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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구 올해는] 김형수 영등포구청장

    영등포구청 소속 1300여명 공무원들의 명함에는 죄다 ‘제가 바로 구청장입니다’라는 문구가 새겨져 있다.‘구청장’이라는 공식 직함을 지닌 사람은 김형수 구청장뿐인데 이런 일이 어떻게 비롯됐을까. 김 구청장은 “말단 공무원이 일상적인 민원을 처리할 때조차 조직의 최고경영자(CEO) 시각에서 다루고, 좀더 자율성을 갖고 열정적으로 일하라는 의미”라며 “올해초부터 영등포구청 공무원들이 명함을 만들고 이같은 문구를 새기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떠나고 싶지 않은 도시’로 지난해 6월 재선거를 통해 당선된 김 구청장에게 2005년은 각별한 의미를 지닌다. 민선 1·2·3기 구청장의 도중하차로 인한 구정 공백에 대한 구민들의 우려를 씻어야 하기 때문이다. 김 구청장이 우선 과제로 삼고 있는 것은 영등포구를 ‘살고 싶은 도시·떠나고 싶지 않은 도시’로 만드는 것이다. 주민들의 발길을 붙잡을 수 있는 가장 핵심적인 요소는 교육으로 보고 지난해 말 구청에 교육 관련 전담팀까지 만들었다. 가장 큰 목표는 외국어고, 과학고 등의 특수목적고를 유치하는 것. 또 지역의 고등학교를 일류 고등학교로 만들기 위해 교사·학부모들과의 스킨십도 강화하고 있다. ●지역간 개발 격차 해소 역점 지역간 개발 격차를 없애는 것도 중요한 과제다. “영등포구는 여의도를 제외하고는 아직도 1960·70년대의 모습을 간직한 지역이 있을 정도로 발전의 편차가 심합니다.42%가 준공업지역에 묶여 있어 개발이 지연됐습니다. 대규모 공장들로 인해 공해·공장도시라는 이미지도 강하고요.” 재래시장·달동네가 있는 영등포 2·5·7가는 ‘도심형 뉴타운’으로, 신길동은 미니 신도시인 ‘주거형 뉴타운’으로 만들게 된다. 또 ㈜경방, 방림방적 공장, 문래동 공장지대 등은 개발해서 상업·주거 시설로 탈바꿈하게 된다. 기존의 여의도는 70층 규모(250m)의 ‘서울 국제금융센터’가 들어서는 등 지속적으로 개발을 추진한다. ●안양천에 문화·레저시설 조성 영등포구의 유일한 자연 자원인 안양천도 푸른 도시로 가꿔나갈 방침이다. 낚시·물놀이를 즐기며 추억을 되새기고, 추억을 만들어나갈 수 있는 공간으로 가꾸는 것이 목표다. 자연친화적인 공간·문화·레저 시설을 구비하고, 현재 3∼4급수인 수질을 1∼2급수로 개선할 방침이다. 청장으로 부임하자마다 청장실 벽을 유리벽으로 바꾼 김 구청장은 ‘투명행정’을 내세운다. “유리벽으로 바꾼 뒤 시간을 가리지 않고 찾아오는 민원인들을 자주 맞게 됐습니다. 귀찮지 않으냐는 질문을 자주 받는데 저는 오히려 잘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투명한 민원 처리가 바로 제가 해야 할 일이지 않습니까.” 김유영기자 carilips@seoul.co.kr
  • [26일 TV 하이라이트]

    [26일 TV 하이라이트]

    ●유재석 김원희의 놀러와(MBC 오후 7시) ‘왕꽃선녀님’의 여주인공 이다해가 들려주는 ‘남자친구에게 스킨십 유도하는 법’을 포함해 남자들의 관심을 끄는 비법을 공개한다. 즉석랭킹 ‘점점 크게’에서는 조혜련이 한 방송프로에서 옥주현과 씨름하다가 힘에 밀렸던 경험을 들려주며 그녀의 힘이 부럽다고 고백했다. ●라이프n조이(YTN 오전 9시20분) 우리 고유의 멋이 살아 숨쉬는 마을 안성을 찾는다. 유기의 본고장인 안성 유기공방, 동물과 함께 놀고 민속놀이도 즐길 수 있는 예지촌에서 추억을 만든다. 또 누구나 손쉽게 할 수 있는 보통의 포장법부터 상상치도 못한 특이한 포장까지 포장의 모든 것을 알아본다. ●이 땅의 꾼(EBS 오전 6시) 남원에 살고 있는 생강장수 윤영섭씨는 생강을 들고 장터를 찾아다닌다. 장을 찾는 사람들이 점점 줄어들고 있는 요즘, 장꾼도 장터 사람들도 웃을 일이 많지 않다. 내일은 좀더 나을 것을 기대하며 다시 짐을 챙겨 또 다른 장을 찾는 장꾼의 떠돌이 인생. 그 여정에 동행한다. ●솔로몬의 선택(SBS 오후 6시50분) 학력을 속이고 영어강사로 학원에서 학생들을 가르친 것이 학부모에게 들통났을 경우 학원장은 손해배상을 해야 하는지를 알아본다. 또 회사가 작성한 문서가 관리 소홀로 유출돼 피해를 입은 사람이 회사의 행위에 대해 명예훼손 문제를 제기할 수 있는지도 살펴본다. ●부모님 전상서(KBS2 오후 7시55분) 형표에게서 연락이 없자 성미는 점점 초조해지지만 채영의 충고에도 불구하고 연락이 오기만을 기다린다. 창수는 성실에게 그 동안 못할 짓을 많이 했다며 고백 아닌 고백을 하고, 아리는 지환에게 미연의 행동이 마음에 안든다며 투덜댄다. 금주는 미연에게 아리와 친해지라며 충고하고…. ●KBS스페셜(KBS1 오후 8시) 타이완을 겨냥한 중국의 경제 특구 푸젠성 샤먼에서부터 마웨이 타이완 기업 전용투자구, 중국의 실리콘 밸리라 불리는 장강 하이테크 파크에 이르기까지 양안 경협의 생생한 현장을 찾았다. 또 정부 관계자, 기업인들의 심층 인터뷰를 통해 오늘의 양안 경협, 그 실체를 들여다봤다.
  • 살가워진 CEO

    “김정만 사장입니다. 설날을 맞아 임직원 여러분 가정에 좋은 일들만 가득하길 바라며 연휴 잘 보내고 건강한 모습으로 다시 만납시다.” 지난 설 연휴때 LG산전 직원들은 전혀 예상치 못한 김정만 사장의 휴대전화 음성메시지를 받고 놀랐다.1999년 LG산전 부사장으로 취임한 뒤 혹독한 구조조정으로 회사를 정상으로 돌려 놓은 김 사장인지라 이처럼 ‘살가운’ 모습은 기대하지 못한 것. 스치기만 해도 찬바람이 불던 대기업 CEO들이 부드러워지고 있다.IMF이후 대규모 구조조정과 ‘위기경영’으로 조직이 어느 정도 단련됐다고 판단,‘훈풍’을 불어넣기 위한 것이다. LG산전은 김 사장 재임동안 엘리베이터, 자동판매기, 동제련 사업을 매각하고 부채비율을 1000%에서 200%대로 낮추는 등 강도높은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이 과정에서 많은 인력들이 회사를 떠나야 했다. 김 사장은 지난해 자율 복장이던 본사 직원들에게 넥타이를 다시 매게 하는 등 무섭고 딱딱한 이미지가 강했다.LG산전 관계자는 “회사가 그동안의 구조조정으로 정상궤도에 올랐지만 분위기가 많이 팍팍해져 올해부터는 ‘믿음과 존중’을 기반으로 한 조직문화를 가꿔보려는 의도”라고 말했다. 지난달 청주 혁신학교 야간행군에 불시 참가해 교육생들을 놀라게 했던 김 사장은 앞으로 직원들과의 ‘생맥주 미팅’, 등반대회, 애프터서비스 기사들과의 간담회, 주니어보드 간담회 등 ‘스킨십’ 일정을 잡아놓고 있다. 이 달부터 2900여 직원의 결혼기념일에 일일이 축하 문자메시지도 보내고 있다. 삼성그룹 구조조정본부에서 감사팀장을 지내 한때 ‘공포의 대상’이던 삼성SDI 김순택 사장은 “CEO는 때론 자상한 어머니 같은 역할을 해야 한다.”면서 직원들을 다독거리며 꿈을 심어주고 있다. 김 사장은 지난달 10일에 이어 14일에도 신입사원 특강에 나서 “나도 사장이 될 수 있다는 꿈을 갖고 회사를 믿고 따라와 달라.”고 당부했다. 지난해에는 성년이 된 직원들에게 축하메시지를 담은 곰인형을 선물, 주위를 놀라게 했다. 삼성전자 LCD총괄 이상완 사장도 ‘겉보기’와 달리 다정다감한 CEO로 통한다. 이 사장은 최근 ‘중국집 주방장’으로 변신, 천안사업장 인근의 장애인 재활시설 ‘죽전원’ 원생들에게 자장면 130그릇을 직접 만들어 제공하는 등 소탈한 모습을 보여줬다. 그는 설날 연휴에도 충남 탕정사업장으로 출근,3월 양산 준비에 여념이 없는 직원들을 격려하기도 했다. 류길상기자 ukelvin@seoul.co.kr
  • 현장서 궂은일도 함께…CEO들의 ‘스킨십 경영’

