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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모던패밀리’ 류필립 누나 박수지, 눈뜨자마자 배달 음식 주문

    ‘모던패밀리’ 류필립 누나 박수지, 눈뜨자마자 배달 음식 주문

    ‘필립 누나’ 박수지 씨가 과체중으로 인한 고혈압 진단 이후, ‘역대급 스케일’의 먹방을 선보여 필립 가족의 ‘동공지진’을 유발한다. 26일 방송되는 MBN ‘모던 패밀리’에서는 지난 주 악성 고혈압과 당뇨 진단을 받은 박수지 씨의 2주 뒤 일상이 공개된다. 앞서 필립은 건강검진을 통해 밝혀진 누나의 심각한 건강 상태에, 가족 회의를 소집한 바 있다. 이후 약 열흘 뒤 아내 미나, 어머니 유금란 씨와 함께 누나의 집을 불시에 방문한다. 이를 모른 채 집에서 꿀잠을 즐긴 박수지 씨는 눈 뜨자마자 배달 음식을 주문한다. 특히 모듬 초밥에 치즈 돈가스 2인분, 공깃밥 4개를 시켜 역대급 먹방을 예고한다. 그가 ‘프로 혼밥러’가 된 사연은 맞벌이 겸 주말 부부로 생활하고 있기 때문. 박수지 씨는 “일산에서 영어 강사로 일하고 있다. 남편과는 만난 지 17일 만에 혼인신고를 하고, 결혼식은 작년 12월에 올렸다. 남편이 직업군인인데 현재 서로 직장 때문에 주말 부부로 지내고 있다”고 밝힌다. 집에서 주로 혼자 있기 때문에 배달 음식을 시킬 때 한꺼번에 많이 시키는 편이라고. 박수지 씨의 집을 급습한 필립 가족들은 배달 음식으로 가득찬 집안을 보고 당혹스러워 한다. 류필립은 “왜 건강검진 이후로 달라진 게 없냐”고 쓴소리를 던지고, 어머니와 미나도 걱정 어린 눈빛을 보낸다. 이에 서러움이 폭발한 박수지 씨는 눈물을 쏟고 그 자리를 뜬다. 필립은 제작진과의 인터뷰에서 “미국 생활 시절 누나와 내가 안 좋은 환경에서 지냈다. 그때 나는 운동으로, 누나는 먹는 걸로 스트레스를 풀었다. 누나를 지켜주지 못했다는 죄책감이 있다. 이번 기회에 누나의 건강을 바로잡아 주고 싶다”고 털어놓는다. 필립과 누나 박수지 씨가 서로의 속마음을 헤아리고 건강 회복 프로젝트를 실현시킬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한편, MBN ‘모던 패밀리’는 26일 오후 11시에 방송된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달콤한 사이언스]혼밥, 혼술 자신도 모르는새 스트레스로 돌아온다

    [달콤한 사이언스]혼밥, 혼술 자신도 모르는새 스트레스로 돌아온다

    혼밥, 혼술이 건강에 직접적 영향 미치지 않는다는 반론도 불과 4~5년 전까지만 해도 식당에서 혼자 밥을 먹거나 카페에서 혼자 술잔이나 커피잔을 기울이는 것은 주위 시선이 의식되는 어색한 일이었다. 그렇지만 최근에는 1인 가구 숫자가 늘어나면서 혼자 식사를 하는 ‘혼밥’, 혼자 술을 마시는 ‘혼술’문화가 점점 확산되고 있는 분위기이다. 혼밥 인구의 증가는 한국 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인 추세로 인문사회학자들 뿐만 아니라 과학자들도 혼밥 문화가 개인과 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는 시도를 하고 있다. 그런데 스스로 혼자임을 선택하는 혼밥, 혼술 뿐만 아니라 타인과의 관계를 맺지 않는 사회적 고립이 상당한 스트레스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모로코 카디아야드대 약리학·신경생물학 연구실, 프랑스 엑스마르세이유대 신경과학연구소, 파리5대학 데카르트의대, 피티에 살페트리에병원 생화학교실 공동연구팀은 집단과 떨어져 혼자 지내는 경우가 많아질수록 스트레스 지수가 높아지고 뇌전증이 발생할 수 있다고 1일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신경과학 분야 국제학술지 ‘e뉴로’ 최신호(7월 23일)에 실렸다. 연구팀은 생후 8주된 일반 생쥐 9마리와 생쥐 9주된 뇌전증과 비슷한 증상을 가진 9마리를 대상으로 다른 생쥐들과 고립된 상황에서 어떤 증상과 반응을 보이는지 관찰했다. 생쥐는 사람과 벌, 개미처럼 대표적인 사회적 동물로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생쥐들을 다른 생쥐들과 떨어뜨려 혼자만 우리에 넣어 30일 동안 생활하도록 했다. 그 결과 다른 동료들과 함께 거주하는 생쥐들과는 달리 불안해 우리 안을 계속 돌아다니고 스트레스 수치도 상당히 높아진 것이 확인됐다. 일반 생쥐 중 일부는 뇌전증 증상을 보이기도 했다. 또 뇌전증 증상을 갖고 있던 생쥐들은 다른 동료들과 같이 있을 때보다 뇌전증 발작횟수가 잦아지고 발작 정도도 심해지는 것으로 관찰됐다. 실험을 이끈 크리스토프 베르나르 엑스마르세이유대 교수는 “생쥐 실험 결과를 사람에게 그대로 적용할 수는 없겠지만 일단 사회적 고립은 상당한 정신적 스트레스를 유발시킨다는 것을 알 수 있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혼자하는 식사가 우울증이나 심혈관질환, 비만, 대사증후군 등을 유발시킬 수 있다는 연구결과들은 다수 나온 바 있다. 지난해 영국 경제분석기관인 옥스포드 이코노믹스와 세인즈버리 국립사회연구센터도 8000여명의 영국 성인남녀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혼밥은 정신질환을 제외한 다른 어떤 요인들보다 개인의 행복감을 떨어뜨리는 직접적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반면 호주 퀸즐랜드공대 보건학과 연구진은 사람들의 식사장면을 촬영하고 인터뷰 조사를 실시한 결과 혼밥은 건강상 문제나 개인적 성향, 사회경제적 상황 등에 따라 선택되는 것이며 건강에 영향을 미친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는 주장의 연구를 내놓기도 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달리세요…몰입하면 행복해요

    달리세요…몰입하면 행복해요

    달리기, 몰입의 즐거움/미하이 칙센트미하이 외 2인 지음/제효영 옮김/샘터/384쪽/1만 8000원 ‘몰입’의 사전적 정의는 ‘무엇엔가 깊이 파고들거나 빠지는 것’이다. 학문의 영역에서는 다소 다르다. 몰입을 통해 무아지경에 이른 심신은 물론, 그 상태에서 얻는 온갖 유익한 것들을 포괄한다. 이 개념을 체계화한 이 중 하나가 심리학자이자 미국 캘리포니아 클레몬트 대학원 교수인 미하이 칙센트미하이다. 1990년 ‘몰입’이라는 개념을 학계에 던지며 큰 화제를 모은 그는 새 책 ‘달리기, 몰입의 즐거움’에서 ‘몰입’의 연구 영역을 ‘달리기’로 확장했다. 칙센트미하이 교수와 2명의 연구자들이 여러 육상선수들의 몰입 경험을 소개하고 실제 응용할 수 있는 노하우를 알려주고 있다.●긍정적인 감정이 더 강렬해지는 몰입 책 제목에는 달리기를 앞세웠지만, 사실 독자들이 목표로 삼아야 할 대상은 ‘몰입’이다. 이를 가장 빈번하게 이뤄내는 유용한 도구가 ‘달리기’라는 것이다. 등반, 사이클, 글쓰기, 연기 등도 “세부적인 차이는 있지만 몰입을 일으키는 요소나 느낌은 동일”하다. 다만 “달리기를 하면 몰입을 경험할 수 있는 더 다양한 상황과 기회가 생기고, 몰입의 빈도도 높아”진다. 몰입하면 긍정적인 감정은 더 강렬해지고 좌절처럼 부정적인 감정은 희미해진다. 일상에서 수시로 고개를 드는 스트레스도 잊게 된다. 몰입의 경험이 쌓이면 일상의 다른 영역에서도 몰입 의지가 생긴다. 저자들은 목적에 집중하고, 몰입의 순간을 한껏 늘리려는 자세 등이 “우리 인생에서 행복을 찾는 열쇠”라고 말한다. 몰입은 세 가지 선행단계와 여섯 가지 처리 결과(효용) 등 아홉 가지 요소로 구성된다. 첫 번째 선행단계는 명확한 목표 설정이다. “무엇을 성취하고 싶은지 아는 것”이 첫 열쇠다. 구체적인 목표를 세우고, 몸과 마음을 한계까지 밀어붙여야 한다. 둘째는 성취 가능한 도전 과제를 세우는 것이다. 자신의 체력과 당장 해결해야 하는 기술 사이에서 균형을 찾아야 한다. 셋째는 정확한 피드백을 수시로 측정하는 것이다. 목표 지점까지 가기 위해 상황에 맞춰 목표 수준을 재설정하는 피드백 과정을 거쳐야 성과도 긍정적이다.●몰입의 효과… 주의 집중·행동과 인식의 융합 이 선행단계를 거치면 비로소 몰입으로 가는 문이 열린다. 몰입이 주는 첫 번째 효과는 주의 집중이다. 집중력이 최대치에 이르고, 어떤 일도 수월하게 해낸다. 둘째는 행동과 인식의 융합이다. 의식의 흐름과 행동 사이의 경계가 사라지는 것이다. 속도를 높여야 겠다는 생각만으로 곧바로 행동으로 옮겨진다. ‘흐름’을 뜻하는 영어 단어 ‘flow’가 몰입의 뜻으로도 사용되는 이유가 여기 있다. 자신에 대한 완벽한 통제력을 얻는 것 역시 당연한 수순이다. 반면 자의식은 상실한다. 일종의 ‘무아지경’이라 이해하면 될 듯하다. 시간이 빨리 흐른 듯한 ‘시간 개념의 왜곡’, 좋아하는 일을 더 많이 하게 되는 ‘자기 목적성(내적 동기부여)의 선순환’도 빼놓을 수 없는 효용이다. 몰입의 경험을 삶의 영역으로 끌어오는 것도 중요하다. 아무리 위대한 달리기 선수라 해도 자신이 원할 때 몰입할 수는 없다. 누구나 매우 흔하게 몰입 실패를 경험하는데, 이의 해결책으로 책의 거의 모든 챕터에서 빠짐없이 제시되는 것이 ‘현재에 머무는 것’이다. 과거의 실수를 곱씹거나, 오지 않은 일을 걱정하지 말고 지금이 유일한 순간이라 생각하고 완전히 몰두하라는 것이다.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 정권 바뀌어도 취업은 힘들어…나와 상관없는 정치엔 무관심

