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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26 30주년] 박상범 전 실장의 인터뷰 전문

    “陸여사 서거뒤 일에 몰두… 국산로켓·잠수함에 집념”   “운명론자는 아니지만 거스를 수 없는 운명이란 게 있는 것 같다.”  박정희 전 대통령 서거 30주기인 26일을 사흘 앞둔 박상범 전 대통령 경호실장의 소회였다. 1979년의 ‘10·26’ 당시 경호계장이었던 그는 궁정동 저격 현장의 경호실 관계자 중 유일한 생존자다.  그는 특히 박 전 대통령이 말년에 유신헌법을 개정한 뒤 물러나려는 계획을 갖고 있었다는 비화를 들려줬다. 즉, “박 대통령이 집권 18년 정도 됐을 때인데 ‘1∼2년 뒤에는 하야를 해야하지 않겠나.’라는 말을 사석에서 했던 걸로 기억한다.”는 얘기였다. 경호 실무자로서 피경호대상을 지켜내지 못한 아쉬움을 넘어 그의 표현대로 “경제적으로 세계사에서 드문, 한강의 기적을 이룬” 박 전대통령이 평화적 권력이양까지 일구지 못한 데 대한 아쉬움이 배어있는 듯했다.  “기억하기도 싫은 일들이라서 가능한 이야기를 안 꺼낼려고 했다.”며 서울신문의 인터뷰 요청을 완곡하게 사양하던 그였지만, 본지 취재진이 지난 23일 서울 방배동 민주평통장학재단 그의 사무실을 찾자 특유의 온화한 미소로 반겼다. 문민정부 시절 김영삼 대통령과 김일성 주석간 남북정상회담 준비과정의 뒷얘기에서부터 최근 김정일 국방위원장 답방 가능성에 이르기까지 경호 및 남북관계 전문가로서 견해를 담담하게 피력했다. 합기도 등 각종 무술이 도합 10단이 넘는 무골답지않게 담담한 어조였다.  ●‘10·26’ 30년을 맞는 소회가 남다를텐데.  -(박 대통령이) 서거하신지 30년이 된 요즘에 와서 박 대통령에 대한 역사적 재평가를 하는 학술대회도 열고, 유물·기록전시회도 하고 그러더라. 기억하기 싫은 일들이라서 가능한한 이야기를 꺼내지 않으려고 하는데, 지금 생각해봐도 ‘참 안타깝다.’는 생각이 든다. 정부가 수립된 이후 한 60년만에 이 만큼 경제·사회·문화적으로 발전하게 된 나라는 세계사에 없다. 소위 한강의 기적은 정확히 이야기 하면 (박 대통령이 집권한 뒤부터) 약 40년만에 된 것으로 봐야할 것 같다. 우리보다 앞서가는 나라들이 이 정도까지 올라오는데 최소한 100~150년 걸렸다. 그런걸 보면 당시 지도자였던 박정희 대통령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되고 강력하게 뒷받침 해줬던 국민의 저력이 “참 대단하다.” 라는 생각이 든다. 가끔 해외 나가면 특히 그런 생각을 많이 하고, 한국 위상이 상당히 높아졌다고 느낀다. 서거 30년이 흘렀지만 매년 개인적으로 현충원을 간다. 그분 생각이 가끔 떠오른다.  ●최근 국제학술회의에서 진보쪽에서도 박 전 대통령을 재평가하는 움직임도 있다. 한 교수는 김일성 유일체제인 북한에 비해 상대적이지만 반대 세력을 허용한 박정희의 남한이, 그리고 개방적·국제적 전략을 택한 남한이 폐쇄적 전략을 취한 북한을 압도했다는 평가를 내렸는데.  -당시 그 분을 모시고 신변안전을 책임지고 다녔다. 1970년대부터 시작해서 지금 우리 경제를 이끌어가는 핵심인 조선, 제철, 자동차 등이 짧은기간에 상당한 발전을 했다. 과학분야도…. 요즘 두각을 나타내는 군수산업. 그게 그 당시에 기초가 다져지고 그랬다. 그런 생각을 하면서 참 미래를 내다볼 줄 아는 혜안을 가졌던 지도자가 아니였던가 하는 생각을 한다. 가끔 친구들과 부부동반으로 국내를 다니다 보면 관광지 재정비 한 곳을 많이 보는데 대부분 그 때 시작한 것이다. 그 족적을 보면서 당시의 지도자로서 참 대단하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유신 때 데모하다가 호주에서 공부한 김형아 호주국립대교수가 박정희 대통령을 재평가를 하게됐다는 말을 했다. 여러 면에서 박 대통령의 캔두이즘(Candoism)이 큰 기반이 됐다 하더라. 박정희 대통령의 ‘우리도 할 수 있다;’는 캔두이즘이 국민성을 바꿨다는 것이다. 박 대통령의 그런 신념을 가까이서 감지할 수 있었는지.  -나이가 들수록 그런 생각이 난다. ‘할 수 있다.’, ‘우리도 잘 살 수 있다.’ 라는 신념을 심어준 자체가 중요하다. 그것이 밑거름이 돼 소위 말하는 한강의 기적이 이뤄진 게 아닌가 싶다. 그런 것들이 경제나 문화쪽에서 보인다. 최근 광화문 세종대왕 좌상이 생겼지만, 그 전에 이순신 장군 동상 세워지고…. 여주의 영릉이나 아산의 충무공 사당도 그 때 다 성역화됐다. 처음에 갔을때는 초라했는데 그분이 성역화시키고, 그게 우리 역사에서 계속 남는 거다. 사석에서 말씀하는 걸 보면 우리나라 역사에 대한 해박한 지식 갖고 계셨다.  ●경호를 하시면서 사선(死線)을 수차례 넘나들으셨겠지만, 그 중에서도 ‘10·26’ 현장이 가장 충격적인 기억으로 남아 있을텐데. 1983년의 아웅산사태 때도 아슬아슬했겠지만.  -경호했던 사람으로 거기에 대해 이야기 할 수가 없다. 자칫 변명으로 들릴 수 있고. 다만 그 이후에 후배들에게 나와같은 전철을 밟으면 안된다는 뜻에서 경호 기법이나 기술적 측면에서 엄청난 연구를 통해서 발전시키려고 노력했다. 소위 경호라는 힘이 미칠 수 있는 범위가 있는데 경호력이 미칠 수 없는 지역을 최소화시키는 게 중요한 것 같다. 그런 측면에서 ‘10·26’도 봐야하지 않나 싶다. 어떤 경우라도 경호는 일단 부정적인 생각을 갖고 매사를 접근하고 매사 들어봐야한다. 경호력이 미칠 수 없는 그런 부분을 최소화 시키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최악의 상황을 상정해야한다는 건가.  -그렇다. 아웅산 사태도 마찬가지다. 모든 것들이 다 거기에서부터 시작된다.  ●경호관계자 중 ‘10·26’ 현장에서 유일하게 생존한 것은 그 때 중앙정보부(현재 국가정보원) 후배가 평소에 후덕한 모습을 기억하고 일부러 비껴 쏴서 허벅지와 옆구리를 스치게 했다는 말도 있었는데. 확인사살 과정에서 버클에 맞췄다는 얘기도 있었고.  -제 3자를 통해 그런 얘기도 들었지만, 지금 사실을 확인할 수는 없다. 총을 맞고 쓰러져 있었고, 중정 직원들도 다 사형당했으니. 다만 말할 수 있는 것은 당시 중정 직원들도 참 고생 많이 했다. 대통령 경호원과 한 집안 식구같은 관계를 유지했다. 그 사람들 고생하는거 보고 서로 따듯하게 해서 깊은 우정들을 갖고 있었는데 그런 사건이 벌어지는 바람에 사실 정말 안타까웠다. 정말 제가 아끼는 후배들도 있었고 그 중에 저를 참 좋아하는 후배들도 꽤 많았다.  ●정황상으로는 어떤가.  -그 현장이 한 10평 그 정도 밖에 되지않는다. 가운데 직사각형의 막힌 조리대가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벌어졌으니까 확인사살은 실수할 리가 없다.  ●군출신 아닌 첫 문민 경호실장을 지냈는데, 박종규, 차지절, 장세동, 안현태, 이현우씨등 군 출신의 여러 경호실장들의 노후는 불행했거나 그다지 행복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개인적 욕심 탓인지, 아니면 권력의 비정한 생리나 속성 때문인지.  -둘다로 본다. 하나는 권력의 속성 탓이다. 당시 여러 사회적 여건이 그 자리에 그분들이 있을 때 여건이 그런쪽으로 갈 수 밖에 없게끔 만들어진것이 아닌가 생각이 든다. 각 개인의 성격에도 (다소) 문제가 있지 않겠나 싶다.  ●문민정부 첫 경호실장으로서 그런 행로를 답습하지 않아야겠다는 철학을 정립했을 것 같은데.  -거기서 오랫동안 생활하다보니 많은 상사들을 모시고 이런저런 일을 겪었다. 그럴 때마다 확신은 안서지만 내가 만약에 과장자리. 처장자리에 갔을 때 ‘이러이러한 것은 내가 이렇게 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은 많이 했다. 어느 직장이나 다 마찬가지이겠지만 우선 권위라는건 꼭 필요하지만 배타된 권위는 안된다. 예컨대 정부 각료들 회의 때 경호실장이 그 자리에 참석하는 것은 결코 바람직스럽지 않다. 그 안에 근접 경호를 책임지고 있는 팀장도 있기 때문에 굳이 국가 정책 논의하는 그 자리에 경호실장이 꼭 들어가서 앉을 필요가 있느냐. 교육도 참 중요한것 같다. 2년 있는 동안 교육문제에 신경을 많이 썼다. 어차피 경호도 국제화되기 때문에 많은 국빈들이 오고 우리 대통령도 1년에 몇 번씩 해외를 순방하고 그런 시대가 돼서 이제 어학 문제라든가 이런것을 체계적으로 해서 경호원들의 수준을 높여야겠다는 생각을 갖고 1년 코스이지만 해외 유학도 보냈다. 지금은 우리 후배들 보면 아주 상당한 수준에 와있다는 생각이다. 통역 필요없이 업무를 직접 협의할 정도까지 상당한 직원들이 와 있다. 경호실이 예전처럼 권위적이지 않다. 한 때는 날아가던 새도 떨어뜨린다는 조직이란 소리 들었는데 지금은 아니다. 아주 순수한 전문 조직으로 자리를 잡지 않으면 안된다. 그리고 경호라는 것은 대한민국 대통령을 경호하는것이지 인간 누구를 경호하는것 아니다. 적어도 경호실은 그런 생각을 갖고 전문 조직으로 발전해 나가야 한다고 본다.  ●차지철 경호실장이 월권 등으로 김재규 중앙정보부장과 알력이 생겨 박 대통령 서거라는 불행한 일이 발생했다고 보는 쪽도 있다. 이와 달리 박 대통령이 3선후 유신체제로 가면서 장기집권하는 통에 산업화 이끈 훌륭한 지도자로 남을 수 있는 기회를 놓치고 불행해졌다는 지적도 있다.  -당시 저는 계장급 정도에 불과했기 때문에 정치적이나 정책적인 면 잘 모르지만 다 일리가 있다. 다만 1974년 육영수 여사가 문세광에 의해 저격된 뒤 차지철 실장이 들어왔을때 사회적 환경이 그럴 수 밖에 없었던 측면도 없지 않은 것 같다.  ●(차 실장이) 장관들을 배석시킨 채 국기하강식을 한다든가 하는 월권도 저질렀다는데.  -주말마다··· 그랬다. 굉장히 힘들 때가 있었다.  ●차 실장의 다른 독특한 면은.  -차 실장은 그런 부정적인 측면도 있지만 금전, 돈 에 대해서 상당히 깨끗했다. 독실한 기독교 신자였는데 아무것도 남겨놓은 게 없다. 돈에 있어선 깨끗했다.  ●최근 남덕우 전 국무총리가 회고록에서 1978년 경제특보 재임 당시 “유신헌법의 대통령 선출방식은 내가 봐도 엉터리야. 그러고서야 어떻게 국민의 지지를 받을 수 있겠어.”라며 개헌후에 물러나겠다는 박 대통령의 육성을 기록했는데 당시 그런 얘기를 들어본 적이 있나.  -사적으로 들었던 기억이 난다. 문제는 그 때가 (박 대통령 집권) 18년 정도 됐을때인데 “1~2년 뒤에는 내가 하야를 해야하지 않겠나.”하는 말을 사석에서 했던 걸로 기억한다.  ●그게 좀 앞당겨 실현됐더라도 ‘10·26’ 같은 불행한 일은 없었을텐데.  -운명론자는 아니지만 거스를 수 없는 운명이란 게 있는 것 아닌가하는 생각이 든다.  ●박 대통령의 지시로 유신헌법 개정안 초안 작업을 하던 신직수 법률특보가 10·26 이후 관련자료를 폐기했다고 남 전총리가 구체적으로 증언했던데.  -2년 정도 뒤에 하야하려고 생각하셨던거 아닌가라는 생각이 든다. 박 대통령은 그때 그런 생각을 확실하게 갖고 있었다.  ●문민정부 첫 경호실장 하실 때 김영삼 대통령과 김일성 주석과의 정상회담이 1994년 있을뻔 했는데, 그 때 경호 관련 협상에서 어느 정도까지 진도가 나갔었나.  -어느 단계에 가서 김일성 주석이 사망했냐면 경호 통신 문제에 대해 협의가 다 끝나고 일주일 뒤에 우리 경호 선발팀들이 들어가게 돼 있었을 때였다. 물론 총기 휴대하고. 제일 문제된 게 위성 통신 문제였다. 