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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5 재계 인맥·혼맥 대탐구] 현대家 ⑧-현대산업개발

    [2005 재계 인맥·혼맥 대탐구] 현대家 ⑧-현대산업개발

    올해는 현대산업개발 정세영(77) 명예회장과 정몽규(43) 회장이 자동차에서 건설로 배를 갈아탄 지 6년째 되는 해다. 자동차를 운영하던 경영인이 과연 건설을 잘 이끌겠느냐는 우려에도 불구하고 현대산업개발은 빠르게 새 뿌리를 내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다른 형제들은 일찌감치 정주영 전 현대그룹 회장으로부터 떨어져 나왔으나 정 명예회장은 현대자동차에 인생의 32년을 묶어두는 바람에 뒤늦게 독립했다. 정주영가의 다른 형제들이 현대건설에서 땀 흘리며 가꾸던 회사를 발판으로 분가한 것과 달리 정 명예회장의 ‘왕회장’ 독립은 2세 경영체계 구축과 함께 갑자기 이뤄졌다. 하지만 이들 부자는 “아파트도 자동차처럼 만들어야 팔린다.”면서 ‘현대자동차 신화’를 건설에 접목시키기 위해 무던히 애를 쓰고 있다. ●“교수하면 배고파”, 현대와 인연 정 명예회장이 현대와 인연을 맺은 때가 1951년 부산 피란 시절이다. 고려대 정치학과 2학년에 재학 중이던 정 명예회장은 왕회장 밑에서 잡역부 아르바이트생으로 인연을 맺었다. 미국 유학을 떠나기 전에도 왕회장 사무실에서 일손을 도왔다. 이미 두 형님(정인영 전 한라그룹 회장, 정순영 현대시멘트 명예회장)은 현대건설의 핵심 멤버로 활동하고 있었다. 미국 유학을 떠난 것은 큰형의 메시지가 작용했다.57년 미국 마이애미대학에서 국제정치학 전공으로 석사학위를 마치고 귀국했으나 당리당략에 빠진 현실 정치에 빠져들기 싫어 정치 지망생의 꿈을 접고 대신 대학 교수의 길을 찾았다. 욕망은 모교 강단에 서고 싶었으나 우선 한 대학으로부터 교수 채용 사실을 통보받았다. 하지만 왕회장은 “나랑 같이 일하자.”고 소매를 잡았다. 늘 그랬지만 그에게 맏형의 말은 제의나 권유가 아닌 명령이나 다름없었고 한번도 거역한 적이 없었다. 내 사업으로 생각하고 32년 동안 일궜던 현대자동차도 왕회장이 사실상의 장조카 MK(정몽구)에게 넘겨주라는 한마디에 순순히 따랐을 정도다. 첫 직책은 신입사원 채용위원장. 동시에 신규 사업 진출을 검토하는 일도 겸했다. 왕회장이 처음 맡긴 프로젝트는 시멘트 공장 건설에 필요한 국제개발국차관(AID)을 빌려오는 일이었다. 둘째형(인영·85)과 함께 충북 단양의 광산을 사들이는 한편 미국과 국내에서 공장 건설을 위한 교섭을 벌여 어렵사리 성사시켰다. 하지만 그에게 가난보다 더 무서운 시련이 찾아왔다.30대 초반인데도 건강에 이상이 감지됐다. 간경변증이라는 진단을 받고 병마와 씨름하느라 회사를 나가지 못했다. 아내의 정성어린 간병과 용기로 병상을 박차고 일어나 다시 일에 뛰어들었다. 새로 부임한 곳이 단양 시멘트공장 공장장이었다. 사선을 넘나들던 건강을 되찾으면서 일에 미쳤다. 65년 대한건설협회 해외시찰단 일원으로 동남아 여러 나라를 방문할 기회를 얻는다. 마침 태국에 세계은행 자금으로 고속도로를 건설한다는 정보를 캐낸 그는 이 사실을 서울 큰형님에게 보고한다. 정 회장은 왕회장으로부터 “태국에 그대로 눌러앉아 공사 진행상황을 조사하라.”는 지시를 받고 방문단에서 빠져 관련 정보 입수에 본격 나선다. 이렇게 해서 현대건설 방콕지점장이 됐고 파타니∼나리티왓 고속도로 공사를 따내는 데 성공했다. 고속도로건설 경험도 없었던 현대였고, 국내 최초의 해외건설 공사 수주로 기록됐다. ●‘포니 정’,32년의 자동차 인생 시작 1967년 시멘트 공장 기계를 사기 위해 미국에 있던 중 본사로부터 포드자동차와 접촉하라는 전보를 받는다. 포드 자동차가 한국에 진출하기 위해 조사단이 방문했는데 서울에서 그들을 만나지 못했으니 미국에서 포드측에 관심있다는 뜻을 전하라는 메시지였다. 즉각 움직여 자동차 산업에 대한 현대의 관심을 전달하고, 포드측으로부터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냈다. 둘째형의 적극적인 협상 능력이 크게 작용했다. 같은 해 말 미국에서 귀국했을 때는 현대자동차 회사가 설립됐고, 초대 사장으로 임명돼 있었다. 이렇게 해서 ‘포니 정’의 32년 자동차 인생이 시작됐다. 자동차 진출은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포드와의 조립계약을 맺은 뒤 68년 3월 공장 건설에 착수했다. 자동차 공장 구경도 못하고 자동차 공장을 지어야 하는 어려움을 겪으면서도 한편으로는 언젠가 우리 손으로 만든 자동차를 수출하겠다는 야무진 꿈을 키워갔다. 본격적인 공장 건설과 함께 인재 사냥에 나섰다. 급한 대로 현대건설에서 유능한 사람을 빼어오는 수밖에 없었다. 이양섭 부장 등이 대표적인 인물. 이 부장은 20년 넘게 현대자동차에 근무하면서 사장까지 역임했다. 윤주원씨도 현대건설에서 스카우트해 사장까지 지냈다. 신동원씨는 당시 상공부로부터 추천받은 경우다. 신입사원도 뽑기 시작했다. 이들이 오대양 육대주를 달리는 오늘의 현대차를 있게 한 일꾼들이었다. 마침내 68년 11월 제1호 ‘코티나’가 나왔다. 공장을 짓고 자동차를 생산하기까지 6개월밖에 걸리지 않았다. 다음해 5월부터는 중형 승용차 포드 20M도 생산했고,8월에는 자체 설계한 첫 버스를 출고하는 저력을 발휘하면서 쾌속질주를 했다. 호사다마라고 했던가. 현대차의 질주를 시기하고 배 아파하는 소리도 들렸다. 경쟁사인 신진자동차와 정치권의 압박으로 숱한 시련을 겪어야 했다.70년초 1차 석유파동에 휩싸이면서 판매도 급감했다. 할부로 판매한 자동차의 돈이 들어오지 않았다. 이 때 막내 동생 상영(KCC명예회장·69)씨가 잠시 금강슬레이트 경영을 접고 부사장으로 와서 채권회수팀을 지휘하기도 했다. ●“그렇게 해” 한 마디에 자동차 인생 종지부 언제까지 단순 조립생산에만 매달릴 수는 없었다. 포드와 50대50 합작회사를 만들어 엔진 공장을 짓고 기술을 이전받아 자립의 길을 찾고자 했다. 하지만 포드가 약속한 지분 50%에 대한 자본 납입을 미루고 협상이 결렬되면서 ‘마이웨이’를 외쳤다. 산고의 고통을 겪으면서 74년 국산 1호차 조랑말 ‘포니’가 탄생했고 이를 이탈리아 토리노 국제모터쇼에 내놓는 기염을 토했다. 모든 테스트를 마치고 76년 2월 본격적인 생산을 시작했고 중남미를 중심으로 수출까지 이끌어냈다. 이 때부터 현대자동차는 국내 기업이 아니라 세계 기업으로 커갔다. 아울러 96년 MK(정몽구 현대차 회장)가 그룹 회장을 맡을 때까지 9년 동안 왕회장을 대신해 현대호를 이끌었다. 이즈음 현대가의 2세 경영체제가 이뤄지면서 자동차 회장을 아들에게 물려주고 자신은 명예회장으로 물러앉았다. 정 회장은 용산고, 고려대 경영학과, 영국 옥스퍼드대학원 정치학과를 졸업하고 88년 현대자동차에 입사했다. 이 때부터 현대자동차를 몰고가는 드라이버는 몽규 회장이었다. 하지만 삼성자동차 허가, 외환위기라는 거센 풍랑과 맞서 싸워야 했다. 여기에 노사분규 시련도 덮쳤다. 젊은 정 회장에게는 경영자 자질을 검증할 수 있는 시험대였다. 정 회장은 의연하게 문제를 풀어나갔다. 이방주, 김수중, 김판곤 등의 임원이 정 회장의 훌륭한 참모 역할을 했다. 하지만 98년 기아자동차를 인수한 뒤 경영 구도에 큰 변화가 생겼다.MK가 현대차와 기아차의 새 회장으로 오면서 몽규 회장은 부회장으로 내려앉는다. 장차 밀어닥칠 일을 예상케 하는 대목이었다. 마침내 99년 3월3일 왕회장은 명예회장을 부른다. 왕회장은 “MK한테 자동차 회사를 넘겨주는 게 잘못됐어.”라는 말로 자동차에서 손을 떼라고 했다.“잘못된 것 없다.”는 대답이 나오기 무섭게 “그렇게 해.”라는 왕회장의 말이 이어졌다. 내 사업이라고 생각하고 이끌었던 사업이었지만 거역하지 않고 “예”라는 한마디로 32년 자동차 인생을 접었다. 아울러 왕회장의 생각과 달리 아들 몽규도 함께 자동차를 떠나 현대산업개발에 새 둥지를 틀었다. ●아파트도 자동차처럼 지어야 한다 새 사업을 가꾸고 키우는 일은 몽규 회장과 전문 경영인이 맡았다. 명예회장은 경영 자문만 할 정도다. 정 회장은 아파트에 자동차 제조업 경영기법을 도입했다. 사소한 하자가 나와도 불량품이 완전히 고쳐질 때까지 모든 공정을 멈추는 것이다. 현장 중시와 품질경영 기치를 내세웠다. 체면 따위는 내팽개쳤다. 경쟁사 아파트 모델하우스를 찾는 것도 꺼리지 않았다. 삼성래미안 아파트 강남 일원동 주택전시관을 찾은 적도 있다. 지난해에는 용산 시티파크 모델하우스를 찾아 경쟁사 관계자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아파트 이름을 ‘I-PARK’로 바꾸는 등 변신도 꾀했다. 무리하게 덩치를 키우지 않는 것도 다른 건설사와 다르다. 안정된 회사를 운영하기 위해 수주·매출 목표를 줄이는 것도 그에게는 창피한 일이 아니다. 자동차에서 건설로 배를 갈아탄 지 6년 만에 부동산 박사로 탈바꿈하는 데 성공했다. 서울 강남 역삼동 스타타워(아이타워)사옥 매각도 그의 판단이었다. 부채를 갚아 정상적인 회사를 만들어가는 것이 급했기 때문이다. 그는 당시로는 최고의 조건으로 넘겼고, 부동산 개발회사가 특정 사옥을 고집할 필요가 없다고 설명했다.“돈이 된다 싶으면 정든 사옥도 팔 수 있고, 부동산 회사가 개발 이익을 남기고 사옥을 옮기는 것은 결코 흉이 아니다.”고 잘라 말했다. 부동산업자는 시장 환경에 유연하게 대처하고 결단을 빨리 내려야 한다는 말도 덧붙였다. ●낭만적인 ‘포니 정家’혼맥 ‘포니 정’과 정 회장은 결혼 과정이 비슷하다. 낭만적이다. 처음부터 명문가를 골라 배필을 정한 것이 아니라 주변에서 소개해준 여성과 사랑을 싹 틔우다가 결혼에 골인했다. 정 명예회장은 대학 시절 왕회장 사무실에서 일을 도와주다가 한때 사무실 여직원에게 마음이 끌리기도 했지만 유학길에 오르는 바람에 첫사랑의 추억으로만 간직해야 했다. 유학 시절에는 공부하느라 연애 한번 못해봤고 현대건설 입사 이후에는 일에 파묻혀 서른이 넘도록 노총각으로 지냈다. 그러던 중 우연하게 뉴욕에서 함께 지내던 친구의 소개로 박영자(69) 여사를 만난다. 박 여사는 부산에서 올라와 이화여대 3학년에 다니던 귀여운 단발머리 학생이었다. 첫눈에 사로잡혀 매일 데이트를 할 정도였고 세 번째 만나던 날 프러포즈를 했다. 아버지와 다름없었던 큰형님과 형수에게 인사를 시켰는데 두 사람 모두 마음에 들어했다. 명문대가를 따지지 않는 현대가의 결혼관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부산으로 내려가 어른들의 허락을 받은 뒤 만난 지 100일이 안돼 약혼하고 곧바로 결혼식을 올렸다. 정 명예회장은 큰딸을 결혼시키면서 노신영 전 총리와 사돈 관계를 맺었다. 사위 경수(51)씨가 노 전 총리의 장남이다. 노씨는 서울대 교수로 국제정치 전문가다. 노 전 총리 차남은 중앙일보 고 홍진기 회장 딸 홍라영씨와 결혼했다. 이로 인해 노신영가는 국내 굴지의 그룹인 현대, 삼성가와 동시에 사돈 관계를 맺었다. 정 회장의 결혼도 명예회장과 마찬가지로 순수함 그대로였다. 역시 반 중매 반 연애로 이뤄졌다. 아는 사람의 소개로 김나영(39) 여사를 만났다. 결혼 얘기를 잘 꺼내지 않는 몽규 회장이지만 몇몇 절친한 친구한테는 결혼 에피소드를 털어놨다. 나영씨는 연대 수학과를 나온 재원. 키도 크고 미인이었다. 첫 만남에서 정 회장은 상당한 호감을 가지면서도 한편으로는 부담을 느꼈던 것 같다. 정 회장은 친구에게 전화를 걸어 “키도 크고 집안도 좋고 미인인 데다 마음까지 곱다.(아까운데)친구 중 누구 소개 시켜주면 안 될까.”라는 말을 했다고 한다. 그러자 친구들이 오히려 격려해 줬다.“너보다 키 작은 여성을 만나면 어떻게 하느냐. 천생배필이다.”며 용기(?)를 불어 넣어주었다.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나영씨는 당시 대한화재보험 김성두 사장의 딸이다. 하지만 당시 대한화재는 기울어가는 회사였다. 정략적 결혼이었다면 잘나가는 집안과 결혼했을 터이지만 현대 집안에서는 이들의 결혼을 반대하지 않았다. 정씨 일가의 결혼관을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이를 계기로 정 명예회장은 현대그룹 회장 시절 사돈인 대한화재를 살리기 위해 도움을 주려고 애썼다. 하지만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위장계열사 혐의로 조사를 받고 중점 관리 대상으로 지정돼 실질적인 도움을 주지 못했다. 이 회사는 뒤에 대한생명으로 인수된다. 범 현대가의 경영 특징이지만 현대산업개발에도 처가쪽 사람이 없다. 정 회장 처남이 잠깐 현대자동차와 현대산업개발에서 근무했으나 지금은 독립, 개인사업을 하고 있다. 막내 딸 유경(35)씨는 김석성 전 전방회장의 1남4녀중 막내인 종엽씨와 결혼했다. 몽규 회장에 이어 재계 인맥을 형성한다. 유경씨는 이화여대 사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뉴욕에서 컴퓨터 그래픽을 공부한 뒤 현대산업개발에서 잠시 근무했다. 종엽씨는 미국 벨뷰대학 출신으로 전방 계열의 내의류 생산업체에서 경영수업을 받고 있다. 역시 아는 사람의 소개로 만나 1년 동안 사귀다가 결혼하게 됐다. ●다재다능한 전문 경영인 포진 현대산업개발 전문 경영인은 삼각편대로 구성됐다. 자동차에서 정 회장과 함께 현대차를 키웠던 전문 경영인과 현대산업개발에서 잔뼈가 굵은 건설통이 주력부대다. 여기에 금융기관 등에서 스카우트한 전문가 그룹이 한 축을 버티고 있다. 현대산업개발 이방주 사장은 정 명예회장과 정 회장의 핵심 브레인. 전형적인 재무통. 현대자동차 재경본부장과 사장을 거쳤다. 정 회장이 현대산업개발로 옮길 때 함께 배를 갈아탔으며 현대차·현대산업개발을 키운 1등 공신으로 평가받고 있다. 오너의 신임이 남달리 두터워 자동차에 이어 건설회사에서도 대표이사 사장을 6년째 맡고 있다.ROTC 포병장교 출신. 연극계 대부 고 이해랑씨가 부친이며 문화계에도 아는 사람이 많다. 건설업계 출신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한국주택협회회장을 맡을 정도로 부동산과 건설시장에서 확고한 위치를 지키고 있다. 보성고, 고려대 경제학과 출신이다. 정 명예회장과는 고교·대학 동문인 셈이다. 김정중 사장은 77년 현대산업개발에 입사, 국내외 현장을 누빈 건설업계 산증인. 기술연구소장, 건축본부장, 영업본부장을 거쳤다. 과거 현대아파트는 물론 I’PARK까지 그의 손길이 거치지 않은 곳이 없을 정도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압구정 현대아파트는 현대산업개발이 지은 아파트다. 마케팅팀 및 영업기획팀을 신설하는 등 공격적인 전략을 폈다는 평가를 받는다. 대전고와 한양대 건축학과를 졸업했다. 김택 현대역사 사장은 현대산업개발 에 입사해 관리본부장, 리모델링 사장을 거쳐 2003년부터 현대역사 사장을 맡고 있다. 고속철도 용산역에 8만 2000평 규모의 복합쇼핑몰 ‘스페이스9’를 운영 관리하는 최고 책임자다. 소탈한 성격에 정확한 판단과 추진력을 갖춘 전문 경영인으로 평가받고 있다. 용산고, 고려대를 나와 정 회장과 고교·대학 동문이다. 인텔리전트 빌딩, 첨단 홈네트워크 시스템 구축 업체인 아이콘트롤스는 김대철 사장이 맡고 있다. 주거 공간의 유비쿼터스 환경을 구축, 주거혁명을 선도하는 기업이다. 현대산업개발 자재담당 임원과 기획실장을 지냈다. 서라벌고와 고려대,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MBA출신이다. 장동열 아이앤이 사장은 음악·시·영화 등에 관심이 깊다. 따뜻한 카리스마로 감성경영을 한다는 평을 받는다. 의사결정까지는 심사숙고하지만 일단 정해진 일은 과감하게 밀고 나가는 스타일을 지녔다.2년전 현대산업개발의 기계·전기팀에서 떨어져 나간 회사다. 광주고와 전남대 건축공학과를 나왔다. 현대엔지니어링플라스틱 이건원 사장은 현대차 부품개발분야에서 27년 동안 몸담으면서 국내 자동차 부품 및 자동차 산업 발전에 크게 기여한 인물이다. 현대산업개발 유화사업부로 출발,2000년 분사한 회사. 충남 당진에 공장을 갖고 있으며 자동차 내외장재 플라스틱 제품을 만들고 있다. 이 분야 시장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으며 제품 사용 범위를 밥솥, 김치 냉장고 등 생활가전으로 넓혀가는 중이다. 아이앤콘스는 부산 아이파크 프로축구단장과 현대산업개발 영업기획 임원을 역임한 곽동원 사장이 이끌고 있다. 경남고, 성균대를 나왔다. 중·소규모 아파트와 빌라를 짓고 건물 리모델링, 개발사업 등 부동산 틈새시장을 공략하는 업체다. 유일한 금융관련 회사인 아이투자신탁운용도 있다. 유가증권 투자·운용과 투자자문 업무를 하면서 신뢰받는 금융서비스기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대표는 글로벌에셋운용 총괄본부장을 역임한 우경정 사장이다. 프로축구단 아이파크스포츠는 이준하 사장이 책임진다. 정 회장과 용산고 동문이자 오랜 친구다. 어려서부터 양쪽 집안끼리 가까웠다. 연대 출신으로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MBA를 받았다. 현대차와 현대산업개발에서 영업·마케팅, 홍보 등 다양한 경험을 쌓았다. 만능 스포츠맨으로 업무를 추진하는 데 있어 모험적이고 개척정신이 강하다는 평을 받고 있다. 올해 경영 목표를 ‘한국형 클럽스포츠의 성공적 사업 모델 구축’으로 정했다. 우승과 동시에 스포츠단에도 사업 마인드를 접목시키기 위해 사업다각화와 경영합리화를 꾀하고 있다. chani@seoul.co.kr ■ ‘만능 스포츠맨’ 정몽규 회장 현대산업개발 CEO들은 유난히 스포츠에 애착을 갖는다. 스포츠로 뭉친 인맥경영을 보는 듯하다. 특히 정몽규 회장은 스포츠광이다. 못하는 운동이 없을 정도다. 선수 수준인 종목만 5개나 된다. 그 중에서도 수영은 프로급이다. 승마, 수상스키, 스키(요즘은 보드를 탄다)도 수준급이다. 수상 경력이 있는 종목도 있다. 그는 격한 운동을 좋아한다. 철인3종경기,MTB(산악 자전거타기) 마니아다. 기업인 중심으로 구성된 철인3종경기 동호인이다. 얼마전에는 스키장에서 보드로 스피드를 즐기다가 안전 펜스를 뛰어넘으면서 어깨를 다친 적도 있다. 기계 위에서 하는 운동은 별로다. 가끔 한강변이나 남산에서 뛰기도 한다. 정 회장은 “콧구멍이 시커머지더라도 밖에서 운동해야 직성이 풀린다.”고 말한다. 골프는 할 줄은 알지만 별로 탐탁해하지 않는다. 운동할 때는 운동에 전념해야 하는데 골프는 그렇지 않기 때문이라는 것이 이유다. 시간이 너무 많이 걸리는 것도 싫다. 정 명예회장도 30년 이상 수상스키를 즐겼다. 바쁜 일정 중에도 양수리에서 물 위를 활주하곤 했다. 이런 인연으로 수상스키협회 초대 회장을 지내기도 했으며 선수 육성과 보급에 남다른 애정을 갖고 있다. 이방주 사장도 스포츠를 즐기는 CEO다.1년에 3∼4회 마라톤 경기에 참가한다. 최근 10㎞를 1시간 안에 뛰었다. 시간이 나면 등산을 한다. 회사 차원에서는 프로축구 아이파크 스포츠단을 운영한다. 회사 차원의 지원도 대단하다. 부산에 연고를 두고 있는데 이 지역에서 10여곳의 재개발단지를 수주하는데 상당한 보탬이 됐다고 한다. 대부분의 스포츠단이 그렇듯이 아이파크 축구단도 해마다 적자다. 하지만 회사에서는 적극 밀어준다. 스포츠단 이준하 사장은 재미있는 스포츠에 사업성을 가미한 경영을 한다. 올해 적자폭을 줄이고 돈을 벌 수 있는 별도 사업을 추진, 스포츠단을 모회사에 손을 내밀지 않을 정도로 키운다는 계획이다. chani@seoul.co.kr ■ 정세영·몽규 父子 ‘막노동 경영수업’ 정세영 명예회장과 몽규 회장은 경영 수업의 첫 출발도 비슷하다. 이 때 형성된 인맥은 건설이나 자동차 회사의 초석을 다지는 주역이 됐다. 정 명예회장은 부친이 부산 피란시절 정주영 전 현대그룹 회장이 막 벌여놓은 현대건설 현장에서 일을 시작했다. 큰형(고 정주영 명예회장)과 둘째형(정인영 전 한라그룹 회장)이 미군 공사를 수주해 오면 시장에 나가 현장에 투입할 인부를 모아오고 자재를 사들이는 일이었다. 이 때 만난 이춘림씨는 훗날 현대건설 회장에 오른다. 이 전 회장은 그래도 건축도(당시 서울대 건축학과 3학년생)라서 설계를 하고 공사 감독도 했지만 정 명예회장은 그야말로 잡역부이자 막노동꾼이었다. 막노동판에서 만난 인맥은 현대건설을 떠날 때까지 끈끈하게 유지된다. 자신의 경험을 살려 외아들 몽규에게 혹독하게 경영 훈련을 시켰다. 대학생이었던 정 회장은 방학 때면 현대자동차 울산 공장에서 고된 잡일을 해야 했다. 임직원들도 모르게 했다. 땡볕 아래서 리어카를 끌고 숙식도 독신자 기숙사에서 해결하는 생활이었다. 정 회장은 울산 공장에서 아르바이트하던 것을 가장 기억이 남는 과거로 떠올린다. 자식뿐 아니라 전문 경영인에게도 가혹했다. 어디에 내놓아도 강한 저력을 발휘할 수 있게 훈련시켰고 인맥을 관리했다. 자동차에서 능력을 인정받은 경영인들을 잘 관리했고, 그 뒤에 현대산업개발로 모셔와(?) 중역을 맡겼다. 이방주 사장을 비롯해 김판곤 전 현대역사 사장 등이 자동차에서 날리던 선수들이다. 이들은 정 명예회장과 함께 현대자동차를 세계적인 자동차 메이커로 키운 베테랑 경영자들이다. 정 회장 역시 자녀 교육에 엄격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학생인 큰아들 준선(13)이를 초등학교 6학년 때 영국으로 홀로 유학보냈다. 준선이는 재능을 인정받아 당당히 이튼스쿨에 자력으로 입학했다. 따로 돌봐주는 사람 없이 기숙사에서 생활토록 하고 있다. 호랑이가 새끼를 강하게 키우기 위해 바위에서 떨어뜨리는 식이다. chani@seoul.co.kr ●특별취재반 산업부 홍성추 부장 (부국장급·반장) 박건승·정기홍·류찬희·김성곤차장 안미현·주현진·류길상·김경두기자
  • [MD의 훈수-선글라스]렌즈 색깔 장소따라 ‘그때 그때 달라요’

