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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음도 키도 ‘찐’ 키다리 아저씨 한기범의 나눔 인생

    마음도 키도 ‘찐’ 키다리 아저씨 한기범의 나눔 인생

    진 웹스터의 소설 제목인 ‘키다리 아저씨’는 우리 사회에서 묵묵한 후원자를 표현하는 대명사로 쓰인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어려운 이를 돕는 후원자의 따뜻한 나눔과 헌신은 ‘아직 세상에 희망이 있다’는 확신을 하게 만든다. ‘키다리 아저씨’는 후원자의 성별이나 실제 키와 상관없이 두루 쓰이는 말이지만 한기범(57) 한기범희망나눔 대표에게는 단순 대명사가 아닌 실제 그를 표현하는 가장 정확한 단어가 된다. 1980~1990년대 한국 농구를 대표하는 센터 출신으로 205㎝의 ‘키다리 아저씨’ 한 대표가 재단을 통해 심장병 어린이를 돕는 이야기와 그의 즐거운 인생에 대해 들어 봤다.유튜브 대박을 꿈꾸는 한기범의 사연 서울 중구 장충동에 있는 한기범희망나눔을 찾은 지난 16일 사무실에 들어서자 한 대표가 컴퓨터 앞에 앉아 무언가를 하고 있다. 작업의 정체는 바로 동영상 편집. 유튜브 채널 ‘한기범뻔한농구TV’에 올릴 과거 농구대잔치시절 농구 영상을 한창 만지는 중이었다. 한 대표는 최근 허재(56) 전 농구 국가대표 감독과 현주엽(46) 전 창원 LG 감독이 출연한 방송 프로그램을 통해 채널이 노출된 덕에 구독자가 10배 가까이 늘었다고 웃었다. 느닷없이 유튜브 편집이라니 무슨 사연이 있는 걸까. 한 대표는 “선수 시절부터 컴퓨터 학원 가서 배울 정도로 컴퓨터를 좋아했다”면서 “재단 실무는 직원들이 하고 나는 사람 만나는 일이 주요 업무다 보니 시간이 조금씩 남아 옛날 생각도 할 겸 과거 농구 영상을 편집해 올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컴퓨터에 대한 취미, 과거 회상, 시간 때우기 등을 이유로 들었지만 유튜브를 운영하는 궁극적인 목표는 재단 살림을 위해서다. 한 대표는 “유튜브를 하면 돈이 많이 들어온다고 해서 수익이 생기면 법인에 도움이 될까 하는 마음으로 올리고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19로 후원액이 반으로 줄면서 살림이 팍팍해진 상황에서 대표로서 책임감이 커졌다. 만들어 두기만 하고 사실상 방치했던 유튜브 채널은 10개월 전부터 한 대표가 본격적으로 영상을 올리면서 조금씩 성장해 가고 있었다.인생의 심장 다시 뛰게 한 두 번의 수술 한 대표는 선수 시절 기아자동차가 농구대잔치를 7연패하는 데 주역으로 활약했다. 센터로서 큰 키를 이용해 골밑을 지배한 그의 플레이는 팀 전력의 핵심이었다. 워낙 독보적으로 키가 컸던 까닭에 한 대표의 이름은 한때 우리 사회에서 키가 큰 사람을 지칭하는 대명사로 쓰이기도 했다. 선수로서 굵직한 업적을 남긴 이들은 은퇴 후에도 해당 종목의 지도자 혹은 해설가의 길을 걷는다. 한 대표처럼 스타 선수 출신일수록 수요와 기회가 더 많은 것도 사실이다. 그런데도 한 대표는 준비된 꽃길 대신 가시밭길인 비영리 나눔사업에 뛰어들었다. 그가 심장병 어린이를 돕게 된 이유는 아버지와 남동생을 심장병으로 떠나보냈고 그 역시 심장병 수술을 받았던 경험 때문이다. 한 대표의 가족은 마르판증후군(염색체 이상으로 몸 안 섬유질에 이상이 생기는 증후군)이라는 유전 질환을 갖고 있었는데 마르판증후군으로 사망하는 환자 대부분의 사인은 심장마비다. 한 대표는 “남동생 사망 후 나도 검사했더니 심장병이 있어서 수술했고 덕분에 지금까지 살아남았다”며 “2000년과 2008년 두 번 수술했는데 첫 번째 수술은 은퇴하고 얼마 안 돼서 내가 비용을 댔지만 두 번째는 심장재단을 통해 수술비를 지원받았다”고 털어놨다. 한때 한국 농구를 주름잡던 선수가 타인의 도움으로 수술을 받은 것은 자존심이 상하는 한편으로 나눔사업에 대한 그의 눈을 일깨우는 계기가 됐다. 수술을 무사히 마친 한 대표에게 사회에 갚아야 할 빚이 생겼다는 생각이 찾아왔다. 그 길로 한 대표는 주변에 조언을 구했고 응원과 격려에 힘입어 2011년 5월 한기범희망나눔을 출범했다.비아냥 이겨 내고 찾아온 나눔의 기쁨 부푼 꿈을 안고 시작한 나눔사업이지만 어려움이 많았다. 내성적인 성격의 한 대표가 용기를 내 후원을 요청했을 때 돌아오는 “사기 치는 거 아니냐”, “갈 데까지 갔구나”라는 비아냥은 큰 스트레스가 됐다. 좌절할 만한 상황은 오히려 그의 승부욕을 자극했다. 한 대표는 “오기가 생겨 꼭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참아 가며 후원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어려움 속에서도 포기하지 않은 그에게 도움의 손길이 이어졌다. 유명인이었기에 일단 사람들이 만나 줬고 이야기를 들어준 덕분이다. 한 대표는 “후원 요청을 하러 가면 문전박대를 당하기도 하는데 내가 가니까 일단 들어오라고 하는 곳이 많았다”면서 “도와주겠다고 하시는 분 덕분에 지금까지 올 수 있었다”고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한기범희망나눔의 사업은 심장병 어린이 후원, 다문화 가정 어린이 농구 교실, 농구 꿈나무 교육으로 나뉜다. 가장 주된 사업은 심장병 어린이 후원이다. 해마다 두 차례 자선 농구대회를 열어 모인 성금은 한국심장재단, 한국선천성심장병환우회를 통해 심장병 어린이의 수술을 돕는 데 쓰인다. 지난해에는 코로나19 여파로 개최하지 못했지만 올해는 6월 12일에 ‘랜선 자선 농구대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한 대표는 나눔을 통해 이루 표현할 수 없는 기쁨을 누린다고 자랑했다. 그는 “나눔은 자기가 뭔가를 가지고 있어야 할 수 있는 건데 나는 농구를 가지고 있으니 농구로 나눔을 하는 것”이라며 “한번은 후원받은 아이를 만났는데 가슴에 뭉클한 감정이 오더라. 어느 곳에서도 느낄 수 없는 최고의 기쁨이었다”고 말했다.와인도 농구도 즐기는 즐거운 인생 나눔은 기본적으로 남을 위해 헌신하는 삶이다. 자신의 생활을 버릴 각오가 없으면 일을 지속하기 어렵다. 그 과정에서 찾아오는 스트레스도 만만치 않다. 그러나 ‘취미 부자’ 한 대표는 예외다. 나눔을 위해 사는 삶이면서도 자신의 삶에 충실하다. 환갑에 가까운 그의 인상이 오히려 주연으로 살던 선수 때보다 밝은 이유다. 인터뷰를 하는 도중 한 대표에게 전화 한 통이 걸려 왔다. 괜찮은 물건이 왔다는 소식이었다. 그 물건의 정체는 다름 아닌 와인이다. 한 대표는 “젊었을 때 술을 그렇게 좋아했는데 주치의가 술을 못 먹게 하더라. 그래도 와인 2잔까지는 괜찮다고 하길래 잘됐다 싶어 버킷리스트로 와인 1000가지를 먹는 계획을 세웠다”며 웃었다. 하루 한두 잔은 필수. 좋은 와인을 구하기 위해 매장 직원과 친해지는 것 또한 필수다. 이날까지 마신 와인이 151가지란다. 와인을 이야기하는 한 대표의 눈빛이 나눔에 대해 이야기할 때와는 또 다르다. 한 대표는 “동호회에서 무슨 와인이 좋은지 정보를 얻는다”며 “와인을 마시고 페이스북에 와인에 대한 평가를 올린다”고 말했다. 농구인의 피도 여전하다. 50대로 이뤄진 농구동호회 회원으로 매주 농구를 한다. 한 대표는 “농구를 한번 하고 나면 몸도 가뿐하고 스트레스도 날아간다”며 농구인 본능을 뽐냈다. 세계 시니어농구선수권 대회에 나가려고 준비를 다 했는데 아쉽게도 코로나19 때문에 대회 참가 계획을 잠정 연기했다. 또 다른 하고 싶은 일이나 희망하는 것은 없는지 물으니 표정이 다시 진지해진다. 한 대표는 “후원과 지원을 받으며 운영하다 보니 코로나처럼 큰 사건이 터질 때 운영 자체가 힘들어질 수 있어 불안하더라”면서 “영리사업을 통해 조금 더 재단을 안정시키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나라보다 못사는 나라에 가서 나눔사업을 더 하고 싶다. 많은 후원을 부탁드린다”며 인터뷰를 마쳤다. 류재민 기자 phoem@seoul.co.kr 후원문의 : 02-3391-7091 yeshan21@hanmail.net후원계좌 : IBK기업은행 02-3391-7091 우리은행 1005-602-125495후원ARS : 060-700-1101(한 통에 3000원)유튜브 채널 : 한기범뻔한농구TV
  • 코로나야 저리 가라!’ 영진전문대 사회복지과 자원봉사 나서

    코로나야 저리 가라!’ 영진전문대 사회복지과 자원봉사 나서

    지역 대학생들이 코로나 블루에 시달리는 초등학생들을 위한 ‘스트레스 해소 프로그램을 개발’, 자원봉사에 나선다. 영진전문대 사회복지과 학생들로 구성된 ‘복지실천연구회’는 오는 23일부터 대구 동구 지역 아동들을 대상으로 ‘코로나야 저리 가라!’란 자원봉사 프로그램을 펼친다. 사회복지과 전공연구회 모임인 ‘복지실천연구회’는 초등학생들이 코로나19로 친구들과 어울릴 기회가 줄어들면서 게임과 컴퓨터에 빠지는 경향이 있고, 사회적 거리두기로 활동에 제약을 받아 우울과 무기력감을 호소하고 있어, 이를 극복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기획, 준비했다. 학생들이 마련한 이 프로그램은 대구시자원봉사센터‘2021 자원봉사 우수프로그램 공모사업’에 우수 프로그램으로 선정됐다. 대구 동구 지역아동센터를 이용하는 초등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이번 프로그램은 친구들과 소그룹으로 함께하는 요리 프로그램과 자연 소재의 재료들을 이용한 각종 창작 놀이, 야외 활동 등으로 구성됐고 9월까지 매월 1~2회 진행한다. 강동우 복지실천연구회 회장(사회복지과, 2년)은 “코로나19로 신체 활동이 줄고 가족 모임이나 나들이도 뜸해 아이들이 어른 못지않은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는 기사를 접하고 지역아동센터를 중심으로 현장 조사를 하면서 이 프로그램을 준비했다”면서 “방역 지침을 잘 지키면서 어린이들이 활기찬 생활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했다. 이애재 지도교수(사회복지과)는 “초등학교 시기는 또래 관계와 학교생활을 통해 사회성과 협동심을 길러야 하는 시기인데 코로나로 아동들이 부적응적 행동, 우울한 정서를 보일 수 있다. 이번 자원봉사 프로그램으로 초등학생들이 다양한 활동을 통해 정서적 안정을 도모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 “후배 못 지켰다” 자책감에 세상 등진 소방관 현충원 안장