그것까지도 다 원만하게 잘 협의가 돼서 일주일 뒤에는 최종적으로 선발팀이 들어갈 준비를 하고 있었는데 김일성 주석이 갑자기 사망하는 바람에 모든 게 중지돼 버렸다.  ●그 때 김일성 사망을 예상하는 꿈을 꿨다는 비화가 있던데.  -당시 윤여준씨가 안전기획부 제 3특보였고, (별세한) 엄익준이 북한 국장이었다. 나중에 통일부 장관 지낸 정세현 청와대 통일비서관으로 있었다. 오찬하는데 저한테 연락이 왔다. 아무래도 경호실에서 인원을 정리해줘야겠다는 연락이었다. 그 자리에서 정리를 다 했다. 경호 쪽에서 인원 줄이고…. 오찬이 끝나고 제가 지나가는 이야기로 ‘아무래도 정상회담 안될거 같다.’라고 말하니 다들 깜짝 놀라더라. 경호실장이 그런 이야기 하니 (무슨) 특별한 정보있는줄 알고…. ‘무슨 이야기냐.’고 하길래 내가 농담처럼 ‘며칠 전 김일성 주석이 사망해서 관에 입관하는 꿈을 꿨다.’고 얘기했다. 당시에 정책비서관이 ‘맞으면 도사로 모시겠다.’고 농담으로 말하더라.  ●김영삼 대통령에겐 보고했나.  -안했다. 지나가는 이야기로 끝났다. 김일성 주석 사망 일주일 전에 꿈을 꿨다. 새벽 3시쯤 깜짝 놀래서 깼다. 집사람을 깨워 ‘이상한 꿈을 꿨다.’고 하니 집사람이 ‘절대 다른 곳에 가서 말하지 말라. 경호실장이 그런 말 하면 북한가기 싫어서 이야기 한다고 오해할 수 있지 않겠느냐.’고 하더라.  ●당시 정상회담이 이뤄졌다면 남북관계 큰 진전 있었을 텐데 김일성주석 답방도 있을 수 있고.  -그렇다. 역사의 아이러니다. 한국의, 한반도의 운명이 아니었나 그런 생각이 든다.  ●꿈으로 나타날 정도면 신경 많이 써서 그런 것 같다. 사상 최초로 북한에 가는 남쪽 정상을 경호 하는 것 때문에 스트레스 상당했을 것 같다.  -처음 이뤄지는 일이고 민감한 일이었다. 여러가지 사건들이 많이 일어났기 때문에 사실 잠이 안왔다. 현장에서 여러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최악의 여건들이 많았는데, 혹시 그런 일이 일어난다면 옥쇄할 수 밖에 없다는 각오까지 했었다.  ●요즘 북한이 남북 정상회담을 하고 싶어한다는 보도가 잇다르고 있다. 그런데 북측이 김정일 국방위원장 경호문제로 답방에 난색을 표시하고 있다는 얘기도 있다.  -그 사람들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경호상 여러가지 가정도 있는데 그쪽도 똑같은 가정을 놓고 검토를 할 것 아니겠는가. 아차하는 순간에 발생하는 문제이고 전부 총기를 휴대하고 있으니까 힘들다. 준비하는 과정에서.  ●꼭 물리적인 위해가 아니더라도 김 위원장 쪽에선 남쪽 보수단체에서 계란이라도 던지지 않나 이런 것 신경쓰는 거 아닌가.  -그런것도 있고. 예를 들어 근접 경호하는 사람 중에 약간 정신적으로, 순간적으로 문제가 발생돼 총이라도 뽑고 한다면 그건 큰일이 생기는 거다.  ●영화 쉬리의 한 장면 떠오르는데.  -그럴 경우 전쟁터가 되는 거다. 사실 초청한 쪽에선 그런 의도 없더라도…. 그게 젤 위험하다. 우리도 그렇지만 그쪽에서도 그런 생각 했을 것이다.  ●역대 대통령 몇분 모셨나.  -박정희, 최규하, 전두환, 노태우, 김영삼 대통령 등 다섯분을 모셨다. 김종필 총리 인준이 안되는 바람에 (인수인계가 늦어져) 김대중 대통령 취임 초반 (보훈처장으로) 잠깐 재직하기도 했다.  ●경호하면서 역대 대통령들의 성품을 가까이서 봤을텐데.  -서로 다르지만 공통점은 부지런하다는 점이다. 두번째는 건강하다. 그게 아주 공통되는 거 같고 박정희, 전두환, 김영삼 대통령은 카리스마, 결단력이 있었던 분들 같다. 특히 박정희 대통령 같은 분은 공과가 있겠지만, 30~40년 내다보는 혜안이 있었다. 제 기억으로는.  ●김영삼 대통령도 전두환, 박정희 대통령과 같은 보스형 리더십의 소유자인가.  -그렇죠.  ●노태우 대통령은 좀 다르지않나.  -좀 다르다. 최규하 대통령도 그렇고.  ●어느 정부든 할거 없이 대통령 아들 때문에 속썩인 일이 많은데.. (김영삼 대통령 아들인) 현철씨 관련해서 경호실장 하면서 김 대통령에게 직언하자 언짢아 했다는 이야기도 있는데.  -그런거 보다도…. 김현철씨 같은 분 보면 예의도 바르고 총명하고 그렇다. 대인관계도 좋고. 그런데 제가 볼 때는 아버님이 두 번씩 대선에 출마할 때 김영삼 대통령과는 부자간의 관계이기도 하지만 정치적 동지이기도 했다. 대선 때 어려움을 겪으면서 참모역할을 하면서. 그런 측면에서 보면 어느 정도 이해가 되기는 한다. 저도 한 2년 현철씨를 접촉했지만 예의바르고 대인관계 좋고 그랬는데, 대통령학에 대한 책도 좀 읽어보고 했지만 집권후 1년, 1년반 지나다 보면 주변에 사람들이 자꾸 모이게 되지않나. 어떤 사람들이 주위에 모이느냐가 대단히 중요하다. 그것이 본의 아니게 본인 생각과는 전혀 관계 없이 그런 문제 야기할 가능성이 있다. 오랫동안 다섯 분 대통령 모시면서 보고 느꼈던 일이고, 김현철씨도 그랬던 듯하다. 그래서 그 당시 대통령께 (박관용 비서실장 등을 포함해) 여러분들이 고언을 드렸던 것이다.  ●(박정희 대통령 아들인) 박지만씨와 관련한 에피소드중 기억나는 것은.  -박지만씨가 몇년 전 결혼해서 축복해 주기도 했지만, 그때는 육사를 다녔다. 아주 어릴 때인 1974년 어머니인 육영수 여사가 서거하신 뒤로 정신적 어려움이 많았고, 그래서 저항적인 그런 쪽으로 한 때 잠깐 바뀌었던것 아닌가하는 생각이 든다. 그러다 보니까 약물도 시작하게 됐고…. 안타깝게 생각하지만, 한편으로 오죽 외롭고 했으면 그랬겠나 하고 이해도 된다. 어린 나이에 부모가 세상을 떠났고, 더군다나 비명에 가시지 않았나. 자연사로 가신것도 아니고…. 다행스러운건 지금 새 보금자리 만들어 잘 살고 있고….  ●육 여사 서거후 지만군을 돌보라고 박 대통령이 특별히 밀명 준건 없나.  -그런 건 없고, 그 당시에 지만군이 주말에 나오면 (청와대에) 안 들어가려고 했던 적이 있다. 외출나와서. 대통령이 찾으니까 차지철 실장이 나를 부르더니 ‘지만이좀 데리고 오라.’고 해서 명동에서 찾아서 데리고 갔던 그런 일도 있고…. 나중에 지만씨가 약물 때문에 보훈병원에서 봉사한 적이 있다. 제가 1997년 초에 보훈처장 할 때였다. 지금은 사업도 잘하고 가정도 이루고 애도 갖고 해서 천만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권부 근처에 있었으니 일부 측근들이 엉뚱한 권력을 행사하는것을 보는 등 온갖 인간 군상들을 목격했을 듯한데.  -그런 것들이 대통령의 자제분들이나 가까운 친척 분들을 망가뜨릴 수도 있고. 역시 사람이 젤 중요하다. 사회생활하면서 어떤 사람을 만나 대화하느냐에 따라 사람이 달라지기도 하니까.  ●지난 대선에 나온 허경영 후보가 공중부양한다는 농담같은 얘기가 나도는 데 무술의 달인으로서 말하자면 원조 공중부양 전문가라는 소문은 사실인가.  -(손을 내저으며) 에이, 지금은 세월이 흐르니 아픈데도 생기고…. 요즘엔 무술 훈련은 안하고 하루에 한시간 반 정도 집에서 열심히 헬스는 하고 있다. 지금 나이에 무슨 헬스 하냐고, 또 얼마나 오래살라고 그러냐고도 하는데 적어도 열심히 운동해서 건강해야 통일되는 것도 보고, 요즘 G20 그러는데 (한국이) G10 되는 건 보고 죽어야 할것 아니냐는 농담도 한다. 열심히 운동한다. 한 시간 헬스가서 운동하면 기분 좋고 정신도 맑아지고 의욕도 생기고 그렇더라.  ●다친 무릎 때문에 고생한다는얘기를 들었다.  -그래서 이제 등산은 하지않는다. 가끔 골프할 때는 보호대 차고 한다.  ●공직 땐 골프 안했는데 입문 1년만에 싱글했다는데.  -1998년 3월 중순까지 보훈처장으로 일했다. 그 직후 집사람과 골프 시작해 6개월 만에 80타 쳤다.  ●경호 전문가지만 민주평통 사무총장, 보훈처장 등 남북관계나 안보전문가로서 식견을 사회에 환원할 복안은.  -후배들에게 그런 이야기 많이 한다. 1996년 평통 총장 막바지에 장학재단을 하나 만들었다. 장학재단 일이 다 봉사다. 수익사업 하는것도 아니고.  ●강의 같은 것도 하나.  -강의를 그만둔게 한 3년 됐다.대전 배재대에서 경제학부 학생들이 인간관계론을 강의해달라 해서 2년, 경기대에 경호문제 및 대테러 문제로 석·박사 과정 학생들 한 2년 지도했는데 무척 힘들더라.  ●10·26 사태의 배경을 설명해 달라.  -신문이나 언론을 통해 수없이 많이 보도 됐다. 합동 수사팀들이 조사결과가 가장 정확할 것이다. 그런 사건을 당했던 사람들은 너무 순식간에 일어났더 일들이니까 기억이 정확하지 않다. 그리고 그 다음에 모르잖아요. 총맞고 깨어나니 병원이었다. (공식)기록이 가장 중요하다. 작년에 어느 매체에서 1974년 문세광 사건 재조명한다고 했다. 한 11년동안 음성전문가 동원해서 준비했다는데, 어떤 결론을 내놓고 그쪽으로 몰아가니까.  ●경호원이 육 여사 돌아가시게 했다는 추측성 보도를 가리키는 건가요.  -그런 뉘앙스로…. 하도 그래서 내가 한 말이 있다. 총알은 절대 거짓말을 안한다. 탄환이 다 있다. 건물 내부에서 일어났던 일이니까 탄환이 없을리 없잖아요. 총알은 각도가 있다. 그렇게 이해시키려 했는데, 자칫잘못하면 왜곡된 일들이 발생할 수 있다. 10.26 사건도 조금 전에 말씀드린대로 합동수사팀의 조사결과가 젤 정확하다. 객관적인 측면에서 합동 수사팀에 검찰도 다 들어가고 했기 때문에 숨길게 없잖아요. 그러니까 운명이다. 운명이 아니고는 벌어질 수가 없다. 물론 원인도 다들 아시잖아요. 차 실장과 김재규씨하고 인간관계도 있고. (유신정권의)권력독점 문제 등도 있고.  ●호사가들은 미국 CIA가 배후조종했다는 설도 제기하는데요.  -(고개를 저으며)원래 그런 사건에 별별 추측이 다 일어나거든요.  ●박정희 대통령의 인간적인 면모는 어땠나요.  -그분도 유년시절부터 어렵게 성장하셨던 분이지만, 굉장히 정이 많은 분이었죠. 외모를 보면 아주 매섭고, 단구에다가 깡마르고, 눈매도 무섭고. 하지만 인정은 많았죠. 예전에 골프를 가끔 나가시면 추울 때나 더울때나 근무자를 꼭 챙기셨다. 아주 서민적이셨던 걸로 기억합니다.. 74년도에 영부인 서거한 뒤에 굉장히 외로워하셨죠. 박근혜씨가 영부인 대행하셨지만 외로움을 타는 것 같았죠. 그러다 보니까 국정에만 몰두해서 74년 이후 쭉 기록을 봐도 알 수 있지만 공단이나 산업단지 조선소 등이 그 때 건설된 거죠. 창원 신도시에서 창원 공단, 풍산에는 풍산금속 등이 하나하나 자리잡기 시작했지요. 70년 초만 해도 우리나라가 철모도 하나 못만들었지요. 철모가 간단한거 같아도 그렇지 않습니다. 총알이 맞아도 튕겨나갈 정도가 돼야하는데 그걸 못만들었으니까. 안면도에는 제 2국방과학연구소가 있었는데 거기서 로켓을 만들었고 타코마라는 회사가 당시 마산에 있었는데 거기서 잠수함 만들기 시작했지요. 허전함을 그런 일로 푸셨던 듯합니다.  ●말년에 박 대통령이 지방시찰 유난히 많이 다녔는가요.  -처음에 말씀드렸지만, 가끔 여행하다 보면 그분의 족적을 볼 수 있다. 지금 관광지인 설악동인가요, 그게 그 당시엔 정말 형편 없었거든요. 그런 걸 그 때 다 정비하는 등 짧게는 30년, 길게는 50년 이상 내다보는 혜안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광양제철소는 본래 아산에 만들려고 결정됐다가 광양으로 바뀌었죠. 그때 모시고 현장에 갔을 때 중국 쪽에서 바람이 부니까 매연이 내륙으로 들어오고 그러니까 전문가들이 건의하고 그래서 현지에서 박정희 대통령이 그럼 광양으로 하자고 결정했던 억들이 납니다  대담 구본영 편집국 수석부국장·정리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中언론 “부모에게 성형수술 ‘선물’ 하는 자녀 증가”