    [MD의 훈수-선글라스]렌즈 색깔 장소따라 ‘그때 그때 달라요’

    선글라스의 계절이다. 햇볕이 강렬해지는 여름이 되면 자외선 차단과 패션 연출의 2가지 효과를 거둘 수 있는 선글라스를 찾는 사람들이 늘어난다. 선글라스는 태양광선, 특히 자외선으로부터 눈을 보호하고 바람에 날리는 먼지 등 이물질을 막아준다. 자외선은 피부에 해로울 뿐 아니라 각막에 손상을 입히는 등 안(眼)질환의 원인이 되기 때문이다. 선글라스를 착용하면 자외선 노출을 최고 90%까지 막을 수 있다. ●너무 짙으면 눈 건강 해쳐 선글라스는 장소에 따라 렌즈의 크기나 색상이 달라져야 한다. 빛을 많이 받는 해변가나 레포츠를 즐길 때에는 렌즈가 크면 좋고, 출퇴근이나 산책용으로 사용할 때에는 그만큼 빛의 양이 적어 렌즈가 클 필요는 없다. 렌즈 색깔의 농도는 눈의 표정을 읽을 수 있을 정도인 코팅 농도 70% 이하가 적당하다. 눈을 완전히 가리는 짙은 색상의 렌즈는 눈 건강에 좋지 않다. 짙은 색상의 렌즈는 낮에도 동공을 크게 하고 유해독성산소인 프리래디컬, 자외선 등을 더 많이 흡수하기 때문이다. 색깔은 장소와 목적에 따라 선택할 수 있다. 갈색 계열은 빛이 잘 흩어지는 청색 빛을 여과시켜 시야를 선명하게 해준다. 물 속이나 스키장, 해변가에서 적합하다. 노란색 계열은 자외선이 흡수되지만 적외선은 흡수되지 않는다. 흐린 날씨나 안개나 비 속에서 쓰기 알맞다. 야간에도 잘 보인다. 초록색 계열은 인체에 가장 민감한 색으로 시원하고 눈의 피로를 덜어준다. 시내나 해변에서 착용하기 좋다. 운전할 때도 괜찮다. ●사각형 테·큰 렌즈 유행할듯 올해는 사격형의 두꺼운 테에 얼굴을 덮을 만큼 커다란 렌즈가 유행한다. 지난해에도 사이즈가 작지 않았지만, 올해는 더욱 커질 것이다. 전체적인 스타일은 얇은 메탈(금속성 소재)과 복고풍의 투박한 뿔테가 대부분이다. 렌즈 색깔은 파스텔 느낌을 주는 한가지 톤이 인기다. ●세린느 ‘SC 1230’ 지난해에도 인기를 끈 캡스타일(캡 모자처럼 렌즈 오른쪽 위 테부분이 튀어나온 스타일) 모델을 주목하라. 둥근 모양의 렌즈와 파스텔톤의 렌즈를 사용한다. 렌즈의 플라스틱과 메탈의 어우러짐을 잘 표현한 제품이다. 가격은 36만원. ●로에베 ‘SLW568’ 둥글게 큰 렌즈 모양과 얇은 템플(다리)이 세련된 이미지를 준다. 밝은 파스텔톤이 고급스럽고, 템플 부분의 로고 표현이 로에베를 잘 표현하고 있다. 값은 34만원. ●에스까다 ‘SES 511’ 귀여워 보이는 둥근 렌즈에 테를 감싸는 메탈 백림이 에스까다 로고의 ‘E’를 상징한다. 에스까다의 기본 컨셉트 중 하나인 활기찬 느낌을 주는 뿔테에 볼륨감이 있는 더블 ‘E’를 사용함으로써 젊은층들이 선호하는 제품이다. 가격은 34만원. ●프라다 ‘SPR 06F’ 전형적인 오드리 햅번 스타일인 복고풍 모델이다. 둥글고 큰 프레임으로 끝 부분이 올라가 있으며, 프레임에 크리스탈이 장식돼 고급스러우면서도 여성스럽다. 값은 38만원. ●구찌 ‘GG2572S’ 딱딱한 느낌이 없는 렌즈 모양으로 세련된 느낌의 사각 프레임 선글라스. 가격은 30만 5000원. ●디오르 ‘Dior ADOIRABLE5’ 디오르의 세미 고글라인. 신상품은 사각 반무테로 동양인에게 어울리는 커브라인이 돋보이는 자연스러운 고글형의 디자인이다. 값은 37만원. ●크로스헤어와이어 올해 최고의 인기를 누리는 비행기 조종사 스타일이다. 초경량 C-5 합금을 사용한 템플은 오클리 메탈 아이콘이 있어 디자인도 아름답다. 가격은19만 5000∼21만 5000원. ●하프재킷 렌즈 교체가 가능한 듀얼(Dual) 선글라스 제품. 선택할 수 있는 렌즈가 10여종에 달해 날씨나 태양광선에 맞게 착용할 수 있다. 한 개 제품으로도 여러 개를 갖은 듯한 효과를 얻는다. 값은 16만∼ 25만원. 갤러리아百 송혜령
  • 은행 ‘무점포영업’ 확산

    은행 ‘무점포영업’ 확산

    은행권에 ‘무(無)점포 대리점’ 형태의 영업이 확산되고 있다. 직원의 인건비 부담에 짓눌린 은행들이 인원을 적게 투입하거나 다른 업체와의 제휴를 통해 짭짤한 수익을 올리는 이색적인 영업 패턴을 구사하고 있다. 편의점 등에 예금인출·계좌이체 등이 가능한 자동화기기(CD·ATM)를 설치한데 이어 부동산 중개업소와 제휴하거나 소규모의 맞춤형 출장소 또는 이동식 차량점포 등이 갈수록 늘고 있다. 국내 은행들의 이같은 영업 전략은 예금·대출 등을 특정인에게 위탁하는 일본 ‘은행대리점’의 전단계로 볼 수 있다. 관련 규제 완화 여부 등에 따라서는 일본식의 신(新)대리점 형태도 가능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제휴·이동 영업방식 인기 무점포 영업을 하는 대표적인 사례는 부동산중개업소와의 연계다. 국민은행은 ‘KB하우스타론’이란 상품을 개발, 현재 1만 500여곳의 제휴 중개업소를 확보해 고객의 부동산 구입에 따른 대출 등을 이곳을 통해 처리한다. 은행에 들르지 않아도 대출 금리 및 대출 한도 확인부터 대출 신청까지 한꺼번에 가능하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1만여곳의 회원 중개업소는 주택담보대출에 1만여곳의 영업점포를 확보한 효과가 있다.”면서 “이를 통해 주택담보대출 시장의 경쟁 우위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차량을 이용한 ‘이동식 점포’도 새로운 영업방식으로 자리잡고 있다. 우리은행은 수억원을 들여 움직이는 은행인 ‘우리방카(Bank+Car) 1대를 운영하고 있다. 직원 3명이 상시 근무하면서 각종 은행 업무를 현장에서 처리한다. 하나은행도 특수차량 2대와 미니버스 1대 등 3대의 차량을 개조해 365일 전국을 돌며 서비스를 제공한다. 신규 입주 아파트, 집단대출 아파트, 거래업체 공장 등을 겨냥한다. 명절·추석·휴가철 등에 고객이 몰리는 고속도로 휴게소, 해수욕장, 스키장, 축제, 스포츠행사장도 놓치지 않는다. ●맞춤형 출장소도 확산 국민은행은 올 하반기 외국인근로자와 여행사, 유학원 및 관광특구 등 외환고객 밀집지역에 ‘외환특화점포’ 20여곳을 운영 할 예정이다. 해외이주자 및 해외직접투자, 외국인직접투자 등과 관련해 전문업무를 맡게 될 ‘외환플라자’도 오는 5월중 강남과 강북에 각각 1곳씩 신설키로 했다. 조흥은행은 학교, 법원, 정부청사 등 관공서와 공단, 호텔 등에 83곳의 미니출장소를 집중 운영하고 있다. 서울 명동 롯데호텔 출장소는 외환업무를 주로 하며, 강원랜드 카지노에도 은행권에서는 유일하게 30여명이 24시간 3교대하면서 환전·수표교환 등의 업무를 처리한다. 신한은행은 김포·인천공항 화물청사 등 해외 나들이객을 대상으로 영업을 하고 있다. ●일본식 은행대리점 될까 금융계에 따르면 일본은 은행의 위탁을 받아 예금과 대출을 중개하는 은행대리점 업무를 내년 하반기부터 슈퍼 등 일반기업에 허용하기로 했다. 일반사업자가 은행과 계약을 해, 은행의 예금·대출과 외환업무 등을 맡아 처리하게 된다. 금융연구원 김병연 연구위원은 “일본 은행들은 자체 점포를 통해 자산운용 및 대출 상담업무를 강화하고 예금이나 외화환전 등 간단한 은행서비스는 대리점으로 이전하려는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면서 “이는 금융산업과 관련된 규제 완화가 전제돼야 가능한 일”이라고 말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일본은 대리점을 통한 금융거래가 활발하지만 우리 나라는 수요가 뒤따르지 않아 수익이 담보되지 않는다.”면서 “관련 규제가 있는데다, 대리점 체제로 가려면 은행별로 독자적인 전산망을 구축해야 하는 점도 걸림돌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다른 관계자는 “일반 사업자에게 금융업무를 맡길 경우 고객의 금전적 손실 등의 문제점이 생길 때 위탁처인 은행이 배상책임을 지느냐의 문제도 제기될 수 있다.”고 말했다. 주병철 김미경기자 bcjoo@seoul.co.kr
  • [문화마당] 나만 빼고 다 망해라/문흥술 서울여대 교수·문학평론가

    마을 근처에 해발 300m가량 되는 산이 있다. 아홉 마리 용이 승천했다는 전설이 있는데, 용이 살 만큼 산세가 험하지 않다. 작고 아담한 산이지만, 그런 산이 집 주위에 있다는 것에 늘 고마워한다. 틈만 나면 그 산에 올라 운동도 하고 복잡한 머리도 식히곤 하기 때문이다. 몇 년 전만 하더라도 그 산을 찾는 이가 그리 많지 않았는데 요즘은 부쩍 늘어나서 공휴일에는 앞사람 엉덩이를 보고 올라야 할 정도이다. 산을 찾는 사람이 많아졌다는 것은 산을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기쁜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런데 사람들로 붐비면서 짜증나고 불쾌한 일들을 왕왕 겪는다. 산 입구에 걸려 있는 현수막에는, 애완견을 데리고 산에 오를 때는 반드시 배설물을 치우도록 권유하는 내용이 새겨져 있다. 하지만 그것을 지키는 이를 별로 본 적이 없다. 그뿐 아니다. 한 줄로 서서 좌측통행을 해야 하는데도, 무리를 지은 채 뒤죽박죽 엉켜서 좁은 산길을 독차지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그러면서 왁자지껄 떠들어대기까지 한다. 심지어 키 작은 나무를 발로 짓밟는 이, 지팡이로 삼기 위해 큰 가지를 부러뜨리는 이, 담배를 버젓이 피우는 이, 술을 마시는 이도 있다. 정상에 올라 푸른 하늘을 마주하면서 호흡을 가다듬고 마음을 다스리려 하면, 바로 옆에서 ‘야호’ 하고 외치는 소리가 들린다. 그것도 한 번이 아니라 두 번 세 번 연달아 악을 쓴다. 그런 사람을 보면 정나미가 뚝 떨어진다. 물론, 힘들게 산에 오른 기쁨과 쾌감으로 ‘야호’라 외치는 것이 뭐 그리 나쁘냐고 반문한다면 할 말이 없다. 그렇지만 산에서 ‘야호’라고 소리치는 사람을 보면 왠지 모든 것을 자기중심적이고 정복자적인 논리로 대하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인간은 만물의 영장이고, 그런 위대한 인간은 이 세계의 주인이며, 자연을 비롯한 그 외 모든 것은 주인을 위해 봉사하는 노예라는 생각은 근대 자본주의를 태동시킨 핵심사상이다. 그 사상이 도로와 철길을 만들고 골프장과 스키장과 콘도를 만들면서 우리에게 삶의 편리함과 여유로움을 준 것은 사실이다. 반면 그것이 인간의 본래적 고향이자 영원한 안식처인 자연을 황폐화시키고, 나아가 인간이 인간을 지배할 수 있는 근거를 제공한 것도 사실이다. 채만식의 ‘태평천하’를 보면 친일지주 윤직원 영감이 “나만 빼고 다 망해라.”라고 외치는 구절이 있다.‘나’만 중요하고 ‘나’만 잘 살면 된다는 이 논리에는 ‘나’ 아닌 다른 모든 것은 어떻게 되든 상관없다는 지극히 자기중심적인 사고가 잠복해 있다.‘나’만 고귀하다는 오만한 생각은 ‘너’를 언제든지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고 짓밟을 수 있다는 폭력적이고 야만적인 행동으로 연결되기 마련이다. 이들에게 ‘우리’라는 공동체 의식은 전무하다. 모두가 ‘나’만의 안녕과 번영을 위해 복종하고 희생해야 하는 하인이며, 그렇지 않을 경우 가차없이 정복되어야 할 적일 뿐이다. 이제 곧 산과 들에 온갖 꽃들과 풀들과 나무들이 형형색색으로 생명의 싹을 틔우면서 대지를 온통 녹색향기로 물들일 것이다. 봄날, 홀로 적요한 산을 오르면서 숲 가득 넘쳐흐르는 생명의 숨결에 취해보자. 그러면, 따사로운 햇살에 몸을 편안히 맡긴 꽃 한 송이, 풀 한 포기, 나뭇잎 하나, 돌멩이 하나까지 반갑다고 손을 가볍게 흔들고 미소를 은근히 짓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정복자로 자처하는 인간이 보잘것없는 미물에 불과한 반면, 오랜 세월 묵묵히 아름다운 향기를 발산하는 자연이 참으로 은혜로운 존재임을 깨닫게 될 것이다. 산은 정복의 대상이 아니다. 함께 세상을 조화롭게 가꾸어 나아갈 동반자이다. 자연 없이 인간만 있다면 얼마나 삭막하겠는가. 마찬가지로,‘나’ 혼자 세상을 살아간다면 얼마나 고독하겠는가. 가족과 같은 내 이웃이 있고, 또 자연이 있기에 내가 있는 법이다.‘나’와 ‘너’라는 이분법적 사고를 버리고 ‘우리’라는 공동체 의식을 가진다면, 모든 것이 고맙고도 소중한 존재로 다가올 것이다. 만물이 소생하는 봄날, 점점 푸르러 가는 산처럼, 스치는 작은 인연도 귀히 여기고 사랑하면서 더불어 살아가려는, 그런 아름다운 빛깔로 우리들 마음을 가꿀 수는 없을까. 문흥술 서울여대 교수·문학평론가
  • [한국을 빛낼 중견기업] 르 메이에르 정경태 회장