    “후배 못 지켰다” 자책감에 세상 등진 소방관 현충원 안장

    태풍에 고립된 인명 구조활동을 하던 중 숨진 동료를 구하지 못했다는 죄책감에 시달리다가 세상을 떠난 소방관의 유해가 국립현충원에 안치된다. 울산소방본부는 남구 옥동 공원묘원에 안정된 고 정희국 소방위의 유해를 21일 국립대전현충원으로 이장한다고 20일 밝혔다. 정 소방위는 2016년 10월 울산을 덮친 태풍 ‘차바’ 때 동료 소방관의 죽음을 막지 못했다는 자책감과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에 시달리다가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 정 소방위는 ‘고도의 위험을 무릅쓰고 직무를 수행하다가 재해로 사망했다’는 점이 인정돼 지난해 5월 인사혁신처로부터 위험직무순직 승인을 받았다. 극단적 선택을 한 공무원이 위험직무순직으로 인정된 첫 사례다. 국가보훈처는 지난해 11월 정 소방위를 국가유공자로 등록했고, 국립묘지 안장을 승인했다. 정 소방위의 안장식에는 유족, 소방공무원, 지인 등 최소 인원만 참석할 예정이다. 앞서 정 소방위는 태풍 차바가 상륙한 2016년 10월 울산에서 “고립된 차 안에 사람이 있는 것 같다”라는 신고를 받고 후배인 고 강기봉 소방교와 울주군 회야댐 수질개선사업소 앞으로 구조 출동했다. 두 사람은 범람한 강물에 빠져 전봇대를 붙들고 버티다가 결국 급류에 휩쓸렸다. 이후 정 소방위는 약 2.4㎞를 떠내려가다 가까스로 물살에서 탈출했으나 강 소방교는 주검으로 발견됐다. 생존한 정 소방위는 정신건강의학과 치료를 받기도 했지만, 끝내 마음의 짐을 내려놓지 못하고 2019년 8월(당시 41세) 스스로 세상을 떠났다. 당시 소방관 동료들이 정 소방위 캐비닛에서 유품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강 소방교의 근무복이 걸려 있는 것을 발견해 주위를 더욱 안타깝게 하기도 했다. 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 국민 절반 “코로나19 장기화로 불안·우울해”

    국민 절반 “코로나19 장기화로 불안·우울해”

    코로나19 장기화로 국민 과반이 불안·우울감을 호소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경기연구원은 지난 3월 22∼23일 전국 17개 광역시·도 20세 이상 2000명을 대상으로 모바일·웹 설문조사 (신뢰수준은 95% 표본오차 ±2.19%p)를 한 결과 ‘코로나19로 불안·우울하다’는 응답 비율이 55.8%로 나타났다고 20일 밝혔다. 지난해 4월 전국 15세 이상 1500명을 조사했을 때는 47.5%로 악화된 수치다. 이번 조사에서 전체 17.7%가 우울증 위험군, 12.7%가 불안장애 위험군으로 각각 분류됐다. 성별로는 여성(우울증 19.9%, 불안장애 14.0%)이 남성(우울증 15.5%, 불안장애 11.3%) 보다 심각했다. 연령별로 우울증은 20대(22.4%)와 60대 이상(18.3%), 불안장애는 20대(14.9%)와 30대(14.8%)의 비중이 각각 높아 전반적으로 20대가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대상의 66.4%는 ‘일상생활을 방해한다’, 30.6%는 ‘수면의 질이 나빠졌다’고 답변했다. 특히8.3%는 코로나19로 극단적인 선택까지 생각한 것으로 조사됐다. 사유로는 경제적 어려움(21.5%), 정신적 스트레스(21.5%), 고립감·외로움·인간관계 단절(16.0%) 등을 주로 꼽았다. 이 밖에 응답자의 73.0%는 심리적 고통을 완화하기 위해 정신건강 서비스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이은환 연구위원은 “이번 조사 결과에서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낙인 인식도가 매우 높았다”며 “이는 대상자들을 사회로부터 심리적으로 격리, 불안·우울감을 더 악화하는 만큼 이를 해소할 캠페인 등 정책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신동원 기자 asadal@seoul.co.kr
  • 메가스터디교육㈜ 엠베스트SE,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다채로운 이벤트 개최

    메가스터디교육㈜ 엠베스트SE,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다채로운 이벤트 개최

    메가스터디교육㈜의 초·중등 전문학원 브랜드 ‘엠베스트SE’가 5월 가정의 달을 맞이하여 엠베스트SE 회원을 대상으로 다양한 이벤트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우선 5월 어린이날을 맞아 ‘엠베스트SE 개사의 神(신)’ 이벤트를 개최한다. 이번 이벤트는 엠베스트SE 전국 가맹점 회원 대상으로 4월 20일부터 30일까지 진행할 예정이다.‘엠베스트SE 개사의 神(신)’ 이벤트는 가요, 동요, 팝송 등 대중이 잘 알고 있는 노래가사를 엠베스트SE와 관련된 내용으로 개사하여 부르는 방식이다.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재치 있는 내용으로 가사를 구성해 제출하면 된다. 1등에게는 20만원권(1명), 2등에게는 10만원권(2명), 3등에게는 5만원권(3명)의 배달의민족 상품권을 증정한다. 이벤트 당첨자 발표는 5월 3일 엠베스트SE 페이지를 통해 발표할 예정이다. 어버이날에는 ‘부모님께 감사편지 쓰기’ 이벤트를 진행한다. 어버이날을 맞이해 부모님에 대한 사랑과 감사의 마음을 편지로 전달하는 행사로, 가족의 사랑을 되짚어 보는 시간이 될 것이라고 기대된다. 엠베스트SE 관계자는 “이번 가정의 달 이벤트는 공부와 성적으로 스트레스를 받는 학생들이 주변 친구, 혹은 선생님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내며 재충전의 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기획했다”며 “또한 엠베스트SE 학원에 대한 소속감과 더불어 친구, 선생님과의 유대관계를 형성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메가스터디교육㈜의 초·중등브랜드 엠베스트SE는 중등인강 1위 엠베스트의 우수한 콘텐츠를 오프라인 학원에 접목한 혁신적인 학원시스템으로 주목을 받았다. 판서가 바탕이 되는 집체식 주입강의가 아닌, 전과목 1:1 개별맞춤 과외식 수업과 빈틈없는 학습 관리 시스템이 강점이다. 특히 회원들의 실제 성적향상 사례를 통해 효과를 증명하며 회원과 학부모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엠베스트SE는 창업 초기부터 초중등 학원 및 공부방의 혁신을 주도해왔다. 또한, 메가스터디교육의 남다른 노하우를 바탕으로 압도적 수준의 학습 콘텐츠 및 시스템을 통해 교육 프랜차이즈 업계의 대세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조국·최강욱 재판 담당 김미리 판사 3개월 병가

    조국 전 법무부 장관과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 등의 재판을 심리해 온 김미리(52·사법연수원 26기) 부장판사가 질병휴직으로 3개월간 재판부를 떠난다. 김 부장판사의 휴직으로 서울중앙지법 형사21부에 몰린 주요 재판도 상당 기간 지연될 것으로 전망된다. 19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은 이날 김 부장판사가 최근 신청한 질병휴직을 승인했다. 법원조직법에 따르면 대법원장은 법관이 질병 요양 등을 위해 휴직을 청원하는 경우 휴직을 허가할 수 있다. 서울중앙지법은 조만간 사무분담위원회를 열고 김 부장판사의 사무분담을 변경할 계획이다. 법원은 조 전 장관과 최 대표 등 정치·사회적 이목이 집중된 재판을 심리해 온 김 부장판사가 일시적으로 재판부를 떠남에 따라 재판 연기보다는 같은 법원 내 다른 단독 부장판사를 형사21부에 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 부장판사의 건강 문제는 지난 13일로 예정됐던 최 대표의 결심공판이 김 부장판사의 연가로 갑자기 연기되면서 알려지기 시작했다. 그는 조 전 장관과 최 대표 재판 외에도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 감찰 무마 사건, 청와대 울산시장 선거 개입 의혹 사건 등 현 정권과 관련된 주요 사건을 맡으면서 격무에 시달려 왔다. 특히 지난 2월 법관 정기인사에서는 3년 재임 관례를 깨고 4년째 서울중앙지법에 유임되면서 정치권을 중심으로 제기된 ‘코드인사’ 논란에 심각한 정신적 스트레스도 호소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중앙지법은 김 부장판사 휴직 후속 조치를 신속히 진행할 계획이지만 지금까지 재판을 심리해 온 부장판사가 변경된다는 점에서 형사21부에 배당된 주요 사건의 재판 일정 연기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경차 전용칸에 떡하니… 이번엔 벤틀리 주차갑질

