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스트레스
    2025-11-14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18,676
  • [달콤한 사이언스] 경제난 스트레스 산모, 저체중아 출산 확률 높아

    저체중아는 임신부의 생활 습관이나 질병, 영양 상태, 유전자 이상 등에 따라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저체중아는 성장발달 과정에서 일반 신생아보다 많은 문제가 나타날 수 있으며 조기 사망의 원인이 될 수 있다. 미국의 경우 신생아의 8% 정도가 저체중아로 태어난다. 그런데 최근 과학자들이 임신부들의 신체적 건강뿐만 아니라 정신적 건강, 특히 경제적 어려움에 따른 스트레스가 신생아의 건강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를 내놨다. 미국 오하이오주립대 의대 행동의학연구소 연구진은 저소득층 임신부나 경제적 스트레스를 많이 받은 임신부가 저체중아를 낳을 가능성이 크다는 연구 결과를 의학 분야 국제학술지 ‘여성 정신건강 아카이브’ 24일자에 발표됐다. 연구팀은 임신 5~31주 임신부 138명을 대상으로 가정 경제 상황, 건강, 식사 방식, 각종 스트레스와 불안 같은 신체·정신적 상태와 관련한 설문조사를 한 뒤 출산 후 영아의 건강지표를 비교했다. 조사를 한 임신부들의 평균 나이는 29세였다. 그 결과 임신 기간 중 발생하는 여러 가지 위험 요인 중 가정 경제와 관련된 스트레스가 출산 후 영아의 건강에 가장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내 안의 젊음이 함께 뛴다”…81·79·75세 실버 마라토너의 질주

    “내 안의 젊음이 함께 뛴다”…81·79·75세 실버 마라토너의 질주

    다음달 20일 열리는 제16회 서울신문 하프마라톤 대회엔 젊은이 못지않게 뜨거운 열정을 뽐내는 실버 마라토너들이 출전한다. 5㎞ 신홍철(81)씨, 10㎞ 임대환(75)씨, 하프코스(21.0975㎞)를 뛰는 김형근(79)씨가 주인공이다. 이들은 ‘적지 않은 나이에 너무 무리하는 것 아니냐’는 걱정 어린 눈길도 받는다. 그러나 너털웃음을 지으며 ‘몸이 허락하는 한 계속 달리겠다’고 입을 모았다.●5㎞ 도전하는 신홍철옹 최고령 26일 현재 참가 신청자 중 최고령인 신씨는 “가끔 경로당에 가면 ‘나도 나이를 먹었구나’는 생각에 서글퍼지곤 한다. 하지만 마라톤 대회에 나가 젊고 체력을 잘 단련한 사람들 속에서 함께 뛸 때 젊은 기운을 느낄 수 있어서 좋다”고 말했다. 신씨는 체력 단련에 좋겠다는 생각에 4년 전 마라톤을 시작했다. 작년에만 22회를 비롯해 지금까지 50회 이상 대회에 나섰다. 신씨는 “이 나이에 이 정도 건강하다고 생각하니 자신감을 갖게 되고 다른 일에도 적극적으로 바뀐다”며 “마라톤을 하면 순간에 끝나는 게 아니라 완주해야 마무리된다. 삶 속에서도 무언가 하고 싶을 때 끝까지 인내하면 좋은 결과를 얻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언젠간 몸이 안 따라주는 때를 맞겠지만 내 의지만은 젊다”며 “기계도 활동하지 않다간 녹슬지만 자꾸 돌리면 오래가듯이 인간 역시 꾸준히 움직여야 한다”고 마라톤 예찬론을 폈다.●“달리다 보면 외로움도 싹” 하프코스 최고령인 김씨는 “내 맘대로 운동하면 힘들 때 그냥 쉬곤 해서 안 좋다고 여겨 기록을 재는 대회에 나간다”며 “서울신문 대회에도 몇 차례 뛰었는데 다른 곳과 달리 경찰이나 검찰청, 통일부 등 공무원들도 어울리는 게 좋았다”며 웃었다. 그는 “2007년 마라톤을 시작했는데 스트레스를 받을 적에 복장만 갈아입고 뛰면 그 순간 모든 걸 잊게 된다.”고 덧붙였다. 10㎞ 도전자 중 최고령인 임씨는 “부인과 사별하고 외로움을 많이 느꼈는데 마라톤을 하면서 그러한 감정을 덜어냈다. 마라톤을 마치고 샤워를 할 때 굉장히 행복하다”며 “요즘 일주일에 3번가량 훈련을 하는데 대회 20일 전부터는 훈련량을 줄이며 페이스 조절을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건강이 허락하는 한 적어도 80세까지 뛸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대회 홈페이지(marathon.seoul.co.kr)에선 다음달 2일까지 참가 신청을 받는다. 현재 신청자를 연령대별 비율을 보면 40대가 31.45%로 가장 많다. 50대 28.07%, 30대 22.93%, 20대 12.37%, 70대 0.83%, 10대 이하 0.52%, 80대 이상 0.02%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새만금 방조제 350㎞ 폭주족 57명 무더기 기소

    세계에서 가장 긴 새만금방조제(33.9㎞)에서 수십 차례나 광란의 질주를 벌인 레이서들이 무더기로 재판에 넘겨졌다. 전주지검 군산지청 형사1부는 26일 불법 자동차경주를 한 혐의(도로교통법상 공동위험행위)로 A(38)씨 등 7명을 불구속 기소하고 50명을 약식기소했다고 밝혔다. 이들의 차량을 불법 튜닝한 자동차정비업자 등 7명도 자동차 관리법 위반 혐의로 약식기소됐다. 불법 레이싱 참가자들은 2014년 11월부터 지난해 7월 말까지 군산 새만금방조제 너울쉼터 앞 도로에서 소라쉼터 앞 도로까지 2㎞ 구간에서 불법 드래그·롤링레이싱을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정비업자들은 차주의 의뢰를 받아 승용차 소음방지 및 배기가스 배출 장치를 떼어내고 직접 제작한 장치를 설치한 혐의를 받고 있다. 드래그레이싱은 직선 도로에서 출발 신호에 따라 동시에 급가속 출발해 결승점에 먼저 도착하는 사람이 이기는 자동차경주의 일종이다. 롤링레이싱은 3∼4명씩 그룹을 지어 같은 속도로 서행하다가 출발 신호에 따라 시속 250㎞가 넘는 속도로 동시 출발해 지점에 먼저 도착하는 사람이 승리하는 자동차경주를 말한다. 불법 경주자들은 대학생, 공무원, 사업가, 농민 등 다양했고 람보르기니와 닛산 GT-R 등 슈퍼카를 타고 최고 시속 350㎞까지 속도를 냈다. 이들은 슈퍼카의 성능을 과시하며 속도 경쟁을 통해 스트레스를 해소한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 관계자는 “잠재적 살인행위인 불법 자동차경주 사범을 엄단해 새만금방조제를 찾는 시민과 관광객들이 안전하게 통행할 수 있는 교통환경을 조성하겠다”고 말했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트라우마 치료 도와준 개, 나무에 묶어 총살한 남녀

