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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연구팀, 부부 이혼 예측하는 AI 개발

    美 연구팀, 부부 이혼 예측하는 AI 개발

    미국에서는 ‘커플 테라피’라는 심리 상담이 인기다. “결혼 생활에 문제가 있어 부부 관계도 뜸해졌다”, “우리는 모두 관계를 회복하는 법을 몰라 이대로라면 이혼할 것 같다” 등 이런 고민을 안고 있는 부부들이 심리학 등을 전공한 치료사와 함께 앉아 해결의 실마리를 찾는 것이다. 과연 이들 남녀가 관계를 회복해 이혼하지 않게 될지는 누구도 상담 시작 단계에서 예측할 수 없다. 그런데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 연구팀은 인공지능(AI)을 사용해 부부가 앞으로 이혼할지를 높은 확률로 예측하는데 성공했다고 국제 학술지 플로스원(PLOS ONE) 최신호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이번 실험에서는 서로에게 스트레스가 심한 부부들을 대상으로 한 임상조사 자료를 사용했다”면서 “그 결과 부부의 억양을 통해 관계를 예측한 것은 부부의 말과 행동을 상담사가 평가한 것과 같거나 그 이상으로 정확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에서 부부 134쌍이 서로 대화하는 음성 자료와 이들 부부의 관계가 얼마나 지속했는지를 확인한 자료를 기계 학습 알고리즘에 입력했다. 참고로 연구 도중 상담이 끝났거나 충분한 정보를 얻지 못한 일부 부부의 기록은 제외했다. 음성 자료에는 부부 양측이 얼마나 오래 대화했는지, 어느 시점에서 어떤 억양으로 말했는지 등이 포함됐다. 반면 실제 대화의 의미는 전혀 자료에 포함되지 않았다. 즉 순수한 음성과 관계 유지 기간을 자료로 입력해 상관관계를 분석한 것이다. 결과는 놀라웠다. 부부가 서로 무슨 말을 하는지 그 내용보다 상대방의 말을 경청하거나 언성을 높이지 않고 말을 가로막지 않는 등 음성 유형으로 인간관계에 관한 여러 사실을 알 수 있었다. 이는 외국 영화를 자막 없이 볼 때 목소리만으로 어떤 관계에 있는지 예측할 수 있는 것과 비슷하다. 하지만 우리가 상상하는 것만큼 결과가 단순한 것은 아니다. 실제로 공개된 그래프는 관계를 회복한 부부(파란색 동그라미)와 그렇지 못한 부부(빨간색 동그라미)에 관한 목소리 높이(세로축)와 목소리 세기(가로축)의 상관관계를 보여준다. 이에 대해 연구팀은 “목소리 높이의 변화와 목소리 세기의 변화가 각각 흩어져 있는 만큼 긍정적인 결과와 상관관계가 있다고 추측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물론 AI는 왜 이런 관계가 되느냐를 설명하지 못하지만, 꽤 흥미로운 결과임이 분명하다. 목소리 높이도 크기도 계속 일정한 부부의 상담은 앞으로 이들이 이혼할 가능성이 있음을 상상할 수 있다. 그렇다고 해서 이런 AI의 목적은 부부에게 ‘당신들은 희망이 없다’는 결론을 내려주려는 게 아니다. 연구팀은 이번 논문에서 “목적은 정신건강 연구자와 임상의 등 관련 분야 전문가들이 판단을 내릴 때 참고할 자료를 제공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분명 서로 관계를 회복하기 어려운 부부는 이견을 갖는다. 이에 따라 서로 합의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는 경우가 많다. 그때 이런 자료나 AI의 분석 결과로 “당신들이 서로 대화를 나눌 때의 목소리 톤은 이혼하는 연인들의 전형적인 예시”라고 조언하는 것만으로 변하는 사람들이 있을 수도 있다. 상담사 자체가 로봇으로 바뀌는 세상이 되기까지는 아직 멀었지만 평소 자기 말투에 좀 더 신경을 써야 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연구 결과임이 분명하다. 사진=ⓒ fizkes / Fotolia(위), PLOS ONE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노동시간 단축되면 과로기준 시간도 줄어들까

    일주일에 68시간인 법정 최대 근로시간을 52시간으로 줄이려는 정부 움직임이 가시화되면서 현재 과로 판단 업무시간 규정도 줄어들지에 관심이 쏠린다. 법정 최대 근로시간이 52시간이 되면 현재 고용노동부가 정하고 있는 만성과로 기준인 주당 60시간(발병 전 2주간), 주당 64시간(발병 전 4주간)과 큰 괴리가 발생한다. 하지만 과로 판정 시간 기준이 줄어들기까지는 기업 부담 과중, 과로에 대한 인식 개선 등의 벽을 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22일 고용부에 따르면 과로사(뇌심혈관계질환 업무상질병) 기준을 개선하고 유가족의 입증 부담을 줄이기 위해 실태조사와 연구용역이 진행 중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6일 주당 근로시간을 52시간으로 줄이는 근로기준법의 국회 통과를 강조하면서 “장시간 노동과 과로를 당연시하는 문화가 사라져야 한다”고 강조한 만큼 관련 제도 개선은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이와 관련해 김영주 고용부 장관도 지난 12일 국정감사에서 “빠른 판정보다 제대로 된 판정이 중요하다. 현행 제도 개선에 100% 공감한다”며 과로사 심의 체계 등 제도 개선 의지를 밝혔다. 하지만 심의 체계 개선과는 달리 과로 판정 시간 기준이 현재보다 줄어들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현재보다 시간 기준을 낮춘 상태에서 과로가 산재로 인정되기 시작하면 기업들의 부담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또 사회적으로 ‘일하다 죽을 수도 있다’는 인식보다 ‘늦은 시간까지 오래 일하는 것이 미덕’이라는 인식이 팽배하다. 실제로 2008년 과로 기준을 낮추기 위한 시도가 장시간 노동에 대한 관대한 인식 등 현실의 벽에 부딪혀 좌절되기도 했다. 고용부가 2008년 진행한 과로 기준 연구에서 당시 원종욱 연세대 의대 교수팀은 급성과로(24시간 내 스트레스성 사건 발생), 한시적 단기 과로(발병 전 1주일간 주당 60시간), 만성과로(발병 전 12주간 주당 52시간) 기준을 제안했다. 하지만 당시 연구를 평가한 위원들은 “일주일간 오전 9시에 출근해 밤 10시까지 근무한 것이 극심한 과로로 작용해 건강한 사람에게 갑자기 뇌심혈관질환을 발병하게 할 것이라고 상식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가”라고 지적했다. 고용부 또한 2013년에야 만성과로 기준만 개정했다. 하지만 주당 최대 근로시간이 52시간으로 줄어들면 법으로 정한 노동시간과 비교해 일주일에 8~12시간이나 더 오래 일해야만 과로로 인정받을 수 있게 된다. 박창범 강동경희대병원 심장혈관내과 교수는 “과로 판단 시간 기준은 실제 업무시간을 바탕으로 하기 때문에 법정 근로시간과 일부 차이는 있을 수 있다”면서도 “장시간 근무와 뇌심혈관계질환의 연관성은 의학적으로 입증된 만큼 법으로 정한 근로시간이 단축된다면 현재 과로 판단 시간도 현재보다 줄어야 한다”고 말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김진태 “박근혜가 황제수용이면 한명숙은 황후수용”

    김진태 “박근혜가 황제수용이면 한명숙은 황후수용”

    자유한국당 김진태 의원이 “박근혜 전 대통령이 황제수용이면 한명숙 전 총리는 황후수용”이라는 주장을 했다.김진태 의원은 20일 서울고법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한명숙 전 총리는 3평보다 더 넓은 (수용실에) 있었는데, 그럼 박 전 대통령만 황제수용이냐”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박 전 대통령이 직접 인권침해를 당했다고 말했느냐. 그런 얘기 없었던 걸로 알고, 변호사가 주장한 얘기인 걸로 안다”면서 ‘재판 보이콧’을 선언한 박 전 대통령 재판을 궐석재판으로 진행해야 한다고 거듭 말했다. 이어 “형사소송법 원칙에 있는 1심 재판은 6개월 내 한다는 기간이 있으면 1심 선고를 하면 된다. 무리하게 (추가) 구속영장을 발부합니까. 피고인이 ‘안 되겠구나. 마음대로 하십시오’ 한 것이다”면서 박 전 대통령의 행동을 옹호했다. 뿐만 아니라 “박 전 대통령이 극도의 스트레스로 돌아가실 지경이다. 그렇게까지 되는 것을 봐야 하나. 국선변호인 조력을 받아서 할 것이면 사선변호인이 사임하지도 않았다”고 덧붙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숲 근처 살면 뇌가 더 건강해진다”…과학적 입증

    “숲 근처 살면 뇌가 더 건강해진다”…과학적 입증

    나무가 우거진 울창한 숲 근처에 살는 것은 우리 뇌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독일 막스플랑크연구소가 도심에 사는 61~82세 341명을 대상으로 사는 곳과 숲의 거리 등 주변 환경을 조사하고 이들의 기억력과 사고력 테스트 및 뇌에서 스트레스 처리를 담당하는 부위인 편도체를 자기공명영상(MRI)장치로 스캐닝했다. 분석 결과 숲에서 먼 도시에 사는 거주자들의 경우 숲에 가까이 사는 사람보다 편도체의 활성화 정도가 높게 나타났다. 이는 우리 뇌가 그만큼 더 많은 스트레스를 받음을 의미한다. 이러한 결과는 교육이나 소득 수준의 차이에 관계없이 동일하게 나타났다. 연구진은 숲 근처에 사는 것이 편도체를 건강하게 만들어 스트레스를 덜 받게 해주는 것인지, 혹은 건강한 편도체를 가진 사람이 숲 근처를 거주지로 선택하는 경향이 강한 것인지는 연구를 통해 판단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다만 숲에서 가까운 곳에 사는 사람일수록 도시나 도시에 사는 사람들에 비해 스트레스를 덜 받는 것만은 확실하며, 숲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사는 사람들이 스트레스를 받는 원인은 소음이나 대기오염 때문일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시골에 사는 사람은 도시에 사는 사람에 비해 정신건강이 더 좋다는 사실은 이미 여러 차례 입증됐기 때문에 이번 연구에서는 도심에 사는 사람들만 대상으로 했다. 다만 도심에서 인근 숲까지 얼마나 떨어져 있는지를 중심으로 연구를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연구는 도시계획과 뇌 건강 사이에 연관성을 밝힌 최초의 연구”라면서 “도시에 가까이 사는 사람일수록 우울증이나 불안장애, 정신분열병 등을 앓을 확률이 높은 이유를 이번 연구에서 찾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또 "숲 가까이에 살수록 뇌가 더욱 건강하다는 사실이 밝혀졌다"면서 "2050년에는 세계 인구의 약 70%가 도시에 살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이번 연구가 도시계획가들이 새로운 계획을 세울 때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자세한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의 자매지인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 온라인판에 20일 공개됐다. 사진=포토리아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서울시의회 정책연구위 ‘청소년・청년 고민 해결’ 연구발표회

