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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무원이 들려주는 공직이야기] 국민안전처

    [공무원이 들려주는 공직이야기] 국민안전처

    ‘공무원이 들려주는 공직 이야기’ 19회에서는 안전·재난 관련 정책을 수립·운영하는 것은 물론 소방·방재, 해양 경비·안전·오염방제 등을 총괄하는 국민안전처 소속 공무원을 소개한다. 국민안전처의 역할과 업무를 살펴보고, 올해로 2년 차에 접어드는 새내기 사무관의 입직 과정, 공직에 입문한 소회 등을 들어 봤다. 2014년에는 경주 마우나리조트 붕괴를 시작으로 수십명의 사상자를 낸 후진국형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았다. 매번 문제로 지적됐던 것이 ‘컨트롤타워’의 부재다. 300여명의 실종·사상자가 발생한 세월호 침몰사고 때 정부의 현장 대응을 경험한 피해 가족들은 물론, 이를 지켜보는 국민들은 실망에 빠졌다. 대형 사회적 재난에 대비한 현장 훈련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탓에 시종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국민안전처는 이런 배경에서 신설된 재난안전 총괄 기관, 이른바 ‘컨트롤타워’다. 안전행정부(현 행정자치부)의 안전정책 기능이 안전처로 이관됐고 소방방재청, 해양경찰청 등 2개 조직이 해체되면서 그 기능을 국민안전처가 흡수했다. 입직 경로는 5·7급 행정직이나 소방직, 해양경찰직 등 공무원 공채시험이 일반적이다. 윤세열(29) 사무관은 2012년 연세대 행정학과 재학 시절 5급 공채로 뽑혀 지난해부터 국민안전처 안전기획과에서 일하고 있다. 대학 졸업 후 2014년 5월 전북도청에서 수습 근무를 거쳐 희망 근무 부처였던 국민안전처에 배치받았다. 서울 관악구 신림동 고시원에 들어가 공직에 입문하기까지 꼬박 2년 6개월이 걸렸다. “성실한 것도 좋지만 장기전이라는 생각에 일주일에 하루는 무조건 쉬면서 스트레스를 풀었어요.” 윤 사무관은 가장 어려웠던 과목으로 정치학을 꼽았다. 윤 사무관은 “행정법, 행정학 등 과목은 어쨌거나 문제를 해결해 가는 과정을 답안에 쓰면 되는데, 정치학은 보다 거시적 담론이라 정답이 없고 자신의 주장을 써야 해서 평소 관심을 갖고 고민하지 않으면 좋은 답이 안 나온다”며 “고시반에서 만난 친구는 정치외교학을 전공했는데, 그 친구는 행정법을 어려워해서 서로 답안을 읽고 조언해 주며 공부했다”고 말했다. ●안전처 모임 ‘마중물터’… 공무원들 뭉쳤다 윤 사무관이 국민안전처 업무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특별하다. “2013년쯤 친동생이 유학 중인 일본을 방문했을 때 지진이 났는데 당황한 사람은 저밖에 없었습니다. 지진이 일어나기 5분 전에 지진 발생 위치, 지진의 강도 등 정보가 담긴 휴대전화 메시지를 받고 가장 가까운 대피시설로 침착하게 대피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어요. 재난 대응 매뉴얼 같은 게 우리나라도 절실하다고 느꼈습니다.” 안전기획과는 국민안전처에서도 ‘예방’ 업무를 관할하는 안전실 소속 주무과다. 윤 사무관은 “북핵실험 등 현안이 터지면 각 과에서 작성한 보고서를 취합 정리하는 것은 물론, 국민안전처 신설 이후 하루도 빠짐없이 오전 8시 30분에 열리는 장관 주재 상황보고회의 준비를 한다”며 “그날그날 사건, 사고를 가지고 실별로 안건을 준비해 가는데, 재난 발생 시 대응 모의 훈련이라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도 안전기획과에서는 대외적으로 국민안전처 업무를 알리는 역할도 한다. 윤 사무관은 매달 안전 관련 주제를 선정하고 각 과에서 보내 주는 관련 내용을 취합해 언론에 장·차관 기고 형태로 내보낸다. 지난달 열린 부처별 대통령 업무보고 준비 때도 안전실 관련 내용은 안전기획과에서 맡았다. 실 전체 업무를 항상 파악하고 취합해 정리하는 역할이다 보니 늘 마감 시간에 쫓기는 고충도 따른다. 윤 사무관은 “모든 업무를 정해진 시한 안에 처리해야 하는데 각 과에서 자료가 늦게 들어오거나 하면 불안하고 초조할 때도 있다”며 “반면 매일 새로운 사건, 사고와 관련한 업무를 처리하기 때문에 똑같은 일을 반복하는 데서 오는 지루함은 거의 없다”고 전했다. 서로 다른 세 조직이 모인 국민안전처에는 ‘마중물터’라는 모임이 있다. 행정직 공무원은 물론 소방·방재, 해양 경비·안전·오염방제 담당 사무관, 주무관들이 점심시간에 함께 모여 재난 관련 정책에 대해 브레인스토밍을 하거나 더 효율적으로 협력할 수 있는 방안 등을 모색하는 자리다. 모임은 안전정책실장 주재로 열린다. 그는 “재난 영화를 함께 관람하기도 하고, 행정학 교수를 초빙해 강의를 듣기도 하면서 서로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다”면서 “저처럼 새내기들이 업무 역량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된다”고 귀띔했다. ●“국민에게 믿음 주는 안전처 만들래요” 2년 차에 접어든 공직생활에 대해 윤 사무관은 “생각한 것보다 주어지는 역할이 너무 커서 정말 놀랐다”고 했다. “시험 준비할 때는 실무에 대해 접할 기회가 많지 않다 보니 몰랐는데 법과 시행령, 시행규칙 등을 개정하는 등 공무원의 정책결정이 수천, 수만명의 국민에게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체감합니다.” 그만큼 어깨가 무거운 것도 사실이다. 그럴 때마다 윤 사무관이 되새기는 세 글자가 있다. 청(淸), 신(愼), 근(勤)이다. 공직자는 청렴해야 하고, 언행을 신중히 해야 하며 부지런히 공무를 수행해야 한다는 의미다. 윤 사무관은 “5급 공채 시험에 합격했을 때 지도 교수가 다산 정약용 선생의 목민심서를 선물해 주셨는데, 현대 공무원에게도 이 세 글자는 똑같이 적용되는 것 같다”고 했다. 윤 사무관은 마지막으로 공직자로서 자신의 바람을 털어놨다. “정부에 대한 낮은 신뢰도는 국민의 정책참여도를 떨어뜨리고, 이는 다시 국민이 정부 정책을 신뢰하지 못하는 요인이 된다고 합니다. 국민에게 다가가 믿음을 얻고, 이 악순환 구조가 선순환 구조로 바뀌도록 하고 싶습니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소지섭, 사적인 취향 담긴 화보… “미니언즈 ‘덕후’는 아냐”

    소지섭, 사적인 취향 담긴 화보… “미니언즈 ‘덕후’는 아냐”

    최근 KBS 드라마 <오 마이 비너스>를 마친 배우 소지섭이 맨 스페셜 이슈 의 커버 모델로 변신했다. 이번 화보는 기획 단계부터 조금 달랐다. 이제 “단순히 멋있어 보이는 화보보다 자신의 개성을 보여줄 수 있는 화보를 찍고 싶다”는 그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하여 콘셉트를 잡은 것. 그리하여 평소 소지섭이 좋아하는 미니언즈, 스노볼, 모자 등의 오브제들과 함께 한 유쾌한 촬영이 진행됐다. 평소 소지섭과 음악적 교감을 나누는 친구들인 소울다이브 와 DJ 쥬스까지 함께 하여 촬영장 분위기는 흥이 넘쳤다는 후문. 화보와 함께 진행된 인터뷰에서는 소지섭은 자신의 취향에 대한 평소의 생각을 밝히기도 했다. “전 좋으면 그냥 좋은 거지, 좋아하는 대상에 대한 이유를 굳이 찾진 않아요. <미니언즈>도 우연찮게 봤는데 재미있더라고요. 그래서 눈에 띌 때마다 모으게 됐어요.” 하지만 ‘덕후’ 정도까지 빠져드는 일은 거의 없다는 단서를 붙이기도 했다. “좋아하는 건 많지만 ‘연기’를 제외하고는 언제든지 버릴 수 있을 정도로만 좋아해요. 내가 좋아하는 것들 때문에 오히려 스트레스를 받고 싶진 않아서요.”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술 마신 다음날 푸석푸석해진 피부…이렇게 해봐!

    술 마신 다음날 푸석푸석해진 피부…이렇게 해봐!

    술자리를 가진 다음날, 우리는 단 하룻밤 사이에 심하게 망가져버린 피부를 보며 간혹 놀라곤 한다. 과연 음주는 어떻게 피부를 상하게 하는 것이며, 그 방지법은 무엇일까? 3일(현지시간) 허핑턴포스트는 미국의 피부과 전문의이자 심리학자 에이미 벡슬러의 조언을 인용, 음주가 피부에 끼치는 악영향과 그 대처 방안에 대해서 설명했다. 벡슬러에 따르면 음주가 피부에 미치는 1차적 피해는 바로 탈수현상으로 인해 일어난다. 탈수로 인체에 수분이 부족해지면 피부도 물론 메마르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피부에 당기는 느낌이 들고 각질이 일어난다. 장기적으론 주름이 악화되고 피부가 늘어지며 홍조, 가려움 등의 증상이 따라올 가능성도 있다. 벡슬러는 그러나 탈수보다 더 걱정할 것은 바로 수면부족 현상이라고 말한다.일반적으로 알콜을 섭취하면 피로를 느껴 잠에 빨리 들곤 한다. 이 때문에 술이 수면에 도움이 된다고 오해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이것은 사실과 정 반대되는 인식이다. 수많은 기존 연구에 따르면 술은 수면의 질을 떨어뜨리는 것으로 밝혀졌기 때문이다. 수면의 질이 떨어진다는 것은 신체가 자는 동안 충분히 휴식하지 못한다는 의미다. 결국 다음날 아침 깨어나기가 힘들고, 하루 종일 집중력 저하가 계속되는 등 다양한 부작용이 발생한다. 그렇다면 피부에는 어떤 악영향이 발생할까? 본래 인간의 몸은 수면 중일 때 코르티솔(스트레스 호르몬)의 분비가 가장 크게 줄어든다. 그리고 피부는 바로 이러한 틈을 타 낮에 입었던 각종 피해를 복구하는 재생시간을 가진다. 그런데 제대로 수면을 취하지 못해 신체의 코르티솔 분비량이 줄어들지 않으면, 피부의 재생작용도 방해되고 만다. 이 때문에 피부 내부의 콜라겐 조직이 손상될 수 있고, 결과적으로 피부가 탄력을 잃고 주름지며 얇아지고 메마르게 된다. 또한 피부에 염증이 생기기도 한다. 그렇다면 이러한 부작용들을 막고 피부 손상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벡슬러는 다음과 같은 조치를 취하라고 조언하고 있다. 1. 많이 마신만큼 물을 먹자음주 중 많은 양의 물을 마시는 데에는 일석이조의 효과가 있다. 우선 탈수현상을 막아주기 때문에 앞서 언급된 부작용들을 방지할 수 있다. 여기에 더해 물 섭취로 배가 차면 그만큼 마실 수 있는 술의 양이 줄어들기 때문에 알코올 섭취량 조절에도 도움이 된다. 2. 잠을 우선시하자수면시간 감소는 비단 피부뿐만 아니라 생활 모든 부분에 악영향을 끼친다. 행복감이나 업무능률이 줄어들 수 있으며 감정적으로도 불안정해진다. 그러나 이런 피해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수면을 우선순위에서 배제하곤 한다. 다른 일을 위해 수면 시간을 희생시키는 경향이 만연한 것이다. 그러나 이는 신체적·정신적 건강에 좋지 않은 습관으로, 수면을 충분히 취하면 피부 손상 방지는 물론 많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벡슬러는 강조했다. 3. 운동을 하자음주한 다음날 땀을 흘릴 정도의 운동을 하면 피부 혈액순환이 개선되고 노폐물이 배출돼 피부손상을 막을 수 있다. 또한 엔돌핀 수치를 증가시켜 숙취로 인한 우울한 기분까지 이겨낼 수 있다. 다만 과한 운동은 금물인데, 음주 다음날은 탈수가 찾아오기 쉬운 상태이기 때문이다. 그러니 가볍게 운동하면서 수분을 섭취하도록 하자. 4. 세수를 할 것앞서와 같이 운동을 했다면 즉시 세수를 해 땀을 씻어내야만 얼굴 피부 트러블을 막을 수 있다.또한 술을 먹은 날 밤 잠들기 전에도 반드시 세수를 하는 것이 중요한데, 이렇게 하면 밤새 이루어지는 피부 재생 작용이 더욱 활발해질 수 있다고 벡슬러는 조언했다. 사진=ⓒ포토리아 방승언 기자 earny@seoul.co.kr
  • [와우! 과학] 하품의 과학…여성이 남성보다 두 배 더 하품한다

