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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천 ‘제한속도 낮추기’ 시민 속 탄다

    인천지역 도로 곳곳이 현실을 무시한 채 제한속도를 설정하거나 조정, 시민들의 불만이 폭주하고 있다. 인천 남동구 논현동 동방초등학교 사거리. 이곳 제한속도는 시속 30㎞라 주민들이 잇따라 속도 위반으로 적발되고 있다. 경찰은 이 지역이 학교보호구역이라고 설명하지만 정작 학교는 사거리 동측 후미진 쪽으로 100여m나 떨어져 있다. 시민들은 인천지방경찰청이 지난 10월 시내 주요 도로의 제한속도를 하향조정한 것을 두고도 말들이 많다. 선학사거리에서 송도국제도시로 이어지는 경원대로 5㎞ 구간은 왕복 10차선임에도 제한속도를 시속 80㎞에서 70㎞로 줄였다. 관광버스 운전사 윤모(53)씨는 “고속도로 못지 않게 넓은 길인 데도 규정 속도를 맞추려면 무척 스트레스를 받는다.”면서 “실정을 무시한 탁상행정의 전형”이라고 질책했다. 경찰은 또 연안사거리∼능해나들목 2.6㎞, 장수사거리∼시흥 시계 2.4㎞, 장도삼거리∼지선사 입구 9.5㎞ 등 3곳의 제한 속도를 80㎞에서 70㎞로 조정했다. 길주로∼부천 시계 7.1㎞와 지선사 입구∼부천 시계 4.4㎞ 등 2곳은 80㎞에서 60㎞로 더 줄였다. 올 초부터 추진해 온 ‘자동차 제한속도 합리적 개선계획 연구 결과’에 따른 것이다. 앞으로 또 시내 도로 36개 구간에 대해서도 제한속도를 낮출 방침이다. 남동구에 사는 박모(35)씨는 “장수사거리∼시흥 시계의 경우 외곽순환 고속도로를 타려는 차량들로 온종일 정체되는 구간인데 제한속도까지 내리면 정체는 더욱 심해질 것”이라며 “경찰이 정책을 시행하기 전에 최소한 시민들의 의견을 물어 반영했으면 지금처럼 불만이 크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제한속도를 낮춤으로써 교통사고를 줄일 수 있다고 설명한다. 하지만 시민들은 도심 정체가 더욱 심화될 것이라고 불만을 토로한다. 최모(48)씨는 “경찰이 제한속도 하향 구간을 적극 홍보했다고 하는데 홍보 흔적을 찾을 수 없다.”고 밝혔다.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 [굿모닝 닥터] ‘자글자글’ 주름이 더 눈에 띄는 연말

    “또 한 살….” 해가 바뀔 때마다 듣는 탄식이다. 얼른 어른이 되고 싶었던 어린 시절과 달리 나이 든 어른들은 누구나 나이 부담을 안고 산다. 특히 늘어가는 주름을 볼 때면 더 그렇다. 예전에야 주름을 삶의 풍파를 반영한 훈장쯤으로 여겼지만 요새는 다르다. 모두에게 주름 자체가 여간한 스트레스가 아니다. 주름은 나이를 반영한다. 피지 분비가 줄고, 표피층의 세포 회복 능력이 떨어지며, 진피증의 탄력섬유인 콜라겐과 엘라스틴 섬유의 결합이 파괴, 변형되면서 생기는 골이기 때문이다. 개인차는 있지만 주름은 대개 25세를 전후해 생기기 시작한다. 물론 주름의 원인이 나이만은 아니다. 지나친 자외선 노출과 스트레스, 질병 같은 외부 환경도 큰 영향을 미친다. 혈액순환 장애, 영양 불균형 등이 직·간접적으로 피부노화를 촉진한다. 타고난 피부의 조건을 바꿀 수는 없지만 후천적인 요인들은 노력으로 얼마든지 극복할 수 있다. 자외선이 문제라면 적극적으로 피하면 된다. 주름 말고도 자외선이 만드는 검버섯·잡티 등은 연륜의 흔적이지만 다른 면에서는 피부가 받아들인 자외선의 흔적이기도 하다. 여기에다 찬 바람이나 열 등에 직접 노출되지 않도록 하고, 가능한 한 흡연도 피해야 한다. 알다시피 주름은 한번 생기면 없애기가 어렵다. 그럼에도 빠른 치료가 필요하다면 울세라 치료를 권한다. 울세라는 피부 속 8㎜까지 B모드 초음파로 살피면서 SMAS(표층근건막층)에 고강도 집속초음파 에너지를 전달하기 때문에 효과가 빠르고, 피부두께에 따른 개인별 맞춤치료도 가능하다. 또 피부 깊숙한 곳에 작용해 타이트닝효과가 오래 지속되며, 턱·목·눈꺼풀·볼 등 어느 부위에나 사용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참, 주름 치료와 개선에 정말 중요한 팁이 있다. 어떤 치료보다도 마음을 항상 젊게 가꾸고 밝게 살라는 것이다. 이상준 아름다운나라 피부과·성형외과 원장
  • [Weekly Health Issue] 고혈압 환자는 뇌동맥류 파열위험 높아

    황지숙(62)씨는 고혈압 때문에 10여년 전부터 약을 복용하고 있었지만 특별히 다른 문제는 없었고, 건강도 괜찮았다. 그러다 최근 극심한 두통에 복시현상까지 나타나자 놀라 병원을 찾았다. 서둘러 CT검사를 해보니 기저동맥 말단부에 비파열성 뇌동맥류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확한 진단을 위해 뇌혈관 조영술을 시도한 결과, 비파열성 뇌동맥류로 확인됐다. 환자는 기대 여명이 20년이 넘을 만큼 건강하게 생활하고 있었지만 혈관은 달랐다. 검사 결과 뇌동맥류가 출혈 위험이 높은 기저동맥 말단부에 생겼고, 크기도 1㎝가 넘었다. 여기에다 고혈압까지 있어 파열 위험이 높다고 의료진은 판단했다. 의료진은 부위가 기저동맥 말단부인 탓에 클립결찰술은 합병증의 위험성이 높다고 보고 혈관내 코일색전술을 시도하기로 결정했다. 코일색전술은 전신마취 후 2시간에 걸쳐 시행됐다. 동맥류의 목이 너무 넓어 스텐트를 보조적으로 사용하는 색전술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 백 교수는 “이 환자처럼 평소 건강하게 생활해 기대여명이 긴 환자의 경우 비파열성 동맥류의 치료는 파열 예방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면서 “환자는 고혈압이 있어 지속적으로 동맥류에 혈액학적 스트레스가 가해질 위험성이 높은 상태였다.”고 전했다. 백 교수는 “동반 질환 및 동맥류의 위치나 크기로 봐서 동맥류 파열의 위험성이 높다고 판단된 환자라면 전문의의 진료를 근거로 한 예방적 치료가 필수”라면서 “동맥류의 경우 재발과 새로운 동맥류의 발생 위험성을 염두에 두고 지속적으로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심재억 전문기자 jeshim@seoul.co.kr
  • 장애청소년들 “보은 공연 준비에 마음 설레요”

    장애청소년들 “보은 공연 준비에 마음 설레요”

