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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비 축소→내수 위축 우려 vs 보상 소비로 큰 타격 없을 것

    소비 축소→내수 위축 우려 vs 보상 소비로 큰 타격 없을 것

    세월호 사고 수습이 보름째 큰 진척을 보이지 못하면서 소비 축소 분위기가 장기화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일부 글로벌 투자은행(IB)은 우리나라의 올해 민간소비 증가율 전망치도 낮췄다. 소비축소는 내수를 위축시키면서 경제회복에도 찬물을 끼얹게 된다. 반면 보상소비(소비를 줄인 이후에 소비량을 평소보다 늘리는 현상)에 따라 민간소비에 큰 타격이 없을 것이라는 반론도 만만찮다. 당분간은 소비가 주춤하겠지만 실제로 수출실적이 좋은 점을 감안하면 경기회복세는 큰 문제없이 이어질 것이라는 얘기다. 1일 통계청에 따르면 삼풍백화점 사고가 났던 1995년 6월을 기준으로 같은 해 5월 51.8이던 소매판매액지수는 11월 56.1로 완만하게 상승했다. 대구지하철 화재 사고가 발생한 2003년 2월 소매판매액지수(75.9)도 3개월 후인 5월에 78.4로 높아졌다. 사고 발생 3개월 전인 2002년 11월(81.4)보다는 낮은 수치지만, 이는 카드대란의 영향이 큰 것으로 보인다. 소매판매액지수는 월별 상품판매액을 2010년 월평균 상품판매액으로 나눈 것으로 수치가 높을수록 판매가 늘어난 것이다. 하지만 글로벌 IB인 노무라는 세월호 사건은 다를 것으로 봤다. 4월 민간소비는 3월보다 3% 감소하고, 5~6월에 민간소비가 회복돼도 단시간 내 회복은 어렵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올해 국내 민간소비 증가율을 2.9%에서 2.2%로 내렸다. 여행, 식품서비스 등 내수산업에서 광범위하게 부정적 영향을 받는다는 뜻이다. 실제 기업행사 및 학교 봄소풍 등은 거의 예외 없이 무산됐다. 삼성전자, LG전자, 아시아나 항공 등이 어린이날 행사 등을 취소했고, 청와대와 지자체들도 5월 황금연휴 행사를 없앴다. 서울 용산구의 한 초등학교는 버스 탑승도 안전 문제로 힘들다는 판단을 내리고 걸어서 갈 수 있는 근처 공원으로 소풍 장소를 변경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4월 소비는 다소 줄어들 것으로 보이지만 보상소비가 있기 때문에 2분기 전체로 보면 크게 떨어지지 않을 것”이라면서 “큰 폭의 수출 증가세 등을 고려하면 최근 경제회복세에 큰 충격을 주지는 않을 것으로 보지만 만약에 대비해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지난달 우리나라의 수출은 사상 두 번째로 500억 달러를 돌파했다. 4월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1.5%로 8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저성장 장기화’의 위험에서 벗어나려는 모습을 보였다. 최근 시티그룹은 우리나라 올해 경제성장률을 3.7%에서 3.9%로, 그레딧 스위스는 3.3%에서 3.6%로 각각 올렸다. 정부의 예상치는 3.9%다. 박덕배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각종 행사도 취소보다는 연기가 많고, 먹고 마시는 소비가 당장은 줄었지만 쇼핑 등 다른 방향의 소비로 옮아갈 것이기 때문에 큰 영향은 없을 것으로 본다”면서 “오히려 연초에 살아나던 부동산 경기가 다시 정체되는 것이 복병”이라고 말했다. 남준우 서강대 경제학과 교수는 “일본의 대지진과 비교할 때 복구 지역이 제한되어 있기 때문에 장기적인 경제 영향은 없을 것”이라면서 “그럼에도 학생 피해로 슬픔이 크고, 정부가 많이 개입돼 있어 정부에 대한 원성이 높다는 점에서 경제 측면의 부정적 영향은 삼풍백화점 사태보다는 클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그는 “1030원을 바라보는 원·달러 환율보다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한 원자재 가격 급등을 경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세종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eoul.co.kr
  • [오늘의 눈] 스리마일 섬과 숭례문/오상도 문화부 기자

    [오늘의 눈] 스리마일 섬과 숭례문/오상도 문화부 기자

    ‘스위스 치즈모델’이란 이론이 있다. 영국의 심리학자 제임스 리즌은 이 모델에서 항공사고의 원인을 다각도로 분석해, 사고가 어느 한 단계만의 실수로 발생한 것이 아니라 심각하지 않은 여러 사건들의 연속적인 결과라는 주장을 펼쳤다. 1979년 3월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스리마일 섬에서 발생한 원자력발전소 사고가 대표적인 사례다. 냉각수를 거르는 여과장치에 불순물이 끼어 터빈이 멈췄고, 이런 상황을 대비해 만든 비상 급수 펌프마저 보수 작업 뒤 실수로 닫아놓은 밸브 탓에 작동하지 않았다. 또 밸브가 닫힌 것을 알려야 할 계기판은 우연찮게도 직원이 벗어놓은 옷에 가려 있었다. 초기 대응은 늦어졌고 미국 전역은 한동안 공포에 떨어야 했다. 2008년 2월의 숭례문 화재 역시 별반 다르지 않았다. 안전사고는 아니었지만 상징적 의미를 지닌 문화재가 한 노인의 방화로 전소됐다는 점에선 참사였다. 누적돼 온 문화재 관리의 부실이 겹겹이 쌓여 벌어진 일이었다는 점에선 더욱이 그랬다. 그러나 두 사건 사이에는 차이점도 존재한다. 미국에선 사고 전반을 면밀히 조사하기 위한 위원회가 즉시 꾸려졌고, 사회학자들은 이를 ‘인재’로 돌리기보다 시스템 자체의 문제로 규정했다. 이 사고와 관련해 미국에선 5년간 10권의 책과 100여편의 논문이 쏟아졌다. 국내에선 문화재 관리에 대한 근원적 질문만 되풀이되고 있다. 민관합동의 실질적 점검단이 꾸려진 것은 5년 3개월여의 복원공사가 부실 논란으로 점철된 뒤였다. 여론은 사고를 ‘인재’로 몰아갔고, 시스템의 문제로 보기 시작한 것은 최근의 일이다. 부정적 여론을 입막음하려는 듯 복원은 ‘쾌속’으로 이뤄졌고, 늘 정치적 판단이 우위에 있었다. 이때 상처받은 국민의 마음을 달랜다며 등장한 것이 전통방식의 복원이다. 광화문마저 시멘트로 처바르고 페인트로 단청을 흉내 내던 시절이 있었다는 사실을 망각한 채 말이다. 단절된 전통에 대해선 누구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 문화재청은 최근 일부 의혹과 달리 숭례문에 쓰인 목재가 러시아산이 아니라는 DNA검사 결과를 발표했다. 경찰도 문화재 수리기술자 등록증 대여에 집중된 문화재 관련 수사를 조만간 종결하고 종합 수사결과를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감사원은 이달 말쯤 숭례문 관련 감사 결과를 내놓을 전망이다. 여기에는 간과된 사실이 있다. 죽은 소나무의 DNA검사가 생각보다 그리 정확하지 않다는 ‘나무 박사’들의 이견과 수리기술자 등록증 대여란 표피적 현상 속에 숨은 문화재 수리업체들의 담합과 부정 입찰 가능성, 숭례문 사태의 배경이 된 제도권 문화재 관리의 한계 등이다. 숭례문 사태와 관련된 논문이 나오기는커녕 복원과정을 다룬 책을 펴낸 문화재청 국장은 하루아침에 대기발령된 처지다. 이렇게 모든 것이 마무리된다면 이번 사태 역시 여론을 잠재우기 위한 정치적 고려에 영향받았다는 비판을 면키 어려울 것이다. 심리학의 한 사조인 게스탈트 이론에 따르면 사람은 보고 싶은 것만 보려는 경향이 있다. 이번만큼은 보고 싶은 것이 아닌, 진정 봐야만 하는 것을 국민들이 볼 수 있어야 한다. sdoh@seoul.co.kr
  • 신동빈의 신년 승부수… 롯데, 금융업영토 확장

    신동빈의 신년 승부수… 롯데, 금융업영토 확장

    롯데그룹이 LIG손해보험 인수에 나선다. 백화점 등 유통사업에 비해 취약한 금융업의 기반을 새로 닦겠다는 신동빈 롯데 회장의 의지가 반영된 프로젝트다. 13일 금융투자업계와 유통업계 등에 따르면 롯데는 최근 LIG손해보험 인수를 위한 금융 자문사로 글로벌 투자은행(IB) 크레디트스위스를 선정했다. E&Y한영과 밀리만코리아를 각각 회계자문사와 계리 자문사로 정했다. 롯데 관계자는 “LIG손해보험에 관심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 “자문사를 통해 구체적인 논의를 거쳐 인수전 참여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LIG손해보험을 인수하면 롯데는 단숨에 손해보험 시장 2위에 오르게 된다. 롯데는 2007년 대한화재해상보험을 인수해 보험사업을 시작했지만 시장 점유율 3%에 그쳐 사실상 실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롯데손해보험은 2012년에 188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는 등 실적마저 악화하고 있다. LIG손해보험은 삼성화재(이하 시장점유율 27%)와 현대해상(16%), 동부해상(15%)에 이어 업계 4위로 시장점유율이 약 14%에 이른다. 롯데손해보험과 LIG손해보험이 합병할 경우 2위권 도약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게 된다. 업계에서는 노무라증권 출신으로 금융업 확장에 관심이 많은 신 회장이 LIG손해보험 인수를 적극 추진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신 회장은 1995년 롯데캐피탈을 설립하고 2002년에는 동양카드를 인수해 유통 부문의 카드사업부와 통합, 롯데카드를 키웠다. 2008년에는 코스모투자자문의 지분을 인수해 자산운용업에도 뛰어들었다. 같은 맥락에서 롯데가 인수합병(M&A) 시장에 나온 동양증권을 매입한다는 설도 나돌았으나 롯데 측이 부인하기도 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두 대가의 만남 vs 두 천재의 만남

