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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주 한옥촌 난입…대형 사슴 엘크는?

    나주 한옥촌 난입…대형 사슴 엘크는?

    2일 전남 나주 한옥촌에서 대형 사슴과인 말코손바닥사슴(엘크)이 출몰했다가 포획됐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네티즌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엘크는 몸길이 2.5~3m, 높이 1.5~2m에 몸무게가 최고 800㎏까지 나가는 대형 사슴이다. 큰 개체의 경우 몸집이 소나 말을 능가하기도 한다. 정식 명칭은 말코손바닥사슴이지만 무스·낙타사슴, 혹은 엘크라고도 불린다. 엘크는 수컷에게 달린 손바닥 모양의 긴 뿔로 유명하다. 뿔은 왼쪽과 오른쪽 끝 사이의 너비가 1.3~1.5m나 된다. 엘크는 튼튼한 몸과 긴 다리, 짧은 꼬리를 가지고 있다. 긴 얼굴에 주둥이는 넓고 밑으로 늘어졌으며 목에는 살주머니가 달려있다. 갈색·검은색, 회갈색 등 여름에는 다양한 빛깔의 털을 가지고 있지만 겨울에는 대체로 회색으로 털갈이를 한다. 엘크는 습지나 삼림지대에서 단독생활을 한다. 번식기인 9∼10월에는 수컷들이 암컷을 두고 격렬한 힘싸움을 벌인다. 수명은 약 20년으로 캐나다·북아메리카·스웨덴·노르웨이·시베리아·중국·몽골 등지에 분포하고 있다. 한국에서도 일부 사슴농장에서 엘크를 키우고 있다. 이날 탈출한 엘크도 한옥촌에서 2~3㎞ 떨어진 농장에서 탈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지난 1월에도 인천 강화군 화도면의 사슴농장에서 엘크가 사료를 주기 위해 우리에 들어온 주인을 들이받고 달아나다 엽총에 맞아 사살되기도 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한국형 창조경제 성공으로 가는 길-2부] (1) SK그룹 터키 사업 기획·총괄 도중섭 지사장 인터뷰

    [한국형 창조경제 성공으로 가는 길-2부] (1) SK그룹 터키 사업 기획·총괄 도중섭 지사장 인터뷰

    ‘창조경제’를 한국 경제의 새 동력으로 제시한 건 정부다. 하지만 이를 실현하는 건 결국 기업이다. 기존 산업 영역과 경영 방식에서 한계를 체감한 기업들은 기업 영속을 위한 미래 먹거리 마련을 목표로 창조경제에 대한 나름의 답을 찾아 가고 있다. 창간 109주년을 맞아 서울신문은 지난 7월 18일자부터 스웨덴, 이스라엘 등의 해외 사례를 통해 한국형 창조경제의 가능성을 먼저 짚었다. 2부 순서로 해외에 진출한 국내 기업들이 어떤 방식으로 창조경제 실현에 힘쓰고 있는지를 소개한다. “창조라는 단어에 현혹돼 세상에 없는 것을 만들려 하면 힘이 듭니다. 누구나 아는데 아무도 하지 않은 것, 그러면서 시장이 원하는 것에 창조경제가 있다고 봅니다.” SK그룹의 터키 사업을 기획·총괄하고 있는 도중섭(51) SK터키 지사장은 지난달 13일 이스탄불 현지 사무실에서 창조경제의 조건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새 영역과 방식을 찾되 시장 수요를 충실히 반영한다는 이 말은 SK그룹 터키 사업 전체의 성격을 관통하고 있다. 현재 SK그룹은 터키에서 보스포러스 해협을 통과해 유럽과 아시아를 잇는 해저터널과 제3교량 건설, 인터넷쇼핑 ‘11번가’의 터키판인 ‘n11.com’ 사업, 발전소 건설 등을 진행하고 있다. 해저터널과 제3교량은 ‘교통 지옥’ 이스탄불의 수요를 반영한 인프라 사업이다. 도 지사장은 “SK터키의 사업 개발 기본 원칙은 SK뿐만 아니라 터키에도 도움이 되는 것을 찾으라는 것”이라며 “산업구조의 불균형, 그 틈 속에 서로 윈윈할 수 있는 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SK그룹의 터키 진출은 2011년 이후 탄력을 받았다. 2005년쯤 대통령 경제수행단으로 터키를 방문한 뒤 그 가능성에 주목해 온 최태원 회장이 2011년 터키 정·재계 인사를 두루 만나 협력 방안을 논의하면서다. 이때 SK건설, SK플래닛 등 계열사별로 진행하던 터키 사업을 총괄하기 위해 세운 게 그룹 지사인 SK터키다. 도 지사장은 “건설 지사는 건설, 에너지 지사는 에너지 외의 다른 영역에는 관심이 없다”며 “그룹 지사는 계열사들의 힘을 한데 모은 융·복합 사업 개발과 신속한 의사 결정에 강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도 지사장은 창조경제 실현을 위해 정부 역시 그룹 지사와 비슷한 역할을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가 기업 간 조정자, 보호막의 역할에 충실하면 추격형 경제에 쏟는 힘을 다른 곳으로 돌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글 사진 이스탄불(터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한국형 창조경제 성공으로 가는 길] (9·끝) 좋은 일자리 어떻게 만드나 - 스웨덴의 시간제 일자리

