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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계 최초 ‘100세 노인’ 마라톤 완주 깜짝

    이보다 아름다운 노익장이 또 있을까. 영국에 사는 100세 인도남성이 시들지 않는 열정과 패기로 젊은이들도 어려워하는 마라톤 완주에 성공했다. 올해 100세인 파우자 사인 할아버지는 지난 16일(현지시간) 캐나다에서 열린 토론토 마라톤대회에서 8시간 25분 16초 만에 결승선을 통과했다. 할아버지의 기록은 ‘세계 최고령 마라톤 참가자의 대기록’으로 세계 기네스북에 오르게 됐다. 젊은이들도 42.195km의 긴 코스를 뛰어가기란 쉽지 않은 일. 할아버지는 11년 전부터 하루도 거르지 않고 16km씩 달리기를 하면서 체력을 길러왔다. 사랑하는 부인과 아들을 잃은 슬픔을 잊고자 마라톤을 시작했던 할아버지는 건강과 기록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었다. 할아버지의 대회 공식기록은 3850위. 꼴찌에서 5번째 수준이지만 완주의 기쁨은 우승자 못지않았다. 35km 지점에서 포기의 기로에 서기도 했지만 2시간을 더 달려 끝내 완주에 성공했다. 할아버지는 생강카레를 먹고 차 한잔을 마시면서 승리를 자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할아버지는 2003년 같은 대회에서 5시간 40분에 결승선을 통과해 역대 90세 이상 부문 세계랭킹에서 독보적인 1위다. 1911년 4월 1일 인도 펀자브의 가난한 농가에서 태어난 할아버지는 자신의 장수와 건강비결을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긍정적인 마음이라고 설명했다. 할아버지는 “네가 바꿀 게 없다면 걱정할 것도 없다는 것”이라면서 “부정적인 사람들과 거리를 두고 웃으면서 달리기를 하라.”고 조언했다. 할아버지는 50년 전 영국으로 건너온 뒤부터 달리기를 즐겨온 것으로 전해졌다. 강경윤기자 newsluv@seoul.co.kr
  • “60~70년대 추억놀이터 초대합니다”

    “1960~70년대 추억의 놀이터로 초대합니다.” 경북 군위군 산성면 화본마을운영위원회(위원장 윤진기)는 오는 23일 ‘추억의 놀이체험’ 행사를 연다. 올해가 첫 회다. 120여 가구 200여명이 사는 화본마을은 전국 네티즌들이 뽑은 가장 아름다운 간이역인 1930년대 화본역과 증기기관차에 물을 공급하던 급수탑 등이 그대로 남아 있어 옛 정취를 더해 주고 있다. 특히 이 마을은 올해 2월부터 문화체육관광부가 추진하는 ‘폐선 철로 및 간이역 관광자원화 사업’ 대상지로 선정돼 화본역사와 관사를 복원하는 등 각종 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화본아, 가을 놀자’란 주제로 열리는 이번 축제는 주민들이 마을을 알리기 위해 스스로 기획했다. 옛 산성중학교를 리모델링한 ‘추억의 학교’에서 체험할 추억의 놀이로는 떡메치기를 비롯해 뻥튀기, 팽이치기, 딱지치기, 제기차기, 콩잎·깻잎 김치 만들기, 볏짚 계란 꾸러미 만들기 등으로 다양하다. ‘추억의 학교’는 40~50여년 전의 시골 학교 교실과 이발소, 사진관, 소리사, 만화방, 문방구, 구멍가게, 연탄가게 등을 그대로 재현해 놓은 곳이다. 인근의 주말농장에선 가족과 연인, 친구들이 함께 즐길 수 있는 미꾸라지잡기, 허수아비 만들기, 밤 구워먹기, 콩사리 등 농촌체험 행사가 준비돼 있다. 대추, 오이, 콩 등 마을에서 재배한 친환경 농산물을 싼 가격에 구입할 수도 있다. 윤 위원장은 “도시민들이 산골에서 전통 놀이와 농촌을 체험하면서 일상에서 쌓인 스트레스와 피로를 말끔히 풀 수 있도록 행사를 준비했다.”고 말했다. 군위 김상화기자 shkim@seoul.co.kr
  • 男 불임 51% 급증… 여성의 2배

    남성에 따른 ‘불임부부’가 크게 늘었다. 질환을 비롯, 결혼연령 고령화와 음주·스트레스 등 복합적인 이유로 남성의 수태능력이 떨어진 것이다. 불임이란 1년간 별다른 피임을 하지 않은 부부가 정상적인 관계에도 불구, 임신이 되지 않은 경우다. 16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지난 2006년부터 지난해까지 불임 진료를 분석한 결과 남성은 2006년 2만 3099명에서 지난해 3만 4811명으로 50.7% 증가했다. 반면 여성은 같은 기간 12만 5309명에서 14만 9765명으로 19.5% 느는 데 그쳤다. 남성의 증가율이 여성 증가율의 2배가 넘었다. 물론 불임 진료인원의 절대 숫자는 여성이 남성보다 훨씬 많다. 다만 주목되는 점은 남성과 여성 간의 불임 진료비율 격차가 2006년 5.4배에서 지난해 4.3배로 줄어든 사실이다. 전체 진료인원은 지난해 18만 4576명으로 2006년에 비해 24.4%, 연평균 5.8% 늘었다. 연령별로는 지난해 기준 남성 73%, 여성 66.7%가 모두 30대였다. 여성 가임연령인 20~40대 모든 구간에서 불임이 나타날 수 있지만 특히 30대 불임이 증가한 것은 초혼 연령이 늦어진 탓으로 보인다. 불임의 원인은 다양하다. 남성의 경우 음낭질환과 내분비질환 등이, 여성은 배란장애, 나팔관·자궁 이상, 골반염 등이 대표적이다. 원인 불명도 10%나 된다. 산부인과 전문의 사이에서는 수태능력 저하를 최근의 불임 증가의 원인으로 보는 견해가 우세하다. 서울아산병원의 한 전문의는 “가임력이 떨어진 부부라면 자연임신을 무작정 기다리기보다는 적극적인 치료를 받을 것”을 권장했다. 이영준기자 apple@seoul.co.kr
  • [쉴틈없는 지원] 박근혜, 경찰·소방대원 찾아 “안전 서울” 격려

    [쉴틈없는 지원] 박근혜, 경찰·소방대원 찾아 “안전 서울” 격려

    10·26 재·보궐 선거전 이후 첫 주말인 16일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의 현장 방문은 ‘안전 서울’에 초점을 맞췄다. 전날 영등포 일대 방문에 이어 이틀째 서울시 재·보선 지원에 나선 이날은 시민의 안전·생명 보호를 위해 휴일에도 일하는 경찰·소방 요원들을 찾아 격려했다. 남산 기슭 중구 예장동에 있는 서울시 소방재난본부 지하 벙커를 방문한 자리에서 박 전 대표는 소방대원들에게 “업무 강도가 굉장히 센 걸로 알고 피로·스트레스도 많으실 테데 시민 안전을 책임진다는 사명감 때문에 그 어려움을 다 극복하시는 것 아닌가 생각한다.”고 위로했다. 앞서 오전엔 종로소방서 내 서울시 교통정보센터 상황실과 종로소방서를 찾았다. 박 전 대표는 “소방공무원 근무여건 개선을 위해 제가 소방기본법을 발의하기도 했다.”고 상기시키기도 했다. 종로경찰서에서 그는 1968년 1·21 사태 때 청와대를 지키다 숨진 고 최규식 서장, 정종수 경사 흉상 앞에서 묵념을 하기도 했다. 점심은 경찰서 지하 식당에서 방범순찰대 129기동대원 100여명과 함께 했다. 박 전 대표는 전·의경들에게 “꿈 많은 시절에 국가를 위해 봉사하는 여러분에게 감사하다.”고 치하했다. 오후에 박 전 대표는 남산순환 마을버스를 타고 서울타워 입구까지 오르며 시민들과 쉴 새 없이 접촉했다. 쌀쌀한 날씨와 감기 탓에 흰 패딩 점퍼를 입고 한 손에 생수 통을 든 그는 가족 단위로 산책 나온 이들과 인사를 나눴다. “아침 일찍 나오셨나 봐요. 저는 버스 기다립니다.”라며 등산객들과 악수하고, “많이 바쁘시겠습니다. (서울시장 선거) 승리하세요.”라고 외치는 시민들에겐 웃음으로 답했다. 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 [굿모닝 닥터] 가을 탈모