    한 여성 군인이 말못하는 ‘서비스 독(service dog)’을 비참하게 살해해 충격을 주고 있다. 서비스 독은 몸이 불편한 이의 복지 증진을 위해 특별히 훈련되어 임무를 수행하는 개를 일컫는다. 26일(이하 현지시간) 영국 데일리메일, 미국 AP등 외신은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페이엣빌 출신의 마리나 롤린스(23)가 동물학대와 음모죄로 고발당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달 초 롤린스는 ‘캠’이라는 이름의 핏불테리어를 근무 중인 삼림지역으로 데려왔고, 캠은 롤린스의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를 극복하는데 도움을 주었다고 한다. 롤린스는 최근 건강문제로 군에서 제대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롤린스는 자신의 병을 치료하는데 큰 힘이 된 개에게 은혜 대신 잔혹한 행위로 보답했다. 숲에 있는 나무에 캠을 묵어 5발의 총알을 발사한 것이다. 당시 함께 있던 군인 남자친구 야렌 헝(25) 역시 이를 말리기는 커녕 왜곡된 행위에 합세해 촬영까지 도맡았다. 커플은 자신들이 저지른 짓에 반성하기보다 그 끔찍한 순간을 재미있어했다. 현지언론 ABC11은 관계당국의 말을 빌려, “강아지를 쏘는 중 헝은 ‘나도 한 번만 쏘게 해달라고’, 롤린스는 ‘정말 즐거웠다. 사랑해. 넌 좋은 강아지였다, 그러나…”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어 롤린스는 강아지의 사체를 한동안 질질 끌고 다닌 후, 얕은 무덤에 파묻었고, 남자친구 헹은 이를 보고 ”약간 더 깊은 곳에 놓으라“고 조언했다. 컴벌랜드 카운티 보안관 사무소와 야생동물 관리부는 커플에게서 동물 도살과 관련된 다수의 영상과 메시지를 발견했고, 컴벌랜드 카운티 동물 보호소는 죽은 강아지가 2015년 입양됐던 개, 캠이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보호소 관계자는 ”매우 귀엽고 상냥한 캠은 평소에 얌전했으며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존재였다. 캠은 자신을 사랑해줄 누군가를 원했고 그 기회가 주어졌다고 생각했는데…“라며 비통해했다. 한편 캠이 죽은 후에도 롤린스는 적반하장의 태도를 보였다. 페이스북 사이트 ‘캠을 위한 정의’(A Justice for Cam)에 “강아지에게는 최후심판의 날이다! 슬프지만 캠은 가야한다. 어디로 향하든 캠은 훨씬 더 행복할 것이다”라는 글을 올렸고, 헹 또한 “캠은 굉장히 새로운 삶을 살 것”이라고 언급했다. 한편, 그들의 잔혹성에 대해 롤린스에게는 1만 달러(약 1126만원), 헹에게는 5000달러(약 563만원)의 보석금이 책정됐었으나 동물 애호가들의 격렬한 항의 후, 그들의 보석금은 2만5000달러(약 2818만원)까지 치솟았다. 안정은 기자 netineri@seoul.co.kr
  • 가짜 진흙 묻은 빈티지 청바지가 48만원?

    가짜 진흙 묻은 빈티지 청바지가 48만원?

    빈티지 패션의 강자가 등장했다. 25일(이하 현지시간) 뉴욕데일리는 입기만해도 아주 열심히 일한 것 같은 인상을 주는 빈티지 의상을 소개했다. 바로 미국의 고급 백화점 노드스트롬이 판매하고 있는 ‘디스트레스트(heavily distressed)’ 청바지다. 디스트레스트는 보풀이 일어나게 하거나 찢어지고 구멍이 뚤린 것처럼 일부러 옷감을 해지게 연출하는 것을 말한다. 무릎과 호주머니 부분에 진흙이 말라붙은 것 같은 이 청바지의 가격은 425달러(약48만원)다. 노드스트롬의 홈페이지에 따르면, 미국 프리미엄진 PRPS가 디자인한 이 제품은 “미국인의 견고한 작업복울 구현한 것”으로 “몸이 더러워지는 것 자체를 두려워하지 않는 사람들”에게 제격이라고 되어있다. 청바지에 코팅되어 있는 진흙이 험한 일도 마다하지 않는 사람의 의지를 보여줄 수 있다는 의미다. 또한 PRPS는 진흙 데님 자켓도 제작했는데, 청바지와 동일한 가격에 팔리고 있다. 색상은 남색으로 명시되어있으나 갈색에 가깝고, 진흙 무늬는 영구적이라 여러번 세탁해도 항상 진흙을 둘러쓴 듯한 인상을 준다. 한편 디스커버리 채널 ‘Dirty Jobs’의 진행자 마이크 로는 페이스북 페이지를 통해 “진짜 진흙이 아니라 가짜 진흙”이라며 “뭔가 일에 대한 환상을 불러일으킨다. 노력에 대한 착각 혹은 남자다움에 대한 환상 말이다”라며 비판했다. 안정은 기자 netineri@seoul.co.kr
  • 자웅동체로 태어난 개, 수술로 새 삶 살게 된 사연

    자웅동체로 태어난 개, 수술로 새 삶 살게 된 사연

    자웅동체로 태어난 개가 수술을 받은 뒤 새 삶을 살기 시작한 사연이 알려졌다.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의 25일자 보도에 따르면 잭 러셀 테리어 종의 개 ‘몰리’를 키우던 60대 핀레이 부부는 지난해, 당시 생후 8개월 무렵이던 몰리를 동물병원에 데려갔다가 생각지도 못한 진단을 들었다. 암컷인 몰리의 몸 안에 수컷의 생식기도 함께 있다는 진단이었다. 자웅동체로 태어난 몰리의 몸 밖에는 암컷의 생식기가, 자궁이 있어야 할 자리에는 수컷의 생식기가 자리잡고 있었고 이 때문에 지나친 흥분이 지속되는 상황이었다. 생물학적 용어로 간성 혹은 중성이라고 말하는 이 증상은 암수 두 가지 형질이 혼합돼 나타나는 것으로, 자웅동체로 태어나긴 했으나 완전한 암컷이나 완전한 수컷이 아닌 중간적 성질을 띠는 개체를 말한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증상이 계속 될 경우 지나친 흥분뿐만 아니라 지속된 스트레스를 받고 성장발달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한다. 몰리 역시 이 때문에 힘든 시간을 보내야 했고, 결국 주인과 수의사는 수술을 결정했다. 몰리의 성별은 외부로 드러난 생식기의 형태에 따라 암컷으로 결정됐다. 몰리의 수술을 담당한 글래스고의 한 동물병원 수의사는 “몰리처럼 개에게서 자웅동체, 간성이 나타나는 일은 매우 드물며, 일부는 치료가 없이도 살아갈 수 있는 상태를 보이지만 몰리는 달랐다. 지속된 흥분으로 인해 스트레스가 매우 심한 상태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15년간 수의사로 일했지만 자웅동체 개의 성 전환 수술을 해본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생후 18개월이 된 몰리는 건강을 되찾고 밝은 삶을 살고 있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피부질환 아토피, 의학·한의학 협력치료로 면역 및 대사 기능 개선해야

