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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성 선언] 같은 언어를 쓴다는 것은

    얼마 전 베이징에서 조선족 대학생 체육대회 및 친목회가 있었다.100명 남짓모였는데 우즈베키스탄에서 온 고려인,북한에서 온 유학생,그리고 어학연수차 온 한국사람들도 섞여 있었다.분위기가 어떨까 하는 생각과는 달리,한국말로 의사소통이 가능했기 때문인지 단박에 화기애애한 자리가 되었다. 조선족 친구가 나를 다른 사람들에게 소개할 때부터 웃음의 도가니였다.“이 거는(이 분은) 한국에서 온 려행작가입네다” ‘아니,이거라니?’라고 언짢아 할 틈도 없이 학생들은 당장 나를 ‘려사님’(여사님)‘이라고 부르더니 곧 ‘동무’,‘동지’ 등의 공산주의 호칭(?)도 함께 쓰기 시작했다.같이있던 한국 학생이 선생님이라고 부르라니까 당장 “아니 여성을 어떻게 선생님이라고 합네까?”하며 눈을 동그랗게 뜬다.중국에서는 남자들에게만 선생이라는 호칭을 쓴다고 한다. 잘 들어보니 같은 한국말이면서도 이렇게 우리와는 쓰임이 다른 말이 많았다.“세게 바쁘단 말입니다(아주 힘듭니다)”,“우리 나그네는 골이 아주 비상하기요(우리 남편은 머리가 아주 좋지요)”,“다음번에는 지각소멸해야 합니다(지각을 하지 말아야 합니다)” 등. 각자 자기가 자란 곳의 언어를 섞어 쓰는 것도 큰 특징이었다.중앙아시아에서 온 까레이스키 즉,고려인은 말끝마다 ‘오친 하라쇼(아주 좋아요)’라는러시아말을 반복했고,연변에서 온 조선족들도 샹빤(출근)이나 빵주(도움) 등중국어를 많이 사용했다.그에 비해 북한학생은 ‘까부수자’,‘자폭하자’등 섬뜩한 단어도 쓰지만,아주 예쁘게 다듬어진 한국말도 쓰고 있었다.“려사님의 그 끌신(슬리퍼),물맞이 칸(샤워실)에서는 세게 소용되겠습니다” 그날 우리들 대화의 가장 큰 장애물은 놀랍게도 내가 섞어 쓰는 외국어였다.우리가 일상으로 쓰고 있는 스케줄,시스템,노하우 등 간단한 외래어에도 모두고개를 갸우뚱한다.실제로 이 학생들이 한국의 텔레비전이나 신문을 볼 때최대의 여러움이 바로 영어를 비롯한 외래어들이라고 한다. 이렇게 조금씩 다르거나 모르는 단어도 있지만 의사소통에는 전혀 지장이없었다.오히려 그런 차이가 재미를 더했다.10대에서 40대까지 나이도다르고,태어나고 살았던 곳도 다르고,현재 베이징에서 공부하고 있는 이유도 다른우리는 각자의 말투와 생소한 단어들을 따라해 보면서 하루종일 정말 유쾌하게 보냈다.몇명은 내 숙소에서 저녁까지 해먹으며 뒤풀이를 했는데.그 때가남북정상회담이 발표된 직후라 베이징 유학생 촌에서는 이미 ‘동서남북통일’이 다 되었다며 축배를 들었다.그날 우리는 이런 결론을 내렸다.이렇게 우리가 하루도 되지 않아 허물없이 어울릴 수 있는 이유는 단 한가지.다같이‘조선말’을 쓴다는 것이라고.그러니 우리가 어디에서 어떻게 살든 한 민족이 틀림없다고.웃고 떠드는 뒤풀이 자리지만 ‘모국어를 통한 민족의 동질성회복’을 얘기할 때는 모두 진지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나 역시 지난 7년간 세계 오지여행을 하며 오랫동안 말이 안 통하는 나라를다니면서 힘이 들 때나,문화적인 차이로 본의 아닌 오해를 살 때마다 지구저쪽에 나와 같은 말을 하는 사람이 7,000만명이나 있다는 생각만으로 얼마나 큰 위안을 받았는지 모른다.그러다가 한국말 하는 사람을 만나면 그저 우리말로 한바탕 수다를 푸는 것만으로도 몇달간의 여독과 외로움이 눈녹듯이사라지는 경험은 또 얼마나 여러번 했던가. 지난번 남북한 정상이 만나 아주 짧은 시간 동안에 역사적인 합의를 끌어낼수 있었던 것도 같은 언어로 의사소통을 한 때문이리라.만약 통역이 필요해물리적으로 시간만 두 배로 늘렸다 해서 이런 성과가 가능했을까? 같은 모국어를 쓴다는 것은 같은 피를 나누었다는 뚜렷한 증거임을,지난번 체육대회와 이번 남북정상회담을 통해서 새삼 깨닫게 된다. 한비야 오지여행가
  • 행정포커스/ 규제개혁 어떻게 돼가나

    *실태와 문제점. 국민의 정부들어 많은 규제들이 폐지되거나 개선됐음에도 불구하고 일반인이 느끼는 규제개혁의 체감지수는 아직도 기대에 못미치고 있다.법령정비 등겉무늬를 바꾸는 데만 치중했을 뿐 규제개혁에 따른 실질적인 행정서비스의개선에는 소홀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규제개혁의 체감도를 떨어뜨리는 이유 중의 하나로는 일선 관청의 편의주의적 업무처리 방식이 곧잘 지적된다.어렵사리 폐지하거나 개선한 규제개혁도일선 현장에서 제대로 이행하지 않는 예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지방자치단체가 정부의 법령개정에 따른 시행규칙 등을 제 때 처리하지 않는 점도 같은맥락이다. 그러나 보다 더 큰 걸림돌은 ‘부처이기주의’라는 지적이 높다.이는 각 부처마다 산하에 각종 공사·공단 등 단체를 두고 있는 것과도 무관치 않다.업무를 다른 부처로 이관하거나 빼앗길 경우 산하단체 등의 인력감축이 불가피하다는 현실과도 맞닿아 있다. 이는 최근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조사한 규제개혁 실태조사에서 역력히 드러난다.조사결과에 따르면 2개 이상의 정부 부처가 중복 규제 하고 있는 법률이 무려 292개에 달한다.사업장 안전부문의 경우 건물구조·설비 등은 건설교통부,소방점검은 행정자치부,근로기준 및 근로자 보호 등은 노동부,가스·전기 등은 산업자원부 등으로 무려 5개 부처가 60여개의 법률로 규제하고 있다. 이러다 보니 해당 사업장은 안전분야만도 5∼6개의 부처로부터 점검을 받아야 한다. 각종 생활민원 서류의 ‘대명사’격인 주민등록 등·초본도 부처이기주의의폐해 가운데 하나다.이들 서류를 요구하는 민원사무만도 무려 135개(22개 부처 관련)나 돼 국민들의 불편을 가중시키고 있다. 정부가 규제의 중요도나 시급성 보다는 건수 위주의 실적올리기에 급급한점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주병철기자 bcjoo@. *鄭剛正 규제개혁위 총괄조정관. 규제개혁 조치가 본격화 되면서 행정의 투명성과 책임성이 강화되었다.그만큼 부정부패의 소지가 차단된 것이다.협회·연합회 등 동업자 단체들의 단일·의무가입제가 폐지되면서 어느 단체는 가입비를 절반으로 낮추고 회원에대한 서비스 개선대책을 마련하느라 분주하다고 한다. 하지만 아직도 몇몇단체들(대부분 전문성이 강한 자격사 모임들임)은 개혁의 역사적 물결을 외면하고 있다.어느 단체는 전국연합회·시도지회 가입비가 천만원단위를 넘고 있으며 매 사건처리시마다 기천원의 회비를 징수하고있다.이 모든 비용은 수수료라는 이름으로 결국 고객(국민)들에게 전가되고있다.이는 규제개혁위와 정부,그리고 국회가 힘을 합하여 처리해야 할 현안이다. 그동안 개혁의 의미와 당위성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던 공무원들을 설득하느라,이익단체들의 집요한 저항에 맞서 싸우느라 제1기 규제개혁위원회 민간위원들이 많은 땀을 흘렸다. 제2기 규제개혁위의 과업도 결코 만만하지 않다.국민들과 자주 접하는 일선지방자체단체들의 규제가 선진화·합리화 되도록 여러가지 방법으로 지원·권고하는 작업을 시작했다. 중앙과 지방의 정부를 둘러싸고 있는 수많은 민간 법인·단체들도 정부업무의 위탁 등 관련업무에 따른 규제로 기업과 국민들의 발목을 옥죄고 있는 경우가 많다.이들도 중앙정부의 개혁취지에 걸맞는 조치를 취하도록 다각적인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더욱 중요한 과업은 지식정보화 사회의 발전방향에 부응하는 새 행정패러다임의 창출을 위하여 관련되는 기존의 모든 법·제도를 전면 재검토,새로운규제의 틀을 만들어 나가는 일이다. *기업의 규제불만 사례. 경기도에서 압력용기를 생산하는 20여개의 업체들은 지난해 말 자체적으로‘안전관리위원회’라는 모임을 결성했다.기업의 경영활동을 가로막는 행정규제를 찾아내,이를 행정당국 등에 건의,개선해 보자는 뜻에서다. 매달 열리는 안전관리위원회는 이들 업체들에게는 불편부당한 행정규제를걸러내는 유일한 정화기구다. 지난 달 모임에서는 들쭉날쭉한 안전검사 기준과 불필요한 성능검사가 도마위에 올랐다. 10개의 공장을 갖고 고압가스·발화성·스팀용 등 3가지 압력용기를 생산하고 있는 A업체는 이 자리에서 안전검사의 회수를 문제삼았다. A업체의 불만을 요약하면 연간 한번만 받으면 될 안전검사를 산업안전관리공단 에너지관리공단 한국가스안전공사 등 3곳으로부터무려 8∼9번씩이나받고 있다는 것이었다. 행정당국의 검사횟수가 잦다보면 몇일 전부터 검사에 대비해야 하고,공장의전체적인 운영스케줄을 조정해야 하는 등 생산에 차질을 가져 올 수 밖에 없다는 주장이다. 그나마 안전점검을 받는 시기도 부처마다 다르고,안전검사 기준도 부처별로제각각이라고 말한다. 이 업체 관계자는 “그나마 정기검사와 검사절차 등 안전기준이 전보다 다소 완화되긴 했지만 아직도 멀었다”고 고개를 가로저었다. 성능검사도 이들 업체의 불만 가운데 하나다.생산효율과 직결돼 있는 설비기계 등의 성능검사는 업체들이 알아서 챙기고 있는데도 불구하고,굳이 행정당국이 이를 검사대상에 포함시킨 이유를 알 수 없다는 주장이다. B업체는 군청의 행정편의주의적 발상을 꼬집었다. 에너지절약운동에 솔선수범하고 있는 이 업체는 최근 군청으로부터 ‘참고로 할 게 있다”며 에너지절약 실적을 보고해 줄 것을 요구받았다.전산화가안된 탓에 에너지절약 전후의 실적을 일일이 수작업으로 분석한 뒤,군청에서요구한 보고양식에 꿰맞추느라 혼이 났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다른 케이스도 있다.석유화학업체인 C사의 설비증설 계획을 담당한 직원 박모씨(35) 지난 1월 회사의 공장신축에 따른 구비서류를 잘못 제출했다가 혼줄이 났다.종전에는 공장 등을 신·증설할 때는 산업자원부에 안전성향상계획서를,노동부에 공정안전보고서를 각각 제출했으나 지난해 말 규개위가 ‘비슷한 내용을 중복 제출하지 않도록 하겠다”는 말을 전해듣고 산업자원부에만 제출했다. 그러다 규개위의 최종 결정이 기존 틀은 그대로 유지하면서부분적으로 규제기준을 완화시킨 것에 불과한 사실을 뒤늦게 알고는 노동부에 공정안전보고서를 다시 제출해야 하는 불편을 겪어야 했다. 규개위가 부처간의 이해관계에 얽혀 어정쩡하게 수정·보완만 해 둔 탓에박씨만 애를 먹은 것이다. 주병철기자. *외국에선. 우리나라는 금지와 지시 위주의 전통적 규제인 반면 미국 영국 등 선진국은자율규제,준규제 등 ‘규제대안’을 개발해 적극 활용하고 있다. 미국의 규제완화는 하향식(bottom-up)이다.정부가 나서서 진입규제를해제하는 것이 아니라 기업이 스스로 법적 소송 등을 통해 진입장벽을 허무는 식이다.다만 정부는 ‘기관혁신’‘공개 의무화’‘권한의 분배’ 등을 규제개혁의 3대전략으로 삼고 자율규제를 유도하고 있다. 영국은 20여년간 지속적이고 단계적으로 규제개혁을 추진해 오고 있으며 투명성·책임성 등을 규제기준으로 삼고 있다. *정부 규제개혁 현황. ‘국민의 정부’의 규제개혁 작업은 지난 98년4월 대통령 직속 규제개혁위원회가 출범하면서 본격화됐다. ‘기업하기 좋은 나라’‘생활하기 편한 나라’를 만들겠다는 취지에서 생겼다. 현 실정에 맞지 않는 기존 규제를 개선 또는 철폐하고,국제결제기준(BIS) 등 ‘국제적 규제기준’을 신설하는 등 두 갈래로 진행돼 왔다. 제1단계 정비기간인 지난 98년에는 전체 규제개혁 대상 건수 1만1,125건을전수조사를 통해 골라냈으며 이 가운데 타당성이 없거나 국제적 정합성에 맞지 않는 규제 5,430건(48.8%)을 폐지하고 불합리한 규제 2,411건(21.7%)을개선했다. 99년은 제2단계로 잔존규제 6,811건 가운데 503건(7.4%)을 폐지하고 570건(8.4%)을 개선했다. 98년 당시 각 부처별 정비 대상 건수는 복지부가 1,703건으로 가장 많았고건설교통부(917건),해양부(778건),환경부(643건),금융감독위원회(630건) 등의 순이었다.이 가운데 복지부는 지난 해 말까지 983건(57.7%)을,건설교통부는 503건(54.8%)을 각각 개선 또는 폐지한 것으로 집계됐다. 98년도의 주요 정비 내용은 투자자문회사,자산운용회사 및 환전상을 인가제에서 등록제로 전환해 시장진입이 자유롭도록 했으며 외국인의 투자유치를촉진하기 위해 외국인의 투자가 금지되거나 제한되던 52개 업종 가운데 선물거래업 종합금융업 주유소운영업 등 31개 업종을 대폭 개방했다. 지난 해에는 산업자원부가 품질보증인증기관·연수기관의 지정권한 등을 민간으로 이양했으며,보건복지부가 허가제로 돼 있던 식품제조·가공업,식품접객업 등을 신고제로 바꿨다.또 교육부는 대학원 정원을 전면 자율화했다. 주병철기자
  • 인터뷰/ 새달 ‘난타’ 전용극장 개관 송승환 대표

