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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6년이전 9가지 임무 이양” 美요구 거의 수용

    하와이 조승진특파원|23∼24일 하와이에서 열린 ‘미래 한·미동맹 정책구상 공동협의’ 3차회의에서 눈에 띄는 대목은 용산기지 이전 시기와 주한미군이 한국군에 넘길 ‘특정임무’의 내용 및 이전시기 등을 잠정 확정했다는 점이다.특정임무 이양 시기와 관련,그동안 ‘2009년 이후’를 주장해 온 우리 국방부가 돌연 ‘2006년 이전’으로 합의함으로써 미측 압력에 너무 쉽게 굴복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JSA 경비,한국군 이양 양국은 그동안 한국으로 이양을 논의해 온 10가지 주요 임무 중 9가지를 2004∼2006년 3년 사이에 이전하기로 합의했다.9가지 임무에는 주한미군 소속 AH-64 공격용 아파치 헬기부대가 맡아오던 북한 특수부대의 해상침투 저지 임무와 후방지역 화생방 오염제거,지뢰 살포작전,수색 및 구조작전,폭격유도 등 전선통제 임무 등이 포함돼 있다.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경비 이양의 경우 완전 합의에는 이르지 못했으나 2004년 후반기나 2005년 초에 이양하기로 큰 틀의 합의는 본 상태다.국방부 당국자는 “자주국방의 상징적인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그러나 북한측이 한국군만 경비하는 서해북방한계선(NLL)에서 자주 도발을 해왔기 때문에 JSA에서도 그같은 상황이 일어날까 우려되는 부분도 있다.대(對)포병작전 업무의 경우 우리 군의 능력에 대한 양국의 평가 차이에 따라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특정임무를 이양받을 경우 공격용 아파치 헬기 등 각종 무기도입이 불가피해져 특정임무 이양시기가 앞당겨진 배경과 관련,무기구매 압력논란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크다. ●용산기지 2006년까지 이전 양국은 이번 회담에서 2006년 말까지 용산기지를 이전시키기로 합의했다.현재까지 이전 후보지로는 경기도 오산·평택이 유력하다.우리측은 이와 관련,올해 안에 용산기지 이전을 위한 시설종합계획 마련에 들어갈 방침이다.또 양국 외교부와 국방부 당국자들로 구성된 태스크포스팀을 구성,용산기지 이전 합의서를 만든 뒤 오는 10월 국회 승인을 받을 계획이다. 용산기지가 이전하면 유엔사·연합사의 사령부 일부만 용산에 남게 되고,주한미군사령부는 서울을 완전히 벗어나게 된다.●1단계로 군소기지 母기지로 이전 미 2사단 이전의 경우 지난 2차회의 때보다 조금 더 구체적인 스케줄이 나왔다.우선 1단계에서는 특정임무를 이양한 부대나 군소기지의 경우 모(母)기지로 들어가게 된다.주 기지로 작은 기지들이 옮겨가는 1단계 과정과 한강이남 지역에 2단계를 위한 기지건설사업을 지속적으로 이어가게 된다.하지만 2단계의 시기는 구체적으로 나오지 않았다. redtrain@
  • [CEO 칼럼] 건강이 경쟁력이다

    무한 경쟁사회를 살면서 너도나도 ‘슈퍼맨’을 원하는 시대가 되었다.불과 십수년 전만 해도 번듯한 학교를 졸업하고 외국어 실력을 갖춘 건실한 인재라면 회사 생활을 하는 데 문제가 없었다.하지만 이제는 탁월한 영어실력에 제2외국어 구사능력은 물론,프리젠테이션 기획능력에 다양한 사교능력까지 갖춰야 직장생활에서 뒤처지지 않는 시대가 된 것이다. 이렇다 보니 경쟁사회에서 낙오되지 않기 위해 자신의 건강을 돌보는 것에 소홀해지고,그러다 건강을 잃는 안타까운 장면을 종종 접하곤 한다.이 얼마나 어리석은 소탐대실의 대가인가. 회사에서는 아무리 우수한 인재라고 해도 건강하지 않은 사람은 절대 신뢰할 수 없게 된다.개인적 소견으로는 회사 진급도 군대처럼 체력 점수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기본 체력이 있어야 일을 쉽게 포기하지 않고 강한 승부근성으로 업무를 끈기 있게 해결하게 되며,나아가서는 자기계발을 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전세계를 누비며 ‘메이드 인 코리아’를 전파하는 민간외교관 역할도 하는 상사맨은 더욱 그러하다.상사맨이 자신의 역할을 완벽히 수행하기 위해서는 언제 어디든 전 세계로 출동할 몸과 마음의 준비를 갖추고 있어야 한다.즉,현지 기후와 시차 등을 극복해야 하는 것은 기본이고,심지어 풍토병의 위험에 노출되는 것에도 대비해야 한다. 이러한 역경의 순간에 필수불가결한 것이 바로 체력이다.그런 의미에서 건강이 경제발전의 원동력이요,회사의 힘이라고 생각한다. 필자는 한해 상당 기간을 비즈니스를 위해 해외로 나간다.경우에 따라서는 쉴 틈 없는 스케줄과 급변하는 기후·시간 등으로 몸이 지치곤 하지만 수십년간 꾸준히 운동을 한 덕택에 가뿐한 아침을 맞으며,새로운 환경에서도 신체 밸런스를 잘 유지하고 새로운 자신감을 갖게 된다.오히려 늦게 귀가한 다음날 아침에 운동을 거르면 개운치 않은 하루를 보내게 된다. 필자가 직원들과 만나는 자리에서 언제나 강조하는 두 가지가 있다.바로 가족의 행복과 건강이다.건강하지 못한 삶은 가정이나 직장에서 만족스러운 결과를 보일 수 없기 때문이다. 로마의 시인 유베날리스는 ‘건전한 신체에 건전한 정신이 깃든다.’는 말을 했다.그리스·로마시대 사람들은 정신과 육체의 조화가 잡힌 건강을 최고의 가치로 여겼다.고대 올림피아 제전에서 벌어진 경기도 이 정신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이처럼 신체가 뒷받침된 마음가짐이 있다면 어떤 난제도 슬기롭게 풀어갈 수 있으리라고 본다. 인생은 하나의 과정이다.성공한 인생이란 자신이 이루어낸 업적으로 평가받기도 하지만,진정한 ‘인생성공’은 그가 이뤄낸 업적이 얼마나 건강했는지도 평가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한 연구기관의 연구결과를 보면 우리나라 5대 사망질병으로 인한 사회적·경제적 손실은 연간 총 16조원에 육박,1년치 자동차 수출액과 맞먹는다고 하니 건강이 경제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얼마나 큰지를 새삼 실감하게 된다. 국민소득 1만달러시대이다.모두들 경제난 극복과 2만달러 고지 달성을 위해 자신을 희생해가며 노력하고 있다. 나는 대한민국의 모든 일꾼들에게 격려의 박수를 보내며 이 한마디를 하고 싶다.나라 경제와 개인의 행복을 위해 열심히 뛰는 여러분들의 길에 건강이 함께 한다면 더욱 보람찬 인생이 될 것을 확신한다고. 이 태 용 (주)대우인터내셔널 대표이사 사장
  • 창간99주년 특집2 - 지방분권시대 / 지방분권 정부 로드맵 - 정책실무 사령탑 강병규 행자부 자치행정국장

    “참여정부 출범 초기에 지방분권을 한다고 했을 때 대부분의 사람들이 ‘과연 될까’‘총선 전략일 뿐’이라는 의구심을 가졌지만 이제는 확실히 믿는 분위기입니다.” 지방분권 정책의 실무사령탑인 강병규(사진·49) 행정자치부 자치행정국장의 얘기다.강 국장은 지방분권 로드맵에 담긴 각종 정책들이 실제로 지방분권특별법에 담겨 집행될 수 있도록 추진하는 ‘야전 사령관’으로서 지난 몇달간 확실히 달라진 ‘민심’을 전했다. 이제는 지방 공무원들과 지역주민들도 “지방이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권한을)주겠다.”는 노무현 대통령의 의지를 믿기 시작한 것 같다고 소개했다. 강 국장은 정부 출범이후 지난 5개월동안 지방의 인력과 지방조직 권한을 지방으로 돌려주는 등 지방분권화를 구체화하는 데 앞장섰다.우선 표준정원제를 부활해 지방정부가 중앙정부의 승인을 받지 않고 정원을 자율적으로 결정할 수 있도록 했다.5급 이상 지방공무원들의 조직 편성권을 지방으로 이양하는 방안도 발표만 남겨놓고 있다.이뿐만 아니라 내년초까지 지자체의예산편성 지침을 폐지하고,지방의회 기능과 주민참정권,주민감사 청구권을 활성화는 ‘타임스케줄’이 이미 짜여있다. 그는 “행자부 업무의 절반 이상을 지방으로 내려 보낸다고 보면 된다.”면서 “지방분권 로드맵에 나타난 분권방안들을 참여정부 임기내 대부분 실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강 국장은 “분권을 실현하려는 의지를 표현하는 것은 대단히 중요하다.”면서 자치행정국과 산하 과(課)의 명칭변경도 추진하고 있다고 소개했다.자치행정국을 지방분권국으로 바꾸는 것을 비롯해 자치행정과→분권행정과,자치운영과→자치인력과,주민과→주민지원과,민간협력과→자원봉사과로 변경할 계획이다. 지난 정부들이 지방분권을 이루지 못한 이유로 강 국장은 중앙정부가 조직과 돈을 움켜쥐고 내놓지 않은 점을 꼽았다.그는 “표준정원제 부활로 조직권한이 지방으로 념겨졌고,앞으로 세목을 정하지 않는 재원도 대폭 지방으로 이양하게 돼 있어 참여정부의 지방분권정책은 반드시 성공할 것”이라며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지방분권의 성패는 사람에 달려있다.”는 강 국장은 지방공무원들의 자질을 향상하고 능력을 개발할 수 있는 방안도 강구하고 있다.중앙정부와 지자체간이나 상·하급 지자체간 인사교류가 이뤄져야만 지방분권의 연착륙을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행정고시 21회 출신인 강 국장은 대통령비서실장 보좌관,국무총리 의전비서관을 거쳐 내무부 행정관리담당관,경산시 부시장,대통령 정무행정비서실 행정관,행자부 감사관 등을 거쳤다. 이종락기자
  • 게임 프로그램 방송 TV 삼국시대

