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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新전원일기] 연매출 24억 수출 효자… 쌀빵, 히트다 히트

    [新전원일기] 연매출 24억 수출 효자… 쌀빵, 히트다 히트

    아버지라는 이름은 냄새로 온다. 시큼하고 눅눅하고 그러면서도 따뜻하고 구수한 냄새. 새벽 별 같기도 하고 노을 같기도 한 냄새. 아버지의 등에 코를 묻고 있으면 냄새가 나를 둘러싸 그 세계 속에서 언제까지나 안전하리라는 느낌을 갖게 한다. 가족을 업고 사느라 아버지의 등은 굽고 작아졌지만 냄새는 여전하다. 나는 여전히 아버지의 등에 코를 묻고, 냄새를 들이마시고, 고달픔을 위로받는다.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가라앉고 세상이 아름답게 여겨지는 것이 있다면 아버지의 냄새일 것이다. 또 하나 있다. 빵 냄새. 길을 걸을 때 어디에선가 빵 굽는 냄새가 흘러나오면 저절로 고개를 돌리게 된다. 냄새만으로도 입안에 가득 침이 고이고 시장기가 돈다. 하얀 반죽이 화덕 속에서 서서히 부풀어 오르며 갈색이 되어가는 과정을 그냥 지나치기란 어렵다. 단순히 식욕을 자극하기 때문이 아니라 그 냄새에 배어 있는 것들 때문이다. 온기와 온정과 향수 같은 것들 말이다. #‘글루텐 알레르기’는 이제 안녕 빵은 간식으로서도 그렇지만 식사 대용으로도 훌륭하다. 여러 가지 토핑을 얹어 근사한 식사를 마련할 수 있고, 계란 프라이 하나만 끼워 넣어도 한 끼 식사로 손색이 없다. 종류가 많아서인지 몰라도 빵을 싫어한다는 사람을 본 적이 없다. 안타까운 것은 밀가루에 들어 있는 글루텐 성분으로 인해 빵을 먹지 못하는 사람이 의외로 많다는 사실이다. 글루텐은 보리나 밀 등에 함유된 불용성 단백질로 몇 가지 단백질이 혼합된 것이다. 글루텐이 갖고 있는 끈기로 인해 빵의 점성을 유지할 수 있고 식감과 맛이 향상되기도 하는데, 글루텐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에게는 소화 장애나 피부 질환 등을 유발하는 주범이기도 하다. 특히 아토피 피부염 환자에게 글루텐은 독이나 마찬가지다. 유제품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에게도 빵은 그림 속의 떡일 뿐이다. “몇 해 전에 스캇 존슨이라는 16세 소년이 과민성 쇼크로 사망한 일이 있었습니다. 병원에 입원하고 3일을 넘기지 못했는데, 알고 보니 유제품이 들어간 팬케이크 때문이었어요. 유제품이 첨가되지 않았다는 걸 확인하고 먹었다는데 판매하는 분이 실수를 했던 거지요. 유제품도 그렇고 글루텐도 그렇고 단순히 몸에 이상을 가져올 뿐 아니라 잘못하면 목숨을 잃을 위험도 있습니다.” 이은창(51) 쁘띠아미 대표가 순수 쌀빵을 만들기로 결심한 것은 소화장애나 피부질환을 걱정하지 않고 모두가 빵을 즐길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에서다. 쌀에 관한 한 자신이 있었다. 정보기술(IT) 업체를 운영하다가 30대에 뇌경색으로 일을 놓을 수밖에 없었던 시절의 경험이 큰 도움이 됐다. 쌀눈이 남아 있는 쌀을 꾸준히 먹고부터 뇌경색 증세가 호전된 것이다. 그때부터 이 대표는 쌀에 몰두했다. 국내는 물론이고 일본과 미국 등지에서 발표된 논문을 찾아가며 쌀에 대해 공부했고 3년의 연구 끝에 쌀눈을 남겨두는 도정 기계까지 개발했다. 쌀눈에는 비타민, 미네랄, 아미노산 등 우리 몸에 필요한 5대 영양소가 다량으로 함유돼 있다. 또한 가바(GABA) 성분과 비타민 B1, B2, B6, 옥사코사놀, 알파토코페롤, 감마오리자놀, 리놀렌산, 베타시스테롤, 라이신 등이 들어 있어 항암 효과, 항산화 기능, 면역기능 향상, 콜레스테롤 감소, 노화 방지, 치매 예방 등에 효과적이다. 글루텐과 유제품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이라도 쌀빵이라면 걱정하지 않아도 좋다. 무엇을 할 것인가는 결정했는데 어떻게 할 것인가를 생각하니 난감했다. 빵이라고는 만들어 본 적도 없는 사람이 빵을, 그것도 쌀빵을 만든다는 것이 과연 가능한 것인가, 본인 스스로도 의구심이 들었다. 시중에 쌀빵이 나와 있기는 했지만 글루텐을 15% 이상 함유하고 있는 것이 대부분이었다. 글루텐 없이 빵을 만드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이었다. 2008년부터 1년여에 걸쳐 전국의 제빵장과 기능장을 찾아다니며 조언을 구했지만 원하는 답을 얻지 못했다. 그러던 중 2009년 운명적인 만남이 이뤄졌다. 이 대표가 운영하던 쌀 동호회 회원 중 하나가 이 대표를 찾아왔던 것이다. 그는 쌀가루만으로 쌀빵을 만들어 보이겠다고 장담했다. 처음에는 코웃음 쳤다. 내로라하는 기능장들도 실패한 것을 아마추어가 성공시킬 수 있으리라고는 아무래도 생각할 수 없었다. 하지만 그의 눈빛이 예사롭지 않았다. 몸집도 작고 나이도 어려 보였는데 눈빛만은 거침이 없고 생생했다. 사람을 무장해제시키는, 대책 없이 믿고 싶어지게 만드는 눈빛이었다. 밑져야 본전이라는 생각으로 그에게 쌀가루를 건넸다. 그리고 다음날 그가 쌀빵을 들고 나타났다. 두 눈으로 보고도 믿기지 않았다. 이런 일이 가능하다는 걸 도무지 믿기 어려웠다. 이 대표는 자신이 보는 앞에서 다시 만들어볼 수 있겠느냐고 물었다. 그는 바로 그 자리에서 빵을 만들기 시작했다. 믿을 수 없는 일이 현실이 되어 나타났다. 그때부터 이 대표의 ‘프러포즈’가 시작됐다. 그리고 일주일에 3번, 1년의 구애 끝에 그가 손을 들었다. 이 대표의 삼고초려에 백기를 든 이가 바로 지금의 공동 대표 최지연(32·여)씨다. #최고품종 쌀과 천연 재료와의 만남 쁘띠아미의 쌀빵이라고 하면 ‘100% 쌀빵’, ‘글루텐프리(free)’, ‘건강’ 등 단어가 떠오른다. 쁘띠아미의 쌀빵 외에도 시중에 유통되는 것들이 많지만 쁘띠아미 쌀빵은 뭔가 다르다. 다른 업체에서는 일반미와 4~5년 묵은 정부미를 사용하는 데 비해 쁘띠아미에서는 ‘삼광’이라는 최고품종 쌀과 햅쌀만을 사용해 빵을 만든다. 가공용이 아니라 밥상용 쌀을 사용하는 것도, 글루텐을 전혀 첨가하지 않는 것도 쁘띠아미의 자랑이다. 당연히 가격이 두 배 넘게 차이가 나지만 쁘띠아미는 처음부터 지금까지 이를 고수하고 있다. 쌀 외에도 식품첨가물 대신 천연 재료를 사용해 ‘웰빙 건강빵’이라는 말이 무색하지 않다. “빵에 들어가는 재료에만 신경을 쓰는 건 아닙니다. 정기적으로 제품 영양 성분과 자가 품질을 검사하고 있는데, 그 비용 또한 만만하지는 않습니다. 거기다 저희는 제약회사용 제분기를 사용하고 있거든요. 제분할 때 온도가 높아지면 맛이 떨어지고, 가루도 될수록 미세하게 제분해야 하니까요. 당연히 제품 단가가 오를 수밖에 없지만 고객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어요.”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 별도의 마케팅을 하는 것은 아니다. “우리 아이가 아무런 탈 없이 빵을 먹을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유일하게 걱정 안 하고 먹을 수 있는 건 쁘띠아미 쌀빵뿐이에요”. 부모들의 바람이 모이고 쁘띠아미 덕에 그 바람이 이뤄졌다는 입소문이 나면서 지방은 물론이고 해외에서까지 주문이 들어온다. 초기 연 매출 1억원에서 불과 6년 만에 24억원 정도로 증가했다. 경기 남양주에 위치한 쁘띠아미 본사와 공장 외에, 수원과 성남에도 매장을 확장하는 등 몸집도 제법 커졌다. “성남 매장에는 쌀빵 체험장을 마련해 두었습니다. 원하는 재료를 이용해 자신의 손으로 직접 빵을 만들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았거든요. 똑같은 재료로, 똑같은 빵을 만들었는데도 만드는 사람에 따라 모양과 크기가 제각각이에요. 빵을 만드는 데도 저마다의 개성이 반영된다고나 할까요. 재미있는 건 연인들은 주로 하트 모양의 빵을 만든다는 겁니다. 그런 모습을 볼 때마다 그들의 사랑이 더욱 깊어지고 오래도록 행복했으면 하고 바라게 됩니다. 사랑을 듬뿍 담아 만든 빵이 그 가교 역할을 해주는 것 같아 체험장 만든 일에 보람을 느낍니다.” 건강에 아무리 좋다고 해도 맛이 없으면 쌀빵을 찾는 사람들도 줄어들 게 뻔하다. 그런데 쁘띠아미의 쌀빵은 글루텐프리임에도 불구하고 밀가루빵의 식감과 맛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쫀득쫀득하고 고소하다. 달기도 하다. 자극적인 단맛이 아니라 입안으로 은은하게 퍼지는 단맛이다. 아버지의 냄새처럼 그윽하고 고소하고 아늑하다. 가족을 등에 업고 일평생 묵묵하게 살아온 아버지처럼, 내 가족을 생각하는 마음으로 빵을 만들어서일까. #해외로 수출하는 쌀빵 지난 4월 6일 농촌진흥청에서 기술지원본부를 출범시키는 자리에 쁘띠아미도 함께했다. 정부에서 프리미엄 쌀 가공식품을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글로벌 농식품 수출 효자 품목으로 지정해 해외에 적극 홍보하는 자리였다. 입소문을 타고 쁘띠아미 쌀빵의 우수성이 알려지자 정부도 농업의 ‘6차 산업’ 성공 사례로 주목했던 것이다. 이후 미국과 중국, 일본에서 러브콜이 쇄도하고 있다. 일본의 경우 밥보다 빵을 주식으로 하는 추세이고, 쌀빵과 관련해 세계 최고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쁘띠아미처럼 100% 글루텐프리 빵을 만들지는 못한다. 당연히 글루텐 부작용으로 고생하는 이들에게 쁘띠아미의 쌀빵은 반가울 수밖에 없다. 이미 쁘띠아미의 흑미식빵이 일본에 진출한 상태이고 미국과는 수출 협약이 진행되고 있다. 조만간 일본은 물론이고 미국과 중국 현지에서도 쁘띠아미의 쌀빵을 만나볼 수 있을 것이다. #알레르기 없는 아이스크림 출시 현대인은 스트레스를 피해 갈 수 없다. 다만 운동이나 음악 감상, 야외 활동 등 각자의 방식으로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수밖에. 그중에서 가장 손쉽고 즐거운 일 중 하나가 단 음식을 섭취하는 일일 것이다. 그리고 단 음식 하면 아이스크림을 빼놓을 수 없다. 당신이 만약 유제품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이라면 어떨까. 스트레스에 하나를 더 얹는 셈이 되지나 않을까. 특히나 어린 아이의 경우 아이스크림을 먹지 못한다는 것은 삶의 즐거움을 송두리째 빼앗기는 일이나 마찬가지일지도 모른다. 쁘띠아미는 유제품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들을 위해 지난해 초부터 쌀아이스크림을 출시했다. 현재 플레인 아이스크림부터 시작해 초콜릿, 오렌지, 체리, 흑미, 블루베리 등 12종이 출시된 상태다. 물론 쁘띠아미 아이스크림에는 주재료 외에 우유와 계란, 설탕과 식품첨가물이 전혀 함유돼 있지 않다. 새삼 먹거리의 중요성을 말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먹거리를 단지 돈벌이의 수단으로 삼는 이들도 여전히 존재한다. 그래서인지 쁘띠아미의 한길 행보가 무척 반갑다. 아버지처럼 묵묵하게, 가족을 아끼는 마음으로, 앞으로도 내내 한길을 걸어갈 모습이 눈에 선하다. 글쓴이 소설가 진연주 2008년 한국일보 신춘문예 단편소설 ‘방’(房)으로 등단. 2015년 ㈜문학동네에서 장편소설 ‘코케인’ 출간.
  • [수요 에세이] 어머니께 드린 돈/전호환 부산대 총장

