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스키
    2026-08-13
    검색기록 지우기
  • 기록
    2026-08-13
    검색기록 지우기
  • 유격
    2026-08-13
    검색기록 지우기
  • 신화
    2026-08-13
    검색기록 지우기
  • 호수
    2026-08-13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24,105
  • “예술엔 경계 없어”…‘춘향’으로 한국 무대 오르는 푸른 눈의 마린스키 수석 발레리노

    “예술엔 경계 없어”…‘춘향’으로 한국 무대 오르는 푸른 눈의 마린스키 수석 발레리노

    “제가 한국에서 생각하는 ‘몽룡’의 이미지는 아니라는 건 저도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예술에는 경계가 없습니다. 무용수로서 제 능력의 최대치를 보여주는 게 중요할 뿐이죠.”‘세계 최고의 발레리노’, ‘러시아 발레의 황태자’라고 불리는 블라디미르 쉬클리야로프(34)는 자신을 향한 찬사에 안주하지 않고 새로운 도전에 임하는 만큼 진중하고 남다른 각오를 내비쳤다. 세계 최고 발레단인 러시아 마린스키 소속 수석무용수인 그는 오는 4~6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열리는 유니버설발레단 창작 발레 ‘춘향’에서 몽룡 역으로 출연한다. 지난 1일 서울 광진구 유니버설아트센터 연습실에서 만난 쉬클리야로프는 함께 한국 고전 속 애절한 사랑을 연기할 유니버설발레단 수석무용수 강미선(36)과 땀으로 무용복을 흠뻑 적신 채 막바지 연습에 몰입하고 있었다. 발레 ‘춘향’은 2007년 초연된 유니버설발레단 두 번째 창작 발레로, 춘향과 몽룡의 사랑 이야기를 차이콥스키의 음악에 녹여 무용으로 표현했다. 2014년 작품 개정 작업에서 초연에 사용한 창작 음악을 차이콥스키 음악으로 전면 교체한 유병헌(56) 예술감독은 “차이콥스키의 ‘만프레드 교향곡’을 듣다가 그 속에서 우리의 굿거리장단을 들었다”며 한국 고전 춘향전에 차이콥스키 음악을 접목한 배경을 설명했다. ‘지젤’ ‘백조의 호수’ ‘로미오와 줄리엣’ 등은 이미 몸에 익은 쉬클리야로프는 이번 작품을 위해 몇 배의 노력을 더하고 있다. 동양 고전의 정서를 이해하기 위해 러시아어로 번역된 춘향전을 읽으며 무대 위 몽룡을 상상 속에 그려나갔다. 그는 ‘몽룡을 어떻게 해석했느냐’라는 질문에 “춘향의 주제를 ‘사랑과 정의가 이기고 악을 물리친다’로 이해했다”라면서도 “제가 무대에서 표현할 몽룡은 직접 와서 봐주시길 바란다. 제가 해석한 몽룡을 최선을 다해 표현하는 것을 꼭 보셨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춘향’을 서양 고전 중에서는 ‘로미오와 줄리엣’과 비슷하게 느꼈다는 쉬클리야로프는 “무용 중 글이 쓰인 부채나 붓을 많이 들고 있어서 처음에는 적응이 힘들었지만, 이런 소도구들의 아름다움이 많이 담겨 있는 작품이기도 하다”고 덧붙였다.‘춘향’ 역으로 호흡을 맞춘 강미선은 쉬클리야로프에 대해 “처음에는 워낙 유명한 무용수라 함께 출연하는 게 부담됐지만, 워낙 경험이 많은 무용수이면서 풍부한 표현력을 가진 덕분에 저도 더불어 감정표현을 하게 되는 시너지 효과가 난다”고 말했다. 쉬클리야로프는 이번 ‘춘향’ 공연 일정 중 5일 오후 3시, 6일 오후 3시 공연에 강미선과 함께 출연한다. 4일과 5일 저녁 공연은 유니버설발레단 수석무용수 홍향기(30)와 이동탁(31)이 각각 춘향과 몽룡으로 무대에 오른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트럼프, 호주 총리도 압박…“뮬러 특검 정보 수집 협조하라”

    트럼프, 호주 총리도 압박…“뮬러 특검 정보 수집 협조하라”

    러 스캔들 특검 수사 신뢰성 훼손 노린 듯 “우크라 대통령과 통화, 폼페이오도 들어” 하원, 트럼프 변호인 줄리아니에 소환장 궁지 몰린 트럼프 “내부고발자 색출할 것”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탄핵 위기로 몰고 있는 이른바 ‘우크라이나 스캔들’에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관여돼 있다는 의혹이 제기된 데 이어, 미 연방하원이 트럼프 대통령의 변호인 루디 줄리아니에게 소환장을 발부하며 압박 수위를 높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내부고발자를 색출하겠다고 으름장을 놨지만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에게 ‘러시아 스캔들’과 관련해 협조를 요청한 사실이 추가로 불거져 더 궁지에 몰렸다.월스트리트저널은 30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지난 7월 25일 문제의 통화를 나눌 당시 폼페이오 장관도 그 자리에 있었다고 전했다. 트럼프 행정부 외교 정책의 ‘원톱’인 폼페이오 장관의 청취 사실이 확인됨에 따라 폼페이오 장관 본인이 증언해야 할 가능성이 커졌다. 탄핵 조사의 파장이 국무부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게 됐다. 이런 가운데 미 하원 정보위원회는 이날 외교위원회·정부감독위원회와 협의를 거쳐 줄리아니에게 오는 15일까지 자료 제출을 요구하는 소환장을 보냈다. 줄리아니는 두 대통령이 통화를 나눈 뒤 우크라이나 당국자와 직접 만났다. 정보위는 소환장에서 “대통령이 권한을 남용해 개인적인 이익을 증진하려는 계획에 대리인으로 행동했다는 믿을 만한 혐의가 있다”고 밝혔다. 수사가 진행되자 트럼프 대통령은 내부고발자 신원 색출에 나섰다. 하지만 조사가 단순 신원 파악에 그칠지는 미지수다. 전날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내부고발자는) 미국 대통령을 상대로 스파이 행위를 했다”며 “커다란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위협했다. 내부고발자는 백악관에서 파견 근무를 한 현직 중앙정보국(CIA) 요원으로 알려졌다. 그의 변호인단은 의회에 보낸 서신에서 내부고발자를 비롯한 관련 인사의 안전과 보호를 위해 노력해 달라고 촉구했다. 이날 보수성향 폭스뉴스는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차남 헌터 바이든과 그의 사업파트너 데번 아처와 2014년 골프 라운드를 한 사진을 공개했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차남의 우크라이나 사업 관여 의혹을 부인해 왔다. 하지만 사진이 찍힌 시점이 헌터와 아처가 우크라이나 에너지업체 ‘부리스마 홀딩스’ 이사진에 오른 뒤 4개월밖에 지나지 않아 트럼프 진영의 공세가 거세질 전망이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모리슨 총리에게 “로버트 뮬러 전 특검이 러시아 스캔들 수사에 착수하게 된 경위에 대해 윌리엄 바 법무장관의 정보 수집을 도와 달라고 요청했다”는 보도가 나와 또다시 논란이 불거졌다. 뉴욕타임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 정부가 2016년 대선 당시 트럼프 캠프와 접촉했다’는 러시아 스캔들 수사 결과의 신뢰성을 흐릴 수 있다고 봤다”면서 “우크라이나 사태와 마찬가지로 개인의 정치적 이익을 위해 정상 외교를 이용했다”고 지적했다. 로이터는 호주 정부가 먼저 미국 측에 조사 협조를 제안했다고 전했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LA 지하철역에서 아름다운 아리아 들려주는 홈리스 여인은

    LA 지하철역에서 아름다운 아리아 들려주는 홈리스 여인은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지하철역에서 아름다운 아리아를 들려주는 홈리스 여성의 신원이 밝혀졌다. 주인공은 에밀리 자무르카(52), 28년 전 러시아에서 미국으로 이민 온 클래식 바이올린 연주자였는데 치솟는 의료비에 빚더미로 내몰려 이제 지하철역에서 목소리를 들려주는 대신 푼돈을 챙기고 있다. 지난달 26일(이하 현지시간) 퍼플 지하철 노선의 한인타운에 있는 노르망디-월셔 메트로 역에서 푸치니의 오페라 ‘잔니스키키’에 나오는 아리아 ‘오 사랑하는 나의 아버지’를 멋지게 부르는 동영상을 LA경찰청(LAPD)이 트위터에 올려 화제가 됐다. LAPD는 트위터 글을 통해 “400만명이 LA를 집으로 부르는데 400만개의 얘기, 400만개의 목소리가 있다. 때때로 우리는 발길을 멈추고 그 목소리에 귀기울이게 되는데 이 아름다운 것 하나 들어보라”고 했다. 동영상이 폭발적인 관심을 끌자 그녀의 신원을 둘러싼 궁금증이 증폭됐음은 물론이다. 해서 현지 기자들이 추적에 들어가 며칠 만에 그녀의 사연을 알게 됐다.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자무르카는 스물넷에 미국에 건너와 바이올린과 피아노를 가르치며 살았다. 악기를 도둑맞기 전까지 도심에서 주로 연주했는데 설상가상 여러 병까지 얻어 의료비 청구서가 쌓이기 시작했다. “그쯤에 홈리스 신세가 됐다. 어떤 청구서도 결제할 수가 없고 월세도 낼 수가 없게 됐다”고 ABC7 인터뷰를 통해 말했다. 이어 “당장 오늘도 주차장에 종이상자로 집처럼 만들어 잠든다. 어디에서나 잠든다. 날 불쌍하게 여기는 사람들이 있겠지만 난 누구에게도 폐를 끼치고 싶지 않다”고 덧붙였다. 바이올린을 도둑맞은 뒤로는 목소리를 악기 삼아 지하철 통근족들의 귀를 사로잡고 있다. 그녀는 NBC 뉴스 인터뷰를 통해 “왜 지하철에서 노래를 부르는지 아느냐? 더 훌륭한 소리를 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 트위터리언은 “몇년째 그녀를 봤는데 한번은 그녀가 ‘아베 마리아’를 부르는 것을 듣고 라디오를 틀어놨구나 생각했다. 모두가 사연 하나쯤 갖고 있는데 이 여인도 그렇구나. 왜 홈리스가 됐는지 모르지만 그녀도 소중한 사연들을 간직한 한 인간”이라고 말했다. 그녀를 돕자는 모금 운동이 고펀드미(GoFundMe) 페이지에서 펼쳐지고 있다. 자무르카는 “누군가 날 거리에서 떠나게 해 나만의 장소를 갖고 나만의 악기를 갖게 하려고 노력하는 데 대해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권성우의 청파동 통신] 진보적 지식인의 운명