    경차 전용칸에 떡하니… 이번엔 벤틀리 주차갑질

    외제차를 소유한 운전자가 아파트 주민들을 위해 마련된 주차장에서 갑질을 해 논란이 되고 있다. 시작은 벤츠였다. 앞서 자동차 전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저의 주차장에 이런 사람이 삽니다’라는 게시글이 올라왔다. 사진에는 벤츠 A220 한 대가 주차장 두 개면을 차지한 모습이 담겼다. 차량 앞쪽에는 ‘제 차에 손대면 죽을 줄 아세요. 손해배상 10배 청구. 전화를 하세요’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제보자는 “이렇게 주차하고 사라지는데 건들면 인생 망할까 봐 무섭다”라며 황당해했다. 벤츠 차주는 논란이 되자 “(손대면 죽을 줄 아세요 등의) 멘트는 차를 긁고 도망간 사람이 있어 고생했고, 흰색 가루를 뿌리고 간 사람을 잡지 못해 스트레스를 받아 적어 놓은 것이다. 모든 정황은 관리실에 다 있다”며 “주차 공간을 두 개 사용한 것과는 전혀 관련이 없는 멘트”라고 해명했다.그런가하면 19일 경차 전용칸 두 자리를 이용한 벤틀리도 논란이 되고 있다. 인천의 한 아파트 입주민이라는 제보자는 해당 차량이 두 칸 주차는 기본이고, 질서 없는 주차를 일삼았다고 말했다. 제보자는 “경비원 분들이 주차 경고 스티커를 붙였는데, 쌍욕과 고함, 반말을 섞어가며 스티커를 왜 붙였냐는 등 난리도 아니었다. 결국 아파트 두 분이 직접 주차 스티커를 제거하는 상황이 발생했다”고 전했다. 벤틀리 차주는 30대 중고차 판매자로 추정된다. 제보자는 “근처에 중고 매매단지가 있어서 공동주차장을 개인 주차장처럼 활용하고 있는 것 같다”며 “고통받는 입주민과 경비원 분들, 정직하게 일하시는 중고차 판매 딜러들을 위해 통쾌한 해결과 조치가 시급하다”고 호소했다. 도로교통법상 아파트 주차장은 도로가 아닌 사유지로 구분돼 불법주차를 해도 법적 근거가 없어 처벌이나 과태료를 매기기 어려운 상황이다. 국회에서는 무개념 주차를 막기 위한 관련법 개정안 등이 발의되기도 했으나 임기 만료로 폐기됐거나 계류 중이다.경고 메시지 역시 협박죄를 적용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협박죄가 성립되려면 특정한 개인이 실질적인 위협을 느꼈다는 것이 필요한데 이 경우, 단순히 경고차원에서 분노섞인 표현을 사용했다고 볼 여지가 많기 때문이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홍영표 “투기꾼 출당”·송영길 “백신 네트워크 총동원”·우원식 “손실보상 소급”

    홍영표 “투기꾼 출당”·송영길 “백신 네트워크 총동원”·우원식 “손실보상 소급”

    더불어민주당 당대표에 도전하는 홍영표·송영길·우원식(기호순) 후보가 19일 일제히 호남 구애에 나섰다. 후보 등록 마감일인 지난 15일에도 세 후보 모두 가장 먼저 호남으로 달려간 데 이어 나흘 만에 또 호남행 총출동이다. 4·7 재보궐 선거에서 참패해 당권 주자들의 쇄신 경쟁이 치열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으나, 민심과 당심 괴리 논란에도 당원들이 몰려있는 ‘텃밭’ 다지기에 더 신경쓰는 모양새다. 홍 후보는 이날 전북도의회에서 출마선언을 하며 “전북형 일자리의 적극 지원을 통해 전북 청년들의 꿈이 전북에서 이뤄지도록 만들겠다”며 지지를 호소했고, 송하진 전북지사도 만나 지역 현안을 논의했다. 홍 후보는 민주당의 ‘부동산 내로남불’에 대한 공약도 내놓았다. 그는 기자회견에서 “국민과 국민권익위원회가 국회의원이 아니라 부동산 투기꾼으로 판단하면 바로 출당 조치하겠다”며 “10명이든 20명이든 즉시 출당시켜 국민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도록 당을 쇄신하겠다”고 약속했다. 또 “민주당에서 ‘내로남불’은 더는 없을 것”이라며 “우리 자신에게 더 엄격한 당 대표가 되겠다”고 강조했다. 국립4·19민주묘지 참배로 본선 첫날을 시작한 송 후보는 라디오 인터뷰 등 공중전에 집중했다. 송 후보는 백신 수급 문제에 대해 “정부를 비판하기에 앞서 지금 상황에서 정부의 노력을 뒷받침해 실질적으로 빨리 백신을 확보하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며 “제가 가진 국제적 네트워크를 총력 동원해서 우리 정부의 백신 확보 노력을 뒷받침할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의 잇따른 ‘개혁 피로감’에 대해선 “아무리 좋은 이야기도 2번, 3번 들으면 지루한 것”이라며 “국민이 스트레스 받지 않게 유능한 개혁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송 후보는 한국노총의 공개 지지를 이끌어내며 노동계 지지를 호소했고, 화상회의를 통한 ‘청년 쓴소리 집중 경청’ 등 맞춤형 공략에도 나섰다. 우 후보는 광주교통방송에 출연해 코로나19 영업제한 손실보상 소급적용을 재차 강조했다. 그는 “지금 국민이 겪는 고통은 과거의 손실이 아니라 과거부터 쭉 이어진 누적손실”이라며 “재정 당국은 재정 불건전성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한가한 소리”라고 비판했다. 이어 “광주는 위기마다 나라를 구한 곳으로, 당대표에 출마하면서 광주의 여러분을 뵙고 지혜를 구하려고 본선거 첫 일정으로 찾아왔었다”며 애정을 드러냈다. 광주의 한 혼수매장을 직접 찾아 민생현장 간담회를 진행한 우 후보는 “이런 소통 구조를 늘 가지려고 한다”며 “현장에서 국민들이 어려워하는 이야기를 늘 직접 들어야 당이 직접 해결하는 통로가 된다”고 강조했다. 손지은 기자 sson@seoul.co.kr
  • 알 꽉 찬 ‘봄꽃게’… 밥도둑 맛 보시게

    알 꽉 찬 ‘봄꽃게’… 밥도둑 맛 보시게

    “꽃게는 서해안에서만 잡힌다고요? 토실토실하게 알이 꽉 찬 진도 꽃게가 더 맛나고 유명합니다.” 전국 꽃게 생산량의 40%를 자랑하는 전남 진도 해역이 ‘물 반 꽃게 반’으로 출렁이고 있다. 지난해보다 한 달 이른데도 진도 서망항은 갓 잡아 올린 봄 꽃게로 풍어를 이루고 있다. 진도는 전국에서 봄철 꽃게의 60%, 10~12월 잡히는 가을 꽃게의 40%를 잡아 올린다.●매년 2억원어치의 꽃게 치어 방류 꽃게잡이 어민들은 요즘 서망항에서 2시간 걸리는 진도군 조도면 외병·내병도 일원에서 꽃게잡이에 한창이다. 끌어올리는 꽃게 통발마다 제철을 만난 꽃게로 가득 차 함박웃음을 짓는다. 조도면 해역에는 매일 40∼50여척의 꽃게잡이 어선이 출어, 척당 300∼350㎏의 어획량을 기록한다. 하루 위판량은 13∼15t이다. 지난달 초순부터 진도군수협에서 위판된 꽃게가 지난 16일 현재 190t, 위판고는 54억원이다. 이는 같은 기간 기준으로 지난해 40t(15억원), 2019년 26t(10억원), 2018년 33t(9억원)보다 4∼5배 많다고 수협은 설명했다. 9일에는 하루 4억여원을 올리기도 했다. 아직 4월 초중반인데도 봄 꽃게가 가장 많이 잡히는 5월 초 어획량을 웃돌고 있다. 올해는 바다 평균 기온이 12~13℃로 따뜻하고 조도면 해역에 냉수대가 형성돼 플랑크톤 등 먹이가 풍부한 데다 모래층이 알맞게 형성되면서 꽃게 서식 환경이 자연스럽게 빨리 조성됐다. 그동안 대규모로 추진해 왔던 꽃게 치어 방류 사업이 합치를 이루면서 큰 결실을 맺은 것으로 분석된다. 적조가 발생하지 않는 청정 해역인 진도는 2004년부터 바닷모래 채취 금지와 함께 군에서 매년 2억원어치의 꽃게 치어를 지속적으로 방류해 꽃게 최적의 서식 여건이 됐다. 군은 6월 금어기 이전에 80만 마리 꽃게 치어를 조도면 외병·내병도 일원에 방류한다. 꽃게는 연어처럼 회유성이 있다. 자유롭게 돌아다니다가 알을 품고 새끼를 낳을 때는 회귀본능이 있어 태어난 장소로 되돌아온다. 진도 꽃게의 크기는 대중소 3가지로 분류되지만 한 마리에 1㎏이 넘는 게 많고 크기도 20㎝를 넘어 눈길이 갈 수밖에 없다. 3월부터 6월 금어기 전까지가 성수기여서 작업선은 계속 꽃게를 잡는다. 대신 운반선 8척이 꽃게를 싣고 온다. 운반선은 오전 1시에 나가 오전 11시까지 왕래한다.●서망항 꽃게 찾아 주말엔 500여명 몰려와 인천 연평도와 충남 보령군, 전북 군산시·부안군 등 서해안에서는 거의 그물로 잡지만 진도에서는 통발로 잡아 맛이 훨씬 좋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물로 잡을 경우 걸린 상태로 이동한다. 육지까지 오는 2시간 동안 움직이지 못하면서 스트레스를 받는다. 서로 싸워 몸 곳곳에 상처가 나 가치도 떨어진다. 하지만 통발로 잡으면 살아 있는 상태로 싱싱하게 보존되는 장점이 있어 최고로 쳐 준다. 어부들은 통발로 잡은 뒤 집게 끝 부분을 잘라 물칸(창고)에 넣는다. 꽃게들이 싸우면서 상처를 내는 걸 방지하고 스트레스를 주지 않기 위해서다.중국에서는 수산물 선물 세트를 줄 때 꽃게가 포함돼 있지 않으면 ‘앙꼬 없는 찐빵’이란 말이 나올 정도로 꽃게 사랑이 유별하다. 특히 중국에서는 상하이 앞바다에서 잡은 꽃게를 최고품으로 인정한다. 공교롭게도 이것과 맛과 크기가 똑같은 게 진도 꽃게다. 이 때문에 중개업자가 1년에 40억~50억원어치를 사간다. 제철을 맞아 관광객들의 방문도 끊이지 않는다. 차량들이 긴 줄을 설 정도다. 평일 하루 300여명, 주말은 500명 이상 찾아온다. 서망항에는 12개 매장이 있다. 실제로 17일 오후 2시에는 서망항을 찾는 차량들로 북적였다. 진도 수협 관계자는 “차량 관리가 어려울 정도”라며 활짝 웃었다. 가족들과 함께 온 김모(57·광주)씨는 “진도에 가면 꼭 꽃게를 사달라는 부탁을 많이 받아 4박스를 구입했다”며 “어른 손바닥보다 큰 꽃게가 팔팔하게 움직여 보기만 해도 기분이 좋다”고 했다. 주변에 있던 이모(46·경기 수원)씨는 “주말을 맞아 바다 구경도 할 겸 친구들과 들렀는데 오길 잘했다”며 “막상 와서 보니 꽃게들이 어마어마하게 많아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김영서 문성호 선장은 “봄 꽃게 조업 시기가 지난해보다 한 달가량 빠른데도 워낙 많이 잡혀 새벽 일찍부터 작업하고 있다”며 “지금 진도 앞바다는 알이 꽉 찬 봄 꽃게가 풍어를 이루면서 만선의 기쁨을 누리고 있다”고 말했다. 진도 꽃게는 제철을 맞아 알이 꽉 차올라 미식가들의 식욕을 자극한다. 보들보들하면서 고소하고 담백한 꽃게찜, 진한 된장을 풀어 얼큰한 국물이 일품인 꽃게탕, 달콤짭조름한 밥도둑 간장게장, 꽃게무침 등이 인기가 높다. 진도읍에는 간장게장과 꽃게탕으로 유명한 ‘신호등 회관’, 꽃게무침을 잘하는 ‘달림이네 식당’, ‘이화식당’ 등 꽃게 식당 20여개가 성업 중이다.●“꽃게는 100% 자연산이다” 서망항의 최정숙 중매인은 “봄철 꽃게는 지금은 진도에서만 잡힌다”며 “매년 이맘때면 하루 매출이 1000만원을 넘을 정도로 북적였는데 코로나19 때문에 온라인 판매가 많아졌다”고 했다. 최씨는 “서울, 인천, 충남 대천시 등 전국 곳곳으로 팔려나간다”면서 “다른 지역보다 맛도 좋고 가격도 저렴하다”고 덧붙였다. 4마리가 들어간 1㎏ 박스가 3만 5000~4만 5000원이다. 1㎏에 5만원짜리가 최상품이다. 7만~9만원짜리 2㎏ 박스 주문이 많다고 한다. 꽃게는 100% 자연산이다. 맛이 좋고 영양도 풍부해 누구에게나 사랑받는 해산물이다. 꽃게에는 천연 피로회복제로 불리는 타우린이 많아 시력을 보호하고 눈 떨림과 안구건조증, 백내장, 녹내장 등의 안구 질환 예방에 도움을 준다. 키토산과 핵산 성분이 함유돼 피부를 탄력 있게 하고 노화 방지, 피부세포의 회복을 도와 젊음을 유지할 수 있게 해 준다. 콜레스테롤 수치와 혈압 수치를 낮춰 혈관에 쌓이는 혈전을 방지하고 활성 산소를 억제해 준다. 혈액순환에 도움을 주고, 당뇨예방에도 좋다고 한다. 꾸준히 섭취하면 고혈압이나 부정맥, 뇌졸중, 심근경색, 동맥경화, 고지혈증, 심장마비 등 심혈관질환을 예방해 준다고 한다. 진도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가상 독서실서 스터디… 노트요? 태블릿에 파일 받죠