    정권 바뀌어도 취업은 힘들어…나와 상관없는 정치엔 무관심

    “정치? 관심 없어요. 경제라면 모를까”, “대통령까지 끌어내렸는데 왜 우리 일상은 달라지지 않죠?” 1990년대생에게는 특별한 정치 경험이 있다. 90년대 초반에 태어난 이들은 2012년 대선 때 처음으로 대통령을 직접 뽑게 됐다. 그런데 자신들이 참여한 첫 대선에서 승리한 대통령이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탄핵당하는 것을 지켜봤다. 단순히 지켜만 본 게 아니라 대통령을 끌어내리는 데 앞장섰다. 2016년 말 불거진 국정농단 사건에 기름을 부은 것은 비선 실세 최순실의 딸 정유라의 대학 특혜 입학 의혹이었다. 치열한 입시 경쟁에 시달렸던 많은 90년대생은 광장에서 분노를 토해냈다. 90년대 중반에 태어난 이들은 촛불 혁명이 가져온 2017년 ‘벚꽃 대선’에서 처음으로 대통령을 뽑았다.대통령 탄핵과 촛불 정부 수립에 앞장섰던 90년대생이지만, 예전의 20대처럼 정치에는 냉소적이다. 열망이 컸던 만큼 실망도 커서 그런지 이들의 냉소는 앞선 세대보다 오히려 더 깊다. 서울신문과 칸타코리아가 지난 14~15일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서 전체 응답자의 30.6%가 ‘지지 정당이 없다’고 응답했다. 특히 90년대생(153명)의 48.2%가 지지 정당이 없다고 밝혀 모든 연령대 중 가장 높았다. 90년대생의 6%는 ‘모르겠다’거나 응답하지 않았다. ‘내일이 대통령 선거라면 누구를 뽑겠느냐’는 질문에도 20대의 42.7%는 ‘지지 후보가 없다’고 했고, ‘모르겠다’ 또는 무응답은 11.1%였다. 절반 이상이 별 관심이 없는 셈이다. (※그 밖의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90년대생의 정치 냉소에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다. 90년대생들은 대체로 ‘나’를 중심에 두고 “정치가 내 생활에 직접적인 도움이 되는가”를 따져 나에게 큰 영향이 없으면 관심을 끊는 경향을 보였다. 취업준비생 황모(24)씨는 “정책이나 정치가 나에게 아무런 이득을 가져다주지 않거나 영향을 끼치지 않으면 굳이 내가 끼어들 이유가 없는 것 아니냐”면서 “정작 나는 당장 취업이 안 돼 이렇게 힘든데, 정치 때문에 스트레스받을 이유는 없다”고 밝혔다. 회사원 정병국(28)씨는 “정치보다는 경제에 관심이 많다”면서 “대통령이 대북정책은 잘하고 있는 것 같지만, 경제가 어려운데 너무 북한과 외교에만 신경 쓰는 것 아닌가 걱정된다”고 말했다. 이제 정치에 관심을 가져볼까 생각 중인 김학인(26)씨는 그 이유로 “정치를 좀 알아야 똑똑해 보이는 것 같아서”라고 답했다. 고강섭(37) 한국청년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90년대생이 정치에 관심이 없다기보다 정치에 신경 쓸 여력이 없다는 게 더 정확할 것”이라면서 “취업 경쟁에 내몰리고 취업 후에도 실적 경쟁으로 사회·경제적으로 착취당하느라 정치에 관심을 두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고 연구원은 “자신의 이익과 직결되는 문제에는 20대들도 큰 관심을 보이고 폭발력도 크다.”고 덧붙였다. 촛불집회를 통한 ‘광장의 정치’를 경험했기 때문에 정치의 효능에도 민감하다는 것이다. 지난해 ‘미투 운동’을 계기로 20대 여성들이 주축이 돼 혜화역 집회를 계속 이어 온 것이나 이에 대한 반발로 20대 남성들이 맞불집회를 벌인 것은 20대의 정치적 폭발력을 증명하는 사례다. 90년대생 남성들이 다른 연령대에 비해 유난히 문재인 대통령에게 반감을 갖고 있는 것도 현 정부의 정책이 자신의 이익을 침해한다고 보기 때문이다. 서울신문·칸타코리아 여론조사에서 90년대생 남성 가운데 51%가 문 대통령이 국정운영을 잘 못하고 있다고 답했다. 잘하고 있다는 답변은 40.4%에 그쳤다. 20대의 부정적인 비율은 60대(57%)와 맞먹는 수준이다. 반면 90년대생 여성들은 55.6%가 ‘잘하고 있다’고 했고 ‘잘못하고 있다’는 답변은 30.7%였다. 지난 대선 때 문 대통령을 뽑은 최모(26)씨는 “정부의 대북 정책과 성평등 정책이 한쪽으로 너무 치우쳐 있다”고 말했다. 고 연구원은 “공정과 기회의 평등을 기대하며 문 대통령에게 열광한 90년대생 남성들이 ‘미투 운동’ 이후 정부 정책이 여성 쪽으로 쏠려 있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면서 “게임 강제 셧다운처럼 정부 규제도 자신들에게 직접 가해지는 것으로 느끼고 있다”고 설명했다. 90년대생들이 자유한국당에 관심을 보이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황규환(38) 한국당 청년부대변인은 “정권이 바뀐 뒤 오히려 대학생위원회 참여율이 높아졌고 90년대생 당협위원장도 4명으로 늘었다”면서 “당에서 활동하는 90년대생들이 이전 세대보다 더 강한 보수성향을 드러내기도 한다”고 소개했다. 황 부대변인은 또 “탄핵을 경험한 이후 20대들의 정치적 성향이 더 극단화되고 다른 가치관을 지닌 이들을 경멸하는 현상이 더 강해진 것 같다”고 덧붙였다. 90년대생의 정치 냉소와 극단화 경향은 결국 기성 정치의 책임이라는 지적이 많다. 정치에서도 공정함을 중시하고 과정을 인정받고 싶은 90년대생의 욕구를 정치권이 받아들이지 못한다는 것이다. 전용기(28) 더불어민주당 대학생위원장은 “부모세대로부터 경쟁에서 살아남아야 한다고 교육받은 90년대생은 정치에 관심을 가질 여력이 부족하다”면서 “개인이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공정한 기회가 주어져야 하고 당장은 말이 안 되는 소리여도 기성 정치가 들어줘야 하는데 아직은 그렇지 못하다”고 말했다. 한국당 황 부대변인도 “어려운 취업 탓에 90년대생이 정당 활동을 할 여유가 없다는 게 청년 정치 위기의 주된 원인”이라면서 “좋은 인재들이 정치에 참여할 수 있도록 현실적 여건을 마련해야 하고, 나라 발전과 같은 거대한 담론이 아니라 사소하지만 직접적인 삶의 변화를 가져다주는 정책으로 ‘꼰대 국회’를 탈피해야 90년대생의 마음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기인(34) 경기 성남시의원은 “청년들이 정치가 어렵고 문턱이 너무 높다고 생각하는 것은 기성세대들이 90년대생의 새로운 시각에 접근하지 못한 채 관성의 벽을 높게 쌓았기 때문”이라면서 “말로만 정치가 젊어져야 한다고 하지 말고 청년들의 낯선 의견을 존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고강섭 연구원도 “기성 정치는 아직도 청년을 선거의 거수기나 서포터스 수준으로 여긴다”면서 “청년들에게 이익을 줄 수 있는 정책들을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다양한 콘텐츠로 알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정권 바뀌어도 취업은 힘들어…나와 상관없는 정치엔 무관심