    피부질환 아토피, 의학·한의학 협력치료로 면역 및 대사 기능 개선해야

    아토피는 피부발진을 주요 증상으로 하는 알레르기 질환으로 피부증상이 호전과 재발을 반복하는 경향을 보인다. 병변이 나타나는 부위와 임상양상은 유아기, 소아기, 성인기 등 연령에 따라 약간의 차이가 있으며, 그 중 성인기에 나타나는 성인아토피는 유아, 청소년기에 주로 발생하던 아토피가 여러 요인에 의해 성인에게서 발병하는 것을 말한다. 병변이 나타나는 부위는 소아기 때와 유사하게 피부가 접히는 부위, 목,얼굴 등 뿐만 아니라 특히 에 주로 발생하며 태선화와 같은 만성 변화가 많이 나타난다. 주된 증상은 얼굴에 홍반이 관찰되며 손에 만성 습진이 있는 경우가 많다. 또한 소아 아토피에 비해 치료가 까다로우며, 일상생활이 힘들 정도의 극심한 가려움증과 진물, 발진 등의 증상이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다 이러한 성인아토피는 유아기, 청소년기에 나타난 아토피가 제대로 치료되지 않아 성인이 되어서도 증상이 지속되거나, 과거 없었던 증상이 성인이 된 후 잘못된 식습관, 환경적인 문제, 스트레스 등 복합적인 원인으로 인해 발생한다. 특히 외관상 보기에 좋지 못한 붉은 발진이 겉으로 드러나는 얼굴, 손 등의 부위에 발생해 일상생활에 있어 대인기피증 및 우울증 등을 유발할 수 있는 만큼 초기에 적절한 치료가 이뤄져야 한다. 이러한 성인아토피를 치료하기 위해 최근 개원가에서는 양방치료와 한방치료를 동시 적용해 아토피 질환을 개선하는 의학·한의학 협력치료도 시행되고 있다. 의학·한의학 협력치료의 장점은 과학적 근거를 토대로 환자 개인별 정확한 원인 검사가 가능하며, 양방의 초기 급성 질환을 개선하는 치료와 한방의 근본적인 치료가 함께 시행돼 아토피 증상 개선에 탁월한 효과가 입증된 치료방법이다. 이때 한방의 한약치료는 탕약과 농축건조한약이 처방되며, 탕약은 아토피 협력치료 초, 중반기 급성증상과 면역기능 불안정 개선에 도움을 준다. 농축건조한약은 치료 후반기에 신체 기능 회복 및 피부안정 유지에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양방의 피부치료는 협력치료과정에서 초기의 급성증상 안정과 후반기의 후유증 치료 및 예방에 도움을 준다. 수액주사치료는 전체적인 신체의 밸런스 회복과 노폐물 배출, 면역력 개선 등에 대해 치료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위드유 의원∙한의원 한성호 원장은 “의학·한의학 협력치료는 양방치료의 빠른 증상 완화와 한방치료의 면역안정과 회복 등 각 치료법의 장점을 치료과정에서 적용할 수 있음은 물론 아토피 치료에 있어 중요한 대사기능 개선 및 면역의 균형 회복을 기대할 수 있다”고 전했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최민식 “좋은 작품 향한 욕망은 죽을 때까지 계속될 듯”

    최민식 “좋은 작품 향한 욕망은 죽을 때까지 계속될 듯”

    노동자 출신 정치인 열연…권력욕으로 무너지는 인간의 굴절된 모습 그려진심으로 일해 줄 사람을 제대로 뽑기 위해 이 영화가 이정표가 되길배우 최민식(55). 누구나 인정하는 ‘특별한 배우’다. 26일 개봉하는 ‘특별시민’(감독 박인제)에서는 노동자 출신 정치인 변종구 역을 맡아 열연했다. 쇳가루에 기름밥을 먹다가 정치에 투신, 금배지를 세 번이나 달았고 서울시장에도 거푸 뽑힌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당장은 3선을 위해 시장 선거에 또 나섰지만 차기 대권도 은근히 노리는 중. 그런데 정점에 오르는 과정에서 닳고 닳아 초심을 잃은 지 오래다. 음모와 배신이 판치는 선거판에서 권모술수가 송곳과 같다. 인기 미드 ‘하우스 오브 카드’를 떠올리게 하는 웰메이드 정치 드라마라는 평가도 있으나 한편으로는 새달 대선과 맞물려 여기저기 입방아다. “신경이 안 쓰인다고 하면 거짓말이죠. 왜 하필 지금이냐, 물타기 아니냐, 선관위 홍보 영화냐는 이야기도 나오네요. 허허허. 만든 사람 입장에서는 양날의 검인 것 같아요. 그런데 외적인 상황이 먹힐 거냐 아니냐를 놓고 주판알 튕기는 건 허망한 짓이에요. 개봉하고 나면 어떤 지점이 어필했고, 외면받았는지 집중 점검하는 게 앞으로도 영화를 만들어 나갈 ‘특별시민’ 팀의 마지막 작업이라고 봅니다.” ‘또 정치 영화, 또 시국 영화냐’는 피로감 논란에는 한마디 덧붙인다. “처음부터 옳은 선택에 대한 작품이라는 공감대가 있었어요. 이념적, 정치적 성향을 떠나 우리 대신 우리를 위해 진심으로 일해 줄 사람을 제대로 뽑기 위해 기준점을 명확하게 하려는 게 ‘특별시민’이 갖고 있는 의도 중 하나예요. 왜 돈 주고 스트레스를 받느냐는 생각은 잠깐 접고 지긋지긋할수록 더 깊숙이 들어가 끝장을 봤으면 좋겠어요. 적어도 변종구는 안 되지 않겠느냐, 그런 경각심은 가져야죠. 최근 우리 사회가 투표의 중요성을 뼈저리게 절감했잖아요.” ‘특별시민’은 한 인간이 권력욕으로 어디까지 무너질 수 있는지 보여 주는 작품이기도 하다. “권력에 중독된 나머지 권력을 국민을 위해서가 아니라 입신양명 수단으로 활용하는 사람들을 많이 봐 왔잖아요. 그들의 불의를 합리화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번에 연기를 해 보니 잘못된 욕망에 중독되면 인간으로서 굴절된 모습을 보여 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자신이 고집했던 장면이 있다고 했다. 변종구가 문래동 공장 노동자 시절 단골이었던 대폿집을 찾아가 홀로 소주잔을 기울이며 옛날 그 고기맛이 안 난다, 혓바닥이 달라진 것 같다고 토로하는 장면이다. 물론 이러한 회한은 찰나에 그친다. “과거에는 그야말로 운동권 선봉에 섰다가 지금은 극단적으로 반대 방향에 있는 정치인들을 보면 정말 궁금해요. 소주 한잔하며 왜 그렇게 됐는지 물어보고 뭐라고 대답하는지 듣고 싶은 마음을 담은 장면이지요.” ‘특별시민’에선 긍정적으로 비쳐지는 정치인을 당최 찾을 수 없다. 새 정치의 꿈을 갖고 정치판에 뛰어든 청춘들도 자기 가치관이 무너지며 튕겨져 나간다. 관객의 숨통을 틔워 줄 캐릭터가 없어 아쉽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한다. “올바른 정치인이 등장하면 선악 구도, 두 인물 간 대결 구도의 진부한 설정이 되지 않을까 싶었죠. 어차피 이번 작품은 태생적으로 건강성이 있기 때문에 정치판, 정치인의 병폐에 일관되게 초점을 맞추는 게 맞다고 결론 내렸죠.” 영화에 대한 이런저런 이야기를 듣다 보니 최민식은 연기에 중독된 듯하다. 그에게는 어떤 욕망이 꿈틀대고 있을까. “열이면 여덟 정도는 좋은 캐릭터를 만나 좋은 작품을 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죠. 좋은 작품에 대한 욕망은 죽어야 끝날 것 같네요. 허허허.”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현장 행정] 저출산 극복 ‘佛 롤모델’ 첫 시도…‘아이 바보’된 김영배 성북구청장