    지난달 28일부터 방송을 시작한 KBS2 ‘게임 스테이션’(토 새벽 1시30분)은 KBS사상 최초의 게임 프로그램.SBS,MBC에 이어 KBS까지 게임 프로그램을 선보여 마침내 지상파 방송에서도 본격적인 게임 프로그램 시대가 열린 셈이다. ●KBS도 게임프로 방송…지상파 진출 완료 박인택 KBS 인터넷 부사장은 “게임에 대한 여론을 수렴,반영할 수 있는 채널이 부족해 올바른 게임문화가 형성되지 못하고 있다.”면서 “공영방송 KBS가 그 역할을 담당하고 싶다.”고 기획 취지를 밝혔다.이에 대해 케이블 게임채널 관계자들은 “지상파 방송사들의 게임 프로그램 편성은 게임관련 산업의 급속한 팽창 탓도 있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이미 게임 광고 시장이 지상파 방송에서 형성되고 있고,시청자 층도 무시못할 정도로 커졌다는 것이다.MBC게임 홍보실 관계자는 “전국의 케이블·위성 시청자 1100만 가구중 대부분이 게임 방송의 가시청 가구에 들어간다.”고 말했다. 실제로 대표적인 게임채널인 온게임넷,MBC게임 등은 전체 시청점유율에서 상위권을 차지한다.케이블·위성 게임 채널들의 지난해 매출도 전년대비 60∼200%까지 신장,대부분 흑자로 돌아섰다.온게임넷 관계자는 “지난해 매출이 100억원으로,전년 대비 2배가량 늘었다.”면서 “올해도 지속적인 성장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주시청자는 청소년인데 웬 심야편성? 그러나 이러한 추세에도 밝은 면만 있는 것은 아니다.게임 프로그램을 맡은 지상파 방송사의 한 PD는 “게임 프로그램은 케이블 방송부터 시작돼 지상파 방송사 내부에선 ‘천출’로 통한다.”면서 “여전히 알게 모르게 서러움을 많이 받는다.”고 털어놓았다. 먼저 주시청대상이 청소년층임에도 불구하고 편성은 모두 새벽 1시 전후의 심야시간대다.2001년 지상파로는 처음으로 게임 프로그램을 시작한 SBS ‘게임쇼 즐거운 세상’은 밤 12시 50분,그 뒤를 이어 지난해 5월 시작한 MBC ‘줌인 게임 천국’은 밤 12시55분,KBS2 ‘게임 스테이션’은 새벽 1시30분에 방송을 시작한다.그나마 축구중계 등 특집 편성으로 프로가 빠지기 일쑤다.PD들도 담당을 기피하는 경향이 심해 제작을 외주로 돌리는 게 대세다.MBC ‘줌인…' 관계자는 심지어 “특정 시청층 대상의 게임 프로그램은 지상파에는 잘 맞지 않아 뉴미디어쪽에서 전담하는 게 맞다.”면서 “푸대접할 바에는 아예 편성에서 뺐으면 한다.”고 지적했다. ●“게임업체 협찬금 내라” 제작사 횡포 논란 고질적인 협찬 시비도 그대로 물려받았다.KBS2 ‘게임 스테이션’의 외주제작사 M사는 지난 연초부터 주요 게임업체들에 방송 1회당 1000만원의 협찬금을 내라는 공문을 발송했다는 사실이 밝혀져 최근 논란을 불러일으켰다.KBSi 관계자는 “‘게임 스테이션’은 KBSi가 전액지원하고 단 한푼의 협찬금도 받고 있지 않다.”면서 “KBS와는 관계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방송사들만 혜택을 보고 프로게이머들은 소외되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프로게이머협의회는 지난달 중순 처음으로 게임 방송사들에 항의성 공문을 보냈다.게임 중계 주문형비디오(VOD)의 수익배분,재방송분에 대한 출연료 재지급,프로게이머들과의 협의 중시가 주요 내용이다. 김은동 프로게이머협의회장은 “그동안 참을 만큼 참았다.”면서 “방송사들이 상금 내역도 알려주지 않은 채 제멋대로 리그를 양산해 선수들의 스케줄을 엉망으로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익명을 요구한 한 스타급 프로게이머는 “게이머들을 단순한 출연자로 이용만 할 게 아니라,전반적인 운영과 진행을 함께 협의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지난 1일 프로게이머협의회는 케이블·위성 게임채널 MBC게임의 프로그램에 출연하지 않기로 결정했다.이에 따라 MBC게임은 프로게이머들이 출연하는 각종 리그는 물론 재방송,VOD,쇼 프로그램 진행이 모두 중단되는 파행 운영이 불가피해졌다. 김 회장은 “MBC게임이 제시한 상금과 출연료가 기대에 못 미쳐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말했다.반면 MBC게임은 “현재 스폰서 규모나 고정 지출비 등을 고려하면 더 이상은 불가능하다.”고 밝혔다.협의회는 “케이블 방송인 온게임넷과도 협상을 시작할 예정”이라고 밝혀 사태가 더 커질 수도 있다.(사진제공 코에이 코리아) 채수범기자 lokavid@
  • 공직자 복수후보제·사유재산보호 강화 / 中 ‘대담한 政經개혁’ 착수

    |베이징 오일만특파원|중국 공산당이 1일로 창건 82주년을 맞았다.1982년 개혁·개방을 공식선언한 이후 놀라운 변신을 거듭한 중국 공산당은 후진타오(胡錦濤) 당총서기 겸 국가주석의 4세대 지도부를 맞아 대담한 정치·경제 개혁에 착수했다. 중국 공산당은 이날 표면적으로 조용한 창건일을 맞았다.후진타오 당총서기가 이날 당개혁안을 발표할 것이라는 예상이 있었으나 빗나갔다. 대신 당지도부는 ‘공산당이 선진생산력(자본가 계급)과 선진문화(지식계급),광범위한 인민대중(노동자·농민)의 이익을 대표한다’는 3개 대표론 대토론회를 개최했다.국가주석 취임 100여일을 맞은 후진타오 총서기는 토론회 연설에서 공산당과 전국 인민에게 3개 대표론의 중요 사상을 학습하고 실행하는데 더욱 열성을 보이라고 촉구했다. 신화통신에 따르면 후 총서기는 정치국 상무위원 등 당 지도자들과 중앙과 지방 정부 고위관리 등 800여명이 참석한 토론회에서 공산당이 인민을 ‘중국적 특색을 가진 사회주의’의 길로 더욱 잘 이끌고 가는 것을 보장하기 위해 3개대표론 학습과 실행을 한 단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후 총서기는 또 3개 대표론은 21세기 중국 현실에 맞게 발전된 마르크스주의라고 평가하고 이는 공산당과 중국 전체 인민이 샤오캉(小康·비교적 잘사는 사회)사회를 건설하는데 기본적인 지침이라고 역설했다.올 3월 출범한 4세대 지도부는 내년 3월 전국인민대회에 개혁안을 상정,통과시킬 것으로 알려졌다. ●복수 후보제 및 경선제 도입 공산당이 추진중인 민주개혁 실험의 핵심은 서구식 개념의 다당제가 아니라 일당독재를 전제로 한 것이다.하지만 공산당 체질 개선을 위해 경선 도입등 일부 서구식 민주주의를 접목하는 방향으로 개편방안을 마련중이다.소식통들은 당내 민주화를 위해 중국이 복수 후보제를 도입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공직자 선출을 위한 직선제는 일부에서 시행되고 있으나 현재는 초보단계에 머물러 있다.각도시의 주민위원회와 촌(村)위원회 주임 간부나 일부 향장(鄕長) 촌장(村長) 등을 주민들이 직접 뽑지만 상급단위인 현장(縣長)과 시장(市長),성장(省長) 등의 직선제는시행되지 않고 있다. 당내 민주화 방안은 이달 말부터 8월 중순까지 열릴 예정인 영도자 회의에서 최종 결정될 것이라는 전망이다.민주직선제 도입을 위한 청사진도 준비중이다.당은 지난 98년 당중앙위원회를 중심으로 2020∼2050년 타이완 통일을 상정하고 2003년까지 현장,2008년 시장,2013년 성장을 직선으로 뽑는다는 정치 개혁 일정을 만든 것으로 알려졌다.국가주석 직선은 2018∼2023년에 시행한다는 계획이 유력하다. ●사유재산권 보호 강화 사유재산권 보호는 경제개발의 핵심 사업이다.이 때문에 후 총서기의 지시에 따라 우방궈(吳邦國) 전인대 상무위원장을 책임자로 올 초에 개헌실무위원회를 발족시켰다.현행 헌법은 12조에 ‘사회주의 공공재산 신성불가침권’을 규정하고 있으나 전문가들은 “내년 개헌 때는 주민들의 사유재산 보호 내용을 강화하고 재산권은 주민들의 기본권이라는 점을 명확히하며 재산권이 침범받지 않도록 보장하는 내용을 삽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2001년 당 창건 80주년을 계기로 ‘자본가’ 계급의 입당 허용을 추진했던 당은 사유재산 보호를 강화,민간 경제활동을 활성화시킬 것이란 분석이다.중국의 정통한 소식통은 “자본가 계급과 사유재산을 제도적으로 보장해 중국 경제발전의 주력군으로 삼는다는 것이 중국 지도부가 구상하는 개혁·개방의 스케줄”이라고 밝혔다. 개헌 실무위는 내년 3월 전인대에 이러한 방향의 개헌안을 상정,통과시킨다는 목표다.이와 더불어 시장 경제체제로의 개혁도 가속도가 붙고있다. 가격독점을 철폐하고 공정 거래를 보호하기 위한 새 법령이 오는 11월부터 시행될 것이라고 관영 영자지 차이나데일리가 이날 보도했다. oilman@
  • [2003 여성문화](3) 직장 떠나 집으로....그러나 아이 키우며 ‘일’로도 성공 꿈꾼다