    서늘한 가을이면 고민이 커지는 이들이 있다. 빠져나가는 머리카락 때문이다. 풍성하고 윤기 나는 모발은 젊음의 상징이지만 이런 모발이 노력 없이 지켜지는 경우는 많지 않다. 가을에 탈모가 두드러지는 것은 여름철의 강한 자외선 때문이다. 강한 자외선이 두피를 자극하고, 염증까지 유발해 탈모를 촉진하는 것. 물론 피지와 땀 등이 모공을 막기도 하고, 잦은 염색과 퍼머, 지나친 헤어 제품 사용과 불규칙한 생활습관도 문제가 된다. 게다가 여성의 경우 무리한 다이어트가 영양결핍으로 이어져 병적인 탈모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이런 탈모를 예방하려면 두피와 모발을 건강하게 하는 생활습관을 실천해야 한다. 우선, 충분한 수면과 스트레스 해소가 기본이다. 모발은 세포분열을 통해 자라므로 충분한 휴식과 필요한 영양소가 공급되면 성장력도 최대가 된다. 또 모발에 좋지 않은 라면·피자·햄버거·커피 등의 인스턴트식품, 설탕·케이크·아이스크림 등 단 음식, 지나치게 맵거나 짜거나 기름기가 많은 음식은 피하는 게 좋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두피와 모발을 청결하고 건강하게 관리하는 일. 머리를 감을 때 두피에 강한 자극을 주지 않아야 하며, 수건으로 비벼 말리기보다 툭툭 쳐서 물기를 제거한 뒤 찬바람에 말리는 것이 좋다. 이때 모발을 충분히 말려야 모근 부위에 염증이 생기지 않는데, 특히 여성들은 젖은 머리를 묶지 않아야 한다. 탈모는 초기에 적절하게 치료만 잘하면 대부분 빠른 호전을 보이며, 환자에 따라 메조페시아나 두피 스케일링이 도움이 되는 경우도 있다. 가을이 되면 평소보다 많은 머리카락이 빠지지만 그렇다고 이를 병적인 상태라고 단정하는 건 섣부르다. 그러나 탈모로 인한 스트레스가 부담스럽다면 한번쯤 전문의를 찾아보는 것도 지혜다. 모든 병이 그렇듯 탈모도 예방과 초기 대응이 중요하다. 이상준 아름다운나라 피부과·성형외과 원장
  • [독거노인 사랑잇기] (3부) 독거노인 복지제도 ⑥ 교보생명 ‘안심콜’

    [독거노인 사랑잇기] (3부) 독거노인 복지제도 ⑥ 교보생명 ‘안심콜’

    “할머니, 독감 예방접종 받으셨어요?” “예방접종? 짝수 나이라 올해 아닐 텐데….” “건강검진이 아니라 독감 예방접종이요. 혹시 안 받으셨으면 접종 신청 하셔야 할 것 같아서요. 날씨가 점점 추워져서 얼른 맞으셔야 해요.” 얼핏 들으면 사회복지사와 노인 간 대화 같지만, 생명보험사 콜센터 상담원이 독거노인에게 한 전화다. 교보생명 강남콜센터 김태희(39세·여) 상담원은 일주일에 2차례 대구에서 홀로 사는 금정연(74·여)씨와 통화한다. 두 사람의 인연은 지난해 12월부터 시작됐으니 벌써 10개월째다. 교보생명이 보건복지부와 ‘독거노인 사랑잇기’ 업무협약을 체결하면서 350여명의 콜센터 상담원이 대구·부산·경북 등 전국의 독거노인과 1대1 결연을 했다. 일주일에 2~3차례 전화를 하며, 말벗이 되는 것이다. 급속하게 증가하고 있는 독거노인의 정서적 고립 및 고독사 발생을 예방하기 위함이다. 교보생명은 이 전화를 ‘안심콜’, 콜센터 상담원은 ‘나눔 천사’로 이름 지었다. “왜 또 전화했어. 안 해도 된다고 했는데. 전화비 나가게….” “근처에 보건소 아시죠? 전화하거나 찾아가시면 접종 대상인지 확인하실 수 있어요. 주위 친구분과 같이 가셔서 안내받으시면 좋을 것 같아요.” 처음에는 부단히도 어색했다는 두 사람. 하지만 이제는 나이와 공간을 뛰어넘은 ‘절친’이다. 김씨는 신문이나 TV에서 노인 관련 기사를 보거나 대구지역 뉴스를 접하면 금씨를 가장 먼저 떠올린다. 금씨도 김씨를 친손녀처럼 여기며, 경륜이 담긴 인생 얘기를 들려준다. 이예순(42·여) 상담원은 그녀의 ‘짝’ 윤복렬(75·가명)씨와의 첫 통화가 지금도 생생히 기억난다. 긴장되고 설레는 마음으로 번호를 눌렀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다. 수차례 건 전화가 모두 실패하자 걱정이 된 이씨. 그녀는 문득 윤씨가 병원에서 관절 치료를 받고 있으며, 휠체어를 사용하고 있다는 소개글 내용이 떠올랐다. ‘거동이 불편하시니 전화를 잘 못 받으실 수 있겠구나.’ 이씨는 포기하지 않고 전화를 걸었고, 결국 수화기 너머로 힘없는 노인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한 25차례쯤 전화를 건 것 같아요. 지겹게 반복되던 신호음 대신 윤씨 목소리가 들리자 얼마나 반가웠는지….하마터면 눈물이 나올 뻔했다니까요.” 윤씨와 어렵게 첫 인사를 나누고 끊으려 했던 이씨. 하지만 “근데 아가씨, 전화만 하지 말고 내가 몸도 아프고 약 살 돈도 부족하니 돈이나 좀 부쳐주면 좋겠는데….”라는 윤씨 말에 무거운 마음으로 첫 통화를 마쳤다. 이씨는 고향에 있는 친정아버지를 떠올리며 윤씨와 통화를 이어갔다. 어색해하며 전화를 빨리 끊으려 했던 윤씨도 이씨의 정성에 차츰 마음을 열었고, 이제는 이씨 전화가 오는 매주 화요일과 목요일만 손꼽아 기다린다. 이날만큼은 외출도 하지 않는다. 언젠가 이씨가 초등학교 1학년인 아들 걱정으로 넋두리를 하자 윤씨가 ‘어릴 때는 다 그렇게 크는 거니 걱정말라.’며 오히려 위로를 하기도 했다. 이씨는 “윤씨는 경제적인 도움보다 사람의 관심과 대화가 더 필요했던 것 같다.”며 “내가 도움을 드리는 게 아니라 윤씨로부터 더 많은 것을 배우고 있음을 느낀다.”고 말했다. 상담원들은 하루 평균 5시간씩 75명의 고객과 전화를 하는 게 업무다. 모르는 사람과 대화를 하는 것에는 ‘이골’이 난 그들이지만, ‘독거노인 사랑잇기’ 프로그램에 처음 참여할 때만 해도 걱정이 앞섰다고 한다. 일면식도 없는 노인과 막상 전화를 하려니 어떤 말을 해야 할지, 어색하지는 않을지 막막했다. 조희순(36·여) 상담원은 갑작스러운 폭우가 쏟아졌던 지난 7월 문기선(69·여)씨에게 전화를 걸었다. 평소 신호음이 5~6번 가기 전 전화를 받는 문씨였지만, 이날만큼은 ‘뚜~뚜~’ 신호음만 반복됐다. 걱정이 된 조씨는 휴대전화 번호를 찾아 전화를 걸었고, 그제야 문씨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할머니, 오전부터 전화 드렸는데 연락이 안 돼서 많이 걱정했어요.” “고마워. 날 다 걱정해주고. 서울에 비가 많이 온다는 뉴스를 봤는데, 난 자네 걱정이 되더라고. 출근은 잘했나?” 조씨는 “문씨가 오히려 나를 걱정했을 것이라고는 생각도 못했다.”며 “‘목소리’로 맺은 인연이지만, 친어머니 못지않은 따뜻함을 느꼈다.”고 감동을 전했다. 교보생명 콜센터 상담사원들은 독거노인들이 “자식보다 낫다.”며 고마워할 때마다 눈물이 핑 돈다고 한다. 마음 한편으로 여전히 쓸쓸함을 감추고 있는 독거노인들에 대한 안타까움 때문이다. 상담원들은 “별 내용 없는 대화도 맞장구쳐 주며, 항상 고맙다고 말씀하시는 어르신들 덕분에 업무 스트레스도 사라진다.”고 입을 모았다. 교보생명 콜센터는 독거노인 사랑잇기 외에도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는 다양한 서비스를 진행 중이다. 60세 이상 노인이 전화할 경우 주민번호만 입력하면 ARS 안내 과정을 건너뛴 채 자동으로 상담원을 연결하는 ‘실버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장애인 채용도 적극적이다. 현재 21명의 장애인이 서울 강북과 강남, 대구 콜센터 등에서 상담원으로 일하고 있으며, 5명의 헬스 키퍼(안마사)도 근무하고 있다. 이들이 근무하는 지점에는 자동문을 설치하고, 업무 공간을 넓히는 등 보다 편안한 환경에서 근무할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다. 임주형기자 hermes@seoul.co.kr
  • 팔만대장경 속 부처의 가르침 재조명