    중국의 공휴일인 중양절(重陽節, 음력 9월 9일로 양수(陽數)가 겹친 날을 의미)을 맞아 자녀들이 부모에게 이색적인 선물을 하는 것이 유행이라고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석간지인 ‘신원완바오’는 26일 “주말과 겹친 올 중양절을 맞아, 많은 자녀들이 부모에게 ‘성형수술권’을 선물했다.”면서 “부모에게 성형수술을 권하거나 성형수술을 할 수 있는 티켓을 선물하는 자녀가 많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미 많은 자녀들이 부모세대가 원하는 성형수술과 효과를 문의하고 있으며, 선물할 수 있는 ‘성형수술카드’가 출시되기도 했다. 이 같은 선물은 대부분 경제적인 여유가 있는 중산층 이상의 가정에서 유행하고 있다. 특히 성형수술의 보편화에 따라 이를 보는 60세 이상의 어르신들도 심리적인 부담을 덜 느껴 시술횟수는 점차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아들과 며느리의 권유로 성형수술을 받게 됐다는 한 여성은 “퇴직한 이후로 친구들과 여행을 다니거나 식사하는 등 외출할 일이 더 잦아졌지만, 예전과는 달리 늙어버린 얼굴에 스트레스를 받았다.”면서 “자식들의 성형수술을 권했고, 수술 후 삶의 질이 더 높아졌다.”고 만족해했다. 성형외과 원장 런톈핑은 “부모와 함께 병원을 찾거나, 부모에게 드릴 선물용으로 성형수술권을 끊는 자녀들이 많아졌다.”면서 “이는 성형수술에 대한 사회의 관념이 변한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손 씻기 말고’ 신종플루 예방하는 7가지 방법

     신종플루에 대비하기 위해 손을 잘 씻고 기침할 때 가리라는 방법 등이 장려되고 있지만 그래도 불안하기는 마찬가지다. 27일부터 신종플루 백신을 접종한다는 희소식이 있긴 하지만 좀 더 근본적인 해결책을 의료진으로부터 찾았다.  38대째 이어진 한의사 가문에서 태어난 장수의학 전문가인 마오싱 니가 신종플루를 예방하는 7가지 해결책을 제시했다.그는 최근 자신의 야후닷컴 블로그를 통해 글을 올리며 신종플루 뿐만이 아니라 감기 예방에도 효과적이라고 알렸다.  ● 밤을 먹어라  밤은 다른 견과류에 비해 지방은 적고 식이섬유는 많은 식품이다.칼륨·엽산·비타민 B6과 C가 매우 풍부해서 신장 기능과 면역 기능을 높여준다.  ● 흉선을 자극시켜라  흉선은 흉골의 뒤 즉 가슴 가운데 있는 기관으로 면역세포를 생산한다.림프액 분비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흉선은 계속 커져 30대 초반을 정점으로 줄어들게 되며 70대에 이르면 완두콩만한 크기로 변한다.  중국인들은 흉선의 활성화를 위해 황기를 먹는다.황기는 신진대사 불균형을 잡아주는 좋은 강장제로 원기를 증가시킨다.하루 100~150㎎ 정도 섭취하면 좋다.  흉선을 자극시키는 데에는 지압도 좋다.가슴 중앙을 아침 저녁으로 50번씩 지압하면 흉선 기능이 활성화된다.  ● 허브를 즐겨라  리거스트럼은 백혈구 생성을 돕고,외부로부터 침입한 병원균 등을 세포내로 잡아들여 건강을 지키는 데 도움을 준다.  체로키로즈는 비타민C가 가장 많은 자연의 산물 중 하나로,병원균을 물리치는 데 효과가 있다.  인동덩굴은 세균에 대한 신체 저항력을 길러주는 허브로 수백년전부터 애용됐다.  ● ‘꿀벌 생산물’도 좋다  로열젤리는 아시아에서 예로부터 장수 식품으로 선호받았다.남성 생식력과 면역력을 높인다.연쇄상구균과 포도상구균에 효과적이다.  프로폴리스는 꿀벌이 여러 식물에서 뽑아낸 수지 등에 자신의 침과 효소 등을 섞어서 만든 물질이다.유기물과 미네랄이 많이 들어있다.  ● 베타카로틴을 함유한 식품을 찾아라  베타카로틴은 잘 알려진 노화방지 물질로 점막을 건강하게 만든다.오렌지와 그 비슷한 과일들,당근,호박,고구마,마 등을 먹으면 베타카로틴을 섭취할 수 있다.  ● 올인원 스프, 한국에선?  닭국물 등에 표고버섯·해초류·양배추·호박·생강을 몽땅 넣고 끓인 스프를 먹어라.영양의 보고다.미국에 사는 이 블로거는 스프라고 말했지만,한국의 음식문화와 다르므로 전골류나 찌개류·탕류 등으로 섭취하면 된다.  ● 생활 태도를 바르게.  매일 밤 최소 7시간 정도는 자야한다.삼일만 제대로 자지 못해도 면역력은 60%까지 떨어진다.  스트레스를 줄이고 요가 등으로 마음을 안정시키는 것이 좋다.몸이 건조한 사람이라면 피부를 부드럽게 자극해주는 것이 림프액 순환에 도움이 된다. 인터넷서울신문 최영훈기자 taiji@seoul.co.kr  
  • 뮤지컬 ‘영웅’서 중국인 소녀역 맡은 전미도씨

    뮤지컬 ‘영웅’서 중국인 소녀역 맡은 전미도씨

    올해로 데뷔 4년차인 전미도(28)는 연극과 뮤지컬 무대에서 두루 촉망받는 차세대 기대주다. 지난해 뮤지컬 ‘사춘기’로 혜성같이 등장해 연극 ‘신의 아그네스’와 뮤지컬 ‘김종욱 찾기’에서 연달아 주인공을 꿰찼고, 그 여세를 몰아 올 하반기 최대 화제작인 뮤지컬 ‘영웅’에서도 비중있는 조연으로 출연한다. ‘영웅’은 안중근 의사의 하얼빈 의거를 다룬 역사물로, 뮤지컬 ‘명성황후’의 제작자인 윤호진 에이콤인터내셔널 대표가 연출을 맡았다. 오는 26일 개막을 앞두고 만난 그는 앳된 얼굴이나 목소리와 달리 생각은 깊고, 진지했다. “이번 작품에 참여하면서 그동안 안중근 의사에 대해 너무 몰랐구나 싶어 부끄러웠어요.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한 영웅이란 건 알았지만 동양평화론 같은 그분의 사상이나 대의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본 적이 없거든요. 그래서 저 같은 분들이 이 작품을 많이 보고, 그 분의 삶과 뜻을 되새기면 좋겠어요.” 그가 맡은 배역은 안중근을 짝사랑하는 열여섯살의 중국인 소녀 링링이다. 밝고 명랑한 성격으로 안중근과 동료들로부터 귀여움을 받는 링링은 어느 순간 안중근을 남자로 좋아하게 되지만 감정을 애써 숨긴다. 그러다 안중근을 추격하던 일본군이 쏜 총탄을 대신 맞고 그의 품에서 숨진다. 링링은 물론 역사에 등장하지 않는 가상의 인물이다. 그는 “링링이란 허구의 인물을 통해 역사에 기록되지 않은 수많은 이름없는 독립투사들을 대변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번 공연에서 그는 링링 역을 함께 맡은 선배 배우 소냐와 선의의 경쟁을 벌여야 한다. 부담감은 없을까. “이미지도 다르고, 언니랑 저랑 실력차도 많이 나니까 별로 그런 생각 안 했는데 오히려 주변에서 자꾸 부추기시더라고요. 그래서 알게 모르게 스트레스가 쌓였죠. 중간에 언니랑 한번 툭 터놓고 얘기한 적이 있어요. 서로가 가진 장단점이 다르니까 각자 자기 색깔대로 편하게 하자고요. 경쟁관계가 아니라 힘을 합쳐 좋은 작품을 만들어가는 동지로서요(웃음).” 초등학생 때 교회 성극을 보고 배우를 꿈꾸게 됐다는 그는 스스로를 “운이 좋은 편”이라고 했다. 연기를 따로 배우지 않았는데도 대학 연극영화과에 한번에 붙었고, 졸업 후 대학로에 나와서도 쉬지 않고 꾸준히 무대에 섰다. 그는 빨리 유명해지거나 스타가 되고 싶기보다는 배우로서 차근차근 실력을 쌓아나가고 싶다. 동안(童顔) 때문에 실제 나이보다 어린 역할을 주로 해온 그는 언젠가 ‘맨 오브 라만차’의 알돈자처럼 산전수전 다 겪은 원숙한 여인을 연기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글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사진 이언탁기자 utl@seoul.co.kr
  • [깔깔깔]

