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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 정부 민간화 수준 OECD 최하위권

    한국 정부 민간화 수준 OECD 최하위권

    한국 정부가 공기업 등 공공 부문과 민간의 경쟁을 유도해 공공서비스의 가격을 낮추고 질을 높이는 수준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최하위권인 것으로 나타났다. 오영민 한국조세재정연구원 부연구위원이 1일 발표한 ‘공공부문의 성공적인 개혁을 위한 방향과 정책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총생산(GDP) 대비 정부 민간위탁 지출비율이 우리나라는 6.8%다. 비교 가능한 30개 회원국 중 26위다. 민간위탁이란 정부가 공급하는 공공서비스 업무를 기업 등 민간에 맡기는 것으로 공공기관과 민간의 경쟁으로 공공서비스를 개선할 수 있다. GDP 대비 민간위탁 지출 비율이 가장 높은 국가는 네덜란드로 19.4%에 달했고 핀란드(13.8%), 영국(13.3%), 스웨덴(13.1%), 이스라엘(12.9%) 등이 뒤를 이었다. 한국보다 민간위탁 지출 비율이 낮은 나라는 스위스(4.7%), 멕시코(2.7%), 브라질 및 터키(0%) 등 4개국에 불과했다. 오 연구위원은 보고서에서 “민간과의 경쟁이 필요한 기능은 민간 위탁이나 민영화를 통해 성과를 높여야 한다”면서 “다만 과거 정부에서 민간 위탁이 계약 과정에서 수의계약, 입찰비리와 같은 문제가 발생해 오히려 효율성을 저하시킨 사례가 많기 때문에 민간 위탁의 입찰과정을 투명하게 관리하고 경쟁을 촉진시킬 수 있는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정부는 인사 관리의 권한과 책임을 조직 하층부에 위임하는 인사 관리 분권화 수준도 OECD 30개 회원국 중 23위로 낮았다. 제도적으로 팀제를 도입하고 자율운영기관을 지정했지만 상위 관리자의 인사 관리 권한을 실제로 위임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오 연구위원은 “한국의 공직 제도가 전문성보다는 서열을 중시하는 계급제에 기초하고 있어 상위 관리자가 권한을 위임하는 데 소극적”이라면서 “개인과 조직의 전문성을 개발시키고 그에 맞는 직무 자율성을 부여해 성과에 스스로 책임을 지게 할 수 있도록 미국과 같이 공직의 인력 운용에 직위 분류제 도입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헬레나 노르베리호지 “세계화로 달린 사회가 세월호 참사 불러”

    헬레나 노르베리호지 “세계화로 달린 사회가 세월호 참사 불러”

    “다국적 기업이 신속한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규제를 풀어 줄 것인지, 아니면 국민과 환경을 보호하기 위한 규제를 갖추고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을 늘릴 것인지는 정부의 선택입니다. 한국뿐 아니라 세계 모든 나라가 선택의 갈림길에 서 왔습니다.” 스웨덴의 언어학자 겸 생태학자인 헬레나 노르베리호지(68) 박사는 지난 30일 서울 영등포구 ‘하자센터’에서 서울신문과 만나 “최근 한국 사회에서 발생한 잇따른 인재(人災)는 가속화 된 경쟁 속에서 오로지 이윤 추구를 위해 달려온 사회들이 한 번쯤 겪었던 비극과 다르지 않다”면서 “이윤 추구와 경쟁 등 성장지상주의에 파묻힌 세계화가 국가 운영의 공공성을 떨어뜨린 결과”라고 지적했다. 이어 “세월호 참사 당시 승객들을 내버린 선장과 선원들의 무책임은 한국 사회만의 개별적인 특성이나 고유 문화라기보다는 획일적 세계화와 산업화에서 비롯된 공포와 탐욕인 만큼 (한국인들의) 무분별한 자책은 금물”이라고 조언했다. 그는 “한국 사회의 철학과 가치에 대한 성찰이 근본적으로 필요한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어이없는 인재를 되풀이하지 않으려면 우리 사회의 본질적인 문제점을 고민하고, 잘못을 깨달은 사람들끼리 연대를 통해 적극적으로 행동에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오래된 미래: 라다크에서 배운다’의 저자로 유명한 노르베리호지 박사는 지난 20여년간 전 세계의 지역사회와 문화·경제를 파괴하고 불평등을 낳아 온 세계화를 고발하고, 인도 최북단 라다크의 전통사회에서 지속가능한 대안적 개발방식을 탐색해 온 스웨덴의 언어학자 겸 생태학자다. 지난 24일 입국한 노르베리호지 박사는 시민사회단체들의 잇따른 초청강연을 통해 세월호 참사를 비롯해 한국 사회에서 최근 발생한 일련의 사건·사고와 관련, 공동체 단위의 ‘지역화’를 대안으로 제시했다. 그가 말하는 지역화는 각 나라가 폐쇄적으로 변해야 한다는 얘기가 아니다. 세계화라는 명목으로 세계 시장에서 군림해 온 거대 기업의 독식을 막고, 문화와 생태의 다양성을 증가시키는 한편 지역사회에 기반을 둔 작은 기업을 많이 만들어 최소한의 자급자족이 가능하도록 하자는 것이다. 지역화를 본격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로컬 퓨처스’라는 단체를 만들어 대표로도 활동하고 있다. 그는 “국민과 환경을 돌볼 의무가 있는 각국 정부가 글로벌 경제의 주체인 대규모 자본으로부터 탈규제화의 압박을 받고 있다”면서 “세계적인 농업생물공학 기업 몬샌토와 투자회사 매쿼리, 골드만삭스 등 다국적 기업들이 수익을 올리기 좋은 환경이 만들어지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글로벌 기업과 세계화의 한계는 갈수록 분명해진다고 노르베리호지 박사는 지적했다. 그는 “이윤 추구 원리를 기반으로 운영되는 거대 기업에 대형 재난·참사가 발생했을 때 도의적·사회적 책임을 묻기란 쉽지 않다”고 잘라 말했다. 이어 “생산·소비의 과도한 분업화로 소비자들은 생산 현장에서 발생하는 노동착취와 폭력 등에 눈을 감게 됐다”고 덧붙였다. 세월호 참사 이후 정부에 대한 국민의 불신과 분노가 한국 사회의 시스템을 변화시키려는 노력으로 이어져야 한다고도 말했다. 예컨대 일찍이 산업화가 이뤄진 유럽·북미 등에서 최근 10년 사이 급속하게 성장한 ‘파머스마켓’(생산자 직거래 장터)은 노르베리호지 박사가 주창하는 지역화가 다시 싹트는 하나의 사례다. 노르베리호지 박사는 “작은 생산 주체가 많아지면 정부는 글로벌 기업의 압박에서 벗어날 수 있다”면서 “서울 마포구의 ‘성미산마을’(1990년대 공동육아에서 비롯된 마을공동체)이 한국 지역화 운동의 좋은 사례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한국을 일곱 번이나 찾을 만큼 남다른 애정과 관심을 기울여 온 노르베리호지 박사는 “세계에서 일을 가장 열심히 하는 나라로 알려진 한국 사람들은 자살, 성형수술 비율은 굉장히 높다”면서 “세계화가 강요하는 가치를 따르는 경쟁 사회는 개개인을 고립시켜 불행하게 만들 뿐만 아니라 ‘행복’이라는 삶의 목표에서 멀어질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글 사진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북·일 납치 재조사 합의 이후] 美·中만 보다 日에 뒤통수… 공식입장도 심야문자로 부랴부랴