    팔만대장경 속 부처의 가르침 재조명

    꼭 1000년 전인 고려 현종 2년, 거란의 침략으로 수도 개경이 함락당하는 위기 속에 불력을 빌려 나라를 지키고자 대장경을 새기는 최초의 작업이 시작된다. 76년 만에 완성된 초조대장경은 당대 불교경전 일체를 한자로 새긴 기록문화의 결정체다. 1232년 몽골 침입으로 초조대장경은 불타 없어졌다. 하지만 고려왕조는 몽골에 대한 항전의지를 담아 두 번째 대장경인 재조대장경을 새기기 시작한다. 1251년 완성된 결실이 현재 합천 해인사에 보관된 팔만대장경이다. KBS가 15일 첫선을 보이는 4부작 특집 다큐멘터리 ‘다르마’(Dharma·진리를 뜻하는 산스크리트어)는 팔만대장경에 담긴 부처의 가르침을 재조명해 인간의 삶과 죽음, 고통과 해탈이라는 인류 공통의 난제에 대한 답을 모색한다. 윤찬규 PD는 11일 서울 여의도 KBS 신관에서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자의적 해석을 배제하려고 내레이션을 없앴다. 대장경의 역사를 개괄하는 1편을 제외하고 2~4편은 지구 반대편 두 곳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병렬적으로 전개했다.”고 설명했다. 15일 밤 8시에 방송되는 1편 ‘붓다의 유언’에서는 미국 버클리대 루이스 랭커스터 교수의 3차원(3D) 입체 대장경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세계인들이 붓다의 최후를 기록한 고려대장경을 릴레이로 읽어가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세계 최초로 팔만대장경의 영문목록을 작성한 랭커스터 교수는 고려대장경 목판 전체를 가상공간에서 검색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고 있다. 2편 ‘치유’(16일)에서는 미국 매사추세츠의 유매스 메모리얼 병원과 영국 런던 외곽의 아마라바티 불교사원을 넘나들며 괴로움에서 벗어나려는 사람들의 노력을 알아본다. 특히 약물을 쓰지 않고 불교의 수행법을 통해 환자의 고통을 줄이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MBSR(정신에 기초한 스트레스 감소법) 프로그램이 인상적이다.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우울증, 뇌졸중 등으로 고통을 겪는 30명의 환자가 8주간 진행되는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3편 ‘환생과 빅뱅’(22일)에서는 빅뱅 실험이 벌어지는 유럽핵물리학 연구소와 4100m 고원에 있는 티베트 불교수행처가 교차되며 ‘우리는 어디에서 오고 어디로 가고 있는가’라는 질문을 제기한다. 4편 ‘천국은 어디에 있는가’(23일)에서는 오스트리아의 성 베네딕트 수도원과 지리산 쌍계사의 절경을 통해 행복의 의미를 고민한다. 다큐멘터리는 해설 없이 출연자의 육성과 음악으로만 구성된다. 베르나르도 베스톨루치 감독의 영화 ‘마지막 황제’로 1988년 아카데미 영화음악상을 받은 일본의 세계적인 영화음악가 류이치 사카모토가 음악을 맡았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젊은 유지시키는 궁극의 ‘슈퍼푸드’는 이것

    젊은 유지시키는 궁극의 ‘슈퍼푸드’는 이것

    노화방지 및 각종 질병을 예방하는데 도움을 주는 ‘슈퍼푸드’가 열대과일 중 하나인 구아바(Guava)라는 내용의 연구결과가 발표돼 눈길을 모으고 있다. 인도 하이데바라드에 있는 국제연구소 측은 구아바가 피부세포를 파괴하고 암을 유발할 수 있는 체내 물질로부터 몸을 보호하는 산화(노화)방지제 성분이 다른 과일에 비해 최고 20배 인 것으로 밝혀졌다고 전했다. 실험 결과, 구아바 100g 당 산화방지제 성분 함량은 500㎎. 같은 양 대비 자두에는 330㎎, 망고에는 160㎎, 석류에는 135㎎, 사과에는 약 100㎎, 바나나는 고작 30㎎인 것으로 나타났다. 내분비학자인 스리라물로 박사는 “현대인들은 인스턴트 음식과 유해환경, 스트레스에 노출돼 점차 노화가 빨라지고 암 등에 걸릴 확률이 높아지고 있다.”면서 “산화방지제가 함유된 구아바 같은 과일은 노화와 암 뿐 아니라 심혈관과 퇴행성 질병 등을 예방하는데도 효과적”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 연구팀은 특히 인도에서 가장 싼 과일 중 하나인 구아바가 궁극적인 ‘슈퍼푸드’라는 사실에 매우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면서 “경제적으로 어려운 서민들도 손쉽게 섭취할 수 있는 최고의 과일”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아메리카, 중앙·남아메리카, 인도, 이집트, 필리핀 등에서 주로 생산되는 구아바는 젤리, 주스, 잼 등으로 가공된다. 잎은 차의 대용이나 치통을 가볍게 하는데 쓰이며, 걸쭉한 뿌리는 이질에, 끓인 잎은 기침을 완화하는데 사용된다. 송혜민기자 huimin0217@seoul.co.kr
  • 서호주 카리지니 국립공원 ‘아홉개의 붉은 협곡’

    서호주 카리지니 국립공원 ‘아홉개의 붉은 협곡’