    ●기억력 어떤 부인이 친구에게 말했다. “남편의 기억력이 너무 나빠 이혼해야겠어” “겨우 그것 때문에 이혼한단 말이야?” 친구가 묻자 그녀가 말했다. “내 남편은 젊은 여자 옆에만 가면 자기가 결혼했다는 사실을 잊어버린단 말이야!” ●꼭 하고 싶은 엽기적인 행동은? 추석 명절 때 꼭 해보고 싶은 엽기적인 행동은? 1만명에게 물었다. 1.해외여행갔다가 안 돌아오기 2.먹기만 하고 안 치우기 3.조카들 울려 스트레스 풀기 4.친척들 모른 척하기 5.성형하고 다른 사람인 척하기 6.남의 집 앞에서 폭죽놀이하기 7.남의 집앞에 쓰레기 버리기 8.배탈나서 병원에 입원해보기
  • 참 착한 민중의 지팡이들

    참 착한 민중의 지팡이들

    21일은 64주년 경찰의 날이다. 그러나 꼬리를 물고 터진 비리, 잘못된 수사 등으로 올 한 해 경찰은 어느 때보다 곤욕을 치렀다. 그런 와중에도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민중의 지팡이’ 역할을 해낸 경찰관도 있다. ●칼 가는 경찰관… 웃음치료사 경기 수원 남부경찰서 최환성(45) 경위의 별명은 ‘칼 가는 경찰관’이다. 최 경위는 2006년부터 일주일에 두 번씩 독거 노인들의 부엌칼을 갈아주고 있다. 순찰을 하다가 시멘트 바닥에 힘겹게 칼을 갈고 있는 할머니를 본 뒤 시작한 일이다 목공일이 취미인 그는 직접 나무 도마를 깎고 다듬어 농촌에 사는 노인들에게 나눠 주기도 한다. 부서진 가구와 낡은 싱크대도 무료로 손봐 준다. 최 경위는 “어르신들을 내 어머니라고 생각하며 하는 일일 뿐”이라며 두 손을 내저었다. 인천 남동경찰서 한상욱(48) 경사는 지난 6월 웃음치료 자격증을 땄다. 성격이 활달하고 유머감각이 뛰어난 그는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분들에게 행복한 웃음 바이러스를 퍼뜨리고 싶어 웃음치료사 자격증을 딴 뒤 순회강연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10개 경찰서와 경찰학교를 돌아다니며 웃음 강연을 펼친 한 경사는 비장의 무기인 콩트와 노래 프로그램을 개발해 이웃 주민들을 대상으로 강연도 열 계획이다. 서울 송파경찰서 김기현(48) 경위는 공무수행 도중 다쳐 식물인간이 된 동료 경찰관을 돕고 있다. 그는 2004년 피의자를 제압하다가 불의의 공격을 받고 뇌손상을 입은 장용석 전 경장 가족이 어렵게 생활하고 있다는 소식을 들은 뒤 돕기로 결심했다. 김 경위가 이끄는 민간봉사단체 ‘사이버 이웃사랑회’는 최근 나눔바자회 수익금 158만원을 장 경장의 가족에게 전달했다. 사이버 이웃사랑회는 김 경위가 9년 전 인터넷에 개설한 봉사활동 카페다. 회원만 1500명에 이른다. 김 경위는 “힘이 닿는 한 어려운 이웃에게 수호천사가 되는 일을 계속하고 싶다.”고 전했다. ●저소득층 학생에 무료 과외 ‘천사 전·의경’도 있다. 경기 시흥경찰서 112타격대 소속 강필환(21)·양노아(21) 상경은 석 달 전부터 형편이 어려운 저소득층 학생들에게 무료 과외를 해주고 있다. 각각 중국 베이징 경무대학교와 고려대학교에 재학하던 중 의경 복무를 시작한 이들은 인근 장곡중학교 3학년 남학생 3명에게 일주일에 두 번씩 영어와 수학을 가르친다. 오달란기자 dallan@seoul.co.kr
  • “연수기관 교육품질 측정기준 도입해야”

    “연수기관 교육품질 측정기준 도입해야”

    “경제위기를 겪고 있는 지금 공무원들은 끊임없이 변화하는 환경에 적응할 줄 알아야 하며 특히 고위공직자는 환경 변화에 대한 적응력과 스트레스를 잘 이겨 내는 능력을 모두 갖춰야 한다.” ‘세계 행정의 달인’들이 총집합하는 동부지역 공공행정기구 ‘에로파(EROP A)’ 제22차 총회가 20일 서울에서 열렸다. 행정안전부가 주최하고 중앙공무원교육원이 주관한 이날 행사에서 로렛 로레탄 국제행정학회 사무총장은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공공행정의 역할’이란 주제와 관련 기조연설을 통해 이같이 강조했다. 에로파는 동부 아시아 지역을 대표하는 공공행정기구로 우리나라를 비롯, 중국·인도 등 신아시아 시대의 핵심 국가로 분류되는 국가를 포함해 인도네시아, 이란, 일본, 네팔, 필리핀, 태국, 베트남 등 10개국이 가입돼 있다. 로레탄 사무총장은 무엇보다 위기극복을 주도할 수 있는 인적자원 양성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로레탄 사무총장은 “정부의 질은 인적자원의 역량에 달려 있다.”면서 “업무의 전문성과 공직자 윤리, 책임성, 융통성, 혁신능력 등을 개선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는 “공무원 연수기관이 일정 기준에 부합한 제대로 된 교육을 제공하고 있는지를 측정할 수 있는 ‘교육품질 측정기준’을 도입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 [뉴스다큐 시선] 수능 D-22 풍경[동영상]

    [뉴스다큐 시선] 수능 D-22 풍경[동영상]

    이곳은 수능을 20여일 앞둔 고3 교실이다. 소리 없는 전쟁터이기도 하다. 적의 목을 베고 고지를 점령하는 스펙터클한 장면은 없다. 피곤이 한껏 배인 얼굴을 하고 기계적으로 펜을 놀리는 수험생들만 웅숭그리고 있을 뿐이다. 좀더 자고 싶은 마음, 예쁘게 치장하고 거리를 쏘다니고 싶은 마음, 대학이고 뭐고 포기해 버리고 싶은 마음을 누르고 다시 정신을 다잡아 자신과의 치열한 싸움을 벌이고 있다. 이들은 ‘나중의 멋진 삶’을 누리기 위해 현재를 기꺼이 포기한다. 유예된 청춘들이 반짝거리는 밤, 고3 수험생 교실에 시선을 던졌다. 글 사진 동영상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지난 16일 서울 대방동의 숭의여고. 교과 수업이 끝난 지 한참 뒤인 오후 9시에도 교복을 입은 고3 수험생들은 유령처럼 학교를 배회한다. 교복치마 아래로 트레이닝복을 껴입고, 아무렇게나 묶은 머리에 슬리퍼 차림으로 학생들은 7층 도서관으로 홀리듯 걸어 들어간다. 도서관 입구엔 ‘이곳은 나의 지식이 태어나는 곳이다. 나의 대학과 만나는 곳이다. 나의 멋진 삶을 위해 대가를 치르는 곳이다.’라는 문구가 쓰여 있다. 이곳에서 만난 김혜리(18)양은 “그저께까지 심란했다가 겨우 평정심을 되찾았다.”고 했다. “이제 수능이 한 달도 안 남았는데 지금 제 성적으로는 원하는 대학에 갈 수 없다는 걸 깨닫게 됐어요. 갑자기 내가 왜 이렇게 고생해 가면서 공부를 해야 하나라는 생각이 들더니 모든 게 허무해지더라고요. 여기서 주저앉고 싶고, 막 놀고 싶고 그래요.” 원하는 대학에만 가면 인생이 바뀔 거라는 생각, 스무 살이 되면 자유를 만끽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학생들은 현재의 고통을 감내한다. 김양은 “공부하다 힘들 땐 내년 대학 생활을 머릿속으로 그려 봐요. 가장 하고 싶은 건 연애예요. 캠퍼스 커플 돼서 대학 교정을 누비기도 하고, 주말마다 놀러다니고, 또 아르바이트해서 부모님께 손 안 벌리고 쓰고 싶은 데 돈 쓰고….” 김양의 초췌한 얼굴엔 웃음꽃이 핀다. 잔인한 질문을 하나 했다. 대학에 가면 정말 그런 생활을 할 수 있을 것 같으냐고. 사상 최대의 취업난으로 대학 새내기가 되자마자 토익·자격증 같은 ‘스펙쌓기’에 몰두하고, 천정부지로 치솟는 등록금 대느라 허리가 휘어지는 선배들을 보지 않았느냐고. 김양은 금세 시무룩해졌다. “물론 그렇죠. 그래도 앞으로의 일과는 상관없이 고3이 제 앞에 닥친 거니까 최선은 다해 봐야죠. 제가 지금 공부하는 이유는 주위의 기대감 때문이에요. 1학년 때부터 하루에 4시간 자면서 독하게 공부했어요. 그런 이미지가 있다 보니 제가 공부를 안 하면 오히려 주변에서 이상하게 쳐다봐요. 부모님이나 선생님, 친구들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면 안 된다는 책임감이 있어요. 전 가정형편이 그렇게 좋은 편도 아니어서…처음부터 공부만이 내 살 길이라고 생각했어요.” 수능이 20여일 앞으로 다가온 지금, 다른 수험생과 마찬가지로 김양은 초조함과 불안감에 자신을 채찍질한다. “저 자신을 많이 컨트롤하는 편이에요. 제 자신을 못살게 군다고 할까요. TV를 보고 있다가도 ‘내가 이러면 안 되지.’ 하면서 리모컨을 내려놓고, 요즘엔 밤에 잘 때도 ‘네가 지금 잘 때냐.’ 이러면서 벌떡벌떡 일어나요.” 학생들은 스무해 남짓 살아온 인생 중 처음으로 맞닥뜨리는 큰 관문 앞에서 자기 자신과 싸워 이기는 법을 배우고 있었다. 옆에 앉아 있던 라신영(18)양도 마찬가지다. 라양에게 고3이 가장 힘든 이유는 ‘나 자신에게 실망하는 모습을 많이 발견해서’다. “공부해야지, 라고 굳게 마음을 먹어도 너무 피곤하니까 늦잠을 잘 때가 많아요. 오늘까지 끝내기로 한 공부 양을 내일로 미루는 경우도 많고요. 그럴 때마다 저 자신에게 너무 화가 나요. 할 일을 못 끝냈다는 죄책감도 들고. 제 자신에게 실망하는 것 때문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요.” 친구들과 어울리기 좋아하고, 영화 감상이 취미였던 활발한 성격의 라양은 고3이 되고부터 꼼짝없이 공부만 해야 하는 현실이 답답하다고 했다. “대학에 간다고 무조건 인생이 바뀌진 않겠지만 어쨌든 우리나라는 대학 안 나오면 사람 취급도 안 하잖아요. 일단 대학을 나와야 사회적 지위가 마련되는 거니까 미래의 편안함을 위해 지금 고생해야죠 뭐. 지금 편안하게 지낼 처지는 아니잖아요. 헤헤.” 한창 외모에 관심이 많은 나이인지라 수험생들은 공부 외에 걱정되는 것에 대해 공통적으로 ‘살’이라고 답한다. 밥먹고 앉아서 공부만 하고, 스트레스를 먹는 것으로 해결하다 보니 1년만에 5~10㎏은 예사로 불어난단다. 김민강(18)양은 “원래도 통통한 편이었는데 고3 와서 5㎏이나 쪘어요. 간식으로 초콜릿 같은 걸 먹다 보니…이것 때문에 더 스트레스 받아서 요즘은 짬 내서 운동장을 돌거나 훌라후프를 돌려요.”라며 한숨을 푹 내쉰다. 같은 시각 서울 홍익대 앞. 젊음의 거리인 홍대 앞 표정은 싱그럽게 웃는 20대의 얼굴 같다. 심장을 쿵쿵 울리는 음악, 원색이 난무하는 조명, 한껏 들뜬 웃음과 발랄함이 거리에 흘러넘친다. 그런데 딱 한 곳만 제외다. 홍대 정문 오른쪽에 즐비한 입시 미술학원 밀집지역이다. 그곳엔 ‘필승’ ‘싸움에서 승리하자!’ 같이 홍대의 분위기와 전혀 어울리지 않는 문구들이 붙어 있다. 홍대 앞 입시미술학원에는 전국의 미대 지망생들이 모여 실기시험 준비를 한다. 거리에 만연한 젊음을 애써 외면하고 수험생들은 슬리퍼를 신은 채 종종걸음으로 학원에 들어간다. 편의점에 삼삼오오 모여 컵라면을 사먹는 모습도 눈에 띈다. ‘영원한 미소’ 미술학원의 한 반을 찾았다. 서른명 남짓한 수험생들이 그림을 그리고 있다. 슥삭슥삭 연필로 스케치하는 소리 외엔 아무것도 들리지 않는다. 아이들은 옆도 돌아보지 않고 무섭게 그림에 몰두하고 있다. “미술같이 예체능 입시를 준비하는 학생들은 이중고를 겪죠.” 이 학원 서명철 부원장의 말이다. “수능 점수가 갈 수 있는 대학의 위치를 결정하고, 실기 점수가 그 대학의 당락을 결정한다는 말이 있어요. 예체능 입시생들은 공부와 실기를 동시에 잘해야 하기 때문에 공부만 하는 학생들보다 준비할 것이 두배예요. 매일 시간이 없어 허덕이는 아이들을 보면 안쓰러워요.”라고 서 부원장은 덧붙인다. 한쪽 구석에서 묵묵히 그림을 그리고 있는 박소은(19) 양은 “다음 번은 없다.”고 짤막하게 말했다. “재수생이에요. 삼수는 없어요. 올해가 마지막이에요. 더 이상 실패의 아픔을 겪고 싶진 않아요.”라며 박양은 결기 있게 말했다. “수능이 한 달도 안 남았으니 저도 불안하고 두렵죠. ‘또 떨어지면 어떡하지.’라는 생각이 가장 많이 괴롭혀요. 새벽 2시에 자는데, 침대에 누우면 또 다른 자아가 찾아와요. ‘네가 지금 이럴 때냐’라고 야단쳐요. 그러면 벌떡 일어나서 그날 하기로 마음먹은 공부를 다 해요. 새벽 4시에 잘 때도 있고, 밤을 새울 때도 있어요.” 미래가 결정되지 않았다는 막연함은 수험생들을 가장 견디기 힘들게 한다. 하고 싶은 것도 많고 할 수 있는 것도 많은 나이인 스무 살. 꽃보다 예쁠 그 나이에 재수학원과 미술학원을 오가며 피곤에 찌들어 사는 인생이 좋을 리는 없다. 그래도 지금의 힘든 경험이 나중에 약이 되리라 위안하며 박양은 지친 마음을 추스른다. “확실히 지금이 제 인생에서 가장 힘든 시기인 것 같아요. 하루에도 몇 번씩 다 그만두고 어디로 가고 싶은 마음이 불쑥불쑥 솟아요. 그래도 앞으로 살면서 이것보다 힘든 일이 훨씬 많을 텐데, 그때마다 도망칠 수는 없잖아요. 지금 이만큼 힘들어 봤으니 앞으로 힘든 일이 있어도 잘 견뎌낼 수 있겠죠.” 어느새 실패와 좌절은 박양의 힘이 됐다. 한지영(18·서울 선일여고)양도 “물론 지금이 제 인생에서 가장 치열한 순간이죠. 어른들은 나중엔 이것도 다 추억이 된다는데, 너무 힘들어서 추억이 될 것 같진 않고…. 그래도 이렇게 치열하게 경쟁을 해 봤다는 경험이 제 인생에선 도움이 될 것 같아요. 경쟁을 해본 사람과 중간에 포기한 사람의 인생은 다를 것 같아요. 금속공예를 해서 제가 만든 장신구를 선보이고 싶다는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꼭 필요한 과정이라고 생각해요.”라고 말했다. ■ 새달 12일 수능… 수험생 작년보다 15% 늘어 대학수학능력시험은 매년 치러지는 전 국민적 관심사다. 해마다 수능시험일에는 비행기도 뜨지 않고 직장인들의 출근시간도 늦춰지는 등 수능으로 홍역을 치른다. 다음 달 12일 치러지는 2010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에는 모두 67만 7829명이 응시한다. 지난해(58만 8839명)보다 15% 늘어났다. 이중 재학생은 전체의 78.5%(53만 2432명), 재수생은 19.3%(13만 655명), 검정고시 출신은 2.2%(1만 4742명)에 이른다. 성별로 보면 남자가 52.8%, 여자가 47.2%다. 교육과학기술부에 따르면 2009년 현재 우리나라에는 모두 369개의 대학이 있다. 2년제 대학은 150개, 4년제 대학은 219개(사이버대학 포함)다. 산술적으로만 따지면 평균 경쟁률은 1.8대1 정도인 셈이다. 그러나 대학과 학과에 따라 수백대1의 경쟁률을 기록하는 곳도 있다. 치열한 대입 경쟁에 비하면 진학률은 놀라울 정도로 높다. 우리나라는 지난 2002년을 기점으로 대학생 300만명을 돌파해 평균 대학 진학률이 83.8%에 이른다. 국회 교육과학위원회 김성동 의원이 낸 국감자료에 따르면 자녀를 대학에 보내기 위해 학부모들이 지출하는 월평균 사교육비는 70만원이었고, 월평균 101만원 이상을 쓴다는 부모도 12%에 이른다. 지난해 전국의 입시·검정·보습학원 수는 3만 4071개로 전년보다 5% 가까이 늘었다.
  • 와인 마시고 거품목욕… 현대인 닮은 염소