    [수요 에세이] 어머니께 드린 돈/전호환 부산대 총장

    장터에서 사온 몇 개의 달걀을 어미닭 품에 안겼더니 병아리로 부화되었다. 40∼50마리의 닭에서 나온 달걀을 시장에 내다 팔아 초등학교 월사금도 내고 어머니께 드렸다. 학비나 돈을 벌려고 닭을 키운 것은 아니다. 달걀에서 병아리가 부화한다는 사실이 신기해서 했다. 천진한 호기심이 또 다른 결과를 나은 것이다. 초등학교에 다니던 1930년대 경암 송금조 선생의 이야기다. 또 하나 더 있다. 학교 앞 문구잡화 가게에서 연필 한 다스를 통째로 사 친구들에게 낱개로 팔아 이윤을 남긴다. 자신은 친구들이 쓰고 버린 몽당연필을 주워 붓두껍에 끼워서 사용했다고 한다. 선생은 어려서부터 돈을 무척 좋아했다고 고백한다. 그러나 선생이 아직도 궁금한 것은 돈을 좋아했던 진정한 이유다. 철부지로서 돈 자체를 좋아했던 것인지, 어머니에게 기쁨을 주는 일이 돈이어서 좋아한 것인지 아직도 판단이 서지 않는다고 한다. 분명한 것은 꼭 돈을 모아서 어머니께 드려야지 했던 어린아이의 천진한 마음이다. 이것은 아들로서 어머님 은혜에 보답해야겠다는 어른스러운 생각과는 분명 다른 것이다. 이상은 최근 출간된 경암 선생의 자서전 ‘나는 여기까지 왔다’의 일부 내용이다. 나는 교사인 아버지의 직장을 따라 합천군 소재 3곳의 초등학교를 다녔다. 중학교도 2곳을 다녀야 했다. 3학년 초 갑자기 아버지께서 진주로 전근을 가셨다. 합천이라는 시골에서만 살았던 나로서 진주라는 도시는 아주 큰 도시였다. 개학 한 달 만에 옮긴 진주의 중학교에서는 수학 교과서를 이미 다 배우고 있었다. 시골 중학교에서는 겨우 시작만 했을 뿐인데. 첫 시험에서의 성적이 전교 30여등이었다. 그때까지 줄곧 1등만 했던 나는 물론 부모님의 실망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그때 내가 받은 충격은 아직도 생생하다. 스트레스로 나는 결국 폐렴에 걸려 집에서 2주를 쉬었다. 공부가 싫었다. 내가 다녔던 중학교는 집에서 5㎞ 남짓 떨어져 있었다. 시내버스를 타고 통학을 했다. 내 기억에 버스요금이 편도에 10원 정도 한 것 같다. 수업을 마치고 걸어서 집으로 가면 10원이 절약되었다. 한 달이면 200여원 모였고 나는 이 돈을 어머니께 드렸다. 교사인 아버지의 월급으로 밥은 굶지 않고 살았다. 그러나 마산에서 공부하는 형님의 유학 경비와 집 월세금 마련으로 어머니는 이집 저집에서 돈을 항상 빌렸다. 그래서 어머니에게 돈을 드리는 것이 정말로 기뻤다. 어린 시절 경암 선생께서 어머니께 돈을 드리면서 느꼈던 그 마음이 고스란히 전해진 이유다. 경암 선생과 나의 차이점은 분명 있다. 선생은 닭장을 경영해서 남긴 이윤으로 어머니께 드렸고 나는 어머니가 주신 용돈을 절약해서 드린 것이다. 내게 사업이라 할 만한 첫경험은 대학 1학년 때이다. 고등학교 시절 영화 ‘스카이 하이’를 보고 대학을 가면 꼭 행글라이더를 해야겠다고 다짐했다. 1977년 2학기를 마치고 다 배운 교과서를 팔아 행글라이더를 만들어 금정산에서 비행을 했다. 저렴하게 만든 것이라 금방 부서졌다. 이대로 비행의 꿈을 포기할 수는 없어 경비 마련을 위해 운동장에 행글라이더를 펼쳐 놨다. 입회비 3만원으로 회원을 모집했다. 하숙비가 2만원 하던 시절이었다. 71명의 회원이 들어왔고 213만원의 돈으로 행글라이더 7대를 손수 만들었다. 대학 축제 때 금정산 정상에서 대학 운동장으로 날아갔고 당시 문홍주 총장으로부터 100만원을 받았다. 콘텐츠만 좋으면 돈은 들어온다는 것을 그때 체험했다. 경암 선생이 사업에 성공해 큰돈을 번 이유이기도 하다. 경암 선생은 쉰 줄에 요산 김정한 선생을 만나 교육의 중요성에 대한 깨달음을 얻었다고 한다. 그 깨달음을 실천하기 위해 2003년 우리나라 개인 기부로는 최대 액수인 305억원을 우리 대학의 발전 기금으로 약정해 화제가 되었다. 195억원의 거금을 기부하고 기부금 운영 문제로 학교와 마찰이 일어나 결국 소송으로 이어졌다. 선생의 자서전에서 ‘나는 기부에 실패했다. 다시는 나 같은 기부자가 생기지 않았으면 한다’라는 울분의 소리가 마음을 적신다. 기부는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기쁨의 선물이다. 아들이 어머니에게 한없이 주고 싶은 기쁜 마음의 선물을 어머니가 버린 탓이다.
  • 한국은 설 연휴 다음, 미국은 휴가철 다음 달에 이혼 급증…왜?

    한국은 설 연휴 다음, 미국은 휴가철 다음 달에 이혼 급증…왜?

    한국에서 설 연휴 다음 달 이혼소송이나 협의이혼 신청이 급증하는 것 처럼 미국에선 겨울과 여름 휴가철 다음 달인 3월과 8월 이혼소송이 급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언론사 블룸버그 닷컴은 마국 사회학회 연차총회에 제출된 논문을 인용해 “이혼소송은 겨울 휴가와 밸런타인데이가 끝난 후인 3월에 치솟았다가 4월 떨어지고 여름 휴가가 절정을 이루는 7월 다음 달인 8월 다시 치솟는다”고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줄리 브린스 미국 워싱턴대 사회학 교수 등은 워싱턴주 37개 카운티에서 수집한 14년 치 이혼 자료를 분석해 이러한 “계절적” 패턴을 밝혀냈다. 특히 2007~2008년 금융위기로 인한 대침체기 전, 중, 후 세 시기별로 분석해 봐도 경제 상태와 무관하게 이런 계절적 흐름이 일관되게 나타났다. 또 부양 자녀가 있는 부부들에서 계절적 패턴이 더 두드러지긴 했지만, 자녀가 없는 부부들의 이혼소송 역시 3월과 8월에 급증했다. 브린스 교수는 이러한 계절 특징이 나타나는 이유로 관계회복의 기대나 희망을 품었다가 그렇게 되지 못한 데 따른 “깨어진 기대” 이론을 들었다. 사람들은 휴가나 공휴일을 맞으면 미래에 대해 낙관적이 돼 자신들의 손상된 관계를 회복할 수 있으리라는 믿음이 생긴다. 하지만 정작 배우자와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낸 후, 또는 명절 공휴일의 스트레스와 긴장을 겪은 후 휴가 이전보다 더 불행감을 느끼게 된다는 것이다. 논문 저자들은 “가정생활은 ‘사회적 시계’의 지배를 받는다”며 “생일, 명절, 휴가 등과 같은 사회적 관습·의식이 스트레스를 유발해 불만과 불화가 한계점을 지나게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휴가가 사람들 기대를 올려놓고는 무참히 깨버리는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저자들은 미국의 월별 이혼소송 증감 패턴이 사회학자들이 밝혀낸 미국의 월별 자살률 패턴과 “놀랍도록 유사하다”고 덧붙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여름휴가 뒤 이혼신청 급증…과학적 증명(연구)