    흔히 여성의 직장생활을 ‘자아실현’이라 말한다.‘자아실현’이란 인간이라면 누구나 평생 해야할 일이지만 여성에게 사용될 때에는 때때로 몰이해와 비아냥이 묻어난다.“저 자아실현하자고,아이는 내 팽개쳐 두고…”.그래서 직장을 다니는 엄마들은 ‘독하다’는 말을 듣기도 한다.‘기저귀만 떼면…’‘어린이 집만 가면…’육아로부터 한 숨 돌릴 것이라고 믿으면서 꿋꿋이 어려움을 이겨냈던 여성들은 오히려 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한 후 직장을 떠나기도 한다.“직장가진 엄마의 아이들은 상대적으로 불리할 수 밖에 없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면서.직장을 떠나는 여성들,집으로 돌아가는 여성들.직장을 떠나도 일에 대한 열정만은 숨길 수가 없다.그래서 비정규직이거나,궂은 일도 마다하지 않는다.‘일’이 뭐길래. 아이들을 돌봐줄 사람을 찾다가 결국 15년간 다닌 직장을 그만둘 수 밖에 없었다는 강은영(39·서울 강남구 역삼동)씨는 ‘이젠,아줌마로서의 생활도 괜찮다.’고 말했다.그러나 지난 1년간,“선·후배들은 어려워도 견디고,이겨나가는 직장을 나만 떠나야 했던 것에 대해 패배감을 느꼈다.아이들을 핑계삼아도 나는 경쟁에서 탈락했다는 생각에 몸은 편해졌어도 마음이 한동안 편치 않았다.”고 한다. 이젠 그 스트레스에 짓눌리던 직장생활로 되돌아가고 싶지 않지만 얼마전부터 그는 일을 찾고 있다.“꼭 돈을 벌어야 할 절박한 상황은 아니지만 ‘일’은 하고 싶다.정규직으로 하루종일 직장에 묶여 있는 것은 싫지만 평생 이렇게 ‘빈둥빈둥’ 지낼 수는 없다는 생각이다.”고 말했다. 서울아산병원 중환자실 간호사 출신의 추은희(32·서울 송파구 풍납동)씨는 아직도 병원생각만 하면 가슴이 뛴다.“교통사고로 혼수상태에 빠졌던 5살난 아이가 며칠간의 밤샘 간호 끝에 정신이 돌아오던 순간을 생각하면….”임신중에도 3교대 밤근무를 했고,한달에 9번이나 밤샘근무를 해야 하는 간호사 생활은 결코 쉽지 않았지만 그만큼 성취감을 주는 일도 없다고 생각했다.그러나 추씨도 아이를 맡길 곳이 없어 직장을 떠났다.아이가 자라는 모습을 바라보는 것은 행복하지만 41개월된 아이가 조금만 더 자라면 언제든 일터로 돌아갈 생각이다.더욱이 신경외과 의사인 남편과는 ‘병원용어’로 대화를 많이 하는데 “이렇게 있다가는 5년후쯤엔 남편과 대화도 나눌 수 없을만큼 ‘병원용어’를 다 잊어버리면 어떻게 하나,고민된다.” ●일은 좋지만 묶이는 것은 싫다 직장여성은 직장생활의 어려움에 부딪힐 때마다 ‘편안하게 사는 또다른 삶’을 꿈꾼다.절대빈곤층이 아닌 여성들의 경우 그 꿈은 더욱 많은 갈등으로 연결된다.오죽하면 한 직장여성은 “차라리,차라리 내가 반드시 돈을 벌어야만 할 상황이라면 잡념없이 일할 수 있겠다.”라고 말했을까. 구하기 어렵다는 ‘그 좋은 직장’을 그만두고 집으로 돌아가는 여성들.물론 그들도 쉽게 직장을 떠난 것은 아니다.남성들이 일의 가치를 삶의 첫번째 자리에 올려놓고 승부하듯 여성들의 생각도 다르지 않기때문이다.더욱이 30∼40대 직장여성에게 직장은 ‘선택’이 아닌 ‘필수’였다.일하는 것은 당연하고,대학교육으로 키운 능력을 사장하는 것에 대한 사회적인 의미까지 이미 학습됐다.더욱이 이 ‘험난한 정글’에서 살아남은 터,지난 날을 헛되게 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일에 매달릴 수밖에 없다. 그러나 ‘투사처럼’살아온 이들도 결정적으로 약해지는 때가 있다.아이에게 문제가 생기는 순간,일과 자아실현,사회적 책무는 모두 사라지고 만다.어머니로서의 임무를 소홀했다는 자책,그것은 일순간 모든 것의 의미를 퇴색시키게 마련이다. 대우공채 2기로 입사, 수출파트에서 일했던 김은희(39·서울 동작구 사당5동)씨는 첫 아이를 임신했을 때 유산위험이 있다는 말을 듣고 ‘어쩔 수 없이’직장을 떠났다.경력 8년 만에 직장생활을 접었다.“유난히 일을 좋아했고,강박적으로 일에 매진했다.그런데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갑자기 결혼했고,임신·유산의 위험 등 걷잡을 수 없도록 내몰리면서 사표를 냈다.인정받았던 직장인이었지만 하루아침에 전화 한 통 걸려오지 않고,갈 곳도 없는 쓸모없는 인간으로 버려진듯 한동안 우울했다.” 현재 9살·7살난 두 아이의 어머니로 집안일에도 전문가가 됐다는 그는 3년간 전업주부 생활을 했지만,그후 6년은 아르바이트와 재택근무 등 꾸준히 일을 해왔다.현재는 사당2동 주민자치센터에서 아이들의 ‘발표력 교실’을 기획,운영해 오고 있다. “일은 얼마든지 있지만 저녁 때 아이들만 놔두고 나가는 것이 싫어서 일을 늘리지 않는다.내 모든 스케줄은 오후 4시30분이면 끝난다.”김씨는 초등학교 교사였던 친정어머니로 인해 남의 손에서 자라 자신의 아이에게만은 ‘엄마의 부재’를 경험하게 하고싶지 않았다.그러나 그도 ‘일’의 중요성만은 잊지 않았다.“수입에 관계없이 살아있는 한 일할 것이다.아마 이렇게 일하지 않았더라면 즐겁게 집안일을 하지도 못했을 것이다.” 입주 아주머니의 도움을 받으며 아이를 키웠다는 박경아(39·서울 송파구 가락동)씨는 아들이 초등학교 3학년이던 4년전,전업주부가 됐다.“바빴기때문에 아이의 알림장도 제대로 체크하지 못했다.수행평가제 도입 등 달라진 교육현실은 취업모의 아이들에겐 상대적으로 불리했다.”직장을 그만두면서 둘째를 낳았다는 박 씨는 “큰애의 학습습관을 바로잡을 수도 있었고,큰애 때는 제대로 누리지 못했던 부모로서의 행복감에도 흠뻑 젖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박 씨의 행복에도 ‘믿는 구석’은 있었다.풀 타임으로 묶이지는 않았지만 외환위기 이후 관심을 갖기 시작한 부동산에서 쏠쏠한 재미를 봤다 한다.“새로운 경제상황에서 돈에 대한 개념이 달라졌다.바쁘지않으니 신문을 샅샅이 훑어보고 세상돌아가는 것을 읽고 변화에 부응하는 경제 마인드를 갖게 되면서 솔직히 직장생활하는 것보다 수입이 낫다.” 남편의 반대에 부딪혀 전업주부가 돼야만 했다는 유준희(35·경기 구리시 토평동)씨는 아이에게 영어동화책을 읽어주면서 새로운 관심분야를 키워 영어교육전문가가 됐다.오후에 한 두시간 영어를 가르치고,주말에는 유명영어학원의 교재를 집필했다.유씨는 “아이들에게 이유식도 열심히 해먹였고,놀이터에서 노는 게 아직도 내가 하는 가장 중요한 일이다.또 집안도 반들반들 윤기 내며 살아왔다.그러나 평생 자상한 엄마가 되느냐,성공한 여성이 되느냐는 문제는 아직도 내게 가장 큰 고민거리다.” 9시부터 시작되는 정규직은 싫다는 그는 ‘가정을포기하고’ 직장을 갖고 싶지는 않지만 일에는 더욱 매진하고 싶다고 말했다.“7살·3살난 아이들이 좀 더 자라면 적극적으로 일하려고 지금도 남편을 설득하고 있어요.” ●비정규직,아이 돌보며 일하기엔 좋다? 여성들이 육아를 위해 직장을 떠나는 전형적인 ‘M자 곡선’은 아직도 우리 사회에선 흔한 일이다.후진국형으로 불리는 여성들의 고용은 사회·국가적인 지원으로 달라져야 할 ‘과제’다. 대학은 졸업했지만 살림에 파묻혔다가 일하고 싶어 둘러보니 ‘허드렛일’밖에 할 게 없더라고 여성들은 푸념한다.“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무 것도 없다.”는 것은 40대 전업주부들에겐 또다른 회의를 가져다 준다. 이 직접 키우면서 일하느라 정규직을 갖지 못했다는 서미경(39)씨는 “안정된 일에 진입하지 못한 채 나는 늘 주변부에 머무르고 있다.”면서 “아이 내 손으로 키우면서 행복했지만,내 일을 생각하면 씁쓸하다.비애감마저 느껴진다.”고 말했다.몰입해서 경력을 쌓지않아 일을 늘 해왔음에도 ‘언제나 제 자리’라는 그는 영어와 일어 번역을 할정도이고,남편직장관계로 3년간 일본에 머물면서 호텔전문학교를 다니기도 했지만 한국에 돌아와서 직장을 가질 수는 없었다.“여성들이 육아를 위해 직장을 그만두거나,처음부터 가정에 안주한다면 언제나 주변부로 밀리기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성균관대 박의경 연구교수는 “우리 사회처럼 어머니에 대한 존경심을 표하는 곳도 없다.그러나 여기에 또한 남성중심적 사회의 비수가 숨어 있다.모성에 대한 강조에는 여성을 사적 영역에 제한하려는 의도가 숨어있다.”고 지적한다.어머니를 말할 때 따라붙는 ‘숭고한 희생’이란,‘어머니는 희생해야 한다'는 말이자,‘어머니가 자기 것을 챙기면 어머니가 아니기에 존경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는 말이라 지적했다. ●직장여성,독한 여자라고? 교보증권 홍보팀장 추은영(36)씨는 쌍둥이 아들들을 대전의 친정 어머니에게 맡겨 키우고 있다.아이들과 떨어져 살아야 하는 일도 가슴아프고,친정 어머니를 힘들 게 하는 것도 죄송하지만 정작 가장 괴로운 것은 “무슨 부귀영화를 보겠다고 아이를 떼놓고사느냐.”고 묻는 사람들의 말이다.“그런 말 들을 때마다 상처를 받는다.‘독하다’고 말하기도 한다.악의없이 하는 말이겠지만 ‘정말 내가 독한가 잘못하는 것일까’하는 회의에 빠져든다.추 팀장은 “왜 똑같이 하는 직장생활도 남성이 하면 가족부양,여성이 하면 자아실현이 되느냐.”고 물었다. 법과 제도적으로는 남녀평등이 이뤄졌지만 그 속을 들여다보면 아직도 가부장적인 직장문화,육아와 가사책임은 여성의 몫이란 인식은 일하는 여성들을 지치게 한다.‘의무’만 있을 뿐,‘권리’는 없는 존재인 자신에 대해 측은함이 느껴지고 우울해진다는 여성도 있다. 한 여성공무원은 “내 몸도 돌보지 못하고,내 아이도 제대로 돌보지 못한 채 허겁지겁 살아 간다.그러나 나를 이해해주는 사람은 이 세상에 아무도 없다.직장에서나 가정에서나.만성피로에 지친 몸은 골병이 들었다.”고 말했다.더욱이 경제적인 측면은 쏙 빠지고 비하되는 여성의 직장생활에 대해서도 한마디했다.“맞벌이 안하면 집 한채 마련하기 어려운 세상 아니냐.” 여성들은 ‘일’을원한다.때로 육아를 위해 ‘일’을 떠나도,어떤 형태로든 일로 돌아온다.더이상 모성애냐,자아실현이냐 이분법으로 나누는 것은 무의미해 보인다. 허남주 기자 hhj@
  • [시네 드라이브] ‘대종상 살리기’ 구슬땀

    대종상영화제 홍보팀은 요즘 ‘발에 땀이 날’ 지경이다.해마다 잡음에 휘둘리다 존폐위기까지 처한 영화제를 살리기 위해 새로운 아이디어 동원에 여념이 없다. e메일로 보도자료를 돌리지 않고,홍보담당자가 열심히 기자들과 ‘눈도장’을 찍으며 행사에 대한 관심을 호소하고 있을 정도. 오는 20일 열릴 대종상영화제는 올해로 40회째다.최근 몇년동안 심사의 공정성 시비로 만신창이가 되다시피한 영화제는 속쓰린 선례를 설욕하기 위해 올해 처음 일반인 심사위원제를 도입했다. 지난달 23일 일반인 신청자 가운데서 공개추첨으로 뽑힌 100명이 스카라극장에서 출품작 예심작업에 참여하고 있다.본선진출작 선별과정에서의 잡음을 사전에 봉쇄하겠다는 의지의 표명이다. 개막식(12일 하얏트호텔)을 따로 갖는 것도 첫 시도.시상식이 끝난 뒤 미공개 북한영화 ‘청자의 넋’도 공개할 예정이다.영화의 해외판권을 가진 홍콩 고선필름에서 공짜로 필름을 빌렸다. 이런 노력들에도 불구하고 영화제의 모양새는 이미 한쪽 날개가 꺾인 듯해 안타깝다.국내외에서 이미 널리 알려진 수상 유력작 ‘오아시스’와 ‘취화선’이 모두 출품을 거부했다는 게 무엇보다 큰 오점이다.‘영화제 무용론’속에 국고에서 지원받는 예산도 해마다 줄어,올해는 고작 1억4000만원.올해 역시 이렇다할 스폰서 기업 하나 붙지 않았다.한국의 대표영화제임을 감안한다면 민망할 정도다. 그러나 영화제가 이번만큼 활발히 자생노력을 기울인 적도 없었으니 올해는 기대를 갖고 지켜보자.오지랖 넓은 조언 한마디.수상배우가 줄줄이 불참하는 해프닝만큼은 적어도 다시 연출하지 않아야겠다. 영화제의 꽃은 뭐니뭐니해도 배우들이다.간판급 스타들의 스케줄부터 확실히 챙겨두는 게 급선무가 아닐까.달라진 영화제를 보여주는 가장 빠르고 확실한 방법이다. 황수정 기자 sjh@
  • [열린세상] 남미형 경제추락?