    서울시의회 정책연구위 ‘청소년・청년 고민 해결’ 연구발표회

    서울시의회 제14기 정책연구위원회(위원장 신언근)에서는 지난 19일 서울시의회 제2대회의실에서 정책연구발표회와 전체회의를 개최했다. 이날 연구발표회에서 우창윤 서울시의회 의원(비례 더불어민주당)은 「청년세대를 위한 서울시 주택공급정책 추진현황 및 개선방안」을, 김영성 청소년교육전략21 이사장은 「인성교육의 현황과 나아갈 길」을 각각 발표하였으며, 시정부 및 시교육청 관계공무원들이 참석하여 향후 시 정책 반영 계획에 대한 의견을 개진하는 등 깊이있는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다. 우창윤 서울시의회 의원(비례 더불어민주당)은 서울시 청년정책 수립현황과 청년세대의 주거실태, 주택공급정책 추진현황에 대하여 살펴보고 시의회가 청년정책을 관리 감독하는데 한계가 있는 바 해당 계획수립 시 시의회 보고절차 도입, 지원조직 통합개편, 청년 연령기준 명확화, 자치구 참여확대 등을 제안했다. 신언근 정책연구위원회 위원장(관악4 더불어민주당)은 “청년주택을 일반주거지에 높은 건물로 짓도록 하다보니 일조권 문제 등으로 주변 주거 주민들로부터 민원이 발생하고 있고, 주로 민간사업자들이 사업을 추진하다보니 생산적으로 진행되지 못하고 있다는 지역주민들의 의견이 있으며, 민간사업자들에게 유리하게 진행되고 있다“면서 “재정자립도가 낮은 자치구에 대해서는 별도의 보완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신 위원장은 또한 “특히 관악구의 경우 전체 47% 정도가 1인가구로써 고시제도 폐지로 공실률이 최대 70~80%정도로 공동화 현상이 발생하고 있으므로 이런 공실주택을 활용하는 주택 재활용 정책을 시정부에서 통합적으로 검토해 주시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김영성 이사장은 인성교육의 현황과 나아갈 길에 대하여 학습자 주도적 참여가 가능한 체험 및 활동 중심의 재미있는 인성교육을 확대하고 인성교육의 체계적인 지원을 위한 조례제정을 제안했는데, 시교육청 초등교육과 관계자는 “학교에서 중간놀이를 시행한 결과 스트레스 해소와 학교폭력도 즐어든 결과를 보였다”면서 “서울시 교육청은 체험 및 활동 중심 수업으로 자연스럽게 인성이 길러질 수 있도록 보다 적극적으로 인성교육 프로그램을 확대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신언근 위원장은 두 번째 연구발표에서도 서울시 청년세대와 미래청소년들에 대한 아젠다를 가지고 심층 연구해 주신 위원들에게 감사하면서 “14기 정책연구위원회가 명실상부한 서울시의회 정책 싱크탱크로서의 역할을 더 충실히 해 나감으로써 정책위원회로서의 위상을 더욱 높여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수험생 건강 챙기는 우유요리 레시피 3가지

    수험생 건강 챙기는 우유요리 레시피 3가지

    2018년 수능이 약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시험을 앞둔 수험생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체력 관리. 체력 관리를 위해서는 적절한 운동과 균형 잡힌 식사가 필수다. 공부하는 시간에 쫓겨 식사를 거르거나 소홀히 할 수 있는데 수험생들과 학부모들을 위해 우유자조금관리위원회에서 간편하고 든든하게 식사를 해결할 수 있는 우유요리를 소개한다. ▲ 우유소스 브로콜리 수프 (소요시간 : 15분)우유 소스 1컵+1/2컵(300㎖), 브로콜리 1/4개, 양파 1/8개, 버터 1큰 술, 우유 1컵(200㎖), 소금과 후춧가루 약간씩이 필요하다. 먼저 브로콜리는 작은 송이로 썰고 양파를 채 썬다. 냄비에 버터를 넣어 녹인 다음 브로콜리와 양파를 넣어 2분 정도 볶는다. 재료가 어느 정도 익으면 우유 소스를 넣고 5분 정도 끓이다가 믹서에 갈아준다. 이것을 냄비에 넣고 중간불로 3분 정도 끓여 우유 1컵을 넣어 농도를 맞추고 소금과 후춧가루로 간을 한다. Tip) 우유 소스를 수프로 활용하면 좋다. 어느 재료와 함께 넣어도 잘 어울리는 수프를 완성할 수 있다. ▲ 우유 고구마 말랭이죽 (소요시간 : 15분)재료로는 쌀 1/4컵, 고구마 말랭이 1봉(60g), 물 1컵, 우유 1컵(200㎖), 설탕 적당량, 소금 약간이 필요하다. 쌀을 깨끗이 씻어 물에 20분 정도 불린 후 체에 밭쳐 물기를 빼준다. 불린 쌀과 고구마 말랭이, 물 1컵을 믹서에 곱게 갈아준다. 냄비에 넣고 우유를 첨가해 눌어붙지 않게 나무주걱으로 저어가며 5분 정도 끓인다. 죽이 푹 퍼지면 설탕과 소금으로 간을 한다. 이 때, 설탕 대신 꿀이나 올리고당을 사용해도 좋다. Tip) 우유를 넣어 끓인 죽은 오래 보관하지 않는 것이 좋다.▲ 우유 마 주스 (소요시간 : 10분)준비할 재료는 우유 1컵 반(250g), 마 1/2개, 사과 1/2개, 꿀 2큰 술, 계피가루 약간. 껍질을 깨끗이 제거한 마와 사과를 깍둑썰기로 잘라준다. 믹서에 마와 사과를 1:1의 비율로 넣고 우유와 함께 갈아준다. 이 때, 마 특유의 향이 싫다면 사과를 더 넣어준다. 기호에 따라 꿀의 양을 조절하고 계피가루를 올려주면 완성이다. Tip) 마 껍질을 벗길 때 가려울 수 있으므로 비닐장갑을 끼는 것이 좋고, 생마가 믹서에 잘 갈리지 않을 경우에는 익힌 마를 넣어주면 된다. 이와 관련해 원광대학교 식품영양학과 이영은 교수는 “수험생에게 최적화된 두뇌 상태와 소화기관에 부담을 주지 않는 우유를 아침식사로 추천한다”며 “영양소 공급과 적당한 스트레칭도 스트레스 해소와 뇌 건강에 도움을 준다”고 덧붙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알쏭달쏭+] 서 있어야 집중력 향상?…‘적당한 스트레스’의 힘

    [알쏭달쏭+] 서 있어야 집중력 향상?…‘적당한 스트레스’의 힘

    일할 때 앉아 있어야 할까. 아니면 서 있어야 할까. 최근 몇 년간 건강과 관련해 관심을 끌고 있는 논의 중 하나다. 이 문제에 대해 우리는 “앉아 있는 것은 흡연과 같다”(sitting is the new smoking)는 비유를 듣기도 한다. 물론 우리가 앉아 있을 때 받게 되는 부정적인 영향이 흡연 만큼은 아니더라도 이런 생각에는 합리적인 근거가 있다. 미국 심리과학협회(APS)가 발행하는 ‘심리과학학술지’(Psychological Science) 최근호(9월 27일자)에는 “서 있으면 생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주장을 과학적으로 뒷받침하는 새로운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이스라엘 텔아비브대 등이 참여한 연구팀은 참가자들을 두 그룹으로 나눠 한쪽은 앉은 채로, 다른 한쪽은 서 있는 채로 선택적 주의력 검사인 ‘스트룹 검사’를 받게 했다. 스트룹 검사는 1930년대 중반 심리학자 존 리들리 스트룹이 보고한 ‘스트룹 효과’를 측정하기 위해 고안됐다. 스트룹 효과는 뇌가 다른 자극을 동시에 받을 때 경험하는 ‘판단의 지연’을 설명하는 것으로, 뇌의 처리 능력을 측정할 때 가장 신뢰할 수 있는 방법의 하나로 꼽힌다. 우리는 보통 색상 이름을 말할 때 빨간색 잉크로 쓰인 ‘빨강’이나 파란색 잉크로 쓰인 ‘파랑’ 글자를 보면 색상과 의미가 일치해 그 즉시 답할 수 있다. 하지만 빨간색 잉크로 쓰인 ‘파랑’ 글자처럼 색상 이름이 다른 색으로 쓰여 있으면 잉크색을 말할 때 좀 더 긴 시간이 걸린다. 이때 시간 차이가 뇌에서 정보를 처리하는 속도와 우리가 주의력을 높이는 데 걸리는 시간의 차이를 보여준다. 이번 연구에서는 스트룹 검사 결과, 앉아 있던 그룹과 서 있던 그룹 사이에 약간의 차이가 확인됐다. 앉아 있던 그룹은 잉크색을 답하는데 걸린 시간에 120밀리초(ms)였지만 서 있던 그룹의 시간 차이는 100밀리초로 더 빨랐다. 물론 이는 얼마 안 되는 차이이긴 하지만, 우리 뇌가 하루 중 얼마나 많은 정보를 처리해야 하는지를 생각하면 영향은 몇 배나 커질 수 있다. 효율성의 배경엔 ‘적당한 스트레스’ 우선 이런 결과를 얻을 수 있었던 이유로 우리에게는 서 있는 것이 ‘부담이 크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신체적으로 힘들다고 느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뇌가 관리해야 하는 일도 늘어나기 때문이다. 우리 뇌는 근육의 수축을 미세하게 조절해 신체 균형을 적절하게 유지해야 한다. 따라서 서 있을 때 받게 되는 다양한 부담이 뇌의 인지 기능에 스트레스를 키울 수 있다고 연구팀은 생각한다. 이미 과거 연구에서도 스트레스가 관리할 수 있을 정도로 작으면 우리의 인지 능력을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이번 연구는 서 있으면 적절한 수준의 스트레스를 줘 뇌의 정보 처리 능력을 끌어올리는 데 기여한다는 점을 보여준다. 약간의 스트레스가 주의력을 높여 그 시점에서 수행하는 작업에 집중할 수 있게 한다는 말이다. 서 있을 때와 앉아 있을 때의 차이가 얼마나 되는지는 아직 확신할 수 없다. 하지만 뇌의 정보 처리 능력에서 우위를 차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에게는 서 있는 쪽이 더 나은 선택일 수 있다. 따라서 우리는 전반적인 건강을 위해 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 과거 연구를 고려해서 적당하게 서 있거나 앉아 있어야 한다고 결론지을 수 있다. 사진=ⓒ WavebreakMediaMicro / Fotolia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건강하게 오래 살고 싶으십니까…‘스트레스 조절’로 성격 바꾸세요