    척박하고 위험한 땅이 되레 아름다운 경우가 있습니다. 극한의 기후와 생존 여건이 빚어낸 극한의 풍경들. 호주의 ‘아웃백’(Out Back)이 그렇습니다. 아웃백의 사전적인 의미는 ‘건조한 내륙부에 사막을 중심으로 뻗어 있는 넓고 인구가 매우 적은 지역’입니다. 서(西)호주 사람들은 그 풍경을 ‘익스트로더네리’라고 표현합니다. 상식을 넘어서는, 기이한 풍경이라는 뜻이지요. 그 광활한 곳이 인간의 땅임을 설명해 주는 건 실핏줄 같은 길 하나뿐이었습니다. 가도 가도 끝이 보이지 않을 것 같은 길이었지만, 단언컨대 그 길에서 생략해도 좋을 풍경은 없었습니다. 팝업북처럼 책장을 넘기면 같으면서도 다른 풍경들이 튀어 나왔습니다. 우리가 시골이나 고향 등의 단어에서 먹먹한 느낌을 갖듯 호주 사람들도 아웃백에서 여러 감정들이 섞인 풍경을 떠올릴 겁니다. 붉은 암석과 흰 유칼립투스 나무, 그 주변을 어슬렁거리는 들개 ‘딩고’와 수줍은 캥거루가 퍼뜩 떠오르겠지요. 브루스 산(1235m)에서 내려다보는 장쾌한 풍경도 빼놓을 수 없겠습니다. 거대한 철광석 광산과 수 ㎞에 달하는 화물열차가 평원을 오가는 그런 풍경 말입니다. 아웃백이란 이런 여러 느낌과 풍경들이 씨줄날줄로 얽힌 표현이지 싶습니다. 서호주의 대표적인 아웃백인 필바라 지역에 카리지니 국립공원이 있습니다. 아홉 개의 붉은 협곡이 인상적인 곳입니다. 각 지역을 색깔로 표시한 현지 지도조차 붉은 색으로 칠해 놓은, 척박한 미개척지입니다. 카리지니야 아무 때고 찾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협곡 아래로 내려가 35억년 전의 세계를 맨살로 부대낄 기회는 늘 있지 않습니다. 우기가 시작되면 협곡 사이를 흐르는 물의 양이 많아지고 발 디딜 공간도 사라지기 때문이지요. 우기가 끝나고 여름이 시작된 요즘, 카리지니는 모험을 즐기는 세계인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노 폰, 노 인터넷, 노 스트레스” 비행기에서 내려다본 아웃백. 사방이 붉다. 철광석이 함유된 토양이 산화되며 생긴 현상이다. 그리고 넓다. 홍두깨로 땅을 두들겨 편평하게 펼쳐 놓은 듯하다. 지평선을 접할 기회가 흔하지 않은 한국인에게 붉은 땅은 그래서 더없이 넓게 느껴진다. 그 땅 위로 드문드문 나무가 자라고 있다. 사방 몇백 리에 크기를 견줄 만한 대상이 없어 나무가 큰 건지 작은 건지 도무지 가늠이 되지 않는다. 서호주 주도(州都) 퍼스에서 두 시간 가까이 날아온 비행기가 붉은 먼지를 휘날리며 내려섰다. 활주로 하나와 간이 건물 하나 달랑 서 있는 황량한 땅, 파라버두 공항이다. 여느 공항처럼 탑승교를 통해 나가는 건 언감생심이다. 트랩에서 내려 곧바로 땅 위를 걸어가야 한다. 햇볕이 어찌나 강한지 모자와 선크림으로 무장하지 않으면 금방이라도 구운 오징어가 될 판이다. ‘게이트 1’이라 적힌 철문이 유일한 출입구다. 그냥 게이트라고 하면 될 걸 굳이 ‘1’ 자를 붙여 멋을 냈다. 수하물이 자동으로 돌아 나오는 시스템도 당연히 없다. 철망 밖에서 기다리고 있으면 짐차가 와서 짐을 내려놓는다. 거기가 곧 ‘수하물 찾는 곳’이다. 낯선 풍경에 웃음이 새어 나오고 가슴은 미지의 땅에 대한 기대감으로 두방망이질을 친다. 호주 원주민을 ‘애버리지니’라 부른다. 그 가운데 서호주 원주민인 눙아(Noongar)족은 일년을 6계절로 나눈다. 계절의 양태가 우리와 달라 4계절로 환치하긴 어렵지만 각 계절의 의미를 곱씹어 보면 그들의 생활 습관과 계절의 변화를 짐작할 수 있다. ‘서호주의 봄’은 ‘캄바랑’(Kambarang)이라 불리는 10~11월부터 시작된다. 따뜻하고 건조한 날씨가 시작되고 야생화들이 절정을 이룬다. ‘비락’(Birak)은 12~1월로 ‘첫 번째 여름’이다. 건조하고 뜨거운 계절이다. 아이들에게 사냥 기술을 가르치기 시작하는 것도 바로 이때다. ‘브누루’(Bunuru)는 2~3월이다. ‘두 번째 여름’으로 일년 중 가장 뜨겁다. ‘제란’(Djeran)은 4~5월이다. 슬슬 차가운 계절이 시작된다. 6~7월은 ‘마쿠루’(Makuru)라고 부른다. 비가 가장 많이 오는 계절이자 생식의 계절이다. 영어로는 첫 번째 우기라는 뜻에서 ‘First Rain’이라 쓴다. ‘질바’(Djilba)는 8~9월이다. ‘두 번째 우기’라 불린다. 수태의 계절이다. 종종 일년 중 가장 추운 날이 기록되곤 한다. 그들의 셈법에 따르면 지금은 ‘캄바랑’이다. 아쉽게도 아까시꽃 등 일부를 제외하고 야생화들은 상당수 자취를 감췄다. 그 빈자리는 스피니펙스가 채워준다. 열기가 더해질수록 성장하는 녀석으로 야생화처럼 들녘에 고르게 분포돼 있다. 사초와 닮았으나 가시는 여간 뾰족하지 않다. 스피니펙스 주변엔 유칼립투스 나무가 서 있다. 표피가 흰색이어서 현지인들은 ‘화이트 껌’이라 부른다. 나무는 저 하나가 생명이려니와 다른 생명을 보듬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유칼립투스 위엔 새가, 아래엔 흰개미가 집을 짓고 살아간다. 비포장길을 달려 얼굴이 붉은 먼지로 뒤덮일 즈음에야 카리지니는 이방인의 발걸음을 허락했다. 별이 총총한 밤, 팝송 제목처럼 그야말로 ‘스타리 스타리 나이트’(Starry starry night)다. 현지 가이드 피트 웨스트는 세 문장으로 카리지니를 설명했다. “노 폰, 노 인터넷, 노 스트레스!”(No Phone, No Internet, No Stress) ●맨발로 부대낀 35억년 전의 세계 카리지니의 외관은 참 독특하다. 너른 평지가 펼쳐지다 느닷없이 아래로 푹 꺼진다. 영화 ‘2012’에서 지각변동으로 갈라진 로스앤젤레스 시가지를 연상하면 알기 쉽다. 각 협곡 위의 전망대에서 보면 지진이라도 난 것처럼 땅이 갈라져 있다. 원주민의 전설대로 왈루(Wahlu)라는 거대한 뱀이 인도양에서 올라와 붉은 땅을 헤집으며 지나간 듯하다. 전체 면적은 약 63만㎢로 우리나라 충북도보다 약간 좁다. 아래서 보면 협곡은 100m에 달할 만큼 높지거니 솟아올랐다. 우사인 볼트라면 채 10초도 안 되는 시간에 주파할 거리지만 100m가 주는 위압감은 대단하다. 무엇보다 인상적인 것은 붉디붉은 협곡의 빛깔이다. 황토처럼 부드러울 것 같은데 만져보면 딱딱한 암석이다. 꼭 키 100m짜리 근육질 붉은 거인들이 어깨를 맞대고 서 있는 듯하다. 불퉁한 외모와 달리 카리지니는 원주민 말로 ‘만남의 장소’란 뜻을 갖고 있다. 건조하고 뜨거운 협곡 위에 견줘, 유칼립투스가 그늘을 만들고 군데군데 오아시스 같은 폭포와 연못들이 있는 협곡 아래야말로 사람들이 쉬고 모이기에 최적의 장소였을 것이다. 카리지니 방문객 센터 안내판 등에 따르면 45억년에서 35억년 전 사이 카리지니는 원시 지구의 바다 밑바닥이었다. 그러다 해수면이 급격히 낮아지면서 지상으로 드러났다. 이후 물과 비바람이 깎고 세월이 조탁해 오늘날과 같은 기이한 풍경이 만들어졌다. 시루떡같이 쌓인 협곡 층 사이사이 원시 지구의 정보가 빼곡히 담겨 있는 건 그런 까닭이다. 카리지니 안에는 모두 9개의 크고 작은 협곡이 있다. 해머슬리를 제외하면 핸콕, 조프리, 레드, 데일스, 위노, 녹스 등 사람들이 많이 찾는 협곡들이 비교적 가까운 거리에 몰려 있다. 깎아지른 벼랑을 어떻게 내려갈까 싶지만 절묘하게도 협곡마다 내려갈 만한 길이 하나씩은 꼭 있다. 협곡 트레일은 난이도에 따라 1~6단계로 나뉜다. 어느 단계든 조심해야 하지만 5~6단계는 각별히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각 협곡은 저마다 특징을 갖고 있다. 데일스 협곡은 평이한 난이도에 수채화 같은 유려한 풍경을 갖췄다. 계곡 물이 모여 서큘러 풀과 포테스큐 폭포 등 예쁜 풍경을 만들고 있다. 유칼립투스 나무 위에 조롱박처럼 매달려 낮잠을 자는 박쥐 등 이국적인 풍경과도 조우할 수 있다. 조프리 협곡은 거대한 원형 경기장을 연상케 하는 조프리 폭포가 매력적이다. 붉은 암석들이 엿가락처럼 휘어져 있는 녹스 협곡은 장엄미가 단연 돋보인다. 핵심은 핸콕 협곡이다. ‘지구의 중심’을 숨겨둔 곳. KBS 2TV ‘남자의 자격-배낭여행’ 편에 등장하며 조금씩 알려지기 시작했다. 다른 협곡과 달리 헬멧과 스위밍 수트, 암벽등반을 위한 하네스 등을 갖춰야 할 정도로 험한 편이다. 하지만 꼭 남자뿐이랴. 다소의 모험을 즐길 자신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도전할 ‘자격’은 충분하다. 출발은 다른 협곡과 별반 다르지 않다. 전화번호부처럼 촘촘하게 쌓인 암석들을 딛고 내려간 뒤 계곡길을 따라 걷는다. 물에 잠겼거나 미끄러운 부분도 있지만 어려울 건 없다. 대부분의 여행자들이 접근할 수 있는 곳은 리건 풀 바로 앞까지다. 여기서부터는 장비를 갖춘 참가자(가이드 2명 포함 최대 10명)들만 갈 수 있다. 서로의 몸을 자일로 묶고 하켄 박힌 암벽을 따라 오르내려야 한다. 온몸의 신경을 곤두세워야 하는 까닭에 적잖이 힘도 든다. 그러나 붉은 거인의 심장, ‘지구의 중심’이 멀지 않은데 예서 멈출 사람은 없다. 핸콕 협곡의 마지막 코스인 ‘지구의 중심’은 핸콕과 조프리, 레드, 위노 등 네 협곡이 만나는 곳이다. 당연히 물줄기도 합류돼 큰 호수를 이룬다. 핸콕 협곡의 묘미는 찾아가는 과정에 있다. ‘지구의 중심’이 전하는 풍광도 좋지만 목적지까지 가는 동안 만나는 근육질의 풍경은 그보다 몇 곱절 뛰어나다. 무엇보다 위험한 곳들을 참가자들이 합심해서 건너가는 과정이 정말 짜릿하고 즐겁다. 서호주 관광청이 내세운 슬로건 ‘기이함을 경험하라!’가 설득력을 갖는 것도 바로 이 지점이다. 핸콕 협곡 위의 ‘옥서 전망대’는 반드시 들르길 권한다. 9개 협곡에 조성된 전망대 가운데 가장 도저한 풍광과 마주할 수 있는 곳이다. 발 아래 ‘지구의 중심’을 두는 맛이 각별하고, 네 협곡을 한눈에 담을 수 있어 경이롭다. 옥서 전망대 유칼립투스 나무 아래엔 십자가가 하나 세워져 있다. 핸콕 협곡의 아름다운 연못 ‘리건 풀’의 이름으로 남은 남자, 지미 리건의 묘다. 구조대원으로 자원해 활동하던 그는 2004년 안전장비 없이 협곡 위를 걷던 사람을 구하다 서른여섯의 젊은 나이에 목숨을 잃었다. 스스로의 안위를 빚졌다는 기분으로 그의 묘에 돌 하나 얹어 놓고 오는 것도 좋겠다. 글 사진 톰 프라이스(호주)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이것만은 잊지 마세요 ▲싱가포르 항공(www.singaporeair.com)이 매일 3회 싱가포르를 경유해 퍼스까지 오간다. 총비행 시간은 11시간 남짓. 퍼스~파라버두는 국내선, 파라버두~카리지니는 지프 등 차량(약 3시간 소요)을 이용한다. 퍼스~카리지니 약 1600㎞ 거리를 4륜구동 차량으로 이동하는 여행객들도 많다. 운전석이 오른쪽이므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서호주정부관광청 한글 사이트(www.westernaustralia.com), 호주정부관광청( www.australia.com) 참조. ▲카리지니 1일 패스는 차량 1대당 11호주달러(약 1만 2000원)다. 1호주달러=약 1150원. ▲하루 종일 따가운 햇살이 내리쬔다. 자외선 차단제, 선글라스, 모자 등을 챙겨 가는 게 좋다. 아울러 협곡마다 노천 풀이 형성돼 있으니 수영복을 준비해 가는 것도 좋겠다. ▲카리지니 국립공원 내 숙박업소는 에코 리트리트가 유일하다. ‘에코 텐트’ 안에 침대, 샤워기가 딸린 화장실 등 기본적인 시설만 설치했다. 취사는 불가. 식사는 사무실 겸 레스토랑에서 해결한다. ▲현지 ‘웨스트 오즈 액티브 어드벤처’(www.westozactive.com) 프로그램으로 핸콕 협곡을 돌아볼 경우 장비 일체가 제공된다. 215달러. 개별 여행자는 레스톡 투어(www.lestoktours.com.au/karijinipark)를 이용하면 편리하다. ▲퍼스 시내 국제선과 국내선은 터미널이 떨어져 있다. 오전 4시부터 50분 간격으로 셔틀 버스가 양 터미널을 오간다. 택시 요금은 25달러가량. ▲콘센트 형태가 일자형 세 개다. 별도 어댑터를 가져가야 한다. ▲퍼스 시내 팬 퍼시픽 호텔은 스완강에 인접해 있는 데다 시내 접근성이 좋다. 자전거를 빌릴 수도 있다. 1시간 6달러. ▲퍼스 관광에서 빼놓을 수 없는 곳이 프리맨틀이다. 고풍스러운 건물과 맛집, 시장 등이 잘 어우러져 있다. 애버리지니 문화센터에서는 풍속화와 민속악기 디저리두 등을 배울 수 있다. ▲워너투어(www.wannatour.com, 02-3477-7555)와 코코스여행사(02-318-1998) 등에서 서호주 아웃백 여행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 中, 평범한 버핏 주니어에 빠지다