    “덩덩, 덩덩, 덩덩 덩덩.” 지난 5일 서울 성북구 하월곡동 성북장애인복지관. 김하은 강사의 구령에 따라 8명의 지적·자폐성 장애 학생들이 힘차게 드럼을 두드렸다. 5층 강당은 북소리로 가득 찼다. 엇나가는 박자에 북 8개가 따로 놀지만 얼굴만은 누구보다 해맑다. 이들은 지난 2월부터 창작 타악 프로그램 ‘내 마음의 두드림’에 참여하고 있는 청소년들이다. 지난달 14일 서울여대에서 떨리는 첫 공연을 한 데 이어 이달 14일 상월곡동 실버복지센터에서 두 번째 공연을 앞두고 연습에 한창이다. 장애를 이유로 받기만 했던 도움과 애정을 남들에게 돌려주는 자리다. 10명으로 이뤄진 두드림팀의 공연은 단순하다. 록음악풍으로 편곡한 ‘아리랑’에 맞춰 3분 남짓 드럼을 치고 간단한 율동을 한다. 기대를 하고 보면 실망할 수도 있다. 그러나 3분간의 두드림은 1~3급 지적·자폐성 장애를 가진 청소년들에게는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의사표현 수단이다. 장애의 특성상 속마음을 말로는 표현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들에게는 북 치는 일이 곧 웃음이고 울음이다. 두드림팀을 맡은 박소연 사회복지사는 “겉으로 나타내지 않지만 지적 장애인들도 감정과 스트레스가 있다.”면서 “난타와 같은 비언어적 표현을 통해 감정을 표출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유 없이 벽에 머리를 찧던 준영(가명·17)이가 그런 습관을 버린 것도 두드림 덕분이다. 더디지만 변화가 있다. 김 강사는 “처음 3~4개월은 드럼 스틱이 뭔지, 드럼을 두드린다는 게 어떤 것인지만 가르쳤다.”고 말했다. 지금은 다르다. 북 치는 데 관심조차 없던 성원(가명·12)이는 누구보다 열심히 드럼을 두드린다. 첫 공연에 대한 격려와 관심이 아이들의 북소리에 더욱 힘을 주었다. 합주를 하며 남과 어울린다는 게 뭔지도 배웠다. 자신감도 커졌다. 배경헌기자 baenim@seoul.co.kr
  • [경제포커스-기업 임원 현주소] 기업별 보며 출근 밥먹듯 야근… 100명 중 1명 21년 걸려 ‘별’ 승진

    [경제포커스-기업 임원 현주소] 기업별 보며 출근 밥먹듯 야근… 100명 중 1명 21년 걸려 ‘별’ 승진

    연말 대기업들의 정기인사가 어느 해보다 관심을 끌고 있다. 경영 환경이 기업의 사정에 따라 들쑥날쑥하기 때문에 임원 승진에도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파격적인 발탁이 있는가 하면 느닷없이 구조조정이 단행돼 인사 방향을 넘겨잡기 어려운 상황이다. 그럼에도 역시 모든 월급쟁이의 꿈은 임원 승진이다. 승진과 동시에 평균 연봉 2억원과 전용차, 골프회원권 등 부장 시절과는 비교할 수 없는 각종 혜택이 주어지기 때문이다. 군인으로 치면 ‘별’(장성급)을 다는 것과 같다. 6일 한국경영자총협회가 전국 250여개 기업을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대졸 신입사원이 임원이 되는 데는 평균 21.2년이 걸리고, 임원이 될 확률은 0.8%인 것으로 나타났다. 100명이 입사하면 1명도 되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반면 임원은 ‘임시직원’이라는 별칭을 가지고 있을 정도로 구조조정 대상의 1순위이다. 많은 혜택을 누리는 만큼 성과에 대한 스트레스도 심하다. ‘임원이 될 때까지는 주말이 없다. 그러나 임원이 되면 주말도 없다.’ C기업 김모(48) 상무는 “솔직히 차장급 때부터 10여년째 회사 일이 내 인생의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면서 “주중과 주말을 가리지 않고 오직 회사를 위해 뛰고, 또 뛰고 있다.”고 말했다. ●임원 승진해도 주말까지 눈코뜰새 없어 김 상무의 하루는 새벽 6시 안팎에 별을 보고 출근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벌써 1년째다. 전날도 자정이 넘은 시간까지 거래처 직원들과 술을 마셨지만 출근시간은 절대 어길 수 없다. 무슨 일이 있어도 직원들보다 일찍 나와 신문을 꼼꼼히 살피고 보고서와 프레젠테이션 자료 등을 검토한다. 오전 9시 회의를 마치면 외부 거래처와의 점심 약속이 기다린다. 오후에는 신제품 프레젠테이션, 저녁에는 지인들과 저녁, 부서 회식 등 하루를 분 단위로 쪼개도 시간이 모자란다. 김 상무는 입사 때부터 임원을 목표로 잡았다. 야근을 밥 먹듯이 했다. 상사들의 지시에 120% 부응하는 보고서를 작성하며 능력도 인정받았다. 그는 “열심히 해서인지 동기 중 처음으로 ‘별’을 달았다.”면서 “힘들지 않다면 거짓말이지만, 회사의 한 부분을 책임지고 있다는 데 대한 보람이 더 크다.”라고 말했다. L그룹 이모(53) 전무는 “겉으로 보면 임원들이 폼이나 잡고 한가하게 보이지만 현실은 다르다.”면서 “주중뿐 아니라 주말에도 고위층과 등산, 인적 네트워크 확장을 위한 골프, 밀린 업무 처리 등으로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했다. 김동원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는 “회사에 대한 열정과 철저한 자기관리가 임원의 첫 번째 조건”이라면서 “같은 일을 반복하려는 매너리즘을 극복하고 자기계발을 하고 끊임없이 채찍질을 하는 인재만이 임원에 오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기업의 임원은 당연히 해당 업무에 대한 전문성이 기본이고 그 이상의 무엇이 요구된다. 사업상 협상 테이블에 앉아야 할 상황이 많은 임원은 어떤 다양한 문화적 배경을 가진 상대편과 마주할지 모르기 때문이다. 이동기 서울대 최고경영자과정(AMP) 주임 교수는 “임원은 기본적으로 해당 업무에 대한 전문성뿐 아니라 사회·경제·정치·문화 등 고른 지식이 요구되는 자리”라면서 “책이나 인터넷으로 접하기 어렵기 때문에 다양한 인적 네트워크를 통해 많은 이야기를 들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 컨설팅업체가 ‘국내 100대 기업 퇴직임원 현황 분석’을 했는데, 임원 승진 1년 만에 그중 17.35%가 퇴직했고 15.48%는 2년 만에 퇴직했다. 결국 전체 임원의 3분의1 정도가 승진한 지 2년을 못 넘기고 물러났다는 결론이다. 어렵게 별을 달았지만 매년 재계약을 하는 ‘임시직’이 바로 임원이다. ●문책성 임원 인사로 기업들 위기 돌파 노리기도 올해처럼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면 ‘희망퇴직’ 1순위도 임원이다. 일반 직원보다 구조조정의 효과가 큰 데다 노조원이 아니라는 신분 때문이다. 또 일부 임원에게 실적 악화의 책임을 묻는 문책성 인사를 단행하면 비상경영 선포 이상의 위기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어 자연스럽게 위기관리 모드로 변할 수 있다는 점도 경영진이 임원을 희생물로 삼는 배경이다. 불황을 잘 견디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현대차그룹은 연말 인사에서 지난해보다 임원 승진 규모를 줄인다는 방침을 세웠다. 지난해 사상 최대 폭의 인사를 단행한 데다 최근 연비 파동 등으로 분위기가 좋지 않다는 점에서 임원진 구조조정을 통해 분위기 쇄신을 모색할 가능성이 크다. 이승철 전국경제인연합회 전무는 “경영 쇄신과 내실경영 차원에서 최근 임원진의 규모부터 줄이는 분위기”라면서 “직접적으로 임원 숫자를 줄이는 것은 물론 부문장의 직급을 낮추는 방식을 도입해 임원 구조조정을 하는 기업도 있다.”고 말했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찬바람 불면 우울해지는 사람 ‘이것’ 먹으면 효과

