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와 소속사] “우린 한 가족” 끈끈한 의리파
보통 스타와 소속사를 떠올리면 계약으로 이해관계가 얽혀있는 집단, 배우의 커리어를 관리해주는 회사 등 도식적인 느낌이 든다.
이처럼 수직과 수평으로 촘촘히 얽힌 이해관계가 있는 반면 하나의 동그란 원을 그리며 마치 ‘한식구’처럼 지내는 끈끈한 집단도 있어 눈길을 끈다.
계약서에 있는 약정기간은 상관없이 끝까지 의리를 지키는 배우와 매니저, 매년마다 회사 식구들이 한자리에 모여 자선행사를 벌이며 우정과 사랑을 다지는 소속사, 배우가 숨을 거둔 뒤에도 사후 관리를 끝까지 해주는 매니저 등 함께 길을 걷는 ‘의리파’들이 분명히 존재한다.
‘홀로 더불어’ 이른바 홀더의 끈으로 묶여있는 스타와 소속사를 집중 탐구해봤다.
# 하늘까지 이어진 사랑 ‘故 장진영’
“고인의 뜻대로 조용히 그리고 영원히 그녀를 지켜주겠다.”
지난해 가을, 마지막 숨을 거둔 배우 장진영을 끝까지 돌봤던 예당엔터테인먼트 전담 매니저 김안철 실장이 입을 열었다.
송강호와 강동원이 ‘의형제’라고 불린다면 고 장진영과 김안철 실장은 ‘의남매’로 칭할 만큼 두 사람은 인생을 함께 나눠왔다. 5년 전, 처음 만난 이들은 배우와 매니저라는 계약 관계를 떠나, 속내까지 다 보여줄 수 있는 이른바 ‘절친’사이가 됐다.
고 장진영은 한창 작품 활동을 하며 전성기를 누릴 때도 한결같은 배우였다. 매니저는 물론 소속사 직원들 모두를 가족처럼 돌보며 소소한 정을 나눴던 것.
김안철 실장은 “고인은 소속사 식구 전체를 정성껏 돌봤다. 잘 나가는 톱스타 동료가 아닌, 힘들게 고생하는 연습생들, 스텝들과 더욱 가까이 지냈고 자금적인 관계는 상관없이 항상 베풀었던 인간미 넘쳤던 배우가 바로 장진영.”이라고 전했다.
장진영만의 일방적인 짝사랑이 아니었다. 소속사 역시 고인과 약속한 의리를 끝까지 지켰다.
지난 2008년 9월, 장진영은 위암 말기 선고를 받았다. 당시 소속사와 가족은 병이 더욱 악화될까봐 장진영에게 정확한 병명을 숨겼다. 즉 정작 본인은 시한부가 됐다는 사실을 오랜 시간동안 몰랐던 것.
김안철 실장은 “그녀가 숨 쉴 수 있는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걸 알았지만 소속사는 3년 계약 연장을 제안했다. 우리는 거래로 묶인 사이가 아닌, 한 가족이었기 때문이다.”며 “고인과 끝까지 함께 할 것을 회사 전 직원이 동의했다.”라고 밝혔다.
비록 장진영은 떠났지만 소속사는 사후관리 매니지먼트를 꾸준히 시행하고 있다. 고인을 위해 경기도 광주시 분당 ‘스카이캐슬 추모공원’에 추모관을 건립하여 매월마다 찾아가 그녀를 추억한다.
또 소속사는 장진영이 생전에 추진했던 장학재단 설립을 진행하고 있으며 전북 임실군 운암면 계암마을에 ‘장진영 기념관’도 건립할 계획이다.
김안철 실장은 “고인은 오래 전부터 어려운 학생을 돕고자 했고 이를 실천해왔다.”며 “내 배우의 뜻을 잇고 싶어 장학재단과 기념관을 세우기로 했다.”라고 말하며 아름다운 우정을 과시했다.
# ‘사랑 나눔’ 패밀리가 떴다!
‘매년 연말 작전을 벌이는 수상한(?) 집단’
식구 냄새가 나는 소속사가 있다. 바로 문근영, 김강우, 김소연, 이윤지, 전혜빈, 조동혁, 이규환 등이 속해있는 나무엑터스이다.
나무엑터스 패밀리는 의리와 사랑을 안다. 모든 배우들이 원년멤버로 인연을 이어가며 신뢰와 우정의 트리를 싹틔웠다. 또 매년 연말마다 여는 자선 프로젝트에는 하늘이 쪼개져도 전 인원이 참여한다.
나무엑터스 홍보팀 권혜진 과장은 “배우들과 매니저들이 함께 모여 있는 모습을 보면 ‘한식구’라는 제목이 어울리는 그림을 보는 것 같다. 스타나 매니저끼리도 직급과 연령 등 상관없이 ‘언니, 오빠, 누나’로 편하게 부를 만큼 가족처럼 지낸다.”라고 전했다.
나무엑터스 멤버들은 연말 연초가 되면 일을 벌인다. 지난 2005년부터 시작한 자선 활동을 통해 어려운 가정형편으로 제 때 치료를 받지 못하는 어린이 환자에게 사랑의 온기가 담긴 기부 활동을 전개해 온 것.
권혜진 과장은 “자선은 굳이 돈이 아니어도 재능을 기부할 수도 있다. 다양한 끼를 가진 배우는 노래, 연기, 공연 등으로 가치를 환원할 수 있는 것”이라며 “이러한 취지로 기부 활동을 (소속 배우들에게) 제안했는데 다행히 모두가 ‘Yes’를 외쳤다.”라고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이어 권혜진 과장은 “스케줄 한번 맞추려면 수십 번 전화를 돌려야 할 만큼 바쁜 배우들이 연말이면 반드시 한자리에 모인다. 5 년째 고려대학교병원에 화보 촬영의 수익금을 기부하는 식으로 사랑을 나누고 있다.”라며 말했다.
작년 말, 나무엑터스는 좀 다른 방법을 선택했다. 사진이 아닌 음악이었다. 달콤한 멜로디와 따뜻한 메시지가 어우러진 노래로 앨범을 제작하여 자선을 행하는 ‘러브 트리 프로젝트’ (Love Tree Project).
배우들 각각 부른 17곡의 노래 앨범으로 발매됐고 온라인상에서는 2009년 12월부터 지난 1월 말까지 4차에 결처 유료 파일이 공개됐다.
나무엑터스의 넘치는 사랑이 분수령이 되어 팬들에게 전해진 걸까. 각종 음원사이트를 통해 ‘러브 트리 프로젝트’ 수록곡을 감상한 네티즌들은 “배우들이 사랑의 힘으로 노래를 불러서인지 감동이 배가 됐다.” “공익을 위해 합심하는 스타들이 빛나 보인다.”라며 응원하는 반응을 보였다.
사진 = 예당엔터테인먼트, 나무엑터스 제공
서울신문NTN 김경미 기자 84rornfl@seoulntn.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