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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류 논란’ 수능 생Ⅱ 문항 전원 정답처리…응시생 희비 엇갈려

    ‘오류 논란’ 수능 생Ⅱ 문항 전원 정답처리…응시생 희비 엇갈려

    출제 오류 논란이 일었던 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생명과학Ⅱ 과목의 20번 문항이 모두 정답처리가 되면서 응시생들의 희비도 엇갈렸다. 수능 출제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평가원)이 이번 판결에 대해 항소하지 않기로 하면서, 대입 일정은 차질 없이 진행될 전망이다. 김동영 평가원 대학수학능력시험본부장(수능본부장)은 이날 서울행정법원 선고 직후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열어 “입시 일정이 임박했고 소송으로 일정의 지체가 일어나고 있어 더는 학생들이나 수험생, 학부모에게 피해를 드릴 수 없다”며 법원의 판결에 항소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김 본부장은 이번 사태가 발생한 배경에 대해 “검토 위원들이 검토 과정에서 문항 오류를 제대로 검토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제도 전반을 재점검해 공정성, 이의신청 절차 심의에 따른 국민 불신을 없앨 수 있는 제도 개선에 대해 종합적으로 점검하고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평가원은 다만, 기존에 정답을 맞힌 수험생들의 성적 하락에 따른 피해에 대해서는 “법원이 정답을 취소했기 때문에 ‘기존에 정답을 맞힌 이들’이라는 건 적절치 않다. 평가원은 정답없음 처분에 따라 성적을 재산출 할 뿐”이라며 “입시 전형이 시작된 후라면 문제가 될지 모르지만, 성적 통보 전이기 때문에 정답을 맞힌 학생들이 입는 피해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20번 문항을 전원 정답 처리하면서 응시생들의 원점수는 오르고, 표준점수는 반대로 내려가게 됐다. 원래 정답을 맞혔던 학생은 같은 과목을 치른 학생은 물론, 과학탐구 영역의 다른 과목을 치른 학생들과 비교할 때 이중의 피해를 입을 수 있다. EBS 집계에 따르면 이 과목을 치른 학생 6515명 가운데 정답을 맞힌 학생은 24.6% 정도로 집계됐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정답자가 75%(4910여명) 정도 늘어나면서 이 과목 응시생들의 전체 표준점수가 1점 점도 하락할 것으로 추산된다”면서 “올해 수능에서 이과 학생들이 주로 택한 수학영역 미적분 과목에서 고득점자가 많이 나온 상황에서, 최상위권 학생들은 탐구영역 다른 과목을 선택한 응시생에 비해 큰 타격이 불가피하다”고 덧붙였다. 응시생들 희비도 엇갈렸다. 소송에 참여한 반수생 백모(20)씨는 서울신문과 통화에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는데 마음이 홀가분해졌다”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문제의 오류를 적극적으로 알린 A(18)양 역시 “과학탐구 영역 한 문제 한 문제 점수가 중요한 상황이었다. 상향 지원도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반면 수험생 홍모(18)군은 오류가 인정되면서 점수가 떨어진 사례다. 홍씨는 “해당 문항을 5분 이상 풀었다. 결과적으로 다른 문제에 투자할 시간이 줄어 저 또한 손해를 본 것”이라고 밝혔다. 홍씨는 “수시로 의대 2곳을 지원했지만, 1곳의 최저학력 기준을 못 맞출 수 있다”고 토로했다. 한편, 이날 강태중 평가원장은 “이번 일이 빚어진 데 대해 통렬히 성찰하고, 새로운 평가기관으로 거듭나기 위한 방안을 조속히 마련할 것”이라며 브리핑 시작과 동시에 사퇴했다. 평가원은 15일 오후 6시부터 응시생들에게 성적표를 제공한다. 교육부는 지난 10일 고지했던대로 수시전형 합격자 발표 마감일은 18일, 수시모집 합격자 등록일은 18∼21일, 수시모집 미등록 충원 기간은 22∼28일, 수시모집 충원 등록 마감일은 29일이라고 안내했다.
  • “알몸으로 나가” 10대 딸 휴대폰 부수고 쫓아낸 의붓아빠

    “알몸으로 나가” 10대 딸 휴대폰 부수고 쫓아낸 의붓아빠

    10대 딸 손목에 자해 상처를 보고 휴대폰을 부수고, 옷을 다 벗게 해 집에서 쫓아낸 의붓아빠가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15일 법조계에 따르면 의정부지법 형사3단독(신정민 판사)은 아동복지법 위반(아동학대)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40대 남성 A씨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하고 40시간의 아동학대 재범 예방 강의 수강을 명령했다. A씨는 지난 5월 1일 오후 집에 있는 의붓딸 B양 손목에 있는 자해 흔적을 보고 화가 치밀어 올라 B양을 집 밖으로 내쫓았다. 이후 B양이 자신의 휴대전화를 반납하려 집 안으로 들어오자 휴대전화를 식탁에 내리쳐 부쉈다. A씨는 B양에게 “옷을 모두 벗고 집 밖으로 나가라”고 지시했고 B양은 알몸으로 집 밖을 나서야 했다. B양은 아동보호기관에서 자해 이유에 대해 “학교 생활에서의 스트레스 때문”이라고 밝혔다. 일주일 후 B 양이 집으로 돌아오자 A씨는 “너 같은 건 필요 없다. 나가라”며 재차 내쫓았습니다. B양이 다시 집에 오자 이번에는 무릎을 꿇고 손을 드는 벌을 세웠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훈육의 목적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피해 아동이 느꼈을 성적 수치심과 정신적 충격이 매우 컸을 것으로 보인다”며 “피해 아동을 안전하게 보호해야 할 책무를 방기했다”고 전했다. 이어 “피고인이 잘못을 반성하고 있는 점, 사건 당시 피해 아동이 자해한 것을 알게 되자 자제심을 잃고 이 사건 범행에 이르게 된 것으로 범행 동기에 훈육의 목적도 있었다고 보이는 점 등 여러 양형조건들을 종합해 형을 정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 코로나 학습 공백 없는 구로…원어민 영어·논술까지 한번에

    코로나 학습 공백 없는 구로…원어민 영어·논술까지 한번에

    “우선 교과서를 꼼꼼하게 곱씹으면서 정독하는 게 중요해. 정독 후에는 선생님이 중요하다고 강조한 부분을 30~50번 회독해. 그 이후 다시 한번 책을 정독하면서 복습하면 어느 부분에 집중해야 하는지 명확하게 알게 될 거야.” 지난 8일 서울 구로동 구로학습지원센터 2층에 마련된 강의실에서 한국표준직업상담사협회 교육원장인 신동천씨와 중학생 박채희(15)양이 컴퓨터 모니터를 사이에 두고 마주했다. 신씨는 중학생을 위한 ‘국어 공부법’을 강의하고 있었다. 센터가 마련한 자기주도학습상담 프로그램이다. 8회에 걸쳐 1회당 1시간의 일대일 맞춤 상담이 무료로 이뤄진다. 학생의 공부 유형과 공부 스트레스 요소를 파악한 뒤 학습 관리 전략, 기본 공부법, 과목별 공부법, 진로 상담 등을 해 준다. 14일 구로구에 따르면 구로학습지원센터는 강남구, 서초구 등에 비해 상대적으로 열악한 구의 교육 여건을 개선하기 위해 2015년 설립했다. 최근에는 코로나19 장기화로 학습 공백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상황에서 사교육에 의존하지 않고도 양질의 교육을 접할 수 있도록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선보이고 있다. 구자방 구 학습지원팀장은 “교육 문제는 지역의 발전과도 연결돼 있어 대학 진학률을 높일 수 있도록 학생과 학부모들을 다방면으로 지원하는 것이 센터의 목표”라면서 “학원에 가지 않아도 무료 또는 소액으로 고품질의 방과 후 학습 프로그램을 접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센터가 현재 운영하는 프로그램은 학부모와 학생들로부터 인기가 좋은 원어민 화상 영어부터 원어민 외국어 교실, 창의인성 과학교실, 대학논술·면접·자기소개서 특강 등이다. 현재 대학에 다니고 있는 선배들로부터 주요 과목 학습 ‘꿀팁’을 전수받을 수 있는 대학생 일대일 전담 멘토제도 운영한다. 구 팀장은 “코로나19로 가정 내 학습 지도가 중요해진 상황에서 학부모들이 직접 자녀를 교육하는 데 필요한 학습법도 강의하는데, 학부모와 학생 모두에게 반응이 좋다”고 말했다. 구는 사물인터넷(IoT), 로봇, 코딩 등 과학기술 기반의 융합형 교육과 대학 진학 및 진로 교육을 종합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구로창의문화예술센터’(제2구로학습지원센터)도 고척동에 새로 짓고 있다. 이성 구로구청장은 “학생과 학부모들이 스스로 학습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출 수 있는 맞춤형 지원 프로그램을 마련하겠다”며 “구로구가 교육 일류 도시로 거듭날 수 있도록 진로·직업 체험, 평생교육 등 전 세대를 아우르는 교육 기반을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 3040 男 절반 뚱뚱… 내 몸이, 내 몸이 아니다

