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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WTO시대/농업·서비스 울고 수출산업 웃는다

    ◎비준 의미·전망/참여국 모두 이익 「플러스 섬」 게임/교역량 10년뒤 7천억달러 증가/한국은 수출 2백25억달러·수입 81억달러 늘듯 세계무역기구(WTO)협정비준안이 16일 여야 합의로 국회를 통과 했다.이로써 우리 정부는 내년 1월에 출범할 WTO호에 58번째로 승선하는 국가가 됐다. 지난 4월 모로코에서 열린 「마라케시 각료회의」가 WTO의 95년 출범을 선언한 뒤 그동안 1백25개 협상참가국들이 비준을 서둘러 왔다.16일까지 비준절차를 끝낸 나라는 우리나라를 포함,모두 58개국.모로코 등 20개국은 마라케시에서 이미 서명했고,38개국이 국내 비준을 마쳤다. 이제 정부가 비준서를 GATT(관세 및 무역에 관한 일반협정)에 기탁하면 내년 1월부터 협정 당사국으로 관세인하 등 각종 협상결과를 이행해야 한다. WTO 협정은 분야에 따라 이해득실이 다르다.그러나 「협상 참여국 모두에 이익이 되는」 플러스 섬의 교역협정이라는 게 전문기관의 분석이다.GATT는 WTO의 출범으로 오는 2005년 세계 교역이 현재 보다 7천5백억달러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세계은행과 OECD(경제협력개발기구)도 2002년 세계 소득이 2천1백억∼2천7백억달러 늘 것으로 추정했다. 우리로서도 부문별 손익계산은 다르나 전체로는 이익이라는 분석이 여러 기관에서 나왔다.쌀을 비롯한 농산물과 서비스 분야는 시장개방으로 어려움이 예상되나 공산품은 관세인하에 힘입어 수출증대가 기대된다. 쌀의 경우 내년에 국내 소비량의 1%를 수입한 뒤 2004년까지 그 물량을 4%로 늘려야 한다.내년에 당장 5만1천t을 수입해야 할 형편이다.쌀 외에 9개 품목은 관세율을 높은 수준으로 묶거나 자유화 시기를 늦춤으로써 개방피해를 극소화 했다. 공산품의 관세율은 각국이 협상개시 시점인 86년9월 기준으로 향후 5년간 평균 33% 이상 내리고,일부 품목은 무세형태로 시장개방이 진행된다.우리는 현행 평균 관세율이 협상에서 양허한 관세율 보다 낮기 때문에 아무 타격이 없다. 오히려 개도국의 관세인하로 수출 증대효과가 크다.OECD는 『WTO 출범으로 한국은 앞으로 10년간 수출이 2백25억달러,수입이 81억달러 증가한다』고 내다봤다. 서비스 분야는 8개 부문,78개 업종이 단계적으로 개방된다.그러나 이미 73개 업종이 개방됐으므로,추가 개방의 영향은 그리 크지 않다.금융이나 해운·통신 등 일부 업종은 협상 참가국의 의견대립이 심해 앞으로 2년 정도 더 협상해야 한다. 공산품이면서 GATT에서 벗어나 다자간협정(MFA)으로 규율돼 온 섬유는 10년에 걸쳐 MFA를 없애고 GATT에 복귀키로 해 직접적 타격이 적다.반덤핑 분야에선 제소기준과 덤핑마진 산정,피해 판정기준이 한층 명료해져 선진국의 반덤핑 남용을 막을 수 있게 됐다. 그러나 지적재산권의 경우 특허나 의장,상표 외에 영업비밀과 반도체칩 설계가 새로운 보호대상으로 추가돼 정부나 기업이 전보다 신경을 더 써야 한다.수출촉진을 위한 보조금 등도 금지됨으로써 산업정책의 궤도수정이 불가피해졌다. WTO의 출범으로 관세와 비관세 장벽이 완화되면서 국경 없는 세계화는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이제까지 통용돼 온 비교우위론은 절대우위론으로 바뀌며,기업의 경쟁력이 곧 국가의 경쟁력을 좌우한다. 세계 교역은 WTO 출범으로 자유무역으로의 가속 페달을 밟게 됐다.그러나 환경과 노동기준·경쟁정책·기술정책 등 새로운 통상이슈의 부상으로 뉴 라운드의 태동도 예고하고 있다. ◎국회처리 표정/“최대 쟁점”… 막판까지 진통 거듭/찬성 152·반대 58·기권 1기립표결 정기국회 폐회를 하루 앞둔 16일 국회 본회의에서는 최대 쟁점인 세계무역기구(WTO)가입 비준동의안과 WTO협정 이행특별법안 등을 표결로 통과시켜 막바지 고비를 넘겼다. ▷본회의◁ ○…모두 81개 안건을 처리하려 했으나 법사위가 농어촌 관련 9개 법안의 처리를 17일로 미루고 WTO관련 2개 안건을 놓고 하오 늦게까지 격렬한 논란을 벌여 61개 안건만을 처리. 대부분의 안건들은 여야 만장일치로 통과됐으나 이날의 마지막 안건인 WTO가입 비준동의안과 WTO협정 이행특별법은 찬반토론을 거쳐 표결로 처리.기립표결 결과 비준동의안은 찬성 1백52표,반대 58표,기권 1표로 의결됐고 이행특별법은 찬성 1백53표,반대 11표,기권 31표로 통과. 비준동의안이 통과되자 방청석에 있던 윤정석 전국농민회총연맹 회장등 농민단체 소속 회원 10여명이 격렬히 항의하다 경위들에게 밖으로 끌려나가는 등 소동. 표결에 앞서 민주당의 이길재의원은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1년 내내 계속됐던 국민의 여망을 국회가 수용하느냐의 기로에 서 있다』고 말하고 『이런 식의 졸속처리는 부당하다』고 주장. 민주당의 김영진의원은 반대토론에서 『미국은 WTO의 최대 수혜국인데도 국내법 우선 원칙을 세워 WTO를 무력화하고 예속화시키려 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우리는 최대 피해국임에도 불구하고 법리논쟁에 휘말려 이를 포기했다』고 비난. 그러나 찬성토론에 나선 민자당 구창림의원은 『정부 기업 근로자들이 모두 국제경쟁력을 쌓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시점』이라고 상기시킨 뒤 『이것이 우리가 WTO 문제를 처리해야 하는 이유』라고 강조. 이날 본회의가 WTO 문제를 다루기에 앞서 민주당의 채영석 양문희 강수림의원 등은 「비준동의안은 반대,이행법안은 찬성」이라는 의원총회 결과에 강한 불만을 토로.이들은 『두개 다 찬성이면 찬성이고,반대면 반대지 가입을 안하고 어떻게 이행하느냐』면서 논리적으로 맞지 않다고 지적. ▷법사위◁ ○…세계무역기구(WTO)협정 이행특별법의 법률검토를 위해 소집된 법사위에서 여야의원들은 「국내법우선조항」이 위헌인지를 놓고 치열한 법리논쟁을 전개. 함석재의원(민자당)은 『헌법 6조는 조약의 효력을 국내법과 동일하게 규정하고 있으므로 국내법 우선조항은 위헌』이라고 삭제를 주장. 반면 장기욱의원(민주당)은 『자국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하는 무한경쟁시대에서 우리의 주권을 위한 법률을 만드는 것은 위헌이 될 수 없다』고 주장. 이어 강신옥의원(민자당)이 『야당이 아무 실효성 없는 사기성 조항으로 농민을 위하는 모양새를 보이는 것은 농민을 속이는 행위이며 법과대학생들도 웃을 일』이라고 공격하자 민주당 의원들은 발끈. 장기욱의원은 『농민을 위한 최소한의 노력을 사기라고 하는 동료의원을 묵과할 수 없다』고 자리를 박차고 나가는 등 소란이 이어지자 박희태 위원장은 정회를 선포하는 등 진통. 기립표결에서 7명의 민자당의원들과 민주당의 정기호의원은 「국내법 우선」조항의 삭제에 찬성,조홍규·장기욱·조순형(이상 민주당)·유수호의원(신민당)은 반대,장석화의원(민주당)은 기권을 표시. ◎앞으로의 과제/48개법률 정비… 각종 규제 완화/금융·통신·해운부문 대응책 서둘러야 세계무역기구(WTO) 협정의 의무를 이행하려면 우리나라의 여러 제도와 법률·관행을 세계의 경제규범과 조화를 이루도록 정비해야 한다. 경제기획원이 16일 내놓은 「WTO 출범과 우리의 대응」에 따르면 우리 정부가 정비해야 할 필요가 있는 법률은 관세법과 도소매업 진흥법,농수산물 유통 및 가격안정에 관한 법률 등 모두 48개이다.이 중 36개 법률은 이번 정기국회에서 처리되며 법률개정과 함께 시행령·시행규칙 등 하위 법령도 정비된다. 조세감면규제법·외자도입법 등 나머지 12개 법률의 개정작업도 산업지원 제도 등에 대한 검토작업이 끝나는대로 추진한다.후속 추진과제를 항목 별로 살펴본다. ▷제도정비◁ 각종 금융·세제 지원이 WTO 보조금 협정에 맞도록 국내 산업지원 제도를 내년 초까지 개편한다.반 덤핑·수입허가 절차 등에 대한 정비작업도 WTO 협정에 따라 조속히 마친다.시장접근 물량의 관리방안 등 농산물 분야의 제도도 정비한다. 농산물 이행계획서(컨트리 스케줄)에서 시장접근 물량을 제시한 품목과 국영무역 품목에 대한 수입창구 지정,수입 이익금의 처리방안을 확정한다.예컨대 금융·유통 분야의 경제적 수요심사 기준을 객관화하는 등 서비스 분야에서 우리가 양허한 내용에 맞도록 업종 별 인·허가 기준 등 제도를 정비하고 불필요하고 과도한 규제 및 관행을 정비한다. ▷서비스 분야◁ 추가 협상을 추진 중인 금융(95년 4월 말까지)·유·무선 전화 등 기본 통신(96년 4월 말까지),해운(96년 6월 말까지),인력이동 분야(95년 6월 말까지)의 대응방안을 마련한다.중·장기 협상과제로 규정된 정부조달,긴급수입 제한조치,보조금 협상을 위한 준비도 한다. ▷협정상 의무이행 준비◁ WTO협정이 규정한 각종 통보 의무에 따른 준비계획을 세운다.WTO 협정의 의무에 따른 조회처 설치를 검토한다. ▷WTO 분쟁해결 기구◁ 모든 분쟁을 관할하는 강력한 분쟁해결 기구를 설치,신속하고 효율적인 법적 구제수단을 확보 한다.기존 조직을 활용,WTO 출범 초기부터 WTO의 판정 내용을 철저히 검토·분석해 각종 무역분쟁을 사전에 예방하고 분쟁발생시 효율적으로 대응하는 체제를 갖춘다. ▷WTO협정의 이행에 관한 특별법의 시행◁ 특별 수입관세,농림수산물 관세 및 수입이익금의 용도,수입 기간의 지정,농림수산업의 구조조정 사업과 지원조치 등을 철저히 이행하는 조치를 마련한다. ▷무역과 환경 등새로운 무역협상 대응◁ 무역과 환경문제는 지난 4월 WTO 준비위원회 산하에 설치된 소위에서 검토 및 협의해 왔으며,내년 1월 WTO 출범과 함께 정식 위원회를 설치해 본격적으로 논의할 예정이다.무역과 노동기준 문제는 개도국의 반대로 WTO에서의 논의는 일단 유보된 상태이다.투자 및 경쟁정책 분야는 각국의 논의동향을 주시하면서 면밀히 대응한다.
  • 정부조직개편안/“회기내 처리” 재확인 안팎