    [북·일 납치 재조사 합의 이후] 美·中만 보다 日에 뒤통수… 공식입장도 심야문자로 부랴부랴

    북한과 일본이 지난 29일 저녁 일본인 납북 문제 재조사와 대북 독자제재 완화 등의 합의안을 전격 발표하기 직전까지도 우리 정부의 외교안보 라인은 구체적 내용을 파악하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 한반도 안보 상황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대북 제재 해제 문제가 북·일 간 논의되는 상황에서도 사전에 이상 신호를 감지하지 못했고 북·일이 어떤 시나리오를 갖고 움직일지 예측하지 못하는 등 정보력 부재를 드러냈다는 평가다. 정부 관계자는 30일 북·일 간 제재 해제 방안 등을 파악한 시점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북·일 회담 내용을 예상했고 (합의 등의) 여러 가능성도 열어 놓고 있었다”며 곤혹스러워했다. 그러면서도 정부는 이날 여러 관계자들의 입을 통해 미국도 한국과 마찬가지로 발표가 임박해서야 통보를 받았다고 해명하는 데 급급했다. 한·미가 알게 된 시점이 거의 시차가 없다는 점도 강조됐다. 우리 외교력의 문제가 아닌, 일본 정부의 투명하지 않은 외교가 문제라는 데 무게를 둔 셈이다. 일본 정부는 29일 오후 아베 신조 총리의 기자회견이 거의 임박한 시점에서 우리 측에 발표문을 전달했다. 그날 낮까지도 외교부는 “별다른 내용이 없다”는 입장이었다. 북·일 회담이 진행된 스웨덴 스톡홀름 현장을 주시했던 국가정보원과 현지 공관의 사전 관련 보고도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실무 부처 상황이 이렇다 보니 청와대도 29일 오후 늦게 예정에 없던 아베 총리의 기자회견 소식이 전해지자 일본 측 발표 내용을 탐문했다는 후문이다. 물론 북한과 일본이 양국 최고지도자의 재가를 받기 전까지 철저히 보안을 유지한 탓도 있다. 북·일 협상 장소를 스웨덴으로 택한 것도 한국과 중국을 의식한 행보로 풀이된다. 중국은 북·일 어느 쪽에서도 사전 설명을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미 국무부 젠 사키 대변인은 29일(현지시간) 정례 브리핑을 통해 북·일 합의 내용을 “미리 전달받았다”고 확언했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29일 밤 예정에 없던 대책회의를 주재했고, 우리 정부의 공식 입장은 이날 밤 11시 53분 외교부 출입기자들에게 단체 문자 메시지로 발송됐다. 정부 관계자는 “대북 공조에 문제가 있었다고 평가하기는 이르다”며 “중요한 건 일본이 앞으로 북한과의 진행 상황을 한·미와 사전에 투명하고 충분하게 협의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북·일 납치 재조사 합의 이후] 北 “납치 재조사 특위 조속 구성”

    [북·일 납치 재조사 합의 이후] 北 “납치 재조사 특위 조속 구성”

    북·일 정부 간 협상의 북한 측 수석대표인 송일호 북·일국교정상화교섭 담당대사가 30일 “조속한 시일 내에 특별조사위원회를 구성해 납치 문제 재조사에 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전날 특별조사위 설치에 3주 정도 걸릴 것으로 본다고 말한 바 있다.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린 북·일 국장급 협상을 마치고 귀국길에 오른 송 대사는 이날 중국 베이징 서우두(首都)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특별조사위 가동 시점과 관련, “조속한 시일 내에 쌍방이 행동 조치를 할 예정이다. 가능한 한 빨리, 조속히 일본 측에 (조사 결과를) 통보하자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스가 관방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조사 기간에 대해 “1년을 넘기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송 대사는 또 이번 합의에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조선총련) 회관 문제가 포함됐는지를 묻자 “합의문에 재일조선인 지위 문제가 언급됐다”면서 “여기에는 조선총련 회관 문제도 반드시 포함된다”고 강조했다. 한편 북한이 지난해 말 납북 가능성은 있으나 일본 정부에 의해 공인되지 않은 이른바 ‘특정 실종자’ 일부가 자국에 살고 있다는 정보를 일본 정부에 전달했다고 마이니치신문이 30일 보도했다. 북한과 일본은 이번 협상에서 470명가량으로 추정되는 특정 실종자를 조사 범위에 포함시키기로 합의했다. 베이징 주현진 특파원 jhj@seoul.co.kr 도쿄 김민희 특파원 haru@seoul.co.kr
  • H조 상대들 평가전 일정은

    H조 상대들 평가전 일정은

    홍명보호가 31일 오전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 도착, 다음날 오전 2시 30분 첫 훈련에 나서는데 거의 같은 시간대에 H조 상대 세 팀이 평가전에 나선다. 우리 대표팀이 새달 10일 가나와의 마지막 평가전만 남겨둔 반면 세 팀은 브라질 입성 전 두 차례씩 시험대에 오른다. 알제리는 1일 오전 1시 스위스 시온에서 아르메니아를 상대로 전력 점검에 나선다. 알제리 전력이 처음 노출되는 기회라 팬들은 새벽잠을 설치게 됐다. 5일에는 제네바에서 루마니아와 맞선다. 국내파를 우선 소집해 자국에서 훈련했던 알제리는 소피앙 페굴리(발렌시아), 나빌 벤탈레브(토트넘), 아라비 힐랄 수다니(디나모) 등 주전 다수가 유럽리그에서 뛰고 있기 때문에 스위스를 평가전 무대로 택했다. 러시아는 1일 오전 2시 30분 오슬로에서 노르웨이와 일전을 치른다. 그 뒤 모스크바로 이동, 7일 ‘가상 알제리’ 모로코를 상대한 뒤 브라질로 떠난다. 지난 26일 슬로바키아를 1-0으로 제압했지만 공격력 고민은 여전하다. 파비오 카펠로 감독이 대안으로 내세운 알렉산드르 코코린(디나모 모스크바)이 해결 능력을 보이지 못하고 대신 후반 교체 투입된 알렉산드르 케르자코프(제니트)가 결승 골을 넣었다. 2일 오전 3시 30분에는 H조 최강이자 최고의 다크호스로 손꼽히는 벨기에가 솔나에서 스웨덴과 맞선다. 8일에는 브뤼셀에서 튀니지와 충돌한다. 튀니지전을 통해 벨기에와 우리의 전력 차를 확인할 수 있을 전망이다. 얀 페르통언과 무사 뎀벨레(이상 토트넘)가 30일 훈련 도중 발목을 다쳤는데 얼마나 심각한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결렬된 줄 알았는데… 반전의 北·日 협상

    북한과 일본 간 납치 재조사 전격 합의 발표는 한 편의 ‘반전 드라마’였다.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린 3일간의 협상 마지막 날인 28일(현지시간) 양측이 ‘협의를 계속하기로 했다’는 합의 내용만이 일본 측을 통해 전해질 때만 해도 협상 결렬처럼 받아들여졌다. 29일자 일본 조간신문은 일제히 뚜렷한 진전이 없다는 취지로 보도했다. 하지만 29일 오후 극적 반전이 일어났다. 외교 소식통들은 스웨덴에서 양측이 합의했음에도 양국 수뇌부의 재가를 받기까지 철저히 합의 사항을 함구하기로 합의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장소를 그간 북·일 협상의 무대였던 중국, 몽골 대신 멀리 떨어진 스웨덴으로 택한 것도 이 같은 보안 문제를 의식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결국 양측의 합의가 ‘최종 성립’된 순간은 29일 오전 귀국한 이하라 준이치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이 정오쯤 아베 신조 총리에게 보고하고, 이에 따라 아베 총리가 관계 각료 회의를 거쳐 ‘OK’ 사인을 낸 이날 오후였던 것으로 추정된다. 일본은 애초 제재 해제의 시점과 관련, 북한이 납치 재조사 문제에서 실질적인 진전을 이루는 것을 보고 단계적으로 해제한다는 협상전략을 마련한 것으로 일본 언론에 보도됐다. 결국 납치 재조사 실시와 동시에 일부 제재를 해제하는 방안을 수용하기까지는 아베 총리의 최종 동의가 필요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도쿄 김민희 특파원 haru@seoul.co.kr
  • 北·日 “납치 재조사… 독자 제재 해제”

    北·日 “납치 재조사… 독자 제재 해제”