    여름휴가 뒤 이혼신청 급증…과학적 증명(연구)

    여름 휴가철이 지나고 일상으로 복귀한 사람들이라면 눈여겨 볼만한 연구결과가 나왔다. 최근 워싱턴대학교 연구진에 따르면 여름 혹은 겨울 휴가가 끝난 뒤 이혼이 급증하는 현상이 두드러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혼에 계절성 성격이 있다는 뜻이다. 워싱턴대학 사회학 연구진은 2001~2015년 워싱턴 시민의 이혼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이혼신청 건수가 가장 높은 달은 3월, 8월인 것으로 나타났다. 3월은 겨울 휴가와 발렌타인데이 등을 거친 시기이고, 8월은 어린 자녀들이 개학하기 전 여름휴가를 다녀온 직후의 시기로 분석된다. 반면 11월과 12월에는 최저를 기록했으며, 3월에 이혼신청이 급증했다가 4월이 되면 다시 낮은 수준을 유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이러한 현상이 휴가와 발렌타인데이 등 기념일에 배우자와의 관계가 이전보다 나아질 것으로 기대하지만, 오히려 더 스트레스를 받거나 행복하지 않다는 것을 깨달은 뒤 이혼을 결심하는 사례가 많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했다. 또 연말인 크리스마스 직후인 1월에는 상대적으로 이혼신청 비율이 낮다. 이는 발렌타인데이, 여름휴가 등 다가올 각종 이벤트를 통해 부부관계가 개선되지 않을까 하는 일말의 기대를 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작 발렌타인데이를 함께 지낸 직후인 3월에 이혼신청이 급증하는 것은, 그 기대감이 실망감으로 바뀌면서 나타나는 현상으로 분석됐다. 연구진은 “다양한 가족행사나 이벤트가 도리어 스트레스를 유발하고, 동시에 부부 사이에 의견 차이나 실망, 다툼 등으로 이어지면서 이혼이라는 막다른 상황에 처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번 연구는 이혼과 계절 사이에 명백한 연관관계가 있다는 것을 최초로 증명한 사례로 평가되고 있다. 자세한 연구결과는 미국사회학회(American Sociological Association) 연례회의에서 발표됐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김진영의 여성의학] 과학으로 생명을 빚다

    [김진영의 여성의학] 과학으로 생명을 빚다

    난임의 원인은 매우 다양하다. 남녀 요인이 각각 절반이지만 원인과 관계없이 여성의 나이가 젊을수록, 그리고 난임 기간이 짧을수록 치료 성공률이 높다. 따라서 조기에 원인을 발견해 치료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난임치료 중 대표적인 방법은 ‘인공수정’과 ‘시험관아기’ 시술이다. 인공수정은 정자를 배양한 뒤 운동성이 좋은 정자만을 선택해 자궁 내에 주입하는 방법이다. 정자의 수나 운동성이 정상 수준보다 약간 저하된 경우에 효과가 있다. 또 자연임신을 여러 차례 실패한 경우나 원인불명 난임에도 활용한다. 시험관아기 시술을 하기 전에 시도해 볼 수도 있다. 자연임신이나 인공수정 모두 배란에 맞춰 정자를 주입해야 한다. 그래서 우선 정확한 배란일을 초음파로 관찰한다. 자연배란에 맞춰 시행할 수도 있지만 대개는 성공률을 높이기 위해 배란촉진제를 복용하거나 주사로 맞는 ‘과배란 인공수정’을 많이 시도한다. 일반적으로 생리 시작 후부터 배란촉진제를 복용하거나 주사를 맞기 시작한다. 약 10일~2주 뒤에 배란이 예상되면 그 날짜에 맞춰 정자를 채취한 뒤 자궁에 주입한다. 과배란 주사는 자가주사가 가능하다. 주사를 매일 맞아야 하기 때문에 어느 정도 고통이 있지만, 인공수정 시술 자체는 가느다란 카테터로 정자를 자궁에 주입하는 방식이어서 통증이 거의 없다. 과배란 인공수정의 부작용도 있다. 배란이 너무 과하게 되면 난소가 커지고 복수가 차는 증상이 나타날 수 있고 둘 이상의 태아를 임신하는 ‘다태임신’이 될 수도 있다. 시험관아기 시술은 난자와 정자를 채취한 뒤 시험관에서 수정시켜 그 수정란을 자궁에 이식하는 방법이다. 주로 나팔관이 막힌 경우에 사용한다. 또 원인을 알 수 없는 장기간의 난임, 고령으로 자연임신 확률이 낮아질 때, 여러 차례의 인공수정으로도 임신이 되지 않을 때 사용한다. 시험관아기 시술 역시 과배란 주사를 맞은 뒤 난자를 체외로 채취한다. 이때 간단한 수면마취를 하거나 진통제를 투여하기 때문에 통증이 심하지는 않다. 주사를 맞는 기간은 생리 시작 후부터 약 10~14일 정도이다. 그동안 난포가 잘 자라는지 초음파로 체크한다. 필요하면 혈액검사로 호르몬 수치를 확인하기도 한다. 난자와 정자를 동시에 채취해 시험관에서 수정을 유도한다. 정자 상태가 안 좋으면 ‘난자 내 정자주입술’(ICSI)을 시행한다. 다음날 수정을 확인하고, 수정란을 배양해 난자 채취 후 3~5일째 건강한 수정란을 자궁에 이식하게 된다. 이때 수정란을 여러 개 이식하면 임신 성공률은 높아지지만 다태임신이 될 수 있다. 최근에는 쌍태·다태 임신을 줄이기 위해 이식하는 배아 개수를 1~2개로 줄이는 추세다. 이식된 수정란은 자궁내막에 착상돼 약 2주 후에는 혈액검사로 임신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과배란 주사를 맞으면 빨리 폐경이 오지 않을까 우려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기 때문에 걱정할 필요는 없다. 시험관아기 시술은 체외에서 수정을 시킨 뒤 자궁 내에 이식하는 방법이기 때문에 임신 성공률이 가장 높다. 한 번 실패하더라도 문제점을 개선해 재차 시도하면 성공률이 높아지기 때문에 인내심이 필요하다. 시험관아기 시술에 실패하면 난자나 정자의 질을 살펴 배란유도 방법을 바꾸거나 자궁 착상 문제를 살피게 된다. 자궁 내 유착이 있거나 용종, 근종 등이 있으면 착상에 방해가 될 수 있어 내시경으로 제거해야 한다. 그 밖에도 난관이 막혀 부어 있는 ‘난관수종’이나 ‘자궁내막증’ 등 동반된 질환을 치료하면 성공률이 높아진다. 배란이나 착상에는 정신스트레스가 상당히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평상시 적당한 운동과 엽산을 포함한 영양제를 복용하고 스트레스를 잘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난임시술 중에도 실패에 대한 부담감을 갖기보다 검진과 상담을 통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믿음을 지녀야 한다.
  • [내년 울산 방문의 해] 대통령 휴가지로 뜨고, 포켓몬에 웃고…관광객 400만시대 연다