    ◎민자,“국회손질 절대불가” 쐐기/“섣부른 수정땐 원점회귀 위험성/야 독자개정안 정치공세용 일뿐” 정부가 세계화의 첫 작업으로 단행한 정부조직개편안은 다시 수정될 수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수정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봐야 할 것같다. 민자당의 박범진대변인은 10일 고위당직자회의가 끝난 뒤 『정부가 제출한 정부조직법개정안이 민주당의 지연전술로 처리가 어려운 상태지만 이번 정기국회에서 처리되지 않을 때 닥칠 큰 어려움을 고려,반드시 회기안에 처리하기로 했다』는 당론을 재확인했다. 민자당은 이에따라 12일 국회 행정경제위에서 법안심사소위를 구성,심의한 뒤 13일 전체회의,14일 법사위를 거쳐 15일 본회의에서 통과시킨다는 빠듯한 스케줄을 확정했다. 그러나 민주당은 9일 국회 행정경제위에 독자적인 개정안을 내놓은데 이어 10일 국회에서 정부조직개편대책위(위원장 조세형)를 열고 독자안을 일부 손질한 대안을 다시 내놓았다. 민주당은 또 정부안과 민주당안의 충분한 검토를 위해 이번 정기국회가 아닌 내년 1월쯤 임시국회를 열어 처리하자는 주장이다. 국가 백년대계인 정부조직개편을 밀실에서 졸속으로 마련한 정부안에 맡길 수 없다는 것이 명분이지만 민자당은 민주당의 속내가 딴 곳에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12·12사건」관련자 기소유예및 예산안의 민자당 단독처리에 대한 보복의 일환으로 보는 것이다.정부조직법을 심의하는 행정경제위가 9일 김덕규위원장(민주당)의 지원 아래 입씨름만 계속하는 민주당의 12시간에 걸친 「소걸음전술」 끝에 겨우 안건상정에 그친 것이 그 증거라는 것이다. 민주당이 제출한 독자안도 실현가능성보다는 정기국회 회기안에 정부개정안을 통과,개각과 당정개편으로 연결지으려는 여권의 정치구도에 대한 「안다리걸기」로 분석하고 있다. ▲공보처 폐지 ▲한국은행 독립 ▲내무부 축소및 자치처로의 격하 ▲중앙인사위 설치 ▲외무부와 기획원의 통상업무를 통상산업부에 편입시키는 것등 민주당이 요구하는 개편내용은 정부가 낸 개편안의 골격을 뒤흔드는 것으로서 단기간에 절충이 불가능하다는 것이다.특히 민주당이 한때 안기부의폐지및 해외정보처의 신설까지 들고 나온 것을 보면 정부조직개편을 행정의 효율성 측면에서 검토했다기보다는 정치공세로 활용하려는 의도가 분명하다는 것이 민자당의 판단이다. 물론 민자당안에서도 워낙 극비리에 추진된 정부의 개정안에 일부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없지는 않다.통상조정기능은 외무부의 대외대표권과 통상산업부의 실무협상권등에 대한 한계가 명확하지 않고 총무처와 공보처의 규제·관리적 기능축소가 미비하다는 점등을 지적하고 있다. 그러나 이세기정책위의장은 『첫술에 배부를 수 있나.일단 혁명적인 정부조직개편의 첫 작업을 확실히 다진 뒤 필요하다면 지속적으로 보완해나가야 할 것』이라고 문제점이 처리연기의 명분이 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이의장은 특히 『정부조직은 유기체와 같아서 개편작업이 마무리되기 전에 수정을 시도하면 거대공룡 전체가 뒤로 나자빠질 수 있다』면서 섣부른 수정움직임은 개편작업자체를 원점으로 회귀시킬 수 있다는 위험성을 지적했다. 문정수사무총장도 『그동안 많은 논의를 거쳐서제출된 정부의 개편안은 일단 법제화로써 완수해야만 제2,제3의 정부개편작업의 디딤돌이 마련된다』고 공직사회의 조기안정을 통한 행정혁명의 지속을 강조했다.
  • 연극배우 이호재(이세기의 인물탐구:64)