    3040 男 절반 뚱뚱… 내 몸이, 내 몸이 아니다

    코로나19가 30·40대 남성의 체형까지 바꿨다. 활동이 제한되고 우울감이 쌓여 2명 중 1명은 ‘비만’ 범주에 들어갔다. 코로나19 이후 소득 수준이 낮은 그룹에서 비만·만성질환자가 증가하는 등 건강마저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심화됐다. 14일 질병관리청이 발표한 ‘2020년 국민건강영양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비만 유병률은 남성 48.0%로, 코로나19가 유행하기 전인 2019년(41.8%)보다 큰 폭으로 늘었다. 여성도 같은 기간 25.0%에서 27.7%로 소폭 증가했다. 질병관리청은 “남성의 모든 연령대에서 비만 유병률이 크게 늘어 1998년 국민건강영양조사를 도입한 이후 가장 높았다”고 설명했다. 특히 30대(58.2%)와 40대(50.7%) 남성은 절반 이상이 비만이었다. 비만은 체질량지수가 25㎏/㎡ 이상인 분율을 말한다. 만성질환과 정신건강도 코로나19 이전보다 악화됐다. 만성질환은 여성보다 남성에게서 더 많이 발생했고, 우울장애 유병률은 남녀 모두 심각했다. 만성질환 중 고혈압 유병률은 지난해 남성 28.6%, 여성 16.8%였으며, 이 중에서도 40대(31.5%), 50대(45.4%) 남성 고혈압 환자 비율이 조사 이래 가장 높았다. 2019년만 해도 남성 고혈압 유병률은 25.5%였다. 남녀 스트레스 인지율은 지난해 31.5%로, 2019년(30.8%) 대비 큰 변화가 없었지만, 우울장애 유병률은 2019년 4.3%에서 지난해 5.7%로 소폭 늘었다. 남성(4.8%)보다는 여성(6.7%)이, 연령별로는 30대 남성(6.5%)과 20대 여성(11.3%)의 정신건강이 악화됐다. 소득 수준에 따른 건강 격차도 코로나19 이전보다 더 벌어졌다. 2019년 비만 유병률은 소득 상위권이 39.1%, 하위권이 42.5%로 3.4% 포인트가량 차이 났는데, 2020년에는 상위권 44.6%, 하위권 50.2%로 5.6% 포인트나 벌어졌다. 당뇨병 유병률도 마찬가지다. 2019년 소득 상위권(10.6%)과 하위권(11.5%) 간 당뇨병 유병률 격차는 0.9%에 그쳤으나, 지난해는 소득 상위권(10.6%)과 하위권(17.3%)의 당뇨병 유병률이 6.7% 포인트 차이 났다. 남성 유산소 신체활동 비율은 2019년보다 4.3% 포인트 줄었고, 소득 수준이 낮은 집단에서 감소 경향이 뚜렷하게 나타나 격차가 더 심해졌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2020년은 코로나19 유행 시기로 우리 국민의 건강 수준에도 변화가 나타났다”면서 “무엇보다 30·40대 남성의 비만 유병률이 급격히 늘어 원인 파악과 지속적인 조사 감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 [단독] 외과적 수술비만 수천만원… “죽도록 알바해 불임수술하라는 격”

    [단독] 외과적 수술비만 수천만원… “죽도록 알바해 불임수술하라는 격”

    트랜스젠더에게 법적 성별을 바꾸는 것은 남들처럼 평온한 일상을 영위하기 위한 최소한의 조건이다. 모든 문제를 한 번에 해결해 주지는 않지만 적어도 주민등록증을 내밀 때 머뭇거리지 않을 수 있고, 일터에선 ‘왜 이력서의 성별과 모습이 다르냐’는 질문을 받지 않을 수 있다. 많은 청소년 트랜스젠더가 성별 정정을 하고 싶어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법원은 여전히 생식능력 제거와 외부성기 수술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오랜 기간 받아야 하는 호르몬 치료와 수천만원이 드는 외과적 수술에는 아무런 지원도 없다. 학교와 가정 밖으로 내몰린 청소년 트랜스젠더가 성별 정정 요건을 충족하기 위해 적어도 수년간 숨죽인 채 수술비를 모으는 걸 우리 사회는 그저 방관하고 있다. 여기 이런 현실에 저항하는 청소년 트랜스젠더들이 있다.“성확정 수술을 모두 받고 오지 않으면 ‘남성’ 선수로 등록을 해 줄 수 없습니다.” 운동에 재능을 보여 코치로부터 선수 등록을 권유받은 트랜스 남성 박영(18)은 올 초 대한체육회에서 이런 말을 전해듣고 좌절할 수밖에 없었다. 이미 수년간의 호르몬 치료와 가슴제거술로 남성의 외관을 갖췄는데도, 체육회는 영이를 향해 변함없이 ‘넌 남자가 아니다’라고 말하고 있었다. 영이가 자신의 성 정체성을 확실하게 알게 된 건 초등학교 5학년 때다. 성별불일치로 인한 고통과 학교에서의 괴롭힘으로 영이는 중학교 2학년 때 학교를 관뒀다. 자신을 키워 준 할머니에게도 이때쯤 커밍아웃했다. 할머니는 ‘내 새끼 행복하면 됐지 울고불고하는 것보다 낫다’며 함께 병원에 가 줬다. 평소에도 건장한 체격이던 영이가 호르몬 치료를 받게 되자, 주변에서는 영이를 더욱더 남성으로 인식했다. 영이가 스스로 말을 하기 전까진 법적 성별이 여성이란 사실을 알아채지 못할 정도였다. 그러나 주민등록번호 일곱 번째 자리에 있는 ‘4’(2000년대 이후 출생한 여성)라는 숫자가 영이의 발목을 잡았다. “가족이나 주변 사람 모두가 절 남성으로 받아들이고 대하는데 성기가 있고 없고가 무슨 상관인가요. 위험한 것도 있지만 수술비 감당은 어떻게 하고요.” 영이는 생식능력 제거·외부성기 수술을 받지 않은 채 지난 10월 법원에 성별 정정을 신청했다. 성별 정정을 원하지만 건강상의 이유나 비싼 수술비 탓에 외과적 수술을 받지 못한 채 성별 불일치감으로 고통받는 청소년 트랜스젠더가 많다. 서울신문이 15~24세 청소년 트랜스젠더 224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경제적 부담’ 때문에 호르몬 치료를 받지 못했다고 응답한 비율은 절반(45.8%)에 달했다. 같은 이유로 외과적 수술을 하지 못했다고 응답한 비율은 64.8%나 됐다. 가족으로부터 경제적 지원을 받지 못하는 청소년 트랜스젠더는 의료적 조치에 드는 비용을 감당하기 어렵다. 트랜스 남성 신동휘(20·가명)씨는 호르몬 치료 비용을 줄이기 위해 시에서 운영하는 건강센터를 찾는다. “센터에서는 가장 저렴한 주사를 맞아요. 저렴한 건 안정성이 떨어질 때가 있어서 보통 겔을 선호하는데 한 달치가 8만원 정도라 매달 사기가 쉽지 않죠.” 외과적 수술 비용도 만만치 않다. 트랜스 남성이 가슴절제술을 받으려면 400만~500만원이 든다. 출생 시 성별이 남성인 사람이 여성형 유방증(남성의 가슴이 여성의 형태로 발달하는 증세)으로 수술을 받을 땐 보험이 적용돼 100만원 남짓한 돈이 드는 것과 대조적이다. 생식능력 제거·외부성기 수술까지 모두 받으려면 수천만원이 든다. 가슴절제술을 받기 위해 고깃집에서 6개월간 한 달에 하루만 쉬어 가며 일했던 트랜스 남성 박도윤(22·가명)씨는 “트랜스젠더들 사이에선 수술비 벌려고 고생했던 때를 군대 시절처럼 얘기하기도 한다”며 씁쓸하게 말했다. 트랜스 여성 김신엽(22)씨는 2년 전 스웨덴에서 6개월간 교환학생으로 있으면서 비로소 숨을 쉰다는 느낌을 받았다. 거기선 누구도 신엽씨를 남자로 대하지 않았다. 성중립화장실이 도처에 있어 화장실에 가는 걸 참을 이유가 없었고, 여학생들만 가입할 수 있는 동아리에서도 신엽씨를 환영했다. 한국에선 많은 트랜스젠더가 남녀로 구분된 화장실이 불편해 집 밖에서는 음료나 음식을 먹지 않는다. 김승섭 고려대 보건과학대학 교수 연구팀은 지난 7월 트랜스젠더의 공중 화장실과 관련한 스트레스 요인 경험이 우울 증상 유병률에 영향을 끼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스웨덴에 다녀온 후 신엽씨는 한국의 성별 정정 시스템에 대해 물음표를 던지게 됐다. 학교에서 친구들은 신엽씨를 여성으로 대했고, 후배들도 ‘누나’라고 부르는데 굳이 정정을 위한 호르몬 치료나 외과적 수술을 받아야 할 이유가 무엇인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실제로 스웨덴에서 알게 된 한 변호사는 신엽씨에게 “병역 의무가 있는 상황이라면 난민 신청이 무조건 받아들여진다”며 명함을 건네기도 했다. 지난 9월 법원에 성별 정정 신청을 낸 신엽씨는 아우팅당한 뒤 가정폭력을 겪다 집에서 쫓겨나 성확정 수술을 받을 돈이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또 성별 정정 요건으로 불임 수술을 강제하는 건 개인의 재생산권 등에 대한 침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판사는 신엽씨의 신청을 기각했다. “예상은 했지만 눈물은 나더라고요. 한 사람의 삶을 이렇게나 쉽게 단정 짓는 법원에 화가 나죠.” 신엽씨는 항고장을 제출한 상태다. 신엽씨처럼 호르몬 치료나 외과적 수술을 전혀 하지 않은 트랜스 여성의 성별 정정 신청이 법원에서 허가된 사례는 아직 보고된 바 없다. 2017년 가슴확대술과 고환적출술을 하고, 외부 성기 재건술을 받지 않은 트랜스 여성의 성별 정정 신청을 허가한 사례가 청주지원 영동지원에서 나왔었다. 트랜스 남성의 경우 올 10월 생식능력 제거술을 받지 않은 트랜스 남성의 성별 정정 신청이 최초로 수원가정법원에서 허가됐다. 당사자인 송우현(21·가명)씨는 “눈에 보이지도 않는 기관을 없앨 이유가 없다고 봤다”면서 “나라에서 이를 강제하는 건 부당하다는 것도 보여 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다만 하급심 판결이라 다른 법원도 유사한 사건에 허가 결정을 내놓을지는 지켜봐야 한다. 서울신문 조사에서 향후 성별 정정을 하고 싶다는 응답자는 트랜스 여성이 97.9%, 트랜스 남성은 83.9%로 높게 나타났다. 그에 비해 외과적 수술을 하겠다는 응답은 각각 85.1%, 82.3%에 그쳤다. ‘논바이너리’ 응답자의 42.6%는 성별 정정을 희망했지만 외과적 수술을 받겠다는 응답은 33.9%로 더 낮았다. 국내 대학병원 1호 젠더클리닉을 설치·운영 중인 이은실 순천향대 산부인과 교수는 “법원이 성별 정정 요건으로 불임 수술을 요구하지 않았다면 성별 정정을 마친 트랜스젠더 상당수가 수술을 받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별기획팀 zoomin@seoul.co.kr [용어 클릭] ■성 정체성 스스로 인식하는 성별 ■성별 불일치감 트랜스젠더가 겪는 신체·사회적 불쾌감 등 고통 ■성확정 수술 생식능력 제거 및 외부 성기 재건 등 외과수술 ■논바이너리 남성과 여성 어느 성별로도 정의하지 않는 것 ■트랜지션 성 정체성에 맞춰 외모·신체 특징 등을 변화시키는 과정 ※ 서울신문의 ‘벼랑 끝 홀로 선 그들-2021 청소년 트랜스젠더 보고서’ 기획기사는 청소년 트랜스젠더의 이야기를 풀어낸 [인터랙티브형 기사]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아래 링크를 클릭하거나 URL에 복사해 붙여 넣어서 보실 수 있습니다.   https://www.seoul.co.kr/SpecialEdition/transyouth/지원 한국언론진흥재단
  • “죽도록 알바해 모은 돈으로 불임수술하라는 격” 성별정정 요건에 저항하는 청소년