    가상 독서실서 스터디… 노트요? 태블릿에 파일 받죠

    ‘열품타’ 앱 켜면 고교생 공부시간 한눈에다른 회원이 책 보면 아이콘 분홍색으로일정 시간 결석하면 강퇴, 벌금 거둬 회식스터디그룹 인원 제한, 자리 잡기 경쟁도고등학교 3학년인 노윤진(19)양은 책상에 앉으면 가장 먼저 휴대전화로 ‘열정을 품은 타이머’(열품타) 애플리케이션(앱)을 켠다. 오늘 하루 공부한 시간을 기록하기 위해서다. 앱에는 현재 공부 중인 전국의 고등학생 회원 수와 그들이 공부한 시간이 실시간으로 뜬다. 노양은 자신처럼 일어일문학과 진학을 지망하는 수험생 그룹에도 가입했다. 다른 회원들이 공부를 시작해 책상 모양 아이콘이 회색에서 분홍색으로 바뀌면 정신이 번쩍 든다고 한다. 노양은 “공부시간이 컨디션이나 기분에 따라 들쑥날쑥했는데 요즘은 꾸준히 하루 6~7시간을 공부한다”면서 “공부시간이 긴 이용자를 보여 주는 실시간 랭킹에 이름을 올리고 싶어 오전 5시부터 공부할 때도 있다”고 말했다. ●공부시간 순위에 이름 올리려 새벽 5시 공부 코로나19로 독서실이나 도서관 같은 시설을 이용하기 어려워지면서 집에서 혼자 공부하는 ‘혼공족’이 가상 독서실로 모이고 있다. 다양한 온라인 독서실 앱은 지치기 쉬운 혼공족에게 공부 ‘페이스메이커’ 역할을 톡톡히 한다. 누적 300만명이 다운로드한 열품타에서는 성균관대, 고려대, 중앙대 등 각 대학교 재학생들이 만든 스터디 그룹이나 간호학과, 경영대 등 전공별 그룹을 쉽게 찾을 수 있다. 판타지소설 ‘해리포터’에서 가장 똑똑한 아이들이 들어가는 기숙사인 ‘래번클로’를 콘셉트로 내건 곳도 있다. 한 그룹당 최대 50명만 들어갈 수 있기에 시험시간에는 실제 도서관처럼 치열한 자리 잡기 경쟁도 벌어진다. 자리만 차지하고 일주일 동안 10시간 이상 또는 3일 연속으로 공부하지 않으면 ‘강퇴’(강제퇴장)시키는 규칙을 만들기도 한다. 친구들과 스터디 그룹을 만든 대학생 김대일(25)씨는 “일주일 동안 목표한 공부시간을 달성하지 못하면 벌금을 거둬 회식을 한다”고 말했다. ●공부 끝나면 내용 얘기, 서로 격려하기도 비대면 화상채팅으로 얼굴을 맞대는 온라인 독서실도 있다. 공부하는 모습을 스터디원에게 화상카메라로 보여 줘야 해 타이머만 누르고 공부를 하지 않거나 집중하지 못하는 장면도 고스란히 노출된다. 대학생 최동혁(22)씨는 저녁이면 인스타그램으로 모은 스터디원 10명을 만나기 위해 줌(Zoom)에 접속한다. 오후 9시부터 2시간 동안 화상 캠을 켜고 공부에 집중한다. 최씨는 “온라인 독서실을 열면 집에서도 도서관에 온 것처럼 집중이 잘 된다”면서 “공부가 끝나면 20분 동안 자유롭게 무엇을 공부했는지 등을 얘기하며 서로 격려한다”고 말했다. 연령대마다 선호하는 온라인 스터디 앱도 다르다. 10대에게는 커뮤니티 기능이 추가된 ‘열공시간’이 인기다. 누적 다운로드 380만명 중 10대 이용자가 61%를 차지한다. 모르는 문제를 질문하거나 학업이나 친구 관계에 대한 고민을 털어놓을 수도 있고, 좋아하는 아이돌 얘기를 하며 스트레스를 푼다. ●‘구루미 캠’ 이용자 63% “공부시간 늘었다” 화상 채팅과 출석체크, 상·벌점 등 기능을 제공하는 앱 ‘구루미 캠스터디’는 집에서 공부하는 20대가 주로 쓴다. 구루미 캠스터디가 이용자 4901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92.8%가 주로 집에서 이용한다고 답했다. 응답자의 78.2%가 20대다. 스터디 인원은 8명(22.5%)이 가장 많다. 이들은 함께 공부할 수 있고(36%), 서로에게 자극이 되기 때문에(24%) 앱을 사용한다고 했고, 공부시간(63%)이 늘거나 집중력(18%)이 올라 효과를 봤다고 답했다. 유튜브로 공부하는 모습을 촬영한 ‘스터디 위드 미’ 영상이나 야간자율학습, 하버드 도서관 등 학습용 ASMR(자율감각 쾌락반응) 영상을 틀고 공부하는 사람들도 있다. 대학생 김해연(23)씨는 “‘스터디 위드 미’는 정해진 시간을 함께 공부하고 휴식을 하는 게 장점”이라면서 “동양풍 ASMR을 들으며 한국사능력검정시험 문제를 풀면 집현전 학자가 된 기분”이라고 했다. 볼펜이나 샤프로 종이에 빼곡히 필기하던 시절도 지났다. 대학생 정지윤(23)씨는 강의 교안과 같은 학습 유인물들을 인쇄하지 않고 태블릿에 파일을 내려받아 필기한다. 정씨는 “태블릿만 있으면 어디서든 공부할 수 있는 점이 가장 편리하다”면서 “공부 계획도 태블릿용 앱으로 짠다”고 했다. 종이 문제집 대신 모바일로 어학 공부를 하는 이들도 있다. 대학생 이은선씨는 앱 ‘AI 토익, 산타’로 통학시간 등 자투리 시간에 토익 문제를 푼다. 이씨는 “취약한 영역의 맞춤 문제를 풀 수 있어 효율적”이라고 했다. 배상훈 성균관대 교육학과 교수는 “이러한 공부 방식은 자신의 상황에 맞춰 공부하는 맞춤형·적응형 학습으로 MZ세대(밀레니얼·Z세대) 학생들이 디지털 혁신에 빠르게 적응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교육계도 학생들의 학습양식 변화에 맞는 효과적인 교수법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강수민(글로벌경제학과 3학년)·안준혁(러시아어문학과 2학년) 성대신문 기자
  • 중간고사 공부 도서관 대신 ‘온라인 열품타’ 켠다?

    중간고사 공부 도서관 대신 ‘온라인 열품타’ 켠다?