    [한국형 창조경제 성공으로 가는 길] (9·끝) 좋은 일자리 어떻게 만드나 - 스웨덴의 시간제 일자리

    ‘남들보다 출근은 한두 시간 늦지만 반대로 퇴근은 한두 시간 빨라 아이를 유치원에 데려다 주거나 집에 데려올 수 있다면. 그러면서도 연금이나 승진, 휴가 등에서 차별받지 않는 직장이 있다면.’ 일과 가정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함께 잡아야 하는 대한민국 워킹맘들이라면 누구나 꿈꾸는 이상적인 일자리다. ‘G20(선진 20개국) 국가’를 자처하는 우리지만 여전히 여성 상당수는 임신하면 일과 가정을 병행할 수 없어 회사나 아기 가운데 하나를 포기한다. 이 때문에 1990년대부터 여성 일자리 정책을 중시해 온 스웨덴의 사례는 ‘양질의 시간제 일자리’를 통해 고용률 70%를 달성하고 1.26명에 불과한 합계출산율을 높이려는 우리 정부에 많은 교훈을 준다. “인구가 1000만명이 되지 않는 나라에서 국립 직업소개소 인력이 1만명이나 돼요. 이것만 봐도 이 나라가 얼마나 ‘고용의 질’을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아시겠죠.” 스톡홀름에 위치한 스웨덴 국립 직업소개소에서 만난 노동시장 분석가 에릭 훌트 박사는 스웨덴의 일자리 정책을 이렇게 자평했다. 우리 영화나 드라마 등에서는 직업소개소가 불법의 온상으로 그려지지만 스웨덴에서는 전체 공무원 조직 가운데 직원 수가 가장 많은 핵심 부처다. 질 좋은 일자리에 대한 스웨덴 정부의 의지를 알 수 있는 대목이다. 홀트 박사는 생애주기에 맞춘 ‘스웨덴식 시간제 일자리 시스템’을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스웨덴에서는 부부가 아기를 낳으면 각자 13개월씩 유급 휴가를 줍니다. 이 기간에는 임금이 100% 지급되죠. 아이에게 손이 가장 많이 필요한 한두 살 시기에 부부가 번갈아가며 2년 이상 쉴 수 있어 경제적 어려움 없이 육아에 전념할 수 있어요. 아이가 서너 살이 돼 유치원에 가게 되면서 육아 책임은 국가로 넘어가고, 이때부터는 부부 모두 근무 시간의 75%(하루 6시간)만 일해도 됩니다. 아이가 8살(공무원은 12살)이 될 때까지 아빠는 정상 출근보다 2시간 늦게 출근하고 엄마는 2시간 일찍 퇴근하는 식으로 부부가 돌아가며 자녀를 유치원이나 학교에 데려다 주거나 집으로 데려올 수 있어요. 이 제도를 쓴다고 해서 인사상 불이익이 있거나 하는 것은 전혀 없죠.” 그는 특히 스웨덴 시간제 일자리가 육아 책임을 여성에게만 전가하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했다. 여성에게 ‘50%짜리 일자리’를 몰아주지 않고 남녀에게 각각 ‘75%짜리 일자리’를 주는 것도 ‘육아는 남녀 공동 책임’이라는 국가 이념을 실현하기 위해서다. 만약 여성에게만 4시간짜리 일자리를 강요하게 되면 여성과 남성 간 평균 임금이나 연금 등의 격차가 더욱 벌어지고, 승진 등 여성들의 사회적 성취 기회도 줄게 돼 남녀평등을 해친다는 게 스웨덴 정부의 생각이다. 이정식 한국노총 중앙연구원장은 “한국의 여성들이 시간제 일자리를 택하면 급여, 복지, 고용조건 등에서 오히려 불평등을 받게 된다”면서 “시간제 일자리 노동자에 대한 급여와 고용조건을 전일제 노동자와 동일하게 적용하는 법을 제정하지 않는 한 노조를 통한 처우 개선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아쉬워했다. 자리를 옮겨 만난 국민당 경제고문 카타리나 베리크리스트도 스웨덴의 시간제 일자리 정책은 여성들이 육아에 전념하면서도 노동 시장을 떠나지 않게 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강조했다. “어떤 이들은 ‘그냥 부부 중 남성이나 여성 한 사람이 몰아서 2~3년을 쉬거나 반나절 근무를 해도 되는데 왜 이리 제도를 복잡하게 만들었냐’고 비판합니다. 하지만 누구든 몇 년씩 경력 단절 상태가 되면 자신의 일에서 경쟁력을 갖기가 대단히 어려워져요. 10년 가까이 반나절만 일하던 사람도 갑자기 전일제로 바꾸게 되면 능력을 제대로 발휘할 수가 없잖아요. 스웨덴 시스템이 이렇게 복잡한 것은 여성들이 육아 때문에 노동시장에서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떨어지는 ‘B급 인재’가 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입니다. 아이가 어느 정도 자라면 100%의 능력치로 현업에 복귀할 수 있어야 하니까요. 물론 그러기 위해서는 국가가 육아를 책임져야 한다는 전제가 있어야 하고요.” 1970년대까지만 해도 합계출산율(15~49세 여성이 평생 낳는 아기 수)이 1.94명이었던 스웨덴은 여성의 사회 진출이 확대되면서 1999년 출산율이 1.5명까지 줄었다. 위기의식을 느낀 스웨덴 정부는 이때부터 매년 국내총생산(GDP)의 1% 이상을 보육시설 확대에 투자했고, 육아휴직으로 인한 소득보장 등 보육시스템을 대대적으로 정비했다. 그 결과 스웨덴의 출산율은 10년 만에 다시 높아져 2010년 기준 1.98명까지 회복됐다. 막대한 재원 마련이나 사회 시스템 정비 등에 어려움이 없었느냐는 질문에 기독교민주당 소속 데시리 페트루스 의원은 “뭐든지 위기가 닥쳐서 고치려 하면 힘들고 비용도 많이 들어간다”면서 “사회 전체가 충분한 시간을 갖고 제도에 적응할 수 있도록 80년대부터 준비해 온 덕분에 큰 어려움은 없었다”고 말했다. 글 사진 스톡홀름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청천강호 운반 무기 北서 쓰려던 것”

    “청천강호 운반 무기 北서 쓰려던 것”

    파나마에 억류된 북한 선박 ‘청천강호’가 싣고 있던 전투기 등 무기가 사실은 북한이 대북제재를 피해 자신들이 쓰려던 물품이었다는 주장이 나왔다. 스웨덴 국제평화연구소(SIPRI) 연구진은 27일(현지시간) 미국 존스홉킨스대 한미연구소에서 발표한 보고서에서 “파나마 당국의 보고서와 적재 무기의 실제 사진 등을 보면 이 화물은 (북한과 대량살상무기 거래를 일절 금지하는) 유엔 대북제재 위반 사항이라는 점이 명백하다”고 밝혔다. 청천강호는 쿠바에서 출발해 북한으로 향하던 중 지난달 15일 ‘미그21’ 전투기와 미사일 부품 등을 몰래 실은 사실이 적발돼 파나마에 억류됐다. 그간 쿠바 정부는 “북한에서 수리한 뒤 쿠바로 되가져오려던 물품이었지 북한이 밀수하려던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해 왔다. 하지만 SIPRI는 무기의 포장·선적 상태를 살펴볼 때 쿠바의 주장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예를 들어 미그기의 연약한 동체 꼬리는 충격 흡수재도 없이 배에 대충 실려 있었다. 반대로 엔진은 따로 떼어내 여러 겹을 포장한 뒤 컨테이너 바닥에서 약 50㎝ 띄워 안전하게 보관했다. 쿠바에서 폐기된 전투기에서 엔진 등 핵심 부품을 떼어 북한 내 전투기의 대체 부품으로 쓰려는 ‘돌려막기’ 용도일 가능성이 크다는 주장이다. 유엔은 지난 12일 파나마에 조사단을 급파해 북한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제재를 북한이 어겼는지 확인하고 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OECD 4위 폐기물 선순환 시급” vs “매립·소각세는 이중과세”

    “OECD 4위 폐기물 선순환 시급” vs “매립·소각세는 이중과세”

