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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64년 전 마터호른에서 실종된 스키어 신원 어떻게 확인했을까

    64년 전 마터호른에서 실종된 스키어 신원 어떻게 확인했을까

    1954년 3월 알프스 마터호른 근처에서 스키를 타던 중 폭풍을 만나 실종된 프랑스인 앙리 르 마스네의 신원이 확인됐다. 2005년 7월 스위스와 국경을 마주한 이탈리아 아오스타 지역의 해발 고도 3000m 지점에서 시신과 스키장비, 안경 등 유류품들이 발견됐는데 64년 전 실종된 인물의 신원을 어떻게 확인하게 됐을까? 옷과 목제 스키에는 이름 이니셜만 새겨져 있었다. 당시에는 무척 고가의 제품이었던 것으로 짐작만 될 뿐이었다. 지난달까지 이탈리아 경찰은 그 비밀을 풀 수 없었는데 소셜미디어의 도움을 얻어 결국 풀었다고 영국 BBC가 29일(현지시간) 전했다.이탈리아 토리노 경찰의 부검 조사관인 마리넬라 라포르타는 치아 조사를 통해 한달 전까지 파악한 것은 유류품의 주인이 키가 175㎝ 정도이며 30대 나이에 봄철에 횡액을 당한 것 같다는 정도뿐이었다. 아오스타 검찰은 아무래도 이런 횡액을 당한 친인척들이 있을 수 밖에 없는 프랑스와 스위스에 정보를 널리 퍼뜨리려고 소셜미디어에 자신들이 파악한 정보들을 올려놓았다. 프랑스 언론들이 달려들었다. 엠마 나셈은 어느날 지역 라디오 방송에서 이 내용을 듣고 60년도 전에 알프스에서 사라진 삼촌 르 마스네를 떠올렸다. 해서 삼촌의 동생인 로저(94)가 사라진 형에 대한 기억의 편린을 모아 이탈리아 경찰에 이메일을 보냈다. 그는 이메일에서 “난 앙리 르 마스네의 동생 됩니다. 형이 64년 전 실종된 스키어일 가능성이 높아요. 그는 노총각이었고 매우 독립적이었답니다. 그는 파리의 재무부에서 일했어요”라고 적었다. 이탈리아 경찰은 이들 가족으로부터 받은 사진을 대조한 결과 유류품 안경과 정확히 일치하다는 사실을 확인했고 이어 가족들의 DNA를 채취해 대조한 결과 틀림없다는 것을 확인하기에 이르렀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요즘 것들의 문화 답사기] 헐렁하면 찐따, 불편해야 잘 팔려요… ‘코르셋 교복’ 딜레마

    [요즘 것들의 문화 답사기] 헐렁하면 찐따, 불편해야 잘 팔려요… ‘코르셋 교복’ 딜레마

    ‘요즘 애들은 뭘 입을까? 왜 저런 걸 먹고 볼까? 돈은 어디에 쓰지?’ 서울신문은 유아부터 10대 청소년, 20대 청년 세대까지 젊은층이 최근 즐기는 의식주, 여가, 놀이 등 문화를 소개하고 그 안에 담긴 의미·욕망 등을 해석해 보는 ‘요즘 것들의 문화 답사기’ 시리즈를 시작합니다. 첫 회 주제는 교복입니다. 중·고등학생에게 교복이란 ‘패션의 8할’입니다. 붕어빵처럼 똑같은 듯해도 자세히 보면 온갖 방법을 동원해 저마다 개성을 추구합니다. 특히 최근에는 ‘핏’(착용 때 몸에 맞는 정도)을 과도하게 강조해 너무 작아져 버린 ‘아동복 교복’이 도마에 올랐습니다. 업체가 비정상적으로 몸매를 강조하는 옷을 내놔 아이들을 옭아맨다는 지적도 있지만, 오히려 아이들이 슬림한 교복을 선호한다는 해석도 나옵니다. 무엇이 맞는 말일까요. 학생과 교사, 교복업체 등의 이야기를 토대로 ‘요즘 것’들이 가진 교복에 대한 진짜 생각을 살펴봤습니다.“옛날에는 계절이 바뀔 때면 교복 바지통이나 재킷, 셔츠의 품을 줄여 달라는 손님이 일주일에 4명은 왔단 말이야. 근데 요즘은 많이 줄었어. 애초부터 워낙 작게 나오니까….” 지난 27일 서울 서초구 주택가의 8평 남짓한 세탁소에서 만난 70대 수선사 김인호(가명)씨는 스팀 다리미로 양복바지를 꾹꾹 누르며 푸념 섞어 말했다. 그가 말한 ‘옛날’은 불과 4~5년 전 일이다. 그는 “여학생 재킷이나 셔츠는 몸에 착 붙게 디자인돼 나오는 데다 남학생 바지는 같은 치수인데도 몇 년 새 통이 1인치는 준 것 같다”고 덧붙였다. 물론 그 작은 옷을 더 줄이려는 학생도 간간이 온다. 김씨는 “윗옷보다는 여학생은 치마 길이, 남학생은 바지통을 줄이러 온다”면서 “치마를 무릎 위 15~20㎝ 길이로 줄여 달라거나 바지 종아리부터 발목 부분을 슬림하게 해달라는 요구가 많다”고 말했다. 수선사 김씨의 말속에는 2018년 한국 사회가 학생 교복을 보는 두 시선이 담겼다. ‘활동이 불편할 정도로 작게 나온다’, ‘하지만 더 줄여 입으려는 학생이 적지 않다’는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3일 국무회의에서 “여학생들이 편한 교복을 입게 해주자”고 발언한 뒤 딱 붙는 교복은 교육계의 뜨거운 감자가 됐다. 서울신문이 직접 만난 여학생들은 대부분 “요즘 교복이 너무 타이트해 불편하다”는 데 동의했다. 지난 20일 교정에서 만난 서울 강북 지역 A여고 학생들은 교복 대신 체육복 반팔·반바지 차림이 많았다. ‘라인’(몸매가 드러나는 선)을 강조한 교복이 너무 불편해서다. 이 학교에서 만난 학생 60여명이 꼽은 불편함의 ‘원흉’은 하의(치마)보다 상의(재킷·블라우스)였다. “재킷과 블라우스는 가슴팍을 너무 조이게 만들어 단추 잠그기도 힘들다”거나 “윗도리 소매가 너무 짧아 등굣길 버스 손잡이를 잡으려 하면 겨드랑이가 보일 지경”, “윗옷 색상이 흰색이라 땀을 흘리지 않아도 속이 비쳐 더운데도 속 티셔츠를 입어야 한다”는 등의 불만이 쏟아졌다. 이 학교 2학년인 한 여학생은 “고1 때는 체중이 별로 안나갔지만 앉아서 공부하다보니 살도 찌고 키도 크는데 교복은 3년 내 같은 걸 입어야 해 불편하다”고 하소연했다. 치마 교복에 대한 불편함도 있었다. “허벅지에 딱 붙는 H라인 치마라 불편하다”, “바지 교복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의견이 많았다. 겨울엔 교복 치마가 춥고 불편해 고3들이 치마 안에 체육복 바지를 입고 공부하는 모습은 일상이 됐다. 다만 치마 길이에 대해서는 취향이 갈렸다. 고2인 한 여학생은 “애초 교복은 무릎을 덮을 정도로 나오는데 한 반 친구들의 3분의1은 더 짧게 줄여 입는다”고 했다. 멋을 내기 위해서다. “치마를 2개 사서 하나는 등교용(수선하지 않은 긴 치마), 다른 하나는 학원용(길이를 짧게 하고, 앞뒤 주름을 박음질해 몸에 더 붙게 수선한 치마)으로 입는다”는 학생도 있었다. 학생들의 아우성을 듣는 교복업체의 생각은 복잡하다. 자신들이 파악한 현실과 다르기 때문이다. 업자들은 “매출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고 믿는다. 국내 대형 교복 업체인 A사의 판매 담당 부장은 “몇 해 전부터 ‘교복 치마가 너무 짧다’는 얘기가 나와 속바지를 넣은 치마를 내놨었는데 잘 안 팔리더라”면서 “학생들이 타이트하고 짧은 교복이 ‘불편하다’고 말하지만 속으로는 ‘그래도 슬림해야 예쁘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B 교복업체 관계자도 “교복 크기는 3단위로 촘촘히 나뉘어 사이즈가 13개나 된다”면서 “학생들이 본인 사이즈보다 작게 사니 불편한 것”이라고 말했다. 학생·학부모를 직접 만나 교복을 파는 대리점주들도 ‘작은 교복’ 논란이 다소 억울하다고 했다. 서울 강남권역에서 4대 교복업체 중 한 곳인 C사 대리점을 하는 한 점주는 “학생 10명 중 1~2명이 불편하다고 할 수 있지만 나머지는 ‘더 작게, 더 짧게’ 요구한다”면서 “교복을 사러 온 엄마가 아이에게 ‘3년 입으며 공부해야 하니 크고 편한 치수로 사라’고 얘기해도 ‘큰 옷 입으면 ‘찐따’ 취급 받는다’며 맞서 싸우는 건 흔한 광경”이라고 귀띔했다. 슬림한 교복을 둘러싼 해석은 각자 다르지만 모두 동의하는 게 있다. 학생들에게 교복은 직장인의 정장처럼 자신의 신분을 드러내면서도 멋낼 수 있는 ‘패션의 완성’이라는 점이다. 학생들과 업계 의견을 종합해 보면 현재 유행하는 여학생 교복 스타일은 무릎에서 15~20㎝쯤 올라온 짧은 치마에 허리를 약간 덮는 길이의 재킷을 기본으로 한다. 한때 허리가 보이는 짧은 재킷을 많이 입었지만 유행이 지났다. 이 위에 외투를 입는데 가을에는 모자가 달린 후드집업, 겨울에는 패딩을 사실상 교복처럼 입는다. 여기에 흰 양말과 흰색 운동화를 신고, 큰 백팩을 착용하면 ‘교복 룩’이 완성된다. 남학생은 몸에 적당히 맞는 슬림한 재킷을 단추를 푼 채 입으며, 바지 종아리부터 발목까지 다소 타이트한 스키니핏을 선호한다. 마스크나 쿨토시 등을 하는 학생도 있다. 전체적으로 깔끔한 맵시를 선호한다. 유니클로·H&M 등 가격이 싼 패스트패션은 학생들이 애용하는 브랜드다. A 교복업체 디자인팀 관계자는 “교복은 2000년쯤부터 계속 타이트해지기 시작했고 2000년대 후반 긴 치마나 통 큰 바지 등 박시하게 입는 유행이 잠시 있었지만 이후 다시 좁고 짧아졌다”면서 “3~4년 전 정점을 찍은 뒤 최근에는 반바지·반팔 등 편한 디자인으로 넘어가는 추세”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학생들이 진짜 바라는 교복은 무엇일까. 학교 현장에서 확인한 의견은 치마와 바지, 통 큰 교복과 슬림한 교복 중 하나가 아닌 “자유로운 선택권을 달라”는 것이었다. 치마 교복과 바지 교복, 정장형 교복과 생활복을 모두 채택해 학생들의 취향과 선호에 따라 입도록 해 달라는 요구가 많았다. 서울교육청 관계자는 “아직도 학부모 중 복장이 자유로운 학교는 학생생활 지도를 열심히 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분이 있다”면서 “교복이 자유로운 학교로 비치는 것을 학교 측에서 부담스러워하는 것이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서울교육청은 학생들에게 편한 교복 채택을 위해 30일 ‘편안한 교복 공론화 추진단’을 발촉하고, 시민 토론 결과를 토대로 오는 11월쯤 ‘편안한 교복 가이드라인’을 내놓을 예정이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 박서준♥박민영 결혼 ‘김비서가 왜 그럴까’가 남긴 것