    기업인들은 경제가 IMF 시절이나 다름없다고 말한다.화물연대 파업이니 NEIS 파동이니 사회가 요동친다.인터넷에서는 노무현 정부의 ‘변절’을 둘러싸고 연일 공방전이 오간다.뭐가 한참 꼬였다.이럴 즈음 등장하는 메뉴가 있다.소위 경제의 ‘남미화’다.유럽형으로 갈 것인가,남미형으로 갈 것인가?우리는 카산드라 크로스에서 선택을 강요받는다.N자 커브냐,M자 커브냐 그것이 문제라고 한다. 학자나 언론인들이 이런 이야기를 마치 애국자처럼 해댄다.이들 논리를 요약해 보자.“남미형 국가 특징은 분배 지향적,인기 영합주의,생산성이 뒷받침되지 않는 임금상승”이라고 지적한다.“인기에 매달리면 남미처럼 경제가 추락할 수 있다.”며 “인기 영합주의 정책에서 탈피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한다.이들이 즐겨 애용하는 M자 커브 사례는 아르헨티나다.“아르헨티나는 1980년 1인당 국민소득 8000달러 가까이 달성한 뒤 2000달러 밑으로 내려 갔다가 20년동안 경제적 어려움을 겪었다.” 이런 논법은 너무 피상적인 관찰과 아전인수식 해석에 기초해 있기에,우리 경제의 선진화를 앞당기는 데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노·사·정 모두가 고통을 분담해야 할 구조조정의 문제를 근로계층의 임금상승 압박 문제로만 보는 근시안적인 태도이다.하나씩 따져보기로 하자.첫째 분배지향을 남미형 국가의 특징으로 삼고 있지만,지난 20년간 중남미 사회의 분배는 크게 악화되어 왔다.그 결과 인구의 절반 수준이 빈곤층에 속한다.둘째 인기 영합주의란 표현도 지난 20년의 중남미 경험과는 별로 맞지 않는다.중남미 국가들처럼 월스트리트-재무부-IMF가 제시한 경제 개혁과 개방 스케줄을 모범적으로 적용한 경우도 없었다.민영화,규제완화,개방 모두 원하는 대로 들어주었다.아르헨티나는 메넴 대통령 시절에 민영화할 수 있는 것은 모두 팔지 않았던가?작년에 경제위기가 들이닥쳤을 때 더 이상 팔 것이 없어서 국제 금융권은 국세청을 팔라고 요구할 정도였다.셋째,생산성이 뒷받침되지 않는 임금 운운도 지난 20년간의 경험과 너무 거리가 멀다.멕시코,칠레,아르헨티나,브라질 등은 대부분 꾸준히 개혁의 이름 아래 노동시장의유연화,실질임금의 하락을 경험했고,그 결과 고용불안이 대단히 높은 사회로 바뀌었다.비공식 부문이 과도하게 팽창했고,가족 전체가 노동판에 뛰어들어도 입에 풀칠하기 힘든 사회로 바뀌었다.실업과 고용의 불안정은 곧 사회적 안정을 해치고,치안 부재로 둔갑한다.상파울루와 멕시코시티의 밤은 더 이상 안전하지 않다. 그러면 도대체 뭐가 문제였단 말인가? 남미형을 억지로 정형화한다면,그것은 잘못된 개방정책,사회개혁의 부재,정실 자본주의로 추락한 경제라 요약할 수 있다.‘개방은 곧 경쟁력 강화’란 도식에 집착하여 국내의 중소기업들이 적응할 시간도 주지 않고 시장을 일방적으로 너무 빨리 열었고,그 결과 내수 산업은 대부분 무너지고 말았다.농지개혁,세제개혁 등이 제대로 되지 않았기에,양극화 체제가 지속되고,또 재정의 기반도 허약한 것이다.중남미 국가들의 수세구조에서 직접세의 비중은 대단히 낮다.부자들은 돈을 많이 벌지만,세금은 거의 내지 않는다.대신 소비자는 부가가치세 16∼18%를 부담한다.그만큼 공정성이 결여된 사회이다.기업인들의 능력은 정치인 로비 능력과 거의 일치한다.그렇기에 비아냥거리는 소리로 중남미에서 정치는 ‘시장 바깥에서 이윤을 추구하는 활동’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다시 정리해보자.남미형 경제가 추락한 이유는 결국 정치적 부패,사회개혁의 부재,잘못된 개혁과 개방정책 때문이다.그렇다면 우리 사회가 남미 사회를 반면교사로 삼아 배울 점은 무엇인가? 그것은 부단한 사회개혁,투명한 정치와 행정,잘 조정된 개혁 프로그램일 것이다.더 이상 ‘분배지향적,인기 영합주의,생산성이 뒷받침되지 않는 임금상승’같은 1970년대의 낡은 가락은 이제 사라졌으면 좋겠다.그런 ‘남미’는 지구 어디에도 없다. 이 성 형 세종연구소 초빙연구위원
  • [스포츠 라운지]한국新 14개 ‘경보여왕’ 김미정

    “땀으로 범벅이 되지만 그래도 걸을 때가 제일 즐거워요.” 걸을 때 가슴이 터질 듯한 행복감을 느낀다는 24살의 처녀 육상 선수 김미정(울산시청).비인기종목의 설움속에서도 꿋꿋하게 경보에 몰두하는 그녀는 지금 이 순간에도 ‘남들보다 빨리 걷기’ 위해 쉬지않고 발을 내딛는다. 한국 경보의 기대주 김미정은 지난달 20일 열린 일본경보선수권 20㎞에서 1시간33분58초(2위)의 한국최고기록을 세워 2004년 아테네올림픽에서의 선전을 예고했다.입문한 뒤 벌써 14차례나 한국최고기록을 세웠다.그녀는 이제 아시아를 넘어 세계를 향해 도전장을 냈다. ●마라톤에서 경보로 충북 단양 출신의 김미정은 처음엔 육상 장거리 선수였다.건국초등학교 4학년 때 육상에 입문,고교졸업 때까지 5000m와 1만m가 주종목이었다.고교시절 구간마라톤대회에서 구간우승과 구간신기록을 세우는 등 나름대로 좋은 성적을 거뒀다.그러나 고교를 졸업하면서 운명은 바뀌었다. 울산시청 이정구 감독이 그녀에게 경보를 권했다.물론 처음엔 주저했다.종목이 너무 생소했다.오리처럼 뒤뚱거리며 걷는 폼을 보고 친구들이 뭐라고 할까 걱정도 앞섰다.한참을 망설이다 미지의 세계에 도전한다는 생각으로 눈을 딱 감고 택했다.식구들은 왜 이상한 종목으로 바꾸느냐고 물었고,친구들도 처음엔 믿지 않았다.주위의 웃음소리가 자신을 비웃는 것 같아 창피했다.그러나 꾹 참고 참았다.시작할 땐 자신도 웃음이 나왔을 정도였다고 한다. ●출전할 때마다 신기록 차츰 경보의 매력에 빠져들었다.그리고 한국기록을 단축하는 데서 큰 기쁨을 얻었다.대회만 출전하면 기록을 단축했기 때문에 신이 났고,더 이상 경보는 웃음거리가 아닌 그녀의 전부가 됐다.주위 사람들도 차츰 새로운 눈으로 봤다.자신감도 생겼다.“시합에 나가기만 하면 기록을 깼기 때문에 시합에 출전하는 것 자체가 즐거웠다.”고 말했다. 물론 위기도 있었다.운동을 시작하고 3년 정도 지나자 지루한 느낌이 들기 시작했다.기록도 단축할 만큼 했다.빡빡한 훈련 스케줄이 답답하게 느껴졌다.친구들도 만나고 싶었다.그래서 숙소를 뛰쳐나오고 싶은 생각도 들었다.그러나 다시 마음을 고쳐 먹었다.지금의 위치에 오르기 위해 과거에 얼마나 땀을 쏟았는지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묵묵히 다시 신발끈을 조여맸다. 파리세계육상선수권(8월)과 2004년 아테네올림픽 출전권을 따낸 김미정은 요즘 훈련량을 하루 3시간으로 늘리고 스피드를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겨울훈련을 통해 체력을 비축했기 때문에 무리는 없다. ●이제는 유명인사 그녀는 이제 울산에선 유명인사다.알아보고 격려를 해주는 시민들도 많이 생겼고,학생들은 사인까지 요구한다.아직 근사한 사인이 없어 곤란할 때가 많다.그러나 올림픽에서 자신이 원하는 성적을 낼 때까지 사인은 자제하기로 했다. 경보를 택한 것에 후회는 없다.지금은 기록단축에 온 신경을 쏟는다.기록이 좋아지다 보니 점점 욕심이 생겼다.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는 1시간31분대 진입,내년 올림픽에서는 8위가 목표지만 내심 메달도 노려볼 참이다. 운동에 전념하느라 아직 남자친구도 사귀지 못했다. 스스로 만족할 만한 목표를 달성한 뒤 결혼할 참이다.자상한 남자가 일등 신랑감이란 생각이다. 글박준석기자 pjs@ 사진 왕상관기자 skwang@ ■경보란 경보란 어느 한쪽의 발이 항상 지면에서 떨어지지 않으면서 스피드를 겨루는 경기.스텝을 옮기는 동안 앞발은 뒷발이 지면에서 떨어지기 전에 지면에 닿아야 한다.여기에다 몸을 떠받치는 다리는 무릎을 굽히지 않고 곧게 펴져 있어야 한다.이런 규정 때문에 선수들은 오리가 걷는 것처럼 뒤뚱거릴 수 밖에 없다. 속도가 붙으면 시속 15㎞까지 이른다.코스 주변에 배치된 심판들은 규정을 어긴 선수를 발견했을 때는 경고를 하고,실격처리까지 할 수 있다. 스포츠로서의 경보 역사는 19세기 중반 이후로 추정한다.7마일 경기는 1866년 영국의 아마추어 육상클럽의 대회에서 처음 소개됐다.1870년대와 1880년대 전문적인 레이스가 뉴욕에서 개최됐다. 남자 10마일과 3500m 경보는 1908년 올림픽 때 정식종목으로 채택됐다.1956년 멜버른올림픽 이후 종목이 현재의 남자 20㎞와 50㎞로 조정됐다. 92바르셀로나올림픽 때 여자 10㎞ 종목이 생겨 금메달이 3개로 늘었고,2000시드니올림픽에서 여자 10㎞가 20㎞로 바뀌었다.
  • 꼼지락 꼼지락 내가 만든 소품으로 집안분위기 확~