    건강하게 오래 살고 싶으십니까…‘스트레스 조절’로 성격 바꾸세요

    ‘E형 인간, 성격의 재발견’ 펴낸 변광호 전북 정읍 샘고을요양병원장“건강하게 오래 잘 살고 싶다면 성격부터 바꾸세요.” 최근 책 ‘E형 인간, 성격의 재발견’(불광출판사)을 펴내 화제가 되고 있는 전북 정읍 샘고을요양병원 변광호(75) 원장. 변 원장은 18일 서울 중구 달개비에서 기자들과 만나 “성격이야말로 모든 것을 좌우하는 핵심 요인”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타고난 성격을 어떻게 바꾸란 말인가. 쏟아지는 질문에 변 원장은 단호하게 잘라 말했다. “인간의 성격은 타고나는 게 50%이고, 약 10%는 성장과정에서 형성됩니다. 나머지 약 40% 정도는 충분히 통제할 수 있는 부분이지요.”변 원장은 가톨릭대 의대를 졸업하고 한국생명공학연구소장, 이화여대·가톨릭 의대 교수, 한국뇌신경과학회 회장 등을 지내며 스트레스와 질병의 상관관계를 오래도록 연구해온 인물. 우리나라에 스트레스 면역학을 처음 도입한 주인공답게 스트레스에 대해 장황한 설명을 이어갔다. 그가 강조하는 ‘성격 바꾸기’도 바로 스트레스 대응법이다. 현재 국제 심신의학계에서 공인하는 스트레스 관련 성격 유형은 4가지. 완벽주의자 A형과 낙천주의자 B형, 소심하고 착한 C형, 그리고 적대적인 D형이다. A형은 스트레스 민감도가 높고 경쟁심, 성취욕, 조급함이 특징이라고 한다. 그 반대 유형인 B형은 여유 있고 결과보다 과정을 즐기는 편이다. 스트레스 측면에선 민감도가 낮아 최고지만 사회적 성공과는 먼 타입이다. C형은 유연하지만 결단력이 부족하고 D형은 불안, 분노 같은 부정적 감정을 느껴도 이를 억누르는 경향이 강하다고 한다. 변 원장은 이 네 가지 유형 말고도 E형을 새로 규명해 지난달 30일 대한스트레스학회에 관련 논문을 발표했다. ‘E형 인간’이란 일상에서 크고 작은 스트레스 상황에 부딪혔을 때 빠르게 긍정 에너지로 전환, 호르몬의 균형을 이뤄 몸과 마음에 나쁜 영향력을 최소화하는 유형이다. E는 Eustress(유스트레스·좋은 스트레스)의 머리글자에서 딴 것이다. “E형 인간은 비관도 낙관도 하지 않음으로써 긍정에 이르는 성격을 갖는 사람입니다. 전화위복과 감사, 배려, 봉사, 대화의 속성이 강한 만큼 결국 인류가 추구해야 할 지향적 인간형이지요.” E형의 특징은 어떤 특별한 사람만이 갖는 성격적 특성이 아니라는 점이다. 그래서 조금만 노력하면 누구나 ‘E형 인간’으로 살아갈 수 있다고 한다. 그 방법으로 변 원장은 자신이 개발한 ‘333 정수법’을 제시한다. “현재 자신이 있는 자리에서 3분 복식호흡과 3분 정수, 3분 복식호흡 과정을 반복하는 손쉬운 방식입니다.” 무엇보다 자신의 성격이 어떤 형인지를 정확히 파악하고 조금씩 꾸준히 노력하다 보면 가장 이상적인 인간형이랄 수 있는 E형 인간으로 가는 길이 결코 요원하지 않다는 것이다. 소아과 전문의와 의학박사인 변 원장은 자신이 몸으로 드러내는 상처만 치료하는 의료기술자로 살아왔음을 문득 느끼곤 크게 놀랐단다. 미국으로 가 공부하던 중 진정한 의사라면 환자의 마음까지도 보듬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닫고 정신신경면역학을 다시 공부했다. “스트레스는 오히려 생활필수품이자 인생을 유쾌하게 만드는 선물인 셈입니다.” 변 원장은 가장 이상적인 인간 유형인 ‘E형 인간’을 널리 알리고 우리 사회에 확산시키기 위해 내년 8월 한국에서 열리는 국제 심신의학회 학술대회에서 관련 논문을 공식 발표하는 한편 심리학자, 정신과 의사들과 함께 ‘E 소사이어티’ 창립 준비를 하고 있다. 글 사진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직원 행복 + 주민 행복 = 동대문 행복… 유덕열 구청장의 철학

    직원 행복 + 주민 행복 = 동대문 행복… 유덕열 구청장의 철학

    “직원이 행복해야 주민들도 행복합니다. 이 자리를 통해 10월 각종 행사 준비와 민원에 시달린 우리 직원들이 위로를 받았길 바랍니다.”유덕열 서울 동대문구청장은 19일 동대문구청 2층 강당에서 직원들을 위한 힐링 콘서트를 개최했다. 1만 3000여명의 구 직원 가운데 최전선에서 고충 민원을 다루는 직원 200여명이 참석했다. 콘서트는 김광석의 음악이 흘러나오는 가운데 스크린에 펼쳐지는 고흐의 미술작품을 보며 소통 전문 강사로부터 감정전달법, 민원인과의 건강한 소통방법 등을 배우는 내용으로 이뤄졌다. 직원들의 감정을 힐링하면서 친절 교육도 병행하는 셈이다. 콘서트는 직원들이 행복해야 친절한 서비스가 가능하고 동대문이 발전할 수 있다는 유 구청장의 철학에 따라 지난해부터 시작했다. 만성 스트레스에 노출된 직원들이 긍정적 에너지를 만들 수 있어야 주민들에게 친절한 행정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취지에서다. 기존의 일방적이고 획일적인 형태의 교육이 아니라 공무원 스스로 자신을 돌아보며 민원인의 마음에 공감할 수 있는 건강한 감정을 만드는 데 초점을 맞췄다. 이날 교육에 참가한 사회복지과 류진용(30) 주무관은 “각종 고질 민원으로 업무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자존감도 떨어졌는데, 이번 교육을 통해 민원인과의 소통법을 배우고 기분 전환도 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유 구청장은 민선 5기부터 친절행정 실천을 구정운영 제1의 목표로 내세우며 이를 위해 직원의 감정을 보듬는 노력을 펼치고 있다. 주입식 친절 교육이나 불친절에 대한 페널티는 직원들에게 반감을 살 수 있다며 인문학 강좌 등 감성 교육을 병행하는 식이다. 최근 영화 ‘택시운전사’를 함께 관람한 뒤 인권행정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며 직원들의 애로 사항을 파악한 게 대표적이다. 이 같은 노력에 힘입어 행정자치부로부터 ‘민원서비스 우수기관’ 인증을 받았으며, 서울시로부터 열린 시정을 위한 정보·민원·소통·기반조성 사업 최우수구로 선정되기도 했다. 유 구청장은 “내부 직원들의 마음이 넉넉하고 편안해야 드러나는 행동에도 여유가 묻어나고 친절할 수 있다”면서 “직원들이 건강한 마음으로 친절행정을 실천할 때 동대문구 전체가 행복해진다는 믿음으로 직원들을 보듬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글 사진 주현진 기자 jhj@seoul.co.kr
  • 강북 역사탐방 한바퀴, 혈당체크 한번에

    강북 역사탐방 한바퀴, 혈당체크 한번에

    ‘강북구의 역사 문화 한눈에 보고 건강까지 잡으세요!’서울 강북구가 오는 26일 근현대사기념관 주변에서 강북구민을 대상으로 당뇨예방 걷기행사를 한다고 18일 밝혔다. 이번 행사는 주민들에게 운동이 혈당 조절에 미치는 영향을 직접 체험할 기회를 제공한다. 운동의 중요성을 알려 당뇨병 예방을 위한 자가관리 능력을 향상시키려는 목적이다. 구 관계자는 “당뇨병 환자뿐만 아니라 평소 건강에 관심이 많은 강북구 주민 누구나 사전 전화나 방문 신청을 통해 참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코스는 근현대사기념관에서 4·19전망대까지인 A코스(5㎞, 90분)와 근현대사기념관에서 국립4·19민주묘지 체육시설 앞까지인 B코스(2㎞, 30분) 2곳이 있다. 평소 자신의 체력에 맞게 선택해 참여하면 된다. 건강을 챙기면서 강북구의 문화유산을 둘러볼 기회까지 챙길 수 있는 셈이다. 걷기 운동 후에는 혈당 측정과 상담이 이뤄져 운동이 혈당에 미치는 영향을 직접 확인할 수 있다. 또 건강 관련 정보를 공유하고 식생활 제약에서 오는 스트레스, 합병증 위험 부담에 따른 불안감, 지속적인 관리에 대한 부담감 등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신청방법이나 기타 궁금한 점은 강북구보건소 건강증진과로 문의하면 된다. 박겸수 강북구청장은 “당뇨는 완치가 어렵지만 꾸준한 식습관 관리와 운동요법으로 호전 가능한 질병인 만큼 환자 자신의 의지와 관심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면서 “일상생활에서 즐겁고 건강하게 병을 관리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고 주민들의 합병증을 막겠다”고 말했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수입차 AS부문 4위 하던 도요타 1위 ‘깜짝 도약’

    한국토요타는 자동차 마켓 리서치기관 컨슈머인사이트의 연례 조사에서 자사 ‘렉서스’와 ‘도요타’ 브랜드가 수입차 판매서비스 만족도와 애프터서비스 만족도 부문에서 각각 1위를 했다고 17일 밝혔다. 컨슈머인사이트의 연례 기획 조사는 한국 자동차 산업의 현황과 소비자들의 인식을 파악할 수 있는 근거로 활용된다. 자동차 업체들의 ▲판매 서비스 만족도 ▲애프터서비스 만족도 ▲품질 소비자 만족도 등 8개 부문으로 구성된다. 이번 조사는 전국 자동차 보유자 및 2년 이내 신차 구입자 총 9만 6213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렉서스는 판매 서비스 만족도에서 2년 연속 1위를 했다. 세부적으로 ‘초기 품질’, ‘내구 품질’, ‘품질 스트레스’ 등 부문에서 1위를 차지했다. 도요타는 애프터서비스 만족도에서 지난해 4위에서 올해 1위로 뛰어올랐다. 요시다 아키히사 한국토요타 사장은 “수입차 부문 애프터서비스 만족도 1위 등을 계기로 도요타의 기본 철학인 고객 제일주의를 바탕으로 고객에게 감동을 전하고자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유영규 기자 whoami@seoul.co.kr
  • [시론] 4차 산업혁명, 그리고 과로위험/김영선 노동시간센터 연구위원