    “권위를 벗어 던져라.”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의 ‘탈(脫)권위’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현장 직원들과 궂은 일을 함께 하고, 젊은 직원들과는 최신 가요를 부르며 간격을 좁히고 있다. 직원과 유대를 강화하는 CEO들의 모습은 조직에 생기를 불어넣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이용경 KT 사장은 노란색 안전모와 장화, 드라이버 등 현장 작업에 필요한 도구를 차에 상비하고 다닌다. 직원들과 함께 초고속인터넷을 설치하고, 애프터서비스를 하기 위해 가정을 방문하는 등 현장경영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전자공학을 전공한 테크노 CEO 출신이어서 장비 다루는 솜씨도 수준급이다. 관계자는 “직원들과 같은 유니폼을 입고 땀흘리면서 현장을 느끼고 있어 최고임원과 사원간에 일체감을 형성하고 있다.”면서 “최근에는 현장 직원들의 복장을 개선하는 문제를 검토할 것”을 지시, 현장경영의 성과도 나온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지역본부 등의 비공식 방문이 잦아졌다. 하나로텔레콤 윤창번 사장은 보름에 한번 부서별 맥주 미팅을 갖는다. 회사 인근 맥주집을 통째로 빌려 대화는 물론 장기자랑 시간을 갖는 등 함께 어울린다. 최근 신입사원 환영 미팅에 참가한 한 사원은 “사장님이 싸이의 ‘낙원’, 윤도현의 ‘너를 보내고’ 등 젊은이들이 좋아하는 노래를 음정 하나 안 놓치고 불러내 감탄했다.”면서 “CEO가 말단 직원 행사에도 참여하는 모습을 보면서 소속감이 강해지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남중수 KTF 사장은 매달 생일을 맞은 직원들을 인근 카페로 초청해 파티를 열어준다. 케이크도 자르고 선물도 주며 대화의 장을 정기적으로 갖는 것. 최근 전면 번호이동제가 시작되면서 종합상황실을 방문해 다과를 건네는 등 직원들을 격려하는 모습을 보였다. 최태원 SK 회장은 직원들에게 ‘도토리’를 나눠주는 CEO로 유명하다. 구내 식당도 애용하는 그는 회식이나 직원들과 대화의 자리를 이용해 “싸이질하는 사람 있으면 손들어보라.”고 한 뒤 즉석에서 1만원 상당의 도토리 상품권을 나눠준다. 싸이질이란 싸이열풍에 따른 신조어로 싸이월드 홈피에서 게시판, 사진첩 등을 꾸미는 활동을 말한다. 싸이월드를 운영하는 유현오 SK커뮤니케이션즈 사장은 자신의 미니홈피를 통해 감성경영을 실천하고 있다. 유 사장의 홈피에는 사내 직원들이 안부를 묻거나 의견을 개진하는 내용이 대부분. 특히 회사 직원들과 회식때 찍은 사진을 홈피에 올리고 서로 대글을 달며 유대를 강화하는 점이 눈에 띈다. 업계 관계자는 “카리스마란 ‘사람을 움직이는 힘’이란 뜻으로 강한 면과 부드러운 면이 고루 필요하다.”면서 “직원들의 마음을 움직이기 위한 CEO의 노력이 아름답다.”고 말했다. 주현진기자 jhj@seoul.co.kr
  • [마니아] 춤 추실까요! ‘필라땅고’ 모임

    [마니아] 춤 추실까요! ‘필라땅고’ 모임

    “땅고의 바다에 빠져보세요.” 아르헨티나 탱고댄스인 필라땅고가 소리없이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며 회원들은 저마다 필라땅고 예찬론을 늘어 놓는다.‘필라(phila)’는 아르헨티나 말로 ‘좋아하는, 사랑하는’이라는 형용사다. 커플댄스를 살펴보려는 참에 ‘행보칸’이라는 별칭으로 뛰고 있는 동호인과 어렵게 연락이 닿았다. ●마음을 잇는 게 진짜 사교…‘사교춤’엔 사교가 없다? 지난 22일 오후 4시쯤 약속장소인 서울 지하철 2호선 홍대입구역 근처에 날씬한 몸매의 청년이 나타났다. 주인공이 바로 ‘행보칸’ 이준(35·회사원·서울 양천구 신정동)씨다. 이씨는 커플댄스 동아리에서 같은 회원으로 만난 ‘쌈바칸’ 강현주(32·여)씨와 백년가약까지 맺은 맹렬파 가운데서도 맹렬 마니아다. 이씨를 따라 길목을 5분쯤 걸어 들어가자 동교동 ‘한솔 2길’쪽 산뜻한 회색건물 지하 1층에서는 남녀 10명이 쌍쌍으로 다섯 짝을 이뤄 춤추기에 온힘을 쏟고 있었다. “한발 트위스트(Twist), 두발 트위스트…. 남자 프런트(Front), 여자 백(Back)…. 딴, 따안….” 쌈바칸의 주도로 강습이 이어졌다. 대형 스피커로 아르헨티나 음악을 틀어놓고 리듬에 따라 발을 맞춰보고, 잘못된 동작을 바로잡아주는 것이다. 이들은 필라땅고 회원 1130여명 중에서도 기량이 뛰어난 연구회 멤버들이다. 매주 토요일 이곳에 모인다. 많게는 20여명씩 되며 ‘쌈바칸 여사’가 회장을 맡고 있다. 온라인으로 소식만 주고받는 ‘고무줄 회원’을 빼면 주로 활약하는 숫자는 100여명이라고 이씨는 귀띔했다. 정보도 중요하지만 실제로 만나 호흡을 맞춰 춤춰보지 않으면 헛방(?)이기 때문이다. “혹시 주변에서 삐딱한 시선으로 바라보지는 않느냐?”고 말을 건네자 회원들은 “뭐 우리만 떳떳하면 되지 않겠어요?”라고 되묻는다. “올해로 4년째 필라땅고 모임을 갖고 있다.”는 이씨는 “사교댄스 하면 흔히 남녀간에 이상한 문제로 여겨지던 세태는 문화를 잘못 받아들인 탓”이라고 차분하게 말했다. 어느 나라에나 춤이 있는 것처럼 댄스도 원래 하나의 사교문화인데, 문화를 잘못 받아들인 나머지 참된 만남의 자리로 인식하지 않아 사교라는 단어 자체가 심각하게 뒤틀렸다는 얘기다. 따라서 회원들은 사교춤이라는 단어를 꺼린다. 쌈바칸은 “다른 장르와 달리 필라땅고는 사람 인(人) 자 모양처럼 서로 기대는 형상으로 인간적인 장르라는 강점을 지녔다.”면서 “가족은 물론 이웃끼리 스킨십으로 마음을 이어주는 ‘안아주는 문화’의 하나로 이해하면 쉽게 접근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기본동작을 6개월 정도 익히면 어느 정도 즐길 수 있단다. 그러나 발걸음·손놀림 하나하나도 때마다 다르고, 음악도 애잔한 곡조에서부터 신바람나는 곡에 이르기까지 분위기가 천차만별이기 때문에 같은 춤은 없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는 말도 보탰다. ●“국민소득 2만달러 시대를 내딛는 하나의 스텝” 서울이 아닌 다른 지방에서 매주 합류하는 회원도 더러 끼었다. 닉네임이 ‘올가’인 이진규(62·창원대 컴퓨터학과 강사)씨의 필라땅고에 대한 열정은 놀랄 정도다. 경남 마산시에서 여고 교사로 정년퇴임한 그는 퇴임식 때 제자들과 동료 선생님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댄스파티를 열었다고 털어놓았다. 필라땅고에 대해 “춤 중의 춤이요, 마지막 춤이요, 춤의 황제”라고 자랑한다.‘올가’라는 별명도 이를 통해 최고의 삶을 누릴 수 있다는 뜻에서 붙였다. 바로 오르가슴을 줄인 것이기 때문이다. 올가는 “필라땅고는 국민소득이 2만달러를 넘는 국가에서 많이 추는 춤”이라면서 “불 꺼진 가운데 음탕한 분위기 속에서나 몸을 흔들어대는 어두운 장르가 아니라, 서로에 대해 믿음을 주고받으며 리듬을 맞춰나가는 묘미를 맛보게 한다.”라고 소개했다. 동작이 역동적이고 화려하며 무엇보다 창작도 가능하다는 점에서 필라땅고를 따라갈 장르가 없다고 뽐낸다. 고스톱판을 벌이거나 걸핏하면 밤을 새우는 음주문화를 대체할 수 있는 문화라며 활짝 웃었다. 그래서인지 나이를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로 젊어보였다. 회원들에게 동료들의 나이나 직업 등 개인적인 일은 그다지 큰 관심사로 비쳐지지 않는다. 따라서 별명으로 불린다. 이 때문에 어느 정도 오래 만나온 사이여야만 서로의 일을 자세히 알게 된다.“살아온 나이가 아니라 땅고 나이가 중요하며, 오직 춤으로 말할 뿐”이라는 것도 그 때문이다. 행보칸과 쌈바칸이 결혼하기까지 얽힌 사연도 간단찮다.7년 전 먼저 입문한 행보칸이 동호회로 찾아온 쌈바칸을 지도하게 된 게 둘도 없는 인연을 맺어줬다. 쌈바칸은 집안 어른들에게 결혼 얘기를 꺼내자 “직업도 직업이지만 춤추는 사람을….”이라고 마뜩찮아 했다고 살짝 일러줬다. 부모님들이 신랑감을 만나려고 하지도 않았다고도 했다.5년 전부터 커플댄스를 시작했는데 “말만 한 처녀가 어디 할 게 없어서 춤을 하냐.”며 혀를 차기에 모시고 와 보여준 뒤부터는 “우리 딸 내외가 커플댄스 전문가”라며 자랑하고 다닌다며 사람좋은 표정을 지었다. ●지하철에서도 “우리, 필라땅고 한번 해볼까요?” 행보칸은 젊은이들이 즐기는 힙합계통의 댄스와 비교하면 어떠냐는 질문에 “우열의 관계이기보다는 힙합 등의 장르는 개인의 끼를 발산하는 통로인 반면, 필라땅고는 부부라 하더라도 힘든 ‘정신 교통’의 통로라고 보면 맞다.”고 했다. 컴퓨터 발달 등으로 단절된 인간관계를 되돌릴 비상구라고 예까지 들어줬다. 필라땅고에 대한 자부심만큼이나 회원들의 열기도 매우 뜨겁다. 문화란 게 시간에 따라 변하기 마련이어서 아르헨티나 등 해외로 건너가 축제도 구경하고 관계자들을 만나 최신정보도 얻어내야만 한다. 쌈바칸 등 회원 3명은 지난해 3월 아르헨티나를 방문했다. 탱고를 문화상품으로 해 외화 벌이에 짭짤한 재미를 보고 있는 아르헨티나는 해마다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국제 탱고경연대회(CITA)를 연다. 회원들은 1주일간 열린 경연대회를 살펴보고 돌아왔지만 쌈바칸은 각종 정보를 눈으로 익히느라 한달이나 머물렀다. 그는 “남편과 네살 난 딸아이를 내팽개치고 다녀왔다.”고 수줍어하며 자랑 아닌 자랑에 바빴다. 자신이 좋아하는 필라땅고를 적당히 즐기면서도 배운 기교를 다른 분야에까지 써먹는 알뜰파도 있다. 닉네임이 ‘프쉬케’(정신을 뜻하는 그리스어)인 안재은(35·여)씨는 경기도 의정부시에서 적어도 정모(정기적인 모임)에만은 빠지지 않고 달려온다. 운동치료사로 일하는 그는 최근 노인질환 치료에 활용한다는 야무진 계획을 세워놓았다. 통상적인 운동으로는 무리가 가기 쉽다는 판단에서다. 회원들은 오후 6시30분쯤 되자 자리를 일단 접었다. 식사를 함께 한 뒤 일반 회원들이 모여들면 막을 올리는 필라땅고 파티 ‘밀롱가’에 다시 합류한다. 밀롱가란 아르헨티나 무곡(舞曲)의 이름을 딴 것으로, 많게는 100여명의 회원들이 음료와 포도주 몇잔을 곁들여 자유롭게 즐기는 무대다. 보통 새벽 1∼2시까지 이어진다. 발레·음악을 포함해 예술을 전공한 교사나 교수, 소방관 등 여러 직종, 특히 해외로 나갈 일이 많은 부류의 사람들이 딱히 즐길 장소가 마땅찮던 터에 인터넷 등을 통해 알고 찾아들게 된 ‘친구들의 모임’인 셈이다. 행보칸은 “언젠가 교사인 회원 한 명이 역시 교사인 부인 몰래 1년간이나 땅고를 배우다 가벼운 소동이 빚어진 적도 있다.”면서 남편의 움직임을 수상히 여긴 부인이 이곳을 찾아왔으나 지켜본 뒤에는 같은 회원으로 활약하게 된 에피소드를 들려줬다. “이 세계를 알고 나면 아무런 문제도 아닌데, 모르면 생각해보지도 않고 왜곡해버리기 쉬운 것 같아요. 문화를 이해해야 합니다. 우리는 전동차를 타고 가다가도 공간만 생기면 필라땅고를 춥니다. 꺼릴 게 없다는 말이죠.” 글·사 진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盧대통령 “기자들 골고루 만나라”