    쌀쌀한 겨울이 되면 유독 기분이 가라앉고 우울함 또는 무기력감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부쩍 늘어난다. 이는 의학적으로 ‘계절성 우울증’(SAD)이라 부르는 증상인데, 이는 여름철 우울증과 겨울철 우울증으로 크게 나뉜다. 학계에서는 겨울철 우울증의 가장 큰 원인으로 일조량의 감소를 든다. 일조량이 줄어들어 에너지와 활동양이 떨어지면서 멜라토닌의 조절에 문제가 생기고 과식 또는 과수면 등의 습관으로 신체리듬이 깨지는 것. 특히 노인의 경우 건강이 점차 악화되거나, 배우자가 떠나고 자녀들이 출가한 뒤 고독감을 느끼면서 우울증에 걸릴 확률이 더욱 높아진다. 이렇듯 과학적으로도 증명된 겨울철 우울증, 어떤 방법으로 극복할 수 있을까? 최근 해외 연구팀의 조사에 따르면, 싼 값에 쉽게 접할 수 있는 토마토가 우울감을 해소하고 우울증을 예방하는데 효과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연구팀은 70세 이상의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수집한 정신건강기록과 식습관 등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일주일에 2~6번 토마토를 섭취하는 사람들은 일주일에 한 번 이하로 섭취하는 사람보다 우울증에 걸릴 확률이 46% 더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매일 토마토를 먹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우울증에 걸릴 위험이 52% 낮은 것으로 밝혀졌다. 반면 토마토를 제외한 다른 과일이나 채소에서는 같은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이 연구팀의 설명이다. 양배추나 당근, 양파, 호박 등의 식품은 육체적인 건강에는 유익하나 심리적인 건강에는 큰 영향을 끼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를 이끈 중국 천진의과대학의 니우카이쥔 박사는 “토마토에 든 리코펜(로틴과 비슷한 성질의 색소로 항암작용을 한다)성분이 노화 예방과 암 또는 심장마비를 예방한다는 사실은 익히 알려져 있다.”면서 “육체적인 건강 뿐 아니라 스트레스를 줄여주고 우울증 감소에 도움이 되는 등 심리적인 면에서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정신의학 전문지 ‘정서장애 저널’(Journal of Affective Disorders) 최신호에 실렸다. 송혜민기자 huimin0217@seoul.co.kr
  • “학대당한 나처럼 살까봐… 아들 죽였다”

    생후 36개월 된 아들을 마구 때려 숨지게 한 뒤 저수지에 버린 최모(37)씨의 범행 이면에는 최씨가 불우한 어린 시절에 경험한 ‘학대의 대물림’과 아들이 자신처럼 살게 될까 두려워한 ‘비뚤어진 모정’이 있었다.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경남 창원 서부경찰서는 4일 최씨가 “범행 한 달 전부터 내가 살아온 것과 비슷한 처지의 아들이 앞으로 사람들에게 학대받으며 살 바에는 차라리 죽는 게 낫겠다고 생각했다.”고 진술했다고 밝혔다. 최씨는 경찰에서 “평소 아들(박군)이 자주 울거나 자신과 닮았다는 이유 등으로 가족의 미움을 샀다고 생각해 집에 남겨두면 괴롭힘을 당하지 않을까 걱정돼 지난 9월 가출할 때 세 아들 중 둘째만 데리고 나왔다.”고 말했다. 조사 결과 최씨는 부모의 가정 폭력을 지켜보며 자랐고 정신적, 신체적 학대를 당했다. 또 아버지가 사고로 숨지자 친척 손에 맡겨져 고아처럼 살았다. 최씨는 결혼한 뒤 남편과 자주 다투는 등 결혼 생활도 순탄치 못했다. 아들을 데리고 집을 나와서는 창원시 진해구에 있는 한 지인의 집에서 더부살이를 했다. 최씨는 1주일에 3~4차례씩 아들을 때린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최씨가 지인 집에 얹혀살면서 정서 불안으로 심한 스트레스를 받았고 자신처럼 아들도 ‘사회에서 환영받지 못한다’거나 ‘학대받는다’고 느낀 것 같다.”고 전했다. 범죄심리 전문가들도 최씨의 범행이 과거 학대 경험과 현재의 정서 불안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일어난 것이라고 분석했다. 창원 강원식기자 kws@seoul.co.kr
  • 이제 그 입 다물라

    지방자치 20년을 맞았음에도 일부 지방의원들이 질의 과정에서 집행부 간부에게 막말하는 경우가 여전해 공무원들이 상처를 받거나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다. 29일 인천 남구에 따르면 구의회는 지난 27일부터 다음 달 3일까지 상임위 별로 행정사무감사를 벌이고 있다. 하지만 감사에 나선 일부 의원은 구 직원들에게 반말하거나 인격을 무시하는 듯한 언행을 일삼고 있지만 해당 공무원들은 반박하지 못하고 있다. 더욱이 이러한 의원들의 태도는 모니터를 통해 각 부서에 생중계돼 직원들의 사기 저하와 반발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사무감사 이틀째 복지건설위원회 A의원은 답변에 나선 직원의 말을 자르며 “아 됐어요 됐어.”, “더 깊이 알지 말라는 거죠.”, “처벌하겠다고 처벌”, “이건 또 뭐야.”라는 등 모욕에 가까운 막말을 일삼았다.또 B의원은 “내가 그렇다면 (그냥) 이해를 해.”, “어떻게 이러냐고.”, “공무원들이 일하는 거야 마는 거야.”라는 등의 거친 말을 내뱉었다. 반말과 존대가 섞인 ’어르고 뺨치는’ 식의 질의는 사무감사가 진행되는 동안 계속됐다. 이 밖에 기획행정위원회 C의원은 감사를 진행하는 부서의 업무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채 다른 부서의 업무 내용을 질문해 담당자를 난처하게 만들었다. 상황이 이러하자 오전 사무감사에 참석했던 일자리창출추진단 소속 여직원(6급)은 마음의 상처를 입어 감사가 끝난 뒤 오후 반가를 내기도 했다. 인천시의회에서도 시정질의 도중 “말을 빙빙 돌리지 마라.”, “본 의원을 뭘로 보나. 장난하냐.”는 등 의원들의 노골적인 반말 섞인 공박이 이어져 빈축을 산 바 있다. 남구의 한 공무원은 “잘못된 부분에 대해서는 의원들의 따가운 질책도 각오하고 있지만, 공개적인 자리에서 인신공격은 정말 참기 힘들다.”고 토로했다. 시민단체인 ‘평화와 참여로 가는 인천연대’ 관계자는 “의원이 공개석상에서 막말하는 것은 스스로 자질이 없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라며 “지방의회에 부여된 견제와 감독 기능을 “막갈 수 있는 권한”으로 착각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 “이번엔 러·伊·미국곡 망라… 공연준비에 잠잘 틈도 없어”

    “이번엔 러·伊·미국곡 망라… 공연준비에 잠잘 틈도 없어”