    [시론] 4차 산업혁명, 그리고 과로위험/김영선 노동시간센터 연구위원

    퇴근 후에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업무 지시를 받아 ‘정기적으로’ 일하고, 항시 대기 상태에 놓여 있는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업무가 SNS를 타고 일상에 침투하는 빈도가 잦아졌고 이에 따른 스트레스가 높아진 것은 자명하다. ‘카톡 감옥’, ‘전자 발찌’라는 자조적 표현이 직장인들의 공감을 사고 있다.이런 상황에서 기술에 대한 유토피아적 전망은 ‘미래 신기술이 고된 노동을 줄여 주고 우리의 삶을 더 자유롭게 한다’는 논리를 앞세워 정당성을 확보한다. 하지만 장밋빛 전망과 달리 현실에서 노동자는 일거리의 네트워크에 더욱 얽매여 있고 만만치 않은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단지 스트레스만의 문제가 아니다. 일종의 시간 권리로서 자유시간에 대한 침해다. 사실 일터 밖이 업무로부터 벗어남을 의미하는 시대는 오래전에 끝났다. 자유시간에 대한 침해가 전방위적으로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제 자유시간은 더이상 불가능하다는 말이 완성되는 단계에 다다르고 있다. 신기술을 매개로 일상의 착취가 최대화될 수 있는 형국이다. 게임 개발사에서 품질보증 업무를 하던 한 노동자는 게임 출시나 업데이트 시기면 주말에도 무조건 대기하고 있었고, 새벽에도 호출받으면 가야 하는 상황을 ‘새벽불림’이라 자조했다. 언제부턴가 SNS 호출이 관행화돼 다들 그렇게 하고 있다는 상황이 더욱 어이없다는 문제 제기를 되새겨야 한다. 퇴근 후에도 SNS로 업무를 지시받아 처리했음에도 이를 ‘업무’로 보지 않는 인식이 퍼져 있다. “간단한거니 좀 처리해 줘”, “그 정도는 해 줄 수 있는 거 아냐”라며 일을 건넨다.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그렇지만 거부권을 행사하는 건 어렵다고 한다. 업무 처리에 대한 연장근로수당을 청구하는 것도 사실상 어렵다. 업무가 일상 속으로 침투하는 것은 노동과 비노동의 경계가 흐릿해지는 디지털 시대에 나타난 보편적 풍경이다. 하지만 시간 권리가 부재한 한국 사회에서 유독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특수한 현상이다. 최근 이에 대한 대안으로 퇴근 후 SNS를 통한 업무 지시를 금지하는 법률안이 발의됐다. 물론 현실적합성이 떨어진다는 직장인들의 자조감을 해소하지는 못하는 수준이다. 제한적이긴 하지만 SNS를 매개로 한 업무의 일상 침투에 대한 문제 제기들이 제도화되고 있다. 그렇지만 신기술이 노동 과정과 결합하면서 빚어낸 파괴적 문제들에 대한 논의는 턱없이 부족하다. 소비자 편의, 업무 효율을 앞세운 ‘4차 산업혁명’이란 담론은 ‘크라우드 워커’, ‘플랫폼 노동’ 등 새로운 형태의 노동을 각종 미사여구로 채색한다. 혹자는 ‘언제’ ‘어디서나’ ‘자유롭게’ 일할 수 있다는 이유를 들어 ‘디지털 노마드’라고 이름 짓기도 한다. 하지만 이런 노동 패턴은 노동자성을 제거한 채 시간의 조각들만을 취하는 방식에 불과하다. 유토피아적 전망의 신조어들은 노동 과정상의 위험이 개별 노동자에게 전가된다는 사실을 은폐한다. 얼마 전 배달대행 앱 회사 소속으로 치킨 배달 아르바이트를 하던 한 고교생이 무단횡단하던 보행자와 충돌해 척수가 손상된 사건에서 배달 앱 노동자는 산재 보상을 받을 수 없다고 결론 났다. 배달 앱 소속 노동자는 개인사업자이지 근로자로 인정하기 어렵다는 이유였다. 신기술을 매개로 새 형태의 노동들이 확산되고 있지만, 이런 노동을 하는 사람들은 법제도의 사각지대에 놓이면서 전례 없는 위험을 온전히 떠안아야 하는 처지다. 장시간 노동이 유발하는 건강 문제를 비롯해 관계 단절, 소외, 과로사, 과로자살, 대형사고 등의 문제를 ‘시간마름병’으로 불러 보자. 기존의 만성적 과로위험에 신기술이 불러올 새 위험들이 중첩되면서 ‘시간마름병’은 더욱 악화되고 있다. 업무의 일상 침투가 가속화되고 위험을 개인화하는 디지털 시대에 대안은 무엇이어야 하는가. 만성적인 과로위험에 대한 제한과 함께 연결되지 않을 권리와 맞닿아 있는 휴식 시간 보장, 새로운 형태의 노동자들을 위한 노동권 및 사회보장 제도의 확대, 나아가 인간 중심적 기술 배치를 위한 사회적 개입이 적극 요청된다.
  • [메디컬 인사이드] 추워지면 ‘쥐어짜는 심장’…고단한 외침을 들어라

    [메디컬 인사이드] 추워지면 ‘쥐어짜는 심장’…고단한 외침을 들어라

    70%가 급성 심근경색증으로 사망 증상 곧 완화 식도염·위궤양 오해 흡연·고혈압 등 7대 위험 피해야 심장근육에 혈액을 공급해 주는 관상동맥이 좁아지거나 막혀 혈액 공급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것을 ‘허혈성 심장질환’이라고 합니다. 지방질이 혈관 벽에 쌓여 딱딱해지는 죽상경화증과 혈전이 주요 원인입니다. 허혈성 심장질환자는 날씨가 쌀쌀해지는 겨울철, 특히 12월에 급증합니다. 기온이 내려가면 혈관이 수축돼 발병 위험이 높아집니다. 그래서 겨울이 오면 관상동맥이 완전히 막히는 ‘급성 심근경색증’을 걱정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가슴을 감싸 쥐며 쓰러지는 모습으로 각인된 질병이지요. 실제로 허혈성 심장질환자의 70%가 심근경색증으로 사망할 정도로 위험합니다.그런데 우리가 눈여겨봐야 할 병은 따로 있습니다. 심근경색증의 전조증상처럼 다가오는 이 병은 잠시 쉬면 증상이 사라지기 때문에 안심하기 쉽습니다. ‘난 아직 건강하다’고 호언장담하며 운동을 기피하고 흡연과 과식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다가 결국 심근경색증으로 죽게 됩니다. 관상동맥이 좁아져 호흡곤란과 가슴 통증이 생기는 ‘협심증’입니다. 협심증 환자는 계속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비만과 고지방식 위주의 식단, 운동 부족이 주요 원인입니다. 16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협심증 진료 인원은 2011년 57만 2581명에서 2015년 63만 4605명으로 늘었습니다. 2015년 기준 급성 심근경색증 환자가 9만 4577명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훨씬 많은 수준입니다. ●무리할 때 생기는 가슴 통증이 신호 우리가 주목해야 할 부분은 ‘증상’입니다. 협심증 증상은 가슴 중심부를 쥐어짜는 느낌으로 시작됩니다. 통증과 압박감은 심장이 위치한 왼쪽 어깨나 팔 안쪽으로 퍼져 나갑니다. 하지만 심근경색증과 달리 증상은 대개 1~2분, 길어도 15분 이내에 사라지기 때문에 식도염이나 위궤양으로 오해하기 쉽습니다. 방 안에 가만히 앉아 있는 상황에서 나타나는 가슴 통증은 협심증이 아닐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광제 중앙대병원 순환기내과 교수는 “스트레스나 정서불안도 가슴을 조이는 느낌을 줄 수 있다”며 “협심증 증상이 뚜렷이 구분되는 이유는 주로 빠르게 걷거나 계단을 오를 때, 운동을 할 때, 무거운 물건을 들 때 나타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평소 담배를 피우는 김진모(63)씨는 3개월 전부터 이런 통증에 시달렸습니다. 등산할 때 빨리 걸으면 숨이 차면서 앞가슴이 조이는 느낌이 들고 왼쪽 팔이나 턱으로 퍼지는 느낌까지 들었다고 했습니다. 다만 바위에 앉아 쉬면 증상은 곧 가라앉았습니다. 심장에 혈액을 공급하는 관상동맥이 아직 완전히 막히진 않은 것입니다. 하지만 이상한 느낌이 든 김씨는 곧바로 병원을 찾아 아스피린 등을 활용한 약물 치료를 시작했습니다. 이 교수는 “만약 치료를 하지 않는다면 점차 통증 시간이 길어지고 심지어 가만히 있을 때도 통증이 나타나다 심근경색증으로 이어진다”고 말했습니다. 40대를 넘기면 협심증 위험이 급증합니다. 허혈성 심장질환자 10명 중 9명은 50대 이상 중·노년층입니다. 동맥경화 진행 속도는 예측하기 어렵습니다. 따라서 흡연,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비만, 운동 부족, 스트레스 등 ‘7대 위험요소’를 피해야 합니다. ‘올리브유 같은 식물성 기름은 혈관 건강에 이롭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은데 사실이 아니라고 합니다. 다른 지방 섭취를 줄이는 기능이 있을 뿐 과식하면 동물성 기름과 마찬가지로 해롭습니다. 호두나 땅콩 등에도 지방이 포함돼 있어 주의해야 합니다. ●식물성 기름도 과식하면 해롭다 몸속 총콜레스테롤양은 200㎎/㎗ 이하를 유지하는 것이 좋습니다. 단백질은 지방질이 많은 육류 대신 달걀이나 우유를 통해 적당히 섭취하고 일주일에 3~4회, 하루 30분 이상 운동하는 것은 기본입니다. 과거 달걀은 콜레스테롤 수치를 높인다는 누명을 썼지만 하루 1개 정도 섭취하면 오히려 대사증후군 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합니다. 과일, 채소, 곡물, 무지방 및 저지방 우유, 생선, 콩, 닭고기를 골고루 적당히 먹는 것도 협심증 예방이나 병의 진행을 막는 데 도움이 됩니다. 이미 증상이 되돌리기 어려울 정도로 중하다면 약물 치료와 스텐트 시술을 받게 됩니다. 스텐트 시술은 혈관 내부로 긴 관을 넣고 풍선이나 금속 스텐트를 사용해 좁아진 관상동맥을 넓히는 치료법입니다. 김영학 서울아산병원 심장내과 교수는 “전신 마취를 하지 않고 요양 기간도 없어 장점이 많다”고 설명했습니다.병이 더 진행되면 몸속 혈관을 절제해 심장을 가로질러 이식하는 ‘관상동맥 우회술’을 시행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김 교수는 “최근에는 관상동맥 우회술 성공률이 97% 이상으로 높아져 비교적 안전하게 시행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협심증을 앓고 있다면 응급약인 ‘니트로글리세린’을 갖고 다녀야 합니다. 가슴통증이 생겼을 때 혀 밑에 넣어 녹여 먹거나 스프레이로 뿌리면 서서히 통증이 사라지는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주의 사항도 있습니다. 이 약은 습기와 햇빛에 노출되면 약효가 사라지기 때문에 꼭 갈색용기를 사용하고 겉면에 표기된 유효 기간을 반드시 지켜야 합니다. 약을 먹어 증상을 완화했거나 스텐트 시술을 받았다고 안심하는 분들이 있는데 협심증은 평생 관리하는 병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합니다. 몸 관리를 게을리하면 재발하거나 심근경색증으로 이어집니다. 김 교수는 “스텐트 시술을 받은 환자도 협심증이 같은 자리에서 재발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금연과 체중조절, 식이요법, 약물복용, 운동을 평생 지속적으로 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2017년 대한민국 과로 리포트<3>]6년 137명 과로사…무너진 ‘꿈의 직장’

