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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지수 루머유포자 “공공연하게 거짓말 지어내 유포” 충격적 진실 [전문 포함]

    서지수 루머유포자 “공공연하게 거짓말 지어내 유포” 충격적 진실 [전문 포함]

    서지수 루머유포자 서지수 루머유포자 “공공연하게 거짓말 지어내 유포” 충격적 진실 [전문 포함] 울림엔터테인먼트가 소속그룹 러블리즈 멤버 서지수와 관련한 루머 유포 사건 수사결과를 발표했다. 울림엔터테인먼트는 “서지수의 루머에 대한 수사 결과, 피고소인 A씨와 미성년자 B씨를 허위사실 유포로 각각 벌금형 구약식 기소 및 소년보호사건 송치했다”라고 8일 밝혔다. 이어 “앞으로도 소속 아티스트에 대한 온-오프라인상의 사실과 다른 악의적 명예훼손 행위에 대해서 엄중하고 강력하게 대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서지수는 지난해 11월 데뷔를 앞두고 온라인 상에 악성 루머가 퍼지면서 정신적인 고통을 호소, 데뷔를 보류했다. 이후 서지수는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리며 입원 치료를 받았다. 다음은 소속사 공식입장 전문. 당사 울림 엔터테인먼트(이하 울림)의 소속 그룹 러블리즈 멤버 서지수씨 인터넷상의 루머에 관련된 수사결과 아래와 같은 사실을 말씀 드리고자 합니다. 서울서부지방검찰청과 수원지방검찰청 안산지청은 그룹 러블리즈 멤버 서지수씨 루머에 대한 수사 결과, 피고소인 A씨와 미성년자 B씨를 허위사실 유포로 각각 벌금형 구약식 기소 및 소년보호사건 송치하였습니다. 공소장에는 “피고인은 피해자를 비방할 목적으로 정보통신망을 통하여 공공연하게 거짓의 사실을 드러내어 왔으며 피해자를 명예를 훼손하였다”고 적시하였습니다. 이는 단순 명예훼손뿐만이 아닌 서지수씨와 관련된 인터넷상의 루머가 사실무근일 뿐만 아니라 한 개인을 비방할 목적의 허위사실로서 도를 넘는 행위임을 법적 절차를 통해 확인한 결과입니다. 기나긴 고통 끝에 허위사실 유포 및 비방행위에 대한 이번 수사결과로 사건의 종지부를 찍게 된 바, 울림은 앞으로도 소속 아티스트에 대한 온-오프라인상의 사실과 다른 악의적 명예훼손 행위에 대해서 엄중하고 강력하게 대처할 것이라는 입장을 전해드립니다 항상 그룹 러블리즈의 모든 활동에 많은 관심과 성원을 보내주시는 분들께 다시 한 번 감사의 말씀을 올립니다. 감사합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독박(讀博) 육아일기] (7) “아기 왜 없어?” 묻지 못하는 이유

    [독박(讀博) 육아일기] (7) “아기 왜 없어?” 묻지 못하는 이유

    ‘독박 육아’라는 말은 친정이나 시댁 등 보조 양육자가 없이 대부분의 시간을 엄마 혼자서 아이를 키우는 것을 가리키는 말입니다. 엄마들 사이에서 흔히 쓰이는 은어로, 육아의 책임을 ‘혼자 뒤집어 썼다’는 뜻이지요. 아무런 도움 없이 나홀로 육아를 하다 보니 세상 보는 눈이 많이 달라졌습니다. 그래서 초보엄마의 눈으로 세상을 더 넓게 읽게 됐다는 뜻에서 ‘독박(讀博) 육아’라고 제목을 지었습니다. 겪어보지 않은 사람들은 몰라주는 육아맘들의 세계를 저의 경험을 통해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허백윤 기자는 2008년 8월 서울신문사에 입사해 2009년 2월부터 정치부 국회 출입기자로 민주당과 새누리당을 취재했습니다. 2013년 5월부터 온라인뉴스부에서 일하던 중 2013년 12월부터 출산휴가·육아휴직으로 15개월을 보내고 3월 11일 복귀했습니다. 엄마가 되고부터 다른 사람들과의 대화에서 일종의 금기어로 여기는 것이 생겼다. 바로 ‘자녀 계획’에 대한 질문이다. “아기가 왜 없으세요?” “둘째는 안 가지세요?” 등의 물음을 어느 순간부터 하지 못하게 됐다. 일단 아이 한명 키우기가 얼마나 힘이 드는지 알기 때문에 나부터 ‘둘째’를 당연시하는 듯한 말에 ‘자기가 키워줄 것도 아니면서’ 하고 반감이 먼저 든다. 그런데 정말 중요한 이유는 아기를 갖는 것부터, 그리고 낳기까지 얼마나 어려운지를 절감해서다. 사실 계획했던 것보다 빨리 아기가 생기는 바람에 아기를 언제 갖느냐는 압박에 시달리진 않았다. 그래서 잘 몰랐다. 남의 자녀 계획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이 이렇게 많은지. 진짜 궁금해서라기 보다는 거의 인사치레 수준으로 “아기는 언제 가질 거냐, 왜 아직 아기가 없냐”는 등의 질문을 주고받는다는 사실을. 그리고 누군가에겐 무심코 던진 물음이 엄청난 비수가 된다는 것을 말이다. 엄마 되기, 정말로 쉽지 않다. 아마 평생을 좋은 엄마가 되기 위해 노력해야 하겠지만, 그 전에 엄마라는 이름을 얻는 자체가 너무 어렵다. 임신과 출산이 누구나 당연히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된 것은 사실 충격이었다. 젊은 사람들이 아이를 낳지 않으려고 한다는 비판만 숱하게 들어왔지, 정말 아기를 갖고 싶어서 못 갖는 사람도 많다는 것은 먼 얘기인 줄만 알았다. 아니, 누구나 임신을 할 수 있다 해도 뱃속에 한 생명을 품는 일인데 너무 가볍게 여겨지는 게 아닌가 싶다. 아기를 가진 뒤부터 우연이라고 하기엔 너무 많이, 주변에서 아기 문제로 마음 고생하는 사람들이 생겼다. 아기를 간절히 기다리는데 소식이 없거나 아기를 잃게 됐거나, 상황도 다양했다. 그들의 고통에 비할 바는 못 되지만 주위의 아픔은 나에게도 난감한 일들이었다. 어떤 말로도 위로가 안 된다는 걸 알기에 제대로 말도 못 붙이며 눈치만 쌓여갔다. 임신의 기쁨과 고충을 나눌 수 있는 범위가 점점 좁아졌다. 육아 얘기를 함께 할 사람들이 적어졌다. 만나려면 아기를 데려가야 하고 만나서 할 이야기가 아기 얘기 밖에 없다 보니 점점 연락하는 횟수가 줄어드는 사람들도 생겼다. 정상적인 부부관계로도 1년 안에 아이가 생기지 않을 경우를 ‘난임’이라고 한다는데, 주변을 보니 1년 안에 아이를 갖는 게 더 기적처럼 보였다. 산부인과, 산후조리원, 그리고 이후에 아기를 통해 알게 되는 많은 엄마들 가운데 나는 가장 어린 나이에 빨리 아기를 갖게 된 경우에 속했다. ●”지난해까지 7년간 난임 진단 16% 증가” 국회 보건복지위 소속 박윤옥 새누리당 의원이 받은 보건복지부 자료에 따르면 난임 진단을 받은 사람이 2007년(17만 8000여명)에서 지난해(20만 8000여명)까지 7년 동안 16% 남짓 증가했다. 병원을 찾은 경우가 이 정도이니 실제로는 더 많을 것으로 보인다. 난임이 증가하는 원인으로 흔히 여성의 고령 임신(35세 이상)이 증가하면서 난소기능이 저하하고 자궁내막증 등이 발생되는 경우들이 언급된다. 남성의 경우 스트레스나 음주·흡연 등으로 정자의 활동성이 저하되는 게 주된 이유라고 알려졌다. 그런데 주위에서는 정말 별 다른 이상이 없는데 아이가 안 생기는 경우가 허다했다. 딱히 이유도 모르는데, 아기가 안 생긴다고 하면 뭔가 몸에 큰 ‘문제’가 있는 것처럼 보는 시선들이 생겨나고 “남편의 문제냐, 네 문제냐”를 캐묻는단다. 다른 사람의 부부생활까지 꼬치꼬치 물을 수 있는 것을 우리 사회가 그만큼 자유로워졌다고 봐야하는 걸까. 아이가 안 생겨 마음 고생을 하는 사람들이 제일 듣기 싫은 말이 “마음 편히 가지라”는 말이라고 한다. 한 난임 관련 커뮤니티에 올라온 글이다. 공감하는 댓글이 수십개가 달렸다. 스트레스 갖지 말라면서, 마음을 편히 가지라면서 자꾸 ‘진행 상황’을 묻는다고 한다. 무슨 문제 때문에 애가 안 생기는 거냐, 주위에 누구는 몇년 만에 아이를 가졌다, 누구도 유산을 했다는 등의 이야기를 건넨단다. 도통 위로인지 모르겠다고 했다. 돌이켜 보면 나도 내 일이 아니라는 생각에 가볍게, 또 어줍잖게 위로를 한답시고 그런 이야기를 전한 적이 있었다. 얼마나 상처가 됐을지 두고두고 미안하다.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기다려주는 것이 최고의 위로인 것 같다. 겨우 임신을 하게 되면 그 다음이 더 문제다. 아이를 열 달 동안 무사히 품는 것은 더 큰 난관이다. 사람들에게 자녀 계획을 물을 수 없는 진짜 이유는 유산 때문이었다. 6~8주 초기 유산은 마치 매달 생리를 하는 것처럼 흔한 일이라는 말까지 있을 정도다. 아기를 잃고 자책하는 여성들을 위한 위로 차원의 이야기일지 몰라도 시간이 짧든 길든, 아기가 크든 작든 내 품 안에 찾아왔던 생명인데, 잃게 됐을 때 어떤 기분일지 감히 상상할 수도 없다. ●”임산부 10명 중 1명꼴로 유산의 아픔” 남윤인순 새정치민주연합 의원(국회 복지위)은 “임산부 10명 중 1명꼴로 유산의 아픔을 겪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건강보험공단에서 받은 ‘출생자 및 임신출산 진료비 지원 현황’ 자료를 분석한 결과다. 지난 2008년부터 2013년까지 5년 동안 임신·출산 진료비를 지원 받은 인원이 239만 3383명인 데 비해 출생자수는 218만 6948명으로 나타났다. 진료비를 지원받은 임산부가 출생자보다 9.4%이 더 많은 것이다. 경험을 비춰봤을 때 임신·출산 진료비를 지원받는 것도 아기가 정상적으로 자리를 잡은 뒤에 예정일이 정해지는 8~9주쯤 이후였던 것 같다. 진료비 지원을 받기 전의 초기 유산은 훨씬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보통 임신 12주만 넘기면 ‘안정기’라 여겨지지만 그것도 모를 일이다. 그래서 내가 주장하는 임신·출산 지론 중 하나가 “임신에 안정기란 없다”는 것이다. 중기 유산, 조산으로 고통받는 엄마들이 너무 많은 것을 봤기 때문이다. 2013년 12월 말 기준 미숙아(37주 이전 출생) 수가 2만 6408여명이었다고 한다. 당시 출생아가 전체 43만 6455명이었다. 2009년 1만 6223명에서 5년 새 1만명 가량이 늘었다. 태어나는 아기는 계속 줄어드는 반면 미숙아, 또는 40주를 채웠더라도 체중이 2.5kg이 안 되는 저체중 출생아는 매년 늘고 있다고 한다. 임신·출산 관련 커뮤니티에서 ‘이른둥이’ 엄마들의 사연은 눈물겹다. 신생아 중환자실을 오가며, 안지도 못할 만큼 작은 아기가 몸에 각종 의료기기를 몸에 달고 힘겨워 하는 모습을 지켜봐야 하는 가슴 아픈 글들이 넘쳐났다. 때로는 치료를 받을 수 있는 것 조차 감사해야 할 경우도 더러 있다. 출산 직후인데 몸조리는커녕 엄마들은 줄곧 걱정과 죄책감에 시달려야 한다. 임신의 어려움을 모른 채 아기가 생겼고 입덧도 심하지 않았기에 ‘임신 체질’이라고 자부했던 나 역시 13주에 출장을 다녀오자마자 하혈이 있어 난생 처음 회사를 조퇴하고 유산방지주사를 맞았다. 병원에 가는 택시 안에서 하염없이 눈물이 쏟아졌다. 그 뒤부터 뱃속 아기에게 “아가야, 보고 싶어. 빨리 만나자”라고 말하던 것을 멈췄다. 엄마 말을 잘 듣고 너무 빨리 나올까봐, “정말 보고싶지만 우리 천천히 건강히 만나자”고 매일 속삭였다. 34주에는 갑자기 조기진통으로 일주일이나 입원을 해야 했다. 하루종일 배가 심하게 뭉치고 불편한 느낌이 계속돼 밤에 응급실에 갔더니 아기가 나올 지도 모른다는 거다. 밤새 분만실에서 주사를 맞고 병실로 옮겨졌다. 출산하기 바로 전까지 회사에 다니겠다던 자신만만하던 꿈은 의지와 상관없이 무너졌다. 출산휴가를 앞당겨 한 달 동안 꼼짝도 못하고 집에서 누워 지냈다. 그렇게 버텨 38주에 건강히 아기를 낳았으니 무척 행복한 케이스였다. 임신 기간 내내 거의 대부분을 병원 침대에서 보내야 하거나 응급수술을 해서 아기가 빨리 태어나는 것을 막는 경우도 부지기수였다. 이렇게, 엄마가 되기 위해 저마다 사연과 아픔이 있다. “아이가 왜 아직 없냐”는 말이 더 이상 툭툭 내뱉을 만한 인사치레로 생각되지 않는다. 과거 선거철에 정치권에서 단일화로 인해 후보를 못낸 상대 당에게 ‘불임 정당’이라는 말을 썼다가 수많은 난임 부부들이 가슴을 쳤다는 것도 이해가 됐다. 임산부를 배려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단순히 배가 부르고 몸이 무거운 산모들을 위해 자리를 양보해 주자는 구호에 그쳐선 안 된다. 건강한 아이를 낳도록 도와주는 것은 가족들만의 몫이 아니다. 우리는 늘 사회 통념상의 기준에 따라 다른 사람의 인생 과업을 이야기하는 데 익숙하다. 대학을 졸업하면 취업은 언제 하느냐, 일자리를 잡으면 곧바로 결혼은 언제 하느냐, 결혼을 하고 나면 자연스럽게 아기는 언제 갖느냐는 질문을 한다. 심지어 아이가 돌이 될 무렵부터 나는 “둘째는 언제 갖느냐”는 질문에 시달리고 있다. 아직 생각이 없다고 하면 형제는 꼭 있어야 한다며 또 한참 동안 귀가 따가워진다. 공부와 직장, 결혼까지는 스스로 계획에 따라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그런데 생명이란 건 내 마음 같이 되지 않았다. 그리고 아이를 낳아서 기르다 보니 아기라는 존재에 대해 함부로, 가볍게 말을 하는 사람을 보면 정이 뚝 떨어지기도 한다. 그 무엇보다 소중한 존재를 품고 기르는 일이 바로 임신과 출산, 육아다. 여자라면 누구나, 때가 되면 당연히 해야하는 일이 아니라 그냥 그 자체로 귀하고 신비로운 일로 인식되길 바란다. 자녀 계획. 이젠 더 조심스럽게, 서로 배려해야 할 주제가 되어야 할 것 같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이 기사의 관련기사 (1)나홀로 육아 1년…외로움을 말한다 (2)엄마들은 왜 ‘토토가’를 보고 울었나 (3)엄마가 될수록…엄마만 필요했다 (4)세월호 참사가 초보 엄마에게 가르쳐준 것들 (5)내 아기가 타고났기 바라는 한 가지 (6)CCTV 단다고 걱정 사라질까
  • “’돈 문제’ 고통받는 중년 여성, 심장질환 비율 2배” (美 연구)