    [현장 행정] 저출산 극복 ‘佛 롤모델’ 첫 시도…‘아이 바보’된 김영배 성북구청장

    “임·산부의 건강부터 영·유아의 정서와 신체발달까지 책임지는 모자보건소가 많아져야 저출산 문제를 해결할 수 있어요.”서울 성북구 김영배 구청장은 25일 국내 최초로 문을 연 모자보건소인 ‘정릉 아동 보건지소’에서 유아들을 대상으로 열린 요리 프로그램 참여했다. 5~6세 유아들을 대상으로 하는 이 프로그램은 동화구연과 요리로 양파에 대한 거부감을 없애는 식으로 편식 습관을 바로잡아 주는 건강 체험 활동이다. 지난 2월 말 정릉동 164-62번지에 개관한 정릉 아동 보건지소는 의사 1인, 간호사 3인, 놀이교사 2인 등이 상주하며 지역 임산부와 0~6세 영유아의 발달 및 보건을 지원한다. 기본적인 진찰과 예방접종은 물론, 초보 부모 준비교실, 산전·후 운동교실, 건강이유식 만들기, 0~6세 아이의 발달을 위한 각종 건강 및 놀이 프로그램을 무료로 제공한다. 자치구가 운영하는 보건소나 보건지소는 대부분 성인의 대사증후군 관리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데 반해 성북구는 2015년 모자보건이란 테마로 보건지소 설립을 추진해 서울시의 지원을 따내면서 탄생했다. 아이디어는 김 구청장이 아동친화 도시로 유명한 프랑스로 시찰 갔을 때 파리에서 본 모자보건센터의 개념을 도입하면서 나왔다. 당시 모자보건소에서 만난 엄마들은 임신 단계부터 출산 이후 산모 건강 및 스트레스 관리는 물론, 영유아 양육 과정에서 닥치는 각종 문제를 친정 같은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전문지식을 바탕으로 상담받고 실질적인 지원도 받았다며 극찬을 쏟아냈다. 돌봄을 전문으로 하는 국공립 어린이집과 달리 모자보건소는 의료상담, 건강관리 등을 포함한 종합적인 영유아 발달을 지원한다는 점에서 저출산 극복 정책으로 경쟁력이 있다. 지역 주민들은 국내 최초로 유니세프 아동친화도시 인증을 받은 성북구가 이번 모자 보건지소 설립으로 다시 한번 친아동정책을 선도하고 있다는 점에서 만족도가 높다. 지역 아이와 엄마가 함께 만날 수 있고 상담을 받거나 경험을 공유할 수 있는 공공의 장이 생겼다는 것도 장점이라고 입을 모았다. 영유아 놀이터 부족을 커버할 만하다. 김영배 성북구청장은 “아직은 설립 초기라 보완할 점도 있지만 육아 문제를 공유하고 해결할 수 있는 마을공동체를 공공에서 형성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면서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의견 수렴을 통해 모자보건소가 저출산 극복에 도움을 줄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주현진 기자 jhj@seoul.co.kr
  • 서울시의회 도시안전위 강남학원건물 붕괴 매몰자 구조 소방대원 격려

    서울시의회 도시안전위 강남학원건물 붕괴 매몰자 구조 소방대원 격려

    서울시의회 도시안전건설위원회(위원장 주찬식)는 24일 제273회 도시안전건설위 제3차 회의에서, 지난 22일 ‘강남구 학원건물 철거공사장 붕괴사고’가 발생해 2차 붕괴위험성이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매몰자 구조를 위해 목숨을 내놓고 혼신의 노력을 다한 소방공무원들을 격려하고 감사의 뜻을 전했다. 지난 4월 22일 오전 10쯤 강남구 역삼동 학원건물 철거현장 지상 1층에서 굴삭기 작업 중 바닥이 붕괴되어 굴삭기 1대와 작업인부 2명이 추락해 매몰된 사고가 발생하여 총 188명의 구조인력과 43대의 구조장비가 동원됐으며, 2차 붕괴사고의 위험성이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서울소방재난본부 대원들은 매몰자 구조를 위해 신속한 대응과 함께 혼신의 노력을 다해 매몰된 인부 2명을 무사히 구출해냈다. 도시안전건설위원회 주찬식 위원장은 매몰된 인부 2명이 무사히 구조되어 너무나 다행이라고 말하면서, 2차 붕괴사고 발생의 위험성이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인명구조를 최우선시하는 소방대원들의 헌신적인 구조 활동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라면서 1천만 서울시민을 대변하여 찬사와 격려를 보낸다고 말했다. 이에 권순경 소방재난본부장은 구조 활동에서 항상 행운이 따라주는 것은 아니라면서 만일 소방대원들이 2차 붕괴나 폭발 등의 위험성을 안고 목숨을 건 구조 활동에도 불구하고 불행히 요구조자의 생명을 구해내지 못할 때는 소방대원이 겪게 되는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 Post-Traumatic Stress Disorder)’는 상상을 초월한다면서 주변의 격려와 관심이 큰 힘이 된다고 화답했다. 이날 도시안전건설위원들은 붕괴현장과 같이 2차 피해의 발생이 우려되는 현장에 소방대원들을 투입할 때는 구조 활동을 벌이는 소방대원들의 안전을 위한 조치도 만전을 기할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았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메디컬 인사이드] 게으르면 고혈압을 이길 수 없다

    [메디컬 인사이드] 게으르면 고혈압을 이길 수 없다

    음식은 싱겁게 음주는 한잔만약물치료·생활요법 병행해야중년을 지나 고령으로 가는 길에는 복병이 많습니다. 가장 흔한 것이 ‘고혈압’입니다. 지난해 기준으로 고혈압으로 병원에서 진료받은 인원이 752만명이고, 환자 수는 해마다 급증하고 있습니다. 고혈압은 심장과 뇌, 신장, 대동맥에 합병증을 일으켜 목숨을 앗아 가거나 삶의 질을 망가뜨리는 무서운 병입니다. 그런데 고혈압 자체로는 아무런 증상이 없어 ‘침묵의 살인자’라고 불리기도 합니다. 문제는 고혈압의 그늘에서 조금씩 벗어나려면 매우 까다로운 과정을 통과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게으르면 절대 고혈압을 이길 수 없습니다. 하늘이 준 운명에 따라 살겠다고요? 5~10년 뒤 후회하지 않으려면 전문가의 조언을 새기길 바랍니다. 고혈압으로 진단받았다면 혈압약 복용은 기본입니다. 일반적으로 19세 이상 성인이 2번 이상 혈압을 측정해 수축기 혈압이 140㎜Hg 이상이거나 확장기 혈압이 90㎜Hg 이상일 때 고혈압으로 진단하고, 상태가 계속 악화하면 약을 처방합니다. ‘완치’의 개념이 없는 만성질환이기 때문에 환자는 평생 약을 먹어야 하는 불편이 있지만, 한편으로 약은 합병증을 막는 가장 효과적인 치료법이기도 합니다. 고혈압 전단계(수축기 혈압 120~139㎜Hg, 확장기 혈압 80~89㎜Hg)부터 혈압을 잡으려고 해도 고된 삶이 기다립니다. 전문의의 조언에 따라 진행하는 ‘생활요법’에 들어가야 합니다.●고혈압 ‘주적’은 소금… 밥상서 아웃! 첫 번째는 ‘소금’입니다. 박성하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교수는 “소금 섭취량은 하루 6g 미만으로 서서히 줄이면서 싱거운 맛에 적응해야 한다”며 “될 수 있으면 소금에 절인 음식은 먹지 말고 식탁에 간장과 소금을 올리지 않는 게 좋다”고 조언했습니다. 소금의 주성분인 ‘나트륨’은 물을 갖고 있으려 하기 때문에 혈액의 부피를 늘리고 혈관 압력을 높입니다. 스낵 1봉지(1.5g), 라면 1개(2.5g)만 먹어도 이미 소금 4g을 섭취하게 됩니다. 일반적인 국과 김치, 생선구이만 먹어도 3g의 소금이 우리 몸으로 들어옵니다. 따라서 소금을 줄이려면 굳은 결심과 인내가 필요합니다. 박 교수는 “레몬과 식초 등의 신맛을 이용하거나 카레가루 등 향신료에서 맛을 얻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묽은 간장을 사용하고, 소금에 절인 채소는 손대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고춧가루나 후추의 매운맛은 혈압을 높이진 않지만, 소금을 곁들이지 않고 먹기는 쉽지 않기 때문에 음식에 너무 많이 넣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소금에 절여서 만든 김치, 깍두기 등은 4~5쪽 정도로 절제하고 장아찌, 젓갈 등 염장식품은 피합니다. 소금을 하루 6g 이하로 계속 제한하면 수축기 혈압을 5㎜Hg 줄일 수 있습니다. 과일과 채소 위주의 저지방식을 꾸준히 먹으면 수축기 혈압이 무려 8~14㎜Hg 감소한다고 하니 실천하기 어렵더라도 꼭 도전하시길 바랍니다.●금주 2~4㎜Hg·스트레스 6㎜Hg 낮춰 절주도 필수입니다. 이광제 중앙대병원 순환기내과 교수는 “과도한 음주는 혈압을 올리고 혈압약에 대한 저항성을 높인다”고 경고했습니다. 업무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먹어야 한다면 하루에 허용되는 양은 소주와 맥주 모두 겨우 2잔입니다. 심지어 여성과 저체중 남성은 1잔으로 제한해야 합니다. “불가능하다”고 하소연하는 분이 많겠지만 꾸준히 금주하면 보상으로 수축기 혈압 2~4㎜Hg을 줄이는 효과를 얻습니다. 심혈관질환 위험을 높이는 담배도 끊어야 합니다. 특히 ‘니코틴’은 혈관을 수축시켜 혈압을 높입니다. 스트레스를 줄여도 6㎜Hg의 혈압을 낮출 수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가정이나 직장에서 늘 마음을 이완하는 습관을 들여야 합니다. ●유산소 운동 도움… 근력은 서서히 운동은 빠르게 걷기, 조깅, 자전거 타기, 수영, 체조, 줄넘기, 에어로빅이 좋습니다. 이 교수는 “근력 운동은 일시적으로 혈압을 상승시킬 위험이 있어 가볍게 시작해 2주 간격으로 서서히 강도를 높여야 한다”고 귀띔했습니다. 운동 강도는 최대심박수의 50~60% 수준입니다. 최대심박수는 220에서 나이를 빼면 나옵니다. 약간 땀이 날 정도로 주 5~7회, 최소 30분 이상 운동하면 수축기 혈압이 4~9㎜Hg 줄어듭니다. 꾸준히 노력해 체중을 10㎏ 줄이면 수축기 혈압은 무려 5~20㎜Hg가 감소합니다. 생활요법은 최소 기간이 ‘6개월’입니다. 제대로 실천하는 것만큼 꾸준한 실천도 중요합니다. 이 교수는 “6개월 이상 생활요법을 실천했는데도 계속 혈압이 오르면 약의 도움도 받아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때도 생활요법을 완전히 중단하라는 것이 아닙니다. 약물치료와 생활요법을 동시에 진행해야 합병증의 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최동훈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교수는 “운동요법이 고혈압 치료의 전부라고 오해해 운동에만 매달리는 환자를 간혹 보는데 이는 매우 위험한 행동”이라고 경고했습니다. 노력의 결실 반대의 상황은 무엇일까요. 가슴이 터질 듯 아프다가 돌연사하는 ‘심근경색’, 높은 압력에 견디기 위해 심장이 부어오르는 ‘심부전’, 뇌혈관이 터지거나 막히는 ‘뇌졸중’ 위험이 3~7배 높아집니다. 아니면 시력을 잃거나 신장이 제 기능을 못하는 상황에 빠지기도 합니다. 여러분은 무엇을 택하겠습니까.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구로구 수요일엔 ‘도시樂’