    [내년 울산 방문의 해] 대통령 휴가지로 뜨고, 포켓몬에 웃고…관광객 400만시대 연다

    산업도시 울산이 관광도시로 뜨고 있다. 관광객이 최근 박근혜 대통령 방문과 증강현실(AR) 모바일 게임인 ‘포켓몬고’ 출현에 힘입어 관광지별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최소 3배에서 최대 10배까지 급증했다. 내년 울산 방문의 해에는 목표치인 400만명 관광시대를 무난히 열 것으로 기대된다. 22일 울산시에 따르면 울산을 찾는 관광객은 2013년 209만여명에서 2014년 221만여명, 지난해 241만여명으로 늘었다. 올 들어 6월 현재 147만여명이 찾은 데 이어 휴가철 수십만명이나 몰려 연말까지 300만명 수준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박 대통령이 지난달 28일 휴가차 울산을 깜짝 방문한 이후 태화강대공원 십리대숲과 대왕암공원 등 방문 지역마다 관광객 수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휴가철인 지난 3일부터 7일까지 태화강대공원 십리대숲 등에 대한 관광객 현황을 분석한 결과 방문객 수와 인근 상가 매출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 네이버 모바일 분석 자료에 따르면 1년 전과 비교하면 검색어 조회는 ‘십리대숲’이 1만 2200회로 3.7배, ‘대왕암공원’은 2만 8500회로 3.1배, ‘신정시장’은 3000회로 5배 늘었다. 포켓몬고가 실행되는 간절곶도 검색어 조회 상위를 차지한다. 국민적 관심은 관광객 증가로 이어진다. 최근 주말 하루 십리대숲 방문객은 지난해 2000명에서 9427명으로 늘었고, 대왕암공원은 지난해 7000명에서 1만 4570명으로 증가했다. 간절곶은 평소보다 10배 이상인 1만 400명, 울산대교 전망대는 3배 많은 1022명이나 찾았다. 관광객 증가는 지역경제 활성화로 이어졌다. 태화강대공원 먹거리 단지는 하루 30%가량 매출이 늘었고, 대왕암공원 일원 상가도 35~300% 급증했다. 여기에다 비즈니스호텔 숙박률도 지난 7월 말 이후 80~90%에 달하는 등 지역과 상가별 차이는 다소 있지만 적게는 30%에서 많게는 300%까지 매출이 늘어났다. ●태화강변 따라 조성된 대숲공원 대통령이 방문한 이후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는 중구 태화강대공원 십리대숲은 도심의 정원 및 쉼터로 불린다. 대나무숲의 길이가 10리에 달할 만큼 웅장하다. 면적만 10만여㎡에 이른다. 십리대숲 입구에 들어서면 높이 10m쯤 되는 대나무들이 방문객을 맞는다. 산책로 양옆으로 쭉쭉 뻗은 대나무의 행렬이 웅장하다. 대숲 안으로 들어가면 풀 냄새와 대나무 향을 느낄 수 있다. 수만 그루의 대나무가 뿜어내는 피톤치드를 한껏 들이마시면 머리가 맑아지고 쌓였던 스트레스도 풀린다. 대나무 사이로 불어오는 바람은 한여름 무더위를 식혀줄 정도로 시원하다. 산책로 왼쪽에 난 샛길로 나가면 덩굴 식물 터널이 나온다. 250m 길이의 터널에는 조롱박, 수세미, 관상용 호박, 여주 등 10여 종의 덩굴 식물이 주렁주렁 매달려 있다. 사진을 찍기 좋은 곳이다. 대왕암공원도 대통령 방문으로 전국적인 명성을 얻고 있다. 이곳은 신라 문무대왕비의 ‘호국룡’ 전설을 간직한다. 바다 위에 우뚝 솟은 대왕암과 붉은빛의 기암괴석, 100년을 훌쩍 넘긴 등대, 아름드리나무, 울창한 해송숲 등으로 이뤄졌다. 천혜의 절경을 넘어 태고의 신비감까지 느껴진다. ●호국용 전설 간직한 대왕암공원 대왕암공원은 94만 2000㎡ 규모다. 산책로는 해송, 벚나무, 개나리 등으로 조성됐다. 산책로 끝 지점에는 높이 6m의 울기등대가 있다. 울기등대는 동해안에서 가장 먼저 1906년에 세워진 등대이다. 1만 5000여 그루의 해송숲은 생명의 숲 국민운동에서 ‘2011년 아름다운 숲’으로 선정할 만큼 아름답다. 대왕암공원의 동쪽 끝에는 ‘대왕암’(바위섬)이 자리잡았다. 1999년 발간된 ‘울산 동구지’에는 ‘삼국통일을 완성한 신라 문무대왕의 왕비가 왕을 따라 동해의 호국룡이 돼 이 바위 아래 바닷속에 잠겼다고 기록돼 있다. 북쪽 산책로 인근에는 ‘용굴’도 있다. 용굴에는 용왕이 말썽을 피우던 청룡을 이곳에 가뒀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일출 명소인 울주군 간절곶은 올여름 포켓몬 성지로 자리를 잡았다. 지난달 22일부터 간절곶에서 증강현실 모바일 게임인 포켓몬고를 즐길 수 있게 됐다. 한반도에서 새해 일출이 가장 빠른 간절곶은 그동안 해맞이 명소로만 알려졌지만, 포켓몬 출현으로 국내에서는 속초와 더불어 게이머들의 성지가 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속초와 울산 간절곶에서만 포켓몬고 게임을 즐길 수 있다. 포켓몬은 간절곶 등대에서부터 드라마하우스까지 다양하게 출현한다. 특히 언덕 위 하얀 등대와 소망우체통 주변에 포켓몬이 많이 나타난다. 간절곶은 바닷바람이 강해 울산 시내보다 기온이 7도 이상 낮아 피서지로도 인기다. 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 [길섶에서] 선택과 취향/함혜리 기자

    우리는 살아가면서 수많은 선택을 하게 된다. 어느 학과로 진학할 것인가, 어떤 직업을 가질 것인가, 어떤 사람과 한평생을 보낼 것인가…. 그뿐인가. 식당에서 메뉴를 고르는 것부터 극장 앞에서 어떤 영화를 볼 것인지, 쇼핑을 하면서는 이걸 고를까, 저걸 고를까 하며 들었다 놓았다를 반복한다. 커피 한 잔을 마시려 해도 골라야 할 게 너무 많다. 중요한 것부터 사소한 것까지 선택들이 모여서 삶이 이뤄지는 것이니 ‘아무거나’를 고를 수도 없다. 갈수록 선택할 일은 많아지고 그것 역시 현대인에게는 일종의 스트레스가 된다. 이사를 앞두고 내부 인테리어를 새로 하면서 그야말로 ‘선택 폭탄’을 맞았다. 인테리어 업체에 맡기면 되려니 했는데 직접 골라야 하는 것이 너무 많다. 문짝 디자인, 벽지와 타일 색깔, 변기와 세면대, 수도꼭지, 조명기구, 부엌싱크대 디자인까지 일일이 체크하고 골라야 한다. 수많은 선택지를 앞에 두고 고민하다 보면 멀미가 날 지경이다. 천편일률적인 디자인의 아파트에서 지금껏 살다 보니 나의 취향이 무엇인지 확인할 기회가 없었다. 그래서 더 힘든 것일지도 모른다. 선택도 훈련이 필요하다는 것을 절실히 느끼고 있다. 함혜리 선임기자 겸 논설위원 lotus@seoul.co.kr
  • [2016 공직열전] 기획재정부(하)·2차관 산하

    [2016 공직열전] 기획재정부(하)·2차관 산하

    가계경제와 마찬가지로 정부의 살림도 ‘수입’과 ‘지출’을 통해 돌아간다. 수입은 ‘세금’으로, 지출은 ‘예산’으로 대표된다. 그래서 기획재정부 2차관 산하의 예산실은 1차관 산하의 세제실과 함께 나라 곳간의 양대 축을 구성한다. 국가재산·공공기관 등의 관리를 맡는 국고·재정 파트도 2차관이 담당한다. [예산실 5국] ●예산총괄 국민이 낸 세금을 필요한 곳에 배분하고 집행기준 등을 정하는 ‘예산실의 꽃’이다. 구윤철(51·32회) 심의관은 정책, 예산, 대외경제, 인사를 두루 섭렵했다. 그는 모바일 메신저 자기소개란에 ‘한국경제, 해외에 답이 있다’고 쓸 정도로 외국과의 경제협력에 관심이 많다. 직원들에게 인상 한 번 안 쓰는 온화한 성품으로 유명하다. 한 과장급 간부는 “윗분에게 같이 불려가 심한 질책을 받았는데, 그 방 문을 나서면서 구 심의관이 ‘나 때문에 너까지 깨졌다’고 해 외려 내가 몸둘 바를 몰랐다”고 전했다. 지난해 기재부 내에서 ‘닮고 싶은 상사’로 뽑혔다. 아이디어가 많고 대화와 토론을 통해 정책 결정을 내리지만, 디테일에는 다소 약하다는 평가가 있다. ●사회·경제 분야 안일환(55·32회) 사회예산심의관은 함께 일하기 편한 상사라는 평을 듣는다. 사무관이 보고서 초안을 작성해 오면 과장과 국장이 곧바로 ‘빨간펜’을 집어들고 수정 사항을 지시하는 게 기재부의 일반적인 업무 체계다. 안 심의관은 처음부터 보고서의 방향과 개요를 세심하게 잡아 준다. 한 후배는 “밑그림을 그려 주니 보고서 작성도 한결 수월하다”고 했다. 최경환 전 부총리를 보좌하며 대변인을 지냈다. 건장한 체격에 비해 주량이 약하다는 게 출입기자들의 전언이다. 조규홍(49·32회) 경제예산심의관은 국토교통부, 산업통상자원부, 농림축산식품부 등 주요 경제부처의 예산 편성을 총괄해 왔다. 박재완 전 장관의 비서실장을 지냈는데, 대학 재학 중 행시에 합격해 ‘소년 급제’ 타이틀을 갖고 있다. 지난 정부와 이번 정부에서 모두 청와대 파견 근무를 했는데 일 처리가 빠르고 정확하다는 평을 듣는다. 한 후배는 “서울깍쟁이 같은 외모와 달리 꽤 의리파”라고 전했다. 과거 함께 일했던 부하직원들을 가끔씩 불러내 밥을 사는 등 살뜰히 챙긴다고 한다. ●복지·행정 분야 안도걸(51·33회) 복지예산심의관의 별명은 ‘마당발’이다. 특히 야당 의원들과 소통이 잘돼 지금과 같은 ‘여소야대’ 형국에서 예산심의에서의 역할이 기대된다는 평가를 받는다. 예산실 주무 서기관인 예산총괄계장을 거쳤다. 두 차례 청와대 근무를 했다. 박영각(56) 행정안전예산심의관은 7급 출신들의 롤모델이다. 예산실에서 20년 만에 탄생한 ‘비고시’ 국장이다. 웬만한 고시 출신보다 승진 속도가 빨랐다. 저돌적인 추진력이 윗선의 신임으로 이어졌다는 평이다. 심의관 부임 직전 요직으로 가는 길목으로 통하는 인사과장을 지냈다.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보직이라 인사과장을 거친 다음 외부 파견을 나가 머리를 식히는 사람이 대부분인데 박 심의관은 예산실에 자원했을 정도로 열의가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 직원은 “칼 같은 업무 스타일 때문에 호불호가 갈리기도 한다”고 했다. [국고·재정 4국] ●국고국 국고국장은 350조원이 넘는 자금과 1000조원 규모의 국유재산, 정부 출자 36개 공공기관 등 국가 자산을 총괄 관리하는 국고지기의 업무를 담당한다. 예산·재정 분야에서 경력을 쌓아 온 위성백(56·32회) 국장은 꼼꼼하고 성실하며 푸근한 이미지가 강점이다. 미국 중남미개발은행(IDB)에서 근무해 몇 안 되는 중남미 경제통으로 꼽힌다. ●재정기획·재정관리국 문성유(52·33회) 재정기획국장은 선이 굵은 스타일이다. 입이 무겁고 말이 없는 편이다. 예산총괄과장을 비롯해 예산실 7개 과장을 두루 섭렵하면서 매번 깔끔한 일처리로 탁월한 예산안을 만들어 냈다는 평가가 제기된다. 국방예산과장 시절 군인들이 ‘문 과장의 기를 술로 죽여 보자’며 수시로 대작을 요청했지만 번번이 나가떨어졌다는 ‘전설’이 지금도 회자된다. 조용만(54·30회) 재정관리국장은 소신 있는 일 처리가 특징이다. 윗선의 지시라 하더라도 사무관, 과장들이 무리하다고 판단하면 후배들의 검토를 믿고 윗선에 직언을 하는 편이다. ‘큰형님’처럼 직원들을 보듬고 자잘한 질책은 삼가는 덕장이다. 우병렬(48·35회) 재정성과심의관은 기재부 국장급 간부 중 최연소이다. 미국 변호사 자격을 취득하고 민간 법률회사와 재외공관에서 근무하며 다양한 경력을 쌓았다. ●공공정책국 321개 공공기관을 통솔하는 공공정책국장은 정기준(51·32회) 국장이 맡고 있다. 2005년 당시 과학기술부에서 인사교류로 기재부에 넘어왔다가 뿌리를 내린 케이스다. 에너지, 환경, 교육 분야 공공기관 기능조정을 주도하고 120개 공공기관에 성과연봉제를 확대 도입했다. 국제협력개발기구(OECD) 대표부 경제공사를 지내는 등 국제 감각을 갖춘 예산·재정관료라는 평가를 받는다. 취미로 독서와 바둑을 즐긴다. 이승철(53·32회) 공공혁신기획관은 공직에 대한 사명감이 투철한 관료로 꼽힌다. 1995년 재정경제원 인력기술과 사무관 시절, 전동차가 낙성대역에 진입하는 순간 빈혈 증세로 선로에 떨어진 남자 승객을 구조해 언론에 화제가 됐다. 후배들에게 자기 계발을 강조하며 책 선물을 자주 한다. [비서실·복권위] 최상대(51·34회) 부총리비서실장(정책기획관)은 노동환경·복지예산과장을 거쳐 예산총괄 및 정책과장을 지낸 정통 예산맨이다. 유일호 부총리 겸 장관의 인사청문회를 준비하면서 맺은 인연이 비서실장으로 이어졌다. 유 부총리의 생각을 가장 잘 읽는 사람으로 통한다. 후배들의 신망이 두터워 ‘닮고 싶은 상사’에 단골로 이름을 올린다. 송준상(51·33회) 복권위원회 사무처장은 정책통이다. 업무 맥락을 잘 짚고 일 처리에 군더더기가 없다는 평을 듣는다. 상하 간의 소통을 중시하고 성품이 부드러워 존경받는 상사라는 전언이다. 세종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포레스트런] 영주 숲길 뛴 600명… “흙길이 아스팔트보다 더 빠르고 상쾌”