    [권성우의 청파동 통신] 진보적 지식인의 운명

    2005년에 번역 출간된 폴 존슨의 ‘지식인의 두 얼굴: 위대한 명성 뒤에 가려진 지식인의 이중성’이라는 책이 있다. 이 책은 인류 사상사와 예술사에서 지울 수 없는 흔적을 남긴 대가들의 위선과 모순을 탐사한다. 예를 들어 장자크 루소, 마르크스, 톨스토이, 헤밍웨이, 사르트르, 조지 오웰, 촘스키 등의 인간적 약점이 서술되는데, 주제에 따라 그들 각자의 기만, 사기, 불륜, 이중성, 위선 등이 적나라하게 파헤쳐진다. 물론 이 책의 의도가 이들을 매장하는 데 있는 건 아니다. 하지만 ‘지식인의 이중성’을 읽다 보면 이들에 대한 환상과 기대치가 다소간 낮아지는 건 인지상정이지 싶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들이 거둔 빛나는 성취와 업적이 무시되어야 할까. 오히려 이런저런 인간적 약점에도 불구하고, 혹은 자신의 비루함과 한계를 극복하면서 그들이 인류 문화사에서 거둔 탁월한 성취와 자산을 높이 평가해야 하지 않을까. 물론 지금 이 시대의 시각이나 페미니즘의 관점으로 보면 이들의 업적과 성취가 재평가될 여지도 분명 존재하리라(이는 또 다른 중요한 논점이겠다). 당연하지만 세상에 완벽한 사람은 없다. 성자, 평생을 이타적으로 살아 온 사람조차도 오류나 성격적 결함에서 자유롭기가 쉽지 않으리라. 뛰어난 인성을 갖추고 대의에 헌신하는 인물이라도 알려지지 않은 내밀한 흠결과 약점이 존재하지 않을까. “순교는 배교(背敎)와 종이 한 장 차이에 지나지 않는다”는 주장도 있거니와, 따지고 보면 진보와 보수 사이에 놓인 강(江)폭은 그다지 넓지 않다. 한 시대의 진보에서 인정 욕망을 충족하지 못한 사람 중에 보수로 전향해 자신의 정치적 욕망을 채운 사람도 존재한다. 민중과 함께했던 양심적 진보의 표상이 극우의 전위가 되기도 한다. 이런 현실을 직시한다면 진보적 지식인(공인)은 한층 겸허해질 필요가 있다. 그들은 숙명적으로 현실과 이상 사이에 놓인 존재일 수밖에 없으며, 상대적으로 일관성을 지키기 힘든 상황에 놓여 있다. 그의 과거와 현실 사이, 가족의 욕망에는 그 이상을 지키기 힘들게 하는 무수한 지뢰밭이 놓여 있다. 때로 진보의 대의와 이상을 향한 열정은 그 지뢰밭을 과감하게 제거하게 만들 테지만, 항상 그 작업에 성공하는 것은 아니리라. 어느 순간 자신의 발밑을 보는 데 둔감해지는 때가 온다. 사람들은 진보적 지식인의 허위의식과 이중성에 한층 민감하게 반응한다. 기존의 반듯하고 좋은 이미지가 오히려 그들의 약점을 한층 도드라지게 만들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 시대에 개혁을 추진하는 주체는 자신의 과오(過誤), 무관심, 이중성이 한순간 개혁에 대한 환멸을 불러올 수 있음을 냉철하게 인식해야 한다. 진보를 표방하는 공인이 자신의 발밑까지 면밀하게 조회하지 않는다면, 대중들은 그 개혁 과정에 마음을 내주지 않으리라. 이번 조국 법무부 장관을 둘러싼 과정은 바로 이런 준엄한 사실을 환기한다. 물론 이번 사태를 불러온 요인 중에 언론의 편향적인 보도가 크게 작용하고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그러나 그렇게만 말하면 진보가 성장하지 못한다. 이 사건에서 뼈저리게 배우면서, 한발 한발 나아가야 한다. 그래서 우리는 개혁적이며 정의롭고 상대방은 저열하며 형편없다는 이분법에서 벗어나, 우리도 많이 부족하지만 여기서 조금씩 더 진전하려 한다는 태도로 임해야 한다. 당연히 그 과정에 조 장관의 최근 인터뷰처럼 “죽을힘을 다해” 개혁을 추진해야 하며, 때로 자기 자신을 치는 마음으로 수모와 모욕을 견뎌야 하리라. 모든 걸 건 정치는 짐승의 비천함을 감내해야 한다. 용기와 겸허함으로 그 시간을 온몸으로 통과했을 때, 세간에서 주장하는 조 장관의 한계와 위선이라는 멍에는 어느새 자신의 존재 기반을 극복하려는 필사적인 헌신에 자리를 내줄 것이다. 부디 그런 기회가 있기를 바란다.
  • 비틀고, 뒤집고, 희화화한 50년 전 여배우 살인사건

    비틀고, 뒤집고, 희화화한 50년 전 여배우 살인사건

    옛날 옛적 할리우드에서는 무슨 일이 있었나. 시간은 196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해에는 ‘샤론 테이트 살인 사건’이 일어났다. 로만 폴란스키 감독의 아내이자 배우였던 그녀는 로스앤젤레스 집에서 참혹하게 희생당했다. 범인은 찰스 맨슨 추종자들. 이들에게 살해 이유를 묻는 것은 부질없다. 무논리의 광신도들이었으니까. 그럼 우리는 이런 아픈 과거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나. 안타까움에 당신은 그저 혀만 끌끌 찰지 모르겠다. 나도 그랬다. 하지만, 이보다 훨씬 더 적극적인 행동에 나서는 사람도 있다.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이 대표적이다. 그의 전작 ‘바스터즈: 거친 녀석들’(2009)과 ‘장고: 분노의 추적자’(2012)를 보라. 타란티노는 무논리 광신도나 다름없는 인종차별주의자의 행태를 그냥 두지 않는다. 그는 두 영화에서 나치와 노예를 부리는 농장주를 처벌했다. 악을 통째로 뿌리뽑아 버리는, 타란티노 특유의 폭력적인 제거 방식을 불편해하는 관객도 물론 있으리라. 다만, 나는 이렇게 생각할 따름이다. 그가 역사의 반복에 관한 다음의 명제를 자기 나름대로 따르고 있다고. “처음에는 비극으로, 그다음에는 희극으로.”(마르크스, ‘루이 보나파르트 브뤼메르 18일’) ‘비극으로 끝난 첫 번째 역사를 바꿀 수 없다면, 되풀이될 두 번째 역사는 철저한 희극으로 바꿔 놓아야지.’ 그런 의도 아래에 타란티노는 역사를 다시 쓴다.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도 마찬가지다. 그는 액션스타 릭(리어나도 디캐프리오 분)과 스턴트맨 클리프(브래드 피트 분)를 이 영화의 주인공으로 내세운다. 그리고 샤론(마고 로비 분)이 아닌, 옆집 이웃이던 두 사람에게 찰스 맨슨 추종자들과 맞닥뜨리게 한다. 결말은? 스포일러라 결말을 밝힐 수는 없으나, 나는 아까 언급한 대로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가 타란티노식 역사 다시 쓰기의 희극 버전임을 강조하고 싶을 뿐이다. 실제의 아픈 과거는 그가 창안한 가상의 두 인물에 의해 전혀 다르게 변주된다. 그게 무슨 소용이냐고? 한데 놀랍게도 정말 소용이 있다. 역사는 한 번으로 끝나지 않기 때문이다.역사 재해석은 지난날의 오류를 똑같이 겪지 않겠다고 다짐하는 현실 재창조의 선언이다. 타란티노는 이런 작업을 계속해 오고 있다. 그렇다고 그의 논점에 전부 동의할 필요는 없다. 가령 타란티노가 이소룡을 희화화하는 장면은 어떤가. 그리 유쾌하지만은 않을 테다. 그래도 하나 분명한 점은 그가 이 영화에 나오는 모든 캐릭터를 희화화한다는 사실이다. 릭이나 클리프도 예외가 아니다. 의외로 타란티노는 공평하게 비튼다. 릭과 클리프는 정의의 사도라기보단 흠결 많은 인간이다. 영광의 자리에서 물러나 지금은 상실감을 곱씹는 그들의 활극. 숭고하기만 한 영웅은 타란티노 세계에서 역사의 주연을 맡지 못한다. 이게 나는 제일 마음에 들었다. 허희 문학평론가·영화칼럼니스트
  • 美 민주당, 트럼프 탄핵 속도전… 이르면 새달 말 하원 표결

    美 민주당, 트럼프 탄핵 속도전… 이르면 새달 말 하원 표결

    외교위, 내주 볼커 특별대표 증언 청취 반복적 압력 근거로 권력남용 적용 시사 의회 탄핵조사 지지여론 갈수록 상승 트럼프는 골프여제 소렌스탐과 라운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의혹’을 조사하는 민주당은 하원에서 11월쯤 표결을 하고자 속도전을 펴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탄핵 조사 청문회는 앞으로 몇 주간 진행될 예정이다. 엘리엇 엥겔 하원 외교위원장, 애덤 시프 정보위원장, 일라이자 커밍스 정부감독개혁위원장은 지난 27일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에게 다음달 4일까지 트럼프 대통령과 변호인 루디 줄리아니의 우크라이나 정부 관련 자료를 제출하라는 소환장을 보냈다. 이들 상임위는 마리 요바노비치 전 우크라이나 주재 미대사, 커트 볼커 국무부 우크라이나 협상 특별대표, 고든 선들랜드 유럽연합(EU) 주재 미대사 등 국무부 소속 관료 5명에게 2주 내 관련 진술을 받는 일정도 잡았다. 특히 하원 외교위는 다음주 볼커 특별대표의 증언을 청취할 예정이다. 볼커 특별대표는 지난 7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최측근 안드리이 예르마크에게 줄리아니를 소개했다. 국무부는 이를 인정하면서도 줄리아니는 민간인으로서 행동했다고 주장했다고 WSJ가 전했다. CNN 등은 볼커 특별대표가 외교위의 증언신문 일정 발표 직후 대표직에서 사임했다고 보도했다. 시프 위원장은 의회가 공식 휴회에 들어가기 전 2주간 “청문회와 증인 면담, 소환장과 자료 요청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WSJ는 “민주당의 빠른 움직임을 고려하면 탄핵 표결이 이르면 10월 말에도 가능하다”면서 “통상 탄핵 절차를 주도하는 법사위가 탄핵안 초안을 작성한다”고 전했다. 하원은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정확히 어떤 혐의를 둘 것인지에 대해서는 명확히 하지 않았다. 그러나 몇몇 민주당 주요 의원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탄핵 근거로 권력남용 등 적용을 시사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7월 통화에서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조 바이든 전 부통령과 아들 조사에 줄리아니와 윌리엄 바 법무장관과 협력하라고 반복적으로 압력을 넣었다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과 같은 공화당 소속인 마크 애머데이 하원의원은 이날 의회가 내부고발자의 고발을 조사하는 것이 합당하다며 공화당 하원의원 처음으로 탄핵 조사를 지지했다고 뉴욕타임스 등이 전했다. 그는 그러나 탄핵 여부 판단은 보류했다. 미 여론은 탄핵 조사에 기우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힐이 지난 26~27일 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탄핵 절차 지지 응답이 47%, 반대는 42%로 나타났다. 폴리티코는 탄핵 절차 돌입 찬반이 각각 43%로, 비즈니스인사이더는 탄핵 찬성 53%, 반대 43%로 격차를 보였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하원의 탄핵 조사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골프를 즐겼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공화당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 ‘골프 여제’ 안니카 소렌스탐, 전설적인 골프 스타 게리 플레이어와 버지니아주 트럼프 내셔널 골프클럽을 찾았다고 AP통신이 전했다. 라운딩을 마친 그레이엄 의원은 탄핵 조사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심경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트럼프 대통령이 나와 소렌스탐 팀에게 졌지만 기분은 좋은 상태”라고 답했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 황당한 결말? 공포의 극대화!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 황당한 결말? 공포의 극대화!