    [한국을 빛낼 중견기업] 르 메이에르 정경태 회장

    “회사가 커진 다음에 가장 많이 받았던 질문이, 아니 지금도 받고 있는 질문이 전주(錢主)가 누구냐는 겁니다.” 종합건설회사 ‘르 메이에르’ 정경태(54) 회장은 “심지어 검찰에서도 전주를 추적했지만 찾아내지 못했다.”면서 자신의 전주는 신용이라고 힘주어 말했다.순간, 기자는 뜨끔했다. 사실 정 회장을 만나러 가는 내내 머릿속에서는 ‘분명히 전주가 따로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맴돌았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고서야 신생 건설사가 중견기업도 버텨내지 못한 외환위기 파고를 무사히 넘기고, 그 극심했던 지난해 경기침체도 거뜬히 넘기면서 파죽지세로 뻗어나갈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서울·부산 등 ‘목’이 좀 좋다 싶으면 어김없이 르 메이에르 건물이 우뚝 솟아 있거나 터파기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이다. 이런 기자의 마음을 읽었는지, 정 회장은 “돈이 있다고 해서 좋은 땅을 살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땅가진 사람들은 상대가 돈이 있다고 해서 땅을 선선히 넘기지 않습니다. 저 사람이 내 땅을 가져가서 제대로 공사를 할 것인지, 철저히 따져보고 알아본 다음에 넘깁니다. 우리 회사가 남들보다 좋은 땅을 확보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이 신용이 뒷받침됐기 때문입니다.” 외환위기때 자신은 물론 임원들의 집까지 저당 잡히면서도 대출이자 한번 연체하지 않고 일단 건물을 지으면 100% 분양에 성공했기에, 오늘날의 신용을 얻을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이 신용 덕분에 지금은 상호저축은행이나 군인공제회 등의 거액 대출이 한결 수월해졌다고 한다. 그래도 궁금증은 남는다. 어떻게 손대는 공사마다 100% 이상의 분양률을 자랑할 수 있을까. ●비결1 “시세의 90%에 넘겨라” 정 회장은 아파트든 오피스텔이든 일단 건물을 지으면 “주변 시세의 90% 선에서 판다.”고 털어놓았다.“다소 적게 (이윤을)먹더라도 빨리 팔아야 다음 사업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란다. 그러면서도 주방시설 등 내장재는 고급스러운 느낌을 주도록 각별히 공을 들인다. 그래야 시세보다 저렴한 가격이 더 빛을 내기 때문이다. ●비결2 “별동대 영업직원을 풀어라” 정 회장은 공사 계획이 확정되면 땅을 파기 전부터 100여명의 영업직 별동부대를 푼다. 미리 잠재고객을 저인망식으로 훑는 셈. 이런 뒤에 분양광고를 내면 한번 접했던 내용이라 소비자들의 관심 수위가 달라진다는 것이다. 사전 분양률 90%를 자랑하는 비결이기도 하다. 서울 종로 청진동 재개발지구에 교보빌딩보다 더 크게 짓는 복합 스포츠타운(상가+스포츠센터)도 이제 땅파기가 진행 중이지만 분양률은 이미 90%를 넘었다. ●비결3 “시공·분양·관리 원스톱 서비스” 르 메이에르는 다른 건설회사와 달리 직접 땅을 사들여 건물을 짓고 분양도 직접 하며 사후 관리까지 맡는다. 이른바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이 덕분에 문제가 생겼을 때 건설회사·분양회사·관리회사가 서로 책임을 떠넘기는 데서 오는 입주자들의 속앓이가 상대적으로 덜하다. 이같은 원스톱 서비스는 회사 입장에서도 크게 유리하다. 공사만 하게 되면 이윤이 박하지만(3∼4%) 땅을 직접 사들여 공사하면 부가가치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커지기 때문이다. ●비결4 “좋은 땅에 가면 돈냄새가 난다” 결정적인 분양 성공비결은 ‘터’가 좋다는 것이다. 기획실에서 일차적으로 부지 후보를 몇 개 추려 올리지만 최종 낙점은 언제나 정 회장의 몫이다. 그가 가장 신경쓰는 것도 땅이다. “전국을 돌아다니다 보면 돈냄새가 나는 땅이 있습니다. 사업하면서 만난 가장 큰 요행이라면 다른 사람보다 그 돈냄새를 잘 맡는다는 것이지요.” 정 회장은 “좋은 땅에 가면 본능적으로 코가 움직인다.”며 웃었다. 지금도 그는 틈날 때마다 지도를 펼쳐놓고 ‘땅 서핑’에 나선다. 그렇다고 직감에만 의존하는 것은 아니다. 마음에 드는 땅이 있으면 몇 번이고 차를 몰고가 사람들 왕래며 자동차 흐름을 꼼꼼히 들여다 본다. 심지어 신새벽에 달려가 해뜨는 방향까지 살펴본다. 이렇게 해서 낙점한 서울 신촌·사당·종로 건물이 대박을 터트리면서 사업 확장의 원동력이 됐다.“앞으로 2∼3년 먹고살 것은 벌어놨다.”는 게 정 회장의 농섞인 얘기다. ●“분양판 기웃대다 창업” 그는 광주에서 태어나 광주일고를 나왔다. 대학(동국대) 졸업 후 이것저것 손을 대보다 성격에도 맞고 돈 승부도 가장 빨리 나는 건설을 선택했다. 이 때부터 분양판을 기웃대 1988년 서른일곱살의 나이에 회사를 차렸다. 부동산개발 컨설팅업체 ‘르 메이에르’의 출발이었다. 분양에 재미가 붙은 그는 건물도 조그맣게 짓고 팔아보다가 아예 건설회사도 차려 버렸다. 회사가 커지는 속도 만큼이나 투서도 빠르게 불어났다. 이 때문에 검찰 조사도 받았다. “털어도 먼지가 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지만 마음고생도 심했다.”는 그는 힘들 때마다 현대 창업주인 고(故) 정주영 명예회장을 떠올린다고 했다. 그가 가장 존경하는 인물이다. 사업 신조도 “작은 부자는 노력이 낳지만 큰 부자는 신용이 낳는다.”는 정주영 회장의 철학에서 그대로 따왔다. 정주영 회장처럼 새벽 4시면 일어나는 새벽형 인간이기도 하다. 미국 헤리티지 재단 이사로 부시 대통령 일가와도 가깝다. 한국인으로는 드물게 부시 부자(父子)의 대통령 취임식에 모두 참석하기도 했다. 운동을 좋아해 미국내 태권도 보급에도 적극 앞장섰다. 이 공을 기려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시는 매년 7월2일을 ‘정스데이(Chung’s Day)’로 정했는가 하면, 오크힐시는 ‘정스파크(Chung’s Park)’를 조성했다. ●‘분양+레저’ 스포츠마케팅에 승부수 정 회장은 “중소 건설사가 은행돈을 쓰려면 지금도 재벌 계열의 시공사 보증을 붙여야 한다.”면서 “자금력이나 모든 면에서 대기업에 밀릴 수밖에 없는 중견기업이 살아 남으려면 틈새를 파고 드는 길밖에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래서 찾아낸 틈새가 바로 분양과 레저를 결합시킨 스포츠 마케팅이다.“주5일제와 웰빙 열풍에서 착안했다.”는 그는 “앞으로의 화두는 스포츠 마케팅이 될 것”이라며 두고 보라고 했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르 메이에르는 ‘개발 컨설팅’으로 출발 연 매출 2000억 넘어 1988년 부동산개발 컨설팅업체로 출발했다. 르 메이에르(Le Meilleur)는 최고(The Best)라는 뜻의 프랑스어. 정경태 회장이 직접 지었다. 이후 시공 등으로 사업영역을 확장하면서 르 메이에르 건설(건설)·르 메이에르 스타플러스(방산)·르 메이에르 엔터프라이즈(관리) 등 4개 계열사를 차례로 설립했다.92년 중국 랴오닝성 안산시 특구에 한국기업으로는 처음으로 공단을 조성, 분양하면서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최근에는 호주 시드니의 호라이즌 골프장을 100억원에 인수하면서 스포츠센터 분양과 해외 레저시설을 연계한 ‘스포츠 마케팅’에 공들이고 있다. 일본·뉴질랜드의 스키장도 한두 곳 인수하거나 제휴를 추진중이다. 이 곳 회원이 되면 르 메이에르 소유(또는 제휴)의 해외 골프장·스키장 등을 손쉽게 이용할 수 있다. 서울 종로에 짓고 있는 20층짜리 복합 스포츠타운도 이를 접목시킨 작품이다. 지난해 매출액은 약 2000억원. 직원수는 450여명이다. 건설회사 특유의 ‘군대 문화’가 느껴지기도 하지만 외환위기때 직원들이 8000만원씩 갹출했을 정도로 애사심이 대단하다. 직원들의 평균 월급은 440만원.“삼성전자(407만원)보다 높다.”며 자부심이 대단하다. 정 회장은 외환위기때 도와준 직원들의 고마움을 잊지 못해 “이후로도 몇번 고비가 찾아왔지만 한번도 월급을 깎지도, 사람을 자르지도 않았다.”면서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했다. 상장 계획은 아직 없다. ■ 정경태 회장은 ▲1951년 광주생▲69년 광주일고,76년 동국대 국문학과 졸업▲88년 르 메이에르㈜ 설립▲91년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시 명예시민권▲96년 르 메이에르 건설·르 메이에르 스타플러스 설립▲2001년 르 메이에르 엔터프라이즈 설립▲2002년 대한배구협회 부회장(현)▲2003년 미국 헤리티지재단 이사(현)▲2004년 서강대 경영학 명예박사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스키관광 조난객 수색비 갈등

    |도쿄 이춘규특파원|독도와 역사교과서 왜곡문제 등으로 한·일관계에 긴장이 높아지는 가운데 일본 온천스키장에서 한때 조난당한 한국인들의 수색비용을 둘러싼 ‘양국간 마찰’이 또 다른 갈등요인으로 부상했다. 지난 11일 일본 동북지방 야마가타의 자오온천스키장에서 45세 남성과 중학생 등 5명이 밤새 실종되는 사건이 발단이다. 이후 수색대측에서 11만엔(약 110만원)의 수색비용을 요구했으나 한국인들은 비용부담을 거부한 채 귀국했다. 이처럼 수색비용을 둘러싼 갈등에는 양국의 문화적 차이가 배경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산케이신문이 20일 보도했다. 내용은 이렇다.11일 밤 한국인 스키관광객 일행 8명 중 5명이 행방불명됐다. 이들 중 4명은 다음날 아침 자력으로 돌아왔고,1명은 현의 헬리콥터가 무사히 구조했다. 이에 민간의 산악조난구조대는 수색비 11만엔을 지불할 것을 요구했으나 일행은 이를 거부하고 귀국했다. 일본에선 민간 조난구조대가 수색에 나설 경우 조난자들이 비용을 부담한다. 특히 한국에선 조난되면 군·경찰 등이 철야로 수색한다. 하지만 이번처럼 일본에서는 밤에는 2차조난을 우려, 수색하지 않고 다음날 아침에야 구조활동에 들어간다. 민간 구조대는 수색 준비도 포함해 비용을 청구한 것이다. 아울러 조난자 일행은 사고시 경찰이 실명을 공개한 것에 격분하고 있다.“독도 문제로 반일 감정이 높아지는 가운데 일본여행이 주위에 알려지면 비난받는다.”는 염려 때문이었다. 수색비는 앞으로도 공중에 붕 뜰 전망이다. 일본 관계자들은 한국 조난자들에게 청구를 계속할 계획이지만 돈을 수령할 가능성은 낮게 본다고 한다. taein@seoul.co.kr
  • 승용차 10부제 검토

    정부는 국제유가가 계속해서 오를 경우 비축유를 방출하는 한편, 승용차 10부제를 포함한 강제적 석유소비 억제조치에 나서기로 했다. 중동산 두바이유(국내 도입량의 70∼80%를 차지하는 중동산 원유의 가격기준)가 배럴당 48달러대에 육박하는 등 유가 상승세가 당초 예상보다 심각하게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18일 정부 과천청사에서 한덕수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주재로 경제정책조정회의를 열어 이런 내용의 ‘국제유가 상승 대응방안’을 추진키로 했다. 정부는 앞으로 중동정세 악화 등으로 석유수급에 차질이 발생할 경우에 대비해 비축유 방출, 강제적 석유소비 억제조치 등 특별 대응방안을 강구하기로 했다. 산업자원부 관계자는 “유가 급등에도 불구하고 석유소비량이 줄지 않아 수급에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이 우려되면 승용차 10부제를 의무화하는 등 강제적인 석유소비 억제책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승용차 10부제 외에 ▲백화점·쇼핑센터·할인점·자동차판매소 등의 조명사용 제한 ▲유흥업소의 네온사인 사용시간 제한 ▲골프장·스키장·놀이공원·영화관·대중목욕탕·찜질방 등의 에너지 사용시간 통제 ▲승강기 격층운행 등이 포함된다. 정부는 이와 함께 중소기업의 에너지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에너지이용합리화자금 6490억원 가운데 1950억원을 중소기업에 우선적으로 지원하고 자금 집행상황에 따라 지원액을 조정키로 했다. 또 에너지기술개발자금 610억원은 중소기업-대기업 컨소시엄에 우선적으로 지원할 방침이다. 지난해 말 배럴당 35달러 안팎이던 국제유가는 올들어 급등세를 보이면서 40달러대 후반으로 치솟았다. 올해에만 35%가량 뛰었다. 김태균 장세훈기자 windsea@seoul.co.kr
  • [결혼이야기]한동호(33·하나로텔레콤 PR팀)·변원진 (34·서울광고기획 매체팀)

    [결혼이야기]한동호(33·하나로텔레콤 PR팀)·변원진 (34·서울광고기획 매체팀)

    지난 2003년 여름 청평의 수상 스키장. 광고주와 광고대행사 직원들이 한데 모인 행사에서 그녀를 처음 만났다. 머리가 촉촉이 젖은 한 여자가 내 곁을 스치고 지나갔다. 그렇게 순수한 모습을 나는 본 적이 없다. 뒤풀이 자리에서 내 이미지를 심어주기로 마음을 먹고 슬리퍼가 벗겨질 정도로 막춤추기도 불사했다. 당시 노래방 바닥을 짓이기느라 까맣게 된 발바닥이 족히 3일은 간 걸로 기억한다. 뒷조사를 통해 이름, 나이, 회사 등을 알아봤다. 나보다 한 살 연상이란다. 그렇게 해맑고 어린 이미지인데…. 하지만 작업을 접을 만큼의 장애는 결코 아니다. 그러나 당시 만나던 여자와 헤어질 기로에 있던 터라 선뜻 접근이 쉽지 않았다. 그 후 3개월 동안 마음을 정리했고 여름이 지나 찬바람이 불 때 다시 시도했다. 주변을 탐문한 결과 남자 친구는 없었고 열심히 선을 보는 중이라는 정보를 얻었다. 저녁시간에 전화를 했다. “한동호라고 하는데 기억 나세요? 제가 알아본 바로는 요새 소개팅 많이 하신다고 하던데, 저랑도 한번 합시다.” 강하게 나갔다. 그 날이 아마 수요일쯤이었다. 금요일도 토요일도 약속이 있고 일요일은 강아지 산책을 시켜야 한다며 거절했다. 개만도 못한 취급을 받았지만 물러날 수 없었다. “월요일날 보죠!” 거절만이 능사가 아니란 걸 알았는지 승낙을 받아냈다. 그러나 월요일 오후 약속 재확인 차 전화를 했더니 약속이 있어 못 만나겠단다. 약속 잡을 때는 자존심을 버렸지만, 약속을 일방적으로, 그것도 당일 날 깬 것에 대해서는 자존심을 세우지 않을 수 없었다. “알겠습니다. 우린 인연이 아닌가 보죠.” 아쉽지만 과감하게 접었다. 그렇게 전화 두 통화의 추억을 남기고 가을이 지나갔다. 시간은 흘러 2004년도 4월 봄이 왔다. 그녀를 본 수상스키장에서 만난 또 한 친구(남자)로부터 그녀의 이야기를 전해들었다. 그 친구가 그녀에게 내 얘길 했더니 그녀도 내심 아쉬워하는 것 같더란 것이다. 더이상 나를 막을 것은 없었다. 친구의 말에 용기를 내어 다시 전화를 했다. 그리고 다시 날을 잡았다.6개월 전과 마찬가지로 약속 당일 재확인 차 전화를 했다. 갑자기 상사를 모시고 어딜 가야 한단다. 그러나 이번엔 달랐다. 늦게라도 올 테니 기다려 달라는 것이다.6개월 침묵의 효과가 제대로 먹혔나 보다. 밤 9시가 되어서 겨우 만났다. 그렇게 우여곡절 끝에 시작된 우리의 만남이 오는 26일 결실을 맺는다. 어렵게 만난 만큼 그녀와의 인연을 영원한 사랑으로 예쁘게 간직할 것을 마음 깊이 다짐해본다. 원진아 사랑해∼.
  • [2005 재계 인맥·혼맥 대탐구] 현대家 ①-창업주 故정주영회장 일가