    “’돈 문제’ 고통받는 중년 여성, 심장질환 비율 2배” (美 연구)

    항상 '돈 문제'로 고통을 겪는 중년 여성이 있다면 유의해야 할 만한 연구결과가 나왔다. 최근 미국 캘리포니아 대학 의학센터 연구팀은 평소 재정적 압박이 심한 중년 여성들이 심장마비 등의 심장 질환을 겪는 비율이 2배나 높다는 논문을 발표했다. 총 2만 6763명의 환자 데이터를 분석해 얻어진 이번 연구결과는 각종 심장질환에 영향을 주는 환경적 요인이 무엇인지 분석하는 과정에서 드러났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정신적 외상을 초래할 정도의 다양한 일을 겪는다. 예를들어 사랑하는 사람과의 사별, 실직, 배우자의 불륜 등이 대표적으로 이같은 경험은 곧 심장에 무리를 주고 경우에 따라 병이 되기도 한다. 연구팀은 피실험자 중 심장질환을 겪은 여성 267명을 연구대상에 올렸으며 평균 나이는 56세였다. 이들의 총 9년 간의 삶과 심장병력을 비교 분석한 결과 인과성이 증명됐다. 자식이나 배우자의 죽음 및 중상, 치명적인 병에 걸린 경우 심장질환 비율이 65% 이상 증가했기 때문이다. 놀라운 사실은 평소 돈이 부족해 쩔쩔매는 중년 이상 여성의 경우 역시 심장질환 비율이 2배 이상 높았다. 특히 이 비율은 5만 달러(약 5400만원) 이하 소득자에게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연구를 이끈 심장전문의 마이클 알버트 박사는 "돈 문제가 가족의 죽음에 못지않게 여성의 스트레스 지수를 높인다는 사실이 확인된 것" 이라면서 "남성에 비해 여성이, 젊은 층에 비해 중년 여성이 재정적 문제로 인한 영향에 취약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상처받기 쉬운 이같은 정신적 고통은 신체 염증과 코르티솔(cortisol·급성 스트레스에 반응해 분비되는 물질) 수치를 높여 신체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단독] 신종 ‘공갈젖’ 스마트폰… 아기들의 뇌가 위험하다

    [단독] 신종 ‘공갈젖’ 스마트폰… 아기들의 뇌가 위험하다

    스마트폰 사용량이 많은 유아일수록 화를 잘 참지 못하거나 짜증을 내는 등 감정을 조절하는 능력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부모의 양육 스트레스가 클수록 아이가 스마트폰 중독에 빠질 위험성이 큰 것으로 조사됐다. ●우는 아이 달래려다 분노 못 참는 아이로 키워 서울신문이 특별기획 ‘아날로그&디지털 리포트’의 일환으로 가톨릭대학교 심리학과 발달심리연구실과 함께 지난달 17일과 20일 양일간 서울 강서구 화곡동 소재 어린왕자 어린이집(원장 임연희)에 다니는 2~6세 유아 62명과 부모들을 상대로 1대1 대면조사 및 71개 문항의 심층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이 확인됐다. 국내 언론이 대학 연구팀과 공동으로 유아에 대한 스마트폰의 위험성을 규명하는 심층연구를 진행한 것은 처음이다. ●무분별하게 쓸수록 인지력 크게 떨어져 이들 유아 62명의 일일 평균 스마트기기(스마트폰, 태블릿PC) 사용시간에 따른 정서조절 능력을 검사한 결과 스마트기기 사용 그룹이 평균 30.45점으로 스마트기기 미사용 그룹(32.17점)보다 정서조절 능력이 떨어졌다. 짜증이나 화를 내는 빈도 등을 나타내는 부정정서 표현 수치도 스마트기기 사용 그룹(17.29점)이 미사용 그룹(14.67점)보다 높았다. 부모가 정해 주는 규칙 없이 무분별하게 스마트기기를 사용하는 유아들은 인지조절 기능 검사 결과 평균 정확도가 43.10%에 그쳐 규칙을 정해 놓고 사용하는 유아 그룹(70.30%)보다 크게 낮았다. 특히 부모가 자녀와의 관계에서 받는 스트레스와 자녀의 스마트폰 중독 경향성과의 관련성을 상관 분석 기법으로 검증한 결과 수치가 통계적으로 의미 있는 0.312로 나타나 부모의 양육 스트레스가 크면 아이가 스마트기기에 중독될 위험성도 커진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검사를 진행한 정윤경 가톨릭대 심리학과 교수는 “부모가 자녀의 스마트폰 사용을 관리하는 게 중요한데 양육 스트레스가 많은 경우 쉽지 않다”면서 “부모의 책임도 크지만 양육 부담을 줄일 수 있는 정부의 육아 정책 등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말했다.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부모 스트레스 클수록 자녀 디지털 중독 경향 서울신문과 가톨릭대 심리학과 발달심리연구실이 지난달 17일과 20일 양일간 서울 강서구 화곡동 소재 ‘어린왕자어린이집’(원장 임연희)에 다니는 2~6세 유아 62명의 부모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와 유아를 상대로 진행한 일대일 대면조사 결과에 따르면 스마트기기(스마트폰, 태블릿PC) 사용 시간이 긴 유아일수록 정서 조절 능력과 인지 능력이 떨어졌다. 총 71개 설문 중 유아의 정서 조절 능력을 측정하기 위한 문항은 17개로, 정서 통제 8개 문항(점수 범위 8~40점:문항당 최저 점수 1×8=8, 문항당 최고 점수 5×8=40)과 부정적 정서 표현 7개 문항(점수 범위 7~35점)으로 구성돼 있다. 정서 통제 점수가 높을수록 감정을 조절하는 능력이 크고 부정적 정서 표현 점수가 높을수록 화나 짜증을 잘 내는 것을 나타낸다. 스마트폰 사용 시간에 따른 정서 통제 능력을 나타내는 <그래픽1>을 보면 스마트폰을 1~2시간 사용하는 유아 그룹은 평균 29.375점으로 가장 낮은 점수를 기록했다. 30분~1시간 사용하는 그룹은 평균 30.000점, 30분 이내로 사용하는 유아들은 평균 30.294점으로 점수가 높았다. 사용하지 않는 그룹은 32.200점으로 가장 높은 점수를 나타냈다. 스마트폰 사용 시간에 따른 부정 정서 표현을 나타내는 <그래픽2>는 1~2시간 사용하는 그룹이 18.000점으로 가장 높게 나왔다. 30분~1시간은 17.800점, 30분 이내는 17.353점, 사용하지 않는 그룹은 14.400점으로 사용 시간이 줄어들수록 자녀가 화나 짜증을 덜 내는 것으로 나타났다. 검사를 진행한 정윤경 가톨릭대 심리학과 교수는 “부정 정서가 높게 나오는 것은 정서 조절이 제대로 안 되고 있기 때문”이라며 “스마트기기 사용이 정서 조절 기능 발달에 영향을 끼쳤다고 해석할 수 있다”고 했다. 또 “스마트기기 사용 시간이 길수록 중독 경향성도 높아질 수밖에 없기 때문에 화내거나 짜증 내는 증상을 많이 보일 수 있다”고 했다. 스마트기기 사용 유아 중 부모가 규칙을 세워 놓지 않고 스마트폰을 사용하게 하는 경우에는 규칙을 세워 놓은 경우보다 감정 조절하는 능력이 떨어졌다. 규칙을 세워 놓지 않은 경우는 30.42점으로 규칙을 세워 놓은 경우(30.85점)보다 정서 조절 능력이 낮았다. 규칙이 없는 그룹은 부정적 정서 표현도 높았다. 인지 조절 기능도 규칙 없이 스마트기기를 사용했을 때 낮게 측정됐다. 인지 조절 기능은 주의 집중 능력, 의사 결정 능력, 규칙을 적용하는 능력 등으로 학습 능력을 좌우하는 밑바탕이 된다. <그래픽3>을 보면 규칙 없이 스마트기기를 사용하는 유아 그룹의 인지조절검사에서 정확도는 43.10%에 미치지 못했다. 그에 반해 규칙 아래 스마트 기기를 사용하는 그룹의 정확도는 70.30%로 높아 큰 차이를 보였다. 인지 조절 기능은 유아 62명을 대상으로 주의 및 인지적 조절을 측정하는 기법인 ‘플랭커 태스크’를 이용해 일대일로 검사했다. 이는 컴퓨터 화면에 제시된 과제를 보고 유아가 얼마나 정확하고 빠르게 반응하는지를 측정하는 검사다. 다만 유아 62명 중 2~3세는 나이가 너무 어려 제대로 과제를 수행하지 못했고, 결과적으로 30명만 검사에 참여했다. 정 교수는 “결국 스마트폰을 사용하더라도 장소와 시간 등 규칙을 정해 놓는 부모의 관여와 참여가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결과”라고 설명했다. 부모의 양육 스트레스가 유아를 스마트폰 중독에 빠트릴 위험성이 있다는 검사 결과도 나왔다. 부모가 유아와의 관계에서 받는 스트레스와 유아의 스마트폰 중독 경향성의 관련성을 상관분석 기법으로 검증한 결과 수치가 0.312로 나타난 것이다. 정 교수는 “통계학적으로 볼 때 이 수치는 부모의 양육 스트레스가 클수록 유아가 스마트기기에 중독될 가능성이 높다고 볼 수 있는 유의미한 결과”라고 했다. 부모의 양육 스트레스가 높을수록 자녀의 스마트기기 사용에 대한 규칙을 세우지 않는 경향도 높았다. 통계기법 중 하나인 ‘변량분석’을 통해 분석한 <그래픽4>를 보면 규칙이 없는 그룹(14명) 부모의 스트레스 정도가 평균 27.429로 규칙이 있는 그룹(47명)의 스트레스(24.514)보다 높았다. 양육 스트레스가 큰 부모는 자녀의 스마트폰 사용을 관리할 여력이 부족한 것으로 해석된다. 양육 스트레스가 높을수록 자녀 앞에서 스마트기기를 사용하는 경향도 높았다. <그래픽5>를 보면 자녀 앞에서 가끔 사용하거나 항상 사용하는 그룹(49명)의 스트레스 정도는 25.82로 자녀 앞에서 전혀 사용하지 않거나 피치 못할 경우에만 사용하는 그룹(13명)의 스트레스(17.94)보다 훨씬 높았다. 정 교수를 비롯한 가톨릭대 연구팀 5명이 진행한 이번 연구에 참여한 유아 62명은 2세 13명, 3세 14명, 4세 13명, 5세 17명, 6세 5명으로 구성됐다. 이들 유아가 최초로 스마트기기를 접한 나이는 2세 이상~4세 미만이 44명으로 가장 많았고, 0세 이상~2세 미만도 8명이나 됐다. 유아의 일일 평균 스마트폰 이용 시간은 ‘30분 이내’가 34명으로 가장 많았고 30분~1시간, 1~3시간은 각각 9명이었다. 아이가 스마트기기를 주로 사용하는 장소는 가정(27명), 식당 등 공공장소(14명), 차 안(3명) 등의 순이었다.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단독] [아날로그&디지털 리포트] 5살 ‘스마트폰 키드’ 뇌파 보니