    “죽도록 알바해 모은 돈으로 불임수술하라는 격” 성별정정 요건에 저항하는 청소년

    트랜스젠더에게 법적 성별 정정은 남들처럼 평온한 일상을 영위하기 위한 최소한의 조건이다. 모든 문제를 한 번에 해결해주는 마법은 아니지만 적어도 주민등록증을 내밀 때 머뭇거리지 않을 수 있고, 일터에선 ‘왜 이력서의 성별과 모습이 다르냐’는 질문을 받지 않을 수 있다. 많은 청소년 트랜스젠더가 성별정정을 하고 싶어 하지만 현실은 녹록치 않다. 법원의 성별정정 요건을 충족하려면 원하든 원하지 않든 적어도 수년간 수술비를 모으는 데 애를 써야한다. 여기 이런 현실에 저항하는 청소년 트랜스젠더들이 있다. 그리고 변화의 바람은 조금씩 일고 있는 중이다. 선수 등록 희망했지만…체육회 “수술하고 오라” “성확정 수술을 모두 받고 오지 않으면 ‘남성’ 선수로 등록을 해줄 수 없습니다.” 운동에 재능을 보이며 코치로부터 선수 등록을 권유받은 박영(18·사진)은 대한체육회에서 이런 말을 듣고 좌절할 수밖에 없었다. 이미 수년간의 호르몬 치료와 지난 6월 받은 가슴제거수술로 남성의 외관을 갖췄는데도 체육회는 영씨를 향해 변함없이 ‘넌 남자가 아니다’고 말하고 있었다. 영이는 유치원 시절부터 자신이 여자가 아니란 걸 알았다. 트랜스 남성이라고 확실하게 안 건 초등학교 5학년 때였다. 성별불일치감과 학교 친구들의 괴롭힘으로 학교 생활에 어려움을 겪던 영이는 중학교 2학년 때 자퇴서를 제출했다. 그러면서 가족에게도 커밍아웃을 했는데 가족은 기다렸다는 듯 이를 받아들였다. 할머니는 ‘내 새끼 행복하면 됐지 울고불고 하는 것보다 낫다’며 함께 병원에 가줬다. 평소 체력과 운동에 자신이 있던 영이는 호르몬 치료를 받으면서 가족과 주변 사람에게 더욱더 ‘남성’으로 인식되기 시작했다. 코치도 영씨가 말하기 전까진 법적 성별이 여성이란 사실을 알지 못했다. 그러나 결국 주민등록번호 7번째 자리에 있는 4라는 숫자가 영이의 발목을 잡았다.“가족이나 주변 사람 모두가 절 남성으로 받아들이고 대하는데 성기가 있고 없고가 무슨 상관이 있겠어요. 위험한 것도 있지만 수술비 감당은 어떻게 하고요.” 성별 정정을 원하지만 비용 문제 때문에 호르몬 치료를 시작조차 못하고 성별 불일치감으로 고통받는 청소년 트랜스젠더가 많다. 수천만원에 이르는 외과적 수술은 엄두도 못낸다. 서울신문이 15~24세 청소년 트랜스젠더를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경제적 부담’ 때문에 호르몬 치료를 받지 못했다고 응답한 비율은 절반(45.8%)에 달했다. 같은 이유로 외과적 수술을 하지 못했다고 응답한 비율은 64.8%나 됐다. 특히 트랜스 여성의 경우 경제적 부담 때문에 외과적 수술(94.9%)이나 호르몬 치료(71.4%)를 받지 못했다는 응답이 다른 응답자들에 비해 높게 나타났다  “스웨덴서는 ‘여성’으로 살았는데…한국선 수술 강요” 김신엽(22·사진)씨는 2년 전 스웨덴에서 6개월간 교환학생으로 있으면서 비로소 숨을 쉰다는 느낌을 받았다. 거기선 누구도 신엽씨를 남성으로 대우하지 않았다. 성중립화장실이 도처에 있어 화장실에 가는 걸 참을 이유가 없었고, 여학생들만 가입이 가능한 동아리에서도 신엽씨를 환영했다. 한국에선 많은 트랜스젠더가 남·여로 구분된 화장실이 불편해 집 밖에서는 음료나 음식을 먹지 않는다. 김승섭 고려대학교 보건과학대학 교수 연구팀은 지난 7월 트랜스젠더의 공중 화장실과 관련한 스트레스 요인 경험이 우울 증상 유병률에 영향을 끼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스웨덴에 다녀온 후 신엽씨는 한국의 성별정정 시스템에 대해 물음표를 던지게 됐다. 학교에서 친구들은 신엽씨를 여성으로 대했고, 후배들도 ‘누나’라고 부르는데 굳이 정정을 위한 호르몬 치료나 외과적 수술을 받아야 할 이유가 무엇인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태어난 모습 그대로도 여성으로 살 수 있을 것만 같았다. 실제로 스웨덴에서 알게 된 한 변호사는 신엽씨에게 “병역 의무가 있는 상황이라면 난민 신청이 무조건 받아들여진다”며 명함을 건네기도 했다.지난 9월 성별정정 신청을 낸 신엽씨는 의견서에 2가지를 강조했다. 일단 현실적인 이유를 어필했다. 집에서 쫓겨나 홀로 생계를 책임지느라 성확정 수술을 받을 돈이 없다는 것. 그리고 성별정정 요건으로 불임을 요구하는 건 개인의 재생산권 등에 대한 침해라는 내용이다. 법원의 판단엔 이변이 없었다. 판사는 ‘남성으로서 생식 능력을 제거하지 않았고 여성 신체의 외관을 갖추지 않았다‘며 신엽씨의 성별정정 신청을 기각했다. “예상하지 못한 건 아니지만 눈물은 나더라고요. 빚이 있다는 걸 보여주려고 채무확인서도 내고, 여러 친구가 ‘이 친구는 여자가 맞다’며 인우보증서를 써주기도 했는데 그런 건 제대로 살펴보지도 않고 한 사람의 삶을 쉽게 단정지은 거에 대해서는 화가 나죠.” 신엽씨는 항고장을 제출한 상태다. 성기 수술을 꼭 해야하나요” 신엽씨처럼 호르몬 치료나 외과적 수술을 전혀 하지 않은 트랜스 여성이 성별정정 허가를 받은 사례는 아직 보고된 바 없다. 2017년 청주지법 영동지원에서 성기 재건술을 받지 않은 트랜스 여성에 대한 성별정정 신청을 허가한 사례가 처음 나오긴 했다. 그러나 이후 이와 유사한 결정이 내려졌다는 소식은 들리지 않고 있다. 트랜스 남성의 경우엔 사정이 조금 다르다. 2013년 서울서부지법에서 외부 성기 재건술을 받지 않은 트랜스 남성에 대한 성별정정 허가 결정이 처음 내려졌다. 지난 10월 수원가정법원은 생식 능력 제거 수술을 받지 않은 송우현(21·가명)씨의 성별정정 신청을 허가했다. “생식 기관은 보이지도 않는 거라 위험을 감수하고 싶지 않았어요. 나라에서 이를 강제하는 건 부당하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습니다.”우현씨가 2심에서 허가 결정을 받긴 했으나 대법원 판결이 아닌 하급심 판결이라 다른 법원도 유사한 사건에 허가 결정을 내놓을지는 지켜봐야 한다. 영이도 내외부 성기수술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 지난 10월 성별정정을 신청했다. 법원은 ‘생식 능력’이 남아있는지, ‘성확정 수술’을 받았는지에 관한 의사의 소견서 등을 제출하라며 보정권고를 보내왔다. 조사에서 향후 성별정정을 하고 싶다는 응답자는 트랜스 여성이 97.9%, 트랜스 남성은 83.9%로 높게 나타났지만 외과적 수술을 하겠다는 응답은 각각 85.1%, 82.3%에 그쳤다. 전체 응답자의 절반(51.3%)에 달하는 ‘논바이너리’(자신의 성별을 남녀 어느 쪽으로도 인식하지 않는 사람) 또한 성별정정을 희망한다는 응답은 42.6%로 다른 응답자에 비해 낮았지만, 외과적 수술을 받을 계획이 있다는 응답은 그보다도 낮은 33.9%였다. 국내 대학병원 1호 젠더클리닉을 설치·운영 중인 이은실 순천향대 산부인과 교수는 “성별불일치감 때문에 수술을 받고 싶어하는 경우도 있지만 위험을 부담하면서까지 수술을 받고싶어하지 않는 사람도 많다”면서 “법원이 성별정정 요건으로 수술을 요구하지 않았다면 상당수 트랜스젠더들이 수술을 받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별기획팀 zoomin@seoul.co.kr ※ 서울신문의 ‘벼랑 끝 홀로 선 그들-2021 청소년 트랜스젠더 보고서’ 기획기사는 청소년 트랜스젠더의 이야기를 풀어낸 [인터랙티브형 기사]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아래 링크를 클릭하거나 URL에 복사해 붙여 넣어서 보실 수 있습니다. https://www.seoul.co.kr/SpecialEdition/transyouth/※ 이 기사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정부광고 수수료를 지원받아 제작되었습니다.
  • “온 마을이 아이를 키우죠”… 서울시 ‘보육 공유실험’ 통하다