    노무현 대통령이 최근 참모들에게 언론과의 ‘스킨십’을 통해 활발한 국정홍보를 이례적으로 당부한 것으로 알려져 주목된다. 노 대통령은 최근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다양한 방식의 의사소통을 통해 참여정부의 국정운영 기조와 방향을 적극 알리고 설명하는 것이 필요하다.”면서 활발한 국정홍보를 당부했다고 김종민 청와대 대변인이 12일 전했다. 이는 지난 연말 출입기자들과 송년만찬에서 언론과 건전한 긴장관계에서 건전한 협력관계로 전환하겠다고 선언한 뒤 나타나는 변화다. 김 대변인은 ‘다양한 방식의 의사소통’ 방식에 대해 “브리핑, 백그라운드(배경설명)브리핑, 전화통화, 오찬, 인터뷰 등 여러가지가 있지 않으냐.”고 말해 앞으로 청와대 참모뿐 아니라 공무원들의 대언론 접촉방식 변화가 주목된다. 하지만 노 대통령은 언론과의 접촉과정에서 예상되는 문제점도 지적했다. 노 대통령은 “친한 기자들만 만나지 말고 골고루 만나 균형을 잡도록 해야 한다.”면서 친소관계에 따른 접촉 집중현상을 우려했다. 노 대통령은 “의사소통 과정에서 부분적 표현만 부각되거나 적절하지 않은 기사 또는 왜곡되거나 잘못 전달되는 기사가 생길 수 있다.”면서 이런 점을 고민해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다만 비서동 개방 등의 취재시스템 변화는 여전히 기대하기 어려울 것같다. 김 대변인은 “시스템 변화는 아니 다.”고 말했다. 박정현기자 jhpark@seoul.co.kr
  • [본지 ‘술자리 女 vs 男 워스트 5’ 조사] 추근대는 男·오버하는 女 ‘꼴불견’

    [본지 ‘술자리 女 vs 男 워스트 5’ 조사] 추근대는 男·오버하는 女 ‘꼴불견’

    해마다 돌아오는 연말·연시가 악몽같다는 직장인들도 적지 않다. 한해의 아쉬움을 털어내다 보면 과음이 뒤따르게 마련이고, 결국 피로와 숙취에 젖은 심신만 남을 뿐이다. 연말 무사히 ‘생존’했다고 해도 시무식이 끝나면 다시 회식이 기다린다. 직장의 술자리는 업무의 연장이라지만, 다른 사람들에 대한 배려가 실종된 술자리라면 그 자체로 스트레스다. 서울신문은 빙그레, 동원F&B, 해태제과, 한국야구르트,CJ, 웅진식품, 서울우유 등 7개 기업 남녀 직장인 100명에 대한 설문조사를 통해 그들이 말하는 술자리 ‘여 대 남(女 vs 男)’ 워스트 5를 선정했다. 여성은 술을 강요하는 남자를, 남성은 술을 못먹는 여자를 최악으로 뽑아 너무나도 상반된 인식의 차이를 드러냈다. ●女 “이런 남자 싫다” 2년차 직장인 한모(27·여)씨는 회식자리에서 긴장을 늦추지 않는다. 술자리의 분위기를 틈타 은근슬쩍 어깨에 손을 얹거나 바짝 다가앉아 스킨십을 시도하는 상사나 동료들 때문이다. 불쾌하지만 분위기 좋은 술자리에서 정색하고 화를 낼 수도 없어 속앓이만 한다. 여성들이 지적한 최악의 술자리 유형도 ‘은근한 스킨십을 시도하는 남성’으로 나타났다. 복수 응답자 49명 가운데 13명이나 이를 꼽았다. 친밀감으로 포장됐지만 여성들에게는 성희롱에 가깝게 받아들여지고 있는 것 같다. 워스트 2위는 욕설이나 험담, 폭언 등 말을 함부로 하는 남자다.3위는 노래방에서 블루스를 강요하거나 추근대는 남자다. 만취해 시비거는 남자와 술을 강요하는 남자도 여성들에게는 함께 하고 싶지 않은 상대로 뽑혔다. 이 밖에 술자리에서 군기잡는 남자, 말 안하고 술만 먹거나 술을 버리는 남자, 택시비를 안주는 남자 등도 기피 대상이라는 소수 의견이 나왔다. ●男 “이런 여자 싫다.” 남성이 뽑은 최악의 여성은 ‘일편단심 못먹어요형’이다. 또 술은 먹지 않고 안주만 집어 먹는 여성도 남자들의 경계 대상 1호로 떠올랐다. 2위는 만취해 울거나 시비를 거는 여자가 차지해 눈길을 끌었다.‘공주형’ 여자도 남성들이 싫어하는 상대였다. 평소와 달리 연약한 척하거나 상사에게 애교를 부리는 여성, 자기 자랑이나 남자친구를 자랑하는 것도 꼴불견이라는 응답이 많았다. 술자리 내내 문자메시지를 보내거나 휴대전화로 통화하는 여자도 남성들의 원성을 샀다. 소수 의견으로 1차에서 사라지는 여자, 술자리가 끝났는데 뒤늦게 발동걸려 더 먹자는 여자, 눈치없이 3차까지 남는 여성도 기피 대상이다. ●남녀 ‘음주 강요형 상사’가 1위 술을 강권하는 직장 상사는 남녀를 가리지 않고 기피 대상이었다. 남녀 직장인 모두에게 최악의 상사 1위는 직급으로 압박하며 음주를 강요하는 형이 뽑혔다. 술자리에서조차 시종일관 업무 이야기를 하거나 잔소리, 부하 직원을 나무라는 ‘초지일관 업무형’상사도 ‘밥맛없다.’는 사람이 많았다. 여성 2위, 남성 3위를 기록했다. “우리에게 끝이란 없다. 동틀 때까지 고(go)”를 외치는 ‘먹고 죽자형’상사도 직원들에게 문제아로 지적됐다. 또 혼자서만 이미 했던 이야기를 또하는 스타일의 ‘네버앤딩스토리형’ 상사도 기피 대상이 됐다. 여성들은 남자와 달리 기름기나 고추가루가 묻은 술잔을 마구 돌리는 비위생형 상사도 싫어했다. 이 밖에 돌아가며 소감을 발표하게 하는 상사, 자신의 집 근처에서 술자리를 벌이거나 집까지 바래다 줄 것을 노골적으로 요구하는 상사, 술자리에서 잘 지내자고 하고는 다음날 ‘갈구는’ 상사, 부하 직원을 머슴부리듯 심부름 시키는 상사 등 재미난 의견도 많았다. ●술자리에서 먼저 사라지는 후배가 최악 남성과 여성 모두 온갖 핑계를 대며 술자리에서 빠지거나 먼저 사라지는 ‘뺀질이형’직장 후배를 최악으로 꼽았다.3차 가자고 분위기만 띄우고는 사라지는 후배도 원성의 대상이 됐다. 여성은 분위기 못 맞추는 ‘목석형’ 후배가 1위였다. 또 술에 취해 울면서 “저 정말 서운했어요.”라고 대책없이 눈물을 떨구거나 만취해 날뛰는 후배 등 ‘오버형’도 선배들에게 기피 인물로 찍히는 지름길이었다. 여성들은 술자리에서 친한 척 반말을 하는 후배를, 남성들은 상사에게 아부하는 후배를 싫어했다. 술자리에서 고기굽는 임무를 선배에게 떠맡기면서 술도 안 따라주는 후배 역시 경계 대상이었다. 이 밖에 비싼 안주만 시키는 후배, 폭탄주 먹자고 나서는 후배, 술자리 내내 지루한 표정을 감추지 않는 후배도 꼴불견이라는 응답이 많았다. 안동환 홍희경기자 sunstory@seoul.co.kr ■노래방 워스트 5-우울한 노래로 분위기 깨는 사람 ‘음주가무’가 망라되는 송년회의 피날레는 노래방이 장식하게 마련이다. 직장인들은 노래방에서도 지켜야 할 예의와 규칙이 있다고 입을 모았다. 동원 F&B의 1년차 사원 김성희(26·여)씨는 입사 초기에 대학시절 애창곡을 부르던 도중 동료가 분위기에 맞지 않는다며 ‘취소’버튼을 눌러 당황했던 기억을 갖고 있다. 김씨는 “단호하게 노래를 끊어버리는 동료가 야속했지만, 요즘에는 혼자 분위기 잡는 사람들이 있으면 흥이 깨진다.”고 변화한 취향을 설명했다. 김씨는 왁스의 ‘오빠’와 장윤정의 ‘어머나’를 맹연습해 송년회에서 히트를 쳤다. 직장인들이 꼽은 ‘노래방 기피대상’ 1위 역시 우울한 노래로 분위기 깨는 사람인 것으로 나타났다. 다른 사람이 노래하고 있는데도 마이크를 놓지 않는 사람이 그 뒤를 이었다. 발라드만 골라 부르면서 블루스 추자고 하는 남성이 싫다는 여성 응답자도 47명 가운데 15명으로 전체 기피대상 순위 3위에 올랐다. 다른 사람이 1절을 끝내자 꺼버리고 자기 노래 하는 사람, 노래방 예약시간이 끝날 만하면 카운터로 달려 나가 시간을 연장하는 사람이 각각 4,5위에 올랐다. 남성들은 이밖에 발라드에 취해 우는 여성, 끝까지 빼면서 노래 안부르는 여성을 노래방 꼴불견으로 꼽았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손학규지사, YS·昌 만난 까닭은