    [와우! 과학] 하품의 과학…여성이 남성보다 두 배 더 하품한다

    하루에도 여러 차례 일상적으로 하는 하품. 그 하품을 과학적으로 분석한 연구결과가 나왔다.최근 이탈리아 피사대학 엘리자베타 팔라기 박사 연구팀은 여성이 남성보다 하품을 두 배 더 한다는 흥미로운 논문을 국제학술지 ‘왕립오픈사이언스 저널’(Journal Royal Society Open Science) 최신호에 발표했다. 우리가 졸릴 때나 피곤할 때 하는 하품은 그 원인에 대해서 아직도 학자 별로 다양한 주장을 내놓고 있다. 일반적으로 하품의 원인이 피로, 스트레스, 지루함과 관련돼 있으며 특히 뇌의 ‘산소부족’과 연관이 있다는 연구결과가 많다. 특히 최근 들어서는 하품이 뇌 온도를 일시적으로 떨어뜨리는 효과가 있다는 학설이 강한 설득력을 얻고있다. 한 가지 흥미로운 점은 하품도 전염된다는 사실이다. 특히 과거 팔라기 박사는 하품이 전염되는 시간이 가족일 경우 가장 빠르고 친구, 지인 순으로 나타나 친밀도가 전염성에 큰 영향을 준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번에 연구팀은 총 1461명 피실험자들의 일상을 관찰해 데이터를 얻었으며 그 결과 남성보다 여성의 하품 비율이 대략 두 배 정도 높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렇다면 왜 여성의 하품 비율이 높을까? 연구팀은 그 원인을 '공감 능력'의 차이로 꼽았다. 팔라기 박사는 "남성과 여성은 타인의 감정을 이해하고 공유하는 능력의 차이가 존재한다"면서 "곧 공감 능력이 남성보다 뛰어난 여성이 하품의 전염성에 더욱 민감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하품은 사회적 관계, 개인적인 친밀도에 따라 전염성도 함께 증가한다"고 덧붙였다. 사실 이와 유사한 연구는 과거에도 여러차례 논문으로 나왔다. 지난 2014년 피사대학을 비롯한 파르마대학, 로마대학 공동연구팀은 하품이 나에 대한 상대방의 호감 정도를 아는 기준이 될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곧 내가 하품 할 때 상대방도 같이 하품을 한다면 호감이 있을 확률이 높다는 주장. 또한 하품은 사람에게만 해당되는 것은 아니다. 개 역시 주인이 하품을 했을때 따라 하는 경향이 있는데 전문가들은 이를 감정이입의 징후로 파악하고 있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오늘의 눈] 학대받는 아동학대 상담원/이현정 정책뉴스부 기자

    [오늘의 눈] 학대받는 아동학대 상담원/이현정 정책뉴스부 기자

    “아이를 학대한 부모에게서 1년간 ‘가만두지 않겠다’는 협박 문자를 받은 상담원도 있어요. 평생 듣지 못할 욕설을 들으며 일하고 있습니다.” 임용순 마포 아동보호전문기관장은 지난달 25일 서울 마포구 신수동 아동보호전문기관을 찾은 정진엽 보건복지부 장관에게 이렇게 말했다. 학대 아동을 보호하는 최일선 기관인 아동보호전문기관 종사자들의 고충을 듣고자 마련한 간담회 자리에서다. 임 관장은 “폭언과 폭력에 지친 상담원들이 하나둘 그만둬 인력 누수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과중한 업무에 시달리는 것도 모자라 학대 가해자의 폭력에 쫓겨 지난해에만 상담원 전체 인원의 27%가 현장을 떠났다. 정작 아동을 보호해야 할 상담원은 격무·박봉·폭력의 ‘삼중고’에 허덕이는데, 처방 없이 아동학대 근절 구호만 요란한 꼴이다. 중앙아동보호전문기관 관계자는 “인력 누수가 심하다 보니 아동보호전문기관 몇 곳은 경력 직원이 모두 퇴사해 직원 8명이 모두 신입이고 3~4년차가 팀장을 맡고 있다”고 전했다. 아동학대 신고가 접수되면 바로 출동하고, 사례 관리와 상담을 도맡아야 하는 상담원들에게는 현장에서 쌓은 경험이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상담원의 평균 종사 기간은 1년 8개월에 불과하다. 2012년 보건복지부가 상담원들의 스트레스 지수를 점검한 결과 17%가 외상 후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는 아이를 학대한 부모가 아동보호전문기관을 찾아가 쓰레기 구정물을 투척한 사건도 벌어졌다. 부모와 아이를 분리하자 아동보호전문기관이 돈을 받고 아이를 데려갔다는 비방성 벽보를 붙이기도 하고 새벽 2~3시에 담당 상담원에게 전화해 욕설까지 했다. 2011년에는 자신의 아이를 데려간 아동보호전문기관에 불만을 품은 30대 남성이 기관 사무실에 불을 질렀고, 2010년에는 아들을 상습 폭행한 부모가 보호자 동의서를 받으러 온 조사원을 망치로 때려 중상을 입힌 일도 있었다. 아동 학대자에 의한 기물파손, 멱살잡이, 난동은 상담원들이 감내해야 할 ‘일상’이 됐다. 상담원은 아동 학대자가 이렇게 폭력을 휘둘러도 관계를 끊지 못한다. 최소 1년간 한 달에 네 번 이상 가해 부모를 만나 사례 관리를 해야 하는데, 관계가 틀어지면 더는 개입하기 어렵다. 과도한 업무량도 문제다. 2014년 기준 추계 아동 인구가 909만 9339명인 반면 상담원 수는 364명으로 1인당 2만 4998명의 아동을 담당하고 있다. 아동 인구가 917만 4877명으로 우리나라와 비슷한 수준인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상담원은 4932명이다. 상담원 1인당 담당 아동 수는 1860명으로, 우리와 10배 이상 차이 난다. 많은 양의 업무는 상담원을 소진시키고 전문성을 떨어뜨려 결국 학대 아동을 제대로 보호할 수 없게 만든다. 여기에 신체적·정신적 고통까지 더해져 상담원들은 벼랑 끝으로 몰리고 있다. “어쩔 수 없이 우린 매일 몸으로 두들겨 맞고 있어요.” 3년간 학대 아동 사례 개입을 해온 한 상담원은 이렇게 말했다. hjlee@seoul.co.kr
  • “콩쿠르 우승, 꿈 이룰 수단일 뿐 목표 아냐”

    “콩쿠르 우승, 꿈 이룰 수단일 뿐 목표 아냐”

    “나만의 길 개척하고 싶어 롤모델 안 정해” 오늘 예술의전당서 갈라 콘서트 개최 DG와 5년간 음반 5장 발매 독점 계약 조용하지만 단단했다. 말간 얼굴은 20대 청년의 것이었지만 진지한 어조는 노련한 지략가의 것이었다. 한 치의 떨림 없이 쇼팽 콩쿠르 결선을 ‘해피엔딩’으로 끝낸 그 모습 그대로였다. 지난해 10월 폴란드 쇼팽콩쿠르 우승으로 한국 클래식 역사를 새로 쓴 ‘클래식 신인류’ 조성진이 쇼팽콩쿠르 갈라 콘서트(2일 오후 2시, 8시)를 위해 콩쿠르 이후 처음 고국을 찾았다. 1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콘퍼런스홀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그는 “콩쿠르는 제가 원하는 꿈을 실현하기 위한 수단일 뿐이지 목표는 아니다”고 잘라 말했다. 롤모델을 묻는 질문에도 “나만의 길을 개척하고 싶어 롤모델은 일부러 정해 놓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담담하게 이야기를 이어가던 그가 유일하게 목소리가 떨린 순간은 부모님을 언급할 때였다. “부모님께 제일 고마운 점은 저를 믿어 주셨던 것이에요. 아마 음악계에 대해 잘 모르셔서 그랬던 것 같은 데(웃음) 얼마나 힘든 일이 일어날지도 모르고 음악을 하게 해 주셔서 감사드려요.” 그에게 세계 무대로 가는 티켓을 안겨준 콩쿠르는, 싫지만 반드시 거쳐야 할 통과의례였다. “콩쿠르 할 때마다 스트레스와 긴장감이 커서 사실 콩쿠르 참가를 좋아하지 않아요. 하지만 제 목표이자 꿈은 유럽, 미국에서 활동하는 콘서트 피아니스트가 되는 것이기 때문에 많은 기회를 주는 콩쿠르에 참가하게 됐죠. 이전에도 여러 콩쿠르를 거쳤지만 이번에도 같은 강도의 스트레스를 겪었어요. 하지만 결국 해피엔딩으로 끝나 기뻤죠.” 조성진의 꿈은 ‘훌륭한 피아니스트’다. “훌륭한 피아니스트란 ‘뭔가 귀하게 느껴지는 연주를 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작곡가들이 우리가 아는 명곡을 쓸 때는 엄청난 노력과 고뇌를 동반하죠. 그러니 곡을 진지하게 대하는 자세를 유지하려 노력합니다.” 진지하고 신중해서 ‘애늙은이’ 같은 면 뒤에는 이제 갓 20대를 넘긴 청년의 엉뚱한 면도 튀어나왔다. “어릴 적 피아노와 함께 바이올린도 배웠는데 바이올린은 서서 연습하는 게 싫어 피아노를 선택했다”거나 “쇼팽콩쿠르 연습 기간 두 번이나 스마트폰을 도둑맞아 아무도 훔쳐가지 않을 진짜 싼 2G폰을 샀다”는 등의 대답에선 소년의 얼굴이 엿보였다. 세계 음악계에서는 ‘스타’가 됐지만 ‘생활인’, ‘20대’로서는 재미없게 산다. “또래 친구들이 거의 없어 요즘 20대들이 어떻게 노는지도 몰라요. 김선욱 형, 손열음 누나, 임동혁 형과 가깝게 지내고 존경하고 좋아하는 선배들인데 요즘 너무 바빠서 제 기사도 못 읽을 정도예요.” 이날 간담회에 동석한 우테 페스케 도이치그라모폰(DG) A&R 부문 부사장은 “조성진은 사려 깊고 신중한 사람이어서 음악을 할 때도 깊게 몰입하고 헌신적으로 대한다”고 평가했다. 페스케 부사장의 말대로 조성진에겐 이제 쾌속으로 세계 무대의 중심을 공략할 길이 열렸다. 콩쿠르 우승과 함께 DG와 5년간 5장의 앨범을 내기로 독점 계약을 맺은 것. 한국인 음악가가 DG 본사와 계약을 맺은 건 2011년 정명훈이 예술감독으로 있던 서울시립교향악단 이후 두 번째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길섶에서] 선한 사마리아인/구본영 논설고문