    [단독] [아날로그&디지털 리포트] 5살 ‘스마트폰 키드’ 뇌파 보니

    서울신문은 지난달 17일 스마트폰 사용이 유아의 뇌 발달에 끼치는 영향을 알아보기 위해 정신과 전문 의료기관에 의뢰해 평소 스마트폰 중독이 우려되는 김재성(5세·가명)군의 두뇌기능검사를 진행했다. 김군 부모의 동의 아래 진행된 검사 결과 집중력과 감정 조절 등을 담당하는 전(前)전두엽의 기능이 약화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과다한 스마트기기 사용이 뇌에 악영향을 끼쳤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이는 스마트폰 사용량이 많은 유아일수록 화를 잘 참지 못하거나 짜증을 내는 등 감정을 조절하는 능력이 떨어진다는 가톨릭대학교 심리학과 발달심리연구실의 유아 설문조사 결과를 뒷받침하는 내용이기도 하다. 김군은 이날 오후 3시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 있는 BR집중력의원(원장 전열정)에서 뇌파 측정 기계인 뉴로피드백 장비를 통해 배경뇌파와 학습뇌파를 검사했다. 두피에 전극을 붙여 뇌의 전기적 활동을 측정하는 것으로 20여분간 진행됐다. 배경뇌파는 편안한 상태의 뇌파를, 학습뇌파는 컴퓨터 화면에 제시된 과제를 풀 때의 뇌파를 측정한 것으로 측정 부위의 뇌파 분포를 통해 뇌의 기능을 파악할 수 있다. 이후 전열정 원장은 김군과 어머니 백지은(가명)씨를 상대로 평소 생활 습관과 기분 상태, 스마트기기 사용 행태 등에 대한 상담을 각각 진행했다. 배경뇌파 검사 결과 나타난 김군의 뇌파<사진1>를 보면 전전두엽이 위치한 대뇌 반구 전방이 파란색을 띠고 있다. 뇌의 안정감 등을 나타내는 알파파 수치가 그래픽상 30정도로 떨어져 있는 것이다. 정상적인 두뇌<사진2>는 그래픽상 40에 해당하는 초록색을 띠고 있다. 40을 기준으로 수치가 떨어질수록 집중력과 감정 조절 기능이 약화된 것이고, 반대로 40보다 수치가 높아지면 압박감 등을 크게 느끼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전 원장은 “전전두엽의 기능이 떨어져 있어 조절력과 집중력이 낮은 것으로 측정됐다”며 “김군이 어리기 때문에 앞으로 개발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스마트폰이나 TV에 계속 노출된다면 중독에 빠지면서 점점 더 자극적인 것이 아니면 집중을 못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김군은 상담을 받는 도중에도 자리에 가만히 앉아 있지 못하고 산만하게 주변을 왔다 갔다 하는 모습을 보였다. 다만 학습뇌파 측정 결과 외부 자극을 감지하는 인지 강도와 속도, 좌뇌우뇌 활성도, 스트레스 등은 평균 범주에 속해 문제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 원장은 “스마트폰을 과다하게 사용했지만 그 기간이 짧고 현재는 끊은 상태이기 때문에 아직까지 다른 뇌 기능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김군은 지난해 6월 엄마의 스마트폰을 처음 접한 이후 갈수록 사용 시간이 늘어 지난해 말에 이르러서는 거의 온종일 스마트폰을 붙들고 있을 정도로 증상이 심각해졌다. 올해 초 인터넷중독예방상담센터에서 정기적 상담을 받으면서 스마트폰 사용을 중단했지만 요즘에는 TV에 집착하는 증세를 보이고 있다. 지은씨는 “유치원 가기 전에 일어나면 리모컨부터 찾는다”면서 “누나들이 와도 리모컨을 안 주려고 한다”고 말했다. 김군은 오후 2시쯤 유치원에서 귀가해 잘 때까지 TV를 보는 경우가 많다. 결국 김군은 아직 디지털 중독 단계까지는 아니지만, 제대로 된 놀거리를 찾지 못해 스마트폰이나 TV에 집착하고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김군은 ‘집에 오면 주로 무엇을 하고 노느냐’는 질문에 “집에 엄마 빼고 아무도 없어서 TV를 봐요. 누나들이 와도 TV를 보고 그랬어요”라고 답했다. 김군에게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고 주로 홀로 있다 보니 스마트폰이나 TV를 보는 시간이 많아졌고, 그러면서 점점 자극에 익숙해져 더 많은 자극을 필요로 하게 됐다는 추론이 가능하다. 전 원장은 “김군이 게임이나 TV를 찾는 이유는 놀거리가 마땅히 없는 탓이 크다”면서 “아직 중독 단계는 아니지만 상태를 악화시키지 않기 위해선 이제부터라도 많이 놀아 줘야 한다. 스마트폰 말고 아이가 빠질 수 있는 다른 놀거리를 마련해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가족이 적극적으로 나서 김군에게 관심을 쏟아야 한다는 것이다. 전 원장은 “김군과 얘기해 본 결과 아이가 혼자 놀 때가 많다”면서 “현재 김군의 어머니가 체력이 달리고 어떻게 아이와 놀아 줘야 할지 방법을 잘 모를 수도 있지만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어머니가 김군과 놀이터에서 같이 놀아 주는 것만으로도 큰 도움이 될 수 있다”며 “어머니의 체력 확보가 첫 번째라는 생각이 든다”고 덧붙였다. 지은씨도 육아에 대한 어려움을 토로했다. 그는 “딸만 키우다가 남자아이를 키우려다 보니 벅찼다. 아이가 내가 잘 놀아 주지 않아서 이렇게 됐다는 사실에 놀랐다”며 “앞으로는 아이와 놀이터 등에서 야외 활동을 많이 해야겠다”고 말했다. 전 원장은 “성인이 괴롭거나 답답한 일이 있을 때 술을 마시며 해방구를 찾듯 아이들에게는 스마트폰이 그런 존재가 될 수 있다”면서 “아이들이 스마트폰에 집착하는 증세를 보일 때 단순히 중독이라고 결론짓기보다는 무엇이 문제인가 원인을 곰곰이 따져 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잠들기 힘들어?...1분만에 잠드는 ‘4-7-8 호흡법’

    잠들기 힘들어?...1분만에 잠드는 ‘4-7-8 호흡법’

    족욕, 반신욕, 따뜻한 우유 한 잔 등 다양한 방법으로 ‘잠들기’를 시도했으나 실패한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이 호흡법에 관심을 가져볼 필요가 있겠다. 세계적인 대체의학 전문가가 단 60초 만에 잠이 들 수 있는 호흡법을 제시했다.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의 4일자 보도에 따르면, 하버드 의대 출신의 대체의학 분야에서 세계적인 명성을 얻고 있는 앤드류 와일 박사는 수면제나 특수한 불빛이 없이도 잠들 수 있는 방법을 설명했다. 일명 ‘4-7-8’ 호흡법은 신경 시스템에 작용하는 ‘자연유래 신경안정제’라고 설명했으며, 이는 신체의 긴장도를 낮추고 빠르게 잠이 들도록 도와준다는 것이 와일 박사의 주장이다. 그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올린 영상에서 “‘4-6-7 호흡법’은 어떤 장비도 필요치 않고, 장소에도 구애받지 않는다. 시간이 많이 필요치도 않은 간단한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방법은 다음과 같다. 우선 ‘쉿-’하는 소리를 내며 입으로 숨을 완전히 내뿜은 뒤 입을 다물고 코를 통해 숨을 들이마신다. 이때 머릿속으로 4초를 세며 천천히 숨을 마셔야 한다. 이후 7초간 숨을 멈춘 뒤, 다시 입을 통해 폐에 들어있는 공기를 내뱉는다. 이때에는 역시 머릿속으로 8초를 세며 천천히 숨을 내뱉어야 한다. 위의 과정을 1회로 보고, 총 3회를 반복하는 것이 ‘4-7-8 호흡법’이다. 와일 박사는 “이 호흡법을 실시할 때에는 반드시 코를 통해 끝까지 숨을 들이쉰 뒤, 입을 통해 끝까지 숨을 내뱉는 것이 중요하다. 이때 팁은 혀가 호흡 내내 같은 자리를 유지하는 것”이라면서 “날숨이 들숨에 비해 2배 더 길다. 들이쉬고 내뱉는 숨을 반드시 4초와 8초로 유지하기 보다는 본인의 페이스에 맞추는 대신 날숨이 2배 더 길게 하는 시간에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스트레스를 받으면 신경계가 지나치게 자극되고 이러한 상태는 수면 부족으로 이어질 수 있는데, ‘4-7-8 호흡법’은 폐에 더욱 많은 산소를 공급해 부교감신경계통의 안정을 도모, 수면에 도움이 된다는 것. 이러한 방법은 요가의 프리나야마 호흡법에 기초한 것으로, 인도 요가에서는 프리나야마 호흡법이 순환기계통의 건강을 증진시키고 기관지 질환 및 면역력 상승에 효과가 있다고 소개한다. 와일 박사는 “이 호흡법은 스트레스 완화 및 불안장애에도 효과가 있다”면서 “하루에 두 번, 6~8주간 ‘4-7-8 호흡법’을 연습하고 익숙해지면 60초 안에 잠드는 것이 가능해진다”고 소개했다. 사진=포토리아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김민석 특파원 박타푸르 르포] 일상 복귀속 피켓 든 시위대 “정부는 어디 있는가”

    [김민석 특파원 박타푸르 르포] 일상 복귀속 피켓 든 시위대 “정부는 어디 있는가”