    “온 마을이 아이를 키우죠”… 서울시 ‘보육 공유실험’ 통하다

    저출산 해결 위한 오세훈 보육공약사업 3~5개 국공립·민간·가정어린이집 묶어 원아 공동모집… 교재·교구도 함께 활용 올해 8월부터 8개 자치구 58곳 시범운영 시너지 효과로 내년 25개 전 자치구 확대 생태친화·다함께어린이집 사업과 연계지난 9월 마지막 주 서울 강서구의 별솔 어린이집, 나무햇살 어린이집, 온새미 어린이집, 행복한 어린이집에서는 특별한 수업이 진행됐다. 평소 교구, 장난감이 가득했던 교실은 텅 비어 있었다. ‘놀잇감 없는 하루’라는 주제로 아이들에게 놀이 중심 생태 교육을 진행하기 위해 교사들은 미리 교실을 치웠다. 별솔 어린이집에서는 연령별로 신체 놀이를 진행했다. 아이들은 장난감이 사라진 교실에서 반 친구와 함께 ‘술래잡기’,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얼음땡’, ‘그대로 멈춰라’ 놀이를 즐겼다. 다섯 명의 아이들은 다리와 다리를 맞대고 누워서 별 모양을 만들며 웃었다. 온새미 어린이집 교실에서는 나뭇잎, 솔방울, 나뭇가지, 돌 등 자연물이 놀잇감으로 활용됐다. 아이들은 숲속에 있던 자연물을 교실로 가져와 자기만의 멋진 작품을 만들기도 하고 친구와 나눠 가지며 관찰하는 모습을 보였다. 행복한 어린이집과 나무햇살 어린이집에서는 재활용품을 활용해 놀이했다. 아이들은 계란판을 일렬로 놓아 그 위를 걷고 상자를 끌차로 이용해 놀기도 했다. 별솔 어린이집 한 교사는 “신체 놀이를 하다 보니 안전 문제가 발생하지 않을까 걱정했지만, 안전하게 놀이하며 즐거워하는 아이들을 보고 마음이 놓였다”며 “교사들도 따로 교구를 준비하지 않아도 돼 직무 스트레스가 줄었고 평소와 다른 아이들의 모습을 재발견할 수 있었던 귀중한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이날 수업은 이들 4곳 어린이집 보육교사들이 함께 만든 계획안으로 이뤄졌다. 이들은 소속 어린이집은 다르지만, 서울형 공유 어린이집으로 묶여 함께 수업 주제를 고민하고 계획안을 공유하고 있다. 이들 공유 어린이집은 지난 추석 명절에도 어린이집 입구를 각각 포토존으로 꾸며 다른 어린이집 아동도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서울형 공유 어린이집은 합계출산율 0.64인 서울의 초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오세훈 시장이 제시한 보육 공약사업이다. 도보가 가능한 권역에 있는 3~5개 국공립·민간·가정어린이집을 하나의 공동체로 묶어 아이들을 함께 키우는 공동 보육 모델이다. 본격적인 운영에 앞서 서울시는 지난 8월부터 8개 자치구에서 시범 운영을 시작했다.새로운 보육 모델의 등장에 현장의 관심은 뜨거웠다. 시는 당초 4개 자치구에서 시범 운영을 시작하려 했지만, 신청 어린이집이 많아 계획보다 많은 8개 자치구에서 14개 공동체 모두 58개 어린이집을 선정했다. 시범운영에 선정된 어린이집에서는 원장협의체, 교사모임을 구성해 지역 특성에 맞는 공유 프로그램을 기획해 운영했다. 다문화 가정의 학부모가 직접 전통 옷, 음식을 소개하는 수업, 자연과 실험, 간식을 융합한 교육, 생태친화 프로그램 등 다양한 실행 아이디어가 나왔다. 실제로 양천구 ‘신정 공동체’는 부모 동반 안양천 생태체험을 계획했고 ‘이음 공동체’는 공유 어린이집 내 차량을 공유해 주기적으로 신정산 텃밭 활동을 함께했다. 서울형 공유 어린이집은 아동을 공동 모집하고, 각 어린이집이 보유한 교재·교구를 공동 활용한다. 보육 프로그램과 현장학습도 함께 기획하고 운영한다. 야간이나 휴일에도 운영하는 어린이집에서 서울형 공유 어린이집에 다니는 아동을 함께 보육하기도 한다. 인근 어린이집들이 서로의 우수 프로그램, 공간 등을 공유하고 교구를 공동구매해 비용은 절감하면서 영유아에게 다채로운 프로그램·체험 등 양질의 교육을 제공한다. 야간·휴일 공동 보육을 통해 어린이집 운영상의 효율과 학부모들의 편의성도 동시에 높인다는 장점이 있다.영등포구의 한 가정 어린이집 원장은 “국공립 어린이집은 입소하려는 아이들이 줄을 서지만, 가정 어린이집은 입소하려는 아이가 없어 곤란을 겪기도 한다”며 “공유 어린이집을 통해 프로그램과 공간 등을 공유하기 때문에 국공립 어린이집에서 대기 학부모에게 가정 어린이집을 추천해 주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시는 올해 8개 자치구에서 시행한 성과를 토대로 내년 25개 전 자치구로 공유 어린이집 사업을 확대한다. 시는 앞으로 감성과 인성 발달을 도모하는 ‘생태친화 어린이집’과 지역 참여를 확대해 양육자와 지역이 보육의 주체로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다함께 어린이집’ 사업을 공유 어린이집 내에서 통합적으로 시행할 계획이다. 시 관계자는 “공동체 간 함께 보육하는 공유 어린이집을 통해 개별 어린이집의 운영 부담은 줄어들고, 보육 서비스의 질은 전반적으로 상승하는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며 “보육 과정의 품질을 높일 수 있도록 공동체별 교사모임에 ‘시 육아종합지원센터’를 연계해 보육 과정 컨설팅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 “반려견이 물리치료 받는다고?”…그 자격증도 있습니다

    “반려견이 물리치료 받는다고?”…그 자격증도 있습니다

    “반려동물도 물리치료 받는 거 아시나요. 그 자격증도 있습니다” 선문대는 최근 보건대학 물리치료학과 동아리인 ‘새로미’ 소속 2~3학년생 26명이 교내 처음으로 물리치료사 자격증을 취득했다고 13일 밝혔다. 유재호 선문대 물리치료학과 교수는 “대한동물물리치료학회의 강사를 학교로 초빙해 학생들이 4 차례 총 16시간 특강을 받고 동물 마사지와 스트레칭, 동물 해부학·생리학에 대한 필기 및 실기 시험을 거쳐 자격증을 취득했다”며 “국내에서는 자격증을 가진 사람이 아직은 많지 않다”고 말했다.물리치료는 단순한 마사지에서 탈피해 반려동물에게 자세 불량, 반복적 스트레스, 과사용에 의한 근섬유 조직 장애, 우울증 등이 발생했을 때 이를 치료하고 빨리 회복시키는 기술이다. 유 교수는 “동물은 털이 있어 전기치료를 하면 화상 위험이 커 주로 손을 활용해 치료하는 기술이 중심”이라고 설명했다. 국내는 동물병원도 도입이 안됐을 정도로 초창기지만 유럽 등은 이미 반려동물 물리치료사까지 고용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우선 학생들은 학교가 있는 아산과 인근 천안 반려견 주인을 대상으로 물리치료 봉사활동을 할 계획이다. 학교 측은 내년부터 반려견 물리치료 유튜브 등을 제작해 수익사업도 벌인다. 유 교수는 “‘개한테 무슨 물리치료냐’고 비난할 사람이 있겠지만 1인 가구가 늘고 반려동물을 자식처럼 생각하는 사람이 많아져 이 시장이 머잖아 형성되고 확대될 게 분명하다. 시장 선점 차원도 있다”며 “학생들 관심과 호응이 커 내년에 더 확대하는 등 동물 물리치료사를 지속적으로 육성하겠다”고 했다.
  • 검찰, 오거돈 전 부산시장 항소심서도 7년 구형...강제 추행 혐의

    검찰, 오거돈 전 부산시장 항소심서도 7년 구형...강제 추행 혐의

    검찰이 강제추행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오거돈 전 부산시장에 대한 항소심에서도 징역 7년을 구형했다. 부산고법 제2형사부(부장판사 오현규) 심리로 13일 오후 열린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1심과 같은 징역 7년을 구형했다. 또 성범죄자 신상공개 등의 조치를 함께 요구했다. 검찰은 “이 사건은 권력형 성범죄의 전형으로, 피해자들이 입은 충격과 상처가 매우 크고, 피고인 사퇴에 따른 시정 공백이 1년에 이르고 보궐선거로 막대한 선거비용 등이 들었다”며 구형이유를 설명했다. 오 전 시장은 최후 진술에서 “시장이라는 본분을 망각했다. 피해자들이 받은 상처 등에 다시 한번 뼈저리게 반성한다”라며 “남은 인생 사회에 봉사하는 마음으로 살아가겠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대한의사협회에 의뢰한 피해자 진료기록감정촉탁신청서에는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 등 정신적 질환도 치상(강제 추행)에 해당한다는 취지의 내용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대법원 판례에도 강제추행죄에 정신적 질환을 인정한 유사 사례도 있다”고 덧붙였다. 피해자 진료기록 감정 결과는 항소심 판단에 중요한 판단 증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1심 재판부는 피해자가 강제추행 후 겪은 외상후스트레스증후군을 강제추행 치상으로 인정했었다. 오 전 시장에 대한 항소심 선고 재판은 내년 1월 19일 오후 2시에 열릴 예정이다. 오 전 시장은 지난해 4월 시장 집무실에서 직원을 강제 추행한 혐의 등으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3년을 받고 법정 구속됐다. 부산 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검찰, 강제추행 등 혐의 오거돈 항소심서도 7년 구형