    中, 평범한 버핏 주니어에 빠지다

    ‘버핏 주니어의 평범한 매력이 중국을 적셨다.’ ‘투자의 달인’ 워런 버핏(81)의 막내아들이자 음악가인 피터 버핏(53)이 중국 청년층 사이에 ‘스타’로 떠올랐다. 아버지가 ‘돈 버는 법’을 설파해 중국인에게 추앙받았다면 아들은 “돈이 전부가 아니다.”라는 정반대의 메시지를 퍼뜨리며 인기를 누리고 있다. 아버지의 투자 DNA는 조금도 물려받지 못한 듯한 이 ‘괴짜’ 미국인에게 대륙은 왜 열광하는가. 한 자녀 정책과 무한경쟁의 그림자에 드리운 중국 젊은이의 가슴을 피터가 적셨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피터가 중국인의 사랑을 얻은 것은 올해 초 그의 책이 출간되면서부터다. 그는 자신의 삶을 이야기한 책 ‘네가 만든 인생: 성취의 길을 찾아’를 지난 3월 ‘너 자신이 하라’(做?自己)라는 이름으로 중국 서점가에 내놓았다. 앞서 출간한 미국과 달리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중국에 선뵌 지 6개월 만인 지난 8월 32만권이 팔렸다. 인구 13억명의 중국에서도 대단한 판매량이라고 포천지는 11일 전했다. 작곡가이기도 한 피터는 지난 봄여름 중국의 4개 도시를 돌며 ‘음악과 대화가 있는 콘서트’를 열었다. 그는 자신의 뉴에이지 음악을 감미로운 피아노 선율로 연주하며 인생에 대해 얘기했다. 최근에는 중국 만리장성을 배경으로 베이징에서 야외 콘서트를 열기도 했다. 피터 스스로도 “콘서트라기보다는 마치 대선 유세 같았다. 가는 곳마다 기자들이 있었다.”며 놀라워했다. 그가 책과 공연을 통해 대륙에 전달한 메시지는 간단하다. “자신의 뜻대로 살아라.”라는 것이다. 그는 아버지의 뒤를 잇거나 부의 세습을 탐하는 대신 가장 사랑하는 음악을 선택했기에 행복하다고 말한다. 피터는 “아버지나 나나 똑같이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고 있다.”며 뿌듯해했다. 미국 명문 스탠퍼드대에 진학했던 그는 “1학년 때 배운 것이라고는 과목명 뒤에 ‘-학(ology)’이라고 쓰인 것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1년 반 만에 스스로 학교를 그만뒀고 음악을 하기 위해 샌프란시스코로 떠났다. 피터는 “어머니가 ‘너는 말을 배우기 전에 노래했다’고 늘 말씀하셨다.”고 말했다. 아버지 버핏은 ‘제멋대로’ 살아가는 자식을 물질 대신 마음으로 응원했다. 피터 스스로도 자녀라는 이유만으로 지원받는 일을 꺼렸다. 전문가들은 중국 젊은이들이 ‘세대적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탓에 피터의 삶의 방식에 환호하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중국의 청년 엘리트들은 좋은 대학에 가려고 하루 14시간 이상 공부에 매달리고 대학에서는 더 좋은 기업에 취직하기 위해 엄청난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 게다가 한 자녀 정책 때문에 홀로 부모를 모셔야 하는 등 경제적 중압감도 상당하다. 포천은 “갑부 워런 버핏에게 주목하는 것이 중국의 현재를 말해 준다면, (가치를 지향하는) 피터에게 주목하는 것은 중국이 어디로 나아가고 있는지 보여 주는 것”이라고 밝혔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비 “가장 큰 시련은 박진영에게서 독립”

    비 “가장 큰 시련은 박진영에게서 독립”

    “이제 ‘비’란 이름의 인생에서 1막이 끝났어요. 제 인생의 2막은 군 부대에서 시작됩니다. 지금껏 단단한 소나무였다면 제대할 때는 유연한 대나무로 바뀌어 오겠습니다.” 입대 하루 전날인 10일 연합뉴스와 전화 인터뷰를 한 가수 비(29·본명 정지훈)는 입대하는 기분을 묻자 밝은 목소리로 이렇게 말했다. 그는 지난 9일 서울 삼성동 한국전력 앞 영동대로에서 무료 야외 공연 ‘라스트 오브 더 베스트’(Last of the Best)를 열어 입대 전 마지막 무대를 가졌다. “2만명의 관객을 보고 감동받았다.”는 비는 “군대에서 지난 10년간의 내 얘기를 틈틈이 정리해볼 것”이라며 “훗날 ‘20대여 승리하자’란 이름으로 책을 내보고 싶다.”며 웃었다. 지난 10년간 가장 의미 있는 결과물 5가지를 뽑아달라는 주문에는 ▲드라마 ‘풀하우스’를 통해 아시아 전체에 가수 비란 이름을 알린 것 ▲브래드 피트와 함께 피플지 선정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50인’에 뽑힌 것 ▲미국 할리우드 첫 주연작인 영화 ‘닌자 어쌔신’ 개봉 때 미국 코닥극장에서 무대 인사했던 것 등을 꼽았다. 가장 큰 시련으로는 2007년 박진영(현 JYP엔터테인먼트 대표)에게서 독립했을 때를 들었다. “국내외에서 ‘박진영의 틀에서 정지훈이 벗어날 수 있을까’란 시선이 많아 심적인 압박감이 컸습니다. 홀로 서니 A부터 Z까지 모든 걸 결정해야해 스트레스가 많았습니다. 그래서 독립하고 낸 첫 음반인 ‘레이니즘’(Rainism)에 대한 애착이 무척 커요.” 연합뉴스
  • ECB “장기대출·자산담보부증권 매입 재개”

    유럽중앙은행(ECB)이 줄도산 위기에 놓인 유로존 은행들을 구제하기 위해 유동성 공급에 나서기로 했다. 장클로드 트리셰 ECB 총재는 6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금융통화정책 회의 뒤 기자회견을 열어 이같이 밝혔다. 하지만 기준금리는 3개월 연속 1.50%로 묶어두기로 했다. 트리셰 총재는 “경제가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하방 위험이 커지고 있다.”면서 “집행위원회가 이달부터 시작하는 12개월 만기 대출과 오는 12월 시작하는 13개월 만기 대출 프로그램을 가동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두 개의 장기 대출 프로그램은 고정금리로 제공된다. ECB는 이와 함께 발행시장과 유통시장에서 오는 11월부터 400억 유로(약 63조 3900억원) 규모의 자산담보부 증권(커버드본드) 매입을 재개하기로 했다. 그는 “이런 유동성 공급은 시장 내 유동성에 제약이 없다고 확신할 때까지 지속될 것이며 적어도 내년 7월까지 계속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오는 31일 8년 임기를 끝내는 트리셰 총재는 마지막으로 주관한 이날 회의에서 유럽재정안정기금(EFSF)에 차입(레버리지) 기능을 추가하는 안에 대해서는 “적합하지 않다.”며 반대 입장을 고수했다. 전날 국제통화기금(IMF)이 반기 유럽 경제 전망을 통해 “유로존이 경기 침체를 막기 위해 금리를 인하할 필요가 있다.”고 경고하는 등 시장 경색으로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가 높은 상황이었다. 하지만 지난 4월과 7월 기준금리를 각각 0.25% 포인트 인상해 온 ECB는 이날 3개월 연속 기준금리를 묶었다. 유로존의 물가상승률이 지난 8월 2.5%에서 9월 3.0%로 급등하면서 인플레이션 위험이 커졌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이다. 은행권에 대한 자본 확충 조치와 함께 유럽연합(EU)은 그리스의 디폴트(채무 불이행)를 전제로 역내 은행에 대한 3차 ‘스트레스 테스트’에 착수한 것으로 전해져 결과가 주목된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이날 보도했다. FT는 유럽은행청(EBA)이 그리스가 대규모 디폴트를 맞게 될 경우 이 나라 채권을 대거 보유한 은행들의 손실이 어느 정도이며 충격을 버틸 수 있을 것인지를 심도 있게 점검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3차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 유럽 은행에 필요한 자본 확충 규모는 최대 2000억 유로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전날 IMF는 모든 유럽 은행을 대상으로 한 자본 강화가 시급하다면서 필요 규모가 1000억~2000억 유로가 될 것으로 추산했다. 전날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이탈리아의 양대 은행을 비롯해 4개 은행과 주요 기업의 신용등급을 무더기로 강등해 위기감을 더했다. 이탈리아의 국가 신용등급이 세 단계나 강등된 지 하루 만의 일이다. 무디스는 이탈리아의 1, 2위 은행인 유니크레디트와 인테사 산파올로의 장기 채권 신용등급을 Aa3에서 A2로 두 단계 내렸다. 두 은행 모두 등급 전망은 ‘부정적’으로 제시돼 추가 강등 가능성도 있다. 박찬구기자 ckpark@seoul.co.kr
  • [문화마당] 가이아(땅의 여신) 한반도/신동호 시인