    울리히 베크는 현대사회를 한마디로 ‘위험사회’로 압축했다. 최근 19년 만에 진범을 가리는 재판이 다시 열린 ‘이태원 살인사건’의 전말을 보고 이를 실감했다. 무고한 젊은이가 우연히 햄버거 가게에 들렀다가 불귀의 객이 되고 말았으니. 그것도 평소 원한이 있을 리 없는 생면부지인 인물의 공격을 받아서…. 이런 ‘묻지마 범죄’가 빈발하는 까닭이 뭘까. 전문가들은 과도한 스트레스와 경제·사회적 불평등·불공정성이 울분과 혈기를 분출시키고 있다고 한다. 그래서 21세기 한국 사회가 이른바 ‘울혈(鬱血) 사회’로 바뀌고 있다면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그러나 그런 걱정이 기우에 불과한 것인가. 어제 아침 출근길 지하철 서울역 환승 에스컬레이터를 오르는 순간이었다. 옆 계단에서 한 청년이 갑자기 의식을 잃고 앞으로 고꾸라졌다. 지나가던 남녀 여럿이 이 낯선 청년에게 응급조치를 해 주려 몰려들었다. 필자가 다시 내려갔을 때는 다행히 그 청년이 기운을 차린 뒤였다. 그래도 세상은 살 만한 곳임을 새삼 확인했다. 이웃의 고통에 무감각한 이들보다는 ‘선한 사마리아인’이 더 많으니 말이다. 구본영 논설고문 kby7@seoul.co.kr
  • “새 대출조건 문의 뜸해”… 은행 창구 한산

    “새 대출조건 문의 뜸해”… 은행 창구 한산

    처음부터 원금과 이자를 함께 갚아나가는 방식의 주택담보대출 기준 강화가 적용된 첫날인 1일. 서울 서대문 우리은행 독립문지점을 찾아 대출창구 번호표를 뽑았다. 점심시간이 가까운 오전 11시 30분이었지만 순번은 ‘6번’. 은행 영업점이 문을 연 오전 9시부터 2시간 반 동안 대출창구를 다녀간 손님은 5명뿐이라는 얘기다. 임윤우 대부계 계장은 “새로 바뀐 대출조건과 관련한 문의 전화조차 뜸하다”며 “지난해 12월부터 부동산 경기가 얼어붙은 탓도 있고 계절적 비수기까지 겹쳐 주택담보대출을 신규로 받으려는 고객들 자체가 많지 않다”고 전했다. 지난해 가을 성수기 대비 체감 고객 숫자는 3분의1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다른 시중은행 영업창구도 대부분 한산했다. 서울 양천구 목동의 국민은행 A영업점도 이날 오전 대부계를 찾은 고객이 5명에 불과했다. 그나마 2명은 정부 기금으로 운영하는 디딤돌대출을 신청하러 나온 고객이었다. 나머지 3명은 기존 주택담보대출 만기 연장이 목적이었다. 모두 이번에 강화된 대출심사 대상과는 거리가 멀다. 이 영업점 관계자는 “기존 주택담보대출 고객 중에 혹시 자신도 원리금을 동시에 갚아 나가야 하는 대상인지 묻는 전화가 더러 있었다”며 “대출 절벽까지는 아니지만 집값이 떨어진다고 하니 주택담보대출에 대한 관심 자체가 크게 사그라든 것은 사실”이라고 귀띔했다. 언론에 여러 차례 보도된 때문인지 새로운 대출 조건 때문에 발길을 돌리는 고객들의 모습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KEB하나은행 종로 영업점에서 만난 정모(32)씨는 “거치기간을 1년으로 두고 이후에 원금과 이자를 어떻게 갚아 나갈지 자금 계획을 미리 세워둔 상태에서 은행에 왔다”고 말했다. 당초 새 잣대가 올 1월부터 적용된다고 예고됐다가 한 달 미뤄진 것인 만큼 그 사이 대비 시간이 있었던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전상배 농협은행 감사원지점장은 “주택담보대출이 필요한 고객들은 지난해 12월이나 1월 중순까지 미리 대출을 받도록 안내했다”며 “원금과 이자를 한꺼번에 갚아나갈 여력이 안 되는 고객들은 서둘러 대출을 받아갔다”고 전했다. 새 대출심사 잣대는 돈을 빌리려는 사람의 소득이나 상환능력을 꼼꼼히 따진다. 연소득 3000만원인 A씨가 시세 3억원짜리 주택을 장만하면 종전에는 담보인정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 60%에 따라 최고 1억 8000만원까지 빌릴 수 있었다. 하지만 앞으로는 똑같은 금액을 변동금리(1년 거치·10년 만기, 연 3.05%)로 빌릴 경우 계산이 복잡해진다. 향후 대출금리 상승을 감안한 ‘스트레스 DTI’가 85.7%나 돼서다. 스트레스 DTI가 80%를 넘는 대출은 규제하겠다는 게 당국의 방침이다. 따라서 A씨는 만기를 10년 이상으로 늘리거나 대출금액을 1억 7000만원 미만으로 줄여야 한다. 물론 고정금리를 선택하면 1억 8000만원을 그대로 빌릴 수 있다. 이유미 기자 yium@seoul.co.kr
  • “고소득자가 평소 스트레스 더 느낀다”

    “고소득자가 평소 스트레스 더 느낀다”

    심리적 불안은 저소득자가 더 커 상대적으로 풍족한 생활을 하는 고소득자가 월 소득 200만원 미만의 저소득자보다 스트레스를 더 느낀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1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보사연)이 우리나라 19세 이상 성인 7000명의 스트레스 정도를 조사해 작성한 ‘한국사회의 사회 심리적 불안의 원인 분석과 대응 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한 달에 400만~600만원을 벌어들이는 고소득자의 41.6%가 평소 스트레스를 많이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저소득자 가운데 평소 스트레스를 많이 느낀다는 사람은 27.8%에 그쳤다. 빈곤할수록 스트레스가 클 것이란 통념을 뒤집는 결과다. 반대로 심리적 불안감은 저소득자가 더 컸다. 자신의 삶에 불안을 느끼는 정도를 0(전혀 불안하지 않음)~10점(매우 불안함) 범위에서 측정한 결과 월 200만원 미만은 5.9점, 600만원 이상은 4.7점으로 소득 수준이 높을수록 불안 점수는 낮게 나타났다. 근로 형태별 스트레스 지수는 정규직(47.4%), 임시직(46.1%), 자영업(39.1) 순으로 컸다. 하지만 불안 지수는 임시직(5.7점), 자영업(5.4점), 정규직(5.3점) 순으로 커 상반된 결과를 보였다. 노후 준비를 가장 큰 불안 요소로 꼽은 비율은 정규직 23.2%, 임시직 25.2%, 자영업 37.0%로 자영업자가 가장 많았다. 세종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문어가 최고라예… 닭에 지단 올려유

    문어가 최고라예… 닭에 지단 올려유

    설 명절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해마다 돌아오는 명절이지만 차례상 차리기는 늘 어렵고 신경이 쓰인다. 차례상 준비에 바쁜 주부들의 스트레스는 이만저만이 아니다. 특히 상차림은 지방과 집안별로 다르다. 이는 각 지역에서 생산되는 농수축산물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서울과 경기 지역 상차림은 다른 지역 전통 상에 비해 간소하다. 닭고기가 올라가지 않고 녹두전이 오른다. 생선은 조기찜과 북어포만 진설(음식을 법식에 따라 차림)한다. 경기 지역은 고기산적과 떡의 양이 많다. ●안동에선 문어의 ‘文’자 덕에 양반고기 경북 안동 지역 차례상에는 문어를 올린다. 예부터 안동에서는 문어를 봉제사접빈객(奉祭祀接賓客)의 최고 음식으로 친다. 문어(文魚)의 문은 글월 문(文)자로 양반고기라 일컫는다. 학문을 즐기고 숭상하는 안동 사람들의 정신세계를 잘 표현하고 있기 때문이라 한다. 현재 안동에서 유통되는 문어의 양은 연간 400여t으로 살아 있는 문어 전국 유통량의 30%를 차지한다. 대구와 경북 영천·경주에서는 상어고기를 소금에 절여 2, 3개월 숙성시켜 만든 ‘돔배기’가 차례상에 꼭 올라가는 필수품이다. 돔배기는 ‘간을 친 토막 낸 상어고기’라는 뜻의 경상도 사투리다. 구이와 산적, 조림에 이용한다. 먼 옛날 동해안에서 잡은 상어를 옮기기 전에 상하지 않게 하기 위해 발달한 갈무리법과 염장기술이 그 기원이다. 충청도 차례상은 통째로 삶아 낸 닭 위에 달걀지단을 얹은 ‘계적’을 올리는 게 특징이다. 원래 꿩고기를 올렸는데 여의치 않자 닭고기가 대신하며 지금까지 풍습이 이어지는 것으로 전해진다. ‘꿩 대신 닭’이란 말이 여기서 유래됐다는 설이 있다. 적을 올릴 때는 찍어 먹을 소금을 접시나 종지에 담아 준비한다. 이 소금을 ‘적염’이라고 부른다. 닭을 쪄서 양념장에 조린 뒤 차례상에 올리는 집도 있다. 도라지, 파, 고기를 길게 잘라 양념한 뒤 볶아 꼬치에 낀 향누름적도 충청도의 특색 있는 차례 음식이다. 바다를 낀 경남 지역에서는 조기를 비롯해 민어, 가자미, 방어, 도미 등 다양한 생선을 차례상에 올린다. 통째로 삶은 문어와 피문어도 올린다. 조개를 비롯한 어패류나 계란을 삶아 올리는 지역도 있다. 계란은 삶은 뒤 껍질을 모두 벗겨 올린다. ●전북은 홍어전·전남은 찜과 회 호남 지역은 들이 넓고 바다가 가까운 지역적 특성을 반영해 수십 가지의 산해진미를 가득 올린다. 명절 상에서 가장 큰 특징은 홍어, 조기, 병어, 낙지 등 각종 어물과 어물전을 올리는 것이다. 같은 호남이라도 전북은 홍어전을 주로 올리지만 전남 지역은 찜과 함께 회도 올린다. 전남 일부 지역에서는 가느다란 나무에 감아 익힌 낙지를 진설하고 껍데기째 익힌 전복을 올리기도 한다. ●제주 귀한 쌀떡 대신 보리빵 준비 제주 차례상에는 다른 지역에서는 볼 수 없는 특별한 음식이 올라간다. 바로 빵이다. 척박한 화산섬 제주에는 예부터 농경지가 적어 쌀도 귀하고 떡도 귀한 음식이었다. 대신 제주에서 많이 나는 보리를 이용해 만든 보리빵을 쌀떡 대신 차례상에 올렸다. 요즘은 보리빵 대신에 제과점에서 쉽게 살 수 있는 카스텔라, 롤케이크 등을 올리기도 한다. 다른 지역은 소고기 산적이지만 돼지 사육 집산지답게 돼지고기 산적을 만들어 차례상에 꼭 올린다. 제주 바다의 특산 고급 어종인 옥돔도 차례상 한구석을 차지한다. 일부 해녀는 자신이 직접 잡은 소라나 전복 등을 올리기도 한다. 제주 특산 감귤도 차례상에 빠질 수 없는 주 과일이다. 설날 아침에 먹는 떡국도 지방마다 다르다. 서울·경기·강원 지역은 만둣국이나 떡만둣국이 대세다. 반면 충청 이남은 소고기떡국이 보편화돼 있다. 경기도 조랭이떡국, 경상도 굴떡국, 강원도 두부떡만둣국, 충북 다슬기떡국, 전남 꿩떡국 등도 특별한 날에 먹는 명절 음식이다. ●‘치’자 이름·비늘 없는 생선 금지 차례상에 올리면 안 되는 음식으로는 참치, 갈치, 멸치 등 ‘치’자가 들어가는 생선이 있다. 자손들이 화합하지 못한다고 여겼다. 비늘이 없는 뱀장어, 가물치, 메기 등은 자손들이 양반이 못 된다고 여겼고 복숭아, 팥, 고춧가루, 마늘 등은 혼을 쫓아내는 음식으로 분류된다. 하지만 차례 음식은 무엇보다도 준비하는 사람의 자세가 가장 중요하다. 정성이 가득하고 조상에 대한 공경심이 깃들어 있어야 하며 온 가족이 화합하는 정이 담겨야 한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제주 황경근 기자 kkhwang@seoul.co.kr
  • “남자는 가끔씩 친구들 만나야 더 건강해져” (독일 연구)