    정권 바뀌어도 취업은 힘들어…나와 상관없는 정치엔 무관심

    “정치? 관심 없어요. 경제라면 모를까”, “대통령까지 끌어내렸는데 왜 우리 일상은 달라지지 않죠?” 1990년대생에게는 특별한 정치 경험이 있다. 90년대 초반에 태어난 이들은 2012년 대선 때 처음으로 대통령을 직접 뽑게 됐다. 그런데 자신들이 참여한 첫 대선에서 승리한 대통령이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탄핵당하는 것을 지켜봤다. 단순히 지켜만 본 게 아니라 대통령을 끌어내리는 데 앞장섰다. 2016년 말 불거진 국정농단 사건에 기름을 부은 것은 비선 실세 최순실의 딸 정유라의 대학 특혜 입학 의혹이었다. 치열한 입시 경쟁에 시달렸던 많은 90년대생은 광장에서 분노를 토해냈다. 90년대 중반에 태어난 이들은 촛불 혁명이 가져온 2017년 ‘벚꽃 대선’에서 처음으로 대통령을 뽑았다. 대통령 탄핵과 촛불 정부 수립에 앞장섰던 90년대생이지만, 예전의 20대처럼 정치에는 냉소적이다. 열망이 컸던 만큼 실망도 커서 그런지 이들의 냉소는 앞선 세대보다 오히려 더 깊다. 서울신문과 칸타코리아가 지난 14~15일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서 전체 응답자의 30.6%가 ‘지지 정당이 없다’고 응답했다. 특히 90년대생(153명)의 48.2%가 지지 정당이 없다고 밝혀 모든 연령대 중 가장 높았다. 90년대생의 3.9%는 ‘모르겠다’거나 응답하지 않았다. ‘내일이 대통령 선거라면 누구를 뽑겠느냐’는 질문에도 20대의 42.7%는 ‘지지 후보가 없다’고 했고, ‘모르겠다’ 또는 무응답은 11.1%였다. 절반 이상이 별 관심이 없는 셈이다. 90년대생의 정치 냉소에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다. 90년대생들은 대체로 ‘나’를 중심에 두고 “정치가 내 생활에 직접적인 도움이 되는가”를 따져 나에게 큰 영향이 없으면 관심을 끊는 경향을 보였다. 취업준비생 황모(24)씨는 “정책이나 정치가 나에게 아무런 이득을 가져다주지 않거나 영향을 끼치지 않으면 굳이 내가 끼어들 이유가 없는 것 아니냐”면서 “정작 나는 당장 취업이 안 돼 이렇게 힘든데, 정치 때문에 스트레스받을 이유는 없다”고 밝혔다. 회사원 정병국(28)씨는 “정치보다는 경제에 관심이 많다”면서 “대통령이 대북정책은 잘하고 있는 것 같지만, 경제가 어려운데 너무 북한과 외교에만 신경 쓰는 것 아닌가 걱정된다”고 말했다. 이제 정치에 관심을 가져볼까 생각 중인 김학인(26)씨는 그 이유로 “정치를 좀 알아야 똑똑해 보이는 것 같아서”라고 답했다. 고강섭(37) 한국청년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90년대생이 정치에 관심이 없다기보다 정치에 신경 쓸 여력이 없다는 게 더 정확할 것”이라면서 “취업 경쟁에 내몰리고 취업 후에도 실적 경쟁으로 사회·경제적으로 착취당하느라 정치에 관심을 두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고 연구원은 “자신의 이익과 직결되는 문제에는 20대들도 큰 관심을 보이고 폭발력도크다.”고 덧붙였다. 촛불집회를 통한 ‘광장의 정치’를 경험했기 때문에 정치의 효능에도 민감하다는 것이다. 지난해 ‘미투 운동’을 계기로 20대 여성들이 주축이 돼 혜화역 집회를 계속 이어 온 것이나 이에 대한 반발로 20대 남성들이 맞불집회를 벌인 것은 20대의 정치적 폭발력을 증명하는 사례다. 90년대생 남성들이 다른 연령대에 비해 유난히 문재인 대통령에게 반감을 갖고 있는 것도 현 정부의 정책이 자신의 이익을 침해한다고 보기 때문이다. 서울신문·칸타코리아 여론조사에서 90년대생 남성 가운데 51%가 문 대통령이 국정운영을 잘 못하고 있다고 답했다. 잘하고 있다는 답변은 40.4%에 그쳤다. 20대의 부정적인 비율은 60대(57%)와 맞먹는 수준이다. 반면 90년대생 여성들은 55.6%가 ‘잘하고 있다’고 했고 ‘잘못하고 있다’는 답변은 30.7%였다. 지난 대선 때 문 대통령을 뽑은 최모(26)씨는 “정부의 대북 정책과 성평등 정책이 한쪽으로 너무 치우쳐 있다”고 말했다. 고 연구원은 “공정과 기회의 평등을 기대하며 문 대통령에게 열광한 90년대생 남성들이 ‘미투 운동’ 이후 정부 정책이 여성 쪽으로 쏠려 있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면서 “게임 강제 셧다운처럼 정부 규제도 자신들에게 직접 가해지는 것으로 느끼고 있다”고 설명했다. 90년대생들이 자유한국당에 관심을 보이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황규환(38) 한국당 청년부대변인은 “정권이 바뀐 뒤 오히려 대학생위원회 참여율이 높아졌고 90년대생 당협위원장도 4명으로 늘었다”면서 “당에서 활동하는 90년대생들이 이전 세대보다 더 강한 보수성향을 드러내기도 한다”고 소개했다. 황 부대변인은 또 “탄핵을 경험한 이후 20대들의 정치적 성향이 더 극단화되고 다른 가치관을 지닌 이들을 경멸하는 현상이 더 강해진 것 같다”고 덧붙였다. 90년대생의 정치 냉소와 극단화 경향은 결국 기성 정치의 책임이라는 지적이 많다. 정치에서도 공정함을 중시하고 과정을 인정받고 싶은 90년대생의 욕구를 정치권이 받아들이지 못한다는 것이다. 전용기(28) 더불어민주당 대학생위원장은 “부모세대로부터 경쟁에서 살아남아야 한다고 교육받은 90년대생은 어느 세대보다 개인주의가 강하다”면서 “개인이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공정한 기회가 주어져야 하고 당장은 말이 안 되는 소리여도 기성 정치가 들어줘야 하는데 아직은 그렇지 못하다”고 말했다. 한국당 황 부대변인도 “어려운 취업 탓에 90년대생이 정당 활동을 할 여유가 없다는 게 청년 정치 위기의 주된 원인”이라면서 “좋은 인재들이 정치에 참여할 수 있도록 현실적 여건을 마련해야 하고, 나라 발전과 같은 거대한 담론이 아니라 사소하지만 직접적인 삶의 변화를 가져다주는 정책으로 ‘꼰대 국회’를 탈피해야 90년대생의 마음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기인(34) 경기 성남시의원은 “청년들이 정치가 어렵고 문턱이 너무 높다고 생각하는 것은 기성세대들이 90년대생의 새로운 시각에 접근하지 못한 채 관성의 벽을 높게 쌓았기 때문”이라면서 “말로만 정치가 젊어져야 한다고 하지 말고 청년들의 낯선 의견을 존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고강섭 연구원도 “기성 정치는 아직도 청년을 선거의 거수기나 서포터스 수준으로 여긴다”면서 “청년들에게 이익을 줄 수 있는 정책들을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다양한 콘텐츠로 알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中 낙태 후에도 멀쩡히 살아있는 태아, 기적인가 했더니…

    中 낙태 후에도 멀쩡히 살아있는 태아, 기적인가 했더니…

    낙태수술을 받은 여성의 배 속에서 살아있는 태아가 발견됐다. 중국 시나닷컴 등은 23일(현지시간) 산시성에 거주하는 한 여성이 낙태 수술 이후에도 여전히 임신 중이라는 사실을 알고 충격을 받았다고 전했다. 중국 산시성 시안시에 거주하는 주모씨는 지난 10일 시안시 종합병원을 찾아 낙태 수술을 받았다. 이미 두 아이의 엄마였던 주씨는 예상치 못한 임신에 숙고하다 결국 낙태를 하기로 결정했다. 수술은 순조롭게 진행됐지만 주씨는 집으로 돌아온 뒤부터 통증에 시달렸다. 일주일이 지나도록 증상이 사라지지 않자 주씨는 집 근처 병원에서 재검사를 받았고 곧 충격에 휩싸였다. 낙태 수술을 받은 그녀가 아직 임신 중이었던 것. 주씨의 배 속에는 태아가 멀쩡히 살아있었다. 그녀는 산시성라디오텔레비전방송국과의 인터뷰에서 “수술을 받고 집에 돌아왔는데 몸이 너무 불편했다. 일주일 내내 통증이 계속돼 집 근처 병원에서 재검사를 받았다”라고 밝혔다. 또 인터뷰를 나온 리포터에게 초음파 사진을 보여주며 “배 속에 아기가 아직 살아있다”고 설명했다.알고 보니 주씨는 자궁이 두 개인 ‘중복자궁’ 즉 쌍자궁을 가지고 있었고, 낙태 수술은 아기가 있던 왼쪽이 아닌 오른쪽 자궁에서 이루어져 아기가 살 수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번 일이 있기 전까지 주씨는 자신이 두 개의 자궁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약 500만분의 1 확률로 나타나는 중복자궁은 각각의 자궁에 따로 임신이 돼 쌍둥이 아닌 쌍둥이를 출산하는 사례도 빈번하다. 그러나 보통 여성보다 자궁 크기가 작아 유산과 조산 위험이 높으며 불임 가능성이 높다. 한편 수술이 잘못된 사실을 안 주씨는 초음파 재검 결과지를 들고 수술을 진행한 의사를 찾아가 자초지종을 따져 물었다. 그러나 의사는 의료 장비 탓을 하며 책임을 회피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에 시나닷컴 등은 22일 해당 의사에게 인터뷰를 요청했지만 이마저도 거절했다. 다만 병원 관계자는 “담당의가 육안으로 임신 사실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실수가 있었던 것 같다”고 해명했다. 주씨는 이번 일로 육체적 고통은 물론 정신적으로 큰 스트레스를 받았고 일도 하지 못해 금전적 피해가 크다며 병원에 보상을 요구했다. 그러나 병원 측은 추가 비용 없이 재수술해주는 것 외에 다른 보상은 해줄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해당 소식이 알려지자 현지에서는 낙태 수술에서도 살아남은 기적의 아기라며 낙태에 반대하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사진=산시성라디오텔레비전방송국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최고의 무료 피서” 서울시, 한강 다리밑 영화제 개최

    “최고의 무료 피서” 서울시, 한강 다리밑 영화제 개최

    덥고 습한 여름날, 열대야를 걱정하고 있다면 에어컨 대신 선선한 강바람이 더위를 식혀주는 한강의 야외 영화관에서 무더위를 날려보자! 이번 주부터 딱 5주간 매주 토요일 한강의 다리밑이 가장 시원하고 이색적인 영화관이 된다. 서울시(한강사업본부)는 8월17일까지 매주 토요일 저녁 8시에 한강 다리밑 3곳과 망원 서울함공원에서 ‘2019 한강 다리밑 영화제’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개최장소는 ▵광나루 천호대교(남단), ▵뚝섬 청담대교(북단), ▵여의도 원효대교(남단), ▵망원 서울함공원이다. 2017년까지 개최 장소였던 성산대교는 성능 개선공사로 인해 장소를 변경해 진행한다. 올해는 한국영화 탄생 100주년과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기념하고 올해 초 프랑스 칸 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봉준호 감독의 특별전을 마련해 한국영화 특집으로 구성했다. 5주간 각 주차별 주제에 따른 총 23편의 영화를 무료로 상영한다. 1주차(7월20일)에는 한강과도 특별한 인연이 있는 봉준호 감독 특별전이 열린다. ▵‘플란다스의 개’(천호), ▵‘설국열차’(청담), ▵‘싱크 앤 라이즈’ 와 ‘괴물’(원효), ▵‘지리멸렬 외 단편 특선’(망원 서울함공원)을 상영했다. 2주차 (7월27일)에는 한국영화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여 1990년 말부터 2010년대 초까지 한국인들에게 사랑 받은 영화인 ▵‘8월의 크리스마스’(천호), ▵‘워낭소리’(청담), ▵‘건축학개론’(원효), ▵‘최종병기 활’(망원 서울함공원)을 상영한다. 청담대교의 ‘워낭소리’ 본 상영 전인 오후 7시20분부터는 tbs TV ’김인권의 GOGO@무비’와 함께 하는 시네마 토크를 진행한다. 배우 김인권과 주성철 씨네21 편집장이 출연하여 영화의 의미와 이야기를 시민과 현장에서 나눌 예정이다. 3주차(8월3일)에는 지금은 접하기 힘든 1950년대 고전 영화들을 만나볼 수 있다. 당시의 시대상을 담은 한국의 명작들을 감상하며 잠시 과거로 시간여행을 떠나보길 추천한다. ▵‘고종황제와 의사 안중근’(천호), ▵‘청춘쌍곡선’(청담), ▵‘서울의 휴일’(원효), ▵‘미망인’(망원 서울함공원)을 상영한다. 원효대교에는 한국영상자료원의 황미요조 프로그래머가 사전 관객과의 대화에 참여하여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줄 예정이다. 4주차(8월10일)에는 그동안 우리에게 사랑 받은 음악 주제의 한국영화인 ▵‘과속스캔들’(천호), ▵‘쎄시봉’(청담), ▵‘파파로티’(원효), ▵‘전국노래자랑’(망원 서울함공원)이 상영되어 여름밤 즐거움을 더해줄 예정이다. 5주차(8월17일)에는 광복절을 맞아 대한민국 임시정부 100주년 기념, 독립운동 등을 주제로 한 영화를 상영한다. ▵‘눈길’(천호), ▵‘말모이’(청담), ▵‘덕혜옹주’(원효), ▵‘항거:유관순이야기’(망원 서울함공원)를 감상할 수 있다. 올해 한강 다리밑 영화제에는 영화진흥위원회, 한국영화아카데미, 한국영상자료원, 서울국제여성영화제, tbs 교통방송의 도움을 주었고 총괄 기획은 부산국제영화제 아시아프로젝트마켓 전문위원 역임,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의 집행위원인 김영 ㈜미루픽처스 대표가 수행했다. 한강 다리밑 영화제는 시민 누구나 무료로 관람할 수 있으며 당일 현장을 방문하면 된다. 야외상영의 특성상 아이들과 동반하는 가족의 경우에는 각 영화의 상영 등급을 미리 참고하길 바란다. 기봉호 서울시 한강사업본부 총무부장은 “한강 다리밑의 공간은 여름철 가장 시원한 피서 명소로 꼽힌다”며 “한강의 야경을 배경으로 선선한 바람이 땀을 식혀 줄 이색적인 야외 영화관에서 열대야의 스트레스를 날려보시라”고 말했다. 자세한 내용은 2019 한강몽땅 여름축제 홈페이지 (http://hangang.seoul.go.kr /project)를 참고하면 된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유니클로 양말 훼손 50대 “내가 왜 그랬는지 모르겠다”