    북한과 일본 양측이 일본인 납치 문제 재조사에 합의했다. 일본은 납치 피해자 재조사가 시작되는 단계부터 대북 독자 제재를 해제하고 대북 지원을 검토하기로 했다. 북한과 일본은 지난 26~28일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린 국장급 협의에서 이같이 약속했다고 29일 오후 동시 발표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이날 도쿄 총리관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북한이 납치 피해자와 납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이른바 특정 실종자에 대해 포괄적인 전면 조사를 하겠다고 약속했다”며 “특별조사위원회가 설치돼 조사를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별조사위원회 설치는 3주가량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일본은 북한에 대한 독자적 제재 조치를 해제하고 적절한 시기에 인도적 지원을 검토할 것이라고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이 밝혔다. 일본은 유엔 안보리의 결의에 근거한 제재에 더해 독자적인 제재 조치로 ▲북·일 간 인적 왕래 규제 ▲송금 및 휴대금액 제한 ▲인도주의 목적의 북한 국적 선박 입항 금지 등의 조치를 취하고 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도 이날 협의 결과와 함께 “쌍방은 조·일 평양선언에 따라 불행한 과거를 청산하고 현안 문제를 해결하며 국교 정상화를 실현하기 위하여 진지한 협의를 진행하였다”고 보도했다. 이어 “호상 희망하는 관계자와의 면담과 관계 장소에 대한 방문을 실현시켜 주며 관련 자료들을 공유하면서 적절한 조치를 취하기로 하였다”고 밝혀 양국 간 추가적인 협의가 있을 것임을 시사했다. 도쿄 김민희 특파원 haru@seoul.co.kr 서울 안석 기자 ccto@seoul.co.kr
  • 늘어가는 독신 늙어가는 日의 골칫거리 되나

    늘어가는 독신 늙어가는 日의 골칫거리 되나

    오후 6시, 퇴근한다. 마트에 들러 1인분으로 포장된 스테이크용 와규를 산다. 아무도 없는 집에 돌아와 고기를 굽고 와인을 따른다. 저녁 식사를 마치면 즐겁게 클래식 음악을 감상하다가 잠자리에 든다. “남자 인생의 3대 짐은 아이와 아내, 그리고 집”이라는 신념하에 독신주의를 고수하는 건축가 구와노 신스케. 2006년 일본 후지TV가 방송해 큰 반향을 불러온 드라마 ‘결혼 못하는 남자’의 주인공이다. 한국에서도 2009년 지진희 주연의 동명 드라마로 리메이크됐다. 이처럼 독신 가구, 그중에서도 특히 결혼을 한 번도 하지 않은 독신이 급증하면서 앞으로 20년 후에는 일본 전체 가구의 37%를 차지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노인 요양을 전문기관이 아닌 가족에게 맡기는 경향이 큰 일본에서는 자녀가 없는 미혼 독신의 고령화가 사회문제로 대두될 것으로 보인다. ●미혼 독신 많아… 2030년 50대男 4명 중 1명은 ‘결못남’ 28일 미즈호정보종합연구소에 따르면 2010년 전체의 32%를 차지했던 독신 가구는 2035년이 되면 37%로 늘어날 것으로 예측됐다. 1985년만 해도 부부와 아이들로 이뤄진 핵가족이 40%로 가장 일반적인 형태를 띠었고 독신 가구는 21%에 불과했는데, 50년 만에 핵가족과 독신 가구의 비율이 역전되는 현상이 나타나는 것이다. 특히 일본 독신 가구의 특징은 한 번도 결혼하지 않은 미혼 독신이 많다는 점이다. 1985년에 남성 미혼율은 세대별로 ▲30대 20.6% ▲40대 6.1% ▲50대 2.6%였는데 2010년에는 ▲30대 39.9% ▲40대 25.1% ▲50대 15.9%로 치솟았다. 2030년이 되면 50대 남성 4명 중 1명이 결혼을 한 번도 해 본 적 없는 미혼일 것이라는 전망치도 나오고 있다. 미혼 독신이 급증한 이유에 대해 후지모리 가쓰히코 미즈호정보종합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가 늘어나면서 비혼을 선택한 여성이 늘어났고, 1990년대 이후 비정규직 노동자가 늘어나면서 경제적 불안정 때문에 결혼을 하고 싶어도 하지 못하는 남성이 늘어났다”고 진단했다. 게다가 “혼자 살기에 전혀 불편함이 없도록 사회적 인프라가 잘 갖춰져 결혼이 의무가 아닌 선택이라는 분위기가 생겨났다”고 덧붙였다. ●고령 독신 빈곤화·사회적 고립땐 심각한 문제 대두 가능성 문제는 미혼 독신들의 경우 사회적으로 더욱 고립되기 쉽다는 점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2005년 통계에 따르면 일본의 노인들은 자식(60%)과 배우자(36%)로부터 돌봄 서비스를 지원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기관 등 다른 수단을 이용하는 경우는 3%에 그쳤다. 자식이나 배우자가 없는 미혼 독신의 경우 가족의 도움을 받을 수 없고, 경제력 부족을 이유로 미혼 독신으로 남은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들의 빈곤화와 사회적 고립이 향후 일본의 심각한 문제로 대두될 가능성이 높다. 후지모리 수석연구원은 “일본은 프랑스, 스웨덴, 독일 등 다른 선진국에 비하면 국내총생산(GDP) 대비 사회보장비용이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라면서 “사회보장을 확충하고 고령 미혼 독신들의 사회적 연결망을 만드는 노력을 정부와 민간단체가 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도쿄 김민희 특파원 haru@seoul.co.kr
  • 현아, 스페인 근황 ‘편안한 차림에도 숨길 수 없는 각선미’

    현아, 스페인 근황 ‘편안한 차림에도 숨길 수 없는 각선미’

    포미닛 현아가 스페인 근황을 공개했다. 현아는 25일부터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스페인에서 찍은 다양한 사진들을 올렸다. 현아는 사진에서 포미닛 멤버들과 자유롭게 스페인 바로셀로나 거리를 다니며 사진을 찍었다. 편안한 옷차림이지만 깨끗한 피부와 매끈한 각선미를 감추지 못했다. 한편 포미닛은 앞서 23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로셀로나 클럽 라짜마타즈(Club Razzmatazz)에 이어 25일 스웨덴 스톡홀롬에서도 단독 콘서트를 개최했다. 사진 = 현아 인스타그램 연예팀 seoulen@seoul.co.kr
  • [프랑스오픈] 350억원 ‘쩐의 전쟁’

    [프랑스오픈] 350억원 ‘쩐의 전쟁’

    ‘클레이코트의 황제’ 라파엘 나달(스페인·세계 랭킹 1위)이 신화에 도전한다. 나달은 25일 프랑스 파리 롤랑가로에서 개막하는 시즌 두 번째 테니스 메이저 대회 프랑스오픈에 나선다. 대회 남자 단식 통산 8회 우승, 두 차례 4연패의 기록을 가진 나달이 올해 다시 우승컵을 든다면 대회 최대 우승과 최다 연속 우승의 대기록을 모조리 갈아 치우게 된다. 나달은 막스 데쿠지스(프랑스·1978년 사망)와 최다 우승 타이 기록을 가지고 있다. 113년 역사의 프랑스오픈에서 5년 연속 정상에 오른 선수는 없었다. 나달은 2005년부터 2008년까지 이 대회 4연패를 했지만 2009년 16강에서 로빈 소델링(스웨덴)에게 져 5년 연속 우승에 실패했다. 이후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다시 4연패했으며 올해 5연패에 재도전한다. 통산 9회 우승, 5연패까지 가는 길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파괴력이 예전 같지 않다. 나달은 올해 클레이코트 시즌 대회에 총 네 차례 출전해 지난 12일 마드리드오픈에서 한 번 우승했다. 그나마 결승 상대였던 니시코리 게이(10위·일본)가 허리 통증으로 경기 도중 기권한 덕이었다. 19일 끝난 로마 마스터스에서도 나달은 노바크 조코비치(2위·세르비아)에게 져 준우승했다. 나달의 5연패를 저지할 후보로 조코비치와 스타니슬라스 바브링카(3위), 로저 페더러(4위·이상 스위스), 지난해 준우승자 다비드 페레르(5위·스페인) 등이 꼽힌다. 여자 단식에서는 세리나 윌리엄스(1위·미국)가 2년 연속 우승에 도전한다. 윌리엄스는 유독 프랑스오픈 성적이 신통치 않았다. 다른 3개 메이저 단식에서 5번씩 우승한 윌리엄스는 프랑스오픈에서 2002년과 2014년 우승한 게 전부다. 그러나 이번에는 윌리엄스의 우승 가능성이 높다. 마땅한 적수가 없기 때문이다. 2011년 이 대회 우승자 리나(2위·중국)는 윌리엄스를 상대로 1승11패, 2012년 챔피언 마리야 샤라포바(8위·러시아)는 2승16패로 절대 열세다. 빅토리야 아자란카(5위·벨라루스)는 왼발 부상으로 대회에 불참한다. 이덕희(마포고), 정윤성(양명고), 오찬영(동래고), 강구건(안동고), 홍성찬(횡성고) 등은 남자 주니어 단식에 출전한다. 한편 올해 대회 총상금은 2501만 8900유로(약 350억원)로 지난해보다 20% 가까이 올랐다. 단식 우승자는 165만 유로(약 23억원)를, 단식 1회전에서 탈락하더라도 2만 4000유로(약 3300만원)를 받는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맨유 “박지성, 맨유 출신 중 월드컵 본선 출전 TOP 5”공식 SNS