    ◎혼신 연기… 무대 오를 때마다 “천의 얼굴”/자연스런 동작­낭랑한 목소리로 객석 사로잡아/지독한 「연습벌레」… 극중인물 영혼까지 파고들어/고교 졸업후 드라마센터 1기생으로… “한국의 데이비드 개릭” 평가 연극계는 원로배우 김동원을 한국의 로렌스 올리비에경에 비유하곤 한다.그러나 그 외에도 아테네극장에서 숨진 루이 주베나 영국 드루어리 레인디어터의 에드몬드 킨,랄프 리처드슨같은 명우들이 있다고 거론되어지는 것은 들어보지 못했다.다만 별빛처럼 빛나던 함현진 추송웅을 잃고 드라마센터가 배출한 이호재를 우리 연극무대의 주역으로 손꼽는데 주저할 사람은 없다. 이호재의 연기는 어느 역을 만나도 자유자재로운 것이 두드러진다.물 흐르듯 동작이 유연하고 그의 발성은 객석에 진동하면서 관객의 가슴속에 반향같은 메아리로 잦아든다. 연출가 김우옥은 이호재의 목소리의 특질은 풍부한 볼륨과 감정의 뉘앙스가 담긴 음조의 변화에 있다고 말한다.「그의 대사는 또렷하고 낭랑하다.따라서 듣는 이로 하여금 마음속 깊이 스며드는중후한 음의 압력을 느끼게 한다」.그러나 지나치게 매끄러운 나머지 대사의 맺고 끊고 힘주는 대목이 청산유수에 묻혀 희석되지나 않을까 우려하기도 했다. ○긴 대사 숨막힐듯 소화 지난 88년 호암아트홀에 올렸던 정복근 원작의 「덫에 걸린 집」에서 누구도 흉내 낼수 없이 격렬하고 빠르고 긴 대사를 숨막힐 듯이 소화 해내는 그의 연기를 지켜보다가 상대역인 이호성이 막상 자신의 대사를 놓친 에피소드가 이를 증명한다. 「생일파티」에서의 질서정연하고 조직적인 골드버그,「오델로」의 간교한 이아고,고민하는 세조에서 소년과 노인으로 분장하는 「페르긴트」에 이르기까지 이호재는 역할에 맞는 독창적인 인물을 그때마다 탄생시킨다.그의 연기는 어느 때는 악랄하고 어느 때는 결곡하다.어느 때는 관객을 선동하거나 뜨거운 감명에 몰아넣고 혼자서 무대를 누비는 모노드라마에선 예측불허의 즉흥연기를 종횡무진으로 표출해낸다. 통상 그의 겉모습만으로는 구수하고 텁텁한 친근한 이웃처럼 보이기 십상이다.그래서 대사가 튀는 번역극보다는 창작극이 어울리고 창작극중에서도 진짜 장터에서 입심 좋게 떠드는 약장수가 제격인 듯도 하다.이른바 「언제 봐도 친숙하고 구수한 이미지」로 병신춤에서 봉사흉내,넉두리와 너스레로 연극이 지닌 무한한 가능성의 세계를 명료하게 제시해준다.리듬감이 흥청거리는 요설조의 「약장수」를 보고 연극평론가 김방옥은 『사투리 민요 재담 판소리 사설 속어 유행어등 우리말이 갖는 청각적 묘미를 이호재 특유의 연기스타일로 장구치고 북치듯 순발력 있게 둘러대고 알록달록 짜섞어 작품으로서의 품격과 독자적 가치를 갖추게했다』고 평한다. 이런 흥미와 재미와 작품성을 염두에 둔 연기력 덕분에 언제부턴가 관객은 이호재라는 배우의 연기를 보러 극장에 오게 된다.배우가 한낱 대사를 외울 뿐이라면 그 연극은 죽은 무대 일 수밖에 없을 것이다.한데 어떤 경우에서도 관객을 실망시키거나 역할에서 실패한적이 없는 배우가 이호재라고 감히 단언 할 수 있다. 특히 「파우스트」의 메피스토펠레스는 정력과 생명력이 넘치는 부리부리한 두눈에 쏠듯한 푸른 광채를 번뜩이며 집요한 유혹과 차가운 결단력으로 파우스트 몰락을 휘몰아치듯 전도시키고 있다.「맥베드」의 경우도 그렇다.지난 봄 핀란드의 저명한 크리츠토프 바비츠키가 연출한 「맥베드」에서 던컨왕과 벵코장군을 죽이고 던컨의 장자에게 맥베드가 살해당하는 마지막 장면은 셰익스피어의 시정과 비창미를 극도로 미화시킨 「비극적 감각의 압권」으로 호평된바 있다. ­「한발자국 한발자국 죽음을 향해 가는구나.오늘 그리고 내일 또 내일이 인생의 마지막 순간을 향해 이렇게 다가가는구나」­ 실생활을 깊이 있게 성찰하면 그는 사람들 앞에 나서기를 지극히 꺼리는 내성적인 성격의 소유자다.만사에 싫으면 싫고 좋으면 좋다.연극을 위해 헌신노력하거나 연극 때문에 목숨을 내걸만큼 비장한 각오를 내색하지도 않는다.오래 연극을 해왔고 술잘마시고 호방해 보이는 탓에 주변에 많은 친구들을 가지고 있지만 하나의 연극이 끝나면 또 다음 연극을 위해 미련없이 떠날 뿐이다.그의 그런 일면은 공연이 끝나고 단원들끼리 술한잔 마시는 쫑파티에도 얼굴을 내밀지않는 것으로 유명하다. ○어릴때 꿈은 외교관 이호재는 다른 예인들이 흔히 그런 것처럼 연극배우를 꿈꾸거나 그래서 그 꿈을 이룬 형은 아니다.어릴 때는 정치가나 외교관이 되고 싶었고 우연찮게 들어선 연극의 길에서 의외로 「타고난 배우」소리를 듣게 되었다. 지금의 종로 3가인 종로구 비파동에서 교동국민학교를 다녔고 휘문고 시절에는 아이스하키 선수로 활약했다.부친(이병진)의 날염공장이 망하자 본래의 희망인 정외과 지망을 포기하고 드라마센터 연극 아카데미에 들어간 것이 연극배우가 된 동기다.그때까지는 연극의 「연」자도 몰랐고 단 한번도 연극구경을 가본적도 없다.멋모르고 연극을 시작했으나 유덕형을 만나 연극을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그는 비로소 연극의 재미에 빠져들어 무대와 객석이 일체감을 이루는 전율을 경험했다. 그때부터 연극을 숙명으로 받아들이면서 자신의 연극적 재능을 승화시키기 위해 셰익스피어전집과 명배우 연기론을 탐독하는가 하면 시적인 영감과 진지한 사색끝에 자신의 배우로서의 이미지를 성립해 나갔다.그때 만난 것이 전무송이다. 이호재가 씩씩하고 터프하고 선이 굵다면 전무송은 솜사탕처럼 부드럽고 달콤하다.그래서 언제부턴가 한 사람이 악이면 다른 한쪽은 선이고 한 사람이 약하면 다른 한쪽은 강하게 무대에서의 불꽃 튀기는 연기의 앙상블을 펼칠수 있었다. ○2시간전 공연장 나와 그는 하나의 역할을 맡으면 전의 역할을 말끔히 씻어버리고 새로운 인물과의 조우를 위해 몸에서 대본을 떼어놓지 않는다.수십번씩 대본을 읽고 역할을 분석하는 그의 연습태도는 그래서 곧잘 「고시공부」에 비유된다.공연날은 남보다 두 시간전에 나와 공연장 분위기를 몸속에 익히고 막이 오르기 전에는 종교는 없지만 반드시 「기도」하는 시간을 갖는다. 이미 전제하다시피 그는 극중 인물의 사상과 성격을 도식적으로 그리기보다 영혼의 밑바닥에까지 파고들어 내부에 도사린 모순과 갈등을 끄집어 내고야 만다.그리하여 박력이 넘치는 생동감과 맥박이 충만된 현장감이 그가 이루는 무대의 특징일 것이다. 「입가에 잔혹한 냉소를 새긴 험상궂은 얼굴이며 살기 가득찬야멸찬 언어,사정없이 상대방을 꼬집고 할퀴거나 능청스럽게 수작을 부리다가도 어느 틈엔가 달착지근한 가락을 띤 간사한 어조」로 관객의 등덜미를 찔러대는 섬뜩함은 그만의 노련한 연희라고 할수있다.따라서 낭창조형의 그의 연기는 지적인 관찰에 바탕을 둔 「자연」의 연기라는 점에서는 그 옛날 영국이 낳은 데이비드 개릭을 연상시킨다는 말은 결코 과장이 아닐것 같다.또 극중의 특정한 한 인물은 자신의 어떤 일면과 비슷할수 있으며 모든 스토리 조차도 그의 인생과 무관하지 않다고 생각한다.사람에겐 이런 요소도 있고 저런 요소도 있다.교활하거나 거룩하거나 둥글수도,모날수도 있다.그런 중에도 호불호를 선명하게 가리는 탓에 연극계 일각에선 그의 오만을 문제 삼기도 하지만 연기를 딱부러지게 해내는 이상 모든 잡음은 무의미 할 수밖에 없다. 연극초기에는 분장도구가 없어 장판니스를 얼굴에 칠하고 휘발유로 분장을 지운적도 있고 술값이 없어 개런티 대신 받은 반돈짜리 금반지를 술집에 맡기고 가난에 대한 울분을 풀기도 했다.그러나 이제모든 고생은 옛날이야기처럼 돼버렸다.그동안 많은 상을 타고 텔레비전등에 얼굴을 비치면서 두 아들(종화 군입대,창익 고2)을 교육시키고 수십차례의 전월세 전전끝에 올해초에는 생전 처음 종로구 명륜동에 다세대 주택이지만 집도 마련했다.부인 최정자씨(46)는 보험회사(국민보험 잠실소장)에 나간다. 요즘은 지난달 호암아트홀에서 막을 내린 여인극장의 「아내란 직업의 여인」이후 4일부터는 동숭동 학전소극장의 뮤지컬 「별들은 세상에 하나씩 의미를 두어 사랑한다는데」에 출연하는등 내년 가을까지 공연 스케줄이 꽉잡혀 있다.언젠가 한 신문에 그는 배우로서의 고뇌를 쓴적이 있다. 「예술가를 지망하고 거기에 모든 것을 바친다는 결단은 엄숙한 일임에 틀림없다.순진하게 잠든 아이들,그리고 아내를 보고있노라면 나는 지금 겁도 없이 너무나 엄청난 일을 혼자서 저지르고 있는 것같아 두렵기만 하다」고. 그러나 「막이 내릴때마다 박수갈채를 아끼지 않는 관객이 있는 한 무대를 떠날수 없으며」 연극을 끝내고 텅빈 객석을 뒤로하고 극장문을 나서면서 「내가 행복을 느끼는 것은 그것이 사라져 갈 때의 소리」라는 루이주베의 말은 연극배우만의 최상의 행복임을 그는 잘 알고 있다. ▷연보◁ ▲1944년 서울출생 ▲1961년 휘문고 졸업 ▲1963년 데뷔무대 존 스타인벡 작 「생쥐와 인간」(드라마센터) ▲1964년 드라마센터 연극아카데미 (현 서울예전)제1회졸업,극단 동랑레퍼토리 창립기념공연 유치진 작 연출「마의태자」,해럴드 핀터「생일파티」 ▲1966∼69년 군입대 월남근무 ▲1973년 오태석작「약장수」(카페 데아트르공연 이후 장기공연) ▲1974년 대구효성여대 불문과 불어극「맹진사댁 경사」연출 ▲1975∼80년 국립극단 단원 ▲1977·80년 국제극예술협회및 록펠러재단초청 극단 동랑레퍼토리 해외공연 ▲1991년 여인극장 25주년기념 셰익스피어 작「맥베드」 ▲1993년 극단 실험극장의 「에쿠우스」1백편째(2개월) 「돼지와 오토바이」(3개월) 폴란드의 크리츠토프 바비츠키 연출 「맥베드」 ▲1994년 서머싯 몸 작「아내란 직업의 여인」,김정일 작 송미숙 연출 뮤지컬「별들은 세상에하나씩 의미를 두어 사랑한다는데」(학전 소극장서 공연중) 동아연극상,백상예술대상,한국연극영화예술대상,서울연극제 연기자상,연극의 해 남자연기상,이해랑연극상 「생명」「태」「하멸태자」「초분」「리어왕」「햄릿」「오텔로」「말괄량이 길들이기」「쇠뚝이놀이」「베케트」「뜻대로 하세요」「고도를 기다리며」「뻔데기전」「물보라」「시즈위벤지는 죽었다」「수족관」「어느 무정부주의자의 사고사」「안토니오와 클레오파트라」「밤주막」「피가로의 결혼」「파우스트」「요나답」「이방인들」 「화엄경」「태백산맥」
  • 안식년(외언내언)

    『석달열흘동안 회사일 훌훌 털어버린채 여행도 하고,자유롭게 장래설계도 하고,어학연수도 하고,컴퓨터 공부도 하고…』.지난해 S전자가 「1백일 리프레시 휴가제도」를 발표하던 날 직원들이 환호하며 내세운 즉석설계내용들이다.날마다 긴장과 스트레스 속에서 직장생활을 해야하는 샐러리맨들에게는 귀가 번쩍 뜨이는 희소식이 아닐수 없다. 올해초 Y대 김모교수는 충남천안의 모사찰에 은거한뒤 6월초 상경,프랑스시등 전공분야를 집중 연구하고 있다.15년동안 책은 커녕 신문도 제대로 챙겨볼수 없던 빠듯하고 분주했던 학교생활 스케줄에서 벗어나 마음껏 원하던 연구에 몰두할수 있었던 지난 1년은 매우 보람 있었다는 것이 그의 회고다. 지난 66년 우리나라에선 처음으로 서강대가 도입한 교수안식년제는 현재 10여개 대학이 채택하고 있다.1905년께 미국의 대학에서 우수교원 유치를 위해 경쟁적으로 후생복지제도를 도입하는 과정에서 생겨난게 그효시다.최근 우리나라에서는 대학외에 일반회사에서도 직원들에게 짧게는 한달에서 길게는 1년동안의 장기휴가를 주는 안식년제를 통해 사원들의 사기도 진작시키고 직장에 새바람도 불어넣는 효과를 거두고 있다.이 제도가 특히 인기를 끄는 것은 휴가기간동안 봉급은 물론 상여금까지 받는 등 전혀 불이익을 받지않는 유급이기 때문이다.싱가포르 공무원들도 이런 제도에따라 6년을 근무한 사람이 7년째되는 해에는 가족들과 외국에도 나가는 등 장기유급 휴가를 즐길수 있다고 한다. 정부조직개편의 여파로 각부처가 심한 진통을 겪고있는 요즘 이영덕총리가 잉여인력의 흡수방안의 하나로 공무원의 안식년제 도입을 검토할수 있다고말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사람이 꼬이는 산도,자동차가 홍수를 이루는 쇠다리도 피로가 오래 쌓이면 탈이나게 마련인데 하물며 인간의 경우야….재충전,사기진작을 위해서도 한번 실시해 봄직하다고 생각하지 않는가.
  • 일 기업/물류관리 세계화 추진/유통비용 축소 작전을 보면

    ◎생산비 삭감 한계에… 수출기지 정비 영어로 병참을 뜻하는 로지스틱스라는 말이 요즘 일본 경제계에서는 유행이다.단순히 상품을 운반한다는 의미를 벗어나 코스트를 삭감하고 효율을 제고하기 위한 「전략적인 물류관리」를 지향한다는 것이다. 일본 기업들은 엔고현상과 거품불황등을 겪으면서 가격파괴에 직면하자 이미 유통비용 삭감을 위한 국내물류체제 정비를 시작한 바 있다.해외 물류체제 정비도 그 연장선상에 있는 것으로 볼 수 있지만 경제평론가들은 수출로 국제화의 첫발을 디딘 일본 경제가 생산기지의 해외이전을 거쳐 이제 국경없는 경쟁의 시대,블록화의 시대를 맞아 전지구적인 경영에 나서는 세번째 단계 진입의 징표로 해석하기도 한다. 세계 각지로 생산과 판매 거점이 뻗어나가는 지구 규모의 경영 시대를 맞아 「병참」선은 길어지고 복잡해지는데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소니사의 아시아지역 활동을 총괄하는 소니 인터내셔널 싱가포르는 최근 「생산에 맞춘 운송」에서 「운송선 스케줄에 맞춘 각국에서의 생산」으로 발상을 일대 전환시켰다.잔류재고,납기,운임등 제반 비용을 고려해 발상의 역전을 가져 온 것이다.니혼빅터사는 최근 벨기에의 앤트워프를 거점으로 해서 유럽의 물류체계를 일제히 정비했다. 하지만 해외 물류체제의 정비에 가장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곳은 마쓰시타전기산업.마쓰시타는 북미자유무역지대협정(NAFTA)의 발효후 워싱턴주의 기지는 축소시키고 캘리포니아주에 화물 집적·배송기지를 만들었다.생산이 늘어나고 있는 멕시코가 가깝고 미국 제일의 소비지인 캘리포니아주를 일거에 공략하기 위한 것이다.유럽은 독일 거점을 폐쇄해 네덜란드와 영국 2곳으로 줄였다.비용의 절감과 안전수송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다.더 나아가 동남아시아의 수출거점 및 국제물류거점의 효율화도 추진할 계획으로 있다. 마쓰시타는 엔고현상등에 대응해 생산거점을 해외로 이전하는 등 코스트삭감을 꾸준히 추진해 왔지만 이제 생산비용 삭감은 한계에 다다랐으며 다음 과제는 물류비용의 삭감밖에 없다는 것이다.마쓰시타의 한해 물류비용은 운송비만 5백억엔,기타비용까지 합하면 2배이상으로 추산된다.이중 10%만 줄여도 1백억엔의 절감효과가 있다. 해외물류체계의 정비가 새로운 사업도 되고 있다.최근 이와이종합상사는 닛산자동차와 스즈키의 해외공장등으로부터 「저스트 인 타임」 물류관리를 청부받는 등 물류체계정비가 새로운 실적이 되고 있기도 하다. 생산이 해외로 점점 이전됨에 따라 「로지스틱스」는 지구규모의 경영의 열쇠가 되고 있는 것이다.
  • 예산심의 “강행군”… 법안은 “느긋”/국회 예결위·4개상위 표정