    현 정부의 국정과제로 채택된 자원순환정책이 장벽에 부닥쳐 공전되고 있다. 환경부와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최봉홍 새누리당 의원이 지난달 대표 발의한 ‘자원순환사회 전환촉진법’(이하 자순법)이 일부 업계의 반발로 제정 논의가 미뤄지고 있다. 매립·소각 부담금제 도입, 순환자원 품질제고와 사용확대, 폐기물 종료 인정, 자원순환 목표관리 등의 내용이 골자이다. 법률 제정으로 2020년까지 재활용 가능 자원이 매립되는 것을 제로(zero)화하자는 것을 목표로 한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매립·소각 부담금 등과 같은 새로운 규제는 부담을 가중시킬 뿐이라며 반발한다. 자순법을 놓고 충돌하는 환경부와 관련 업계의 속사정을 들어봤다. 지난 22일 서울역 4층 대회의실. 환경부 관계자와 30개 재활용 업체의 대표들이 참석해 자순법 제정에 대해 열띤 토론을 벌였다. 현장에서 만난 신진수 환경부 자원순환정책 과장은 “법률 제정으로 새로 도입되는 제도를 업계에 설명하며 이해를 구하기 위해 마련한 자리”라며 “무엇보다 매립·소각 부담금에 대해 산업체와 입장 차이가 커서 이 부분에 대해 소개하고 많은 의견을 수렴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금까지는 재활용 비용보다 매립·소각 비용이 적게 들기 때문에 배출자들이 재활용 가능한 물품도 태우거나 땅속에 묻어 왔다”면서 “이런 낭비적 요소를 개선하기 위해 도입하려는 것이 매립·소각 부담금제”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자원재활용연대(의장 봉주헌) 등은 “폐기물 처리비용에 대해 이미 부가세를 10% 지불하고 있기 때문에 이중부담을 안게 된다”고 반발했다. 순환자원의 정의를 놓고도 의견이 엇갈렸다. 환경부는 순환자원과 폐기물이 재활용 기술에 따라 유동적인 측면이 있기 때문에 칼로 베듯 경계를 명확히 구분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반면 일부 고물상 단체는 “지금까지 재활용이 ‘폐기물 관리법’에 따라 규제를 받기 때문에 사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순환자원은 폐기물에서 완전히 제외하여 별도로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산업통산자원부도 자체적으로 이와 관련 법률안을 마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대부분 회원사(3000개 업체)를 거느린 한국자원재활용협회(회장 조인배)는 환경부 입장에 공감하는 분위기다. 정덕기 환경부 자원재활용 과장은 “독일, 스웨덴, 스위스 등 우리보다 앞서 매립세를 도입한 나라들이 이미 2010년부터 생활 폐기물 매립이 1% 이하로 줄어든 점을 고려하면 제도 도입이 늦은 감이 있다”면서 “업계에서 우려하는 부담금제의 구체적인 내용은 하위법령 제정 시 충분히 의견을 수렴해 반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순환자원도 방치되면 결국 폐기물이 되기 때문에 폐자원을 고품질화하고 수요처를 확보해 주는 품질인증, 순환자원 의무사용 확대, 순환자원거래소 운영 등과 촉진 조치들이 더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자원순환 목표 관리제에 대해서도 산업계는 순환자원의 사용을 높여 천연자원의 소비를 줄이자는 취지에 공감한다. 그러나 재활용률을 높인다고 경제성과 기술 수준까지 덩달아 높아진다는 점에는 한계가 따를 수밖에 없다고 주장한다. 이에 대해 정 과장은 “폐기물 감량은 폐기물 관리 정책에서 가장 우선시되는 정책이었으나 실효성 있는 조치들이 이뤄지지 않았던 측면도 있었다”며 “목표관리제는 천연자원 투입 효율화와 순환자원 사용 활성화를 유도하는 측면에서 큰 의미가 있고, 업계의 주장처럼 기술 수준을 감안해 한계 재활용을 인정하는 것도 고려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환경부에 따르면 국내에서 단순 소각·매립되는 폐기물 중에 약 56%가 재활용이 가능한 자원이다. 단위 면적당 폐기물 발생량은 OECD 국가 중 네 번째이다. 재활용률이 84%(2011년 기준)로 성공을 거둔 것처럼 보이지만, 내면을 들여다보면 재활용 방법의 60%가량이 단순한 파쇄·절단 위주여서 부가가치가 매우 낮다. 따라서 양적 성장보다는 질적인 성장으로 전환할 필요성이 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자원순환 사회로 가는 것이 시대적 흐름이라고 말한다. 독일은 1995년 ‘자원순환 및 폐기물의 친환경적 보장에 관한 법률’을 제정하였고, 일본도 2002년에 ‘순환형 사회형성 기본법’을 제정했다. 폐기물 처리 인프라가 부족하던 시절에 만들어진 폐기물 관련 법령은 바뀌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토론회에 참석한 나래RC 윤성필 이사는 “지금까지 재활용 가능한 폐기물이 낮은 매립 비용 때문에 활용되지 못하고 사장됐다”면서 “법이 제정된다면 재활용량이 대폭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고 지지를 표명했다. 글 사진 세종 유진상 기자 jsr@seoul.co.kr
  • 8만km 속도로 떠도는 ‘고아 행성’ 비밀 풀리다

    지구처럼 태양(모성·母星) 주위를 공전하는 일반 행성과 달리 정처없이 떠도는 일명 ‘떠돌이 행성’ 혹은 ‘고아 행성’의 비밀이 밝혀졌다. 최근 스웨덴과 핀란드 천문학자들은 지구에서 4600광년 떨어진 장미성운(Rosette nebula)의 거대한 가스와 먼지구름을 관측한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이 주목한 것은 장미성운 속 구름과 먼지로 형성된 100여개의 행성 생성 구름(planet-forming clouds)들이 모성과 관계없이 무려 시속 8만 km의 속도로 떠돌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간 부모(모성)도 없는 ‘떠돌이 행성’의 존재는 천문학계에 널리 알려져 있었다. 학계에서는 떠돌이 행성이 초창기 모항성으로부터 버림받아 형성된 것으로 추측해 왔다. 그러나 이번 연구결과를 통해 이들 떠돌이 행성이 버림받은 것이 아닌 가스와 먼지구름 속에서 스스로 생성된 것임이 드러났다. 연구를 이끈 스웨덴 찰머스 공대 카리나 퍼손 박사는 “떠돌이 행성은 대다수가 행성 생성 과정에서 사라지거나 갈색왜성(행성과 별의 중간, 곧 실패한 태양)이 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먼지구름 덕분에 모성의 도움없이도 행성으로 만들어지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결과는 ‘천문학과 천체물리’(Astronomy & Astrophysics) 최신호에 게재됐다. 한편 지난해 11월 캐나다 몬트리올 대학 연구팀은 사상 처음으로 CFBDSIR J214947로 명명된 떠돌이 행성을 발견한 바 있다. 이 행성은 목성의 4~7배 수준의 질량을 가졌으며 대략 5000만~1억 2000만 년 전 생성된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시리아 ‘화학무기’ 참극…1300여명 사망

    시리아 정부군이 화학무기를 사용해 최악의 인명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CNN은 시리아의 수도 다마스쿠스 인근 구타 지역에서 정부군이 21일(현지시간) 화학물질이 실린 로켓을 발사해 1300여명이 숨졌다고 반군 측 주장을 인용해 보도했다. 시리아 반군은 이날 오전 3시쯤 정부군이 구타 지역 외곽에 있던 자신들을 겨냥해 유독 화학물질이 실린 로켓을 발사했다고 주장했다. 구타 지역은 반군 세력이 강한 지역으로 시리아 정부가 반군이 수도로 밀려올 것을 우려해 1년여 전부터 탈환을 노렸던 곳이다. 터키에서 활동하는 반정부 단체 시리아국민연합(SNC)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바샤르 알 아사드 정권이 이날 화학무기로 1300명 이상을 죽였다”면서 “시리아 사태의 정치적 해결에 대한 기대를 져버리게 한 사건”이라고 밝혔다. 특히 이번 공격대상은 대부분 주거 지역이었으며 피해자도 어린이와 여성이 다수였던 것으로 전해진다. 반군 단체 ‘시리아혁명총위원회’는 “피해자들이 호흡 곤란과 구토 등 독극물 중독 증상을 보였다”고 전했다. 시리아 정부는그러나 화학무기 사용에 대해 전면 부인했다. 정부 측은 “반군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라면서 “UN 조사단에게 혼란을 주려는 소문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UN 화학무기 조사단은 지난 19일 시리아에 입국해 현지에서 정부군이 화학무기를 사용했다는 의혹을 조사하고 있다. 아케 셀스트롬 조사단 단장은 이날 스웨덴 SVT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사안에 대해서도 조사를 벌이겠다”고 말했다. 시리아에서는 2011년 3월 이후 이슬람 알라위파(시아파 분파)에 속하는 정부군과 수니파가 주축이 된 반군이 치열한 종파 전쟁을 벌이고 있다. UN은 지난달까지 시리아 내전으로 10만여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고 추산하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서울광장] 당신은 눔프족입니까/안미현 논설위원