    [포레스트런] 영주 숲길 뛴 600명… “흙길이 아스팔트보다 더 빠르고 상쾌”

    선진국서 정착된 신개념 레포츠 水치유센터서 1박2일 힐링 체험도 지난 20일 오후 1시 경북 영주시 봉현면 국립산림치유원. 여름 끝자락이 심술을 부리듯 낮 기온이 33도에 육박했지만 마라토너들의 열기를 꺾지 못했다. 600여명의 포레스트런 영주 대회 참가자들은 서로 우렁찬 박수와 함성을 보내며 치유의 숲 건강증진센터 앞 출발선에서 첫발을 내디뎠다. 포레스트런은 영국·노르웨이·오스트리아·호주 등에 정착된 신개념 레포츠로 안전하게 조성된 숲길을 달리는 마라톤이다. 산악마라톤과 달리 모험적 요소는 적지만, 자연 속을 달리는 만큼 진정한 건강 달리기라는 점에서 큰 인기를 끈다. 이 대회는 서울신문과 한국산림복지진흥원, 영주시 등이 공동 주최하고 산림청, 경북도, 영주시체육회가 후원했다. 윤여권 서울신문 부사장은 개회사에서 “국내에서 처음 개최하는 새로운 문화콘텐츠인 포레스트런 대회가 도심에서 찌든 심신을 치유하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신원섭 산림청장, 장욱현 영주시장, 새누리당 최교일 의원, 김국선 영주경찰서장 등이 참석, 대회를 축하했다. 대회는 하프마라톤(21㎞)과 10㎞ 두 부문으로 진행됐다. 당초 준비된 마라톤 풀코스(42㎞)는 계속된 폭염에 안전사고를 막고 참가자들의 건강 등을 고려해 하프 마라톤으로 줄였다. 또 2.5㎞마다 급수대를 마련하고 마라톤 코스 3곳에 살수차와 구급차를 배치하는 한편 안동항공관리소 헬기를 비상대기하는 등 안전관리를 철저히 했다. 참가자들은 가족, 친구, 연인과 함께 서로 격려하며 즐거운 마음으로 달렸다. 하프마라톤은 건강증진센터에서 시작해 마실치유숲길~고항재~금빛치유숲길~문화탐방치유숲길~건강증진센터를 왕복하는 코스였다. 10㎞는 건강증진센터와 고항제 일대를 한 바퀴 도는 코스다. 400~800m 고지를 오르내리지만 경사도 8% 이하로 완만, 대부분 여유 있게 완주했다. 외국인들도 대거 참가했다. 커크 프레임(54·미국)은 “흙길을 달리면 발에 부담도 적고 자연 그대로를 느낄 수 있다”며 “산길을 달리면 눈앞에서 나무가 스쳐 지나가 아스팔트를 달리는 것보다 훨씬 빨리 달리는 느낌이 들어 상쾌하다”고 활짝 웃었다. 아버지와 함께 10㎞ 코스에 나선 벤 슈베트헬름(16·독일)은 “재미있고 멋진 경기가 될 것 같아 참가했다”며 “나무와 숲의 느낌이 너무 좋다”고 말했다. SK이노베이션, SK하이닉스, 현대자동차에서는 마라톤 동호인들이 단체로 참석해 친목을 과시했다. SK이노베이션 울산공장 동료 43명과 함께 참가한 홍동한(54)씨는 “처음 출발할 때는 조금 힘들었지만 뒤로 갈수록 무난히 뛸 수 있도록 배려한 좋은 코스였다”며 “달려 보니 생활의 활력이 됐다”고 했다. 10㎞ 남자 부문에서 우승한 김상덕(35)씨는 산림치유원에 대한 감회가 남다르다. 3년 전까지만 해도 이곳 일대가 어릴 때부터 뛰어놀던 고향 과수원이었기 때문이다. 김씨는 “지금은 수원에서 직장 다니지만 어릴 적 이곳은 내가 송이를 따고 달렸던 바로 그 길”이라며 “심신을 치유하는 숲길 마라톤이 더 확산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참가자들은 수(水) 치유센터에서 피로를 풀고 숲과 정원을 거닐며 스트레스를 회복하는 시간을 가졌다. 수 치유센터는 다양한 수압과 수류를 이용한 스파와 사우나를 통해 피로 회복과 건강 증진을 할 수 있는 공간이다. 21일까지 1박 2일 동안 무장애 숲길, 음이온 치유정원, 맨발 치유정원 등을 거치며 오감을 자극하고 힐링하는 계기도 가졌다. 수련센터와 숙박시설, 건강증진센터 등 건물들은 모두 목재로 마감해 은은한 나무 향을 느낄 수 있었다. 이명우(60·여·서울)씨는 “물도 좋고 공기도 좋고 이런 곳에서 치유하면 건강이 얼마나 많이 회복되겠나”라며 “이런 곳에 와서 살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신 청장은 “산림치유원 개원에 맞춰 숲의 소중함을 느낄 수 있는 이색 체험 행사가 마련돼 기쁘다”면서 “이번 대회를 계기로 그동안 보존과 가꿈의 대상이었던 산림을 치유·힐링·레포츠 공간으로 활용한다는 인식 전환이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장 시장은 “전국에서 숲길이 가장 아름다운 영주에서 국내 처음 숲길 마라톤 대회가 열린 것을 시민들과 함께 축하한다”면서 “앞으로 영주 숲길 자전거 대회와 걷기 대회에 이어 마라톤 대회도 지속적으로 여는 등 산림을 이용한 스포츠 산업을 적극 육성해 지역 홍보와 경제발전에 보탬이 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영주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영주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신스틸러, 도시