    구로구 수요일엔 ‘도시樂’

    폭풍처럼 몰아치던 오전 업무를 마치고 찾아온 점심시간. 잠시라도 여유를 찾고 싶은 마음에 도시락을 들고 직장 동료들과 함께 야외로 나가 파라솔 밑에 자리를 잡았다. 봄바람이 솔솔 부는 가운데 어쿠스틱 기타 선율이 귀를 간지럽게 한다. 오전에 쌓였던 스트레스가 눈 녹듯 사라진다.서울 구로구가 매주 수요일마다 ‘G밸리 도시락(樂) 거리’ 행사를 개최한다고 24일 밝혔다. 26일 첫 공연을 시작으로 다음달 말까지 부처님오신날을 제외하고 총 다섯 번의 공연이 열린다. G밸리 도시락 거리는 구로디지털단지 직장인과 인근 주민들에게 휴식과 문화의 공간을 제공하기 위해 기획됐다. G밸리 문화의 거리 광장에서 진행된다. 100여명이 앉을 수 있는 파라솔 테이블 15개를 설치하고, 다양한 뮤지션을 초청해 직장인과 주민들이 도시락을 먹으며 공연을 즐길 수 있도록 꾸민다. 첫 공연에서는 유명 서바이벌 프로그램에 출연했던 어쿠스틱 남매 듀오 ‘필로스’가 기타 연주를 들려준다. ‘필로스’는 독특한 기타 주법으로 스페인과 일본 공연을 마친 실력파 연주가다. 해금 연주가 ‘은한’도 공연을 펼친다. ‘왕의 남자’ 수록곡 ‘인연’을 선보인다. 참여를 원하는 사람은 매주 금요일까지 이메일(nodoubt@guro.go.kr)로 이름, 참석 인원, 연락처를 기재해 파라솔을 신청하고 당일 도시락을 가져오면 된다. 사전 신청을 받지 않는 자리는 현장에서 자율적으로 이용할 수 있다. 이성 구로구청장은 “주민들에게는 낭만의 공간, 직장인들에게는 휴식의 공간이 될 것”이라면서 “매주 다양한 공연을 보며 도심 속 피크닉을 즐겨 보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주인 외출 뒤 혼자 남은 반려견, 어떤 행동 할까?

    주인 외출 뒤 혼자 남은 반려견, 어떤 행동 할까?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은 브리스틀대학 동물전문가 및 영국 동물학대방지협회(RSPCA) 전문가의 말을 인용해 주인이 외출한 뒤 반려견의 심리상태 및 행동에 어떤 변화가 생기는지 설명했다. RSPCA의 동물전문가 앨리스 포터와 브리스틀대학의 에밀리 블랙웰 박사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반려견은 주인이 집을 떠난 뒤 평균 30분 정도 낮게 으르렁거리거나 짖거나 낑낑거리는 소리를 내며 불안함을 표출한다. 일부 반려견은 몇 시간 내내 위의 행동을 반복하기도 한다. 이는 주인이 떠난 지 처음 몇 분 동안 느끼는 고립감, 분리감이 개에게는 가장 큰 스트레스로 다가오기 때문이다. RSPCA의 앨리스 포터는 “이런 행동은 대개 주인이 떠난 뒤 30분 이내에 시작되는데, 분리불안이 심한 일부 개의 경우 주인이 집을 나간 뒤 몇 분 만에 이런 행동을 보이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분리불안을 느끼는 개들에게서 가장 흔하게 나타나는 것은 공격성이다. 주인이 나간 문을 향해 뛰어들거나, 짖고 배변을 보는 등의 행동이 여기에 속한다”면서 “지나치게 타액을 분비하거나 자해, 구토, 특정 행동의 반복 등의 증상을 보이는 개도 있다”고 덧붙였다. 브리스틀대학의 에밀리 블랙웰 박사는 “개들은 주인이 외출을 하기 전부터 주인과 떨어지는 것을 알아채고 불안을 느낄 수 있다. 예컨대 주인이 옷을 갈아입고 가방을 챙기는 등의 행동을 하면 곧 외출할 것이라는 사실을 미리 짐작하고, 주인과 떨어져 혼자 남겨져야 하는 ‘나쁜 일’이 생길 것이라고 예측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블랙웰 박사에 따르면 주인이 떠나고 혼자 남은 것에 불안을 느끼는 반려견들은 몇 시간이 지나고 나면 짖거나 문을 긁는 등의 폭력적인 행동은 멈출 수 있지만, 때때로 주인이 돌아올 때까지 집 안을 서성이며 불안한 심리를 감추지 못한다. 그리고 주인이 집에 돌아오면 편안하게 엎드려 잠에 빠지는 모습을 보이기도 하는데, 이는 주인이 없는 내내 느꼈던 불안이 해소되고 주인이 올 때까지 서성이면서 쌓였던 피로 때문일 수 있다고 블랙웰 박사는 분석했다. 블랙웰 박사는 “성견보다는 강아지일수록 주인과의 분리불안을 더 심하게 느낄 수 있다”면서 “외출했다 돌아왔을 때 화장실이 아닌 다른 곳에 배설했다고 화를 내면 반려견은 더 큰 불안을 느낄 수 있으니 반드시 유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법원 “24시간 격일 근무·휴무일 교육 경비원 사망 업무상 재해”