    161 분 러닝타임 내내 주변을 겉도는 느낌이었는데 마지막 장면은 적잖이 황당했다. 28일 오후 서울의 한 상영관에서 관람한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의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 얘기다. 관객들 사이에 술렁거림이 일었다. ‘왜 이렇게 끝나지?’ 묻는 듯했다. 널리 알려진 대로 이 영화는 찰스 맨슨 일당의 잔혹 살해극을 다뤘다. 그런데 정작 맨슨 일당은 습격하려 했던 로만 폴란스키 감독 집이 아니라 흘러간 배우 릭 달튼(레오나르도 디캐프리오)의 집에서 모조리 끔찍한 죽임을 당하고, 달튼이 그토록 만나 영화인으로서의 인연을 맺고 싶어했던 로만 폴란스키 감독 대신 부인이자 떠오르던 여배우 샤론 테이트(마고 로비)와 만나 이웃끼리 훈훈한 정을 나누기 위해 집안으로 향하면서 막을 내린다.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고 한참 스태프 자막이 흐른 뒤 달튼이 다시 나타나 담배 광고를 장광설로 떠들어 관객들이 궁금해하는 것을 해소해줄까 싶은데 그마저 광고를 찍던 카메라가 멈추자 달튼이 “담배맛 진짜 병맛이야” 어쩌구 하면서 자신의 등신대 사진 입간판을 후려치며 끝난다. 그러니까 타란티노 감독은 50년 전 충격적인 잔혹 살해극의 전말을 어떻게 스크린에 옮기는지 보고 싶어했던 이들을 처절하게 배신했다. 대신 등짝을 후려치며 ‘그 시절 할리우드가 얼마나 좋았니?’ 물어보는 것 같다. 해서 어쩌면 이 영화는 스포일러를 하지 않겠다고 다짐하고 영화관에 들어선 이들마저 배신했다. 해서 스포일러를 해도 상관 없겠다는 자신감을 안겨준다. 실제로는 맨슨에게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종속됐던 한 명의 남성과 15~20세의 여성 넷이 1969년 폴란스키 감독이 영화 촬영 때문에 비운 집에 침입해 테이트와 그녀의 친구 등 다섯 명을 끔찍하게 살해했다.그런데 영화는 남성 한 명과 여성 둘이 폴란스키 감독의 옆집에 들어가 달튼과 그의 스턴트 대역이자 매니저 클리프 부스(브래드 피트), 달튼의 이탈리아인 부인을 해치려다 오히려 엄청난게 잔인하게 살해당하는 것으로 그려졌다. 이 살해 정황이 끔찍한데 너무 웃기다. 말도 안되게 웃긴다. 그걸 타란티노의 유쾌한 반전이라고 말할 수 있을지에 대해선 찬반이 갈릴 수밖에 없다. 브루스 리(마이크 모)가 등장하는 영화 촬영 막간의 활극은 또 어떻고, 알 파치노, 루크 페리, 브루스 던, 다코타 패닝, 데미안 루이스, 커트 러셀을 만나는 재미도 쏠쏠했다. 영화 중반에 부스가 예전에 서부영화를 찍었던 스판 농장을 찾아갔을 때 여자끼리인데도 스스럼없이 낯선 남자 앞에서 몸을 부벼대고, 여자 대장의 지시에 군말 없이 한 여성이 말을 타고 달려가는 장면, 여자들 모두가 부스에게 다가서며 약간 넋이 나간 표정을 지으며 좀비처럼 구는 것에서 느껴지는 공포와 섬뜩함은 잔혹한 살해극을 암시하는 장치로 꽤나 효율적이었다. 폴란스키 감독의 집에 어느날 낯선 남자가 찾아와 엉뚱한 사람 집 맞냐고 물어보는데 희대의 살인마 맨슨(데이먼 해리맨)이다. 나중에 여자 행동대원 가운데 한 명이 누군가를 죽이라고 맨슨이 지시했다고 말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그 엉뚱한 사람 이름이었다. 가수 지망생이었던 맨슨이 오디션에 불합격했는데 그 엉뚱한 사람이 면접관이어서 그이를 죽여야 한다고 여러 차례 말했는데 일당들이 엉뚱하게도 테이트와 친구들을 습격해 살해했다는 얘기도 있었다. 여튼 “우리에게 살인을 가르치고 떼돈을 벌어 호의호식하는 할리우드 인간들을 응징하자”는 맨슨 일당의 명분만은 아주 뚜렷하게 전달된다. 수전 앳킨슨이 주동이었는데 그녀는 임신 중인 테이트가 태아만이라도 살려달라고 애원하는데도 죽였다. 테이트 살해에 가담하지 않았던 맨슨은 배후세력으로 체포됐는데 이들은 테이트 사건 뿐만 아니라 모두 35명을 살해한 연쇄 살인마들로 밝혀져 1971년 법원에서 모두 사형이 언도됐다. 하지만 이듬해 캘리포니아주에선 사형이 폐지돼 모두 종신형으로 감경됐다. 맨슨은 복역 중이던 2017년 11월 19일 83세를 일기로 자연사했다. 이들 여섯 명 가운데 감옥 밖으로 풀려난 사람은 아직까지 한 명도 없다. 지난 20일 캘리포니아주 항소법원은 50년 가까이 복역 중인 레슬리 반후텐(70)의 가석방 요청을 기각해 새삼스럽게 눈길을 끌었다.그녀는 패트리샤 크렌윙켈과 함께 로즈매리 라비앙카의 머리를 베개로 짓누르며 조명등 줄로 목을 조르고, 14~16차례 흉기로 찌른 사실을 인정했지만 테이트의 집에서 일어난 살해에는 가담하지 않았다. 법원은 반후텐의 가석방을 허용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사회에 돌려보내도 안전하다는 점을 확신할 수가 없다”고 밝혔다. 할리우드로선 잊고 싶은 참극이지만 테이트 등을 끔찍하게 살해한 이들은 여전히 같은 하늘 아래 시퍼렇게 숨을 쉬고 있다. 국내 누리꾼들의 평가는 엇갈린다. 말도 못하게 지루하다, 영화가 뭘 얘기하려는지 모르겠다는 혹평이다. 타란티노 감독은 오히려 스크린에 이 끔찍한 살해극을 옮기지 않음으로써 그 공포와 섬뜩함을 더욱 극대화했다, 적어도 전문 비평가들은 그렇게 생각하는 것 같다. 아래 두 영화 포스터는 한 블로거가 이 영화를 관람하기 전에 참고하면 좋을 것 같다고 추천한 것이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스릴러 강국’에 뜬 K스릴러… 김언수 “이야기 기근의 시대, ‘현찰적 관점’으로 장편 써야”

    ‘스릴러 강국’에 뜬 K스릴러… 김언수 “이야기 기근의 시대, ‘현찰적 관점’으로 장편 써야”