    [서울광장] 당신은 눔프족입니까/안미현 논설위원

    얼마 전 ‘가슴 따뜻한 투캅스’ 사연이 화제가 됐다. 서울시립대 앞을 순찰하던 경찰 두 명은 70대 노점상 할머니가 뻥튀기 과자를 팔고 있는 것을 봤다. “찜통더위에 큰일 난다”며 얼른 들어가시라고 했지만 할머니는 고집을 꺾지 않았다. 경찰들이 뻥튀기를 몽땅 사주자 그제서야 할머니는 주섬주섬 짐을 챙겼다. 이 사연에 유난히 눈길이 더 간 이유는 따로 있었다. 경찰들이 할머니가 쓰러지실까봐 남은 뻥튀기 7봉지를 전부 사들인 데 들어간 돈 때문이었다. 3500원. 땡볕 내리쬐는 오후 내내 3500원을 손에 쥐기 위해 할머니는 경찰의 귀가 권유를 거부했던 것이다. 뻥튀기 원가가 있을 테니 그나마 오롯이 3500원이 손에 떨어지는 것도 아닐 터다. 박근혜 대통령의 노인기초연금 공약이 떠올랐다. 65세 이상 노인에게 20만원의 연금을 주겠다는 약속이다. 최상위 부자 몇 퍼센트는 예외로 한다고 해도 최대한 많은 노인들에게 최소한의 생계연금은 반드시 줘야 함을 뻥튀기 할머니는 말하고 있다. 설사 한 네티즌의 독설대로 ‘젊은 날 나태함의 말로’라고 하더라도 국가는 이를 책임질 의무가 있다. 우리나라가 공공복지에 쓰는 돈은 2009년 기준 국내총생산(GDP)의 9.4%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멕시코(8.2%)에 이어 꼴찌에서 두 번째다. 회원국 평균(22.1%)의 절반도 안 된다. 1위인 프랑스(32%)와 비교하면 더 초라해진다. 그런데 프랑스 국민들은 소득의 평균 26.3%를 세금으로 낸다. 우리나라는 20.2%다. 국제비교가 가능한 2010년 기준으로는 19.3%다. 스웨덴(34.4%), 영국(28.3%) 등 복지 선진국에 비해 훨씬 낮다. 나흘 천하로 끝난 세제개편안이 ‘봉봉세’(봉급쟁이를 봉으로 아는 세금), ‘원동거위’(세금을 거위의 털에 비유한 조원동 경제수석의 별칭) 등의 신조어만 남긴 것은 아니다. 복지에는 돈이 든다는 것을 환기시켰다. 돈 1만원도 못 내겠다는데 증세를 수용하겠느냐며 복지공약 수정론부터 덜컥 들고 나오는 것도 성급하지만, 고객이 계산서를 받을 준비가 안 돼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복지는 좋지만 내 주머니에서 돈이 나가는 것은 안 된다’(Not Out Of My Pocket)는 눔프족이 여론조사 때마다 절반 가까이 된다. 앞으로 공론화가 본격 진행되면 그 수는 더 늘어날 수 있다. 물론 반대가 될 수도 있다. 최소한 지난 대선 때 박 대통령을 찍었거나 찍지는 않았어도 복지공약을 지지하는 사람이라면 주머니 열기를 망설여서는 안 된다. 그때는 내 주머니에서 돈이 나간다는 얘기도, 구체적으로 얼마나 나간다는 말도 없었다고 항변할 수 있다. 하지만 세상에 공짜가 없다는 것은 우리 모두가 살면서 절감하는 진리 아닌가. 정부가 비과세 정비, 지하경제 양성화 등으로 돈을 마련하겠다는데 왜 자꾸 증세 운운하느냐며 못마땅해할 수도 있다. 불요불급한 정부 지출 및 선심성 공약 구조조정, 줄줄 새는 세금과 예산을 막는 것은 당연히 따라야 할 전제조건이다. 정부 말대로 이런 노력만으로 돈줄이 확보되면 오죽 좋겠는가.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정부가 고소득 전문직과 자영업자들을 탈탈 털어 걷은 돈이 1조 3600억여원이다. 국세청, 금융정보분석원 등이 눈에 불을 켜고 탈루 소득을 추적할 테니 이보다는 훨씬 더 걷히겠지만 그렇다고 정부 목표치인 27조원이 뚝딱 나오겠는가. 그게 가능하다면 국세청장은 사표를 써야 한다. 지금까지 엄청난 직무 태만을 한 것이니까. 아니할 말로 그렇게 만만하게 털리면 경제 앞에 ‘지하’라는 단어가 왜 붙었겠는가. 그러니 괜한 기대감 붙잡지 말고 대통령은 ‘증세 없는 복지’의 한계를 인정해야 한다. 국민도 언젠가 대통령이 들이밀 수정 계산서를 받아들일 준비를 해야 한다. 제대로 된 계산서와 현명한 계산방법을 제시하는 것은 정부와 전문가들의 몫이지만 선택은 국민의 몫이다. 그러자면 지금부터라도 생각해야 한다. 나는 눔프족인가, 아닌가. hyun@seoul.co.kr
  • 유엔 “2100년 지구 해수면 91㎝ 상승… 뉴욕·상하이·시드니 물에 잠긴다”

    지구 온난화가 지금 추세대로 이어질 경우 2100년에는 해수면이 91㎝ 이상 상승해 뉴욕과 상하이, 시드니 등 세계 주요 도시들이 물에 잠길 수 있다는 비관적 전망이 나왔다. 뉴욕타임스는 19일(현지시간) 유엔 산하 ‘정부간기후변화위원회’(IPCC)의 5차 보고서 초안을 단독 입수해 이같이 보도했다. NYT에 따르면 IPCC는 2007년에 발간된 4차 보고서 때보다 해수면 상승 전망치를 크게 높였고, 지구온난화에 대한 인간의 책임을 더욱 강조했다. 4차 보고서에서는 2100년 해수면 상승 예상치를 18~59㎝ 정도로 봤다. 하지만 이번 초안에는 해수면이 최소 53㎝ 이상 높아지며, 최악의 경우에는 91㎝를 넘을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뉴욕과 상하이, 베네치아, 시드니, 마이애미, 뉴올리언스 등이 물에 잠겨 해안에 살고 있는 수억명의 인류가 위기를 맞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 4차 보고서에서 기후변화에 대한 인간의 책임을 90% 이상으로 규정했지만, 이번 초안에서는 95% 이상으로 높였다. 특히 초안은 최근 들어 기온상승 속도가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 “지구온난화 완화 현상은 단기적일 뿐이며, 오히려 세계 기후변화의 심각성이 더 확고해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반박했다. 이번 초안은 오는 9월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리는 국제기후회의에 보고되고, 추가 연구와 논의를 거쳐 오는 2014년 IPCC 총회에 보고될 예정이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연극 무대서 차별의 그림자 지우는 다문화 소년 경민이