    [2017년 대한민국 과로 리포트<3>]6년 137명 과로사…무너진 ‘꿈의 직장’

    누가 김부장을 죽였나 서울신문 특별기획 2017년 대한민국 과로 리포트 <3>과로에 쓰러지는 공직사회 ‘무능해도 해고당할 일 없는 철밥통, 연금이 보장되는 신의 직장, 허리 굽힐 일 없는 갑 중 갑….’ 흔히 떠올리는 공무원의 인상이다. 수시로 구조조정과 명예퇴직 압박을 받는 민간기업 직장인과 비교하면 고용 안정성을 부인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인식이 달라진다. 경찰과 소방관, 집배원, 시·군·구청 소속 등 한 해 평균 20여명의 공무원이 과로로 죽는다. ‘철밥통’ 공무원들은 어쩌다 과로에 몰리게 됐을까. 현장의 목소리와 전문가 진단을 통해 이유를 찾았다. 경찰관과 소방관… 과로 사각지대 16일 공무원연금공단에 따르면 최근 6년간 과로사로 순직을 인정받은 공무원은 137명이었다. 이들 3명 중 1명(31.2%)이 과로 탓에 순직했다. 특히 장시간 노동과 업무상 스트레스로 자살(과로자살)했다며 유족이 공단에 순직인정을 신청한 공무원도 꾸준히 늘어 2012년부터 2017년 8월 사이 100명에 달했다. 이 가운데 15명만 순직처리됐다.직종별로 보면 현장 공무원의 과로사가 많다. 신창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2012~2016년 과로사한 공무원 중 경찰청 소속이 47명으로 가장 많았고, 시·군·구 등 기초지방자치단체 공무원 42명, 소방청 11명, 서울·경기 등 광역지자체 8명 순이었다. 우정사업본부 공무원도 7명이 과로사했다. 경찰 과로사의 주범은 교대제 근무다. 파출소나 교통안전담당 업무 등을 하는 경찰은 보통 4조 2교대로 일한다. 첫날은 주간근무, 둘째 날 야간, 셋째·넷째 날은 비번인 패턴을 반복한다. 서울 강북지역에서 순찰·방범 업무를 하는 경찰관은 “출동 지시가 떨어지면 바로 뛰어나가야 하고 총까지 차고 있어 업무 강도도 높은데 늘 긴장까지 해야 한다”고 하소연했다. 야근 때는 취객들과 소모적 승강이를 하며 느끼는 피로감도 크다. 최근 경북 포항에서는 2주 사이 파출소 등에서 일하던 경찰관 3명이 연달아 숨졌다. 모두 과로사로 추정된다. 이명박 정권 당시 경찰조직에 실적주의 바람이 분 것도 과로를 키웠다. 경정급(경찰서 과장급) 이상에 적용한 성과연봉제는 1년 단위 검거율, 교통사고 사망자 감소율 등을 근거로 전국 253개 경찰서를 S, A, B, C 등급으로 줄 세운다. 성적에 따라 연봉이 최대 400만원(총경 기준)까지 차이 난다. 서울의 한 팀장급 경찰관은 “서장이 실적 압박을 받다 보니 과·팀장급 회의의 시작과 끝은 늘 실적 얘기”라고 말했다. 소방관도 경찰 못지않게 불규칙한 근무 패턴과 업무 스트레스 탓에 과로하는 직군이다. 불 끄다 숨진 소방관보다 스트레스 때문에 자살한 소방관이 더 많다. 매년 평균 7~8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구조현장의 극한 상황과 그곳에서 목격한 참상 등이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로 이어지기 쉽다. 소방관의 정신과 진료·상담 건수는 2012년 484건에서 지난해 5087건으로 5년 만에 10.5배 뛰었고 47명이 자살했다. 2002년부터 거론된 ‘소방공무원 전문병원’ 건립은 여전히 지지부진하다. 인력부족도 과로를 야기한다. 2016년 기준 현장 투입이 가능한 소방 인력(3만 2460명)은 3조 1교대 근무 적정 인원(5만1714명)의 62.8%에 불과하다. #재난과 감정노동으로 우는 지자체 공무원 2시간씩 점심 먹고, 출장 다니며 대충 시간 때우던 ‘동사무소 김 주사’는 옛날 얘기다. 서류 만드는 일이 아닌 현장에서 직접 민원인을 상대하고, 문제와 맞닥뜨려 풀어야 하기 때문이다. 거의 매년 터지는 동물 전염병은 대표 악재다. 지난 6월 경기 포천시 한대성 축산방역팀장은 조류인플루엔자(AI) 탓에 야근한 다음날 새벽 급성 심근경색으로 숨졌다. 5개월째 과로하던 상황이었다. 한씨 같은 가축방역관(수의직 공무원)이 재난 상황에서 받는 심적 압박은 엄청나다. 수도권의 한 기초지자체 축산과 공무원은 “AI나 구제역으로 몇 달 쪽잠 자는 건 견딜 수 있다. 그런데 ‘언제 끝날지 알 수 없다’는 불확실성과 싸우는 게 사람을 지치게 한다”고 말했다. 지자체 가축방역관은 660명으로, 농림축산식품부가 진단한 적정인력(1283명)의 절반이다. 김영선 노동시간센터 연구위원은 “게임업계의 크런치모드(게임 출시 전 집중근무)처럼 공직사회에는 ‘깔때기 현상’이 있다”고 설명했다. 월말·분기말 등 일이 몰리는 특정시기에 인원조정이 자유롭지 못하니 수시로 밤샘 근무를 한다는 것이다. 집배원도 명절이나 연말연시 등에 감당하기 쉽지 않은 업무량이 몰린다. 사회복지공무원들은 복지 수요가 크게 늘어난 데 비해 인력 충원이 미흡한 현실에 과로로 내몰린다. 무조건적인 헌신과 자비를 요구하는 풍토는 심리적 피로도를 배가시킨다. 노동환경건강연구소가 사회복지공무원 596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건강실태 조사(2013년)에서 27.5%가 최근 1년 사이 자살 충동을 느꼈다고 답했다. 경기의 한 지자체 사회복지 공무원 김모(40·여)씨는 “근로 사실을 숨겼다가 적발된 기초생활수급자에게 생계보조금 환수를 통보했더니 칼을 들고 찾아왔다. 어떤 수급자는 ‘나 없었으면 공무원인 당신은 어떻게 먹고 사느냐’며 소리 지르더라”고 떠올렸다. 폭언을 듣고 무시를 당해도 윗사람들은 ‘민원인과 마찰을 만들지 말고 무조건 사과하라’ 하니 자존감이 낮아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일반 노동자들은 근로기준법에 따라 주당 최대 근무시간으로 52시간(주말근무 제외) 적용을 받지만 공무원은 이 같은 법규정조차 없다. #주당 52시간 근로기준법 공직엔 적용 안 돼 중앙부처나 광역지자체 공무원도 과로에서 자유롭지 않다. 지난 9일 방위사업청 피아식별장비팀 소속 중령이 자체 업무 처리와 국정감사 준비 등이 겹친 근무를 하다가 심근경색으로 숨졌다. 환경부 소속 공무원은 “국회에서 저녁에 연락이 와 ‘내일까지 자료를 달라’고 하는 일이 많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2000년대 이후 한국사회를 덮친 신자유주의가 공직사회의 과로를 부추겼다고 말했다. 신자유주의의 가장 큰 특징은 경쟁을 상시화해 업무 효율을 높이는 것이다. 김 연구위원은 “긴 근무시간에 다른 스트레스 요인이 얹히면서 자살이라는 비극이 터지는 것”이라면서 “성과평가, 직무이동, 인사이동 등에 대해 당사자가 느끼는 압박이 민간기업보다 낮다고 볼 수 없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특별기획팀 dynamic@seoul.co.kr유대근·김헌주·이범수·홍인기·오세진 기자 서울신문은 기업과 사회가 노동자에 과로를 강요하거나 은폐하는 현실을 집중 취재해 보도할 예정입니다. 독자들이 회사에서 겪은 과로 강요 사례나 과도한 업무량을 감추기 위한 꼼수, 산업재해 승인 과정에서 겪은 문제점 등 부조리가 있었다면 dynamic@seoul.co.kr로 제보 부탁드립니다.
  • [2017년 대한민국 과로 리포트<3>]꿈꾸던 공무원 됐는데…왜 삶을 포기했을까