    4일 네팔 수도 카트만두의 동쪽 박타푸르 지역. 네팔 인구의 5.5%를 차지하는 네와르족(族) 거주지이자 주요 유적지가 몰린 이곳 상점들은 벌써 절반 이상이 문을 열었다. 도시가 빠른 속도로 일상을 찾아가는 가운데 곳곳에서 산발적인 소규모 반(反)정부 시위가 눈에 띄었다. 기자는 박타푸르 외곽 골목에서 한 무리의 시위대와 마주쳤다. 20대 남녀 30여명이 나무로 만든 피켓을 들고 이동하고 있었다. 피켓에는 ‘정부는 어디에 있는가? 무엇을 하고 있는가?’라고 적혀 있었다. 앞서 소설가이자 야권 지도자 카겐드라 상그랄라(69)가 지지자들과 함께 지난주 초 총리 공관 앞에서 정부를 비판하는 시위를 벌이다 경찰에 의해 강제 해산됐다. 이 소식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해 전해진 뒤 상그랄라가 부르짖던 구호인 ‘정부는 어디에?’는 시위대의 대표 구호가 됐다. 지난달 25일 대지진 당시 관광객 180여명이 매몰된 세계문화유산 다라하라 타워 인근에는 정치권을 비판하는 대자보도 붙었다. “각 정당의 리더들은 자신들의 정치적 목적을 위해서는 그렇게 열정적으로 일하더니 정작 국민이 힘든 지금은 다 어디 가고 보이지 않느냐”고 적혀 있었다. 네팔 국가인권위원회의 드비에 자(51) 법무감독담당관은 이날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최근 정부 비판 시위는 정부가 이재민의 의식주를 해결할 역량이 충분한데도 최선을 다하지 않고 있다는 인식이 퍼져 있는 것과 무관치 않다”고 분석했다. 네팔의 인권 운동가이자 변호사인 그는 “각국 정부와 민간 차원에서 천문학적인 구호물자가 네팔에 들어왔을 것”이라면서 “국민은 부패한 현 정부가 물자를 전부 쏟아붓지 않는다고 생각한다”고 날을 세웠다. 네팔 국민은 2008년 공화제 도입 이후 현 총리인 수실 코이랄라까지 4명의 총리를 배출한 코이랄라 집안이 좌지우지하는 현 정부를 불신한다. “신이 결정한 운명은 따라야 한다는 네팔 특유의 숙명주의와 기성 정치권을 불신하는 상황이 어우러지면서 정부를 비판하되 행동하지는 않는 모순적인 분위기를 만들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현재 지진피해 복구와 이재민 주거 등에 관심이 쏠리지만 장기적으로는 네팔인의 정신 건강이 큰 문제가 될 것입니다. 특히 네팔 국민 모두 외상 후 스트레스증후군(PTSD)이 우려되지만, 전문 의료진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입니다.” 봇물처럼 이어진 국제사회의 지원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한국을 비롯한 세계 여러 나라가 순수한 의도로 도와주고 있지만 일부 국가는 구호를 비즈니스로 생각하고 있다”면서 “특히 인도와 중국이 우리의 재난을 이용해 네팔에서의 영향력 확대를 꾀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인도는 자국민 보호를 구실로 군대까지 파견했고 인도 언론은 이를 옹호하기 위해 지진 피해를 확대 보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글 사진 shiho@seoul.co.kr
  • 잘가, 불면증…60초만에 잠드는 ‘4-7-8 호흡법’

    잘가, 불면증…60초만에 잠드는 ‘4-7-8 호흡법’

    족욕, 반신욕, 따뜻한 우유 한 잔 등 다양한 방법으로 ‘잠들기’를 시도했으나 실패한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이 호흡법에 관심을 가져볼 필요가 있겠다. 세계적인 대체의학 전문가가 단 60초 만에 잠이 들 수 있는 호흡법을 제시했다.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의 4일자 보도에 따르면, 하버드 의대 출신의 대체의학 분야에서 세계적인 명성을 얻고 있는 앤드류 와일 박사는 수면제나 특수한 불빛이 없이도 잠들 수 있는 방법을 설명했다. 일명 ‘4-7-8’ 호흡법은 신경 시스템에 작용하는 ‘자연유래 신경안정제’라고 설명했으며, 이는 신체의 긴장도를 낮추고 빠르게 잠이 들도록 도와준다는 것이 와일 박사의 주장이다. 그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올린 영상에서 “‘4-6-7 호흡법’은 어떤 장비도 필요치 않고, 장소에도 구애받지 않는다. 시간이 많이 필요치도 않은 간단한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방법은 다음과 같다. 우선 ‘쉿-’하는 소리를 내며 입으로 숨을 완전히 내뿜은 뒤 입을 다물고 코를 통해 숨을 들이마신다. 이때 머릿속으로 4초를 세며 천천히 숨을 마셔야 한다. 이후 7초간 숨을 멈춘 뒤, 다시 입을 통해 폐에 들어있는 공기를 내뱉는다. 이때에는 역시 머릿속으로 8초를 세며 천천히 숨을 내뱉어야 한다. 위의 과정을 1회로 보고, 총 3회를 반복하는 것이 ‘4-7-8 호흡법’이다. 와일 박사는 “이 호흡법을 실시할 때에는 반드시 코를 통해 끝까지 숨을 들이쉰 뒤, 입을 통해 끝까지 숨을 내뱉는 것이 중요하다. 이때 팁은 혀가 호흡 내내 같은 자리를 유지하는 것”이라면서 “날숨이 들숨에 비해 2배 더 길다. 들이쉬고 내뱉는 숨을 반드시 4초와 8초로 유지하기 보다는 본인의 페이스에 맞추는 대신 날숨이 2배 더 길게 하는 시간에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스트레스를 받으면 신경계가 지나치게 자극되고 이러한 상태는 수면 부족으로 이어질 수 있는데, ‘4-7-8 호흡법’은 폐에 더욱 많은 산소를 공급해 부교감신경계통의 안정을 도모, 수면에 도움이 된다는 것. 이러한 방법은 요가의 프리나야마 호흡법에 기초한 것으로, 인도 요가에서는 프리나야마 호흡법이 순환기계통의 건강을 증진시키고 기관지 질환 및 면역력 상승에 효과가 있다고 소개한다. 와일 박사는 “이 호흡법은 스트레스 완화 및 불안장애에도 효과가 있다”면서 “하루에 두 번, 6~8주간 ‘4-7-8 호흡법’을 연습하고 익숙해지면 60초 안에 잠드는 것이 가능해진다”고 소개했다. 사진=포토리아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가위 눌리는 이유, 탈력발작 뭐길래?

    가위 눌리는 이유, 탈력발작 뭐길래?

    ‘가위 눌리는 이유’ 가위눌림은 의식은 깼지만 몸이 움직이지 못하는 현상을 의미한다. 이는 자는 동안 긴장이 풀렸던 근육이 회복되지 않아 일시적으로 발생한다. 의학적으로는 ‘수면마비’ 증상으로 간주된다. 대개 램 수면 상태에서 나타는 증상이 각성 상태에서 나타나는 경우를 말한다. 가위눌림은 누구에게나 종종 나타나는 현상이다. 때문에 가위눌림을 자주 경험한다고 해서 몸에 이상이 있는 것은 아니다. 다만 가위눌림과 수면장애, 주간수면과다증, 탈력발작(근육에 갑자기 힘이 빠지는 것), 반복적인 두통 등의 증상이 동반된다면 병원 진료를 받아볼 필요가 있다. 가위눌림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수면시간을 가지고, 생활의 스트레스를 줄여 나가는 것이 좋다. 아울러 취침과 기상시간이 일정하도록 습관을 들여야 한다. 뉴스팀 seoulen@seoul.co.kr
  • 가위 눌리는 이유, ‘심하면 병원 진료까지’ 가위 눌리지 않으려면?

    가위 눌리는 이유, ‘심하면 병원 진료까지’ 가위 눌리지 않으려면?

    ‘가위 눌리는 이유’ 가위눌림은 의식은 깼지만 몸이 움직이지 못하는 현상을 의미한다. 이는 자는 동안 긴장이 풀렸던 근육이 회복되지 않아 일시적으로 발생한다. 의학적으로는 ‘수면마비’ 증상으로 간주된다. 대개 램 수면 상태에서 나타는 증상이 각성 상태에서 나타나는 경우를 말한다. 가위눌림은 누구에게나 종종 나타나는 현상이다. 때문에 가위눌림을 자주 경험한다고 해서 몸에 이상이 있는 것은 아니다. 다만 가위눌림과 수면장애, 주간수면과다증, 탈력발작(근육에 갑자기 힘이 빠지는 것), 반복적인 두통 등의 증상이 동반된다면 병원 진료를 받아볼 필요가 있다. 최근 한 조사에 따르면 가위 눌리는 현상은 매우 피곤할 때(41.5%), 스트레스를 많이 받은 날(34.0%), 잠이 부족했을 때(31.1%), 공포영화나 무서운 장면을 목격했을 때(16.0%) 등으로 자주 나타났다. 결국 해당 문항들이 가위 눌리는 이유의 핵심인 셈이다. 가위눌림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수면시간을 가지고, 생활의 스트레스를 줄여 나가는 것이 좋다. 아울러 취침과 기상시간이 일정하도록 습관을 들여야 한다. 한편, 이러한 수면마비는 유전적 영향과 연관관계를 보이기도 했다. 학술지 ‘수면연구저널(Journal of Sleep Research)’에 논문을 발표한 쉐필드대학교 연구팀에 따르면 수면마비는 유전과 높은 상관관계를 보였다. 862쌍의 쌍둥이 및 형제들의 수면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특정 유전자 돌연변이를 가진 사람일수록 수면마비를 겪는 빈도수가 높았다. 가위 눌리는 이유, 가위 눌리는 이유, 가위 눌리는 이유, 가위 눌리는 이유, 가위 눌리는 이유, 가위 눌리는 이유 사진 = 서울신문DB (가위 눌리는 이유) 뉴스팀 seoulen@seoul.co.kr
  • 차 마시면 ‘두뇌 능력’↑ ‘긴장’은 ↓

    차 마시면 ‘두뇌 능력’↑ ‘긴장’은 ↓

    당신이 긴장을 풀고 싶을 때 따뜻한 차 한 잔은 완벽한 선택일 듯하다. 차를 마시는 것은 휴식이 될 뿐만 아니라 두뇌의 능력을 향상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영국 뉴캐슬대 연구팀은 녹차나 홍차를 마시면 30분 안에 기억력이나 의사결정과 관련한 뇌의 신경 활동을 현저하게 증가하는 것을 발견했다. 아직 이런 효과를 일으키는 성분이 어떤 것인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하지만 이전 연구를 통해 플라보노이드라는 항산화물질이 중추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이런 플로보노이드는 이미 염증을 조절하고 혈관 기능을 향상하며 동맥이 막히는 것을 완화하는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 이번 연구에서는 차가 다양한 신경 기능에 어떤 효과를 미치는지 확인하기 위한 것으로 연구팀은 일반인 8명을 대상으로 그들의 뇌파 유형을 분석했다. 연구팀은 사람들이 차를 마시기 전과 후에 나타나는 뇌파를 측정했고 세 가지 뇌파 변화를 확인했다. 홍차나 녹차를 마신 사람들은 30분~1시간 안에 세타파가 현저하게 상승했다. 즉 이런 차가 인지 기능을 향상하는 것과 연관된 뇌의 신경 활동을 자극했다는 것이다. 또 이보다는 덜 하지만, 각성과 기억, 논리적 추론과 연관성이 있는 알파파와 베타파도 증가했다. 연구를 이끈 에드워드 오켈로 박사는 “차는 집중력을 향상하고 정신을 맑게 하며 긴장을 완화하는 등 많은 정신적 혜택과 연관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결과는 차를 마시는 것으로 나타나는 혜택에 추가 증거를 제공한다”고 덧붙였다. 또 그는 “차를 마시기 전보다 세타파가 크게 향상하는 것은 인지 기능과 각성, 긴장 완화에 중추적인 영향을 보여주는 신호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전 연구는 하루에 차를 3, 4잔 마시면 심장 발작 위험을 줄일 수 있는 것을 보여줬다. 또 제2형 당뇨병을 예방하거나 완화할 수 있다. 이 밖에도 차 속에 있는 항산화물질은 노화의 어떤 효과를 중단할 뿐만 아니라 스트레스 수치를 낮추고 비만 세포의 성장을 줄여 비만 예방에도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영양 신경과학’(Nutritional Neuroscience) 최신호에 실렸다. 사진=ⓒ포토리아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어릴때 찐 살은 키로 간다? 다시 살로 간다!

    어릴때 찐 살은 키로 간다? 다시 살로 간다!