    두 대가의 만남 vs 두 천재의 만남

    내년 클래식 공연계에서 가장 찬란한 순간은 ‘노련한 거장 대 젊은 거장’의 구도가 만들어낼 것으로 보인다. 클래식 고수들은 2014년 최고의 기대작으로 세계 정상급 지휘자 마리스 얀손스가 이끄는 독일 바이에른방송교향악단 내한 공연(11월)을 지목했다. 지휘자 세대 교체의 상징인 다니엘 하딩과 피아니스트 김선욱이 호흡을 맞출 런던심포니오케스트라 내한 공연(3월)이 뒤를 이었다. 서울신문이 클래식 전문가 10명을 대상으로 내년에 가장 기대되는 클래식 공연 3개(순위 없음)씩 추천받은 결과, 바이에른방송교향악단이 8표로 1위에 올랐다. 김선욱의 협연이 예정된 런던심포니 공연은 3표로 2위를 차지했다. 테너 필립 자루스키와 베니스바로크오케스트라(4월), 스위스 취리히톤할레오케스트라(4월)가 각각 2표씩 얻어 공동 3위를 기록했다. 바이에른방송교향악단이 압도적인 지지를 받은 까닭은 완벽주의 피아니스트 크리스티안 지메르만이 10년 만에 내한, 협연자로 가세하기 때문이다. “오케스트라, 지휘자뿐 아니라 협연자, 프로그램의 무게감으로 공연장에 가기도 전에 벌써 숨이 막혀 질식할 정도”(김정호 아트앤아티스트 대표), “얀손스와 지메르만, 두 대가의 협업을 한국에서 들을 좋은 기회”(류재준 작곡가)라는 평이 잇따랐다. 노련한 거장들의 조합에 이은 기대작은 젊은 거장들의 만남이다. 베를린필을 최연소(21세)로 지휘하면서 사이먼 래틀의 후계자로 꼽힌 천재 지휘자 하딩이 이끌 런던심포니 공연에서 김선욱은 프로코피예프 피아노 협주곡 2번을 협연한다. 올해 베토벤 소나타 전곡 여정을 마무리한 김선욱의 내년 리사이틀(9월)에도 관심이 쏠려 있다. 홍승찬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는 “피아니스트 강충모가 바흐 전곡 연주를 마치고 완전히 달라진 모습을 보여줬듯, 베토벤 전곡 연주를 끝낸 김선욱의 다음 레퍼토리는 수직상승한 그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대된다”고 말했다. 고수들의 관심을 골고루 받은 LG아트센터의 정격 연주 시리즈 가운데 단연 돋보인 것은 테너 필립 자루스키와 베니스바로크오케스트라의 공연. 양창섭 전 서울시립교향악단 홍보마케팅팀장은 “탁월한 기교와 감미로운 음색으로 안드레아스 숄 이후 최고의 카운터테너로 평가받는 자루스키의 협연에 파리넬리와 카레스티니라는 두 라이벌 성악가를 각각 대표 선수로 밀어온 작곡가 포르포라와 헨델의 곡을 대결 구도로 선보인다는 기획이 신선하다”고 평가했다. 서울시향 공연은 표가 분산됐다. 정명훈이 이끄는 말러 교향곡 2번 ‘부활’과 한스 그라프가 지휘하는 말러 교향곡 10번, ‘정명훈과 바그너’가 각각 1표씩 받았다. 김정호 대표는 “서울시향이 내년과 내후년 선보일 ‘니벨룽겐의 반지’ 4부작 가운데 첫번째 ‘라인의 황금’은 국내 오페라의 미래를 향한 올바른 선택이자 그들의 자신감”이라고 평가했다. 고양문화재단의 테너 마크 패드모어 리사이틀(12월),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의 ‘비엔나 스쿨’ 시리즈 등도 고수들의 눈에 포착됐다. 박선희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 음악사업팀장은 “마크 패드모어의 목소리에서 느껴지는 충만한 감성은 매우 아름답다. 더구나 그의 대표작인 ‘겨울나그네’를 음반이 아닌 실황으로 들을 수 있다니 놀랍다”고 반겼다. 음악도시 빈을 중심으로 활동한 작곡가들의 작품으로 꾸민 ‘비엔나 스쿨’ 가운데 바이올리니스트 제라르 풀레 연주회(4월)를 골라낸 박창수 더하우스콘서트 대표는 “풀레가 이미 연주자로서 수명을 다했다는 평가도 있지만, 그에게 남아 있는 고귀한 예술혼은 결국 음악이 테크닉만으로 이뤄지는 게 아니라는 걸 보여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밖에도 내년 셰익스피어 탄생 450주년을 맞아 국립오페라단이 준비한 구노의 오페라 ‘로미오와 줄리엣’(10월), 미하일 플레트네프 리사이틀(6월), 막심 벤게로프와 폴리시챔버오케스트라(5월) 등이 한 표씩 받았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설문에 참여한 분들 김정호 아트앤아티스트 대표, 류재준 작곡가, 류태형 대원문화재단 전문위원, 박선희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 음악사업팀장, 박제성 평론가, 박창수 더하우스콘서트 대표, 첼리스트 양성원, 양창섭 전 서울시향 홍보마케팅팀장, 장일범 평론가, 홍승찬 한예종 교수.
  • 금감원, 민원 많은 23개 금융사 집중 관리

    금융당국이 은행·보험·증권 등 23개 ‘민원 불량’ 금융사에 대해 집중 관리에 나선다. 금감원은 민원 발생이 많고 개선도 잘되지 않는 민원 발생 평가 4~5등급 금융사 23곳을 대상으로 밀착 관리에 들어간다고 16일 밝혔다. 업종별로 ▲은행은 국민은행, 농협은행, 한국씨티은행, 한국SC은행 ▲신용카드는 국민카드, 하나SK카드 ▲생명보험은 동양생명, 우리아비바생명, 현대라이프생명, KDB생명, 알리안츠생명, ING생명, PCA생명 ▲손해보험은 악사손보, 흥국화재, 롯데손보, 에르고다음다이렉트, AIG손보, ACE아메리칸화재 ▲증권은 동양증권, 키움증권 ▲저축은행은 HK저축은행, 현대스위스저축은행이 포함됐다. 전경하 기자 lark3@seoul.co.kr
  • [주말 인사이드] 한산모시·나전칠기 스타들마저… 웬만해선 그들을 살릴 수 없다?

    [주말 인사이드] 한산모시·나전칠기 스타들마저… 웬만해선 그들을 살릴 수 없다?

    독일 ‘쌍둥이칼’은 280년 전 군인용 단검을 만들던 대장장이 마을에서 가내수공업으로 출발했다. 산업혁명 때 민수용으로 전환했다. 오롯한 장인 정신에 생산환경 변화에 맞춰 디자인과 기술 개발이 덧칠됐다. 러시아 목각인형 ‘마트료시카’는 120여년의 역사를 뽐낸다. 일본 목각인형에 착안했다. 예술가들이 수작업으로 만들면서 러시아 상징 민예품이 됐다. 지금 세계를 호령하는 명품이나 한 나라의 상징물로 날개 돋친 듯 팔리는 제품들은 가내수공업에서 출발했다. 보잘것없는 규모로 출발했을 가내수공업이 전통의 두께를 더하고, 현대 감각에 맞게 발전하면서 세상 사람 누구나 갖고 싶어 하는 최고 명품이 된 것이다. 하지만 국내 전통 가내수공업은 딴판이다. 웬만한 사람은 다 아는 유명 수공업 제품조차 ‘몰락’했다고 할 만하다. ‘화문석’을 전문적으로 다루던 인천 강화군 강화읍 남산리 강화토산품판매장이 몇해 전 슬며시 자취를 감추었다. 재래 돗자리 중 최고급이라는 명성을 얻었지만 찾는 사람이 드물어서다. 화문석체험장을 운영하는 고미경(강화군 송해면 당산리)씨는 “예전에는 강화 5일장에 화문석시장이 따로 마련됐는데 줄어든 거래량 탓에 아예 사라졌다”고 안타까워했다. 1880년대 강화 일대에는 화문석 재료인 왕골 재배 농가가 1000여 가구나 됐으나 지금은 고작 100가구 남짓이다. 그나마 가구당 재배 면적은 330~660㎡뿐이다. 대개 부업에 그치고 송해·양사면 일부 가구에서 주문을 받아 연간 2000~3000장 짜는 정도다. 1970년대 강화에서만 연간 5만여장이 생산됐는데 말이다. 39년간 수도 역할을 한 고려 중엽 왕실에까지 공급했던 화문석이 명맥만 겨우 유지하는 것이다. 화문석의 몰락은 1980년대 이후 주거 형태가 단독주택에서 아파트로 바뀌면서 카펫이 대세를 이룬 탓이다. 전북 전주 부채도 에어컨과 선풍기에 자리를 내줬다. 부채는 일부 무형문화재들이 소량 생산하고 있다. 양반들은 합죽선, 서민들은 태극선을 무더위를 날리는 필수품으로 삼았지만 이젠 장식품, 소장품, 선물용으로 나가는 정도다. 반면 제작 과정은 복잡해 배우려는 사람도 없다. 최공호 한국전통문화대 교수는 “우리나라 전통 가내수공업은 원형만 고집하고 시대 변화를 따라가지 못해 사양길로 접어들었다. 산업화가 자신의 역사인 외국에선 가내수공업도 자연스럽게 진화했지만 우리는 새것을 급히 받아들이면서 전통 수공업을 버리다시피 한 게 큰 이유다. 외국인들이 선뜻 구입할 수 있는, 우리의 정체성을 담은 전통 제품이 없는 게 아쉽다. 관련 통계조차 없다”고 말했다. 한때 1만 4000가구에 이르던 전남 보성삼베 제작 농가는 10가구 남짓밖에 남지 않았다. 원료인 대마 생산량은 2004년 40t(30㏊)에서 2011년 7.1t(4.3㏊)으로 줄더니 올해 5농가에서 겨우 2㏊를 재배한다. 보성삼베 영농조합 이찬식(70) 대표는 “36년째 종사하는데 너무 힘들고 일손도 부족해 버티기 힘들다”면서 “삼베를 찾는 사람은 많지만 값싼 중국산이 들어오고, 일당이 5만원도 안돼 일하려는 사람이 거의 없다”고 하소연했다. 전남 담양 죽세품의 명성도 옛날얘기다. 대나무공예 명인 9명, 준명인 4명, 무형문화재 6명과 일부 농가에서 만들지만 31개 판매 업소에서도 중국산을 팔 정도로 위상은 초라하다. 경기 안성 유기는 현재 3곳만 가족 공방을 운영 중이고, 경북 안동포는 100여명이 삼베를 짜고 있으나 예전에 비하면 형편이 없다. 권구찬 안동시 주무관은 “삼에서 실을 만드는 삼삼기가 삼베 짜기의 95%를 차지하는데 기계화가 안 돼 있다”면서 “그렇다 보니 값이 비싸 일부 부유층의 옷과 침구 등으로만 만들어지고 청바지 등 현대 의류 제작은 엄두도 못 낸다. 정부가 기계 개발에 나서지 않으면 안동포 부활은 꿈도 못 꾼다”고 내다봤다. 명성이 덜한 가내수공업은 더 쪼그라들었다. 충남 서천군 서천읍 삼산리 고살메마을의 ‘갈꽃비’가 그 예다. 한때 농한기 최고 농가소득원이었던 이 빗자루가 청소기와 플라스틱 빗자루에 밀린 것이다. 농촌 고령화도 한몫했다. 갈꽃의 부드러움으로 자잘한 먼지까지 쓸어 내는 장점이 있지만 지금은 10명 남짓한 주민이 해마다 3000자루를 만든다. 본래의 용도를 벗어나 장식용으로 많이 팔린다. 이장 한병우(51)씨는 “겨울이면 마을회관에 옹기종기 모여 앉아 얘기꽃을 피우면서 빗자루를 만들던 옛날 모습이 생생하다”면서 “요즘은 강원 철원 등에서 조금씩 갈대를 사와 빗자루를 만들지만 이마저 머잖아 사라질 판”이라고 전했다. 최 교수는 “스위스는 한 마을 전체가 가위만 만들어 유명해졌고 이탈리아와 프랑스는 유리공예, 일본은 도자기 마을을 상품화해 외국 관광객을 끌어모은다”면서 “우리 가내수공업은 외국인 특성에 대한 연구가 부족하고 생산품에 의미를 부여하는 데 미숙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독특하고 개성 있는 최고 명품은 수공업에서 태어난다. 우리도 잠재력이 충분하다”며 나전칠기가 명함 케이스 등으로 상품을 다각화하는 것에 주목했다. 충남 서천 한산모시도 부활의 날갯짓을 하고 있다. 150년간 양반들 바지저고리를 만들던 데서 벗어나 청바지, 와이셔츠, 팬티, 양말 등 현대 제품까지 제작한다. 해외 패션쇼를 개최하고 브랜드화해 모시떡과 모시막걸리 등 먹거리까지 제품을 확대했다. 모시풀 재배 농가도 지난해 150곳에서 올해 190곳으로 늘었다. 2005년 서천군이 한산모시세계화사업단을 만들어 지원한 뒤 모시 제품이 다양하게 개발돼 팔리기 시작하자 주민들이 ‘돈이 된다’고 봤기 때문이다. 연간 소득은 20억원으로 늘었고, 고용 33명 등 부수 효과도 생겼다. 김맹선 군 한산모시계장은 “아직 해외 지명도가 낮지만 현대 감각에 맞게 상품을 개발하고 고급화해 부유층이 찾다 보면 외국에서도 알아 줄 것”이라고 말했다. 국립농업과학원 정명철 박사는 “(전통 가내수공업은) 지금 없어지면 영원히 없어지는 것이다. 이미 많이 사라졌다. 정부와 자치단체에서 관심을 가져야 부활을 꿈꿀 수 있다”고 강조했다. 서천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강화 김학준 기자 kimhj@seoul.co.kr 보성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하프타임]

