 잔소리가 반복되면 짜증이 밀려왔다. 그래서 역정을 자주 냈다. 그럴수록 아내의 잔소리는 늘기만 했다. 어느 날 박 구청장이 태도를 바꾸었다. 아내의 잔소리가 잦아지면 “여보, 잔소리를 적게 하니 안아주고 싶구려. 내 부탁 들어줘서 고맙소.”라고 칭찬했다. 그랬더니 아내의 잔소리가 감쪽같이 사라졌다. 용산구는 실천과제로 ‘직장 동료 험담하지 않기’와 ‘칭찬·격려 생활화하기’를 정했다. 구청 내부게시판에 칭찬방을 개설해 ‘칭찬릴레이’를 추진한다. 동료를 칭찬하는 글을 칭찬방에 올리면 칭찬받은 동료가 또 다른 동료를 칭찬하는 형식이다. 동료를 배려하는 ‘멋진 동료’를 6월과 11월에 선정한다. 각 부서의 추천을 받은 직원 48명을 전직원이 온라인으로 투표해 10명으로 압축하고, 간부회의에서 최종 선발자를 뽑는다. 멋진 동료로 선정되면 우수공무원 해외연수 대상자로 추천되는 등 인센티브를 받는다. ●칭찬도 교육이 필요하다 칭찬도 교육이 필요한 법. 용산구는 말이 많은 사람을 ‘사교성 있는 사람’고집센 사람을 ‘소신이 뚜렷한 사람’ 나서는 사람을 ‘적극적인 사람’으로 칭찬하기로 했다. 또 케네스 블랜차드 (Kenneth H.Blanchard)의 저서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에 나오는 ‘칭찬 10계명’과 칭찬명언을 온라인 게시판에 올려놓는다. 강좌도 진행한다. 박 구청장이 새달에 ‘남 말하지 않기’를 강의하고, 전문강사가 연 2회씩 건강한 직장문화 형성을 위한 구성원의 자세 등을 교육할 계획이다. 항공기 제조업체 보잉 등 미국 기업들도 동료의 성과를 인정하고 칭찬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해 기업 생산성을 크게 향상시켰다고 한다. 박 구청장은 “직장생활이 행복해지면 스트레스가 줄어 업무에 집중할 수 있다.”면서 “마음이 즐거운 직원이 주민들의 마음도 즐겁게 해 줄 것”이라고 장담했다.
  • [길섶에서] 스트레스 유감/이목희 논설위원

    주변에 스트레스 때문에 탈이 난 이들이 부쩍 늘었다. 어떤 친구는 한 쪽 눈이 실명 위기에 처했다. 새 사업을 알아보는 중에 핏줄이 눈쪽에서 터졌다고 한다.“과도한 스트레스 탓”이라는 진단이 나왔다. 얼마 전에는 후배가 회사를 그만뒀다. 앞이 안 보여 입원했는데 역시 스트레스 때문이라고 했다. 의사가 내린 결론은 “무조건 쉬어야 한다.”였다. 회사와 가정에서 어려움을 겪던 대학 선배는 갑자기 눈이 튀어나왔다. 치료를 받고 나아지긴 했으나 아직 안구가 돌출돼있다. 이들에겐 공통점이 있다. 착하고, 순하며, 성실하다.A 전 장관도 그랬다.10여년 전 췌장암으로 숨진 A씨는 ‘온화한 실세’로 불렸다. 자신을 괴롭히는 일이 생기면 불꺼진 방에 홀로 앉아 분을 삭이곤 했다. 그때그때 풀지 않고 차곡차곡 쌓아놓은 스트레스가 발병 원인이라고 했다. 아래 직원이나 동료들에게 소리지르고, 업무를 떠넘겼더라면 스트레스로 인한 병에는 안 걸렸을 텐데…. 가까이에서 스트레스성 질병으로 고통받는 이를 보면 내 대신 아픈 듯해 괜스레 미안해진다. 이목희 논설위원 mhlee@seoul.co.kr
  • 너무나 인간적인 아인슈타인

    천재 과학자의 면모 뒤에는 박봉에 시달리는 월급쟁이와 자녀 문제로 골머리를 앓는 보통 아버지의 모습이 공존해 있었다.`상대성 이론´을 비롯해 뛰어난 학술적 업적을 남긴 알베르트 아인슈타인(1879∼1955)의 인간적 내면을 엿볼 수 있는 편지 130통이 책으로 출간 됐다고 로스앤젤레스 타임스가 29일 보도했다.이 편지는 아인슈타인이 30대 중반이었던 1915년에 가까운 친구·친척들과 주고받은 것으로, 그의 두번째 부인이자 사촌인 엘사 로벤탈의 딸 마고에게 남긴 것이다. 마고는 1986년 숨지면서 이 편지들을 20년후 일반에 공개할 것을 요청했고, 최근 캘리포니아공대와 프린스턴대학이 독일어로 된 편지들을 영어로 번역해 출간했다. 1차 세계대전이 한창이던 1915년, 당시 36세였던 아인슈타인은 한 친구에게 보낸 편지에서 “나는 비인간적으로 일하고 있다. 