    와인 마시고 거품목욕… 현대인 닮은 염소

    출근길에 버스 매연에 콜록거리고, 퇴근 후에는 와인을 홀짝거리며 피곤한 몸을 핑크색 비누거품이 가득한 욕조에 맡긴다. 발레리나와 B보이처럼 춤을 추지만 춤은 어째 엉성하고, 할리 데이비슨과 같은 육중한 오토바이를 몰며 스피드를 즐긴다. 조각가 한선현이 그리는 의인화된 흰 염소의 모습은 ‘즐거운 지옥’에 사는 현대인의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다. 출퇴근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뻔뻔하게 남의 식탁을 차지하는 좌충우돌 흰 염소의 모습이 현대인을 대변하는지도 모르겠다. 개구쟁이 흰 염소의 이야기를 나무 부조로 조각하는 한선현 작가가 11월18일까지 서울 동숭동 샘터사옥 내 샘터갤러리에서 드로잉전을 연다. 제목은 ‘염소의 꿈-그리다.’로 단순하다. 나무 부조의 밑그림이 된 드로잉을 포함, 드로잉 자체로 독자적인 생명력을 가진 작품들이다. 나무 부조에 갇히지 않으면서 훨씬 자유롭고 유머와 위트가 풍부하게 표현됐기 때문이다. 색깔도 크레파스와 파스텔 등으로 휘갈기듯 마음껏 사용해 즐겁고 화려하다. 이종호 샘터갤러리 디렉터는 “한 작가가 최근 삽화를 그린 동화책이 나오게 돼 이를 계기로 드로잉전을 열게 됐다.”면서 “우화적이면서 어린이 같은 그의 그림은 스트레스가 많은 현대인들에게 순수함과 동심을 되찾아 주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어려서 ‘피카소’라는 별명을 지녔던 한 작가는 학창시절 내내 드로잉이 정확하기로 유명했단다. 하지만 이제 그는 테크닉을 버리고 가능한 한 아이들처럼 천진난만하게 그리고자 한다. 아이와 같은 서툴고 촌스러운 그림에서 영감을 얻는다. 자신의 그림이 초등학교 4학년인 딸의 그림처럼 보이길 희망하지만, 구성이나 색채의 사용은 대단히 깔끔하다. 학창시절에는 잘 그리기 위해 애쓰고, 잘 그리는 작가가 된 후에는 못 그리기 위해 애쓴다. 이는 현대미술의 한 흐름이기도 하다. 관동대를 졸업하고 이탈리아 까라라에서 유학을 한 뒤 2002년 귀국해 흰 염소를 의인화한 작품들로 개인전과 초대전을 열었다. 이번 드로잉전은 7번째. (02)3675-3737.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高3 심한 운동 피하고 피로 즉시 풀어야

    高3 심한 운동 피하고 피로 즉시 풀어야

    수능이 한달도 남지 않았다. 지금부터는 건강에 각별한 주의를 쏟아야 한다. 감기라도 덜컥 걸리면 심신이 난조에 빠져 짧게는 사나흘, 길게는 일주일 가량을 허비해 막바지 학습계획에 큰 차질이 빚어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수험생들은 체계적인 정리학습과 함께 자신의 신체 컨디션을 수능일까지 정상적으로 유지하는 데 전력을 다해야 한다. ●독감(신종플루)·감기 경계해야 지금 독감에 걸리면 정상 컨디션으로 시험을 보기 힘들다. 특히 고3 수험생들은 사람이 많이 모이는 학교와 학원을 오가기 때문에 신종플루 등 독감류나 감기에 노출되기 쉽다. 따라서 되도록 사람이 많은 곳에 가지 말아야 하며, 외출 후에는 반드시 손을 씻어야 한다. 감기도 사소하게 여겨서는 곤란하다. 일단 감염되면 체력을 고갈시키기 때문에 긴장 속에서 생활하는 수험생들에게는 큰 위협이다. 특히 환절기인 이때는 일교차가 크고 습도가 낮아 감기에 쉽게 걸린다. 게다가 대부분의 수험생들은 체력 고갈과 스트레스로 저항력이 떨어진 상태여서 더 위험하다. 감기는 콧물·재채기·기침·발열 등의 증상을 보이다 일주일 정도 지나면 저절로 낫지만 경우에 따라 인후염·기관지염·폐렴 등의 합병증이 올 수도 있다. 감기를 예방하려면 비타민 C가 풍부한 녹황색 채소나 과일을 많이 먹는 게 좋다. 평소 감기에 잘 걸린다면 배 감 매실장아찌 무 귤 오렌지 파 생강 등을 평소보다 많이 섭취하도록 한다. 삼성서울병원 가정의학과 유준현 교수는 “여름에 열 생산을 억제해 온 인체가 환절기의 큰 일교차에 잘 적응하지 못해 피로감이 느껴지고, 저항력도 떨어져 독감이나 감기에 취약해진다.”며 수험생이 감기에 걸리지 않으려면 다음 사항에 특히 신경을 써야 한다고 주문했다. ▲아침·저녁 찬 공기에 노출되지 않도록 하고 저녁이나 새벽 외출을 삼갈 것 ▲격렬한 운동을 피하고 피로는 즉시 풀어줄 것 ▲체온 변화가 큰 사우나나 뜨거운 물 대신 미지근한 물로 샤워할 것 ▲수분과 단백질, 비타민이 많은 음식을 충분히 섭취할 것 ▲외출 후에는 손발을 깨끗이 씻고 양치질할 것 ▲감기에 걸리면 약을 먹고 충분히 쉬되 증상이 개선되지 않으면 전문의의 치료를 받을 것. ●규칙적이고 균형잡힌 식사 필요 수험생 건강을 위해서는 규칙적이고 균형잡힌 식사가 필수적이다. 여학생의 60%가 식욕부진·체중조절 등의 이유로 주 4회 이상 아침을 거른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그러나 공복상태가 12시간을 넘으면 교감신경이 활성화돼 긴장도와 피로도가 심해지고 학습 능률이 떨어진다. 여기에다 여학생은 생리로 뇌 활동에 필수적인 철분 결핍에 빠지기 쉽다. 따라서 빈혈 증상이 없더라도 철분을 충분히 보충해 주면 기억력 등 정신기능이 향상된다. 특히 뇌는 인체 산소 소비량의 20%를 차지할 만큼 대사기능이 왕성하며, 포도당을 에너지로 활용하기 때문에 수험생은 충분한 당질을 섭취해 줘야 한다. 그러나 당분 섭취량이 지나치면 고혈당으로 졸리므로 시장기가 느껴지면 과일이나 생과일 주스 등을 간식으로 먹는 게 좋다.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도끼·낫… 홧김범죄 도 넘었다