    허윤경 ‘롯데칸타타’ 2위로 출발 허윤경(22·현대스위스)이 7일 제주 서귀포 롯데스카이힐골프장(파72·6288야드)에서 열린 롯데칸타타 여자오픈 1라운드에서 4언더파 68타를 적어 내며 단독선두 이연주(27·하이마트)에 1타 뒤진 2위에 올라 올 시즌 처음 ‘다승’ 도전에 나섰다. 허윤경은 지난달 우리투자증권대회에서 투어 데뷔 이후 감격스러운 첫 승을 달성했다. 이선규, 보상선수로 삼성화재行 한국배구연맹(KOVO)은 7일 “삼성화재가 리베로 여오현(35)의 자유계약선수(FA) 보상선수로 현대캐피탈의 센터 이선규(32)를 지명했다”고 밝혔다. 삼성화재는 KOVO의 FA 보상규정에 따라 여오현의 지난 시즌 연봉의 300%인 7억 3500만원과 이선규를 현대캐피탈로부터 받게 됐다. V리그 블로킹상을 4차례나 받았던 이선규는 데뷔 이후 첫 이적을 앞뒀다. 2022동계올림픽 유치도시 접수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2022년 동계올림픽과 2020년 유스올림픽 유치 도시를 선정하기 위한 공식 절차를 시작했다고 7일 밝혔다. 개최 도시는 2015년 7월 31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리는 제127차 IOC 총회에서 IOC 위원들의 투표로 선정된다. 오는 11월 14일까지 유치를 신청한 도시는 내년 3월 14일까지 유치신청 파일을 IOC에 내야 한다.
  • [김문이 만난사람] 10년째 ‘재즈 아리랑’ 해외공연… 유럽 한류음악 원조 세계적 재즈가수 나윤선

    [김문이 만난사람] 10년째 ‘재즈 아리랑’ 해외공연… 유럽 한류음악 원조 세계적 재즈가수 나윤선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영혼을 울린다. 들어도 들어도 벅찬 감동으로 다가온다. 우리 식이 아닌 ‘재즈’로 풀어내기에 더욱 그렇다. 잠시 ‘재즈’를 얘기해 본다. 아프리카 음악과 미국 흑인, 그리고 백인 유럽인들이 합쳐져 만들어졌다. 즉흥 연주와 창조성, 활력이 독특하다. 미국에서 탄생했지만 유럽 등 세계적인 현대 음악의 한 장르로 발전했다. 이러한 재즈의 세계 무대를 한국인이 섭렵하다시피 활동하고 있다. 서양의 재즈뿐만 아니라 우리의 전통 민요인 ‘아리랑’까지 재즈로 편곡해 불러 인기를 모은다. K팝 스타들보다 일찍 유럽에 진출했으니 한류의 원조라고 할 수 있다. 44살의 나윤선씨가 주인공이다. 그가 잠시 한국에 왔다. 아리랑 유네스코인류무형문화재 등록 기념 콘서트, 유네스코 지정 세계 재즈의 날 기념 공연, 8집 앨범 ‘렌토’(Lento) 발매 기념 등등을 위해서다. 아울러 4월 한국 공연을 시작으로 다음 달부터 미국 등 세계 17개국 52개 도시 순회 공연이 예정돼 있다. 그는 1년에 평균 100여 차례 이상 해외 공연을 갖는다. 동양 출신으로는 보기 드물게 오라는 곳이 많으며 이미 세계적인 재즈 가수의 반열에 올라 있음을 입증한다. 지난달 26일 저녁 서울 강동구 둔촌동에 있는 호원아트홀 인근 카페에서 만났다. 임시로 노래 연습하는 곳 근처이다. 먼저 8집 앨범 타이틀곡 ‘렌토’에 대한 얘기부터 나왔다. ‘렌토’는 음악적으로 느리게 연주하라는 ‘빠르기 표’라고 설명한다. 7집 앨범을 낸 지 2년 반 만에 새 앨범을 냈으며 우리의 아리랑도 삽입곡으로 있단다. 지난 3월 한국과 프랑스에서 동시에 발매됐고 이어 4월 22일에는 유럽 전역에서 발매돼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6월에는 미국에서도 발매되며 이를 위한 여러 도시의 순회 공연이 예정돼 있다. 그는 7집 앨범을 냈을 때 280여회 초청 순회 공연을 가질 만큼 많은 팬들로부터 관심의 대상이 됐다. 재즈 앨범으로는 보기 드물게 10만장 이상 팔렸다. 나머지 1~6집도 10만장 가까이 팔렸다. 유럽 재즈음반 시장에서는 경이로운 기록이다. 팬들이 점점 늘어나는 것 같아서 8집 앨범 또한 그만큼 기대가 되지 않겠느냐며 웃는다. 이미 프랑스와 독일, 스위스, 벨기에, 노르웨이 재즈차트 1위에 올랐으며 프랑스 아마존닷컴 음반 순위는 현재 1·2·3위가 모두 나윤선의 앨범이다. 8집 앨범은 거의 연습 없이 이틀 만에 녹음을 마쳤을 만큼 특유의 순발력으로 이루어졌다. 같이 녹음에 참여한 연주자 울프 바케니우스(기타), 라르스 다니엘손(베이스·첼로), 뱅상 페이라니(아코디언) 등과도 5년 넘게 손발을 맞춘지라 연습 없이 녹음하는 데 별 어려움이 없었다고 말한다. 그저 평상시 라이브 공연을 하던 대로 했단다. ‘아리랑’은 7집부터 들어가 있다. 어떻게 해서 ‘아리랑’을 재즈 무대에서 부르게 됐을까. 10년 전 같이 연주하던 스웨덴 출신의 울프 바케니우스가 ‘한국의 아리랑이 감동적이지 않으냐’며 먼저 제안을 한 것이 계기가 됐다. 스웨덴 출신 연주자가 직접 아리랑을 편곡한 것이 오히려 특이하지 않으냐고 반문한다. 그렇게 무대 중간중간에 아리랑을 불렀더니 다들 울었다. ‘참으로 한이 많다’ ‘너무 아름답다’라는 평을 들었다. “제가 아리랑을 안 하더라도 자기네(연주자들)끼리 아리랑을 연주합니다. 왜냐 하면 유럽 현지 팬들이 아리랑을 불러 달라고 요청도 하고 듣는 것을 아주 좋아해요. 감성이 와닿는다는 것을 느끼는 것 같아요. 저 역시 그런 반응을 보고 눈물이 찡하지요. 제가 한국에 있었으면 아리랑의 소중함을 몰랐을 텐데 이제 외국 아티스트들도 서로 좋아 부를 정도가 됐습니다. 7집에는 ‘강원도 아리랑’이 들어가 있고 8집에는 우리가 흔히 부르는 일반 ‘아리랑’이 삽입됐어요. 울프 바케니우스 등의 연주자들은 ‘자라섬 재즈페스티벌’ 등 한국에 몇 차례 와서 공연도 했고 한국을 무척 좋아합니다.” 그는 아리랑의 매력으로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정서를 꼽았다. 단순하고 반복적이면서도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멜로디가 장점이라는 것. 재즈 아티스트들이 연주를 할 때 기본 재료가 되는 ‘재즈 스탠더드’가 될 수 있는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것이다. 그렇게 10년째 해외 공연에서 아리랑을 전파하고 있다. 그가 세계적인 재즈 보컬리스트가 된 것은 우연으로 시작됐다. 건국대 불문과를 졸업하고 대기업에서 카피라이터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하지만 ‘내가 잘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란 생각에 8개월 만에 그만뒀다. 마침 1994년 ‘지하철 1호선’ 뮤지컬 배우를 구한다는 소식을 접하고 오디션을 봤다. 그가 노래했던 경력은 대학 때 프랑스문화원 주최 ‘샹송대회’에서 수상을 한 경험이 전부였다. 기분 좋게 합격했다. 그런데 노래는 좀 됐지만 연기는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고민이 됐다. 친구한테 ‘프랑스나 가서 노래 공부할까’라고 고민을 털어놓았다. 그러자 친구는 ‘응, 거기 가면 샹송도 있고 유럽 최초의 재즈학교도 있어’라고 말했다. 당시만 해도 나윤선은 재즈가 뭔지 몰랐다. 친구의 친절한 설명을 듣고 나서 1995년 무작정 프랑스행 비행기에 올랐다. 또한 프랑스의 재즈학교 등 네 군데 음악학교에 동시 진학했다. 왜냐 하면 클래식과 성악, 컨서버토리 등 무대 위에서 할 수 있는 수업을 다 배워야 했기 때문이다. 틈틈이 개인교습까지 받으면서 서서히 재즈로 방향을 굳혔다. 그렇게 3년만 공부하려고 했으나 학교(CIM)에서 장학금을 주고 나중에는 교수 제의까지 받았다. 학교 측에서 ‘아시아에서 온 당신이 아무것도 모르는 재즈를 어떻게 공부했는지 학생들에게 가르쳐 달라’는 것이었다. 할 수 없이 재즈 명문 CIM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자신만의 음악세계를 구축했고 그동안 품어온 음악적 이상을 현실로 이루게 된다. 피아노 트리오 편성에 비브라폰과 나윤선의 보컬이 더해진 ‘나윤선 퀸텟’이 결성되면서 프랑스 무대에서 활동을 시작했다. 아울러 각종 페스티벌과 레코딩에 참여하면서 많은 매체로부터 극찬을 받기 시작했다. 2001년 나윤선과 퀸텟 멤버들은 첫 데뷔작 ‘러플레’(Reflet)를 발표했고, 국내외 재즈 팬들로부터 비상한 관심을 받았다. 프랑스뿐만 아니라 재즈의 본고장이라고 할 수 있는 미국에서도 신들린 듯한 나윤선의 음성이 통했다. 해를 거듭할수록 그를 찾는 공연장이 늘어나면서 어느덧 20년 가까운 세월이 지났다. 2009년 프랑스 슈발리에 훈장을 받았고, 2010년 7집 ‘세임 걸’로 독일 에코 재즈 어워즈 해외 부문 ‘올해의 여가수’로 선정됐다. 유럽에서 ‘소녀시대’ 등 K팝 스타 이상으로 유명한 한국인이 됐음은 물론이다. 이런 그에게 재즈란 무엇인지 물었다. “한국인인 저도 할 수 있는 음악입니다. 국적과 종교, 인종을 떠나 전 세계인 누구나 다 할 수 있습니다. 남녀노소 세대 간 구분 없이 무대에 같이 설 수 있습니다. 비행기를 타고 어느 나라에 가도 그쪽에 있는 뮤지션과 함께 언제든 무대에 오를 수 있지요. 또 한 가지. 재즈를 하노라면 늙지 않습니다. 그래서 제가 동안이잖아요(웃음). 살아서 움직이는 음악이죠.” 유네스코에서 재즈페스티벌을 주관하는 것도 바로 틀에 얽매이지 않는 소통과 교류의 음악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외국의 재즈 뮤지션들은 한국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했더니 “자라섬 재즈페스티벌에 오고 싶어 한다. 한국에 오면 불고기도 먹고 한국의 재즈팬들과 함께 만나는 것을 아주 좋아한다”고 말했다. 한국에 재즈팬들이 많다는 것을 유럽 재즈 뮤지션도 잘 알고 있다는 것이다. 프랑스의 경우 재즈페스티벌이 1년에 200회 정도 열릴 만큼 인기가 대단하다. 그는 지난해 세계 각국을 돌아다니며 무려 160여 차례 공연을 가졌다. 올해만 해도 벌써 100여회가 넘는다. 주로 프랑스에서 지내고 한국에 들어오는 시간은 1년 중 넉 달이 채 안 된다. 남편인 인재진 자라섬국제재즈페스티벌 예술감독도 거의 못 본다고 한다. 가끔 외국 일정이 맞으면 그때 반갑게 만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렇게 바빠서일까. 아이는 아직 갖지 못했다. 이런 궁금증에 “무대에 서는 것이 행복하다”며 웃어넘긴다. 그의 아버지 나영수씨는 한양대 명예교수로 음악감독과 지휘자로 활동하고 있으며 어머니 김미정씨는 뮤지컬배우 출신이다. 인터뷰를 마치면서 언제 고국팬들과 다시 만나느냐고 했더니 “연말쯤이 될 것 같다. 고국 무대는 항상 떨린다. 가족이랑 친구들이 다들 보러 오기 때문”이라며 수줍게 웃는다. 꿈이 무엇이냐고 하자 “음악은 내 정신이기 때문에 계속 음악을 공부하는 것”이라는 대답이 돌아온다. 선임기자 km@seoul.co.kr ■나윤선은 1969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건국대 불문학과를 졸업했다. 일반 회사 카피라이터로 일하던 중 1994년 ‘지하철 1호선’ 뮤지컬 배우 오디션에 합격했다. 이듬해 프랑스로 유학을 떠나 재즈 명문학교 CIM에서 공부를 했다. 졸업 후 2000~2001년 이 학교 교수로 몸담았고 줄곧 퀸텟(5인조 밴드 구성)으로 프랑스의 현지 매체로부터 극찬을 받았다. 2001년 첫 정규 앨범 ‘러플레’(Reflet)에서 최근 8집 ‘렌토’(Lento)까지 음반을 발표, 왕성한 활동을 해 오고 있다. 2005년에는 일렉트로닉 재즈밴드와 파격적인 음반을 발표했고, 2007년에는 팝 음반을 내기도 했다. 7집 앨범 ‘세임 걸’(Same Girl)로 유럽에서 큰 반향을 일으켰다. 프랑스 재즈 차트 1위, 80주간 스테디셀러, 프랑스 골든디스크 수상, 10만 장 이상 판매 실적을 올렸다. 2009년 프랑스 문화예술공로훈장 슈발리에를 받았고, 2011년 프랑스 재즈 어워드에서 최고의 아티스트로 선정됐다. 독일 레코드산업협회가 주는 ‘에코 재즈 2011’ 시상식에서 해외 아티스트 부문 ‘올해의 여가수’에도 뽑혔다. 지금도 유럽 주요 대형 음반매장의 재즈 코너에는 대부분 나윤선의 대형 브로마이드가 걸려 있을 정도로 유명하다. 국내에서는 오늘의 젊은 예술가상(문화관광부, 2005년), 한국대중음악상 최우수 음반상(2009년) 등을 수상했다.
  • [이종원 선임기자 카메라 산책] 국악한류 원천 국립국악원·국립극장·한국문화의집에 가다