    [요즘 것들의 문화 답사기]코로나19에 ‘온라인 독서실’ 찾는 1020대고등학교 3학년인 노윤진(19)양은 책상에 앉으면 가장 먼저 휴대전화로 ‘열정을 품은 타이머’(열품타) 애플리케이션(앱)을 켠다. 오늘 하루 공부한 시간을 기록하기 위해서다. 앱에는 현재 공부 중인 전국의 고등학생 회원 수와 그들이 공부한 시간이 실시간으로 뜬다. 노양은 자신처럼 일어일문학과 진학을 지망하는 수험생 그룹에도 가입했다. 다른 회원들이 공부를 시작해 책상 모양 아이콘이 회색에서 분홍색으로 바뀌면 정신이 번쩍 든다고 한다. 노양은 “공부시간이 컨디션이나 기분에 따라 들쑥날쑥했는데 요즘은 꾸준히 하루 6~7시간을 공부한다”면서 “공부시간이 긴 이용자를 보여 주는 실시간 랭킹에 이름을 올리고 싶어 오전 5시부터 공부할 때도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19로 독서실이나 도서관 같은 시설을 이용하기 어려워지면서 집에서 혼자 공부하는 ‘혼공족’이 가상 독서실로 모이고 있다. 다양한 온라인 독서실 앱은 지치기 쉬운 혼공족에게 공부 ‘페이스메이커’ 역할을 톡톡히 한다.누적 300만명이 다운로드한 열품타에서는 성균관대, 고려대, 중앙대 등 각 대학교 재학생들이 만든 스터디 그룹이나 간호학과, 경영대 등 전공별 그룹을 쉽게 찾을 수 있다. 판타지소설 ‘해리포터’에서 가장 똑똑한 아이들이 들어가는 기숙사인 ‘래번클로’를 콘셉트로 내건 곳도 있다. 한 그룹당 최대 50명만 들어갈 수 있기에 시험시간에는 실제 도서관처럼 치열한 자리 잡기 경쟁도 벌어진다. 자리만 차지하고 일주일 동안 10시간 이상 또는 3일 연속으로 공부하지 않으면 ‘강퇴’(강제퇴장)시키는 규칙을 만들기도 한다. 친구들과 스터디 그룹을 만든 대학생 김대일(25)씨는 “일주일 동안 목표한 공부시간을 달성하지 못하면 벌금을 거둬 회식을 한다”고 말했다. 비대면 화상채팅으로 얼굴을 맞대는 온라인 독서실도 있다. 공부하는 모습을 스터디원에게 화상카메라로 보여 줘야 해 타이머만 누르고 공부를 하지 않거나 집중하지 못하는 장면도 고스란히 노출된다. 대학생 최동혁(22)씨는 저녁이면 인스타그램으로 모은 스터디원 10명을 만나기 위해 줌(Zoom)에 접속한다. 오후 9시부터 2시간 동안 화상 캠을 켜고 공부에 집중한다. 최씨는 “온라인 독서실을 열면 집에서도 도서관에 온 것처럼 집중이 잘 된다”면서 “공부가 끝나면 20분 동안 자유롭게 무엇을 공부했는지 등을 얘기하며 서로 격려한다”고 말했다. 연령대마다 선호하는 온라인 스터디 앱도 다르다. 10대에게는 커뮤니티 기능이 추가된 ‘열공시간’이 인기다. 누적 다운로드 380만명 중 10대 이용자가 61%를 차지한다. 모르는 문제를 질문하거나 학업이나 친구 관계에 대한 고민을 털어놓을 수도 있고, 좋아하는 아이돌 얘기를 하며 스트레스를 푼다. 화상 채팅과 출석체크, 상·벌점 등 기능을 제공하는 앱 ‘구루미 캠스터디’는 집에서 공부하는 20대가 주로 쓴다. 구루미 캠스터디가 이용자 4901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92.8%가 주로 집에서 이용한다고 답했다. 응답자의 78.2%가 20대다. 스터디 인원은 8명(22.5%)이 가장 많다. 이들은 함께 공부할 수 있고(36%), 서로에게 자극이 되기 때문에(24%) 앱을 사용한다고 했고, 공부시간(63%)이 늘거나 집중력(18%)이 올라 효과를 봤다고 답했다. 유튜브로 공부하는 모습을 촬영한 ‘스터디 위드 미’ 영상이나 야간자율학습, 하버드 도서관 등 학습용 ASMR(자율감각 쾌락반응) 영상을 틀고 공부하는 사람들도 있다. 대학생 김해연(23)씨는 “‘스터디 위드 미’는 정해진 시간을 함께 공부하고 휴식을 하는 게 장점”이라면서 “동양풍 ASMR을 들으며 한국사능력검정시험 문제를 풀면 집현전 학자가 된 기분”이라고 했다. 볼펜이나 샤프로 종이에 빼곡히 필기하던 시절도 지났다. 대학생 정지윤(23)씨는 강의 교안과 같은 학습 유인물들을 인쇄하지 않고 태블릿에 파일을 내려받아 필기한다. 정씨는 “태블릿만 있으면 어디서든 공부할 수 있는 점이 가장 편리하다”면서 “공부 계획도 태블릿용 앱으로 짠다”고 했다. 종이 문제집 대신 모바일로 어학 공부를 하는 이들도 있다. 대학생 이은선씨는 앱 ‘AI 토익, 산타’로 통학시간 등 자투리 시간에 토익 문제를 푼다. 이씨는 “취약한 영역의 맞춤 문제를 풀 수 있어 효율적”이라고 했다. 배상훈 성균관대 교육학과 교수는 “이러한 공부 방식은 자신의 상황에 맞춰 공부하는 맞춤형·적응형 학습으로 MZ세대(밀레니얼·Z세대) 학생들이 디지털 혁신에 빠르게 적응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교육계도 학생들의 학습양식 변화에 맞는 효과적인 교수법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강수민(글로벌경제학과 3학년)·안준혁(러시아어문학과 2학년) 성대신문 기자
  • ‘코인 막차’ 타고 달로 간 흙수저

    ‘코인 막차’ 타고 달로 간 흙수저

    노동만으로 계층 이동 어려워가상화폐 ‘한 방’ 노리는 청년들떡락·떡상 긴장 속 속도감 만끽올 초 4000만원 남짓하던 ‘비트코인’ 가격이 두 배 치솟고, 또 다른 가상화폐 ‘이더리움’은 같은 기간에 3배 가까이 올라 300만원이 됐다. 전국에 ‘코인 열풍’이 분다. 폭락에 대한 불안감도 있지만, 아직은 “지금 매수해도 늦지 않다”는 심리가 우세하다. 2018년 창비신인소설상을 받으며 문단의 주목을 받은 장류진 작가의 첫 장편소설 ‘달까지 가자’는 젊은 직장인들 사이 코인 현상을 그렸다. 코인이 달까지 수직 상승하길 바란다는 은어 ‘투더문’에서 비롯된 제목이다. 마론제과에서 일하는 세 여성 사원 다해, 은상, 지송은 비슷한 시기에 입사해 각별한 사이다. 이들이 친해진 것은 열악한 원룸 월세로 살면서 ‘꼰대’ 상사에게 받는 스트레스를 달콤한 디저트로 해결할 수밖에 없는 ‘흙수저’들이기 때문이다. 그러던 어느 날 다해와 지송은 은상이 이더리움에 투자해 큰돈을 벌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다해는 “우리 같은 애들한테는 이 방법밖에 남지 않았다”는 은상의 말에 적금을 깨고 ‘코인 열차’에 올라탄다. 이들이 ‘떡락’과 ‘떡상’의 풍파를 함께 겪으며 돈을 버는 데 성공하자, 두 사람의 투자를 이해 못했던 지송도 전 재산을 코인에 쏟아붓게 되면서 이야기는 절정에 달한다.극심한 경쟁을 뚫고 대기업 사원이 됐지만, 인생 역전을 위해 ‘한 방’에 몰두하는 주인공들의 모습은 희망이 사라진 사회를 사는 2030세대의 자화상이다. “앞으로 전진하는 방향키를 아무리 눌러도 발에 모래주머니 단 것처럼 무겁게 천천히 나가는 그런 거”(57쪽)라는 고백에선 노동 소득만으로는 집을 살 수 없어 계층 이동을 위한 유일한 돌파구로 코인을 선택한 처절함이 느껴진다. “여태껏 쌓은 건 누군가의 콧김 같은 것에도 쉽게 부스러져 내릴 수 있다”(95쪽)고 진단하는 대목에선 오늘의 행운이 내일엔 신기루처럼 사라질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엿보인다. 무엇보다 소설의 매력은 미지의 세계를 향해 돌진하는 ‘모험담’이라는 점에 있다. 지도자(은상)가 있고, 지도자를 따르는 충실한 협력자(다해)와 처음에는 지도자에 반대하다 열렬한 추종자로 전향하게 된 캐릭터(지송) 등 다양한 군상을 한꺼번에 풀어냈다.독자 입장에선 주인공들이 수익에 목매는 롤러코스터를 타는 동안 속도감을 만끽한다. 지칠 대로 지친 이들을 조마조마한 심정으로 응원하게 된다. 작가 또한 “30대가 되면서 ‘누가 1억원만 주면 좋겠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됐다”고 고백했다. “결코 가닿을 수 없다고 여겼던 아득히 먼 세계. 그런 곳에 운 좋게 발을 살짝 담갔는데 이게 끝이 아니란 생각이 들었다. 사람 욕심에 한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188쪽)는 다해의 독백은 현 세태를 관통하는 메시지다. 다만 현실에서 주인공들이 누리는 행운을 모든 청년들이 공유하긴 어렵다. 이것이 더 많은 사람들이 누려야 할 행운인가, 한때의 유행일 뿐일까. 이런 질문은 여전히 독자의 몫이다. 사회 세태를 사실적으로 그려내 술술 읽히는 이 소설은 동시대 청년들이 힘든 현실을 버틸 수 있도록 응원한다는 점에서 여전히 반갑기만 하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장동석의 뉴스 품은 책] 살아남은 사람에게… 세월호는 아직 깊고 어두운 구멍

    [장동석의 뉴스 품은 책] 살아남은 사람에게… 세월호는 아직 깊고 어두운 구멍

    ‘파란바지 의인’ 김동수씨 증언 바탕생존자들의 트라우마 섬세하게 그려시간은 어김없이 흘러, 세월호 참사 7주기를 맞는다. 노란 리본은 어느새 가방에서 사라졌고, 그래서겠지만 기억하겠다던 다짐도 희미해졌다. 진상은 여전히 베일에 가려 있고, 어떤 이들은 끝끝내 묻어 두자는 말만 되뇐다. 300명이 넘는 희생자들이 누군가의 기억 속에 여전하고, 가까스로 목숨을 건졌으나 트라우마로 온전한 삶을 살지 못하는 생존자들이 우리 주변에서 숨죽이고 있으니, 세월호 참사는 현재진행형인데도 말이다. 만화가 김홍모의 ‘홀-어느 세월호 생존자 이야기’는 세월호 생존자의 트라우마를 섬세하게 그려 낸 작품이다. 세월호 참사 당시 학생 20여명을 구하며 일명 ‘파란 바지 의인’으로 불린 생존자 김동수씨의 증언이 토대가 됐다. 제주도에서 화물차 기사로 일하는 민용은 뭍에서 일을 끝내고 동료 기사들과 함께 4월 15일 밤 제주로 가는 세월호에 올랐다. 16일 오전 8시 49분 세월호는 갑자기 기울기 시작했고, 민용과 일행은 구명조끼를 갖춰 입고 갑판으로 뛰어올라 가려 했다. 그때 도움을 요청하는 어린 학생들의 다급한 외침이 들렸다. 직각으로 기운 선내 중앙 홀은 이미 아비규환이었다. 민용은 소방호스를 이용해 학생들을 홀에서 끌어올렸다. 구조된 학생들은 민용의 파란 바지를 기억했고, 그는 ‘파란 바지 의인’이라는 아름다운 별칭을 얻었다. 하지만 이후 민용의 삶은 아름답지 않았다. 학생들을 여럿 구하고 자신도 구조되었지만, 민용은 이후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를 겪는다.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구하지 못한 아이들에 대한 미안함을 떨칠 수가 없었고 자해도 여러 번 시도했다. 민용에게 세월호는 깊고 어두운 구멍, 제목처럼 ‘홀’일 수밖에 없다. 민용의 시선과 함께 아내와 참사 당시 고등학생이었던 둘째 아이 등의 시선도 교차한다. 세월호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는 민용을 이해하고 보듬는 가족의 모습은, 결국 우리 사회가 어떤 모양으로 세월호 유가족들과 생존자들을 껴안아야 하는지 보여 준다. 세월호 생존 피해자는 모두 172명이다. 이들 중 다른 승객들과 연결고리가 없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덜 기록되었고, 덜 기억’되고 있다. 다시금 깊고 어두운 구멍으로 빠지지 않기 위해서라도, 우리는 기억하고 기록해야 한다. 읽는 내내 마음을 무겁게 하지만, 기억하겠다는 다짐만큼은 새롭게 하기에 충분하다. 숨죽여 삶을 받아내고 있을 모든 민용에게 새로운, 푸르른 봄날이 내려앉기를 기원한다. 출판도시문화재단 문화사업본부장
  • 살아남은 게 아닌, 살아가고 있다