    검찰, 강제추행 등 혐의 오거돈 항소심서도 7년 구형

    검찰이 강제추행 혐의 등으로 기소된 오거돈 전 부산시장에 대한 항소심에서도 징역 7년을 구형했다. 검찰은 13일 오후 부산고법 제2형사부(부장 오현규) 심리로 열린 결심공판에서 1심과 같은 징역 7년을 구형하고 성범죄자 신상공개, 관련 기관 취업제한 등을 재판부에 요구했다. 검찰 측은 “이 사건은 권력형 성범죄의 전형으로, 피해자들이 입은 충격과 상처는 매우 크다”며 “피고인 사퇴에 따른 시정 공백이 1년에 이르고 보궐선거로 막대한 선거비용 등을 초래했다”고 구형 이유를 밝혔다. 오 전 시장은 최후진술에서 “시민의 시장이라는 본분을 망각한 채 범행을 저질렀다. 피해자들이 받은 상처 등에 다시 한번 뼈저리게 깨닫고 반성한다”며 “남은 인생 사회에 봉사하는 마음으로 살아가겠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피고인 최후 진술에 앞서 “대한의사협회에 의뢰한 피해자 진료기록감정촉탁신청 결과가 도착했다”며 “이로써 모든 증거조사는 마무리됐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대한의사협회의 진료기록감정 의견서를 보면 강제추행치상죄에 있어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 등 정신적 질환 역시 치상에 해당한다는 취지의 내용이 있다”며 “대법원 판례를 보면 강제추행죄에 있어 정신적 질환을 인정한 유사 사례도 있다”고 덧붙였다. 피해자 진료기록에 대한 감정 결과는 항소심 판단에 핵심적인 증거가 될 것으로 보인다. 1심에서는 피해자가 강제추행 후 겪은 외상후스트레스증후군을 강제추행 치상으로 인정해 오 전 시장에게 무거운 형을 내렸다. 항소심 과정에서 오 변호인 측이 진료기록 재감정을 요청한 것은 강제추행 치상 혐의에서 벗어나기 위한 포석으로 볼 수 있는데, 이날 항소심 재판부가 정신적 질환 역시 치상에 해당한다는 대한의사협회 의견을 선고에 앞서 미리 밝힌 점은 주목된다. 오 전 시장에 대한 항소심 선고 재판은 내년 1월 19일 오후 2시에 열릴 예정이다. 오 전 시장은 지난해 4월 시장 집무실에서 직원을 추행하고, 이 직원에게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등 상해를 입힌 혐의 등으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3년을 받고 법정 구속됐다.
  • ‘대장동 특검’ 동상이몽 빠진 대선 정국

    ‘대장동 특검’ 동상이몽 빠진 대선 정국

    대장동 의혹 핵심 관계자였던 유한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본부장이 극단적 선택을 하면서 향후 대선 정국이 ‘대장동 특검 블랙홀’에 빠져들 지 주목된다. 양당 대선후보는 연일 대장동 특검 추진에 대한 목소리를 높였지만, 구체적 방법론에 대해선 양당간 간극을 보이면서 관련 논란은 내년 3월 대선 직전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는 지난 11일 경북 칠곡 다부동 전적기념관을 방문한 뒤 “처음부터 끝까지 성역 없이 수사하는 특검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 본인 혐의가 드러난 부분을 빼고 하자는 엉뚱한 주장으로 이 문제가 앞으로 진척이 못 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자꾸 나에게 불리한 것 빼고 상대방에게 정치적으로 불리한 것만 하자는 것은 결국 하지 말라는 것 아닌가”라며 “윤 후보 관계된 부분만 빼고 하자? 이게 말이 안되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돈을 최초 조달할 때 대출 비리를 알고도 덮었다는 혐의가 있는데 당연히 수사해야 한다”며 “그때 그거 덮지 않고 제대로 처벌하지 않고 환수했다면 이 일은 아예 벌어지지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윤 후보 부친은 어쩌다가 집을 하필이면 그 관련된 사람에게 팔게 됐는지 당연히 조사해야 한다”며 “자금 조달을 어떻게 했는지 이런 것도 다 조사해야 하지 않느냐”라고 지적했다. 이 후보는 “그 외에도 개발이익을 특정인이 과도하게 치부하는 소위 하나은행 중심의 배당 설계, 당연히 조사해야 한다”며 “국민의힘이 왜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 공공개발을 포기시키고 성남시 공공개발을 막아서 100% 민간개발업체에 봐주자고 강압했는지도 조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그는 유 전 본부장의 사망에 대해 “검찰이 본질은 남겨두고 주변을 뒤지는 수사를 하다가 결국은 누군가가 또 검찰의 강압수사를 원망하면서 극단적 선택을 하게 됐다”며 “몸통을, 본질을 철저하게 수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특검 대상에 부산저축은행 사건을 포함하는 것에 반대한 적이 없었다는 취지의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발언에 대해선 “다행이 전부에 대해서 특검을 하자고 하니까 전적으로 환영하는 바이고 실질적 협의를 여야가 국회에서 대신해주도록 요청드리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대통령 후보들은 국가 운명을 책임질 사람들”이라며 “제기되는 국민적 의혹에 대해서는 정말 성역 없이 전체적으로 특검을 통해서 검증할 필요가 있다”고 부연했다.반면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는 전날 강원 춘천 강원도당에서 열린 강원도 선대위 발대식에서 “지방에서 개발사업을 하면서 특수관계인에게 조 단위의 특혜가 돌아갔는데 자금 흐름이나 공범관계에 대한 수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며 “이건 국가도 아니다. 정상적 민주정부라고 할 수 없다”고 대장동 의혹 관련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윤 후보는 “그 당사자가, 그분께서 지금 여당 후보로 나와서 해괴한 이야기를 하고 다닌다”며 “국민이 정말 스트레스를 받아서 이걸 교체하지 않으면 국민의 정신 건강이 심각하게 망가질 것”이라고 이 후보를 직접 비판했다. 윤 후보는 발대식 후 기자들과 만나 ‘본인 관련 의혹은 제외하려는 윤 후보 때문에 특검 논의가 지연되고 있다’는 취지의 이 후보 발언에 대해 “이 후보 말에 대해서는 대꾸하고 싶은 생각이 없다”고 일축했다. 이어 “웬만하면 상대 당 후보에 대해서 이런 식의 표현은 하고 싶지 않다”면서도 “무슨 말인지를 모르겠고, 공약이 뭔지도 모르겠다. 매일 바뀌니까”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특검 문제는 부산저축은행을 포함해서 하자고 한 게 언제인가”라며 “180석 당에서 빨리 야당과 특검법 협상에 들어가든지, 말장난 그만하고 빨리하자 이 말이다”라고 강조했다. 윤 후보는 “같은 법조인으로서 ‘왔다 갔다’하는 것에 대해 답을 하기가 참 어렵다”며 “이 후보의 이야기는 내게 묻지 말고 여러분(취재진)이 잘 풀어내시라”고 덧붙였다. 양당 대선후보가 공히 대장동 특검에 대한 자신감을 보이면서 양당의 입장도 표면적으로는 별반 차이를 보이지 않고 있다. 민주당 원내관계자는 12일 “논의가 구체화하지는 않았지만, 이 후보가 특검을 회피하지 않기로 한 만큼 방식에 대한 이견에 있어선 여야 간 계속 조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원내관계자도 “여당과 협상을 위해 수십 번 문을 두드렸다”며 “특검 도입을 위해 상호 모든 요구사항을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시작하자는 것”이라고 주장했다.그러나 여야 내부적으로는 대장동 특검 득실을 두고 의견이 분분한 상황이다. 민주당 선대위의 한 관계자는 “두 후보의 이름이 연일 언론에 나올텐데 누가 더 손해일지 잘 따져봐야 할 것”이라고 했다. 국민의힘 측도 “이 후보는 사실상 발가벗겨진 상태에 가까워 변명 부분에 대해서만 전략을 잘 세우면 된다고 여길 수 있다”며 “반면에 윤 후보는 어떤 게 튀어나올지 가늠하기 어렵다”고 했다. 대장동 특검 추진에 있어서 최대 간극은 수사 범위에 있다. 민주당은 대장동 사건의 시초를 부산저축은행 대출비리 부실수사 의혹에서부터 시작해 윤 후보에 대한 수사를 먼저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는 반면, 국민의힘은 이 후보 관련 대장동 의혹에 대한 물타기라고 지적하고 있다. 윤 후보가 언급한 것처럼 부산저축은행 사건을 수사 범위에 포함시키더라도 특검 추천 방식 또한 이견이 있다. 국민의힘은 지난 9월 당론 발의한 특검법안에서 대한변호사협회가 4배수를 추천한 뒤 교섭단체 합의로 2명을 압축해 대통령이 최종 임명하는 방식을 제안했다. 그러나 민주당은 상설특검법을 준용해 특검 후보 추천위원 7명 중 4명을 민주당과 국민의힘이 2명씩 추천하고 법무부 차관, 법원행정처 차장, 대한변협 회장을 당연직으로 포함하는 방식을 선호하고 있다. 여야 모두 특검 추천 방식에서부터 ‘샅바싸움’을 벌이고 있다는 평가다. 수사기간도 국민의힘이 제출한 특검법안은 70일간 수사하고 30일을 더 연장할 수 있도록 규정한 반면, 민주당은 60일 수사에 30일 연장이 가능한 상설특검법을 준용하자는 입장이다. 대선까지 남은 기간이 약 3개월인 상황에서 양당의 세부적 입장차를 고려하면 사실상 대선 전에 특검 수사를 끝내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따라 양당 대선후보들은 유권자 표심에 미칠 영향을 고려해 대장동 특검에 대한 수용적 입장을 밝히면서도 양당은 향후 수사 여파까지 고려한 최종 협상을 마치기가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 6살 아들 흉기로 찌른 후 극단 선택 시도한 엄마, 2심도 징역 4년