    박서준♥박민영 결혼 ‘김비서가 왜 그럴까’가 남긴 것

    첫 방송부터 뜨거운 화제성으로 온오프라인을 장악하고 시청률 역시 지상파를 포함 전 채널 1위를 수성하며 많은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으며 ‘우리의 인생로코’에 등극한 tvN 수목드라마 ‘김비서가 왜 그럴까’(연출 박준화, 극본 백선우 최보림)가 지난 26일 16화 방송을 끝으로 종영했다. 16화에서는 결혼준비를 하는 이영준(박서준 분)과 김미소(박민영 분)의 모습이 그려졌고, 결혼에 온 신경을 쓰는 이영준과 회사일 때문에 바쁜 김미소의 모습이 보통의 커플과는 달라 짜릿한 웃음을 선사했다. 그런가 하면, 박유식(강기영 분)은 자신을 찾아온 전 아내 서진(서효림 분)에게 솔직하게 “아직 당신을 너무 많이 사랑하고 있다”고 자신의 마음을 고백하며 재결합에 성공했고, 봉세라(황보라 분)와 양철(강홍석 분)은 공개 사내연애에 돌입했다. 김지아(표예진 분)는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건 미루지 말고, 미래를 위해 현재를 희생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고귀남(황찬성 분)에게 스스로 자신을 챙기기를 당부했고, 이에 고귀남은 단벌 신사를 탈출하고 김지아에게 다가가며 핑크빛 로맨스를 만들었다. 결혼식 당일 바들바들 떠는 이영준의 곁에는 손을 잡아주는 김미소가 있었고, 갑자기 긴장한 김미소의 곁에는 앞으로 함께 인생을 걸어갈 이영준이 있었다. 어렸을 적 약속처럼 어른이 된 후 사랑하는 사람이 돼 결혼식을 올리게 된 두 사람. “넌 나의 세상이자 모든 순간이야. 나의 모든 순간을 너였어”라는 이영준의 내레이션과 함께 두 사람의 웨딩 키스로 모두에게 행복을 전하며 막을 내렸다. 닐슨 코리아에 따르면 ‘김비서가 왜 그럴까’ 16화 시청률은 케이블, 위성, IPTV를 통합한 유료플랫폼 전국 가구 기준 평균 8.6%, 최고 10.6%를 기록, 지상파 포함 전채널 동시간대 1위를 기록했다. 또한 tvN 타깃 2049 시청률에서 평균 6.3%, 최고 7.7%로 지상파 포함 전 채널 동시간대 1위라는 기록을 세웠다. 이처럼 ‘김비서가 왜 그럴까’는 마지막까지 수목극 시청률 1위를 차지, 적수 없는 최강자임을 드러내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김비서가 왜 그럴까’는 박서준, 박민영, 이태환, 강기영, 황찬성, 표예진, 김혜옥, 김병옥, 황보라, 강홍석, 이유준, 이정민, 김정운, 예원, 백은혜, 허순미, 홍지윤, 배현성 등 배우들의 빛나는 열연과 매력적인 캐릭터 플레이, 탄탄한 캐릭터 서사, 시청자와 밀당하는 연출력의 환상적인 조화로 대중을 사로잡으며 종영까지 화제성과 시청률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이에 ‘김비서가 왜 그럴까’가 남긴 것을 정리해봤다. 1. ‘로코불도저’ 박서준의 진화+’신생로코퀸’ 박민영의 탄생! 연기력+케미스트리 박서준과 박민영의 열연과 케미스트리가 ‘김비서가 왜 그럴까’의 흥행을 이끌었다. 첫 화부터 강렬한 임팩트로 시청자 마음에 ‘강제 저장’된 두 사람은 회를 거듭하면 할수록 넘치는 매력과 폭발하는 케미스트리로 시청자들의 밤잠을 설치게 만들었다. 로코 불패신화의 박서준은 ‘김비서가 왜 그럴까’를 성공시키며, 다시 한번 ‘로코 불도저’의 위엄을 드러냈다. 특히 이 같은 성공은 박서준의 한계 없는 연기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데뷔 이후 다양한 캐릭터를 소화하며 ‘카멜레온 같은 연기력’을 쌓은 박서준의 진가는 ‘김비서가 왜 그럴까’의 ‘나르시시즘 부회장 이영준’을 만나 폭발했다. 박서준은 눈빛, 제스처, 목소리톤 하나까지 캐릭터를 표현하기 위해 남다른 고민을 했고, 그 결과 보는 것만으로 광대가 승천하는 ‘잔망스럽고 귀엽고 멋있고 섹시한 부회장님’ 이영준을 완성했다. 능청스럽고도 잔망스럽게 “영준이 이 녀석”과 “빛나는 아우라”를 외치며 등장한 박서준은 순간순간 변화하는 카멜레온 같은 눈빛으로 큰 비밀을 홀로 감당하고 있는 이영준의 애잔함을 보여줬으며 박민영을 향한 애틋하고 스윗한 눈빛으로 여심을 항복하게 만들었다. 박민영은 로코 첫 도전에서 ‘신생 로코퀸’의 탄생을 알리며 명불허전의 연기력을 보여줬다. 특히 망가짐을 불사하고 얼굴근육을 사정없이 사용하는 박민영표 표정연기는 사랑스러운 김미소의 매력을 배가시켰고, 시청자들의 공감을 불러 일으켰다. 극 초반 박민영은 부회장 이영준을 통제할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자 프로페셔널한 업무처리를 자랑하는 완벽한 비서 김미소의 모습과 시간이 없어 연애를 못한 모태솔로 김미소의 모습을 동시에 보여주며 반전매력을 발산해 시청자를 사로잡았다. 이후에는 트라우마 때문에 괴로워하는 이영준에게 용기 있게 다가가는가 하면, 자신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일이자 하고 싶은 일이 ‘비서’라는 것을 깨닫는 등 ‘민영 크러시’를 폭발시켜 자기자신을 사랑하고 매사에 능동적인 사랑스러운 ‘워너비’로 등극했다. 무엇보다 두 사람이 함께 연기한 로맨스 장면에서는 붙으면 폭발하는 ‘케미스트리’로 안방극장을 설렘과 긴장으로 물들였다. 이로 인해 ‘넥타이신’, ‘키스밀당신’, ‘극복키스신’, ‘장롱키스신’, ‘현관키스신’, ‘프러포즈신’, ‘웨딩키스신’ 등 로맨스 명장면이 쏟아져 나왔고, 시청자들에게 큰 사랑을 받았다. 2. 이태환-강기영-황찬성-표예진-황보라-강홍석-이유준-이정민-김정운-예원, 캐릭터 플레이 빛났다! 박서준-박민영이 앞에서 드라마의 흥행에 불을 지폈다면, 이 불길을 더욱 활활 타오르게 한 것은 이태환, 강기영, 황찬성, 표예진, 김혜옥, 김병옥, 황보라, 강홍석, 이유준, 이정민, 김정운, 예원, 백은혜, 허순미, 홍지윤, 배현성 등 자신의 맡은 역할을 200% 이상 소화하며 ‘김비서가 왜 그럴까’를 더욱 풍성하고 유쾌하게 만든 출연진들의 활약 덕분이었다. 이태환은 기억왜곡으로 인해 동생인 이영준을 미워하지만, 결국은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한 발짝 앞으로 나아가는 이성연 역할을 맡아 긴장감을 유발했다. 특히 유괴사건의 전말을 깨닫고 기억을 다시 찾게 된 후 혼란스러워하는 성연의 모습을 잘 그려내 안타까움을 증폭시켰다. 박서준과 극강 브로맨스를 보여준 강기영. 그는 박유식 역을 맡아 “오너야”부터 “너 경솔했어”까지 찰진 대사를 더욱 맛나게 표현해 웃음을 자아냈다. 특히 이영준의 신경을 자극하다가도 자신의 자리가 위태로워질 때마다 신속하게 태세 전환을 하는 모습과 절친 이영준을 위해 연애 꿀팁을 아낌없이 전수하는 모습으로 안방극장에 유쾌한 웃음을 선사했다. 또한 설비서 역의 예원과 역전된 사장과 비서 사이를 연기해 박서준-박민영과의 극적인 대비를 이루며 웃음을 자아냈다. ‘봉세라’ 역의 황보라는 망가짐을 불사한 열연으로 ‘코믹 신스틸러’로 등극했다. 특히 사내 연애와 함께 사랑스러워진 모습이 귀여움을 유발하기도 했다. 양철 역의 강홍석과의 꿀 떨어지는 로맨스로 ‘양봉커플’이라는 애칭을 얻으며 사랑 받았다. 무엇보다 황찬성의 연기력이 눈길을 끌었다. 황찬성은 유명그룹 인기남이자 사연 있는 알뜰남 ‘고귀남’ 역을 맡아 때론 코믹하게, 때론 애잔하게 캐릭터를 표현했다. 특히 신입비서 김지아 역의 표예진에게 ‘단벌 신사’라는 것을 들키고 난 후 확 달라진 모습이 보는 이들의 배꼽을 쥐게 했고, 표예진과 꿔바로우를 함께 먹으며 진솔한 이야기를 꺼내 시청자들의 눈물샘을 자극하기도 했다. 황찬성과 표예진의 귀엽고 코믹한 활약이 극에 유쾌함을 더했다. 이외에도 ‘부속실 자체가 판타지’라는 평을 들을 만큼 매력적인 회사 내 캐릭터들이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유명그룹의 소식통 정치인 부장 역의 이유준, 365일 다이어터 이영옥 역의 이정민, 명문대 자부심으로 똘똘 뭉친 박준환 대리 역의 김정운, 병아리 인턴 배현성 역의 배현성까지 탄탄한 연기력을 갖춘 배우들이 모여 하모니를 이뤄냈다. 3. 통통 튀는 대사 명장면 명대사 백선우-최보림 작가표 맛깔진 에피소드+공감 대사! ‘김비서는 왜 그럴까’는 통통 튀는 대사, 맛깔진 에피소드, 무엇보다 이영준-김미소 사이에서 차곡차곡 쌓이는 서사와 감정선이 시청자를 사로잡았다. 이영준과 김미소의 ‘관계역전’이라는 설정이 짜릿한 카타르시스를 선사하며 로망을 충족시켰고, 두 사람의 연애가 시작되면서는 폭풍 공감을 자아냈다. 11화에서 이영준의 시점으로 24년전 유괴사건, 9년 전 김미소와의 재회, 그리고 김미소와 함께 했던 9년의 시간이 그려졌을 때, 시청자들은 흰 도화지에 밑그림을 그리고 이야기를 탄탄하게 채워 큰 그림을 완성한 백선우-최보림 작가에게 박수를 보냈다. 뿐만 아니라 ‘고구마’ 같은 답답함이 전무한 ‘쾌속 직진 로맨스’는 시청자들의 시간을 순삭하게 만들며 몰입도를 높였다. 특히 처음부터 끝까지 일관된 이영준의 직진 사랑꾼 매력과 김미소의 걸크러시 매력이 폭발적 시너지를 발휘, 에어컨을 켤 필요 없이 끝까지 시원시원한 쾌속 직진 로맨스의 위엄을 과시했다. 4. 美친 화제성! 포탈 사이트 영상 구독자수 13만+누적 재생수 7천 6백만뷰 돌파! 배우들의 열연과 함께 명장면과 명대사가 쏟아진 만큼 온라인 화제성이 뜨거웠다. 첫 방송 이후 6주 연속 드라마 화제성 지수 1위(굿데이터 코퍼레이션 기준)를 유지했고, ‘모스키토’, ‘경솔하다’, ‘불도저’ 등 ‘김비서가 왜 그럴까’의 대사 속 단어들이 방송 직후 포탈사이트 실시간 검색어로 오르며 대중들의 관심을 확인했다. 뿐만 아니라 ‘김비서가 왜 그럴까’ 채널 구독자수 13만 명 돌파, 누적 재생수가 7천 6백만뷰를 훌쩍 넘으며 온라인을 강타했다. 시청자들의 막강 화력을 기반으로 한 뜨거운 화제성은 곧 시청률로 이어졌고, 지상파 포함 전 채널에서 1위 행진을 이어가며 종영까지 적수 없는 수목극 최강자임을 확고히 했다. 5. 마에스트로 박준화 감독의 진가 확인! ‘빛준화’ 등극! 로망충족+공감유발 ‘김비서가 왜 그럴까’가 갖고 있는 매력을 최대치로 끌어올려 빛을 발하게 하는 마에스트로 박준화 감독의 연출이 있기에 ‘김비서가 왜 그럴까’가 끝까지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을 수 있었다. 좋은 재료를 맛있게 요리해 보기 좋게 담아내는 요리사처럼 좋은 배우와 대본의 재미를 어떻게 활용해야 할지 고민한 흔적이 곳곳에서 보였다. 박준화 감독은 첫 화부터 시각적 효과와 청각적 효과를 적극 활용해 신선하고 위트 있는 연출을 시도했고 이에 이영준과 김미소의 사랑스러움이 극대화 돼 시청자에게 전해졌다. 뿐만 아니라 카메라 구도와 음악, 배우들의 연기 등을 세심하게 신경 쓰며 로맨스와 멜로, 코믹과 긴장감 넘치는 스릴러까지 장르를 아우르는 연출력을 보여줬다. 의미 있는 장면에서 카메오를 활용해 해당 장면의 이해도를 높이고, 이영준과 김미소의 로맨스에 집중해야 할 때는 오직 두 사람에게 모든 시선이 쏠릴 수 있도록 카메라 구도부터 음악까지 신경을 쓰는 등 강약을 조절한 연출로 화제를 불러 일으켰다. 이처럼 ‘김비서가 왜 그럴까’는 배우들의 열연과 제작진의 열정과 노력이 만나 가슴 떨리는 설렘과 의미 있는 순간을 선사했고, 이에 시청자들의 화력이 더해지며 종영까지 큰 사랑을 받을 수 있었다. 한편 ‘김비서가 왜 그럴까’는 재력, 얼굴, 수완까지 모든 것을 다 갖췄지만 자기애로 똘똘 뭉친 ‘나르시시스트 부회장’ 이영준과 그를 완벽하게 보좌해온 ‘비서계 레전드’ 김미소의 퇴사밀당로맨스로, 지난 26일 방송된 16화를 끝으로 종영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길섶에서] 어떤 조사(弔詞)/이두걸 논설위원