    [2005 재계 인맥·혼맥 대탐구] 현대家 ①-창업주 故정주영회장 일가

    보는 이마다 다르겠지만 현대를 삼성보다 앞세우는 사람들은 현대의 창업 정신을 강조한다. 현대는 남이 일궈놓은 기업을 인수하기보다는 밑바닥에서부터 하나하나 주춧돌을 올렸다. 건설이 그랬고, 자동차가 그랬으며, 중공업이 그랬다. 창업주인 고(故) 정주영 회장은 이를 평생의 긍지요, 자랑으로 여겼다. 서슬 퍼렇던 군사정권 시절, 국보위(국가보위비상대책위원회)에 끌려가서도 “사정상 어쩔 수 없었던 인천제철만 제외하고는 어느 하나 내 손으로 말뚝을 박고 길을 닦아 시작하지 않은 공장이 없다.”며 기업 강제 통·폐합에 맞섰을 정도였다. 1947년 5월25일 서울 중구 초동의 허름한 자동차 수리공장 한 귀퉁이에 ‘현대토건사’라는 간판을 내건 지 60여년. 삼성보다 10년 가까이 늦은 출발이었지만 현대는 이내 1위 기업으로 우뚝 섰고,‘경영권 다툼’이 일어났던 2000년까지 그 지위는 차돌만큼이나 단단했다. 이때 현대그룹의 자산규모가 87조여원. 계열사 수만 40개가 넘었다. 비록 그룹이 쪼개지면서 외형상의 규모가 작아지고 재계 서열은 떨어졌지만, 경제 전문가들은 ‘전화위복’이라고 입을 모은다. 자동차(현대차그룹), 유통(현대백화점), 해운·제조(현대그룹), 조선(현대중공업), 금융(현대해상·현대기업금융) 등 각자 전문그룹의 길로 나서면서 경쟁력은 더 강화되고 동반 부실의 위험은 현격히 줄었기 때문이다. 덕분에, 다른 그룹들이 이제서야 계열분리 등으로 홍역을 앓는 동안 현대의 대표주자들은 세계를 상대로 싸우고 있다. 현대산업개발,KCC, 한라, 성우 등 창업주의 형제들이 이끄는 그룹들도 각자 독자영역을 굳혀가고 있다. 언뜻 봐도 느껴질 만큼 현대에 뿌리를 대고 있는 기업들은 유난히 굴뚝업종이 많다. 고용된 인원과 딸린 부품·협력업체가 많다는 얘기다. 국민경제 기여도로 따지면 현대가 여전히 1위라는 말은 그래서 나온다. 또 한 가지, 현대를 얘기하면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있다. 바로 ‘현대정신’이다. 현대에는 일단 해보자며 덤비는 정신, 밀어붙이는 힘이 있다. 때로는 비합리성을 낳기도 하지만 현대맨들은 이를 “맨바닥에서부터 기업을 일군 현대만의 저력”이라고 자부한다.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는 이를 “진정한 기업가(起業家) 정신”이라고 불렀다. 제각각 ‘마이 웨이’를 걷고 있는 오늘날의 현대가를 묶는 보이지 않는 끈이기도 하다. ●담(淡)한 혼맥… 후한 연애결혼 다른 재벌가에 비해 현대의 혼맥은 의외로 소박하다. 낭만을 즐겼던 고 정 회장이 자식들의 연애에도 너그러웠던 영향이 가장 크다.‘왕 회장’이라는 별칭으로 더 자주 불렸던 그 자신, 강원도 통천의 평범한 고향처녀(변중석)와 결혼해 평생을 함께했다. 슬하에 9남매(8남1녀)를 두고 동생이 일곱(한명은 어려서 사망)이나 됐지만 눈에 띄는 혼사는 손가락을 꼽는다. 직계가족 중에 굳이 꼽자면 다섯째아들 고 몽헌(MH)씨와 여섯째아들 몽준(MJ)씨를 들 수 있다. 몽헌씨는 신한해운 현영원 회장의 딸 정은씨와, 몽준씨는 김동조 전 외무장관의 막내딸 영명씨와 각각 결혼했다. 오랜 세월 재계를 주름잡았던 현대의 위상에 견줘 혼맥이 조촐한 데는 창업주의 성공과정과도 무관치 않다. 가난한 농군의 아들로 태어나 부두 막노동꾼을 거쳐 대기업 총수에 오른 그는 살아생전 “세상에 공짜란 없다.”며 담(淡)한 마음을 갖자고 입버릇처럼 강조하곤 했다. 권력이나 부(富)를 결코 싫어하지 않았지만 굳이 혼사줄까지 대가며 공짜를 탐할 이유 또한 없었던 것이다. 정략결혼의 흔적이 적은 대신에 유난히 많은 손(孫)과 맞닥뜨리는 게 현대라는 집안이다. 이런 현대가 대(代)를 건너뛰면서 LG, 롯데, 한진, 이건, 비비안 등 내로라하는 그룹들과 사돈을 맺은 점은 흥미롭다. 현대가의 2세들이 ‘몽(夢)’자 돌림이라면 3세들은 딸이 ‘이(伊)’, 아들은 ‘선(宣)’자 돌림을 쓴다.4세는 ‘진’자(딸),‘창’자(아들) 돌림이다. ■ 현대의 핵심축 아들들 ●장남 몽필… 쌍용가와 인연 큰아들 몽필씨는 나이 50도 안돼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났다. 국영 적자기업 인천제철을 인수해 정상화에 여념이 없던 1982년 4월 어느날, 울산에서 서울로 올라오던 고속도로에서 그가 탄 승용차가 트레일러를 들이받았다. 이 때가 마흔아홉살. 수도여대 출신의 부인 이양자씨와 두 딸 은희·유희씨는 망연자실했다. 몽필씨가 떠난 지 한달 뒤, 정주영 회장은 동서산업 공장장이던 이영복씨를 사장으로 파격 승진시켰다. 이씨는 몽필씨의 처남, 즉 이양자씨의 친동생. 졸지에 가장을 잃은 장남 가족에 대한 배려였다. 하지만 이양자씨마저 91년 위암으로 눈을 감고 말았다. 큰딸 은희씨는 최근 미국에서 귀국했다. 둘째딸 유희씨는 김석원 쌍용양회 명예회장의 장남 지용씨와 결혼해 두 아들(진석·진하)을 두었다. 지용씨는 현재 용평리조트 상무를 맡고 있다. ●2남 몽구… 글로벌 현대차그룹 리더 몽필씨의 죽음으로 사실상 집안의 장남 역할을 도맡아 한 이는 둘째아들 몽구(MK)씨였다. 유희씨가 결혼할 때 부모 역할을 대신 한 사람도 몽구씨 부부였다. 현대정공(현 현대모비스) 사장 시절,‘갤로퍼 신화’를 만들어낸 그는 기아차마저 인수해 지금의 현대·기아차 그룹을 이끌고 있다.2000년 자동차전문 그룹으로 출범한 지 몇 년도 안돼 그룹을 세계 6위의 반열에 올려놓았다. 출범 당시 10개였던 계열사 수는 28개로 불어났다. 그룹의 올해 매출 목표액은 지난해보다 17% 늘어난 85조원. 세계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미국의 ‘소비자 보고서(컨슈머 리포트)’는 최근 현대차의 뉴쏘나타를 세계에서 가장 결함이 적은 차로 선정했다. 갤로퍼 신화 때부터 MK가 강조해온 ‘품질 경영’의 힘이다. MK는 평범한 집안의 딸 이정화씨와 결혼해 3녀1남을 두었다. 큰딸 성이씨는 저명한 정형외과 의사이자 영훈의료재단을 설립한 고 선호영 박사의 아들 두훈씨와 결혼했다. 둘째딸 명이씨는 정경진 종로학원장의 아들 태영씨와, 셋째딸 윤이씨는 미국 MBA(경영학석사) 출신인 신성재씨와 결혼했다. 둘째사위와 셋째사위는 그룹 계열사인 현대카드·캐피탈 사장, 현대하이스코 사장을 각각 맡고 있다. 막내이자 외아들인 의선씨는 지난 11일 기아차 대표이사 사장으로 승진했다. 그룹내 직함은 현대·기아차기획총괄본부 담당 사장으로 기아차의 기획, 재무, 수출, 연구·개발(R&D) 등 핵심 업무를 관장하고 있다. 일찍 결혼해 슬하에 1남 2녀를 두고 있다. 부인은 정도원 강원산업 부회장의 큰딸 지선씨다. ●3남 몽근… 소리없이 유통명가 키워 셋째아들 몽근씨는 일찌감치 유통을 넘겨받아 현대백화점 그룹을 이끌고 있다.‘빅3’(MK·MH·MJ)에 가려 조명은 덜 받았지만, 묵묵히 외길을 걸으면서 소리없이 유통 명가로 키워낸 주인공이다. 현대백화점, 현대H&S(非 백화점 계열), 현대홈쇼핑 등 주력 계열사를 토대로 지난해 5조 50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전문 최고경영자(CEO)들이 소신있게 일을 할 수 있도록 여건을 만들어 주면서도 거의 매일같이 매장을 둘러봐 조직에 긴장감을 불어넣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바로 위 형 몽구씨와는 고등학교(경복고)-대학교(한양대) 동문인 데다 선굵은 외모까지 비슷하다. 옛 현대그룹에서 고문을 지낸 우호식씨의 딸 경숙씨가 부인이다. 두 아들은 각각 부회장, 기획담당 이사로 경영에 참여하고 있다. 큰아들 지선씨는 고 황산덕 전 법무장관의 손녀인 서림씨와 결혼했다. 둘째아들 교선씨는 자동차부품 전문기업인 대원강업 허재철 부회장의 큰딸 승원씨와 지난해 말 깜짝 결혼식을 올렸다. 교선씨의 결혼식에는 큰아버지인 정몽구 회장을 비롯해 집안 어른들이 대거 참석해 모처럼 우애를 다지기도 했다. 현대가는 한때 딸만 남기고 떠난 몽필씨의 대를 잇기 위해 지선씨를 양자로 입양하는 방안을 의논했었다. 유교식 법도대로라면 바로 아래 동생인 몽구씨의 아들을 입양해야 했으나 의선씨가 외아들인 탓에 지선씨가 선택된 것. 하지만 세간에 알려진 것과 달리 실제 입적은 이뤄지지 않았다. 정주영 회장의 장례식때 의선씨가 ‘종손’ 자격으로 고인의 영정을 든 것은 이 때문이었다. ●외사위 희영… 천마산스키장 운영, 이건·비비안과 사돈 현대가는 자손이 많은데도 딸은 귀한 편이다. 외동딸 경희씨는 일본 유학까지 다녀온 재원. 그러나 바깥 활동은 없다. 대신 남편(정희영)이 선진종합㈜ 회장이다. 공교롭게 고 정주영 회장의 여동생 희영씨와 이름이 똑같다. 서울대 상대 출신으로 1965년 현대건설 공채로 입사했다. 이명박 서울시장이 입사 동기다. 조선 수주에서 뛰어난 수완을 발휘, 창업주의 눈에 들어 사위가 됐다. 정주영 회장은 딸 경희씨가 일본으로 유학을 떠나자 희영씨를 도쿄법인 이사로 발령내 자연스러운 교제를 유도했다고 한다. 이후 희영씨는 조그만 해운회사(선진해운) 하나를 갖고 독립, 장인의 그늘에서 벗어났다. 천마산 스키장은 오롯이 그가 독립해 만든 회사다. 외아들 재윤씨가 선진종합㈜ 상무다. 두 딸은 각각 이건그룹과 비비안그룹으로 시집갔다. 큰딸 윤미씨의 남편이 이건창호 박승준 상무, 둘째딸 윤선씨의 남편이 비비안 남석우 부회장이다. ●4남 몽우… BNG스틸 통해 부활 넷째아들 몽우씨는 숙명여대를 떠들썩하게 했던 ‘미인’ 이행자씨와 연애결혼했다.40대에 현대알루미늄 회장을 맡은 그는 그러나 심한 우울증을 앓았다. 결국 1990년 4월 45세의 젊은 나이에 서울 시내 한 호텔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남겨진 유족을 돌보는 일도 사실상의 장남 몽구씨의 몫이었다. 조카 셋을 모두 현대차그룹의 계열사인 BNG스틸(전 삼미특수강)에 입사시켰다. 큰조카, 즉 몽우씨의 장남인 일선씨는 경영능력을 인정받아 최근 BNG스틸 대표이사 사장으로 승진했다. 일선씨에 이르러 비로소 현대는 내로라하는 재벌가와 사돈관계를 맺는다. 일선씨의 부인은 구자엽 희성전선 부회장의 딸 은희씨다. 구 부회장은 구태회 LG전선 명예회장의 아들이자 구인회 LG그룹 창업주의 조카이다. 일선씨의 동생 문선씨는 김영무 김&장 법무법인 대표변호사의 딸 선희씨와 결혼했다. ●5남 몽헌… 못다 이룬 꿈, 현 회장이 힘찬 날갯짓 ‘비운의 황태자’ 몽헌씨는 1998년 그룹 공동 회장으로 취임하면서 화려한 비상을 시작했다.1983년 현대전자(현 하이닉스반도체)를 설립해 4년 만에 흑자로 돌려놓으면서 아버지 정주영 회장의 두터운 신임을 끌어냈다.2000년에는 형들을 제치고 그룹 단독 회장에 추대되기도 했다. 하지만 ‘대북 송금’ 사건에 연루돼 검찰 조사를 받던 중, 극심한 스트레스를 견디지 못하고 2003년 8월4일 서울 계동사옥에서 몸을 던지고 말았다. 그렇다고 이대로 주저앉을 수는 없었다. 부인 현정은씨가 경영에 뛰어들었다. 급작스러운 남편의 죽음으로 황망히 그룹을 물려받았지만 사업가 집안의 딸답게 배포와 합리적 리더십으로 1년 만에 그룹을 정상궤도에 올려놓았다. 사상 최대 호황을 누리고 있는 현대상선, 올해 첫 흑자를 넘보고 있는 현대아산, 주가 1000시대의 수혜주 현대증권 등을 축으로 재계 10위권 진입(현재 19위)을 눈앞에 두고 있다.2010년까지 매출 20조원을 달성해 10위권에 진입한다는 ‘2010’ 프로젝트를 가동중이다. 현 회장은 고 정주영 회장이 직접 ‘점지한’ 며느리로도 유명하다. 현 회장이 인터넷 홈페이지에 올린 결혼 뒷얘기는 이렇다.“당시 현대상선 회장이던 아버지(현원영)를 따라 선박 명명식차 울산에 내려갔다가 남편을 처음 만났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명예회장(정주영)께서 나를 선보러 미리 내려오셨었다. 명예회장께서 중매를 서신 셈이다.” 큰딸 지이씨는 현대상선 재정부 대리로 근무 중이다. 아버지를 잃었을 때 고3 수험생이었던 외아들 영선씨는 졸업후 미국 유학을 준비중이다. ●6남 몽준… 세계1위 현대중공업 ‘건조’ 지금은 정치인의 이미지가 더 강하지만 세계 일류 현대중공업의 뒤에는 기업인 몽준씨가 있다. 형제중에 학벌(서울대-미국 MIT 경영대학원)이 가장 좋아 ‘신문대학’(소학교만 졸업한 정주영 회장은 신문을 통해 지식의 대부분을 얻었다며 자신을 신문대학 출신이라고 소개하곤 했다) 출신인 왕 회장이 유난히 예뻐했다는 몽준씨는 31세에 현대중공업 사장으로 전격 발탁되면서 집중 조명을 받았다.1988년 금배지를 처음 달면서 소유와 경영의 분리를 시도했다. 경영은 CEO에게 맡기고 자신은 대주주로서 회사의 중요한 의사결정만 내리고 있는 것. 지금도 현대중공업의 어떤 직함도 갖고 있지 않다. 공식 직함은 5선의 국회의원이자 축구협회 회장. 아버지의 뒤를 이어 2002년 대통령 선거에 출마하기도 했다. 시스템으로 움직이는 현대중공업의 올해 매출 목표액은 10조원. 웬만한 그룹과 맞먹는다. 부인 김영명씨와는 미국 유학시절에 만나 결혼했다. 큰아들 기선씨는 연세대 경제학과를 나와 올해 학사장교(ROTC)로 임관했다. 이로써 부자(父子)가 ROTC 선후배가 됐다. 두 딸 남이씨와 선이씨는 미국 유학 중이다.‘월드컵 베이비’로 유명한 늦둥이 아들 예선씨는 초등학교 4학년이다. 우리나라가 98년 프랑스 월드컵 예선전을 최종 통과한 것을 기념해 이름을 ‘예선’으로 지었다고 한다. ●7남 몽윤… 현대해상으로 컴백 몽윤씨는 지난해 말 업계 2위의 손해보험회사인 현대해상의 등기이사 겸 이사회 의장으로 돌아왔다. 경영일선에서 물러난 지 8년 만의 전격 복귀였다. 방카슈랑스(은행상품과 보험상품의 교차판매) 확대 시행 등 변화하는 금융환경에 맞춰 공격적인 경영 행보를 보이고 있다.1981년 김진형 부국물산 회장의 딸 혜영씨와 연애결혼해 정이양과 경선군을 두었다. ●8남 몽일… 할부금융으로 내실 막내아들인 몽일씨는 미국 조지워싱턴대학에서 경영학 석사학위를 마친 뒤 현대상사 등에서 근무하다가 2000년 현대기업금융을 차려 독립했다. 기업대출 등을 주로 취급하는 회사다. 권영찬 현대파이낸스 회장의 딸 준희씨와 결혼해 고등학생인 현선(영국 유학중)군과 중학생인 문이양을 두고 있다. ■ 현대의 또 다른 축 형제들 고 정주영 회장의 형제들은 동생이기 이전에 창업 동지요, 사업 동료였다.6·25전쟁 직후 고령교(대구와 거창을 잇는 교량) 복구 공사를 덜컥 떠맡았다가 부도 직전까지 내몰렸을 때, 내남없이 살던 집을 팔아 돈을 내놓은 것도 동생들과 매제였다. 이 때문에 20명이 넘는 대식구가 한 집(돈암동)에 모여 살아야 했지만 누구 한 사람 불평하지 않았다. 지금은 모두 독립해 각자의 그룹을 이끌고 있다. ●옛 영화 꿈꾸는 한라·성우 동아일보 외신부 기자로 활동하던 첫째 동생 인영씨는 1953년 현대건설 전무로 입사하면서 경영에 본격 합류했다.75년 말 중동 진출 때 신중론을 펴 형과 이견을 빚을 때까지 그룹의 초석을 닦았다. 당시 독립해 만든 한라그룹은 한라건설·한라시멘트·한라중공업·만도기계 등을 거느리며 재계 서열 12위로까지 도약했다. 그러나 외환위기 때 자금난이 가중되면서 그룹이 부도나는 시련을 겪었다. 지금은 둘째 아들 몽원씨가 한라건설 회장을 맡아 재기를 꿈꾸고 있다. 큰 아들 몽국씨는 94년 아버지가 동생을 그룹 후계자로 지목하자 경영에서 완전히 손을 뗐다. 한때 배달학원 이사장을 맡았으나 지금은 개인사업을 하고 있다. 부인 이광희씨는 배달학원 계열인 한라대 총장을 지내기도 했다. 현대시멘트·성우종합건설·성우리조트·현대종합금속 등의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는 성우그룹은 둘째 동생 순영씨 일가가 이끌고 있다. 순영씨는 명예회장으로 물러앉고 2세 경영을 정착시켰다. 큰아들 몽선씨가 현대시멘트와 성우종합건설을, 둘째아들 몽석씨가 현대종합금속, 셋째아들 몽훈씨가 성우전자, 넷째아들 몽용씨가 성우오토모티브를 각각 맡고 있다. 몽선씨는 사촌인 정몽윤 현대해상 이사회 의장과 함께 정몽헌 회장의 부검을 임관하기도 했다. ●‘기계박사’가 일군 한국프랜지 자동차부품회사인 한국프랜지공업의 김영주 명예회장은 고 정주영 회장의 유일한 매제다. 정주영 회장은 ‘이 땅에 태어나서’라는 두 번째 자서전에서 “그가 다가가기만 해도 기계가 저절로 고쳐졌다.”며 매제를 ‘기계박사’라고 불렀다.1946년 정주영 회장이 미 군정에서 불하받은 토지에 ‘현대’(현대자동차공업사)라는 상호를 처음 내걸었을 때, 감격적으로 지켜본 이도 영주씨였다. 두 사람의 인연은 이로부터 몇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인기직종이던 운전기사 출신의 영주씨는 황해도 홀동광산에서 역시 운수업을 하던 정주영 회장과 뜻이 맞아 사업을 같이 도모했고, 매제까지 됐다. 부인 정희영씨는 2001년 정주영 회장이 노환으로 세상을 떴을 때 “대통령 한번 못해보고… 우리 오빠 불쌍해서 어쩔거나.”하며 가장 서글프게 울었던 동생이다. 장남 윤수씨가 회사를 물려받아 한국프랜지공업 회장으로 있다. 둘째아들 근수씨는 독립해 울산화학·퍼스텍 등의 계열사를 거느린 후성그룹 회장을 맡고 있다. 윤수씨의 장남 용석씨가 프랜지공업 계열사인 서한산업(자동차부품회사) 대표이사 사장이어서 3세 경영체제를 갖춰 가고 있다. 둘째아들 용범씨는 이름을 용태로 바꿨다. ●‘포니 정’ 부자(父子)의 변신 ‘포니 정’이라는 별칭으로 유명한 넷째 동생 세영씨는 외아들 몽규씨와 함께 1999년 3월 현대그룹에서 독립해 건설시장에서 영역을 확실하게 굳혔다. 꼼꼼한 시공과 치밀한 분양으로 현대산업개발을 국내 도급순위 4위 업체로 키워놓았다.‘포니 정’이라는 별명은 1976년 누구나 불가능하다고 여겼던 국산 고유모델 자동차 1호 ‘포니’를 만들어낸 데서 붙여졌다. 이같은 열정과 헌신을 인정받아 87년 형에게서 현대그룹 회장직을 물려받기도 했다. 분가한 뒤로는 현대산업개발 경영에만 매달렸다. 몇 년 전 폐암수술을 받았지만 지난해 희수연을 치렀을 만큼 건강을 되찾았다. 회사 경영은 아들 몽규(회장)씨가 책임지고 있다. 지금의 서울 삼성동 사옥은 몽규씨가 직접 지었다. 지나칠 정도로 꼼꼼하다는 게 주위의 평가다. 현대가 맺은 최고위층 사돈도 세영씨 집안에서 나왔다. 큰딸 숙영씨가 노신영 전 국무총리의 장남 경수(서울대 교수)씨와 결혼한 것. ●“아… 신영아”-교통사고 아닌 병으로 요절 다섯째 동생 신영씨는 고 정주영 회장이 가장 자랑스러워했던 동생이다. 서울대를 나와 동아일보 기자로 있다가 독일로 유학을 떠났다. 함부르크대학원에서 경제학 박사과정을 밟던 중 병으로 세상을 떠난 것이 1962년. 처음에 어떤 기자가 교통사고사로 쓰면서 오랜 세월 세상에 잘못 알려졌지만 정확한 사인은 지병이라고 유족은 본지에 밝혔다. 당시 잠자는 시간을 제외하고는 잠시도 일에서 떠나본 적이 없는 정주영 회장이 일주일을 손놓았을 만큼 가족의 슬픔은 컸다. 서울대 음대 출신의 첼리스트였던 미망인 제수씨(장정자)에게 현대학원(현대고)을 경영토록 했다. 지금도 현대학원 이사장을 맡고 있는 장정자씨는 남북이산가족 상봉때 대한적십자사 부총재로 남한측 방문단장을 맡았었다. 장홍선 전 극동도시가스 회장의 누나다. 신영씨는 1남1녀를 두었다. 아들 몽혁씨는 32살의 젊은 나이에 현대정유(현 현대오일뱅크) 대표이사로 취임해 인천정유(구 한화에너지)를 인수하고 오일뱅크라는 브랜드를 만드는 등 두각을 드러냈다. 그러나 외자유치와 함께 2002년 전문경영인에서 물러나 그 해 건축자재 유통회사 ‘에이치애비뉴앤컴퍼니’를 설립해 돌아왔다. 부인 이문희씨는 국민훈장 모란장을 받은 동원 이홍근 선생의 손녀이다. 사업가이자 문화재 수집가였던 동원 선생은 평생 모은 문화재 4941점을 1980년 국립중앙박물관에 기증했다. 딸 일경씨는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블룸버그대학 회계학과 교수인 남편 임광수씨와 함께 미국에서 살고 있다. ●‘리틀 정주영’이 이끄는 KCC 막내동생인 상영씨는 ‘불에 타지 않는 바닥재’ 등으로 유명한 자재 전문그룹 KCC를 이끌고 있다. 불도저 같은 추진력과 성격 등이 고 정주영 회장을 가장 많이 닮아 ‘리틀 정주영’으로 불린다. 큰형과 나이 차이가 21살이나 나 아버지처럼 따랐다. 장조카 몽구씨와도 2살밖에 차이나지 않는다. 또 다른 조카인 고 정몽헌 회장이 자금난에 몰렸을 때 200억원을 선뜻 내놓았을 만큼 의리도 강하다. 그러나 조카의 죽음 이후 현정은 회장과 경영권 다툼을 벌이면서 다소 빛이 바랬다. 그룹 경영은 두 아들에게 맡긴 상태다. 큰아들 몽진씨가 대표이사 회장, 둘째아들 몽익씨가 대표이사 부사장이다. 셋째아들 몽열씨는 계열사인 금강종합건설 사장을 맡고 있다.KCC는 몽익씨를 통해 롯데·한진그룹과 사돈으로 연결된다. 몽익씨의 부인 은정씨가 신격호 롯데그룹 회장의 외조카(신 회장의 여동생인 정숙씨의 딸)이다. 은정씨의 언니 은영씨는 한진해운 조수호 회장의 부인이다. 몽익씨와 조 회장이 동서지간인 셈이다. ●현대가의 여자들 현대가의 딸이나 며느리들은 ‘소리’가 나지 않는다. 이화여대(정경희-이양자-현정은-김혜영-정유희 등) 출신에 해외유학(김영명-정지선-황서림-허승원 등)까지 다녀온 재원들이 적지 않지만 경영에 참여하거나 대외활동에 나서는 사람이 거의 없다. 하다못해 남편을 따라 공식행사에 모습을 드러내는 일도 드물다. 유일한 경영자인 현정은씨도 남편이 갑자기 세상을 떠나기 전까지는 ‘전업주부’였다. 오너 일가를 가까이서 들여다본 한 관계자는 “지금도 명절 때면 청운동 집(정주영 회장이 생전에 오랫동안 살던 집)에 몇 대에 걸친 며느리들이 모두 모여 도란도란 얘기를 나누며 음식을 직접 장만한다.”면서 “옷차림들도 수수하고 인상이 소박해 언뜻 봐서는 재벌가 며느리란 느낌이 전혀 들지 않는다.”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한결같이 미인들이다. 어떤 이는 그 이유를 ‘유난히 많은 연애결혼’에서 찾는다. ●그룹분리 가속화시킨 ‘경영권 분쟁’ 2000년 ‘형제간 다툼’은 현대가를 정신적으로나 물리적으로나 핵분열시킨 결정적 계기였다.99년 12월 마지막 날, 고 정몽헌(MH) 회장쪽 인사로 분류되던 박세용 당시 그룹 구조조정본부장이 정몽구(MK) 회장 계열의 현대차 회장으로 전격 발령나면서 시작된 형제간의 경영권 갈등은 그룹 후계자로 MH를 지목한 고 정주영 회장의 육성 테이프가 공개되기까지 석달여에 걸쳐 숨막히게 전개됐다. 효심이 남달랐던 MK는 아버지의 육성이 공개되자 깨끗이 승복하고 자동차 계열사를 이끌고 그룹에서 나왔다. 이 과정에서 아픔도 적지 않았지만 결과적으로 현대의 지배구조를 선진화시키는 데 일조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오는 21일 왕 회장의 4주기에 모처럼 형제들 모두가 함께 제사를 지낼 예정이다. 이날은 공식적으로 가족화합이 됐음을 안팎에 알리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현대가에 정통한 소식통은 전했다. hyun@seoul.co.kr ■ 정주영 회장의 ‘빈대론’ 창업주인 고 정주영 회장은 ‘해당화가 찬란하고 눈(雪)이 많은’ 강원도 통천군 송전면에서 1915년 6남 2녀의 장남으로 태어났다. “죽어라고 일해도 콩죽을 면할 길이 없는 농군이 진절머리나게 싫고 지겨워”(첫번째 자서전 ‘시련은 있어도 실패는 없다’에서) 소학교를 졸업한 열네살 무렵부터 줄기차게 가출을 시도했다. 무작정 길을 나서 보기도 하고, 아버지의 소 판 돈을 훔쳐도 봤다. 그러기를 네번째. 열아홉살 마지막 가출에 성공해 인천부두 막노동꾼으로 새 삶을 시작했다. 한 푼이 아까워 몸을 기댔던 곳이 노동자 합숙소. 뼈가 으스러지는 중노동으로 누가 떠메고 가도 모를 만큼 고단했지만 좀체 잠을 잘 수가 없었다. 빈대들의 공격 때문이었다. 궁리 끝에 밥상 위에 올라가 잠을 잤다. 빈대들의 공격이 잠시 뜸해지는 듯싶었다. 하지만 이내 밥상다리를 타고 기어올라와 온 몸을 물어 뜯었다. 다시 머리를 써야 했다. 무릎을 탁 칠 만한 묘안이 떠올랐다. 밥상다리 네 개를 물 담은 양재기 넷에 하나씩 담근 뒤 그 위에 올라가 잔 것이다. 빈대를 밥상다리로 유도해 양재기 물에 익사시키자는 계략이었다. 쾌재를 부른 것도 이틀여. 빈대들은 또다시 물어뜯기 시작했다. 도대체 어떻게 양재기 물을 건넌 것일까. 자다 말고 벌떡 일어나 불을 켜본 젊은 정주영 회장은 기겁을 하고 말았다. 빈대들이 밥상다리 대신 벽을 타고 천장으로 올라가 사람을 겨냥해 뚝 떨어져 목적 달성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후 역경에 부딪칠 때마다 정주영 회장은 ‘빈대의 노력’을 떠올렸다.“난관은 극복하라고 있는 것이지, 걸려 넘어지라고 있는 것이 아니다.”라든지 “빈대만도 못한 놈”이라는 단골 지청구는 모두 여기서 비롯됐다. 아무것도 없는 백사장(울산 염포리) 사진 한 장 달랑 들고 조선소 투자금액을 유치할 때나,20세기 최대 역사(役事)로 꼽히던 중동 주베일 공사 입찰전에 뛰어들 때나, 직원들이 불가능하다고 도리질칠 때면 “이봐, 해봤어?”라고 불호령을 쳤던 것도 빈대의 집요한 노력을 떠올리면서였다. “자본가가 아니라 부유한 노동자일 뿐”이라고 스스로를 정의했던 정주영 회장은 근검과 노력을 평생의 신조로 삼았다. “시간은 누구에게나 주어지는 평등한 자본금” “한강에 기적은 없다. 성실하고 지혜로운 노동이 있을 뿐” “고선지부지설(苦蟬之不知雪;여름철 서늘한 나무 그늘에 앉아 노래만 하다 겨울이 오기 전에 없어지는 매미는 한겨울 펑펑 쏟아지는 눈을 알 수 없다)” ‘아산 정주영 어록’에 실려있는 그의 유명한 말들이다. hyun@seoul.co.kr ■ ‘현대家 대모’ 변중석 여사 열여섯살에 얼굴 한번 본 적 없는 여섯살 연상의 고향총각 정주영에게 시집온 변중석씨는 현대가의 산 증인이다. 올해로 84세. 젊어서 남편이 사준 재봉틀 하나를 자신 소유의 유일한 재산으로 여기며 한결같은 근검과 후덕함으로 ‘현대가의 여자’라는 상징 이미지를 만들어냈다. 고 정주영 회장이 매일 새벽 5시의 ‘밥상머리 교육’을 통해 동생들과 자식들에게 근검을 가르쳤다면, 변씨는 새벽 3시반부터 손아래 동서·며느리들과 아침 준비를 함께 하면서 “언제나 조심스럽게 행동하고 겸손하라.”고 일렀다. 가혹하리만치 자식 교육에 엄격했던 정주영 회장이 아이들을 자가용으로 등교시키는 며느리들을 보고 “젊었을 때 콩나물 버스에 시달려봐야 나중에 자가용을 샀을 때의 기쁨을 안다.”며 역정을 내자 “손주녀석들 키우는 문제에까지 시아버지가 잔소리를 할 거냐.”며 막아준 이도 변씨였다. 칭찬에 인색했던 정주영 회장도 아내를 가리켜 “늘 통바지 차림에 무뚝뚝하지만 60년을 한결같고 변함이 없어 존경한다.”고 자서전에서 고백했을 정도다.“아내를 보며 현명한 내조는 조용한 내조라는 생각을 굳혔다.”고도 했다. 그러나 자식을 먼저 땅에 묻는 참척의 고통과 여자로서의 마음고생을 거치면서 ‘살아있는 보살’도 탈이 났다. 거동이 불편해 10년 가까이 병원(현대아산병원) 생활을 하고 있다. 사실상 맏며느리인 이정화씨 등 며느리들이 틈날 때마다 병실을 들여다보고 있다. hyun@seoul.co.kr ●특별취재반 산업부 홍성추 부장(부국장급·반장) 박건승·정기홍·류찬희·김성곤·최광숙차장 안미현·주현진·류길상·김경두기자
  • [레저+α] 마지막 스키 황제처럼 즐겨봐