    바이올리니스트가 될 운명이었다. 1980년 미국 템플대와 펜실베이니아대에서 유학 중이던 부모(바이올리니스트 장민수, 작곡가 이명준) 밑에서 태어났다. 네 번째 생일 선물로 받은 건 16분의1 사이즈 바이올린이었다. 여덟 살 때 명지휘자 주빈 메타(뉴욕 필하모닉), 리카르도 무티(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 앞에서 오디션을 본 꼬마는 이듬해인 1989년 뉴욕필하모닉 신년 음악회를 통해 깜짝 데뷔했다. 열두 살 때인 1992년에는 EMI를 통해 첫 앨범을 발표했다. 클래식계에 신동의 시대를 열어 젖힌 그는 이젠 세계 정상급 바이올리니스트가 됐다. 사라 장(32·한국명 장영주)이다. 사라 장이 3년 만에 전국 리사이틀 투어를 한다. 매진 사례를 이뤘던 2009년 투어에 대한 보답의 의미다. 올해는 파가니니와 사라사테를 담은 데뷔 앨범을 발표한 지 꼭 20년이 되는 해다. 같은 해 사라 장은 유망 연주자에게 주어지는 최고 권위 상인 에이버리 피셔 커리어 그란트상을 받기도 했다. 새달 1일 광주를 시작으로 대구, 수원, 창원, 군포, 대전, 부산, 제주, 서울까지 열흘 동안 9개 도시를 도는 빡빡한 일정이다. 비탈리의 ‘샤콘’과 바흐의 ‘G선상의 아리아’, 레너드 번스타인의 ‘웨스트사이드스토리’ 등은 사라 장이 어린 시절부터 연주, 녹음했고 청중에게도 낯익은 곡들이다. 2007년 미국 카네기홀 리사이틀 당시 극찬을 받았던 프로코피예프의 ‘바이올린소나타 2번’은 한국에서 처음 연주한다. 사라 장은 29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옛날부터 사랑하던 곡들을 리사이틀 프로그램에 넣었다. 보통 리사이틀은 독일, 프랑스 작곡가처럼 주제를 정해 놓고 하는데 이번에는 러시아, 이탈리아, 미국곡을 망라해 미합중국 같은 프로그램을 짰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웨스트사이드스토리’는 번스타인의 곡을 데이비드 뉴먼이란 작곡가가 날 위해 새롭게 쓴 것이다. 지난주까지도 작곡가가 수정분을 팩스로 보내는 등 계속 바뀌고 있다. 피가 되고 살이 되게 하려면 잠잘 틈도 없다. 브람스, 바흐, 모차르트와 달리 살아 계신 분이니까 그분이 뭘 원하는지 직접 물어볼 수 있는 게 장점이고 재미다. 다만 계속 수정을 하시니까 미치겠다.”며 미소를 지었다. 또래 신동들은 소리 소문 없이 사라졌지만 사라 장은 거장의 문턱에까지 이르렀다. 20여년의 세월을 슬럼프 없이 달려온 비결이 궁금했다. 사라 장은 “슬럼프에 빠질 시간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어 “열여섯 살 때 빡빡한 연주 일정에 대학입시(SAT) 준비까지 겹쳐 너무 스트레스를 받았다. 매니지먼트에 석 달만 쉬게 해 달라고 했다. 회사에서 말하기를 이미 계약이 다 끝나서 내가 18살이 되는 해 8월에나 쉴 수 있다고 하더라. 2년을 기다려서 딱 한 달을 쉬었다.”며 웃었다. 또 “어린 시절에는 매니지먼트가 일정을 조율했지만 지금은 내가 직접 짠 스케줄이기 때문에 책임이 내게 있다. 항상 ‘어젯밤보다 오늘 더 잘해야지’란 생각을 한다.”고 덧붙였다. “미국 가수 비욘세와 레이디가가, 리애나를 굉장히 좋아한다.”는 사라 장은 “남동생의 권유로 싸이의 뮤직비디오를 봤는데 정말 재밌었다. 한국의 대중음악 가수가 미국과 유럽을 휘젓는다는 게 정말 자랑스럽다.”며 호탕하게 웃었다. 6만~16만원. (02)541-6236.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중국통신] 경찰옷 입고 ‘섹시 화보’ 찍은 女 ‘실형’

    [중국통신] 경찰옷 입고 ‘섹시 화보’ 찍은 女 ‘실형’

    경찰 제복을 입고 ‘섹시미’를 뽐낸 여성에게 실형이 내려졌다. 파즈완바오(法制晩報) 26일 보도에 따르면 지난 7월 한 여성이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微博)상에 자신을 여경이라고 소개하고 제복을 입은 사진을 공개하며 누리꾼들의 관심이 집중됐었다. 올해 23세의 왕(王)씨는 당시 “고향에서 경찰이 되기위해 열심히 공부했다. 여경으로 스트레스가 크다. (중략)”는 내용의 글을 올리면서 자신이 진짜 여경이라는듯한 뉘앙스를 풍겼다. 이와 함께 제복을 입은 모습, 침대에 앉아 상의만 입은 채 스타킹을 신고 있는 모습이 담긴 사진 등을 증거사진으로 올리면서 ‘미녀 여경’을 찬양하는 댓글이 줄을 이뤘다. 그러나 좋은 시간도 잠깐. “인민에 봉사하는 경찰의 이미지를 훼손하는 행위다.”, “진짜 경찰이 맞기는 하느냐.”는 등 그녀의 신분에 의심을 품은 누리꾼들의 댓글도 속속 올라왔다. 이후 네티즌 수색대의 힘에 힘입어 왕씨의 직업은 경찰이 아니라 모델로 밝혀졌으며 경찰을 사칭한 왕씨는 결국 법의 심판을 받게 된 것. 재판장에서 왕씨는 “사진은 예전에 촬영했던 사진 중 일부였다.”며 “클릭수를 높이고 홍보를 하기 위해 올렸다.”고 털어놨다. 중국통신원 홍진형 agatha_hong@aol.com
  • 40대女, ‘성추문 검사’에게 “자기야”라면서

    40대女, ‘성추문 검사’에게 “자기야”라면서

     ‘성추문 검사’ 사건의 여성 피의자 A(43)씨의 사진이 인터넷에 유포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파장이 커지고 있다.   A씨 측은 최초 사진 유포자에 대해 경찰에 수사를 의뢰하고 2차로 사진을 유포하는 네티즌에 대해서도 법적 책임을 묻겠다는 입장이다.  A씨의 변호를 맡고 있는 정철승 변호사는 27일 서울 강남구 잠원동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피해 여성의 사진이 출처가 불분명한 곳에서 유출돼 인터넷과 SNS를 통해 급속히 유포되고 있어 2차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 변호사는 “현재 인적사항이 노출돼 A씨가 극심한 외상 후 스트레스증후군(PTSD)과 공황장애에 시달리고 있다.”면서 “A씨는 현재 집에도 들어가지 못하고 자녀와 이곳저곳 옮겨 다니고 있다.”고 말했다.  정 변호사는 “성폭력 피해자인 A씨가 이 같은 2차 피해를 당하는 것은 검찰이 A씨를 뇌물공여자로 몰아가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또 A씨가 대검 감찰본부에 제출한 녹취 파일 6개에 전모(30) 검사가 A씨에게 “자기야.”라고 부르는 내용이 담겨 있는 것과 관련, ”서로 ‘자기야’라고 부른 것은 항거 불능의 상태에서 나온 일종의 ‘노예적 심리상태’에 한 말”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A씨가 전 검사에게 “좋아한다. 즐거웠다.”고 말했다는 보도는 ‘오보’라면서 “모텔에서 성관계가 이뤄진 뒤 전 검사가 A씨를 경계하는 태도를 보이자 안심시켜 주기 위해 기분을 맞춰준 정황은 있지만 그런 단어는 없었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중국통신] 생강 없인 못사는 ‘생강 女’ 화제

    [중국통신] 생강 없인 못사는 ‘생강 女’ 화제

    독한 향과 매운 맛의 생강을 ‘주식’으로 먹는 여성이 있다. 화시두스바오(華西都市報) 28일 보도에 따르면 쓰촨(四川)성 더양청(德陽城)구에 사는 양옌(楊艶, 여)은 3년 째 생강의 매력에 푹 빠져있다. 하루라도 생강을 안 먹으면 스트레스가 쌓인다는 양씨에게 생강은 밥이자 간식. 생강을 씹으며 틈 날 때마다 사러가다보니 인근 시장에서 생강을 파는 상인에게 있어 천은 최대 고객이다. 하루 동안 먹는 생강의 양은 적게는 1kg, 많을 때는 3kg 이상. 1근(500g) 당 2.5위안(한화 약 450원) 정도인 생강을 사는데만 한달 500위안 이상이 들어간다. 양씨의 남편은 “생강 값을 대기 위해 담배까지 끊었다.”며 “이제는 도매시장을 가서 대량으로 산다.”고 소개했다. 양씨는 “3년 전 임신과 입덧으로 고생할 때 생강을 먹으면서 좋아졌다.”며 “그 때부터 본격적으로 생강을 먹기 시작해 이제는 하루라도 안먹으면 온 몸에 기운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크기도 크고 색깔도 고운 산둥(山東) 생강이 제일”이라고 웃으며 말하는 양씨. 한편 건강에 대한 걱정에 대해 양씨는 “건강 검진을 받았는데 아무 이상이 없는 것으로 나왔다.”고 덧붙였다. 중국통신원 홍진형 agatha_hong@aol.com
  • [영화프리뷰] 음치클리닉