    연극 무대서 차별의 그림자 지우는 다문화 소년 경민이

    ‘속초의 베트남댁’ 레티 홍화는 15년 전 산업연수생으로 찾은 한국에서 남편을 만났다. 그러나 남편은 수천만 원의 빚을 남기고 사라졌다. 빚 독촉과 협박에 파산신청까지 한 그녀는 삶이 고통스러워 죽을 생각도 했다. 하지만 그녀를 더 힘들게 한 건 두 아들이 겪는 차별이었다. “초등학교 운동회 날 운동장에서 아들이 혼자 김밥 먹는 모습을 보고 울었어요. 아들을 안아주면서 말했어요. 엄마가 미안해, 미안해….” 22일 밤 10시 방영되는 KBS 1TV ‘ KBS 파노라마’는 다문화가정 아이들의 아픔을 들여다본다. 신생아 20명 중 1명이 다문화가정 자녀다. 어머니를 따라 한국에 온 중도입국 청소년도 급격히 늘고 있다. 그러나 베트남인 어머니에 대한 악플에 시달렸던 ‘리틀 싸이’ 황민우군처럼 다문화가정 아이들은 학교와 사회에서 절망하고 좌절한다. 제작진은 다문화가정 아이들의 일상을 따라가며 이들에게 희망을 되찾아줄 방법을 모색한다. 베트남 출신 어머니를 둔 15살 소년 경민이는 초등학교 때까지만 해도 의사가 꿈인 활달한 아이였다. 그러나 경민이를 변하게 한 건 반 친구들의 충격적인 말 한마디였다. “베트남으로 돌아가!” 내색 않고 참았던 경민이는 괴롭힘이 심해지자 맞서 싸우기 시작했다. 성적은 꼴찌로 떨어지고 ‘문제 학생’으로 찍혔다. 말수는 부쩍 줄었고 탈모 증세까지 왔다. 그런 경민이에게도 변화가 찾아왔다. 과학 선생님은 경민이에게 참고서를 구해주고 공부를 잘하는 학생과 함께 공부하도록 배려했다. 사람 앞에 서는 것조차 두려워했던 경민이는 연극반에 들어갔다. 주인공까지 맡아 연기를 해내자 경민을 지켜본 주변 사람들이 깜짝 놀랐다. 주변의 도움으로 경민이는 스웨덴으로 떠났다. 스웨덴의 유명한 연극 단체에서 잠시나마 연기를 배울 수 있게 된 것. 경민이는 유명 감독으로부터 연기 지도를 받고 배우들 앞에서 공연을 했다. 그의 재능에 대한 칭찬이 쏟아졌다. 눈이 많이 내린 어느 날 아침, 경민이와 동생 유미는 어머니가 마련해준 한복을 입고 무대에 섰다. 둘의 얼굴에 드리웠던 그림자는 사라지고 당당함이 가득했다. “하늘을 날아갈 것 같은 기분이었어요. 관객들 앞에서 당당하게 연기를 했던 것은 평생 잊지 못할 거예요.”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이신바예바 “소치올림픽 올 선수들, 동성애 반대법 존중해라”

    이신바예바 “소치올림픽 올 선수들, 동성애 반대법 존중해라”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리고 있는 제14회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여자 장대높이뛰기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화려한 부활을 알린 ‘미녀새’ 옐레나 이신바예바(31)가 동성애를 지지하는 퍼포먼스를 펼친 다른 나라 선수를 비난해 논란이 일고 있다. 15일(현지시간) 가디언, 인디펜던트 등에 따르면 이신바예바는 14일 기자회견에서 “동성애를 옹호하고 우리 법에 항의하는 뜻에서 벌인 일부 선수들의 퍼포먼스는 곧 우리나라와 국민을 무시한 것”이라며 동성애를 옹호한 스웨덴 선수들을 비난했다. 그는 이어 “내년 소치 동계올림픽에 출전하는 선수들은 동성애를 반대한 러시아 법을 존중해 거리에서 동성애를 선전하는 행위를 멈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스웨덴의 여자 높이뛰기 선수 엠마 그린 트레가로와 200m 달리기 선수 모아 이엘머는 러시아의 동성애 반대법에 항의하는 차원에서 양쪽 손가락에 동성애를 상징하는 무지개색의 매니큐어를 칠하고 이번 대회에 나섰다. 러시아 정부가 지난 6월 미성년자에게 동성애 선전을 금지하는 이른바 ‘동성애 반대법’을 도입하고 이를 위반하면 내외국인을 따지지 않고 처벌하기로 결정하자 미국 등 세계 각국으로부터 비난이 빗발치고 있다. 국제축구연맹(FIFA)도 최근 2018년 월드컵 개최국인 러시아가 이 법안을 강행하자 성적 소수자의 반발을 우려, 이 법의 정확한 의미와 효력을 구체적으로 밝힐 것을 당국에 요구했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화폐 이자에 얽힌 불편한 진실을 꼬집다

    지금 세계는 ‘글로벌 경제위기’라는 전대미문의 거대하고 심각한 딜레마에 빠져 있다. 미국을 비롯한 각국이 내놓고 시도하는 이런저런 회생과 극복의 방법도 만족할 만한 효과에선 멀다. 부의 편중과 불평등 심화라는 신자유주의 경제의 해악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곳곳에 비등하지만 궁극의 해결책은 제시하지 못하는 흐름이다. 그런 상황에서 소수의 전문가들은 금융시스템의 근본적 뒤집기에 방점을 찍는다. ‘화폐를 점령하라’는 자본주의 사회에선 당연한 패러다임인 화폐와 이자의 오류를 설득력 있게 꼬집고 대안을 제시해 눈길을 끈다. ‘화폐는 경제 흥망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중립 베일’이란 인식부터 철저히 바꾸자는 목소리의 강한 대변이다. 화폐는 이제 더 이상 노력이나 능력, 효율성, 혁신에 대한 보상이 아닌 만큼 사회적 합의의 결과물 이전에 가치를 창조하는 수단이라는 초기의 무해한 상태로 복귀시켜야 한다는 목소리의 집약으로 보인다. 저자는 우선 오늘날 경제위기의 주범으로 화폐 작용에 대한 잘못된 인식과 판단을 콕 찍어 제시한다. 그 오류의 단적인 예는 화폐 이자에 얽힌 불편한 진실이다. 흔히 대출했을 경우에만 지불하는 비용으로 여겨지는 이자. 하지만 생산자는 상품을 만들기 위해 기계 구입비며 관리비, 서비스 제공에 대한 노동임금을 지불한다. 그 비용에 필요한 대출과 이자 지불은 상품 가격에 당연히 포함된다. 만약 가격에 간접적으로 부과된 이자를 지불하지 않았다면 사람들은 노동량을 줄이고도 같은 생활 수준을 유지할 수 있었을 것이다. 최상위 계층 대부분은 일반 사람들의 이자에서 거둬들인 수익으로 다시 금융 투자를 해 재산을 늘린다. 저자는 이런 금융 시스템이 바로 부자와 가난한 사람들의 격차를 벌여 사회 양극화를 불러온 주요 요인으로 지적한다. ‘화폐 점령’이란 그래서 시스템을 왜곡시킨 사회적 합의를 변경해 모두에게 적군이 아닌 아군이 될 수 있는 화폐를 만들자는 새 물결의 집약이다. 책에는 무이자은행으로 유명한 스웨덴의 ‘JAK협동조합은행’이며 선박회사에서 많이 쓰는 ‘디머리지(Demurrage)’제도, 오스트리아 포르알베르크에서 주정부 지원을 받아 통용되는 ‘시간 화폐’, 독일 키우가무의 ‘지역 화폐’ 같은 대안 화폐와 시스템이 그 새 물결의 예로 적시된다. 장기적으로 화폐 시스템은 복리 이자로 인해 붕괴될 것이라고 확신한다는 저자는 이렇게 적고 있다. “지금 우리는 탐욕스러운 은행들과 투자자들에게 지속적으로 일어나는 금융 붕괴에 대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 무지한 채 위축되어 안락함만 좇는다면 우리 역시 다가오는 금융사태에 대한 책임을 면하기 힘들 것이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미군 내부고발자 매닝 “내 행동은 실수”