늘 초과근무하고 있다.”고 호소했다. 또 “동료 과학자들은 내 이론에 흠집을 내려 하거나 연구를 먼저 완성하기 위해 경쟁하는 등 밉살스럽게 행동한다.”며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있음을 내비쳤다. 그는 부인과의 별거로 두 아들과 자주 만나지 못하고, 수입이 적은 것을 속상해하다 결국 속병까지 얻은 사연과 위장병에 걸린 자신을 간호하던 사촌 엘사와의 로맨스도 적었다.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여성&남성] 성형 다이어트 필요악?… 남녀의 속셈은

    현대를 살아가는 여성들은 슬림하고도 섹시한 ‘몸짱’ 몸매에다 ‘동안(童顔)’처럼 어려보이는 외모, 연예인급 스타일을 갖춘 패션감각 등을 요구받으며 매일매일 스트레스 속에서 살아간다. 영화 ‘미녀는 괴로워’에 등장하는 뚱뚱한 체격의 소유자 ‘한나’가 다이어트 성형으로 ‘교통사고 당한 사람이 넋을 놓고 쳐다보다가 병원가기를 잊을 만큼 황홀한 미녀’로 재탄생하는 과정에 많은 여성들이 공감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하지만 실제 남자들은 대부분 예쁜 여성을 보고 환호성을 지르면서도 다이어트 성형에는 또 부정적인 반응을 보인다. 여자와 남자, 평행선처럼 영원히 다를 수밖에 없는 이들에게 다이어트 성형에 대한 견해는 또 어떤 차이가 있을까. ■ 남성 “내 여친 DIE~t 안돼!” 상당수의 남자들은 여자친구의 ‘다이어트 성형’에 대해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날씬한 여자를 요구하는 사회’에서 다이어트 성형을 굳이 마다할 이유가 없다는 남자들의 의견도 적지 않았다. ●돈쓰고 힘든 다이어트 성형은 절대 반대 회사원 문모(28)씨는 성형 다이어트보다는 자신과 함께 농구 등 스포츠를 함께하며 다이어트를 하라고 여자 친구에게 권한다는 생각이다. 그는 평소 외모보다는 에너지도 많고 열심히 살아가는 여성에게 보다 더 매력을 느껴왔기 때문에 단순히 예뻐지려고만 하는 다이어트 성형수술은 절대 반대다. “무조건 빼빼 마른 여자보다는 통통해도 청바지를 맵시있게 입을 수 있으면 만족합니다. 다이어트 성형보다는 운동으로 건강까지 유지할 수 있는 여자친구가 더 좋아요.” 공무원 석모(25)씨는 더욱 완강하다. 그는 다이어트 성형을 하는 여자는 스스로에 대해 자신감이 없고 당당하지 못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만일 여자친구가 성형을 고집하면 헤어지는 것도 감수하겠다고 말한다. “단순히 보여지는 외모보다는 마음씨가 더 중요하기 때문에 내 여자친구라면 뚱뚱하고 못 생겼어도 다이어트 성형은 하지 않는 게 더 좋아보입니다. 위험하고 부작용도 많다는 데 굳이 할 필요가 없지요.” 회사원 고모(30)씨도 이에 동의한다. 그는 앞의 두 남자와 달리 예쁜 여자를 좋아한다고 고백한다. 그러나 그에게는 단순히 예쁜 외모보다 예쁜 여자가 되는 과정도 함께 중요하다. “남녀 누구나 자신을 절제하면서 자기관리를 할 필요가 있는 사회이기 때문에 꾸준하게 자신을 가꾸는 사람이 매력적으로 보여요. 그렇지만 여자친구가 그냥 다이어트를 하면 적극적으로 돕겠지만 성형 수술은 반대합니다.” ●다른 여자는 ‘YES’, 내 여자친구는 ‘NO’ 컨설팅회사에 다니는 이모(26)씨는 여자들이 다이어트 성형 수술을 받고 삶의 자신감을 찾는 건 굳이 반대하지 않는다. 예쁘고 날씬한, 이른바 섹시한 여자와 함께 있는 걸 즐기는 건 남자들의 본능과 같은 심리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는 막상 자신의 여자친구가 다이어트 성형을 한다면 고개를 저을 생각이다. “엄청난 비용을 들여서 수술을 하기보단 옷이나 화장품 구입으로 외모를 빛나게 하는 것이 더 경제적일 것 같아요. 