    “한해 5백만명의 관광객이 우리나라를 찾아오지만 정작 그들이 즐길만한 문화상품은 거의 없습니다.워커힐호텔이나 정동극장의 민속공연 정도가 고작이지요.해외무대에서 명성을 쌓는 일 못지않게 한국에 오는 외국손님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한국 대표 문화상품으로 떠오른 뮤지컬 ‘난타’를 연중 내내 볼수 있는 난타전용극장이 오는 7월1일 서울 정동에 문을 연다.영화관으로 사용되던 정동아트홀을 내부수리해 300석 규모의 중극장으로 새단장했다.‘난타’제작사인 PMC환퍼포먼스의 송승환대표는 “입장객의 70%이상을 외국 관광객으로 채우겠다”고 자신했다. 그는 요즘 여행사 사장들과 만나느라 하루가 바쁘다.국내 여행사는 물론이고일본 수학여행전문기획사 등과도 패키지상품을 논의하고 있다.오는 7월2일서울에서 열리는 ‘트래블코리아2000’행사때는 해외 여행업자,언론인,관광유관단체임원 등 팸투어단 300명을 대상으로 홍보도 한다. 난타전용극장은 월요일을 제외하곤 매일 하루 세차례씩 공연을 올릴 예정.오전에는 어린이 눈높이에 맞춘 ‘어린이 난타’를,낮에는 주부와 청소년 관객을 위한 공연을 하고,저녁때는 외국인과 국내 대학생·직장인을 주 타깃으로 한 공연을 펼친다.7월18일부터 한달간은 초중고생에 한해 단돈 만원에 부모중 한명과 공연을 관람하는 여름방학 특별이벤트를 마련한다. “난타의 최종목표는 뉴욕 오프브로드웨이입니다.내년쯤 브로드웨이진출이성사되면 지금보다 훨씬 비싼 몸값을 받고 세계 공연을 다닐 수 있게 되죠. 하반기 6개월간 영국 장기공연을 가는 것도 브로드웨이에 가기위한 발판입니다”내년까지 영국뿐만 아니라 독일,아일랜드,스코틀랜드,미국 등 해외공연스케줄이 빽빽이 차있다.지난 4년간 ‘난타’로 10억원의 자본금을 모아 전용극장을 마련했다는 송대표는 정작 자신은 지난 5월에서야 첫 월급을 타갔다며 사람좋은 웃음을 터트렸다. 이순녀기자 coral@
  • 차범석의 방북 인상기(상)