    최근 화를 참지 못하고 흉기를 휘둘러 사람을 죽이거나 다치게 하는 끔찍한 범죄가 잇따라 일어나고 있다. 전문가들은 속도와 경쟁을 강요하는 사회 분위기가 화를 다스리지 못하는 ‘홧김 범죄’를 낳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15일 경기 수원 화서동에 사는 대학생 김모(21)씨는 존속살해 혐의로 구속됐다. 김씨는 넉달 전 성적이 좋지 않다며 야단치는 아버지(53)를 홧김에 야구방망이로 때려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있다. 14일에는 대낮에 서울 마장동 우시장 한복판에서 이웃 정육점 사장 김모(40)씨에게 다짜고짜 도끼를 휘두른 문모(46)씨가 살인미수 혐의로 구속됐다. 고기를 부위별로 나누는 정육기술자인 문씨는 “평소 김씨 정육점 직원들이 내 작업장 앞을 자주 지나다녀 일에 집중할 수 없어서 화가 났다.”며 범행 동기를 털어놨다. 같은 날 오후 9시쯤 서울 일원동 공원에서 여자친구 박모(24)씨와 친구 이모(22)씨를 흉기로 찌르고 자신의 옆구리를 찔러 자해한 정모(22)씨가 경찰에 붙잡혔다. 군 제대 후 일없이 놀고 있던 정씨는 “여자친구가 나의 경제적 무능함을 탓하며 이별을 통보해 화를 참지 못하고 일을 저질렀다. 친구들에게 미안하다.”며 뒤늦은 용서를 구했다. 애완견에 목줄을 달지 않았다고 지적하는 이웃 주민을 낫으로 살해한 60대 남성이 지난 10일 구속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홧김범죄 원인으로 분노를 조절하지 못하는 성격 장애자들이 점차 늘고 사회가 주는 스트레스가 크게 증가한 점을 꼽았다. 표창원 경찰대 교수는 16일 “부모의 잘못된 양육과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는 성격 장애자가 많아진데다 가중되는 경제난으로 사회적 스트레스가 점점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형사정책연구원 범죄연구센터 박지선 연구원은 “속도와 경쟁을 강요하는 사회에서 자란 사람들은 순간적으로 화를 참지 못한다. 범죄를 저지르면 중한 처벌을 받고 가족과 피해자에게 큰 상처를 남긴다는 사실을 헤아리지 못하고 분노를 폭발시킨다.”고 지적했다. 홧김범죄를 예방하려면 주위의 애정과 관심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표 교수는 “평소에 분풀이로 물건을 부수거나 편집증적인 증세를 보이는 등 ‘범행의 전조증상’이 나타나면 상담기관에 데려가 적절한 치료를 받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 연구원은 “범죄 예방을 위해 처벌을 강화하는 것은 분노를 조절하는 능력이 부족한 이들에게는 효과가 떨어진다.”면서 “체계적인 인권 교육을 통해 다른 사람의 생명도 소중하다는 인식을 확대하는 것이 근본적인 예방”이라고 강조했다. 오달란기자 dallan@seoul.co.kr
  • ‘너무나 서민적인’ 하토야마 총리

    │도쿄 박홍기특파원│하토야마 유키오 총리의 옆에는 ‘항상’ 부인 미유키 여사가 있다. 대체로 집무를 끝낸 이후나 휴일의 생활에서다. 공무 수행 때도 가끔 동행한다. 하토야마 총리는 미유키 여사에게 “나를 비추는 태양”이라고 공공연히 말할 만큼 ‘애처가’다. 지난 3일 저녁 미유키 여사와 함께 패션쇼에 직접 출연한 데다 무대에서 유명가수 미카와 겐이치와 노래를 불렀다. 앞서 지난달 27일 스모 추계대회 마지막날엔 총리 부부가 대회장을 찾았다. 역대 총리들과 비교하면 파격적이다. 그러나 일본 국민들도 이제 총리가 미유키 여사와 손을 잡고 걷거나 쇼핑하고, 식사를 하는 모습을 당연하게 여기고 있다. 하토야마 총리는 취임한 지 꼭 한 달인 15일까지 미유키 여사와 10차례 이상 모임에 참석하거나 외출했다. 해외순방 때 세 차례나 동행했다. 지난 2일 덴마크 코펜하겐에 올림픽 유치연설을 위해 왕복 16시간을 다녀올 때도 함께했다. 하토야마 총리는 지난 9일 이명박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당시 지난달 20일 개막했던 도쿄의 ‘한·일 축제한마당’을 거론하면서 미유키 여사를 화제로 올렸다. “소녀도 아닌데 개막식에 가기 전과 갔다온 뒤에 흥분했었다.”고 이 대통령에게 말했다. 하토야마 총리는 집무 이후 공개적으로 대중 음식점이나 선술집을 찾고 있다. 만남의 대상은 정치인에 비해 민간인들이 많다. 호텔의 회원제 바를 찾거나 정치인들과 밀담을 나누던 아소 다로 전 총리와는 대조적이다. 지난달 29일 저녁 마쓰지 고지 관방부장관과 식사할 때에는 한 음악평론가의 제의를 수락, 광고회사에서 인터넷으로 현장을 중계하기도 했다. 지난 6일엔 프로야구 요미우리구단의 이승엽 선수와 한국 식당에서 저녁을 먹었다. 하토야마 총리의 독특한 행보에 대해 “관저가 숨이 막힌다.”고 종종 토로하는 총리의 서민적·인간적인 스트레스 해소법이라는 긍정적인 시각이 많지만 “가벼운 처신이 아니냐.”는 부정적인 지적도 있다. 박홍기기자 hkpark@seoul.co.kr
  • 프로야구 포수 부담은 ‘10만㎏’

    16일부터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KIA-SK전이 시작된다.팬들은 경기를 즐기지만 선수들은 언제나 부상 위험이 있기 때문에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선수들이 가지는 긴장도와 부상 위험도를 포지션별로 알아보자.  ●포수-쪼그려 앉으면 체중의 7배까지 부담  관절에 가장 무리를 주는 포지션은 포수다. 부상 위험도 상대적으로 크다.  지난 11일 플레이오프 4차전 두산과 SK전에서 포수 용덕한(두산)은 1회부터 9회까지 최소 180회 이상 앉았다 일어나는 행동을 반복했다.쪼그려 앉는 자세는 본인 몸무게 7배 정도의 하중을 무릎 관절에 가한다.더욱이 포수는 10㎏ 가량의 보호장비를 착용해 부담을 더욱 가중시킨다.  용덕한 선수의 무릎은 이날 경기에서 10만3320㎏의 하중을 받았다고 볼 수 있다.82㎏(본인체중 72㎏+보호장비 10㎏)x7배(쪼그려 앉는 자세)x180회(한 경기당 앉았다 일어났다 한 횟수)를 계산하면 10만 3320㎏이 된다.  관절전문 웰튼병원 송상호 원장은 “자신이 감당하기 힘든 하중을 장기간 무릎 관절에 반복적으로 가하면 연골 손상을 불러올 수 있다.”면서 “결국 이런 요인들이 쌓여 노후에 인공관절수술을 받는 경우도 생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투수-주로 어깨와 팔꿈치 관절 손상  투수도 관절 부상에서 예외일 수 없다.투수는 주로 어깨와 팔꿈치 관절 손상을 입는다.  특히 어깨는 부상 1순위다.어깨를 축으로 시속 140㎞ 이상의 공을 경기당 100개씩 던지는 것이 관절에 엄청난 부담이 되기 때문이다.실제로 많은 투수가 어깨를 무리하게 사용해 관절내시경 수술을 받고 있다.어깨와 더불어 많이 팔꿈치도 자주 손상되는 부위다.변화구를 던질 때 손목을 축으로 사용해 강한 회전이 반복되면서 팔꿈치에 무리가 가기 때문이다.  송 원장은 “무리한 투구로 인해 팔꿈치 근육에 피로가 누적되면 반복되는 충격을 근육이 흡수하지 못하고 그대로 뼈에 전달돼 팔꿈치 뼈에 금이 가는 스트레스성 피로골절이 올 수 있다.”고 말했다.  ●타자-무릎 아래 부상 많아  타자는 무릎·발목 등 무릎 아래를 부상당하는 경우가 많다. 이 중 ‘십자인대 파열’이나 ‘반월상 연골판 손상’이 흔하다.  십자인대는 무릎 위와 아래 관절을 이어주는 인대인데, 특히 전방십자인대는 무릎이 앞뒤로 흔들리는 것을 막아주는 중요한 인대로 부상을 입기 쉬운 부위라 조심해야 한다.무릎 반월상 연골판 손상은 무릎 사이에 존재하는 2개의 반월상 연골판이 손상되는 것을 말한다.  송 원장은 “반월상 연골판은 한번 손상되면 자연 치유가 되지 않기 때문에 조기에 치료를 받아야 무릎 관절 내의 연골까지 손상되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면서 “이 질환은 초소형 카메라를 이용한 관절 내시경 수술로 간단히 치료할 수 있으므로 가능한 한 빨리 병원을 찾아 정밀 진단을 받아야 한다.”고 전했다.  인터넷서울신문 최영훈기자 taiji@seoul.co.kr
  • 16일 행시2차 발표… 작년 수석 김혜주씨 3전 경험담

    16일 행시2차 발표… 작년 수석 김혜주씨 3전 경험담

    올해 행정고시 2차 시험 합격자 발표가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발표 결과에 따라 지금까지 ‘같은 길’을 걸었던 수험생들의 행보는 갈리게 된다. 모두 간절한 마음으로 합격을 기원하고 있지만, 2000여명의 응시생 중 90%가량은 탈락의 쓴잔을 마시고 내년을 기약할 수밖에 없다. 합격한 수험생들은 최종전형인 면접을 앞두고 긴장감 속에 하루하루를 보내게 된다. 지난해 행시 일반행정직에서 수석 합격한 김혜주(30·여)씨는 수험생 시절 2차 시험에서 합격과 불합격을 모두 경험했다. 불합격했을 때는 좌절을 딛고 발표 다음날부터 다시 꼼꼼한 계획을 세웠다. 합격했을 때는 꼭 최종합격해야 한다는 심한 스트레스를 여러 방법으로 극복하고 면접 준비에 열중했다. 김씨로부터 합격했을 때와 불합격했을 때 각각 ‘걸었던 길’을 들어봤다. 김씨는 올해 시험을 본 수험생들이 이번 결과와 상관없이 언젠가는 합격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옛 경험을 회상하고 여러 조언을 했다. ●1차 기출문제 주기적 반복 김씨는 지난 2006년 행시 2차 시험에서 아쉽게 탈락했다. 전년에 이어 2년 연속 ‘낙방’이었다. 하지만 김씨는 불합격 소식을 전해 들은 다음날부터 다시 책을 손에 들었다고 한다. “실망이 컸지만 ‘이왕 시작한 공부 끝까지 해보자.’라는 마음가짐으로 스스로를 다잡았어요. 점수를 보니 경제학이 많이 미흡했더라고요. 독서실에서 경제학과 평소 어렵게 여겼던 행정법부터 다시 공부하기 시작했습니다.” 2차 시험에서 탈락하면 1차(공직적격성평가·PSAT)부터 다시 응시해야 하지만, 김씨는 2차 과목부터 공부를 했다. 1차까지는 4~5개월의 시간이 있는 만큼, 여유가 있을 때 2차 기초를 좀 더 다지겠다는 계획이었다. 김씨는 그러나 2차 과목은 두달 정도만 공부하고, 해가 바뀌면 다시 1차 시험에 매진하라고 조언했다. 1차에 합격한 경험이 있는 수험생이 종종 PSAT 준비를 소홀히 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실패’로 이어지는 지름길이라는 것이다. 김씨도 2005년과 2006년 연달아 2차까지 갔지만, 이듬해에는 1차에서 탈락한 아픔을 겪었다. 김씨는 1차 시험을 공부할 때는 주기적으로 기출문제를 반복해 푸는 게 도움이 된다고 했다. 학원가 등에서 만든 모의고사 문제는 아무래도 기출문제에 비해 ‘질’이 떨어지는 만큼, 한 달에 한 번 정도는 이미 풀었더라도 기출문제를 다시 보는 게 감각 유지에 필요하다는 것이다. 또 많은 문제를 푸는 것보다 틀린 문제를 다시 틀리지 않는 게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김씨는 지난해 10월 마침내 2차 합격의 감격을 누렸다. 3전4기 도전 끝에 얻은 열매였다. 하지만 이번에 꼭 최종합격해야 한다는 심한 부담감에 시달렸다. 스트레스가 쌓일 때는 먼저 합격한 친구를 만나 격려를 받으며 마음을 가다듬었다. ●주말에도 쉬지 않고 토론 김씨는 2차에 합격했으면 발 빠르게 움직여 공부그룹(스터디)부터 가입하라고 했다. 2차 합격자는 많지 않기 때문에 스터디 찾기가 쉽지 않고, 한 번 시기를 놓치면 쉽게 가입 기회가 오지 않는다는 것이다. 또 최소한 두 번 이상은 학원가 등에서 개최하는 면접설명회에 가 주의 깊게 청취하라고 했다. 스터디가 꾸려졌으면, 단기간에 집중적으로 하는 게 좋다. 김씨의 경우 3주간 주말에도 쉬지 않고 모여 토론·발표·모의면접 등을 진행했다. 또 2주가 넘어가면 스터디 분위기가 흐트러지는 만큼, 다른 그룹과 일명 ‘조인트’를 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했다. ●합격·불합격 ‘의지’ 한장 차이 시사에 대한 준비도 필수적인데, 김씨는 일단 스터디에서 많은 도움을 받았다. 구성원들이 돌아가며 매일 30~50개의 이슈를 정리해 공유했고, 주요 쟁점에 대해 토론을 벌였다. 이 밖에 매일 신문 2개를 2시간가량 읽으며, 뉴스를 따라잡았다. 김씨는 “합격과 불합격은 종이 한 장의 차이”라며 “누가 더 강한 의지를 갖고 수험공부를 하느냐가 당락을 결정한다.”고 말했다. 임주형기자 hermes@seoul.co.kr
  • [퀸 10월호] 배우 박재훈 자살 시도까지