    6살 아들 흉기로 찌른 후 극단 선택 시도한 엄마, 2심도 징역 4년

    생활고에 시달리다가 자녀들을 살해한 뒤 자신도 극단적인 선택을 하려 했던 여성이 2심에서도 징역 4년형을 선고 받았다. 수원고법 형사1부(윤성식 부장판사)는 살인미수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원심과 같은 징역형을 선고했다고 12일 밝혔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범행은 자녀의 인권을 무시한 부모의 일방적 선의로 포장된 극단적 형태의 아동학대”라며 “피해자는 16주간의 치료가 필요한 중한 상해를 입었고, 피고인을 두려워할 정도로 정서적 후유증을 겪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다만 홀로 두 자녀를 키우는 과정에서 생활고 등으로 과도한 스트레스를 받아 어리석은 판단을 하게 된 것으로 보이는 점,피해자를 양육하는 외조부모 및 피해자의 부가 피고인의 선처를 호소한 점 등을 참작했다”고 덧붙였다. A씨는 2018년 중순 남편과 별거를 시작하면서 아들 B(6) 군과 딸 C(7) 양을 혼자서 키워오던 중 생활고에 시달리자 자녀들을 살해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기로 마음먹었다. 그는 지난 2월 27일 두 자녀에게 “여행을 가자”며 숙박업소로 데리고가서 아들을 흉기로 찌른 뒤 극단적인 선택을 했으나, 함께 있던 딸이 업소 관계자에게 도움을 청해 119에 신고하면서 모두 목숨을 건진 것으로 전해졌다.
  • 윤석열, “정상적 민주정부 아냐…기본 안 된 정치세력, 반드시 퇴출 시켜야”

    윤석열, “정상적 민주정부 아냐…기본 안 된 정치세력, 반드시 퇴출 시켜야”

    강원선대위 발대식서 코로나·대장동 언급“이재명 발언, 대꾸하고 싶지 않다”1박 2일 강원도 일정 마무리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11일 코로나 19 대응과 ‘대장동 사건’ 등을 언급하며 문재인 정부를 향해 “정상적 민주정부라고 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윤 후보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를 언급하며 “그 당사자가 민주당 여당후보로 나와 해괴한 이야기를 하고 다닌다”면서 “국민들이 스트레스를 받아서 (정권을) 교체하지 않으면, 국민 정신건강이 심각하게 망가질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윤 후보는 이날 강원도 춘천시 국민의힘 “강원도당에서 열린 강원도 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에 참석했다. 이 자리에는 이준석 당 대표를 비롯해 강원선대위 총괄본부장을 맡은 한기호 의원, 권성동 사무총장, 강원도당위원장인 유상범 의원, 이양수 의원, 이철규 의원 등이 참석했다. 윤 후보는 이 자리에서 “선거의 승리는 무능과 부패한 정권을 바꿔달라고 하는 국민들의 요구에 따른, 국민의힘 정당의 의무이자 책임”이라면서 “도저히 더는 지켜볼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대선만 이겨서는 안 된다. 지방선거도 이기고, 24년 총선까지 이겨서 기본이 안 된 정치세력은 대한민국에서 반드시 퇴출시켜야 한다”고 덧붙였다.윤 후보는 발대식 이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윤 후보의 엉뚱한 주장으로 특검이 지연되고 있다’는 취지의 이 후보 발언을 두고, “이 후보 말에 대해서는 대꾸하고 싶은 생각이 없는 게,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며 날을 세웠다. 이어 “특검 문제는 부산저축은행 포함해 하자고 이야기한 게 언제냐”면서 “할거면 180석을 가진 당에서 빨리 특검법을 야당하고 협상에 들어가든지, 말장난 그만하고 바로 들어가자”고 덧붙였다.한편, 윤 후보는 이날 강원도번영회 면담 일정을 마지막으로 1박 2일의 강원도 일정을 마무리했다. 윤 후보는 강원도를 위한 정책 방향성에 대해 “토지 이용에 대한 규제를 과감하게 풀고, 디지털 데이터화된 미래 신산업을 강원도에 많이 구축하겠다”면서 “타지역으로부터의 강원도에 대한 접근성과 강원도 내부 교통망을 촘촘하게 만들어 강원도의 관광과 산업 발전의 기반을 구축하겠다”고 약속했다.
  • 뱀탕·개소주 먹이고 도박… 피범벅 소싸움대회 언제까지 [김유민의돋보기]

    뱀탕·개소주 먹이고 도박… 피범벅 소싸움대회 언제까지 [김유민의돋보기]

    초식동물인 소의 몸집을 키우기 위해 뱀탕과 개소주를 먹이고, 지구력을 위해 산비탈에 매달리게 한다. 싸움에서 이기기 위해 받는 훈련으로 만성적인 관절염이 생겨 평생을 고통 속에 살아가야 하고, 경기 중 심한 두부 충돌로 뇌진탕에 빠져 경련을 일으키기도 한다. 살갗이 손상돼 피를 흘리는 건 부지기수다. 계류장에 묶인 채 싸움을 하고 나이가 들면 도축장에서 생을 마감한다. 현행 동물보호법 제8조는 도박과 광고, 오락, 유흥 등의 목적으로 동물에게 상해를 입히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지만, 개싸움이나 닭싸움과는 달리 소싸움은 민속경기에 포함돼 단속 대상이 아니고, 도박도 가능하다. 경남 진주시와 경북 청도군을 포함해  전국 11개의 자치단체에서 소싸움대회가 열린다. 매년 2억원 안팎의 국가 예산이 지원되지만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전북 정읍시는 2011년부터 2015년까지 총 156여원 적자를 봤고 청도 또한 소싸움 경기의 사업성 부진으로 매년 100억 이상, 2020년까지 적자운영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청도를 제외한 대회의 관람객 대부분이 지역 노인으로 새로운 관광객 유입 효과가 거의 없는 탓에 경제적 관점에서도 오히려 손해라는 지적이 나온다. 정읍시는 감염병으로 최근 3년간 열리지 않은 소싸움 관련 예산을 재편성하면서 반발에 부딪혔다. 내년도 소싸움대회 예산으로 3억 2100만 원을 편성한 정읍시를 두고, 정읍녹색당은 “피 흘리는 소를 보며 즐겨야 하느냐”라며 “동물학대 논란이 거센 소싸움을 하겠다고 3억 원이 넘는 예산을 편성한 정읍시를 이해하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시는 “예산이 다소 삭감되더라도 대회를 취소할 계획은 없다”라는 입장이다. 사단법인 한국민속소싸움협회 역시 “조상들의 혼과 숨결이 살아있는 전통문화유산”이라며 두둔했다.“박아라” “찔러라” 살가죽 찢어지며 싸워 소싸움은 몸무게 700㎏의 7살짜리 뿔 달린 머리를 맞대고 20분가량 겨루는 민속놀이다. 먼저 도망치거나 무릎을 꿇는 소가 지게 되는데 관중석에서는 ‘박아라’, ‘찔러라’ 등 구호가 나오고, 겁에 질린 소들은 똥오줌을 지리기도 한다. 싸움이 격해지면 상대 뿔에 찔려 피를 흘리거나 살가죽이 찢어지고, 드물지만 죽기도 한다. 동물보호단체는 “완전한 초식동물로서 자연 상태에서는 다른 소와 싸우지 않는 유순한 동물에게 싸움을 시키는 것 자체가 고통이자 학대”라며 뿔싸움으로 소들이 입는 상처가 많고 심지어 복부가 찢어져 장기가 빠져나오기도 한다며 폐지를 주장한다. 초식동물인 소에게 미꾸라지탕, 뱀탕, 개소주, 산 낙지 등 온갖 보양식을 먹이고, 대회를 위해 장거리 이동을 하다보니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은 소들은 폐렴과 패혈증에 걸리기도 한다.대안으로 전통 살린 민속 놀이 개발 필요 투우 경기가 전통문화인 스페인은 최근 몇 년 동안 소몰이 축제를 폐지해야 하는지에 대한 논쟁이 뜨겁다. 2020년 스페인 여론조사 회사 엘렉토마니아가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스페인 국민의 46.7%가 투우를 반대하고 금지해야 한다는 입장이며 34.7%는 투우는 찬성하지만 법적으로 금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나머지 18.6%는 투우를 보존해야 한다며 투우를 장려해야 한다는 입장으로 나타났다. 전통을 살리면서도, 동물학대 오명을 벗을 수 있는 대안적 민속놀이 개발이 필요한 시점이다. 폐지가 어렵다면 가혹한 훈련이나, 대회 규정을 고치는 것도 방법이다. 경남 창녕군 영산지방에 전승되는 민속놀이인 소머리 대기 같은 놀이 개발도 대안이 될 수 있다. 소머리 대기는 마을을 동과 서로 편을 갈라 각각 나무로 소의 모양을 만들어 이 소의 머리를 맞대고 밀고 당기다가 상대를 먼저 땅에 주저앉히는 편이 이기는 경기다. 나무소싸움이라는 이름으로 정월 대보름에 행해지던 민속놀이였으나 현재는 3·1문화제 행사의 하나로 줄다리기와 함께 행해지고 있다.
  • 조송화에 또 실망한 팬들…팬보다 ‘복귀’가 우선인 조송화