    신스틸러, 도시

    올해 첫 천만명이 본 영화 ‘부산행’은 좀비와 기차, 배우들 말고도 ‘부산’이란 도시가 또 다른 주인공이다. 영화 ‘친구’ ‘범죄와의 전쟁’ ‘도둑들’ 등의 흥행으로 영화도시 부산은 범죄영화의 무대란 이미지가 있었지만 ‘부산행’에서는 대한민국에서 마지막으로 남은 안전한 도시로 그려진다. 영화는 도시의 이미지를 형성하는 가장 효과적인 매체다. 직접적으로 영화산업이 도시 경제에 미치는 영향도 크지만 돈으로 살 수 없는 도시 이미지를 만들어 내기도 한다. 지난 5월 개봉한 영화 ‘곡성’은 전남에 있는 한 작은 소도시의 잠재된 매력을 조명했고 ‘밀양’으로 전도연이 칸영화제 여우주연상을 받으면서 도시 밀양의 인지도는 급상승했다. 영화가 만들어 내는 도시 이미지의 현장 속으로, 레디고! 인천시는 영화 ‘인천상륙작전’을 도시 브랜드를 업그레이드시키는 데 한껏 활용하고 있다. 인천이 6·25전쟁의 전세를 반전시키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는 사실을 각인시켜 호국도시 이미지를 높이고 이를 관광산업 활성화에 활용하겠다는 의지다. ●‘인천상륙작전’ 흥행 작전 성공… 팔미도·월미도 관광객 개봉 후 두 배로 시가 관리하는 인천상륙작전기념관 방문객은 영화 개봉 전 하루 평균 680명 수준이었다가 지난달 27일 영화 개봉 이후부터 하루 평균 940명으로 38% 늘어났다. 기념관에서는 영화 개봉에 맞춰 지난 10일까지 상륙작전 당시 사진들을 담은 특별전시회를 열었다. 또 영화 촬영세트로 사용된 팔미도 등대 모형이 야외전시장에 설치돼 방문객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인천상륙작전기념관 관계자는 “전에는 방문객들이 전시물을 스치듯 둘러보고 가는 경우가 많았는데 영화 개봉 이후에는 하나하나 꼼꼼히 살피는 사람들이 많아졌다”고 말했다. 인천상륙작전 성공을 위해 바닷길을 밝힌 팔미도 등대도 영화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 연안부두에서 유람선을 타고 하루 3번만 들어갈 수 있는 팔미도는 영화 개봉 전 하루 평균 69명이 찾았는데 개봉 이후에는 128명이 찾고 있다. 상륙작전 당시 연합군의 폭격에서 살아남은 나무 7그루(월미평화의 나무)가 보존된 월미공원에도 관광객이 밀려들고 있다. 인천시는 자유공원에 있는 맥아더 장군 동상에서 월미도 입구까지 지정된 ‘맥아더길’(1.75㎞)을 월미도 그린비치까지 연장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또 인천상륙작전 관람객이 700만명을 넘어서면 영화감독과 주연배우를 인천 명예시민이나 홍보대사로 위촉할 예정이다. ●‘부산행’ 천만 질주… 체계적 인프라 지원으로 작년 60억 제작비 부산行 영화도시 부산은 ‘부산행’으로 범죄도시, 재난도시의 이미지를 털어냈다. ‘부산행’은 정작 영화에는 제대로 나오지 않는 부산에서 대부분의 장면을 촬영했다. 부산영상위원회는 ‘부산행’ 제작을 위해 부전역과 부산철도차량기지 촬영을 지원하고 후반 작업을 위해 부산영화촬영스튜디오를 제공했다. ‘부산행’은 고속철도(KTX) 내부와 기차역이 주된 배경인데 KTX 한 량의 길이는 18.7m로 영화 촬영을 위해 적어도 두 량은 필요했다. 실제 KTX 내부에서 촬영하는 것은 액션 영화인 만큼 차량에 많은 손상이 예상되어 불가능했다. 결국 250평과 500평 면적의 실내 스튜디오 2개를 보유한 부산영화촬영스튜디오에 KTX 내부 세트를 만들어 촬영했다. 영화에서 대규모 좀비와 싸우는 ‘대전역’도 실제로는 동해남부선 새마을호와 무궁화호가 서는 부전역에서 찍었다. 대전역 장면은 부전역을 비롯해 이용승객이 많지 않은 행신역, 삽교역, 청주역, 동대구역 등 다섯 군데서 나눠 촬영했다. 주인공의 감정이 절정으로 치닫는 동대구역 장면도 고압 전류가 흐르지 않는 부산 철도차량기지에서 찍을 수밖에 없었다. 1996년 1회 부산국제영화제 개최와 함께 영화의 도시로 떠오른 부산은 그동안 천만 관객을 동원한 6편의 영화 촬영을 지원하면서 명실상부한 아시아 최고의 영화도시로 자리잡았다. 2009년 ‘해운대’를 시작으로 2012년 ‘도둑들’, 2013년 ‘변호인’, 2014년 ‘국제시장’, 2015년 ‘베테랑’과 ‘암살’ 등 거의 매년 한 편씩 부산영상위의 지원으로 천만 영화가 부산에서 탄생하고 있다. 부산영상위는 부산 자체가 영화에 매력적으로 담길 수 있도록 체계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영화제작사들이 작품에 들어맞는 촬영지를 쉽게 찾을 수 있도록 3만 8000여장의 사진과 영상물을 갖춘 로케이션 데이터베이스를 운영한다. 2001년 문을 연 국내 최대의 부산영화촬영스튜디오에 이어 2011년 아시아 최초로 버추얼 스튜디오를 마련해 영화 제작을 위한 최상의 조건을 갖췄다. 올해는 전국 최초로 영화인 전용 숙소인 부산시네마하우스도 만든다. 주로 모텔에 묵으면서 촬영 기간을 버티는 영화 제작인력을 위해 저렴한 가격에 깨끗한 숙소를 제공하게 된다. 영상위는 지난 한 해 영화인들이 부산시에서 쓴 제작비가 60여억원이라고 밝혔다. 2015년 영화 38편, 드라마·광고 등 영상물 55편이 부산에서 촬영됐으며 중국, 베트남, 대만, 캐나다, 홍콩, 아르헨티나 등 외국에서도 촬영을 위해 부산을 찾았다. 이는 역대 최고 수치로 성년을 맞은 부산국제영화제처럼 부산시의 영화 제작 지원도 성숙했음을 보여 준다. 권소현 부산영상위 홍보담당은 “그동안 부산에서 촬영한 영화 가운데 범죄 영화의 인상이 강했는데 실제로는 드라마 장르의 영화를 가장 많이 찍었다”며 “공공기관의 협조가 필요한 거의 모든 사항을 지원받을 수 있다는 것이 부산 촬영의 큰 장점”이라고 소개했다. ●할리우드가 반한 서울… ‘어벤져스2’ 이후 봉준호 ‘옥자’·미드 ‘센스8’ 촬영 러브콜 수도 서울은 할리우드 영화의 새로운 촬영지로 부상했다. 지난해 4월 개봉한 ‘어벤져스2: 에이지 오브 울트론’은 서울 시내 곳곳에서 액션 장면을 촬영했다. 서울에서 할리우드 스태프가 2014년 ‘어벤져스2’ 촬영으로 쓴 제작비는 130억원이다. 지난해 부산에서 93편의 영상물을 촬영한 비용보다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한 편이 뿌리고 간 돈이 훨씬 많다. 올해는 봉준호 감독의 신작으로 할리우드에서 투자한 ‘옥자’가 서울에서 촬영을 마쳤다. 총제작비가 550억원대로 알려진 ‘옥자’는 국내에서 100억원, 서울에서 25억원을 지출한 것으로 분석된다. 양화대교, 강변북로, 상암동 등에서 이뤄진 ‘옥자’의 서울 촬영은 이미 끝났으며 촬영팀은 캐나다, 미국 등 북미로 옮겼다. 워쇼스키 감독과 배우 배두나가 뭉친 공상과학(SF) 드라마 ‘센스8’도 서울이 주요 무대다. 서울을 비롯해 세계 각지에 사는 8명이 갑자기 텔레파시로 연결되는 이야기다. 윤여정, 이경영, 마동석, 차인표, 명계남, 홍석천 등 한국 배우가 대거 등장하며 배두나는 재벌 2세 기업인으로 아들만 좋아하는 아버지 때문에 받는 스트레스를 불법 격투기장에서 선수가 되어 푼다. 지난해 8월부터 미국 동영상 서비스업체 넷플릭스에서 방영했다. 영화 촬영 기반시설은 서울보다 부산이 낫지만 해외에서는 대한민국 대표도시 서울의 매력을 더 높이 사고 있다. 지난 4월 ‘옥자’ 촬영을 위해 양화대교와 강변북로 일대 교통을 통제할 정도로 서울시의 행정적 지원도 부산시 못지않다. 10년 전 개봉한 봉 감독의 ‘괴물’은 서울과 한강을 처음 제대로 담아 낸 상업영화로 평가받지만 해외배급이 미흡해 충분히 서울 로케이션의 매력을 알리진 못했다. 고채현 서울시 영상산업팀장은 “영화를 통해 서울의 브랜드 가치가 얼마나 높아졌는지 수치로 객관화하기는 어렵지만 ‘어벤져스2’로 서울에서 대규모 촬영이 가능하다는 것이 검증된 이후 할리우드에서 촬영 문의가 많이 오고 있다”고 말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김학준 기자 kimhj@seoul.co.kr
  • [커버스토리] 국회는 ‘민원종말처리장’

    [커버스토리] 국회는 ‘민원종말처리장’

    새달 28일 김영란법 앞두고 공익성 여부가 부정청탁 잣대 국회는 ‘민원 종말처리장’으로 불린다. 우리 사회의 모든 민원이 국회로 몰린다는 얘기다. 그만큼 국회의원들이 각종 민원을 해결해 줄 막강한 권한과 권력을 쥐고 있다는 의미도 된다. 의원들 역시 너도나도 ‘민원 해결사’임을 자처한다. 다음달 28일부터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김영란법)이 시행되면 국회로 쏟아지는 민원이 ‘퇴출’ 대상이 될지 관심이 쏠린다. 아직 그 운명을 예단하긴 이르다. 민원의 공익성 여부가 부정청탁 여부를 가르는 기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민원 해결’이 지역구를 대표하는 의원의 고유 임무로도 볼 수 있기 때문에 일부 사익성 민원도 부정청탁에 해당하지 않을 수 있다. 민원의 내용을 살펴보면 우리 사회의 가려운 곳을 긁어 달라는 ‘착한 민원’만 있는 게 아니다. 해결 불가능한 ‘악성 민원’의 비중도 상당하다. 일종의 로비성 ‘인사 청탁’도 부지기수다. 의원들이 국회 본회의장에서 인사 청탁 문자메시지를 주고받다 카메라에 딱 걸리는 사례가 물밑 청탁이 비일비재하게 이뤄지고 있음을 증명한다. 여당의 한 3선 의원은 19일 “공무원 승진을 청탁하는 민원이 가장 많다”면서 “대놓고 500만~1000만원을 주겠다는 사람도 있다”고 털어놓았다. 민원인도 ‘두 얼굴’이다. 순수하게 애로 사항에 대해 민원을 제기하는 사람도 있지만 들어주지 않으면 선거 때 찍지 않겠다며 협박에 가까운 민원을 제기하는 사람도 있다. 때문에 의원들에게 민원인은 딜레마가 된다. 의원들의 반응도 제각각이다. 어떤 의원은 김영란법이 시행되면 민원 스트레스에서 벗어날 수 있다며 반기고 있고 어떤 의원은 지역구 주민들의 민원을 해결하지 못하게 되면 차기 선거에서 당선이 어려워질 수 있다며 걱정하고 있다. 김영란법 처리 당시 국회 정무위 여당 간사였던 김용태 새누리당 의원은 “민원 가운데 어디까지가 합법이고 어디까지가 불법인지 명확하게 모르겠다”면서 “의원들의 지역구 활동이 상당히 위축될 것”이라고 말했다. 야당의 한 4선 의원은 “민원을 해결해 주지 못하면 민원인으로부터 ‘건방져졌다’, ‘변했다’는 등 온갖 욕을 먹게 된다”면서 “민원 수렴은 지역구의 민생을 살피는 일인데 그것마저 부정청탁으로 분류하는 것은 심한 것 같다”고 말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김대현 부장검사 해임…고 김홍영 검사 유족 “별도 법적 대응 검토”

    김대현 부장검사 해임…고 김홍영 검사 유족 “별도 법적 대응 검토”