    [문화마당] 가이아(땅의 여신) 한반도/신동호 시인

    어린 시절 나는 북한강에서 자맥질을 하며 놀았다. 발가락 끝으로 물고기의 비늘이 스쳐 지나갔고 한 바가지 물을 들이켜 혼절한 적도 있었다. 강물은 살짝 비린내를 전하며 흘렀다. 간혹 밑바닥을 훤하게 드러내며 자신의 깨끗함을 시위하기도 했다. 지금은 그곳에서 산천어 축제가 열리고 강물은 도시들 곁을 흘러 시민들의 목을 적시고 서해로 간다. 그 물이 오염되었다는 얘기가 들리지 않으니 참 다행이지 싶다. 세계은행은 21세기가 물 분쟁시대가 될 것이라고 경고한다. 향후 인류의 대부분은 물 공급 부족으로 스트레스를 받을 것이란 전망도 있다. 세계 214개의 하천이 2개국 또는 다수국에 의해 공유되고 있고 세계 인구의 40%가 인접국의 물에 의존하며 살고 있다. 지금도 요르단강을 두고 이스라엘과 시리아, 팔레스타인이 분쟁하고 있으며 나일강과 유프라테스강, 갠지스강은 물론 미국과 멕시코 사이의 그란데강도 물을 둘러싼 다툼이 계속되고 있다. 작년 이맘때 헝가리에서는 납과 수은 등이 포함된 독성 슬러지가 유출되어 다뉴브강으로 흘렀다. 다뉴브 강은 독일 남부에서 발원하여 오스트리아, 체코, 슬로바키아, 헝가리 등 12개국의 영토를 관통하여 흐른다. 다뉴브강의 지류인 마르칼강은 이미 생명체가 사라졌고 강 하류의 크로아티아, 세르비아, 루마니아, 불가리아, 우크라이나는 비상이 걸렸다. 일찍부터 다뉴브강의 관리를 위해 국가 간, 도시 간 협력체계가 구축되어 있지 않았다면 큰 재앙으로 이어질 사건이었다. 우리 국토에도 물 분쟁 사례가 없는 건 아니다. 용담댐, 영천댐 건설 등으로 전북과 충남, 포항과 대구가 충돌했고 서울과 경기도는 강원도의 상수원보호구역 유지관리비 부담 문제로 오래도록 갈등 관계에 있었다. 또한 수질환경보전법에는 상수원보호구역 안에서 오수, 분뇨, 축산 폐수를 버리는 행위가 금지되어 있고 건축의 제한이 있어 늘 지방자치단체 간 다툼의 소지가 있다. 가축을 놓아 기르는 행위나 목욕과 세탁 행위도 제한한다. 남과 북 사이의 강은 대부분 북에서 남으로 흐른다. 함경남도 마식령산맥에서 발원한 임진강과 강원도 평강군에서 발원한 한탄강, 금강산에서 시작되는 북한강이 대표적이다. 때로 홍수 피해가 남쪽까지 미치거나 수공 위협으로 난리법석을 떤 적이 있을 정도로 우리 일상과 떼어놓을 수 없는 강들이다. 그러나 이 강들이 언제까지, 당연히, 아무런 고민도 없이, 맑은 물줄기로 흐를지는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 북한이 강 상류에 축산단지를 조성하거나 대규모 공단을 건설한다고 해서 거기에 우리의 법을 적용하거나 국제기구에 호소해 해결할 수 있는 일인지 모르겠다. 우리는 늘 핵무기 개발을 문제 삼아 북한을 고립시키고 비난해 왔다. 정치적이고 군사적인 분쟁의 그늘에 가려 환경적이고 생태적인 분쟁은 염두에도 없다. 하물며 그들은 인도적 지원의 대상일 뿐 그들로부터 어떤 도움을 받으리라곤 생각조차 하지 않고 산다. 하지만 단 하나를 꼽는다면… 아직 임진강, 한탄강, 북한강이 맑게 흐른다는 걸 고마워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가이아(Gaea)는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땅의 여신이다. 제임스 러브록은 지구를 하나의 거대한 생명체로 규정하면서 가이아라 부르고 있다. 한반도는 일찍이 압록강, 두만강 이남으로 민족 전체가 공존해 왔다. 김제평야와 호남평야의 쌀이 한반도 전체의 국민을 먹였고 남쪽은 북쪽의 지하자원과 산림자원을 이용해 왔다. 그런 적당한 구조가 국경을 형성했고 하나의 생명체로 남과 북이 존속해 왔으리라 생각한다. 한쪽은 쌀이 남아돌고 한쪽은 지하자원을 중국에 헐값으로 넘긴다는 소문이다. 배고픔을 벗어나려는 북한의 노력이 강의 오염으로 이어질까도 걱정이다. 수자원을 공동이용하고 산림자원과 해양자원을 함께 나누는 노력조차 없는 현실이 걱정을 부추긴다. 사실 남과 북의 관계 개선은 이념적인 문제만이 아니며 북한에 일방적 도움을 주는 것도 아니다. 한반도를 하나의 생명체로 되살리는 일은 우리의 생존문제이기도 하다.
  • 남양주~양평 27㎞ 8일 개통… 남한강 폐철도 자전거길 달려보니

    남양주~양평 27㎞ 8일 개통… 남한강 폐철도 자전거길 달려보니

    때 이른 추위가 물러간 5일 오후. 얼굴을 스치고 지나는 가을 바람에 가슴을 짓누르던 일상의 스트레스가 씻겨 날아간다. 눈앞으로 길게 뻗은 억새 벌판과 잔잔한 은빛 강물을 보며 유유히 페달을 밟을 뿐이다. 그렇게 익어가는 가을 풍경은 끊어질 듯 끝없이 이어진다.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4대 강 자전거 길 가운데 오는 8일 개통되는 남양주~양평 간 남한강변 자전거 길을 미리 다녀왔다. 개통을 앞둔 남양주~양평 구간은 인천에서 출발해 남한강~소백산맥~낙동강~부산까지 이어지는 총 702㎞의 국토 종주 자전거 길 중 27㎞에 불과한 연결구간이지만 전체 4대 강 자전거 길 중 가장 빼어난 풍광을 자랑한다. 팔당대교를 시작으로 팔당호를 끼고 북한강과 남한강이 만나는 두물머리 공원을 지나 경기 양평 양근대교까지 이어진다. 이 구간 개통을 시작으로 올해 11월 말까지 한강, 영산강, 금강, 낙동강을 연결하는 총연장 1692㎞의 4대 강 자전거 길이 완성된다. 남양주~양평 구간의 두드러진 점은 폐철도를 자전거 길로 재탄생시킨 점이다. 4대 강 자전거 길 조성 사업 중 분절 구간 연결 사업을 맡은 행정안전부는 이 구간을 정비하면서 지금은 사용하지 않는 중앙선 철도와 북한강 철교를 그대로 유지하면서 천연 목재로 바닥을 깔아 자연미를 살렸다. 특히 북한강 철교에는 모두 4개의 지점에 투명강화유리를 설치해 철교 아래로 흐르는 강물을 내려다보며 달릴 수 있게 했다. 열차가 지나던 봉안 터널도 이 구간에서 맛볼 수 있는 또 하나의 재미다. 터널의 본 모습은 그대로 유지하되 정밀안전진단 실시 및 소화기·폐쇄회로(CC)TV 등을 설치해 안전성을 높였다. 터널 안에서 페달을 밟으면 숨소리와 바퀴 돌아가는 소리까지 터널 안에 울리며 다소 몽환적인 느낌도 든다. 이 같은 터널 구간은 모두 9곳이다. 이번 개통 구간에만 239억원의 예산이 투입됐다. 서울 및 경기권 주민은 지하철 중앙선을 이용해 팔당역에서 내려 접근할 수 있고, 차량 이용 시에는 남양주 역사박물관 또는 팔당역 주차장을 이용하면 된다. 행안부는 자전거 길이 관광자원 및 지역축제 등과 연계돼 지역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자전거 길이 주변 강은 물론 토양오염을 심화시키고, 자전거 정책이 실생활과 동떨어진 레저용에 그쳤다는 등의 비판도 있다. 김정욱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는 “4대 강 자전거 길 조성으로 이용객이 늘어난다면 쓰레기 투기 등 환경 훼손은 불가피하다.”면서 “또 자전거 길 및 주변 공원 등 유지 관리를 위한 정부 지침을 보면 제초제, 농약 등을 쓰게 돼 있는데 이로 인해 토양과 수질이 오염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동진 국토환경연구소장은 “팔당호 인근 두물머리 유기농업 지역은 정부로부터 하천 점용허가를 받은 곳임에도 경기도는 자전거 길 정비 등 4대 강 관련 사업을 이유로 농가 철거를 추진하고 있다.”며 “자전거 이용률을 높이겠다는 정부 정책에는 공감하지만 모든 구간을 정부 주도로 일방적으로 추진하는 이번 사업은 전형적인 전시성 사업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글 사진 박성국기자 psk@seoul.co.kr
  • 송파 ‘어르신 소리 지르기 대회’

    송파구는 ‘인생 2막’을 맞은 노인들의 당당한 노후 생활을 위한 ‘어르신큰소리지르기대회’를 7일 삼전동 송파근린공원에서 개최한다. 노인의 달을 맞아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로 열리는 행사에는 예선을 통과한 65세 이상 20여명이 참가한다. 생활 속에서 느끼는 스트레스 등 하고 싶은 말을 5초간 우렁차게 외치면 소음 측정기를 통해 크기를 재는 방식으로 겨룬다. 특히 올해에는 어린이·주부 단체, 방청객 즉석 참여 코너 등 이벤트도 마련된다. 건강상담, 골다공증 검사, 이·미용 무료봉사, 어린이 율동, 민속공연 등 문화행사도 열린다. 13일엔 잠실3동 서울놀이마당에서 노인문화제가 열린다. 모범노인 시상식, 어르신 보디빌더 선발대회 등 맞춤형 행사를 선보인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어른들을 위한 동물원 이야기] (23) 스트레스는 만병의 근원