    차이콥스키 교향곡 6번 ‘비창’은 클래식 음악 중 가장 유명한 곡으로 꼽힌다. 우수와 서정미 그리고 열정이 가득 찬 러시아 낭만주의 음악의 대표작이다. 하지만 4악장은 낯설다 못해 기괴하다. 빠르고 장대한 피날레를 보여 주는 일반적인 교향곡과 달리 아다지오 라멘토소, 곧 느리면서도 비탄과 절망에 잠긴 템포를 선뵌다. 더블베이스와 첼로 등은 저음의 선율을 이어 가다 이윽고 영원의 침묵으로 빠져든다. 차이콥스키는 1893년 10월 이 곡을 손수 지휘해 초연하고 9일 뒤 갑작스런 죽음을 맞는다. 공식적인 사인은 콜레라 감염이었다. 하지만 당시엔 철저히 금기시되던 동성애자였던 그에게 러시아 황실이 ‘명예 자살’을 강요했다는 설도 설득력을 얻는다. 당대 존경을 한몸에 받았지만 결국 세상과의 불화로 세상과 작별했다. 고(故) 노회찬 정의당 의원이 오늘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에서 치러지는 영결식에서 세상과 마지막 인사를 한다. 그제는 소설가 최인훈 선생의 발인일이었다. 민족과 계급의 이중 모순과 평생을 대결한 그들은 영원한 불화의 길을 떠났다. ‘평등한 통일 한반도’라는 그들의 꿈은, 살아남은 자들의 몫으로 남았다. 비창 4악장을 들으며, 이제라도 영원한 안식을 얻기를 간절히 기도한다. 이두걸 논설위원 douzirl@seoul.co.kr
  • 美-EU 무역전쟁 ‘임시 휴전’… 유럽차 추가 관세 보류

    美-EU 무역전쟁 ‘임시 휴전’… 유럽차 추가 관세 보류

    美의회 유예법안 발의… WP “속단 일러” EU, 미국산 대두·LNG 수입 확대 합의 한국 등 수입차 관세 폭탄 피할까 ‘촉각’미국과 유럽연합(EU) 간의 무역갈등이 휴전 국면에 접어들었다. EU는 미국산 대두(콩)와 액화천연가스(LNG) 수입을 확대하고 미국은 유럽산 자동차 추가 관세 부과를 보류하기로 한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장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장은 25일(현지시간) 백악관 회담 종료 후 열린 공동 기자회견을 통해 이 같은 무역장벽 완화 방안에 합의했다고 블룸버그통신 등이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EU가 미국산 콩 수입을 사실상 즉시 확대하고, 자동차가 아닌 제품에 대한 무관세·무보조금 노력을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EU가 미국산 LNG 수입도 늘리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융커 위원장은 미국과 EU가 무역협상을 진행하는 동안에는 추가적인 관세 부과 조치를 하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트럼프 정부가 유럽산 자동차에 관세를 부과하려던 조치가 유예될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한국 등 다른 외국산 자동차에 대한 관세 부과 여부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AFP통신은 “이번 합의는 구체성은 부족하지만 미국이 독일 자동차업체들에 피해를 줄 수 있는 자동차 관세 부과 위협을 가하지 않겠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평가했다. 그렇다고 미국과 EU 간의 무역갈등이 해결됐다고 보기는 어렵다. 이번 합의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유럽산 철강과 알루미늄 제품에 대한 관세는 여전히 부과되고 있다. 융커 위원장이 “EU는 더 많은 미국산 콩과 LNG를 구매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처럼 그에게는 민간 기업에 이를 강제할 수 있을 만큼 힘이 없고, 저가의 러시아산 LNG도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여기에다 지난해 미국이 EU와의 무역에서 기록한 1010억 달러 규모의 무역적자를 얼마나 줄일 수 있을지도 불명확하다. 워싱턴포스트가 “트럼프의 무역전쟁이 끝났다고 선언하기에는 이르다”고 지적하는 이유다. 미·EU 무역분쟁은 트럼프 정부가 유럽산 철강과 알루미늄에 고율 관세를 부과하며 촉발했다. EU는 할리데이비드슨 오토바이, 버번위스키, 청바지 등 28억 유로(약 3조 6800억원) 규모의 미국산 제품에 보복관세 부과를 단행하며 맞섰다. 트럼프 대통령이 유럽산 자동차에 대해 20%의 관세 부과 방안을 검토하라고 상무부에 지시하고 EU는 미국에 100억∼180억 유로 규모의 보복관세를 경고하면서 양측은 전면적인 무역전쟁 위기로 치달았다. 이에 융커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과 담판을 짓기 위해 이날 백악관을 찾았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장준우의 푸드 오디세이] ‘야생의 맛’ 남유럽 뿔닭 요리

    [장준우의 푸드 오디세이] ‘야생의 맛’ 남유럽 뿔닭 요리

    얼마 전 프랑스와 스페인을 다녀왔다. 전지구적으로 산업화된 이른바 ‘팝콘닭’이 아닌 각국의 토종닭을 살펴보고 맛보기 위해서였다. 프랑스 닭의 여왕이라 불리는 브레스 닭부터 스페인 아스투리아스 지방의 토종닭 등 여러 지역의 닭을 만나 보았는데 그중 인상적이었던 건 바로 프랑스 드롬 지역의 특산물 뿔닭이었다.국내에선 호로새로 알려져 있는 뿔닭은 꽤 흥미롭다. 우선 모양새다. 몸통은 통통한 닭 같지만 머리는 조그마한 것이 꿩을 닮았다. 칠면조와는 다르고 오리나 거위랑은 더더욱 다른 모양새다. 볏 대신 머리에 모자를 쓴 것처럼 뿔이 나 있어서 뿔닭이라고 부른다. 일본에서는 호로호로 하며 운다고 ‘호로조’라 이름 붙였다고 하는데 실제 울음소리는 ‘호로호로’보다는 ‘끼약끼약’에 가깝다. 우리 눈에 기묘한 이 조류의 고향은 서아프리카다. 아프리카 대륙의 서쪽에 있는 기니 지역에서 났다고 하여 영어권에서는 기니닭이라고도 한다. 아프리카에 있던 뿔닭은 대체 왜 유럽까지 건너가게 된 것일까. 여기에 대해서는 흥미를 끄는 전설이 있다. 기원전 2세기 로마제국과 북아프리카의 카르타고가 지중해 패권을 놓고 전쟁을 벌이던 무렵, 카르타고의 장군 한니발은 로마의 뒤통수를 치기 위해 멀리 돌아 후방인 피레네산맥을 넘기로 결심했다. 한니발은 6만명이 넘는 군대와 코끼리 부대를 이끌고 지금의 프랑스 드롬 지역을 지났는데 여기서 군수물자로 가져온 뿔닭이 일부 병사들과 함께 탈영을 하면서 그대로 그 지역에 정착했다는 이야기다.뿔닭이 언제부터 유럽에 당도했는지 정확히 알려진 바는 없다. 로마의 부유층들은 자신들의 정원에 각지의 진귀한 새를 수입해 모으는 취미가 있었다는 것으로 비춰 보건대 전쟁통에 우연히 건너왔다는 이야기보다는 이쪽이 훨씬 설득력 있어 보인다. 아프리카가 고향인 뿔닭은 추위에 취약하다. 그 때문에 뿔닭을 기르는 곳은 유럽에서도 남쪽에 치중해 있는 편이다. 프랑스에서도 남쪽의 드롬 지역, 이탈리아는 토스카나 지역이 대표적인 뿔닭 생산지다.완전히 가축화된 닭과 달리 뿔닭은 야생성이 남아 있어 키우기가 비교적 까다롭다. 우리의 산업화된 닭이 태어난 지 한 달이 겨우 지났을 때 도축되는 것과 달리 드롬 뿔닭은 알에서 부화한 새끼 뿔닭을 무려 52일 동안 키운다. 그 다음 30일에서 최대 40일 가량 방목해서 더 키운다. 프랑스에서 가장 많이 소비되는 건 최소 87일 키운 영계 뿔닭이다. 영계라고 해도 무게가 거의 1.5㎏에 육박한다. 하루 중 볕이 좋을 때 뿔닭을 풀어놓는데 무리 지어 뛰어다니거나 때로는 짧은 거리를 날아다니며 곤충이나 씨앗을 쪼아 먹는다. 이렇게 자유롭게 자란 뿔닭의 맛은 어떨까. 요리를 보니 모양새가 영락없는 닭이라 비슷하겠거니 하고 맛을 보았는데 닭의 풍미는 전혀 나지 않는다. 한니발에게 뒤통수를 맞은 로마의 장군 스키피오의 심정이 이랬을까. 익숙한 닭의 맛은 온데간데없고 오히려 꿩과 같은 야생동물의 진한 풍미가 선명하게 다가온다. 종의 특성도 있지만 방목해서 뛰어다닌 뿔닭의 근육은 가둬 키워 근육이 흰 산업용 닭의 것과는 달리 소고기를 연상케 하는 진한 붉은색을 띤다. 선명하고 진한 육향의 비밀은 여기에 있다. 유럽의 상류층은 비둘기나 메추라기, 꿩 등 수렵으로 잡은 야생조류를 미식 식재료로 선호했다. 하늘에 있어 어느 동물보다 고상하다는 이유에서였다. 닭과 야생조류의 맛 어느 사이에 있는 뿔닭도 즐겨먹었다고 하는 게 어떤 의미인지 비로소 맛을 보고서야 이해할 수 있었다. 일부 미식가들은 썩기 직전까지 며칠 더 숙성해 ‘야생의 맛’을 극대화해 맛보는 것을 즐겼다고 하는데 입맛이 섬세해진 요즘엔 그리 선호되지 않는 방식이다. 프랑스에서 맛본 뿔닭을 생각하니 마음이 더욱 심란해진다. 뿔닭의 독특하고 재미있는 풍미를 보다 많은 사람들이 안다면 항상 닭 아니면 오리로 수렴되는 가금류 소비가 더 다채로워지지 않을까. 드롬에서 만난 뿔닭 농장주는 닭보다 신경 쓸 게 많지만 부가가치가 높아 사육을 선호한다고 한다. 국내에선 관상용으로 몇몇 농장에서 키우고 있지만 소비자가 육용 뿔닭을 구하기는 쉽지 않다. 가까운 일본에서는 많지는 않지만 육용 뿔닭을 기르는 농가와 뿔닭 요리를 판매하는 식당을 찾아볼 수 있다. 국내에 잘 알려진 일본 드라마 ‘고독한 미식가’에서도 뿔닭 요리가 등장한다. 황홀한 표정을 지으며 뿔닭 요리를 맛보던 주인공의 표정을 언젠간 우리도 지어볼 수 있는 날이 오길.
  • K2 정상서 스키 타고 하강…세계 첫번째 성공 (영상)