    ◎시한 앞으로 이틀… 처리 급피치/예산/“민주 들어올까” 기대… 느릿 느릿/법안 국회는 새해예산안의 법정처리시한을 이틀 앞둔 30일에도 민주당이 불참한 가운데 예결위 및 4개 상임위를 가동해 해당안건을 다루었다. 그러나 시일에 쫓기고 있는 「반쪽 국회」는 졸속심의 뿐 아니라 졸속운영등으로 민망한 모습들을 자주 연출했다.특히 예결위는 이날 93년도 결산을 마무리한 데 이어 새해예산안에 대한 심의를 시작했지만 한시간 뒤의 스케줄도 확정하지 못하는 등 혼선을 빚었다. ○…예결위는 이날 상오 93년도 세입세출 결산및 예비비 지출 승인건을 별다른 마찰 없이 처리. 이날 예결위 분위기는 대체적으로 느슨했으나 민자당의 손학규의원이 『감사원이 회계감사 보다는 정책감사에 지나치게 치중,권부행세를 한다는 비난이 있다』고 일침을 놓으면서 이시윤 감사원장과 한때 설전.이감사원장은 『헌법에 규정된 책무이므로 우리도 어쩔 수 없다.문제가 있다면 헌법 개정때 참작해야 할 것』이라고 응수. 이어 무소속의 정태영의원은 『대형사건의 남발등 내정은 물론 공무기강도 세우지 못하는 정부에 세계화 슬로건이 타당하느냐』면서 5공,6공과의 단절을 위한 정권재출범 선언을 하라고 촉구.민자당의 이현수의원은 『정부의 세계잉여금이 갈수록 늘어나 예산의 낭비와 국민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면서 대책을 추궁. ○…오명 교통부장관은 예결위 답변에서 수도권 신공항 건설사업과 관련,『해당지역 주민들과의 토지매입 관계로 다소 진통을 겪었으나 사업시행에는 큰 차질이 없을 것』이라고 설명.황영하 총무처장관은 『천안에 건설중인 골프장을 대중코스로 활용,모든 공무원들의 체력단련장이 되도록 하겠다』고 답변.송영대 통일원차관은 현북한체제는 김정일 말고 대안이 없고,김정일 우상화 작업이 계속되고 있으며,김정일이 사실상 통치를 하고 있는 것등을 근거로 제시하며 김정일의 승계에 이상이 없다는 분석결과를 설명. ○…이어 53조9천억원 규모의 새해예산안에 대한 심의에서 김용태 예결위원장은 민주당의 불참에 대해 황낙주 국회의장이 보내온 메시지를 대독.황의장은 『예산 심의는 국회 존립의 제1차적 임무』라고 지적하고 『야당이 앞으로도 들어올 것같지 않으니 야당의 몫까지 맡아달라』고 심도있는 심사를 당부. 이어 민자당의 오장섭의원은 『국민학교 급식시설 확충사업비로 교육부가 요구한 3백억원이 전액 삭감됐는데 이는 학부모들에게 부담을 지우려는 처사』라고 지적. 민자당의 정필근 의원은 『농어촌구조개선사업비 42조원과 농특세 15조원이 엉뚱한 곳으로 전용되고 나눠먹기식으로 배분돼 일선농어민에게 효율적으로 지원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추곡수매가와 수매량의 인상을 요구. 홍재형 부총리겸 경제기획원장관은 제안설명에서 『새해 국내경제는 대외여건의 호조에 힙입어 탄력있는 성장흐름을 지속할 것』이라고 밝히고 『그러나 4대 지방자치선거는 안정측면에서 부담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를 표시. ○…이처럼 시일에 쫓겨 강행하고 있는 예결위와는 달리 나머지 일반 상임위들은 법안 심의에 여유가 있는 탓에 「느림보」 걸음. 이날 하오 4시에 열린 내무위는 지방자치법 개정안등 23개 법안의 심사소위를 열었으나 계획을 바꿔 의결은 1일로 연기.재무위는 은행법개정안등 23개 법안에 대한 제안설명만 듣고 1시간30분만에 종료.그러나 정보위는 안기부의 새해예산안을 원안대로 의결,예결위로 회부. ◎국회 주요안건 처리 전망/예산안 내일 본회의 처리 가능성/추곡수매안은 오늘 상임위상정 「원칙은 확고하다.대부분의 준비도 끝났다.절차만 남았다」­이것이 현재 18일 밖에 남지 않은 정기국회를 어떻게 마무리 할지에 대한 민자당의 생각이다.특히 새해예산안의 법정처리시한은 2일까지로 사흘밖에 남지 않았다. 민주당이 오는 12일까지 새해예산안등 주요 안건의 처리를 미루어 달라고 요구하고 있고 그 사이에라도 이 안건들을 민자당이 단독으로 처리하려 한다면 엄청난 반발에 직면할 것이라고 엄포를 놓고 있지만 이것은 협상의 대상이 못된다는 것이 민자당의 생각이다.또 민주당안에서 등원론이 거세지고 있지만 이 또한 주요현안 처리에 대한 원칙을 뒤바꿀만한 변수는 아니라는 것이다. 민주당이 지난 4일 「12·12」관련자에 대한기소를 요구하며 등원을 거부한지 벌써 26일째이다.민자당이 볼 때에는 그동안 냉각기도 가졌고 기다릴 만큼 기다리기도 했다.이제는 더 이상 시간이 없으므로 민자당이 선택할수 있는 폭은 그만큼 좁아졌다고 보고 있다.따라서 며칠째 거듭된 민자당의 원내대책회의의 결론은 물리적 시간이 허용하는 범위안에서 안건들을 처리한다는 것이다.다만 민주당의 태도변화에 따라 다소간의 「정치적 융통성」을 보일수 있다는 것이 유일한 민자당의 선택일 뿐이다. 현재 정기국회가 반드시 처리해야 할 주요안건은 새해예산안을 비롯해 추곡수매동의안,세계무역기구(WTO)가입비준동의안 등과 양곡관리법개정안,예산부수법안등 60여개 법안이다.민자당은 단독으로 예결위에서 1일까지 부별축조심의와 계수조정작업을 마치고 2일 본회의에서 새해예산안을 통과시킬 예정이다.추곡수매동의안은 1일 농수산위에 상정해 마무리할 생각이다.WTO 가입비준동의안도 1일 외무통일위에 상정해 이번 정기국회회기안에 처리한다는 방침이다.민자당은 WTO 가입비준동의안은 회기말쯤 처리해도 되는 시간적 여유가 있지만 새해예산안과 이에 맞물려 있는 예산부수법안들과 추곡수매동의안은 법정시한안에 예정대로 처리할 수 밖에 없다고 보고 있다.김영삼 대통령이 30일 언론사간부들과의 오찬에서 『12월 2일까지 예산안 통과는 법정사안이며 전혀 단서가 없는 강제규정』이라고 새삼 밝혔듯 이한동 원내총무도 『야당이 어떤식으로 가더라도 우리는 원칙대로 가겠다』고 강조하고 있다. 물론 새해예산안과 추곡수매동의안 등을 단독으로 처리하게 되면 집권 여당으로서는 엄청난 정치적 부담을 안게된다.그러나 세계화를 추진하는 마당에 나라살림하나 제때에 챙기지 못하고,수매예상량의 절반정도만 사전 수매하고 집안에 벼를 쌓아놓고 있는 농촌의 현실은 집권 여당으로서는 정치적부담 보다 더 큰 책임회피라고 여기고 있다. 지금 민자당이 예상하고 있는 주요사안의 처리상황은 ▲야당 불참속에 단독처리 ▲야당 저지속에 강행처리 ▲야당 참여속에 협의처리등 세가지다.새해예산안은 야당과 협의해 2일까지 통과시키기가 어렵다는 것이 현재민자당의 대체적인 분석이다.따라서 민자당은 야당이 저지하든 불참하든 새해예산안 만큼은 법정시한안에 반드시 처리할 것을 거듭 다짐하고 있다.일부에서 등원촉구 엄포용이라는 시각도 있지만 이는 민자당 스스로의 발목을 죄는 결과로도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다만 민주당이 다음주부터의 국회활동에 동참할 확실한 보장이 있다면 얼마간의 시간적 융통성을 보일수 있다는 것이 민자당이 내놓을 수 있는 최대한의 양보로 여겨지고 있다.어쨌든 이번 새해예산안의 처리과정은 민생문제와 정치쟁점의 연계투쟁이라는 구태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최초의 시험장이 될 것이 틀림 없다.
  • 미공화 강경대응에 북한 “초조”/북핵청문회 추진과 평양