    [2017년 대한민국 과로 리포트<3>]꿈꾸던 공무원 됐는데…왜 삶을 포기했을까

    누가 김부장을 죽였나 年 2608시간 일해… 평균보다↑ 月 40시간 초과… 중앙부처 2배 114명. 최근 5년간 과로사 또는 과로자살한 공무원(순직 승인자 기준) 숫자다. ‘철밥통 속에서 칼퇴근하는’ 직업의 상징으로 여겨지는 공무원에게도 야근과 주말 근무는 일상이 됐다. 2015년 12월 이후 “일이 너무 힘들다”고 호소하며 스스로 목숨을 끊은 서울시 공무원은 3명이다. 서울신문은 이들의 유족을 모두 만나 승진·실적 압박과 연공서열이 중시되는 조직 분위기에서 병들어 가는 공무원들의 이야기를 들어 봤다.“열두 살 때부터 10년 동안 그 고된 치료를 하면서도 힘들다고 한 적이 없는 아이였어요. 그런 아이가 왜….” 김모(60)씨는 아들의 삶과 죽음을 돌아보며 “이해할 수 없다”는 말을 몇 번이나 되풀이했다. 아들은 지난달 18일 오전 “출근한다”며 현관을 열고 나가 아파트에서 뛰어내렸다. 스물여덟 청년은 유서도 없이 자신을 내던졌다. 아버지는 업무 스트레스를 견디지 못해서라고 확신했다. 아들은 최근 2년 새 과로와 직무 스트레스를 호소하며 자살한 세 번째 서울시 공무원이다. 어린 시절 사고로 몸에 큰 상처를 입어 장애 4급을 얻은 아들은 2년간 시험을 준비해 서울시 공무원이 됐다. 근무여건 좋고 정년이 보장되며 사회적으로도 ‘갑’인 직업. 청년 10명 중 3명이 공무원을 꿈꾸는 나라에서 공무원증을 얻었으니 부모로선 뿌듯했다. 하지만 아들이 맞닥뜨린 서울시의 노동환경은 생각했던 것과 크게 달랐다. 과도한 업무량과 실적 압박 등이 만연한 그야말로 ‘전쟁터’였다. 입직한 지 2년을 조금 넘긴 지난 1월 예산과 발령을 받은 뒤 아들 입에서 “힘들다”는 말을 처음 들었다. 서울시 각 실·국이 내년 예산을 편성하는 8월부터는 자정 무렵까지 야근을 하는 생활이 한 달 넘게 이어졌다. 새벽 2~3시에 퇴근하는 날에도 정시 출근을 했다. “남들보다 (일처리가) 늦다”는 상사의 평가가 부담으로 작용한 것 같았다. 사고 당일 아들은 어머니에게 “시에서 일을 잘못했고 (상사로부터) 야단도 맞았다”고 말했다고 한다. 2015년 12월 서울시청 서소문 별관에서 투신한 기후환경본부 소속 최모(48)씨, 재무과 소속 이모(40)씨도 상황이 비슷했다. 최씨의 아내는 “(최씨가) 교통 민원 업무 등을 하다 6급으로 승진하며 대기관리과로 이동한 뒤 부담을 느꼈다”고 했다. 기능직군으로 입직한 최씨는 당시 행정직군으로 옮겼고 근무기록표를 보면 사망 전달인 11월엔 근무일 21일 중 16일이 초과근무를 한 것으로 나온다. 이씨의 아버지도 “아들의 초과근무 시간이 월 68시간을 넘길 만큼 야근, 주말 근무가 많았다. 인사이동을 원했는데 사고 당일 상사와의 면담에서 ‘이동이 어렵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서울시의 공무원 1인당 초과근무 시간은 월평균 40.9시간으로 중앙부처 공무원 평균 초과근무시간(22.1시간)의 2배에 육박한다. 서울시 공무원의 연평균 노동시간은 2608시간(2014년)으로 국내 임금근로자의 연평균 노동시간(2057시간)보다 훨씬 길다.박성준 서울시 조직문화팀장은 “우리 시는 자체 사업도 기획해야 하고, 중앙부처가 위임한 사업도 해야 하니 업무량 자체가 많다”면서 “도시재생사업이나 찾아가는 동주민센터사업 등 새로운 일이 많이 생겨 익숙해지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낮에는 국정감사와 같은 대기성 업무가 많아 기존 업무는 저녁에 하는 분위기다. 최씨의 아내는 남편이 단순히 업무가 많아 극단적 선택을 했다고 보지 않는다. 그는 “10살 이상 어린 상사가 업무 성과를 두고 남편에게 ‘그걸 머리라고 달고 다니냐’, ‘자식들이 (이러는 것) 아느냐’는 등 폭언을 했다”고 전했다. 서울시 공무원들은 박원순 시장과 오세훈 전 시장이 바꿔 놓은 조직문화가 더 과로할 수밖에 없도록 만들었다고 말한다. 익명을 요구한 시공무원 A씨는 “박 시장은 현장에서 순간적으로 떠오른 아이디어나 민원을 새 사업 지시로 바로 던지는데, 시장 지시 사항이니 상사들은 그냥 넘기지 않고 전방위적으로 압박을 한다”면서 “서울시는 거대 조직이라 원래 해야 할 일도 많은데 신규 사업이 끝없이 떨어지면 직원들은 지칠 수밖에 없다”고 털어놨다. 근무평정에 실적 점수를 더해 승진 때 반영하는 ‘실적가점제’는 직원 중 3%만 받다 보니 경쟁이 치열하다. 2008년 오 전 시장 때 도입한 역량평가제도는 또 다른 방식으로 공무원들을 옥죈다. 시공무원 B씨는 “기존 시험과 달리 민원인을 상대하는 역할극 같은 테스트가 들어가 있어 어떤 공무원들은 1회 10만원씩 비용을 지불하고 학원을 다니기도 한다”고 했다. 최씨의 아내는 “서울시 분위기가 삭막하다. 공무원들이 (다들 인사고과에) 쫓기다 보니 옆자리 동료가 얼마나 아픈지 배려할 여유가 없다”고 말했다. 서울시가 특단의 대책을 내놓겠다고 했지만 직원들은 큰 기대를 하지 않는다. 최근 과로자살 방지책으로 ‘일 버리기’ 사업을 추진 중인데 직원들은 “버릴 일을 찾는 게 또 다른 업무”라며 불만을 드러냈다. 시청사 1층 김씨 추모 공간에는 ‘말로만 변화, 행동은 그대로’라고 적힌 포스트잇이 붙었다. 대책을 마련 중이라고 말한 고위직 공무원 모두 “이름을 밝히지 말아 달라”며 책임 있는 자세를 보이지 않았다. 박 시장은 지난 3월 기자 간담회에서 “시민단체에서 일할 때는 (활동가들이) 내 이야기를 듣고 잊어버리는 일도 많았는데 서울시 공무원은 ‘시장 지시사항’을 만들어 정리해 놓더라”면서 “나도 까먹은 일에 대해 결과물을 갖고 온다. 서울시 공무원이 이런 사람들”이라고 치켜세웠다. 하지만 그사이 공무원들은 힘겹게 버티고 있었다. 특별기획팀 bulse46@seoul.co.kr 유대근·김헌주·이범수·홍인기·오세진 기자 서울신문은 기업과 사회가 노동자에 과로를 강요하거나 은폐하는 현실을 집중 취재해 보도할 예정입니다. 독자들이 회사에서 겪은 과로 강요 사례나 과도한 업무량을 감추기 위한 꼼수, 산업재해 승인 과정에서 겪은 문제점 등 부조리가 있었다면 dynamic@seoul.co.kr로 제보 부탁드립니다.
  • [대한민국 과로 리포트<3>]유가족에게 발언 기회조차 없는 공무원 과로

     격무와 스트레스에 시달리다 공무원이 사망하면 과로사를 입증해야하는 책임은 민간기업 노동자처럼 유족이 지게 된다. 열악한 점은 공무원의 죽음에 대해서는 유가족이 심의위원들 앞에서 발언할 기회조차 갖지 못한다는 것이다.  16일 공무원연금공단에 따르면 공무원이 사망하면 공단 급여심의위원회(심의위)가 업무와의 연관성을 따져 순직 여부를 판단한다. 하지만 유가족이 출석해 과로 정황 등을 설명할 기회가 없고 출퇴근기록, 담당업무, 건강검진표 등 자료만으로 죽음과 업무 간 연관성을 따진다.  또 유족들은 지나치게 짧은 시간동안 심사가 이뤄지는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일주일에 2~3차례 열리는 심의위는 보통 반나절 진행된다. 회의가 한 번 열리면 평균 34.8건(지난해 기준)을 처리한다. 공단은 “관련 자료들은 회의 전 심의위원들이 미리 살펴보기 때문에 검토 시간이 짧지 않다”고 설명했다. 심의위에 참석조차 할 수 없는 유가족들의 입장에서는 가족의 죽음이 소홀히 처리된다는 느낌을 받을 수밖에 없다.  심의위에 참석하는 위원은 의사, 법조인, 공무원 등 모두 9명이다. 과로 여부를 판명하는 기준은 ‘발병전 24시간 내 돌발사건 및 업무환경 변화’(급성과로), 발병전 일주일 이내 일상 업무의 30%증가’(단기 과로), ‘발병전 6개월간 월평균 50시간이상 초과근무’(만성과로) 등 3가지 시간 요인을 중심 축으로 삼는다. 여기에 ‘극도의 긴장이나 흥분상태에서 업무를 한 경우, 파견 근무, 정신적인 충격 상황, 건강 상태 등 종합적인 면’을 고려한다. 공무원은 법에 노동시간 규정이 없고 복무규정으로 일주일에 40시간 일하게 돼 있다.  그나마 일반 노동자보다 나은 건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사용자이기 때문에 출퇴근기록이나 근무 환경에서의 스트레스 요인 등을 입증할 자료를 은폐할 우려가 적다. 하지만 기관이 제출하는 자료만으로 과로 판단이 쉽지 않아 동료 진술서, 모바일 메신저 기록 등 증거수집을 해야하는데 이는 유가족의 몫이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과로로 인한 순직을 인정받은 공무원은 지난해 23명이다. 보름에 1명꼴로 공무원이 과로사하는 것이다.  특별기획팀 ikik@seoul.co.kr
  • 5년 114명 과로사…무너진 ‘꿈의 직장’

    5년 114명 과로사…무너진 ‘꿈의 직장’