    대한매일은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평양 방문에 수행했던 대한민국 예술원 회장인 극작가 차범석씨(76)의 방북기를 두 차례에 나누어 싣는다.원로 예술가의 따뜻하면서도 정감있는 시각을 엿볼 수 있다. “선생님께서는 14번 차를 타시라우.” 안내원의 표정은 무표정했다.가슴에 단 인공기 배지의 검붉은 색과 나의 가슴에 단 햐얀 태극기 배지와는 대조적이었다. ◆여기가 평양인가=평양의 순안 공항에 내린 것은 6월13일 오전 10시30분.따가운 햇살이 눈부시기는 했지만 500∼600명쯤 되어 보이는 환영인파의 울긋불긋한 옷차림으로 봐서 여성들이 태반이었음을 쉽게 알 수가 있었다.저마다 손에 든 진홍색과 분홍색 꽃이 강렬한 햇살에 반사되면서 한층 더 붉게 보였다.나는 그것이 생화가 아닌 조화일 거라고 짐작은 했지만 그것이 엷은 비닐제품이라는 것은 나중에서야 알게됐다. 여기가 평양인가 싶다.산세도 하늘도 들판도 그리고 꼭같이 생긴 사람들을가까이 보면서 새삼 미지의 땅에 대한 호기심이 고개를 쳐들었다.하나라도더 보고,더 얘기하고,더 가까이 가리라는 생각에 부풀었다. ◆남남북녀=우리가 탄 차는 외제 고급차,벤츠였다.14호 차에는 나와 이화여대 장상(張裳) 총장,그리고 안내인 김승현씨가 있었다.그녀의 용모는 30대로 밖에 안 보이는 젊음에다 미모와 교양을 갖춘 여성이었다.어딘지 친근감을느낄 수 있었다.그러나 대학다니는 아들이 있다는 말에 그 곱다란 얼굴을 훔쳐보았다.남남북녀(南男北女)가 결코 헛소리는 아닌가 싶다. 출발하기 전에 소양교육을 받는 과정에서 평양에서 만나게 될 안내원은 고도의 훈련을 받은 정보요원인 만큼 말조심하라는 지시가 문득 생각났다.그리고 이쪽에서 먼저 말을 걸거나 그쪽 사람들의 자존심을 건드리는 질문은 자제하는 게 현명하리라는 충고가 머리를 스쳐갔다. 그러나 김여인은 시종 미소와 부드러운 말씨로 우리를 대했다.말할 때마다‘우리의 위대한 지도자 동지’로 시작되는 유창하고 명료하고 논리적인 화술은 웬만한 연극배우를 능가할 정도였다.뿐만 아니라 우리 동족끼리 힘을합하여 통일을 해야지 않겠는 가 라며 너무나 당연한 얘기를 스스럼없이 말하니 나 역시 반대할 이유라곤 없었다.“그럼은 우리의 소원은 통일이 아닙니까?”◆물결치는 환영인파=연도에 도열한 평양시민의 대열은 강처럼 이어지고 파도처럼 출렁거리고 있었다.남쪽에서 찾아온 귀한 손님을 맞는다는 상투적인인사가 이니라 금방이라도 얼싸안고 춤이라도 출 것 같은 여인들의 표정이자못 감동적이었다.환호를 지르다가 급기야는 울음보를 터뜨리는 모습이 보였다. 옷차림은 우리가 보기엔 시대에 역행하는 낡은 패션이었다.치마 저고리 차림이며 그것도 위아래가 한 색깔이었다.남한에서 30여년전에 유행했던 한복이었다.치마 저고리의 동정도 좁고 길었다.그런데 고무신을 신은 여성은 없었다.가끔씩 양장을 입은 여인이 보였지만 소박한 부라우스에 스커트 차림이었다. 그러나 그들의 표정은 뜨겁고 억새고 광적이었다.외치는 구호는 ‘김정일’의 연호였다.손에 든 조화를 흔들면서 목이 터져나갈 듯 김정일을 연호하는그 표정이 흡사 예배당에서 광신도가 외쳐대는 모습을 방불케 했다.우리 상식으로는 먼길을 찾아준 ‘김대중’을 연호하는 게 순리일진데 그들은 ‘김정일’을 외치고 있어 의아스럽게 여겨졌다. 위대한 지도자께서 뜻밖에도 이 자리에 납시었다는 현실 앞에서 흥분과 감사와 자긍심에서였을 것이다.그리고 이 역사적인 상봉은 애오라지 김정일 장군의 뜻이라고 믿고 있을 것이다.6월 12일의 출발 스케줄이 갑작스럽게 하루 연기되었을 때 우리들의 동요와 의혹과 억측이 문득 떠올랐다.수수께끼에쌓인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또 무슨 일을 저지를 게 아닌가 라는 기우(杞憂)아닌 기우도 떠올랐다. ◆남북 두 지도자의 역정=그날 밤 일본 NHK방송의 한 프로그램에서는 김정일의 정체를 분석하기 위해 각국 인사들과의 인터뷰를 방영하고 있었다.그 가운데 미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여성 언론인 문명자(文明子)씨가 한 말이 떠올랐다. “그분은 철저하게 보통사람이예요.소박하고 자상하고…그러면서 머리가 비상하고 순발력이 뛰어난…” 보통사람인 김정일이 저토록 국민들로부터 열광적인 지지와 숭배를 받는 이유가 무엇일까.우리가 지금까지 알고 있고 교육받아왔던 ‘김정일론’은 한마디로 불가사의한 사람 아니면,특별하고도 비정상적인 사람으로 인식되어왔다.그 고정관념 앞에서 나는 다시 한번 사람이 사람을 평가하는 일이란 매우 신중하고도 객관적인 판단에서 이루어져야 한다는 교훈을 얻게 된 셈이다. 그런 일이 어디 북한뿐인가.지난 날 선거 때마다 색깔론의 소용돌이 속으로 몰려가며 ‘공산주의자’로 낙인 찍혔던 김대중 대통령의 파란많은 인생 역정도 따지고 보면 꼭 같은 경우일 것이다. 결과적으로 나는 이번에 손을 잡게 된 두 분 지도자에게서 공통점을 발견했다.첫째 성씨가 김(金)씨에다,둘째 잘못된 인식과 평가로 인해 피해를 입었고,셋째 두 분 모두가 정치가로서는 드물게 문화예술에 대한 애정과 이해가깊다고 한다면 나의 독단일까. 인구 200만의 평양시민 가운데 60만명이 거리로 나와 우리에게 보내준 그정열.그것도 어린 학생들이 아닌 성인들이었고 설령 고위층의 지시로 동원된 환영 행사였을지라도 그 눈과 입과 손짓에서 발산하는 웃음과 눈물과 힘은진심이었을 것이다.그것마저도 의심한다면 우리는이미 화해와 통일을 의심하는 꼴이 되고 말 것이다. 이제부터라도 믿어보자.우리의 믿음이 잘못되었을지언정 그것은 수치도 파렴치도 아니잖는가.지구상에서 가장 먼나라에 들어선 우리는 누구인가.무엇때문에 여기까지 왔는가 하고 절절하게 읊었던 고은(高銀)시인의 말 그대로였으면 얼마나 좋겠는가. 나는 약 40분동안 차창 밖을 향하여 손을 흔들었다.우측에 자리한 장상 총장은 우측을 향해서,좌측에 앉은 나는 좌측의 평양 시민들에게 그저 힘이 소진할 때까지 손을 흔들어주는 것만이 나의 모든 정성이라고 믿었다. ◆주암산 초대소=우리 일행은 숙소로 안내를 받았다.잠시 휴식을 취한 다음4시부터 있을 환영공연과 만찬회에 나가야 했다. 우리 특별수행원의 숙소는 ‘주암산 초대소’로 모란봉 중턱에 자리잡고 있었다. 우거진 노송(老松)에 에워쌓인 곳에서 대동강이 내려다 보이는 풍치는 천하에 자랑할 만 했다.화강석으로 구축된 2층 건물로 나의 객실은 1층 35호실로 응접실과 침실이 있는 스위트룸이었다.마루바닥은 융단이 아닌 왕골돗자리가 전면으로 깔려 있어 맨발의 촉감이 시원했다.그런데 그 공간이 어찌나 넓은지 혼자 지내기엔 약간 불안감을 줄 만큼 허전했다.냉장고 안에는과일과 음료수가,그리고 침실 화장대 옆 작은 원탁에는 차(茶)와 북한 특산의 세가지 술이 사이좋게 놓여있었다.마시고 싶으면 마음대로 마시라는 무언의 권유가 역력하니 술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가슴에 소낙비 격이라고나 할까.호젓한 산사(山寺)에 들어선 나의 감회는 다시 한 번 술렁거렸다. “정말 내가 평양에 와있는가.이것으로 통일의 물꼬가 트인다고 믿어도 되는건가.55년 동안 불구대천(不俱戴天)의 원수로 지냈던 우리가 이렇게 쉽게손에 손을 잡을 수 있다는 사실을 믿어도 되는가.”◆신명나는 춤과 노래=오후 4시 우리는 모란봉 만수대예술극장으로 초대를받았다.‘조선민주주의 인민공화국 문화성’이 주최하는 예술공연이었다.북한의 음악이나 무용을 이미 여러차례 감상할 기회가 있었던 나로서는 그다지 기대가 가는 편은 아니었다.획일적이며 기계적이어서 한마디로 말해 판에박은 듯하다는 표현이 적당하리라. 그러나 이날 밤의 공연은 지금까지의 그것하고는 다른 모습으로 내 가슴을두들겼다.그 특징의 하나로 전통의 현대화이며 그것을 위한 창작성의 뛰어남이다.그것은 다음날 관람했던 학생소년예술소조 종합공연에서도 여실히 나타나 있는 일관된 몸짓들이었다. 그러나 이번에 내가 만난 작품들에서는 그러한 작위성이나 의도적인 역점은가시고 전통을 보다 친근하고 애착심을 가지게 했다.그 예가 민속음악의 재인식이다.아리랑,천안삼거리,옹헤야,노들강변,양산도,그리고 고향의 밤 등우리에게 친숙한 민요와 동요까지 재편곡한 연주는 자칫 잘못하면 치기로 전락될 수 있는 것을 성숙시킨 것이이다.전통악기의 개량도 성사시켰고 무용도 최승희의 기법에 바탕을 두되 서양발래나 중앙아시아의 민속무용의 기법을접목시켰다.그래서 그 기법은 체육에 가깝다는 폐단도 있고 춤 예술 이전에곡예적인 요인이 있다고 보는 시각도 없지 않다. 그러나 문제는 그 예술이 누구를 위해 있는가 하는 원초적인 점에서 그것은 철두철미하게 관객을 위해 있고 관객과 혼연일체가되어 공동체의식을 강조하고 있다고 봐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음악이나 춤이 관객에게 신명과 춤을안겨줘야 한다는 극히 상식적이고도 근원적 의미가 북한의 극장에는 뿌리내린지 오래다.정치적 이념도 그러하듯이 ‘우리의 힘’으로 ‘우리의 것’을창작하는 일이다.서양의 그것에 물들거나 모방하는 게 아니라 우리 것의 장점을 찾아내서 그것을 ‘우리 것’으로 승화시켜야 한다는 주체예술이 바로그들의 꿈이자 정체성일 게다. 나는 내가 지금껏 해왔던 작품세계와 나의 위상을 되돌아보면서 평양의 밤하늘을 쳐다보았다.그곳에도 별은 반짝이고 있었다.서울 하늘처럼 말이다. 車 凡 錫 대한민국 예술원 회장·극작가
  • 金正日 訪中 전문가 분석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중국을 전격방문했다.김위원장의 중국 방문결과를 ‘대남 인식변화’와 ‘대외개방 가속화’라는 두측면에서 전문가 기고를 통해 분석한다. ◆ 金東圭 고려대교수·북한학. 정상회담을 일주일 앞두고 남북관계는 전례없는 화해와 협조 분위기속에서모든 일이 순조롭게 진행될 수 있을 것 같은 예감을 갖게 한다. 김정일(金正日)국방위원장의 북한지도부가 종래의 대남전략에 얼마만큼 궤도수정을 했는지,아니면 이번에도 전술적 차원에서의 대응이냐에 따라 정상회담 성과가 달라질 것이다. 우선 북측은 자신의 정권유지에 도움이 될 조건들을 제시할 것이다.이같은목표달성을 위한 맥락에서 북측은 남측 입장을 고려한 여러 현안들을 풀어나갈 수도 있다.남측에서 강조하고 있는 이산가족의 상봉문제도 판문점 면회소를 설치해 선별적으로 상봉가족을 보내는 방법을 수용할 가능성도 있다. 특히 북한체제 유지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지 않을 문제들인 정상회담의 정례화,남북한 기업인 모임결성 등을 합의할 가능성도 크다.대신 남한으로부터는 구체적인 것을 요구할 수 있다. 이를테면 삼성그룹 등 남측 대기업들의 정부 보증 아래의 대규모 대북투자요구,한국전력 주도의 대북 전력보급 등이 이에 속한다.다시 말해 북한의 회담전략은 자신들의 체제안정을 유지하면서 경제발전에 도움이 되는 원조를취하려는 실리적인 자세다. 그러나 북한체제는 이같은 전략적 기반 위에서 필요한 ‘수요’와 주변환경및 조건속에서 얻어낼 수 있는 ‘산출’간에 근원적인 상호모순점을 안고있다.북한 통치자들도 스스로 북한체제가 안고 있는 모순을 인식하고 있다. 지난 주 김정일의 중국행은 “이대로 버티다가 영원히 죽느냐”,“아니면죽을 각오로 문을 열어 잘되면 살아날 수 있겠느냐”는 절박감속에 나온 것으로 볼 수 있다.중국행은 생존확보와 중국에 의한 체제보장 확보라는 측면에서 해석할 수 있다. 중국과 북한은 과거와 현재의 조건이 다르다는 점에서 중국의 발전모델을그대로 북한의 모델로 옮겨놓을 수 없다. 이와같은 여러 상황에서 이번 정상회담 결과를 예측한다면결론적으로 북한은 대내외적으로 실리를 찾으면서 회생의 시간을 벌려고 노력할 것이다.여러 가능성을 예측할 수 있다.형식적이고 의례적인 수준에서 단일적인 행사로끝내려 할 수도 있고 전술적 접근에서 성공도,실패도 아닌 애매한 상태를 유지해 나가려 할 수도 있다. 북한은 정상회담에 대해 민족적 통일에 보탬이 될 순수한 자세에서 나오는것일까.필자 판단으론 전략수정의 단계는 아니라는 생각이다.‘하나를 주고,열개를 얻으려는 실리적인 태도’가 강한 동기가 됐을 것이다. ◆ 董龍昇 삼성경제硏 북한연구팀장.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이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중국을 전격 방문한사실이 확인되었다.그의 방중 시기를 놓고 양국 사이에 많은 이야기가 오가고 있으나,남북정상회담을 앞둔 시점에 이뤄질 것이라고는 누구도 예측하지못했기 때문에 더 충격적이었다.더욱이 이번 방문을 통해 향후 북한의 변화방향을 예측할 수 있는 몇가지 중요한 사항이 있어 주목된다.우선 그의 방문이 계획된 스케줄에 따라 이뤄졌다는 점이다.지난 3월 5일 김정일위원장이이례적으로 평양의 중국대사관을 방문했던 점과 5월초 중국 리펑 전인대 상무위원장의 평양 방문 스케줄을 변경해줄 것을 요청했던 점에서 어느정도 예고돼 있었다. 또 방문기간 동안 중국의 중관촌에 있는 정보기술(IT)공장을 방문하고 중국의 개혁·개방 성과를 축하한 점과 북한 중앙방송에서 개혁·개방이란 용어를 직접 쓰며 김정일 위원장의 중국 방문 사실을 발표함으로써 북한주민들도 모두 인지하게 되었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더욱 중요한 것은 김정일 위원장이 직접 움직이기 시작했다는 사실이다.87년 중국을 방문한 이후 10여년만에 처음 북한 땅을 벗어나 활동했으며,중국의개혁개방 성과를 직접 확인하는 계기가 되었다.이는 뭔가 중요한 결정을 하기 위해 최종 확인을 하는 듯한 인상을 강하게 풍기고 있다. 이러한 내용을 남북정상회담과 연결해보면 다음과 같은 추론이 가능하다.북한은 남북정상회담을 대단히 중요하게 여기고 있다.당장의 경제난을 해소하기 위해 남한의 경제적 지원을 일시에 받아내려는 의도에서 정상회담을하는 것이 아니라 정책전환의 계기로 삼으려는 게 아닌가 생각해볼 수 있다.특히 중국은 개방 초기에 대만과 홍콩의 자본유치를 위해 심천과 하문 지역을 우선적으로 개방했던 점이 주효했는데,북한도 남한의 자본유치가 북한의 개방을 성공적으로 이끄는 데 가장 중요한 요소라는 점을 인식하고 있을 것이다. 더구나 올해에는 대미 관계개선 일변도의 대외정책에서 탈피해 전방위외교를 전개하고 있다. 북한이 가장 우려하는 사항은 탈냉전 이후 유일하게 남은 사회주의 국가인북한에 대해 남한을 비롯한 자본주의 국가들이 자신들의 체제 존립을 위협할 것이라는 점일 것이다.남북 정상회담은 이같은 북한의 우려를 불식시키고변화 의지를 확인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북한의 변화는 이제부터 본격화될것이다.그리고 우리는 변화를 택하게 될 북한의 용기에 찬사와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새 천년 새 만남을 계기로 한반도에 새로운 화해와 협력의바람이 일어나길 진심으로 기원한다.
  • 金대통령-클린턴 日서 회동할듯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은 오는 8일 오부치 게이조(小淵惠三) 전 일본 총리의 조문을 위한 방일 때 빌 클린턴 미 대통령과 만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알려졌다. 청와대의 한 고위 관계자는 31일 “김대통령은 당초 8일 오후 2시부터 4시30분까지 열리는 장례식 행사에만 참석한 뒤 곧 귀국할 예정이었으나 일본 정부가 조문사절을 위한 리셉션 계획을 통보해 와 이 행사에도 참석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관계자는 이어 “리셉션에는 클린턴 미대통령도 참석하게 돼 자연스럽게 두나라 정상이 만나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이 자리에서는 한·미·일 3국 정상간 대화 말고도 필리핀,인도네시아,싱가포르,호주,말레이시아 정상들도 참석할 예정이어서 다양한 ‘조문외교’가 펼쳐질 것으로 전망된다. 김대통령은 회담이 성사될 경우,남북 정상회담에 관한 우리의 입장을 설명하고 남북대화 진전을 위해 적극적으로 지지 및 지원해 줄 것을 요청할 예정이다.클린턴 대통령은 정상회담의 성공을 기원할 것으로 보인다고 외교 당국자가 전했다. 교도통신도오부치 전총리의 장례식날 한·미·일 3국의 정상회담이 검토되고 있으며 회담에서는 남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대북(對北) 정책이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고 일본 정부 소식통을 인용,이날 보도했다.그러나 일본 외무성대변인은 일-미,한-미 정상회담이 따로 열릴 가능성을 부인할 수는 없지만세 정상이 함께 만날 스케줄은 잡혀 있지 않다고 밝혔다. 양승현기자 yangbak@
  • 7월 다채로운 ‘유럽 예술테마 여행’