    [퀸 10월호] 배우 박재훈 자살 시도까지

     배우 박재훈이 올해 우환으로 인해 자살을 기도했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얼마 전 한 방송 프로그램에 아내와 함께 나와 그동안의 어려움을 공개했던 박재훈이 방송에서 못다 한 이야기를 여성지 Queen과의 인터뷰에서 털어놓았다. ☞[퀸 본문기사 보러가기]  박재훈은 올 상반기 경제적 어려움 등이 겹쳐 자살을 시도했으나 실패했다. 연기에 대한 욕심이 남달랐지만 가족의 생계를 위해 돈 되는 일에 나서야 했던 그에게 자살의 유혹을 불러일으킨 것은 스트레스로 인해 생긴 전립선 종양이었다. 그의 몸무게는 10㎏ 이상 빠지고 식사조차 하지 못할 정도로 몸이 피폐해지자 자살을 시도했다고 한다.  “매일 울었어요. 겁도 났지만 단지 종양 때문만은 아니었어요. 왜 나에게 이런 힘든 일만 이어질까 하는 생각에 수술 받기도 전부터 좌절했죠. 그러다 문득 떠오른 것이 자살이더군요. 화장실에서 수건으로 목을 맸죠. 하지만 수건을 묶은 걸이가 부러지면서 실패했어요.”  남편의 자살 시도에 대해 레슬링 국가대표 출신의 아내 박혜영씨는 “남편이 목을 맬 결심을 하기까지 그 고통이 얼마나 심했을지는 모르는 바 아니지만, 아내와 이제 갓 두 돌 된 아들을 두고 죽을 생각을 했다는 것은 도저히 이해되지 않았다”고 당시 심정을 밝혔다.  그러나 비온 후 땅이 굳듯 시련은 가족의 사랑을 더욱 견고하게 만들었다. 이제 3년차에 접어드는 부부에게 두 살배기 아들은 가장 소중한 존재이다. 다시 배우로서 새로운 도전에 나서는 박재훈에게 늘 격려와 미소를 보내는 아내와 아들은 가장 든든한 버팀목이 되고 있다.  Queen 취재팀 황정호기자 hiho@queen.co.kr        
  • 수원, 36억 들여 공군비행장 소음피해 지원

    경기 수원시가 공군비행장 소음과 관련해 피해지역 학교에 소음방지시설을 설치해주고 주민에게는 맞춤형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종합적인 대책을 추진한다. 김용서 수원시장은 13일 이같은 내용의 ‘수원비행장 관련 종합대책’을 발표하고 정부 차원의 지원과 별도로 시 차원의 단기대책으로 내년에 15개 사업에 36억 4000여만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시는 소음방지시설, 공기순환장치 ,도서관 리모델링 등 환경개선사업으로 19개교에 26억원을 지원하고 4개교에는 2000만원씩 보조해 방과 후 초등보육 보금자리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소음도 92~95웨클(WECPNL)로 아동 2명이 소음성 난청 진단을 받는 등 소음피해가 심각한 평동 어린이집의 경우 이달 중 실내 방음공사를 실시하고, 2014년까지 이전시킬 계획이다. 소음도 75~85웨클 이상 6개 어린이집에도 방음창을 설치하고 냉난방비를 지원한다. 또 90웨클 이상 지역 주민을 대상으로 기초 건강진단을 실시한 뒤 난청이 의심되면 정밀청력검사를, 과민성 스트레스 증상이 있으면 신경심리검사를 실시하고 신체특성·연령별 맞춤형 건강증진 프로그램을 운영해 신체적, 정신적 고통을 덜어주기로 했다. 평동을 비롯한 3개동 주민센터와 세류1동을 비롯한 10개동 28개 경로당에는 이중창과 냉방기, 공공요금을 지원하는 등 환경개선사업을 추진한다. 아울러 시는 지원범위와 대책수립 등을 담은 비행장 소음피해지역주민 지원조례를 제정하고, 16개 동별 소음피해 주민대책위원회와 공동대책협의회를 구성하기로 했다. 비행장 주변 건축물 고도제한과 관련해 세류·매교·고등동 등 비행안전 5·6구역의 재개발·재건축이 가능하도록 내년 초 국방부 용역이 나오면 8월쯤 별도의 고도제한 완화를 위한 용역을 추진할 예정이다.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HAPPY KOREA] 경남 밀양 연극촌

    [HAPPY KOREA] 경남 밀양 연극촌

    밀양 주민들은 서울 대학로 ‘공연촌’이 부럽지 않다. 올해로 개촌 10년째를 맞은 국내 유일의 연극 테마 마을, ‘밀양 연극촌’이 있어서다. 밀양 연극촌은 ‘살기좋은 지역만들기’ 사업이 진행된 3년간 민·관의 끈끈한 협력 속에 역대 최대 관광 인파가 몰리는 등 밀양의 ‘랜드마크’로 거듭나고 있다. 노인들만 가득했던 마을에는 젊은 배우들과 주변 지역 주민들까지 어우러져 지역 공동체에 활력이 돈다. ●1000석이상 야외무대 설치 “옆으로 빨리 움직여, 그게 아니지. 옳지, 계속. 한번 더 해보자.” 경남 밀양시 부북면 가산리 밀양 연극촌은 이날도 주말에 올릴 뮤지컬 공연 준비에 한창이었다. 셰익스피어의 ‘한여름 밤의 꿈’을 멋들어진 음성으로 부르는 배우들의 이마에는 금세 땀이 송글송글 맺혔다. 연희단거리패의 연출가인 남미정(41) 밀양연극촌장은 “주말 공연에는 밀양 주민뿐 아니라 부산·마산·창원 등의 주변 지역 주민들도 즐겨 찾는다.”고 말했다. 밀양시는 1999년 연극단체인 연희단거리패에 폐교된 월산초교 부지와 건물 36만㎡를 무상임대했다. 입촌 당시 열악했던 연극촌은 1000석 이상의 야외무대를 비롯해 의상제작실, 자료관, 관람객이 숙박할 수 있는 게스트하우스, 배우들의 숙소인 화이트하우스까지 갖췄다. 현재 60여명의 배우들이 상주하고 있는 밀양 연극촌은 손숙 전 환경부 장관이 이사장을, 이윤택 전 국립극단 예술총감독이 예술감독을 맡는 등 유명 예술인들이 대거 참여하고 있다. 고령화와 인구 감소로 침체된 마을의 농가 소득 증대와 활기를 되찾기 위해 우선 밀양시는 연극촌 내 300~400석의 소극장을 정비했다. 막대한 비용이 필요한 ‘밀양여름공연예술축제’ 예산도 전격 지원했다. 관람객의 편의를 위해 화장실을 새로 짓고 경관조명을 꾸며 마을을 화사하게 만들었다. 밀양 연극촌 주변은 ‘밤에 피는 꽃’인 화이트슐탄, 빨간 루브라 등 35종의 수련과 3만㎡ 규모의 연꽃단지, 2㎞ 남짓한 산책길이 한데 어우러져 연극을 보러온 관광객에게 볼거리와 자연체험 공간을 제공한다. 시범마을로 지정된 퇴로·월산·청운 등 주변 3개 마을 주민들의 지원도 뜨겁다. 퇴로 마을은 내년 말까지 관광객 200명이 숙박할 수 있도록 민가를 리모델링하고 있다. 박인강(54) 퇴로마을 이장은 “숙박은 우리가 책임질 것”이라면서 “올해 10가구 이상 리모델링을 했으며 지난 여름 밀양예술축제 때는 자리가 꽉 찼었다.”고 미소지었다. ●연간 방문객 13만명 육박 이 같은 민·관의 노력 덕분에 지역의 관광객 수는 크게 늘었다. 지난 여름 열렸던 ‘밀양여름공연예술축제’는 역대 최다 관객인 3만 1544명이 공연을 관람했다. 특히 신종플루 여파에도 불구하고 1일 관람객 수는 2867명으로 10년 만에 최고를 기록했다. 축제기간 관람객 수도 2006년 2만 4012명에서 시범마을로 선정된 2007년 2만 8010명, 지난해에는 3만 649명으로 늘어났다. 연간 방문객 수는 13만명에 육박한다. 주민과 밀양시, 배우들이 만들어낸 합작품이었다. 산책길에서 만난 차수향(62·여·밀양시 내2동)씨는 “이곳이 너무 좋아서 매일같이 찾는다.”면서 “30년간 해온 차(茶) 사업을 여기서도 해보고 싶다.”고 소망을 내비쳤다. 백현숙(44·여·서울 역삼동)씨는 “첫 방문인데 좋은 공연도 보고 아름다운 볼거리도 많아 스트레스가 풀리는 것 같다.”며 만족해했다. 글ㆍ사진 밀양 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 [Healthy Life] (45) 두통