    “5분만 시간을 내 몇가지 생활소품을 잘 활용하면 주변 분위기를 밝고 산뜻하게 전환할 수 있습니다.양초 하나로 실내 분위기를 싱그럽게 바꿔 초여름밤을 시원하게 만끽해 보시겠습니까.” 먼저 유리컵 1개와 파라핀,심지,심지탭 또는 클립,커다란 이파리 2장을 준비한다.유리컵을 깨끗이 씻어 물기를 닦은 뒤 이파리를 컵 안쪽에 붙여 넣는다.컵에다 물을 붓고 작은 초를 띄우면 시원한 분위기의 여름용 양초 장식은 완성.잠깐,DIY 포인트.이파리가 컵을 감싸는 부분은 2분의 1이 적당하다.너무 크면 촛불이 가려져 밖에서 보이지 않는다. ‘DIY(Do It Yourself·스스로 만든다)’라는 영어가 친숙하게 다가오고 있다.직접 만드니까 열심히 산다는 의미가 있고,생활에 필요한 물건을 내마음에 들도록 만든다는 의미에서 삶의 센스도 느낄 수 있다. 특히 이라크전과 북핵사태,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등 악재가 겹쳐 불황의 터널이 깊어지면서 한 푼이라도 아끼려는 소비자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집안에서 간단한 공구와 생활소품을 재료로 집안 분위기를 확 바꿔 라이프 센스를 한단계 제고해주는 책이 나왔다.‘우리 주변의 흔한 재료로 간단하게,예쁘게,즐겁게’라는 소제목이 붙은 ‘내 손으로 만드는 생활소품 230가지’(시공사,240쪽,1만 6800원)라는 이름의 책이 그것이다. ‘내 손으로∼’는 “남과 똑같이 살아가는 것은 싫다.”는 개성 추구에서 출발한다.생활 주변에서 지나치기 쉬운 비닐·종이·초 등 생활소품을 이용해 직접 만들어 나만의 개성을 창출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해준다.특히 알차게 보는 방법을 곁들여 독자들의 이해를 도와주고,DIY하는 과정에서 간과하기 쉬운 점을 강조한 ‘DIY 포인트’를 통해 꼼꼼하게 만드는 데도 일조하고 있다. 이 책은 크게 ‘만들기와 친해진다.’는 1부와 ‘전문가에 도전한다.’는 2부로 나뉘어진다.1부의 비닐 등 생활재료로 만드는 ‘아이디어가 가득한 생활소품 51’에는 ▲비닐봉투로 만든 수납용 주머니와 비닐로 만든 간이 수납대 등 비닐 제품 ▲접착시트를 붙여 만든 벽장식 및 고무판을 잘라 만든 마우스 패드 등 접착시트·고무판 제품 ▲종이끈으로 장식한 종이봉투와 사진엽서·색지로 만든 재미 있는 벽장식 등 종이 제품 ▲스티로폼과 종이로 만든 스케줄 보드와 자투리 리본 테이프로 만든 원통형 조명등 등 생활소품 ▲나뭇잎 장식 액자와 나무 줄기를 엮어 만든 냄비 받침 등 자연소품 등에 대해 알기 쉽게 정리,DIY에 친근감을 느낄 수 있도록 설명하고 있다. 2부에 해당하는 리본·나무·레터링·레이스 등 8개 기본기법을 익힐 수 있는 ‘여러가지 소재로 만드는 실용 데코 179가지’는 ▲리본 패브릭 액자와 블루 리본으로 장식한 사진 액자 등 리본 제품 ▲침상용 미니 쟁반과 접었다 폈다 할 수 있는 작은 거울 등 목공 제품 ▲선물 포장에 어울리는 미니 카드와 1회용 커피용기로 만든 커피 보관함 등 레터링 제품 ▲레이스로 밸런스를 만든 조명 커버와 고즈넉한 분위기의 책갈피 등 레이스 제품 ▲옷핀으로 고정하는 거실 커튼과 털 원단으로 만든 컨트리풍 냅킨 등 패브릭 제품 ▲오렌지 향이 가득한 생과일 초와 물 위에 떠 있는 시원한 여름 초 등 초 제품 ▲페인팅으로 달라진 벽 표정 등 페인팅 제품 등으로 구성돼 삶의 센스를 높여준다. 김규환기자 khkim@
  • 물류협상 타결 / 정상화 얼마나 걸리나

    ‘파업은 끝났지만 상처는 남았다.’ 대양으로 통하는 물류 관문인 부산항을 마비사태로 몰아넣었던 화물연대의 파업이 15일 새벽 타결됨으로써 컨테이너 화물수송이 제자리를 찾게 됐다.하지만 화물연대가 파업을 풀었다고 부산항이 당장 정상화되는 것은 아니다.컨테이너 전용부두인 신선대,자성대 등은 속속 정상기능을 회복하고 있지만 장기간 파업에 따른 후유증이 커 일반 항만 기능이 완전히 정상화되려면 3주일 이상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그동안 발이 묶였다가 한꺼번에 몰려들 화물처리가 가장 시급한 문제다. 경인지부·위수탁지부가 부산지부와 함께 파업을 풀었기 때문에 의왕내륙컨테이너기지(경인 ICD) 등에서 화물차가 한꺼번에 몰려들어 부두 게이트에 체증이 발생,컨테이너 반출입이 쉽지 않다. 15일 의왕기지는 쌓여 있던 수출화물을 싣고 부산항으로 떠나는 차량들이 꼬리를 물었고 부산 자성대앞 부두로와 감만·우암로 일대도 극심한 정체 현상을 보였다. 수입화물과 수출화물을 분리해서 쌓아두었던 평소와 달리 파업기간에는 수출입 화물을 마구 뒤섞어 쌓아 놓았기 때문에 작업 효율이 크게 떨어질 우려도 있다. 정상적인 상황에서 부산항의 장치율은 60∼70%이지만 파업으로 인해 90%까지 육박,3만∼4만TEU의 화물이 적체돼 있다.이에 따라 평소와 다름없이 컨테이너를 반출입하면서 적체된 화물도 같이 처리해야 하기 때문에 이를 완전히 치우려면 3주 정도는 걸린다는게 부두 관계자의 분석이다. 수입화물을 싣고 입항하는 선박들은 미리 짜여진 스케줄에 따라 수출화물을 싣고 나갈 공간을 비워오기 때문에 적체된 화물을 한꺼번에 싣고 나가기 어렵다. 화물관리가 체계화되고 대형화주가 주로 이용하는 컨테이너 부두들의 정상화 속도가 빠른데 반해 재래부두인 1·2부두,중앙부두는 장치율이 139%에 이르고 반출입은 평소의 28%에 그쳤다. 여러 해운사와 운송업체들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화물을 함께 실어나르는 재래부두는 컨테이너 차량이 제대로 운행되더라도 부두에 쌓여 있는 화물을 화주별로 일일이 다시 정리해 실어 날라야 하기 때문에 그만큼 시간이 많이 걸린다. 부산 강원식기자 jhkim@
  • “한 여인의 이중생활 욕좀 먹겠죠”/ SBS새드라마‘연인’출연 이민영

    19일 첫 전파를 타는 SBS 새 일일드라마 ‘연인’(허웅·신윤섭 연출,이금림 극본)은 결혼이라는 제도에 대한 근본적인 의구심에서 출발한다.중산층 가정의 세 딸을 통해 우리 사회의 결혼 풍속도를 보여주겠다는 것이다. 이현석 SBS 프로덕션 본부장은 “도발적인 캐릭터·줄거리로 기존 일일극과는 완전히 차별화시킬 것”이라면서 “상당히 과감하게 나가서 조금 걱정되기도 한다.”고 귀띔했다. 허웅 PD도 3대가 함께 보는 편안한 홈드라마는 아니라고 했다.그는 “주타깃은 20~30대 여성들”이라면서 “그들이 공감할 수 있게 결혼과 관련된 여러 문제와 욕망,일탈 등을 그대로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극중에서 맏딸 오수희(이민영·사진)는 조건 좋은 조진우(이승우)와 결혼했지만,애인 윤종태(김승수)와 이중생활을 한다.촉망받던 둘째딸 오수민(최정원)은 고시원에서 만난 김영규(정소영)의 아이를 임신하고 꿈을 접는다.막내딸 오수지(정은경)는 이런 언니들에 더하여 아버지 오종기(이정길)가 남자친구인 유지섭(여현수)의 어머니 서미연(김미숙)과불륜관계인 것을 알아차리고 결혼에 혐오감을 품는다. 주인공 이민영은 수희 역할을 일단 “잘 모르겠다.”고 말문을 열었다.“같은 입장에 처한 적이 없어서 이해하기는 힘드네요.그렇지만 제겐 평범한 보통 여자처럼 보입니다.사랑도 조건도 모두 놓치기 싫은 마음은 누구나 마찬가지 아닌가요?” 그는 “원래 제 성격도 좀 이중적인 데가 있다.“면서 “그 부분을 집중해서 보여줄 생각”이라고 말했다.제작진이 이민영을 캐스팅한 이유도 그 때문.허 PD는 “전형적인 동양 미인·맏며느리감 이미지 뒤에 감춰진 정열적이고 이중적인 캐릭터가 표출되기를 기대하고 있다.”며 일부의 ‘미스 캐스팅’ 주장을 일축했다. 이민영은 지난 94년 MBC 공채로 탤런트 생활을 시작해 다음해 일요아침드라마 ‘짝’에서 청순한 스튜어디스로 시청자들에게 얼굴을 익혔다.그뒤 KBS2 ‘꽃밭에서’,MBC ‘결혼의 법칙’ 등 주로 일일극에 출연했다.한가지에 몰두하는 성격인데다가,일일극은 녹화 스케줄도 빡빡해서 영화 등 다른 분야는 엄두도 못냈다고 한다. 이민영은 “욕먹을 배역이지만, 여자라면 누구나 한번쯤은 해보았을 고민·욕망일 것”이라면서 “이런 문제를 함께 생각하는 시간이 될 수 있다면 한번 제대로 욕먹을 각오”라고 당차게 말했다. 채수범기자 lokavid@
  • 주말 여기 어때요 / 용산 가족공원

    “잔디밭에 들어가 놀아도 오케이….그러나 너무 신나게 놀다가 귀가시간을 놓치면 책임지지 않습니다.” 용산구 가족공원을 찾으면 누구나 넋을 잃는다.수풀이 워낙 울창한 데다 재미난 구경 가운데서도 손꼽히는 ‘사람 구경’을 원없이 할 수 있기 때문이다.유치원생에서부터 노인,외국인까지 많이 찾아와 시끌벅적한 분위기 속에서 절로 신바람이 난다. 2만 3000여평에 이르는 이 공원의 가장 큰 자랑거리는 사계절 푸른 잔디.수양버들이 늘어선 그늘 아래 실개천에서는 민물새우 등 고기잡이도 할 수 있다.크고 작은 연못이 4개 있어 물,꽃,나무가 잘 어우러졌다.굽이굽이 이어진 산책로 4.2㎞를 걸어가며 대화를 나누는 것만으로도 가정의 달을 맞아 더 없이 좋은 선물이다. 땅 기운을 그대로 몸에 받아들일 수 있는 맨발 걷기코스도 300여m 조성돼 있다.소나무·느티나무 등 70종 4만 5000여그루에 이른다.토끼,청공작·백공작 등 동물사육장을 거쳐 연못에서 청둥오리,호로새,거위 등이 물살을 가르며 헤엄치는 모습도 평화롭기만 하다. 하객용 의자 등 편의시설을 두루 갖춘 야외 예식장도 있다.연인끼리 놀러왔다면 웨딩마치 속에 박수를 보내며 사랑을 다져도 좋다. 공원 가운데쯤 위치한 태극기 광장에 가면 지난해 월드컵 때의 기억이 조용히 되살아 나며 모처럼 가슴 뭉클한 감동도 느낄 수 있다.400평짜리 자연학습장에는 홍화초,제비꽃,더덕 등 토종식물 20여종 7000여포기가 봄을 맞아 새 모습으로 단장하고 손님을 기다리고 있다. 단체입장의 경우에는 먼저 관리사무소(792-5661)에 문의해보는 게 좋다.한꺼번에 많은 인원이 몰리면 애써 세운 스케줄이 망가질 수도 있기 때문. 주차장엔 50대 정도 주차할 수 있어 승용차는 가급적 피하는 게 좋다.지하철 4호선 이촌역(2번 출구)이나,국철 이촌역·서빙고역에서 내려 운동 삼아 걸어가면 된다.버스는 일반 81-1번,좌석 797번을 이용해 용산공원에 내리면 된다. 자전거 입장은 절대 사양.애완견을 동반할 때는 다른 시민들을 위해 끈을 매달고 입장하는 에티켓도 잊지 않도록 공원관리소는 당부하고 있다. 송한수 기자 onekor@
  • “”한시간 가량 달콤한 늦잠 요즘 행복”” / 전경련 부회장직 물러난 손병두 상임고문