    “나는 유럽에서 수많은 사람들을 만났다.그중에는 심지어 나자신과도…”(미국의 작가 제임스 볼드윈)매년 여름 선진국 사람들은 세계 각국에서 열리는 페스티벌을 찾아 여행길을서두른다.국내에선 90년대부터 많은 이들이 해외 예술페스티벌에 관심을 보여왔다.그러나 정확한 여행정보 수집과 스케줄 조정에 어려움을 겪고 만만치않은 비용 탓에 소수 마니아들의 전유물로 인식되어온 게 사실이다. 공연기획사 매직 캐슬은 지난해 처음으로 유럽의 각종 페스티벌을 즐길 수있는 테마 여행상품을 개발한 자신감에 힘입어 두번째 페스티벌 순람 프로그램을 내놓았다. 7월7일 출발하는 런던 뮤지컬 투어는 8박9일 일정으로 파리와 영국의 런던솔즈베리 그리니치 등 5개 도시에서 ‘오페라의 유령’‘웨스트 사이드 스토리’‘레 미제라블’ 등을 감상한다. 22일 출발하는 13박14일 일정의 유럽 미술관 여행은 로마 피렌체 베로나 베른 취리히 샤프하우젠 슈투트가르트 프랑크푸르트 쾰른 파리 등의 미술관을돌아본다. 22일 출발하는 클래식 페스티벌 투어는 13박14일 일정으로 바이로이트 바그너 페스티벌 뮌헨 오페라 페스티벌 잘츠부르그 페스티벌 브레겐츠 페스티벌을 참관하고 베를린 라이프치히 비엔나 부다페스트 등을 거친다.같은 날 출발하는 13박14일 일정의 토털 아츠 페스티벌 투어는 아비뇽 페스티벌과 니스의 재즈 페스티벌 베로나 오페라 페스티벌 잘츠부르그 페스티벌을 둘러보고리옹 모나코 니스 베로나 베네치아 비엔나 프라하 등의 고품격 풍치를 둘러보는 코스다. 23일에는 직장인들이 휴가를 이용,7박8일 일정으로 아비뇽 페스티벌과 니스재즈페스티벌,베로나 오페라 페스티벌을 구경하고 리옹과 모나코,로마를 들르는 투어가 따로 마련된다.(02)585-2396임병선기자 bsnim@
  • 내년 물가·임금 상승 스태그플레이션 우려