    어릴 때 찐 살이 모두 키로 간다는 말은 아이의 키 성장과 관련해 잘못 알려진 대표적인 속설이다. 성인은 지방세포의 ‘부피’가 커져 살이 찌지만 아이는 지방세포의 ‘수’가 늘어나며 살이 찐다. 지방세포 수가 한번 늘어나면 다이어트를 하더라도 줄이기가 쉽지 않아 성인이 돼서도 비만해질 수 있다. 박수성 서울아산병원 어린이병원 소아정형외과 교수는 “소아 비만은 나중에 다시 살을 찌우기 위한 공간이 이미 준비된 것으로, 비만 잠재력을 지닌 시한폭탄 같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방세포가 적으면 나중에 부피가 커지더라도 살이 많이 찌지 않지만 세포 수가 많은 데다 부피까지 커지면 왕창 살이 찌게 될 가능성이 커진다. 게다가 아이가 뚱뚱하면 성장에 필수적인 성장호르몬이 지방을 태우는 데 집중적으로 쓰여 성장이 더딜 수밖에 없다. 실제로 소아 비만이 성인 비만으로 이어질 확률은 60~80%로 높은 편이다. 과다하게 쌓인 지방은 성호르몬을 자극해 성조숙증을 유발하기도 한다. 체지방이 증가하면 ‘렙틴’이라는 호르몬이 분비되는데, 이 렙틴이 성호르몬 분비를 촉진해 신체 변화를 가져온다. 성장호르몬이 일찍 분비되면 많게는 10㎝나 덜 자란 채 성장판이 일찍 닫히게 돼 당장은 쑥쑥 자라더라도 최종 키가 타고난 키보다 작아질 수 있다. 성장호르몬은 만 55세 정도까지 분비되지만 성장은 성장판이 열렸을 때만 가능하다. 따라서 아이의 키를 키우려면 지방세포의 수가 늘어나지 않도록 예방해야 한다. 박 교수는 “무턱대고 열량을 조절하면 자칫 아이의 성장이나 신체 기능에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건강하고 올바른 다이어트로 성장을 뒷받침해 줘야 한다”고 말했다. 아이는 만 2세까지 1년에 키가 약 10~25㎝까지 자라다 2세를 지나 사춘기 전까지 1년에 평균 5~6㎝씩 큰다. 성장 속도가 다시 빨라지는 시기가 사춘기인데 보통 여자아이는 11세, 남자아이는 13세쯤에 사춘기가 시작된다. 2차 최대 성장 시기는 여아의 경우 11~13세, 남아의 경우 13~15세 사이다. 이 시기가 지나면 팔다리 성장이 서서히 멈추고 주로 몸통에서의 성장만 하다 16~18세 이후 차츰 모든 성장이 멈춘다. 따라서 키가 쑥쑥 크는 시기에 체중, 먹을거리, 운동, 수면까지 모든 것을 관리해 줘야 한다. 요즘에는 아이의 키를 키우겠다며 보약이나 보조제를 찾는 부모가 많은데 이보다는 음식을 골고루 먹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먼저다. 운동도 중요하다. 성장호르몬은 가만히 있을 때보다 몸을 일정한 강도 이상으로 움직일 때 더 많이 분비되기 때문에 규칙적으로 운동해 성장판을 자극해야 한다. 운동은 단순히 아이의 키만 늘려 주는 게 아니다. 뼈와 마찬가지로 근육에도 성장판이 있다. 관절운동으로 수축과 이완이 반복되면 근육 성장판이 자극을 받아 근육세포가 자란다. 근육세포가 발달하면 성장판 주위의 혈액순환과 대사 활동을 증가시켜 아이의 성장을 더욱 촉진한다. 잠을 잘 자는 것도 골고루 먹고 운동하는 것 못지않게 중요하다. ‘한창 키가 자랄 때는 하룻밤에도 3㎝씩 자란다’는 말처럼 아이는 자면서 키가 큰다. 성장호르몬 하루 분비량의 60~70% 정도가 오후 10시에서 오전 2시에 분비되기 때문에 적어도 오후 10시 이전에는 잠자리에 들어야 한다. 밤늦게 잠자리에 드는 아이는 키 성장을 위한 황금시간대를 놓치게 되는 셈이니 일찍 잠자리에 들 수 있도록 부모의 적극적인 도움이 필요하다. 보통 2~3세 아이는 하루 12~14시간, 4~6세 아이는 11~12시간, 7세 이후에는 매일 9~10시간 정도 자야 한다. 스트레스도 성장에 영향을 미친다. 우선 아이가 스트레스로 잠을 설치면 성장호르몬 분비가 억제되고, 어떤 이유로 심리적 압박을 받아도 뇌하수체의 호르몬 조절 능력이 떨어져 성장 속도가 늦춰진다. 결국 잘 자고 잘 놀고 골고루 먹는 게 키가 쑥쑥 크는 비법인 셈이다. 세종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열린세상] 저축과 교육/한순구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

    [열린세상] 저축과 교육/한순구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

    20년 전 내가 미국 대학에서 박사 과정 학생으로 공부하고 있었을 때의 일이다. 당시는 아직 중국의 경제가 발전을 시작하지 않은 시기였고 한국의 경제는 아직 선진국은 아니지만 세계가 놀랄 속도로 발전하고 있었으므로 미국 대학의 경제학 수업 시간에 한국 경제의 놀라운 성장에 대한 이야기가 심심치 않게 나왔다. 수업을 듣던 나는 한국 경제에 대한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어깨가 으쓱했던 기억이 있다. 그런데 20년 전 미국인 경제학자의 눈으로 본 한국 경제의 특징은 딱 두 가지였던 것 같다. 하나는 대부분의 가정이 빚을 내서 생활하고 있는 미국과는 달리 놀랍게 높았던 저축 수준이었다. 또 하나는 고등학교를 졸업하면 부모가 재정 지원을 해주지 않고 스스로 알아서 대학을 다니라고 하는 미국과는 달리 대학과 대학원 비용을 모두 부모가 부담하면서 걱정하지 말고 열심히 공부하라고 하는 교육열이었다. 운동선수들이 존경을 받는 미국의 고등학교에 비해서 공부를 잘하는 학생들이 모든 존경을 독점했던 우리의 고등학교 분위기도 미국인들로서는 신기하게 느꼈던 것 같다. 한국이나 대만에서는 부모가 밥을 굶고 병이 나도 병원에도 가지 않고 저축을 해서 그 돈을 모두 자녀의 교육에 쓴다는 미국 교수의 말에 같은 수업을 듣던 학생들이 모두 나를 쳐다보았던 기억이 있다. 결론적으로 20년 전 경제학자들이 분석한 한국 경제 성장의 원동력은 빚을 지지 않고 열심히 일해서 돈을 모아 경제 발전에 투자하는 것이었으며 그 투자 중에서도 가장 중요했던 것은 교육에 대한 투자였던 것이다. 그런데 20년이 지난 현재의 한국의 상황은 어떠한가. 더이상 높은 저축 수준을 자랑하는 국가이기는커녕 심각한 가계 부채를 걱정하는 상황에 이르고 있다. 높은 교육열은 지속되고 있지만 진정한 교육이라기보다는 명문대학에 진학시키려는 게임으로 변질되어 가고 있는 느낌이다. 이에 대한 정부의 정책은 학생들의 부담을 덜어 준다는 목적에서 오히려 학력 수준은 저하시키고 있다. 불과 20년 만에 세계의 경제학자들이 칭찬하던 한국의 모습은 현재 거의 사라져 버렸다. 물론 한국의 저소득층으로서는 먹고살기도 빠듯한데 저축할 여유가 어디 있느냐고 반문할 수 있다고 본다. 심지어 빚을 지더라도 그것이 자신의 잘못이라기보다 사회적인 문제라고 책임을 전가할 명분도 있을 수 있을지 모른다. 하지만 20년, 30년 전의 우리 부모들이 결코 지금의 우리보다 여유가 있어서 저축을 했다고 볼 수 있는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국민 개개인이 빚을 지지 않고 자신의 소득 안에서 소비해야 한다. 국민의 소비를 정부가 연금, 지원금, 의료보험 등을 통해서 도와줄 수도 있지만, 이것도 결국은 언젠가 우리 국민이 세금으로 내야 하는 돈일 뿐이다. 결국 개개인이 빚을 지게 되면 국가도 빚을 지게 되는 수밖에 없는 것이다. 다음은 교육이다. 육체적 노동보다는 지적인 능력이나 기술의 습득이 생산 활동에 더 많은 영향을 미치는 현재의 경제에서 교육의 중요성은 20년, 30년 전보다 훨씬 증가했다. 우리 젊은이들의 지적 수준과 기술력이 다른 경쟁국의 젊은이들에 비해 뒤진다면 한국 경제의 앞날은 없다. 지금 중국의 작은 도시들에서 우수하다는 고등학교들을 방문해 보면 고등학교 1학년부터 기숙사에 살면서 오전 5시부터 저녁 9시까지 수업을 듣고 공부를 하고 있다. 같은 고등학교 내에서도 가장 실력 있는 학생들은 1반에 편성하고 그다음은 2반에 편성하는 식으로 반마다 다른 수준의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젊은 학생들의 공부 스트레스도 걱정해야 하지만 그런 걱정 때문에 학생들의 지적 능력이 중국 등 주변 국가에 비해 크게 뒤처지는 우를 범해서는 결코 안 된다. 하지만 평등성을 강조하는 현재 대한민국의 교육이 과연 중학교부터 입시를 치르고 우수한 소수에 대해 차별화된 교육을 실시하는 중국, 일본, 대만, 홍콩 등의 주변국들에 비해 경쟁력이 있을지는 개인적으로 의문이 든다. 20년 전에는 세계의 경제학자들로부터 그렇게 칭송을 받았고 우리 경제의 원동력이었던 저축과 교육을 현 시점에서 반드시 다시 생각해 봐야 할 것이다.
  • ‘쉬’ 급한데… 오래 참는 일 잦으면 방광염 위험!

    ‘쉬’ 급한데… 오래 참는 일 잦으면 방광염 위험!