    미군 내부고발자 매닝 “내 행동은 실수”

    폭로 전문 웹사이트 ‘위키리크스’에 미국의 군사 기밀을 넘긴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브래들리 매닝(25) 일병이 자신의 행동으로 피해를 본 미국민과 국가에 대해 사과했다고 영국 BBC방송이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매닝은 이날 메릴랜드주 포트미드 군사 법정에서 열린 심리에서 “나의 행동으로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믿은 것은 실수였으며, 지난 3년간의 경험을 통해 깨닫게 됐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기밀을 외부로 유출하는 대신) 군대 안에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해야 했다”며 “나로 인해 발생한 예상치 못한 결과에 대해서도 미안하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미국 정보기관의 전 세계 개인정보 수집 활동을 폭로한 전 중앙정보국(CIA) 직원 에드워드 스노든이 노벨평화상 후보로 추천됐다고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이 보도했다. 노벨상 추천권을 갖고 있는 스웨덴 우메오대학 스테판 스발포르스 사회학과 교수는 노벨위원회에 보낸 편지에서 “스노든은 자신의 희생을 감수하면서까지 미 국가안보국(NSA)이 감행한 사이버 감시 활동의 존재를 폭로했으며, 이를 통해 인간의 기본권과 자유 옹호에 힘썼다”며 노벨상 추천 이유를 밝혔다. 최재헌 기자 goseoul@seoul.co.kr
  • 지상 10m레일 달리면 순천만·황금평야 한눈에

    지상 10m레일 달리면 순천만·황금평야 한눈에

    “와! 순천만과 강물, 노랗게 익은 드넓은 평야들이 한눈에 들어오니까 재밌고 짜릿해요.” 순천만정원박람회장과 순천만 4.64㎞ 구간을 연결하는 무인궤도차(PRT)가 15일부터 시범운행에 들어갔다. 이날 기자가 박람회장 남문광장을 출발하는 PRT를 직접 타봤다. PRT는 자동제어 시스템으로 운행된다. 사방이 유리창으로 돼 있어 헤쳐나가는 느낌이 들어 생동감이 넘쳤다. 지상 3.5~10m 높이의 레일을 따라 움직이다 보니 마치 하늘을 나는 듯했다. 시범운행이라 그런지 특정 구간에서 덜컹거리곤 했지만 대체로 부드럽게 움직였다. 길이 3.6m, 높이 2.5m, 폭 2.1m 크기로 6∼9명이 탑승할 수 있으며 휠체어나 자전거, 유모차를 놓을 수 있을 만큼 넓어 보였다. PRT는 포스코가 610억원을 들여 세계 최초로 배터리가 아닌 직접 전원공급 방식으로 제작한 차세대 교통수단이다. 우리나라 최고의 비경인 순천만과 철새, 강폭이 30여m에 이르는 1급수 동천 등을 만끽할 수 있어 ‘명품’이 될 것이란 기대감이 들었다. 함께 탄 관람객들도 만족감을 표시했다. 휴가차 서울에서 온 김모(49)씨는 “정원박람회장 위로 레일이 깔려 있어 호기심 반, 기대 반으로 탔는 데 순천만까지 이어지는 하늘 위 풍광이 아주 멋지고 정말 만족스럽다”며 “아이들이 한번 더 타고 싶다고 했지만 기다리는 사람들 때문에 내려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시속 30㎞의 PRT는 20여분간 순천만 인근과 동천, 박람회장을 운행한다. 시범 기간이 끝나면 60㎞로 운행된다. 시운전 기간은 무료다. 건설비는 일반전철의 5분의 1수준이며 운영비용도 일반전철 ㎞당 55억원에 비해 1억 5000만원 수준이다. 포스코는 차량 40대로 30년간 운행한 뒤 순천시에 기부채납하기로 협약했다. 시운전은 정원박람회가 종료되는 오는 10월까지 매일 오전 9시 30분부터 12시 30분까지 3시간씩 3분 간격으로 운행한다. 오후에는 정비와 보완 작업한다. 시승 신청은 순천에코트랜스 홈페이지(www.sc-prt.com)에서 하루 전까지 하면 된다. 현장에서 신청할 수도 있다. 현재 포스코는 스웨덴 기술자 7명을 투입해 안전점검 항목 300개 중 95% 이상 안전 점검을 마치고 준공검사 승인 신청을 준비 중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PRT는 친환경성과 안전성, 경제성이 입증된 신교통 시스템”이라며 “순천만의 생태를 보호하려는 순천시의 장기적 정책과 정원박람회장을 찾는 관광객의 접근성을 만족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조충훈 순천시장은 “우리나라에서 처음 열리는 정원박람회장과 세계 5대 연안 습지인 순천만을 잇는 PRT를 타보는 관광객들은 자연의 아름다움에 다시 한번 감탄할 것”이라며 “세계 최초의 신기술이 도입돼 순천만을 자연 상태 그대로 보존하는 데 더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순천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美 “케네스 배 건강악화… 즉각 석방을”

    미국 정부는 12일(현지시간) 북한에 억류된 한국계 미국인 케네스 배(한국명 배준호)의 건강이 악화해 병원에 입원한 사실을 확인하고 북한 당국에 지속적으로 즉각 석방을 요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마리 하프 미 국무부 부대변인은 “배씨의 건강이 악화한 건 명백한 사실이고 미국은 오랫동안 그의 건강 상태를 염려해왔으며 지금도 마찬가지”라면서 “평양 주재 스웨덴 대사관이 지난 9일 평양에 있는 병원으로 배씨를 7번째 방문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방문은 5월 배씨가 특별교화소(교도소)에 있을 때 찾아가고 난 뒤에 처음이라고 했다. 스웨덴은 북한과 외교 관계가 없는 미국의 ‘이익대표국’ 역할을 한다. 하프 부대변인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스웨덴 대사관과 정기적으로 연락하고 있고 (미국에 있는) 그의 가족과도 긴밀하게 접촉하고 있다”며 “외국에 있는 미국 시민의 안녕과 안전은 최우선 과제로, 북한 당국에 배씨의 사면 및 즉각 석방을 지속적으로 촉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워싱턴 김상연 특파원 carlos@seoul.co.kr
  • “北억류 케네스 배 병원으로 옮겨져”