    26일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거시경제 종합점검회의에서는 내년에 물가가상승해 스태그플레이션이 나타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민간 참석자들은주식시장,금융구조조정 등 거시정책에서 경계해야할 점들을 지적하고 임금급상승도 우려했다. 이진순(李鎭淳) 한국개발연구원(KDI)원장은 “기업의 투자가 예상 밖으로활발하고 투자내용도 정보통신기술 분야여서 현재 경제상황을 위기로 보는것은 성급한 주장”이라며 위기론을 일축하고 “하지만 내년에 물가가 상승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원장은 “내년 하반기에 스태그플레이션이 나타나는 것을 조심해야 한다”며 “증권시장이 지나치게 불안하면 실물경제에도 지장을 미칠 수 있다”고 내다봤다.그는 “금리 인상은 1∼2개월 더 지켜보는 것이 좋다”는 의견을 냈다. 현대경제연구원의 김중웅(金重雄)원장은 “실물경제는 견조하고 과열되지않았다는데 동감한다”며 “금융시장 불안이 내년에 국제수지 적자로 반전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그는 “(위기)사태가 돌발했을 때 경제시스템과 금융시장의대처할 수 있는지가 문제”라며 “금융시장이 불안하면 정부가 구조조정을 하려해도 제대로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김원장은 “위기 가능성은금융시장 불안에서 나왔고,금융시장 불안은 정책의 신뢰성 결여로 나타났다”며 정부의 정책혼선을 지적했다. 김효성(金孝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기업자금 사정이 견딜 수 없을 정도로 어렵다”고 토로하고 “20% 이상의 임금인상을 요구하고 있으며 내년경제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엄낙용(嚴洛鎔) 재경부차관은 “정부가 구조개혁을 차질없이 확실히 추진하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며 “경상수지가 급격하게 줄어들면 내년이후 상당히 부담될 것이라는 점을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다.회의에는 오영교(吳盈敎)산업자원부차관,최종찬(崔鍾璨)기획예산처차관,심훈(沈勳) 한국은행 부총재,윤영대(尹英大) 통계청장,정해왕(丁海旺) 금융연구원장 등도 참석했다. 박정현기자 jhpark@. *첫 공개회의 배경. 26일 열린 거시경제 종합점검회의는 이례적으로 공개 회의로 진행됐다.이헌재(李憲宰) 재정경제부장관의 지시에 따른 것이다.정부에 대한 불신을 다소나마 해소하기 위한 뜻으로 풀이된다. 간부회의를 잘 열지 않는 이장관은 이날 오랫만에 회의를 열어 “우리는 항상 정책을 투명하게 밝혀왔지만 시장은 이를 기억하지 않고 믿지 않는다”고 말했다.이장관은 거시경제 종합점검회의를 공개하라고 지시했다.결정된 정책뿐 아니라 정책결정과정도 투명하게 공개,신뢰를 얻도록 하자는 뜻이었다. 이장관은 “시장이 정부를 믿지 않으니 말을 조심하고 행동으로 일을 추진해나가야 한다”고 당부하고 최근 당정회의에서 ‘실패한 경제관료’라는 지적을 받아 직원들의 사기가 떨어진 점을 의식한듯 “곤혹스럽게 해서 미안하다”고 말했다. 그는 “언제 격랑과 부딪혀 싸울지 모르는 상황에서 선장과기관장 선원들은 외로울 수 밖에 없다”며 “그럴 때일수록 원칙을 갖고 스케줄대로 밀어붙여야 한다”고 강조했다.이장관은 이어 “정책 방향이 맞는지 점검을 하고 일단 정책이 정해지면 밀고나가라”고 당부했다. 박정현기자
  • 民主 총무경선 이모저모

    민주당의 원내총무 경선은 2차투표까지 갈 것이라는 일부 예상과 달리 1차투표에서 정균환(鄭均桓)의원이 과반수를 훨씬 넘는 75표를 획득함으로써 ‘싱겁게’ 끝났다. 반대로 당초 40표 가량을 장담하던 이상수(李相洙)임채정(林采正) 의원은예상치에 못미치는 17표와 16표에 그쳤으며,수석부총무를 지낸 장영달(張永達) 의원은 6표에 불과했다. ◆16대 국회 개원을 앞두고 23일 국회 146호실에서 팽팽한 긴장감속에 치러진 총무경선은 각 후보들의 정견발표에 이어 오후3시 장재식(張在植) 경선관리위원장의 투표개시 선언으로 시작된 후 20분만에 종료. 투표에는 외유중인 김운용(金雲龍) 당선자를 뺀 114명의 당선자가 모두 참가했다. ◆개표 초반부터 정 의원 지지표가 상대를 압도하자 모든 관심은 정 후보의과반수 획득여부에 집중됐다.개표가 진행될수록 정 후보가 표차를 계속 벌이자,개표함 주변에서는‘결선투표는 없다’는 얘기가 흘러나왔고,개표 결과가발표되자 탄성이 쏟아져 나왔다. ◆투표에 앞서 오후2시부터 시작된 후보연설에서 후보들은 모두당내개혁과대야정치력 발휘에 자신이 적임자라며 지지를 호소했다. 정균환 의원은 “16대 국회는 집권후반기 여소야대 상황에서 맞는 대단히중요한 국회”라며 “당 소속 119명의 의원이 하나될 수 있는 결집력 마련에주력하고, 정치력을 발휘해 대통령의 개혁스케줄을 차질없이 뒷받침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이상수 의원은 “한나라당과 협력해 국회를 생산적이고 상생의 정치로 이끌기 위해서는 숫자에 집착한 과거의 사고를 벗어나야 한다”면서 인내·관용,대화·타협의 정신에 입각해 정치현안을 풀겠다고 강조한 뒤 크로스보팅 도입과 의총의 정례화 등을 공약했다. 장영달 의원은 “집권여당이 어느정도 민주화를 이뤄낼 것인지가 이번 총무경선에서 가장 중요하다”면서 국회 대표토론 실시,당론결정시 의총회부 의무화,여성 부총무 도입 등의 공약을 제시했다. 임채정(林采正) 의원은 “16대 국회는 변화와 개혁의 국회가 되어야 한다”면서 “국민의 정치변화,개혁요구에 적극 부응하겠다”고 지지를 호소했다. 강동형기자
  • 부천-수원 “개막전 골대결 양보없다”

    서정원(30)의 수원 삼성이냐,조진호(27)의 부천 SK냐-. 서정원과 조진호가 14일 오후 3시 수원에서 열리는 프로축구 정규리그 삼성디지털 K-리그 개막전에서 자존심을 건 골대결을 펼친다. 무릎 부상 악몽을 떨치고 9개월여만에 국내 팬들에게 모습을 드러내는 서정원은 대한화재컵 대회 부진으로 구겨진 팀의 자존심 회복에 선봉장 역할을맡는다.수원은 지난해 정규리그를 포함,프로축구 전관왕에 올랐으나 올들어잇따른 선수 부상으로 대한화재컵에서 조 4위에 그치는 극심한 부진을 보였다.지난달 끝난 아시아클럽선수권과 정규리그에 훈련 스케줄을 맞춘 것도 부진의 원인이었다. 그러나 올시즌 정규리그에서는 샤샤 박건하와 함께 서정원을 본격 가동함으로써 우승 도전에 나선다. 92년 프로에 데뷔한 서정원은 지난 시즌 11골을 포함,국내 통산 33골을 기록중이다.독일에서 무릎 수술을 받고 겨우내 재활훈련을 한 뒤 최근 한달간팀훈련에 합류,현재 전성기 때 컨디션의 80∼90%를 회복한 상태.이번 개막전에서는 적절한 시점에 오른쪽 공격수로 교체 투입돼골사냥을 개시할 예정이다. 서정원과 맞대결할 부천의 조진호는 대한화재컵 대회에서 4골을 기록,이원식과 함께 팀 전체득점(18골)의 절반이 넘는 10골을 합작하는 활약을 펼치는등 뒤늦은 전성기를 맞고 있다. 94년 프로데뷔 이래 지난해까지 통산 7골에그친 것에 견주면 엄청나게 가파른 상승세다.특히 전남 드래곤즈와의 대한화재컵 결승에서 결승골을 넣어 기세등등하게 골사냥을 이어갈 태세다.조진호는 또 대한화재컵 득점왕 이원식이 부상으로 당분간 경기 출장이 어려워진만큼 팀내 간판 골잡이 노릇을 도맡아야 할 운명이다. 이원식은 지난 5일 대한화재컵 결승전 때 넘어지면서 탈골된 오른쪽 팔꿈치가 최근 심하게 부어올라 깁스를 할 예정이어서 새달 초에나 출장이 가능할것으로 보인다. 박해옥기자 hop@
  • 힐러리 “상원의원 길 보인다”

    루돌프 줄리아니 미국 뉴욕 시장(55)이 전립선암에 걸린 것으로 밝혀지면서 ‘힐러리 대(對)줄리아니’의 대결로 뜨거워가던 뉴욕주 상원의원 선거전이 새 국면을 맞게 됐다. 줄리아니 시장은 27일 뉴욕시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자신이 전립선암에 걸렸다고 밝혔다.그는 그러나 “초기에 발견됐기 때문에 치료가 가능하다”고말했다. 줄리아니 시장은 상원출마에 영향을 미칠 것이냐는 질문에 “모르겠다.출마를 희망한다.하지만 치료 상황에 따라 선택될 문제다”고 말했다. 그는 “스케줄을 재조정할 수 있다”며 출마 포기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어떻든 줄리아니시장은 공화당내에서 조기에 거취를 표명하라는 압력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최종 후보를 결정할 공화당 뉴욕주 전당대회가 한달밖에남지 않았기 때문이다.게다가 최근 여론조사에서 대통령 부인인 민주당의 힐러리 여사가 줄리아니를 앞서고 있다는 사실도 줄리아니의 ‘용퇴’쪽으로여론이 형성될 가능성을 보여준다. 줄리아니가 불출마를 선언할 경우 그동안 공화당 후보예비선거 출마의사를밝혀온 릭 라지오 주하원의원과 조지 파타키 주지사등이 후보로 부상할 가능성이 높다.표밭다지기를 계속하고 있는 힐러리여사는 27일 “모든 뉴욕시민들과 마찬가지로 줄리아니시장이 신속히 회복,완치되기를 기도한다”며 그의 건강문제를 정치적으로 연관짓지 않겠다는 태도를 보였다.줄리아니 시장이중도하차하고 라지오의원이나 파타키주지사와 맞붙을 경우 힐러리의 승리가유력하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김수정기자 crystal@
  • 정부 고강도 압박 배경