    손학규 경기도지사가 최근 들어 대권을 염두에 둔 보폭을 점차 넓혀가고 있다. 중앙당 인사들과 연거푸 식사를 같이 해가며 스킨십을 다져나가고 있다. 또 이미 두터운 인맥으로 정평이 나 있는 ‘손학규 사단’을 한 차례 더 보강하기도 했다. 특히 손 지사는 지난주 서울의 한 호텔에서 김영삼 전 대통령과 최형우 전 내무부 장관, 서청원 한나라당 전 대표 등과 함께 부부 동반으로 저녁을 같이 한 것으로 확인됐다. 송년 모임이었지만, 사실상 ‘정치 선배들’에게 도움을 구하는 성격이 짙었다.YS는 지난 1993년 경기 광명 보궐선거에서 손 지사를 공천한 ‘정치적 스승’이고, 최 전 장관은 손 지사를 정치특보로 가까이 뒀던 돈독한 관계다. 그는 이 자리에서 여야가 치열하게 대립하는 현 정국에 대해 자문을 구했고, 대권 도전 의사를 명확히 하며 지원도 요청했다는 후문이다. 다른 대권주자에 비해 당내 기반이 취약하지만, 외곽의 다양한 인적 네트워크로 이를 녹여나가겠다는 취지다. 지난달 29일 한나라당 이회창 전 총재와 만난 데 이어 지난 15일 정병국·남경필 의원 등 ‘새정치수요모임’과 저녁을 함께 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읽힌다. 손 지사의 최근 움직임은 올 상반기에 외자 유치에 열을 올리는 등 ‘도정(道政)’ 우선을 외쳤던 것과 비교해 시사하는 바가 크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그는 광범위한 인적 네트워크를 갖고 있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는 ‘손학규 사단’을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할 계획이다. 당 국장급 출신 인사 두 명을 경기개발연구원과 경기도 서울사무소에 배치하는 게 구체적 사례다. 이로 인해 오는 29일 열리게 될 ‘손학규 사단’의 송년 모임은 대선 출정식을 방불케 하리라는 추측도 나돈다. 박지연기자 anne02@seoul.co.kr
  • [서울광장] 노(NO)라고 말하는 한국/이기동 논설위원

    [서울광장] 노(NO)라고 말하는 한국/이기동 논설위원

    청와대의 한 고위인사는 한·미 관계의 현주소를 설명하면서, 실제 아무 문제가 없는데 언론이 큰 문제가 있는 것처럼 쓰는 게 탈이라고 했다. 그는 하도 답답해 노무현 대통령과 부시 대통령의 통화내용을 공개했으면 좋겠다는 말까지 했다. 두 정상의 대화는 마치 오랜 친구처럼 그렇게 화기애애할 수가 없다는 것이다. 노무현 대통령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정상회의 참석차 출국하기 직전에 들은 이야기다. 하지만 노 대통령은 APEC정상회의 참석길 LA에서부터 시작해, 유럽순방을 마치기까지 작심한 듯 충격적인 외교발언들을 쏟아냈다. 자주외교를 내세웠지만, 발언상대는 누가 봐도 미국이다. 발언수위도 시간이 갈수록 점점 더 높아갔다.‘북한핵은 자위수단이다. 누구든 한국 국민의 뜻을 벗어나는 걸 강행할 수 없다. 북한체제 붕괴는 가능하지 않다. 한반도야 깨지든 말든 핵문제만 해결되면 된다는 식은 안 된다….’ 하이라이트는 미국과 일부 서구 국가들에서 북한체제가 결국 무너져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어 북한이 더 불안해한다는 요지의 프랑스 동포간담회 발언이었다. 물론 북한을 향해서도 쓴소리를 했다. 핵무기를 포기하고, 대화에 응하라는 요지의 주문이다. 하지만 주 과녁은 역시 미국이다.1기 부시행정부는 북한의 정권교체를 추구하지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하지만 2기때도 그러리라는 보장은 없다. 노 대통령은 아마도 이점을 염두에 두고 있는 듯하고, 한국 대통령으로서는 할 만한 발언이기도 하다. 문제는 그런 발언이 한·미 동맹과 북한 핵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가질 신뢰와 효율성의 저하이다. 앞서 소개한 청와대 인사의 말과 달리 외교부내 많은 인사들은 부시 1기때부터 한·미간에 실질적인 대화가 단절된 지 오래라고 말한다. 노 대통령의 집권과정과 반미정서를 떼놓고 생각하기는 힘들 것이다. 두 여중생의 비극적인 죽음과 반미촛불시위속에 탄생한 정부다. 초기 미국 신용평가기관들의 ‘한국 때리기’가 있었고, 이어 자주와 동맹논란을 겪고, 주한미군의 감축결정이 있었다. 어차피 겪어야 할 반미의 대가로 치부하면 그뿐 아니냐고 하는 이가 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한·미동맹을 아주 버릴 생각이 아니라면,2기 부시행정부를 1기때처럼 보낼 수는 없지 않으냐는 게 식자들의 생각이다. 그래서 많은 이들이 미·일관계를 모델로 한 새 안보공동선언을 만들어 새 출발을 다짐하고, 또한 양국의 전문가들이 나서서 ‘와이즈멘(Wisemen)그룹’이라도 가동해 소원한 거리를 좁혀보자는 의견들을 내놓았다. 하지만 노 대통령의 순방길 발언들은 대미외교 기조가 ‘미국에 대해 할 말을 좀 하는 편’ ‘여기에 대해 미국이 좀 놀라는 편’의 수준에서 요지부동임을 보여준다. 미국은 이번에 좀더 많이 놀라고 있을 것이다. 그리고 미국은 바보가 아니다. 노 대통령 발언의 최종 지향점이 무엇인지 잘 알고 있을 것이다. 미국은 그것이 남북정상이 만나, 핵문제를 포함한 모든 문제를 자주적으로 풀겠다는 의도로 볼지 모른다. 카드를 다 내보이고 하는 외교는 없다. 중국과 한국은 북한의 붕괴를 바라지 않는데 미국은 바라고, 얼굴을 붉히는 일이 있더라도 무력사용은 막겠다고 공개하면서 제대로 된 외교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동맹을 버리고 자주로만 살겠다는 각오가 아니라면, 이제부터라도 대미외교의 기반을 다시 잡아야 한다. 너무 자주파 인사들로 짜여져 방향선회가 어렵다면, 외교안보 라인업을 새로 짜는 것도 생각해봐야 한다. 당국자끼리 최소한의 스킨십이라도 있어야 신뢰가 생기고, 신뢰 없는 외교는 무망하다. 적어도 참여정부가 지향하는 자주외교가 ‘노(No)라고 말할 수 있는 일본’을 내세워 폐쇄적 국수주의의 대명사로 치부받는 이시하라 신타로와는 다른 유의 자주라야 하지 않겠는가. 이기동 논설위원 yeekd@seoul.co.kr
  • “엄마 노릇하려니 정신없어”

    “엄마 노릇하려니 정신없어”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의 ‘스킨십 정치’가 당 안팎으로 늘어나고 있다. 최근 당내 주요 당직자와 출입기자단을 집으로 초청,‘오픈 하우스 정치’로 눈길을 끈 박대표가 5일에는 앞치마를 두른 ‘일일 엄마’가 됐다. 박 대표는 이날 서울 성동구의 ‘화성영아원’을 찾아가 반나절 동안 아이들 식사를 챙겨주며 봉사활동을 벌였다. 아이들을 옆에 앉혀놓고 ‘해님 달님’,‘강아지똥’,‘청개구리’ 같은 책을 읽어 준뒤 아이들이 “그거 우리도 다 아는 거예요.”라고 딴청을 피우면 “그래도 잘 들어봐. 그래야 이따 산타클로스가 선물 줄 거야.”라고 달래기도 했다. 그러면서 자원봉사자들에게는 “아휴, 연기까지 하면서 읽으려니 너무 힘들어요. 말을 안 듣는 아이들 어거지로 앉혀놓고 읽으니까 목이 다 쉬겠어요.”라고 너스레도 떨었다. 점심시간에는 아이들을 옆에 앉히고 김치·부침개를 수저에 올려줬고 아이들이 버린 과자봉지를 주워 앞치마 주머니에 담는 등 ‘엄마’ 노릇을 톡톡히 했다. 소감을 묻자 “사실은 지금 정신이 하나도 없어요.”라고 답했다. 영아원을 54년째 이끌고 있는 이형숙(90) 원장은 “이렇게 찾아와줘 고맙다.”며 손수 뜬 덧버선을 선물했다. 이어 저녁에는 서울 삼성동 자택으로 출입기자단을 초청해 만찬모임도 가졌다. 박 대표는 “정치 얘기는 그만 하자.”고 손사래를 쳤지만 질문이 이어지자 “국가보안법과 관련 제가 당 일부의 비판도 무릅쓰고 ‘정부 참칭 조항 삭제도 검토’ 등을 언급하며 여당에 4차례나 대화하자고 제안할 때는 일체의 반응도 없었다.”면서 “여당이 당론을 폐지에서 개정으로 바꾼다면 얼마든지 대화의 장에 나갈 수 있다.”고 밝혔다. 전광삼 박지연기자 anne02@seoul.co.kr
  • [재계 인사이드] 현정은회장 자기색깔 드러낼까