    살아남은 게 아닌, 살아가고 있다

    “올해는 좀 괜찮은 줄 알았는데 똑같은 4월이네요.” 세월호 참사 7주기를 하루 앞둔 15일 경기 안산시 단원구 4.16민주시민교육원에 마련된 ‘기억교실’을 찾은 박솔비(24)씨는 친구들의 책상을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이내 얼굴을 찡그렸다. “약 가져올걸….” 혼잣말을 한 박씨는 “공황장애를 앓고 있다”며 취재진에 양해를 구했다. “애써 잊고 살다가도 매년 4월만 되면 떠난 친구들이 생각나 불에 덴 상처를 만지는 것 같아요.” 2014년 4월 16일, 고2 수학여행을 떠나며 탔던 배가 침몰하면서 304명이 희생되는 것을 지켜본 단원고 생존자들은 이제 우리 나이로 스물다섯이 됐다. 이들은 미처 아물지 않은 상처에 아파하면서도 사회로 나갈 준비를 하며 인생의 항로를 개척하고 있었다. ‘2학년 3반’이었던 박씨는 사회복지학을 전공하고 지난 2월 사회복지사 1급 자격증을 취득했다. 그는 ‘운디드힐러’(상처받은 치료자)라는 단체를 만들어 자신처럼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로 힘들어하는 사람들을 만나 상담 활동을 하고 있다. “7년이 지났지만 저는 아직 아파요. 시간이 해결해 준다는 말이 더 상처가 되더라고요. 다른 사람들에겐 아프면 언제든 도움받을 수 있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어요.” ‘2학년 2반’ 전혜린(24)씨는 학업에 충실하면서도 과외 5개를 병행하며 독립 비용을 마련했다. 사고 후 일상으로 돌아가려고 몸부림치던 전씨는 7년 동안 세월호를 머릿속에서 지웠다. “사고 기억을 떠올리기가 싫었어요. 단원고 생존자 학생이라는 말이 꼬리표처럼 따라붙었으니까요.” 전씨는 올해 3월 사고 이후 처음으로 용기를 내 팽목항을 찾았다. “애써 외면했던 상처가 한꺼번에 밀려왔어요. 그래도 사고 당시의 감정과 마주하게 된 계기가 된 것 같아요.” 사고 당시 2층 침대 방에 있던 전씨는 ‘파란 바지 의인’ 김동수씨가 자신을 구해 줬다고 말했다. 김씨는 단원고 학생 등 20명 이상을 구해 냈다. “아저씨가 천을 밧줄처럼 묶어 내려 줬고 그걸 잡고 갑판으로 나와 헬기를 탔어요. 배 안에서는 몰랐는데 헬기를 타고 서거차도로 가는 길에 아래를 내려다보니 배가 거의 다 가라앉았더라고요.” 같은 시간 박씨는 3층 식당 앞 소파에 앉아 있었다. “배가 급격히 기울어 발 바로 밑이 물이었어요. 다들 눕다시피 해서 버텼죠. ‘가만히 있으라’는 안내 방송이 나왔을 때 어떤 분이 ‘지금 안 나가면 죽는다’며 배 밖으로 뛰어내렸어요.” 박씨는 갑판 벽에 머리를 부딪혀 정신이 혼미한 상태로 4층 갑판에 있는 친구들의 손을 붙잡고 겨우 구명보트에 올랐다. 사고가 할퀸 마음의 상처는 예고 없이 찾아온다. 인터뷰 도중 기억교실 건물 밖에서 구급차 사이렌 소리가 나자 박씨는 귀를 막고 눈을 질끈 감았다. “비행기가 흔들려 숨도 제대로 못 쉬고 눈물만 흘렸던 적이 있어요.” 전씨도 사고 이후에 차를 탈 때면 조금만 흔들려도 소스라치게 놀라거나 공황 상태에 빠진다고 했다. 기억교실을 둘러본 생존자들은 교무실이 어딘지 계속 물었다. 선생님이 보고 싶어서다. 박씨는 2학년 부장 고 박육근 선생님 자리 앞에 멈춰 섰다. “선생님의 딸이 저와 이름이 같아 저를 딸이라고 부르셨는데….” 두 사람은 세월호 참사를 잊지 않는 시민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저희만 그 기억이 아팠던 게 아니었어요. 함께 아파하고 기억해 준 분들께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어요.” 최영권 기자 story@seoul.co.kr
  • 세월호 참사 7주기... 아픔 마주보며 어른이 된 단원고 생존자들

    세월호 참사 7주기... 아픔 마주보며 어른이 된 단원고 생존자들

    “올해는 좀 괜찮은 줄 알았는데 똑같은 4월이네요.” 세월호 참사 7주기를 하루 앞둔 15일, 경기 안산시 단원구 4.16민주시민교육원에 마련된 ‘기억교실’을 찾은 박솔비(24)씨는 친구들의 책상을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이내 얼굴을 찡그렸다. “약 가져올걸….” 혼잣말을 한 박씨는 “공황장애를 앓고 있다”며 취재진에 양해를 구했다. “애써 잊고 살다가도 매년 4월만 되면 떠난 친구들이 생각나서 불에 덴 상처를 만지는 것 같아요.” 2014년 4월 16일, 고2 수학여행을 떠나며 탔던 배가 침몰하면서 304명의 희생을 지켜본 단원고 생존자들은 이제 우리 나이로 스물다섯이 됐다. 이들은 미처 아물지 않은 상처에 아파하면서도 사회로 나갈 준비를 하며 인생의 항로를 개척하고 있었다.‘2학년 3반’이었던 박씨는 사회복지학을 전공한 뒤 지난 2월 사회복지사 1급 자격증을 취득했다. 그는 ‘운디드힐러’(상처받은 치료자)라는 단체를 만들어 자신처럼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로 힘들어하는 사람들을 만나 상담 활동을 하고 있다. “7년이 지났지만 저는 아직 아파요. 시간이 해결해준다는 말이 더 상처가 되더라고요. 다른 사람들에겐 아프면 언제든 도움받을 수 있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어요.” ‘2학년 2반’ 전혜린(24)씨는 학업에 충실하면서도 과외 5개를 병행하며 독립 비용을 마련했다. 사고 후 일상으로 돌아가려고 몸부림치던 전씨는 7년 동안 세월호를 머릿속에서 지웠다. “사고 기억을 떠올리기가 싫었어요. 단원고 생존자 학생이라는 말이 꼬리표처럼 따라붙었으니까요.” 전씨는 올해 3월 사고 이후 처음으로 용기를 내 팽목항에 찾았다. “애써 외면했던 상처가 한꺼번에 밀려왔어요. 그래도 사고 당시의 감정과 마주하게 된 계기가 된 것 같아요.”사고 당시 2층 침대 방에 있던 전씨는 ‘파란 바지 의인’ 김동수씨가 자신을 구해줬다고 말했다. 김씨는 단원고 학생 등 20명 이상을 구해냈다. “아저씨가 천을 밧줄처럼 묶어 내려줬고 그걸 잡고 갑판으로 나와서 헬기를 탔어요. 배 안에서는 몰랐는데 헬기를 타고 서거차도로 가는 길에 아래를 내려다보니 배가 거의 다 가라앉았더라고요.” 같은 시각 박씨는 3층 식당 앞 소파에 앉아 있었다. “배가 급격히 기울어서 발 바로 밑이 물이었어요. 다들 눕다시피 해서 버텼죠. ‘가만히 있으라’는 안내 방송이 나왔을 때 어떤 분이 ‘지금 안 나가면 죽는다’며 배 밖으로 뛰어내렸어요.” 박씨는 갑판 벽에 머리를 부딪쳐 정신이 혼미한 상태로 4층 갑판에 있는 친구들의 손을 붙잡고 겨우 구명보트에 올랐다.사고가 할퀸 마음의 상처는 예고 없이 찾아온다. 인터뷰 도중 기억교실 건물 밖에서 구급차 사이렌 소리가 나자 박씨는 귀를 막고 눈을 질끈 감았다. “비행기가 흔들려서 숨도 제대로 못 쉬고 눈물만 흘렸던 적이 있어요. 전씨도 사고 이후에 차를 탈 때면 조금만 흔들려도 소스라치게 놀라거나 공황 상태에 빠진다고 했다. 기억 교실을 둘러본 생존자들은 교무실이 어딘지 계속 물었다. 선생님이 보고 싶어서다. 박씨는 2학년 부장 고 박육근 선생님 자리 앞에 멈춰 섰다. “선생님의 딸이 저와 이름이 같아 저를 딸이라고 부르셨는데….” 두 사람은 세월호 참사를 잊지 않는 시민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저희만 그 기억이 아팠던 게 아니었어요. 함께 아파하고 기억해준 분들께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어요.” 최영권 기자 story@seoul.co.kr
  • ‘귀찮은 X’ ‘온종일 굶겨봐’…학대 부추긴 정인이 양부