    정부가 다시 재벌개혁의 고삐를 다잡고 있다. 총선 이후 현대 삼성 LG SK 등 4대 그룹 주요 계열사에 대한 주식 이동조사에 착수하는가 하면 구조조정본부 폐지의 당위성을 거듭 강조,재벌을 압박하고 있다. □재벌 압박 배경 총선정국으로 미뤄졌던 재벌개혁 스케줄의 재가동으로 풀이된다.총선 이후 전경련 등 일부 경제주체들의 개혁 이완 조짐에 대해사전에 쐐기를 박으려는 의도가 엿보인다. 이헌재(李憲宰)재경부장관과 이기호(李起浩)청와대경제수석은 국세청의 세무조사가 정례적인 것이며,특별한 것이 아니라고 애써 강조했다.정부가 새삼스레 재벌을 압박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지난해 이후 일관된 개혁 스케줄에따른 것이라는 설명이다. 그러나 재벌 세무조사가 5년 만에 이뤄진다는 점에서 ‘정상적 조사’라는차원을 넘어 고강도 재벌개혁의 재가동이라는 의미가 복합돼 있는 것으로 보인다.특히 전경련이 최근 지배구조 문제에 대한 정부 간섭에 반발하는 움직임을 보이자 정부는 강도높게 반박하고 나섰다. 이 장관이 이날 “지난해까지 우리는 겨우 급한 외과수술만 마쳤을 뿐”이라면서 “구조조정의 성과가 있는 기업이라도 결코 자만해서는 안되며 더욱더 구조조정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고 강조한 것도 재벌의 개혁 이완 조짐에 대한 경고성 발언으로 보인다. □향후 개혁 방향은 정부는 지난해 마련해놓은 재벌개혁을 위한 각종 제도적장치를 통해 정부와 시장에 의한 재벌 지배구조 개선을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소수주주권의 강화,결합재무제표에 대한 철저한 회계 감리 등 재벌 지배구조를 견제,개선할 수 있는 제도의 정착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김환용기자 dragonk@. *“재벌들 결합재무제표 작성내용 꼼꼼히 점검”. 재벌개혁을 놓고 정부와 재벌간의 ‘힘겨루기’ 양상이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재정경제부 권오규(權五奎)경제정책국장은 21일 “재벌들이 결합재무제표를 7월까지 작성하기로 한 만큼 얼마나 정확히 작성됐는지를 파악할 것”이라고 밝혔다. □구조조정위원회가 계열사 인사문제 등에 개입하면 과징금을 부과하겠다는정부 방침에 전경련이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는데. 구조조정위원회의 계열사 인사문제 개입 불가 입장은 기업들이 기조실과 비서실을 없애면서 스스로 밝힌 것이다.최근에도 기업들은 이같은 입장을 확인했다.정부는 당장 구조조정본부를 폐지하도록 요구한 적이 없다. □전경련이 공정거래법의 30대 대규모 기업집단지정제도 폐지를 주장했는데. 상호출자·부당내부거래 등을 점검할 수 있는 공정거래의 근본을 뒤흔드는얘기다.지정방식을 바꾸는 방안은 토론이 가능하고 토론을 해오고 있지만 지정제도를 없앤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앞으로의 재벌정책은. 결합재무제표 작성사항을 철저히 점검한다. 재계가 합의한 기업지배구조의모범규준 이행상황도 점검해 추가적인 기업지배 구조개선을 추진해 나가겠다. 금융기관이 채권자로서 기업경영을 철저히 감시하도록 금융감독도 강화할것이다. 박정현기자 jhpark@. *긴장… 불만… 술렁이는 재계. 이헌재(李憲宰)재정경제부 장관이 21일 4대 그룹을 중심으로 부당내부거래조사와 세무조사를 통해 ‘제2의 재벌개혁’ 강도를 높이겠다는 입장을 재천명하자 재계는 긴장하고 있다. 전경련 관계자는 “정부가 4대 경제개혁의 틀을 만들었으면 이제는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개혁하도록 감독만 해야 하는 것 아니냐”면서 “정부가 재벌개혁에 일일이 간섭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다른 관계자는 “정부가 기업개혁이 더디다고 기업의 역동성과 활력을 잃게하면서까지 인위적이고 전방위적인 개혁을 시도한다면 이윤을 남겨 국부(國富)를 창출하는 기업활동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으며 비용만 허비할 뿐”이라는 반응을 보였다.그는 ‘황제경영’의 폐단과 관련해서는 “언론이 만든용어일 뿐”이라며 “어디까지나 상법상의 문제이지 정부가 나설 문제는 아니다”고 말했다.삼성은 정부의 구조조정본부 해체 압력 등에 대해 노골적인불만보다는 안타깝다는 반응을 보였다. 삼성 관계자는“실질적으로 구조조정본부가 기업을 위해서 선(善)한 일을 하는데 정부가 이를 잘못 해석해 안타깝다”고 말했다. 그러나 석유화학 빅딜 무산 등에 대해 이헌재 재경부장관이 불만을 나타냈다는 소식에대해서는“안 하려고 한 것이 아니다.상황이 바뀌지 않았느냐”면서‘삼성책임론’으로 비화되는 것을 막기 위해 애쓰는 반응을 보였다.현대 관계자는 “이미 구조조정 계획을 차근차근 추진 중이며,누가 시켜서가아니라 자체적으로 세계적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 “구조조정위원회도 업무가 끝나면 예정대로 해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육철수 박홍환기자 ycs@
  • 남북 정상회담/ 박재규·박지원 장관 문답

    박재규(朴在圭)통일부장관과 박지원(朴智元)문화관광부 장관은 오는 6월 남북 정상회담 개최와 관련,10일 오전 통일부 회의실에서 내외신 기자회견을갖고 “4월 중 남북한이 각각 3∼4명으로 대표단을 구성,정상회담 준비를 위한 실무 준비회담을 갖는다”고 밝혔다. 박 통일부장관은 “실무회담에서는 정상회담과 관련한 전반적인 스케줄을조정해 확정할 것”이라고 말했다.박 문화부장관은 “양측이 적극 협력하기로 한 만큼 이산가족 상봉 등 인도주의적인 문제,경제 협력문제 등을 실무접촉에서 논의한 뒤 정상회담에서 결론을 낼 것”이라고 설명했다.다음은 일문일답. ■정상회담을 위한 준비회담은 언제,어디서 어떤 방식으로 열리나. (박 통일)이달 중으로 남북한이 각기 3∼4명의 대표를 구성할 것이며 여기서 구체적인 날짜 등을 협의할 것이다. (박 문화)준비 및 실무 접촉은 통일부가 주관해 남북간 직통전화로 공개적으로 진행할 것이다. ■평양 방문시 의제는 무엇인가. (박 문화)비밀 접촉에서도 의제 등 구체적인 사안에 대한 논의가 있었지만실무접촉에서 (계속) 협의키로 했다.남북 이산가족 등 인도주의 문제,경제협력,세계평화를 위해 협력할 문제 등을 허심탄회하게 논의할 것이다. ■송호경 아ㆍ태부위원장과는 몇차례나 만났나.합의 과정은. (박 문화)지난달 17일 중국 상하이에서 처음 만난 이후 베이징에서 비공개로 여러 차례 만났다.지난 7일 북측으로부터 연락이 왔고 8일 베이징에서 오후 4시부터 회담을 했다.이 자리에서 송호경 부위원장과 최종 합의문을 만들고 7시25분 서명했다. ■4월7일 북한이 구체적으로 무엇을 받아들이겠다는 의사를 밝혔나. (박 문화)비밀 접촉 과정에서의 논의 내용을 밝히는 것은 남북관계를 위해서도 좋지 않다. ■정상회담시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은 판문점을 통해 북한으로 가나. (박 문화)구체적인 합의는 4월에 열리는 양측 실무자회담에서 결정될 것이다.의제,절차 등의 구체적인 문제도 여기서 논의한다.비밀 접촉에서는 이런문제들에 대해 논의하지 않았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서울 방문문제도 논의됐나. (박 통일)다음 정상회담은 양측 정상들이 만나서 결정하게 될 것이다. ■비료 등 북한에 대한 인도적 지원은. (박 통일)비료와 식량 지원은 전년도에도 했다.앞으로 인도적 차원에서 지원을 계속해 나갈 것이다. ■대규모 남북 경제협력 등 사전 조건은 있나. (박 문화)없다.북측도 이 문제를 제기하지 않았다.접촉하면서 느낀 바로는북측의 태도가 적극적이고 건설적이었다는 것이다.실무자의 이야기를 들어봐도 북의 태도가 확실히 변했다.회담 과정에서 체제 선전 등은 전혀 없었다. 경제협력에 대해서는 베를린선언을 신뢰하고 있는 것으로 보였다.정상회담이 성사되면 경제협력이 이뤄지는 것은 당연하다.남북간,국제기구,외국자본이협력할 것이다. 몇가지 느낀 점은 북측이 김 대통령의 햇볕정책에 신뢰를 보내고 있다는 것이다.남북간 화해와 협력이 없이는 국제 진출이 어렵다고 판단하는 것 같았다.세계 여론의 권고를 받아들인 것 같다. ■남북 정상회담 합의까지 중국과 미국은 어떤 역할을 했나. (박 통일)중국과 미국은 그동안 한국의 포용정책에 대해 북한에 지속적으로설명해왔다. 그리고 남북한이 여러 분야에서 협조하기 위해서는 정상회담이필요하다는 입장을 북한에 전달했다. ■남북 정상회담은 94년에 합의된 바 있다.이번 합의도 그 연장선상인가,당시 합의된 사항들은 유효한가. (박 통일)이번 합의사항은 김영삼 정부때의 것과 다르다.당시와는 의제도다르다. ■남북한 접촉시 남한의 총선 일정이 감안됐나. (박 문화)그렇지 않다.북측은 ‘남측이 총선을 앞두고 회담 성사를 서두르고 있다’고 느끼는 것 같았다.그러나 남북문제가 정치적으로 이용돼서는 안된다는 김대중 대통령의 철학을 강조했다.3월22일 베이징 접촉에서 우리측생각을 최종 통보했고 그 이상의 접촉은 않겠으니 최종 입장을 기다리겠다고말했다.민족의 대(大) 경사를 그런 식(정치적)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언제 대북 특사로 결정됐나. (박 문화)지난달 15일 대통령께서 관저에서 만나자고 해 갔더니 말씀을 하셨다.문화관광부장관은 적임자가 아니라고 말씀드렸지만 통일부 장·차관이나 실무자가 가면 비밀이 노출될 우려가 있으니 가라고 하셨다.그래서 박재규 장관으로부터 지침과 요령 등을 들으며 긴밀히 협의해 진행했고,좋은 결과가 나왔다. ■송호경이 부위원장으로 있는 아·태평화위는 민간기구다.이번 당국간 합의서에 송호경이 민간기구의 대표로서 서명했는데 합의서는 유효한가. (박 문화)송호경 부위원장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신임을 받고 있다.북한측의 공식 특사로서 임명받은 것이다.합의서에도 ‘상부의 뜻’임을 표시하고있고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초청에 의하여’라는 점을 명기했다.김 위원장은 특사로서 충분한 자격과 권한을 가졌다. ■급작스럽게 남북 정상회담을 발표하게 된 배경은. (박 문화)대통령은 취임사부터 정상회담을 제의했고 베를린선언을 통해 이를 확인했다.3월17일부터 수차례 비공개 접촉을 가졌고 의견 조정의 시간을보냈다.4월7일 수용하겠으니 8일 만나자고 해서 합의했다. 남북관계 개선의 획기적 사건이라는 점에서나 보안문제상 정상회담 내용을발표하는 것이 좋겠다고 했다.북한도 이를 발표하겠다고 약속했다.북한이 강조한 점은 세계가 주시하는 만큼 외신에도 충분히 알려야 하고 전 주민이 알수 있도록 발표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분단 55년 만의 민족 대경사가 이루어졌고 세계의 축복을 받을 일인 만큼 남북한이 발표하기로 한 것이다. 이지운기자 jj@
  • 국내-국제선 항공일정 조정