    ‘스릴러 강국’ 스웨덴에 ‘K스릴러’ 대표 주자 소설가 김언수(47)가 떴다. 지난해 스웨덴에서 대표작 ‘설계자들’이 출간된 데 이어 그의 작품들은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일본 등 24개국에서 번역 출간되고 있다. 한국·스웨덴 수교 60주년을 맞아 한국을 주빈국으로 초청한 2019 스웨덴 예테보리국제도서전 측은 ‘콕’ 집어 김언수를 소개해달라고 요청했다. 도서전 참석차 스웨덴을 방문한 작가는 27일(현지시간) 기자들과 만나 이 곳에서 만난 독자들과 자신의 문학관, 한국 문단에 대한 성토까지 거리낌없이 자신의 생각을 풀어놨다. 그의 언변은 거침없이 내달리는 그의 소설을 닮아서, 한 시간 동안 풀어낸 정보량이 ‘설계자들’ 마냥 두꺼웠다. (‘설계자들’은 406쪽에 달한다.) 다음은 그와의 일문일답. -현지 독자들 만나 북 토크를 하고 온 것으로 안다. 반응들이 어땠나. “작년에 예비사절단으로 스웨덴에 온 적이 있다. 오전 9시였는데도 50명쯤 되는 북 토크 자리가 꽉 찼다. 어떻게 이런 일이! 알고 보니 9시 30분에 하는 북 토크 주인공이 스웨덴의 유명 베스트셀러 작가여서 자리 잡으려고 내 세션에 앉아준 거다.(웃음) 스웨덴 사람들은 (북 토크를) 듣고 있는 표정들이 굉장히 진지하더라. 작은 서점에서 진행한 행사였는데 작년에 했던 모든 문학 행사 중에 가장 인상적이었다. 숨 쉬는 소리도 안 들릴 정도의 집중도였다. 예테보리도서전을 운영해서 남은 돈으로 이 어마무시한 호텔을 지었다고 한다. 사람들이 20만원 짜리 티켓을 사서 북토크를 듣는, 책에 대한 관심이 어마무시한 나라다.” -스웨덴에서 받은 질문 중 인상 깊었던 질문이 있나. “이 동네에선 정유정 작가라든가 나같은 우리나라 스릴러 작가들을 이상하게 생각하는 것 같다. ‘너희들은 스릴러를 왜 이렇게 쓰냐’고 하더라. 정해지는 스릴러의 룰이 있고 그걸 안 지키면 혼난단다. 스웨덴 스릴러는 딱딱하고 논리적이다. 한국 문학은 기본적으로 시적이다.” -앞서 얘기한 것처럼 ‘설계자들’의 경우 이들이 말하는 스릴러의 공식도 따르지 않는데, 스웨덴에서 번역 출간되고 미국 메이저 출판사인 펭귄 랜덤 하우스의 자회사 더블데이에 판권이 팔렸다. 그 힘은 무엇인가? “우리나라 국력이 세진 결과다. 프랑스 시골에 갔는데 젊은 여성들이 내 책을 사가더라. 방탄소년단의 나라에서 왔기 때문에, 내 소설을 사가는 거다. 농담 같지만 농담이 아니다. 책이라는 것이 한 나라의 문화를 파는 것인데, 일본과 중국에 비해서 우리나라 브랜드는 양질의 재료들이 있었는데도 그 동안 안 알려졌다. 어느 발화점 넘어 영화나 한식 같은 것들에서 엄청난 열풍이 불었다. 할리우드와 유럽 영화는 100년 동안 이야기 세계를 지배해왔지만, 이젠 거기에 다들 질렸다. 한국 문학엔 뭐 없는지 예전에 후추 찾듯이 찾고 있는데, 정유정 작가라든가 (내가) 덤으로 끼어 들어가고 있는 거다.” -우리나라 문학은 유난히 장편 소설보다 단편에 집중한다. 김 작가는 정유정 작가 등과 함께 장편 쪽에 힘을 주면서 기존 한국문학과 다른 행보를 보여주고 있다. “단편은 이야기 시장에서 힘을 발휘할 수 없다. 단편은 신춘문예 시스템이 만드는 ‘문제’다. 나는 17살부터 신춘문예에 지원했는데 32살에 등단했다. 그 때까지 단편만 쓴 거다. 옥탑방에 들어가서 첫 장편을 썼는데, 태백에 있는 폐교에서 펑펑 울었다. 장편을 하나도 모르고, 장편 쓰는 근육이 없었던 거다. 70매짜리를 쓰는 근육과 1500매를 쓰는 근육은 다르다. 어릴 때는 근육이 잘 붙지만 늙어서는 아니다. 외국은 책을 내야 작가고, 장편 소설 쓰기를 적극 권한다. 전 세계가 이야기 대기근의 시대다. 넷플릭스 판권료는 계속 올라가는데 소설가들은 가난하다. 한국문학이 가진 장점이 있는데 등단하는 친구들한테 단편 말고 장편을 쓰게 한다면 10년쯤 후 우리나라는 어마무시한 나라가 될 것이다. ‘해리포터 1’은 산발적으로 돈을 벌었는데 ‘해리포터 2’는 삼성전자의 1.5배를 벌었다. 이야기 산업의 엄청난 파워다. 우리나라는 이야기 전문가가 없다. 단편으로 시작해서 장편 쓸 때쯤 되면 다 이미 진이 빠져 있다. 콘텐츠 산업의 핵심은 이야기인데 이야기 산업의 체질을 떨어뜨리는 거다. 좌백(무협 소설 작가)과 대학을 같이 다녔는데, 하루에 10시간씩 글을 쓰더라. 문제는 ‘그런 사람들을 문단에서 써주냐’는 거다. 드라마나 영화쪽 사람들은 본인들이 필요하니까 쓰지만, (무협 등 장르소설 작가들에 대한) 공정한 평가나 대우나 논의가 없다. 출판사 사람 만나면 하는 말이 있다. ‘우리가 소설 써서 종이 팔겠다고 마음 먹으면 사양 산업에 종사하는 것이다. 콘텐츠 산업의 소스를 만들겠다고 하면 미래 산업에 종사하는 것이다.’ 그런데 아무도 종이를 못 버린다.” -허진호 감독이 ‘설계자들’ 메가폰을 잡았다. 영화 제작 상황은 어떤가. “국외 판권은 영국의 ‘더 잉크 팩토리’에 팔렸다. 국내에선 2010년에 판권이 팔렸는데 제작에 세 번 실패했다. 허진호 감독에게 가서 판권 기간이 끝날 때까지 하고 있는 중인데, 설계자들은 영화로 만들기에 좋은 소설이 아닌 거 같다. 맨날 엎어지니까. 문학하는 사람들 만나서 순수, 아우라, 진정성 이런 얘기 하다가 영화 하는 사람들 만나면 현찰 얘기가 나온다. 현찰적, 독자적 관점인 거다. 재미없으면 빼야 한다. 이전에 문학을 할 때 ‘작가는 자기 영혼에 대해 써야한다’는 관념이 있었는데 영화쪽 선배들을 만나보니 촌스러운 개념이었다. 누가 김언수 소설에 관심이 있나. 없다. 김언수 안에 아무것도 안 들어있다. 김언수는 후지지만 김언수의 이야기는 위대할 수 있는 거다. 자기 존재 개인을 증명하는게 아니라 행위와 액션을 보여주는 게 중요하다. 문학은 그런데 여전히 ‘나’, 에고(Ego)를 보여주려고 한다. 멋은 있는데 돈은 안 들어온다. 대한민국 소설가 평균 연봉이 200만원이다. 이야기 대기근의 시대에 왜 소설가가 밥을 굶느냐. 모두가 콘텐츠를 원하는데 우리가 이야기에 대해 오해를 하고 있는 게 아닐까.” -이 곳에서 열리는 세미나에서는 어떤 얘기를 할 계획인가. “‘영상과 문학’이라는 주제는 미래에도 소설가가 존재할 수 있느냐는 물음이다. 나는 소설이 더더욱 입지가 커지고 더더욱 중요해질 거라고 생각을 한다. 소설은 이야기의 완전체다. 영화 제작에 100억이 든다면 소설은 언어라는 무한한 질료랑 1인 노동자만 있으면 되니까 저렴하다. 헐리우드 대자본이 요구하기 때문에 소설은 계속 발전할 것이다. ‘왕좌의 게임’이나 ‘하우스 오브 카드’ 보면 21세기 셰익스피어는 이런 거구나 싶다. 내가 읽었던 웬만한 소설보다 인간의 내면 우리 자신에 대해서 말하고 있다. 영상과 소설은 같이 이야기를 만들면서 진화해갈 것이라고 생각람자.. 근데 우리는 문학과 영화판이 서로를 무시한다.” -예테보리도서전에 초청된 한국 작가들 라인업, 이런바 ‘순문학’을 하는 작가들 사이에서 ‘김언수’는 도드라진다. 앞으로 한국 작가들이 해외 진출을 염두에 둘 때, 어떤 것들이 보강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나. “이제는 아무도 책을 안 본다. 예전에 소설로 독자들이 바로 갔다면 이제는 뮤지컬, 영화 등 치환된 형태로 보는 거다. 독자들에게 이야기를 전달하는 과정에서 21세기가 되면서 필터가 하나 더 생긴 거다. 변화를 약간 인정하자는 거다. 요즘 세대는 책을 안 읽는 둥 멍청해진다는 둥 계몽을 할 게 아니라 할리우드가 책을 읽어야 한다. 책을 읽는 독자가 영화를 보다가 작가가 되는 선순환이 일어난다. 영화는 멍하게 보게 되는 거지, 독자가 영화감독이 되는 선순환이 안 일어난다. 훌륭한 영화감독이 되기 위해선 책을 읽는 훈련을 해야 하고, 상상력의 근육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필요해진다. 이러한 매우 산업적인 이유 때문에 소설은 부흥할 거라고 본다. -소설을 왜 쓰는가. “소설 쓰는 게 좋다. 이야기의 핵심은 체험이다. 한 인간은 짧은 생에 유한자의 삶을 산다. 그러나 이야기를 만들면 다른 삶을 살 수 있다. 배우 최민식씨가 영화 ‘악마를 보았다’에서 악마를 연기하고 나서 악마에서 못 빠져 나와 6개월에서 1년 정도 고생했다고 하더라. 소설가들도 마찬가지다. ‘설계자들’에서 킬러 얘기가 나오는데 (캐릭터에) 들어가기도 어려운데다 들어가고 나면 이런 일이 벌어진다. 현실이 몽롱해지고 소설 속 세계가 선명해진다. 그 느낌이 아주 좋다. 책을 읽는 행위는 다른 삶을 체험하기 위한 것. 이 과정 자체로 재미있다. 돈이 안 돼서 그렇지. -이야기의 영감은 어디서 떠오르나. “영감이 안 떠오른다. 영감을 안 믿는다. 필립 로스는 “아마추어는 영감을 기다린다. 프로는 옷을 입고 일을 하러 간다”고 했다. 나는 들어가야 하는 이야기를 계속 보고, 잘 안 들어가지면 들어갈 때까지 본다. 예전에는 잘 안 보이는데도 억지로 들어가서 썼다. 그런데 지금은 계속 본다. ‘소설을 쓰지 말고, 살라’고 했는데 그 말을 알아듣는데 10년 걸렸다. 너무 늦게 배워서 내가 낸 책이 몇 권 없다. -다음 작품, ‘빅 아이’는 언제 나오나. “내년에 문학동네에서 만드는 웹진에 연재될 계획이다. ‘빅 아이’는 세상을 보는 큰 눈이라는 의미도 있고, 참치 이름이기도 하다. 1960년대 한국 어부들의 얘기다. 달러를 벌 수 있는 데가 월남전, 파독 간호사와 광부, 원양어선 선원들이었는데 이들 중 선원들이 독일 광부들의 스무배를 벌었다고 한다. 사모아에 가면 비석들이 많은데 그 바다에서 어부들이 1000명쯤 죽었다. 내년 3월에 연재 시작해서 9월에 끝난다.” -글 쓰는 과정에서 영상화를 염두에 두나. “영화, 애니메이션, 드라마 다 염두에 두고 쓴다. 소설은 문학은 원 소스를 갖고 있는 것이고 맨 앞에 가야하는 것이다. ‘해저 2만리’, ‘어린 왕자’, ‘장발장’ 다 훌륭한 이야기다. 소설의 본령은 슬픔의 감정을 노래하는 마음과 이야기를 풀어내는 것에 있다. 우리를 지배하고 있는 건 노래와 이야기 같은 것들이다. 이야기로 삶을 정리하고 세계를 이해하기 위해 끊임없이 드라마와 소설을 보는 거다. -최근에 읽은 좋은 작품은? “최근에는 (‘빅 아이’ 때문에) 어구, 미끼 이런 것들만 보고 있다. 찰스 부코스키 소설을 좋아한다. 위로 받는 느낌. 나보다 100배 한심한 미국 소설가인데 읽다보면 마음이 편안해지고 좋더라. -웹소설이나 장르문학들이 각광을 받고 있다. “필드에 모아놓고 싸우면 승자만 남겠지. 나는 좋은 이야기와 나쁜 이야기가 있다고 생각한다. 순문학과 장르문학이 있는게 아니라. 이종격투기처럼 다 모아 싸우는데, 쿵후하는 사람과 복싱하는 사람은 안 붙는, 이런게 우리 콘텐츠 체력을 떨어뜨리고 있다고 생각한다. 어떤 문학은 혼종 교배를 해서 엉켜있지 않으면 유전적으로 질환이 많이 생긴다. 한 번 붙어봐야 한다. 뭐가 ‘고급한 것’이고 뭐가 후진 것인지.” 예테보리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마에스트로 정명훈·피아니스트 임동혁, 순천시민이 함께 만든 ‘순천만 환상교향곡’

    마에스트로 정명훈·피아니스트 임동혁, 순천시민이 함께 만든 ‘순천만 환상교향곡’