    맨유 “박지성, 맨유 출신 중 월드컵 본선 출전 TOP 5”공식 SNS

    파비앙 바르테즈, 보비 찰튼 경, 박지성, 데이비드 베컴, 헨릭 라르손. 바야흐로 월드컵 분위기가 무르익고 있는 가운데, 맨유가 공식 SNS를 통해 박지성의 사진과 이름을 거론하고 나서 눈길을 끌고 있다. 맨유는 23일 공식 트위터 계정을 통해 “맨유 선수중 가장 월드컵 본선 무대에서 많이 뛴 선수는 누구일까?”라는 메시지와 함께 박지성의 사진을 소개했다. 해당 트위터계정에서 공유한 구글+ 페이지에 들어가보면 그 질문에 대한 정답이 공개되는데, 모두 쟁쟁한 각국의 레전드 선수들이 이름을 올린 가운데 박지성의 이름도 그 안에 올라있다. 맨유 출신 선수 중 월드컵 본선에서 가장 많이 뛴 선수는 프랑스 월드컵 우승의 멤버였던 파비앙 바르테즈 골키퍼로 월드컵 본선에서 총 17회를 뛰었다. 맨유와 잉글랜드의 최고 레전드 중 한 명인 보비 찰튼 경이 14경기 출전 기록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박지성도 14회로 나란히 이름을 올렸다. 박지성 다음으로 많은 경기에 나선 두 선수는 잉글랜드 축구의 아이콘이었던 데이비드 베컴과 스웨덴과 셀틱의 레전드 공격수 헨릭 라르손이었다. 두 선수는 각각 월드컵 본선에서 13회 경기에 출전했다. 사진= 맨유 공식 SNS에서 전파한 박지성의 사진과 메시지(맨유 트위터) ,아래 사진은 맨유 출신 선수 중 월드컵 본선에서 가장 많은 경기에 나선 선수 TOP 5(맨유 구글+) 이성모 객원기자 London_2015@naver.com 트위터 https://twitter.com/inlondon2015
  • “어젯밤 꾼 ‘악몽’, 심장마비 징후일 수 있다”

    “어젯밤 꾼 ‘악몽’, 심장마비 징후일 수 있다”

    누구나 한번 쯤 지독히 무서운 ‘악몽’에 시달리다 새벽에 식은땀을 흘리며 깨어나 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보통 악몽은 불안·죄책감 등과 관련이 있는 스트레스 장애의 주요 증상 중 하나로 통계자료를 보면 3~5세 사이 아동의 10~50%, 성인의 50%가 악몽을 경험하는 것으로 나타나있다. 그런데 이런 악몽이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 실제로 몸 속 질환을 알려주는 주요 징후일 수도 있지 않을까? 최근 미국 교육전문 사이트 ‘Grandparents.com’에 건강 전문 저널리스트 베스 레빈이 기고한 칼럼을 보면 악몽은 당신 몸속에 숨겨진 질환을 알려주는 징조일 수도 있다. 보스턴 대학 의대 신경학과 패트릭 맥나마라 교수의 설명에 따르면, 통상적으로 꿈은 사람이 REM 수면을 하는 동안 발생한다. 이때 호흡 문제, 강렬한 호르몬 변화, 스트레스가 나타나면 이 자극이 뇌로 전달돼 악몽을 유발할 수 있다. 즉, 신체적 변화가 악몽과 어느 정도 연관이 있다는 뜻이다. 1. 심장 질환 지난 2003년 스웨덴 의학 연구결과를 보면, 중장년층 남성과 여성들이 악몽을 꿀 때 심장박동이 갑자기 증가하는 등 불규칙해지고 가슴경련과 통증이 유발됐다. 특히 이 증세는 40~64세 사이 여성층에게서 자주 나타났는데 폐경 후 더 심각해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악몽도 꿈의 일부이기에 이는 REM 수면과 관련이 깊다. 미 국립 신경장애·뇌졸중 연구소는 REM 수면 시 신체에 가해지는 일정 스트레스가 호흡을 가쁘게 하고 심장박동에 영향을 준다고 설명한다. 이는 REM수면 시 빠르게 안구가 운동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에 대해 맥나마라 교수는 REM 수면이 뇌 부분 자율 신경계에 영향을 주는 것이 과민 반응으로 이어지고 자연히 심장에도 영향을 주는 것이라고 분석한다. 그는 이 부분만 제외하면 악몽이 심장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주지는 않는다고 덧붙였다. 2. 파킨슨 병 및 기타 퇴행성 신경 질환 최근 의학 연구 사례 중에는 수면 중 강렬한 악몽을 경험한 이들 중 파킨슨 병 같은 퇴행성 신경 질환을 앓는 경우가 종종 보고되고 있다. 이는 REM수면 장애와 연관되는데 보통 건강한 사람들은 REM 수면 동안 몸이 마비돼 움직이지 못하지만 파킨슨 병 및 기타 신경 퇴행성 질환이 있는 사람들은 REM 수면 시 몸이 마비유지능력을 잃게 돼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하게 되고 이것이 피해로 이어지게 된다. 3. 수면 무호흡증 악몽은 수면 무호흡증과도 연관이 있다. 미국 플로리다 수면 연구소 의학박사 윌리엄 콜러의 설명에 따르면, 수면 중 일시적으로 호흡이 곤란해지는 환자들이 악몽을 꾸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산소 부족이 뇌에 영향을 줘 일시적으로 REM 수면을 방해하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특히 이들은 기도가 막혀 있는 경우가 많은데 수면 의학 저널에 발표된 최근 연구를 보면 기도양압술을 받은 환자의 91%가 악몽이 사라진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맥나마라 교수는 이러한 질환 외에 악몽 자체로 고통 받는 이들의 경우, 의료기관을 방문해 전문 ‘최면치료’, ‘이미지 반전 치료’, ‘약물 치료’를 받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조언한다. 자료사진=포토리아 조우상 기자 wscho@seoul.co.kr
  • “한국 여성 고용 확대·내실 있는 복지 구축을”

    “한국 여성 고용 확대·내실 있는 복지 구축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사무국에서는 한국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 여성의 노동 참여율 향상과 내실 있는 복지제도 구축을 강조했습니다. 조세제도 등의 변화가 필요한 부분입니다.” 라르스 다니엘손(61) 주한 스웨덴 대사는 2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노사정위원회 초청 강연에서 2011년 한국 대사로 오기 전 프랑스 파리에 있는 OECD 본부를 방문한 일을 회상하며 이같이 말했다. 다니엘손 대사는 한국과 스웨덴이 제조업 중심 국가이고 일을 중시하는 문화를 가진 공통점이 있지만 한국과 달리 스웨덴이 복지국가의 길을 가게 된 이유와 현황을 설명했다. 복지국가의 전제로 세율이 높을 것이란 지적에 대해 다니엘손 대사는 “제가 내는 소득세율은 42%, 생활필수품을 제외한 물품의 부가가치세율은 25%, 고용주가 내는 사회복지세율은 지급하는 임금의 32%로 높다”면서 “그러나 이 밖에 부유세, 증여세, 상속세 등 나머지 세금은 전혀 없다”고 말했다. 이어 “단순한 조세제도를 통해 스웨덴은 부과해야 하는 세금의 98.5%를 실제로 걷고 있고 스웨덴 사람들은 자신이 낸 세금을 아주 정당하고 공평한 방식으로 돌려받을 수 있다는 믿음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니엘손 대사는 또 “스웨덴 남성과 여성의 고용률은 79.5%로 똑같은데 가계 소득이 아닌 개인 소득에 맞춰 부부에게 따로 세금을 거두는 제도가 한몫했다”면서 “스웨덴이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가족상은 부부가 경제적으로 서로 의존하지 않고 자녀도 부모에게 의존하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니엘손 대사는 또 자신의 어머니가 88세로 3년 전까지 홀로 살았는데 하루에 5번씩 요양사가 방문해 가족 대신 보살핀 일화를 소개했다. 한국이 스웨덴의 복지 모델을 배울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그것은 한국이 그럴 뜻이 있는지에 달려 있다”고 답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몸, 본능을 깨우다