    마트에서 계산원으로 일했던 박모(52·여)씨는 현재 방광염을 앓고 있다. 소변을 볼 때마다 아랫배에 통증이 느껴져 병원을 찾았더니 의사는 소변을 너무 오래 참는 습관 때문에 방광염이 생겼다고 했다. 손님이 몰리면 3~4시간은 꼬박 서서 일해야 하다 보니 화장실조차 갈 수 없어 탈이 생긴 것이었다. 박씨는 방광염 진단을 받고서 마트 일을 그만뒀다. 박씨처럼 소변을 오래 참으면 소변이 방광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져 세균이 번식하기 좋은 환경이 만들어진다. 이 세균에 방광이 감염돼 염증이 생기는 질환이 방광염이다. 원인균의 80% 이상은 대장균이다. 건강한 사람이야 자주 소변을 참아도 방광염에 걸리지 않지만 면역력이 떨어진 사람은 세균 감염에 취약해 쉽게 발병한다. 그래서 흔히 방광염을 방광에 걸리는 ‘감기’라고 부른다. 면역력이 떨어지는 겨울과 봄에 환자가 특히 많다. 방광염은 꽉 끼는 바지를 입어도, 폐경 후 여성호르몬이 감소해도 잘 걸린다. 특히 여성은 항문과 요도가 가깝고 요도 길이가 남성보다 10㎝ 이상 짧아 균이 요도를 따라 방광에 들어가 염증을 일으키기 쉽다. 남성은 요도와 방광이 만나는 부위에 전립선이라는 장기가 있어 균이 방광에 진입하기 전에 전립선을 먼저 거친다. 따라서 문제가 생기면 대부분 급성전립선염 형태로 나타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통계 자료를 보면 지난해 방광염으로 병원 진료를 받은 환자는 모두 156만 2478명이며 이 중 94.1%(146만 9859명)가 여성 환자였다. 연령별로는 폐경기에 접어든 50대가 32만 3590명으로 가장 많고 그다음으로 40대(31만 7923명), 30대(24만 587명) 순으로 나타났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2008~2012년 병원 진료를 받은 방광염 환자를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전체 진료 인원은 연평균 3.1%씩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이며 인구 10만명당 진료 인원도 연평균 2.3%씩 늘고 있다. 여성 중에서도 40대 이상이 방광염에 잘 걸리는 이유는 폐경 이후 호르몬 변화로 방광 점막의 방어력이 떨어져 균을 제대로 막지 못하고 젊었을 때보다 소변 배출 능력이 떨어져서다. 박씨처럼 억지로 소변을 참지 않아도 나이가 들어 소변을 원활하게 배출하지 못하면 방광에서 균이 증식할 수 있다. 이동현 이대목동병원 비뇨기과 교수는 “소변이 자주 마렵지만 정작 소변의 양은 얼마 되지 않고 소변 시 통증이 있을 때, 소변에 피가 섞여 나오고 소변 색이 진하며 냄새가 심할 때, 배뇨 후에도 잔뇨감이 느껴질 때, 소변을 참지 못하고 화장실로 가는 도중 소변을 지리는 증상이 나타날 때는 방광염을 의심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방광염은 급성과 만성으로 나뉜다. 신체 기관에 이상이 없는데 세균에 감염돼 생기는 방광염을 급성 방광염이라고 한다. 소변이 자주 마렵고 소변을 볼 때 통증이 있는 게 특징이며 밤중에 증상이 더욱 심하다. 또 허리나 아랫배 쪽, 엉덩이 윗부분이 아프고 때로는 혈뇨가 나오기도 한다. 만성 방광염은 6개월 이상 지속되거나 간헐적으로 방광의 염증과 통증이 반복해 발생하는 경우를 말한다. 원인은 세균, 신우신염, 당뇨병, 폐경기 여성 호르몬 감소, 알레르기, 식생활 습관 등으로 다양하다. 만성 방광염이 있으면 소변을 자주 봐도 잔뇨감이 있고 하복부 통증이나 골반 통증, 성교통이 나타날 수 있다. 세균 감염으로 인한 방광염은 항생제를 써서 쉽게 치료할 수 있지만 근본적으로 완치되지 않으면 방광 기능에 이상이 생겨 1년에 3회 이상 재발하는 만성으로 악화할 위험이 있다. 만성 방광염으로 진행되면 우선 원인균을 알아낸 다음 항생제나 항균제를 투여한다. 염증이 없어진 다음에도 며칠 동안 치료를 받아야 재발 위험을 줄일 수 있다. 김대경 을지대병원 비뇨기과 교수는 “방광염 치료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부분은 방광염이 자주 재발해 항생제를 남용할 경우 항생제가 듣지 않는 내성균이 자라는 것”이라며 “이렇게 되면 치료를 해도 낫지 않고 계속 같은 균에 감염돼 초기에 정확한 진단 후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처방받은 약은 의사가 별도 지시를 할 때까지 계속 복용해야 한다. 적절하게 치료하지 않으면 신장 감염이 일어나 신장 기능까지 나빠질 수 있다. 또 스스로 외출을 꺼리게 되고 밤마다 잠을 제대로 이룰 수 없어 우울증 등이 생길 수 있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과민성 방광 환자는 정상인보다 우울증의 빈도가 3배 정도 높다고 한다. 방광염은 예방이 중요하다. 소변은 참지 말고 배출하고, 하루에 6~8잔 이상(약 1500㎖)의 물을 마셔 소변을 자주 배출해야 한다. 피곤하거나 스트레스를 받을 때, 환절기처럼 온도 변화가 클 때는 면역력이 떨어져 방광염이 더 자주 발생하므로 이 시기에는 적당한 휴식과 안정을 취해 몸 상태를 조절해야 한다. 청결 유지도 필수다. 배변이나 배뇨 후에 회음부나 항문을 씻을 때는 앞에서 뒤로 닦아야 하며 부부 관계 직후에는 되도록 배뇨하는 습관을 들이는 게 좋다. 김 교수는 “몸이 차면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않아 세균에 대한 저항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가급적 몸을 따뜻하게 하는 것도 좋은 예방법”이라고 소개했다. 이규성 삼성서울병원 비뇨기과 교수는 “방광염으로 발열이 있을 때는 충분히 쉬고, 통증이 있을 때는 온수 좌욕을 하는 게 좋다”며 “하복부에 따뜻한 물주머니를 놓으면 혈류량이 증가해 치유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질 세정제를 자주 사용하거나 거품 목욕을 즐겨 하면 질을 보호하는 세균이 죽어 병원성 세균이 증식할 수 있기 때문에 자제해야 한다. 공중 시설에 설치된 비데 또한 사용하지 않는 게 좋다. 세종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고깃속 지방, 심장근육 파괴” - 캐나다 연구

    “고깃속 지방, 심장근육 파괴” - 캐나다 연구

    지방이라고 하면 올리브유 등 식물에서 나온 것은 건강에 좋지만, 고기에 있는 지방을 지나치게 섭취하면 건강에 나쁘다는 것은 이제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고기에 포함된 포화 지방산은 좋은 에너지원이 되지만, 과잉 섭취하면 중성 지방과 콜레스테롤을 늘리고, 그 결과 동맥경화 등을 일으킨다. 그런데 동물성 지방의 나쁜 점은 이 뿐만이 아닌 듯하다. 이런 포화 지방산이 심장 근육의 세포를 파괴하는 등 직접적 타격을 주고있는 것이 최근 연구를 통해 밝혀졌다. ■ 심근 세포에 스트레스 캐나다 몬트리올 심장연구소와 몬트리올대 공동 연구팀이 올리브유 등에 들어있는 불포화 지방산과 고기 등에 들어있는 포화 지방산이 심장 세포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비교했다. 논문에 따르면, 포화 지방산은 심근 세포에 스트레스를 주고 세포를 죽음으로 내모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불포화 지방산은 세포를 손상으로부터 보호 기능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 심장 질환 일으키기 쉬워 즉, 포화 지방산을 많이 섭취해 심장 세포에 직접 타격을 주고, 향후에는 심장 질환의 발병에 기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번 연구에서는 얼마나 섭취하면 이런 심근 파괴가 일어나는지는 밝혀지고 있지 않지만, 평소 고기를 자주 먹는 사람은 주의할 필요가 있을 듯하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독일 발터 데 그뤼터가 출판하는 학술지 ‘소포체 스트레스 관련 질병’(Endoplasmic Reticulum Stress in Diseases) 최근호에 실렸다. 사진=ⓒ포토리아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차(茶) 마시면 30분 안에 뇌 활동 증가 - 뇌 연구

    차(茶) 마시면 30분 안에 뇌 활동 증가 - 뇌 연구

    당신이 긴장을 풀고 싶을 때 따뜻한 차 한 잔은 완벽한 선택일 듯하다. 차를 마시는 것은 휴식이 될 뿐만 아니라 두뇌의 능력을 향상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영국 뉴캐슬대 연구팀은 녹차나 홍차를 마시면 30분 안에 기억력이나 의사결정과 관련한 뇌의 신경 활동을 현저하게 증가하는 것을 발견했다. 아직 이런 효과를 일으키는 성분이 어떤 것인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하지만 이전 연구를 통해 플라보노이드라는 항산화물질이 중추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이런 플로보노이드는 이미 염증을 조절하고 혈관 기능을 향상하며 동맥이 막히는 것을 완화하는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 이번 연구에서는 차가 다양한 신경 기능에 어떤 효과를 미치는지 확인하기 위한 것으로 연구팀은 일반인 8명을 대상으로 그들의 뇌파 유형을 분석했다. 연구팀은 사람들이 차를 마시기 전과 후에 나타나는 뇌파를 측정했고 세 가지 뇌파 변화를 확인했다. 홍차나 녹차를 마신 사람들은 30분~1시간 안에 세타파가 현저하게 상승했다. 즉 이런 차가 인지 기능을 향상하는 것과 연관된 뇌의 신경 활동을 자극했다는 것이다. 또 이보다는 덜 하지만, 각성과 기억, 논리적 추론과 연관성이 있는 알파파와 베타파도 증가했다. 연구를 이끈 에드워드 오켈로 박사는 “차는 집중력을 향상하고 정신을 맑게 하며 긴장을 완화하는 등 많은 정신적 혜택과 연관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결과는 차를 마시는 것으로 나타나는 혜택에 추가 증거를 제공한다”고 덧붙였다. 또 그는 “차를 마시기 전보다 세타파가 크게 향상하는 것은 인지 기능과 각성, 긴장 완화에 중추적인 영향을 보여주는 신호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전 연구는 하루에 차를 3, 4잔 마시면 심장 발작 위험을 줄일 수 있는 것을 보여줬다. 또 제2형 당뇨병을 예방하거나 완화할 수 있다. 이 밖에도 차 속에 있는 항산화물질은 노화의 어떤 효과를 중단할 뿐만 아니라 스트레스 수치를 낮추고 비만 세포의 성장을 줄여 비만 예방에도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영양 신경과학’(Nutritional Neuroscience) 최신호에 실렸다. 사진=ⓒ포토리아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술푼 날들이여 안녕, 농구사랑 빠진 ‘행달들’

    술푼 날들이여 안녕, 농구사랑 빠진 ‘행달들’

    ‘역전 3점슛, 연장에 재연장, 경기 종료와 함께 터지는 승리의 버저비터….’ 경기 때마다 뛰는 선수와 응원하는 관중 모두 심장이 쫄깃해지는 ‘명승부’ 농구 리그가 있다. 미국 프로농구(NBA), 한국 프로농구(KBL) 얘기가 아니다. 실력은 아마추어지만 열정만큼은 ‘농구 황제’ 마이클 조던과 허재 못지않은 30~40대 세종청사 공무원들의 직장인 리그다. ‘세베리아’(세종시+시베리아)로 불리는 척박한 세종 땅에 뜨거운 ‘농구 바람’이 불고 있다. 올해로 2회째를 맞은 ‘세종직장인클럽 농구리그’(세종 리그)가 종반으로 치달으면서 4강 플레이오프에 들기 위한 각팀의 불꽃 튀는 경쟁이 치열하다. 참가팀은 고용노동부, 공정거래위원회, 국토교통부(2팀), 농림축산식품부, 보건복지부, 산업통상자원부, 식품의약품안전처, 해양수산부, 환경부 등 9개 부처와 세종청사기자 농구단(세기농)까지 총 11개다. 참가 선수만 해도 팀당 20명 안팎으로 총 200명이 넘는다. 지난 2월 24일 개막했다. 팀당 한 번씩 맞붙어 총 55경기가 열린다. 오는 24일 4강전을 거쳐 26일 우승컵의 주인이 가려진다. 우승 후보 ‘0순위’는 지난 대회 우승팀 국토부다. 30대 ‘젊은’ 선수들로 빠르고 짜임새 있는 공격 농구를 추구한다. 다른 팀들은 국토부의 이미지를 따서 ‘노가다 농구’라고 부르지만 실력은 물론 매너도 1위팀답다. 선수층이 두터워 올해는 A, B 두 팀으로 나눠서 참가했다. 국토부 농구팀 간사인 김기훈(35) 녹색도시과 사무관은 1일 “우승보다 더 많은 선수들이 경기에 뛰는 것이 목표”라며 원년 우승팀다운 여유를 보였다. 다른 팀들의 목표는 ‘타도 국토부’다. 현재 리그 1, 2위를 달리고 있는 국토부 두 팀이 결승전에 오르는 불상사는 무조건 막아야 한다는 마음이 간절하다. 대항마로는 공정위가 꼽힌다. 지난해 공정거래위원장배 농구대회(공정위·국토부·기재부·세기농 등 4팀 참가) 결승전에서 국토부를 누른 저력의 팀이다. 세종청사 출입 기자들로 구성된 또 다른 우승 후보 세기농도 국토부에 이를 갈고 있다. 지난 대회 결승전에서 국토부의 벽을 넘지 못했던 한(恨)을 이번에는 꼭 풀겠다며 벼르고 있다. 플레이오프 막차 티켓 4위 자리를 두고 중위권 싸움도 치열하다. 고용부(승점 19점), 산업부(17점), 복지부·식약처(16점), 세기농·환경부(14점) 등 6개팀의 승점 차이가 5점밖에 나지 않는다. 마지막 경기까지 치러야 4강이 확정될 전망이다. 지난해 전패로 꼴찌였던 농식품부(10위)와 올해 처녀 출전한 해수부(11위)는 4강에서 멀어졌지만 다른 팀의 4강행에 고춧가루를 뿌릴 기세다. 요즘 같은 정국에 웬 농구냐는 삐딱한 시선도 있다. 하지만 세종 리그는 제대로 된 식당 하나 없이 허허벌판에 달랑 청사 건물만 솟아 있던 2012년 12월 세종으로 내려온 공무원들의 애환이 담겨 있다. 그때는 일찍 퇴근해도 동료들과 시원한 맥주 한 잔 마실 호프집조차 없었다. 하나 둘 청사 강당으로 공을 들고 모였다. 농구 인기가 최고였던 1990년대 ‘마지막 승부’(MBC 드라마)와 ‘슬램덩크’(만화)를 보고 자란 30~40대 ‘바스켓볼 키즈’들이다. 바쁜 직장 생활에 까맣게 공을 잊고 살았던 공무원과 기자들이 한두 명씩 공을 튀기다가 팀이 됐고, 팀과 팀이 생기면서 자연스럽게 대회로 이어졌다. 2013년 공정위, 국토부, 기재부, 세기농 등 4개 팀이 참가했던 제1회 경제부총리배 세종청사 농구대회가 리그의 전신이다. 하지만 연습은커녕 선수 구성도 쉽지 않다. 업무가 많은 중앙부처 공무원들은 툭하면 야근이기 때문이다. 국회 일정 등 서울 출장도 잦다. 이번 리그에서도 선수 정족수를 못 채워 몰수패당한 경기가 6개나 된다. 지난해는 7경기였다. 저녁밥을 굶고 시합을 치른 뒤 다시 야근하러 가는 공무원도 있다. 세종 리그 심판을 맡고 있는 고관식(40)씨는 “다른 아마추어 리그보다 실력은 많이 떨어지지만 열정만큼은 최고”라고 감탄했다. 공정위 농구팀 간사인 이민규(33) 서비스업감시과 조사관은 “농구는 스트레스 해소책이자 피로 회복제”라면서 “선수들이 각 과에 1명씩은 있어서 업무에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농식품부 농구회(農球會) 총무인 이승한(37) 원예산업과 사무관은 “스트레스를 술 대신 농구로 푸니 건강에도 좋다”면서 “당뇨가 있었는데 1년 넘게 농구를 하다 보니 당 수치가 60이나 떨어졌다”고 전했다. 부처 간 칸막이도 자연스럽게 얇아졌다. 국토부의 김 사무관은 “서로 땀을 흘리며 부대끼다 보니 업무 협의가 훨씬 원활해졌다”며 부처 이기주의가 많이 사라졌다고 말했다. 그러자 각 부처에서도 농구팀 지원을 늘리고 있다. 농구팀 단장은 대부분 국장급 이상 고위직이 맡는다. 국토부는 정병윤 국토도시실장, 농식품부는 마광열 감사관, 산업부는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로 파견 간 엄찬왕 국장이 단장이다. 리그 참가팀은 아니지만 기획재정부 농구팀(재롱회)은 방문규 2차관이 회장이다.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도심~전원 장거리 출퇴근 ON 비용 부담·소음 스트레스 OFF