    [재계 인사이드] 현정은회장 자기색깔 드러낼까

    현대그룹 현정은 회장은 골프를 치지 못한다. 남편인 고(故) 정몽헌 회장이 그룹을 경영할 때, 연습장에서 몇번 채를 잡아본 적은 있지만 워낙 현대가(家)의 며느리들이 나서는 것을 싫어하는 까닭에 이내 그만두고 말았다. 그런 현 회장이 최근 골프를 다시 배우기로 결심했다. 건강관리도 이유중의 하나이지만 CEO(최고경영자)로서의 이미지 굳히기와 무관하지 않다는 게 주위의 해석이다. 현대아산의 숙원사업인 금강산 골프장이 내년 가을에 문을 연다. 그룹 회장의 ‘역사적인 티샷’은 상징성이 크다. 계열사 사장단을 인간적으로 장악하는 데도 골프는 요긴하다. 현 회장 주변의 한 인사는 “술을 함께 못하는 대신, 골프를 통해 사장단이나 재계인사들과 스킨십을 가져야겠다고 판단하신 것 같다.”고 전했다.CEO들을 위한 야간공부과정인 ‘세계경영대학원’(이사장 전성철)도 열심히 다닌다. 현 회장이 CEO로서의 본격적인 변신 행보에 소리없이 나서고 있다. 지난달 21일로 취임 1주년을 맞은 그는 그러나 줄곧 경영권 분쟁에 시달리느라 CEO로서의 색깔은 제대로 내지 못했다. 세간의 시선은 우호적이지만 ‘시삼촌(정상영 KCC 명예회장)에게서 기업을 지킨 조카며느리’에 대한 동정표가 컸다. 경영권 위협이 어느 정도 해소된 지금, 현 회장은 서서히 색깔을 내고 있다. 골프는 작은 예에 불과하다. 현 회장은 현대아산·현대상선·현대증권·현대택배·현대엘리베이터·현대경제연구원 등 6개 계열사에 대한 연말 임원인사를 이미 예고해놓은 상태다. 취임 직후 임원인사를 단행하긴 했지만,‘예정된 각본’을 집행했을 따름이다. 이번 인사가 CEO로서의 색깔과 능력을 검증받을 첫 작품인 셈이다. 초미의 관심사는 현대아산 김윤규 사장의 거취. 현 회장의 ‘선택’에 그룹 안팎의 촉각이 곤두서있다. 현 회장은 다음달 중순께 또한차례 방북길에 나설 예정이다. 개성공단에서 물건이 처음 생산되는 현장을 보기 위해서다. 얼마전에는 세계경영대학원 급우인 모 게임업체 사장을 응원하기 위해 제10회 대한민국게임대전에 참석하기도 했다. 비서들에게도 알리지 않은 이 행보가 ‘현대그룹, 게임사업 진출’로 와전되자 현 회장은 홍보 담당자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전후사정을 자세히 해명하기까지 했다. 그런가하면 매주 월요일에는 어김없이 사장단회의·영업담당 중역회의·관리담당 중역회의·경제동향보고회의를 돌아가며 직접 주재한다. 이같은 자신감의 이면에는 계열사들의 실적 향상도 작용했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여의도 IN] 홈피 200만명째 방문 감사 ^^

    [여의도 IN] 홈피 200만명째 방문 감사 ^^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가 온·오프라인을 넘나드는 활기찬 스킨십으로 ‘감성정치’의 폭발력을 과시하고 있다. 박 대표는 오는 28일 오후 자신의 싸이월드 미니홈페이지(블로그) 200만번째 방문자인 권아름 양을 포함한 ‘열혈’ 방문자들과 인터넷 채팅을 갖기로 했다. 박 대표는 지난 21일 밤 미니홈페이지 게시판을 통해 “그동안 미니 홈피 200만번째 방문자에 대한 이벤트를 준비해놓고도 국회 일정이 순조롭지 못하기도 했고,200만번째 방문자였던 권아름 학생이 수능시험을 앞두고 있어서 부득이 대화방 일정을 연기하게 되었다.”면서 “28일 저녁 6시에 200만번째 당첨자를 비롯, 미니홈피를 방문해 행운의 숫자에 당첨되셨던 분들, 그리고 평소 미니홈피에 많은 글을 올려주신 분들과 인터넷을 통한 대화의 시간을 갖고자 한다.”고 공개했다. 박 대표는 이어 “권아름 학생한테 저의 소장품을 전달하고, 한해를 보내면서 수능시험을 위해 노력하고 인내해온 권아름 학생과 아름답고 사랑스러운 일을 함께 했으면 한다.”고 온라인 상에서의 색다른 만남을 제안했다. 이같은 내용이 공개되자 게시판에는 대글이 줄을 이었다. 정진근씨는 대글에서 “200만번째 접속자가 3년간 고군분투한 학생이어서 참으로 다행”이라며 “우리들의 희망둥이니까 많은 격려 바란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온라인 뿐만 아니라 오프라인에서도 최근 들어 폭넓은 스킨십을 펼치고 있다. 최근 당 상임운영위원을 삼성동 자택으로 초대한 데 이어 한나라당 출입기자들을 잇달아 초청, 자신만의 공간을 여과없이 공개해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전광삼기자 hisam@seoul.co.kr
  • 박근혜대표 자택 개방

    박근혜대표 자택 개방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가 14일 저녁 삼성동 자택을 개방했다.‘오픈 하우스’는 대표 취임 이후 두번째다. 당 출입기자단이 첫 대상이었고, 이번엔 주요 당직자들이다. 당직자들을 집으로 초대한 것은 처음이다. 박 대표는 이날 만찬에서 “한나라당을 지지해준 사람들이 기대하는 것은 우리나라의 정체성을 잘 지키라는 것 아니냐.”면서 “간첩이나 빨치산 복역한 사람이 민주화 운동자로 되는 일은 짚고 넘어가지 않으면 안된다.”고 말했다고 임태희 대변인이 전했다. 박 대표는 또한 국가보안법 등 4대 법안과 관련, 참석자들 사이에서 ‘정체성 문제’라는 지적이 나오자 “국가가 옳지 않은 방향으로 가고 있다. 이것은 바로잡아야 한다.”라고 말했다고 또 다른 참석자인 전여옥 대변인이 밝혔다. 이같은 언급은 국가보안법 개폐 등 안보 및 이념문제와 관련해서는 절대로 양보할 뜻이 없음을 분명히 한 것으로 해석된다. 만찬엔 상임운영위원 13명이 참석했다. 김덕룡 원내대표와 이한구 정책위의장은 물론 원희룡 김영선 이강두 이규택 최고위원도 초대됐다. 당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소의 박세일 소장과 진영 대표비서실장도 참석했다. 이날 만찬은 최근 한나라당 내부에서 정국 대처를 놓고 강경파와 온건파로 분열된 모습을 노출하자 적극 차단하려는 시도이기도 하다. 박 대표 개인으로서는 ‘스킨십’을 강화하는 의미를 안고 있다.“소속 의원들과의 ‘친밀감’이 부족하다.”,“너무 베일에 가려져 있다.”,“리더십이 모자란다.”는 등 그동안 쌓인 불만들을 해소하려는 일환이다. 박 대표는 다음주엔 당 출입기자단을 자택으로 초대한다. 박대출기자 dcpark@seoul.co.kr
  • 한나라 주류·비주류 ‘4대입법’ 또 파열음

    한나라당 주류와 비주류의 물밑 기(氣) 싸움이 다시 달아오르고 있다. 이해찬 국무총리의 ‘한나라당 폄하’ 발언 이후 국회 등원 여부와 관련해 치열한 격론을 벌인 데 이어 열린우리당이 추진중인 국가보안법 폐지 등 ‘4대 입법’에 대한 대응방향을 놓고 또다시 파열음을 내고 있는 것이다. 한나라당은 이르면 17일부터 정책의총을 잇달아 열어 여당이 추진하는 국가보안법 폐지 등 4대 입법에 대한 당론 확정 작업에 착수한다. 그동안 4대 입법의 위헌 소지를 들어 입법철회를 주장해 왔으나 열린우리당이 이미 법안을 제출한 마당에 철회만을 주장하는 것은 실효성이 없다고 보고, 보다 구체적 반대 논리나 대안 모색이 불가피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비주류 “대응 미숙땐 지도부 퇴진” 압박 비주류측은 지난주부터 잇따른 모임을 갖고 ‘4대 입법’ 관련 대응책을 모색하는 한편 4대 입법에 대한 당 지도부의 대응이 미숙할 경우 지도부 퇴진 등 불신임을 추진하는 방안까지 검토하겠다며 지도부를 압박하고 있다. 비주류인 국가발전전략연구회(발전연)의 홍준표 의원은 “당 지도부에 대한 의원들의 불만이 폭발 직전”이라며 “4대 입법 처리를 앞두고 지도부의 리더십을 거론하는 것이 적전분열로 비쳐질까봐 더이상 문제삼지는 않겠지만 적절한 시기에 반드시 짚고 넘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보수성향 의원모임인 ‘자유포럼’을 이끌고 있는 이방호 의원도 “여당인 열린우리당이 국정을 내팽개친 상황에서 야당이라도 정신을 똑바로 차려야 하는데 지난번 국회 파행과정에서 보여준 당 지도부의 리더십은 한마디로 기대 이하였다.”면서 “지도부가 4대 입법 처리과정에서도 우왕좌왕한다면 더이상 믿고 따를 수 없는 것 아니냐.”고 되물었다. 그러나 자유포럼은 최근 사회 일각에서 일고 있는 보수진영의 신당 창당 움직임에 공개적으로 관심을 표명하며 물밑 접촉을 가진 것으로 알려져 당내에선 “자유포럼의 지도부 비판은 딴살림을 차리기 위한 명분쌓기에 불과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주류 “지도부 흔들기는 해당행위” 반발 이에 대해 주류측에선 “국민 여론을 무시한 채 강경투쟁만 주문하고 있는데 결국 그렇게 해서 당이 얻는 것이 무엇이냐.”며 “비주류의 대책없는 지도부 흔들기는 선봉에 선 아군의 등에 총구를 들이대는 것이나 다름없다.”며 비주류의 공세를 ‘해당 행위’로 간주하는 분위기다. 그러나 당 지도부와 주류측은 지난 주말 잇따른 모임을 갖고 향후 대책을 논의하는 등 긴장감을 감추지 않았다. 이와 관련, 김형오 사무총장은 지난 13일 당직자 10여명과 골프회동을 가지는 등 전에 없는 ‘스킨십’을 보여주고 있다. 전광삼기자 hisam@seoul.co.kr
  • [이진의 섹스&시티]여자는 외로워