    마에스트로 정명훈과 그를 따르는 66명의 오케스트라 단원, 피아니스트 임동혁 그리고 운집한 5000여 관객이 함께 빚은 순천만의 환상교향곡.지난 25일 저녁 순천만국가정원에서 열린 ‘2019 순천만국제교향악축제’ 개막 연주는 클래식의 대중화와 품격 높은 야외공연의 성공적인 모델을 제시했다. 클래식 공연장을 벗어난 지휘자와 연주자의 마음은 한결 가벼우면서도 움직임은 더욱 경쾌했고, 관객들은 평소 접하기 어려웠던 클래식 연주를 순천만의 아름다운 가을밤 풍경 속에서 만끽했다. 어린 아이를 동반한 가족 단위 관객으로 가득했고, 사진촬영이 허용된 야외공연임에도 80분가량 이어진 연주 중 스마트폰이 울리거나 소란스럽지도 않았다. 준비된 4500여 객석을 가득 채우고, 객석 뒤 언덕까지 빼곡하게 모여든 순천 시민들은 클래식 거장과 한국을 대표하는 피아니스트의 연주를 맞이할 준비가 되어 있었다.개막 연주의 시작은 차이콥스키 피아노 협주곡 1번이 알렸다. 호른 앙상블의 깊은 울림과 함께 시작하는 이 곡은 평소 클래식과 담을 쌓고 살아온 사람이더라도 ‘아~ 이 곡’하며 알 수 있는 대중적인 작품이다. ‘어렵고 비싼 상류층 문화’라는 이미지가 강한 클래식 연주회의 문턱을 낮추려는 배려가 돋보이는 선곡이었다. 66명의 원 코리아 오케스트라를 지휘하는 정명훈은 협연자로 나선 임동혁과 눈빛을 주고받으며 순천만의 밤하늘을 차이콥스키의 음악으로 수놓았다. 야외무대에서도 특유의 집중력과 섬세한 감정을 유감없이 발휘한 임동혁은 오케스트라 연주 구간에는 별이 뜨기 시작한 하늘과 순천만 풍경을 감상하기도 했고, 정명훈 또한 하늘과 객석의 표정을 살피며 음악을 즐겼다. 지휘자와 연주자 관객의 구분이 사라지는 순간이었다. 피아노 협주곡 3악장에서 절정을 향해 치닫던 순간, 순천만 건너편에서 불꽃이 터지기 시작했다. 주최 측에서 준비한 이벤트로 보기엔 무리가 따랐다. 연주회와는 무관한 대학교 축제에서 쏘아 올린 불꽃이었다. 그러나 정명훈과 임동혁, 오케스트라 모두 아랑곳하지 않았다. 연주는 베토벤 교향곡 7번으로 이어졌다. 역시 대중적이면서 축제에 제격인 선곡이었다. 클래식 애호가도 전문 공연장에서 교향곡 전곡을 듣기란 쉽지 않은 일이지만, 관객들은 저마다의 방식으로 베토벤의 명곡을 즐겼다. 가을밤 쌀쌀한 바람이 불어온 탓에 엄마 품에 꼭 안겨 눈만 빼꼼히 내놓고 집중하는 아이, 머리와 발로 오케스트라의 선율을 타는 노인 등 모두 연주에 오롯이 녹아들었다.이날 연주를 지켜본 박제성 클래식 평론가는 “순천만 정원의 자연미가 음악과 어우러져 더 아름답고 싱그럽게 다가왔다”라면서 “자연과 음악의 아름다운 조화를 문화 콘텐츠로 일궈낸 교향악축제 조직위와 순천시의 선견지명에 박수를 보낸다”라고 말했다. 정명훈과 원 코리아 오케스트라, 피아니스트 임동혁의 연주로 성공적으로 문을 연 이번 축제는 오는 30일까지 순천만국가정원과 순천문화예술회관에서 계속된다. 순천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NYT “내부고발자는 CIA 요원” 아홉 쪽 고발장 전문 공개

    NYT “내부고발자는 CIA 요원” 아홉 쪽 고발장 전문 공개

    미국 정가를 ‘탄핵 정국’으로 몰아넣은 ‘우크라이나 의혹’의 내부고발자는 중앙정보국(CIA) 요원이라고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 내부고발자에게 통화 관련 정보를 넘겨준 정부 당국자들을 색출하겠다는 뜻을 공개적으로 천명했다. 신문은 세 명의 관계자를 인용해 문제의 내부고발자가 “한때 백악관에서도 근무했다가 정보기관으로 복귀한 CIA 요원”이라며 다만 문제의 요원이 현직 대통령과 외국 정상의 통화 내용을 다루는 커뮤니케이션팀에는 근무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따라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지난 7월 전화 통화 내용을 직접 듣지는 않았다고 NYT는 덧붙였다. 다시 말해 문제의 요원 역시 누군가의 얘기를 듣고 상황을 모두 정리해 고발장을 작성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아홉 쪽에 이르는 고발장이 모두 공개됐다. 고발장 전문 보러 가기 내부고발자는 고발장에다 “공직을 수행하면서 여러 미국 정부 당국자들로부터 대통령이 2020년 대선에서 외국을 개입시키는 데 대통령직을 이용한다는 정보를 받았다”면서 “거의 모든 사례에 여러 당국자의 얘기가 일치했기 때문에 난 동료들의 설명이 믿을 만하다고 본다”고 밝혔다. 미국의 16개 정보기관을 총괄하는 국가정보국(DNI)도 “내부고발자 보호가 최우선”이란 입장이다. 조지프 매과이어 국장 대행은 하원 정보위원회에 출석, 이 내부고발자가 “모든 것을 올바른 방법으로 처리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옹호하는 취지로 증언했다. 동료나 상관의 비리나 비위를 보고하기를 원하는 정부 관료들을 위해 관련법에 따라 내부 고발자는 엄격한 보호를 받는다. 동영상을 봐도 매과이어 대행은 애덤 시프 하원 정보위원장의 집요한 추궁에도 “내 임무는 내부고발자를 보호하는 것”이라고 여러 차례 공언한다. 이들 정보기관에서 일하는 이는 10만여명이나 된다. 고발자의 신원을 특정하기란 잔디밭에서 바늘 찾기만큼 어렵다는 얘기가 나온다. 때문에 고발장이 접수된 지 6주가 지났지만, 탄핵 조사를 개시한 민주당원들은 물론 트럼프 대통령과 내부고발자가 속한 정보기관 수장조차 신원을 알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 내부고발자는 백악관과 강하게 연결돼 있으며 동유럽 정치에 대해 해박한 애널리스트로 짐작된다고 외신들은 평가했다. 또 그가 국가안보 및 내부고발 관련 법 전문가인 앤드루 바카즈 변호사를 고용한 뒤 고발장을 작성한 것도 주목된다. 일종의 ‘선수’를 기용한 것이다. 바카즈 변호사는 NYT 보도에 대한 확인을 거부한 채 “내부고발자의 신원에 대한 어떤 언론 보도이든 개인을 위험한 지경에 처하게 할 수 있다는 점에서 무모하며 깊이 우려된다”면서 “내부고발자는 이름을 숨길 권리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NYT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유엔 주재 미국대표부 직원들에게 “누가 내부고발자에게 정보를 줬는지를 알기를 원한다”면서 “그것은 스파이 행위에 가깝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가 똑똑했던 과거 시절에 스파이나 반역을 어떻게 처리했는지 알고 있을 것”이라며 “우리가 지금 하는 것보다 조금 다르게 다뤘다”고 덧붙였다. 켈리 크래프트 신임 유엔대사를 비롯해 대표부 직원 50여명을 앞에 두고 트럼프 대통령이 이런 발언을 한 것에 대해 참석자 모두 놀라워 했다고 NYT는 덧붙였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동백꽃 필 무렵’ 손담비, 시청자 관심 싹쓸이 하고 있는 이유

    ‘동백꽃 필 무렵’ 손담비, 시청자 관심 싹쓸이 하고 있는 이유

    ‘동백꽃 필 무렵’ 손담비가 다채로운 캐릭터들 속 독보적인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KBS 2TV 수목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극본 임상춘, 연출 차영훈)에서 손담비가 맡은 향미의 숨겨진 모습이 조금씩 드러나면서 캐릭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것. 이번주 방송된 ‘동백꽃 필 무렵’에서는 향미의 촉이 본격 발동했다. “편하다 짠해지고, 짠하다 찐해지고 그러는 거에요”라며 용식(강하늘 분)을 조금씩 신경 쓰기 시작하는 동백(공효진 분)의 마음을 단번에 짚어낸 것. 또한 까멜리아를 서성이는 종렬(김지석 분)을 보고 “슈퍼맨이 동백이네 못 들어갈 이유라도 있나 봐”라고 돌직구를 날렸다. 자신을 존경한다는 향미의 말에 규태(오정세 분)가 함께 스키를 타러 가자고 하자 “이거 썸이야?”라고 묻고, “왜 내 앞에서 새삼 귀때기를 달구고 그래? 귀엽게”라며 규태를 쥐락펴락하는 향미의 모습은 웃음을 자아냈다. 이에 향후 두 사람의 관계가 어떻게 풀어질지 시청자들의 궁금증을 불러 모으고 있다. 그런가 하면 향미가 까멜리아에서 몰래 쪽잠을 자고 “이래서 일 억을 언제 땡겨. 코펜하겐을 언제 가”라고 혼잣말을 하는 모습이 그려지며 향미의 비밀스러운 속사정도 수면 위로 드러났다. 무념무상 같지만 이면에는 아무도 모르는 사연을 숨기고 있는 향미를 소화해내고 있는 손담비에 대한 관심이 폭발적이다. 손담비가 회를 거듭하면서 한꺼풀씩 벗겨지고 있는 향미를 흥미롭게 그려내고 있기 때문. 손담비가 미스터리한 향미 캐릭터에 찰떡이라는 호평도 잇따르고 있다. 이에 흥미진진한 스토리와 다채로운 캐릭터들의 향연으로 6회 만에 시청률 10%를 기록하며 동시간대 드라마 시청률 1위에 등극한 ‘동백꽃 필 무렵’에서 독보적인 존재감을 떨치고 있는 손담비의 또다른 모습에 기대가 높아진다.(닐슨코리아 제공, 전국가구기준) 한편 손담비가 출연하는 KBS 2TV 수목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은 매주 수, 목요일 밤 10시 방송된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관세 폭탄 맞는 EU… 美, 새달 80억 달러 집행

    EU는 40억 달러 보복 관세 검토 추진 미국과 유럽연합(EU) 간에도 무역전쟁의 먹구름이 짙어지고 있다. 미 정부가 EU산 제품에 대해 관세 부과를 승인할 것으로 알려지자 EU도 맞대응한다는 방침이다. 블룸버그통신은 25일(현지시간) 세계무역기구(WTO)가 유럽 항공사 에어버스에 대한 불법 보조금의 책임을 물어 미국이 80억 달러(약 9조 6000억원) 규모의 EU 제품에 관세를 부과할 수 있도록 승인할 것이라고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그러면서 미무역대표부(USTR)가 이르면 다음달 관세를 집행할 것이라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USTR이 제시한 관세 표적에는 항공기와 그 부품뿐 아니라 와인, 위스키, 가죽 제품과 같은 명품도 포함돼 있다. WTO의 이 같은 결정은 오는 30일 발표될 예정이다. 미국은 이전에도 에어버스 보조금과 관련해 EU에 대한 관세를 예고한 뒤 WTO 승인을 반영해 집행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미국이 관세 부과를 추진함에 따라 EU는 보복 방안을 적극 모색하고 있다. EU는 40억 달러 규모의 미국산 제품에 관세 반격을 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 계획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는데, EU 28개 회원국 가운데 최소한 한 곳이 이 안에 반대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과 EU의 에어버스 보조금 관련 분쟁은 미국이 2004년 EU가 에어버스에 보조금을 지급했다며 WTO에 제소하면서 비롯됐다. 이에 WTO는 EU가 1968년부터 2006년까지 에어버스에 180억 달러의 보조금을 지급했다며 미국이 EU에 관세를 부과할 권 리를 부여했다. EU도 미국이 보잉에 불법 보조금을 지급했다며 WTO 제소로 맞불을 놨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백악관, 우크라 통화기록 은폐 시도”… 탄핵정국 파문 확산