    유니클로 양말 훼손 50대 “내가 왜 그랬는지 모르겠다”

    유니클로에 진열된 상품들을 고의로 훼손한 50대 여성이 “내가 왜 그랬는지 모르겠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원남부경찰서는 재물손괴 혐의로 A씨(50)를 수원시 권선구 일대에서 검거해 조사 중이라고 24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 10일과 20일 2차례에 걸쳐 일본 의류매장인 ‘유니클로’에서 의류 등 40여만원 상당의 제품을 고의로 훼손한 혐의다. 경찰은 해당 가게 업주가 지난 21일 신고함에 따라 수사를 착수해 CCTV 영상 등 증거물들을 확보했다. CCTV 영상 확인 결과 A씨는 주로 흰색 계통의 옷과 양말 등에 붉은색 립스틱을 이용해 상품을 훼손한 것으로 전해졌다. 붙잡힌 여성은 일본제품 불매운동을 위해 옷 등을 훼손한 건 아니라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A 씨는 수년간 우울증 치료를 받아오다 우연히 길에서 주운 립스틱으로 범행을 저질렀으며, 과거 해당 유니클로 매장을 방문한 적도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A씨는 유니클로라는 브랜드가 일본 브랜드라는 것도 몰랐다고 한다. 스트레스로 인한 이상행동일 뿐 일본 제품 불매운동과의 관련성은 없어 보인다”고 밝혔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명지원씨,광주트라우마센터장에 임명돼

    광주시는 24일 광주트라우마센터 신임 센터장으로 명지원(55) 씨를 임명했다고 밝혔다. 명씨는 광주트라우마센터가 출범한 2012년부터 재활팀장으로 재직하다 최근까지 상임팀장을 맡아왔다. 5·18광주항쟁 때 시민수습대책위원으로 활동하다 고초를 겪은 고 명노근 전남대 교수의 딸이다. 2012년 10월 정부 정신보건 시범사업으로 출범한 광주트라우마센터는 고문과 국가폭력 생존자, 5·18 피해자와 가족 등의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 치유 프로그램 등을 운영하고 있다. 광주시가 운영 중인 광주트라우마센터는 2020년부터 국립 기관으로 바뀐다. 명 센터장은 “국가폭력으로 피해를 입은 사람들의 지원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AI시대 그늘에 빛… 명상이 세상을 바꾼다

    AI시대 그늘에 빛… 명상이 세상을 바꾼다

    뇌의 이기적 욕구 억제 효과 과학적 증명 잡스도 수행 통해 마음속 창조성 최대화 실용적 접근으로 불교 명상 대중화 모색 전문가들 종합토론·남산걷기명상도 진행 불과 20~30년 전만 해도 그저 동양의 전통 수행법쯤에 머물렀던 명상. 하지만 명상은 이제 열풍처럼 지구촌 곳곳으로 번져나가고 있다. 구글, 삼성 같은 첨단 기업들이 임직원들에게 명상 교육을 한다. 영국에서는 의회 차원의 명상연구모임이 있고 공립학교에서는 교과목으로도 활용된다. 개인적인 스트레스 해소뿐만 아니라 이타(利他)적 성정의 확대로 나와 남이 함께 잘 사는 공동선의 동인으로까지 추앙받는 명상. 현대사회에서 명상은 과연 어떤 의미를 갖는 것일까.산속에서 수행으로 명상을 실참하는 스님들과 세간에서 현대적 명상법을 개발하고 가르치는 심리·뇌과학·의학 분야의 명상가들이 대거 한자리에 모여 불교계 안팎의 관심이 쏠린다. 사단법인 한국명상총협회(회장 각산 스님)가 다음달 29~31일 서울 동국대, 남산 일원에서 ‘인공지능 그 너머, 통찰명상’을 주제로 마련하는 ‘대한민국 명상포럼’이다. 참석자 면면을 보면 국내 명상계에서 최초로 열리는 석학들의 대규모 강연이란 주최 측 설명이 괜한 게 아니다. 금강선원 조실 혜거 스님, 전국선원수좌회 상임대표 의정 스님, 한국참선지도자협회장 각산 스님, 미황사 주지 금강 스님, 자비명상 이사장 마가 스님 등 한국불교를 대표하는 선지식들이 우선 눈에 띈다. 마이크로소프트 명상전문가 킴킴과 힐리언스 선마을 대표 겸 한국자연의학종합연구원장 이시형 박사, 불교심리치료학회 설립자 전현수 박사, 안희영 한국MBSR연구소장 등 최고 권위자로 평가받는 명상 분야 전문가들이 수두룩하다. 이들은 사흘 동안 무려 19개의 강연과 명상 실참, 종합토론을 벌여 나갈 예정이다. 포럼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테마는 역시 인공지능(AI)과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명상이 필요한 이유와 나아갈 방향이다. 이와 관련, 지난 22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선 참석자들이 토론에 가까운 열띤 발언을 주고받았다. 이 박사는 “명상이 이기적인 욕구를 발현시키는 뇌의 후대성피질 역할을 억제시킨다는 점이 최근 뇌과학 분야에서 증명됐다”며 “(포럼이)현재와 미래에 가장 필요한 명상을 알아가는 좋은 계기”라고 강조했다. 각산 스님은 선불교 수행법 중 하나인 `묵조선’을 실천한 애플 창립자 스티브 잡스를 명상수행자로 소개하면서 “명상을 통해 마음속에 있는 창조성을 최대화할 수 있었다”며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명상의 가치는 더욱 빛난다”고 강조했다. 이번 포럼은 한국불교가 불교 명상의 대중화와 현대화를 위해 어떤 노력을 해야 할지 모색하는 자리를 겸한다. 마가 스님은 “의학적으로 증명을 만들어 내야 서양은 물론 우리 사회에서도 (명상을)더 널리 받아들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전 박사는 “종교지도자와 명상 전문가들이 서로 합의점을 이루고 이를 토대로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 점을 공동으로 해 나간다면 명상이 자리잡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안 소장도 “신앙적 접근이 아닌 실용적 접근이 우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포럼 마지막 날 종합토론에서는 과학, 불교, 정신의학의 시각에서 AI시대 명상의 의미를 정리한다. 킴킴은 ‘빅데이터와 불이(不二)’를, 조효남 한양대 명예교수는 ‘명상과 정신과학의 상응성’을, 이 박사는 ‘명상의 관점에서 바라본 자연의학과 생활건강’을 각각 주제 삼아 발표한다. 또 봉암사 선승 정과 스님, 수도암선원 선현 종묵 스님, 전 박사 등이 패널로 참여한다. 이날 오전 10시에는 각산 스님의 지도 아래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남산걷기명상’도 진행한다. 글 사진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학원수 늘리기보다 실행 가능한 나만의 계획부터 세워 보세요