    여자도 남자들처럼 성욕을 강하게 느낄 때가 있죠. 배란기 혹은 아무도 곁에 없어 스킨십이 그리울 때 더더욱 그렇습니다. 이럴 때 무작정 남자를 헌팅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참 난감합니다. 흔한 해결책이라면 뭔가 열중할 수 있는 일을 찾는 것 정도?조금 적극적인 여자들은 포르노를 다운받기도 하죠. 가을을 타는 건지 요즘 부쩍 이런 생각을 많이 하게 됩니다. 여자들은 섹스하고 싶은 욕구를 해소할 만한 방법이 마땅치 않다는 것이죠. 남자들이야 직업여성을 만나는 것 외에도 낯선 사람을 만나 섹스를 하는 것이 가능하지만 여자는 힘들 거든요. 험한 세상이 위험하기도 할 뿐만 아니라 일회적인, 그것도 육체적인 만남에 회의적인 것이 여자니까요. 항상 외롭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사는 29살의 처녀 화영씨. 그는 최근 들어 친구들에게 ‘남자가 그립다.’,‘전에는 안 그랬는데 요즘엔 섹스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저절로 든다.’,‘이제는 섹스를 어떻게 하는 것인지도 잊어버렸다.’라고 이야기하고 다니죠. 지독히 사랑했던 남자와 헤어져 1년 이상을 정신적인 공황상태에 빠져 있었고요. 저를 포함한 친구들은 그녀에게 남자도 여럿 소개해 줬지만 모두 퇴짜를 놓더니 ‘내가 원하는 것은 남녀관계가 아니라 섹스다!’라고 외치더군요. 아마 상처 받고 상처 주는 관계는 더 이상 사양한다는 얘기였겠죠. 어쨌든 화영씨는 우울한 삶에 변화를 주고 싶어서 여름 휴가때 미국에 다녀왔죠. 미국에서 공부하던 그의 친구와 라스베이거스도 다녀왔다고 했습니다. 카지노에서 100달러쯤 따기도 했고 맛있는 음식도 먹으며 재미있게 보냈다고 합니다. 여기에 하나 더. 그는 친구와 스트립쇼 관람도 했다고 하더군요.‘칩펜데일’이라는 여성을 위한 남자 스트립쇼였는데 수십명의 근육질 남자들이 여자들로 가득찬 극장에서 손바닥만한 팬티를 남기고 ‘홀딱’ 벗더랍니다. 그런데 그 분위기가 예상했던 것처럼 퇴폐적이지 않고 오히려 흥겨웠다고 하더군요. 화영씨는 우리나라에도 이런 남성 스트립쇼가 있으면 쌓인 스트레스나 해결 못할 성욕을 간접적으로라도 해결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습니다. 외국에서는 결혼하기 전에 남자에게 여자 스트리퍼를, 여자들에게는 남자를 붙여주고 친구들과 총각, 처녀 파티를 열죠. 영화에서 그런 파티들을 보면서 ‘저런 것이 꼭 필요할까?’라고 생각했는데 이제는 이해가 갑니다. 이렇게 보면 여자가 충만한 섹스 에너지를 섹스 아닌 방법으로 해소할 방법으로 ‘남성 스트립쇼’ 관람도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것을 하나의 엔터테인먼트 사업으로 키우면 어떨까요?퇴폐적이고 음성적인 ‘호스트바’가 아닌 외로운 여자들에게 시각적인 즐거움을 주는 놀이터로 말이죠. 어디까지나 제 생각이지만 상상만 해도 흐뭇하지 않나요?
  • [我~좋아라] 강추!!! 100전100승 소개팅

    [我~좋아라] 강추!!! 100전100승 소개팅

    더울 땐 팔짱끼고 다니는 연인들을 보며 ‘땀띠 나겠다.’며 코웃음 쳤다. 하지만 찬바람 ‘쌀랑’ 불기 시작하면서부터는 홀로 코만 훌쩍거린다. 조금 있으면 옆구리가 시리다 못해 얼어버릴 것 같다. 거기다 두달 앞으로 다가온 크리스마스를 혼자 보낼 생각하니 우울하다. 전화기를 들자. 선배든 후배든 친구든 소개팅시켜 달라고 졸라 보자. 정 안 되면 시기가 시기인 만큼 ‘협박’도 무방하다. 소개팅이 처음이거나 단 한번도 성공해보지 못했다면 여기 시선 집중. 소개팅 장소에서 애프터 요령까지, 연애 전문가들이 전수해준 따끈따끈한 노하우를 소개한다. 남녀가 만나는 데 무슨 정답이 있으랴. 하지만 소개팅에서는 ‘모르는 게 약’이라는 말보다는 ‘아는 게 힘’이라는 얘기가 통한다. 연애 전문가인 홍종득씨와 조현규씨와 함께 소개팅에 대한 이런저런 궁금증을 풀어봤다. ●사전정보 유출과 첫 만남 시간은 최소화 최여경 기자 요즘 개인홈피 등을 통해 미리 정보를 교환하던데 바람직한가요? 조현규 소개팅 준비는 외모를 꾸미는 게 전부가 아니죠. 상대를 알고 미리 공통점을 찾아 보면 좋죠. 홍종득 너무 적나라해서는 안 됩니다. 머리숱이 좀 적은( ;) 친구가 소개팅 전 휴대전화 사진을 교환하기로 했다며 고민하기에 머리가 안 보이는 각도로 찍어보내라고 했죠. 지금 두 사람 잘 지내고 있는데 알고 보니 그 여자가 제일 싫어하는 스타일이 머리숱 적은 남자였답니다. 솔직함도 좋지만 미리 단점을 알릴 필요는 없습니다. 조현규 동감합니다. 만약 상대방이 미리 얘기를 나누고 싶어한다면 자기한테 유리한 방법을 택하세요. 말 솜씨가 자신있으면 전화, 글이 자신있으면 채팅을 하면 좋죠. 혹 순발력이 부족하다면 메일 교환도 괜찮습니다. 나길회 기자 소개팅날 만나는 시간은 어느 정도가 적당할까요. 술에 노래방까지 가는 사람들도 있던데요. 홍종득 그건 마음에 들지 않으니 하루 재미있게 놀자는 거죠. 만나서 괜찮다면 첫 만남은 최대한 짧게 하고 다음을 기약하는 게 좋습니다. ●친절과 칭찬 그리고 질투에 장사없다 최여경 기자 다시 만나려면 첫 만남에서 좋은 인상을 줘야 할 텐데요. 조현규 친절한 사람 싫어하는 경우는 없죠. 특히 남자는 자기 말을 잘 들어주고 동조해 주면 좋아하죠. 홍종득 친절한 남자는 바람둥이로 오해받지만 여자가 친절한 건 괜찮습니다. 남자들은 ‘조건’이 좀 달리더라도 드라마 ‘애정의 조건’의 손현주처럼 인생에 있어서 긍정적이라는 인상을 주면 됩니다. 조현규 ‘이상하다, 쟤는 너무 괜찮은데 애인이 없네.’라고 생각되는 사람이 주위에 있죠?‘완벽=무매력’인거죠. 이성에게 조금은 부족한 부분을 보여줄 필요가 있습니다. 홍종득 상대가 마음에 들면 질투심을 자극하는 것도 괜찮죠. v 조현규 맞는 얘기입니다. 칭찬보다 질투가 먹힐 때가 있습니다. 홍종득 단 ‘비유’는 하되 ‘비교’는 하지 마세요. 가령 장동건 같은 스타일이 좋다는 얘기는 괜찮지만 상대를 장동건과 직접 비교하는 건 소개팅 실패의 지름길입니다. 나길회 기자 요즘 ‘혈액형 이론’이 유행하는데 신빙성이 있나요? 홍종득 물론입니다. 과학적 근거가 없으면 어떻습니까. 최소한 혈액형별로 금기사항은 일단 피하는 게 좋지 않을까요? ●소개팅은 훌륭한 애인 만들기 방법 나길회 기자 소개팅으로 애인만들기가 참 어렵다던데. 홍종득 나가는 사람의 자세가 문제죠. 방법에는 이상없습니다. ’라고 말하는 사람들, 소개팅은 물론 다른 노력도 전혀 안 하죠. 그러면서 애인 없다고 칭얼대는 게 문제입니다.--+ 조현규 맞아요. 특히 대부분의 여자들은 ‘어차피 뻔해.’라는 생각으로 상대의 단점만을 보니까 실패하는 거죠. 또 하나 ‘난 소개팅 안 해. 나길회 기자 (뜨끔 --;)맞아요, 맞아. 홍종득 지나치게 기대를 하는 것도 금물입니다. 오늘 처리해야 하는 여러 스케줄 중 하나라고 생각하고 담담하게 임하세요. 절대 ‘굶주려 있는 티’를 내선 안 됩니다. ●“작은 인연도 소중히” 최여경 기자 흔히 애프터는 남자가 하는 걸로 생각하는데 여자가 먼저 연락해도 되는 것 아닌가요? 홍종득 여자가 먼저 다가서면 남자는 그만큼 멀어진다고 보면 됩니다. 대신 우연을 가장해 만나거나 지인들에게 보내는 단체메일은 괜찮죠. 조현규 ‘모두 좋은 하루 보내세요.’같은 문자도 좋아요. 주기적으로 보내다 중단해봐요.‘무슨 일 있냐.’는 반응이 올 겁니다. 홍종득 여자분들에게는 드라마가 끝나 다소 심심한, 저녁 11시 전후에 보내면 괜찮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남자분들, 그냥 전화하세요. 단 다음날 바로 하지 말고 며칠 기다리세요. 나길회 기자 애프터 신청을 받고 ‘넙죽’ 만나주는 건 괜찮나요? 홍종득 남자들은 절대 예의상 애프터 신청을 하지 않습니다. 조현규 아주 싫지 않다면 몇번 더 만나보세요. 점쟁이도 아닌데 어떻게 한번에 다 알겠습니까. 홍종득 연인 아닌 친구로 지내다 보면 다른 인연과 닿을 수도 있죠. 조현규 아는 사람이 소개팅을 했는데 서로 마음에 들지 않아 연락을 끊었죠.3년 뒤 그 여자가 누굴 사귀게 된 줄 아세요? 소개팅 상대의 형이었죠. 계속 연락했다면 좀더 일찍 만났을 텐데 먼길 돌아간 셈이죠. 최여경 기자 소개팅을 준비하는 분들께 마지막으로 조언을 하신다면? 홍종득 ‘아쉬운 티’ 내지 않으면서 자신감을 보여주세요. 조현규 공감합니다. 진심은 언제나 통한다고 생각합니다. 소개팅한다고 결혼할 건 아니잖아요. 진실한 게 가장 좋습니다. ●홍종득(36)씨는 자타공인 연애 컨설턴트.‘작업을 폄하하지 말라.’고 얘기하는 그는 지금까지 100쌍 이상의 커플을 탄생시켰다. 지금도 꾸준히 주변의 각종 연애 상담을 도맡고 있는 연애 전문가. 명지대 겸임교수. 연애 노하우를 담은 책 (가제)‘바람직한 이성교제 실전 매뉴얼(작업일기)’을 집필 중. ●조현규(33)씨는 연애 칼럼니스트로 스포츠 서울, 굿데이와 각종 잡지에 연애칼럼을 연재했다. ‘사랑도 배워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상담가로도 활동하고 있다. 현재는 여성포털 젝시인러브(www.xy.co.kr)의 기자이며 통신사 모바일 연애 강의 등에서 활발히 뛰고 있는 베테랑 연애전문가. ■ 이런 곳이 소개팅 명소 소개팅 성공의 핵심은 ‘누구’를 만나느냐에 있지만 ‘어디서’라는 요인도 결코 무시할 수 없다. 듀오의 장성윤 이벤트플래너는 “애인을 만들기 위한 만남이라면 자신의 스타일뿐만 아니라 환경적인 요인도 점검을 해야 한다.”고 말한다. 분위기가 좋으면 상대방에 대한 생각도 관대해지기 때문이라는 게 이유다. 그럼 연애전문가들과 커플매니저들이 추천하는 ‘소개팅 명당’들은 과연 어디일까? ●높이 더 높이, 고공 소개팅 흔히 스카이라운지하면 그저 분위기있는 데이트 장소쯤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높은 곳은 심리학적으로 볼 때 최적의 소개팅 장소다. 높은 곳에 있으면 알게 모르게 불안감을 느끼게 되고 이럴 때 함께 있는 소개팅 상대와 동질감이 형성되기 때문이다. 또 높은 곳은 아래 내려다 보이는 수많은 사람들 중 단 두 사람이 만나고 있다는 느낌을 주기 때문에 ‘인연’이라는 생각을 주는 장소이기도 하다. 도심 한가운데 서 있는 종로타워 33층의 탑클라우드(2230-3000), 국회의사당이 내려다보이는 풍경이 멋진 라퓨타(3141-3442),인터컨티넨탈호텔 스카이라운지 등이 ‘고공 소개팅’에 좋은 장소다. ●은은한 조명, 분위기 있는 인테리어 소개팅을 할 때는 조명 역시 신경써야 한다.‘첫 만남에 너무 많은 것을 보여줘서는 안 된다.’는 원칙에 미뤄볼 때 너무 밝은 조명은 바람직하지 않기 때문. 적당한 밝기에 은은한 조명이 뒷받침되는 곳은 은근하면서 신비로운 매력을 내뿜는다. 괜히 ‘조명발’에 신경쓰는 게 아니라는 사실. 웨스틴조선 컴파스로즈(317-0365), 코엑스의 아쿠아리움을 즐길 수 있는 딥블루(3142-0031), 서초동 예술의 전당 건너편 노멀(598-1496), 아름다운 한강의 전경이 보이는 서강대교 근처의 괴르츠(336-1745) 등이 적당하다. ●오해받지 않을 정도의 외진 곳 눈에 잘 띄고 교통이 용이한 곳을 선택하기 쉽지만 이런 곳은 사람들이 많이 몰리고 시끌벅적해서 좋지 않다. 특히 멋지고 세련된 젊은이들이 들끓는 곳은 피해야 할 곳.‘물’만 보고 분위기 좋은 곳에 갔다가 상대방의 시선을 다른 곳에 빼앗기기 십상이다. 그래서 놀이공원처럼 자유롭고 재미있는 장소를 추천하기도 한다. 열중해서 즐기다 보면 자연스러운 스킨십도 가능하고 상대에 대한 호감도도 높일 수 있다. 단,‘다른 의도가 있는 것’처럼 오해받을 정도로 너무 외진 곳은 피하도록. 최여경 나길회기자 kid@seoul.co.kr
  • [11일 TV 하이라이트]