    “남자는 가끔씩 친구들 만나야 더 건강해져” (독일 연구)

    남성들은 건강을 위해서 정기적으로 (동성인) 친구들과 만나서 놀아야 한다는 연구결과가 소개돼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영국 일간 메트로 등 외신은 30일(현지시간) 독일 괴팅겐대 연구진이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에 발표했던 한 연구논문을 인용해 위와 같이 밝혔다. 이 연구에 따르면, 남성들 간의 유대감 형성, 즉 우정은 배우자나 다른 가족 구성원과 같은 시간을 보내는 것보다 남성들의 스트레스 수치를 훨씬 더 낮춘다. 세상 모든 남성의 변명으로 쓰일 수 있는 이 연구는 남성이 집단(가족)에서 벗어나 있을 때 불안감을 덜 겪는다는 것을 발견했다. 연구진은 남성들 간의 유대감이 스트레스 감소와 연관성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인간과 매우 비슷한 사회적 행동을 보이는 영장류로 유명한 바바리 마카크(Barbary macaque, 이하 마카크) 무리를 분석했다. 연구진에 따르면, 수컷 마카크들의 스트레스 호르몬 수치는 배우자나 다른 가족 구성원과 함께 있을 때 급증했다. 하지만 이들 수컷은 다른 수컷들과 함께 있을 때 훨씬 더 많이 편안해 했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심지어 연구진은 연구 동안 스트레스와 관련한 질병이 암컷들이나 짝을 이룬 개체들 사이에서만 발생하는 것을 발견했다. 이에 대해 연구진은 수컷들은 서로를 돌봤다고 지적했다. 이들 마카크가 서로의 등을 봐주면서 돌보는 것은 원숭이들 사이에서 서로의 털에서 벌레나 벼룩을 잡아주는 것을 의미한다. 연구를 이끈 크리스토퍼 영 박사는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와의 인터뷰에서 “수컷 영장류들은 수컷이 많은 무리에서 대개 암컷을 차지하기 위해 맹렬하게 싸우기도 하지만, 몇몇 동료와는 친밀한 관계를 발달할 수 있다”면서 “수컷 마카크들은 인간의 우정과 비슷한 사회적인 유대 관계를 형성해 일상의 스트레스 요인을 완화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사진=영국 메트로 캡처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씨줄날줄] 흡연자의 ‘기본권’/강동형 논설위원

    [씨줄날줄] 흡연자의 ‘기본권’/강동형 논설위원

    담배가 우리나라에 처음 소개됐을 때 모든 남녀노소가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담배를 즐겼다. 서당 선생과 아이가 맞담배를 했다고 하니 애연가의 천국이었다. 어른 앞에서 담배를 못 피우게 하는 등 담배 예절이 생긴 것은 17세기 중엽 광해군 이후부터다. 광해군이 조정회의 때 신하들이 어전을 ‘오소리굴’로 만들자 금연을 명령한 뒤 사회 전체로 조금씩 확산됐다고 한다. 20년 전만 해도 출근길 버스 안에서도 담배를 피울 정도였다. 불과 10년 전만 해도 사무실에서 담배를 피우는 건 용인됐다. 요즘은 버스정거장, 공원, 음식점, 모든 관공서, 건물, 다중이용시설에서 담배를 피울 수 없다. 이뿐만이 아니다. 강남대로 등 도로도 금연 구역이다. 오는 4월부터는 서울 지하철역 외부 출입구로부터 반경 10m 이내, 광화문부터 서울역까지 세종대로 주변이 금연 구역으로 지정된다. 장소를 가리지 않고 담배를 즐기던 때는 이제 ‘호랑이 담배 먹던’ 시절의 얘기가 됐다. 금연 광고는 얼마나 자극적인가. 비위가 약한 비흡연자들은 금연 광고 채널을 돌릴 정도다. 흡연자들은 광고를 보면 스트레스가 급증한다고 한다. 흡연자는 TV를 편하게 볼 자유도 빼앗겼다. 담배 한 갑에 들어 있는 세금은 종류도 액수도 다양하다. 4500원짜리 담배 한 갑에 붙은 세금과 액수는 국세인 ‘개별소비세’ 594원, 지방세인 ‘담배소비세’ 1007원, 교육청에서 사용하는 ‘지방교육세’ 443원, ‘건강증진부담금’ 841원, 국세인 ‘부가가치세’ 433원 등이다. 출고가 및 유통 이윤은 1182원이다. 4500원짜리 담배 한 갑에 세금이 3318원이나 붙어 있다. 하루 담배 한 갑을 피우는 사람은 연간 120만원 이상 세금을 낸다. 웬만한 사람의 연소득세와 맞먹는다. 이것뿐만 아니라 금연 장소에서 담배를 피우거나 담배꽁초를 버리다 적발되면 범칙금을 내야 한다. 이것만 연간 수십억원이다. 건물 안까지 단속반이 들어와 흡연자 사진을 찍고 범칙금을 물린다. 흡연자는 헌법이 보장한 인격권과 행복추구권에서도 제한을 받는다. 흡연권은 헌법이 보장하고 있는 개인의 자기운명결정권에 속하는 인격권과 행복추구권에 속한다. 애연가 입장에서는 인격권이 침해받고 있다. 그래도 학자들은 비흡연자의 기본권이 흡연자의 기본권보다 앞서는 개념으로 보고 있다. 흡연자의 기본권이 비흡연자의 인격권, 행복추구권을 해치고 있다는 것이다. 비흡연자가 기본권을 주장하면 흡연자는 억울하지만 참아야 하는 이유다. 흡연자는 이제 설 자리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 담배는 건강을 해치기에 흡연율을 낮추어야 한다. 따라서 흡연 공간을 줄여 나가고 금연 광고를 하는 것은 바른 정책이다. 그래도 흡연자의 처지에서 억울한 것은 어쩔 수 없다. 금연 말고는 달리 방도가 없다. 강동형 논설위원 yunbin@seoul.co.kr
  • [심재억 기자의 헬스토리 32] 오늘 당신이 암 선고를 받는다면