    [영화프리뷰] 음치클리닉

    좋아하는 이성 앞에서 노래로 은근슬쩍 마음을 표린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런데 차마 못 들어줄 정도의 음치라면 상황은 달라진다. ‘음치클리닉’은 사상 최악의 음치녀 나동주(박하선)와 그녀를 치료하기 위해 나선 스타 강사 신홍(윤상현)의 좌충우돌 음치 치료기를 그린 코미디 영화다. 사실 음치와 관련된 에피소드는 개그나 시트콤에 자주 등장한다. 영화 ‘음치클리닉’은 여기에 캐릭터와 스토리를 확장해 영화로 만들었지만 예상을 뛰어넘는 기발함은 보이지 않는다. 음치에 박치인 여주인공 동주의 코미디에 지나치게 기대, 극을 끌고 가기엔 다소 무리가 있어 보인다. 동주가 갑자기 노래 실력을 쌓으려고 하는 이유는 고등학교 때부터 짝사랑했던 민수 때문이다. 동주는 10년 만에 민수가 일본에서 귀국했다는 소식을 듣고 친구 보라(임정은)가 운영하는 바를 빌려 동창회를 연다. 오랜만에 민수를 만난 동주의 마음은 한껏 들뜨지만, 민수는 ‘꽃밭에서’로 숨은 노래 실력을 발휘한 보라에게 관심을 보인다. 이에 위기감을 느낀 동주는 민수에게 잘 보이려고 다른 친구 결혼식에서 축가로 ‘꽃밭에서’를 부르겠다고 공언한다. ‘모태 음치’인 동주는 며칠 남지 않은 결혼식까지 노래 실력을 키우기 위해 동네 음치클리닉에 등록해 강사 신홍에게 노래를 배우기 시작한다. 반값 할인 이벤트에 눈이 멀어 여고생으로 변장해 속성반에 등록한 동주. 아줌마 파마 머리에 트레이닝 바지를 입고 슬리퍼를 끌고 다니지만 노래 실력만큼은 뛰어나다는 강사 신홍이 미덥지는 않지만 음치 탈출을 위해 안간힘을 쓴다. 동주와 신홍의 로맨틱 코미디가 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음치클리닉’은 거의 동주의 원맨쇼에 가깝다. 사극에서의 단아한 이미지를 벗고 전작인 시트콤 ‘하이킥! 짧은 다리의 역습’에서 다소 맹한 코미디 연기로 인기를 모았던 박하선은 이번 영화에서도 시트콤의 이미지를 연장해 나간다. 노래를 못하는 음치 연기부터 몸을 사리지 않고 망가지는 액션 연기까지 노력은 평가해 줄 만하나 안타깝게도 그다지 큰 웃음을 유발하지는 않는다. 거기에다 동주와 민수, 보라의 삼각관계에 너무 많은 시간을 할애해 정작 남자 주인공 신홍과의 로맨스는 제대로 보여지지 않는다. 클라이맥스에 해당하는 록밴드 백두산의 콘서트장에서 신홍이 동주에게 사랑을 고백하는 장면이 갑작스럽고 어색해 보이는 이유다. ‘내조의 여왕’과 ‘시크릿 가든’을 거치며 코믹 연기 내공과 노래 실력까지 갖춘 윤상현을 그의 영화 데뷔작에서 십분 활용하지 못한 점이 아쉽다. 점을 소재로 한 ‘청담보살’과 지역 감정을 접목시킨 코미디 영화 ‘위험한 상견례’를 만들었던 김진영 감독의 신작이다. 연말연시 모임과 각종 회식 때만 되면 스트레스를 받고 음치클리닉을 찾는다는 사람들 이야기를 소재로 선택한 점은 좋았지만 로맨틱 코미디와 휴먼 드라마 사이에서 길을 잃고 확실한 색깔을 보여주지 못한 것은 아쉽다. 29일 개봉.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Weekly Health Issue] 청소년 우울증