    ◎“중유 공급·연락소 개설 무산 위기” 촉각/대공화 비난 포문… 기업등엔 물밑추파 최근 미국의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의 압승으로 미의회내 보수세력이 목소리를 높이자 북한측이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특히 상·하원을 석권한 미공화당측이 클린턴 대통령의 민주당 정부가 북한과 합의한 제네바협상 결과를 본격적으로 문제삼고 나오고 있는 데 대해 북측도 상당히 몸이 단 모습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대체에너지 공급이나 미국과의 연락사무소 개설 합의 등 애써 따낸 과실을 놓치지나 않을까 조바심을 하지 않을 수 없는 형국이기 때문이다. 이같은 초조함은 최근 북측 선전매체들의 미공화당에 대한 직접적 비난공세에서 고스란히 표출된다.이를테면 24일자 노동신문이 『미강경 보수세력이 주한미군 무력증강을 통해 조­미 기본합의문 이행을 방해하려 한다』고 포문을 연 것이 단적인 사례다. 특히 제네바 핵타결 이후 한동안 대미 비난을 자제해오던 태도를 바꿔 미국측을 호전집단으로 지칭했다.그러나 이는 클린턴 행정부라기 보다는 미공화당측을 겨냥했다는 것이 중론이다.말하자면 『미강경세력들이 조선반도의 정세를 의도적으로 악화시키는 것은 잘 되어가고 있는 일(합의문 실천)을 그르치게 할 것』이라고 엄포도 공화당측의 강경대응 기미에 대한 조건반사적인 반응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최근 미공화당측은 보브 돌 상원 원내총무가 제네바 핵협상 재조사 의지를 천명한데 이어 찰스 롭 상원 외교위 아·태 소위원장이 북한핵 관련 청문회 개최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이처럼 북한당국의 최근 대미 비난은 그 표적이 공화당측을 집중 겨냥하는 등 표적이 제한적이고 「수위」도 그리 높지 않다는 특징을 보이고 있다.이는 외교부 성명 등을 통한 공식 비난이 아니라 그들의 선전매체를 통한 「외곽때리기」식 대미 공세라는 점에서도 감지된다. 사실 북측은 실제 내용면에서는 과거 어느 때 보다도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핵사찰활동에 「성의」를 표시하는 등 「여소야대」상황의 미국정부를 자극치 않으려는 자세를 보이고 있다.지난주 평양에 도착한 IAEA 전문기술팀에 영변과 태천을 방문토록 허용,이곳의 핵시설 가동 및 건설이 중단됐음을 보여준 것이 이를 말해준다. 남북경협에 대해서는 공식적인 거부반응을 보인 것과는 대조적으로 미국측 기업에 대해서는 공개적인 추파를 던지고 있는 것도 마찬가지 맥락이다.북측은 최근 미국기업인들에게는 영국 등 기타 외국인보다 입국비자 수수료까지 10∼20달러씩 낮게 책정하는 등 환심을 사기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다는 소식이다. 요컨대 최근 북측이 미공화당과 우리측을 싸잡아 비난하고 있는 것은 합의문 이행과정에서 미보수세력의 영향력을 최대한 약화시키고 북­미 관계개선 스케줄을 그들의 의도대로 이끌기 위한 계산된 수순이라고 할 수 있다. 더 나아가 제네바 합의내용을 그들이 유리한 것부터 선별적으로 이행하고 남북대화 등 체제유지에 불리한 부분은 가능한한 미루려는 의도도 깃들여 있다는 분석이다.당분간 남북관계 개선의 전도가 밝지 않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일 것이다.
  • 간판급 탤런트 차인표·이정재 입영일 확정

    ◎“TV드라마 제작 “비상”/MBC 「아들…」「까레이스키」 SBS 「사랑…」「모레시계」 “몸살”/대본 고쳐 밤샘 촬영… 주인공 긴급 교체/“드라마 흐름 고려 않고 무리한 캐스팅” 비난 일어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는 탤런트 차인표와 이정재의 군입대로 MBC­TV와 SBS­TV 드라마 제작국에 비상이 걸렸다.두 방송사의 간판급 드라마에 주연으로 출연 중인 이들의 입영연기 신청을 대전지방병무청이 반려함에 따라 차인표가 다음달 1일,이정재가 18일로 입영일이 확정됐기 때문. 미국 국적을 포기하는 바람에 27살에 뒤늦게 병역의무를 지게 된 차인표는 현재 MBC 수목드라마 「아들의 여자」와 창사특집극「까레이스키」에 출연중이다. 「아들의 여자」(이관희 연출,최성실 극본)에서 그가 맡은 역은 가족만을 위해 살아온 돈많은 과부 문정옥(여운계)의 둘째 아들 강민욱역.과묵하고 냉철한 검사인 그는 채원(채시라)과 사랑하게 되지만 어머니의 반대에 부딪혀 선배의 여동생인 수정(고소영)과 결혼한다.이로 인해 마음에 상처를 받은 채원이 복수를 결심하고 그의 형 태욱(정보석)에게 접근,민여사 집안을 파멸로 이끌어간다. 제작진은 차인표의 공백을 자연스럽게 처리하기 위해 수정과 결혼한 민욱이 외국어 시험에서 수석을 차지,미국으로 연수를 떠나는 것으로 대본을 수정했다.또 극중 그가 등장하는 장면만을 빼내 며칠간 밤샘 촬영을 해야 했다.「아들의 여자」촬영은 18일 결혼식 장면과 공항 출국장면을 끝으로 일단은 마무리됐다. 「아들의 여자」 제작진은 『드라마 본래 기획이나 줄거리의 기둥에는 큰 변화가 없으며 앞으로는 채원의 복수에 초점이 맞추어 질 것』이라고 말하고 있지만 극의 중심인물인 차인표의 입대로 시청자들은 맥빠진 「아들의 여자」를 보게 됐다. 지난달 19일부터 방영된 「아들의 여자」는 약간의 미스터리를 가미한데다 차인표의 인기에 힘입어 평균시청률 35%선을 유지하는 호조를 보였으나 차인표의 입대로 인기를 계속 유지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까레이스키」의 경우 알마아타와 모스크바 등지에서의 해외촬영으로 드라마의 60∼70% 제작이 완료된 상태인데다 극중 차인표는 후반부 7회에만 출연,타격은 훨씬 작은 편이다.「까레이스키」는 한차례 야외 촬영만 남겨놓고 있다. SBS는 이정재가 18개월간 방위병으로 복무하게 됨에 따라 그를 주인공으로 촬영에 들어간 최초의 수영드라마 「사랑은 블루」(장기홍 연출,최연지 극본)의 주인공 동하역을 영화배우 박상민으로 긴급 교체했다.내년 1월4일부터 방영될 「사랑은 블루」는 리얼리티를 살리기 위해 히로시마아시안게임 현장에서 촬영을 시작했지만 이정재가 등장하는 부분을 박상민으로 교체해 다시 촬영해야 할 형편. 이정재는 이밖에 SBS의 창사특집극 「모래시계」(김종학 연출,송지나 극본)에서 여주인공 윤혜린(고현정)의 보디가드 백재희역을 맡고 있다.대본이 나오는대로 이정재가 나오는 부분을 미리 촬영해야 하지만 함께 출연하는 연기자들과 스케줄을 맞추기가 힘들어 제작진이 고생하고 있다. 드라마의 흐름을 고려하지 않고 이들의 인기도에만 의존,입영연기를 기대하면서 무리하게 캐스팅한 방송사측은 비난을 면키 어렵다는 것이 방송가의 중론이다.
  • 무역자유화 범위 등 행동계획 마련착수/일본

    【도쿄 연합】 일본정부는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APEC)정상들에 의한 2020년까지 무역·투자자유화 선언을 실현시키기위한 행동계획 마련에 착수한 것으로 16일 알려졌다. 일본 정부소식통에 따르면 일본은 내년 오사카 APEC총회의장국으로서 보다 구체적으로 논의될 무역자유화 문제에 대해 ▲자유화 범위 및 스케줄 ▲무역·투자촉진조치 ▲개발협력 방안 등을 담은 행동계획을 마련,내년 총회에 상정할 방침이다.
  • 무역·투자 자유화 적극 대응/통관간소화·상품표준화 주도적 추진

    ◎정부,APEC실천계획 마련 착수 정부는 오는 2020년까지 역내 무역자유화를 목표로 한 APEC(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 보고르 선언과 관련,우리가 제안한 초고속 통신망 구축사업이 원만히 추진되도록 서울에서의 APEC 체신장관 회담 개최에 만전을 기하는 등 구체적인 실천계획(액션 프로그램) 마련에 착수했다. 16일 관계당국에 따르면 정부는 경제기획원을 중심으로 외무부·재무부·상공자원부 등 관련부처 별로 보고르 선언과 투자준칙의 구체적인 추진방안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우리의 입장이 최대한 반영되도록 적극적으로 대응하기로 했다. 분야 별로는 ▲자유화 일정 및 대상에서 회원국 간의 다양한 경제발전 단계와 경제여건이 고려될 수 있도록 하고 ▲무역 및 투자가 최대한 촉진되도록 통관절차 간소화,표준조화 및 분쟁조정 서비스 마련에 주도적으로 참여하며 ▲인력개발,인프라 건설,과학기술 협력 등 APEC 협력사업을 통해 무역,투자 촉진의 기반을 마련하기로 했다. 보고르 선언에서 밝힌 무역자유화의 정의와 자유화 대상품목,품목별 이행스케줄,역외국에 대한 최혜국 대우 등에 관한 세부 실천방안도 회원국과 협의하기로 했다. 상공부 관계자는 『자유화만 해도 관세만인지,아니면 비관세 분야까지 포함하는 것인지 불명확한 상태이며 품목 역시 상품과 자본·용역을 포괄하는 것으로 돼 있지만 더 구체화할 필요성이 있다』며 『특히 개방적 지역주의를 표방한 APEC이 역외 국가에 대해 최혜국 대우를 어떻게 할 지가 쟁점』이라고 밝혔다.
  • “국회공전 타개” 수순밝기 돌입