    잊을 수 없는 친구 얘기부터 할까 합니다. 그냥 만나면 좋고, 못 만나면 그만인 사람이 아니라 나중에 일 할만큼 한 뒤에는 어디로든 함께 떠나 허름한 초막이라도 엮어 함께 노후를 보내자고, 그러다가 눈을 감으면 남은 사람이 뒷처리를 해주는 장례부조 약속까지 한 터이니, 살붙이 같은 친구였지요. 그 친구는 술을 좋아했습니다. 저와 만나면 계산이나 잇속을 따져 한 자락 깔거나 그딴 짓 하지 않고 술잔을 건넬 수 있어 참 좋다고 말해 쌓던 그 친구는 자기 삶에 대한 열정이 넘쳐 세상 일에 자주 분개했고, 콧물을 훌쩍이며 뭔가에 대한 연민에 가슴 아려하기도 했었지요. 그러던 친구가 어느 날 술이나 한 잔 하자며 연락을 해왔습니다. 흔한 일이니 이상할 것도 없이 만나 소줏잔을 비우다가 일어났는데, 갈림길에 다다르자 그가 제 어깨를 감싸더니 귀에 대고 이렇게 말하는 게 아니겠습니까. “야, 나 암이래. 두경부암” 순간, 귀를 의심했습니다. ‘이게 벌써 취했나’ 싶어 다그치니 사실이었습니다. 씩씩한 척 말은 했지만 눈시울이 젖어 있었습니다. “며칠 됐는데, 아직 식구들한테 말도 못 했어”라면서 껴안는데, 눈앞이 캄캄해지더군요. 그게 벌써 십 수년 전, 나이 마흔도 되기 전에 그가 받은 암 진단이 얼마나 두렵고 막막한 ‘선고’였겠습니까. 할 수 있는 것 다 했지만, 끝내 그 친구를 살려내지 못 했습니다. 늦은 결혼 탓에 초등학교 다니는 아들 하나 달랑 남겨두고 그는 그렇게 세상을 떠났습니다.  ●그 후로도 오랫동안 그 상처가 깊었습니다. 오랫동안 그 친구의 얼굴을 지우지 못했습니다. 상실의 공허를 감당하지 못해 한동안 세상을 겉돌기도 했습니다. 다른 일로도 몇몇 친구를 잃었지만, 내게는 그만한 아픔이 없었던, 어제일 같은 기억입니다. 그 때부터 ‘암’은 내게 막연하나마 불가항력의 두려움으로 다가왔습니다. 인간의 몸을 구성하는 가장 작은 단위는 세포입니다. 이 세포에는 두 가지가 있는데, 하나는 정상 세포이고, 다른 하나는 유전자의 비정상적인 변이에 의해 생기는 세포입니다. 후자를 우리는 암이라고 말합니다. 정상적으로 세포는 세포 자체의 조절기능에 의해 분열하고, 성장하며, 나중에는 죽어 없어져 일정한 세포 수를 유지합니다. 이런 경우라면 어떤 원인으로 세포가 손상을 받아도 치료를 통해 회복해 정상 세포로서의 역할을 하거나 아니면 아예 사멸해 없어지므로 문제가 될 것은 없습니다. 그러나 무슨 연유에선지 세포의 유전자에 변화가 일어나면 비정상적으로 세포가 변이하면서 불완전하게 성숙하고, 과다하게 증식하는데, 이것이 바로 암(cancer)입니다. 정상 세포와 암세포는 다른 특성을 보입니다. 암세포는 정상 세포가 드러내지 않는 능력, 이를테면 주변의 조직이나 장기에 침입해 ‘악화가 양화를 구축하듯’ 정상 세포를 파괴하고, 이로 인해 신체 기능을 극한까지 떨어뜨리는 특징이 있습니다. 문제는 이런 암세포는 증식을 억제하기가 무척 어렵다는 점입니다. 이는 치료가 어렵다는 것과 일맥상통합니다. 증식을 억제하기 어렵기 때문에 정상 세포를 파괴하거나 장기와 조직을 망가뜨리는 ‘짓거리’를 막기 어려운 것이지요. 그러니 암이 두렵다고 여길 밖에요. 지금도 그런 인식이 완전히 불식된 것은 아니지만, 20년전, 아니 불과 10년 전만 해도 암 진단을 받으면 세상이 끝났다고 여겼던 사람이 많았습니다. 절박한 심정에 전국의 병원과 의사를 다 찾아 다니고, 한방에 민간요법까지 아는 대로 다 해보고, 그것도 모자라 무당을 불러 푸닥거리를 하기도 했습니다. 웃지 못할 일들이지요. 정황이 이러니 환자가 차분하게 치료 계획을 세우고, 자신의 삶을 정리한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환자는 낙담 천만인데, 주변에서 더 호들갑을 떨어대고, 마치 환자가 죽을 날이라도 받아든 듯 야단법석들이었지요. 암은 불치병이 아니며, 그러니 환자가 최적의 치료를 받아 완치해야 하며, 그러려면 환자의 심리를 파악해 이성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믿었던 것은 그 후의 일이었습니다. 이 단계에 들어서 비로소 ‘환자의 단계별 심리’라는 그럴듯 한 반응체계가 제시됐습니다. ●‘충격’과 ‘현실인식’ 그리고 ‘달관’ 의사로부터 최종적으로 암이라는 진단을 받은 환자가 가장 먼저 맞닥뜨리는 감정은 충격과 불안 그리고 그런 사실 자체를 인정하지 않으려는 부정 의식입니다. 이걸 심리반응 1단계라고 합니다. 암이라는 사실을 안 환자의 첫 반응은 대부분 “내가 그럴 리가 없다”, “믿어지지 않는다”라는 식입니다. 환자는 이런 부정 의식을 통해 내면의 불안감을 소멸시키려고 하는데, 이는 일종의 심리방어 기전에 해당합니다. 사람들이 갖는 불안감은 다양한 원인에 의해 생성되지만 기본적으로는 이유나 방향성이 뚜렷하지 않고, 실체를 모르는 현상이나 대상과 마주칠 때 발현된다는 특성을 갖습니다. 따라서 환자가 느끼는 불안을 해소하거나 줄이기 위해서는 불안의 실체를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이 중요한데, 이것만으로도 불안의 상당 부분을 해소할 수 있다는 게 심리 전문가들의 견해이고 보면, 가족이나 의료진이 환자를 위해 1차적으로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답은 나와있는 셈이지요. 환자가 느끼는 막연하지만 강한 불안을 구체적인 불안으로 환치시킨 뒤 이를 해소해줘야 한다는 것입니다. 예컨대, 환자가 ‘나의 병은 고칠 수 없다’고 믿는다면 ‘아니다. 고칠 수 있다’, ‘나을 수 있다’는 믿음을 갖도록 해야 하고, ‘나는 곧 죽겠지’라고 자포자기한다면 ‘그렇지 않다. 넌 죽지 않는다’는 믿음을 갖도록 하는 것이지요. 죽음이 두렵지 않은 사람은 없습니다. 하지만 그런 두려움에 대처하는 방식은 모두가 다릅니다. 누군가는 ‘그래. 여기까지야’라고 생각하는 반면 다른 누군가는 ‘이런 것 쯤이야’라며 맞서는 자세를 보이기도 하지요. 여기서 두려움을 좀 더 구체적으로 특정해 볼까요. 불안의 실체를 알면 대응책을 찾기가 쉽습니다. 그러면 환자를 좀 더 효율적으로 안정시킬 수 있고, 그래야 긍정적으로 치료를 수용해 완치에 더 쉽고 빠르게 다가서니까요. 흔히 환자들이 느끼는 불안은 ▲미지에 대한 두려움 ▲외로움에 대한 두려움 ▲가족과 친구의 상실에 대한 두려움 ▲자기조절능력 상실에 대한 두려움 ▲육체의 상실과 무력감에 대한 두려움 ▲고통과 괴로움에 대한 두려움 ▲정체성 상실에 대한 두려움 ▲슬픔에 대한 두려움 ▲퇴행에 대한 두려움 ▲절단과 부패, 매장에 대한 두려움 등이 있으며, ▲치료할 수 없는 것에 대한 두려움 ▲경제적 부담에 대한 두려움 ▲가족들의 고통에 대한 두려움 ▲자기 병에 대한 가족들의 대응과 반응에 대한 두려움 ▲잊혀지거나 버려지는 것에 대한 두려움 들도 여기에 포함된다고 할 수 있겠지요. 이 단계를 거치면 반응성 우울기가 찾아옵니다. 2기 반응입니다. 이 때는 불면증과 식욕상실, 의욕감퇴, 슬픔과 일상적인 생활 패턴의 붕괴 양상을 보이며, 더러는 “왜 하필 나에게…” 하는 식의 분노감이 섞여 나타나기도 하고, “그래, 이번엔 나구나”라며 자포자기하는 양상을 드러내기도 합니다. 이런 심리는 우울한 정서나 감정으로 이어지기 쉬운데, 만약, 암 진단을 받고 우울 증세를 보인다면 이 단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우울은 예기치 않게 힘겨운 상황과 마주치거나 죽음 등 극단적인 상황에 직면했다고 믿을 때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정서적 반응이지만, 환자가 적극적인 치료를 필요로 한다는 암시이기도 합니다. 전문의들은 “이 단계에서는 환자에게 지지를 보내고,치료에 대한 확신과 용기를 갖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그럴 경우 우울과 슬픔의 정서가 의외로 쉽게 치료에 대한 순응으로 이어지기도 한다”고 말합니다. 반응 3기는 흔히 낙관기라고 말하는 단계입니다. 의사가 최선을 다해 치료할 것이며, 치료 결과가 좋으리라는 희망이 커져 이전까지 모든 상황을 비관적으로 받아들이던 환자 중 상당수가 자신의 처지나 상황을 낙관적으로 받아들이게 됩니다. 또, 실질적인 치료가 시작되어 병세가 호전되면 암과의 싸움에서 기선을 제압했다는 믿음 때문에 희망적 자세가 한층 견고해지기도 합니다. 4기는 자신의 상황을 운명으로 받아들이거나, 종교 등을 통해 절대자와 교접하려는 특성을 보이는 단계입니다. 이 때는 환자들이 특정 종교를 찾기도 하고,철학적 명제에 집착하는 등 나름대로의 인생관이나 생사관이 성숙해집니다. ●암을 치료하는 두가지 방법 암을 치료하는 방법은 무척 다양합니다. 암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큰 병원에서 제시하는 루틴한 치료법도 있고, 한의학적 접근도 있으며, 대체의학적 치료나 민간요법에 의존하는 환자도 있습니다. 하지만, 적어도 지금의 단계에서 가장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치료책은 병원을 찾아 정확하게 상태를 파악한 뒤 여기에 어울리는 치료를 받는 것입니다. 물론 한의학 분야에서도 부분적으로 치료책이 제시되고 있지만, 아직 일반화하기에는 이른 감이 없지 않습니다. 의료계에서 논란이 이어지고 있는 ‘넥시아’도 여기에 해당될 것입니다. 이 문제는 아직 검증이나 논란이 명쾌하게 정리되지 않았으므로 치료 효과를 속단하기는 어려운 문제이며, 따라서 이후의 검증 과정을 좀 더 지켜보는 것이 현명할 듯 합니다. 유럽 등지에서는 대체의학을 활용하는 추이도 뚜렷하지만, 인종과 섭생 등 생활 환경이 전혀 다른 우리가 확신 없이 그런 방식을 받아들이는 것이 부담스러운 것이 사실입니다. 치료 효과에서 일관성을 구할 수 없는 민간요법은 더욱 위험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 민간요법으로 암을 치료했다는 황당한 얘기들이 더러 떠돌기도 합니다만, 대부분은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환자들의 심리를 이용해 돈 좀 벌어보려는 얄팍한 상술이 개입됐을 가능성이 큰만큼 물색없이 현혹되지 말기 바랍니다. 동서양 의학계가 지금도 암을 잘 치료하기 위해 수많은 시도를 하고 있고, 그런만큼 또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쳐 제시한 두 가지 암 치료법은 ▲병원에서 충분히 검증된 방법을 적용해 적극적으로 치료를 받는 방법과 ▲완화의료입니다. 환자의 상태에 따라 한 가지 방법만 사용하는 게 일반적이지만, 이 두 가지 방법을 같이 적용하는 사례도 많습니다. 적극적인 암치료란, 몸안에 자리잡은 암 덩어리를 인위적으로 없애거나 줄이는 치료를 말합니다. 이를 위해 동원하는 가장 대표적인 방법이 수술과 항암화학요법, 그리고 방사선치료입니다. 이 세 가지가 대표적이지만, 치료적 접근이 이것 뿐인 것은 아닙니다. 국소치료, 호르몬요법, 광역학치료, 레이저치료에 최근에는 면역요법이나 유전자요법까지도 적용하고 있으며, 간암 등에 흔히 적용하는 색전술이나 동위원소치료 등도 모두 이 범주에 포함됩니다. 이에 비해 완화의료는 환자의 삶의 질을 높이고, 증상을 조절하는데 초점을 맞춘 치료로, 최근 들어 그 중요성이 크게 부각되고 있습니다. 완화의료는 환자의 삶의 질에 집중하며, 앞서 거론한 적극적인 치료처럼 완치를 겨냥해서 접근하지 않습니다. 일련의 의료적 조치가 치료에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되는 말기암이나 달리 적극적인 치료를 할 수 없을만큼 병약한 환자가 주요 대상입니다.  ●암 치료 방법의 선택 기준 사실, 쉽게 치료라고 말하지만, 모든 치료가 모든 환자들에게 이득으로 작용하는 것은 아닙니다. 같은 약이라도 잘 듣는 환자와 안 듣는 환자가 있을 수 있고, 또 모든 환자에게 이득을 주는 치료라도 반드시 빼앗아 가는 게 있습니다. 따라서 의료진이 치료 방식을 선택할 때는 환자가 얻을 ‘이득’과 ‘손해’를 따져서 결정하게 됩니다. 수술도 그렇고, 항암제도 마찬가지입니다. 수술은 암 병변을 제거하는 근치적 접근이지만 불가피하게 정상 조직을 일정 부분 훼손할 수밖에 없고, 항암제도 당연히 정상 조직에 영향을 끼치니까요. 이런 상황에서 의료진과 환자는 쉽지 않은 선택을 해야 합니다. 기준은 간단합니다. 오로지 좋기만 하거나 나쁘기만 한 치료라는 건 어치피 없으므로 그 치료를 통해 얻는 것과 잃는 것은 면밀하게 따져서 가장 이상적인 방법을 찾는 것이지요. 다시 말해 무슨 치료가 종합적으로 가장 큰 이득을 보장하는가를 따지고 고민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는 뜻입니다. 따라서 만약 어떤 환자가 치료효과가 분명한데도 부작용이 두려워 특정 방식의 치료를 거부한다면 이는 현명한 결정이 아니겠지요. 어떤 치료든 일정 부분의 부작용이나 후유증은 감수해야 하니까요. 일부 말기암의 경우 치료로 얻는 손실이 이득보다 클 경우 적극적인 치료 대신 완화의료에 집중해 환자가 심신의 안정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것도 나쁜 선택은 아닐 것입니다. 또 일반적이지만, 암은 말기에 가까울수록 치료를 통해 얻는 이득보다 손해가 커진다는 점도 함께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참고로, 암 생존율에 대해 많은 분들이 궁금해 합니다. 암의 경우 보편적으로 ‘5년 생존율을 적용하는데, 이는 ‘치료를 시작한 날부터 5년 이내에 해당 암으로 사망한 환자를 제외한 환자의 비율’입니다. 이 경우 재발하거나 암이 진행중이더라도 현재 생존해 있으면 생존율에 포함됩니다. 일부에서는 보다 정확한 통게를 위해 ‘암의 징후가 없는 생존율’, ‘암의 진행이 없는 생존율’ 등으로 구분해 사용하기도 합니다.  ●“자녀들을 꼬옥 안아주세요” 서울아산병원이 최근 ‘암환자 자녀 마음건강 클리닉’을 개설했습니다. 환자가 아니라 자녀들을 대상으로 한 클리닉이라는 점이 눈길을 끕니다. 암은 환자 자신은 물론 가족 모두에게 엄청난 스트레스인데, 특히 어린 자녀들에게는 무엇보다 힘든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성인들이야 스스로를 추스를 수 있지만 성장기 자녀들은 어른들보다 훨씬 강한 충격을 받게 되고, 이런 고통을 감당하는 일에 미숙해 자칫 큰 상처로 남을 수도 있으니까요. 암 때문에 돌연 부모와 떨어져 생활해야 하며, 부모가 암을 치료하면서 경험하는 수많은 스트레스에 직접·간접적으로 노출되어 혼란·불안·걱정·두려움 등 부정적 감정에서 벗어나지 못합니다. 당연히 자녀들에게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심하면 학교생활에 문제가 생기기도 하지요. 그뿐이 아닙니다. 환자는 치료 과정에서 겪는 스트레스에 더해 부모 역할을 못한다는 죄책감과 양육 스트레스 때문에 극심한 불안,우울감에 빠지는 사례도 허다합니다. 이런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부모의 상태를 자녀들에게 충분히 설명하고, 이해시키는 일이 중요하다고 전문의들은 조언합니다. 만약, 아이들이 이런 사실을 받아들이지 못하거나 암 투병 기간이 길어져 아이들이 너무 오래 스트레스에 노출되고 있다면 아이를 데리고 전문의를 찾는 것도 좋은 방법일 것입니다. 서울아산병원 소아정신건강의학과 김효원 교수는 “암을 치료 중인 부모가 보이는 태도가 아이들의 적응에 큰 영향을 주기 때문에 환자 자신과 아이 모두의 마음을 꼼꼼하게 살피고 돌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합니다. 참고로, 이 병원에서 마련한 ‘암 환자 자녀의 마음건강 지키기 십계명’을 한번 살펴보지요. 1.환자 자신의 마음을 돌봐라. 2.암에 걸렸고, 치료를 받는다는 사실을 솔직히 말하라. 3.아이들은 암에 대처하는 부모의 자세를 배운다는 점을 명심하라. 4.아이가 자신의 감정을 표현할 수 있도록 도와줘라. 5.아이의 불안이나 걱정, 반항적인 행동을 정상적인 반응이라고 여겨라. 6.아이의 잘못으로 암에 걸린 것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말하라. 7.많이 안아주고, 사랑한다고 말해 줘라. 8.평상시와 똑같이 학습과 훈육을 지속하라. 9.배우자나 가족, 친구들에게 도움이 필요하다고 말하라. 10.가족들이 힘을 모아 어려움을 이겨내자고 말하라.  ●가장 중요한 것은 환자 자신이다 암으로 진단된 경우 많은 사람들이 ‘선고’라는 말을 사용합니다. 암이 주는 두려움이 짙게 배어있는 말입니다. 감기든 암이든 그냥 진단이라면 될 일인데 이런 식으로 암에 주눅이 든다면 환자에게 좋을 일이 아무 것도 없습니다. 암, 너무 두려워하지 않아도 됩니다. 어떤 의사들은 암까지도 자신이 가진 것 중의 일부라고 여기고 살살 달래면서 동행하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그렇게까지는 못 하더라도 지금의 의학 수준이라면 충분히 희망을 가져도 됩니다. 요즘처럼 사람의 수명이 긴 세상이라면 평생 암에 한번이라도 노출될 가능성이 30∼40%쯤 됩니다. 10명 중 3∼4명이 걸리는 암이라면 일상적인 건강 수칙, 즉, 정기적인 검진과 건강한 생활을 하더라도 피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고, 그러니 지나치게 “암, 암”하면서 살 필요가 없다는 뜻이지요. 국가암정보센터의 집계에 따르면, 2009∼2013년 국내 암 발생자의 5년 생존율은 69.4%에 이릅니다. 환자 10명 중 7명 가량이 5년 이상 생존한다는 뜻이지요. 성별 5년 생존율은 여자가 77.7%, 남자 61.0% 정도인데, 이는 성별 특성 때문이라기보다 여자의 경우 생존율이 높은 갑상선암과 유방암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됩니다. 앞서 말한 필자의 친구는 애써 의연한 척 했지만 치료가 진행되면서 희망보다 절망을 더 자주 생각했던 듯 합니다. 그래선지 의사를 만나면 “생각보다 병증 개선이 더디다”고 고개를 갸웃거리기도 했는데, 아쉬운 것은 제가 그를 좀 더 사려 깊게 돕지 못했다는 점입니다. 그가 낙담하면 같이 풀이 죽었고, 그가 힘들어 하면 저도 힘든 척 했습니다. 돌이켜보면, 그 친구에게 저는 어떤 희망도 주지 못했고, 아픈 그를 더 아프게 했던 건 아닐까 하는 생각에 새삼 마음이 무거워집니다. 그래설까요. 지금 제가 같은 상황에 처한다면 그 때와는 다르게 대처하고 대응할 것 같습니다. 우선, 좋은 병원, 좋은 의사를 선택해 그를 믿고 적극적으로 치료를 받도록 하겠습니다. 슬플 땐 슬퍼하고, 울고 싶다면 울게 하겠지만 음울한 기운에 휩싸여서 살지 않도록 돕겠습니다. 여생을 정리하는 게 아니라 진정으로 여지껏 해보지 못했던 일들을 하도록 하겠습니다. 가족들과 맛난 것도 먹고, 여행도 다니라고 떠밀고 싶고, 운동도 어거지가 아니라 하고 싶은 걸 골라서 재밌고 신나게 하도록 이끌겠습니다. 가끔은 전시장이나 공연장에서 감흥을 느끼는 일상, 가볍게 영화를 보면서 울고 웃게 하는 일도 그 때는 하지 못했던 일입니다. 만약 이런 일들을 주저없이 했더라면, 어쩌면 많은 것이 달라졌을 지도 모르겠습니다. 똑같은 기간을 살았더라도 살아남은 사람들에게 이렇게 무거운 회한을 남기지는 않았을 것이고, 그 친구도 길지는 않았지만 잘 살았다고 생각했을지 모르는 일이니까요. 덧붙여, 그 친구가 생의 마지막에서 그토록 힘들어 했던 그런 유의 연명치료는 받지 말도록 권하고 싶습니다. 의학적으로 어떤 기대도 가질 수 없는 치료를 이미 가냘퍼진 그에게 강제하고, 강요한다는 것은 인간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고 믿기 때문입니다. 암이 다른 질환에 비해 치료가 어려운 건 맞지만 감당 못할 병은 아니고, 또 병원에 가보면 암 말고도 어려운 치료는 많습니다. 그럼에도 암을 아주 특별하게 생각해 당장 내 몸에 없는데도 겁을 먹고, 진단 후에는 절망부터 먼저 하는 어이없는 시행착오를 겪지 마시기 바랍니다. 남의 일이라고 여겨 이렇게 말하는 건 아닙니다. 제게 그런 일이 닥친다면 저는 심호흡을 하고 심장을 안정시킨 뒤, 시간을 갖고 천천히 제 삶의 계획을 조금 수정하겠습니다. 예기치 않았던 변수가 생긴 탓에 지금까지와는 다른 삶을 살아야 하니까요. 하지만 ‘끝’이라고 여기지는 않겠습니다. 그럴 필요도 없는 게, 우리가 일군 의학이 그렇게 하찮지 않거든요. 그런 의학에다 저의 의지와 각오를 녹여 넣는다면 누가 뭐래도 희망의 여지가 훨씬 큽니다. 이제는 암도 희망인 그런 세상을 우리는 살고 있습니다. jeshim@seoul.co.kr
  • 직장인이 의미있게 휴일 보내는 법 7가지