    “백악관, 우크라 통화기록 은폐 시도”… 탄핵정국 파문 확산

    “백악관, 당시 통화기록 심각성 인지” 주장 민주당 “외국 지도자에 마피아 같은 강탈” 조사 빌미로 군사 원조 중단 내용은 없어 트럼프 “공화당원들 뭉쳐서 싸워야” 트윗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의혹’ 관련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의 통화 녹취록을 공개했지만 오히려 미 정치권의 공방이 가열되는 등 거센 후폭풍이 불고 있다. 26일에는 의혹의 발단이 된 내부고발자의 고발장이 공개돼 파장이 더 커졌다. 미 민주당은 녹취록 내용 등이 탄핵 사유를 보여주는 분명한 증거라며 공격 수위를 높였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외압이나 대가성 요구가 없었다고 반박하며 조 바이든 전 부통령 부자의 비리 조사를 주장하는 등 대립이 격화하고 있다. 미 백악관이 공개한 트럼프 대통령과 젤렌스키 대통령의 7월 25일 통화 녹취록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바이든의 아들에 대한 이야기가 많은데 바이든이 검찰 기소를 막았고 많은 사람이 이에 대해 알고 싶어 해서 우리 (윌리엄 바) 법무장관과 함께 무엇이든 해 준다면 좋을 것”이라며 바이든 전 부통령 부자에 대한 조사를 압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2016년 러시아의 미 대선 개입 의혹과 관련해 우크라이나가 가진 정보에 대한 조사도 요구했다. 그는 “우리나라는 많은 일을 겪었고 우크라이나는 그것(러시아 스캔들)에 대해 많이 알고 있다”면서 “우크라이나에서 일어난 이 모든 상황에 대해 알아봐 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바이든 전 부통령을 세 번, 자신의 친구이자 개인 변호사인 루돌프 줄리아니를 다섯 번이나 언급했다. 하지만 녹취록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처럼 바이든 전 부통령 부자에 대한 조사를 빌미로 미국의 우크라이나 군사 원조 중단 여부를 압박하는 ‘대가성 의혹’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은 없었다. 트럼프 대통령의 통화 녹취록 공개 이후 민주당은 거세게 반발했다. 민주당 소속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대통령이 선거의 진실성, 대통령직의 품위를 훼손하는 행위에 관여했음을 입증한다”고 밝혔다. 애덤 시프 하원 정보위원장은 “외국 지도자에 대한 전형적인 마피아 같은 강탈”이라고 비판했고 발 데밍스 하원 법사위 의원은 “거의 모든 문장이 충격적 권한 남용을 보여 준다”고 비난했다.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유엔총회가 열리고 있는 뉴욕에서 젤렌스키 대통령과 가진 정상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외압은 없었다”며 “바이든의 아들은 수백만 달러를 우크라이나에서 가지고 나왔다. 그것은 부패다”라며 역공을 이어갔다. 젤렌스키 대통령도 “우리는 좋은 통화를 했다고 생각한다”면서 “아무도 내게 압력을 가하지 않았다”고 외압 의혹을 부인했다. 통화 녹취록에 이어 상·하원 정보위원장에 대한 서신 형태의 내부고발자의 고발장이 일부 내용이 지워진 편집본 형태로 공개됐다. 고발장에는 백악관이 트럼프 대통령의 통화 기록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은폐를 시도했다는 주장 등이 담겼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 “민주당원들이 모든 것을 파멸시키려 한다. 함께 뭉쳐 강력히 싸우라, 공화당원들. 나라가 위태롭다!”고 올리며 반격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트럼프 vs 바이든 운명 건 진실게임… 美 ‘탄핵 격랑’속으로

    트럼프 vs 바이든 운명 건 진실게임… 美 ‘탄핵 격랑’속으로

    “대선 라이벌 바이든 뒷조사 반복적 종용” 조사 요청·군사원조 연계 명시적 부분 없어 바이든 비위 사실로 들어날 땐 역풍 가능성 탄핵 추진 상황따라 내년 대선 향배 가를 듯 NYT “민주당의 도박… 모두에게 큰 위험” 일각선 “찻잔 속 태풍 그칠 가능성 높다”내년 11월 미국 대선을 13개월 앞두고 미 민주당이 당 유력 대선주자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을 겨냥한 ‘우크라이나 스캔들’을 이유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절차에 전격 돌입하면서 미 정가가 격랑 속에 빠져들었다. 특히 ‘현직 대통령과 민주당 유력 대선후보’가 정면 대결 구도를 형성하면서 탄핵 추진 상황에 따라 어느 한쪽이 치명상을 입는 등 엄청난 파장이 예상된다.미 언론들이 25일(현지시간) 백악관이 공개한 트럼프 대통령과 우크라이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과의 통화 녹취록을 보도하면서 일파만파로 파문이 커지고 있다. 민주당은 전날 트럼프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외압 의혹 사건과 관련해 하원의 탄핵 조사 추진을 공식 선언했다. 이번 탄핵 조사 추진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7월 25일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의 전화 통화 때 바이든 전 부통령과 그의 아들에 대한 비리 의혹 조사를 압박했다는 내부자의 고발에서 시작됐다. 그동안 민주당의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각종 비리에 대한 탄핵 조사 가능성에 대해 여론과 공화당 상원의 지지가 낮고 내년 선거에서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혀 왔다. 그러나 이번 의혹의 파문이 확산되자 입장을 180도 바꿨다. 통화 녹취록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정상에게 바이든 전 부통령의 조사를 압박하고, 개인 변호인인 루돌프 줄리아니 및 미국의 법무부 장관과 함께 협력할 것을 종용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탄핵 조사가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시한 통화 녹취록 전문 공개가 자충수가 될 것이라는 시각도 나온다. 반면 조사 요청과 군사 원조를 연계한 부분이 녹취록에서 명시적으로 나오지 않아 여야간 공방만 거세질 수도 있다.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언론에 “쓰레기 마녀사냥”이라며 즉각 강력 반발했다. 또 민주당 인사들의 수많은 ‘탄핵’ 발언을 편집한 영상을 트위터에 올리기도 했다. 민주당이 자신의 집권 내내 ‘탄핵 노래’만 불렀다는 조롱이었다. 트럼프 선거캠페인 책임자인 브래드 파스칼은 “민주당의 탄핵 전략은 그들의 극단적이고 좌파적인 지지기반에 호소하기 위한 것이지만, 오히려 우리 지지층에 활기를 불어넣고 향후 대선에서 트럼프의 압승을 이끌어 낼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번 탄핵의 성패는 내년 대선의 향배를 가를 것으로 전망된다. 우크라이나 스캔들과 관련해 헌법 위반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트럼프 대통령은 물러나거나 정치적 치명상을 입을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스모킹 건’(결정적 증거)이 없을 경우 러시아 스캔들처럼 오히려 트럼프 대통령에게 면죄부만 줄 가능성도 있다. 또 탄핵 조사 과정에서 바이든 전 부통령의 비위 사실이 드러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번 탄핵 추진이 트럼프 대통령과 민주당에 ‘양날의 칼’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일각에서는 민주당의 이번 탄핵 조사가 ‘찻잔 속의 태풍’으로 그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미 대통령을 탄핵하려면 하원 전체 과반(435석 중 218석 이상)과 상원 전체 3분의2(100석 중 67석)가 동의해야 한다. 민주당은 하원의 절반이 넘는 235석을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상원(100명)은 공화당이 절반 이상인 53명을 차지하고 있어 사실상 탄핵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것이다. 뉴욕타임스는 “탄핵 추진이 이미 분열된 국가를 더욱 쪼개는 동시에 트럼프 대통령과 민주당 모두에게 큰 위험을 안겼다”면서 탄핵 절차 개시가 “민주당의 도박”이라고 지적했다. 더힐은 “공화당 상원의원들은 탄핵안이 넘어오면 즉각 부결한다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러 스캔들과 닮은 듯 다른 우크라 의혹

    비교적 실체 규명 쉬운 구도 ‘주요 동력’ 민주, 초선·중도성향 의원들도 적극적 미국 하원 다수당인 민주당이 ‘우크라이나 의혹’으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에 대한 탄핵 절차에 들어가면서 워싱턴 정가는 앞서 미국을 들끓게 했던 ‘러시아 스캔들’을 떠올린다. ‘러시아 스캔들’과 ‘우크라이나 스캔들’ 모두 워싱턴을 탄핵론의 소용돌이에 빠지게 했다는 점은 비슷하지만, 민주당의 대응 등에서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두 사건은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정치적 목적을 위해 외국 정부와 유착했다는 의혹으로 파장이 크다는 점에서 다르지 않다. 러시아에서 우크라이나로, 힐러리 클린턴 전 미 국무장관에서 조 바이든 전 부통령으로 각각 공모 대상과 타깃이 바뀐 것일 뿐이다. ‘우크라이나 스캔들’은 기본적으로 현직 대통령의 권력남용 성격을 갖고 있다. 나아가 최고권력자가 차기 선거에 영향을 미치려 했는지에 대한 의혹이기도 하다. 이미 지난 선거에 대한 의혹이었던 ‘러시아 스캔들’과 비교해 파급력이 더 클 수밖에 없다. 더불어 러시아가 트럼프 캠프와 공모해 2016년 미 대선에 개입했다는 ‘러시아 스캔들’이 결과적으로 실체적 진실을 파헤치기 어려웠던 것과 달리 이번 사건은 트럼프 대통령의 실제 통화 여부 등 비교적 단순한 구도를 갖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군사원조 중단을 위협했다는 의혹 등은 국가안보와 직결된 문제라는 점에서 여론이 더욱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는 요소도 갖고 있다. 로버트 뮬러 특검이 수사했던 ‘러시아 스캔들’은 결과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에게 직접적인 책임을 물을 수 있는 ‘결정적 한 방’ 없이 마무리됐다. 민주당도 단일대오를 형성하지는 못하고 오히려 당내 분란만 커지며 탄핵을 추진할 동력을 잃어야 했다. 진보·소장파 의원들은 탄핵 사유가 충분하다는 입장이었지만,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과 애덤 시프 하원 정보위원장 등 지도부는 신중했다. 충분한 증거 없이 탄핵을 추진하다가 공화당이 다수인 상원에서 탄핵안이 부결될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반면 ‘우크라이나 스캔들’에 대한 민주당 지도부의 태도는 사뭇 달라졌다. 무엇보다 신중한 성격의 펠로시 하원의장이 24일(현지시간) 탄핵 추진을 위한 공식 조사에 착수하겠다고 밝히는 등 속전속결로 진행되고 있다. 당내 다른 중도 성향 의원들도 이번 사건에 대해서는 탄핵안에 적극적이다. 시프 위원장은 “탄핵만이 유일한 구제책”이라고 말했다. BBC는 “지난해 11월 중간선거를 통해 새로 입성한 하원의원들은 2016년 대선 당시 의회에 있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러시아 스캔들과 달리 우크라이나 스캔들에 대한 문제의식이 현재 하원에서 더욱 클 수밖에 없는 이유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우크라 의혹’ 통화녹취록 공개… “트럼프, 조사 외압 사실로”

    ‘우크라 의혹’ 통화녹취록 공개… “트럼프, 조사 외압 사실로”