    [Weekly Health Issue] 청소년 우울증

    우리 사회는 해마다 이맘때쯤 홍역을 치른다. 청소년들의 절망이 부르는 극단적인 선택이 그것이다. 사회가 그들에게 감당하기 어려운 과제를 떠안기고 채찍질만 해대는 탓이다. 사방에서 옥죄고 드는 끝없는 압박감에 그들은 기지개 한번 켜지 못한 채 내몰리다가 한순간, 꽃잎처럼 스스로를 내던지고 만다. 그 안타까운 좌절의 이면에는 치명적인 정신적 문제, 바로 우울증이 도사리고 있다. 전문의들은 “특히 우울증을 가진 청소년들은 스스로 어떤 구원의 가능성도 배제한 채 고립무원의 심정으로 해서는 안 될 선택을 하곤 한다. 그래서 더 무섭다.”고들 말한다. 이런 청소년 우울증을 두고 세브란스병원 소아청소년정신과 송동호 교수와 얘기를 나눴다. ●왜 청소년 우울증이 문제가 되나. 청소년에게 대입과 수능은 반드시, 그리고 성공적으로 넘어야 할 벽이다. 특히 기대수준이 높거나 완벽주의적 성격을 가진 학생이라면 수능시험에 대한 스트레스가 더 크고, 덩달아 결과에 대해 절망할 가능성도 커질 수밖에 없다. 무한경쟁 속에 놓인 청소년의 심리 특성상 수능의 실패를 인생의 실패로 과대평가할 가능성이 있어 우울증 가능성이 더욱 확대되기 때문이다. ●청소년 우울증이란 어떤 상태인가. 미국 정신질환 편람인 ‘DSM-IV’에서 제시한 우울증 기준에 따르면, 2주 이상 지속되는 우울한 기분, 집중력이 떨어져 공부가 안 되고, 주변 일에 흥미를 보이지 않으며, 말이 없어지고, 행동이 느려진다. 또 잘 먹지 않아 체중이 줄며, 잠을 잘 자지 못한다. 늘 힘이 없거나 피곤·초조해 하고, 자신을 존재가치가 없는 사람으로 여겨 과도한 죄책감을 가지며, 반복적으로 죽음이나 자살을 생각하기도 한다. 이 가운데 청소년들의 경우 우울한 기분 대신 신경질이나 짜증을 보이기도 한다. ●청소년 우울증이 갖는 특성이라면…. 청소년 우울증은 앞서 말한 특성 외에도 비전형적인 특징을 보이는데, 불안정한 심리상태를 동반하며, 반항적·폭력적 행동이나 비행·무단결석·가출·폭식·잠을 많이 자는 등의 행태가 나타난다. ●유병률과 최근의 발생 추이는 어떤가. 유병률은 연구 주체나 대상에 따라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12세 때 12∼17%이던 것이 연령에 따라 증가해 17세 때는 22∼24%에 이른다. 국내 유병률은 정확히 집계되지 않고 있지만 주요 증상을 근거로 할 때 남학생은 34%, 여학생은 44.3% 정도로 추정되며, 학년이 높아질수록 주요 증상의 발현 빈도도 증가해 고3 여학생의 경우 50%를 넘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또 갈수록 유병률이 높아지는 것도 중요한 추세다. ●원인을 상세히 짚어달라. 크게 생물학적 원인과 사회심리적 원인으로 구분한다. 생물학적 원인은 성인과 마찬가지로 유전적 성향과 세로토닌·노아드레날린·도파민의 기능 이상이 원인이다. 이에 비해 사회심리적 측면에서는 부모 등 가족 간의 갈등, 양육 과정에서 형성된 비정상적 인격과 스트레스가 주요 원인이다. 이 중 우리 사회에서는 학업과 성적이 주는 스트레스가 크게 작용하며, 이 때문에 수능에 실패하면 우울증의 빈도가 크게 증가한다. 여기에다 최근 학교폭력과 관련된 학교문화도 우울증 빈도를 가중시키고 있다. 여기에다 건강한 또래 관계가 중요한 발달 과업인 청소년기의 대인관계에서 얻는 스트레스가 우울증의 새로운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일반적인 증상 및 주변에서 인지할 수 있는 특이증상을 짚어달라. 이전과 다른 행동, 특히 앞서 언급한 행위특성으로 충분히 감지할 수 있다. 평소와 다른 행동, 예컨대 우울해하거나 허탈한 태도, 짜증, 방안에 틀어박히기, 잠 안자기, 반항적 태도, 폭식이나 식사 거절, 늦은 귀가, 흡연이나 음주 등이 여기에 해당된다. 청소년들의 일탈은 대개 또래집단 속에서 나타나는데, 또래집단 형성은 청소년 시기의 자연스러운 현상이며 오히려 또래집단에 소속되지 못하는 것이 더 큰 문제일 수 있다. 문제는 자녀가 또래집단 속에서 어떻게 생활하는가가 중요하다. 귀가시간이 자주 늦거나 음주·흡연 등의 흔적이 느껴질 때, 학교나 학원 무단결석이나 조퇴가 반복될 때, 신체적 폭력에 관련되거나 반복적인 거짓말이나 돈 또는 물건을 훔치는 사례 등이 나타나면 또래집단의 일탈에 동참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생각해봐야 한다. ●검사 및 진단과 치료 방법은. 진단에서는 정신과적 면담이 중요한데, 특히 병력 및 학교·가정에서의 생활 정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치료는 약물과 면담치료가 필수적인데, 가족 면담을 중심으로 한 치료가 특히 중요하다. ●청소년들은 개인의 프라이버시 때문에 치료에 대한 거부감이 강한데, 이를 위해 어떤 보호조치를 마련하고 있는가. 정신과에 대한 오해와 편견이 치료 기피를 낳기 쉽다. 물론 개인의 프라이버시에 대한 불안이 없지 않으므로 이에 대한 상세한 설명과 정서적 지지가 필요하다. 이런 방식으로 안심시키고 위로를 제공하면 비로소 의사와 신뢰가 형성돼 마음을 열고 대화에 나선다. 이처럼 신뢰를 바탕으로 한 인간관계가 형성되어야 비로소 치료의지가 싹트며, 이런 가운데 저항적 요인들이 점차 감소하면서 치료 효과로 이어진다. ●청소년 우울증에 대한 정책적·제도적 문제는 없는가. 청소년 우울증은 자칫 치료 시기를 놓치면 병을 키워 극단적 선택에 다다르게 된다. 따라서 제도적 문제를 논하기에 앞서 사회가 취해야 할 방향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 청소년 우울증은 조기 발견과 조기 개입이 중요한데, 이를 위해 학교와 가정을 중심으로 체계적인 정신건강 관리체계가 마련되어야 한다. 특히 청소년 우울증은 유병률이 높고, 사회간접비용도 부담이 된다는 점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 입시와 학교폭력 문제를 가진 우리 사회는 특히 청소년 정신건강 문제와 관련해 사회교육적 변화가 필요한데, 소아청소년정신과 의사들은 이에 대한 경험과 능력을 갖추고 있으므로 정부는 이들과 머리를 맞대고 전향적인 정책을 고민해야 한다. 건강한 청소년들이 우리 사회의 미래이기 때문이다. 심재억 전문기자 jeshim@seoul.co.kr
  • [굿모닝 닥터] 꼭꼭 숨긴 ‘튼살’ 지금이 치료적기

    대입 수능을 마친 이 무렵이면 병원을 찾는 예비 대학생들을 많이 만나게 되는데, 그들의 고민 중 상당수가 튼살 자국이다. 출산한 여성들이 온갖 고생을 하며 몸매를 만들지만 끝내 뜻대로 안 되는 것도 바로 튼살이다. 사실, 주변에는 튼살 자국을 숨기고 있는 이들이 의외로 많다. 더러는 노출되지 않는 곳에 있어 대수롭지 않게 여기기도 하지만 튼살이 눈에 잘 띄는 곳에, 널찍하게 생긴 경우라면 간단한 스트레스가 아니다. 튼살을 의학적으로는 ‘팽창선조’라고 부르는데, 다양한 이유로 피부의 진피층 콜라겐이 파괴되고, 탄력섬유가 변성되어 생긴다. 이런 변화의 정확한 기전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성장기에 갑자기 키나 체중이 느는 게 직접적인 원인이며, 임신 중에 배가 트거나 연고제의 무분별한 사용 등으로 체내 부신피질 호르몬이 증가하면서 생기기도 한다. 이런 튼살은 치료를 해도 완전한 원상복구가 어려워 무엇보다 예방이 중요하다. 튼살의 문제는 단기간에 치료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최소한 4∼5개월 정도는 치료에 투자해야 하기 때문에 노출이 많은 여름보다 겨울철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좋다. 그래서 의료계에서는 겨울을 ‘튼살 치료기’라고 말하기도 한다. 예전과 달리 레가또 시술 등 효과적인 치료가 가능한 방법도 얼마든지 있다. 레가또는 마이크로 플라즈마 RF와 임팩트 초음파를 이용해 튼살 부위에 미세한 채널을 만든 후 콜라겐 및 탄력섬유를 재생시키는 PRP(자가혈 피부재생) 성분을 침투시켜 피부재생을 유도하는 방법이다. 모든 피부질환이 그렇듯 튼살도 이른 치료가 중요하다. 붉은 기가 도는 초기에는 치료 효과가 좋아 치료 횟수도 줄지만, 튼살 부위가 하얗게 변한 후기 단계에는 치료 기간이 훨씬 길어진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이상준 아름다운나라 피부과·성형외과 원장
  • [연평도 포격 2년] 섬 곳곳 주택개량 한창… 연습 포성에도 당시 공포에 몸서리