수술로 살을 급히 빼면 건강 문제도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요가나 밸리 댄스 등을 통해 원천적으로 살을 빼도록 유도할 생각입니다.” 대학생 송모(26)씨도 여자친구가 자신과 만나기 전에 이미 성형을 해서 예뻐졌다면 기쁜 마음으로 받아들일 수 있지만 이미 사귀고 있는 사람이 다이어트 성형을 하는 건 결사 반대다. “만나는 사람이 갑자기 외모가 급변한다면 아무리 긍정적으로 변했다고 하더라도 여자친구와 어색해지는 걸 막을 수 없을 것 같아요. 예전 여자친구 모습이 생생히 남아있는데 모습이 예뻐진 여자친구를 보면 당장 기분이야 좋겠지만 불편해서 결국은 싫어질 것 같아요.” ●다이어트 성형 역시 엄연한 자기관리 하지만 다이어트 성형을 굳이 마다할 이유가 없다는 남자들도 있다. 회사원 김모(27)씨는 다이어트 성형을 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기본적인 경제력에다 예쁜 외모까지 갖춘 여성인데다 다이어트 성형 역시 엄연한 자기관리에 해당하기 때문에 대찬성이라는 입장이다. “근육 강화제를 먹어가며 근육키우기에 여념이 없는 남자들과 다이어트 성형을 하며 예뻐지려는 여성이 다를 게 뭐 있나 싶어요. 지금 사회가 날씬하고 예쁜 여자를 요구하면서 다이어트 성형에 대해 색안경을 끼고 본다는 건 그만큼 우리 사회가 여성들에게 이중 잣대를 들이대고 있다는 증거죠.” 취업준비생 양모(25)씨도 여자친구가 스스로에 대해 더욱 만족하며 살아갈 수 있는 다이어트 성형을 굳이 말리고 싶지 않다고 말한다. “겉모습이 변하는 거지 사람이 변하는 게 아니잖아요. 여자라면 예뻐지고 싶은 건 당연한 욕구이고 여자친구가 더 예뻐진 스스로의 모습에 만족한다면 저 역시도 함께 기뻐할 것 같아요.” 회사원 박모(30)씨 역시 찬성론자. 박씨가 다이어트 성형에 찬성하는 이유는 운동을 통한 다이어트가 얼마나 힘든지 자신이 몸소 경험해봤기 때문이다. “한때 몸무게가 100㎏ 넘게 나가서 죽을 듯이 운동해 20㎏ 정도 감량한 적이 있었죠. 그런 경험을 여자친구가 하게 되면 성격이 이상해질 정도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을 것 같아서 차라리 함께 적금이라도 부어 다이어트 성형을 받게 하는 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여성 “운동해서 빼야죠” 당사자인 여자들 역시 “살을 빼고 싶다.”며 한목소리를 내면서도 다이어트 성형에 대해서는 부정적이었다. 그렇지만 영화 ‘미녀는 괴로워’의 주인공과 같이 살을 빼 성공이 보장된다면 성형을 할 생각이 있다는 의견도 많았다. ●성형보다는 운동으로 살빼는 것이 우선 ‘미녀는 괴로워’ 주인공에 버금갈 정도로 획기적인 다이어트에 성공했던 직장인 홍모(29·여)씨. 성형은 하지 않았지만 고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미친듯이’ 다이어트를 했다는 그는 “성형을 하고싶을 정도의 절박함은 이해하지만 갑작스럽게 살을 빼면 후유증이 크다.”고 조언한다. “살이 눈에 띄게 빠질 때는 자신감도 생기고 뭐든 할 수 있을 것만 같죠. 하지만 누군가 시작하려 한다면 말리고 싶어요.” 그는 “친구의 남자친구가 밥을 산다고 해서 나간 자리에서 밥을 먹은 뒤 화장실에서 운동을 하고, 하루 최소한 3시간은 운동을 했다.”면서 “지금 생각해보면 갑작스럽게 몸무게가 준 뒤 강박관념 때문에 정상이 아니었던 것 같다.”고 회상했다. 회사원 이모(25)씨는 건강에 문제가 생길 경우에만 성형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이어트 성형을 위해 많은 돈을 들이기 보다는 충분히 운동하고 음식을 조절해야 한다는 게 정석 아닌가요. 