    누가 김부장을 죽였나서울신문 특별기획 2017년 대한민국 과로 리포트 <3>과로에 쓰러지는 공직사회 ‘무능해도 해고당할 일 없는 철밥통, 연금이 보장되는 신의 직장, 허리 굽힐 일 없는 갑 중 갑….’ 흔히 떠올리는 공무원의 인상이다. 수시로 구조조정과 명예퇴직 압박을 받는 민간기업 직장인과 비교하면 고용 안정성을 부인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인식이 달라진다. 경찰과 소방관, 집배원, 시·군·구청 소속 등 한 해 평균 20여명의 공무원이 과로로 죽는다. ‘철밥통’ 공무원들은 어쩌다 과로에 몰리게 됐을까. 현장의 목소리와 전문가 진단을 통해 이유를 찾았다. #경찰관과 소방관… 과로 사각지대 16일 공무원연금공단에 따르면 최근 6년간 과로사로 순직을 인정받은 공무원은 137명이었다. 이들 3명 중 1명(31.2%)이 과로 탓에 순직했다. 특히 장시간 노동과 업무상 스트레스로 자살(과로자살)했다며 유족이 공단에 순직인정을 신청한 공무원도 꾸준히 늘어 2012년부터 2017년 8월 사이 100명에 달했다. 이 가운데 15명만 순직처리됐다. 직종별로 보면 현장 공무원의 과로사가 많다. 신창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2012~2016년 과로사한 공무원 중 경찰청 소속이 47명으로 가장 많았고, 시·군·구 등 기초지방자치단체 공무원 42명, 소방청 11명, 서울·경기 등 광역지자체 8명 순이었다. 우정사업본부 공무원도 7명이 과로사했다. 경찰 과로사의 주범은 교대제 근무다. 파출소나 교통안전담당 업무 등을 하는 경찰은 보통 4조 2교대로 일한다. 첫날은 주간근무, 둘째 날 야간, 셋째·넷째 날은 비번인 패턴을 반복한다. 서울 강북지역에서 순찰·방범 업무를 하는 경찰관은 “출동 지시가 떨어지면 바로 뛰어나가야 하고 총까지 차고 있어 업무 강도도 높은데 늘 긴장까지 해야 한다”고 하소연했다. 야근 때는 취객들과 소모적 승강이를 하며 느끼는 피로감도 크다. 최근 경북 포항에서는 2주 사이 파출소 등에서 일하던 경찰관 3명이 연달아 숨졌다. 모두 과로사로 추정된다. 이명박 정권 당시 경찰조직에 실적주의 바람이 분 것도 과로를 키웠다. 경정급(경찰서 과장급) 이상에 적용한 성과연봉제는 1년 단위 검거율, 교통사고 사망자 감소율 등을 근거로 전국 253개 경찰서를 S, A, B, C 등급으로 줄 세운다. 성적에 따라 연봉이 최대 400만원(총경 기준)까지 차이 난다. 서울의 한 팀장급 경찰관은 “서장이 실적 압박을 받다 보니 과·팀장급 회의의 시작과 끝은 늘 실적 얘기”라고 말했다. 소방관도 경찰 못지않게 불규칙한 근무 패턴과 업무 스트레스 탓에 과로하는 직군이다. 불 끄다 숨진 소방관보다 스트레스 때문에 자살한 소방관이 더 많다. 매년 평균 7~8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구조현장의 극한 상황과 그곳에서 목격한 참상 등이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로 이어지기 쉽다. 소방관의 정신과 진료·상담 건수는 2012년 484건에서 지난해 5087건으로 5년 만에 10.5배 뛰었고 47명이 자살했다. 2002년부터 거론된 ‘소방공무원 전문병원’ 건립은 여전히 지지부진하다. 인력부족도 과로를 야기한다. 2016년 기준 현장 투입이 가능한 소방 인력(3만 2460명)은 3조 1교대 근무 적정 인원(5만1714명)의 62.8%에 불과하다. #재난과 감정노동으로 우는 지자체 공무원 2시간씩 점심 먹고, 출장 다니며 대충 시간 때우던 ‘동사무소 김 주사’는 옛날 얘기다. 서류 만드는 일이 아닌 현장에서 직접 민원인을 상대하고, 문제와 맞닥뜨려 풀어야 하기 때문이다. 거의 매년 터지는 동물 전염병은 대표 악재다. 지난 6월 경기 포천시 한대성 축산방역팀장은 조류인플루엔자(AI) 탓에 야근한 다음날 새벽 급성 심근경색으로 숨졌다. 5개월째 과로하던 상황이었다. 한씨 같은 가축방역관(수의직 공무원)이 재난 상황에서 받는 심적 압박은 엄청나다. 수도권의 한 기초지자체 축산과 공무원은 “AI나 구제역으로 몇 달 쪽잠 자는 건 견딜 수 있다. 그런데 ‘언제 끝날지 알 수 없다’는 불확실성과 싸우는 게 사람을 지치게 한다”고 말했다. 지자체 가축방역관은 660명으로, 농림축산식품부가 진단한 적정인력(1283명)의 절반이다. 김영선 노동시간센터 연구위원은 “게임업계의 크런치모드(게임 출시 전 집중근무)처럼 공직사회에는 ‘깔때기 현상’이 있다”고 설명했다. 월말·분기말 등 일이 몰리는 특정시기에 인원조정이 자유롭지 못하니 수시로 밤샘 근무를 한다는 것이다. 집배원도 명절이나 연말연시 등에 감당하기 쉽지 않은 업무량이 몰린다. 사회복지공무원들은 복지 수요가 크게 늘어난 데 비해 인력 충원이 미흡한 현실에 과로로 내몰린다. 무조건적인 헌신과 자비를 요구하는 풍토는 심리적 피로도를 배가시킨다. 노동환경건강연구소가 사회복지공무원 596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건강실태 조사(2013년)에서 27.5%가 최근 1년 사이 자살 충동을 느꼈다고 답했다. 경기의 한 지자체 사회복지 공무원 김모(40·여)씨는 “근로 사실을 숨겼다가 적발된 기초생활수급자에게 생계보조금 환수를 통보했더니 칼을 들고 찾아왔다. 어떤 수급자는 ‘나 없었으면 공무원인 당신은 어떻게 먹고 사느냐’며 소리 지르더라”고 떠올렸다. 폭언을 듣고 무시를 당해도 윗사람들은 ‘민원인과 마찰을 만들지 말고 무조건 사과하라’ 하니 자존감이 낮아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일반 노동자들은 근로기준법에 따라 주당 최대 근무시간으로 52시간(주말근무 제외) 적용을 받지만 공무원은 이 같은 법규정조차 없다. #주당 52시간 근로기준법 공직엔 적용 안 돼 중앙부처나 광역지자체 공무원도 과로에서 자유롭지 않다. 지난 9일 방위사업청 피아식별장비팀 소속 중령이 자체 업무 처리와 국정감사 준비 등이 겹친 근무를 하다가 심근경색으로 숨졌다. 환경부 소속 공무원은 “국회에서 저녁에 연락이 와 ‘내일까지 자료를 달라’고 하는 일이 많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2000년대 이후 한국사회를 덮친 신자유주의가 공직사회의 과로를 부추겼다고 말했다. 신자유주의의 가장 큰 특징은 경쟁을 상시화해 업무 효율을 높이는 것이다. 김 연구위원은 “긴 근무시간에 다른 스트레스 요인이 얹히면서 자살이라는 비극이 터지는 것”이라면서 “성과평가, 직무이동, 인사이동 등에 대해 당사자가 느끼는 압박이 민간기업보다 낮다고 볼 수 없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특별기획팀 dynamic@seoul.co.kr 서울신문은 기업과 사회가 노동자에 과로를 강요하거나 은폐하는 현실을 집중 취재해 보도할 예정입니다. 독자들이 회사에서 겪은 과로 강요 사례나 과도한 업무량을 감추기 위한 꼼수, 산업재해 승인 과정에서 겪은 문제점 등 부조리가 있었다면 dynamic@seoul.co.kr로 제보 부탁드립니다.
  • [커버스토리] 모텔합숙 쪽잠에도 “한 푼 더”…공무원 예산 錢爭