    학원수 늘리기보다 실행 가능한 나만의 계획부터 세워 보세요

    초등학교 3학년 아들을 둔 윤모(43·여)씨는 여름방학을 앞두고 일주일에 세 번 수업을 하는 영어학원 특강에 아들을 등록시켰다. 학기 중 다니던 수학과 태권도 학원도 쉬지 않고 보낼 계획이다. 연산 문제집 풀기와 책 읽고 독서록 쓰기도 매일 체크하려고 한다. 윤씨는 “방학 동안 마음껏 놀게 하고 싶지만 맞벌이를 하고 있어 학원에라도 보내야 한다”면서 “숙제를 매일 내주지 않으면 집에 혼자 있는 동안 TV만 보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말했다.●여름방학, 충전의 시간 vs 보충의 시간 지난 19일을 전후로 전국의 초등학교가 방학에 접어들면서 부모들은 긴 시간을 어떻게 채워 넣을지 머릿속이 복잡하다. 학기 중 부족했던 과목의 보충과 선행학습, 책읽기, 운동에서부터 체험학습과 가족여행 등 수많은 퍼즐 조각들을 이리저리 배치하며 고민하게 마련이다. 25일 시민단체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의 온라인 상담소 ‘노워리 상담넷’에 따르면 여름방학을 앞두고 학부모들이 가장 많이 문의하는 것은 방학 중 학습 보충 방법이다. 윤다옥(한성여중 상담교사) 노워리 상담넷 소장은 “‘학원 뺑뺑이’에 지친 초등학생들은 방학을 충전의 시간으로 생각하지만, 부모들은 반대로 자녀의 부족한 학습을 보충할 시간으로 여긴다”면서 “방학으로 생겨난 시간의 여유가 학원으로 채워져 아이들이 지쳐버리는 사례가 많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여름방학을 학기 중 하기 어려운 체험이나 경험을 통해 초등학생들이 한 단계 성장할 기회로 삼을 것을 강조한다. 평소 책을 좋아하지 않는다면 독서 습관을 다질 수 있는 시간이기도 하다. 하지만 학습에 전혀 신경쓰지 않는다면 2학기 수업에 적응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 초등 스마트러닝 기업인 아이스크림에듀의 최형순 초등학습연구소장은 “방학 동안 학습 습관을 잃어버린 아이들은 2학기가 시작되면 새 학년을 맞이하는 것과 같은 스트레스를 겪는다”면서 “방학 동안 적은 양이라도 꾸준히 학습을 해 학습 공백을 최소화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알찬 방학을 보내기 위한 첫 단추인 방학 계획은 자녀와 부모가 함께 세우도록 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부모는 ‘연산 문제집 풀기’, ‘한자 급수시험 준비하기’ 같은 목표를 먼저 세우고 자녀가 따라오기를 바란다. 윤 소장은 “방학 계획을 스스로 세우고 실천하는 것에서부터 자기주도학습 역량을 기를 수 있다”면서 “자녀가 방학 동안 무엇을 하고 싶은지를 스스로 말하게 하고 2~3일 동안 할 것, 이번 주에 할 것 등으로 목록을 구체화하도록 도와주는 게 좋다”고 말했다. 먼저 자녀에게 이번 방학 동안에 이룰 ‘나만의 목표’를 세우도록 해 보자. 지난 학기 복습, 체험, 운동, 악기, 여행 등 큰 목표를 먼저 세우고 그에 맞는 세부 계획을 세우도록 한다. 다만 자녀 혼자 목표를 세울 경우 실천할 수 없는 계획을 세우기도 하기 때문에 부모가 적절히 개입할 필요가 있다. 이장선 천재교육 초등수학팀장은 “초등학교 시기에 잘 길들여 놓은 공부 습관은 평생 자리잡을 확률이 높기 때문에 실천 가능성과 구체성을 고려해 계획을 짜는 연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초등학생들이 생활계획표를 짤 때는 ‘1시간 공부하기’, ‘30분 책 읽기’ 등 구체적이지 못한 내용을 넣는 경우가 흔하다. 그보다는 ‘A 수학 문제집 20문제 풀기’처럼 미리 학습할 과목과 해당 문제집 범위 등을 구체적으로 정하면 실천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꼼꼼하게 세운 계획도 생활 리듬이 한 번 흐트러지면 유야무야되기 쉽다. 지난 15일 아이스크림에듀가 7~13세 어린이 6071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10명 중 4명(2421명·39.9%)은 “방학 계획을 잘 지키지 못하는 편”이라고 응답했다. 가장 큰 이유는 “스마트폰·인터넷·게임 등에 시간을 뺏겨서”(524명·21.6%)였으며 “계획한 것이 많아 정해진 시간 안에 할 수 없어서”(424명·17.5%), “친구들과 노는 시간이 더 많아서”(328명·13.6%) 등의 응답이 뒤를 이었다. 때문에 스마트폰과 TV시청 등은 부모와 자녀 간에 사용 규칙을 세워야 한다. 자녀가 소화하기 힘든 계획을 세우는 것은 물론 계획에 없던 학습을 시키는 것도 금물이다. ●학년 올라갈수록 독서 시간 부족해 독서와 체험 학습은 학기보다 자유 시간이 많은 방학 시기에 하기 좋은 활동이다. 학년이 올라갈수록 자녀가 책을 읽을 시간이 줄어들기 때문에 방학 때 독서 습관을 잡아 두는 것이 좋다. 대부분의 도서관에서는 여름방학에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독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또래 친구들과 함께 책을 읽고 이야기를 나누며 책과 연결된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어 책을 깊이 있게 읽는 방법을 배울 수 있다. 자녀의 호기심을 충족하고 스트레스를 풀 수 있는 다양한 체험 활동도 중요하다. 박물관과 전시관, 캠프, 봉사활동 등 방학 동안 참여할 수 있는 체험 활동은 무궁무진하다. 전문가들은 독서와 체험 활동 등을 기록으로 남길 것을 강조한다. 이 팀장은 “체험한 내용과 읽었던 책에 대한 소감을 직접 글로 표현하면 개념 이해와 논리력, 문장력이 필요한 서술형 문제에 대비할 수 있다”면서 “신문, 영화, 만화 등 다양한 콘텐츠를 보며 지식을 쌓고 기록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최 소장은 “체험 활동을 다녀온 뒤에는 경험에만 그치지 말고 체험 보고서를 만들어 두면 좋다”면서 “사진과 안내문을 활용하고 아이의 생각과 소감을 기록한 체험 보고서는 이후 체험 활동과 관련된 공부를 할 때 유용하게 쓰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서울교육청에서는 도서관과 제2서울창의예술교육센터 등 산하기관을 통해 방학 동안 초등학생과 학부모가 즐길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또래 친구들과 생각을 나누는 독서 토론을 비롯해 독서 논술, 코딩 교실, 문화 공연, 서울 곳곳을 누비는 역사 투어 등 독서 습관을 기르고 예술적·지적 소양까지 채울 수 있는 프로그램들을 비용 부담 없이 이용할 수 있다. 서울 종로구 정독도서관에서는 초등학생들의 독서 토론 프로그램인 ‘북세통 독서디베이트교실’(8월 5~8일)과 도서관 선정도서 20권을 함께 읽으며 독서력을 키우는 ‘도서관에서 여름나기’(7월 25일~8월 31일)를 진행한다. 컴퓨터 없이 강의와 실습 중심으로 코딩의 기초 원리를 학습하는 ‘어서와, 컴퓨터 없는 코딩은 처음이지?’(양천도서관), 책놀이와 북아트·보드게임 등 10개 강좌를 무료 수강할 수 있는 ‘노원 여름희망 놀이터’(노원평생학습관), 환경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기후 변화에 대처하는 자세를 고민하는 ‘여름 독서교실’(영등포평생학습관) 등의 프로그램도 눈에 띈다. 서울 시민이라면 평생학습포털 에버러닝(everlearning.sen.go.kr)에서 신청하거나 해당 도서관 홈페이지를 통해 신청 방법을 안내받을 수 있다. ●코딩·독서교육·AI 등 프로그램 다양 성동구에 위치한 제2서울창의예술교육센터에서는 예술과 기술의 융·복합을 주제로 색다른 경험을 할 수 있는 ‘한여름, 예술가의 실험실’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구글 인공지능(AI)과 함께 나만의 멜로디를 작곡하고 노래를 발표하는 ‘인공지능 멜로디’, 전기회로를 이용해 손가락이 맞닿으면 여러 가지 빛이 나는 발광다이오드(LED) 장갑을 만드는 ‘슈퍼히어로 LED 글로브’, 드로잉 로봇을 직접 만들어 작품을 제작하는 ‘비주얼 드로잉 로봇’ 등 초등학교 4~6학년을 대상으로 한 프로그램이 풍성하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우리둘은1학년]엄마가 일하면 아이 심리가 불안해질까