    [레저+α] 마지막 스키 황제처럼 즐겨봐

    지금 강원권 스키장은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지난 주말 60㎝가 넘는 폭설이 왔기 때문이다.1월보다 더 좋은 설질을 유지하고 파격적으로 할인된 리프트 요금으로 스키어들을 유혹하고 있다. 스키시즌이 끝났다고 넣어놓았던 스키를 다시 꺼내 이번 주말에는 스키장으로 가보면 어떨까. 반팔을 입고 즐기는 황제 스키,50% 이상 할인된 저렴한 스키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다양한 패키지 다양한 혜택 눈이 정말 끝내주는 용평리조트는 다양한 패키지를 운영하고 있다.‘화이트패키지’는 호텔 또는 타워콘도(18평형) 숙박과 드래곤프라자의 게렌데식당에서 2인1식, 리프트주간권 2장을 포함해 17만원으로 숙박요금만으로 다양한 혜택을 누릴 수 있다. 리프트권과 교통을 하나로 묶은 저렴한 ‘스키&교통 당일패키지’ 왕복교통요금과 리프트주간권을 포함해 4만 2000원에, 빠듯한 직장인들이 여유있게 즐길 수 있는 ‘Sunday 당일스키패키지’는 왕복교통요금과 일요일 리프트 오후·야간권을 4만 8000원에 판매한다. 또한 할인쿠폰을 홈페이지에서 다운받으면 리프트권, 통합권, 스키·보드렌탈권을 주중 45%, 주말 40% 할인받을 수 있다.www.yongpyong.co.kr.(033)335-5757. ●백야스키 즐기고 아침에 집으로 보광 휘닉스파크는 밤 10시부터 새벽 5시까지 운영되는 ‘백야(白夜)스키’를 운영한다. 호크1,2, 스패로우, 파노라마, 챔피언 등 다양한 슬로프를 운영한다. 또한 심야스키를 즐기고 서울(2호선 삼성역)로 올라올 수 있는 오전 5시30분 셔틀버스도 신설되었다. 리프트 요금도 대폭 할인하고 있다. 백야스키의 경우 사이버회원은 40% 할인해 3만 1800원, 모바일회원은 50% 할인해 2만 6500원.www.phoenixpark.co.kr,(02)508-3400. ●하루종일 타도 2만 3900원 현대 성우리조트는 성인 2만 3900원에 오전부터 심야까지(오전 8시30분부터 밤 12시30분) 리프트를 이용할 수 있다. 정말 상상할 수 없는 가격이다. 또한 성인 1만 8000원에 심야와 철야스키(밤 10시30분부터 다음날 새벽 5시30분)도 즐길 수 있다. 단, 심야와 철야스키는 매주 금·토·일만 운영한다. 또한 학생증을 소지하면 좀 더 할인을 받는다. www.hdsungwooresort.co.kr,(033)340-3000. ●민족의 자존심 독도와 울릉도 여행 테마 21은 11·18·25일 3회에 걸쳐 민족의 자존심 독도와 울릉도를 돌아보는 2박3일 상품을 판매한다. 쾌속선 한겨레호를 이용해 묵호항을 출발해 울릉도와 독도를 돌아보고, 숙박은 최근 울릉도에 새로 들어선 특급호텔 규모의 대아리조트(150실 규모)에서 묵는다. 비용은 1인당 24만 9000원.(02)549-9889. ●앤조이 싱가포르 이벤트 투어익스프레스는 3월 한달간 ‘앤조이 싱가포르 이벤트’로 싱가포르 2박3일 자유여행 상품을 29만 9000원부터 내놓았다. 이 상품은 항공과 호텔을 예약해서 가는 자유여행 상품으로, 일정은 물론이고 호텔도 자유롭게 선택 가능하다. 호텔 조식 2회가 포함되고, 호텔 공항간 왕복 셔틀 버스가 무료로 제공된다. 또 3월까지 이 상품을 예약 완료하는 여행객에게는 토사섬, 스카이타워, 머라이언동상 전망대, 포트 실로소 요새 입장권 및 기념품 등 다양한 혜택이 주어진다.www.tourexpress.co.kr,(02)2022-6432.
  • [바다에 살어리랏다-주강현의 觀海記] (61)대관령·진부령의 황태