    몸, 본능을 깨우다

    본능을 뒤흔드는 현대무용의 언어, 경계를 넘나드는 현대발레의 미학을 보여 주는 ‘몸의 제전’이 막을 올린다. 23~31일 제33회 국제현대무용제(MODAFE:모다페)와 23~새달 15일 제4회 대한민국발레축제가 동시에 열린다. 올해 ‘본능을 깨우는 춤’을 주제로 내세운 모다페는 이를 관통하는 7개국 19개 단체의 작품 30여편을 선보인다. 김현남(한국현대무용협회 회장) 모다페 조직위원장은 “그간 영상, 회화, 연극 등 다른 장르와의 협업이 주류를 이뤘던 전 세계 무용계에서 다시 순수한 춤의 본질로 돌아가자는 흐름이 형성되고 있다”며 “몸 안에 들어 있는 본능을 일깨우는 ‘춤의 귀환’을 보여 줄 작품들로 꾸몄다”고 말했다. 특히 개·폐막작은 올해의 주제를 밀도 높게 압축한다. 개막작인 이스라엘 L-E-V 무용단의 ‘하우스’는 외설적이라 느껴질 만큼 거칠고 대담한 몸짓으로 관객을 홀린다. 나체에 가까운 살색 의상을 입은 무용수들은 근육의 움직임 하나만으로 관객의 숨을 조이고 푼다. 폐막작 역시 이스라엘 작품으로, 키부츠현대무용단의 ‘이프 앳 올(If at all, 만에 하나라도)’이다. 기하학적으로 분절된 무대에서 토해 내는 무용수들의 격정이 관전 포인트다. 지난해 케이블TV 프로그램 ‘댄싱9’으로 주목받은 무용수 한선천의 첫 안무작 ‘터닝 포인트’, 영국의 촉망받는 안무가 프레디 오포쿠 아다이와 국내 안무가 김경신이 합작한 ‘언플러그드 보디즈’ 등도 무대에 오른다. 한국공연예술센터. 2만~7만원. (02)765-5352. 국내 발레의 창작, 레퍼토리 확대를 표방하는 대한민국발레축제에서는 올해 초 공모로 모던발레의 현주소를 보여 줄 13편의 작품을 골라냈다. 예술의전당을 중심으로 탄탄한 중견안무가의 작품은 CJ토월극장에서, 재기 넘치는 신진안무가의 작품은 자유소극장에서 만날 수 있다. ‘클래식 발레 죽이기’를 화두로 내건 ‘워크(Work) 2 S’는 동양인 최초로 파리오페라발레단 솔리스트로 활약한 김용걸이 안무를 맡은 작품으로 기존 발레의 문법을 탈피한다. 신무섭댄스시어터는 전 국립발레단 수석무용수인 이원철과 현 수석무용수인 김지영을 내세워 파격적인 ‘카르멘’을 그려 낸다. 유니버설발레단 수석무용수, 스웨덴왕립발레단 솔리스트 출신인 전은선은 ‘벽’을 통해 안무가로 데뷔한다. 1만~5만원. (02)580-1300.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비만여성에게 태어난 아이, 질식위험 높아”

    “비만여성에게 태어난 아이, 질식위험 높아”

    비만 혹은 과체중 여성에게서 태어난 아이는 향후 산소결핍을 앓게 될 위험이 높아진다는 주장이 제기돼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미국 과학전문매체 라이브 사이언스닷컴은 스웨덴 카롤린스카 의과대학 연구소(Karolinska Institutet) 연구진이 “평균보다 과체중거나 비만인 산모에게 태어난 아이일수록 출산 후 산소결핍에 시달릴 확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고 20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연구진은 지난 1992년부터 2010년 사이 총 170만 명에 달하는 스웨덴 산모, 신생아 데이터를 정밀 분석했다. 그 결과, 체질량지수(BMI) 25~29.9 사이인 과체중 여성에게서 태어난 아동들은 평균 체중 여성에게서 태어난 아동보다 출산 직후 산소결핍 등의 위험순간을 맞이할 확률이 55%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체질량지수(BMI) 30~39.9 사이인 비만여성에게서 태어난 아동은 위험순간을 맞이할 확률이 평균체중 여성보다 2배, 체질량지수(BMI) 40이상인 고도비만 여성일 경우는 3배 더 증가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분포도를 보면 평균 체중 여성에게서 태어난 아이는 1,000명 중 0.6명이 기도폐쇄(질식)와 같은 위험에 직면하는데 반해 고도비만 여성에게 태어난 아이는 1,000명 둥 2.4명이 위험에 직면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와 관련해 연구진은 “산모의 비만이 태아의 인슐린 생산을 증가시켜 출산 후 신진 대사에 특정 염증을 야기할 가능성이 있다”는 견해를 덧붙였다. 연구를 주도한 카롤린스카 의과대학 마르티나 페르손 박사는 “이 연구결과는 산모의 과체중이 태아 및 신생아에게 나쁜 영향을 미치며 향후 합병증 발생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연관성을 보여 준다”며 “임신을 원하는 여성들은 평소 체중을 정상적으로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 연구결과는 미국 공공 과학 도서관 의학저널인 ‘플로스 메디슨(PLoS Medicine)’에 19일(현지시간) 발표됐다. 자료사진=포토리아 조우상 기자 wscho@seoul.co.kr
  • ‘제10회 세계합창 심포지엄 및 합창축제’ 8월 서울서 개최

    ‘제10회 세계합창 심포지엄 및 합창축제’ 8월 서울서 개최

    지구촌 최대의 합창축제인 ‘제10회 세계합창심포지엄 및 합창축제(10th World Symposium on Choral Music in Seoul)’가 8월 6일부터 13일까지 7박 8일간의 일정으로 국립극장에서 개최된다. ‘제10회 세계합창심포지엄 및 합창축제’는 UN UNESCO산하의 문화학술기구인 세계합창연맹(IFCM)이 3년마다 개최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국제합창심포지엄으로, 1987년 오스트리아에서 제1회 심포지엄이 개최된 이후, 미국, 일본 등 전 세계 9개 국가에서 개최되었다. 10회째를 맞이해 서울에서 열리는 세계합창심포지엄 및 합창축제는 세계합창총연맹(IFCM)과 세계합창 심포지엄 및 합창축제 조직위원회가 주최하고 (사)한국합창총연합회, (재)국립극장 진흥재단이 주관하며, 문화체육관광부, 한국문화예술위원회, UNWTO ST-EP재단, 국립극장이 후원한다. 이번 대회의 주제는 치유와 젊은(Healing & Youth)이며, 중국, 미국, 캐나다, 독일, 스웨덴, 인도네시아, 모로코 등을 비롯해 전 세계 최정상급 19개국 26개 합창단, 약 1,000명이 참가한다. 총 70여 회가 넘는 공연은 행사 기간 중 8월 10일을 제외하고 매일 오후 1시 30분과 7시 30분 2회에 걸쳐 진행되며, 매 공연마다 2~3개의 합창단의 공연을 감상할 수 있다. 특히, 아프리카연합 ‘Choeur African de Jeunes’, 아시아연합 ‘Asia Pacific Youth Choir’, 중국 ‘Inner Mongolian Youth Choir’ 등 각국 젊은 합창단원들은 전통노래와 춤을 선보이며 음악으로 하나 되는 모습을 보여줄 예정이다. 또한 국내외 합창인들이 음악으로 친분을 나누며 교류하는 행사의 취지에 맞게 약 72회의 상호 교육적인 워크숍도 함께 진행된다. ‘합창음악에 있어 타악기의 활용’, ‘아름다운 합창 톤을 위한 언어적 접근’ 등의 주제로 진행되는 워크숍에는 18개국의 합창 최고의 전문가들이 대거 참여해 심도 깊은 의견을 나눌 예정이다. 이 밖에도 IFCM의 총회 개최와 함께 부대 행사인 엑스포를 통해 세계적인 30여 개의 출판사 및 음악관련 업체들의 합창악보, 음반, 음악용품 전시부스를 운영하는 등 음악인들과의 정보 공유 및 네트워크의 장을 제공한다. 도영심 세계합창 심포지엄 및 합창축제 조직위원장은 “제10회 세계합창심포지엄 및 합창축제를 서울에서 개최함으로써 국제 교류의 장을 마련하고 한국합창음악의 발전과 세계화를 실현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며 “이번 행사의 취지인 ‘화해와 젊음’에 맞추어 소외된 계층에게 세계적인 수준의 공연관람 기회를 제공하는 것은 물론이고, 합창음악의 대중화에도 앞장 설 예정”이라고 말했다. ‘제10회 세계합창심포지엄 및 합창축제’에 대한 자세한 내용 확인 및 온라인 등록은 홈페이지(www.wscm10.org/korean)에서 확인할 수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최저임금 올려라” 주먹 쥔 노동자들