    ●야심만만 만명에게 물었습니다(SBS 오후 11시5분) 김수로,공유,이현우,김선아가 말하는 ‘연애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스킨십은?’.서로 손잡고 손에서 땀이 흘러도 꼼짝 않고 영화 봤을 때,심하게 다툰 후 격렬하게 서로를 맞잡았을 때,부모님이 계시는데 내 방에서 짜릿한 키스했을 때 등 다양한 경우를 들어본다. ●사이언스+(YTN 오전 8시30분) 전 세계적으로 아토피피부염,천식,비염 등 호흡기 알레르기를 유발하는 원인,집먼지 진드기.최근 들어 우리나라에서도 집먼지 진드기 알레르기 질환을 가진 환자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집먼지 진드기가 서식하는 우리 주변 환경을 점검해보고,박멸방법과 알레르기 질환의 예방법을 알아본다. ●문화센터(EBS 오전 11시) ‘친환경 주거 공간 만들기’를 주제로 이야기 한다.면역력이 없는 아이들에겐 건강에 치명적인 영향을 줄 수도 있는 새집 증후군.새집 증후군이 생기는 원인과 유해물질을 발산하는 건축 자재들을 알아본다.이에 새집증후군을 잡는 친환경 소재들에 대한 알뜰 정보를 소개한다. ●리얼TV(경찰24시)(iTV 오후 10시50분) 아들은 새벽 귀가길 도로에서 차에 치여 싸늘하게 죽어가고 있었다.어이없는 아들의 죽음에 아버지는 오열하고,목격자의 증언에 의하면 범인은 사고 직후 미등을 끈 상태로 어딘가에 전화를 하고 있었다고 한다.용의차량의 번호판을 보지 못하게 하기 위한 치밀한 범행이었다. ●빙점(MBC 오전 9시) 화영과 도연은 계략을 짜고서 호텔 바에서 윤희를 우연히 만난 것처럼 꾸민다.윤희는 아무것도 모르고서 조금씩 술이 취해가고,도연은 자기가 예전에 사랑했던 사람이 있었다는 말을 한다.술 취한 윤희는 도연에게 지금은 어떨지 몰라도 예전에 자기를 좋아한다고 사정했던 그 도연이냐고 묻는다. ●아름다운 유혹(KBS2 오전 9시) 골프장 사장이 옛날 정희네 집에 살고 있다는 소리에 정희와 세희는 춘천으로 내려간다.옛날 집이 경매로 넘어갔던 것이 아님을 확인한 정희와 세희는 경악하고,공사 재개가 왜 안되는지를 묻는 금실에게 성필은 머뭇거린다.성필을 만난 기태는 정희 어머니 사고의 목격자가 있다고 말한다. ●한민족 리포트(KBS1 밤 12시10분) 가난한 고려인의 아들로 태어나 고려인임을 부끄러워했던 소년 최유리.그가 러시아의 복싱스타가 되고 사업을 시작한 지 12년 만에 카자흐스탄에서 손꼽히는 대기업 카스피 그룹의 회장이 되어 고려인들을 위해 살게 되기까지,그의 인생드라마를 만나보자.
  • 박근혜 ‘민생속으로’·김덕룡 ‘對與투쟁 지휘’

    박근혜 ‘민생속으로’·김덕룡 ‘對與투쟁 지휘’

    한나라당 박근혜(왼쪽) 대표와 김덕룡(오른쪽) 원내대표의 ‘역할분담론’이 점차 가시화되고 있다.박 대표는 다시 ‘서민속으로’를 외치며 민생 탐방에 나섰고,김 원내대표는 원내 살림살이를 챙기면서 17대 첫 정기국회를 지휘하고 있다.이 가운데 대여(對與) 정쟁의 주도권은 자연스럽게 김 원내대표로 넘어가는 분위기다. 박 대표는 지난 여름 내내 국가 정체성 논란에 불을 댕겼고,최근에는 ‘국보법 개폐 정국’을 이끌어 온 데 이어 17일 모처럼 재래시장으로 달려갔다.박 대표는 이날 충북 청주의 시장 바닥을 훑었고,한 중소업체를 직접 찾아가 ‘기업하기 어려운’ 현실을 놓고 토론도 나눴다.모두 한가위를 앞두고 생생한 민심을 엿듣기 위해서다.오는 20일 강원 철원의 한 군부대를 방문키로 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강한 야성(野性)을 잠시 접은 박 대표는 이번 주부터 사회 원로를 만나 ‘조언’을 구하는 새 전략도 선보였다.이를 통해 국보법 폐지 반대의견을 이끌어 내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뒀다는 게 한나라당의 자평이다. 반면 김 원내대표는 정기국회가 본격화되면서 더 바빠졌다.거의 매일 오전 7시부터 ‘상임위별 국감대책회의’,‘정기국회 대책회의’ 등을 주재한다.틈틈이 라디오 인터뷰를 통해 여권을 향한 쓴소리를 잊지 않고 있다. 김 원내대표는 열린우리당 천정배 원내대표와 만나 설전(舌戰)을 주고 받는 등 대여 투쟁의 선봉에 나서고 있다.이날은 “도대체 23일이 무슨 날인데 여당이 꼭 공정거래법을 통과시키려 하는지 모르겠다.”면서 “노 대통령의 생일인가,아니면 대통령이 그날까진 꼭 통과시키라고 했는가.”라며 농섞인 말까지 동원해 뚜렷한 대립각을 세웠다. 당에선 두 지도부의 역할 분담에 일단 후한 점수를 주는 분위기다.박 대표를 향해선 이미 강한 리더십을 몇 차례 보여줬기 때문에 당분간 한발 물러설 필요가 있다는 판단이다.당 외곽에서는 민심을 꿰뚫는 온화함으로 지원군을 확보하고,당내에선 조금 더 ‘끈적끈적한 스킨십’을 키울 것을 주문하고 있다. 박지연기자 anne02@seoul.co.kr
  • [CEO 칼럼] 교과서에 기업관 담겨야/윤창번 하나로텔레콤 사장