    [바다에 살어리랏다-주강현의 觀海記] (61)대관령·진부령의 황태

    산에서 물고기를 구한다? 그럴 수도 있다. 일명 ‘더덕북어’로 불리는 황태는 백두대간의 심산유곡에 가야만 구할 수 있다. 백두대간을 사이에 두고 ‘영동’에 명태가 있다면,‘영서’인 산간에는 황태가 있다. 눈이 펄펄 내려서 ‘교통두절’ 운운하는 방송이 나올 무렵이면 황태의 황금빛 치장이 짙어 간다. 해마다 2월의 끝,3월이 시작될 무렵이면 봄을 시샘하는 폭설이 내리곤 해 대관령 인근 ‘하늘 아래 첫동네’인 평창군 횡계마을은 눈에 갇혀 봄을 맞는다. 황태의 본고장인 횡계 마을은 생각보다 덜 알려졌다.6·25가 끝난 1954년, 일단의 ‘함경도 아바이’들이 횡계마을로 찾아들었다. 그들은 소나무 말짱을 엮어서 덕장을 세웠고, 인근 송천 개울가에는 속초와 주문진에서 할복한 명태들이 터덜거리는 낡은 트럭에 실려와 부려졌다. 이 명태를 하루쯤 얼음물에 담가 수도승처럼 ‘정화의식’을 거친 후 3단 높이의 높다란 덕장에 내걸었다.2마리씩 코가 꿰인 동태들은 이렇게 변신을 준비했다. 황태란 말은 본디 없었으나 해방 이후 단단한 북어와 구별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황태와 북어는 출신 배경이 똑같은 생태이나 훨씬 극심하게 고난의 통과의례를 거치는 황태라서 그 결과는 판이하다. 황태는 모진 풍설을 맞으며 얼었다 녹기를 반복해 전혀 다른 먹을거리로의 변신에 성공하는 것이다. ‘거래지’에서 흘러내린 물이 마을 앞을 가로지른다 해서 ‘엇개’로 불리던 횡계는 산간에 둘러싸인 너른 저지대다. 옛 장터인 ‘장선말’에 덕장이 들어서서 ‘덕장모퉁이’란 지명도 얻었다. 그러나 덕장 사정은 예전과 다르다.‘원주민’이던 아바이 1세대들이 거의 세상을 떠났고, 이제는 주문진의 ‘업자’들이 땅을 임대해 겨울 한철 덕장을 꾸려 나간다.12월부터 3월까지 약 4개월동안 덕장 구경을 할 수 있다.4월부터는 말목을 뜯어내 보관한 다음 그 땅에서 밭농사가 시작된다. 다시 겨울이 오면 경작지에 말목을 세웠다가 봄이면 뜯어내고. 이렇게 횡계의 4계는 덕장과 경작지 사이를 돌고 돈다. ●바닷바람에 그냥 말린 북어와는 다르다 횡계에서 제일 오래된 ‘삼신덕장’을 운영하는 평안도 출신의 유성준(83)옹과 유영선(40)씨 부자는 소문난 ‘황태지킴이’. 원주민으로는 유일하게 지금껏 횡계덕장의 전통을 지켜오고 있다. 원주민이라고는 하지만 월남하여 흘러 들어온지 40여년에 불과하다. 날품팔이로 전전하다 어찌어찌 함경도 아바이들이 진을 친 이곳 산골까지 발길이 닿았다. 그들은 손에 돈이 쥐어지면 모두 땅을 샀다. 평당 30원에 사들인 땅이 지금은 거금의 땅으로 변했다. 그러나 유옹 부자는 모텔과 콘도가 올라가는 금싸라기 땅에서 곁눈질 하지 않고 오로지 황태만 키워낼 뿐이다. 같은 황태라도 명칭도 제각각이다. 너무 추워서 하얗게 질려버린 백태. 이 백태는 겉이 허옇게 변해 상품 가치는 떨어지지만 창고에 넣어두면 스스로 발효하여 가까스로 상품 구실을 한다. 문제는 일명 먹태, 찐태로 불리는 흑태. 일기가 너무 따뜻해 얼지 않은 채로 마르면 딱딱한 북어가 되고 만다. 횡계 사람들은 황태와 북어를 엄정히 구분한다. 바닷가 세찬 해풍에 그대로 말린 놈을 바닥태, 즉 북어라 하며, 영서의 냇물에 씻어 차가운 서북풍에 말린 놈은 황태라고 부른다. 방망이로 두들겨 패지 않으면 먹을 수가 없으니 “북어와 여자는 두드려야 맛이 난다.”는 이해 못할 속담이 예서 나왔음직 하다. 황태야 자신의 몸을 잔혹스러울 정도로 내돌려 이미 해탈의 경지에 이르렀으니, 그저 손으로 쩍쩍 찢어 입에 넣기만하면 될 일이다. 바람을 못이겨 덕에서 떨어지면 낙태요, 몸통에 흠집이 있거나 일부가 잘려나가면 파태요, 애초부터 머리를 잘라내고 몸통만 말린 뒤 갈갈이 찢어 안주나 반찬거리로 내는 ‘황태채’는 무두태이다. 크기에 따라서도 이름이 다르다. 큰 놈부터 왕태, 대태, 중태, 소태로 서열화되며, 앵태는 그중 작은 놈(20㎝ 정도)으로 우리가 아는 노가리급이다. 당연히 몸집에 따라 가격도 다르다. ●요즘 황태덕장엔 베링해 ‘원양태’만 가득 유옹이 입촌할 당시만 해도 이 마을에는 20여 가구만 살았으며, 냇가를 따라 10여 채의 덕장이 있을 뿐이었다. 횡계는 본디 강릉도호부 소속으로 영서에 속하면서도 동해가 지척이다. 함경도 아바이들이 덕장의 최적지를 찾다가 ‘황태명당’으로 이곳을 점찍은 것이리라. 이제 더 이상 동해 명태를 황태덕장에 내거는 일은 없다.‘지방태’는 사라지고 베링해의 ‘원양태’가 시장을 지배한다. 유옹은 “원양태가 횡계에 등장한지도 벌써 38년이나 되었다.”고 귀띔한다. 그동안 우리가 모르는 사이 명태 자원이 격감했다는 말이다. 덕장 1칸에 평균 2500마리가 걸리니,20마리를 1급(한 축)으로 치면 1칸에서 120급 정도가 건조된다. 이런 황태지만 최근에는 중국산 때문에 몸살이다.‘개도 돈을 물고다녔다.’는 얘기는 전설이 된지 오래다.“그러나 이제 맛으로 승부해야죠.” 눈길을 무릅쓰고 기꺼이 현장까지 동행해 준 이영신(평창문화원 사무국장) 시인의 훈수다.‘구름도 쉬어간다.’는 대관령 700고지의 냉랭한 기온과 극심한 일교차, 여름에도 손이 아린 송천, 영동고속도로가 뚫리기 전부터 동해로 가는 통로였던 천혜의 입지 등이 황금빛 황태신화를 창조해 낸 주역들이다. 눈비 몰고 오는 동해의 ‘샛바람’을 피할 수 있는 영서에 자리잡아 춥고 마른 북서풍을 껴안으며 오늘도 황태는 노릇노릇 익어가고 있다. 횡계는 더 이상 먼지 날리는 비포장길의 산간 오지가 아니다. 도암면사무소가 옮겨오면서 인구도 3800명에 이르고 있으며, 산간에 그럴듯 한 저자거리도 생겼다. 용평스키장이 번성하면서 겨울이면 스키족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는다. 덕분에 횡계의 황태음식점에서 내는 황태구이, 찜, 탕 등의 맛갈스러운 별미가 빈한한 재정자립도의 촌동네 살림살이를 또 얼마나 윤택하게 하는지. ●대관령엔 횡계덕장·진부령엔 용대리 덕장 대관령이 횡계마을에 덕장을 선사했다면, 진부령은 용대리마을에 또 다른 덕장을 선사했다. 말하자면 대관령과 진부령이라는, 영동과 영서를 가르는 대표적인 고갯길이 남한 덕장의 최적지로 부각된 것이다. 백두대간을 넘어가는 고개는 단순한 도로가 아니다. 사람과 물산이 오가고, 문화가 오가던 전통시대의 동맥이었다. 강릉에서 지척인 횡계가 영동고속도로 권역으로 주문진 등의 명태를 소화한 곳이라면, 인제군 용대리는 대체로 속초나 고성같은 강원 북부해안의 명태를 담당했다. 군인이었던 30여년쯤 전의 일이다. 휴가 때 거진에서 서울 마장동 터미널까지 오자면 반드시 용대리를 거쳤다. 반대로 인제에서는 원통을 거쳐 용대리를 통과해야만 진부령을 넘을 수 있었고, 이내 간성에 이르던 기억이 새롭다. 동해 주둔 군인들의 휴가 통로가 바로 명태들의 덕장행 루트이다. 이곳 토박이인 방효정(81) 인제문화원장의 기억으로는 일제시대에도 진부령 관통도로가 존재했다. 좁은 비포장도로가 인제와 간성, 즉 영동·영서를 이었다. 당시만 해도 목탄차가 힘들여 넘어가는 고갯목이었다. 속초와 인제를 연결하는 지금의 미시령은 1970년대에 군 작전도로로 뚫렸다. 도부꾼들이 내설악쪽의 소로를 이용하여 동해의 건어물과 소금을 지고 넘어와 곡식으로 바꿔갔다. 해산물과 농산물의 물물교환이 소박하게 이뤄졌다. 진부령과 미시령 코앞 길목에 자리잡은 용대리가 오늘날과 같이 황태덕장으로 명성을 날리게 된 것은 불과 20여년 전의 일. 전두환 전 대통령이 인근 백담사로 귀양(?)오면서 갑자기 뜨기 시작했다는 주민들의 전언이다. 그러더니 땅투기가 빚어질 즈음에는 덩달아 황태덕장도 뜨기 시작했다. 함경도 아바이들이 주축이 된 대관령덕장과 달리 뒤늦게 1980년대에 5∼6가구가 시작한 진부령덕장은 간성과 인제 사람들이 주축이 되었고, 지금은 모두 인제 사람들이 운영한다. ●99년부터 황태축제 시작… 연간 7억 소득 지금은 옹벽타기 훈련장으로 더 잘 알려진 용머리가 있어 용대리로 불린 이곳은 바람이 워낙 드세어 ‘바람부리’로 악명높다. 밤과 낮을 번갈아 얼었다 녹기를 되풀이함은 대관령과 다를 바 없다. 폭설이 내린지 10여일이 지났건만 덕장에는 눈이 고스란히 쌓여있다. 엄청난 바람이 ‘영너머’에서 고개를 타고 내려온다. 현지인들은 ‘영너머’란 말을 자주 쓴다. 바람은 물론이고 물산과 사람과 문화교류를 모두 “영너머로 오간다.”고 표현한다. 무려 40여일간 영너머 바람을 견디다 보면 황태 속살이 부풀어 솜처럼 부드러워진다. 1990년 무렵부터 덕장이 불어나기 시작해 지금은 30여개 덕장에서 연간 100만 마리 이상이 생산된다. 아예 지난 99년부터는 황태축제가 시작돼 연간 7억5000만원 상당의 소득을 올리고 있으며, 축제 기간에만 10만∼15만 인파가 전국에서 몰려든다. 영동에 명태축제가 있다면 영서에는 황태축제가 있는 셈이다. 올해도 2월26일부터 3월1일까지 황태축제가 벌어졌다. 전국 황태의 7할이 용대리에서 생산되고 있으니, 양평쪽에서 홍천을 거쳐 진부령이나 미시령을 넘고자 하는 이들은 용대리 길가의 무수한 황태식당과 덕장을 거쳐야 한다. 황태의 본적지는 두말 할 것 없이 평창의 횡계리다. 반면에 황태를 새롭게 알린 곳은 인제의 용대리다. 하나는 대관령, 다른 하나는 진부령에 위치해 ‘영너머’로 오가는 바람을 이용하면서 바다동네와 산동네의 인정과 물산까지도 맞교환하는 중이다. 황태의 요긴한 쓰임새를 길게 설명해 무엇하리. 짝짝 찢어서 술안주로, 혹은 도시락반찬이나 찜과 탕, 구이로, 무엇보다 조상님 제상에 듬직하니 올려 ‘절받는 물고기’가 되기도 한다. 또 술꾼들에게는 아침 해장 감으로 황태에 비할 것이 없나니, 황태에 인체의 독을 빼는 성분이 들어있다는, 동의보감을 위시한 각종 처방문은 필경 얼고 녹는 환난의 아픔을 겪은 자만이 얻을 수 있는 ‘베풂의 징표’가 아닐런지.
  • 서(西)일산 송포·장항벌이 뜬다

    서(西)일산 송포·장항벌이 뜬다

    ‘절대농지 1평에 100만원. 서(西)일산 송포·장항벌이 뜬다.’ 경기 고양시 일산구 호수로∼자유로 사이 송포벌과 장항벌 논·밭 가격은 가히 기록적으로 높다. 일반인은 토지용도 변경이 아예 불가능한 농업진흥구역인데 농지가격이 이처럼 높은 것은 KINTEX(한국국제무역전시관)와 차이나타운·스포츠몰·아쿠아리움·분수대 등 KINTEX 지원시설부지의 매머드시설과 최근 조성계획이 발표된 ‘한류우드’(韓流WOOD) 등의 개발효과 때문이다. 개발가능지가 대부분 소진된 일산 지역 여건상 송포·장항벌 일대는 기존 일산신도시와 자유로에 인접, 개발압력이 높을 수밖에 없다.“아무리 절대농지라도 언젠가 개발되지 않겠느냐.”는 일반의 기대와 전망에 농림부의 절대농지확보 의지도 무색해 보인다. KINTEX 신축사업이 시작되자 호수로를 사이로 마주보고 10년전 지어진 장성마을 건영·대명·동부아파트 등 일대 아파트는 ‘킨텍스아파트’로 불린다. 건영·동부아파트는 아예 외벽 아파트 명칭을 킨텍스로 바꿔 도색했다. 장성마을 3단지 건영아파트의 경우 48평형이 1년반 만에 3억 2000만원만원에서 4억 5000만원(로열층 기준)으로 뛰었다.KINTEX에서 직선거리 1㎞ 남짓 송포벌에 면한 대화마을 아파트들은 대화역과 멀어 교통여건이 장성마을에 못 미치지만 KINTEX효과와 새 아파트 프리미엄으로 이보다 더 높다.1㎞ 떨어진 일산백병원 맞은편엔 ‘킨텍스’를 이름으로 정한 오피스텔이 신축중이다. 인근 부동산업소 중개인들은 KINTEX 등 시설이 속속 들어서면 그동안 기존 일산신도시에 비해 저평가되던 이 일대 아파트 등 부동산 가격의 추가 상승과 함께 일산신도시 일원 전체 부동산 가격 상승효과를 견인할 것으로 예측했다. 연 1500만명에 이를 KINTEX 국·내외 관람객과 레저 등 유동인구와 줄지어 들어설 호텔·오피스텔·상가·오피스빌딩 등으로 인구 100만명을 지향하면서도 베드타운에 머물던 일산이 자족형 도시의 모습을 갖춰가는 것은 신도시의 미래를 위해서도 중요하다. ●KINTEX 오는 4월29일 축구장 6배 넓이의 5만 3500여㎡ 전시장을 개장한다. 나비날개를 형상화한 전시관은 현재 날개 한쪽의 모습이다.2013년까지 4개의 전시관으로 나비 한쌍이 완성되면 부지 33만㎡, 전시면적 17만 8000㎡인 아시아 최대규모의 전시장이 된다. 고양시와 경기도,KOTRA가 3분의 1씩 2436억원을 투자했다. 한국전시산업의 미래를 여는 상징으로 일산신도시가 생길때 부터 밑그림이 그려졌다. 공항과 가깝고 통일시대 접경지개발, 신도시의 자족기능 보강을 위해 일산으로 입지가 정해졌다. 2000석 규모의 국제회의장, 비즈니스센터도 갖췄다.2단계부지(약도의 KINTEX(2))도 연내 매입한다. 4월30일∼5월8일 ‘2005 서울모터쇼’를 필두로 ‘국제식품전’(5월),‘국제기계부품·소재산업전’(6월),‘세계도로교통박람회(7월),‘서울국제종합전기기기전’(SIEF·10월) 등 대규모 국제전시회와 국내 전시회, 국제회의가 잇따라 열린다. 올해만 810만여명의 국내외 관람객이 찾아오고 2009년이면 1130만명,2013년에는 1542만명(내국인 1260만, 외국인 277만명)이 몰려온다.KINTEX의 괄목할 경제적 파급효과를 가늠케 하는 수치다. KINTEX 1차 준공으로 숙박시설이 시급해졌다. 부지내 호텔사업(특 1급 400객실 이상) 우선협상대상자 사업자가 내달 3일 선정된다. 당초 예정된 무역센터 부지는 전시장부속시설부지로, 공항터미널예정부지는 타 용도로 활용하기 위해 용역중이다. ●차이나타운·스포츠몰·아쿠아랜드·노래하는 분수대 KINTEX 지원시설부지에 들어선다. 차이나타운이 핵심시설로 차이나스트리트·호텔·오피스텔과 상가·식당가 등으로 구성된다. 차이나타운 좌측엔 백화점·할인매장과 상가 상업시설(1)(상업시설 약도참조)이 조성되고, 아래쪽 오피스빌딩은 KINTEX 활성화 이후로 사업계획이 잡혀있다. 지원시설부지 시설중 ‘노래하는 분수대’는 지난해 4월 이미 완공됐고 차이나타운은 차이나타운개발과 고양시가 1차 계약을 마쳤다. 나머지도 우선협상대상자가 정해졌거나 조만간 결정될 예정으로 대부분 오는 2007∼2008년 사이 모습을 드러낼 예정이다. 차이나타운 우측 스포츠몰은 주시설로 실내스키장이 들어선다. 워터파크와 스포츠용품 판매점들도 입주한다. 부지 9000평의 국내 최대 해양 동·식물 수족관으로 돌고래쇼장도 갖춘다. ‘노래하는 분수대’는 높이 50m의 물줄기가 음악에 맞춰 춤추고 각양각색의 조명을 내는 초대형 분수다. ●한류우드 한류우드는 1999년 국제화에 대비, 부족한 수도권 숙박시설을 확보한다는 취지로 KINTEX 아래 30만평 부지에 계획됐다. 일산신도시 러브호텔 퇴치운동이 한창일 때 숙박시설단지란 이름이 거슬린다는 이유로 ‘관광숙박문화단지’로 다시 ‘관광문화단지’로 명칭이 바뀌었다. 특1급 호텔 2곳을 포함,6000실의 객실과 쇼핑몰·문화센터·교육형테마파크·비즈니스센터를 구상, 오는 2007년말 기반시설공사를 할 예정이었다. 최근 경기도는 이곳에 민자 2조원을 유치, 오는 2008년까지 ‘한류우드’를 조성한다는 계획을 내놨다. 한류를 단지의 테마로 부여, 스타빌리지·스타거리·놀이공원·테마숙박타운·공연장·예술학교 등을 입주시킬 계획이다. 그러나 정치적 고려에 의한 졸속 발표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토지는 95% 이상이 매입된 상태다. KINTEX와 지원시설부지 시설, 한류우드 등 송포·장항들의 농업진흥지역을 해제해 들어서는 시설들을 합치면 모두 86만평에 이른다. 고양 한만교기자 mghann@seoul.co.kr ●송포벌은 어떤곳 KINTEX가 들어서는 송포벌과 한류우드 인근 장항벌 일대는 예로부터 한강하구의 포구에 연한 갯벌이었다. 범람한 한강물이 수시로 드나들던 갯벌은 일제가 지난 1926년 치수사업으로 한강변 제방을 쌓으면서 이후 내륙화가 진행돼 거대한 갈대숲으로 변했다. 현재의 자유로는 일제가 쌓은 제방을 그대로 토대로 활용해 넓히고 높여 만든 길이다. 갈대숲은 1960년대 초반 수리조합의 대대적 경지정리로 논으로 탈바꿈했다. 농업용수는 한강물을 이용했다. 일부 논은 객토를 거쳐 밭이 됐고 시설 작물재배를 위해 군데군데 비닐하우스가 들어섰다. 자연부락도 소규모로 산재해 있다. 이 일대는 지금도 땅을 1∼2m만 파면 펄흙이 드러난다.KINTEX 부지도 마찬가지여서 기초공사에선 파일을 깊이 박아넣는 공법이 채택됐다. 1990년 일산신도시 조성을 위해 이 일대 고고학과 자연환경 학술조사가 실시됐다. 당시 문화재적 보전가치가 있는 뚜렷한 유물이나 유적은 발견되지 않았다. 고양시 정동일 문화재연구위원은 “일제에 의해 갯벌 자연생태계가 지워졌고 고고학적 문화재도 애초부터 존재하지 않았거나, 수리조합의 농지조성 당시 불도저 등 중장비 객토 공사로 훼손·매몰됐을 수 있지만 역시 없다는 결론을 냈었다.”고 말했다. 고양 한만교기자 mghann@seoul.co.kr ■강현석 고양시장 “국제적으로 일산 알리는 계기 될것” KINTEX와 그 지원시설부지내 차이나타운 등의 입주는 고양시를 국제적으로 알리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신도시이면서 1차 산업인 화훼를 제외하고 산업이 전무한 실정에서 전시산업을 주산업으로 삼아 ‘자족형 도시’를 지향하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강현석 고양시장은 KINTEX와 한류우드 등이 지역발전에 미치는 효과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다음은 강시장과의 문답. 당초 관광숙박단지로 계획된 30만평에 경기도가 최근 ‘한류우드’ 계획을 내놨는데. -시로서는 사전 언질을 받지 못한데다 사업의 규모에 비해 준공연도를 2008년으로 못박은 것 등 진행이 쉽지 않을 거라는 의구심이 없지 않습니다. 그러나 토지의 95% 이상이 매입됐고 경기도의 의지가 강해 사업자체는 추진될 것으로 봅니다.‘문화의 도시 고양’의 위상을 다지는 문화의 중심지대로 조성됐으면 합니다. 향후 더욱 거세질 송포·장항벌 일대의 개발압력은 어떻게 정리돼야 하겠습니까. -농업진흥지역인데다 현재는 별다른 개발계획을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그러나 언젠가는 개발돼야 하지 않겠느냐는 생각입니다. KINTEX 주변개발에 따른 교통망 확보에 문제는 없습니까. -경의선복선전철과 자유로∼킨텍스 진입도로 개설사업이 진행중이고, 제2자유로 노선에 대해 현지 주민들과 시가 사실상 합의를 해 별다른 어려움은 없을 것으로 봅니다. 고양 한만교기자 mghann@seoul.co.kr
  • [22일 TV 하이라이트]