건강 문제도 문제지만 ‘돈만 있으면 살쯤이야’라고 생각하는 것은 자신이나 남들 모두에게 별로 좋지 않은 것 같아요.” 그는 특히 “뭐든 마음먹기에 달려 있는데 수술은 어쩔 수 없을 때 기대야 하는 게 아니냐.”면서 “미용을 위한 성형이라면 자제하는게 옳다. 정작 성형이 필요한 사람은 전문의를 찾기 힘들어 지는 부작용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성공을 위한 성형은 마다할 이유가 없다 성형을 너무 심각하게 받아들일 필요는 없다고 주장하는 이들도 있다. 평범한 몸매를 가졌다고 말하는 대학생 최모(23·여)씨는 다이어트 성형을 ‘부분적으로는’ 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는 “아무리 운동을 해도 팔뚝 살만큼은 빠지지 않아 여름에도 민소매 티셔츠를 입지 못해 은근히 스트레스를 받고 자신감이 없어진다.”면서 “부분적으로 간단하게 할 수 있는 수술이라면 특별히 반대할 이유는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회사원 김모(27·여)씨는 성형 비용 대비 효과에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영화에 나오는 김아중씨처럼 남자들의 시선을 한몸에 받을 수 있는 미모를 보장받을 자신이 있다면 돈을 벌어서라도 다이어트 성형을 할 생각은 있다.”면서도 “성공할 확률도 낮은데 많은 돈을 쓰는 등 무리를 해가며 다이어트 성형을 굳이 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또 “최근 7㎏ 정도 몸무게가 불어서 고민이지만 운동을 해서 빼야겠다는 생각이 훨씬 크다.”며 고개를 저었다. 서재희기자 s123@seoul.co.kr
  • [길섶에서] 입술의 메시지/이목희 논설위원

    항상 근엄한 표정을 짓는 친구가 있었다. 꾹 다문 입술이 한일자도 아니었다. 양쪽 입술꼬리가 아래를 향해 마치 화난 사람처럼 보였다. 엔도르핀, 다이돌핀, 엔터페롤 등 상식을 총동원해 웃음의 효과를 설파했다. 하지만 그는 “억지로 웃으면 스트레스가 쌓여 오히려 건강에 해롭다.”고 반박했다. 웃음의 장점은 워낙 알려진 터라 거기서 밀릴 수 없었다. 과학칼럼에서 얻은 지식을 활용해 재차 설득에 나섰다.“사람 머리가 그리 정교하지 못해 억지웃음도 진짜 웃음과 효과는 비슷하다는 것이 학계의 통설”이라고 들이댔다.“이제 그만하자.”고 그가 짜증을 냄으로써 웃음 관련 대화는 끊겼다. 나중에 어두운 표정의 배경을 들었다. 부부 사이가 워낙 나쁘다고 했다. 그런데 얼마전 다시 만난 그가 모처럼 입술꼬리를 올리며 웃었다.“부부클리닉에 다녔다더니 문제가 풀렸나.”라고 생각하며 입술 모양을 자세히 보았다. 억지 웃음은 오른편 입술끝부터, 진짜 웃음은 반대부터 올라간다는데 구별이 안 되었다. 부부간 화해가 가식적이 아니길 바랄 뿐…. 이목희 논설위원 mhlee@seoul.co.kr
  • [환경·생명] “쿵 쾅 쿵 쾅” 공사 소음·진동 사람 잡는다

    서울 관악구 신대방동 보라매병원 옆에 살고 있는 문흥준씨는 1년 넘도록 공사장 소음·진동에 시달리다 못해 환경분쟁조정위에 호소했다. 건설사가 집 앞에 대형 병원을 지으면서 소음·진동을 줄이는 대책을 마련하지 않은 채 공사를 진행했기 때문이다. 문씨는 “2005년 여름부터 병원 터 파기 공사를 시작해 1년 가까이 소음·진동에 시달렸다.”면서 “바위를 깨는 소리 때문에 낮에는 집에 있기 어려울 정도였다.”고 말했다. 문씨는 “진동으로 집에 균열이 생겼으나 업체는 공사와 무관한 것이라며 외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진동 심해 이웃집 벽에 균열 생기기도 문씨처럼 건설현장 가까운 곳에 사는 주민들은 소음·진동 고충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휴식은 고사하고 일상생활 피해까지 입고 있다. 