    [어른들을 위한 동물원 이야기] (23) 스트레스는 만병의 근원

    사슴처럼 스트레스에 약한 동물이 또 있을까. 사슴은 정말 소심하고 겁 많은 동물의 대명사다. 그렇게 조심성이 많기 때문에 험난한 산림과 평원에서도 잘 살아 가는 것인지 모른다. 오랜 수의사 생활 동안 이 녀석들이 저녁에 편안히 누워서 잠자는 것을 나는 아직까지 한 번도 보지 못했다. 이번에 동물원에 새 식구가 들어왔다. ‘히말라야 타알’이란 녀석 두 마리다. 히말라야 고원 등에서 추위를 이기며 사는 강인한 산양과 동물이다. 그동안 암컷만 있어서 새로 수컷 배필을 마련해 줄 요량이었다. 그런데 녀석을 건네주는 동물원에서 “무상 분양을 하는 대신에 수컷 두 마리를 모두 가져가라.”고 했다. 어쩔 수 없이 한 마리를 더 데려오게 됐다. 문제는 그로 인해 터져 나왔다. 경쟁이 치열한 산양의 특성상 비슷한 또래 수컷 두 마리는 암컷을 사이에 두고 평화로울 수 없었다. 결국 수컷 둘을 분리해야 했다. 한 마리를 어디에 둘까 한참을 고민하다 사슴사 옆 칸에 놓아두기로 했다. 낙천적인 히말라야 타알은 혼자 있어도 별 반응이 없었다. 그렇게 며칠이 지났을까. 사슴사에서 한바탕 소동이 일었다. 한참 발정기를 맞은 대장 사슴이 넘버 2인 다른 수사슴을 쫓기 시작한 것이다. 날카로운 뿔로 서로 받아버리면 둘 다 위험한 상황이었다. 결국 넘버 2를 히말라야 타알이 있는 칸으로 피신시키기로 했다. 사단은 의외의 곳에서 터졌다. 히말라야 타알보다 덩치가 큰 넘버 2의 반응은 의외였다. 대장에게 쫓길 때보다 훨씬 더 무서워하면서 철창 밖으로 도망치려 몸부림을 치는 것이었다. 그래도 서로 싸우지는 않으니 저러다 말겠지 하고 퇴근했는데, 다음 날 아침 동물원에선 믿지 못할 광경이 벌어졌다. 수사슴이 죽어 있었다. 정신이 멍해졌다. 죽음의 원인을 알아야 했기에 부검을 해 보니 위와 장에 작은 출혈반들이 가득했다. 속이 바짝 타는 정도의 긴장감이나 슬픈 일 등이 벌어지면 보통 ‘애간장이 녹는다.’고 한다. 여기서 ‘애’는 우리말로 ‘창자’를 뜻하는데 죽은 사슴이 그런 꼴이었다. 죽음의 원인은 다름 아닌 극도의 공포에 따른 스트레스였다. 얼마 전 TV에서 동물원에서 하얀 사슴이 죽었다는 뉴스를 봤다. 길조(吉兆)를 뜻하는 흰 사슴을 보기 위해 몰려든 사람들 탓에 스트레스로 죽었다고 한다. 동물들은 스트레스가 심하면 자살까지 한다. 물론 동물에게 스트레스가 모두 나쁘기만 한 것은 아니다. 자연에서는 어느 정도의 스트레스와 긴장이 동물 자신을 보호해 주는 방어막 역할을 한다. 하지만 정도가 지나치면 무서운 살인자로 돌변할 수 있다. 동물이건 사람이건 과유불급(過猶不及)이다. 최종욱 광주우치동물원 수의사 lovnat@hanmail.net
  • 日 도호쿠 지역 대지진 후유증 ‘이혼’

    동일본 대지진 피해지역인 도호쿠 지방에 이혼율이 급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지진으로 혹독한 생활환경에 놓인 피해 주민들이 배우자에 대한 불만을 표출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4일 센다이시에 있는 미야기 이혼상담소에 따르면 대지진 직후인 지난 4월부터 9월 중순까지 “이혼하고 싶다.”는 상담이 100여건에 달했다. 지난해 같은 시기와 비교하면 약 40%가 증가했다. 이 상담소의 나카하타 도키코(65) 대표는 “대지진 전부터 부부관계가 원만하지 못했던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지진 직후 각종 스트레스를 겪으면서 상대방에게 쉽게 상처를 주면서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상담을 의뢰하는 아내들은 남편에게 이전부터 가지고 있던 “자기 중심적이다.” “집안 일을 돕지 않는다.”라는 불만을 표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남편의 경우는 “대지진으로 아내가 정신적으로 불안정해졌다.”는 내용이 많았다. 미야기현 나토리시에 사는 40대 여성의 남편은 대지진 후 자신의 가정을 내팽개친 채 “어머니가 걱정된다.”며 혼자서 시댁으로 들어갔다. 이 여성은 자녀들을 생각해 시어머니를 우선시하는 50대 남편과 헤어질 계획이다. 센다이시 변호사회는 피해지 여성들을 대상으로 5월과 7월 법률상담회를 가졌다. 30여건의 상담 중 80%가 “남편이 자기중심적이다.” “성격이 맞지 않는다.” 등의 이유로 이혼 절차를 물었다. 반면 도쿄의 결혼정보센터 ‘노제’(NOZZE)에는 대지진 이후 결혼 상담이 대지진 전에 비해 15% 증가해 대조를 이뤘다. 대지진 등 자연재해로 인해 미래가 불투명한 상태에서 적령기에 놓인 젊은이들이 가정을 가지려는 심리가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도쿄 이종락특파원 jrlee@seoul.co.kr
  • ‘210전 211기’…재미교포 나상욱 PGA투어 첫 우승

    준우승 3번, 3위는 5번. 우승은 늘 가까이 있었지만 좀처럼 손에 잡히지 않았다. 210전 211기 만에 재미교포 나상욱(28·타이틀리스트·미국이름 케빈 나)이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7년만에… 와트니 2타차 따돌려 나상욱은 3일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의 서머린TPC(파71·7223야드)에서 열린 ‘가을 시리즈’ 첫 대회 저스틴 팀버레이크 슈라이너스 아동병원 오픈 4라운드에서 버디 8개를 쓸어 담고 보기는 2개로 막아 6언더파 65타를 쳤다. 최종 합계 23언더파 261타를 적어낸 나상욱은 동반 플레이를 펼친 닉 와트니(미국·21언더파 263타)를 2타 차로 따돌리고 우승했다. 데뷔 7년 만에 일궈 낸 우승이다. 우승 상금은 75만 6000달러. 1983년 서울에서 태어나 여덟 살 때 미국 캘리포니아로 이민을 간 나상욱은 아홉 살 때 골프채를 잡은 뒤 아마추어 무대에서는 각종 기록을 도맡아 썼던 ‘신동’이었다. 주니어 시절부터 세계적인 스윙 코치 부치 하먼의 특별 지도를 받았다. 아마추어 시절 100번 이상 우승한 나상욱은 2001년 6월 프로로 전향했다. 2002년 아시아프로골프(APGA) 투어 신인왕에 올랐고, 2003년 12월 퀄리파잉스쿨에 도전장을 던져 공동 21위를 차지, PGA 투어 멤버가 됐다. 승승장구했지만 나상욱이 PGA 투어 우승으로 가는 길은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2005년 FBR오픈에서 준우승, 같은 해 크라이슬러 클래식에서는 연장까지 가서 역시 준우승에 머물렀다. 2006년에는 시즌 초 손가락이 차 문에 끼는 부상 탓에 슬럼프에 빠졌다. 지난해 아널드 파머 인비테이셔널에서 준우승하며 부활을 예고했다. 아버지가 백혈병으로 투병하던 올해 2월 노던트러스트오픈에서 3위를 한 데 이어 이번 우승으로 나상욱은 2013년까지 PGA 투어 출전권을 확보했고 이번 시즌 상금 랭킹도 33위로 뛰어올랐다. 와트니와 공동 선두로 마지막 라운드에 나선 나상욱은 초반부터 버디를 주고받으며 팽팽한 접전을 펼쳤다. 전반이 끝난 뒤 나상욱은 2타 차로 앞선 단독 선두가 됐지만 와트니의 반격이 만만치 않았다. 와트니는 13번홀(파5)에서 버디를 잡아 1타 차로 쫓아왔고 나상욱은 14번홀(파3)에서 티샷을 벙커에 빠뜨리는 바람에 1타를 잃어버렸다. 다시 공동 선두가 된 나상욱은 15번홀(파4)에서 17번홀(파3)까지 3개홀 연속 버디를 낚아 승기를 잡았다. 특히 1타 차로 앞선 17번홀에서는 홀에서 13m나 떨어진 지점에서 버디 퍼트를 성공해 사실상 우승을 확정 지었다. ●“스트레스 많았는데 홀가분” 나상욱은 “17번홀에서 퍼트를 하는 순간 생각대로 공이 굴러갔고 그때 우승을 예감했다.”면서 “모든 사람이 우승을 기대했지만 그것을 충족시키지 못해 스트레스를 받았는데 이제 정말 홀가분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나상욱은 6일부터 열리는 가을 시리즈 프라이스닷컴 오픈에 출전한 뒤 이달 말 중국에서 열리는 이벤트 대회인 말라렌 상하이 마스터스에 나간다.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 김선아 “삼순이는 평생 같이 가야 할 친구죠”