    ◎「21일이 마지막노선」… 민자당의 복안은/예산심의에 최소한 10일 필요… 명분 축적/상임위 비공식 가동… “소임 다하는 여” 부각 11일째 계속되고 있는 국회 공전사태를 벗어나기 위해 민자당이 타개수순을 밟기 시작했다.민주당의 장외투쟁이 가속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접점을 찾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판단아래 「단독국회」를 불사하며 바쁘게 움직이기 시작한 것이다. ○…민자당이 마련한 「스케줄」은 외형상으로는 다양하지만 줄기는 크게 두가지 단계로 되어 있다.즉 이번주는 단독국회를 위한 「명분쌓기」기간으로 삼고 다음주부터는 반쪽이든,완전정상화든 반드시 문을 연다는 생각이다. 이에 따라 이날 상오에 열린 총무단 회의에서는 국회 운영을 강행하기 위한 일정표를 내부적으로 확정했다.다음달 2일이 처리시한인 새해 예산안을 심의하기 위해서는 최소한 10일동안이 필요하다는 판단아래 21일을 「마지노선」으로 정했다.이에 따라 상임위 차원에서는 이번주부터 개별적으로 정부측을 출석시킨 가운데 비공식 간담회를 열어 산적한 법안과 예산심사에 착수하기로 했다.아울러 야당 의원들과 다각도의 접촉을 통해 참여를 유도하기로 했다.민주당 내부의 「분열」을 유도하고,여당으로서 소임을 다한다는 모습을 최대한으로 부각시키겠다는 의도이다. ○…이와 함께 상·하오에 확대당직자회의와 원내대책회의를 잇따라 열어 민주당을 국회로 끌어들이기 위한 압박전을 전개했다.확대당직자 회의에서 이한동 총무는 『분명한 선을 긋고 국정의 책임을 지고 있는 여당으로서 결단을 내려야 할 시점』이라고 단독국회의 불사방침을 재확인했다. 이어 총무단,상임위원장 및 간사단등이 참석한 원내 대책회의에서는 민주당을 집중 성토하는 분위기가 주를 이루면서 난상토론이 벌어졌다.여론의 지지를 제대로 받고 있지도 못하는 민주당에 강력히 대처하지 못하는 당 지도부를 나무라는 의견도 많았다.새해 예산안,추곡수매,1백83개의 법안 심의,세계무역기구(WTO)가입 비준동의안등 현안이 산적해 있으므로 이번주부터 단독국회를 강행하자는 의견도 강력히 대두됐으나 의원총회와 당무회의를 통해 시기를 선택하기로 했다. 이 자리에서는 단독국회에 대비,소속의원들에 대해 ▲차량 이동중 카폰 개방 ▲비서진에게 행선지 고지 ▲지방체류 자제등 비상연락체계를 구축하기 위한 세부지침이 전달되기도 했다. ○…민주당에 대해서는 다각도의 대화통로를 통해 분주하게 접촉을 시도하면서도 앞으로의 전망에 대해서는 엇갈리는 반응이다.강삼재 기조실장은 『이번 주말이 고비』라고 전제하고 『막판에 몰리면 막후 채널이 풀가동되고 그러다보면 양쪽 지도부에서 뭔가 해법이 나올 수도 있지 않겠느냐』고 기대했다.서청원 정무장관은 『나름대로의 역할을 하고 있다』고 민주당쪽과 막후 절충이 진행되고 있음을 시사했다. 그러나 총무단 차원에서는 당장은 별도의 공식적인 총무 또는 수석부총무 회담을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기택 민주당대표가 「정치생명」을 걸고 강공의 고삐를 늦추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민주당이 국회에 들어올 수 있도록 명분을 줄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대두되고 있다.
  • 김영욱/뉴욕서 춤이 있는 음악회/5일 맨해튼 Y센터서

    ◎스트라빈스키의 「듀오 콘체르토」에 춤 접목/시카고·샌프란시스코 등 미 6대도시 순회 세계적인 바이올리니스트 김영욱씨가 음악과 무용을 접목시킨 새로운 무대를 5일 뉴욕 맨해튼 92번가 Y센터에서 선보인다. 김씨의 이 새로운 시도는 스트라빈스키와 라벨의 곡만으로 구성된 리사이틀에 무용수의 춤을 등장시킨 것.김씨가 수년전 도쿄의 가부키극장에서 유명한 가부키 배우이자 연출가인 밴도 토마사부로와 공연하던 중 영감을 받아 독자적으로 기획한 것이다. 「김영욱의 춤이 있는 음악회」는 이미 지난 8월 독일의 힉사크 페스티벌에서 뉴욕 시티 발레단의 유명한 무용수들인 다치 키슬러와 니콜라이 후베와 함께 처음 선보여 청중들로부터 절찬을 받은 바 있다. 이번 공연은 초연 당시와 마찬가지로 김씨가 스트라빈스키의 「이탈리아 조곡」,라벨의 「소나타」와 「하바네라」를 스웨덴 출신의 피아니스트 스테판 세자와 연주한뒤 스트라빈스키의 「듀오 콘체르탄테」를 무용과 더불어 공연하는 순서로 짜여져 있다. 김씨는 뉴욕 공연이 끝난후에는시카고·워싱턴·로스앤젤레스·샌프란시스코 등 미국의 6대 도시를 순회할 예정이며 미국연주가 끝나면 유럽에서도 공연하게 된다. 독일 테트몰트음대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며 연간 70여회의 연주회를 치러내고 있는 김씨는 세계 도처에서 「춤이 있는 음악회」를 공연해 달라는 요청이 밀려들어 스케줄을 조정하느라 애를 먹고 있다는 것.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요청만 있다면 한국에서도 빠른 시일 안에 이 공연을 갖고 싶다는 뜻을 밝히고 있다.
  • 「서울 불친절」 세계 4위/홍콩지,42개도시 선호도 조사

    ◎“택시 잡기”·“길찾기 힘들다” 불만/공기·미관등 종합평가선 31위 한국 방문의 해를 맞아 외국인에 대한 한국인의 태도가 좋아지긴 했으나 외국인들은 여전히 서울을 불친절한 도시로 생각한다. 14일 홍콩에서 발행되는 「비즈니스 트래블러」지가 9백9명의 독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세계의 주요 도시,공항,항공사 및 호텔에 관한 선호도에 따르면 서울은 42개 도시 중 모스크바,광주,파리 다음으로 외국인에게 불친절한 도시이다.지난해의 조사에서는 파리 다음으로 불친절한 도시로 꼽혔었다. 모범택시가 생겼지만 서울에서 택시를 잡는 것은 작년처럼 모스크바와 방글라데시의 다카만큼 어렵다.도로 표지판을 보고 길을 찾는 것은 인도의 봄베이보다 더 어렵다. 서울은 도시미관,맑은 공기,교통상황,물가 등 12개 항목에 대한 종합평가에서 작년보다 3단계 올라섰으나 북경보다 한 단계 낮은 31위이다.그러나 야간생활의 질에서는 23위로 종합평가에서 앞선 프랑크푸르트,브뤼셀,취리히 등에 비해 순위가 높았다.외국인들이 향락도시로 인식하는 셈이다.김포공항은 세계 42개 주요 공항 중 출입국 심사와 수화물 처리의 신속성,환전시설 등에서 다소 좋은 평가를 얻어 종합선호도 순위가 작년보다 3단계 오른 29위이다. 항공사 선호도에서 대한항공은 노선,비행 스케줄,정시성은 작년과 마찬가지로 괜찮았으나 기내식,안전성 등에서는 좋지 않은 평가를 받아 52개의 항공사 중 30위. 도시 별 호텔 선호도 조사에서는 서울의 경우 작년에 이어 호텔신라가 최고였다.스위스 그랜드,르네상스,롯데월드,인터컨티넨탈 호텔의 순이었다.
  • 의원·사법부 법리논쟁“명조율”/박희태법사위원장(국감 스포트라이트)

    ◎대법원장 선서·출석 등 싸고 티겨태격/양측주장 접점찾아 설득… 원만한 해결 『어려운 국민을 보고 눈물을 흘릴줄 아는 살아있는 법조인들을 만들어 달라』 국회 법사위의 박희태위원장은 7일 사법연수원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연수원측에 이렇게 당부했다. 박위원장의 독특한 화법은 법리논쟁으로 늘상 시끄럽던 법사위의 국정감사를 크게 변모시키고 있다. 국정감사 첫날인 지난달 28일 대법원에 대한 국정감사에서도 여야는 대법원장의 증인선서및 출석·답변여부를 놓고 입씨름을 벌이는 바람에 회의시작이 1시간20여분이나 늦어졌다.대법원측마저 「사법부의 독립성」을 내세우며 난색을 표시,국회법 개정후 첫 국정감사가 시작부터 파행으로 흐를 위기에 처했다. 그러나 이날 논란은 박희태위원장의 중재로 대법원장이 인사말에 이어 업무현황 보고시간에도 출석하는 것으로 원만히 매듭지어졌다.『관례에 없고 사법권의 독립을 해칠수 있다는 민자당·법원측과 규정상 행정처가 아닌 대법원감사인 만큼 그 수장이 성실한 수감을 약속하는 절차를 요구하는 야당측 주장 모두 일리가 있다』는 논리로 3자를 설득한 것이다.물론 『앞으로 국정감사 규칙마련을 통해 이 문제를 다루기로 하고 대법원은 사법부의 의견을 제출해 달라』는 스케줄도 제시했다. 서로의 명분을 살리면서도 해결해야 할 숙제를 분명히 한 것이다. 다음날인 29일 헌법재판소에 대한 감사에서는 민주당측이 일부 재판관의 「정치적 전력」을 문제삼아 그들 재판관을 소환,신상발언을 듣자는 결의안채택을 끈질기게 요구했다.박위원장은 민주당의원들과 「헌재의 정치적 중립」을 내세워 맞서는 민자당의원들을 설득,『의안은 성립시키되 표결 대신 합의로써 헌재의 공정한 업무수행을 바라는 국회의 목소리를 전달하자』고 제안했다.하마터면 국회와 헌재사이의 기관분쟁으로 비화될 수도 있는 사안이었다. 30일 군사법원 감사에서는 긴급소집된 전군지휘관회의 때문에 감사시간이 부족해지자 『군기강확립을 위한 군사교정방향등 주요 정책은 분명히 보고하되 통계자료등은 서면으로 충실히 보고하라』고 지시,국회의 체면과 행정부의 업무를 함께 배려했다. 서울구치소,부산·대구의 법원·검찰에 대한 감사에서는 『어려운 국민을 보고 눈물을 흘릴 줄 아는 사법부가 되라』고 선배 법조인으로서의 충고도 빼놓지 않았다. 박위원장은 정당사상 최장수기간인 4년3개월동안 민자당대변인을 지내면서 야당과의 공개토론에서 「논리가 분명한 논객」으로 화려한 명성을 얻고 지난해 문민정부의 첫 법무부장관을 지내기도 했다.지난 6월말 상임위원장을 맡으면서 『국민과 사법부의 거리 좁히기에 앞장설 것』을 약속한 그가 앞으로 여야간 공안시비등 치열한 논란이 예상되는 법무부·검찰에 대한 국정감사에서도 「살아 있는」 국정감사를 이끌 수 있을지 주목거리다.
  • 경수로 지원 보증후 18개월내 북핵동결/미,포괄합의안 제시

    【도쿄 연합】 미국은 북한에 대한 경수로전환지원 보증후 영변실험용 5Mw 원자로를 시작으로 현재 건설중인 20만㎾ 흑연로 2기 등을 순차적으로 앞으로 1년반이내에 모두 동결작업을 마치도록 하는 것을 주요내용으로 하는 구체적인 일정(동결작업 스케줄)을 포함하는 포괄합의안을 북한측에 제시했다고 일본의 마이니치신문이 7일 보도했다.
  • 미,「금융개방」 쌍무협상 전환/WTO 6개월후 일괄타결 방침 수정