    직장인이 의미있게 휴일 보내는 법 7가지

    모처럼의 휴일을 만끽하고 싶지만 그래도 뭔가 의미있게 보내고 싶다고 생각하는 이들도 많을 것이다. 그런 당신에게 최근 미디어 매체 타비 라보가 공개한 사회인이 의미 있게 휴일을 보내는 방법 7가지를 소개한다. 1. 운동을 즐겨라 직업에 따라 다르지만 대부분 사무직은 만성적으로 운동 부족인 사람이 많다. 아직 신입인 사람은 실감할 수 없을지도 모르지만 직장인이 되면 대다수가 급격히 살찐다. 5년 차에 몸무게가 10kg이 늘어나는 것은 드문 일이 아니다. 그렇게 되지 않기 위해 지금부터 운동을 습관화해두면 5년 뒤 혹은 10년 뒤에도 주위 사람과 비교할 때 체형에서 압도적인 차이가 날 것이다. 조깅이나 축구 등 돈이 안 드는 운동도 좋고 자전거나 승마 등 돈이 드는 운동을 하는 것도 좋다. 일의 자본이 되는 몸에 투자한다고 생각해도 좋을지도 모른다. 2. 일에 도움되는 공부를 하라 취업했다고 끝이 아니다. 사회생활을 하는 동안에도 배움을 게을리해서는 안 된다. 일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그럴 여유가 없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미래를 생각하는 사람은 입사한 뒤에도 자신의 능력을 향상하기 위한 계획을 짜고 자격증 시험이나 토익 등 다양한 공부에 힘을 쓴다. 만일 당신이 실력이 출중하다면 스스로 직장을 선택할 수 있게 될 것이다. 3. 대청소를 해라 바빠서 평일에 제대로 못 한 청소를 휴일 동안 집 안 구석구석 깨끗이 하면 스트레스가 풀린다. 또한 경제력이 있다면 값이 조금 나가더라도 좋은 청소 도구를 장만해 청소에 임하면 자신감이 생길지도 모른다. 사이클론 청소기나 스팀 청소기, 로봇 청소기, 빗자루 등 어떤 것도 좋다. 스스로 구매한 도구로 청소하면 자신의 벌이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는 기분이 들 것이다. 4. 온천 스파나 마사지를 즐겨라 스스로 번 돈으로 조금 사치스러운 휴일 생활을 해보고 싶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런 사람에게 딱 맞는 것이 온천이나 스파이다. 최근에는 스파와 온천 시설이 늘어나 마음만 먹으면 온천에 갈 수 있다. 온천에 몸을 담그고 일상의 피로를 풀고 낮부터 와인 한 잔 마시면서 맛있는 음식을 먹은 뒤 마사지로 몸을 풀며 휴일을 즐길 수 있다. 또한 평소와는 다른 길을 걷거나 다른 교통수단을 이용하는 것만으로도 기분 전환이 되고 그 속에서 새로운 발견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을 것이다. 5. 취미에 몰두하라 휴일이야말로 취미에 몰두할 수 있는 시간이다. 취미를 갖는 것으로 인생은 일이라는 관념에서 해방돼 더 넓은 시야를 갖고 생활할 수 있다. 또한 취미를 통한 사람과의 만남이 이후 일에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어 취미를 하나 갖는 것이 좋을 것이다. 하나의 무언가에 집중하는 시간은 머리를 깨끗하게 해줄 뿐만 아니라 일상의 잡념에서 해방하고 스트레스 해소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6. 맛집을 탐방하라 사회생활을 시작하면 학생 때보다 인간관계가 넓어지고 다양한 사람과 만나게 된다. 그럴 때는 서로 맛집을 공유한 뒤 휴일에 가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친구나 지인, 애인과 갈 수 있는 맛집을 미리 알아두자. 이를 위해 인터넷이나 잡지, 입소문 등을 통해 미리 알아본 뒤 휴일에 맛집 탐방을 하면 의미 있는 휴일을 보낼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이를 통해 맛있는 음식을 먹고 일상의 스트레스를 해소할 뿐만 아니라 새로운 곳에 가보는 것을 통해 좋은 자극이 돼 일상에서 활력을 되찾을 수 있을 것이다. 7. 멀어진 것 같은 오랜 친구에게 연락하라 사회생활을 하게 되면 만나게 되는 사람이 많아지므로 새로운 친구가 늘어나지만 학창 시절 친구들과는 멀어지기 쉽다. 그런 친구에게 메시지를 보내는 등 연락해보자. 만일 당신이 무언가 걱정·고민이 있거나 자신감을 잃어가는 상황에도 오랜 친구는 근본적인 조언을 해주는 소중한 존재가 될 것이다. 또한 거리낌 없이 친구들과 마음껏 놀고 옛이야기를 통해 추억을 되살리면 스트레스 해소뿐만 아니라 정서적인 면에서도 도움이 될 것이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길섶에서] 명절 스트레스/손성진 논설실장