    [이종원 선임기자 카메라 산책] 국악한류 원천 국립국악원·국립극장·한국문화의집에 가다

    서울 서초구 우면산 자락에 위치한 국립국악원 국악연수관의 풍경은 이채롭다. 창(唱)을 하고, 꽹과리를 치고, 가야금을 타고, 춤사위를 익히는 이들이 다름 아닌 외국인들인 까닭에서다. 흥겨운 전통 가락에, 전통 춤에 매료돼 연수관을 찾은 이들이다. ‘국악한류’(國樂韓流)라는 말도 전혀 낯설지 않다. 국악연수관 안에서는 나무들마다 파릇파릇한 잎사귀를 틔우고, 철쭉이 화사하게 꽃 향연을 시작한 계절에 장단을 맞추듯 가야금 선율이 흘렀다. 국립국악원 외국인 국악강좌 가야금반 수업시간이다. 진도아리랑, 뱃놀이타령 등 귀에 익은 음률이 현을 튕길 때마다 울다가 사라졌다. 백기숙 강사의 연주시범에 수강생들의 눈빛은 빛났다. 경이로운 듯한 표정이 역력했다. 실습에 들어가자 진지해졌다. ‘3분박(分拍·호흡장단의 일종)’에 익숙하지 않은 탓에 가장 빠른 장단인 자진모리를 따라할 때에는 호흡도 덩달아 가빠졌다. 표정도 굳어졌다. 미국에서 온 선교사 신디는 “서양악기와 달리 공들여 소리를 뽑아내야 하고, 깊고 풍부한 선율을 내는 것도 한국 전통 음악의 매력”이라고 말했다. 사물놀이반 놀이패는 ‘웃다리 풍물가락’에 따라 한창 신명을 냈다. 웃다리 풍물은 모내기나 김매기를 할 때 농사일의 수고를 덜고 흥을 돋기 위한 놀이다.장구, 꽹과리, 북, 징을 치는 이들의 몸놀림이 갑자기 빨라졌다. “얼씨구, 좋~다.” 우리말로 넣는 추임새도 어색하지 않다. 흥겨움에 어깨가 저절로 들썩였다. 북을 맡은 일본인 학원강사 후지하라는 “한국 국악에는 2박자, 3박자, 4박자 등 박자가 다양해 매우 흥이 난다”며 땀을 닦았다. 사물놀이패 연습에 고정적으로 참가하는 외국인은 10여명이다. ‘한국의 소리’에 빠져가고 있는 이들이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연희과에서 석사과정을 밟고 있는 스위스인 헨드리케 랑어는 전통 음악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장구반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장구를 치면서 한국인의 정서를 배운다”는 그는 “재즈와 장구 장단을 결합해서 새로운 음악을 만들고 싶다”며 연구 계획을 말했다. 국립국악원 외국인국악강좌는 국악을 해외에 알리는 동시에 국내에 거주하는 외국인들의 여가 인프라를 확충하기 위해 지난 1993년 장구, 가야금, 해금, 사물놀이 등 4개반으로 개설됐다. 김승규 국악진흥과장은 “외국인 국악 연수를 통해 국악이 우리나라만이 아니라 세계의 음악으로 퍼져 나갈 수 있도록 길을 닦고 있다”고 밝혔다. 서울 중구 장충동에 위치한 국립극장도 올해부터 주한 외국인들을 위해 한국무용반과 판소리반으로 구성된 ‘국악아카데미’를 신설했다. 강좌는 무료다. “강강술래~” 한국무용반의 정아름 강사가 ‘메기는 소리’를 부르자 수강생들은 ‘강강술래~’하며 ‘받는 소리’를 한다. 장단이 늦은 가락으로 시작한 춤은 이내 뛰는 것처럼 빨라졌다. 하늘로 휘젓는 손짓도, 땅에 내딛는 발짓도 서툴기는 하지만 표정이 밝디밝다. 웃음이 떠나지 않는다. 최광수 예술교육팀장은 “한국의 전통예술을 배우면서 한국문화 속에 담긴 정서를 공유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서울 강남구 삼성동의 한국문화재보호재단 한국문화의집(KOUS)에서는 외국인들에게 ‘문화국가로서의 한국’을 알리기 위해 탈춤, 풍물 등 다체로운 전통연희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낙양동천 이화정(陽洞天 梨花亭)!”이라는 외침이 들렸다. 탈춤의 시작을 알리는 불림이다. 외국인들은 기다란 천을 두 손에 꼭 쥐고 춤사위를 따라했다. 엉거주춤한 자신들의 품새 탓에 곳곳에서 웃음이 터져나왔다. 교환학생으로 온 러시아인 스비에타는 “짬짬이 배우는 한국의 전통문화 덕에 유학생활이 한층 즐겁다”라고 말했다. 한국 전통예술의 아름다움과 멋에 빠진 이들이야말로 우리 것을 가감 없이 자연스럽게 세계에 알리는 메신저들이다. 이들의 배움은 곧 세계와의 소통이다. 외국인들을 위한 한국무용과 판소리, 민요, 사물놀이 등의 프로그램에 보다 관심을 갖고 지원해야 하는 이유다. 글 사진 jongwon@seoul.co.kr
  • [서울광장] 조급증 떨쳐야 국외문화재재단 성과 낸다/서동철 논설위원

    [서울광장] 조급증 떨쳐야 국외문화재재단 성과 낸다/서동철 논설위원

    아테네 한복판에는 고도(古都)의 분위기와는 거리가 있는 초현대식 건물이 하나 들어서 있다. 스위스 출신의 미국 건축가 베르나르 추미가 설계해 2009년 개관한 뉴 아크로폴리스 박물관이다. 파르테논 신전에서 불과 244m 떨어진 곳에 박물관을 짓는다는 구상은 논란을 불렀지만, 그리스 국민은 수긍했다. 파르테논 신전의 상부 조각은 전성기 그리스 문화의 높은 수준을 보여준다. 그런데 오스만튀르크 주재 영국대사를 지낸 토머스 브루스 엘긴이 1801년 이 조각을 해체해 영국으로 싣고 가 버렸다. 그리스를 오스만제국이 지배하던 시절이다. 현재 영국박물관에서 전시되고 있는 이른바 ‘엘긴 마블’(Elgin Mables)이다. 그리스 정부는 1982년 외교 루트를 통해 영국 정부에 반환을 요청했다. 영국은 국가 위원회 명의로 거절했는데, 이유의 하나는 이런 것이었다. ‘그리스의 심각한 스모그 현상으로 세계 최고의 문화유산이 손상될 우려가 있으니 권위 있는 과학적 보존 시설을 갖추고 있는 영국박물관이 보관하는 것이 옳다.’ 뉴 아크로폴리스 박물관의 건립은 영국의 이 어이없는 반환 거부 논리를 극복하기 위한 그리스의 분노에 찬 대안이었다. 완벽한 공조시설을 자랑하는 박물관의 최상층에는 ‘파르테논 마블’을 전시할 공간이 마련됐지만, 영국은 여전히 돌려줄 생각이 없는 듯하다. 우리나라 역시 기증이나 자진 반환이 아닌 교섭으로 문화재를 돌려받은 사례는 거의 없다. 정부가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을 설립한 것도 우리 문화재를 되찾기 위한 조직적인 활동의 필요성을 절감했기 때문일 것이다. 재단은 지난해 7월 출범한 뒤 원로미술사학자인 안휘준 서울대 명예교수를 9월에 위원장으로 영입하고, 필요한 최소 인원을 확보해 올해부터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다. 재단은 출범부터 쉽지 않았다. ‘부당하게 반출된 문화재의 환수’를 내건 만큼 당초 명칭은 ‘국외문화재환수재단’이었다. 하지만 ‘환수’라는 이름이 찍힌 명함을 들고 나가면 환수는커녕 소장자를 만나기조차 어렵다는 것이 문화재 반환 교섭 경험자들의 이구동성이었다. 간판이 바뀌게 된 까닭이다. 재단 활동의 중심은 우리 문화재가 가장 많이 나가 있는 일본과 미국이다. 두 나라에는 상주할 전문가의 정원을 확보해 적임자를 물색하고 있다. 일본 언론은 재단의 일거수일투족을 주시하고 있다고 한다. 전반적인 한국 문화재 조사 사업도 전 세계로 확대한다. 먼저 올해는 중국에서 조사를 벌이기로 했다. 문화재 전문가들이 가장 걱정하는 것은 우리 사회의 조급증이다. 재단이 출범했으니 당장 성과를 내보여야 하지 않겠느냐는 분위기가 벌써부터 없지 않다는 것이다. 특히 정치권의 조급증이 자칫 재단의 활동을 산으로 가게 할 것이라고 우려한다. 국회가 열릴 때마다 성과를 다그치면 의미 있는 컬렉션을 목표로 장기적인 포부를 세우기보다 작은 성과에 집착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한 박물관 전문가의 충고가 마음에 남는다. “한국 컬렉션을 가진 해외 소장자와의 스킨십이 중요하다. 만날 때마다 애정을 담아 문화재의 안부를 묻되 돌려 달라는 이야기는 먼저 하지 말라. 약탈 문화재가 아니라면 오히려 진심으로 잘 보관해 주어서 고맙다고 하라. 명절이나 생일이면 잊지 말고 선물을 건네라. 컬렉터란 애정을 가진 사람에게 소장품을 물려주고 싶은 법이다. 몇년 뒤가 될지 몇십년 뒤가 될지 알 수 없지만, 소장자가 세상을 떠날 때는 컬렉션을 돌려주고 싶지 않겠는가. 그때까지 참을성 있게 투자해야 한다. 개인은 할 수 없지만, 재단이라면 할 수 있다.” 국가기관이 소장한 대형 컬렉션의 반환은 정상회담이나 그에 버금가는 정부 간 교섭이 아니면 말도 꺼내기 어렵다. 결국 재단 활동은 민간 컬렉션과 개별 유물에 초점을 맞추어야 성과를 낼 수 있다는 조언이다. 당연히 정부 간 교섭의 지원도 재단의 중요한 역할이 되어야 할 것이다. dcsuh@seoul.co.kr
  • 금호아트홀 상주 음악가 1호 피아니스트 김다솔 새해 계획