    격일로 24시간 근무를 하고도 휴일을 제대로 보장받지 못해 사망한 60대 경비원에 대해 법원이 업무상 재해를 인정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7부(부장 이진만)는 밤샘근무 이후 심근경색증으로 숨진 김모(60)씨 유족이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낸 유족보상금 지급 소송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고 23일 밝혔다. 2014년 10월부터 대구 달성군에 있는 사업장에서 격일제로 근무하던 김씨는 같은 해 12월 17일 퇴근한 지 30분 만에 가슴 통증을 느껴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이틀 뒤 사망했다. 재판부는 “김씨가 평소 앓던 이상지질혈증이 과로·스트레스로 악화돼 심근경색으로 사망한 것으로 추단된다”며 “김씨의 연령·건강 상태에 비춰보면 격일제 근무 자체가 다른 사람에 비해 과중한 업무였던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특히, 법원은 김씨가 신임 교육으로 인해 휴무를 제대로 보장받지 못했다는 점도 판단 근거로 삼았다. 재판부는 “김씨는 사망 직전 9일 동안 단 한 차례만 제대로 휴무일을 보장받았다. 다른 휴무일에는 퇴근 뒤 7시간 동안 교육을 받았다”며 “격일제 근로자의 업무상 과로나 스트레스를 판단할 때는 충분한 휴식 여부를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노인 3명 중 1명만 유산소 신체활동

    우리나라 노인 가운데 충분한 신체활동을 하는 사람은 3분의 1 정도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한국건강증진개발원의 ‘노인의 신체활동 실천현황 및 정책 제언’에 따르면 2015년 기준 우리나라 65세 이상 노인의 유산소 신체활동 실천율은 33.7%에 그쳤다. 보건복지부의 국민건강통계 등을 분석한 결과다. 유산소 신체활동 실천율은 걷기를 포함한 중강도 유산소 활동을 일주일에 150분 이상 또는 고강도 유산소 활동을 일주일에 75분 이상 하는 사람의 비율을 말한다. 실천율이 가장 높은 건 20대(19~20세)로 66.7%였다. 30대가 51.2%, 40대 54.5%, 50대 46.2%였다. 65세 이상 노인 중에서도 70세 이상의 실천율은 29.8%에 그쳤다. 성별에 따라서도 차이가 났다. 남성은 41.7%, 여성은 27.9%였다. 노인의 근력 운동 실천율은 17.7%였다. 남성 30.7%, 여성 8.3%로 여성의 근력 운동이 절대적으로 부족했다. 근력 운동 실천율은 일주일에 신체 각 부위를 모두 포함하는 근력 운동을 2일 이상 하는 사람의 비율을 말한다. 아울러 일주일 동안 하루 30분 이상 걷기를 5일 이상 실천했는지를 보는 걷기 실천율은 노인 그룹에서 35.8%로 나타났다. 이는 10년 전인 2005년에 비해 18.8%포인트 감소한 것이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규칙적인 신체활동은 비만과 대장암, 유방암 예방에 효과적이고, 관상동맥 질환과 당뇨병 위험요인을 감소시킨다. 근골격 건강을 증진하고 우울, 스트레스, 불안 등과 같이 심리·사회적인 건강 위험요인을 감소시킨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카드뉴스] 봄꽂 라이딩… 지금 그러고 자전거를 타겠다고?

    [카드뉴스] 봄꽂 라이딩… 지금 그러고 자전거를 타겠다고?

    봄꽃이 활짝 핀 거리를 자전거로 쌩쌩 달리면 스트레스도 함께 날아가는 기분입니다. 옷차림이 가벼워진 요즘, 도로 곳곳에는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도 부쩍 늘었습니다. 하지만 술을 마시고 페달을 밟거나, 안전장비를 착용하지 않은 채 도로를 쌩쌩 달리는 자전거족들도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자전거 이용 인구 1300만명 시대, 안전 의식은 헛바퀴질 하고 있습니다. 기획·제작 김민지 기자 mingk@seoul.co.kr
  • [사설] ‘학생 행복 꼴찌’는 어른들이 책임져야

    한국 학생들의 ‘삶의 만족도’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에서 최하위권이다. 성적의 중압감에 짓눌려 사는 우리 아들딸의 고단한 현실이라서 마음이 무겁다. OECD의 ‘2015 학생 웰빙 보고서’에 따르면 15세 우리 학생 삶의 만족도는 48개국 중 터키 다음으로 낮은 47위다. 주당 60시간 넘게 공부하는 학생 수는 OECD 평균치보다 두 배 가까이 많다. 학습 시간이 가장 길다. 사교육도 가장 이른 나이에 시작한다. 시험이나 성적 스트레스 수준 역시 OECD 평균을 웃돈다. 운동을 하는 학생 비율은 맨 아래 수준이다. 부모와 대화하는 시간도 꼴찌권이다. 학업과 장래 부담이 큰데도 이를 제때 적당히 해소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 미래를 짊어질 학생들이 이렇게 신음하고 고통받는 것은 예삿일이 아니다. 어린 학생들의 아우성을 애써 외면하고 방치한 어른들 탓이다. 지금의 기성세대가 자랄 땐 물질적으로 풍요롭진 않았어도 방과 후 친구들과 뛰어놀며 충분히 추억을 쌓을 시간이 있었다. 마음에 여유가 있었다. 우리 아들딸에게 그런 것을 막은 것은 다름 아닌 부모 세대인 우리다. 이제 어른들이 소매를 걷어붙여야 한다. 지칠 대로 지쳐 있는 미래 주역들의 심신이 더 황폐해지기 전에 나서야 한다. 대선 주자마다 교육정책을 내놓고 있다. 그러나 학제 개편이나 특목고 폐지 등 하드웨어뿐 소프트웨어를 손질하겠다는 공약은 찾아보기 어렵다. 그렇다면 우선 학부모들이 작은 것부터라도 시작해 보자. 언제까지 “그래도 힘내라”고 자녀들에게 얘기할 수만 없지 않은가. 대입 수험생뿐 아니라 중학생까지 ‘학습 노동’에 내몰린 지는 오래다. 고등학생은 열에 일곱, 중학생은 열에 다섯이 일요일에도 학원에 간다고 한다. 오죽하면 ‘월화수목금금금’이라는 말이 생겼겠는가. ‘학원휴일 휴무제’의 법제화를 적극 추진할 필요가 있다. 적어도 휴일만이라도 학원 문을 닫아서 학생들을 쉴 수 있게 해 주자. 사회적 합의만 이룬다면 법제화는 얼마든지 가능하다. 학부모들도 70%가 이에 찬성한다. 10여년 전 학원 수업을 밤 10시까지로 제한하는 조례를 만들 때도 큰 논란이 일었지만 헌법재판소의 합헌 결정을 받아 현재 학원 수업은 밤 10시까지만 할 수 있다. 이런 식으로 우리 자녀들이 숨 쉴 수 있는 방안을 하나 둘씩 찾아보자. 천리 길도 한 걸음부터다.
  • [이주의 어린이 책] 수영강사 네모씨가 찾는 작지만 소중한 가치