    “최저임금 올려라” 주먹 쥔 노동자들

    스위스, 미국, 독일 등 세계 각국이 최저임금을 둘러싸고 몸살을 앓고 있다. 스위스는 시간당 최저임금을 세계 최고 수준인 약 25달러로 인상하는 안에 대한 국민투표를 앞두고 있고, 미국에선 지난주 150개 도시에서 패스트푸드 체인점 직원들이 최저임금을 15달러로 올려 달라는 시위를 벌였다. 스위스는 18일(현지시간) 시간당 최저임금을 22스위스프랑(약 2만 5330원)으로 올리는 안에 대해 국민투표를 한다. 스위스연방 노조연합(USS)은 세계에서 가장 물가가 비싼 스위스에서 생존하려면 최저임금을 올려야 한다고 주장하며 안건을 국민투표에 상정했다. 스위스는 에스프레소 한 잔에 5.5달러, 햄버거 세트가 15달러에 달하는 등 물가 비싸기로 악명이 높다. 그러나 재계는 오히려 물가 상승을 야기하고 실업률이 오를 수 있다고 반대하고 있다. 요한 슈나이더 암만 경제장관은 “최저임금이 빈곤을 멈출 수는 없다”고 우려를 표했다. 안건이 통과되면 노동자의 10%에 달하는 33만명이 혜택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대부분 젊은층과 여성이다. 지난주 여론조사 결과 30%만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나 부결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CNN머니는 “지난 2월 반(反)이민법 국민투표 당시 여론조사에서는 부결될 것으로 나왔으나 실제로 50%가 넘는 찬성률로 통과했다”면서 “놀라운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에서는 지난 15일 150개 도시에서 동시다발로 맥도날드, 버거킹, KFC 등 패스트푸드 체인점 직원들이 임금을 15달러로 인상하라는 대규모 시위를 벌였다. 아르헨티나, 영국, 일본 등 30개국에서도 시위가 열렸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최저임금을 현행 7.25달러에서 10.10달러로 올리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지만, 공화당의 반대로 난항을 겪고 있다. 독일 정부는 내년부터 시간당 8.5유로(약 1만 2400원)의 최저임금제를 시행하기로 지난달 결정했다. 앙겔라 메르켈 총리의 기독교민주당(CDU)은 최저임금제 도입을 반대했으나 사회민주당(SPD)과의 대연정 후 정책을 바꿨다. 유럽연합(EU)은 28개 회원국 중 덴마크, 스웨덴 등을 제외하고 21개국이 최저임금제를 운용한다. 한국의 최저임금은 현재 5210원이다. 최저임금위원회는 다음달 5일 2차 회의를 열고 2015년에 적용되는 최저임금을 논의한다. 노동계는 6700원으로 28.6% 인상을 요구하는 반면 경영계는 동결을 주장하고 있어 난항이 예상된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올해 각 나라별 가장 인기있는 견공은?

    올해 각 나라별 가장 인기있는 견공은?

    올해 각 나라별로 가장 인기있는 견공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인포그래픽 이미지가 인터넷상에 공개돼 눈길을 끌고 있다. 9일 미국 반려동물 사진공유 SNS인 크룹(Kloof)이 공개한 ‘팻 인터넷 트렌드 2014’에 따르면 국내에서 가장 주목을 받은 견종은 퍼그로 나타났다. 퍼그는 중국산 견종 중 가장 순한 개로 작은 몸집이 특징이다. 외모가 닮은 견종인 프렌치 불독은 미국에서 가장 인기가 높았다. 남미 멕시코에서는 중국 티베트 출신의 시츄가 가장 인기가 높았다. 멕시코 원산인 치와와는 이번 발표에서 순위에 들지 못했다. 독일 원산인 견종은 여러 나라에서 인기가 높았다. 영국에서는 복서, 인도와 남아프리카공화국은 셰퍼드, 스웨덴은 슈나우저가 가장 인기 높은 견종이었다. 여기서 재미있는 점은 복서 개가 화제가 된 나라는 영국이지만, 캐나다(골든리트리버), 아일랜드(잭러셀 테리어), 아르헨티나(잉글리쉬 불독)에서는 영국이 원산인 견종이 가장 인기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러시아에서 가장 화제가 된 견종은 소형견인 요크셔테리어로 나타나 의외의 결과를 보였다. 반면 일본과 중국에서는 각각 토종견인 아키타개와 차우차우가 가장 인기가 높은 견종으로 확인돼 원산지와 화제율이 일치한 나라로 확인됐다. 하지만 올해 인터넷상에서 가장 화제가 되고 있는 반려동물은 개가 아닌 고양이로 나타났다. 이들 고양이를 촬영한 사진이 개 사진보다 공유될 확률은 무려 2.3배나 높았다. 이런 고양이 사진에서 가장 많이 사용된 해시태그는 캣셀피(#Catselfie)로 나타났다. 러시아에서는 고양이 사진의 인기가 미국보다 35%나 높았다. 또한 사람들은 어린 강아지의 사진을 다 큰 개 사진보다 공유하거나 댓글을 달 확률이 1.7배나 높았다. 코스튬 플레이를 한 옷을 입힌 사진 역시 소형견이 대형견보다 61%나 더 인기가 높았다. 주거 형태에 따라서도 견종의 크기에 따라 선호도에 차이를 보였다. 일본은 미국보다 소형견을 선호하는 확률이 24%나 높았다. 한편 개와 고양이 외에 이국적인 동물 중 가장 인기있는 종은 고슴도치(#hedgehogs)로 확인됐다. 사진=크룹(http://www.slideshare.net/Klooff/internet-pet-trends-2014-slideshow?)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사나이 홀린 겨울왕국… 여인처럼 다가오는 피오르의 세계