    ●어여쁜 당신(KBS1 오후 8시25분) 스키장에서 돌아온 기준은 인영에게 스키장에서 찍은 사진을 휴대전화로 보내며 들떠한다. 그런 가운데 기준이 자꾸 희주를 따돌린다는 사실에 조바심이 난 기준 엄마는 아들의 약혼을 닥달하고, 인철의 집으로 들이닥친 미정은 식구들 앞에서 갑자기 울음을 터뜨린다. ●김용만 신동엽의 즐겨찾기(SBS 오후 11시5분) 웃찾사 무대 뒤에 숨겨진 비밀을 폭로하는 ‘스타투표 눌러눌러’. 김용만과 신동엽이 김신영을 등에 업고 격렬하게 몸부림을 치는 그녀의 무게를 감당할 수 있는지를 살펴본다. 김신영 바가지 머리의 비밀, 귀염둥이 이종규 아버지의 사연, 김형은의 얼짱 사진 등을 공개한다. ●세계 세계인(YTN 오전 10시40분) 정부측 민병대와 저항군이 싸우면서 애꿎은 국민들만 극심한 고통을 겪고 있는 곳. 휴전을 했어도 오히려 총격전은 그 전보다 3배 이상 늘었다.42년간의 영국 식민지 때부터 남북간 갈등이 계속돼 독립된 지금까지 남부 저항군과 북부 정부군 사이 내전이 계속되고 있는 아프리카 수단을 찾아간다. ●문화센터(EBS 오전 11시) 가족 구성원들의 조그마한 노력으로 웃음과 행복이 넘치는 가정을 만들어보자. 다양한 율동과 함께 할 수 있는 간단한 동요를 배우는 것으로 문을 연다. 이밖에도 철사옷걸이와 헌스타킹 등의 폐품을 이용해 멋진 놀이 도구도 만들 수 있다. 철사옷걸이 라켓을 만들어 공 던지기 대결을 펼쳐본다. ●굳세어라 금순아(MBC 오후 8시20분) 정완의 일로 몸져 누워 있던 정심은 노 소장이 정완을 호되게 패자 속상해한다. 금순 역시 정완으로부터 연락이 없자 밤새 뒤척거린다. 정완을 불러앉혀 놓은 노 소장은 앞으로 어떻게 할 생각이냐고 묻고, 정완은 금순이와 결혼도 하고 아이도 낳을 거라고 말한다. ●용서(KBS2 오전 9시) 형우의 만류도 듣지 않고 수민의 집으로 향하던 순복은 길에서 수형이와 마주친다. 꿈에도 그리던 친손자를 다시 찾은 기쁨에 수형이를 껴안고 눈물을 흘리던 순복은 그대로 수형이를 데리고 택시를 탄다. 뒤늦게 쫓아 온 수민은 간발의 차로 순복과 수형이가 탄 택시를 놓치는데….
  • [18일 TV 하이라이트]

    ●어여쁜 당신(KBS1 오후 8시25분) 고모는 온 식구들의 관심이 퇴원해서 돌아온 외조부에게로만 쏠리자 심통이 난다. 기준의 의사와 상관없이 약혼준비를 서두르는 희주 모녀와 기준모. 기준은 무조건 약혼을 밀어붙이는 희주 때문에 심란해한다. 희주를 피해 머리를 식히러 스키장에 간 기준은 그곳에서 우연히 인영을 만나고…. ●진실게임(SBS 오후 7시5분) 13세 초등학생에게 할머니라고 불러야 하는 30세 청년, 연상연하 커플로 보일 만큼 젊은 39세 엄마와 20세 아들, 필리핀에서 온 이국적인 외모의 형과 한국에서만 살았던 토종 동생,59세 고교생과 그를 가르치는 31세 선생님이 등장한다. 진짜 관계의 한 팀을 찾는다. ●언론과의 대화(YTN 오후 3시15분) 지구온난화 방지를 위한 교토의정서가 지난 16일 공식 발효됐다. 이에따라 선진국들은 2008년부터 2012년 사이에 1990년을 기준으로 이산화탄소와 같은 온실가스 배출량을 평균 5.2% 줄여야 한다. 교토의정서 발효가 갖는 환경 측면에서의 중요성과 우리 정부의 대응책을 짚어본다. ●생방송 60분 부모(EBS 오전 10시) 지난 1995년 동네 주부 6명이 모여 친목단체로 출발한 ‘녹색삶을 위한 여성들의 모임’. 어느덧 10년이 흘러 이제는 학교 선생님과, 지역 주민의 네트워크가 형성되고, 구청의 지원과 자원봉사자들의 도움 속에 점차 규모를 확대해 가고 있다. 이들의 활동을 소개한다. ●논스톱5(MBC 오후 6시50분) 혜선은 자신에게 생긴 남자용 고급 손목시계를 남자 친구가 생기면 선물로 주겠다고 한다. 이를 본 이정은 시계에 대한 욕심 때문에 혜선에게 좋아한다며 사귀자고 말한다. 한편 학비 때문에 진우가 군대에 갈지도 모른다는 얘기를 들은 수아는 남몰래 진우를 돕기로 결심한다. ●부부 클리닉-사랑과 전쟁(KBS2 오후 11시5분) 아내를 끔찍하게 사랑하는 도준. 도준은 자신보다 잘 나가는 아내의 사회활동이 내심 불안하다. 날이 갈수록 심해지는 도준의 애정은 병적인 집착으로 변하고, 이에 지친 은영은 도준을 정신병원에 강제로 입원시키기에 이른다. 도준은 합의 이혼을 전제로 퇴원을 하는데….
  • [17일 TV 하이라이트]

    ●TV, 책을 말하다(KBS1 오후 10시) 서울대 중앙 도서관에서 교수와 학생 패널, 도서 대출왕들이 자리를 함께 하여 토론을 펼친다.2004년 서울대 중앙 도서관에서 대출된 책 1∼20위를 공개하고, 서울대 선배들이 후배에게 추천하는 책을 알아본다. 또 ‘서울대가 선정한 대학생을 위한 권장도서 100선’도 소개한다. ●순간포착 세상에 이런 일이(SBS 오후 8시55분) 부산 사상구의 한 가정에 보물단지가 있다?집안을 지켜준다는 신비의 항아리. 그 항아리가 매일매일 쏟아내는 하얀 가루의 정체는?고추의 매운 맛을 느끼지 못하는 여인이 있다. 세계에서 가장 매운 고추도, 청양 고추도 달다는 여인의 별난 입맛 속으로 들어가본다. ●특별대담-4개국 대사에게 듣는다(YTN 오후2시30분) 북한이 핵 보유를 공식선언하고 6자회담에 불참하겠다고 밝혀 긴장과 우려가 커지고 있다. 북한의 핵 보유 선언, 과연 사실인가?아니면 다른 속셈이 있는 것인가?미국·일본·중국·러시아 등 4개국 주재 대사를 초청해 북핵 해법과 우리정부의 외교방향을 들어본다. ●문화센터(EBS 오전 11시) 줄인형도 사람 못지않은 섬세한 감정연기를 보여줄 수 있다. 인형극을 제대로 완성하기 위해서는 동작만으로는 부족하다. 상황에 따라 사람처럼 희로애락을 충분히 표현할 수 있는 줄인형의 드라마 연기를 배워 본다. 또한 외발자전거를 타는 피에로 소녀의 공연을 만나본다. ●슬픈연가(MBC 오후 9시55분) 건우는 혜인의 데뷔 콘서트를 스키장에서 열기로 하고 준규, 혜인과 함께 선발대로 스키장에 내려온다. 하지만 건우가 회사주식을 담보로 빚을 졌다는 사실을 안 강인은 건우를 서울로 불러들이고, 준규와 혜인은 본의 아니게 둘만의 데이트를 하며 더욱 가까워진다. ●용서(KBS2 오전 9시) 인영은 순복이 수형의 사진을 숨기는 걸 보고는 어떻게 이러실 수 있냐고 따지지만 오히려 순복에게서 남의 집안 대를 끊을 짓은 바로 네가 하고 있다는 꾸짖음만 듣는다. 한편 수형이는 형우에게 전화해 집으로 오라고 하지만 희만은 형우와 만나지 못하게 수형이를 데리고 집을 나선다.
  • 더 늦기 전에…눈의 나라 무주로

    더 늦기 전에…눈의 나라 무주로

    ■ 곤돌라 타고 내려다볼까 입춘이 지나니 계절보다 마음이 오히려 먼저 봄을 향해 달려나간다. 저만치 온 봄을 향해 달려가다 보니 겨울이 주춤주춤 뒤따라섰다. 해마다, 철마다 이별이라지만 그래도 언제나 이별은 힘겹다. 아쉬운 겨울과의 마지막 포옹은 역시 무주가 최고다.2월의 설국, 무주는 아직도 겨울나라다. 더욱이 새봄을 새 마음으로 맞으려면 깨끗한 순백의 나라를 한번쯤은 다녀오는 것이 좋다. 덕유산 적성산이 빚어낸 눈꽃, 북유럽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무주리조트, 천년고찰인 백련사와 안국사, 어죽…. 겨울의 끝자락에서 떠난 여행지 무주는 그래서 더욱 아름답다. 글 사진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옆집 마을가듯 올랐다 만난 절경 덕(德)을 품은 거대한 덕유산은 눈천지다. 웅대하고 넓게 펼쳐진 산 전체가 하얗게 바뀌었고 매서운 겨울 바람을 맞선 1000년 고목 위의 눈꽃이 장관이다. 특히 덕유산의 정상인 1614m의 향적봉은 세찬 바람과 차가운 공기가 만들어내는 설화, 빙화, 상고대(서리꽃)로 불리는 세 가지 눈꽃이 아름답기로 유명하다. 멀지도 않다. 딱 30분만 걸으면 만날 수 있다. 먼저 향적봉으로 향했다. 아침 9시 무주리조트 설천하우스에서 곤돌라를 탔다. 왕복 1만원. 어렸을 때, 케이블카의 재미가 그대로 느껴졌다. 위로는 파란 하늘, 아래로는 하얀 슬로프가 눈에 들어온다. 소리없이 정상을 향해 미끄러지듯 올라가는 곤돌라, 눈덮인 설천호수, 눈꽃이 피어있는 나무들….15분만에 설천봉에 이르렀다. 설국 가운데 내려선 사람들은 탄성을 터뜨렸다. 가만히 발을 내디뎌본다. 뽀드득 뽀드득 오래간만에 들어보는 눈 밟는 소리. 기분이 좋아진다. 또한 신선한 공기가 가슴 깊숙이 파고든다. 눈덮인 고풍스러운 팔각정이 파란 하늘 밑에 당당히 서있다. 휴게소에서 커피를 한잔 사서 전망대로 나왔다. 향긋한 커피향을 맡으며 발아래를 굽어보니 그야말로 장관이다. 시원스레 펼쳐지는 하얀 봉우리들. 스트레스가 한방에 날아간다. 눈밭에서 구르고, 눈사람을 만드는 사람들. 영화 ‘러브스토리’가 곳곳에서 재연됐다. 모두 행복하고 즐겁다. 행복이 전염된다. 초입부터 미끄러운 둔턱. 옆에 밧줄이 있어 잡고 올라갈 수 있다.‘아이젠을 하고 올걸.’후회가 든다. 미끌미끌 3개의 작은 둔턱을 지나니 눈꽃터널이 이어진다. 황홀하다. 하얀 케이크조각같은 눈꽃들에 햇살이 부서졌다. 등산로 옆에는 무릎까지 눈에 빠진다. 정말 아이스크림 동산에 올라온 것 같다.20분을 걸으니 계단이 있다. 바로 위가 덕유산 정상인 향적봉. 땀 한번 흘리지 않고 덕유산을 정복한 것이다. 투명한 하늘, 발아래로 깎아지른 듯한 봉우리들, 눈을 잔뜩 머리와 팔에 이고 서 있는 나무들, 죽어서도 품위를 잃지 않는 고사목, 아름답다…. 정상에서 보는 하늘은 어찌나 파란지. 순백의 설원과 대비를 이뤄 더욱 선명하다. 잠깐 감상하고 정상 아래있는 산장으로 내려왔다. 눈꽃 트레킹의 하이라이트 구간은 여기서 중봉까지. 주목에 맺힌 눈꽃 군락은 햇빛을 받아 형형색색으로 빛나고 있었다. 열대 바다속 산호 군락을 보는 착각이 든다. 설천에서 중봉까지 1시간 30분 가량 걸렸다. 곤돌라를 타고 내려오는 내내 덕유산의 아름다움이 가슴속을 떠나지 않았다. ■ 寺~알짝 뽀드득 무주 적성산에 있는 유일한 사찰인 안국사까지 이르는 길은 대한민국 최고의 드라이브 코스로 꼽힌다. 덕유산 국립공원 적상분소(063-322-4174)로 향했다. 붉은 글씨 ‘차량통제’가 길을 막는다. 이게 웬 날벼락인가. 관리소 직원은 “눈이 많이 쌓여 안국사까지 빨리 갔다 와도 왕복 3시간이나 걸린다.”라고 말렸다. 일단 안국사에 전화로 도움을 청했다. 친절하게도 이규평사무장이 4륜구동차에 체인까지 끼고 마중나왔다. 굽이굽이 눈 덮인 고갯길을 올라간다. 엔진소리가 거칠어지며 바퀴가 헛돌기 시작했다. 연이어 내린 눈 때문이다. 미끌어지며 올라가길 15분. 갑자기 눈을 의심하게된다. 어찌 이런 첩첩산중에 저렇게 커다란 호수가 있을까. 이게 적성호구나. 하얗게 변해버린 적성호와 주변 노송들이 어우러진 모습은 그대로 한폭의 동양화였다. 여기서 차로 5분 거리에는 안국사. 고려 충렬왕 때 만들어진 사찰로 알려져있으며 원래는 적성호 자리에 있던 것이 자리를 옮겼다고 한다. 눈길을 헤치고 도착한 안국사. 잠깐 말을 잊고 둘러봐야만 했다. 처마를 휘감은 눈꽃…. 꼬리를 흔들며 나온 개 한마리가 욕심 가득한 마음을 탓하듯 컹컹 짖어댔다. 들어서면 누구든 마음을 편하게 해주는 사찰, 동네 뒷산에 있었던 것 같은 절이 안국사다. 백련사는 유명한 무주구천동 33경을 즐길 수 있는 사찰이다. 신라 신문왕 때 백련선사가 머물던 곳인데, 하얀 연꽃이 솟아 나왔다 하여 절을 짓고 백련암이라 했다고 한다. 매표소가 있는 삼공리 덕유산 입구부터는 왕복 3시간을 잡으면 넉넉하다. 계곡도 나무도 바위도 하얀 눈으로 덮인 구천동 계곡을 따라 1시간이 넘게 걸린다. 달빛 아래서야 제빛을 드러낸다는 월하탄 구경하고 인월담, 사자담, 다연대와 속세와 인연을 끊는다는 이속대(離俗臺)를지나면 백련사(322-3395) 풍경 소리에 마음까지 정갈해진다. 절보다는 백련사까지 오가는 길에 만나는 겨울계곡 정취가 오래도록 가슴에 남는다. ■ 씽씽 쌩쌩 雪雪 달릴까 ●북유럽의 정취를 느끼는 무주리조트 무주리조트(322-9000)는 겨울 낭만적인 데이트를 즐기기에 안성맞춤. 오스트리아풍의 티롤호텔, 산자락 곳곳에 자리잡은 산장형 가족호텔, 오스트리아 거리를 축소해 놓은 카니발 스트리트 등의 이국적인 풍경은 각종 드라마와 영화에 자주 등장할 정도로 아름답다. 특히 지난해 인기 있었던 KBS드라마 ‘여름향기’의 주무대였던 카니발 스트리트은 주인공들이 사랑이 키웠던 장소. 야외 카페 ‘팔라’는 노란 장미가 천장 전체에 매달려 있는 예쁜 방으로 손예진이 극중에서 꾸민 그대로 있어 차 한잔 마시면서 나도 드라마 속의 주인공이 된다. 또한 무주리조트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매력적인 스키장의 하나다. 짧은 슬로프에 사람 바글바글한 리프트에서 스트레스를 받았던 사람이라면 당장 무주로 가라. 등산 시작 지점인 설천봉에서부터 산 아래까지 지루할 정도로 길게 이어지는 초·중급자 코스 ‘실크로드’는 길이 6.2㎞로 국내 최장거리. 이밖에도 무주리조트에는 최상급자 코스를 포함해 20여개의 다양한 슬로프가 뻗어 있다. 리프트 이용료는 어른 주간권 기준 5만 3000원. 온가족이 함께 즐기는 눈썰매장은 150m로 성인과 유아코스로 나뉘어져 있다. 어른 8000원, 어린이 7000원. ‘부아∼앙’굉음을 내며 설원을 질주하는 스노모빌은 스키를 타지 못하는 어린이나 어르신들에게 좋다. 어른 7500원, 어린이 6500원. 또한 전문 보육사가 아이들을 돌보아주는 ‘유아방’은 잠시 아이들 맡기고 부부만의 시간을 갖게 해준다.4시간 기준 1만 8000원. ●눈밭에서 즐기는 노천온천 무주리조트 세솔동에 있는 노천온천은 자연천이 아니며 뜨거운 물에 온천제를 섞은 것이다. 진짜든 가짜든 하루종일 지친 몸을 뜨거운 물에 담그고 눈밭을 가르는 스키어들을 본다는 것만으로 충분히 피로가 싹 풀린다. 자연석이 군데군데 놓인 탕과 연두색 온천수가 부글부글 기포를 쏘아 올리는 광천수탕, 약간 미지근한 정도의 온천풀장 3개가 있다. 생각보다 규모가 작아 실망이다. 하지만 눈을 들어 하늘을 보면 그런 마음은 사라진다. 하늘에 쏟아질 듯 많은 별을 바라보며 즐기는 스키장의 온천은 색다르다. 어른 1만3000원, 어린이 9000원 ●아름다운 얼음나라 리조트내 특설 에어돔에서 하고 있는 ‘얼음조각 건축전’은 세계의 유명 건축물을 만날 수 있다. 얼음 1만장을 중국 기술자 30여명이 한 달간 조각했다. 입구부터 눈길을 잡는다. 얼어버린 강시인형 조각들이 줄지어 서있고 뒤로는 루브르 박물관, 피사의 사탑, 만리장성, 아부심벨 대신전 등 정교한 조각들이 이어진다. 조각마다 전등을 설치해 노랑, 빨강, 파랑 등 천연색이 은은하게 비춰져 환상적이다. ■ 꼭 알고 가세요 강원도권 스키장에 비해 무주는 왠지 멀게만 느껴지는 곳이었다. 어김없는 고속도로 정체와 국도를 갈아 타고도 한참이나 들어가는 지리적 약점 때문이었다. 하지만 대전-통영간 고속도로의 개통과 국도의 정비로 오히려 강원도권 스키장보다 더 가까워졌다. 대전~통영 간 고속도로 무주 IC에서 나오면 바로 무주. 약 30분. 무주리조트는 19번 국도→49번 지방도로→37번 국도에서 우회전하여 조금만 가면 무주리조트. 무주IC에서 20분 걸린다. 무주리조트내 티롤호텔(320-7200)은 오스트리아 서부 티롤 지방의 리조트 호텔을 그대로 옮겨온 특급 호텔이다. 유럽풍의 아름다운 발코니를 비롯해, 따뜻한 벽난로, 폭신한 침대와 티롤 현지의 소품을 그대로 사용해 유럽 여행을 온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다. 딜럭스 기준으로 24만원(주중),34만원(주말). 민박보다 저렴한 국민호텔도 있다.7만 5000원. 공동 취사장을 이용해야 한다. 무주의 별미는 어죽이다. 유명한 집이 여럿있지만 내도리 큰손식당(322-3605)이 잘한다. 남편이 금강 상류에서 직접 잡은 자가미(빠가사리)를 푹 곤 다음 뼈를 발라내고 고추장, 된장, 수제비와 쌀을 넣고 끓여낸다. 어죽과 함께 서비스로 나오는 빙어튀김은 소주와 어울린다. 어죽 1인분 4000원. 자가미탕(2만원)도 맛있다. 명동갈비(320-6928)는 무주리조트 안에 있는 맛집. 꼬리전골이 유명하다. 쇠꼬리에 녹각, 인삼 등의 약재와 각종 야채를 듬뿍 넣어 얼큰하면서도 담백한 맛이 일품이다. 꼬리전골 3만원. 된장뚝배기 7000원도 괜찮다. 돼지고기를 먹고 싶다면 명가(322-0909)로 가면 된다. 지리산에서 방목을 해 키운 흑돼지를 쓴다. 바로 숯불에 굽는 것이 아니고 황토굴에서 참나무 숯으로 초벌구이를 해서 돼지 특유의 냄새를 없앴다.1인분 8000원. 맛있는 김치에 돼지등뼈를 넣고 끓이는 김치전골도 놓치면 아깝다.1인분 7000원.
  • [긴~ 설연휴 하자!하자!] (2)40대 스노보드 체험