    금호아트홀 상주 음악가 1호 피아니스트 김다솔 새해 계획

    또래보다 작은 키, 몸도 조금은 야위었다. 그런데 건반 앞에선 다른 사람이다. 한없이 부드럽다가 폭풍우처럼 몰아친다. 눈을 감고 들으면 저 사람이 연주한 게 맞나 싶을 정도. 사람들 앞에서 얘기할 때는 수줍어하다가도 마주 보고 말할 땐 자신만만한 모습과도 비슷하다. 금호아트홀이 내년에 시행하는 상주 음악가(아티스트 인 레지던스) 제도의 첫 대상자로 뽑힌 피아니스트 김다솔(23)의 얘기다. 국내에선 상주 예술가 제도가 미술에 치우쳐 있지만 외국 유명 공연장들은 레지던스 프로그램으로 젊은 연주자들을 키우고 있다. 영국 위그모어홀이 바이올리니스트 크리스티안 테츨라프를, 사우스뱅크센터에서 마린 알솝을 지원하는 게 대표적이다. ●음악사 압축한 레퍼토리로 구성 손열음, 김태형 등 금호아시아나 문화재단이 키운 ‘금호 영재’ 출신들을 제치고 김다솔이 상주 음악가로 뽑힌 이유가 뭘까. 김다솔과 금호아트홀의 인연은 지난해 김다솔이 라이징스타 리사이틀 무대에 오른 정도다. “오래전부터 클래식계에서 김다솔을 될성부른 잎으로 주목했고, 상주 음악가 제도를 통해 한 단계 올라설 젊은 연주자를 물색했다.”는 게 김용연 재단 부사장의 설명이다. 김다솔은 “처음 제안을 받았을 때 신기하고 어리둥절했다. 다른 피아니스트들도 많은데 왜 나일까 생각했다. 내년 연주 일정을 협의하면서 비로소 실감이 났다.”며 웃었다. 김다솔은 새해 서울 종로구 금호아트홀에서 6회 공연한다. 바로크와 낭만주의 레퍼토리는 물론 리게티 등 현대음악과 거슈윈 등 재즈까지 음악사를 관통하는 야심 찬 기획. “전부 내 머리에서 나온 아이디어다. 고전 레퍼토리를 한다면 한번쯤 해보리라 마음먹은 (바흐의) 골드베르크 변주곡을 해야겠다 싶었다. 6회 공연 중 4회는 리사이틀이기 때문에 특정 작곡가의 전곡 연주도 가능하지만 최대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들려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골드베르크 변주곡이나 재즈곡들은 악보만 훑어봤을 뿐 연습해 본 적도 없다.”고 했다. “솔직히 바흐는 정말 걱정”이라면서도 “다른 피아니스트들이 베토벤 전곡 연주에 나서는 것과 비슷하다. 감히 시도하긴 어렵지만 도전할 가치가 충분한 레퍼토리”라고 설명했다. 김다솔의 남다름은 이력에서 비롯했을 터. 또래 클래식 영재 출신들은 어머니의 손에 이끌려 초등학교 입학 전후 피아노를 배워 예원학교나 한국예술종합학교 예비학교 등 엘리트코스를 거친다. 반면 김다솔은 11살에 처음 건반을 두들겼다. 그때만 해도 어머니는 시큰둥했는데 피아노를 장난 삼아 두들기는 모습을 본 이모가 교습소에 데려갔다. 출발은 늦었지만 성큼성큼 진도를 따라잡았다. 입문 2년 만에 부산의 주요 콩쿠르를 휩쓸었다. “바이엘, 체르니를 배울 때는 재미가 없었는데 모차르트 소나타를 치면서부터 푹 빠졌다. 학원 문 닫을 때까지 피아노에 붙어살았다.”고 떠올렸다. 피아니스트의 삶을 결심한 것도 그즈음. 부산예고 1학년이던 2005년 겨울, 후원자의 도움을 얻어 독일, 이탈리아의 음악캠프에 참여했고 마스터클래스에서 만난 게랄트 파우트 교수에게 반해 독일 라이프치히 국립음대로 유학을 떠났다. 2007년에는 파우트 교수와 함께 연주를 하면서 만난 지휘자 미하엘 잰덜링의 도움으로 모차르트 협주곡을 레퍼토리로 독일 6개 도시 연주 투어를 다녔다. ●콩쿠르식 연주는 자유가 없다 2008년부터 국제 콩쿠르를 끊임없이 두드렸다. 2010년 퀸 엘리자베스, 2011년 뮌헨 ARD, 2012년 스위스 게자 안다 국제 콩쿠르에 입상했다. 병역 혜택을 받았지만 우승 문턱에선 번번이 멈춰 섰다. “메이저 콩쿠르 우승에 대한 미련은 요만큼도 없다. 기대만큼 잘 안 풀리니까 계속 도전했다. 조금만 더하면 될 것 같았으니까. 항상 1등만 기억에 남는 게 콩쿠르 아닌가. 그런데 1등을 하려고 나간 것부터가 잘못인 것 같다. 콩쿠르를 준비하면서 연습도 많이 했고 좋은 경험도 했고 인맥도 쌓았다. 하지만 상처받고 속을 끓이고 스트레스 받은 걸 생각하면….” ‘필요악’으로 여겨지는 콩쿠르 출전에 대한 김다솔의 생각은 분명했다. “콩쿠르 심사위원들이 개성 있는 연주를 선호하다 보니 때론 젊은 피아니스트들의 연주가 잘못된 방향으로 흐르기도 한다. 악보의 음만 연주할 뿐 작곡가의 메시지는 사라질 때도 있다. 콩쿠르가 없던 시절 호로비츠의 연주가 훨씬 더 자유로우면서도 작곡가 의도에 충실하진 않았을까. 훗날 누군가를 가르친다면 콩쿠르에 나가라고 강요하진 않을 거다. 하하하.” 막 도약을 시작하는 김다솔의 목표가 궁금했다. “개인적으로는 괜찮은 연애를 하고 싶다. 물론 피아니스트로 명성도 얻고 싶다. 성공하려고 음악을 잘하고 싶은 것인지 음악을 잘하면 성공은 저절로 오는지 혼란스럽기도 하다. 목표에 다가서지 못하는 것 같아 서두르게 될 때도 있다. 그래도 궁극적으론 음악을 잘하는 연주자가 되고 싶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위파사나’ 초기불교 수행법 단정은 무리

    ‘위파사나’ 초기불교 수행법 단정은 무리

    최근 국내에서 빠르게 번지고 있는 위파사나 수행은 과연 부처님 당대의 수행법이자 초기불교 전유물일까. 남방불교인 테라바다불교가 초기불교의 전통을 잇는다는 생각은 위험하며 위파사나 수행법도 남방불교의 전유물이 아니라는 주장이 제기돼 불교계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백련불교문화재단(이사장 원택 스님)이 성철 스님 탄신 100주년을 기념해 29∼30일 동국대 덕암세미나실에서 여는 국제학술포럼을 통해서다. 포럼에는 세계 각국의 내로라하는 초기불교 및 간화선 연구자 14명이 고대 인도부터 현대 아시아에 정착된 불교 명상을 조명하고 편견을 바로잡기 위해 머리를 맞댄다. ●세계 불교학자 14명 참석 이 가운데 가장 주목을 받는 학자는 피터 스킬링 프랑스 극동학원 교수. 스킬링 교수는 미리 배포된 발제문을 통해 “위파사나 명상이 남방불교만의 수행법이라는 주장에는 문제가 있다.”고 밝혔다. 남방 위파사나 수행법의 핵심이라는 숫자를 세며 호흡하는 수식관의 경우 남방불교의 대표 논서인 ‘청정도론’보다 대승불교 문헌인 ‘유가사지론’에 훨씬 체계적으로 들어 있다는 것이다. 스킬링 교수는 “남방이든 북방이든 호흡에 집중하는 명상이야말로 불교수행의 핵심 방법”이라며 “현대 위파사나 수행법이 남방불교 고유의 전통이라는 주장은 근거 없는 ‘독점’에 불과하다.”고 못 박았다. 고대 인도불교인 테라바다불교 전공자인 케이트 크로스비(영국 런던대) 교수는 이와 관련해 지금 남방불교가 과연 초기 교단의 모습을 유지하고 있는지를 따져 물었다. 남방불교에는 유식, 밀교 등 대승불교의 신앙과 수행 형태가 상당히 녹아 있다는 반론이다. 크로스비 교수는 “남방불교는 다른 문화권 불교처럼 대단히 ‘역동적인’ 불교인데도 초기불교의 순수성을 유지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것은 남방불교 스님들의 단순한 맹신이 아닐 수 없다.”고 지적했다. 초기불교 전공자인 황순일 동국대 교수도 남방불교 수행법이 초기불교의 수행법이 아님을 강력히 주장하고 나서 눈길을 끈다. 현재 남방불교에서 유행하는 수행법은 1800년대 중반 이후 개발된 뒤 1900년대 초반 들어서야 본격적으로 대중화되기 시작한 새로운 수행법이라는 것이다. 황 교수는 따라서 “남방불교를 ‘순수불교’로 규정하면서 다른 불교 전통을 아류나 비정통으로 취급하는 것은 남방불교 역사를 몰이해한 탓”이라고 지적했다. 간화선(화두를 잡고 하는 참선 수행)의 인식 재평가도 관심을 모으는 부분이다. 미국의 동아시아불교 최고 권위자로 꼽히는 로버트 버스웰(미국 UCLA) 교수는 간화선이 선종의 쇠퇴 과정에서 대두된 ‘위기의 산물’이 아님을 주장해 눈길을 끈다. 버스웰 교수는 “한국불교의 간화선은 당대 많은 선사들이 입적한 뒤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송대에 고안된 것이라는 비판을 받아 왔다.”며 “그러나 명상의 주제에 관해 끊임없이 의문을 던지는 간화선은 동아시아 불교 명상 전통의 고유한 산물이자 창조적인 수행 풍토의 뛰어난 결과물”이라고 강조했다. 그런가 하면 제레온 코프(미국 루터대) 교수는 심우도의 전통해석과는 아주 다른 해석을 내놓아 흥미롭다. 코프 교수는 “전통적으로 (심우도에서) 소년이 명상하는 수행자이고, 황소가 수행자의 진실된 자아를 상징한다고 보지만 황소가 명상 과정에서 궁극적으로 잊혀진 명상의 주체와 조화를 이루고 있는 인식 대상을 상징한다.”고 주장했다. ●‘간화선’ 동아시아 불교명상의 산물 한편 포럼에서는 이들 말고도 요하네스 브롱코스트(스위스 로잔대), 알렉산더 위니(DKF, 영국 옥스퍼드대 박사), 아티드 세라바닉쿨(태국 출라롱콘대), 찰스 뮬러(일본 도쿄대) 교수를 비롯해 한국의 정덕(중앙승가대)·혜원(동국대) 스님, 윤원철(서울대)·서명원(서강대)·아힘 바이어(동국대, 독일 함부르크대 박사) 교수가 주제발표와 토론에 참가한다. 원택 스님은 “이번 학술포럼은 최근 한국 불교계에서 끊임없이 부각되는 쟁점 사안들을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관점에서 짚어 보기 위한 것”이라며 특히 “불교 명상에 대한 편견을 바로잡고 명상을 좀 더 객관적이고 체계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고규홍의 나무와 사람이야기] (98) 청송 관리 왕버들