    사나이 홀린 겨울왕국… 여인처럼 다가오는 피오르의 세계

    노르웨이로 출장을 간 당신, 뜻밖에 사흘간의 자유 시간이 주어졌다. 당신과 동료들의 발을 묶었던 모든 일정들이 사라진 거다. 이제부터 어디를 가든, 무엇을 하든 당신과 일행의 뜻대로다. 대신 예약됐던 안락한 숙소와 맛있는 식사, 그리고 편안한 이동 수단은 포기해야 한다. 자, 어떻게 할 건가. 비슷한 상황을 맞은 중년 남자 셋과 총각 한 명의 계획은 이랬다. 차를 빌려 서부 피오르의 해안을 타고 거슬러 오른 뒤, ‘국립관광루트’ 등의 경관도로를 따라 서북부의 험준한 산악지대와 오지마을들을 ‘기름이 닳도록’ 돌아보고 복귀하는 것이다. 이 여정의 핵심은 어지간해선 발걸음하지 못할 곳들을 풀방구리에 쥐 드나들 듯 들락대며 노르웨이의 숨결을 엿보자는 거다. 네 남자가 선택한 결과는 어땠을까. ‘미리보기’ 한 장면을 보자. 그 길에서 만난 건 끝 간 데 없는 아름다움이었다. 자연에 순응한 삶의 풍경들이 가는 곳마다 그림엽서처럼 펼쳐졌다. ‘뽀샵’을 백번 해도 실제 본 것처럼 표현되지 않는 풍경 말이다. 이를 ‘세상에서 가장 큰 거울’ 피오르가 고스란히 비춰냈다. 피오르 앞에 서서 “거울아, 거울아 세상에서 가장 멋진 남자는 누구?”라고 물어보시라. 필경 피오르는 당신과 똑같이 생긴 얼굴을 물 위에 그려 보일 거다. 그렇다고 “세상에서 가장 예쁜 나라는 어디?”라고 묻지는 말자. 피오르가 내놓을 답은 뻔할 테니 말이다. 더럭 겁이 났다. 노르웨이 물가가 ‘살인적’이라는데, 혹시 ‘비용 폭탄’ 맞는 거 아닐까. 결론부터 말하면 비용은 들되 대가는 톡톡히 얻어낸다. 비용 또한 지갑을 거덜낼 정도는 아니다. 시골 소도시의 경우 주인장과 ‘밀당’만 잘하면 아침식사까지 포함된 깔끔한 숙소를 국내 비즈니스 호텔 수준에서 얻을 수 있다. 먹거리도 비슷하다. 북구의 햇볕을 즐기며 간단하게 점심을 해결하고, 저녁 또한 거창하게 먹지 않는다면 국내와 엇비슷하거나 약간 비싼 선에서 해결할 수 있다. 여기에 도로 주변 노천 카페에 들러 커피 한 잔 홀짝댄다 해도 그리 부담스러울 정도는 아니다. 출발 전 노르웨이 지도를 편다. 형형색색의 도로가 쫙 펼쳐진다. 초록색은 고속도로, 붉은색은 간선도로다. 노란색 도로는 노르웨이 도로청이 성능 개선 공사 중인 18개 ‘국립관광루트’다. 노르웨이 관광청 한국사무소 자료에 따르면 현재 4구간이 조성 완료됐고, 나머지도 2015년까지 끝낼 예정이다. 노란색이 덧칠된 도로도 있다. 이 것은 경관도로다. 그러니까 노랗거나, 노란색이 포함된 도로는 주변에 뭔가 볼거리가 있다고 보면 틀림없다. 이번 여정에선 옛 스트뤼네프옐 도로와 송프옐렛 도로 등의 국립관광루트가 포함됐다. 고속도로라고 해서 왕복 8차선으로 쭉 뻗은 우리의 고속도로를 연상해선 안 된다. 도심에 인접한 일부 구간을 빼면 거개가 왕복 2차선이다. 터널도 많다. 또 대부분 길다. ‘피오르의 심장’이라 불리는 플롬 주변의 래르달 터널은 무려 24.5㎞에 달한다. 새로 생긴 터널의 경우 안쪽에 교차로까지 조성돼 있을 만큼 규모가 크다. 아울러 여정 중에 페리를 타야 하는 상황도 곧잘 생긴다. 현지인들에겐 이게 일상이나 다름없다. 예컨대 내비게이션에 목적지를 입력하면 거의 예외 없이 페리를 타고 가는 경로로 안내해도 되겠느냐고 물을 정도다. 노르웨이 피오르는 전체 해안선 길이가 지구 반 바퀴에 이를 만큼 길다. 당연히 해안선을 따라 이동하기란 물리적으로 불가능하고, 피오르 양쪽 지역을 곧장 가로질러 건너가야 하는데, 이때 페리가 실질적인 교량 역할을 한다. 출발지는 베르겐이다. 피오르의 관문인 항구도시다. 원래는 옛 한자(Hansa)동맹 당시의 흔적이 여태 남은 상관(商館) 건물군(群) ‘브뤼겐’으로 이름을 알린 역사문화도시다. 최근엔 애니메이션 ‘겨울왕국’의 주무대로 더 유명해졌다. 영화 속 ‘아렌델 왕국’을 둘러싼 자연환경은 피오르, 엘사 공주 등 주인공들이 일상을 이어가던 도시의 실제 모델은 베르겐이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렌터카 회사에서 자동차 열쇠를 건네받고 출발. 차량 내부의 각종 편의장치가 다소 생경하긴 해도 우리와 별반 다를 게 없다. 다만 베르겐 시내의 교통표지들에 익숙하지 못해 본의 아니게 위반하는 경우도 생긴다. 뭐, 도리 없다. 그저 모이 쪼는 참새처럼 연신 고개 끄덕대며 “아임 쏘리” 외칠 수밖에. 드라이브에 나서기 전 알아둘 게 있다. 노르웨이에선 철저하게 차보다 사람이 먼저다. 횡단보도에 사람이 내려서면 무조건 차가 서야 한다. 대개의 보행자들은 ‘차 따위’엔 눈길 한번 주지 않고 제 갈 길을 간다. 한국에서처럼 운전했다간 곤란한 일을 겪기 십상이란 얘기다. 베르겐 도심을 빠져나오면 차량 숫자는 빠르게 줄어든다. 대신 폭포 숫자는 빠르게 늘어난다. 알려졌듯 피오르는 빙하가 흘러간 흔적이다. 산허리를 후벼 파며 흐른 빙하는 피오르 양옆에 U자형 곡벽(谷壁)을 남겼다. 그 위엔 만년설이 가득하다. 봄이 되면 산정의 눈이 녹아 흘러내리며 수없이 많은 폭포를 만든다. E39 고속도로에 올라탄 차가 기세 좋게 북쪽을 향해 내달렸다. 뚜렷한 목적지는 없다. 영화 ‘델마와 루이스’의 남성 버전이라 해도 좋고, 노마드적 로드 트립이라 해도 틀릴 건 없다. 대략 노르(Nord) 피오르를 겨냥해 북상한 뒤 유턴, 남쪽 하당에르 피오르까지 가서 다른 경로로 베르겐까지 되돌아온다는 게 계획의 전부다. 숙소나 식당 등의 예약도 ‘당연히’ 하지 않았다. 머리 누일 만한 곳에서 자고, 배고플 때 얼요기나 하자는 게 복안이라면 복안이었다. 다만 유네스코 문화유산 등의 역사유적, 피오르에 인접한 그림 같은 시골마을, 만년설이 쌓인 험준한 산악 등은 경관도로를 따라 꼼꼼하게 돌아볼 수 있도록 안배했다. 먹고 자는 거야 그렇다 쳐도, 길 위에 놓인 볼거리들을 놓칠 수야 없지 않은가. 노르웨이는 요즘 백야 초입에 접어들었다. 새벽 5시면 훤하고, 저녁 9시나 돼야 어둑어둑해진다. 한껏 시간이 확장된 셈. 갈 곳 많고 볼 것 많은 여행자에게 이보다 좋은 미덕은 없을 터다. 북상을 거듭하던 차가 처음 선 곳은 한적한 시골 마을이었다. 도로 이정표는 ‘HOPE 1, 2’ 마을이라 적고 있다. 베르겐에서 93㎞쯤 떨어진 곳. 우리 외교부 자료에 따르면 노르웨이는 19개 주(州)와 429개의 지방자치체로 구성됐다. 그러니 차가 선 곳을 우리 식으로 표현하면 ‘호르달란 주(州) 하우그스배르 코뮤네(郡) 호페 1, 2리(里)’쯤 되겠다. ●서정적이고 목가적인 피오르 마을은 예뻤다. 흰 눈을 머리에 인 협곡과 명경지수 같은 호수, 신록으로 물든 초지, 그리고 레고블록 같은 집들이 멋드러지게 어울렸다. 드러내지 않고, 치장하지 않은 풍경들이다. 노르웨이에서 인상깊었던 장면 가운데 하나가 반영이다. 물 위 풍경만으로도 충분히 아름다운데 피오르는 이를 똑같이 물 위에 비춰낸다. 극사실주의에 광적으로 집착하는 화가가 데칼코마니 기법으로 피오르 풍경화를 그린다면 딱 이런 모습일 거다. 이후로도 이런 풍경은 하나의 현상처럼 이어진다. 그러니 이를 ‘노르웨이의 반영’이란 이름으로 뭉뚱그려 부른다 해도 무리는 아닐 듯싶다. 노르웨이에 서정적이고 목가적인 피오르만 있는 건 아니다. 척박한 자연환경이 선사하는 ‘스펙타클한’ 볼거리들도 많다. 특히 험준한 산악지대를 지나는 국립관광루트는 퍽 인상적이다. 예컨대 구(舊) 스트뤼네프옐 국립관광루트는 노르웨이의 수많은 예술가들이 영감과 휴식을 얻었다는 도로다. 오지마을 쇽과 스트륀을 잇는 좁은 도로를 따라 스트뤼네프옐산을 굽이굽이 올라간다. 길이 27㎞짜리 경관도로가 핵심. 눈이 덜 녹아 도로가 폐쇄된 탓에 이번 여정에선 빠졌지만, 에둘러 돌아가는 관광루트도 더없이 멋졌다. 도로 통제가 풀리는 오는 6월쯤 찾는 여행자라면 꼭 노려볼 만한 경관도로다. ●스펙타클한 매력의 국립관광루트 송프옐렛 산악도로는 노르웨이에서 가장 긴 송네 피오르(204㎞)와 구드브란스달렌 협곡 사이에 조성됐다. 북유럽에서 가장 높은 해발 1434m의 산악도로와 유럽 대륙에서 가장 거대하다는 요스테달 빙하, 노르웨이 최고봉 갈회피겐(2470m) 등이 이 루트에 있다. 그야말로 ‘노르웨이의 지붕’을 관통하는 도로다. 우리에게도 익숙한 영국의 가디언지는 이 도로를 세계 톱10의 자전거 도로 가운데 하나로 꼽기도 했다. “아름다운 설원이 감싼 산악 도로 풍경이 이 세상의 것이 아닌 듯하다”는 게 선정 이유다. 특히 요툰헤이멘 국립공원의 설원에서 만난 풍경은 두고두고 잊기 어려울 정도다. 들머리는 중북부의 소도시 롬(Lom). 노르웨이 역사상 중요한 도시 중 하나로, 나무로 만든 스타브 교회가 몇 군데 남아 있다. 롬에서 55번 도로를 따라 구절양장의 산악도로를 오르다 보면 거대한 설원이 펼쳐진다. 북유럽 신화에서 곧잘 거인이 사는 신비의 땅으로 그려진다는 곳이다. 2m가 넘는 눈이 쌓인 도로 옆으로 끝 간 데 없이 설원이 펼쳐져 있다. 설원 곳곳엔 2000m급 고봉들이 어깨를 맞대고 있다. 그 숫자가 250개를 넘어선다고 한다. 산 중턱으로는 종종 순록떼가 지난다. 산타클로스의 썰매 운전기사 ‘루돌프’와 같은 종족들이다. 거친 환경을 온몸으로 이겨내며 살아가는 생명들과 날것 그대로 만나는 시간은 그야말로 감동이다. ●탱크톱에 스키 타는 여인 더 놀라운 건 설원 위에서 노르딕 스키를 즐기는 사람들이다. 거대한 산군들에 견줘 개미보다 작은 사람들이 광활한 설원을 부지런히 오가고 있다. 웃통 드러내고 볕을 쬐는 남자들은 예사고, 핫팬츠에 탱크톱 차림으로 스키를 즐기는 여성도 곧잘 눈에 띄었다. 스키(Ski)의 어원을 거슬러 올라가면 스칸디나비아어 ‘작은 나무판자’에 이른다던가. 그만큼 스키가 노르웨이 사람들의 삶과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다는 걸 여실히 드러내는 장면이다. 남쪽으로의 여정은 줄곧 수채화 같은 풍경이 동행했다. 노르웨이 관광의 발상지라는 ‘울렌스방 호텔’ 등 목가적인 풍경들로 가득 찼다. 반환점은 하당에르 피오르의 소도시 오다(Odda)였다. 피오르 트레킹의 관문 같은 곳. 예서 15㎞만 더 가면 전설적인 트레킹 코스의 들머리가 나오지만 일정상 핸들을 되감아야 했다. 남김없이 돌아보고 나면 더 이상 ‘버킷 리스트’라 부를 수 없을 터. 그곳은 여전히 ‘버킷 리스트’로 남아 있어야 했다. 글 사진 베르겐·스트륀·롬(노르웨이)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여행 수첩] →국제운전면허증은 전국운전면허시험장 또는 각급 지정 경찰서 등에서 쉽게 발급받을 수 있다. 여권용 사진 1장과 수수료 7000원을 준비해야 한다. 유효기간은 1년. →화폐는 크로네(NOK)다. 1크로네는 약 180원. 현지에서 현금지급기(ATM)를 통해 뽑는 게 여러모로 유리하다. 유로화를 받는 곳도 없진 않으나, 불편할 때가 많다. →렌터카는 일찍 예약할수록 가격이 싸다. 소형차의 경우 1∼2개월 전 예약 조건으로 보험료를 포함, 하루 12만∼15만원 정도다. 휘발유는 ℓ당 2700원, 경유는 2500원선으로 이보다 좀 싸다. 품질을 나타내는 지표(옥탄가)에 따라 휘발유 간에도 1~2크로네 정도 차이가 난다. →지도는 승용차 여행의 필수품이다. 노르웨이 관광청 한국사무소에서 노르웨이 전체 지도를 받아가는 게 좋다. →데이터 로밍을 해도 통신사에 따라 연결되지 않는 경우가 잦다. 현지의 지역별 상황을 확인한 뒤 해 가는 게 낫다. 북유럽 최고의 복지국가답게 ‘와이파이 복지’는 훌륭한 편. 어지간한 식당, 관광버스 등에서 와이파이가 곧잘 터진다. →현지에선 흔히 수돗물을 식수로 이용한다. 텀블러에 물을 담아 다니면 비싼 식수 비용을 줄일 수 있다. 아울러 한여름에도 산악지역은 서늘할 수 있다. 얇은 긴 소매 옷 하나쯤은 늘 갖고 다니는 게 좋다. →노르웨이를 대표하는 화가 에드바르드 뭉크의 작품전 ‘영혼의 시’ 전이 오는 7월 3일~10월 12일 서울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열린다. 뭉크의 대표작 ‘절규’ 등 유화와 드로잉, 판화 등 100여 점의 작품이 선을 보인다. →오슬로까지 직항편은 없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등에서 연결편으로 갈아타야 한다. 한진관광에서 직항 전세기를 이용한 7박9일 여행상품을 내놨다. 오는 6월 14일~7월 12일 매주 토요일마다 대한항공으로 인천~오슬로를 곧장 연결해 비행시간을 대폭 줄였다. 스웨덴과 덴마크, 핀란드도 묶어 돌아본다. 1566-1155.
  • “와인 취해서 나온 미친 아이디어… 무대 올리니 환상”