    ‘귀찮은 X’ ‘온종일 굶겨봐’…학대 부추긴 정인이 양부

    생후 16개월 된 입양아 정인양을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양어머니 장모(35)씨가 사형을 구형받은 가운데, 양아버지 안모(38)씨가 장씨의 학대를 부추기거나 가담한 정황이 법정서 드러났다.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3부(재판장 이상주) 심리로 14일 진행된 정인양 양어머니 장씨의 살인, 아동복지법상 상습아동학대·아동유기·방임 등의 혐의 결심 공판에서 검찰은 법정 최고형인 사형을 구형했다. 검찰은 또 아동유기·방임, 아동학대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양아버지 안씨에게도 징역 7년 6월을 구형했다. 검찰은 “피해자는 이들에게 입양되지 않았더라면 다른 부모로부터 존재 자체만으로도 사랑받으면서 살아갔을지도 모른다”며 “피해자는 이들을 부모로 선택하지 않았지만, 의지와 상관없이 입양돼 영문도 모른 채 입양 초기부터 폭행당하고 치료도 받지 못해 사망했다”고 말했다. 이날 검찰은 양부모가 나눈 메신저 대화 내용도 공개했다. 정인이가 입양된 지 한달 반이 된 지난해 3월 장씨가 ‘어린이집 선생님들이 안아주면 안 운다’고 하자 안씨는 정인이를 ‘귀찮은 X’이라고 했다. 해당 문자를 두고 검사가 “아이가 울면 안아주는 게 당연한 거 아니냐”고 지적하자 안씨는 “검사님도 아이 키워보지 않았느냐. 아내랑 사적인 대화인데 이렇게 말씀하시면”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이가 이미 낯가림이 심한 상태로 왔고, 적응이 힘들었던 건 사실”이라며 문자 내용을 인정했다. 장씨가 정인이에 대한 2차 학대 신고 당시 경찰에 거짓 진술을 한 정황도 드러났다. 장씨는 ‘영상이 잘려서 다행이다. 경찰에 10분 정도 차에 뒀다고 말했는데 사실 더 둔 것 같다’며 ‘차량 블랙박스가 언제까지 저장되는지, 영상이 남아 있는지 확인해달라’고 안씨에게 부탁했다. 또한 안씨가 장씨의 학대를 알면서도 묵인하거나 부추긴 정황이 담긴 증거도 공개됐다. 지난해 3월 장씨가 ‘오늘 온종일 신경질. 사과 하나 줬어. 폭력은 안 썼다’ 라고 메시지를 보내자, 양부는 ‘짜증이 느는 것 같아’라고 답했다. 장씨가 ‘지금도 안 처먹네’라고 하자 안씨는 ‘온종일 굶겨보라’고 했다. 콧물이 나고 기침을 하는 정인이에 대해 장씨가 ‘얘는 기침도 장난 같아. 그냥 두려고’라고 하자 안씨는 ‘약 안 먹고 키우면 좋지’라고 맞장구쳤다. ‘머리가 아파 약 먹고 자겠다’는 장씨에게는 ‘자기는 먹고 자요’라고 했다. 특히 정인이가 사망한 당일인 지난해 10월 13일 장씨는 ‘병원에 데려가. 형식적으로’라고 말했고 안씨는 ‘그게 좋을 것 같다. 번거롭겠지만’이라고 답했다. 검찰은 해당 문자를 볼 때 양부 안씨가 장씨의 학대 사실을 인지하고 있었을 거라고 봤다. 이에 안씨는 “검찰이 제시한 SNS 대화는 대부분 회사에 있는 시간에 일일이 대응이 어려운 상황에서 보낸 것”이라면서 “바른말을 하면 아내의 화를 돋우기 때문에 일단 제가 맞춰주고, 집에 와서 바른 방향으로 이야기했다”고 해명했다. 이어 “와이프가 정이 없고 스트레스 받았다는 걸 알지만, 아이를 이렇게 때리는지 몰랐다”면서 “알았다면 이혼해서라도 말렸을 것”이라고 항변했다. 검찰은 “피고인은 이미 심각한 폭행으로 췌장이 손상되고 장간막이 파열돼 피해자 상태가 매우 좋지 않은 상황에서 사망 당일 또다시 피해자의 배를 강하게 밟아 치명상을 가한 것으로 보인다”며 “살인의 미필적 고의가 있던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장씨는 최후진술에서 “목숨보다 귀한 아이를 감싸주지 못하고 정신적, 육체적으로 고통을 줘 죽어 마땅하다”면서도 “결코 아이가 죽었으면 좋겠다거나 죽든 말든 상관없다고 생각한 적은 없다”고 살인 혐의를 부인했다. 정인이 양부모에 대한 선고 공판은 다음 달 14일 오후 1시50분에 열린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정인이 배 밟지는 않았다” 양모에 검찰 “사형 구형, 발로 밟아 치명상” [이슈픽]

    “정인이 배 밟지는 않았다” 양모에 검찰 “사형 구형, 발로 밟아 치명상” [이슈픽]

    檢, 양부에도 ‘학대 방관’ 징역 7년 6개월 구형 양모 “배 손으로 여러 차례 강하게 때리긴 해”법의학자 “아주 세게… 발로 밟았을 것” 증언 양모 “열심히 만든 것 안 먹어서 반항하는 줄”양모 변호사 “밥 잘 먹이려 아이 훈육 차원”양모 “남편은 가벼운 체벌만 있는 줄 알아”16개월 된 입양아 정인양을 가혹하게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을 받는 양모 장모씨가 아이가 밥을 안 먹어서 때린 학대와 폭행을 시인하면서도 “아이를 발로 밟지는 않았다”며 살인 혐의를 부인했다. 장씨는 “손바닥으로 배를 강하게 여러 번 때리고 아이를 키만큼 들어올려 떨어뜨렸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검찰은 이날 장씨에게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이라며 법정 최고형을 구형했다. 장씨의 남편에 대해서도 학대를 방관했다는 이유로 징역 7년 6개월을 구형했다. 檢 “양모 ‘어떻게 해도 상관 없다’ 생각”“발로 밟아 치명상…살인 미필적 고의” 검찰은 14일 서울남부지법 형사13부(이상주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양모 장씨의 결심 공판에서 “피고인에게 사형과 아동기관 취업제한 명령 10년, 전자장치 부착 명령 30년, 보호관찰 명령 5년을 선고해달라”고 요청했다. 검찰은 “확보된 증거들을 보면 피고인은 피해자의 건강과 안전에 대해 무심하고 ‘어떻게 돼도 상관없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면서 “지속적인 학대로 아이의 건강이 악화한 후에도 아무런 병원 치료도 받게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법의학자와 부검의들의 소견에 따르면 피고인은 이미 심각한 폭행으로 복부 손상을 입은 피해자의 배를 사망 당일 또다시 발로 밟아 치명상을 가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살인의 미필적 고의가 있었던 것으로 판단된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또 “피고인은 엄마로서 아이의 건강과 행복을 책임질 의무가 있음에도 피해자를 장기간 잔혹하게 학대하다가 살인하는 반인륜적 범죄를 저질렀다”면서 “여전히 뉘우치지 않고 범행을 부인하고 있는 점을 고려해달라”고 구형 이유를 설명했다. 검찰은 장씨와 함께 기소된 남편 안모씨에 대해서도 “장씨의 학대 행위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으면서도 방관하면서 피해자를 지켜줄 그 어떠한 조치도 하지 않았다”며 징역 7년 6개월과 아동 관련 취업제한 명령 10년을 구형했다. 이번 사건의 선고공판은 다음달 14일 열린다.양모 변호인 “단순 폭행 가능성 있다”“하나 더 있는 딸 생각해서 선처해달라” 장씨는 지난해 6월부터 10월까지 입양한 딸 정인양을 상습 폭행·학대하고 10월 13일 복부에 강한 충격을 가해 숨지게 한 혐의(살인 등)로 구속기소 됐다. 남편 안씨도 장씨의 학대 사실을 알고도 별다른 조처를 하지 않은 혐의로 함께 기소됐다. 양모 변호인은 “장씨의 지속적인 폭력은 인정하지만, 사망 당일 아이의 배를 발로 밟았다는 사실은 인정하기 어렵다”면서 “사인이 된 장간막·췌장 파열이 누적된 단순 폭행으로 발생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안씨에 대해 “만약 학대 사실을 알았더라면 아내를 위해서라도 이를 방치하지 않았을 것”이라면서 “하나 더 있는 딸을 생각해서라도 선처해달라”고 요청했다. 장씨 “짜증나서 거칠게 대한 적 있다”“밟거나 던진 사실은 없다” 반박 장씨는 이날 공판에서 “아이가 평소 밥을 잘 먹지 않는다는 등의 이유로 소리를 많이 지르고 몸을 많이 폭행하고 학대한 사실이 있다”면서 “이로 인해 아이에게 씹는 것에 대한 트라우마가 생겼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머리, 어깨, 배 등을 많이 때렸다”고 밝혔다. 장씨는 “짜증이 나거나 기분이 좋지 않으면 아이를 거칠게 대한 적이 있다”면서 “죄송하다. 잘못했다”고 눈물을 흘렸다. ‘장씨가 아이의 복부를 발로 밟는 등 강한 충격을 가해 숨지게 했다’는 검찰 측 주장에 대해 장씨는 “아이를 밟거나 던진 사실은 없다”고 거듭 반박했다. 다만 “손으로 여러 차례 강하게 복부를 때린 사실은 있다”고 시인했다. 당시 폭행의 이유에 대해 장씨는 “열심히 만든 음식을 아이가 먹지 않아 반항하는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들어 화가 났다”면서 “그동안 쌓인 스트레스도 많았고, 또 학대 신고가 들어오지 않을까 하는 걱정도 있었다”고 말했다.폭행 직후 바로 병원 안 데려간 이유는“아이가 졸린 듯해 별일 아닌 줄 알고” “죄송하다, 잘못했다” 신문 내내 훌쩍여 정인 양을 폭행한 후 바로 병원에 데려가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는 “폭행 이후 아이가 반쯤 눈이 감긴 모습으로 졸린 듯한 모습을 보여 별일 아닌 것으로 여기고 침대에 눕혔다”고 해명했다. 검사가 “방금 잠에서 깬 아이가 폭행을 당한 후 졸려 한다면, 졸린 것이 아닌 의식을 잃어가는 것으로 봐야 하지 않느냐”고 되묻자 장씨는 “당시에는 그런 생각을 하지 못했다”며 울먹였다. 그러면서 “지금 생각해보면 그때라도 병원에 데려갔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변호인 측은 “피고인은 첫째를 낳기 전부터 입양 계획을 세우고 있었으며, 처음부터 학대하려는 마음은 없었다”면서 “입양 초기 아이를 혼낸 것도 밥을 잘 먹게 하기 위한 훈육 차원이었다”고 강조했다. 또 “아이에 대한 폭행 사실을 남편에게 알리거나 보여준 적은 없다”면서 “남편은 그저 가벼운 체벌 정도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장씨는 “아파트 청약을 위해 정인양을 입양하거나 처음부터 학대하려는 건 아니었냐”는 물음에는 “아니다”라고 답했다. “아이의 죽음에 대해 진심으로 슬퍼하냐”는 물음에는 “그렇다”며 신문내내 훌쩍였다. 장씨는 이날 최후진술에서 “아이를 잘 키우고 싶은 욕심이 집착이 됐고, 그로 인해 아이를 힘들게 해 정말 미안하다”면서 “다만 지속해서 아이를 미워하거나 잘못되기를 바란 적은 맹세코 없다”고 강조했다. 양부 안씨는 “나는 아내의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못난 남편이자, 아이를 지키지 못한 나쁜 아빠”라면서 “평생 속죄하며 살겠다”고 고개를 숙였다.교수 “정인양 제자리서 발로 밟혔을 것” 이날 증인으로 공판에 나온 이정빈 가천의대 석좌교수는 정인양이 생전에 학대로 인해 끔찍한 고통을 겪었을 것이라고 증언했다. 이 교수는 정인양의 췌장 절단과 장간막 파열에 대해 “아주 세게 칠 때 발생할 수 있다”면서 “몽둥이에 스펀지를 감싸는 방법 등이 아니면 손바닥이나 발바닥”이라고 말했다. 정인양은 지난해 1월 장씨 부부에게 입양돼 10월 서울 양천구의 병원에서 치료를 받던 중 숨졌는데 사망 당일 췌장이 절단되는 등 심각한 복부 손상을 입은 상태였다. 이 교수는 췌장 절단과 장간막 파열이 일어나려면 주먹을 뒤로 뺐다가 힘껏 내지르거나 손바닥을 높게 들었다가 강하게 내리쳐야 하는데 장씨가 수술 등으로 팔을 사용하는 데 제약이 있어 발로 밟았을 가능성이 더 높다고 설명했다. 그는 구체적으로 “(장씨가) 소파에서 두 발로 뛰어내려 밟았으면 본인 몸무게에 중력까지 더해져 피부나 근육에 흔적이 있었을 것”이라면서 “그런 게 나타나지 않았으므로 (한쪽 발을 바닥에 고정하고) 밟지 않았을까 생각한다”고 설명했다.“팔뼈 비틀어 ‘으드득’ 소리 내며 탈골” “두피 길쭉한 상처 전부 두드려 팬 것”“울지 않은 건 갈비뼈 다쳐 울지 못한 것” 이 교수는 정인양의 몸에서 발견된 여러 골절에 대해서도 “넘어지는 정도의 골절이 생기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며 학대 가능성을 증언했다. 또 두피 출혈을 두고는 “길쭉길쭉한 상처는 전부 두드려 팬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팔뼈의 말단부위가 완전히 부스러졌는데 이는 팔을 비틀어야 나온다”면서 “‘으드득’ 소리와 함께 탈골됐을 것”이라고 증언했다. 이 교수는 “장씨가 정인양을 ‘잘 울지 않은 애’로 평가했는데 갈비뼈를 다쳐 울지 못한 것”이라고 했다. 정인양이 택시로 병원에 이송되던 과정에서 ‘30초에 한번씩 호흡을 몰아쉬었다’는 정황에 대해서는 “죽어갈 때 나오는 숨이 그렇게 몰아쉬는 숨”이라고 밝혔다. 이날에도 재판 시작 전 많은 시민이 서울남부지법 정문에 모였다. 장씨가 탄 것으로 추정되는 호송차가 도착하자 시민들은 “양모 사형”을 외쳤다.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살이 너무 빠져” 이연걸 앓는 갑상선기능항진증[헬스픽]