    K2 정상서 스키 타고 하강…세계 첫번째 성공 (영상)

    폴란드 출신의 유명 모험가가 세계 2위 고봉 K2에서 세계에서 처음으로 스키를 타고 하강하는데 성공했다. 지난 23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CNN등 해외언론은 폴란드의 안드레이 바르겔(30)이 22일 K2 정상에서 스키를 타고 내려오는데 성공한 세계 첫번째 인물이 됐다고 보도했다.     과거 히말라야의 여러 고봉을 등정한 후 스키를 타고 내려온 바 있는 그는 이번에 K2를 그 목표로 삼았다. 해발 8,611m에 달하는 K2는 에베레스트에 이어 세계에서 두번째로 높은 봉우리로 특히 산악인 사이에서는 가장 등정하기 힘든 곳으로 정평이 나있다. 보도에 따르면 이번 K2 등반에서 그는 산소 장비 없이 정상에 올랐으며 이어 스키를 타고 베이스캠프까지 무사히 내려왔다. 또 그의 위험천만한 스키 하강 장면은 함께 등반한 형제가 드론을 띄워 담아냈다. 바르겔은 "지난해에도 K2 스키 하강에 도전했으나 기상 악화로 아쉽게 접어야했다"면서 "K2에서 스키를 타고 내려오는 것은 기술적으로 매우 어렵지만 이번에 성공하게돼 매우 행복하다"고 밝혔다.   CNN 등 해외언론은 "K2는 '잔인한 산'이라는 악명이 있을 만큼 그간 수많은 산악인이 등정 중 목숨을 잃었다"면서 "등정에 성공하는 것 자체만으로도 산악인으로서는 큰 위업으로 바르겔의 기록은 대단한 성과"라고 전했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하이볼이 뭐길래…” 日주류업계, 위스키 없어 즐거운 비명

    “하이볼이 뭐길래…” 日주류업계, 위스키 없어 즐거운 비명

    하이볼(위스키와 탄산음료 등을 섞은 것)의 인기가 확산되면서 일본의 위스키 품귀현상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일본 주류업계는 해외 생산과 수입을 확대하는 등 공급 물량을 맞추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24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일본의 대표적인 주류회사인 산토리 홀딩스는 미국내 버번 위스키 생산을 늘리고, 기린 맥주는 스코틀랜드산 위스키를 사용한 하이볼캔 판매에 나섰다. 외국으로부터의 공급 확대를 통해 자국내 원액 부족 문제를 완화하기 위해서다. 업계는 이외에도 일본내 공장 증설을 서두르는 한편 고급 수입 위스키 상품의 라인업 확대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일본에서는 통상 파티나 모임 등이 증가하는 겨울에 위스키 소비가 많이 이뤄지지만, 최근 하이볼의 인기가 계속되면서 수요가 시즌을 가리지 않고 폭발하고 있다. 이 때문에 산토리는 주력 하이볼 위스키인 ‘산토리 가쿠빈’ 등의 공급 차질 가능성까지 우려하고 있다. 산토리는 자사의 미국 계열회사 빔산토리의 버번 위스키 ‘짐빔’의 증산에도 나선다. 켄터키주 공장에서 일본에 공급할 물량을 다음달까지 전년동기 대비 20% 늘릴 계획이다. 산토리는 짐빔의 일본내 판매를 지난해 73만 상자(1상자=8.4ℓ)에서 올해 81만 상자 이상으로 확대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이렇게 되면 영국 디아지오의 스카치 위스키 ‘조니 워커’를 누르고 일본내 수입 위스키 시장 1위가 된다. 기린 맥주는 최근 스코틀랜드산 ‘화이트 호스’를 사용한 하이볼캔 상품을 새로 선보였다. 기린의 하이볼캔 판매는 6년 만이다. 아사히 맥주도 ‘잭 다니엘’로 유명한 미국 브라운 포먼의 스카치 위스키 브랜드 3종을 출시했다. 일본의 위스키 시장은 계속 위축돼 왔으나 산토리가 2008년 가쿠빈 위스키를 사용한 하이볼 판매에 적극 나서면서 인기가 높아졌다. 지난해 일본내 위스키 출하량은 일본산과 외국산을 합해 16만㎘로 2008년보다 2배 이상으로 늘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남북사업에 北제재 예외 필요” 비핵화 돌파구 찾아나선 정부

    강경화 “제재 완화 단계 아냐” 강조 판문점 선언 이행에 제재 영향 커 전문가 “장애되는 부분 유예해야” 정부가 4·27 판문점 선언 이행에 필요한 대북제재 예외 인정을 강조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집중된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23일 미국 방문을 마치고 귀국해 “지금은 (대북제재) 완화 단계는 아니다”라면서도 “(미국 측에 강조한 부분은) 남북사업에 필요한 대북제재 예외를 인정받기 위한 것”이라고 기자들에게 밝혔다. 현재 국제사회의 대북제재는 더이상 제재할 게 없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강력하다. 그러다 보니 단순한 남북 간 접촉에서도 자칫 제재 규정을 위반할 우려가 있는 실정이다.현재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와 미국, 일본, 한국 등의 정부 독자 제재로 인해 ‘대량 현금’(bulk cash)의 대북 유입뿐 아니라 남북사업을 위한 민간 비행기, 선박의 출입과 물자 제공 등에도 어려움을 겪는 상황인 것이다. 남북 정상이 판문점 선언에서 합의한 군사적 긴장 완화를 위한 군통신선 연결, 개성공단 내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설치, 이산가족 상봉을 위한 금강산 면회시설 개보수 등에 있어서도 대북제재의 영향을 받고 있다. 앞서 남북 군사당국은 지난 1월 남북 서해지구 군통신선을 재개했지만, 복구를 위한 광케이블 전송장비 구성품 및 문서교환용 팩스 등 물자 제공이 제한되면서 지난달 16일에야 복구를 완료한 바 있다. 당시 국방부 관계자는 “현 대북제재 상황은 구리선 하나 넘겨주는 것조차 안보리와 미국 등 관련국과 긴밀히 협조해야 되는 상황”이라며 촘촘한 대북제재로 인한 고충을 밝히기도 했다. 정부는 지난 1월 말 마식령 스키장 남북 공동훈련, 지난 4월 초 평양 예술단 공연, 지난 3일 남북 통일농구대회 참여를 위한 방북 때마다 대북제재로 인해 국내 민간 항공기 섭외에 어려움을 겪었다. 북한을 경유한 항공기는 180일 동안 미국에 들어갈 수 없다는 미 행정부의 독자 제재 때문이다. 남북은 판문점 선언에서 합의한 동해선·경의선 철도 연결 및 현대화 사업을 위해 지난 20일 동해선 공동점검에 이어 24일 경의선에 대한 방북 공동점검에 나설 예정이지만, 대북제재로 인해 구체적인 사업 추진보다 공동연구조사단 구성·운영에 그칠 전망이다. 정부는 남북관계 진전을 통한 한반도 평화 분위기 조성이 북·미 간 비핵화 협상 진전에도 ‘마중물’ 역할을 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백태현 통일부 대변인은 “남북 상시 대화채널인 공동연락사무소 설치 등 남북 정상 간에 합의한 사업에 필요한 대북제재의 예외를 인정받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성렬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수석연구원은 “북한의 비핵화를 촉진하기 위해서는 판문점 선언의 이행이 중요한 마중물 역할을 한다”며 “남북관계의 특수성을 고려해서 판문점 선언 이행에 장애요인이 되는 제재 부분에 있어서는 상시적인 유예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승리 “호감 이미지? 허세 아닌 ‘진짜 나’ 인정”

    승리 “호감 이미지? 허세 아닌 ‘진짜 나’ 인정”

    가수 승리의 섹시함이 폭발한 매거진 ‘하이컷’의 표지와 화보가 공개됐다. 승리는 스타 스타일 매거진 ‘하이컷’ 화보를 통해 한층 깊어진 남성미를 드러냈다. 어른어른한 조명 아래 그윽한 눈빛과 표정의 승리에게서 전에 없이 성숙한 느낌이 물씬 풍겼다. 승리는 빈티지한 티셔츠나 얇은 소재의 셔츠를 걸치고 슬림해진 모습을 자랑했다. 머리카락부터 셔츠 앞섶까지 촉촉하게 물기를 머금은 모습으로 분위기를 고조시키기도. 몸에 꼭 맞는 슈트 재킷, 트렌치코트 등 말쑥한 아우터를 입은 ‘승츠비’다운 모습도 담겼다.촬영 후 이어진 인터뷰에서 승리는 새 솔로 앨범 ‘더 그레잇 승리’에 대해 “한마디로 한풀이 같은 앨범”이라고 말했다. “빅뱅 활동하면서 표출하지 못했던 내 끼와 숨겨졌던 탈렌트를 마음껏 뽐내는 앨범”이라며 “영화 ‘위대한 개츠비’ 봤나? 그게 결코 파티처럼 즐거운 영화가 아니거든. 사랑하는 데이지를 되찾기 위해서 그렇게 개고생을 해서 돈을 벌고 파티를 열었는데, 자기를 알리고 표현하고 모든 걸 준비했는데 결국 데이지를 되돌리지 못하지 않나. 누구나 사연이 있다. 바스키아만 봐도 그렇지 않나. 그림이든 음악이든 시련이 들어가야 대중이 공감해주지. 이번 앨범에는 많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파티 피플, 사람들을 즐겁게 해주는 밝은 승리의 모습도 있겠지만 내면에 간직하고 있는 아픔과 시련의 감정도 함께 담겨져 있다”고 말했다. 최근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호감’ 사업가 이미지를 얻게 된 이유에 대해 “방송에 좀 출연하면서 내 진실한 모습이 통하지 않았나 싶다. 지금껏 내가 해온 것들은 허세가 아니라 진짜 나였거든. 그게 꾸며진 모습일거라고 생각한 사람들도 리얼리티를 보면서 ‘아, 저 친구가 사업도 하고 진짜 열심히 사는 구나’, ‘저 친구는 저게 진짜구나’ 인정을 해주기 시작한 것”이라고 밝혔다. 요즘엔 중장년 팬들이 늘었다고. “‘미우새’에 출연한 이후로는 식당에 가면 정말 어머님들이 좋아해주신다. 파 썰다가 도마에 칼 던지고 뛰쳐나오신다. 하하하. 요즘엔 팬들의 ‘오빠 오빠!’ 소리보다 어머님들의 ‘오구오구 더 먹어’하는 소리를 더 많이 듣고 있다. 신선하다. 이게 다 무슨 일인가 싶다“며 웃었다. 승리의 화보는 지난 19일 발간한 ‘하이컷’ 225호를 통해 만날 수 있다.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사고로 남편과 아이 잃은 여성, 학용품 기부하는 사연