    “와인 취해서 나온 미친 아이디어… 무대 올리니 환상”

    “영화감독, 작가와 저녁 식사를 하면서 영화를 뮤지컬로 만든다면 어떤 작품이 좋을까 얘기하다가 ‘프리실라’가 나왔다. 감독이 와인을 너무 많이 마셨던 거다(웃음). 최악의 아이디어였는데, 그 미친 짓을 해냈다.” 지난달 25일 스웨덴 스톡홀름의 레디슨 블루 워터프런트 호텔 컨벤션센터에서 만난 제작자 개리 매퀸(58)은 2004년으로 거슬러 올라가 뮤지컬 ‘프리실라’의 시작을 털어놨다. “그때는 ‘사막을 달리는 버스를 어떻게 무대에 올려’라고 넘겼지만 영화를 다시 보면서 실현 가능하겠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했다. ‘미친 생각’은 두 사람에 의해 현실이 됐다.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 ‘로키호러쇼’로 세계를 누빈 무대 디자이너 브라이언 톰슨은 8.5t짜리 버스를 무대에 올려 달리는 모습부터 몸체 색상을 바꾸는 것까지 모든 것을 실현했다. 원작 영화의 의상을 맡아 아카데미상, 호주필름협회 등에서 의상상을 받은 가디너는 의상 500여벌로 캐릭터와 장면에 개성과 화려함을 불어넣었다. 매퀸은 “의상 제작비가 처음 예상(2만 호주달러)을 훌쩍 넘어 150만 달러(약 14억 5000만원)나 들어갔지만 그 이상으로 예쁘고 환상적인 언어를 만들어 냈다”고 설명했다. ‘프리실라’는 초연 후 전 세계에서 3500회 이상 공연하고 450만명이 봤다. 지금까지 450만 달러를 벌어들였다. “호주에서 만든 뮤지컬 가운데 가장 성공적인 작품”이라고 자신한 그는 “의상과 버스도 훌륭하지만 성공의 핵심은 따로 있다”고 했다. “가족과 소통이라는 따뜻한 감성과 사랑스러운 이야기입니다. 단순한 여행이 아니라 자기 내면으로 가는 자아 찾기에서 시작해 가족과 사랑을 찾게 되는 게 작품의 힘이죠.” 스톡홀름 최여경 기자 cy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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