    “나만 편안한 것 같아서 손길승 회장 보기가 민망스럽죠.어찌나 미안한지….” 지난 2월 전국경제인연합회 상근 부회장직에서 물러난 손병두 전경련 상임 고문은 자신의 강력한 추천으로 전경련 회장직을 수락한 손길승 회장에게 미안함으로 말문을 열었다. 전경련이라는 ‘짐’을 떠맡겨 SK글로벌 분식 사태와 SK㈜의 경영권 위기로 정신없이 바쁠 손 회장의 ‘발목‘을 잡은 게 아닐까 친구로서의 안타까움이 묻어났다. 손 고문은 최근 여유로움을 만끽하고 있다.이런 홀가분한 기분은 6년만에 처음 느끼는 것이라고 한다. 전경련 부회장 시절 그는 매일 새벽 5시에 일어났다고 한다.여기저기서 열리는 조찬 간담회에 참석하기 위해서였다. “전경련 부회장을 하면서 쉼 없이 받은 스트레스는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지금도 조찬 모임이 있지만 크게 줄었습니다.1시간가량 늦잠을 자는 것이 이렇게 좋을 수가 없습니다.” 평범해진 일상을 즐기고 있는 그는 특히 정신적으로 편안하니 건강도 날로 좋아진 것 같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그의 행동반경이 줄어들거나 역할이 축소된 것은 아니다.대상이 바뀌었을 뿐 꽉 짜여진 스케줄은 변함이 없다. 그래서인지 전경련 회관 4층 그의 사무실은 최근 문턱이 닳고 있다.‘얼굴 한번 보자’,‘밥 한끼 같이 먹자’,‘골프 치자’는 지인들의 성화에 그는 신문보기도 힘들 지경이라고 토로한다.그래도 손 고문은 고맙다고 말한다.그동안 각종 공식 행사 등으로 본의 아니게 등한시했던 분들이 찾아온다는 것 자체가 감사하다는 것이다. 고문은 3개월간 푹 쉬겠다는 다짐을 접었다.시중에 떠도는 ‘하바드’나 ‘하와이’라는 우스갯소리도 그래서 나왔다.‘하’루종일,‘바’쁘게,‘드’나드는 걸 친구들이 하바드 연수중에 있다는 것이다. 또 이게 끝나면 하와이로 간다고 한다.‘하’루종일,‘와’이프 손에 이끌려 ‘이’리저리 다니는 일밖에 남지 않았다는 뜻이다.하지만 그에게 이런 일은 너무나 ‘먼 나라 이야기’로 보인다. 그는 요즘 학생과 교수 신분을 겸직하고 있다.전경련 산하단체인 IMI(국제경영원)에서 글로벌 비즈니스 과정을 수강중에 있으며 대학교마다 특강요청으로 사흘이 멀다하고 지방으로 돌아다니고 있다. 공부하며 재충전의 기회로 삼을까 해서 신청했는데 학생들이 난리(?)라며 고개를 설레설레 젓는다.그동안 학생들에게 수료장을 주는 부회장에서 같이 공부하는 입장으로 바뀌니까 학생들이 너도나도 질문을 쏟아내며 신기해 한다는 것이다. 그의 특강도 학생들에게 ‘상종가’를 치고 있다.영남대,우석대,인하대 등 이미 10개 이상의 대학교에서 강의했다. ‘선진경제로 가는 길’,‘21세기 한국의 비전과 과제’ 등 다소 무거운 주제로 강의하지만 학생들이 진지하게 경청한다. 국 경제가 외부 환경에 의해 위기에 빠지면서 그만큼 학생들의 관심도가 높아졌을 뿐이라며 강사로서의 자질은 부족하다고 겸손해했다. 손 고문은 한국 경제와 관련,사족이라며 한마디 덧붙였다.“독일 경제가 최근 어려워진 것에는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그 가운데 노동시장의 경직성과 과도한 복지제도 탓”이라며 “한국경제도 이를 ‘타산지석’으로 삼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아직까지 그의 주요 관심사는 변한 것이 없어 보인다.그래서 한발 더 나아가 재계가 정부의 재벌개혁에 너무 소극적이지 않느냐고 질문하자 그는 조심스럽다는 듯이 말문을 열지 않았다.재계의 ‘입’으로 많은 ‘설화’에 시달리면서도 ‘할 말’을 했던 그가 지금은 때가 아니라는 듯이 서둘러 화제를 바꿨다. 손 고문은 주말마다 골프장으로 향한다.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를 듣기 위해서라지만 그가 만나는 사람들이 우리 사회에 평범한 인물이 아닌 만큼 궁금증이 일었다. 그는 “주로 기업 총수들을 만나 현 경제 상황에 대해 의견을 주고 받는다.”며 “최근에는 포스코에서 물러난 유상부 전 회장을 만나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눴다.”고 밝혔다. ‘자연인’으로 돌아간 손 고문이 달라진 것은 없어 보인다.사무실에 있을 때는 30분마다 방문객들이 찾아오고 저녁에는 각종 만찬 참석으로 하루 24시간이 부족할 정도다.다만 직책이 바뀌면서 ‘주연’이 아닌 ‘조연’ 역할에 충실하다는 느낌이다. 그는 “신앙생활과 독서를 많이 하고 싶은데 이게 잘 안 되는 것이 아쉽지만 그래도 지금의 생활에 만족한다.”고 말했다. 김경두기자 golders@
  • 행정수도 부지 선정 내년 하반기로 연기

    신행정수도 이전 계획이 대통령직인수위 시절에 세웠던 ‘타임 스케줄’보다 다소 늦어지게 됐다. ▶관련기사 4면 정부는 21일 신행정수도 건설과 관련,노무현 대통령의 임기 내에 착공을 목표로 하되 부지 선정은 내년 하반기에,정부청사 이전은 2012년부터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문소영기자 symun@
  • “명나라 공주역… 특급대우 받았죠”/ 中 드라마 ‘독행시위’ 출연 김 민

    눈쌓인 사막에 붉은 웨딩드레스 차림의 ‘영녕공주’가 눈을 내리깔면서 살포시 앉자 탄성이 흘러나온다.그러나 정작 주인공인 김민(29)은 털털하게 웃는다. “제가 봐도 예쁘게 꾸미려고 애썼네요.그런데 정말 예쁘지 않나요?” 그녀는 13일 경인방송(iTV)에서 첫 전파를 타는 중국 베이징TV의 ‘독행시위(獨行侍衛)’(토ㆍ일 오후 9시5분)로 2년만에 안방극장을 찾는다.‘독행시위’는 ‘중국5세대’ 감독의 대표주자 가운데 한 명인 오자우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신세대 스타 정해봉,진사성 등이 출연한 34부작 대하역사극.한국을 시작으로 이달 말부터 중국,대만,일본 등에서 동시방영한다. 중국 명나라 시대를 배경으로 환관 ‘풍보’의 음모에 맞서는 시위무사 종원(정해봉)과 영녕공주의 애틋한 사랑을 그렸다. 김민은 이 드라마에서 2억 4000만원의 출연료,특급호텔 스위트룸 제공 등 최고의 대우를 받았다.청룽(成龍)과 함께 찍은 영화 ‘액시덴털 스파이’와 중국에 수출된 KBS2 드라마 ‘초대’를 본 제작진이 김민에게 한눈에 반한 탓이다. 지난 8일 서울조계사 옆 한정식집에서 만난 김민은 좀 핼쓱해보였다.“6㎏이나 줄었어요.처음엔 물이 바뀌고 음식도 기름져 거의 매일 배탈이 났어요.촬영스케줄도 빡빡하고…”지난해 6월부터 4개월 동안 중국 베이징과 서북지방을 오가며 촬영했다. 한국말로 연기하고 중국말로 더빙했지만,그게 더 힘들었다고 한다.“대사를 받을 타이밍과 표정연기를 위해서는 중국말 대본도 알아야 하잖아요.결국 두 나라 말을 모두 외워야 했죠.” 한국과 중국의 다른 점은 역시 ‘시스템’이다.“세트·소도구·엑스트라 등 모든 스케일이 커요.그것을 제대로 관리하기 위해,업무 분업이나 일정 관리가 철저하죠.” 무엇보다 드라마 전체를 미리 만드는 ‘전작제’가 마음에 들었다.“전체 내용을 알고 있기 때문에 좀 더 설득력 있는 연기가 가능합니다.”그러나 2~3회를 먼저 찍고 시청자들의 반응을 ‘피드백’할 수 없는 것은 답답했다고 한다. 여름부터는 중국의 창춘(長春)TV에서 제작하는 드라마 ‘날개’에도 출연한다.그녀는 “가능하면 한·중을 병행해 연기하고 싶다.”면서 “올해 안에 국산 드라마로 시청자들을 찾고 싶다.”는 희망도 밝혔다. 채수범기자 lokavid@
  • “발랄한 마누라돼 돌아왔어요”/ 7년만에 연극무대 신 애 라