    법무부가 고(故) 김홍영(33) 전 서울남부지검 검사에게 폭언·폭행을 한 상급자 김대현(48·사법연수원 27기) 부장검사를 해임하기로 한 가운데, 유족이 이에 대해 “검찰로서는 최선을 다한 결정”이라고 심경을 밝혔다. 19일 오마이뉴스는 고 김홍형 검사의 아버지인 김진태(62)씨와의 전화통화를 통해 “부친 입장에서 검찰로서는 최선을 다한 결정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와 별도로 유족은 김대현 부장검사에 대한 법적 대응을 검토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해임은 검사에 대한 가장 높은 수위의 징계로, 검사가 해임되면 3년에서 최대 5년(금고 이상 형이 확정될 경우)까지 변호사 개업이 금지되고 연금도 25% 삭감된다. 이날 법무부가 의결한 사항은 추후 인사혁신처의 인사 발령을 통해 최종 확정된다. 앞서 김 부장검사는 올해 5월 스스로 목숨을 끊은 김홍영 검사 등 후배 검사와 직원 등에 최근 2년간 상습적으로 폭언·폭행을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의 비위 행위는 올해 5월 19일 직속 부하이던 김 검사가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된 것을 계기로 드러났다. 김 검사는 업무 스트레스와 검사 직무의 압박감을 토로하는 유서를 남겼고, 그의 부모는 아들이 김 부장검사의 폭언과 모욕에 자살로 내몰렸다며 검찰에 탄원서를 제출했다. 김 부장검사가 법무부와 서울남부지검에서 근무한 2년 5개월을 대상으로 감찰한 결과 김 검사와 다른 검사, 검찰 직원, 공익법무관 등에 대한 폭언·폭행 등 17건의 비위 사실이 확인됐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법무부 ´후배검사 폭언·폭행´ 김대현 부장검사 해임

     법무부가 고(故) 김홍영(33) 전 서울남부지검 검사에게 폭언·폭행을 한 상급자 김대현(48·사법연수원 27기) 부장검사를 해임하기로 했다. 해임은 검사에 대한 가장 높은 수위의 징계다. 법무부는 19일 오후 검사징계위원회를 열어 지난달 27일 징계가 청구된 김대현 부장검사에 대해 해임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김 부장검사는 올해 5월 스스로 목숨을 끊은 김홍영 검사 등 후배 검사와 직원 등에게 최근 2년간 상습적으로 폭언·폭행을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김홍영 검사가 업무 스트레스 등을 토로하는 유서를 남기고 숨진 것을 계기로 대검찰청 감찰본부는 김 부장검사의 비위 17건을 확인한 뒤 김수남 검찰총장에게 해임 청구를 권고했고, 김 총장은 법무부에 해임을 청구했다.  검사가 해임되면 3년에서 최대 5년(금고 이상 형이 확정될 경우)까지 변호사 개업이 금지되고 연금도 25% 삭감된다.  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
  • 김대현 부장검사 해임…故김홍영 검사에 상습 폭언·폭행

    김대현 부장검사 해임…故김홍영 검사에 상습 폭언·폭행

    고(故) 김홍영 전 서울남부지검 검사에게 상습적으로 폭언·폭행을 한 김대현(48·사법연수원 27기) 부장검사가 해임된다. 법무부는 19일 오후 검사징계위원회를 열어 지난달 27일 징계가 청구된 현재 서울고검 소속인 김대현 부장검사에 대해 해임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이날 의결된 사항은 추후 인사혁신처의 인사 발령을 통해 최종 확정된다. 김 부장검사는 올해 5월 스스로 목숨을 끊은 김홍영 검사 등 후배 검사와 직원 등에 최근 2년간 상습적으로 폭언·폭행을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올해 5월 19일 직속 부하이던 김 검사가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된 것을 계기로 드러났다. 김 검사는 업무 스트레스와 검사 직무의 압박감을 토로하는 유서를 남겼고, 그의 부모는 아들이 김 부장검사의 폭언과 모욕에 자살로 내몰렸다며 검찰에 탄원서를 제출했다. 김 부장검사가 법무부와 서울남부지검에서 근무한 2년 5개월을 대상으로 감찰한 결과 김 검사와 다른 검사, 검찰 직원, 공익법무관 등에 대한 폭언·폭행 등 17건의 비위 사실이 확인됐다. 대검 감찰본부는 김수남 검찰총장에게 김 부장검사의 해임 청구를 권고했고, 김 총장은 법무부에 해임을 청구했다. 검사가 해임되면 3년에서 최대 5년(금고 이상 형이 확정될 경우)까지 변호사 개업이 금지되고 연금도 25% 삭감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서장훈, ‘내 귀에 캔디’서 깔끔 집 공개..제작진 ‘방역작업 후 입장’

    서장훈, ‘내 귀에 캔디’서 깔끔 집 공개..제작진 ‘방역작업 후 입장’

    결벽증 중증으로 소문난 농구선수 출신 방송인 서장훈의 집이 ‘내 귀에 캔디’에서 공개됐다. 18일 첫 방송된 tvN 예능프로그램 ‘내 귀에 캔디’에서는 장근석 서장훈 경수진 지수 등이 출연해 익명의 캔디와 비밀통화를 나누는 모습이 공개됐다. 이날 ‘내 귀에 캔디’에서 서장훈은 “집 안에서 촬영을 하는 게 상당히 스트레스다. 우리 식구들도 집에 안 온다. 걱정이 많다”며 집 안에서 촬영을 하는 것에 대한 걱정을 나타났다. ‘내 귀에 캔디’ 제작진이 도착하자 서장훈은 “최소 인원만 들어오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결국 제작진은 장갑과 마스크로 무장한 뒤 철저한 방역 작업 끝에야 서장훈의 집에 들어갈 수 있었다. 평소 청결에 유난히 신경쓰는 것으로 알려진 서장훈의 집은 소름이 돋을 만큼 깔끔한 모습이었다. 특히 대칭이 딱딱 맞는 장식장과 종류와 크기별로 각 잡힌 부엌, 그리고 비닐봉지에 꼼꼼히 싸여진 신발이 눈길을 끌었다. 한편 ‘내 귀에 캔디’는 익명의 캔디와 비밀통화를 통해 교감, 소통하는 폰중진담 리얼리티다. 매주 목요일 밤 11시 방송. 연예팀 seoulen@seoul.co.kr
  • [시론] ‘송파 세 모녀’ 비극 막을 ‘찾동’ 성공하려면/김진석 서울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시론] ‘송파 세 모녀’ 비극 막을 ‘찾동’ 성공하려면/김진석 서울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2015년 7월 서울 시민들의 관심과 기대, 다른 한편으로는 우려 속에 시작된 서울시의 새로운 실험이 벌써 1년이 됐다. 바로 ‘찾아가는 동주민센터’(이하 찾동)다. ‘찾동’은 이른바 ‘송파 세 모녀’의 비극적인 자살 사건으로 제기된 우리 사회의 복지안전망 사각지대를 완전히 해소한다는 목표로 서울시가 내놓은 정책이다. 수혜자의 신청과 공공의 심사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현행 공공복지 서비스 제공 방식은 여러 이유로 시민의 접근을 가로막는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복지 정보의 접근성 편차와 심사절차 지연 등 서비스 제공의 시의성 악화, 복지 혜택을 받는 데 대한 낙인감 등이 문제였다. 소위 신청주의가 갖는 이와 같은 문제들은 부양 의무자 규정 등 엄격한 심사 기준과 맞물려 결과적으로 ‘송파 세 모녀’가 극단적 선택을 하는 비극적인 원인으로 지적돼 왔다. ‘찾동’은 생애주기상 주요한 시기의 모든 시민에게 동주민센터 공무원이 직접 방문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보편적 시민에 대한 방문으로 육아와 건강, 돌봄에 대한 일반적인 정보 제공과 더불어 관련 정책에 대해 소개하고 필요한 경우 상담으로 복지 대상자를 직접 발굴하고 관리하는, 이른바 보편적 방문을 통한 발굴주의로의 전환을 추구하고 있다. 과거 중앙정부도 공공복지 전달 체계를 혁신하기 위한 노력을 꾸준히 해 왔다. 하지만 현재 서울시에서 진행되고 있는 공무원에 의한 발굴주의로의 전환은 우리나라 공공복지 서비스 전달 체계 전반에 대한 일대 혁신을 의미한다. 동주민센터의 직원과 사회서비스 관련 주요 민간 종사자들이 새로운 차원의 거대한 전환을 해야 한다. 이런 담대한 시도가 기대하는 효과를 거두기 위한 몇 가지 제언을 하고자 한다. 먼저 보편적 방문 서비스 도입에 따른 업무 증가와 이에 따른 합리적 수준의 인력 충원의 문제다. 노령화와 더불어 지난 3년 사이 복지 대상자는 약 73% 증가했지만 복지공무원은 18% 정도 증가했다고 한다. 복지 수요와 공급 사이의 불균형은 복지 공무원들의 과도한 업무 부담과 스트레스로 이어져 몇 차례 비극적 부작용을 초래했다. 다행히 서울시의 ‘찾동’은 동당 평균 5.7명의 공무원을 추가 배치해 이런 복지 공급자의 부족을 완화했다. 하지만 ‘찾동’이 진행되면서 아동보호 등 애초의 정책 설계에서 빠진 새로운 복지 수요가 이 사업에 추가돼 사업의 범위가 점차 확대된다는 점을 주시해야 한다. 일선 복지 인력의 업무 하중이 가중되지 않도록 체계적으로 점검하고, 그 결과에 따라 능동적으로 인력을 조정할 것을 제안한다. 다음으로 사회복지 서비스 관련 민간 영역과의 협조적 관계에 대한 문제다. 우리나라는 전통적으로 사회복지 서비스라는 공적 업무의 상당 부분을 민간의 도움을 받아 수행해 왔다. ‘찾동’의 시행으로 공공의 역할과 책임성이 뒤늦게나마 한층 강화된 점은 환영할 일이다. 다른 한편으로 그동안 성실하게 공공복지 서비스의 빈자리를 메워 온 민간 사회복지 서비스 기관과 종사자들은 여전히 우리나라 사회안전망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필수 자원이다. 찾아가는 동주민센터 시행에서 공공의 책임성을 유지하면서도 민간 영역 사회복지 서비스 기관 및 종사자와 협력적 상생관계를 유지해야 한다. 지금까지 복지의 렌즈로 찾아가는 동주민센터 사업을 살펴보았지만 실상 이 정책은 단순히 공공복지 전달 체계 개편의 경계를 넘어서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찾동’ 사업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마을공동체 활성화는 생활안전, 문화와 역사, 교육, 환경과 생태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삶의 영역에서 주민자치와 풀뿌리 민주주의의 확대라는 과제를 진행하고 있다. 찾아가는 동주민센터가 빈곤, 장애, 돌봄 등 전통적인 복지 영역에서뿐만 아니라 다양한 삶의 의제에 대해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시민들, 생활 속 민주주의의 경험치를 높여 가고 있는 이들 깨어 있는 시민들이 어우러지는 광장이 되기를 기대한다.
  • 렌터카까지 빌려 간호사 감시 ‘수상한 미행’