    시골 종갓집을 지키며 사는 종손이나 종부를 보면 참 대단하다는 생각을 한다. 제사, 시제, 성묘, 명절, 손님 치르기 등 종갓집 대소사는 사흘이 멀다 하고 닥친다. 서울에 살며 근근이 봉사(奉祀)만 하는 나로선 종손이란 이름조차 부끄럽다. 시제에 가 보면 젊은 후손들의 숫자가 갈수록 줄어들고 있음을 느낀다. 성묘도 일흔이 넘은 어른들이 노구를 이끌고 이어 나가는 형편이다. 젊은 세대의 유교 문화에 대한 관심은 점점 멀어지고 있다. 하긴 흩어져 있는 선조들의 묘 위치를 여태 정확히 기억하지 못하는 나는 이런 말을 할 자격도 없다. 이제 곧 설이다. 연휴에 쉬지도 못하고 음식 장만하느라 녹초가 되는 명절이 젊은 며느리들에게 반가울 리 없다. 벌써 스트레스를 느끼고 있을 게다. 제사나 명절을 둘러싼 갈등이 없는 집안은 없다. 제사 지내기 싫어 기독교로 개종하는 며느리도 있다고 하나 욕하기도 어렵다. 명절이나 제사를 집안 파티로 생각하면 어떨까. 자주 보지 못하는 일가친척들을 초대해 음식을 대접한다고 하면 마음이 좀 가벼울 것 같다. 그러자면 아들이든 딸이든 팔을 걷어붙이고 도와야 한다. 손성진 논설실장 sonsj@seoul.co.kr
  • “부모의 심한 통제, 자녀의 공격성 높여”

    “부모의 심한 통제, 자녀의 공격성 높여”

    통제가 심한 부모 아래 생활하는 대학생들은 대인관계에서 강한 공격성을 보인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관심을 끈다. 최근 미국 버몬트대학교 연구팀은 180여명의 대학생을 대상으로 연구를 실시한 결과, 부모의 심한 통제를 받는 학생들은 높은 공격성을 지니며, 대인관계 속에서 타인을 직·간접적 방법으로 괴롭힌다는 사실을 알아냈다고 발표했다. 연구를 이끈 버몬트대학교 심리학과 조교수 제이미 어베이드는 먼저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 부모가 평소 얼마나 심하게 그들을 통제하는지 알아본 뒤 각자의 공격성을 측정했다. 그 결과 강한 통제를 받는 학생들의 경우 더 높은 공격성을 지닌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연구팀에 따르면 기존 연구에서도 통제 심한 부모의 자녀들은 ‘관계적 공격성’(relational aggression)을 보인다는 점이 밝혀졌었다. ‘관계적 공격성’이란 가까운 사람 및 동료를 대인관계 측면에서 공격하려 드는 경향을 말한다. 어베이드는 이번 연구에서 이러한 ‘관계적 공격성’이 학생들의 개인적 성향에 따라 어떻게 다르게 표출되는지 알아보는 추가 실험을 진행했다. 추가 실험에서 연구팀은 학생들의 손가락에 미세한 땀 배출 변화를 측정할 수 있는 감지기를 부착했다. 그 뒤 학생들에게 가까운 사람들과 관련된 불쾌한 사건, 즉 룸메이트의 싸움, 연인과의 결별 등에 대해서 상세히 얘기할 것을 요청한 뒤 땀 배출 반응을 관찰했다. 불쾌한 기억으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았을 때의 땀 배출량은 교감신경계통 활성화, 심장 박동수 증가, 산소 유량 증가 등 신체의 '흥분 정도'를 보여주는 지표다. 실험 결과 땀을 더 많이 배출한 사람(흥분도 높음)은 스트레스를 받으면 성미가 급해지고 생각보다 행동이 앞서는 사람으로 볼 수 있었다. 이들은 친구들에게 기분 나쁜 문자 메시지를 주저없이 보내버리는 등의 과격하고 직접적인 방식으로 자신의 관계적 공격성을 드러낸다. 한편 땀을 적게 배출하는 경우(흥분도 낮음)는 스트레스를 받아도 침착함을 유지한 채 깊은 생각 끝에 결정을 내리는 사람들이다. 이들은 자신의 관계적 공격성을 계획적이고 전략적인 방법으로 표출하기 때문에 인관관계를 이용·조종해 상대의 사회적 지위를 격하시키는 방식(따돌림, 배신 등)으로 공격을 감행할 수 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어베이드에 따르면 대학생들은 독립된 성인임에도 재정적, 정서적으로는 부모에게 의존하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통제성향이 강한 부모들은 돈이나 칭찬을 무기로 삼아 자녀에게 벌을 주거나 자녀의 행동을 조종할 수 있다. 더욱이 각종 통신기술이 발달한 지금은 부모가 자녀를 직접 만나지 않아도 언제 어디서나 간섭할 수 있게 돼 문제가 더욱 심각하다고 그는 설명했다. 어베이드는 “(통제가 아닌) 보살핌을 통해 자녀들의 대인관계를 보호해줄 수 있다”며 “좋은 보살핌을 받은 자녀는 동료들과의 관계에서 공격성을 보이지 않는다”고 전했다. 사진=ⓒ포토리아 방승언 기자 earny@seoul.co.kr
  • 朴대통령 “국민들 어머니 마음으로 성금모아”

    朴대통령 “국민들 어머니 마음으로 성금모아”

    박근혜 대통령은 28일 서울 광화문 청년희망재단을 처음으로 방문, “지금까지 10만명이 넘는 국민이 (청년희망펀드에) 기꺼이 참여했고, 1300억원이 넘는 성금을 모아주셨다”면서 “우리 국민 마음은 바로 자식을 생각하는 따뜻한 어머니 마음과 똑같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지난해 9월 15일 청년희망펀드 조성 계획을 밝히면서 1호 기부를 했고, 같은 해 10월 설립된 청년희망재단은 이 청년희망펀드를 재원으로 청년 일자리 지원사업을 추진하는 공익 법인이다. 박 대통령은 이날 “청년들이 굉장한, 무한한 잠재력을 갖고 있는데 이 청년들이 기회를 못 얻어서 시간을 낭비하거나 마음이 방황하게 해서는 절대로 안 된다”며 “반드시 청년에게 희망을 줘야 한다는 마음이 국민 사이에 있었기 때문에 짧은 기간 많은 분이 참여했고, 성금이 모인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청년희망재단의 채용박람회를 통해 취업한 청년들과의 간담회에서는 “(박람회가) 스펙이 아니라 국가직무능력표준(NCS) 기반으로 입사지원서를 내고 한 사람도 서류 심사로 탈락하는 것 없이 전부 면접을 볼 수 있는 기회를 가짐으로써 좋은 인재를 편견 없이 찾을 수 있는 채용박람회로 알고 있다. 이런 좋은 채용 관행이 확산되도록 노력을 많이 해야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청년은 스펙을 쌓는다는 스트레스나 불안에서 벗어나서 자기 적성에 맞는 직무를 찾을 수 있고 기업도 직무에 적합한 청년 인재를 뽑을 수 있는 희망재단의 관행이 자꾸 알려지면 청년들에게 희망을 더 줄 수 있을 것”이라면서 “이런 의미에서 여러분들이 우리 사회 편견을 바꾸는데 어떤 전환점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박 대통령은 “바로 며칠 전까지 중앙 각 부처의 업무보고가 있었다. 일관된 최고의 관심사와 화두가 바로 청년 일자리였다”며 “앞으로도 정부는 노동개혁과 신성장동력, 신성장산업을 많이 만들어 새로운 일자리가 계속 많이 나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노동개혁도 흔들림 없이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지운 기자 jj@seoul.co.kr
  • 담뱃값 인상으로 흡연율 감소?…”금수저나 그렇다고 전해라~”

    담뱃값 인상으로 흡연율 감소?…”금수저나 그렇다고 전해라~”