    건설교통부는 24일 일몰시간과 항공수요를 감안,오는 26일부터 10월28일까지의 여름철 국내선 및 국제선 항공운항 일정을 조정,시행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국내선 운항횟수는 총 27개 노선 1,640회(일평균 234회)로 겨울철에 비해 주 54회가 증가했다.항공사별로 대한항공은 27개 노선 주 897회,아시아나항공은 18개 노선에 주 743회 운항한다. 국제선 운항횟수는 전체 주 885회에서 주 923회로 38회 늘어난다.이 중 국적항공사는 주 578회에서 602회로 증편된다.이번 스케줄 조정 기간 중 터키항공과 미국 에버그린항공이 정기편을 신규취항하게 되며 미국 마이크로네시아항공이 운항을 중단하게 된다. 박성태기자
  • 인천국제공항 개항일 내년 4월로 연기검토

    건설교통부와 인천국제공항공사는 내년 초 개항예정인 인천공항의 개항일자를 오는 10월쯤 정하기로 했다. 15일 건설교통부에 따르면 현재 항공업계 최대의 관심사가 되고 있는 인천공항 개항 일자와 관련,종합시운전 결과 등을 토대로 오는 10월쯤 정부,항공사,지상조업체,입점업체 등 관계기관 및 업체와 종합적인 논의를 거쳐 확정키로 했다. 건교부는 또 지난해 12월 국제민간항공운송협회(IATA)가 항공스케줄상 성수기인 내년 1월 개항을 피하고 동계 운항일정에서 하계 운항일간으로 변경되는 3월 말에서 4월 초에 개항하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을 제출한 것을 감안,개항일자를 당초 예정보다 늦추는 방안도 검토키로 했다. 강동석(姜東錫)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은 “현재 인천공항의 착륙료 등 공항 사용료 책정문제에 대해 IATA와 협상을 진행중”이라며 “오는 7월까지각종 사용료를 최종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성태기자 sungt@
  • 신승훈 2년만에 7집 출반 “나의 노래세계 연다”

    “대중이 나의 노래에 어떻게 반응할지를 정확히 알기 때문에 더 대중적으로 만들 수도 있지만,평소 하고 싶은 음악을 해보는 데 초점을 맞췄습니다.”누구나 이렇게 자신만만한 얘기를 늘어놓을 수 있는 건 아니다.‘발라드의황제’신승훈(32)이기 때문에 ‘건방지다’는 핀잔을 면할 수 있다. 신승훈이 탈세사건에 연루돼 활동을 중단한 지 2년여만에 더욱 폭넓어진 음악세계를 드러낸 7집 ‘디자이어 투 플라이 하이’(Desire to fly high)를 14일 내놓았다. 그는 지난 10일 63빌딩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그동안 철저히 베일에 싸여 “우리나라 음악같지 않다”는 입소문만 무성했던 수록곡의 실체를 공개했다. 그는 감회가 새로운 표정으로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가수생활 10년을결산하고 싶어 이 앨범을 내게 됐다”고 말했다. 이날 처음 공개된 타이틀곡 ‘전설 속의 누군가처럼’과 ‘프롤로그’는 요즘 구미에서 유행하는 월드뮤직 계열.‘헤이에헤’하는 인도 여인의 목소리와 아프리카 기우제 소리,전통악기 소금의 어울림이 그럴듯했다.“사실 오래전부터 아주 다양한 음악을 해왔는데 대중은 발라드를 가장 좋아했다”고 아쉬움을 나타내며 “타이틀로 발라드를 내세우라는 압력을 많이 받았으나 새음악세계를 열어보인다는 뜻에서 밀어붙였다”고 했다. 흔히 ‘훈 발라드’라고 불리는 그만의 독특한 어법이 담긴 곡도 있다.‘그후로 오랫동안’이나 ‘미소속에 비친 그대’가 메이저 발라드라면 ‘보이지않는 사랑’‘널 사랑하니까’는 마이너에 속한다. 이번 앨범엔 앞엣것의 대표격으로 ‘가잖아’가 있는데,잔잔한 선율이 깔리다 후렴 부분에서 터질듯한 24인조 오케스트라가 애잔함을 더해주는 스케일 큰 발라드다.신승훈은 “내지르는 듯한 창법 대신 목소리를 다운해 내면의 아픔을 묘사해 보았다”고설명했다. 이에 비해 ‘이별 그후’는 마이너 발라드의 표본격.피아노 선율이 흐르고아코디언 연주가 드럼 소리와 어우러진 가운데 독백하듯 비장미를 감춘 신승훈의 목소리가 이별의 아픔을 쥐어짜낸다.“‘살아도 사는 게 아닌 날들 웃어도 웃는 게 아닌 시간’이란 노랫말을 제 어머니가 참 좋아하세요.”이외에도 보사노바,80년대 펑키디스코,하우스 뮤직 등 다양한 음악을 담고자애쓴 흔적이 역력하다. 그 이름 석자만 담기면 그동안 앨범은 날개돋친 듯 팔려나갔다.6집까지 총판매량이 1,000만장을 넘어섰다.새 앨범이 히트하면 예전에 발표한 앨범이더 팔려나가는 진기록은 두고두고 그의 자랑거리. 4월 1일과 2일 네차례 세종문화회관에서 공연을 갖는데 뮤지컬처럼 7번 스테이지를 바꾼다.3층이 시청각적 사각지대인 점을 감안,플라잉 음향시스템과대형 영상 시스템으로 현장중계하겠다고도 한다.지방공연을 가진 뒤 데뷔기념일인 11월1일 서울에서 앙코르 무대를 갖고 싶다고.(02)573-0038. 임병선기자 bsnim@. *NET-CD 첫선 “고품질 팬서비스”. 신승훈의 회견에서 어쩌면 그의 음악보다 더 관심을 끈 것은 미래지향적인 NET-CD였다.이날 몰려든 팬들은 NET-CD의 한 장 한 장이 열릴 때마다 때로는환호를 때로는 탄식을 보냈다. 넷CD는 CD플레이어로 음악을 즐기고 컴퓨터로는 뮤직비디오나 동영상 등을감상하면서 3차원 가상현실에서 채팅도 하고 전자우편을 통해 팬레터도 보낼수 있는 새로운 멀티미디어 기술로 가히 마케팅 수단의 총아라 할만하다. 컴퓨터에 넣자마자 곧바로 신승훈의 홈페이지를 오픈,인터넷을 연결하지 않고도 홈페이지를 볼 수 있게 했다.컴퓨터 환경에 관계없이 고화질의 동영상데이터를 즐길 수 있다. 이문세가 “신승훈은 여우야”라고 말하는 인터뷰 등 동료들의 신승훈 평도수록돼 있고 앨범제작 과정에서 찍은 컷들이 다양하게 담겨 있다.한 여고생은 “어쩜,신승훈의 샤워장면까지 있잖아”라며 얼굴을 가린다. 팬들은 홈페이지에 신승훈 도메인으로 이메일을 가입,자신의 핸드폰과 이메일 등을 통해 콘서트 안내,신승훈의 스케줄이나 메시지 등을 문자 및 음성데이터로 전달받을 수 있다. 이 CD 안에 만들어진 ‘히어로’란 가상공간도 눈길을 끈다.인터넷을 연결하면 이 가상세계에서 3D 채팅을 할 수 있고 팬클럽 회원들끼리 자신만의 공간을 구축,다양한 대화를 즐길 수도 있다.
  • [기고] 병역비리 척결 빠를수록 좋다