    [이주의 어린이 책] 수영강사 네모씨가 찾는 작지만 소중한 가치

    중요한 문제/조원희 지음/이야기꽃/48쪽/1만 2000원 수영 강사 네모씨가 불안에 집어 삼켜진 건 작은 구멍 하나 때문이다. 크기는 500원짜리 동전 크기만 하지만 스트레스의 깊이는 가늠할 수 없을 정도다. 얄궂게도 정수리 한가운데를 보란 듯이 파고들어 자리잡은 원형 탈모 얘기다.그 작은 구멍은 네모씨의 일상을 완전히 잠식한다. 네모씨가 찾아간 병원 의사는 말한다. “이건 정말 중요한 문제입니다. 반드시 처방대로 따르세요.” 처방은 네모씨의 기쁨이나 즐거움과는 온통 반대 방향으로 나 있는 길이다. 뜨거운 목욕 대신 미지근한 샤워를 해야 한다. 목욕 뒤 마시는 시원한 맥주 한 잔도 참아야 한다. 아끼는 강아지의 보드라운 털을 만질 수도 없다. 새벽 달리기도 주말 등산도 모두 포기해야 한다. 하고 싶은 것 대신 해야 하는 것, 하지 말아야 하는 것들의 늘어난 목록 속에서 네모씨의 마음은 점점 뾰족하고 우울해져만 간다. 귀여워하던 아이들은 귀찮기만 하고, 회원들의 웃음은 나를 향한 비웃음 같기만 하다. 의사의 말을 다시 빌리자면 ‘정말 중요한 문제’는 뭘까. 네모씨는 머리에 대한 집착 대신 사소한 취향을 누리는 일상의 즐거움을 선택한다. 기분 좋게 흔들리는 따뜻한 물결, 초콜릿 한 조각과 커피 한 모금의 안온함, 코미디 프로그램을 보며 웃을 수 있는 여유 등이다. “마음속 깊은 곳에 자리잡은 감정들, 작고 소중한 것에 관해 그림으로 이야기하기를 좋아한다”는 말처럼 작가는 우리가 정작 놓치고 마는 사소한 것의 귀중함을 원색의 위트 있는 화풍으로 전한다. ‘이빨 사냥꾼’으로 올해 볼로냐 라가치상 픽션 부문에서 스페셜멘션(우수상 격)을 수상한 조원희 작가의 신작이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김유민의 노견일기] 아주 작은 개, 푸페의 죽음

    [김유민의 노견일기] 아주 작은 개, 푸페의 죽음

    믹스견 푸페 가족의 죽음에 대한 담담한 기록 우리 집에서 기르던 아주 작은 개가 죽었다. 어제 저녁 9시가 조금 지났을 때였다. 이 녀석은 몸이 치와와보다 조금 크고 믹스견이어서 별 매력은 없었던 놈이다. 딸아이가 특히 귀여워하던 아이였는데 수명을 다하고 죽은 것이다. 이 녀석에 대한 일화를 기록해 두는 것도 의미가 있는 일이라 생각되어 적어 본다. 딸아이가 12살 무렵 개를 사달라고 제 엄마를 귀찮게 한 일이 있다. 그 전에 이 녀석은 동물을 좋아해서 병아리라든가 새 등을 길러본 일이 있는데 이 무렵 개를 키우고 싶어했다. 남동생 두 놈도 여기에 가세했다. 수세에 몰린 제 엄마가 묘한 제안을 했다. 그때가 2002년 여름이었는데 당시 우리나라에서는 한일 월드컵이 한창이었다. 제 엄마가 한 가지 꾀를 내었는데 우리나라가 16강에 들어가면 강아지를 사주겠다고 약속한 것이다. 그런데 우리나라가 16강에 들어갔다. 개를 기르고 싶지 않았던 제 엄마는 조건을 수정하여 우리나라가 8강에 가면 꼭 개를 사주겠다고 했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4강까지 가버렸으니 방법이 없었다. 이렇게 해서 강아지 한 마리가 우리 집에 새 식구로 왔다. 이름을 푸페라고 지었다. 이 녀석이 집에 온 얼마 뒤 처가 식구들과 가족모임으로 양평 어딘가의 펜션에 묵은 일이 있다. 그때 고기를 굽는 야외에 주인집 진돗개가 한 마리 있었는데 우리 강아지가 겁도 없이 이 놈 근처에 갔다가 허리 쪽을 크게 물려 허리 아래를 움직일 수 없는 상태가 되었다. 부랴부랴 근처 동물병원에 데려갔는데 수의사도 가망이 없다며 안락사를 권했다. 하지만 그것도 생명이 있는 놈이고 태어난 지 얼마 안 된 작은 놈을 안락사란 이름으로 죽일 수는 없었다. 집으로 데리고 와 며칠 있었는데 기적이었는지 수의사의 오진이었는지 이 녀석이 일어나 스스로 걸을 수 있게 되었다. 그 뒤로 이 녀석은 아주 잘 뛸 수는 없으나 별 이상 없이 잘 자랐다. 늘 딸과 함께 침대에서 잠을 자고 함께 있었다. 친구가 그리 많지 않았던 딸에게는 그야말로 친구 이상이었다. 매일 껴안고 잠을 자고 늘 뽀뽀를 하고 개가 얼굴을 핥아도 간지러움 없이 함께 했다. 다만 이 녀석이 배설을 제대로 배우지 못해 똥오줌을 아무데나 싸고 다녀 제 엄마가 스트레스를 받기는 했지만 그 정도는 딸아이의 기쁨에 비하면 견딜 만 했다. 덕분에 그 똥오줌은 내가 거의 다 치워야 했지만. 이렇게 생활해온 지 어언 13년째. 그런데 작년 초부터인가 푸페가 허리 아래를 못 쓰게 되었다. 아마 어렸을 때 물린 곳이 나이가 들면서 문제가 생겼나보다. 진찰을 한 수의사도 늙어서 그런 것인데 굳이 필요하다면 무슨 수술을 하면 조금 나아질 거라고 했다. 수술 중 죽을지도 모른다고 했다. 그래서 수술은 단념하고 그냥 현 상태로 키우기로 했다. 처음에는 네 발로 비실비실 걷기도 하였지만 결국 주저앉더니 앞다리만 이용하여 질질 끌며 다녀야 했다. 그것도 나중에는 포기하고 그냥 앉아만 있거나 잠만 자는 일로 하루를 보내곤 했다. 그렇잖아도 똥오줌을 가리지 못하던 녀석이 이제 이렇게 되니 배설에 관한 한 거의 절망적이었다. 할 수 없이 바닥에 섬유로 깔개를 해주고 지내게 했다. 물론 오줌똥을 깔개에 싸는 바람에 그걸 치우는 일이 또 큰일이자 내 일이 되어버렸다. 깔개를 물에 빨아 세탁기에 넣어 돌리고 마르면 다시 갈아주는 식이었다. 참으로 귀찮고 어떤 때는 힘들기까지 했다. 오죽했으면 집사람이 안락사라도 시켜야 하는 것 아니냐는 마음에 없는 소리까지 할 정도였다. 나는 그러면 아내에게 말한다. “이 놈 때문에 내가 극락 갈 거다.”그저께 저녁부터 녀석이 밥을 입에 대지 않는 게 이상했다. 이 녀석은 식사도 사료는 먹지 않는다. 버릇을 잘못 들인 탓이다. 그래서 내가 회식 때 남은 고기를 얻어오거나 요즘은 매일 게맛살과 햄으로 주었다. 그러면 잘 먹던 녀석이 그제부터 안 먹는 것이다. 집 사람이 스프를 끓여와 조금 먹인 것이 일요일 저녁이다. 어제 퇴근하는데 집 사람이 아무래도 녀석이 이상하다고 하는 전화를 했다. 난 직감했다. 오늘밤을 넘기지 못하리라고. 그래서 집으로 가는 길에 녀석을 담을 상자를 준비해서 집에 가는 중에 아들이 전화를 했다. 푸페가 죽었다고. 푸페가 죽은 직후 내가 집에 도착하니 아내는 개를 보자기에 싸서 안고는 울고 있었고 둘째 아들 놈도 운 흔적이 보였다. 아내도 녀석의 죽음을 예감했는지 이날 아들에게 녀석을 안고 바깥 구경을 시키라고 했단다. 이날 녀석은 바깥세상을 마지막으로 보았다. 미국에서 이 소식을 들은 딸아이는 믿지 못하겠다는 말을 하면서 펑펑 울기 시작했다. 잘 보내주었다고 하니, 자기 옷이라도 싸주지 했다. 거기까지는 생각을 못했다. 딸아이의 상심이 크리라. 난 평소 이 녀석에게 이렇게 말하곤 했다. “다음에는 사람으로 태어나라. 예쁜 여자로 태어나서 재미있게 살길(녀석은 암컷이다).” 그러면 녀석은 아무 표정 없이 그저 내 눈만 바라보는 것이다. 녀석은 자다가도 머리를 들고 나를 쳐다보곤 했다. 수명이 다 한 늙은 개는 반가워하는 기색도 없고 꼬리도 흔들지 않는다. 그래도 머리를 쓰다듬어 주고 밥을 챙겨주고 물을 갈아주고 출근을 한다. 이제는 그럴 필요가 없다는 것이 아쉽다. 죽음은 태어난 생명에게는 필연 현상이다. 그저 왔다가 가는 것. 녀석이 내 바람대로 다음 생은 사람으로 태어나길 빌어본다. 아침 출근길에 녀석이 있던 곳을 보니 마음이 또다시 그렇다. 2015년 6월 22일. 이날은 녀석이 죽은 날이고 이 글은 2일 후 쓴 글이다. 生者必滅 去者必返. 푸페 가족으로부터. planet@seoul.co.kr 여러분에게 늙은 반려동물과 함께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가요? [김유민의 노견일기]는 오랜 시간 동물과 함께 했던, 또는 하고 있는 반려인들의 사진과 사연을 기다립니다.
  • [단독] 남편 출산휴가 확대 “환영”… 월10만원 아동수당엔 찬반 갈려