    백악관 ‘민주 탄핵 조사 개시’ 발표 다음날 트럼프 “압박은 없었다… 최대 마녀사냥” 6개 상임위 조사 착수… 비핵화 협상 촉각미국 민주당의 탄핵조사를 촉발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민주당 유력 대선주자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에 대한 ‘조사 외압’을 한 것이 사실로 드러났다고 AP통신 등 미 언론들이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 언론들에 따르면 백악관은 지난 7월 25일 트럼프 대통령과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의 통화 녹취록을 이날 공개했다. 녹취록은 A4 5쪽 분량이다. 민주당은 외압을 기정사실화하며 탄핵 추진을 가속화할 것으로 전망돼 파장이 예상된다. 녹취록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바이든의 아들에 관한 많은 이야기가 있다”며 “많은 사람이 그에 대해 파악하고 싶어하는 만큼 법무부 장관과 함께 무엇이든 할 수 있다면 좋을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돼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당신이 조사할 수 없다면… 나에게는 끔찍하게 들린다”라고도 언급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언론에 “(우크라이나) 대통령 자신이 압박은 전혀 없었다는 성명을 냈다”면서 해당 통화에 대해 “아무 것도 없던 통화(nothing call)로 나타났다”고 반박했다. 이어 “미국 역사상, 아마도 (세계) 역사상 최대의 마녀사냥”이라며 민주당을 비난하며 “부패한 보도가 많다”고 언론도 싸잡아 공격했다. 낸시 펠로시 민주당 하원의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뉴욕 유엔총회에서 대북 유화 메시지를 담은 연설을 한 전날 기자회견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행동은 대통령 취임선서에 대한 배신, 국가안보에 대한 배신, 선거의 진실성에 대한 배신임을 드러냈다”며 “오늘 하원이 공식적인 탄핵 조사를 추진한다는 점을 발표하며 6개 상임위원회가 관련 조사를 진행할 것을 지시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민주당의 탄핵 조사는 현재 진행 중인 북미 협상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펠로시 美 하원 의장 “우크라 의혹 탄핵 조사” 트럼프 “내게 긍정적”

    펠로시 美 하원 의장 “우크라 의혹 탄핵 조사” 트럼프 “내게 긍정적”

    미국 민주당이 24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의혹’과 관련해 탄핵당해야 하는지 하원 차원의 조사에 들어가기로 했다. 의석 235석 가운데 145석을 갖고 있어 하원을 장악한 민주당이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절차에 전격 돌입함에 따라 미국의 대선 정국이 격랑에 빠져들게 됐다. 하지만 공화당이 장악한 상원을 통과하기 어렵고, 일단 여론조사를 통한 국민 여론도 탄핵에 부정적이어서 성사되기 어렵다는 전망이 나온다. 역대 어느 대통령도 미국에서는 탄핵으로 물러난 적이 없다. 유엔 총회 참석 중이던 트럼프 대통령 역시 하원의 탄핵 조사 개시는 오히려 자신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장담했다. 민주당 소속 낸시 펠로시 하원 의장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정상과의 부당한 통화를 통해 헌법적 책무를 저버렸다면서 “아무도 법 위에 있지 않다”고 주장하며 하원이 트럼프 대통령이 탄핵당해야 하는지 여부에 대한 공식 조사를 개시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민주당 유력 대선주자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을 중상모략하기 위해 우크라이나의 도움을 받으려 했는지 조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여섯 상임위원회가 관련 조사를 진행할 것을 지시한다고 덧붙였다. ‘우크라이나 의혹’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7월 25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바이든 전 부통령과 아들 헌터에 대해 조사할 것을 압박했다는 미국 언론들의 보도로 불거졌다. 트럼프 대통령이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바이든 문제’와 관련해 자신의 개인 변호사인 루돌프 줄리아니와 협력하라고 거듭 요구했으며, 미국의 군사 원조 중단 카드를 무기로 우크라이나 측을 압박했다는 의혹이다. 바이든 문제란 부통령으로 재직하던 2016년 초 우크라이나 측에 검찰총장을 해임하지 않으면 10억 달러에 이르는 미국의 차관 상환 보증을 보류하겠다고 위협했다는 내용이다. 당시 우크라이나 검찰총장은 바이든의 아들 헌터가 관여하던 현지 에너지 회사의 소유주를 ‘수사 레이더망’에 올려놨던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이 검찰총장은 해임됐다. 뉴욕에서 열린 유엔총회에 참석 중이던 트럼프 대통령은 이 소식을 듣고 트위터에 “유엔에 있는 이처럼 중요한 날에 많은 일과 성공을 이룬 가운데 민주당은 마녀사냥 쓰레기 속보로 이를 망치고 손상시켜야 했다. 우리나라를 위해 매우 나쁘다”고 강력 반발했다. 그는 일련의 트윗을 통해 민주당은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의 “통화 녹취록을 아예 들여다보지도 못했다. 그들은 선거에서 지게 될 것이며 그때서야 어찌된 일인지 깨달을 것이다. 그녀(펠로시 의장)가 탄핵에 들어가면 내 선거에 긍정적인 일이 될 것이라고 다들 말한다. 이게 누구에게 필요한 일인지 묻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논란이 되고 있는 통화 녹취록을 공개해 탄핵 절차 돌입이 “총체적으로 부적절한 일”이란 점을 입증하겠다고 약속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원빈, 겨울 화보로 알린 근황 ‘변함 없는 비주얼’ [SSEN컷]

    원빈, 겨울 화보로 알린 근황 ‘변함 없는 비주얼’ [SSEN컷]

    배우 원빈이 근황을 공개했다. 24일 골프 웨어 브랜드에서 원빈과 함께한 19FW 화보를 공개해 눈길을 끌었다. 이번 화보에서는 원빈의 고급스러운 분위기와 프리미엄 기능성 골프웨어 스타일링이 더해져 트렌디한 스타일을 감각적으로 표현했다. 화보 속 원빈은 심플한 카라티를 착용하여 필드에서는 물론 주말 라이프 웨어로도 손색없는 겨울 패션을 선보이는가 하면, 또 다른 화보에서는 프리미엄 퍼 트리밍이 돋보이는 구스다운을 완벽하게 소화하며 감각적인 겨울 스타일링을 완성했다. 또한 간절기부터 한겨울까지 입을 수 있는 경량 다운 재킷 스타일링도 선보이며 변함없는 명품 비주얼을 과시했다. 한편, 원빈은 ‘장 미쉘 바스키아’의 모델로 활발한 활동 중이다. 연예부 seoulen@seoul.co.kr
  • “예쁜 집 짓기로 주거의식 변할 때…부동산은 고객과 신뢰가 중요”

    “예쁜 집 짓기로 주거의식 변할 때…부동산은 고객과 신뢰가 중요”

    “돈 따라 부동산 가지 말고, 부동산 따라 돈이 들어오게 하는 것이 부동산의 진수라고 생각한다. 예쁜 집을 지으면 그 자체가 말 그대로 돈이 되는 것이다. 오랫동안 지속된 주거에 대한 의식이 이제는 변할 때가 됐다.” 한국부동산개발연구소 주식회사(대표이사 성호건)는 경기도 양평군 일대 전원마을 개발 및 수도권 중개와 컨설팅을 주업무로 하고 있다. ‘KODLAB(이하 코드랩)’ 브랜드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한국부동산개발연구소는 토지 및 전원주택시장의 전문성이나 신뢰성이 약한 점을 개선하기 위해 고객의 성향 및 수요를 꾸준히 연구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한국부동산개발연구소는 전원시장 연구 및 마을 개발을 진행하면서 아파트처럼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고자 힘쓰고 있다. 시행부터 시공, 분양 그리고 세무 컨설팅은 물론 전원주택지 구입부터 입주까지 원스톱서비스(ONE-STOP-SERVICE)를 제공하고자 한다. 편집자 주 ─부동산 시장을 리드하기 위한 코드랩만의 차별화 전략은 무엇인가. “책임감과 전문성이다. 전원시장은 아직 전문성이 많이 부족하다. 사업성 검토가 부족한 상태에서 그냥 주워들은 얘기로 시작하는 분들이 많다. 코드랩은 20년 경력의 전원마을 시행 외길을 걸어온 더필란디앤씨라는 아버지 회사 때부터 이어져 2대째 이어지고 있다. 또한 이 전원주택과 단독주택 시장의 외길로 전문성과 체계성을 갖췄다. 특히 최근 실행하고 있는 아파트형 관리시스템은 전원시장에 있어 아주 획기적인 제도라 할 수 있다.” ─아파트형 관리시스템에 대한 소개 부탁드린다. “전원주택은 아파트와는 달리 관리가 상당히 까다롭다. 집 어딘가가 문제가 생길 때 아파트 같으면 관리소장에게 바로 부탁하면 되는데, 전원주택은 그런 부분에서 상당히 아쉽다. 그래서 아파트처럼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을 도입했다. 월 관리비를 통해 365일 관리대기 및 월 점검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관리 회사들과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실제 진행 중에 있다. ” -경기도 양평군 일대에 3곳을 담당한다고 했는데, 우선 청운면 가현리에 대한 설명 부탁드린다. “청운면 가현리, 지평면 송현리, 옥천면 신복리(더필란마을) 일대를 마을개발하고 있다. 청운면 가현리는 사과, 배 등 과실수가 있던 과수원 부지를 토지 리모델링해 활발히 개발을 진행중이다. 마을 도로를 인위적으로 내지 않고 기존 농약 뿌리던 길 그대로 살리면서, 경사도 완만해 원래의 토지의 모습을 최대한 살리는 방향으로 개발 중이다. 총 7800평 76세대를 잡아놓았다. 6번 국도에서 가깝고 면 소재지도 가까운 만큼 문의나 계약신청이 많이 들어온다. 심지어 마을도로와 기반시설을 설치하기 위해 조금 터만 닦았는데도 근처 사업체 직원들이 산책할 정도이다. 지리적으로나 마을 디자인적으로 매우 좋은 곳이라는 증거다. 마지막으로 전원마을의 프라이버시를 지키면서 76세대 중 일부는 수익형 풀빌라 펜션으로 분양 및 운영대행을 계획하고 있어 이 또한 전무후무하다. 요즘 활용하지 않는 주택에 대해 에어비앤비나 홈쉐어링을 통해 오는 날을 제외하고 수익구조를 만드는 경우가 있는데 사실상 청소나 관리가 쉽지 않다. 이를 대신 해주며 연 수익률을 챙겨주니 전원생활도 하고, 수익도 챙기니 1석2조의 효과다.” ─옥천면 신복리 더필란 마을은 어떤가. “앞서 말씀드렸다시피 우리 회사가 다른 전원주택 회사와 가장 차별화되는 점이 있다면 2대째 이어져오고 있다는 것이다. 아버지께서 운영하던 회사를 통해 1만 3000평의 부지를 개발했다. 자연친화적인 마을로 인정을 받고 있고, 또한 모든 삶의 문화가 깃들어 있다. 이곳에서 영화와 방송촬영도 많이 하고 소문난 펜션들도 많다. 개그우먼 이영자씨의 수영복으로 핫플레이스가 된 펜션이 있기도 한다. 여기에 도로도 포장되어 깨끗하고 마을 구성도가 좋다보니 마을 내 사람들 뿐만 아니라 주변 지역 사람들이 이곳으로 상당히 많이 온다.” ─부동산과 인연을 맺게 된 계기는. “초등학생 때 스키장을 갔다가 리조트를 개발, 운영하고 싶다는 꿈을 꿨다. 그 나이 때는 부동산 개념이 없으니 스포츠를 알아야 할 것 같다는 생각에 체육대학교를 준비하기도 했다. 꿈을 구체화 하다 보니 제가 하고 싶었던 일은 사실 체대보다 부동산과 관련됐구나 싶었다. 저는 23살 때 1년 휴학을 하고 과외하며 번 돈 800만원으로 족발 집을 창업하기도 하고, 대학을 다니며 공인중개사를 합격하여 개업 공인중개사로 활동하면서 부동산과 연을 맺기 시작했다. 어릴 때부터 20대까지는 리조트사업을 하는 게 꿈이다고 하면 주변 사람들은 너무나 추상적인 꿈을 꾸고 있다고 그건 꿈이 아니라는 말을 했다. 하지만 요즘 들어 제가 활동하는 것을 보면서 제가 전에 말한 것을 하나 둘 해나가는 게 신기하다고 연락이 온다.” ─코드랩만의 확고한 경영이념이 있다면. “코드랩은 한국부동산개발연구소(KOREA DEVELOPMENT LABORATORY)의 줄임말이다. ‘연구소’라는 명칭을 붙인 이유는 개발에 대한 다양한 요소 및 소비자들의 수요를 끊임없이 연구하자는 의미에서 비롯됐다. 주거의 다양성도 연구하고 소비자들의 마음으로 들어가 그들의 입장에서 개발해보자는 의미에서 다양한 컨셉의 마을을 진행하고 있다.” ─그렇다면 소비자들과 어떻게 신뢰를 쌓아가고 있으신지 궁금하다. “기존 계약자든 예비 계약자든 끊임없이 만나고 소통해야 한다. 개발을 하다보면 자연부터 행정 외에 정말 다양한 일들이 발생한다. 이러한 부분을 이해하는 분들도, 못 하는 분들도 있다. 이해를 못 하는 분들에게 오해를 푸는 것은 일단 한 분 한 분 만나 뵙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정말 그분에 대한 우리의 마음을 전달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 사업장에서 2명의 분양자들을 만났던 생각이 난다. 만나기 전 그들과 통화 상으로 말할 때는 조금 무서웠다. 상황에 대한 이해보다는 맹목적으로 우리 회사를 불신할까 걱정했다. 하지만 직접 만나 뵙고 차분하게 말씀드렸더니 고객 분들이 결국 이해하고, 더 나은 신뢰와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대화를 마쳤던 기억이 난다. 감사하게도 오히려 주변 분들에게 소개를 시켜준다 하셨다. 대표로서 굉장히 뿌듯한 순간이었다.” ─소비자와 신뢰 못지 않게 회사문화도 신뢰가 기본일 것 같은데 어떤가. “아파트 개발회사에서 잠시 일했던 경험이 생각난다. 이 관련 업계 회사 분위기가 오가는 금액도 큰 만큼 보통은 예민하고 딱딱했다. 하지만 회사분위기가 안 딱딱해도 잘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저는 수직관계를 떠나 서로 간에 가벼운 장난도 치고 즐겁게 일 하면서 유연한 소통을 꿈꾼다. ─마지막으로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주거에 대한 의식이 많이 변했으면 좋겠다. 부동산 및 주거 공간을 보는 시선이 늘 긴장되고 예민하다는 인식이 있다. 당장은 힘들겠지만 주거 공간이 개성과 정체성, 문화가 담긴 공간으로 인식이 변화된다면 부동산에 대한 다양한 문제 현상 또한 차근차근 해결되면 좋겠다.” 홍의석 객원기자 hong5960@seoul.co.kr
  • 운동장도 포퓰리즘 극우열풍…인종차별 몸살앓는 유럽축구