    [고규홍의 나무와 사람이야기] (98) 청송 관리 왕버들

    나무가 있는 아름다운 풍경을 만나면 사람들은 사진을 찍는다. 이 같은 자연스러운 행동을 스위스 태생의 영국 작가 알랭 드 보통은 책 ‘여행의 기술’에서 ‘아름다움을 소유하려는 본능적 욕구의 발현’이라고 했다. 덧붙여 그는 아름다움을 제 안에 온전히 담는 방법으로 순식간에 완성되는 사진보다 데생이 더 효율적이라고 강조했다. 그림을 그리기 위해서는 긴 시간 동안 바라봐야 하기에 자연스레 마음 깊숙이 풍경을 담아둘 수 있다는 데에 근거한 이야기다. 그는 마침내 “그림을 배우기 위해 자연을 보라고 가르치기보다는 자연을 사랑하기 위해 그림을 그리라.”는 존 러스킨의 말을 인용하며 아름다움을 소유하는 방법에 대한 에세이를 마무리했다. ●사라진 청송 지역의 자랑, ‘만세송’ “이 자리에 왕버들과 함께 서 있던 소나무가 청송 지역에서 가장 오래된 소나무라는데 그게 없으니 아무래도 허전해요. 더구나 청송 지역의 상징이 소나무라잖아요.” 시간의 흐름을 그림에 담아내는 젊은 화가 이장희(39)씨가 청송 관리 왕버들에 내려앉은 세월의 흔적을 그림에 담아낸 뒤 던져 온 이야기다. 천연기념물 제193호인 청송 관리 왕버들은 그의 이야기처럼 바짝 붙어 있던 ‘만세송’과 함께 바라보는 느낌이 독특한 나무였다. 왕버들과 소나무를 그리 잘 어울리는 조합이라고 할 수야 없지만 이 마을에서 두 나무의 어울림은 절묘했다. 넓은 품을 가진 왕버들 곁에서 소나무는 곧게 뻗은 줄기가 훌쩍 솟구친 채 개울가로 가지를 늘어뜨리고 서 있었다. 왕버들이 초록 잎을 내려놓으면 소나무의 푸름이 도드라졌고 봄이 돼 왕버들에 물이 오르면 소나무는 생명이 약동하는 소리가 잦아든 채 다소곳이 왕버들 가지의 반대쪽으로 고개를 숙였다. 마치 잘 어울리는 한 쌍의 부부처럼 자연스럽고도 아름다운 풍경이었다. 문화재청에서 왕버들 앞에 천연기념물임을 알리는 근사한 입간판을 세우자 청송군에서는 ‘만세송’(萬歲松)이라는 소나무의 이름을 또렷이 새긴 비석을 소나무 앞에 보란 듯이 세우기도 했다. 그러나 청송의 자랑이기도 했던 만세송이 싹둑 잘린 밑동만 남긴 채 왕버들 곁을 떠났다. 뎅그렇게 만세송 표지석만 남아 을씨년스럽게 느껴지는 풍경이 화가의 눈에 거슬렸던 모양이다. ●전쟁터에서 돌아오지 않는 임 그리워 “2008년 봄이었죠. 만세송에 좀나무병이 들었어요. 반드시 살릴 생각으로 대여섯 달 동안 애를 썼지만 방법이 없더군요. 할 수 없이 베어냈지요. 만세송 표지석은 진작에 철거하려 했는데 아쉬움이 남아 미적거리다가 여태 그대로 두게 된 겁니다.” ‘군목’(郡木)으로 보호하던 나무를 잃게 돼 아쉽다며 청송군청 문화관광과의 문화재담당 우용훈(52)씨도 안타까움을 털어놓았다. 군청에서는 만세송에서 받은 솔씨로 후계목을 키워 만세송이 서 있던 자리 옆에 심어놓았지만 아직 어린 나무에 불과한 탓에 살아있을 때의 만세송을 떠올리기는 쉽지 않다. 만세송의 부재가 더 안타까운 것은 왕버들과 한 쌍을 이루며 전해 오는 전설 때문이기도 하다. 옛날 이 마을에는 채씨(蔡氏) 성을 가진 처녀가 살고 있었다. 어느 날 그의 아버지가 전쟁터에 나가게 되자 처녀를 좋아하던 한 총각이 아버지 대신 전쟁에 나가기를 청했다. 전쟁이 끝나고 돌아와 혼사를 치르겠다는 약속을 전제로 한 제안이었다. 아버지의 허락을 받은 총각은 처녀와 이별 인사를 나누며 이 자리에 나무 한 그루를 심었다. 전쟁이 끝나고 돌아올 때까지 나무를 보며 자신을 잊지 말라는 당부와 함께 심은 나무가 지금의 관리 왕버들이다. 처녀는 혼인을 위해 목숨까지 던진 총각의 열정에 감동해 그를 기다리며 왕버들을 정성껏 보살폈다. 나무는 부쩍부쩍 자랐고 얼마 뒤 전쟁은 끝났다. 그러나 날이 가고 달이 지나도 총각은 돌아오지 않았다. 처녀는 타오르는 그리움을 견디지 못한 채 그새 훌쩍 자란 나무에 목을 매 목숨을 끊었다. 처녀가 죽은 자리 곁에는 얼마 뒤 소나무 한 그루가 자라나 처녀의 한 많은 죽음을 지켜주었다. 만세송이 그 나무다. 전설처럼 왕버들과 만세송은 처녀 총각이 살아생전에 이루지 못한 인연을 나무가 되어 이루는 듯한 형상으로 오랫동안 사이좋게 그 자리를 지켜 왔다. ●원래 크기의 절반을 잘라낸 고통도 겪어 마을 어귀 길목에 서 있는 당산나무로 사람들이 정월대보름에 꼬박꼬박 당산제를 지낸 왕버들은 문화재청에서 공들여 관리하고 있다. 키 10.2m, 가슴높이 줄기둘레 6.5m에 이르는 관리 왕버들은 특히 사방으로 뻗은 가지에서 돋은 푸른 잎이 무성해 단아하고 무척 건강해 보인다. 그러나 이 나무 역시 만세송 못지않은 시련을 겪었다. 나무는 원래 이보다 훨씬 컸다. 1967년에 관리 왕버들의 키는 지금의 두 배 가까운 18m나 됐다고 한다. 당시 서쪽으로 난 큰 줄기에 들어찬 벌집을 제거하고 썩은 줄기를 치료하는 과정에서 나무 줄기의 상당 부분을 잘라내야 했다. 그로 인해 키가 반으로 줄어들었지만 그나마 몇 차례의 수술로 건강은 회복할 수 있었다. 줄기 중심부에는 여전히 당시의 고통을 간직한 수술 흔적이 두드러지게 나타나 있다. 나무 앞에 서면 전쟁터에서 돌아오지 않는 임을 그리워하던 꽃다운 처녀의 얼굴이 아른거리고 처녀의 한을 달래듯 솟아오른 한 그루의 소나무도 떠오른다. 줄기의 절반을 잘라내야 했던 수난은 물론이고 곁에 붙어 있던 만세송을 떠나보내며 왕버들이 겪었을 이별의 깊은 통증도 느껴진다. 나무줄기를 따라 흩어진 시간의 흐름을 고스란히 담아내려 애면글면하는 화가의 마음속 통증까지 더불어 느낄 수밖에 없는 관리 왕버들의 가을 풍경이다. 글 사진 청송 고규홍 나무칼럼니스트 gohkh@solsup.com ▶▶가는 길:경북 청송군 파천면 관리 721. 중앙고속국도의 서안동나들목으로 나가서 안동시 길안면을 지나 지방도로 914호선을 이용해 동쪽으로 16.5㎞ 남짓 가면 청송군에 닿는다. 국도 31호선과 만나는 청송교차로가 나오면 직진해 교차로를 건넌 뒤 달기약수탕 방면으로 좌회전한다. 개울을 건너서 청송시외버스터미널 방면으로 좌회전하여 1.7㎞ 더 간다. 언덕을 넘으면 마을이 나오고 교차로 모퉁이의 빈터에 나무가 있다. 나무 바로 앞에는 자동차를 세울 수 없으므로 마을 안쪽으로 들어가서 자동차를 세우고 걸어 나오는 게 좋다.
  • [열린세상] 대통령의 독도 방문과 국제정치/장철균 전 스위스 대사

    [열린세상] 대통령의 독도 방문과 국제정치/장철균 전 스위스 대사

    대통령은 ‘나라 안’의 국내정치와 ‘나라 밖’의 국제정치 두 영역에서 책무를 수행한다. 국제정치는 국가를 대표해 국익을 잣대로 외교라는 수단을 통해 작동한다. 이런 맥락에서 지난 8월 이명박 대통령의 독도 방문은 대내적으로 한국 영토를 시찰했기에 단순한 통치 행위고, 대외적으로는 일본의 영유권 주장 때문에 국제정치 차원의 외교 행위이기도 하다. 1965년 한·일 국교정상화 이래 한국은 독도가 역사적·국제법적으로 한국의 고유한 영토이고 실효적으로 지배하고 있기에 일본의 주장을 무력화하기 위해 ‘조용한 외교’로 무시 전략을, 일본은 ‘확성기 외교’로 분쟁화 전략을 취해 왔다. 우리는 일본이 포기하지 않는 한 분쟁의 불씨를 완전히 제거할 수 있는 방법이 없기 때문에 시간이 흘러 불씨가 자동 소멸하기를 기대해 왔다. 한편 일본은 분쟁의 불씨가 꺼지지 않도록 독도의 날을 제정하고 방위백서, 교과서에 독도를 일본 영토로 표기하면서 분쟁화 수위를 조금씩 높여 왔다. 이런 정책 판단과 조용한 외교가 그간 정부·여당의 입장이었다. 보수 언론도 이러한 보도 성향을 보여 왔다. 반면 야당과 진보 언론은 대통령의 독도 방문과 같은 보다 강경 대응을 주문해 왔다. 이번 대통령의 독도 방문은 국민 정서와 야당의 입장을 수용하면서 과거사에 반성이 없는 일본 정부에 대한 ‘단호한 조치’로서 시도됐다고 본다. 결과는 국내정치에서 큰 성공을 거두었다. 국민 80%가 지지했다. 그러나 국제정치에서는 사정이 달라 보인다. 일본의 태도가 변한 것이 없고, 오히려 불씨를 살려 화재를 내려 하고 있다. 일본은 그간 자제하고 있던 국회 결의안을 채택하고 총리가 ‘다케시마 상륙’이라고 명문화한 서한을 대통령 앞으로 보내 왔다. 독도 문제 논의를 과거의 실무급 수준에서 단번에 국가 정상과 국회 차원으로 격상시켜 분쟁 지역임을 확실히 하자는 것이다. 다른 한편 국제사법재판소에 단독 제소하겠다고 국내외에 알리면서 성사되지도 않을 재판을 국제 분쟁화에 이용하고 있다. 일본 총리도 재빨리 국내정치와 국제정치를 하고 있는 것이다. 일본의 전략에 말려들지 않기 위해 총리 서한을 반송하던 날, 일본 외무성 앞은 마치 한국이 확성기 외교를 하고 있는 모양새가 됐다. 독도 문제와는 별개로 한 나라의 총리 서한을 반송하는 것은 외교 관례에 벗어난 것이다. 앞으로 일본도 한국의 문서를 반송할 수 있는 빌미를 주었다. 외교는 흔히 ‘계속되는 소통의 과정’이라고 한다. 전쟁 중에도 백기를 들고 나타난 적국의 사절은 만나 준다. 국제사회의 신사협정, 즉 외교 관행이다. 일본 총리의 서한을 접수한다고 해서 서한의 내용을 인정하는 것은 아니다. 묵살해도 좋고, 필요하면 정부의 관계 차관이나 국장 수준에서 일본 주장의 허구성을 낱낱이 지적해 답신했더라면 차선의 선택은 됐을 것으로 생각된다. 대통령의 독도 방문은 결과적으로 국내정치가 우선되고 외교는 뒷전으로 밀려났음을 의미한다. 국내정치를 우선하는 사례는 일본도 마찬가지다. 일본의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도 신사참배를 고집해 한국과의 외교를 희생시켰다. 국가 지도자는 국내정치와 국제정치 사이에서 갈등하면서도 국내정치의 유혹을 뿌리치기는 어려운 것 같다. 이러한 의미에서 이번 대통령의 독도 방문은 우리에게 몇 가지 교훈을 준다. 우선 우리가 먼저 일본을 자극해 불씨 살리기의 빌미를 주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일본이 도발과 망발을 해오면 그때마다 우리는 독도 관리에 도움이 되는 실질적 조치를 취하면서 과거사에 반성 없는 일본의 후안무치에 대해 수위를 높여 가면서 국제사회에 문제를 제기하는 것이다. 또 한 가지 문제는 국내정치의 분열 현상이다. 대통령의 독도 방문 후에 오히려 여야와 보수·진보 언론의 보도 경향이 반대로 바뀐 것 같다. 대선을 앞두고 국내 정서를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일본 앞에서 우리가 분열해서야 되겠는가. 독도는 영토주권 문제로 사활적 국가 이익에 속한다. 독도를 수호하는 데 여야와 진보·보수가 있을 수 없다. 국제정치와 외교에 관한 한 ‘대중은 항상 옳은가’의 문제를 늘 염두에 두어야 한다.
  • 이 가을, 농익은 현대무용 즐겨볼까