    북한에 장기 억류 중인 한국계 미국인 케네스 배(한국명 배준호)가 최근 특별교화소(교도소)에서 병원으로 옮겨졌다고 10일(현지시간) 배씨의 가족이 밝혔다. 텔레그래프 등에 따르면 배씨의 여동생 테리 정은 이날 미국 시애틀의 한 교회에서 열린 석방 촉구 밤샘 기도회에서 “외국인을 수용한 교도소에 있던 오빠가 최근 병원에 입원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배씨가 건강 악화로 최근 2주 사이에 병원에 입원했으며 평양 주재 스웨덴 대사관으로부터 이 소식을 전달받았다고 설명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기고] 시급한 보육정책, 정치가 문제다/신필균 복지국가여성연대 대표

    [기고] 시급한 보육정책, 정치가 문제다/신필균 복지국가여성연대 대표

    스웨덴은 아동수당 지급을 도입한 지 올해로 65주년을 맞아 대대적인 축제를 열었다. ‘정년이 된 활발한 아동수당’이란 제목하에 현재 보수 연립정부를 책임지는 온건당의 프레드리크 레인펠트 총리와 이를 65년 전 도입한 사민당 대표들이 앞장선 이 행사에서는 가족과 아동들을 위한 특별한 행사가 이어졌다. 부대행사로 열린 세미나에선 ‘아동수당을 포함한 정부의 현금지원정책이 유자녀 가족경제에 미친 영향과 그 의의’에 관한 정부보고서가 여론을 집중시켰다. 이것이 오늘날 복지국가 스웨덴의 발전된 정치와 사회상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5년 동안 한국의 보육지원정책은 괄목할 만한 발전상을 보이고 있다. 2008년 이전 차상위계층에 대해서만 보육료를 지원하던 것이 2012년에는 소득수준과 관계없이 0~2세에 대한 보편적 무상보육제도로 확대됐고, 올 3월부터는 이를 5세까지 확대했다. 이에 더해 어린 자녀가 있는 모든 가정에 양육수당을 지원하는 현금지원정책 역시 급속히 발전되는 모습이다. 정부의 보육 예산도 2008년에 비해 무려 3배나 급증했다. 얼핏 보면 스웨덴보다 더 일관적이며 보편성을 지닌 정책이다. 스웨덴은 정액아동수당이라는 보편적 수단과 아울러 소득에 비례하는 선별적 지원책을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정치권의 선심성 공약으로 시작된 보육정책의 확대·강화가 ‘빛 좋은 개살구’로 변질되어 가고 있다는 점이다. 무엇보다 재정에 대한 책임을 누구도 지지 않고 이를 지방정부에 전가하고 있다. 제대로 실행해 보기도 전에 지방자치단체의 재정난으로 자칫 중단될 위기에 놓여 있으며, 이는 전국적인 현상으로 번지고 있다. 특히 서울시는 지원대상 확대에 따른 수요는 급증하는 데 반해 20%에 불과한 국가보조금 때문에 가장 심각한 고민에 빠져 있다. 정치권은 이런 지방정부의 재정위기를 외면한 채 서울은 현행 20%에서 40%, 기타 지역은 50%에서 70%로 무상보육 국가보조금 비율을 높이는 ‘영유아보육법’ 개정안을 8개월째 국회 법사위에서 묻어두고 있다. 모든 정책이 아무리 선거를 앞두고 급조된 것이라 할지라도 현재의 보육정책은 지속 가능한 한국 사회를 위해 시작된 것이다. 무상보육정책은 여야가 모처럼 합의한 사항이며 박근혜 대통령도 대선 당시 국민에게 분명히 공약한 내용이다. 또 박 대통령은 전국단위의 복지예산 집행은 중앙정부가 책임져야 한다고 복지행정에 관한 책임소재마저 분명히 한 바 있다. 이는 참 바람직한 방향으로, 평가에 인색해서는 안 된다. 전국의 아동지원정책에 관한 직접지원 예산은 중앙정부가 책임을 지고 돌봄과 서비스 운영에 관한 것을 지방정부가 맡을 때, 아이들은 어디에 살든 고루 편히 자랄 수 있으며 여성의 사회참여와 출산율도 높아질 수 있다. 이러한 중앙과 지방정부의 역할 분담은 결과적으로 어린이집의 아동 학대 같은 불상사도 사전에 예방할 수 있다. 세계에서 가장 낮은 출산율과 아울러 여성의 경력 단절로 인한 빈곤가정의 현실 속에서도 한국의 정치지도자들은 아직도 자기 아이와 남의 아이가 달리 보이는 걸까? 좀 더 멀리 보고 국가가 책임지는 아동정책과 가족정책을 설계하는 것이야말로 국가 경쟁력의 기반이다.
  • “복지 없이는 경제성장은 물론 국가존립까지 위험”

    “복지 없이는 경제성장은 물론 국가존립까지 위험”

    “복지국가 없이는 경제성장도 없다.” 장하준(50) 케임브리지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9일 한국미래학회 주최로 서울 신문로 아산정책연구소에서 열린 ‘한국 복지국가의 미래:역사에서 배우는 교훈’ 초청 강연에서 이같이 강조했다. 그는 “1960년대 당시 ‘40년 후에 한국이 휴대전화 세계 최대 수출국이 될 것’이라고 예언했다면 어느 누가 믿었겠느냐”면서 “지금은 없는 미래를 고민하는 과감한 상상력이 필요하다”며 1960년대 한국 상황과 지금을 비교하는 것으로 이야기를 시작했다. 이어 “2060년대 미래 한국이 지금보다 더 좋은 나라가 되도록 만들기 위해 필요한 게 무엇일까. 나는 복지국가를 만드는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먼저 현재 한국이 처한 다양한 문제는 모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의 절반도 안 될 정도로 복지 지출이 미미하다는 것과 밀접히 연관된다고 지적했다. 그가 사례로 든 것은 자살률과 의대·공무원시험 쏠림현상, 저출산, 가계부채 악화와 중산층 붕괴 등이었다. 그는 “지금 우리가 처한 상황은 복지 문제를 제대로 풀지 못하면 경제성장은 고사하고 국가 존립까지 위협할 정도”라면서 “경제가 어려운데 복지가 웬말이냐고 하는 분들은 틀렸다”고 역설했다. 그는 “왜 미국이 스웨덴이나 핀란드보다 구조조정이 더 힘든지 생각해 봐야 한다”면서 “스웨덴이나 핀란드에선 직장을 잃어도 국가에서 최대 2년까지 봉급의 60~80%를 보전해 주고 재교육해 주며 취업을 지원해 주기 때문에 실업을 받아들이고 다른 살길을 찾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스웨덴과 핀란드의 역사를 통해 상상력을 키울 것을 주문했다. 그는 “스웨덴은 1920년대까진 전형적인 ‘작은 정부’였고, 피임법 가르치는 게 불법일 정도로 보수적인 국가였으며, 노사분규가 세계에서 가장 심각한 나라였다”고 지적하며 “미국조차 1913년에 스웨덴이 도입한 소득세를 1932년에야 처음 시행했다”고 말했다. 이어 “핀란드는 600년가량 스웨덴 식민지였고, 100년가량 러시아의 식민지배를 받았고 독립 뒤 곧바로 좌우 내전이 벌어졌으며 사민당은 1966년이 돼서야 첫 집권에 성공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가 부러워하는 복지국가들도 과거에 여건히 좋고, 상황이 쉬워서 복지국가를 이룩한 게 아니다”라면서 “결국 역사는 인간이 만든다. 지금 우리가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모든 면에서 우리 미래가 달라진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 세수가 부족한데 복지예산 축소가 맞느냐, 확대가 맞느냐 하는 식이 아니라 30년 이상을 바라보는 긴 시각이 필요하다”고 힘주어 말했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中광저우 세계배드민턴선수권] 잘나가는 한국 혼복