    조송화에 또 실망한 팬들…팬보다 ‘복귀’가 우선인 조송화

    “조금이라도 잘못을 했다면 사과를 해야지, 팬이지만 이런 식의 복귀는 아닌 것 같네요.” 무단이탈 사태로 논란을 일으킨 IBK기업은행 조송화가 사태가 불거진 지 약 한 달 만에 모습을 나타냈지만 여전히 사과는 없었다. 혹시라도 일말의 기대를 하며 조송화를 바라봤던 팬들은 또다시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온라인 상에는 실망감을 나타내는 팬들의 목소리가 넘쳐나고 있다. 조송화는 지난 10일 서울 마포구 한국배구연맹(KOVO) 상벌위원회에 참석했다. 당초 눈을 피해 변호인만 참석할 것이란 전망과 달리 조송화는 직접 참석해 논란을 소명했다. 조송화는 상벌위가 끝나고 변호인과 함께 언론 앞에 섰다. 하지만 팬들이 듣고자 하는 말은 없었고, 처음부터 끝까지 책임을 부정하거나 불리한 질문에는 입을 꾹 다무는 모습만 보였다. 조송화 측은 카메라 앞에 서자 마자 구단의 잘못을 먼저 거론했다. 지난달 18일 기업은행 관계자가 “조송화는 무단이탈이 아닌 부상과 스트레스로 쉬고 있는 것”이라며 어설프게 언론에 변명한 것을 근거로 현재의 논란 자체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기업은행이 문제가 되지 않는 것을 문제로 삼고 있다는 취지다. 문제는 그 이후다. 조송화는 무단이탈 여부를 떠나 많은 의혹을 해결해야 할 의무가 있다. 선수단을 왜 이탈했는지, 여태 논란에도 입을 다물었던 이유가 뭔지, 운동을 그만두고 싶다고 한 뒤 다시 마음을 돌린 이유 등 팬들의 답답함을 해결해야 한다. 하지만 불리한 의혹에 대해서는 입을 꾹 다물었다. 조송화 측 변호사는 “서남원 전 감독과의 불화설에 대해 소명을 했냐”는 질문에 “노 코멘트”라며 말을 아꼈다. 지난달 16일 조송화는 서남원 전 감독을 찾아가 “운동을 그만두겠다”고 선언했다. 서 전 감독이 이유를 물어도 대꾸하지 않았다. “구단이랑 얘기하겠다”는 게 조송화의 마지막 말이었다. 그게 조송화 측이 말한 ‘인사’라면 인사였다. 사태가 길어지면서 팬들도 지쳐가고 있다. 조송화는 ‘논란이 일어난 지 3주가 지났다’는 취재진의 질문에 “아직은 구단 소속이라서 인터뷰를 못 한다”며 “저도 조심스럽다”고 말했다. “조금 더 적극적으로 말해야 하지 않냐”는 말에는 “나중에 (하겠다)”라고 답했다. 조송화는 앞으로 기업은행과의 법정 소송 가능성이 있는 만큼 잘못을 인정하는 발언이나 혹여 오해의 소지가 있는 발언에 신중할 수밖에 없다. 잔여연봉 문제도 걸려 있어 더욱 조심스러울 테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복귀를 하게 되면 이미 돌아선 팬심을 어떻게 감당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매일 뭇매를 맞는 기업은행도 이날 카메라 앞에서 팬들에게 수차례 허리를 숙였다. “잘잘못을 떠나 팬들에게 실망감을 안겨 드려 죄송하다”는 그 말이 “계속 선수로 뛰고 싶다”는 말보다 하기 어려운 이유는 무엇일까.
  • 이찬우 금감원 부원장 “금융사, 기후리스크 관리시스템 사전 구축해야”

    이찬우 금감원 부원장 “금융사, 기후리스크 관리시스템 사전 구축해야”

    이찬우 금융감독원 수석부원장이 “기후변화로 인한 손실이 금융회사로 전이되는 기후리스크를 적절히 관리하지 못하면 금융시장 전체의 시스템리스크로 확대될 수 있다”고 밝혔다.이 수석부원장은 10일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에서 금감원과 금융위원회가 공동으로 개최한 ‘금융권 기후리스크 심포지엄’에서 축사를 통해 “금융사들이 손실 예방을 위해 기후리스크 관리시스템을 사전에 구축하는 게 중요하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 수석부원장은 “금융권도 저탄소 경제로의 전환을 위한 자금 지원 등 역할을 하겠지만 그에 앞서 기후리스크 관리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제결제은행(BIS)은 기후리스크를 ‘그린스완’으로 지칭하고 그 위험성에 대해 심각하게 경고했다”면서 “온실가스 배출량이 많은 상품을 제조 및 수출하는 비중이 높은 우리 경제 시스템에서는 탄소 중립 전략이 본격화할 경우 기업의 관련 부담이 늘어날 수 있다. 이는 고스란히 해당 기업에 대출이나 투자를 한 금융사의 손실로 연계될 수 있어 금융사들도 관리 시스템을 사전적으로 구축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 수석부원장은 “금감원은 이러한 기후리스크에 사전적으로 대비하고자 지난해 온실가스감축 로드맵에 기초해 이행리스크에 집중한 파일럿 기후 스트레스테스트를 시행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녹색금융 관련 업무협력을 위해 영국대사관과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국제컨퍼런스를 개최했다”며 “올해는 국제기후리스크 관리모형 개발을 위해 이화여대, 영국대사관, 5개 국내 유수기업과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덧붙였다. 심포지엄에서 최재천 이화여대 교수는 생태계 변동 등 기후 변화에 따른 다양한 영향이 이미 위기 수준에 달했으며 이에 대한 대응을 위해 즉각적인 전환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KB금융지주와 ING은행은 자체적으로 추진 중인 기후리스크 관리 사례를 발표했다. 한편 기후리스크란 이상 기후 현상에 따른 물적 피해인 물리적 리스크와 저탄소 사회로 이행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금융손실인 이행 리스크로 구분된다. 이날 행사는 국내 금융권의 기후리스크 관련 인식을 확대하고, 대응능력을 제고하기 위해 마련됐다.
  • 육아 초짜를 키운 한마디… “우리 아빠 최고야!”

    육아 초짜를 키운 한마디… “우리 아빠 최고야!”

    괜히 화냈어, 냉동식품 먹이지 말걸아이들에게 아빤 진짜 ‘최고’였을까오은영 박사의 육아 영재는 없단 말실수해도 괜찮아 아빠도 처음이잖아두 달 전쯤, 여느 때처럼 기사 마감을 하고 어린이집에 만 39개월이 된 쌍둥이(사진)를 데리러 갔다. 차에 타는데 첫째가 대뜸 내 얼굴을 물끄러미 보더니 이렇게 말하는 게 아닌가. “우리 아빠 최고!”. ‘지난 3년간 아이들과 보낸 시간이 헛되지 않았나’, ‘얘네가 나를 주양육자로 여기는 건가’, ‘애착관계가 형성된 걸까’ 다양한 생각이 교차했던 기억이 난다. 요즘 들어 쌍둥이들은 ‘아빠’라는 호칭이 더 익숙해졌다. ‘육아동지’인 아내가 직장에서 야근이 많아지며, 아이들이 아빠와 함께하는 시간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아내와 함께 있어도 아이들이 나에게 달라붙는 ‘반가운 상황’ 또한 많아졌다. 한쪽에서 첫째가 “아빠. 난 의사 선생님이야. 어디 아프신가요?” 병원 상황극을 시작하면, 어느 순간 둘째가 다가와 “아빠. 쉬야”라며 기본적인 배설 욕구를 쏟아내는 식이다. 물론 아이는 내게 환자 역할을 할 것인지 동의를 구하지 않는다. 내 의사는 중요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도 아이들이 자신들의 세계에 아빠를 받아 줬다는 사실이 내심 뿌듯하다. 아빠가 육아에서 강점을 보이는 부분들은 적지 않다. 일단 쌍둥이들은 몸으로 놀아주면 ‘웃음버튼’에 불이 들어온다. 쌍둥이들의 ‘최애’(가장 사랑함) 종목은 ‘베개 썰매’다. 베개 위에 애들을 올려놓고 밀어주는 놀이다. 단순하지만 중노동에 가까워 상당한 체력을 필요로 한다. 육아 동지가 일찍 출근한 아침에는 또 어떤가. 출근시간은 정해져 있고, 중간에 어린이집을 들르려면 혼자서 둘을 안고 차로 뛰는 수밖에 없다. 어느 덧 둘의 몸무게는 합해서 30㎏에 육박한다. 사실 ‘최고의 아빠’인 것처럼 포장했지만, 육아 퇴근 후 죄책감에 휩싸이는 날들이 대부분이다. ‘어린이집 일지는 왜 또 까먹은 것인가’, ‘아이들의 밥상에는 왜 꼭 냉동식품이 자리하는가’, ‘왜 자동차 변신 로봇 애니메이션을 보여 달라는 아이들 요구에 응할 수밖에 없었나’, ‘젤리는 주지 말았어야 하는데’, ‘왜 감정을 억누르지 못하고 큰 목소리를 냈는가’, ‘주말에 어디라도 놀러갔어야 하는데’ 등등. 잠깐 생각해도 열거할 수 있는 아쉬운 일들이 수두룩하다. 자연스럽게 죄책감은 스트레스, 우울, 경력 단절에 대한 고민으로 이어진다. 지난해 가을에는 ‘아, 더이상 육아와 일을 병행 못하겠다. 회사 그만둬야겠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살았다. 보건복지부를 출입하며 코로나19 3차 유행, 독감 백신 이물질 논란, 의사 파업 등의 굵직한 이슈를 동시에 다뤄야 했을 때다. 당시에는 뭐라도 손에서 놔야 죄책감에서 해방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수많은 부모들의 상황이 크게 다르지 않을 거라고 본다. ‘육아 대통령’ 오은영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의 말을 끝으로 전하고 싶다. “이 세상에 육아 영재는 없어요. 누구든 인내심을 갖고 배워야 해요. 부모가 때로 실수를 해도 아이들은 용서합니다. 죄책감이 과한 건 아닌지 생각해 보면 좋겠습니다.” 그래 ‘최고의 아빠’가 아니면 어떠한가, 아빠로서 한 걸음씩 성장하고 있는 걸로 됐다.
  • 확진자가 확진자 돌보고… 만삭 산모 ‘병상 돌려막기’로 겨우 출산