    이 가을, 농익은 현대무용 즐겨볼까

    공간을 둘러싼 나무판자 위를 한 남자가 아슬아슬하게 서성인다. 발 아래 무대에는 무용수들이 비장한 음악에 맞춰 9인무에서 독무로, 4인무로 변화하며 야성미와 경쾌를 넘나드는 춤을 이어간다. 무용수들이 흰색 분말로 그린 그림, 움직임에 따라 펄럭이는 의상 매듭끈, 깔깔대는듯한 웃음소리 등이 무엇인가를 연상시킨다. 말(馬)이다. 17세 소년이 여섯 마리 말의 눈을 쇠꼬챙이로 찌른 충격적인 사건을 다룬 피터 세프의 희곡 ‘에쿠우스’를 무용극으로 만든 ‘말들의 눈에는 피가’는 언뜻 기묘해보이지만 들여다보면 꽤 친절한 작품이다. 연극배우 서상원이 원작을 소개하면서 공연을 열고, 관객에게 질문을 던지며 문을 닫는다. 중간중간 무용수들이 연극 대사를 치면서 관객의 이해도를 높인다. 홍승엽 국립현대무용단 예술감독이 1999년에 초연한 이 작품은 8일까지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공연한다. 작은 공간이라 무용수들의 땀과 호흡, 섬세한 근육의 움직임까지 눈앞에서 느낄 수 있다. 국립현대무용단을 시작으로 이달에 현대무용 작품이 줄줄이 오른다. 다들 개성 넘치는 작품이라 무용 애호가들의 고민이 깊어질 만하다. 국립현대무용단은 ‘말들의 눈’에 이어 8~9일 ‘ 국내안무가초청공연’을 서울 국립중앙박물관 극장 용에서 올린다. 중견안무가 전미숙 한국예술종합학교 무용원 교수와 정의숙 성균관대 무용과 교수가 신작을 선보이는 자리. 전 교수는 20세기 천재무용가 니진스키가 스트라빈스키 음악에 맞춰 만든 ‘결혼’(1923)을 재해석한 ‘토크 투 이고르-결혼, 그에게 말하다’를 준비했다. 정 교수는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명화 ‘최후의 만찬’으로 인간관계를 풀어낸 동명 작품을 선보인다. (02)3472-1420. ‘무용 문법을 탈피한 파격’으로 평가받는 프랑스 안무가 피에르 리갈과 젊은 한국 무용수 9명이 호흡을 맞춘 ‘작전구역’ 은 14~15일 서울 역삼동 LG아트센터에서 만날 수 있다. 전투 현장을 의미하는 제목에서 알 수 있듯 리갈은 대립, 파괴라는 극단적인 현상이 벌어지는 전쟁을 모티브로 삼았다. “폭력과 조화의 경계가 매우 모호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는 리갈과 무용수들은 아크로바틱에 가까운 움직임과 공상과학영화를 보는 듯한 이미지로 작품을 흥미롭게 꾸몄다. 리갈이 창단한 데흐니에르 미뉘트 컴퍼니, 스위스 시어터 비디 로잔, LG아트센터가 공동제작한 이 프로젝트는 11월부터 내년 2월까지 프랑스와 스위스의 10개 도시에서 28회 공연을 펼친다. ‘영국 무용의 역사’라도 해도 좋을 램버트 댄스 컴퍼니는 20~21일에 같은 공연장에서 관객을 만난다. 1926년 고전 발레단으로 창단해 1966년 현대무용단으로 전향하면서 오늘에 이르기까지 이사도라 던컨, 디아길레프, 미하일 포킨 등을 함께 작업하거나 배출한 무용수만 봐도 20세기 무용사가 한눈에 들어온다. 1998년 이후 14년 만에 갖는 내한공연에서는 가정사를 경쾌하게 표현한 ‘허쉬’를 포함해 니진스키의 ‘목신의 오후’, ‘모놀리스’, ‘광란의 엑스터시’ 등을 만난다. (02)2005-0114. 램버트 댄스 컴퍼니가 영국 무용의 역사를 쓴다면 한국 무용 역사의 한 축은 국립발레단이다. 창단 50주년을 맞아 지난 6월에 올린 신작 ‘포이즈’에 이어 두번째 작품 ‘ 아름다운 조우’를 준비했다. ‘포이즈’에서 서양음악과 현대무용 안무가가 만났다면, ‘아름다운 조우’는 우리 음악과 춤, 발레의 만남이다. 참여하는 안무가는 프랑스 파리오페라발레에서 활동하면서 2001년부터 안무에 두각을 나타낸 니콜라 폴, 국립발레단의 발레마스터로 안무 실력을 인정받은 박일, 중요무형문화재 92호 태평무 이수자인 서울예술단의 정혜진 예술감독이다. 다른 나라, 다른 무용영역에서 활약한 안무가들은 황병기 가야금 명인이 연주하는 선율 위에 다양하게 호흡을 맞춘다. 황 명인이 해설을 덧붙이는 이 공연은 27~28일 LG아트센터에서 만날 수 있다. (02)587-6181.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사고] 서울신문 오피니언 필진 보완됩니다

    [사고] 서울신문 오피니언 필진 보완됩니다

    서울신문 오피니언 면이 더욱 새로워집니다. ‘특별칼럼’ ‘열린 세상’ ‘CEO 칼럼’ ‘옴부즈맨 칼럼’ ‘문화마당’ ‘생명의 窓’ ‘글로벌 시대’의 필진이 7월부터 대폭 보강됩니다. 특별칼럼에는 김종민(전 문화관광부 장관) 게임문화재단 이사장, 이배용(전 이화여대 총장) 국가브랜드위원장, 이승훈 서울대 경제학과 명예교수가 새로 참여합니다. 열린 세상과 옴부즈맨 칼럼, CEO 칼럼, 문화마당 등 칼럼필진으로 각 분야 전문가들이 합류합니다. 명쾌한 진단과 설득력 있는 대안이 담긴 글을 선보일 것입니다. 독자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성원 바랍니다. ■새 필진 ●특별칼럼 김종민(전 문화관광부 장관) 게임문화재단 이사장, 이배용(전 이화여대 총장) 국가브랜드위원장, 이승훈 서울대 경제학과 명예교수 ●열린 세상 김선덕 건설산업전략연구소장,김정후 런던대 지리학과 연구교수, 김현석 국가경영연구원장, 민경주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나로우주센터장, 민병원 이화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박남기 광주교육대 총장, 박상익 우석대 역사교육과 교수, 윤석명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 이기권 전 고용노동부 차관, 이종수 연세대 행정학과 교수, 장철균 전 주스위스 대사 ●CEO 칼럼 김재수 농수산물유통공사 사장, 방한홍 한화케미칼 대표, 윤문석 VM웨어 코리아 지사장 ●옴부즈맨 칼럼 심영섭 미디어다양성위원회 위원, 이갑수 INR 대표, 정윤기 행정안전부 정보기반정책관. ●문화마당 계승범 서강대 사학과 교수 ●생명의 窓 손흥도 원불교 교무 ●글로벌 시대 이혜주 현대건설 아부다비지사장, 장수영 코트라 뉴질랜드 오클랜드무역관장
  • 마흔살 이인우, 7년만에 우승 키스

    마흔살 이인우, 7년만에 우승 키스

    마흔살 ‘노장’ 이인우(스위스저축은행)가 7년 만에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이인우는 24일 충북 제천 힐데스하임골프장(파72·7188야드)에서 끝난 한국프로골프투어(KGT)를 겸한 아시안투어 볼빅-힐데스하임오픈 마지막 4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로만 4타를 줄인 4언더파 68타를 쳐 최종합계 12언더파 176타로 우승했다. 이인우는 전날 3라운드에서 무려 5명이나 공동선두(8언더파)에 오르는, 근래 보기 드문 우승경쟁을 벌이며 끈질기게 따라붙은 타완 위랏찬트(태국)를 1타차로 따돌리고 초대 챔피언에 올랐다. 지난 1998년 시드선발전을 통해 이듬해 투어에 데뷔, 13년 동안 단 1승에 머무르다 무려 7년 만에 다시 맛본 감격의 우승. 이인우는 데뷔 6년차였던 2005년 기아로체 비발디오픈에서 박노석의 끈질긴 추격을 뿌리치고 데뷔 6년 만에 처음 투어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그러나 이후 별다른 성적을 내지 못해 ‘잊혀진 선수’로 남았다. 170㎝, 65㎏으로 골프선수치고는 왜소한 몸집의 이인우는 그러나 한때 태극마크를 가슴에 붙였던 국가대표 출신이다. 티칭프로인 부친 이원만(64)씨의 영향으로 자연스럽게 골프를 접했던 그는 1989~91년 상비군을 거쳐 이듬해 국가대표를 지낸 유망주였다. 사실, 우승 기회는 한 번 있었다. 지난 2009년 KGT 동부화재 프로미배 군산CC 매치플레이 챔피언십 4강까지 올라 통산 2승째 꿈을 부풀렸지만, 체력 부족으로 3위에 만족해야 했다. 그러나 꾸준함은 가장 큰 자산이자 무기였다. 2010년에도 ‘톱 10’에 한 차례밖에 들지 못했지만 13년째 투어 시드를 놓치지 않았다. 결국 그는 이번 대회 1라운드 공동 31위로 출발한 뒤 사흘 내내 60대 타수를 유지한 끝에 통산 두 번째 투어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우승 상금은 6만 달러(약 7000만원). 이인우는 또 20~30대가 주축으로 자리매김한 국내투어에서 2009년 토마토저축은행오픈에서 우승한 강욱순(46) 이후 3년 만에 우승한 40대 선수이기도 하다.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한국詩, 佛 감성 적신다

    대산문화재단은 프랑스 시 전문지 ‘포에지’를 지원해 한국시 특집호를 발간했다고 지난달 31일 밝혔다. 이를 기념한 한국시 낭독회가 대산문화재단과 ‘포에지’의 공동 주최로 프랑스와 스위스 등에서 네 차례 열린다. ‘포에지-한국’(Po&sie-Coree)을 제목으로 프랑스에서 발간된 특집호는 현존하는 한국 시인들의 시를 소개한 1부와 한국의 시, 예술, 문화를 소개하는 평론을 모은 2부로 꾸며졌다. 여기에 소개된 한국 시인은 모두 27명이다. ‘자유’라는 주제로 박이문·고은·정현종·문정희·조정권, ‘투쟁’이라는 주제로 황지우·이성복·김혜순, ‘삶’이라는 주제로 황인숙·송찬호·박상순·허수경·성기완·김행숙·이원의 시를 소개했다. 또 ‘변화’라는 주제 아래 이기성·진은영·황병승·심보선·이준규·강정·하재연·오은, ‘만남’이라는 주제로 이가림·최동호·곽효환·김경주의 시를 수록했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씨줄날줄] 명화 반출 금지/최광숙 논설위원

    파블로 피카소의 ‘게르니카’는 전쟁의 참혹함을 그린 대작이다. 스페인 프랑코 총통의 요청으로 나치가 고국 스페인의 게르니카 지역을 공습하자 피카소는 분노했다. 당시 프랑스 파리에 머물던 그는 스페인 당국의 요청으로 이 그림을 그려 파리 만국박람회 스페인관 벽화로 출품했다. 하지만 그 후 이 그림은 스페인의 민주주의가 회복되면 돌려보내라는 피카소의 뜻에 따라 뉴욕 현대미술관 등으로 40년 넘도록 방랑의 시절을 보내야 했다. 프랑코 사후 고국으로 가야 할 이 작품은 피카소의 딸 마야의 반대로 지체됐다. 1981년 마야도 결국 스페인의 여론에 굴복했다. 우여곡절 끝에 고국의 품에 안긴 이 작품은 스페인 프라도 미술관을 거쳐 1992년 왕립 소피아 미술관에 둥지를 틀었다. 그 후 스페인은 이 명작의 해외 반출을 금지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빈센트 반 고흐의 ‘오베르의 정원’도 해외 반출 여부를 놓고 프랑스를 떠들썩하게 한 작품이다. 소유주인 자크 발테르는 1982년 경제적인 이유로 이 그림을 스위스 경매에 부치려 했으나 프랑스 정부는 ‘미술품 반품규제법’을 내세워 불허했다. 이 그림을 뉴욕에서 사들여 ‘일시적 수입품’으로 들여왔던 그는 1988년 “일시적 수입품은 규제 대상이 아니다.”며 다시 반출 허가를 요청했으나, 프랑스는 이 작품을 ‘역사적 재산’으로 지정해 버렸다. 관련법에 따라 역사적 재산으로 지정된 미술품은 해외 반출은 물론 매매도 신고해야 하며 복원도 허가를 받아야 한다. 결국 소유주는 프랑스 경매에 이 그림을 내놓았으나 국제 시세의 6분의1 가격인 77억원에 팔고, 해외반출 금지로 손해를 보았다며 국가를 상대로 소송을 걸었다고 한다. 최근 영국 정부가 프랑스 인상파 화가 에두아르 마네의 ‘클라우스양의 초상화’가 해외로 나가는 것을 막으려고 나섰다. 소유자인 사전트 가문이 503억원에 그림을 팔기로 해외 구매자와 계약을 맺자 영국 정부가 8월까지 한시적으로 금수령을 내리고, 국내 박물관이 이 그림을 구입하도록 했다고 한다. 개인 간 예술품 거래세 약 365억원도 면제해 주기로 했다. 애슈뮬린 박물관이 이 그림을 구입하고자 약 139억원의 모금을 시작했다고 한다. 박물관이 구매 대금을 마련하지 못하면 그림은 해외 구매자에게 넘겨진다. 영국은 프랑스처럼 미술품에 대한 규제가 상대적으로 덜 까다워서다. 그래도 문화재청이 몇해 전 반출 관리를 소홀히 해 반출 금지 문화재가 해외로 수출된 우리보다는 몇배 낫지 싶다. 최광숙 논설위원 bori@seoul.co.kr
  • 루시드 폴 “제 음악이 치유제·힘 됐으면…공학박사 길 포기 후회 안해”