    지난 새해 첫날,가족들이 모인 자리에서 화두는 병역에 관한 것이었다.우리 근대사에서 요즘처럼 군 복무에 대한 관심이 고조된 적은 없었다는 얘기들이다.남자는 이제 ‘국방의무’를 마치지 않으면 어디가서도 발붙이지 못할거라는 인식이 사회 전반에 팽배해 있다.참으로 다행스런 일이다. 군대를 가고 안 가는 걸 두고 ‘어둠의 자식’이니,‘신의 아들’이니,또는 ‘유전면제,무전입대’란 해괴한 자조어가 나돌던 시절에 비하면 격세지감을 느끼게 한다.이렇게 된 데는 이유가 있다.지난번 대선에서 ‘대쪽’ 이미지로 참신성을 내세우던 대통령 후보의 집안이 온통 병역미필로 밝혀져 국민의 따가운 눈총을 받은데 이어,수많은 지도층 인사들이 병역미필자이고,그들의 자녀들이 병무 부정과 연루돼 매스컴의 도마 위에 오르면서 국민을 분노케 한데서 비롯된 것이다. 군대 생활이 좋아서 하는 사람은 없다.적어도 직업군인을 제외하고선 말이다.자유분방한 젊은 날을 24시간 영내에서 통제된 생활을 한다는 것이 쉬운일이 아니다.먹는 것,입는 것,잠자는 것등 기본적인 생활에서부터 엄한 조직의 계획된 스케줄에 따라 명령과 복종의 상하관계 속에서 임무를 수행해야 하는 집단.한달에 1만원,2만원의 봉급을 받고도 영하의 설원을 달리며 호된 훈련을 받고,밤잠을 설치면서 전선을 지켜야 하는 고달프고 무거운 책임.뭍에서,바다에서,공중에서 조국을 보위하는 사명을 다하는데 한눈을 팔 짬이없다.그런 날이 910일간이나 쉼없이 되풀이되는 것이다. 영국에서 케임브리지나 옥스퍼드 대학 출신이 주를 이루는 귀족이나 상류층은 전쟁이 나면 먼저 전장으로 달려간다는 ‘노블레스 오블리지’,그리고 미국 케네디 대통령의 형 존 F.케네디1세가 공군조종사로 최전방에 나가 싸우다 전사했다는 사실을 우리는 기억한다.미8군사령관 밴플리트 장군은 외아들을 한국전쟁에서 잃었으며,모택동의 아들도 중공군으로 참전해 사망한 사례는 널리 알려진 일이다. 우리에게 병역문제는 여러 갈래의 자취를 남겼다.고구려의 상무정신은 북방대륙을 우리 손아귀에 들게 했으며,신라 화랑도의 군사력은 3국을 하나 되게 하였다.그런가하면,조선조의 무반천시 풍조와 국방홀시정책,병역제도의 모순·비리는 나라를 망국의 길로 내몰았다.사대부나 양반의 자식들은 제외하면서 강아지와 절구까지 군적에 올려 군포를 받아내는 관리들의 가렴주구를견디지 못한 양민들은 토호들의 종이 되거나 중으로 신분을 바꾸어 군역을면했던 부끄러운 역사가 있다. 그러나 ‘호국의 얼’이 숨쉬는 자랑스런 일화도 있다.백제와 싸움에서 16세의 아들을 최후의 격전장인 황산벌에 내보내 전세를 역전시킨 신라 화랑관창의 아버지 품일장군이 있었는가 하면,임진왜란때 자식과 함께 목숨을 걸고 왜적을 물리친 고경명 같은 명장이 있다.낮은 시력으로 군 면제 판정을받았음에도 입영해 훈련을 마친 현역장군의 아들 얘기는 최근에 있었던 일이다. 정보화시대에 시민을 분류하는 중요한 기준의 하나는,‘병역을 마쳤는가’가 될 것이라 한다.특히 지도층이 되려는 사람,선거로 입신하고자 하는 젊은이들에게는 2년반의 세월이 결코 헛된 시간낭비가 아님을 실감하게 될 것이다.헌법이 정한 신성한 ‘국방의 의무’를수행하는 일이 건전한 시민,애국하는 국민의 기본요건임은 말할 나위가 없다.하물며 병역비리의 척결에 있어서는 어떠한 구실도 용납되어서는 안된다.선거철이라 피하고 정치적 탄압이라는 공세에 밀린다면 이 고질병은 어느 세월에 바로잡힐 것인가. 군입대 희망자가 몰려 입영원을 6개월 전에 내야 하고,입영이 선착순이 아니라 성적순이라는 말이 들리는 이즈음의 사회 분위기가 일과성이 아닌 건전한 병역문화로 뿌리내리는 계기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그런 뜻에서 병역비리 척결은 엄정하고 빠를수록 좋다. 정영휘 수필가·예비역 육군준장
  • [발언대] ‘먼지 줄이기’ 美지자체의 노력 귀감 삼길

    지방자치국제화재단 뉴욕 사무소장으로 98년까지 3년 동안 근무하던 동안크게 느낀 것 중의 하나는 세계에서 가장 인구,차량이 밀집한 뉴욕 맨해튼시내를 3-4일 동안 걸어 다녀도 와이셔츠를 갈아입지 않아도 되고 비가 내려도 세차를 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었다.오히려 세차를 공짜로 하는 기분이었다. 또한 3년 동안 뉴저지주의 집에서 맨해튼까지 출근하면서 누가 언제 도로를 청소하는지 한 번도 본 적이 없다. 누가 어떻게 거리를 청소하고 있는가는 주재기간 동안 지방정부를 방문하던 중에 알았다.만약 방문하지 않았다면 미국의 공기는 원래 깨끗한 줄 알고귀국하였을 것이다. 미국 지방정부에서 도로를 청소하는 시간은 주민이 활동하지 않는 야간에하는 것이 보통이다.특히 상가 지역은 야간에만 도로 청소를 실시하고 있다. 뉴욕주와 인접한 뉴저지주 버겐카운티 산하 지방정부인 티넥타운십의 경우인구는 불과 3만8,000여명이고 면적은 16㎢밖에 안되는 조그만 지역이나 구역을 4개로 나누고 1개 구역마다 진공청소차 1대씩을 보유하고 있었다.청소하는 스케줄은 상가지역은 손님이 없는 시간대인 새벽 2시부터 오전 10시에매일 길 양쪽을 청소하고 주택가는 매주 1회씩 새벽 5시부터 오후 1시 사이에 청소하고 있다. 그리고 뉴욕시의 북쪽으로 48㎞ 정도 떨어진 웨체스터 카운티 산하 지방정부인 태리타운 빌리지는 인구가 1만여명인 조그만 지역이지만 진공청소차 1대를 보유하고 티넥타운십과 같이 주택가는 주 1회,상가지역은 매일 1회씩야간에 청소를 하고 있다. 인구가 800만이 밀집한 뉴욕시의 경우 상가지역은 매일 2회씩 청소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길거리는 미국의 도로보다 훨씬 깨끗하다.시내 도로의 종이 등쓰레기는 비교가 안될 정도로 적다.그러나 건강에 해를 끼치는 미세한 먼지는 OECD 가입국 중에서 가장 많고 또 공기 오염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멕시코보다 20배나 많다는 보도가 있었다. 이에 대해 환경부는 서울의 대기가 뉴욕 파리 등 세계 주요 도시들과 견줘도 나쁘지 않다고 말한다.그러나 외국 주요도시에 나가 생활하다 보면 어느쪽 말이 맞는지 누구든지 체감하게 된다. 진정 주민을 위한 도로 청소는 눈에 띄어 보기 싫은 종이와 같은 쓰레기 청소와 함께 정말로 건강을 해치는 보이지 않는 미세한 먼지도 청소하는 것이아닐까. 김웅기 자치정보화지원재단 사무국장
  • 보육정보 市인터넷서 “한눈에”

    어린이 보육시설에 관한 모든 정보를 인터넷을 통해 접할 수 있게 된다. 서울시는 14일 아동보육 관련 정보를 공개해 운영의 투명성을 확보하고 시설간 경쟁을 유도하기 위해 ‘보육정보센터 인터넷 홈페이지’를 구축하기로했다. 이에 따라 서울시 보육정보센터에 인터넷 홈페이지(http://children.metro. seoul.kr)를 신설,다음달 2∼22일 시범운영을 거친 뒤 23일부터 개통하기로했다. 이 홈페이지가 구축되면 시민들은 서울시 4,013개 보육시설의 위치는 물론입소가능 여부를 사전에 알 수 있게 된다. 또 교사 아동 교육 식단현황 등에 관한 정보검색도 가능하다. 이와 함께 육아상식 놀이감 아동도서 문화스케줄 유아용품알뜰시장 등 육아와 관련된 정보를 검색하고 사이버공간에서 육아관련 상담도 받을 수 있다. 보육시설 관계자들도 이 홈페이지를 통해 관련 법규,행정통계,보육교사교육등의 행정정보와 표준식단,연령별 표준보육프로그램 등을 제공받을 수 있게된다. 특히 보조금 자동계산프로그램 등에 따라 보육시설과 자치구간에 온라인으로 행정업무를 처리할 수 있게 된다. 서울시 관계자는 “보육교사의 구직 및 구인정보를 담은 사이버 인력은행을운영, 교사 수급에 차질이 없도록 해나가겠다”고 말했다. 김용수기자 dragon@
  • 설 연휴 소비 양극화 현상 ‘뚜렷’

    소비의 양극화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새 천년 첫 설 연휴기간 동안 해외 여행지와 백화점에는 사람들이 넘쳐난데 비해 국내 관광지와 재래시장은 썰렁했다.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에 따르면 3∼5일 도쿄 방콕 홍콩 마닐라 사이판 괌 등 동남아 유명 관광지행 항공편은 만석에 가까운 탑승률을 보였다.예년에 비해 탑승률이 20∼30%나 높았다. 서울 종로구 S여행사의 동남아지역 담당자는 “4박5일짜리 상품은 지난 연말에 거의 동이 났다”면서 “쇼핑과 골프 스케줄을 포함한 관광 상품이 단연 인기였다”고 말했다. 제주와 강원도 등 국내 유명 관광지의 호텔 콘도 스키장 국립공원 등은 손님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0∼50% 정도 줄었다.지난해 27편이나 되었던 제주행 특별 항공기가 올해에는 8편으로 줄어든데다 심한 교통체증 때문에예약률이 낮았던 것도 한 몫을 했다. 제주를 찾은 사람은 1만9,073명으로 지난해보다 9.3% 줄었다.제주 신라호텔의 경우 예약률은 100%에 가까웠으나 숙박률은 85% 안팎이었다. 콘도는 교통 사정 등을 이유로 뒤늦게예약을 취소하는 일이 많았다.강원도 평창의 B파크는 예약률이 3일 83%,4일 80%,5일 79%였으나 투숙률은 70%,76%,72%에 그쳤다. 백화점업계는 10일간의 설 판촉기간(1월25일∼2월4일) 동안 40만∼100만원대의 고가 선물세트는 없어서 못팔 정도였다.롯데·현대·신세계 등 주요 백화점들은 지난해보다 40∼50%의 매출 신장세를 보인 것으로 잠정집계됐다. 올해 처음 한마리에 최고 120만원이나 하는 홍어를 내놓은 롯데는 100마리가운데 80마리나 팔았다.신세계의 45만원짜리 ‘후레시 정육세트’는 1,500개가 설 5일전에 완전 동났으며,60만∼80만원짜리 굴비세트도 150개가 팔렸다.10만∼30만원대의 한우세트는 당초 준비한 2,000개가 동나 400개를 추가로 내놓았으나 이마저도 다 팔렸다. 반면 재래시장에서는 대목 특수가 거의 없었다. 남대문시장의 한 상인은“백화점은 사람이 넘쳐나는데 재래시장은 더 썰렁해졌다”며 한숨을 지었다. 김경운 안미현기자 kkw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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