    담배를 피우는 흡연자의 비율은 소득과 교육 수준이 내려갈수록 높아진다. 최근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미국인 흡연율이 빈곤층은 26.3%인데 반해 그 외 계층에선 15.2%로, 빈곤층 흡연율이 다른 층보다 매우 높다는 내용이 담긴 보고서(2015년 12월14일 업데이트 기준)를 발표한 바 있다. 미국과 우리나라를 비롯한 세계 여러 나라에서는 이런 흡연율을 낮추기 위한 정책 가운데 하나로 ‘담뱃세 증세’라는 카드를 꺼내 들곤 한다. 하지만 미국의 데이터 분석 및 마케팅 전문 기업 ‘프라이스이코노믹스’(Priceonomics)는 과거 데이터를 분석, 증세가 빈곤층 흡연율을 낮추는 데 실제로 기여하는지 그 효과에 물음표를 던지고 있다. 미국에서는 금연 정책으로 담배 포장지에 그 위험을 알리는 홍보 문구나 그림 등을 붙이거나 흡연 위험성을 인지시키는 공공정책 프로그램 등을 시행하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담뱃세(담배 소비세 포함)를 몇 번이나 증세해 흡연율을 낮추려는 시도를 해왔다. 사실 증세에는 흡연율 저하 외에도 세수를 증가시키기 위한 목적도 있었지만, 미국의 경제학자들은 담배 소비에 거의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밝히고 있다. 물론 “담뱃값이 오르면 흡연자 중 금연에 성공하는 이들이 있다”고 주장하는 학자들도 있지만, 미 정부의 증세 캠페인은 계속 반복됐다. 담뱃세의 역사는 흡연에 의한 피해가 널리 인정되기 전인 아주 오래전부터 존재했다. 크리스토퍼 콜럼버스가 아메리카 대륙의 원주민들로부터 받은 담배를 유럽으로 가져간 직후부터 담배는 사치품으로써 높은 세금이 매겨졌다. 미국에서 담배에 세금이 붙기 시작한 시점은 1862년이다. 당시 미 정부는 담배로 징수한 세수를 남북 전쟁의 자금원으로 융통하는 데 목적이 있었다. 1883년에는 담배 세수가 미국 전체 세수의 약 3분의 1을 차지하고 있었다. 하지만 담배에 세금을 도입해도 담배의 인기는 식을 줄 모르고 1900년부터 1964년까지는 1인당 연간 담배 소비량이 54개에서 4000개 이상으로 증가했다. 다음 그래프는 1960년부터 2014년까지 미국에서 담배 한 상자 가격(파란색)과 1갑당 담배 소비세(주황색)를 보여준다. 하지만 1970년 이후에는 TV와 라디오에서 광고가 금지되거나 두 번에 걸친 큰 증세가 있어 연간 소비량은 급격히 감소하고 있었다. 담배에 관한 공공정책의 시행으로 흡연율은 1964년 42.4%에서 2015년 16.8%까지 감소했다. 이와 유사한 현상이 선진국에서는 확인되고 있지만 빈곤층이 많은 개발도상국의 흡연율은 선진국 정도의 감소가 보이지 않는다고 한다. 선진국은 흡연율을 낮추기 위해 증세를 여러 차례 시행했는데 미국의 담뱃세는 1989년의 3배 이상으로 늘었다. 다음은 1960년부터 2014년까지 미국에서 담배 1상자 가격(파란색)과 1갑당 담배 소비세(주황색)을 나타낸 그래프다. 2000년을 지난 근처 시점에서 증세가 시작, 담뱃세는 2009년에 1달러 이상 증가했다. 증세에 따라 담뱃값도 급격한 상승을 보였다. 미국 전체로 보면 담뱃세 인상에 비례해 가격이 상승해 그것을 계기로 금연하는 사람은 늘어난 셈. 소득별 흡연율을 보면 1965년부터 1999년까지 고소득 가정에서는 62%의 감소가 있었지만, 저소득 가정의 경우 감소는 9%에 그쳐 소득에 의해 큰 차이가 있는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 또 미 비영리 연구기관 RTI(Research Triangle Institute, 리서치 트라이앵글 인스티튜트)의 매튜 패럴리 연구원이 시행한 2012년 조사에서는 연수입 3만 달러 이하 가정의 흡연율은 33.7%였던 반면 연수입 6만 달러 이상 가정의 흡연율은 12.2%밖에 안 되는 것으로 밝혀졌다. 다음 표는 수익으로 담배 소비액의 비율을 나타낸 것으로, 연수입 3만 달러 이하 가정은 수입의 14.2%를 담배에 소비하고 있으며, 흡연은 가계를 크게 압박하고 있는 것이 분명한 것을 보여준다. 또 빈곤 수준이 높을수록 금연 성공 비율이 낮아지는 것도 확인됐다. 2012년 시행된 조사에서는 인지행동 요법과 니코틴 패치로 금연에 도전, 금연 치료 시작 뒤 6개월 시점에서의 금연 성공률은 고소득과 저소득층에 2배 이상의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RTI는 스트레스의 존재와 자신과 같은 저소득자 사이에 흡연자가 많은 것이 담배를 끊기 어려운 이유로 추정하고 있다. 이같은 조사결과에 대해 프라이스이코노믹스는 “담배 소비세의 증세는 가난한 흡연자의 금연을 돕기는커녕 그들의 생활을 압박하고만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라고 말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지난해 1월부터 담뱃세를 큰 폭으로 올리는 정책으로 담뱃값 또한 크게 상승했지만, 이에 따른 금연 효과는 미미한 것으로 알려졌다. 증세와 흡연율은 이전 조사 결과에서도 담뱃세 인상에 따른 금연 효과는 일시적이며, 장기적인 흡연이나 감소 등에 관한 효과는 별로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렇듯 증세가 빈곤층의 흡연율을 낮추지 못함이 분명함에도, 흡연율 저하를 명분으로 담뱃값 인상 정책을 지속적으로 채택하는 각 나라 정부들에 흡연자들의 비판이 쏟아지는 ‘과학적인 이유’다. 사진=프라이스이코노믹스(http://priceonomics.com/how-cigarettes-tax-the-poor/)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英-韓 판박이,집 사는 일의 고충…주의사항 6가지

    英-韓 판박이,집 사는 일의 고충…주의사항 6가지

    집을 사는 일은 우리가 인생에서 할 수 있는 가장 스트레스가 많은 일 중에 하나다. 한 번 집을 잘못 사들이면 되팔 때 손해를 볼 수 있고 사는 내내 신경 쓸 일이 한둘이 아니다. 그렇다면 집을 구매하기 전 무엇을 주의해야 할까. 영국 일간 메트로가 28일(현지시간) 계약 전 알아야할 주의사항을 소개했다. 부동산 매매에서 신중해야 한다는 사실은 한국이나 영국이나 다를 바가 없다. 그중 우리나라 상황에 적합한 6가지를 꼽아 아래와 같이 소개한다. 1. 방문 전 체크리스트를 만들라 집을 살펴보는 시간은 생각보다 너무 빨리 지나간다. 따라서 당신은 꼭 확인해야 할 사항을 놓치지 않게 준비해야 한다. 머릿속에 체크리스트를 숙지하고 상세히 살펴보는 것을 두려워 말라. 집 구매는 당신이 살아가면서 쓰는 가장 큰돈이다. 2. 미리 주변 지역을 확인하라 집을 한 차례 둘러 봤다고 끝이 아니다. 오전, 출퇴근 시간, 야간, 주말 등에도 주변 지역을 살펴야 한다. 하루 중 거의 모든 시간을 살펴라. 주변이 너무 시끄럽지는 않은지, 위험하지는 않은지 등 여러 사항을 확인하면 해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3. 의심된다면 당신 예감이 맞다 방도 거실도 크고 주변 편의시설도 잘돼 있어 마음에 들어 섣불리 계약하다가 낭패를 볼 수 있다. 결로 현상 등 세세한 것까지 확인해야 한다. 만일 이런 사항을 주의하지 않고 계약을 하면 추가 비용으로 고생할 뿐만 아니라 나중에 집을 되팔 때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 4. 계약 전 옵션을 확인하라 주방 가구 등 옵션 확인을 하지 않으면 난처한 일이 발생하고 큰돈이 들어갈 수도 있다. 따라서 계약 전에는 어떤 부분이 옵션으로 들어가는지 꼭 확인해야 한다. 5. 이사 비용을 생각하라 이사 비용은 미처 생각하지 못하기 쉬운 돈이다. 업체에 따라 비용에 상당한 차이가 있으므로 시세를 확인하고 합리적인 가격의 업체를 고를 수 있도록 주의해야 한다. 6. 신중하면서도 빠르게 시행하라 위치가 좋고 가격 또한 적절하며 괜찮은 집은 매물로 나오면 금세 팔린다. 만일 당신이 매물을 확인하고 집에 가서 살펴보고 왔다면 해당 집은 또 다른 누군가의 제안에 먼저 팔릴 수도 있다. 그러므로 당신이 지금까지 얼마나 많은 집을 봤는지 확인하고 시간이 너무 지나기 전에 빠르게 일을 진행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는 보통 매수자가 계약금, 중도금, 잔금 순으로 매도자에게 총 계약 금액을 세 차례에 걸쳐 지급한다. 계약금은 보통 10% 정도인데 만일 당신이 계약한 뒤에 어떤 연유로 해약해야 한다면 해약금을 물어서라도 해약을 할 수 있지만 중도금까지 지급한 뒤라면 일방적인 해약이 불가능하므로 주의해야 한다. 또한 부동산 중개수수료는 마지막 잔금을 치르는 날에 주는 것이 현명한 선택일 것이다. 사진=게티이미지/멀티비츠 이미지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집 사기 전 꼭 알아야 할 주의사항 6가지

    집 사기 전 꼭 알아야 할 주의사항 6가지

    집을 사는 일은 우리가 인생에서 할 수 있는 가장 스트레스가 많은 일 중에 하나다. 한 번 집을 잘못 사들이면 되팔 때 손해를 볼 수 있고 사는 내내 신경 쓸 일이 한둘이 아니다. 그렇다면 집을 구매하기 전 무엇을 주의해야 할까. 영국 일간 메트로가 28일(현지시간) 계약 전 알아야할 주의사항을 소개했다. 부동산 매매에서 신중해야 한다는 사실은 한국이나 영국이나 다를 바가 없다. 그중 우리나라 상황에 적합한 6가지를 꼽아 아래와 같이 소개한다. 1. 방문 전 체크리스트를 만들라 집을 살펴보는 시간은 생각보다 너무 빨리 지나간다. 따라서 당신은 꼭 확인해야 할 사항을 놓치지 않게 준비해야 한다. 머릿속에 체크리스트를 숙지하고 상세히 살펴보는 것을 두려워 말라. 집 구매는 당신이 살아가면서 쓰는 가장 큰돈이다. 2. 미리 주변 지역을 확인하라 집을 한 차례 둘러 봤다고 끝이 아니다. 오전, 출퇴근 시간, 야간, 주말 등에도 주변 지역을 살펴야 한다. 하루 중 거의 모든 시간을 살펴라. 주변이 너무 시끄럽지는 않은지, 위험하지는 않은지 등 여러 사항을 확인하면 해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3. 의심된다면 당신 예감이 맞다 방도 거실도 크고 주변 편의시설도 잘돼 있어 마음에 들어 섣불리 계약하다가 낭패를 볼 수 있다. 결로 현상 등 세세한 것까지 확인해야 한다. 만일 이런 사항을 주의하지 않고 계약을 하면 추가 비용으로 고생할 뿐만 아니라 나중에 집을 되팔 때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 4. 계약 전 옵션을 확인하라 주방 가구 등 옵션 확인을 하지 않으면 난처한 일이 발생하고 큰돈이 들어갈 수도 있다. 따라서 계약 전에는 어떤 부분이 옵션으로 들어가는지 꼭 확인해야 한다. 5. 이사 비용을 생각하라 이사 비용은 미처 생각하지 못하기 쉬운 돈이다. 업체에 따라 비용에 상당한 차이가 있으므로 시세를 확인하고 합리적인 가격의 업체를 고를 수 있도록 주의해야 한다. 6. 신중하면서도 빠르게 시행하라 위치가 좋고 가격 또한 적절하며 괜찮은 집은 매물로 나오면 금세 팔린다. 만일 당신이 매물을 확인하고 집에 가서 살펴보고 왔다면 해당 집은 또 다른 누군가의 제안에 먼저 팔릴 수도 있다. 그러므로 당신이 지금까지 얼마나 많은 집을 봤는지 확인하고 시간이 너무 지나기 전에 빠르게 일을 진행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는 보통 매수자가 계약금, 중도금, 잔금 순으로 매도자에게 총 계약 금액을 세 차례에 걸쳐 지급한다. 계약금은 보통 10% 정도인데 만일 당신이 계약한 뒤에 어떤 연유로 해약해야 한다면 해약금을 물어서라도 해약을 할 수 있지만 중도금까지 지급한 뒤라면 일방적인 해약이 불가능하므로 주의해야 한다. 또한 부동산 중개수수료는 마지막 잔금을 치르는 날에 주는 것이 현명한 선택일 것이다. 사진=게티이미지/멀티비츠 이미지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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