    [연평도 포격 2년] 섬 곳곳 주택개량 한창… 연습 포성에도 당시 공포에 몸서리

    “그래도 대대로 살아온 이곳이 좋지요. 북한이 또다시 도발할까 두렵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달리 갈 데가 없지 않습니까.” 2010년 11월 23일 북한군의 포격으로 만신창이가 됐던 인천시 옹진군 연평도. 이곳 주민들은 김장을 하고 굴을 캐는 등 생업에 열중하면서 겨울날 채비를 서두르고 있었다. 포격 이후 육지로 피란 나와 “다시는 연평도에 들어가기 싫다.”며 인천시에 정주할 곳을 요구하던 때와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포탄에 집이 날라가 연평초등학교에 임시로 마련된 조립식 목조주택에서 머물다 지난해 말 새로 지어진 자택으로 돌아온 김모(57·여)씨는 “‘예전처럼 섬에서 살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수십년 넘게 삶의 터전이었던 섬을 떠날 순 없었다.”면서 “시간이 약인지 새집에 들어온 뒤 예전 생활을 되찾아 가고 있다”고 말했다. 연평도의 주민등록 인구는 포격 당시보다 오히려 늘어났다. 22일 현재 2065명으로 2010년 1756명보다 300여명 증가했다. 장흥화 연평면 부면장은 “순수한 거주민이 늘어났다기보다는 군부대 증원으로 군 간부 가족들이 연평도로 이주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마을은 한눈에 보기에도 산뜻해져 있었다. 포격으로 파손돼 새로 지어진 32채 외에도 180채의 노후주택이 리모델링되었기 때문이다. 50채는 주택개량이 아직 진행 중이다. 30년 이상된 노후주택은 정부지원금과 자부담 8대2 비율로 개량할 수 있다. 이 밖에 통합 초·중·고교, 상가, 숙박업소의 신축이 한창이어서 마치 마을이 공사현장처럼 보이기도 했다. 여기저기서 중장비의 굉음이 들린다. 외지서 500여명의 공사인력이 몰려드는 바람에 여관·민박집의 방도 동이 났다. 연평초등학교 운동장에 신축되는 통합학교 건설현장에서 만난 최모(42)씨는 “우리도 공사장 인부 수를 잘 모를 정도로 공사인력이 많다.”면서 “숙박업소가 꽉 차 가정집 방을 빌려 잠을 자고 있다.”고 밝혔다. 포격 2주년을 맞아 23일 준공되는 안보교육장은 마무리 작업이 한창이다. 안보교육장은 지하 1층, 지상 2층, 연면적 734㎡ 규모의 안보교육관과 피폭가옥 3채로 구성된다. 피폭가옥은 포탄을 맞아 철저히 부서진 당시 모습 그대로 보존되었는데 앞에는 ‘포격 1∼2분 전까지 사람이 있던 집입니다’라는 팻말을 붙여 놓아 긴박했던 상황을 보여주고 있다. 주택 지붕은 포격에 날아갔는지 앙상한 철골 뼈대를 그대로 드러내고 있고 그을린 가스통, 종잇장처럼 구겨져 나뒹구는 가재도구는 그날의 참상을 말해주는 듯했다. 연평도를 상징하는 꽃게잡이는 지난달 중순 이후 조업이 사실상 중단됐다. 꽃게 수가 갑자기 줄어들면서 이달 말까지 예정된 가을철 조업이 중단되고 지금은 바다에 나가도 어구 수거작업을 하는 정도라고 한다. 선주인 유모(50)씨는 “봄에는 꽃게가 많이 잡혔어도 크기가 작아 제 값을 못 받았는데 가을에는 그나마도 나오지 않아 올해 꽃게농사는 엉망”이라고 말했다. 때문에 부둣가에 나가 5만원의 일당을 받고 그물에서 꽃게를 떼내는 작업을 하던 주민들도 덩달아 돈벌이를 못하고 있다. 가을조업이 시작된 9월 이후 두 달간 연평도 꽃게 어획량은 87만 820kg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0% 가량 감소했다. 어획고도 56억원에서 30억원으로 줄었다. 마을 여성들은 연평도 인근 갯벌에 나가 굴을 캐 그런대로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요즘은 ‘조금’ 때라 오후에 나가 서너 시간 굴을 캐면 하루 7만~8만원을 벌 수 있으니 제법 짭짤한 돈벌이인 셈이다. ‘거문여’로 불리는 곳에서 만난 김모(73) 할머니는 “하루 6㎏ 정도의 굴을 캐는데 11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만 할 수 있는 일이라 안정적이지는 못하다.”면서 “그래도 하루 3만 7000원 받는 취로사업보다는 낫다.”고 말했다. 주민들은 마을에 복귀한 뒤 대체로 일상적인 삶을 찾아가고 있지만 잠재된 불안을 호소하는 주민들이 적지 않다. 연평도에 주둔하는 군이 사격연습을 하면 2년 전의 악몽이 떠올라 놀랄 때가 많다는 것이다. 민모(50·여)씨는 “며칠에 한 번씩 포소리가 들릴 때마다 군부대 연습이려니 하면서도 불안한 마음에 밖에 나가보곤 한다.”면서 “면사무소에서 사전에 주민들을 안심시키는 방송을 하지만 못 들을 때가 많다.”말했다. 지난달 이명박 대통령이 불시에 연평도를 방문했을 때는 갑자기 헬기들이 섬에 들이닥쳐 놀란 주민들이 많다고 한다. 강박증과 불면에 시달리는 사람들도 있다. 옹진군은 정신건강 전문의 등 의사들을 주기적으로 연평도에 보내 우울증 등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트라우마)에 시달리고 있는 주민들에게 상담과 심리검사를 실시하고 있다. 김병문 연평초등학교 교장은 “지금은 아이들이 많이 밝아졌지만 상처가 완치된 것은 아니다.”라며 “학생들이 트라우마를 극복할 수 있도록 유관 부처와 많은 사람의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기자가 연평도에 2박 3일 머물면서 느낀 것은 섬 사람들의 마음이 삭막해져 있다는 점이다. 이웃끼리 왕래나 대화가 포격 전보다 줄어들었고 대화를 하더라도 깊은 얘기는 되도록 삼가는 분위기다. 외지 사람들이 말을 붙이기는 더욱 힘들다. 지난 10여년간 6차례나 연평도를 찾았지만 이런 적은 없었다. 박모(53·여)씨는 “정확한 이유는 모르겠지만 포격사건 이후 이웃끼리 덜 친하게 된 것 같다.”면서 “어쩌다 이웃과 얘기를 나눠도 깊이 있는 얘기는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대통령선거가 다가왔지만 이곳에서는 정치나 대선 후보들에 대해 얘기하는 일이 별로 없다고 한다. 이모(56)씨는 “지난번 대선 때만 해도 누가 낫느니 하면서 말들이 많았는데 이번에는 그렇지가 않다.”고 말했다. 한 주민은 “정말 하기 어려운 얘기”라고 전제한 뒤 포격으로 부서진 집 신축이 주민 간 반목의 원인이 되었다고 귀띔했다. 전에 허름했던 집이 돈 한 푼 들이지 않고 말끔한 양옥으로 단장되자 이웃들이 시샘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주민들 간에는 ‘로또를 맞았다’는 빈정거림도 나왔다. 실제 집과 창고가 신축된 주민은 “이웃의 눈총으로 마음고생이 많았다.”고 밝혔다. 인심이 흉흉해진 데에는 당국에 대한 불만도 작용하는 것 같다. 성조차 밝히기를 거부한 주민은 “포격사건 이후 정부가 각종 지원책을 발표해 섬이 크게 달라질 것이라고 기대했지만 폭격 맞은 집이 새집으로 된 것 말고는 좋아진 것이 없다.”고 비꼬았다. 주민들은 가정용 보일러에 쓰는 기름에 대해 면세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일반 등유가 드럼당 39만원인 것에 비해 면세유는 21만원에 불과해 면세유를 공급받을 경우 생활비가 크게 줄어든다는 것이다. 최모(54)씨는 “무리한 요구일 수도 있지만 정부가 주민들에게 정주환경을 보장한다며 섬으로 돌아갈 것을 촉구했으면 그 정도는 해줘야 하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주민 1인당 월 5만원의 정주생활지원금이 지급되지만 생활에 큰 보탬이 안 된다고 강조한다. 주민들은 나아가 의료시설과 생활편의시설 부족을 하소연한다. 65세 이상 노인인구가 300명이 넘어 보건소 만으로는 제대로 된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없다는 것이다. 당국이 섬에 작은 병원이라도 하나 세워주거나 주민이 군부대 의무실을 이용할 수 있도록 배려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박모(51)씨는 “목욕탕 하나 없어 목욕을 하려면 인천으로 나가야 하는 현실에서 주민들에게 위험을 감수하면서 섬에 살라고 하면 되겠는가.”라고 말했다. 겉으로는 안정돼 보이지만 내재된 불안과 불만, 포격 2주년을 맞은 연평도의 현주소다. 연평도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 “건설사 10곳 중 1곳 부도 위험”