건설업체들이 공사비를 아끼려고 미리 소음·진동 방지대책을 제대로 마련하지 않은 탓이다. 민원이 생기면 적당히 타협하면 그만이라는 안일한 생각이 소음·진동 환경피해를 가져오고 있다. 환경분쟁조정위원회 재정·조정 사건의 80% 이상이 소음·진동 피해일 정도로 공사장 소음·진동에 피해가 심각하다. 경기도 부천시 중동 꿈마을 아파트 주민들은 15m소방도로 건너편 주상복합 아파트 건설 공사장에서 나오는 소음·진동에 시달렸다.2004년부터 땅파기 공사 때는 소음·진동이 심해 일상적인 일을 할 수 없을 정도였다. 건설업체에 항의해 보았지만 소용이 없었다. 건설업체는 소음·진동을 줄이는 공법을 적용하고 이동식 방음벽을 설치했다며 예정대로 공사를 진행했다. 하지만 지하 외벽 설치공사를 위해 굴착기, 덤프트럭, 크레인 등이 들락거렸다. 골조공사 때는 레미콘, 펌프카 소음에 시달려야 했다. 주민 김석곤씨는 “시공사에 항의해 보았지만 소음·진동·먼지를 줄이는 조치를 취했다.”며 공사를 강행하자 환경분쟁조정위원회에 호소했다. 공사장 소음도는 층별로 70∼73㏈로 측정됐다. 조정위는 공사 중 소음피해 인정 기준인 70㏈을 넘어 휴식방해 및 불안감, 스트레스 등 사회통념상 받아들이기 어려운 한계를 넘는 피해를 입었다고 판단, 배상결정을 내렸다. 건설사들이 공사를 시작하기 전 충분한 소음방지대책을 마련하고 특히 발파 소음·진동은 전문기관의 계측을 받아 미리 주민들과 협의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경남 거창군 도로공사장에서는 발파 소음·진동으로 주민들이 건물 균열과 정신적 피해를 입었다며 환경분쟁조정을 신청하기도 했다. 건설 장비 진동은 받아들일 만한 수준이었지만 소음은 피해인정기준(70dB)을 초과했다. ●가축 피해도 부지기수 일반적으로 가축은 사람보다 소음에 민감하게 반응해 피해를 입기 쉽다. 소음으로 인한 가축피해의 임계 수준은 통상적으로 70dB로 보고 있다. 사육환경에 따라서는 50∼60dB 범위에서도 피해가 난다. 경북 고령 고속도로 터널 공사현장에서는 밤낮을 가리지 않고 터지는 발파 공사 소음·진동으로 돼지가 죽고 유산·사산되는 피해가 났다. 돼지우리에서 400m 떨어진 공사장에서 500여차례에 걸친 발파 소음과 진동으로 돼지들이 스트레스를 받은 피해였다. 돼지 주인은 최대 소음 77.6dB, 진동 76dB이 넘는 발파 작업으로 돼지들이 임신이 안되고 유산·조산하는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했지만 건설사는 이를 무시했다. 돼지 주인은 환경분쟁조정위에 억울함을 호소했고, 위원회는 발파 공사로 인한 돼지 유산·조산 피해를 인정해 배상하라는 결론을 내렸다. 경북 김천의 고속도로건설현장에서도 비슷한 피해가 나왔다. 방음대책없이 공사를 강행해 일어난 소음으로 인근 농가에서 사육중인 개가 유산·사산한 피해였다. 결국 건설사는 개값을 물어줘야 했다. 류찬희기자 chani@seoul.co.kr
  • [업계소식-서적] 다양하고 색다른 사업아이템 소개

    [업계소식-서적] 다양하고 색다른 사업아이템 소개

    도서출판 무한은 다양하고 색다른 사업아이템을 소개한 ‘나도 돈 좀 벌어보자´(저자 김영호)를 펴냈다. 저자는 21세기 사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테마´와 ‘유머´라고 강조하고, 사회 흐름을 읽고 이색 사업을 먼저 시작해야 돈을 벌 수 있다고 말한다. 또한, 세계적으로 새롭고 독특한 아이템을 우리나라 실정에 맞는 방법으로 실천해 볼 것을 조언한다. 울면서 스트레스를 없애는 눈물방, 노인들의 향수를 자극하는 50년대식 테마 온천, 어린이만을 위한 보석 가게, 지하철 역사 안에 있는 지하철 세탁소 등을 예로써 설명하고 있다.