    [우리둘은1학년]엄마가 일하면 아이 심리가 불안해질까

    [편집자주]올해 초등학교에 딸을 보낸 워킹맘의 우여곡절을 연재합니다. 딸만큼이나 서툰 것투성이인 엄마도 ‘학부모 1학년’입니다. 아는 동네 엄마 없고, 사교육 문외한인 아웃사이더 엄마는‘인싸’로 거듭날 수 있을까요.3개월의 육아휴직을 마치고 복직한 지 한 달 하고도 10일이 지났다. 걱정했던 것보다는 잘 해내고 있다고 생각했다. 회사 일도, 집안일도, 아이 돌봄도 그럭저럭 괜찮다. 이제 좀 자리가 잡혀가는구나 방심했을 때 일이 터졌다. 모든 것이 착각이었던 건가. 나는 무엇을 놓친 걸까. 딸 아이가 가장 좋아하는 단짝인 같은 반 하윤(가명)이 엄마에게 만나자는 연락이 왔다. 휴직했을 때 가깝게 지냈던 터라 반가운 마음에 나간 자리에서 뜻밖의 이야기를 들었다. 우리 딸 때문에 하윤이가 어제 펑펑 울었다는 거다. 같이 놀자고 해도 시큰둥해하고 혼자 놀겠다고 하고선 다른 친구랑 놀면서 마음에 상처를 줬다고 한다, 딸이. 그뿐이 아니었다. 어느 날은 하윤이가 집에서 갖고 온 캐릭터 메모지를 억지로 뜯어 가져갔고, 하윤이가 그린 그림을 마음대로 지우개로 지웠다고 한다, 내 딸이. 망치로 머리를 세게 맞은 기분이었다. 민폐 끼치지 않는 아이, 예의를 잘 지키는 사랑스러운 아이로 키우고자 한 나의 육아관이 뿌리째 흔들렸다. 심란한 마음에 밥술을 뜨는 둥 마는 둥하고 나왔다. 아이는 부모의 거울이라 했다. 이건 내 잘못이 분명하다. 어디서부터 잘못된 걸까.그러고 보니 아이의 학교생활을 물었던 게 언제였더라. 아이 눈을 보고 대화한 게 언제였는지 까마득하다. 퇴근해 집에 오면 허겁지겁 저녁 차리기 바빴고, 두 아이 씻기고 재우기 바빴다. 아무 탈 없이 내일을 보내려면 오늘 일찍 자는 게 중요했다. 머릿속은 ‘오늘 저녁은 뭘 차리지’, ‘내일 아침은 뭘 먹이지’, ‘빨래는 더 모았다가 할까’, ‘주전자에 물을 끓여야 하나’, ‘알림장 숙제가 뭐지’ 이런 생각으로 가득했다. 생존을 위해 해치워야 할 일이 산더미였다. 아이의 학교생활, 친구 관계가 궁금할 틈이 없었다. 내 관심은 아이가 아니라 집안을 평탄하고 깨끗하게 꾸리는 일에 쏠려 있었다. 그것이 일과 가정의 균형을 지키는 길이라고 생각했다. 얼마나 어리석었는지 이제야 깨닫는다. 2주 전부터였다. 아이의 신경질이 눈에 띄게 늘어난 것은. 무슨 말을 해도(대개는 OO해라는 명령이었다) 떼 부리기 일쑤였다. “엄마 너무해”, “엄마 마음만 있고 내 마음은 없지?”, “엄마 싫어” 아이 입에선 자주 이런 말이 나왔다. 면전에서 문을 쾅 닫고 들어가서 한참 안 나오기도 했다. 그때마다 ‘애가 왜 이렇게 말을 안 듣지?’, ‘축농증 때문에 몸이 안 좋아서 그런 거겠지’ 대수롭게 생각하지 않고 넘겼다. 생각해보니 아이는 계속 신호를 보내고 있었다. “엄마 같이 블록놀이 해요”, “놀이터 가요”, “책 읽어주세요.” 관심을 가져달라는 절박한 요청이었다. 그런데 나는 “너희들끼리 놀아”, “너 혼자 나가”, “일찍 자야 일찍 일어나지.” 무성의하기 짝이 없는 말만 돌려줬다.그러는 사이 아이의 욕구 불만이 커질 대로 커진 게 아닐까. 게다가 최근 시도한 ‘수면 독립’ 스트레스도 심했던 것 같다. 딸은 유난히 무서움을 탄다. 두 살 아래 남동생은 곧잘 떨어져 자지만, 딸은 자면서도 손발을 더듬어 엄마를 찾는다. 초등학생이 된 기념으로 2층 침대를 사줬건만 우리의 잠자리는 바닥을 벗어나지 못했다. 딸과 아들 틈바구니에서 매일 밤 치이다 보면 잠을 잔 건지, 만 건지 알 수 없었다. 단호하게 선언했다. “2층 침대에서 자지 않으면 팔아버리겠다” 협박이었다. 혼자 자기 싫지만 2층 침대는 갖고 싶었던 딸은 매일 밤 울면서 잠이 들었다. 한밤중에 징징거리며 잠꼬대를 하고, 깨어나서 무섭다고 운 적도 많다. 내가 저지른 잘못이 한꺼번에 떠올랐다. 딸이 불쌍했다. 너무너무 미안했다. 엄마에게 정신적인 보살핌을 받지 못한 나머지 학교에서 친구들에게 애먼 화풀이를 하는 것 같았다. 다른 엄마들도 이런 상황을 겪을까. 엄마가 일하면 아이들은 심리적으로 불안해지는 걸까. 학계는 대체로 엄마의 취업 여부가 아이의 성격을 좌우하지 않는다고 본다. 엄마가 직업이 있다고 해서 아동의 양육태도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근거가 없다는 의견이 대부분이다. 다만 엄마가 일을 하면 직장생활의 심리적 압박, 가사를 병행해야 하는 정신적·신체적 피로 때문에 양육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연구 결과는 있다. 아이 입장에서는 엄마가 직업이 있고 없고는 중요하지 않다. 아이들은 강압적이고 지배적인 부모보다 믿고 격려해주는 협조적인 엄마를 바란다고 한다. 전업맘으로 아이와 보내는 시간이 많더라도 양육태도가 권위적이라면, 협조적인 성향의 워킹맘보다 아이 심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도 있다는 뜻이다. 그러니까 딸 아이의 심리 상태가 불안정하고 대인관계에 어려움을 겪는 이유가 엄마가 일하기 때문이라는 나의 가설은 틀렸다.전문가들은 이야기한다. 엄마의 직업 유무보다는 엄마와 아이가 얼마나 좋은 애착 관계를 맺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이럴 때 꼭 나오는 말이 있다. 보육은 양보다 질이라고…. 모르는 건 아닌데, 어떻게 놀아줘야 애착이 끈끈해지고 보육의 질이 높아진단 말인가. 막막하고 답답한 마음에 조성준 강북삼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에게 전화를 걸었다. 이분 이야기가 궁금했던 건 지난해 3월 ‘정신의학신문’에 실린 칼럼 때문이었다. ‘워킹맘 vs 경단녀, 엄마의 직업이 아이에게 미치는 영향은’이란 제목의 칼럼에서 조 교수는 “행복하지 않은 엄마는 행복한 아이를 양육할 수 없다”며 “어떤 선택을 하더라도 자녀와 가족들에게 죄책감을 느끼지 마라. ‘가족의 행복’이 선택의 기준이었단 사실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내가 꼭 듣고 싶었던 다정한 위로의 말이었다. 조 교수는 자신도 “4살짜리 아이를 키우는 아빠”라고 소개했다. 내가 복직 후 겪는 아이와의 갈등, 아이의 학교생활 고민을 털어놓으니 공감과 위로를 해준다. 진심 울컥했다. 이래서 사람들이 정신과에 가나보다. 그런 뒤 그는 “엄마가 육아휴직을 하고 항상 옆에 있다가 안 보이기 시작하니 채워지지 않는 욕구나 불안감이 있었을 테고 불만족스러움 속에서 정서적 불편감이 행동으로 뻗쳐나온 것 같다”고 조심스레 진단했다.조 교수에게 물었다. “보육이 양보다 질이라는 건 알겠다. 구체적으로 뭘 어떻게 하라는 건지 모르겠다.” 조 교수는 바쁜 워킹맘이 아이와 질 높은 시간을 보내는 꿀팁을 전수했다. 아이에게 “엄마가 나를 사랑하는구나”라는 확신을 줘야 해요. 많이 표현하세요. 표현하지 않으면 엄마가 날 예뻐하는지, 날 사랑하는지 아이들은 모르죠. 한가지 확실한 팁을 드릴게요. 집에 들어가면 스마트폰은 던져버리세요. TV 틀어주고 엄마는 핸드폰만 보는 집 많죠.(네 저도 그래요.) 그러면 안 돼요. 아이의 눈을 쳐다보면서 아이에게 즉각적으로 반응해주세요. 그렇게 놀아주면 시간이 짧더라도 아이는 “엄마가 지금 나에게 집중하고 있구나” 느낄 수 있어요. 아침에 출근할 때, 퇴근할 때 루틴(습관)을 만들면 좋아요. 저는 출근할 때 ‘5단 콤보’로 아이와 인사를 해요. 배꼽인사-사랑해요-장풍 한 번씩 쏘고 쓰러지고…. 즐겁게 헤어져요. 이렇게 기대감을 주면 지금은 헤어져도 다시 만나서 재미있게 놀 거라는 확신이 생겨요. 그 덕에 아이는 즐겁게 하루를 보낼 수 있어요. 시간이 부족한 워킹맘이라면 아이와 집중해서 놀아줄 시간을 미리 정하는 것도 좋아요. 20분, 30분 정해놓고 책을 3권 정도 읽어주는 루틴을 만들어보는 건 어떨까요.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열여덟의 순간’ 전학생 옹성우에게 다가간 김향기 “최고의 1분”

    ‘열여덟의 순간’ 전학생 옹성우에게 다가간 김향기 “최고의 1분”

    ‘열여덟의 순간’ 옹성우와 김향기의 설레는 모먼트가 분당 최고 시청률 4.9%까지 끌어올린 최고의 1분으로 뽑혔다. 22일 첫 방송된 JTBC 월화드라마 ‘열여덟의 순간’(연출 심나연, 극본 윤경아, 제작 드라마하우스·키이스트)은 시청자들의 감성을 두드리며 호평을 이끌어냈다. 뜨거운 반응과 함께 1회 시청률은 전국 3.0%, 수도권 3.7%(닐슨코리아, 유료가구 기준)를 기록하며 기분 좋은 출발을 알렸다. 이날 분당 시청률 4.9%를 기록한 최고의 1분은 수빈(김향기 분)이 전학생 준우(옹성우 분)에게 자신의 수행평가 조에 들어올 것을 제안한 장면. 수빈의 오랜 친구인 휘영(신승호 분)은 “전학생 굳이 너희 조 안 끼워줘도 되는데”라며 준우를 향한 수빈의 친절을 신경 쓰는 모습으로 열여덟 소년, 소녀들의 풋풋한 삼각 로맨스가 시작될 것을 암시했다. 이날 방송에서는 ‘천봉고’ 입성과 동시에 위기를 맞은 준우(옹성우 분)의 모습이 그려졌다. 전학 생활은 시작부터 순탄치 않았다. 편의점 아르바이트 배달로 휘영의 학원을 찾은 그 날, 손재영(최대훈 분) 선생의 고급 시계가 사라지면서 준우는 도난 사건의 범인으로 의심을 받게 됐다. 꼬리표처럼 따라붙은 오해와 편견 속에 그는 억울한 누명으로 또다시 전학을 가야 할 상황을 맞았다. 세상 하나뿐인 가족인 엄마와 떨어져 지내며 외로움에 익숙해진 소년 준우, 욕심 많은 엄마의 성화에 성적 스트레스를 안고 살아야 하는 우등생 수빈, 완벽한 형과 비교당하며 내면의 콤플렉스를 감추고 사는 휘영까지. 첫 방송부터 열여덟 ‘Pre-청춘’들 저마다의 이야기는 시청자들의 공감을 불러일으키기 충분했다. 풋풋한 설렘으로 물들인 첫 만남에 이어 서로를 변화시키는 준우와 수빈의 관계도 흥미를 자극했다. ‘이름 없는 아이’라는 제목처럼 자신만의 존재감도, 뚜렷한 색깔도 없이 살아가던 준우에게 수빈은 변화의 시작이 되어주는 존재였다. 특히 준우에게는 아무래도 상관없던 ‘이태호’라 적힌 이름표 대신 직접 그의 이름을 적어 새로운 이름표를 선물한 수빈의 모습이 깊은 울림을 선사했다. ‘열여덟의 순간’ 2회는 오늘(23일) 밤 9시 30분 JTBC에서 방송된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동트기 전 끝나는 배송전쟁… 지리적 한계 넘는 드론택배