    사고로 남편과 아이 잃은 여성, 학용품 기부하는 사연

    사고로 남편과 아이를 잃은 한 여성이 먼저 간 두 사람을 기리기 위해 특별한 운동을 시작했다. 20일(현지시간) 미국 ABC는 미주리주 포리스텔 출신의 데스티니(24)가 아들 파커의 생일인 지난 달 23일부터 배낭 안에 학용품을 가득 채우게 된 사연을 전했다. 사연에 따르면, 데스티니의 전 남편 코리 맨샤와 아들 파커는 2014년 9월 20일 세상을 떠났다. 음주 운전자가 일가족 세 명이 탄 차를 들이받아 1살이었던 아들은 현장에서 즉사 했고, 삶과 죽음의 기로에 서있던 남편도 결국 하루를 채 넘기지 못하고 숨졌다. 충돌 사고에서 유일하게 살아남은 생존자 데스티니는 “모든 것이 그립다. 아침마다 날 깨우던 아들, 퇴근해온 남편과 함께 저녁을 먹었던 시간, 두 사람의 미소와 웃음소리가 그립다. 무엇보다 우리가 그려왔던 미래를 함께 하지 못해 슬프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사고 이후, 그녀는 음주운전을 하지 말 것을 호소하며, 지난 3년 동안 전 남편과 아들의 생애를 기리기 위해 지역 아동 병원에 장난감 기부, 책 기부 등을 벌여왔다. 그리고 지난해 165개의 배낭에 학용품을 가득 채워 저소득층 아이들이 있는 학교와 지역 센터, 보육원 등에 보냈다. 데스티니는 “특히 공휴일이나 생일날 먼저 간 두 사람이 자꾸만 생각나 힘들었다. 아들이 살아있었다면 올해 유치원에 갈 나이가 됐을 것이다. 난 아들의 가방뿐 아니라 다른 아이들의 가방까지 가득 채우고 싶었다”며 심정을 밝혔다. 그녀는 생방송 스트리밍 서비스인 페이스북 라이브나 해시태그 #코리앤파커스러브(#CoreyAndParkersLove)를 이용해 소셜 미디어로 학용품 기부 운동을 알리고 있다. 호주에서도 도움의 손길을 받는다는 데스티니는 “올해 학용품 기부가 첫 해보다 훨씬 더 성공적이길 희망한다”고 전했다. 이어 자신처럼 힘든 시기를 겪고 있는 사람들에게 “울거나 화를 내고 웃어도 괜찮다. 남은 인생 동안 어찌됐든 남들의 평가를 받을 것이기에 자신을 행복하게 만드는 일을 해야한다”면서 “내 이야기를 통해 슬픔에 잠긴 이들이 계속 앞으로 나아갈 수 있길, 전 남편과 아들에 대한 사랑이 전파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사진=페이스북(데스티니 클리마스체프스키) 안정은 기자 netineri@seoul.co.kr
  • 엉덩이 만지고 간 남성 패대기친 용감한 종업원

    엉덩이 만지고 간 남성 패대기친 용감한 종업원

    자신의 엉덩이를 만지고 간 고객을 바닥에 패대기친 종업원의 용기 있는 행동이 화제다. 지난달 30일 미국 조지아주 사바나(Savannah)의 한 레스토랑에 근무 중인 에밀리아 홀든(Emelia Holden, 21)은 불쾌한 경험을 했다. 여느 때와 같이 근무를 하던 중 한 남성이 자신의 엉덩이를 슬쩍 만지고 지나간 것이다. 당시 남성의 변태적인 행각은 식당 CCTV에 고스란히 담겼다. 영상에는 메뉴판 정리를 하며 벽을 보고 서 있는 홀든의 뒤로 빨간색 티셔츠를 입은 남성이 지나가는 모습이 담겼다. 정신없이 일하는 홀든의 엉덩이를 슬쩍 만진 남성은 모른 척 가던 길을 가려고 한다. 그때 자신이 성추행을 당했단 사실을 파악한 홀든은 남성의 뒷덜미를 붙잡는다. 이어 그는 남성의 목을 감아 바닥에 패대기친 후 남성을 비난한다. 홀든은 남성에게 “네가 누구든지 신경 쓰지 않는다. 당신은 나를 무시할 권리가 없다”고 소리친 후 동료에게 경찰에 신고할 것을 요청했다. 경찰이 도착한 후 남성은 “그저 길을 지나가기 위해 홀든을 밀었을 뿐”이라고 주장했지만, CCTV를 확인한 경찰은 즉각 남성을 체포했다. 두 아이의 아빠로 밝혀진 남성은 플로리다주 팜베이(Palm Bay)에 거주하는 라이언 체르윈스키(Ryan Cherwinski, 31)로, 레스토랑에 자신의 파트너와 함께 왔다가 이런 짓을 벌인 것으로 밝혀졌다. 해당 영상이 화제가 된 후 홀든은 여러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내가 그렇게 방어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 못했지만 해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제 경험을 통해 여성들이 스스로를 적극적으로 옹호해도 괜찮다는 것을 알길 바란다”면서 “당신들은 당신이 입고 싶은 옷을 입을 권리가 있고, 스스로를 방어할 수 있는 권리가 있다”고 전했다. 사진·영상=R F P Channel/유튜브 영상팀 seoultv@seoul.co.kr
  • 산체스 뒤늦게 합류한 맨유, 새너제이와 0-0 2무승부

    산체스 뒤늦게 합류한 맨유, 새너제이와 0-0 2무승부

    비자 문제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미주 투어에 뒤늦게 합류한 알렉시스 산체스가 선발 출전해 후반 20분까지 그라운드를 누볐지만 팀은 0-0으로 비겼다. 지난 20일 멕시코 리그 클럽 아메리카와도 비겼던 맨유는 2연속 무승부를 기록했다. 산체스는 22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타클라라의 리바이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새너제이 어스퀘이크스와의 인터내셔널 챔피언스컵(ICC) 두 번째 경기에 교체될 때까지 가장 왕성한 활동력을 보여줬다. 그와 교체된 선수는 메이슨 그린우드로 2001년 10월 태어나 아직 만 17세 생일이 한참 남은 선수였다. 맨유 수비수 에릭 베일리가 전반 초반, 새너제이의 크리스 원덜로프스키가 경기 막판 크로스바를 맞히는 슈팅으로 상대를 위협했을 뿐이었다. 하지만 맨유는 러시아월드컵에서 활약했던 폴 포그바(프랑스), 로멜루 루카쿠(벨기에), 제시 린가드와 마커스 래시퍼드(이상 맨유) 등을 쉬게 하고 산체스와 베일리, 루크 쇼, 앙토니 마르샬 등을 선발 출전시켰다. 반면 다비드 데헤아, 네마냐 비디치, 최근 계약한 브라질 출신 프레두 등은 며칠 뒤 훈련에 합류할 것으로 예상된다. 새너제이는 무려 15명을 교체하는 이례적인 경기 운영을 하면서도 맨유의 예봉을 침묵시켜 승리 못지 않은 결실을 거뒀다. 맨유는 안토니오 발렌시아가 전반 절뚝이며 걸어나온 것이 더 걱정스러운 대목미었다. 조제 모리뉴 감독은 MUTV와의 인터뷰를 통해 “그는 부상 당했고 내 생각에 우리는 그에 적응해야 할 것 같다. 지난 시즌에도 그는 비슷한 상황이었으며 이번 시즌은 아마도 그때보다 심하지 않을까 싶다”고 걱정했다. 한편 보러시아 도르트문트는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의 뱅크오브아메리카 스타디움에서 리버풀에 3-1 역전승을 거둬 맨체스터 시티와의 대회 개막전 승리에 이어 2연승을 달렸다. 도르트문트의 풀리시치는 멀티골을 기록하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반면 리버풀은 대회 첫 패배를 기록했는데 25일 맨시티와 두 번째 경기를 펼친다. 리버풀 골키퍼 카리우스는 레알 마드리드와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 두 차례 실수로 준우승 한을 풀지 못했는데 이날도 적어도 두 차례 실수로 또다시 역전패 멍에를 짊어졌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폭염 속 차량에 갇힌 대형견…주인은 ‘나 몰라라’

    폭염 속 차량에 갇힌 대형견…주인은 ‘나 몰라라’

    폭염 속 아동이 차량에 갇혀 숨지는 사고가 잇따라 발생하는 가운데, 동물들 역시 같은 이유로 목숨을 잃을 위기에 놓이는 사례가 끊이지 않고 있다. 영국 메트로 등 해외 언론의 20일 보도에 따르면 외부온도가 29℃에 달했던 19일(현지시간) 오후, 잉글랜드 남부 월트셔 카운티 스윈든의 경찰은 대형견인 시베리안 허스키가 차량 안에 갇혀 있다는 연락을 받고 급히 출동했다. 당시 외부보다 훨씬 기온이 높아진 차량 뒷좌석에서 거의 움직임이 없는 채 누워 있는 상태였다. 주차장에 남겨진 주차기록을 확인한 결과, 해당 차량은 오전 10시 47분에 주차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경찰은 약 2시간 후인 12시 35분 현장에 도착했고, 신속하게 개를 구조하지 않으면 생명이 위태로울 수 있다는 판단 하에 현장에 도착한 시간은 12시 35분이었으며, 차량 옆 유리를 파손시키고 개를 차 밖으로 꺼냈다. 내부온도가 약 40℃ 까지 치솟은 차량 안에서 2시간이 넘도록 갇혀 있었던 개는 구조된 후에도 좀처럼 기운을 차리지 못했다. 경찰이 탈수를 우려해 물을 가져다 줬지만 이마저도 제대로 삼키지 못한 채 쓰러져 있는 모습이었다. 얼마 뒤 차량과 개의 주인이 나타났고, 자신의 차가 파손된 것을 본 뒤 매우 분노했다. 경찰이 반려견을 당장 동물병원에 데려가 검사를 받게 하라고 했지만 경찰의 이러한 충고도 그 자리에서 묵살했다. 결국 경찰은 해당 주인이 반려동물을 학대할 우려가 있다고 판단, 강제로 그의 개를 압수해 동물병원으로 옮겼다. 대형견인 시베리안 허스키가 좁고 뜨거운 차 안에 갇혔다가 구조되는 모습을 담은 사진은 현지에서 뜨거운 반응을 불러일으켰다. 네티즌들은 해당 차량 및 개 주인에게 비난을 쏟아냈으며, 허스키와 같이 털이 두껍고 많은 개가 그 환경에서 살아남은 것은 기적과도 같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한편 현지 경찰은 “뜨거운 날씨에 동물만 차 안에 둔 채 자리를 비우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내부 온도가 빠르게 올라 호흡곤란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라고 경고했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대통령은 ‘쉼표’가 절실하다