    한동안 연기활동이 뜸했던 탤런트 신애라(34)가 연극무대에 선다.2000년 MBC드라마 ‘남의 속도 모르고’ 이후 간간이 CF에만 모습을 드러내다 모처럼 브라운관 밖 나들이를 한 것.서울시극단의 번역극 ‘희한한 구둣방집 마누라’에서 타이틀 롤을 맡아 맹연습 중이다. “쉬면서도 늘 연기를 하고 싶었어요.아이를 키우다 보니 아무래도 스케줄이 불규칙한 드라마는 부담스러웠는데 마침 적절한 시기에 좋은 연극 제의가 들어와서 해보기로 했습니다.” 처음 얘기를 꺼냈을 때 ‘그 힘든 걸 왜 하느냐.’며 반대하던 남편 차인표도 얼마 전 극단 식구들을 저녁식사에 초대하는 등 외조를 아끼지 않고 있다. 연극은 이번이 네번째.92년 ‘신의 아그네스’에 출연했고,뮤지컬 ‘웨스트사이드스토리’(94년)와 ‘넌센스’(96년)에서는 연기력과 함께 탁월한 노래 솜씨를 발휘했다. ‘희한한 구둣방집 마누라’는 국내에 거의 알려지지 않은 스페인 작가 페데리코 가르시아 로르카의 희극이다.18세기 스페인 시골 마을을 배경으로 나이 많은 남편과 젊은 아내 사이의갈등과 화해를 코믹하게 그렸다. “해피엔딩으로 끝나는 작품성격이 맘에 들었어요.제가 맡은 구둣방집 마누라는 18살의 발랄하고 통통 튀는 아가씨예요.다혈질에 분명한 성격이지요.” 6살 아들을 둔 아이엄마라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앳되어 보이는 그녀는 이제 멜로보다는 밝고 재미있는 성격의 배역에 더 끌린다며 웃었다. 상대역인 배우 김일우를 비롯해 서울시극단원들과는 이번 공연이 처음인데도 호흡이 잘 맞는다.매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4∼5시까지 얼굴을 마주하다보니 금세 친해져 가족 같은 분위기다. “드라마는 내가 나오는 장면만 찍으면 되지만 연극은 처음부터 끝까지 같이 해야 하니까 훨씬 인간적이지요.” 무대에 오를 때마다 다른 느낌으로 연기할 수 있다는 점도 연극만이 갖는 매력.“같은 대사를 하더라도 관객 반응이 매번 달라요.소극장에서는 관객 얼굴이 보이기도 하는데 그럴 때 객석과 소통한다는 느낌이 참 좋아요.‘오늘은 무슨 선물일까.’ 설레는 맘으로 포장지를 풀어보는 기분이랄까요.” 그녀는 이를 ‘무대의 마술’이라고표현했다. 결혼 전에는 소극장 연극도 많이 보러 다녔지만 지금은 가족 때문에 뮤지컬 정도만 챙겨 본단다.그래도 외국여행 때에는 빼놓지 않고 공연을 보러다니는 편이다.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은 뉴욕 브로드웨이에서 봤던 뮤지컬 ‘미스 사이공’. ‘연극이 영화에 비해 소외되고 있는 현실이 안타깝다.’는 그녀는 좀더 많은 사람들이 연극에 관심을 가져줬으면 하는 부탁을 잊지 않았다.17일∼5월4일 세종문화회관 소극장.(02)399-1648. 글 이순녀기자 사진 이종원기자 jongwon@
  • [행복한 육아를 위하여]1부 믿고 맡길 데가 없다

    여성이 직장을 갖는 것은 개인적인 성취욕구 차원만의 일이 아니다.2001년 매킨지보고서는 “한국은 2010년까지 국민소득 3만달러를 달성하기 위해 여성 고급인력 활용을 90%까지 올려야 한다.”고 지적했다.국가 경쟁력 차원에서 여성에게 일할 것을 사회가 요구하고 있다. 현재 한국여성의 경제활동 참가율은 48.3%.그러나 아이를 낳고 키우는 25세부터 34세 사이에는 뚝 떨어졌다가 35세를 넘기면 다시 늘어나는 전형적인 후진국형 ‘M자 곡선’이다.“집에 가서 애나 봐라.”는 말은 사람을 비하하는 말로 사용된다.아이 키우기는 그렇게 쉽고,의미없는 일인가? 그러나 최근들어 아이 키우는 일을 더이상 개인적인 일로 맡겨둘 수 없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각 가정에서 한창 진행중인 육아전쟁을 멈추게 하는 비법은 없을까. ●할머니는 준비된 보모인가 직장인 이영진(34·서울 송파구 방이동)씨는 아이를 맡길 곳이 없어 결국 시댁 가까이 이사했다.보모가 바뀔 때마다 적응을 제대로 못하고 감기에 걸렸던 6살 딸과 4살 아들은 좀 안정됐다.그러나 얼마전 남편이 지방출장 가던 날,이씨는 야근을 끝내고 새벽 3시에 아이들을 데리러 시댁으로 가면서 “왜 내가 이 짓을 하나?”하는 회의에 빠졌다.선잠 깬 아이는 차가운 새벽 공기에 춥다고 보챘고,결국 감기에 걸렸다. “아침에 유치원 가는 것까지는 내가 못 챙긴다.”는 시어머니는 아이들이 놀이방과 유치원을 마치고 난 오후시간부터 저녁 퇴근 때까지 아이들을 돌봐준다.“노년에 친구들과 여행하는 재미없이 어떻게 사느냐?”는 시어머니의 봄철 여행 스케줄이 잡히면 또다시 아이 맡길 데가 마땅치 않다며 이씨는 걱정이 태산이다. 임정원(39·서울 성동구 구의동)씨는 친정 어머니가 아이를 맡아줘서 직장생활을 할 수 있었다.그러나 두 아이가 자랄 때까지 5년간,어머니와 아버지는 별거를 해야만 했다.2∼3주일에 한번씩 어머니는 충주에 계신 아버지에게 다니러 가셨다.“다섯 남매를 힘겹게 키우신 부모님이 나 때문에 고생을 하셔야 했던 것도 죄송했지만,아버지가 병이 드셨을 때에는 도대체 내가 왜 직장생활을 해야 하나 얼마나 마음이 아팠는지몰라요.”임씨는 직장과 육아를 양립하기가 어려웠던 과거를 이렇게 회상했다. ●시골에서 자라는 아이들 권선정(30·서울 마포구 도화동)씨는 지난 주말에도 친정인 안동으로 아이를 보러가지 못해 속상했다.연이은 일요근무 때문에 세 살난 아들을 본 지 3주일이 지났다.“아이를 만나고 오면 몸은 힘들어도 마음이 가벼워요.그러나 이렇게 아이를 만나러 가지 못한 채 ‘빨리 와∼’라는 전화만 받으면 가슴이 미어지고 몸도 마음도 무겁고 의욕도 없어요.”라고 말하며 “아무 대책은 없지만 빨리 아이를 데려와야겠다.”는 생각에 마음이 급해진다고 말했다. 이렇게 부모와 떨어져 자라는 아이들의 숫자가 통계에 잡힐 정도다.지난해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전국보육실태조사보고’에 따르면 비동거 조부모로부터 양육지원을 받는 아동은 0세가 6.0%,1세 5.5%,2세 5.4%,3세 5.3%였다.아이를 놀이방이나 어린이 집에 맡길 수 있는 4세부터는 크게 떨어져 2.0%,5세는 1.7%로 나타났다. 시어머니와 친정어머니에게 육아를 떠맡긴 젊은 엄마들.이들의 관계는 우리사회의 모순을 확실하게 보여준다.자신이 삶의 주체가 되기위해 또 한사람의 여성을 희생시키는 악순환의 고리가 계속된다.더욱이 젊은 할머니들은 일하는 딸과 며느리로 인해 “이제 애들 다 결혼시키고 한숨 돌리는가 했더니 보모로 발목잡혀 꼼짝달싹도 못한다.”고 불평한다. 조순임(59·경기 고양시 일산구 마두동)씨는 “손자보느라 동창 모임에도 못나가는 나를 친구들은 한심하다고 하지요.그러나 대학원까지 졸업한 딸이 집안에서 애만 키우고 있을 수는 없잖아요.또 직장 그만두고 들어앉으면 나중에 누가 나와서 일하라고 할 리도 없고…. ”라며 3년째 손자를 업어키우느라 생긴 허리병과 팔의 신경통을 호소했다. 물론 아이들을 돌봐주지 못하는 할머니들도 마음이 편하지는 않다.아이를 맡아주지 못하는 친정 어머니와 이를 섭섭해하는 딸 사이에 미묘한 갈등이 빚어지는 예도 드물지 않다. ●보모는 시어머니보다 더 ‘무섭다’ 심정옥(33·인천시 연수구)씨는 최근 서울 강남의 직장과 멀리 떨어진 인천으로 이사를 해야만 했다.아이를 돌봐 주던아주머니가 이사를 하게되면서 어쩔 수 없이 부랴부랴 이사했다.4살 난 딸이 낯선 아주머니와 지내면서 갑자기 우울해졌고,폭력적으로 변했기 때문이다.“이젠 웬만하면 적응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어요.할 수 없이 우리 집을 급히 전세 놓고,전세를 얻어왔어요.인천에서 강남의 직장까지 출퇴근이 너무 힘들지만 그래도 아이를 망가뜨릴 수는 없잖아요?” 이렇게 정든 아주머니라도 있어 따라 이사라도 할 수 있다면 그것도 보기드문 ‘복’이라고 직장 여성들은 말한다.정들만 하면 바뀌는 아주머니로 인해 젊은 엄마들은 눈물깨나 쏟아야 한다.하루 종일 보모를 쓸 경우 월 100만원을 훌쩍 넘는 인건비는 직장 여성을 갈등으로 몰아 넣는 원인이기도 하고 보모의 퇴근시간에 맞춰주지 못하면 몸은 직장에 있어도 마음은 벌써 집에 가 있다. 정윤영(44·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씨는 두 아이를 키운 지난날을 되돌아보고 싶지도 않다.“아이를 키우면서 늘 칼끝을 쥐고 있는 것 같았어요.좋은 아주머니 만나기도 쉽지 않지만 대개는 아주머니가‘아침부터 밤늦게까지 집안에 틀어박혀있다.’는 생각을 갖고 있어 몇 달만 지나면 ‘좀 쉬겠다.’고 관두거든요.그때마다 설득하고 돈으로 잡기도 했고….아주머니 스트레스도 만만치 않았어요.” 그 어렵던 구조조정 시절도 이겨냈지만 아주머니가 그만두게 되자 어쩔 수 없이 직장을 떠나야 했다는 강영임(37·서울 강남구 도곡동)씨.“갖가지 어려움도 버텼냈는데 2년이나 아이들을 맡아줬던 동네 아주머니가 지방으로 이사가고 나니 새로운 사람을 만나 다시 시작해야 할 일이 까마득했어요.‘네 자식은 네가 키우라’고 시어머니는 못 박으셨고,좋은 아주머니를 구하다,구하다 그만 지쳐서 내가 그만뒀어요.” 다시 일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하는 강 씨의 얼굴은 어두웠다. ●아이 하나도 버겁다 뿐만 아니다.첫 아이를 어렵게 키워야만 했던 직장 여성들은 육아의 어려움 때문에 둘째 갖기를 주저한다.결혼한 뒤 아이를 돌볼 사람이 마땅치 않다는 이유로 임신을 꺼리는 신혼의 직장 여성들도 많다.“결혼했다고 아무 대책없이 아이만 가질 수는 없지 않느냐?”고 묻는 이들에게서 임신과 출산·육아에 대한 기대보다는 걱정이 더 커 보였다.선진국의 경우 전문직 여성에게서 아이를 낳지않으려는 경향이 두드러지고,35∼39세 여성들 가운데 40%가 아이가 없다는 사실에 대해 우리 사회도 관심을 가져야 할 때인 것 같다.동물학자들은 나쁜 생활환경 속에서 생존해야 하는 포유류는 새끼를 낳지 않는다고 보고하고 있다.물론 피임약 없이도 말이다. 요즘 “둘째는 언제 보느냐?”는 시댁 어른들의 채근을 받고있다는 유양선(34·서울 서대문구 연희동)씨는 “아이는 돌봐 주시지 않으면서 임신만 재촉하시는 시어머니가 야속하게 느껴진다.”고 속마음을 털어놓았다.더욱이 큰 애가 6살이 됐는데 다시 육아에 뛰어든다는 것이 ‘엄청난 용기’가 필요한 일이라고도 덧붙였다. “하나는 봐줄 수 있어도 둘은 못 키운다.”고 아이를 돌봐 주는 친정 어머니나 아주머니들은 말한다.조부모와 삼촌·고모 등이 함께 아이를 키워내는 대가족 제도 아래서는 아이들이 ‘저절로’ 자랐지만 이제 아이 키우기는 ‘짐’이 됐다.●일하는 엄마들의 ‘죄의식’ 대부분 직장 여성들은 “아이들에게 잘 못해준다.”는 죄의식과 열등감에 젖어 있다.전업 주부의 아이들로 자란 이 시대의 직장 여성들 머릿속에 그려진 ‘좋은 엄마’ 이미지 때문에 “제 엄마보다 더 좋은 보모가 어디 있느냐?”는 말을 듣기라도 하면 당장 아이가 잘못될 것 같아 고민에 빠져든다.함께 같이 있는 시간이 적다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전문가의 이야기도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독일의 출판편집자 베티나 뮌히는 ‘일이냐 아기냐,아무것도 포기할 수 없는 여자’란 책에서 “영아를 타인에게 맡겨도 아무런 악영향을 끼치지 않는다는 것이 증명됐음에도 불구하고 3세까지의 양육은 너무나 중요하다고 설명하는 심리학자,어린이 전문가들이 많다.”면서 증명되지 않고 강요되는 ‘모성 신화’의 허구성을 지적했다.그는 “가장 ‘불행한 엄마’는 스스로 일하기를 원하지만 아이 때문에 집에 머무는 여성”이라면서 직장 여성들이 죄의식에서 벗어날 것을 권했다. 허남주기자 hhj@
  • 사회 플러스/ 대한항공 3개노선 추가 운휴