    동트기 전 끝나는 배송전쟁… 지리적 한계 넘는 드론택배

    “You sell it, we ship it.”(당신들이 팔면, 우리가 배송한다) 전 세계 최대 규모의 온라인 쇼핑 기업인 아마존은 최근 자사의 홈페이지에 위와 같은 선전 구호를 올리고 스스로를 물류기업으로 분류했다. 스마트폰 사용이 일상화되고, 쇼핑의 주도권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완전히 넘어가면서 택배물류업이 유통산업에 없어서는 안 될 ‘핵심 비즈니스’가 됐기 때문이다. 실제로 글로벌 물류시장 규모는 2020년 기준으로 8조 달러의 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예상되며 국내 물류시장 규모는 연간 약 200조원으로 매년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주말마다 가족과 함께 대형마트나 백화점에서 쇼핑을 즐기는 일이 흘러간 ‘리추얼’이 된 시대, 자신이 원하는 물품을 언제 어디서든 손안의 모바일 기기로 주문할 수 있는 지금 제품들을 창고에 보관하고 배송하는 물류업의 화두는 “누가 더 빠르고 정확한 배송을 하는가”이다. ●한국 배송 시장 판도 뒤바꾼 새벽배송 국내 배송 시장의 판도는 새벽배송 탄생 이전과 이후로 나뉜다. 익일배송, 당일배송, 총알배송 등 시간 단축 경쟁을 벌였던 온라인 쇼핑업체들은 ‘새벽배송’으로 배달의 새로운 세계를 열었다. 2015년 마켓컬리는 “잠들기 전 주문하면 새벽에 상품이 문 앞에 도착해 있다”는 콘셉트의 새벽배송을 시작했다. 오후 11시 이전에 과일·야채·고기 등 신선식품을 주문하면 다음날 오전 7시까지 현관문 앞에 물품을 배달해 주는 서비스다. 1인 가구와 맞벌이 가정을 겨냥한 이 서비스는 특히 워킹맘들을 장보기 스트레스에서 해방시키며 폭발적인 반응을 불러일으켰다. 스타트업 모델이었던 새벽배송 서비스는 곧 모바일 쇼핑 업계의 표준이 됐다. 국내 최대 이커머스 업체인 쿠팡, 홈쇼핑업계에 이어 이마트를 포함한 신세계 유통업체 통합 온라인 쇼핑사이트 ‘SSG.com’도 최근 이 시장에 뛰어들었다. 2015년 100억원 규모에 불과했던 새벽배송 시장은 지난해 4000억원으로 급성장했다. 올해는 8000억원에 달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물류업이 곧 새벽배송 전쟁터가 된 것이다. ●빅데이터와 인공지능이 바꿔 놓은 물류업 새벽배송 같은 빠른 배송 서비스가 가능한 것은 물류업에 빅데이터와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한 운영체계가 구축된 덕분이다. 새벽배송 시장 점유율 40%로 업계 1위를 유지하고 있는 마켓컬리는 소비자들의 수요를 예측하는 시스템인 ‘데이터 물어주는 멍멍이’를 이용해 고객의 주문을 미리 파악하고 상품을 발주한다. BGF리테일이 운영하는 온라인 푸드 마켓 ‘헬로네이처’도 빅데이터에 기반한 주문량 예측 시스템을 통해 신선식품 폐기율을 1% 미만으로 관리하고 있다. 이는 앞서 아마존이 특허를 낸, 데이터를 기반으로 고객이 아직 주문하지도 않은 상품을 예측해 배송하는 형태의 운영을 응용한 것이다. CJ대한통운은 소비자들의 택배 관련 궁금증을 24시간 상시적으로 응대해 주는 AI 기반 챗봇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챗봇은 택배 예약, 배송일정 확인, 반품예약 등 기본적인 문의부터 택배요금 문의, 안전한 포장방법, 접수가능 일자, 특정지역 택배배송 가능 여부 등 택배 전반에 대한 답변이 가능하며 택배 전산시스템과도 연동돼 답변과 함께 택배 예약, 반품 접수 등도 처리할 수 있다. CJ대한통운 관계자는 “이 서비스는 새벽배송을 이용하는 소비자들에게 특히 호응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드론과 자율주행이 선보일 ‘배달의 미래’ 글로벌 물류업계는 한층 더 나아간 기술로 배송의 새로운 풍경을 예고하고 있다. 2013년부터 드론 개발을 시작한 아마존은 지난달 5일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리마스’(re:MARS) 콘퍼런스에서 신형 배송 드론을 처음 선보이며 “수개월 안에 드론 배송에 나설 것”이라고 선포했다. 신형 아마존 프라임 에어 드론은 2.27㎏ 이하 물품을 30분 내로 최대 24㎞까지 비행해 배송할 수 있도록 제작됐다. 지난해 드론과 무인 배송 로봇을 결합한 배송 서비스를 처음으로 시범 운영한 일본 대표 전자상거래 기업 라쿠텐은 지난 1월 “소외 지역을 대상으로 드론 정기 배송 서비스를 곧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2015년 드론 개발에 나선 중국 최대 리테일 기업 ‘징둥닷컴’은 2016년부터 중국의 농촌 지역에서 드론을 이용한 시범 비행을 시작했다. 하지만 국내는 드론 배송 인프라가 상대적으로 매우 취약한 편이다. 드론을 띄우기 전 사전 승인을 받아야 하는 등 규제가 엄격할 뿐만 아니라 거주 형태가 주택처럼 지붕이 뚫려 있지 않은 아파트 중심으로 돼 있기 때문이다. 우정사업본부는 “2021년까지 일반 우체국 차량으로 접근하기 어려운 도서·산간 지역을 중심으로 드론 배송을 상용화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에는 강원 영월에서 시범 드론 배송 서비스에 나서는 등 아직은 더디지만 차츰차츰 미래형 배달 시대로 나아가고 있다. 근거리 배송을 위한 자율주행 로봇도 등장했다. 올해 초 글로벌 물류업체 페덱스는 자율주행 로봇 ‘세임데이 봇’(SameDay Bot)을 공개했다. 카메라와 센서로 주변 사물을 인지해 피하며 달리는 로봇으로 최대 시속은 16㎞다. 이 로봇은 피자헛, 월마트 등과 협력해 근거리 위주의 배송을 도맡기로 했다. 이마트는 최근 자율주행 스타트업 토르 드라이브와 시범운영 계약을 체결하고 연내 시범 매장을 선정해 근거리 당일 배송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과도한 포장재는 택배물류업이 낳은 부작용 모바일 쇼핑의 발달과 배달 기술의 진보로 택배물류업은 4차 산업혁명의 핵심으로 부각되고 있다. 하지만 환경문제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는 복병을 안고 있다. 과도한 포장으로 스티로폼과 비닐, 종이박스 등 쓰레기가 지나치게 많이 배출된다는 점이다. 최근 ‘자원의 절약과 재활용촉진에 관한 법률’ 시행으로 전국 대형마트 등에서 일회용 비닐봉지 사용이 금지됐고, 커피전문점에서도 플라스틱 컵의 사용이 대폭 줄었다. 하지만 배송 시장에서는 아직 관련 규제가 없어 비닐과 스티로폼 등이 무분별하게 사용되고 있다. 과도한 포장재 사용을 규제하는 법적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친환경 포장재를 사용하는 방안도 있지만 비용이 만만치 않아 상당수의 유통 업체들이 손사래를 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친환경 포장재가 일반 포장재보다 단가가 비싸기 때문에 그 비용은 결국 소비자의 몫이 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환경부는 오는 10월 일회용품 사용 억제 로드맵을 마련할 방침이다.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 은행·카드사가 빌린 일본돈 17조원…100% 회수 대비책 세웠다

    금융권 17조 회수 땐 외국서 대출 가능 제조·도소매업에 들어간 12조는 위험 금융TF, 대출·보증 긴급 공급 계획 국내 은행과 카드사 등 여신전문금융사가 일본에서 빌린 자금의 규모가 148억 2000만달러(약 17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금융 당국은 일본의 경제 보복이 금융 분야로까지 확대됐을 때를 대응하기 위해 자금의 만기 현황을 점검하고 있다. 아울러 국내 제조업과 도소매 업체가 일본계 은행 국내지점으로 대출받은 11조 5000억원에 대해서도 최악의 상황을 가정해 대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22일 금융 당국과 더불어민주당 전해철 의원에 따르면 국내에 들어온 일본계 자금의 규모는 최대 52조 9000억원으로 추산된다. 일본 투자자가 보유한 국내 주식 약 13조원, 채권 1조 6000억원, 국제투자대조표 기타투자 중 일본의 투자액 13조 6000억원, 일본계 은행 국내지점의 총여신(대출) 24조 7000억원을 합한 금액이다. 국제투자대조표상 일본의 투자 금액과 일본계 은행 국내지점의 여신이 겹칠 소지가 있기 때문에 보수적으로 계산하면 최소 39조 3000억원으로 볼 수 있다. 이 가운데 금융 당국이 눈여겨보고 있는 ‘위험 자금’은 국내 은행과 여전사들이 빌린 17조원이다. 일본의 보복 조치가 확대되면 일본계 은행들이 신규 대출과 만기 연장을 거부하는 방식으로 자금을 회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금융 당국은 국내 금융사들의 신용등급이 높아 일본 외에 다른 곳에서 돈을 빌리는 데 큰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일본계 은행 국내지점의 여신 중 제조업과 도소매 업체에 대출해 준 11조 5000억원도 예의 주시 대상이다. 바른미래당 이태규 의원에 따르면 8조 7000억원이 국내 제조업으로, 2조 8000억원이 도소매 업체로 흘러 들어갔다. 일본계 은행들이 직접 대출해 준 이 자금을 회수하면 일정 부분 혼란이 생길 수 있다. 금융 당국은 일본계 자금이 100% 회수되는 극단적인 상황까지 가정하고 스트레스 테스트를 진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 당국은 태스크포스(TF)를 꾸려 일본계 자금의 규모와 만기 현황을 파악하고, 일본의 보복 조치가 확대될 경우에 대비해 금융지원 방안을 마련 중이라고 밝혔다. 하반기 공급 예정인 정책금융 자금을 활용해 피해 기업을 대상으로 대출, 보증 등의 형태로 긴급 유동성을 공급할 계획이다.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동료 음해투서로 감찰받다 자살한 여경 순직 인정

    동료 음해투서로 감찰받다 자살한 여경 순직 인정

    동료의 음해성 투서로 감찰 조사를 받다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충북 충주경찰서 소속 여경의 순직이 인정됐다. 충주경찰서는 인사혁신처가 A경사(사망 당시 38세)의 순직을 가결, 통보했다고 22일 밝혔다.인사혁신처 관계자는 “음해성 투서에 따른 강압적 절차로 스트레스를 받은 점이 인정됐다”며 “‘공무원 재해보상법’은 자해행위라도 ‘공무와 관련한 사유로 정상적인 인식능력 등이 뚜렷하게 저하된 상태에서 한 행위’라면 공무상 재해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A경사 유족은 일시 보상금과 유족연금을 받게 됐다. A씨의 현충원 안장도 가능하다. 충주서에 함께 근무하던 동료 여경 B(구속 수감 중)씨의 투서로 충북지방경찰청 감찰을 받아오던 A경사는 2017년 10월 26일 오전 7시쯤 충주시 연수동 자신의 아파트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B씨는 A경사를 음해하는 투서를 충주경찰서 등에 3차례 넣은 혐의(무고)로 1심에서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받은 뒤 항소했다. 투서에는 A경사의 불성실한 근무태도를 주장하는 내용들이 담겼던 것으로 전해졌다. 충주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 30대 여성 ‘신생아 버렸다’ 허위자백…경찰 친모추적