    ◎개별국과 장기간 입장 조율/쉐퍼재무차관보,IMF 연설 【마드리드 AFP 연합】 미국은 지금까지의 금융시장개방 전략을 바꿔 세계무역기구(WTO) 출범 6개월 이후 일괄타결을 보는 대신 장시간에 걸쳐 개별국가의 금융시장 개혁문제를 쌍무협상으로 해결해나갈 것이라고 제프리 쉐퍼 재무차관보가 3일 밝혔다. 쉐퍼 차관보는 이날 국제통화기금(IMF) 연례총회 연설을 통해 지금까지 EU(유럽연합)와 같이 금융시장개방 국가와 그렇지 않은 국가를 둘로 나누어 적용해온 종전의 정책을 「비건설적」이라고 지적하고 이같은 정책을 수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도 금융시장 개방을 위해 최혜국(MFN)대우 갱신 위협을 사용해서 쌍무협상을 벌일 것이지만 WTO 출범 6개월내에 모든 협상을 마무리짓는 것이 아니라 금융개혁을 개별국가와 장기적인 스케줄에 따라 협상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우루과이라운드 협상에서 금융부문은 대상에서 제외돼 WTO출범 이후 6개월이후 타결토록 하자는 합의가 이루어졌었다. 그는 각국 재무장관들은 상무장관들에 비해 신속하게 조치를 취할 것이기 때문에 이같은 협상을 성공적으로 타결할 전망이 높다면서 인도네시아나 필리핀과 같은 국가는 경제성장에 있어 금융시장개방의 중요성을 잘 인식하고있다고 덧붙였다.
  • 「신경제기조」 유지 포속/「10·4 경제팀 부분경질」 의미

    ◎일부 개각요인 수용하지 않고 보완/파격등용배제… 연말개편 방향 시사 4일의 경제팀 보각은 대통령의 인사스케줄과는 상관없이 정재석부총리의 신병에 따라 급작스레 이루어졌다.때문에 그 폭도 정부총리의 자리와 그 뒷자리를 메우는 소폭에 그친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이날 인사에서는 대체로 두가지가량의 메시지가 읽힌다. 하나는 현재의 경제팀에서 부총리를 승계하고,뒷자리를 경제수석·기획원차관이 차례로 메운 연쇄승진에서 엿보이는 경제팀에 대한 대통령의 믿음이다.주돈식대변인은 개각발표에서 『경제각료의 일부경질은 정부총리의 신병에서 연유된 순환변동이고,물가나 수출등 경제가 잘되어가고 있으므로 경제기조를 유지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김영삼대통령은 최근 잇따른 연설에서 우리경제가 성장률·수출목표액을 초과달성하고 있는 추세이며,물가도 6%선 억제가 가능함을 들어 경제상황에 대해 만족해왔다.이같은 만족감이 경제팀내부의 연쇄승진과 소폭경질로 개각을 마무리시킨 것으로 이해된다. 경제팀의 보각은 내무·국방부장관등이 야당의 사퇴공세에 말려 있고,외교안보팀에 대해서는 여권내부에서조차 관리능력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는 상태에서 이루어진 시기상의 특징이 있다.그럼에도 김대통령은 돌출한 개각요인을 수용하지 않고,정부총리의 자리를 메우는 선에서 개각을 마무리지음으로써 또 하나의 메시지를 남기고 있는 셈이다. 국정감사중이긴 하나 상식적인 개각요인을 수용하지 않았다는 점은 연말연시로 예정된 여권의 인사개편폭이 대대적이 될 것임을 예고하는 성격이 강해 보인다.국정운영구상에 따르는 대대적 개편이 얼마 남지 않았기 때문에 굳이 지금 나타난 개각요인을 수용할 필요가 없었을 것이란 이유에서다. 김대통령은 이번 인사에서 예상외의 인물을 파격적으로 기용함으로써 인사의 정치적 이미지를 높이거나 국면전환의 카드로 쓰던 종전의 인사기법을 그다지 중시하지 않았다.홍재형신임부총리는 재무장관으로 금융실명제를 실시한 장본인이고,박재윤신임재무는 문민정부의 경제상표라 할 「신경제」를 입안하고 조율해온 인물이다.또한 한리헌신임경제수석은 김대통령에게 경제의 「개념」을 조언해온 오랜 경제참모다. 김대통령이 이번 인사에서 인사이미지의 제고와 긴장조성을 위해 사용한 방법은 해외에 나가 있는 홍신임부총리의 「돌연귀국」을 연출한 정도다.홍신임부총리의 귀국일자가 이틀 남은 시점에서,특히 수행기자단도 모르게 급거귀국시킨 것은 인사주변환경에 긴장을 조성함으로써 인사의 이미지를 극대화하기 위한 제스처로 봐야 할 것이다. 인사에서 파격성이 제거되고 있음은 김대통령의 국정운영스타일이 과거와의 단절이 아닌 과거와의 공존으로 변모하고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다.이는 또한 인사운용에 있어서도 이를테면 구여권에 몸담았음이 더 이상 제척사유가 되지 않을 것임을 예고하는 것으로 이해된다. 연말연시로 예상되는 여권개편을 앞두고 이러한 인사원칙의 변화조짐은 개편방향과 관련해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할 수 있다. ◎새 경제팀의 정책 전망/안정기조의 운용방향 큰 변화 없을듯/한은독립·삼성승용차진출 처리 주목 경제팀장과 일부멤버가 전격적으로 바뀌었다.경제기획원과 재무부,청와대 경제비서실의 수장이 한꺼번에 교체된 것은 경제팀으로선 「대폭개각」이다. 국감이 한창 진행중이어서 타이밍이 의외다.정부총리의 건강 때문이라고 하나 한국을 대표해 IMF(국제통화기금)총회에 참석하려던 재무장관을 도중에 불러들일만큼 화급했느냐고 의아스럽게 여기는 사람이 적지 않다. 민심수습용이라는 시각이 있고,한양합리화 등을 둘러싼 경제부처간 불협화 때문이라는 관측도 있다. ○팀웍 무리 없을듯 경제지표로 보면 정전부총리팀의 성적은 그런대로 괜찮았다.급등하던 물가가 주춤해졌고 성장도 8%내외의 안정성장을 이뤄냈다.그러나 UR이행계획서 수정파문과 농안법파동,한양합리화 등 주요현안에서 책임 있는 조율을 못했다는 지적들도 많았다. 새 경제팀은 기존 팀의 같은 멤버들이었으므로 팀워크엔 무리가 없을 것 같다.다만 개혁실세가 장관과 수석으로 한 단계씩 격상됨으로써 홍부총리의 조정역할이 막중해졌다. 홍부총리는 재무관료이지만 한때 기획원 현대외경제조정실장을 지냈다.특유의 온화한 성품으로 원만하게 팀을 이끌 것으로 기대된다. 「신경제」를 만들어낸 박재무는 교수로서,또 경제수석으로서 지니고 구상하던 정책을 강도있게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금융통화운영위원을 지낸 그가 최근에 불거진 한은독립문제를 어떻게 처리할지 주목된다. ○각종현안 산적 대통령의 「가정교사」이던 한수석도 불도저 스타일을 실무부처와 어떻게 접목시켜나갈지 궁금하다.그는 규제완화에 각별한 신경을 써왔다.완화의 내용과 속도가 미흡하다며 상설기구인 행정규제혁신위의 신설 등 「규제와의 전쟁」을 준비해왔다.기업투자는 자율에 맡겨야 한다는 소신이어서 재계의 현안인 삼성의 자동차문제를 어떻게 요리할지도 관심거리다. 새 경제팀은 기존의 안정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보이지만 규제완화와 산업정책의 조화가 과제가 될 것 같다.경제기획원은 신경제의 자율을 내세워 업종전문화나 시장진입규제를 못마땅하게 여겨왔다.반면 상공자원부는 경쟁력강화를 위해 업종전문화가 필요하며,진입과 퇴출에 비용이 많이 드는 자동차산업 등은 정부의 역할이 필요하다는 주장을 펴왔다. 이밖에 WTO(세계무역기구)협정비준과 무역적자문제,공기업민영화 등의 현안들도 새 경제팀을 기다리고 있다.
  • 미­북 제네바회담을 보는 정부의 시각