    운동장도 포퓰리즘 극우열풍…인종차별 몸살앓는 유럽축구

    “인종차별에 대해 선수들이 할 수 있는 가장 분명한 메시지는 경기장에서 스스로 걸어 나오는 것입니다.” 유럽 축구를 관람하는 팬이라면 경기장 안팎에서 ‘인종차별 반대’(No to racism) 메시지를 자주 보게 된다. 흑인을 비하하는 특정 언어, 동양인의 외모를 비하하듯 눈을 찢는 행위 등 조금이라도 방심하면 아프리카 출신이나 비백인, 이슬람교도 선수들을 향한 팬들의 인종·종교차별적 행태가 어김없이 반복되기 때문이다. 축구 등 스포츠에서의 인종차별이 근절되지 않자 아예 선수가 스스로 퇴장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왔다. 이 같은 주장을 한 인물은 국제축구연맹(FIFA) 역사상 최초의 여성·비백인·비유럽 사무총장인 파트마 사모라였다. 새 시즌이 시작된 유럽 축구에서는 또다시 피치 안팎의 인종차별 논란이 거세게 일고 있다. 특히 이탈리아 세리에A가 최근 인종차별 논란으로 비판의 중심에 섰다. 1970~1980년만 해도 경기장에서 인종차별 구호를 듣는 것은 흔한 일이었다. 전사회적인 인권의식의 진전으로 1990년대 들어 스포츠계의 풍경도 바뀌었다. 경기장에서의 인종주의적 행동과 언행 등을 범죄로 규정한 ‘축구폭력법’이 1991년 제정됐고, 2006년 독일월드컵을 시작으로 경기 시작 전 선수들이 인종차별 반대 메시지를 알리는 세리머니를 보여 주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유럽 축구에서 벌어지는 일들은 이 같은 노력을 무색하게 한다. 영국의 스포츠 인종차별 반대 켐페인 ‘킥 잇 아웃’에 따르면 영국과 웨일스의 축구경기에서 인종차별을 포함한 증오범죄가 일어난 경기가 2017~2018시즌 131개에서 2018~2019시즌 193개로 약 4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장 내 각종 증오범죄로 체포된 인원은 지난 시즌 1381명으로, 전 시즌 대비 10% 감소했지만, 발생 횟수는 급증한 것이다. 인종차별 수위와 빈도가 높다는 지적을 받아 왔던 대표적인 리그는 세리에A였다. 특히 벨기에 국가대표 출신 ‘득점기계’ 로멜루 루카쿠가 최근 인종주의의 표적이 되며 세계 스포츠계의 여론을 환기시켰다. 영국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이탈리아 인터밀란으로 이적한 루카쿠는 9월 초 경기에서 골을 넣은 뒤 상대팀 칼리아리의 팬들로부터 ‘원숭이 울음소리’를 들었다. 여기에 한 이탈리아 축구 해설위원은 방송에서 “루카쿠를 이길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바나나 10개를 건네는 것”이라고 말하며 논란에 불을 지폈다. 사석에서도 입에 담기 어려운 흑인 비하 발언이 방송을 통해 버젓이 시청자들에게 그대로 전달됐다는 점에서 축구계는 충격을 받았다. 결국 해당 매체는 문제의 발언을 한 해설위원의 출연을 정지시켰다. 루카쿠는 SNS에 인종차별을 비판하는 장문의 글을 올리며 “지금은 2019년이다. 나는 선수로서 축구를 즐기는 모두를 위해 이 문제에 대해 연대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논란이 확산되는 가운데 인종주의를 막기 위한 내부 전담팀을 구성한 구단이 지난 20일 세리에A에서 처음 나왔다. 프리미어리그 아스널에서 온 이반 가지디스 AC밀란 최고경영자(CEO)는 “다양성과 포용, 관용은 팀과 구단, 사회 전체의 힘을 증대시킬 것이다. 우리는 이 문제(인종차별)를 해결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해야 할 도덕적 의무가 있다고 믿는다”고 전담팀을 만든 이유를 설명했다. 경기에서 인종·종교 등 차별 문제가 불거질 경우 유럽의 프로구단들은 대체로 무관용 원칙을 적용한다. 반면 이탈리아 등 일부 리그는 무관용 원칙보다는 다소 소극적으로 대응하며 문제를 키우고 있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앞서 소개한 루카쿠의 경우 리그 당국은 증거 불충분을 이유로 칼리아리 구단을 징계하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축구장 내 증오범죄의 근본 원인에 정치사회적 배경이 있다고 지적한다. 특히 이탈리아는 지난 14개월간 반체제 정당인 ‘오성운동’과 극우 정당 ‘동맹’이 서유럽 최초의 포퓰리즘 연정을 구성해 왔다. 반(反)난민·반유럽연합(EU)을 기치로 하는 정당이 국가 운영의 중심에 설 수 있었던 것은 아프리카 난민 문제에 대한 이탈리아 국민들의 불만이 커졌기 때문에 가능했다. 루카쿠에 대한 인종차별 역시 난민 문제에 배타적인 사회 분위기와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2016∼2018년 영국 첼시를 지휘한 뒤 지난 5월 인터밀란 감독을 맡은 안토니오 콘테는 팀내 핵심 선수가 당한 인종차별을 본 뒤 “3년 만에 돌아온 모국에서 엄청난 증오와 원한을 경험했다. 이탈리아의 인종차별 문제는 점점 심각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브렉시트’ 사태를 겪고 있는 영국 내 분위기도 크게 다르지 않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유럽 전역의 극우 정치지도자들의 출연, 민족주의적이고 포퓰리즘적 의제들, 분열적이고 외국인 혐오적인 발언들이 루카쿠를 비롯한 흑인이나 아시아 선수들이 겪는 인종차별적 학대를 부추기고 있다”면서 “이 같은 암울한 모습은 일요일 아침 조기축구부터 국제대회까지 확대되고 있다”고 전했다. 나아가 스포츠에서의 다양성 결여가 경기장 안팎의 각종 차별을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FIFA와 유럽축구연맹(UEFA) 등 세계 축구계를 이끄는 스포츠 권력기구나 각 구단의 감독·수뇌부 등이 여전히 백인·남성 중심으로 구성돼 있다는 문제 제기다. FIFA에서 최초의 여성·비백인 출신 사무총장이 탄생하기까지 110년이 넘게 걸린 셈인 사모라의 사례는 이를 단적으로 증명한다. 실제 이번 시즌 프리미어리그와 챔피언십 등 영국 프로축구 4개 리그 전체 92개 구단 가운데 감독이 흑인이나 소수 인종인 경우는 6개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모습을 두고 전 리버풀 선수인 에밀 헤스키는 “피부색으로 쉽게 감독직을 얻는 선수들이 있는 반면 흑인 감독들은 최하위 리그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직격탄을 날리기도 했다. 그는 이 같은 백인 감독의 사례로 스티븐 제라드, 프랭크 램파드 등 실명을 거론하기도 했다. 루카쿠의 국가대표 동료인 세계적인 수비수 빈센트 콤파니(RSC 안더레흐트)는 “스포츠계 최고 권력기구 내의 다양성이 실현되지 않는다면 축구에서 인종주의를 막을 수는 없을 것”이라며 “진정한 인종차별은 이들 기구에 루카쿠가 겪고 있는 일을 이해할 수 있는 대표들이 없다는 점”이라고 일갈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