    건설사 10곳 가운데 1곳은 부도 위험이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들 기업의 부실 채권은 9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됐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21일 ‘건설 부문 재무 안전성에 대한 평가와 시사점’ 보고서에서 건설사에 대한 스트레스 테스트를 진행한 결과 지난해 기준 부실위험 기업은 전체 건설 부문의 10%인 202개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부실위험 기업은 ▲자본잠식 상태이거나 부채비율 500% 초과 ▲영업적자이거나 이자보상비율 100% 미만 ▲총부채 중 단기차입 비중이 60% 초과 등 세 조건에 모두 해당되는 기업이다. 부문별로는 부동산공급업(시행사)이 144개, 건설업(시공사)이 58개로 부동산공급업이 특히 취약했다. 부실위험 기업의 부채는 모두 13조원으로 부동산공급업이 72.3%(9조 4000억원)를 차지했다. 건설업 상장사를 제외한 건설부문 기업 대부분은 이자보상비율이 100% 미만이어서 정상적인 영업활동으로는 이자지급조차 감당할 수 없는 상황인 것으로 분석됐다. 보고서를 쓴 김성태 연구위원은 “건설업의 부도 후 채권회수율(2001~2007년 평균)이 30% 수준인 점을 고려하면 부실위험기업의 부도가 현실화된다면 금융권 전반에 9조원가량 영향을 미친다.”고 지적했다. 이어 “부동산공급업의 부실이 건설업으로 전이될 가능성을 면밀히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김양진기자 ky0295@seoul.co.kr
  • 엄마 뱃속서 하품하는 태아 ‘생생 포착’

    엄마 뱃속서 하품하는 태아 ‘생생 포착’

    해외 연구팀이 마치 눈앞에 있는 듯한 생생한 4D 기술을 통해 엄마의 자궁 안에서 하품을 하는 태아의 모습을 포착했다. 영국 더럼대학교연구팀은 임신 8주 이후의 태아도 신생아처럼 자주 하품을 하는지, 그렇다면 이유가 무엇인지를 밝혀내기 위해 실험을 실시했다. 연구팀은 4D초음파 스캔을 이용해 15개월간 여러 태아의 모습을 관찰하던 중 눈앞에서 보는 듯한 생생한 하품 장면을 포착하는데 성공했다. 특히 입 주위를 어떻게 움직이는지를 집중적으로 관찰한 연구팀은 태아들이 자주 입을 벌렸다가 다무는 행동을 반복하지만 때때로 입을 천천히 벌렸다가 빠르게 다무는 행동을 보였으며, 이는 신생아 또는 성인이 하품을 할 때와 일치하는 제스처라고 설명했다. 아직 태어나지 않은 태아는 시간 당 6회 가량 하품을 하며, 이러한 행동은 음식을 섭취할 때 쓰는 턱의 움직임과 관련한 뇌 영역을 발달시키는데 영향을 주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일부 학계에서는 태아가 자궁 안에서 하품을 하는 행위는 단순히 입을 움직이는 것 뿐이라고 주장하지만, 연구를 이끈 나디아 레이스랜드 박사는 “태아의 이 행동은 일반 사람들의 하품과 크게 다르지 않으며, 뇌 발달과 연관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스트레스로 인해 상승한 뇌의 온도를 낮추기 위해 하품을 하는 경우도 있지만, 이에 대해서는 더 자세한 연구가 필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태아가 자궁 안에서 눈을 움직이는 것은 시각과 관련된 뇌 영역 발달을 위한 중요한 행동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온 바 있다. 연구팀은 만약 하품이 뇌 발달의 신호라면, 이를 면밀히 관찰함으로서 태아가 정상적으로 자라고 있는지를 살필 수 있는 수단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미국 공공과학도서관 온라인 학술지 ‘플로스 원’(PLos ONE)에 실렸다. 송혜민기자 huimin0217@seoul.co.kr
  • ‘사회공헌’ 동생 뜻 이으려 1억 연세대에

    ‘사회공헌’ 동생 뜻 이으려 1억 연세대에

    “사회공헌으로 세상을 따뜻하게 하려 했던 동생의 뜻을 살리고 싶었어요.” 교통사고로 동생을 잃은 누나가 동생의 모교에 1억원을 기부했다. 14일 연세대에 따르면 중소기업 대표 송민경(48)씨는 지난 8일 연세대 총장실을 찾아 1억원 기부 의사를 전달했다. 지난 5월 교통사고로 숨진 두 살 아래 동생 광헌씨의 뜻을 잇고 싶다고 했다. 광헌씨는 2005년 설립된 국내 최초의 근로자 지원 프로그램(EAP) 회사 ‘다인C&M’의 창업자다. 직장인의 스트레스를 줄여주는 복지 프로그램 등을 지원하는 회사다. 그는 회사가 안정되자 2009년 사회복지 분야의 지식을 체계적으로 쌓고 싶어 연세대 행정대학원에 진학했고 올 초 학위를 받았다. 그러나 졸업장을 받은 지 3개월 만에 교통사고로 세상을 떴다. 누나 송씨는 “대기업에 다니다 퇴직한 동생이 일하는 사람들을 행복하게 해주고 싶어했다.”면서 “동생이 살아 있었다면 이번 기부보다 더 큰 일을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대한민국 아내들과 가계가 앓고 있다… 스트레스 코리아 2제] 집값 36% 급락땐 고위험가구 8배↑

    [대한민국 아내들과 가계가 앓고 있다… 스트레스 코리아 2제] 집값 36% 급락땐 고위험가구 8배↑

    집값이 1990년대 초반 거품 붕괴 시절 일본처럼 36% 떨어진다고 가정하자. 금융회사가 만기가 돌아오는 주택담보 대출을 회수하면 집을 처분해도 대출금을 갚지 못하는 위험가구가 8배나 급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만기만 연장된다면 위험은 크지 않을 것으로 분석됐다. 서울대 금융경제연구원이 13일 서울대에서 연 정책심포지엄에서 김영식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와 장민 금융위원회 자문관, 최성호 코리아크레딧뷰로연구소 연구원 등은 이 같은 내용의 ‘우리나라 가계부채,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 보고서를 발표했다. 김 교수 등은 집값이 최악으로 떨어진 3가지 상황을 가정해 주택담보 대출 보유가구의 상환 위험을 분석했다. 지난 6월 기준 전체 주택담보 대출 가구 중 아파트 값 확보 등이 가능한 89만 가구를 분석했다. 이 중 1년 안에 대출 만기가 돌아오며 담보인정비율(LTV)이 낙찰가율(시세 대비 경매 낙찰가 비율)보다 높아 대출금을 갚지 못할 위험이 높은 ‘깡통주택’(고위험가구)이 7.02%(6만 2000가구)다. 최악의 상황은 집값이 1990년대 초반 일본처럼 36.1% 급락하는 경우다. 이때 금융권이 대출 만기를 연장해주지 않으면 고위험 가구 비중은 60%(53만 4000가구)로 지금보다 8배 이상 급증한다. 같은 조건에서 집값이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8년 미국 수준(-19%)으로 떨어진다면 고위험군은 47.1%(41만 9000가구)로 늘어난다. 우리나라 외환위기 시절 수준(-14.9%)으로 떨어지면 44.3%(39만 4000가구)로 높아진다. 반면 만기가 연장되면 충격은 현저히 낮아졌다. 금융권이 만기 연장을 해 주면 집값이 36.1% 떨어져도 연체율은 0.1% 포인트 상승에 그쳤다. 집값이 급락해도 은행들이 경쟁적으로 대출금을 회수하지 않는다면 깡통주택이 현실화될 가능성은 낮다는 얘기다. 김 교수는 “시장여건을 봐 가며 금융회사들이 탄력적으로 대응할 경우 가계빚 경착륙은 막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진아기자 j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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