    대통령은 ‘쉼표’가 절실하다

    지난달 28~29일(목~금) 문재인 대통령은 과로에 따른 몸살감기로 몸져누웠다. 변호사 시절부터 ‘워커홀릭’이었던 데다 아프고, 힘들어도 좀처럼 ‘내색’을 않는 문 대통령의 스타일을 잘 아는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은 당시 대통령 주치의로부터 검진 결과를 보고받고서 대통령의 연가를 ‘선 조치’ 하고, 대통령에게 ‘후 보고’ 했다는 후문이다. 일종의 ‘강제 연가조치’ 였던 셈이다. 하지만, 연가 중에도 문 대통령은 일부 수석비서관들에게 업무지시를 내리는 등 ‘워커홀릭’의 면모를 잃지 않아 참모진들의 혀를 내두르게 했다.이번달 말쯤 휴가 앞두고 청와대는 고심중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21일 “문 대통령은 업무가 끝나고서도 관저로 서류보따리를 챙겨가 새벽 2~3시까지 꼼꼼하게 검토하는 일이 적지 않았던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여름휴가만큼은 업무로부터 완전히 벗어나 재충전을 할 수 있어야 하는데 (대통령의 스타일상) 가능할지 모르겠다”면서 “현실적으로 제한된 휴가지를 놓고 경호계획과 동선, 프로그램 등을 면밀하게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연초부터 ‘한반도의 봄’을 끌어내기 위해 정신적, 육체적으로 혹사했던 문 대통령으로선 ‘쉼표’가 절실한 시점이다. 때문에 청와대는 이번 달 말쯤으로 예정된 문 대통령의 여름휴가 장소 등을 놓고 고심 중이다.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는 북·미대화의 촉진자 역할과 체감할 수 있는 혁신성장과 이를 위한 규제 혁파, 문재인 2기 내각 구상까지 난제들이 쌓여 있지만 잠시라도 대통령에게는 숨돌릴 틈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2~3주씩 국내외 고급휴양지에서 여름휴가를 갖는 서방 선진국 정상들과 달리 한국 대통령은 경호상의 이유로 마땅히 쉴 곳도 부족하고, 기간도 짧은 게 현실이다. 문 대통령은 취임 첫해였던 지난해 강원도 평창과 경남 진해 해군기지 내 휴양시설에서 6박7일 일정의 휴식을 취했다. 하지만 휴가 직전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급 발사 도발 탓에 수시로 안보관련 동향을 보고받았던 것으로 알려졌다.역대 대통령들도 휴가에 인색 역대 한국 대통령들도 휴가에 인색한 편이었다. 이승만 전 대통령은 강원 고성군 화진포의 별장을 여름휴가 때 즐겨 찾았다. 1954년 지어진 화진포 별장은 1961년 철거됐다. 이승만 전 대통령이 사랑했던 또 다른 휴가지는 경남 거제의 ‘저도’(猪島)다. 저도는 누워 있는 돼지를 닮았다 해 ‘저도’라는 이름이 붙었다. 1954년 이 전 대통령이 휴양지로 사용하기 시작했고 박정희 전 대통령은 1972년 저도 내 별장을 ‘바다의 청와대’란 의미로 ‘청해대’(靑海臺)로 공식 지정했다. 이후 민간인 출입이 통제됐다. 박정희 전 대통령은 충남 아산의 도고 온천도 즐겨 찾았다. 이 때문에 이곳에는 별장도 지어졌다. 전두환 전 대통령 등은 충북 청주의 ‘청남대’(靑南臺)를 즐겨 찾았다. 전 전 대통령의 지시로 1983년 만들어진 청남대는 ‘남쪽에 있는 청와대’란 의미로 대청호의 너른 풍경을 볼 수 있고 산책은 물론 축구, 골프 등 다양한 스포츠를 즐길 수 있다. 이곳에서 전 전 대통령과 노태우 전 대통령은 골프를 즐겼다. 김영삼 전 대통령은 임기 내내 매년 이곳을 찾았다. 조깅이 취미였던 김 전 대통령은 이곳에서 매일 2㎞가량 되는 조깅 코스를 달렸다. 김대중 전 대통령도 임기 중 3차례나 이곳을 찾아 산책을 즐겼다. 하지만 노무현 전 대통령은 “저는 이 별장을 국민 여러분께 돌려 드립니다. 사사로운 노무현을 버리기 위해서입니다”라며 2003년 충북도에 소유권을 넘겼다. 현재 청남대는 대통령 테마파크로 이용되고 있다. 경호가 쉽고 시설이 잘 갖춰져 있는 군부대시설은 대통령의 전통적인 휴가 장소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취임 첫해인 2003년 8월 대전 유성의 계룡스파텔에서 첫 휴가를 보냈다. 노 전 대통령은 당시 휴가 기간 대부분을 8·15 경축사 구상에 힘을 쏟았다. 경호실장과 두세 차례 골프를 즐기기도 했다. 문 대통령도 지난달 대전에서 열린 현충일 기념식에 참석한 이튿날 하루 연가를 내고 계룡대 부근의 군 시설에서 하루 휴식을 취하기도 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2008년 7월 경남 진해의 해군 휴양소에서 첫 휴가를 보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2013년 7월 아버지인 박정희 전 대통령과 함께 보낸 추억의 장소인 저도를 첫 휴가지로 골랐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당시 자신의 페이스북에 푸른색 블라우스에 긴 치마를 입고 저도 해변 백사장에 ‘저도의 추억’이라는 글씨를 쓰는 모습이 찍힌 사진을 올렸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되기 전 마지막 여름휴가를 보낸 곳은 울산 태화강 십리대숲이었다.호화 골프 즐기는 美대통령, 입방아에 오르기도 해외 정상들은 휴가 사용에 적극적이다. 2주 이상은 기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달 첫째 주와 둘째 주 주말마다 뉴저지주 베드민스터에서 있는 자신의 골프클럽에서 주말휴가를 보냈다. 골프광으로 유명한 그는 전 세계에 골프장 19개를 운영하고 있고 틈만 나면 휴가를 가서 골프를 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상회담 장소로도 종종 이용하는 플로리다주 팜비치 마라라고 리조트는 겨울에, 베드민스터에 있는 트럼프 내셔널 골프클럽은 여름에 주로 이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임자들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은 재임 8년 동안 533일을 휴가로 썼다. 주로 텍사스주 크로퍼드 목장에서 한 달간 여름휴가를 즐기는 것으로 유명했다. 부시 전 대통령은 2005년 휴가를 지나치게 중요시한 나머지 휴가 기간 발생한 태풍 카트리나 피해를 제대로 대처하지 못해 역풍을 맞았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여름에는 매사추세츠주의 마서즈비니어드섬에서 휴가를 즐겼다. 겨울에는 하와이의 호화 별장에서 보름 이상을 휴가로 보내곤 했다. 특히 골프광으로 유명한 오바마 전 대통령은 이곳에서 골프를 즐기며 스트레스를 풀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도 못지않은 골프광이다. 휴가 때마다 골프를 즐기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베 총리는 2014년 8월 휴가 중에 히로시마 산사태로 90명의 사상자가 발생했음에도 골프를 쳐 비판을 받았다. 유럽 정상은 해외를 즐겨 찾는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2008년부터 이탈리아 쥐트티롤 줄덴에서 휴가를 보낸다. 2014년 1월에 스위스 알프스에서 스키를 타다 넘어져 몇 주간 목발 신세를 졌다. 다만 최악의 정치위기를 맞은 메르켈 총리가 올해 여름휴가를 가지 않을 것이란 보도가 18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에서 나오기도 했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이광식의 문화유랑기] ‘보물선’ 돈스코이의 기구한 항로와 두 남자 이야기

    [이광식의 문화유랑기] ‘보물선’ 돈스코이의 기구한 항로와 두 남자 이야기

    30분 만에 결정난 해전 150조 원의 금궤를 실었다는 보물선 돈스코이호가 울릉도 앞바다에서 발견되었다는 소식으로 복더위에 열기를 더하고 있다. 실려 있는 금궤의 추정량은 200톤에서 0.5톤까지 다양하다. 그러나 진실은 가라앉아 있는 돈스코이만 알고 있을 뿐이다. 1904년 10월 15일, 러일전쟁 중 발틱 함대의 일원으로 발트 해의 리바우 항을 출발, 아프리카를 에둘러 극동에 이르는, 장장 2만 9000km라는 사상 최장의 원정길에 올라, 7달의 항해 끝에 이듬해 5월 동해에 도착했지만, 일본 연합함대의 집중포화를 받고 울릉도 앞바다에 가라앉은 돈스코이의 침몰 뒤에는 두 사내의 그림자가 어른거리고 있다. 바로 발틱함대의 제독 지노비 로제스트벤스키와 일본연합함대 사령관 도고 헤이하치로(東鄕平太郞)가 그 당사자들이다. 역사의 현장에서 맞부딪친 이 57살 동갑내기 두 남자의 이야기를 간략히 풀어보기로 하자. 로제스트벤스키는 당시 세계 2위의 전력을 자랑하는 러시아 발틱 함대의 제독이었고, 그의 맞수인 도고는 러-일전쟁 때 “나라의 운명이 이 일전에 달렸다”면서 출전하여, 당시 막강을 자랑하던 러시아의 발틱 함대를 깨부순 일본 연합함대의 제독이다. 일본에서는 구국의 영웅이자 전신(戰神) 같은 존재다. 50척에 이르는 대선단을 거느린 발틱 함대와 상대적으로 열세인 일본함대가 맞닥뜨린 것은 1905년 5월 27일 02시45분, 쓰시마 해협에서였다. 당시 세계 최강인 영국해군과 프랑스 해군은 3 대 1의 전력 우위에 있는 발틱 함대의 승리를 믿어 의심치 않고 있었다. 일본 조야도 망국의 불안감에 짓눌려, 신사를 찾아 승전을 기원하는 인파가 끊이질 않았다. 발틱 함대는 한 척의 순양함을 앞세우고 2열 종대로 항진해오고 있었다. 모두 50척에 이르는 대선단이었다. 발틱 함대는 애초 여순항을 목적지로 삼았지만, 여순항이 일본군에게 함락되는 바람에 침로를 블라디보스톡으로 돌렸다. 오랜 항해로 피폐해진 전력을 가다듬어 일본함대와 결전한다는 계획이었다. 그러나 그 길목을 일본연합함대가 막아서 있었다. 연합함대의 도고는 3배나 우세한 발틱 함대를 맞아 유명한 정(丁)자 전술을 구사해 교전한 끝에 놀랍게도 압승을 거두었다. 이 전술은 2열종대로 오는 적함들을 일자형으로 가로막고 맨 선두 함에다 포화를 집중시킨다는 개념이었다. 적함은 종대로 오기 때문에 함포 사격에 크게 제한받을 수밖에 없다. 한 일본 군사학자에 의하면, 이 정자 전법이 이순신의 학익진에서 따온 것이라 한다. 포격전의 승패는 30분 만에 갈렸다. 함대의 기동과 병사의 훈련도, 포 명중률과 발사빈도에서 발틱 함대는 연합함대의 적수가 되지 못했다. 노쇠하고 부패한 러시아 제국의 축소판이었다. 3대 1의 전력차라는 것은 허수에 지나지 않았다. 그 동안 포술에 매진했던 일본해군의 포 명중률은 거의 10%에 달했다. 열 발을 쏘면 한 발은 적함을 충격했던 것이다. 그에 비해 발틱 함대의 명중률은 연합함대의 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고급 지휘관들은 부패했으며, 병사들은 오합지졸이었던 것이다. 게다가 로제스트벤스키는 작전명령의 번복을 거듭하며 오락가락했다. 어쨌든 이 해전에서 발틱 함대의 45척 함정 중 일본군의 함포를 피해 목적지인 블라디보스톡으로 간신히 돌아간 것은 구축함 2척, 경순양함 1척이 고작이었다. 주요 전함 12척 중 8척은 격침, 나머지는 포로, 순양함 5척, 구축함 7척 침몰, 전사 4,800명, 포로 6천 명. 그야말로 발틱 함대의 궤멸로, 세계가 경악한 완패였다. 러시아 최강의 대함대가 한순간에 소멸해버린 것이다. 두 남자의 이야기 그러나 러시아 해군에게는 이보다 더한 치욕이 기다리고 있었다. 중상을 입고 기함에서 어뢰정으로 옮겨져 탈출하던 발틱 함대 사령관 로제스트벤스키가 포로로 잡히고 만 것이다. 포세이돈의 저주가 없으면 일어날 수 없는 세계 해전사상 초유의 일이었다. 해전의 경우 패배한 쪽의 제독은 대개 끝까지 항전하다가 자침을 선택하는 것이 종래의 전통이었던 것이다. 군의관인 아버지 덕으로 일찍이 출세가 보장된 해군사관학교에 어렵지 않게 입학했던 지노비 로제스트벤스키. 총명함과 강한 의지, 청렴한 성품으로 임관 후에도 승승장구, 쉬 장군의 반열에 올랐고, 마침내 발틱 함대의 사령관 자리까지 올라갔다. 그러나 그는 진정한 무인은 못되었다. 불 같은 성격이었으나, 훤칠한 키와 잘생긴 외모로 주위의 호감을 모았다. 자연 여자들에게도 인기가 많아 엽색행각도 보통을 넘었던 모양으로, 자기 상관의 부인과도 염문을 뿌리고 다녔다. 하지만 막상 전투에 임해서는 소심해졌고, 냉철함을 잃고 허둥댔다. 그는 결코 겁 많은 사내는 아니었다. 오히려 강철의 의지와 위엄을 갖춘 몇 안되는 러시아 제독 중 한 사람이었지만, 자신의 부하와 배를 믿을 수 없었고, 자신감을 상실했던 것이다. 그 결과 함대를 패전의 구렁텅이에 빠뜨렸으며, 부하들을 죽음의 나락으로 내몰았다. 도고가 117명의 전사자를 낸 데 비해 그는 무려 그 40배가 넘는 4,830명의 부하를 잃었다. 반면, 도고 헤이하치로는 궁벽한 시골의 하급 무사 집안 출신이었다. 생업 꾸리기에도 급급하던 집안이었지만, 애국심만은 남달라 16살에 벌써 영국 함대와의 전투에 참전했다. 그 경험으로 오직 강한 해군만이 나라를 지킬 수 있다는 신념을 품게 되어 지방해군에 투신했고, 메이지 유신 때는 막부 해군과 싸웠다. 나중에 영국해군사관학교에 8년 동안 유학하며 해전과 넬슨을 공부했다. 도고는 작달막한 키에다 외모도 별 볼 것이 없었고, 그런 데는 관심도 갖지 않았다. 평소에도 그의 머리속에는 ‘해군’만이 가득 차 있었다. 그 결과, 그는 나라의 흥망이 걸린 건곤일척의 결전에서 승리하여 조국을 지켜냈으며, 부하들을 죽음의 구렁텅이에서 구해냈던 것이다. 더불어, 그 동안 3류 국가로 취급받던 일본을 단번에 서구 열강과 같은 반열에 올려놓았다. 쓰시마 해전은 이 같은 두 남자의 전 생애가 맞부딪쳐 승부가 결판난 현장이라 할 수 있다. 돈스코이의 영웅적인 저항 지금 뜨거운 화제가 되고 있는 발틱 함대의 순양함 돈스코이는 개전 이튿날인 5월 28일 오후 일본 군함의 추격을 받으며 북으로 도주하고 있었다. 돈스코이 함장 레베데프 대령은 적의 끈질긴 항복 권유를 뿌리치고 혼자서 11척의 일본 순양함, 어뢰정들과 맞서 영웅적으로 항전했으나 역부족이었고, 결국 함장 자신도 큰 부상을 입고 패주하는 신세가 되었다. 마지막에는 울릉도 저동 앞바다에 도착, 한밤중에 승조원들을 하선시킨 돈스코이는 5월 29일 이른 아침 저동 앞바다에서 자침하게 되고 승조원들은 보트로 탈출했다. 돈스코이의 영웅적인 항전은 오늘까지도 러시아 해군의 귀감이 되고 있다. 오늘날에도 쓰시마 해협, 곧 대한해협을 지나는 러시아 해군과 여객들은 113년 전, 쓰시마 해협에서 울릉도 해역에 이르는 바다 아래로 가라앉은 4,830명 승무원들의 넋을 기리기 위해 의식을 올리고 푸른 파도 위로 꽃다발을 던진다고 한다. 여담이지만, 구국의 영웅이 된 도고가 쓰시마 해전이 끝난 후 세계 각국 기자들과 인터뷰하는 자리에서, “세계 해전사상에서 누가 가장 위대한 제독이라고 생각하는가?”라는 한 영국 기자의 질문을 받았다. 물론 ‘넬슨 제독’이라는 답을 염두에 둔 질문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도고의 대답은 뜻밖이었다. “영국의 넬슨 제독은 내가 감히 견줄 수 있겠지만, 조선의 이순신 장군은 내가 그 신들메를 맬 자격도 없소이다.” 넬슨은 스페인의 무적함대와 25대 30의 열세에서 싸워 이겼고, 도고는 3 대 1의 열세에서 승리했으나, 이순신은 10대 1, 20대 1 열세의 전투에서도 23전 23승 전승을 거두었던 것이다. 도고 함대가 출전을 앞두고 함상에서 이순신 장군에게 승리를 기원하는 의식을 가졌다는 사실에서도 이 말이 과장이 아님을 알 수 있다. 도고는 또 “충무공이야말로 군신이다. 나를 충무공에 비교하지 말라. 군신에 대한 모독이다”는 말을 남기기도 했다. 메이지 때부터 일본 해군은 이순신학을 배워 전통으로 삼았으며, 그후 정기적으로 통영 충렬사를 방문해 이순신 장군 진혼제를 올렸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일본의 한 군사학자는 이순신을 두고 이렇게 한마디로 표현했다. “세계의 전사에서 그 존재 자체가 불가사의한 분이다.” 이광식 칼럼니스트 joand999@naver.com 
  • [그 책속 이미지] 평양인 듯, 서울인 듯… 선입견 깨뜨린 평양의 모습