    ◎자잘한 문제 “접근”… 굵직한 사안 “답보”/“진전없이 기본입장 개진상태” 평가/극적해결 난망… 3차회담 점치기도 최근 미국과 북한의 제네바회담을 보는 정부의 시각은 그 어느 때보다 조심스러운 분위기다.정부관계자들은 여전히 이렇다 할 반응을 보이지 않고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아직은 평가하기 이른 단계』『좀 더 지켜봐야 할 상황』이라는 게 북한 핵문제를 다루고 있는 관계자들의 공통된 언급이다. 정부가 모두 4차례의 전체및 실무,대표자회의를 지켜보면서 벌써부터 이같은 반응을 보이는 까닭은 회담에서 특별한 진전이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일요일인 25일에도 실무회담을 가질 정도의 의욕에 비해 미국과 북한 양측은 실제 주요 쟁점을 놓고 서로 이렇다 할 접근을 보지 못해 답보상태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그동안 4차례의 회의에서 미국과 북한은 각자의 주장을 문서로 내놓고 의견접근을 시도했다.연락사무소의 성격,문서보장의 방법등 일부 절차적인 문제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의견접근을 본 대목도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이것들은 이미 전문가회의를 통해 한차례 걸러진 것들이기 때문에 쉽게 의견일치를 이룬 것으로 여겨진다. 그러나 정작 회담의 성패를 좌우할 경수로,폐연료봉 처리및 특별사찰등 굵직굵직한 쟁점에 대해서는 눈에 띄는 행보를 보이지 못하는 상황이다.정부의 한 관계자는 『서로의 기존 방침만을 모두 털어놓은 상태일 뿐,구체적인 접점을 찾지못하고 있다』고 전했다.숨김없이 보따리를 풀어 놓았지만 서로 맞출 게 아직은 하나도 없다는 얘기다.그때문에 앞으로 회의과정의 추이를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태도이다. 여기에다 북한이 예전처럼 새로운 주장을 들고 나오진 않았지만 갑작스레 조성된 강경기류 또한 예측하기 어려운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북한은 첫날 회의에서 느닷없이 핵동결의 기초를 이루는 영변 5메가와트급 원자로에 연료봉을 재장전하겠다는 위협을 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미국측은 『회담의 기초를 깨는 위협』이라고 즉각 경고했지만,북한의 이같은 태도는 회담에 암운을 드리우는 돌발적인 행동임이 분명하다. 키티호크항공모함의동해 배치와 「군사적 위협 불사」라는 미국안의 강경발언도 회담의 변수이기는 마찬가지다.북측대표인 강석주가 회의에서 『회담에 대한 비우호적인 자세』라고 여러차례 항의한데서도 드러나듯이 「트집」의 빌미가 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렇듯 회담의 전반적인 기류가 불투명하다는 게 정부의 대체적인 시각이다.정부의 한 관계자는 『현 상태대로라면 극적인 돌파구를 찾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북한이 주장하는 것처럼 의견일치를 본 부분에 대해서만 「합의문」을 발표한다면 적당한 선에서 끝낼 수도 있다.그러나 「철저하고도 광범위한 해결」을 추구하고 있는 한국과 미국 두나라의 처지에서 보면 어떤 형태로든 모든 문제가 총망라되어야 한다. 이때문에 정부에서는 벌써부터 조심스럽게 「3차회의」가 있을 것을 거론하기도 한다.2차회의에서 최종적인 해결책을 모색하기가 어렵다는 판단을 하고 있는 듯하다. 그러나 관계자들은 강경기류에도 불구,미국과 북한이 회의를 계속하고 있고 지난 전문가회의 때보다는 한국형 경수로와 남북대화에 대해 북한이 약간 누그러진 태도를 취하고 있는 점을 들어 회담이 결렬까지는 가지 않을 것으로 보고있다. ◎난기류속 제네바회담 표정/북 강석주,굳은표정으로 회담장 떠나/정례 오찬회담도 불발… 분위기 경색 반영 3단계고위급 2차회담을 진행중인 미국과 북한은 27일 수석대표회담을 속개해 각각 워싱턴과 평양으로부터 받은 훈령으로 핵문제해결과 경수로지원방안등을 논의했으나 양측은 이날 회담을 마친 뒤 「진전이 없었다」고 밝혀 회담이 큰 벽에 부딪쳤음을 나타냈다. 이에따라 양측은 2차회담을 빨리 마치고 다음달쯤 3차회담에 돌입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미국과 북한은 27일 상오10시 미국대표부에서 양측 수석대표와 핵심참모들이 참석한 회담을 갖고 협상을 계속. 강석주외교부부부장은 전날 갈루치핵대사등이 회담시작 5분전에 도착한 것을 의식한 듯 이날 회담시작 직전인 상오9시58분쯤 미국대표부에 도착. 갈루치대사 역시 상오9시45분 먼저 회담장에 들어가 강부부장을 기다렸으나 전날 강부부장이 자신을영접하지 않은 것과 마찬가지로 직접 영접을 하지 않고 다른 대표 한명을 통해 강부부장일행을 안내. 강부부장은 회담장에 들어서면서 회담전망등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공세에 『해봐야 알겠다』고만 짧막하게 대답. 한 외교소식통은 강부부장이 평소보다 늦게 도착한 것이나 갈루치대사가 영접하지 않은데 대해 『격식을 굳이 따지지 않겠다는 것일뿐 특별한 의미는 부여할 필요가 없다』고 설명. 양측은 이날 각각 워싱턴과 평양의 훈령을 받아 협상을 벌인 만큼 어느정도 이견의 폭을 좁힐 수 있을 것으로 관측. 그러나 이번 회담에서 핵문제의 완전타결이 나오지는 않고 다음달 3차회담으로 넘어가는등 회담이 장기화될 것으로 관측통들은 전망. 한편 미국대표부의 셰리던 벨공보관은 『갈루치대사는 금요일인 30일 귀국하기 위한 비행기예약을 이미 해놓은 상태』라고 소개하고 『스케줄대로 됐으면 좋겠다』고 희망을 밝히기도. ○…이날 회담은 양측 수석대표가 오찬회담을 갖지 않은데다 미대표부는 『아무런 진전이 없다』는 짧막한 보도문을 내놔 회담이 순조롭지 않았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 강부부장등은 수석대표회담이 끝난 뒤 오찬회담을 가져오던 것과는 달리 회담이 끝난 하오1시30분쯤 곧바로 굳은 표정으로 미국대표부를 떠나 회담분위기를 반영. 특히 미국대표부는 진전이 없었음을 발표하면서 28일 수석대표회담을 갖기로만 했으며 시간·장소는 추후결정될 것이라고 밝혀 시간과 장소를 협의하지 못할 정도로 회담분위기가 경색된 것으로 관측. 허종외교부대사는 북한대표부로 돌아와 『모든 문제에 대해 신중한 토의가 있었다』며 『아직 진전이 없다』고만 언급. ○…한 외교소식통은 북한이 한국형 경수로문제를 여전히 거부하는 반응을 보이고 있는지에 대해 『모델은 지원의 구체적인 원친이 정해진 다음에 정해야 할 사안』이라고 말해 부수적으로 다뤄질 정도로 양해가 됐음을 시사. 이 소식통은 강부부장이 회담을 「진전」이 있었다고 평가한 것과 관련,『주관적인 평가일 것이며 여러가지로 해석될 수 있다』고 평가절하하면서 『그러나 일부합의는 있은 것같다』고 언급. 소식통은『회담이 아직은 낙관도 비관도 할 수 없으나 북한이 언제 태도를 바꿔 나올지가 관건』이라고 북한측의 태도변화를 기대.
  • 클린턴 “경수로 결국 한국형 될것” 장담/한외무 방미행보 이모저모

    ◎미국무도 이례적 언론발표 통해 공조 재확인/한외무 “국내여론 악화”로 말문… 현안조율 성공 미국을 방문했던 한승주외무부장관이 9일 4박5일동안의 공식 일정을 마치고 귀국길에 올랐다.한장관은 이날 상오 백악관에서 빌 클린턴 미국대통령을 예방,북한핵 문제에 대한 우리의 의지를 담은 김영삼대통령의 구두메시지를 전달함으로써 공식 일정을 마쳤다.발걸음이 무겁기만 했던 지난 5일 떠날 때와 달리 미국과 협의가 잘됐다고 여긴 탓인지 귀로의 표정은 무척 밝아 보였다. ○…한장관의 이번 미국방문에서 가장 중요한 고비는 뭐니뭐니해도 워런 크리스토퍼 국무장관과의 회담이었으나 실제로 가장 신경을 쓴 일정은 클린턴대통령과의 면담.한미 두나라의 공조체제를 국내외에 과시하기 위해서는 이보다 더 상징적인 행사가 없기 때문. 그러나 때마침 클린턴대통령이 휴가를 즐기고 있어 미국 방문 이틀째인 7일까지도 면담스케줄이 잡히지 않아 관계자들의 애를 태우기도. 클린턴대통령의 한장관 면담은 상오11시30분쯤 앤터니 레이크백악관안보보좌관방에서 이뤄졌다는 후문.클린턴대통령이 앨 고어부통령과 함께 대통령 집무실 바로 옆방인 레이크보좌관의 방에 들르는 형식으로 이뤄졌다는 것. 막 휴가를 다녀온 클린턴대통령이 백악관의 이곳 저곳을 둘러보는 게 관례이기 때문에 이러한 형식을 취했다고 외무부의 한 관계자가 전언. 클린턴대통령은 이날 한장관에게 남북대화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경수로형과 관련,『그것은 결국 한국으로 갈수 밖에 없으니 걱정말라』고 했다고. ○…크리스토퍼장관의 언론발표문은 우리가 요청한 것이 아니고 미국 국무부의 뜻에 따른 것이라고.최근 한국국민의 여론이 한미 공조체제에 이상이 있는 것처럼 자꾸 엉뚱한 방향으로 나가자 국무부가 핵문제의 주요쟁점을 보다 명확히 해놓는 게 좋겠다는 판단에 따라 이같이 결정했다고. 특히 크리스토퍼장관이 회담후 공동 기자회견을 갖고 언론발표문을 발표한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라고 관계자들은 설명.이제껏 크리스토퍼장관은 회담이 시작되기전 잠시 기자회견을 갖고 회담내용을 간단히 소개하는데 그쳤다는 것.이때문에 미국이 그동안 한장관의 방문 가운데 이번에 가장 무게를 실은 것 같다는 분석이 지배적. 두나라 관계자들은 처음 언론발표문 초안에 「미국은 북한과의 협상에서 한미관계의 중요성을 손상할 수 있는 어떠한 조치도 하지 않을 것」이라는 부분을 넣었으나 너무 표현이 강하다는 이유로 외무장관 회담때 막판에 뺐다고. 한편 공동 기자회견에서 일부 외국기자들은 한장관이 옆에 서있는데도 불구하고 크리스토퍼장관에게 북한핵 문제와 전혀 관계없는 아이티나 쿠바문제에 대해 세차례나 질문을 던지기도. ○…한장관은 크리스토퍼장관을 비롯,윌리엄 페리국방,레이크보좌관,갈루치핵담당대사등 미국 고위관리들과 접촉할 때마다 단골메뉴처럼 『우리 국민이 뭔가 잘못되어 가고 있다는 느낌을 갖고 있는데 우리에겐 그것을 관리하는 것이 공조체제 유지 못지않게 중요한 문제』라고 말문을 열었다고.이어 『지금 그 문제를 토의하지 않으면 곤란하다』면서 미·북관계개선과 남북대화 병행 추진,한국형 경수로,북한 핵과거 규명문제를 차례로 재확인하는방법을 구사했다고 한 관계자가 전언. 실제로 한장관은 미국 공식일정을 시작하기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현 국내여론이 무척 부담스러움을 토로.한장관은 『실제상황은 전혀 그런 게 아닌데 왜 그런지 모르겠다』고 하소연.이때문인지 회의가 끝날 때마다 여론의 동향에 촉각.그러나 샌프란시스코를 떠나기에 앞서서는 농담을 할 정도로 여유를 회복해 미국 방문을 만족스러워 하는 모습.
  • 내외국인 「합동비행」 문제 많다/KAL 제주사고로 본 실태

    ◎의사소통 잘안돼 사고 위험성/고임 등 특별우대로 위화감도 제주공항 대한항공 여객기화재사고의 원인이 외국인기장과 내국인 부기장사이의 의견충돌로 밝혀지면서 외국인 조종사의 과다 고용이 항공운항의 안전을 위협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항공종사자들은 국내 항공업계의 급속한 팽창에 따른 외국인조종사의 고용증가가 여러 측면에서 나쁜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외국인 조종사와 내국인 조종사 사이에는 내국인 선후배사이와 같은 인간적인 유대관계나 명령체계가 세워지지 않아 원활한 의사소통에 장애를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제주공항 충돌화재사고에서 기장과 부기장 사이에 호흡이 맞지 않았던 것도 근본적으로 외국인 기장과 내국인 부기장의 불협화가 큰 원인으로 밝혀졌다. 위급한 상황에서는 신속·정확한 의사 전달과 상호 협조가 내외국인끼리는 일사불란하게 이뤄지지 않는다는 분석이다. 업무적인 측면외에도 외국인 조종사의 양적인 증가가 내국인 조종사와의 사이에 갈등을 일으키는 경우도 많다. 모항공사K모기장(40)은 『외국인 조종사를 충분히 활용하기위해 그들의 운항스케줄을 먼저 짠뒤 내국인 조종사들의 탑승시간을 맞추다보면 내국인조종사들이 근무리듬을 잃는등 피해를 입어 불평불만의 요인이 된다』고 말했다. 또 P모 부기장(39)은 『외국인 기장들이 내국인 기장보다 임금이 두배 가까이나 돼 상대적으로 대접을 못받고 있다는 불만을 가질 때가 많다』고 말했다. 경력에 따라 다르지만 외국인 기장은 내국인보다 고임금을 받고 있다. 보잉 747기 기장의 경우 내국인이 6천7백달러의 월급을 받는 반면 같은 경력의 외국인은 1만9백달러를 받는다. 복수 항공사체제로 바뀐 88년 이후 외국인 조종사는 대한항공에 59명,아시아나항공에 89명등 1백48명으로 늘어났다.이는 두 항공사의 기장총수 4백14명의 35.7%에 해당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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