    [긴~ 설연휴 하자!하자!] (2)40대 스노보드 체험

    스키장에서 멋진 모습으로 스노보드를 타는 젊은이들을 보면 부럽지 않으신가요. 젊음을 한껏 과시하는 양 힙합 스타일 보드바지에 모자, 고글을 쓰고 설원을 질주하는 그들을 보면 은근히 화가 납니다.‘아, 나도 할 수 있는데….’ 하지만 보드는 배우기도 어렵고 자칫 심하게 다칠 수도 있다니 쉽게 용기를 내기 어려웠지요. 한 집안의 가장이며 이제 몸을 사려야 할 40대 언저리 세대들은 도저히 엄두가 나질 않죠. 그러나 올해 갓 마흔의 문턱에 들어선 장승호(유니폼전문회사 이데아 영업부장)씨가 도전장을 내밀었습니다. 그는 초등학교 6학년인 큰아들 현영이와 함께 보드를 타고 싶답니다. 마침 용평스키장에는 처음 보드를 신어보는 사람을 2시간만에 S자 턴을 할 수 있게 해준다는 LTR프로그램이 있답니다. 결과가 궁금하시죠. ●처음 신어 보는 보드 26일 아침 7시에 서울을 떠나 용평스키장으로 향했다. 전날 밤 내린 눈으로 용평은 서울과는 전혀 다른 하얀 나라. 승호 씨는 “정말 올해 처음으로 구경하는 눈꽃이네. 아들놈을 데리고 오는 건데….”라며 말끝을 흐린다. 경기가 좋질 않아 올 겨울에 아이들 데리고 여행 한번 못 간 안타까움 때문이다. 오전 11시 강사 김은석(27·동국대 체육과 4)씨를 만났다. 몸풀기 준비운동을 하고 빌린 보드를 신었다.“아, 이거 왜 이렇게 안 들어가지.” 처음 신는 탓에 승호씨가 투덜거리자 친절한 강사는 “이렇게 안에 이너부츠를 벌리고 발을 꾹 밀어 넣으세요.”하며 신발끈을 매어준다. ●드디어 설원에 서다 보드를 매고 당당히 눈밭에 선 승호씨.‘드디어 나도!’라는 기대 섞인 미소가 스친다. 왼발을 보드에 끼우고 오른발을 밀며 스케이팅을 하듯 미끄럼을 탄다.(승호씨는 왼발이 앞으로 나가는 ‘레귤러 스탠스’이기 때문에 왼발만 끼웠다. 오른발이 나가는 ‘구피 스탠스’는 반대로 해야 한다.) “아 어색하네. 똑바로 나가지를 못 하겠네.” 절룩절룩, 아까의 미소가 사라졌다. 평면에서 보드가 발에 익숙해지면 다음은 클라이밍, 작은 언덕을 오르는 방법이다. 조그만 둔덕을 가뿐하게 오르는 강사. 마흔 살 제자는 몇 번을 미끄러지더니 급기야는 쿵 소리를 내며 넘어졌다.“왼발의 보드를 세워서 날로 찍으며 올라오면 쉬워요.”라고 요령을 이야기하자 “진작 가르쳐 주시지요.” 되레 불평이다. 이제 리프트에서 내릴 때를 대비한 힐드레그와 토드레그 연습이다. 왼발만 보드를 신고 오른발은 보드 위에 올리고 미끄러지다가 서는 것. 몸을 앞이나 뒤로 기울여 경사면과 직각이 되도록 보드 날로 선다.(이 동작이 멈춤의 기본인 ‘에지’다.) ●꽈∼당, 쿵, 큭, 켁 영하의 날씨에도 땀이 난다. 왼발로만 보드를 끌고 다니려니 다리가 아프다.“이게 무슨 고생이야. 벌써 다리도 아프고 넘어질 때 잘못 짚어 팔목이 시큰거려요.”하며 엄살을 떤다.“아직 갈 길이 멉니다. 일어나서 저 위로 가지요.”라며 강사는 벌써 자리를 뜬다. 슬로프 하단부까지 올라갔다. 잠깐의 휴식.“완전 중노동이에요.” 영하의 날씨에도 그의 티셔츠는 땀으로 흠뻑 젖었다. “자, 이제 사이드 슬리핑을 합니다. 보드를 채운 뒤 계곡(슬로프 내려가는 쪽. 올라가는 쪽은 ‘산’이라고 부른다.)을 바라보고 경사면과 직각이 되도록 보드를 두세요. 직각이 되지 않으면 일어서지도 못하고 미끄러지니까 주의하셔야 합니다. 한 팔을 밀고 팍 일어서서 옆으로 미끄러져 내려가면 됩니다.” 강사가 능숙하게 시범을 보인다. 승호씨가 한 손으로 설면을 밀며 일어서려는데 도대체 일어설 수가 없다.“뱃살이 겹쳐서 일어날 수가 없네.” ●기초부터 차근차근 흔히 낙엽이라고 하는 펜듈럼. 무게중심을 이동해 오른쪽으로 내려가다가 멈춘 뒤 반대방향으로 이동해 멈추는 동작을 반복하는 기술이다. 선생님이 직접 뛰면서 시선을 잡아준다. 강사 말을 따르면서 넘어지기를 계속하던 승호씨,“이렇게 하면 되지요.”하며 자신감을 보인다. 다음은 비기너턴.“자 중심을 잡으시고 어깨를 돌리면 자연스럽게 보드가 회전합니다.”라는 설명과 함께 출발. 역시 몇 번을 넘어진 후 간신히 오른쪽으로 턴을 했다. 그러나 또 ‘꽈당’. 반복 끝에 승호씨가 일어나더니 외친다.“야, 된다. 감이 왔어요.” 다시 미끄러져 내리는 승호씨. 속도 때문인지 이번에는 몇 바퀴를 굴렀다. 하지만 아픔보다는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큰 듯, 아랑곳하지 않고 일어선다. ●나, 초보보더! 11시부터 시작해 오후 1시가 넘어서야 그의 도전은 마무리되었다. 점심시간이 됐으나 밥 생각이 없는 모양이다.“한번만!”을 외치며 자빠지고 뒹군다. 아예 보는 사람이 ‘저러다 어디 부러지면 어떡하나.’ 걱정이 될 정도다. 그러다 아슬아슬 넘어질듯 넘어질듯 슬로프를 미끄러져 내려간다. 성공! “온몸이 안 아픈 데가 없어요. 무릎, 팔굼치, 엉덩이, 팔… 하지만 저도 이제 당당한 보더예요. 초급코스를 한번도 안 넘어지고 내려왔어요. 아직 왼쪽 턴이 잘 안 되지만….” 2시간만에 보더로 다시 태어난 승호씨, 그가 20대 청년처럼 싱그러워 보였다. ●용평 LTR 프로그램 우리나라에서는 현재 용평리조트에서만 실시하고 있는 초보용 강습 프로그램이다. 미국의 스노보드 전문회사인 버튼사가 만들었으며 2시간 강습을 받으면 S자 턴까지 가능하다. 전 세계 11개국 64개의 스키리조트에서 강습한다.4명의 초보자를 보드 전문강사 한 명이 2시간 동안 책임지고 가르쳐준다. 강습비와 보드 렌털비를 포함,13만 5000원.(033)330-7373. 용평 글 사진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혁신’코드 이끄는 재계총수

    재계 총수들이 올해 들어 ‘혁신’ 드라이브를 강하게 걸고 있다. 31일 재계에 따르면 정부가 최근 각 분야에서의 혁신을 강조하고 나서자 재계도 앞다퉈 혁신을 올해 경영 코드로 맞춰가고 있다. 일부 기업은 사내에 ‘혁신팀’까지 출범시키며 ‘경영 혁신’에 적극 나서고 있다. 심지어 일부 기업은 사장단들이 눈밭에서 스키를 타며 ‘스키 경영’으로 새로운 변화를 모색하고 나섰다. 경영 혁신이란 조직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새로운 생각·방법을 가지고 변화와 개혁을 추진하는 것이다. 삼성 이건희 회장은 지난달 29∼30일 강원도 한 스키장에서 삼성전자 사장단 동계 단합대회를 열며 ‘혁신’을 주도하고 있다. 지난해 순익 100억달러를 내면서 글로벌 경쟁업체들의 거센 ‘견제’가 시작되고 있어 새로운 분위기 쇄신으로 삼성을 다잡을 필요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안 된다고 생각하지 말고 도전하라.”는 이 회장의 지시로 윤종용 부회장, 이학수 구조조정본부장 등이 땀을 뻘뻘 흘리며 스키를 배웠다. 포스코의 이구택 회장은 대표적인 ‘혁신 CEO’다. 이미 지난해부터 ‘경영 혁신’깃발을 내걸었던 이 회장은 올해에는 한 단계 도약,“경영 혁신의 진화를 이루자.”면서 “경영 혁신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기업 문화와 임직원의 사고 방식의 변화”라고 강조하고 있다. 이 회장은 ‘혁신’프로젝트를 통해 포스코 구성원의 사고 방식과 일하는 방법, 포스코 문화의 근간을 바꾸겠다는 생각이다. 포스코가 현재 진행 중인 혁신 활동의 중심에는 ‘6시그마’가 있다. 의식과 가치관의 변화를 유도, 업무의 단순한 프로세스 개선 등의 성과외에 기업문화를 혁신하는데 6시그마를 활용하고 있는 것이다. 현대차그룹 정몽구 회장도 혁신 경영에 나서고 있다. 그는 이미 “최고의 품질을 바탕으로 질적 성장을 위한 혁신을 할 것”이라며 글로벌 자동차 전문그룹으로서의 역량 강화를 위한 중장기 비전으로 ‘고객을 위한 혁신’을 제시한 바 있다. 그는 ‘고객을 위한 혁신’ 3대 과제로 ▲양적·질적 성장이 조화를 이루는 새로운 수익구조 구축▲최상의 기술과 품질, 서비스 제공▲관행과 사고, 문화를 버리고 창조적이고 자발적인 혁신 추구 등을 내세웠다. 보수적인 경영으로 유명한 롯데그룹 신격호 회장도 이례적으로 신년사를 통해 “급변하는 경영 환경속에서 혁신은 기업의 필수적인 생존 전략”이라며 혁신 프로젝트에 동참하고 나섰다. 신 회장은 “정책본부의 출범이 바로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혁신의 시작”이라면서 “외형적인 변화에만 치중하고 않고 내실을 기반으로 한 안으로부터의 혁신 추구”를 당부했다. 최광숙기자 bori@seoul.co.kr
  • [29일 TV 하이라이트]

    ●활력충전 36.5(MBC 오전 8시10분) 무턱대고 다이어트를 한다고 해서 살이 빠지지 않는다. 건강을 지키면서 날씬한 몸매를 만들 수 있는 다이어트 비결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본다. 또 아로마 흡입과 접시 색깔에 따라 음식에 대한 반응이 어떻게 다른지를 두 가지 실험을 통해 확인하고, 식탐을 줄이는 방법도 알아본다. ●라이프n조이(YTN 오전 9시20분) 사각사각 밟히는 눈이 생각나는 겨울, 얼음조각 건축전과 스키장, 눈꽃이 한창인 덕유산으로 떠난다. 지금, 대한민국은 辛바람 열풍! 매운 음식의 백미인 불닭과 입술까지 매워지는 꽃게구이를 비롯, 거리에서 만날 수 있는 매운 어묵, 매운 김밥 등 매운 음식 열풍 속으로 들어가 본다. ●교육 대토론-영재교육, 어떻게 할 것인가?(EBS 오후 7시) 2004년 12월 22일 교육인적자원부가 발표한 창의적 인재양성을 위한 ‘수월성 종합대책(안)’으로 제기된 영재교육 문제에 대해 논의한다. 찬성론과 반대론이 팽팽한 가운데 영재교육으로 대표되는 ‘수월성 교육’을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지 토론한다. ●봄날(SBS 오후 9시45분) 은섭과 정은은 은호의 기억을 되살려 주기 위해 초등학교 때 친구였던 민정을 찾는다. 은섭은 정은의 살 길을 마련해 주기 위해 자신이 연주하던 곳으로 가 정은을 소개하고 피아노를 칠 수 있게 해준다. 그는 정은이 피아노를 치는 모습을 보면서 자기도 모르는 감정에 빠져 든다. ●용서(KBS2 오전 9시) 수형은 아빠가 살아 있다는 사실에 너무나 행복해 한다. 하지만 잠든 사이 형우가 가 버리자 서럽게 울고, 그를 달래는 수민도 마음 아파한다. 한편 인영은 승주를 찾아 형우가 수민을 못잊어 언제 다시 마음이 돌아설지 몰라 불안하다고 말한다. 수민은 수형을 데리고 병실을 나서다 형우와 마주친다. ●불멸의 이순신(KBS1 오후 9시30분) 정운은 장수들을 태형으로 다스리는 이순신에게 군선을 사사로이 움직이고 재물을 착복한 죄를 묻겠다고 한다. 그러나 이순신이 군선을 움직여 모은 재물로 각 관포의 군사들에게 군복을 입히려 했다는 것이 곧 밝혀지고, 군졸들은 군복을 갖춰 입으면서 서서히 기강이 잡히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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