    “살이 너무 빠져” 이연걸 앓는 갑상선기능항진증[헬스픽]

    홍콩의 대표적인 액션 배우 이연걸(59)의 수척해진 근황이 팬들의 안타까움을 사고 있다. 중국 매체 시나연예와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포착된 이연걸의 모습은 믿기지 않을 정도로 노쇠했다. 티베트에 있는 사원에 방문했을 당시 이연걸은 50대였지만 머리숱이 현격하게 적어져 백발이 됐고, 얼굴에는 주름살이 가득했으며, 눈은 깊게 패어 수척한 모습이었다. 옆 사람의 부축을 받아 서 있는 듯한 자세로 거동이 불편해 보일 정도였다. 1980·90년대 액션 배우로 활약한 그는 2013년 갑상선기능항진증(그레이브스병) 진단을 받고 투병 생활을 하고 있다. 지난해 11월에는 과거 액션신 촬영 중 척추와 다리에 입은 부상으로 3급 장애 판정을 받았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영화 ‘소림사’, ‘황비홍’ 등으로 할리우드까지 진출, 세계적인 액션 스타로 활약했던 그는 건강은 쇠약해졌지만 작품활동은 꾸준히 이어오고 있다. 그는 자신의 건강을 걱정하는 팬들에게 “매우 잘 지내고 있다. 걱정해주신 여러분께 감사를 표하겠다”고 글을 올리기도 했다.안구 돌출되거나 살 과도하게 빠져 갑상선기능항진증은 갑상선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이 어떠한 원인에 의해 과다하게 분비되면서 갑상선 중독증을 일으키는 상태를 말한다. 이 때문에 이연걸은 안와 내압이 높아지면서 안구가 돌출되거나 각막, 시신경 등에 문제가 생겨 안와감압술을 받기도 했다. 여름도 아닌데 유난히 덥고 살이 빠진다면 갑상선 검사를 해 볼 필요가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에 따르면 2015년 갑상선기능항진증으로 진료받은 인원은 23만 3000명으로 50대 22.9%, 40대 22.4%, 30대 20.9% 순이었다. 여성이 남성보다 2.6배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나비 모양으로 생긴 갑상선은 목 앞부분에 위치해 있으며 갑상선 호르몬을 통해 에너지 대사 및 신진대사를 조절하는 기능을 한다. 다양한 원인으로 인해 갑상선 호르몬이 과다 분비되면 필요 이상의 에너지가 만들어져 신진대사를 촉진시키고 남들보다 유난히 더위를 느끼거나 땀을 많이 흘리게 된다. 자율신경 기능이 흥분되어 심장박동수가 빨라지고 체중감소, 불면, 가려움증, 설사 등 전신에서 다양한 증상이 나타난다. 이런 증상이 있는 경우 갑상선기능항진증을 의심해보고 검사를 받아 보아야 한다.가족력 있다면 정기 검사 받아야 갑상선기능항진증의 대표적인 원인으로는 그레이브스병, 중독성 결절 갑상선종, 중독성 다발결절성 갑상선종 등이 있다. 갑상선기능항진증 환자의 90% 이상은 그레이브스병이 원인이다. 그레이브스병은 자기 조직 일부를 항원으로 인식한 항체로 부터 자가면역반응이 일어나 발생한다. 갑상선을 자극하는 항체가 혈액 내 높은 농도로 존재해 지속적으로 갑상선을 자극하고 이로 인해 갑상선 호르몬이 다량으로 분비된다. 그레이브스병은 안구가 돌출되는 안병증이 특징이며, 전체 환자 중 치료를 필요로 하는 경우는 약 5%정도로 알려져 있다. 갑상선 호르몬이 증가하고 갑상선 자극을 일으키는 항체가 높을 경우 그레이브스병에 의한 갑상선기능항진증으로 진단한다. 진단에 따라 약물치료, 방사성 동위원소 치료 등을 시행하게 되지만 약물의 효과를 보지 못하거나 갑상선이 너무 커져버린 경우, 안구 돌출이 심한 경우에는 수술을 할 수도 있다. 가족력이 있다면 정기적으로 검사를 받아 보는 것이 좋다. 가족력이 없더라도 갑상선기능항진증처럼 자가면역성 질환의 경우 신체 및 정신적 스트레스가 악화 요인으로 작용하는 만큼 평소 스트레스 및 건강관리에 신경을 기울여야 한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뇌출혈·멍자국…모텔서 중태 빠진 2개월 딸 父 구속영장

    뇌출혈·멍자국…모텔서 중태 빠진 2개월 딸 父 구속영장

    경찰이 인천 한 모텔에서 뇌출혈 상태로 발견된 생후 2개월 딸의 아버지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하기로 결정했다. 인천경찰청 여성청소년범죄수사대는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아동학대 중상해 혐의로 긴급체포한 A(27)씨의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라고 14일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A씨가 최근까지 모텔에서 생활하는 등 주거가 일정하지 않아 도주 우려가 있다”고 영장 신청 배경을 설명했다. 긴급 체포나 체포 영장에 의해 신병을 확보한 피의자는 48시간 안에 구속영장을 법원에 청구하거나 석방해야 한다. A씨는 최근 인천시 부평구 한 모텔에서 생후 2개월 된 딸 B양을 학대해 머리를 심하게 다치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전날 0시 3분쯤 “딸 아이가 숨을 쉬지 않는다”며 119에 신고했고 소방당국이 모텔로 출동했을 당시 B양은 호흡을 하고 있었으나 의식은 없는 상태였다. 또 B양의 팔과 다리에서는 피부가 푸른색을 띠는 청색증이, 코안에서는 출혈이 보였다. 소방당국의 공동대응 요청을 받고 함께 출동한 경찰은 머리에 든 멍 자국 등 B양이 학대를 당한 것으로 의심되는 정황을 발견하고 A씨를 긴급체포했다. 의료진은 1차 구두 소견으로 B양의 두개골이 골절된 것으로 의심된다고 판단했지만 정밀 검사 후에는 머리뼈가 부러지진 않았으나 뇌출혈이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나 A씨는 경찰 초기 조사에서 “딸 아이를 안고 있다가 실수로 다쳤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사건 발생 당시 모텔 방에 없었던 A씨의 아내(22)는 사기 혐의로 이미 이달 6일 경찰에 체포돼 구속된 것으로 드러났다. A씨 가족은 지난해 10월 인천시 남동구 한 빌라에 월세를 얻고 전입 신고를 했으나 보증금 문제로 부평구 일대 모텔 여러 곳을 옮겨 다녔다. A씨는 아내가 갑자기 구속되자 행정복지센터에 아이들을 가정 위탁할 곳을 찾아달라고 요청했지만, 다소 늦어져 1주일간 혼자서 어린 두 자녀를 돌봤다. 경찰은 아내가 체포된 후 A씨가 혼자 모텔 방에서 어린 남매를 돌보다가 양육 스트레스로 B양을 학대했을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 중이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길섶에서] 나는 모른다/김상연 논설위원

    어렸을 때는 “모르는 것을 모른다고 하는 것이 아는 것이다”라는 공자의 말을 이해할 수 없었다. 모르는 것은 모르는 것이지 그것이 어떻게 아는 것이란 말인가. 말장난 아닌가. 묘하게 동시대 서양의 소크라테스도 “나는 내가 모른다는 것을 안다”고 말한 것을 보면 뭔가 심오한 뜻이 있을 법 했지만 도무지 해독할 수 없었다. 그런데 사회에 나와 온갖 인간군상을 접하면서 비로소 공자의 말을 깨닫게 됐다. 세상에는 자신이 모른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 즉 모르는데 안다고 착각하는 사람이 의외로 많다는 사실을 발견한 것이다. 공자와 소크라테스가 그런 사람들을 보고 얼마나 스트레스를 받았으면 그런 자기비하적 역설을 폈을까라는 생각마저 든다. 자신이 모른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위험하다. 모른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다른 사람의 능력을 빌려야 하기 때문에 겸손하다. 반면 모른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스스로 유능하다는 착각에 이상한 판단을 자신 있게 내리기 십상이다. 그렇다고 이것을 교정하기도 힘들다. 모른다는 것을 모르니 고쳐야 한다는 생각 자체가 들 수 없는 것이다. 그런데 이렇게 남 얘기하듯 떠드는 나도 혹시 모르는 것을 안다고 착각하며 사는 건 아닐까. 식은땀이 난다. carlo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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