    루시드 폴 “제 음악이 치유제·힘 됐으면…공학박사 길 포기 후회 안해”

    몸과 마음이 들뜨지만 왠지 모르게 가슴 한구석이 허전해지는 연말. 잔잔한 음악으로 따뜻한 위로를 건네는 가수가 있다. ‘가요계의 음유시인’ 루시드 폴(36·본명 조윤석)이다. 한 편의 시처럼 간결하고 감성이 풍부한 음악으로 탄탄한 팬층을 확보하고 있는 그가 지난 20일 새 앨범 ‘아름다운 날들’을 내놓았다. 21일 서울 신사동의 소속사 사무실에서 루시드 폴을 만났다. →5집이다. 이번 앨범을 자신의 내면으로 떠나는 순례자의 시선이라고 소개했는데,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은. -가장 많은 뮤지션들과 작업을 했고, 다양한 악기를 원 없이 써봤다. 노래를 빛나게 해주는 편곡과 악기 배치를 할 수 있었고, 덕분에 곡마다 다른 분위기와 스타일을 잘 살릴 수 있었다. 이번에는 처음으로 공부나 방송 활동을 일절 하지 않고 스스로를 ‘유배’시킨 채 곡을 쓰는 데만 전념했다. →그래서 그런지 가사가 더욱 사색적이고 철학적이다. ‘나를 흔들리게 하는 건 내 몸의 무게’(외줄타기), ’난 가진 것도 별로 없는데 무얼 놓지 못해 주저하는지’(어부가), ‘언젠가 내가 나를 태워버릴 것 같아’(불) 등이 대표적이다. -혼자서 내 이야기를 토로하고 싶었다. 이전에는 내 음악을 통해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다면 이번에는 누군가 내 이야기가 들리는 사람이 있다면 와서 공감해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먼저 내 자신을 다독이고 싶은 것도 있었고…. 한편으로는 외로움이든 불안함이든 무언가를 해소하고 싶었다. 일종의 스스로에 대한 위로라고 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1집과 유사한 점도 있다. →앨범 제목인 ‘아름다운 날들’은 어떤 뜻인가. -외국 유학을 마치고 한국에 돌아와 보낸 지난 2년여의 시간은 슬럼프도 있었지만, 정말 행복한 시간이었다. 그런데 지난여름 내 인생의 한 페이지가 넘어가는 느낌이 들었고, 그것이 주는 묘한 서글픔이 있었다. 내게 또 그런 아름다운 날들이 오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공대(서울대 화학공학과)를 나와 스위스(로잔공대)에서 생명공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가수로 전업하기에는 투자한 시간이 아깝지 않았나. -미련은 전혀 없다. 무언가를 성취했다기보다는 후회 없이 연구했기 때문에 그랬던 것 같다. 다행히 공부를 마무리할 무렵에 내 길이 아니라는 생각이 확실하게 들었다. 학위를 따고 교수가 되면 같은 분야의 사람들을 접촉할 일이 많은데, 공대 쪽 사람들과 정서적으로나 감성적으로나 다른 점이 많이 느껴졌다. 유학 생활에 대한 피로감도 있었고, 내가 더 이상 행복감을 느끼지 못하겠다는 생각 등 여러 가지가 겹쳐 가수의 길을 걷게 된 것 같다. →그 사실을 조금 더 일찍 알았다면 좋지 않았을까. -고등학교 때 난 이미 음악인이었다. 기말고사 때도 공부는 하지 않고 기타를 끼고 살아서 기타줄을 끊어버린 적도 있었다. 하지만 음악을 끊으니까 금단 현상이 왔고, 대학에 들어가서 본격적으로 음악을 시작했다. 노래가 하고 싶어서 육교 위에서 부른 적도 있고, 학교 잔디밭에서도 불렀다. 그러다가 1998년 인디 밴드 ‘미선이’의 보컬로 활동하게 됐다. →4집 때 화제가 됐던 ‘고등어’에 이어 이번에는 나무를 깎아 여러 가지를 만드는 장인을 소재로 한 ‘꿈꾸는 나무’, 염전에서 영감을 얻었다는 ‘여름의 꽃’ 등 자연을 소재로 한 가사가 유독 많다. -자연이 주는 소재가 무한하다. 사람도 크게 보면 자연의 일부가 아닌가. 때론 태양이나 별처럼 자연이 말 없이 주는 영감이 클 때가 있다. 항상 그 자리에 있기 때문에 무언가를 강요하지도 않는다. →그 때문인지 음악에서 치유의 힘이 느껴진다. -힘들 때 밥만 같이 먹어도 힘이 되는 사람이 있지 않나. 시대와 나이를 불문하고 외로움은 누구나 갖고 있는 보편적인 감정인 것 같다. 그런 점에서 더 많은 사람이 공감하는 음악을 하고 싶다. 감히 할 수 있다면, 제 음악을 듣고 치유가 되고 힘을 얻을 수 있는 음악을 하고 싶다. →탱고와 플라멩고 등 남미 음악에서 영감을 얻은 듯한 곡도 많다. -유학 갈 무렵부터 브라질 음악을 좋아했고, 쿠바 음악을 들으면서 외연을 넓혔다. 생명공학을 전공해서 그런지 남미 음악은 너무 뜨겁지도 차갑지도 않은 사람의 체온 같아 좋다. →크게 힘 들이지 않고 노래하는 것 같은 창법이다. 자신의 목소리에 대한 생각은. -나긋나긋하다고 이야기해주는 분도 있는데, 개인적으로 목소리의 윤곽이 흐리멍텅한 것이 불만이다. 악기나 배경 음악에 묻혀 가사가 잘 들리지 않는 단점이 있다. 이번 앨범 작업을 하면서 그동안 방치했던 내 목소리를 한번 연구해보자는 생각도 들었다. →가수 인생에 유희열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던데. -전 소속사와의 계약 분쟁 때문에 가수를 그만두기로 결심하고 고향인 부산으로 내려갔다. 그런데 평소 내 음악을 좋아했던 (유)희열이 형이 소속사 대표를 통해 내가 다시 가수를 할 수 있도록 세 번이나 설득했다. 내겐 정말 형 같은 사람이다. 후배들도 잘 챙기고 의리가 있는….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루시드 폴(Lucid Fall)은 ‘찬란한 가을’이라는 뜻이다. 이름에서부터 그의 시적인 감성이 묻어난다. 음악의 형식보다 내용을 중시한다는 그는 ‘가요계의 음유시인’이라는 별명이 너무 마음에 든다고 말했다. 소진되지만 않는다면 음악을 오랫동안 하고 싶다는 그의 여정을 가능한 한 오래 따라가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1) 데이트 강간을 위한 ‘악마의 술잔’ 한모금에 블랙아웃…24시간내 검사 못하면 미제사건 2) 죽음의 性도착증 ‘자기 색정사’ 혼절직전의 성적 쾌감 탐닉…‘질식에 중독되다’ 3) 친구와 함께 차안에서 아내에 몹쓸짓 한 남편 사고로 위장한 최악의 선택 4) 살해당한 아내의 눈속에 담긴 죽음의 비밀 흔해서 더 잔인한 위장 살인의 실체는 5) 강간 후 살해된 여성, 그리고 부검의 반전 죽을 때까지 여성이고 싶었던 여성의 사연 6) 천안 母 女살인범, 현장에서 대변만 보지 않았더라도… ‘미세증거물’ 속에 숨은 사건의 진상 7) 정자가 수상한 정액…‘씨없는 발바리’ 과학수사 얕봤다가 정관수술까지 한 연쇄 성폭행범 8) 변태성욕 30대 살인마의 아주 특별한 핏자국 혈흔속 性염색체의 오묘한 비밀 9) “그날 조폭은 왜 하필 남진의 허벅지를 찔렀나?”… 칼잡이는 당신의 ‘치명적 급소’를 노린다 10) 소변 참으며 물 마시던 20대女, 갑자기 몸을 뒤틀며… 생명을 앗아가는 ‘죽음의 물’ 11) 자살한 40대 노래방 여주인, 살인범은 알고 있었다 생활반응이 알려준 사건의 진실 12) 불탄 시신의 마지막 호흡이 범인을 지목하다 화재사망 속 숨어있는 타살흔적 증거는 13) 車 운전석에서 질식해 숨진 그녀의 주먹쥔 양팔 14) 백골로 발견된 미모의 20대女, 성형수술만 안 했어도… 가련한 여성의 한 풀어준 그것 15) 무참히 살해된 20대女…6년만에 살인범 잡고보니… 274만개의 눈이 잡은 연쇄살인범의 정체 16) 이태원 옷집 주인 살인사건…20대 여성이 지목한 범인은? 찢어진 장부의 증언 17) 물속에서 떠오른 그녀의 흰손…토막살인범 잡고보니 바다에서 건진 시신 신원찾기 18) 헤어드라이어로 조강지처 살해한 50대의 계략… 몸에 남은 ‘전류반’은 못 숨겼네 19) 자살이라 보기엔 너무 폭력적인 죽음…왜? 가해자·피해자는 하나였다 20) 아파트 침대 밑 女 시신 2구…잔인한 ‘진실게임’ 결과는? 누명 벗겨준 거짓말 탐지기 21) 자다가 갑자기 세상을 뜨는 젊은 남자들…누구의 저주인가? 청장년 급사증후군의 비밀 22) 70% 부패한 시신 유일한 증거는 ‘어금니’ 억울한 죽음 단서 된 치아 23) 살인현장에 남은 별무늬 운동화 자국의 비밀 60대 노인의 치밀한 트릭 24) 택시 안에서 숨진 20대 직장女 살인범은 과연… 돈 버리고 납치한 이상한 택시 강도 25) 그녀가 남긴 담배꽁초 감식결과 놀라운 사실이 살인 현장에 남은 립스틱의 반전 26) 목졸리고 훼손된 60대 시신… 그것은 범인의 속임수였다 ‘파란 옷’ 입었던 살인마 27) 40대 여인 유일 목격자 경비 최면 걸자 법최면이 일러준 범인의 얼굴 28) 소리없이 사라진 30대 새댁, 알고보니 들짐승이… 부러진 다리뼈가 범인을 지목하다 29) 살인자가 남기고 간 화장품 향기, 그것은 ‘트릭’이었다 강릉 40대女 살인사건의 전말 30) 동거女 잔혹하게 살해한 30대, 시신이 물속에서 떠오르자… 살인후 물속으로 던진 사건 그후 31) 최악의 女연쇄살인범 김선자, 5명 독살과 비참한 최후 청산염으로 가족, 친구 무차별 살해 32) 살해된 20대女의 수표에 ‘검은 악마’의 정체가 담기다 완전범죄를 꿈꾸던 엽기 살인마 33) 억울한 10대 소녀의 죽음…두줄 상처의 비밀 추락에 의한 자살? 몸을 통해 타살 증언하다 34) 하얀 피부와 사후강직이 일러준 토막살인의 진실 전철역 화장실에 유기된 30대女의 시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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