    대한항공은 이라크 전쟁의 발발로 오는 24일부터 인천∼두바이∼카이로 노선운항을 한달간 중단하기로 지난 20일 결정한데 이어 인천∼로마,대구∼옌타이,인천∼나가사키(이상주 2회) 등 3개 노선을 추가로 4월말 또는 5월 말까지 운항하지 않는다고 21일 발표했다.또 뉴욕 등 10개 노선의 국제선 운항 스케줄도 감편조정했다. 이에 따르면 인천∼로마 구간은 이달 말부터 4월23일까지,대구∼옌타이는 4월 한달 동안,인천∼나가사키는 다음달 5일부터 5월 말까지 각각 운휴하기로 했다.
  • 세계인-우리는 이렇게 산다/ 中 베이징대생의 꿈은 미국 유학

    공산당원보다 학사관리 엄격 유학비 벌려 전문가 희망 졸업후 취업 중도탈락 속출 |베이징 오일만특파원|중국 전역의 30개 성(省)과 자치구,직할시의 수재들만 모인다는 베이징 대학은 24시간 불이 켜져 있다.규정 상 중앙 도서관은 밤 10시반에 문을 닫지만 5·4 운동장 옆 5층짜리 2개동(棟)은 밤샘족들을 위해 환하게 불을 밝힌다. 베이징대 학생들은 한국의 고3처럼 공부한다.엄격한 학사관리 때문에 중도 탈락자들도 속출한다.중국 대학생들의 꿈인 해외유학은 고학점이 아니면 원서도 내지 못한다.더 나은 직장을 잡거나 실업자가 되지 않기 위해서도 좋은 학점이 절대 조건이다.이래저래 베이징 대학은 ‘전쟁터’로 변하고 있다. ●전장 방불케 하는 도서관 중국 최고의 경제학부로 꼽히는 광화학원(光華學院) 금융학과에 입학한 리위안위안(李媛媛·20)양은 베이징 명문 제4중학교를 수석으로 졸업,베이징대 전체 4위로 입학한 재원이다. 아침 6시에 일어나 새벽 1시 잠들 때까지 스케줄은 공부로 짜여있다.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영어 듣기로 시작해 오전8시 1교시부터 보통 5시간 정도 강의를 받는다. 나머지 시간은 전공 수업을 따라가기 위해 수학과 통계 분야의 책을 주로 읽는다.취미 서클들도 적지 않지만 리양은 주로 연구원(석사과정) 선배들과 학회 할동에 치중한다.“학점 관리는 물론 외국기업에 대한 취업 정보를 얻기 위한 것”이다. 6명이 한방을 쓰는 기숙사 생활을 하지만 10시 반이면 자동으로 불이 꺼져 철야 개방하는 교실로 달려간다.이러한 리양도 상위권에 들지 못한다.“저장(浙江)성,푸젠(福建)성,장쑤(江蘇)성 수재들이 워낙 공부를 잘해 지금 성적은 중간 정도”라며 한숨을 짓는다. ●꿈은 미국 유학 미국 유학은 베이징 대학생들의 꿈이다.국내 졸업장만으로 성공과 출세가 보장되지 않는다.미국 유학파들이 중국으로 돌아와 창업을 하거나 정부 고위직으로 대거 진출,대학생들을 자극한 측면이 크다.이 때문에 대학생들은 미국의 선진 기술과 매니지먼트 기법을 배워 기회가 많은 중국 대륙에서 돈과 명예를 얻겠다는 계산이다. ‘미국을 싫어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장윈펑(張云鵬·20·정보관리학과)군은 “적을 알아야 이길 수 있다.”고 단칼에 자른다.2000년 전에 지피지기 백전불태(知彼知己 百戰不殆)를 설파한 손자(孫子)의 후예다운 답변이다. 하지만 문제는 돈이다.1년에 5만달러를 육박하는 학비와 생활비는 당 고위관리 자녀들이나 IT 부자들에게 큰돈이 아니지만 가난한 중국 가정에서는 천문학적인 금액이다. 이 때문에 많은 베이징 대학생들은 우회로를 택한다.마루이(馬銳·컴퓨터학과·21)군은 “졸업 후 직장에 취업해 2∼3년 정도 돈을 모으면 1년치 수업료는 만들 수 있고 유학 후에는 아르바이트로 등록금을 벌 예정”이라고 야무진 계획을 펼친다. 외국인 대기업에 취업할 경우 더러 ‘공짜(회사돈)’로 유학을 가는 행운을 잡는 이들도 있다. ●캠퍼스 휩쓰는 영어 열풍 이런 분위기 속에서 영어 열풍은 당연한 귀결이다.대학 교내에서 ‘워크맨’을 꼽고 다니는 학생들 대부분 영어 테이프를 듣고 있다고 보면 틀리지 않는다.이것은 미국 유학을 위한 최소한의 준비일 뿐이다. 금융학과 등 일부 학부에선 전공 수업을 아예영어로 진행한다.시험도 영어로 보고 리포트도 영어로 제출한다.교수들의 빠른 영어 강의를 이해하지 못해 기숙사로 돌아와 녹음기로 다시 ‘제2의 수업’을 듣는 경우가 많다. 적지 않은 학생들은 저녁이나 일요일에 대학 근처에 있는 신둥팡(新東方) 등 영어 학원에 다닌다.젊은 직장인들도 머리를 싸매며 영어를 배우는 정도로 영어 열풍은 대단하다.베이징대 학생들의 영어 실력은 상당하다.중·고등학교 때부터 영어를 강조한 이유도 있지만 영어 문장을 통째로 외우는 교육 방식도 주효하다. ●대학원으로,대학원으로 베이징 대학생들은 대부분 정치에 관심이 없다.공산당원이 돼서 권부에 진입하려는 학생들은 극소수다.우리처럼 사법고시 등 국가고시를 패스해 권력에 진입하기보다 ‘전문가’를 희망한다. 자신이 맡은 분야에서 1인자가 되면 자연스레 당 중앙에 불려가 고속 출세가 보장된다고 한다.후진타오(胡錦濤) 당총서기 등 국가 지도자 대부분이 엔지니어 출신인 점이 학생들 진로에 적지 않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마핑(瑪平·화학과·23)군은 “엔지니어였던 주룽지(朱鎔基) 총리도 자신이 맡은 프로젝트를 성공시켜 당 중앙이 채용한 사례”라고 말했다.이 때문에 유학 바람과 함께 대학원 진학 열풍도 거세다.기초과학 분야는 70% 이상이다.하지만 학생들은 졸업 후 일단 직장을 찾는 경우가 많다.돈을 벌어 학비를 마련한다는 1차적 목적 이외에 대학원 진학 시 직장 생활 경험을 할 경우 가산점이 주어지기 때문이다. 베이징 대학은 학사관리가 엄격하기로 소문난 대학이다.4년 동안 135∼149학점을 이수해야 하며 보통 전공 과목에서 F가 5개(15학점)가 되면 퇴학이다.시험이 어려워 많은 한국·일본 유학생들이 중도에서 포기하는 사례가 많다. 시험 도중 커닝 등 부정행위가 적발되면 무조건 퇴학이다.한 학기 출석을 3∼4번 정도 빠지면 시험 기회가 아예 박탈된다. 학점은 절대 평가이며 4.0(90점 이상) 만점에 1.0(60점) 미만이 F학점이다.평균 학점이 3.5 이상이 돼야 취업이나 유학을 지원해도 다리를 뻗고 지낼 수 있다.리위안위안 양은 “영어로 진행되는 전공 수업은 이해하기 쉽지만 시험이너무나 어렵게 출제된다.”며 “시험에 앞서 연구원(석사) 선배들에게 기출 문제를 중심으로 집중적으로 과외를 받는다.”고 밝혔다. oilman@ ◆中 대학생들은 |베이징 오일만특파원|중국의 샤오황디(小皇帝) ‘1세대’격인 대학생들은 과거 중국인과는 매우 이질적인 존재다.대부분 두성쯔(獨生子)로 자라면서 공동체 의식보다는 개인주의가 강하게 투영,‘신런레이(新人類)’라는 별명을 갖고있다. 처음 이들은 외국인,그것도 외국 특파원 앞에서 자신들의 이야기를 털어놓는 것을 꺼려했지만 20∼30분 정도 지나면서 ‘생기 발랄한’ 보통 대학생으로 돌아왔다. 최근 중국 사회에서 화제가 된 대학생 동거문제나 성(性) 개방에 대해 적극적으로 찬성의 의견을 내놓는다.성개방이 개혁·개방의 상징처럼 되고 있다.성개방론자들에 대한 거부감도 없다.동거하는 학생들도 특별하게 보지 않는다. ‘톈안먼 사태’나 ‘민주화’ 등의 문제에 대해선 대부분 학생들이 “중립을 지키겠다.”고 선을 긋는다.반면 사회의식은 강했다.특히 부정부패에 대해선 “중국의 역대 왕조를 망하게 하고 우리가 20세기 제국주의에 유린된 것도 부정부패 때문”이라고 강한 거부감을 드러냈다. 중국의 대학생들은 중학생부터 기숙사 생활에 익숙하다.독생자인 이들은 기숙사 생활을 통해 친구들과 부대끼며 ‘사회화’를 배운다.집단화를 중시하는 중국식 사회주의 교육학이 강하게 배어있다. 베이징 대학생들의 70% 이상이 휴대전화를 갖고 있으며 당 고위관리 자녀 등 극소수 학생들은 자가용을 갖고 있다.용돈의 30%는 휴대전화 비용이다.대부분 기숙사 생활을 하고 한방에 보통 6명 선이다. 중국을 강타한 한류(韓流)에 대해선 대체로 호의적인 반응이다.우샤오(吳笑·법학과 2년)군은 “월드컵 당시 붉은악마들은 충격적”이라며 “응원 후 종이 한쪽 남기지 않는 그들의 성숙된 문화와 단결력은 감동적이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왕후이쥐안(王慧娟·수학과 2년)양은 “한국인들은 너무 체면에 집착하고 남자들은 너무 여자를 우습게 안다.”며 한국의 대남자(大男子) 주의를 꼬집는다. 어려서부터 남자가 ‘밥하고 빨래하는’ 것을 보고 자란 이들은 한국 남자가 너무 권위적이라고 입을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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