    김선아 “삼순이는 평생 같이 가야 할 친구죠”

    통통하고 괄괄하던 삼순이의 모습은 온데간데없었다. 대신 가냘프고 성숙한 여배우가 앉아 있었다. 지난달 30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김선아(36) 이야기다. SBS 주말드라마 ‘여인의 향기’를 통해 출세작 ‘내 이름은 김삼순’(이하 ‘김삼순’)의 그늘을 벗고 물오른 연기력을 선보인 그녀는 오는 6일 개봉하는 영화 ‘투혼’으로 연타석 홈런을 노리고 있다. →살도 많이 빠지고 피부도 좋아 보인다. 이제는 친근감보다 거리감이 느껴진다는 사람도 있던데. -그러면 계속 좀 거리감이 있어야겠다(웃음). 체중은 지난해에 비해 2~3㎏밖에 빠지지 않았다. 사람들이 ‘삼순이’ 때만 기억해서 그렇지 2003년 영화 ‘위대한 유산’을 찍을 때도 살이 빠진 상태였다. 피부는 원래 좋은 편이다. 15년째 6~7일씩 밤을 새워도 아무 트러블이 없다. →살이 빠진 뒤 좋아진 점은. -‘김삼순’ 때는 힘들어해도 꾀병이라던 사람들이 이제는 조금만 힘들어해도 그렇게들 걱정해 준다. 안 좋은 점도 있다. 안티(팬)가 거의 없었는데 홈페이지에 남자 배우들이랑 찍은 사진을 올려 놓으면 “왜 계속 사진 올리느냐.”면서 경계하는 반응이 올라온다. →‘투혼’과 ‘여인의 향기’에서 연속으로 암 환자 역을 맡았다. 밥도 안 먹고 잠도 거의 자지 않았다던데. -먹지 않기 위해 사람도 안 만나고, TV에 먹는 장면이 나오면 채널을 돌려 버리는 등 도 닦는 기분으로 살을 뺐다. 가족들이 다클서클 만든다고 진짜 두 시간만 자는 사람이 어디 있느냐면서 제발 편한 작품 좀 하라고 타박하더라. →털털해 보이는 겉모습과 달리 완벽주의적인 성향이 있는 것 같다. (옆에 앉아 있던 매니저가 “드라마 ‘시티홀’을 할 때는 자신이 나온 언론 기사 숫자까지 다 셌다.”며 거들었다.) -‘시티홀’ 때는 공교롭게도 같은 소속사 여배우가 방송 3사에서 경쟁을 벌였기 때문에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었다. 지금도 기사는 거의 다 읽어 보고 틀린 부분이 있으면 소속사를 통해 정정을 요청하기도 한다. 겁이 많아 롤러코스터 같은 것도 못 타는데 연기에서는 좀 독한 면이 있다. →신작 ‘투혼’에서는 철없는 야구 선수 남편 윤도훈(김주혁)을 내조하는 아내 오유란 역할이다. 경상도 사투리가 무척 자연스럽던데. -스크린의 내 모습을 보고 너무 낯설어 딴 사람인 줄 알았다. 극 중 유란은 남자에 의해 환경이 달라진 여자이고, 드러내고 웃는 경우도 거의 없다. 기존에 내가 연기했던 것처럼 자기 주장이 강한 인물이 아니라 그림자 같은 역할이기 때문에 이번에 절제하는 것을 많이 배웠다. 사투리는 어릴 적 대구에서 살긴 했지만 솔직히 꼬마 때라 잘 기억나지는 않는다. →‘국민 노처녀’라는 수식어가 붙을 정도로 노처녀 역할을 많이 했는데, 이번에는 두 아이의 엄마다. -엄마 역할에 안 어울린다는 이야기를 하도 많이 들어서 처음엔 부담이 좀 컸다. 그나마 ‘여인의 향기’에서 정극 분위기를 전달한 뒤 ‘투혼’이 개봉돼 다행이다. 갑자기 내가 진지해지면 보는 분들도 어색하지 않겠는가. →잇달아 시한부 인생을 연기한다는 게 어찌 보면 모험인데. -비슷한 캐릭터로 다가갈 수 있기 때문에 배우로서는 위험한 선택이었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두 인물은 비슷하면서도 다르다. ‘여인의 향기’의 이연재는 스스로를 위해서 달려갔고 점점 강인해진다. 반면 유란은 죽는 순간까지 가족을 보살피는 강인한 여자다. ‘투혼’의 내면 연기가 ‘여인의 향기’에 몰입할 때 큰 도움을 줬다. →‘투혼’은 왕년의 슈퍼스타였다가 2군으로 추락한 윤도훈이 아내를 위해 마운드에 다시 서는 과정을 담고 있다. 배우 김선아도 윤도훈처럼 시련을 겪은 적이 있나. -2007년 준비하던 영화가 무산되면서 소송이 벌어졌을 때 무척 힘들었다. 사람들이 그 이야기를 묻는 것이 싫어서 대인기피증까지 걸렸었다. 진실이 왜곡된 것이 억울해 일도 안 하고 직접 증거 자료를 수집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 일을 계기로 어떤 문제가 닥쳐도 빨리 판단하고 대처할 수 있는 성숙함을 배웠다. →‘김삼순’ 얘기를 안 할 수 없다. 스타덤에 올려놓은 캐릭터이긴 하지만 족쇄로 느껴진 적은 없었나. -처음에는 너무 좋았는데 한동안 무슨 연기를 해도 사람들이 삼순이 스타일로 받아들여 스트레스를 받았다. 오버하는 것을 별로 좋아하는 성격도 아닌데, 그런 것을 자꾸 기대하는 주변 시선도 부담스러웠다. 하지만 어느 순간 내가 바꾸려고 한다고 (대중의 인식이) 바뀌는 것이 아니란 것을 깨달았다. 그 다음부터는 삼순이는 평생 같이 갈 친구라고 마음먹었다. ‘김삼순’처럼 인생의 희로애락을 잘 그린 작품을 언제 또 만나겠나. →‘국민 노처녀’ 수식어를 뗄 계획은 없나. -하하. 이번 영화에서 사고뭉치 남편 때문에 너무 고생해 결혼하고 싶은 생각이 싹 없어졌다. (극 중 남편이었던) 김주혁씨는 그래도 결혼을 해 보고 후회하는 것이 낫다고 하는데, 그렇게 마음고생하면서는 못 살 것 같다. 대화가 잘 통하고 평생 친구 같은 운명적인 상대가 나타난다면 또 모를까…. 연기도 사랑도 산수 과목이나 탐구생활처럼 치밀하게 연구하기보다는 마음 편하게 운명에 맡기고 기다리고 싶다는 김선아. 그녀는 “앞으로 장르에 상관없이 재미있는 역할이라면 좋은 리더(감독)를 만나 함께해 보고 싶다.”며 밝게 웃었다. 이제는 자신뿐만 아니라 주변을 둘러 볼 여유가 생겼다는 그녀의 말에서 다음 연기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굿모닝 닥터] 가을볕과 기미

    사과가 제철이다. 단연 가을 과일의 제왕이다. 가을이면 사과 먹는 재미가 쏠쏠하지만 고를 땐 좀 까다로운 편이다. 표면이 매끄럽지 않고 잡티가 많으면 손이 가지 않는다. 사람 얼굴이라고 다를까. 가을에는 특히 기미와 잡티가 문제다. 여성호르몬과 관계가 깊은 기미는 30~40대 여성들에게 흔하며, 특히 임신 중에 심해진다. 평소와 달리 임신 중에는 여성호르몬이 왕성하게 분비되기 때문이다. 원인은 유전적인 점도 있지만 여성호르몬과 자외선 노출이 문제다. 임신성 기미는 분만 후에 자연스레 엷어지지만 자외선 기미는 저절로 없어지지 않아 예방이 중요하다. 자외선 차단이나 스트레스 피하기, 충분한 수면과 적정한 비타민 섭취 등 예방 조치는 잘 알지만 치료에 대해서는 대체로 정보가 부족해 “이걸 어쩌지?”라며 고민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기미는 과잉 생성된 멜라닌 색소가 표피층으로 올라오는 표피형과 진피 쪽에 자리를 잡는 진피형, 이들 유형이 섞인 혼합형으로 나눈다. 기미 치료가 어려운 것은 침착된 색소를 완전히 제거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과잉 상태인 멜라닌 색소를 파괴하면서 동시에 형성을 억제해야 치료 효과가 빠르고 재발도 적다. 기능성 화장품으로 치료가 어려운 것은 이 때문이다. 다른 병처럼 기미도 초기에 치료하는 것이 당연히 좋다. 피부 상태와 기미·잡티의 양상과 심한 정도를 살펴 ‘레이저 토닝’ ‘알렉스 토닝’ ‘옐로 레이저’ ‘리파인 레이저’, ‘레가토’ 등을 적절히 병용하는 치료가 일반적이며 효과도 좋은 편이다. 물론 개인별 기미 특성이 다르므로 어떤 치료법을 적용하느냐도 중요하지만…. 올해는 특히 가을볕이 따갑다. 그만큼 자외선이 강하다. 실내라고 자외선 안전지대는 아니지만 그래도 외출할 때는 자외선 차단제를 꼼꼼히 바르고, 여름용품인 파라솔과 모자도 당분간은 계속 활용하자. 이상준 아름다운나라 피부과·성형외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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