    도심~전원 장거리 출퇴근 ON 비용 부담·소음 스트레스 OFF

    제주에 사는 직장인 김모(48)씨는 전기자동차(SM3)를 몰고 하루 왕복 90㎞ 출퇴근길을 달린다. 전기차 충전요금은 한 달에 5만원 안팎. 김씨는 요즘 기름값 걱정 없는 전기차의 매력에 푹 빠져 산다. 육지에서 해상을 통해 기름을 실어 오기 때문에 제주는 전국에서 기름값 비싸기로 악명 높은 곳이다. 비싼 기름값 탓에 평소 100~200원이라도 싼 주유소를 찾아 이곳저곳을 기웃거려야 했던 김씨다. 김씨는 “예전에는 값싼 주유소가 있다는 소문에 촉각을 곤두세우곤 했지만 이젠 옛 추억이 됐다”고 말했다. 요즘 제주의 도심이며 한적한 시골길에서도 소리 없이 씽씽 달리는 전기자동차가 더이상 낯설지 않다. 읍·면·동사무소 등 공공 기관과 일반 단독주택, 아파트 공동 주차장 한편에 전기차 충전기가 나란히 들어선 모습은 제주의 자연스러운 풍경이 됐다. 전기차 천국을 꿈꾸는 제주는 전국 최고 수준의 보조금을 지원해 가며 전기차 보급 확산에 열을 올리고 있다. 기름차를 버리고 전기차로 갈아탄 제주 사람들의 전기차 라이프를 들여다봤다. ●기름값 걱정 뚝, 굿바이 주유소 김씨는 지난 1월 전기자동차로 갈아탔다. 제주에서도 시골 중의 시골인 제주시 한경면 낙천리 자택에서 제주시내 직장까지 매일 왕복 90㎞ 이상을 운행한다. 제주시내 아파트에 거주하다가 2년 전 전원생활을 꿈꾸며 청수리 시골마을에 집을 짓고 이주, 매일 제주시내까지 차를 몰고 출퇴근을 한다. 하지만 전원생활의 기쁨도 잠시, 시골로 이주한 후 자동차 기름값 부담이 크게 늘어났다. 제주시내 거주 당시 월 20만원 정도였던 자동차 기름값이 시골마을로 이주한 후 출퇴근만 하는데도 월 40만원 이상으로 늘어났다. 김씨는 지난해 하반기 제주도의 전기차 보조금 지원 공모에 신청, 지원 대상자로 선정됐다. 그는 “요즘 월 5만원 정도의 전기차 충전요금을 낸다”며 “예전의 차량 기름값에 비하면 거의 공짜로 차를 타고 다니는 기분이 든다”고 말했다. 또 “밤 11시 이후 심야 시간대에는 전기차 충전요금이 4분의1 수준이어서 자기 전에 충전하면 전기요금도 절감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전기차 자동차세는 연간 12만원. 예전에 타던 경유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차량은 자동차세와 환경부담금 등을 합쳐 연간 50여만원을 부담했다. 전기차로 바꾼 후 김씨의 출퇴근길에는 작은 행복이 더해졌다. 김씨는 “전기모터로 움직이기 때문에 엔진 소음이 전혀 없어 운전을 하면서 또렷하게 음악을 즐길 수 있어 출퇴근길이 지루하지 않고 즐겁다”고 밝혔다. 지난해 4월부터 전기차(기아 RAY)를 타고 있는 임모(52)씨는 1년이 넘도록 전기차 충전기 기본요금 수준인 2만여원만 낸다. 집에도 충전기가 설치돼 있지만 임씨는 주로 공공 기관에 설치된 충전기를 수시로 이용한다. 한국환경공단과 제주도 등이 설치한 공공 전기차 충전기는 전기차 보급 확산 등을 위해 현재 전기 충전이 무료다. 한국환경공단은 올 하반기부터 공공 기관에 설치된 전기차 충전기 이용 시 전기요금을 부과할 예정이다. 제주시 노형동에 사는 박모(41)씨도 요즘 전기차(기아 SOUL) 덕에 효자 소리를 듣는다. 시내에서 멀리 떨어진 서귀포시 표선면 시골마을 고향집에서 혼자 사는 팔순 노모를 자주 찾는다. 박씨는 “예전에는 자동차 기름값 부담 탓에 전화만 드리고 월 1~2회 정도 고향집을 찾았으나 요즘은 주말마다 고향집을 찾아 노모를 보살펴 드린다”며 “전기차가 효자인 셈”이라고 말했다. 거동이 불편한 지체장애 자녀를 두고 있는 양모(44)씨는 최근 전기자동차 보조금 우선 지원 대상자로 선정됐다. 주택용 충전기가 설치되면 조만간 소형 전기차(기아 RAY)를 인도받는다. 양씨는 “주 3회 재활치료를 위해 아들을 데리고 병원에 가야 하지만 버스는 불편해 주로 택시를 이용, 교통비 부담이 컸다”면서 “보조금 이외 전기차 구입비용은 장기 할부로 해서 당장 목돈 부담도 없다”고 밝혔다. 원희룡 제주지사도 전기차(기아 SOUL)를 탄다. 지난해 7월 취임과 함께 전기차 홍보맨이 되겠다며 관용차를 전기차로 바꿨다. 그동안 제주지사는 최고급 체어맨 승용차를 관용차로 이용해 왔다. 운전기사는 “차체가 비좁지만 원 지사는 그동안 불편하다는 소리를 한 번도 하지 않았다”며 “한라산 고지대를 횡단하는 5·16도로의 가파른 오르막도 거뜬하게 올라가고 내리막에는 자가 충전도 돼 관용차로 불편한 게 없다”고 말했다. ●아직은 글쎄? 불안한 배터리 지난 1월 전기차(기아 SOUL)를 구입한 고모(50)씨는 아직 예전에 타던 일반 승용차를 처분하지 않고 있다. 전기차의 심장이라 할 수 있는 배터리에 대한 불안감 때문이다. 현재 국내에 보급 중인 전기차는 차종별로 완전 충전 시 130~150㎞ 정도 달릴 수 있다. 제주시내에 살고 있는 고씨는 지난 1월 가족을 태우고 제주 동쪽 끝 성산일출봉에 나들이를 갔다가 낭패를 봤다. 출발 전에 차량 내비게이션을 통해 왕복 130㎞ 거리를 확인, 150㎞ 완전 충전을 한 후 떠났지만 돌아오다가 배터리가 모두 소모됐고, 주변에 공공 충전기를 찾지 못해 제주시 외곽 도로에서 견인차를 불러야만 했다. 고씨는 “가족 4명을 태운 데다 추워서 히터까지 튼 때문인지 배터리가 예상보다 빨리 소모됐다”며 “휴대전화 배터리가 떨어지면 왠지 불안하듯 전기차를 운전할 때마다 배터리 잔량 표시에 눈이 가는 등 막연한 불안감을 느낀다”고 밝혔다. 고씨는 당분간 일반 승용차도 처분하지 않고 보유할 생각이다. 이동 중 배터리가 떨어지면 이용 가능한 제주의 공공 전기차 충전시설은 급속 49대, 완속 173대(2014년 말 기준)에 불과하다. 특히 공공 기관에 설치된 충전기는 관용 전기차들이 모두 선점해 일반인은 충전하기도 쉽지 않은 실정이다. 이모(44)씨는 전기차 신차를 인도받은 지 두 달 만인 지난달 2월 중순 갑자기 차가 도로에 서 버렸다. 서비스센터에서는 전기부품(인버터 전기모터)이 불량이라며 부품 가격은 290만원이라고 했다. 이씨는 “무상 서비스 기간이 5년이어서 부품값과 수리비는 내지 않았지만 서비스 기간이 끝난 후 고장이라도 나면 부품 교환 비용이 만만찮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서비스센터 직원이 전기자동차는 아직 초기여서 부품의 안정화가 안 된 상태로 고장이 잦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 귀띔해 줬다”고 전했다. ●전기차 보조금은 로또? 삼수는 기본 제주도는 최근 올해 전기차 보조금 지원 대상자 1483명을 선정했다. 모두 3268명이 신청, 공개 추첨을 통해 대상자를 선정했다. 이들에게는 2200만원(국비 1500만원, 지방비 700만원)을 지원해 준다. 완속충전기 설치비 600만원도 따로 지원한다. 그동안 꼭 전기차로 갈아타겠다며 보조금 공모에서 2차례 낙방하고 세 번째 도전한 46명은 이번에 우선 보급 대상자로 모두 선정됐다. 보급차종은 기아 SOUL과 RAY, 삼성 SM3, 쉐보레 스파크, BMW i3, 닛산 리프 등이다. 이들 차량이 조만간 인도되면 제주를 달리는 전기차는 모두 2335대로 늘어난다. 이는 서울시 등 전국 전기자동차 6700대의 40%를 넘는 수치다. 제주도는 내년엔 5000여대의 전기차를 민간에 추가 보급한다는 야심 찬 계획을 세우고 있다. 하지만 국비 지원 전기차 보조금 예산을 확보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제주도 관계자는 “전기차 이용자는 충전 불편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며 “올 하반기에 민간 업자들이 유료 충전시설 구축에 나서면 앞으로 전기차 충전이 훨씬 편리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제주 황경근 기자 kkhwang@seoul.co.kr
  • [스타뷰] 차량 전복 사고 딛고 무한 질주… 연예인 카레이서 김진표