    경남 창원시가 시 소속 비정규직인 여성노동자를 렌터카까지 빌려 미행하는 수법으로 사찰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시는 정당한 감찰 업무였다고 반박하고 나섰다. 경남 민주노총 일반노동조합은 18일 창원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창원시가 비정규직 노동자를 미행해 사찰했다고 주장했다. 민주노총에 따르면 창원시보건소 소속 방문간호사 A(47·여) 씨는 지난 10일 보건소 차량을 몰고 취약계층 방문간호 서비스를 제공하려고 창원시 봉곡동 일대 주택가를 돌아다니던 중 흰색 아반떼 승용차가 따라오는 것을 알아챘다. 신변의 위협을 느낀 그는 방문간호를 위해 도착한 한 아파트에서 경찰에 이를 신고했다. 경찰이 현장에 도착해 A 씨와 이야기를 하자 아반떼 승용차는 미행을 중단하고 사라졌다. A 씨는 창원시보건소 담당계장에게 상황을 보고하고 시청으로 복귀했다. 민주노총은 “창원시 보건소 담당계장과 면담한 결과 ‘지금은 감사 기간으로 감찰반에서 렌터카를 이용해 감찰하고 있다’는 대답을 들었다”고 밝혔다. 이어 “창원시는 이 같은 사실을 알면서도 보건소 관리자들을 앞세워 사건을 덮으려고만 했다”며 “혼자 근무하는 여성이 극도의 불안과 생명의 위협을 느끼는 사찰이 과연 적법한 감사업무 범주에 속하는지 창원시에 묻고 싶다”고 강조했다. A 씨는 이날 이후 심신불안에 3일 동안 병원에 입원했으며 ‘급성스트레스 반응’ 진단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는 병가를 내고 통원치료를 받고 있다. 민주노총은 이번 사태에 대해 창원시의 사과와 재발방지 약속, 방문간호사들의 2인 1조 근무체계 도입을 요구했다. 시는 공용차량을 사적으로 이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어서 이를 단속하기 위해 정당한 감찰 활동을 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시 감찰팀은 “공용차량은 소속 직원만이 운전할 수 있어 적법한 감찰 대상이다”며 “공용차량을 사적인 목적으로 쓴다는 신고가 늘고 있어 관련 업무를 수행했던 것이지 특정인을 대상으로 한 사찰은 아니다”고 일축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서울시의회 김영한의원 ‘심리건강-성장 워크샵’ 체험

    서울시의회 김영한의원 ‘심리건강-성장 워크샵’ 체험

    서울시의회 기획경제위원회 김영한 시의원(더불어민주당, 송파5)은 지난 8월 11~12일 양일간 덕성여대 평생교육원에서 열린 심리건강과 심리성장을 위한 마음챙김-긍정심리 훈련 프로그램 워크샵에 참석했다. 서울심리지원 북부센터(센터장 김정호-덕성여대 심리학과 교수) 주관으로 열린 워크샵에는 프로그램 참가를 희망한 20명의 시민들이 함께해 마음챙김 명상과 긍정심리 기법을 이해하고 실제로 적용하는 프로그램을 직접 체험했다. 김 의원에 따르면 이날 프로그램에 참가한 다양한 시민들은 “스스로를 돌아보는 소중한 기회가 되었다”며, “마음을 다루는 정교한 기술을 배울 수 있었다”고 말하고, “오랜 외국 생활로 국내 정착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는데 큰 위안이 되는 프로그램이었다”고 소감을 밝히는 등 한결같이 심리상담 및 치료 프로그램의 유용성과 필요성에 공감했다. 양일간 일반 시민들과 프로그램에 함께 참가한 김 의원은 “심리건강과 심리성장을 위한 웰빙 리스트 작성을 포함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행복하기 위해 스스로 행복감을 충전하는 방법을 훈련하면서 힐링하는 소중한 기회가 되었다. 다양한 문제와 원인으로 불편을 겪고 있는 더 많은 시민들이 참여해 행복한 삶을 살아가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편, 김 의원에 따르면 현재 서울시는 시민의 스트레스관리와 정신건강 증진 지원을 목적으로 2016년 심리지원센터 2곳(서울심리지원센터, 서울 심리지원북부센터)을 시범으로 개소해 운영중에 있으며, 만 19세 이상의 서울시민이면 누구나 다양한 심리지원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리우 육상] ‘민감한 부위’ 바에 걸린 오기타 “내게 쏟아진 관심을 종목에로”

    [리우 육상] ‘민감한 부위’ 바에 걸린 오기타 “내게 쏟아진 관심을 종목에로”

    일본 육상 남자 장대높이뛰기 선수인 오기타 히로키(28)가 트위터에 “외국 언론들이 그런 식으로 날 웃음거리로 만들지는 꿈에도 몰랐다”고 털어놓았다. 그러나 이 난감한 상황은 전화위복이 되고 있다. 발단은 이렇다. 지난 13일(이하 현지시간) 리우올림픽 예선에 나선 그는 1차 시기 5m30에 한 차례 실패했다가 성공한 뒤 2차 시기 5m45를 한 번에 성공하고 3차 시기 5m60에 세 차례 모두 실패해 21위로 결선 진출이 좌절됐다. 그런데 3차 시기 가운데 한 차례 실패했을 때 남자에 민감한 신체 부위가 바에 닿은 것처럼 보이는 장면이 그대로 중계된 것이다. 동영상이 순식간에 퍼져나간 것은 물론이고 그의 트위터에 조롱하는 댓글들이 무수히 쏟아졌다. 오기타는 최근 트위터에 “진실 여부는 별개 문제이고 나로선 그들이 그런 식으로 날 조롱하고 우스꽝스럽게 만들려고 그렇게까지 한 데 대해 매우 낙담하고 있다고 말해야겠죠”라고 적었다. 영국 BBC는 17일 오기타의 바지 아래 자락이 흘러내려 바를 건드렸을 수 있다고 몇몇은 얘기한다고 전했다. 싱가포르의 장대높이뛰기 코치 데이비드 여는 “그는 이미 전에 크로스바를 많이 건드렸다”며 불운하게도 카메라 각도 때문에 그렇게 보이게 된 것 같다고 풀이했다. 그러나 일본인들은 중계진이 그에게 우호적이지 않았던 것은 분명한 것 같다고 공감하면서도 그에게 너무 걱정하지 말라고 다독이고 있다. 트위터 이용자 ‘@wotarou0019’는 “스트레스 받지 말고 긍정적이셔야 해요. 나도 운동을 해봤는데 때때로 꼬이는 일이 있어요. 세계인이 바라보는 무대에 섰다는 것자체로 충분히 대단한 일이에요. 그러니 머리 똑바로 들고 계속 점프!“라고 적었다. 당혹스러운 사건에도 불구하고 그는 이를 계기로 팬들이 자신이 뛰는 종목에 관심을 가져달라고 당부하는 계기로 삼고 있다. 그는 ”솔직히 많이 어려운 상황이다. 하지만 내가 관심을 많이 받아 이게 어쩌면 기회가 될지 모르겠다. 최선을 다할 것이며 어찌됐든 마지막에 웃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적었다. 이어 ”장난으로건 어쨌건 그런 건 중요하지 않다. 한 번이라도 경기장에 가 경기하는 걸 보시라고 말씀드린다. 그렇게 되면 장대높이뛰기란 종목이 얼마나 대단한 종목인지 알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리고 끄트머리에 한자로 ‘笑’라고 적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정운호 네이처리퍼블릭 대표, “극심한 스트레스” 재판 증인출석 거부

    정운호 네이처리퍼블릭 대표, “극심한 스트레스” 재판 증인출석 거부

    정운호 전 네이처리퍼블릭 대표가 군납 브로커 한모(58)씨의 재판에 증인으로 채택됐지만 극심한 스트레스를 호소하며 증인 출석을 거부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부장 현용선)는 정 전 대표가 17일 법원에 증인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다고 전했다. 사유서에서 정 전 대표는 “극심한 스트레스로 인한 두통과 어지러움으로 도저히 출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사유서는 재판 직전 교도관을 통해 전달됐다. 불출석 결정이 갑자기 이뤄졌다는 뜻이다. 정 전 대표는 이른바 ‘정운호 로비’에 연루된 사람들의 재판에 대부분 주요 증인으로 채택된 상태다. 여기에 아직 검찰 수사가 진행되고 있어 심적 부담을 느끼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검찰은 일단 “경위를 파악해 보겠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구인장을 발부해 다음달 2일 정 전 대표를 재소환하기로 했다. 한씨 측 변호인은 취재진을 만나 “정 전 대표와 한씨 사이가 나쁘지 않은데, 한씨에게 부담을 줄까 봐 안 나온 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한씨는 이날 재판에서도 네이처리퍼블릭 제품이 군 PX에 납품될 수 있도록 국군복지단 관계자에게 로비하는 대가로 정 전 대표에게서 5천만원을 받았다는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한씨는 “정 전 대표에게서 받은 돈은 충분히 다른 일을 많이 해줘서 추석 잘 보내라고 월급 대신 받은 2000만원이 전부”라며 “3000만원은 공진단값으로 받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날 증인으로 나온 정 전 대표의 전 운전기사 송모씨는 “2011년 가을경 회장님(정운호)을 모시고 용산 국군복지단에 방문했고, 그때 한씨가 동승했다”며 한씨 혐의를 뒷받침하는 진술을 했다. 한씨는 기업 인수·합병 전문가 이모씨에게서 군수품 납품 로비 명목으로 5000만원을 받았다는 혐의도 “이씨에게선 단 10원도 받은 적이 없고 오히려 피해를 많이 봤다”고 부인했다. 재판부는 오는 31일 오후 이씨와 관련자들을 증인으로 불러 사실관계를 파악할 예정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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