    30대 여성 ‘신생아 버렸다’ 허위자백…경찰 친모추적

    경남 밀양시 한 주택 헛간에서 발견된 갓 태어난 아기를 버렸다고 자백한 30대 후반 여성 A씨가 DNA 검사에서 아기 친모가 아닌 것으로 드러나 경찰이 사건 경위를 밝히기 위해 수사를 하고 있다. 22일 경남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11일 오전 7시쯤 밀양시 내이동 한 주택 헛간에서 발견된 신생아의 친모라고 자백한 A씨가 DNA 검사결과 아기 친모가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DNA 불일치 판정이 나온 뒤 A씨를 상대로 추가조사를 해 “친모가 아닌데 친모라고 거짓말을 했다”는 진술을 받았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11일 밀양시 한 주택 헛간에 갓 태어난 아기가 분홍색 담요에 쌓여 있는 것을 집 주인이 발견해 주민들과 함께 탯줄을 자르고 응급조치를 한 뒤 경찰에 신고했다. 당시 아기는 몸에 벌레 물린 자국이 있었지만 건강에 큰 문제는 없었고 현재 아동전문보호기관에서 보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탐문조사 과정에서 지난 13일 A씨로 부터 “내가 아기를 버렸다. 다른 남성을 만나 아기를 갖게 돼 이를 숨겨오다 출산한 뒤 버렸다. 잘못했다”는 자백을 받았다고 밝혔다. 경찰은 A씨를 영아유기혐의로 불구속 입건하고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DNA검사를 의뢰했으나 지난 18일 국과수 검사결과에서 아기와 A씨 DNA가 일치하지 않는다는 판정이 나와 A씨에 대해 추가조사를 실시했다. A씨는 “10대 딸이 복대를 하는 등 출산이 의심되는 수상한 행동을 해서 딸을 보호하려고 허위 자백을 했다”며 말을 바꿨다. 그러나 A씨 딸과 아기의 DNA 긴급 분석 결과 서로 일치 하지 않는 것으로 판명됐다. 경찰은 프로파일러를 투입해 A씨를 상대로 두차례에 걸쳐 1시간 30여분 동안 심층면담을 실시한 결과 A씨가 스트레스성 성격장애로 허위자백을 한 것으로 추정했다. A씨를 면담했던 프로파일러는 “A씨가 스트레스성 성격장애로 사건의 중심에 서고 싶은 욕구가 강해 특정 사건 내용을 듣고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자신이 한 것처럼 능통하게 거짓말을 지어낸 것으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일각에서는 경찰이 A씨 진술만 너무 믿고 친부모 확인작업을 소홀히 했다는 지적도 제기했다. 경찰 관계자는 “A씨가 마을 주변에서 떠도는 이야기를 듣고 상황을 상세히 설명하며 허위 자백을 하는 바람에 수사에 혼선이 빚어졌지만 허위자백 당일 DNA 검사를 의뢰하는 등 필요한 확인 절차를 진행했다”고 해명했다. 경찰은 A씨가 허위자백을 한 이유와 아기 친부모를 찾기위한 수사를 계속하고 있다. 경찰은 마을 주변 폐쇄회로(CC)TV를 통해 아기 유기 시점을 전후로 마을을 드나든 외지 차량 등을 분석하고 마을 주민들을 상대로 탐문조사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당시 아기와 함께 현장에서 발견된 담요, 아기 의류, 태반이 담긴 봉지 등에 대한 분석작업도 하고 있다. 창원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 박환희, 빌스택스 이혼 사유? ‘스트레스로 잠깐 외도..그 이후’

    박환희, 빌스택스 이혼 사유? ‘스트레스로 잠깐 외도..그 이후’

    배우 박환희와 가수 빌스택스(바스코)의 이혼 사유가 재조명되고 있다. 22일 방송된 채널A ‘풍문으로 들었쇼’에서는 배우 박환희가 이혼 7년 만에 진흙탕 싸움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날 방송에서 한 기자는 두 사람의 첫 만남을 언급하며 “박환희는 인터넷 쇼핑몰계 송혜교로 유명했던 모델이었다”며 인기가 높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2009년 소개로 만난 두 사람은 빌스택스(바스코)의 적극적 구애로 그해 8월부터 동거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방송에 따르면 2012년 이혼 발표 당시 두 사람은 성격 차이와 종교문제로 이혼 사유를 밝혔다. 하지만 6년 뒤 박환희는 SNS 개인 방송을 통해 이혼 사유를 새롭게 언급했다. “결혼을 준비하다 보니 그쪽 집안에서 여자 연예인이란 ‘TV에 나오는 X녀’라고 생각했다”라며 “빌스택스 집안 때문에 배우를 포기했다”라고 토로했다. 이에 빌스택스는 박환희가 가정과 부모님을 펌하, 비난했다며 사이버 명예훼손으로 검찰에 고소했다. 박환희 역시 맞고소했다. “빌스택스의 폭력과 시아버지의 부당한 대우에 별거를 시작했다”라고 주장하고 있다. 앞서 빌스택스는 지난달 26일 박환희를 사이버 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수원지방검찰청 성남지청에 고소한 바 있다. 빌스택스는 “박환희는 2013년 협의 이혼 당시 친권과 양육권을 포기하고 아이 엄마의 책임으로 매달 90만 원씩의 양육비를 보내기로 했으나 이를 이행하지 않았다”며 “현재 5000만 원가량의 양육비가 지급되지 않은 상태였으나 고소 건 이후 양육비를 지급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박환희가 5년이 넘도록 아들을 만나려고 하지 않았으며, 자신의 호화로운 삶을 공개하면서도 엄마로서의 역할과 협의 사항은 이행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또 박환희가 SNS 등을 통해 빌스택스와 관련해 사실과 다른 내용을 지속적으로 유포하며 비난을 일삼아왔으며, 가족에게까지 그 피해가 막심한 지경에 이르러 고소를 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박환희 측은 “박환희가 처음 결혼생활을 했을 때부터 빌스택스가 폭행과 폭언을 했고 혼인 이후 성관계를 거부했다. 가정 폭력으로 충격을 받았던 박환희가 극도의 스트레스를 받다가 잠깐의 외도를 했고 빌스택스가 이를 빌미로 이혼 조건을 성립시킨 것이다. 아이를 보는 것도 빌스택스의 부모가 거부했고 부당하게 면접교섭권을 박탈당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 점에 대해서는 허위사실 명예훼손죄로 고소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빌스택스 측은 “대응할 가치도 없는 그이며 사실과 다른 게 너무나 많아 일일이 반박하기 어려울 정도다. 무엇보다 이혼에 대한 귀책 사유를 스스로 밝힌 만큼 당당하다면 여론몰이가 아닌 법정에서 시시비비를 가리면 될 것이다”고 반박했다. 사진 = 서울신문DB 연예부 seoulen@seoul.co.kr
  • [안녕? 자연] 한해 버려지는 담배꽁초 4조 5000억개가 자연에 미치는 영향

    [안녕? 자연] 한해 버려지는 담배꽁초 4조 5000억개가 자연에 미치는 영향

    전 세계에서 버려지는 담배꽁초가 지구를 얼마나 병들게 하는지를 짐작케 하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영국 국공립 앵글리아 러스킨대학 연구진의 연구에 따르면 매년 전 세계에서 버려지는 담배꽁초의 개수는 4조 5000억개에 달하며, 이렇게 버려진 담배꽁초가 식물의 성장에 심각한 악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클로버로 불리는 토끼풀의 경우 꿀벌의 영양섭취에 도움을 줄 뿐만 아니라 자동차 매연을 흡수해 공기를 정화하는 역할도 하는데, 문제는 담배 필터에 사용되는 화학성분이 토양에 흡수된다는 사실이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토끼풀의 씨앗이 을 함유한 채 자라나고, 이 경우 정상적인 성장이 어렵다는 것이 연구진의 설명이다. 연구진은 이미 태워진 담배와 그렇지 않은 담배의 필터를 잔디 씨앗 200개와 토끼풀 씨앗 200개가 담긴 병에 넣은 뒤 식물의 성장을 비교했다. 3주 후, 담배 필터에 노출된 토끼풀의 뿌리와 무게 등이 정상범위에 절반에 불과했다. 이는 담배 필터가 수분을 흡수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또 빛을 흡수해 광합성을 하는데 중요한 화학물질인 엽록소의 비율도 불균형적이었다. 전문가들은 플라스틱 담배 필터를 만드는데 사용되는 화학물질이자 플라스틱의 한 형태인 셀룰로오스 아세테이트가 물 부족과 마찬가지로 식물에게 스트레스를 유발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또 태워지다 버려지는 담배꽁초가 아닌, 태워지지 않은 채 버려지는 담배가 이러한 부정적 결과에 더욱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많은 흡연자들이 담배꽁초가 생각보다 빨리 분해되기 때문에 쓰레기가 아니라고 여기는 경향이 있다”면서 “담배꽁초와 함께 버리는 필터가 환경에 심각한 피해를 줄 수 있다는 인식을 제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플라스틱 성분을 함유한 담배꽁초가 식물에게만 악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다. 관련 환경보호단체인 ‘담배꽁초 오염 프로젝트’(The Cigarette Butt Pollution Project)에 따르면 플라스틱 담배꽁초 중 일부는 해안으로 흘러들어가 해양 생태계를 파괴하는데에도 일조한다. 일반적으로 담배꽁초 속 플라스틱 성분이 분해되는데 걸리는 시간은 짧게는 10개월, 길게는 10년 이상이며 이를 삼킨 동물들은 수명을 채우지 못한 채 서서히 죽어갈 수 있다. 이와 관련해 워싱턴의 비영리단체인 트루 이니셔티브 측은 “1980년 대 이후 매년 해안과 도시 정화 작업에서 수집되는 품목 중 30~40%는 담배꽁초”라면서 “꽁초는 지구상에 가장 어질러져있는 쓰레기”라고 밝혔다. 자세한 연구결과는 생태환경분야의 국제학술지인 ‘환경안전과 생태독성학‘(Ecotoxicology and Environmental Safety) 최신호에 실렸다. 사진=123rf.com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맨발로 걷는 강서 황톳길 스트레스 날리는 힐링길

    서울 강서구는 1억원을 투입해 꿩고개근린공원에 맨발로 걸을 수 있는 총연장 150m의 황톳길을 조성했다고 21일 밝혔다. 구는 공원 자연환경과 잘 어우러지도록 기존 등산로 샛길을 활용해 황톳길을 만들었다. 주민들이 황톳길을 맨발로 걷고 난 뒤 편하게 씻을 수 있도록 산책로 주변에 세족장도 2곳 마련했다. 가족 단위 이용자들을 위해 아이들이 학습과 놀이를 병행할 수 있는 천연 황토학습장도 조성했다. 황톳길을 맨발로 걸으면 소화기능 개선과 두통 해소, 피로회복에 도움이 된다. 산책로 주변 나무에서 뿜어져 나오는 피톤치드는 스트레스 해소에 효과적이다. 구 관계자는 “이번에 신설된 황톳길과 앞서 만든 우장산근린공원 황톳길에 대한 구민 만족도가 높으면 관내 다른 공원에도 확대 조성할 계획”이라고 했다. 노현송 강서구청장은 “황톳길이 일상 속에서 쌓인 피로와 스트레스를 풀어 주는 새로운 힐링 공간이 될 것”이라며 “구민들이 건강도 챙기고 여가도 즐길 수 있도록 지역 내 공원에 다양한 시설들을 구비하겠다”고 말했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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