  • 작년 입사 3명중 1명 이직

    작년 입사 3명중 1명 이직

    극심한 취업난 속에서도 신입사원의 3명 중 1명은 1년 이내에 퇴사한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입사한 신입사원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다. 잡코리아는 24일 “최근 국내외 기업 855개사를 대상으로 ‘신입사원 퇴직률’을 조사한 결과 지난해 채용한 신입사원 가운데 입사 후 1년 이내에 퇴사한 비율은 평균 30%였다.”고 밝혔다. 조사 대상은 직원 1000명 이상인 대기업(공사 포함)이 60개, 중소기업 528개, 외국기업은 267개다. 퇴직 이유는 ‘직무가 적성에 맞지 않아서’(30%)가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 ‘인내심, 참을성 부족’(25%), ‘조직 문화에 적응하지 못해’(23%),‘낮은 연봉 수준’(9%),‘업무와 인간 관계로 인한 스트레스’(9%) 등의 순이었다. 취직은 해야 한다는 조바심으로 직장을 구했지만 마음에 들지 않았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청년 실업의 악재에서도 이직 열풍, 즉 ‘취업 유랑인’이 많다는 방증이다. 입사 1년만에 회사를 그만둔 비율은 중소기업이 32%였고, 외국계·벤처기업 29%, 대기업은 13%였다. 퇴사한 시기는 ‘입사 후 3개월 이내’가 35%로 가장 많았다. 입사 후 5개월 안에 퇴사한 경우는 23%, 입사 후 9개월 이내는 18%였다. 대기업의 경우 ‘직무가 적성에 맞지 않아서’와 ‘조직에 적응을 못해서 그만 둔다.’는 대답이 각각 29%였다.‘인내심과 참을성이 부족해서’라는 이유도 19%였다.‘연봉이 적다.’‘복리후생이 부족하다.’는 응답도 각각 10%로 나타나 눈길을 끌었다. 박경호기자 kh4right@seoul.co.kr
  • 10대자살 왜?

    10대자살 왜?

    해마다 300명가량의 10대들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것으로 나타나 심각한 우려를 낳고 있다. 중·장년층과 달리 10대 자살은 원인이 다양한 데다 사회 안전망 등으로 대처하기 힘들어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시급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24일 통계청에 따르면 2003년 297명을 기록했던 10대 자살은 2004년 246명으로 약간 줄었지만,2005년 279명으로 뛰어올랐다. 10대 사망 원인 중 자살은 교통사고에 이어 두 번째로 많다. 특히 10대 여성은 2004∼2005년 모두 사망 원인 1위를 차지했다. 10대들은 감수성이 예민하기 때문에 조그만 충격에도 충동적으로 자살을 시도한다는 점이 다른 연령대와 다르다. 지난 22일 서울 노원구에서 “텔레비전 드라마를 그만보고 공부하라.”는 어머니의 꾸지람을 들은 뒤 자살한 초등학생의 경우처럼 어른의 시각에서는 ‘어이없는(?)’ 자살이 일어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지난해 2월에는 전북 익산에서 한 중학생이 370만원에 달하는 휴대전화 요금으로 고민하다 스스로 목숨을 끊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10대들이 유명인이나 주변 사람이 자살했을 때 뒤쫓아서 목숨을 끊는 ‘모방 자살(베르테르효과)’에 취약하다고 분석한다. 경희의료원 소아정신과 반건호 교수는 “장기적으로 공부와 관련된 스트레스에 노출된 학생들의 경우 유명 연예인 자살 같은 촉발제가 생기면 출구가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극단적인 해결책으로 선택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반 교수는 또 “성인 정신질환으로 여겨졌던 우울증이 초등학생까지 유병률이 높아진 것도 한 원인이다. 자살 원인이 정형화한 중ㆍ장년층과 달리 가정문제와 학업 부담, 학교폭력, 집단 따돌림 등 다양한 이유로 극단적인 수단을 선택한다는 점에도 주목해야 한다. 