    [CEO 칼럼] 교과서에 기업관 담겨야/윤창번 하나로텔레콤 사장

    지난 여름,우리는 10년만에 찾아온 무더위와 싸웠다.그러한 전쟁의 한가운데 한·중·일의 역사 분쟁도 있었다.한국사에 대한 일본과 중국의 날조와 왜곡된 역사관도 문제지만 꿈의 산실인 교실에서 잘못 씌어진 교과서로 교육을 받는다는 것은,왜곡된 역사관의 확대 재생산이라는 차원에서 더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그런가 하면 인류가 쓴 또 하나의 신화,아테네 올림픽이 지난달 막을 내렸다.아테네에 대해 우리가 알고 있는 것은 비단 올림픽만이 아니다.온갖 신들의 이름과 그들이 상징하고 있는 의미는 줄줄이 외우고 있을 정도이다.누구나 한 번쯤은 읽었음직한 ‘그리스 신화’도 한몫 했지만 학창시절 배웠던 세계사 교과서는 우리가 아테네를 이해하는 데 커다란 역할을 했다. 교과서는 단순한 지식의 전달 매체가 아니다.우리는 교과서를 통해 무수한 과학 이론들을 발견한 과학자들을 알았고 자신의 미래를 그 안에 투영해보기도 했다.그런가 하면 나라를 구한 많은 위인들의 성공 뒤에 감추어진 눈물과 좌절을 간접 경험해 보기도 했다.이렇듯 교과서는 아이들이 자신의 정체성을 찾고 현재를 확인하며 미래를 설계하는 ‘인생의 입문서(入門書)’이다. 지난 여름 방학,경제단체에서는 교사와 학생들에게 여러 가지 ‘스킨십’ 활동을 벌여나갔다.일선 교사들을 초빙해서 경제 교실을 여는 것은 물론이고 올바른 기업관이 담긴 교과서 개정에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우리 경제의 미래를 이끌어갈 청소년들에게 기업의 현 주소와 시장의 논리들을 정확하게 이해시키는 것은,수학이나 영어에 대한 지식을 쌓게 하는 것만큼이나 중요하다.이 점에서 재계가 교과서 개정 건의에 나서겠다고 하는 것은 주목해 볼 만한 일이다. 경제 성장의 엔진은 기업이다.그런데 그간 우리의 교과서는 시장경제의 강점과 경제 발전에 있어서 기업의 역할과 기여가 어떠해야 하는지를 담는 데에는 좀 소홀했다는 생각이 든다.일본은 기업의 목적을 영속성의 추구로,미국은 이윤추구로 두고 기업관을 논한다.그에 반해 우리는 기업의 주된 목적이 부를 사회에 환원하는 데 있다고 말한다.하지만 이것만 가지고는 균형 잡힌 시각으로 기업과 시장을 읽어내기에 부족하다. 경제학자 송병락 교수는 한 세미나에서 “학교에서 청소년들에게 올바른 기업관을 심어주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자본주의나 시장경제를 확실하고 정확하게 가르칠 수 있는 교재 마련이 급선무”라고 지적했다.그러고 보니 나라를 구한 위인으로 교과서에 등장한 인물들 중엔 과학자나 정치가,군인들은 있지만 변변한 기업가 한 명은 찾아보기 힘든 것 같다. 교과서가 우리 아이들에게 시장에 대한 이해와 자본의 논리를 균형 잡힌 시각에서 바라볼 수 있게 해주는 하드웨어라면,교사의 올바른 기업관은 이를 완성시키는 필수 소프트웨어다. 학생들이 시장과 자본을 올바로 읽어내는 능력을 키울 수 있도록 교과 과정에 경제 관련 부분을 대폭 확충하는 것은 물론 이를 가르치는 교사에게도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해 현실 인식에 대한 안목을 높여주어야 한다.이러한 인프라 구축을 통해 우리의 아이들이 꿈의 산실인 교실에서 균형 잡힌 시각으로 정치가와 장군과 훌륭한 기업가를 꿈꿀 수 있기를 바란다. 나는 우리의 아이들이 수업시간에 숨죽여가며 한 장 한 장 넘기게 될 달라진 미래의 교과서가 그러한 시금석(試金石)이 되리라고 생각한다. 윤창번 하나로텔레콤 사장
  • [‘남성 뒤집어보기’ 워크숍] “욕·주먹질 잘해야 남자답다” 글쎄요?

    지난 12일 서강대 한 강의실에서는 남학생들이 모여 앉아 너무나도 ‘당연한’ 사실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하지만 남학생들은 몇 개의 질문과 토론을 거치면서 그동안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것들이 당연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결론에 도달했다.여성웹진 언니네(www.unninet.co.kr) 변형석(33) 운영위원이 강사로 나선 ‘남성 뒤집어보기’워크숍에서는 ‘포르노가 남성에게 남긴 상처’와 ‘남성들끼리의 관계 맺기’에 대한 토론이 활발히 오고 갔다.이틀에 걸쳐 진행된 워크숍에서 남자들이 남긴 얘기들을 들어본다. 여성들끼리 손을 잡거나 팔짱을 끼고 다니는 것을 보면 귀엽다고 한다.하지만 남자들이 그와 똑같이 하고 다닌다면 뭔가 ‘특별한’ 사람들 보듯 수군거리게 마련이다.차라리 서로 주먹질을 하거나 육두문자를 주고 받는 것이 더 남자다운 사이처럼 보인다고도 한다. ‘남자답다.’는 말은 남성에게 항상 자부심인가?‘남자다워야 한다.’는 것이 남자들끼리도 부담스러운 짐처럼 느껴질 때는 없을까?남성들이 조심스레 털어놓는 ‘남자 사이’를 엿들어보자. ●주먹은 남자끼리의 애정표현? 워크숍에 참석한 대학생 A씨는 “남자친구들과는 주로 욕설이나 툭툭 치는 행위 등으로 우정을 표현하곤 한다.”면서 “헤어진 뒤에는 왠지 공허함이 들면서 후회할 때가 많다.”고 털어놨다.이 말을 들은 B씨는 “같은 고민을 해오다 요즘은 욕설이나 주먹 등으로 나와 친해지려는 친구에게 거부감을 표시하기도 한다.”면서 “처음에는 당황스러워하던 친구들도 내 생각을 얘기하면 수긍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친밀감이 문제이지 이를 나타내는 형식은 크게 중요하지 않다는 의견도 있었다.회사원 김윤일(32)씨는 “남자들끼리 욕이나 주먹을 주고 받는 건 그만큼 친하다는 표시”라면서 “서로 마음을 알고 있으면 굳이 예의나 격식을 따질 필요가 없지 않으냐.”고 반문했다. ●남자끼리 다정하면 낯 간지럽다? 남성이 남성을 부드러운 말투나 태도로 대하는 것에는 남자답지 못하다는 생각이 많았다.대학생 이영훈(25)씨는 “누나가 많아 어렸을 때 남자애들에게 ‘∼했니?’처럼 부드러운 말투를 쓰면 여자 같다고 놀림을 당했다.”면서 “그 뒤부터 남자끼리는 거칠고 투박하게 말하는 것이 당연한 듯이 알고 자랐다.”고 밝혔다.하지만 김창희(28·회사원)씨는 “감정적으로 위로해주거나 해야 하는 경우에도 다정하게 말하는 것이 어색해 애를 먹은 적이 있다.”고 털어놨다. 남성들끼리의 스킨십에는 부정적인 의견이 지배적이었다.한민규(38·자영업)씨는 “대학생 때 다른 과 남학생들이 손을 잡고 교정을 걸어간 적이 있는데 순식간에 동성애자라는 소문이 파다하게 퍼졌다.”면서 “그 학생들은 그냥 친한 사이라 장난친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당시만 해도 동성애자에 대한 시선 자체가 곱지 않을 때여서 소문은 쉽게 잦아들지 않았다.”고 기억했다.대학생 이모(27)씨는 “술에 취해 괜히 남자들에게 입 맞추고 끌어안는 남자들이 꼭 있는데 이상하고 징그럽다.”면서 “심지어는 ‘여자한테 저러든가,아예 주먹질을 하지.’라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으로는 여성들끼리의 자연스러운 스킨십이 부럽다는 남성도 있었다.서영진(30·회사원)씨는 “여자들처럼 손을 잡거나 팔짱을 끼지는 않지만 어깨동무를 자주 한다.”면서 “가끔은 거리낌 없이 스킨십으로 친밀감을 표현할 수 있는 여성들이 부러울 때도 있다.”고 밝혔다. 변 위원은 “많은 남성들이 사실은 자기 안에 내재된 남성적인 것에 대한 반대,폭력적이거나 권위에 대한 반발의식이 있다.”면서 “하지만 그 반발을 막상 표현했을 때 돌아오는 사회적 눈길을 두려워하고 있다.”고 설명했다.그는 “남성 안에 숨겨져 있는 생각을 드러내면 폭력이 그들의 본성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될 것”이라고 결론지었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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