    [스타뷰] 차량 전복 사고 딛고 무한 질주… 연예인 카레이서 김진표

    가수이자 카레이서인 김진표(38·엑스타 레이싱팀)는 최근 죽을 고비를 넘겼다. 그는 지난달 12일 전남 영암 코리아인터내셔널서킷에서 끝난 자동차 경주 대회 CJ슈퍼레이스 슈퍼6000클래스 개막전에서 차가 완파되는 사고를 당했다. 시속 260㎞로 코너 구간에 들어가다가 차량 두 대를 들이받고 공중으로 떠오른 그의 자동차는 지면을 향해 정면으로 곤두박질쳤다. 속도를 이기지 못한 차체가 다섯 바퀴를 굴렀고, 안전펜스를 부순 뒤에야 겨우 멈췄다. 그가 탔던 차는 형체를 알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부서졌다. 사방에 파편이 튀었다. 그러나 그는 무사했다. 병원에서 검사를 받고 다시 서킷으로 돌아왔다. ●음악과 레이싱 둘 다 못 놓쳐… 다시 태어난다면 레이싱 사고 이후 그의 안부가 궁금해 지난달 30일 그를 서울의 한 커피숍에서 만났다. 그는 “오른쪽 어깨가 조금 아플 뿐이지 일상 생활하는 데는 아무 지장이 없다”면서 “당연히 대회에도 나갈 수 있다”며 당시 부상을 당한 팔을 주물렀다. 그는 오히려 사고 이후 레이싱에 대한 사랑이 더 깊어졌다고 했다. 그는 “많은 분이 제게 음악과 레이싱 중에 뭘 택하겠느냐고 묻는데 이제 와서 하나를 택하기에는 너무 늦었다”면서 “두 개가 너무 꽉 물려 있어 도저히 둘 중 하나를 고를 수 없다. 그러나 만약 제가 다시 태어난다면 레이싱을 선택할 것”이라고 열변을 토했다. 그는 사고 당시 상황에 대해 “차가 뜰 때의 느낌은 잘 알고 있다”면서 “(자동차 예능 텔레비전 프로그램) ‘탑기어’에서 진행한 실험에서 여러 차례 경험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차가 뜨는 순간 ‘내가 왜 레이싱 중에 이런 기분을 느껴야 하지’라고 생각했다”면서 “그 다음부터는 정신이 없었다. 너무 많이 굴렀고 너무 많이 박았다”고 떠올렸다. “진짜 큰 사고였습니다. 그러나 겁을 내기 시작하면 다시는 레이싱을 못합니다. 레이싱 카는 일반 자동차보다 훨씬 안전합니다. 무슨 일이 있어도 제 안전을 지켜줄 거라는 믿음이 있습니다.” ‘트라우마’는 없을까. 그는 “경기를 다시 나가봐야 알 것 같다”면서도 “그 코너에 들어갈 때는 브레이크를 빨리 잡을 것 같고, 속도도 충분히 낼 수 없을 것 같다”고 털어놨다. 그는 “아마 비슷한 상황에서는 순간적으로 움츠러들지도 모른다”면서 “그러나 연습을 해서 이겨낼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개막전 당일 사고로 인해 자신의 이름이 포털 사이트 검색어 1위를 차지한 것에 대해, 오히려 “이번 사고로 레이싱이 안전한 스포츠라는 것을 입증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누구보다 가족들이 많이 놀랐습니다. 사실 저희 어머니는 제가 언제 레이싱를 하는지도 모르십니다. 그런데 하도 이슈가 되니까 어머니 친구분들까지 ‘아들 괜찮냐’고 전화하신 모양입니다. 아내도 걱정을 많이 했습니다. 저는 오히려 ‘이거 봐라. 나 이렇게 멀쩡하지 않느냐’고 큰소리를 쳤습니다.” 무엇이 그를 이토록 열광하게 하는 것일까. 그는 “(처음 레이싱을 했을 때는) 짜릿했고 새로운 세계였다”면서 “완전히 중독돼 3년 동안 미치다시피 레이싱을 했다”고 말했다. “사실 이제는 스트레스도 많이 받습니다. 이제 감독까지 겸직하다 보니 팀 운영, 금전적, 정치적인 문제, 다른 팀들과의 눈치 싸움까지… 신경 써야 할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닙니다. 그렇다고 레이싱을 멈출 거냐고 질문한다면, 대답은 ‘아니다’입니다. 레이싱이 주는 즐거움은 스트레스에 비교도 할 수 없습니다. 레이싱은 운전의 끝입니다. 양산차가 줄 수 없는 또다른 매력이 있습니다.” ●레이싱은 운전의 끝… 아들도 같이했으면 그는 아들도 레이싱을 하면 좋을 것 같아 5살 때 카트를 태웠다고 한다. 해밀튼, 슈마허 등 세계적인 레이서들도 대여섯 살에 운전을 시작했기 때문이다. 그는 “어린이 카트를 빌려서 서킷에 나갔는데 뭐가 안 맞는지 반응이 영 시큰둥했다”면서 “오히려 ‘아빠가 좋아하니까 하는 거야’라는데 상처받았다. 부모 뜻대로 안 되는 모양이다. 제 자식들도 아드레날린이 막 분비되는 이 맛을 느낄 수 있었으면 좋겠다. 이건 해 본 사람만 안다”며 혀를 내둘렀다. 그는 국내에서 아직 모터스포츠가 비인기 종목이라는 것에 아쉬움을 감추지 않았다. 그는 “중국에서도 슈퍼레이스 대회가 열리는데 관중석이 가득 찬다”면서 “그러면 카레이서들의 각오도 달라지고 뭔가를 보여주고야 말겠다는 전의가 끓어오른다”고 전했다. 하지만 그는 “우리나라 현실에서는 각자 자기 자리에서 열심히 하는 수밖에 없다”면서 “미약하게나마 관중이 조금씩 증가하고 있다는 점에 희망을 걸고 있다”고 멋쩍게 웃었다. ●자동차 업체가 뛰어들지 않으면 인기 스포츠 되기 힘들어 국내 대형 자동차 업체들의 외면에 대한 서운함도 털어놓았다. 그는 “쉐보레가 처음 팀을 만든다고 했을 때 흥분했다. 현대차와 기아차가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었다”면서 “이제 쉐보레가 팀을 만든 지 9년이 됐지만 현대와 기아는 아직도 슈퍼레이스에 뛰어들지 않고 있다”고 아쉬워했다. 그는 “자동차 메이커가 뛰어들지 않으면 관객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수 없다”며 한숨을 쉬었다. 김진표는 전해 들은 일화도 소개했다. 그는 “한국GM에서 한 직원이 레이싱팀을 없애자는 보고서를 작성해 올린 적이 있다. 팀 운영비를 마케팅에 투자하면 훨씬 더 많은 수익을 낼 수 있다는 아이디어였는데 보고서를 받은 부사장은 화를 냈다고 한다”면서 “당시 부사장은 기안자를 불러 ‘당신은 자동차회사에 다닐 자격이 없다. 자동차 회사가 레이싱팀을 하는 건 당연한 거다. 어떻게 없앨 생각을 하느냐’고 혼을 냈다고 하는데 부러운 대목이 아닐 수 없다”고 전했다. 그는 지난 시즌 슈퍼6000에 뛰어들었다. 그는 한 등급 아래인 GT클래스에서 달릴 때는 여러 차례 포디움에 올랐다. 슈퍼6000에서는 단 한 차례 3위를 차지하는 데 만족해야 했다. 그는 “여전히 낯설고 힘들지만, 점점 나아지고 있다. 감독을 하면서 운전을 하다 보니까 레이싱만 할 때보다 집중이 안된다”면서 “감독으로서 양보해야 할 것도 많다. 좋은 부품이 생기면 팀원부터 챙기게 된다. 레이서로서의 욕심을 자연스럽게 버리게 됐다. 이제 감독의 비중이 80%쯤 된다”고 담담한 표정으로 말했다. 그는 “아빠, 남편, 아들로서는 저는 낙제점”이라면서 “그래도 저는 저를 미치게 하는 걸 하면서 살았다. 나쁘지 않았던 것 같다. 앞으로도 그렇게 살고 싶다”며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김진표는 ▲1977년 서울 출생 ▲서울 숭의초-서초중-상문고-서울예대(중퇴)-경기대(중퇴) ▲1997년 대한민국 영상음반 대상 ▲2003년 Mnet 뮤직비디오 페스티벌 힙합상 ▲2006년 R스타즈 입단 ▲2009년 CJ 슈퍼레이스 슈퍼1600 클래스 종합우승 ▲2010년 GM대우 입단 ▲2012년 GT 클래스 2라운드 우승 ▲2013년 GT클래스 5라운드 우승 ▲2014 엑스타 입단 ▲2014년 슈퍼6000 클래스 최종전 3위
  • 6200cc 괴물차 ‘1인승 레이싱카·스톡카’ 널 파헤쳐 줄게

    6200cc 괴물차 ‘1인승 레이싱카·스톡카’ 널 파헤쳐 줄게

    120년 역사를 지닌 모터스포츠는 올림픽, 월드컵과 더불어 세계 3대 스포츠로 불린다. 지난달 가수이자 카레이서인 김진표의 차량 전복 사고 이후 관심이 높아지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여전히 낯선 스포츠다. 김진표 외에 류시원(배우), 한민관(개그맨), 이화선(배우) 등 많은 연예인들이 카레이서로 활약하고 있다. 전남 영암과 강원 인제에서 오는 10월까지 매월 경기가 열리고 있다. 배기량 6200㏄ 436마력의 엔진이 포효하면 지축이 흔들린다. 1t이 넘는 자동차가 단 3.4초 만에 시속 100㎞까지 가속한다. 최고 시속은 300㎞에 달한다. 자동차 경주 대회 CJ슈퍼레이스 최고 종목 ‘슈퍼6000클래스’에서는 이런 괴물 같은 자동차인 ‘스톡카(stock car)’들이 뒤엉켜 속도를 겨룬다. 아슬아슬해 보이지만 생각보다 안전하다. 자동차가 공중에서 5바퀴를 돌아 완파되고 빗길에 미끄러져 반파돼도 카레이서는 큰 부상을 당하지 않는다. 2008년 슈퍼6000을 시작한 이후로 8년 동안 레이서가 사고로 사망한 경우는 없었다. 스톡카는 속도와 안전, 두 가지 상충된 가치를 동시에 잡았다. 스톡카는 달리기와 운전자 보호에만 집중한다. 편의 장치는 전무하다. 차량 내부는 삭막하다. 에어컨도, 오디오도 없다. 좌석은 운전석뿐이다. 조수석도, 뒷자리도 없다. 가벼울수록 더 빨라진다. 슈퍼레이스는 최소 중량을 1140㎏으로 규정한다. 차의 무게를 경쟁적으로 줄이다가 사고가 나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스톡카의 심장은 강력하다. 슈퍼레이스는 콜벳 등의 스포츠카에 장착되는 미국 자동차업체 제네럴모터스(GM) LS3-6.2L 엔진을 레이싱에 적합하게 개조했다. 6000rpm대의 회전수를 7000rpm까지 끌어올렸다. 엔진의 잠재력을 극한으로 쥐어짰다. 개당 가격은 1000만원이다. 특수 소재 크롬몰리브덴강 섀시(자동차 기본을 이루는 차대)로 안전을 보장했다. 알루미늄보다 강도가 3배 높고 티타늄보다도 2배 단단한 크롬몰리브덴강이 운전석과 차체 사이를 빈틈 없이 감싼다. 거미줄처럼 얽히고설킨 채 뻗은 쇠기둥이 상하좌우전후에서 오는 충격을 흡수한다. 탄성이 뛰어나 강한 스트레스를 받아도 빠르게 원래대로 돌아온다. 운전석에서는 버킷시트가 레이서의 몸을 감싸안는다. 6점식 안전벨트로 안전성을 높였다. 양산차에 달린 안전벨트는 어깨와 허리를 감싸는 2점식이다. 6점식 안전벨트는 양 어깨와 허리, 양 사타구니를 조인다. 차가 전복돼도 레이서는 운전석에서 튕겨 나가지 않는다. 조수석이 있어야 할 자리에는 소화기가 있다. 일반적으로 쓰는 분말 소화기가 아니다. 기름이나 화학 약품으로 인한 불을 끄는 데 특화된 거품 소화기다. 소화기에는 6개의 관이 달려 있다. 관은 엔진룸, 연료탱크 등 불이 나기 쉬운 곳으로 연결된다. 불이 났을 때는 차량 내부의 버튼을 누르거나 외부의 고리를 잡아당기면 소화기가 거품을 내뿜는다. 연료탱크는 2중 구조로 만들었다. 탱크 바깥 통과 안쪽 통 사이에 충격 완화재를 채웠다. 외부에서 가해지는 충격이 내부 탱크까지 전해지지 않아 충돌이 폭발로 연결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국제자동차연맹(FIA)에서 승인한 제품이다. 국내에서 열리는 자동차 대회 가운데 2중 구조 연료탱크를 사용하는 것은 슈퍼6000뿐이다. 창은 유리 대신 폴리카보네이트로 만들었다. 보다 가볍고 단단하다. 강화유리보다 충격에 150배 강하다. 제네시스DH의 덮개를 쓰는데 스톡카의 성능과는 무관하다. 자동차 메이커가 후원사로 따라붙어 자사 차량의 덮개를 쓸 것을 요구하면 언제든지 다른 모델로 교체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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