    [커버스토리] 모텔합숙 쪽잠에도 “한 푼 더”…공무원 예산 錢爭

    지난달 서울시 예산과 소속 직원 A씨가 자살했다. 경찰은 A씨가 자기가 살던 아파트에서 투신한 것으로 보고 있다. 서울시는 자살 동기에 대해 “아직 추모 기간이기 때문에 조사한 내용은 없다”고 설명한다. 하지만 A씨가 자살한 배경은 ‘업무 스트레스’와 무관치 않을 것이란 얘기가 나온다. A씨는 올해 초 예산과로 발령받은 뒤부터 가족들에게 자주 “업무가 힘들다”고 토로했다고 한다. 다른 서울시 관계자는 “아무래도 예산과가 제일 바쁘고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고 설명했다.바야흐로 예산철이다. 예산과는 뗄래야 뗄 수 없는 관계인 공직자들에게 예산철은 ‘혈세’라는 단어의 무게가 더욱 무겁게 느껴지는 때다. 내년 한 해의 부처 전체의 살림살이가 결정되는 이 시기 예산 담당 공무원들의 스트레스도 극에 달한다. 이들은 부내에서 작성한 예산안이 기획재정부의 매서운 ‘칼질’과 여야 의원들의 막판 조율을 거쳐 국회에서 처리되는 3개월여의 기간 동안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한다. 예산에 울고 웃는 공무원은 예산철을 어떻게 보낼까. # “‘급’ 다른 ‘갑’ 만나려면 기조실장 정도 나서 줘야…” 공무원들은 예산철이면 철저히 ‘을의 입장’이 된다. 가장 어려운 점은 예산권을 쥔 기재부 공무원을 ‘모시는’ 일이라고 다른 부처 공무원들은 입을 모은다. 같은 공무원이지만 예산권을 쥔 기재부 직원들은 다른 부처 직원들보다 ‘급’이 높은 게 현실이다. 예산 담당 부서에서 일했던 한 중앙부처 사무관은 “서기관 이하 실무급 직원들은 기재부 직원들을 만나러 가기도 어렵고 가도 얘기도 안 먹힌다. 주로 과장이나 과 차석이 야식을 싸들고 가서는 우리 부처를 담당하는 사무관이나 7급 직원들을 만난다”면서 “예산을 총괄하는 기획조정실장이 직접 뛰면 조금 낫지만 결국 혼자서는 한계가 있다”고 전했다. 예산 담당 공무원들은 기재부에서는 물론 안에서도 치이는 신세다. 부내에서는 각종 사업에 대한 예산 확보를 요구하는데 이를 들고 기재부에 가면 불필요한 예산을 요구한다고 비판을 받는다고 한다. 지방자치단체는 2배로 고통을 겪는다. 서울시 등 지자체 예산은 일차적으로 시의회를 거쳐야 하는데, 이전부터 지역구 국회의원과 시의원들의 각종 ‘쪽지 예산’이 넘쳐난다. 또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간 예산 배분이 8대2로 이뤄져 있는 구조에서 예산철에 국비를 적극적으로 확보하지 못하면 곧 단체장의 무능이란 결론으로 이어진다. 그만큼 공무원들이 물밑에서 더 뛰어야 한다. 한 예로 경북도는 지난달부터 예산안 처리가 끝나는 12월까지 국비 확보를 위한 ‘90일 비상 현장캠프’를 지역구 국회의원실에 설치했다. # “보고 싶다는 딸 전화 목소리에 청사 화장실서 울어” 담당 직원들은 생활도 엉망이 된다. 한정된 기간 내에 관련 업무가 집중되면서 야근은 기본이고 아예 귀가를 하지 못하는 일도 다반사로 벌어진다. 특히 기재부와 지리상 거리가 먼 정부서울청사에 있는 부처 직원들은 더 큰 고통을 호소한다. 통일부 관계자는 “과거에는 기재부가 그나마 과천청사에 있어 집에 가서 잠이라도 잘 수 있었지만 지금은 세종시로 내려가면서 예산 협의하러 갔다가 귀가를 못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고 말했다. 대부분 부처들은 예산철에는 기재부 인근 숙박업소에 ‘달방’을 잡아 두고 예산 확보의 전진기지로 삼는다. 서울시 예산과에서 근무했던 한 직원은 “예산편성 막바지에는 너무 바빠서 식사할 시간도 따로 없어 담당 직원 전원이 사무실에서 햄버거나 도시락을 먹으며 일했다”면서 “직원들은 1년 동안 먹어야 할 햄버거를 이때 다 먹는다고 우스갯소리도 한다”고 토로했다. 다른 직원은 “예산철에는 귀가가 매일 늦어서 초등학생 딸아이의 자는 모습만 주로 봤다”면서 “어느 날 딸아이가 빨리 집에 오라고 울며 전화를 했는데 그게 너무 속상해 청사 화장실에서 운 적도 있다”고 털어놨다. 한 중앙부처 소속 직원은 “예산 담당 직원들은 시간외수당은 물론이고 별도로 스트레스 수당도 줘야 한다”고 말했다. 예산 담당 직원들은 예산 관련 실무교육이 다소 부족하다는 얘기도 한다. 업무 특성상 상당한 전문성이 필요하고 갖가지 새로운 사례가 매년 나오지만 기재부 주관 정기 교육이 이를 모두 반영하지는 못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예산 문제를 담당했던 한 중앙부처 직원은 “담당자들도 업무 시에는 예산실무편람을 하나하나 봐 가면서 일하지만 그걸 벗어나서 어찌 해야 할지 막막한 경우가 너무 많았다”고 말했다. # “심의는 고도의 정신노동… 원칙 무너지면 끝” 예산철에 마냥 ‘갑 오브 갑’일 것 같은 기재부 공무원들도 사정이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기재부 예산실은 계절에 따라 처지가 바뀐다. 정부 예산안을 만드는 여름철에는 중앙부처와 지방자치단체의 예산을 쥐락펴락하는 갑의 자리에 있지만 늦가을이 되면 국회에서 예산안을 통과시키기 위해 ‘을’로 뛴다. 예산실 공무원들은 국회의 예산 심의권한이 최근 10년 사이 상당히 세졌다고 입을 모았다. 소위 힘센 실세 의원들이 예산안을 조율하는 예산결산특별위원회 계수조정소위원회에 들어오면서 발언권이 커졌다는 것이다. 예산실의 B과장은 “10년 전만 해도 국회에서 만든 증액 검토 사업목록에 정부가 동의 여부를 O, X, △로 표시하면 의원들도 대부분 수긍하는 분위기였다”면서 “이제는 증액이 안 되는 이유를 조목조목 설명해도 막무가내로 밀어붙이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국회 차원의 쪽지예산 논란도 만성적인 골칫거리다. 올해는 대폭 삭감된 사회간접자본(SOC) 예산안을 놓고 증액 요구가 빗발칠 것으로 예상돼 예산실은 잔뜩 긴장하고 있다. 의원들이 자기 지역구의 도로, 시설 등 SOC 예산을 챙기려고 강하게 밀어붙일 게 뻔해서다. 예산실의 C과장은 “증액 검토 목록에 없는데 슬쩍 끼워 넣거나 합리성이 부족해 보이는 지역사업을 챙기려는 의원들의 요구가 가장 난처하다”고 말했다. 예산실 직원들은 국회 예산심의를 고도의 정신노동이라고 하소연했다. D과장은 “재정원칙과 기준에 따라 예산을 배분해야 하는데 명확한 민간 영역에 정부 지원을 요구하거나 지자체 사업인데 국고 지원을 하자는 압력이 들어온다”면서 “한 번 선례를 남기면 원칙이 깨지고 형평성 차원에서 다른 곳도 예산을 증액해야 하기 때문에 가장 피하고 싶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 심의철엔 국회서 상주… 인근 방 없어 사비 털기도 피로와 수면 부족은 예산맨이라면 으레 짊어져야 할 무게다. 본격 심의가 시작되는 11월 초부터 예산안 의결 시한인 12월 2일까지 예산실 직원들은 국회에 상주하다시피 한다. 오전 7시부터 새벽 2~3시까지 의원들의 요구 문건을 작성하고 예결위, 상임위원회, 국회예산정책처 등 국회 행정조직의 지적사항을 검토 보완하면 녹초가 되는 까닭에 경기지역 거주자도 집에 들어가지 못하고 모텔 신세를 진다. E과장은 “예산 편성 시기에는 부처만 상대하지만 국회 심의 기간에는 의원, 보좌진, 지자체, 지역구 등 만나야할 이해관계자가 2~3배로 늘어나서 업무 시간이 많이 걸린다”면서 “두세 시간이라도 눈을 붙이려면 외박을 하는 편이 낫다”고 말했다. 이런 이유로 기재부 예산실은 국회 앞 숙박업소와 제휴를 맺고 직원들이 출장 숙박비 한도 7만원으로 장기 투숙할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지만 계약 물량이 한정적이어서 사비로 10만원 넘는 방을 예약해 쪽잠을 청하는 공무원도 적지 않다. 서울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세종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서울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단독] 상사에 밉보이면 24시간 근무 ‘뺑뺑이’, 한 부서에 최소 5년… 고충 말해도 외면

    폐쇄적 조직문화에 따른 인사평가와 순환 없는 인사, 지켜지지 않는 근무제가 교도관이 상사로부터 겪는 갑질 피해를 키웠다. 교도관 인사평가 제도를 보면 5급 이하를 대상으로 근무성적평가를 하는데 6급 이하 실무 교도관의 평가는 업무를 지휘하는 과장급이 담당한다. 승진과 업무 배정 등이 인사평가에 달려 있는 만큼 갑질을 참을 수밖에 없다. ●폐쇄적 조직문화에 깜깜이 인사평가 인사평가에 따른 승진 등은 둘째치고 4교대 근무에서 불이익이 따르기도 한다. 현재 교정기관 4교대제는 ▲1일차 오후 6시 근무~다음날 오전 9시 퇴근 ▲2일차 휴무 ▲3일차(윤번 근무) 절반은 출근(오전 9시~오후 6시 근무), 절반은 휴무 ▲4일차 전원 출근 오전 9시~오후 6시 근무 순으로 돌아간다. 교도관은 상사에게 밉보이면 인력 부족의 이유를 들어 1일차 근무 직후 휴무 없이 바로 윤번 근무를 배정해 24시간 일하게 하는 일이 있다고 말한다. 이렇게 되면 한 달에 한 번도 쉴 수 없게 된다. 이런 문제는 특히 핵심 업무인 사동 관리 등 가장 많은 수의 교도관이 일하는 보안과에서 벌어진다. 고된 업무를 바꾸는 일도 쉽지 않다. 보안과는 근무 강도가 가장 센 곳이지만 한번 배치되면 최소 5년은 걸려야 부서가 바뀔 수 있는 등 업무 순환이 거의 이뤄지지 않는다. 특히 보안과 내에서 야근 담당자는 6~7년 동안 야근만 담당한다는 게 제보자의 얘기다. 업무를 바꾸고 싶어 고충처리 기간 문제를 제기해도 팀장, 과장이 받아주지 않으면 문제를 제기해도 소용이 없다. 이런 문제로 스트레스를 받은 교도관을 위한 조사는커녕 대책 마련도 미비하다. 교도관 심리상담 프로그램도 올해 들어서야 처음 시작됐다. 법무부가 계약한 외부 전문상담 기관의 프로그램을 지난 8월 말까지 636명이 이용하는 데 그쳤다. 경찰이 2014년부터 전문 센터를 설립해 운영하는 것에 비하면 열악한 수준이다. ●언론노출 주의 공문 보내고 내용도 쉬쉬 교도관의 불만이 가중되면서 공론화해야 한다는 움직임도 있지만 문제 제기로 불이익을 당할까 우려하는 게 현실이다. 실제로 법무부 교정본부에서는 2015~2016년 각 교정시설에 언론 인터뷰 주의 공문 등을 내려보냈다. 더불어민주당 백혜련 의원은 언론 인터뷰 시 어떤 점을 주의하라 했는지를 확인하고자 공문 공개를 요구했지만 법무부는 “교정시설 안전 및 질서유지와 보안업무에 관한 구체적인 사항으로 공개하면 직무수행을 현저히 곤란하게 할 우려가 있어 제출하기 어렵다”며 거부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김동완의 주말의 운세] 2017년 10월 15일

    [쥐띠] 36년생 화합하면 소망을 이룬다. 48년생 편안한 마음으로 기다려라. 60년생 기쁜 소식이 있겠다. 72년생 과감한 용단이 필요하다. 84년생 사람 많은 곳에는 가지 말라. [소띠] 37년생 언행을 주의하라. 49년생 친구들 사이에서 구설에 오른다. 61년생 좋은 말보다 성실한 태도가 더 낫다. 73년생 일도 좋지만 무리하지 말라. 85년생 외출은 삼가라. [범띠] 38년생 기다리면 마침내 때가 온다. 50년생 노력의 성과가 매우 크다. 62년생 마음먹은 일이 성사된다. 74년생 자만심을 버려야겠다. 86년생 노력한 만큼 결실을 맺는다. [토끼띠] 39년생 다른 사람에게 자비를 베풀어라. 51년생 상의를 하며 일하라. 63년생 분위기에 들뜨지 말라. 75년생 다음을 기다리는 것이 좋겠다. 87년생 친구에게 휩쓸리지 말라. [용띠] 40년생 재산 문제로 고민을 하게 된다. 52년생 비밀이 발각되기 쉽다. 64년생 일찍 귀가하는 것이 좋겠다. 76년생 새로운 만남이 있겠다. 88년생 운이 좋으나 재물운은 별로다. [뱀띠] 41년생 겉치레에 신경쓰지 말라. 53년생 생각지 않은 행운이 온다. 65년생 가까운 사람을 경계하라. 77년생 투자한 만큼 소득이 따른다. 89년생 작업 계획을 수정하라. [말띠] 42년생 지금 당장은 어렵다. 54년생 하루를 허황되게 보낸다. 66년생 베풀어야 이득 있다. 78년생 가까운 사람으로부터 행운이 온다. 90년생 신수가 좋으니 활발히 움직여라. [양띠] 43년생 기대했던 약속이 미뤄진다. 55년생 충돌이 예상된다. 67년생 구설에 오르지 않게 주의하라. 79년생 하던 일에 충실해야겠다. 91년생 새로운 인연이 생긴다. [원숭이띠] 44년생 다른 사람이 어려울 때 도와라. 56년생 용기를 잃지 말라. 68년생 소득이 없으나 희망은 있다. 80년생 새로운 것을 시도하지 말라. 92년생 무엇보다 안정이 최고다. [닭띠] 45년생 주변 사람의 도움이 크겠다. 57년생 포기하면 얻는 것이 없다. 69년생 스트레스를 바로 풀어라. 81년생 중요한 계획은 추진된다. 93년생 친구의 말을 조심하라. [개띠] 46년생 고민은 시간이 해결해 준다. 58년생 보람찬 하루를 보내겠다. 70년생 서로 이해하는 태도가 필요하다. 82년생 몸과 마음이 바빠지겠다. 94년생 현상 유지가 최선이다. [돼지띠] 47년생 만족스러운 하루를 보낸다. 59년생 지나친 계획은 무리가 된다. 71년생 대인 관계에 신중하라. 83년생 차분히 일을 풀어 나가라. 95년생 이제야 일이 해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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