    [Healthy Life] (45) 두통

    두통은 흔한 생활 질환이다. 그러나 흔하다고 사소한 것은 아니다. 심각한 질환은 아닐지라도 두통 때문에 고통받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다. 이른바 ‘생활 두통’이다. 뇌종양 등 치명적인 질환에 의한 두통이 아닌 단순한 통증이라도 생활 두통이 일상에 미치는 영향은 결코 적지 않다. 이런 생활 두통이 갈수록 늘어나는 추세여서 체계적인 두통 관리법이 절실하다. ‘예기치 않은 덫’ 생활 두통을 가톨릭의대 서울성모병원 마취통증의학과 문동언 교수를 통해 알아본다. ●두통이란 어떤 병증인가? 두통은 통증에 민감한 머리 부위가 흥분해 두부와 안면에 통증을 유발하는 신경학적 증상이다. 3차 신경과 목에서 머리로 이어지는 신경이 두통과 관련이 있는데, 다양한 원인에 의해 이 신경이 흥분하면 신경 주위에 염증 반응이 일어나 통증을 느끼게 된다. 이런 두통은 전 인구의 90% 이상이 경험하며, 여자의 68%, 남자의 64%가 연 1회 이상 겪는다. 두통이 오면 흔히 뇌종양·뇌출혈 등을 떠올리지만 이런 경우는 매우 드물며 병원을 찾는 환자 대부분은 편두통·긴장형 두통이나 약물 과용에 따른 만성 두통 환자들로, 이들은 온갖 치료를 다 받아보지만 두통이 그치지 않아 진통제에 의존하는 경향을 보이기도 한다. ●특히 발생 빈도가 높은 두통은? 가장 흔한 유형은 긴장형으로, 통증을 견딜만 해 병원을 잘 찾지 않는다. 정상인의 78% 정도가 이 두통을 경험하며 여자에게 더 흔하다. 편두통도 남성보다 여성이 3대2 정도로 많으며, 특히 젊은 여성에게 흔하고, 통증이 심해 병원을 자주 찾는 편이다. ●두통의 유형별 특성과 증상을 설명해 달라. 편두통은 욱씬거리거나 후벼파는 듯한 통증으로 일상생활이 힘든 경우가 많으며 일부 환자는 눈이 아파 안과를 찾기도 한다. 또 두통이 오면 쉽게 체하거나 토하기도 하며 흔히 구역·구토·설사·식욕부진 등의 위장관 증상이 동반돼 위장질환으로 오해하기도 한다. 편두통은 유전성이 강하며, 통증이 반나절에서 길게는 3일씩 지속되기도 한다. 주로 생리와 관련이 있고 젊은 여성에게 흔하나 임신 중에는 발생 빈도가 준다. 편두통이 오면 빛이나 시끄러운 소리 등에 민감해 어두운 곳에 혼자 있게 되며, 활동량도 크게 준다. 대부분은 신경을 많이 쓴 뒤나 일이 힘들 때 생겨 ‘신경성’으로 과소평가되는 게 일반적이다. 긴장형 두통은 가장 흔한 두통으로, 스트레스나 근육의 긴장이 중요한 원인으로 추정된다. 환자들은 주로 ‘무겁다’, ‘짓누른다’, ‘조인다’고 호소한다. 편두통과 달리 오심·구토가 없고 빛과 소리에도 민감하지 않다. 통증의 강도가 약해 견딜 수 있는 정도이며, 오후에 심해지는 경향을 보인다. ●각 유형의 원인은 무엇인가. 편두통은 주로 스트레스와 만성 피로·허기·음주·특정 식품첨가물(MSG)이나 음식·수면 부족 및 불규칙한 생활 등으로 생체 리듬이 깨질 때 나타난다. 또 여성은 생리로 인한 호르몬의 변화와 빛·냄새·날씨·운동·성관계·두경부 외상이 원인이기도 하다. 이에 비해 긴장형 두통은 스트레스나 성적 불만족·우울·불안감이나 근육 수축·혈관 확장·혈소판의 세로토닌 감소 등이 주원인이다. ●성별·연령대 등 호발 계층이 따로 있는가? 편두통은 사춘기 이후부터 증가하며, 여성이 남성에 비해 2∼3배 정도 발병률이 높다. 여성 호르몬 에스트로겐의 영향으로 임신 중에는 발생 빈도가 줄었다가 수유기에 다시 증가하며, 폐경 후에 다시 주는 경향을 보인다. 이와 달리 긴장형 두통은 스트레스와 과로에 시달리는 30∼40대에 빈발하다가 그 후에는 감소 추세를 보이며, 여성에게 많다. ●근본적인 치료가 필요한 두통이란 어떤 두통인가? 50대 이후에 생긴 두통이나 망치로 때리는 듯한 심한 두통, 또 용변이나 성행위 때 심해지는 두통은 병원을 찾아 원인을 파악해야 한다. 또 구토·경련·의식 감소·보행 및 언어장애·마비·고열·시야 흐림 등의 증상을 동반할 때도 병원을 찾는 것이 좋다. ●진단은 어떻게 하나? 대부분의 두통은 뇌의 구조적 문제가 아니어서 환자의 병력 청취와 신체 진찰소견을 근거로 진단한다. 병력이란 두통의 발현 시기와 위치·빈도·경과·증상·강도 등을 말한다. 단 두통의 양상으로 미뤄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뇌영상 진단 등을 통해 원인질환을 찾아내기도 한다. ●치료는 어떻게 이뤄지나? 편두통은 중추신경계의 변화에 의해 만성적으로 진행하는 질환이므로 정확한 진단과 치료가 중요하다. 또 환자의 85%는 한, 두 가지 이상의 유발인자를 갖고 있으므로 이를 찾아내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급성기 편두통의 경우, 통증이 약할 때는 비스테로이드 소염제나 복합진통제를, 심할 때는 편두통 특이약물인 트립탄과 엘고트로 치료하며, 약제를 가능한 빨리 투여하는 것이 좋다. 중추신경이 극도로 흥분하면 약효가 떨어지기 때문이다. 이 때는 약물 과용에 따른 만성두통을 예방하기 위해 복용 횟수를 주당 2∼3회 이내로 제한한다. 또 단순 진통제는 15일 이상, 복합약물이나 아편 유사제, 트립탄과 엘고트는 한달에 10일 이상 투여하지 않는다. 긴장형 두통은 대개 증상이 경미해 단순 진통제인 아세트아미노펜·비스테로이드 소염제·아스피린·복합제제 등을 사용하며, 이 밖에 근이완제·항우울제·항경련제를 투여하기도 한다. ●진통제도 성분과 효과, 부작용이 제각각인데…? 통증과 해열에 효과적인 아세트아미노펜 계열의 약제로는 쉽게 구입할 수 있는 타이레놀이 대표적이다. 타이레놀은 약물 선택에 신중해야 하는 신장질환자나 소아·노인·임산부도 안심하고 복용할 수 있으며, 복용 원칙만 지키면 위 자극이나 알레르기도 별 걱정이 없다. 단 간 기능이 크게 떨어진 환자나 알코올 중독자, 결핵약을 복용하는 환자는 의사의 지시를 받아야 한다. 비스테로이드 소염제는 두통 등 염증성 통증에 두루 사용되나 오래 사용하면 위장장애·신부전·간부전·응고장애 등을 유발한다. 특히 고혈압 환자가 장기 복용하면 혈압이 높아지거나 심장병과 천식을 악화시켜 미국 FDA는 동맥경화증을 가진 노인의 장기 복용에 특별한 주의를 촉구하고 있으며, 관상동맥 수술 환자의 복용은 아예 금하고 있다. 복합제제는 주로 아세트아미노펜과 카페인, 이소프로필 안티피린 성분을 함유해 진통 효과가 빠르나 자주, 많이 복용하면 만성두통을 초래한다. 아스피린 역시 진통효과는 뛰어나나 위장장애 등의 부작용을 겪을 수 있으므로 의사의 도움을 받는 것이 안전하다.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Healthy Life] 만성두통 관리·치료는···카페인은 금지

    의학계에서는 하루에 4시간 이상, 한 달에 15일 이상인 두통이 수개월 이상 지속되면 만성 두통 으로 본다. 병원을 찾는 두통 환자의 70∼80%는 이런 만성 두통환자다. 가장 흔한 만성두통의 원인은 뜻밖에도 과다한 진통제 사용이다. 주로 초기에 병원을 찾지 않고 단순 진통제에 의존한 사람들이 해당된다. 이 밖에 스트레스나 두부 외상, 신경계의 질병도 중요한 원인이며, 고령으로 인체의 통증 조절기능이 감소한 노인도 두통에 취약하다. 대부분의 만성 두통 환자들은 진통제를 과다 복용하고, 이 때문에 두통이 더욱 심해져 다시 진통제를 복용하게 되고, 그럴수록 두통은 더욱 심해지는 악순환을 반복한다. 이런 환자를 치료하기 위해서는 진통제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 우선이다. 진통제에 익숙한 만성 두통 환자가 진통제를 사용하지 못하면 초기에는 두통이 더욱 심해지고, 구역질과 구토·어지럼증과 안절부절 못하는 등의 금단현상이 나타난다. 이때는 국소마취제를 흥분된 신경 주위에 주사하면 신경 부종과 신경 흥분이 진정돼 진통제의 의존도에서 벗어날 수 있게 도와준다. 문동언 교수는 “치료를 위해서는 카페인이 함유된 음료나 커피 등의 섭취 습관도 함께 근절해야 하며, 이를 위해 필요한 경우에는 다른 종류의 진통제나 예방 약제를 투여한다.”며 “개인차는 있지만 대개 7∼10일 정도 치료를 받으면 진통제 의존 습관에서 벗어나게 되고, 2개월가량이 지나면 원래 형태의 가벼운 두통 형태로 되돌아오게 된다.”고 설명했다.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글로벌 시대] 한류의 시작, 한글이다/정희섭 마크로젠 해외 게놈사업본부 이사

    [글로벌 시대] 한류의 시작, 한글이다/정희섭 마크로젠 해외 게놈사업본부 이사

    태국 방콕에 있는 유명한 쇼핑 몰을 걷고 있는데 갑자기 비명 섞인 환호성이 터진다. 환호성과 함께 족히 1000여명이나 되는 학생들과 젊은 사람들이 무리를 지어 다른 쪽으로 급하게 뛰어 간다. 순식간에 경비원 복장의 사람들이 통로를 통제하고, 운영요원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신속하게 움직인다. 큰 일이 벌어진 것 같아 옆에 있던 사람에게 물어봤더니 한국에서 가수가 왔다고 한다. 옆에 교복을 입은 학생에게 한국 가수의 이름을 물으니 ‘샤이니’라고 말한다. 그러고는 부리나케 무리 속으로 뛰어든다. 한글로 온갖 인사말을 적은 큰 종이를 들고 바쁜 걸음을 옮기는 사람들도 보인다. 한 달 전 태국에서 직접 목격한 광경이다. 샤이니가 한국에서 2008년에 결성된 5인조 남성 그룹이라는 사실은 한국에 돌아와서야 알았다. 9월 초부터 중순까지 약 2주간 태국, 베트남, 타이완으로 출장을 다녀왔다. 이들 세 나라에서만 신종플루로 사망한 사람이 200명 가까이 된다는 사실이 짐짓 두려웠고, 비즈니스 상담을 앞두고 으레 신종플루에 대한 걱정으로 말문을 열었으나 현지인들의 반응은 영 딴판이었다. 신종플루에는 태평했고, 이구동성으로 한국의 TV 드라마와 배우, 가수들에 대한 얘기로 대화를 시작했다. 한국의 가수나 배우들의 이름을 정확히 발음했을 뿐 아니라 그들이 요즘 한국에서 어떤 활동을 하고 있는지를 아주 구체적으로 물어왔다. 그들이 어떻게 지내는지 알 턱이 없는 나로서는 당황할 수밖에. 베트남 하노이에서는 한국에 있을 때부터 알고 지내던 독일 외교관 친구의 초대를 받아 그의 집에서 저녁식사를 함께 했다. 이 독일 친구 역시 베트남에서의 한국 드라마와 연예인에 대한 인기가 대단하다고 말했다. 여기서 멈추지 않고 한국어 열풍과 한국 음식, 한국에서 온 신제품에 대한 관심이 아주 높다고 강조하며 한국은 정부 차원에서 이런 베트남 내의 우호적 분위기를 십분 활용해야 한다는 뼈있는 말도 했다. 적어도 베트남에서는 독일보다는 한국이 훨씬 우위에 있음을 토로하기도 했다. 사실 그 친구뿐이 아니다. 베트남에 있는 외국인들이라면 대부분 한류를 부러워하는 눈치다. 서구인들에게는 중국과 일본으로 대변되던 아시아 문화. 그러나 동남아 국가에서 식을 줄 모르는 한류 열기가 한국 문화의 차별성과 우수성을 홍보하는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뿌듯했다. 타이완에서는 매년 겨울 한국에 스키를 타러 간다고 말하는 거래선도 있었고, 한국음식 중 불고기와 비빔밥을 좋아한다는 사람도 있었다. 내가 알지 못하는 한국 노래 제목을 줄줄이 늘어놓는 이도 있었고, 이제 막 한국어를 배우기 시작했다는 이도 있었다. 열흘 이상의 해외출장 일정 중 현지에서 주말을 맞이하게 되면 모국어가 아닌 언어 사용으로 인한 정신적 긴장감, 다른 음식과 문화적 차이에서 오는 스트레스 등으로 심신이 지쳐 숙소에서 쉬게 되는데, 이번 출장은 한국을 좋아하는 사람들을 많이 만나서인지 이런 피로감도 느껴지지 않을 정도였다. 한류의 가치를 몸소 실감하니 한국인으로서의 책임감이 느껴졌다. 내 스스로 한국인임을 자랑스럽게 여겨야 함은 물론, 우리 것에 대해서 더 많이 알아야겠다는 작은 다짐도 했다. 드라마, 영화, 노래도 중요하지만 결국 모든 한류의 시작은 우리말인 한글이 아닌가 생각한다. 이제 막 지난 한글날, 정부 차원에서 한글을 차세대 한류의 시작점으로 선포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 출장 기간 내내 체감했던 한류의 가치 중심에는 이 세상 모든 언어를 자유자재로 표현해 낼 수 있는 한글이 있었다. 우리의 자랑스러운 문화와 지금 동남아인들이 열광하는 모든 콘텐츠가 기록되고 표현되는 한글이야말로 한류의 본질일 것이다. 정희섭 마크로젠 해외 게놈사업본부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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