삼성서울병원 소아청소년정신과 홍성도 교수는 “자살을 생각하는 청소년의 90%는 친구나 가족이 자신을 이해하지 못한다고 느끼기 때문에 외로우면서도 대화하려 하지 않는다.”면서 “우울한지, 자살에 대해 생각하고 있는지를 물어보는 것만으로도 누군가 걱정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알게 해주는 중요한 일이다.”고 조언했다. ‘생명의 전화’ 부설 자살예방센터의 나선영 실장은 “우리 청소년들은 입시교육에 짓눌려 자아가 형성되기도 전에 자살의 유혹에 빠지기 쉽다.”면서 “외국처럼 정규 커리큘럼에 생명존중과 죽음에 관한 교육을 해야 한다. 또 부모나 교사들도 자살위험자를 사전에 발견, 도움을 주는 ‘게이트키퍼(생명지킴이)’가 될 수 있도록 별도의 교육을 받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행정법원, 간암사망 산재 인정

    간 질환 악화는 과로·스트레스와 상관 없다는 기존 대법원 판례를 뒤집는 판결이 하급심인 행정법원에서 나왔다. 대법원 판결의 기준이 된 보고서가 판단 자료로 불충분하다고 판단, 업무 스트레스로 악화된 간 질환을 산업재해로 인정한 것이다.●“과중한 업무로 간염 악화” 서울행정법원 행정11부(부장 김상준)는 24일 보험회사 간부로 근무하다 간암으로 사망한 A씨의 아내와 외교통상부 서기관 B씨의 아내가 근로복지공단과 공무원연금관리공단을 상대로 각각 낸 유족보상금 부지급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A씨는 회사의 대형 프로젝트를 총괄하면서 상부로부터 스트레스와 압박을 많이 받았고, 밤을 새우거나 새벽에 퇴근하는 등 과중한 업무에 시달렸다.”면서 “기존에 앓고 있던 만성 B형 간염이 과로와 스트레스로 급격히 악화돼 결국 간암으로 사망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B씨에 대해서도 중요한 외교행사 업무에 따른 초과근무 및 수면부족으로 육체적 피로가 누적됐고, 업무 총괄 책임자로서 긴장감과 심리적 압박감을 많이 느끼는 등 장기간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았다는 점을 인정했다.●“2002년 보고서는 알맹이 없는 짜깁기” 앞서 2002년 대법원은 “만성 바이러스성 간염은 과로나 스트레스가 없어도 악화될 수 있고, 임상적으로는 과로나 스트레스 없이 악화되는 경우가 더 많다. 사망자가 예외적으로 과로나 스트레스로 인해 기존 질환이 정상적인 경우보다 더 악화되었다는 점에 관한 자료가 없다.”고 판결한 바 있다. 당시 판결은 대한간학회가 2001년 근로복지공단의 용역을 받아 만든 ‘간 질환 관련 업무상 질병 인정기준’이란 보고서를 바탕으로 했다. 하지만 행정법원은 이 보고서가 업무 스트레스와 간 질환의 상관관계를 설명한 자료가 아니라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 보고서는 만성 간염 환자에게 육체적 활동을 제한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지, 육체적 과로가 간 질환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의미가 아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또 “보고서는 2∼3개월 만에 만들어진 문헌 요약본으로서 인과관계를 부정하는 근로복지공단의 의뢰에 의해 만들어졌다.”며 보고서의 신뢰성에 강한 의문을 제기했다. 한편 국가인권위원회는 이날 모 건설회사가 입사시험에서 활동성 B형 간염 바이러스 보유자를 불합격시킨 것은 차별이라며 불합격 조치를 취소할 것을 권고했다.인권위는 “활동성 B형 간염 바이러스가 다른 사람에게 전염될 가능성이 높고 철야 작업과 휴일 근로 등 육체 노동의 강도가 높아 발병 우려가 크기 때문에 불합격시켰다고 회사측이 주장하고 있지만 활동성 바이러스 보유자가 비활동성 바이러스 보유자에 비해 전염성이 높다거나 과로가 간 질환에 영향을 준다는 것이 의학적으로 명확히 규명되지 않은 사실인 점을 감안하면 타당하지 않다.”고 밝혔다.임광욱기자 lim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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