    #1. 간호사가 부족하다. 서울시 산하 서울의료원은 지난 10월 말 현재 기준정원보다 101명을 못 채웠다. 계속되는 간호사 사직의 주된 이유 중 하나가 ‘죄책감’이다. 호흡기 질환 장비를 다룬 경험이 부족한 간호사들이 병상에 긴급투입되다 보니 환자에게 죄스러운 마음이 드는 것이다. #2. 코로나19와 다른 응급상황이 겹친 환자들은 갈 곳을 찾기 어렵다. 예컨대 산모가 코로나19에 확진되면 서울대병원과 국립중앙의료원 등 두 곳밖에 갈 곳이 없다. 서울대병원에선 이미 양수가 터진 만삭 산모를 병상이 꽉 찬 상태에서도 받아 병상 돌려막기를 한 적도 있다. 산모는 도착한 지 15분 만에 병실에서 출산했다. #3. 정부는 요양병원도 병상 수 집계에 포함시킨다. 그러나 인력과 장비가 부족한 요양병원은 오히려 집단감염의 진원이 되기도 한다. ‘확진된 요양보호사’가 ‘확진 환자’를 돌보는 사태가 벌어진다. 코로나19 일일 신규 확진자가 이틀 연속 7000명을 넘어선 9일 민주노총의료연대본부 등 보건의료 단체들이 현장의 혼란상을 증언했다. 이들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중 가장 많은 병상 수를 가진 한국이지만 공공병상 10%만으로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 전환을 준비한 정부가 궁여지책으로 ‘재택치료 확대 방침’을 내놨다고 비판했다. 입원 치료를 기다리는 환자와 가족들은 불안해하고 있고 병상이 없다는 말만 반복해야 하는 보건소 직원과 방역 노동자의 스트레스는 임계치로 치닫고 있단 것이다. 정부의 병상 수 집계에 대해 이의를 제기한 인도주의실천의사협회 정형준 공공의료위원장은 “생활치료센터에 가야 할 사람들은 집에, 입원해야 할 환자는 생활치료센터에, 중환자실에서 치료받아야 할 환자들은 일반 병실에 있고 중환자실은 포화됐다”고 설명했다. 죄책감과 부담감을 못 이겨 그만두는 간호사, 출산 등 응급상황 대처의 어려움을 증언한 행동하는간호사회의 최은영 서울대병원 중환자간호사 역시 “최근 현장의 혼란은 공공병원이 왜 필요한지 보여 주는 증거”라고 밝혔다. 재택치료가 추진된 뒤 주거환경이 열악한 사회적 약자일수록 피해가 더 큰 참상도 드러났다. 이주노조위원장인 우다야 라이는 “기숙사에 사는 이주 노동자에게 한국어 안내전화를 받으며 재택치료를 하라는 말은 코로나19를 사실상 방치하겠다는 말과 다름없다”고 밝혔다. 김필순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기획실장은 전신마비 중증 장애인이 코로나19에 감염된 뒤 밀접 접촉 활동지원사와의 동반 입원을 타진했지만 거부당한 사례를 전하며 “돌봄 계획이 빠진 채 재택치료 계획이 수립됐다”고 말했다.
  • “병상 없어 양수 터진 채 들어온 확진 산모”···현장은 붕괴하고 있다

    “병상 없어 양수 터진 채 들어온 확진 산모”···현장은 붕괴하고 있다

    보건의료단체와 감염병 취약계층,코로나19 위기 현장 증언병상과 의료·돌봄 인력 부족한데다장애인·홈리스 확진자 대책도 ‘제로’#1. 간호사가 부족하다. 서울시 산하 서울의료원은 지난 10월 말 현재 기준정원보다 101명을 못 채웠다. 계속되는 간호사 사직의 주된 이유 중 하나가 ‘죄책감’이다. 호흡기 질환 장비를 다룬 경험이 부족한 간호사들이 병상에 긴급투입되다 보니 환자에게 죄스러운 마음이 드는 것이다. #2. 코로나19와 다른 응급상황이 겹친 환자들은 갈 곳을 찾기 어렵다. 예컨대 산모가 코로나19에 확진되면 서울대병원과 국립중앙의료원 등 두 곳밖에 갈 곳이 없다. 서울대병원에선 이미 양수가 터진 만삭 산모를 병상이 꽉 찬 상태에서도 받아 병상 돌려막기를 한 적도 있다. 산모는 도착한 지 15분 만에 병실에서 출산했다. #3. 정부는 요양병원도 병상 수 집계에 포함시킨다. 그러나 인력과 장비가 부족한 요양병원은 오히려 집단감염의 진원이 되기도 한다. ‘확진된 요양보호사’가 ‘확진 환자’를 돌보는 사태가 벌어진다. 코로나19 일일 신규 확진자가 이틀 연속 7000명을 넘어선 9일 민주노총의료연대본부 등 보건의료 단체들이 현장의 혼란상을 증언했다. 이들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중 가장 많은 병상 수를 가진 한국이지만 공공병상 10%만으로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 전환을 준비한 정부가 궁여지책으로 ‘재택치료 확대 방침’을 내놨다고 비판했다. 입원 치료를 기다리는 환자와 가족들은 불안해하고 있고 병상이 없다는 말만 반복해야 하는 보건소 직원과 방역 노동자의 스트레스는 임계치로 치닫고 있단 것이다. 정부의 병상 수 집계에 대해 이의를 제기한 인도주의실천의사협회 정형준 공공의료위원장은 “생활치료센터에 가야 할 사람들은 집에, 입원해야 할 환자는 생활치료센터에, 중환자실에서 치료받아야 할 환자들은 일반 병실에 있고 중환자실은 포화됐다”고 설명했다. 죄책감과 부담감을 못 이겨 그만두는 간호사, 출산 등 응급상황 대처의 어려움을 증언한 행동하는간호사회의 최은영 서울대병원 중환자간호사 역시 “최근 현장의 혼란은 공공병원이 왜 필요한지 보여 주는 증거”라고 밝혔다. 재택치료가 추진된 뒤 주거환경이 열악한 사회적 약자일수록 피해가 더 큰 참상도 드러났다. 이주노조위원장인 우다야 라이는 “기숙사에 사는 이주 노동자에게 한국어 안내전화를 받으며 재택치료를 하라는 말은 코로나19를 사실상 방치하겠다는 말과 다름없다”고 밝혔다. 김필순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기획실장은 전신마비 중증 장애인이 코로나19에 감염된 뒤 밀접 접촉 활동지원사와의 동반 입원을 타진했지만 거부당한 사례를 전하며 “돌봄 계획이 빠진 채 재택치료 계획이 수립됐다”고 말했다.
  • “우리 아빠 최고!” 난 정말 최고의 아빠일까 [아빠도 쌍둥이는 처음이라]

    “우리 아빠 최고!” 난 정말 최고의 아빠일까 [아빠도 쌍둥이는 처음이라]

    <편집자 주> 39개월 쌍둥이 딸을 둔 ‘일하는 아빠’입니다. 지난 3년여간 육아를 하며 느꼈던 감정을 매달 하나씩 칼럼으로 풀어냅니다. 육아고민을 나눌 ‘아빠동지’가 많아질수록 일과 가정이 양립할 수 있는 사회에 한 걸음 다가갈 것이라고 믿습니다.두 달 전쯤, 여느 때처럼 기사 마감을 하고 어린이집에 쌍둥이들을 데리러 갔다. 차에 타는데 첫째가 대뜸 내 얼굴을 물끄러미 보더니 말했다. “우리 아빠 최고!” ‘지난 3년간 둥이들과 보낸 시간이 헛되지 않았나’, ‘얘네가 나를 주양육자로 여기는 건가’, ‘애착관계가 형성된 걸까’ 다양한 생각이 교차했던 기억이 난다. 요즘 들어 둥이들은 ‘아빠’라는 호칭이 더 익숙해졌다. ‘육아동지’인 아내가 직장에서 야근이 많아지며, 둥이들이 아빠와 함께하는 시간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아내와 함께 있어도 둥이들이 나에게 들러붙는 반가운(?) 상황 또한 많아졌다. 한쪽에서 첫째가 “아빠 난 의사 선생님이야, 어디 아프신가요?” 병원 상황극을 시작하면(물론 아이는 내게 환자 역할을 할건지 동의를 구하지 않는다. 내 의사는 중요치 않기 때문이다.), 어느 순간 둘째가 다가와 “아빠 쉬야”하며 기본적인 배설의 욕구를 쏟아내는 식이다. 그래도 둥이들이 자신들의 세계에 아빠를 받아줬다는 사실이 내심 뿌듯하다. 실제 아빠가 육아에서 강점을 보이는 부분들은 적지 않다. 일단 둥이들은 몸으로 놀아주면 ‘웃음버튼’에 불이 들어온다. 둥이들의 ‘최애’(가장 사랑하는) 놀이 종목은 베개썰매. 베개 위에 애들을 올려놓고 밀어주는 놀이다. 단순하지만 중노동에 가까워 상당한 체력을 필요로 한다. 육아동지가 일찍 출근한 아침에는 또 어떤가. 출근시간은 정해져 있고, 중간에 어린이집을 들르려면 혼자서 둘을 안고 차로 뛰는 수밖에 없다.(둥이들의 몸무게는 이제 30kg을 향해 가고 있다.) 사실 최고의 아빠인 것처럼 포장했지만 육퇴(육아퇴근) 후 죄책감에 휩싸이는 날들이 대부분이다. ‘어린이집 일지는 왜 또 까먹은 것인가’, ‘아이들의 밥상에는 왜 꼭 냉동식품이 자리하는가’, ‘왜 로보카XX 만화를 틀어달라는 아이들 요구에 응할 수밖에 없었나’, ‘텐X 영양제와 젤리는 주지 말았어야 하는데’, ‘왜 감정을 억누르지 못하고 큰 목소리를 냈는가’ 등등. 잠깐 생각해도 열거할 수 있는 아쉬운 일들이 수두룩하다. 자연스럽게 죄책감은 스트레스→우울함→경력 단절에 대한 고민으로 이어진다. 지난해 가을에는 ‘아, 더 이상 육아와 일을 병행 못하겠다. 회사 그만둬야겠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살았다. 보건복지부를 출입하며 코로나19 3차 유행, 독감 백신 이물질 논란, 의사 파업 등의 굵직한 이슈를 동시에 다뤄야 했을 때다. 당시에는 뭐라도 손에서 놔야 죄책감에서 해방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수많은 부모들의 상황 역시 크게 다르지 않을테다. ‘육아 대통령’ 오은영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의 말을 끝으로 전하고 싶다. “이 세상에 육아 영재는 없어요. 누구든 인내심을 갖고 배워야 해요. 부모가 때로 실수를 해도 아이들은 용서합니다. 죄책감이 과한 건 아닌지 생각해 보면 좋겠습니다.” 그래 ‘최고의 아빠’가 아니면 어떠한가, 아빠로서 한 걸음씩 성장하고 있는 걸로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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