    [그 책속 이미지] 평양인 듯, 서울인 듯… 선입견 깨뜨린 평양의 모습

    평양의 시간은 서울의 시간과 함께 흐른다/진천규 지음/타커스/316쪽/2만원수십 명이 풀장에서 인공 파도를 즐긴다. 형형색색 파라솔, 풀장 너머 큰 다이빙대가 눈에 들어온다. 언뜻 보면 우리나라 어딘가의 워터파크 같다. 이곳은 평양 대동강구역 능라3동 문수물놀이장이다. 평창동계올림픽, 남북 정상회담을 계기로 얼어붙었던 한반도에 훈풍이 분다. 그래도 우리는 북한을 여전히 잘 모른다. 언론에 가끔 보이는 모습으로 짐작만 할 뿐이다. ‘평양의 시간은 서울의 시간과 함께 흐른다’는 진천규씨가 지난해 10월부터 이번 달까지 4차례에 걸쳐 평양, 원산, 마식령스키장, 묘향산, 남포, 서해갑문 등을 취재한 결과다. 평양은 ‘조금은 궁색하고 어느 정도 움츠린 모습’일 것이라는 그의 선입견을 여지없이 깨뜨렸다. 모란봉 공원에서 만난 시민들과 유쾌한 농담을 주고받고, 사진을 삭제해 달라고 요구하는 당돌한 여학생들을 만난 일화도 소개한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책꽂이]

    [책꽂이]

    이제 나를 안아줘야 할 시간(한성희 지음, 위즈덤하우스 펴냄) ‘딸에게 보내는 심리학 편지’로 12만명의 독자를 만난 정신분석 전문의 한성희 박사가 낸 신작 에세이. 자신의 경험과 상담 사례를 바탕으로 어른으로 성장했지만 여전히 사는 것이 서툴고 어렵다고 느끼는 30, 40대에게 인생의 혼란기를 현명하게 건너는 방법을 들려준다. 272쪽. 1만 5000원.머나먼 섬들의 지도(유디트 샬란스키 지음, 권상희 옮김, 눌와 펴냄) 세상에서 가장 외딴곳에 떨어져 있는 50개 섬의 지도와 섬에 대한 이야기를 담았다. 루돌프섬, 부베섬, 생폴섬, 로빈스크루소섬 등 너무 작아서 지도 위에 표시되지 않거나 너무 외진 곳에 있어서 지도 여백 바깥으로 쫓겨나기 일쑤였던 섬을 무대로 한 인간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144쪽. 1만 9800원.우리는 작게 존재합니다(노세 나쓰코·마쓰오카 고다이·야하기 다몬 지음, 정영희 옮김, 남해의봄날 펴냄) 세계적으로 권위 있는 그림책상을 휩쓸며 아름다운 책을 만드는 출판사로 잘 알려진 타라북스. 남인도의 바닷가 마을에 자리잡은 이 작은 출판사의 철학과 제작 비법을 탐구하기 위해 일본 작가 세 명이 2년간 인도를 방문해 심층 인터뷰했다. 304쪽. 1만 7000원.작가님, 어디 살아요?(모니카 드레이크 외 31명 지음, 오현아 옮김, 마음산책 펴냄) 미국 일간지 뉴욕타임스가 세계 문학 거장들의 발자취를 좇아 전 세계를 유랑한 기록을 모았다. 밀란 쿤데라, 스콧 피츠제럴드, 잭 케루악, 앨리스 먼로, 오르한 파무크 등 작가들의 예술혼에 불을 지핀 공간들을 소개한다. 392쪽. 1만 6000원.바다에서 건진 생명의 이름들(박수현 글, 지성사 펴냄) 30년 동안 잠수 횟수가 2100회가 넘는 사진기자 출신의 저자가 200여종의 해양생물 이름의 유래와 생물이 지닌 생태 특성을 설명한다. 저자가 바닷속에서 직접 촬영한 500여장의 사진을 통해 평소에 자주 볼 수 없었던 어류, 연체동물, 바다 포유류, 바다 파충류 등의 모습을 감상하는 즐거움이 있다. 528쪽. 3만 8000원.아빠가 읽어 주는 고전태교(박상원 엮음, 도서출판문사철 펴냄) 하루 10분 아빠가 엄마 뱃속의 아이에게 읽어 줄 만한 동양 고전을 엮었다. 저자는 아이가 건강하길 바랄 땐 ‘동의보감’과 ‘동의수세보원’을, 따뜻한 사람이 되길 바랄 때는 ‘논어’와 ‘묵자’를, 자연을 사랑하는 아이로 자라길 바란다면 ‘관동별곡’과 ‘도덕경’을 읽어 주라고 조언한다. 152쪽. 1만원.
  • [논설위원의 사람 이슈 다보기] “문재인·김정은 남북대화 원활했던 건 ‘1937년 표준어’ 덕분”