    [단독] 남편 출산휴가 확대 “환영”… 월10만원 아동수당엔 찬반 갈려

    “백화점 명품 매장 같네요. 화려하고 좋아 보이는 물건들이지만 정작 내 것은 하나도 없잖아요.”여섯 살 딸과 네 살 아들을 키우는 워킹맘 박모(38)씨는 19대 대선 후보들의 보육 공약을 쭉 보고서 이렇게 말했다. 5명의 주요 후보 모두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제출한 ‘10대 공약’에 보육 정책을 집어넣었다. 서울신문은 이 내용을 모아 10여명의 워킹맘·워킹대디에게 평가를 요청했다. 일하는 부모들은 도입이 시급하고 잘 만든 공약도 있지만 실현 가능성이 의심되는 ‘그림의 떡’이 많다며 냉소적인 반응이었다. 5대 후보는 나란히 육아휴직 급여를 올리겠다고 약속했다. 현재 만 8세 이하 또는 초등학교 2학년 이하 자녀를 둔 근로자는 최대 1년의 육아휴직을 쓸 수 있다. 매달 월급(통상임금)의 40%를 고용보험을 통해 육아휴직 급여로 받는다. 각 후보는 100만원인 육아휴직 급여 상한액이 너무 적다는 데 동의한다. 그래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는 200만원으로 두 배를 올리자고 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와 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150만원으로 인상하겠다고 공약했다. 문 후보와 안 후보는 휴직한 첫 석 달은 특별히 급여를 더 주자고 했다. 유 후보는 휴직급여를 월급의 60%까지 끌어올린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6개월간 육아휴직을 썼던 중소기업 워킹대디 강모(35)씨는 “육아휴직도 쉽게 쓸 수 없는 마당에 휴직 급여 인상은 무용지물”이라고 잘라 말했다. 눈치 안 보고 육아휴직을 쓸 수 있는 공무원이나 공기업 직원들만 혜택을 누릴 거라는 게 강씨의 생각이다. 그는 “비유하자면 기업들이 일괄적으로 월급을 왕창 올리기로 했는데 나는 백수인 상황과 마찬가지”라면서 “취직이 돼야 임금 인상이 의미가 있듯이 일단 육아휴직을 자유롭게 쓰게 해 줘야 휴직 급여 인상도 반가울 것”이라고 말했다. 같은 맥락에서 유 후보의 ‘육아휴직 3년 의무화’ 공약도 비판을 받았다. 공무원과 공기업 직원처럼 민간 기업도 육아휴직을 최장 3년 사용하도록 보장한다는 내용이다. 둘째를 임신한 지 5개월째인 고모(35)씨는 “중소기업 사장들은 ‘대체인력 구하는 게 얼마나 힘든 줄 아느냐’며 육아휴직을 못 쓰게 한다”면서 “출산휴가 3개월 쓰는 것도 죄인처럼 ‘선처’를 구해야 하는 형편인데 육아휴직 3년제가 과연 가능할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육아휴직을 자녀가 성인이 될 때까지 3회에 나눠 쓰도록 한 유 후보의 공약은 워킹맘의 호응을 받았다. 네 살 된 딸을 키우는 중소기업 워킹맘 허모(33)씨는 “돌봄의 손길이 많이 필요한 초등학교 1학년, 고등학교 3학년 때에도 아이 옆에서 챙겨 줄 수 있다면 정말 좋겠다”고 말했다. 여성 복지가 그나마 잘 갖춰진 공기업도 남성 육아휴직에는 여전히 인색하다. 국책은행 10년차 직원인 김모(37)씨는 둘째 딸이 태어난 지난해 6개월간 휴직할 생각이었지만 결국 포기했다. “정 쓰고 싶다면 무급 휴직은 가능하고, 대신 돌아오면 최소 6개월에서 1년은 승진에서 누락될 수 있으니 각오하라”는 인사부 직원의 공공연한 압박 때문이었다. 출산 직후의 아내와 아기를 돌보려고 남성이 쓰는 ‘배우자 출산휴가’를 지금의 5일에서 짧게는 14일(문 후보), 길게는 30일(안 후보, 심 후보)로 늘리는 공약은 워킹대디의 지지를 받았다. 아들 둘을 키우는 외벌이 회사원 김모(36)씨는 “‘네가 애 낳았냐’며 핀잔하는 상사 눈치를 보며 2~3일 겨우 쉬었다”며 “남성 공동 출산휴가 기간을 법으로 늘려 준다면 당당하게 휴직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씨는 현실성 없는 공약들도 꼬집었다. 그는 “안 후보의 ‘병설유치원 6000개 학급 추가 설치’는 임기 내에 실현이 불가능하다”면서 “안 후보의 교육개혁안을 보면 첫해 초등학교 입학 정원이 두 배로 늘어 교실과 선생님이 부족할 텐데 병설유치원까지 늘린다는 건 모순”이라고 말했다. 심 후보의 ‘맞벌이 부부 출퇴근 시간선택제’는 새로운 역차별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김씨는 “외벌이는 가뜩이나 소득이 적은데 맞벌이만 시간을 선택해 출퇴근하도록 한다면 좀 서운할 것 같다”고 말했다. 워킹맘 허씨도 “유연근무제와 칼퇴근은 시급하지만 맞벌이 부모만 혜택을 누린다면 미혼이나 자녀가 없는 사람들이 불만을 느낄 수밖에 없어 나 자신도 미안해지고 회사도 부담을 느낄 것”이라면서 “애 키우는 엄마, 아빠를 별나게 취급하거나 불편한 상황에 놓이지 않게 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1년 육아 휴직을 쓰고 오는 8월 다니던 공기업에 복직하는 워킹맘 이모(37)씨는 문 후보의 ‘10 to 4 더불어돌봄제’가 가장 끌린다고 했다. 그는 “아침에 15개월 된 아이를 재촉해 급하게 어린이집에 보낸 뒤 출근하고 야근도 잦은데 늦게까지 아이를 어린이집에 둘 생각을 하면 벌써부터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말했다. 경력단절여성의 재취업과 창업을 돕는 지원센터 개설(문 후보, 홍 후보) 공약은 부정적 평가를 받았다. 이씨는 “정부는 무슨 정책을 하려면 물리적인 공간부터 확보해 생색내고 싶어 한다”고 꼬집었다. 아동수당, 출산수당 등 재원이 필요한 선심성 공약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렸다. 5명의 후보 모두 지급 대상과 금액에는 차이가 있지만 월 10만~15만원의 아동수당을 공약했다. 이에 대해 육아휴직 4년차 공무원 양모(35)씨는 “10만원이면 피아노, 태권도 학원 한 군데도 못 보내는 돈”이라면서 “이런 예산 낭비는 좀 안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반면 허씨는 “재정 부담은 되지만 국가가 아이들을 책임지고 키운다는 의미에서 취지 자체는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세종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