    한국 혼합복식 3개 조가 모두 16강에 올랐다. 김기정(삼성전기)-정경은(KGC인삼공사) 조는 6일 중국 광저우의 톈허체육관에서 열린 2013 세계배드민턴선수권대회 혼합복식 32강전에서 세계랭킹 5위 고류잉-찬펑순 조(말레이시아)를 2-0(21-18 21-19)으로 따돌리고 16강에 진출했다. 지난 3월 전영오픈 이후 혼복에 나서지 않았던 김기정-정경은은 이번 대회에 짝을 이뤄 첫 출전해 상큼한 출발을 이어갔다. 1회전에서 독일 조를 가볍게 꺾고 2회전에 나선 김-정 조는 첫 세트에서 김기정의 스매싱과 정경은의 안정된 수비로 한발씩 앞선 끝에 기선을 잡았다. 2세트 초반에도 7-4로 앞서 승리를 예고했으나 상대의 빠른 공격에 김기정의 범실이 잇따르며 역전과 동점을 거듭했다. 하지만 20-19로 앞선 막판 김기정이 회심의 결정타를 폭발시켜 값진 승리를 일궜다. 신백철(김천시청)-엄혜원(한국체대) 조도 세계 17위 다니 바와 크리스난타-유 얀 베네사 네오 조(싱가포르)를 2-0(21-19 21-14)으로 완파하고 16강에 나갔다. 유연성(국군체육부대)-장예나(김천시청) 조도 니코 루퍼넨-아만다 호그스트롬 조(스웨덴)를 2-0(21-17 21-17)으로 물리치고 16강에 합류했다. 한국 혼복이 세계선수권 정상에 서면 2003년 김동문-라경민 이후 무려 10년 만의 경사다. 광저우 김민수 선임기자 kimms@seoul.co.kr
  • 아랍문화엔 없는 ‘때밀이’…서양어에선 엄격한 쉼표…번역할때 정말 죽겠어요

    아랍문화엔 없는 ‘때밀이’…서양어에선 엄격한 쉼표…번역할때 정말 죽겠어요

    “한국 문학을 번역할 때 가장 어려운 것 중 하나가 쉼표예요. 서양어에서는 쉼표 사용이 훨씬 엄격하잖아요. 작가님 글은 쉼표가 무척 많아서 계속 벽을 만나는 것 같았어요.” “의식하지 못했는데 한국어로만 가능한 문장을 생각하다 보니 그런 것 같아요. 번역이 불가능한, 한국어의 특수한 구조에서만 나오는 문장이요. 본의 아니게 죄송하네요.”(웃음) 지난달 31일 서울 마포구 서교동의 한 카페. 장편 ‘불가능한 동화’와 소설집 ‘나의 왼손은 왕, 오른손은 왕의 필경사’ 등을 발표한 한유주(31) 작가 옆에 한국 문학 번역가 8명이 둘러앉았다. 이들은 올해로 7회를 맞은 한국문학번역원의 원어민 번역가 초청 프로그램의 참가자들이다. 이집트와 독일, 스페인, 중국, 이탈리아, 스웨덴 등 세계 각국에서 활동 중인 이들의 손을 거치고서야 한국 문학은 해외의 독자를 만나게 된다. 이들은 이날 한 작가의 단편 ‘인력입니까, 척력입니까’를 두고 대화를 나눴다. 번역원이 이날 행사를 준비한 것은 작가와의 만남을 통해 한국 문학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서이다. 다양한 지원 사업에도 불구하고 한국 문학 번역은 양적으로나 질적으로 꾸준히 성장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기 때문이다. 2001년 창립 이후 번역원이 출간 지원 사업을 통해 펴낸 한국 문학 작품은 28개 언어 603권에 불과하다. 한 작가는 황석영과 박완서 등 유명 작가의 작품을 주로 접해 온 해외 번역가들에게 생소한 편이다. 전통적인 서사의 흐름을 따라가는 대신 이야기 구조를 무너뜨리는 글쓰기로 한국 독자들에게도 다소 난해한 작가다. 하지만 번역가들은 오히려 그런 면에서 작가의 글에 반가움을 표한다. 남편 안데시 칼손(47)과 스웨덴어로 한국 문학을 번역하고 있는 박옥경(47)씨는 “남북 관계나 역사 문제를 다룬 소설은 많지만 젊은 작가들의 책은 접하기 어렵다”면서 “해외 에이전시에서도 신진 작가에 대한 호기심이 크다”고 말했다. 번역가들이 무엇보다 어려움을 겪는 부분은 문화적 차이다. 주 이집트 한국 대사관에서 한국어를 가르치고 있는 디나 예히야(26)나 이탈리아에서 온 안드레아 데 베네디티스(35) 같은 원어민 번역가는 물론이고 한국에서 태어났지만 오랫동안 외국 생활을 한 김혜정(53)씨나 윤선영(45)씨도 빠르게 바뀌는 한국 문화를 모두 따라잡지는 못한다. 이날 행사에서 취업난과 ‘잉여’ 세대, 부동산 문제 등에 대해 폭넓은 대화가 오간 것도 그 때문이다. 예히야는 “아랍 문화에는 없는 ‘때밀이’ 같은 단어를 번역할 때면 정말 난감하다”고 손사래를 쳤다. 이런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번역가들은 작가들과 여러 번 대화를 나눈다. 데 베네디티스는 “문체가 낯설어서 혼자 번역하기는 만만치 않은데 작가의 말을 들으니 새롭게 이해되는 부분이 많다”고 말했다. 번역가로도 활동 중인 한 작가는 “단어의 뉘앙스를 살리면서 원문의 의미를 그대로 전달하는 게 쉽지 않다”며 번역의 어려움에 공감했다. 국적을 불문하고 번역은 차이를 뛰어넘어 보편에 닿는 지난한 작업이다. 작가가 프랑스 작가 모리스 블랑쇼를 인용하며 글쓰기의 자세를 언급한 대목은 묘하게 작품을 대하는 번역가들의 태도로도 읽힌다. “내가 당신을 이해하고 당신이 나를 이해하는 게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고 해서 다가가려는 시도를 멈춰서는 안 된다고 하잖아요. 시도 자체가 중요하니까. 뻔한 말 같지만 안 될 거라고 생각만 하는 것과 일단 해보는 건 다르죠.” 배경헌 기자 baen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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