    [논설위원의 사람 이슈 다보기] “문재인·김정은 남북대화 원활했던 건 ‘1937년 표준어’ 덕분”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4월 27일 정상회담을 갖고, 도보 산책을 하면서도 대화에 전혀 불편함이 없었던 것은 같은 민족, 같은 말을 쓰기 때문이지만, 일제강점기 조선어학회의 공헌이 없었다면 어땠을까. 학회는 1933년 맞춤법, 1937년 표준어 제정을 통해 우리말을 하나로 엮는 기반을 만들었다. 분단되면서 조선어학회의 이극로 선생이 북으로 건너가 북한의 언어정책을 이끌었다면, 최현배 선생은 남에 남아 1930년대의 맞춤법, 표준어를 바탕으로 우리말을 지켰다. 분단 70년에도 언어의 이질화가 일어나지 않았던 것은 이들의 노력 때문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남북 언어 통합의 산증인인 권재일 한글학회장은 “남북의 원활한 언어 소통을 위한 준비 작업을 재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권 회장과의 일문일답 내용.→남북 언어가 어떻게 달라졌는가. -흔히 남북 언어 이질화란 표현을 쓰지만 학술적으로는 이질화는 없다고 말한다. 언어를 이루는 세 요소가 말소리, 단어, 문법이다. 남북의 말소리가 차이가 없고, 기본적인 어휘도 다르지 않고, 문법은 더더욱 차이가 없다. 그래서 언어학적으로는 이질화가 없다고 한다. 내가 북한 학자를 만나서 어떤 얘기를 해도 의사소통이 된다. 김정은 위원장이 말을 할 때 우리가 못 알아듣는 게 거의 없다. 우리 대통령이 연설하는 것을 북한 사람들이 듣더라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실제 언어생활에서는 분명히 남북 언어 차이가 있다. 이유는 두 가지다. 어휘만 보면 기본적인 것은 같지만 새로 어휘를 만들고 다듬는 방식이 달랐기 때문에 차이가 생겨났다. 북한의 총화(반성) 같은 이념적인 말들이다. 두 번째로는 남한 말에는 지나칠 만큼 불필요하게 외국어, 외래어가 많다. 북한 사람들이 우리의 일상 대화를 들으면 도무지 알아들을 수 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남북 정상회담, 각종 남북 회담은 원활히 이뤄진다. -남북이 함께하는 공식적인 자리에서 북한의 이념적 어휘, 남한의 외래어는 가급적 쓰지 않는다. 당연히 의사소통에 불편함이 없는 것이다. 이게 가능한 게 조선어학회와 후신인 한글학회 덕분이다. 학회가 분단되기 전에 한글맞춤법을 통일하고 표준어를 정리했기 때문에 지금도 큰 혼란 없이 남북이 어떤 자리에서건 얘기를 나눌 수 있는 것이다. 그러지 않았다면 지금처럼 되지 않았을 것이다. →1937년에 만든 표준어란. -그때 기준으로는 ‘현대 중류사회에서 쓰는 서울말’이다. 1988년 이후 남에서는 중류라는 계급 개념을 뺀 ‘현대 서울의 교양 있는 사람이 쓰는 말’로 바뀌었다. 북한도 ‘37년 표준어’를 지켜 왔는데 1966년 김일성 주석의 교시로 표준어 대신 문화어를 제정했다. 평양, 평안도, 함경도 사투리를 받아들였는데 기본적으로는 1937년에 제정된 표준어다. 평안도 사투리를 고집했다면 전기를 뎐기, 정거장을 뎡거장이라고 해야 하지만 전기, 정거장을 문화어로 쓰고 있다. 북한은 거기에 그치지 않고 한자어, 외래어 5만개를 쉬운 우리말로 다듬었다. 하지만 성공한 것은 절반 정도다. 강요해도 말을 바꾸는 것은 어렵다. 대표적인 것이 아이스크림을 대체한 ‘얼음보숭이’인데 아무도 안 썼다. 북한 사전에 실렸다가 사전에서도 없어졌다. 지금은 얼음보숭이란 말을 아는 북한 사람은 없다. 승합차를 뜻하는 특정 업체의 고유명사 봉고가 일반명사화한 것처럼 북에서는 아이스크림을 에스키모라고 한다. →남북 교류가 활성화되고 있다. 언어 부문에서는 움직임이 있나. -남북 정세가 좋아지면 가장 먼저 열리는 게 문화 쪽이다. 문화 쪽은 꼭 두 가지다. 하나는 남북 언어 통합을 위한 겨레말큰사전 편찬 사업이고, 다른 하나는 개성 만월대 발굴 사업이다. 이 두 가지가 남북 정세에 의해 열렸다가 막히곤 한다. 겨레말큰사전 편찬 사업은 겨레말큰사전 남북공동편찬사업회법에 따라 2019년에 사전을 내고 종료하게 돼 있다. 남북의 공동 편찬 사업이 중단됐기 때문에 종이사전은 어렵고, 웹 기반 사전은 2019년에 낼 작정이다. 그게 가능한 게 남과 북이 과거 1년에 네 차례씩 협의를 했기 때문에 거의 사전 편찬의 기본은 끝났고, 정리만 남았다. 남측 편찬사업회에서 막바지 정리 사업을 하는데 남북 교류가 재개되면 우리가 한 것을 북측에 주고 검토를 해 달라고 하면 마무리된다. 겨레말큰사전이 물꼬가 되어 다양한 언어 문제가 열릴 것이다. →겨레말큰사전에는 몇 단어가 실리나. -북한의 조선말큰사전, 남한의 표준국어대사전을 기반으로 공통되는 어휘 23만 단어를 합의해서 뽑았다. 나머지 7만~8만 단어는 문헌과 지역 방언에서 골라 30만 단어를 남북이 합의했다. 남북이 공동으로 뜻풀이를 진행해 절반에 합의했다.→하나의 사전을 만들자면 그 전제인 어문규범도 같아야 할 텐데. -2005년부터 1년에 네 차례 만나 어문규범 단일화를 위한 남북 공동 작업을 했다. 내가 실무 책임을 맡고, 북측은 문영호 사회과학원 언어학연구소장이 맡았다. 대표적인 게 띄어쓰기다. 예를 들어 의존명사 ‘것’, ‘줄’, ‘바’를 우리는 띄는데 북에서는 다 붙인다. ‘가는 것’, ‘마음먹은 바’가 북에서 ‘가는것’, ‘마음먹은바’가 되는 것이다. 보조용언도 ‘가고 싶다, 가게 되었다, 가게 했다, 가고 있다’가 북에서는 다 붙인다. 이 두 가지는 남한식으로 띄우기로 합의했다. →남한이 하자는 대로 한 건가. -그렇지 않다. 우리나라, 우리말, 우리글 이 세 단어는 우리는 다 붙이는데, ‘우리 나라’, ‘우리 말’, ‘우리 글’로 북한식을 따른 것도 있다. 어문규범 통일 작업을 하면서 이 기회에 우리의 현행 어문규범에 불합리한 것은 북한 쪽으로 양보하는 게 낫겠다 싶었다. 북한 규범이라면 한국대학교 사범대학 부속고등학교가 될 것을 우리 규범을 따르면 한국 대학교 사범 대학 부속 고등학교가 된다. 실제로 그렇게 안 쓰지 않는가. 단위별로 붙이는 북한 규범을 따르는 게 합리적이다. 결과적으로는 남과 북이 서로 반반씩 양보했는데 내 입장에서 보면 우리 현실대로 하면 북한하고 규범이 같아진다. 두 번째 논의된 것이 사이시옷이다. 우리는 된소리가 나오면 사이시옷을 쓰는데 북한은 아예 사이시옷이 없다. 그래서 절충한 것이 순우리말을 붙여 쓸 때, 예를 들어 깻잎, 냇가는 우리식으로 사이시옷을 넣기로 했다. 한자와 결합한 ‘장맛비’, ‘등굣길’은 ‘장마비’, ‘등교길’처럼 사이시옷을 안 쓰는 것이다. 아직 협의조차 못한 게 두음법칙이다. 역사(력사), 노동(로동), 여자(녀자) 같은 단어인데 북한이 1949년부터 새로운 표기법을 쓰면서 달라진 게 두음법칙이다. →왜 그랬을까. -언어학적 이론을 보면 글자가 앞에 있든 중간에 있든 같은 소리를 내는 게 맞을 수 있다. 그래서 북에서는 두음법칙을 적용하지 않는 것으로 광복 이후에 바꿨고 우리는 관례대로 쓰고 있다. 북한 언어학자 중에 광복 전 교육받으신 분은 공식 회의에서는 철저하게 ‘력사’, ‘로동’ 하다가도 저녁 식사 같은 자리에서는 ‘노동’, ‘역사’라고 한다. 하지만 광복 이후 태어난 내 또래 북한 학자들은 결코 ‘역사’, ‘노동’ 발음을 안 한다. →남북의 원활한 소통을 위해 일상생활 어휘나 분야별 전문용어 통합을 생각해 볼 수 있는데. -첫째, 남한 사람들이 유념해야 할 것이 지나친 외래어·외국어 사용은 자제하고 우리말을 쓰는 노력을 해야 한다. 둘째는 남북의 화법 차이가 현격하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탈북민과 같이 있다가 헤어질 때 간접화법에 익숙해져 있는 우리가 “나중에 밥 한번 먹자”고 하면, 직접화법에 익숙한 탈북민은 전화를 기다린다. 전화가 안 오면 남한 사람들 신뢰가 없다고 생각한다. 남한 사람들은 그냥 헤어지면서 하는 인사인데 그걸 이해 못하는 거다. 북에서는 칭찬, 사과 표현이 약한데, 조그만 일에도 칭찬하고 사과하는 남한 사람을 보면 가볍다고 생각한다. 남북이 의사소통을 하려면 우리는 북한의 직설적 화법을 이해해야 하고, 북은 남의 간접화법을 이해해야 한다. 셋째가 경제 교류나 학술 교류를 위해 전문용어를 통일하는 일도 시급하다. 예를 들어 우리의 ‘마이너스’를 ‘미누스’라고 쓰고, ‘바이러스’를 ‘비루스’, ‘백신’을 ‘왁찐’이라고 하는데 전문용어 통일이 안 되더라도 서로의 용어를 알 수 있도록 대조표라도 만들어야 한다. →한민족의 언어 통일을 위한 큰 그림이 있다면. -정부와 민간이 할 일을 나눠 생각해 볼 수 있겠다. 남북 언어 차이가 뭔지를, 조사연구 사업을 해 놓고 일상 표기법, 표준어에 대한 것, 화법에 관한 것, 전문용어에 대한 것을 예비 연구하고 자료를 수집한 뒤 남북 학자가 만나서 통합하는 두 단계의 작업이 있다. 민족의 핵심이자 통일의 핵심이기도 한 언어의 통합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민간도 한글학회는 물론 관련 단체와 언론에서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일부 방송에서 북한 사투리를 희화화하는 장면을 볼 수 있는데, 남북 언어 차를 좁히기는커녕 역효과를 낼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북한의 언어에 대해서 긍정적으로 이해하는 마음가짐을 갖는 것이다. marry04@seoul.co.kr ■권재일 회장은 누구 北 언어학자와 공동 실무작업…정부·민간 자격으로 모두 참여1953년생. 서울대 언어학과 교수. 제8대 국립국어원장(2009~2012년)을 지냈고, 2016년부터 한글학회장을 맡고 있다. 2003~2004년 국립국어원에 파견 가서 남북 언어학자 간 교류를 시작했다. 북한의 상대방은 사회과학원 언어학연구소의 문영호(1941년생) 소장이었다. 두 정부 기관의 학자가 중국 옌볜, 선양, 베이징 등에서 만나 남북의 어문규범 통일, 언어 전산화, 지역 방언 보존 등을 심도 있게 논의했다. 2005년에는 민간의 겨레말큰사전편찬위원회가 조직되면서 어문규범 단일화 위원장 자격으로 2009년까지 북한과 공동 실무 작업을 했다. 남북 국어학자 교류에서 정부·민간 두 축에 참여한 유일한 학자다. 권 회장과의 80분짜리 인터뷰 녹음을 풀어 보니 1만 3000자가량. 말을 그대로 기사로 옮겨도 될 만큼 정제된 언어를 구사하고, 단 한 자의 외래어·외국어도 쓰지 않고 쉬운 우리말로 남북 언어의 미래를 말하는 노학자가 새삼 존경스럽다.
  • 동계올림픽도 女風당당… 메달 밭 커진다

    동계올림픽도 女風당당… 메달 밭 커진다

    2022 베이징, 女선수 비율 3.5% 늘어 IOC 혼성스키점프 등 7종목 추가 결정 쇼트트랙도 혼성 추가 메달 9개로 ‘+1’ 평소 남녀 훈련 병행해온 한국에 유리올림픽에도 ‘여풍’(女風)이 강하게 불고 있다.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에는 기존 대회보다 여성 선수들의 비율이 3.5%가량 늘어난다. 참가 종목을 늘려달라는 여성 스포츠인들의 요구에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부응한 것이다. 종목이 다양해져 대회 흥행에도 긍정적 영향을 끼칠 것이란 계산도 깔려 있다. IOC는 앞으로 여성 선수의 비율을 전체의 50%까지 늘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IOC는 18일(현지시간) 스위스 로잔에서 집행위원회를 열고 베이징 동계올림픽에 신설할 7개 종목을 확정 지었다. 쇼트트랙 혼성 계주, 여자 모노봅, 남녀 빅에어 프리스타일스키, 스키 점프 혼성 단체전, 스노보드 크로스 혼성 단체전, 스키 에어리얼 혼성 단체전이 4년 뒤 추가된다. 동계올림픽 세부 종목 금메달 수도 109개(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102개)로 증가됐다. 종목은 늘었지만 경제성 있는 대회 운영을 위해 출전 선수는 평창 대회 때보다 41명 감소한 2892명으로 확정했다. 신설된 종목은 모두 기존 경기장에서 진행이 가능한 것들이라 추가 건설 비용이 들지 않는다. 이번 결정의 특징은 여성들이 출전할 수 있는 종목이 늘어났다는 것이다. 남자 빅에어 프리스타일만 빼고 나머지 6개 종목은 여성들이 출전 가능한 경기다. 평창 동계올림픽에서는 전체의 41.9%(1211명)에 그쳤던 여성 선수가 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서는 45.44%(1314명)까지 늘어나게 됐다. 여성이 참가 가능한 종목도 평창 대회 때는 전체의 46.81%(44종목)에 머물렀으나 베이징 대회에서는 47.42%(46종목)까지 증가된다. 키트 맥코넬 IOC 스포츠 디렉터는 “베이징 동계올림픽에 새로운 종목들이 추가된 것은 올림픽을 더욱 젊고, 성비 균형이 맞게끔 만들려는 노력이 반영된 결과다”라며 “여성 참가 종목이 늘어가게 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쇼트트랙 강국인 한국은 혼성계주 종목이 신설되면서 메달밭이 확장되는 효과를 누리게 됐다. 평창동계올림픽 때는 쇼트트랙 남녀 각 4종목씩 총 8개의 금메달이 걸려 있었다. 베이징 대회에서는 총 9개의 금메달을 놓고 경쟁을 벌이게 됐다. 한국 쇼트트랙 대표팀은 남녀 모두 세계 정상급 실력을 유지하고 있는 데다가 평소 함께 하는 훈련이 많아 팀워크도 좋은 편이다. 혼성계주를 할 때에는 주자의 순번 배치와 바통 터치의 중요성이 승부의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IOC는 이날 2020년 도쿄 하계올림픽과 관련해 2011년 동일본 대지진으로 피해를 입었던 지역에서도 대회를 진행하겠다고 결정했다. 후쿠시마현, 이바라키현, 미야기현에서도 도쿄 올림픽 일부 종목이 열리게 된 것이다. 후쿠시마현에는 2011년 당시 규모 9.0의 지진으로 쓰나미가 원자력 발전소를 덮쳐 방사능 물질이 누출됐었다. 일본 정부는 도쿄 올림픽을 통해 동일본 대지진의 충격에서 벗어나고 해당 지역이 재건되길 바라고 있다. 대회조직위원회는 지난 12일 회의를 열어 도쿄 올림픽 성화 봉송을 후쿠시마현에서 시작하기로 결정을 내리기도 했다. 해당 지역 원자력 유출에 대한 불안감이 여전해 논란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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